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506_c_01L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 권상(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卷上)]
040_0506_c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卷上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040_0506_c_02L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製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040_0506_c_03L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如來坦蕩於無邊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040_0506_c_14L達磨西來法傳東土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絕彼是非開茲蒙昧
040_0507_a_02L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다운 지혜가 거듭 열린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040_0506_c_22L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翻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啓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法淨界騰音利益有情俱登覺岸無成障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表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040_0507_a_10L幻化迷途火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墯調御四衆積行十方澍花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040_0507_a_18L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


어제계작성교서(御製繼作聖教序)21)
040_0507_a_21L御製繼作聖教序
040_0507_b_02L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040_0507_a_22L高明肇分三辰方乃序其次厚載初萬彙於以發乎端淸濁之體旣彰善惡之源是顯然後以文物立其教以正典化其俗利益之功同歸於理於是乎像法來於西國眞諦流於中洞貫千古眞實之理無以窮囊括九圍玄妙之門莫能究言乎妄想五蘊皆空現乃眞容則一毫圓滿大之教豈能紀述者哉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040_0507_b_08L伏覩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法性周圓仁慈普布化蠻貊則萬邦輻湊躋蒸民於仁壽之鄕崇教法則四海雲從惠蒼生於富庶之域見尊經之浩汗設方便以救沈淪知法界之恢宏精進而攝懈怠乃擇其邃宇挍彼眞命天竺之高僧譯貝多之佛語管翻成於金字珠編復置於琅函宮之聖藻惟新鷲嶺之苾芻仰歎是三乘共貫四諦同圓盡苦空眞正之言顯祕密精硏之義讚相相乎實論空空乎盡空華嚴之理合軌轍金像之教同規矩
040_0507_c_02L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040_0507_b_21L朕纘嗣丕搆恭臨寶圖常翼翼而撫兆民兢兢而守先訓以至釋典尤未精詳諒其幽深曷能探測有譯經西域僧法賢奏章懇切致意專勤先皇帝大闡眞風高傳佛旨興前王之墜典振覺路之頹綱欲旌天造之功庸用廣聖文之述作請予製序繼聖教焉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040_0507_c_07L聖考上僊追號罔息政事之外何暇經心今已禫除思臻微奧雖幼承慈奈夙乏通才焉窮乎法海之津涯莫造乎空門之閫域略敷大意以徇輿情蹄涔不足擬浴日之波尺箠豈能量昊天之影聊述短序以紀聖功者焉

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 상권
040_0507_c_14L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 卷上


서천(西天) 시호(施護) 등 한역
이원민 옮김
040_0507_c_15L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傳法大師賜紫臣 施護 等奉 詔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40_0507_c_16L如是我聞
040_0508_a_02L어느 때 세존께서 바라나국(波羅奈國)의 선인(仙人)이 살고 있는 녹야원(鹿野園)에서 대비구 대중 2만 명과 보살마하살 1만 2천 명과 함께 계셨다.
그들의 이름은 사자(師子) 보살마하살ㆍ사자의(師子意) 보살마하살ㆍ선주의(善住意) 보살마하살ㆍ승사유(勝思惟) 보살마하살ㆍ지세(持世) 보살마하살ㆍ인수(人授) 보살마하살ㆍ수천(水天) 보살마하살ㆍ보적(寶積) 보살마하살ㆍ은밀(隱密) 보살마하살ㆍ현호(賢護) 보살마하살ㆍ전천(電天) 보살마하살ㆍ변조(遍照) 보살마하살ㆍ지적(智積) 보살마하살ㆍ불휴식(不休息) 보살마하살ㆍ불공견(不空見) 보살마하살ㆍ자씨(慈氏) 보살마하살ㆍ묘길상 동진(妙吉祥童眞) 보살마하살 등이었다.
다시 2만 명의 천자(天子)가 있었는데, 말하자면 선도(善道)천자와 안의(安意)천자 등이었다. 이 모든 천자는 모두 대승법 가운데 편안히 머물렀으며, 그 밖의 무수한 백천 대중이 다 함께 공경스럽게 세존을 빙 둘러싸고 설법을 듣고 수지하였다.
