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4_0597_a_01L대지도론 제11권
014_0597_a_01L大智度論釋初品中舍利弗因緣第十六卷第十一


용수 지음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014_0597_a_02L龍樹菩薩造


16. 초품 중 사리불의 인연을 풀이함
014_0597_a_03L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奉 詔譯

【經】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14_0597_a_04L【經】
佛告舍利弗
【論】 【문】 반야바라밀은 보살마하살의 법이거늘 어찌하여 사리불에게만 말하고 보살에게는 말하지 않는가?
014_0597_a_05L【論】
問曰般若波羅蜜是菩薩摩訶薩法佛何以故告舍利弗而不告菩薩
【답】 사리불은 일체의 제자들 가운데 지혜가 제일이니, 이는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신 바와 같다.
014_0597_a_07L答曰舍利弗於一切弟子中智慧最第一如佛偈說

부처님을 제외하고
일체 중생의 지혜를
사리불과 견주려 하니
지혜와 지식에 있어서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네.
014_0597_a_08L一切衆生智
唯除佛世尊
欲比舍利弗
智慧及多聞
於十六分中
猶尚不及一

또한 사리불은 지혜롭고 많이 알아 큰 공덕이 있었다. 나이 여덟 살이 되자 18부(部)의 경1)을 외우고 경서의 모든 뜻과 이치를 통달했다.
014_0597_a_10L復次舍利弗智慧多聞有大功德始八歲誦十八部經通解一切經書義理
이때 마가타(摩伽陀)2) 나라에 용왕 형제가 있었는데, 하나는 길리(姞利)3)요, 또 하나는 아가라(阿伽羅)4)였다.
014_0597_a_13L是時摩伽陁國有龍王兄弟名姞利二名阿伽羅
때에 맞추어 비를 내리니 나라에 흉년이 없었다. 사람들은 이를 감사하여 항상 중춘(仲春)계절이 되면 모두 모여서 용이 사는 곳으로 가서는 큰 대회를 열었다. 풍악을 연주하고 진리를 토론하며 이 날 하루를 보냈다. 그 모임은 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으니, 용의 이름을 따서 이 대회의 이름을 짓게 되었다.
이 날에는 의례히 네 개의 높은 자리를 마련했다. 하나는 국왕을 위한 것이요, 둘은 태자를 위한 것이요, 셋은 대신을 위한 것이요, 넷은 논사(論士)를 위한 것이었다.
014_0597_a_14L降雨以時國無荒年人民感之常以仲春之月一切大集至龍住處爲設大會作樂談義終此一日自古及今斯集未替遂以龍名以名此會此日常法敷四高座一爲國王二爲太子三爲大臣四爲論士
014_0597_b_01L이때 사리불은 여덟 살의 몸으로서 여러 사람에게 물었다.
“이 네 개의 높은 자리는 누구를 위해 베푼 것인가?”
이에 사람들이 대답했다.
“국왕ㆍ태자ㆍ대신ㆍ논사를 위한 것입니다.”
이때 사리불이 사람들과 바라문들을 관찰해 정신[神情]을 들여다보니 자기를 이길 자가 없었다. 문득 자리에 올라 가부좌를 틀고 앉으니, 대중들은 의아해하고 기이하게 여겼다.
혹은 생각하기를 ‘어리석고 무지한 짓이다’ 하고, 혹은 생각하기를 ‘지혜가 보통 사람을 지날 것이다’ 했다.
014_0597_a_20L爾時舍利弗以八歲之身問衆人言此四高座爲誰敷之衆人答言爲國王太子大臣論士是時舍利弗觀察時人婆羅門等神情瞻向無勝己者便昇論牀結跏趺坐衆人疑怪或謂愚小無知或謂智量過人
제각기 그의 신기하고 특이함을 가상히 여겼으나 또한 제각기 자존심[矜]을 품고 있었기에 그가 나이 어림을 부끄러이 여겨 직접 마주하여 이야기하지 못한 채 모두가 나이 어린 제자들을 보내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이치와 이론이 월등히 뛰어나니, 이때 모든 논사들은 처음 보는 일이라 찬탄하며 어리석건 지혜롭건 크건 작건 모두가 굴복했다. 왕도 매우 기뻐하여 곧 관리[有司]에게 분부하여 한 고을을 봉헌해 항상 그로부터 물건을 보내주도록 했다.
왕은 코끼리가 끄는 수레를 타고 방울을 흔들면서 열여섯 큰 나라와 여섯 큰 성에 이 사실을 널리 알리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014_0597_b_03L雖復嘉其神異而猶各懷自矜恥其年小不自與語皆遣年少弟子傳言問之其答酬旨趣辭理超絕時諸論師歎未曾有愚智大小一切皆伏王大歡卽命有司封一聚落常以給之乘象輿振鈴告告宣示一切十六大六大城中無不慶悅
이때 이 사실을 알린 점술사[占師]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이 구율타(拘律陀)요, 성은 대목건련이었다. 사리불과는 벗으로서 친한 사이였는데, 사리불은 재주가 총명하고 견해가 신중했으며, 목건련은 호쾌하고 고귀했다.
014_0597_b_10L是時告占師名拘律陁姓大目揵連舍利弗友而親之舍利弗才明見重目揵連豪爽最貴
이 두 사람은 재주와 지혜가 비슷하고 덕과 행이 서로 같아서 다닐 때에도 함께 다니고 머물 때에도 함께 머물렀다. 짧건 길건 항상 정답게 지냈으며, 약속을 맺어 변치 않기를 원했다.
나중에 모두 세상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워 범지(梵志)의 제자가 되었다. 간절하게 도문(道門)을 구했으나 오래 지나도록 징조가 없기에 그의 스승인 산사야(刪闍耶)5)에게 이 사실을 물으니, 그는 대답했다.
“나도 도를 구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도과(道果)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없는 것인지, 과연 내가 도를 얻을 사람이 못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실제로 도를 얻지 못하고 있다.”
014_0597_b_13L此二人者才智相比德行互行則俱遊住則同止少長繾綣要終始後俱厭世出家學道作梵志弟子情求道門久而無徵以問於師師名刪闍耶而答之言自我求道歷年歲不知爲有道果無耶我非其人耶而亦不得
014_0597_c_01L다른 어느 날 그 스승이 병들어 누우니, 사리불은 머리맡에 섰고, 대목건련은 발 곁에 서 있는데, 스승은 숨 가쁘게 임종을 재촉하면서 가엾은 듯 빙긋이 웃었다. 두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웃는 뜻을 물었더니 스승이 대답했다.
“세상 사람들은 바른 안목이 없어 은애(恩愛)의 침해를 당하고 있다. 내가 보니 금지(金地)6)의 왕이 죽었는데, 그 대부인이 스스로 불더미에 뛰어들어 한 곳으로 가려 했으나 이 두 사람의 행과 보가 각각 다르므로 두 사람이 태어난 곳도 동떨어지게 달랐다.”
014_0597_b_19L他日其師寢疾舍利弗在頭邊立大目連在足邊立喘喘然其命將終乃愍爾而笑二人同心俱問笑意師答之言世俗無眼爲恩愛所侵我見金地國王死其大夫人自投火𧂐求同一處而此二人行報各異生處殊絕
두 사람은 스승의 말씀을 기록해 두어 그의 허와 실을 입증해보고자 했다. 뒤에 금지국의 상인이 멀리 마가다까지 왔기에 두 사람이 기록과 맞추어 보니, 과연 스승의 말과 같았다. 그러자 처연히 탄식하며 말했다.
“우리들은 진리를 아는 그런 사람이 못 되는구나. 이를 스승께서는 우리에게 숨겼던 것이로다.”
그리고는 서로 맹세했다.
“만일에 먼저 감로의 법을 얻은 이는 반드시 도와서 함께 완성합시다.”
014_0597_c_02L是時二人筆受師語欲以驗其虛實後有金地商人遠來摩伽陁國二人以疏驗之果如師語乃憮然歎曰我等非其人耶爲是師隱我耶二人相與誓曰若先得甘露要畢同味
이때 부처님께서 가섭의 형제 천 사람들을 제도하시고 여러 나라를 유행하시다가 왕사성에까지 오셔서 죽원(竹園)에 머무셨는데 두 범지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 함께 왕사성으로 들어가서 그 소식을 들으려 했다.
그때 아설시(阿說示)다섯 비구 가운데 한 사람라고 부르는 비구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와 걸식을 하고 있었다.
014_0597_c_07L是時佛度迦葉兄弟千人次遊諸國到王舍城頓止竹園二梵志師聞佛出世俱入王舍城欲知消爾時有一比丘名阿說示五人之一衣持鉢入城乞食
사리불은 그의 거동과 복장이 특이하며, 모든 감관이 고요히 가라앉아 있음을 보고는 가까이 가서 물었다.
“그대는 누구의 제자이며, 스승은 어떤 사람인가?”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석씨 종족의 태자께서 늙음ㆍ앓음ㆍ죽음의 고통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는데, 그가 나의 스승이시다.”
사리불이 말했다.
“그대의 스승께서 가르친 것을 나에게 말해 주시오.”
이에 아설시가 게송으로 대답했다.
014_0597_c_11L舍利弗見其儀服異容諸根靜默就而問言汝誰弟子師是何人答言釋種太子厭老出家學道得阿耨多羅三藐三菩是我師也舍利弗言汝師教授爲我說之卽答偈曰

나는 나이도 어리고
배운지도 오래지 않으니
어찌 지극한 진리를 펴서
널리 여래의 법을 말하랴.
014_0597_c_16L我年旣幼稚
學日又初淺
豈能宣至眞
廣說如來義

사리불이 다시 “그 요점을 간략히 말해 주시오”라고 말하니, 아설시 비구가 이런 게송을 읊었다.
014_0597_c_18L舍利弗言略說其要爾時阿說示比丘說此偈言

