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아란야에 머물며 보살의 행을 닦는 것만 은근(殷勤)히 칭찬하시고, 다른 곳에 머물며 보살의 행을 닦는 것은 칭찬하지 않으십니까? 여래께서 어느 때 영취산(靈鷲山)에 계시면서 모든 보살을 위하여 법요를 널리 말씀하실 때 이런 말씀을 하셨으니 ‘보살이 때로는 음녀(婬女)의 집에도 있으며, 백정도 가까이하여 가르쳐서 이롭고 기쁘게 하며, 수없는 방편으로 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묘법을 설하여 불도에 들게 한다’고 하셨는데, 세존께서 오늘 새로 뜻을 발한 중생들을 위하여 설하신 묘법은 그와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부처님 앞에서 친히 깊은 법을 들었으므로 의혹할만한 것이 없습니다만, 오직 원하건대 여래께서는 미래세에 불도를 구하는 이를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한 진리(眞理)를 연설하시어 보살의 행에서 다시 물러남이 없게 하옵소서.”
037_0523_c_01L이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보리의 도를 구하는데 두 가지 보살이 있으니, 첫째는 집에 있는 이요, 둘째는 집을 나온 이다. 집에 있는 보살은 교화하고 제도하기 위하여 음녀의 집이나 백정의 집이라도 모두 친근히 하지만, 집을 나온 보살은 이와 같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보살에도 각각 9품(品)이 있으니, 상근기(上根機) 3품은 모두 난야에 머물러 간단없이 정진하여 유정을 이롭게 하고, 중(中)ㆍ하(下)의 두 근기의 보살들은 마땅한 것에 따라 머무르되 방향과 처소를 정하지 아니하여 혹 난야에도 머물고 혹 취락에도 살면서 인연 따라 중생을 이롭고 안온하게 하는 것이니, 이런 행의 문을 너희는 응당 관찰할지어다.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불도를 닦아 익혀 이미 샘이 없는 진실한 법을 얻어 인연에 따라 일체 유정을 이롭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만일 불자가 참된 지혜를 얻지 못하였거든 난야에 머물러 마땅히 모든 부처님과 보살을 가까이 할 것이며, 만일 참 선지식(善知識)을 만나면 보살의 행에서 반드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 인연으로 모든 불자들은 응당 지극한 마음으로 한 부처님과 한 보살을 만나보기를 구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것을 세간을 벗어나는 법의 요체라 하니, 너희들은 모두 마땅히 한 마음으로 수학하여라.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이 세간을 싫어하고 아란야에 머물면 공덕을 덜 쓰고 8만 4천 바라밀행이 원만함을 얻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만일 이름나 잘 되기를 버리고 산 속에 머무르면 반드시 몸과 목숨과 재물에 인색하지 아니하므로 영원히 속박됨이 없어서 저절로 쉽게 세 가지 바라밀다가 원만한 것이다.”
037_0524_a_01L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아란야에 머무르는 출가한 보살은 취락에 들어가 구걸한 음식을 먼저 조금씩 나누어 중생에게 보시하고 또 남은 것으로 하고 싶은 대로 보시하니 이를 곧 단(檀)바라밀이라고 하는 것이며, 스스로 몸과 목숨으로 3보께 공양하며 머리와 눈과 골수와 뇌까지라도 요구하는 이에게 보시 하므로 곧 친근(親近)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법을 구하는 이를 위하여 세간을 벗어난 법을 말함으로써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도록 하는 까닭에 곧 진실(眞實)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보시(布施)바라밀다를 성취 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무르기 때문에 12두타(頭陀)의 행을 닦으니, 만일 걸어갈 때 두 팔꿈치만큼의 가까운 사이라도 중생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곧 지계(持戒)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을 것이며, 금계(禁戒)를 견고히 지녀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므로 곧 친근(親近)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세간을 벗어나길 구하는 이를 위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여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발하게 하므로 곧 진실(眞實)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지계바라밀을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능히 성냄을 없애고 자심삼매(慈心三昧)를 얻으며, 또한 일체 중생을 헐뜯고 욕함이 없으므로 곧 인욕(忍辱)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만일 한 사람을 위하여 한 구절의 법을 말하여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게 한다면, 곧 진실(眞實)바라밀을 얻었다고 할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인욕바라밀을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037_0524_b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중생을 성불하게 하기 위하여 정진의 행을 닦는 것인데, 성불하지 못하여 복과 지혜가 미약할지라도 안락함을 탐하지 않고 모든 죄를 짓지 않으니, 옛날에 보살이 고행(苦行)을 행할 때 깊이 환희를 내어 높이 공경하고 우러러서 항상 쉼이 없으므로, 이런 인연으로 곧 정진바라밀이라고 함을 얻는 것이다. 