040_0507_c_17L一時世尊在波羅柰國仙人墮處鹿野園中與大苾芻衆二萬人俱菩薩摩訶薩一萬二千其名曰師子菩薩摩訶薩師子意菩薩摩訶善住意菩薩摩訶薩勝思惟菩薩摩訶薩持世菩薩摩訶薩人授菩薩摩訶薩水天菩薩摩訶薩寶積菩薩摩訶薩隱密菩薩摩訶薩賢護菩薩摩訶薩電天菩薩摩訶薩徧照菩薩摩訶薩智積菩薩摩訶薩不休息菩薩摩訶薩不空見菩薩摩訶薩慈氏菩薩摩訶薩妙吉祥童眞菩薩摩訶薩等復有二萬天子所謂善道天子安意天子等是諸天子皆悉安住大乘法中幷餘無數百千大衆咸悉恭敬圍繞世尊聽受說法
그때 모임 가운데 한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승화장(勝華藏)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댄 채로 합장하여 예배드리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쭐 것이 있사오니, 원하옵건대 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가엾이 여기셔서 들어주시고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묻는 바에 따라 깨우쳐서 알게 해 주시느니라. 지금 그대의 질문에 그대를 위하여 말하겠노라.”
040_0508_a_09L爾時會中有一菩薩摩訶薩名勝華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掌頂禮前白佛言世尊我有所問願如來應供正等正覺哀愍聽許爲宣說佛言勝華藏如來應供正等正覺隨有問者卽爲開曉今恣汝問當爲汝說
이때에 승화장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해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5신통(神通)을 성취하고 여환삼마지(如幻三摩地)를 얻습니까?
이 삼마지를 얻고 나서는 모든 중생의 선근이 성숙되어서 자신의 신통력으로 응하는 데 맞추어 변화를 나타내고, 모든 중생이 일으키는 믿음과 이해에 따라 설해 주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합니까?”
040_0508_a_16L爾時勝華藏菩薩摩訶薩白佛言菩薩摩訶薩云何得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成就五神通如幻三摩地得是三摩地已諸有衆善根成熟卽以自神力如應現化隨諸衆生所起信解卽爲說法而令速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
040_0508_b_02L부처님께서 승화장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승화장이여, 그대는 지금 이와 같은 것들의 뜻을 잘 물었다. 그대는 과거에 이미 구지(俱胝)ㆍ나유다(那庾多)ㆍ백천의 모든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서 선근(善根)을 깊이 심었으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켰었느니라. 그대는 잘 듣고 매우 잘 생각하도록 하라. 지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040_0508_a_23L佛告勝華藏菩薩摩訶薩言善哉勝華藏汝今善問如是等義汝於過去已曾親近俱胝那庾多百千諸於諸佛所深種善根而復能爲一切衆生起悲愍心汝應善聽極善作今爲汝說
그때 승화장보살이 가르침을 받아 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어떤 한 법이 있는데, 만일 보살마하살이 구족할 수 있으면 여환삼마지를 얻을 수 있다. 이 삼마지를 얻고 나서 모든 중생의 선근이 성숙되면 곧 자신의 신통력으로 근기에 맞게 변화를 나타내고, 모든 중생이 일으킨 믿음과 이해에 따라 법을 설해 주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할 수 있느니라.
승화장이여, 그 한 법이란 말하자면 무의지법(無依止法)이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성취하고 나서 나아가 온 삼계 가운데 의지하는 생각을 짓지 않으며, 안에서나 밖에서나 다 의지하지 않으면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곧 정견(正見)을 구족하게 된다. 정견을 갖춘 까닭에 바르게 상응하고 바르게 행할 수 있다. 그러한 까닭에 걸림 없는 지혜를 얻고 지혜가 걸림이 없기 때문에 마음도 걸림이 없으며, 걸림이 없는 마음 가운데에서 바른 행을 일으킨다.
040_0508_b_06L于是勝華藏菩薩受教而聽佛言勝華藏當知有一法若菩薩摩訶薩能具足者卽得如幻三摩得是三摩地已諸有衆生善根成卽以自神力如應現化隨諸衆生所起信解卽爲說法而令速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勝華藏所言一法謂無依止法若菩薩摩訶薩成就此法已乃至徧三界中不作依止想若內若外悉無依止由如是故卽具正見以正見故得正相應及正所行是故獲得無鄣礙慧慧無礙故心亦無礙於無礙心中卽起正行
040_0508_c_02L승화장이여, 어떻게 하면 보살이 바른 행을 일으킬 수 있을까? 말하자면 모든 법이 다 연(緣)으로부터 나왔으며, 연에서 나온 법 중에는 어떤 조그마한 법도 실로 쌓이고 모인 것이 없는 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저 모든 연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에서 어떻게 법이 생길 수 있겠는가? 만일 법이 연에서 생긴다면 남[生]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다 남이 없다. 보살이 만일 참답게 모든 법이 남이 없는 줄을 알면 모든 보살도를 성취할 수 있으며, 모든 중생의 근욕(根欲)과 현상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다 따라 들어가 깊은 신해(信解)를 얻는다. 또 모든 법이 다 변화로 짓는 줄을 알며, 나아가서 모든 법이 다 환상과 같은 일인 줄을 분별하고, 저 분별이 필경 공(空)하기 때문에 모든 법도 다 공하다.
