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37_0806_c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 제10권
037_0806_c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破僧事卷第十


의정 한역
권영대 번역
037_0806_c_02L大唐三藏法師義淨奉 制譯


그때 세존께서 미생원왕(未生怨王:아사세왕의 번역어)을 위하여 널리 법요(法要)를 말씀해 주시어 신근(信根)이 없는 그에게 신근이 생기도록 하셨다. 어떤 때에 왕이 코끼리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가 누각 위에 계시는 세존을 바라보았는데, 자기도 모르게 타고 있던 코끼리에서 몸을 날려 내리기도 하였고, 또 어떤 때는 코끼리를 타고 나갔다가 부처님을 뵙고 자신도 모르게 몸을 날려 내리기도 하였다. 왕은 세존의 처소에서 공경하는 마음과 믿음을 깊게 내다가, 드디어 성문을 지키는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037_0806_c_03L爾時世尊旣其爲彼未生怨王廣說法要令無根信得生起已或時乘象出外旋遊望見世尊在高樓上遂於其象不覺投身崩墜于地又於一時乘象而出見薄伽梵不覺投身於世尊所深生敬信遂便告彼執仗人曰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나는 오늘부터 박가벌다(薄伽伐多)와 실라박가승가(室羅薄迦僧伽)에게 철저히 귀의할 것이니, 너희도 지금부터 세존이나 성문들이나 비구나 비구니나 우바새나 우바이가 성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을 보거든 문에서 막지 말고 활짝 열어서 들어오게 할 것이며, 만약 제바달다나 그의 무리들을 보거든 문을 꼭 닫아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라.”
037_0806_c_09L爾等須知始從今日我徹歸依薄伽伐多及室羅縛迦僧伽爾等從今見世尊及聲聞衆ㆍ苾芻ㆍ苾芻尼ㆍ鄔波索迦ㆍ鄔波斯迦須進入時於其門戶勿爲遮障啓門令進若見提婆達多及彼徒衆應須掩障勿使其前
037_0807_a_01L그 뒤 어느 날 제바달다가 일이 있어서 아사세왕의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이때 문지기가 그에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멈추시오.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제바달다가 물었다.
“갑자기 무슨 일로 길을 막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냐?”
문지기가 말하였다.
“대왕께서 명하시기를, ‘오늘부터 나는 박가벌다와 실라박가승가에게 철저히 귀의하였으니, 너희들은 지금부터 만약 세존이나 성문들이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 들어오려고 하는 것을 보면 문에서 가로 막지 말고 문을 활짝 열어 들어오게 할 것이며, 만약 제바달다나 그의 무리를 보거든 반드시 길을 막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라’고 하였습니다.”
037_0806_c_15L後於異時提婆達多有緣須入未生怨宅時守門者而告之曰仁應可止無宜前進天授問曰忽有何緣遮不聽進門人告曰大王有教始從今日我徹歸依薄伽伐多及室羅縛迦僧伽等從今若見世尊及聲聞衆ㆍ苾芻ㆍ苾芻尼ㆍ鄔波索迦ㆍ鄔波斯迦須進入於其門戶勿爲遮障啓門令進若見提婆達多及彼徒衆應須掩障勿使其前
이때 제바달다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제지를 당하자 언짢은 마음으로 문 밖에 있었는데, 이때 올발라색(嗢鉢羅色:青蓮花色)이 걸식을 마치고 궁중에서 발우를 들고 나왔다. 이때 제바달다는 올발라색을 보자, 이런 생각을 하였다.
“틀림없이 이 까까머리 계집[禿頭之女]이 이간질을 하여 아사세왕이나 궁중의 대신 댁으로 하여금 나를 막아서 체류하도록 만들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올발라색에게 말하였다.
“내가 너에게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너는 나의 걸식하는 집으로 하여금 이렇게 나를 가로막도록 하였느냐?”
037_0807_a_03L時提婆達多旣被遮止情懷不樂住於門外于時嗢鉢羅色苾芻尼從王宮中行乞食已持鉢而出時提婆達多見嗢鉢羅色便生是念豈不由此禿頭之女爲離閒事令未生怨及中宮內幷大臣宅便於我處致此稽留作是思已告嗢鉢羅色曰我於爾處有何過失由汝令吾乞食之宅皆生障礙
그리고 그는 앞으로 다가와서 그 비구니를 때렸다. 이때 비구니는 얻어맞아 비명을 지르며 하소연하였다.
“억울합니다. 제가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 대덕께서는 세존과 형제가 되시고, 또 석가 종족에서 출가하셨는데, 사실 저는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감히 무슨 말씀을 했겠습니까? 부디 용서를 베풀어 주신다면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또 설령 이런 괴로움을 받았다는 일이 알려진다 하더라도 저는 그 말을 입에 올리지 않겠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큰 주먹을 불끈 쥐고 비구니의 머리를 때렸다. 미처 매만지지도 못한 상처를 계속 때렸으므로, 온갖 고통이 몰려왔다. 드디어 비구니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여 재빨리 달려 어느 비구니의 절로 달아났다.
037_0807_a_11L遂便前進打搭其尼時尼被打出悲苦言哀告之曰願見淸白我有何因作如斯事大德旣是世尊兄弟復是舍迦上種而爲出家我實無心敢有談說幸能見恕乞表忠誠假聞斯告不齒其言遂努大拳打尼頭旣其末摩被損衆苦咸集遂乃加持壽命起勇進心疾行詣彼苾芻尼
037_0807_b_01L그때 비구니들은 몹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모두 물었다.
“화를 당했구나. 아리야가(阿離野迦)여, 어쩌다가 이런 곤욕을 당했느냐?”
그는 즉시 대중에게 말했다.
“자매들이여, 우리의 목숨은 다 무상(無常)한 것이며, 모든 법은 모두 나[我]가 없습니다. 고요한 곳[寂靜之處]이 곧 열반(涅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착한 법을 행하기를 힘쓰고 방심하고 안일에 빠지지 마십시오. 제바달다는 이미 세 가지 무간지옥의 업[無間之業]을 지었습니다. 나는 이제 열반에 들 때가 되었습니다.”
이때 그녀는 비구니들 앞에서 갖가지 신기한 변화를 나타내 보이고 오묘한 무여열반의 세계에 들어갔다.
037_0807_a_19L時諸尼衆見其大苦咸問之曰哉阿離野迦何意忽遭如斯困辱便告衆曰仁等姊妹所有壽命皆悉無一切諸法竝無其我寂靜之處是曰涅槃仁等咸應於善法處可勤勖勿爲放逸其提婆達多已造第三無閒之業吾今時至可入涅槃于時便對尼衆之前現其種種奇異神變入無餘依妙涅槃界
그때 모든 비구들은 의심이 생겼으며, 이 의심을 끊기 위하여 세존께 청하였다.
“대덕께서는 보셨습니까? 제바달다가 비명을 지르고 하소연하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겠다는 올발라색 비구니를 주먹으로 머리를 깨뜨렸으며, 그로 인하여 비구니는 열반에 들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짓을 한 것은 비단 오늘만이 아니다. 과거세에서도 슬피 울면서 하소연할 때 들어주지 않고 그 목숨을 빼앗고 그 고기를 먹었느니라.
037_0807_b_04L時諸苾芻咸起疑念欲斷疑故請世尊曰大德頗見提婆達多於嗢鉢羅色苾芻尼處假令悲苦告謝之時不齒其拳打頭破因斯就滅世尊告曰非但今日作如斯事於過去世亦爲悲苦告謝之時不聽哀言遂便斷命而食其肉
너희들은 들어보라. 옛적에 한 마을에 큰 장자[大長者]가 살았는데, 그는 넓고 윤택한 초원에서 양떼들을 방목하였다. 날이 저물자 양치기가 양떼를 몰고 돌아오는데, 그 중에 늙고 쇠약한 한 마리의 암양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고 혼자 뒤에 처졌다. 그런데 갑자기 길옆에서 굶주린 승냥이가 나타났다. 늙은 양이 승냥이에게 물었다.
037_0807_b_11L爾今應聽如往昔時一村內有大長者於此而居多有羊群廣澤而牧旣其日暮牧者驅還中有一老弱牸羊不及徒伴在後獨忽於路側逢一餓豺羊問豺曰

어르신네[大舅]는 자주 혼자 다녀도
자못 안락한 즐거움을 얻는데
항상 숲과 들판에 살면서
어떻게 양신(養神)을 하지요.
037_0807_b_15L大舅多獨行
頗得安隱樂
常居林野內
如何得養神

승냥이는 대답하였다.
037_0807_b_17L豺荅之曰

너는 언제나 내 꼬리를 밟고
내 털까지 뽑으면서
입으로만 어르신네라 부르고
실은 도망칠 곳을 찾는구나.
037_0807_b_18L汝恒踐我尾
幷常拔我毛
口出大舅言
欲覓逃身處

암양이 다시 말하였다.
037_0807_b_20L羊復告曰

당신의 꼬리는 등 뒤에 말려 있고
나는 당신의 얼굴 앞에 있는데
어찌하여 제가
당신의 꼬리를 밟는다 하시오.
037_0807_b_21L爾尾屈背後
我在面前來
如何見抂余
尋常踏仁尾

승냥이는 다시 대답하였다.
037_0807_b_23L豺復答曰
037_0807_c_01L
사대주와 바다와 산이
다 나의 꼬리인데
그것을 밟지 않고
너는 어떻게 다닌단 말이냐?
037_0807_c_01L四洲幷海嶽
咸皆是吾尾
如其不踐踏
爾從何處來

양이 또 말했다.
037_0807_c_03L羊復告曰

내가 아는 모든 곳이
모두 당신의 꼬리라 하여
감히 땅을 밟지 못하고
공중을 거쳐서 왔습니다.
037_0807_c_04L我於親識處
聞說皆仁尾
在地不敢履
我從空處來

