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4_1058_a_01L대지도론 제56권
014_1058_a_01L大智度論釋顧視品第三十卷五十六


용수 지음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014_1058_a_02L聖者龍樹造
後秦龜茲國三藏鳩摩羅什譯


30. 고시품(顧視品)을 풀이함

【경】그때 모든 천왕(天王)과 모든 하늘과 모든 범왕(梵王)과 모든 범천과 이사나천(伊賖那天)과 신선(神仙) 및 모든 천녀(天女)들이 동시에 세 번 찬탄했다.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혜명 수보리께서 말씀하시는 법은 모두가 부처님이 세간에 나오신 인연과 그 은혜의 힘으로 가르침을 널리 펴시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멀리 여의지 않으면 저희들은 그 사람을 마치 부처님처럼 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 가운데 비록 법으로써 얻어야 할 이른바 물질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에서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 없다 하더라도 3승(乘)의 가르침인 성문승(聲聞乘)과 벽지불승(辟支佛乘)과 불승(佛乘)이 있기 때문입니다.”
014_1058_a_04L【經】爾時諸天王及諸天諸梵王及諸梵伊賖那天及神仙幷諸天女同時三反稱歎快哉快哉慧命須菩提所說皆是佛出世閒因緣恩力演布是敎若有菩薩摩訶薩行是般若波羅蜜不遠離者我輩視是人如佛何以故是般若波羅蜜中雖無法可得所謂識乃至一切種智而有三乘之敎——聲聞辟支佛佛乘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천자들아, 그대들이 말한 바와 같아서 이 반야라밀 가운데에는 비록 법으로서 얻어야 할 것이 없다 하더라도 3승의 가르침인 성문승과 벽지불승과 불승이 있느니라.
014_1058_a_13L爾時佛告諸天子如是如是諸天子如汝所言是般若波羅蜜中雖無法可得而有三乘之敎所謂聲聞辟支佛佛乘
천자들아,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멀리 여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을 보기를 마치 부처님처럼 보아야 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無所得]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 가운데에는 3승의 가르침인 성문승과 벽지불승과 불승을 널리 말하고 있기 때문이니라.
014_1058_a_16L天子若有菩薩摩訶薩行是般若波羅蜜不遠離者視是人當如佛以無所得故何以故是般若波羅蜜中說三乘之敎所謂聲聞辟支佛佛乘
014_1058_b_01L단(檀)바라밀 가운데에서는 부처님을 얻을 수 없고 단바라밀을 여의고서도 또한 부처님을 얻을 수 없으며, 반야(般若)바라밀 가운데에서도 부처님을 얻을 수 없고 반야바라밀을 여의고서도 또한 부처님을 얻을 수 없나니, 내공(內空)에서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까지와 4념처(念處)에서 18불공법(不共法)까지와 일체종지(一切種智)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58_a_20L檀波羅蜜中佛不可得離檀波羅蜜佛亦不可得乃至般若波羅蜜中佛不可得離般若波羅蜜佛亦不可得空乃至無法有法空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一切種智亦如是
부처님께서는 이어 모든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 온갖 법인 이른바 단바라밀에서 일체종지까지를 배우면 이런 일 때문에 이 보살마하살을 마치 부처님처럼 보아야 하느니라.
014_1058_b_03L佛語諸天子菩薩摩訶薩若能學是一切法所謂檀波羅蜜乃至一切種智以是事故當視是菩薩摩訶薩如佛
천자들아, 나는 옛날 연등불(然燈佛)1) 때에 화엄성(華嚴城) 안의 네거리 끝에서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듣고는 곧 단바라밀의 행을 여의지 않았느니라.
014_1058_b_06L諸天我昔於然燈佛時華嚴城內四衢道頭見佛聞法卽得不離檀波羅蜜
시라(尸羅)바라밀ㆍ찬제(羼提)바라밀ㆍ비리야(毘梨耶)바라밀ㆍ선(禪)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았으며, 내공에서 유법무법공까지와 4념처에서 8성도분(成道分)까지를 여의지 않았고 4선(禪)ㆍ4무량심(無量心)ㆍ4무색정(無色定)과 모든 삼매문(三昧門)과 모든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여의지 않았으며, 4무소외(無所畏)와 부처님의 10력(力)과 4무애지(無礙智)와 18불공법(不共法)과 대자대비 및 그 밖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행을 여의지 않았나니, 역시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14_1058_b_09L不離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不離內空乃至無法有法空四念處乃至八聖道分不離四禪四無量四無色定一切三昧門一切陁憐尼門不離四無所畏佛十力四無礙十八不共法大慈大悲及餘無量諸佛法行亦無所得故
이때에 연등부처님은 나에게 수기(授記)하시되 “장차 오는 세상에서 일 아승기겁을 지나 부처님이 되리니, 명호는 석가모니(釋迦牟尼)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ㆍ비치차라나(鞞侈遮羅那)ㆍ수가도(修迦度)ㆍ로가비(路迦憊)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 하리라.”고 하셨느니라.”
014_1058_b_16L是時然燈佛記我當來世過一阿僧祇劫當作佛號釋迦牟尼多陁阿伽度阿羅訶藐三佛陁鞞侈遮羅那脩伽度路迦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
그때에 모든 천자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시나이다. 이 반야바라밀은 모든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살바야(薩婆若)를 얻게 하나니, 물질에 대하여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기 때문이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에 대하여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기 때문이며, 또한 일체종지에 대하여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014_1058_b_21L爾時諸天子白佛言世尊希有是般若波羅蜜能令諸菩薩摩訶薩得薩婆若於色不取不捨故識不取不捨故乃至一切種智不取不捨故
014_1058_c_01L【논】해석한다. 사람들은 기쁨이 극도에 이르면 세 번 찬탄하는 법이니, 이 때문에 모든 하늘들은 대덕 수보리가 해설한 반야바라밀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참으로 훌륭하십니다.”고 한다.
014_1058_c_01L【論】釋曰人以歡喜之至則三反稱歎是故諸天聞大德須菩提說般若波羅蜜歡喜言快哉
“천왕”이라 함은 사천왕천에 있는 사천왕(四天王)과 삼십삼천의 천왕인 석제환인과 모든 범천왕이니, 범천(梵天) 이상에는 다시는 천왕이 없다.
014_1058_c_04L天王四天處四天王三十三天王釋提桓因乃至諸梵天王天已上更無有王
“모든 하늘들”이란 바로 욕계(欲界)의 하늘들이다. “모든 범(梵)들”이란 바로 색계(色界)의 하늘들이며, “이사나(伊賖那)”는 바로 대자재천왕(大自在天王)과 그의 권속들이다. “신선”이라 하면 두 가지가 있어서 혹은 하늘이기도 하고 혹은 사람이기도 하며, “천녀(天女)들”이란 바로 제석천왕(帝釋天王)의 부인인 사지(舍脂) 등의 모든 천녀들이다.
014_1058_c_06L諸天是欲界天是色界天伊賖那是大自在天王幷其眷屬神仙有二種或天或人天女是天帝釋夫人舍脂等諸天
수보리가 해설한 깊은 반야바라밀을 찬탄하는 까닭은 그가 부처님의 신력을 이어받았음을 알기 때문이며, 만일 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저희들은 마땅히 그 사람을 마치 부처님처럼 보겠습니다.”라고 하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법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014_1058_c_10L所以歎須菩提說深般若波羅蜜知其承佛神力故若能行是般若波羅蜜我等當視是人如佛所以者尊重法故
“법”이라는 것은 이른바 깊은 반야바라밀이다. “깊은 법”이란 온갖 법이 비록 반드시 공하다 하더라도 3승의 분별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만일 모든 법이 받드시 공이라면 다시는 3승의 공덕을 닦고 쌓을 필요가 없으므로 단멸(斷滅) 가운데에 떨어지게 되지만 만일 3승의 공덕을 닦으면 곧 조금씩 차이가 나고 분별하게 되어 곧 반드시 공함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014_1058_c_13L法者所謂深般若波羅深法者一切法雖畢竟空而有三乘分別所以者何諸法若畢竟空不應修集三乘功德則墮斷滅中修三乘功德則是分別差降不應是畢竟空
이 반야바라밀은 비록 반드시 공하다 하더라도 단멸에 떨어지지 않으며 비록 삼승이 있다고 분별한다 하더라도 역시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나니, 두 가지 일에서 일정한 모양을 취하지 않아 이 일은 심히 깊고 미묘하기 때문에 모든 하늘들은 크게 기뻐하면서 찬탄하기를 “좋습니다.”고 말한 것이다.
014_1058_c_18L是般若波羅蜜雖畢竟空而不墮斷滅雖分別有三乘亦不生著於二事中不取定相是事甚深微故諸天大歡喜歎言快哉
부처님은 그들의 찬탄을 옳다고 하시면서 다시 심히 깊은 인연을 말씀하시나니, “6바라밀로부터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에서는 부처님을 얻을 수 없고 이것을 여의고도 부처님은 또한 얻을 수 없다. 모든 법이 화합한 인연 때문에 부처님이 있는 것이라 자기 성품[自性]이 없다.”고 하신다.
014_1058_c_21L佛然其更說甚深因緣從六波羅蜜乃至一切種智中佛不可得離此佛亦不可得諸法和合因緣故有佛無有自
014_1059_a_01L만일 보살로서 이와 같이 행하는 이면 이 보살이야말로 그가 곧 부처님이라고 알아야 한다. “그가 곧 부처님이다.”고 함은, 이 세계 안에서 쓰는 언어로 마치 태자(太子)는 비록 아직 왕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왕이 될 것이라는 것과 같다.
014_1059_a_02L若菩薩能如是行者當知是菩薩卽是佛卽是佛是世界中語如太子雖未正位必當爲王
이 가운데에서 부처님은 스스로 본사(本事)를 이끌어서 증명을 삼으시나니, 이 보살은 이미 무생인(無生忍)을 얻고서 보살의 지위에 들었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친견한 이다.
014_1059_a_04L此中佛自引本事以爲證此菩薩已得無生忍菩薩位見十方諸佛
모든 하늘들은 부처님께서 자기들이 찬탄한 이치를 널리 밝히시는 것을 듣고 마음이 더욱 더 깊이 감화되었으므로 거듭 찬탄하면서 “온갖 법의 허물을 보는 까닭에 취하지 않고 이익이 있는 까닭에 버리지도 않으며 또한 온갖 법이 마침내 공하여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까닭에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014_1059_a_06L諸天聞佛廣明已所歎義解心轉深重復讚歎以見一切法過罪故不取有利益故不捨又以一切法畢竟空不生不滅故不不捨
【경】그때에 부처님은 4중(衆)으로 화합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그리고 모든 보살마하살과 사천왕천(四天王天)에서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신들이 모두 모여 앉아 있는 것을 두루 살펴보신 뒤에 부처님은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014_1059_a_10L【經】爾時佛觀四衆和合——比丘比丘尼婆塞優婆夷及諸菩薩摩訶薩幷四天王天乃至阿迦尼咤諸天皆會坐普觀已佛告釋提桓因
“교시가(憍尸迦)야, 만일 보살마하살이나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나 모든 천자며 또는 천녀들이 이 반야바라밀을 듣고 받아 지니고 친근하고 독송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며 바르게 기억하면서 살바야(薩婆若)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천자들아, 이 사람들에게는 악마[魔]나 악마의 하늘[魔天]이 그 틈[便]을 얻을 수 없느니라.
