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난아, 나는 어머니의 태에서 나와 오래지 않아서 곧 사방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곧, ‘나는 장차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이루고 나서 마땅히 중생들을 위하여 4성제(聖諦)의 법을 연설하리라’고 했으니, 이는 보살이 먼저 상서로운 조짐을 나타낸 것이니라.
또 아난아, 나는 태에서 나와 오래지 않아서 말하기를 ‘지금 나의 이 몸은 바로 맨 끝의 생[邊際生]이다’라고 하였으며, 이에 생각하기를 ‘나는 장차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이루고 나서 마땅히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생사(生死)의 끝을 두루 다해야 한다’고 하였나니, 이것은 바로 보살이 먼저 상서로운 조짐을 나타낸 것이니라.
또 아난아, 내가 태에서 나와 오래지 않아서 공중에서는 저절로 하늘의 꽃들이 비처럼 내렸으니, 이른바 우발라꽃과 구모다꽃과 발납마꽃과 분나리가꽃 등이었으며, 또 여러 가지 묘한 침수향과 훈륙향과 전단향 등의 가루가 비처럼 내렸고 하늘의 옷이 뿌려졌느니라. 이에 나는 생각하기를 ‘나는 장차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이루게 된 뒤에는 큰 지혜를 갖추고 큰 복덕을 갖추어서 음식ㆍ의복ㆍ평상ㆍ자리 및 의약이며, 모든 수용할 물건이 풍족하리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보살이 먼저 상서로운 조짐을 나타낸 것이니라.
041_0226_a_02L또 아난아, 내가 옛날 궁중에서 여러 궁중 권속들과 같이 평상에 있었는데, 이에 생각하기를 ‘지금으로부터 이후에 나는 다시는 왕궁의 자리에 있지 않겠다. 지금 나의 이 자리가 곧 마지막으로 있게 되는 자리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이런 생각을 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왕궁의 문으로 향하면서 마음속으로 떠나갈 것을 바라자 그때에 마침 한 성현이 몰래 그 문을 열어 주었느니라. 나는 이때에 궁문을 나온 뒤에 점차 겹겹으로 된 궁궐의 문 앞으로 나아갔으며, 하나하나의 문 앞마다 모두 성현이 있어서 나를 위하여 그 문을 열어 주었었느니라. 나는 그때에 곧 생각하기를 ‘내가 장차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이루게 된 뒤에는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감로의 문[甘露門]을 열어 주리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먼저 상서로운 조짐을 나타낸 것이니라.
또 아난아, 나는 그때에 저 가차가(迦蹉迦, Chaṇḍaka)1)가 [끄는] 말을 타고 왕성을 나온 뒤에 다른 나라에 이르자, 곧 바로 말에서 내려 생각하기를 ‘지금 이것은 내가 최후로 타게 된 왕궁의 보배 말이다’라고 하고 나는 때마침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장엄구 및 가차가 말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그 말을 부리던 마부에게 주어 돌려보내면서 생각하기를 ‘이제 이런 일은 내가 최후로 가진 세간의 장엄구이다. 모두 버리고 다시는 그런 것을 받지 않겠다’고 하였느니라.
041_0226_b_02L그때 마침 가사의(袈裟依)를 입고 위의가 잘 갖추어진 어느 한 사람을 보았으므로 그를 보자마자 기뻐하면서 그에게 나아가서 말하기를 ‘나는 이제 당신에게 가시가옷[迦尸迦衣]을 바치겠습니다.2) 당신은 나에게 그 가사 법의(法衣)를 주십시오’라고 하고 곧 생각하기를 ‘지금 이 옷은 바로 내가 마지막으로 버리는 왕궁이 의복이다. 다시는 속복(俗服)을 몸에 걸치지 않으리라’고 하였느니라.
또 아난아, 그 후에 길상(吉祥) 장자에게서 길상초(吉祥草)를 받고 보리수(菩提樹) 아래로 나아가 손수 그 풀을 깔고 몸을 단정히 하여 바른 생각을 가지고 가부좌(跏趺坐)로 앉아서 생각하기를 ‘내가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3)의 과위를 이루지 못하면 맹세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고 하였으며, 또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훌륭한 이익[善利]을 얻었다. 왜냐하면 일체의 중생은 무명(無明) 속에 있으면서 무명에 주착하고 무명의 껍데기에 지혜의 눈[慧眼]이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마땅히 무명의 알을 깨뜨리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길상(吉祥)과 안락을 얻게 하리라’고 하였느니라.