승냥이가 다시 대답하였다.
037_0807_c_06L豺復答曰

암양인 네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숲속의 사슴들이 모두 놀라 달아나
나의 아침 식사를 망쳤으니
어찌 너의 죄가 분명하지 않겠느냐.
037_0807_c_07L由爾牸羊空處墜
遂使林中野鹿驚
廢我今朝所食物
豈非下過理分明

이때 암양은 아무리 애걸하고 사정하였지만, 죄 많은 승냥이는 놓아주지 않고, 마침내 그의 머리를 잘라서 그 고기를 먹었느니라.”
037_0807_c_09L于時牸羊雖陳哀告廣述苦言然而罪惡業豺不肯相放遂斷其首幷飡於肉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그때의 승냥이는 오늘의 제바달다요, 그때의 암양은 오늘의 올발라색 비구니이다. 옛적에 애걸하며 하소연했지만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고, 오늘날 비구니가 되어서도 온갖 애걸을 다했지만 다시 해를 입은 것이다.”
037_0807_c_12L世尊告曰汝諸苾芻勿生異念昔時豺者卽是今日提婆達多昔時牸羊卽是今日靑蓮花色苾芻尼往時雖述悲苦之言不免身死今日雖作種種悲言亦還被害
037_0808_a_01L그때에 제바달다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세존에게 여러 차례 해를 입혀서 세 가지 무간업을 모두 지었다. 큰 돌을 던져서 세존을 맞혀 여래의 몸에 피를 흘리게 했으니 이것이 첫 번째 무간업이요, 승단[僧伽]의 화합을 깨트렸으니 이것이 두 번째 무간업이요, 올발라색 비구니의 목숨을 끊었으니 이것이 세 번째 무간업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모든 지혜를 얻지 못하였고, 나머지 다른 일도 아직 이룬 것이 없다. 이런 업에 의해 나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지옥[捺落迦]에 떨어질 것이다.’
037_0807_c_17L時提婆達多復生是念我於世尊屢爲尤害三無閒業具已造之以大拋石遙打世尊如來身惡心出血此是第一無閒之和合僧伽而爲破壞此是第二無閒之業蓮花色尼故斷其命此是第三無閒之業然我未能獲一切智餘諸事亦未見成准斯業道更無生決定當往捺落迦中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손으로 턱을 고이고 한쪽에 물러앉아 시름에 빠져 있는데, 그때 포랄나(哺刺拏:외도의 이름)가 일이 있어 지나가다가 보고서 말하였다.
“제바달다여, 당신은 지금 어찌하여 손으로 턱을 고이고 한쪽에서 시름에 젖어 있습니까?”
제바달다가 그에게 말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지금 시름을 없앨 수 있겠느냐? 성냄[瞋惱]으로 인하여 세존에게 여러 차례 해를 끼쳤고 아울러 이미 세 가지 무간업을 지었으니, 오랫동안 큰 지옥에 머물면서 끝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037_0808_a_02L作是念已手支頰退在一邊愁思而坐時晡剌拏有緣須過遇到其邊而告之曰婆達多爾今何意以手支頰退在一邊愁思而住彼便告曰如何我今得無愁思因嗔惱故於世尊邊屢爲尤幷已具造三無閒業夂當住在大捺落迦受無隙苦
포랄나가 말했다.
“나는 늘 여러 석가 종족 가운데 오직 당신만이 총영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 보니 그대도 역시 어리석군요. 어찌 그대로 하여금 시름에 젖게 할 후세(後世:내세)가 따로 있겠습니까? 만약 후세라는 것이 있고 네가 그런 업을 지었다면, 나도 역시 그것을 근심해야할 것입니다.”
037_0808_a_09L晡剌拏曰我常謂諸舍迦種內唯汝一箇解了聰明謂汝今亦成愚憃豈有後世令汝見若有後世汝造斯業者我亦爲斯愁思而住
포랄나는 제바달다의 생각을 풀어 주기 위하여 그의 앞에서 자기의 병을 깨트리면서 말하였다.
“천상이나 세간이나 이것을 다시 맞출 수는 없습니다. 후세라는 것은 없는 것이니, 누가 가서 그것을 받는단 말입니까? 지은 자 받는 자가 있다는 말은 헛된 말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겁비라벌솔도성(劫畢羅伐窣覩城:가비라위성, 실달타 탄생처)에 가서 천자(天子)로 자칭하여 왕이 된다면, 나는 마땅히 당신의 첫 번째 성문이 되겠습니다.”
이때 제바달다는 곧 성인은 없다고 비방하고, 삿된 견해[邪見]를 일으켜서, 모든 선근이 다 끊어지게 되었다.
037_0808_a_13L彼爲開解天授情故便於對面撲破己缾而告曰縱天世閒能令此更爲和會更無後世誰往受作者ㆍ受者竝成虛說然而可往劫畢羅伐窣睹城自稱天子爲王而住我當作汝第一聲聞于時提婆達多便謗無聖邪見遂興能令一切善根斷絕
037_0808_b_01L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제바달다가 가졌던 선근은 이렇게 단절된 것이다. 비구들아, 저 제바달다에게 선법이 조금만 있는 것을 보았다면, 나는 제바달다에게 ‘너 제바달다는 나쁜 세상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1겁(劫) 동안 지옥에 머물러 견디기 어려울 것이며, 또한 구원되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수기(授記)하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저 제바달다에게 선법이 털끝만큼이라도 남아 있음을 보지 못했다. 나는 이제 제바달다에게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거기에서 1겁(劫)을 머물러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더라도 구원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수기하노라.
037_0808_a_20L爾時世尊告諸苾芻曰汝等應知婆達多所有善根從斯斷絕汝諸苾我若見彼提婆達多有少白法我不授記提婆達多汝提婆達多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又汝苾芻我不見彼提婆達多有少白法如毛端許我方授記提婆達多汝提婆達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
비유컨대, 마을이나 성읍을 가면 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똥과 오줌이 가득한 구덩이가 있는데, 깊이는 한 길 남짓하고 냄새가 고약하여 가까이하기 어렵다. 이때 한 사람이 이 분뇨 구덩이에 떨어져 머리와 손발에 이르기까지 모두 빠졌다고 하자. 뒤에 또 한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긴긴 세월동안 의리를 흠모하는 자이며, 이로움을 베풀길 좋아하는 자이며, 즐거움을 일으키는 자이며, 즐거움을 주는 자이며, 남에게 안온함을 베푸는 자라고 하자. 이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분뇨 구덩이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보고서 빠져 있는 사람을 구제할 마음을 낼 것이다. 분뇨 구덩이에 빠진 사람이 몸뚱이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이라도 분뇨가 묻지 않은 곳이 있으면, 그는 방편을 써서 그를 나오도록 할 것이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어느 한 부분도 분뇨가 묻지 않은 곳을 보지 못했을 때도 그 사람을 나오도록 끌어낼 수 있겠느냐?
037_0808_b_06L譬如去村及去城邑其路不遠有糞屎坑深可丈餘臭穢難近時有一人墮斯坑內頭及手足竝皆淪沒有一人每於長夜爲慕義者ㆍ爲樂利者ㆍ爲與樂者ㆍ爲與歡者ㆍ施安隱者其人到彼糞屎坑邊周帀觀望情存救濟我若見彼墮糞屎人有片身分無糞污者我當方便引之令出旣遍觀察不見其人有少身軀不被糞污乃至手許可拔令出
비구들이여, 나도 역시 이와 같다. 저 제바달다에게 조그만 선법이라도 있는 것을 내가 안다면, 나는 제바달다에게 ‘너 제바달다는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1겁(劫)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으며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수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037_0808_b_15L汝諸苾芻我亦如是我若見彼提婆達多有少白法我不授記提婆達多汝提婆達多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
너희 비구들아, 나는 저 제바달다에게 선법이 털끝만큼도 있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로소 제바달다에게 ‘너 제바달다는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그곳에 1겁 동안 머물러도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수기한 것이다.
037_0808_b_18L汝苾芻我不見彼提婆達多有小白法如毛端許我方授記提婆達多提婆達多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
모든 비구들은 알아야 한다. 제바달다는 이미 세 가지 죄를 지었으므로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거기에서 1겁 동안 머물되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 무엇을 세 가지 죄라 이르는가?
037_0808_b_22L汝諸苾芻應知天授已具三法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何謂三法
037_0808_c_01L비구들이여, 제바달다는 죄악과 탐욕을 모두 일으켜 끝내 그 죄악과 탐욕에 이끌리게 된 것이다. 제바달다가 죄악과 탐욕을 일으키고 그 탐욕에 이끌리었으니, 이것이 제바달다가 최초로 지은 죄악법이다. 이에 제바달다는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마땅히 거기에 1겁 동안 머물러 견디지 못해도 구제되지 못할 것이다.
037_0808_c_01L汝諸苾芻婆達多先具生其罪惡樂欲遂便遭彼惡欲所牽提婆達多旣生惡欲被欲牽已此謂是彼提婆達多最初成就罪惡之法提婆達多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
비구들이여, 제바달다는 악지식(惡知識:악한 벗)을 가까이하고 선한 도반을 얻지 못하여 악한 사람과 사귀었다. 이것이 제바달다가 두 번째 성취한 악법이다. 이에 제바달다는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1겁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고통을 견디지 못해도 구제되지 못할 것이다.
037_0808_c_06L又諸苾提婆達多近惡知識得不善伴惡人交提婆達多旣近惡知識得不善伴共惡人交已此謂是彼提婆達多第二成就罪惡之法提婆達多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
여러 비구들이여, 제바달다는 작은 부분에 해당하거나 낮은 수준의 깨달음을 얻을 적에는 만족스러워하고 기뻐하고서, 수승하고 높은 공부가 있는데도 나아가 이것을 더 닦지 않았다. 이것이 저 제바달다가 성취한 세 번째 악법이다. 이에 제바달다는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태어날 것이며 거기서 1겁 동안 머물러 견디기 어려워도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
037_0808_c_12L又諸苾芻提婆達多得其少分得其下品證悟之時便生喜足縱有勝上更不進修提婆達多旣得少分得其下品證悟之時便生喜足縱有勝上更不進修已此卽是彼提婆達多第三成就罪惡之法提婆達多生惡道者ㆍ生泥黎者當住一劫不堪救療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37_0808_c_18L時世尊說伽他曰
세상 사람들아 너희들은
죄악과 탐욕을 내지 말라.
너희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알아야 한다.
죄악과 탐욕은 재앙을 부른다는 것을.
037_0808_c_19L勿汝世閒人
生於罪過欲
由斯爾當識
惡欲所招殃

