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015_b_01L불설미증유정법경 제3권
040_0015_b_01L佛說未曾有正法經 卷第三


서천 법천 한역
홍승균 번역
040_0015_b_02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鴻臚卿傳教大師臣法天奉 詔譯


이때 세존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다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모든 보살행을 닦아야 하며, 성문의 과(果)에 즐겨 집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리자여, 모든 중생들이 윤회하는 가운데 처하여 두려움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해탈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들은 마땅히 크게 정진함을 일으켜서 윤회하는 속에서 갖가지로 교화하고 제도하여 생사를 두려워하게 하여 삼계(三界)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대가 만약 단지 성문의 과만 즐겨한다면, 큰 보리심을 일으켜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고 제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중생들이 만약 보살들을 만나 정진을 발하여 일으킬 것을 권고 받으면 곧장 생사로부터 해탈을 얻고,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040_0015_b_03L爾時世尊釋迦牟尼佛復告舍利子汝今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修諸菩薩行不應樂著聲聞之果何以故舍利子一切衆生處輪迴中不生怖畏無由解脫是故諸菩薩當起大精進於輪迴中種種化度令怖生死出於三界汝若唯樂聲聞之果不能起大菩提心救度一切衆生一切衆生若得値遇菩薩勸令發起精進卽得解脫生死亦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40_0015_c_02L사리자여, 과거 세상에 어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구족공덕(具足功德)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 이름하였다.
그리고 이 부처님의 모임 중에 백 구지(俱胝)의 성문의 무리들과 8천 명의 보살의 무리가 있었는데, 그 부처님의 수명이 10만 세였다. 두 성문이 가장 상수(上首)였는데, 한 사람은 이름이 출현(出現)으로서 지혜제일(智慧第一)이고,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신질(迅疾)로서 신통제일(神通第一)이었다.
이때 구제공덕(具諸功德)여래께서 공양 때가 되어서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앞뒤로 대중들에 둘러싸여 어느 왕성으로 들어갔는데, 그 성은 묘음(妙音)이라 이름하였다. 거기서 차례로 걸식하였다.
부처님께서 성을 들어갈 때 지혜(智慧) 성문이 부처님의 오른쪽에 서고 신통(神通) 성문이 부처님의 왼쪽에 섰으며, 나머지 성문의 무리들은 모두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보살의 무리들이 앞에서 길을 인도하였다.
또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제석천주(帝釋天主)와 호세사왕(護世四王)과 여러 하늘의 무리들이 세존을 에워싸고 저 왕성(王城)으로 들어갔다.
040_0015_b_14L舍利子過去世時有佛出世號具足功德如來應供正等正覺明行足善逝世間解無上調御丈夫天人師世尊是佛會中有百俱胝聲聞之衆有八千菩薩其佛壽十萬歲有二聲聞最爲上一名出現智慧第一一名迅疾神通第一是時具諸功德如來於其食時著衣持鉢與諸大衆前後圍繞入一王城—其城名曰妙音—次第乞食入城時智慧聲聞居佛右側神通聲聞在佛左側餘聲聞衆俱從佛後菩薩衆而導其前復有大梵天王釋天主護世四王及諸天衆圍繞世尊入彼王城
이때 성안에 세 명의 동자가 있었는데, 이들은 길거리를 갖가지로 꾸며놓고 함께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세 동자가 멀리 세존을 바라보니, 그 상호(相好)가 단정하고 엄연하며 위의와 덕망이 한량없었다. 내뿜는 찬란한 광명이 마치 황금으로 이루어진 산과 같았으며, 의용(儀容)이 높고 중후하기가 마치 큰 용왕과 같았다.
동자들은 이와 같은 모습을 보자 기뻐서 공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첫 번째 동자가 말하였다.
‘너희들은 저 부처님 세존이 보이느냐? 저 분은 모든 중생들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위여서 그 복취(福聚)가 다함이 없으며, 천상과 인간이 모두 다 같이 존경한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마땅히 이 분을 함께 공양하여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
040_0015_c_07L是時城中有三童子種種莊嚴於其道側而共戲劇是三童子遙見世尊相好端嚴威德無量明晃曜猶如金山儀容尊重如大龍見已歡喜心生恭敬第一童子曰汝等見此佛世尊不於諸衆生最尊最上福聚無盡天上人間咸悉尊敬是故我等宜共供養必獲大果
이렇게 서로 의논하고 나서 첫 번째 동자가 다음과 같이 가타(伽陀)로 말하였다.
040_0015_c_14L共相議已第一童子說伽陀曰

이 부처님께서는 모든 무리 중에 존귀하여라.
하늘과 인간이 모두 공양 드리네.
우리들도 마땅히 공양 드려야 하리니
틀림없이 크게 과보를 얻으리라.
040_0015_c_15L此佛一切衆中尊
天上人間所應供
我等宜伸供養事
獲大果報而不虛

나머지 두 동자가 다음과 같이 가타로 말하였다.
040_0015_c_17L餘二童子說伽陀曰
내가 공양을 하려 하나 꽃도 향도 없어라.
갖가지 미묘한 공양할 물건이 아무것도 없다네.
있는 것은 다만 이 신명(身命)뿐이니
이를 바쳐서 부처님 세존께 공양하리라.
040_0015_c_18L我伸供養無香華
亦無種種妙供具
但唯有此全身命
當捨供養佛世尊

이때 앞의 동자가 즉시 가지고 있던 값이 무려 백천 냥이나 나가는 뛰어나고 묘한 진주와 영락(瓔珞)을 풀어 들고 이들 두 동자를 향하여 다음과 같이 가타로 말하였다.
040_0015_c_20L是時前一童子卽脫所著殊妙眞珠瓔珞—價直百千兩金—向二童子說伽陀曰

내 지금 이 진주 영락을
지혜 높은 부처님 여래께 공양하리라.
원컨대 내가 이 공양을 드리고
마땅히 위없는 큰 복취를 얻으리라.
040_0015_c_23L我今當以此瓔珞
供佛如來大智尊
願我伸其供養已
當獲無上大福聚
040_0016_a_02L
이때 나머지 두 동자는 이 동자가 공양을 드리는 것을 보고 역시 각각 몸에 차고 있던 영락을 풀어서 앞의 동자를 향하여 이렇게 가타로 말하였다.
040_0016_a_02L是時餘二童子見此童子獻供養已亦各脫身所著瓔珞向一童子說伽陀曰

일체 최승정각존(最勝正覺尊)께
내가 지금 영락을 바쳐 공양하리라.
이처럼 성심을 일으켜 공양 드리고
맹세코 부처님의 바른 법을 구하리라.
040_0016_a_05L我以瓔珞伸供養
一切最勝正覺尊
發此誠心供養已
誓願求於佛正法

이때 앞의 동자는 이 두 동자가 또한 영락을 풀어 바치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너희들이 지은 복덕의 이익이 한량없는데, 불법에 있어서 그 어떤 과보를 구할 것인가?’
두 번째 동자가 말하였다.
