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298_a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040_0298_a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040_0298_a_02L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40_0298_a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精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陽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如來坦蕩於無邊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40_0298_a_14L達磨西來法傳東土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絕彼是非開茲蒙昧
040_0298_b_02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40_0298_a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利益有情俱登覺岸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40_0298_b_11L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墯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40_0298_b_19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040_0298_b_22L 繼作聖教序

어제(御帝)
040_0298_b_23L御製
040_0298_c_02L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040_0298_b_24L高明肇分三辰方乃序其次厚載初萬彙於以發乎端淸濁之體旣彰善惡之源是顯然後以文物立其教以正典化其俗利益之功同歸於理於是乎像法來於西國眞諦流於中洞貫千古眞實之理無以窮囊括九圍玄妙之門莫能究言乎妄想五蘊皆空現乃眞容則一毫圓滿大之教豈能紀述者哉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040_0298_c_10L伏睹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法性周圓仁慈普布化蠻貊則萬邦輻湊躋蒸民於仁壽之鄕崇教法則四海雲從惠蒼生於富庶之域見尊經之浩汗設方便以救沈淪知法界之恢宏精進而攝懈怠乃擇其邃宇挍彼眞命天竺之高僧譯貝多之佛語管翻成於金字珠編復置於琅函宮之聖藻惟新鷲嶺之苾芻仰歎是三乘共貫四諦同圓盡苦空眞正之言顯秘密精硏之義讚相相乎實論空空乎盡空華嚴之理合軌轍金像之教同規矩
040_0299_a_02L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040_0298_c_23L朕纘嗣丕搆恭臨寶圖常翼翼而撫兆民兢兢而守先訓以至釋典尤未精詳諒其幽深曷能探測有譯經西域僧法賢奏章懇切致意專勤先皇帝大闡眞風高傳佛旨興前王之墜典振覺路之頹綱欲旌天造之功庸用廣聖文之述作請予製序繼聖教焉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040_0299_a_09L聖考上僊追號罔息政事之外何暇經心今已禫除思臻微奧雖幼承慈奈夙乏通才焉窮乎法海之津涯莫造乎空門之閫域略敷大意以徇輿情蹄涔不足擬浴日之波尺箠豈能量昊天之影聊述短序以紀聖功者焉


대방광선교방편경(大方廣善巧方便經) 제1권
040_0299_a_16L佛說大方廣善巧方便經 卷第一


서천(西天) 시호(施護) 한역
변각성 번역
040_0299_a_17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傳法大師賜紫臣 施護 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40_0299_a_18L如是我聞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에 계시어 큰 비구 대중 8천 사람과 보살 1만 6천 사람과 함께 모이셨다. 이 여러 보살들은 지혜와 방편(方便)과 신통(神通)을 구족하였고, 변재(辯才)가 걸림 없으며, 큰 총지(摠持)를 얻었었다.
040_0299_a_19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苾芻衆八千人菩薩一萬六千人俱——是諸菩薩智慧方便神通具足辯才無礙得大摠持
그때에 세존께서는 큰 법좌(法座)에 계시어 이와 같은 무수한 백천 대중들에게 공경히 둘러싸여 설법을 하셨다.
040_0299_a_22L爾時世尊處大法座與如是等無數百千大衆恭敬圍繞聽受說法
040_0299_b_02L그때 회중(會中)에 한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있었으니, 이름은 지상(智上)이었다.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하였다.
040_0299_a_24L彼時會中有一菩薩摩訶薩名曰智上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禮佛雙
예배를 마치고는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세존이서여, 저는 적은 법을 묻고 싶사오니,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허락해 주시옵소서.”
040_0299_b_05L禮已合掌前白佛言世尊我有少法欲伸請問如來應供正等正覺愍我故願賜聽許
부처님께서는 지상(智上)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善男子)여, 그대는 마음대로 물어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부처님 여래는 묻는 것에 따라 각각 그를 위하여 응하는 대로 연설하여 그로 하여금 듣고서 환희를 내게 하느니라.”
040_0299_b_07L佛告智上菩薩摩訶薩言善男子恣汝所問今正是時諸佛如來隨有問者各各爲其如應演說令彼聞已心生歡喜
이때에 지상보살마하살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좋고 교묘한 방편(方便)이옵니까? 원컨대 부처님 세존께서는 자세히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040_0299_b_10L時智上菩薩摩訶薩卽白佛言世尊云何是菩薩摩訶薩善巧方便願佛世尊廣分別說
부처님께서는 지상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라.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한 방편으로써 널리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이치대로 수행하게 하느니라.
040_0299_b_13L佛告智上菩薩摩訶薩言善男汝今當知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以一方便普令一切衆生如理修
무슨 까닭이냐.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나아가 저 방생(傍生) 이류(異類)인 모든 악취(惡趣) 가운데서도 보살 또한 평등한 일체지(一切智)의 마음으로 그 방편을 베풀고, 곧 이와 같은 선근(善根)으로써 일체 중생에게 회향(回向)하여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2법을 수행하게 한다.
040_0299_b_16L何以故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乃至於彼傍生異類諸惡趣中菩薩亦以平等一切智心施其方便卽以如是善根廻向一切衆生令諸衆生修行二法
무엇이 2법이냐. 이른바 일체지(一切智)의 마음과 회향하는 마음이니, 선남자여, 이와 같은 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 된다’고 이름하느니라.
040_0299_b_20L何等爲二所謂一切智心廻向心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들의 있는 선근(善根)을 파괴하려 생각하지 않고 항상 좋아하는 것으로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내며, 곧 이와 같은 따라 기뻐하는 선근으로써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느리라.
040_0299_b_22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於諸衆生所有善根不念破壞所愛樂生隨喜心卽以如是隨喜善根廻向一切衆生
040_0299_c_02L 또한 일체지의 마음으로써 널리 일체 중생에게 베풀며, 비록 베푸는 마음을 일으키나, 모두 취하는 것도 없고 또한 없는 것도 없나니,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299_c_02L復以一切智心廣施一切衆生雖起施心悉無所取亦無所得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만일 어느 때에 저 시방세계 내지 모든 곳에서 혹 일체 미묘하고 사랑스런 향나무와 꽃나무를 보더라도, 보살은 보고서 한 생각이라도 취하고 싶은 마음을 내지 않느리라.
