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월저당대사집(月渚堂大師集) / 月渚堂大師集上

ABC_BJ_H0181_T_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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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저당대사집 상권(月渚堂大師集 上)
총목차總目次
월저당대사집 상권(月渚堂大師集 上)
오언절구五言絶句-25편
참의 권중경의 운을 따라(次權叅議重經韻)
평양 보산진에서 밤에 일어나 어부의 노래를 듣고(平壤保山鎭夜起聞漁歌)
규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圭上人)
법징 상인에게 주다(贈法澄上人)
마을 재실齋室에서 밤에 읊다(村齋夜吟)
성일 스님을 곡함(哭性一)
금곡 이 거사에게 주다(贈金谷李居士)
김 진사에게 주다(贈金進士)
가을 풍경(秋事)
우연히 읊다(偶吟)
우의寓意
의상암 시의 운을 따서(次義湘庵韻)
≺마천≻의 운을 따서(次磨天韻)
공문의 봄(空門建陽)
강서 이금남이 벽에 그린 송학도에 쓰다(題江西李錦楠壁上松鶴圖)
또 용호도에 쓰다(又題龍虎圖)
사선정 시의 운을 따서(次四仙亭韻)
≺서도회고≻에 차운하다(次西都懷古)
수재 한세엽을 이별하며 그 운을 따라(別韓秀才世曄次韻)
귀녕하는 운염 스님을 송별하며 그 운을 따라(送雲豔師歸寧次韻)
서도에서 옛날을 생각하며(西都古意)
금강산 시의 운을 따서(次金剛山韻)
만사挽詞
가을 강의 풍경(秋江即事)
송별送別
오언율시(五言律)-37편
함종ㆍ용강ㆍ삼화 세 고을의 군수와 천왕사에 올라(咸從龍岡三和三倅登天王寺)
맹산 군수의 ≺두무산을 유람하며≻ 시의 운을 따서(次孟山倅遊頭無山韻)
병을 앓고 난 뒤 용강 군수를 뵙고(病餘謁龍岡倅)
진사 양만영의 운을 따서 태수를 풍자하다(次楊進士萬榮韻諷太守)
설령대에서 쌍기 수좌에게 주다(雪嶺臺贈雙機首座)
은수암에 유거하며(隱守庵幽居雜詠)
임진강 언덕 망해암의 벽에 걸린 시의~(臨津江岸望海庵次壁上韵即趙師錫齋宮)
공주 갑사 누각 현판의 운을 따서~(公州岬寺樓懸板次贈巖上人次東岳疎庵故~)
의명 상인의 운을 따서남문에 명성이 높은 스님이~(次義明上人韻南門有名聞僧)
금구 군수에게 올림그의 형 조근은 일찍이~(上金溝倅厥兄趙根曾守關西江西)
행문 상인의 운을 따라 지어 다시 보이다(次幸文上人韻還示)
묘향산 조계암에서 양열 스님을 만나서(香山曹溪庵逢良悅師)
양열 스님과 이별하며(別良悅師)
신정암 암자 이름(新淨庵庵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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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79_c_02L月渚堂大師集上

009_0079_c_03L

009_0079_c_04L1)總目次

009_0079_c_05L
卷上

009_0079_c_06L
五言絕句二十五篇

009_0079_c_07L
次權叅議重經韻平壤保山鎭夜起聞
009_0079_c_08L漁歌次贈圭上人贈法澄上人
009_0079_c_09L齋夜吟哭性一贈金谷李居士

009_0079_c_10L贈金進士秋事偶吟寓意次義
009_0079_c_11L湘庵韻
次磨天韻空門建陽題江
009_0079_c_12L西李錦楠壁上松鶴圖又題龍虎圖
009_0079_c_13L次四仙亭韻次西都懷古別韓秀才
009_0079_c_14L世曄次韻送雲豔師歸寧次韻西都
009_0079_c_15L古意次金剛山韻挽詞秋江即事
009_0079_c_16L送別

009_0079_c_17L
五言律三十七篇

009_0079_c_18L
咸從龍岡三和三倅登天王寺次孟山
009_0079_c_19L倅遊頭無山韻病餘謁龍岡倅次楊
009_0079_c_20L進士萬榮韻諷太守雪嶺臺贈雙機首
009_0079_c_21L隱守庵幽居雜詠
臨津江岸望
009_0079_c_22L海庵次壁上韵公州岬寺樓懸板次贈
009_0079_c_23L巖上人次義明上人韻上金溝倅
009_0079_c_24L幸文上人韻還示
香山曹溪庵逢良
009_0079_c_25L悅師別良悅師新淨庵庵號次贈
009_0079_c_26L目次編者作成補入

009_0080_a_01L법상 도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法尙道人)
오운산 속명사 지행 상인에게 줌(贈五雲山續命寺智行上人)
청하 도사를 모시고통천 서운암에 숨어 살 생각을~(奉淸河道士通川棲雲庵意欲嘉遁有~)
가훈을 송별하며(次送可勳)
희안 대사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希顔大師)
다시 차암암에 노닐며(重遊遮岩庵述懷)
영담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靈湛上人)
경규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敬規上人)
≺겨울날 우거≻의 운을 따라(次冬日寓居韻)
내원암에 머물며 청허당이 술회한 시에 차운하다(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
청허당 판상의 시운을 따서(次淸虛堂板上韻)
지장암에서 수주 상인에게 주다(地藏庵贈秀珠上人)
현암사 구점懸巖社口占
풍악산 유점사 주지의 체임(楓嶽楡岾寺住持遞任)
사일 상인에게(贈思日上人)
인경 모연 후 은봉으로 돌아와 사람들과 헤어지며(印經募歸隱峯人散口占)
향악 보현사에서 제석에 행관 스님을 이별하며(別行觀師香岳普賢寺除夕也)
설령대를 읊어 뜻을 말하다(雪嶺臺口號言志)
유람하는 찬화 스님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賛和遊翫)
묘향산에서(香山偶吟)
가훈에게 주다(贈可勳)
법명 신족이 왔기에 감격한 마음에~(法明神足之來多有激感之懷爲次軸中韻贈)
양동양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楊東陽韻)
칠언절구七言絶句-29편
선하 대사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善荷大師)
세상을 탄식하며 서산 대사의 ≺향로봉≻ 시의 운을~(歎世以次西山大師香爐峯韻)
진사 성완의 시 ≺송충이가 솔잎을 먹다≻의 운을 따서(次成進士松蟲食葉韻)
청천강에 배를 띄우고 안주와 강서 두 고을~(晴川江上泛舟安州江西二倅同席韻)
참의 권중경의 운을 따라 드리다(次呈權叅議重經韻)
박영의 운을 따라(次朴生韻)
속 조사단 가영續祖師壇歌詠
정축년 봄에 무고를 당하여 구인拘引되는~(丁丑春有誣引之苦還山後次李秀士韻)
박 수사를 송별하며(次送朴秀士)
이곡을 송별하며(次韻別梨谷)
도사 아헌 원성유에게 차운하여 주다(次呈都事元聖兪亞軒)
설암의 운을 따서(次雪巖韻)
인가는 없고 곳곳마다 산뿐이다(無家處處山)
두견杜鵑
≺약산산성≻의 운을 따서(次藥山山城韻)
법상 도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法尙道人)
민 참의를 곽산 우거에서 만나(奉閔叅議郭山寓所)
수사 김한창의 운을 따서(次金秀士漢昌韻)
제눌 수좌에게 주다(贈濟訥首坐)
각해 스님께 차운하여 주다(次贈覺海師)
처흠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處欽)
거사 김창흡의 운을 따서(次金居士昌翕附原韻)
낙성 사람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洛城人)
덕준 거사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德峻居士)
유람 온 선비에게 주다(贈遊士)
관아로 돌아가는 양 수사를 전송하며(送楊秀士歸衙)
풍악산 유점사 산영루의 운을 따서 총섭~(次楓岳楡岾山映樓韻贈摠攝英絢)
봄눈(春雪)

