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7_0702_b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5권
037_0702_b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五


대당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037_0702_b_02L大唐三藏義淨奉 制譯


그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당시 산탄(散彈) 장자가 12년 동안의 기근이 든 큰 가뭄에 천 명의 성인인 독각에게 공양을 하였고, 이때 제석천이 그가 공덕 짓는 것을 도와서 큰 비를 내리게 하였던 것이니, 대왕께서는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산탄 장자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인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나는 과거에 다만 그러한 보시를 하는 것만으로 보리(菩提)를 증득하였던 것은 아니니, 다른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나의 바른 신심과 선근(善根)이 쌓인 선근의 공덕인연(功德因緣)으로 말미암은데다가 다시 한량없는 복업(福業)을 닦았기 때문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037_0702_b_03L爾時佛告大王當於爾時散彈長者於十二年飢儉亢旱供養千聖獨覺于時帝釋助作功德來降大雨者莫作異見其散彈長者卽我身是大王我於過去非唯以此布施而證菩提勿作異見由我正信善根積集善根功德因緣故更修無量福業證無上菩提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037_0702_b_11L攝頌曰

마왕(馬王)이 되어 중생을 이익되게 하신 일과, 선인(仙人)이 되어 법에 따라 증명하신 일과[馬王仙作證],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뱀으로부터 상인들을 구하신 일과, 조왕이 되어 은혜를 베푸신 일과[蛇命鳥王恩],
앵무새가 되어 무외시(無畏施)를 베풀게 하신 일과, 미제하국(尾提訶國)의 왕이 되어 선근(善根)을 쌓으신 일과[鸚鵡尾提訶],
구왕(龜王)이 되어 5백 명의 상인들을 구해 주신 일과, 소사나(蘇斯那)라는 신하가 되어 그 동생을 이익 되게 하신 일과, 상주(商主)가 되어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신 일이 있다[龜蘇二商主].
037_0702_b_12L馬王仙作證
蛇命鳥王恩
鸚鵡尾提訶
龜蘇二商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무상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일체의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섭수(攝受)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중아함경[中阿笈摩]』 「승기득분야차경(僧祗得分夜叉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이, 나는 그때 한 마왕(馬王)이 되어 이름을 바라하(婆羅訶)라고 하였으며,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교화하였습니다.
037_0702_b_14L佛言復次大王我求無上菩提故益攝受一切有情大王諦聽於『中阿笈摩僧祇得分藥叉經』中廣說我於爾時作一馬王名婆羅訶而爲利益化諸有情
037_0702_c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위없는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중생들의 일을 섭수하여 이익 되게 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옛날 바라닐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느 선인이 살았는데, 그는 자비를 행하기로 마음먹고 중생들을 불쌍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두 사람의 농부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다투다가 화를 내고 싸우게 되어 마침내 서로를 때렸습니다. 그들은 함께 선인의 처소에 와서 증명하여 주기를 요청하고, 한 사람은 곧 왕에게로 가서 그 일을 왕에게 말했습니다.
왕은 곧바로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서로 싸운 것을 누가 증명하겠는가?’
‘대왕이시여, 저희 두 사람이 싸운 것은 누가 먼저 잘못한 것입니까?’1)
선인이 대답하였습니다.
‘만약 전륜왕의 법에 따라서 판결을 하신다면 제가 증명을 하겠지만 별도의 법으로 판단하신다면 저는 증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선인이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은 저 사람을 성나게 하였고 저 사람은 이 사람을 성나게 하였으며, 저 사람은 이 사람을 때렸고 이 사람도 저 사람을 때렸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두 사람이 모두 벌을 받는 것이 합당하다.’
선인이 말했습니다.
‘제가 먼저 말씀드리기를 만약 전륜왕의 법에 따라서 일을 판결하신다면 제가 증인이 되겠으나, 그렇게 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증인이 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왕이 선인에게 말했습니다.
‘대선(大仙)이시여, 어떻게 하는 것이 전륜왕이 되어 일을 판결하는 것입니까?’
선인이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전륜왕의 법대로 한다는 것은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제거하고 이익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 왕은 두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물러가시오. 그리고 다시는 그렇게 서로 싸우지 마시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법으로 증인이 되었던 선인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과거에 비록 증인이 되기는 하였지만 법에 따라서 진실하게 증언하였으니,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선근과 올바른 신심이 쌓였던 까닭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2_b_19L復次大王我求無上菩提攝受利益有情之事大王諦聽至古昔於婆羅痆斯去城不遠有仙人住心行慈愍悲念有情去彼不遠有二農夫耕墾種植遂共相爭互爲瞋鬪遂卽相打俱到仙所竝請爲證一人卽往王邊以事白王王卽告曰汝等相爭何人證見白言大王我等二人爭是誰先過仙人荅若依轉輪王法我爲作證若行別法我不爲證王言如是仙人荅曰此人瞋彼彼人瞋此彼旣打此此還打彼王言若如是者二俱合罰仙人曰我先有言≺若依轉輪王法斷事我以爲證汝若不我不爲證時王白言大仙云何作轉輪王法而斷事耶仙人答曰大王若轉輪王法除無益事令住有益王告二人曰汝去更勿如是佛告大爾時仙人以法作證者勿作異見卽我身是我於過去雖作證見依法爲證作眞實證由彼因緣積集善根政信故而證無上菩提
037_0703_a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다시 위없는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중생들을 섭수하였던 것이니, 보살은 그때에 부정취(不定聚)2)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일체 중생을 이익 되게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느 곳의 큰 숲에 사자왕이 그 가운데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5백 명의 상인들이 그 험한 길을 지나가면서 낸 말소리 때문에 커다란 이무기가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5백 명의 상인들은 모두 이무기에게 포위되었습니다. 그때 상인들은 매우 크게 놀라고 두려워서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모든 천신(天神)들에게 구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 사자왕은 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와서 이무기가 그 상인들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그때 사자는 곧 그 코끼리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이 여러 상인들이 지금 이무기에게 에워싸여서 잡아 먹히려고 하는데, 네가 능히 너의 목숨을 버려서 그 상인들을 구할 수 있겠느냐?’
그 코끼리가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사자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너의 머리 위로 올라가서 뒷다리로 너의 머리를 잡고 나의 두 발톱으로 그 이무기의 뇌를 때려야만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나의 두 뒷발이 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너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무기의 뇌를 때리면 뱀도 반드시 죽을 것인데, 그 이무기는 입으로 독한 기운을 토하여 나도 죽을 것이다.’
코끼리가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고 구제하는 일인데 어찌 자신의 목숨을 돌아보겠습니까?’
이때 사자왕은 코끼리의 머리 위에 올라가서 몸을 던져 그 이무기를 때리니, 사자의 발이 박혀서 코끼리는 곧 죽었으며, 사자가 이무기를 때려서 이무기도 또한 즉사하였고, 이무기의 독한 기운 때문에 사자도 죽었습니다. 이 셋이 한꺼번에 모두 죽으니, 모든 상인들은 마침내 목숨을 보전하게 되었습니다.
상인들이 그곳에서 떠나려고 하자, 허공에서 여러 천인들이 상인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자왕은 현겁(賢劫)의 보살인데 지금 당신들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 여러분을 구제하였습니다. 당신들은 마땅히 보살께 공양을 올린 뒤에 떠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때 모든 상인들은 곧 갖가지의 공양구를 가지고서 사자왕의 몸에 공양을 올리고 나서 떠나갔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사자왕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때 방생취(傍生趣:축생의 세계)에 있으면서도 능히 5백 명의 상인들을 구제하였으며, 나의 목숨을 버려서 그 이무기를 물리쳤으니, 내가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들을 섭수하였던 공덕의 인연으로 선근이 쌓이고 올바른 신심의 힘으로 말미암아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037_0702_c_18L復次大王爲求無上菩提故攝受有情菩薩爾時在不定聚捨自身命饒益一切有大王乃往古昔於一方處大叢林有師子王於中居止復有五百商人經過險路由語聲故有大蟒蛇驚動睡覺五百商人悉被蟒蛇圍繞時商人甚大驚怕發聲號叫求諸天其師子王聞此叫聲來至乃見蟒蛇圍彼商人去此不遠有少年象時師子卽往象邊告言此諸商人今被蟒蛇圍遶欲食汝能捨命救彼商人耶其象答曰欲遣如何師子告曰我須上汝頭上後腳捉頭以我雙爪打彼蛇腦後之兩足入汝頭中汝當必死我打蛇腦蛇當定死其蛇口吐毒氣我亦應死象曰且爲利益拔濟多人寧顧身命時師子王昇象頭上擲身打彼蟒蛇師子按足象便命過打彼蟒蛇蛇亦卽死由蛇毒氣師子身亡三箇一時竝皆捨報諸商人等遂全身命商人欲發空中諸天告商人曰此師子王是賢劫菩薩今爲汝等捨自身命拔救諸人汝等宜應供養菩薩然後進發時諸商人卽以種種供具供養師子王身遶已而去告大王爾時師子王者勿作異觀我身是我於爾時在傍生趣能救五百商人捨自身命害彼毒蛇由我慈心攝受有情功德因緣積集善根信力故而證無上菩提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어떤 곳에 좋은 숲이 있었습니다. 어느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방생 가운데에 공명조(共命鳥)3)가 되어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달마(達摩)라고 하였고, 다른 하나는 아달마(阿達摩)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달마는 잘 익은 달콤한 열매를 먹었는데, 뒤에 아달마가 독이 들어 있는 열매를 먹어서 둘이 함께 괴로워하며 서로가 옳고 그름을 따지다가 하나가 삿된 발원을 하였습니다.
‘내가 태어나는 곳마다 언제나 너와 함께 못된 벗이 되어 손해를 끼치게 되기를 바란다.’
다른 하나가 발원하였습니다.
‘나는 세세생생토록 항상 자비스러운 마음을 행하여 너의 몸을 이익 되게 하기를 바란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그때 달마라고 하였던 자는 바로 나의 전신이었으며, 아달마라고 하였던 자는 바로 제바달다(提婆達多)였던 것입니다. 나는 자비스러운 마음 때문에 그 인연으로 선근이 쌓였던 까닭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3_b_02L復次大王往古昔於一方處有好叢林然有菩薩在不定聚傍生之中作共命鳥身兩頭一名達摩二名阿達摩是時達摩食好甘菓後時阿達摩便食毒兩俱悶亂共相平論一作邪願我所生之處常共汝爲惡友能爲損二者發願願我生生之處常行慈利益汝身佛告大王於汝意云何爾時名達摩者卽我身是其名阿達摩者卽提婆達多是我爲慈悲心故由彼因緣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
037_0703_c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어떤 곳에 잘 흐르는 못이 있었습니다. 보살은 그때 부정취(不定聚)에서 새의 몸이 되어 5백 마리의 새 가운데에서 왕이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의 한 늙은 새는 멀리 가서 음식을 구하지 못하고 언제나 작은 새와 여러 새의 알을 먹으면서 천천히 다니다가 배부르게 먹고 나면 한쪽 다리로 서 있었습니다.
이때 여러 작은 새들은 언제나 잡아 먹힐까 크게 근심을 하다가 함께 왕에게 나아가 새의 소리를 내며 말했습니다.
‘조왕(鳥王)이시여,……(앞에서와 같이 갖추어 말함)……근심스럽고 괴롭습니다.’
새의 왕은 곧 이 일에 대해 물어서 누가 여러 새의 새끼들을 잡아먹는지를 알아보았다. 보살은 비록 악취(惡趣)에 있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다름이 없는 지라 이와 같이 물어보아서, 곧 늙은 새가 거짓으로 천천히 다니면서 못가에서 발돋움하고 서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때 새의 왕인 보살은 곧 그가 해를 끼치는 자라는 것을 알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37_0703_b_14L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有好流池菩薩爾時於不定聚作其鳥身於五百鳥中而爲鳥王其中有一老不能遠求食飮常食小鳥及諸鳥徐劣而行旣食飽已一足而立諸小鳥常被食噉心大愁苦共詣王作鳥語聲白言鳥王具說如前悲苦惱鳥王卽爲尋訪斯事是誰食噉諸鳥子等菩薩雖在惡趣心常無如是訪察乃見老鳥詐劣徐行池岸邊翹足而立于時鳥王菩薩卽便覺知是損害之者而說頌曰

