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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85_c_17L소요당집 서문(逍遙集序)살펴보건대 청련靑蓮은 향기로워 진흙탕 속에서도 저절로 맑고, 보주寶珠는 영롱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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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85_c_18L逍4)遙 [5] 集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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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85_c_20L述夫靑蓮香而蒙泥自淸。寶珠映而隨
008_0185_c_21L{底}潭陽玉泉寺刊本(正祖十九年序記。서울大
008_0185_c_22L學校所藏) {甲}同玉泉寺刊本(國立圖書館所藏
008_0185_c_23L筆寫文多有故。別爲甲本) {乙}新文舘鉛印本。
008_0185_c_24L此重刊序。底本無有ㆍ甲本筆寫。編者依乙本補
008_0185_c_25L入「佚」作「帙」{乙}。「上」下有夾註「正宗」
008_0185_c_26L{乙}。「遙」下有「堂」{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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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86_a_01L방소方所에 따라 제각기 비추어 준다. 지초(芝)와 난초(蘭)의 절조는 심산유곡에서도 향기롭지 않음이 없고, 소나무와 잣나무의 마음은 엄동설한에도 빼어나지 않음이 없다. 소요 대사로 말하면 그 행동이 탁월할뿐더러 곧고 굳센 자질이 볼만하나니, 석교釋敎의 존숭을 받을 뿐 아니라 유도儒道에서도 흠모하는 바이다.대사의 속성은 오吳씨요 법휘는 태능이니, 호남 담양 사람이다. 모친이 신승神僧의 꿈을 꾸고 나서 대사를 낳았는데, 그 관상이 신이한 징조에 부합하여 수려하였다. 처음 말을 할 줄 알면서부터 총명함을 보였고, 조금 철이 들면서는 곧바로 탐욕을 여의고 도훈道訓을 듣기를 즐겨 하였으며 동정과 자비를 베푸는 것을 좋아하였다.나이가 겨우 13세 되었을 적에 백양산에서 머리를 깎았는데, 평생토록 일념으로 황벽黃蘗(希運) 선사를 섬겨 마음을 관하였으며, 본성에 맡겨 소요하고 자유롭게 멀리 노닐었다. 남방을 유력遊歷하면서 부휴浮休에게 대장경을 수업하였고, 서산西山을 방문하여 청정한 본원本原의 묘리를 깨우쳤으며, 동쪽으로 오대산과 개골산을 답사하여 공중의 꽃 속에서 자비의 구름을 받들었고, 서쪽으로 구월산과 묘향산을 섭렵하여 보살의 나무에 맑은 거울을 내걸었다.난리를 당해 나라를 걱정한 충성심은 불도징佛圖澄이 절의 은혜를 갚은 성의를 능가하였고, 땅을 가려 어버이를 장사 지낸 효성은 비구가 부처님께 공양한 정성보다 우월하였다. 신흥사에서는 공색空色의 초승달을 찾아 칭찬과 비난(毁譽)이 보고 들음에 걸리지 않았고, 연곡사에서는 적멸의 옛 숲을 다스려 마음과 자취(心跡)가 다 함께 해탈로 돌아갔다. 이로 말미암아 선사先師의 업業을 널리 떨치고 세존의 가르침을 크게 폈으니, 용상龍象이 도량에 이르고, 이무기와 뱀이 듣고 외우며, 고관들은 결사結社를 함께하고, 부인들도 이름을 모두 알게 되었던 것이다.