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모임에는 8구지의 긴나라왕이 있었다. 그 우두머리의 이름을 대수(大樹)라 하였다. 그는 아수라왕과 내지 모든 야차 무리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널리 일으키는 것을 보고 다시 여래께서 그들에게 기별을 주시는 말을 듣고는 놀랍고 의심하는 마음을 내어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체 세간의 온ㆍ처ㆍ계란 거짓 이름이 있을 뿐이고 조금도 있는 것이 없다면 어떻게 중생들이 보겠는가? 만일 부처님과 보살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모든 하늘과 용들을 위해 차례로 수기할 수 있으며, 다시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하되 한 부처 국토에서 다른 부처의 국토에 이르러 여래를 뵈옵고,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을 지나 모든 행을 널리 닦고는 불도를 이루어 모든 상호를 갖추고 국토를 장엄하며, 수명의 겁수(劫數)와 정법(正法)과 상법(像法) 등, 내지 인연이 끝나서 열반에 들게 할 수 있겠는가? 모든 법이 다 공적하다고 말씀하신다면 어찌 수기하는 일을 건립하실 수 있겠는가?”
저는 여래의 그 말씀 듣고 부처님의 묘한 슬기에 대해 의심이 생겼습니다. 이미 공(空)을 말씀하시고 다시 수기하시니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a_19L我聞如來作是說, 於佛妙慧心有疑。
旣言空已復授記, 此義甚深不能了。
또 법계가 본래 공적(空寂)하다 하면서 마치 달이 물 속에 나타나는 것 같다 하십니다. 이미 공적이라 말씀하시고 다시 형상 나타내시니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a_21L又云法界本空寂, 而說如月現於水。
旣言空寂復現形, 此義甚深不能了。
041_0728_b_02L 어찌하여 모든 법이 본래 남[生]이 없는데 다시 즐겨 보리를 구하는 것을 말씀하십니까?
이미 남이 없다 말씀하셨는데 무엇을 구하리까?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a_23L云何諸法本無生, 復說樂求菩提者。
旣言無生何有求。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모든 법이 본래 다함이 없는데 다시 여래에게 멸도(滅度)가 있다 하십니까? 제가 지금 모니 어르신께 묻사옵나니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03L云何諸法本無盡, 復說如來有滅度。
我今請問牟尼尊,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모든 법이 다 요술과 같사온데 다시 여기서 죽어 천상에 난다고 하십니까? 이미 요술과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찌 남이 있겠습니까?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05L云何諸法皆如幻, 復說此歿得生天。
旣言如幻何有生。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모든 법이 의지할 바가 없사온데 다시 선지식에게 의지하라고 말씀하십니까? 이미 의지할 바 없음을 말씀하시면서 어찌 사람에 의지하라 하십니까?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07L云何諸法無所依, 復說依止善知識。
旣言無依何假人。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세간에는 짓는 것이 없사온데 다시 모든 의혹을 잘 끊는다고 말씀하시옵니까? 이미 지음이 없다면 끊을 까닭이 없거니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09L云何世間無作者, 復說有能斷諸惑。
旣言無作斷無由,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모든 법의 제 성품은 공했는데 다시 공을 관찰하여 해탈을 얻는다 하십니까? 이미 공이라 말씀하시면서 다시 무엇을 관찰하라 하십니까?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11L云何諸法自性空, 復說觀空得解脫。
旣言空已復何觀。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모든 법은 찰나 사이에 멸하는데 다시 모든 법은 언제고 멸하지 않는다 하십니까? 이미 변천과 항상함을 말씀하시니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13L云何諸法剎那滅, 復說諸法常不滅。
旣言遷變或凝常,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복의 업은 쌓아 모은 것이 아니온데 다시 닦아 익혀 보리를 이룬다고 하십니까? 이미 모음이 없다고 하시면서 어찌 능히 이루리까?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15L云何福業非積聚, 而說修習成菩提。
旣言無集豈能成。 此義甚深不能了。
어찌하여 모든 법은 말할 바가 없사온데 다시 비방하다가 나쁜 길에 떨어진다 하십니까? 이미 말할 바가 없는데 무슨 비방이 생기리까? 이 이치가 매우 깊어 알 수 없사옵니다.
