아아! 외물[物]과 자아[我]가 이미 갈라지고, 즐기고 탐하는 마음이 왕성하게 일어나서, 육근(六根)2)이 인연(因緣)의 경계에 빠져버리고, 칠정(七情)3)이 이해(利害)의 세계에서 헤매게 되었다. 그리하여 참된 불성이 미혹된 것에 막히고 얽매이게 되었고, 망상에 집착하고 붙잡히게 되었으며, 좋아함과 싫어함으로 들끓게 되었고, 어지러이 수많은 업보를 만들면서 방탕하게 되었다. 마음은 날뛰는 원숭이와 같고 몸은 미친 코끼리와 같으니, 어찌 다시 보리(菩提)의 성품을 깨닫고, 속세의 인연의 고리를 멈추게 해서 나의 본성을 다시 밝힐 수 있겠으며, 진여(眞如)의 이치를 깨닫고, 공적(空寂)4)의 세계로 돌아가 이를 즐길 수 있겠는가. 신묘한 깨달음(妙覺)이 없으니, 누가 이 오욕의 세계에 빠진 이를 건져낼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부처님[至人]께서 불법을 말씀하시어 세상에 드러내고, 보살(大士)들이 가르침을 전하여서, 여러 미혹된 중생들을 깨달음의 경지[彼岸]로 인도하고, 모든 망상을 끊고 부처가 되는 문으로 이끌었다. 그리하여 태어났다 사라지는 생멸(生滅)의 인연을 벗어나 색(色)과 공(空)이 모두 없다고 보며, 오고 가는 굴레를 벗어나 본질[性]과 현상[相]이 모두 하나라고 보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색과 공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로 보는 것도, 말[言]이 아니면 그 궁극에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본질과 현상(性相)을 일체로 여기는 것도, 문자[文]가 아니면 하나로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니, 비유하면 물고기나 토끼를 잡을 때 통발과 올가미를 모든 길목에 설치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천축[西方]에 석가모니부처님[神人]의 큰 가르침이다.
『대승본생심지관경(大乘本生心地觀經)』은 석가여래(釋迦如來)께서 기사굴산(耆闍崛山)5)에서 문수사리(文殊師利)ㆍ미륵(彌勒) 등 여러 대보살(大菩薩)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이 범어로 새긴 경전[梵夾]6)은 나의 위대한 선조이신 고종(高宗)7) 대에 사자국(師子國)8)의 왕이 바친 것이다. 황실 대대로 이어오며 중금(中禁)9)에 보관되어 있었다.
037_0480_a_01L짐(朕)은 선조들이 일으킨 대업(丕業)을 이어받아 지키고, 훌륭한 계획을 공경히 받들어 이행하면서, 국정을 처리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이 경을 통해 마음을 닦았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생각을 다스리니 때마다 도움이 되었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드러나지 않게 중생들을 인도하니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 대웅(大雄)10)께서 자비(慈悲)로 세상을 교화하니 짐이 태어나 아무런 상해가 없었고, 법왕(法王)11)께서 맑고 깨끗한 법을 근본으로 삼으니 짐과 나라가 평안하고 아무런 분란이 없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아래로 펼치니 백성을 다스리는 방편과 딱 들어맞았고, 불법을 생각하는 데 힘써 정진하니 자신을 닦고 도를 행하는 바탕과 일치하였다. 이러하니 불법이 주는 무위(無爲)의 혜택이 지극하지 않다고 하겠는가. 그리고 불법의 혜택이 이와 같다면, 어찌 이런 불법의 진리[眞宗]를 널리 알리고 그 깊은 뜻[奧義]을 크게 밝히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이 범어로 된 경전을 궁중에서 꺼내 예천사(醴泉寺)로 가져가, 경사(京師)12)의 의학대덕(義學大德)13)인 계빈(罽賓)14) 출신 삼장(三藏) 반야(般若)15) 등 8인에게 조서를 내려 그 경전의 뜻을 번역하게 했고, 간의대부(諫議大夫) 맹간(孟蕑) 등 4인에게 그 문장을 윤색(潤色)16)하도록 명하였다. 그리하여 이 경전을 여덟 권(卷) 한 부(部)의 서책으로 만들었다.
여래(如來)의 비밀스런 불법이 티끌과 같이 무한한 겁(劫)의 시간을 지나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고, 대승(大乘)의 진리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상을 뛰어넘어 드디어 밝혀지게 되었다. 그 어둡고 혼탁함을 밝게 비추어, 부처님의 세계로 인도하는 나루터와 교량을 나타내었으니, 이 경전을 펴서 읽는 자로 하여금 그 마음에 감로(甘露)17)가 뿌려지고, 깊은 뜻을 밝게 깨달은 자로 하여금 그 본성에 제호(醍醐)18)가 흐르게 할 것이로다.
아아, 더할 수 없이 안타까울 뿐이니, 경전을 펴서 음미함을 어찌 한시도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경전을 번역하여 만들고 나서, 서문을 지어 그 취지를 설명하였다. 비록 불법은 본래 문자를 떠나 있는 것이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문자로써 가르침의 종지를 밝혀 우리 조정의 무궁한 보존을 기대하노라. 때는 우리 당조(我唐)가 천하를 다스린 지 194년(812년)이 되는 해이다.
어느 땐가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 3만 2천 명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모두 아라한이었으므로, 마음이 잘 해탈(解脫)되었고, 지혜가 잘 해탈되었으며, 할 일을 이미 다하여 모든 무거운 짐을 여의어서 자기의 이익을 얻음에 이르렀으며, 유(有)와 결(結)19)을 다하여 큰 자재를 얻었고, 청정(淸淨)한 계(戒)에 머물러서 훌륭한 방편과 지혜로 장엄(莊嚴)하고 여덟 가지 해탈을 증득하여 피안(彼岸)에 이르렀다.