014_1059_a_14L憍尸迦若菩薩摩訶薩若比丘若比丘尼若優婆塞若優婆夷若諸天子若諸天女是般若波羅蜜若聽受持親近爲他正憶念不離薩婆若心諸天子若魔天不能得其便
014_1059_b_01L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진실로 물질이 공한 것을 환히 알기 때문이니, 공한 것은 공한 것의 틈을 얻을 수 없으며, 조작이 없는[無作] 것은 조작이 없는 것의 틈을 얻을 수 없느니라. 진실로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공한 것을 환히 알았기 때문이며 또한 진실로 일체지까지 공한 것을 환히 알기 때문이니, 공한 것은 공한 것의 틈을 얻을 수 없고 나아가 조작이 없는 것은 조작이 없는 것의 틈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은 자기 성품을 얻을 수 없어서 틈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거늘 그 누가 괴로움을 받는 이이겠느냐.
014_1059_a_19L何以故善男子善女人諦了知色空空不能得空便無相不能得無相便無作不能得無作便諦了知受識空不能得空便乃至無作不能得無作便乃至諦了知一切種智空空不能得空便乃至無作不能得無作便以故是諸法自性不可得無事可得便誰受惱者
다시 교시가야, 이 선남자 선여인에게는 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이 그의 틈을 얻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온갖 중생들 가운데에서 인자한 마음[慈心]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悲心]과 기쁘게 하는 마음[喜心]과 버리는 마음[捨心]을 잘 닦기 때문이니,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14_1059_b_04L復次憍尸迦是善男子善女若人非人不能得其便何以故是善男子善女人一切衆生中善修慈心悲喜捨心以無所得故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끝내 횡액으로 죽지 않나니, 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온갖 중생들에 대하여 동등한 마음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니라.
014_1059_b_07L憍尸迦是善男子善女人終不橫死何以故是善男子善女人行檀波羅蜜於一切衆生等心供給故
다시 교시가야, 삼천대천세계의 사천왕천과 삼십삼천과 야마천(夜摩天)ㆍ도솔타천(兜率陀天)ㆍ화락천(化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범천(梵天)ㆍ광음천(光音天)ㆍ변정천(遍淨天) 및 광과천(廣果天) 등의 이 모든 하늘 가운데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로서 아직 이 바라밀을 듣지 못하고 아직 받아 지니거나 친근하지 못한 이와 모든 천자들이면 이제 받아 지니고 친근하고 읽고 외우며 바르게 기억하면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아야 하느니라.
014_1059_b_10L復次憍尸迦三千大千世界四天王天三十三天夜摩天兜率陁天化樂天他化自在天梵天光音天遍淨天廣果天是諸天中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未聞是般若波羅蜜未受持親近是諸天子今應聞受持親近正憶念離薩婆若心
다시 교시가야, 모든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듣고서는 받아 지니고 친근하고 읽고 외우며 바르게 기억하여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이 모든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빈 집에 있거나 넓은 들판에 있거나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거나간에 끝까지 두려워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은 내공(內空)에 밝아서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요 외공(外空)에서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에 이르기까지 밝아서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14_1059_b_17L復次憍尸迦諸善男子善女人聞是般若波羅蜜受持親近正憶念不離薩婆若心是諸善男子善女人若在空舍若在曠野人住處終不怖畏何以故是諸善男子善女人明於內空以無所得故明於外空乃至無法有法空以無所得故
【논】【문】이 가운데에서 부처님은 4중을 자세히 살펴보신 뒤에 어째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시는가?
014_1059_b_23L【論】問曰此中佛觀四部衆已何以告釋提桓因
014_1059_c_01L【답】그 밖의 다른 품(品) 가운데에서는 대부분 반야바라밀의 본체(體)를 말씀하셨거니와 여기에서는 반야의 공덕을 찬탄하시려고 짐짓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신다. 비유컨대 마치 먼저 좋은 보배를 사람들에게 보인 연후에 그 보배의 성능을 찬탄하는 것과 같다.
014_1059_c_02L答曰餘品中多說般若波羅蜜體今欲讚般若功德故命釋提桓譬如先以好寶示人然後讚寶所
또한 “두루 자세히 살펴보신다.”고 함은, 모임 안에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저마다 부처님께서 보시면서 생각해 주셨다는 것을 알고 자기 자신을 가벼이 여기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가벼이 여기지 않기 때문에 법을 듣는 것을 감당할 수 있나니, 이 때문에 두루 자세히 살펴보신다. 마치 왕이 여러 신하들을 돌아보게 되면 그 신하들은 기뻐하면서 스스로 치하하는 것과 같다.
014_1059_c_05L復次普觀者欲令會中衆生各知佛顧念則不自輕不自輕故堪任聽是以普觀譬如王顧眄群下群下則欣然自慶
공덕을 설명하는 까닭에 마땅히 속인으로서 증명해야 하는데 속인 가운데에서는 석제환인을 가장 높은 이로 치며 반야를 설명하는 이는 출가한 사람으로 증명을 받는데 출가한 사람 가운데에서는 이 사리불과 수보리 등을 가장 훌륭한 이로 친다.
014_1059_c_08L說功德故應以白衣證衣中釋提桓因爲大說般若者以出家人爲證出家人中是舍利弗須菩提等爲大
【문】먼저 석(釋)을 이름이라 하고 제환인(提桓因)은 바로 천주(天主)라는 뜻이라 하였거늘 지금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석제환인이라 하지 않고 교시가(憍尸迦)라고 부르시는가?
014_1059_c_11L問曰先言是字提婆因是天主今佛何以不言乃命言尸迦
【답】옛날 마가타국(摩伽陀國)에 마가(摩伽)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의 성(姓)은 교시가였고 복덕과 큰 지혜가 있었는데 아는 벗 33인과 함께 복덕을 닦다가 목숨이 다한 뒤에는 모두가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제2의 천상에 태어났다. 그곳에서 마가 바라문은 천주가 되고 나머지 32인은 그를 보좌하는 신하가 되었다. 이 33인 때문에 삼십삼천(三十三天)이란 이름이 붙고 그의 본래성을 부르면서 “교시가”라 하기도 하고 혹은 “천주”라 부르기도 하며 혹은 “천안(天眼)이라 하기도 했나니, 대인(大人)인지라 그를 부르면서 짐짓 그의 성을 부르시는 것이다.
014_1059_c_13L答曰昔摩伽陁國中有婆羅門名摩伽姓憍尸迦有福德大智慧友三十三人共修福德命終皆生須彌山頂第二天上摩伽婆羅門爲天三十二人爲輔臣以此三十三人故名爲三十三天喚其本姓故言憍尸或言天主或言千眼等大人喚之故稱其姓
014_1060_a_01L이 가운데에서 말한 “반야바라밀”이란 바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인데 언어와 명자[言語名字]를 경전에다 베껴 써서 그 실상(實相)의 지혜를 널리 전하고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에는 모든 관(觀)이나 언어의 모양이 없고 이 언어가 쓰여진 경전으로 인하여 이 반야바라밀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명자가 있는 경전을 “반야바라밀”이라한다.
014_1059_c_20L此中所說般若波羅蜜十方諸佛所說語言名字書寫經卷宣傳顯示實相智慧何以故般若波羅蜜無諸觀語言相而因語言經卷能得此般若波羅蜜是故以名字卷名爲般若波羅蜜
이 가운데에서 간략하게 부처님의 뜻을 말하면서 “만일 반야를 듣고 받아 지니면 평등하게 갖가지의 공덕을 얻게 된다.”는 것이니 뒤에서 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중생을 제도하고 부처님의 도를 얻기 위하여 공양하면서 반야바라밀을 받아 배우면 이 사람에게는 악마나 악마의 하늘이 틈을 얻을 수가 없다.
014_1060_a_02L此中略說佛意若能聞受持般若等當得種種功德後當廣說欲度衆生爲得佛道故養受學般若波羅蜜是人魔若魔天不能得便
【문】어느 것이 악마이고 무엇 때문에 보살을 괴롭히며 어떻게 틈을 얻게 되는가?
014_1060_a_06L問曰何者是魔何故惱菩云何得便
【답】악마의 이름은 바로 자재천왕(自在天王)이다. 그는 비록 복덕의 인연으로 그곳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모든 삿된 견해를 품고 있나니, “욕계[欲界]의 중생들은 바로 나의 백성들이다. 비록 다시 죽고 태어나고 한다 하더라도 헤매면서 나의 세계를 떠나지 못한다. 설령 또한 위의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에 가 나더라도 다시 와서 나에게 속한다.
014_1060_a_07L答曰名自在天主以福德因緣生彼而懷諸邪見以欲界衆生是己人民雖復死生展轉離我界若復上生色無色界還來屬
또한 어떤 외도(外道)로서 다섯 가지 신통(神通)을 얻는다 하여도 역시 나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근심거리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부처님이나 보살이 세간에 출현하면 나의 백성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나고 죽는 근본을 뽑아내어 무여열반(無如涅槃)에 들게 하면서 영영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므로 나의 경계가 텅비게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원한을 일으키면서 원수로 여기고 시샘하게 된다.
014_1060_a_11L若有得外道五通亦未出我界不以爲憂若佛及菩薩出世者化度我民拔生死根入無餘涅槃永不復空我境界是故起恨讎嫉
또한 욕계의 사람들을 보건대, 모두가 부처님에게로 나아가고 자기에게로 돌아오지 않아서 공양을 잃게 되므로 마음으로 질투를 하게 된다. 이 때문에 부처님과 보살을 원수(怨家)라고 부른다.
014_1060_a_14L又見欲界人皆往趣佛不來歸己失供養故心生嫉妒是以以佛菩薩名爲怨家
이 보살이 법위(法位)에 들어가고 법성생신(法性生身)을 얻었으면 악마가 악심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파괴할 수 없거니와 만일 아직 아비발치(阿毘跋致)에 이르지 못한 이면 악마는 갖가지로 파괴하게 된다.
014_1060_a_16L菩薩入法位得法性生身魔雖起惡不能壞敗若未得阿鞞跋致者魔則種種破壞
만일 보살로서 일심으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방편을 쓰면서 부처님 도를 구하는 이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큰 보살들이 다 함께 호지(護持)하여 주시므로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의 도를 이룰 수 있거니와 만일 보살이 되어서도 게으름을 피우고 세간의 쾌락에 탐착하여 한마음으로 부지런히 부처님 도를 구하지 못하면 그 사람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속이고 또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을 속이는 것이다.
014_1060_a_19L若菩薩一心不惜身命方便求佛道者十方諸佛及諸大菩薩皆共護持以是因緣故能成佛道若爲菩薩而有懈怠貪著世樂不能專心勤求佛道是則自欺亦欺十方諸佛及諸菩薩
014_1060_b_01L그것은 왜냐하면 스스로가 말하기를 “나는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부처님 도를 구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잡(雜)된 행을 행하면서 보살의 법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니, 이런 죄 때문에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그를 수호하지 않으며, 악마는 그 틈을 얻게 된다.
014_1060_b_01L所以者何自言我爲一切衆生故求佛道而行雜行壞菩薩法以是罪故諸佛菩薩所不守護魔得其便
그것은 왜냐하면 온갖 성인은 이미 바른 지위에 들어가 일심으로 도를 행하면서 깊이 열반을 즐기고 있고 악마는 삿된 지위에 들어가서 삿된 도에 애착하고 있기 때문이니, 삿되고 바른 것이 서로가 다르다. 이 때문에 바른 행을 미워하고 시샘하며 미치고 어리석어서 자신이 높은 체하고 부처님을 “사문 구담(沙門瞿曇)”이라 부르면, 부처님은 그의 참 이름을 “못된 악마[弊魔]”라고 일컫고 계시니, 서로가 어긋나기 때문에 원수라고 한다.