009_0080_a_01L法尙道人贈五雲山續命寺智行上人
009_0080_a_02L奉淸河道士次送可勲次贈希顏
009_0080_a_03L大師重遊遮岩庵述懷次贈靈湛
009_0080_a_04L上人次贈敬規上人
次冬日寓居
009_0080_a_05L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次淸
009_0080_a_06L虛堂板上韻地藏庵贈秀珠上人
009_0080_a_07L巖社口占楓嶽楡岾寺住持遞任
009_0080_a_08L思日上人印經募歸隱峯人散口占
009_0080_a_09L別行觀師香岳普賢寺除夕也雪嶺臺
009_0080_a_10L口號言志次贈賛和遊翫香山偶
009_0080_a_11L贈可勲法明神足…次軸中韻
009_0080_a_12L次楊東陽韻

009_0080_a_13L
七言絕句二十九編

009_0080_a_14L
次贈善荷大師歎世以次西山大師香
009_0080_a_15L爐峯韻次成進士琬松蟲食葉韻晴川
009_0080_a_16L江上泛舟安州江西二倅同席韻次呈
009_0080_a_17L權叅議重經韻次朴生玲韻續祖師
009_0080_a_18L壇歌詠
丁丑春…次李秀士韻
009_0080_a_19L送朴秀士
次韻別梨谷
次呈都
009_0080_a_20L事元聖兪亞軒次雪巖韻無家處處
009_0080_a_21L杜鵑次藥山山城韻次贈法尙
009_0080_a_22L道人奉閔叅議郭山寓所次金秀士
009_0080_a_23L漢昌韻贈濟訥首坐次贈覺海師
009_0080_a_24L贈處欽次金居士昌翕韻次贈洛城
009_0080_a_25L次贈德峻居士贈遊士送楊秀
009_0080_a_26L士歸衙次楓岳…贈摠攝英絢春雪

009_0080_b_01L삼오 상인에게 주다(次贈三悟上人)
칠언율시(七言律-104편≺동호십영≻의 운을 따서차천로의 원운을 붙임(次韻東湖十詠附原䪨車天輅)
≺소상팔경≻의 운을 따서원운은 수록하지 않았다.(次韻瀟湘八景原韻不錄)
정언 민창도를 모시고 산을 유람하다차운을 붙임(奉閔正言昌道遊山附次韻)
평양 감사 권해의 ≺묘향산에 노닐며≻ 운을 따서(次權西伯遊香山韻附原韻)
오은을 생각하며(憶梧隱)
감회가 있어 관서 당헌에 올림민취도가 당시~(有懷上關西棠軒二首閔就道時~)
평안도백이 이미 과기가 되었기에 사례로 올리다(西伯已准瓜期上謝一章)
앞의 시운을 따서 평안도 순상 합하에게 올림(次前韻上平安巡相閤下)
남쪽을 유행하려고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欲作南行。而啓行未果~)
평양 관아에 있는 상산정의 운을 따서(次韻平壤上衙上山亭附元韻權瑎)
관서 도백의 ≺향산 가는 길≻에 차운하여(次西伯香山途中口占)
구월산 봉림암의 제호를 따서(次題九月山鳳林庵)
설총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雪聰上人)
수양산에서 와서 보림암에서 여름을~(送淨旭上人來自首陽過夏寶林秋歸灣右)
우산에서 백양산 운문암의 지휘 스님을 만나~(牛山逢白羊山雲門菴僧智輝備諳~)
또 청원과 지책 두 선인에게 부침(又寄淸遠智策兩禪人)
서울로 돌아가는 용강 사군 유구징을 송별하며(奉別龍岡柳使君龜徵還京)
영서 의흠이 모습을 바꾼 후 처음으로 만나서(靈瑞義欽變形後初見偶題以示)
이익주의 시운을 따서(次韻示李生益周)
석골산 난야로 돌아가는 연종 대사를~(次送蓮宗大師歸石骨山蘭若師之故地也)
성일 신족이 삶을 버린 돌 위에 가서 슬픈~(行到性一神足捨生石上有感寫哀)
보성 스님의 운을 따서(次寶晟師韻)
차운하여 총탁 스님에게(次韻示揔卓師)
은거하는 소식을 내동에 사는 황 처사 문방에 부침(幽居消遣寄內洞黃處士文房)
정색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精賾上人)
밤에 신기한 꿈을 꾸다가 깨어 시를 지어 기록함(夜有神夢覺而爲題以記)
용아랑 강제상의 운을 따서(龍衙郞姜濟相韻次)
또 연환체 시를 지어 보여 줌(又以連環體次示)
적궤자 강수일의 시에 화답하여 보여 줌(和示吊詭子姜壽一)
또 적궤자의 운을 따서원운을 붙임(又次吊詭子韻附元韵)
칠불사 백승루에서 학산 군수 조정만을~(七佛寺百勝樓奉鶴山倅趙正萬~)
붕의 편지를 보고 우연히 쓰다(見鵬書偶題)
강서의 조 군수를 봉별하며(奉別江西趙)
강서 군수에게 차운하여 보이다(次示江西倅)
백록산 환희사의 벽상 운을 따라(白鹿山歡喜寺次壁上韻甲寅八月十八日顯宗~)
보현사에서 지리산 연곡사의 형 노스님께(普賢寺贈智異山燕谷寺浻老師)
묘향산 동관음 선당에서 금강산으로 돌아가는~(香山東觀音禪堂送尙能歸金剛山)
고성 만경암에서 진사 양만영의 운을 따라(姑城萬景庵次楊進士萬榮韻)
동양 태수 양현망에게 올림(上東陽太守楊顯望)
진사 양만영이 태수를 풍자한 시의 운을 따서(次楊進士萬榮諷太守)
혜진 사미에게 준 두 편의 시~(贈慧眞沙彌二章。其一誡備迷途。其二指歸~)
종산에 다시 와서 노닐다가 우연히~(重遊鍾山偶逢楊秀士來訪數日玄話有贈~)

009_0080_b_01L次贈三悟上人

009_0080_b_02L
七言律百四篇

009_0080_b_03L
次韻東湖十詠次韻瀟湘八景十六

009_0080_b_04L奉閔正言昌道遊山次權西伯瑎遊
009_0080_b_05L香山韻憶梧隱有懷上關西棠軒

009_0080_b_06L西伯已准瓜期上謝一章次前韻上平
009_0080_b_07L安巡相閤下欲作南行…偶題
009_0080_b_08L韻平壤上衙上山亭次西伯香山途中
009_0080_b_09L口占次題九月山鳳林庵次贈雪
009_0080_b_10L聰上人送淨旭…歸灣右牛山逢…
009_0080_b_11L以寄餘懷又寄淸遠智策兩禪人
009_0080_b_12L別…還京靈瑞義欽…偶題以示
009_0080_b_13L韻示李生益周次送蓮宗大師歸石骨
009_0080_b_14L山蘭若行到性一…有感寫哀
009_0080_b_15L寶晟師韻次韻示揔卓師幽居消
009_0080_b_16L遣寄內洞黃處士文房次贈精賾上人
009_0080_b_17L
夜有神夢覺而爲題以記龍衙
009_0080_b_18L郞姜濟相韻次又以連環體次示
009_0080_b_19L示吊詭子姜壽一又次吊詭子韻
009_0080_b_20L佛寺…呼韻見鵬書偶題奉別江
009_0080_b_21L西趙次示江西倅白鹿山歡喜寺
009_0080_b_22L次壁上韻普賢寺…浻老師