몸이나 목숨 버리기를 콧물이나 침을 버리듯 하여 모든 때에 일찍이 게으르지 아니하므로 곧 친근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인연 있는 이를 만나면 가장 위의 도를 말함으로써 위없는 정등보리(正等菩提)에 나아가게 하므로 곧 진실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정진하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와 같은 10행(行)에서 과거에도 물러나지 아니하였고 현재에도 견고히 하며 미래에도 빨리 원만하게 할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마하살이 정진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삼매를 닦아 익히며, 선한 법을 거두어들여 흩어지지 않게 하고, 모든 해탈에 들어 영원히 치우친 견해를 끊어서, 신통함을 나타내어 저 중생을 교화함으로써 바른 지혜를 얻게 하여 번뇌의 근본을 끊고 참 법계에 들어 실상과 같은 도를 깨달아 마땅히 보리에 나아가게 하니, 이러한 인연으로 곧 선정(禪定)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중생으로 하여금 나와 다름없이 모두 만족함을 얻게 하고자 유정을 조복하고 삼매를 버리지 않으며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여 이 삼매를 닦으므로 곧 친근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깊고 미묘한 법을 설하여 모두 위없는 보리에 나아가게 하므로 곧 진실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선정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037_0524_c_01L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텅 비어 한적한 곳에 처하여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일체 지혜 있는 이를 가까이 하고 공양하여 항상 매우 깊고 미묘한 법 듣기를 즐기어 마음속으로 목마르듯 우러러 항상 만족하게 여김이 없고, 이제(二諦)의 진리(眞理)를 잘 분별할 수 있어서 두 가지 장애를 끊어 5명(明)을 통달하며, 모든 법의 요체를 설하여 능히 뭇 의심을 끊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곧 반야(般若)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반 구절의 게송을 구하기 위하여 몸과 목숨을 버리며 모든 괴로움을 꺼리지 않고 마음속으로 보리를 구하므로, 곧 得친근바라밀다를 성취하는 것이다. 큰 모임 가운데에서 사람을 위하여 법을 말하되 깊고 미묘한 뜻을 숨기고 아끼는 것이 없으므로 큰 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보살의 행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어 항상 능히 내 몸과 난야와 보리의 마음과 진실한 법신을 관찰하되 이와 같이 네 가지에 차별이 없으니, 이와 같고 이와 같은 미묘한 이치를 관찰하는 까닭에 곧 진실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텅 비어 한적한 곳에 머물러 항상 능히 방편(方便)으로 수승한 지혜의 바라밀다를 닦아 익혀서 타심지(他心智)1)로써 능히 유정이 뜻으로 번뇌를 즐기고 마음으로 차별을 행함을 알아서 병에 따라 약을 주어 모두 낫게 하며, 자재로이 신통 삼매에 노닐며 큰 서원[悲願]을 발하여 중생을 성숙시키고 모든 부처님의 법에 통달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런 인연으로 곧 방편이 선교방편과 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까닭에 몸과 목숨과 재물을 모두 아끼지 않으므로 곧 친근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모든 중생의 원수나 친한 이가 평등하기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함으로써 부처님 지혜에 들게 하므로 곧 진실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방편이 선교방편과 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037_0525_a_01L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산 숲에 들어가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항상 원(願)바라밀을 닦아 익힐 수 있으므로, 마음이 항상 모든 법의 진실 된 성품은 있음도 아니고 텅 빔도 아닌 중도(中道)라는 미묘한 이치를 관찰하여 세속의 일을 모두 분별할 수 있어서 유정을 교화하기 위하여 항상 자비를 닦으니, 이런 인연으로 곧 원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네 가지 큰 서원으로 중생을 거두며 또한 몸을 던져서라도 자비의 서원[悲願]을 