041_0728_b_17L云何諸法無所說, 復說毀謗墮惡道。
旣言無說謗何生。 此義甚深不能了。
이길 수 없는 어른의 하시는 말씀 갖가지로 차별이 있어 깨닫기 어렵습니다. 부처님의 눈은 맑고 깨끗해 세간을 비추시고 모든 중생들에게 감로의 맛을 두루 베푸십니다.
041_0728_b_19L無能勝者所宣說, 種種差別難曉了。
佛眼淸淨照世間, 普施群生甘露味。
다른 사람은 할 수 없사오니, 우리들을 위하여 위와 같은 의심되는 일을 결정코 풀어 주소서. 오직 부처님만이 끊고 없앨 수 있사옵기에 그러므로 우리들은 일체지(一切智)께 정례하옵니다.
041_0728_b_21L餘無有能爲我等, 決擇如上所疑事。
唯有如來能斷除, 故我頂禮一切智。
그때 세존께선 대수긴나라왕의 의심을 풀어 주기 위해 게송으로 답하셨다.
041_0728_b_23L爾時,世尊爲彼大樹緊那羅王釋諸疑故,以偈荅曰:
041_0728_c_02L
긴나라왕이여, 너는 물었다. ‘이미 공(空)한데 무엇을 의지해 수기하느냐?’고. 그는 법의 성품이 본래 공한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러므로 여래가 주는 기별을 얻었느니라.
041_0728_c_02L緊那羅王汝所問, 旣空依何而授記,
由彼達法性本空, 故得如來與授記。
무슨 인연으로 이런 말을 하는가? 모든 법에 만일 진실한 성품이 있다면 곧 그것은 줄지도 않고 또한 늘지도 않아 언제고 변천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041_0728_c_04L以何因緣作是說。 諸法若有實性者,
則應不減亦不增, 於一切時無改轉。
비유하면, 밝은 거울을 공중에 걸면 광명의 인연을 빌기 때문에 형상을 나타내는 것처럼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제 성품의 맑고 깨끗한 것도 본래 이와 같으니라.
041_0728_c_06L譬如圓鑑挂空中, 假明緣故現色像,
緊那羅王汝當知, 自性淸淨本如是。
법의 성품은 더러움이 없고 항상 담연(湛然)해 움직여 어지럽거나 변해 달라지는 일 없다. 너는 보라, 공양하는 복의 업인(業因)을. 그 어떤 법 가운데 그 모양이 있던가?
041_0728_c_08L法性無垢常湛然, 亦無動亂及變異。
汝觀供養福業因, 於何法中有其相。
알아야 한다. 법계는 본래 고요해 지혜로운 사람은 법을 얻을 수 없다고 관찰하지만 모양을 취하는 저 모든 범부들은 여기에 의혹하여 알지 못한다.
041_0728_c_10L應知法界本寂靜, 智者觀法不可得,
諸有取相凡夫人, 於此疑惑不能了。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본래 남이 없다면서 다시 마음을 내어 부처의 도를 구하기를 말한다’고.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10력(力)의 묘한 지혜는 사의하기 어려우니라.
041_0728_c_12L汝問諸法本無生, 復說發心求佛道。
緊那羅王汝當知, 十力妙智難思議。
어리석은 범부들은 삼계 가운데 빠져 온갖 욕심의 경계에 대해 탐착하는 마음을 낸다. 이로 말미암아 언제나 뒤바뀐 마음을 내나니 그러므로 나고 죽는 온갖 고뇌를 받는다.
041_0728_c_14L凡愚沒溺三界中, 於諸欲境生耽著。
由是常生顚倒心, 故受生死諸苦惱。
예로부터 바른 법을 듣지 못했고 가령 듣더라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로 하여금 진실한 지혜 가운데 편히 살면서 차츰 보리의 열매를 구해 나아가게 하느니라.