040_0299_c_05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若時往彼十方世界乃至一切方或見一切微妙可愛香樹華樹薩見已不生一念希取之心
다음과 같이 사유(思惟)하니, ‘이런 향나무와 꽃나무는 내가 취할 바 아니요, 마땅히 시방의 일체 부처님께 올릴 것이다’ 하여 곧 이와 같은 선근으로 일체 지혜에 회향하나니,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299_c_09L作是思此香樹華樹非我所取當獻十方一切諸佛卽以如是善根廻向一切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향하는 곳을 따라 혹 ‘일체 중생이 모든 쾌락 받음’을 보거든, 보살이 그때에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곧 이와 같은 ‘따라 기뻐하는’ 선근으로써 일체 지혜에 회향하느니라.
040_0299_c_13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隨所向處或見一切衆生受諸快菩薩爾時生隨喜心卽以如是隨喜善根廻向一切智
또 만일 보살이 향하는 곳을 따라 혹 일체 중생이 모든 고뇌 받은 것을 보거든, 보살이 그때에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정진(精進)의 투구를 입고 곧 다음과 같은 말을 하되, ‘일체 중생의 고뇌를 내가 마땅히 대신 받고 널리 중생이 편안한 안락 얻기를 원합니다’ 하느니라.
040_0299_c_17L若菩薩隨所向處或見一切衆生受諸苦惱菩薩爾時起悲愍心被精進鎧卽作是言一切衆生所有苦惱我當代受普願衆生得安隱樂
곧 이와 같은 선근으로써 위없는 보리(菩提)에 회향하나니,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 된다’고 이름하느니라.
040_0299_c_21L卽以如是善根廻向無上菩提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040_0300_a_02L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모든 방위와 곳을 따라 만일 한 부처님께 예배하면 곧 저 여러 부처님 여래께 예배함과 같나니, 무슨 까닭이냐. 여러 부처님 여래는 동일한 법성(法性)이며, 동일한 계품(戒品)ㆍ정품(定品)ㆍ혜품(慧品)ㆍ해탈품(解脫品)ㆍ해탈지견품(解脫知見品)이며, 또한 다시 동일한 ‘최상 심의(心意)’이니라.
040_0299_c_23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隨諸方處若禮一佛如來卽同禮彼諸佛如來何以故諸佛如來同一法同一戒品定品慧品解脫品解脫知見品亦復同一最上心意
보살은 이와 같이 요달하여 알고서 나아가 한 부처님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하여도 곧 여러 부처님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함과 같나니, 보살이 광대한 마음으로 널리 일체를 포섭하느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a_05L菩薩如是了知已乃至恭敬供養一佛如來卽同恭敬供養諸佛如來菩薩以廣大心普攝一切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혹시 대승(大乘)을 닦는 자가 대승 법에 퇴굴심(退屈心) 내는 것을 보거든, 보살이 그때에 저 마음을 알고서 곧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느니라.
040_0300_a_09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或時見有修大乘者於大乘法生退沒心菩薩爾時知彼心已卽作是
‘내 마땅히 저를 위하여 하나의 4구 게를 칭찬하여 저로 하여금 이와 같이 이치대로 닦고 배워서 퇴굴하지 않게 하리라’ 생각하고서 곧 말하되, ‘모든 대승을 닦는 자는, 만일 능히 이 한 4구 게송에서 그 뜻을 알면 곧 능히 저 일체 언어(言語)에 의취(義趣)를 통달할 것이요, 아는 바와 같이 하면 퇴굴을 내지 않으리라.
040_0300_a_13L我應爲彼稱讚一四句偈令彼如是如理修學使不退沒念已卽言有修大乘者若能於此一四句偈解了其義卽能於彼一切語言通達義如所解了不生退沒
또 내가 설한 하나의 4구게를 만일 능히 듣고 수지함이 있으면, 이 사람은 곧 여러 부처님의 변재를 얻으리니, 나는 마땅히 이 선근으로써 널리 일체 중생에게 베풀고, 모두 저 많은 학문을 구속함과 여러 부처님께서 걸림 없는 변재로 포섭하시는 바가 되기를 원한다’ 함이니,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a_17L又復我此所說一四句偈若有能聽受者是人卽得諸佛辯才我當以是善根普施一切衆生悉願得彼多聞具足諸佛無礙辯才所攝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040_0300_b_02L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혹시 저 빈궁한 걸인의 처소에 가면, 보살은 그때에 마음으로 슬퍼하고 불쌍히 여겨 곧 스스로 생각하되, ‘다른 업을 짓는 바로서 결정한 보(報)를 받았도다.
040_0300_a_22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或時往彼貧窮乞丐人所菩薩爾時心生悲愍卽自念言他業所作受決定報
내가 지금 여기에 환희로 화합하여 그 하고 싶어하는 것을 따라 모두 베풀어 주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한 보시의 가운데에도 네 가지 행상(行相)이 있나니, 이른바 시대(施大)ㆍ심대(心大) 등이다. 지금 나는 이 가운데에 보시하는 것은 비록 적으나 일체 지혜의 마음은 또한 한량이 없느니라.
040_0300_b_03L我今於此歡喜和合隨其所欲而悉施與如佛所說於一施中有四行相所謂施大心大等今我此中所施雖少一切智心而復無量
만일 내가 이 일체 지혜의 마음으로써 이 걸인에게 보시하면 곧 이와 같은 선근의 힘으로써 마땅히 보배로운 손으로 항상 진보(珍寶)를 유출하여 널리 일체 중생에게 보시하리라. 이와 같이 이 걸인에게 보시하여도 이에 능히 저 현재의 부처님 세존의 보시함과 계를 지님과 선정(禪定)을 닦는 것과 함께 짓는 복과 행(行) 등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으리라’하느니라.
