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모임의 60구지 범천자(梵天子)들은 저 아수라왕과 내지 타화자재천 등이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수기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매우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괴이하게 여겼다. 이 천자들은 이미 과거에 부처님께 친근하고 공양하여 선근을 쌓았고 선정을 깊이 닦아 세속법을 뛰어넘었으며,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각각 최상의 심심한 법의 즐거움을 얻고 환히 통달하여 모든 희론(戱論)을 떠나 결정적인 이해를 내었다.
그리하여 모든 법은 지음도 아니요 지음이 없음도 아니며 남[生]도 아니요 남이 없음도 아니며 얻음도 아니요 얻음이 없음도 아니며 다함도 아니요 다함이 없음도 아니며 떠남도 아니요 떠남이 없음도 아니며 때[垢]도 아니요 때를 떠남도 아니며 어리석음도 아니요 어리석지 않음도 아니며 지혜도 아니요 지혜 없음도 아니며 봄[見]도 아니요 봄이 없음도 아니며 취함도 아니요 취하지 않음도 아니며 공(空)도 아니요 공 아님도 아니며 상도 아니요 상이 없음도 아니며 원도 아니요 원이 없음도 아님을 알았다.
041_0741_b_02L 이 천자들은 이렇게 알고는 마음에 집착이 없어 모든 생각을 멀리 떠나고 의지하여 구하는 바가 없으며 아무 구하는 생각이 없었다. 짓는 자라는 생각이 없고 짓는 자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범부라는 생각이 없고 범부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성문이라는 생각이 없고 성문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연각이라는 생각이 없고 연각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보살이라는 생각이 없고 보살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여래라는 생각이 없고 여래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열반이라는 생각이 없고 열반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윤회라는 생각이 없고 윤회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었다. 이 천자들은 저 법의 성품이 허공과 같음을 알고 집착이 없어 불법 안에서 분별하는 생각을 떠났다.
여래는 평등한 슬기를 원만히 갖추시고 고요함의 행을 닦아 저 언덕에 이르렀으며 고요함의 법을 연설해 중생을 제도하시고 모든 세간이 언제나 고요함을 관찰하시네.
041_0741_b_05L如來具足平等慧, 脩寂靜行到彼岸,
說寂靜法度群生, 觀諸世間常寂靜。
보리는 고요하여 본래 더러움이 없는데 고요함의 경계를 의지하여 어지러움이 없고 언제나 고요함의 감로(甘露)의 맛을 먹으면서 일체의 곳에 두루 다 통달하네.
041_0741_b_07L菩提寂靜本無染, 依寂靜境無動亂,
常飡寂靜甘露味, 於一切處悉通達。
이와 같은 고요함의 최상의 길을 잘 관찰하는 사람은 묘한 즐거움 얻고 여덟 가지 바른 길을 오래 닦아서 세간의 온갖 번뇌 결박을 잘 끊으시네.
041_0741_b_09L如是最上寂靜道, 善觀察者獲妙樂,
依八正道久薰脩, 能斷世間煩惱縛。
고요함의 법을 닦아 보리를 증득한다는 것은 이는 바로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결정코 능히 열반의 성(城)에 이르러 부처님과 같아서 다름없으리.
041_0741_b_11L脩寂靜法證菩提, 乃是先佛之所說,
決定能至涅盤城, 如佛世尊無有異。
만일 누구나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의해 그것을 받들어 지니고 독송하며 부지런히 수학하여 고요한 해탈의 문을 구해 나아가면 일체 세간에 그보다 더 좋은 것 없으리.
041_0741_b_13L若人依止佛正教, 受持讀誦勤修學,
求趣寂靜解脫門, 一切世間無過上。
평등하고 고요한 길을 잘 닦으면 모든 감관이 고르고 순종해 항상 청정하고 온갖 복과 지혜를 갖추어 두루 장엄하여 마치 나라연(那羅延)이 큰 힘을 가진 것 같으리.
041_0741_b_15L善修平等寂靜道, 諸根適悅常淸淨,
具諸福慧徧莊嚴, 如那羅延有大力。
만일 고요한 감로(甘露)의 법을 알면 곧 능히 모든 상(相)을 다 떨쳐버리고 세간에 의지할 데 없음을 관찰하리니 그를 일러 여래의 최상의 제자라 하네.
