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2)는 들었다. 한때 세존(世尊)이신 대비로자나여래(大毘盧遮那如來)께서는 모든 여래께서 금강(金剛)으로써 가지(加持)3)하는 갖가지 삼매야지(三昧耶智)를 갖추고, 모든 여래의 뛰어난 보관(寶冠)인 삼계법왕(三界法王)4) 최상의 관정(灌頂)을 받고, 모든 여래의 일체지지(一切智智)와 대상응주(大相應主)를 획득하여 능히 모든 여래의 일체지인평등(一切智印平等)한 증상(增上)의 갖가지 사업을 지어서 모두 능히 원만히 하고 널리 모든 유정계의 일체 원하는 것이 남지 않도록 하신다. 항상 3세(世)에 머무시는 모든 몸과 입과 마음의 금강대자비자(金剛大慈悲者)는 모든 여래를 위하여 권청하고 찬탄하며, 색구경천5)왕궁(色究竟天王宮) 가운데 있는 넓고 큰 마니보전(摩尼寶殿)6)에 있었다. 그곳은 갖가지로 장식한 구슬과 영락(瓔珞)7)과 영(鈴)과 탁(鐸)과 비단천이 사이사이에 드리워져 있으며, 가벼운 바람이 불면 흔들려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반달 모양 등으로 장엄한 곳으로서, 99구지(俱胝)8)의 큰 보살 대중과 함께 하시었다. 이른바 금강수보살마하살(金剛手菩薩摩訶薩),9) 관자재보살마하살(觀自在菩薩摩訶薩), 허공장보살마하살(虛空藏菩薩摩訶薩), 묘길상보살마하살(妙吉祥菩薩摩訶薩), 금강권보살마하살(金剛拳菩薩摩訶薩), 기평등심전법륜보살마하살(起平等心轉法輪菩薩摩訶薩), 허공고보살마하살(虛空庫菩薩摩訶薩), 최일체마력보살마하살(摧一切魔力菩薩摩訶薩) 등의 보살마하살들을 상수(上首)로 한다. 다시 긍가(殑伽)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수의 여래와 함께 그 하늘에 나타내신다. 그리고 염부제(閻浮提)10)에 가득한 것이 마치 참깨꼬투리가 가득 찬 것과 같다. 그 무량수의 여래 몸은 낱낱의 몸으로부터 모두 무량무수(無量無數)의 불국토를 나타내고, 낱낱의 불국토에 다시 돌아와 이 비밀한 법문을 설하신다. 이 때에 세존 대비로자나여래께서는 모든 여래께서 서로 섭입(涉入)하는 까닭에 평등하게 모든 허공의 몸과 말과 뜻의 금강에 잘 머무신다. 모든 여래께서 가이없는 까닭에 모든 금강계의 지혜를 깨닫는 대사(大士)11)가 되어 모든 진허공계(盡虛空界)의 극히 미세한 티끌과도 같은 양의 금강으로 가지하여 출생한 지장(智藏)을 개발하고, 대금강지(大金剛智)의 대관정보(大灌頂寶)를 시설하신다. 모든 허공계가 다하도록 두루 진여지(眞如智)를 펼치며 정등각을 현성(現成)하신다. 모든 여래 자신의 성품이 청정하기에 곧 모든 법의 자성은 청정하다. 모든 여래의 공(空)하지 않은 사업과 뛰어난 소작(所作)으로 말미암아 일체 허공에 모두 갖가지 색을 드러내신다. 두루 다하여 남김 없도록 모든 유정계에서 선(善)을 일으키고 모든 뛰어난 행을 조복(調伏)12)하신다. 널리 모든 같을 바 없고 위없는 갖가지 사업을 지으시고, 이로부터 모든 현성(賢聖)13)을 출생하신다. 이른바 일체여래대보리견고대사(一切如來大菩提堅固大士)14),일체여래구소삼매(鉤召三昧)15),일체여래애락지자재(愛樂智自在)16), 일체여래선소작(善所作)17), 일체여래대관정보(大灌頂寶)18), 일체여래일륜광명(日輪光明)19), 일체여래대마니보당(大摩尼寶幢)20), 일체여래대소(大笑)21), 일체여래대청정법(大淸淨法)22), 일체여래대지혜(大智慧)23), 일체여래대륜(大輪),24) 일체여래비밀어(秘密語),25) 일체여래불공종종사업(不空種種事業)26), 일체여래대정진묘견고개(大精進妙堅固鎧)27), 일체여래편지호금강야차(一切如來遍持護金剛藥叉)28), 일체여래신어심금강박지인(一切如來身語心金剛縛智印)29)이다. 이들 모든 현성들을 총섭(總攝)하여 게송으로 송한다.
금강살타보현존(金剛薩埵普賢尊)30)과 묘불공왕(妙不空王)인 금강왕(金剛王)31)과 마라(摩羅) 곧 금강애(金剛愛)32)와 금강선재(金剛善哉)인 극희왕(極喜王)33)이네.
성허공장(聖虛空藏)의 금강보(金剛寶)34)와 대묘광(大妙光)인 금강광(金剛光)35)과 묘보당(妙寶幢) 곧 금강당(金剛幢)36)이며 대희소(大喜笑)의 금강소(金剛笑)37)이네.
이들의 표치(標幟)46)는 금강(金剛)47)ㆍ구(鉤)48)ㆍ전(箭)49)ㆍ희(喜)50)와 보(寶)51)ㆍ일(日)52)ㆍ당번(幢幡)53) 및 대소(大笑)54)와 연화(蓮華)55)ㆍ검(劍)56) 및 묘륜(妙輪)57)ㆍ어(語)58)와 갈마(羯磨)59)ㆍ갑주(甲冑)60)ㆍ포(怖)61)ㆍ견지(堅持)62)이네. 무시무종(無始無終)63)과 상적정(常寂靜)64)과 폭악분노(暴惡忿怒)65)와 대안인(大安忍)66)과 야차(夜叉)67)이네.
나찰선무외(羅刹善無畏)68)와 위세맹악(威勢猛惡)69)과 대부성(大富盛)70)과 오마천주(烏摩天主) 및 세주(世主)71)이네.