또 아난아, 나는 성불한지 오래지 않아 중생세간에 태어나고 또한 세간에서 늙는 가운데 근기가 영리한 이[利根者]도 있고 근기가 중간인 이[中根者]도 있으며, 근기가 낮은 이[下根者]도 있는데 그 근기가 낮은 이에게는 그의 행상(行相)에 따라 그를 조복하는 것과 나아가 바른 법을 듣지 못하여 모든 결함이 있는 이가 있다는 것까지도 자세히 살펴보았고 저 중생들을 나는 자세히 살펴본 뒤에 그들에게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켜 그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설하고 그들을 교화하여 제도하였느니라.
아들처럼 여기는 것과 낮은 족성과 가난한 집안이요 도둑의 재난과 겁초(劫初)와 십세(十歲)4)에 이르기까지이며 우화주(牛貨洲)와 승신주(勝身洲)와 구로주(俱盧洲)며 무아(無我)와 저 욕계(欲界)ㆍ색계(色界)요 부처님께서 선정[定]에서 일어나심과 열반에 드심과 최후로 대의(大衣)가 불에 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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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무슨 인연으로 보살은 온갖 중생들 가운데 맨 위이고 가장 뛰어난 이로서 큰 보리의 마음[大菩提心]을 일으키지 않고서도 바른 믿음[正信]으로 출가(出家)할 수 있는가?
041_0226_c_02L又問:何因菩薩於一切衆生中最上最勝,有不發大菩提心而能正信出家者邪?
【답】 보살은 오랜 세월 동안 모든 중생을 아들과 동일하게 보아 착한 업을 부지런히 닦았으므로 그것이 자라고 성숙하여 뛰어나고 묘한 과보가 바로 눈앞에 온전히 성취되어 나타난 이이므로 그와 같은 것이다. 항하[殑伽,Gaṅga]의 모래 수만큼 많은 보살들로서 지금까지 큰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 채 바른 믿음으로 출가한 이는 없었으니, 그가 말했듯이 그것은 곧 능히 욕락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답】 하천한 집안에 태어나는 이는 교만한 마음을 익히고 가까이 했기 때문이다. 보살은 오랜 세월 동안 모든 교만을 멀리 여의고 착한 법을 친근히 하여 닦아 익히고 베풀었다. 그러므로 보살은 반드시 저 으뜸가는 집안에 태어나는 것이다. 또 만일 보살이 하천한 집안에 태어났다면 곧 비방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답】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는 이는 인색한 일을 익히고 가까이 한 때문이다. 보살은 오랜 세월 동안 인색한 때를 여의고 인색함이 없는 법을 친근히 하고 닦아 익히고 광대하게 베풀었다. 그러므로 보살은 반드시 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는 것이니, 이른바 보살은 온갖 얻게 된 빛깔[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접촉[觸] 등의 모든 대상에 대하여 어려움도 없이 자타가 평등하게 그것들을 수용하였기 때문이다. 또 만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곧 비방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문】 무슨 인연으로 보살은 아주 변두리에 있는 국토와 도적의 재난이 많은 비루하고 험악한 지방에 태어나지 않는가?
041_0226_c_22L又問:何因菩薩不生極邊國土及多賊難鄙惡之方?
041_0227_a_02L【답】 변방에 있는 험악한 국토는 계율에 대해서나 소견에 대해서 모두 괴로워하여 보살과 같은 이가 되지 못한다. 보살은 모든 선(善)을 부지런히 닦아서 그것이 자라고 성숙하여 바로 눈앞에 그 뛰어나고도 묘한 과보가 완전히 성취되어 나타난 이이니, 이 때문에 보살은 반드시 저와 같이 큰 나라에 태어나는 것이다. [변방의 국토에서는] 가령 근기가 영리하고 청정한 중생이 큰 위덕을 갖춘 보살을 만나게 된다 해도 역시 그들은 가장 높은 무루(無漏)의 착한 법, 즉 무상정등(無上正等)의 깨달음ㆍ연각(緣覺)의 깨달음ㆍ성문(聲聞)의 깨달음이나 피안에 이르는 법이나 그 밖의 가장 높은 무루의 선근(善根)은 일으킬 수 없다.
【문】 무슨 인연으로 보살은 겁초(劫初)에 태어나지 않았는가? 그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팔만 세부터 시작하는 때이다.
041_0227_a_09L又問:何因菩薩不於劫初時生,彼時人壽始八萬歲?
【답】 겁초의 사람들은 연품(軟品)의 근성이어서 하는 일이 우둔하고 질박(質朴)한 종류이므로 보살과 같은 이가 되지 못한다. 보살대사로서 큰 위덕을 갖춘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착한 법을 부지런히 닦아서 그것이 자라고 성숙한 이이다. [겁초에 태어나는 자는] 가령 겁초에 근기가 영리하고 청정한 이가 있어서 큰 위덕을 갖춘 보살을 만난다 해도 그들은 역시 가장 높은 무루의 착한 법은 일으킬 수 없다.