여러 새들의 알을 먹고
작은 새들을 잡아먹으면서도
발돋움을 하여 한쪽 다리로 서 있어
마치 계율을 지키는 것처럼 하고 있구나.
037_0703_c_03L食噉諸鳥卵
幷餘小鳥等
翹足一腳立
猶如持戒者

천천히 다리를 오므리고
몰래 거짓말을 하면서
목을 구부려 교태를 부리며 있으니
반드시 남을 속이고 간사한 짓을 많이 하겠구나.
037_0703_c_05L徐徐而縮腳
微劣詐言談
曲項嬌爲斯
必是多奸詐

그때 늙은 새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제 새의 왕이 이미 나를 살펴 알았으니, 나는 지금 왕에게 귀의해야겠다.≻
새의 왕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계획을 세워서 많은 새들로 하여금 당신을 알아보고 원망하는 일이 없게 하시오.’
늙은 새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급히 달아나니, 이때 여러 새들은 안온하게 되어 근심이 없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새의 왕은 바로 나였으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새의 왕이 되었을 때 능히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든 중생들을 섭수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선근과 정견(正見)의 힘을 쌓았던 까닭에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3_c_06L爾時老鳥便作是念今者鳥王旣察知我我今歸依鳥王告曰汝可設計勿令諸鳥知汝怨事老鳥聞已速卽逃去于時衆鳥安隱無憂佛告大王爾時鳥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爲鳥王之時由能慈攝一切有情彼因緣積集善根正見力故證得無上正等菩提
037_0704_a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떤 곳에 있는 우거진 숲 가운데에는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앵무새가 되어 사람의 말을 잘하였습니다. 그때 바라닐사에 범덕(梵德)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바르게 왕위를 잇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새 한 마리가 있어서 앵무새를 해치려고 하였습니다.
앵무새는 대왕의 손 위로 날아들어 왕에게 말했습니다.
‘대왕이시여, 법답지 않은 법으로 세상을 교화하지 마소서.’
이때 왕은 새가 손 가운데로 날아든 것을 보고 마음에 불쌍히 여기는 생각이 일어나 곧 앵무새의 곁에서 5계(戒)를 받고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습니다.
왕은 신하들에게 명하였습니다.
‘이제 일체의 새와 짐승들에게 무외시(無畏施)를 베풀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 앵무새로서 사람의 말을 잘 하였던 새는 선근을 터득한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037_0703_c_14L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叢林之中菩薩爾時在不定聚作鸚鵡鳥常解人語然於彼時婆羅痆斯有王名曰梵德正紹王位以法化世而有一鳥欲害鸚鵡鸚鵡飛投大王手中告言大王莫非法化世時王見鳥來投手中心生憐念卽於鸚鵡邊而受五戒以法化世勅群臣曰今於一切鳥獸以無畏施佛告大王莫作異見爾時鸚鵡解爲人語者見善根故證無上菩提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바라닐사국에는 범덕왕이 바르게 왕위를 잇고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제하국(尾提訶國)이 반역을 일으켰습니다. 그 범덕왕은 늘 신하의 도리에 어긋나는 신하를 정벌하려고 하였습니다. 범덕왕은 그 군대가 강성하였고, 그 미제하국도 비록 병마(兵馬)가 매우 뛰어났으나 언제나 마음으로 범덕왕에게 자비를 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범덕왕은 그 나라를 탐하여 4병(兵)을 일으켜서 미제하국을 공격하였습니다. 미제하국의 왕은 범덕왕이 군대를 총동원하여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자, 곧 성읍을 청소하여 길에 돌과 기와 조각이 하나도 없게 하며, 그림을 그린 깃발과 꽃을 내걸고 모든 음식을 준비시켰습니다. 또한 여러 신하들에게 명하여 성안의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성 밖의 25리(里) 되는 곳에 미리 나가서 향과 꽃으로 그들을 맞아들이고, 다시 온갖 좋은 말로 범덕왕의 덕을 찬미하게 하라고 명하였습니다.
그 범덕왕은 이 일에 대해서 듣고 나자 곧 성내는 마음을 그치고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미 반역을 일으켰으나 착한 말로써 거스르지 않았으니, 이제 군대를 되돌리는 것이 좋겠다.≻
이때 미제하국의 여러 신하들이 범덕왕을 찬탄하여 말했습니다.
‘왕께서는 저희 나라를 지나가십시오. 모든 병사들에게 널리 음식을 베풀겠습니다.’
미제하국의 왕은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37_0704_a_02L復次大王乃往古昔於婆羅痆斯有梵德王正紹王位去此不遠有尾提訶國起逆其梵德王常欲伐彼不臣其梵德王兵衆强盛其尾提訶國雖兵馬驅勝而常心行慈悲於梵德王其梵德王貪愛其國興擧四兵往擊尾提訶國其王聞梵德王四兵欲來卽令掃灑城邑無諸瓦石懸繒幡花辨諸飮食又勅諸臣等令城內人民出城預前二十五里香花迎接復作百種言詞讚美王德其梵德王聞此事已瞋心乃息便作是念旣逆善言不相違逆今可迴軍時尾提訶國群臣等讚梵德王曰願王過國所有軍廣陳設會尾提訶王說伽他曰

대왕께서 저희의 참회를 받아 주시니
제가 마땅히 직접 받들어 공경하겠습니다.
모든 일을 대왕의 뜻에 따라 행할 것이니
친한 벗으로 여기는 은혜를 내려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037_0704_a_17L大王受懺摩
我當親奉敬
諸事隨王作
幸賜爲親友

그때 범덕왕이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37_0704_a_19L爾時梵德王復以伽他荅曰

참는 것으로 말미암아 해탈을 얻으니
성내는 마음이 고요해져서 일어남이 없다.
일체의 모든 것에 능(能)한 까닭에
일체의 모든 사람보다도 뛰어날 수 있다.
037_0704_a_20L由忍得解脫
瞋心寂無起
爲一切能故
能勝一切人