세상은 모두 알라. 제바달다는
총명해도 마음을 조복하지 못하고
욕심을 줄이지 못한 채
겉모습만 번지르르하다 것을.
037_0808_c_21L世竝知天授
聰明不伏心
不能存少欲
空持美形狀

그는 교만하고 방일(放逸)하며
세존을 능멸하려고 하였지.
그러므로 나는 이 사람에게
1겁 동안 무간지옥에 머문다고 수기하였네.
037_0808_c_22L彼便行驕逸
欲陵於世尊
故我記斯人
一劫生無隙
037_0809_a_01L
간탐(慳貪)은 악한 생각을 낳았고
사견(邪見)은 공손함을 저버렸네.
그가 살 무간지옥은 반드시
네 문(門)이 꼭꼭 잠겨 있다네.
037_0808_c_23L慳貪生惡念
耶見不虔恭
定生無隙中
四門牢閉塞

만약 그가 허물없는 나를
모질게 비방하여 허물을 만들어낸다 해도
지금 세상이건 미래 세상이건
스스로 받는 어리석은 사람일세.
037_0809_a_02L若他無過失
惡謗令生過
今世若後世
自受愚癡人

이를테면 사람이 큰 바다에
독이 든 병으로 물을 더럽히려 해도
가없이 넓고 넓은 바다에
결코 해악을 끼칠 수는 없다네.
037_0809_a_03L 若人於大海
毒缾令水壞
溟渤寬亡際
遣惡定無緣

이와 같이 세존에게
악한 사람이 비방하여도
자리와 이타를 늘 행하니
허물과 비방이 통하질 않네.
037_0809_a_04L如斯於世尊
惡人生謗讟
常行自他利
罪謗豈能成

정견(正見)으로 마음은 늘 고요하니
악연(惡緣)이 발붙일 수 없는 것.
그에게 공양하면 선지식 되고
그와 가까이하면 총명하게 되나니
이제부턴 악을 짓지 말고
그를 공경하고 의지하여라.
037_0809_a_06L正見心常靜
惡緣無處生
應共爲知識
親近者聰明
由斯不造惡
恭敬可依行

그런데 이때 제바달다는 성인의 말씀을 비방하고 훼손하며 삿된 견해를 내어 선근(善根)을 완전히 끊었다. 금생만 있고 결코 내세는 없다고 말하면서 무리들에게 따로 다섯 가지 법을 만들어 다음과 같이 널리 알렸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사문 교답마와 그의 무리들은 모두 유락(乳酪:소젖으로 만든 유제품)을 먹는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그것들을 먹지 않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송아지를 배고프게 하기 때문이다. 또 사문 교답마는 물고기와 고기를 먹는 것을 허락한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먹지 말아야 한다.
037_0809_a_08L於是提婆達多謗毀聖說決生耶見定斷善根但有此生更無後世作是知已於其徒衆別立五法便告之曰爾等應知沙門喬答摩及諸徒衆食乳酪我等從今更不應食何緣由令彼犢兒鎭嬰飢苦又沙門喬答摩聽食魚肉我等從今更不應食
무슨 까닭인가? 중생의 생명을 끊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사문 교답마는 소금을 먹는 것을 허락한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소금을 먹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소금 속에는 흙먼지가 많기 때문이다. 또 사문 교답마는 옷을 받아 입을 때 천을 잘라낸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옷을 쓸 때 자투리를 길게 남겨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천을 짠 직공들의 공로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또 사문 교답마는 조용한 곳[阿蘭處]에 머문다. 우리들은 지금부터 마을에 거주한다. 왜냐하면 조용한 곳에만 머무는 것은 시주가 주는 시주물을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정리하여 게송으로 말했다.
037_0809_a_15L何緣由此於諸衆生爲斷命事又沙門喬答摩聽食其鹽我等從今更不應食何緣由此於其鹽內多塵土故又沙門喬答摩受用衣時截其縷績我等從今受用衣時留長縷績何緣由此壞彼織師作功勞故又沙門喬答摩住阿蘭若處我等從今住村舍內緣由此棄捐施主所施物故內攝頌
037_0809_b_01L
유락이나 물고기나
고기나 소금을 먹지 않는 것
옷자락을 길게 입고, 마을에 사는 것
이것이 제바달다의 다섯 가지 법이니라.
037_0809_b_01L不飡於乳酪
魚肉及以鹽
長績在村中
是天授五法