견고(堅固)72)와 승근대적묵(勝根大寂黙)73)과 호세(護世)74)와 공거(空居)75)와 지거(地居)76)와 3세(世)77) 및 저 3계(界)78) 등과 대종(大種)79)이네.
선작(善作)80)과 중생익(衆生益)81)과 일체설박종조(一切設嚩宗祖)82) 등과 생사(生死)83)이네.
저 대근본(大根本)112)과 대흑(大黑)113)과 대탐염(大貪染)114)과 대락(大樂)115)이며 모든 대방편(大方便)116)과 대승상(大勝上)117)과 일체승궁(一切勝宮)118)과 대자재(大自在)119)이네.
이 때 구덕대보리심(具德120)大菩提心)의 보현대보살(普賢大菩薩)은 일체여래심(一切如來心)121)에 머무른다.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 이 불국토에 가득 차게 시현하는 것이 마치 참깨꼬투리가 가득한 것 같이 모두 구름처럼 모여들어, 일체의성취보살(一切義成就菩薩)122)이 보리도량(菩提道場)123)에 앉아 있는 그 곳에 와서, 곧 수용신(受容身)124)을 시현해서 다음과 같이 보살에게 선언하신다. “선남자여, 너는 어찌하여 모든 여래의 진실을 깨닫지 않고서 온갖 난행(難行)을 행하는가? 그러고서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하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러므로 너는 지금 여기에서 마땅히 용감한 뜻을 일으켜야 한다. 해야 할 바를 이루기 위한 까닭이니라.” 그 때 모든 성취보살마하살은 모든 여래에게 경각(警覺)되어 아사파나가삼마지(阿娑頗那迦三摩地)125)로부터 일어나 모든 여래께 예(禮)하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린다. “세존이시여126), 원컨대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어떻게 행하여야 하며, 어떤 것이 진실한 지인(智忍)이옵니까?”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는 한목소리로 그 보살을 향하여 다함께 이렇게 말씀하신다. “대사(大士)여, 너는 마땅히 자기 마음의 삼마지를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이 진실이니라. 마땅히 자성성취(自性成就)127)의 진언으로써 마음 내키는 대로 진언을 송하여라.” 진언을 송한다.
옴 짇다바라 디미 등가로 미128) 唵引喞多鉢囉二合底微引鄧迦嚕引彌一句
이 때에 보살은 모든 여래께 아뢴다. “세존이신 모든 여래께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신대로 제가 저의 마음을 보니 정월륜상(淨月輪相)입니다.”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다. “선남자여, 마음의 자성광명은 마치 이와 같아서 두루 수행함에 따라서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것이 흰옷을 물들이기 쉬운 것과 같으니라.”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는 자성광명으로 심지(心智)를 풍성하게 하기 위하여 그 보살에게 다시 진언을 송한다.
옴 모 디짇다모다파 나야 미129) 唵引冒引地喞多母怛波二合引捺夜引彌一句
“이것은 바로 자성성취의 진언이니 대보리심을 일어나게 하여라.” 이 때에 저 보살은 모든 여래의 가르침으로 보리심을 발하고 나서 다시 모든 여래께 말씀드린다. “세존이신 여래시여, 그와 같은 정월륜상이 있습니다. 저도 또한 이와 같이 자심의 정월륜상을 봅니다.”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다. “일체여래심(一切如來心)130)은 보현심(普賢心)을 따라 생긴다. 균등하고 견고하여 잘 행한 바와 같다. 모든 여래께서 스스로의 보현심에서 견고한 성소작인(成所作因)을 출생하니, 마땅히 자심의 정월륜 가운데에서 금강의 모습을 사유하라. 이 대명을 송하여라.”
옴 디싣따 바아라131) 唵引底瑟姹二合嚩日囉二合一句
이 때에 그 보살은 모든 여래께 아뢴다. “세존이신 여래시여, 제가 이미 정월륜 가운데에서 묘한 금강의 모습을 봅니다.”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다. “너는 이 모든 여래의 대보현심(大普賢心)을 진실한 금강으로 견고히 하기 위하여 이 대명을 송하여라.”
옴 바아라 다마 고 함132) 唵引嚩日囉二合引怛摩二合酤引㰠呼郞切下同一句
이 때에 변일체허공계(遍一切虛空界)가 모든 여래의 몸과 말과 뜻의 대금강계와 서로 섭입한다. 모든 여래의 가지력으로써 살타금강 가운데로 섞여 들어간다.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는 이에 구덕일체의성취보살[具德一切義成就菩薩]을 비밀명호인 금강계(金剛界)133)라 부르고, 곧 금강대관정법(金剛大灌頂法)으로 관정134)한다. 이 때에 금강계대보살은 모든 여래께 아뢴다. “세존이신 여래시여, 저는 모든 여래의 몸이 곧 나의 몸임을 봅니다.”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다. “대사여, 살타금강은 모든 상을 구족한다. 이치와 같게 마땅히 모든 부처의 영상을 관하라. 마땅히 이와 같은 자성성취의 진언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진언을 송하여라.”