모든 법은 인연으로 생기나니
그 가르침은 인연을 설함이며
이 법은 인연에 의해 다한다고
우리 큰 스승께서 말씀하셨네.
014_0597_c_20L諸法因緣生
是法說因緣
是法因緣盡
大師如是說
014_0598_a_01L
사리불은 이 게송을 듣고는 곧 초도(初道)7)를 얻었다. 곧 목건련에게 말하러 가니, 목건련은 그의 얼굴이 화평하고 기꺼운 것을 보고 맞이하면서 말했다.
“그대는 감로의 법을 얻었는가? 나에게도 말해 달라.”
사리불이 곧 그를 위해 들었던 게송을 말해 주니, 목건련이 말했다.
“한 번 더 설명해 주시오.”
이에 다시 말해 주었더니, 역시 그도 초도를 얻었다.
014_0597_c_22L舍利弗聞此偈已卽得初道還報目目連見其顏色和悅迎謂之言得甘露味耶爲我說之舍利弗卽爲其說向所聞偈目連言更爲重說復爲說亦得初道
두 사람[師]이 250명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부처님께로 오니, 부처님께서는 두 사람이 제자들과 함께 오는 것을 멀리서 보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범지들의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보았느냐?”
비구들이 대답했다.
“이미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두 사람은 나의 제자 가운데서 지혜가 제일이며, 신통이 제일인 제자가 되리라.”
014_0598_a_04L二師與二百五十弟子俱到佛所佛遙見二人與弟子俱來告諸比丘汝等見此二人在諸梵志前者不諸比丘言已見佛言二人者是我弟子中智慧第一神足第一弟子
그들은 제자들과 함께 점점 부처님께 가까이 오더니, 이윽고 부처님 곁에 이르자 머리를 숙여 절하고 한쪽에 서서 다 같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불법 가운데 출가하여 계를 받고자 하옵니다.”
부처님께서 “잘 왔구나, 비구여”라고 말씀하시니, 머리칼과 수염이 저절로 깎여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지고 의발이 갖추어져 성취계(成就戒)를 받았다.
014_0598_a_09L大衆俱來以漸近佛旣到稽首在一面立俱白佛言世尊我等於佛法中欲出家受戒佛言善來比卽時鬚髮自落法服著身衣鉢具受成就戒
반 달이 지난 뒤에 부처님께서 장조범지(長爪梵志)8)에게 설법하실 때 사리불은 아라한도를 얻었다. 반 달 뒤에 도를 얻은 까닭은 장차 이 사람은 부처님을 따라 법륜을 굴릴 스승이 될 것이기에 배우는 이의 경지에서 앞에 나타난 모든 법에 스스로 들어가서 갖가지로 갖추어 알아야 했다. 그러므로 반 달 뒤에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014_0598_a_13L過半月後佛爲長爪梵志說法時舍利弗得阿羅漢道所以半月後得道者是人當作逐佛轉法輪師應在學地現前自入諸法種種具知是故半月後得阿羅漢道
이러한 갖가지 공덕이 매우 많나니, 그러므로 사리불은 비록 아라한이었지만 부처님은 이런 까닭에 반야바라밀의 매우 깊은 법을 사리불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014_0598_a_17L如是等種種功德甚多是故舍利弗雖是阿羅漢佛以是般若波羅蜜甚深法爲舍利弗說
【문】 만약에 그렇다면 어찌하여 처음에 사리불에게 조금만 말씀하시고 나중에 수보리에게는 많이 말씀하시는가? 만일 지혜가 제일이기 때문이라면 응당 그에게 많이 말씀하셨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다시 수보리에게도 말씀하셨는가?
014_0598_a_20L問曰若爾者何以初少爲舍利弗說後多爲須菩提說若以智慧第一故應爲多說復何以爲須菩提說
014_0598_b_01L【답】 사리불은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서 지혜가 제일이요, 수보리는 제자들 가운데서 무쟁삼매(無諍三昧)9)를 얻은 것으로 으뜸이다.
무쟁삼매의 특징은 항상 중생을 관찰하여 마음에 번뇌를 내지 않게 하고 가엾이 여기는 행을 많이 하는 것이요, 보살들은 큰 서원을 세워 중생을 제도한다. 곧 가엾이 여기는 모습이 같으므로 수보리에게 명하여 말하라 하신 것이다.
014_0598_a_23L答曰舍利弗佛弟子中智慧第須菩提於弟子中得無諍三昧最第一無諍三昧相常觀衆生不令心多行憐愍諸菩薩者弘大誓願以度衆生憐愍相同是故命說
또한 이 수보리는 공삼매(空三昧)를 행하기 좋아했다. 부처님께서 도리천(忉利天)10)에서 여름안거를 보내 법랍[歲]을 하나 더하신 뒤 염부제에 내려오셨는데, 이때 수보리가 석굴 속에 있으면서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내려오셨으니, 내가 부처님께 가야 하는가, 가지 말아야 하는가?’
또한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지혜의 눈으로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관찰하면 그것이 부처님을 뵙는 가운데서 으뜸이다≻ 하셨다.’
014_0598_b_04L復次須菩提好行空三昧如佛在忉利天夏安居受歲已還下閻浮提爾時菩提於石窟中住自思惟佛從忉利天來下我當至佛所耶不至佛所耶又念言佛常說若人以智慧眼觀佛法身則爲見佛中最
이때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내려오셨기 때문에 염부제 안의 사부대중이 모였다. 하늘 무리가 사람들을 보고 사람들은 또한 하늘 무리를 보았다.
좌중(座中)에 부처님과 전륜성왕과 하늘 무리로 이루어진 대중이 있었는데, 그 모임은 매우 장엄스러워서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014_0598_b_10L是時以佛從忉利天下故閻浮提中四部衆集諸天見人人亦見天座中有佛及轉輪聖諸天大衆衆會莊嚴先未曾有
이에 수보리가 생각했다.
‘지금 이 대중이 아무리 뛰어나게 수승하나 형세가 오래 머물 수 없으니, 달아 없어지는 법으로서 모두가 무상(無常)으로 돌아가리라.’
이러한 무상관의 초문(初門)에 의하여 수보리는 모든 법은 공하여 있지 않는 것임을 모두 알았고, 이러한 관찰을 행하자 곧 도를 증득했다.
014_0598_b_13L菩提心念今此大衆雖復殊特勢不久停磨滅之法皆歸無常因此無常觀之初門悉知諸法空無有實作是觀時卽得道證
이때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먼저 부처님을 뵙고 예배ㆍ공양하고자 했는데, 화색(華色)11)이라는 비구니가 여자라는 불편함[惡]을 버리기 위해 곧 전륜성왕과 7보로 장엄한 천 명의 태자로 변화하니, 사람들이 보자 모두 일어나 자리를 피해 떠나버렸다.
014_0598_b_17L爾時一切衆人皆欲求先見佛禮敬供養有華色比丘尼欲除女名之惡便化爲轉輪聖王及七寶千子衆人見之皆避坐起去
014_0598_c_01L변화한 왕이 부처님께 가서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 비구니로서는 최초로 부처님께 예배를 했다.
부처님께서 비구니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처음 예배한 것이 아니라 수보리가 최초에 예배하였느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수보리는 모든 법이 공함을 관찰하였으니, 이는 부처의 법신을 본 것이며 참 공양을 얻은 것이다. 이는 공양 가운데 으뜸이니, 산 육신에다 예경한다고 해서 공양이 되는 것이 아니니라.”
이런 까닭에 “수보리는 항상 공삼매를 관하여 반야바라밀다의 공한 모습과 상응한다”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에게 반야바라밀다를 말하게 하셨다.
014_0598_b_20L化王到佛所已還復本身爲比丘尼最初禮是時佛告比丘尼非汝初禮須菩提最初禮我所以者何須菩提觀諸法是爲見佛法身得眞供養供養中非以致敬生身爲供養也以是故言須菩提常行空三昧與般若波羅蜜空相相應以是故佛命令說般若波羅蜜
또한 중생들은 아라한은 모든 누(漏)가 이미 멸하고 다했음을 믿고 공경하는 까닭에 그에게 명해 말하게 하셨으니, 대중이 맑은 믿음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보살들은 누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니, 만일 그들로써 알리고자[證] 한다면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사리불과 수보리로 하여금 함께 반야바라밀을 설하게 하셨다.
014_0598_c_05L復次佛以衆生信敬阿羅漢諸漏已盡命之爲說衆得淨信故諸菩薩漏未盡若以爲證諸人不信以是與舍利弗須菩提共說般若波羅
【문】 어째서 사리불이라 하는가? 부모가 지어 주신 이름인가, 아니면 수행의 공덕에 의해서 지어진 이름인가?
014_0598_c_09L問曰何以名舍利弗爲是父母所作字爲是依行功德立名
【답】 이는 부모가 지어 준 이름이다. 염부제에서 제일 안락한 곳에 마가타국(摩伽陀國)이 있고 그 안에 왕사(王舍)라고 하는 큰 성이 있으니, 왕의 이름은 빈바사라(頻婆娑羅)12)이다.
014_0598_c_10L答曰是父母所作名字於閻浮提中第一安樂有摩伽陁國是中有大城名王舍名頻婆娑羅
마타라(摩陀羅)13)라는 바라문출신의 논사가 있었는데, 왕은 그 사람이 토론에 능하다 하여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 읍을 주었다. 마타라는 줄곧 가정에 머물렀는데, 아내가 딸을 하나 낳았다. 눈이 사리새[舍利]를 닮았으므로 그 딸을 사리14)라 불렀다. 다음에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무릎 뼈가 굵고 크므로 구치라(拘郗羅)15)秦진나라 말로는 큰 무릎(大膝)이다.라 했다.
이 마타라 바라문은 줄곧 집에 있으면서 아들딸을 기르며, 배우던 경서는 모두 폐지하여 잊고 다시 새로운 것을 익히지 않았다.
014_0598_c_13L有婆羅門論議師名摩陁羅王以其人善能論故賜封一邑去城不遠是摩陁羅遂有居家婦生一女眼似舍利鳥眼卽名此女爲舍次生一男膝骨麤大名拘郗羅郗羅秦言大膝也是婆羅門旣有居畜養男女所學經書皆已廢忘不業新
이때 남천축에 한 바라문 출신의 큰 논사가 있었으니, 이름이 제사(提舍)16)였다. 그는 열여덟 가지 큰 경[十八大經]을 모두 통달했는데 왕사성에 들어갈 때엔 머리에는 불을 이고 구리[銅]로 배를 감았다.
014_0598_c_20L是時南天竺有一婆羅門大論議師字提舍於十八種大經皆悉通利是人入王舍城頭上戴火以銅鍱腹
014_0599_a_01L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으면 “내가 배운 경서가 매우 많아서 배가 찢어질까 걱정이다. 그러므로 감싼다”라고 대답했다. “머리에는 어찌하여 불을 이고 가는가?”라고 물으면, “매우 어둡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물었다.
“해가 떠서 밝은데 어찌하여 어둡다 하는가?”
그가 대답했다.
“어두움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햇빛이 비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어리석음의 어두움에 덮인 것이다. 지금은 비록 해의 광명이 있으나 어리석음 때문에 오히려 어둡다.”
014_0598_c_23L人問其故便言我所學經書甚恐腹破裂是故鍱之又問頭上何以戴火答言以大闇故衆人言日出照明何以言闇答言闇有二種一者日光不照二者愚癡闇蔽今雖有日而愚癡猶黑
사람들이 말했다.
“그대가 아직 바라문인 마타라(摩陀羅)를 만나지 못했구나. 그대가 그를 본다면 배는 쭈그러지고 총명함[明]도 어두워지리라.”
그 바라문은 즉시 북 있는 곳으로 가서 논의를 청하는 북을 쳤다.
014_0599_a_05L衆人言汝但未見婆羅門摩陁羅汝若見者腹當縮明當是婆羅門逕至鼓邊打論議鼓
왕이 북소리를 듣고는 “누구의 짓이냐”고 물으니, 신하들이 대답했다.
“남천축에 한 바라문이 있어 이름이 제사인데 큰 논사입니다. 토론할 대상을 구하기 위해 토론을 알리는 북을 쳤습니다.”
왕이 매우 기뻐하면서 곧 대중을 모아놓고 말했다.
“능히 힐난[難]할 자가 있다면 그와 토론해 보거라.”
014_0599_a_07L王聞之問是何人衆臣答言南天竺有一婆羅門名提舍大論議師欲求論處故打論鼓王大歡喜卽集衆人而告之曰有能難者與之論議
마타라는 이 말을 듣고 스스로를 의심했다.
“내가 오랜 동안 공부를 쉬었고 또한 새 업을 짓지도 않았으니, 내가 이제 그와 겨룰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가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오고 있었는데, 도중에서 때마침 두 송아지가 싸우려는 것을 보자 문득 혼자 생각하기를 ‘이편의 소는 나요, 저편의 소는 그라고 생각하고 이것으로 점을 쳐서 누가 이길지 알아보리라’ 했다. 그런데 이쪽의 소가 지고 말았다. 그는 문득 큰 걱정을 하면서 생각했다.
‘점괘가 이렇다면 내가 질 모양이다.’
014_0599_a_11L摩陁羅聞之自疑我以廢忘又不業新知我今能與論不僶俛而來於道中見二特牛方相觝觸心中作想此牛是我彼牛是彼以此爲占知誰得勝此牛不如便大愁憂而自念言如此相者我將不如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려는데 어떤 아낙이 병에 물을 담아 가지고 그의 앞까지 와서는 땅에다 던져 깨뜨렸다. 그는 다시 생각했다.
‘이 또한 매우 불길하고 심히 불쾌하도다.’
매우 불쾌한 마음으로 대중들이 모인 곳에 들어가서 그 논사를 보니, 얼굴 모양과 기상에 이길 징조가 갖추어지고, 자기는 질 것이 분명했다. 어쩔 수 없이 그와 더불어 토론하는데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곧 지고 말았다.
014_0599_a_17L欲入衆時見有母人挾一甁水正在其前躄地破甁復作是念是亦不吉甚大不樂旣入衆中見彼論師顏貌意色勝相具足自知不如事不獲已與共論議論議旣交便墮負處
014_0599_b_01L 왕이 몹시 기뻐하면서 말했다.
“크게 지혜롭고 밝은 사람이 멀리서 우리나라에 오셨으니, 다시 한 고을을 봉해 주어 포상하고자 하노라.”
이에 신하들이 논의해 말했다.
“하나의 총명한 사람만 오면 한 고을을 봉하시면서 공신에게는 상을 주지 않으시고 빈 말씀으로 칭찬만 하신다면 국가를 다스리고 안정시키는 도가 아닌 줄로 여기나이다. 이제 마타라가 토론해서 졌으니 응당 그에게 봉했던 읍을 빼앗아서 이긴 자에게 주어야 합니다. 다시 또한 이기는 이가 생기면 다시 빼앗아서 그에게 주면 될 것입니다.”
왕은 그들의 말을 따라 당장에 빼앗아서 뒷사람에게 주었다.
014_0599_a_22L王大歡喜大智明人遠入我國復欲爲之封一聚落諸臣議言一聰明人來便封一邑功臣不賞寵語論恐非安國全家之道今摩陁羅論議不如應奪其封以與勝者更有勝人復以與之王用其言卽奪與後人
이때 마타라가 제사에게 말했다.
“그대는 총명한 사람이니, 내 딸을 그대에게 시집보내겠노라. 사내아이가 태어나 대를 잇게 될 테니 이제 나는 멀리 다른 나라로 가서 본래의 뜻을 구하리라.”
014_0599_b_05L是時摩陁羅語提舍言汝是聰明人我以女妻汝男兒相累今欲遠出他國以求本志提舍納其女爲
제사는 그 딸을 맞아 아내로 삼았다. 그의 아내가 임신을 하고 꿈을 꾸니, 어떤 사람이 몸에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금강방망이를 들고 산들을 두드려 부순 뒤에 큰 산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꿈을 깬 뒤에 그 남편에게 말했다.
“내가 이러이러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자 제사가 말했다.
“그대가 아들을 낳으면 모든 논사들을 모두 굴복시키되 오직 한 사람만은 굴복시키지 못하고 그의 제자가 될 것이오.”
014_0599_b_08L其婦懷妊夢見一人身被甲冑執金剛摧破諸山而在大山邊立已白其夫言我夢如是提舍言汝當生男摧伏一切諸論議師唯不勝一當與作弟子
사리부인은 잉태한 뒤로 그 뱃속의 아기 때문에 엄마까지도 매우 총명해져 토론에 매우 능숙해졌다. 그의 동생인 구치라가 누이와 토론하면 항상 지기만 할 뿐 상대가 되질 못했다. 그는 잉태한 아기가 반드시 크게 지혜로울 것임을 알았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도 이렇거늘 하물며 태어난 뒤에야 어떠하겠는가’라고 생각하고는 곧 집을 버리고 떠나 학문을 닦았다. 남천축까지 가서 손톱도 깎지 않은 채 열여덟 가지 경서를 읽어 모두를 환하게 통달했다. 그러므로 당시의 사람들은 그를 장조(長爪) 범지라 불렀다.
014_0599_b_12L舍利懷妊以其子故母亦聰明大能論議其弟拘郗羅姊談論每屈不如知所懷子必大智未生如是何況出生卽捨家學問至南天竺不翦指爪讀十八種經書皆令通利是故時人號爲長爪梵志
그의 누이가 아기를 낳은 지 7일 뒤에 횐 요에 싸서 그의 아버지에게 보이니, 아버지가 생각했다.
‘나를 제사라 부르니, 내 이름을 따라 우바제사(憂波提舍)17)우바란 진나라 말로는 따른다는 뜻이며, 제사는 별의 이름이다.라 하리라.”
곧 이 우바제사는 부모 때문에 지어진 이름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사리부인에게서 태어났다 하여 모두가 사리불(舍利弗)불(弗)은 진나라 말로는 아들이다.이라 불렀다.
014_0599_b_17L姊子旣生七日之後裹以白疊以示其父其父思惟我名提舍逐我名字字爲憂波提舍憂波秦言逐提舍星名是爲父母作字衆人以其舍利所生皆共名之爲舍利弗弗秦言子
014_0599_c_01L또한 사리불의 세세에 걸친 본원은 석가모니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지혜제일의 제자가 되어 사리불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본원의 인연에 의한 이름으로, 이러한 까닭에 사리불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014_0599_b_22L復次舍利弗世世本願於釋迦文尼佛所作智慧第一弟子字舍利弗是爲本願因緣名字以是故名舍利弗
【문】 만약에 그렇다면 어째서 우바제사라고 말하지 않고 단지 사리불이라고만 하는가?
014_0599_c_02L問曰若爾者何以不言憂波提舍而但言舍利弗
【답】 당시 사람들은 그의 어머니를 귀히 여겼다. 곧 그녀는 뭇 여인들 가운데 총명하기가 으뜸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사리불이라 불렀다.
014_0599_c_03L答曰時人貴重其母於衆女人中聰明第一是因緣故稱舍利弗
【經】 보살마하살이 일체종(一切種)18)으로써 일체법을 알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익히고 행해야 하느니라.
014_0599_c_05L【經】
菩薩摩訶薩欲以一切種知一切法當習行般若波羅蜜
【論】 보살마하살의 뜻은 앞에 보살을 찬탄하는 품에서 말한 바와 같다.
014_0599_c_07L【論】
