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祇樹) 화림굴(花林窟)에서 큰 비구(比丘)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017_0815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花林窟,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
그때 여러 비구들은 걸식한 뒤에 화림굴 강당에 모여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 어진 비구들이여, 오직 무상존(無上尊)만이 가장 기이하고 빼어나시다. 신통(神通)은 멀리 통달하시고 위력은 넓고 크시다. 과거의 무수한 부처님께서 열반(涅槃)에 드셔서 모든 결사(結使:번뇌)를 끊고 희론(戱論)을 없앤 것을 아시며, 또 그 부처님들의 겁수(劫數)의 많고 적음과 명호(名號)와 성자(姓字)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신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겪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다. 또 그 부처님들은 어떠한 계(戒)를 가졌고 어떠한 법을 가졌으며 어떠한 지혜를 가졌고 어떠한 앎을 가졌으며 어떻게 머무셨는가를 아신다. 어떤가? 모든 어진 이들이여, 여래(如來)께서는 법성(法性)을 잘 분별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을 아시는가? 혹은 모든 천인(天人)들이 와서 일러주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시는가?”
017_0815_b_01L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평등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수도(修道)하고 있다. 대개 행해야 할 일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법을 강(講)하신 일이며, 둘째는 그분들이 침묵하신 일이다. 너희들이 논의하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어야 한다. 여래의 신통과 위력은 넓고 커서 전생의 무수한 겁(劫) 동안의 일들을 안다. 그것은 법성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기도 하고, 또 모든 천인들이 와서 말해주기 때문에 아는 것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5_c_01L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91겁(劫) 전에 비바시(毘婆尸) 여래(如來)ㆍ지진(至眞)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구들아, 그 다음에는 과거 31겁(劫) 전에 시기(尸棄) 여래ㆍ지진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과거 31겁 중에 비사바(毘舍婆) 여래ㆍ지진이라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구들이여, 또 그 다음으로 현겁(賢劫) 중에는 구루손(拘樓孫)부처님과 구나함(拘那含)부처님과 가섭(迦葉)부처님께서 계셨고, 나도 지금 이 현겁 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 91겁 전에는 비바시부처님께서 계셨고 다음으로 31겁 전에는 시기부처님께서 계셨다네.
017_0815_c_02L過九十一劫, 有毘婆尸佛; 次三十一劫,
有佛名尸棄;
또 그 겁 중에 비사바여래께서 출현하셨네. 지금 이 현겁 중 헤아릴 수 없는 나유타 세(歲)에
017_0815_c_04L卽於彼劫中, 毘舍如來出。
今此賢劫中, 無數那維歲;
대선인(大仙人) 네 분께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구루손부처님ㆍ구나함부처님과 가섭부처님ㆍ석가모니부처님이라네.
017_0815_c_05L有四大仙人,
愍衆生故出: 拘樓孫那含、 迦葉釋迦文。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라. 비바시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였고, 시기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7만 세였다. 비사바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6만 세였고, 구루손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였다. 구나함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3만 세였고, 가섭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였다. 그리고 이제 내가 세상에 출현하였는데, 지금은 사람의 수명이 100세를 넘는 이는 적고 넘지 못하는 이는 많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부처님은 찰리(刹利) 종족 출신으로서 그 성은 구리야(拘利若)이고, 시기부처님과 비사바부처님의 종족과 성도 마찬가지이다. 구루손부처님은 바라문 종족 출신으로서 그 성은 가섭(迦葉)이고, 구나함부처님과 가섭부처님의 종족과 성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제 나 여래ㆍ지진은 찰리 종족 출신으로서 성은 구담(瞿曇)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6_a_01L 그 다음의 세 분 여래 그 성은 모두 가섭이시고
나는 이제 위없이 높은 이로서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나니
017_0816_a_01L自餘三如來, 出于迦葉姓。
我今無上尊, 導御諸衆生;
천상ㆍ인간에서 제일 용맹스러운 나의 성은 구담이고 앞의 세 분 등정각 그 종족은 찰리이시다.
017_0816_a_02L天人中第一,
勇猛姓瞿曇。 前三等正覺, 出於刹利種;
그 다음의 세 분 여래 그 종족은 바라문이시며 지금 위없이 높은 나는 용맹스런 찰리 종족 출신이다.
017_0816_a_03L其後三如來, 出婆羅門種; 我今無上尊,
勇猛出刹利。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파파라(波波羅:파타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고, 시기부처님께서는 분다리(分陀利)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비사바부처님께서는 바라(婆羅)2)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고, 구루손부처님께서는 시리사(尸利沙)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구나함부처님께서는 오잠바라(烏暫婆羅:우담바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고, 가섭부처님은 니구율(尼拘律)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이제 여래ㆍ지진인 나는 발다(鉢多)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곱 부처님께서는 정진(精進)의 힘으로 광명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제각기 나무 밑에 앉으셔서 거기서 정각을 이루셨다네.
017_0816_a_23L七佛精進力, 放光滅闇冥;
各各坐諸樹, 於中成正覺。
017_0816_b_01L
“비바시여래께서는 3회(會)의 설법을 하셨다. 제1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16만 8천 명이었고, 제2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10만 명이었으며, 제3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8만 명이었다. 시기여래께서도 3회의 설법을 하셨다. 제1회 때 제자들의 수는 10만 명이었고, 제2회 때 제자의 수는 8만 명이었으며, 제3회 때 제자의 수는 7만 명이었다. 비사바여래께서는 2회의 설법을 하셨다. 처음에는 제자의 수가 7만 명이었고, 다음번에는 제자의 수가 6만 명이었다. 구루손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4만 명이었으며, 구나함여래께서도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3만 명이었다. 가섭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2만 명이었고, 지금 나도 1회의 설법에 제자의 수는 1,250명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섭부처님께서는 모공 하나에 털도 하나씩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지러운 생각 없고 한결같은 말씀 번거롭지 않아 1회의 설법에 그 제자 많았네.
017_0816_b_21L迦葉一一毛,
一心無亂想; 一語不煩重, 一會弟子衆 。
능인(能仁:석가모니)께서는 마음이 적멸(寂滅)하고 석종(釋種)으로 사문(沙門)의 우두머리이며 하늘 중의 하늘로서 가장 높은 이 나의 1회 설법회상에 제자 모였네.
017_0816_b_22L能仁意寂滅, 釋種沙門上; 天中天最尊,
我一會弟子。
017_0816_c_01L 그 모임에서 내가 이치를 드러내고 청정(淸淨)한 가르침 널리 펼치자
마음은 항상 기쁨에 차고 번뇌가 없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되었네.
017_0816_c_01L彼會我現義, 演布淸淨教;
心常懷歡喜, 漏盡盡後有。
비바시부처님과 시기부처님께서는 3회 설법하시고 비사바부처님께서는 2회 설법하셨네. 그 다음 네 부처님께서는 각각 1회씩 선인(仙人)들을 모아놓고 연설하셨네.
017_0816_c_02L毘婆尸棄三,
毘舍婆佛二, 四佛各各一, 仙人會演說。
“당시 비바시부처님께는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건다(騫茶)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제사(提舍)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시기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아비부(阿毘浮)이고, 다른 한 사람은 삼바바(三婆婆)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비사바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부유(扶遊)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울다마(鬱多摩)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구루손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살니(薩尼)이고, 다른 한 사람은 비루(毘樓)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구나함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서반나(舒槃那)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울다루(鬱多樓)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가섭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제사(提舍)이며, 다른 한 사람은 바라바(婆羅婆)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지금 내게도 두 제자가 있다. 한 사람은 사리불(舍利弗)이고, 다른 한 사람은 목건련(目揵連)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살시(薩尸)3)와 비루 등은 구루손부처님 제자이고 서반나와 울다루는 구나함부처님 제자라네.