이때 박가반(薄伽畔)은 인간 세계를 유행하시다가 차츰차츰 실라벌실저국(室羅筏悉底國:사위국)으로 오고 있었다. 이때 제바달다는 드디어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사문 교답마에게 여러 차례 해(害)를 가하였지만 끝내 그의 목숨을 거두지 못하였다. 이제 그의 아내를 능욕해야지.’
드디어 그는 겁비라벌솔도성으로 가서 사신을 시켜서 야수다라에게 통보하였다.
“사문 교답마는 이미 왕업(王業)을 버리고 출가하였다. 그러하기 때문에 나는 그의 자리를 계승하려고 왔다. 그대는 나의 아내가 되어 주겠는가?”
037_0809_b_03L于時薄伽畔遊歷人閒漸行次至室羅筏悉底國時提婆達多遂生是念我於沙門喬荅摩屢興刑害而竟不能傷損其命我今宜可於其妻室而爲陵辱遂便往詣劫比羅筏窣睹城遣使報彼耶輸達羅曰沙門喬答摩已捨王業而作出家我爲是緣故來紹繼爾宜與我爲妻室乎
그때에 야수다라는 이런 연락을 받고 즉시 사람을 시켜 이 일을 구미가(瞿彌迦)에게 알렸다. 구미가는 야수다라에게 대답하였다.
“당신은 사신을 보내어 제바달다에게 ‘보리살타인 내가 옛적에 손을 잡았었는데, 만약 그 힘을 견딜 수 있다면 나에게 와라’라고 하십시오.”
037_0809_b_11L時彼得信遂便巡事告瞿彌迦時瞿彌迦報耶輸達羅曰仁應遣使告天授云菩提薩埵我昔執手彼力堪持汝若有能可來見就
이때 제바달다는 수치심이 없어 자기의 힘도 생각하지 않고 궁중으로 진입하였다. 뜰로 올라가서 앉으려고 할 때 구미가가 궁녀들을 돌아보고 빙그레 웃었다. 이에 제바달다는 자신도 모르게 합장하고 우두커니 있었다. 그때에 대낙근나(大諾近那)의 힘을 가진 구미가가 왼손으로 제바달다를 움켜쥐니, 제바달다의 열 손가락에서 피가 솟더니 마구 흘러나왔다. 마침내 보리살타가 옛적에 놀던 연못으로 그를 집어 던졌다. 못에 빠진 제바달다는 큰소리로 비명을 질러댔다.
037_0809_b_15L是時天授情無羞恥不忖己骸力進入中宮進陛昇階欲就其時瞿彌迦顧諸宮女咍然而笑授不覺合掌而居時瞿彌迦有大諾近那力遂將左手握其天授于時十指逬血驚流遂於菩提薩埵昔遊戲池擲之池內旣墮池已出大叫聲
037_0809_c_01L이때 석가족들이 달려와서 서로 이야기하였다.
“제바달다가 자신의 힘을 생각하지 않고 궁내로 들어가 왕궁을 능멸하려고 했는데, 도리어 연못에 떨어져 비명을 지르고 있구나.”
그들은 마침내 서로에게 말하였다.
“궁중으로 난입하였으니 목숨을 끊어야 옳다.”
037_0809_b_21L時舍迦競來奔就遂詳議曰提婆達多不恃其力輒入宮內欲事欺陵復尋聲見在池內遂相告曰斯內亂可斷其命
그들은 다시 상의하였다.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데 더 이상 해는 가하지 말자. 세존께서 제바달다에게 수기하시기를 ‘악도에 태어날 것이며 지옥에 떨어질 것이며 1겁 동안 무간지옥에 머물면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당하지만 구제받지 못한다’고 하셨으니, 그는 죽은 사람과 다름이 없다. 수고롭게 더 이상 해칠 필요가 있겠느냐?”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를 버려두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037_0809_c_02L復更議曰勿於死人更加其害世尊記此提婆達多生惡道者ㆍ墮泥黎者無閒一劫不堪救療卽與死相似更復何勞見害于時人衆捨不與言
그때 제바달다는 연못에서 나와 하수구를 통하여 달아나다가 말뚝에 걸려서 입고 있던 옷이 찢기고 횐 모직물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잘 됐다. 이 옷이 교묘하게도 정의(淨儀)에 딱 들어맞는구나. 성문인 나를 위하여 군복(裙服:下衣)을 만들어 주었구나.’
또 한때에 석가 종족들에게 고하였다.
“당신들은 마땅히 나를 왕으로 책봉해야 한다.”
석가 종족 사람들이 대답했다.
“보살살타가 현재 내궁(內宮)에 있으니, 당신은 권세를 잡아서 그를 복종시키고 그를 아내로 맞아들여야 비로소 왕이라고 칭할 수 있다.”
037_0809_c_06L時提婆達多從池起已於水竇中逃走而出被其橛杙裂所著衣白㲲一條遂成兩片便作是念善哉斯服巧稱淨儀爲我聲聞制其裙服又於一時告舍迦種汝等宜可策我爲王諸人報曰菩提薩埵現有內宮汝可秉權令其賓伏旣納妻室方可稱王
그때 제바달다는 석가 종족의 처소에서 질투심을 가라앉히고 공포심을 제거한 뒤에 드디어 궁중으로 들어갔다. 그는 높은 누각으로 올라가서 야수다라의 처소로 가서 합장하고 한쪽에 서서 말했다.
“은택을 베풀어 불쌍하게 여기시고 대부인이 되어 주신다면, 나는 곧 이 고을에서 왕으로 일컬어질 것입니다.”
037_0809_c_13L時提婆達多於舍迦處息其猜貳除恐怖心遂入宮中昇高樓到耶輸達羅所合掌一邊而白之幸存恩澤曲見哀憐汝爲國大夫我乃稱王此邑
그때에 야수다라는 대발색건타(大鉢塞建拕)의 힘을 가지고 보배상[寶床]에서 일어나 제바달다에게 다가가서 합장한 손을 잡고 두 무릎을 꺾어 땅에 꿇게 하니, 제바달다의 열 손가락에서 피를 흘리며 땅에 뒹굴면서 아픔을 참지 못하였다.
037_0809_c_17L時耶輸達羅有大鉢塞建拖力從妙寶牀起就天授其合掌雙膝摧地天授十指逬血流婉轉于地痛不自勝
037_0810_a_01L그때 야수다라가 그에게 말했다.
“너는 참으로 무뢰하고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구나. 잠깐 손을 잡았는데도 견디지 못하는데, 하물며 합궁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느냐? 전륜왕만이 나의 남편이 될 자격이 있느니라. 지금은 맨 마지막으로 보리살타가 사람 몸을 받았기 때문에 내가 의식에 맞추어 그의 부인이 되었지만, 그 밖에 어떤 사람도 나의 배우자가 될 수 없다.”
037_0809_c_20L時耶輸達羅而告之曰汝眞無賴愚惷之極蹔執其手已不堪任況復求念以充交合轉輪王主應作我夫或最後生菩提薩埵我充其室方始合儀自外諸人全非偶配
이때 제바달다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궁을 나왔다. 석가 종족 사람들은 그가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세존의 처소로 가서 용서를 구하라. 그리고 만약 용서해 주시거든 그때 천자를 자칭하라.”
037_0810_a_02L是時天授懷恥出宮迦諸人見其憂苦而告之曰汝今先可往世尊處求其懺摩若見恕容方稱天子
그때 제바달다는 열 개의 손톱에 독약을 가득 채우고 세존의 처소로 가면서 생각했다.
‘만약 사문 교답마가 나를 용서해 준다면 그야 좋은 일이겠지만,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를 만나 절하고 나서 이 독을 묻힌 손톱으로 그의 발을 할퀴어 상처를 내야겠다.’
그는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두 발에 절하고 세존께 청하였다.
“원컨대 저를 불쌍히 여겨 용서해 주소서.”
037_0810_a_05L時提婆達多以極嚴毒塡十爪中詣世尊邊作如是念若沙門喬荅摩見恕我者斯曰善哉必也不容我當就禮以其毒爪摑足令傷旣至佛邊頂禮雙足請世尊曰幸願哀憐見容恕我
그때 세존께서는 제바달다가 무슨 마음을 먹고 세존의 처소로 왔는지 관(觀)하시고, 그가 세존을 살해할 생각을 품고 있음을 감지하시자, 드디어 신통력으로써 양 다리의 무릎 이하를 수정석(水精石)으로 변하게 하시고는, 잠자코 앉아 계셨다. 이때 제바달다는 묵묵히 앉아 계신 세존을 보자 성을 내며 해칠 생각을 내서 즉시 독을 묻힌 손톱으로 세존의 발을 할퀴었다. 이때 그의 열 손톱은 모두 젖혀지고 꺾이면서 도리어 자신이 독의 해를 입었다. 이에 그는 매우 고통스러워하였다.
037_0810_a_10L于時世尊觀其天授作何種心來向我所鑑知天授爲殺害情遂以神力變雙膝下成水精石嘿然而住時提婆達多見嘿無語遂起嗔心興其害意便以毒爪爮摑世尊時十指竝皆摧破返中其毒生大苦
이때 아난타 존자가 그에게 말했다.
“제바달다여, 당신은 세존께 귀의하라.”
그는 아난다에게 대답하였다.
“대덕이여, 만약 내가 부처님께 귀의한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만약 불타에게 귀의하면 악도에 태어나지 않고, 이 몸을 버리고 나면 좋은 하늘에 태어난다’는 말과 같이 되어야 할 텐데, 세존께서는 나에게 수기하기를 ‘마땅히 악도인 무간지옥에 태어나되 1겁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가 만약 하늘에 태어난다면 그의 말은 허망한 말이 될 것이요, 내가 만약 나쁜 세상에 태어난다면 도리어 거짓말이 될 것이다.”
037_0810_a_16L是時尊者阿難陁而告之曰天授爾可歸依世尊報阿難陁曰大德今若其歸依佛者如佛言曰若歸依佛陁不生於惡道捨棄人身已當生勝天上然而世尊記我當生惡道泥黎耶中無閒一劫不堪救療我若生彼成虛語若墮惡趣還是妄言
037_0810_b_01L이와 같이 그가 몹시 성을 낼 때 악업이 이미 가득 차서 더 이상 기다릴 것이 없었으므로 무간지옥의 불꽃이 그의 몸을 두루 태웠다. 드디어 그는 큰 소리로 절규하면서 말하였다.
“대덕 아난다여, 나는 지금 불타고 있다. 나는 지금 구워지고 있다.”
037_0810_a_22L生如是極嗔怒時惡業旣圓更無所無閒之火遍燎其身遂便叫喚高聲告曰大德阿難陁我現被燒我今被炙
이때 존자[阿瑜窣滿] 아난타(阿難陀)는 그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자비심이 생겼으며, 더구나 그와는 친족 간이라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최대한의 정성으로 달타갈다(怛他揭多:如來)ㆍ아라한(阿羅漢)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에게 귀의하여야 마땅하니, 다른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
037_0810_b_03L時阿瑜窣滿阿難陁旣見其苦極軫慈悲又於親族更加愛念而告之曰提婆達多汝今宜可極想歸誠怛他揭多阿羅漢三藐三佛陁勿爲餘念
그때 제바달다는 큰 불길에 싸여 몸뚱이가 타올랐다. 현전(現前)한 업보에 극심한 괴로움을 받으면서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 말로 부르짖었다.
“이 몸뚱이가 뼈에 사무치도록 세존께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이 말이 끝나자, 그는 무간지옥 속으로 떨어졌다.
037_0810_b_07L其時天授被無隙火燎炙其身業報現前受嚴極苦深心慇重口自唱言今日我身乃至徹骨於薄伽畔至心歸伏說斯語已現身墜墮無閒無隙捺落迦中
이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제바달다의 선근(善根)은 1대겁(大劫)에 걸친 무간지옥으로 이어져 그의 죄업이 끝난 뒤에 사람의 몸을 받은 것이며, 온갖 것을 닦고 익혀 끝내는 이름이 구골(具骨)이란 벽지불[鉢刺底迦佛陀]을 증득할 것이다. 이미 증득하게 되면 그는 그때 발우를 들고 마을을 돌 것이며, 밥을 얻은 뒤엔 본처(本處)로 돌아가 발우를 한쪽에 두고 손과 발을 씻고 밥을 먹으려고 하다가, 드디어 마음을 거두잡아 전생[宿世]을 관할 것이다.
‘내가 무슨 인연으로 오랜 동안 생사의 윤회에 빠져 허덕이다가 금생에서야 깨닫게 되었는가.’
037_0810_b_11L于時世尊告諸苾芻汝等應知提婆達多善根已續於一大劫生於無隙大地獄中其罪畢已後得人身展轉修習終得證悟鉢剌底迦佛陁名爲具骨當爾之時旣獲證已持鉢巡家旣獲所飡還歸本處置鉢一面洗手濯足方欲就飡遂乃攝心觀其宿世我緣何事夂在生津迷惑輪迴今身覺悟
037_0810_c_01L드디어 그는 전생에서 세존께 갖가지 악하고 패역무도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전생에서 보리살타의 본행(本行)을 닦을 때에 태어나는 세상마다 항상 원수가 되었는데, 그를 조금 공경하고 공양한 인연으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얻어다 놓은 밥은 조금도 먹지 않고, 마침내 공중으로 솟아올라 큰 광명을 놓고 온갖 신통변화를 나타내며,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의 묘한 경계에서 원만한 적정을 증득할 것이니라.”
037_0810_b_19L遂便觀見於世尊邊造其種種惡逆之事復見往昔世尊本行菩薩時世世生生常爲怨隙但由少許恭敬利養而至於此旣了斯事其所獲飡一不曾食遂昇空裏放大光明現諸神變已於無餘依妙涅槃界而證圓寂
존자 사리불[舍利弗呾囉]과 목건련[毛嗢揭羅演那]은 때때로 지옥에 가서 살펴보곤 하였는데, 그때마다 사리불이 목건련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나와 함께 무간지옥에 가서 제바달다를 위문하지 않겠는가.”
이때 사리불과 목건련은 함께 아비지옥으로 갔다.
037_0810_c_02L時阿瑜窣滿舍利弗呾囉ㆍ毛嗢揭羅演那每於時時往捺落而爲看行時舍利弗呾囉告毛嗢揭羅演那曰仁可共我往無隙獄觀其天授爲慰問耶于時舍利弗呾囉與毛嗢揭羅演那往阿毘止旣至其
