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월상경계여래께서 약왕군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은 몸이 있기 때문에 괴롭다는 것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생ㆍ노ㆍ병ㆍ사ㆍ근심ㆍ고뇌ㆍ슬픔ㆍ아픔ㆍ원망하고 증오하는 자와의 만남ㆍ사랑하는 자와의 이별ㆍ하고 싶은 것을 성취하지 못하는 것 등 이런 법들이 다 괴로움인데, 그것들은 중생을 핍박하여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이 고통들은 매우 두려운 것인데도 모든 중생들은 이 괴로움의 이치를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너희들만 즐겨 듣는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도 다 즐겨 듣는다.”
040_0070_b_12L佛言:“諸善男子!非唯汝等樂聞,一切衆生皆亦如是。”
처음 태어난 자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죽음이란 무슨 뜻입니까?”
040_0070_b_13L諸初生者復白佛言:“世尊!所言死者,其義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선남자야, 식(識)이 멸하고 몸이 무너지기 때문에 죽음이라 한다. 모든 중생은 생명이 끊어지려 할 때 멸식풍(滅識風)ㆍ동전식풍(動轉識風)ㆍ기식풍(起識風) 세 종류의 바람이 불어와 파괴된다. 이 세 가지 바람이 중생의 생명이 다하려고 할 때 식을 흩어 멸하게 하며, 움직여 구르게 하며, 뒤바꾼다.”
040_0070_c_02L처음 태어난 자들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몸이라 합니까?”
040_0070_c_02L諸初生者言:“世尊!云何名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이란, 허깨비와 같고 불꽃과 같고 무거운 짐과 같으며, 침과 콧물과 썩어 문드러지는 등의 물질과 같은데 지혜가 없는 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태어나는 것은 큰 괴로움인데, 태어남을 따라서 일어나며, 연법(緣法)이 모이고 쌓여 생명[命根]이 계속 유지된다. 그러나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애착을 가질만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에다가 임시로 몸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선남자들아, 내가 지금 다시 너희를 위해 몸이 소유한 것을 말하겠다. 사람의 몸에는 갖가지 요소가 있는 줄 알아야 한다. 1구지의 근육과 맥, 8만 4천의 털구멍, 천 2백 개의 마디, 308개의 뼈, 이것들이 한데 모여서 사람의 몸을 이룬다. 거기다가 8만 4천 족속의 벌레가 있는데, 이러한 생명류들이 함께 사람 몸에 의지하여 사람 몸 속을 밤낮으로 빨아먹으며, 모든 벌레들 서로간에도 뜯어먹으므로 모든 괴로움이 따라서 일어난다.
이와 같은 8만 4천 족속의 벌레 중에 큰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7일 동안 밤낮으로 서로 싸우다가 7일째 되는 날 그 중 하나가 죽고는 다시 한 마리가 생겨 서로 다투다가 하나가 죽고 나면 한 마리가 다시 생긴다.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되다가 사람의 생명이 끊어질 때가 되면 이 모든 종류의 벌레가 모두 파괴되고 멸하여 의지할 곳이 없다.
모든 중생[異生] 종류는 이런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안과 밖으로 괴로운 법이 서로 연속하는 가운데 태어나고 멸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법을 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맞고 맞지 않은 경계가 서로 싸우는 것이 마치 몸에서 생기는 두 가지 벌레와 같은데, 고통과 번뇌를 따라 태어나지만 깨닫지 못하고, 몸이 무너지고 생명이 끝나면 아무것도 없다.
선지식이 말하였다. ‘네가 이런 고통들을 이미 보고 알았다면, 어째서 그것들을 싫어하는 마음과 보다 훌륭한 마음을 일으켜 다음 생에 조금이라도 선근을 심어 모든 악법을 끊어버리고 모든 바른 행을 닦지 않았는가? 만일 이와 같이 이 과보를 버리고 나서 저 훌륭한 곳에 태어나면 모든 공포와 두려움을 여의고 그 선법에 의지하게 될텐데, 더구나 세간에서 겪는 모든 괴로운 법을 하나 하나 분명히 다 관찰하는 일이겠느냐?