037_0480_b_01L그들의 이름은 구수(具壽)20)인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아사바실다(阿史波室多)와 마하나마(摩訶那摩)ㆍ바제리가(婆帝利迦)와, 마하가섭(摩訶迦葉)ㆍ교범파제(憍梵波提)ㆍ이바다(離波多)ㆍ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ㆍ나제가섭(那提迦葉)ㆍ가야가섭(伽倻迦葉)ㆍ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ㆍ마하가비나(摩訶迦毘那)ㆍ진제나(眞提那)ㆍ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ㆍ아니루타(阿尼樓駄)ㆍ미묘비(微妙譬)ㆍ수보리(須菩提)ㆍ박구라난타(薄拘羅難陀)ㆍ손다라난다(孫陀羅難陀)ㆍ라후라(羅睺羅) 등 이와 같은 구수 아라한과, 유학(有學)21)인 아난(阿難) 등이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眷屬)과 함께 각각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또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8만 4천 명도 함께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한 생만 지나면 부처님의 지위에 나아갈 대법왕자(大法王子)들 이었으므로, 훌륭한 위덕(威德)이 위대한 용왕(龍王)과 같았고, 백 가지 복(福)이 원만(圓滿)하였으며, 몸빛이 비치고 빛나는 것이 마치 천 개의 해가 모든 어둠을 깨뜨리는 것과 같았다. 지혜가 맑은 것이 큰 바다보다 더하고,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경계를 통달하였으며, 큰 법의 횃불을 켜 중생을 인도하여 생사(生死)의 바다에서 큰 뱃사공이 되어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기를 마치 갓난아이 같이하였다.
어느 때나 항상 편안함과 즐거움을 베풀어 이름이 널리 시방세계에 드날리며, 미묘한 신통(神通)을 자재(自在)하게 유희(遊戱)하고, 이미 능히 모든 총지문(總持門:다라니)을 훌륭히 통달하여 네 가지 막힘없는 말솜씨[辯才]의 자재함을 갖추었으며, 이미 원만한 대원(大願)의 자재함을 얻어 오묘한 사업(事業)의 자재함을 잘 성취하였고, 이미 능히 삼매에 잘 드는 것이 자재하여 원만한 복덕(福德)의 자재를 구족(具足)하였으며, 항상 중생들의 청하지 않는 벗이 되어 한량없는 겁(劫)을 지내도록 부지런히 6도(度)를 닦고, 여러 부처님을 빠짐없이 섬기면서도 열반(涅槃)에 머무르지 아니 하며, 모든 번뇌를 끊어서 종(種)22)과 습(習)23)을 모두 없애버렸다.
037_0480_c_01L비록 6도(道)에 태어나지만 과실(過失)이 없으므로 몸을 시방에 나타내어 묘법을 강설(講說)하고, 한량없는 세계에서 중생들을 교화하여 이익 되게 하며, 모든 외도(外道)를 제어하여 삿된 마음을 꺾고 항복 받아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인(因)을 여의어서, 바른 소견을 내게 하여 오고 가며 흔들리는 모양이 없도록 하였다.
정진(精進)의 갑옷을 입고 지혜의 칼을 잡아 마군(魔軍)의 무리를 깨뜨리고 법의 북을 쳐서 몸이 항상 두루 일체의 도량(道場)에 앉으며, 큰 법라(法螺)24)를 불어 중생을 깨닫게 하므로 모든 유정(有情)이 모두 이익을 입게 되어 이름을 듣고 몸을 보는 이는 헛되이 지나는 이가 없었다.
세 가지 통달한 지혜[三達智]25)를 갖추어서 3세(世)의 법을 깨쳤으며, 중생들의 모든 근기(根器)의 예리하고 둔함을 잘 알아서 병에 따라 약을 주니 다시는 의혹이 없으며, 커다란 법의 구름을 펴서 감로의 비를 내리고, 불퇴전(不退轉)의 지인법륜(智印法輪)26)을 굴리며, 생사의 감옥을 닫고 열반의 문을 열어 큰 서원(誓願)을 발하여 미래세가 다하도록 중생들을 제도하니, 이 모든 보살들은 오래지 않아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邈三菩提)를 얻을 것이다.
또 억(億) 만의 육욕천자(六欲天子)28)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선주(善住) 천자와 위덕(威德) 천자ㆍ보광(寶光) 천자ㆍ청정혜(淸淨慧) 천자ㆍ길상(吉祥) 천자ㆍ대길상(大吉祥) 천자ㆍ자재(自在) 천자ㆍ대자재(大自在) 천자ㆍ일광(日光) 천자ㆍ월광(月光) 천자였다. 이러한 천자들의 우두머리는 석제환인(釋提桓因)이었다. 모두 다 대승(大乘)의 묘한 법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3세의 여래를 따라 받들어 섬기기를 원하여 부사의한 비밀경계(秘密境界)에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과 대중이 모인 도량을 장엄한 이들로, 각기 여러 백천 권속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037_0481_b_01L또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색계천자(色界天子)29)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대광보조(大光普照) 천자ㆍ무구장엄(無垢莊嚴) 천자ㆍ신통유희(神通遊戱) 천자ㆍ삼매자재(三昧自在) 천자ㆍ다라니자재(多羅尼自在) 천자ㆍ대나라연(大那羅延) 천자ㆍ원만상원(圓滿上願) 천자ㆍ무애변재(無礙辯才) 천자ㆍ길상복혜(吉相福慧) 천자ㆍ상발대원(常發大願) 천자였다. 이러한 천자들의 우두머리는 광명대범천왕(光明大梵天王)이었다. 모두 다 삼매의 신통과 자유자재한 말솜씨를 구족하고, 여러 부처님을 두루 섬겼으며, 3세의 여래께서 보리수 아래 금강좌(金剛座)에 앉아 마군(魔軍)을 깨뜨리고 보리를 증득했을 때 두루 여러 곳으로부터 모임에 이르러 모두 맨 처음으로 여래께서 묘한 법륜(法輪)을 굴리시어 감로(甘露)의 문을 열어 사람과 하늘의 무리를 제도하여 주시기를 권유하여 청하였고,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뜻[意趣]을 잘 깨달아 큰 보리에서 다시 물러나지 않는 이들로,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을 거느리고 있었다.
또 4만 8천 모든 큰 용왕이 있었으니, 마나사(摩那斯) 용왕ㆍ덕차가(德叉迦) 용왕ㆍ난타(難陀) 용왕ㆍ발난타(跋難陀) 용왕ㆍ아욕달지(阿辱達池) 용왕ㆍ대금면(大金面) 용왕ㆍ여의보주(如意寶珠) 용왕ㆍ우묘진보(雨妙珍寶) 용왕ㆍ상주감우(常澍甘雨) 용왕ㆍ유대위덕(有大威德) 용왕ㆍ강력자재(疆力自在) 용왕이었다. 이들 용왕의 우두머리는 사갈라(沙竭羅) 용왕이었다. 모두 다 대승의 묘한 법을 사랑하고 좋아하여 큰 서원을 발하고, 공손히 보호하여 지닌 분들로서 각기 여러 백천 권속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037_0481_c_01L또 5만 8천 모든 약차신(藥叉神)30)이 있었으니, 대사자왕(大師子王) 약차신ㆍ일륜광조(日輪光照) 약차신ㆍ묘나라연(妙那羅延) 약차신ㆍ심가포외(甚可怖畏) 약차신ㆍ연화광색(蓮花光色) 약차신ㆍ제근미묘(諸根美妙) 약차신ㆍ외호정법(外護正法) 약차신ㆍ공양삼보(供養三寶) 약차신ㆍ우중진보(雨中珍寶) 약차신ㆍ마니발라(摩尼鉢羅) 약차신이었다. 이러한 약차신의 우두머리는 승신이사(僧愼爾邪) 약차신이었다. 모두 다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지혜의 광명과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지혜의 횃불과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지혜의 행과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지혜 더미[聚]를 구족하여, 중생들을 위해 악귀(惡鬼)를 제어하여 항복시켜서, 편안하고 즐거움을 얻어 복과 지혜를 연장(延長) 할 수 있게 하고, 대승을 수호하여 끊어지지 않게 한 분들로서,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을 거느리고 있었다.