무너뜨리지 않음으로 곧 친근바라밀이라고 이르는 것이며, 미묘한 법을 설함에 말솜씨가 막힘이 없어서 만일 누구라도 듣는다면 끝내 물러나지 않으니 곧 진실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원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바른 지혜의 힘으로 유정의 마음가짐을 잘 알아 모든 중생을 위하여 상응법(相應法)을 말함으로써 대승의 매우 깊고 미묘한 뜻에 들어가도록 해서 곧 구경열반에 편안히 머물게 할 수 있으니, 이런 인연으로 곧 역(力)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바른 지혜의 눈으로 5온(蘊)이 공적한 이치를 보아서 몸과 목숨을 버리고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으므로 곧 친근 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미묘한 지혜의 힘으로 삿된 견해의 중생을 교화해서 생사에 윤회하는 악업을 끊고 항상 즐거운 구경(究竟)의 열반에 나아가게 함으로써 곧 진실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역(力)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037_0525_b_01L또한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일체 법에 대하여 선과 악을 알아 삿된 견해를 멀리 여의고 바른 법을 거두어 들여 생사를 싫어하지 않고 열반을 좋아하지도 않으므로 곧 지(智)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자기 몸을 아끼지 아니하고 중생을 어여삐 여기어 몸과 목숨과 재물에 항상 크게 희사할 마음을 닦음으로써 곧 친근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며, 미묘한 지혜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일승법(一乘法)을 말함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들어가게 하니, 이런 인연으로 곧 진실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을 출가한 보살이 지혜바라밀다를 성취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바라밀다에 무슨 뜻으로 8만 4천의 차별이 있다고 하는 것인가. 너희들은 마땅히 알지어다. 많이 탐내는 이를 위하여 2천 1백 바라밀다를 분별하여 연설하였고, 성을 많이 내는 이를 위하여 2천 1백 바라밀다를 분별하여 연설하였으며, 어리석음이 많은 이를 위하여 2천 1백 바라밀다를 분별하여 연설하였으며, 똑같이 나누는[等分] 이를 위하여 2천 1백 바라밀다를 분별하여 연설하였으니, 선남자여, 이와 같이 2천 1백 바라밀다가 근본이 되어서 열 배를 더하여 마침내 8만 4천 바라밀다를 이룬 것이다. 이와 같은 법은 모두 남을 이롭게 하는 행이다.
선남자여, 만일 어떤 중생이 그 성품을 조복하기 어려워서 이 법을 듣고서도 마음을 조복시키지 못하거든 곧 8만 4천 모든 삼매의 문을 펼쳐 말할 것이니, 이와 같은 미묘한 법이 다 자기를 이롭게 하는 행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그 성품을 조복하기 어려워 이 법을 듣고서도 마음을 조복시키지 못하거든 곧 그를 위하여 8만 4천 다라니문을 펼쳐 말할 것이니, 이와 같은 미묘한 법이 모두 남을 이롭게 하는 행이다. 선남자여, 내가 일체 유정을 조복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을 말하고, 수없이 많은 선교방편과 방편으로 갖가지 모양을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였다. 선남자여, 이런 까닭으로 일체의 사람과 하늘이 널리 여래를 칭하여 도사(導師)라고 하는 것이다.
037_0525_c_01L선남자여,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모두 다 8만 4천의 바라밀다문과 8만 4천의 모든 삼매문과 8만 4천의 다라니문을 닦아 익혀서, 영원히 8만 4천의 미세한 번뇌장(煩惱障)과 8만 4천의 미세한 소지장(所知障)을 끊고, 모두 난야의 보리수왕(菩提樹王)으로 나아가서 금강의 자리에 앉아 금강의 선정에 들어 일체의 천마(天魔)와 원수를 항복시킨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실 것이다.”
3계를 뛰어넘은 큰 법왕이 세간에 출연하여 중생을 교화하니 항하사와 평등한 모든 보살이 부처님의 감로 지혜의 문에 들어서
037_0525_c_05L超過三界大法王, 出現世閒化群品,
恒河沙等諸菩薩, 入佛甘露智慧門。
겁을 지나 도를 얻으신 부처님께 큰 자비심으로 아뢰어 물었나니 착하도다 때[垢] 없는 법왕자여 지혜로 능히 참된 불승(佛乘)을 물으니
037_0525_c_07L歷劫得道慈氏尊, 以大悲心而啓問,
善哉無垢法王子, 智慧能問眞佛乘。
내가 사자와 같은 두려움 없는 변재로 대승에서 깨달음에 나아가는 길을 말하겠노라. 너희들은 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 미래에 줄만한 이에게 전해 주어서
037_0525_c_09L我以師子無畏辯, 說大乘中趣覺路,
汝等一心善諦聽, 轉授未來所應授。
시방세계가 설령 빈다할지라도 세간을 벗어나는 도(道)가 끊임이 없게 하라. 장차 해탈하여 세간을 벗어나는 도를 구하는 것은 세 가지 근기 9품의 부류에 지나지 않나니
037_0525_c_11L十方世界可使空, 無令斷盡出世道,
將求解脫出世道, 不過三根九品類。
상근기 3품은 난야에 살고 중과 하는 인연 따라 세간을 교화하지만 구하는 바 도의 과보에는 차등이 없어 함께 진여 불성 바다를 증득한다네.