014_1060_b_04L所以者何一切聖人已入正位一心行道深樂涅槃魔入邪位愛著邪道邪正相違是故憎嫉正行狂愚自高喚佛沙門瞿曇佛稱其實名爲弊魔以相違故名爲怨家
마치 경에서의 말씀과 같아서 악마에는 네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번뇌의 악마[煩惱魔]요, 둘째는 오중의 악마[五衆魔]며, 셋째는 죽음의 악마[死魔]요, 넷째는 자재천자의 악마[自在天子魔]이다.
014_1060_b_08L如經說魔有四種一者煩惱魔二者五衆三者死魔四者自在天子魔
이 가운데에서 반야의 힘 때문에 네 가지 악마는 틈을 얻을 수 없다.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얻어서 번뇌가 끊어지면 번뇌의 악마가 파괴되므로 하늘의 악마[惡魔]도 또한 그 틈을 얻을 수 없으며, 무여열반에 들기 때문에 5중의 악마와 죽음의 악마가 파괴되거늘 어떻게 그 틈을 얻게 되겠는가.
014_1060_b_10L此中以般若力故四魔不能得便得諸法實相煩惱斷則壞煩惱魔天魔亦不能得其便入無餘涅槃故則壞五衆魔及死魔云何爲得便
악마와 악마의 백성이 와서 보살을 두렵게 구나니, 경전 안의 말씀과 같이 악마는 용의 몸 등 갖가지 기이한 형상으로 두려운 모양을 하고 밤에 와서 수행하는 이를 괴롭히기도 하며, 혹은 교묘하게 5욕(慾)을 나타내어서 보살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히기도 하며, 혹은 세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크게 공양하게 하여 수행하는 이가 그 공양을 탐착하여 도덕을 잃게 하기도 한다.
014_1060_b_14L魔及魔民來恐怖菩薩如經中說魔作龍身種種異形可畏之象夜來恐怖行者或現上妙五欲壞亂菩薩或轉世閒人心令作大供養行者貪著供養故則失道德
혹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보살을 업신여겨 괴롭히게 하기도 하고, 혹은 욕설을 퍼붓게 하기도 하며 혹은 때리게 하기도 하고, 혹은 상처를 내게도 하며, 혹은 해치게도 하여 수행하는 이가 고통을 받아 혹은 성을 내고 걱정하게 한다. 이와 같이 악마는 그 사람의 뜻이 향해 나가는 대로 그를 무너뜨리나니, 이것을 “틈[便]을 얻는다.”고 한다. 마치 「악마의 품[魔品]」 가운데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것과 같다.
014_1060_b_19L或轉人心令輕惱菩薩或罵或傷或害行者遭苦或生瞋恚憂如是等魔隨前人意所趣向因而壞之是名得便如「魔品」中廣說
【문】악마의 힘은 심히 크고 육신(肉身)보살의 도력(道力)은 오히려 적거늘 어떻게 틈을 얻지 못하겠는가?
014_1060_b_22L問曰魔力甚大肉身菩薩道力尚少云何不得便
014_1060_c_01L【답】위에서 말한 것과 같아서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에서 부처님은 스스로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이 사람은 모든 법의 공을 잘 닦으며 또한 그 공에도 집착하지 않나니, 공에도 집착하지 않은데 어떻게 틈을 얻을 수 있겠느냐? 비유컨대 마치 상처가 없으면 독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같나니, 무상(無相)과 무작(無作)도 또한 그와 같다.
014_1060_c_01L答曰如上說爲諸佛菩薩所護故此中佛自說因緣是人善修諸法空亦不著空不著空者云何當得便譬如無瘡則不受毒無相無作亦如是
또한 온갖 법을 진실로 관찰하면 모두 그것은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나니, 모두 그것은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기 때문에 틈을 얻을 수도 없으며, 또한 틈을 받을 이도 없다.
이 때문에 공한 것은 공한 것의 틈을 얻지 못해야 하고 모양이 없는 것은 모양이 없는 것의 틈을 얻지 못해야 하나니, 그것은 한 모양[一相]이기 때문이다. 마치 불이 불을 끌 수는 없지만 물을 만나면 곧 꺼지는 것과 같나니, 이것은 다른 모양[異相]이기 때문이다.
014_1060_c_05L復次一切法實觀皆是空無相無作相皆是空無相無作相故則無得便亦無受便者是故空不應得空便無相不應得無相便無作不應得無作便以一相故如火不能滅火水則滅以異相故
【문】보살이 세 가지 해탈문[三解脫門]2)에 머무르면 이것은 틈을 받는 곳이다. 온갖 법과는 서로 틀리기 때문이니, 공은 존재[有]와 서로 틀리고 모양이 없는 것은 모양이 있는 것과 서로 틀리며 조작이 없는 것은 조작이 있는 것과 서로 틀리다.
014_1060_c_10L問曰菩薩住三解脫門則是受便處與一切法相違故空與有相違無相與有相相違無作與有作相違
【답】이 경 가운데에서 부처님은 스스로 “세 가지 해탈문은 자기 성품[自性]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먼저 논의(論議)한 가운데에서는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또한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나니, 이 때문에 비록 세 가지 해탈문에 머무른다 하더라도 악마나 악마의 백성은 그의 틈을 얻지 못한다.
014_1060_c_13L答曰此經中佛自說解脫門無有自性又先論議中說無相無作中亦不著是故雖住三解脫門魔及魔民不得其便
【문】다른 곳에서는 모두 “보살마하살”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여기에서는 무엇 때문에 “선남자ㆍ선여인”이라고 말씀하시는가?
014_1060_c_16L問曰處皆言菩薩摩訶薩今何以言善男善女人
【답】앞에서는 실상의 지혜[實相智慧]는 받기 어려운데도 능히 받았기 때문에 그를 “보살마하살”이라 하고 여기에서는 공양하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등의 여러 가지 설명을 하기 때문에 “선남자ㆍ선여인”이라고 부르게 된다.
014_1060_c_18L答曰先說實相智慧難受以能受故則是菩薩摩訶薩今說供受持誦等雜說故得稱善男子善女人
014_1061_a_01L또한 경전 가운데에서 말씀하시기를 “여인은 다섯 가지 장애[五礙]가 있나니, 석제환인(釋提桓因)과 범왕(梵王)과 마왕(魔王)과 전륜성왕(轉輪聖王)과 부처님[佛]은 될 수 없다.”고 한다. 이 다섯 가지 장애로 부처님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여인들은 마음이 물러나서 뜻을 일으키지 못하며 혹은 설법하는 이도 여인을 위하여 부처님도를 말하지 않는 이가 있나니, 이 때문에 부처님은 여기서도 “선남자ㆍ선여인”이라 부르시며, “여인도 부처님이 될 수 있으며 여인의 몸을 바꾸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고 하신다.
다섯 가지 장애란 한 몸에 관한 일을 설명한 것이며, 선남자ㆍ선여인의 뜻에 대해서는 먼저 이미 널리 설명했다.
014_1060_c_21L復次經中說女人有五碍得作釋提桓因梵王魔王轉輪聖王聞是五礙不得作佛女人心退能發意或有說法者不爲女人說佛是故佛此閒說善男子善女人人可得作佛非不轉女身也五碍者說一身事善男子善女人義先已廣
“사람이 틈을 얻지 못한다.”라고 했는데, 사람이란 도적이나 벼슬아치나 원수 따위를 말한다. 그들이 보살을 괴롭히고 어지럽게 하려고 그의 틈을 구하고 찾는 것이다.
014_1061_a_05L人不得便人名若賊若官若怨欲惱亂菩薩求索其便
【문】앞에서는 “악마의 틈을 얻지 못한다.”는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무엇 때문에 공만을 말씀하시고, 이번에는 “사람이 틈을 얻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단지 4무량심(無量心)만을 말씀하시는가?
014_1061_a_06L問曰先說不得便因緣何以但說空今說人不得便但說四無量心
【답】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먼저 악마와 악마의 백성에 대해서는 원한이 커서 법도 또한 크기에 공을 말하거니와 여기에서는 원한이 작아서 법도 또한 작으므로 네 가지의 무량심을 말한다.”고 한다.
014_1061_a_08L答曰有人言先說魔若魔民怨大故法亦大故說空小故法亦小故說四無量心
어떤 사람은 또한 말하기를 “네 가지 무량심은 보살이 언제나 행하면서 모든 공덕을 쌓기 위한 것이다. 뒤의 반야바라밀의 공한 모양은 삿된 견해를 없애고 중생에 집착하지 않으며, 또한 법에는 앞뒤의 차례가 없다.”고 한다.
014_1061_a_10L有人言四無量心是菩薩常行爲集諸功德後以般若波羅蜜空相令除邪見不著衆生亦不著法是二法前後無
또한 위에서 악마는 두렵게 하는 일이 매우 많았으나 대부분 본래의 형상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혹은 천둥소리를 내기도 하고 혹은 비바람을 퍼붓기도 하며, 혹은 질병과 고통 등을 주기도 하므로 이 때문에 “모든 법이 공 하다.”고 말하거니와 여기에서는 사람이 와서 거친 말을 하고 욕설을 퍼붓고 칼과 몽둥이로 베고 때리는 등의 일이 있기 때문에 네 가지 무량심을 말하고 있다.
014_1061_a_14L復次上魔作恐怖事甚多多不現本或現雷震或作風雨或作病痛等是故說諸法空令人來惡口罵詈杖打斫故用四無量心
“횡액으로 죽지 않는다[不橫死]”고 함은, 이른바 죄가 없으면서 죽는 것이니, 혹은 수명이 아직 다하지 않았는데도 잘못 약을 썼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약을 먹는 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며, 혹은 병을 간호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배고프고 목마르고 춥고 더워서 일찍 죽게 되는 등의 이것을 횡액으로 죽는다고 한다.
014_1061_a_17L不撗死所謂無罪而死或壽命未盡錯投藥故不順藥法或無看病人或飢渴寒熱等夭命是名撗死
014_1061_b_01L보살은 처음에 뜻을 낸 뒤로 온갖 중병들에 대하여 항상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병에 맞추어 약을 주고 그 병든 사람의 희망을 따른다. 고단한 이와 빈궁한 이를 구제하면서도 그들이 구걸한 대로 모두 베풀어 주고 또한 온갖 중생들에 대하여 모두 다 평등하게 좋은 마음으로써 공양하니, 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런 공덕 때문에 횡액으로는 죽지 않는다.
014_1061_a_20L菩薩從初發意來於一切衆生中常行檀波羅蜜應病與藥隨病所須拯濟孤窮隨其所乞皆給與之於一切衆生中悉皆平等好心供養亦行是般若波羅蜜以是功德故不撗死
이 가운데에서 간략하게 세 가지 공덕을 말씀하여 마쳤으니, 삼천대천세계 안의 모든 하늘들로서 발심했으면서도 아직 반야바라밀을 듣지 못한 이에게는 먼저 “선남자ㆍ선여인은 마땅히 듣고 받아 지니며, 나아가 바르게 기억해야 된다.”고 말씀하신다. 여기에서는 그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모든 하늘들로서 큰 공덕이 있는 이조차도 공양하거늘 하물며 사람에 의해서랴”고 하시며, “온갖 하늘과 사람들은 반야바라밀을 들어야 하되 위없는 도의 마음[無上道心]을 일으키는 일은 더더욱 깊은 마음으로 들어야 하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반야는 바로 부처님 도의 근본이기 때문이다.”고 하신다.