너는 듣지 못했느냐? 대지가 부딪치면 큰 소리가 나듯, 선법을 일으키면 뛰어난 힘이 생긴다는 것을. 그러므로 모든 여래의 청정한 세계 속에 모든 착한 법을 심는 것이니, 이른바 꽃타래ㆍ바르는 향ㆍ음식ㆍ의복ㆍ침구ㆍ의약을 여래와 모든 필추ㆍ필추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청정한 사부대중에게 공양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공양을 하면 부처님 세계 속에 모든 착한 종자를 심어 일체 선한 과보를 출생할 수 있게 된다. 네가 지금 여기에서 큰 법왕(法王)이 세간에 출현하심을 만나긴 했으나 모든 선근을 심지 않는다면 아무 이득이 없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이미 나고 죽는 것을 싫어하고 근심한다면 어찌하여 정진을 일으키지 않느냐?”
040_0072_c_15L佛言:“汝等旣能厭患生死,云何不能發起精進?”
처음 태어난 자들이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여래 앞에서 바른 법을 듣고 마음에 새기며, 이 보살ㆍ성문 대중에게 신통과 위덕이 구족한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저희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저희들도 그리로 향해 나아가 닦고 익혀 나고 죽음을 멀리 여의고자 합니다.”
040_0073_a_02L이때 약왕군보살이 땅에서 나온 자들이 즉시 5백의 큰 보살과 함께 각각 자신의 신통력으로 그 모임 속에서 2만 유순 높이만큼 다시 몸을 허공에 솟구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공중에서 거니는 모양을 나타내거나 가부좌를 튼 모양을 나타내거나 사자 왕이 걷는 모양을 나타내었다. 혹은 코끼리 왕이 걷는 모양을 나타내거나 모든 기이한 짐승 등이 걷는 모양을 나타내었다. 이런 모양들을 나타내고 나서 다시 공중에서 온갖 신통 변화를 지었다. 이 보살들의 몸에서는 각각 광명이 나와 허공에서 1만 구지의 햇빛과 달빛이 비추듯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너희들은 모든 보살이 공중에 머무는 것을 보았느냐?”
040_0073_a_09L佛言:“諸善男子!汝等見諸菩薩住空中不?”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答言:“已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큰 광명은 모든 보살 각각의 몸에서 나온 광명이며, 이 모든 보살 낱낱이 모두 신통변화 등의 일을 나타낸 것이다.”
040_0073_a_10L佛言:“此大光明是諸菩薩各各身光,此諸菩薩一一皆能現諸神通變化等事。”
이때 약왕군 등 모든 보살들이 공중에서 미묘한 소리로 함께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모든 중생을 위해 법의 요점을 말씀하시어 법을 듣는 하늘이나 인간들이 다 최상의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소서. 저희들은 지금 다 여래의 대비하신 방편과 정진, 원력으로 건립한 바이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지금 법의 광명을 나타내시어 세간을 두루 비춰 주십시오.” 이 말을 하고 나서 함께 허공에서 내려와 부처님 앞에 안주하였다.
약왕군보살이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모임에 무엇 때문에 8만 4천의 천자 무리와 8만 4천 구지의 대보살 무리와 1만 2천 구지의 용왕 무리와 1만 8천 구지의 부다(部多) 무리와 2만 5천 구지의 필사좌(必舍左) 무리가 있습니까?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많은 무리들이 있습니까?”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알아야 한다. 이 모든 대중이 함께 집회에 와서 다 여기에서 설법을 듣고 즉시 이 날에 큰 이익과 즐거움 얻어 길이 윤회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그 가운데는 10지법(地法)을 얻어 안주하는 자도 있으며, 열반의 세계에 안주하는 자도 있으며,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에서 해탈해 안락한 법에 안주하는 자도 있으며, 번뇌의 결박에서 해탈한 자도 있으며, 부처님의 바른 법에 깊이 들어간 자도 있다.”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자세히 듣거라. 여래는 대비의 마음을 일으켜 모든 방편을 시설하여 널리 유정을 거두어 다 해탈케 하고 게으름과 권태가 없게 한다. 다만 모든 중생이 착한 법에 어리석어 비록 여래를 만난다 해도 가까이하지 않고, 듣고 마음에 새기거나 닦아 익히지 않으며 해탈을 구하지 않을 뿐이다.