037_0525_c_13L上根三品居蘭若, 中下隨緣化世間,
所求道果等無差, 同證眞如佛性海。
이미 샘 없음을 얻은 참 대사는 마음대로 나타나 중생을 제도하고 유(有)와 공(空)이 둘이 아닌 문을 열어 보여 끊임없이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며
037_0525_c_15L已獲無漏眞大士, 隨宜應現濟群生,
開示有空不二門, 自利利他無間斷。
샘이 없음을 아직 얻지 못한 모든 불자들은 부지런히 세 가지 학(學)을 닦아 선근을 되돌려 중생에게 베풀고 한 마음으로 부처님과 보살에게 전념한다네.
037_0525_c_17L未得無漏諸佛子, 應正勤修三種學,
善根迴向施衆生, 一心專念佛菩薩。
원하건대 제가 항상 부처님과 보살의 끝없이 장엄한 공덕의 몸을 뵙기를 바라니 만약 법우(法雨)의 소리를 항상 듣게 되면 널리 함께 힘입어 마음이 물러나지 않으리라.
037_0525_c_19L願我常睹佛菩薩, 無邊莊嚴功德身,
若使恒聞法雨音, 普得同霑心不退。
몸이 늘 지옥에 있다하더라도 부처님을 가까이하지 않을 수 없으며 몸이 항상 윤회에 처할지라도 미묘한 법을 듣지 않을 수 없네.
037_0525_c_21L以身常處於地獄, 非不親近大慈尊,
以身常處於輪迴, 非不親聞微妙法。
037_0526_a_01L 이 인연으로 모든 불자는 마음을 매어 항상 부처님을 염하나니
만일 불자가 성도(聖道)를 닦아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어
037_0525_c_23L以是因緣諸佛子, 繫心常念天人師,
若有佛子修聖道, 發起無上菩提心。
세간을 떠나 난야 가운데 머무르면 또한 세 가지 도(度)를 닦는다고 할 것이며 늘 내가 먹기 전에 보시부터 하고 겸하여 법보로써 중생에게 보시하면
037_0526_a_02L厭世住於蘭若中, 亦得名修三種度,
每日自食先布施, 兼將法寶施衆生。
3륜(輪)2)이 청정한 단나(檀那)이니 이와 같이 닦은 까닭으로 덕이 원만하리라. 마땅히 알라, 바라밀을 증득하는 것은 오직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이지 재물이 아니니라.
037_0526_a_04L三輪淸淨是檀那, 以此修因德圓滿,
當知證獲波羅蜜, 唯由心淨不由財。
만일 때 묻은 마음으로 보배를 보시한다면 청정한 마음으로 적게 보시함만 같지 못하니 재물의 보시를 단도(檀度)라고 하는데 이 바라밀은 두 가지 세 가지가 아니라네.
037_0526_a_06L若有染心施珍財, 不如淨心施少分,
財施卽得名檀度, 此波羅蜜非二三。
몸과 목숨과 처자라도 보시할 수 있으면 이런 것을 친근도(親近度)라 하며 만일 법을 구하는 선남자가 있어 일체를 위하여 대승의 경전을 설해서
037_0526_a_08L能施身命及妻子, 如是得名親近度,
若有求法善男子, 爲說一切大乘經。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면 이를 진실바라밀이라고 이름하며 자비와 청정한 믿음으로 부끄러워함을 갖추어 중생을 거두어 들여 탐욕을 여의게 하여
037_0526_a_10L令發無上菩提心, 乃名眞實波羅蜜,
慈悲淨信具慚愧, 攝受衆生離於貪。
여래의 위없는 지혜를 이루기를 원하여 재물과 법을 보시하면 초도(初度)라 하며 보살의 삼취계(三聚戒)를 견고하게 지녀 보리를 개발하여 생사를 여의며
037_0526_a_12L願成如來無上智, 財法二施名初度,
堅持菩薩三聚戒, 開發菩提離生死。
불법을 옹호하여 세간에 머물러 잘못 범한 것을 참회하고 진실로 계를 지닐 수 있으며 성내는 마음을 조복하고 자비를 관하여 숙세의 인을 생각하여 원수를 대하며
037_0526_a_14L擁護佛法住世閒, 能悔誤犯眞持戒,
伏瞋恚心慈悲觀, 當念宿因對怨害。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중생을 구원하면 이는 인욕바라밀이라고 하는 것이며 능히 어려운 일을 행하여 잠시도 놓지 않고 3승기 겁에 항상 정진하여
037_0526_a_16L不惜軀命救衆生, 是名忍辱波羅蜜,
能行難行不蹔捨, 三僧祇劫常增進。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마음을 단련하며 유정을 제도하기 위해 해탈을 구하며 삼매에 자재로이 드나들 수 있어 변화와 신통으로 시방에 노닐며
037_0526_a_18L不共染污恒鍊心, 爲度有情求解脫,
入出三昧得自在, 變化神通遊十方。
중생의 번뇌의 인을 끊기 위하여 삼마지의 문에서 해탈을 구하며 만일 참된 지혜를 성취하려고 한다면 보살과 여래를 친근히 할지어다.