이와 같이 알고 나면 여환삼마지를 얻을 수 있으며, 이 삼마지를 얻고 나면 중생으로 하여금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할 수 있다.”
040_0508_b_18L勝華藏云何菩薩能起正行謂了一切法從緣生於緣生法中無有少法而實積聚何以故以彼諸緣皆不實故中云何有法可生若法緣生卽是無是故一切法皆悉無生菩薩若能如實了知一切法無生卽得成就諸菩薩道所有一切衆生根欲及事以悲心而悉隨入得深信解了知一切法悉如幻化乃至分別一切法是化事以彼分別畢竟空故而一切亦復皆空如是知已卽得如幻三摩地得是三摩地已乃至能令衆生速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
승화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모임 가운데에는 얼마만한 보살마하살이 여환삼마지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지금 이 모임 가운데에는 자씨보살, 묘길상 동진보살 등 60 명의 보살이 모두 이미 부사의한 갑옷을 입고 이 여환삼마지법문을 얻었다.”
040_0508_c_08L勝華藏菩薩復白佛言世尊今此會中有幾許菩薩摩訶薩得是如幻三摩地勝華藏今此會中有慈氏菩薩吉祥童眞菩薩等六十大士皆已被於不思議鎧得是如幻三摩地法門
승화장보살이 여쭈었다.
“다른 세계 가운데에도 이 삼마지를 얻은 보살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서방으로 여기를 지나 백천 구지 불국토를 가면 어떤 세계가 있는데, 극락이라고 한다. 무량광(無量光)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계셔서 현재에 법을 말씀하시고 중생을 교화하신다.
저 불국토 가운데 관자재(觀自在)라고 하는 보살과 또 대세지(大勢至)라고 하는 보살이 있는데, 저 두 보살이 이 삼마지를 얻고 7일 밤 동안 다른 보살을 위하여 이 법문을 말해 주었기에 모든 보살이 듣고 나서 또한 이 삼마지를 얻었느니라.”
040_0508_c_13L勝華藏言餘世界中亦有菩薩大士得是三摩地邪佛言勝華藏西方過此百千俱胝佛剎有世界名極樂號無量光如來應供正等正覺住說法教化衆生彼佛剎中有菩薩名觀自在復有菩薩名大勢至彼二菩薩得是三摩地於七夜中爲餘菩說是法門諸菩薩聞已亦得是三摩地
040_0509_a_02L승화장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불국토 가운데 모든 보살로서 여환삼마지를 얻은 사람은 마땅히 여기보다 많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기 불국토의 모든 보살 등은 자씨보살과 묘길상 동진보살에게 이와 같은 법문을 부지런히 질문하거나 듣고 수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삼마지를 얻은 이가 적습니다.”
040_0508_c_22L勝華藏菩薩復白佛言世尊佛剎中所有菩薩得如幻三摩地者應多於此何以故此佛剎中諸菩薩於慈氏菩薩妙吉祥童眞菩薩不能專勤請問聽受如是法門是故少有得此三摩地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그렇다, 그렇다. 그대가 말한 것과 같다. 저 불국토의 모든 보살 가운데 여환삼마지에 안주한 이는 무량하고 무수하여 헤아릴 수 없다.”