017_0816_c_19L薩尸毘樓等,
拘樓孫弟子; 舒槃鬱多樓, 拘那含弟子;
제사와 바라바는 가섭부처님 제자이고 사리불과 목건련은 나의 제일 제자라네.
017_0816_c_20L提舍婆羅婆, 迦葉佛弟子; 舍利弗目連,
是我第一子。
017_0817_a_01L “비바시부처님의 집사(執事)제자 이름은 무우(無憂)이고, 시기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인행(忍行)이다. 비사바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적멸(寂滅)이고, 구루손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선각(善覺)이다. 구나함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안화(安和)이고, 가섭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선우(善友)이다. 그리고 나의 집사제자 이름은 아난(阿難)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들은 부처님의 시자(侍者)가 되어 모든 이치를 두루 아나니 밤이나 낮이나 방일(放逸)하지 않고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였네.
017_0817_a_08L此爲佛侍者, 具足諸義趣;
晝夜無放逸, 自利亦利他。
이들 일곱의 어진 제자는 일곱 부처님을 항상 모시고 즐거이 공양(供養)해 섬기다가 고요히 멸도(滅度)로 돌아갔다네.
017_0817_a_09L此七賢弟子,
侍七佛左右; 歡喜而供養, 寂然歸滅度。
“비바시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방응(方膺)이고, 시기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무량(無量)이다. 비사바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묘각(妙覺)이고, 구루손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상승(上勝)이다. 구나함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도사(導師)이고, 가섭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집군(集軍)이다. 그리고 이제 내게 아들이 있으니 그 이름은 라후라(羅睺羅)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숙명지(宿命智)로써 과거 부처님의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듣고 싶지 않은가?”
017_0817_c_07L爾時,世尊告諸比丘:“吾今欲以宿命智說過去佛事,汝欲聞不?”
모든 비구들이 대답했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기를 원합니다.”
017_0817_c_08L諸比丘對曰:“今正是時,願樂欲聞!”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내 너희들을 위해 분별 해설하겠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6)을 알아야 한다. 비바시보살이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 때, 오른편 옆구리로 들어갔으며 바른 생각[正念]이 어지럽지 않았다. 그때 땅이 진동하며 큰 광명을 놓아 온 세계를 두루 비추니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도 모두 환하게 밝아졌고, 유명계(幽冥界)에 있던 중생들도 저마다 서로 볼 수 있어 그 사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때 그 광명은 또 악마의 궁전까지도 비추었다. 제석(帝釋)과 범천(梵天)을 비롯한 모든 하늘과 사문과 바라문,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중생들도 모두 큰 광명을 받았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의 광명은 자연히 나타나지 못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빽빽한 구름이 허공에 모였을 때 번갯불이 천하를 비추듯이 비바시가 내려와 태에 드실 때 빛나는 그 광명 또한 그랬네.
017_0817_c_18L密雲聚虛空, 電光照天下, 毘婆尸降胎,
光明照亦然;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던 곳도 큰 밝음 두루 입지 않은 데 없었고 태 안은 깨끗해 더러움 없었으니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 이런 것이라네.
017_0817_c_20L日月所不及, 莫不蒙大明,
處胎淨無穢, 諸佛法皆然。
017_0818_a_01L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을 알아야 한다. 비바시보살께서 어머니 태 안에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 해서 어지럽지 않았다. 4천자(天子)7)가 각각 창을 잡고 그를 호위해, 사람이나 혹은 사람 아닌 것들이 그를 침노하거나 해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방에 있는 4천자에게는 큰 이름과 위엄과 덕이 있네. 하늘나라 제석이 보낸 그들은 보살을 잘 지키고 보호했네.
017_0818_a_02L四方四天子, 有名稱威德, 天帝釋所遣,
善守護菩薩。
손에는 언제나 창을 잡고 보살을 호위해 떠나지 않아 사람도 귀신도 침노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라네.
017_0818_a_04L手常執戈矛, 衛護不去離,
人非人不嬈, 此諸佛常法。
천신들이 그를 옹호하는 것 천녀들이 천신을 보호하듯 하고 권속들도 모두 기쁨에 넘쳤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라네.
017_0818_a_05L天神所擁護,
如天女衛天, 眷屬懷歡喜, 此諸佛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서도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은 편안하고 아늑해 아무런 괴로움도 걱정도 없었고 지혜는 더욱 늘어났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기 태를 관찰하다가 보살의 모든 신체 기관이 온전하고 온몸은 자마금(紫磨金)처럼 흠도 티도 없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유리를 들여다 볼 때 안팎이 맑게 트여 아무 장애가 없는 것 같았다. 비구들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맑은 유리구슬과도 같고 그 밝기는 해와 달 같았어라. 보살이 모태에 들어 계셨어도 그 어머니는 괴로움도 걱정도 없었네.
017_0818_a_13L如淨琉璃珠, 其明如日月; 仁尊處母胎,
其母無惱患。
지혜는 그 때문에 더욱 늘어나고 태를 관찰해보니 황금상[金像] 같았어라. 어머니는 아기 배어도 안락했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라네.
017_0818_a_15L智慧爲增益, 觀胎如金像;
母懷妊安樂, 此諸佛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맑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애욕의 불길에 마음을 태우지도 않았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며 하늘 중에 하늘8)의 복 성취하셨네. 그 어머니 마음은 밝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
017_0818_a_20L菩薩住母胎, 天終天福成; 其母心淸淨,
無有衆欲想。
모든 음욕을 버리고 떠나 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기에 욕심의 불꽃에 타버리지 않았나니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다네.
017_0818_a_22L捨離諸婬欲, 不染不親近;
不爲欲火燃, 諸佛母常淨。
017_0818_b_01L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어머니는 다섯 가지 계(戒)를 받들어 지켜 그 범행(梵行)이 맑고 깨끗했으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났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장 존귀한 이의 몸을 태에 지니고 정진하고 또 계를 지키면 다음 생엔 반드시 하늘 몸을 받으리니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어머니라 부른다네.
017_0818_b_05L持人中尊身, 精進戒具足, 後必受天身,
此緣名佛母。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나오셨다. 그때 땅은 진동하고 광명이 널리 비쳤다. 어두운 곳들이 모두 밝음을 입은 것도 처음 태에 들어갈 때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태자가 날 때 온 땅은 진동하고 큰 광명 비치지 않는 곳 없었네. 이 세계나 다른 세계나 상하 사방의 시방 세계에
017_0818_b_11L太子生地動, 大光靡不照, 此界及餘界,
上下與諸方,
광명을 놓아 깨끗한 안목[目]9) 베풀고 하늘 세계의 몸 두루 갖추어 기쁨과 즐거움의 깨끗한 소리로 보살 이름 불러 찬양하였네.
017_0818_b_13L放光施淨目, 具足於天身,
以歡喜淨音, 轉稱菩薩名。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당시 보살의 어머니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앉지도 눕지도 않은 자세였다. 그때 4천자는 향수를 받들고 어머니 앞에 서서 ‘그렇습니다. 하늘의 어머니여, 지금 거룩한 아드님을 낳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어머니는 앉지도 눕지도 않고 계(戒)를 지키고 범행을 닦았네. 부처님을 낳고 게으르지 않아 하늘 사람들이 받들어 모셨네.
017_0818_b_20L佛母不坐臥, 住戒修梵行, 生尊不懈怠,
天人所奉侍。
017_0818_c_01L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몸은 맑고 깨끗해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흰 비단 위에 던져도 두 가지 다 더러워지지 않고 둘 다 깨끗한 것처럼 보살께서 태에서 태어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비단 위에 던져도 때 묻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태에서 태어날 때에도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었네.
017_0818_c_05L猶如淨明珠, 投繒不染污; 菩薩出胎時,
淸淨無染污。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부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사방을 둘러보고 손을 들어 ‘천상과 천하에서 오직 나만이 가장 존귀하다. 중생들을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에서 건져주고자 한다’ 하고 외쳤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사자가 걸으면서 두루 사방을 살펴보듯이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 걸은 사람의 사자도 그러하였네.