또 8만 9천 건달바왕(乾闥婆王)31)이 있었으니, 정상보관(頂上寶冠) 건달바왕ㆍ보방광명(普放光明) 건달바왕ㆍ금강보당(金剛寶幢) 건달바왕ㆍ묘음청정(妙音淸淨) 건달바왕ㆍ변지중회(徧至衆會) 건달바왕ㆍ보현제방(普現諸方) 건달바왕ㆍ애락대승(愛樂大乘) 건달바왕ㆍ전불퇴륜(轉不退輪) 건달바왕이었다. 이러한 건달바왕의 우두머리는 제근청정(諸根淸淨) 건달바왕이었다. 모두 대승을 깊이 사랑하고 공경하여 중생이 이롭고 즐겁게 되기를 항상 게을리 하지 않은 분들로서,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을 거느렸다.
또 천억의 아수라왕(阿修羅王)32)이 있었으니, 라후라(羅睺羅) 아수라왕ㆍ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 아수라왕ㆍ출현위덕(出現威德) 아수라왕ㆍ대견고력(大堅固力) 아수라왕ㆍ미묘음성(美妙音聲) 아수라왕ㆍ광명변조(光明徧照) 아수라왕ㆍ투전항승(鬪戰恒勝) 아수라왕ㆍ선교환화(善巧幻化) 아수라왕이었다. 이러한 아수라왕의 우두머리는 광대묘변(廣大妙辯) 아수라왕이었다. 능히 닦고 익히기를 잘해서 자신을 높여 잘난 체 하는 것을 모두 버리고 대승을 받아 지녀 3보를 존중하는 이들로,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을 거느리었다.
037_0482_a_01L또 5억의 가루라왕(迦樓羅王)33)이 있었으니, 보계(寶髻) 가루라왕ㆍ금강정광(金剛淨光) 가루라왕ㆍ속질여풍(速疾如風) 가루라왕ㆍ허공정혜(虛空淨慧) 가루라왕ㆍ묘신광대(妙身廣大) 가루라왕ㆍ심불퇴전(心不退轉) 가루라왕ㆍ광목청정(廣目淸淨) 가루라왕ㆍ대복포만(大腹飽滿) 가루라왕ㆍ유대위덕(有大威德) 가루라왕ㆍ지혜광명(智慧明光) 가루라왕이었다. 이러한 가루라왕의 우두머리는 여의보광(如意寶光) 가루라왕이었다. 모두 다 불기법인(不起法忍)34)을 이루어 좋은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이롭게하는 이들로,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또 9억의 긴나라왕(緊那羅王)35)이 있었으니, 동지(動地) 긴나라왕ㆍ묘보화당(妙寶華幢) 긴나라왕ㆍ보수광명(寶樹光明) 긴나라왕ㆍ선법광명(善法光明) 긴나라왕ㆍ최승장엄(最勝莊嚴) 긴나라왕ㆍ대법광명(大法光明) 긴나라왕ㆍ수지묘법(受持妙法) 긴나라왕ㆍ묘보엄식(妙寶嚴飾) 긴나라왕ㆍ성취묘관(成就妙觀) 긴나라왕이었다. 이러한 긴나라왕의 우두머리는 열의락성(悅意樂聲) 긴나라왕이었다. 모두 다 청정하고 미묘한 지혜를 갖추었으므로 몸과 마음이 쾌락(快樂)하여 자재하게 유희하였으며,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037_0482_b_01L또 9만 8천의 마후라가왕(摩睺羅迦王)36)이 있었으니, 묘계(妙髻) 마후라가왕ㆍ구대위덕(具大威德) 마후라가왕ㆍ장엄보계(莊嚴寶髻) 마후라가왕ㆍ정안미묘(淨眼微妙) 마후라가왕ㆍ광명보당(光明寶幢) 마후라가왕ㆍ사자흉억(師子胸臆) 마후라가왕ㆍ여산부동(如山不動) 마후라가왕ㆍ가애광명(可愛光明) 마후라가왕이었다. 이러한 마후라가왕의 우두머리는 유희신통(遊戱神通) 마후라가왕이었다. 이미 능히 선교방편과 방편(方便)을 닦아서 모든 중생들이 영원히 사랑의 속박에서 벗어나도록 하였으며, 각기 여러 백천 권속을 거느리고 있었다.
또 다른 곳에 만억 국토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었으니, 금륜(金輪) 전륜성왕ㆍ은륜(銀輪) 전륜성왕ㆍ동륜(銅輪) 전륜성왕ㆍ철륜(鐵輪) 전륜성왕이었으며, 칠보(七寶) 천자(千子)의 권속과 더불어 한량없는 코끼리 수레ㆍ말 수레와 수많은 보배 기ㆍ큰 보배 번(幡)ㆍ머리 꾸미개ㆍ보배 해가리개ㆍ비단ㆍ흰 털이개ㆍ갖가지 진기한 것ㆍ미묘한 보배 영락(瓔珞)으로 장엄하고, 바르는 향[塗香]ㆍ가루 향[末香]ㆍ만 가지를 섞어 만든 미묘(微妙)하고 특수한 향으로 각기 값진 여러 보배 향로(香爐)를 잡고서 큰 보배 향을 피워 세존께 공양하고, 묘한 말로써 여래의 매우 깊은 지혜의 바다를 찬탄(讚嘆)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3계에서 번뇌가 남아있는 사람과 하늘의 과보(果報)를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세상을 벗어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겠습니다. 왜냐 하면 3계 가운데서 사람과 하늘의 복과 즐거움이 비록 높은 자리에 있다고는 하지만 선세(先世)의 복이 다하면 도로 나쁜 갈래[惡趣]에 태어나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기 때문이니, 지혜가 있는 이라면 누가 세간의 즐거움을 좋아하겠습니까?” 이 말을 마치고는 한 마음으로 합장하고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과 더불어 함께 있었다.