040_0300_b_06L若我以是一切智心施此乞人卽以如是善根力故當以寶手常出珍寶普施一切衆生如是布施此乞丐人乃能與彼現在佛世尊所布施持戒修禪定者所作福行等無有異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b_11L善男子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이 혹시 저 성문(聲聞)ㆍ연각(緣覺)과 함께 거주하거든, 보살은 그때 저 2승(乘)에게 다만 공경만 하거니와, 저 성문ㆍ연각이 혹 두 가지 일로써 아상(我相)을 내느리라.
040_0300_b_12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若時與彼聲聞緣覺同所居止薩爾時於彼二乘但生恭敬若彼聲緣覺或以二事而生我相
무엇이 둘이 되느냐. 첫째는 보살이 여러 부처님 세존을 출생함이요, 둘째는 여러 부처님이 성문ㆍ연각을 출생함이라 한 것이니, 저는 이러한 일로써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되, ‘나는 이중에 최상이 되느니라. 어찌 저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내리오’ 하느니라.
040_0300_b_16L何等爲一者菩薩出生諸佛世尊二者佛出生聲聞緣覺彼以是事而自念我於此中是爲最上何能於彼生恭敬心
그러나 이 보살은 비록 이 말을 듣더라도 방편으로써 마음에 딴 생각이 없나니,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b_20L而此菩薩雖聞是說以方便故心無異想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능히 한 보시 중에도 6바라밀다(波羅蜜多)를 성취하느니라.
040_0300_b_22L復次善男子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能於一施行中成就六波羅蜜多
040_0300_c_02L 이 행상은 어떠하냐. 이른바 보살이 ‘모든 곳에서 와 구걸하는 자’를 보거든, 보살은 그때에 인색한 마음을 섭복(懾伏)하고, 그 요구하는 바를 따라 모두 베풀어 주나니, 이것을 곧 ‘보살의 보시바라밀다를 성취함’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b_24L是相云何所謂菩薩隨諸方處見來求者菩薩爾時攝伏慳心隨其所欲而悉施與此卽名爲菩薩成就布施波羅蜜多
이와 같이 보시할 때에 보살이 스스로 계행을 지니며, 또한 능히 저 모든 파계한 자를 포섭하여 널리 그로 하여금 청정 계지(戒地)에 머무르게 하나니, 이것을 곧 ‘보살의 지계(持戒)바라밀다를 성취함’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c_05L如是施時菩薩自持戒行復能攝彼諸破戒者普令安住淸淨戒地此卽名爲菩薩成就持戒波羅蜜多
이와 같이 보시할 때에 보살이 그 자비한 마음으로써 으뜸을 삼고 또한 파괴하지 아니하는 마음과 구호(救護)하는 마음과 평등히 머무르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 마음을 일으킬 때에 이것을 곧 ‘보살의 인욕(忍辱)바라밀다를 성취함’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c_08L如是施時菩薩以其慈心爲首復起不破壞心救護心等住心起是心時此卽名爲菩薩成就忍辱波羅蜜多
이와 같이 보시할 때에 마시는 것이든 먹는 것이든 모든 하고 싶어하는 것에 따라 보시하되, 보살이 오거나 가거나 머물러 있음에도 몸과 입과 마음에 게으름을 내지 않나니, 이것을 곧 ‘보살의 정진바라밀다를 성취함’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c_11L如是施時——若飮若食及諸所欲——隨其所施菩薩來止於身位不生懈倦此卽名爲菩薩成就精進波羅蜜多
이와 같이 보시할 때에 보시하는 곳을 따라 보살은 마음이 한 경지에 머물러 산란을 일으키지 않나니, 이것을 곧 ‘보살의 선정바라밀다를 성취함’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c_14L如是施時隨所施處薩心住一境不起散亂此卽名爲菩薩成就禪定波羅蜜多
이와 같이 보시할 때에 보살은 이와 같이 보시한 자와, 이와 같이 받는 자가 어떤 과보 얻는 것을 모두 아나니, 이와 같이 알고서 칭량(稱量)하고 계교함이 모두 다 평등하여 이 가운데에 작은 법도 얻음 없나니, 이것을 곧 ‘보살의 지혜바라밀다를 성취함’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0_c_16L如是施時薩悉知如是施者如是受者得何果如是知已稱量較計皆悉平等中無有少法可得此卽名爲菩薩成就智慧波羅蜜多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나니, 보살마하살이 한 보시 중에도 6바라밀다를 성취하느니라.”
040_0300_c_20L善男子如是名爲善巧方便菩薩摩訶薩於一施行中成就六波羅蜜多
040_0301_a_02L그때에 지상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희유(希有)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의 보시행 가운데에도 이와 같은 선교방편이 있으며, 이 방편으로써 능히 일체 중생의 윤회하는 고뇌를 해탈하여 널리 일체 여러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포섭하나이다.”
040_0300_c_22L爾時智上菩薩摩訶薩復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布施行中乃有如是善巧方便以是方便而能解脫一切衆生輪廻苦惱普攝一切諸佛法藏
부처님께서는 지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한 것과 같아서 이와 같나니, 여러 보살마하살이 선교방편을 구족하기 때문에 능히 한 보시 중에도 한량없는 이익과 뛰어난 행(行)을 성취하느니라.”
040_0301_a_04L佛言智上如汝所說如是如是諸菩薩摩訶薩具善巧方便故而能於其一施行中成就無量利益勝行
그때에 세존께서는 지상보살마하살에게 또 일러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라.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설령 다른 때에 극중한 죄가 있었더라도 저 보살은 또한 선근을 무너뜨리지 않느니라.
040_0301_a_06L爾時世尊復告智上菩薩摩訶薩言善男子汝今當知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設於異時有極重罪而彼菩薩亦不壞善根
어떻게 무너뜨리지 않느냐. 이른바 보살이 혹시 저 악지식(惡知識)을 만나 그가 권하여 그로 하여금 위없는 도의 뜻을 잃어버리고 극중한 죄를 얻게 하였더라도 보살은 그때에 곧 스스로 사유하되, ‘내 지금 만일 이 몸에서 열반을 증득하고 후생에 태어나는 고통을 끊었더라도 또한 정진(精進)의 투구를 쓰지 않으면 어찌 능히 일체 중생의 윤회하는 고뇌를 해탈시키리오.