037_0526_a_20L爲斷衆生煩惱因, 三摩地門求解脫,
若欲成就眞智慧, 親近菩薩及如來。
세간을 벗어난 미묘한 이치의 문을 즐겨 들어 3명(明)을 닦아 통달하고 2장(障)을 끊으면 능히 중생들 마음의 차별됨을 알아 병에 따라 약을 주어 먹도록 한다네.
037_0526_a_22L樂聞出世妙理門, 修達三明斷二障,
能知衆生心差別, 隨病與藥令服行。
037_0526_b_01L
자비의 훌륭함과 공교로움으로 근기의 마땅함을 따라 방편으로 중생을 이롭게 해서 유정의 무리를 제도하며 일체 법의 참된 구절의 뜻을 관(觀)하여 중(中)과 변(邊)에 집착하지 않고 있고 없음을 여의며
037_0526_b_01L慈悲善巧應根宜, 方便利生度群有,
觀一切法眞句義, 不著中邊離有無。
맑은 지혜로 끊임없이 진여(眞如)를 알아 두 가지 이로움이 고르고 평등하여 법계에 두루하며 지혜의 힘으로 능히 중생의 성품을 알아 걸맞는 갖가지 법을 말하며
037_0526_b_03L淨智無間會眞如, 二利均平周法界,
智力能了衆生性, 爲說相應種種法。
지혜의 힘으로 능히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므로 생사에 윤회하는 근본을 끊게 하고 지혜의 힘으로 능히 검고 흰 법을 분별하여 응함에 따라 취하고 놓음을 각각 분명하게 안다네.
037_0526_b_05L智力能入衆生心, 令斷輪迴生死本;
智力能分黑白法, 隨應取捨各了知。
생사와 열반은 본디 평등하므로 유정을 성취시켜 분별을 여의게 하나니 이와 같은 열 가지 수승한 행이 8만 4천 가운데 들어 있다네.
037_0526_b_07L生死涅槃本平等, 成就有情離分別,
如是十種殊勝行, 攝入八萬四千中。
그 품류(品類)의 수승한 법문을 따라 이에 보살의 바라밀이라고 하니 8만 4천의 삼마지는 중생의 산란한 마음을 멸하게 하며
037_0526_b_09L隨其品類勝法門, 乃名菩薩波羅蜜,
八萬四千三摩地, 能滅衆生散亂心。
8만 4천의 총지문(總持門)은 능히 미혹의 장애를 제거하고 마군의 무리를 부수며 큰 성인 법왕께서 방편의 힘과 세 가지 법요로 중생을 교화하여
037_0526_b_11L八萬四千摠持門, 能除惑障銷魔衆,
大聖法王方便力, 三種法要化衆生。
가르침의 그물을 생사의 바다에 드리워서 저 사람과 하늘의 안락한 곳에 놓는다네.
037_0526_b_13L教網垂於生死海, 置彼人天安樂處。
이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니 8만 4천의 도리천자(忉利天子)가 3계의 업장을 끊고 환희지(歡喜地)를 증득하였고, 수없는 백천의 6욕천자(欲天子)는 무생인(無生忍)을 깨달아 다라니를 증득하였으며, 16 큰 나라 왕들은 다라니를 얻어 들어 지녔으며, 한량없는 4부 대중은 보살의 행을 들어 어떤 이는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얻었고, 어떤 이는 삼매문을 얻었으며, 어떤 이는 다라니를 얻었고, 어떤 이는 큰 신통을 얻었으며, 어떤 보살은 23지(地) 내지 10지를 얻어 기뻐 날뛰었으며, 한량없는 8천의 사람과 하늘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다시는 물러나지 않았으며, 8천의 사람과 하늘들은 번뇌를 여의어 법안이 청정함을 얻었다.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아란야에 머무르면 공덕이 성취되어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라고 하셨으니, 보살이 어떻게 모든 공덕을 닦아야 이 아란야에 머무를 수 있습니까?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를 위해 해설하여 주십시오.”
