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018_0817_a_01L잡아함경 제12권
018_0817_a_01L雜阿含經卷第十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018_0817_a_02L宋天竺三藏求那跋陁羅譯

283. 종수경(種樹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17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17_a_04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만일 결박에 묶이는 법을 따라 맛들여 집착하고, 돌아보며 기억하여 마음이 묶이면 애욕[愛]이 생긴다. 그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取]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有]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生]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나니,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수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되느니라.
018_0817_a_05L若於結所繫法隨生味著顧念心縛則愛生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
마치 사람이 나무를 심어 처음에 작고 연약할 때, 사랑하고 보호하여 안전하게 하고, 기름진 흙으로 북돋아주며, 때맞추어 물을 주고 차고, 따스한 기온을 맞추어주면 이 인연으로 그 나무는 점점 자라나 크게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결박에 묶이는 법에 맛들여 집착하고 자라게 되면 곧 은혜(恩惠)와 애욕(愛欲)이 생긴다. 그리하여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나니,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수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되느니라.
018_0817_a_08L人種樹初小耎弱愛護令安壅以糞隨時漑灌冷暖調適以是因緣後彼樹得增長大如是比丘結所繫法味著將養則生恩愛愛緣取取緣有緣生生緣老是如是純大苦聚集
만일 결박이 묶는 법에 대해서 무상(無常)한 것이라고 관찰하고,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는 관찰, 하고자 할 것이 없는 것이라는 관찰, 소멸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 버려야 할 것이라는 관찰에 머물러,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마음이 묶이거나 집착하지 않으면 곧 애욕이 소멸한다.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하나니,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수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되느니라.
018_0817_a_14L若於結所繫法隨順無常觀住生滅觀無欲觀滅觀捨觀不生顧念心不縛著則愛滅滅則取滅取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苦滅如是如是純大苦聚滅
018_0817_b_01L마치 나무를 심어 처음에 작고 연약할 때, 사랑하고 보호하지 않아 안전하게 해주지도 않고, 기름진 흙으로 북돋아주지도 않으며, 때맞추어 물을 주지도 않고, 차고 따뜻한 기온을 맞춰 주지도 않으면 자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만일 거기에다 다시 뿌리를 끊고 가지를 꺾어 조각조각 자르고, 총총 썰어서 바람에 말리고 햇볕에 쪼이며, 불로 태워서 재 가루를 만들어 거센 바람에 날리거나 흐르는 물에 던져버린다고 하자.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나무의 뿌리를 끊고 나아가 불살라 아주 없애버렸다면, 이것은 미래 세상에 나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
018_0817_a_19L猶如種樹初小軟弱不愛護不令安隱不壅糞土不隨時漑灌冷暖不適不得增長若復斷根截枝段段斬截分分解析風飄日炙以火焚燒燒以成糞或颺以疾風投之流水比丘於意云何非爲彼樹斷截其根乃至焚燒令其磨滅於未來世成不生法耶
대답하였다.
答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이와 같이 비구들아, 결박에 묶이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라는 관찰을 따르고,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는 관찰, 하고자 할 것이 없는 것이라는 관찰, 소멸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 버려야 할 것이라는 관찰에 머물러,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마음이 묶이거나 집착하지 않으면 곧 애욕이 소멸한다.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하나니,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수하고 큰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17_b_04L如是世尊如是比丘於結所繫法隨順無常觀住生滅觀無欲觀滅觀捨觀不生顧念不縛著則愛滅愛滅則取滅取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苦滅如是如是純大苦聚滅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84. 대수경(大樹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17_b_1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17_b_11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만일 취하는 법[取法]을 따라 맛들여 집착하고, 돌아보며 기억하여 마음을 묶으면, 그 마음은 치달리면서 명색(名色)을 좇게 되느니라.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入處)가 있고, 6입처를 인연하여 감촉[觸]이 있으며, 감촉을 인연하여 느낌[受]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으며,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取]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有]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生]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ㆍ근심[憂]ㆍ슬픔[悲]ㆍ번민[惱]ㆍ괴로움[苦]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싸이게 되느니라.
018_0817_b_12L若於所取法隨生味著顧念縛心其心驅馳追逐名色名色緣六入處六入處緣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緣生生緣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
비유하면 줄기ㆍ가지ㆍ잔가지ㆍ잎ㆍ꽃ㆍ열매가 있는 큰 나무가 뿌리를 깊이 단단하게 내렸을 때 기름진 흙으로 북돋아주고 물을 대주면 그 나무는 굳고 튼튼하여 영원히 썩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취하는 법을 따라 맛들여 집착하고, 돌아보며 기억하여 마음이 묶이면, 그 마음이 치달리면서 명색을 좇게 되느니라.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가 있고,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으며,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으며, 애욕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싸이게 되느니라.
018_0817_b_17L譬大樹根幹枝條華果下根深固壅以糞土漑灌以彼樹堅固永世不朽如是比丘所取法隨生味著顧念心縛其心驅追逐名色名色緣六入處六入處緣觸觸緣受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
018_0817_c_01L만일 취하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라는 관찰을 따르고,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는 관찰, 하고자 할 것이 없는 것이라는 관찰, 소멸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 싫어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에 머물러, 마음이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묶여 집착하는 일이 없으면, 식(識)이 곧 치달리지 않으면 명색이 곧 소멸한다. 명색이 소멸하면 6입처가 소멸하고, 6입처가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며,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면 애욕이 소멸하며,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소멸하게 되느니라.
018_0817_c_01L若於所取法隨順無常觀住生滅觀無欲觀滅觀厭觀心不顧念無所縛著識則不驅馳逐名色則名色滅名色滅則六入處六入處滅則觸滅觸滅則受滅滅則愛滅愛滅則取滅取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苦滅如是如是則純大苦聚滅
마치 나무를 심었을 때, 안전하도록 때맞추어 사랑하고 보호하지도 않고, 기름진 흙으로 북돋아주지도 않으며, 때맞추어 물을 대주지도 않고, 차고 따스한 온도를 맞추어주지도 않으면 그 나무는 자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만일 거기에다 다시 뿌리를 끊고 가지를 꺾어 조각조각 자르고, 총총 썰어서 바람에 말리고 햇볕에 쪼이며, 불로 태워 재 가루를 만들어 거센 바람에 날리거나 흐르는 물에 던져버린다고 하자.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나무의 뿌리를 끊고……(내지)……불살라 아주 없애버렸다면, 이것은 미래 세상에 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018_0817_c_08L猶如種樹不隨時愛護令其安隱不壅糞不隨時漑灌冷暖不適不得增長若復斷根截枝段段斬截分分解析風飄日炙以火焚燒燒以成糞或颺以疾風或投之流水比丘於意云何非爲彼樹斷截其根乃至焚燒令其磨滅於未來世成不生法耶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答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018_0817_c_15L世尊
“그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취하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라는 관찰을 따르고,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는 관찰, 하고자 할 것이 없는 것이라는 관찰, 소멸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 싫어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에 머물러, 마음이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묶여 집착하는 일이 없으면, 식(識)이 곧 치달리지 않아 명색이 곧 소멸한다. 명색이 소멸하면 6입처가 소멸하고, 6입처가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며,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면 애욕이 소멸하며,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소멸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17_c_16L如是比丘於所取法隨順無常觀住生滅觀無欲觀滅觀捨觀生顧念心不縛著識不驅馳追逐名則名色滅名色滅則六入處滅入處滅則觸滅觸滅則受滅受滅則愛滅愛滅則取滅取滅則有滅有滅則生滅生滅則老苦滅如是純大苦聚滅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018_0818_a_01L
285. 불박경(佛縛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18_a_0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18_a_02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나는 과거 아직 정각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를 기억하고 있는데,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선정에 들어 사유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세상은 고난 속에 빠져있다.1) 말하자면 혹은 태어나고 혹은 늙으며, 혹은 병들고 혹은 죽으며, 혹은 옮겨가고 혹은 다시 태어남을 받는다. 그런데도 모든 중생들은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그것이 의지하는 바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018_0818_a_03L我憶宿命未成正覺時獨一靜處專精禪思生如是念世閒難入所謂若生若老若病若死若遷若受生然諸衆生死上及所依不如實知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我作是念
‘어떤 법이 있기 때문에 태어남[生]이 있으며, 어떤 법을 인연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있는가?’
018_0818_a_07L何法有故生有何法緣故生有
곧 바르게 사유하여 ‘존재[有]가 있기 때문에 태어남이 있고, 존재를 인연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있다’고 빈틈없고 한결같은 지혜[等無間知]를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8_a_08L卽正思惟起無閒等知有有故生有有緣故生有復思惟
‘어떤 법이 있기 때문에 존재가 있으며, 어떤 법을 인연하기 때문에 존재가 있는가?’
018_0818_a_10L何法有故有有何法緣故有有
곧 바르게 사유하여 ‘취함[取]이 있기 때문에 존재가 있으며, 취함을 인연하기 때문에 존재가 있다’고 사실 그대로 빈틈없고 한결같이 지혜를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8_a_11L卽正思惟如實無閒等起取有故有有取緣故有有又作是
‘취함에는 또 어떤 인연과 법이 있기 때문에 취함이 있으며, 어떤 법을 인연하기 때문에 취함이 있는가?’
018_0818_a_13L取復何緣何法有故取有何法緣故取有
곧 바르게 사색하여 ‘법을 취해 맛들여 집착하며, 돌아보고 기억하여 마음이 묶이면 애욕은 더하고 자라난다. 그 애욕이 있기 때문에 취함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기 때문에 취함이 있다.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모인다’고 사실 그대로 빈틈없고 한결같은 지혜를 일으켰다.
018_0818_a_14L卽正思惟如實無閒等起知取法味著顧念心縛愛欲增長彼愛有故取有愛故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비유하면 기름과 심지를 인연하여 등불이 탈 수 있는 것과 같나니, 자주자주 기름과 심지를 더해준다면 그 등불은 오래오래 가겠느냐?” 
018_0818_a_18L諸比丘於意云何譬如緣膏油及炷燈明得燒數增油彼燈明得久住不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答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如是世尊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색(色)을 취하고, 맛들여 집착하며, 돌아보고 기억하면 애욕의 묶음이 더욱 늘어난다. 애욕을 인연하기 때문에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모이느니라.
018_0818_a_20L如是比丘於色取味著顧念愛縛增長愛緣故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
나는 그때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8_a_23L時復作是念
018_0818_b_01L‘어떤 법이 없기 때문에 이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없으며, 어떤 법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소멸하는가?’
018_0818_b_01L何法無故無此老何法滅故老
곧 바르게 생각하여 ‘태어남이 없으면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없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ㆍ병듦ㆍ죽음이 소멸한다’고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고 한결같음을 일으켰다.
018_0818_b_02L卽正思惟起如實無閒等無生則無老生滅故則老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復作是念
‘어떤 법이 없기 때문에 태어남이 없으며, 어떤 법이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는가?’
018_0818_b_04L何法無故無何法滅故生滅
곧 바르게 사유하여 ‘존재가 없기 때문에 태어남이 없고,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한다’고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고 한결같음을 일으켰다.
018_0818_b_05L卽正思惟起如實無閒等有無故生無有滅故生滅
다시 또 생각하였다.
018_0818_b_06L復思惟
‘어떤 법이 없기 때문에 존재가 없으며, 어떤 법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는가?’
018_0818_b_07L何法無故有無何法滅故有
곧 바르게 생각하여 ‘취함이 없기 때문에 존재가 없으며, 취함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한다’고 사실 그대로 빈틈없고 한결같은 관찰[無間等觀]을 일으켰다.
018_0818_b_08L卽正思惟生如實無閒等觀取無故有無取滅故有滅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又作是念
‘어떤 법이 없기 때문에 취함이 없으며, 어떤 법이 소멸하기 때문에 취함이 소멸하는가?’
018_0818_b_09L何法無故取無何法滅故取滅
곧 바르게 생각하여 ‘취하는 법은 무상한 것이며 나고 멸하는 것이므로, 탐욕을 여의고 소멸해 없애며 버리고 여의어야 할 것이다. 마음으로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마음이 묶이지 않으면 애욕은 곧 소멸한다. 그 애욕이 소멸하기 때문에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히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사실 그대로 빈틈없고 한결같은 관찰을 일으켰다.