菩薩摩訶薩義如先「讚菩薩品」中說
【문】 무엇을 일체종이라 하고, 무엇을 일체법이라 하는가?
014_0599_c_08L問曰云何名切種云何名一切法
【답】 지혜문을 일러 종(種)이라 한다. 어떤 사람은 한 지혜의 문으로 관찰하고, 어떤 사람은 둘ㆍ셋ㆍ열ㆍ백ㆍ천ㆍ만 나아가서는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아승기 지혜의 문으로 모든 법을 관찰한다. 지금은 온갖 지혜의 문으로 온갖 종자에 들어가서 온갖 법을 관찰하나니, 이것이 일체종이다.
014_0599_c_09L答曰智慧門名有人以一智慧門觀有以二萬乃至恒河沙等阿僧祇智慧門觀諸法今以一切智慧門入一切種觀一切法是名一切種
범부들은 세 가지로 관찰하나니, 욕계를 여의고 색계를 여의고자 하는 까닭에 욕계ㆍ색계의 추악함과 거짓됨과 혼탁함을 관찰한다.
014_0599_c_13L如凡夫人三種觀欲求離欲離色故觀欲色界麤惡誑惑濁重
부처님의 제자에게는 여덟 가지의 관찰이 있다. 곧 무상하고, 괴롭고, 비어있고, 나 없고, 병과 같고, 종기 같고, 화살이 몸에 박힌 것 같고, 매우 괴로워함과 같다고 관찰한다.
이 여덟 가지 관찰은 4성제(聖諦)에 들어가면 열여섯 가지 행[十六行]19) 중의 넷이 된다.
014_0599_c_15L佛弟子八種觀無常無我如病如癰如箭入體惱患是八種觀入四聖諦中爲十六行之四
열여섯 가지란, 먼저 고를 관찰함에 네 가지가 있으니 무상함ㆍ괴로움ㆍ공함ㆍ나 없음이요, 고의 원인을 관찰함에 네 가지가 있으니 쌓임[集]ㆍ인(因)ㆍ연(緣)ㆍ남[生]이요, 고가 멸함을 관찰함에 네 가지가 있으니 다함[盡]ㆍ사라짐[滅]ㆍ묘함[妙]ㆍ벗어남[出]이요, 고의 멸에 이르는 길[道]을 관찰함에 네 가지가 있으니 길[道]ㆍ바름[正]ㆍ행함[行]ㆍ자취[跡]이다.
014_0599_c_18L十六者觀苦四種無常觀苦因四種觀苦盡四觀道四種
014_0600_a_01L들고나는 호흡에도 또한 열여섯 가지 행이 있다. 하나는 드는 호흡을 관찰함이요, 둘은 나는 호흡을 관찰함이요, 셋은 호흡의 길고 짧음을 관찰함이요, 넷은 호흡이 온몸에 두루함을 관찰함이요, 다섯은 몸의 모든 활동[行]을 제거함이요, 여섯은 기쁨[喜]을 느낌이요, 일곱은 즐거움[樂]을 느낌이요, 여덟은 마음의 모든 활동을 받아들임이요, 아홉은 기쁨을 짓지 않음이요, 열은 마음을 가다듬음[攝]이요, 열하나는 심해탈(心解脫)을 이룸이요, 열둘은 무상함을 관찰함이요, 열셋은 흩어지고 무너짐을 관찰함이요, 열넷은 욕망을 여읨을 관찰함이요, 열다섯은 멸을 관찰함이요, 열여섯은 버림[棄捨]을 관찰함이다.
014_0599_c_20L入息中復有十六行觀入息出息觀息長息短觀息遍身除諸身行受喜受樂八者受諸心行無作喜心作攝十一心作解脫十二觀無常十三觀散壞十四觀離欲十五觀滅十六觀棄捨
또한 여섯 가지 염(念)이 있다. 첫째는 염불(念佛)인데, 부처님은 곧 다타아가타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20)이니, 이러한 열 가지 명호를 생각하는 것이다. 나머지 5념(念)은 뒤에서 설명하겠다.
014_0600_a_03L復有六種念念佛者佛是多陁阿伽陁阿羅呵三藐三佛陁如是等十號念如後說
세간의 지혜ㆍ세간을 벗어나는 지혜 및 아라한ㆍ벽지불ㆍ보살ㆍ부처님의 지혜 등 이러한 지혜로써 모든 법을 아는 것을 일체종(一切種)이라 한다.
일체법이라 했는데, 의식이 반연하는 법이 곧 일체법이다. 이른바 안식(眼識)은 색을 반연하고, 이식(耳識)은 소리를 반연하고, 비식(鼻識)은 냄새를 반연하고, 설식(舌識)은 맛을 반연하고, 신식(身識)은 촉(觸)을 반연하고, 의식(意識)은 법을 반연한다. 눈을 반연하고, 색을 반연하고, 안식을 반연하며, 귀와 소리ㆍ코와 냄새ㆍ혀와 맛ㆍ몸과 촉감에 대해서도 이와 같으며, 나아가 뜻을 반연하고, 법을 반연하고, 의식을 반연한다.
이것을 일체법이라고 부르니, 이것은 식이 반연하는 법이 된다.
014_0600_a_06L世智出世智阿羅漢辟支菩薩佛智如是等智慧知諸法一切種一切法識所緣法是一切法所謂眼識緣色耳識緣聲鼻識緣香舌識緣味身識緣觸意識緣法緣眼緣色緣眼識耳聲鼻香舌味觸亦如是乃至緣意緣法緣意識一切法是爲識所緣法
또한 지혜로써 반연하는 법이 곧 일체법이다. 이른바 괴로움을 아는 지혜로써 괴로움을 알고, 원인을 아는 지혜로써 괴로움의 원인을 알고, 멸함을 아는 지혜로써 괴로움의 사라짐을 알고, 길을 아는 지혜로써 괴로움을 없애는 길을 알며, 세속의 지혜로써 고ㆍ집ㆍ멸ㆍ도ㆍ허공 및 비수연(非數緣)의 멸21)을 안다. 이것이 지혜로써 반연하는 법이다.
014_0600_a_13L復次智所緣法是一切法所謂苦智知苦集智知集盡智知盡道智知道世智知苦道及虛空非數緣滅是爲智所緣法
또한 두 가지 법으로 일체법을 포섭한다. 곧 색법과 무색법, 볼 수 있는 법과 볼 수 없는 법, 대할 수 있는 법과 대할 수 없는 법, 유루와 무루, 유위와 무위, 마음과 서로 응하는 법과 마음과 서로 응하지 않는 법, 업과 서로 응하는 법과 업과 서로 응하지 않는 법단주에 말하기를 심법(心法) 가운데 생각[思]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업과 상응한다. 곧 이것은 생각이기 때문에 제한다., 가까운 법과 먼 법 등 이와 같이 갖가지 두 법으로 일체법을 포섭한다.단주에 말하기를 ‘현재와 무위는 가까운 법이요, 미래와 과거는 먼 법이다’ 했다.
014_0600_a_17L復次二法攝一切法色法無色可見法不可見法有對法無對法有漏無漏有爲無爲心相應心不相業相應業不相應丹注云心法中除思餘盡相應業卽是思故除近法遠法等如是種種二法攝一切法丹注云現在及無爲是名近法未來過去是名遠法
014_0600_b_01L또한 세 가지 법으로 일체법을 포섭한다. 곧 선(善)ㆍ불선(不善)ㆍ무기(無記), 유학ㆍ무학ㆍ유학도 아니고 무학도 아님, 견도(見道)에서 끊음ㆍ수도(修道)에서 끊음ㆍ끊지 않아도 되는 법[不斷]22)이다.
또한 세 가지 법이 있으니, 5중(衆)과 12입(入)과 18계(界)이다. 이러한 종종의 세 가지 법[三法]으로써 일체법을 포섭한다.
014_0600_a_22L復次三種法攝一切法不善無記無學非學非無學見諦斷思惟斷不斷復有三種法五衆十二入十八界持如是等種種三法盡攝一切法
또한 네 가지 법이 있다. 곧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법과 과거도 미래도 현재도 아닌 법, 욕계에 얽매인 법ㆍ색계에 얽매인 법ㆍ무색계에 얽매인 법ㆍ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법, 원인이 선한 법ㆍ원인이 불선한 법ㆍ원인이 무기인 법ㆍ원인이 선도 아니고 불선도 아니며 무기도 아닌 법, 인연을 반연하는 법[緣緣法]ㆍ인연을 반연하지 않는 법[緣不緣法]ㆍ인연을 반연하기도 하고 인연을 반연하지 않기도 하는 법[緣緣不緣法]ㆍ인연을 반연하지도 않고 인연을 반연하지 않는 것도 아닌 법[非緣緣非不緣法]이다. 이러한 네 가지 법으로 일체법을 포섭한다.
014_0600_b_02L復有四種法未來現在法非過去未來現在法欲界繫法色界繫法無色界繫法繫法因善法因不善法因無記法因善不善無記法緣緣法緣不緣法緣緣不緣緣法亦非緣緣非不緣緣法如是等四種法攝一切法
다섯 가지 법이 있으니, 색법ㆍ심법ㆍ마음에 상응하는 법ㆍ마음에 상응하지 않는 법ㆍ무위의 법이다. 이러한 갖가지 다섯 법으로 일체법을 포섭한다.
014_0600_b_08L有五種法心相應心不相應無爲法如是等種種五法攝一切法
여섯 가지 법이 있으니, 괴로움을 보고 끊는 법[見苦斷法]ㆍ원인[集]을 보고 끊는 법ㆍ멸(滅)을 보고 끊는 법ㆍ길[道]을 보고 끊는 법ㆍ사유로써 끊는 법ㆍ끊지 못하는 법[不斷法]이다. 이러한 갖가지 여섯 법 내지 한량없는 법으로 일체법을 포섭한다.
이것이 일체법이다.
014_0600_b_10L有六種法見苦斷法見習道斷法思惟斷法不斷如是等種種六法乃至無量法攝一切法是爲一切法
【문】 모든 법이 매우 깊고 미묘하여 불가사의하니, 일체 중생으로도 알기 어렵거늘 하물며 한 사람이 온갖 법을 다 알고자 함이겠는가. 마치 어떤 사람이 대지를 재려는 것과 같고, 대해의 물방울을 세려는 것과 같고, 수미산을 재려는 것과 같고, 허공의 끝을 알려는 것과 같다. 이러한 일들은 모두 알 수가 없거늘 어찌 일체종으로써 일체법을 알려 하는가?
014_0600_b_13L問曰諸法甚深微妙不可思議若一切衆生尚不能得何況一人欲盡知一切法譬如有人欲量大地及數大海水渧欲稱須彌山欲知虛空邊際如是等事皆不可云何欲以一切種知一切法
【답】 어리석음의 어두움에 가리면 매우 괴롭고 지혜의 광명이 비추면 즐겁기 그지없다. 일체 중생은 누구나 괴로움을 싫어하고 오직 즐거움만을 구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일체의 으뜸가는 큰 지혜를 구하고, 일체종을 관찰하고, 일체법을 알고자 한다.
014_0600_b_18L荅曰愚癡闇蔽甚大苦智慧光明最爲樂一切衆生皆不用苦但欲求樂是故菩薩求一切第一大智慧一切種觀欲知一切法
014_0600_c_01L이 보살은 큰 마음을 일으켜 두루 온갖 중생을 위하여 큰 지혜를 구한다. 그러므로 일체종으로써 온갖 법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마치 의원은 한두 사람을 위해서는 한두 가지 약만 쓰면 족하지만 만일 온갖 중생의 병을 고치려면 온갖 종류의 약을 써야 되는 것과 같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온갖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까닭에 일체종으로써 온갖 법을 알고자 한다.
014_0600_b_22L是菩薩發大心普爲一切衆生求大智慧是故欲以一切種知一切法如醫爲一人二人用一種種藥則足若欲治一切衆生病者須一切種藥菩薩亦如是欲度一切衆生故欲知一切種一切法
모든 법이 매우 깊고 미묘하고 한량없듯이 보살들의 지혜도 매우 깊고 미묘하며 한량이 없다. 앞의 대답에서 일체지인(一切智人)을 해석하는 가운데서 이미 널리 말한바 있으니, 마치 함(函)이 크면 뚜껑도 큰 것과 같다.
014_0600_c_04L如諸法甚深微妙無量菩薩智慧亦甚深微妙無量先答破一切智人中已廣說如函大蓋亦大
또한 만일 이치를 벗어나 일체법을 구한다면 얻을 수 없고, 이치로써 구한다면 얻지 못할 일이 없다. 비유하건대 불을 일으키려 할 때 나무를 비비면 불을 얻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나무를 쪼개어 불을 구한들 불은 얻을 수 없다.
014_0600_c_07L復次若不以理求一切法則不可得若以理求之則無不譬如鑽火以木則火可得析薪求火不可得
마치 대지의 끝이 있고 해도 스스로 일체지인이 아니거나 큰 신통력이 없으면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만일 신통의 힘이 크다면 이 삼천대천세계의 끝을 아는 것이다.
014_0600_c_10L如大地有邊際自非一切智人無大神力則不能知若神通力則知此三千大千世界地邊際
지금 이 땅은 금강 위에 있고, 삼천대천세계의 네 끝은 허공이다. 이것이 땅의 끝을 아는 것이니, 수미산을 헤아리려 하는 것도 이와 같다. 허공을 헤아리려 한다면 헤아리지 못할 것도 없으나 허공은 존재하지 않는 법[無法]이기 때문에 헤아리지 못한다.
014_0600_c_12L今此大地在金剛上三千大千世界四邊則虛空是爲知地邊際欲稱須彌山如是欲量虛空非不能量虛空無法故不可量
【經】 사리불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이 일체종으로써 온갖 법을 알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익히고 행해야만 하는지요?”
014_0600_c_16L【經】
舍利弗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云何欲以一切種知一切法當習行般若波羅蜜
【論】 【문】 부처님은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기 위하여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셨다. 나타내시고는 바로 말씀하셔도 되거늘 어찌하여 사리불로 하여금 묻게 한 뒤에 말씀하시는가?
014_0600_c_19L【論】
問曰佛欲說般若波羅蜜種種現神變現已卽應便說何以故令舍利弗問而後說
014_0601_a_01L【답】 물은 뒤에 말씀하심은 부처님의 법으로서는 응당 그러한 것이다.
또한 사리불은 반야바라밀이 매우 깊고 미묘하고 형상 없는 법이어서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 어려운 것임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지혜의 힘으로써 갖가지로 생각했다.
“만일 모든 법의 무상함을 관한다면 이것은 반야바라밀인가, 아니면 반야바라밀이 아닌 것인가?”
하지만 스스로 알 수 없었기에 물었던 것이다.
014_0600_c_21L答曰問而後說佛法應爾復次舍利弗知般若波羅蜜甚深微妙無相之法難解難知以智力種種思惟若觀諸法無常般若波羅蜜耶不是耶不能自了以是故問
또한 사리불은 일체지가 아니었으니, 부처님의 지혜 가운데에서는 마치 어린애와 같았다.
아바단나경(阿婆檀那經)23)에서 설하는 바와 같다.
“부처님께서는 기원(祇洹)에 머무시고 계셨다. 해질 무렵 경행을 하시는데 사리불이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이때 어떤 매가 비둘기를 쫓으니, 비둘기는 부처님 곁으로 날아와서 숨었다. 부처님께서 경행하시면서 그 비둘기를 지나니 그림자가 비둘기를 덮었다. 그러자 비둘기는 편안해지고 두려움이 제거되어 다시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
나중에 사리불의 그림자가 비둘기 위에 이르니, 비둘기는 다시 소리를 지르면서 처음과 같이 두려움에 떨었다.
014_0601_a_03L復次舍利弗非一切智於佛智慧中譬如小兒如說『阿婆檀那經』中佛在祇洹住晡時經行舍利弗從佛經行是時有鷹逐鴿鴿飛來佛邊住佛經行過之影覆鴿上鴿身安隱怖畏卽不復作聲後舍利弗影到鴿便作戰怖如初
이에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의 몸과 저의 몸에는 모두 3독(毒)이 없거늘 무슨 인연으로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둘기를 덮으면 비둘기는 소리를 내거나 두려워하지도 않더니 저의 그림자가 그 위를 덮으면 비둘기는 전과 같이 소리를 내고 두려워하는 것인지요?”
014_0601_a_09L舍利弗白佛言佛及我俱無三毒以何因緣佛影覆鴿鴿便無聲不復恐怖我影覆上鴿便作戰慓如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3독(毒)24)의 습기가 다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그대의 그림자가 덮일 때엔 두려움이 제거되지 않는 것이다. 그대는 이 비둘기가 몇 생 동안이나 비둘기가 되었는지 전생 인연을 관찰해 보거라.”
014_0601_a_12L佛言汝三毒習氣未盡以是故汝影覆時恐怖不除汝觀此鴿宿世因緣幾世作鴿
사리불이 즉시 숙명지삼매(宿命智三昧)25)에 들어가 관찰해 보니, 이 비둘기는 비둘기로부터 왔으며, 마찬가지로 1생ㆍ2생ㆍ3생 나아가서는 8만 대겁에 이르기까지 항상 비둘기의 몸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지나는 일은 볼 수가 없었다.
014_0601_a_14L舍利弗卽時入宿命智三昧觀見此鴿從鴿中來如是一三世乃至八萬大劫常作鴿過是已往不能復見
사리불이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 비둘기가 8만 대겁 동안 항상 비둘기의 몸이었으나 이보다 이전의 일은 더 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만일 지난 일을 다 알 수 없다면 미래의 일을 관찰해 보거라. 이 비둘기가 언제라야 벗어나겠는가?”
014_0601_a_17L舍利弗從三昧起白佛言是鴿八萬大劫中常作鴿身過是已前不能復知佛言汝若不能盡知過去世試觀未來世此鴿何時當脫
014_0601_b_01L사리불이 곧 원지삼매(願智三昧)에 들어가서 이 비둘기를 관찰해보니, 1생ㆍ2생ㆍ3생 나아가서는 8만 대겁 동안 비둘기의 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지난 뒤의 일은 역시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제가 이 비둘기를 보건대 1생ㆍ2생에서 8만 대겁에 이르기까지 비둘기의 몸을 벗지 못하겠으나 그 뒤의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과거ㆍ미래 현재의 끝까지를 모르겠사옵니다. 이 비둘기가 언제라야 벗어나겠습니까?”
014_0601_a_21L舍利弗卽入願智三昧見此鴿三世乃至八萬大劫脫鴿身過是已往亦不能知從三昧白佛言我見此鴿從一世二世至八萬大劫未免鴿身過此已往復能知我不知過去未來齊限不審此鴿何時當脫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둘기는 성문이나 벽지불이 아는 한계를 넘어서고 다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대겁 동안 항상 비둘기의 몸을 받으리라. 그러다가 죄를 다하고 비둘기의 몸을 벗어나면 5도(道) 가운데 헤매다가 나중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5백 생을 지나야 비로소 예리한 근[利根]을 얻게 되리라.
014_0601_b_04L佛告舍利弗此鴿除諸聲聞辟支佛所知齊限復於恒河沙等大劫中常作鴿身罪訖得出轉五道中後得爲人經五百世中得利根
이때 어떤 부처님이 한량없는 아승기의 중생을 제도하신 뒤에 무여열반에 드시니, 남기신 법이 세상에 있으리라. 이 사람은 5계를 받은 우바새가 되어 비구에게서 부처님을 찬탄하는 공덕을 듣고는 여기에서 비로소 발심하여 부처가 되기를 서원하리라. 그런 뒤에 3아승기겁 동안 6바라밀을 행하고 10지(地)를 구족해 부처가 되며,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한 뒤에 무여열반에 들리라.”
014_0601_b_08L是時有佛度無量阿僧祇衆然後入無餘涅槃遺法在世是人作五戒優婆塞從比丘聞讚佛功德於是初發心願欲作佛然後於三阿僧祇劫行六波羅蜜十地具足得作度無量衆生已而入無餘涅槃
이때 사리불이 참회하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한 마리의 새에 대해서도 그 본말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하물며 어찌 일체법을 알 수 있겠습니까. 제가 만일 부처님의 이러한 지혜를 알 수 있다면, 부처님의 지혜를 위하여 차라리 아비지옥(阿鼻地獄)26)에 들어가서 한량없는 겁의 고통을 받는다 해도 마다하지 않으리다.”
이렇듯 모든 법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묻게 되는 것이다.
014_0601_b_13L是時舍利弗向佛懺悔白佛言我於一鳥尚不能知其本末何況諸法我若知佛智慧如是者爲佛智慧故寧入阿鼻地獄受無量劫苦不以爲難如是等於諸法中不了故問

