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377_b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040_0377_b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040_0377_b_02L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製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40_0377_b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40_0377_b_09L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來坦蕩於無邊
040_0377_c_02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040_0377_b_14L達磨西來法傳東土宣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滅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中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雪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起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所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元衆妙生乎大易摠繁形類竅鑿昏明絕彼是非開茲蒙昧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40_0377_b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40_0377_c_08L利益有情俱登覺岸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40_0377_c_12L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墮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040_0377_c_23L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040_0377_c_20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어제(御帝)
040_0377_c_23L繼作聖教序
040_0378_a_02L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040_0377_c_24L御製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040_0377_c_25L高明肇分三辰方乃序其次厚載初萬彙於以發乎端淸濁之體旣彰善惡之源是顯然後以文物立其教以正典化其俗利益之功同歸於理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040_0378_a_05L於是乎像法來於西國眞諦流於中洞貫千古眞實之理無以窮囊括九圍玄妙之門莫能究言乎妄想五蘊皆空現乃眞容則一毫圓滿大之教豈能紀述者哉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040_0378_a_10L伏睹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法性周圓仁慈普布化蠻貊則萬邦輻湊躋蒸民於仁壽之鄕崇教法則四海雲從惠蒼生於富庶之域見尊經之浩汗設方便以救沈淪知法界之恢宏精進而攝懈怠
040_0378_b_02L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040_0378_a_16L乃擇其邃宇校彼眞命天竺之高僧譯貝多之佛語管翻成於金字珠編復置於琅函宮之聖藻惟新鷲嶺之苾芻仰歎是三乘共貫四諦同圓盡苦空眞正之言顯祕密精硏之義讚相相乎實論空空乎盡空華嚴之理合軌轍金像之教同規矩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040_0378_a_23L朕纘嗣丕構恭臨寶圖常翼翼而撫兆民兢兢而守先訓以至釋典尤未精詳諒其幽深曷能探測有譯經西域僧法賢奏章懇切致意專勤先皇帝大闡眞風高傳佛旨興前王之墜典振覺路之頹綱欲旌天造之功庸用廣聖文之述作請予製序繼聖教焉
040_0378_b_16L불설정의우바새소문경(佛說淨意優婆塞所問經)
040_0378_b_09L聖考上僊追號罔息政事之外何暇經心今已禫除思臻微奧雖幼承慈奈夙乏通才焉窮乎法海之津涯莫造乎空門之閫域略敷大意以徇輿情蹄涔不足擬浴日之波尺箠豈能量昊天之影聊述短序以紀聖功者焉


서천(西天) 시호(施護) 한역
김성구 번역
040_0378_b_16L佛說淨意優婆塞所問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40_0378_b_17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傳法大師賜紫臣 施護 奉 詔譯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많은 무리와 함께 계시었다.
이때 성안에 한 족성자(族姓子)가 있었으니, 성(姓)은 도니야자(兜泥耶子)요, 이름은 정의(淨意)였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와서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보고, 기꺼운 마음을 내어 여러 가지로 찬탄하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있었다.
040_0378_b_18L如是我聞
040_0378_c_02L이때 정의도니야자(淨意兜泥耶子)는 부처님 앞에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조그마한 법을 묻고자 하오니 바라건대 부처님이시여, 저의 말씀을 들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의야, 의심이 있거든 네 마음대로 물어라. 여래는 낱낱이 너를 위해 의문을 깨끗하게 열어 줄 것이니라.”
040_0378_b_19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大衆俱是時城中有一族姓兜泥耶子名曰淨意來詣佛所佛所已見佛相好心生歡喜種種稱合掌恭敬禮佛足已退住一面
그때 정의도니야자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건대 세간의 온갖 사람은 여러 가지 모습이 각각 차별되옵니다. 오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명한 사람도 있고, 병이 많은 이가 있는가 하면, 병이 없어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단정한 사람도 있고, 추한 사람도 있으며, 뜻대로 일이 풀리는 사람도 있고,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신분이 낮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높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이도 있으며, 부귀한 사람도 있고, 빈궁한 이도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도 있고, 지혜로운 사람도 있어서, 이렇듯 여러 가지로 차별되오니, 무슨 인연으로 보응(報應)이 이러하나이까.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말씀하여 주옵소서.”
040_0378_b_23L淨意兜泥耶子前白佛言世尊有少法欲伸請問願佛世尊聽許我佛言淨意隨有所疑今恣汝問佛當一一爲汝開決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의야, 알아야 하느니라. 세간의 중생이 지은 인연에 각자 차별이 있는 까닭에 그들이 받는 과보에도 이렇게 다름이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인과의 차별을 간략히 보여 주시옵소서. 그렇게 폭넓게 말씀하시니 제가 그 뜻을 잘 알지 못하겠나이다.”