옴 야타 살바 다타 아다 사다 타 함135) 唵引野他引薩哩嚩二合怛他引誐多引一句薩怛二合他引㰠二句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 이와 같이 설하고 나자 저 금강계대보살은 일체여래신이 곧 자신의 몸이 되어 정각을 이루려고 한다. 모든 여래를 향하여 두루 정례(頂禮)136)하고 나서 이렇게 말씀드린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신 모든 여래시여, 저를 가지하소서. 제가 정등정각(正等正覺)을 현성한 바, 모든 행한 것을 견고하게 하소서.”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는 곧 금강계여래살타금강 가운데로 들어온다. 이 때에 구덕금강계대보살은 찰나(刹那) 사이에 모든 여래의 평등지(平等智)인 정각을 현성하고 나서, 곧 모든 여래의 금강평등최상지인비밀삼매(金剛平等最上智印秘密三昧)에 들어가 모든 여래의 법평등지(法平等智)인 자성청정을 현증하고, 모든 여래의 일체평등한 자성광명지(自性光明智)를 성취한다. 이러한 까닭에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을 이루어 채운다. 이 때에 모든 여래께서는 곧 모든 여래살타금강 가운데로부터 나와서 허공장대마니보(虛空藏大摩尼寶)를 지니고 관정하신다. 관자재법지(觀自在法智)로부터 모든 여래의 갖가지 사업을 발생하고 잘 안립(安立)137)하고 나서 모두 수미산(須彌山) 꼭대기 금강마니보봉누각(金剛摩尼寶峯樓閣)으로 온다. 이 때 금강계여래(金剛界如來)138)께서는 모든 여래에 가지(加持)되고 나서 모든 여래의 사자좌(師子座)에서 모든 방향을 따라 이치에 맞게 잘 머무신다. 이 때에 아촉여래(阿閦如來)139)와 보생여래(寶生如來)140), 관자재왕여래(觀自在王如來)141), 불공성취여래(不空成就如來)142) 등 모든 여래께서는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로써 모든 여래께서 가지하는 몸을 이루고, 모든 평등에 잘 통달한 까닭에 모든 방향을 향하여 두루 관찰하고 그 사방 방향에 따라 앉는다. 이 때에 세존이신 대비로자나여래께서는 모든 여래의 보현심(普賢心)143)을 오래지 않아 깨닫고, 모든 여래의 허공에서 생144)하는 바의 대마니보최상관정(大摩尼寶最上灌頂)을 받고, 일체여래관자재145)의 법지(法智)의 최상바라밀다(最上波羅蜜多)를 획득하고, 모든 여래의 갖가지 사업146)의 공허하지 않고 걸림 없는 가르침 가운데에서 할 바를 원만히 하고 바라는 것을 원만히 하신다. 모든 여래께서는147) 자신을 가지하기 위하여, 곧 모든 여래의 보현대보살삼매에서 출생한 살타가지의 금강삼마지에 들어가니, 이를 모든 여래의 대승현증삼매(大乘現證三昧)라 이름한다. 바로 일체여래심이다. 자심으로부터 내어 이 대명을 송한다.
바아라 살타148) 嚩日囉二合薩埵一句
일체여래심으로부터 내자마자 바로 이 때 곧 저 구덕보현대보살은 수많은 월륜이 되어 한꺼번에 출현하고, 널리 모든 유정의 대보리심을 깨끗하게 하고 나서 모든 여래의 둘레에 머무른다. 이 모든 월륜으로부터 모든 여래의 지금강(智金剛)을 내고, 곧 세존이신 대비로자나여래의 심장으로 들어간다. 보현의 성품은 아주 견고한 까닭에 금강살타의 삼마지에 잘 머무른다. 모든 여래에 가지된 바이므로 합하여서 한 몸이 되어 다섯 봉우리의 광명만(光明鬘)이 되어 허공계가 다하도록 두루 가득하다. 이 가운데에서 모든 여래의 몸과 말과 뜻의 금강으로 이루어진 바의 금강저(金剛杵)149)의 모습이 출현한다. 이 모습은 일체여래심으로부터 나오고 나서 부처님 손바닥 안에 머무른다. 그런 다음에 다시 금강저로부터 금강의 모습으로 갖가지 뛰어난 색상을 갖춘 깨끗하고 묘한 광명을 나타내어 널리 모든 세계를 비춘다. 다시 금강광명의 문으로부터 모든 세계의 극히 작은 티끌처럼 수많은 양과 비슷한 수의 여래의 모습을 출현하여 법계에 가득하게 서로 섭입한다. 모든 허공계가 다하도록 널리 모든 세계에 구름바다처럼 두루하다. 모든 여래의 평등지(平等智)와 신통(神通)을 구족하고, 모든 여래의 대보리심150)을 발생하며, 보현의 갖가지 뛰어난 행을 이룬다. 모든 여래를 받들어 섬기며, 보리도량에 와서 모든 마군들을 굴복시키고, 모든 여래의 평등하고 위없는 대보리의 과(果)를 증득하고 정법륜(正法輪)을 굴린다. 널리 남김없이 모든 유정계가 다하도록 크게 일체를 구제하고 이익하고 즐겁게 하며, 모든 여래의 삼매와 지(智)와 신통의 최상의 실지(悉地)151)를 성취한다. 모든 여래의 신통유희(神通遊戱)의 보현성(普賢性)을 나타내 보이며, 금강살타의 삼마지가 뛰어나게 견고한 까닭에 합하여 한 몸이 된다. 보현대보살의 몸을 내고 세존이신 대비로자나여래의 심장에 잘 머무르며 이 게송을 읊는다.
위대하도다, 청정한 나는 보현이라. 견고한 살타(薩埵)로써 자연적으로 생한다. 저 견고한 본래의 무신(無身)으로 말미암아 금강살타의 몸을 출현한다.
이 때에 보현대보살의 몸은 세존의 심장으로부터 내려와 모든 여래의 앞의 월륜에 이치대로 머무르며 다시 가르침을 청한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곧 모든 여래의 지삼매(智三昧)의 금강삼마지에 들어, 모든 여래의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을 수용하시며, 대지방편(大智方便)의 대정진력으로 대지삼매(大智三昧)를 일으키시고 묘한 법륜을 굴려, 널리 모든 다함 없는 모든 유정계를 구제하고 이익되게 하시며, 일체주재(一切主宰)152)로서 널리 기쁨과 즐거움을 획득하게 하신다. 그리고 모든 여래의 평등지(平等智)와 신통과 최상대승(最上大乘)의 현증삼매의 빼어난 실지(悉地) 등을 얻게 하신다. 곧 모든 여래께서는 성취하신 금강저로써 모든 여래와 대전륜왕과 모든 부처님 몸의 보관(寶冠)과 비단을 관정받는 자인 보현대보살의 두 손에 수여하신다. 그런 다음에 모든 여래께서는 곧 금강수라는 명칭을 주시고, 금강수관정법으로써 관정하신다. 이 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은 고거상(高擧相)을 나타내고, 오른손은 저 금강저를 휘두르며 자신의 심장 사이에 두고 용감히 나아가는 모습을 하며 이 게송을 읊는다. 이것은 모든 대각존께서 성취하신 더 이상 위가 없는 금강저이다. 나의 손바닥에 수여하시니 금강 중에서도 금강에 머무는 모습이다.