17. 초품 중 단바라밀(檀波羅蜜)의 뜻을 풀이함
014_0601_b_18L大智度論釋初品中檀波羅蜜義第十七

【經】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은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써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무르고 버릴 바 없는 법으로써 단바라밀을 구족하니, 베푸는 이와 받는 이와 베푸는 물건을 모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014_0601_b_19L【經】
佛告舍利弗菩薩摩訶薩以不住法住般若波羅蜜中以無所捨法具足檀波羅蜜施者受者及財物不可得
【論】 【문】 반야바라밀이란 어떤 법인가?
【論】
問曰般若波羅蜜是何等法
014_0601_c_01L【답】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이렇게 말한다.
“무루지혜[無漏慧]의 뿌리가 반야바라밀의 모습이다. 왜냐하면 일체의 지혜 가운데 으뜸가는 지혜를 반야바라밀이라 하는데, 무루지혜의 뿌리가 곧 으뜸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무루지혜의 뿌리를 반야바라밀이라 한다.”
014_0601_b_23L答曰有人言無漏慧根是般若波羅蜜相何以故一切慧中第一慧是名般若波羅蜜無漏慧根是第一以是故漏慧根名般若波羅蜜
【문】 보살이 아직 번뇌[結]를 끊지 못했다면 어떻게 무루의 지혜를 행할 수 있겠는가?
014_0601_c_04L問曰若菩薩未斷結云何得行無漏慧
【답】 보살이 비록 번뇌를 끊지 못했으나 행하는 모습[行相]은 무루의 반야바라밀을 닮아 있다. 그러므로 ‘무루의 반야바라밀을 행한다’고 한다.
비유하건대 성문의 사람이 난법(煖法)27)ㆍ정법(頂法)ㆍ인법(忍法)ㆍ세간제일법(世間第一法)을 행함에도 먼저 비슷한 무루의 법을 행하면 나중에 고법지인(苦法智忍)28)이 생기기 쉬운 것과 같다.
014_0601_c_05L答曰菩薩雖未斷結行相似無漏般若波羅蜜是故得名行無漏般若波羅蜜譬如聲聞人行暖法頂法忍法世閒第一先行相似無漏法後易得生苦法智忍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보살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번뇌[結使]를 끊어 청정해진 이와 아직 번뇌를 끊지 못해 청정치 못한 이이다. 번뇌를 끊어 청정해진 보살은 능히 무루의 반야바라밀을 행한다.”
014_0601_c_10L復有人言菩薩有二種有斷結使淸淨有未斷結使不淸淨斷結使淸淨菩薩能行無漏般若波羅蜜
【문】 만일 보살이 번뇌를 끊어 청정하다면 어찌하여 반야바라밀을 행하는가?
014_0601_c_12L問曰若菩薩斷結淸淨復何以行般若波羅蜜
【답】 비록 번뇌를 다 끊었으나 10지(地)가 아직 완전하지 못하고, 아직 불국토를 장엄하지 못했으며, 아직 중생을 교화하지 못했기에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014_0601_c_13L答曰雖斷結使十地未滿未莊嚴佛未教化衆生是故行般若波羅蜜
또한 번뇌를 끊는 데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3독을 끊어 그 마음이 인간과 하늘의 5욕(欲)에 집착되지 않음이요, 둘째는 비록 인간이나 하늘의 오욕에 집착되지는 않으나 보살의 공덕과 과보에 대하여는 아직 5욕을 버리지 못함이니, 이런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한다.
014_0601_c_15L復次斷結有二種一者斷三毒心不著人天中五欲二者雖不著人天中五欲於菩薩功德果報五欲未能捨離如是菩薩應行般若波羅蜜
비유하건대 장로 아니로두(阿泥盧豆)가 숲 속에서 좌선할 때 정애천녀(淨愛天女) 등이 맑고 묘한 몸으로 찾아와서는 아니로두를 시험하려 했다. 이에 아니로두는 말하기를 “아가씨들아, 푸른빛으로 오너라. 뒤섞인 빛은 필요 없다”라고 하고는 부정(不淨)을 관하려 하였으나 관을 이루지 못했다. 황색ㆍ적색ㆍ백색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014_0601_c_19L譬如長老阿泥盧豆在林中坐禪時淨愛天女等以淨妙之身來試阿泥盧豆阿泥盧豆言諸姊作靑色來不用雜欲觀不淨不能得觀白色復如是
014_0602_a_01L이때 아니로두는 눈을 감은 채 쳐다보지 않으면서 말했다.
“아가씨들아, 멀리 물러가라.”
이에 즉시 천녀들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하늘의 복덕으로 나타난 형상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보살의 한량없는 공덕의 과보로 닦는 5욕겠는가.
014_0602_a_01L時阿泥盧豆閉目不視語言諸姊遠去是時天女卽滅不現天福報形猶尚如是何況菩薩無量功德果報五欲
또한 견다라(甄陀羅) 왕이 8만 4천의 견다라들과 함께 부처님께 와서 거문고를 튀기고 노래를 불러 부처님께 공양했다. 이때 수미산왕과 산과 나무와 인간과 금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춤을 추었으며, 부처님 곁의 대중들과 큰 가섭까지도 모두가 자리에서 안정을 찾지 못했다.
014_0602_a_04L又如甄陁羅王與八萬四千甄陁羅來到佛所彈琴歌頌以供養佛爾時須彌山王及諸山樹木禽獸一切皆儛佛邊大衆乃至大迦葉皆於座上不能自安
이때 천수(天須)보살이 큰 가섭에게 물었다.
“나이 많은 구숙(舊宿)께서는 12두타(頭陀)의 법을 행하심에 으뜸이거늘 어찌하여 자리에서 스스로 안정을 찾지 못하십니까?”
큰 가섭이 대답했다.
“삼계의 5욕이 나를 요동시킬 수 없지만, 이는 보살의 신통한 공덕과 과보의 힘인 까닭에 나로 하여금 이렇게 하게 하는 것이다. 내게 마음이 있어서 스스로 안정치 못한 것이 아니다. 비유하건대 수미산은 사방에서 바람을 일으켜도 움직일 수 없으나 대겁이 다할 때에 이르러 비람풍(毘藍風)이 일어나면 마치 마른 풀이 날리듯 요동치는 것과 같다.”
014_0602_a_08L是時天須菩薩問長老大迦葉耆年舊宿行十二頭陁法之第一何以在座不能自大迦葉言三界五欲不能動我菩薩神通功德果報力故令我如是非我有心不能自安也譬如須彌山四邊風起不能令動至大劫盡時藍風起如吹爛草
이런 일로 인하여 두 가지 번뇌 가운데 한 가지를 아직 끊지 못했다면 이러한 보살들은 응당 반야바라밀을 행해야 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아비담(阿毘曇)29)에서의 주장이다.
014_0602_a_15L以是事故知二種結中一種未斷如是菩薩等應行般若波羅蜜是阿毘曇中如是說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반야바라밀은 유루의 지혜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보살이 보리수[道樹] 밑에 이르러서야 번뇌를 끊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비록 큰 지혜와 한량없는 공덕이 있었으나 모든 번뇌를 아직 끊지 못했나니, 그러므로 보살의 반야바라밀을 유루의 지혜라 한다.”
014_0602_a_17L復有人言般若波羅蜜是有漏慧何以故菩薩至道樹下乃斷結先雖有大智有無量功德而諸煩惱未斷是故言菩薩般若波羅蜜是有漏智慧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 발심할 때로부터 보리수하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의 지혜를 반야바라밀이라 하고 마지막 성불할 때의 반야바라밀은 다시 살바야(薩婆若)30)라 한다.”
014_0602_a_21L有人言從初發意乃至道樹下於其中閒所有智慧是名般若波羅蜜佛時是般若波羅蜜轉名薩婆若
014_0602_b_01L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보살의 유루ㆍ무루의 지혜를 모두 합해 반야바라밀이라 한다. 왜냐하면 보살은 열반을 관찰하고 불도를 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로 인하여 보살의 지혜는 응당 무루일테지만, 아직 번뇌를 끊지 못했고 일을 다 끝내지 못했으므로 유루라 해야 한다.”
014_0602_b_01L有人言菩薩有漏無漏智慧摠名般若波羅蜜何以故菩薩觀涅槃行佛以是事故菩薩智慧應是無漏未斷結使事未成辦故應名有漏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보살의 반야바라밀은 무루이고, 무위이고, 볼 수 없고[不可見], 대할 수 없다[無對].”
014_0602_b_05L有人言菩薩般若波羅蜜無漏無爲不可見無對
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이 반야바라밀은 얻을 수 없는 모습이니, 혹은 있는 듯, 혹은 없는 듯, 혹은 항상한 듯, 혹은 무상한 듯, 혹은 공한 듯, 혹은 실한 듯하다. 이 반야바라밀은 음(陰)ㆍ계(界)ㆍ입(入)에 속하지 않는다. 유위도 아니고 무위도 아니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닌 것도 아니며, 취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으며,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 곧 유무(有無)의 사구(四句)를 벗어나 실로 집착할 바가 없다. 비유하건대 마치 불꽃이 사방 어디에서도 손을 댈 수 없는 것과 같다. 손을 태워버리기 때문이다. 반야바라밀의 모습도 역시 그와 같아서 만질 수 없으니, 삿된 소견의 불이 태우기 때문이다.”
014_0602_b_07L復有人言是般若波羅不可得相若有若無若常若無常若空若實是般若波羅蜜非陰界入所攝非有爲非無爲非法非非法取無捨不生不滅出有無四句適無所著譬如火焰四邊不可觸以燒手般若波羅蜜相亦如是不可觸邪見火燒故
【문】 앞에서 갖가지 사람이 반야바라밀을 말했는데 무엇이 옳은가?
014_0602_b_14L問曰上種種人說般若波羅蜜何者爲實
【답】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각각 이치가 있으니, 모두가 진실이다” 했다. 마치 경의 말씀과 같다. 곧 5백 비구가 각자 두 가[二邊]와 중도(中道)의 이치를 말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두 도리가 있다” 하셨다.
014_0602_b_15L答曰有人言各各有皆是實如經說五百比丘各各說二邊及中道義佛言皆有道理
014_0602_c_01L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에 대답한 것이 진실이다. 왜냐하면 깨뜨릴 수 없고,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법이 털끝만치라도 틈이 있다면 모두가 허물이 있으면 가히 깨뜨릴 수 있고, 설사 없다고 할지라도 또한 깨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반야에는 유(有)도 없고 무(無)도 없고 비유비무(非有非無)도 없다. 나아가 이러한 말조차 없으니, 이것을 적멸하고 한량없고 희론 없는 법이라 한다. 그러므로 깨뜨릴 수 없고 무너뜨릴 수 없다. 이것을 참된 반야바라밀이라 하니, 가장 뛰어나 지날 이가 없다. 마치 전륜성왕이 모든 적을 항복시키고도 스스로 교만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반야바라밀도 이와 같아서 온갖 말과 희론을 깨뜨렸으나 깨뜨린 바가 없는 것이다.
014_0602_b_17L有人末後答者爲實所以者何不可破不可壞故若有法如毫氂許有者皆有過失可破若言無亦可破此般若中有亦無無亦無非有非無亦無如是言說亦無是名寂滅無量無戲論法是故不可破不可壞是名眞實般若波羅蜜最勝無過者如轉輪聖王降伏諸敵而不自高般若波羅蜜亦如能破一切語言戲論亦不有所破
또한 이 뒤로 품마다 갖가지 의문(義門)으로 반야바라밀을 설명하나 모두가 진실한 모습이다.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 반야바라밀에 머물러서 6바라밀을 구족한다’를 풀이하리라.
014_0602_c_03L復次從此已後品品中種種義門般若波羅蜜皆是實相以不住法住般若波羅蜜中能具足六波羅蜜
【문】 어떻게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 반야바라밀에 머물러서 능히 육바라밀을 구족한다고 하는가?
014_0602_c_06L云何名不住法住般若波羅蜜中能具足六波羅蜜
【답】 이와 같이 보살은 온갖 법은 항상함이 아니요 무상함도 아니며, 괴로움이 아니요 즐거움도 아니며, 공도 아니요 실도 아니며, 나도 아니요 나 없음도 아니며, 생멸도 아니요 생멸치 않음도 아닌 줄로 관찰하며 이처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에 머무르되 반야바라밀의 모습에 집착되지도 않는다. 이것을 일컬어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 머무른다’고 한다. 만일 반야바라밀의 모습을 취한다면 이는 머무는 법으로 머무는 것이 된다.
014_0602_c_08L答曰如是菩薩觀一切法非常非無常非苦非樂非空非實非我非無我非生滅非不生滅如是住甚深般若波羅蜜中於般若波羅蜜相亦不取是名不住法住若取般若波羅蜜相是爲住法住
【문】 만일 반야바라밀의 모습을 취하지 않아서 마음에 집착하는 바가 없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모든 법은 탐욕이 근본이 된다’ 하셨는데 만일 취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6바라밀을 갖출 수 있겠는가?
014_0602_c_13L問曰不取般若波羅蜜相心無所著如佛所言一切諸法欲爲其本若不取者云何得具足六波羅蜜
【답】 보살은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까닭에 먼저 서원을 세우기를 “내가 반드시 모든 중생을 제도하리라” 한다. 정진의 힘 때문에 비록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아서 열반의 모습 같은 줄 알지만 다시 모든 공덕을 행하여 6바라밀을 구족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써 반야바라밀 가운데 머무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일컬어 ‘머무르지 않는 법으로 반야바라밀에 머문다’고 한다.
014_0602_c_16L答曰菩薩憐愍衆生故先立誓願我必當度脫一切衆生以精進波羅蜜力故雖知諸法不生不滅如涅槃相復行諸功德具足六波羅蜜所以者何以不住法住般若波羅蜜中故是名不住法住般若波羅蜜中

18. 초품 중 단바라밀(檀波羅蜜)을 찬탄한 뜻을 풀이함
014_0602_c_22L大智度論釋初品中讚檀波羅蜜義第十八
014_0603_a_01L
【문】 단바라밀에는 어떤 이익이 있기에 보살이 반야바라밀에 머무르면 단바라밀을 갖추고 완성하는가?
014_0602_c_23L問曰檀有何等利益故菩薩住般若波羅蜜中檀波羅蜜具足滿
【답】 단(檀)에는 갖가지 이익이 있다. 단은 보배 곳간[寶藏]31)이니, 항상 사람의 요구에 따른다. 단은 괴로움을 깨뜨리니 능히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 단은 능숙한 마부이니, 하늘에 태어나는 길을 열어 보인다. 단은 선부(善府)이니, 모든 선한 사람을 거둔다.보시는 모든 선한 사람을 거두어 인연이 되어 주기 때문에 거둔다고 말한다. 단은 안온함이니, 목숨을 마칠 때 마음에 두려움이 없다. 단은 자비의 모습이니, 모든 무리를 건진다.
014_0603_a_02L答曰檀有種種利益檀爲寶藏常隨逐人檀爲破苦能與人樂檀爲善御開示天道檀爲善府攝諸善人施攝善人與爲因緣故言檀爲安隱臨命終時心不怖畏檀爲慈相能濟一切
단은 즐거움을 모음이니, 능히 괴로움을 깨뜨린다. 단은 큰 장수이니, 능히 인색함이라는 적군을 무찌른다. 단은 묘한 과보이니, 하늘과 인간이 사랑하는 바이다. 단은 깨끗한 길이니, 현인과 성인이 지나는 곳이다. 단은 선을 쌓음이니, 복과 덕의 문이다. 단은 일을 일으키니, 갖가지 인연을 모은다. 단은 착한 행이니, 사랑스런 결과를 낳는 씨앗이다. 단은 복된 업이니, 선한 사람의 모습이다. 단은 빈궁을 깨뜨리니, 3악도를 끊는다.
014_0603_a_07L檀爲集樂能破苦賊檀爲大將能伏慳敵檀爲妙果天人所愛檀爲淨道賢聖所遊檀爲積善福德之門檀爲立事聚衆之緣檀爲善行愛果之種檀爲福業善人之相檀破貧窮斷三惡道
단은 복락의 과보를 완전하게 보호한다. 단은 열반의 첫 인연이며, 선한 사람들에게는 요긴한 법이며, 칭찬과 명예를 받는 중심이며, 대중에 들어가도 곤란함이 없게 되는 공덕이며, 마음에 후회 없게 하는 굴택(窟宅)이며, 착한 법의 도를 행하는 근본이며, 갖가지 즐거움의 숲이며, 부귀와 편안함의 복밭이며, 도를 얻어 열반에 이르는 나루터이며, 성인ㆍ대사ㆍ지혜로운 이들이 행할 바이며, 그 밖의 덕이 모자라고 지식이 얕은 무리들이 본받을 바이다.
014_0603_a_12L檀能全護福樂之果檀爲涅槃之初緣入善人聚中之要稱譽讚歎之淵府入衆無難之功心不悔恨之窟宅善法道行之根種種歡樂之林藪富貴安隱之福得道涅槃之津梁聖人大士智者之所行餘人儉德寡識之所效
또한 비유하건대 불 난 집에서 총명한 사람은 형세를 분명히 알아 불이 미치기 전에 급히 서둘러 재물을 끌어내는 것과 같으니, 비록 집은 탔지만 재물은 모두 남았으므로 다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이와 같아서 몸은 위태한 것이고 재물은 무상한 것임을 잘 알아 복 닦기를 때에 맞추되 마치 불 속에서 재물을 끌어내는 것같이 한다. 뒷세상에서 복을 받음이 마치 저 불난 집의 사람이 다시 집을 고치고 복과 경사로 스스로가 만족하는 것과 같다.
014_0603_a_18L復次譬如失火之家黠慧之人明識形勢及火未至急出財物舍雖燒盡財物悉在更修室宅好施之人亦復如是知身危脆財物無常修福及時如火中出物後世受樂亦如彼人更修宅福慶自慰
014_0603_b_01L어리석은 사람은 다만 집이 아까운 줄만을 알아 부랴부랴 집을 구하려 한다. 미친 듯이 지혜를 잃은 채 불의 형세도 헤아리지 못한다. 사나운 바람과 치솟는 불꽃에 흙과 돌 등은 잠깐 사이에 쓸어버려 없어져버리니, 집도 구하지 못하고 재물도 다하여 주림과 추위에 시달려 근심과 고통 속에 한 평생을 마친다.
014_0603_b_01L愚惑之人但知惜屋悤營捄狂愚失智不量火勢猛風絕土石爲燋翕響之閒蕩然夷滅旣不捄財物亦盡飢寒凍餓憂苦畢
인색한 사람 역시 이와 같으니, 몸과 목숨이 무상하여 잠시도 보전할 수 없는 것임을 알지 못하여 더더욱 거두어 모으고 지키며 아깝게 수호하지만, 죽음이 오는 일 기약 없다가 갑자기 한 목숨 끊어지면 몸은 흙이나 나무처럼 흘러 다니고, 재물은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다.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근심과 고통 때문에 계책을 그르치는 것과 같다.
014_0603_b_05L慳惜之人亦復如是不知身命無須臾叵保而更聚斂守護愛惜至無期忽焉逝沒形與土木同流與委物俱棄亦如愚人憂苦失計
또한 크게 지혜로운 사람이나 뜻 있는 이라야 능히 깨달아서 몸은 허깨비 같고, 재물은 보전할 수 없고, 만물은 무상하고, 복만이 믿을만한 것이어서 사람들을 고통에서 건져내고 큰 길로 통하는 것임을 분명히 안다.
014_0603_b_08L大慧之人有心之士乃能覺悟身如幻財不可保萬物無常唯福可將人出苦津通大道
또한 큰 사람은 큰 마음으로 능히 크게 보시하고, 능히 스스로를 이롭게 하거니와 작은 사람은 작은 마음으로 남을 이롭게 하지도 못하고, 자신을 보호하지도 못한다.
014_0603_b_11L復次大人大能大布施能自利己小人小心能益他亦不自厚
또한 비유하건대 용맹한 장수는 적을 보면 반드시 소탕해 없애기를 기약하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이 밝아서 진리를 깊이 깨달았으므로 인색함의 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꺾어버리어 반드시 뜻대로 이루어지게 한다. 좋은 복밭을 만나고 좋은 시절시절이라 함은 보시할 시기이니, 만나고서도 보시하지 않으면 때를 잃었다 한다.을 만나면 일을 깨닫고 마음이 응해 능히 크게 보시를 한다.
014_0603_b_13L復次譬如勇士見必期呑滅智人慧心深得悟理賊雖强亦能挫之必令如意遇良福値好時節應施之時也遇而不施是名失時覺事應心能大布施
또한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남에게 공경을 받는다. 마치 달이 처음 떠오르면 사랑하지 않는 이가 없는 것과 같으니, 좋은 명칭과 좋은 명예가 천하에 퍼져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014_0603_b_17L復次好施之人爲人所敬如月初出無不愛者好名善譽周聞天下人所歸仰一切皆信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귀한 사람에게 아낌을 받고 천한 사람에게 공경을 받으며, 목숨이 마치려 할 때에 그 마음에 두려움이 없다.
이러한 과보는 금생에 얻어지는 것이다. 비유하건대 나무가 무성하면 큰 열매를 맺는 것과 같으니, 뒷세상이 복되다.
014_0603_b_19L好施之人貴人所念賤人所敬命欲終時其心不怖如是果報今世所得譬如樹華大果無量後世福也
014_0603_c_01L생사에 윤회하고 다섯 길에 오가는데 아무도 의지할 친척은 없다. 오직 보시가 있을 뿐이니, 하늘이나 인간에 태어나서 청정한 과보를 받음은 모두 보시 때문이다. 코끼리ㆍ말ㆍ축생 등의 좋은 이양을 얻는 것도 역시 보시로 인하여 얻어지는 것이다.
014_0603_b_22L生死輪轉往來五道無親可恃唯有布施若生天上人中得淸淨果皆由布施馬畜生得好櫪養亦是布施之所得也
보시의 공덕은 부귀와 기쁨이다. 계행을 지니는 사람은 하늘에 태어나며, 선정과 지혜는 마음이 맑아지고 집착함이 없어 열반의 도를 얻는다. 보시의 복은 열반의 길에 좋은 양식이다.
보시를 생각하기에 환희하고, 환희하기에 마음이 하나가 되며, 하나 된 마음으로 생멸이 무상함을 관하고, 생멸이 무상함을 관하기 때문에 도를 얻는 것이다.
014_0603_c_02L布施之德富貴歡樂持戒之人得生天上禪智心淨無所染著得涅槃道布施之福是涅槃道之資糧也念施故歡歡喜故一心一心觀生滅無常觀生滅無常故得道
마치 어떤 사람이 그늘을 구하기 때문에 나무를 심으며, 혹은 꽃을 구하고 열매를 구하기 위하여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보시의 과보를 구함도 이와 같으니, 이 세상과 뒷세상의 즐거움은 마치 그늘을 구함과 같고, 성문이나 벽지불의 도는 꽃을 구함과 같으며, 성불은 열매를 구함과 같다.
이것이 단의 갖가지 공덕이다.
014_0603_c_07L如人求蔭故種樹或求或求果故種樹布施求報亦復如今世後世樂如求蔭聲聞辟支佛道如華成佛如果是爲檀種種功德