014_1061_b_02L是中略說三功德已三千大千世界中諸天發心未聞般若波羅蜜者先說善男子善女人應受持乃至正憶念今說因緣諸天有大功德猶尚供養何況於人雖一切人天應聽般若能發無上道心者最應深心聽所以者何般若是佛道之本故
【문】이 하늘들은 발심했으면서 무엇 때문에 반야를 듣지 않았는가?
014_1061_b_09L問曰此天發心何以不聞般
【답】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 하늘은 전생에 사람으로 있을 적에 발심했었는데 지금은 천상에 나 있으면서 5욕(欲)이 마음을 가린 까닭에 듣지 못한다.”고 한다.
014_1061_b_10L答曰有人言此天前世人中發意今生天上五欲覆心故不聞
또한 모든 하늘들은 비록 위없는 도의 마음을 낸다 하더라도 5정(情)이 날카롭고 5욕이 묘하여서 물들고 집착함이 깊기 때문에 동쪽을 볼 때에는 서쪽을 잊으면서 반야를 구하지 못한다. 그리고 색계(色界)의 모든 하늘은 비록 먼저 법을 듣고 발심했다 하더라도 선정에 맛들임이 깊기 때문에 반야를 구하지 못하나니, 이 때문에 “듣지 않은 이는 마땅히 듣고 받아 지녀야 한다.”고 한다.
014_1061_b_11L復次天雖發無上道心五情利五欲妙著深故視東忘西不能求般若色界諸天雖先聞法發心以味著禪定深不能求般若是故說不聞者應聞受持
또한 먼저 “악마와 악마의 백성이 그의 틈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 그것은 바로 안의 인연[內因緣]이어서 이른바 공삼매(空三昧)와 4무량심이 그것이다. “이제 다시 틈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이것은 바로 바깥 인연[外因緣]이어서 이른바 부처님께서 모든 하늘들에게 말씀하시되 “그대들은 수호해야 한다.”고 하신 것이다.
014_1061_b_16L復次先說魔及魔民不能得其便是內因緣所謂空三昧及四無量今更說不得便是外因緣所謂佛告諸天汝等供養受持般若是善男善女人亦受持供養是般若同事若魔來破汝應守護
또한 반야를 받아 지니는 이는 빈 집에 머물러 있기도 하고 넓은 들판에 있기도 하며 인간들이 사는 데에 있기도 한다. 빈 집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모든 귀신과 도깨비며 도적이 많고 뭇 악한 일이 오기 쉽기 때문에 맨 처음에 설명한다.
014_1061_b_21L復次受持般若者若在空舍住若在曠野若在人閒住處空舍中多諸鬼魅及以賊寇衆惡易來故初說
014_1061_c_01L사람이 사는 데와 이 빈 집을 제외한 그 밖의 나머지 곳인 산이나 진펄이나 나무 숲 등은 모두가 넓은 들판에 속하니, 사람의 행보가 적기 때문에 범ㆍ이리ㆍ사자나 삿된 도적ㆍ귀신ㆍ도깨비가 많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데는 청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악마나 귀신들은 내왕이 적고 모든 재난도 적기 때문에 이것은 맨 나중에 말한다.
수행하는 이가 이 세 곳에서 머무름에 두려운 것이 없음은 두 가지의 인연 때문이니, 첫째는 18공(空)을 잘 닦기 때문이며, 둘째는 반야바라밀의 위덕 때문이다.
014_1061_c_01L除人住處及以空餘殘山澤樹林等皆是曠野少人行故多諸虎師子惡賊鬼魅人所住處不淨故魔及鬼神尟來諸難少是以後說行者於三處住無所畏以二因緣故一者善修十八空般若波羅蜜威德故
【경】그때에 삼천대천세계 안의 모든 사천왕천ㆍ삼십삼천ㆍ야마천ㆍ도솔타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과 수타바천(首陀婆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신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014_1061_c_07L【經】爾時三千大千世界中諸四天王天三十三天夜摩天兜率陁天化樂天他化自在天乃至首陁婆諸天白佛
“세존이시여, 이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반야바라밀을 잘 받아 지니어 친근하고 독송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또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은 이면 저희들은 항상 수호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의 인연 때문에 3악도(惡道)가 끊어지고, 천상과 인간의 빈궁이 끊어지며, 모든 재난과 질병과 굶주림이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014_1061_c_11L世尊是善男子善女人能受持般若波羅蜜親近正憶念亦不離薩婆若心者我等常當守護何以故以菩薩摩訶薩因緣故斷三惡道斷天人貧斷諸災患疾病飢餓
보살마하살의 인연 때문에 곧 10선도(善道)와 출세간의 4선(禪)ㆍ4무량심(無量心)ㆍ4무색정(無色定)과 단바라밀ㆍ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 및 반야바라밀과 내공에서 무법유법공까지와 4념처에서 일체종지까지가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014_1061_c_15L以菩薩因緣故便有十善道出世間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內空乃至無法有法空四念處乃至一切種智
보살마하살의 인연 때문에 세간에는 곧 찰리(刹利)의 큰 성바지와 바라문(婆羅門)의 큰 성바지와 거사(居士)의 큰 집안과 모든 왕과 전륜성왕과 사천왕천에서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에 이르기까지 태어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014_1061_c_20L菩薩因緣故世閒便有生剎利大姓婆羅門大姓居士大家諸王及轉輪聖王四天王天乃至阿迦尼咤天
014_1062_a_01L보살의 인연 때문에 수다원과 수다원의 과위[果] 및 아라한과 아라한의 과위와 벽지불과 벽지불의 도가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014_1061_c_23L菩薩因緣故有須陁洹須陁洹果至阿羅漢阿羅漢果辟支佛辟支佛
보살의 인연 때문에 중생을 성취하고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하는 일이 있게 되며,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고 법륜(法輪)을 굴리게 되는 일이 있게 되며, 불보(佛寶)와 법보(法寶)와 비구승보(比丘僧寶)가 있게 되는 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인연 때문에 온갖 세간의 모든 하늘들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이 보살마하살은 수호해야 합니다.
014_1062_a_03L以菩薩因緣故有成就衆生淨佛世界便有諸佛出現於世便有轉法知有佛寶法寶比丘僧寶世尊是因緣故一切世閒諸天及人阿脩羅應守護是菩薩摩訶薩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교시가야, 보살마하살의 인연 때문에 3악도가 끊어지고 또한 3보(寶)가 세간에 출현하게 되나니, 이 때문에 모든 하늘들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항상 이 보살마하살을 수호하면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해야 하느니라.
014_1062_a_07L佛語釋提桓因如是如是憍尸迦以菩薩摩訶薩因緣故斷三惡道乃至三寶出現於世以是故諸天及人阿修羅常應守護供養恭敬尊重讚歎是菩薩摩訶薩
교시가야, 이 보살마하살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는 것이 바로 나를 공양하는 것이 되나니, 이 때문에 이 모든 보살마하살을 모든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항상 수호하면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해야 하느니라.
014_1062_a_12L憍尸迦供養恭敬尊重讚歎是菩薩摩訶薩卽是供養我以是故諸菩薩摩訶薩諸天及人阿修羅常應守護供養恭敬尊重讚歎
교시가야, 만일 삼천대천세계 안에 성문과 벽지불이 가득 차서 마치 대와 갈대와 벼와 삼으로 우거진 숲만큼 많을 적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여도, 처음에 발심한 보살마하살로서 6바라밀로 얻게 되는 복덕을 여의지 않는 이를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는 이보다는 못하느니라.
014_1062_a_15L憍尸迦三千大千世界滿中聲聞辟支佛如竹▼(竹/韋)叢林若有善男子善女人供養恭敬尊重讚歎不如供養尊重讚歎初發心菩薩摩訶薩不離六波羅蜜所得福德
014_1062_b_01L왜냐하면 성문이나 벽지불의 인연 때문에 보살마하살과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는 일은 없거니와 보살마하살의 인연 때문에 성문이나 벽지불과 모든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는 일은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교시가야, 이 모든 보살마하살을 온갖 세간의 모든 하늘들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항상 수호하면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해야 하느니라.”
014_1062_a_20L何以故不以聲聞辟支佛因緣故有菩薩摩訶薩及諸佛出現於世以有菩薩摩訶薩因緣故有聲聞辟支佛諸佛出現於以是故憍尸迦是諸菩薩摩訶薩一切世閒諸天及人阿修羅常應守護供養恭敬尊重讚歎
【논】해석한다. 그때에 모든 하늘들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저희들은 이 보살을 수호해야만 하나니, 저희들과 일을 같이하기 때문이요 또한 부처님 도를 구하는 이는 자기 몸을 버리고 즐거이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얻게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고 한다.
014_1062_b_03L【論】釋曰爾時諸天白佛我等當守護是菩薩與我等同事故亦以求佛道者能自捨身樂使一切衆生得樂故
“보살로 인하여 3악도가 끊어진다.”고 함은, 보살이 비록 아직 탐욕을 여의지 못했다 하더라도 중생의 10불선(不善)을 막아 주기 때문에 3악도 및 천상과 인간의 빈궁과 모든 재난 등을 끊게 되며, 10선(善)을 행하는 까닭에 3선도(善道)의 문이 열리게 된다.
014_1062_b_06L因菩薩斷三惡道菩薩雖未離欲能遮衆生十不善故斷三惡道及天人貧諸災患行十善故開三善道門
혹 어떤 보살은 5욕(欲)의 허물을 보고 탐욕을 여의면서 4선(禪)을 얻기도 하고, 본래 세운 서원 때문에 4무량심(無量心)을 일으키기도 하며, 갖가지 인연으로 몸에 있는 고통을 여의고자 하여 4무색정(無色定)을 일으키기도 하고, 부처님 도를 수행하기 위하여 6바라밀에서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 닦기도 한다. 이런 법은 또한 자기 자신이 행하면서 남에게도 가르치고 이 복덕과 도법(道法)으로써 중생들 가운데 차츰차츰 서로가 가르치게 하여 항상 세간에 있게 한다.
014_1062_b_09L或有菩薩見五欲過罪能離欲得四禪以本願起四無量心欲離種種因緣身苦起四無色定爲佛道故修六波羅蜜乃至一切種智是法亦自行亦敎以是福德道法於衆生中展轉相常在世閒
이제 이 모든 착한 법의 과보를 설명해야 하는데, 찰리(刹利)의 큰 성바지에 태어나는 것에서 3보가 세간에 출현함에 이르기까지는 먼저 그 뜻[義] 가운데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014_1062_b_15L今當說是諸善法果報生剎利大姓乃至三寶出現於世先義中說
“지금 이 보살은 결업[結業]3)으로 생긴 몸이라 인연(因緣) 가운데에 있고 세력이 없으면서도 이 착한 법을 잘 말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나니, 비유컨대 마치 태자가 비록 작다 하더라도 여러 신하와 백관(白官)들이 받들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다.