‘나는 원컨대 미래에 세존의 오른쪽 제자가 되어 지혜 제일의 자리를 얻고 싶다.’
세 번째 동자가 말하였다.
‘나는 원컨대 미래에 부처님의 왼쪽 제자가 되어 신통 제일의 자리를 얻고 싶다.’
이들 두 동자가 이처럼 각기 자신의 소원을 말한 다음, 다시 첫 번째 동자에게 물었다.
‘너는 잘 열어서 이끌어 주어 우리의 좋은 벗이 되었지만, 너는 공양을 바치고 무엇을 구하느냐?’
대답하였다.
‘내가 바라는 것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보를 얻어서 일체지를 갖추고 광명을 내어 비추어서 이를 보는 모든 무리들로 하여금 모두 기뻐서 보리심을 발하게 하며, 마치 사자왕(師子王)이 무리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지금의 부처님과 똑같이 아무런 차이가 없게 하는 것이다.’”
040_0016_a_07L是時前一童子見此二人亦獻瓔珞而告之曰汝等所作福利無量當於佛法求何等果第二童子曰我願當來得爲世尊右邊弟子而得智慧第第三童子曰我願當來爲佛左邊弟子而得神通第一二童子各說所願已復問第一童子曰汝善開導我善友汝獻供養何所求耶荅曰所願者願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果具一切智放光照曜使一切衆見者歡喜發菩提心如師子王大衆圍繞如佛今日等無有異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저 세 동자가 이와 같이 각각 서원(誓願)을 발하자, 허공에서 8천 명의 천자들이 함께 외치기를, ‘참으로 훌륭하구나. 너희들이 이와 같이 좋은 말을 하였으니, 희망하는 승과(勝果)가 분명[決定]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이들 세 동자들은 각기 영락을 들고 부처님 앞으로 갔다.”
040_0016_a_19L佛告舍利彼三童子如是各各發誓願時虛空中有八千天子俱發聲言善哉善哉汝等善說此語所希勝果決定無疑是三童子各持瓔珞前詣佛所
040_0016_b_02L이때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구제공덕여래께서는 이들 세 동자가 영락들을 들고 부처님 앞으로 오는 것을 보고는 해혜(海慧)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필추여, 그대는 이들 세 동자들을 보았느냐?’
해혜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여, 첫 번째 동자는 그 마음으로 희구하는 것이 다른 두 동자와는 서로 다르며, 그 걸음걸이[擧足下足]가 마치 전륜성왕처럼 자재하고 특별히 존귀하여[特尊] 설사 백천의 범왕(梵王)이나 제석(帝釋)이라 해도 미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부처님께 와서 그 도심(道心)을 열어 발하는 것은 위없는 보리를 취증(趣證)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들 세 동자가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각기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존께 영락을 올렸다. 부처님께서 이 영락을 받자, 성문의 마음을 일으킨 자가 바친 영락은 부처님 앞에 머물고,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자가 바친 영락은 부처님께서 계신 허공에 머물렀다. 그리고는 이것이 네 기둥의 보대(寶臺)로 모양을 바꿔 사면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그 위에는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고 계셨는데, 온갖 상호(相好)를 나타내어 갖가지로 장엄해서 그 뛰어남이 한량없었다.
040_0016_a_23L爾時佛告舍利子具諸功德如來見三童子持諸瓔珞來詣佛所卽告海慧苾芻言苾芻汝見此三童子不慧白佛言世尊唯然已見佛言苾芻第一童子心所希求與二童子不同擧足下足自在特尊—如轉輪聖王使百千梵王帝釋亦不能及—今來佛所開發道心願欲趣證無上菩提故是三童子到佛所已各各頭面禮世尊足各以瓔珞奉上世尊佛旣受已其發聲聞心者所獻瓔珞住於佛前其發菩提心者所獻瓔珞在於佛上虛空中住變成四柱寶臺四面嚴飾其上有無量諸佛結跏趺坐現諸相種種莊嚴殊勝無量
040_0016_c_02L이때 구제공덕여래께서 곧 삼매에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 여래의 변화의 모습을 두루 관찰하니, 그 입[面門]으로부터 갖가지 색깔의 빛이 나왔는데, 이른바 파랑[靑]ㆍ노랑[黃]ㆍ빨강[赤]ㆍ하양[白]ㆍ분홍[紅]ㆍ자주[紫]ㆍ감벽[碧]ㆍ초록[綠]의 광명들이 끝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었으며, 위로 범천에 이르러 해와 달을 가리어서 그 광명이 전혀 나오지 못하였다. 광명이 비추고 난 뒤, 그 빛이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감아 돈 다음 다시 세존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이때 해혜 필추가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와 같이 광명을 놓으십니까?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부디 저에게 이를 알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두 동자가 바친 영락이 부처님 앞에 머문 것을 보았느냐?’
필추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예,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여, 이들 두 동자는 성문의 과를 구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즐겨 자신만을 이익되게 하는 열반을 구하고자 하였으며, 큰 보리의 마음은 발하여 일으키지 못했다.
필추여, 그대는 앞의 첫 번째 동자가 바친 영락이 부처님이 계신 위의 허공에 머물러서 온갖 변화를 짓는 것을 보았느냐? 이 사람은 위없는 보리를 취증(趣證)하여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저 두 동자는 단지 지혜나 신통만을 즐겨하고,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이롭고 즐겁게 하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그들이 바친 공양 또한 뛰어난 모습이 없었다.
그러나 큰 보리의 마음을 발한 자는 그가 짓는 복덕의 일들이 또한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그대는 마땅히 지금 성문의 마음을 버리고 당연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해야 할 것이다.’”
040_0016_b_15L是時具諸功德如來卽入三昧普觀諸佛如來變化之相從其面門出種種色光—所謂綠—光明普照無邊世界上至梵天朠蔽日月光明皆悉不現其光照已右繞三帀還復世尊頂門而入是時海慧苾芻前白佛言世尊有何因緣放斯光明惟願世尊示我令知佛告苾芻言汝見此二童子所獻瓔珞於佛前住不苾芻白佛唯然已見佛言苾芻此二童子爲求聲聞果故樂欲趣證自利涅盤能發起大菩提心苾芻汝見前一童子所獻瓔珞在於佛上於虛空中作諸變化此人爲欲趣證無上菩提利益一切衆生故彼二童子但樂智慧神通不能普爲利樂是故所獻供養亦無殊勝之相當知發大菩提心者所作福事亦不可量汝今宜應捨聲聞心當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대승(大乘)의 마음을 발한 동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나 자신이며, 지혜를 좋아한 자는 바로 그대이고, 신통을 좋아한 자는 바로 목건련(目乾連)이다.
그러니 너희 성문들은 비록 윤회를 면하고 오직 열반에 나아가기를 좋아하지만 끝내 널리 중생들을 이롭게 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부처님들과 같아서 저 허공처럼 무궁무진하다면 그 복취(福聚)가 한량없고 공덕이 한량없어서 성문과 연각의 경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사리자여, 그러니 그대들은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도록 하라.”