041_0728_c_16L從昔未聞於正法, 設得聞已而不解。
使令安住實智中, 漸能求趣菩提果。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본래 멸함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여래에게는 멸도가 있느냐?’고. 모든 중생들의 상견(常見)을 깨뜨리기 위하여 상(常)이라고 할 조그만 법도 없다고 한 것이다.
041_0728_c_18L汝問諸法本無滅, 何故如來有滅度。
爲破常見諸衆生, 無有少法爲常者。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마치 요술 같은데 천상에 나는 이를 보기 때문에 의심한다’고. 어리석은 저 모든 중생들이 제 소유를 믿고 교만함을 교화하기 위해서이다.
041_0728_c_20L汝問諸法猶如幻, 見生天者故懷疑。
爲化凡愚諸衆生, 恃己所有生憍慢。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의지할 바 없는데 저 선지식(善知識)을 의지하는 것을 본다’고. 만일 법을 연설하는 스승을 의지하지 않으면 필경에 세간에는 출리(出離)하는 사람 없으리라.
041_0728_c_22L汝問諸法無所依, 而見依止善知識。
若非依止說法師, 畢竟世間無出離。
041_0729_a_02L 너는 물었다, ‘모든 법에는 그 주재(主宰)가 없는데 세간에는 짓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본다’고.
관찰하여라, 저 수레는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 운반하고 싣는 그 작용하는 일이 있느니라.
041_0728_c_24L汝問諸法無主宰, 而見世間有作者。
當觀車由衆分成, 有於運載作用事。
‘나[我]’에 집착하는 저 모든 중생과 그리고 ‘나의 것[我所]’에 집착하는 자를 교화하기 위하여 나는 그들을 위해 감임(堪任)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다만 거짓 이름과 생각이 있을 뿐이다.
041_0729_a_03L爲化著我諸衆生, 及彼執著我所者,
我爲彼說無堪任, 是故但唯假名想。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제 성품이 공한데 다시 공을 관찰하여 해탈을 얻는다 말한다’고. 그들은 분별하고 집착하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그 때문에 그 공의 이치를 알지 못하느니라.
041_0729_a_05L汝問諸法自性空, 復說觀空得解脫。
由彼分別執著心, 故於空義不能了。
너는 물었다, ‘모든 행은 찰나에 멸한다 하고 다시 모든 법의 성품은 멸하지 않는다 말한다’고. 욕심에 집착하는 저 모든 중생들이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하다고 생각함을 깨뜨리기 위해서다.
041_0729_a_07L汝問諸行剎那滅, 復云諸法性不滅。
爲破著欲諸衆生, 於非淨處生淨想。
비유하면 멀리서 아지랑이를 바라보고는 목이 마른 자가 달려가 물을 구하는 것과 같아서 그것은 모두 망상과 분별에서 생기는 것이니 알아야 한다, 물의 본체는 얻을 수 없느니라.
041_0729_a_09L譬如遠矚於陽焰, 渴者趣之而求水,
皆從妄想分別生, 當知水體不可得。
저 아지랑이가 있는 곳에 본래 물이 없으며 제 성품의 깨끗한 가운데 본래 더러움 없는데 저 어리석은 사람들의 뒤바뀐 마음으로 말미암아 곧 그 애욕에 결박을 받게 되느니라.
041_0729_a_11L陽焰之處本無水, 自性淨中本無染,
由彼愚夫顚倒心, 則爲彼愛所纏縛。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말할 것이 없다 하면서 또한 비방하는 자는 악도에 떨어진다고 한다’고. 어리석은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놀라고 의심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이 말을 듣고 장애를 제거한다.