017_0818_c_13L猶如師子步, 遍觀於四方; 墮地行七步,
人師子亦然。
또 마치 큰 용(龍)이 가면 두루 사방을 살펴보듯이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 걸은 사람의 용도 그러하였네.
017_0818_c_15L又如大龍行, 遍觀於四方;
墮地行七步, 人龍亦復然。
양족존(兩足尊)은 태어나실 때 고요하고 편안하게 일곱 걸음 걸으며 사방을 둘러보고 큰 소리로 외쳤나니 나고 죽는 고통을 마땅히 끊으리라.
017_0818_c_16L兩足尊生時,
安行於七步; 觀四方擧聲, 當盡生死苦。
그가 처음으로 세상에 날 때 짝할 이 없는 부처로서 스스로 나고 죽는 근본을 보아 이 몸이 마지막 몸임을 아셨네.
017_0818_c_17L當其初生時, 無等等與等, 自觀生死本,
此身最後邊。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때 두 샘물이 솟아났으니, 하나는 따뜻했고 하나는 차가웠다. 그것으로 목욕물을 바쳤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19_a_01L 양족존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두 샘물이 저절로 솟아 나왔고 그 물을 보살에게 바치자
변안(遍眼:비바시)이 목욕하고 깨끗해졌네.
017_0818_c_23L兩足尊生時, 二泉自涌出; 以供菩薩用,
遍眼浴淸淨。
절로 솟은 두 샘물 그 물 참으로 맑고 깨끗하여라. 하나는 더운 물 하나는 찬 물 그것으로 일체지(一切智)를 목욕시켰네.
017_0819_a_02L二泉自涌出, 其水甚淸淨;
一溫二淸冷, 以浴一切智。
“태자가 태어나자 부왕(父王) 반두는 관상가와 여러 점술사를 불러 태자의 상을 보아 그 길흉(吉凶)을 점치게 했다. 관상가들은 명령을 받아 태자의 상을 보았다. 먼저 옷섶을 헤치고 그 원만한 상을 보고는 점쳐 말했다. ‘이런 상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는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만일 속가 집에 있게 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4천하의 왕노릇을 할 것이다. 네 가지 군대[兵]를 구족하고 바른 법으로 천하를 다스릴 때에 치우치거나 억울함이 없게 하여 그 은혜가 천하에 두루 미칠 것입니다. 7보(寶)가 저절로 이를 것이며 천 명의 아들을 두는데 모두 건장하고 용맹스러워 외적을 항복받지만 무기를 쓰지 않고도 천하가 태평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집을 떠나 도(道)를 배우면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루어 10호(號)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때 여러 관상가들이 곧 왕에게 말하였다. ‘이 왕자님은 32상(相)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드시 두 길로 나아갈 것이니, 이는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세간에서 살아간다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며, 만일 출가한다면 정각을 이루어 10호를 다 갖추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백복을 갖춘 태자 태어나니 관상가들이 점쳐 예언하는 말 책에 실려 있는 그대로라서 두 곳으로 갈 것 분명하다네.
017_0819_a_15L百福太子生, 相師之所記, 如典記所載,
趣二處無疑。
만일 집에 있어 세상 일 즐기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리라. 7보는 얻기 어려운 것이지만 왕을 위해 7보가 저절로 이를 것이다.
017_0819_a_17L若其樂家者, 當爲轉輪王,
七寶難可獲, 爲王寶自至。
진금(眞金)으로 된 천 개의 바큇살 둘레에는 황금의 덧바퀴 있고 굴리면 하늘에 날아 두루 다니네. 그러므로 이름하여 천륜보(天輪寶)라 한다네.
017_0819_a_18L眞金千輻具,
周帀金輞持, 轉能飛遍行, 故名爲天輪。
일곱 개 어금니 가진 잘 조련된 코끼리 앉을 자리 높고 넓으며 희기는 눈과 같네. 능히 허공을 날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두 번째 상보(象寶)라 하네.
017_0819_a_19L善調七牙住, 高廣白如雪, 能善飛虛空,
名第二象寶。
말이 내달리면 천하를 주유하는데 아침에 떠났다간 저녁이면 돌아와 먹네. 붉은 갈기에 공작의 목 그러므로 세 번째 마보(馬寶)라 하네.
017_0819_a_21L馬行周天下, 朝去暮還食,
朱髦孔雀咽, 名爲第三寶。
맑고 깨끗한 유리(琉璃) 구슬 그 광명은 1유순(由旬)을 비추네. 밤에 비추면 낮처럼 밝아 그러므로 네 번째 주보(珠寶)라 하네.
017_0819_a_22L淸淨琉璃珠,
光照一由旬, 照夜明如晝, 名爲第四寶。
017_0819_b_01L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이 세상 어디에도 비길 데 없으니 모든 여자 중에서 제일이라
그러므로 다섯 번째 여보(女寶)라 하네.
017_0819_a_23L色聲香味觸, 無有與等者, 諸女中第一,
名爲第五寶。
왕에게 유리 보물을 바치네. 구슬과 옥과 갖가지 보배 기뻐하면서 받들어 올리니 그러므로 여섯 번째 거사보(居士寶)라 하네.
017_0819_b_02L獻王琉璃寶, 珠玉及衆珍,
歡喜而貢奉, 名爲第六寶。
전륜성왕이 생각하는 그대로 군사들은 날쌔게 오고 또 가며 건장하고 날랜 것 왕의 뜻과 같으니 그러므로 일곱 번째 주병보(主兵寶)라 하네.
017_0819_b_03L如轉輪王念,
軍衆速來去, 健疾如王意, 名爲第七寶。
이를 이름하여 7보라 하니 윤보ㆍ상보ㆍ새하얀 마보 거사보ㆍ주보ㆍ여보와 전병보(典兵寶) 일곱이라네.
017_0819_b_04L此名爲七寶, 輪象馬純白, 居士珠女寶,
典兵寶爲七。
이것들을 보면 싫증이 없어져 5욕(欲)을 스스로 즐기게 될 것이나 만일 코끼리가 굴레를 끊듯 집을 떠나면 정각을 이루리.
017_0819_b_06L觀此無有厭, 五欲自娛樂,
如象斷羈靽, 出家成正覺。
왕에게 이러한 아들 있으니 두 가지를 구족한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세상에 살면 법의 바퀴를 굴리고 도를 이루면 게으름 없으리.
017_0819_b_07L王有如是子,
二足人中尊, 處世轉法輪, 道成無懈怠。
“그때 부왕(父王)은 은근히 관상가에게 되풀이해 물었다. ‘너희들은 태자의 32상을 다시 한 번 살펴보라. 32상이란 어떤 것인가?’ 관상가들은 태자의 옷을 헤치면서 32상을 설명하였다. ‘첫 번째는 발바닥이 평평한 것입니다. 발바닥이 평평하므로 땅을 딛을 때 안온합니다. 두 번째는 발바닥에 수레바퀴살의 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천 개 바큇살로 되어 광명과 광명이 서로 비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거위왕처럼 생긴 얇은 비단결 같은 막이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손발이 천상의 옷처럼 매우 부드러운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가늘면서도 길어 아무도 따를 자가 없는 것입니다. 여섯 번째는 발꿈치가 원만해 보기에 싫지 않은 것입니다. 일곱 번째는 장딴지가 사슴 다리 같아 아래위가 쪽 곧은 것입니다. 여덟 번째는 뼈마디가 서로 물려 마치 쇠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는 남근(男根)이 말처럼 오므라들어 감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열 번째는 바로 서서 팔을 드리우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것입니다. 열한 번째는 낱낱의 털구멍마다 하나씩 털이 나 있고 그것이 오른쪽으로 감겼으며 빛은 감청색 유리와 같은 것입니다. 열두 번째는 검푸른 털이 오른쪽으로 감아 돌아 위로 쏠려 있는 것입니다. 열세 번째는 몸이 황금빛인 것입니다.