009_0080_b_23L山…金剛山姑城萬景庵次楊進士萬
009_0080_b_24L榮韻上東陽太守楊顯望次楊進
009_0080_b_25L士萬榮諷太守贈慧眞…指歸蓮邦

009_0080_b_26L重遊鍾山…次示萬祥
自香山投鍾

009_0080_c_01L묘향산에서 종악으로 가 홀로 선적을 즐기면서(自香山投鍾岳樂獨善寂)
진사 양만영과 수재 양만상의 양서루에~(寄進士楊萬榮秀才楊萬祥兩書樓下)
보덕사 경하하는 자리에서 군수가 지은~(普德寺慶席次主倅韻李瑞雨守龍岡)
이름을 훔치고 형체를 도적질하여~(有濫號竊形。汨於利欲。至於獷俗成習~)
병진년에 호패가 있었기에 번뇌가 생겨 회포를~(丙辰年有戶佩故。心有煩惱~)
계식 도자에게 차운하여 주다석보를 장난으로~(次贈戒湜道者解釋譜戱故勾及之)
문희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文喜上人)
강선루에 올라(登降仙樓)
정암에서 판사 계형을 만났는데 그가 유산~(淨庵逢戒浻判事。出示遊山詩軸~)
또 판사 계형의 기유에 주다(又贈浻判事紀遊)
용학산 법운암에 올라(登龍鶴山法雲庵)
양산 태수에게 올림(上陽山太守)
추붕 상인에게 줌(贈秋鵬上人)
원실 대사 청량을 봉별하며(奉別圓實大師淸亮)
발우를 물리치며 뜻을 말함청량 스님이 발우를 주면서~(却其鉢言志淸亮師以鉢贈~)
구룡산으로 이사하여(移徏九龍山呼韻)
경규 스님이 내방하여 선물을 주기에 사례하며(贈敬規見訪有饋以謝)
대운 스님이 자반을 보내왔기에 사례하며(謝大雲師送佐飯底)
세상을 경책하여 뜻을 말하다서문이 있었다.(警世言志有序八首)
북도의 여러 명산을 유람하는 형 스님에게 줌(贈浻師遊賞北道諸名山)
함산에서 이정영을 만나(咸山逢李正英)
행흡 스님에게 차운하여 주다(次韻贈幸冾)
춘파 시고 중의 운을 따서(次椿坡藁中韻)
어산 응 스님에게 줌(贈應魚山)
법기와 계방 두 스님에게 줌(次贈法器桂芳二師)
원명 도인에게 줌(贈圓明道人)
복창군의 행차 수레를 받들며(奉福昌君行軒下)
홍 감사의 ≺금강산을 유람하며≻ 운을 따서(次洪監司遊金剛山韻)
유점사 주지 성탄의 시운을 따서(次楡岾寺住持韻性坦)
수택 스님에게 주다(贈水澤師)
풍담 스님 비음기碑陰記의 시운을 따서(次楓潭碑陰韵)
진사 이사상의 ≺은신거≻의 운을 따서(次李進士士常隱新居韻)
서방 강수일의 운을 따서 회답하다(次姜書房壽一韻回示)
아헌 강제상에게 부침(寄姜亞軒濟相)
설암 추붕 스님의 생 마침을 애도함(挽雪岩秋鵬捨生)
월계 상인에게 줌(贈月桂上人)
뜰 앞 소나무(庭松)
강서 이등귀의 시운을 따서(次李江西登龜韻)
시운을 따서 감회를 읊음(感懷次韻)
성 장실에게 차운하여 보이다(晟丈室次示)
일현 대사에게 줌(贈一玄大師)
쌍해 스님의 죽음을 애도함(挽雙海師)
물놀이하는 여러 생도에게 보여 줌(示水浴諸生)
오산 아래에서 청안 스님을 만나 시운을 따서 줌(烏山下逢淸眼次贈眼在雲坡~)
고향 산문으로 돌아가는 빈발암 청민 스님을 송별하며(次別賓鉢淸敏師歸故山)
안락와에서 뜻을 말함(安樂窩言志)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고달파함(年荒民困)
처관 학도에게 차운하여 줌(贈處寬學道次韻)
돌아가는 연초 스님을 송별하며(次送演初師還歸)
한휘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贈漢輝上人)
서산 대사의 ≺산영루≻ 운을 따서(次西山大師山映樓韻)
서현 스님이 와서 신 방백이 가을에 순방한다고 말해~(瑞顯來說申方伯秋巡~)

009_0080_c_01L岳樂獨善寂寄進士…兩書樓下
009_0080_c_02L德寺…李瑞雨守龍岡有濫號竊形…
009_0080_c_03L思歸言志
丙辰年…呈太守
009_0080_c_04L贈戒湜道者次贈文喜上人登降
009_0080_c_05L仙樓淨庵逢戒浻判事…以贈
009_0080_c_06L贈浻判事紀遊登龍鶴山法雲庵
009_0080_c_07L陽山太守贈秋鵬上人奉別圓實
009_0080_c_08L大師淸亮
却其鉢言志
移徏九
009_0080_c_09L龍山呼韻
贈敬規見訪有饋以謝
009_0080_c_10L謝大雲師送佐飯底警世言志有序

009_0080_c_11L贈浻師遊賞北道諸名山咸山逢李正
009_0080_c_12L次韻贈幸冾次椿坡藁中韻
009_0080_c_13L應魚山次贈法器桂芳二師贈圓
009_0080_c_14L明道人奉福昌君行軒下
次洪監
009_0080_c_15L司遊金剛山韻次楡岾寺住持韻性坦
009_0080_c_16L
贈水澤師次楓潭碑陰韵

009_0080_c_17L李進士士常隱新居韻次姜書房壽一
009_0080_c_18L韻回示寄姜亞軒濟相挽雪岩秋鵬
009_0080_c_19L捨生
贈月桂上人庭松次李
009_0080_c_20L江西登龜韻感懷次韻晟丈室次示
009_0080_c_21L
贈一玄大師挽雙海師示水浴
009_0080_c_22L諸生烏山下逢淸眼次贈次別賓
009_0080_c_23L鉢淸敏師歸故山安樂窩言志

009_0080_c_24L荒民困贈處寬學道次韻次送演
009_0080_c_25L初師還歸
次贈漢輝上人次西山
009_0080_c_26L大師山映樓韻瑞顯來說…近體今留