그러다가 열반하여 몸을 바꿀 적에는 마치 도인이 석장錫杖을 날려 허공을 밟는 것처럼 하면서,5) 오직 짚신 한 짝6)만을 들고는 영원히 시방十方에 돌아갔다. 그때에 상서로운 무지개가 산문山門에 빛을 드리우고, 향기가 애연藹然히 선실禪室에 감돌았는데, 한 개의 선골仙骨은 영靈을 드날리며 위로 올라가고, 두 알의 사리(神珠)는 축원에 감응하여 영롱하게 빛났다. 그리하여 지금 200여 년이 지나도록 꽃다운 이름이 흘러넘치고 묘한 자취가 전해지고 있으니, 이처럼 크게 드러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하겠다.아, -
008_0186_a_01L方各現。芝蘭之操。不以幽谷而不芳
008_0186_a_02L松柏之心。不以大冬而不挺。至於逍遙
008_0186_a_03L大師。惟其卓越之行。可見貞固之姿
008_0186_a_04L釋敎雖尊。儒道亦慕。大師俗姓吳氏。
008_0186_a_05L法諱太能。湖南潭陽人也。阿母夢神僧
008_0186_a_06L而生。厥相符異兆而秀。始能語。已見
008_0186_a_07L聰明。稍有知。便離貪欲。樂聞道訓。好
008_0186_a_08L施矜慈。年甫十三。遊白羊而落髮。生
008_0186_a_09L平一念。勤黃蘗而觀心。任性逍遙。遠
008_0186_a_10L跡放曠。歷于南國。受浮休大藏之經。
008_0186_a_11L訪乎西山。悟淸淨本原之奧。東尋五臺
008_0186_a_12L皆骨。捧慈雲於空中之花。西涉九月妙
008_0186_a_13L香。揭明鏡於菩薩之樹。臨亂憂國。忠
008_0186_a_14L邁圖澄報刹之誠。卜地1)塟 [4] 親。孝優比
008_0186_a_15L丘供佛之悃。及2)天 [6] 神興探空色之新月
008_0186_a_16L毁譽不關於視聽。燕谷修寂滅之舊林
008_0186_a_17L心跡同歸於解脫。由是開演先師之業
008_0186_a_18L懋宣世尊之敎。龍象致場。蠎蛇聽誦
008_0186_a_19L搢紳同社。婦孺知名。至若儼涅槃。化
008_0186_a_20L窮之時。應飛錫躡虛之擧。只遺隻履
008_0186_a_21L永歸十方。瑞虹輝暎於山門。香氣藹馣
008_0186_a_22L於禪室。一箇仙骨。揚靈而騰。二粒神珠
008_0186_a_23L應祝而躍。于今二百餘載。英名洋溢
008_0186_a_24L竗蹟留傳。不顯乎哉。非偶然也。嗚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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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86_b_01L내가 망천정사輞泉精舍에서 노닐며 대사의 진영을 우러러보건대, 용의容儀가 호준豪俊한 것이 물 위로 솟아 나온 금련金蓮과 같았고, 미우眉宇가 소랑疎朗한 것이 숲을 비추는 보배스러운 달을 연상시켰으니, 최상승의 인물이요 저차원의 무리가 아니었다.옥천암의 춘담 대사는 선사의 6대 법손으로 의발을 전해 받고 당당히 입실하였는데, 선사를 존경하는 것이 큰 천지나 높은 태산북두泰山北斗를 대하는 정도일 뿐만이 아니었다. 유편遺篇을 편집하여 장차 간행할 목적으로 하산한 뒤에 산 넘고 물을 건너 나를 찾아와서는 서문을 써 달라고 은근히 청하였는데, 그 성의가 간절하기만 하였다. 하지만 나의 글솜씨로는 실로 힘들겠다고 여겨지기에 사양하였으나 허락을 받지 못해서 부득이 쓸데없는 말이 되었다.열람한 운편雲篇마다 시운詩韻이 맑고 밝고, 장식한 범어梵語는 금석金石이 울리는 것 같았으므로, 마치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을 치달리고 여환여몽如幻如夢의 영역에서 노니는 느낌을 받았다. 고해苦海에 항해하는 자비로운 배는 언외言外의 뜻에 이미 머물렀고, 미진迷津에 정박한 보배로운 뗏목 역시 시詩 너머의 마음을 건네주었다. 