이 때에153) 세존께서는 다시 불공왕대보살삼매(不空王大菩薩三昧)에서 출생한 살타가지라는 금강삼마지에 들어가신다. 이것을 모든 여래의 구소삼매(鉤召三昧)라 이름한다. 곧 일체여래심이다.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내어 이 대명을 송한다.
바아라 라 야154) 嚩日囉二合囉引惹一句
일체여래심으로부터 내자마자 곧 저 이와 같은 구덕금강수보살은 이에 모든 여래의 대금강구(大金剛鉤)를 이루고, 출현하고 나서 곧 세존이신 대비로자나여래의 심장으로 들어가 합하여 한 몸이 된다. 이로부터 대금강구의 상(相)을 출현하고 부처님의 손바닥 안에 머문다. 그런 다음에 저 금강구의 상으로부터 모든 세계의 극히 작은 티끌과도 같이 수많은 양의 여래의 모습을 출현하고, 모든 여래를 소청(召請)하는 등의 사업을 한다. 모든 세계에서 모든 부처의 신통유희 등을 시설하고 나서, 저 불공왕성(不空王性)은 금강살타의 삼마지에서 아주 견고한 까닭에 합하여 한 몸이 되어 불공왕대보살(不空王大菩薩)의 몸을 출생하고, 세존이신 대비로자나여래의 심장에 머무르며 이 게송을 읊는다.
위대하도다, 나는 불공왕(不空王)이로다. 금강에서 출생한 금강구(金剛鉤)이다. 두루 모든 부처를 관찰하고 평등하게 모든 구소(鉤召)를 성취한다.
이 때에 불공왕대보살의 몸은 세존의 심장으로부터 내려와 모든 여래의 오른쪽 월륜 가운데에서 이치답게 머무르며 다시 가르침을 청한다. 이 때에 세존께서는 곧 일체여래청소삼매(一切如來請召三昧)라는 금강삼마지에 들어가, 이 일체여래청소삼매로써 두루 다함 없는 모든 유정계를 널리 구소155)하여 이익 하게 하며, 모두 적열(適悅)과 쾌락을 획득하게 하신다. 그리고 모든 여래의 집회(集會)가 가지 하는 최상의 실지를 얻게 하신다. 그런 다음에 이 대금강구로써 불공왕대보살의 두 손에 수여하신다. 이 때에 모든 여래는 곧 금강구라 이름하고 금강구관정법으로 관정하신다. 이 때에 금강구보살마하살은 곧 수여 받은 대금강구로써 널리 모든 여래를 구소하며 이 게송을 읊는다.
이것은 모든 대각존의 가장 뛰어난 위없는 금강지(金剛智)이다. 모든 부처가 사업을 성취시키신 바 최상의 실지를 모두 능히 구소한다.
3)가지는 범어로 adhi-ṣṭhāna로서 가(加)는 가피(加被)⋅증가(增加), 지(持)는 임지(任持)⋅섭지(攝持)의 뜻으로 해석된다. 즉 가는 제불의 대비의 힘이 수행자에게 가해지는 것이고, 지는 수행자의 신심에 부처가 감응하는 것을 말한다. 호념(護念)⋅가호(加護) 등의 번역도 같은 뜻이다.
4)불(佛)을 말한다.
5)범어로 Akaniṣṭha. 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 번역한다. 색은 만법, 구경은 최상의 뜻이기 때문에, 만법의 가장 빼어난 장소이다. 3계(界) 가운데에서 색계18천의 최정상에 있는 천인 색구경천으로 대일여래께서 금강살타에게 『금강정경』을 설하신 장소를 말한다.
6)대보주전(大寶珠殿). 여의보주(如意寶珠)로 만든 궁전이다.
7)머리나, 목, 가슴, 그리고 드물게는 손이나 다리 등에 거는 주옥(珠玉)⋅꽃 등을 꿰어 만든 장신구. 영락(纓珞)⋅영락(纓絡)이라고도 쓴다.
8)범어로 koṭi. 셀 수 없는 장구한 수(數). 인도에서 쓰던 수의 단위로 1천만에 해당한다고 하며, 또는 억(億)이라고도 번역한다.
9)지금강(持金剛)이나 집금강(執金剛)을 가리킨다. 『대일경』 「주심품」에는 허공유보집금강(虛空遊步執金剛) 등의 18집금강이 나오고, 끝에 19번째로 금강수비밀주(金剛手秘密主)가 등장한다. 앞의 18집금강은 각각의 별덕(別德)을 나타내며, 금강수비밀주는 총덕(總德)을 나타낸다. 금강수는 이들 가운데에서 중요한 존격으로 대일여래의 인위(因位)인 금강살타로서 만나라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10)범어로 Jambu-dvīpa. 수미산 남쪽에 있는 인간이 살고 있는 대륙. 4대주의 하나로 수미산을 중심으로 인간세계를 동서남북으로 나눈 가운데 남쪽에 있는 대륙이다. 원래는 인도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후에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인간세계를 뜻한다.
11)범어 mahāsattva의 번역. 개사(開士)라고도 하며 마하살(摩訶薩)이라 음역한다. 부처님과 보살의 통칭으로도 사용되나 흔히 대보살의 의미로 쓰인다.
12)① 몸과 입과 뜻의 3업을 조화하여 모든 악행을 굴복시키는 것. ② 원수나 마군 등을 항복시킴.
13)16대보살을 가리킨다.
14)금강살타를 가리킨다. 이하 ‘일체여래선소작’까지는 아촉여래계 보리심류(菩提心類)의 4보살이다.
15)금강왕보살을 가리킨다.
16)금강욕보살을 가리킨다.
17)금강선재보살을 가리킨다.
18)금강보보살을 가리킨다. 이하 ‘일체여래대소’까지는 보생여래의 복덕취류(福德聚類) 4보살이다.
