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0_0842_c_01L불설수용존자경(佛說隨勇尊者經)


서천(西天) 시호(施護)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가란타죽림(迦蘭陀竹林)1) 정사(精舍)에서 여러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수용(隨勇)이라는 존자가 있었는데, 그는 왕사성 옆의 시타림(尸陀林)의 뱀이 들끓는 외진 봉우리 위의 큰 승방(僧坊)에서 혼자 경행(經行)하다가 갑자기 독사에게 물렸다. 뱀은 그 형체가 마른 듯 가늘었고 무늬가 뚜렷하면서 빛이 났으며, 매우 사나워 무섭기가 마치 안야나사라가(安惹那舍羅迦)와 같았다. 수용 존자는 곧 여러 비구들을 불러서 말하였다.
“여러 존자들이여, 나는 독사에게 물려서 몸이 흐무러지고 망가졌으니, 이제 나를 승방 밖에다 두어서 독이 다시 번지지 않게 하시오.”
이때 존자 사리자(舍利子)가 수용 존자에게서 멀지 않은 나무 밑에 앉아 있다가 수용 존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곧 가서 말하였다.
“존자 수용이여, 그대의 얼굴과 모든 기관을 보니 본래와 다른 것이 없거늘 어찌하여 존자는 그런 말을 하는가?”
수용은 대답하였다.
“존자여, 나는 독사에게 물려 몸이 다 흐무러지고 망가졌으니, 이제 나를 승방 밖에 갖다 두어서 독이 번지지 않게 하시오.
존자 사리자여, 만약 내 눈은 곧 나[我]요 눈은 곧 내 것[我所]이며,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은 곧 나요 뜻은 곧 내 것[我所]이며, 색(色)은 곧 나요 색은 곧 내 것이며, 소리ㆍ향기ㆍ맛ㆍ감촉ㆍ법은 곧 나요 법은 곧 내 것이며, 땅의 원소는 곧 나요 땅의 원소는 곧 내 것이며, 물ㆍ불ㆍ바람ㆍ허공ㆍ식(識)의 원소는 곧 나요 식의 원소는 곧 내 것이며, 물질의 쌓임은 곧 나요 물질의 쌓임은 내 것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알음알이의 쌓임은 곧 나요 알음알이의 쌓음은 곧 내 것이라 하여, 이러한 법에 취착(取着)했다면 얼굴과 모든 감관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나는 이러한 일체 법인, 곧 눈은 곧 나요 눈은 곧 내 것이며, 나아가 알음알이의 쌓임은 곧 나요 알음알이의 쌓임은 곧 내 것이라고 취착하지 않거늘 이제 어찌하여 얼굴과 모든 감관이 이렇게 달라지는가?”
사리자는 대답하였다.
“존자 수용이여, 만약 나와 내 것이란 소견과 아만(我慢) 등의 취착을 끊고 끊을 바의 근본을 분명히 알아 영원히 끊어 남음이 없으며, 마치 다라나무[多羅樹]를 베듯이 마음에 다시 내지 아니하고 무생법(無生法)을 증득한다면 어찌 모양이 달라지겠는가?”
때에 존자 사리자는 존자 수용을 승방 바깥에 눕혔다. 그는 게송을 말하였다.

지혜로운 이는 범행(梵行)을 잘 닦으며
또 늘 바른 도의 인(因)을 닦다가
목숨을 버릴 때 기쁜 맘 내나니
마치 중한 병이 나은 듯이 하네.

지혜로운 이는 범행을 잘 닦으며
바른 도의 인을 늘 닦다가
목숨을 버릴 때 기쁜 맘 내기를
마치 악독한 그릇 버리듯 하네.

지혜로운 이는 범행을 잘 닦으며
바른 도의 인을 늘 닦다가
능히 벗어나 과보를 버릴 때에
마치 사람이 불난 집 떠나듯 하네.

지혜로운 이 범행과 바른 길 닦아
세간을 관찰하되 풀과 나무인 듯이
도무지 이로움 없고 이룰 것 없나니
끝내는 일체에 얽매임이 없네.