그때 사리불은 목건련에게 말했다.
“지금 여기가 바로 아비지옥이란 것을 그대는 알겠는가. 상하와 사방이 통하지 않은 곳이 없어 한번 불이 붙으면 사나운 불꽃이 결코 중간에 꺼지는 일이 없다네. 그대는 대신통력을 가진 대덕 가운데 세존께서 이미 신통제일이라고 수기하셨으니, 마땅히 마음을 써서 이 무간지옥을 관찰하고, 고통 받는 중생들은 위하여 저 불을 꺼야 할 것이오.”
이렇게 말하자 목건련은 즉시 큰 물의 선정[大水之定]에 들었다. 선정에 들자 장대같은 비가 쏟아져서 아비지옥으로 들어갔지만, 모두 공중에서 증발되어 없어지고 말았다. 또 쟁기의 끌채 같고 수레의 굴대 같이 굵은 비를 쏟아 부었지만, 빗물은 역시 모두 증발되어 없어지고 말았다.
037_0810_c_08L時舍利弗嗢囉命毛嗢揭羅演那仁今知不此卽是其阿毘止處下四邊無不通徹一焰猛火中無閒仁於大神大德衆內世尊記說以爲第一應可運心觀無隙獄受苦情類爲滅火災說是語已時毛嗢揭羅演那便入如是大水之定旣定心已從上注雨渧如杵大入阿毘止其水於空悉皆消散復注大雨滴若犂轅ㆍ或如車軸然其雨水亦皆消散
037_0811_a_01L그때 사리불은 이것을 보고 즉시 생각을 거두어 뛰어난 해행의 선정[勝解行定]에 들었다. 선정에 들자, 물살이 불어나 지옥을 가득 채우니, 불꽃으로 고통 받는 소리가 줄어들었다.
그때 목건련 존자가 명령하였다.
“제바달다여, 만약 앞으로 나올 수 있거든 앞으로 나오라.”
이 명령이 떨어지자, 제바달다라는 이름을 가진 천여 명이 앞 다투어서 뛰어나왔다. 그때 마하목건련 존자가 그들 무리에게 말했다.
“만약 이 중에 세존과 친척 형제인 제바달다가 있거든 이리로 오라.”
037_0810_c_17L舍利弗嗢囉見斯事已遂便斂念入勝解行定旣入定已其水滂沛遍滿獄中受苦聲除服其本念時阿瑜窣滿ㆍ毛嗢揭羅演那發言命若是提婆達多可應前進聞斯命有多千數提婆達多競來奔就阿瑜窣滿ㆍ摩訶毛嗢揭羅演那報斯衆曰若是世尊之親兄弟提婆達多宜應住此
그때에 제바달다가 곧 사리불과 존자 마하목건련 앞으로 와서 두 존자의 발에 절하였다. 두 존자가 물었다.
“제바달다여, 네가 받는 큰 지옥의 고통이 다른 사람과 차별이 있느냐?”
제바달다가 대답했다.
“아비지옥에서 공통으로 받는 고통은 말씀드릴 필요가 없겠지요. 그런데 이 몸이 받는 특별한 고통을 말씀 드릴 테니, 잘 들어 보십시오.
철위산에서 불꽃이 일어나 한 개의 큰 불덩어리를 이루는데, 그것이 제가 있는 곳으로 와서 내 몸뚱이를 짓이기고 부수되, 흡사 돌로 삼씨[麻子]를 갈아서 기름을 내듯합니다. 또 아주 날카로운 두 이빨이 쇠톱 모양을 하고 있는데, 뜨거운 불꽃을 튀기면서 내 몸뚱이를 자르되, 온 몸뚱이가 조각조각 떨어지도록 자릅니다. 또 불에 뜨겁게 달군 쇠몽둥이가 있는데, 빈번하게 제 머리를 쳐부숩니다. 또 큰 코끼리들이 사방에서 몰려와서 내 몸뚱이를 짓밟아서 쌀가루처럼 짓이겨 부숩니다.”
037_0811_a_03L時提婆達多遂便進就阿瑜窣滿舍利弗呾囉ㆍ摩訶毛嗢揭羅演那旣至其所頂禮二尊之雙足二尊問曰天授汝今所受大地獄有差別不天授答曰且如阿毘止內共受之苦此不須言然於我躬所受別苦幸存聽察時有鐵山火熱遍洪焰通爲一火來至我所磨碎我譬如石上磨油麻子復有極利雙齒鐵鋸猛焰大熱解割我身一一肢骸片片零落又有鐵棒遍皆熱焰數來至打碎我頭復有大象從四方踐踏我身碎如米粉
그때 사리불 존자와 목건련이 함께 그에게 말했다.
“제바달다여,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때로 철위산에서 있는 매우 뜨거운 큰 불덩이가 곳곳에서 일어나 하나로 합쳐져 나에게로 와서 나의 몸뚱이를 부수되 마치 돌 위에 삼씨를 갈아 기름을 내듯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네가 축봉산(鷲峯山)에서 큰 돌을 던져 여래에게 상처를 입혔기 때문이니, 그 악업 때문에 이 괴로운 과보를 얻은 것이다.
037_0811_a_15L時阿瑜窣滿舍利弗呾囉ㆍ毛嗢揭羅演那同告之汝提婆達多如汝所云時有鐵山大熱極熱遍起洪焰通爲一火來至我所磨碎我身譬如石上磨油麻子斯則由汝於其鷲峯山以大拋石打損如來由彼惡業招斯苦果
037_0811_b_01L또 너는 이르기를 ‘벌겋게 달군 쇠몽둥이가 빈번하게 와서 나의 머리를 부순다’고 하였는데, 이는 네가 아라한인 청련화 비구니들 주먹으로 때려서 끝내 죽게 하였기 때문이니, 그 악업 때문에 이러한 괴로움의 과보를 얻은 것이다.
037_0811_a_21L復汝云又有鐵棒遍皆熱焰數數來至打碎我頭斯則由汝於阿羅漢嗢鉢羅色尼拳打其頭遂致終卒彼惡業招斯苦果
또 너는 이르기를 ‘큰 코끼리 떼가 사방에서 몰려와 내 몸뚱이를 밟아 가루처럼 부순다’고 하였는데, 이는 네가 크게 해칠 뜻을 품고 코끼리를 놓아 세존을 밟게 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니, 그 악업으로 말미암아 이 괴로운 과보를 부른 것이다.”
037_0811_b_02L又復汝云復有大象從四方來踐踏我身碎如米粉斯則由汝起大害意放護財象欲踏世尊由彼惡業招斯苦果
또 두 존자가 명하였다.
“제바달다야, 네가 지금은 비록 그와 같은 매우 심한 고통을 받지만 세존께서 너에게 수기하시길 ‘이 죗값을 다 받고 나면, 끝내는 벽지불을 증득하여 이름을 구골이라 하리라’라고 하셨느니라.”
그때에 제바달다는 이 말을 듣고, 두 존자에게 말했다.
“만약 그러하다면, 지금 저는 용맹심을 발하여서 이 무간 대지옥 가운데 한 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서 이 고통을 달게 받겠나이다.”
이 말이 끝나자, 그는 갑자기 사라졌다.
037_0811_b_05L二尊命曰提婆達多汝今雖受如斯極苦世尊記汝受斯罪竟終得證悟鉢剌底迦佛陁名爲具骨時提婆達多聞斯語白二尊曰若如是者我今情勇於無隙大地獄中一脅而臥甘受其作是語已忽然不現
그때에 사리불 존자와 목건련은 저 육사외도(六師外道)가 고통 받고 있는 곳으로 갔다. 고가리가(高迦離迦)를 보니, 일백 개의 쟁깃날이 그의 혀를 갈고 있었다. 이때 삭하계주(索訶界主:娑婆世界主)인 범천왕도 또한 두 존자를 따라와 있었는데, 고가리가를 보자, 그에게 말하였다.
“너 고가리가야, 너는 이 두 존자인 비구에게 최고의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이 두 스님은 깨끗한 행을 굳게 지켜 지혜와 신통이 대중 가운데서 제일이시다.”
037_0811_b_11L時阿瑜窣滿舍利弗呾囉ㆍ毛嗢揭羅演那次復詣彼外道六師受苦之處遂便見彼高迦離迦於其舌上有一百犂周遍耕墾于時索訶界主梵天王亦隨二尊而觀見高迦離迦而告之曰汝高迦離迦汝可於此二大尊者苾芻之處起極敬心然此二師堅守淨行智慧神通衆中第一
037_0811_c_01L그때 고가리가는 두 존자를 보고 말하였다.
“죄악과 삿된 욕심에 차 있는 이 두 사람은 어디서 왔느냐?”
이런 몹쓸 말을 하자마자, 일천 개의 쟁깃날이 그의 혀를 갈기 시작했다. 그때 사리불 존자와 목건련은 생각하기를 ‘저런 중생은 죄업이 무거워 구제하기 어려우니 어찌하랴’ 하고 버려두고 떠나갔다.
037_0811_b_19L時高迦離迦見彼二尊便告之曰此二罪惡耶欲之人何來至作此惡言纔發聲已於其舌上遂有千犂而遍耕墾時阿瑜窣滿舍利弗呾羅ㆍ毛嗢揭羅演那作是念曰之有情業重難救無可奈何捨之而
다음은 포랄라가섭파(晡剌拏迦攝波)에게 갔다. 그곳에 이르자, 포랄라가섭은 즉시 나와 두 존자의 두 발에 절하고 말했다.
“원컨대 두 분 대덕께서는 저와 같은 죄인을 살펴 주소서. 저는 옛적에 삿된 법을 말하여 세상을 속이고 바른 믿음을 가로막았습니다. 이 죄업으로 말미암아 5백 개의 쟁깃날이 시시때때로 저의 혀를 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에게서 설법을 듣던 저의 제자들이 저의 뼈를 소중히 여겨서 탑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공양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큰 고통이 겹쳐서 저를 핍박하고 있습니다. 행여 그들을 보시거든 제가 재앙을 받고 있음을 알려 주시고, 아울러 더 이상 그 탑에 공양을 올리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037_0811_c_02L次便往詣晡剌拏迦攝波處旣至彼已時晡剌拏迦攝波遂便就禮二尊雙足而白之曰願二大德察我罪我由昔時說其耶法矯誑時俗遮其正信緣斯罪業有五百犂時時耕又復我諸聽聞弟子於我所重餘骨窣睹波邊呈供養時便有大苦重來逼迫幸能見報我所受殃幷復告更勿於其窣睹波處而興供養時二尊旣然其語遊獄事了俱便返詣贍部洲中
이때 두 존자는 그의 말을 그렇게 듣는 것으로 지옥 방문의 일을 끝마쳤다. 그리고 함께 염부제[贍部洲:사바세계]로 돌아왔다.
그때 두 존자는 세존과 대중들에게 제바달다와 고가리가 및 포랄나 등이 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일에 대하여 모두 설명하였다. 그때 비구들은 모두 의심을 품고 있다가 드디어 세존께 가서 의심을 풀어줄 것을 청하였다.
“대덕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제바달다는 존자의 충고를 긍정하여 받아들이지 않고서, 아비지옥에 떨어져 극심한 고통을 받아 그런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037_0811_c_12L于時二尊對薄伽畔幷諸大衆具爲說彼提婆達多及高迦離迦幷晡剌拏捺落迦中所受苦事旣廣陳已時諸苾芻咸共疑念遂便請問斷疑世尊曰大德世尊何故提婆達多尊所告言不肯見用墮阿毘止受大極苦以至斯耶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비단 오늘만 나의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런 혹독한 형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지난 세상에서도 이미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고뇌를 당한 것이니라.
너희들은 잘 들으라. 내가 전생에 일찍이 부정취(不定聚)1)로 있을 때 보리살타를 행할 때였다.
037_0811_c_18L世尊告曰汝諸苾芻非但今日不用我言受斯刑酷曾於往世不受我言遭其苦惱汝等應聽我曾於昔在不定聚行菩提薩埵行時中在牛趣爲大特牛每於夜中遂便於彼王家豆地隨意飡食旣其旭上還入城中自在眠臥
037_0812_a_01L그때 나는 큰 황소가 되어 밤마다 왕가(王家)의 콩밭에서 내 마음대로 콩을 뜯어먹다가, 해가 떠오르면 도로 성안으로 돌아와 누워 자곤 하였다. 이때 한 마리의 당나귀가 마구간으로 와서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저씨[大舅]는 어찌해서 피부와 혈색이 그렇게 좋고 살이 피둥피둥 쪘습니까? 저는 아저씨가 잠시라도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황소가 그에게 말했다.
‘조카[外甥], 보게. 나는 밤마다 왕가의 콩밭에 나가서 먹이를 뜯어먹다가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내 집으로 돌아온다네.’
당나귀가 말했다.
‘저도 아저씨를 따라가서 먹을 수 있을까요?’
황소가 대답했다.
‘조카, 그대는 너무 잘 울고, 그 우는 소리가 멀리 들리니, 그 울음소리 때문에 잡히지나 말도록 하게.’
당나귀가 대답했다.
‘제가 만약 따라가면 결코 우는 소리를 내지 않겠습니다.’
037_0812_a_02L時有一驢來就牛所而作斯說大舅何故皮膚血肉悉竝肥充我曾不睹蹔出遊放牛告之曰外甥我每於夜出飡王豆朝曦未啓返迹故居驢便告曰我當隨舅同往食耶牛遂告曰外甥汝口多鳴聲便遠及勿因斯響反受纓拘驢便答曰大舅我若逐去終不出聲
드디어 당나귀는 황소를 따라 밭으로 갔다. 울타리를 넘어뜨리고 들어가서 함께 왕가의 콩을 뜯어먹었다. 당나귀는 배가 차기 전까지는 잠잠한 채 아무 소리가 없었는데, 배가 부르게 되자 즉시 말을 꺼냈다.
‘아저씨, 제가 노래를 한번 부르겠습니다.’
황소가 대답했다.
‘잠시만 참아 주게. 내가 밖으로 나가거든 조카 마음대로 노래를 부르게나.’
이렇게 말하고 서둘러서 콩밭을 나왔다. 이에 당나귀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037_0812_a_09L遂乃相隨至其田處破籬同入食彼王苗其驢未飽寂爾無聲旣其腹充卽便告曰阿舅我且唱歌特牛報曰片時忍響待我出已後任外甥作其歌唱作斯語已急走出其驢於後遂便鳴喚
그때 이 왕가의 밭을 지키던 관리가 당나귀를 붙잡아 끌어내면서 사람들에게 알렸다.
‘왕가의 콩밭을 이 당나귀가 먹었으니, 마땅히 고통을 주고 나서 내쫓아 버려야겠다.’
이때 밭을 지키던 관리는 당나귀의 두 귀를 자르고, 나무 절구통을 그의 목에 달고, 심하게 매를 때려서 내쫓았다. 당나귀는 이런 곤욕을 당하고 이리저리 전전하였다. 이를 지켜본 황소는 당나귀가 있는 곳으로 가서 게송을 읊었다.
037_0812_a_14L于時王家守田之輩卽便收掩驅告衆人王家豆田竝此驢食宜須苦辱方可棄之守田人截驢雙耳幷以木臼懸在其痛杖鞭骸趁之而出其驢被辱展轉遊行特牛旣見遂於驢所說伽他