040_0301_a_10L云何不壞所謂菩薩或時値遇彼惡知識勸令退失無上道意得極重罪菩薩爾時卽自思惟我今若或卽於此身取證涅盤斷後邊際不復堪任被精進鎧何能度脫一切衆生輪廻苦惱
나는 지금 마땅히 이 인연으로써 스스로 그 마음을 무너뜨리지 아니할 것이다. 무슨 까닭이냐. 내가 윤회하는 가운데에서 일체 중생을 도탈하고자 하오니, 설령 극중한 죄가 있을지라도 또한 선근을 끊지 않으리라’ 함이니라.
040_0301_a_15L我今不應以此因緣自壞其心何以故我欲於輪廻中度脫一切衆生設有極重罪亦不斷善根
선남자여, 이와 같음을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이라 이름하느니라.
040_0301_a_18L善男子如是名爲菩薩摩訶薩善巧方便
또 선남자여, 만일 출가한 보살이 분별심(分別心)을 두어 별달리 뜻을 지으면 저 얻은 죄는 4근본(根本)보다 더할 것이니라. 이 보살이 만일 선교방편을 갖춘 자라면 일어남(생각)을 따라 곧 참회할 것이니, 나는 저 보살만은 죄가 없다 말하리라.”
040_0301_a_19L善男子若出家菩薩有分別心生別異作意彼所得罪過四根本是菩薩若具善巧方便者隨起卽悔善男子我說彼菩薩爲無罪
그때에 지상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보살이 죄가 있습니까?”
040_0301_a_23L爾時智上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云何菩薩亦有罪耶
040_0301_b_02L부처님께서는 지상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만일 ‘보살이 죄가 없다’ 말할진대, 어찌하여 보살이 백천 겁(劫) 중에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계를 배우며, 근본계(根本戒)를 파하는 자가 있으랴.
040_0301_b_02L佛告智上菩薩摩訶薩言善男子若言菩薩無有罪云何菩薩於百千劫中學波羅提木叉戒有破根本果者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라. 이들 보살은 비록 일체 중생의 선(善)한 말과 악한 말을 모두 다 참거니와, 다만 저 성문 연각법 가운데에 상응(相應)하여 뜻을 짓나니, 그러므로 나는 ‘그의 얻은 죄가 4근본보다 더하다’ 말하노라.
040_0301_b_05L善男子汝今當知是等菩薩雖於一切衆生善言惡言皆悉能忍但爲於彼聲聞緣覺法中相應作意是故我說彼所得罪過四根本
저와 같은 성문승(聲聞乘) 사람은 근본 죄를 범하면 열반 증득함을 감당할 수 없다. 출가한 보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이 죄를 일으키고서는 곧 회과(悔過)하지 않고 성문ㆍ연각에 상응(相應)하여 뜻을 짓나니, 또한 다시 열반 증득함을 감당할 수 없어서 대열반(大涅槃) 계(界)에 나아가 증득하게 못하느니라.”
040_0301_b_09L如彼聲聞乘人犯根本罪無所堪任取證涅盤出家菩薩亦復如是起是罪已不卽悔捨聲聞覺相應作意亦復無所堪任不能趣證大涅盤界
그때에 존자(尊者) 아난(阿難)은 이 모임 가운데에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사위대성(舍衛大城)에 한 보살이 있사온데, 이름은 광취왕(光聚王)이옵니다. 저는 어느 때 성중에 들어가 걸식하였습니다. 그 성중에서 저 보살을 보지 못했습니다.
040_0301_b_13L爾時尊者阿難在大會中前白佛言世尊舍衛大城有一菩薩名光聚王我於一時入城乞食於其城中不見彼菩薩
이때에 광취왕보살은 한 마을에 있어서 어느 여인과 함께 한 곳에 함께 앉아 법 아닌 말을 하더니, 내가 가서 보니 그는 감추어 숨기지 않고 또한 저 범행법(梵行法)을 말하였습니다.
040_0301_b_17L是時光聚王菩薩別在一聚落中與一女人同坐一處說非法語我往見已彼不覆藏而復別說彼梵行法
세존이시여, 부처님 여래는 이 일체 중생의 큰 스승이시며 알지 못한 것이 없으시고 보지 못한 것이 없으시며 깨닫지[解了] 못한 것이 없으십니다. 저는 이러한 모양을 보았사오니, 그 일은 어떠하옵니까? 원하옵나니 부처님께서는 알려 주시옵소서.”
040_0301_b_20L世尊我佛如來是一切衆生大無所不知無所不見無不解了見是相其事云何願佛開示
존자 아난이 이 말을 할 적에 이 부처님 회상의 땅이 크게 진동하였다.
040_0301_b_22L尊者阿難發是言時而此佛會地大震動
040_0301_c_02L그때에 광취왕보살이 허공에서 몸을 나타내니, 높이가 1다라수(多羅樹)였다. 곧 공중에서 아난에게 물어 말씀하셨다.
“존자 아난이여, 그대의 뜻에 어떠하냐? 비법(非法)에 범하는 자가 어찌 능히 이와 같이 허공에 머무르겠느냐?”
040_0301_b_23L爾時光聚王菩薩現身虛空高一多羅樹卽於空中問阿難言尊者阿難於汝意云何犯非法者豈能如是住虛空耶
이때에 존자 아난은 부처님 앞을 대하여 허공을 향하고서 물어 말하였다.
“광취왕보살이여, 내가 앞의 본 일과 같아서는 어찌 보살로서 이러한 비법(非法)이 있겠습니까?”
040_0301_c_04L是時尊者阿難對如來前向空問言光聚王菩薩如我向者所見事相云何菩薩有此非法耶
존자 아난이 이 말을 할 때에 세존께서는 즉시 발을 들어 땅을 누르셨다.
이때에 타방(他方) 세계에 계시는 부처님께서 허공 중에 나타나시어 이 소리를 내면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이미 비법을 여의었나니, 나는 이 일을 알고 나는 이 일을 증명하노라.”
저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고서 허공에서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으셨다.
040_0301_c_06L尊者阿難作是言時世尊卽爲垂足按地時他方世界有佛世尊現虛空中是聲言菩薩已離非法我知是事證是事彼佛言已隱空不現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대승(大乘)에 머무르는 보살 정사(正士)에게 과실이 있다는 생각을 두지 말지어다.
