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700_b_01L증일아함경 제51권
018_0700_b_01L增壹阿含經卷第五十一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018_0700_b_02L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52. 대애도반열반품②
018_0700_b_03L大愛道般涅槃分品第五十

[ 4 ]1)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700_b_04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700_b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와 발아래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다.
그때 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겁(劫)이 길고 멉니까?”
018_0700_b_06L爾時,有一比丘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彼比丘白佛言世尊劫爲長遠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겁은 매우 길고 멀어서 산수로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내가 지금 너에게 비유를 들어 말할 것이니 잘 생각하고 기억하라. 내 지금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그때 그 비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018_0700_b_08L佛告比丘劫極遠,不可以算籌量我今當與汝引譬喩,善思念之吾今當爲汝說爾時,彼比丘從佛受教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세로와 너비가 1유순이나 되고 높이도 1유순이나 되는 큰 돌산이 있는데, 가령 어떤 사람이 하늘 옷을 들고 1백 년에 한 번씩 와서 스칠 때, 그 돌은 오히려 다 닳아 없어질지언정 겁수(劫數)는 한정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왜냐하면 겁수는 길고 멀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겁이 1겁이나 1백 겁만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생사(生死)는 길고 멀어 한량(限量)할 수도 없고 끝도 없는데, 중생들은 무명(無明)에 덮여 생사에 유랑(流浪)하면서 벗어날 기약이 없이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면서 끝날 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가운데에서 생사를 싫어하고 근심하는 것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애착의 생각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018_0700_b_11L世尊告曰猶如大石山縱廣一由旬,高一由旬,設有人來,手執天衣,百歲一拂,石,猶磨滅,劫數難限所以然者,劫數長遠,無有邊際如此非一劫百劫所以然者,生死長遠,不可限量,無有邊際衆生之類無明所弊,流浪生死,無有出期死此生彼,無有窮已我於其中,厭患生死如是比丘,當求巧便,免此愛著之想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0_b_19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2)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700_b_2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700_b_2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018_0700_c_02L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수시로 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공덕(功德)이 있어 항상 때를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곧 듣게 되는 것, 이미 들은 것은 받들어 가지게 되는 것, 의심을 제거해 없애는 것, 삿된 소견이 없어지는 것, 매우 깊은 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수시로 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부디 잘 기억하여 항상 매우 깊은 법을 듣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곧 나의 가르침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700_b_22L爾時,世尊告諸比丘隨時聞法,有五功德,恒不失時云何爲五未曾聞法,便聞之,已聞便持,除去狐疑,亦無邪見,解甚深之法是謂比丘隨時聞法,有此五功德是故比丘,當念常聽甚深之法此是我之教誡如是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0_c_07L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3)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700_c_08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毗舍離 마하바나원(摩訶婆那園)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018_0700_c_09L一時,佛在毘舍離摩訶婆那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사자(師子)라는 대장(大將)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그 발아래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여래께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시주 단월(檀越)에게는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 공덕인가?
018_0700_c_10L爾時,師子大將便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如來告大將曰施主檀越有五功德云何爲五
이른바 시주의 이름이 멀리 퍼지는 것이다.
‘어떤 마을에는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는 곤궁한 이를 두루 구제하되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다.’
사자 대장아, 이것을 일러 시주가 보시로 말미암아 이룩하는 첫 번째 공덕이라고 한다.
018_0700_c_13L於是施主名聞遠布某甲村中,有此好施之人,周窮濟乏,無有愛惜是謂師子大將,第一功德,施主所致
또 사자 대장아, 그 시주 단월은 찰리(刹利) 대중이나 바라문(婆羅門) 대중이나 사문(沙門) 대중 속에 가더라도 모두 두려워할 것이 없고 또한 의심할 것이 없게 된다. 사자야, 이것이 두 번째 공덕이니라.
018_0700_c_16L復次,師子大將,施主檀越若至剎利衆婆羅門衆沙門衆中,皆無所畏,亦無疑難是謂師子,第二功德
또 시주 단월은 남의 사랑을 받으므로 모두 와서 우러러본다. 마치 자식이 어머니를 사랑하여 그 마음이 서로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시주도 그와 같아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많이 받느니라.
018_0700_c_19L復次,施主檀越多爲人所愛念,普來宗仰,如子愛母,其心不相離,施主亦復如是,多爲人所愛
또 사자야, 시주 단월이 보시할 때에 기뻐하는 마음을 내면, 그 기뻐하는 마음 때문에 곧 즐거움이 있어서 그 뜻이 견고해진다. 그때 즐거움과 괴로움이 있음을 깨달아도 마음이 변하여 후회하지 않고 어떤 이치를 사실 그대로 알게 된다. 어떤 것이 이치를 스스로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인가? 즉 괴로움에 대한 진리와 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니라.”
018_0700_c_21L復次,師子,施主檀越布施之時,發歡喜心,以有歡喜,則有悅豫,意性堅固是時,便自覺有樂有苦,亦變悔如實而自云何自知知有苦諦苦習苦盡出要如實知之
018_0701_a_02L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읊으셨다.

보시는 중생이 복을 짓는 도구로서
제일가는 진리에 이르나니
누구나 능히 보시를 생각하거든
곧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내라.
018_0701_a_03L爾時,世尊便說斯偈
施爲衆福具
而逮第一義
其能憶施者
便發歡喜心

“또 사자 장자야, 시주 단월은 보시를 할 때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고, 또 다섯 가지 일이 있어 다른 모든 하늘들보다 뛰어나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얼굴의 아름다움과 호귀(豪貴)한 집안에 태어남과 위신(威神)과 광명(光明)이요, 둘째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되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단월 시주로서 인간에 태어나면 부귀(富貴)한 집안에 태어나는 것이요, 넷째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은 것이며, 다섯째는 말대로 순종하고 작용하는 것이다. 사자야, 이것을 일러 단월에게 이런 다섯 가지 공덕이 있어 선한 길로 인도해 들어가게 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8_0701_a_05L復次,師子,長者施主檀越布施之時,身壞命終,生三十三天,又有五事勝彼諸天云何爲五一者顏貌豪貴,威神光明二者所欲自在,無事不果者若檀越施主生人中者,値富貴家四者饒財多寶五者言從語用是謂師子,檀越有此五功德,引入善道
그때 사자대장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지금 저의 청을 받아 주소서.”
018_0701_a_12L時,師子大將聞佛所說,歡喜踊躍,不能自勝,前白佛言唯願世尊及比丘僧,當受我請
그러자 세존께서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그때 사자 대장은 이미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심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서 온갖 음식을 장만하고 좋은 자리를 펴고 곧 가서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원컨대 대성(大聖)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왕림해 주소서.”
018_0701_a_15L爾時,世尊默然受請時,師子大將以見世尊默然受請,卽從坐起,頭面禮足,便退而去,還至家中,辦具種種飮食,敷好坐具,卽白時至,今正是時,唯願大聖,垂愍臨顧
018_0701_b_02L그때 세존께서 때가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모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대장의 집에 이르러 각각 차례대로 앉았다.
그때 사자 장군(將軍)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이 차례로 앉으신 것을 보고, 손수 장만해 두었던 갖가지 음식을 돌렸다.
그때 대장이 음식을 돌리자 모든 하늘들이 허공에서 말하였다.
“이 사람은 아라한(阿羅漢)입니다. 이 사람은 아라한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많은 복을 얻을 것이요,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적은 복을 얻을 것입니다. 이 사람은 아나함(阿那含)입니다. 이 사람은 아나함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사다함(斯陀含)입니다. 이 사람은 사다함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수다원(須陀洹)입니다. 이 사람은 수다원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7생(生)이나 천상과 인간을 오는 간 사람이요, 이 사람은 1생을 오고 간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고, 이 사람은 법을 받드는 사람이며, 이 사람은 근기가 영리한 사람이고, 이 사람은 근기가 둔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비천(卑賤)한 사람이고, 이 사람은 정진(精進)하면서 계(戒)를 지키는 사람이며, 이 사람은 계를 범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습니다.”
018_0701_a_19L爾時,世尊到時,著衣持鉢,將諸比丘,衆前後圍繞,至大將家,各次第坐爾時,師子將軍見佛及比丘僧,已次第坐,手自斟酌,行種種飮食爾時,大將行食之時,諸天在虛空中,而告之曰此是阿羅漢,斯人向阿羅漢施此得福多,施此得福少此是阿那含,此人向阿那含人是斯陁含,斯人向斯陁含道此人是須陁洹斯人向須陁洹道是人七生往返,此人一生是持信,此人奉法此是利根,此是鈍根,此人下畀此人精進,持戒,此人犯戒施此人得福多,施此人得福少
그때 사자 대장은 모든 하늘들의 말을 들었으나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여래께서 공양을 마치시자, 그는 발우를 치운 뒤에 따로 작은 자리를 가져다가 여래의 앞에 앉았다. 그때 사자 대장이 세존께 아뢰었다.
“아까 하늘들이 제게 와서 ‘이 사람은 아라한이고……(이하 생략) ……이 사람은 계율을 범한 사람입니다’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이렇게 여래에게 모두 자세히 아뢰고 나서 여래께 아뢰었다.
“저는 비록 그런 말을 들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또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이 사람은 버려두고 저 사람에게만 보시하자. 저 사람은 버려두고 이 사람에게만 보시하자.’
그리고 또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일체 중생들에게 마땅히 다 보시하여야 한다. 형상이 있는 중생들은 모두 음식을 먹어야 살고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저는 직접 여래로부터 이런 게송을 듣고는 항상 마음에 두어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게송인가?