이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닦아 배우는 이에게 다만 한 가지 덕만 있어도 이 사람은 아란야에 머물러 위없는 도를 구할 수 있다.무엇이 그 하나가 되는가? 일체 번뇌의 근원(根源)이 곧 자기의 마음에 있다고 보는 것이니, 이 법을 깨달으면 아란야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왜냐 하면 비유컨대 마치 미친개가 사람에게 매질을 당하고서도 다만 기와나 돌을 쫒을 뿐 사람을 쫒지 않는 것과 같으니, 미래세에 아란야에 머물러 새로 마음을 발한 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빛과 소리와 향과 맛과 닿음과 법(法)을 보고 그 마음이 물들고 집착함이 생긴 것인데, 번뇌의 근본을 알지 못하고 5경(境)이 자기 마음으로부터 생겨남을 알지 못하므로, 곧 이를 아란야에 잘 머무르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즐겨 고요함에 머물러 위없는 도를 구하는 것이니, 일체 보살마하살들은 만일 5욕의 경계가 앞에 나타났을 때는 자기 마음을 관찰하여 이런 생각을 내느니라. ‘비롯됨이 없는 것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섯 갈래[六趣]에 윤회하여 벗어날 기약이 없는 것이 모두 망령된 마음으로부터 흐리고 뒤바뀜이 생겨나 5욕의 경계를 탐애하고 염착한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보살은 아란야에 머무름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037_0527_a_01L만일 어떤 사람이 묻기를 ‘어떤 유정이 미래세에 마땅히 부처가 되겠습니까?’라고 하면, 마땅히 이런 사람이 다가올 미래세에 3계의 괴로움을 벗어나 네 마군(魔軍)을 깨뜨리고 빨리 보리를 이루어 부처님의 지혜에 들며 일체 세간과 천룡팔부(天龍八部)와 아수라(阿蘇羅)등이 모두 응당 공양할 것이라고 하리라.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청정한 마음으로 이와 같이 아란야에 머무는 참되고 착한 불자를 공양한다면, 얻는 복덕(福德)이 한량없고 끝이 없을 것이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뭇 진귀한 보배로써 자비한 어머님께 공양한다면 얻는 바의 공덕에도 차별이 없을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이런 사람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바른 법의 바퀴를 굴려 사람과 하늘의 무리를 제도하고, 3보(寶)의 종자를 이음으로써 끊어지지 않게 하여 마땅히 중생을 위하여 돌아와 의지할 곳이 되기 때문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수행자를 속박하여 아란야에 머무르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게 하는 두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단견(斷見)의 삿된 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이요, 둘째는 재물과 보배와 오락 도구를 애착하는 것이다. 또한 선남자여, 아란야에 머무르지 못할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첫째는 교만함을 구족한 이요, 둘째는 대승의 법을 미워하는 이다. 또한 선남자여, 아란야에 머무르지 못할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첫째는 삿된 견해로 부처님 말씀을 믿지 않는 이요, 둘째는 자기는 계(戒)를 파하면서 남에게는 지니기를 채찍질하는 이니, 이와 같은 사람들은 아란야에 머물러 위없는 도를 구하지 못할 것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네 가지 덕을 구족하면 응당 아란야에 편안히 머무를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이 되는가? 첫째는 총지(總持)3)를 많이 들어서 잊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미묘한 뜻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요, 셋째는 바른 마음으로 항상 게으름 부리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여래께서 가르치신 행을 따라 순종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만일 불자가 이와 같은 네 가지 수승한 덕을 성취하면 응당 아란야에 편안히 머물러 보살의 행을 닦아 위없는 도를 구할 것이다.
037_0527_b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덕이 있어서 자신을 장엄하여 아란야에 머물러 부처님 지혜를 구하니,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크게 어여삐 여김이요, 둘째는 크게 슬피 여김이요, 셋째는 큰 기쁨이요, 넷째는 크게 버림이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능히 일체의 복덕과 지혜를 생겨나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 되고 안락하게 하여 빨리 위없는 큰 보리의 법을 증득하는 것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덕이 있어서 계(戒)를 지님이 청정하여 능히 보리에 이르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4무구성(無垢性)에 머무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12두타(頭陀)를 행하는 것이요, 셋째는 집에 있음을 멀리 떠나 출가(出家)하는 것이요, 넷째는 영원히 아첨하고 속이고 질투하는 것을 여의는 것이다. 