040_0016_c_11L告舍利子彼時發大乘心童子豈異人乎卽我身是樂智慧者卽汝身是樂神通者卽目乾連是汝等聲聞雖免輪迴唯樂趣於涅盤終不能廣利衆生心等諸佛同若虛空無窮無盡福聚無量功德無量超過聲聞緣覺境界舍利子汝等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40_0017_a_02L이때 사리자(舍利子)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대가섭(大迦葉)ㆍ아니로태(阿泥盧駄)ㆍ우파리(優波離)ㆍ부루나(富樓那)ㆍ수보리(須菩提) 등 모든 대성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잘 열어 이끌어서 큰 보리의 마음을 발하게 하여 주시니 말입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ㆍ선여인이 많은 선근을 심어서 해탈을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광대심(廣大心)과 광대행(廣大行)의 원을 발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자는 마땅히 백천의 부처님들을 얻어 보고 그 바른 법을 들을 것입니다.
040_0016_c_19L是時舍利子大目乾連大迦葉阿泥盧馱優波離富樓那菩提等諸大聲聞異口同音作如是善哉世尊善能開導令我等發起大菩提心世尊當知善男子善女人種諸善根欲求解脫者應發廣大心及廣大行願是人當得見百千諸佛聽聞正法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옛날부터 지혜가 좁고 하열하여 감히 부처님의 가없는 지혜를 희구(希求)하지 못하였기에, 이제 깊이 스스로 책망하면서 대심(大心)을 발하겠습니다. 이는 비유컨대 마치 어떤 자가 온갖 선하지 못한 업을 지은 것과 같나니, 만일 잘못을 뉘우치고 악을 고쳐서 선을 따르지 않는다면 온갖 고뇌를 면할 길이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희 성문들이 다만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고, 하열한 마음을 버리지 않으며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지 않는다면 결코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마치 운명(殞命)에 임박한 자가 심식(心識)이 혼란하여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해 이를 생각하고 그리워할 수 없는 것처럼, 저희들이 자신에게 이로운 열반만을 구하고 모든 중생들에 대해서는 이들을 교화하여 제도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음이 또한 이와 같습니다.
040_0017_a_03L世尊我等自昔已來智慧狹劣不敢希求佛無邊智而今深自剋責當發大心譬如有人造諸不善業已若不悔過改惡從善無由免諸苦惱我等聲聞唯求自利若不捨下劣心求佛智慧終不能免無餘涅盤又如臨命終人心識昏亂於親愛眷屬不能顧戀我等若求自利涅盤於諸衆生無心化度亦復如是
그리고 세존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마치 대지(大地)와 같아서 세간의 모든 중생들이 이 대지에 의지하여 머물고 살아가는 것처럼, 모든 선근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의지하여 나서 자라는 것이 또한 그러합니다.”
040_0017_a_11L世尊當知阿耨多羅三藐三菩提猶如大世間一切衆生依地而住依地而一切善根依阿耨多羅三藐三菩提而得生長亦應如是
이때 여기 모인 1만 명의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본사(本事)의 인연과 사리자가 설한 말을 듣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
040_0017_a_15L爾時會中有一萬人聞佛說本事因緣及聞舍利子說是語已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이때 마가타국(摩伽陀國) 왕이 어가(御駕)를 갖추어서 부처님 처소에 찾아왔다. 그는 부처님의 모임에 도착하여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다음 한쪽 자리에 가 앉았다. 왕은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한 채,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경하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들이 무엇에 인연하여 업을 지으며, 업을 짓는 인연은 무엇에 의지하여 머무는 것입니까?”
040_0017_a_18L爾時摩伽陀國王嚴整其駕來詣佛到佛會已頭面禮足繞佛三帀於一面是時彼王向佛合掌一心恭敬而白佛言世尊一切衆生因何造造業因緣依何而住
040_0017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모든 중생들은 수명(壽者)이거나 내지 보특가라(補特伽羅)이거나 간에 모두 아신견(我身見)에 의지하여 머물러서 전도(顚倒)하여 분별하며, 분별하기 때문에 미혹[惑]을 일으켜서 업을 짓고, 업을 짓기 때문에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040_0017_a_23L佛言大王切衆生壽者乃至補特伽羅皆依我身見住顚倒分別由分別故起惑造以造業故不得解脫
왕이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아신견은 무엇을 근본으로 삼습니까?”
040_0017_b_03L王復問言我身見者何爲根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명(無明)을 근본으로 삼습니다.”
040_0017_b_04L佛言無明爲根本
또 여쭈었다.
“그러면 무엇이 이 무명의 근본이 됩니까?”
又問卽此無明孰爲根本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이치와 다르게 뜻을 짓는 것[不如理作意]이 그 근본이 됩니다.”
040_0017_b_05L佛答不如理作意是爲根本
또 여쭈었다.
“이치와 다르게 뜻을 짓는 것은 또 무엇을 근본으로 삼습니까?”
040_0017_b_06L又問不如理作意復何爲本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평등하지 못한 마음이 그 근본이 됩니다.”
040_0017_b_07L佛答曰不平等心是爲根本
또 여쭈었다.
“무엇을 일러 평등하지 못한 마음이라 합니까?”
又問何謂不平等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시(無始)이래로 여실하게 알지 못하는 것을 평등하지 못한 마음이라 합니다.”
040_0017_b_08L佛言無始時來不如實知名爲不平等心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을 여실하게 알지 못한다고 이름합니까?”
040_0017_b_09L又問云何名爲不如實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들이 무시이래로 헤아려 있다고 함[計有]이 없는 것이 여실하게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040_0017_b_10L佛言一切衆生無始時來於無計有是爲不如實知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을 헤아려 있다고 함이 없다고 합니까?”
又問云何於無計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분별의 법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사실도 아닌데 헤아려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040_0017_b_12L佛言分別之法不生不實計而爲有
또 여쭈었다.
“만일 법이 생기지 않는 것이라면 지금 어떻게 말씀을 하십니까?”
040_0017_b_13L又問若法不生今何所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아신(我身)이 오히려 공(空)이어서 설할 법이 없습니다.”
040_0017_b_14L佛言大王我身尚空法無所說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몸이 만약 공이라면 어떻게 지으며 어떻게 머물러 있습니까?”
040_0017_b_15L又問世尊身若空者何作何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비록 짓는 것이 있어도 집착하는 바가 없습니다.”
佛言大王雖有所作亦無所著
또 여쭈었다.
“여기에 즉(卽)하여 집착함이 없다면 마땅히 어떻게 설하십니까?”
040_0017_b_16L又問卽此無著當云何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집착함이 없는 법이란 여실하게 말하면 이것은 성인(聖人)이 한 말입니다.”
040_0017_b_17L佛言無著法者如實而說是聖所說
또 여쭈었다.
“무엇을 여실(如實)한 말이라 이름하며, 무엇을 성인이 한 말이라고 이름합니까?”