좋은 노래 크게 부르다가
노래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네.
그대는 노래를 좋아했기 때문에
두 귀를 잘리었네.
037_0812_a_20L善歌大好歌
由歌果獲此
見汝能歌唱
截卻於雙耳

그대 입을 다물지 않고
친구의 말을 듣지 않다가
어디 귀만 잘리었나.
목에는 절구통까지 달았네.
037_0812_a_22L 若不能防口
不用善友言
非但截卻耳
舂臼項邊懸

당나귀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37_0812_a_23L驢復伽他而答之曰
037_0812_b_01L
이를 악물고 말수를 줄일 테니
황소 영감님, 그만 좀 떠드시오.
당신은 살금살금 밤에만 먹지만
오래지 않아 밧줄에 묶일 것이오.”
037_0812_b_01L缺齒應小語
老特勿多言
汝但行夜食
不夂被繩纏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달리 생각하지 말라. 그때의 황소가 바로 이 몸이요, 그때의 당나귀가 오늘의 제바달다이니라. 그때 내 말을 듣지 않다가 그런 고통을 당했고, 오늘날 내 말을 듣지 않다가 이와 같은 큰 재앙을 받은 것이다.
037_0812_b_03L世尊告曰汝諸苾芻勿生餘念往時特牛者卽我身是昔日驢者卽提婆達多是往昔不用我言已遭其苦日不聽吾說現受如斯大殃
모든 비구들아, 너희는 알아야 한다. 오늘날 제바달다가 내 말을 듣지 않다가 큰 고통을 부른 것처럼 전생의 일도 다시 들어보아라.
비구들아, 옛날 어떤 마을에 한 장자가 살았는데, 그에게는 온갖 상호가 구족한 한 마리의 큰 소가 있었다. 그때 장자는 사문ㆍ바라문ㆍ의지할 데 없는 가난한 상인들을 청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그들에게 보시한 뒤에 그 소를 풀어 주었다. 상호를 갖춘 그 큰 소는 이제 더 이상 구속됨이 없이 이곳저곳 어슬렁거리면서 놀았다.
037_0812_b_07L又諸苾汝更應知猶如今日提婆達多不用我言招其大苦往昔之事宜可更汝諸苾芻昔於一村有一長者在此而住有一大牛衆相具足時彼長者延請沙門及婆羅門無依無怙貧寠商客普設供養行捨施已遂便解具相大牛隨所遊行更無拘繫
이때 이미 풀려난 큰 소는 마음대로 노닐면서 수초(水草)를 찾아다니다가 깊은 수렁에 빠져서 도저히 제 힘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이때 장자는 해가 지고 어두침침할 때쯤 사람들에게 전해 듣고 소를 찾아 나섰다. 드디어 소가 있는 곳에 이르자, 장자는 생각하였다.
‘수렁은 깊고 소는 커서 나 혼자는 감당할 수 없을 테니 날이 밝거든 아침에 와서 건져 주자.’
037_0812_b_14L時大牛旣蒙釋放隨意遊行追覓水時行陂澤陷深泥內自出無由時長者日將曛暮方見人傳遂尋覓到其牛所長者念曰泥深牛大獨無堪待至明朝詳來濟拔
037_0812_c_01L소가 장자에게 말했다.
‘밧줄을 내 뿔에 매고 그 줄을 내 앞에 놓아두고, 당신은 내일 새벽에 오시오. 만약 원숭이가 와서 나를 괴롭히게 되면, 내가 뿔에 맨 밧줄로써 그를 위협하리라.’
장자는 즉시 밧줄을 소뿔에 매고, 한 쪽 끝은 땅에 둔 채 가버렸다. 어두운 밤이 되자, 원숭이가 왔다. 멀리서 소를 보고 말했다
‘누가 연뿌리[藕根]를 훔치러 이곳에 왔느냐?’
037_0812_b_19L牛遂告可以繩綣繫我角上置於前面曉方來如有猴狢來逼我時我以綣繩振角驚怖其人遂卽以繩繫角長作其綣置地而去旣屆冥宵野猴便遙睹其牛作斯言曰誰於此處偸竊藕根
소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수렁에 빠져 혼자의 힘으로는 나을 수도 없는데, 어찌 남의 연뿌리를 훔칠 마음이 있겠느냐?’
원숭이가 이 말을 듣고 와서 말하기를 ‘나의 맛있는 음식이 이렇게 느닷없이 제 발로 오다니’ 하고, 그 소를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소가 원숭이에게 말했다.
‘너는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서 서로 침범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게 해서 네 몸이 모진 괴로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러나 원숭이는 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소의 옆으로 다가가서 잡아채려고 하였다.
037_0812_c_02L牛便報曰我被泥溺自出無非是竊心盜他蓮藕猴聞是語遂與言曰我之美膳何忽自來遂近其牛欲爲屠害牛告猴曰爾宜遠我見相陵勿使汝身遭羅苦毒猴雖聞告不齒其言遂就牛邊欲爲摣掣
이때 큰 소[勃利沙婆]한역으로는 우왕(牛王)이라 한다.는 자기의 말이 먹히지 않음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812_c_07L勃利沙婆譯爲牛王見不用言說伽他曰

나는 연뿌리를 훔친 적도 없고
연뿌리를 도둑질하지도 않았노라.
기어코 나를 잡아먹으려거든
내 등에 올라타서 갈라야 할 것이다.
037_0812_c_08L我非偸藕根
亦非盜蓮者
必若情存食
上背應從刳

원숭이가 말하였다.