19)금강광보살을 가리킨다.
20)금강당보살을 가리킨다.
21)금강소보살을 가리킨다.
22)금강법보살을 가리킨다. 이하 ‘일체여래비밀어’까지는 무량수계의 지혜문유(智慧門類) 4보살이다.
23)금강리보살을 가리킨다.
24)금강인보살을 가리킨다.
25)금강어보살을 가리킨다.
26)금강업보살을 가리킨다. 이하 ‘일체여래신어심금강박지인’ 까지는 불공성취계의 대정진류(大精進類) 4보살이다.
27)금강호보살을 가리킨다.
28)금강아보살을 가리킨다.
29)금강권보살을 가리킨다.
30)금강수(金剛手), 즉 금강살타(金剛薩埵)를 가리킨다..
31)금강왕(金剛王, vajrarāja)보살을 가리킨다.
32)금강애보살을 가리킨다.
33)금강희보살을 가리킨다.
34)금강보보살을 가리킨다.
35)금강광보살을 가리킨다.
36)금강당보살을 가리킨다.
37)금강소보살을 가리킨다.
38)금강법보살을 가리킨다.
39)금강리보살을 가리킨다.
40)금강인보살을 가리킨다.
41)금강어보살을 가리킨다.
42)금강업보살, 또는 금강갈마보살을 가리킨다.
43)금강호보살을 가리킨다.
44)금강아보살을 가리킨다.
45)금강권보살을 가리킨다.
46)표치는 삼매야형(三昧耶形)을 말한다. 이하에서 16대보살의 삼매야형이 등장한다.
47)오고저(五鈷杵)로서 금강살타의 삼매야형이다.
48)금강왕보살의 삼매야형이다.
49)금강애보살의 삼매야형이다.
50)서장역(西藏譯)에서는 궁(弓)이라 한다. 금강희보살을 나타낸다.
51)여의주로서 금강보보살의 삼매야형이다.
52)일륜형(日輪形)으로서 금강광보살의 삼매야형이다.
53)깃발을 말하며 금강당보살의 삼매야형이다.
54)금강소보살을 가리키며, 그 삼매야형은 삼고저를 치아모양으로 만들고 웃는 모습을 나타낸다.
55)금강법보살의 삼매야형이다.
56)금강리보살의 삼매야형이다.
57)금강인보살의 삼매야형으로 륜(輪)이다. 륜은 원래 고대인도에서 사용하던 무기의 일종으로 바퀴 모양에서 바깥 둘레에 날카로운 칼 등이 박혀 있는 것이다. 이것을 굴리면 적군을 무찌르고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것은 외도와의 논쟁에서 사된 견해를 꺾는 것에 비유된다.
58)금강어보살을 가리키며, 그 삼매야형은 연꽃 위에 혀의 모양을 두는 것이다.
59)금강업보살을 가리키며 삼매야형은 삼고저(三股杵) 두 개를 십자로 놓은 것처럼 보이는 갈마저(羯磨杵)이다.
60)금강호보살의 삼매야형으로 갑옷이다.
61)금강아보살을 가리키며, 그 삼매야형은 연꽃 위에 무서운 어금니를 올려놓은 것이다.
62)금강권보살을 가리키며, 그 삼매야형은 연꽃 위에 두 주먹을 놓은 것이다.
63)중앙의 비로자나여래를 가리킨다. 무시무종은 불생불멸의 다른 표현이다.
64)아촉여래를 가리킨다.
65)보생여래를 가리킨다.
66)무량수여래를 가리킨다.
67)불공성취여래를 가리킨다. 이상 5불이다.
68)금강바라밀보살(金剛波羅蜜菩薩)을 가리킨다.
69)보바라밀보살(寶波羅蜜菩薩)을 가리킨다.
70)법바라밀보살(法波羅蜜菩薩)을 가리킨다.
71)갈마바라밀보살(羯磨波羅蜜菩薩)을 가리킨다. 오마천주와 세주는 탐진치의 삼독을 나타내며 갈마바라밀이 삼독을 없애는 활동이 오마천주와 세주를 발로 밟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상 4바라밀이다.
72)견고한 보리심의 뜻이다. 금강희희보살(金剛嬉戱菩薩)을 가리킨다.
73)금강만보살(金剛鬘菩薩)을 가리킨다.
74)금강가보살(金剛歌菩薩)이다.
75)금강무보살(金剛舞菩薩)이다.
76)금강향보살(金剛香菩薩)이다.
77)금강화보살(金剛華菩薩)이다.
78)금강등보살(金剛燈菩薩)이다.
79)금강도향보살(金剛塗香菩薩)이다. 이상 8공양보살이다.
80)금강구보살(金剛鉤菩薩)이다.
81)금강색보살(金剛索菩薩)이다.
82)금강쇄보살(金剛鎖菩薩)이다.
83)금강령보살(金剛鈴菩薩)이다.
84)미륵보살(彌勒菩薩)을 가리킨다. 미륵보살은 자씨보살(慈氏菩薩, Maitreya)이라고도 하며 밀호(密號)가 신속금강(迅速金剛)으로 삼매야형은 군지(軍持)이다. 이하에서 현겁십육존(賢劫十六尊)을 열거한다.
85)불공견보살이다. 불공견보살(不空見菩薩, Amoghadarśana)은 밀호가 금강계에서는 보견금강(普見金剛), 태장계에서는 보관금강(普觀金剛)으로 종자는 aḥ, ka이다. 삼매야형은 연상광안(蓮上光眼)과 일고안(一鈷眼)이다. 일고안이란 독고저(獨鈷杵)의 양측에 눈이 있는 것을 말한다.
99)이하에 보이는 것은 모든 보살의 총구(總句)이다. 모든 보살은 바라밀다의 법문을 행하므로 처음에 닦아야 할 법문을 든 것이다.
100)제개장보살(除蓋障菩薩)이다.
101)지장보살(地藏菩薩)이다.
102)묘법당보살(妙法幢菩薩)이다.
103)제불정(諸佛頂)을 나타낸 것이다.