이때에 승화장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그 응하는 바에 따라 신통한 모습을 나타내셔서 저 불국토의 두 보살 등으로 하여금 이 사바세계에 오게 하여 다시 이 모임의 대중으로 하여금 극락세계를 보게 하시고,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뵙게 하소서. 왜냐하면 이 불국토의 모든 선남자ㆍ선여인이 만일 저 무량광여래를 뵈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각각 저 불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만일 저 두 보살이 이 국토에 오면 모든 이 국토의 보살승(菩薩乘)을 닦는 선남자ㆍ선여인의 선근이 증장되고, 혹은 또 저 두 보살의 설법을 들으면 여환삼마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040_0509_a_04L佛言勝華藏是如是如汝所說彼佛剎中所有菩安住如幻三摩地者無量無數不可稱計爾時勝華藏菩薩摩訶薩復白佛言世尊惟願如來應供正等正覺如其所應現神通相使彼佛剎二大士等來此娑婆世界復令此會大衆得見極樂世界瞻睹無量光如來應供正等正覺所以者何此佛剎中諸善男子善女人若得見彼無量光如來能發起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各願生於彼佛剎普得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又若彼二大士來此剎中所有此土脩菩薩乘諸善男子善女人善根增長或復於彼二大士所聞說法已卽令獲得如幻三摩地
040_0509_b_02L이때에 세존께서 승화장 보살마하살의 간청을 받으시고 미간에서 대광명을 놓으셨는데, 그 금색 광명이 이 삼천대천세계에 널리 두루 비추었다. 그 가운데 있는 수미산ㆍ목진린타산(目眞鄰陀山)ㆍ마하목진린타산(摩訶目眞鄰陀山)ㆍ설산(雪山)ㆍ윤위산(輪圍山)ㆍ대윤위산(大輪圍山) 등과 나아가 극락세계 끝의 모든 산ㆍ들ㆍ숲ㆍ계곡에 이르기까지 이 금색 광명이 다 완전하게 비추었다.
세간의 모든 해와 달의 광명이 광대하고 치성하지만 부처님의 광명이 무색하게 하기 때문에 마치 눈빛의 양이 아주 적은 것과 같았다.
이때 금색 광명이 휘황하게 서방의 백천 구지 불국토와 극락세계 무량광여래의 처소까지 환희 비추고, 그 광명이 부처님을 빙글빙글 일곱 바퀴 돌았으며, 널리 비추고 나서 저 부처님 앞에 숨어 나타나지 않았다.
040_0509_a_21L爾時世尊受勝華藏菩薩摩訶薩請卽從眉閒放大光明其光金色此三千大千世界普徧照耀其中所有須彌山目眞鄰陀山摩訶目眞鄰陀山雪山輪圍山大輪圍山等乃至極餘世界邊際一切山石叢林暗暝等處此金色光而悉照破世閒所有日月光明廣大熾盛以佛光明所映蔽故猶如眼光其量微小是時光明金色晃耀照徹西方百千俱胝佛剎乃至極樂世界無量光如來所其光旋環繞佛七帀普照耀已於彼佛前隱而不現
040_0509_c_02L이때 극락세계의 모든 보살ㆍ성문과 그 밖의 중생들이 앞의 광명에 의지하여 다 이 사바세계를 볼 수 있었으며, 또 모니여래께서 보살ㆍ성문 대중에게 빙 둘러 싸여 계시는 것을 보는 것이 마치 손바닥 위의 암마륵(菴摩勒) 열매를 보는 것과 같아서 모두 기뻐하고 애락하는 마음을 내어 이런 말을 하였다.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 귀의합니다.”
이때에 이 사바세계 석가모니여래의 모임 가운데에 있던 모든 보살마하살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범왕ㆍ제석ㆍ호세사천왕과 그 밖의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ㆍ사람 아닌 것 등이 다 저 극락세계를 볼 수 있었으며, 무량광여래께서 보살ㆍ성문 대중에게 빙 둘러싸여 계시고 광명이 치성하여 묘고산(妙高山)과 같이 환하게 이 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을 보는 것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1걸수(搩手)38)만큼의 땅 가운데에서 나머지 면적을 보는 데에 힘들지 않는 것과 같았다. 피차가 서로 보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았다.
040_0509_b_11L是時極樂世界所有菩薩聲聞及餘衆生之類乘前光明悉能見此娑婆世界及見釋迦牟尼如來菩薩聲聞大衆圍繞如觀掌中摩勒果皆生歡喜愛樂之心咸作是南無世尊釋迦牟尼如來應供正等正覺此娑婆世界釋迦牟尼如來會中所有諸菩薩摩訶薩苾芻苾芻優婆塞優婆夷梵王帝釋護世四幷餘天夜叉乾闥婆阿脩羅樓羅緊那羅摩睺羅伽非人等能見彼極樂世界及見無量光如來菩薩聲聞大衆圍繞光明熾盛如妙高山映徹照耀徧此剎中如明眼人於一搩手地量之中觀餘面輪而不勞力此彼互見亦復如是
그때에 이 모임의 대중이 저 부처님과 저 세계가 무수한 백천 나유다 공덕으로 원만하게 장엄된 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고 애락하는 마음을 내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세존이신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 귀의합니다.”
