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41_0741_a_01L부자합집경 제10권
041_0741_a_01L父子合集經卷第十


서천 서역 삼장 조산대부 시홍로경 선범대사 사자사문 일칭 등 한역
송성수 번역
041_0741_a_02L西天譯經三藏朝散大夫試鴻臚卿宣梵大師賜紫沙門臣日稱等奉詔譯


20. 대범천왕수기품(大梵天王授記品)
041_0741_a_03L大梵王天授記品第二十

그때 그 모임의 60구지 범천자(梵天子)들은 저 아수라왕과 내지 타화자재천 등이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수기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매우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괴이하게 여겼다.
이 천자들은 이미 과거에 부처님께 친근하고 공양하여 선근을 쌓았고 선정을 깊이 닦아 세속법을 뛰어넘었으며,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각각 최상의 심심한 법의 즐거움을 얻고 환히 통달하여 모든 희론(戱論)을 떠나 결정적인 이해를 내었다.
041_0741_a_04L爾時會中有六十俱胝梵天子衆諸阿脩羅王乃至佗化自在天等世尊所作供養已復聞如來與彼授歡喜踊躍怪未曾有是諸天子已於過去諸如來所親近供養積集善深修禪定超世俗法於佛正教獲最上甚深法樂明了通達離諸戲生決定解

그리하여 모든 법은 지음도 아니요 지음이 없음도 아니며 남[生]도 아니요 남이 없음도 아니며 얻음도 아니요 얻음이 없음도 아니며 다함도 아니요 다함이 없음도 아니며 떠남도 아니요 떠남이 없음도 아니며 때[垢]도 아니요 때를 떠남도 아니며 어리석음도 아니요 어리석지 않음도 아니며 지혜도 아니요 지혜 없음도 아니며 봄[見]도 아니요 봄이 없음도 아니며 취함도 아니요 취하지 않음도 아니며 공(空)도 아니요 공 아님도 아니며 상도 아니요 상이 없음도 아니며 원도 아니요 원이 없음도 아님을 알았다.
041_0741_a_12L了知諸法非作非無作非生非無生非得非無得非盡非無非離非不離非垢非離垢非愚不愚非智非無智非見非無見非取非不取非空非不空非相非無相非無願
041_0741_b_02L
이 천자들은 이렇게 알고는 마음에 집착이 없어 모든 생각을 멀리 떠나고 의지하여 구하는 바가 없으며 아무 구하는 생각이 없었다. 짓는 자라는 생각이 없고 짓는 자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범부라는 생각이 없고 범부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성문이라는 생각이 없고 성문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연각이라는 생각이 없고 연각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보살이라는 생각이 없고 보살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여래라는 생각이 없고 여래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열반이라는 생각이 없고 열반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으며, 윤회라는 생각이 없고 윤회의 법이라는 생각도 없었다. 이 천자들은 저 법의 성품이 허공과 같음을 알고 집착이 없어 불법 안에서 분별하는 생각을 떠났다.
041_0741_a_17L是諸天子如是知已心無所著遠離諸想無所依求無種種求無作者想無作者法想無凡夫想無凡夫法想無聲聞想無聲聞法想無緣覺想無緣覺法想無菩薩想菩薩法想無如來想無如來法想涅盤想無涅盤法想無輪迴想無輪迴法想是諸天子了彼法性猶如虛無有染著於佛法中離分別想

그때 범천왕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고요한 뜻으로 부처님을 게송으로 찬탄했다.
041_0741_b_03L梵天王合掌向佛以寂靜意說偈讚

여래는 평등한 슬기를 원만히 갖추시고
고요함의 행을 닦아 저 언덕에 이르렀으며
고요함의 법을 연설해 중생을 제도하시고
모든 세간이 언제나 고요함을 관찰하시네.
041_0741_b_05L如來具足平等慧
脩寂靜行到彼岸
說寂靜法度群生
觀諸世間常寂靜

보리는 고요하여 본래 더러움이 없는데
고요함의 경계를 의지하여 어지러움이 없고
언제나 고요함의 감로(甘露)의 맛을 먹으면서
일체의 곳에 두루 다 통달하네.
041_0741_b_07L菩提寂靜本無染
依寂靜境無動亂
常飡寂靜甘露味
於一切處悉通達

이와 같은 고요함의 최상의 길을
잘 관찰하는 사람은 묘한 즐거움 얻고
여덟 가지 바른 길을 오래 닦아서
세간의 온갖 번뇌 결박을 잘 끊으시네.
041_0741_b_09L如是最上寂靜道
善觀察者獲妙樂
依八正道久薰脩
能斷世間煩惱縛

고요함의 법을 닦아 보리를 증득한다는 것은
이는 바로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결정코 능히 열반의 성(城)에 이르러
부처님과 같아서 다름없으리.
041_0741_b_11L脩寂靜法證菩提
乃是先佛之所說
決定能至涅盤城
如佛世尊無有異

만일 누구나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의해
그것을 받들어 지니고 독송하며 부지런히 수학하여
고요한 해탈의 문을 구해 나아가면
일체 세간에 그보다 더 좋은 것 없으리.
041_0741_b_13L若人依止佛正教
受持讀誦勤修學
求趣寂靜解脫門
一切世間無過上

평등하고 고요한 길을 잘 닦으면
모든 감관이 고르고 순종해 항상 청정하고
온갖 복과 지혜를 갖추어 두루 장엄하여
마치 나라연(那羅延)이 큰 힘을 가진 것 같으리.
041_0741_b_15L善修平等寂靜道
諸根適悅常淸淨
具諸福慧徧莊嚴
如那羅延有大力

만일 고요한 감로(甘露)의 법을 알면
곧 능히 모든 상(相)을 다 떨쳐버리고
세간에 의지할 데 없음을 관찰하리니
그를 일러 여래의 최상의 제자라 하네.
041_0741_b_17L若了寂靜甘露法
則能盡袪諸有相
觀察世間無所依
是爲最上如來子