017_0819_c_01L열네 번째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먼지가 묻지 않는 것입니다. 열다섯 번째는 두 어깨가 가지런하고 둥글며 풍만한 것입니다. 열여섯 번째는 가슴에 만(卍)자의 형상이 있는 것입니다. 열일곱 번째는 키가 보통 사람의 곱이나 되는 것입니다. 열여덟 번째는 일곱 부위10)가 모두 판판하고 두터우며 둥근 것입니다. 열아홉 번째는 몸뚱이의 길이와 너비가 니구로(尼拘盧)11)나무와 같은 것입니다. 스무 번째는 뺨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스물한 번째는 가슴이 방정(方整)한 것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스물두 번째는 이가 마흔 개나 되는 것입니다. 스물세 번째는 이가 방정하고 고른 것입니다. 스물네 번째는 이가 조밀하여 틈이 나 있지 않은 것입니다. 스물다섯 번째는 이가 희고 깨끗하고 고운 것입니다. 스물여섯 번째는 목구멍이 깨끗하여 갖가지 음식의 맛이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스물일곱 번째는 혀가 길고 넓어 좌우로 귀를 핥을 수 있는 것입니다. 스물여덟 번째는 범음(梵音)12)이 맑고 깨끗한 것입니다. 스물아홉 번째는 눈이 검푸른 것입니다. 서른 번째는 눈이 우왕(牛王)과 같고 아래위로 한꺼번에 깜박여지는 것입니다. 서른한 번째는 두 눈썹 사이에 보드랍고 가늘고 광택이 나는 흰 털이 있어, 펴면 한 길이나 되고 놓으면 오른쪽으로 소라처럼 감겨 진주(眞珠)와 같은 것입니다. 서른두 번째는 정수리에 육계(肉髻:살상투)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32상입니다.’”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린 나이에 천정당에 계시면서 도로써 천하를 교화하시고 모든 사무를 처리했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했다네.
017_0820_b_17L童幼處正堂, 以道化天下; 決斷衆事務,
故號毘婆尸。
맑고 깨끗한 지혜 넓고 넓으며 그 깊이는 큰 바다와 같네. 모든 중생 기쁘게 하고 그들의 지혜 늘리고 넓혀 주었네.
017_0820_b_19L淸淨智廣博, 甚深猶大海;
悅可於群生, 使智慧增廣。
017_0820_c_01L “그때 보살이 밖으로 나가 유람하면서 구경하고 싶어서 마부에게 명령했다. ‘마부야, 보배 수레를 장엄하게 장식하여라. 저 동산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구경해야겠다.’ 마부는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말씀드렸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태자는 곧 보배 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향했다. 그때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걸음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시자(侍者)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늙었다는 것은 수명이 거의 다 되어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한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매우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명령하였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을 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노인을 보니,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지팡이 기대어 비틀거리며 걸어가네. 보살은 스스로 생각했다네.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017_0820_c_09L見老命將盡, 拄杖而羸步; 菩薩自思惟,
吾未免此難。
“그때 부왕(父王)이 그 시자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부왕이 그 까닭을 묻자 시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노인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했습니다.’ 그때 부왕은 잠자코 스스로 생각하였다. ‘예전에 관상가가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마땅히 방편을 써서 깊은 궁중에 있게 한 뒤 5욕(欲)의 향락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곧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채녀(婇女)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방편으로써 별궁을 장엄한 뒤 5욕의 향락을 더욱 늘려서 태자가 출가하지 않게 하였네.
017_0820_c_19L父王聞此言, 方便嚴宮館; 增益以五欲,
欲使不出家。
017_0821_a_01L “그 뒤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구경하러 나갔다가 도중에 한 병자를 만났다. 그는 몹시 쇠약한 몸에 배가 부었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었는데, 혼자 더러운 오물더미 위에 누워 있었으나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으며, 심한 고통으로 못내 고통스러워하며 말도 하지 못했다. 태자는 마부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병든 사람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고 하는가?’ ‘병이란 온갖 고통에 못 견디게 시달려 살지 죽을지 기약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되어 저런 괴로움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태어나면 반드시 병이 있게 마련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병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오랫동안 병 앓는 저 사람 보니 얼굴은 쇠퇴하고 말라빠졌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네. 나도 저런 재앙 면하지 못하리.
017_0821_a_08L見彼久病人, 顏色爲衰損; 靜默自思惟,
吾未免此患。
“그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길에서 병자를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 하셨습니다.’ 그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하였다.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마땅히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곧 다시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채녀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 모두 미묘하여 기뻐할 만했네. 이것은 보살의 복으로 이룩된 것 그러므로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라네.
017_0821_a_18L色聲香味觸, 微妙可悅樂, 菩薩福所致,
故娛樂其中。
017_0821_b_01L “또 그 뒤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가는 도중에 한 죽은 사람을 보았다. 울긋불긋한 비단 깃발이 앞뒤에서 인도하고 일가친척들은 슬피 울부짖으며 상여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죽음이라고 하는가?’ ‘죽음이란 다한 것[盡]입니다. 숨길이 끊기고 열이 식어 모든 감각 기관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죽고 사는 것이 길을 달리하여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그럼 나도 반드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태어난 자에겐 반드시 죽음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서글퍼져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죽음의 고통은 나에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사람의 죽음을 보았을 때 그 사람 다시 태어날 줄 알았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다네.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017_0821_b_08L始見有人死, 知其復更生; 靜默自思惟,
吾未免此患。
“그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길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했다.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오늘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곧 별궁을 아름답게 꾸미고 예쁜 채녀를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자(童子)는 큰 명예가 있어 아름다운 여인들이 주위를 에워쌌네. 5욕의 향락을 누리는 것 저 천상의 제석(帝釋)과 같았다네.
017_0821_b_17L童子有名稱, 婇女衆圍遶; 五欲以自娛,
如彼天帝釋。
017_0821_c_01L “또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도중에서 한 사문(沙門)을 만났다. 그 사문은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오직 땅만 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곧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사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사문이라고 하는가?’ ‘사문이란 모든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감각 기관을 잘 제어하여 바깥 욕망에 물들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당해도 슬퍼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잘 참는 것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라고 합니다.’ 그때 태자는 말했다. ‘훌륭하구나, 이 도(道)야말로 바르고 참되어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 미묘하고 맑고 비었으니 오직 이것만이 참으로 기뻐할 만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다가갔다.
그때 태자는 그 사문에게 물었다. ‘그대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었구나. 마음에 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사문은 대답했다. ‘출가자란 마음을 길들여 항복받아서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자 하며, 자비심으로 모든 생물을 사랑하여 침노하거나 해치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하게 하며 편안한 속에서 오로지 도 닦기만을 힘쓰는 사람입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이 도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이로다.’ 그리고 곧 마부에게 명령했다. ‘너는 이 보배 옷과 수레를 가지고 돌아가 대왕께 여쭈어라. 나는 여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한다. 그 까닭은 마음을 다루어 항복받아 번뇌를 벗어버리고 맑고 깨끗하게 혼자 살면서 도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그때 마부는 태자가 타고 갔던 수레와 입었던 옷을 가지고 부왕에게로 돌아갔다. 태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수도 생활로 들어갔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태자는 늙고 병든 사람을 보고 이 세상의 고뇌(苦惱)를 알았으며, 또 죽은 사람을 보고 세상에 대한 집착이 없어졌다. 그리고 사문을 보자 확연히 깨달았다. 수레에서 내려와 한 걸음 두 걸음 걷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으로부터 더욱 멀어졌으니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출가한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번뇌를 멀리 여읜 것이다. 당시 그 나라 사람들은 태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 모두들 말하였다. ‘그 도는 틀림없이 진실할 것이다. 그래서 태자가 나라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렸고 소중한 것도 버렸을 것이다.’ 그때 그 나라의 8만 4천 사람들은 태자를 찾아가 제자가 되어 집을 떠나 도 닦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2_a_01L
깊고 미묘한 법을 선택하자 저들도 그 말 듣고 모두 따라 집을 떠났네.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니 온갖 결박 모두 다 없어졌다네.