보시는 마땅히 널리 평등하게 하여
마침내 거스름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성현(聖賢)을 만나
그것으로 인연하여 해탈하게 되리라.
018_0701_b_09L爾時,師子大將聞諸天語已,亦不經懷,見如來食已訖,除去鉢器,更取小座,如來前坐爾時,師子大將白世尊言我向者,有諸天來至我所,而告之曰從羅漢至犯戒具白如來,雖聞斯言,亦不經懷,亦不生此念我當捨此施彼,捨彼施此我復生斯念應施一切衆生有形之類由食而存,無食則喪我躬自從如來,聞說斯偈,恒在心懷,而不忘失何名爲偈
施當普平等
終不有所逆
必當遇聖賢
緣斯而得度

세존이시여, 이것이 이른바 그 게송을 제가 직접 여래께 듣고 나서 언제나 기억하여 받들어 실천하는 것입니다.”
018_0701_b_21L是謂世尊斯偈所說,我躬從如來聞之,恒念奉行
018_0701_c_02L세존께서 대장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이것을 일러 보살 마음의 평등한 보시라고 한다. 만일 보살이 보시한다면 그 역시 ‘나는 이 사람에게는 보시하고 저 사람에게는 보시하지지 않으리라’라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평등하게 보시할 것이다.
또 ‘일체 중생은 먹을 것이 있어야 살고 음식이 없으면 죽는다’라고 생각할 것이니라. 보살이 보시를 할 때에는 역시 이런 업(業)을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을 것이다.

대개 사람은 그 행을 닦을 때
악(惡)도 행하고 또 선(善)도 행하지만
그들은 제각기 그 과보(果報)를 받나니
그 행은 끝내 멸하지 않느니라.
018_0701_b_23L佛告大將善哉斯名菩薩之心,平等惠施若菩薩布施之時,亦不生此念我當與此,置此恒有平等而惠施,亦復有此念一切衆生有食則存,無食則亡菩薩行施之時,亦復思惟此業,便說斯偈
夫人修其行
行惡及其善
彼彼自受報
行終不衰耗

사람들이 만일 그 행을 찾아보면
그 과보를 받는 이유를 알 수 있나니
선을 행하면 선의 과보를 받고
악을 지으면 악의 과보를 받는다.
018_0701_c_07L如人尋其行
卽受其果報
爲善獲其善
作惡受惡報

악을 행하거나 선을 행하거나
그 사람이 익힌 대로 따르나니
마치 5곡의 종자를 심어
제각기 그 열매 거두는 것과 같네.
018_0701_c_08L爲惡及其善
隨人之所習
如似種五穀
各獲其果實

사자 대장아, 마땅히 이러한 방편을 보아도 선과 악은 각각 그 행한 것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뜻을 세울 때부터 도(道)의 마음을 이룰 때까지 그 마음에는 더하고 덜함이 없어, 사람을 선택(選擇)한다거나 또는 그 지위를 보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런 까닭에 사자야, 만일 보시를 하려고 할 때에는 언제나 평등이 할 것을 생각하고 옳으니 그르니 하는 그런 마음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사자야,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018_0701_c_09L師子大將,當以此方便,知善惡各有其行所以然者,從初發意,至于成道,心無增減,不選擇人,亦不觀其地故師子,若欲惠施之時,恒念平等,勿興是非之心如是師子,當作是學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보시에 대해 말씀하셨다.

보시하는 기쁨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나니
어디를 가나 의심할 것이 없고
또 누구에게도 질투하는 마음이 없네.
018_0701_c_14L時,世尊復說嚫曰
施歡人所愛
衆人所稱歎
所至無疑難
亦無嫉妒心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의 보시는
온갖 나쁜 생각을 떨어버리고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세계로 나아가나니
모든 하늘들이 찬탄하는 바이니라.
018_0701_c_17L是故智者施
除去諸惡想
長夜至善處
諸天所嘉歎