이 사람은 오래 전부터 모든 부처님 만나
끝이 없는 훌륭하고 좋은 인을 심었으므로
이 고요한 등지(等持)의 문(門)을 통달해
모든 혹(惑)을 다 떨쳐버리고 번뇌에 물들지 않네.
041_0741_b_19L是人久遇於諸佛
種植無邊勝善根
達斯寂靜等持門
息除諸惑無所染

바른 생각과 정진의 힘을 갖춤으로 말미암아
아첨과 게으른 생각을 모두 버리고
생사(生死)가 바로 곧 열반임을 아나니
이 세상의 모든 상을 잘 떠났기 때문이네.
041_0741_b_21L由具正念精進力
離於諂曲懈怠想
了知生死卽涅盤
能離世間諸相故

모든 부처님께서 이 세간에 나오시어
고요한 해탈의 법을 연설하실 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깨치고 의혹이 없어
윤회(輪廻)의 바다를 아주 벗어나네.
041_0741_b_23L諸佛出現於世間
演說寂靜解脫法
智者了達無有疑
永出輪迴生死海
041_0741_c_02L
만일 누구나 5온(蘊)에서 해탈을 구하고
고요한 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으면
다만 5온의 법이 견고하지 않은 것만 깨닫고
부처님의 보리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내네.
041_0741_c_02L若人於蘊求解脫
於寂靜法非愛樂
唯悟蘊法不堅牢
於佛菩提生驚怖

욕심을 떠나고 깨끗한 마음으로 해탈을 구하면
밝은 슬기로 능히 잘 가리어 결정하는데
욕심에 집착하고 상을 취하는 어리석은 사람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열어 보이지 않네.
041_0741_c_04L離欲淨心求解脫
能以明慧善揀擇
著欲取相諸愚夫
故佛於彼不開示

만일 적멸을 취하면 그것도 결박이어서
일체의 지혜를 성취할 수 없나니
일체의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그것을 일러 상이 없는 행에 잘 머문다 하네.
041_0741_c_06L若取寂滅亦是縛
不能成就一切智
不起一切執著心
是名善住無相行

이름이 없는 안온한 곳에 능히 이르러
맑고 깨끗한 부처님의 공덕을 얻으면
갖가지 논쟁을 그치고 악마를 항복 받고
일체의 번뇌의 결박을 잘 끊을 수 있으리.
041_0741_c_08L能至無名安隱處
逮得淸淨佛功德
息諸諍論伏魔怨
能斷一切煩惱縛

나는 평등하고 고요한 뜻으로
모니의 복덕을 찬탄하나니
그것을 법계의 모든 유정들에게 회향하여
다 함께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이다.
041_0741_c_10L我以平等寂靜意
稱讚牟尼福德聚
迴向法界諸有情
同證無上菩提果

그때 대범천왕이 모든 범중(梵衆)의 천자들이 게송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한 것을 알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041_0741_c_12L爾時大梵天王知諸梵衆天子偈讚佛德合掌向佛而說偈言

모니께서는 이 세간의 법을 잘 아십니다.
결정코 비고 거짓됨이 빈주먹과 같고
또한 가을 구름과 번갯불과 같음을
부처님께서 항상 나타내 보여 모든 허망을 없애십니다.
041_0741_c_14L牟尼善了世間法
決定虛假如空拳
亦如秋雲及電光
佛常顯示袪諸妄

마치 사람이 꿈속에서 굶주림의 핍박을 받다가
아주 묘한 밥을 먹고 온갖 맛난 반찬 먹지만
필경에는 음식도 없고 또한 사람도 없는 것처럼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41_0741_c_16L如人夢中饑所逼
遇飡上妙諸美膳
畢竟無食亦無人
如來證法亦如是

또는 꿈속에서 몹시 목이 마른 사람이
맑고 시원한 감로수를 마시는 것과 같아
알아야 하나니, 그 목마르고 물 마심 모두가 없음을.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041_0741_c_18L又如夢中渴乏者
得飮甘露淸泠水
應知渴飮悉皆無
如來證法亦如是

꿈속에서 미묘한 말 들었다 하더라도
저 말의 모습을 참으로 얻을 수 없어서
또한 말한 자와 듣는 이가 없나니
법이 그러함 알고서 의혹이 없습니다.
041_0741_c_20L如夢中聞美妙言
彼語言相實無得
亦無說者及聽人
了法如此無疑惑

또 공후(箜篌)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만
그 소리는 본래 제 성품이 없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5온을 보는 이치도 그와 같아서
5온의 제 성품을 얻을 수 없음을 압니다.
041_0741_c_22L又如箜篌出妙聲
彼聲本無有自性
智者觀蘊理如然
知蘊自性不可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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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고 중생도 없고
짓는 바 업도 없고 받는 과보도 없고
또한 그 과보를 받는 사람도 없나니
부처님께서는 이 이치를 잘 아십니다.
041_0741_c_24L無作無受無衆生
無所作業及受報
亦無受彼果報者
佛於此理善明了

비유하면 마니주의 본체가 밝게 트여
옷 위에 그것 놓으면 빛을 따라 변하는 것처럼
모든 법의 제 성품은 본래 티끌 없지만
그 분별함을 따라 더욱 더러워집니다.
041_0742_a_03L譬如摩尼體瑩澈
置之衣上隨色變
諸法自性本無塵
隨其分別而增染

또 부는 고동이 큰 소리를 내는 것과 같아서
그 소리나는 곳을 찾은들 무엇을 얻겠습니까?
그 소리의 제 성품은 본래 공하나니
부처님께서 모든 법을 아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041_0742_a_05L又如吹貝發大聲
推其響自何所得
彼聲自性本來空
佛了諸法亦如是