19. 초품 중 단(檀)의 모습[相]과 뜻을 풀이함
014_0603_c_10L大智度論釋初品中檀相義第十九

【문】 무엇을 단(檀)32)이라 하는가?
014_0603_c_11L問曰云何名檀
【답】 단이란 보시를 말하며, 마음에 상응하는 착한 생각[善思]을 일러 단이라 한다.
014_0603_c_12L答曰檀名布施心相應善思是名爲檀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착한 생각으로부터 몸과 입의 업을 일으키면 역시 단이 된다”고 하며, 또한 어떤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믿음과 복밭과 재물, 이 세 가지 일이 화합할 때 마음에서 희사할 생각이 우러나 능히 인색함을 깨뜨리면 이를 단이라 한다. 비유하건대 자의 관법[慈法]으로 중생들이 즐거워함을 관찰하면 마음에서 인자한 생각이 우러나는 것과 같다. 보시의 마음에 속하는 법[心數法]33)도 이와 같아서 세 가지 일이 화합하여 마음속에 희사할 생각을 내고 능히 인색함을 깨뜨린다.”
014_0603_c_13L有人言從善思起口業亦名爲檀有人言有信有福有財物三事和合時心生捨法破慳貪是名爲檀譬如慈法觀衆生樂而心生慈布施心數法亦復如是事和合心生捨法能破慳貪
보시에 세 종류가 있으니, 욕계에 얽매이는 것과 색계에 얽매이는 것과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단주에 말하기를 ‘성인은 보시를 하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고 했다.
014_0603_c_18L檀有三或欲界繫或色界繫或不繫丹本注云聖人行施故名不繫
014_0604_a_01L마음과 상응하는 법이란 마음의 움직임[心行]을 따라 마음과 더불어 생기는 것이니, 물질의 법[色法]이 능히 대상[緣]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업도 아니다.
업과 상응한다 함은 업의 움직임[業行]을 따라 업과 더불어 생기는 것이니, 전생의 업보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두 가지 수행이 있으니, 행하는 수행과 얻는 수행이다.
두 가지 증득이 있으니, 몸으로 증득함과 지혜로 증득함이다.
사유단(思惟斷)과 부단(不斷)의 두 가지 견단(見斷)이나 유각유관(有覺有觀)34)의 법은 범부와 성인이 함께 행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아비담에서 널리 분별하여 말한 바와 같다.
014_0603_c_20L心相應法隨心行共心生非色法能作緣非業業相應隨業行共業生先世業報生二種修行修得修二種身證慧證若思惟斷若不斷二見欲界色界盡見斷有覺有觀法聖人共行如是等阿毘曇中廣分別說
또한 보시에 두 가지가 있으니, 깨끗함과 더러움이다.
더러운 보시라 함은 다만 베풀기만 하고 이룸이 없는 것이다. 설사 이루려는 일[爲]이 있더라도 재물을 구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남이 창피해서 보시하거나, 책망 듣기 싫어서 보시하거나, 두려워서 보시하거나, 남의 기쁨을 사기 위해 보시하거나, 죽음을 두려워하여 보시하거나, 사람을 홀리어 기쁘게 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자신이 부귀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경쟁 삼아 이기려고 보시하거나, 질투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교만하여 높은 체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명예 때문에 보시하거나, 주술적인 바람[呪願]을 위해서 보시하거나, 쇠운을 벗어나 길운을 구하기 때문에 보시하거나, 대중을 모으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가난한 이를 업신여겨 공경치 않으면서 보시하는 등 이와 같은 갖가지 보시를 더러운 보시라 한다.
깨끗한 보시란, 위의 여러 가지와 서로 반대되는 것들이니, 이를 깨끗한 보시라 한다.
014_0604_a_03L復次施有二種有淨有不淨淨施者直施無所爲或有爲求財故施或愧人故施或爲嫌責故施或畏懼故施或欲取他意故施或畏死故施或狂人令喜故施或自以富貴故應或諍勝故施或妒瞋故施或憍慢自高故施或爲名譽故施或爲呪願故或解除衰求吉故施或爲聚衆故或輕賤不敬施如是等種種名爲不淨施淨施者與上相違名爲淨施
또한 도를 위하는 까닭에 보시하며, 청정한 마음이 생겨나 모든 번뇌가 없고, 금생과 후생의 과보를 구하지 않고, 공경하고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니, 이를 깨끗한 보시라 한다.
깨끗한 보시는 열반의 길로 나아가는 자량이다. 그러므로 ‘도를 위하는 까닭에 보시한다’고 한다. 만일 아직 열반을 얻기 못했을 때 보시하면 이는 인간이나 하늘의 과보인 즐거움 받을 인이 된다.
깨끗한 보시라 함은 마치 꽃으로 영락을 새로 만들어서 흩어지지 않아 향기롭고 정결하며 선명한 것과 같다. 열반을 위해 깨끗한 보시를 베풀어 과보의 향기를 얻음도 이와 같다.
014_0604_a_12L復次爲道故施淸淨心生無諸結使不求今世後世報恭敬憐愍故是爲淨施淨施是趣涅槃道之資糧是故言爲道故施若未得涅槃時施是人天報樂之因淨施者如華瓔珞初成未壞香潔鮮明爲涅槃淨施得果報亦復如是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 첫째는 출가한 이로서 비시해탈(非時解脫)한 비구요, 둘째는 집에 있는 속인으로서 능히 맑게 베푸는 사람이다. 이 깨끗한 보시의 모습은 한량없는 세대에까지 전달되어 세세에 잃지 않는다. 마치 중요한 문서가 끝까지 소실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이 보시의 과보는 인연이 화합할 때 문득 이루어지나니, 마치 나무가 시절을 만나면 문득 꽃과 잎과 열매가 생기고, 만일 아직 시절이 이르지 않으면 인만 있고 과가 없는 것과 같다.
014_0604_a_19L如佛說世有二人爲難得一者出家中非時解脫比丘二者在家白衣能淸淨布施是淨施乃至無量世世世不失譬如劵要終無失時是布施果因緣和合時便有譬如樹得時節會便有華葉果實時節未至有因而無果
014_0604_b_01L이 보시의 법은 만약에 그로써 도를 구한다면 능히 구하는 이에게는 도를 가져다준다. 그것은 왜냐하면 모든 번뇌가 사라진 것을 열반이라 하기 때문이다. 베풀 때에는 모든 번뇌가 얇아지기 때문에 능히 열반에 도움이 된다.
014_0604_b_01L是布施法以求道能與人道何以故結使滅名涅槃當布施時諸煩惱薄故能助涅
보시한 물건에 대하여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에 인색함을 제하고, 받는 이를 공경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투를 제하고, 곧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아첨과 굽음을 제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들뜸을 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보시하기 때문에 후회를 제하고, 받는 이의 공덕을 생각하기 때문에 공손치 못함을 제하고, 스스로 마음을 거두기 때문에 염치없음[不悔]을 제하고, 남의 좋은 공덕을 알기 때문에 남부끄러움[不悔]을 제하고, 재물에 집착되지 않기 때문에 애착을 제하고, 받는 이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성냄을 제하고, 받는 이를 공경하기 때문에 교만을 제하고, 착한 법을 행할 줄 알기 때문에 무명(無明)을 제하고, 과보가 있음을 믿기 때문에 삿된 소견을 제하고, 결정코 과보가 있는 줄 알기 때문에 의심을 제한다.
014_0604_b_04L於所施物中不惜故除慳敬念受者故除嫉妒直心布施故除諂曲心布施故除調深思惟施故除悔觀受者功德故除不恭敬自攝心故除不知人好功德故除不愧不著財物故除愛慈愍受者故除瞋恭敬受者故除憍慢知行善法故除無明信有果報故除邪見知決定有報故除疑
이와 같은 갖가지 착하지 못한 번뇌들이 보시할 때에 모두 얇아지고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게 된다.
보시할 때에는 6근(根)이 청정해지고 착한 욕심이 생겨난다. 착한 욕심이 생기나는 까닭에 속마음이 청정해지고, 과보의 공덕을 관하는 까닭에 믿는 마음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까닭에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고,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까닭에 마음이 하나의 상태가 되고, 마음이 하나가 되는 까닭에 진실한 지혜가 생겨난다. 이러한 갖가지 착한 법을 모두 얻는다.
014_0604_b_11L如是等種種不善諸煩惱布施時悉皆薄種種善法悉皆得布施時六根淸淨善欲心生善欲心生故內心淸觀果報功德故信心生身心柔軟故喜樂生喜樂生故得一心得一心故實智慧生如是等諸善法悉皆得
또한 보시를 할 때에 마음속에 비슷한 8정도(正道)가 생겨난다. 곧 보시의 과보를 믿고 희망하기 때문에 바른 견해[正見]를 얻고, 바른 견해에서 생각이 어지러워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생각[正思惟]을 얻고, 청정한 말을 하기 때문에 바른 말[正語]을 얻고, 몸의 행동을 바르게 하기 때문에 바른 행위[正業]를 얻고, 갚음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바른 생활[正命]을 얻고, 부지런한 마음으로 보시하기 때문엔 바른 노력[正方便]을 얻고, 보시할 생각을 쉬지 않기 때문에 바른 기억[正億]을 얻고, 마음이 안정되어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집중[正定]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이 비슷한 서른일곱 가지 착한 법[三十七品]이 마음속에 생겨난다.
014_0604_b_17L復次布施時心生相似八正道信布施果故得正見正見中思惟不亂故得正思惟淸淨說故得正語淨身行故得正業不求報故得正命懃心施故得正方便念施不廢故得正念住不散故得正定如是等相似三十七品善法心中生
014_0604_c_01L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베푸는 일은 32상(相)을 얻는 인연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베풀 때에 마음이 더욱 견고해지므로 발밑이 평평하고 편안한 모습[足下安立相]을 얻으며, 보시할 때에 다섯 가지 일이 둘러싸고 받는 이는 권속이 되는 인연이 되므로 발바닥의 바퀴 모습[足下輪相]을 얻으며, 대단히 용맹한 힘으로 보시하기 때문에 발꿈치가 넓고 평평한 모습[跟廣平相]을 얻고, 보시는 사람을 거두기 때문에 손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는 모습[手足縵網相]을 얻으며, 맛있는 음식을 베풀기 때문에 손발이 보드랍고 일곱 곳이 풍만한 모습[手足柔軟七處滿相]을 얻고,
014_0604_c_01L復次有人言布施是得三十二相因緣所以者何施時與心堅固得足下安立相布施時五事圍受者是眷屬業因緣故得足下輪大勇猛力施故得足跟廣平相攝人故得手足縵網相美味飮食施得手足柔軟七處滿相
보시로써 생명을 이롭게 하므로 손가락이 길고 몸이 굽지 않아 크고 곧은 모습[長指身不曲大直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내가 마땅히 보시해 주리라’고 말함에 보시할 마음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발등이 높고 몸의 털이 위로 향한 모습[足趺高毛上向相]을 얻고, 보시를 할 때에 받을 이가 구하는 말을 일심으로 잘 듣고 정중히 약속하되 반드시 빨리 얻게 하려는 까닭에 이니연(伊泥延) 사슴 같은 다리 모습을 얻고, 구하는 이에게 성을 내거나 업신여기지 않기 때문에 손이 무릎을 지나는 모습[臂長過膝相]을 얻고, 구하는 이의 뜻을 알아 말하기 전에 보시하므로 성기가 드러나지 않는 모습[陰藏相]을 얻고,
014_0604_c_07L施以益命得長指身不曲大直相施時言我當相與施心轉增故得足趺高毛上向相施時受者求之一心好聽慇懃約勅令必疾得故得伊泥延腨相瞋不輕求者故得臂長過膝相如求者意施不待言故得陰藏相
좋은 의복과 침구와 금ㆍ은 등의 진귀한 보배로 보시하므로 황금빛 몸매[金色身相]와 얇은 피부모습[薄皮相]을 얻는다. 또한 보시할 때 받은 이가 혼자서 마음대로 쓰게 하므로 낱낱 구멍마다 털 하나만이 나고[一一孔一毛生], 눈썹 사이에 흰 털이 나고[眉間白毫相], 구하는 이가 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주리라’ 하였으므로 그 업 때문에 윗몸이 사자의 어깨같이 원만한 모습[上身如師子肩圓相]을 얻고, 병들은 자에겐 약을 주고 시장한 자에겐 음식을 주므로 양쪽 겨드랑 밑이 풍만한 모습[兩腋下滿]을 얻고, 최상의 맛난 음식을 얻는 모습[最上味相]을 얻고,
014_0604_c_13L好衣服臥具金銀珍寶施故得金色身相皮相布施令受者獨得自在用故一一孔一毛生眉閒白毫相求者求卽言當與以是業故得上身如師肩圓相病者施藥飢渴者與飮食得兩腋下滿最上味相
보시할 때에 남에게 보시하기를 권하고 위로해서 보시의 길을 열었으므로 머리에 상투를 지닌 모양[肉髻相]과 니구로다나무같이 몸이 원만한 모습[身圓如尼拘盧相]을 얻고, 구걸하러 온 이에게 주고자 할 때에 부드럽고 진실한 말로 허락하고 반드시 주어 헛되지 않으므로 넓고 긴 혀의 모습[廣長舌相]과 범의 음성과 같고[梵音相] 가릉비가 새의 소리 같은 모습[迦陵毘伽鳥聲相]을 얻고,
014_0604_c_19L施時勸人行施而安慰之開布施道故得肉髻身圓如尼拘盧相有乞求者意欲與時柔軟實語必與不虛故得廣長舌相梵音聲相如迦陵毘伽鳥聲相
014_0605_a_01L 보시할 때에 실다운 말과 이로운 말을 하므로 사자의 뺨 같은 모습[師子頰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받을 이를 공경하여 마음이 청정하므로 치아가 희고 고른 모습[牙白齒齊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진실한 말과 화합하는 말을 하므로 치아가 빽빽한 모습[齒密相]과 마흔 대의 치아모습[四十齒相]을 얻고, 보시할 때에 성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 평등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보므로 푸른 눈[靑眼相]과 눈가가 황소 같은 모습[牛王相]을 얻는다.
이것이 32상의 인연을 심는 것이다.
014_0604_c_23L施時如實語利益語故得師子頰相施時恭敬受者心淸淨故得牙白齊相施時實語和合語故得齒密相四十齒相施時不瞋不著等心視彼得靑眼相眼睫如牛王相是爲種三十二相因緣
또한 일곱 가지 보배, 즉 사람ㆍ수레ㆍ금ㆍ은ㆍ등촉(燈燭)ㆍ집ㆍ향ㆍ꽃으로 보시하므로 전륜성왕이 되어 일곱 가지 보배가 갖추어진다.
014_0605_a_06L復次以七寶人民金銀燈燭房舍香華布施故得作轉輪王七寶具足
또한 보시하되 때를 맞추므로 과보도 더욱 많아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멀리 가는 사람과 멀리서 온 사람과 병들은 사람과 병간호 하는 사람에게 베풀고, 바람ㆍ추위 등 온갖 어려운 때에 베푸는 것이때에 맞는 보시[時施]이다” 하셨다.
014_0605_a_08L復次施得時故亦增多如佛說施遠行人遠來人看病人風寒衆難時施是爲時施