104)일자정륜(一字頂輪)이다.
105)중지(中智)의 덕을 찬탄한 것이다. 법이상주(法爾常住)로서 변이하지 않으므로 자연총지라 한다.
106)백산개불정(白傘蓋佛頂)이다.
107)화취불정(火聚佛頂)을 가리킨다. 화취불정은 금강살타의 다른 이름이다.
108)고불정(高佛頂)이다. 고불정은 삼마지의 위력을 가리킨 것이다.
109)승불정(勝佛頂)이다.
110)온갖 집금강신(執金剛神) 등을 밝힌 것이다.
111)법신 비로자나여래가 이상과 같은 신체를 나타내어 묘한 법음을 설하고, 중생을 깨닫게 하며 언제나 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112)중앙 부동명왕(不動明王)이다.
113)북방 금강야차(金剛夜叉)이다.
114)동방 항삼세금강(降三世金剛)이다.
115)남방 군다리금강(軍吒利金剛)이다.
116)서방 육족금강(六足金剛)이다.
117)마두명왕(馬頭明王) 등의 모든 명왕을 전부 들은 것이다. 이상 각 명왕의 명칭에 대(大)자가 붙은 것은 대공삼매(大空三昧)를 뜻한다.
118)온갖 천궁(天宮)을 가리킨다.
119)지수화풍(地水火風)의 모든 윤왕(輪王)을 이름하여 자재라 한다.
120)범어로 bhagvān. 보통 세존(世尊)이라 한역된다. 4마(魔)를 부수는 덕을 가졌다는 뜻이다.
121)비로자나불심(毘盧遮那佛心)을 말한다.
122)범어로 Sarvārthasiddhi. 석가모니의 정각 이전을 말한다.
123)범어로 bodhi-maṇḍa. 부처님께서 보리를 성취한 도량. 마갈타국 니련선하(尼連禪河) 가에 있는 보리수 아래의 금강좌(金剛座)이다. 석존이 여기에서 성도하였으므로 그곳을 보리도량이라 한다.
124)절대의 자성경계로부터 상대의 세계에 현현하는 불을 말한다.
125)범어로 āsphānaka-samādhi. 무식신삼매(無識身三昧)ㆍ무식신정(無識身定)ㆍ무동정(無動定)이라고도 하는 삼매의 일종. 『금강정대교왕경』 1권과 『수호국계경』 9권에는 석존이 6년 고행 뒤에 이 삼마지에 들어가지만, 침공체적(沈空滯寂)하여 최후의 깨달음이 열리지 않자 거기에서 비밀불의 경각개시를 받고, 밀교의 일념을 견지하는 유상관인 5상성신관(五相成身觀)ㆍ옴자관(唵字觀)을 수행하여 비로소 깨달음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외도와 소승ㆍ대승불교에서도 이 삼마지를 수행하지만, 밀교에서는 입식(入息)과 출식(出息)에 아자(阿字)ㆍ밤자(鍐字) 등을 관하여 수식관을 행하고, 심신을 안정하게 해서 이 정에 들어가 마음의 산란을 없애고 적멸무상의 경지에 든다. 아자관과 5상성신관 등을 수행하기 전에도 이 정에 든다.
126)이하에서 제1통달보리심(通達菩提心)을 설한다.
127)본래성취로서, 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바라밀의 덕을 말한다.
128)범어로 Oṃ citta-prativedhaṃ karomi.
129)범어로 Oṃ bodhi-cittam utpādayāmī.
130)여래지(如來智)이다.
131)범어로 Oṃ tiṣṭha! vajra!
132)범어로 Oṃ vajr'ātmako'ham.
133)vajra-dhātu의 번역. vajra는 대일여래의 지혜로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것을 의미하며, dhātu는 계(界)ㆍ체(體)ㆍ신(身)ㆍ차별 등의 뜻이 있다.
134)범어로 abhiṣiñca. 밀교의 법을 전하기 위해 관정을 받는 자[受者]의 머리와 이마 위에 물을 붓는 의례이다. 고대인도에서 국왕이 즉위식 거행할 때 4대해의 물을 길어와 4해의 지배자가 됨을 나타내는 의식에서 시작된 것이 대승불교에 들어와서 부처의 위(位)를 이어받는 의미로 바뀌었다. 밀교에서 불종(佛種)을 단절하지 않고 영원히 계승하는 의식으로 이 관정의식은 이마(頂)에 물을 흘리는[灌] 것인데, 부처의 5지(智)를 상징하는 다섯 병의 지수(智水)를 붓는 것은 여래의 지혜를 모두 이어받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즉 불의 법수[5지(智)의 법수(法水)]를 제자의 이마에 전함으로 해서 불위(佛位)를 계승하는 의례이다. 관정을 받기 전에 삼매야계를 받는다.
135)범어로 Oṃ yathā sarva-tathāgatās tathā'ham.
136)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대고 이마를 상대자의 발에 대는 예법. 고대인도에서 절하 는 법으로 오체투지(五體投地)ㆍ접족례(接足禮)⋅두면례(頭面禮)라고도 한다.
137)안치(安置)와 같은 말이다.
138)모든 성취보살이 5지를 원만히 성취하였으므로 금강계여래라 한다. 곧 비로자나의 다른 이름이다.