또 세간의 향기롭고 맛난 음식
그것은 여러 가지 맛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져
음식의 제 성품을 관찰하면 본래 공한 것처럼
부처님께서 모든 법을 아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041_0742_a_07L又如世間香美饌
彼由衆味而合成
觀食自性本來空
佛了諸法亦如是

천제(天帝)의 당기가 아주 높이 매달려
아무런 생각 없이 모든 색상을 나타내지만
저 당기의 자성이 본래 공한 것처럼
대선(大仙)께서 증득하신 법도 그러합니다.
041_0742_a_09L如天帝幢極高顯
無思而現諸色像
彼幢自性本來空
大仙證法亦如是

또 이 몸뚱이가 온갖 인연으로 이루어져
그 체성(體性)을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알아야 하나니, 모든 온(蘊)은 본래 그러함을.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1L又如身藉衆緣成
推其體相不可得
當知諸蘊本如然
如來證法亦如是

또 북을 두드려 내는 그 소리가
듣는 이들로 하여금 모두 기쁘게 하지만
그 소리는 본래 공인 것처럼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3L又如擊鼓所出聲
能令聞者生忻悅
彼之音響本來空
如來證法亦如是

또 사람이 북채로 북을 두드리는 것 같아
그 소리 오는 곳을 찾은들 어디서 오며
다시 사라지는 곳을 찾은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듯이.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5L如人以桴而擊鼓
尋其聲自何方現
復推隱沒向何方
如來證法亦如是

또 북의 소리가 미워하거나 사랑함이 없어
젖은 인연을 떠나면 곧 소리를 내는 것처럼
이 몸이 허망하고 거짓임은 본래 그렇고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7L又如鼓韻無憎愛
離濕潤緣則鳴響
此身虛假本同然
如來證法亦如是

또 사람이 북을 두드려 소리를 낼 때
그 소리는 저절로 나와 부름이 없는 것처럼
이 몸도 그와 같아 제 성품이 공함을 아나니
여래가 증득하신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041_0742_a_19L如人擊鼓發響時
彼聲任運無所召
了身如彼自性空
如來證法亦如是
041_0742_b_02L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범중과 대범왕 등의 마음속을 아시고, 그들이 고요한 뜻으로 여래를 찬탄해 마치자, 곧 입 안에서 큰 광명을 내어, 그들이 그 광명을 보고는 견고한 바른 견해로 더욱 깨끗한 슬기를 내게 하셨다. 그러자 존자 마승 비구가 게송으로 여쭈었다.
041_0742_a_21L爾時世尊知諸梵衆大梵王等心之思念以寂靜意讚如來已卽從口中放大光明令彼時會睹斯光已堅固正見增發淨慧尊者馬勝比丘以偈問曰

여래가 지금 기이한 현상을 나타내시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심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모든 하늘과 사람과 용과 또 귀신들은
이 신변(神變)을 모두 의심합니다.
041_0742_b_03L如來今者現奇相
放淨光明極希有
諸天及人龍鬼神
睹斯神變咸疑慮

최상이신 모니 조어사께서
이런 상서 나타내심은 까닭 없지 않으리라.
원하옵나니, 이 광명의 그 연유 말씀하시어
이 모인 대중들로 하여금 그 마음 기쁘게 하소서.
041_0742_b_05L最上牟尼調御士
現此瑞應非無因
願佛開演光因由
令諸時會心忻豫

저희들은 일심으로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내어
인자한 얼굴을 바라보면서 잠깐도 눈을 안 떼나니
만일 부처님의 그 범음성(梵音聲)을 들을 수 있으면
각각 의심을 풀고 믿음과 이해를 낼 것입니다.
041_0742_b_07L我等一心生渴仰
瞻奉慈容無暫捨
若得聞佛梵音聲
各各除疑生信解

여래가 이런 신통의 일을 나타내심은
반드시 모든 중생을 어여삐 여기심이리이다.
무슨 인연으로 이런 깨끗한 광명을 놓으십니까?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설명하여 주소서.
041_0742_b_09L如來現此神通事
必爲慈念諸衆生
何緣放此淨光明
今正是時冀開示

큰 성인이신 모니의 방편의 힘은
지금 이 대중들로 하여금 증상심(增上心)을 내게 하십니다.
이 대중들은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 섰습니다.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빨리 연설해 주소서.
041_0742_b_11L大聖牟尼方便力
令時機發增上心
衆等合掌住佛前
唯願如來速演說

그때 세존께선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41_0742_b_13L爾時世尊爲馬勝比丘說伽陀曰

마승아, 너는 이 광명을 보아라.
이것은 유정들을 두루 성숙시키기 위해서이다.
지금은 이 대중이 만일 내 말을 들으면
그들은 곧 보리에서 퇴전하지 않으리라.
041_0742_b_14L馬勝汝矚此光明
普爲成熟有情故
時衆若聞我所說
則於菩提無退轉

대범천왕과 저 범천의 대중들
법의 성품을 잘 통달하고 의혹을 없애나니
저들은 이미 나유타의 겁 동안
끝이 없는 맑고 깨끗한 행을 닦아 익혔느니라.
041_0742_b_16L大梵天王梵衆等
善達法性除疑惑
已於那由佗劫中
修習無邊淸淨行

모든 경계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이 없고
그 마음은 허공과 같아 아무 걸림 없으며
항상 모든 유정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를 원해
보리의 결과를 취하여 증득하지 않았다.
041_0742_b_18L於諸境界無染著
心如虛空無罣礙
常樂利樂諸有情
而不取證菩提果

저들은 다시 오는 세상에서는
한량이 없는 구지의 겁을 지나
해탈의 문을 원만히 닦아 증득하고
끝이 없는 큰 인내의 힘을 성취하리라.
041_0742_b_20L彼等復於未來世
過於無量俱胝劫
具足修證解脫門
成就無邊大忍力