“정의야, 너는 잘 듣고 잘 생각하여라. 지금 너에게 말하여 주리라.”
040_0378_c_06L爾時淨意兜泥耶子白佛言世尊見世間一切人衆種種行相而各差或見有人得長壽者有短壽者多病者有少病者有端正者有醜陋有如意者有不如意者有生下族有生上族者有富貴者有貧窮者有愚癡者有智慧者如是等類種種差別以何因緣報應如是願佛世尊爲我宣說
040_0379_a_02L그때 정의도니야자는 분부를 받잡고 들으려 하였다.
“정의야, 너는 알아야 하느니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악독한 마음을 품고, 칼이나 지팡이를 가지고 방편을 구하여 엿보다가 생명을 죽이는데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도 없고 부끄러운 마음도 없이 자기의 손으로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면 이 까닭에 몸은 망그러지고 목숨이 다한 뒤에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의 고통을 받게 되느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하여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목숨이 짧으리니, 정의야, 알아 두어라. 생명을 죽인 인연 때문에 단명한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8_c_15L佛言淨意汝今當知世閒衆生所作因行有差別故其所得果而各有異淨意兜泥耶子復白佛言世尊佛所言因果差別願佛世尊略爲開若廣說者我於是義不能解了佛言淨意汝當諦聽如善作意今爲汝說是時淨意兜泥耶子受教而聽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와 여인이 마음에 악독한 기운이 없어서 칼과 지팡이를 가지지 않고 생명을 죽이지도 않아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추고 부끄러운 생각이 있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고,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에 태어나면 태어나는 곳마다 목숨이 긴 것이니라. 정의야, 반드시 알아 두어라. 죽이지 않는 인연 때문에 장수(長壽)하는 과보를 얻는 것이니라.
040_0378_c_22L佛言淨意汝今當知世間一類男子女人心懷惡毒或時持刀或時執杖伺求方便殺害生命無悲愍心不生慚愧或自手殺或教他殺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壽命短促淨意當知由殺命因獲短壽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지팡이와 나무와 기왓장과 돌을 가지고 중생[有情]에게 던지거나 손으로 남에게 번뇌를 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하여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질병이 많으리니, 정의야, 알아 두어라. 번뇌로 남을 해롭게 하는 인연 때문에 질병이 많은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a_05L復次淨意世間一類男子女人心無惡毒不持刀杖不殺生命具悲愍心有大慚愧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閒在在所生壽命長遠淨意當知由不殺因感長壽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지팡이와 나무와 기왓장과 돌을 가지고 중생에게 던지지 않고, 손으로 남에게 번뇌를 주지 않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니라.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으로 태어날 때에도 나는 곳마다 질병이 없는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괴롭히지 않은 인연 때문에 질병이 적은 과보를 얻는 것이니라.
040_0379_a_11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或時執持杖打擲有情或復自手觸惱於人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多諸疾病淨意當知由惱害因感多病果
040_0379_b_02L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항상 분하고 한탄하며,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어 모든 허물을 저지르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나쁜 갈래에 태어나서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하여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모양이 추할 것이니,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분해하고 성내는 인연 때문에 추악한 얼굴을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a_17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不持打擲有情不以自手觸惱於人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閒在在所生少諸疾病淨意當知由不惱害感少病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분하고 한탄하며,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허물을 저지르지 않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고,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에 태어나면 나는 곳마다 얼굴이 단정할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분해하고 성내지 않는 인연 때문에 단정한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a_23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常起忿恨瞋恚之心生諸過失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相貌醜陋淨意當知由忿恚因感醜陋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다른 사람의 이끗[利養]과 명예나 그 밖에 모든 뜻에 맞는 일을 보고는 바로 방편을 써서 막아 못하게 하여 그가 얻지 못하도록 하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다한 뒤에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하여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무릇 하는 일이 모두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뜻에 맞는 일을 막아 못하게 한 