017_0822_a_01L撰擇深妙法, 彼聞隨出家; 離於恩愛獄,
無有衆結縛。
“태자는 그들의 소원을 받아들여 제자로 삼고 그들과 함께 유행하면서 곳곳에서 교화를 펼쳤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네 가지 일[事]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보살은 생각했다. ‘나는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 이 군중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참 도를 구할 수 있을까?’ 얼마 되지 않아 보살은 소원이 이루어져 한적한 곳에서 오로지 수도에 정진하게 되었다. 태자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중생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항상 어둠 속에 있으면서 몸은 언제나 위태롭고 약하며 남[生]이 있고, 늙음[老]이 있고, 병듦[病]이 있고, 죽음[死]이 있어 모든 고통이 모여 쌓인다.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기에 난다. 이런 괴로움의 무더기로 인하여 바퀴처럼 돌고 돌며 끝이 없구나. 나는 언제나 이 괴로움의 원인을 밝게 깨달아 태어나고 늙고 죽는 일을 없앨 수 있을까?’
017_0822_b_01L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했다. ‘나고 죽음은 어디로부터, 무엇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일까?’ 그는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생(生)이 있기 때문에 늙음[老]과 죽음[死]이 있다. 그러므로 생은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 된다. 생은 유(有)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유는 생의 인연이다. 유는 취(取)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취는 유의 인연이 된다. 취는 애(愛)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애는 취의 인연이 된다. 애는 수(受)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는 애의 인연이 된다. 수는 촉(觸)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촉은 수의 인연이 된다. 촉은 6입(入)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6입은 촉의 인연이 된다. 6입은 명색(名色)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명색은 6입의 인연이 된다. 명색은 식(識)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식은 명색의 인연이 된다. 식은 행(行)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행은 식의 인연이 된다. 행은 치(癡)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치는 행의 인연이 된다. 따라서 치를 인연해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이 있고, 식을 인연해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6입이 있고, 6입을 인연해 촉이 있고, 촉을 인연해 수가 있고, 수를 인연해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해 취가 있고, 취를 인연해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해 생이 있고, 생을 인연해 늙음ㆍ병듦ㆍ죽음ㆍ걱정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이 있는 것이다. 이 괴로움의 무더기[苦盛陰]15)는 생(生)을 인연해 있으니 이것이 괴로움의 발생[苦集] 과정이다.’ 보살이 괴로움의 발생 과정16)을 깊이 생각했을 때, 지(智)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017_0822_c_01L그때 보살은 또 깊이 생각했다. ‘무엇이 없어야 늙음도 죽음도 없어지고, 무엇이 멸해야 늙음도 죽음도 멸할까?’ 보살은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생(生)이 없으면 늙음과 죽음이 없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 유(有)가 없으면 생이 없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한다. 취(取)가 없으면 유도 없고, 취가 멸하면 유도 멸한다. 애(愛)가 없으면 취가 없고, 애가 멸하면 취도 멸한다. 수(受)가 없으면 애도 없고, 수가 멸하면 애도 멸한다. 촉(觸)이 없으면 수도 없고, 촉이 멸하면 수도 멸한다. 6입(入)이 없으면 촉도 없고, 6입이 멸하면 촉도 멸한다. 명색(名色)이 없으면 6입도 없고, 명색이 멸하면 6입도 멸한다. 식(識)이 없으면 명색도 없고, 식이 멸하면 명색도 멸한다. 행(行)이 없으면 식도 없고, 행이 멸하면 식도 멸한다. 치(癡)가 없으면 행도 없고, 치가 멸하면 행도 멸한다. 따라서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이 멸한다.’ 보살이 이렇게 괴로움의 음(陰)이 멸하는 과정을 깊이 생각했을 때, 지(智)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通)이 생기고 혜(慧)가 생기고 증(證)이 생겼다. 그때 보살은 이렇게 역순(逆順)으로 12인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래서 곧 그 자리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먼 옛날 보살은 관찰했다네.
017_0822_c_02L此言衆中說, 汝等當善聽, 過去菩薩觀,
本所未聞法。
늙음[老]과 죽음[死]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보고 나서 생(生)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네.
017_0822_c_04L老死從何緣? 因何等而有?
如是正觀已, 知其本由生。
생(生)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생(生)은 유(有)에서 일어남을 알았네.
017_0822_c_05L生本由何緣?
因何事而有? 如是思惟已, 知生從有起。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取)해 엎치락뒤치락 유(有)만 더욱 늘어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나니 취는 곧 유의 인연이 된다.
017_0822_c_06L取彼取彼已, 展轉更增有; 是故如來說,
取是有因緣。
갖가지 더러운 오물의 무더기에 바람 불면 악한 냄새 퍼지듯이 취(取)의 원인도 마찬가지로 애(愛)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네.
017_0822_c_08L如衆穢惡聚, 風吹惡流演;
如是取相因, 因愛而廣普。
애는 수(受)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괴로움을 일으키는 그물의 근본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서 괴로움과 즐거움에 서로 호응한다네.
017_0822_c_09L愛由於受生,
起苦羅網本; 以染著因緣, 苦樂共相應。
수(受)는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수가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수는 촉(觸)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0L受本由何緣? 因何而有受? 以是思惟已,
知受由觸生。
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촉은 6입(入)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2L觸本由何緣? 因何而有觸?
如是思惟已, 觸由六入生。
6입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6입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6입은 명색(名色)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3L六入本何緣?
因何有六入? 如是思惟已, 六入名色生。
명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명색은 식(識)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4L名色本何緣? 因何有名色? 如是思惟已,
名色從識生。
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식은 행(行)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6L識本由何緣? 因何而有識?
如是思惟已, 知識從行生。
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행은 치(癡)에서 생김을 알았네.
017_0822_c_17L行本由何緣?
因何而有行? 如是思惟已, 知行從癡生。
이와 같은 인연을 실의인(實義因)이라고 이름하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 볼 수 있으리.
017_0822_c_18L如是因緣者, 名爲實義因, 智慧方便觀,
能見因緣根。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며 아무런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생멸 변화하는 이 괴로움을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앤다.
017_0822_c_20L苦非賢聖造, 亦非無緣有,
是故變易苦, 智者所斷除。
만일 무명(無明)이 멸해 다하면 그때는 곧 행(行)이 없어질 것이며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때는 곧 식(識)도 없어질 것이다.
017_0822_c_21L若無明滅盡,
是時則無行; 若無有行者, 則亦無有識;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名色) 또한 없어질 것이며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6입(入)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2_c_22L若識永滅者, 亦無有名色; 名色旣已滅,
卽無有諸入;
만일 6입이 아주 멸하면 촉(觸) 또한 없어질 것이며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수(受)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2_c_24L若諸入永滅, 則亦無有觸;
若觸永滅者, 則亦無有受;
017_0823_a_01L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애(愛) 또한 없어질 것이며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취(取)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3_a_01L若受永滅者,
則亦無有愛; 若愛永滅者, 則亦無有取;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유(有) 또한 없어질 것이며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생(生) 또한 없어질 것이다.
017_0823_a_02L若取永滅者, 則亦無有有; 若有永滅者,
則亦無有生;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도 없어져서 일체의 괴로움이 다할 것이니 이는 지혜로운 사람의 설명이다.