또한 보시를 하되 지방의 필요에 따라 보시하므로 과보를 얻음이 더욱 많다. 먼 길에서 보시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고, 항상 보시하여 폐하지 않으므로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고, 구하는 이의 소망같이 보시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고, 보시한 물건이 소중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다.
014_0605_a_10L復次布施時隨土地所須施故得報增多復次曠路中施故得福增多施不廢故得報增多如求者所欲施得福增多施物重故得福增多
사원이나 동산이나 목욕터 등을 가지고 착한 사람에게 베푸니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고, 승가[僧]에 보시하므로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다. 베푸는 이와 받는 이가 모두 덕망이 있으므로단주에 이르기를 보살과 부처님께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 곧 베푸는 것이요, 부처님ㆍ보살ㆍ아라한ㆍ벽지불에게 보시하면 그들이 곧 받는 사람이 된다. 갚음을 받음이 더욱 많고, 갖가지 방법으로 받는 이를 공경하므로 복 얻음이 더욱 많고, 얻기 어려운 물건을 보시하므로 복 받음이 더욱 많다.
014_0605_a_14L以精舍園林浴池等若施善人故報增多若施僧故得報增多若施者受者俱有德故丹注云如菩薩及佛慈心布施是爲施者若施佛及菩薩阿羅漢辟支佛是爲受者故得報增多種種將迎恭敬受者故得福增多難得物施故得福增多隨所有物盡能布施故福增多
예를 들건대 대월지국(大月支國)의 불가라성(弗迦羅城)35) 안에 천나(天那)라는 화가가 있었다. 그는 동쪽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12년 동안 그림을 팔아 30냥의 금을 얻어 본국으로 돌아왔다.
014_0605_a_21L譬如大月氏弗迦羅城中一畫師名千那到東方多剎陁羅國客畫十二年得三十兩金持還本國
014_0605_b_01L불가라성에서 북을 치고 큰 모임이 이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에 갔다가 승가들의 모임을 보고 신심이 깨끗해져서 곧 유나(維那)36)에게 물었다.
“이 대중에 대하여 얼마나 되는 물건을 가지면 하루의 음식을 준비할 수 있겠소?”
유나가 이렇게 대답했다.
“30냥이면 족히 하루의 음식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014_0605_a_23L於弗迦羅城中聞打鼓作大會聲見衆僧信心淸淨卽問維那此衆中幾許物得作一日食維那答曰三十兩金足得一日食
그는 곧 가지고 있던 30냥의 돈을 유나에게 주고는 말했다.
“나를 위해 하루의 음식을 장만해 주시오. 나는 내일 오겠습니다.”
그리고는 빈손으로 돌아오니, 부인이 물었다.
“12년 동안 무엇을 얻었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30냥의 금을 벌었소.”
“그 30냥의 금은 어디에 있나요?”
“이미 복밭에 씨를 뿌렸소.”
“복밭이라뇨?”
“승가에게 공양하였소.”
014_0605_b_03L卽以所有三十兩金付維那爲我作一日食我明日當空手而歸其婦問曰十二年作得何等物答言我得三十兩金卽問十兩金今在何所答言已在福田中婦言何等福田答言施與衆僧
그 아내는 당장 남편을 결박하여 관청에 보내 죄를 다스리고 일을 밝히고자 했다. 대관(大官)이 물었다.
“무슨 사연인가?”
아내가 대답했다.
“제 남편이 미치고 어리석어서 12년 동안 객지에서 번 30냥의 금을 처자는 생각하지도 않고 몽땅 남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관제(官制)대로 묶어서 끌고 왔습니다.”
대관이 다시 남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처자식에게는 주지 않고 남에게 주었는가?”
014_0605_b_08L便縛其夫送官治罪斷事大官問何事故婦言我夫狂癡十二年客作得三十兩金不憐愍婦兒盡以與他人依如官制輒縛送來大官問其夫何以不供給婦兒乃以與他
남편이 대답했다.
“저는 전생에 공덕을 닦지 못하여 금생에 가난하고 온갖 고통을 받습니다. 그런데 금생에 복밭을 만났으니, 복의 씨앗을 심지 않으면 내생에도 가난하여 가난함이 끊이지 않고 벗어날 시기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에 가난함을 버리고자 하여 돈을 전부 승가에 베풀었습니다.”
014_0605_b_13L答言先世不行功德今世貧窮受諸辛苦今世遭遇福田若不種福後世復貧貧貧相續無得脫時我今欲頓捨貧以是故盡以金施衆僧
그 대관은 우바새로서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청정했다. 이 말을 듣자 칭찬해 말했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애써서 많지 않은 것을 얻었는데 이제 모두 승가에게 보시하니, 그대는 착한 사람이다.”
014_0605_b_17L大官是優婆塞信佛淸淨聞是語已讚言是爲甚難懃苦得此少物盡以施僧汝是善人
그리고는 몸에 걸었던 영락을 벗어 주고 타던 말과 마을 하나를 주면서 그에게 말했다.
“그대가 처음으로 승가에게 보시했으나 승가는 아직 음식을 들지 않았소. 그렇다면 이는 곡물의 종자를 아직 심지도 않았는데 싹이 이미 돋아난 것이오. 커다란 과보가 바야흐로 내생에 있을 것이오.”
이것으로 보아 얻기 어려운 물건을 모두 보시하면 그 복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014_0605_b_20L卽脫身瓔珞及所乘馬幷一聚以施貧人而語之言汝始施衆僧衆僧未食是爲穀子未種牙已得生大果方在後身以是故言難得之物盡用布施其福最多
014_0605_c_01L또한 세간의 단(檀), 세간을 벗어난 단, 성인이 칭찬하는 단, 성인이 칭찬하지 않는 단, 불ㆍ보살의 단, 성문의 단이 있다.
어떤 것이 세간의 단인가? 곧 범부의 보시와 또는 성인이 유루(有漏)의 마음으로 짓는 보시이니, 이를 세간의 단이라 한다.
014_0605_c_01L復次有世閒檀有出世閒檀有聖人所稱譽檀有聖人所不稱譽檀有佛菩薩檀有聲聞何等世閒檀凡夫人布施亦聖人作有漏心布施是名世閒檀
또한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범부의 보시를 세간의 단이라 하고, 성인들은 비록 유루의 마음으로 보시하여도 번뇌가 끊겼으므로 세간을 벗어난 단이라 한다. 왜냐하면 이 성인은 작위 없는 삼매[無作三昧]를 얻었기 때문이다.”
014_0605_c_05L復次人言凡夫人布施是爲世閒檀聖人雖有漏心布施以結使斷故名出世閒何以故是聖人得無作三昧故
또한 세간의 베풂은 부정하고, 세간을 벗어난 보시는 깨끗하다. 두 가지 번뇌에서 하나는 애욕에 속하고 하나는 견해에 속하는데, 이 두 가지 번뇌에 끌리면 이것을 세간의 단이라 하고, 두 가지 번뇌가 없으면 이것을 세간을 벗어난 단이라 한다.
만일 세 가지 장애[礙]가 마음을 결박한다면 이는 세간의 단이다. 왜냐하면 인연으로 생긴 모든 법은 실로 나가 없거늘 ‘내가 주고, 그가 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간의 단이라 한다.
014_0605_c_08L世閒檀者不淨出世閒檀者淸淨二種結使一種屬愛一種屬見爲二種結使所使是爲世閒檀無此二種結使是爲出世閒檀若三㝵繫心爲世閒檀何以故因緣諸法實無吾而言我與彼取是故名世閒檀
또한 나라 함은 정해진 곳[定處]이 없으니, 나로써 나를 삼으면 그로서는 내가 아닌 게 되고, 그로써 나를 삼으면 나는 내가 아닌 게 되고 만다. 이렇게 일정치 않으므로 진실한 나가 없는 것이다.
014_0605_c_14L我無定處我以爲我彼以爲非以爲我我以爲非以是不定故無實我也
보시하는 재물은 인연화합을 좇아 있는 것으로 어떤 법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 마치 비단이나 베가 뭇 인연이 화합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올을 제하고 실을 제하면 비단이나 베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법도 이와 같아서 한 모습[一相]이고 모습 없으며, 모습은 항상 스스로 공한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을 일으켜 있다고 계교할 뿐이다. 뒤바뀌어 진실치 않으니, 이것이 세간의 단이다.
014_0605_c_17L所施財者從因緣和合有無有一法獨可得者如絹如布衆緣合故成除絲除縷則無絹諸法亦如是相無相相常自空人作想念計以爲顚倒不實是爲世閒檀
만일 마음에 세 가지 걸림이 없고, 실답게 법의 모습을 알아 마음이 뒤바뀌지 않으면 이것이 세간을 벗어난 단이다.
세간을 벗어난 단은 성인의 칭찬을 받으나, 세간의 단은 성인이 칭찬하는 바가 아니다.
014_0605_c_21L心無三㝵實知法相心不顚倒是爲出世閒檀出世閒檀爲聖人所稱譽世閒檀聖人所不稱譽
014_0606_a_01L또한 청정한 단은 번뇌의 때와 섞이지 않으며, 모든 법의 실상과 같이 이는 성인에게 칭찬받는다. 청정하지 못한 단은 번뇌와 뒤바뀐 마음과 집착으로 뒤섞여 있으니, 이는 성인에게 칭찬받지 못한다.
014_0606_a_01L復次淸淨檀不雜結垢如諸法實相是聖人所稱譽不淸淨雜結使顚倒心著是聖人所不稱譽
또한 실상의 지혜와 화합하는 보시는 성인이 칭찬하나, 그렇지 못하면 성인에게 칭찬받지 못한다.
014_0606_a_03L復次實相智慧和合布施是聖人所稱譽若不爾者聖人所不稱譽
또한 중생을 위함도 아니고 모든 법의 실다운 모습을 알기 위해 베푸는 것도 아닌 오직 생ㆍ노ㆍ병ㆍ사를 벗어나기를 구해서라면 이는 성문의 단이다. 일체 중생을 위해서 보시하거나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알기 위하여 보시한다면 이는 불ㆍ보살의 단이다.
014_0606_a_05L復次不爲衆生亦不爲知諸法實相故施但求脫生是爲聲聞檀爲一切衆生故施亦爲知諸法實相故施是爲諸佛菩薩檀
모든 공덕을 두루 갖추지 못하고 단지 조금만 얻고자 한다면 이는 성문의 단이며, 일체의 공덕을 갖추어 채우고자 한다면 이는 불ㆍ보살의 보시이다.
014_0606_a_09L於諸功德不能具但欲得少許分是爲聲聞檀一切諸功德欲具足滿是爲諸佛菩薩檀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두려워하기에 보시한다면 이는 성문의 단이다. 불도를 돕기 위해서나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또한 노ㆍ병ㆍ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이는 불ㆍ보살의 단이다. 이에 대해서는 보살의 본생경(本生經)을 말해야 할 것이다.
014_0606_a_11L畏老死故施是爲聲聞檀爲助佛爲化衆生不畏老是爲諸佛菩薩檀是中應說菩薩本生經
아바타나경(阿婆陀那經)37) 가운데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옛날 염부제에 바살바(婆薩婆)라는 왕이 있었다. 이때 위라마(韋羅摩)38)라는 바라문 보살이 있었는데, 그는 나라의 왕사(王師)로서 왕에게 전륜성왕이 되는 법을 가르쳤다.
014_0606_a_14L如說『阿婆陁那經』中昔閻浮提中有王婆薩婆爾時有婆羅門菩薩名韋羅是國王師教王作轉輪聖王法
위라마는 재물이 한량없고 값진 보물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나를 일컬어 부귀한 사람이고 재물이 한량이 없어 중생들을 이롭게 한다고 한다. 지금이 바로 알맞은 때이니, 크게 보시를 하리라. 부귀가 비록 즐거우나 일체가 무상하며, 5가(家)39)가 공유하니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사람의 마음만 산란케 하고, 가벼이 치달려 안정치 못함이 마치 원숭이가 잠시도 멈추어 있지 못함과 같다. 사람이 목숨을 마침은 번갯불이 사라지는 것보다 빠르다. 사람의 몸은 덧없어 뭇 고통의 늪이다. 이런 까닭에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014_0606_a_17L羅摩財富無量珍寶具足作是思惟人謂我爲貴人財富無量饒益衆生今正是時應當大施富貴雖樂一切無常五家所共令人心散輕泆不定譬如獼猴不能暫住人命逝速疾於電滅人身無常衆苦之藪以是之故應行布施
014_0606_b_01L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손수 글을 지어 염부제 안의 모든 바라문과 출가한 사람들께 널리 알렸다.
“원하건대 각각의 대덕들이시여, 부디 저의 집에 왕림하시기 바랍니다. 큰 보시를 베풀어 12년을 채우고자 합니다.”
그리고는 배를 띄울 만큼 많은 국[飯汁]을 마련하고, 소락[酪]으로 못[池]을 채우고, 쌀과 밀가루를 산처럼 쌓고, 소유(蘇油)를 개울처럼 흐르게 하고, 그 밖의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을 모두 지극한 것으로 마련해 12년간 보시를 행하고자 했다.
014_0606_b_01L如是思惟已自作手疏告閻浮提諸婆羅門及一切出家人願各屈德來集我舍欲設大施滿十二歲飯汁行船以酪爲池米麪爲山蘇油爲渠衣服飮食臥具湯藥皆令極妙過十二歲
8만 4천의 흰 코끼리를 물소가죽으로 만든 갑옷[犀甲]과 금으로 장식하고 이름난 보배로 대금당(大金幢)을 세워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다.
8만 4천의 말을 또한 물소가죽으로 만든 갑옷과 금으로 장식하고 네 가지 보물을 주렁주렁 걸었다.
8만 4천의 수레를 모두 금ㆍ은ㆍ유리ㆍ파리 등의 보배로 장식하고 그 위를 사자ㆍ범ㆍ이리 등의 가죽으로 덮고 백검(白劍)과 바라(婆羅)40)와 보배 휘장과 여러 가지 장식으로 장엄했다.
014_0606_b_06L欲以布施八萬四千白象犀甲金飾珞以名寶建大金幢四寶莊嚴八萬四千馬亦以犀甲金四寶交絡八萬四千車皆以金琉璃頗梨寶飾覆以師子虎豹之皮若白劍婆羅寶𨏥雜飾以爲莊嚴
8만 4천의 네 가지 보배로 만든 평상에 갖가지 빛깔을 찬란하게 칠하고 갖가지 보드랍고 매끄러운 요를 펴서 잘 꾸몄으며, 붉은색 베개와 비단 이불을 평상 양쪽 끝에 두고 묘한 옷과 화려한 복장도 모두 갖추어 놓았다.
8만 4천의 황금 발우에 은싸래기를 가득히 담고, 은 발우에는 황금싸래기를 가득히 담고, 유리(琉璃) 발우에는 파리(玻璃) 싸래기를 가득히 담고, 파리 발우에는 유리싸래기를 가득히 담았다.
014_0606_b_11L萬四千四寶牀雜色綩綖種種茵蓐柔軟細滑以爲挍飾丹枕錦被置牀兩頭妙衣盛服皆亦備有八萬四千金鉢盛滿銀粟銀鉢盛金粟琉璃鉢盛頗梨粟頗梨鉢盛琉璃粟
8만 4천 마리의 젖소가 있어 소마다 젖이 한 섬[石]씩 나오는데, 황금으로 뿔을 장식하고 횐 천으로 옷을 입혔다.
8만 4천의 미녀가 있어 단정하고 복스러운데 모두가 흰 구슬과 유명한 보배를 몸에 걸어 장식했다.
그 요점을 대략 들어봐도 이와 같거니와 세세한 것을 다 기록할 수 없다.
014_0606_b_16L八萬四千乳牛牛出乳一斛金飾其𧿵角以白疊八萬四千美女端正福德以白珠名寶瓔珞其身略擧其要是種種不可勝記
그때 바라바왕과 8만 4천의 여러 작은 왕들과 신하들과 부호와 장자들이 제각기 10만 냥의 오래된 금전[金錢]을 기증해서 공양준비를 도와 법을 설할 집[祠]을 마련하고 공양준비가 완전히 갖추어지자 보시를 마쳤다.
석제바나민(釋提婆那民)이 와서 위라마보살에게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6_b_20L爾時婆羅婆王及八萬四千諸小國王幷諸臣民豪傑長各以十萬舊金錢贈遺勸助設此法祠具足施已釋提婆那民來語韋羅摩菩薩說此偈言
014_0606_c_01L
천하에서 얻기 어려운 물건들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거늘
그대는 지금 모두 얻고는
불도를 위해 베풀었도다.
014_0606_c_01L天地難得物
能喜悅一切
汝今皆以得
爲佛道布施