041_0741_b_17L若了寂靜甘露法, 則能盡袪諸有相,
觀察世間無所依, 是爲最上如來子。
이 사람은 오래 전부터 모든 부처님 만나 끝이 없는 훌륭하고 좋은 인을 심었으므로 이 고요한 등지(等持)의 문(門)을 통달해 모든 혹(惑)을 다 떨쳐버리고 번뇌에 물들지 않네.
041_0741_b_19L是人久遇於諸佛, 種植無邊勝善根,
達斯寂靜等持門, 息除諸惑無所染。
바른 생각과 정진의 힘을 갖춤으로 말미암아 아첨과 게으른 생각을 모두 버리고 생사(生死)가 바로 곧 열반임을 아나니 이 세상의 모든 상을 잘 떠났기 때문이네.
041_0741_b_21L由具正念精進力, 離於諂曲懈怠想,
了知生死卽涅盤, 能離世間諸相故。
모든 부처님께서 이 세간에 나오시어 고요한 해탈의 법을 연설하실 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깨치고 의혹이 없어 윤회(輪廻)의 바다를 아주 벗어나네.
041_0741_b_23L諸佛出現於世間, 演說寂靜解脫法,
智者了達無有疑, 永出輪迴生死海。
041_0741_c_02L
만일 누구나 5온(蘊)에서 해탈을 구하고 고요한 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으면 다만 5온의 법이 견고하지 않은 것만 깨닫고 부처님의 보리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내네.
041_0741_c_02L若人於蘊求解脫, 於寂靜法非愛樂,
唯悟蘊法不堅牢, 於佛菩提生驚怖。
욕심을 떠나고 깨끗한 마음으로 해탈을 구하면 밝은 슬기로 능히 잘 가리어 결정하는데 욕심에 집착하고 상을 취하는 어리석은 사람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열어 보이지 않네.
041_0741_c_04L離欲淨心求解脫, 能以明慧善揀擇,
著欲取相諸愚夫, 故佛於彼不開示。
만일 적멸을 취하면 그것도 결박이어서 일체의 지혜를 성취할 수 없나니 일체의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그것을 일러 상이 없는 행에 잘 머문다 하네.
041_0741_c_06L若取寂滅亦是縛, 不能成就一切智,
不起一切執著心, 是名善住無相行。
이름이 없는 안온한 곳에 능히 이르러 맑고 깨끗한 부처님의 공덕을 얻으면 갖가지 논쟁을 그치고 악마를 항복 받고 일체의 번뇌의 결박을 잘 끊을 수 있으리.
041_0741_c_08L能至無名安隱處, 逮得淸淨佛功德,
息諸諍論伏魔怨, 能斷一切煩惱縛。
나는 평등하고 고요한 뜻으로 모니의 복덕을 찬탄하나니 그것을 법계의 모든 유정들에게 회향하여 다 함께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이다.
041_0741_c_10L我以平等寂靜意, 稱讚牟尼福德聚,
迴向法界諸有情, 同證無上菩提果。
그때 대범천왕이 모든 범중(梵衆)의 천자들이 게송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한 것을 알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41_c_12L爾時,大梵天王知諸梵衆天子偈讚佛德,合掌向佛,而說偈言:
모니께서는 이 세간의 법을 잘 아십니다. 결정코 비고 거짓됨이 빈주먹과 같고 또한 가을 구름과 번갯불과 같음을 부처님께서 항상 나타내 보여 모든 허망을 없애십니다.
041_0741_c_14L牟尼善了世間法, 決定虛假如空拳,
亦如秋雲及電光, 佛常顯示袪諸妄。
마치 사람이 꿈속에서 굶주림의 핍박을 받다가 아주 묘한 밥을 먹고 온갖 맛난 반찬 먹지만 필경에는 음식도 없고 또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41_0741_c_16L如人夢中饑所逼, 遇飡上妙諸美膳,
畢竟無食亦無人, 如來證法亦如是。
또는 꿈속에서 몹시 목이 마른 사람이 맑고 시원한 감로수를 마시는 것과 같아 알아야 하나니, 그 목마르고 물 마심 모두가 없음을.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41_0741_c_18L又如夢中渴乏者, 得飮甘露淸泠水,
應知渴飮悉皆無, 如來證法亦如是。
꿈속에서 미묘한 말 들었다 하더라도 저 말의 모습을 참으로 얻을 수 없어서 또한 말한 자와 듣는 이가 없나니 법이 그러함 알고서 의혹이 없습니다.