041_0729_a_13L汝問諸法無所說, 亦云謗者墮惡道。
愚夫聞已懷驚疑, 智者聞之除障礙。
이 세간의 모든 법은 본래 공하여 고요한데 무지한 사람은 망령되이 헤아려 ‘나’라고 집착한다. 저들이 만일 모든 법은 공한 것이라 들으면 곧 단멸(斷滅)이라 하여 두려워하는 생각을 내리라.
041_0729_a_15L世間諸法本空寂, 無智妄計執爲我。
彼等若聞諸法空, 則生斷滅怖畏想。
만일 누구나 공(空)한 법을 헐뜯고 비방하면 그것은 다 ‘나’와 ‘사람’이라는 생각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허공을 잡아매려는 것과 같아 어리석음만 더욱 더하고 악취에 떨어지리라.
041_0729_a_17L若人毀謗於空法, 皆由執著我人相。
猶如繫縛於虛空, 增長愚癡墮惡趣。
혹은 좋은 업으로 천상에 난다고 하고 혹은 인간에 나서 쾌락을 누린다고 한다. 그러나 짓는 이도 진실 아니요 업도 없어지지 않아 마치 꿈속의 경계와 같아 마음이 짓는 것이다.
041_0729_a_19L或說善業往天中, 或生人間受快樂。
作者非實業不亡, 如夢中境唯心造。
알아야 한다. 모든 갈래는 다 꿈과 같건만 진실에 헷갈리기 때문에 깨닫지 못한다. 꿈속에 무슨 가고 옴이 있겠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망령되이 진실한 경계라 한다.
041_0729_a_21L當知諸趣皆如夢, 由迷眞故不覺知。
夢中何有於去來, 愚夫妄謂眞實境。
나는 비록 짓는 바 업이 있다고 말하지만 시방에 두루 찾아보아도 짓는 자 없다. 비유하면 광풍이 나뭇가지에 불 때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불이 나는 것과 같다.
041_0729_a_23L我雖說有所作業, 十方推求無作者。
譬如狂風吹樹枝, 由相觸故生其火。
041_0729_b_02L
저 바람이나 나무는 아무 생각 없나니 이른바 ‘나’가 능히 불을 낸다고 말하는 것이다. 두 가지가 서로 인(因)하기 때문에 불이 나나니 본래 짓는 이가 없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041_0729_b_02L彼風及木無思念, 謂言我能出於火。
兩相因故火發生, 本無作者亦如此。
너는 물었다, ‘복의 업은 쌓이고 모임이 없는데 어찌하여 능히 보리의 열매를 얻을 수 있는가?’고. 마치 세간에 백 살 사는 사람이 있어 비록 시간을 지내더라도 나이는 쌓임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041_0729_b_04L汝問福業無積聚, 云何能得菩提果。
如世間有百歲人, 雖經時分年無聚。
너는 물었다, ‘모든 법은 다할 수 없다 하면서 어찌하여 다시 업을 다할 수 있는가?’고. 공(空)의 이치를 관찰하는 이는 다함 없지만 세속의 이치를 따르면 곧 다함이 있다.
041_0729_b_06L汝問諸法不可盡, 云何復說業可盡。
觀空理者說無窮, 隨世俗中則有盡。
나는 비록 진실제(眞實際)를 말하지마는 뒤바뀐 생각으로 말미암아 밖으로 구한다. 중생들은 업혹(業惑)으로 인한 장애의 인연이 깊어 이 승의(勝義)의 법을 알지 못한다.
041_0729_b_08L我雖演說眞實際, 由顚倒故於外求。
衆生業惑障緣深, 不能了此勝義法。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이 수승한 이치의 법에 편안히 머물러라. 일체의 모든 상(相)은 다 한 가지 상이니 잘 통달한 사람은 상이 없다 하느니라.
041_0729_b_10L緊那羅王汝當知, 於此勝義善安住。
一切諸相皆一相, 善通達者謂無相。
일체 보살의 행하는 바는 일체의 모든 법에 다 지음이 없다. 이른바 아(阿) 자(字) 총지문(摠持門)이니 이것으로 말미암아 일체의 법에 들어가 안다.