그때 두 왕은 서로 화합하여 범덕왕은 곧바로 본국으로 되돌아갔고, 미제하국의 모든 백성들은 모두 두려움이 없게 되었습니다.”
037_0704_a_22L爾時二王共爲和合其梵德王卽歸本國尾提訶國一切人民皆悉無畏
037_0704_b_01L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미제하국왕은 바로 나의 전신(前身)이니,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나는 그의 마음을 조복시켰고 그 올바른 믿음과 선근이 쌓였던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4_b_01L佛告大王爾時尾提國王者莫作異卽我身是我爲調伏其心由彼積集正信善根故而證無上菩提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보살은 그때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바다 가운데에서 한 거북의 왕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때에 5백 명의 상인들이 배를 타고 항해에 나섰다가 바다짐승에 의해서 배가 부서졌는데, 그 거북이 5백 명의 상인들을 등 위에 올려놓고 바다를 건네주니, 그때 상인들은 모두가 안온하게 목숨을 보전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때의 대귀왕(大龜王)은 바로 나의 전신인 것입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섭수(攝受)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올바른 신심과 선근이 쌓였기 때문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4_b_04L復次大王乃往古昔菩薩爾時在不定聚於大海中作一龜王復於後時有五百商人乘舩入海乃被海獸打破舩舶其龜取五百商人置於背上渡出海中爾時商人皆悉安隱全其身命佛告大王然於彼時大龜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爲由慈攝有情由彼因緣正信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提
037_0704_c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 비제하국(毘提訶國)에 5백 명의 많은 신하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 어느 두 형제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으니, 형의 이름은 소사나(蘇斯那)라 하였고, 아우의 이름은 사나(斯那)라 하였습니다.
사나라고 하는 아우는 마음이 언제나 남의 허물 찾기를 좋아하며 이익 되게 하려는 마음이 없었고, 그 형인 소사나는 어느 때나[一切時] 이익 되는 일을 하였습니다. 소사나가 언제나 이익 되는 일을 하였던 까닭에 사나는 아무런 이익이 없게 되자 백성들을 괴롭혔습니다.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왕에게 가서 그가 저지르는 이익이 없는 일에 대해서 말하니, 왕은 곧 사나를 국경 밖으로 내쫓게 하였고, 사나는 곧 바라닐사성으로 가서 범덕왕을 섬겼습니다.
뒤의 다른 때에 소사나는 자신의 아우가 국경 밖으로 쫓겨나 바라닐사의 범덕왕에게 가서 신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 비제하국의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이제 저 바라닐사로 가서 아우가 온화하고 양순한 일을 하고 있는지 보고자 합니다.’
성안의 백성들은 모두가 놀라서 말했습니다.
‘그 아우는 언제나 형의 처소에서 이익 되지 않는 일을 하여 왕께서 국경 밖으로 쫓아내셨는데, 그 형은 오히려 아우의 처소에서 이익 되게 하는 일을 하려는 구나.’”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께서는 다른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그때 이름을 소사나라고 한 대신은 바로 나의 전신이었으니, 언제나 중생을 이익 되게 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른 신심으로 선근을 쌓았던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4_b_13L復次大王乃往古昔時毘提訶國有五百群臣其中有二兄弟最爲大臣兄名蘇斯那弟名斯那其名斯那者心常好覓人過無利益心其蘇斯那者一切時常行利益爲由蘇斯那常行利益故其斯那旣無利益惱亂人民城中衆俱來白王說彼所作無利益其王卽令擯出境外便往婆羅痆斯城事梵德王後於異時其蘇斯那聞弟被擯出境在婆羅痆斯梵德王所以爲臣佐卽白毘提訶王言今欲往彼婆羅痆斯看弟作其和順之事城中人衆皆生怪愕其弟常於兄處作無益事其弟王擯出國境此兄尚於弟處能行饒益共爲和可佛告大莫作異見於彼時中名蘇斯那大臣者卽我身是常爲利益有情由彼因緣正信積集善根故而證無上菩
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떤 곳에는 하나의 큰 성이 있었고, 그 성안에는 두 사람의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두 상인은 5백 대의 수레에 보화를 싣고 넓은 들판의 험한 길에 이르렀으니……(자세한 것은 『중아함경[中阿笈摩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그 중의 한 상인은 이미 야차에게 잡아 먹혔고, 두 번째의 상인은 편안하게 광야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달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두 번째의 상인으로서 편안하게 광야를 벗어날 수 있었던 자는 바로 나의 전신이었으니,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섭수하였고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른 신심으로 선근을 쌓았던 까닭에 무상보리를 증득하였던 것입니다.
037_0704_c_09L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有一大城其城中有二商人居止將五百乘車載其寶貨行至曠野險路具如『中阿笈摩』說其一商人已被藥叉噉第二商主平安得出曠野之中告大王其第二商主平安得出曠野之嶮者莫作異觀卽我身是爲慈攝有情由彼因緣正信積集善根故證無上菩提
037_0705_a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지나간 옛날에 어떤 곳의 우거진 숲 가운데에는 넉넉하게 흐르는 강이 많아서 꽃과 과일이 무성하였습니다. 그때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코끼리 왕이 되어 그 숲 속에 있었습니다.
그 코끼리 왕의 아내는 발타(拔陀)라고 하였는데, 어미 코끼리 중에서 가장 존귀하였습니다. 이때 코끼리 왕은 무리의 밖으로 나가서 한적한 곳에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또 다른 암컷 코끼리가 있었는데, 단정하게 생겼으며 뜻에 맞게 하여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왕의 처소로 가서 서로 사사롭게 정을 통하여 부부가 된 뒤에도 더욱 사랑하며 늘 같이 따라다녔고, 뜻이 서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마음이 서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때 발타 코끼리는 곧 질투심이 생겨서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무슨 방편을 써야 내가 육아상왕(六牙象王)과 저 암코끼리를 죽일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하였으나 큰 질투심이 생겨서 꾀를 얻지 못하자 마침내 발원을 하였습니다.
‘내가 세세생생토록 저 둘을 해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발원을 하고 나서 산꼭대기에 몸을 던져 곧 죽었습니다. 그리고는 비제국(毘提國) 대부인의 뱃속에 태어나 그의 태중(胎中)에 의탁하여 열 달이 차자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 딸은 여러 상(相)을 구족하였으며 점차 자라나서 크게 성장하자, 이웃나라의 범덕 대왕에게 시집가서 첫째 부인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저 묵은 업으로 인하여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코끼리 등에게 크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그 부인에게는 숙명(宿命)의 일을 아는 지혜가 있어서 곧 범덕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저쪽의 어느 곳에는 어금니가 여섯 개인 큰 코끼리가 있는데 저는 지금 그 코끼리의 어금니가 필요하오니, 왕께서는 그것을 가져오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 왕은 성에 있는 사냥꾼들을 모두 모이게 하고 어금니가 여섯 개인 큰 코끼리를 잡아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사냥꾼들이 모이고 나자 왕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가서 상아(象牙)를 가져오라.’
이때 모든 사냥꾼들은 왕이 명령을 하자, 곧 명에 따라서 떠나갔습니다.
그 사냥꾼의 대장이 사냥꾼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모두 흩어져서 각자 돌아가 본업에 종사하라. 내가 혼자 가서 그 상아를 가져오겠다.’
이때 대장은 곧 제사지내는 물건을 가지고 아울러 갑옷을 입고 독화살 같은 것을 들고 그곳으로 나아갔는데, 그 코끼리 왕과 암코끼리를 보았습니다. 그 두 코끼리는 둘이 함께 한적한 곳에서 코끼리 떼와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코끼리를 본 뒤에는 멀리서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냥꾼은 몸에 인복(忍服:승복)을 입고 활과 화살을 메고 있었는데, 갑옷과 무기를 가진 채로 풀숲에 숨어서 코끼리를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037_0704_c_18L復次大王乃往古昔於一方所叢林之中多饒河㵎花菓滋茂爾時菩薩在不定聚作六牙象王在其林內象王妻名曰拔陀於母象中爲最尊是時象王出群在於閑僻之處別雌象端正悅意詣象王處共爲私旣爲夫婦甚加憐愛行住相隨不相離心相繫着時拔陁母象便生嫉妒卽自思念作何方計便我當得殺六牙象王幷彼母象正住思惟大嫉妒無計可得遂便發願願我生生之處能害二人作是願已於山頂上投身而下便卽命終生毘提國大夫人腹而處其胎十月滿已誕生一女衆相具足漸漸長大嫁與鄰國梵德大王爲第一夫人由彼宿業於六牙象等生大瞋恨然而夫人有宿命智卽白梵德王言於彼方所有六牙大我今要此象牙願王令取于時王勅諸城所有獵師皆悉喚集令取六牙大象獵師集已告曰汝等往取象牙將來時諸獵師王旣勅已依命卽其獵師大將告獵人曰汝等竝散各歸本業我獨自往取其象牙是時大將卽取祭祀之物幷着衣甲毒箭等物造詣方所見彼象王幷及母象二俱別住於閑靜處各離象群而住見已遠至遙望爾時獵師身被忍服覆其弓箭所有衣甲藏在草中欲爲殺害
그때 암코끼리가 멀리서 사냥꾼을 보고는 곧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빨리 다른 곳으로 가야겠습니다. 지금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소?’
‘몸에는 인의(忍衣)을 입고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자비로운 상(相)을 하고 있습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서워할 것 없소. 가사(袈裟) 가운데에는 착하지 않은 일이 없는 것이오. 이 당(幢)의 모습을 덮어쓰고 있는 사람은 자비로운 마음을 갖고 있으니, 마땅히 두려워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오. 마치 달이 뜨겁지 않은 것과 같으니, 이 사람도 또한 그와 같을 것이오.’
이때 암코끼리와 코끼리 왕은 아무런 의혹 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사냥꾼은 사냥하기 좋은 기회를 얻자 곧 독이 묻은 화살을 내어 그 코끼리 왕을 쏘아 급소에 적중시켰습니다.
암코끼리가 말했습니다.
‘어찌하여 가사를 입은 사람은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다고 말하였습니까?’
그때 코끼리 왕은 게송으로써 대답했습니다.
037_0705_b_02L爾時母象遙見獵師卽告夫曰我等速向餘處今有人來欲殺我等象王曰其人作何形貌荅曰身被忍外現慈相若如是者當須無畏袈裟中無不善事此之幢相覆蓋之心住慈悲當須無怖勿生疑惑月無熱斯人亦如是于時母象及以象王竝無疑惑隨意遊行爾時獵師旣得其便卽放毒箭射彼象王中於要處母象告曰如何乃言着袈裟人無有害心爾時象王以頌荅曰

허물이 생기게 하는 것은 마음이 아니며
또한 옷이 잘못을 만드는 것도 아니라오.
이 허물은 번뇌로부터 말미암는 것이며
마음이 자비로움에서 떠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오.
037_0705_b_12L心非生過患
亦非衣所作
此過由煩惱
由心離慈愍
마치 금덩어리와 구리 부스러기가
불에 들어가면 구리의 성질이 나타나는 것과 같이
잘못을 하는 사람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잘 알 수 있는 것이오.
037_0705_b_14L如金裹銅葉
入火銅性現
患人雖不了
智者善能知

활과 화살이 사람에게 모두 독이 되는 것은
모두가 그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것에서 말미암는 것이오.
가사(袈裟)는 본래 적정한 것이
모든 것은 마음에서 짓는 것으로 말미암는 것이오.
037_0705_b_15L弓箭人俱毒
咸由彼爲惡
袈裟本寂靜
皆悉由心作

그때 암코끼리는 성내는 마음이 생겨서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037_0705_b_16L爾時母象心生瞋恚告其夫曰

저는 당신의 말씀을 어긴 적이 없지만
당신께서 지금 하신 말씀과 같다면
나는 저 사람을 박살내어
마디마디 끊어 놓고 싶습니다.
037_0705_b_17L我不違君語
如君今所說
我欲碎斯人
莭莭令其斷

그때 코끼리 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번뇌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보살의 아내가 원망하고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이는 마땅하지 못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코끼리 왕은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037_0705_b_19L爾時象王聞此語已生如是念作何醫療此煩惱事若是菩薩婦起怨害心者此不應也說伽他曰

만약 많은 귀신들이 마음에 붙으면
의사를 보고서도 공양을 하지 않지만
의사는 그를 보고 언제나 원망하지 않는 것처럼
마땅히 이와 같이 환희심을 내야만 하오.
037_0705_b_22L如被多鬼所着心
見醫卽作非供養
醫人見彼亦非恨
應生如是歡喜心
037_0705_c_01L
그때 암코끼리는 그 보살인 코끼리 왕이 하는 말을 듣고 잠자코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때 코끼리 떼는 코끼리 왕이 있는 곳으로 와서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암코끼리가 사냥꾼을 해치지 말아야 할 것이니, 만약 보살이라면 방생취(傍生趣) 가운데에 있더라도 언제나 보살행을 행하는 것이다.≻
이때 코끼리 왕은 사냥꾼의 곁으로 가서 사람의 말소리로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상하게 여기거나 무서워하지 마시오.’
코끼리 왕은 사냥꾼이 다치게 될까 걱정하여 사냥꾼을 멀리서 코로 들어서 가슴 앞에 끌어안고 또한 암코끼리를 다른 곳으로 가게 한 뒤에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장부여, 암코끼리가 이미 떠나갔으니 당신은 내 몸에 있는 것이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가져가시오.’
이때 사냥꾼은 마음에 지극히 놀라고 이상히 여겨서 말했습니다.
‘당신이 바로 사람이고 나는 사람이 아니며, 나는 사람 가운데의 코끼리이고 당신은 코끼리 가운데의 사람이오. 당신은 방생(傍生)으로 있으면서도 이러한 지혜가 있는데 나는 사람의 몸으로 있으면서도 도리어 이러한 지혜가 없군요.’
이렇게 말하면서 슬피 울었습니다.
보살이 물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웁니까?’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나를 다치게 하였습니다.’
이때 코끼리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를 구제했을망정 일찍이 해가 되게 한 일이 없다.≻
그리고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암코끼리가 와서 그를 다치게 한 것이 아닐까?≻
다시 사냥꾼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당신을 다치게 하였습니까?’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코끼리 왕이여, 당신은 한량없는 공덕이 있는데 아무 허물도 없이 내가 당신을 다치게 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나를 다치게 한 것입니다. 당신의 몸은 화살에 의해서 다친 것이니 치료할 수가 있지만, 나의 마음은 화살에 맞아서 어리석고 지혜가 없으니,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냥꾼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037_0705_c_01L爾時母象聞其菩薩象王所說默然而住時諸群象詣象王處便作是念勿此母象損害獵師若菩薩在傍生趣中常行菩薩行是時象王往獵師以人言音告獵師曰汝莫怪畏損獵師k象王以鼻遶取獵師抱在胸又令母象別向餘處然後告曰母象已去汝若須我身上物者意取之是時獵師心極怪愕此乃是我非人也我是人中象汝是象中人汝在傍生有是情智我居人類反無斯慧悲啼泣淚菩薩問曰爲何啼泣獵師荅曰汝已損我時象王聞已是思惟我現相救不曾有損復更思不是雌象而來損耶又問獵師曰誰損汝耶獵師答曰象王汝身有無量功德無辜加害卽是損我汝身被箭所傷可有治療我心被射愚癡無難可療治而說頌曰

내가 이제 코끼리 왕의 행동을 관찰하여 보니
공덕이 광대하여 마치 바다와 같아
자신을 해치려고 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자비심을 일으키니
이러한 보살심(菩薩心)은 얻기 어렵다네.
037_0705_c_20L我今觀察象王行
功德廣大猶如海
起害之人由發慈
此之菩薩心難得

가령 내가 지금 사람의 몸으로 있다고는 하지만
이와 같은 진실한 깨달음은 전혀 없고
다만 이러한 성내고 해치려는 독한 마음만 있으니
몸은 텅 비어 적은 공덕도 없다네.
037_0705_c_22L假說我今身是人
了無如是眞智覺
但有如斯瞋害毒
身空無有少功德
037_0706_a_01L
겉으로 모양새만 꾸며서 사람의 몸과 비슷하지만
방생취(傍生趣)에서 살아가는 것만 같지 못한데
당신은 방생으로 있으면서도 사람의 지혜가 있으니
코끼리 왕은 코끼리 가운데에 가장 존귀하도다.
037_0706_a_01L莊嚴形貌似人身
不如生在傍生趣
汝在傍生有人智
象王爲最象中尊