가을 구름을 몰아 허공을 뛰어넘으니 향기로운 바람이 애애靄靄하게 감돌고, 봄기운을 불어 교화를 펴니 법비(法雨)가 분분히 내린다. 이는 바로 말을 하기만 하면 문장을 이루는 것이요, 시의 형식을 빌려서 도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그러고 보면 소요 대사의 마음이야말로, 마음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라고 하는 것으로서, 언어 하나하나가 마음 밖에 부처가 없는 구슬 나무(珠樹)라고 할 것이요, 자구字句 하나하나가 부처 밖에 마음이 없는 총림叢林이라고 할 것이니, 뽐내는 선객禪客들의 괴상한 이야기와 다를 뿐만 아니라, 문장에 치달린 문창文暢 스님의 일도 뛰어넘었다고 하겠다. 그래서 마침내 이렇게 서문을 써서 문집의 맨 앞에 얹어 놓도록 하였다.성상 19년 을묘년(1795)에 사남거사沙南居士 완산完山 이윤상李輪祥은 쓰다.담양 옥천사에서 간행하다. -
008_0186_b_01L余遊輞泉精舍。仰瞻大師影眞。容儀俊
008_0186_b_02L豪。怳若金蓮湧水。眉宇踈朗。隱如寶
008_0186_b_03L月照林。最上乘非下輩。玉泉之春潭大
008_0186_b_04L師。禪師之六代法孫。宗其傳衣。得乎
008_0186_b_05L入室。尊仰大師者。不啻若天地之大
008_0186_b_06L山斗之高。裒輯遺篇。經營鋟梓。下山
008_0186_b_07L跋涉。訪我殷勤。請其弁卷。誠旣勤斯。
008_0186_b_08L念玆拙文。賛實難矣。辭之不獲。贅而
008_0186_b_09L有言。啓覽雲篇。詩韻瀏亮。粧出梵語。
008_0186_b_10L金石鏘鏗。馳騖乎無何之鄕。茫洋乎如
008_0186_b_11L幻之域。苦海慈航。已泊言外之旨。迷
008_0186_b_12L津寶筏。亦渉詩餘之情。御秋雲而凌虛。
008_0186_b_13L香風藹藹。噓春氣而闡化。法雨紛紛。
008_0186_b_14L此乃發言成章。假詩鳴道。然則逍遙之
008_0186_b_15L心。心即是佛。佛即是心。語語言言。心
008_0186_b_16L外無佛之珠樹。字字句句。佛外無心之
008_0186_b_17L叢林。旣異皎禪。戒越駭之談。亦超暢
008_0186_b_18L師。騁文章之事。遂爲之序。以冠其篇。
008_0186_b_19L聖上十九年乙卯。沙南居士完山。
008_0186_b_20L李輪祥書。
008_0186_b_21L
008_0186_b_22L潭陽玉泉寺刊。
008_0186_b_23L「塟」作「葬」{乙}。「天」作「夫」{乙}。
- 5)도인이 석장錫杖을~것처럼 하면서 : 승려가 자유롭게 여행하며 노니는 것을 표현하는 말인데, 진晉나라 손작孫綽이 지은 「游天台山賦」의 “진정한 도인은 석장을 날려 허공을 밟고 다닌다.(應眞飛錫以躡虛)”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 6)짚신 한 짝 : 불도佛道의 경지가 높은 선승의 죽음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인 달마가 죽은 지 3년 뒤에 위나라 송운宋雲이 총령蔥嶺에서 달마를 만났는데, 그때 그가 짚신 한 짝만을 들고 서천으로 가더라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五燈會元』 「東土祖師 初祖菩提達磨祖師」.
- 1){底}潭陽玉泉寺刊本(正祖十九年序記。서울大學校所藏) {甲}同玉泉寺刊本(國立圖書館所藏筆寫文多有故。別爲甲本) {乙}新文舘鉛印本。此重刊序。底本無有ㆍ甲本筆寫。編者依乙本補入
- 2)「佚」作「帙」{乙}。
- 3)「上」下有夾註「正宗」{乙}。
- 4)「遙」下有「堂」{乙}。
- 1)「塟」作「葬」{乙}。
- 2)「天」作「夫」{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