그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018_0701_c_18L爾時世尊說斯語已,便從坐起而去
그때 사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1_c_19L爾時,師子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701_c_2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701_c_2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때 바사닉왕이 세존께 여쭈었다.
“대개 보시하는 사람은 마땅히 어떤 곳에 보시해야 합니까?”
018_0701_c_22L爾時,波斯匿王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波斯匿王白世尊言夫施之家,當施何處
세존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이 기뻐하는 대로 거기에 보시하면 됩니다.”
018_0701_c_24L世尊告隨心所歡,便於彼施
018_0702_a_02L왕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디에 보시를 해야 큰 공덕을 얻습니까?”
018_0702_a_02L王復白佛施何處,得大功德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아까는 ‘어디에 보시해야 하느냐?’고 묻더니, 이제는 또 ‘복을 얻는 공덕’을 물으시는군요.”
018_0702_a_03L佛告王曰汝所問當施何處今復問獲福功德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여래께 ‘어디에 보시해야 그 공덕을 얻는가?’ 하고 여쭌 것이었습니다.”
018_0702_a_04L王白佛我今問如來爲施何處,獲其功德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다시 물을 터이니 왕은 마음대로 대답하십시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어떤 찰리의 아들이나 바라문의 아들이 찾아왔는데, 그들은 모두 어리석고 미혹하여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고 마음이 착란(錯亂)하여 항상 일정하지 않다고 합시다. 그런 그들이 왕에게 찾아와서 ‘저희들은 마땅히 성왕(聖王)을 공경하고 받들어 수시로 필요한 것을 따르겠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떻습니까? 대왕은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여 좌우에 두겠습니까?”
018_0702_a_05L佛告王曰吾今還問,王隨所樂,還報云何大王,若有剎利子來,婆羅門子來,然愚惑無所知,心意錯亂,恒不一定,來至王所,而問王言我等當恭奉聖王,隨時所須云何大王,須此人在左右乎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쓰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그 사람은 지혜가 없고 심식(心識)이 안정되지 않아서 외적(外敵)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018_0702_a_11L王白佛言不須也世尊,所以然者,由彼人無有黠慧,心識不定,不堪候外敵之所致也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찰리 종족이나 바라문 종족이 온갖 방편이 많고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함이 없으며, 또 무서워하지 않아 능히 외적을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들이 왕에게 찾아와 ‘저희들이 항상 성왕을 보살펴 받들겠습니다. 부디 바라건대 은혜를 베풀어 받아들여 주소서’라고 말한다면, 어떻습니까? 대왕은 그들을 받아들이겠습니까?”
018_0702_a_13L佛告王曰何大王,若剎利婆羅門種多諸方便,無有恐難,亦不畏懼,能除外敵,來至王所,而白王言我等隨時瞻奉聖王,唯願恩垂,當見納受云何大王,當受斯人不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들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외적을 막아내는데 어려움이 없고 또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18_0702_a_18L王白佛言唯然世尊,我等當納受斯人所以然者,由彼人堪任候外敵,無有畏難,亦不恐懼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비구들도 그와 같습니다. 모든 감각기관을 완전하게 갖추어 다섯은 버리고 여섯을 성취하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 받았다면,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가장 많은 복을 얻을 것입니다.”
018_0702_a_20L佛告王曰今比丘亦復如是諸根完具,捨五成六,護一,降四,施此之人獲福最多
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비구가 다섯을 버리고 여섯을 성취한 것이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 받은 것입니까?”
018_0702_a_22L王白佛言云何比丘捨五,成六,護一,降四
018_0702_b_02L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비구가 탐욕의 덮개[貪欲蓋]ㆍ성냄의 덮개[瞋恚蓋]ㆍ수면의 덮개[睡眠蓋]ㆍ들뜸의 덮개[掉戱蓋]ㆍ의심의 덮개[疑蓋]4)를 버렸으면, 그런 비구를 다섯을 버렸다고 말합니다.
어떤 것이 비구가 여섯을 성취한 것인가? 왕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만일 비구가 눈으로 빛깔을 보고 나서도 빛깔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 그로 말미암아 안근(眼根)을 보호하고, 악하고 선하지 않은 생각을 없애 안근을 보호하며, 또 귀ㆍ코ㆍ혀ㆍ몸도 그러하며 뜻도 의식을 일으키지 않아 의근(意根)을 보호하면, 그런 비구를 여섯을 성취한 비구라고 합니다.
어떤 것이 비구가 하나를 보호하는 것인가? 비구가 생각을 매어 앞에 두면 이와 같은 비구를 하나를 보호하는 비구라고 합니다.
018_0702_a_23L佛告王曰於是比丘捨貪欲蓋瞋恚蓋睡眠調疑如是比丘名爲捨五云何比丘成就六王,當知之若比丘見色已,不起色想,緣此護眼根,除去惡不善念,而護眼根若耳意,不起意識,而護意根如是比丘成就六何比丘而護一於是比丘繫念在前如是比丘而護一
어떤 것이 비구가 넷을 항복 받은 것인가? 비구가 몸이라는 마[身魔]를 항복 받고, 탐욕이라는 마[貪欲魔]ㆍ죽음이라는 마[死魔]ㆍ천사의 마왕[天魔]를 모두 다 항복 받으면, 이와 같은 비구를 넷을 항복 받은 비구라고 합니다. 대왕이시여, 이런 것을 ‘다섯을 버리고 여섯을 성취하였으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 받았다’고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사람에게 보시하면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을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삿된 소견은 치우친 소견과 서로 호응하나니, 이와 같은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은 아무 이익이 없습니다.”
018_0702_b_08L云何比丘而降四於是比丘降身魔欲魔死魔天魔,皆悉降伏如是比丘降伏於四如是大王,捨五,就六,護一,降四施如此之人獲福難量大王,邪見與邊見相應,如斯之人施,蓋無益
그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만일 비구가 한 법만 성취했어도 그 복은 오히려 헤아리기 어렵겠거늘 하물며 여럿을 다 성취한 사람이겠습니까?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왜냐하면 니건자(尼乾子)는 항상 몸의 행과 뜻의 행만 헤아리고[計身行意行] 입의 행은 생각하지 않기[不計口行]5) 때문입니다.”
018_0702_b_13L時,王白佛言如是世尊,施斯之人,其福難量若比丘成就一法,福尚難量,何況餘者云何爲一法所謂身念是也所以然者,尼乾子恒計身行意行,不計口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니건자는 어리석고 미혹하여 뜻이 항상 착란하고 마음도 안정되어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런 스승의 법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대개 몸이 행한 과보와 입이 행한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뜻이 행한 과보는 형상이 없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018_0702_b_17L佛告王曰乾子者愚惑,意常錯亂,心識不定彼師法故,致斯言耳彼受身行之報,蓋不足言意行無形,而不可見
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세 가지 행(行)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중합니까?몸의 행입니까, 입의 행입니까, 뜻의 행입니까?”
018_0702_b_20L王白佛言此三行中,何者最重身行耶,口行耶,意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 가지 행 가운데 뜻의 행이 가장 중합니다. 입의 행과 몸의 행은 말할 만한 것이 못 됩니다.”
018_0702_b_22L佛告王曰此三行中,意行最重,口身行,蓋不足言
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因緣)으로 뜻의 행이 가장 중하다고 하십니까?”
018_0702_b_23L王白佛言復何因緣故,說念意最爲第一