040_0301_c_10L爾時世尊告阿難言汝不應於住大乘者菩薩正士生過失想
아난아, 비유컨대 성문승(聲聞乘)의 초과(初果), 2과(果)인 사람이 무루도(無漏道)를 구함에 어려움이 되지 않는 것과 같나니,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나니, 일체지(一切智)를 구함에 어려움이 되지 않느니라.
040_0301_c_12L阿難譬如聲聞乘中初二果人求無漏道不以爲難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亦復如是求一切智不以爲難
왜냐하면 보살은 이미 권속의 속박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미 능히 불(佛)ㆍ법(法)ㆍ승(僧)ㆍ보(寶)에 안주(安住)하여 청정한 믿음을 무너뜨리지 아니했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에 물러서지 아니했느니라.
040_0301_c_15L何以故薩已離眷屬纏縛故已能安住佛僧寶不壞淨信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아난아, 마땅히 알라. 만일 보살승(菩薩乘)에 머무름이 있는 자는 일체지의 마음을 여의지 않나니, 설령 5욕법(欲法)에서 희롱하여 행할지라도 또한 과실이 없다. 여러 부처님 여래는 5근(根)이 구족함을 얻었나니, 그 뜻이 이와 같으니라.
040_0301_c_18L阿難當知若有住菩薩乘者不離一切智心設於五欲法嬉戲而行亦無過失所有諸佛如來得五根具足其義如是
아난아, 네가 본 광취왕보살의 그 일과 인연을 내가 지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040_0301_c_21L阿難如汝所見光聚王菩薩其事因緣我今爲汝如實宣說
아난아,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광취왕보살이 아까 취락에서 자리를 같이하여 앉은 저 여인은 과거 세상 2백 생(生) 전에 이 보살과 함께 일찍이 부부가 되었다.
040_0301_c_23L阿難汝今當知光聚王菩薩向於聚落同處坐者而彼女人於過去世二百生前與此菩薩曾爲夫婦
040_0302_a_02L 그러므로 지금에 이 여인이 광취왕보살의 좋고 상서로운 위력과 광명과 계의 힘이 구족한 것을 본 것이다. 여인은 보고서 과거 관습으로 말미암아 좋지 못한 생각을 내었다.
040_0302_a_02L是故今時而此女人見光聚王菩薩吉祥威光力具足女人見已由宿習故生麤重想
또한 선근(善根)의 힘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되, ‘내가 만일 이 광취왕보살이 나의 집에 와서 한 자리에 함께 앉게 됨을 얻으면 그는 능히 나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게 하리라’고 하였다.
040_0302_a_05L以善根力復作是念若得此光聚王菩薩來我舍中共坐一處彼能令我發生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아난아, 이때에 광취왕보살은, 저 여인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고, 곧 밤에 그의 집에 가서 그 여인과 함께 한 자리에 함께 앉아서 무수한 법문(法門)을 자세히 말하였다. 이때에 여인의 집은 안팎이 모두 평정(平正)하고 넓고 장엄되고 깨끗하였다. 이때에 광취왕보살은 이미 자리를 같이하고서 즉시 저 여인의 오른손을 잡고 가타(伽陀)를 말하였다.
040_0302_a_08L阿難時光聚王菩薩知彼女人心所念已卽於夜分往詣彼舍與其女人共坐一處廣爲宣說無數法門時女人舍內外平正廣博嚴淨時光聚王菩薩旣同坐已卽復執彼女人右手說伽陀曰

부처님은 염욕법(染欲法) 칭찬 않으시니
우치하고 미혹한 자가 행하는 바라네.
만일 애욕의 마음 끊어 없애면
부처님은 이 사람을 최상이라 말씀하시네.
040_0302_a_13L佛不稱讚染欲法
愚癡迷著而所行
若能斷除欲愛心
佛說斯人爲最上

아난아, 때에 저 여인은 이 가타를 듣고서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여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합장 공경하고 저 광취왕보살의 발에다 예배하고서 가타를 말하였다.
040_0302_a_15L阿難時彼女人聞是伽陀已心大歡卽從座起合掌恭敬禮彼光聚王菩薩足說伽陀曰

저는 본시 애욕의 마음 없나이다.
저는 부처님께서 애욕 칭찬 않음 알았나이다.
만일 애욕의 마음 끊어 없애면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을 최상이라 말씀하시나이다.
040_0302_a_18L我本無心實求欲
我知欲法佛不讚
若能斷除欲愛心
佛說斯人爲最上

이 가타를 말하고, 또 가타를 말하였다.
040_0302_a_20L說是伽陀已復說伽陀曰
마땅히 아십시오. 저의 생각과 같아
말한 바 진실하여 다 없나이다.
누구든지 불보리(佛菩提) 즐겨 구하면
일체 중생 안락과 이익 얻으리이다.
040_0302_a_21L當知如我心所思
所說眞實而無異
若人樂求佛菩提
一切衆生獲利樂
040_0302_b_02L
아난아, 저 여인은 광취왕보살의 좋고 교묘한 방편으로 지도함을 얻었기 때문에 그 즉시 여인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였다. 이때에 저 보살은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저 집을 벗어났느니라.
040_0302_a_23L阿難時彼女人得光聚王菩薩善巧方便爲開導故卽時女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時彼菩薩卽從座出離彼舍
아난아, 너는 지금 마땅히 알라. 내가 보니, 저 여인은 깊은 마음이 청정하고 용맹하여 가장 뛰어나니, 내가 지금 그에게 보리(菩提)의 수기[記]를 주리라.
040_0302_b_04L阿難汝今當知我觀彼女人深心淸淨勇猛最勝我今爲彼授菩提記
아난아, 저 여인은 이로부터 목숨을 마치면 마땅히 여자 몸을 전환하여 남자가 될 것이요, 이 뒤로부터 99백천 아승기겁(阿僧祇劫)을 지나서 마땅히 성불하리니, 호는 근사(近事)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이며, 세간에 출현하리라.