선남자여, 일체 보살이 이 네 가지 법에 의지하여 영원히 생사를 여의고 큰 보리를 얻는 것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일체의 선(善)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니,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금계를 청정히 지니며 또한 많이 들음이 있는 것이요, 둘째는 모든 삼매에 들어 능히 지혜를 구족함이요, 셋째는 6신통(神通)을 얻고 겸하여 종지(種智)를 닦음이요, 넷째는 선교방편을 갖추고 또한 게으르지 않은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3세 보살이 한가지로 닦아 익힌 것이니, 너희들 불자도 또한 마땅히 닦아 익혀서 빨리 넓고 크고 위없는 보리를 증득할지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네 가지 법을 갖추어 보살의 행에서 물러나지 아니함을 얻으니,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보시요, 둘째는 사랑스러운 말이요, 셋째는 이로운 행이요, 넷째는 함께 함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행이 보리에 나아가는 길이요, 중생을 이롭게 하는 근본이므로, 일체의 보살들이 모두 닦고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037_0527_c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다시 네 가지 덕을 갖추어 난야에 머물면서 계(戒) 지님을 청정히 하여 자기 몸을 장엄하는 것이니, 어떤 것이 넷이 되는가? 첫째는 자기라는 본성(本性)이 없음을 관찰하는 것이니, 두 가지 집착을 조복시켜 끊음으로써 내가 없음을 증득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남의 몸도 또한 본성이 없는 것이니, 원수나 친한 이에 대하여 미워하고 사랑함을 여의었기 때문이요, 셋째는 몸과 마음이 쾌락한 것이니, 마음과 마음의 대상이 되는 법에 대해 분별함이 없기 때문이요, 넷째는 평등한 지혜를 얻은 것이니, 생사와 열반에 차별이 없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일체의 보살들이 닦아 익힐 바이니, 너희들 불자도 또한 마땅히 닦아 익혀서 빨리 위없는 정등보리에 나아갈지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일체의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원(願)이 있으니, 유정을 성숙시켜서 3보에 머무르게 하여 큰 겁의 바다가 다하도록 마침내 물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일체 중생을 제도하길 서원함이요, 둘째는 일체의 번뇌를 끊기를 서원함이요, 셋째는 일체의 법문을 배우길 서원함이요, 넷째는 일체의 부처님 과보를 증득하길 서원함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크고 작은 보살들이 모두 닦아 배웠나니, 3세의 보살들이 배운 곳이기 때문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아란야에 머물러 계(戒) 지님을 청정히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공(空)의 성품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니, 공이 나타낸 바이기 때문이요, 둘째는 두려움이 없음을 얻는 것이니, 삼매를 증득하기 때문이요, 셋째는 모든 중생에 대하여 대비(大悲)의 원을 일으키는 것이요, 넷째는 2무아(無我)4)에 대해 싫어하고 배반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일체 보살이 성스러운 요지(要旨)의 문에 들어가는 것이니, 이 네 가지 법에 의지하여 두 가지 장애를 끊기 때문이다.
037_0528_a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아란야에 머물러 금계를 잘 지녀 그 몸을 장엄하는 것이니, 어떤 것이 넷이 되는가? 첫째는 나라고 봄[我見]을 영원히 여읨이요, 둘째는 나의 소유라고 봄[我所見]을 여읨이요, 셋째는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을 끊음이요, 넷째는 깊이 능히 12인연을 깨달아 아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능히 금계를 무너뜨림을 없애고 청정한 계를 수호하여 그의 몸을 장엄하는 것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또 네 가지 법을 관찰하여 능히 금계를 수호하고 미묘한 행을 더욱 닦아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는데 나아가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5온(蘊)이 나고 멸함을 관찰하는 것이요, 둘째는 12처(處)가 빈 취락과 같다고 보는 것이요, 셋째는 18계(界)의 성품이 법계와 한가지임을 관찰하는 것이요, 넷째는 속제법(俗諦法)5)에 대하여 여읨도 없고 집착함도 없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일체 보살이 응당 수학할 것이니라. 이런 까닭으로 불자가 아란야에 머물러 한 마음으로 닦아 익혀서 위없는 도를 구하는 것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네 가지를 구족하여 계를 지님이 청정해서 그의 몸을 장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넷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몸을 보지 않는 관(觀)을 성취하는 것이요, 둘째는 말을 보지 않는 관을 성취하는 것이요, 셋째는 뜻을 보지 않는 관을 성취하는 것이요, 넷째는 62견(見)을 멀리 여의어 능히 잘 일체지(一切智)의 관을 성취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만일 불자가 이와 같이 네 가지 청정함을 성취하면 현세의 몸으로 바른 성품을 깨닫고 얻어서 다시 태어남을 여의고 빨리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너희들 불자는 이와 같은 네 가지 법문을 관찰하여 네 가지 나쁜 길을 끊고 네 가지 열반을 증득하여 미래세가 다하도록 모든 유정을 제도함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지어다.