그런 뒤에야 위없는 도를 이루게 되어
그 명호를 대인력(大忍力) 여래라 하고
모든 중생을 제어해 항복하고 포섭해 교화하고
이 세간을 모두 비고 고요한 것이라 관찰하리라.
041_0742_b_22L然後得成無上道
號曰大忍力如來
調伏攝化諸群生
觀諸世間皆空寂
041_0742_c_02L
그 부처님의 수명은 극히 길고 오래인데
모두 함께 옛날에 여러 겁 동안 수행하여
큰 위엄과 공덕, 또 명예를 모두 갖추고
유정들이 나고 죽는 괴로움을 잘 구제하리라.
041_0742_b_24L彼佛壽量極長久
同昔修行諸劫數
具大威德及名稱
能拔有情生死苦

그 부처님의 국토는 극히 장엄하고 깨끗하며
부(富)하고 즐거우며 풍요하여 그 짝이 없었나니
설사 나유타의 겁 동안
그 공덕을 말하여도 다하지 못하리라.
041_0742_c_03L彼佛剎土極嚴淨
富樂豐饒無與等
設於那由佗劫中
說其功德不能盡

그 부처님께서 설명하는 법은 생각하기 어렵나니
제 성품이 비고 고요해 의지하는 곳이 없으며
그 국토에 사는 모든 중생들
좋은 인(因)을 성숙시키어 줄어드는 일이 없다.
041_0742_c_05L彼佛說法難思議
自性空寂無所依
其國所有諸衆生
成熟善根無損減

그들은 모두 윤회의 괴로움의 끝을 다하여
다시는 한번도 뒤에 날 몸[後有身]을 받는 일 없고
또한 귀신이나 축생이나 지옥이란 이름도 없고
오직 변천해 흐르는 ‘제행(諸行)이 고(苦)함’만 있을 뿐이다.
041_0742_c_07L皆盡輪迴苦邊際
無一復受後有身
亦無鬼畜地獄名
唯有遷流諸行苦

제행이 무상함을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각각 훌륭한 서원을 세우고 이 세계를 싫어하리니
그러므로 그 나라에 사는 모든 유정들은
모두 늙음과 병과 죽음을 능히 아주 떠나게 되리라.
041_0742_c_09L由悟諸行無常故
各發勝願生厭患
是故彼國諸有情
皆能永離老病死

또 저 유정들은 선을 잘 닦고 지어
귀로는 다시 다른 소리를 듣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이란 무아(無我)와 무상(無常)과
고(苦)와 공(空)과 적정(寂靜)과 무상(無相)의 법뿐이다.
041_0742_c_11L又彼有情善修作
耳不復聽餘音聲
唯聞無我及無常
苦空寂靜無相法

부처님 말씀을 받들어 지녀 방일하지 않고
언제나 순수하고 깨끗한 진실한 행을 닦으면서
감로(甘露)의 해탈문(解脫門)과
최상이요 가장 훌륭한 보리의 도를 구하여 나아간다.
041_0742_c_13L奉持佛語不放逸
常修純淨眞實行
趣求甘露解脫門
最上最勝菩提道

그 국토에 있는 모든 절의
담장이나 벽이나 숲의 나무들
모두 맑고 깨끗한 묘한 법음(法音)을 내나니
그것을 듣는 이는 모두 불퇴(不退)의 자리에 오른다.
041_0742_c_15L彼土所有諸塔寺
若牆若壁林木等
皆出淸淨妙法音
聞者咸登不退地

이것은 바로 여래의 신통의 힘 때문이니
그것이 이런 여덟 가지 범음성(梵音聲)을 내면
그 소리 듣고는 나고 죽는 흐름을 등지고
적정(寂靜)의 진실하고 항상된 즐거움을 깨닫는다.
041_0742_c_17L此是如來神力故
演斯八種梵音聲
聞已棄背生死流
求證寂靜眞常樂

그 국토에 사는 모든 중생들
그들은 이미 과거에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 동안에
보리를 얻기 위해 오랫동안 수행했나니
이제는 반드시 차례로 부처를 이루리라.
041_0742_c_19L其國所有諸衆生
已於過去河沙劫
爲菩提故久修行
今當次第得成佛

대범천왕과 그 범중(梵衆)들
언제나 적멸(寂滅)의 이치를 닦아 증득함으로 말미암아
그 때의 그 부처님과 또 중생들은
다 함께 적멸(寂滅)의 감로와 같은 맛을 먹으리라.
041_0742_c_21L大梵天王梵衆等
由常脩證寂滅理
爾時彼佛及衆生
同飡寂滅甘露味

다시 중생 세계가 본래 공함을 관찰하되
일찍이 잠깐도 피로하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나니
그러므로 능히 모든 법의 성품에 두루 들어가
언제나 적정의 상(相)이 없는 행을 닦는다.
041_0742_c_23L復觀衆生界本空
未曾暫起疲勞想
故能徧入諸法性
常修寂靜無相行
041_0743_a_02L
21. 광음천수기품(光音天授記品)
041_0743_a_02L父子合集經光音天授記品第二十一

그때 그 모임에 있던 80구지의 광음천자(光音天子)들은 아수라왕과 내지 범천왕 등이 세존께 각각 신기한 변화를 나타내어 온갖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주시는 말씀을 듣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 하여 기뻐하였다.
041_0743_a_03L爾時會中有八十俱胝光音天子諸阿脩羅王乃至梵天王等於世尊各現神變作諸供養復聞如來與授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歡喜踊得未曾有