017_0823_a_04L若生永滅者, 無老病苦陰;
一切都永盡, 智者之所說。
12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니 이것이 있고 없어지는 인연에 대해
017_0823_a_05L十二緣甚深,
難見難識知; 唯佛能善覺, 因是有是無。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면 모든 입(入)이 없는 것이니 깊이 인연을 살펴보는 사람은 따로 스승을 찾을 것 없으리.
017_0823_a_06L若能自觀察, 則無有諸入; 深見因緣者,
更不外求師。
능히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대하여 탐욕을 떠나 물들지 않는 자 온갖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017_0823_a_08L能於陰界入, 離欲無染者;
堪受一切施, 淨報施者恩。
만일 네 가지 변재[四辯才] 얻고 흔들림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
017_0823_a_09L若得四辯才,
獲得決定證; 能解衆結縛, 斷除無放逸。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마치 썩고 낡은 수레 같으니 이 법을 자세히 새겨보면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리라.
017_0823_a_10L色受想行識, 猶如朽故車; 能諦觀此法,
則成等正覺。
마치 새가 허공을 날며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처럼 보살이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가벼운 옷, 바람에 나부끼듯 한다네.
017_0823_a_12L如鳥遊虛空, 東西隨風逝;
菩薩斷衆結, 如風靡輕衣。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서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017_0823_a_13L毘婆尸閑靜,
觀察於諸法; 老死何緣有? 從何而得滅?
그분 이렇게 관찰해 보고 나서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겨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도 멸함을 깨달았네.
017_0823_a_14L彼作是觀已, 生淸淨智慧; 知老死由生,
生滅老死滅。
“비바시부처님께서는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을 때 두 가지 관법[觀]을 많이 닦으셨으니, 하나는 안은관(安隱觀)이며, 다른 하나는 출리관(出離觀)이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3_a_16L“毘婆尸佛初成道時,多修二觀,一曰安隱觀,二曰出離觀。”佛於是頌曰:
짝할 이 없는 여래께서는 두 가지 관법을 닦으셨으니 안은관과 출리관을 닦으시어 선인(仙人)께서는 저 언덕에 건너가셨네.
017_0823_a_18L如來無等等, 多修於二觀; 安隱及出離,
仙人度彼岸。
그 마음은 자유를 얻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산 위에 올라가 사방을 살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였네.
017_0823_a_20L其心得自在, 斷除衆結使;
登山觀四方, 故號毘婆尸。
큰 지혜의 광명이 어둠을 없애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 보는 것 같네. 세상을 위해 걱정 번민 없애주고 남ㆍ늙음ㆍ죽음의 괴로움도 가셔주었네.
017_0823_a_21L大智光除冥,
如以鏡自照; 爲世除憂惱, 盡生老死苦。
017_0823_b_01L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서 또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이 위없는 법을 이미 얻었다. 이것은 매우 깊고 미묘하여 알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은 번뇌가 없고 맑고 깨끗해, 오직 지혜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지 범부(凡夫)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모든 중생들이 다른 주장과 다른 소견과 다른 감정과 다른 학문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제각기 다른 소견에 의지해 나름대로 구하는 바를 즐기고 제각기 배운 바에 힘쓴다. 그러므로 이 매우 깊은 인연의 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애욕이 끊어진 열반은 더더욱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들을 위해 법을 설명해도 저들은 반드시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하셨다.
그때 범천왕이 비바시부처님의 이런 생각을 알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세상은 곧 망하겠구나.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비바시부처님께서 그 깊고 미묘한 법을 알면서도 설법하시려 하지 않는구나.’ 그래서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정도의 짧은 시간에 범천궁(梵天宮)에서 순식간에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발 앞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때 범천왕은 오른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때를 보아 법을 베푸십시오. 지금 이 중생들은 번뇌가 적고 모든 감각 기관이 영리하며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 교화하기 쉽습니다. 뒷세상에서는 구제할 수 없는 죄를 지을까 두려우니 온갖 악한 법을 멸하고 좋은 세계에 태어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017_0823_c_01L부처님께서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다만 나는 한적한 곳에서 혼자서 묵묵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얻은 바른 법은 매우 깊고 미묘하다. 내가 비록 저들을 위하여 설명하더라도 저들은 분명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잠자코 있으며 설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나는 무수한 아승기겁(阿僧祇劫) 이전부터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위없는 행(行)을 닦아 오늘에야 비로소 이 얻기 어려운 법을 얻었다. 비록 내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저 중생들을 위해 설법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반드시 내 말을 실행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세상의 일들과 서로 반대되는 만큼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에 덮인 중생들이 믿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범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차라리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그때 범천왕은 세 차례에 걸쳐 더욱 간절히 설법하실 것을 청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설법하시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곧 망할 것입니다. 그것은 참으로 가엾은 일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지금 곧 널리 법을 펴셔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 세 차례에 걸친 범왕의 간절한 청을 듣고 곧 부처의 눈[佛眼]으로써 세계를 두루 관찰해 보았다. 중생들 가운데는 더러움이 많은 자도 있고 적은 자도 있으며, 근성이 영리한 자도 있고 미련한 자도 있으며, 가르치기에 어려운 자도 있고 쉬운 자도 있음을 보았다. 쉽게 가르침을 받는 자는 후세에 받게 될 죄의 과보를 두려워하여 능히 악한 법을 끊어 좋은 세계에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꽃ㆍ발두마(鉢頭摩)꽃ㆍ구물두(鳩勿頭)꽃ㆍ분타리(分陀利)꽃17)이 진흙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물속에 있는 것, 혹은 이미 나와 물과 수평을 이룬 것, 혹은 물 위까지 올라오기는 하였지만 아직 피지 못한 것 등의 차이가 있긴 하나 그것들은 다 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쉽게 피어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세계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범왕에게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 이제 마땅히 감로(甘露)법문을 열어 설명하겠다. 이 법은 깊고 미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이제 내 말을 믿고 받아들여 즐거이 듣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겠지만, 혼란스러워하고 아무 이익이 없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지 않겠다.’
그때 범왕은 부처님께서 그의 청을 들어주심을 알고 기뻐 뛰면서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사라진지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는 조용히 혼자서 생각했다. ‘내가 누구에게 먼저 설법해야 할까?’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내 마땅히 반두성(槃頭城)으로 들어가 먼저 왕자 제사(提舍)와 대신의 아들 건다(騫茶)를 위해 감로의 법문을 열어야겠다.’ 그때 세존께서는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도(道)를 이룬 나무 밑에서 사라져 반두성에 있는 녹야원(鹿野苑)에 이르러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7_0824_a_01L
사자가 숲 속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것처럼 저 부처님 또한 그렇게 자유로이 노닐며 걸림이 없었네.
017_0824_a_01L如師子在林, 自恣而遊行; 彼佛亦如是,
遊行無罣㝵。
“비바시부처님께서 동산지기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으로 들어가서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에게 가서 〈정녕 궁금하십니까? 비바시부처님께서 지금 녹야원에 계시면서 그대들을 보고자 합니다. 지금이 바로 적당한 기회임을 아셔야 합니다〉라고 전하여라.’ 그때 그 동산지기는 분부를 받고 두 사람의 처소로 찾아가 부처님의 말씀을 빠짐없이 전하였다. 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차근차근 설법하셔서 가르침을 펼쳐 보여 이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즉 보시론(布施論)ㆍ계율론(戒律論)ㆍ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하시고, 애욕[欲]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며 우환이 되는 심각한 번뇌임을 가르치시고, 세속을 떠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기뻐하며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두루 펴 해설하셨다.
그때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앉은 자리에서 먼지와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니, 마치 흰 바탕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때 지신(地神)이 곧 이렇게 외쳤다. ‘비바시여래께서 반두성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셨다. 그것은 어떤 사문 바라문, 모든 하늘이나 악마, 그리고 다른 세상 사람들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소리가 널리 퍼져 4천왕(天王)을 비롯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까지 들렸고 잠깐 동안에 범천까지 들렸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기뻐하는 마음으로 뛰며 좋아해 저 여래를 기리어 칭찬했다네. 비바시는 비로소 부처님 되어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셨다네.