009_0081_a_01L이정빈이 주 수재에게 준 시운을 따서(次韻李庭馪贈朱秀才)
준기 대사에게 부침(寄俊機大師)
내원암에 머물며 청허당이 술회한 시에 차운하여(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
향운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韻贈香雲上人)
처인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贈處忍上人)
암자에 올라 풍열 스님의 시운을 따서(上庵次豐悅韻)
영적암에 이르러 초겨울 그믐에 우연히 쓰다(到靈寂庵初冬晦日偶題)
형익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贈浻益上人)
염불게의 운을 따서 진익 사미에게 줌(念佛偈次贈振翼沙彌)
봄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읊던 시가 우연히 생각나서(偶憶春間在囚時口號)
잡저雜著-12편
영성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靈性師韵)
산중사시사山中四時詞
묘향산 은봉에서 보덕굴 자징 대사에게 부침(香山隱峯寄普德窟自澄大師)
조정 대사에게 줌(贈祖挺大師)
거오 강수일에게 차운하여 부침(次韻寄據梧姜壽一)
김수 이중에게 차운하여 사례로 부침(次謝寄金秀而重)
유거잡영 - 소동파의 뇌주 팔운을 따서(幽居雜詠次東坡雷州八韵)
또 팔운 시의 운을 따서(又次八韵)
천암사 동자들의 모임(千岩社童子會)
기성(평양)으로 돌아가는 의현 스님을 송별함(送義玄師歸箕城)
새해 전날 밤 덕담으로 축원함(分歲德談祝願)
임종게臨終偈
월저당대사집 하권(月渚堂大師集 下)
소疏-16편
약사회소藥師會疏
천룡단소天龍壇疏
야차단소(藥叉壇疏)
사부를 천도하는 주야 상중소(薦師父晝夜上中疏)
평양 냇가에서 있었던 수륙재소(平壤川邊水陸疏)庚午年三月三日
생전시왕재소生前十王齋疏
삼화부 냇가에서 있었던 수륙재소(三和府川邊水陸疏)四首
학도가 함장을 천도하는 재의 소(學徒薦凾丈齋疏)
부모를 천도하는 소(薦考妣疏)
모친을 천도하는 소(薦母王疏)
어머니를 천도하며 올린 소(薦母上疏)
생전발원재 상중소生前發願齋上中疏
법후 스님을 천도하는 소(薦法吼師疏)
밤에 올리는 소(夜上疏)
축관 스님을 천도하는 소(薦竺寬疏)
물에 빠져 죽은 아우를 천도하는 소(薦弟溺亡疏)
기記-6편
강서 원각암 북신전기江西圓覺庵北宸殿記
묘향산 동관음사 법당의 개와 중수기(香山東觀音寺法堂盖瓦重修記)
청운산 정수암 대비석상 개금불사기(靑雲山淨水庵大悲石像改金記)
삼화 법천사 공양구기三和法泉寺供養具記
유점사 나한전기楡岾寺羅漢殿記
법흥사 남루 중수기法興寺南樓重修記

009_0081_a_01L次韻李庭馪贈朱秀才寄俊機大師
009_0081_a_02L韻居內院淸虛堂述懷次韻贈香雲上
009_0081_a_03L次贈處忍上人上庵次豐悅韻
009_0081_a_04L靈寂庵初冬晦日偶題次贈浻益上人
009_0081_a_05L念佛偈次贈振翼沙彌
偶憶春間在
009_0081_a_06L囚時口號

009_0081_a_07L
雜著十二篇

009_0081_a_08L
次靈性師韵山中四時詞香山隱峯
009_0081_a_09L寄普德窟自澄大師贈祖挺大師
009_0081_a_10L韻寄據梧姜壽一次謝寄金秀而重
009_0081_a_11L居雜詠次東坡雷州八韵又次八韵
009_0081_a_12L千岩社童子會送義玄師歸箕城
009_0081_a_13L歲德談祝願臨終偈

009_0081_a_14L
卷下

009_0081_a_15L
十九篇

009_0081_a_16L
藥師會疏天龍壇疏藥叉壇疏
009_0081_a_17L師父晝夜上中疏平壤川邊水陸疏
009_0081_a_18L生前十王齋疏三和府川邊水陸疏

009_0081_a_19L學徒薦凾丈齋疏薦考妣疏薦母王
009_0081_a_20L薦母上疏生前發願齋上中疏
009_0081_a_21L薦法吼師疏夜上疏薦竺寬疏
009_0081_a_22L弟溺亡疏

009_0081_a_23L
六篇

009_0081_a_24L
江西圓覺庵北宸殿記香山東觀音寺
009_0081_a_25L法堂盖瓦重修記靑雲山淨水庵大悲
009_0081_a_26L石像改金記三和法泉寺供養具記
009_0081_a_27L岾寺羅漢殿記法興寺南樓重修記

009_0081_b_01L권사勸詞-16편
『화엄경』 간행에 동참하여 선근을 지으라고 권유하는 글(印華嚴經種善根文)
표훈사 산영루를 새로 지으며 시주를 권하는 글(表訓寺山映樓新建勸文)
유점사 시왕상을 조성하기 위한 권유문(楡岾寺十王像造成勸文)
평양 정수암 북신전 중창 모연문平壤淨水庵北辰殿重㓝募緣文
동산사 불상 개금공덕 공양 보시를 권선하는 글(東山寺佛像改金功德供養布施引勸說)
봉은사 법당 불상을 조성하기 위한 권선문(奉恩寺法堂佛像勸文)
영명사 보현왕전을 개건하기 위한 모연문(永明寺普現王殿開建募緣文)
평양 지장사 자씨전을 보수 중창하기 위한 권선문(平壤紙塲寺慈氏殿修創勸文)
『예념문』 1천 권을 간행하기 위한 권선문(禮念文一千卷印出勸文)
설암자 탑명 교화문雪巖子塔銘敎化文
법흥사 『염송집』 개간문法興寺拈頌集開刊文
염불책 1천 권을 인출하기 위한 권선문(念佛册一千卷印出勸詞)
또(又)
또(又)
용천사 승당을 짓기 위한 권선문(涌泉寺僧堂修建勸文)
용강 화장사 큰 법당을 중창하기 위한 권선문(龍岡華藏寺大法堂重創勸文)
발跋-2편
『화엄경』과 『법화경』을 인출하는 발문(印華嚴經法華經跋)
호남 능가사에서 간행한 『염송설화』 발문(湖南楞迦寺拈頌說話繡梓跋)
비명碑銘-3편
선불당 비명과 그 서문(選佛堂碑銘并序)
동산사 설암 대사 비명과 그 서문(東山寺雪巖碑銘并序)
어떤 스님이 진영을 그려 찬탄하는 글을 구하기에 즉시 붓을 뽑아 쓰다(有僧畫眞求讃即拔筆走題)
발문
간기
오언절구五言絶句-25편
참의1) 권중경2)의 운을 따라원운을 붙임(次權叅議重經附原韻)
風來雲逐來    바람이 오니 구름도 좇아오고
風去雲隨去    바람이 가니 구름도 따라간다
雲從風去來    구름은 바람 따라 가고 오니
風息雲何處    바람이 멈추면 구름은 어디로 갈꼬
원운原韻
僧自白雲來    스님은 흰 구름에서 왔다가
還向白雲去    다시 흰 구름을 향해 돌아가네
白雲無定居    흰 구름은 일정한 거처 없으니
明日又何處    내일은 또 어느 곳으로 갈꼬
평양 보산진3)에서 밤에 일어나 어부의 노래를 듣고(平壤保山鎭夜起聞漁歌)
凍雨風前過    겨울비는 바람 앞을 지나가고
漁歌月裏聞    어부 노래 달빛 속에 들려온다