이때에 광음천왕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 앞에 서서 아뢰었다.
“조명제법(照明諸法)이라는 삼마지가 있습니다. 만일 어떤 보살이 이 삼마지를 잘 닦아 익히면 일체 모든 법에 들어가 이해할 것이며 다시 무량한 변재를 얻을 것입니다. 이른바 집착이 없는 변재와 가지(加持)한 변재ㆍ교묘한 변재ㆍ아름답고 묘한 변재ㆍ뜻에 맞는 변재ㆍ결박을 떠난 변재ㆍ안온한 변재ㆍ매우 깊은 변재ㆍ미묘한 변재ㆍ짝이 없는 변재 등이며, 나아가서는 여래께서 가지신 최상의 변재를 얻을 것입니다.
041_0743_a_08L是時天主卽從座起袒右肩頭面敬禮住立佛前白言世有三摩地名照明諸法若有菩薩善脩習此三摩地者則能入解一切諸法復能獲得無量辯才所謂無著辯才加持辯才善巧辯才美妙辯才適意辯才離縛辯才安隱辯才甚深辯才微妙辯才無等辯才乃至獲得如來所有最上辯才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조명제법 삼마지라 하는가 하면, 만일 보살이 이 삼마지를 얻으면 모든 법에 대해 심사(尋伺) 및 작의(作意)가 없고 만일 이것을 떠나면 의혹이 없으며 만일 모든 법에 대해 의혹을 끊으면 일체의 곳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저 모든 법은 자성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041_0743_a_16L世尊何故名爲照明諸法三摩地若菩薩摩訶薩得此三摩地者於一切法無有尋伺及彼作意若離此者則無疑惑若於諸法斷除疑惑於一切處通達無礙以故以彼諸法離自性故
041_0743_b_02L
만일 모든 법에 자성이 없음을 알면 그 보살은 곧 ‘아자의문(阿字義門)’에 들어가 이해할 것이니 이른바 ‘아(阿)’ 자(字)는 지음이 없고, ‘아’자는 보변(普遍)이며, 아자는 유위가 아니요 아자는 무위가 아니며, 아자는 성취하지 못할 것이 없고 아자는 의지하는 데가 없으며, 아자는 움직임이 아니요 아자는 어지러움이 아니며, 아자는 분별이 아니요 아자는 분별을 떠난 것이 아니며, 아자는 필경이 아니요 아자는 산괴(散壞)가 아니며, 아자는 형색이 아니요 아자는 현색(顯色)이 아니며, 아자는 주지(住持)가 아니요 아자는 정주(定住)가 아니며, 아자는 앎이 아니요 아자는 봄[見]이 아니며, 아자는 말이 아니요 아자는 말을 떠난 것이 아니며, 아자는 사의(思議)가 아니요 아자는 사의를 떠난 것이 아니며, 아자는 오고 감이 아니요 아자는 듦과 남이 아닙니다.
041_0743_a_21L若了諸法自性無有彼菩薩則能入解阿字義所謂阿者無作阿者普徧阿者非有爲阿者非無爲阿者無不成就者無所依止阿者非動阿者非亂者非分別阿者非離分別阿者非畢阿者非散壞阿者非形色阿者非顯色阿者非住持阿者非定住阿者非知阿者非見阿者非言說阿者非離言說阿者非思議阿者非離思議阿者非去來阿者非入出

또 아(阿)자는 겉이 있는 것이 아니요 아자는 겉이 없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이름이 아니요 아자는 모양이 아니며, 아자는 대치(對治)가 아니요 아자는 복장(覆障)이 아니며, 아자는 다함이 아니요 아자는 다함이 없음도 아니며, 아자는 둘이 아니요 아자는 둘이 아님도 아니며, 아자는 진실이 아니요 아자는 허망도 아니며, 아자는 구함이 아니요 아자는 구함을 떠난 것도 아니며, 아자는 깨끗함이 아니요 아자는 깨끗함을 떠남도 아니며, 아자는 집착이 아니요 아자는 집착을 떠남도 아니며, 아자는 남[生]이 없으나 나지 않는 것도 아니요 나야 할 조그만 법도 없으며, 아자는 멸함이 없으나 멸하지 않는 것도 없고 멸해야 할 조그만 법도 없으며, 아자는 공하지 않으나 공하지 않은 것도 없으며 아자는 상이 없으나 상 아닌 것도 없으며, 아자는 원이 없으나 원하지 않는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깨쳐 들어가면 희론(戱論)이 아님을 아나니, 이것을 아자의문(阿字義門)을 깨쳐 들어가는 것이라 합니다.
041_0743_b_08L阿者非有阿者非無表阿者非名阿者非相阿者非對治阿者非覆障阿者非盡阿者非無盡阿者非二阿者非不二阿者非眞實阿者非虛妄阿者非求阿者非離求阿者非淨阿者非離淨阿者非執阿者非離執阿者無生無所不生無少法可生阿者無滅無所不滅無少法可滅阿者不空無所不阿者無相無所不相阿者無願所不願如是解已知非戲論是名入解阿字義門

세존이시여, 또 모든 법은 마음으로부터 생기며 아(阿)자로 말미암아 달(達) 자(字)를 끌어냅니다. 만일 달자문(達字門)을 깨쳐 들어가면 일체의 교법(敎法)을 깨쳐 들어갈 것이니, 이른바 함이 있는 법과 함이 없는 법, 표시 있는 법과 표시 없는 법, 세속법과 승의법을 깨쳐 들어가는 것입니다.
041_0743_b_19L世尊又復諸法從意中由阿字故引生達字若能入解達字門者則能入解一切教法所謂入解有爲法無爲法有表法無表法俗法勝義法
041_0743_c_02L
세존이시여, 승의법이란 오직 하나인 진여(眞如)이니 말로써 설명해 나타낸들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갖가지 일을 하는 것과 같아서 꿈의 경계는 진실이 아니요 다만 거짓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깨고 나면 다 마음으로 지은 것임을 아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빈 골짜기가 음향을 전하는 것과 같아서 자성에는 진실이 없고 화합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041_0743_b_23L世尊勝義法者唯一眞以言詮顯何由能解世尊如人夢中作種種事夢境非實但有假名已了知皆由心造世尊如空谷中傳於音響自性無實從和合生