041_0729_b_12L一切菩薩之所行, 一切諸法皆無作。
所謂阿字總持門, 由此入解一切法。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본래 고요한 것이다. 이것은 상이 없는 총지문을 말하는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b_14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本寂靜。
此說無相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분별이 없다. 이것은 평등의 총지문을 말하는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b_16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無分別。
此說平等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느니라. 이것은 맑고 깨끗한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b_18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無自性。
此說淸淨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다함이 없느니라. 이것은 장애를 떠난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b_20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無有盡。
此說離障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생각이나 말이 아니니라. 이것은 실상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b_22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非思議。
此說實相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041_0729_c_02L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나아갈 바가 없느니라.
이것은 벗어남의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b_24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無所趣。
此說解脫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본래 움직임이 없느니라. 이것은 청정을 증득하는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c_03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本無動。
此說證淨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거짓 이름과 말이니라. 이것은 진실한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c_05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假名說。
此說眞實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니라. 이것은 모양을 떠난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c_07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不可得。
此說離相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긴나라왕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일체의 모든 법은 생각을 떠난 것이니라. 이것은 정려(靜慮)의 총지문을 말한 것이니 아자의 문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안다.
041_0729_c_09L緊那羅王汝當知, 一切諸法離思念。
此說靜慮總持門, 由阿字門而入解。
이 법은 견해도 아니요 대치(對治)도 아니니 그 두 가지 상(相)은 구하여도 있지 않다. 모양도 없고 또한 이름도 없음을 알면 그는 곧 보리의 도를 원만히 갖추리라.
041_0729_c_11L此法非見非對治, 求彼二相無所有。
了知無相亦無名, 則能具足菩提道。
만일 법을 볼 수도 있고 대치할 수 있다면 이 법은 진실이 아니요 평등도 아니다. 그 법의 제 성품은 말의 표현을 떠난 것이니 비유하면 저 허공에 같음이 없음과 같으니라.
041_0729_c_13L若法可見可對治, 是法非實非平等。
彼法自性離言詮, 譬若虛空無相似。
법의 성품은 여러 가지 모양이 없는 것이어서 한 모양도 아니요 다른 모양도 아니며 차가운 모양도 아니요 뜨거운 모양도 아니니 마치 거울 속의 영상을 얻을 수 없음과 같다.
041_0729_c_15L法性無有種種相, 亦非一相及異相,
非有冷相及熱相, 如鏡中像不可得。
굽은 모양도 아니요 곧은 모양도 아니며 그리고 또 밝거나 어두운 모양도 없으며 남자 모양이나 여자 모양도 멀리 떠났나니 이것을 일러 진실한 모양에 들어가 앎이라 한다.
041_0729_c_17L非有曲相及直相, 亦復無有明暗相,
遠離男相及女相, 此名入解眞實相。
아첨함도 아니요 속임도 아니며 어지러움도 아니요 펴고 거두는 미세한 모양도 없으며 또한 성내는 모양도 기뻐하는 모양도 없고 겁이 많은 모양도 일어난 모양도 아니다.
041_0729_c_19L非謟非誑非動亂, 無有舒卷微細相,
亦無忿怒忻喜相, 非怯弱相起盡相。
들어가는 모양도 나오는 모양도 아니요 나아가는 모양과 물러나는 모양도 없으며 잠자는 모양도 깨어 있는 모양도 아니요 또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양도 없다.
041_0729_c_21L非有入相及出相, 亦無進相及退相,
非其寤相及寐相, 復無去來現在相。
그것은 눈의 모양과 바라봄도 아니요 또한 장님이나 장기[瘴]병도 아니며 그것은 잘 훈련된 것도 또 억센 것도 아니요 또한 덮여 있거나 드러나 있는 것도 아니다.
041_0729_c_23L非是眼相及瞻眎, 亦非盲瞽與瘴瞖,
非其調順非剛强, 非有覆藏及顯露。
041_0730_a_02L
그것은 움직여 날뛰거나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요 온갖 실없는 말을 떠나 언제나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관찰해야 하나니 이것을 일러 부처 경계를 아는 것이라 한다.