040_0073_c_02L선남자야, 여래는 오늘 대중들 가운데서 법의 큰 소라를 불고, 법의 큰 북을 울려 큰 법의 소리를 내어 큰 법의 뜻을 연설하였다. 하늘과 용, 내지는 팔부사중(八部四衆) 및 처음 태어난 자들, 이런 일체 대중이 모두 오늘 대총지(大總持)를 얻고 착한 법을 원만히 성취하여 10지에 안주하여 널리 이익과 즐거움을 얻었다. 일체가 다 여래의 신통한 방편으로 지은 것이라,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정진지(精進地)에 안주하여 부처님 세존과 똑같은 법을 얻게 하였다.”
이때 65구지 중에 5천의 처음 태어난 자가 함께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가진 몸은 무거운 짐이라 너무도 두렵습니다. 무슨 수로 해탈하겠습니까? 또한 일체 중생은 윤회 속에 처하여 잠시도 고요할 때가 없습니다. 욕심 때문에 마음에 장애가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어두운 땅에 머물며 명료하게 알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저희들과 모든 중생을 섭수하사 두려움 없음을 보시하여 안락을 얻게 하소서. 세존께 묘한 법 베푸시기를 권청(勸請)하오니, 지혜가 적은 중생으로 하여금 바른 지혜를 늘어나게 하고, 고통받는 중생이 다 해탈을 얻어 세세 생생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게 하소서.”
세간의 음식 등은 이익은 없고 허물만 내어 모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하니 좋아할 만한 과보가 아니다.
040_0074_a_23L世間飮食等, 無利生過失, 不得生諸天,
非爲可愛果。
040_0074_b_02L 세간에서는 즐거움 없고 극히 괴로운 과보만 초래하며
수명을 줄이고 착하지 못한 업의 씨를 뿌린다.
040_0074_b_02L於世間無樂, 當招極苦報,
損減於壽命, 造不善業因。
살아서는 부를 즐기고 탐애하면서 무상한 줄 알지 못해 가장 훌륭한 업 짓지 않으므로 묘한 법을 알지 못한다.
040_0074_b_03L生富樂貪愛,
不能了無常, 不造最勝業, 不了知妙法。
잘못을 여읠 것 생각지 않고 고요한 마음에 머물지 않으므로 수명이 다하고 나면 태어나는 세상마다 모든 괴로움 받는다.
040_0074_b_04L不念離過失, 不住寂靜心, 壽命旣盡已,
諸趣受諸苦。
무상의 몽둥이에 매를 맞고 5욕의 밧줄에 얽매여 고통이 갈수록 늘어갈 뿐 업보는 벗어나지 못한다.
040_0074_b_06L無常杖所打, 五欲繩所縛,
苦惱而轉增, 業報不能脫。
과거의 업이 비추면 구제받을 수도, 의지할 곳도 없어 식법(識法)이 멸할 때 한갓 슬픔ㆍ번뇌ㆍ공포만 더하리.
040_0074_b_07L過去業所照,
無救無所依, 當識法滅時, 徒增悲惱怖。
나는 차라리 금과 은과 파려 등 진귀한 보배들을 널리 모든 이에게 보시할지언정 결코 아까워하지 않으리.
040_0074_b_08L我寧以珍寶, 金銀及玻瓈, 廣施一切人,
終不生悋惜。
나는 차라리 내 몸의 힘으로 다른 사람 종이 되어 오랜 시간 지낼지라도 결코 지치지 않으리.
040_0074_b_10L我寧以身力, 爲他人僕使,
設經彼長時, 終不生疲倦。
탐심과 애욕을 일으켜 모든 진기한 재물과 최상의 음식을 쌓아둔다면 나는 곧 두려워하리다.