세존이시여, 또 요술쟁이가 요술을 부리는 것과 같아서 어리석은 자는 알지 못하고 진실로 있다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또 아지랑이를 보고 망령되게 물 생각을 내는 것과 같아서 지혜로운 이는 본래 그 실체가 없는 것임을 압니다. 세존이시여, 또 거울 속에 나타나는 모든 색상과 같아서 망령되게 분별을 내지마는 실체는 얻을 수 없습니다. 모든 법성이 공한 것도 이와 같아서 다만 저 어리석은 사람을 기쁘게 할 뿐이요 필경에 모든 법은 본래 적정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옛날 과거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승의제의 법을 듣고 진실한 견해를 얻었습니다.”
041_0743_c_04L世尊幻化人作諸幻事愚夫不了謂爲實世尊又如陽焰妄生水想智者了本無其體世尊又如鏡中現諸色妄生分別實不可得諸法性空復如是但爲悅豫彼愚夫人畢竟諸法本來寂靜世尊我昔曾聞先佛所說勝義諦法得眞實見

이 천자들은 이렇게 말하여 부처님의 인가(印可)를 받았다. 그리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41_0743_c_11L是諸天子此說已佛所印可頭面作禮以偈讚

세존께서는 제일의(第一義)를 잘 통달하셨나니
그러므로 차례로 법을 잘 말씀하시네.
총명한 슬기를 가진 모든 부처님의 참 제자들
부처님의 가르침의 바다에 잘 유희하네.
041_0743_c_13L世尊善達第一義
故能展轉說諸法
諸有聰慧佛眞子
於佛教海能遊戲

지혜가 적은 세간의 모든 어리석은 자는
‘나[我]’에 집착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지만
‘나’와 또 ‘나의 것’이란 본래 공한 것이어서
시방을 두루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네.
041_0743_c_15L世間少智愚癡人
由著我故不能解
我及我所本來空
十方求之不可得

마치 아지랑이를 보고 본래 물이 아니건만
어리석은 자는 망령된 생각으로 물이라 아는 것처럼
이와 같이 전도된 집착으로 ‘나’라고 하나니
그것은 번뇌에 물든 슬기로써 참 지혜를 모르기 때문이네.
041_0743_c_17L如見陽焰本非水
愚夫妄想作水解
如是顚倒執爲我
皆由染慧迷眞智

다섯 욕심에 대해 사랑과 즐거움을 내기 때문에
나고 죽는 온갖 고초를 갖추어 받지마는
모든 온(蘊)은 제 성품이 본래 공한 것인데
어리석은 사람은 잘못하여 여러 갈래의 윤회에 떨어지네.
041_0743_c_19L由於五欲生愛樂
備受生死諸楚毒
諸蘊自性本來空
愚夫枉墜於諸趣

저들은 바른 지혜가 없어 마음이 어지럽고
온갖 괴로운 경계를 망령되이 즐거움이라 하며
세 가지 독(毒)의 불에 오랫동안 타면서
일찍이 깨닫지 못하고 두려움을 내네.
041_0743_c_21L彼無正智心狂亂
於諸苦境妄爲樂
爲三毒火鎭燒然
未嘗覺悟生怖畏

어리석은 사람은 온갖 더러운 유혹을 싫어하지 않고
원수를 친한 벗이라 하여 따르는 것처럼
여래가 말씀하시는 승의의 공(空)을 듣고는
도리어 두려움을 내거나 혹은 업신여기네.
041_0743_c_23L愚夫不厭諸垢惑
如隨怨賊爲親友
聞如來說勝義空
返生驚怖或輕毀
041_0744_a_02L
마치 이 세간에 겁이 많은 사람이
비록 예리한 칼을 가지고는 두려워하는 것처럼
여래는 바른 법을 연설하시니
이른바 비밀한 아(阿)자이네.
041_0744_a_02L猶如世間怯弱人
雖持利劍心憂怖
如來演暢正法門
所謂微密一阿字

최상의 진실한 슬기 내시니
평탄한 땅에 교목(喬木)이 난 것 같나니
여러 악마 군사들을 잘 항복시키고
위없는 보리의 도를 빨리 증득하셨네.
041_0744_a_04L出生最上眞實慧
如平坦地生喬木
善能降伏衆魔軍
速證無上菩提道

모니의 모든 훌륭한 제자들
이와 같은 제일의를 다 알고는
스스로 세 가지 독(毒)의 더러움을 씻어 버리고
독에 걸린 다른 사람을 보면 법의 약을 보시하네.
041_0744_a_06L牟尼有諸勝弟子
了達如是第一義
旣自消伏三毒垢
見餘毒者施法藥

여덟 가지 바른 길의 큰배로
중생들을 실어 날라 유(有)의 바다에서 나오게 하고
모든 법이 본래 공함을 알게 하여
온갖 그릇된 주장과 허망한 분별을 쉬게 하네.
041_0744_a_08L以八正道大舩筏
運載群生出有海
令知諸法本來空
息諸異論妄分別

현명한 사람이 삿됨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옴은
과거에 일찍이 그 좋은 인을 닦았기 때문이니
법의 본체와 성품이 본래 공함을 알면
마음에 집착이 없어 곧 해탈하리라.
041_0744_a_10L明人捨邪歸正道
夙昔曾修彼善根
了法體性本來空
心無所著卽解脫

만일 법의 성품이 곧 부처와 같은 줄 알면
그를 일러 큰 지혜의 나라연이라 하네.
모든 법의 성품이 공하지만 공함 또한 없고
또한 결박도 없거니와 결박하는 자도 없네.
041_0744_a_12L若達法性卽同佛
是名大智那羅延
諸法性空無所空
亦無繫縛及縛者