037_0528_b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여덟 가지 삼매의 청정함을 구족하여 자신을 장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여덟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홀로 난야에 앉아서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둘째는 비단결 같은 말을 멀리 여의어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셋째는 5욕을 멀리 여의어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넷째는 몸과 마음을 조복하여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다섯째는 음식에 만족함을 알아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여섯째는 악하게 구함을 멀리 여의어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일곱째는 소리로 인하여 일어나는 사랑을 멀리 여의어 삼매가 청정한 것이요, 여덟째는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하되 이익과 공양함을 구하지 아니하여 삼매가 청정한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이 여덟 가지 삼매가 청정함으로써 능히 백천의 모든 삼매의 문이 생기는 것이니, 너희들 불자는 응당 닦아 익혀서 빨리 위없는 정등보리(正等菩提)를 증득할지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다시 여덟 가지 지혜의 청정함이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이 여덟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5온의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둘째는 12처의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셋째는 18계의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넷째는 22근(根)의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다섯째는 3해탈문(解脫門)의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여섯째는 능히 일체의 번뇌를 없애는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일곱째는 능히 따라 일어나는 번뇌(隨煩惱)를 없애는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요, 여덟째는 능히 62견(見)을 없애는 선교방편과 지혜가 청정함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이 여덟 가지 지혜가 청정한 것을 너희들 보살은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익혀서 빨리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할지어다.
037_0528_c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다시 여덟 가지 신통이 청정함으로 자신을 장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여덟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모든 물질적 존재[色法]에 장애됨이 없는 천안(天眼)을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둘째는 모든 소리의 경계에 장애됨이 없는 천이(天耳)를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셋째는 모든 중생이 마음과 마음의 대상이 되는 법에 장애됨이 없는 타심지(他心智)를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넷째는 과거에 태어난 곳과 죽은 곳을 기억하는데 장애됨이 없는 숙주지(宿住智)를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다섯째는 능히 시방의 수없는 불찰(佛刹)에 가는 것에 장애됨이 없는 신경지(神境智)를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여섯째는 능히 중생이 샘이 다하고 다하지 못한 일을 알아서 장애됨이 없는 누진지(漏盡智)를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일곱째는 능히 일체 번뇌를 소멸하는 데 장애됨이 없는 무루지(無漏智)를 얻어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요, 여덟째는 자신의 일체 선근을 나타내어 중생에게 돌려주는 선교방편과 신통이 청정한 것이다.
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아란야에 머물러 현재의 몸으로 여덟 가지 청정함을 획득하나니, 어떤 것이 여덟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몸의 업[身業]이 청정함이요, 둘째는 말의 업[意業]이 청정함이요, 셋째는 뜻의 업[意業]이 청정함이요, 넷째는 바른 성품[正性]이 청정함이요, 다섯째는 바른 생각[正念]이 청정함이요, 여섯째는 두타(頭陀)가 청정함이요, 일곱째는 아첨함을 여읨이 청정함이요, 여덟째는 한결 같은 생각으로 보리를 잊지 않는 마음이 청정함이다. 선남자여, 만일 불자가 아란야에 머물러 이와 같이 여덟 가지 청정함을 구족한다면 현재의 몸으로 끝없는 선근을 성취하여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037_0529_a_01L또 다시 선남자여, 출가한 보살은 다시 여덟 가지 많이 들음[多聞]이 청정하여 자신을 장엄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여덟이 되느냐 하면, 첫째는 화상과 아사리(阿闍利)를 공경하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둘째는 교만함을 멀리 여의고 겸손하고 낮추는 마음을 내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셋째는 정진(精進)하기를 용맹(勇猛)하게 하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넷째는 바른 생각에 편안히 머무르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다섯째는 법을 구하는 이를 위하여 매우 깊은 뜻을 말하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여섯째는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기를 좋아하지 아니하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일곱째는 항상 능히 선한 법을 관찰하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요, 여덟째는 바른 법을 들어서 말씀대로 수행하면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이다. 선남자여, 이와 같이 여덟 가지 많이 들음이 청정한 것을 너희들 보살은 모두 닦아 익혀서 빨리 위없는 정등보리를 증득할지어다.”
이때 세존께서 이와 같이 보살들의 행을 말씀하신 뒤에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내가 열반에 든 뒤 5백세에 법(法)이 소멸하려 할 때 한량없는 중생이 세간을 싫어하고 떠나서, 여래를 목마르게 우러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아란야에 들어가 위없는 도를 위해, 이와 같은 보살의 원행(願行)을 닦아 익혀 큰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을 발한 한량없는 중생은 목숨을 마치면 위로 도사천궁(覩 史天宮)에 태어나 너의 몸이 끝없는 복과 지혜로 장엄함을 얻게 되어, 생사를 뛰어넘어 물러나지 않음을 증득하여,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대보용화(大寶龍華) 보리수 아래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037_0529_b_01L세존께서 이 법을 설하실 이 때, 새로 뜻을 발한 2만 5천 보살들이 보리의 행에서 장차 물러나려고 하다가 이와 같은 법을 듣고서는 견고한 마음을 발하여 10신(信)의 자리를 뛰어넘어 제6주(第六住)에 이르러 3만 8천 정행(淨行)바라밀다문에서 영원히 삿된 견해를 끊고 큰 법인(法忍)과 다라니를 얻었으며, 7만 6천 사람이 모두 견줄 것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