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1_0204_b_01L금색동자인연경 제10권
041_0204_b_01L金色童子因緣經卷第十


유정 한역
권영대 번역
041_0204_b_02L西天譯經三藏朝散大夫試鴻臚卿傳梵大師賜紫沙門臣法護等奉詔譯


그때 묘이 반수의 아내는 여자 하인과 함께 날마다 남의 집에 가서 품을 팔아 값을 받았는데, 추상 동자의 복력이 다하고 업(業)이 불어났기 때문에 얻는 품삯이 날로 줄어서 나중엔 해뜰 녘부터 늦게까지 배나 힘들여 일하였으나 소득이 없었습니다.
최후로 다시 곳곳에서 일하였으나 다 깨어지고 다시는 품팔이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041_0204_b_03L爾時妙耳商主之妻同其女使日詣他舍傭力取直以彼醜相童子福力衰竭業增上故所得工直日漸微少乃至其後自日初出逮于晩際倍力營工價無所得又復最後處處營作皆罷無復傭雇
이때에 반수의 아내는 곧 여자 하인과 상의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품을 팔 데도 없으니 돌아다니며 빌어먹어야겠다.’
말을 마치고는 곧 옹기그릇을 들고 직접 다니면서 빌어먹었는데, 추상 동자가 자라서 걸을 수 있게 되자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이제 너는 너대로 걸식하여 살아라.”
041_0204_b_09L時商主妻卽與女使互相議言我等今時無傭力處宜當周行乞丐言已卽時持一瓦器自行乞食所有醜相童子俟後成長能履步時母卽告言汝於今時宜自乞食而用存養
말을 하고는 역시 옹기그릇 하나를 주었습니다. 아들은 곧 그릇을 들고 거리의 골목을 두루 다니면서 밥을 빌어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동자는 몸뚱이의 살결이 거칠고 검으며 추악하여 열여덟 가지 미운 모양을 갖추었으므로 보는 이마다 얼굴을 가리고 가버리며, 남의 집 문간에 서기라도 하면 바싹 말랐기 때문에 더러운 냄새가 가득하여 바람에 스치어 그 냄새를 맡는 이는 코를 막고 다녔으며, 어떤 이는 막대기나 기와나 돌멩이로 때려서 내쫓으면서 빨리 내 집을 떠나라고 하였습니다.
041_0204_b_14L言已亦復授一瓦器其子卽時持器周行街衢巷陌乞食自資以彼童子膚體麤黑容貌醜惡具十八種可厭惡相人所觀者掩面而去所往詣他舍門首以其枯瘦穢氣充隨風聞者掩鼻而行或以杖木石打擊驅逐而言速離我舍
041_0204_c_02L그는 꿈틀거리는 벌레처럼 모래ㆍ자갈과 쓰레기가 곳곳에 쌓인 성읍을 두루 다녔는데 간 데마다 막대기나 돌로 얻어맞고 쫓겨 달아났으며, 밥 한 끼를 빌었으나 끝내 얻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옹기그릇마저 맞아서 깨어졌습니다. 그때 동자는 남의 미움과 천대를 받고 울면서 바삐 어머니에게로 달려갔습니다.
041_0204_b_20L其猶蠕周行城邑砂礫雜穢處處充塞所往處皆爲杖木瓦石打擲驅逐馳求丐一食竟不能得所持瓦器亦爲打擊所碎童子爾時爲人惡賤泣忙然奔詣母所
그때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 무릎을 치면서 서러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내 아들이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어떤 사람인지 눈물도 없으며 죄도 두려워 않는구나. 그러기에 너를 때려서 이토록 괴롭게 하였지.’
041_0204_c_03L時母見已拊膝哀卽作是言苦哉我子艱危斯甚何等人無悲愍心不懼其罪故打擊汝令受斯苦
이때 동자는 목메어 울면서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041_0204_c_06L是時童子哽咽啼泣說伽陀曰

곳곳의 남의 집 다니면서
밥을 빌어 살았더니
도리어 나를 보고 쫓아와서
막대기로 때리고 돌멩이 던지네.
041_0204_c_07L處處往詣於他舍
我本乞食而存養
翻爲杖木及瓦石
見者皆來打擊我

어머니는 듣고 나서 달려가 추상 동자를 얼싸안고 섧게 울면서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041_0204_c_09L其母聞已趨前持抱醜相童子母大悲泣說伽陀曰

혹시 네가 지난 생에서
일찍이 불선한 업 지었겠지.
지금 남에게 얻어맞는 것
금생에 지은 허물은 아니니라.
041_0204_c_11L豈非汝於往生中
昔曾造作不善業
今被他人打擊汝
非汝現生之愆尤

너의 몸 추악하고 또 말라서
온갖 좋은 일 다 여의었고
빈궁하고 고달프기 이러하여도
아무도 너를 가엾어 하지 않네.
041_0204_c_13L汝身醜惡復枯瘦
一切樂事悉離散
貧窮困苦極艱危
無人爲興悲恤意

아, 집은 이제 파산하고
자식의 몸은 상하였고
쪽박마저 없어졌으니
어떻게 빌어먹고 살란 말인가.
041_0204_c_15L苦哉今時家散壞
子身傷損器用破
乞食之具旣無成
何能乞丐而活命

부모 떨어져 너는 무엇을 의지하며
집은 허물어져 좋던 모양 이울었는데
밥 빌을 그릇 하나 없으니
이제 누가 너에게 밥을 주랴.
041_0204_c_17L父母離散子何託
家宅破壞善相衰
乞食之器一無存
今時何人復與汝