018_0818_b_10L卽正思惟生如實無閒等觀所取法無常生滅離欲滅盡捨離心不顧念心不縛著愛則滅彼愛滅故取滅取滅故有滅有滅故生滅生滅故老苦滅如是如是純大苦聚滅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비유하면 기름과 심지로 등불을 켜는 것과 같다. 만일 기름을 더하지 않고 심지를 돋우지 않는다면 그 등불의 빛은 더 이상 생기지 않고 완전히 없어지지 않겠는가?”
018_0818_b_15L諸比丘於意云何譬如油炷然燈若不增油治炷非彼燈明未來不生磨滅耶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18_b_17L比丘白佛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비구들아, 취하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며 나고 멸하는 것이라고 관찰하여, 탐욕을 여의고 소멸해 없애며 버리고 여의어서, 마음으로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고 마음이 묶여 집착하지 않으면 욕망은 곧 소멸한다. 욕망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18_b_18L如是世尊如是諸比丘所取法觀察無常生滅離欲滅盡心不顧念心不縛著愛則滅愛滅則取滅乃至純大苦聚滅佛說此經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86. 취경(取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18_b_22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18_b_23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818_c_01L“나는 과거아직 정각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를 기억하고 있는데,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선정에 들어 사유(思惟)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2)
018_0818_c_01L我憶宿命未成正覺時獨一靜處專精禪思
……(자세한 내용은 위의 경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그와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018_0818_c_02L如上廣說差別者
“비유하면 땔감을 열 다발, 스무 다발, 서른 다발, 마흔 다발, 쉰 다발, 백 다발, 천 다발, 백천 다발을 옮겨다 쌓아놓고 불을 붙여 큰 불길을 일으키는 것과 같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마른 풀이나 섶을 거기에 더한다면,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은 어떠하냐? 그 불이 계속 오랫동안 탈 수 있겠느냐?”
018_0818_c_03L譬如載樵十束十束三十束四十束五十束百束百千束積聚燒然作大火聚若復有人增其乾草樵薪諸比丘於意云此火相續長夜熾然不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18_c_07L比丘白佛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如是世尊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취하는 법에 맛들여 집착하고 돌아보며 기억하여 마음이 묶이고 집착이 더하면, 그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으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싸이느니라.
비구들아, 만일 그 불덩어리가 왕성하게 타고 있을 때 나무나 풀을 더해주지 않는다면,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은 어떠하냐? 그 불은 꺼지겠는가?”
018_0818_c_08L如是諸比丘於所取法味顧念心縛著增其愛緣取取緣有至純大苦聚集諸比丘若彼火聚熾不增樵草諸比丘於意云何彼火當滅不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答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如是世尊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취하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며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고 관찰하고, 탐욕을 여의고 소멸해 없애며 버리고 여의어서, 마음으로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고 묶여 집착하지 않으면 애욕은 곧 소멸하나니,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와 같다)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18_c_12L如是諸比丘於所取法觀察無常生滅離欲滅盡捨離心不顧念縛著愛則滅愛滅則取滅如是廣說乃至純大苦聚滅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87. 성읍경(城邑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18_c_1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18_c_17L一時佛住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나는 전생에 아직 정각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 나는 혼자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선정(禪定)에 들어 사유(思惟)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8_c_18L我憶宿命未成正覺時獨一靜處專精禪思作是念
‘어떤 법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으며, 어떤 법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일까?’
018_0818_c_20L何法有故老死有何法緣故老死有
018_0819_a_01L곧 바르게 사유하여 ‘태어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 이와 같이 존재ㆍ취함ㆍ애욕ㆍ느낌ㆍ접촉ㆍ6입처도 그와 같으며, 명색에 대해서도 어떤 법이 있기 때문에 명색이 있으며, 어떤 법을 인연하기 때문에 명색이 있는 것일까?’ 하고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고 한결같음을 일으켰다. 곧 바르게 사유하자 ‘식이 있기 때문에 명색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기 때문에 명색이 있다’는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고 한결같음이 생겼다.
018_0818_c_21L卽正思惟生如實無閒等有故老死有生緣故老死有如是有六入處名色何法有故名色有何法緣故名色有卽正思惟實無閒等生識有故名色有識緣故有名色有
내가 이렇게 사유했을 때, 식을 한계로 돌아오게 되고 그것을 넘어설 수가 없었으니, 이른바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가 있으며,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고,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으며,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모였다.
018_0819_a_03L我作是思惟時齊識而還不能過彼謂緣識名色緣名色六入緣六入處觸緣觸受緣受愛緣愛緣取有緣有生緣生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
이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9_a_07L我時作是念
‘어떤 법이 없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없으며, 어떤 법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소멸하는 것일까?’
018_0819_a_08L何法無故則老死無何法滅故老死滅
곧 바르게 사유하여 ‘태어남이 없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없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소멸한다’고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고 한결같음을 일으켰다.”
018_0819_a_09L卽正思惟生如實無閒等無故老死無生滅故老死滅
이와 같이 태어남ㆍ존재ㆍ취함ㆍ애욕ㆍ느낌ㆍ접촉ㆍ6입처ㆍ명색ㆍ식ㆍ행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씀하셨다.
018_0819_a_10L如是生六入處名色廣說
“나는 다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018_0819_a_11L我復作是思惟
‘어떤 법이 없기 때문에 행이 없으며, 어떤 법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는 것일까?’
018_0819_a_12L何法無故行無何法滅故行滅
곧 바르게 사유하여 ‘무명이 없기 때문에 행이 없고,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며, 행이 소멸하기 때문에 식이 소멸하고, 식이 소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소멸하며, 명색이 소멸하기 때문에 6입처가 소멸하고, 6입처가 소멸하기 때문에 감촉이 소멸하며, 감촉이 소멸하기 때문에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기 때문에 애욕이 소멸하며, 애욕이 소멸하기 때문에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사실 그대로 빈틈없고 한결같이 하였다.
018_0819_a_13L卽正思惟如實無閒等明無故行無無明滅故行滅行滅故識滅識滅故名色滅名色滅故六入處滅六入處滅故觸滅觸滅故受滅受滅故愛滅愛滅故取滅取滅故有有滅故生滅生滅故老苦滅如是如是純大苦聚滅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9_a_19L我時作是念
‘나는 옛 선인(仙人)의 길과 옛 선인의 지름길과 옛 선인의 길의 자취를 얻었다. 옛 선인은 이 자취를 좇아갔으니 나도 이제 따라가자.’
018_0819_a_20L我得古仙人道古仙人逕仙人道迹古仙人從此迹去我今隨
018_0819_b_01L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광야(曠野)를 헤매며 거친 들판을 헤치면서 길을 찾다가 문득 옛 사람이 다니던 길을 만난 경우와 같다. 그는 곧 그 길을 따라 점점 앞으로 나아가다가 옛 성읍(城邑)과 옛날의 왕궁(王宮)ㆍ동산ㆍ목욕하던 못ㆍ수풀의 청정함을 보게 되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018_0819_a_22L譬如有人遊於曠野披荒覓路遇故道古人行處彼則隨行漸漸前見故城邑故王宮殿園觀浴池木淸淨彼作是念
‘나는 이제 왕에게 가서 고하여 이 사실을 왕이 알게 하리라.’
018_0819_b_02L我今當往白王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찾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卽往白王
‘대왕이여. 꼭 아셔야만 합니다. 제가 광야를 헤매며 거친 들판을 헤치고 길을 찾다가 문득 옛 사람이 다니던 길을 발견하였고, 저는 곧 그 길을 따라갔습니다. 제가 그 길을 따라 갔더니 거기에는 옛 성읍과 옛 왕궁ㆍ동산ㆍ목욕하던 못ㆍ수풀ㆍ물 등 청정한 경지를 보게 되었는데, 대왕께서 가셔서 살만한 곳이었습니다.’
018_0819_b_03L大王當知我遊曠野荒求路忽見故道古人行處我卽隨我隨行已見故城邑故王宮殿觀浴池林流淸淨大王可往居止其
왕은 곧 그곳으로 가 살았고, 그곳은 풍성하고 즐겁고 안온하여 인민들이 불꽃처럼 성하게 모여들었다.
018_0819_b_07L王卽往彼止住其中豐樂安隱民熾盛
이제 나도 그와 같이 옛 선인의 길, 옛 선인의 지름길, 옛 선인의 자취, 옛 선인이 갔던 곳을 얻었고, 나도 그 길을 따라가게 되었다. 그것은 8성도(聖道)를 일컫는 말이니, 즉 바른 소견ㆍ바른 뜻ㆍ바른 말ㆍ바른 업ㆍ바른 생활ㆍ바른 방편ㆍ바른 기억ㆍ바른 선정이 그것이니라. 나는 그 길을 따라 늙음ㆍ병듦ㆍ죽음[老病死]과 늙음ㆍ병듦ㆍ죽음의 발생[老病死集]과ㆍ늙음ㆍ병듦ㆍ죽음의 소멸[老病死滅]과 늙음ㆍ병듦ㆍ죽음의 소멸에 이르는 길[老病死滅道跡]을 보았다. 또 태어남ㆍ존재ㆍ취함ㆍ애욕ㆍ접촉ㆍ6입처ㆍ명색ㆍ식도 마찬가지며, 행과 행의 발생, 행의 소멸, 행의 소멸에 이르는 길까지도 다 보았다.
018_0819_b_08L今我如是得古仙人道古仙人逕古仙人迹古仙人去處我得隨謂八聖道正見正志正語正業正方便正念正定我從彼道見老病死老病死集老病死滅老病死滅道迹見生六入處名色行集行滅行滅道迹
나는 이 법을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및 다른 외도의 사문 바라문과 재가 출가자들을 위해 설법하였으며, 그 여러 사부대중(四部大衆)들은 법을 듣고는 바로 따르고 믿고 즐거워하면서 법의 훌륭함을 알았다. 그래서 범행(梵行)이 더하고 넓어져 많은 유익함을 주기 위해 열어 보이고 나타내 드날렸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19_b_14L我於此法自知自覺成等正覺爲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及餘外道沙門婆羅在家出家彼諸四衆聞法正向知法善梵行增廣多所饒益開示顯發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88. 노경(蘆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19_b_2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사리불(舍利弗)과 존자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었다.
018_0819_b_21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尊者舍利弗尊者摩訶拘絺羅在耆闍崛山
018_0819_c_01L그때 존자 사리불이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 존자 마하구치라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마하구치라에게 말하였다.
018_0819_b_23L爾時尊者舍利弗晡時從禪覺詣尊者摩訶拘絺羅相問訊慶慰已於一面坐語尊者摩訶拘絺羅
“물을 일이 있는데 혹 틈이 있으시면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018_0819_c_03L欲有所問寧有閑暇見答與不
존자 마하구치라가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018_0819_c_04L尊者摩訶拘絺羅語尊者舍利弗言
“당신은 뭐든지 물으십시오. 아는 대로 대답하겠습니다.”
仁者且問知者當答
존자 사리불이 존자 마하구치라에게 물었다.
018_0819_c_05L尊者舍利弗問尊者摩訶拘絺羅
“어떻습니까? 존자 마하구치라여, 늙음이 있습니까?”
018_0819_c_06L云何尊者摩訶拘絺羅有老不
대답하였다.
答言
“있습니다.”
존자 사리불이 물었다.
018_0819_c_07L尊者舍利弗復問
“죽음이 있습니까?”
有死不
대답하였다.
答言
“있습니다.”
또 물었다.
復問
“어떻습니까? 늙음과 죽음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와 다른 사람이 함께 지은 것입니까? 혹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니며 인(因)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018_0819_c_08L云何老死自作耶爲他作耶爲自他作耶爲非自非他無因作耶
대답하였다.
答言
“존자 사리불이여, 늙음과 즉음은 자기가 지은 것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니며,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도 아니요, 또한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이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태어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은 있는 것입니다.”