040_0302_b_06L阿難彼女人從此命終已當轉女身得成男子從是已後過九十九百千阿僧祇劫當得成佛號曰近事如來應供正等正覺出現世間
아난아, 이러한 인연으로써 마땅히 알라. 보살마하살은 이미 권속과 은애(恩愛)의 속박을 벗어났고, 일체 비법(非法)은 영영 다시 나지 않느니라.”
040_0302_b_09L阿難以是緣故當知菩薩摩訶薩已離眷屬恩愛纏縛一切非法永不復
그때에 광취왕보살마하살은 부처님 세존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공중으로부터 내려와서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다.
040_0302_b_12L爾時光聚王菩薩摩訶薩聞佛世尊如是說已從空中下頭面著地禮世尊足
예배하고서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은 대비행(大悲行)에 머물러서 항상 이익케 하는 바이옵니다.
040_0302_b_15L禮已合掌前白佛言世尊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住大悲行常所利益
세존이시여, 나도 지금 또한 이 행(行)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보살로서 능히 한 중생을 위하여 한 선근(善根)을 내는 이는 모든 색정과 애욕의 죄가 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나니, 만일 죄 되고 더러운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백천 겁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을 것이옵니다.
040_0302_b_17L世尊我今亦得是行又復世尊若有菩薩能爲一衆生發一善根者於諸色愛不起罪心若如所起罪垢心者當於百千劫中受地獄苦
세존이시여, 만일 저 보살이 이러한 죄 되는 마음을 일으키고 지옥의 고통을 받는 자라면 마땅히 아실 것입니다. 이 보살은 곧 중생이 내었던 선근을 버리고 그 선근으로 하여금 성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옵니다.”
040_0302_b_20L世尊若彼菩薩起是罪心受斯地獄苦者當知是菩薩卽捨離衆生所發善根令彼善根不能成就
040_0302_c_02L그때에 세존께서는 광취왕보살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보살 정사(正士)여, 그대가 말한 것과 같아서 이와 같고 이와 같으니라. 만일 대비심(大悲心)에 머무르는 자는 능히 일체 중생을 위하여 일체 죄악의 때를 끊어 없애느니라.
040_0302_b_23L爾時世尊讚光聚王菩薩言善哉菩薩正士如汝所說如是如是若住大悲心者能爲一切衆生斷除一切罪垢
선남자여, 나는 기억하노니, 과거 아승기겁 전에 한 마나바가(摩拏嚩迦)가 있었는데, 이름은 광명(光明)이었다. 4만 2천 세(歲) 동안 범행을 닦아 지니고 모든 과실을 떠났다.
040_0302_c_04L善男子我念過去阿僧祇劫前有一摩拏嚩迦名曰光明於四萬二千歲中修持梵行離諸過失
이 4만 2천 세를 지나고서 어느 때에 인연 때문에 한 왕성(王城)에 들어갔나니, 그 성 이름은 신통(神通)이었다. 그 성중에서 한 여인을 보았는데, 이름은 가타(伽吒)였다.
040_0302_c_06L過是四萬二千歲已而於一時以因緣故入一王城——其名神通——於彼城中見一女人名曰伽咤
이때에 그 여인은 이 마나바가의 모습이 단정함을 보았다. 여인은 보고서 욕정과 애정의 마음이 생겨 그 앞에 나아가서 예를 하고 머물러 있었다.
040_0302_c_09L時彼女人見是摩拏嚩迦色相端正女人見已生欲愛心詣其前作禮而住
광취왕이여, 그때에 마나바가는 곧 저 여인에게 물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구하고 싶소?’
여인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당신 마나바가와 함께 부부가 되고 싶습니다.’
040_0302_c_11L光聚王爾時摩拏嚩迦卽問彼女人言今汝女人有何所求女人荅言我今求汝摩拏嚩迦共爲夫婦
마나바가는 말하였다.
‘나는 여인에게 애욕의 생각을 두지 않노라.’
여인은 또 말하였다.
‘내가 지금 만일 당신과 부부가 되지 못하면 나는 마땅히 오래지 않아 목숨을 마칠 것이옵니다.’
040_0302_c_14L摩拏嚩迦言我不於女人而生欲想女人又言我於今時若不得汝爲夫婦者我當不久而趣命終
그때에 마나바가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4만 2천 세 동안 범행을 닦아 지니고 금계(禁戒)를 범하지 아니했나니, 나는 지금 마땅히 애욕에 물드는 비법(非法)을 받지 말고, 이 여인을 나는 마땅히 멀리할 것이니라.’
040_0302_c_16L爾時摩拏嚩迦作是思惟我於四萬二千歲中修持梵行不犯禁戒我於今時不應受是染愛非法而此女人我宜遠離
이러한 생각을 하고서 저 여인을 떠나 일곱 걸음을 걸어갔다. 일곱 걸음을 지나고서 도로 다시 머무르고, 그 여인을 위하여 대비심(大悲心)을 일으켰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고 말하였다.
‘나는 지금 용맹심(勇猛心)을 발하여 설령 금계를 범하고 차라리 지옥의 고통을 받을지언정 마땅히 그녀를 멀리하여 그녀로 하여금 목숨을 버리게 하지 않으리라.’
040_0302_c_20L作是念已離彼女人而行七步過七步已還復小住爲其女人起大悲心作是念言我於今時發勇悍心設犯禁戒寧當忍受地獄苦報不應遠離令彼失命
그때에 여인은 이 말을 듣고서 마음에 쾌락이 생겨 ‘본래의 소원을 달성했으니, 죽지 않겠다’고 하였다.
040_0302_c_24L爾時女人聞是言已心生快樂適本所願不至命終
040_0303_a_02L광취왕이여, 이때에 저 광명 마나바가는 곧 저 가타 여인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이 하고 싶어함과 같이 나는 지금 당신과 함께 부부의 원을 따르겠노라.’
040_0303_a_02L光聚王時彼光明摩拏嚩迦卽執彼伽咤女人手作如是言如汝所欲我與汝隨所應作
이와 같이 하여 광명 마나바가는 가타 여인과 함께 12년 동안 함께 부부가 되었다. 저 마나바가는 이 12년을 지나고서 또다시 정진하고 범행을 닦아 지녔으며, 그 후로 죽어서 범천(梵天)에 태어났었다.