139)범어로 Akṣobhya-tathāgata. 제존(諸尊)의 근본인 4방4불 가운데 동방의 여래이다. 한문의 우리말 표기법으로 읽는다면 아축여래라 해야 하지만 불교에서는 오음(吳音)을 택하고 있으므로 아촉여래라 발음하며, 부동(不動)⋅무동(無動)⋅무노불(無怒佛)⋅무진에(無瞋恚)라 번역한다. 아촉불국(Abhirata)에서 현재까지 설법을 하고 계시는 부처님이다. 밀호는 부동금강(不動金剛)ㆍ포외금강(怖畏金剛)이다. 종자는 훔(hūṃ)이다. 초기부터 숭배되었던 부처로서, 『아촉불국경』 2권(지루가참역, T.11,313)에 과거에 동방의 천불찰(千佛刹)을 넘어서 아비라제국(阿比羅提國) 세계가 있고, 대목여래(大目如來)가 육도무극(六度無極)의 행을 설법하실 때, 한 비구가 발원하여 지금으로부터 극무상도심(極無上道心)을 일으켜, 진에를 끊고 음욕을 잘라내어 정진하겠다고 선언하고 수행한 뒤에 거기에서 성불하여 현재에도 설법하고 있다고 한다. 이 세계를 선쾌(善快) 또는 묘희국(妙喜國)이라고도 한다. 밀교에서는 오지여래(五智如來) 중 사방사불의 하나로서, 금강계만나라 성신회(成身會)에 37존 5해탈륜이 있는데 그 중 동방 월륜의 주존으로 있다. 왼손은 주먹을 쥐고 오른손은 범협을 들고 있으며 황금색이다. 혹은 오른손은 다섯 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는 촉지인이며 왼손은 옷깃을 잡고 있는 파마인(破魔印), 즉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다. 이 부처님은 비로자나여래의 대원경지(大圓鏡智)와 본래 갖추어진 견고한 보리심의 덕을 나타낸다. 태장만나라에서는 동방의 보당불(寶幢佛)과 같은 서원을 갖고 있는 부처님이라 그와 동체로 하며, 그 보리심이 견고한 것이 금강과 같기 때문에 부동여래(不動如來)라고도 한다. 인도의 후기밀교에서는 대일여래에 대신하여 5불 가운데의 중존으로 되기도 하였다.
140)범어로 Ratna-Saṃbhava. 금강계오불의 하나로 금강계만나라의 남방의 월륜 중앙에 위치한다. 이 부처는 비로자나여래의 평등성지(平等性智), 또는 수행의 덕(德)을 나타낸다. 보생여래(寶生如來)라고도 하며 여원인(與願印)을 결(結)하고 있다. 이 인은 중생의 원을 듣고, 보배를 나게 하고 그 보(寶)를 베푸는 인이다. 이 부처님은 마니보복덕취공덕(摩尼寶福德聚功德)으로써 능히 모든 중생의 소원을 원만하게 성취시키고 삼계법왕의 관정을 수여하여 행자로 하여금 평등하게 하므로 밀호를 평등금강(平等金剛) 또는 대복금강(大福金剛)이라 한다. 삼매야형은 보배구슬이며 종자는 ja, trāh이다. 그 형상은 성신회에서는 온몸이 황금색이고 왼손은 주먹을 쥐어 배꼽 아래에 두고 오른손은 밖을 향해 펴고 있는데, 무명지와 소지는 약간 구부리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펴서 시원인(施願印)을 결하고 있으며 연화좌 위에 결가부좌하고 있다. 보생불은 대일여래의 평등성지에서 탄생하여 금강보ㆍ금강광ㆍ금강당ㆍ금강소의 네 보살을 거느리고 모든 재물과 보배를 맡아 중생들에게 평등한 가르침을 펴는 불이다.
141)밀교에서 아미타불을 가리키는 칭호. 아미타의 덕칭(德稱)이다. 범어로 Amitābha-Buddha(無量光佛) 또는 Amitāyus-Buddha(無量壽佛).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로서 한량없는 광명의 부처님이며 한량없는 생명의 부처님이다. 아미타불은 한량없는 광명을 지니고 중생의 번뇌의 어둠을 밝히는 한편 한량없는 생명을 지녔기에 생멸이 없는 부처님이란 뜻이다. 또는 관자재왕불(觀自在王佛)ㆍ무량청정불(無量淸淨佛)⋅무량불⋅감로불(甘露佛)⋅진시방무애광여래(盡十方無礙光如來)라고도 한다. 『무량수의궤(無量壽儀軌)』에서 무량수여래는 비원(悲願)을 버리지 않고 무량의 광명으로 행자의 자취를 비추고 업장중죄를 모수 소멸시킨다고 설한다. 『대일경소(大日經疏)』 제4에는 이 부처는 대일여래의 방편지(方便智)이며 중생계가 다함이 없으므로 방편 또한 다함이 없으므로 무량수라 한다고 하였다. 제존의 근본인 4불의 하나로서 금강계만나라의 서방의 월륜에 머문다. 『금강정경』에 의한 아미타불은 모든 여래의 근본불로서 대일여래 오지(五智)의 묘관찰지(妙觀察智)가 나타난 것이라 하여 지적활동이 강조된다.
142)범어로 Amoghasiddhi. 음역으로는 아목가실지(阿目伽悉地)라 표기하며 불공성취여래라고도 한다. 4방4불의 하나로서 금강계만나라의 북방의 월륜에 머문다. 이 부처는 대일여래의 성소작지(成所作智)와 사업성취의 덕을 나타낸다. 그 완성이 공(空)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나타내나 다시 말하면 반드시 성취하는 것이란 의미를 지닌다. 곧 여래의 무한한 활동과 공덕을 나타내는 부처이다. 모든 번뇌를 단멸하고 사업을 원만성취해서 헛됨이 없기 때문에 불공성취여래(不空成就如來)라고 하며 시무외인(施無畏印)을 결하고 있다. 시무외인은 설법을 통하여 중생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제거하도록 하는 것과 깨달음을 향해서 정진하게 하는 활동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대일여래의 성격중 실천적인 면을 담당한다. 종자는 aḥ(열반의 뜻), sa이며 삼매야형은 십자로 된 갈마저(羯磨杵)이다. 이 부처님 앞에는 금강업, 오른쪽은 금강호, 왼쪽은 금강아, 뒤쪽은 금강권 등 네 보살을 둔다. 이 부처님은 5지 가운데 성소작지를 상징하며 5부에서는 갈마부(羯磨部)의 주존이 된다. 태장만나라의 천고뢰음불(天鼓雷音佛)과 동체이며, 또 석가불과 동체로 한다. 석가모니불이 출세하여 중생을 교화하신 것이 즉 성소작지의 실현인 것이다.
143)동방 금강계륜(金剛界輪)이다.
144)남방 보륜(寶輪)이다.
145)서방 법륜(法輪)이다.