041_0741_c_20L如夢中聞美妙言, 彼語言相實無得,
亦無說者及聽人, 了法如此無疑惑。
또 공후(箜篌)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만 그 소리는 본래 제 성품이 없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5온을 보는 이치도 그와 같아서 5온의 제 성품을 얻을 수 없음을 압니다.
041_0741_c_22L又如箜篌出妙聲, 彼聲本無有自性,
智者觀蘊理如然, 知蘊自性不可得。
041_0742_a_02L 짓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고 중생도 없고 짓는 바 업도 없고 받는 과보도 없고
또한 그 과보를 받는 사람도 없나니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잘 아십니다.
041_0741_c_24L無作無受無衆生, 無所作業及受報,
亦無受彼果報者, 佛於此理善明了。
비유하면 마니주의 본체가 밝게 트여 옷 위에 그것 놓으면 빛을 따라 변하는 것처럼 모든 법의 제 성품은 본래 티끌 없지만 그 분별함을 따라 더욱 더러워집니다.
041_0742_a_03L譬如摩尼體瑩澈, 置之衣上隨色變,
諸法自性本無塵, 隨其分別而增染。
또 부는 고동이 큰 소리를 내는 것과 같아서 그 소리나는 곳을 찾은들 무엇을 얻겠습니까? 그 소리의 제 성품은 본래 공하나니 부처님께서 모든 법을 아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041_0742_a_05L又如吹貝發大聲, 推其響自何所得,
彼聲自性本來空, 佛了諸法亦如是。
또 세간의 향기롭고 맛난 음식 그것은 여러 가지 맛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져 음식의 제 성품을 관찰하면 본래 공한 것처럼 부처님께서 모든 법을 아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041_0742_a_07L又如世間香美饌, 彼由衆味而合成,
觀食自性本來空, 佛了諸法亦如是。
천제(天帝)의 당기가 아주 높이 매달려 아무런 생각 없이 모든 색상을 나타내지만 저 당기의 자성이 본래 공한 것처럼 대선(大仙)께서 증득하신 법도 그러합니다.
041_0742_a_09L如天帝幢極高顯, 無思而現諸色像,
彼幢自性本來空, 大仙證法亦如是。
또 이 몸뚱이가 온갖 인연으로 이루어져 그 체성(體性)을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알아야 하나니, 모든 온(蘊)은 본래 그러함을.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1L又如身藉衆緣成, 推其體相不可得,
當知諸蘊本如然, 如來證法亦如是。
또 북을 두드려 내는 그 소리가 듣는 이들로 하여금 모두 기쁘게 하지만 그 소리는 본래 공인 것처럼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3L又如擊鼓所出聲, 能令聞者生忻悅,
彼之音響本來空, 如來證法亦如是。
또 사람이 북채로 북을 두드리는 것 같아 그 소리 오는 곳을 찾은들 어디서 오며 다시 사라지는 곳을 찾은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듯이.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5L如人以桴而擊鼓, 尋其聲自何方現,
復推隱沒向何方, 如來證法亦如是。
또 북의 소리가 미워하거나 사랑함이 없어 젖은 인연을 떠나면 곧 소리를 내는 것처럼 이 몸이 허망하고 거짓임은 본래 그렇고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7L又如鼓韻無憎愛, 離濕潤緣則鳴響,
此身虛假本同然, 如來證法亦如是。
또 사람이 북을 두드려 소리를 낼 때 그 소리는 저절로 나와 부름이 없는 것처럼 이 몸도 그와 같아 제 성품이 공함을 아나니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9L如人擊鼓發響時, 彼聲任運無所召,
了身如彼自性空, 如來證法亦如是。
041_0742_b_02L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범중과 대범왕 등의 마음속을 아시고, 그들이 고요한 뜻으로 여래를 찬탄해 마치자, 곧 입 안에서 큰 광명을 내어, 그들이 그 광명을 보고는 견고한 바른 견해로 더욱 깨끗한 슬기를 내게 하셨다. 그러자 존자 마승 비구가 게송으로 여쭈었다.