040_0074_b_11L若起貪愛想,
廣集諸珍財, 及飮食上味, 我卽生怖畏。
존자여, 자세히 들으소서. 저희들이 말한 바와 같이 설사 저 모든 하늘에서 훌륭하고 묘하고 즐거운 과보 받으며 온갖 묘한 보배 그릇에 먹는 자의 입에 맞는 달고도 향기로운 맛있는 음식을 담아 먹고 하늘 몸에 색력(色力)과 위력을 더한다 해도 그가 받은 과보 다하면 모두가 헛것이 되리라.
항상 무거운 짐 지고도 벗어날 방법 구하지 않고 무상을 생각지도 않으며 열반의 길도 생각지 않는다.
040_0074_c_22L雖常負重擔, 不求解脫門,
復不念無常, 不思出離道。
번뇌 업이 쫓아와도 고뇌를 알지 못하며 뭇 병이 몸을 핍박해도 묘한 약 구하지 않는다.
040_0074_c_23L煩惱業隨逐,
苦惱亦不知, 衆病逼其身, 不能求妙藥。
040_0075_a_02L 무명(無明)의 씨 때문에 모든 행(行)이 따라서 생겨나며 행 등의 법이 일어나고 나면
탐욕과 애착이 잘못을 일으킨다.
040_0074_c_24L由無明因故, 諸行卽隨生, 行等法旣起,
貪愛生過失。
모든 행은 궁극적인 것이 아니며 일체 법은 다 공한 것인데 지혜 없어 알지 못하므로 바른 생각을 낼 수 없다.
040_0075_a_03L諸行不究竟, 一切法皆空,
無智不能知, 無由生正念。
고요한 행을 닦지 않으므로 식이 멸하면 고뇌가 더하니 셀 수 없는 겁이 지나도 해탈하지 못한다.
040_0075_a_04L不修寂靜行,
識滅苦惱增, 經無數劫中, 不能得解脫。
부처님 세간에 출현하사 저 천상과 인간의 스승 되시니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정각의 길 열어 보이셨다.
040_0075_a_05L佛出現於世, 爲彼天人師, 如父母愛子,
開示正覺道。
다시 큰 법보의 비를 내려 모든 군생 널리 제도하시고 바른 법을 섭수하지 못하는 저 삿된 지혜 가진 자들 제거하셨다.
040_0075_a_07L復雨大法寶, 普濟諸群生,
除彼邪智人, 不攝受正法。
깨달음 얻겠다는 마음을 낸 자 바른 법문에 들어가 일체 행이 공함을 알았으며 공하다는 것에도 걸림이 없다.
040_0075_a_08L發菩提心者,
得入正法門, 了一切行空, 於空亦無礙。
공(空)과 무아(無我)를 확실히 알면 아무데도 의지할 바 없으며 모든 번뇌도 공함을 알아서 모든 잘못을 멀리 떠난다.
040_0075_a_09L若了空無我, 一切無所依, 諸煩惱亦空,
遠離諸過失。
이때 처음 태어난 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0_0075_a_11L爾時,諸初生者復說伽陁言:
매우 자비로운 보살이시여, 널리 모든 중생 구제하시며 정진하는 대의왕(大醫王) 오래도록 게으름과 권태 없습니다.
040_0075_a_12L菩薩大悲者, 普救諸衆生, 精進大醫王,
長時無懈倦。
저들이 윤회하는 고통 생각하고 공덕으로 거두어 지니시니 제가 진실로 믿고 귀의하여 용맹하게 정진할 맘 일으킵니다.
040_0075_a_14L念彼輪迴苦, 以功德攝持,
我諦信歸依, 起勇猛精進。
약왕군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40_0075_a_15L爾時,藥王軍菩薩復爲說伽陁曰:
너희들은 이제 알거라. 부처님은 가장 존귀하시어 세간과 출세간의 부과 지혜를 다 구족하셨다.