이런 말을 할 때 모임 가운데 있던 8만 4천의 중생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며, 이 선근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날 수 있었다.
이때에 저 세계 가운데 있던 보살ㆍ성문 대중이 다시 희유하다는 마음을 내어 합장하고 공경하며 멀리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께 예배드리고 거듭 이런 말을 하였다.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 귀의합니다.”
040_0509_c_03L此會衆得見彼佛及彼世界無數百千俱胝那庾多功德圓滿莊嚴事已皆生歡喜愛樂之心咸作是言南無世尊無量光如來應供正等正覺作是言時會中有八萬四千衆生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此善根當得生於極樂世界爾時彼世界中所有菩薩聲聞大衆又復生希有心合掌恭敬遙向世尊釋迦牟尼如來而伸頂禮重作是言南無世尊釋迦牟尼如來應供正等正覺
이 말을 할 때 저 극락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니, 말하자면 진(震)은 두루 떨리되 균등하게 두루 떨리는 것이며, 동(動)은 두루 움직이되 균등하게 두루 움직이는 것이며, 격(擊)은 두루 치되 균등하게 두루 치는 것이며, 용(涌)은 두루 솟아오르되 균등하게 두루 솟아오르는 것이며, 폭(爆)은 두루 폭발하되 균등하게 두루 폭발하는 것이며, 후(吼)는 두루 큰 소리가 나되 균등하게 두루 큰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나타내고 나자 그때에 저 모임 가운데에 있던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함께 무량광여래께 여쭈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선서이시여. 저 석가모니여래의 모든 이름을 부르고 생각하는 동안에 대지를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였습니다.”
040_0509_c_15L發是言時彼極樂世界六種震所謂震徧震等徧震徧動等徧徧擊等徧擊徧涌等徧涌徧爆等徧爆徧吼等徧吼現如是相已彼會中觀自在菩薩大勢至菩薩俱白無量光如來言希有世尊希有善逝彼釋迦牟尼如來所有名稱念中閒能令大地六種震動
040_0510_a_02L그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다만 이 불국토에서만 석가모니여래의 이름을 부를 때 이러한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밖의 다른 한량없는 불국토에서도 저 부처님의 이름을 다 부르면 모든 불국토가 광명의 빛을 받고 저마다 모두 여섯 가지로 진동한다.
이 모든 국토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이 만일 석가모니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다 선근이 증장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할 것이다.”
040_0509_c_22L佛告言善男子不但此佛剎中稱揚釋迦牟尼如來名字之時有如是相別餘無量佛剎之中亦悉稱揚彼佛名字而諸佛剎蒙光照觸彼彼皆悉六種震動是諸剎中無量無數衆生之類若得聞是釋迦牟尼如來名已悉得善根增長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리하여 저 모임의 보살 대중 가운데 있던 40구지의 보살이 석가모니여래의 이름을 듣고 모두 원을 일으켜 모든 선근을 널리 모아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였다.
바로 그때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무량광여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각각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엄숙하고 공경스럽게 우러러뵙고 한쪽으로 물러나서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가모니여래께서 앞에 놓으신 광명은 옛적에는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매우 희유한 일입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이런 광명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입니까? 만일 인연이 없으면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광명을 놓으시지 않나니, 그 일은 어떠한 연유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040_0510_a_07L復次彼會菩薩衆中有四十俱胝菩得聞釋迦牟尼如來名已咸起是普集所有一切善根悉以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卽時觀自在菩大勢至菩薩前詣無量光如來所各各頭面禮彼佛足肅恭瞻仰退住一面俱白佛言世尊彼釋迦牟尼如來前所放光昔未聞見甚爲希有因緣故現是光相若無因緣彼佛世尊不放光明其事云何願佛爲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렇다, 그렇다. 그대가 말하는 것과 같다. 석가모니여래께서 놓으신 광명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저 부처님 세존께서 보살이 안주할 삼마지보최상법문(三摩地寶最上法門)을 말씀하시려고 하실 때 법을 말씀하시기 위해서 먼저 이러한 모습을 나타내신다.”
그때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저 사바세계로 가서 세존이신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직접 우러러뵙고 예배드리고 그분의 설법을 듣고자 하니, 가엾게 여기시어 허락해 주소서.”