014_1062_b_17L今是菩薩結業生身在因緣中無有力勢而能說是善法令衆生修行我等云何當不守護譬如太子雖小群臣百官無不奉承
부처님은 모든 하늘들이 하는 말을 옳다고 하시면서 그를 도와 이루어 주시나니, “만일 보살을 공양하면 바로 그것이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니, 반야는 3세의 부처님의 어머님이시다. 만일, 반야를 위하여 보살을 공양하면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 된다.”고 하신다.
“처음에 뜻을 낸 보살을 공양하고 공경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데에 대하여 다음에 묻는다.
014_1062_b_20L佛可諸述而成之若供養菩薩卽是供養般若是三世佛母若爲般若故供養菩薩則爲供養佛不如供養恭敬初發意菩薩
014_1062_c_01L【문】2승(乘)은 이미 실제(實際)를 증득하였으므로 그들은 온갖 중생들의 복전(福田)이거늘 무엇 때문에 처음에 뜻을 낸 보살보다 못하다 하는가?
014_1062_c_01L問曰二乘已證實是一切衆生福田何以故不如初發意菩薩
【답】세 가지 일 때문에 그보다 못하다. 첫째는 살바야(薩婆若)의 마음으로써 반야를 행하고, 둘째는 항상 6바라밀 등의 모든 공덕을 여의지 않으며, 셋째는 보살로 말미암아 3악도가 끊어지고 3승(乘)이 출생하게 되지만 2승의 사람에 의해서는 3악도가 끊어져서 3승이 출생할 수가 없다.
014_1062_c_03L答曰以三事故不如一者用薩婆若心行般若二者常不離六波羅蜜等諸功德三者由是菩薩斷三惡道出生三乘依二乘人不能斷三惡道出生三乘

31. 멸쟁란품(滅諍亂品)을 풀이함
014_1062_c_07L大智度論釋滅諍亂品第三十一

【경】그때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심히 기이하고 희유합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을 듣고 받아 지니고 친근하며 읽고 외우며 다른 사람에게 해설하면서 바르게 기억할 때는 다 같이 이 세상에서 공덕을 얻습니다.
014_1062_c_08L【經】爾時釋提桓因白佛言世尊甚奇希諸菩薩摩訶薩是般若波羅蜜若聞受持親近爲他人說正憶念時如是今世功德
또한 중생을 성취하고 부처님의 세계를 청정하게 하며, 한 부처님 세계로부터 다른 한 부처님 세계로 다니면서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라는 바 공양 거리를 마음대로 얻게 되며,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기까지 끝내 잊지를 않습니다.
014_1062_c_12L亦成就衆生淨佛世從一佛界至一佛界供養諸佛欲供養之具隨意卽得從諸佛聞法至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終不中
또한 집[家]이 성취되고 어머님[母]이 성취되며, 태어남[生]이 성취되고 권속(眷屬)이 성취되며, 몸매[相]가 성취되고 광명(光明)이 성취되며, 눈[眼]이 성취되고 귀[耳]가 성취되며, 삼매(三昧)가 성취되고 다라니(陀羅尼)가 성취됩니다.
014_1062_c_16L亦得家成就母成就生成就眷屬成就相成就光明成就眼成就耳成三昧成就陁羅尼成就
이 보살은 방편의 힘으로써 몸을 변화하되 마치 부처님 같아서 한 세계로부터 다른 한 세계로 가며,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 곳에 가서는 단바라밀에서 반야바라밀에 이르기까지를 찬탄하고 4선ㆍ4무량심ㆍ4무색정을 찬탄하고 4념처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를 찬탄하며 방편의 힘으로써 설법하고 3승(乘)의 법으로써 중생을 제도하나니, 이른바 성문승(聲聞乘)과 벽지불승(辟支佛乘)과 불승(佛乘)입니다.
014_1062_c_18L是菩薩以方便力變身如佛從一界至一界無佛處讚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讚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讚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以方便力說法以三乘法度脫衆生所謂聲聞辟支佛佛乘
014_1063_a_01L세존이시여, 흔쾌[快]하고 희유한 일입니다. 이 반야바라밀을 받으면 이미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 모두 받아들인 것이 되며 또한 수다원의 과위에서 아라한의 과위와 벽지불의 도와 부처님의 도와 일체지와 일체종지까지를 받아들인 것이 됩니다.”
014_1063_a_01L世尊快哉希有受是般若波羅爲已摠攝五波羅蜜乃至十八不共法亦攝須陁洹果乃至阿羅漢果辟支佛道佛道一切智一切種智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느니라. 교시가여, 그 반야바라밀을 받으면 이미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일체종지까지를 모두 받아들인 것이니라.
다시 교시가야, 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친근하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면서 바르게 기억할 때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얻게 되는 이 세상의 공덕을 말하리니, 그대는 한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석제환인이 말씀드렸다.
“예, 세존이시여,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014_1063_a_04L告釋提桓因如是如是憍尸迦受是般若波羅蜜爲已摠攝五波羅蜜乃至一切種智復次憍尸迦是般若波羅蜜受持親近爲他說正憶念是善男子善女人所得今世功德一心諦聽釋提桓因言世尊受敎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만일 어떤 외도의 모든 범지(梵志)나 악마나 악마의 백성이나 증상만인(增上慢人)이 보살의 반야바라밀의 마음을 어그러뜨리고 파괴하려 하면 이 모든 사람들은 이런 마음을 내자마자 곧 사라져버리면서 끝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느니라.
014_1063_a_10L佛告釋提桓因憍尸迦若有外道諸梵志若魔若魔民若增上慢人欲乖錯破壞菩薩般若波羅蜜心是諸人適生此心卽時滅去終不從願
왜냐하면 교시가야, 보살마하살은 오랜 세월 동안에 단바라밀을 행하고 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 중생들이 온밤 내내 탐욕으로 다투기 때문에 보살은 안팎의 물건은 모두 다 버리면서 중생들을 단(檀)바라밀 가운데에 안정시켰고, 중생들이 온 밤 내내 계율을 깨뜨리기 때문에 보살은 안팎의 법을 모두 다 버리면서 중생들을 계율[戒] 가운데에 안정시켰기 때문이니라.
014_1063_a_14L何以故憍尸迦菩薩摩訶薩長夜行檀波羅行尸羅羼提毘梨耶般若波羅以衆生長夜貪諍故菩薩悉捨內外物安立衆生於檀波羅蜜中以衆生長夜破戒故菩薩悉捨內外法立衆生於戒
중생들이 온밤 내내 싸우며 다투기 때문에 보살은 안팎의 법을 모두 다 버리면서 중생들을 인욕(人慾) 안에 안정시켰고, 중생들이 온밤 내내 게으름을 피우기 때문에 보살은 안팎의 법을 모두 다 버리면서 중생들을 정진(精進) 가운데에 안정시켰기 때문이니라.
014_1063_a_20L以衆生長夜鬪諍故薩悉捨內外法安立衆生於忍辱衆生長夜懈怠故菩薩悉捨內外法安立衆生於精進
014_1063_b_01L중생들이 온밤 내내 마음을 산란하게 하기 때문에 보살은 안팎의 법을 모두 다 버리면서 중생들을 선(禪) 안에 안정시켰고, 중생들이 온 밤 내내 어리석게 굴기 때문에 보살은 안팎의 법을 모두 다 버리면서 중생들을 반야(般若)바라밀 가운데에 안정시켰기 때문이니라.
014_1063_a_23L以衆生長夜亂心菩薩悉捨內外法安立衆生於禪以衆生長夜愚癡故菩薩悉捨內外安立衆生於般若波羅蜜
중생들이 온 밤 내내 애결(愛結) 때문에 생사(生死)에 헤매고 있으므로 이 보살마하살은 방편의 힘으로써 중생의 애결을 끊어 주면서 4선(禪)ㆍ4무량심(無量心)ㆍ4무색정(無色定)ㆍ4념처(念處)ㆍ8성도분(聖道分)과 공(空)ㆍ무상(無常)ㆍ무작(無作)삼매에 안정시켰고, 중생들을 수다원의 과위ㆍ아라한의 과위ㆍ벽지불의 도와 부처님의 도에 안정시켰기 때문이니라.
교시가야,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얻은 현세(現世)의 공덕이니라.
014_1063_b_03L以衆生長夜爲愛結故流轉生死是菩薩摩訶薩以方便力故斷衆生愛結安立於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四念處乃至八聖道分空無相無作三昧安立衆生於須陁洹果乃至阿羅漢果辟支佛道佛道憍尸迦是爲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得現世功德
후세(後世)의 공덕이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며, 보살이 법륜(法輪)을 굴리어 소원을 만족시키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는 것이니, 교시가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후세의 공덕이니라.
014_1063_b_10L後世功德——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菩薩轉法所願滿足入無餘涅槃憍尸迦爲菩薩摩訶薩後世功德
다시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듣고 받아 지니고 친근하게 읽고 외우며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면서 바르게 기억하면, 그곳에 살고 있는 악마나 악마의 백성이나 외도 범지나 증상만인들이 반야바라밀을 업신여기고 헐뜯고 따지고 파괴하려 하여도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면서 도리어 그 사람들의 악한 마음은 차츰차츰 사라지고 공덕이 한층 더 자라게 되며, 이 반야바라밀을 들은 까닭에 점차로 3승(乘)의 도로써 뭇 괴로움을 다하게 되느니라.
014_1063_b_13L復次憍尸善男子善女人是般若波羅蜜受持親近爲他說正憶念所住處若魔民若外道梵志增上慢人欲輕毀難問破壞般若波羅蜜終不能成其人惡心轉滅功德轉增聞是般若波羅蜜故漸以三乘道盡衆苦
비유컨대 마치 교시가야, 마기(摩祇)4)라는 약이 있는데, 어떤 굶주린 독사에게 쫓기던 먹잇감이 그 약초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면 그 약기운 때문에 독사는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이내 되돌아오는 것과 같으니라. 왜냐하면 이 약의 힘은 그 독보다 더 수승하기 때문이니, 교시가야, 마기라는 약은 이러한 힘이 있느니라.
014_1063_b_20L譬如憍尸迦有藥名摩祇蛇飢行索食見虫欲噉虫趣藥所氣力故蛇不能前卽便還去何以故藥力能勝毒故憍尸迦摩祇藥有如是力
014_1063_c_01L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만일 받아들이고 친근하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면서 바르게 기억하면 누군가가 갖가지로 싸움을 일으키며 와서 그를 파괴하려 하여도 반야바라밀의 위력 때문에 일으키는 것마다 이내 소멸하면서 도리어 그 사람은 착한 마음이 생기고 공덕이 더욱 늘어나게 되나니,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은 모든 법의 다툼과 어지러움을 없애 주기 때문이니라.
014_1063_c_01L是善男子善女人是般若波羅若受持親近爲他說正憶念若有種種鬪諍起欲來破壞者以般若波羅蜜威力故隨所起處卽疾消其人卽生善心增益功德何以故是般若波羅蜜能滅諸法諍亂
어떠한 것이 모든 법[諸法]이냐 하면, 이른바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婬怒癡]과 무명(無明) 혹은 큰 고통 더미[大苦聚]와 모든 덮개[蓋]ㆍ번뇌[結使]ㆍ얽힘[纏]과 아견(我見)ㆍ중생견(衆生見)ㆍ단견(斷見)ㆍ상견(常見)ㆍ구견(垢見)ㆍ정견(淨見)ㆍ유견(有見) 및 무견(無見) 등의 온갖 견해와 간탐을 부리고 계율을 깨뜨리고 성을 내고 게으름을 피우고 뜻이 산란하고 지혜가 없는 것과 항상 있다는 생각[常想]ㆍ즐겁다는 생각[樂想]ㆍ깨끗하다는 생각[淨想] 및 나라는 생각[我想] 등의 이러한 애행(愛行)과 물질에 집착하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에 집착하느니라.