009_0081_b_01L
勸詞十六篇

009_0081_b_02L
印華嚴經種善根文表訓寺山映樓新
009_0081_b_03L建勸文楡岾寺十王像造成勸文
009_0081_b_04L壤淨水庵北辰殿重㓝募緣文東山寺
009_0081_b_05L…引勸說奉恩寺法堂佛像勸文
009_0081_b_06L明寺普現王殿開建募緣文平壤紙塲
009_0081_b_07L寺慈氏殿修創勸文禮念文一千卷印
009_0081_b_08L出勸文雪巖子塔銘敎化文法興寺
009_0081_b_09L拈頌集開刊文念佛册一千卷印出勸
009_0081_b_10L
涌泉寺僧堂修建勸文龍岡華
009_0081_b_11L藏寺大法堂重創勸文

009_0081_b_12L
二篇

009_0081_b_13L
印華嚴經法華經跋湖南楞迦寺拈頌
009_0081_b_14L說話繡梓跋

009_0081_b_15L
碑銘三篇

009_0081_b_16L
選佛堂碑銘并序東山寺雪巖碑銘并
009_0081_b_17L有僧畫眞求讃即拔筆走題

009_0081_b_18L

009_0081_b_19L五言絕句

009_0081_b_20L次權叅議重經韻附原韻

009_0081_b_21L
風來雲逐來風去雲隨去

009_0081_b_22L雲從風去來風息雲何處

009_0081_b_23L
僧自白雲來還向白雲去

009_0081_b_24L白雲無定居明日又何處

009_0081_b_25L平壤保山鎭夜起聞漁歌

009_0081_b_26L
凍雨風前過漁歌月裏聞

009_0081_c_01L旅囱江上夜    강변의 여관 창가 어두운 밤에
驚起夢中魂    꿈속에 혼이 놀라 깨어나네
규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圭上人)
明明百草上    온갖 풀 끝에 이치가 밝고 밝거늘
祖意豈馳求    조사의 뜻4)을 어찌 치달려 구하는가
不犯人苗稼    남의 곡식밭을 범하지 않아야
方能學打牛    비로소 소 모는 법5) 배웠다 하리
법징 상인에게 주다(贈法澄上人)
法法眞如法    법과 법은 다 진여의 법이요
澄澄性海澄    맑고 맑음은 성해6)의 맑음일세
澄澄法法內    맑고 맑은 법과 법 안에서
何法不澄澄    어느 법인들 맑고 맑지 않으리
마을 재실齋室에서 밤에 읊다(村齋夜吟)
半囱明月夜    반쯤 열린 창 달 밝은 밤에
孤卧草堂閒    조용한 초당에 홀로 누워 있네
忽破歸山夢    홀연히 산으로 돌아가는 꿈 깨고 나니
雞鳴曉氣寒    닭 우는 소리에 새벽 기운만 싸늘하네
성일 스님을 곡함(哭性一)
昨日分明在    어제는 분명히 살아 있었는데
今朝何處去    오늘 아침엔 어디로 갔는가
問天天蒼蒼    하늘에 물어보나 하늘은 푸르기만 하니
蒼蒼首幾擧    검푸른 이 머리를 몇 번이나 들었던가
금곡 이 거사에게 주다2수(贈金谷李居士)
[1]
墨翟悲絲染    묵적7)은 하얀 실에 물드는 걸 슬퍼했고8)
楊朱泣路歧    양주9)는 갈림길에서 통곡하고 울었지10)
半生名與利    반평생 명예와 영리를 위해 살면서
恨不學支離    지리11)를 배우지 못한 게 한스럽네

[2]
我是屠龍學    나는 용을 잡는 배움을 하는 이요12)
君非畫虎資    그대는 호랑이를 그리는 자질 아니라13)
臨歧拍手笑    갈림길에 서서 손뼉 치며 웃음 지으니
天地一茅茨    온 천지가 하나의 초가집인 것을
김 진사에게 주다(贈金進士)
東海三山鶴    동쪽 바다 삼신산14)의 학이요
南溟萬里鵬    남쪽 바다 만 리의 붕새로세15)
相逢一夜雨    밤새 내리는 빗속에 서로 만나서
挑盡五更燈    등불 돋우다 보니 어느덧 오경16)이네
가을 풍경(秋事)
錯認秋光晩    늦가을 풍경을 잘못 알아
渾疑二月花    이월에 피는 꽃인가 의심했네17)
日斜紅爛熳    석양 노을에 흐드러진 붉은빛
楓葉染霜多    대부분 서리에 물든 단풍잎이네
우연히 읊다(偶吟)

009_0081_c_01L旅囱江上夜驚起夢中魂

009_0081_c_02L次贈圭上人

009_0081_c_03L
明明百草上祖意豈馳求

009_0081_c_04L不犯人苗稼方能學打牛

009_0081_c_05L贈法澄上人

009_0081_c_06L
法法眞如法澄澄性海澄

009_0081_c_07L澄澄法法內何法不澄澄

009_0081_c_08L村齋夜吟

009_0081_c_09L
半囱明月夜孤卧草堂閒

009_0081_c_10L忽破歸山夢雞鳴曉氣寒

009_0081_c_11L哭性一

009_0081_c_12L
昨日分明在今朝何處去

009_0081_c_13L問天天蒼蒼蒼蒼首幾擧

009_0081_c_14L贈金谷李居士

009_0081_c_15L
墨翟悲絲染楊朱泣路歧

009_0081_c_16L半生名與利恨不學支離(一)

009_0081_c_17L我是屠龍學君非畫虎資

009_0081_c_18L臨歧拍手笑天地一茅茨(二)

009_0081_c_19L贈金進士

009_0081_c_20L
東海三山鶴南溟萬里鵬

009_0081_c_21L相逢一夜雨挑盡五更燈

009_0081_c_22L秋事

009_0081_c_23L
錯認秋光晩渾疑二月花

009_0081_c_24L日斜紅爛熳楓葉染霜多

009_0081_c_25L偶吟

009_0082_a_01L古今幾晝夜    고금에 밤낮이 몇 번이던가
天地一虛廳    천지가 하나의 빈집이로다
日月燈明下    해와 달이 밝히는 등불 아래에서
流觀普眼經    「보안경」18)을 쭉 훑어보노라
우의寓意
宇內百年客    우주 안에 백 년의 나그네요
枕邊千里僧    베갯머리에 천 리의 행각승이라
天山與地水    하늘의 산과 땅의 물을 누비며
隨意任騰騰    마음대로 의기양양 다닌다네
의상암 시의 운을 따서2수(次義湘庵韻)
[1]
元曉迹猶古    원효19) 대사의 자취 예전 그대로이고
義湘名與長    의상20) 대사의 이름 긴 세월 지냈구나
金天日懸鼓    금천21)엔 해가 북처럼 달려 있어
危坐嗅馨香    꿇어앉아서 꽃다운 향기를 맡아 보네

[2]
麗季三和尙    고려 말기의 세 분 화상22)
光明日月長    그 광명 해와 달처럼 영원하네
義湘今不見    의상 대사는 지금 보이지 않고
庭際百花香    뜰 안엔 온갖 꽃향기만 그윽하네
≺마천≻의 운을 따서(次磨天韻)
躡險肩磨斗    험한 길 걷노라니 어깨가 북두를 갈고
臨高脚蹴雲    높은 산 올라가니 발이 구름을 차네
昔聞今始到    예전에 들었는데 오늘에야 처음 와서
登眺喜云云    산 정상에 오르니 기쁨만 운운
공문의 봄(空門建陽)
日月光天德    해와 달은 하늘의 덕을 빛내고
山河壯帝居    산과 강은 황제의 거처를 장엄한다
金輪萬萬歲    금륜23)은 만만세를 누리고
四海一車書    사해는 한 수레의 책일레라
강서 이금남이 벽에 그린 송학도에 쓰다(題江西李錦楠壁上松鶴圖)
[1]
歲寒松色古    심한 추위에도 소나무 색은 여전하고
風緊鶴容癯    된바람 불어오니 학의 용모 초췌하네
微茫淸曉影    희미한 이른 새벽의 그림자를
無乃畫圖乎    어떻게 그림 속에 그릴 수 있겠는가