146)북방 갈마륜(羯磨輪)이다.
147)이하 16대보살 가운데 먼저 금강살타(金剛薩埵)의 출생을 밝힌다. 금강살타란 말은 범어의 vajra-sattva를 번역한 것이다. vajra가 금강이란 말로 의역되어, 이것이 합쳐져서 금강살타가 된 것이다. 금강 즉 Vajra는 원래 제석천이 가지고 있는 금강저라는 무기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 무기는 어떠한 것도 당해낼 수 있는 최강의 무기이다. 그래서 이 금강이란 말은 절대성을 상징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밀교에서는 주로 번뇌의 마(魔)를 항복 받는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살타 즉 Sattva는 유정(有情) 또는 중생이란 뜻으로 미혹한 모든 존재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금강살타라고 했을 때 이것은 진리 그 자체인 대일여래와 중생을 포함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대일여래와 중생을 연결하는 접점에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금강살타는 5고저(鈷杵)를 쥔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금강령을 쥔 왼손을 가부좌한 발 위에 놓고 있다. 이 보살은 중생들 자신이 청정한 보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이 보살의 범명은 번역해서 집금강(執金剛)ㆍ금강수(金剛手)ㆍ지금강(持金剛)ㆍ보현살타(普賢薩埵)ㆍ비밀주(秘密主) 등의 이름이 있다. 밀호는 대용금강(大勇金剛)ㆍ진여금강(眞如金剛) 등이다. 이 보살은 16대보살의 수존(首尊)이며 동방 아축불의 4친근 4보살의 상수(上首)가 되고 동방에 위치한다.
148)범어로 vajra-satva.
149)중앙부에 손잡이, 양끝에 날카로운 칼이 있는 무기의 형태. 금강저(金剛杵:vajra)는 음사하여 발절라(跋折羅), 부일라(扶日羅)라고 하며, 또는 금강지저(金剛智杵), 견혜저(堅慧杵)라고도 한다. 원래 『리그베다』의 신인 인드라, 즉 제석천의 무기인 천둥이었는데, 어느덧 금강석(金剛石)의 의미로도 쓰이게 되었다. 밀교에서는 부처의 지혜가 견고함과, 번뇌를 깨부수는 두 가지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여러 불ㆍ보살의 지니는 물건으로서, 법을 전하는 관정(灌頂)이나 수행의 법구(法具)로써 쓰인다. 재료는 금⋅은⋅동⋅철의 금속이나 여러 가지 목재⋅인골⋅수정 등으로 만들어지며, 일반적으로 금동제가 많다. 종류는 고의 숫자로 표시해서 1ㆍ2ㆍ3ㆍ4ㆍ5ㆍ9고가 경전에 등장하는데, 보통으로는 독고⋅3고⋅5고가 자주 사용된다.
150)모든 여래의 대보리심은 5대원(大願)을 발하는 것이다.
151)범어로 siddhi. 성취(成就) 또는 묘성취(妙成就)라는 뜻으로 범어와 한자를 섞어서 성취실지(成就悉地)ㆍ실지성취(悉地成就)라고도 한다. 밀교에서 진언(眞言) 등을 송함으로써 성취하게 되는 묘과(妙果)를 말한다. 『대일경소(大日經疏)』 15권에는 정각(正覺)에 도달한 자리를 무상실지(無上悉地)라 하고, 여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신(信)ㆍ입지(入地)ㆍ5통(通)ㆍ2승(乘)ㆍ성불의 5가지 실지가 있다고 설하고 있다. 또 『존승의궤(尊勝儀軌)』 하권에서는 세간의 장수나 복덕 등을 얻는 것을 유상실지(有相悉地), 출세간의 과덕(果德)을 완성하는 것을 무상실지(無相悉地)라 한다.
152)일체중생을 자재로이 구호하는 주체의 뜻이다.
153)이하에서 금강왕보살의 출생을 설한다. 금강왕은 범어로 vajrarāja이며, 금강계 37존 가운데 16보살의 1존이며 동방 아촉여래 4친근(親近)의 한 분으로 남방에 주한다. 금강왕(金剛王)은 구(鈞), 즉 갈고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보리심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중생을 갈고리를 가지고 불도로 이끈다. 밀호를 자재금강(自在金剛)ㆍ자성금강(自性金剛) 또는 집구금강(執鉤金剛)이라 한다. 종자는 jaḥ인데 삼매야회에서는 sa, sva이다. 여래 4섭(攝)의 덕을 나타내는 보살이기 때문에 불공(不空)ㆍ묘각(妙覺)ㆍ최상금강왕(最上金剛王)ㆍ금강구(金剛鉤)의 명칭으로 그 덕이 찬탄된다. 성신회의 상은 두 손으로 금강권을 만들고 팔을 교차시켜서 가슴에 안고 있다. 삼매야형은 쌍금강구(雙金剛鉤)이다. 이 보살은 금강살타의 이칭(異稱)으로도 사용된다. 금강왕보살은 금강불공왕(金剛不空王)으로서 발심의 안심입명(安心立命)과 자재의 덕과 중생을 감싸안는 덕과 일체를 끌어들이는 구소(鉤召)의 덕이 있는 보살이다. 이름을 왕이라 한 것은 세간의 국왕은 모든 것에 자재하며, 일체를 귀복시켜 조복하기 때문에 왕이라 하듯이 이 보살도 여래의 4섭(攝)의 덕이 있기 때문에 금강불공왕보살이라고 한다.
154)범어로 vajra-rāja. 금강왕(金剛王)이다.
155)범어로 ākarṣana. 경애하는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법. 밀교의 4종수법, 또는 5종수법ㆍ6종수법의 하나. 섭소(攝召)ㆍ청소(請召)ㆍ초소(招召)라고도 한다. 이 법은 경애법의 부속법이다. 이 법을 닦으면 사람이든 물질이든 마음대로 희망하는 것을 얻게 된다. 스스로 희망하는 경지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는 수법이다. 예를 들면 3악도에 빠진 중생을 사람이나 천상의 경계에 태어나게 하며, 미혹한 자에게 보리를 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