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모든 여래의 삼매 경계 가운데 머무셨는데, 모든 보살마하살 대중이 다 원만함을 구족하였다. 이 때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모든 불지삼마지(佛智三摩地)에서 일어나 모든 대중을 널리 두루 관찰하셨다. 이와 같이 대중의 모임을 관찰하실 때에 모든 여래와 모든 보살마하살 대중은 다 세존대비로자나여래의 왼쪽 월륜만다라 가운데 의지하여 머물렀다. 이 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이 세존대비로자나여래 앞에 머물러 합장하여 정성스럽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비밀법의(秘密法儀)는 매우 깊고 광대하거늘 어떻게 해야 이 가운데에서 요약(要略)법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요약법 가운데에서 수지하여 행하겠나이다.” 이 때에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금강수보살마하살을 칭찬하시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금강수여. 그대는 지금 아주 깊고 광대한 비밀법의에 대해서 잘 묻는구나. 내가 지금 그대를 위하여 요약법을 설하리라. 만일 유가행(瑜伽行)을 닦는 사람이라면 무릇 집에 들어가서 먼저 비밀스러운 문자를 관상하고 나서 옹호(擁護)하고 청정하게 해야 한다. 어떻게 하는가 하면 혀 끝에 아(阿)자가 있다고 관상하고 그 글자가 청정하고 묘한 월륜을 이룬다고 관상하라. 그 월륜 위에 훔(吽)자가 있고 그 글자가 다시 흰색의 오고대금강저(五股大金剛杵)를 이룬다고 관상하라. 이와 같이 관상하고 나서 수행하는 사람은 금강합장(金剛合掌)1)을 하여 자기 정수리 위에 두고 이 대명을 송하여 옹호하며 청정하게 해야 한다. 대명을 송한다.
이 대명을 송하고 나서 수행하는 사람은 다시 서원을 발하여야 한다. ‘오직 원하옵건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님께서는 저를 섭수하소서. 저 아무개[某甲]는 이 시간에 성취사를 행하오니 오늘부터 위없는 대보리심을 내고 나아가 보리도량에 앉아 견고하게 물러나지 않겠습니다.’ 다시 게송으로 읊는다.
원하옵건대 저는 삼세의 부처님과 같이 결정코 오는 세상에 정각존(正覺尊)을 이루고 섭선법계(攝善法戒)와 섭율의계(攝律義戒)와 요익중생계(饒益衆生戒)를 구족하겠나이다.
이 묘한 3취정계(聚淨戒)를 제가 수지하여 다 견고하게 하기 바라오니 모든 부처님과 묘법과 승가의 가장 뛰어나신 3보께서는 가호(加護)를 드리우소서. 최초에 3보께서는 저를 섭수하소서. 모든 부처님을 좇아 상응하여 생긴 금강저와 저 인령(印鈴)3)은 제가 수지하는 바이니 다 진실할 것을 원하나이다.
저 아사리께서는 저를 섭수하소서. 광대하고 가장 높은 금강부(金剛部)의 네 가지 시법(施法)을 제가 항상 행하되 날마다 여섯 때[六時]에 이와 같이 하겠나이다.
저 대보부(大寶部)의 상응법은 삼매 가운데에서 뛰어난 의요(意樂)를 일으키니 저는 모든 정법문(正法門)의 내외(內外)와 저 삼승법(三乘法)을 섭수하겠나이다. 대연화부(大蓮華部) 가운데에서 청정하게 위없는 대보리를 출생하여 모든 서원이 다 상응하는 진실법 가운데 저를 섭수하소서.
공양사업을 행하는 것마다 대갈마부(大羯磨部) 가운데 최상이어서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고 그곳에서 모든 뛰어난 행을 출생하겠나이다.
모든 행을 널리 두루 거두어 모든 중생을 널리 이롭고 즐겁게 하며 아직 제도받지 못한 자를 제가 제도하며 아직 해탈하지 못한 자를 해탈케 하겠나이다.
3유(有)에서 아직 안온을 얻지 못한 자에게 제가 안온한 가르침을 열어 주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널리 열반의 땅에 안주하게 하겠나이다.