권속ㆍ친족ㆍ친한 벗
주인마저 떨어졌네.
밥 빌을 그릇 또한 없으니
누가 너에게 다시 주랴.
041_0204_c_19L眷屬親愛及朋友
主宰尊長悉分離
乞食之器旣無存
今時何人復與汝

누가 너를 보고 애처롭다고
능히 용맹한 마음 내리.
아, 이렇게도 부서졌는가.
너의 지난 적 죄업 탓이리.
041_0204_c_21L何人見汝嬰貧病
於中能發勇猛心
苦哉破壞至如斯
由汝先世中罪業

아, 이렇게 네가 순하고 착한데
어찌 아무도 가엾다 않는고.
인심은 딱딱하기 쇠와 돌 같고
해를 입힘이 날카로운 칼과 도끼 같구나.
041_0204_c_23L苦哉汝是柔善人
何故無人爲悲愍
人心堅硬鐵石同
損害猶如利刀斧
041_0205_a_02L
모든 것 파괴되고 가난에 시달리는데
여기에 차마 어찌 해치는 마음 내나.
배고픔에 시달린 이 비렁뱅이 보고
가엾다는 마음 내는 이 없네.
041_0205_a_02L多種破壞復貧苦
於中寧忍起害心
見斯乞丐飢苦侵
無人勇發悲愍意

주리고 목마르고 파리하고 피곤하여
흩어지고 부서져 한 물건 없는데
병에 얽히고 심한 고민 침노하니
아, 부서지고 또 부서졌구나.
041_0205_a_04L飢渴尫羸心疲極
離散破壞一物無
病苦縈纏熱惱侵
誠哉破壞中破壞

빈궁하고 고달파서 얼굴은 시름지고
주리고 목말라서 소리는 핍박하며
바싹 마른 어깨와 목 힘이 없는데
보는 이 어찌하여 동정 않는고.
041_0205_a_06L貧窮困苦愁憂面
飢渴侵陵逼迫聲
乾枯肩頸力微存
見者何人不悲軫

그런데 어떻게 너를 때리겠느냐.
아마도 전생에 교만심 탓이지.
이제 병이 깊어 온갖 괴로움 얽히어
이렇듯 괴로워도 가엾다는 사람 없네.
041_0205_a_08L於中寧容打擊汝
由汝曩生憍倨心
今時疾病衆苦縈
極苦無人垂愍念

배고프고 목마른 괴로움 핍박하여
밥을 빌러 다니지만 무엇이 이뤄지나.
어쩌다 조그만 것 앞에 보이면
개와 거위 먹다가 버린 걸세.
041_0205_a_10L貧窮飢渴苦逼迫
乞丐周行何所成
或時極少見於前
鴉犬殘餘之棄食

괴롭다, 이내 몸 너무도 복이 없어
아무런 계책 없으니 무엇을 할꼬.
전생의 업이 곧 파괴의 원인이라
업을 가진 이 오늘에 이러하네.
041_0205_a_12L苦哉我身極無福
而無方計何所作
宿業斯爲破壞因
業主所持今如是

그때 반수의 아내는 이 게송을 말하고서 여러 가지 고뇌가 잇달리어 근심하며 부서진 살던 집 앞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추상 동자는 먼저 얻어맞아 피로 온 몸이 얼룩졌으며 기와 쪽과 자갈 등 오물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녀는 손으로 동자의 몸을 털어 주고 천천히 일어나 거리로 갔습니다.
041_0205_a_14L爾時商主之妻說是伽陀已多種逼惱相續憂苦於其所住殘破舍前暫時存息以其醜相童子先被打擊流血污身抱持居懷瓦礫雜穢不淨盈滿以手拂摩童子之身徐徐而起詣衢巷中
041_0205_b_02L 그녀는 거기서 호귀한 귀족의 자식들과 반수의 아들 및 여러 부한 장자ㆍ바라문 등을 보았는데, 그들은 몸에 좋은 가시가(迦尸迦) 옷을 입어서 깨끗하고 말쑥하였으며, 값비싸고 아름다운 진주 영락과 귀고리ㆍ팔찌로 갖가지 장엄하였으며, 깨끗하고 환한 아름다운 꽃다발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고는 자기 몸을 돌아보니 극히 고생스럽고 고달픈 모양이었으며, 다시 추상 동자를 돌아보니 빈궁에 쪼들려서 시름 진 얼굴이었습니다. 그녀는 곧 길게 한숨짓고 눈물지으며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041_0205_a_20L見諸豪貴上族之子或商主之及餘富盛長者婆羅門等身著殊妙迦尸迦衣絜白淸淨大價翫好眞珠瓔珞耳璫環釧種種莊嚴光絜殊妙花鬘衆飾如是見已迴觀己身極艱苦困危分位又復觀其醜相童貧窮困悴愁憂面相卽時長吁滿目垂淚說伽陀曰

옛적에 풍부하고 만족하며
온갖 보배 장엄함이 산과 같으며
가족은 광대하게 두루 이루고
수용은 가장 높고 즐거웠어라.
041_0205_b_04L往昔富饒皆滿足
衆寶莊嚴如寶山
家族廣大悉圓成
受用最上諸妙樂

이제 모자가 함께 파괴되어
갈 곳이란 더러운 곳
여러 가지 구구한 사정 말해도
끝내 한 사람도 밥 주지 않네.
041_0205_b_06L今時子母俱破壞
穢污之處爲所歸
巧出多種乞丐言
竟無有人與食者