040_0017_b_18L又問云何名爲如實之說復何名爲聖所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모든 법은 번뇌[塵]를 여의며 견해[見]를 여의므로 이것이 진실한 말이며 여실한 말이라 이름합니다. 여실한 말은 바로 성인이 한 말인데, 성인이 한 말이란 모든 법이 본래 생기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잘 깨달아 아는 것이며,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하며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040_0017_b_19L大王於一切法離塵離見是眞實名如實說如實說者是聖所說所說者謂善了諸法本無所生當如是住當如是學
040_0017_c_02L이때 마가타국 왕은 이처럼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법을 듣고 마음에 기뻐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이처럼 법을 잘 설하심은 실로 전에 없던 일입니다. 부처님 세존 같으신 분께서 무루(無漏)의 지혜로 널리 모든 중생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하여 진실한 법을 설하시지만 모든 중생들은 죄업(罪業)에 얽혀서 이를 듣고 받아들여 수행하지 못하며 저 또한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생각하건대 저는 예전부터 좋은 벗을 만나지 못하였으며, 선하지 못한 마음으로 널리 온갖 선하지 못한 업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세존을 가까이하여 바른 법을 듣지 못한 것입니다. 저는 깊은 대궐에서 마냥 놀고 장난치며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밤낮으로 잠시도 이를 싫어하여 놓아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부처님께 와서 바른 법을 듣지 못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를 꾸짖으며 전에 지은 죄악들을 깊이 스스로 추상(追想)하느라 밤낮으로 편안할 시간이 없으며, 마치 죄를 지은 자처럼 언제나 두렵고 떨립니다. 세존께서는 크게 자비하신 중생들의 아버지로서 의지가 없는 자에게는 의지가 되어 주시고, 눈이 없는 자에게는 인도하여 이끌어 주시며, 모든 고뇌하는 자에게는 안락하게 해 주시고, 모든 길 잃은 자에게는 바른 길을 보여 주시고, 모든 가난한 자에게 진귀한 보물을 베풀어 주시니, 그 마음이 평등하여 나태함[懶怠]이 없으며, 널리 이롭고 즐겁게 하여 원망과 친절이란 생각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부디 저를 불쌍히 여겨 구제해서 도탈하여 주소서. 제가 생각하건대 이미 먼저 지은 죄가 실로 두렵고 무서워서 마치 벼랑에 매달린 자가 오직 구원만 바라는 심정입니다. 저는 악도(惡道)에 떨어질까 두렵사오니 부디 부처님께서 구제하시어 그 죄의 때[罪垢]를 없애고 바른 법을 깨닫도록 해 주소서.”
040_0017_b_23L是時摩伽陀國王聞佛說法心生歡喜而白佛言希有善說此法實未曾有如佛世尊以無漏智普爲利樂一切衆生故說眞實法一切衆生罪業所纏而不能聽修行我亦如是世尊應念我自昔來不遇善友以不善心我亦廣作諸不善業是故不能親近世尊聽聞正我於深宮但樂嬉戲飮食宴樂於晝夜無暫厭捨故我不能詣佛聽聞正法世尊我今悔過自責昔所作深自追想於晝夜中未暇安樂負罪人常生驚怖世尊大慈爲衆生無依怙者爲作依怙無眼目者爲作引導諸苦惱者爲作安樂諸失道者爲示正道諸貧匱者爲施珍其心平等而無懈倦普能利樂無怨親想世尊惟願哀愍救度於我念先所造罪實懷怖懼猶如臨墜坈人唯望救拔我恐墯於惡道之中願佛救護滅其罪垢解寤正法
이때 세존께서는 마가타국 왕이 예전에 나쁜 짓을 한 데 대해 깊이 후회를 하면서 대승의 깊고 깊은 법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셨다. 그리고 묘길상보살의 지혜와 변재(辯才)가 능히 그를 위해 이를 풀어 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셨다.
040_0017_c_21L爾時世尊知摩伽陀國王悔昔造惡生發露愛樂大乘甚深之法而自思念妙吉祥菩薩智慧辯才能爲敷演
040_0018_a_02L이때 존자 사리자가 부처님의 위력을 받들어 부처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즉시 마가타국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묘길상보살은 변재가 한량없고 지혜가 한량없어서 법의 요체를 잘 설하므로 반드시 왕을 위하여 바른 법을 베풀어 설해서 왕으로 하여금 이를 이해하여 크게 안락함을 얻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마땅히 그 분을 왕궁에 초청하여 음식을 공양한다면 그 이익이 한량없을 것이며, 왕사성 안에 사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우러러 예를 올리고 찬탄하며, 보고 들어 즐기도록 한다면 모든 선근을 심어 뛰어난 복을 얻을 것입니다.”
040_0017_c_24L是時尊者舍利子承佛威力知佛心念卽告摩伽陀國王言大王當知妙吉祥菩薩辯才無量智慧無量善說法要能爲王宣說正法令王開解獲大安宜伸求請於王宮中飯食供養益無量復令王舍城中一切人民瞻禮讚歎見聞隨喜種諸善根獲殊勝福
이때 마가타국 왕은 존자(尊者)의 말대로 즉시 묘길상보살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보살께서는 크게 자비하시니, 저를 애민(哀愍)하게 여기시고 궁중에 들어오시어 음식 공양을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지금 가엾게 여기시어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040_0018_a_08L是時摩伽陀國王如尊者語卽前白妙吉祥菩薩言菩薩大慈哀愍我故就於宮中飯食供養惟願今時哀受我請
묘길상보살이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왕의 청을 받아들여 왕의 소원대로 하겠습니다. 왕께서는 뛰어난 마음을 발하여 내가 이미 공양을 받았으니, 즐겨 법을 듣겠다면 내가 베풀어 설하겠습니다.
대왕이시여, 모든 법에 대하여 집착함이 없도록 왕을 위해 설법하겠으며, 모든 법에 대하여 의혹이 없도록 왕을 위해 설법하겠으며, 모든 법에 대하여 3세(世)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도록 왕을 위해 설법하겠으며, 모든 법에 있어서 성문과 연각의 열반으로 적멸의 모양[寂滅相]을 삼지 않도록 왕을 위해 설법하겠습니다.”
040_0018_a_12L是時妙吉祥菩薩告其王言受王請當如王願王發勝心我已受樂欲聽法我當宣說大王當於一切法無所著爲王說法於一切法無疑惑想爲王說法於一切法不著三世相爲王說法於一切法不以聲聞緣覺涅盤爲寂滅相爲王說法
왕이 묘길상보살에게 말하였다.
“훌륭하시고 희유하십니다. 부디 보살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여러 대중들과 함께 같이 공양을 받으소서.”
040_0018_a_18L白妙吉祥菩薩言善哉希有惟願菩薩哀愍我故與諸大衆同受供養
040_0018_b_02L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은 그런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대왕께서 대중들에게 음식과 의복을 공양하는 것은 이를 불쌍히 여겨서 공양하는 것이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복덕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무릇 공양이란 법에 대하여 희유심(希有心)을 일으키는 것으로 짓는 것이 없고, 나란 것이 없으며, 중생이란 것도 없고, 수명이란 것도 없으며, 보특가라(補特伽羅) 등의 생각도 없습니다. 자상(自相)에 집착하지 않고 타상(他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바로 공양입니다.