인연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b_05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不起忿恨瞋恚之心不生過失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間在在所生相貌端正淨意當知由不忿恚因感端正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남의 이끗과 명예와 모든 뜻에 맞는 일을 보고 방편을 써서 막지 않고 그가 얻도록 하여 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고,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에 태어나면 나는 곳마다 무릇 하는 일이 모두 뜻대로 되는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남의 뜻에 맞는 일을 막지 않았던 인연 때문에 뜻대로 되는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b_10L復次淨意世間一類男子女人若見他人所有利養乃至名聞諸可意事卽以方便而爲障礙不令他得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凡所施作皆不如意淨意當知由障可意事因感不如意果
040_0379_c_02L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마땅히 존중해야 할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응당 공경해야 할 사람을 공경하지 않으며, 응당 공양해야 할 사람에게 공양하지 않고, 항상 잘난 체하는 마음[我慢]을 일으켜 스스로의 마음을 높이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한 뒤에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낮은 종족으로 태어나느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잘난 체하는 것과 스스로가 높은 체하는 마음을 일으킨 인연 때문에 낮은 종족의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b_17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若見他人所有利養乃至名聞諸可意事不以方便而爲障礙欲令他得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閒在在所生凡所施作悉得如意淨意當知由不障他可意事因感如意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응당 존중할 다른 사람에게는 바로 존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응당 공경할 곳에는 바로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응당 공양할 곳에는 바로 공양하여 잘난 체하거나 스스로 높은 체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고,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면 나는 곳마다 항상 높은 종족으로 태어나느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잘난 체함과 스스로가 높은 체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인연 때문에 높은 종족의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b_24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於他人所應尊重者而不尊重所應恭敬而不恭敬所應供養而不供養常起我慢自高其心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常生下族淨意當知由起我慢自高爲因感下族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마음이 인색[慳悋]하여 음식ㆍ의복ㆍ와구(臥具)ㆍ약품ㆍ집ㆍ평상ㆍ자리와 그 밖에 바르는 향과 가루 향 등으로써 사문과 바라문에게 베풀지 않으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는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의 괴로움을 받을 것이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하여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빈궁하고 궁색할 것이니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남에게 인색했던 인연 때문에 빈궁한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c_08L復次淨意世間一類男子女人於他人所應尊重者卽起尊重所應恭敬卽起恭敬所應供養卽當供養不起我慢自高之心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閒在在所生常生上族淨意當知由不起我慢自高爲因感上族果
040_0380_a_02L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마음이 인색하지 않아서 항상 음식ㆍ의복ㆍ와구ㆍ약품ㆍ집ㆍ평상ㆍ자리 그 밖에 바르는 향ㆍ가루 향 등으로써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보시하면,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고,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에 다시 태어나면 나는 곳마다 부귀하고 자재(自在)할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남에게 인색하지 않았던 인연 때문에 부귀한 과보를 받느니라.
040_0379_c_15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其心慳悋不以飮食衣服臥具醫藥住舍牀座乃至不以塗香末香施諸沙門婆羅門等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貧窮闕乏淨意當知由慳悋因感貧窮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마음으로 바른 법의 경전을 좋아하지 않고, 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여러 가지 뜻을 물을 때 ‘어떤 것이 착한 것이고, 어떤 것이 착하지 못한 것이며, 어떤 것을 일으켜야 하고, 어떤 것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어떤 것을 반드시 실천하여야 하고, 어떤 것을 실천하지 말아야 하겠나이까?’ 하고 물어야 할 것인데 그렇게 묻지 못하니, 이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의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라. 지옥의 과보가 다하여 사람이 될지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어리석고 지혜가 없을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법을 좋아하지 않고, 법을 묻지 않았던 인연 때문에 어리석은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79_c_22L復次淨意世間一類男子女人心不慳悋常以飮食衣服臥具醫藥住舍牀座乃至塗香末香施諸沙門婆羅門等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間在在所生富貴自在淨意當知由不慳悋感富貴果