진여(眞如)는 적멸하여 모든 상을 떠났고
그 본체는 더러운 것도 아니요 깨끗한 것도 아니네.
그것은 법이(法爾)로서 본래 그러하나니
번뇌의 결박도 아니요 또한 끊을 것도 없네.
041_0744_a_14L眞如寂滅離諸相
體非垢染亦非淨
以其法爾本如然
非煩惱縛亦無斷

이와 같이 모든 법의 성품을 알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보리를 얻을 것이며
스스로를 능히 제도하고 남도 이롭게 하며
바른 이치를 잘 말하면서도 갚음을 바라지 않네.
041_0744_a_16L如是了知諸法性
是人不久得菩提
自能得度亦利他
善談正理不希報

유정은 항상 허망한 생각을 내어
경계에서 남자와 여자의 모습에 집착하여
어리석고 더러운 마음을 더욱 자라게 하나니
마치 목마른 사슴이 아지랑이를 보고 달리는 것 같네.
041_0744_a_18L有情常生虛妄想
於境執著男女相
增長愚癡染污心
猶如渴鹿奔陽焰

그 여러 가지 업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세계에 나는데
이 업은 다 허망한 생각에 의해 생기는 것이네.
업의 본체와 성품이 본래 공한 것임을 알면
필경에는 그 업을 짓는 사람도 없네.
041_0744_a_20L由彼彼業生諸趣
此業皆由妄想生
了業體性本來空
畢竟無有能作者

저희들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그 뜻 알도록
생각하기 어려운 묘한 법문을 나타내 보이십니다.
모니 대도사님께 귀명하옵나니
모든 감관이 적정하여 집착함이 없네.
041_0744_a_22L我等解佛所說義
顯示難思妙法門
歸命牟尼大導師
諸根寂靜無所著
041_0744_b_02L
여래는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고
끝이 없는 공덕의 바다를 성취하시고
삼계 가운데서 등불이 되셨나니
모든 하늘의 묘한 공양을 받으실 만하네.
041_0744_a_24L如來淸淨無瑕穢
成就無邊功德海
於三界中作照明
堪受諸天妙供養

저희들은 지금 이 큰 모임에서
능인(能仁)의 큰복을 찬탄하네.
장하십니다. 견줄 데 없는 이족존(二足尊)께서는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의 뜻을 다 아시네.
041_0744_b_03L我等於今大會中
稱讚能仁大福聚
善哉無比二足尊
究盡諸法實相義

이 얻은 바 선근의 힘을
3유(有)의 모든 중생들에게 돌려 베풀고
오는 세상의 저 정토(淨土)에서
모두 보리의 결과를 성취하기 원하옵니다.
041_0744_b_05L以此所獲善根力
迴施三有諸衆生
願於未來淨土中
悉能成就菩提果

그때 세존께선 광음천자들의 생각과 그들이 불법을 밝게 통달하고, 뛰어나고 광대한 변재를 갖추고 여래의 수기를 바라는 것을 아시고, 곧 입 안에서 큰 광명을 놓았다. 그러자 존자 마승 비구는 이것을 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041_0744_b_07L爾時世尊知諸光音天子心之所念於佛法中明了通達具足殊勝廣大辯才希望如來與授佛記卽於口中放大光明尊者馬勝比丘睹是事合掌向佛以偈問曰

큰 슬픔으로 이 세간을 구호하시는 어른
상서로운 공덕 무더기를 성취하시고
방편의 힘으로 모든 의혹을 풀어 주십니다.
이 광명을 놓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041_0744_b_12L大悲救護世間者
成就吉祥功德聚
以方便力息群疑
放此光明極希有

여기 이 대중이 만일 부처님 말씀을 들으면
마음에 깨끗한 믿음을 내고 결정코 알아
부지런히 묘한 행을 닦고 보리로 나아가
윤회하는 생사의 바다를 뛰어넘을 것입니다.
041_0744_b_14L衆會若聞佛所說
心生淨信決定解
勤修妙行趣菩提
超出輪迴生死海

일체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
늙음과 병과 죽음의 핍박을 받을 때
여래는 언제나 크게 슬퍼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구제하여 여덟 가지 성도를 닦게 하십니다.
041_0744_b_16L一切天人阿脩羅
爲老病死所逼切
如來常以大悲心
救濟令修八聖道

저들은 용맹스러운 큰 정진으로 말미암아
깊은 마음이 견고하여 물러남이 없어
이와 같은 묘한 법문을 즐거이 닦으면서
맹세코 보리를 증득하고 부처 지혜 구하려 하나이다.
041_0744_b_18L彼由勇猛大精進
深心堅固無退屈
樂修如是妙法門
誓證菩提求佛智

지금 여기 모인 이 대중은 딴 생각 없고
일심으로 부처님의 인자한 얼굴을 우러러 보면서
여래의 미묘한 음성을 듣고는
의심 그물을 풀고 기뻐하기 원하옵니다.
041_0744_b_20L今此會衆無餘念
一心瞻仰佛慈顏
願聞如來微妙音
決除疑網生忻慶

부처님께서 이런 신변의 일을 나타내시어
입 안에서 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시는 것 보면
마치 고질병을 앓는 이가 용한 의사 만난 것 같고
또한 어린애가 인자한 어머니를 돌아보는 것과 같습니다.
041_0744_b_22L睹佛現斯神變事
口中放此淨光明
譬如痼疾遇良醫
亦如嬰兒顧慈母
041_0744_c_02L
어떤 사람이 깊은 법의 이치를 묻고는
넓고 큰 자비의 원력을 만족시키고
이 최상의 비밀한 문을 얻었기에
부처님께서 나타내시는 이 드문 일을 감득하였나이까?
041_0744_b_24L何人請問深法藏
滿足廣大悲願力
獲得最上祕密門
感佛現斯希有事