037_0482_c_01L또 16대국(大國)의 왕들이 있었으니, 가비라국(迦毗羅國) 정반(淨飯) 대왕ㆍ마가다국(摩迦陀國) 빈바사라(頻婆娑羅) 왕ㆍ파라나국(波羅奈國) 가사(迦斯) 대왕ㆍ유우타국(有于陀國) 우천(于闡) 대왕ㆍ사라국(娑羅國) 주가비나(主迦毘那) 왕이었다. 이러한 16 대왕 및 여러 작은 왕들의 우두머리는 사위국(舍衛國)의 주인인 파사닉(波斯匿) 왕이었으니, 이름은 월광(月光)이었다.
모두 다 복과 지혜와 신통을 구족하여 큰 위덕이 전륜왕과 같으며, 일체의 원수와 적들이 저절로 항복하고, 백성들이 번성하고 국토가 풍요롭고 안락하니, 한량없는 부처님의 처소에서 선근(善根)을 심어 항상 여러 부처님께서 마음에 품어 보살펴 주시고, 장엄겁(莊嚴劫) 가운데 천 분의 부처님이 출현하실 적에 이러한 모든 왕들이 항상 시주(施主)가 되었으며, 현겁(賢劫) 가운데 천 분의 부처님이 출현하실 적에도 이러한 왕들이 항상 시주가 되었고, 앞으로 올 세상의 성수겁(星宿劫) 가운데서 천 분의 부처님이 출현하실 적에도 마땅히 시주가 될 것이며, 나아가 미래(未來)에 일체 모든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실 적에도 이러한 모든 왕들이 본원력(本願力)으로 항상 보시를 행하여 유정(有情)들을 이롭게 하고, 이치에 맞는 것을 따라 모든 방편문(方便門)에 잘 들어가니 비록 나라의 왕이 되었으나 세간의 즐거움을 탐하지 않고 생사를 싫어하여 해탈의 인(因)을 닦으며, 부지런히 부처님 도를 구하고 대승을 즐겨 중생을 교화하여 이롭게 하되, 모든 현상(現相)에 집착(執着)하지 않고 3보의 종자를 이어 늘 끊어짐이 없게 하였다. 법을 듣기 위하여 여래께 공양하되 널리 진귀한 음식[膳]을 마련하고, 엄숙히 향과 꽃을 가지고 부처님 처소로 오니, 각기 1만 2만 나아가 천 만의 모든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037_0483_a_01L또 16대국(大國)의 왕들의 부인(夫人)이 있었으니, 위제희(韋提希) 부인ㆍ묘승만(妙勝鬘) 부인ㆍ심가애락(甚可愛樂) 부인ㆍ삼계무비(三界無比) 부인ㆍ복보광명(福報光明) 부인ㆍ여의보광(如意寶光) 부인ㆍ말리(末利) 부인ㆍ묘덕(妙德) 부인이었다. 이러한 부인들의 우두머리는 수승묘안(殊勝妙顔) 부인이었다. 이미 능히 한량없는 정정(正定)에 잘 들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여자의 몸으로 나타나 세 가지 해탈로 그 마음을 닦아 익히고, 큰 지혜를 갖추어 복덕이 원만하며, 반연함이 없고 장애됨이 없는 큰 자비로 중생을 어린애 같이 어여삐 여기고, 본원력으로 세존을 뵙고 법을 듣고자하여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거룩하신 얼굴을 쳐다보되 잠시도 한눈팔지 않으며, 한량없는 사람들 가운데 으뜸의 공양으로 세존께 받들어 드리고, 수없이 많은 미묘한 보배 영락으로 여래께 공양하였으니,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또 백천 무앙수(無央數)37)의 사람들이 있었으니,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우바새(優波塞)ㆍ우바이(優波夷)ㆍ모든 바라문(婆羅門)ㆍ찰제리(刹帝利)ㆍ폐사(薛舍)38)ㆍ수달라(戍達羅)39), 및 모든 나라와 세계의 장자(長者)ㆍ거사(居士)ㆍ일체의 인민들이었다. 이 모든 대중들이 청정한 믿음을 발하고 크게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숙세(宿世)에 선근을 심었으므로 태어나자마자 불법을 만나 출세를 구하기 위하여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켜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한 마음으로 합장하니,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또 수없이 많은 모든 외도(外道)가 있었으니, 중고행(衆苦行) 외도ㆍ다문(多聞) 외도ㆍ세지(世智) 외도ㆍ낙원리(樂遠離) 외도ㆍ노가사타(路伽邪陀) 외도였다. 그 우두머리는 노가사치가이(路伽邪治迦儞) 외도였다. 다섯 가지 신통[五通]을 성취하여 자재하게 날아다니나, 보기 드문 마음을 내어 법을 듣고자 하였기 때문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왔으니,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037_0483_b_01L또 한량없고 수없이 많은 비인(非人)과 아귀(餓鬼)가 있었으니, 이른바 무재귀(無財鬼)ㆍ식인토귀(食人吐鬼)ㆍ뇌중생귀(惱衆生鬼)ㆍ식이타귀(食洟唾鬼)ㆍ식불포귀(食不飽鬼)ㆍ비사사귀(毘舍闍鬼)ㆍ취극취귀(臭極臭鬼)ㆍ식분예귀(食糞穢鬼)ㆍ식인태귀(食人胎鬼)ㆍ식생자귀(食生子鬼)ㆍ식부정귀(食不淨鬼)ㆍ생길상귀(生吉祥鬼)였다. 이러한 모든 귀신들의 우두머리는 비로타가대귀신왕(毘盧陀伽大鬼神王)이었다. 독한 마음을 여의고 불(佛)ㆍ법(法)ㆍ승(僧)에 귀의(歸依)하여 모두 다 여래의 바른 법을 호위(護衛)하고, 법을 듣기 위하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와서 오체투지(五體投地)40)하고 세존을 우러러 보니,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또 한량없고 수없이 많은 새와 짐승의 왕들이 있었으니, 명명조(命命鳥) 왕ㆍ앵무조(鸚鵡鳥) 왕 및 사자(師子) 왕ㆍ상(象) 왕ㆍ녹(鹿) 왕이었다. 이러한 일체의 모든 새와 짐승들 왕의 우두머리는 금색사자(金色師子) 왕이었다. 모두 다 목숨 바쳐 큰 스승이신 여래께 귀의하고, 법을 듣고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와 각자 원력(願力)에 따라 세존께 공양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때에 모든 새의 왕들이 이 말을 하고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합장하고 여래를 우러러보며 각기 여러 백천의 권속들과 함께 있었다. 또 백천의 염마라왕(琰魔羅王)이 있었고, 무앙수의 나찰(羅刹)들과, 갖가지 형상의 무리들과, 모든 악(惡)의 왕들과, 저승[幽冥]의 관속(官屬)인 죄와 복을 조사하여 헤아리는 옥리(獄吏)와 형사(刑司)들이 더불어 부처님 위력을 이어 받아 악한 마음을 여의고 염마라왕과 함께 와서 법을 듣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037_0483_c_01L“일체 중생이 어리석기 때문에 5욕(欲)41)의 즐거움을 탐하고 5역(逆)42)의 죄를 지어 모든 지옥에 들어가 맴돎이 끝이 없어서, 자기의 업으로 인하여 큰 고뇌(苦惱)를 받는 것이 마치 누에가 제 고치로 스스로 얽매임과 같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큰 법비[法雨]를 내리시어 지옥의 불을 끄시고 맑고 서늘한 바람을 베푸시어 해탈의 문을 열고 세 가지 나쁜 갈래[三惡趣]43)를 닫으소서.”