괴로움의 큰 바다 물결 깊은데
고뇌와 두려움 뿐 의리는 없네.
큰소리 질러도 괴로움만 더하고
빈궁의 깊은 물에 이제 빠졌네.
041_0205_b_08L憂苦大海波浪深
逼惱怖畏無義利
大聲高振危苦增
貧窮深流今墜溺

험악한 흐름 속엔 물고기 가득
부서지는 파도는 어느덧 가파르네.
모질고도 모진 병 해로움 깊고
빈궁의 깊은 물에 함께 빠졌네.
041_0205_b_10L險惡流中水族滿
破散波浪速復危
極惡大病違害深
貧窮濬流俱陷沒

앓는 괴로움은 화살에 맞은 듯
으르릉 사자소리 들에 퍼지어
뭇 새들은 근심의 알 속에 모여 산다.
가난하고 궁한 근심 이와 같구나.
041_0205_b_12L病苦憂愁如箭射
師子吼聲振野中
衆鳥聚居憂卵中
貧窮憂苦亦如是

옛적 착한 이에게 보시 안하고
청정한 신심 내지 않아서
이제 모자 다 복이 없어
즐거운 일 보고 원수인 양 뜸하네.
041_0205_b_14L昔於善人不行施
不起淸淨信施心
今時無福子母同
見諸樂事如怨隙

옛적에 한 번도 거지에게 보시 않고
복이 없는 못난이는 거들떠 안보다가
금생에서 모자가 다 파괴되어
가진 괴로움 한꺼번에 받네.
041_0205_b_16L往昔不曾施乞人
厭棄尟福下劣者
今生子母破壞時
艱難危逼苦同受

지난 옛적 모든 성현들께
공경 않고 업신여기어
이제 모자가 파괴되니
역시 남에게 업신여김 당하네.
041_0205_b_18L往昔地方諸賢聖
不曾恭敬復輕慢
今生子母破壞時
亦被他人所輕慢

옛적에 여러 성현 희롱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 때리다가
금생에 남에게 맞을 적에
막대기나 돌멩이로 고통을 받는구나.
041_0205_b_20L昔曾觸嬈諸賢聖
或復打擊於他人
今生被他打擊時
杖木瓦石苦當受

옛적에 다른 사람 존중 않고
때로는 말을 하여 헐뜯다가
금생에 모자가 다 파괴되니
도리어 남에게 비난 받네.
041_0205_b_22L昔不尊重於他人
或復出語而呵毀
今生子母破壞時
所向被他還毀責
041_0205_c_02L
전생에 다른 사람 존중 않고
또는 남을 업신여기다가
금생에 모진 고난 많게 되니
도리어 남의 업신여김 받는구나.
041_0205_b_24L先世不曾尊重人
或復於他起輕慢
今生極惡苦難多
爲他輕慢還隨逐

전생에 모자가 다 인색하여
비렁뱅이에게 동냥 주지 않다가
이제 가난하여 입을 옷 없게 되니
남도 또한 은혜를 베풀지 않네.
041_0205_c_03L子母先世俱悋惜
見乞丐者不捨與
我今貧困衣亦無
他人還復不霑施

옛적에 남의 일에
흔히 어겨 방해하다가
금생에 권속들 다 흩어지니
마냥 괴로워서 눈물만 줄줄.
041_0205_c_05L往昔或於他人事
多興違礙及障難
今生眷屬悉分離
徒增苦惱長悲泣

옛적에 지체하거나 때 넘기며
남에게 침구 주지 않다가
금생에 가시밭에 자게 되니
과보가 분명하여 자신이 받는구나.
041_0205_c_07L往昔遲留及失時
不施他人牀臥等
今生荊棘地中眠
報應昭明自當受

아름답게 꾸민 평상ㆍ자리
선한 이에게 주지 않다가
금생에 앉는 자리 맨땅이라
많은 가시들 빽빽하구나.
041_0205_c_09L衆妙莊嚴諸牀座
往昔不曾施善人
今生坐起地爲牀
廣多荊棘而叢聚

옛적에 신과 수레와 들 것과
모든 악기 보시하지 않다가
금생에 땅을 밟으며
닿는 곳마다 가시도 많다.
041_0205_c_11L往昔不曾施鞋履
及彼乘輿諸樂具
今生踐履於地中
觸處廣多荊棘等

큰 집이나 오두막이나 기구를
옛적에 아끼고 보시하지 않고
부귀를 믿고 스스로 높은 체하다가
더러운 무더기 속에 떨어졌네.
041_0205_c_13L舍宅宵宿及器具
往昔慳心不曾施
恃其豪貴自尊高
雜穢聚中今墮入

옛적에 마르고 초췌한 사람
덥고 목말라 물이 필요할 때
보고도 즐겨 시원한 물 주지 않다가
금생에 얼굴이 이렇게도 말랐네.
041_0205_c_15L往昔曾見枯悴人
炎渴之時須水飮
雖見不肯施淸泉
今生面目極乾悴

옛적에 가난뱅이나 친한 벗
배고파 와서 밥을 빌면
존중하고 보시할 맘 내지 않다가
금생엔 밥이 없어 배고프네.
041_0205_c_17L往昔貧人及親友
以飢苦故來求食
不起尊重淨施心
今生無食自荒亂

옛적에 남들의 좋은 일 보면
굳이 여러 가지로 질투심 내다가
지금엔 도리어 낮고 천하게 되니
남들이 나에게 성냄을 내게 되네.
041_0205_c_19L昔見他人利樂事
疆生多種嫉恚心
于今還感卑下人
他來於己生瞋恚