018_0819_c_10L尊者舍利弗老死非自作非他作非自他作亦非非自他作無因作然彼生緣故有老死
“그와 같이 태어남ㆍ존재ㆍ취함ㆍ애욕ㆍ느낌ㆍ접촉ㆍ6입처도 마찬가지이며, 명색(名色)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도 남도 아니요 인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018_0819_c_13L如是生入處名色爲自作爲他作爲自他作爲非自他無因作
대답하였다. 
答言
“존자 사리불이여, 명색은 자기가 지은 것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니며,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도 아니요, 자기나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 명색은 식(識)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018_0819_c_15L尊者舍利弗名色非自作非他作非自他作非非自他作無因作然彼名色緣識生
다시 물었다.
018_0819_c_17L
“그러면 그 식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존자 사리불이여, 그 식은 자기가 지은 것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니며,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도 아니요, 자기나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도 아닙니다. 그 식은 명색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018_0819_c_18L彼識爲自作爲他作爲自他作非自非他無因作答言尊者舍利弗彼識非自作非他作非自他作非非自他作無因作然彼識增名色生
존자 사리불이 다시 물었다.
018_0819_c_21L者舍利弗復問
018_0820_a_01L“존자 마하구치라여, 아까 ‘명색은 자기가 지은 것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니며,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도 아니요, 자기와 다른 사람이 같이 지은 것이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도 아니다. 그 명색은 식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고, 이제는 또 ‘명색을 인연하여 식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이치입니까?”
018_0819_c_22L尊者摩訶拘絺羅言名色非自作非他作非自他作非自他作無因作然彼名色緣識生而今復言名色緣識此義云何
존자 마하구치라가 대답하였다.
018_0820_a_02L尊者摩訶拘絺羅答言
“지금 비유를 들어 말하겠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잘 이해하게 됩니다. 비유하면 세 개의 갈대를 빈 땅에 세울 때 서로서로 의지해야 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만일 그 하나를 빼버리면 둘도 서지 못하고, 만일 둘을 다 빼버리면 하나도 또한 서지 못하게 되니, 서로서로 의지해야 서게 되는 것입니다. 식이 명색을 인연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서로서로 의지해야 나서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018_0820_a_03L今當說譬如智者因譬得解譬如三蘆立於空地展轉相依而得豎立若去其一二亦不立若去其二一亦不立展轉相依而得豎立識緣名色亦復如是展轉相依而得生長
존자 사리불이 말하였다.
尊者舍利弗言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존자 마하구치라여, 세존의 성문(聲聞)들 중에 지혜(智慧)가 밝게 통달하고, 잘 다루어 두려움이 없으며, 감로법(甘露法)을 보고 감로법을 두루 갖추어 몸으로 증득한 사람은 바로 존자 마하구치라이십니다. 그러하기에 이와 같이 매우 심오한 이치의 변론이 있어서 갖가지 어려운 질문에 모두 대답할 수 있으시니, 세상이 정수리에 떠받들어 공경해야할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 구슬과 같으신 분입니다. 저도 이제 존자 마하구치라를 정수리로 떠받들어 존경하는 이유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저는 이제 당신에게서 유쾌하게 좋은 이익을 얻었습니다. 다른 모든 범행자(梵行者)들도 자주 당신께 찾아온다면 그들 또한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니, 존자께서 설법을 잘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존자 마하구치라께서 말씀하신 법을 마땅히 30가지로 찬탄하여 높이 드날리고 따라 기뻐하겠습니다.
018_0820_a_08L善哉善哉尊者摩訶拘絺羅世尊聲聞中智慧明達善調無畏見甘露法以甘露法具足身作證者謂尊者摩訶拘絺羅乃有如是甚深義辯種種難問皆悉能答如無價寶珠世所頂戴我今頂戴尊者摩訶拘絺羅亦復如是我今於汝所快得善利諸餘梵行數詣其亦得善利以彼尊者善說法故今以此尊者摩訶拘絺羅所說法故當以三十種讚歎稱揚隨喜
018_0820_b_01L존자 마하구치라께서는 늙음과 죽음을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어서 완전하게 소멸하라고 말씀하시니, 바로 이런 분을 법사(法師)라고 합니다. 태어남ㆍ존재ㆍ취함ㆍ애욕ㆍ느낌ㆍ접촉ㆍ6입처ㆍ명색ㆍ식을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완전하게 소멸하라고 말씀하시니, 바로 이런 분을 법사라고 합니다. 만일 비구가 늙음과 죽음에 대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완전하게 소멸하는 방향으로 향한다면, 이런 자를 법사라고 합니다. ……(내지)……식에 대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완전하게 소멸하는 방향으로 향한다면, 이런 자를 법사라고 합니다. 만일 비구로서 늙음과 죽음에 대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완전하게 소멸해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면, 이런 자를 법사라고 합니다. ……(내지)…… 식에 대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완전하게 소멸해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마음이 잘 해탈하면, 이런 자를 법사라고 합니다.”
018_0820_a_18L尊者摩訶拘絺羅說老死厭患離欲滅盡名法師說生六入處厭患離欲滅盡是名法師若比丘於老死厭患離欲滅盡向是名法乃至識厭患離欲滅盡向是名法若比丘於老死厭患離欲滅盡起諸漏心善解脫是名法師乃至識厭患離欲滅盡不起諸漏心善解脫是名法師
존자 마하구치라가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018_0820_b_04L尊者摩訶拘絺羅語尊者舍利弗言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세존의 성문들 중에서 지혜가 밝게 통달하고, 잘 다루어 두려움이 없으며, 감로법을 보고 감로법을 두루 갖추어 몸으로 증득한 사람은 바로 존자 사리불이십니다.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바른 지혜의 갖가지 질문을 하실 수 있으시니, 마치 사람들이 정수리로 떠받들어 공경할 만한 세간에서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 구슬과 같으신 분입니다. 당신도 이제 그와 같아서, 두루 일체 범행자들이 정수리에 떠받들고 공경하며 예(禮)로써 섬깁니다. 나는 오늘 통쾌하게 좋은 이익을 얻었고, 존자와 더불어 묘한 이치를 함께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두 정사(正士)는 다시 서로 기뻐하며 제각기 머물던 곳으로 돌아갔다.
018_0820_b_05L善哉善哉於世尊聲聞中智慧明達善調無畏見甘露法以甘露法具足身作證者謂尊者舍利弗能作如是種種甚深正智之問猶如世閒無價寶珠人皆頂戴汝今如是普爲一切諸梵行者之所頂戴恭敬奉事我於今日快得善利得與尊者共論妙義二正士更相隨喜各還所住

289.무문경(無聞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0_b_1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0_b_14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4대(大)로 된 몸에 대해서 싫어하고 근심하며 탐욕을 여의고 등져버리지만 식(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4대로 된 몸에서는 더함이 있고 줄어듦이 있으며 취함이 있고 버림이 있음을 보지만, 마음[心]과 뜻[意]과 식(識)에 대해서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능히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여의어 해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것을 보호하고 아끼면서 나[我]라고 하는 것에 매달려, 얻거나 취하는 것이 있으면 ‘이것은 나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둘 다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그것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여의어 등져버리지 못한다.
018_0820_b_15L愚癡無聞凡夫於四大身厭患離欲背捨而非所以者何見四大身有增有減有捨而於心愚癡無聞凡夫不能生厭離欲解脫所以者何彼長夜於此保惜繫我若得若取是我我所相在是故愚癡無聞凡夫不能於彼生厭離欲背捨
018_0820_c_01L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4대로 된 몸에 대해서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고 얽매일지언정 식(識)에 대해서 나와 내 것이라고 얽매이지는 않는다. 왜냐 하면 4대로 된 몸에서는 10년을 머무르고 20년 30년 나아가 백 년 동안 머무르다가도 결국 소멸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많기도 한 것을 보지만, 마음과 뜻과 식은 밤과 낮, 시시각각으로 잠깐 사이에 변하고 옮겨 다른 것이 생기고 다른 것이 소멸하기 때문이다. 마치 원숭이가 숲 속에서 놀 때, 잠깐 사이에 여기저기로 나무 가지를 옮겨 잡으며 하나를 놓고 곧 다른 한 나무 가지를 잡는 것과 같나니, 그 마음과 뜻과 식도 또한 그와 같아서, 다른 것이 생기고 또 다른 것이 소멸하느니라.
018_0820_b_22L愚癡無聞凡夫寧於四大身繫我我所不可於識繫我所所以者何四大色身或見十年住二十三十乃至百年若善消息或復小過彼心識日夜時剋須臾轉變異生異滅猶如獼猴遊林樹閒須臾處處攀捉枝條放一取一彼心識亦復如是異生異滅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모든 연기(緣起)에 대해서 잘 사유하고 관찰한다. 즐거움과의 감촉[樂觸]을 인연해 즐겁다는 느낌이 생겨 즐겁다는 느낌을 깨달았을 때, 즐겁다는 느낌의 깨달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 즐거움과의 감촉이 소멸하면 즐거움과의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즐겁다는 느낌에서와 같이 괴로움과의 접촉[苦觸]ㆍ기쁨과의 접촉[喜觸]ㆍ근심과의 접촉[憂觸]도 마찬가지이며, 평정과의 접촉[捨觸]을 인연하여 평정하다는 느낌이 생겨 평정한 느낌을 깨달았을 때, 평정한 느낌의 깨달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 평정과의 접촉이 소멸하면 그 평정과의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평정하다는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그는 이와 같이 사유한다.
018_0820_c_06L多聞聖弟子於諸緣起善思惟觀察所謂樂觸緣生樂受樂受覺時如實知樂受覺彼樂觸滅樂觸因緣生受亦滅如樂受苦觸喜觸憂觸捨觸因緣生捨受捨受覺時如實知捨受彼捨觸滅彼捨觸因緣生捨受亦淸涼彼如是思惟
‘이 느낌과 접촉은 즐거움과의 접촉과 접촉에 얽매임을 일으킨다. 이러저러한 즐거움과 접촉하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즐거움을 느끼고, 이러저러한 즐거움과의 접촉이 소멸하면 이러저러한 즐겁다는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고 쉬고 사라진다.’
018_0820_c_13L此受觸觸樂觸縛彼彼觸樂故彼彼受樂彼彼觸樂滅彼彼受樂亦滅淸涼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색(色)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낸다. 싫어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解脫)하며, 해탈지견(解脫知見)이 생겨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세에서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0_c_16L如是多聞聖弟子於色生厭識生厭厭故不樂不樂故解解脫知見我生已盡梵行已立作已作自知不受後有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0. 무문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0_c_2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0_c_21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821_a_01L“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4대(大)로 된 몸에 대해서는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탐욕을 여의어 등져버리지만 의식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4대로 된 몸은 현재 늘어남이 있고 줄어듦이 있으며, 취함이 있고 버림도 있다. 그러나 마음[心]ㆍ뜻[意]ㆍ식(識)에 대해서는 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그 식을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도 않고 탐욕을 여의고 등져버리지도 못한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보호하고 아끼면서 나라고 하는 것에 얽매여 얻거나 취하게 되면 ‘이것은 나라는 것이다,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들 말한다. 그러므로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凡夫)들은 그것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도 않고, 또한 탐욕(貪欲)을 여의고 등져버리지도 못하느니라.
018_0820_c_22L愚癡無聞凡夫於四大色身生厭離欲背捨非識所以者何四大色身現有增減有取有捨若心若意若識彼愚癡無聞凡夫不能於識生厭離欲習捨夜保惜繫我若得若取是我我所相在是故愚癡無聞凡夫不能於彼生厭離欲習捨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차라리 4대로 된 색신(色身)에 대해서 나니, 내 것이니 하면서, 거기에 얽매일지언정 식(識)에 대해서 나니, 내 것이니 하면서 거기에 얽매이지는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4대로 된 몸에서는 10년을 머무르고 20년 30년……(내지)……백 년 동안 머무르다가 잘 소멸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그보다 조금 많기도 한 것을 보지만, 마음과 뜻과 식은 밤 낮으로 시시각각 잠깐 사이에도 변하고 옮겨져서 다른 것이 생기고 또 다른 것은 소멸하기 때문이다. 마치 원숭이가 숲 속에서 놀 때, 잠깐 사이에 여기저기로 나무 가지를 옮겨다니면서 하나를 놓고는 곧 다른 하나를 잡는 것과 같나니, 그 마음ㆍ뜻ㆍ식도 또한 그와 같아서, 잠깐 사이에 옮겨가고 변해 다른 것이 생기고 또 다른 것은 소멸하느니라.