마땅히 모든 법이 취함[取]이 없고 온(蘊)ㆍ처(處)ㆍ계(界)가 없으며, 안도 없고 바깥도 없으며, 삼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삼계를 떠나는 것도 아님을 보아야 합니다. 또한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좋은 것도 없고 싫은 것도 없으며, 세간도 아니고 출세간도 아니며, 유루(有漏)도 아니고 무루(無漏)도 아니며, 유위(有爲)도 아니고 무위(無爲)도 아니며, 번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번뇌를 여의는 것도 아니며, 윤회도 아니고 적멸도 아니므로 만약 이와 같이 한다면 이것이 바로 공양입니다.”
040_0018_a_20L吉祥菩薩言大王且置是語如王以飮食衣服供諸大衆爲哀愍故而爲供養斯亦不爲利不爲福夫供養者於法起希有心無作無我無衆生壽命無補特伽羅等想不著自相著他相是爲供養當觀諸法無取蘊處界無內無外不在三界非離三亦無善亦無惡無樂欲無厭捨世間非出世間非有漏非無漏非有非無爲非有煩惱非離煩惱非輪非寂滅若如是者是爲供養
왕이 다시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보살이시여, 부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제가 즐겁고 이익이 되도록 공양을 받아주소서.”
040_0018_b_08L王復白妙吉祥菩薩言菩薩哀愍利樂我願受供養
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익과 복락(福樂)은 구할 일이 아니며 불쌍히 여길 것도 없습니다. 이 마음이란 집착함이 없으며, 움직이는 것도 없고 구르는 것도 없으며, 찬탄도 없고 비난도 없으며,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으며, 이익과 복락을 구함도 없고 불쌍히 여기는 바도 없습니다. 따라서 법과 법이 평등하여 얻는 것이 없는 것을 ‘공양을 받는다’라고 이름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만일 이와 같이 한다면 이것이 진정한 이익이며 복락인 것입니다.”
040_0018_b_10L妙吉祥菩薩言大王不求利樂無所哀愍是心無所著無轉無讚無毀無取無捨無求利無所哀愍故法法平等而無所得是名受供大王若如此者是眞利樂
왕이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법은 본래 모양이 없으며 움직여 짓는 것이 없는 것이며, 제가 드리는 공양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040_0018_b_14L王白妙吉祥言法本無相而無動作我獻供養亦應如是
묘길상이 말하였다.
“공성(空性)은 모양이 없으며 또한 움직여 짓는 것이 없어서 법을 구하는 자는 생각이 없고 원(願)이 없으며 행하는 것이 없고 짓는 것이 없지만, 또한 짓는 것이 없음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대왕이시여, 모든 법은 자성(自性)이 본래 움직임이 없고 짓는 것도 없으니, 중생은 그 자성이 본래 공하여 3업(業)이 움직임이 없고 짓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왕께서는 모든 행이 다 짓는 것이 없음을 보아서 모든 법은 그 자성이 공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040_0018_b_16L妙吉祥言空性無相亦無動作求法者無想無願無作亦非無作何以故大王諸法自性本無所動亦無有作衆生自性本空三業無所動作大王當觀一切行皆悉無作了一切法自性空故
왕이 말하였다.
“모든 행이 지어서 만들어지는데 어째서 없다고 말합니까?”
040_0018_b_21L諸行造作云何名無
040_0018_c_02L묘길상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치 과거의 법은 이미 멸하였고, 미래의 법은 아직 이르지 않았으며, 현재의 법은 생기는 것이 없는 것과 같이 모든 행이나 유위(有爲) 또한 이와 같은 것입니다. 3세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법은 늘어남이 없으며 줄어듦도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모든 행에 대하여 이와 같이 깨달아 알아야 합니다.”
040_0018_b_22L妙吉祥言如過去法已滅未來法未至現在無所生諸行有爲亦復如是所以不著三世皆無常故法無增亦無減當於諸行如是了知
왕이 말하였다.
“거룩한 도[聖道]와 번뇌의 두 법은 평등한 것입니까, 아닙니까?”
040_0018_c_04L王言聖道二法平等不
묘길상이 말하였다.
“이 둘은 평등한 것이며 또한 늘어나고 줄어듦도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햇빛이 나올 때 어둠과 합쳐집니까?”
040_0018_c_05L妙吉祥言此二平等亦無增大王日光出時與暝合乎
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햇빛이 나올 때 모든 어둠은 사라집니다.”
040_0018_c_06L王言不也日光出時衆暝皆遣
묘길상이 말하였다.
“햇빛이 나올 때 저 모든 어둠은 어디로 가버립니까?”
040_0018_c_07L妙吉祥言日光出時而彼衆暝當歸何處
왕이 말하였다.
“저 어둠 또한 아무 데도 가는 곳이 없습니다.”
040_0018_c_08L王言而彼闇暝亦無所往
묘길상이 말하였다.
“번뇌와 거룩한 도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대대(待對)하지 않으며, 또한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으며, 머무는 것도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대왕이시여, 번뇌는 평등하며 거룩한 도도 또한 평등합니다. 이 두 가지가 평등하기 때문에 모든 법이 다 평등한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번뇌는 그 성질이 공하여 또한 머무는 곳이 없으며, 이 번뇌로써 거룩한 도를 얻고 거룩한 도를 얻으므로 다시는 번뇌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는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으며 차별도 없습니다.”
040_0018_c_09L妙吉祥言煩惱聖道亦復如是此二不相待不增不減非住非不住大王煩惱平聖道亦平等此二平等故諸法皆平等大王當知煩惱性空亦無所住以煩惱故而得聖道得聖道故無復煩惱 是故此二不增不減亦無差別
왕이 말하였다.
“번뇌나 거룩한 도는 어디에서 생기는 것입니까?”
040_0018_c_15L王言煩惱聖道從何所生
묘길상이 말하였다.
“마음을 따라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번뇌 또한 생기는 것이 없으며, 번뇌가 생기지 않으면 거룩한 도도 또한 생기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번뇌를 이와 같이 보아야 하며, 거룩한 도도 또한 이와 같이 보아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보고 나면 마음에 얻어지는 바가 없습니다.”
040_0018_c_16L妙吉祥言從心所生心若不生煩惱無復生惱不生聖道無復生是故當知煩惱如是觀聖道亦如是觀如是觀已心無所得
왕이 말하였다.
“거룩한 도의 법이 열반으로 돌아가는 것입니까?”
040_0018_c_20L王言聖道之法歸於涅盤
묘길상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모든 법은 오가는 것이 없으며, 열반 또한 그러합니다.”
040_0018_c_21L妙吉祥言不也諸法無來去涅盤亦如是
왕이 말하였다.
“거룩한 도는 어디에 머문다고 해야 합니까?”
王言聖道當云何住
묘길상이 말하였다.
“거룩한 도는 이와 같이 머뭅니다.”