겉모양만 가지고서 사람이 된다고 말하지 말지니
방생이라고 해서 사람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네.
방생이라도 사람의 자비심과 공덕이 있다면
그가 곧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리.
037_0706_a_03L不言形貌卽成人
不以傍生非是人
若有人慈功德者
彼乃當知卽是人

그때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수고롭게 자세한 말을 늘어놓고 교묘하게 말을 많이 할 것이 아니라, 당신은 지금 무엇 때문에 화살로 나를 쏘았는지를 빨리 나에게 말하시오.’
사냥꾼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임금님의 명령을 받들어서 당신의 몸에 있는 어금니가 필요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당신을 쏘았습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얼른 가져가시오. 생각하건대 보살은 보시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당신 마음대로 어금니를 뽑아서 당신에게 이익 되는 것을 가져가시오.’
코끼리 왕이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037_0706_a_05L爾時象王告曰不勞廣說多言語用多述巧言辭汝今云何箭射我說斯事令我知獵師荅曰我奉王教須汝身牙緣此射之象王告曰仁所須者幸時早取菩薩爲懷無不捨者任汝拔牙將所利益說伽陁曰

일체의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여
어서 빨리 나고 죽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것을 여의고
언제나 무상보리(無上菩提)의 지혜를 증득하여
원컨대 열반의 성[涅槃城]에 빨리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037_0706_a_11L利益一切有情等
速離漂流生死海
當證無上菩提智
唯願早入涅槃城

그때 사냥꾼은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코끼리 왕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어금니가 필요합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뽑아서 가져가시오.’
‘나는 뽑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나로 하여금 뽑게 한다면 원컨대 자비로운 마음에 머물러야만 비로소 내가 뽑을 수가 있습니다. 만약 자비로운 마음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어금니를 뽑을 때에 손이 반드시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능히 뽑을 수가 없다면 내가 스스로 뽑아서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코끼리 왕이 말했습니다.
‘내 어금니의 뿌리는 살 속에 매우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뽑게 되면 흰 피가 뿜어져 나올 것입니다.’
어금니를 뽑아서 사냥꾼에게 주려고 하자 코끼리 왕의 몸은 선명한 백색이 되어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花)와 같았고, 피가 온몸에 흐르자 마치 살에 눈이 덮인 것과 같았으며, 또한 주름진 치마의 결과도 같았습니다.
037_0706_a_13L爾時獵師心生羞恥告象王曰我須汝牙象王告曰任意拔將答曰我不能拔若令我拔願住慈悲我方能拔若其不住慈悲之心正拔之時手必墮落象王告曰若汝不能拔者我自拔與象王曰爲我牙根入肉深遠拔之時白血流注拔已欲與獵師王身色鮮白如優曇鉢花血流遍身如山雪覆亦如襉文
037_0706_b_01L그때 코끼리 왕은 스스로의 마음에 몸의 모습이 이와 같은 것을 보고 물러나는 마음이 생길까 걱정하여 그 마음을 굳게 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였습니다. 또 보살의 여러 생(生) 동안 익힌 습성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보시를 하였던 것이니, 어찌 삿된 것에 물러섬이 있을 것인가? 죽음에 이르러서는 오직 불타(佛陀)께 귀의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는 동안에 갖가지 신이한 모습이 생겼으니, 허공 가운데의 모든 하늘들이 마음에 만족함을 얻어서, 곧 희열이 생겼기 때문에 희유한 일을 나타내었던 것입니다.
코끼리 왕이 이러한 고행을 하였기 때문에 허공 가운데에 있는 천인이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37_0706_a_22L爾時象王自心睹見身相如是恐有退轉欲堅其心不令嬈亂由彼菩薩多習性故而行其施豈有退邪至於死路唯歸佛陀於彼時中有種種異爲空中諸天心得滿足便生喜悅現希有事然由象王作是苦行空中有天而說頌曰

우리들 모든 하늘 사람들은
코끼리 왕이 고행하는 것을 보았도다.
어금니를 막 뽑을 당시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속마음으로는 오히려 기뻐하였으니
반드시 보리(菩提)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
037_0706_b_06L我等諸天見
象王行苦行
當正拔牙時
受於無量苦
內心猶喜悅
必不退菩提

다른 한 천인이 있다가 그 천인에게 물었습니다.
037_0706_b_08L別有一天而問彼天曰

이렇게 어금니를 뽑아 몸에 고통을 받으면서
어떻게 보리에 나아갈 마음을 낼 수 있으리오.
마치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과도 같으니
반드시 자비로운 뜻을 낼 수 없으리로다.
037_0706_b_09L如此拔牙身受苦
云何能發趣菩提
猶如地獄受苦人
必不能發慈悲意

그때 코끼리 왕은 어금니를 뽑고 나서 잠잠히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생각하였습니다.
≺어찌하여 어금니를 뽑고서 그대로 있을까? 후회하는 마음이 생긴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주지 않으려는 것인가?≻
이때 코끼리 왕은 그의 뜻을 관찰하여 알고는 곧바로 우담발화와 같은 흰 색의 어금니 여섯 개를 자신의 앞발로 끌어당겨 사냥꾼에게 주려고 하면서 말했습니다.
‘잠깐만 기다리시오. 잠깐만 기다리시오. 나는 지금 지극히 고통스럽소.’
코끼리 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받을 사람이 앞에 있는데 무엇 하러 오래 기다리게 할 것이며, 어찌하여 주지 않을 것인가? 본래 이 어금니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하였던 것인데 이제는 이미 어금니가 없어졌으니 어찌 다른 일을 걱정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코끼리 왕은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잘 들으시오.’
코끼리 왕이 가타로써 말했습니다.
037_0706_b_11L爾時象王拔牙已默然而住獵師念云何拔牙執持而住欲生悔耶與我耶于時象王觀知彼意卽持優曇鉢花白色六牙引其前足而以六牙欲捨與之告曰待住少時待住少我今極痛象王又作此念受者現何須夂住如何不施本爲此牙欲殺於我今旣無牙何慮餘事告獵師汝應善聽說伽他曰

현수여, 당신은 마땅히 나쁜 일을 버려야 할 것이니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칼과 화살 같은 것들을 버리십시오.
어진 사람의 옷인 이 가사를 입고 있으니
나는 지금 그것을 보고 마음이 기쁩니다.
037_0706_b_20L賢首汝應棄惡事
所持利釰弓箭物
被此袈裟仁者衣
我今見此心歡悅

보시하는 것도 청정하고 받는 것도 청정한 경우도 있으며
보시하는 것은 청정하지만 받는 것은 청정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내가 지금 당신을 관하건대 당신은 청정하여 마땅히 공양 받을 만하니
보시하는 자와 보시 받는 자가 다 같이 청정한 것입니다.
037_0706_b_22L或有施淨受亦淨
或有施淨受不淨
我今觀汝淨應供
施者受者二俱淨
037_0706_c_01L
그때 코끼리 왕은 그가 이욕의(離欲衣)를 입은 것을 보고 마음으로 스스로 기뻐하면서 곧 여섯 개의 어금니를 주고 사냥꾼에게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37_0706_c_01L爾時象王見彼被離欲衣心自喜悅卽與六牙告曰

만약 진짜로 독화살로 나의 몸을 쏘았더라도
조금도 성내고 원망하는 뜻을 내지 않겠습니다.
이로써 보리(菩提)를 빨리 증득하기를 진실로 발원하니
마땅히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037_0706_c_03L若實毒箭射我身
不生少許瞋恨意
此實願速證菩提
當救輪迴得解脫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합니까? 그때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지고 있던 대상왕(大象王)은 바로 나의 전신이니, 다른 견해를 갖지 마십시오. 나는 자비와 고행과 보시를 하였던 까닭에 보리를 증득한 것이 아니라,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른 견해로 선근을 쌓아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입니다.
037_0706_c_05L佛告大王於意云何彼時六牙大象王者莫作異見卽我身是我以慈悲苦行布施故而由未證菩提由彼因正見積集善根而證無上菩提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일찍이 토끼가 되어 자신의 살을 버려서 보시를 하였으니, 그 선인에게 줄 때에……(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037_0706_c_09L復次大王我曾作兔捨其身肉布施與彼仙人之時廣說應知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지나간 옛날에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이 다 같이 눈이 없으셔서 언제나 부모님을 업어 모시고 다니면서 공양을 해 드리느라고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 지나도록 증득하지 못하였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037_0706_c_11L復次大王我於往昔父母二俱無目常以肩背負擔將行供養經無量時而由未證廣說應知
다음으로 대왕이여, 나는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려고 하였으니, 대왕께서는 주의하여 자세히 들으십시오. 세상에서는 삿된 견해로써 세속의 법에 따라서 부모가 늙으시면 부모를 굶주리게 하거나, 강물에 빠뜨리거나, 혹은 불 속에 넣어서 몸을 태우면서 천상에 태어나시라고 말을 하기에, 내가 방편을 세워 그 법답지 못한 일을 모두 그만두게 하였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037_0706_c_14L復次大王我爲利益諸有情故大王諦聽世間邪見而依俗法父母將老或令飢餓溺在河中或將入火燒身之事言得生天我設方法竝令禁斷此非法事廣說應知
다음으로 대왕이여, 다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연이 있으니 그 모든 것을 『나가약차경(那迦藥叉經)』에서 자세히 말하였습니다.
037_0706_c_19L復次大王更有無量因緣竝於『那迦藥叉經』中廣說
대왕이여,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원숭이 왕이 되어 5백 마리의 원숭이 가운데서 가장 존귀하였는데, 바라닐사국의 범덕왕에게 두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에, 내가 목숨을 버려서 5백 마리의 원숭이를 구제하였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037_0706_c_21L大王菩薩在不定聚作獼猴王於五百獼猴中爲尊貴婆羅痆斯被梵德王怕懼之時我於爾時捨自身命五百獼猴廣說應知
037_0707_a_01L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꿩의 몸을 받아 태어났었으니 『치본생경(雉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037_0707_a_01L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生於雉如『雉本生經』中廣說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코끼리의 몸을 받아서 태어났었으니 『상본생경(象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037_0707_a_03L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生在象如『象本生經』中廣說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은 부정취(不定聚)에 있으면서 용의 몸을 받아서 태어났고 이름을 촉파용자(矚波龍子)라고 하였었으니, 『용본생경(龍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037_0707_a_05L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生在龍名曰矚波龍子於『龍本生經』中廣
다음으로 대왕이여, 보살이 부정취(不定聚)에 있을 때에 기러기 왕의 몸이 되었으니, 『아본생경(鵝本生經)』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습니다.”
037_0707_a_08L復次大王菩薩在不定聚時作鵝王如『鵝本生經』中廣說
그때 승광 대왕(勝光大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어느 때 처음으로 무상보리의 발원을 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 무량겁(無量劫)의 때에 광명(光明)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 광명왕에게는 한 마리의 상보(象寶)가 있어서 몸의 색깔은 선명한 백색으로 우담발화와 같았고, 7지(支)4)가 원만하였으며 생김새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즐겨 보았습니다.
이때 왕은 곧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에게 이 코끼리를 조련시켜서 탈 수 있게 되면 데리고 와서 보이라고 시켰습니다. 그 조련사는 왕명을 받고 나서 곧 코끼리를 데려다가 조련시키고 난 뒤에 다시 왕의 처소로 데리고 왔습니다. 왕은 곧 코끼리를 탔는데, 코끼리 조련사와 함께 조련사의 뒤에 앉아서 성 밖으로 나가 온갖 새와 짐승들을 사냥하며 다녔습니다. 그런데 코끼리 왕은 암코끼리의 냄새를 맡자 그 냄새를 찾아서 내달렸습니다.
왕은 그 코끼리가 바람처럼 빠르게 달리는 것을 보자 코끼리 조련사에게 말했습니다.
037_0707_a_10L爾時勝光大王白佛言大德世尊何時初發無上菩提之願佛告大王乃往古昔無量劫時有王名曰光明其光明王有一象寶身色鮮白如優鉢花七支圓滿形貌端嚴人所喜見時王卽勅調象之人令調此象堪乘之時將來見我其調象人受王勅已卽將調教旣成就已還詣王所王卽乘象幷調象人王在後坐出城遊獵種種禽獸然而象王聞母象氣尋香而走王見象走其疾如風告象師曰