040_0510_a_17L佛告言善男子如是如是如汝所說釋迦牟尼如來所放光明非無因緣彼佛世尊將欲宣說菩薩安住三摩地寶最上法門爲說法故先現是相觀自在菩薩大勢至菩薩復白彼佛言世尊我等今者樂欲往彼娑婆世界瞻禮親近世尊釋迦牟尼如來應供正等正覺聽其說法惟垂哀許
040_0510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들은 가거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그대들이 가기 때문에 다시 저 부처님 세존께서 법요를 말씀해 주실 마음을 일으키실 것이다.”
이때에 두 보살이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나서 모든 보살마하살 가운데 84구지 보살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우리들은 지금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여래를 우러러 예배드리고 직접 가까이서 그분의 설법을 들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가장 희유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일을 하시기 위하여 청정하고 단엄하며 훌륭한 다른 불토를 버리시고 사바세계의 더럽고 나쁜 국토에서 대자비의 원력으로 중생을 교화하시기를 좋아하십니다.
저 모든 중생은 대체로 하열한 믿음과 이해를 일으키고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모든 업의 번뇌를 맹렬하게 내지만, 부처님 세존께서는 그 가운데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우리를 따라 저곳으로 가야 합니다.”
040_0510_b_02L佛言善男子汝等可往今正是時等往故轉復發起彼佛世尊宣說法二菩薩蒙佛許已卽於諸菩薩摩訶薩衆中顧謂八十四俱胝菩薩諸善男子我等今往娑婆世界禮親近釋迦牟尼如來聽其說法以者何彼佛世尊最上希有能爲難捨餘淸淨嚴好佛土樂於娑婆世界穢惡土中以大悲願力教化衆生彼諸衆生多起下劣信解勇發貪癡等諸業煩惱而佛世尊能於其中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果是爲難事汝等宜應隨我往彼
그때에 모든 보살이 기뻐하면서 따라갔다.
또한 모임 가운데에 있던 모든 대성문이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가모니여래의 모든 이름을 만일 잠깐이라도 들으면 오히려 훌륭한 이익을 얻거늘 하물며 직접 가서 눈앞에서 우러러 예배드리는 것이겠습니까? 우러러 예배드리는 이로 하여금 육안이 청정해지게 할 것입니다. 저희들이 지금 가고자 하오니, 부처님께서는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040_0510_b_15L諸菩薩歡喜隨順復次會中有諸大聲聞異口同音白佛言世尊彼釋迦牟尼如來所有名字若暫聞者尚得善利何況親往現前瞻禮使瞻禮者肉眼淸淨我等欲往願佛聽許佛言可往今正是時
040_0510_c_02L그때 84구지 보살과 모든 대성문이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공경스럽게 빙 둘러싸고 사바세계에 왔다. 보살이 다닐 때에 그 응하는 바대로 모든 색상(色相)과 신통의 사업을 나타내었다.
그때에 84구지 보살이 각각 84구지의 매우 아름다운 누각을 나타냈는데, 낱낱의 누각의 높이가 12유순이고, 너비는 8유순이며, 사방의 네 모퉁이가 두루 묘하고 아름다웠다. 이 모든 누각은, 금ㆍ은ㆍ폐유리(吠琉璃)ㆍ파지가(頗胝迦)ㆍ적주(赤珠)ㆍ마노(碼瑙)ㆍ호박(琥珀) 등 일곱 가지 보배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것도 있고, 금ㆍ은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금ㆍ은ㆍ폐유리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금ㆍ은ㆍ폐유리ㆍ마노로 이루어진 것도 있으며, 금ㆍ은ㆍ폐유리ㆍ마노ㆍ파지가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금ㆍ은ㆍ폐유리ㆍ마노ㆍ파지가ㆍ호박ㆍ적주로 이루어진 것도 있으며, 붉은색 전단향ㆍ용실(龍實) 전단향ㆍ침수(沈水) 전단향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040_0510_b_21L爾時八十四俱胝菩薩幷諸大聲聞恭敬圍繞觀自在菩薩大勢至菩薩來詣娑婆世界菩薩行時如其所應現諸色相神通事業八十四俱胝菩薩各各化現八十四俱胝殊妙樓一一樓閣高十二由旬廣八由旬四方四隅周徧妙好是諸樓閣有以金銀吠瑠璃頗胝迦赤珠碼碯琥珀等七寶合成有以金銀所成有以金吠瑠璃成有以金銀吠瑠璃碼碯所成有以金銀吠瑠璃碼碯頗胝迦有以金銀吠瑠璃頗胝迦琥珀珠所成有以赤栴檀香龍實栴檀香沈水栴檀香成