또 정의야, 세간의 어떤 남자와 여인이 마음으로 항상 바른 법의 경전을 좋아하고, 또 사문과 바라문에게 여러 가지 뜻을 청하고 물을 때 ‘어떤 것이 착한 것이고, 어떤 것이 착하지 못한 것이며, 어떤 것을 일으켜야 하고, 어떤 것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어떤 것을 반드시 실천하여야 하며, 어떤 것을 반드시 실천하지 말아야 하옵니까?’ 하고 물으면, 능히 이렇게 청하여 물은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에 태어나서 하늘 사람의 몸을 받을 것이고, 하늘의 과보가 다하여 인간에 다시 태어나면 나는 곳마다 큰 지혜를 온전하게 갖추게 되는 것이니라.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법을 즐기고 법을 물었던 인연 때문에 지혜로운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80_a_06L復次淨意世閒一類男子女人心不愛樂正法經典又復不於沙門婆羅門所請問諸義何者是善何者不善何者應發起何者不應發起何者應何者不應行不能如是請問開決由此因緣身壞命終墯在惡趣受地獄苦地獄報盡縱得爲人在在所生愚癡無智淨意當知由不樂法不問法因感愚癡果
040_0380_b_02L또 정의야, 내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렇듯 인연ㆍ과보가 여러 가지로 차별되는 것이니, 분명하게 알아 두어라. 단명할 인연 때문에 단명한 과보를 받고, 장수할 인연 때문에 장수하는 과보를 받으며, 병이 많을 인연 때문에 병이 많은 과보를 받고, 병이 적을 인연 때문에 병이 적은 과보를 받으며, 추악할 인연 때문에 추악한 과보를 받고, 단정할 인연 때문에 단정한 과보를 받으며, 뜻대로 되지 않을 인연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 과보를 받고, 뜻과 같이 될 인연 때문에 뜻대로 되는 과보를 받으며, 낮은 종족으로 태어날 인연 때문에 낮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고, 높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인연 때문에 높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으며, 빈궁하게 살 인연 때문에 빈궁하게 사는 과보를 받고, 부귀하게 살 인연 때문에 부귀하게 사는 과보를 받으며, 어리석게 살 인연 때문에 어리석게 사는 과보를 받고, 지혜롭게 살 인연 때문에 지혜롭게 사는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040_0380_a_15L復次淨意世間一類男子女人心常愛樂正法經典又復能於沙門婆羅門所請問諸義何者是善何者不善何者應發起何者不應發起何者應何者不應行而能如是請問開決由此因緣身壞命終得生善趣受天人身天中報盡來生人間在在所生具大智慧淨意當知由愛樂法請問法因感智慧果
그러므로 정의야, 너는 분명하게 알아 두어라. 단명의 인과를 여래가 말한 바이고, 장수의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며, 병이 많은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고, 병이 적은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며, 추악한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고, 단정한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며, 뜻대로 되지 않는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고, 뜻대로 되는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며, 낮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고, 높은 종족으로 태어나는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며, 빈궁하게 사는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고, 부귀하게 사는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며, 어리석은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고, 지혜로운 인과를 여래가 말하는 바이니라.
040_0380_a_24L復次淨意如我上說如是因果種種差別是故當知短壽因得短壽果壽因得長壽果多病因得多病果病因得少病果醜陋因得醜陋果正因得端正果不如意因得不如意如意因得如意果下族因得下族上族因得上族果貧窮因得貧窮富貴因得富貴果愚癡因得愚癡智慧因得智慧果
그러므로 슬기로운 사람은 말과 같이 실천하는 것이니, 정의야, 분명히 알아 두어라. 여래는 장수하는 것을 아주 뛰어나게 좋은 과보[勝果報]라 하고, 병이 적은 것을 아주 뛰어나게 좋은 과보라 하며, 단정한 것을 아주 뛰어나게 좋은 과보라 하고, 뜻대로 되는 것을 아주 뛰어나게 좋은 과보라 하며, 지혜를 아주 뛰어나게 좋은 과보라 하느니라. 정의야, 이러한 법들을 여래가 말하셨으니, 너는 닦고 배울지니라.”
040_0380_b_10L淨意是故汝今如實了知短壽因果是佛所說長壽因果是佛所說多病因果是佛所說少病因果是佛所說醜陋因果是佛所說端正因果是佛所說不如意因果是佛所說如意因果是佛所說族因果是佛所說上族因果是佛所貧窮因果是佛所說富貴因果是佛所說愚癡因果是佛所說智慧因果是佛所說是故智者如說而行
040_0380_c_02L그때 정의도니야자(淨意兜泥耶子)가 이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세간의 어두운 여러 곳에서 갈 곳을 통달치 못하면 비록 눈이 있더라도 관조(觀照)하지 못하겠지만, 만일 지혜가 있는 사람이 등불을 가지면 가는 길이 모두 통달하여지겠습니다.
040_0380_b_19L當知佛說長壽爲勝善報少病爲勝善報端正爲勝善報如意爲勝善上族爲勝善報富貴爲勝善報慧爲勝善報淨意如是等法是佛所汝當修學
세존께서도 그러하셔서 바른 법을 잘 말씀하시어 모든 어리석음을 깨뜨리시고, 또 모든 법을 낱낱이 분별하시면서 ‘이는 착하다. 이는 착하지 못하다. 이는 일으켜야 한다. 이는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이는 실천해야 한다. 이는 실천하지 말아야 한다.’ 하시나이다. 이러한 법들은 오직 여래ㆍ응공(應供)ㆍ등정각(等正覺)께서만이 세상에 나오셔서 잘 베풀어 말씀하시오니, 저는 오늘에서야 상쾌한 이익을 얻었나이다. 저는 오늘부터 불보와 법보와 승보에게 귀의하여 죽이지 않는 계행들을 지니고 우바새(優婆塞)가 되고자 하오니,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거두어 주옵소서.”