내가 보니 허공이 빙빙 돌고
사방(四方)과 상하(上下)가 빙빙 돌아서
산과 땅이 마치 물레바퀴가 돌아가는 듯하고
나무도 마찬가지로 허공 가운데로 가는 것과 같다.
037_0707_a_21L我見虛空轉
四方上下迴
山地如陶輪
樹亦空中去

코끼리의 다리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마치 허공을 타고 날아가는 것과 같아서
앞에 있는 산이 달려서 다가오고
뒤에 있는 산이 움직이지 않음이 없는 것 같다.
037_0707_a_23L象足不曾移
猶如騰空去
觀前山走來
後山無不動
037_0707_b_01L
코끼리에게 굴레를 씌워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매우 때려서 겁을 먹게 해야만 할 것이니
코끼리 왕이 아직도 조복되지 않아
죽고 사는 것이 지금 당장에 달려 있도다.
037_0707_b_01L須勒象令住
極打令其怕
象王旣未調
死生今在卽

그때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이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037_0707_b_02L爾時調象師白王曰

제가 대선(大仙)이 말씀하신 주문을 외우고
아울러 쇠갈고리로 끌어당기고 매우 때려 주었는데
주문을 외우는 것과 갈고리로 때리는 것은 더욱 급하게 하고
소용이 되는 법을 모두 써 보아도 모두가 도움 되지 않습니다.
037_0707_b_03L我誦大仙所說呪
幷以鐵鉤鉤極打
誦呪鉤打唯加急
所用之法皆無益

동아줄과 쇠갈고리가 없이도 능히 다스릴 수가 있으니
왕께서는 그런 것들이 없이도 어떻게 그치게 할 수 있는지를 아십니다.
탐욕이 마음에 들어가서 조복시킬 수 없는 자는
욕심이 마음 가운데에 있는 것이 마치 못을 박은 것과 같아서
이 욕심이 발동되면 매우 광대해지는지라
능히 그치게 할 수 있는 자가 없습니다.
037_0707_b_05L無索無鉤能禁制
王知無物何能止
貪欲入心無調者
欲在心中如掘釘
此欲發時甚廣大
無有能爲止息者
037_0707_c_01L
그때 그 코끼리 조련사는 온갖 방법을 다 써 보았으나 코끼리를 멈추어 되돌아오게 할 수 없었습니다.
코끼리 조련사가 다시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코끼리가 달리느라고 피곤해졌을 것이니, 왕께서는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 코끼리를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시기 바랍니다.’
곧 한 나무를 만나서 왕과 코끼리 조련사는 나뭇가지에 기어 올라갔으니, 비유하면 죽은 뒤에 다시 살아난 것과 같았습니다.
왕이 코끼리 조련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그 코끼리를 다 조복시키지도 않고서 그대로 데리고 와서 나와 함께 올라탔다.’
조련사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조복시키기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그 코끼리가 암코끼리의 암내를 맡고서 탐욕을 취하였기 때문에 가르침을 따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 코끼리는 비록 떠나갔지만 본래의 처소를 기억하고 7일째가 되면 반드시 되돌아올 것입니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암코끼리를 만나서 함께 교미를 하고 나면 코끼리의 거처를 기억하여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7일째가 되자 그 코끼리가 되돌아왔습니다. 이때 코끼리를 조련시키는 사람이 빨리 왕에게 가서 말하니, 왕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이 코끼리를 가르쳤지만 아직은 제대로 성취시키지 못하였다.’
그 사람이 왕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코끼리를 조복시켰습니다.’
왕이 꾸짖어 말했습니다.
‘어떻게 조복시켰는가?’
‘청하건대 왕께서 시험해 보십시오. 곧 그 허실을 아실 것입니다.’
그 조련사는 곧 큰 쇳덩이를 불에 달구어 불처럼 벌겋게 만들어서 코끼리에게 그것을 먹게 하였다. 코끼리가 곧 앞으로 나아가 그것을 취하여 삼키려고 하자, 그 코끼리 조련사가 다시 왕에게 말했습니다.
‘코끼리가 그것을 먹으면 반드시 죽게 될 것입니다.’
그때 왕이 조련사에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조복을 시켰는데 그 당시에는 왜 나를 어지럽게 하였는가?’
다시 왕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다만 그 몸뚱이를 조복시켰을 뿐이지 마음을 조복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능히 마음을 조복시킬 수 있는 자를 본 일이 있는가?’
조련사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본 일이 있습니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만 몸과 마음을 조복시키실 수 있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조복시키려고 하지만 능히 조복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물러서고 맙니다. 모든 외도들이 고행을 닦지만 탐욕의 우거진 숲이 마음에 있는 것을 능히 뽑아버리지를 못하며, 또한 경계를 버리고 탐욕을 여의었더라도 굳게 지키지를 못하고 다시 물러나 잃게 되는 것입니다. 아수라(阿修羅)와 천상(天上)의 유정(有情)들과 사자와 여러 짐승들과 용과 뱀과 비둘기 내지 기러기와 여러 새들의 모든 유정들이 모두가 탐욕에 속박되어 무시이래로 마치 수레바퀴가 돌고 돌듯이 하면서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그 마음을 조복시키려고 온갖 고행을 다합니다. 또 어떤 선인은 바람을 마시고 열매를 먹으면서도 모두가 마음을 조복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비록 모양[相]이 없지만 어느 천상과 인간의 유정들이 자재함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라고 불리는 자로서 큰 위력을 지니고 있거나 모든 전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도 마음을 조복시키지는 못합니다. 오직 부처님 세존께서만 탐욕이 없으신지라 마음이 자재하실 수 있습니다.’
그때에 대왕은 부처님 세존께서 정진력(精進力)이 있으시며 널리 보시를 행하시고 모든 복업을 닦으신다는 말을 듣고 곧 무상보리의 발원을 하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37_0707_b_08L爾時調象師作種種法不能止息而令象迴又白王言其象走困願王攀取樹枝放象隨意卽逢一樹王及象師攀枝而住喩如從死而得再生王告象師曰汝不調此象成就便卽將來與我乘騎白王曰我調成就然爲彼象聞雌象氣貪欲醉故不受言教象雖去思憶本處至第七日必還來所以者何由見母象共行欲已憶象坊至第七日其象還來時調象人速詣白王王曰汝教此象未好成其人白王我調象已責曰云何調白言請王驗試卽知虛實其調象卽燒大鐵丸色赤如火令象取食象卽詣前欲取呑食其教象人復白王言象若食之象必不活時王告象師曰如斯調伏當時爲迷亂我先白我但調伏其身不能調心王曰頗見有能調心者象師白王言佛世尊能調身心一切有情欲調其由不能調而皆卻退有諸外道修行苦行貪欲叢林在心而不能拔有捨境離欲貪處而不堅持復還退阿素落等及以天人師子雜獸蛇鳩鴿乃至飛鵝雜類等一切含識皆被欲縛無始已來如輪迴轉少年容貌乃至於老調伏其心種種苦行或有仙人飡風食菓皆不調心心雖無誰有天人能得自在言大王者大威力諸鬪戰中冣能殊勝亦不調唯佛世尊無有貪欲心得自在時大王聞佛世尊有精進力廣行惠修諸福業卽發無上菩提之願伽他曰

헤아릴 수 없는 복을 닦아서 불과(佛果)를 구하여야
선서(善逝) 자재존(自在尊)을 성취할 수 있으니
아직 피안(彼岸)에 건너지 못한 자가 있다면
나는 마땅히 그로 하여금 피안에 이르게 되기를 서원하리라.
037_0707_c_19L修無量福求佛果
得成善逝自在尊
若未能度彼岸者
我當誓度令至岸

듣건대 부처님께서는 탐욕을 여의시고 보리(菩提)를 발원하셨으며
다시 보시를 행하시고 정법(正法)으로써 교화하신다 하니
원컨대 나는 미래에 성불(成佛)하여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고 탐욕을 없애리라.
037_0707_c_21L聞佛離欲發菩提
復行惠施正法化
願我當來得成佛
利益有情貪欲滅
037_0708_a_01L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그때 이름을 광명왕(光明王)이라고 한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는 바로 나의 전신인 것입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무상보리의 뜻을 낸 것입니다.”
037_0707_c_23L佛告大王於意云何彼時名光明王豈異人乎卽我身是我於爾時發無上菩提之意
그때 승광왕은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맨 처음에 누구에게 보시를 하셔서 무상보리를 증득하실 수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 무량겁(無量劫)의 때에 비하피지(毘訶彼地)라고 하는 어느 성(城)이 있었는데 그 성에는 한 옹기장이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명호를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였고, 무상정진등정각(無上精進等正覺)을 증득하고 10호를 구족하였으며, 또한 성문 제자(聲聞弟子)인 사리불(舍利弗)ㆍ대목건련(大目乾連)과 시자인 아난타(阿難陀)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때 석가모니 부처님ㆍ정진(正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수의 비구 대중과 함께 인간세상을 두루 다니다가 그 성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문득 감기[風患]에 걸려서 곧 아난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 성의 옹기장이에게 가서 소(酥)와 기름과 꿀과 음료를 얻어 오도록 하여라.’
아난타는 부처님의 명을 받고 곧바로 그 옹기장이의 집으로 가서 문 밖에 서서 말했습니다.
‘장자여, 세존께서 감기에 드셔서 지금 소와 기름과 꿀과 음료가 필요합니다.’
이때 옹기장이는 구수 아난타가 하는 말을 듣고 곧 소와 기름과 꿀 등을 가지고서 아이와 함께 뒤를 따라서 함께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들은 소와 기름과 꿀 등을 부처님의 몸에 골고루 바르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켜드리고 사탕 물을 가져다가 세존께 받들어 올렸습니다. 세존께서는 병이 치료되었으므로 곧 쾌유되었습니다.
그때 옹기장이는 무릎을 꿇고 발원하여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37_0708_a_03L爾時勝光王復白世尊曰最初於誰行施得證無上菩提佛告大王乃往古昔無量劫時有城名曰毘訶彼地其城有一陶輪工師有佛出世號曰釋迦牟尼證無上正眞等正覺十號具足亦有聲聞弟名舍利弗大目乾連及侍者阿難時釋迦牟尼佛正眞等正覺共無量苾芻衆俱遊行人閒至彼城中時彼佛忽有風患卽告阿難陁曰可往彼陶輪家乞酥油蜜漿爾時阿難陀聞佛教勅卽往詣陶輪家在門外立白言長者世尊患風强病今須酥油蜜漿時陶輪師聞具壽阿難陁所說卽將酥油蜜等長者共兒相隨俱往佛所以酥蜜等遍塗佛身溫水沐浴持沙糖水奉上世尊爲療病故卽得痊愈爾時陶師長跪發願說伽他曰