041_0730_a_02L非是動轉及止息, 離諸戲論常湛然。
智者當作如是觀, 此名了知佛境界。
이 세간을 제어해 다스리려 하기 때문에 말을 떠난 법을 억지로 분별하는 것이니 이 수승한 이치의 진리를 잘 분별해 알면 그는 곧 일체의 법을 통달하리라.
041_0730_a_04L爲欲調伏世間故, 於離言法强分別,
於此勝義善知了, 則能通達一切法。
그때 대수 긴나라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의심을 풀고 또 총지문 아(阿)자의 연설을 듣고는 깊이 이해하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하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신통의 힘으로 8구지의 훌륭한 누각을 만드니 교묘하고 기이하며 절묘하였다. 혹은 산봉우리에 있고 혹은 산림을 의지했으며 혹은 연꽃 위에 나타내었다. 이 모든 중각(重閣)은 다 7보를 합해 꽃일산을 만들어 그 위에 걸었다. 낱낱 누각은 온갖 보배로 된 당기ㆍ번기ㆍ장막ㆍ화환으로 차례로 장엄하였다.
이 8구지 긴나라왕들은 각각 그 누각 위에 올라가 허공에서 세 번 돌고 다시 아주 묘한 물과 육지의 꽃을 부처님 위에 흩었다. 그리고는 누각에서 내려와서는 부처님께 나아가 다시 세 번 돌고 존안을 우러러 보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일심으로 합장하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이 과거와 현재에 쌓으신 무량한 최상의 공덕을 생각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선 이것을 아시고 깨끗한 광명을 놓으셨다. 그러자 존자 마승 비구는 이 현상을 보고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하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041_0730_a_20L佛知是已,口放淨光。時,尊者馬勝比丘睹是相已,頭面禮佛,以偈問曰:
여래께서 지금 광명을 놓으시니 깨끗하고 묘하여 헤아리기 어렵고 매우 희유하옵니다. 지금 이 대중들 인자한 그 모습을 우러르나니 마치 구름을 헤치고 보름달을 보는 것 같습니다.
041_0730_a_22L如來今者放光明, 淨妙難思甚希有。
時衆諦眎於慈容, 猶若披雲瞻滿月。
041_0730_b_02L 어떤 사람이 지금 세존 앞에서 최상의 미묘한 법을 즐겨 듣고
진실한 지혜를 잘 알기에 이 광명을 놓아 인가를 내리시는 것이옵니까?
041_0730_a_24L何人今於世尊所, 樂聞最上微妙法,
以眞實智善了知, 放此光明垂印可。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보리의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가지(加持)를 느꼈기에 이 상서를 나타내시나이까? 원하옵나니, 이 광명을 놓으신 인연을 말씀하시어 저 외도들을 제어해 신심을 내게 하소서.
041_0730_b_03L誰人初發菩提心, 感佛加持現斯瑞。
唯願說此光因緣, 制諸外道令生信。
이때에 거기 모인 모든 대중들 모두 각기 기뻐하면서 깨끗한 마음을 내어 맑고 깨끗한 감로(甘露)의 음성을 듣기 바라고 듣고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리이다.
041_0730_b_05L是時諸來大集會, 咸各歡喜發淨心,
冀聞淸淨甘露音, 聞已奉行於佛教。
그때 세존께선 존자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을 외우셨다.
041_0730_b_07L爾時,世尊爲尊者馬勝比丘說伽陀曰:
구수(具壽) 마승이 이 뜻을 묻나니 일심으로 듣고 다른 반연 하지 말라. 나는 지금 저 긴나라들을 위해 미래에 부처 이루리라는 기별을 주었느니라.
041_0730_b_09L具壽馬勝問斯義, 當一心聽無異緣。
我今爲彼緊那羅, 授記未來成佛事。
저들이 청해 묻되 극히 알기 어렵다고 하지만 다 모든 세간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지금 저들을 위해 그 의심을 끊고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 법에 편히 살게 하리라.