이 때에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다시 금강수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삼마지를 완전하게 체득하는 진실로써 모든 삼마지를 출생하는 근본법문[普盡三摩地眞實出生諸三摩地根本法門]을 말씀하셨다. “수행하는 사람은 응당 선정인(禪定印)을 결하고 법대로 안주하고 나서 모든 법이 무아(無我)이며 평등하다고 관해야 한다. 만일 모든 법에 내외(內外)가 있음을 보면 이것은 마음에 걸리는 장애가 있기 때문이니, 그러한 마음을 여의고서 따로 법이 없는 줄을 알아야 한다. 또 다시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모든 법은 생하지 않으나 자성이 밝다. 이것은 모든 법이 본래 생겨나지 않는 성품이기 때문이니 생각하는 바를 따라 이 마음에 머문다.’ 그런 다음에 자성이 밝고 좋아할 만한 음성으로 저 본마음을 열어 깨닫는 대다라니장구를 염송해야 하며, 염송할 때 심월(心月)만다라의 상을 관해야 한다. 대명으로 송한다.
옴 짇다바라 디볘 등가로 미 唵引喞多鉢羅二合底吠引鄧羯嚕引彌一句4)
다시 게송으로 읊는다.
진실하고 원만한 대청정(大淸淨)이여, 마치 허공이 더러움에 가려지지 않듯이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이 다 제거되고 또 삿된 분별을 부수어 버리네.
모든 번뇌의 때[垢]가 청정해졌기에 마치 밝은 달이 갓 떠오른 것을 보듯이 모든 부처님의 공덕취는 끝이 없어 모두 아(阿)자 등의 묘한 상에 들어가네.
그 상은 어떠한가?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아아 이이오오리리 리리 이애오오암아 阿阿引壹翳嗢汚哩黎引哩黎引伊愛鄔奧暗惡5)”
이 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이 다시 세존대비로자나여래의 보리심월만다라(菩提心月曼拏羅) 가운데 의지하여 머물러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리심월만다라는 가장 뛰어난 공덕이 어떤 것입니까?” 이 때에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금강수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보리심월만다라의 상을 간략하게 말씀하셨다. “금강수여, 모든 부처님의 끝없는 공덕이 아자 등의 모든 묘한 상에 들어갈 때 수정 같은 달의 청정한 광명의 모습과 같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들어가고 나서 다시 자성의 청정을 좇아 밝고 지혜로운 마음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사업을 행하며 대명의 미묘한 장구(章句)를 염송하며 보리심을 내어라. 대명을 송한다.
옴 모디짇당 모달파 나야 미 唵引冒提喞當一句母怛波二合引捺夜引彌二6)
다시 게송으로 읊는다.
이 출생한 대비심마다 중생의 모든 짓는 바를 널리 거두니 모든 선법이 다 두루 원만해져 온갖 번뇌가 모두 없어지네.
월만다라의 좌우 가운데에 보리심월(菩提心月)이 두 번째가 되나니 모든 부처님의 공덕문은 다시 가(迦)자 등의 묘한 상에 들어가네.
이와 같이 들어가고 나서 모든 법의 영상과 상응한다. 그 상은 어떠한가 하면 다음과 같다.
가가아가아 자 차야 자 냐 아타나 다 나 다 迦佉誐伽昂鼻音輕呼右7)蹉惹仁左切酇重呼倪倪也切輕呼叱姹拏尼轄切茶重呼拏平聲輕呼多 타나다 나 파파마바 마 사라라바샤사사하가샤 他捺陀重呼那輕呼波頗末婆重呼摩輕呼邪囉羅嚩設沙薩訶乞叉合呼8)
이들 문자가 그대로 보리심월만다라의 상이다. 이 만다라의 모든 법의 쓰임과 작용의 차례는 다른 교설과 같다.” 이 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이 다시 세존대비로자나여래의 오른쪽 월만다라 가운데 의지하여 머물면서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오른쪽 월만다라 가운데에 어떻게 들어가야 합니까?” 이 때에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금강수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금강수여, 금강저는 바로 금강지(金剛智)이어서 모든 부처님의 수승한 공덕을 낼 수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금강저는 법에 따라 다섯 개의 고(股)가 있는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주변에 빙 둘러 치성한 불꽃무늬가 있는데, 이 광명은 저 보현의 심장에서 나왔기 때문에 견고한 인(因)이 되어 모든 작용을 일으킨다. 만일 만다라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곧 오지(五智)금강저의 모습임을 관해야 한다. 이렇게 관할 때 이 대명을 송한다.”