우리 모자 지난 생에 귀족이라 의지하여
남에게 늘 교만한 맘 내거나
혹은 덕 있는 이 괴롭히다가
이제 극악한 괴로움 달게 받는구나.
041_0205_c_21L子母往生恃豪族
於他常起憍倨心
或復觸嬈有德人
今招極惡苦甘受

처음 없는 윤회 생사의 바다
온갖 병고(病苦)와 큰 두려움
일찍이 약을 써서 제거하지 않다가
이제 큰 병 되어 늘 얽혀 핍박하네.
041_0205_c_23L無始輪迴生死海
一切病苦大怖畏
不曾施藥爲蠲除
今招大病常縈逼
041_0206_a_02L
부모나 어른이나 수행하는 이에게나
내지 가장 가난하고 중한 이에게
음식이나 목욕을 베풀지 않다가
금생에 복 없어 가난함 불러왔네.
041_0206_a_02L父母尊長修行者
乃至最下貧窮人
飮食沐浴不施霑
今生無福招貧苦

이제 배고프고 목말라 극히 피곤하며
음식이나 의복이 다 없으며
온갖 병 온갖 괴로움 마음을 핍박하니
이제 구호할 이 있으리.
041_0206_a_04L我今飢渴極疲悴
飮食衣服悉皆無
諸病諸苦逼迫心
今時何人爲救護

이제 우리 모자 종이 되려 하나.
받들어 모시기 누가 허락할까.
두 목숨 이제 살기는 살지만
이 또한 세간에서 매우 곤란하네.
041_0206_a_06L子母今欲作奴婢
何人容許願承事
今時二命若獲存
此亦世間極難得

아, 지난 세상에 복 짓지 않다가
아, 이제 이렇듯 빈곤하네.
이 나라 성(城)은 몹시 풍요하나
아무도 우리에게 의지될 사람 없네.
041_0206_a_08L苦哉先世不作福
苦哉貧困今如是
而此國城大豐饒
無人爲我作依怙