040_0303_a_05L如是光明摩拏嚩迦與伽咤女人於十二年中共爲夫彼摩拏嚩迦過是十二年已又復精進修持梵行從是歿已生梵天界
광취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저 때의 광명 마나바가를 달리 보지 말 것이니, 지금 나의 몸이요, 저 때의 가타 여인은 지금의 야수다라(耶輸多羅)이다.
040_0303_a_08L光聚王汝今當知彼時光明摩拏嚩迦者勿起異見今我身是彼時伽咤女人者今耶輸陀羅是
왜냐하면 나는 그때에 다만 한 생각이 대비심을 일으키고 또한 범행을 닦았기에 범천에 태어나게 되었느니라. 이와 같이 나는 10천 겁 동안 윤회하는 몸을 받았었다. 비록 이 몸을 받았으나 싫어하거나 게으르지 아니했느니라.
040_0303_a_11L所以者何於爾時但能一念起大悲心又復還修梵行得生梵界如是我於十千劫中受輪廻身雖受是身不生厭倦
광취왕이여, 모든 중생이 선교방편을 구족하지 못하면 윤회하는 중에도 지옥 고통을 받느니라. 보살은 능히 선교방편을 구족했기 때문에 범천(梵天)에 태어남을 얻었느니라.
040_0303_a_14L聚王諸有衆生不具善巧方便者輪廻中受地獄苦菩薩以能具足善巧方便是故得生於梵天界
광취왕이여, 가령 사리불(舍利子)과 목건련(目乾連)은 큰 아라한(阿羅漢)이니라. 비록 신통 지혜가 성문 중에서는 제일이나, 또한 선교방편을 구족하지 못했느니라.
040_0303_a_17L光聚王假使舍利子目乾連大阿羅漢雖復神通智慧於聲聞中而爲第一亦未能具善巧方便
광취왕이여, 지금 나의 법 가운데에 한 비구가 있으니, 이름은 구가리구(俱迦梨俱)니라. 지옥에 떨어진 그 일은 어떠하냐.
040_0303_a_20L光聚王今我法中有一苾芻——名俱迦梨俱——墯地獄中事云何
040_0303_b_02L광취왕이여, 나는 기억하노니, 과거 구류손(俱留孫)부처님 법 중에 한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은 무구(無垢)였다. 그때에 그 비구는 아란나행(阿蘭那行)을 닦느라고 홀로 어느 암굴(巖窟) 속에 있었다. 그 암굴과 멀지 않은 곳에 5통(通) 선인(仙人)이 있어 한쪽에 자리 잡고 살았다. 문득 어느 때에 검은 구름이 일고 큰비가 쏟아졌다.
040_0303_a_22L光聚王我念過去拘留孫佛法中有一苾芻名曰無垢時彼苾芻修阿蘭那行獨止一嵒其嵒不遠有五通仙人別止一處忽於一時布大黑雲降霔大雨
이때에 그 가까운 곳에 살고 있던 5통 선인은 무구 비구의 암굴에 나아가서 해치고 그 범행(梵行)을 깨뜨리려고 하였다. 이때에 선인은 바로 들어가는데 비구는 방금 나오고 있었다. 선인은 보고 나쁜 생각을 두어 괜히 비방하고 생각하기를, ‘이 무구 비구는 범행을 잃어버리고 비법(非法)을 행하려 한다’고 하였다.
040_0303_b_03L時彼近住五通仙人往詣無垢苾芻嵒所欲生惱害破彼梵行是時仙人正入苾芻方出仙人見已起過失心妄生輕謗作是思惟此無垢苾芻退失梵行欲造非法
그때에 비구는, 저 선인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고 곧 몸을 허공에 솟구치니, 높이가 7다라수(多羅樹)였다. 선인은 그 비구가 공중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나는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이 암굴 속에 와서 너의 범행을 파괴하려고 하는데, 너는 지금 어찌 공중에 있느냐?’
040_0303_b_07L苾芻知彼仙人心所念已卽踊身虛空高七多羅樹仙人見是苾芻住在空中仙人告言我持利刀來此嵒中破汝梵行汝今何復住空中耶
선인이 말을 마치자, 비구는 즉시 허공으로부터 내려와서 저 선인에게 예배하고 다시는 몸을 솟구치지 않았다. 이때에 선인은 잠깐 동안에 온 몸이 큰 지옥 속에 떨어졌느니라.
040_0303_b_11L人言已苾芻卽時從空而下禮彼仙不復踊身是時仙人於須臾間全身墯彼大地獄中
광취왕이여, 그대의 뜻에 어떻다 하느냐? 그 때의 무구 비구를 달리 보지 말 것이니, 바로 지금 자씨(慈氏)보살이요, 5통 선인은 곧 구가리구(俱迦梨俱)였느니라.
040_0303_b_14L光聚王於汝意云彼時無垢苾芻者勿起異見卽今慈氏菩薩是彼五通仙人者卽俱迦梨俱苾芻是
광취왕이여, 이런 인연이란 마땅히 알라. 저 성문ㆍ연각의 경계가 아니요, 모두 이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 지혜의 행하는 것이니라.
040_0303_b_17L光聚王此因緣者當知非彼聲聞緣覺境界皆是菩薩摩訶薩善巧方便智慧所行
광취왕이여, 또한 세간에 아니가(阿尼迦)라는 사람이 있어 64종류의 예능을 구족하고, 이 사람이 재보(財寶)를 좋아하여 향하는 곳마다 예능이 있기 때문에 일체 소용되는 물건을 모두 다 얻나니,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재리(財利)를 얻고서 그 뒤엔 잊어버리고 마음에 버려두느니라.
040_0303_b_19L光聚王又如世間有誐尼迦人六十四種藝能具是人愛樂財寶隨所向處以藝能一切所用皆悉能得於彼彼人所得財利已後復忘恩心生棄捨
040_0303_c_02L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일체 곳마다 모든 방편을 베풀어 중생을 구제하고 여기저기 향하는 바 모든 중생에게도 바라는 것이 없느니라.