017_0824_a_22L歡喜心踊躍, 稱讚於如來, 毘婆尸成佛,
轉無上法輪。
017_0824_b_01L 처음으로 수왕(樹王) 아래에서 일어나 반두성으로 나아가셔서
건다와 제사를 위해 4제(諦)의 법륜을 굴리셨다.
017_0824_b_01L初從樹王起, 往詣槃頭城,
爲騫茶提舍, 轉四諦法輪。
그때 저 건다와 제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들인 후 깨끗한 법륜 안에서 청정한 행[梵行]을 닦아 따를 이 없었네.
017_0824_b_02L時騫茶提舍,
受佛教化已, 於淨法輪中, 梵行無有上。
저 도리천의 무리와 천제석(天帝釋) 무리들 이 말을 듣고 기쁨에 넘쳐 서로 알리니 온 하늘나라 들리지 않는 곳 없었네.
017_0824_b_03L彼忉利天衆, 及以天帝釋, 歡喜轉相告,
諸天無不聞。
저 부처님 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위없는 법륜을 굴리시니 모든 하늘 무리들은 늘어나고 아수륜(阿須倫)18)은 줄어들었네.
017_0824_b_05L佛出於世閒, 轉無上法輪;
增益諸天衆, 減損阿須倫。
신선이 된 그 분의 이름 널리 퍼졌으니 훌륭하신 지혜로 세상을 벗어나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06L昇仙名普聞,
善智離世邊; 於諸法自在, 智慧轉法輪。
평등한 모든 법을 두루 관찰해 마음을 쉬어 더러움 없애고 나고 죽는 재앙을 멀리 여의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07L觀察平等法, 息心無垢穢; 以離生死扼,
智慧轉法輪。
고통 없애어 모든 악 여의고 욕심을 벗어나 자유 얻으며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09L滅苦離諸惡, 出欲得自在;
離於恩愛獄, 智慧轉法輪。
바르게 깨달으신 이[正覺]ㆍ사람 중 높은 이[人中尊] 양족존(兩足尊)ㆍ조어장부(調御丈夫)로서 모든 속박을 풀어 헤치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0L正覺人中尊,
二足尊調御; 一切縛得解, 智慧轉法輪。
중생을 교화하고 이끄는 스승 악마의 원수를 항복받으시고 모든 악을 멀리 여의시며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1L教化善導師, 能降伏魔怨; 彼離於諸惡,
智慧轉法輪。
번뇌를 떠난 힘 악마를 꺾고 모든 기관 안정되어 게으르지 않으며 번뇌를 다하고 악마의 결박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3L無漏力降魔, 諸根定不懈;
盡漏離魔縛, 智慧轉法輪。
만일 결정법(決定法)을 배워 마치면 모든 법에 나[我] 없음을 깨달으리라. 이것은 법 중에서 최고의 법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4L若學決定法,
知諸法無我; 此爲法中上, 智慧轉法輪。
내 몸을 이롭게 하기 바라지 않고 또한 명예도 구하지 않네. 오직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5L不以利養故, 亦不求名譽; 愍彼衆生故,
智慧轉法輪。
중생이 받는 고통과 재앙 늙음ㆍ병듦ㆍ죽음의 핍박을 보고 이 3악취(惡趣)의 중생을 위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7L見衆生苦厄, 老病死逼迫;
爲此三惡趣, 智慧轉法輪。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고 깊은 애욕의 근원을 뿌리 뽑으며 흔들림 없이 모든 속박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8L斷貪瞋恚癡,
拔愛之根原; 不動而解脫, 智慧轉法輪。
이기기 어려운 것 나는 이겼으니 나 자신 스스로 항복받고 이기기 어려운 저 악마 이겨내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017_0824_b_19L難勝我已勝, 勝已自降伏; 已勝難勝魔,
智慧轉法輪。
이 위없는 법륜은 오직 부처님만이 굴리시나니 하늘ㆍ악마ㆍ제석ㆍ범천 중엔 굴릴 수 있는 자 아무도 없네.
017_0824_b_21L此無上法輪, 唯佛乃能轉;
諸天魔釋梵, 無有能轉者。
중생에게 친근하게 법륜을 굴려 천상과 인간의 무리 이익되게 하니 천인사(天人師)께서는 이들을 저쪽 언덕으로 건네주셨네.
017_0824_b_22L親近轉法輪,
饒益天人衆; 此等天人師, 得度于彼岸。
017_0824_c_01L “그때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법을 깨달아 과(果)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도 없게 되었다. 그들은 곧 비바시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법 안에서 깨끗한 행(行)을 닦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고 자유로우니, 이를 수행하면 모든 괴로움을 없앨 수 있다.’ 그때 두 사람은 곧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 지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는 또 3사(事)를 가르치셨다. 첫 번째는 신족(神足)이고, 두 번째는 관타심(觀他心)이며, 세 번째는 교계(敎誡)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여읜 마음의 해탈과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다.
그때 반두성에 살던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서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깨끗한 행을 닦는다는 소문을 듣고 나서 서로들 말하였다. ‘이들로 하여금 세상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한 것을 보니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일 것이다.’ 그때 성 안에 살던 8만 4천 사람들은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차근차근 설법하셔서 보여주고 가르쳐주어 이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셨다. 즉 보시론(布施論)ㆍ계율론(戒律論)ㆍ생천론(生天論)을 말씀하시고, 애욕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며 우환이 되는 심각한 번뇌임을 가르치시고, 세속을 벗어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맑고 깨끗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중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능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셨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出要諦]를 널리 펴 해설하셨다.
017_0825_a_01L그러자 8만 4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떠나 곧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니 마치 흰 바탕은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들은 법을 알아 과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도 없게 되었다. 그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여래의 법 안에서 깨끗한 행[梵行]을 닦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고 자유로우니, 수행하면 모든 괴로움을 없앨 수 있다.’ 그때 8만 4천 사람들은 모두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 지 얼마 안 되어 세존께서는 다시 3사(事)를 가르치셨다. 첫 번째는 신족이고, 두 번째는 관타심이며, 세 번째는 교계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여읜 마음의 해탈과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다. 그때 8만 4천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사문도 바라문도 모든 하늘도 악마도 범천도 능히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륜을 굴리신다는 말을 듣고, 곧 반두성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머리에 불붙은 사람 불을 끄려고 허둥지둥 꺼줄 곳을 찾아가듯이 그 사람들도 그와 같이 부리나케 여래께 나아갔다네.
017_0825_a_08L如人救頭燃, 速疾求滅處; 彼人亦如是,
速詣於如來。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신 것도 이와 같았다. 그때 반두성에는 16만 8천 명의 큰 비구들이 있었다. 제사비구와 건다비구는 대중들 앞에서 허공에 올라가 몸에서 물과 불을 내뿜는 등 모든 신변(神變)을 나타냈다. 그리고 다시 대중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했다. 그때 여래는 잠자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성 안에는 16만 8천의 큰 비구들이 있다. 나는 마땅히 저들을 유행(遊行)하도록 해야겠다. 저들을 각각 두 사람씩 짝을 지어19) 6년 동안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게 한 뒤,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하리라.
017_0825_b_01L그때 수타회천(首陀會天)20)은 여래의 마음을 알고,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저 하늘에서 사라져 갑자기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두성에는 비구들이 많습니다. 마땅히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유행하게 하였다가 6년이 지난 뒤에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 아무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때 여래께서는 이 천신의 말을 듣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인가(印可)의 뜻을 보이셨다.