040_0018_c_22L妙吉祥聖道如是住
왕이 말하였다.
“거룩한 도가 계(戒)ㆍ정(定)ㆍ혜(慧)를 얻어서 머무는 것이 아닙니까?”
040_0018_c_23L王言聖道得非戒慧之所住耶
040_0019_a_02L묘길상이 말하였다.
“모든 법은 행함이 없고 모양이 없어서 모든 희론(戱論)을 여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계ㆍ정ㆍ혜로 말하면 이것은 곧 희론으로서 행함이 있고 모양이 있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머문다고 함은 머무는 것도 아니고 머물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거룩한 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040_0018_c_24L妙吉祥言諸法無行離諸戲論若戒慧者是卽戲論有行有相不應如是住如是住者非不住聖道亦如是
왕이 말하였다.
“모든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보리행(菩提行)을 닦는 자는 거룩한 도를 얻습니까?”
040_0019_a_03L王言所有善男子善女人修菩提行者得聖道乎
보살이 말하였다.
“보리를 닦는 자는 적은 법도 얻을 만한 것이 없습니다. 보리의 도[菩提道]는 괴로움도 아니고 즐거움도 아니며, 아(我)도 아니고 무아(無我)도 아니며, 상(常)도 아니고 무상(無常)도 아니며, 깨끗함도 아니고 더러움도 아니며, 싫어할 만한 윤회도 없으며, 증득할 만한 열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모두 얻을 수가 없으며, 거룩한 도의 법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040_0019_a_04L菩薩言修菩提者無有少法可得提道者非苦非樂非我非無我非常非無常非淨非穢無輪迴可厭亦非涅盤可證是故一切法皆不可得道之法亦不可得
왕이 다시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훌륭하십니다. 대사(大士)시여, 희유하십니다. 법의 요체를 잘 설하시니 제가 모두 믿고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진정한 마음으로 공경하여 공양을 마련해서 음식으로써 대중들에게 공양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보살께서는 지금 저의 소청(所請)을 받아 주소서.”
040_0019_a_09L王復白妙吉祥菩薩言善哉大士甚爲希有善說法要我悉信解然我誠心敬辦供養當以飮食供諸大衆菩薩今時赴我所請
묘길상이 말하였다.
“음식이란 짓는 것이 없으며, 보시란 받는 것이 없습니다. 이처럼 베푸는 자와 받는 자가 둘이 아니며 분별이 아닙니다. 왕께서 이미 지성스런 마음이시니, 마땅히 왕의 공양을 받겠습니다.”
040_0019_a_12L妙吉祥言食無所作施無所受施者受者無二無別王已誠心當受王供
이때 세존께서 묘길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왕의 소청(所請)을 받아들여서 많은 사람들을 위해 큰 이익을 짓도록 하라.”
040_0019_a_14L爾時世尊告妙吉祥菩薩言今正是受王所請當爲多人作大利益
그러자 묘길상보살이 부처님께 나와서 말씀드렸다.
“제가 지금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들어 왕의 청을 받아들였으니, 대중들과 더불어 함께 공양을 받겠습니다.”
040_0019_a_16L吉祥菩薩前白佛言我今承佛聖旨已受王請當與大衆同受供養
이때 마가타국 왕은 묘길상보살이 자신의 청을 받아들인 것을 알고는 마음이 기뻐서 매우 편안함을 얻었다. 그래서 세존과 묘길상보살과 모든 대중들에게 예를 올려 공경하였다. 그런 후에 존자 사리자한테로 가서 물었다.
“묘길상보살이 장차 저의 공양을 받으러 오실텐데 함께 오실 보살들의 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040_0019_a_18L爾時摩伽陀國王知妙吉祥菩薩受其請已心生歡喜得大安隱禮敬世尊及妙吉祥菩薩幷諸大衆然後詣尊者舍利子所問尊者言妙吉祥菩薩將受我供同來菩薩其數幾何
사리자가 말하였다.
“아마도 5백 명의 대보살의 무리와 함께 왕의 모임에 갈 것입니다.”
040_0019_a_23L利子言當與五百大菩薩衆同赴王
040_0019_b_02L이때 마가타국 왕은 먼저 궁중으로 돌아와서 넓은 궁전을 찬란하게 장식하고 모든 급사(給使)들에게 마음을 정결하게 가지도록 하였다. 그리고는 갖가지 맛있는 음식들을 장만하고 당번(幢幡)과 진기하고 오묘한 보개(寶蓋)들을 벌려 놓았으며, 온갖 아름다운 꽃들을 뿌리고 갖가지 향을 태웠으며, 진주와 영락으로 그 화려함을 다하여 5백 개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또 왕성 안의 모든 길들을 깨끗이 손질하고 꽃을 뿌리며 향을 태워서 먼지나 오물이 없이 맑고 엄숙하게 하였다.
이때 성안의 사람들은 묘길상보살이 왕궁을 방문하여 왕의 공양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다들 기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간절히 기다리면서 각자 향과 꽃을 들고 깊 옆에 서서 기다렸다.
040_0019_b_02L是時摩伽陀國王先還宮中嚴飾廣殿令諸給使者皆精潔其心備辦種種上味飮食羅列幢幡珍妙寶蓋散諸妙華焚種種香眞珠瓔珞盡其華麗敷設五百座位復於王城令嚴治道路散華燒香無諸塵穢淸肅其是時城中人民聞妙吉祥菩薩赴王宮中受王供養皆生歡喜一心渴各以香華伺其道側
이때 묘길상보살은 초저녁이 되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내일 아침에 왕의 초청에 나가야 하는데 나와 함께 갈 보살들이 적다. 그러니 지금 불국토[佛刹]들을 찾아가서 여러 대보살들에게 왕궁에서 준비하는 장엄한 승회(勝會)에 함께 가자고 청해야겠다. 그러면 내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 저 보살들이 능히 이를 증명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그곳에서 몸을 숨기어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동쪽으로 8만의 불국토들을 경과하여 어떤 세계에 이르니, 상성(常聲)이라 이름하였으며, 부처님은 길상성(吉祥聲)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라고 이름했다. 이 부처님께서 지금 법을 설하고 계셨는데 모든 보살들을 위해 대승법(大乘法)을 설하고 있었으며, 이들 보살들이 모두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있었다.
이 불국토에 칠보수(七寶樹)란 나무가 있었는데 갖가지로 꽃을 피워 열매를 맺었으며, 나무의 잎에서는 언제나 미묘한 소리가 났으니 이른바 부처님을 찬탄하는 소리였다. 이처럼 언제나 삼보(三寶)의 소리를 내었는데 이를 상성세계(常聲世界)라 이름하였다.