그때 존자 사리자는 수용 존자를 위해 안치하는 일을 끝내고 곧 부처님의 처소에 가서 부처님 발에 엎드려 절하고 그 일에 대하여 상세히 아뢰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그 수용 선남자(善男子)가 만약 그때 내가 말하는 뛰어나고 묘한 게송과 대명장구(大明章句)를 들었다면 그는 결단코 독사에게 물려 그의 몸을 상하지 않았으리라.”
사리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뛰어나고 묘한 게송이오며, 어떤 것이 대명장구입니까? 원컨대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지국천왕(持國天王)에게 나는 자비 행하고
애라박미용(愛囉嚩尾龍)에게도 또한 행하네.
아설다리검말라(阿說多哩劍末羅)
실체타자(悉體埵子)도 모두 사랑하네.

광목천왕(廣目天王)에게도 나는 자비 행하고
검은 구담용[黑瞿曇龍]에게도 역시 그러하며
난타오바(難陀烏波)ㆍ난타용(難陀龍)
그들 둘에게도 자비는 평등하네.
나는 발 없는 것에도 자애로움 행하고
두 발 짐승과 네 발 짐승에게도 역시 그러하며
다족(多足) 무리의 온갖 유정에게도
똑같은 자비심 행함은 차별이 없네.

큰 바다 가운데 사는
온갖 용들에게 자애를 행하고
모든 유정에 대한 큰 자비심
유정들[情]이나 기세간[器]에 다 이러하네.

존재하는 일체의 유정들과
나아가 날고 기고 꿈틀대는 무리까지
병과 번뇌의 뿌리 사라지고
일체가 안락하기를 크게 원하네.

존재하는 일체의 유정 무리와
날고 기고 꿈틀대는 무리까지
어질고 착하고 고르게 관찰하여
온갖 죄악 뿌리 뽑노라.

뱀의 독함 극도로 사납고 치성하며
그 독 능히 사람의 몸과 목숨을 상하고 위협할 수 있어도
그러한 뱀 우글대는 굴이나 산봉우리에
나는 늘 살고 그 위에서 노니네.

나는 위없는 세간의 스승이며
나는 늘 진실한 말을 베푸노니,
이 진실한 말의 업인(業因) 때문에
내 몸엔 뱀의 독이 들어올 수 없네.
이 세간에서 크나큰 독은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일세.
세존인 대각(大覺)에겐 독이 침범 못하며
부처님 진실한 힘은 독을 능히 깨뜨리네.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이 세간에서 큰 독이지만
세존의 바른 법엔 독이 침범 못하며
법의 진실한 힘은 독을 능히 깨뜨리네.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이 세간의 큰 독이나
세존의 깨끗한 무리에겐 독이 침범 못하며
비구의 진실한 힘은 능히 독을 깨뜨리네.

세간에 있는 온갖 독 가운데
저 탐냄의 독이 가장 높으니,
부처님만이 능히 깨뜨리고 거두어 갈무리하니
이 때문에 모든 독은 다 사라지네.

그때 세존께서 대명주(大明呪)를 설하셨다.

다냐 타 옴 동마리 동마리 량미 바라 동미 나티 소나티
怛▼(寧+也)切身佗一句唵引凍蜜里引二凍蜜里引三凉彌引四鉢囉二合凍彌引五那致引六蘇那致引
토 바티 모나예 살삼마예 난뎨 난디리 니 리 니 라계
七討引嚩致引八母那曳引九薩三摩曳引十難帝引十一難底里引十二泥引里引十三泥引羅計
시 바 리 바 라계 시 올리 니양 우 리 사바하
引尸引十四嚩引里引十五嚩引羅計引尸引十六嗢里引十七泥羊二合虞引里引莎引賀引十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그 수용 선남자가 만약 그때 내가 설한 이와 같은 게송과 대명장구를 들었던들 그는 결코 뱀의 독으로 인해 몸이 상하거나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리라.”
사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부처님께서 설하신 뛰어나고 묘한 게송과 이 대명장구(大明章句)를, 그 수용 비구가 뱀에게 물렸을 때에는 부처님 처소에 떨어져 있었사오니, 어떻게 이러한 묘한 법을 얻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때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엎드려 절한 뒤에 부처님 회상(會上)을 나왔다.