040_0380_b_24L爾時淨意兜泥耶子聞是法已心生歡喜白佛言世尊譬如世閒諸黑闇不能通達所行之道雖有眼目不能觀照若有智者持以燈炬彼所行道悉能通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이제 너를 거두어 주리라.”
040_0380_c_06L世尊亦復如是善說正法破諸無智而能一一分別諸法是不善是應發起是不應發起所應行是不應行如是等法唯佛如應供正等正覺出現世間能善宣我於今日快得善利我今歸佛歸苾芻僧持不殺等戒爲優婆塞願佛世尊攝受於我
이때 정의 우바새는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사위성 안의 모든 족성자들이 이 일을 들으면 모두 생각하기를 ‘도니야자는 어두운 밤에 중생들을 위하여 훌륭히 앞길을 열었구나.’라고 할 것이옵니다.”
그때 정의 우바새는 이런 말을 마치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났다.
040_0380_c_13L佛言善哉今攝受汝
040_0380_c_14L淨意優婆塞卽白佛言世尊今此舍衛城中諸族姓子若聞是事咸應念言兜泥耶子於長夜中善爲衆生利益開導爾時淨意優婆塞作是語禮佛而退
佛說淨意優婆塞所問經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 : 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 : 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 : 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 : 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 : 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 : 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 : 10주(住)ㆍ10행(行)ㆍ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 : 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 : 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 : 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 : 무생법인(無生法忍)ㆍ무멸인(無滅忍)ㆍ인연인(因緣忍)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ㆍ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오성(五聲) : 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ㆍ상(商)ㆍ각(角)ㆍ치(徵)ㆍ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4. 14)풍율(風律) : 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5. 15)사시(四始) : 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ㆍ상성(上聲)ㆍ거성(去聲)ㆍ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6. 16)화택(火宅) : 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7. 17)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8. 18)금륜왕[金輪] : 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19. 19)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 : 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0. 20)석전(釋典) : 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
  21. 21)이 서문은 송나라 진종(眞宗)이 함평(咸平) 원년(998)에 법현(法顯) 등에게 내리고, 태종의 성교서(聖教序) 뒤에 붙이게 한 것이다.
  22. 22)삼진(三辰) : 해와 달과 별의 세 가지를 말한다. 『좌전(左傳)』에 “하늘에는 삼진이 있고, 땅에는 오행이 있다[天有三辰 地有五行]”고 하였다.
  23. 23)구위(九圍) : 구주(九州)와 같은 말로, 온 천하를 뜻한다.
  24. 24)진문(眞文) : 천식재를 비롯한 서역승들이 가져온 범어 경전을 말한다.
  25. 25)송 태종은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 서쪽에다 역경원(譯經院)을 세우고, 천식재(天息災)ㆍ법천(法天)ㆍ시호(施護) 등에게 수집한 범어경전을 번역하게 하였다.
  26. 26)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 이를 귀한 상자에 보관했다는 뜻이다. 낭함(琅函)은 천자의 문서를 보관하던 옥으로 만든 함이다.
  27. 27)범어경전의 문장을 말한다. 용수 보살이 용궁의 창고에서 『화엄경(華嚴經)』을 가져와 유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28. 28)인도출신 승려들을 말한다. 취령(鷲嶺)은 영취산 봉우리란 뜻으로, 곧 인도를 의미한다. 필추(苾芻)는 Ⓢbhikkhu의 음역어로, 비구(比丘)라고도 한다.
  29. 29)금상(金像) : 황금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곧 부처님을 지칭한다.
  30. 30)규구(規矩) : 목수가 사용하는 컴퍼스와 곱자로, 곧 기준ㆍ척도ㆍ법규를 뜻한다.
  31. 31)역경원(譯經院) : 송 태종이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설치한 번역기관이다. 후에 전법원(傳法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32. 32)법현(法賢) : 중인도 출신으로, 본래 이름은 법천(法天)이었는데, 송 태종이 법현(法顯)이란 법명을 하사하였다. 973년(개보 6)에 중국에 와서 천식재(天息災) 등과 함께 평생 역경사업에 종사하였다.
  33. 33)각로(覺路) : 깨달음의 길, 즉 불교를 뜻한다.
  34. 34)태종이 쓴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를 말한다.
  35. 35)성고(聖考) : 임금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칭하는 말이다.
  36. 36)추호(追號) : 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시호(諡號)를 말한다.
  37. 37)담제(禫祭) : 죽은 지 만 2년 기일에 지내는 제사가 대상(大祥)이고, 대상을 치른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가 담제(禫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