[2]
昂昂九臯質    우뚝 빼어난 구고24)의 바탕이요
落落後彫姿    높고 뛰어난 후조25)의 자태로다
雲孫一幅裏    운손26)의 한 폭 그림 속에
濃淡也相宜    짙고 묽음이 서로 잘 어울렸구나
또 용호도에 쓰다(又題龍虎圖)
虎伏深山裏    범은 깊은 산속에 엎드려 있고
龍潜大海中    용은 큰 바다 속에 잠겨 있네
得遇風雲變    풍운의 변화를 만나면
飛騰上碧天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리

009_0082_a_01L
古今幾晝夜天地一虛廳

009_0082_a_02L日月燈明下流觀普眼經

009_0082_a_03L寓意

009_0082_a_04L
宇內百年客枕邊千里僧

009_0082_a_05L天山與地水隨意任騰騰

009_0082_a_06L次義湘庵韻

009_0082_a_07L
元曉迹猶古義湘名與長

009_0082_a_08L金天日懸鼓危坐嗅馨香(一)

009_0082_a_09L麗季三和尙光明日月長

009_0082_a_10L義湘今不見庭際百花香(二)

009_0082_a_11L次磨天韻

009_0082_a_12L
躡險肩磨斗臨高脚蹴雲

009_0082_a_13L昔聞今始到登眺喜云云

009_0082_a_14L空門建陽

009_0082_a_15L
日月光天德山河壯帝居

009_0082_a_16L金輪萬萬歲四海一車書

009_0082_a_17L題江西李錦楠壁上松鶴圖

009_0082_a_18L
歲寒松色古風緊鶴容癯

009_0082_a_19L微茫淸曉影無乃畫圖乎(一)

009_0082_a_20L昂昂九臯質落落後彫姿

009_0082_a_21L雲孫一幅裏濃淡也相宜(二)

009_0082_a_22L又題龍虎圖

009_0082_a_23L
虎伏深山裏龍潜大海中

009_0082_a_24L得遇風雲變飛騰上碧天

009_0082_b_01L
사선정27) 시의 운을 따서(次四仙亭韻)
鶴歸天漠漠    두루미 돌아간 하늘은 막막하고
雲散水悠悠    구름 걷히니 물만 유유히 흘러가네
四仙今不見    네 신선28) 지금은 보이지 않고
明月海山秋    바닷가 가을 산에 달빛만 밝구나
≺서도29)회고≻에 차운하다(次西都懷古)
斷鴈斜陽外    외로운 기러기 석양 멀리 날아가고
孤城暮雨中    쓸쓸한 성안에는 저녁 비가 내리네
故䑓秋葉沒    오래된 누대는 낙엽 속에 파묻히고
喬木亂西風    교목30)에는 서풍만 요란하게 부네
수재31) 한세엽을 이별하며 그 운을 따라(別韓秀才世曄次韻)
洙泗綱常道    수사32)의 강상의 도를
程朱二子傳    정자程子와 주자朱子33) 두 선비가 전했네
東方箕設敎    동방엔 기자箕子34)가 그 도를 폈는데
家世幾千年    집안 대대로 몇 천 년이나 전해 왔는고
귀녕35)하는 운염 스님을 송별하며 그 운을 따라(送雲豔師歸寧次韻)
欲作香山客    묘향산의 나그네가 되겠다더니
飜成野寺身    마음 바꿔 야사의 몸이 되려 하네
烟花三月日    봄꽃 흐드러진 춘삼월 좋은 날이라
恐染洞庭春    동정의 봄36)에 물들까 두렵구나
서도에서 옛날을 생각하며(西都古意)
風光周日月    풍광은 주나라의 해와 달이요
物色漢乾坤    물색은 한나라의 하늘과 땅이라
千年箕子國    천년 기자의 나라에
人去道長存    사람은 간 데 없고 도만 길이 남아 있네
금강산 시의 운을 따서(次金剛山韻)
世界三千大    삼천대천세계 안에
金剛萬二奇    금강산 일만 이천 봉 기이하네
憶曾無竭國    생각건대 일찍이 무갈국에서
學得大宗師    수학受學하여 대종사가 되었네
만사37)挽詞
一入邯鄲夢    한 번 한단의 꿈38)에 들어
光陰六十秋    어느새 세월이 육십 년이나 흘렀네
浩然天地外    넓고 넓은 천지 밖에
今古水長流    예나 지금이나 물은 영원히 흘러가네
가을 강의 풍경(秋江即事)
月出東山夕    동산에 저녁달 떠오르고#
江寒赤壁秋    강가 싸늘한데 적벽39)의 가을일세
荻花楓葉暮    갈대꽃과 단풍잎 날리는 저녁에
漁笛一孤舟    외로운 배에서 들려오는 어부의 피리 소리