040_0842_c_01L大宋新譯三藏聖教序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製大矣哉我佛之教也化導群迷闡揚宗性廣博宏辯英彦莫能究其旨微妙說庸愚豈可度其源義理幽玄眞空莫測包括萬象譬喩無垠綜法網之紀綱演無際之正教拔四生於苦海譯三藏之祕言天地變化乎陰日月盈虧乎寒暑大則說諸善惡細則比於恒沙含識萬端弗可盡述若窺像法如影隨形離六情以長存歷千劫而可久須彌納藏於芥子來坦蕩於無邊達磨西來法傳東土宣揚妙理順從指歸彼岸菩提愛河生滅用行於五濁惡趣拯溺於三業途中經垂世以難窮道無私而永泰雪山貝葉若銀臺之耀目歲月煙蘿起香界之自遠巍巍罕測杳杳難名所以道資十聖德被三賢至道起於乾元衆妙生乎太易摠繁形類竅鑿昏明絕彼是非開茲蒙昧有西域法師天息災等常持四忍早悟三乘貝葉之眞詮續人天之聖教芳猷重運偶昌時潤五聲於文章暢四始於風律堂堂容止穆穆輝華曠劫而昏墊重明玄門昭顯軌範而彌光妙淨界騰音利益有情俱登覺岸成鄣礙救諸疲羸冥昧慈悲浩汗物柔伏貪很啓滌昏愚演小乘聲聞合其儀論大乘正覺立其性含靈悟而蒙福藏教缺而重興幻化迷途宅深喩雖設其教不知者多善念生而無量潛臻惡業興而隨緣皆墮調御四衆積行十方澍華雨於金輪恒沙於玉闕有頂之風不可壞無際之水弗能漂澄寂湛然圓明淸淨之智慧性空無染妄想解脫之因緣以離煩惱於心田可以得淸涼於宇朕慚非博學釋典微閑豈堪序文以示來者如縻螢爝火不足比之於皎日將微蠡量海未能窮盡於深淵者哉繼作聖教序御製高明肇分三辰方乃序其次厚載初定萬彙於以發乎端淸濁之體旣彰善惡之源是顯然後以文物立其教以正典化其俗利益之功同歸於理於是乎像法來於西國眞諦流於中洞貫千古眞實之理無以窮囊括九圍玄妙之門莫能究言乎妄想五蘊皆空現乃眞容則一毫圓滿大之教豈能紀述者哉伏睹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法性周圓仁慈普布化蠻貊則萬邦輻湊躋烝民於仁壽之鄕崇教法則四海雲從惠蒼生於富庶之域見尊經之浩汗設方便以救沈淪知法界之恢宏精進而攝懈怠乃擇其邃宇校彼眞命天竺之高僧譯貝多之佛語管翻成於金字珠編復置於琅函宮之聖藻惟新鷲嶺之苾芻仰歎由是三乘共貫四諦同圓盡苦空眞正之言顯祕密精硏之義讚相相乎實相論空空乎盡空華嚴之理合軌金像之教同規矩朕纘嗣丕構恭臨寶圖常翼翼而撫兆民兢兢而守先訓以至釋典尤未精詳諒其幽深曷能探測有譯經西域僧法賢奏章懇切致意專勤先皇帝大闡眞風高傳佛旨興前王之墜典振覺路之頹綱欲旌天造之功庸用廣聖文之述作請予製序繼聖教焉聖考上僊追號罔息政事之外何暇經心今已禫除思臻微奧雖幼承慈柰夙乏通才焉窮乎法海之津涯莫造乎空門之閫域略敷大意以徇輿情蹄涔不足擬浴日之波尺箠豈能量昊天之影聊述短序以紀聖功者焉佛說隨勇尊者經西天譯經三藏朝奉大夫試光祿卿傳法大師賜紫沙門臣施護 等奉 