제가 소(酥)와 꿀로써 여래께 보시하오니
원컨대 광대한 공덕의 이익을 얻어서
종족의 명호(名號)와 성문대중(聲聞大衆)이
모두 오늘의 석가세존과 같아지고
훌륭하게 중생들을 조복시킬 수 있으며
모든 고통을 멀리 여의고 원적(圓寂)에 귀의하기를 바랍니다.
037_0708_a_21L我以蘇蜜施如來
願獲廣大功德利
種族名號聲聞衆
悉如今日釋迦尊
善能調伏有情類
遠離衆苦歸圓寂
037_0708_b_01L
그 옹기장이의 아들도 이렇게 발원하였습니다.
‘원컨대 저는 내세에 부처님의 시자와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석가여래께 보시를 하여 무상보리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이며, 그의 아들은 바로 아난타인 것입니다.”
037_0708_b_01L其陶輪子亦發是言願我當來如佛侍者佛告大王我於爾時初施釋迦如來得證無上菩提其子者卽阿難陁是
왕이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처음으로부터 부처를 이루실 때까지 얼마나 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드려서 무상보리를 증득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석가여래께 맨 처음으로 보시한 최초의 아승기야(阿僧企耶)5)로부터 호세불(護世佛) 때에 이르기까지 청정한 마음으로 이와 같이 7만 5천의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이때 공양을 하되 일찍이 마음이 달라지지 않고 오직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만을 구하였던 것입니다.
대왕이여, 제2 아승기야(阿僧企耶)에는 내가 처음에 연등불(燃燈佛)께 공양한 것으로부터 보계불(寶髻佛)께 공양을 드리기까지 청정한 마음으로써 이와 같이 7만 6천의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으니, 나는 비록 많은 생(生)을 지냈지만 다른 마음을 두지 않고, 언제나 청정한 신심으로써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드린 것입니다.
대왕이여, 제3 아승기야에는 처음에 보계불(寶髻佛)께 공양을 드린 이래로 안온불(安穩佛)께 공양을 드리기까지 7만 7천의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으니, 이와 같이 하고 다시 가섭파불(迦攝波佛)에 이르기까지 내가 비록 많은 공양을 드렸지만 다른 마음을 두지 않고 언제나 청정한 신심으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드린 것입니다.
보살이 되었을 때에도 이와 같이 공양을 하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내가 마땅히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득하여 나의 소원을 성취하리라는 수기(授記)를 주셨던 것이니, 바른 깨달음 구하기를 생각하여 견고하게 지키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섭수하였던 까닭입니다.”
그때 승광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마음이 크게 기뻐서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인사를 드리고 물러났다.
037_0708_b_05L王復問世尊曰從初乃至成供養幾許諸佛而證無上菩提佛告大王我從釋迦如來最初阿僧企耶乃至護世佛時以淸淨心如是供養七萬五千佛於爾許時供養不曾心異唯求無上正等菩提大王二僧企耶我初供養燃燈佛乃至寶髻佛以淸淨心如是供養七萬六千我雖經歷多生心無有異常以淸信供養諸佛大王第三阿僧企耶供養寶髻佛乃至安隱佛如是供養七萬七千佛如是又至迦攝波佛雖供養無有異心常以淨信供養諸爲菩薩時如是供養皆蒙諸佛爲我受記當證無上正等菩提滿我所思求正覺堅固釋持慈攝一切有情故爾時勝光王聞佛說已心大歡頂禮雙足奉辭而去
이때 구수 아난타가 곧 게송으로 세존께 청하였다.
037_0708_b_22L時具壽阿難陁卽以伽陁請世尊曰
037_0708_c_01L
세간의 가장 존귀하신 분이시여,
저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씀해 주소서.
어느 곳에서 처음으로 뜻을 일으키셔서
대보리(大菩提)를 구하고자 하셨습니까?
037_0708_c_01L唯願世閒尊
爲我分別說
何處初發意
爲求大菩提

무상사(無上士)시여,
본사(本事)의 인연을 말씀하여 주소서.
일찍이 얼마나 되는 부처님께 공양을 드렸으며
다시 얼마나 되는 세월을 지내셨습니까?
037_0708_c_03L更願無上士
爲說本事緣
曾供養幾佛
復經幾許時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37_0708_c_04L爾時世尊以頌荅曰

위없이 가장 존귀하신 양족존(兩足尊)께서는
중생을 사랑하여 불쌍히 여기는 분이시니
그분께 보리(菩提)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끝없는 삼계(三界)의 유해(有海)6)를 건너기를 서원하였느니라.
037_0708_c_05L無上兩足尊
慈愍有情者
於彼發菩提
誓度三有海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탐욕을 여의었으며
색(色)에 취한 코끼리의 인연에 관한 자세한 말씀을 듣고
탐욕의 습기(習氣)를 싫어하여 여의게 되었으니
그로 인하여 보리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켰느니라.
037_0708_c_07L聞佛心離欲
廣說醉象緣
厭離貪欲習
因發菩提心

나는 견고하게 서원(誓願)을 발하여
갠지스강의 모래만큼이나 많은 보시를 하였으니
광명왕(光明王)이 되어 세상을 다스릴 때에는
올바른 깨달음을 구하는 데 오로지 하였느니라.
037_0708_c_08L堅固發誓願
惠施如河沙
光明王世時
專求正覺等

처음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을 뵈었을 때에는
나는 옹기장이가 되어서
소(酥)와 기름과 물과 음료 등을 공양하였으니
그것이 맨 처음의 공양이었느니라.
037_0708_c_09L初見釋迦佛
我作陶輪師
酥油蜜漿等
最初爲供養

또한 일찍이 상녀(上女)가 되어서는
삼보존(三寶尊)을 올바르게 믿었으니
나는 교진불(憍陳佛)을 뵈옵고
등(燈) 켜는 기름을 받들어 보시하였느니라.
037_0708_c_11L亦曾爲上女
正信三寶尊
我見憍陳佛
以燈油奉施

무승불(無勝佛)께서 세상을 교화하실 때에
나는 일찍이 삼장(三藏)이 되었으니
대중과 함께 서로 다투다가
스님에게 여자가 되라는 나쁜 욕을 하였고
037_0708_c_12L無勝佛世時
我曾作三藏
共大衆相競
惡罵僧爲女

그 입으로 지은 나쁜 업으로 말미암아
나의 몸이 변하여 여자의 몸이 되었다가
마음을 돌려서 청정하게 하고 나서는
다시 변하여 남자의 몸이 되었느니라.
037_0708_c_13L由斯口惡業
變我身爲女
卻迴心淨已
還變爲丈夫

지나간 과거세(過去世)에
일찍이 왕자였을 때에는
보계불(寶髻佛) 형제분께
나는 등명(燈明)을 보시하였고
037_0708_c_15L乃往過去世
曾爲王子時
寶髻佛兄弟
我以燈明施

석 달 동안을 공양하여
부처님 세존을 안온하게 해 드렸으며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사리(舍利)로써 탑을 세웠느니라.
037_0708_c_16L三月曾供養
安隱佛世尊
佛滅度之後
以舍利起塔

일찍이 부유한 장자가 되어서는
석 달 동안을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는
높이가 90주(肘)인 탑을 세웠느니라.
037_0708_c_17L曾作富長者
三月供養佛
世尊滅度後
建塔九十肘

나중에는 유승불(有勝佛)을 뵙고
범지(梵志) 가운데에 가장 뛰어난 자가 되어
손을 들어 합장하고 공경하여서
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고 뛰어난 분이신 부처님께 공양하였느니라.
037_0708_c_19L後見有勝佛
梵志中爲最
擧手合掌敬
供養人中尊

옛날에 범지(梵志)가 되어서는
글씨와 논(論)을 모두 밝게 알았는데
부처님을 이익 되게 하는 일을 당하여
나는 여래께 앉을 자리를 받들어 올렸느니라.
037_0708_c_20L昔時作梵志
書論悉明解
我逢利益佛
施座奉如來

옛날에 고행을 닦을 때에는
일찍이 선인(仙人)의 법을 따르다가
교진세존(憍陳世尊)을 뵙고는
몸을 붙잡고 산을 내려오려고 하였느니라.
037_0708_c_21L往修苦行時
曾住仙人法
見憍陳世尊
捉身欲山下

나는 일찍이 선인이 되었다가
우연히 낙견불(樂見佛)을 만나 뵙고
모든 부처님께서 나의 거처에 오셨기에
풀뿌리와 나무열매로 공양을 드렸느니라.
037_0708_c_23L我曾作仙人
遇逢樂見佛
諸佛至居處
以根菓供養
037_0709_a_01L
지나간 옛날에 선인이 되었다가
선안세존(善眼世尊)을 뵙고
내가 입고 있던 나무껍질로 만든 옷을
보시하여 그 몸을 덮어 드렸느니라.
037_0709_a_01L往昔作仙人
見善眼世尊
以著樹皮衣
持施覆其身

옛날에는 일찍이 한 나라의 왕이 되어서
늑차불(勒叉佛)께 공양을 드렸으며
4병(兵)의 군대를 모두 보시하여
무상보리(無上菩提)를 구하였느니라.
037_0709_a_02L昔曾作人王
供養勒叉佛
頓捨四兵衆
求無上菩提

맨 처음의 석가모니부처님으로부터
호세불(護世佛)에 이르기까지
7만 5천 분의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나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해 드렸느니라.
037_0709_a_04L從初釋迦佛
至於護世佛
七萬五千佛
我皆盡供養
이것은 1아승기((阿僧祗)의 기간이니
이와 같이 공양을 행하되
한마음으로 아무런 차이도 없이
언제나 보리(菩提)를 얻고자 하는 발원을 하였느니라.
037_0709_a_05L此是一僧祇
如是行供養
一心無異別
恒發菩提願

다음으로는 연등불(燃燈佛)을 뵙고
많은 법문 듣기를 좋아하여
일곱 송이의 청련화(靑蓮花)를 가져다가
범지(梵志)가 되어서 그것을 공양하였느니라.
037_0709_a_06L次見燃燈佛
多聞甚可愛
以七靑蓮花
作梵志持供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名號)를 유상(有相)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께서 수행을 하시는 곳에서
그 여래께 공양하였느니라.
037_0709_a_08L我曾作國王
見佛名有相
於佛修行處
供養此如來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주수(住修)라고 하는 부처님께
묘한 빛깔의 보배와
음성(音聲)을 공양하였느니라.
037_0709_a_09L我曾作國王
有佛名住修
以妙色珍寶
音聲而供養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초사자(超師子)라고 하는 부처님께
보당(寶幢)과 보개(寶蓋)를 가지고서
그 여래께 보시하였느니라.
037_0709_a_10L我曾作國王
佛號超師子
我以寶幡蓋
供養此如來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안온일(安穩日)이라고 하는 부처님께,
왕국에 1천(千)의 성이 있었는데
백성으로 하여금 모두 공양을 올리게 하였느니라.
037_0709_a_12L我曾作國王
佛名安隱日
王有一千城
皆令修供養
내가 일찍이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을 때
범지(梵志)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욕실(浴室)을 만들어 드리고 향내 나는 물로써
때에 맞게 부처님을 목욕시켜 드렸느니라.
037_0709_a_13L我曾作國王
有佛名梵志
以浴室香湯
依時沐浴佛