041_0227_b_02L【답】 서구다니주의 사람들은 연품의 근성이어서 하는 일이 어리석고 둔하며 질박한 종류이므로 보살과 같은 이가 되지 못한다. 보살대사로서 큰 위엄과 덕을 갖춘 이는 착한 법을 부지런히 닦아서 그것이 자라고 성숙하여 뛰어나고 묘한 과보가 바로 눈앞에 완전히 성취되어 나타난 이이니, 이 때문에 보살은 반드시 저 같이 큰 나라에 태어난다. 가령 [서구다니주에서는] 근기가 영리하고 청정한 중생이 있어서 큰 위엄과 덕을 갖춘 보살을 만난다 해도 그들은 역시 최상 무루의 착한 법, 즉 무상정등보리나 연각과 성문의 보리나 피안에 이르는 법이나 그 밖의 최상 무루의 선근은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답】 북구로주 사람들은 연품의 근성이어서 하는 일이 어리석고 둔하며 질박한 종류이어서 따라 짓는 일에 애를 쓰면서도 보살과 같은 이는 되지 못한다. 보살대사로서 큰 위덕을 갖춘 이는 오랜 세월 동안 모든 선행을 부지런히 닦아서 그것이 자라고 성숙하여 뛰어나고 묘한 과보가 바로 눈앞에서 완전히 성취되어 나타난 이이니, 이 때문에 보살은 반드시 저와 같은 큰 나라에 태어난다.
【답】 중생으로서의 수없이 많은 경계와 광대하게 수용한 경계가 있지만 모두 다 뜻을 즐겁게 하고 평등하여 차별이 없기 때문에 내 것이라는 집착은 없다.
041_0227_b_19L荅:謂以衆生數多、境界廣大、所受境界咸皆悅意平等無差,故無我所。
【문】 무슨 인연으로 보살은 욕계(欲界)의 여러 하늘에 태어나지 않았는가?
041_0227_b_21L又問:何因菩薩不生欲界諸天?
041_0227_c_02L【답】 욕계의 모든 천자(天子)들은 모든 경계에 집착해서 방일을 좋아하므로 보살과 같은 이가 되지 못한다. 비록 조그마한 범행을 닦아 지니기는 하나, 널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의 네 대중을 위하여 광대하게 범행을 연설하거나 모든 하늘 사람들로 하여금 저마다 이익을 얻게 할 수가 없나니, 이런 인연 때문에 욕계의 여러 하늘에는 태어나지 않는다.
【답】 색상(色相)을 바르게 받는 곳이 없기 때문이니, 다만 뜻으로만 지은 뒤에 바로 열반에 들 뿐이다.
041_0227_c_11L答:謂無色相正受處故,但作意已正入涅槃。
【문】 만일 이와 같이 설명한다면, 착하지 못한[不善] 마음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무기(無記)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041_0227_c_13L又問若如此說者,不善心入邪、無記心入邪?
【답】 여기서의 설명은 마땅히 무기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答:此說應知無記心入。
【문】 무슨 인연으로 모든 불세존께서 세간에 머물러 계시면서 교화하시는데 무엇 때문에 어질고 높은 대성문들은 먼저 열반에 들고 부처님은 그 뒤에 드시는가?
041_0227_c_15L又問:何因諸佛世尊住世教化?何故賢上大聲聞衆先入涅槃,佛乃後入?
【답】 모든 성문들은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부지런히 착한 법을 닦아서 그것이 자라고 성숙하여 저 뛰어나고 묘한 과보가 바로 눈앞에서 완전히 성취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보면 저 모든 성문들의 온갖 뛰어난 과보는 곧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또 법이 그와 같아서 저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모든 불세존의 일체의 대성문들로서 어질고 높은 이들이 모두 먼저 열반에 들고 부처님은 그 뒤에야 열반에 드시는 것이다. 그 말한 바와 같이 ‘열반에 든다’는 것은 모든 불세존께서 제4선(第四禪)의 부동지(不動地) 가운데서 현전에 증득[證]하여 드는 것을 말한다.
041_0228_a_02L【문】 이에 대하여 묻겠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열반에 드셨는가? 혹 다시 일어나시는 것인가?
041_0227_c_24L此中應問:云何世尊入涅槃邪、或復起邪?
【답】 만일 일어나실 것이라면 곧 [열반에] 드시는 일도 없으리라.
答:若有所起,卽無所入。
【문】 무슨 인연으로 여래ㆍ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거룩한 몸은 이미 타버렸는데도 대의(大衣)만은 본래대로여서 안이나 바깥이 하나도 손상되지 않았는가?
041_0228_a_03L又問:何因如來世尊入涅槃已,聖體旣焚,大衣如故,若內若外都無所損?