014_1063_c_06L何等諸法所謂婬無明乃至大苦聚諸蓋結使我見人見衆生見斷見常見垢見淨見有見無見——如是一切諸見慳貪犯戒瞋恚懈怠亂意無智常想樂想淨想我想如是等愛行著受
단바라밀ㆍ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에 집착하고, 내공(內空)ㆍ외공(外空)에서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에 이르기까지 집착하며, 4념처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 집착하고, 일체지(一切智)와 일체종지(一切種智)에 이르기까지 집착하며, 열반에 집착하는 것이니, 이 온갖 법의 다툼과 어지러움을 남김없이 소멸시켜 더 자라게 하지 않느니라.
014_1063_c_12L著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波羅蜜般若波羅蜜著內空外空外空乃至無法有法空著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著一切智一切種智著涅槃是一切法諍亂盡能滅不令增長
【논】해석한다. “듣는다[聞]”고 함은 부처님이나 보살이나 또는 그 밖의 설법하는 사람으로부터 반야바라밀을 듣는 것이니, 이것은 바로 시방과 3세의 모든 부처님의 법보장(法寶藏)이다.
014_1063_c_18L【論】釋曰若從佛若菩薩若餘說法人邊聞般若波羅蜜是十方三世諸佛法寶藏
014_1064_a_01L들은 뒤에 믿음의 힘으로써 “받고[受],” 기억하는 힘으로써 “지니며[持],” 기미(氣味)를 얻은 까닭에 항상 와서 받들며, 물어서 받기 때문에 “친근(親近)”하며, 친근한 뒤에는 혹은 글을 보기도 하고 혹은 말로 전하여 받기도 하므로 “읽는다[讀]”고 하며, 언제나 잊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외우며[誦],” 성인의 경서(經書)는 직설(直說)이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뜻[義]을 해설한다. 그러나 모든 부처님 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014_1063_c_20L聞已用信力故力故得氣味故常來承奉諮受故親近親近已或看文或口受故言爲常得不忘故宣傳未聞故言他說聖人經書直說難了故解義諸佛法不可思議
중생에 대하여 대비(大悲)가 있기 때문에 법을 설하고 삿된 견해나 쓸모없는 이론으로써 부처님의 법을 구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뜻하신 대로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법을 설하면서도 또한 집착하지 않는다.
014_1064_a_02L有大悲於衆生故說法不以邪見戲論求佛法如佛意不著故說法亦不著
네 가지 뒤바뀜[四顚倒] 등의 모든 삿된 기억을 없애기 때문에 4념처(念處)의 바른 기억 가운데에 머무르며, 단지 도(道)를 얻기 위할 뿐이므로 쓸모없는 이론을 하지 않는 것을 “바르게 기억한다[正憶念]”고 하나니, 바르게 기억하는 이것은 온갖 착한 법의 근본이다. 닦아 익히면서 수행하는 이가 처음 들어가는 데를 “바르게 기억한다.” 하며, 항상 수행하면서 선정을 얻기 때문에 “닦는다[修]”고 한다.
014_1064_a_04L除四顚倒等諸邪憶念故住四念處正憶念中爲得道故不爲戲論名爲正憶念憶念是一切善法之根本修習行者初入名爲正憶念常行得禪定故名
“이 세상에서의 공덕[今世功德]”이라 함은 앞에서 설명한 뜻과 같지만 이제 석제환인은 다시 이 세상에서의 공덕을 말하나니, 이른바 중생을 교화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3승(乘)을 얻게 한다는 것이다. 먼저 “반야바라밀은 3승을 포섭한다.” 하면서 그 뜻을 알게 하나니, 이 때문에 말하기를 “반야바라밀 가운데에는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일체종지까지를 포섭한다.”고 한다.
014_1064_a_09L今世功德如先說義今釋提桓因更說今世功德所謂敎化衆生乃至令衆生得三乘先說般若波羅蜜攝三乘令解其義是故言般若波羅蜜中攝五波羅蜜乃至一切種智
“부처님은 그들의 말을 옳다고 하신다.”고 함은,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하려고 하시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얻는 공덕을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라.”고 함은, 위에서는 간략하게 이 세상에서의 공덕을 설명하였거니와 부처님은 이제 그 일을 자세히 말씀하려 하시면서 믿기 어렵기 때문에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라.”고 하신다.
014_1064_a_13L佛可其所說者欲令人信故所得今世功德汝一心諦聽上略說今世功德佛今欲廣說其事難信故言心諦聽
또한 원인은 작고 결과는 커서 믿기 어렵기 때문에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라.”고 하시며, 제석은 비록 믿고 받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예, 세존이시여”라고 한다.
014_1064_a_17L復次因小果大難信故言心諦聽帝釋雖信受人不知故言世尊
이 반야바라밀은 비록 파괴할 수 없다 하더라도 실상(實相)을 널리 펴 보이는 언어(言語)는 파괴할 수 있으며, 언어는 파괴될 수 있기 때문에 신심(信心)이 확고하지 못한 이는 역시 파괴될 수 있나니, 이 때문에 “외도 범지 등이 와서 반야바라밀을 파괴하려고 한다.”고 한다.
014_1064_a_19L是般若波羅蜜雖不可破壞宣示實相語言可破語言破故信心未定者亦可破是故說若外道梵志等來欲破壞般若波羅蜜
범지(梵志)란 온갖 출가한 외도를 말하며, 만일 그 법을 받들고 믿는 이면 역시 범지라 한다. 범지는 그들의 법에 애착하면서 실상의 공한 법을 들으면 믿지 않기 때문에 파괴하려고 한다.
“악마와 악마의 백성”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014_1064_a_22L梵志一切出家外道若有承用其法者亦名梵志梵志愛著其法聞實相空法信故欲破壞若魔民如先說
014_1064_b_01L“증상만인(增上慢人)”이란, 그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선정을 얻은 이가 아직 성인의 도[聖道]를 얻지 못했으면서도 스스로 이미 얻었다고 여기면서 이 사람이 “수다원도 없고 아라한도 없고 도(道)도 없고 열반도 없다.”고 하는 말을 듣고는 곧 뛰어난 체[增上慢]하면서 성을 내며 이 실상의 공한 법을 파괴하려고 하는 것이다.
014_1064_b_01L增上慢是佛弟子得禪定未得聖道謂已得是人聞無須陁洹乃至無阿羅漢無道無涅槃便發增上慢生忿惱欲破是實相空法
그러나 이 반야바라밀의 신력(神力) 때문에 그들의 악한 마음은 이내 사라져 버리면서 끝내 그들은 원을 이루지 못한다. 마치 사람이 손으로 창을 막으면 자기의 손만 상할 뿐 창은 다친 데가 없는 것과 같나니, 왜냐하면 보살은 안팎의 법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014_1064_b_05L是般若波羅蜜神力故令彼惡心卽時滅去終不成如人以手障鉾但自傷其手鉾無所損何以故菩薩於內外法不著
중생들은 비롯됨이 없는 세계로부터 항상 안팎의 법에 집착하는 까닭에 다툼을 일으키고 있거니와 보살은 안과 밖의 집착하는 곳을 버리고 스스로를 6바라밀에 안정시킨다.
014_1064_b_08L生從無始世界來常著內外法故起鬪諍菩薩捨內外著處自安立六波羅蜜敎化衆生令捨內外鬪法安立衆生於六波羅蜜
이 한량없는 세상 동안에 복덕의 힘을 쌓고 모아서 다툼의 근원이 다한 까닭에 비록 다투고 어지러운 일이 있다 하더라도 와서 그의 틈[便]을 얻을 수 없다. 비유컨대 마치 독사가 두꺼비를 잡아먹으려고 늘 그의 뒤를 쫓아다니다가 두꺼비가 마기약(摩祇藥)이 있는 데로 가면 독사는 그 약 기운을 맡고 독이 이내 소멸되어 버리는 것과 같다.
014_1064_b_12L是無量世修集福德力鬪諍根盡故雖有鬪亂事來能得便譬如毒蛇欲食蝦蟆常隨逐蝦蟆到摩祇藥所蛇聞藥氣毒卽消歇
이 법을 파괴하려는 삿된 사람도 그와 같아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사람을 파괴하려고 늘 그를 따라 다니지만 반야의 세력 때문에 성을 내거나 삿된 견해를 지닌 독은 이내 소멸되어 버리므로 어떤 이는 제자가 되는 이도 있으며, 어떤 이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이도 있다.
014_1064_b_16L是壞法惡人亦復如是欲壞行般若波羅蜜人常隨逐之以般若力勢故瞋恚邪見之毒卽時消滅有降伏得道者有作弟子者有復道還去
이 반야바라밀은 무명(無明) 등의 모든 결사(結使)를 파괴하고 모든 단견(斷見)ㆍ상견(常見) 등의 삿된 견해를 소멸시키며 5중(衆)과 혹은 열반에 집착하는 것조차도 없애버리거늘 하물며 성을 내고 질투하고 다투고 어지러운 일들이 소멸되지 않겠는가.
014_1064_b_20L是般若波羅蜜能破無明等諸結使滅諸斷邪見等能滅著五衆乃至涅槃何況瞋恚嫉妒鬪亂之事而不能滅
014_1064_c_01L【경】“다시 교시가야,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과 모든 석제환인과 모든 범천왕 내지 아가니타천들은 이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반야바라밀을 잘 받아 지니고 공양하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면서 바르게 기억하는 이를 언제나 수호하느니라.
014_1064_b_23L【經】復次憍尸迦三千大千世界諸四天王天諸釋提桓因諸梵天王乃至阿迦尼咤天常守護是善男善女人能受持供養爲他說正憶念般若波羅蜜者
시방에 현재 계신 모든 부처님들도 역시 함께 이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반야바라밀을 잘 듣고 받아 지니고 공양하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들에게 해설하면서 바르게 기억하는 이를 기억하시느니라.
014_1064_c_04L十方現在諸佛亦共擁護是善男子善女人能聞受持供養爲他說正憶念般若波羅蜜者
이 선남자ㆍ선여인에게는 착하지 않은 법은 소멸하고 착한 법은 점점 더 증가하느니라. 이른바 단바라밀은 점점 더 증가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無所得] 때문이니라. 반야바라밀도 점점 더 증가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며, 내공도 점점 더 증가하고 또한 무법유법공도 점점 더 증가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14_1064_c_07L是善男子善女人不善法善法轉增所謂檀波羅蜜轉增無所得故乃至般若波羅蜜轉增無所得故內空轉增乃至無法有法空轉增以無所得故
4념처에서 18불공법까지도 점점 더 증가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며, 모든 삼매문과 모든 다라니문과 일체지와 일체종지도 점점 더 증가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14_1064_c_11L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轉增以無所得故諸三昧諸陁羅尼門一切智一切種智轉以無所得故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하는 말들은 사람들이 모두가 신용하고 받으며 친한벗은 더욱 더 견고하게 되고 이익됨이 없는 말은 말하지 않으며, 성냄 때문에 가려지지 않고 교만한 간탐과 질투 때문에도 가려지지 않느니라.