‘그래 바로 이때다. 등 뒤부터 차례로 먹어야지.’
그리고는 소의 등으로 올라가 입을 대고 물어뜯으려고 하자, 소가 뿔을 흔들어 밧줄로 원숭이의 목을 감았다. 줄이 목에 감기자, 원숭이의 몸뚱이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이때 소가 게송으로 말했다.
037_0812_c_10L猴曰今正是時應從背後次第而食擲上牛背下口欲飡牛角振綣羂著猴項遂便擺索空裏懸身于時大牛說伽他曰

너는 뛰어나고 젊은 나이에
광대가 되어 공중에서 춤추고 있네.
들판에는 보아 줄 사람 없으니
재주를 부리려거든 마을로 가거라.
037_0812_c_14L汝是美少年
戲者空中儛
騁伎於村田
野田無施主

이때 원숭이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37_0812_c_16L是時野猴亦以伽他而答牛曰

나는 춤추는 자도 아니고
뛰어나고 젊은 나이도 또한 아닐세.
제석천이 사다리를 내려 주면
나는 범천으로 올라가리라.
037_0812_c_17L我非作儛者
亦非美少年
帝釋投梯下
吾當往梵天

소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812_c_19L又復牛王更說頌曰

제석천은 그대에게 범천에 올라갈
사다리를 내려 주지 않을 것이네.
밧줄이 재빨리 목을 조여
이제 생명도 다하리로다.
037_0812_c_20L實非天帝釋
投梯往梵天
繩綣急勒項
性命此時窮
037_0813_a_01L
너희 비구들아, 다른 생각은 하지 말라. 그때의 소가 바로 내 몸이요, 그때의 들 원숭이가 바로 제바달다이니라. 그때에도 내 말을 듣지 않다가 그런 고통을 당했고, 오늘날도 내 말을 듣지 않아 그러한 큰 재앙을 받았느니라.”
037_0812_c_22L汝諸苾芻勿生異念昔時牛王者我身是往日野猴卽天授是往昔不用我言已遭其苦今不聽吾說現受如斯大殃
그때에 비구들은 또 의심이 생겨 이 의심을 끊으려고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제바달다는 세존의 처소에서 그토록 심하게 성을 내어 바른 말씀을 따르지 않다가 아비지옥에 떨어져 몸뚱이를 불태우는 고통을 받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 말을 듣지 않다가 사나운 불을 만나도 아무런 구원도 받지 못하는 것이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너희 비구들은 내 이야기를 다시 들어 보아라.
037_0813_a_03L時諸苾芻復有疑念遂便請問斷疑世尊何故提婆達多於世尊所起大嗔心不隨正語生阿毘止大苦燎身世尊告曰非但今日不用我言身遭猛火一切無救汝諸苾芻宜更應聽
옛날 한 왕도(王都:수도)에 제저가(制底迦)란 왕이 교화로써 나라를 잘 다스리고 있었다. 왕의 복력(福力)으로 나라는 번영하고 부유하였으며, 안락하고 풍족하였으므로, 아무도 빈궁하게 사는 사람이 없었다. 왕은 또 수승한 복이 있어서 자리에 앉으려고 할 적마다 하늘들이 자리를 받들고 공중에 머물게 하였다.
037_0813_a_08L曾於往昔有一王都王名制底迦化於此時王福力令其國界富饒昌熾安隱豐樂多諸人衆無所匱乏復其王有大勝福每欲坐時有諸天衆捧其座足止在空裏
이 왕은 국정을 맡은 한 대신은 두었는데, 이 대신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첫째는 이름이 출희(出喜)요, 둘째는 이름이 중애(衆愛)였다. 이때 큰 아들은 자기의 아버지가 잘못된 법을 가지고 민중을 다스리는 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내가 맏아들이니 당연히 아버지의 관직을 세습할 것이다. 아버지가 죽고 내가 대신이 되면 나도 또한 잘못된 법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다스리게 될 것이고, 이 악업으로 말미암아 지옥에 태어날 것이 뻔한 일인데, 차라리 내가 지금 출가하여 수행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있겠는가’ 하고, 마침내 아버지에게 가서 출가를 허락해 줄 것을 간절히 빌었다. 이에 그는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속세를 떠나 세존께 출가하였다.
037_0813_a_13L其王有一知國大臣便生二子大名出喜ㆍ小名衆于時大兒每見其父以法非法而教於衆遂便念曰我爲長子職合襲我父終亡當大臣位吾亦當以法及非法而教於物緣斯惡業生捺落豈若我今修出家行遂至父所求哀出家父遂許之於世尊處出家離
037_0813_b_01L그 뒤에 대신인 아버지는 죽고 둘째 아들이 대신이 되어 잘못된 법을 가지고 사람들을 교화하였는데, 그 나라 백성들은 그를 심하게 원망하여서, 그의 비리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였다. 이때 어떤 사람이 그 마을에 노닐면서 기약 없이 전전하다가 맏아들의 출가수도를 지켜보았다. 이때 비구는 이 나그네가 오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느 곳으로부터 이곳에 왔소?’
그 나그네가 대답했다.
‘저는 아무개 성읍에 살고 있습니다.’
037_0813_a_21L後於異時其父大臣掩隨他世第二子爲國大臣以法非法而化於俗國人怨酷說其非理時有一人旋遊村邑不期展轉見彼大兄修出家行時苾芻見其客至而問之曰爾從何處今來至斯其人報曰我住某城
이에 비구는 자기의 동생에 대해서 물었다. 나그네는 상세히 대답했다.
‘그는 잘못된 법을 행하여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으므로, 백성들은 모두 의지해서 살 곳이 없어 원한을 품고 있습니다.’
비구니는 그의 말을 듣고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시오. 내가 틈을 내어 그곳으로 가서 진리로써 그를 깨우치고 이끌어서 정법을 행하도록 하겠소. 나는 그 백성들이 괴로움을 여의고 안락하게 살기를 바라오.’
037_0813_b_04L問其弟客人具答彼行非法苦刻人衆皆負怨無賴求生苾芻聞已告其人曰仁今可去勿生憂慼我有容隙當往彼城以理開導令行正法望人庶離苦得安
그 말을 들은 나그네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기 친족들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해 주었고, 이 이야기는 풍문으로 전달되어 그의 동생에게까지 들리게 되었다.
그의 동생은 즉시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저의 큰 형이 이곳으로 온다고 합니다.’
왕은 곧 그에게 일렀다.
‘잘 되었구나. 만약 그가 오면 그를 대신으로 삼겠다.’
037_0813_b_09L其人聞已遂還本處報其親族具述所由展轉風聞徹其小弟弟卽便往白其王曰我之大兄欲來至此王便告曰善哉若至彼卽大臣
동생이 말하였다.
‘제가 오랫동안 전하를 섬겨왔는데, 그 정성과 노고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왕이 말하였다.
‘우리나라 국법에 맏아들이 자리를 세습하게 되어 있다. 이 법만은 바꿀 수 없다. 무슨 계책이 있느냐?’
왕이 다시 그에게 말했다.
‘네가 꼭 원한다면 너의 형이 오거든 ≺내가 형이다≻라고 말하라.’
왕의 가르침을 받은 동생은 속으로 기뻐하면서 돌아갔다.
037_0813_b_13L其人白曰我已夂來事王殿下勞誠宿著其事如何王便告曰我之國法太子襲臣事不可移知欲何計王復告曰必汝情願彼若來時應云我大旣蒙王教內喜而歸
오래지 않아 비구는 그 마을로 돌아왔고, 왕과 무리들은 모두 일어나 그를 환영하였는데, 유독 그의 동생만은 버젓이 앉아 있었다. 비구가 그에게 물었다.
‘너는 나의 동생인데, 어찌하여 가만히 앉아 있느냐?’
동생이 대답했다.
‘네가 동생이고, 내가 형이다. 만약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이를 증명하겠다. 나는 왕궁에서 자랐으니, 왕께서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 아실 것이다. 함께 가서 묻고 진위를 가려내보자.’
037_0813_b_17L苾芻不夂還其本邑王衆見已咸悉起迎唯獨其弟端居而住苾芻告曰汝是我弟何故端居其人報曰爾小我大如其不信應取證明我長王宮王知大少宜應共問決判眞虛
037_0813_c_01L그리하여 비구는 왕의 앞으로 나가서 아뢰었다.
‘우리 두 사람 중에 누가 맏이입니까?’
왕은 일부러 거짓말을 하였다.
‘저 사람이 맏이이고, 네가 동생이다.’
말이 나오자마자, 즉시 하늘은 왕을 자리에서 쫓아내어 땅에 고꾸라지게 하였으며, 왕의 입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게 하였다. 이때 맏아들인 비구가 이 일을 보고 나서, 게송을 읊었다.
037_0813_b_22L于時苾芻進白王曰我之二人誰爲長子王乃故心而妄語曰此人當大爾爲小矣纔發言已尋聲之後天便放座摧之於地於口內臭氣外充于時太子苾芻見斯事已說多頌曰

어떤 사람이든 거짓말하면
하늘이 그를 내버리고
입 안에선 냄새가 나서
천당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리리라.
037_0813_c_04L若人爲妄語
諸天便捨去
口中臭氣出
失卻天堂路

왕은 마땅히 참말을 하여
정상으로 돌아와 원상을 회복하소서.
만약 거짓말을 계속하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리라.
037_0813_c_06L王應爲實語
平復還如故
若其爲妄語
下道定當行

혀 없는 과보를 불러서
물속의 물고기처럼 되리니
만약 법을 어기어 말하면
비법(非法)을 말하는 게 되는 것이라.
037_0813_c_07L當招無舌報
猶若水中魚
若人乖法言
作其非法說