041_0730_b_11L彼所請問極難解, 皆爲利樂諸世間。
我今爲斷彼疑心, 令於佛法善安住。
이 대수긴나라왕은 8구지의 그 무리와 함께 공양의 깨끗한 복의 인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치고는 장차 저 천상에 나게 되리라.
041_0730_b_13L此大樹緊那羅王, 與八俱胝徒屬衆,
由興供養淨福因, 命終當得生天上。
계속해서 천상에서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 90구지의 해를 완전히 채우고 뜻대로 되는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서는 항하(恒河)의 모래 수와 같은 부처님을 친근하여 받들어 섬기리라.
041_0730_b_15L展轉天中受妙樂, 滿足九十俱胝歲,
獲得如意五神通, 親近承事河沙佛。
나유타의 국토를 지내면서 언제나 수승한 이치의 제일의 법을 연설하여 나유타의 유정들을 교화해 제도하고 위없는 보리의 도를 이루게 된다.
041_0730_b_17L經歷那由他剎土, 常說勝義第一法,
化度那由他有情, 得成無上菩提道。
그리하여 그 명호를 무량광(無量光)여래라 하고 겁의 이름과 국토는 다 다름이 없고 사람 가운데 사자이신 10력존(力尊)으로서 끝이 없는 큰 지혜를 원만히 갖추리라.
041_0730_b_19L號曰無量光如來, 劫名國土皆無異,
人中師子十力尊, 具足無邊大智慧。
그 나라의 모든 보살은 선근을 닦아 익혀 다 원만하며 또한 2승(乘)을 구하는 사람 없고 다 일생(一生)의 보처(補處)에 있으리라.
041_0730_b_21L彼國所有諸菩薩, 修習善根悉圓滿,
亦無求趣二乘人, 皆是一生居補處。
이와 같이 그 모든 보살은 각각 자비스러운 큰 원을 품어 중생을 이롭게 하며 능히 세간을 위해 등불이 되고 뒤에는 반드시 차례로 부처를 이루리라.
041_0730_b_23L如是彼諸菩薩衆, 各懷悲願利群生,
能與世間作照明, 後當次第得作佛。
041_0730_c_02L
그 모든 국토는 훌륭하게 장엄하였으며 온갖 더러움과 악을 떠나 번뇌가 없고 마치 저 도사다천의 궁과 같아 받아씀이 맑고 깨끗해 만족할 줄을 안다.
041_0730_c_02L彼諸國土勝莊嚴, 離諸穢惡無煩惱,
猶如睹史多天宮, 受用淸淨知止足。
일체의 허물과 근심과 여덟 가지 무가(無暇)는 내지 그 이름조차 들을 수 없고 유정들은 그 가운데서 편히 살면서 언제나 법의 맛과 선정의 즐거움을 먹는다.
041_0730_c_04L一切過患八無暇, 乃至名字未嘗聞,
有情安隱住其中, 常飡法味禪悅樂。
위대하여라, 선서(善逝)님, 하늘 가운데의 하늘이여! 긴나라들에게 부처 되리라는 기별을 주셨나니, 거기 모인 대중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편안하여 머리를 조아려 위없는 어른께 예배하네.
041_0730_c_06L大哉善逝天中天, 與授緊那羅佛記,
時衆聞已心泰然, 稽首致禮無上士。
13. 보영락천수기품(寶瓔珞天授記品)
041_0730_c_08L父子合集經寶瓔珞天授記品第十三
그때 그 모임에 있던 8구지의 보영락(寶瓔珞) 천자들은 아수라와 내지 긴나라들이 부처님께 큰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수기하시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일찍이 없던 일이라 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 용맹스런 마음을 내어 가비라성 주위 60유선나를 돌면서 허공에서 만다라꽃을 어지러이 내려 무릎까지 쌓아 공양을 올리고는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