이때 세존께서 보배 연꽃 사자자리 위에 앉으셨다. 그 사자자리는 붉은빛 유리(瑠璃)로 되었으며, 갖가지 진기한 것들이 뒤섞여 장엄하게 꾸며졌고, 파리(頗梨)44) 보배구슬로 그 줄기를 만들었으며, 자마황금(紫磨黃金)45)으로 연꽃의 잎을 만들었다. 그 연화대(蓮華臺)는 마니보(摩尼寶)로 꽃술을 만들었으며, 8만 4천 염부단금(閻浮檀金)과 큰 보배연꽃으로 권속을 삼았으니, 모든 대중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讚嘆)하였다.
이때에 부처님께서 사자자리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고 앉으시니, 위의(威儀)가 두드러지게 뛰어난 것이 마치 큰 바다에 있는 사보소미로산(四寶蘇迷盧山)이 자연스럽게 멀리 솟아있는 것 같고, 백천의 해가 허공을 비추는 것과 같이 한량없는 빛을 놓아 모든 어둠을 깨치며, 또한 구지(俱胝)46)의 원만한 달이 홀로 뭇 별들 중에서 맑고 서늘한 빛을 놓아 세계를 밝게 하는 것과 같았다.
바로 이때 여래께서 유정천(有頂天)47) 극선삼매(極善三昧)에 드시니, 이름을 심영낙보장엄왕(心瓔珞寶藏嚴王)이라 하였으며, 이 정(定)에 머무르고 나서는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셨다. 이때 무색계(無色界)의 모든 천자들이 한량없는 갖가지 미묘한 꽃과 향을 비처럼 내리니, 허공에서 마치 구름이 내려오는 것 같았고, 색계(色界)의 모든 하늘과 18범왕(梵王)이 여러 가지 색깔의 수없이 많은 하늘 꽃들 백천만 가지를 비처럼 내리니, 범천(梵天)의 묘한 향기가 두루 허공에 가득한 것이 마치 구름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
037_0484_a_01L6욕(欲)의 모든 하늘48)과 천자(天子)의 무리가 하늘의 복력(福力)으로 갖가지 꽃을 비처럼 내리니, 우발라(優鉢鑼) 꽃ㆍ파두마(波頭摩) 꽃ㆍ구물두(拘物頭) 꽃ㆍ분타리(芬陀利) 꽃ㆍ담복가(膽蔔迦) 꽃ㆍ아제목다(阿提目多) 꽃ㆍ파리시가(波利尸迦) 꽃ㆍ소마나(蘇摩那) 꽃ㆍ만타라(曼陀羅) 꽃ㆍ마하만타라(摩訶曼陀羅) 꽃ㆍ만수사(曼殊沙) 꽃ㆍ마하만수사(摩訶曼殊沙) 꽃이었다.
이때에 세존께서 삼매로부터 일어나셨다가 곧 그 자리에서 다시 사자분신삼매(師子奮迅三昧)에 드시어 큰 신통을 나타내시니,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는데, 이른바 움직이되[動] 빠르게 움직이거나 두루 빠르게 움직이고, 솟아오르되[涌] 빠르게 솟아오르거나 두루 빠르게 솟아오르며, 흔들리되[振] 빠르게 흔들리거나 두루 빠르게 진동하며, 치되[擊] 빠르게 치거나 두루 빠르게 치며, 소리 내되[吼] 빠르게 소리 내거나 두루 빠르게 소리 내며, 터지되[爆] 빠르게 터지거나 두루 빠르게 터지는 것이었다.
또 이 세계가 동쪽이 솟아오르면 서쪽이 꺼지고, 서쪽이 솟아오르면 동쪽이 꺼지며, 남쪽이 솟아오르면 북쪽이 꺼지고, 북쪽이 솟아오르면 남쪽이 꺼지며, 가운데가 솟아오르면 가장자리가 꺼지고, 가장자리가 솟아오르면 가운데가 꺼졌다.
037_0484_a_14L又此世界,東涌西沒,西涌東沒,南涌北沒,北涌南沒,中涌邊沒,邊涌中沒,
그 땅이 장엄하고 청정하며 모두 다 부드러워서 꽃과 나무를 자라게 하여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삼천대천세계에 지옥ㆍ아귀ㆍ축생과 나머지 한가한 겨를이 없는 나쁜 갈래가 없도록 하여 중생이 모두 괴로움을 여의며, 이 육신을 버리고 나면 인도(人道)와 육욕천(六欲天)에 태어나서 모두 다 숙명(宿命)을 알아 기뻐 날뛰며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은근하고 정중한 마음으로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모든 진귀한 보물과 수없이 많은 영락을 가지고 3륜(輪)49)이 공(空)함을 깨달아서 부처님 은혜를 갚는다.
037_0484_b_01L이때 여래께서 가슴사이와 모든 털구멍에서 큰 빛을 내시니, 모든 보살이 그 신통에 노닐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이름하였으며, 그 빛이 마치 염부단금(閻浮檀金)과 같았다. 이 맑은 금빛이 삼천대천세계 및 다른 세계와 또 백억의 묘고산왕[百億妙高山王]ㆍ일체의 설산(雪山)ㆍ향산(香山)ㆍ흑산(黑山)ㆍ금산(金山)ㆍ보산(寶山)과 미루산(彌樓山)ㆍ큰 미루산ㆍ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ㆍ마하 목진린타산ㆍ소철위산(小鐵圍山)ㆍ대(大) 철위산과, 강ㆍ운하ㆍ바다ㆍ샘ㆍ연못과, 백억의 4대주계(大洲界)와, 해ㆍ달ㆍ별과, 천궁(天宮)ㆍ용궁(龍宮)ㆍ모든 높은 신궁(神宮)과, 아울러 모든 나라[國]와 읍(邑)의 왕궁(王宮)과 마을을 두루 비추었다.