009_0082_b_01L次四仙亭韻

009_0082_b_02L
鶴歸天漠漠雲散水悠悠

009_0082_b_03L四仙今不見明月海山秋

009_0082_b_04L次西都懷古

009_0082_b_05L
斷鴈斜陽外孤城暮雨中

009_0082_b_06L故䑓秋葉沒喬木亂西風

009_0082_b_07L別韓秀才世曄次韻

009_0082_b_08L
洙泗綱常道程朱二子傳

009_0082_b_09L東方箕設敎家世幾千年

009_0082_b_10L送雲豔師歸寧次韻

009_0082_b_11L
欲作香山客飜成野寺身

009_0082_b_12L烟花三月日恐染洞庭春

009_0082_b_13L西都古意

009_0082_b_14L
風光周日月物色漢乾坤

009_0082_b_15L千年箕子國人去道長存

009_0082_b_16L次金剛山韻

009_0082_b_17L
世界三千大金剛萬二奇

009_0082_b_18L憶曾無竭國學得大宗師

009_0082_b_19L挽詞

009_0082_b_20L
一入邯鄲夢光陰六十秋

009_0082_b_21L浩然天地外今古水長流

009_0082_b_22L秋江即事

009_0082_b_23L
月出東山夕江寒赤壁秋

009_0082_b_24L荻花楓葉暮漁笛一孤舟

009_0082_c_01L
송별送別
楚山猿斷處    초나라 산 원숭이 울음 끊기고
湘水鴈來時    소상강 물 기러기 날아올 때라
相送石門外    돌문 밖에서 그대를 전송하니
難堪遠別離    멀리 떠나보내는 맘 견디기 어려워라
오언율시(五言律)-37편
함종ㆍ용강ㆍ삼화 세 고을의 군수와 천왕사에 올라(咸從龍岡三和三倅登天王寺)
積雪牙城路    눈 쌓인 아성40)의 길을 따라
嚴風岳寺登    세찬 바람 맞아 가며 절에 올랐네
靑雲三太守    청운의 뜻 품은 세 태수요
白首一孤僧    아무 일도 안 하는 한 외로운 중이라네
琴操宮商角    거문고 가락은 궁ㆍ상ㆍ각41)이요
詩思比賦興    시 생각은 비ㆍ부ㆍ흥42)이라
安知夜達曙    어찌 밤이 새어 새벽이 이르는 줄 알랴
寒日已東昇    싸늘한 태양이 어느새 동쪽에 떠오르네
맹산 군수의 ≺두무산을 유람하며≻ 시의 운을 따서(次孟山倅遊頭無山韻)
儒釋一江山    한 강산에서 선비와 중이
春遊邂逅攀    뜻밖에 만나서 봄놀이 간다
人間膏火苦    인간세계는 고화43)의 괴로움인데
物外醉吟閒    세속을 벗어난 곳에선 취하고 시를 읊네
弄鶴靑松榻    푸른 소나무 탑에서 학을 희롱하고
觀魚碧水灣    파란 물속에 떠다니는 물고기를 구경하네
百年眞勝賞    백 년 동안 참답고 수승한 볼거리를
終日對孱顔    종일토록 높은 산44)을 마주하여 노니네
병을 앓고 난 뒤 용강 군수를 뵙고(病餘謁龍岡倅)
白業怠修煉    백업45)은 게을리 수련하면서
黃庭誤讀持    『황정경黃庭經』46)을 잘못 읽고 지녔네
鬼神多攪撓    귀신들은 사람을 교란함이 많은데
日月屢遷移    해와 달은 자꾸만 옮겨 바뀌네
寂寞烟霞瘦    적막한 안개와 노을에 여위어 가고
生成雨露滋    생겨나서는 비와 이슬에 자라네
二天來謁後    이천47)이 오셨기에 뵈옵고 나니
歸去夕陽時    해가 질 녘에야 돌아가시네
진사 양만영48)의 운을 따서 태수를 풍자하다(次楊進士萬榮韻諷太守)
四海文章士    온 천하에 문장으로 알려진 선비요
彌天道德僧    하늘을 가득 메운 도덕 높은 스님이라
曠懷籠宇宙    넓은 회포는 우주를 감싸고
玄話說鵾鵬    현묘한 말씀 곤붕鯤鵬49)을 설하네
百代風猶仰    백대의 도풍道風은 우러를 만하고
千秋像可徵    천추의 모습은 본받을 만하네

009_0082_c_01L送別

009_0082_c_02L
楚山猿斷處湘水鴈來時

009_0082_c_03L相送石門外難堪遠別離

009_0082_c_04L

009_0082_c_05L五言律

009_0082_c_06L咸從龍岡三和三倅登天王寺

009_0082_c_07L
積雪牙城路嚴風岳寺登

009_0082_c_08L靑雲三太守白首一孤僧

009_0082_c_09L琴操宮商角詩思比賦興

009_0082_c_10L安知夜達曙寒日已東昇

009_0082_c_11L次孟山倅遊頭無山韻

009_0082_c_12L
儒釋一江山春遊邂逅攀

009_0082_c_13L人間膏火苦物外醉吟閒

009_0082_c_14L弄鶴靑松榻觀魚碧水灣

009_0082_c_15L百年眞勝賞終日對孱顏

009_0082_c_16L病餘謁龍岡倅

009_0082_c_17L
白業怠修煉黃庭誤讀持

009_0082_c_18L鬼神多攪撓日月屢遷移

009_0082_c_19L寂寞烟霞瘦生成雨露滋

009_0082_c_20L二天來謁後歸去夕陽時

009_0082_c_21L次楊進士萬榮韻諷太守

009_0082_c_22L
四海文章士彌天道德僧

009_0082_c_23L曠懷籠宇宙玄話說鵾鵬

009_0082_c_24L百代風猶仰千秋像可徵

009_0083_a_01L海東今又見    해동에서 지금 다시 만나 보니
高韻振巖藤    고상한 운치 바위와 등나무에 떨치네
설령대50)에서 쌍기 수좌에게 주다(雪嶺臺贈雙機首座)
本自風塵客    본래 풍진의 나그네가
來登雪嶺臺    여기 와서 설령대에 올랐네
道人能抖擻    도인은 스스로 두타를 행하니
佛種可栽培    부처의 종자51)를 기를 만하네
數日同安養    며칠을 함께 안양 길 닦으면서
三生結聖胎    삼생 동안의 성인의 태를 이루었네
白蓮金色國    흰 연꽃 핀 금빛 나라에
歸去共徘佪    함께 돌아가서 배회해 보세
은수암에 유거하며2수(隱守庵幽居雜詠)
[1]
地俠長沙舞    땅이 좁으니 장사가 춤을 추고52)
大高孔刹行    하늘이 높으니 모공찰毛孔刹53)에 다니네
有泉甘又冽    샘물이 달고 시원하니
無桂燒還輕    사르올 계수나무 향 없어도 정신이 가볍구나
雜貨千般具    잡화는 갖가지로 갖추어 있고
純金一味淸    순금은 한맛으로 맑구나
我生應早晩    내 생애는 이제나저제나 할 터인데
百舌縱羣情    종달새는 온갖 정을 펼쳐 내는구나

[2]
隱守安仁宅    은수암은 안인한 집이요
便宜正路行    바른길 행하기 편리하나니
起居從穩穩    기거는 이를 따라 안온하고
步履自輕輕    걷는 걸음은 저절로 가볍구나
地曠連天豁    땅이 넓으니 넓은 하늘에 잇닿은 듯
泉明得月淸    샘물 맑으니 밝은 달을 얻는구나
香山擬結社    묘향산에 결사를 맺고
偃息欲忘情    누워 쉬면서 온갖 생각 잊으려네
임진강 언덕 망해암의 벽에 걸린 시의 운을 따라이곳은 조사석54)의 재궁이다.(臨津江岸望海庵次壁上韵即趙師錫齋宮)
相國邯鄲老    상국인 한단 늙은이의
精廬寂靜庵    정려가 고요하여 암자 같구나
佳吟牙動頰    아름다운 시에 어금니가 뺨을 움직이고
逸思筆生嵐    빼어난 생각이라 붓에서 맑은 기운 일어나네
當日勝遊地    당일 경치 좋은 곳에 와 노니니
此時幽興耽    이때에 그윽한 흥을 즐기네
主人來不見    찾아와도 주인은 보이지 않으니
誰與接淸談    누구와 함께 좋은 이야기 나눌거나
공주 갑사 누각 현판의 운을 따서 암 상인에게 주다동악(李安訥)의 ≺소암≻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 지었으므로 첫 구절에 동악을 언급한 것이다.(公州岬寺樓懸板次贈巖上人次東岳疎庵故初句及之)
岳老衡雲捲    동악 노인 형운이 걷히니55)
踈庵放浪姿    소암에서 방랑하는 자태로다
龍遊滄海浪    푸른 물결 이는 바다엔 용이 놀고
鳳宿碧梧枝    오동나무 가지엔 봉황이 잠자네

009_0083_a_01L海東今又見高韻振巖藤

009_0083_a_02L雪嶺䑓贈雙機首座

009_0083_a_03L
本自風塵客來登雪嶺臺

009_0083_a_04L道人能抖擻佛種可栽培

009_0083_a_05L數日同安養三生結聖胎

009_0083_a_06L白蓮金色國歸去共徘佪

009_0083_a_07L隱守庵幽居雜詠

009_0083_a_08L
地俠長沙舞 [1] 高孔刹行

009_0083_a_09L有泉甘又冽無桂燒還輕

009_0083_a_10L雜貨千般具純金一味淸

009_0083_a_11L我生應早晩百舌縱羣情(一)