040_0019_b_10L爾時妙吉祥菩薩於初夜分作是思我於來晨赴於王請同我往者菩薩衆少今當往諸佛剎請諸大菩薩衆共赴王宮莊嚴勝會我若爲王說彼諸菩薩能作證明作是念已於本處隱身不現經須臾間東方過八萬佛剎到一世界名曰常聲佛號吉祥聲如來應供正等正覺現在說爲諸菩薩說大乘法彼諸菩薩皆是不退轉地其佛剎中有七寶樹種種華果其樹枝葉常出微妙音聲—所謂讚佛聲讚法聲讚不退轉地菩薩之聲常出如是三寶之聲是名常聲世界
040_0019_c_02L묘길상보살이 이곳에 도착하여 길상성여래 앞에 나아가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사바세계에서 여기까지 찾아왔습니다. 저는 지금 마가타국 왕의 초청을 받아서 그 궁중에서 음식을 공양 받게 되어 있는데, 보살들의 수가 적어서 지금 이렇게 와서 여러 대보살들과 상사(上士)들을 청하니 내일 새벽에 저와 함께 궁중에 들어가서 그 공양을 받은 뒤,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복덕을 받게 해 주십시오. 부디 세존께서는 보살들에게 지시하여 저의 청을 들어주도록 하소서.”
040_0019_b_24L妙吉祥菩薩旣到彼已詣吉祥聲如來前頭面禮足而白佛言自娑婆世界故來至此爲受摩伽陀國王請於宮中飯食供養爲菩薩衆少故來請諸大菩薩上士來晨與我同赴王宮受其供養令彼一切衆生咸受其福惟願世尊敕諸菩薩令受我請
이때 길상성여래가 즉시 8만 명의 대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지금 묘길상보살이 와서 그대들이 저 사바세계로 가서 마가타국 왕의 궁중에서의 음식 공양에 함께 갈 것을 청하여 왔다. 그러니 그대들은 지금 같이 가서 함께 불사(佛事)에 참여하도록 하라.”
이때 보살들은 즉시 세존의 지시에 따라서 받들어 행하였다.
040_0019_c_08L爾時吉祥聲如來卽告八萬大菩薩善男子今妙吉祥菩薩來請汝等往彼娑婆世界赴摩伽陀國王宮中飮食供養汝今當往同爲佛事是時諸菩薩如世尊敕卽當奉行
이에 묘길상보살은 길상성여래께 작별인사를 드리고는 8만 명의 대보살들과 함께 몸을 숨겨 사라졌다. 그리하여 곧 사바세계로 돌아와서 본래 있던 자리에 도착하였다.
040_0019_c_13L於是吉祥菩薩禮辭吉祥聲如來與八萬大菩薩隱身不現卽還娑婆世界到本住處
040_0020_a_02L 이때 묘길상보살은 여러 보살들과 함께 앉아서 즉시 여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법문을 가지고 있는데 대총지(大總持)라고 이름합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 대사(大士)들을 위해서 이를 분별하여 풀어 설하겠습니다.
무엇을 일러 총지법문(總持法門)이라 이름하는가 하면, 이른바 이 총지법문을 취증(趣證)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바른 생각[正念]에 머물러서 마음의 산란함이 없이 모든 어리석음과 분노를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해 지혜로 통달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여래의 도[如來道]를 행하여 변재문(辯才門)을 얻어서 무상(無相)에 머물러 일체법총지지문(一切法總持智門)에 들며, 거룩한 도를 상속(相續)해서 능히 삼보를 맡아 지니고, 무엇을 논하거나 어떤 막힘이나 걸림도 없어서 모든 중생들의 언어를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논난(論難)이 있어 이를 분별을 하여야 할 경우, 대중들에 대하여 마음에 두려움이 없으며, 존재하는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人非人), 나아가 제석(帝釋)ㆍ범왕(梵王)과 아래로 방생(傍生)과 이류(異類)의 족속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말의 소리들이 차이가 있어 다르지만 능히 이들 갖가지 말의 소리들을 따라서 법을 설할 수 있으며, 중생들의 근성(根性)의 이둔(利鈍)을 잘 알아서 그 종류에 따라 이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감관[根]이 청정하여 모든 사견(邪見)을 여의며, 총지법문에 평등하게 안주합니다. 세간의 여덟 가지 거역하고 순종하는 법[八種違順之法]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출세간의 선법(善法)에 원만하고 모든 중생들을 위해 그들의 행업(行業)과 인연과 과보에 대해 설해서 그들로 하여금 크게 안락함을 얻게 하고, 모든 곳에 지혜로 통달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무거운 짐을 벗고 마음에 근심과 걱정 없이 법의 자성(自性)을 알도록 하며, 근기(根機)에 따라 병통에 대응하는 법을 풀어 설하여 정진을 일으켜서 모든 선리(善利)함을 얻도록 합니다.
040_0019_c_16L是時妙吉祥菩薩與諸菩薩共相坐已卽告諸菩薩言我有法門名大摠持今爲諸大士分別演說何名摠持法門所謂樂欲趣證摠持法門者當住正念心不散亂離諸癡於一切法智慧通達行如來道辯才門住於無相入一切法摠持智相續聖道而能任持三寶有所言論無有滯礙善解一切衆生語言有論難而爲分別於大衆中心無怖所有一切天夜叉乾闥婆阿修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乃至帝釋梵王下至傍生異類之屬種種言音差別而能隨彼種種言音而爲說法善知衆生根性利鈍隨類得解諸根淸淨離諸邪見平等安住摠持法門不著世間八種違順之法圓滿一切出世善法爲諸衆生說其行業因緣果報令其得大安樂於一切處智慧通達能令衆生去除重檐心無憂惱知法自性隨根演說應病之法令起精進獲諸善利
보살들은 마음에 기쁨이 생겨서 과보를 바라지 않으며, 모든 선근을 다만 일체지(一切智)에 회향하므로 일체지를 구합니다. 널리 모든 중생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해 6도행(度行:6바라밀행)을 모두 성취하며, 시행(施行:보시행)을 원만히 하여 일체지에 회향하며, 계행(戒行:지계행)을 원만히 하여 중생에게 안락함을 회향하며, 인행(忍行:인욕행)을 원만히 하여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얻어서 구족하게 장엄하며, 정진(精進)을 원만히 하여 모든 선근을 성숙시키며, 선정(禪定)을 원만히 하여 상응법(相應法)을 얻어서 자재하여 걸림이 없으며, 지혜를 원만히 하여 모든 법에 통달해서 자재하여 모든 과실을 여읩니다.
040_0020_a_14L菩薩心生歡喜不望果報所有善根但爲迴向一切智故求一切智普爲利樂一切衆生於六度行悉能成就—施行圓滿迴向一切智戒行圓滿迴向衆生其安樂忍行圓滿得佛相好莊嚴具精進圓滿成熟一切善根禪定圓滿得相應法自在無礙智慧圓滿達一切法—於自在離諸過失
모든 선남자들이여, 이와 같이 총지법문은 이 법문을 얻고 나서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림이 없으며, 일체지(一切智)를 모두 맡아 지닐[任持] 수 있기 때문입니다.