018_0702_c_02L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개 사람의 소행은 먼저 뜻으로 생각한 뒤에 입으로 말하고, 입으로 말하고 나면 곧 몸으로 살생ㆍ도둑질ㆍ음행을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설근(舌根)은 정해진 것이 아니고 또한 단서(端緖)도 없는 것입니다. 설령 그 사람이 목숨을 마치더라도 신근(身根)과 설근(舌根)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대왕이시여, 그 사람은 무슨 까닭에 몸으로 행하지 못하고 입으로 말하지 못합니까?”
018_0702_b_24L佛告王曰夫人所行,先意念,然後口發,口已發,便身行殺婬,舌根不定,亦無端緖正使彼人命終,身根舌根在大王,彼人何以故身口不有所設耶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사람은 의근(意根)이 없기 때문에 그런 변괴가 있는 것입니다.”
018_0702_c_05L王白佛言彼人以無意根故,致斯變耳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런 사실을 가지고 보더라도 의근이 가장 중하고 다른 두 가지는 가볍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018_0702_c_06L佛告王曰當以此方便,知意根最爲重,餘二者輕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읊으셨다.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되나니
마음이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부린다.
그 마음속에 악(惡)을 생각하여
곧 그대로 실행하게 되면
거기에서 괴로운 과보 받는데
바퀴가 바퀴자국을 따라가는 것과 같네.
018_0702_c_07L時,世尊便說斯偈
心爲法本
心尊心使
心之念惡
卽行卽施
於彼受苦
輪轢于轍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 되나니
마음이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부린다.
그 마음속에 선을 생각하여
곧 그대로 실행하게 되면
거기에서 선의 과보 받는데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네.
018_0702_c_10L心爲法本
心尊心使
中心念善
卽行卽爲
受其善報
如影隨形

그때 바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악을 지은 사람은 몸으로 악을 행하고, 그 행을 따라 나쁜 세계에 떨어지게 됩니다.”
018_0702_c_12L爾時,波斯匿王白世尊言如是如來,爲惡之人身行惡,隨行,墮惡趣
부처님께서 왕에게 물으셨다.
“왕께서는 어떤 이치를 관찰하였기에 나에게 와서 묻기를 ‘어떤 사람에게 보시해야 복을 더 많이 받습니까?’ 하고 물었습니까?”
018_0702_c_14L佛告王言汝爲觀何等義,而來問我,爲施何人,獲福益多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옛날 니건자의 처소에 이르러서 그에게 묻기를 ‘어떤 곳에 보시해야 합니까?’ 하였더니, 니건자는 내 질문을 듣고 나서 다른 일만 이야기하고 그것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니건자가 나에게 말하기를 ‘사문 구담(瞿曇)은 〈나에게 보시하면 복(福)을 많이 받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이 없다. 그러니 마땅히 내 제자에게만 보시하라. 그러면 그 복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한다’고 하였습니다.”
018_0702_c_16L王白佛言我昔至尼乾子所,問尼揵子曰當於何處,惠施尼乾子聞我所問已,更論餘事,亦不見報時,尼乾子語我言沙門瞿曇作是說施我得福多,餘者無福當施我弟子,不應施餘人其有人民施我弟子者,其福不可量也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왕은 어떻게 대답하였습니까?”
018_0702_c_22L佛告王曰爾時,爲云何報之
018_0703_a_02L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혹 그런 이치가 있다면 여래에게 보시할 때 그 복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일부러 여래께 ‘어디에 보시하면 그 복을 헤아리기 어렵습니까?’ 하고 여쭙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세존께서는 칭찬도 하지 않으시고 또 다른 사람을 헐뜯지도 않았습니다.”
018_0702_c_23L王白佛言時,我便作是或有斯理惠施如來其福難量故問佛,爲與何處其福難量然今世尊不自稱譽,亦不毀人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내 입으로 ‘내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얻지 못한다’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나는 지금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발우에 남은 것을 가지고 남에게 주면 그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청정한 마음으로 깨끗한 물에 던지면서 널리 그렇게 생각하면 그 가운데 살고 있는 형상이 있는 중생들도 한량없는 복을 받겠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대왕이여, 다만 나는 지금 이렇게 말합니다.
‘계를 지키는 이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이루 헤아리기 어렵지만, 계를 범한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말할 것이 못 된다.’
018_0703_a_03L佛告王曰我口不作是說施我得福多,餘者不得福但我今日所說鉢中遺餘,持與人者,其福難量以淸淨之心,著淨水中,普生斯念斯中有形之類,蒙祐無量,何況人形但大王,我今所說,施持戒人,其福難量,與犯戒人者,蓋不足言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마치 저 농부가 농지를 잘 다스리고 잡초를 없앤 뒤에 좋은 종자를 가져다가 좋은 밭에 뿌리면 거기서 얻는 수확이 한량없이 많겠지만, 만일 그 농부가 땅을 잘 다스리지 않고 잡초들도 없애지 않고서 곡식 종자를 뿌리면 그 수확은 말할 게 못 되는 경우와 같습니다.
지금 비구들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만일 비구가 다섯 가지를 버리고 여섯 가지를 성취하며, 한 가지를 보호하고 네 가지를 항복 받았다면,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은 이루 다 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또 대왕이시여, 이것을 비유하면 마치 찰리 종족이나 바라문 종족이 뜻에 의심이 없고 외적을 항복 받는 경우와 같은 것이니, 그런 사람은 마땅히 아라한과 같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 그 바라문 종족이 마음이 전일하고 안정되지 못하거든 마땅히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처럼 보아야 할 것입니다.”
018_0703_a_09L王,當知如田家子,善治其地,除去穢惡,以好穀子,著良田中,於中獲子,無有限量亦如彼田家子不修治地,亦不除去穢惡,而下穀子,所收蓋不足今比丘亦復如是若比丘捨五,就六,護一,降四,如斯之人,其施惠者,其福無量與邪見之人,蓋不足言猶如大王,剎利種婆羅門種,意無疑難,能降外敵,當觀亦如羅漢之人彼婆羅門種意不專定者,觀當如邪見之人
그러자 바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계(戒)를 잘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을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고 하시니, 저는 지금부터는 그런 사문이 찾아와서 구하는 것이 있으면 결코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만일 사부대중이 와서 요구하는 것이 있더라도 절대로 거절하지 않고 수시로 의복ㆍ음식ㆍ침구 등을 역시 공급해 줄 것이며, 또 여러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들에게도 보시하겠습니다.”
018_0703_a_19L時,波斯匿王白世尊言施持戒之人,其福難量自今已後,其有來求索者,終不違逆若復四部之衆有所求索者,亦不逆之,隨時給與衣被飮食牀臥具,亦復施與諸梵行者
018_0703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마십시오. 왜냐하면 축생(畜生)들에게 보시하여도 그 복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거늘 하물며 사람이겠습니까? 다만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계를 잘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이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는 것이고, 계를 범한 사람을 두고 한 말은 아닙니다.”
바사닉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거듭 다시 한 번 세존께 귀의하나이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이처럼 은근(殷勤)하신 데가 있으십니다. 저 외도(外道) 이학(異學)들은 서로들 항상 세존을 비방하는데도 세존께서는 항상 저들을 찬탄하고 칭찬하시며, 저 외도 이학들은 이양(利養)에만 탐착(貪着)하는데 또 여래께서는 이양에 탐착하지 않으십니다. 저는 나라 일이 너무 많아 돌아가고자 합니다.”
018_0703_a_24L佛告之曰作是說所以然者,施畜生之類,其福難量,況復人身乎但我今日所說者,施持戒人難計,非犯戒人波斯匿王白佛言我今重復自歸然世尊慇懃乃至於斯外道異學傳誹世尊,又且世尊恒歎譽彼人外道異學貪著利養,又復如來不貪利養國事多猥,欲還所止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때를 잘 알아서 하십시오.”
佛告王曰宜知是時
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3_b_09L爾時,波斯匿王聞佛所說,歡喜奉行