014_1064_c_14L是善男子善女人所人皆信受親友堅固不說無益之不爲瞋恚所覆不爲憍慢慳貪妒所覆
이 사람은 자기 자신이 살생(殺生)을 하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살생하지 않게 하며, 살생하지 않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살생하지 않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자기 자신이 도둑질[不與取]을 멀리 여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도둑질을 멀리 여의게 하며, 도둑질하지 않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도둑질하지 않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자기 자신이 삿된 음행[邪淫]을 하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삿된 음행을 하지 않게 하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4_c_17L是人自不殺生敎人不殺生不殺生法亦歡喜讚歎不殺生者遠離不與取亦敎人遠離不與取遠離不與取法亦歡喜讚歎遠離不與取者自不邪婬敎人不邪婬讚不邪婬法亦歡喜讚歎不邪婬者
014_1065_a_01L자기 자신이 거짓말[妄語]을 하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하며, 거짓말하지 않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거짓말하지 않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이간질하는 말[兩舌]과 거친 말[惡口]과 이익이 없는 말[無利益語]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자기 자신이 탐내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탐내지 않게 하며, 탐내지 않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탐내지 않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나니, 성을 내지 않는[不瞋惱] 것과 삿된 견해를 지니지 않는[不邪見] 것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64_c_22L自不妄語敎人不妄語讚不妄語法亦歡喜讚歎不妄語者兩舌惡口無利益語亦如是自不貪敎人不貪讚不貪亦歡喜讚歎不貪者不瞋惱不邪見亦如是
자기 자신이 단(檀)바라밀을 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단바라밀을 행하게 하며, 단바라밀을 행하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단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자기 자신이 시라(尸羅)바라밀을 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시라바라밀을 행하게 하며, 시라 바라밀을 칭찬하고 또한 시라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a_04L自行檀波羅蜜敎人行檀波羅蜜讚行檀波羅蜜法亦歡喜讚歎行檀波羅蜜者自行尸羅波羅蜜敎人行尸羅波羅蜜讚尸羅波羅蜜亦歡喜讚歎行尸羅波羅蜜者
자기 자신이 찬제(羼提)바라밀을 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찬제바라밀을 행하게 하며, 찬제바라밀을 칭찬하고 또한 찬제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자기 자신이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을 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비리야바라밀을 행하게 하며, 비리야바라밀을 칭찬하고 또한 비리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a_08L自行羼提波羅蜜敎人行羼提波羅蜜羼提波羅蜜亦歡喜讚歎行羼提波羅蜜者自行毘梨耶波羅蜜敎人行毘梨耶波羅蜜讚毘梨耶波羅蜜歡喜讚歎行毘梨耶波羅蜜者
자기 자신이 선(禪)바라밀을 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선바라밀을 행하게 하며, 선바라밀을 칭찬하고 또한 선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자기 자신이 반야(般若)바라밀을 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반야바라밀을 행하게 하며, 반야바라밀을 칭찬하고 또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a_13L自行禪波羅蜜敎人行禪波羅蜜讚禪波羅蜜亦歡喜讚歎行禪波羅蜜者行般若波羅蜜敎人行般若波羅蜜讚般若波羅蜜亦歡喜讚歎行般若波羅蜜者
자기 자신이 내공(內空)을 수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내공을 수행하게 하며, 내공을 수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또한 자기 자신이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을 수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무법유법공을 수행하게 하며, 무법유법공의 법을 칭찬하고 또한 무법유법공을 수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a_18L自修內空敎人修內空內空亦歡喜讚歎修內空者乃至自修無法有法空敎人修無法有法空讚無法有法空亦歡喜讚歎修無法有法空者
자기 자신이 온갖 삼매 가운데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온갖 삼매 가운데에 들어가게 하며, 온갖 삼매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온갖 삼매에 들어가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a_22L自入一切三昧中敎人入一切三昧中讚一切三昧亦歡喜讚歎入一切三昧者
014_1065_b_01L자기 자신이 다라니(陀羅尼)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다라니에 들어가게 하며, 다라니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다라니에 들어가는 이를 기뻐하면서 칭찬하느니라.
014_1065_b_01L自得陁羅尼敎人得陁羅尼讚陁羅尼亦歡喜讚歎得陁羅尼者
자기 자신이 초선(初禪)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초선에 들어가게 하며, 초선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초선에 들어간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나니, 2선(禪)ㆍ3선(禪)ㆍ4선(禪)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65_b_03L自入初禪敎人入初禪初禪亦歡喜讚歎入初禪者二禪四禪亦如是
자기 자신이 자심(慈心) 가운데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자심 가운데에 들어가게 하며, 자심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자심에 들어가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나니, 비심(悲心)ㆍ희심(喜心)ㆍ사심(捨心)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65_b_05L自入慈心中敎人入慈心中讚慈心亦歡喜讚歎入慈心者捨心亦如是
자기 자신이 무변공처(無邊空處)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무변공처에 들어가게 하며, 무변공처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무변공처에 들어가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나니, 무변식처(無邊識處)와 무소유처(無所有處)와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65_b_07L自入無邊空處人入無邊空處讚無邊空處亦歡喜讚歎入無邊空處者無邊識處無所有處非有想非無想處亦如是
자기 자신이 4념처를 수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4념처를 수행하게 하며, 4념처를 수행하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4념처를 수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나니, 4정근(正勤)과 4여의족(如意足)과 5근(根)과 5력(力)과 7각분(覺分)과 8성도분(聖道分)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65_b_10L自修四念處敎人修四念處讚四念處歡喜讚歎修四念處者四正勤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分亦如是
자기 자신이 공(空)ㆍ무상(無常)ㆍ무작(無作)의 삼매를 수행하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공ㆍ무상ㆍ무작의 삼매를 수행하게 하며, 공ㆍ무상ㆍ무작의 삼매를 수행하는 법을 칭찬하고 공ㆍ무상ㆍ무작의 삼매를 수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b_14L自修空無相無作三昧敎人修無相無作三昧讚空無相無作三亦歡喜讚歎修空無相無作三昧
자기 자신이 8해탈(解脫) 가운데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8해탈 가운데에 들어가게 하며, 8해탈 가운데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8해탈 가운데에 들어가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b_17L自入八解脫中敎人入八解脫八解脫亦歡喜讚歎入八解脫者
자기 자신이 9차제정(次第定) 가운데에 들어가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9차제정 가운데에 들어가게 하며, 구차제정에 들어가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9차제정 가운데에 들어가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b_18L入九次第定中敎人入九次第定九次第定亦歡喜讚歎入九次第定
자기 자신이 부처님의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4무애지(無礙智)와 대자대비(大慈大悲)와 18불공법(不共法)을 수행하는 것도 또한 그러하느니라.
014_1065_b_21L自修佛十力四無所畏四無碍智大慈大悲十八不共法亦如是
014_1065_c_01L자기 자신이 그르치지 않는 법[不錯謬法]을 행하고 자기 자신이 항상 버리는 법[常捨法]을 행하면서 사람들을 가르쳐서 그르치지 않는 법과 항상 버리는 법을 행하게 하며, 그르치지 않는 법과 항상 버리는 법을 칭찬하고 또한 그르치지 않는 법과 항상 버리는 법을 행하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b_22L自行不謬錯法自行常捨法敎人行不謬錯法常捨法讚不謬錯法常捨法歡喜讚歎行不謬錯法常捨法者
자기 자신이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고 사람들을 가르쳐서 일체종지를 얻게 하며 일체종지의 법을 칭찬하고 또한 일체종지를 얻는 이를 기뻐하면서 찬탄하느니라.
014_1065_c_02L得一切種智敎人得一切種智讚一切種智亦歡喜讚歎得一切種智者
이 보살마하살은 6바라밀을 행할 때는 모든 보시를 중생들과 함께 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廻向)하나니,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모든 지계(持戒)ㆍ인욕(忍辱)ㆍ정진(精進)ㆍ선정(禪定)ㆍ지혜(智慧)를 중생들과 함께 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나니, 이것도 또한 얻을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014_1065_c_04L是菩薩摩訶薩行六波羅蜜時所有布施與衆生共已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以無所得故所有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與衆生共已迴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亦無所得故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와 같이 6바라밀을 행할 때에 다음과 같이 생각하느니라.
‘내가 만일 보시하지 않으면 장차 가난한 집에 태어나리니,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도 없고 또한 일체종지도 얻을 수 없으리라.
014_1065_c_09L善男子善女人如是行六波羅蜜時作是念我若不布施當生貧窮家能成就衆生淨佛世界亦不能得一切種智
내가 만일 계율을 지니지 않으면 3악도(惡道) 안에 가 나서 사람 몸조차도 오히려 얻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중생을 성취시키고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하며 일체종지를 얻게 되겠느냐.
014_1065_c_13L我若不持戒當生三惡道中尚不得人身何況能成就衆生淨佛世界得一切種智
내가 만일 인욕을 닦지 않으면 장차 모든 감관이 망가져서 몸이 완전하지 못하고 보살의 두루 갖춘 색신(色身)을 얻음으로써 중생으로서 보는 이가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게 할 수도 없으며, 또한 완전히 갖춘 색신으로써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도 없고 일체종지도 얻지 못하리라.
014_1065_c_15L我若不修忍辱當諸根毀壞色不具足不能得菩薩具足色身衆生見者必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不能得以具足色身成就衆生淨佛世界得一切種智
내가 만일 게으름을 피우면 보살의 도를 얻을 수도 없고 또한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도 없으며, 일체종지도 얻을 수 없으리라.
014_1065_c_19L若懈怠不能得菩薩道亦不能得成就衆生淨佛世界得一切種智
내가 만일 마음이 산란하면 모든 선정을 낼 수도 없고 이 선정으로써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도 없으며, 일체종지도 얻을 수 없으리라.
014_1065_c_21L我若亂心不能得生諸禪定不能以此禪定成就衆生淨佛世界得一切種智
014_1066_a_01L내가 만일 지혜가 없으면 방편의 지혜를 얻거나 방편의 지혜로서 성문과 벽지불의 경지를 초월하여 중생을 성취시키면서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도 없고 일체종지도 얻을 수 없으리라.’
014_1065_c_23L我若無智不能得方便智以方便智過聲聞辟支佛地成就衆生淨佛世得一切種智
이 보살은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하느니라.
‘내가 간탐을 부림으로 인하여 단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계율을 범하므로 인하여 시라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성을 냄으로 인하여 찬제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내가 게으름을 피움으로 인하여 비리야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고, 뜻이 산란함으로 인하여 그 때문에 선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하여 반야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014_1066_a_03L是菩薩復作是思惟我不應隨慳貪故不具足檀波羅蜜不應隨犯戒故不具足尸羅波羅蜜不應隨瞋恚故不具足羼提波羅蜜不應隨懈怠故不具足毘梨耶波羅不應隨亂意故不具足禪波羅蜜不應隨癡心故不具足般若波羅蜜
만일 단바라밀ㆍ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완전히 갖추지 못하면 나는 끝내 일체종지에 이를 수 없으리라.’
014_1066_a_09L若不具足檀波羅蜜尸羅波羅蜜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我終不能出到一切種
이와 같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친근하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를 위하여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또한 살바야(薩婆若)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이러한 금세와 후세의 공덕을 얻느니라.”
014_1066_a_13L如是善男子善女人是般若波羅蜜受持親近爲他說正憶念不離薩婆若心得是今世後世功德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살바야의 마음에 회향하기 위하여 또한 교만한 마음을 내지도 않습니다.”
014_1066_a_15L釋提桓因白佛言世尊希有是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爲迴向薩婆若心亦爲不高心故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어떻게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살바야의 마음에 회향하기 위하여 또한 교만한 마음을 내지 않더냐?”