【답】 하늘의 위력 때문이었다. 곧 모든 하늘들은 불세존께 대하여 지극히 청정한 믿음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두 가지 제지[制止]로 타지 않은 것이니, 하나는 안의 몸[內身]이요, 다른 하나는 밖의 재물[外財]이다. 이것은 모두 부처님의 신력 때문인 줄 알아야 한다.
【답】 전륜성왕이 옛날 인(因)을 닦을 때에 그가 한 일이 넓고도 컸으니, [이른바] 오랜 세월 동안 늘 생각하기를 ‘나는 마땅히 널리 보시를 행하여 모든 훌륭한 복[勝福]을 심고 온갖 중생들이 청정하게 지니는 계행(戒行)을 더욱 자라게 하며, 세간에 어리석고 어두운 이와 귀의할 데도 구해줄 이도 없는 이를 모두 구제하고 제도해야 한다고 하였다.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하시는 일 마다 온갖 착한 법으로써 세간의 중생들에게 널리 베풀고 큰 서원을 두루 일으켜 원하는 대로 해주셨으며,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신 것이니, 이런 인연 때문에 전륜성왕과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모두 대장부의 상호를 갖추는 것이다.
041_0228_b_02L【문】 무슨 인연으로 부처님과 연각(緣覺)은 한 시대에 서로 만나지 못하는가?
041_0228_a_24L又問:何因佛與緣覺於一時中不相値遇?
【답】 모든 연각들은 오랜 세월 동안에 연각의 법을 수행하여 그 뛰어나고 묘한 과보가 바로 눈앞에 완전히 성취되어 나타난 이이므로 가장 으뜸 되는 법[最上法]에 대하여 원하거나 구하는 바도 없고 베푼 것도 없으며, 또한 여래를 친근히 하고 공경하고 사모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다.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과 연각은 동시에 출현하지 않는다.
【답】 전륜성왕이 옛날 인을 닦을 적에 그가 한 일이 넓고도 컸으니, 이른바 오랜 세월 동안 모든 선(善)을 부지런히 닦아서 동일한 묘한 일산으로써 온갖 중생을 두루 덮었다. 한 분의 전륜왕이 출현한다 해도 중생들을 아들과 똑같은 생각으로 보며, 한 분의 전륜왕이 출현한다 해도 동일한 경계에서 존경과 공양을 받고 처소를 따라 마땅히 해야 하는 온갖 착한 업마다 뛰어난 서원과 과보가 바로 눈앞에 완전히 성취되어 나타난다. 이런 인연 때문에 두 전륜왕은 같은 때에 출현하지 않는다.
【문】 무슨 인연으로 두 분의 부처님으로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같은 때에 출현하시지 않는 것인가?
041_0228_b_14L又問:何因二佛如來、應供、正等正覺不同時出?
【답】 보살이 옛날 인행(因行)을 닦을 때에 그가 한 일이 넓고도 크셨으니, 이른바 오랜 세월 동안에 오직 한 분 스승의 가르침과 한 가지만을 닦아 익혀서 모든 착한 법을 지었고, 그의 하는 일마다 동일한 해탈[同一解脫]과 오직 한 분의 존귀한 이[唯一所尊]와 오직 하나의 큰 지혜[唯一大智]만이 있어서 모든 착한 업을 지어 더욱 자라게 하고 성숙시켰으므로 같은 때에 두 개의 과보가 눈앞에 일어나는 일은 없다. 그것은 또 무엇을 뜻하느냐 하면, 두 가지가 나란히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인연 때문에 같은 때에 두 분의 부처님으로서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함께 세간에 출현하지 않으신다.
041_0228_c_02L【답】 여인들은 선한 힘[善力]이 하열하고 미약하나, 남자는 훨씬 뛰어나서 요욕(樂欲)과 근력(根力)이 굳건하게 확립된 경우요, 지극히 선에 대하여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인은 세력이 없고 그 모든 것은 남자의 선업(善業)의 인연으로 짓는 것이요, 또 여인은 근기가 영리한 이가 없고 오직 저 남자만의 선한 힘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또 저 남자의 선한 힘이 더욱 지극해야 비로소 영리한 근기와 훌륭한 업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은 인연 때문에 여인은 전륜성왕이 되지 못하고 제석도 되지 못하며, 범왕도 되지 못하고, 마왕도 되지 못하며 연각의 보리도 증득하지 못하고 무상정등 보리도 증득하지 못한다.
【답】 보살은 오랜 세월 동안 저 세 가지 지혜를 친근히 하고 닦아 익히며 널리 베풀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듣고서 이룬 지혜[聞所成慧]와 사유로써 이룬 지혜[思所成慧]와 닦아서 이룬 지혜[修所成慧]를 더욱 지극하게 늘리고 힘썼으니, 이와 같은 인연 때문에 불세존께서는 가없는 지혜와 가없는 변재를 갖추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