[ 8 ]6)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703_b_10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703_b_1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바사닉왕은 그 서모(庶母)의 아들 1백 명을 죽이고 곧 후회하였다.
‘나는 매우 많은 악(惡)의 근원을 지었는데, 또 이런 버릇으로 왕위를 위해 사람을 1백 명이나 죽였다. 누가 내 이 근심을 덜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바사닉왕은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직 세존만이 능히 내 근심을 덜어 주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런 근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잠자코 세존께 찾아가되, 왕의 위엄을 차리고 세존께 가야 한다.’
그때 바사닉왕은 많은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보배 깃털 수레를 준비시켜라. 예전 왕의 법과 같이 사위성(舍衛城)을 나가 직접 여래를 뵈올 것이다.”
018_0703_b_12L爾時,波斯匿王殺庶母百子,卽懷變悔我造惡源,極爲甚多復用此,爲由王位故,殺此百人誰能堪任除我愁憂波斯匿王復作是念唯有世尊能去我憂耳時,復作斯念我今不宜懷此愁憂,默然至世尊所,當駕王威,至世尊所時,波斯匿王告群臣汝等催駕寶羽之車如前王法,欲出舍衛城,親近如來
모든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나서 곧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준비하고 곧 왕에게 돌아와 아뢰었다.
“수레 준비는 이미 끝났습니다. 왕이시여, 때를 알아서 하소서.”
018_0703_b_20L群臣聞王教已,卽時嚴駕羽寶之車,卽來白王言駕已訖,王知是時
018_0703_c_02L그러자 바사닉왕은 곧 보배 깃털 수레를 타고는 종을 치고 북을 울리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휘날렸으며, 종자(從者)들에겐 모두 갑옷을 입혔다.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사위성을 나가 기원(祇洹)에 이르러 거기서부터는 걸어서 기원정사(祇園精舍)로 들어갔다. 그리고 예전 왕의 법과 같이 다섯 가지 위의(威儀)를 버렸으니, 즉 일산[蓋]ㆍ하늘 갓[天冠]ㆍ총채[拂]ㆍ칼[劍]ㆍ가죽신[履屣] 등을 모두 다 버리고 세존 앞에 나아가 머리를 땅에 대고, 다시 손으로 여래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모두 다 고백하며 아뢰었다.
“저는 지금 참회하나이다.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겠습니다. 어리석고 미혹하여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왕의 위력을 이용하여 서모의 아들 1백 명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와서 스스로 후회하고 있사오니 부디 바라옵건대 받아 주소서.”
018_0703_b_22L時,波斯匿王卽乘羽寶車,椎鍾鳴鼓,懸繒幡蓋,人從皆著鎧器,諸臣圍遶,出舍衛城,往至祇洹,步入祇洹精舍,如前王法,除五威儀,蓋天冠屣,盡捨之,至世尊所,頭面布地,復以手摩如來足,普自陳啓我今悔過,改往修來愚惑,不別眞僞,殺庶母百子,王威力故,今來自悔,唯願納受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합니다. 대왕이시여,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으십시오. 지금 법을 설하겠습니다.”
018_0703_c_07L佛告王曰善哉大王,還就本位,今當說法
바사닉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본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갔다.
018_0703_c_08L波斯匿王卽從坐起,禮世尊足,還詣本位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목숨은 매우 위태롭고 약한 것입니다. 기껏 살아야 1백 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불과 몇 명도 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1백 년으로 계산하면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루 밤입니다. 그 하늘의 낮과 밤을 계산하여 30일을 한 달로 삼고 열두 달을 한 해로 삼으면, 그 삼십삼천의 정수(正壽) 1천 살은 인간의 수명으로 계산하면 10만 년입니다.
또 계산해보면 환활(還活) 지옥의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되는데, 그 지옥의 낮과 밤을 계산하여 30일을 한 달로 삼고 열두 달을 한 해로 삼으면 환활 지옥의 수명은 5천 년이 됩니다. 혹은 거기에서 반 겁(劫)을 살기도 하고, 혹은 1겁을 살기도 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이 지은 행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혹 그 중에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기도 한데, 그것을 계산하면 인간 세상의 수명은 백억 년에 해당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널리 그 행을 수행하기를 생각하는데 또 거기에서 악을 행하겠습니까? 그곳은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아 그 재앙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런 까닭에 대왕은 자기 몸이나 부모ㆍ처자ㆍ국토(國土ㆍ백성들로 말미암아 죄업(罪業)을 행하지 말고, 또 왕의 몸을 위하여 죄(罪)의 근본을 짓지 마십시오. 비유하면 마치 석밀(石蜜)이 처음에는 달지만 뒤에는 쓴 것처럼, 이것도 역시 그와 같은데 짧은 일생 동안에 무엇을 하느라 죄를 짓겠습니까?
018_0703_c_09L佛告王曰極危脆,極壽不過百年,所出無幾壽百年,計三十三天一日一夜,計彼日夜三十日爲一月,十二月爲一歲,彼三十三天正壽千歲計人中壽,壽十萬歲,復計還活地獄中一日一夜復計彼日夜三十日爲一月,十二月爲一歲,還活地獄中五千歲,或壽半劫,或壽一劫,隨人所作行或有中夭者,計人中之壽,百億之歲智者恒念普修此行,復用此惡,爲樂少苦多,其殃難計是故大王,莫由己身父母妻子國土人民,施行罪業,亦莫爲王身故,而作罪本猶如石蜜,爲初甜,後苦,此亦如是於短壽之中,何爲作惡
018_0704_a_02L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네 가지 큰 두려운 것이 있어서 항상 사람들의 몸을 핍박해오지만 그것은 끝내 막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또 주술(呪術)이나 전투(戰鬪)나 약초(藥草)로써도 억눌러 꺾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른바 생(生)ㆍ노(老)ㆍ병(病)ㆍ사(死)입니다.
마치 네 개의 큰 산(山)이 사방에서 밀려와 각각 서로 부딪치면 나무를 꺾고 부수어 모두 없애는 것처럼, 그 네 가지도 그와 같은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생이 올 때에는 부모로 하여금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겪게 한답니다.
또 늙음이 올 때에는 다시 젊음은 아주 없어지고 몸은 허물어지고 무너지며, 사지와 뼈마디는 차츰 이지러지고 느슨해지는 것입니다. 또 병이 오면 젊고 씩씩하던 기력은 없어지고 점점 더 목숨이 촉박해질 것입니다. 또 죽음이 오면 목숨이 끊어져 은혜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5음(陰)은 각각 흩어질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네 가지 크게 무서운 것이 있어 다 자재(自在)함을 얻지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018_0703_c_23L大王,當知有四大畏,恒逼人身,終不可制約,亦復不可呪術戰鬪藥草,所能抑折生死,亦如四大山從四方來,各各相就,摧壞樹木,皆悉磨滅此四事者,亦復如是大王,當知若生來時,使父母懷憂愁苦惱,不可稱計若老來至,無復少壯,壞敗形貌,支節漸緩若病來至,丁壯之年,無復氣力,轉轉命促若死來至,斷於命根,恩愛別離五陰各散是謂大王,有此四大,皆不得自在
또 어떤 사람이 만일 살생을 가까이 한다면 온갖 죄의 근원을 다 받을 것입니다.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수명(壽命)이 아주 짧아질 것입니다.
또 사람이 도둑질을 익히면 후생(後生)에는 빈곤(貧困)하여, 옷은 몸을 가리지 못하고 음식은 배를 채우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재물을 빼앗았기 때문에 그런 변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또 사람이 남의 아내와 음행을 즐기면 후생에 인간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그 아내는 정숙하지도 진실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018_0704_a_11L若復有人親近殺生,受諸惡原,若生人中,壽命極短若人習盜,後生貧困,衣不蓋形,食不充口所以然者,皆由取他財物故,故致斯變若生人中,受苦無量若人婬他,後生人中,妻不貞良
또 사람이 거짓말하기를 좋아하면 후생에 인간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그 말에 신용(信用)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업신여김을 받을 것이니, 그것은 모두 전생에 거짓말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또 만일 사람이 모진 말을 하면 지옥(地獄)에서 죄(罪)를 받고,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안색(顔色)이 추하고 더러울 것이니, 그것은 모두 전생에 모진 말을 하였기 때문에 그런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또 사람이 꾸며서 하는 말을 하면 지옥에서 죄를 받고,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여 항상 싸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 전생에 지었던 과보 때문입니다.
또 사람이 이간질하는 말로 이쪽 사람과 저쪽 사람을 싸움 붙이면 지옥에서 그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여 항상 싸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 전생에 피차(彼此)간에 싸움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018_0704_a_16L若人妄語後生人中言不信用,爲人輕慢皆由前世,詐稱虛僞若人惡言,受地獄罪,若生人中,顏色醜陋皆由前世惡言故,致斯報若人䛴語,受地獄罪,若生人中,家中不和,恒被鬪亂所以然者,皆由前身所造之報若人兩舌,鬪亂彼此,受地獄罪,若生人中,家不和,恒有諍訟所以然者,皆由前世鬪亂彼此之所致也
018_0704_b_02L또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질투하기를 좋아하면 지옥에서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다른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모두가 전생에 행한 근본 때문이랍니다.
또 사람이 모략을 써서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내면 지옥에서 죄를 받을 것이요,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뜻이 전일하지도 안정되지도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 전생에 이런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이 삿된 소견을 익히면 지옥에서 죄를 받을 것이요,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귀머거리나 장님이나 벙어리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 전생에 행한 근본 때문입니다.
018_0704_a_24L若人憙憎嫉他,受地獄罪,若生人中,爲人所憎皆由前世行本之所致也若人興謀害之心,受地獄罪,若生人中,意不專定所以然者,皆由前世興斯心故若復有人習於邪見,受地獄罪,若生人中,聾盲瘖瘂,人所惡見所由爾者,皆因前世行本所致也
대왕이시여, 이것을 일러 열 가지 악의 과보로 말미암아 이런 재앙[災舋]과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이라 하니,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부디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법 아닌 것[非法]을 쓰지 마십시오. 또 이치로 백성들을 다스리고 이치 아닌 것은 쓰지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온갖 바른 법으로 백성들을 다스리는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천상(天上)에 태어날 것이요, 가령 또 대왕이 목숨을 마친 뒤라도 백성들은 기억하고 추모하며 끝까지 잊지 않을 것이요, 이름이 멀리 퍼질 것입니다.
018_0704_b_08L是謂大王,由此十惡之報,致斯殃舋,受無量苦,況復外者乎是故大王,當以法治化,莫以非法理治民,亦莫非理大王,諸以正法治民者,命終之後,皆生天上正使大王命終之後,人民追憶,終不忘失,名稱遠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법 아닌 것으로 백성들을 다스리는 사람은 죽은 뒤에 모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 그때 옥졸(獄卒)들은 다섯 묶음으로 얽어맬 것이며 거기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혹은 때리기도 하고 혹은 결박하기도 하며, 혹은 종아리를 치기도 하고 혹은 사지를 가르기도 하며, 혹은 불로 지지기도 하고 혹은 끓는 구리쇠 물을 그 몸에 붓기도 하며, 혹은 가죽을 벗기기도 하고 혹은 풀을 뱃속에 넣기도 하며, 혹은 그의 혀를 뽑기도 하고 혹은 그의 몸을 찌르기도 하며, 혹은 톱으로 그 몸을 썰기도 하고 혹은 쇠 절구통에 넣고 찧기도 하며, 혹은 바퀴로 그 얼굴을 갈기도 하고 혹은 칼 산과 칼 나무 위로 달리게 하기도 하여 잠깐도 쉬지 못하게 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구리쇠 기둥을 안게 하기도 하고, 혹은 눈을 뽑아내기도 하고 혹은 귀를 베기도 하며, 혹은 손발을 끊기도 하고 혹은 귀나 코를 베어내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다시 돋아나기도 합니다. 온몸을 큰 가마솥에 넣고 또 쇠 가지[鐵叉]로 그 몸을 흔들어대며 잠깐도 그치지 않다가 다시 가마솥에서 꺼내어 등의 힘줄을 뽑아서는 수레를 고치는데 씁니다.
018_0704_b_14L大王,當知諸以非法治化人民,死後,皆生地獄中是時,獄卒以五縛繫之,其中受苦不可稱量或鞭,或縛,或捶,或解諸支節,或取火炙,或以鎔銅灌其身或剝其皮或以草著腹或拔其舌或刺其體,或鋸解其身,或鐵臼中擣或輪壞其形,使走刀山劍樹,不令停息,抱熱銅柱或挑其眼,或壞耳根,截手足,耳鼻已截,復生,復擧身形,著大鑊中,復以鐵叉,擾動其身,不令息住從鑊中出,生拔脊筋,持用治車
018_0704_c_02L또는 열자(熱炙) 지옥에 들어가기도 하고 또는 열시(熱屎) 지옥에 들어가기도 하며, 또는 자(刺) 지옥에 들어가기도 하고 또는 회(灰) 지옥에 들어가기도 하고 또는 도수(刀樹) 지옥에 들어가기도 하고, 또는 반듯하게 눕히고 뜨거운 쇠 구슬을 먹이면 창자와 밥통 등 5장(藏)이 모두 다 문드러지면서 쇠 구슬이 밑으로 내려가며, 또 끓는 구리쇠 물을 입에 부어 밑으로 내려가게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 가운데에서 받는 고뇌(苦惱)는 반드시 그 죄가 다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벗어날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중생들이 지옥에 들어가는 상황은 이러한데, 그것은 모두 전생에 바르지 않은 법으로 백성들을 다스렸기 때문입니다.”
018_0704_b_24L復使入熱炙地獄中,復入熱屎地獄中,復入刺地獄中,復入灰地獄中,復入刀樹地獄中復令仰臥,以熱鐵丸,使食之,腸胃五藏,皆悉爛盡,從下而過復以鎔銅,而灌其口,從下而過於中受苦惱,要當罪畢,然後乃出如是大王,衆生入地獄,其事如是皆由前世,治法不整之所致也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읊으셨다.