014_1066_a_18L佛告釋提桓因尸迦云何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爲迴向薩婆若心故亦爲不高心故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만일 세간(世間)의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과 성문과 그리고 모든 가난한 이와 거지며 길 가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이 보살은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014_1066_a_20L釋提桓因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若行世閒檀波羅蜜布施諸佛辟支聲聞及諸貧窮乞丐行路人是菩薩無方便故生高心
014_1066_b_01L만일 세간의 시라바라밀을 행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시라바라밀을 행하고 있다. 나는 시라바라밀을 두루 갖출 수 있다.’고 하면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014_1066_b_01L若行世間尸羅波羅蜜我行尸羅波羅蜜我能具足尸羅波羅蜜無方便故生高心
다시 말하기를 ‘나는 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을 행하고 있다. 나는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있다. 나는 반야바라밀을 닦고 있다.’고 하면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014_1066_b_03L我行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波羅蜜我行般若波羅蜜我修般若波羅蜜以是世閒般若波羅蜜無方便故生高心
세존이시여, 보살이 세간의 4념처를 닦을 때에 말하기를 ‘나는 4념처를 닦고 있다. 나는 4념처를 완전히 갖추었다.’고 하면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이며, ‘나는 4정근(正勤)과 4여의족(如意足)과 5근(根)과 5력(力)과 7각분(覺分)과 8성도분(聖道分)을 닦고 있다.’고 하면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014_1066_b_07L世尊菩薩修世閒四念處時自念言我修四念處我具足四念處無方便力故生高心我修四正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分
다시 말하기를 ‘나는 공ㆍ무상ㆍ무작삼매(無作三昧)를 닦고 있다. 나는 온갖 삼매문을 닦고 있다. 온갖 다라니문을 얻어야 한다. 나는 중생을 성취시켜야한다. 나는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해야 한다. 나는 일체종지를 얻어야 한다.’고 하면 나라는 데에 집착하고 방편이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세간의 착한 법을 행하면서 나라는 데에 집착하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014_1066_b_11L自念言我修空無相無作三昧我修一切三昧門當得一切陁羅尼我修佛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我當成就衆生我當淨佛世界我當得一切種智著吾我無方便力故生高心世尊如是菩薩摩訶薩行世閒善法吾我故生高心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출세간(出世間)의 단바라밀을 행하면 보시하는 이[施者]도 얻지 못하고 받는 이[受者]도 얻지 못하며 보시하는 물건[施物]도 얻지 못합니다.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출세간의 단바라밀을 행하며,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출세간의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살바야에 회향하기 위하여 또한 교만한 마음을 내지 않습니다.
014_1066_b_17L世尊若菩薩摩訶薩行出世閒檀波羅蜜不得施者不得受不得施物如是菩薩摩訶薩行出世閒檀波羅蜜爲迴向薩婆若故不生高心
시라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시라는 얻을 수 없고 찬제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찬제는 얻을 수 없으며, 비리야 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비리야는 얻을 수 없고 선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선은 얻을 수 없으며, 반야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반야는 얻을 수 없습니다.
014_1066_b_21L行尸羅波羅蜜尸羅不可行羼提波羅蜜羼提不可得行毘梨耶波羅蜜毘梨耶不可得行禪波羅蜜禪不可得行般若波羅蜜般若不可得
014_1066_c_01L4념처를 닦는다 해도 4념처는 얻을 수 없으며, 나아가 18불공법을 닦는다 해도 18불공법은 얻을 수 없습니다.
대자대비를 닦는다 해도 대자대비는 얻을 수 없으며, 나아가 일체종지를 닦는다 해도 일체종지는 얻을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해서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로써 살바야에 회향하기 위한 까닭에 교만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014_1066_c_02L修四念處四念處不可得至修十八不共法十八不共法不可得修大慈大悲大慈大悲不可得乃至修一切種智一切種智不可得世尊如是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爲迴向薩婆若故亦爲不生高心故
【논】【문】앞에서 이미 “악마와 악마의 백성 등 세 가지 사람이 반야를 파괴하려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무엇 때문에 거듭 말씀하시는가?
014_1066_c_07L【論】問曰先已說魔若魔民等三種人欲破壞般若今何以故重說
【답】부처님은 먼저 세 가지 사람이 와서 틈[便]을 구하여 두렵게 하고 괴롭히려 하는 것을 말씀하셨다. 중간에 온 자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지 반야바라밀 파괴하려고 할 뿐인데, 그들의 원대로 되지 않고 파괴할 수 없었음을 말씀하셨으며, 나중에 온 세 가지 사람은 비록 파괴하려는 마음을 내었다 하더라도 곧 그 마음이 사라져 버렸음을 말씀하셨다.
014_1066_c_09L答曰佛先說三種人來求便恐怖欲令愁惱來者不爲惱人但欲破毀般若波羅不隨其願不能得破後來三種人雖欲生心破壞卽時滅去
“하는 말을 사람들이 모두 믿고 받든다.”고 함은, 이 보살은 항상 착하지 않은 법은 끊어 없애고 착한 법이 갈수록 증가하게 되나니, 이른바 단바라밀에서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이다.
014_1066_c_13L所語人皆信受是菩薩常令不善法斷滅法轉增所謂檀波羅蜜乃至一切種
이 사람은 복덕과 지혜를 닦고 쌓은 까닭에 큰 위덕(威德)을 이루었나니, 설령 거짓말을 한다 해도 사람들은 모두 신용하겠거늘 하물며 참말을 하고 친한 벗이 견고한 이이겠는가. 이 사람은 온갖 중생들에 대하여 아주 자비로운 마음이 있거늘 하물며 친한 벗이 나에게 이익이 없겠는가.
014_1066_c_16L是人修集福德智慧故成大威德設使妄語人皆信受何況實語親友堅固是人於一切衆生中深有慈悲心何況親友於我有益
이 보살은 부처님 도를 사랑하고 공경하면서 몸과 입은 무상함인 줄 알기 때문에 이익이 없는 말을 하지 않으며, 착한 법이 더욱 자라기 때문에 성냄[瞋恚] 등의 번뇌가 마음을 가리지 못한다.
014_1066_c_19L是菩薩愛敬佛道知身口無常故不說無益之以善法增長故瞋恚等煩惱不能覆心
014_1067_a_01L수행하는 이는 생각하기를 ‘결사(結使)가 비록 일어난다 하더라도 지혜로 사유(思惟)하면 마음을 가리지 않게 된다. 결사가 만일 일어난다면 이 세상에서도 좋지 않고 뒷세상에서도 좋지 않으며 부처님의 도를 방해하게 된다.’고 한다. 설령 마음에 결사가 일어난다 하여도 구업(口業)을 일으키지 않고 설령 구업을 일으켰다 하여도 신업(身業)을 이루지 않으며 설령 신업을 일으켜서 크게 나쁜 일을 한다 하여도 범부들과는 같지 않다.
이 보살은 비록 비루하고 하천한 이라 하더라도 수승한 법을 행하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들의 범주 안에 있게 되나니, 이것이 금세(今世)에서의 공덕이다.
014_1066_c_22L行者作是念結使雖起智慧思不令覆心結使若起今世不善世不善妨於佛道設使心起結使起口業設口業起不成身業設身業不至大惡如凡夫人也是菩薩雖卑陋鄙賤以行勝法故得在勝人數中是今世功德
이 사람은 착한 법을 깊이 좋아하기 때문에 착한 법에 대하여 네 가지의 바른 행[四種正行]을 구하지만 2승의 사람은 네 가지 행을 두루 갖추지 못하나니, 착한 법을 깊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014_1067_a_05L是人深樂善法故能於善法四種正行求二乘人不能具足四行以不深樂善法故
이른바 자기 자신이 살생(殺生)하지 않으면서 온갖 것에 자비로 대하고 이익이 깊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도 자비를 가르치며, 이것은 온갖 성현의 법이기 때문에 항상 칭찬한다. 이 보살은 어제나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얻게 하려고 살생하지 않는 이가 있는 것을 보면 기뻐하면서 좋아하나니, 나아가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그와 같다.
014_1067_a_07L所謂自不殺慈悲一切深自利故亦敎他慈是一切賢聖法故常讚歎是菩薩常欲令人得樂故見有不殺者歡喜愛樂乃至一切種智亦如是
위에서는 네 가지 행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지금은 간략하게 온갖 공덕을 설명하는데 이 모두는 6바라밀 가운데에 섭입(攝入)되며, 얻게 되는 과보는 중생들과 함께 한다.
014_1067_a_11L上四種行廣今略說一切功德摠攝入六波羅蜜中所得果報與衆生共之
이 보살은 아직 정위(正位)에 들지 못하고 모든 번뇌가 아직 다하지 못한 까닭에 간혹 간탐 등의 모든 번뇌가 일어나기도 하나니, 그때에는 그 마음을 깨우쳐 달래면서 “만일 보시하지 않으면 나는 저절로 네 가지 일의 공덕[四事功德]을 잃나니, 이른바 후생의 몸은 빈궁한 데에 태어나고 빈궁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도 이익되게 할 수 없거늘 어찌 다른 이를 이롭게 하겠는가.
014_1067_a_13L是菩薩未入正位諸煩惱未盡故或時起慳等諸煩惱爾時應作是思惟諌喩其若不布施我自失四事功德所謂後身生貧窮貧窮故自不能利益能利他
만일 다른 이를 이롭게 하지 못하면 중생을 성취시키지도 못하고 중생을 성취시키지 못하면 또한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중생들이 청정함으로써 세계가 청정하기 때문이니, 만일 이러한 일들들 두루 갖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일체종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해야 한다.
014_1067_a_18L若不利他則不能成就衆生若不能成就衆生亦不能淨佛世界何以故以衆生淨故世界淸淨若不具足是等衆事云何當得一切種智
014_1067_b_01L요약하건대, 방편이 없는 이는 비록 6바라밀을 행한다 하더라도 안으로는 나라 하는 마음을 여의지 못하고 밖으로는 모든 법의 모양을 취하게 되나니, 이른바 “나는 보시하는 이요 그는 받는 이이며, 이것은 보시하는 물건이다.”고 한다. 이런 인연 때문에 부처님 도에 이를 수가 없나니, 이것과 반대의 것이 바로 “방편이 있는 것”이다.
014_1067_a_21L以要言之無方便者雖行六波羅蜜內不能離我心外取諸法相所謂我是施者彼是受者是布施物是因緣不能到佛道與此相違是有方便
【문】세간(世間)의 바라밀 등은 바른 도[正道]가 아니거늘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이 반야바라밀 가운데에서 말씀하시는가?
014_1067_b_02L問曰若世閒波羅蜜等非是正道般若波羅蜜中佛何以說
【답】이것은 바로 수행하는 이가 처음 들어가는 문[初門]이다. 바른 도와 서로 비슷[相似]하기 때문이니, 우선 서로 비슷한 도를 행하고 나서 그 뒤에 진실한 도[眞道]를 얻는 것이다.
014_1067_b_04L答曰此是行者初門與正道相似故先行相似後得眞道
大智度論卷第五十六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범어로는 Dīpaṃkara. 석가모니붓다에게 미래불의 수기를 주신 과거세의 부처님이다.
  2. 2)공(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의 세 가지이다.
  3. 3)번뇌로 인하여 짓게 되는 업을 말한다.
  4. 4)범어로는 magi. 약초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