왕은 마땅히 참말을 하여
이전처럼 정상을 회복하소서.
만약 거짓말을 계속하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리라.
037_0813_c_09L王應爲實語
平復還如故
若其爲妄語
下道定當行

마땅히 불구의 남녀가 되어
자손 없는 황문(黃門:성불구자)이 되리니
만약 법을 어기어 말하면
비법을 말하는 게 되는 것이라.
037_0813_c_10L當作非男女
定受黃門形
若人乖法言
作其非法說

왕은 마땅히 참말을 하여
이전대로 정상을 회복하소서.
만약 거짓말을 계속하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리라.
037_0813_c_11L王應爲實語
平復還如故
若其爲妄語
下道定當行

비가 내려야 할 때 내리지 않고
때 아닌 때에 쏟아지리니
만약 법에 어긋나게 말하면
비법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라.
037_0813_c_13L應時天不雨
非時利雨流
若人乖法言
作其非法說

왕은 마땅히 참말을 하여
이전처럼 정상을 회복하소서.
만약 거짓말을 계속하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리라.
037_0813_c_14L王應爲實語
平復還如故
若其爲妄語
下道定當行

저 제저가왕[制底王]처럼
극도의 악업을 짓게 되면
아비지옥으로 가서
지옥의 과보를 받으리라.
037_0813_c_18L卽如制底王
造其極惡業
當趣阿毘止
惡報處泥黎

왕은 마땅히 참말을 하여
이전처럼 정상을 회복하소서.
만약 거짓말을 계속하면
반드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리라.
037_0813_c_17L王應爲實語
平復還如故
若其爲妄語
下道定當行
너희 비구들은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 그때 대신의 맏아들은 곧 내 몸이요, 그때의 제저가왕(制底迦王)은 오늘의 제바달다이다. 지금까지 나에게 몹시 성내는 마음을 갖고 내 말을 듣지 않았으니, 이 악연의 과보로 말미암아 아비지옥에 태어난 것이다.”
037_0813_c_19L汝諸苾芻勿生異念其大臣長子是我昔身其制底迦王卽今時天授今仍於我起極嗔心不受其語緣斯惡報生捺落迦在阿毘止
037_0814_a_01L이때 한 비구가 그래도 의심이 풀리지 않아 의심을 풀기 위하여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제바달다는 세존의 이롭고 자비로운 말씀을 듣지 않다가 아비지옥에 떨어져 그 큰 고통을 받는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제바달다가 내 말을 듣지 않다가 지옥에서 고통을 받은 것은 비단 오늘날만의 일이 아니다. 과거세에서도 역시 내 말을 듣지 않다가 쓰디쓴 고통을 겪은 적이 있었다.
037_0813_c_23L時有苾芻尚有疑念更便請白斷疑世尊曰大德何故提婆達多大慈世尊爲利益語不能信用生捺落迦阿毘止中受大極苦世尊告曰汝諸苾提婆達多非但今日不用我言受斯獄苦又過去世時亦不受語曾遭辛苦
이제 잘 들어 보아라. 너희 비구들아, 옛적 어떤 마을에 기계[機關]를 잘 다를 줄 아는 뛰어난 기술자가 살았다. 그는 신분이 서로 비슷한 명망 있는 집안의 여인에게 장가들어 두 부부 사이가 매우 좋았다. 아내는 오래지 않아 임신하였고, 팔(八)ㆍ구(九) 개월이 되자 자식을 하나 낳았다. 분만한 지 삼칠일(三七日:21일)이 되자, 이름을 짓기 위한 즐거운 모임을 마련하고 이름을 교용(巧容)이라 하였다.
교용은 법대로 잘 자라나 드디어 성인이 되었고, 그의 아버지는 오래 살지 못하고 드디어 세상을 떠났다. 아들은 다른 마을로 가서 다른 기술자를 찾아가 기계를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
037_0814_a_07L汝今應聽汝諸苾芻於往昔時在一村內有妙巧師機關善解在此村遂於相似族望之中納女爲妻繆結好歡娛得意未夂妊身八九月已便生一息旣其誕已經三七日其歡會爲授其名號曰巧容如法長養漸至成立其父不夂遂爾身亡其息於後便向餘村更就巧師學機關技
그는 어느 날 아내감을 구하러 다른 마을로 향하였다. 어떤 장자가 있었는데, 부녀(父女)가 마침 문에 있다가 그에게 딸을 주겠다고 허락하면서,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아무 날까지 준비하여 서둘러 내 말을 시행해야 한다. 이 기일을 어기지 않아야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니, 만약 그 기일까지 모든 준비를 하지 못했을 때는 내 탓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교용은 돌아가서 기술자인 스승에게 알렸다.
‘어느 마을의 어떤 장자가 저에게 딸을 주어, 결혼해도 좋다고 허락하였습니다. 그런데 ≺정해진 결혼 날짜가 촉박하니, 기일을 잘 지켜서 어기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만약 기일을 어기면 내 탓이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037_0814_a_14L向餘邑轉求伉儷有一長者父女居門許與爲妻而報之曰汝齊某日促赴我言不爽斯期任爲婚娶如其不及非我之愆巧容復往報巧師曰村有女許我婚成吉日時臨相期促如能赴節必不爽言若也乖時非我之過
기술을 가르쳐 주는 스승이 대답하였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면, 내가 너와 함께 그 날짜를 지키도록 하겠다. 좋은 때와 좋은 날은 두 번 얻기 어려운 일이다.’
그는 나무로 만든 공작새를 가지고 와서 함께 타고 멀고 먼 길을 가면서도 멀다고 여기지 않고 약속한 날짜까지 서둘러 도착했다.
037_0814_a_21L巧師報曰必如是者我當共汝赴彼促期良日吉晨理難再得木孔雀相與俱昇不遠遐途促赴期日
037_0814_b_01L이때 이 광경을 본 그 마을 사람들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광경에 놀라워하며 그 기술을 찬탄하였다. 그는 예물을 주고 아내를 맞이하여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세 사람은 함께 공작에 올라타서 기계를 작동시키니 허공으로 솟아올랐고 12일[浹辰]2)도 걸리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때 스승은 제자의 어머니에게 부탁하기를 ‘이 공작새 기계는 그대가 잘 보관하시오. 아들이 만약 그것을 찾더라도 절대로 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앞으로 가게 할 줄은 알아도, 되돌아가는 방법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들로 하여금 괴로운 액운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라고 하였다.
037_0814_a_23L時彼村邑人物共觀見所未曾嗟其奇巧旣呈禮贈取婦歸還遂與三人俱昇孔雀機關轉發俄陵太虛未盡浹辰倏歸故邑旣其到已于時巧師報兒母曰此機關象汝可藏之兒若索時必不應與由其解去未學還歸使其兒致遭苦厄
그 뒤에 아들은 자주 어머니를 졸라서 그 공작을 찾으면서 말했다.
‘제가 그 나무 공작새를 타고 한 번 날아서 돌고 오겠습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을 놀라게 하여 저에게 복종시키고 싶습니다.’
어머니는 대답하기를 ‘너의 스승께서 가시는 날 나에게 당부하시기를 ≺아들이 나무 공작새를 찾더라도 그것을 주면 안 된다. 아들은 타고 올라갈 줄만 알지, 돌아오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에 고액(苦厄)을 불러들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하였느니라’라고 하였다.
037_0814_b_07L其兒於後數數從母索其孔雀我乘木象暫欲旋遊使多人歸伏於我母遂報曰汝師去日固有留言兒索象時不宜見與解昇去未體歸還勿令因此致招苦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에게 ‘가는 기술도 알고, 돌아오는 기술도 저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스승께서는 쩨쩨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주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마음이 여린 어머니인지라 여러 차례 아들이 조르자, 마침내 그 기계를 아들에게 넘겨 주고 말았다. 기관을 손에 넣은 아들은 기계를 작동시켜서 곧장 하늘로 올라갔고, 모든 사람들은 환호를 보냈다. 그때 스승이 그 광경을 보고서 탄식하며 말했다.
‘이 아이가 이제 한 번 가버렸으니,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되었구나. 기계를 운전하여 가기는 했지만 돌아오지는 못할 것이다.’
기계가 바다 위에 이르렀을 때 비가 내리고 날씨가 좋지 않게 되었다. 기계를 유지하던 줄들이 다 닳아 끊어지자, 그 기계는 바다 위로 떨어졌고, 그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것을 본 하늘들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037_0814_b_12L兒報母曰去還之術我已竝知師有慳心不令見與女人心耎數見求情遂以機關持授其子子得象已遂動發機直上搏霄衆人歎善其師見已而歎之曰此兒一去不復還來更轉機關往而不返到大海上多雨少晴有機繩盡皆爛斷雹之海內因乃命終諸天見之說伽他曰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충고를 하였건만
지시한 대로 따르지 않고 멋대로 했구나.
스승 없이 나무 기계를 운전해 갔다가
끝내 바다에 떨어져 빠져 죽었네.
037_0814_b_19L諸有悲憐出益語
不從其教自隨心
木象無師强乘去
終於大海見身沈
037_0814_c_01L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다른 생각을 갖지 말라. 그때의 기관을 다루던 스승이 내 몸이요 그의 제자가 바로 제바달다이다. 자신에게 이로운 말에 등을 돌리다가 바다에 침몰하는 재앙을 받았고 오늘날도 유익한 말을 저버리다가 몸이 불타는 참혹한 형을 받았느니라.”
037_0814_b_21L世尊告曰汝諸苾芻勿生異念往時機關師者卽我身是其弟子者卽提婆達多是往背利語已遭沈沒之殃今棄益言現受燒身之酷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破僧事 卷第十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인연이 있으면 성불할 수 있고, 없으면 미계(迷界)에 있을 중생의 한 부류를 말한다.
  2. 2)12간지인 자(子)일에서 해(亥)일까지를 말하니, 곧 12일을 의미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