염마라계(琰魔羅界)에 있는 모든 8한(寒)과 8열(熱)의 지옥 가운데 죄업 중생이 고통을 받는 모양과, 내지 시방의 축생과 아귀가 고통을 받는 모양과, 일체 세간의 5취(趣) 중생이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모양 등, 이와 같은 것들이 모두 이 밝은 금빛 광명 가운데 나타났다.
또 이 광명 중에 보살이 부처님 도를 수행하는 갖가지 모양과, 석가(釋迦) 보살이 과거세에 광명왕(光明王)이 되시어 최초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한 것과, 나아가 보리수 아래서 불도를 이루시고, 사라(娑羅) 숲에서 열반에 드시며, 그 사이 3승기 4백만 겁 중에 있었던 일체의 자비희사(慈悲喜捨)와 8만 4천 바라밀(波羅密)의 문(門)과 과거에 금륜왕(金輪王)이 되시어 4천하(天下)를 다스릴 때 바다 끝까지 인민이 번성하고 국토가 풍족하며 바른 법으로 세상을 교화하여 한량없는 겁이 지나도록 일체 보배가 국계(國界)에 충만했던 것이 그림자로 나타났다.
037_0484_c_01L그때에 저 윤왕(輪王)은 세간의 모든 것이 다 덧없음을 보고 5욕락을 싫어하여 왕의 지위를 버리고 집을 나와 도를 배웠으며, 혹은 큰 나라에서 왕의 사랑하는 아들이 되었지만 몸과 목숨을 버려 주린 범에게 던져주었고, 혹은 시비왕(尸毘王)이 되어 몸을 잘라 비둘기를 구원하였으며, 혹은 새끼 밴 사슴을 구원하려고 사슴왕의 몸을 버렸고, 혹은 설산(雪山)에서 반 구절의 계(偈)를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버렸으며, 혹은 정반왕(淨飯王)의 집에 태어나 후궁(後宮)의 6만 채녀(綵女)들과 갖가지 아주 묘한 기악(伎樂)을 버리고 성(城)을 넘어 집을 나와 6년 동안 고행(苦行)하면서 날마다 깨[麻]50)와 보리[麥]를 먹으며 모든 외도를 항복시키고 보리수 아래 앉아 마군을 깨뜨린 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이와 같이 백천의 항사(恒沙)로도 생각하기 어려운 행원(行願)과 일체의 모습이 모두 다 이 밝은 금빛 광명 가운데 나타났다.
037_0484_c_09L有如是等百千恒沙難思行願一切相貌,悉皆頓現於此金色大光明中。
037_0485_a_01L또 이 밝은 빛 중에 여래의 불가사의한 여덟 가지 큰 보배탑이 그림자로 나타났으니, 구사라국(拘娑羅國) 정반왕의 왕궁에 태어나신 곳의 보배탑과, 마가다국(摩伽陀國) 가야성(伽邪城) 언저리의 보리수 밑에서 부처를 이루신 보배탑과, 파라나국(波羅奈國) 녹야원(鹿野園)에서 처음으로 법 바퀴를 굴리시어 사람들을 제도하시던 보배탑과, 사위국(舍衛國) 가운데 급고독원(給孤獨圍)에서 모든 외도들과 여섯 달 동안 논의(論議)하시어 일체의 지혜와 성명(聲名)을 얻으신 보배탑과, 안달라국(安達羅國) 곡녀성(曲女城) 언저리에서 도리천(忉利天)에 오르시어 어머님을 위해 법을 설하시고 범천왕과 제석천과 12만 대중들과 함께 삼십삼천으로부터 3도(道)의 보계(寶階)51)를 나타내시어 염부(閻浮)로 내려오실 때 신기하고 기이했던 보배탑과, 마가타국(摩竭陀國) 왕사성(王舍城) 언저리의 기사굴산(耆闍堀山)에서 대반야(大般若)와 법화(法華)와 일승(一乘) 『심지경(心地經)』 등 대승을 말씀하시던 보배탑과, 비사리국(毘舍離國) 엄라위(菴羅衛) 숲에서 유마장자(維摩長者)가 불가사의한 병을 나타냈던 보배탑과, 구시나국(拘尸那國) 발제(跋提) 강가의 사라 숲 속에서 원적(圓寂)하시던 보배탑이었다.
또 시방세계 3세의 모든 부처님과 큰 보살, 도량(道場)에 대중이 모인 것과, 신통변화의 보기 드문 일과,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 묘한 법이 모두 메아리가 응하듯이 이 밝은 금빛 광명 가운데 보이고 들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일체 중생이 이 밝은 빛을 만나고 저 상서로운 모양을 보면 모두 견줄 것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이었다.
그때에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위신력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감탄하며 서로 말하였다.
037_0485_a_11L時,諸大衆睹佛神力不可思議,歎未曾有,各相謂言:
“여래께서 오늘 삼매에 드시어 큰 빛을 놓아 시방세계를 비추시니, 옛날에 있었던 불가사의한 일을 볼 수 있게 하시어, 악한 세상에서 삿된 견해를 가진 중생들을 조복(調伏)시켜 바른 견해를 내어 보리에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희유하신 여래께서는 능히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시니, 한량없는 겁 가운데서 뵙기가 어렵지만 저희들은 여러 겁 동안 모든 행원(行願)을 닦았으므로 3계의 사람과 하늘의 큰 스승을 만났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세간을 어여삐 여기시어 정(定)에서 깨어나셔서 매우 깊은 법을 설하시어 모든 중생들에게 이롭고 기쁜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때에 이 모임 가운데 사자후(獅子吼)라고 하는 한 보살이 있었으니, 삼승기사(三僧企邪) 동안 복(福)과 지(智)를 수행하고, 현겁(賢劫) 중에 차례대로 부처님 계신 곳을 도와 관정위(灌頂位)52)를 받아 대법왕(大法王)이 되었는데, 바다같이 모여 있는 대중을 사방으로 향해 보고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037_0485_b_01L“내가 옛날에 한량없는 겁 중에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항사(恒沙)같이 많은 일체의 모든 부처님을 두루 섬기면서, 제일가는 대중들이 모인 도량에서 불가사의한 신통변화를 보았으나, 일찍이 이런 금빛 광명은 보지 못하였다. 일체 보살의 행원을 그림자로 나타내며 여래의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냄으로써 3세의 생각하기 어려운 일을 보게 하셨다. 오직 바라건대 어진 이들이여, 한결같은 마음으로 합장하고 거룩하신 얼굴을 우러러 뵐지니, 정(定)으로부터 일어나시어 감로(甘露)의 약(藥)을 주셔서 열뇌(熱惱)의 병을 없게 함으로써 법신(法身)의 상(常)ㆍ락(樂)ㆍ아(我)ㆍ정(淨)을 증득하게 하실 것이다.