018_0821_a_06L愚癡無聞凡夫寧於四大色身繫我我所不可於識繫我我所所以者何四大色身或見十年二十三十乃至百年若善消息或復少過彼心識日夜時剋須臾不種種轉變異生異滅譬如獼猴遊林樹閒須臾處處攀捉枝條放一取彼心識亦復如是種種變易異滅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모든 연기(緣起)에 대해서 사유(思惟)하고 관찰한다. 즉 즐거움과의 접촉을 인연하여 즐겁다는 느낌이 생기고 즐겁다는 느낌을 깨달았을 때, 즐겁다는 느낌의 깨달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 즐거움과의 접촉이 소멸하면 즐거움을 인연하여 생긴 즐겁다는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즐겁다는 느낌에서와 같이 괴로움과의 접촉[苦觸]ㆍ기쁨과의 접촉[喜觸]ㆍ근심과의 접촉[憂觸]도 마찬가지이며, 평정과의 접촉[捨觸]을 인연하여 평정하다는 느낌이 생겨 평정한 느낌을 깨달았을 때, 평정한 느낌의 깨달음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 평정과의 접촉이 소멸하면 그 평정과의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평정하다는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018_0821_a_14L多聞聖弟子於諸緣起思惟觀所謂樂觸緣生樂受樂受覺時實知樂受覺彼樂觸滅樂因緣生樂受亦滅淸涼如樂受苦觸憂觸捨觸因緣生捨受捨受覺時如實知捨受覺彼捨觸滅捨觸因緣生捨受亦滅淸涼
비유하면, 두 나무를 서로 비비면 화합하여 불을 일으키지만, 만일 두 나무를 서로 떨어뜨려 놓으면 불도 따라서 소멸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와 같이, 모든 느낌은 접촉을 인연하여 발생하나니, 접촉이 일어나면 접촉이 발생하느니라. 만일 이러저러한 접촉이 발생하면 이러저러한 느낌도 또한 발생하며, 이러저러한 접촉이 소멸하면 이러저러한 느낌도 또한 소멸하고 그치며,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느니라.
018_0821_a_20L譬如兩木相磨和合生火若兩木離散火亦隨如是諸受緣觸集觸生觸集若彼彼觸集故彼彼受亦集彼彼觸集滅彼彼受集亦滅淸涼
018_0821_b_01L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하면 색(色)에서 해탈하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에서 해탈하며,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나니, 그는 괴로움에서 해탈을 얻었다고 나는 말하리라.”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1_b_01L多聞聖弟子如是觀者於色解脫於受識解脫於生苦解我說彼於苦得解脫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1. 촉경(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1_b_0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1_b_06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내가 말한 ‘안의 접촉법[內觸法]’에 대하여 너희들은 이해하느냐?”
018_0821_b_07L我說內觸汝等爲取不
이때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1_b_08L有異比丘從座起整衣服稽首禮足合掌白佛言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안의 접촉법에 대하여 저희들은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018_0821_b_09L世尊所說內觸法我已取也
이때 그 비구는 부처님 앞에서 이러이러하다고 스스로 설명하였지만, 이러이러하다는 그 설명에 대하여 부처님께서는 만족해하지 않으셨다. 그때 존자 아난(阿難)은 부처님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쳐드리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1_b_10L彼比丘於佛前如是如是自記說如是如是世尊不悅爾時尊者阿難在佛後執扇扇佛佛告阿難
“거룩한 법(法)과 율(律)에서 말하는 안의 접촉법은 이 비구가 말한 것과는 다르니라.”
018_0821_b_13L如聖法律內觸法於此比丘所說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阿難白佛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거룩한 법과 율의 안의 접촉법을 말씀하여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 설법을 들으면 마땅히 받아들이고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018_0821_b_14L今正是時唯願世尊爲諸比丘說賢聖法律內觸法諸比丘聞已當受奉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1_b_16L佛告阿難
“훌륭하다. 자세히 들어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이 모든 비구들이 안의 접촉에 대하여 이해하려면 마땅히 이렇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018_0821_b_17L善哉諦聽當爲汝說此諸比丘取內觸法應如是思惟
‘만일 중생들에게 갖가지 많은 괴로움이 생긴다면, 이 괴로움은 무엇이 그 인(因)이 되고, 무엇이 발생[集]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生]이 되고, 무엇이 접촉[觸]이 되는가?’ 하고 이와 같이 이해할 때,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괴로움은 억파제(億波提)3)가 그 인이 되고, 억파제의 발생이며, 억파제의 태어남이 되고, 억파제가 변한 것이다.
018_0821_b_18L若衆生所有種種衆苦生此苦何因何集何觸作如是取時當知此苦億波提因億波提集億波提生億波提轉
또 비구들아, 그 안의 접촉법이나 또는 억파제는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그것을 이해하였을 때, 또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억파제는 애욕[愛]이 인이 되고, 애욕이 발생이 되며, 애욕이 태어남이 되고, 애욕이 접촉이 되느니라.
018_0821_b_21L復次比丘內觸法又億波提何因何生何觸彼取時當復知億波提愛因愛集愛生愛觸
018_0821_c_01L또 비구들아, 안의 접촉법을 이해하려면 마땅히 또 알아야 한다. 애욕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이와 같이 이해할 때,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세간에서 사랑하는 단정한 색, 거기서 애욕(愛欲)이 생기고 또 생기며, 매이고 또 매이며, 머무르고 또 머무른다.
018_0821_c_01L復次比丘取內觸法當復知愛何因何集何生何觸如是取時當知世閒所念諦正之色於彼愛生而生繫而繫住而住
만일 모든 사문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하는 단정한 색에 대해서 영원하다는 생각, 한결같다는 생각, 안온하다는 생각, 병이 없다는 생각, 나라는 생각,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또 본다면, 곧 그 색에 대한 애욕은 더 늘어나고 자라게 된다. 애욕이 더 늘어나고 자라게 된 뒤에는 억파제가 더 늘어나고 자라나게 되며, 억파제가 더 늘어나고 자라난 뒤에는 괴로움이 더 늘어나고 자라나게 되며, 괴로움이 더 늘어나고 자라난 뒤에는 곧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한다. 그러면 그는 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했다고 나는 말하리라.
018_0821_c_04L若諸沙門婆羅門於世閒所念諦正之色作常想恒想安隱想無病想我想所想而見則於此色愛增長愛增長億波提增長億波提增長已苦增苦增長已則不解脫生我說彼不解脫苦
비유하면 길 가에 맑고 시원한 못이 있어 향기와 맛이 모두 훌륭한데, 어떤 사람이 그 안에 독을 넣었다고 하자. 따뜻한 봄날에 길 가던 모든 사람들은 바람과 더위에 목이 몹시 말라 다투어 찾아와 마시려고 할 때 어떤 사람이 ‘사부(士夫)들이여, 이 맑고 시원한 못물은 향기와 맛은 모두 훌륭하나 그 속에는 독이 있으니 여러분은 마시지 마십시오. 만일 마신다면 당신들은 죽거나 혹은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워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목마른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그것을 마셨다. 그들은 비록 좋은 맛은 얻었지만 잠깐 사이에 혹 죽거나 혹은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하였다.
018_0821_c_10L譬如路側淸涼池水香味具足有人以毒著中陽春之月諸行路者風熱渴逼競來欲飮有人語言士夫此是淸涼色香味具足然中有毒汝等勿飮若當飮或令汝死或近死苦而彼渴者不信而飮雖得美味須臾或死或近死
그와 같이 사문(沙門) 바라문(婆羅門)들이 세간에서 사랑할만한 단정한 색을 보고, 영원하다는 소견, 한결같다는 소견, 안온하다는 소견, 병이 없다는 소견, 나와 내 것이라는 소견을 일으킨다면 ……(내지)……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할 것이니라.
018_0821_c_17L如是沙門婆羅門見世閒可念端政之色作常見恒見安隱見無病見我所見乃至不得解脫生
만일 사문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할 만한 단정한 색에 대해서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한 것이고 괴로운 것이며 공한 것이고 나라고 할 것이 아니다’라고 관찰한다면, 그 애욕은 곧 사라진다. 애욕이 사라졌기 때문에 억파제가 사라지고, 억파제가 사라졌기 때문에 괴로움이 사라지며, 괴로움이 사라졌기 때문에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사라지느니라.
018_0821_c_20L若諸沙門婆羅門於世閒可念端政之色觀察如病如癰如刺如殺無常非我彼愛則離愛離故億波提離億波提離故則苦離離故則生苦離
018_0822_a_01L비유하면 길 가에 맑고 시원한 못이 있어 향기와 맛이 모두 훌륭한데, 어떤 사람이 그 안에 독을 넣었다고 하자. 따뜻한 봄날에 길 가던 모든 사람들이 바람과 더위에 목이 몹시 말라 다투어 찾아와 마시려고 할 때, 어떤 사람이 ‘사부(士夫)들이여, 이 맑고 시원한 못물은 향기와 맛이 모두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독이 있으니 여러분은 마시지 마십시오. 만일 마신다면 당신들은 죽거나 혹은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워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는 ‘이 물에는 독이 있다. 만일 마신다면 나는 죽거나 혹은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워 할 것이다. 나는 우선 목마른 것을 참고 마른 보릿가루를 먹자’고 생각하고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018_0822_a_01L譬如路側淸涼池水香味具足有人以毒著中陽春之月諸行路者風熱渴逼競來欲飮有人語言此水有毒汝等勿飮若當飮者或令汝死或近死苦彼則念言此水有毒若當飮者或令我死或近死苦我且忍渴食乾麨飯不取水飮
그와 같이 사문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할 만한 색에 대해서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한 것이고[無常], 괴로운 것이며[苦], 공한 것이고[空], 나라고 할 것이 아니다[非我]’라고 관찰한다면 ……(내지)……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이 법에 대해서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듣고, 이와 같이 깨닫고,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과거나 미래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은 길을 이와 같이 관찰하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2_a_08L如是沙門婆羅門於世閒可念之色觀察如病如癰如刺如殺無常非我乃至解脫生是故阿難於此法如是見如是聞如是覺如是知於過去未來亦如此道如是觀察佛說此經已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2. 사량경(思量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2_a_1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2_a_15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어떻게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해야 바르게 괴로움과 맨 마지막 괴로움의 끝까지를 다 없게 할 수 있을까? 이때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갖가지로 차별되는 온갖 괴로움에 대하여 그 모든 괴로움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것은 취함[取]이 인이 되고, 취함의 발생이 되며, 취함의 태어남이 되고, 취함의 접촉이 된다’라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만일 그 취함이 남김없이 소멸되면 모든 괴로움은 곧 다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한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취함의 소멸이니라.
018_0822_a_16L云何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邊思量衆生所有衆苦種種差別此諸苦何因何生何觸思量取因取集取生若彼取滅無餘衆苦則滅彼所乘苦滅道迹如實知修行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所謂取滅
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취함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018_0822_a_22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思量彼取何因何集何生何觸
018_0822_b_01L 그리고 ‘그 취함은 애욕[愛]이 인이 되고, 애욕이 발생이 되며, 애욕이 태어남이 되고, 애욕의 접촉이 된다’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만일 그 애욕이 남김없이 소멸되면 취함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취함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한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애욕의 소멸이니라.
018_0822_b_01L思量彼取愛因愛集愛生愛觸彼愛永滅無餘取亦隨滅彼所乘取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所謂愛滅
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애욕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애욕은 느낌[受]이 인이 되고, 느낌이 발생이 되며, 느낌이 태어남이 되고, 느낌이 접촉이 된다’고 알라. 그 느낌이 남김없이 소멸되면 애욕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애욕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느낌의 소멸이니라.