이때에 묘이 반수의 아내는 이 게송을 말하고는 배고프고 목마름을 참아 견디면서 몸과 마음이 고달프게 모자가 함께 살며 일거리를 따라 다녔습니다.
041_0206_a_10L時妙耳商主之妻說是伽陀已忍受飢渴身心憂惱子母同處隨業而住
한편 바다를 건너 돈벌이를 떠났던 묘이 반수는 배가 파산하여 빠졌다가 널판자[板木]를 타고 한 심부름꾼 아이만 데리고 간신히 건너와서 도중에서 구걸하면서 만도마성(滿度摩城)으로 돌아오다가 성 가까이 한 마을에 숙박하였습니다. 그 마을을 지키는 한 농부가 있었는데, 반수를 보자 평소에 아는 낯이었으므로 그는 곧 생각하였습니다.
041_0206_a_12L彼妙耳商主昔涉大海營貿資財舫破散沈溺所獲浮一板木仗一家涉歷艱危扶持得渡路中求乞歸滿度摩城近屆一村宿止于彼有一耕人守護彼村其人見此商主素曾識面乃自思忖
‘반수가 지금 어찌하여 파리하고 초췌하여 형편이 이러할까? 아마 번 금과 재보는 다 파산하고 오직 심부름꾼 아이 하나만 데리고 의지하여 여기에 왔는가 보다. 지금 내가 반수의 집이 불에 타버린 사연을 이야기할까? 아마도 나중에 반수가 저절로 알게 되겠지.’
그리고는 곧 물을 가져와서 손을 씻도록 하였으며 두 개의 녹두떡을 주어서 먹도록 하였다.
041_0206_a_18L今此商主何故瘦悴容狀若斯諒其所獲金寶財貨一切破散唯仗家童扶持來此我今或以商主之家焚蕩事緣而告語邪或復商主後當自知念已卽時持水授與令其灌手復以二菉豆餠奉之令食
041_0206_b_02L이때에 묘이 반수는 ‘내가 빈손으로 집에 돌아가서는 안 되겠다’ 하고는 떡 한 개를 주머니에 넣은 다음 남은 떡을 아이와 같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먹고 난 이튿날 아침에 길을 떠나 걸어가는데, 그 반수는 얼굴이 마르고 몸은 지쳤으며 해어지고 때 묻은 옷을 입은 채로 차츰 성에 가까이 갔습니다.
041_0206_a_23L妙耳商主自念我今不應空手而歸舍中乃取一餠留之懷中次破一餠與童分食食已明旦漸次前進彼商主容貌枯悴身力困疲著弊垢衣漸至城邑
이때에 추상 동자는 허물어진 집에 있다가 그 이튿날 아침에 갑자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제 주리고 목말라서 이렇게 말랐으니 목숨이 남아 붙어 있은들 장차 어디에 쓰겠는가? 나는 이제 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해야겠다.’
곧 어머니 앞에 가서 아뢰었습니다.
‘저는 이제 아버지의 별장[園中]에 가렵니다.’
어머니는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습니다.
041_0206_b_05L時醜相童子先在殘破舍中至明旦時忽自思念我今飢渴消瘦若此餘命雖存其將何用我今宜往自求殞謝念已卽時詣其母所前白母言我今欲往翁父園中母言隨意
한편 묘이 반수는 벌써 성안에 들어와서 차츰 집에 와서 보니 집은 허물어졌고 권속들은 흩어져서 의지 없이 쓸쓸한데 오직 흙무더기만이 보였습니다. 그는 ‘내 집이 어찌 이렇게 되었는가.’ 하고 생각하고는 곧 들어갔습니다.
041_0206_b_10L時妙耳商主旣入城已漸到本家其舍宅崩毀眷屬分離寂寞無依一土聚見已自念我之舍宅一何如商主卽入
허물어진 집 안에는 그의 아내와 여자 하인이 쓸쓸하게 서 있었습니다. 아내의 얼굴을 바싹 말라 시꺼멓고 몸에는 너덜너덜 떨어진 때 묻은 옷이 걸쳐있었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어찌 이렇게 되었는가.’ 하고 그는 부르짖고는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습니다.
서늘한 바람을 오래 쐬고 깨어나자 아내는 달려와서 소리 높여 울부짖으며 그동안 일어났던 일을 천천히 이야기하였습니다.
041_0206_b_14L殘破舍中見其妻室一女使寂居其內妻之容貌乾黑瘦破弊垢衣掩覆身體見已唱言苦哉何致于此商主言已悶絕躄涼風觸身久還蘇息妻乃趨前高聲號哭徐徐具陳家之前事
그러자 반수는 길게 한숨짓고 말하였습니다.
‘옛적에 나는 복밭을 심지 않고 또한 모든 복력 있는 일을 닦지 아니하다가 이제 이와 같은 온갖 파괴를 불렀으니,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며 또한 어디로 가야 할까? 어떤 사람이 서로 돌보아 주며 누가 이 빈곤한 괴로움을 가엾게 여길까? 나는 이제 빈궁의 바다에 빠졌으니 누가 와서 건져내며, 나는 이제 파산의 진흙 속에 빠졌으니 누가 씻어 줄까?
041_0206_b_19L卽時主長吁而言我於曩昔不植福田不修作諸福力事今招如是種種破我於今時當何營作復何適詣有何人而相顧矚誰人悲愍斯貧困我今沈溺貧窮大海誰來濟拔今陷沒破散泥中誰爲洗滌