그때 정거천인(淨居天人)이 몸을 나투어 이렇게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6_c_03L爾時淨居諸天現身而讚說此偈言

문을 활짝 열고 크게 보시하니
그대의 한 일은 옳은 일이다.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그들을 위하여 불도를 구하네.
014_0606_c_04L開門大布施
汝所爲者是
憐愍衆生故
爲之求佛道

이때 하늘 무리들이 생각했다.
“내가 금병의 구멍을 막아서 물이 나오지 못하게 하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그 중의 어떤 시주에게는 복밭이 없기 때문이다.”
014_0606_c_06L是時諸天作是思惟我當閉其金甁令水不下所以者何有施者無福田
이때에 마왕(魔王)이 정거천인에게 말했다.
“이 바라문들은 모두가 출가하여 계를 지키고 청정하게 도에 들었거늘 어찌하여 말하기를 ‘복밭이 없다’ 하는가?”
정거천인이 대답했다.
“이 보살은 불도를 위하여 보시하건만 이 여러 사람들은 모두가 삿된 소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복밭이 없다고 했다.”
마왕이 정거천에게 물었다.
“이 사람이 불도를 위하여 보시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014_0606_c_09L是時魔王語淨居天此諸婆羅門皆出家持戒淸淨入道何以故乃言無有福田淨居天言是菩薩爲佛道故布施今此諸人皆是邪見是故我言無有福田魔王語天言云何知是人爲佛道故布施
이때 정거천인이 바라문의 몸으로 변화해서는 금병과 금지팡이를 들고 위라마보살에게 가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크게 보시하여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렸거늘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전륜성왕이 되어서 일곱 가지 보배와 천 명의 아들을 갖추고 네 천하를 통치하려 하는가?”
보살이 대답했다.
“그런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석제바나민이 되어서 8천 나유타 하늘 아씨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가?”
“아니다.”
“그러면 6욕천(欲天)의 주인이 되려하는가?”
“아니다.”
“그러면 범천왕의 삼천대천세계의 주인이 되어 중생들의 조상이 되고자 하는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을 구하는가?”
이때 보살이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6_c_14L是時淨居天化作婆羅門身持金甁執金杖至韋羅摩菩薩所語言汝大布施難捨能捨欲求何等欲作轉輪聖王七寶千子王四天下耶菩薩答言不求此事汝求釋提婆那民爲八千那由他天女主耶答言汝求六欲天主耶答言求梵天王主三千大千世界爲衆生祖父耶答言汝欲何所求是時薩說此偈言
014_0607_a_01L
나는 욕심 없는 경지를 구하고
생ㆍ노ㆍ병ㆍ사를 떠나서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자 하니
이러한 불도(佛道)를 구하노라.
014_0606_c_23L我求無欲處
離生老病死
欲度諸衆生
求如是佛道

변화한 바라문이 말했다.
“시주(施主)여, 불도는 얻기 어려워서 큰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대 마음이 나약해 쾌락에 습관 들었으니 이런 도를 끝내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먼저 말했듯이 전륜성왕이나 석제바나민이나 6욕천왕이나 범천왕 등은 되기 쉬우니, 이런 것들을 구하는 것만 못하리라.”
이에 보살은 “그대는 나의 지극한 서원을 들어보라”고 말하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7_a_02L化婆羅門言布施主佛道難得當大辛苦汝心軟串樂必不能求成辦此如我先語轉輪聖王釋提婆那民六欲天王梵天王是易可得不如求菩薩答言汝聽我一心誓

설사 뜨거운 무쇠바퀴가
내 정수리 위에서 굴러도
불도를 구하려는 한 생각은
끝내 후회하지 않으리.
014_0607_a_07L假令熱鐵輪
在我頭上轉
一心求佛道
終不懷悔恨

설사 3악도나
인간의 몸으로 많은 고통 받아도
불도를 구하려는 한결같은 마음은
끝내 물러서지 않으리.
014_0607_a_09L若使三惡道
人中無量苦
一心求佛道
終不爲此轉

변화한 바라문이 말했다.
“시주여, 장하십니다. 불도를 구하시는 성의가 그토록 지극하시군요.”
그리고는 게송으로 찬탄했다.
014_0607_a_10L化婆羅門言布施主善哉善哉求佛如是便讚偈言

그대의 정진의 힘은 위대해서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네.
지혜가 걸림이 없으니
불도 이룸이 멀지 않으리.
014_0607_a_12L汝精進力大
慈愍於一切
智慧無罣㝵
成佛在不久

이때 하늘이 많은 꽃을 흩어 보살에게 공양하고, 정거천들로서 금병의 구멍을 막고 있던 자들은 곧 숨어서 나타나지 않았다.
014_0607_a_14L是時天雨衆華供養菩薩諸淨居天閉甁水者卽隱不現
보살은 바라문 상좌 앞으로 나아가 금병을 들어 물을 부으려 했다. 하지만 물은 갇힌 채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궁금히 여겼다.
“이 갖가지 큰 보시가 모두 갖추어지고, 시주한 사람의 공덕도 크거늘 어찌하여 병의 물이 나오지 않을까?”
014_0607_a_16L菩薩是時至婆羅門上座前以金甁行水水閉不下衆人疑怪此種種大施一切具足施主人功德亦大今何以故甁水不
014_0607_b_01L이에 보살은 생각했다.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내 마음이 청정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혹은 보시하는 물건이 구족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되었을까.’
스스로 제사에 관한 경전[祠經]인 16종의 책을 살펴보았지만 조금도 티가 없었다.
이때 많은 하늘의 무리들이 보살에게 말했다.
“그대는 의심하거나 후회하지 마시오. 그대가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오직 이 바라문들이 악하고 삿되고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7_a_20L菩薩自念此非他事將無我心不淸淨耶得無施物不具足乎何以致自觀祠經十六種書淸淨無瑕時諸天語菩薩言汝莫疑悔汝無不是諸婆羅門惡邪不淨故也卽說偈言

이 사람들은 사견에 얽매인 채
번뇌로 바른 지혜 깨뜨리고
모든 청정한 계를 떠났으니
헛수고만 할 뿐 엉뚱한 길에 빠지리라.
014_0607_b_02L是人邪見網
煩惱破正智
離諸淸淨戒
唐苦墮異道

그리고는 말하기를 “이런 까닭으로 물이 막히어 내려오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이때 6욕천이 갖가지 광명을 놓아 대중을 비추면서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7_b_04L以是故水閉不下如是語已忽然不爾時六欲天放種種光明照諸衆語菩薩而說偈言

삿되고 거친 바다로 가는 자는
그대의 바른 길을 따르지 못하니
보시를 받을 만한 사람들 가운데
그대만 한 사람 있을 리 없네.
014_0607_b_07L邪惡海中行
不順汝正道
諸受施人中
無有如汝者

이렇게 게송을 말하고는 홀연히 숨어 버렸다. 이때 보살은 이 게송을 듣고 생각했다.
“모임 가운데 실제로 나와 같을 이는 없다. 물이 막히어 내려오지 않았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구나.”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014_0607_b_09L說是語已忽然不現是時菩薩聞說此偈自念會中實自無有與我等者水閉不下其將爲此乎卽說偈言

시방 천지 어디에라도
좋은 사람 계시어 청정하시면
나 이제 귀명하오며 머리 숙여 경례합니다.
오른손에 물병 들고 왼손에 부으며 서원하니
원하건대 나 한 사람
이런 큰 보시 받게 되기를.
014_0607_b_12L若有十方天地中
諸有好人淸淨者
我今歸命稽首禮
右手執甁灌左手
而自立願我一人
應受如是大布施

이때 병 속의 물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그의 왼손에 부어졌다. 이때 바살바왕은 이러한 병의 반응을 보고는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게송을 읊었다.
014_0607_b_15L是時甁水踊在虛空從上來下而灌其左手是時婆薩婆王見是感應生恭敬而說偈言

거룩한 바라문님이시여
맑은 유리빛 물이 위에서
흘러내려 아래로 부어지니
그대의 손 안에 떨어지리다.
014_0607_b_18L大婆羅門主
淸琉璃色水
從上流注下
來墮汝手中

이때 대바라문들은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합장하고 보살께 귀명하니, 보살은 이런 게송을 말했다.
014_0607_b_20L是時大婆羅門衆恭敬心生合手作歸命菩薩菩薩是時說此偈言

내가 지금 베푸는 것은
삼계의 복을 구함이 아니니
중생들을 위하는 까닭에
그로써 불도를 구하려 함이라네.
014_0607_b_22L今我所布施
不求三界福
爲諸衆生故
以用求佛道
014_0607_c_01L
이 게송을 말할 때 온갖 땅과 산ㆍ개울ㆍ숲ㆍ나무들이 모두 여섯 번에 걸쳐 진동했다.
위라마는 본래 이 대중이 공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베푼다고 했으나 이미 이 대중 가운데 받을 만한 이가 없음을 알았으므로 이제 가엾이 여기어 받은 물건으로 그들에게 베풀었다.
014_0607_c_01L說此偈已一切大地山川樹木皆六返震動韋羅摩本謂此衆應受供養故旣知此衆無堪受者今以憐愍故所受物施之
이러한 갖가지 보시에 관한 본생의 인연이 여기에서 자세히 설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외적인 보시이다.
어떤 것이 내적인 보시인가? 곧 목숨을 아끼지 않고 중생들에게 보시하는 것이다.
014_0607_c_05L如是種種檀本生因緣是中應廣說是爲外布施云何名內布施不惜身命施諸衆生
본생인연(本生因緣)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본래 보살이었을 때 큰 나라의 왕이 되셨는데 당시에는 세상에 부처님도 없었고 법도 없었고 비구승가도 없었다.
왕은 사방으로 나아가 불법을 구했으나 끝내 얻지 못했다. 그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부처님이 설하신 게송을 아니, 내게 공양한다면 마땅히 그대에게 말해 주리다.”
즉시 왕이 물었다.
“어떠한 공양을 구하는가?”
바라문이 대답했다.
“그대가 능히 몸 위의 살을 찢어서 등심지[燈炷]를 삼아 나에게 공양한다면 그대에게 게송을 일러 주리다.”
014_0607_c_07L如本生因緣說釋迦文佛本爲菩薩爲大國王世無佛無法無比丘僧是王四出求索佛法了不能得時有一婆羅門我知佛偈供養我者當以與汝卽問言索何等供養答言汝能就汝身上破肉爲燈炷供養我者當以與
왕은 생각했다.
‘나의 이 몸은 위태롭고 약하고 부정하다. 여러 생 동안 고통을 받은 일은 이루 헤아릴 수 없건만 아직 이 몸을 법을 위해 쓴 적은 없다. 이제 비로소 쓸 곳을 얻었으니, 아까울 것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전다라(栴陀羅)41)를 불러서는 자신의 상반신을 베어 등불의 심지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흰 천으로 살을 감고 소락 기름을 부은 뒤에 일시에 불을 붙여서 온몸을 태웠다. 불이 타오르자 이윽고 그 바라문은 게송을 하나 일러 주었다.
014_0607_c_14L王心念言今我此身危脆不淨世受苦不可復數未曾爲法今始得甚不惜也如是念已喚旃陁羅割身上以作燈炷而以白疊纏肉油灌之一時遍燒擧身火燃乃與一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은 본래 한 마리의 비둘기가 되어 설산에 있었는데, 때마침 큰 눈이 내렸다. 어떤 사람이 길을 잃고는 곤궁에 빠져 괴로워했다.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 나머지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비둘기가 이 사람을 보자 즉시 날아가서 불을 구해다가 그를 위해 나무를 모아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을 불 속에 던져 이 굶주린 사람에게 베풀었다.
014_0607_c_19L又復釋迦文佛本作一鴿在雪山時大雨雪有一人失道窮厄辛苦飢寒竝至命在須臾鴿見此人卽飛求火爲其聚薪然之又復以身投火施此飢人
014_0608_a_01L이와 같이 머리ㆍ눈ㆍ몸ㆍ골수 등으로 중생에게 보시한 갖가지 본생인연경을 여기에서 자세히 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갖가지를 내적인 보시[內布施]라 한다.
이와 같이 안팎의 보시가 한량이 없으니, 이를 보시의 모습[檀相]이라 한다.
014_0607_c_23L如是等頭給施衆種種本生因緣經此中應廣說是等種種是名內布施如是內外布施無量是名檀相

20. 초품 중 단바라밀의 법시(法施)를 풀이함 ①
014_0608_a_03L大智度論釋初品中檀波羅蜜法施義第二十

【문】 무엇을 법보시라 하는가?
014_0608_a_04L問曰云何名法布施
【답】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항상 좋은 말로써 남을 이롭게 하면 이를 법보시라 한다” 하고,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부처님들의 말씀을 묘하고 착한 가르침으로써 남에게 연설해 주면 이를 법보시라 한다” 하고,
014_0608_a_05L答曰有人言以好語有所利益是爲法施復次人言以諸佛語妙善之法爲人演說是爲法施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세 가지 법으로써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니, 첫째는 수투로(修妒路)42)요, 둘째는 비니요, 셋째는 아비담이다. 이것을 법시라 한다” 하고,
014_0608_a_08L復次有人言以三種法教修妒路毘尼阿毘曇是爲法施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네 가지 법장(法藏)으로써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니, 첫째는 수투로장이요, 둘째는 비니장이요, 셋째는 아비담이요, 넷째는 잡장(雜藏)이다. 이것을 법시라 한다” 하고,
014_0608_a_10L復次有人言以四種法藏教人修妒路藏毘尼藏阿毘曇藏雜藏是爲法施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간략히 말하자면 두 가지 법으로써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니, 첫째는 성문의 법[聲門法]이요, 둘째는 보살의 법[菩薩法]이다. 이것을 법시라 한다” 했다.
014_0608_a_12L復次有人言略說以二種法教人聲聞法摩訶衍是爲法施
【문】 제바달(提婆達)과 가다(呵多)43) 등도 3장(藏)ㆍ4장(藏)ㆍ성문법ㆍ마하연법으로 사람을 교화했거늘 지옥에 들어갔다. 그 일은 어째서인가?
014_0608_a_14L問曰如提婆達呵多等亦以三藏四藏聲聞法摩訶衍法教而身入地獄是事云何
【답】 제바달은 삿된 소견의 죄가 많고 가다는 거짓말의 죄가 많다. 이는 도를 위한 청정한 법보시가 되지 못하고, 다만 명예와 공경과 공양만을 구하는 일이다. 악심을 품은 죄로 인해 제바달은 산 채로 지옥에 들어갔고 가다는 죽어서 악도(惡道)에 빠졌다.
014_0608_a_16L答曰提婆達邪見罪多呵多妄語罪多非是爲道淸淨法施但求名利恭敬供養心罪故提婆達生入地獄呵多死墮惡道
말로써 설명하는 것만을 일러 법보시라 하지는 않는다. 항상 맑은 마음과 착한 생각으로 일체를 교화하는 것을 법보시라 한다. 비유하건대 재물보시는 착한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복덕이라 할 수 없듯이, 법보시도 그와 같아서 맑은 마음과 착한 생각으로 하지 않는다면 법보시가 되지 못한다.
014_0608_a_20L復次非但言說名爲法施常以淨心善思以教一切是名法施譬如財施不以善心不名福德法施亦爾不以淨心善思則非法施
014_0608_b_01L또한 법을 설하는 이가 능히 맑은 마음과 착한 생각으로 능히 3보(寶)를 찬탄하고 죄와 복의 문을 열며, 4제를 내보이고 중생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어가게 한다면 이것은 참으로 청정한 법보시이다.
014_0608_a_23L復次說法能以淨心善思讚歎三寶開罪福示四眞諦教化衆生令入佛道爲眞淨法施
간략히 말하건대 법에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중생을 괴롭히지 않고 착한 마음으로 가엾이 여기는 것이니, 이는 불도에 드는 인연이다. 둘은 모든 법이 참으로 공함을 관찰하는 것이니, 이는 열반에 이르는 인연이다. 대중에 대하여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이 두 가지 법을 말하되 명예나 이익이나 공경과 공양을 위하지 않으면 이는 청정한 불도의 법보시가 된다.
014_0608_b_03L復次略說法有二種不惱衆生善心慈愍是爲佛道因二者觀知諸法眞空是爲涅槃道因緣在大衆中興愍哀心說此二法不爲名聞利養恭敬是爲淸淨佛道法施
전하는 말에 의하면, 아수가(阿輸伽)44) 왕은 하루에 8만 개의 탑[佛圖]45)을 세웠으며, 비록 도를 깨닫지는 못했으나 불법에 대하여 조그만치의 신심이 있어 날마다 비구들을 궁중으로 청해 다가 공양하고, 날마다 차례로 법사를 남겨 두어 법을 설하게 했다.
014_0608_b_08L如說阿輸伽王一日作八萬佛雖未見道於佛法中少有信樂日請諸比丘入宮供養日日次第留法師說法
이때 삼장(三藏)에 통달한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젊은 법사로서 총명하고 단정했다. 설법할 차례가 되어 왕의 곁에 앉았는데 입에서 이상한 향취가 나거늘 왕이 매우 이상하게 여겨 생각했다.
‘점잖지 못하게도 향기로써 궁녀들의 마음을 흔들려 하는구나.’
그는 비구에게 물었다.
“입에 무엇이 들었는가? 입을 열어 보라.”
즉시에 입을 열었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물을 주어 양치질을 하게 하였으나 향취는 여전했다.
014_0608_b_11L有一三藏年少法師聰明端正次應說法在王邊坐口有異香王甚疑怪謂爲不端欲以香氣動王宮人語比丘言口中何等開口看之卽爲開口了無所有與水令漱香氣如故
왕은 다시 물었다.
“대덕이여, 새로 이런 향취가 생긴 것이요, 아니면 원래부터 있던 것이오?”
비구가 대답했다.
“이와 같은 지가 오랩니다. 요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 지가 얼마나 되는 것이오?”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했다.
014_0608_b_16L王問大德新有此香舊有之耶比丘答言如此久有非適今也又問有此久如比丘以偈答言