백 년 동안을 방일(放逸)하며 즐겼기에
후생에 그로 인해 지옥에 들어간다네.
마침내 그것은 탐할 만한 것이 아니거니
그 죄를 받는 것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어라.
018_0704_c_09L爾時,世尊便說斯偈
百年習放逸
後故入地獄
斯竟何足貪
受罪難稱計

“대왕이시여, 법으로 다스려 교화(敎化)하면 자기 몸과 부모ㆍ처자ㆍ노비ㆍ친족을 구제할 것이요 또 나라 일을 보호할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항상 마땅히 법으로 다스리며 교화하시고 법이 아닌 것은 쓰지 마십시오.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짧아서 세상에 있는 동안은 잠깐이며, 생사(生死)는 길고 멀어서 온갖 두려움과 어려움이 많습니다. 만일 죽음이 오면 그 가운데서 아무리 울부짖어도 뼈마디는 모두 떨어져나가고 몸은 모두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 그때에는 아무도 구제할 이가 없을 것이니, 부모ㆍ처자ㆍ노비(奴婢ㆍ복종(僕從)ㆍ국토(國土)ㆍ백성들도 다 구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을 누가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거기에는 오직 보시(布施)와 지계(持戒)만이 있을 뿐입니다. 말은 언제나 부드럽게 하여 남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고, 온갖 많은 공덕을 지어 선(善)한 근본을 행하도록 하십시오.”
018_0704_c_11L大王,以法治,自濟其身父母妻子親族,將護國事是故大王,常當以法治化,勿以非法人命極短,在世須臾閒耳生死長遠,多諸畏難若死來至,於中呼哭,骨節離解,身體煩疼時,無有救者,非有父母妻子奴婢國土人民所能救也有此之難,誰堪代者唯有布施持戒,語常和悅,不傷人意,作衆功德,行諸善本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지혜로운 이여 마땅히 보시하라.
모든 부처님께서 아름다움을 찬탄하시네.
그러므로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조금도 게으른 생각을 내지 말라.
018_0704_c_20L爾時,世尊便說斯偈
智者當惠施
諸佛所嘉歎
是故淸淨心
勿有懈慢意

저 닥쳐오는 죽음의 핍박으로
지극히 큰 고통을 받고
마침내 저 나쁜 세계에 이르러
잠깐 동안도 편히 쉴 때 없네.
018_0704_c_23L爲死之所逼
受大極苦惱
至彼惡趣中
無有休息時

또 만일 세상에 다시 와도
지극히 큰 고통을 받게 되고
모든 감각기관은 저절로 허물어져
악으로 말미암아 쉬지 못하네.
018_0704_c_24L若復欲來時
極受於苦惱
諸根自然壞
由惡無休息
018_0705_a_02L
혹은 의사(醫師)가 와서
온갖 약초(藥草)를 한데 모아도
그 어느 것도 몸에 맞지 않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그치지 않네.
018_0705_a_02L若醫師來時
合集諸藥草
不遍其身體
由惡無休息

또 혹은 만약 친족(親族)이 찾아와
재물 둔 곳을 물어 보아도
귀가 먹어 소리를 듣지 못하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그치지 않네.
018_0705_a_04L若復親族來
問其財貨本
耳亦不聞聲
由惡無休息

만약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
병든 이가 그 위에 누워 있어도
그 몸은 마른나무의 뿌리 같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그치지 않네.
018_0705_a_05L若復移在地
病人臥其上
形如枯樹根
由惡無休息

만약 또 목숨이 끝나서
몸에서 명(命)과 식(識)이 떠나고 나면
몸은 마치 장벽(牆壁)의 흙과 같나니
악으로 말미암아 그치지 않네.
018_0705_a_06L若復已命終
身命識已離
形如牆壁土
由惡無休息

만약 또 죽은 그 시체를
친족들이 무덤으로 메고 갈 때는
그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나니
오직 믿을 것은 복뿐이니라.
018_0705_a_08L若復彼死屍
親族擧塚閒
彼無可持者
唯福可怙耳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부디 방편(方便)을 구해 복업(福業)을 닦도록 하십시오. 지금 실천하지 않으면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018_0705_a_09L是故大王,當求方便,施行福業今不爲者,後悔無益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여래는 그 복의 힘을 가지고
마(魔)의 권속들을 다 항복 받고
이제는 이미 부처님 힘에 이르렀으니
그런 까닭에 복의 힘은 거룩하니라.
018_0705_a_11L爾時,世尊便說斯偈
如來由福力
降伏魔官屬
今已還佛力
是故福力尊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부디 복 짓기를 생각하십시오. 만일 악을 행하였거든 곧 뉘우치고 다시는 범하지 마십시오.”
018_0705_a_13L是故大王,當念作福,爲惡尋當悔,更莫復犯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아무리 큰 악을 지었더라도
뉘우치면 허물은 점점 얇아지리니
그때는 바로 이 세상에서
악의 근본이 모두 사라지고 말리라.
018_0705_a_15L爾時,世尊便說斯偈
雖爲極惡原
悔過漸復薄
是時於世閒
根本皆消滅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자기 몸으로 말미암아 악을 행하지 말고 부모ㆍ처자ㆍ사문ㆍ바라문을 위해 악을 행하거나 그 악행(惡行)을 익히지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합니다.”
018_0705_a_17L是故大王,莫由己身,修行其惡,莫爲父母妻子沙門婆羅門,施行於惡,習其惡行如是大王,當作是學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읊으셨다.

능히 이 악을 면하게 할 이는
부모도 아니요 형제들도 아니며
또한 저 여러 친족들도 아니니
그들 모두 날 버리고 죽고 마네.
018_0705_a_20L爾時,世尊便說斯偈
非父母兄弟
亦非諸親族
能免此惡者
皆捨歸於死

“그런 까닭에 대왕이시여, 지금부터 이후로는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법 아닌 것을 쓰지 마십시오. 대왕이시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018_0705_a_23L是故大王,自今已後,當以法治化,莫以非法如是大王,當作是學
018_0705_b_02L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5_b_02L爾時,波斯匿王聞佛所說,歡喜奉行