041_0206_c_02L 나는 이제 넓고 큰 근심 바다에 빠졌으니 누가 건져 주며, 나는 이제 가난의 깊은 원망을 만났으니 누가 힘써 대들어줄까? 나는 이제 괴로움의 뿌리를 깊이 심었으니 누가 끊어 제거해 주며, 나는 이제 빈궁의 나무뿌리를 굳게 다졌으니 누가 파내어 줄까? 나는 이제 애욕[渴愛]의 큰 불꽃에 타니 누가 꺼주며, 나는 이제 부정한 물이 든 미친 코끼리에게 떠받히니 누가 길들여서 막아줄까?
041_0206_c_02L我今投竄廣大憂河誰爲濟渡我今値遇貧苦深怨誰爲力敵我今深植諸苦根誰爲除斷我今已固貧窮樹根爲開掘我今爲彼渴愛大火炎熾燒誰爲息滅我今爲彼不淨所染狂象抵觸誰爲調制
나는 이제 모든 괴로움의 독사의 독한 기운에 쏘였으니 누가 풀어 주며, 나에게 이제 저 일체를 깨어 흩치는 빈궁의 대군이 와서 싸우니 누가 꺾어 항복시킬까? 나는 이제 체성이 일체 고뇌인 튼튼한 고랑[杻械]에 몸을 묶였으니 누가 벗겨 주며, 나는 이제 빈궁의 굴에 깊숙이 있으니 누가 끌어내 줄까?
041_0206_c_08L我今爲彼諸苦毒蛇毒氣衝蠚誰爲解除我今爲彼一切破散貧窮大軍而來鬪戰誰爲摧我今爲彼一切苦惱體性堅牢貧窮杻械束縛於身誰爲脫免
나는 이제 빈궁의 집에 오래 있어 대문이 굳게 잠겼으니 누가 열어 주며, 나에게 저 모진 빈궁이 굳이 와서 침노해 핍박하니 누가 내몰아줄까? 나는 이제 험악한 흐름 속에 빠졌으니 누가 잡아 건져 주며, 나는 이제 저 빈궁의 험난함에 쫓기어 떠니 누가 구호해 줄까?’
041_0206_c_12L我今深處貧窮窟宅誰爲引出我今久止貧窮之舍扃閉牢固誰爲開擧我今爲彼貧窮惡者固來侵逼誰爲遣除今淪墜險惡流中誰爲濟接我今爲彼貧窮艱險逼逐怖畏誰爲救護
묘이 반수는 이런 여러 가지 애절한 말을 하고는 또 소리 높여 노래하였다.
‘삼계 중에 오직 불세존만이 가장 높고 위이시네. 조그만 법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법이 없이 일체를 잘 아시니, 모든 불세존의 법 또한 그러하네.
041_0206_c_17L耳商主發是多種悲切言已又復高作是唱言於三界中唯佛世尊最尊最上無有少法不知不見一切解諸佛世尊法爾如是
041_0207_a_02L 모든 상호를 갖추어서 광명이 깨끗하여 널리 비추는 해 같고 맑고 깨끗한 마니보주 같으며 티 없는 귀막이옥 같아서 온갖 좋은 덕을 갖추셨네. 핀 연꽃 같고 돋는 해 같으며, 제석의 활처럼 깨끗하고 부드럽고 연하며, 상투 속 구슬[髻珠]의 둥근 모양의 광명이 번쩍임 같고 맹렬한 불길 속에 타락기름을 던져 더욱 불길이 치성함 같으며, 채색구름[光明雲]이 온갖 빛깔을 구족함 같으며, 공작이 여러 빛깔을 가진 것 같네.
041_0206_c_21L具諸相好光明皎絜如日普照又如摩尼淸淨之治瑩無瑕具諸勝德如蓮花開日初出如帝釋弓淸淨柔軟髻珠輪相光明焰赫狀猛火中投以酥油轉增炎熾又光明雲衆色具足如孔雀身有衆色聚
부처님의 광명은 널리 비추어 모든 어둠을 깨시며,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삼계[三有]의 우리[籠]를 부처님 지혜의 힘은 다 열어 트시네. 부처님께서는 몸매를 이루시는 무수한 백천 공덕의 선력(善力)을 이미 쌓아 모으셨으며, 부처님의 광명은 깨끗하기가 흰 코끼리ㆍ흰 꽃ㆍ흰 옷 같고 눈 같고 연뿌리 같이 청정하고 사랑스러워라. 부처님의 광명은 빛나기가 염부단금같이 처음 내는 불꽃이 환히 비추며, 산봉우리같이 광대하고 치성하기가 짝이 없어라.
041_0207_a_04L佛光普照破諸昏暗老病死爲三有籠佛智慧力悉能開佛已積集無數百千功德善力所成相好佛光絜白其猶白象白花白如雪如藕淸淨可愛佛光煥耀如閻浮檀金初出火焰光明顯照其類山峯廣大熾盛殊妙無比
부처님의 몸매 중 몸의 털은 낱낱이 오른쪽으로 돌며, 둥근 광명은 자유자재[縱任自在]하게 비추시네. 눈썹 사이의 흰 털은 수묘한 모양을 나타내시고 얼굴[面輪]은 청정하여 피어나는 연꽃 같아라.
041_0207_a_10L佛諸相中身毛潤澤一一右旋圓光縱任自在照耀眉間白毫現殊妙相面輪淸淨如蓮初開
또한 부처님은 옛적 3아승기 대겁 동안 머리ㆍ눈ㆍ손ㆍ발 등 몸의 윗부분[身之上分]과 몸의 피ㆍ살ㆍ처자ㆍ종ㆍ코끼리ㆍ말ㆍ수레와 좋은 옷ㆍ좌구ㆍ와구(臥具)ㆍ금ㆍ은 구슬 등 모든 소유와 왕위ㆍ나라 등 일체를 버리시고 위없는 보리와 넓고 큰 좋은 행을 증장하시어 걸림 없는 힘[無礙力]으로 마군(魔軍)을 꺾어 엎드리게 하셨네.
041_0207_a_13L又佛昔於三大阿僧祇劫廣以頭目手足身之上分及身血妻子奴婢象馬車乘妙好衣服臥之具金銀珠寶已諸所有乃至王位國城一切能捨增長無上菩提廣大勝行以無礙力摧伏魔軍
청정하고 결백하기가 가을 달 같고, 일천 광명의 다리꼭지[鬘]가 빙빙 둘러 비추시며, 높다랗게 솟아 산과 같네. 맑은 달이 밝게 비춤에 구름이 허공에 흩어지네. 깨끗한 모양은 또한 상아와 같고 젖바다[乳海]와 같으며 흰 꽃이 핀 것 같아서 청정하고 장엄한 부처 몸 빛나네. 또한 금산(金山)처럼 온갖 상(相)을 엄정히 갖추었네. 공작 봉우리 같고 유리산의 원광상촉(圓光上燭)같이 부처님께서는 증득하신 지혜의 불로써 모든 악을 태워 재처럼 쓸어버리시네.