018_0822_b_05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邊思量彼愛何因何集何生何觸知彼愛受因受集受生受觸彼受永滅無則愛滅彼所乘愛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所謂受滅
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느낌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느낌은 접촉[觸]이 인이 되고, 접촉이 발생이 되며, 접촉이 태어남이 되고, 접촉이 연(緣)이 된다’고 알라. 그 접촉이 남김없이 소멸되면 느낌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접촉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한다.
018_0822_b_11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邊思量彼受何因何集何生何觸知彼受觸因觸生觸緣彼觸永滅無餘則受滅彼所乘觸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
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접촉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애욕은 6입처(入處)가 인이 되고, 6입처가 발생이 되며, 6입처가 태어남이 되고, 6입처가 접촉이 된다’고 마땅히 알라. 그 6입처가 남김없이 소멸되면 접촉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6입처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한다.
018_0822_b_16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思量彼觸何因何集何生何觸當知彼觸六入處因六入處集六入處生六入處觸彼六入處欲滅無餘則觸滅彼所乘六入處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
018_0822_c_01L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6입처는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6입처는 명색(名色)이 인이 되고, 명색이 발생이 되며, 명색이 태어남이 되고, 명색이 접촉이 된다’고 알라. 그 명색이 남김없이 소멸되면 6입처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명색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명색의 소멸이니라.
018_0822_b_23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究竟苦邊思量彼六入處何因何集何生何觸知彼六入處名色因名色集名色生名色觸名色永滅無則六入處滅彼所乘名色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所謂名色滅
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명색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명색은 식(識)이 인이 되고, 식이 발생이 되며, 식이 태어남이 되고, 식이 접촉이 된다’고 알라. 그 식이 남김없이 소멸되면 명색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식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식의 소멸이니라.
018_0822_c_06L復次比丘思量正盡苦究竟苦邊思量名色何因何集何生何觸知彼名色識因識集識生識觸彼識欲滅無餘則名色滅彼所乘識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所謂識滅
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식(識)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식은 행(行)이 인이 되고, 행이 발생이 되며, 행이 태어남이 되고, 행이 접촉이 된다. 여러 복된 행(行)을 지으면 좋은 식이 생기고, 복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은 여러 행을 지으면 좋지 못한 식이 생기며, 아무것도 없는 행을 지으면 아무것도 없는 식이 생긴다. 이것이 〈저 식은 행이 인이 되고, 행의 발생이 되며, 행의 태어남이 되고, 행의 접촉이 된다〉라는 것이다’고 알라. 그 행의 욕망이 남김없이 소멸하면 식도 따라서 소멸한다. 그가 올라타야 할 행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행의 소멸이니라.
018_0822_c_12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邊思量彼識何何集何生何觸知彼識行因行集行生行觸作諸福行善識生作諸不福不善行不善識生作無所有行所有識生是爲彼識行因行集行生行觸彼行欲滅無餘則識滅彼所乘行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邊所謂行
018_0823_a_01L또 비구들아,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헤아리고 관찰하라. 이때 ‘그 행은 무엇이 인이 되고, 무엇이 발생이 되며, 무엇이 태어남이 되고, 무엇이 접촉이 되는가?’ 하고 생각하고 헤아려라. 그리고 ‘그 행은 무명(無明)이 인이 되고, 무명이 발생이 되며, 무명이 태어남이 되고, 무명이 접촉이 된다’라고 알아야 한다. 그 복된 행도 무명이 연(緣)이 되고, 복되지 않은 행도 또한 무명이 연이 되며, 복되기도 하고 복되지 않기도 한 행도 또한 무명이 연이 된다. 그러므로 ‘그 행은 무명이 인이 되고, 무명이 발생이 되며, 무명이 태어남이 되고, 무명이 접촉이 된다’고 알라. 그 무명이 남김없이 영원히 소멸되면 행도 따라서 소멸될 것이다. 그가 올라타야 할 무명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리로 향하고 법을 따라 수행하면, 이것을 비구가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른바 무명의 소멸이니라.”
018_0822_c_21L復次比丘思量觀察正盡苦究竟苦邊思量彼行何因何集何生知彼行無明因無明集無明生明觸彼福行無明緣非福行亦無明非福不福行亦無明緣是故當知彼行無明因無明集無明無明觸彼無明永滅無餘則行滅彼所乘無明滅道迹如實知修習彼向次法是名比丘向正盡苦究竟苦所謂無明滅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佛告比丘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무명(無明)을 좋아하지 않아서 밝음[明]을 일으킨다면, 다시 그 무명을 인연하여 복된 행이나 복되지 않은 행이나 아무 것도 아닌 행을 짓겠느냐?”
018_0823_a_07L於意云何若不樂無明而生明復緣彼無明作福行非福行無所有行不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比丘白佛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무명을 즐거워하지 않아서 밝음을 일으킨다면, 무명이 소멸되고 행(行)이 소멸된다. 행이 소멸되면 식(識)이 소멸되며, 이와 같이 결국에는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까지 다 소멸됩니다. 이렇게 하여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되기 때문입니다.”
018_0823_a_09L不也世尊所以者何多聞聖弟子不樂無明而生明無明滅則行滅行滅則識滅如是乃至生苦滅如是如是純大苦聚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佛言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나도 또한 그와 같이 말하였고 너희들도 또한 그것을 알았다. 이러저러한 법에서 이러저러한 법을 일으키면 이러저러한 법이 생기고, 이러저러한 법을 소멸하면 이러저러한 법이 소멸해 그치고,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진다.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무명에 대해서 탐욕을 여의고 밝음[明]을 일으켜 몸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낀다면, 몸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낄 때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만일 수명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낀다면 수명의 범주에서 감각을 느낄 때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그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는 이 모든 느낌에서 감각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소멸하느니라.
018_0823_a_13L善哉比丘我亦如是說汝亦知此彼彼法起彼彼法生彼彼法滅彼彼淸涼若多聞聖弟子無明離欲而生明身分齊受所覺身分齊受所覺時如實知若壽分齊受所壽分齊受所覺時如實知身壞時壽命欲盡於此諸受一切所覺滅盡無餘
018_0823_b_01L비유하면 역사(力士)가 갓 구워낸 오지그릇을 가져다 열을 식히기 위해 땅 위에 놓아두면, 잠깐 사이에 뜨거운 기운은 다 흩어지고 무너져 소멸하는 것과 같나니, 그와 같이 비구들아,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고 밝음[明]을 일으켜 몸의 범주에서 느끼는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고, 수명의 범주에서 느끼는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날 때 감각된 모든 느낌은 남김없이 다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3_a_21L譬如力士取新熟瓦器乘熱置須臾散壞熱勢悉滅如是比丘無明離欲而生明身分齊受所覺#如實壽分齊受所覺如實知身壞命終一切受所覺悉滅無餘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3. 심심경(甚深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3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어떤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3_b_04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異比丘
“나는 이미 의심을 벗어났고 망설임을 여의었으며 삿된 소견의 가시를 뽑아 다시는 물러서지 않는다. 마음에 집착하는 바가 없는데 그 어느 곳에 나라는 것이 있겠느냐? 나는 저 비구들을 위하여 법을 설명하였고, 저 비구들을 위하여 현성(賢聖)이 세상에 나와 공(空)과 서로 호응하여 연기(緣起)가 수순(隨順)하는 법을 설명하였다. 그것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있고, 이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가 있으며,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고,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으며,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으며,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고,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내지)…… 이와 같이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하는 것이다.
018_0823_b_05L我已度疑離於猶豫拔邪見刺不復退轉心無所著故何處有我爲彼比丘說法彼比丘說賢聖出世空相應緣起隨順法所謂有是故是事有是事有故是事起所謂緣無明行緣行識識名色緣名色六入處緣六入處觸緣觸受緣受愛緣愛取緣取有緣有緣生老如是如是純大苦聚集乃至如是純大苦聚滅
이와 같이 설법하였건만 그래도 저 비구들은 아직도 의혹과 망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찍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생각하고 획득하지 못한 것을 획득했다 생각하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지금 법을 듣고서도 마음에 근심과 괴로움ㆍ후회(後悔)와 원망ㆍ흐리멍덩함에 빠짐ㆍ막히고 걸림이 생겼다. 왜냐 하면 이 매우 심오한 이치는 이른바 저 연기보다 몇 곱이나 더 깊어서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니, 즉 일체의 취함을 여의어애욕이 다하고 탐욕이 없어져 적멸(寂滅)한 열반(涅槃)에 드는 것이니라.
018_0823_b_14L是說法而彼比丘猶有疑惑猶豫不得得想不獲獲想不證證想今聞法已心生憂苦悔恨曚沒障㝵所以者何此甚深處所謂緣起倍復甚深難見所謂一切取離愛盡無欲寂滅涅槃
이와 같이 두 법이 있으니, 이른바 함이 있는 법[有爲]과 함이 없는 법[無爲]이다. 함이 있는 법이란 나기도 하고 혹은 머무르기도 하며 혹은 달라지기도 하고 혹은 소멸하기도 하는 것이다. 함이 없는 법이란 나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으며 달라지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의 모든 행의 괴로움이 적멸해져서 열반에 드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3_b_20L如此二法謂有爲無爲有爲者若生若住若異若滅無爲者不生不異不滅是名比丘諸行苦寂滅涅槃
인(因)이 발생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발생하고, 인이 소멸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소멸한다. 모든 경로(逕路)를 끊고 서로 이어가는 것을 없애고, 서로 이어가는 것을 소멸하는 것마저 다 소멸하여 없애면 이것을 괴로움의 끝[苦邊]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3_b_23L因集故苦集因滅故苦滅斷諸逕路滅於相續相續滅滅是名苦邊
018_0823_c_01L비구야, 저 어떤 것을 소멸해야 하는가? 말하자면 아직 남아 있는 괴로움이니, 그것이 만일 소멸하고 그쳐 맑고 시원해지며 쉬고 사라지면, 일체의 취함이 소멸하여 애욕이 다하고 탐욕이 없어져서 적멸한 열반에 드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3_c_01L比丘彼何所滅謂有餘苦彼若滅淸涼所謂一切取滅愛盡無欲寂滅涅槃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4. 우치힐혜경(愚癡黠慧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3_c_0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3_c_06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識身]을 얻었다. 몸 안에 이 식을 갖춘 몸이 있고 몸 밖에 명색이 있으면, 이 두 가지를 인연하여 접촉이 생긴다. 그러면 이 6촉입(觸入)에 부딪친 것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괴롭거나 즐겁다고 느끼며, 이를 인연하여 여러 가지를 일으킨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입처(眼觸入處)와 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의 촉입처(觸入處)이다.
018_0823_c_07L愚癡無聞凡夫無明覆愛緣繫得此識身內有此識身外有名色此二因緣生觸六觸入所觸愚癡無聞凡夫苦樂受因起種種云何爲六眼觸入處意觸入處
저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도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을 얻었다. 이와 같이 몸 안에 식을 갖춘 몸이 있고 몸 밖에 명색이 있으면 이 두 가지를 인연하여 6촉입처가 생긴다. 6촉(觸)에 부딪치기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괴롭거나 즐겁다고 느끼며 이를 인연하여 여러 가지를 일으킨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입처와 이ㆍ비ㆍ설ㆍ신ㆍ의촉의 입처이다. 그러면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 그들은 내가 닦는 모든 범행(梵行)에 있어서 어떠한 차별이 있는가?”
018_0823_c_12L若黠慧者無明覆愛緣繫得此識身如是內有識身有名色此二緣生六觸入處六觸所觸故智者生苦樂受覺因起種種等爲六眼觸入處意觸入愚夫黠慧彼於我所修諸梵者何差別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比丘白佛言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연설하여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법을 들으면 마땅히 받아들이고 받들어 실천할 것입니다.”
018_0823_c_18L世尊是法根法依善哉世尊唯願演說諸比丘聞已當受奉行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3_c_20L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824_a_01L“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비구들아, 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을 얻는다. 그들은 무명을 끊지 못하고 애욕의 인연을 다하지 못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시 몸을 받는다. 도로 몸을 받기 때문에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 어리석은 범부들은 본래 범행을 닦음으로써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길로 바르게 향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도로 몸을 받고, 도로 몸을 받기 때문에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하느니라.