040_0020_a_22L諸善男如是摠持法門—得此法門已無所忘失摠能任持一切智故
040_0020_b_02L또 선남자여, 총지법문은 다시 능히 모든 법을 받아 지니어 이른바 모든 법은 공(空)하고 형상이 없고[無相] 원이 없으며[無願] 움직임이 없고 지음이 없음을 요해하는 것이며, 분별을 여의어서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단(斷)도 아니고 상(常)도 아니며, 있음도 아니고 없음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며,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허물어지는 것도 아니며, 모이는 것도 아니고 흩어지는 것도 아니며, 자성(自性)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성이 없는 것도 아니며,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며, 희론(戱論)을 여의어서 나[我]도 아니고 남[人]도 아니고 중생(衆生)도 아니고 수명[壽]도 아니고 보특가라(補特伽羅)도 아니며,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으며, 보는 것도 아니고 듣는 것도 아니며, 깨닫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아닌 것을 일체법을 받아 지닌다고 이름합니다.
040_0020_a_24L復次善男子摠持法門復能受持一切法所謂了一切法空無相無願無作離其分別不生不滅非斷非有非無不來不去非成非壞非散非有性非無性非有想非無離其戲論非我衆生壽者補特伽羅無取無捨非見非聞非覺非知是名受持一切法
또 선남자여, 총지법문은 모든 법의 자성이 공하기 때문에 마치 꿈에 본 듯하고, 물거품ㆍ아지랑이ㆍ허공 등과 같고, 또 모든 법이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ㆍ적멸(寂滅)인 것으로 그 자성은 짓는 것이 없으며, 즐거움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얻는 것도 없고 증득하는 것도 없다는 것을 지닙니다. 또 총지법문은 비유하면 마치 대지(大地)가 세간을 지니는 것과 같아서 크고 작음의 구별이 없이 모든 것을 지니면서도 여전히 게으르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040_0020_b_10L復次善男子摠持法門謂持一切法自性空故如夢所見如水泡如陽如虛空等能持一切法苦無我寂滅等自性無作無樂無苦無得無證摠持法門譬如大地能持世間無大無小悉能持之亦不懈菩薩摩訶薩得摠持法門亦復如爲衆生故發菩提心攝諸善根不令散失雖經阿僧祇劫無暫懈退
040_0020_c_02L보살마하살이 총지법문을 얻는 것도 이와 같아서 중생들을 위하여 보리심을 발하여 모든 선근을 끌어안아 흩어져서 잃어버리지 않게 하며, 비록 아승기겁을 지나더라도 잠시도 게으름으로 퇴전(退轉)함이 없습니다.
또 마치 대지가 만물을 길러내는 것과 같아서 총지(總持)를 얻은 보살은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여 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마치 대지가 초목을 낳고 중생을 자양(滋養)하는 것과 같아서 총지를 얻은 보살은 모든 선법(善法)을 생출(生出)하여 중생들을 이롭게 합니다.
또 마치 대지가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으면서 모든 만물을 높고 낮음의 구별 없이 맡아 지니는 것처럼, 총지를 얻은 보살의 마음 또한 이와 같아 늘어나거나 줄어듦이 없이 중생들을 맡아 지니어 원(怨)과 친(親)의 차별적인 생각이 없습니다.
또 마치 대지가 단비에 젖으면서도 이를 싫어하거나 만족하게 여김이 없듯이 총지를 얻은 보살은 불보살의 법을 사랑하고 기뻐하여 들어서 받아들이며 일찍이 싫어하거나 만족함이 없습니다.
또 마치 대지가 모든 종자를 지니어 때에 따라 이를 생장시키되 결코 쉬는 일이 없는 것처럼, 그 총지를 얻은 보살은 모든 선법의 종자를 지니어서 때에 따라 이를 생장시키되 또한 휴식이 없습니다.
또 마치 세간의 용맹한 무사가 그 위력이 강성하여 다른 군사를 항복시키는 것처럼, 총지를 얻은 보살은 큰 정진을 갖추어서 신통(神通)과 위덕(威德)으로 능히 마군(魔軍)을 항복시킵니다.
040_0020_b_19L如大地能育養萬物得摠持菩薩能化利一切衆生故又如大地能生草木滋養衆生其得摠持菩薩能生一切善法利益衆生又如大地不增不減任持萬物無高無下其得摠持菩薩心亦如是不增不減任持衆生無怨親想又如大地受其甘雨終無厭足其得摠持菩薩愛樂聽受佛菩薩法曾無厭足又如大地能持一切種子依時生長終無休息其得摠持菩薩能持一切善法種子依時生長亦無休息又如世間勇猛之士威力强盛能伏他軍其得摠持菩薩具大精進神通威德能伏魔軍
또 선남자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법은 그 자성(自性)이 잊어버림도 없고 기억하여 생각함[記念]도 없으며, 상(常)이고 무상(無常)이며, 괴로움이고 즐거움이며, 깨끗함이고 깨끗하지 못함이며, 아(我)이고 무아(無我)이며, 유정(有情)이고 유정이 아니며[非有情], 수명(壽命)이고 수명이 아니며, 보특가라(補特伽羅)이고 보특가라가 아닌 것들입니다.
총지법문도 이와 같아서 역시 기억하여 생각하는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이 둘이라는 상(相)을 여의기 때문에 역시 잊어버리는 것도 없습니다.
040_0020_c_09L善男子當知一切法自性無忘無所記念是常是苦是樂是淨不淨是我無我有情非有情是壽命非壽命是補特伽羅非補特伽羅等摠持法門亦復如是亦無記念諸法離二相故亦無所忘
또 선남자여, 총지법문은 마치 허공이 대지를 맡아 가지고 있되 가지고 있다는 어떤 생각도 없는 것처럼, 모든 법을 총지하지만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또 마치 태양의 광명이 모든 형상을 비추듯이 총지도 능히 모든 법을 비추어 봅니다.
또 마치 중생들이 모든 번뇌의 종자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끝내 이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총지법문도 또한 모든 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역시 이를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또 마치 모든 불보살의 기심륜(記心輪)이 능히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굴리면서도 그 능전상(能轉相)이 없는 것처럼, 총지법문 또한 모든 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능지상(能持相)이 없습니다.
040_0020_c_15L善男子摠持法門如虛空持大地無所持想摠持一切法無所持相又如日光照曜一切相摠持能觀照一切法又如衆生能持一切煩惱種終無散失摠持法門能持一切亦不散失又如諸佛菩薩記心輪能轉一切衆生心意而無能轉相持法門持一切法亦無能持相
선남자들이여, 이제까지 설한 바와 같이 갖가지 비유를 들어도 다함이 없듯이 모든 법은 이처럼 다함이 없으며, 총지법문 역시 다함이 없으니 한량없고 끝없어서 허공과 같기 때문입니다.”
040_0020_c_22L諸善男子如前所說種種譬喩無有窮盡諸法無窮盡摠持法門亦無窮盡量無邊如虛空故
040_0021_a_02L이때 묘길상보살이 이 법을 설하자, 이 모임에 모인 5백 명의 보살마하살들이 모두 대총지(大總持)를 얻었다.
040_0021_a_02L是時妙吉祥菩薩說此法時會中有五百菩薩摩訶薩得大摠持
佛說未曾有正法經卷第三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