[ 9 ]7)
이와 같이 들었다.
018_0705_b_03L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018_0705_b_04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국왕 바사닉은 밤에 꿈속에서 열 가지 일을 보았다. 왕은 곧 꿈을 깨고 나서 매우 근심하고 무서워하면서, 나라와 자기 몸과 처자들이 망하지나 않을까 하고 매우 두려워하였다.
이튿날 곧 공경(公卿) 대신(大臣)들과 지혜가 밝은 도사(道士)와 바라문들 중에 꿈 풀이를 잘하는 이를 모두 불러 모았다.
왕은 곧 지난 밤 꿈속에서 본 열 가지 일을 설명하고 그들에게 물었다.
“누가 잘 해석할 수 있는가?”
018_0705_b_05L爾時,國王波斯匿夜夢見十事王卽覺悟,大用愁怖,懼畏亡國及身妻子,明日卽,召公卿大臣明智道士婆羅門能解夢相者,悉來集會王卽爲說夜夢十事誰能解者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제가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왕께서 들으시면 매우 불쾌해 하실 것입니다.”
018_0705_b_09L婆羅門言我能解之恐王聞之,卽當不樂
왕이 말하였다.
“편하게 말해 보라.”
018_0705_b_10L王言便說之
바라문이 말하였다.
“장차 왕과 왕태자와 왕후(王后)가 죽게 될 것입니다.”
왕이 물었다.
“어떤가? 여러분, 그것을 물리칠 방법은 있는가?”
018_0705_b_11L婆羅門言當亡國王及王太王妻王言云何諸人,寧可禳厭不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것을 물리치는 일은 가능합니다. 지금 태자를 죽이시고 또 왕께서 소중하게 여기는 대부인(大夫人)과 곁에서 모시는 시자(侍者)ㆍ하인[僕從]ㆍ노비(奴婢)와 중히 여기는 대신을 죽여 천왕(天王)께 제사를 올리고, 왕께서 가지고 계신 침구와 진기한 보물을 모두 불에 살라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소서. 그렇게 하면 왕과 나라는 모두 무사할 것입니다.”
018_0705_b_13L婆羅門言斯事可禳厭之當殺太子及王所重大夫人邊傍侍者僕從奴婢幷所貴大臣,以用祠天王所有臥具珍琦寶物,皆當火燒,以祠於天如是,王身及國可盡無他
왕은 바라문의 말을 듣고 매우 근심하고 걱정하면서 불쾌하게 여겼다. 그리고 재실(齋室)에 들어가 그 일만 생각하였다.
왕에게는 마리(摩利)라고 하는 부인이 있었다. 그 부인이 왕에게 가서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근심하고 시름에 잠겨 있습니까? 제가 왕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습니까?”
018_0705_b_17L王聞婆羅門言,大用愁憂不樂,卻入齋室,思念此事王有夫人,名曰摩利,就到王所,問王意故何以愁憂不樂妾身將有過於王耶
왕이 말하였다.
“그대는 내게 아무 잘못이 없다. 다만 그 이유만은 묻지 말라. 그대가 혹시라도 들으면 그대는 매우 걱정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018_0705_b_21L王言卿無過於我,但莫問是事卿儻聞之,令汝愁怖
부인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겠나이다.”
018_0705_b_22L夫人答王不敢愁怖
왕이 말하였다.
“부디 묻지 말라. 들으면 그대가 걱정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王言不須問也聞者卿怖
부인이 말하였다.
“저는 왕의 몸의 반쪽입니다. 만일 위급한 변란이 있어 저 한 사람을 죽여 왕께서 무사(無事)하실 수만 있다면 저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컨대 왕께서는 말씀해 주소서.”
018_0705_b_23L夫人言我是王身之半,有急緩,當殺妾一人,王安隱不,以爲怖願王說之
018_0705_c_02L왕은 곧 부인을 위해 지난밤 꿈에서 본 열 가지 일을 말하였다.
“첫째는 세 개의 가마솥이 있는데 양쪽 가마솥은 모두 가득 찼고 복판에 있는 가마솥만 비어 있었소. 양쪽 가마솥에는 끓는 기운이 서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복판에 있는 빈 가마솥에는 들어가지 않았소.
둘째는 말이 입으로 무엇을 먹었고 엉덩이로도 무엇을 먹고 있었소.
셋째는 꿈속에서 큰 나무에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소.
넷째는 꿈속에서 작은 나무에 열매가 맺혀있는 것을 보았소.
다섯째는 꿈속에서 어떤 사람이 밧줄을 끌고 가고 그 뒤에 양이 있었는데, 그 양의 주인이 그 밧줄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소.
여섯째는 꿈속에서 여우가 금(金) 평상 위에 앉아서 금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소.
일곱째는 꿈속에서 큰 소가 도리어 송아지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소.
여덟째는 꿈속에서 검은 소 떼가 사방에서 모여와 울부짖으며 싸우려고 했는데 막 붙으려고 하다가는 붙지 않고 소도 간 곳을 알 수 없는 일을 보았소.
아홉째는 꿈속에서 큰 늪지대에 못물이 있었는데 그 복판은 흐렸고 사방은 맑은 것을 보았소.
018_0705_c_02L王卽爲夫人說昨夜夢見十事一者見三釜羅,兩邊釜滿,中釜空兩邊釜沸氣相交往,不入中央空釜中二者夢見馬口亦食,尻亦食三者夢見大樹生華四者夢見小樹生果五者夢見一人索繩,然後有羊,羊主食繩者夢見狐坐金牀上,食以金器七者夢見大牛還從犢子,嗽乳八者夢見黑牛群從四面吼鳴,來相趣,欲鬪,當合未合,不知牛處九者夢見大陂池水中央濁,四邊淸
열째는 꿈속에서 큰 개울물이 모두 시뻘겋게 흐르는 것을 보았소.
나는 이런 꿈을 꾸고 깨어나서 ‘혹 나라와 내 몸과 처자와 백성들이 망하지나 않을까’ 하여 몹시 두려워하였소.
그래서 공경 대신들과 도인과 바라문 중에 해몽(解夢)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불렀던 것이오. 그런데 그때 어떤 바라문이 이렇게 말하였소.
‘태자와 사랑하는 부인과 대신과 종들을 죽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시오.’
그래서 나는 근심하는 것이오.”
018_0705_c_13L十者夢見大溪水波流正赤夢見已,卽寤,大用惶怖,恐亡國及身妻子人民,今召公卿大臣道人婆羅門能解夢者時,有一婆羅門言當殺王太子所重夫人大臣婢,以祠於天以故致愁耳
부인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그런 꿈 때문에 걱정하지 마소서.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금을 샀을 때는 불로 태우거나 또는 돌에다 갈아보면 좋고 나쁜 것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처럼, 지금 부처님께서 저 가까운 기원정사에 계십니다.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보아 부처님께서 해설하시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저 어리석은 바라문의 말을 믿고 이처럼 혼자서 근심하고 괴로워하십니까?”
018_0705_c_18L夫人報言大王,莫愁夢如人行買金,又以火燒,兼石上磨,好惡自現今佛近在祇洹精舍可往問佛佛解說者,可隨佛說云何信此狂癡婆羅門語,以自愁苦,乃至於斯
018_0706_a_02L왕은 비로소 깨닫고 기뻐하며 곧 측근 신하들을 불러 수레를 준비하라고 명하였다. 왕은 높은 덮개가 있는 수레를 타고, 말을 탄 시종 수천만 명을 거느리고 사위성을 나가 기원정사에 이르렀다. 거기서부터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한 뒤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젯밤 꿈에 열 가지 일을 보았습니다. 바라옵건대 저를 가엾이 여겨 낱낱이 해설하여 주소서.”
018_0705_c_23L王方喜寤,卽召左右傍臣,速嚴駕車騎,王乘高蓋之車,乘騎侍從數千萬人,出舍衛城,到祇洹精舍,下步到佛所,頭面禮足,長跪叉手,前白佛言昨夜夢見十事,願佛哀我,事事解說
세존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신 대왕이여, 대왕께서 꾸신 꿈은 장차 다가올 후세의 징조가 나타난 것입니다. 후세의 사람들은 금지하는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 음일(淫泆)하고 아내와 자식에 탐착하며, 마음껏 놀고도 만족할 줄 모르고, 질투하고 어리석어 제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며, 청렴결백한 이는 버림을 받고 아첨하는 이가 나라를 어지럽힐 것입니다.
대왕이 꿈속에서 본 ‘세 개의 가마솥이 있는데, 양쪽 가마솥은 가득 찼고 복판에 있는 가마솥은 텅 비어 있으며 양쪽 가마솥의 끓는 기운은 서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복판에 있는 텅 빈 가마솥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 것은, 후세 사람들은 모두 빈궁한 이를 구제하지 않고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며, 형제ㆍ자매와는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도리어 다른 사람을 따르고 부귀한 사람들을 따르며 저희들끼리 음식을 먹고 나누어준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첫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a_05L佛告王曰善哉大王,王所夢者,乃爲將來後世,現瑞應耳後世人民不畏禁法,普當淫泆,貪有妻息放情,婬嫟無有厭足妒忌愚癡,不知慚,不知愧,貞潔見棄,佞諂亂國王夢見三釜羅,兩邊釜滿,中央釜空,兩邊釜沸氣相交往,不入中央空釜中者,後世人民皆當不給足,養親貧窮,同生不親近,反親他人,富貴相從,共相饋王夢見一事,正爲此耳
또 대왕이 꿈속에서 본 ‘말이 입으로도 무엇을 먹고 엉덩이로도 무엇을 먹는다’고 한 것은, 후세에는 대신들과 많은 관리들 그리고 고을의 수령들이 나라의 녹도 먹고 또 백성들에게서 뜯어먹어, 부역과 조세가 끊이지 않고 말단 관리[下吏]까지 간사하게 굴어 백성들이 그 고장에서 편히 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대왕이 꿈속에서 본 두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a_14L王夢見馬口亦食,尻亦食,後世人民大臣百官長吏公卿廩食於官,復食於民,賦斂不息,下吏作奸,民不得寧,不安舊土王夢見二事,正爲此耳
또 왕께서 꿈속에서 본 ‘큰 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한 것은, 후세에 백성들은 항상 큰 부역을 만나 애가 타고 마음이 괴로우며, 항상 근심하고 두려워하여 나이 서른만 되어도 머리가 희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세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a_18L王夢見大樹生華,後世人民多逢驅役,心燋意惱,常有愁怖,年滿三十,頭髮皓白王夢見三事,正爲此耳