018_0823_c_21L諦聽善思當爲汝說諸比丘彼愚癡無聞凡夫無明所覆愛緣所繫得此識身彼無明不愛緣不盡身壞命終還復受身受身故不得解脫生所以者何此愚癡凡夫本不修梵向正盡苦究竟苦邊故是故身壞命終還復受身還受身故不得解脫生老
영리하고 지혜로운 사람들도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인연에 얽매여 이 식을 갖춘 몸을 얻는다. 그러나 그들은 무명을 끊고 애욕의 인연이 다한다. 무명을 끊고 애욕의 인연이 다하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 몸을 다시 받지 않기 때문에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는 일찍부터 범행을 닦아 괴로움을 다하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는 길로 바르게 향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시는 몸을 받지 않고, 몸을 다시 받지 않기 때문에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에서 해탈할 수 있느니라. 이것을 범부와 지혜로운 사람, 그들이 내가 닦는 범행에 있어서 가지는 갖가지 차별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4_a_06L若黠慧者無明所覆愛緣所繫得此識身彼無明斷緣盡無明斷愛緣盡故身壞命終不復受不更受故得解脫生所以者何彼先修梵行向盡苦究竟苦邊故是故彼身壞命更不復受更不受故得解脫生是名凡夫及黠慧者彼於我所修諸梵行種種差別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5. 비여소유경(非汝所有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4_a_1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4_a_16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이 몸은 너의 소유도 아니요 또한 다른 사람의 소유도 아니다. 이른바 6촉입처(觸入處)일 뿐이니, 본래부터 닦고 행한 서원[願]으로 이 몸을 받은 것이다. 무엇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입처(眼觸入處)와 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의 촉입처(觸入處)이니라.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모든 연기에 있어서 ‘이 6식신(識身)ㆍ6촉신(觸身)ㆍ6수신(受身)ㆍ6상신(想身)ㆍ6사신(思身)이 있다’고 바르게 사유하고 관찰한다.
018_0824_a_17L此身非汝所有亦非餘人所有謂六觸入處修行願受得此身云何爲六眼觸入意觸入處彼多聞聖弟子於諸緣起善正思惟觀察有此六識身六觸身六受身六想身六思身
018_0824_b_01L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미래의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고, 이러이러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나니, 이것을 일러 인(因)이 있고 연(緣)이 있어서 세간이 발생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018_0824_a_22L所謂此有故有當來生如是如是純大苦聚集是名有因有緣世閒集
이른바 이것이 없기 때문에 6식신이 없고, 6촉신ㆍ6수신ㆍ6상신ㆍ6사신이 없다. 이른바 이것이 없기 때문에 미래의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없나니, 이러이러하여 순수하고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018_0824_b_02L謂此無故六識身無六觸身六受身六想身六思身無此無故無有當來生如是如是純大苦聚滅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가 세간의 발생과 세간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바로 알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들어간다면, 이것을 ‘거룩한 제자가 이 착한 법을 불러 이 착한 법을 얻고 이 착한 법을 알고 이 착한 법에 들어가 세간의 생성(生成)과 소멸(消滅)을 깨달아 알고 깨달아 보았으며, 현성(賢聖)들의 생사(生死)를 벗어남과 참되고 고요함을 성취하여 바르게 괴로움을 다하여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느니라. 왜냐 하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세간의 생성과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알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들어가기 때문이니라.”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4_b_05L若多聞聖弟子於世閒集世閒滅如實正知善覺善入是名聖弟子招此善法得此善法知此善法入此善法覺知覺見世閒生滅成就賢聖出離實寂正盡苦究竟苦邊所以者何謂多聞聖弟子世閒集滅如實知善見善覺善入故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歡喜奉行

296. 인연경(因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4_b_1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4_b_14L一時佛住王舍城迦蘭陁竹園爾時世尊告諸比丘
“내가 이제 인연법(因緣法)과 연생법(緣生法)을 설명하리라.어떤 것을 인연법이라고 하는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다’고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말하자면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내지)…… 이러이러하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는 것이니라.
018_0824_b_15L我今當說因緣法及緣生法云何爲因緣法此有故彼有謂緣無明行緣行識乃至如是如是純大苦聚集
어떤 것을 연생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무명(無明)과 행(行) 등등이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出現)하시건 혹은 세상에 출현하시지 않으시건 이 법은 항상 머무르나니, 법이 항상 머무르는 곳을 법계라고 한다. 이러이러하여 저 여래께서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고, 열어 보여 나타내시며, 드날리시는 것이니,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018_0824_b_18L云何緣生法謂無明若佛出世若未出世此法常住法住法界彼如來自所覺知等正覺爲人演說開示顯發謂緣無明有行乃至緣生有老死
018_0824_c_01L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건 혹은 세상에 출현하시지 않건 간에 이 법은 항상 머무르나니, 법이 항상 머무르는 곳을 법계라고 한다. 이러이러하여 저 여래께서 스스로 깨닫고 알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시고, 열어 보여나타내시며 드날리신 것이니, 이른바 ‘태어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번민ㆍ괴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018_0824_b_22L若佛出世若未出世此法常住法住法界彼如來自覺知成等正覺爲人演說開示顯發謂緣生故有老
이러한 모든 법은 법주(法住)ㆍ법공(法空)ㆍ법여(法如)ㆍ법이(法爾)이니라. 법여를 여의지 않고, 법여와 다르지 않으며, 분명하고 진실하여 뒤바뀌지 않고, 이와 같이 연기를 그대로 따르나니 이것을 연생법이라고 한다.
018_0824_c_02L此等諸法法住法空法如法爾法不離如法不異如審諦眞實不顚倒是隨順緣起是名緣生法
말하자면 무명(無明)ㆍ행(行)ㆍ식(識)ㆍ명색(名色)ㆍ6입처(入處)ㆍ접촉[觸]ㆍ느낌[受]ㆍ애욕[愛]ㆍ취함[取]ㆍ존재[有]ㆍ태어남[生]ㆍ늙음[老]ㆍ병듦[病]ㆍ죽음[死]ㆍ근심[憂]ㆍ슬픔[悲]ㆍ번민[惱]ㆍ괴로움[苦]이니, 이것을 연생법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4_c_05L謂無明名色六入處是名緣生法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인연법과 연생법을 바르게 알고 잘 보아, 과거를 구하여 ‘나는 과거 세상에 있었던가 혹은 없었던가? 나는 과거 세상에 어떤 종류였으며, 나는 과거 세상에 어떠하였던가?’ 하고 말하지 않고, ‘나는 미래 세상에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어떤 종류일까, 어떠할까?’ 하고 미래를 구하지도 않으며, ‘이것은 어떤 종류인가, 어떻게 이것이 앞에 있게 되었을까? 누가 마침내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중생들은 어디서 왔는가? 여기서 사라지면 장차 어디로 갈 것인가?’ 하고 마음으로 짐작하지도 않느니라.
018_0824_c_07L多聞聖弟子於此因緣法緣生法正知善見求前際我過去世若有若無我過去世何等類我過去世何如不求後我於當來世爲有爲無云何類內不猶豫此是何等云何有此爲誰終當云何之此衆生從何來此沒當何之
만일 어떤 사문 바라문이 범속(凡俗)한 소견을 일으키고 거기에 얽매인다. 말하자면 나라는 소견에 얽매여 말하고, 중생이라는 소견에 얽매여 말하며, 수명이라는 소견에 얽매여 말하고, 꺼리고 싫어하며 길(吉)하고 경사스럽다는 소견에 얽매인다면, 그때 거룩한 제자는 그것을 다 끊고 다 알아 다라(多羅) 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어 미래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법으로 만드나니, 이것을 일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인연법과 연생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알아 잘 보고, 잘 깨닫고, 잘 닦고, 잘 들어간다’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4_c_14L若沙門婆羅門起凡俗見所繫謂說我見所繫說衆生見所說壽命見所繫忌諱吉慶見所繫爾時悉斷悉知斷其根本如截多羅樹頭於未來世成不生法是名多聞聖弟子於因緣法緣生法如實正知善見善覺善修善入佛說此經已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7. 대공법경(大空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4_c_21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拘留搜)의 조우(調牛)라는 마을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4_c_22L一時佛住拘留搜調牛聚爾時世尊告諸比丘
018_0825_a_01L“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설법하리라. 처음ㆍ중간ㆍ마지막이 다 좋고, 좋은 뜻과 좋은 맛이며 순일(純一)하고 청정(淸淨)하며,범행이 맑고 깨끗하나니 이른바 대공법경(大空法經)이라는 것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대공법경이라고 하는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018_0824_c_23L我當爲汝等說法後善善義善味純一淸淨梵行淸白所謂大空法經諦聽善思當爲汝說云何爲大空法經所謂此有故彼有此起故彼起謂緣無明行緣行識乃至純大苦聚集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고 하면, 혹 어떤 사람은 ‘그 누가 늙고 죽으며, 늙고 죽음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 하고 따져 묻는다. 그러면 저들은 곧 ‘내가 곧 늙고 죽는다. 지금의 늙고 죽음은 내게 속한 것이고, 늙고 죽음은 바로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018_0825_a_05L緣生老死若有問言彼誰老死老死屬誰則答言我卽老死今老死屬我老死是我
그들은 ‘명(命)이 곧 몸[身]이다’라고 말하고, 혹은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곧 마찬가지 뜻인데 여러 가지로 말한 것일 뿐이다. 만일 ‘명이 곧 몸이다’라고 알아 말한다면, 그것은 범행자(梵行者)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또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보아 말한다면, 그것도 범행자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두 극단에 대해 마음이 따라가지 않는 것이 바르게 중도(中道)로 향하는 것이다.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은 세상에 나와 사실 그대로 뒤바뀌지 않고 바르게 보나니, 이른바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고, 이와 같아서 태어남[生]ㆍ존재[有]ㆍ취함[取]ㆍ애욕[愛]ㆍ느낌[受]ㆍ접촉[觸]ㆍ6입처(入處)ㆍ명색(名色)ㆍ식(識)ㆍ행(行)도 마찬가지이며,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고 보느니라.
018_0825_a_08L所言命卽是身或言命異身異此則一義而說有種種若見言命卽是身彼梵行者所無有若復見言異身異梵行者所無有於此二邊所不隨正向中道賢聖出世如實不顚倒正見謂緣生老死如是生六入處名色緣無明故有行
만일 누가 ‘무엇이 곧 행이며, 행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 하고 물으면 저들은 곧 ‘행이 곧 나요, 행은 곧 내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저들은 이와 같이 ‘명이 곧 몸이다’라고 말하고, 혹은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라고 말한다. 어떤 이든지 ‘몸이 곧 몸이다’라고 보는 자라면, 그런 범행자는 있을 수 없다. 혹은 ‘명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고 말한다면, 그런 범행자도 또한 있을 수 없다. 이 두 극단을 여의는 것이 바르게 중도로 향하는 것이다. 현인과 성인은 세상에 나와 사실 그대로 뒤바뀌지 않고 바르게 보나니,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라고 보느니라.
018_0825_a_15L若復問言誰是行行屬誰彼則答言行則是我行是我所彼如是卽是身或言命異身異彼見命卽是身者梵行者無有或言命異身異者梵行者亦無有離此二邊正向中道賢聖出世如實不顚倒正見所知謂緣無明行
018_0825_b_01L모든 비구들아, 만일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어서밝음[明]이 생긴다면, 그 누가 늙고 죽을 것이며 늙고 죽음이 누구에게 속하겠느냐? 늙고 죽음이 곧 끊어지면, 마치 다라 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을 줄을 알아 미래 세상에 있어서 나지 않는 법이 될 것이다.
018_0825_a_21L諸比丘若無明離欲而生明彼誰老死老死屬誰者老死則則知斷其根本如截多羅樹頭未來世成不生法
비구들아, 만일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어서 밝음이 생긴다면, 그 누가 태어날 것이며 태어남이 누구에게 속하겠느냐? ……(내지)…… 누가 행할 것이며 행이 누구에게 속하겠느냐? 행이 곧 끊어지면, 마치 다라 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을 줄을 알아 미래 세상에 있어서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법이 될 것이다.