여기 모인 대중들 마음으로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서 광명의 인연을 말씀하시기 바라옵니다.
각각 맑고 깨끗한 마음을 원만히 잘 갖추고
이와 같은 삼마지를 닦아 익히옵니다.
041_0744_c_03L衆會心皆大歡喜
冀聞佛說光因緣
各能具足淸淨心
脩習如是三摩地

그때 세존께서는 마승 비구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41_0744_c_05L爾時世尊爲馬勝比丘說伽陀曰

마승은 능한 변재를 원만히 갖추고
대중의 마음에 잘 응하여 이렇게 묻는구나.
지금 바로 그 때의 까닭을 말하리니
이것은 곧 여래의 신변(神變)의 힘이니라.
041_0744_c_06L馬勝具足妙辯才
能應群心發斯問
今正是時說此因
斯則如來神變力

이 모든 광음천자들은
과거에 일찍이 무수한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세간에서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관찰하고는
부처의 도를 구해 제도하려고 맹세했었다.
041_0744_c_08L此諸光音天子衆
往昔曾供無數佛
觀察世間苦衆生
誓求佛道而濟度

이미 넓고 큰 진실한 행을 닦았거니
결정코 장차 일체의 지혜를 얻어
저 그릇된 견해로 깊이 집착하는 이들을 위해
지시하여 모두 바른 도에 돌아가게 하리라.
041_0744_c_10L已修廣大眞實行
決定當得一切智
爲彼深著邪見者
指示咸令歸正道

저들은 부처의 바른 가르침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그 이치의 맛에 깊이 들어가 존중하는 마음 내되
마치 저 세간의 모든 여자들
기꺼이 아들을 얻어 마음에 만족하는 것 같으리.
041_0744_c_12L彼等由聞佛正教
深入義味生尊重
猶如世間諸女人
喜得生男心滿足

이 모든 천자들은 마음이 맑고 깨끗하여
위없는 부처님의 보리를 뜻에 두고 구하여
일찍이 나유타의 겁 동안
남을 이롭게 하는 뛰어난 행을 닦았다.
041_0744_c_14L是諸天子心淸淨
志求無上佛菩提
曾於那由佗劫中
修習利佗殊勝行

그 교화된 중생은 한량이 없는데
모두 대승의 마음을 잘 일으키고
복과 지혜의 상(相)을 두루 갖추어 몸을 장엄하고
저 성수겁(星宿劫) 동안에 다 부처되리라.
041_0744_c_16L所化衆生無限量
皆能發起大乘心
具足福智相嚴身
星宿劫中皆作佛

저 모든 천자들이 부처를 이룰 때에는
그 국토는 무량 백천억이요
넓고 뛰어나고 묘하여 불가사의하며
갖가지 장엄은 그 짝이 없으리라.
041_0744_c_18L彼諸天子成佛時
國土無量百千億
廣博殊妙不思議
種種莊嚴無與等

세 가지 나쁜 세계와 여덟 가지 무가(無暇)는
저 모든 부처 국토에서는 들은 적이 없으며
또한 2승(乘)을 구해 증득하는 사람도 없고
제각기 모두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오른다.
041_0744_c_20L三惡趣及八無暇
彼諸佛剎未嘗聞
亦無求證二乘人
各各咸登不退地

또 저 모든 부처 국토 안에는
거기 사는 유정들의 수명이 모두 같아
10억 항하의 모래의 수만큼 오래 살면서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잘 받들어 섬긴다.
041_0744_c_22L又彼諸佛剎土中
有情壽量悉同等
滿足十億恒河沙
常能承事於諸佛
041_0745_a_02L
만일 나유타의 중생들로 하여금
2승의 법에 의해 멸도(滅度)를 취하게 하더라도
그것은 혹은 남자나 혹은 여자로 큰 행을 닦는
한 사람을 잘 교화하는 것보다 못하느니라.
041_0744_c_24L若令那由佗衆生
依二乘法取滅度
不如能化於一人
或男或女修大行

처음의 복 무더기를 이것에 견준다면
백천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거늘
하물며 많은 사람들을 권하고 격려하여
대승의 보살도에 편히 머물게 함이랴.
041_0745_a_03L以初福聚比於此
百千萬分不及一
何況勸勵於多人
安住大乘菩薩道

마승아, 너는 지금 자세히 들어야 한다.
여래가 이 세상에 나오는 일은 매우 드무나니
비유하면 저 우담바라꽃을
무변한 겁 지내도 만나기 어려움 같다.
041_0745_a_05L馬勝汝今當諦聽
如來出世甚希有
譬如優曇鉢羅花
經無邊劫難値遇

좋고 교묘한 방편으로 설법하는 스승은
진실한 무위(無爲)의 도를 잘 가르치나니
적정한 보리를 뜻에 두고 구하는 사람은
그를 공경하고 언제나 친근해야 하느니라.
041_0745_a_07L善巧方便說法師
能示眞實無爲道
志求寂靜菩提者
應當恭敬常親近

나유타 수의 모든 천자들은
묘한 보배 옷을 흩으면서 공중에서 내려와
다시 맑고 깨끗하고 묘한 게송으로
여래의 훌륭한 공덕을 찬탄하였다.
041_0745_a_09L那由佗數諸天子
散妙寶衣從空下
復以淸淨妙伽佗
稱讚如來勝功德

부처가 말한 적정한 감로의 법은
중생들의 번뇌의 뜨거움을 잘 없앤다.
만일 여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면
점차로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게 되리라.
041_0745_a_11L佛說寂靜甘露法
能袪衆生煩惱熱
若依如來教奉行
漸次得成無上覺
父子合集經 卷第十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