이는 모든 여래에게는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삼매 가운데 다시 오래 머무르지 아니하나니, 첫째는 대자(大慈)요, 둘째는 대비(大悲)이다. 대자에 의지하기 때문에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며, 대비에 의지하기 때문에 중생의 괴로움을 뽑아버리는 것이니, 이 두 법으로 수없이 많은 겁 동안 그 마음을 익히고 닦으시어 정각(正覺)을 이루신 것이다. 세간 중생들은 모든 괴로움이 많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여래께서 오래지 아니하여 삼매로부터 일어나시어 마땅히 심지관문(心地觀門)의 대승의 묘한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
또 모든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일체 사람과 하늘의 복과 즐거움을 구하지 말고 속히 세간을 벗어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지어다. 왜냐 하면 오늘 세존께서 가슴으로부터 금빛광명을 내시니 비치는 곳마다 모두 금빛과 같아서 부처님이 나타내 보이신 뜻이 매우 깊어 일체 세간의 성문(聲聞)ㆍ연각(緣覺)으로는 모든 생각을 다 하더라도 능히 알지 못할 바이다. 너희들 범부(凡夫)는 자기 마음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사의 바다 속에서 떠돌아다니지만,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능히 마음을 보는 까닭에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나서 저 언덕에 이르는 것이다. 3세 여래의 법이 모두 이와 같으니 이 밝은 빛을 내는 것도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2)육근(六根) : 심신에 작용하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서, 눈[眼根]ㆍ귀[耳根]ㆍ코[鼻根]ㆍ입[舌根]ㆍ몸[身根]ㆍ뜻[意根]의 총칭이다. 인간의 본능에 바탕을 두고 본능적 욕망에 의해 항상 번뇌의 원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3)칠정(七情) :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감정으로, 기쁨[喜]ㆍ노여움[怒]ㆍ근심[憂]ㆍ두려움[懼]ㆍ사랑[愛]ㆍ미워함[憎]ㆍ욕망[欲]을 말한다.
4)공적(空寂) : 우주 만상이 모두 텅 비고 고요한 세계를 말하는데, 즉 깨달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5)기사굴산(耆闍崛山) : 팔리어 gijja-kūṭa의 음사이다. 영취靈鷲ㆍ취두鷲頭ㆍ취봉鷲峰이라 한역한다. 고대 인도에 있던 마가다국의 도읍지인 왕사성(王舍城)에서 동쪽 약 3㎞ 지점에 있는 산이다.
6)범협(梵夾) : 패다라엽(貝多羅葉)에 경문(經文)을 범어로 새긴 경전을 말한다. 고대 인도인들은 다라수(多羅樹)잎이나 종이를 직사각형으로 자르고 좌우에 두 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경문을 쓴 다음, 그것을 겹겹이 쌓아 두 개의 나무판자 사이에 놓고 구멍에 끈을 꿰어 묶어서 보관하였는데, 이러한 형식으로 된 서책을 말한다.
7)고종(高宗) : 당나라 제3대 황제인 이치(李治, 628~683)를 말한다.
8)사자국(師子國) : 산스크리트어 siṃhala의 음사어로, 스리랑카의 고대 이름이다.
9)중금(中禁) : 황제가 거처하는 궁궐을 가리킨다.
10)대웅(大雄) : 위대한 영웅이란 뜻으로, 부처님을 말한다. 부처님이 커다란 깨달음의 원력으로 악마를 굴복시키기 때문에 붙여진 덕호(德號)이다.
11)법왕(法王) : 법문(法門)의 왕이란 뜻으로, 부처님을 일컫는 말이다.
12)경사(京師) : 황제가 머무는 수도를 말한다.
13)의학대덕(義學大德) : 의학(義學)은 불경은 물론 유교 경전과 제자서까지 능통한 학자를 가리키는 말이고, 대덕(大德)은 지혜와 덕망이 높은 승려를 가리킨다.
14)계빈(罽賓) : 북인도에 있던 옛 지방의 이름이다.
15)반야(般若) : 당나라 때 활약한 불경 번역자로, 북인도 계빈(罽賓) 즉 가필시국(迦畢試國) 출신이다. 대표적인 번역서로는 『수호국계주다라니경守護国界主陀羅尼經』, 『대승본생심지관경大乘本生心地觀經』 등이 있다.
16)윤색(潤色) : 번역한 내용 중에서 어법에 맞지 않는 글자나 문장 등을 고치고, 문장을 더욱 아름답게 가다듬은 것을 말한다.
17)감로(甘露) : 고대의 영약(靈藥)으로, 도리천에서 내리는 비를 말한다. 즉 단액으로 사람의 고통을 치료하고, 장생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약을 말한다.
18)제호(醍醐) :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음식으로, 이것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진다고 한다.
19)유는 생사(生死)의 과보, 결은 그 과보를 불러오는 번뇌를 일컫는다. 곧 탐ㆍ진ㆍ치의 번뇌가 사람을 속박하여 생사 가운데 머물게 하므로 이렇게 이름한다.
20)수명을 구유(具有)한 자, 즉 장로(長老)를 뜻하는 말로 호칭의 경어로도 쓰인다. 세간적인 장수만이 아니고 출세간적인 지혜의 생명을 가진다는 점에서 혜명(慧命)이라고 번역되는 경우도 있으며, 또한 단순히 대덕(大德)ㆍ존자(尊者)라고도 한다.
21)이미 불교의 진리인 4제(諦)의 이치를 지견(知見)하여 자각하고는 있으나, 아직 번뇌를 다 끊지는 못하였으므로, 이를 끊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항상 계ㆍ정ㆍ혜의 3학(學)을 배우고 닦는 것을 말한다.
22)6도 윤회의 인연.
23)번뇌의 남은 기운.
24)인도에서는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경우에 이 고둥을 불었는데, 불타의 설법이 당당하고 번성한 모습을 여기에 비유한 것이다.
25)과거ㆍ현재ㆍ미래를 통달하여 잘 아는 지혜.
26)보살의 지혜의 표식(標識)인 인계(印契)를 ‘지인’이라고 하며, 결정코 깨달음을 이루는 진리를 말한다.