018_0825_b_01L若比丘無明離欲而生明彼誰生生屬誰乃至誰是行行屬誰者行則斷則知斷其根本截多羅樹頭於未來世成不生法
비구들아, 만일 무명에서 탐욕을 여의어서 밝음이 생긴다면, 그 무명이 소멸하면 곧 행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나니, 이것을 대공법경(大空法經)이라고 하느니라. ”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5_b_04L比丘無明離欲而生明彼無明滅則行滅乃至純大苦聚滅是名大空法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喜奉行

298. 법설의설경(法說義說經)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5_b_0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고 하는 마을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5_b_09L一時佛住拘留搜調牛聚爾時世尊告諸比丘
“내가 이제 연기법(緣起法)에 있어서 그 법에 대한 설명[法說]과 뜻에 대한 설명[義說]을 말하리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무엇이 연기법의 법에 대한 설명인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이것을 연기법의 법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5_b_10L我今當說緣起法法說義說諦聽善思當爲汝說云何緣起法法說謂此有故彼有起故彼起謂緣無明行乃至純大苦聚集是名緣起法法說
무엇이 연기법의 뜻에 대한 설명인가?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고 한다면 그 어떤 것을 무명(無明)이라 하는가? 만일 과거를 알지 못하고 미래를 알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알지 못하며, 안을 알지 못하고 밖을 알지 못하고 안팎을 알지 못하며, 업(業)을 알지 못하고 과보(果報)를 알지 못하고 업과 과보를 알지 못하며, 부처님을 알지 못하고 법을 알지 못하고 승가를 알지 못하며,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발생을 알지 못하며, 소멸을 알지 못하고 길을 알지 못하며, 인(因)을 알지 못하고 인이 일으키는 법을 알지 못하며, 착함과 착하지 않음을 알지 못하고, 죄가 있고 죄가 없음과 익히고 익히지 않음과 못나고 뛰어남과 더럽고 깨끗함과 연기에 대한 분별을 모두 알지 못하며, 6촉입처를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지 못하고, 이러저러한 것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며, 빈틈없고 한결같음[無間等]이 없어 어리석고 컴컴하며, 밝음이 없고 크게 어두우면 이것을 무명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5_b_14L云何義說緣無明行者彼云何無明若不知前不知後際不知前後際不知於內不知於外不知內外不知業不知報不知業報不知佛不知法不知僧知苦不知集不知滅不知道不知因不知因所起法不知善不善有罪無習不習若劣若勝染污淸淨分別緣起皆悉不知於六觸入處不如實覺知於彼彼不知不見無無閒等無明大冥是名無明
018_0825_c_01L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행(行)이라고 하는가? 행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몸의 행[身行]ㆍ입의 행[口行]ㆍ뜻의 행[意行]이니라.
018_0825_c_01L緣無明行者云何爲行行有三種—身行口行意行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식(識)이라고 하는가? 6식신(識身)을 이르는 말이니, 안식신(眼識身)ㆍ이식신(耳識身)ㆍ비식신(鼻識身)ㆍ설식신(舌識身)ㆍ신식신(身識身)ㆍ의식신(意識身)이니라.
018_0825_c_02L緣行識者云何爲識謂六識身—眼識耳識身鼻識身舌識身身識身識身
식을 인연하여 명색(名色)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명(名)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네 가지 형상[色]이 없는 음(陰)이니, 즉 수음(受陰)ㆍ상음(想陰)ㆍ행음(行陰)ㆍ식음(識陰)이니라. 어떤 것을 색(色)이라고 하는가? 4대(大)와 4대로 만들어진 것을 색이라고 말한다. 이 색과 앞에서 말한 명을 합해 명색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5_c_05L緣識名色者云何名謂四無色—受陰想陰行陰識陰云何色謂四四大所造色是名爲色此色及前所說名是爲名色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入處)가 있다 하니, 어떤 것을 6입처라고 하는가? 6내입처(內入處)를 일컫는 말이니, 안입처(眼入處)ㆍ이입처(耳入處)ㆍ비입처(鼻入處)ㆍ설입처(舌入處)ㆍ신입처(身入處)ㆍ의입처(意入處)이니라.
018_0825_c_08L緣名色六入處者云何爲六入處謂六內入處—眼入處耳入處鼻入處舌入處身入處意入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접촉[觸]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6촉신(觸身)이니, 안촉신(眼觸身)ㆍ이촉신(耳觸身)ㆍ비촉신(鼻觸身)ㆍ설촉신(舌觸身)ㆍ신촉신(身觸身)ㆍ의촉신(意觸身)이니라.
018_0825_c_11L緣六入處觸者云何爲觸謂六觸身—眼觸身耳觸身鼻觸身舌觸身觸身意觸身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느낌[受]이라고 하는가? 3수(受)를 이르는 말이니, 괴롭다는 느낌ㆍ즐겁다는 느낌ㆍ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이니라.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애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3애(愛)이니, 욕애(欲愛)ㆍ색애(色愛)ㆍ무색애(無色愛)이니라.
018_0825_c_13L緣觸受者云何爲受三受—苦受樂受不苦不樂受緣受愛彼云何爲愛謂三愛—欲愛色愛色愛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취함[取]이라고 하는가? 4취(取)이니, 탐욕에 대한 취함[欲取]ㆍ소견에 대한 취함[見取]ㆍ계에 대한 취함[戒取]ㆍ나에 대한 취함[我取]이니라.
018_0825_c_16L緣愛取者云何爲取四取—欲取見取戒取我取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다 하니, 어떤 것을 존재[有]라고 하는가? 3유(有)이니, 탐욕의 존재[欲有]ㆍ빛깔의 존재[色有]ㆍ빛깔이 없는 존재[無色有]이니라.
018_0825_c_17L緣取有者云何爲有三有—欲有色有無色有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태어남[生]이라고 하는가? 만일 이러저러한 중생들이 이러저러한 몸의 종류로 생겨나, 뛰어넘고 화합하고 태어나서 음(陰)을 얻고, 계(界)를 얻고, 입처(入處)를 얻고, 명근(命根)을 얻으면 이것을 태어남이라고 하느니라.
018_0825_c_18L緣有生者何爲生若彼彼衆生彼彼身種類一生超越和合出生得陰得界得入處命根是名爲生
018_0826_a_01L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 하니, 어떤 것을 늙음[老]이라고 하는가? 만일 털이 하얗게 세고 정수리가 벗겨지며, 가죽이 늘어지고 감각기관이 문드러지며, 사지가 약해지고 등이 굽으며, 머리를 떨어뜨리고 끙끙 앓으며, 숨이 짧아져 헐떡이고 앞으로 쏠려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몸이 시커멓게 변하고 온몸에 저승꽃이 피며, 정신이 희미해져 멍청히 있고 거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쇠약해지면 이것을 늙음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죽음[死]이라고 하는가? 이러저러한 중생들이 이러저러한 종류로 사라지고, 옮기며, 몸이 무너지고, 수(壽)가 다하며, 따뜻한 기운이 떠나고, 명(命)이 소멸하여 음(陰)을 버릴 때가 이르면 이것을 죽음이라고 한다. 이 죽음과 앞에서 말한 늙음을 합해 늙음과 죽음이라고 한다. 이것을 연기의 뜻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5_c_21L緣生老死者云何爲若髮白露頂皮緩根熟支弱背僂垂頭呻吟短氣前輸柱杖而行身體黧黑四體班駮闇鈍垂熟造行艱難羸劣是名爲老云何爲死彼彼衆生彼彼種類沒遷移身壞壽盡火離捨陰時到是名爲死此死及前說是名老死是名緣起義說佛說此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299. 연기법경(緣起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6_a_06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고 하는 마을에 계셨다.
이때 어떤 비구가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6_a_07L一時佛住拘留搜調牛聚有異比丘來詣佛所稽首禮足退坐一面白佛言
“세존이시여, 이른바 연기법(緣起法)은 세존께서 만든 것입니까? 다른 사람이 만든 것입니까?”
018_0826_a_09L世尊謂緣起法爲世尊作爲餘人作耶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佛告比丘
“연기법은 내가 만든 것도 아니요, 또한 다른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시거나 세상에 출현하시지 않거나 법계에 항상 머물러 있다. 저 여래는 이 법을 스스로 깨닫고 등정각(等正覺)을 이룬 뒤에, 모든 중생들을 위해 분별해 연설하고 드러내어 보이신다. 그것은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이고,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고 ……(내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비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018_0826_a_10L緣起法者非我所作亦非餘人作然彼如來出世及未出世法界常住彼如來自覺此法成等正覺爲諸衆生分別演說開發顯示所謂此有故彼有起故彼起謂緣無明行乃至純大苦聚集無明滅故行滅乃至純大苦聚佛說此經已時彼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300. 타경(他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6_a_18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고 하는 마을에 계셨다.
이때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세존을 뵙고 서로 경하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6_a_19L一時佛住拘留搜調牛聚有異婆羅門來詣佛所與世尊面相慶慰慶慰已退坐一面白佛言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제 자신이 짓고 제 자신이 깨닫는 것입니까?”
018_0826_a_21L云何瞿曇爲自作自覺耶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6_a_22L佛告婆羅
“나는 이것을 무기(無記)라고 말한다. 제 자신이 짓고 제 자신이 깨닫는다면 이것은 곧 무기이니라.”
018_0826_a_23L我說此是無記自作自覺此是無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그러면 다른 사람이 짓고 다른 사람이 깨닫는 것입니까?”
云何瞿曇他作他覺耶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6_b_01L佛告婆羅
018_0826_b_01L“다른 사람이 짓고 다른 사람이 깨닫는다는 것도 곧 무기이니라.”
他作他覺此是無記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婆羅門白佛
“왜 제가 ‘제 자신이 짓고 제 자신이 깨닫는 것입니까?’ 하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씀하시고, ‘다른 사람이 짓고 다른 사람이 깨닫는 것입니까?’ 하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씀하십니까?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018_0826_b_02L云何我問自作自覺說言無記他作他覺說言無記此義云何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6_b_04L佛告婆羅
“제 자신이 짓고 제 자신이 깨닫는다고 하면 곧 상견(常見)에 떨어지고, 다른 사람이 짓고 다른 사람이 깨닫는다고 하면 곧 단견(斷見)에 떨어진다. 뜻에 대한 설명과 법에 대한 설명은 이 두 극단을 떠나 중도에 처하여 설법하는 것이니라. 말하자면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면 행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바라문은 기뻐하고 따라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018_0826_b_05L自作自覺則墮常見他作他覺則墮斷見義說法說離此二邊處於中道而說法所謂此有故彼有此起故彼起緣無明行乃至純大苦聚集明滅則行滅乃至純大苦聚滅佛說此經已彼婆羅門歡喜隨喜從座起去

301. 가전연경(迦旃延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6_b_1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리(那梨)라고 하는 마을 깊은 숲 속에 있는 대빈사(待賓舍)에 계셨다. 그때 존자 산타가전연(跚陁迦旃延)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6_b_11L一時佛住那梨聚落深林中待賓舍爾時尊者跚陁迦旃延詣佛所稽首佛足退住一面白佛言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바른 소견[正見]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것을 바른 소견이라고 하며, 어떤 것을 세존께서 시설하신 바른 소견이라고 합니까?”
018_0826_b_13L如世尊說正見云何正見云何世尊施設正見
부처님께서 산타가전연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跚陁迦旃延
“세간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유(有)와 혹은 무(無)이다. 취함[取]에 부딪히고, 취함에 부딪히기 때문에 혹은 유에 의지하고 혹은 무에 의지한다. 만일 이 취함이 없다면 마음과 경계를 얽어매는 번뇌를 취하지 않고, 머무르지 않으며, 헤아리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괴로움이 생기면 생겼다고 보고, 괴로움이 소멸하면 소멸했다고 보아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미혹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아는 것을 바른 소견이라고 한다. 이것이 여래가 시설한 바른 소견이니라.