내가 옛날에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었다가
성안에서 공양을 올렸으니
3천 분의 범지불(梵志佛)과
한 분의 시기불(尸棄佛)께 공양을 올렸느니라.
037_0709_a_14L我昔作國王
城中而供養
三千梵志佛
及一尸棄佛

내가 일찍이 장자가 되었을 때
재증성(財增城)에서
스물다섯 분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범행(梵行)을 수행하였느니라.
037_0709_a_16L我曾作長者
於財增城中
供二十五佛
修行於梵行

내가 일찍이 장자가 되었을 때
저 커다란 성안에서
시기불께 공양을 올리고
절과 방사(房舍)와 탑을 세웠으며
037_0709_a_17L我曾作長者
於彼大城中
供養尸棄佛
建立寺舍塔

그 절에 일곱 분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보배로 된 용품들을 받들어 보시하였으며
또한 노비들과
장엄한 집과 꽃동산과 숲을 보시하였느니라.
037_0709_a_18L其寺供七佛
奉施珍寶具
及以奴婢等
莊宅花園林

일찍이 국왕이 되어서는 믿고 공경하였으니
시기불께서 계시는 곳과
그 성안에서
오직 정등각(正等覺)만을 구하였느니라.
037_0709_a_20L曾作王信敬
於尸棄佛所
復在彼城中
唯求正等覺
옛날에 일찍이 범지(梵志)가 되었을 때
환희(歡喜)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과일로써 먼저 공양을 드렸느니라.
037_0709_a_21L昔曾作梵志
有佛名歡喜
爲求菩提故
以果先供養

일찍이 장자가 되었을 때
선안(善眼)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나는 마니보주(摩尼寶珠)를
그 여래께 공양으로 올렸느니라.
037_0709_a_22L曾作長者時
有佛名善眼
我以摩尼寶
供養此如來
037_0709_b_01L
또한 일찍이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선생(善生)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셨으니
떡으로써 먼저 공양을 드렸느니라.
037_0709_b_01L亦曾作商主
有佛名善生
坐於菩提樹
以餠先供養

천 명의 상인 가운데서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시는 것을 뵙고
명호를 선의(善意)라고 하는 부처님께
037_0709_b_02L於千商人中
曾作千商主
見佛坐菩提
號名善意佛

향내 나는 진흙을 부처님의 몸에 발라 드리고
다시 부채로 부쳐서 시원하게 해 드리고 나서
부처님의 곁에 앉아서 설법을 들었으니
설법을 듣고 마음에 지혜가 열려 진리를 깨달았느니라.
037_0709_b_03L香泥塗佛上
復以扇招涼
佛邊坐聽法
聞法心開悟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 되었을 때
석가(釋迦)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많은 보배 꽃을 가지고서
부처님의 위에 꽃을 흩뜨려 드렸느니라.
037_0709_b_05L昔作商人主
有佛名釋迦
我以衆寶花
以花散佛上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고등(高等)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깃발과 향과 음악으로써
그 부처님께 공양해 드렸느니라.
037_0709_b_06L昔作商人主
有佛名高登
以幡花音樂
供養如是佛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최상(最上)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생사고해[有海]를 건너셨으니
많은 수레들을 보시하였느니라.
037_0709_b_07L我曾作國王
有佛名最上
超越諸有海
當施衆車輅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최존(最尊)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다니시는 백 리(里) 안의 모든 땅에다가
여러 묘한 꽃들을 흩뜨려 공양하였느니라.
037_0709_b_09L我曾作國王
有佛名最尊
佛行百里內
地散諸妙花

내가 과거세(過去世)에
부처님께서 지나가시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까지 훌륭한 깃발과 일산을 가지고
4병(兵)의 군대에게 에워싸여 나갔다가
037_0709_b_10L我於過去世
聞佛欲來過
遠將勝幡蓋
幷四兵圍遶

부처님께서 강을 건너려고 하실 때는
내가 뱃사공이 되었으니
부처님을 뵙고 마음에 기뻐하여
부처님께서 저쪽 언덕에 이르시도록 건네 드렸느니라.
037_0709_b_11L有佛欲渡河
我當作舡師
見佛心歡喜
渡佛到彼岸

내가 일찍이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명호를 현거(賢車)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부처님을 위하여 다리를 만들어
부처님께서 편안히 강을 건너시게 해 드렸느니라.
037_0709_b_13L我曾作商主
有佛名賢車
爲佛造橋梁
令佛安隱渡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대범(大梵)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우두향(牛頭香)나무로 절을 지어서
그 부처님께 공양 올렸고
037_0709_b_14L我曾作國王
有佛名大梵
牛頭香造寺
以供養於尊

승가지의(僧伽胝衣)를 입혀 드렸으며
그것으로 여래를 덮어 드렸고
세상에 흉년이 들었을 때 전단향으로 목욕을 시켜드리니
비가 내려서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께 귀의하였느니라.
037_0709_b_15L著僧伽胝衣
以覆如來上
儉世檀香浴
降雨人歸佛

내가 일찍이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정월(淨月)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나라에 많은 질병이 돌아서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니 돌림병이 모두 없어졌느니라.
037_0709_b_17L我曾作國王
有佛名淨月
國有多疾疫
供佛疫皆除

내가 옛날에 국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조제(調帝)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부처님께 묘법(妙法)을 말씀해 주시기를 청하여
보리도(菩提道)를 구하였느니라.
037_0709_b_18L我昔作王時
有佛名調帝
請佛說妙法
爲求菩提道

내가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범존(梵尊)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으니
부처님께 승가지(僧伽胝)를 보시하여
그것으로 여래의 몸을 덮어 드렸느니라.
037_0709_b_19L我昔作王時
有佛名梵尊
施佛僧伽胝
用覆如來上

그 당시에 나라에는 흉년이 들었는데
내가 전단향 목욕물을 가지고서
여래의 몸을 목욕시켜 드리니
풍년이 들어서 모든 백성들이 부처님께 귀의하였느니라.
037_0709_b_21L當時國中儉
我以旃檀湯
沐浴如來體
豐樂人歸佛
내가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제석(帝釋)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나라에 많은 재난이 생겼을 때
왕이 자비심을 일으키니 재난이 그쳤느니라.
037_0709_b_22L我昔作王時
有佛名帝釋
其國有災起
王發慈止息
037_0709_c_01L
내가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조제불(調帝佛)께 공양 올리기를
백만(百萬)의 보배로써 하고
밥을 지어서 여래께 바쳤느니라.
037_0709_b_23L我昔作王時
供養調帝佛
用諸百萬寶
造食獻如來

옛날에는 범지(梵志)가 되었다가
명호를 실달(悉達)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백천(百千)의 게송으로 찬탄하고
천인사(天人師)이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느니라.
037_0709_c_02L昔爲梵志信
見佛名悉達
以百千頌讚
供養天人師

옛날에 범지(梵志)가 되었을 때
명호를 제석당(帝釋幢)이라고 하는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바른 신심으로써
미래에는 부처님과 같이 되기를 발원하였느니라.
037_0709_c_03L昔爲梵志時
佛名帝釋幢
合掌以正信
當來願如佛

처음의 연등불(燃燈佛)로부터
제석당(帝釋幢)부처님에 이르기까지
7만 6천 분의 부처님께
내가 모두 공양을 올렸으니
037_0709_c_04L始從燃燈佛
至於帝釋幢
七萬六千佛
我皆盡供養

2아승기(阿僧祗)가 가득 차도록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되
일찍이 마음에 어떤 차이도 두지 않고
보리 구하기를 원하였느니라.
037_0709_c_06L滿二阿僧祇
供養於諸佛
不曾心有異
志願菩提處
제3 아승기에도
또한 국왕이 되어서 공양을 올렸으니
명호를 안온일(安穩日)이라고 하시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내가 탑을 세웠느니라.
037_0709_c_07L第三阿僧祇
亦爲王供養
佛名安隱日
滅度而起塔

내가 옛날에 어느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
부처님께 갖가지로 공양을 올리는 일에
만족하여 모든 것을 마음에 맞게 하였으니
탑을 세우고 이름을 법왕(法王)이라고 하였느니라.
037_0709_c_08L我昔爲國王
種種供養佛
滿足皆隨意
起塔名法王

옛날에 큰 대상(隊商)의 우두머리가 되어
명호를 실공(悉供)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황금으로 된 많은 꽃을
부처님께 뿌려서 공양을 올렸느니라.
037_0709_c_10L昔爲大商主
見佛名悉供
我以衆金花
散佛呈供養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에는
명호를 보계(寶髻)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을 위하여 금으로 된 그물[金網]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부처님[大師]의 위를 덮어 드렸느니라.
037_0709_c_11L昔爲商人時
見佛名寶髻
爲佛作金網
以覆大師上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
명호를 상련화(上蓮花)라고 하는 부처님께
은으로 된 꽃을 만들어 공양을 올리고
은꽃[銀花]을 여래의 주변에 뿌려 드렸느니라.
037_0709_c_12L昔爲商人時
佛名上蓮花
作銀花供養
散布如來上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
명호를 상칭(上稱)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내가 훌륭하고 묘한 방(房)을
여래께 공양 올렸느니라.
037_0709_c_14L昔爲商人時
見佛名上稱
我以上妙室
供養於如來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는
명호를 승론(勝論)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보리(菩提)를 증득하시던 바로 그날에
내가 4병(兵)으로 호위를 해 드렸느니라.
037_0709_c_15L昔爲大國王
佛號名勝論
正證菩提日
我以四兵護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는
명호를 무구(無垢)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탑과 욕실을 만들어 드리고
연등명(燃燈明)으로 보시해 드렸느니라.
037_0709_c_16L昔爲商人時
見佛名無垢
造塔幷浴室
及以燃燈明

나는 옛날에 왕이 되었을 때
명호를 합각(合覺)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돌 위에 앉아서 선정(禪定)에 들어 계신 것을 뵙고
음악으로 공양을 올렸느니라.
037_0709_c_18L我昔作王時
見佛名合覺
坐石而入定
音樂以供養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는
명호를 수행(修行)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원수를 굴복시켜서 사람들을 제도하시는 것을 뵙고
땅을 쓸어서 부처님을 지나가시게 해 드렸느니라.
037_0709_c_19L昔爲商人時
見佛名修行
降怨度人衆
掃地令佛過

옛날에 상인이 되었을 때는
명호를 정주(淨住)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오시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절을 짓고
동산과 승방[毘訶羅]을 지어서 보시하였느니라.
037_0709_c_20L昔爲商人時
聞佛名淨住
欲來造寺舍
園苑毘訶羅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는
명호를 상사(相師)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마니보(摩尼寶)를 공양 올리고
그때 나는 보살이 되었느니라.
037_0709_c_22L昔爲大國王
有佛名相師
摩尼寶供養
我時爲菩薩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
명호를 계도(繫都)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법왕탑(法王塔)을 세워 드리고
비단 깃발을 공양 올렸느니라.
037_0709_c_23L昔爲大國王
有佛名繫都
我造法王塔
繒幡以供養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어서
명호를 사중(捨重)이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물병과 지팡이를 보시해 드렸으며
탑을 세우고 아울러 모임을 베풀어 드렸느니라.
037_0710_a_01L昔爲大國王
有佛名捨重
我以甁杖施
起塔幷設會
037_0710_a_01L
내가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명호를 견의(見義)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금과 보배와 진주와
갖가지의 향으로 공양 올렸느니라.
037_0710_a_03L我昔爲商主 有佛名見義
以金寶眞珠
種種香供養