040_0511_a_02L뭇 묘한 전단향 등이 함께 합해져서 이루어진 것도 있다. 우발라화(優鉢羅華)ㆍ발눌마화(鉢訥摩華)ㆍ구모다화(俱母陀華)ㆍ분나리가화(奔拏利迦華)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수마나화(須摩那華)ㆍ파리사가화(婆利師迦華)ㆍ첨바가화(瞻波迦華)ㆍ파타라화(波吒羅華)ㆍ아제목다가화(阿提目多迦華)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다노슬가화(馱努瑟迦華)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만다라화(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화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만수사화(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화ㆍ로좌화(嚕左華)ㆍ마하로좌화ㆍ작흘라화(作訖囉華)ㆍ마하작흘라화ㆍ소라비작흘라화(蘇囉毘作訖囉華)ㆍ마하소라비작흘라화ㆍ찬나라화(贊捺囉華)ㆍ마하찬나라화ㆍ소라비찬나라화(蘇囉毘贊捺囉華)ㆍ찬눌로달마화(贊訥盧怛摩華)ㆍ살타라화(薩他羅華)ㆍ마하살타라화ㆍ소라비살타라화 등이 함께 섞여서 만들어진 것도 있고, 모든 묘한 꽃의 장엄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백천 가지 빼어나게 묘한 색상의 장엄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이러한 낱낱의 누각 가운데에서 모두 다 8만 4천의 청정한 광명을 출현하였다.
040_0510_c_12L有以衆妙栴檀香等所共合成有以優鉢羅華鉢訥摩華俱母陀華奔拏利迦華所成有以須摩那華婆利師迦華瞻波迦華波咤羅華阿提目多迦華成有以馱努瑟迦華所成有以曼陀羅華摩訶曼陀羅華成有以曼殊沙華摩訶曼殊沙嚕左華摩訶嚕左華作訖囉華訶作訖囉華蘇囉毘作訖囉華摩訶蘇囉毘作訖囉華贊捺囉華摩訶贊捺囉華蘇囉毘贊捺囉華贊訥盧怛摩華薩他羅華摩訶薩他羅華蘇囉毘薩他羅華等所共合成有以一切妙華莊嚴所成有以無數百千殊妙色相莊嚴所成如是一一樓閣之中皆悉出現八萬四千淸淨光明佛說如幻三摩地無量印法門經 卷上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 : 이 서문은 태평흥국(太平興國) 7년(982)에 천식재(天息災)가 『성불모경(聖佛母經)』을, 법천(法天)이 『길상지세경(吉祥持世經)』을, 시호(施護)가 『여래장엄경(如來莊嚴經)』을 각각 번역하여 올리자 송나라 태종(太宗)이 이를 치하해 지은 것이다.
  2. 2)상법(像法) : 부처님의 열반 뒤에 정법(正法)ㆍ상법(像法)ㆍ말법(末法)으로 나누어진 교법의 세 시기 중의 하나이다. 열반 후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시기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은 따르지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3. 3)육정(六情) : 육근(六根) 또는 육근이 발생시키는 정식(情識)을 말한다.
  4. 4)설산은 인도, 패엽은 불교경전을 뜻한다.
  5. 5)연라(煙蘿) : 연하등라(煙霞藤蘿)의 준말로, 안개와 노을이 자욱하고 등나무 여라덩굴이 우거진 곳이라는 뜻이다. 깊은 산이나 은둔처를 의미한다.
  6. 6)향계(香界) : 향기 자욱한 세계라는 뜻으로, 사찰을 가리키는 말이다.
  7. 7)십성(十聖) : 10지(地)의 보살을 말한다.
  8. 8)삼현(三賢) : 10주(住)・10행(行)・10회향(回向)의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9. 9)건원(乾元) : 하늘의 도(道)이며, 천덕(天德)의 시초이다. 『주역』 〈건괘(乾卦)〉 단(彖)에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를 힘입어 비롯되나니, 이에 하늘을 통괄하도다.[大哉 乾元 萬物資始 乃統天]”라고 하였다.
  10. 10)태역(太易) : 기(氣)가 분화되기 이전 최초의 상태이다.