옴 디사타 바아라 唵引底瑟姹二合嚩日囉二合一句9)
다시 게송으로 읊으셨다.
부처님께서는 3아승기겁 동안 가장 높은 보리행을 닦아 이루셔서 모든 위(位)를 거쳐 묘각존에 오르셨으니 모두 청정한 무루지(無漏智)를 말미암았기 때문이네.
보리의 묘월(妙月)만다라는 가장 청정하여 온갖 더러움 여의었나니 저 가운데에서 지금강(智金剛)이 바로 오지금강저임을 관상해야 하네.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말하자면 금강저를 들고 있는 것을 표시한 것은 다시 온 허공계에 두루두루 널리 모인 분량이 모두 하나의 큰 금강저 모양을 이룬다고 관상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수행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금강저라고 관상하고 광관(廣觀)과 약관(略觀)10)에 상응해야 한다. 또한 관상할 때에 이 대명을 송해야 한다.”
옴 바아라 달마 고 함 唵引嚩日囉二合引怛摩二合酤引㰠一句11)
다시 게송으로 읊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몸은 다 장애할 것도 의지할 것도 없으며 생겨남이나 지음도 없어 청정하고 티도 없나니 이 가운데에 성품 없어 평등하게 여의었네.
끊어지거나 부서지거나 무너지지도 않고 법신은 물듦이 없어서 본래 청정하며 금강 같은 견고한 바탕에서 출생하였으니 여래의 금강신은 위없으시네.
이 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이 세존대비로자나여래의 오른쪽 월만다라 가운데 의지하여 머물고 나서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시 저 금강저를 어떻게 관합니까?” 이 때에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모든 여래를 널리 두루 관찰하시고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으십시오. 모든 여래시여, 내가 지금 부처님의 영상 가운데에서 그 모습을 관하는 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그 모습은 어떠합니까? 말하자면 살타금강의 모습은 저 모든 모습이 구족된 것이니, 응당 이와 같이 부처님의 영상의 모습 관해야 합니다. 이렇게 관상할 때에 이 대명을 염송합니다.”
옴 야타 살-바 다타 아다 새달 타 함 唵引野他引薩哩嚩二合怛他引誐多引一句塞怛二合他引㰠二12)
다시 게송으로 읊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몸은 비밀하시고 경계ㆍ성품ㆍ지혜ㆍ행도 역시 그러하나니 5상(相)으로 정각존을 이루셔서 모든 부처님 원만함 이루시고 모두 청정하시네.
이 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이 다시 세존대비로자나여래의 뒤쪽 월만다라 가운데 의지하여 머물러 이와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비밀입니까? 또한 어찌하여 경계ㆍ성품ㆍ지혜ㆍ행 등도 그러한 것입니까?” 이 때에 세존대비로자나여래께서 금강수보살마하살을 칭찬하시며 게송을 읊으셨다.
장하도다. 금강대살타여, 장하도다. 금강성묘보(金剛聖妙寶)여, 장하도다. 금강정법문(金剛正法門)이여, 장하도다. 금강의 온갖 사업이여.
이 경의 비밀한 이치를 잘 설하는구나. 이것이 위없는 금강승(金剛乘)이라네. 모든 부처님의 비밀문은 대승현증법(大乘現證法)에 모두 거두어지네.
닦아 성취할 때에 묘하게 청정해지고 불과(佛果)를 이루고 나서 묘락(妙樂) 얻는다네. 그대가 비밀 등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이른바 연꽃과 금강저라네.
이것이 바로 여래의 대비밀로서 모든 부처님 여기서 태어나셨네. 만일 법에 따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관하면 찰나 사이에 성불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