내가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었는데
명호를 제병의(諸兵義)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인간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셨으니
4병(兵)을 거느리고 맞이하여 공양 올렸느니라.
037_0710_a_04L我爲大國王
佛名諸兵義
佛遊於人閒
四兵迎供養

내가 옛날에 어느 큰 나라의 국왕이 되었는데
명호를 타리견(他利見)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성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시기에
음악과 향과 꽃을 베풀어서 공양 올렸느니라.
037_0710_a_05L我爲大國王
佛名他利見
欲入於城內
設樂香花供

내가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명호를 저사(底沙)라고 하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나무줄기로 만든 많은 나무 향과
뿌리로 만든 향을 뿌려서 부처님께 공양 올렸느니라.
037_0710_a_07L我昔爲商主
有佛名底沙
以諸莖木香
根香散供佛
내가 옛날에 대선인(大仙人)이 되었을 때
신수불(晨宿佛)께서 보감(寶龕) 안에 계시는 것을 뵙고
단 하나의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도
9겁(劫) 동안에 수행할 고행을 뛰어넘었느니라.
037_0710_a_08L我昔曾爲大仙人
見晨宿佛在寶龕
但一伽他而讚佛
超過九劫修苦行

옛날에 최상(最上)이라는 범지(梵志)가 되어서
명호를 비바시(毘婆尸)라고 하는 부처님을 뵙고
두 손에 참깨를 가지고서 보리심(菩提心)을 발하여
기뻐하면서 여래께서 계시는 주변에 뿌렸느니라.
037_0710_a_10L昔爲梵志名最上
見佛名曰毘婆尸
兩手持苣發菩提
歡喜布散如來上

보살이 옛날에 상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때
명호를 시기(尸棄)라고 하는 부처님 세존과
아울러 제자이신 성문대중(聲聞大衆)을 뵙고
석 달 동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공급해 드렸느니라.
037_0710_a_12L菩薩昔爲商主時
見佛世尊名尸棄
幷有弟子聲聞衆
三月衣食而供給

옛날에 상인이 되어서는 깊고 바른 신심으로
저 비바시불(毘婆尸佛)께서 계시는 곳에서
부처님과 모든 제자이신 성문대중께
석 달 동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공급해 드렸느니라.
037_0710_a_14L昔爲商人深正信
於彼毘婆尸佛所
幷諸弟子聲聞衆
三月衣食而供給

옛날에 상인이 되어서는 깊고 바른 신심으로
명호를 가류촌타불(迦留村陀佛)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청하여 집안의 모든 재산을 보시하여 드리고
부처님을 따라서 출가하여 범행(梵行)을 지켰느니라.
037_0710_a_16L昔爲商人深正信
佛名迦留村陁佛
請佛家資盡布施
隨佛出家持梵行

옛날에 상인이 되어서는 깊고 바른 신심으로
가야가모니(迦耶迦牟尼)부처님을 뵙고
먼저는 절을 지어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나중에는 부처님을 따라 출가를 하였느니라.
037_0710_a_18L昔爲商人深正信
見佛迦耶迦牟尼
先造立寺生恭敬
後乃方隨佛出家
옛날에 최승(最勝)이라는 범지가 되어서
양족존(兩足尊)이신 가섭(迦葉)부처님으로부터
법문을 듣고 기쁘게 받들고는
출가하여 청정한 뜻을 닦았느니라.
037_0710_a_20L昔爲梵志名最勝
於兩足尊迦葉佛
由聞喜護所說語
乃得出家修淨意

보살이 옛날에 국왕이 되었을 때
미륵 선인(彌勒仙人)에게 공양을 올리니
선인이 정(定)에 들어 내가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서
곧 나에게 와서 공양하셨느니라.
037_0710_a_22L菩薩昔作國王時
於彌勒仙修供養
入定見我當作佛
時仙卻來供養我
037_0710_b_01L
안온불(安穩佛)로부터 가섭불(迦葉佛)에 이르기까지
7만 7천 분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모든 여래를 모두 받들어 모시고서야
이에 3아승기의 수를 채울 수 있었으니
037_0710_b_01L從安隱佛至迦葉
供養七萬七千佛
一切如來皆奉侍
乃能數滿三僧祇

모든 분을 기쁜 마음으로 이바지하여 모시되
일찍이 조금이라도 다른 마음을 두지 않아
모두 무상보리(無上菩提)를 구하고자 하는 발원을 하였느니라.
037_0710_b_03L皆悉歡喜而供事
未曾少許心別異
皆發無上菩提願
爲菩薩時供養佛

보살이 되었을 때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니
부처님께서 모든 것을 나타내 보이시어 수기(授記)를 해 주시고
대중들에게 모두 말씀하시기를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라고 하셨으니
내가 먼저 구하던 소원이 모두 만족되었느니라.
037_0710_b_05L一切示現而授記
對衆咸言當作佛
我先求願皆滿足
如先所願今思忖

먼저 구하던 소원을 이제 헤아려 생각해 보건대
이 소원이 모두 만족될 수 있었으니
저 부처님 세존이신 모든 대덕(大德)께서
내가 무상보리를 이루리라는 수기를 해 주신 것이니라.
037_0710_b_07L此願皆令得滿足
彼佛世尊諸大德
授我無上菩提記

나는 옛날에 시비왕(尸毘王)이 되었고
다시 일체의 시주(施主)가 되었으며
아울러 미람대왕(尾濫大王)이 되어서
몸과 보배를 버리고 보시를 행하였느니라.
037_0710_b_09L 我昔曾作尸毘王
復爲一切施主時
幷及尾濫大王身
捨身捨寶行檀度

옛날에 상주(商主)가 되어 바다에 들어가서는
계율을 지키며 오로지 피안(彼岸)에 나아가기만을 구하여
능히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으니
모두로 하여금 고해(苦海)를 건널 수 있게 하였느니라.
037_0710_b_11L 昔爲商主入大海
持戒專求趣彼岸
能害自身令衆樂
皆令得度於苦海

지나간 옛날에 일찍이 선인(仙人)이 되었을 때는
언제나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을 행하여
몸과 팔다리가 마디마디 떨어져 나갔으나
인욕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마음에는 물러섬이 없었느니라.
037_0710_b_13L 往昔曾作仙人時
常行忍辱波羅蜜
身體手足被支解
由行忍辱心無退

『긴나라본생경(緊那羅本生經)』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나는 일찍이 바다를 마르게 하여서라도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을 원만하게 하였으니
모두가 구업(口業)으로 지은 진실한 말 때문이었느니라.
037_0710_b_15L如緊那羅本生說
我曾欲竭於大海
以滿精進波羅蜜
皆由口業眞實語

옛날에 약물(藥物)이라고 하는 대신(大臣)이 되었을 때
이름이 우출(牛出)인 범지(梵志)와 함께 논의하여
마땅히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원만하게 하였으니
제천(諸天)이 북을 쳐서 기쁨을 도왔느니라.
037_0710_b_17L昔名藥物大臣時
牛出梵志共論義
當滿般若波羅蜜
諸天擊鼓而助喜

옛날에 이름을 생연(生然)이라고 하는 바라문이 되어서는
부지런히 승선바라밀(勝禪波羅蜜)을 닦았으니
머리 위에는 새가 알을 낳았고
선정에 들어서 일어나지 않아 새가 날 수 있었느니라.
037_0710_b_19L昔爲梵志名生然
勤修勝禪波羅蜜
頭上鳥生男女卵
定中不起鳥能飛
수행을 하여 6바라밀(波羅蜜)을 원만하게 하였으니
자비로운 마음은 언제나 사념처(思念處)에 있었고
나는 널리 마음으로 고귀하고 소중한 서원을 구해
발원하여 구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켰느니라.
037_0710_b_21L修行滿六波羅蜜
慈心常有思念處
我廣心求尊重願
發願願求皆滿足
037_0710_c_01L
나는 저 모든 대덕(大德)이신 일체의 부처님과
천인사(天人師)이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으니
3유(有)의 고해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모두가 열반의 길[涅槃路]에 귀의하였느니라.
037_0710_b_23L彼諸大德一切佛
我皆供養天人師
三有苦海諸衆生
一切皆歸涅盤路

나는 보살이 되어서 널리 공양을 하였으니
저 광명왕(光明王)의 몸으로 있던 때 이후로
제당(帝幢)부처님께 공양하기까지
1천 구지(俱胝)의 수많은 중생들을 구제하였으니
하물며 부처가 되어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한 것이겠느냐?
037_0710_c_02L我爲菩薩修供養
從彼光明王身後
乃至帝幢佛世尊
度得一千俱胝衆
況復成佛度無邊

세간의 존귀한 분이시며 대도사(大導師)이신 부처님께서
아직 구제받지 못한 인천(人天)의 중생들을 이미 제도하셨으니
나는 이미 다리와 배와 뗏목을 만들어서
견고하게 모든 중생[有情]들을 제도하였느니라.
037_0710_c_04L世閒之尊大導師
已度未度人天衆
我已置立橋舩筏
堅固度於諸有情

내가 만약 원적(圓寂)에 들어간 뒤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수가 있어서
능히 복과 덕을 닦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은
내세에 모두 열반의 성(城)에 들어가리라.
037_0710_c_06L我若入於圓寂後
由能濟度無邊人
諸有能修福德者
當來皆入涅槃城

내가 만약 원적에 들어간 뒤에
능히 불사(佛事)를 닦고 모을 수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부처님의 형상(形像)에 공양을 드린 자는
곧바로 천상에 태어나서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리라.
037_0710_c_08L我若入於圓寂後
而能修集於佛事
少許供養於形像
卽得生天無量樂

내가 만약 원적에 들어간 뒤에
법보(法寶)의 감로 맛을 남겨 두게 하여
만약 중생이 그것을 듣게 된다면
모두가 능히 닦고 익혀서 생사(生死)를 벗어나게 되리라.
037_0710_c_10L我若入於圓寂後
遺留法寶甘露味
如若有情聞此者
皆能修習出離去

이상은 모두 부처님의 명호이다.
037_0710_c_12L已上諸佛名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十五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이 문장 앞에 선인이 왕의 처소에 온 것이 생략되어 있다.
  2. 2)3정취(定聚:正定聚ㆍ邪定聚ㆍ不定聚)의 하나. 향상 진보하여 이상경도(理想境道)에 도달하게 되는지, 타락 퇴보하여 악도(惡道)에 떨어지게 되는지의 결정이 없는 것이다.
  3. 3)범어 jīvam-jīvaka의 번역. 그 울음소리로부터 얻은 명칭이라고도 하고, 또 몸 하나에 두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가 죽으면 다른 하나도 따라 죽는 공동의 생명이므로 이로부터 얻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4. 4)전륜성왕의 상보(象寶)가 갖추고 있는 것으로서, 네 다리와 음(陰)과 꼬리를 말한다.
  5. 5)아승기야(阿僧祗耶)라고도 한다. 아승기(阿僧祗)의 신칭(新稱). 아승기는 범어 asaṁkhya의 음역으로 무앙수(無央數 ) 등으로 번역한다. 『화엄경』 「아승기품(阿僧祗品)」에서는 124대수(大數) 가운데의 제105. 여러 가지 명칭과 설명이 있다.
  6. 6)삼계(三界)의 생사세계(生死世界)를 가리키는 말. 유(有)는 과보를, 해(海)는 생사의 무변(無邊)함을 비유하는 말. 곧 중생의 생사가 유전(流轉)됨을 끝없는 바다에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