  11. 11)천식재(天息災) 등 : 역경원에서 번역을 주도했던 천식재(天息災)와 법천(法天)과 시호(施護)를 말한다.
  12. 12)사인(四忍) : 무생법인(無生法忍)・무멸인(無滅忍)・인연인(因緣忍)・무주인(無住忍)을 말한다. 인(忍)은 인가(忍可)・안인(安忍)의 뜻으로, 진실을 수긍하고 안주(安住)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13. 13)오성(五聲) : 오음(五音)이라고도 한다.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의 다섯 가지 음조를 말한다.
  14. 14)풍율(風律) : 시나 음악의 운율을 말한다.
  15. 15)사시(四始) : 사성(四聲)이라고도 한다. 평성(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이니, 사성으로 음운(音韻)의 고저(高低)와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구분한다.
  16. 16)화택(火宅) : 삼계(三界)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이 『법화경』 「비유품」에 나온다.
  17. 17)천식재(天息災)가 『분별선악업보경(分別善惡報應經)』을 번역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8. 18)금륜왕[金輪] : 4종의 전륜성왕(轉輪聖王)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제왕을 말한다.
  19. 19)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 : 비람풍(毘嵐風)을 말한다. 우주가 파괴되는 시기에 이 바람이 불어 인간세계로부터 위로 색구경천까지 차례로 파괴한다고 한다. 유정천은 색구경천(色究竟天)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가장 마지막에 파괴된다.
  20. 20)석전(釋典) : 석가의 가르침을 담은 전적, 즉 불교서적을 말한다.
  21. 21)이 서문은 송나라 진종(眞宗)이 함평(咸平) 원년(998)에 법현(法顯) 등에게 내리고, 태종의 성교서(聖教序) 뒤에 붙이게 한 것이다.
  22. 22)삼진(三辰) : 해와 달과 별의 세 가지를 말한다. 『좌전(左傳)』에 “하늘에는 삼진이 있고, 땅에는 오행이 있다[天有三辰 地有五行]”고 하였다.
  23. 23)구위(九圍) : 구주(九州)와 같은 말로, 온 천하를 뜻한다.
  24. 24)진문(眞文) : 천식재를 비롯한 서역승들이 가져온 범어 경전을 말한다.
  25. 25)송 태종은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 서쪽에다 역경원(譯經院)을 세우고, 천식재(天息災)・법천(法天)・시호(施護) 등에게 수집한 범어경전을 번역하게 하였다.
  26. 26)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 이를 귀한 상자에 보관했다는 뜻이다. 낭함(琅函)은 천자의 문서를 보관하던 옥으로 만든 함이다.
  27. 27)범어경전의 문장을 말한다. 용수 보살이 용궁의 창고에서 『화엄경(華嚴經)』을 가져와 유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28. 28)인도출신 승려들을 말한다. 취령(鷲嶺)은 영취산 봉우리란 뜻으로, 곧 인도를 의미한다. 필추(苾芻)는 Ⓢbhikkhu의 음역어로, 비구(比丘)라고도 한다.
  29. 29)금상(金像) : 황금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곧 부처님을 지칭한다.
  30. 30)규구(規矩) : 목수가 사용하는 컴퍼스와 곱자로, 곧 기준・척도・법규를 뜻한다.
  31. 31)역경원(譯經院) : 송 태종이 태평흥국 5년(980)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에 설치한 번역기관이다. 후에 전법원(傳法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32. 32)법현(法賢) : 중인도 출신으로, 본래 이름은 법천(法天)이었는데, 송 태종이 법현(法顯)이란 법명을 하사하였다. 973년(개보 6)에 중국에 와서 천식재(天息災) 등과 함께 평생 역경사업에 종사하였다.
  33. 33)각로(覺路) : 깨달음의 길, 즉 불교를 뜻한다.
  34. 34)태종이 쓴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를 말한다.
  35. 35)성고(聖考) : 임금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칭하는 말이다.
  36. 36)추호(追號) : 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시호(諡號)를 말한다.
  37. 37)담제(禫祭) : 죽은 지 만 2년 기일에 지내는 제사가 대상(大祥)이고, 대상을 치른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가 담제(禫祭)이다.
  38. 38)산스크리트로 vitastiḥ. 고대 인도의 길이를 재는 단위. 또는 1장수(張手)ㆍ1탁수(拆手)ㆍ1탑수(搭手)라고도 한다. 걸(磔)은 ‘벌려 펼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