가섭부처님 시절에
이 향기로운 법을 모았으니
이와 같이 오래도록
항상 새로 나는 듯하네.
014_0608_b_18L迦葉佛時
集此香法
如是久久
常若新出
014_0608_c_01L
왕이 말했다.
“대덕이시여, 그렇게 대략 말씀하셔서는 알 수 없으니, 나를 위해 자세히 말씀해 주시오.”
비구가 대답했다.
“왕께서는 일심으로 내 말씀을 잘 들어 보십시오. 나는 옛날 가섭부처님의 법 가운데 설법하는 비구가 되어 항상 대중 가운데에서 환희하고 연설하며, 가섭 세존의 한량없는 공덕과 모든 법의 실상과 한량없는 법문을 정성껏 찬탄해서 일체 중생을 가르쳐 깨우쳤습니다. 이때부터 항상 묘한 향이 입에서 나와 세세에 끊이지 않으니, 항상 오늘과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게송을 읊었다.
014_0608_b_20L王言大德略說未解爲我廣演答言王當一心善聽我說我昔於迦葉佛法中作說法比丘常在大衆之中喜演說迦葉世尊無量功德諸法實無量法門慇懃讚歎教誨一切是以來常有妙香從口中出世世不恒如今日而說此偈

모든 초목과 꽃의 향기보다
이 향취가 훨씬 뛰어나니
능히 일체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
세세에 항상해 멸하는 일 없네.
014_0608_c_04L草木諸華香
此香氣超絕
能悅一切心
世世常不滅

그때에 국왕이 부끄러움과 기쁨이 엇갈려 비구에게 말했다.
“처음 보는 일이로소이다. 설법하는 공덕의 큰 과보가 이러하다니 말입니다.”
비구가 말했다.
“이는 꽃이라고는 할지언정 아직 과보는 아닙니다.”
왕이 물었다.
“그 과보란 어떤 것입니까? 부디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구가 대답했다.
“간략히 말해 과보에는 열 가지가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자세히 들어보십시오.”
그리고는 곧 게송을 말했다.
014_0608_c_06L于時國王愧喜交集白比丘言未曾有也說法功德大果乃爾比丘言名爲華未是果也王言其果云何爲演說答言略說有十王諦聽之卽爲說偈言

큰 명예와 단정함과
즐거움과 공경을 얻고,
위광(威光)이 일월 같아
모두에게 사랑 받는다.
014_0608_c_11L大名聞端政
得樂及恭敬
威光如日月
爲一切所愛

변재에 큰 지혜까지 있고
일체의 번뇌 능히 다하며
괴로움이 멸하고 열반 얻으니
이것이 모두 열 가지라오.
014_0608_c_13L辯才有大智
能盡一切結
苦滅得涅槃
如是名爲十

왕이 물었다.
“대덕이시여,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한다면 어찌해서 이러한 과보를 얻습니까?”
그러자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했다.
014_0608_c_14L王言大德讚佛功德云何而得如是果報爾時比丘以偈答曰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여
모두가 두루 듣게 하였으니
이러한 과보 있는 까닭에
커다란 명예를 얻는다네.
014_0608_c_16L讚佛諸功德
令一切普聞
以此果報故
而得大名譽

부처님의 진실한 공덕 찬탄하여
모두가 기뻐하게 하였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세세에 항상 단정하다네.
014_0608_c_18L讚佛實功德
令一切歡喜
以此功德故
世世常端正

남에게 죄와 복을 말하여
편안하고 즐거움을 얻게 했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즐거움 누리고 항상 기쁘다네.
014_0608_c_19L爲人說罪福
令得安樂所
以此之功德
受樂常歡豫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여
모두의 마음을 굴복시켰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항상 공경 받는 과보를 얻네.
014_0608_c_20L讚佛功德力
令一切心伏
以此功德故
常獲恭敬報

설법의 등불을 밝게 드러내
중생들을 비추어 깨우쳤나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위광이 해처럼 밝다네.
014_0608_c_22L顯現說法燈
照悟諸衆生
以此之功德
威光如日曜

갖가지로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여
모두를 기쁘게 하였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항상 남의 사랑 받는다네.
014_0608_c_23L種種讚佛德
能悅於一切
以此功德故
常爲人所愛
014_0609_a_01L
묘한 말로 부처님을 찬탄하여
그 덕이 한량없고 끝없다 했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변재(辯才)가 다하는 일 없네.
014_0609_a_01L巧言讚佛德
無量無窮已
以此功德故
辯才不可盡

부처님의 묘한 법을 찬탄하여
아무도 지날 이 없다 했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큰 지혜 있고 청정하다네.
014_0609_a_03L讚佛諸妙法
一切無過者
以此功德故
大智慧淸淨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할 때
사람들의 번뇌 얇아지게 했으니
이러한 공덕 있는 까닭에
번뇌가 다하고 모든 때가 멸하네.
014_0609_a_04L讚佛功德時
令人煩惱薄
以此功德故
結盡諸垢滅

두 가지 번뇌가 다하였기에
열반의 몸 이미 증득했으니
마치 소나기가 퍼부은 뒤에
불은 꺼져 열기조차 없듯이.
014_0609_a_05L二種結盡故
涅槃身已證
譬如澍大雨
火盡無餘熱

다시 법사가 왕에게 말했다.
“아직 깨닫지 못한 것이 있거든 지금이 바로 물을 때입니다. 지혜의 화살로 그대의 의혹의 군사를 무찔러 드리겠습니다.”
왕이 말했다.
“법사여, 나는 마음이 기꺼우며 깨달아 의심이 없습니다. 커다란 복덕을 지닌 이께서는 부처님의 공덕을 잘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갖가지 인연으로 법을 설해서 사람을 제도하는 것을 법보시라 한다.
014_0609_a_07L重告王言若有未悟今是問時當以智箭破汝疑軍王白法師我心悅悟無所疑也大德福人善能讚佛如是等種種因緣說法度人名爲法施
【문】 재물보시와 법보시에서 어느 것이 수승한가?
014_0609_a_11L財施法施何者爲勝
【답】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보시 가운데서 법보시가 수승하다. 그것은 왜냐하면 재물보시의 과보는 욕계에 있지만, 법보시의 과보는 삼계에 있거나 혹은 삼계를 벗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고 하셨다.
입으로 말함이 청정해서 깊이 도리가 통함을 얻는다면, 마음도 역시 그것을 얻는 까닭에 삼계를 벗어나게 된다.
014_0609_a_12L答曰如佛所言二施之中法施爲勝所以者何財施果報在欲界中法施果報或在三界或出三界復次口說淸淨深得理中亦得之故出三界
재물보시는 한량이 있거니와 법보시는 한량이 없으며, 재물보시는 다함이 있거니와 법보시는 다함이 없다.
비유하건대 장작을 불 위에 덮으면 그 광명이 점점 많아지는 것과 같다.
또한 재물보시의 과보는 청정함이 적고 때가 많으며, 법보시의 과보는 때가 적고 청정함이 많다.
014_0609_a_16L復次財施有量法施無量財施有盡法施無盡譬如以薪益火其明轉多復次財施之報淨少垢多法施之報垢少淨多
또한 만일 큰 보시를 하려면 반드시 대중의 힘을 기다려야 하지만, 법보시는 마음으로 나오니 남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또한 재물보시는 능히 4대와 모든 근(根)을 키우며, 법보시는 능히 무루의 근(根)ㆍ역(力)ㆍ각도(覺道)46)를 갖추게 한다.
014_0609_a_19L復次若作大施必待衆力法施出心不待他也復次財施能令四大諸根增長法施能令無漏根道具足
014_0609_b_01L또한 재물보시의 습관[法]은 부처님이 계시거나 계시지 않거나 세상에 항상 있지만, 법보시는 부처님이 계신 세상에만 있다. 그러므로 법보시가 매우 어려운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찌하여 어려운가? 형상을 지닌 벽지불에 이르기까지도 설법은 하지 못하고 다만 다니면서 걸식하고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변화하여 사람들을 제도할 뿐이다.
014_0609_a_22L復次財施之法有佛無佛世閒常有如法施者唯有佛世乃當有耳是故當知法施甚難云何爲難乃至有相辟支佛不能說法直行乞食飛騰變化而以度
또한 법보시로부터 능히 재물보시가 나오며, 성문ㆍ벽지불ㆍ보살들에 이르고 부처에 이른다.
또한 법보시는 능히 모든 법의 유루와 무루, 물질의 법과 물질이 없는 법, 유위와 무위의 법, 착한 법과 착하지 못한 법과 무기의 법, 항상한 법과 무상한 법, 있음의 법과 없음의 법 등 온갖 법의 진실한 모습과 청정하여 파괴할 수 없음을 잘 분별하나니, 이런 법을 간략히 설명하면 8만 4천이 되거니와 자세히 말하면 한량이 없다.
014_0609_b_04L復次從法施中能出生財施及諸聲聞辟支佛菩薩及佛復次法施能分別諸法有漏無漏法色法無色法有爲無爲法不善無記法常法常法有法無法一切諸法實相淸淨不可破不可壞如是等法略說則八萬四千法藏廣說則無量
이러한 갖가지 법이 모두가 법보시에 의하여 분별해서 밝게 알 수 있으니, 그러므로 법보시가 수승하다고 한다.
이 두 가지 보시를 합쳐서 단(檀)이라 한다. 이 두 가지 보시를 행하여 부처가 되기를 원하면 능히 사람들로 하여금 불도에 이르게 하거늘 하물며 그 밖의 것이겠는가.
014_0609_b_10L如是等種皆從法施分別了知以是故法施爲勝是二施和合名之爲檀行是二施願求作佛則能令人得至佛道況其餘
【문】 네 가지 버림[捨]을 단(檀)이라 하나니, 이른바 재물의 버림과 법의 버림과 두려움 없음의 버림[無畏捨]과 번뇌의 버림이다. 여기에서는 어째서 두 가지 버림은 설명하지 않는가?
014_0609_b_14L問曰四種捨名爲檀所謂財法捨無畏捨煩惱捨此中何以不說二種捨
【답】 두려움 없음의 버림은 시라(尸羅)47) 바라밀과 다르지 않으므로 설명하지 않았고, 반야바라밀이 있으므로 번뇌의 버림[煩惱捨]을 설명하지 않았다. 만일 6바라밀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의당 네 가지 버림을 다 설명했어야 할 것이다.
014_0609_b_16L答曰無畏捨與尸羅無別故不說有般若故不說煩惱捨若不說六波羅蜜則應具說四捨
大智度論卷第十一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열여덟 가지 바라문 성전(śāstra)을 말한다. 18명처(明處)라고도 한다.
  2. 2)범어로는 Magadha.
  3. 3)범어로는 Kṛmi.
  4. 4)범어로는 Agala.
  5. 5)범어로는 Sañjaya. 육사 외도 가운데 한 사람을 말한다.
  6. 6)범어로는 Suvarṇabhūmi.
  7. 7)성문사과의 첫 번째인 수다원도를 말한다.
  8. 8)범어로는 brahmacārin Dīrghanakha.
  9. 9)범어로는 araṇā-vihāriṇāṃagryaḥ. 공도리에 안주해서 다른 이와 쟁론에 빠지지 않는 마음상태(삼매)이다.
  10. 10)범어로는 Trāyastriṃśa. 삼십삼천이라고도 한다. 욕망으로 이루어진 세계인 6욕천 가운데 두 번째 천으로 수메루산 위에 있다고 한다.
  11. 11)범어로는 Utpalavarṇā.
  12. 12)범어로는 Bimbisāra.
  13. 13)범어로는 Māṭhala. 사리불의 조부(祖父)이다.
  14. 14)범어로는 Śārī.
  15. 15)범어로는 Mahākauṣṭhila.
  16. 16)범어로는 Tiṣya. 사리불의 아버지를 말한다.
  17. 17)범어로는 Upatiṣya.
  18. 18)범어로는 sarva-ākāra.
  19. 19)범어로는 ṣodaṡa-ākāra. 열여섯 가지 행상으로 4성제를 관찰하는 법을 말한다. 16행상(行相)이라고도 한다.
  20. 20)범어로는 각각 tathāgatha, arhat, samyaksaṃbuddha.
  21. 21)수(數)란 심소법(心所法)을 말한다. 수연의 멸이란, 지혜의 심소법에 의해 번뇌를 단절하고 얻는 진멸(盡滅), 곧 열반의 경지를 말한다.
  22. 22)일체의 무루법(無漏法)을 말한다.
  23. 23)범어로는 Avadānasūtra.
  24. 24)탐ㆍ진ㆍ치를 말한다.
  25. 25)범어로는 pūrve-nivāsa-jñāna-samādhi.
  26. 26)범어로는 avici-mahānaraka. 무간지옥(無間地獄) 혹은 무택대지옥(無擇大地獄)이라고도 한다.
  27. 27)범어로는 uṣma-gata.
  28. 28)범어로는 duḥkhe`nvaya-jñāna-kṣāntiḥ. 고제를 관찰해 얻는 지혜인 고법지의 직전에 얻는 마음을 말한다.
  29. 29)범어로는 Abhidharma. 그 어의는 ‘법(dharma)에 관하여(abhi)’라는 의미로, 아비달마(阿毘達磨)ㆍ비담(毘曇)이라 음역하거나 대법(對法)ㆍ무비법(無比法)ㆍ승법(勝法) 등으로 의역한다.
  30. 30)범어로는 sarvajñā.
  31. 31)범어로는 ratnapiṭaka.
  32. 32)범어로는 dāna.
  33. 33)범어로는 caitasika-dharma. 신역어는 심소법(心所法). 심수(caitasika)란, ‘마음에 속하는 것’이란 뜻으로 ‘마음에 속하는 작용’ 나아가 ‘대상을 인식하는 마음작용’을 가리킨다.
  34. 34)범어로는 각각 savittaka, savicāra이다. 유심유사(有尋有伺)라고도 한다.
  35. 35)범어로는 Pūṣkarāvatī
  36. 36)범어로는 karmadāna. 사원에서 일을 보는 사람을 말한다.
  37. 37)범어로는 Avadānasūtra.
  38. 38)범어로는 Velāma.
  39. 39)5가(家)란 왕(王), 도적(盜賊), 화(火), 수(水), 악인(惡人). 곧 세상의 재물이란 대부분 왕ㆍ도적ㆍ악인이 소유하거나 수재나 화재들의 재해로 사라지는 법임을 의미한다.
  40. 40)범어로는 valāhaka. 전륜성왕의 7보 가운데 하나인 마보(馬寶)를 가리킨다.
  41. 41)범어로는 caṇḍāla. 하층의 천민을 가리킨다.
  42. 42)범어로는 sūtra.
  43. 43)범어로는 Hasthaka. 외도와 대화를 함에 부정하고는 긍정하고, 긍정하고는 부정해서 외도를 화나게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92바일제(波逸提) 가운데 첫 번째인 망어(妄語)를 제정했다고 한다.
  44. 44)범어로는 Aśoka.
  45. 45)범어로는 stūpa.
  46. 46)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를 말한다.
  47. 47)범어로는 śī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