詔譯如是我聞一時佛在王舍城迦蘭陀竹林精舍與苾芻衆俱有尊者名曰隨勇在王舍城側尸陀林閒蛇聚孤峯之上大僧坊中獨經行忽爲毒蛇之所噬蠚蛇之身形瘦細精光猛惡可畏如安惹那舍羅迦卽時隨勇尊者呼苾芻衆謂言諸尊者我爲毒蛇之所噬蠚膚體潰今宜置我於僧坊外無令延毒而復流散是時尊者舍利子去隨勇尊者所止不遠在一樹下坐聞彼隨勇發如是聞已卽時往詣其所到已謂言者隨勇我向觀汝面及諸根本無異何故今時乃發是聲隨勇答言我爲毒蛇之所噬蠚膚體潰壞宜置我於僧坊外無令延毒而復流尊者舍利子若我取著眼是我是我所意是我意是我所色是我色是我所法是我法是我所地界是我地界是我所識界是我識界是我所色蘊是我色蘊是我所識蘊是我識蘊是我所我若取著如是等法及諸根可有異相尊者舍利子我不如是取著諸法謂眼是我眼是我所乃至識蘊是我識蘊是我所今此何故面及諸根有是異相舍利子言者隨勇若我我所見及我慢等斷取著已復能了知所斷根本永斷無餘如破多羅樹心不復更生證無生法彼復何有異相可得尊者舍利子以尊者隨勇置僧坊外僵仆于地爾時尊者舍利子卽說伽陀曰智者善行於梵行  復常善修正道因臨捨壽時喜心生  如重病人得輕差智者善行於梵行  復常善修正道因臨捨壽時喜心生  猶如棄置惡毒器智者善行於梵行  復常善修正道因能穎脫於捨報時  如人出離於火宅智行梵行修正道  悉觀世閒如草木都無義利無所成  畢竟一切無繫著爾時尊者舍利子爲隨勇尊者安置事已往詣佛所到已頭面禮世尊足具陳上事佛言舍利子彼隨勇善男若於爾時得聞我說勝妙伽陀及大明章句彼定不爲毒蛇所蠚潰壞其身舍利子白佛言世尊何等勝妙伽陀何等大明章句願爲我說爾時世尊卽說伽陀曰持國天王我行慈  愛囉嚩尾龍亦然阿說多哩劍末羅  悉體埵子悉慈愛廣目天王我行慈  黑瞿曇龍慈亦然難陀烏波難陀龍  彼二行慈亦如是我於無足行慈愛  二足四足亦復然及彼多足諸有情  等行慈心悉無異一切龍等行慈愛  彼龍棲止大海中於諸有情普慈心  若情若器皆如是所有一切有情類  乃至蜎飛及蠕動普願銷除病惱因  一切獲得安隱樂所有一切有情類  乃至蜎飛及蠕動普以賢善平等觀  一切蠲除諸罪惡蛇之爲毒極猛熾  其毒能壞人身命而彼蛇窟山峯中  我常處之而游上我爲無上世閒師  我常宣說眞實語以我眞實語業因  我身蛇毒不能入所有貪瞋及癡法  此三世閒爲大毒世尊大覺毒不侵  佛眞實力能破毒所有貪瞋及癡法  此三世閒爲大毒世尊正法毒不侵  法眞實力能破毒所有貪瞋及癡法  此三世閒爲大毒世尊淨衆毒不侵  僧眞實力能破毒世閒所有諸毒中  而彼貪毒最爲上唯佛能破能攝持  由斯諸毒皆息滅爾時世尊說大明曰怛▼(寧+也)切身一句凍蜜里引二凍蜜引三凍彌引四鉢囉二合凍彌引五引六蘇那致引七嚩致引八母那引九薩三摩曳引十難帝引十一難底里引十二引十三羅計引十四引十五羅計引十六嗢里引十七泥羊二合引十八佛言舍利子彼隨勇善男子若於爾得聞我說如是伽陀及大明章句彼定不爲蛇毒所蠚潰壞其身舍利子白佛言世尊如佛今說勝妙伽陀及此大明章句彼隨勇苾芻蛇所蠚離於佛所如是妙法其云何得爾時尊者舍利子說是語已頭面著禮世尊足出於佛會佛說隨勇尊者經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가란타조(迦蘭陀鳥)가 사는 죽원(竹園)이란 뜻으로, 마가다국의 왕사성의 북쪽에 있고, 석존께서 가끔씩 그곳에서 머물러 설법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