040_0075_a_16L汝等今當知, 佛爲最上尊, 世間出世間,
福智皆具足。
32상(相)을 갖추고 여러 모습으로 장엄하셨으며 최상의 대비로 모든 군품 널리 제도하신다.
040_0075_a_18L具三十二相, 及衆好莊嚴,
以最上大悲, 廣度諸群品。
부처님의 높은 위용 수미산같이 드러나시며 끝없는 그 지혜 저 큰 바다 같으시다.
040_0075_a_19L佛威容高顯,
猶如妙高山, 智慧無有窮, 復如彼大海。
모든 방편 훌륭히 열어 중생을 따라 교화하시니 우러러 예를 올리고 귀의하면 모두 안락한 과보 얻으리라.
040_0075_a_20L善開諸方便, 隨順化衆生, 瞻禮與歸依,
皆得安樂果。
040_0075_b_02L 그때 월상경계여래께서 가릉빈가와 같이 맑고 묘한 음성을 내시자 시방 세계에 두루 들렸다. 그리고 얼굴에서는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흰색, 분홍색, 자주색, 푸른색, 녹색 등 8만 4천 가지 온갖 색광을 내었는데, 이 광명은 매우 넓고 밝아서 삼천대천세계를 빠짐없이 비추었다. 빛이 비추자 32곳의 큰 지옥이 다 무너졌으며, 모든 하늘 궁전 중에 광명이 비추는 곳은 매우 밝게 빛났다. 이 광명은 삼천대천세계를 비추고 나서 다시 광명 속에서 일체 중생이 즐기는 놀이기구를 허공에 나타내었다. 이런 조화를 부리고 나서 그 광명은 다시 부처님을 일곱 바퀴 돌았고, 다시 그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040_0075_c_02L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여래 앞에서 그런 질문을 하느냐? 그것은 이치에 맞는 말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여래는 모든 중생을 평등이 제도하고 그들을 따르는 방편으로 설법하여, 듣는 자가 다 이익을 얻고 구족하게 모든 총지문(總持門)에 들어가 일체 공덕을 다 성취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들이 다 처음 태어난 자가 함께 일으킨 변화로 나타났다는 것을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처음 태어난 자가 다 오늘 일체 착한 법을 원만히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또 내가 오늘 큰 법고를 치니 셀 수 없는 하늘과 인간이 법을 구족하게 되었으며, 무수한 지옥 중생이 고뇌를 벗어났다. 그리고 무수한 중생이 잠시 바른 생각을 내어 부처님의 지혜에 귀의하여 다 해탈을 얻었다.”
040_0076_a_02L이때 동쪽에서 5천 구지 긍가사(殑伽沙)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남쪽에서 6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서쪽에서 7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북쪽에서 8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아래쪽에서 9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으며, 위쪽에서 100구지 긍가사만큼의 보살 대중이 그 모임에 들어왔다.
각 방향에서 모든 보살 대중이 오고 나서는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각각 한쪽에 자리하였다.
040_0076_a_10L如是,諸菩薩衆隨方來已,從空而下住立佛前,禮彼佛足,各住一面。
이때 약왕군보살이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 때문에 다시 이런 큰 보살 대중이 와서 모였습니까?”
040_0076_a_12L是時,藥王軍菩薩白彼佛言:“世尊!何因緣故又復有此大菩薩衆而來集會?”
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모든 보살 대중의 집회는 다 처음 태어난 자가 인연이 되어 출발했기 때문이다.”
040_0076_a_14L彼佛言:“善男子!此諸菩薩大衆集會,皆以初生者爲緣而起發故。”
그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모임 가운데 처음 태어난 자들이 모두 즉시에 모든 법을 구족하여 10지(地)에 안주하였다. 또 그 부처님 모임에서 보살행을 닦는 무수한 자들이 다 모든 보살법에 안주하여 큰 신통을 얻었으며, 보고 듣고 따라서 기뻐하는 일체 중생도 다 이익과 즐거움을 얻었다. 이미 보살의 지위에 머문 모든 자들도 다시는 물러나지 않고 더욱 훌륭히 보살행법(菩薩行法)을 견고히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