041_0207_a_18L淸淨絜白如秋月輪千光明鬘周帀照耀顯出現猶若山王淨月光照雲翳散絜白之狀復如象牙又如乳海如白花開淸淨嚴好佛身晃耀亦如金山衆相嚴具如孔雀峯如瑠璃山圓光上燭佛以現證智火燒除諸惡悉如灰燼
041_0207_b_02L 모든 천왕들은 항상 와서 공경한다네. 이 모든 천왕들은 각기 마니보주로 된 보배관 쓰고 또한 진금으로 수묘(殊妙)하게 장엄하고 세존의 깨끗한 연꽃 발에 절한다네. 부처님의 두 발 다 수승한 모양이고 열 개의 발톱 붉은 구리 빛깔의 엷은 윤택 가히 사랑스럽고, 발톱모양 단정하기가 반달인 양 그 연꽃 발 깨끗하고 때 없어 온갖 장엄 갖추시고 중생의 탐애의 나뭇가지 밟으신다네.
041_0207_b_02L有諸天王常來恭敬是諸天王各頂寶冠摩尼珠寶及彼眞金殊妙莊嚴禮奉世尊淨蓮花足而佛雙足皆殊勝相足十指甲如赤銅色薄潤可愛足指甲端猶半月相其蓮花足淸淨無垢具衆莊嚴踐踏衆生貪愛樹枝
또한 지혜의 광명, 일체의 무명, 어리석음 깨시고 온 세간을 하나의 친한 벗인 양, 무연자비(無緣慈悲)로 평등이 중생 사랑하시고, 부사의한 큰 지혜 경계에 머무르시어 일체의 용과 뱀 등의 독 거두어 조복[攝伏]하시며, 무수한 백천 가지 행하기 어려운 최상의 공덕과 수승한 행을 넓고 크게 쌓아 모으셨고, 무량겁 동안 널리 복을 닦으시어 지혜의 칼로 중생의 시작 없는 번뇌 나무의 뿌리를 캐어버리시니 범천왕ㆍ제석천ㆍ호세사천왕[十方護世] 등 모든 대중들 다 함께 부처님의 수승한 공덕과 부처님의 바른 법을 찬탄하누나.
041_0207_b_08L又以智光照破一切無明癡普盡世間同一親友以無緣慈等愛衆生住不思議大智境界攝伏一切龍蛇等毒廣大積集無數百千難行最上功德勝行無量劫來廣修福以智慧劍破斷衆生無始一切煩惱樹根梵王帝釋十方護世等諸大衆咸共稱讚佛勝功德及佛正法
여러 불세존께서 대비심 내시어 널리 세간을 거두시되 한결같이 호념하시고 다시 둘이 없으며 둘 없는 말씀으로 평등하게 설법하시며, 선정[奢摩他]과 지관[毘鉢舍那]에 머무시어 세 가지 조복하는 법을 잘 설하셨네. 이미 4류를 건너서는 네 신족통을 운행하시며 네 가지 거둬 잡는 법[四攝法]으로 긴긴 밤 동안 이치대로 닦아 지으시어 중생을 성숙시켰으며, 다섯 번뇌[五分結]를 끊고 다섯 갈래를 뛰어넘고, 6바라밀다를 원만히 하였으며, 일곱 가지의 꽃을 피게 하며, 8정도를 보이고, 9차제정을 잘 닦으시며, 10력(力)을 구족하시므로 명칭이 크게 시방세계에 두루하게 들리셨네.
041_0207_b_15L佛世尊起大悲心普攝世間同一護念無復有二以無二言平等說法奢摩他毘鉢舍那善說三種調伏之已渡四流運四神足以四攝法於長夜中如理修作成熟衆生斷五分超越五趣具足六法圓滿六波羅蜜多開七覺花示八正道善修九次定十力具足名稱普聞徧十方界
041_0207_c_02L천 가지 최승한 자재를 얻어 낮 세 때, 밤 세 때를 항상 부처 눈의 청정한 광명으로 널리 세간을 보시되, 어느 법이 늘어나고 어느 법이 줄어들며 어느 법이 괴롭고 어느 법이 위험하며 어느 법이 핍박한 고달픔이며 또 어느 법이 괴로움ㆍ위험ㆍ핍박한 고달픔을 다 갖추었는가. 어느 법이 시시하고 어느 법이 점차 불으며 어느 법이 넓고 큰가 하시네.
041_0207_b_23L獲得千種最勝自在晝三時中夜三時中常以佛眼淸淨光明普觀世間何法是增何法是減何法艱苦何法危險何法逼惱何法具有艱苦危險逼惱
어느 법이 조그맣고 어느 법이 점차 불으며 어느 법이 광대한가? 누가 나고 죽는 바다에 빠졌는가? 내가 건지어 주리라. 누가 저 모든 업 번뇌란 큰 나찰에게 먹혔는가? 내가 구원해 주리라. 누가 저 가난이란 독한 뱀에게 물렸는가? 내가 풀어 주리라. 누가 저 성냄의 불로 마음을 태워 이글이글 불타는가? 내가 법의 단비로 마음과 머리[心頂]에 부어 주리라. 누가 저 어리석음이란 어둠[癡冥]에 가려 짙은 어둠에 핍박[逼惱]되느냐? 내가 청정한 광명의 촛불을 더없이 지극히 높은 저 삼마지(三摩地) 봉우리[峰]에 올려 놓으리라.
041_0207_c_05L何法微小何法漸增何法廣大何者沈溺生死大海我爲濟拔何者爲彼諸業煩惱大羅剎娑之所吞食我爲救度何者爲彼貧窮蛇毒所傷蠚時我爲解除何者爲彼瞋火燒心極炎熾時我以法甘露雨灌注心頂何者爲彼癡冥所覆深暗逼惱我以淸淨光明照燭安置於彼無上高極三摩地峯
누가 극히 모진 병으로 오래 괴로워하는가? 내가 8정도(正道)란 약으로 잘 치료하여서 크게 괴로움이 다한 경계[邊際]를 얻도록 하리라. 누가 오랫동안 빈궁이란 집에 굳게 갇혔는가? 내가 열어 주리라. 누가 저 무지(無智)란 어둠에 깨끗한 눈을 가렸는가? 내가 지혜란 약으로써 잘 열어 밝혀 주리라. 누가 저 극악한 고랑에 몸이 묶였는가? 내가 벗겨 주리라.’
041_0207_c_13L何者久嬰極重病苦我以八正道藥善爲治療普令獲得盡苦邊際何者久處貧窮之室扃閉牢固我爲開擧何者爲彼無智暗冥障翳淨目我以智藥善爲開明何者爲彼極惡杻械檢束其身我爲脫免
이때 반수는 다시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041_0207_c_18L是時商主復說伽陀曰