27)무루(無漏)라고도 한다.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이다.
28)3계 중 욕계에 딸린 여섯 가지의 하늘. 이 하늘 사람들은 모두 욕락이 있으므로 욕천이라 한다. 사왕천ㆍ도리천ㆍ야마천ㆍ도솔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의 여섯 가지 이다.
29)깨끗하고 미묘한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로 4선(禪)을 닦은 사람이 죽은 뒤에 태어나는 천계(天界), 또는 그와 같은 유정(有情)의 생존을 말한다. 욕계(欲 界) 위에 있으며 과보의 우열에 따라 4선천(禪天)으로 나눈다.
30)보통 야차(夜叉)로 쓴다.
31)제석천의 아악(雅樂)을 관장하는 신으로 향(香)만 먹는다고 한다. 8부중의 하나이다.
32)인도에서 고대에는 전투를 일삼는 일종의 귀신으로 간주되었고, 항상 제석천과 싸우는 투쟁적인 악신(惡神)으로 여겨졌다.
33)독수리와 같은 사나운 새로 용을 잡아먹는다는 조류(鳥類)의 왕이다. 8부중의 하나이다.
34)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고도 한다. 견혹(見惑)을 끊고 공리(空理)를 일으키는 것을 무생법인을 얻었다고 한다. 공리는 생겨나지도 않고 일으킬 수도 없으므로 무생법, 혹은 무기법이라고 한다. 여기서 인(忍)은 인가결정(忍可決定)의 뜻이다.
35)8부중의 하나로, 사람인지 짐승인지 또는 새인지 일정하지 않으며, 노래하고 춤추는 괴물이다. 머리는 사람에 몸은 새, 또는 말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형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36)천룡팔부중(天龍八部衆)의 하나로, 사신(蛇神)을 말한다. 몸은 사람에 머리는 뱀이고, 용의 무리에 딸린 악신(樂神)으로 묘신(廟神)이라고도 한다.
37)헤아릴 수 없는 것. 앙(央)은 층(層)의 뜻이다. 아승기와 같다.
38)폐사(吠舍)를 잘못 쓴 것이다. 폐사는 인도 4종성(種姓)에서 3위에 속하는 평민계급으로, 농업ㆍ공업ㆍ상업 등의 직업을 갖는다.
39)인도의 사성제도에서 최하위에 속하는 노예계급으로, 아리안족에 정복된 원주민을 조상으로 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천한 직업에 종사한다.
40)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를 땅에 붙여 예를 올리는 것으로, 최상의 예경(禮 敬) 법이다.
41)색ㆍ성ㆍ향ㆍ미ㆍ촉의 5경(境)에 집착해서 일으키는 다섯 가지 정욕.
42)소승에서 5역은 어머니를 해치거나 죽이고, 아버지를 해치거나 죽이며, 아라한을 해치거나 죽이고, 부처님 몸에 피를 내며, 승가의 화합을 깨뜨리는 것이다. 대승에서 5역은 탑사를 파괴하여 불경과 불상을 태우고 3보의 물건을 빼앗되 자기가 하거나 남을 시켜 하거나 또는 그런 행위를 보고 기뻐하는 것과, 성문ㆍ연각ㆍ대승의 법을 비방하는 것과, 출가자가 불법을 닦는 것을 방해하거나 그를 죽이는 것과, 소승의 오역죄 중에 하나를 범하는 것과, 업보가 없다고 믿어 열 가지 불선법(不善法)을 행하거나 남에게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43)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 곳을 말한다.
44)수정을 말한다.
45)붉은빛이 나는 금으로, 염부수(閻浮樹)가 많이 난 땅을 흐르는 강물 속에서 나는 사금(砂金)을 말한다. 염부단금(閻浮檀金)이라고도 한다.
46)인도에서 쓰던 수의 단위로 천만에 해당한다.
47)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의 다른 이름. 3계(界)를 9지(地)로 나눈 가운데 이 하늘은 무색계의 가장 높은 하늘이므로, 유(有)의 꼭대기[頂]란 뜻이다.
48)욕계육천(欲界六天)이니, 사왕천ㆍ도리천ㆍ야마천ㆍ도솔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을 말한다.
49)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무상륜(無常輪)ㆍ부정륜(不淨輪)ㆍ고륜(苦輪)을 말하니, 이 세상은 무상ㆍ부정ㆍ고로 가득 차있어 이 셋이 바퀴가 구르는 것처럼 한량없이 계속되고 있음을 말한다.
50)여기서 마는 호마(胡麻)이니, 참깨와 들깨를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부처님께서 고행하실 때 하루 한 톨의 호마씨를 드셨다고 한다.
51)도리천에서 부처님이 강림하실 때 쓰인 사다리. 부처님은 도리천에 올라가서 어머니인 마야부인을 위해 여름 3개월 동안 설법하셨는데,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제석천이 금ㆍ은ㆍ유리로 된 삼도의 층층대를 조화를 부려 만들었기 때문에 석존은 이것을 밟고 하강하셨다고 한다.
52)등각위(等覺位)와 같으니, 10지(地) 이상의 등정각(等正覺)의 지위를 말한다.
53)불보살의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네 가지 덕을 말한다.
54)세 가지 선정을 말하는 것으로, 공해탈(空解脫)ㆍ무상해탈(無相解脫)ㆍ무원해탈(無願解脫) 이다.
55)『열반경』에서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기 어렵고 또 부처님이 계신 세상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 마치 큰 바다 가운데서 눈먼 거북이가 물에 뜬 나무의 구멍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것. 이 거북이는 백 년마다 한번씩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쉰 뒤 다시 물속으로 들어간다. 구멍 뚫린 나무판은 넓은 바다를 정처 없이 떠다니는데, 저 거북이가 머리를 내밀 때에 마침 우연히 널판 구멍에 머리가 걸려야 거북이는 숨을 쉴 수 있다고 한다면, 중생이 사람의 몸을 받아 불법을 만나기 어려운 것에 비유해서 말한 것이다.
56)사자분신삼매(師子奮迅三昧)와 같은 말로, 부처님의 대위력을 나타내는 선정을 비유로 나타낸 것이다. 이 선정의 특징은 선정을 장애하는 미세한 무지의 번뇌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과 선정에 들고 나는 것이 신속하다는 것이다.
57)수미산 주위를 둘러싼 일곱 겹의 금산으로, 지쌍산(持雙山)ㆍ지축산(持軸山)ㆍ담목산(擔木山)ㆍ선견산(善見山)ㆍ마이산(馬耳山)ㆍ상비산(象鼻山)ㆍ지변산(持邊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