수타회천은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허락하셨음을 알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홀연히 사라져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 안에는 비구들이 많다. 너희들은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하다가, 6년이 지나거든 돌아와 계(戒)를 설하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각각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보내신 질서 바른 대중 아무 욕심 없고 집착도 없어라. 그 위엄은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빈 못을 버리는 학(鶴)처럼 떠나갔네.
017_0825_b_07L佛悉無亂衆, 無欲無戀著; 威如金翅鳥,
如鶴捨空池。
“1년이 지난 뒤 수타회천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의 순회 포교는 이제 1년이 지났고 앞으로 5년이 남았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6년을 마친 뒤에는 이 성에 돌아와 계를 연설해야 합니다.’ 이렇게 6년이 지나자 수타회천은 또 비구들에게 말했다. ‘6년이 이미 지났으니 마땅히 돌아와 계를 연설하십시오.’ 그때 모든 비구들은 이 천신의 말을 듣고 모두 의발(衣鉢)을 거두어 챙긴 뒤 반두성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잘 길들여진 코끼리가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듯이 그와 같이 저 비구 무리도 가르침을 따라 성으로 돌아왔네.
017_0825_b_16L如象善調, 隨意所之; 大衆如是,
隨教而還。
“그때 여래께서는 대중 앞에서 허공에 올라 결가부좌(結加趺坐)21)하시고 계경(戒經)을 연설하셨다. ‘인욕(忍辱)이 제일이며, 열반이 으뜸이다. 수염과 머리를 깎은 자로서 남을 해치지 않는 자가 사문이다.’ 수타회천은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여래의 큰 지혜는 미묘하고 홀로 높아 지관(止觀)을 함께 갖추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네.
017_0825_b_22L如來大智, 微妙獨尊, 止觀具足,
成最正覺。
017_0825_c_01L 중생을 가엾게 여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를 이루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로써 성문(聲聞)을 위해 연설하셨네.
017_0825_c_01L愍群生故, 在世成道,
以四眞諦, 爲聲聞說。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멸하는 진리 거룩한 저 여덟 가지 바른 길로써 안락한 곳으로 중생을 인도했네.
017_0825_c_02L苦與苦因,
滅苦之諦, 賢聖八道, 到安隱處。
비바시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모든 대중들 가운데 있으시니 마치 빛나는 태양과 같아라.
017_0825_c_03L毘婆尸佛, 出現于世, 在大衆中,
如日光曜。
그리고 이 게송을 마치자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
說此偈已, 忽然不現。”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생각해 보니, 지난 날 어느 땐가 나는 라열성(羅悅城: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보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수타회천에는 태어나지 못했다. 만일 내가 저 하늘에 태어난다면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무조천(無造天)22)에 가고 싶다.’ 그때 나는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여기서 사라져 갑자기 그 하늘에 나타났다. 그때 그 하늘신들은 내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섰고 그리고 이내 내게 말했다. ‘저희들은 모두 비바시부처님의 제자로서 그 부처님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면서 그 부처님의 인연 본말(本末)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또 시기부처님ㆍ비사바부처님ㆍ구루손부처님ㆍ구나함부처님ㆍ가섭부처님ㆍ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그분들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부처님들의 인연 본말에 대하여 설명했다. 또 내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色究竟天)에 갔을 때에도 또한 그러했다.”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이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宋)나라 때 법천(法天)이 한역한 『불설칠불경(佛說七佛經)』과 『비바시불경(毗婆尸佛經)』, 그리고 실역(失譯)인 『칠불부모성자경(七佛父母姓字經)』이 있고,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제45권 「십불선품(十不善品)」의 제4경과 내용이 비슷하다.
2)대정신수대장경에는 사라(娑羅)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sāla로 되어 있다.
3)적사장(磧砂藏)에는 살니(薩尼)로 되어 있다.
4)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모두 반두마저(槃頭摩底)로 되어 있다.
5)명본(明本)에는 광상성(光相城)으로 되어 있다.
6)팔리본에는 dhammatā, 즉 법성(法性)으로 되어 있다.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상태를 말한다.
7)흔히 4천왕(天王)이라고 한다. 즉 지국천(持國天)ㆍ증장천(增長天)ㆍ광목천(廣目天)ㆍ다문천(多聞天)을 말한다.
8)고려대장경에는 ‘천종천(天終天)’으로 되어 있으나 명본(明本)에는 ‘천중천(天中天)’으로 되어 있다. 의미상 후자가 합당하므로 명본에 의거하여 번역한다.
9)송ㆍ원ㆍ명 3본에는 인(因)으로 되어 있다.
10)두 발바닥ㆍ두 손바닥ㆍ두 어깨ㆍ정수리 혹은 목덜미를 말한다.
11)송ㆍ원ㆍ명 3본에는 니구류(尼拘類)로 되어 있다.
12)정직(正直)ㆍ화아(和雅)ㆍ청철(淸澈)ㆍ심만(深滿)ㆍ주변원문(周遍遠聞), 이 다섯 가지 속성을 고루 갖춘 브라흐마의 음성(brahmassara)을 말한다. 팔리본에는 “깔라비까(karavika:가릉빈가)의 소리”로 되어 있다.
13)범어 vipaśyin의 음역이고, 승관(勝觀)ㆍ정관(淨觀)ㆍ승견(勝見)ㆍ종종견(種種見) 등으로 한역한다. 앞에서는 변안(遍眼)이라고 하였다.
14)송ㆍ원ㆍ명 3본에는 ‘대정당(大正堂)’으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attha karaṇe(재판소)’로 되어 있다.
15)고수음(苦受陰) 또는 고취온(苦取蘊)이라고도 한다.
16)고려대장경을 비롯한 한역본에는 이 부분이 모두 ‘고집음(苦集陰)’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팔리본에는 ‘dukkha-kkhandhassa samudaya(苦陰이 모여 일어남)’으로 되어 있다. 또 한역본에서도 고(苦)의 멸(滅)을 관찰하는 대목을 ‘고음멸(苦陰滅)’로 번역한 것으로 보아 의미상 ‘고음집(苦陰集)’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되어 ‘괴로움의 발생 과정’이라고 번역하였다.
18)아수라(阿修羅, asura)라고도 하며 비천(非天)ㆍ불단정(不端正)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송ㆍ원 2본에는 아수륜(阿須輪)으로 되어 있다.
19)원문은 ‘각이인구(各二人俱)’로 되어 있으나 여기에서 ‘각(各)’자는 물(‘勿)’자의 오자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본문의 아래에서 ‘저들을 각각 흩어…[宜各分布]’라 하였고, 『잡아함경(雜阿含經)』 제39권에서는 ‘너희들은 인간세계로 떠나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많은 이익을 주고 사람과 하늘을 모두 안락케 하라. 절대로 짝을 이루지 말고 한 사람씩 떠나라[汝等當行人間 多所過度 多所饒益 安樂人天 不須伴行 一而去]’라고 한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함께 다니지 못하게 하고[勿二人俱]’가 의미상 옳을 듯하다.
20)또는 5정거천(淨居天)ㆍ5나함천(那含天)ㆍ5불환천(不還天)이라고도 한다.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성자가 태어나는 곳이다.
21)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되어 있다.
22)색계 18천의 하나로 무번천(無煩天)이라고도 한다.
23)고려대장경에는 무열무견(無熱無見)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무극천견(無極天見)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내용으로 보아 무열천견[無熱天見]’이 옳을 듯하다. 번역은 고려대장경을 따랐다.
24)팔리어로는 pārijāta이다. 파리질다라수(波利質多羅樹)ㆍ향변수(香遍樹)라고도 한다. 도리천(忉利天)에서 자라는 향기로운 나무이다.
25)송ㆍ원ㆍ명 3본과 성본(聖本)에는 이 구절 다음에 ‘여북천념(如北天念)’이란 구절이 있으나 고려대장경에는 없다. 아마도 한 구절이 결락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