040_0303_b_23L具善巧方便菩薩亦復如是於一切處設諸方便救度衆生彼彼所向於諸衆生無所希取
저 중생의 있는 선근을 보고는 권하여 그로 하여금 더 나아가게 하고, 저 짓는 선근으로 말미암아 널리 중생으로 하여금 뛰어난 행(行)을 출생케 하나 보살은 또한 다시 취착하는 것이 없으며, 나아가 희롱하여 즐기는 일에도 비록 다시 수순하여 행하나, 이미 버리고 떠나서 다시 마음에 계박이 없느니라.
040_0303_c_03L見彼衆生所有善根勸令增進由彼所作善根力故普令衆生出生勝行菩薩亦復無所取著至戲樂等事雖復順行而已捨離復於心有所繫縛
광취왕이여, 또한 세간의 방생(傍生)과 이류(異類)는 혹 미묘한 꽃의 색향(色香)이 구족함을 보더라도 그때 저들 방생은 한 생각도 좋아하는 것이 없는 것과 같나니,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비록 일체 희롱하며 즐기는 등의 일을 받더라도 일찍이 한 생각도 좋아함을 잠깐도 일으키지 아니하여 스스로 짓는 것도 없고, 타(他)로 짓는 것도 없어서 일체 집착함이 없느니라.
040_0303_c_07L光聚王又如世間傍生異類或見妙華色香具足時彼傍生不能生起一念愛樂具善巧方便菩薩亦復如是雖受一切戲樂等未嘗暫起一念愛樂無自作無他一切無著
광취왕이여, 또한 세간의 비옥한 땅 속에 모든 종자를 심어 두면 결정코 싹과 줄기와 열매가 나는 것과 같나니,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해탈법문(解脫法門)을 닦으면 결정코 모든 깨끗지 못한 법을 능히 떠날 것이며, 비록 일체 희롱하며 즐기는 등의 일을 받더라도 또한 수행함을 무너뜨리지 않고 부처님의 칭찬하는 바 공덕을 성취하리라.
040_0303_c_12L光聚王又如世間肥壞地中植諸種子決定得生芽具善巧方便菩薩亦復如是修空無相無願解脫法門決定已能離諸染法雖受一切戲樂等事而亦不壞修行佛所稱讚功德成就
광취왕이여, 또한 세간에 고기 잡는 사람이 큰 못 속에 큰 그물을 펴고 그 고기를 잡아내어 그 욕구를 따라 모두 잡아내고 물속에 떨어뜨리지 않음과 같나니, 선교방편을 구족한 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의 해탈법을 닦아서 일체지(一切智)의 마음이 견고하여 두호[護]하는 바로서 필경 나고 죽는 진흙 속에 떨어지지 않고, 여기저기 곳을 따라 이 몸을 마치고 나서는 범천에 태어나느니라.”
040_0303_c_17L光聚王如世間漁捕之人於大池中張以大網捕取其魚隨彼所欲皆悉能取墜水中具善巧方便菩薩摩訶薩亦復如是修空無相無願解脫法門切智心堅固所護畢竟不墯生死泥隨彼彼處滅此身已生梵天界
佛說大方廣善巧方便經 卷第一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무생법인(無生法忍)ㆍ무멸인(無滅忍)ㆍ인연인(因緣忍)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ㆍ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오성(五聲):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ㆍ상(商)ㆍ각(角)ㆍ치(徵)ㆍ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4. 14)풍율(風律):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5. 15)사시(四始):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ㆍ상성(上聲)ㆍ거성(去聲)ㆍ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6. 16)화택(火宅):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7. 17)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8. 18)금륜왕[金輪]: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19. 19)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0. 20)석전(釋典):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
  21. 21)이 서문은 송나라 진종(眞宗)이 함평(咸平) 원년(998)에 법현(法顯) 등에게 내리고, 태종의 성교서(聖教序) 뒤에 붙이게 한 것이다.
  22. 22)삼진(三辰):해와 달과 별의 세 가지를 말한다. 『좌전(左傳)』에 “하늘에는 삼진이 있고, 땅에는 오행이 있다[天有三辰 地有五行]”고 하였다.
  23. 23)구위(九圍):구주(九州)와 같은 말로, 온 천하를 뜻한다.
  24. 24)진문(眞文):천식재를 비롯한 서역승들이 가져온 범어 경전을 말한다.
  25. 25)송 태종은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 서쪽에다 역경원(譯經院)을 세우고, 천식재(天息災)ㆍ법천(法天)ㆍ시호(施護) 등에게 수집한 범어경전을 번역하게 하였다.
  26. 26)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 이를 귀한 상자에 보관했다는 뜻이다. 낭함(琅函)은 천자의 문서를 보관하던 옥으로 만든 함이다.
  27. 27)범어경전의 문장을 말한다. 용수 보살이 용궁의 창고에서 『화엄경(華嚴經)』을 가져와 유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28. 28)인도출신 승려들을 말한다. 취령(鷲嶺)은 영취산 봉우리란 뜻으로, 곧 인도를 의미한다. 필추(苾芻)는 Ⓢbhikkhu의 음역어로, 비구(比丘)라고도 한다.
  29. 29)금상(金像):황금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곧 부처님을 지칭한다.
  30. 30)규구(規矩):목수가 사용하는 컴퍼스와 곱자로, 곧 기준ㆍ척도ㆍ법규를 뜻한다.
  31. 31)역경원(譯經院):송 태종이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설치한 번역기관이다. 후에 전법원(傳法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32. 32)법현(法賢):중인도 출신으로, 본래 이름은 법천(法天)이었는데, 송 태종이 법현(法顯)이란 법명을 하사하였다. 973년(개보 6)에 중국에 와서 천식재(天息災) 등과 함께 평생 역경사업에 종사하였다.
  33. 33)각로(覺路):깨달음의 길, 즉 불교를 뜻한다.
  34. 34)태종이 쓴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를 말한다.
  35. 35)성고(聖考):임금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칭하는 말이다.
  36. 36)추호(追號):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시호(諡號)를 말한다.
  37. 37)담제(禫祭):죽은 지 만 2년 기일에 지내는 제사가 대상(大祥)이고, 대상을 치른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가 담제(禫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