또 왕이 꿈속에서 본 ‘작은 나무에 열매가 맺혔다’고 한 것은, 후세 여인들은 나이 열다섯도 채 못 되어 곧 사내를 구하여 시집을 가고 아기를 안고 돌아오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네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a_21L王夢見小樹生果,後世女人年未滿十五,便行求嫁,抱兒來歸,不知慚愧王夢見四事,正爲是耳
018_0706_b_02L또 왕이 꿈속에서 본 ‘한 사람이 밧줄을 끌고 가는데 뒤에 양이 따라가고 그 양의 주인이 밧줄을 먹는다’고 한 것은, 후세에는 남편이 행상을 나가거나 혹 군대에 들어가 무리를 지어 거리를 쏘다니면서 저희들끼리 유희(遊戱)에 빠져 있을 때, 어질지 못한 아내는 집에 있으면서 다른 남자와 정(情)을 통하며 집안에서 잠을 재우고 남편의 재물을 먹이며 마음껏 향락하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며, 그 남편은 그것을 알고도 일부러 모르는 체 한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다섯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a_24L王夢見一人索繩,後有羊,羊主食繩,末後世人夫壻行賈,或入軍征,遊洋街里,朋黨交戲不肖之妻,在家與男子私通,拪宿食飮夫財,快情恣欲,無有愧陋夫亦知之,效人佯愚夢見五事正爲是耳
또 왕이 꿈속에서 본 ‘여우가 금 평상에 올라앉아 금 그릇에 담긴 음식을 먹었다’고 한 것은, 후세에는 천한 사람이 귀하게 되어 금 평상 위에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귀족이나 양반들은 심부름꾼이 되며, 양민들은 노비가 되고 노비는 도리어 양민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여섯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b_06L王夢見狐上金牀食用金器,後世人賤者當貴,在金牀上坐,食飮重味,貴族大姓當給走使,良人作奴婢,奴婢爲良人王夢見六事,正謂此耳
왕이 꿈속에서 본 ‘큰 소가 도리어 송아지 밑에서 젖을 빨아먹었다’고 한 것은, 후세에는 어미 된 자가 딸의 매파노릇을 해 다른 남자를 데려다가 함께 방에서 지내게 하고는 어미는 문 앞에 지키고 섰다가 거기에서 재물을 얻어 살아가는데, 그 아비도 또한 같은 마음이라 거짓으로 귀머거리인 듯 모른 체한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에서 본 일곱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b_10L王夢見大牛還從犢子下,嗽乳,後世人母當爲女作媒,將他男子與房室,母住守門,從得財物,持用自給活,父亦同情,佯聾不知王夢見七事,正謂是耳
018_0706_c_02L왕이 꿈속에서 본 ‘검은 소가 사방에서 떼로 몰려와 서로 울부짖으며 싸우려고 하는데, 서로 붙을 듯하다가 붙지 않고 소도 간 곳을 알 수 없었다’고 한 것은, 후세 사람들은 국왕ㆍ대신ㆍ큰 관리ㆍ백성들 모두가 나라에서 국법으로 크게 금지하는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음욕을 탐하여 즐기고 재산을 모아 저축하며, 처자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청렴 결백하지 못하여 음일(淫妷)하고 탐하여 만족할 줄 모르며, 질투하고 어리석은데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충성과 효도는 행하지 않고 아첨과 간사함으로 나라를 망치는데도 위와 아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가 제때에 내리지 않고 기후는 고르지 않으며, 사나운 바람이 갑자기 일어나 모래를 날리고 나무를 부러뜨리며, 황충(蝗蟲)이 곡식을 먹어 그 곡식들이 여물지 못하게 하리니, 임금과 백성들이 올바르지 못하기 때문에 하늘이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또 사방에서 구름이 일어나면, 임금과 백성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제각기 말하기를 ‘구름이 사방에서 모이니 이제는 틀림없이 비가 내릴 모양이다’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새 구름은 모두 흩어지고 말 것입니다.
일부러 이런 변괴(變怪)를 나타내는 것은 온 백성들로 하여금 행실을 고치고 선(善)을 지키며 계(戒)를 가져, 천지(天地)를 두려워할 줄 알아서 나쁜 길에 들지 않으며, 곧고 청렴하여 제 분수를 지키고 한 아내와 한 남편을 가지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성내지 않게 하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여덟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b_14L王夢見黑牛從四面群來,相趣鳴吼欲鬪,當合未合,不知牛處,後世人國王大臣長吏人民,皆當不畏大禁,貪婬嗜欲,畜財貯產,妻子大小,皆不廉潔,婬妷饕餮,無有厭極,嫉妒愚癡,不知慚愧,忠孝不行,佞諂破國,不畏上下,雨不時節,氣不和適,風塵暴起,飛沙折木,蝗虫噉稼,使茲不熟帝王人民施行如此故天使然現四邊起雲,帝王人民皆喜,各言以四合,今必當雨,須臾之閒,雲各自故現此怪,欲使萬民改行,守善持戒,畏懼天地,不入惡道,貞廉自守,一妻一婦,慈心不怒王夢見八事,正謂此耳
또 왕이 꿈속에서 본 ‘큰 늪지대에 못물이 있는데 한가운데는 흐리고 사방 변두리는 맑다’고 한 것은, 후세에는 염부 땅 안에서 신하는 충성하지 않고 자식은 효도하지 않으며, 어른을 공경하지 않고 부처님의 도(道)를 믿지 않으며, 경전에 밝은 도사(道士)를 공경하지 않고 신하는 벼슬 주기만을 탐하며, 자식이 아버지의 재물을 탐하고 은혜를 갚을 줄 모르며 의리(義理)를 돌아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변방 나라 사람들은 충성하고 효도하며, 어른을 존경하고 부처님의 도를 믿고 좋아하며, 경전에 밝은 도사에게 보시를 하고 은혜 갚기를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아홉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018_0706_c_04L王夢見大陂水中央濁,四邊淸,後世人在閻浮地內,臣當不忠,子當不孝,不敬長老,不信佛道,不敬明經道士,臣貪官賜,子貪父財,無有反復,不顧義理,邊國當忠孝,尊敬長老,信樂佛道,給施明經道士,念報反復夢見九事,正謂此耳
또 왕이 꿈속에서 본 ‘큰 개울물이 시뻘겋게 파도치며 흐른다’고 한 것은 후세에는 제왕이나 국왕들이 장차 자기 나라에 만족하지 않고 군사를 일으켜 서로 싸울 것입니다. 수레 군사[車兵]와 말 군사[馬兵]를 만들어 서로 공격하고 쳐서 마구 죽임으로 인해서 흐르는 피가 시뻘겋다는 의미입니다. 왕이 꿈속에서 본 열 번째 일은 바로 이것을 보인 것입니다.
그것은 모두 후세 사람들의 일을 미리 보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후세 사람들이 만약 능히 마음에 부처님의 도를 가지고 경전에 밝은 도인(道人)을 받들어 섬긴다면, 죽어서 모두 천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어리석은 행을 지어 서로 해친다면 죽어서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들어갈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018_0706_c_10L王夢見大溪水流波正赤,後世人諸帝王國王當不厭其國,興師共鬪,當作車兵馬兵,當相攻伐,還相殺害,流血正赤王夢見十事,正謂是耳盡皆爲後世人之事耳世人若能心存佛道,奉事明經道人者,死皆生天上,若作愚行更共相殘者死,入三惡,道不可復,陳
왕은 곧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마음속으로 환희(歡喜)하고 선정과 지혜를 얻어 다시는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왕은 다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궁(宮)으로 돌아갔다.
그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부인에게 많은 상(賞)을 주고 지위를 올려 정실 왕후[正后]로 삼았다. 그리고는 많은 재물과 보물을 주어 사람들에게 보시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온 나라는 드디어 풍요롭고 즐거워졌다.
왕은 다시 여러 공경 대신과 바라문들의 봉록(俸祿)을 모두 빼앗고 그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내고 다시는 신용(信用)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백성들은 다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의 마음을 내었다.
왕과 부인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018_0706_c_17L王卽,長跪叉手受佛教心中歡,喜得定慧無,復恐,怖王便稽,首作禮頭,面著佛足還,宮重賜,夫人拜爲正后多給財寶資令施人國遂,豐樂皆奪,諸公卿大婆羅門俸祿悉逐出國不復信用一切人民皆發無上,正眞之道王及夫人禮佛而去
그때 바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706_c_24L爾時波斯匿王聞佛所說歡喜奉行
增壹阿含經卷第五十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雜阿含經)』 제34권 949번째 소경인 「산경(山經)」과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6권 342번째 소경이 있다.
  2. 2)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28권 「청법품(聽法品)」 첫 번째 소경이 있다.
  3. 3)이 소경에 대한 이해를 도울 만한 경으로는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45권 불선품(不善品)의 5번째 소경이 있다.
  4. 4)고려대장경에는 ‘조의(調疑)’의 두 글자만 있지만 원(元)ㆍ명(明) 본에는 ‘도희개(掉戱蓋)ㆍ의개(疑蓋,’ 송(宋) 본에는 ‘조의개(調疑蓋)ㆍ의개(疑蓋)’의 다섯 자로 되어 있다. 원ㆍ명 2본을 따라 5개(蓋)의 뜻을 살려 옮겼다.
  5. 5)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 3본에는 이 부분이 계신행불계의행구행(計身行不計意行口行)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 말이 더 맞는 듯하다.
  6. 6)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2권 1,147번째 소경인 「석산경(石山經)」과 『별역잡아함경』 제4권 70번째 소경이 있다.
  7. 7)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실역(失譯) 『사위국왕십몽경(舍衛國王十夢經)』과 실역 『사위국왕몽견십사경(舍衛國王夢見十事經)』, 동진(東晋)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국왕불리선니십몽경(國王不梨先泥十夢經)』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