고기와 용이 사는 큰 바다
그 바다의 흐름도 불규칙할 때 있지만
여래께서 감(感)함 따라 중생 교화하심엔
때에 맞아서 결정코 어긋남이 없네.
041_0207_c_19L大海魚龍所依止
海水朝宗或失時
如來隨感化衆生
應時決定無差失
041_0208_a_02L
그때에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크고 두루하게 이 세계를 관찰하시다가, 묘이 반수가 빈궁하고 고달프며 어렵고 위태하고 근심의 진흙 속에 빠졌음을 보시고는 곧 대비심을 일으키시어 옷 입고 발우 드시고 만도마성(滿度摩城)에 들어가셔서 차례로 걸식하셨습니다.
041_0207_c_21L爾時毘婆尸如來應供正等正覺徧觀察此世界中見彼妙耳商主貧窮困苦陷沒艱危憂畏泥中觀已時發大悲心著衣持鉢入滿度摩城次第乞食
이때에 성안의 장자ㆍ거사 및 바라문 반수 등 인민, 무수한 백천 무리들은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성에 드시어 걸식하는 것을 보고는 다 가장 좋고 깨끗한 음식을 갖고 받들어 올리고자 하였으므로 세존 여래께서는 발우를 가득 채우셨습니다.
041_0208_a_03L是時城中長者居士及婆羅門商主人民及無數百千之衆毘婆尸如來應供正等正覺入城乞皆持上妙淸淨飮食悉欲奉上尊如來充滿鉢中
이때 세존께서는 묘이 반수를 가엾이 여기셨기 때문에 네거리로 가셔서 복판에 머무셨습니다. 모든 몸매를 구족하신 부처님의 몸 광명은 돋는 해처럼 청정하고 사랑스러웠으며 허공에 머문 구름처럼 장엄이 특히 묘하였으며, 가을 하늘의 달과 겁파수(劫波樹)처럼 또한 산호나 묘한 보배처럼 장엄하게 사랑스러웠으며, 또한 금당기[金幢]ㆍ금나무처럼 높이 솟아 번쩍였으며 온갖 보배가 모여서 높이 싸인 보배산과 같았으며, 자재(自在)한 차방(次房)이 마치 거위가 금 연못을 희롱하는 것 같았으며, 걸어서 곧게 나아가심은 애라박라(愛囉嚩囉) 하늘의 코끼리 왕이 연꽃 못에 사는 것 같았으며, 사자왕이 큰 위세를 갖춘 것 같았으며, 기묘한 장엄이 두루 시방에 두루하였고 큰 상서덩어리였습니다.
041_0208_a_07L是時世尊爲欲悲愍妙耳商主故四衢道中央而住佛身光明諸相具如初生日淸淨可愛如雲住空嚴殊妙如秋天月如劫波樹又如珊瑚妙寶之樹莊嚴可愛復如金幢金高顯焰赫如衆寶聚高積寶山在次序猶如鵝王戲金蓮沼行步直進如愛囉嚩囉天中象王處蓮花池如師子王具大威勢莊嚴奇妙周徧十方大吉祥聚
여래의 발밑에는 천 폭의 바퀴 모양이 장엄하고 깨끗하고 특수하며 부드럽고 연하고 묘하였으며, 여래의 몸에는 기쁘고 덕스런 고리무늬가 있었으며, 양 발바닥 복판[足心]에는 미나상(彌那相)이 있어서 수묘하고 장엄하였으며, 열 개의 발톱은 다 붉은 구릿빛이어서 그 광명의 사랑스러움은 돋는 달 같았으며, 손톱은 좁고도 길고 순일하고 빛나고 깨끗하였으며, 손가락이 부드럽고 연하기가 도라면 같았으며, 발등은 둥글고 불룩하게 잘 자리잡아서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기 짝이 없었으며, 부처님의 몸 광명은 크게 시방을 비추셨는데 그 광명은 또한 묘이 반수의 허물어진 집을 비추었습니다.
041_0208_a_17L如來足下千輻輪相嚴淨殊特柔軟妙好如來身有喜旋德文於二足心有彌那相殊妙莊嚴足十指甲皆赤銅色光明可愛如初生月指甲狹長純一光淨諸指柔軟如兜羅緜足趺圓滿妙善安立淸淨皎絜殊妙無比佛身光明普照十方其光亦照妙耳商主殘破之舍
041_0208_b_02L이때에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놓으신 광명은 환하고 깨끗하기가 순금이 처음 나올 때 번쩍이는 듯하였고, 또한 온갖 청정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싱싱하게 활짝 펴서 광대하게 장식한 듯하였습니다.
041_0208_a_24L是時毘婆尸如來應供正等正覺所放光焰赫淸淨猶如眞金初出其焰如種種淸淨妙花開敷茂盛廣大嚴
이때 묘이 반수의 허물어진 집은 안팎에 두루 광명이 비쳐 환했습니다. 그때 묘이 반수는 이러한 광명을 보고는 놀래고 이상하고 두려워하며 일어나서 보니,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서른두 가지 대장부 몸매를 갖추었는데, 금빛이 환하고 온갖 빛깔이 장엄하였습니다. 그는 보고 나서 곧 더없이 희기하고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나는 이제 찢어지게 가난하여서 무엇 하나 세존께 바칠 것이 없구나.’ 하고 자기 몸을 돌아보다가 남아 있던 녹두떡 하나를 발견하고 아내에게 말하였습니다.
041_0208_b_05L時彼商主殘破舍中內外普照光明映徹是時商主睹斯光已深生驚異戄然而起乃見毘婆尸如來應供正等正覺具三十二大丈夫相金光晃耀衆色莊嚴見已卽發最上希奇淨信之心卽作是念我今貧乏而無一物奉上世尊廻顧己身見先所留一菉豆餠持謂妻曰
‘내가 갖고 돌아온 녹두떡 하나를 이제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 바치려 하오. 부처님께서는 으레 자비하시니, 가난하고 천한 물건이 더없는 보시이오. 물건은 비록 지극히 하찮지만 마음은 극히 청정하니, 이제 보시의 깨끗한 종자를 조금 심고 나의 이 보시물을 부처님께서 받으시기 원하면 정녕코 빈궁한 고달픔에서 건져 주실 것이오.’
041_0208_b_12L我先持歸一菉豆餠今欲奉上毘婆尸如來應供等正覺佛應悲愍貧賤之物成最上物雖至少心極淸淨于今小植布施淨種願佛受我此所施物當得救拔貧窮困苦
아내는 남편에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러합니다, 인자여. 그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선근으로 생사의 인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041_0208_b_17L妻荅夫言善哉仁者爲最勝以此善根當爲出離生死之因
金色童子因緣經卷第十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