018_0826_b_15L世閒有二種依若有若無爲取所觸取所觸故或依有或依無若無此取者境繫著使不取不住不計我苦生而苦滅而滅於彼不疑不惑不由於他而自知是名正見是名如來所施設正見
018_0826_c_01L왜냐 하면 세간의 발생을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알고 본다면 세간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요, 세간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본다면 세간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이것을 두 극단을 떠나 중도에서 말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고 ……(내지)……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산타가전연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018_0826_b_21L所以者何世閒集如實正知若世閒無者不有世閒滅如實正知見若世閒有者無有是名離於二邊說於中道所謂此有故彼有此起故彼起謂緣無明行乃至純大苦聚無明滅故行滅乃至純大苦聚滅佛說此經已尊者跚陁迦旃延聞佛所說不起諸漏心得解脫成阿羅漢

302. 아지라경(阿支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6_c_05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기사굴산에서 나와 왕사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셨다.
018_0826_c_06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爾時世尊晨朝著衣持鉢出耆闍崛山入王舍城乞食
이때 아지라가섭(阿支羅迦葉)이 작은 볼 일이 있어 왕사성을 나와 기사굴산으로 향하다가 멀리서 세존을 뵙게 되었다. 세존을 뵙고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6_c_08L有阿支羅迦葉爲營小事出王舍城向耆闍崛山遙見世尊見已詣佛所白佛言
“구담(瞿曇)이시여, 여쭐 일이 있는데 혹 한가하다면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018_0826_c_10L瞿曇欲有所問寧有閑暇見答與不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6_c_11L佛告迦葉
“지금은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나는 지금 걸식하러 성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걸식하고 돌아오면 그때 그대를 위해 설명해 주리라.”
018_0826_c_12L今非論時我今入城乞食來還則是其時當爲汝說
두 번째도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그는 세 번째로 다시 물었다.
018_0826_c_13L第二亦如是說第三復問
“구담이시여, 어찌하여 저에게 말씀해 주시는 것을 미루십니까? 구담이시여, 무엇이 다를 것이 있습니까? 제가 지금 물을 것이 있습니다. 저를 위해 해설하여 주소서.”
018_0826_c_14L瞿曇何爲我作留難瞿曇云何有異我今欲有所問爲我解說
부처님께서 아지라가섭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6_c_15L佛告阿支羅迦葉
“네 마음대로 물어라.”
隨汝所問
아지라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6_c_16L阿支羅迦葉白佛言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괴로움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云何瞿曇苦自作耶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6_c_17L告迦葉
“괴로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하면 그것은 무기(無記)이니라.”
苦自作者此是無記
가섭이 또 여쭈었다.
018_0826_c_18L迦葉復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괴로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云何瞿曇苦他作耶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迦葉
“괴로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또한 무기이니라.”
018_0826_c_19L他作者此亦無記
가섭이 또 여쭈었다.
迦葉復問
“괴로움은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018_0826_c_20L苦自他作耶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迦葉
“괴로움은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또한 무기이니라.”
苦自他作此亦無記
가섭은 다시 여쭈었다.
018_0826_c_21L迦葉復問
“어떻습니까? 괴로움은 자기도 남도 아닌 인(因)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018_0826_c_22L云何瞿曇苦非自非他無因作耶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迦葉
“괴로움은 자기도 남도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라고 하면 그것도 또한 무기이니라.”
018_0826_c_23L苦非自非他此亦無記
가섭이 다시 물었다.
迦葉復問
018_0827_a_01L“왜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라고 하십니까? 구담이시여, ‘괴로움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하고 물어도 무기라고 대답하시고, ‘남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와 남이 지은 것입니까? 자기도 남도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하고 물어도 모두 무기라고 대답하시니, 그러면 저 괴로움은 없는 것입니까?”
018_0827_a_01L云何無因作者瞿曇所問苦自作耶答言無記他作耶他作耶非自非他無因作耶答言今無此苦耶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佛告迦葉
“이 괴로움은 없는 것이 아니다. 이 괴로움은 있는 것이다.”
018_0827_a_04L非無此苦然有此苦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迦葉白佛言
“훌륭하십니다. 구담이시여, 이 괴로움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를 위해 설법하시어 저로 하여금 괴로움을 알고 괴로움을 보게 하소서.”
018_0827_a_05L善哉瞿曇有此苦爲我說法令我知苦見苦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7_a_06L告迦葉
“만일 느낌이 곧 자기가 느끼는 것이라면 ‘괴로움은 자기가 짓는 것이다’라고 나는 당당하게 설명하리라. 만일 남이 느끼고 남이 곧 느끼는 이라면 그것은 곧 남이 짓는 것이다. 만일 그 느낌이 자기도 느끼고 남도 느끼는 것으로서 다시 괴로움을 준다면 이러한 것은 자기와 남이 짓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자기와 남을 인하지 않고 인이 없이 괴로움이 생긴다고도 나는 또한 말하지 않는다. 이 모든 극단을 떠나 중도(中道)를 설명하나니, 여래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설법하느니라.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면 행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018_0827_a_07L若受卽自受者我應說苦自若他受他卽受者是則他作若受自受他受復與苦者如是者自他作我亦不說若不因自他無因而生苦我亦不說離此諸邊說其中道來說法此有故彼有此起故彼起緣無明行乃至純大苦聚集無明滅則行滅乃至純大苦聚滅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아지라가섭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018_0827_a_14L佛說此經阿支羅迦葉遠塵離垢得法眼淨
이때 아지라가섭은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알고, 법에 들어가 모든 의심에서 벗어나 남을 의지하지 않고 알고, 남을 의지하지 않고 제도되어, 바른 법과 율(律)에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7_a_15L阿支羅迦葉見法得法知法入法度諸狐疑不由他知不因他度於正律心得無畏合掌白佛言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제도되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저를 증명하여 알아주소서.”
018_0827_a_18L世尊今已度我從今日歸依佛歸依法依僧盡壽作優婆塞證知我
아지라가섭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018_0827_a_20L阿支羅迦葉聞佛所說歡喜隨喜作禮而去
018_0827_b_01L이때 아지라가섭은 세존을 하직하고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송아지를 보호하려는 암소한테 떠받쳐 죽었는데, 목숨을 마칠 때 모든 감각기관[根]이 청정하고 얼굴빛은 밝고 깨끗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계셨다. 많은 비구들도 또한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아지라가섭이 세존에게서 법을 듣고 하직하고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소한테 떠받쳐 죽었는데, 목숨을 마칠 때 모든 근이 청정하고 얼굴빛은 밝고 깨끗하였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다. 모든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다시 성을 나와 가사와 발우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갔다. 그리고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7_a_21L阿支羅迦葉辭世尊去不久爲護犢牸牛所觸殺於命終時諸根淸淨顏色鮮白爾時世尊入城乞食衆多比丘亦入王舍城乞食聞有傳阿支羅迦葉從世尊聞法辭去不爲牛所觸殺於命終時諸根淸淨顏色鮮白諸比丘乞食已還出擧衣洗足詣世尊所稽首禮足退坐一白佛言
“세존이시여, 저희 많은 비구들은 오늘 이른 아침에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아지라가섭이 부처님에게서 법과 율을 듣고 하직하고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송아지를 보호하려는 소한테 떠받쳐 죽었는데, 목숨을 마칠 때 모든 감관이 청정하고 얼굴빛은 밝고 깨끗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어떤 세계로 가서 어느 곳에 태어났으며, 무엇을 얻겠습니까?”
018_0827_b_07L世尊我今晨朝衆多比丘入城乞食聞阿支羅迦葉從世尊聞辭去不久爲護犢牛所觸殺命終時諸根淸淨顏色鮮白世尊生何趣何處受生彼何所得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7_b_11L佛告諸比丘
“그는 이미 법을 보고, 법을 알고, 법에 나아가, 법에서 다음 생을 받지 않고 이미 반열반(般涅槃)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가서 그 몸에 공양하라.”
그때 세존께서 아지라가섭을 위하여 제일의 기별(記莂)을 주셨다.
018_0827_b_12L彼已見法知法次法不受於法已般涅槃汝等當往供養其身爾時世尊爲阿支羅迦葉受第一記

303. 점모류경(玷牟留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8_0827_b_1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시다가, 조그만 볼일이 있어 기사굴산으로 와서 유행(遊行)하고 있던 외도 출가자인 점모류(玷牟留)를 길에서 만나셨다. 그는 멀리서 세존을 보고는 그 곳에 나아가 서로 반가워하며 위로하였고, 서로 반가워하며 위로한 뒤에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018_0827_b_15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山中爾時世尊晨朝著衣持鉢入王舍城乞食於路見玷牟留外道出家少有所營至耆闍崛山遊行遙見世往詣其所共相慶慰共相慶慰已於一面住白佛言
“구담이시여, 물을 것이 있는데 혹 한가하시면 해설해 주시겠습니까?”
018_0827_b_20L瞿曇欲有所問有閑暇爲解說不
부처님께서 외도(外道)인 출가자 점모류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7_b_21L佛告玷牟留外道出家
“지금은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먼저 성에 들어가 밥을 빈 뒤에 돌아와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라.”
018_0827_b_22L今非論時須入城乞食來還當爲汝說
두 번째 말씀도 또한 이와 같았다. 그는 세 번째로 다시 청하였다.
第二說亦如是第三復請
018_0827_c_01L“사문 구담이시여, 어찌하여 저에게 말씀해 주시는 것을 미루십니까?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 저를 위해 해설해 주십시오.”
018_0827_b_23L門瞿曇將於我所作留難不欲有所爲我解說
부처님께서 외도인 출가자 점모류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玷牟留外道出家
“네 마음대로 물어라.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018_0827_c_02L隨汝意問當爲汝說
외도인 출가자 점모류가 곧 여쭈었다.
018_0827_c_03L玷牟留外道出家卽問
“사문 구담이시여,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沙門瞿曇苦樂自作耶
부처님께서 외도인 출가자 점모류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7_c_04L佛告玷牟留外道出家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무기(無記)이니라.”
018_0827_c_05L說苦樂自作者是無記
“사문 구담이시여,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復問沙門瞿曇苦樂他作耶
부처님께서 외도인 출가자 점모류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7_c_06L佛告玷牟留外道出家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무기이니라.”
018_0827_c_07L說苦樂他作此是無記
또 물었다.
復問
“구담이시여,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입니까?”
018_0827_c_08L瞿曇苦樂爲自他作耶
부처님께서 외도인 출가자 점모류에게 말씀하셨다.
佛告玷牟留外道出家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무기이니라.”
018_0827_c_09L說苦樂自他作者此是無記
또 물었다.
復問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다른 사람도 아닌 인(因)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018_0827_c_10L瞿曇苦樂非自非他無因作耶
부처님께서 외도인 출가자 점모류에게 말씀하셨다.
018_0827_c_11L佛告玷牟留外道出家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다른 사람도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곧 무기이니라.”
018_0827_c_12L說苦樂非自非他無因作者此是無記
……(이 아래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아지라가섭경(阿支羅迦葉經)과 같다.)……세존께서 외도 출가자 점모류에게 제일의 기별을 주셨다.
018_0827_c_13L廣說如上阿支羅迦葉經乃至世尊爲玷牟留外道出家受第一記
雜阿含經卷第十二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고려대장경 원문은 ‘세간난입(世間難入)’으로 되어 있다. 원문 그대로 번역할 경우 내용과 부합되지 않아 팔리본과 대조하여 위와 같이 번역하였다.
  2. 2)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에 해당하는 글자가 없다. 앞뒤의 경을 참조하여 한글문맥을 살리기 위해 보입하였다.
  3. 3)팔리어로는 upadhi이고 우파제(優波提)라고도 하며 유의(有依) 소의(所依), 태어남의 요소라는 뜻이다. 즉 모든 법이 의지하는 발생의 조건이므로 의인(依因)이라고도 한다. 아라한과를 증득하면 새로 태어나게 하는 원인인 우파제가 없어진다.
  4. 4)현장(玄奘)이 한역한 『연기경(緣起經)』 을 참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