이때에 광음천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 앞에 서서 아뢰었다. “조명제법(照明諸法)이라는 삼마지가 있습니다. 만일 어떤 보살이 이 삼마지를 잘 닦아 익히면 일체 모든 법에 들어가 이해할 것이며 다시 무량한 변재를 얻을 것입니다. 이른바 집착이 없는 변재와 가지(加持)한 변재ㆍ교묘한 변재ㆍ아름답고 묘한 변재ㆍ뜻에 맞는 변재ㆍ결박을 떠난 변재ㆍ안온한 변재ㆍ매우 깊은 변재ㆍ미묘한 변재ㆍ짝이 없는 변재 등이며, 나아가서는 여래께서 가지신 최상의 변재를 얻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조명제법 삼마지라 하는가 하면, 만일 보살이 이 삼마지를 얻으면 모든 법에 대해 심사(尋伺) 및 작의(作意)가 없고 만일 이것을 떠나면 의혹이 없으며 만일 모든 법에 대해 의혹을 끊으면 일체의 곳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저 모든 법은 자성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041_0743_b_02L 만일 모든 법에 자성이 없음을 알면 그 보살은 곧 ‘아자의문(阿字義門)’에 들어가 이해할 것이니 이른바 ‘아(阿)’ 자(字)는 지음이 없고, ‘아’자는 보변(普遍)이며, 아자는 유위가 아니요 아자는 무위가 아니며, 아자는 성취하지 못할 것이 없고 아자는 의지하는 데가 없으며, 아자는 움직임이 아니요 아자는 어지러움이 아니며, 아자는 분별이 아니요 아자는 분별을 떠난 것이 아니며, 아자는 필경이 아니요 아자는 산괴(散壞)가 아니며, 아자는 형색이 아니요 아자는 현색(顯色)이 아니며, 아자는 주지(住持)가 아니요 아자는 정주(定住)가 아니며, 아자는 앎이 아니요 아자는 봄[見]이 아니며, 아자는 말이 아니요 아자는 말을 떠난 것이 아니며, 아자는 사의(思議)가 아니요 아자는 사의를 떠난 것이 아니며, 아자는 오고 감이 아니요 아자는 듦과 남이 아닙니다.
또 아(阿)자는 겉이 있는 것이 아니요 아자는 겉이 없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이름이 아니요 아자는 모양이 아니며, 아자는 대치(對治)가 아니요 아자는 복장(覆障)이 아니며, 아자는 다함이 아니요 아자는 다함이 없음도 아니며, 아자는 둘이 아니요 아자는 둘이 아님도 아니며, 아자는 진실이 아니요 아자는 허망도 아니며, 아자는 구함이 아니요 아자는 구함을 떠난 것도 아니며, 아자는 깨끗함이 아니요 아자는 깨끗함을 떠남도 아니며, 아자는 집착이 아니요 아자는 집착을 떠남도 아니며, 아자는 남[生]이 없으나 나지 않는 것도 아니요 나야 할 조그만 법도 없으며, 아자는 멸함이 없으나 멸하지 않는 것도 없고 멸해야 할 조그만 법도 없으며, 아자는 공하지 않으나 공하지 않은 것도 없으며 아자는 상이 없으나 상 아닌 것도 없으며, 아자는 원이 없으나 원하지 않는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깨쳐 들어가면 희론(戱論)이 아님을 아나니, 이것을 아자의문(阿字義門)을 깨쳐 들어가는 것이라 합니다.
세존이시여, 또 모든 법은 마음으로부터 생기며 아(阿)자로 말미암아 달(達) 자(字)를 끌어냅니다. 만일 달자문(達字門)을 깨쳐 들어가면 일체의 교법(敎法)을 깨쳐 들어갈 것이니, 이른바 함이 있는 법과 함이 없는 법, 표시 있는 법과 표시 없는 법, 세속법과 승의법을 깨쳐 들어가는 것입니다.
041_0743_c_02L 세존이시여, 승의법이란 오직 하나인 진여(眞如)이니 말로써 설명해 나타낸들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갖가지 일을 하는 것과 같아서 꿈의 경계는 진실이 아니요 다만 거짓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깨고 나면 다 마음으로 지은 것임을 아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빈 골짜기가 음향을 전하는 것과 같아서 자성에는 진실이 없고 화합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 요술쟁이가 요술을 부리는 것과 같아서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하고 진실로 있다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또 아지랑이를 보고 망령되게 물 생각을 내는 것과 같아서 지혜로운 이는 본래 그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압니다. 세존이시여, 또 거울 속에 나타나는 모든 색상과 같아서 망령되게 분별을 내지마는 실체는 얻을 수 없습니다. 모든 법성이 공한 것도 이와 같아서 다만 저 어리석은 사람을 기쁘게 할 뿐이요 필경에 모든 법은 본래 적정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옛날 과거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승의제의 법을 듣고 진실한 견해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