009_0083_a_12L隱守安仁宅便宜正路行

009_0083_a_13L起居從穩穩步履自輕輕

009_0083_a_14L地曠連天豁泉明得月淸

009_0083_a_15L香山擬結社偃息欲忘情(二)

009_0083_a_16L臨津江岸望海庵次壁上韵即趙師
錫齋宮

009_0083_a_17L
相國邯鄲老精廬寂靜庵

009_0083_a_18L佳吟牙動頰逸思筆生嵐

009_0083_a_19L當日勝遊地此時幽興耽

009_0083_a_20L主人來不見誰與接淸談

009_0083_a_21L公州岬寺樓懸板次贈巖上人次東
岳疎
009_0083_a_22L庵故初
句及之

009_0083_a_23L
岳老衡雲捲踈庵放浪姿

009_0083_a_24L龍遊滄海浪鳳宿碧梧枝

009_0083_b_01L三笑虎溪別    삼소는 호계의 이별이요56)
一言滕閣期    일언은 등왕각滕王閣57)의 기약이네
天何幸私淑    하늘은 어찌하여 사숙58)하는 행운을 주었는가
高詠起予時    고상하게 읊는 시가 나를 일깨우네
의명 상인의 운을 따서남문에 명성이 높은 스님이 있었다.(次義明上人韻南門有名聞僧)
四海高明上  사해의 고명한 선비요
彌天道一家    하늘 가득 메운 도 닦는 일가라59)
詼諧神有契    익살스러움은 마음에 맞는 바가 있고
目擊義無差    눈으로 보니 의리에 어긋남이 없네
氣勢龍騰水    기세는 물속의 용이 날아오르듯 하고
危稜虎鬪牙    위엄 있는 모습은 다투는 호랑이 같네
還憐與時會    수시로 만나는 것 어여삐 여기지만
猜訝恐交叉    시기와 의심이 엇갈릴까 두렵다네
금구 군수에게 올림그의 형 조근은 일찍이 관서의 강서 군수였다.(上金溝倅厥兄趙根曾守關西江西)
住近江西縣    강서 고을에 가까이 살면서
曾霑斗水恩    일찍이 두수60)의 은혜 입었네
安知千里路    다시 천 리 먼 길을 달려와서
又入二天門    이천二天의 문에 들 줄을 어찌 알았으랴
性痼烟霞疾    성질은 연하의 고질61)을 앓고
身閑水石魂    몸은 수석의 혼이라 한가하네
仙遊屬邂逅    뜻밖에 만나서 신선의 경계에 노니니
山菊映黃昏    산속의 국화꽃 황혼에 어리네
행문 상인의 운을 따라 지어 다시 보이다2수(次幸文上人韻還示)
[1]
寥寥天地舘    쓸쓸한 천지의 여관에
擾擾徃來身    요란하게 왔다가 가는 몸
猿鶴同兄弟    원숭이와 두루미는 형제처럼 지내고
風雲共主賓    바람과 구름은 주인과 손님 같네
死生誰好惡    죽고 삶을 누가 좋아하고 싫어하나
哀樂一秋春    슬프고 즐거움도 한낱 봄가을 같은 것을
萬物珠璣具    만물이 보배 구슬을 갖추고 있건만
三常不足貧    삼상62)이 부족하고 가난하다 하네

[2]
法身非我相    법신은 나의 모습 아니니
精義豈言詮    정의精義를 어찌 다 말하리
道衲霜前樹    도 닦는 납자衲子는 서리 앞의 나무요
禪心雨後天    참선하는 마음은 비 온 뒤 하늘이라
護齊神部八    팔부의 신장63)들이 일제히 옹호하고
遮眼寶凾千    일천 상자 보물이 눈에 가득한데
苦海洪濤裡    고해의 큰 파도 속에서
㳂流倒駕舡    물결 따라 배를 거꾸로 몰고 가네
묘향산 조계암에서 양열 스님을 만나서(香山曹溪庵逢良悅師)
水石三生夢    수석은 삼생의 꿈인데
烟霞一路迷    연하에 한 길이 희미하네
雨餘猿斷續    비 온 끝에 원숭이 울음은 들렸다 안 들렸다
雲盡樹高低    구름 걷히고 나니 나무가 울쑥불쑥

009_0083_b_01L三笑虎溪別一言滕閣期

009_0083_b_02L天何幸私淑高詠起予時

009_0083_b_03L次義明上人韻南門有
名聞僧

009_0083_b_04L
四海高明上 [1] 彌天道一家

009_0083_b_05L詼諧神有契目擊義無差

009_0083_b_06L氣勢龍騰水危稜虎鬪牙

009_0083_b_07L還憐與時會猜訝恐交叉

009_0083_b_08L上金溝倅厥兄趙根曾
守關西江西

009_0083_b_09L
住近江西縣曾霑斗水恩

009_0083_b_10L安知千里路又入二天門

009_0083_b_11L性痼烟霞疾身閑水石魂

009_0083_b_12L仙遊屬邂逅山菊映黃昏

009_0083_b_13L次幸文上人韻還示

009_0083_b_14L
寥寥天地舘擾擾徃來身

009_0083_b_15L猿鶴同兄弟風雲共主賓

009_0083_b_16L死生誰好惡哀樂一秋春

009_0083_b_17L萬物珠璣具三常不足貧(一)

009_0083_b_18L法身非我相精義豈言詮

009_0083_b_19L道衲霜前樹禪心雨後天

009_0083_b_20L護齊神部八遮眼寶凾千

009_0083_b_21L苦海洪濤裡㳂流倒駕舡(二)

009_0083_b_22L香山曹溪庵逢良悅師

009_0083_b_23L
水石三生夢烟霞一路迷

009_0083_b_24L雨餘猿斷續雲盡樹高低

009_0083_c_01L洞遠人難到    마을이 멀다 보니 사람들 오기 어렵고
峯高日易西    산봉우리 높으니 해도 쉬 지는구나
南臺時一陟    때때로 한 번씩 남대에 오르나니
隨步散靑藜    발걸음 따라 파란 명아주 지팡이 흩날린다
양열 스님과 이별하며(別良悅師)
落霞明遠峀    노을 걷히니 먼 산이 분명해지고
殘照曳危岑    지는 햇빛은 높은 봉우리에 끌리네
澗月開新鏡    시냇물에 달은 새 거울을 열고
松風弄晩琴    솔바람은 낡은 거문고를 희롱한다
鶴飜雲外樹    두루미 구름 밖의 나무에 날아 내리고
猿嘯雨中林    원숭이는 비 오는 숲에서 울부짖네
多少傷心處    마음 상하는 일 하도 많아
難裁送別吟    송별하는 시조차 짓기 어렵구나
신정암 암자 이름(新淨庵庵號)
棟宇新開設    동우棟宇는 새로 개설하였고
丹靑映翠微    단청은 검푸른빛 어린다
水光銅鏡拭    물빛은 구리 거울 닦아 놓은 듯
山色錦屛圍    산색은 비단 병풍 둘러 놓은 듯
壑吐殘霞氣    골짜기는 스러지는 저녁노을 토해 내고
峯含落照暉    봉우리는 떨어지는 햇빛을 머금었네
客來仙賞足    객은 찾아와 선경 구경에 흡족해서
忘却短笻揮    짧은 지팡이 휘두르는 일조차 잊었네
법상 도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法尙道人)
方外天遊久    세속 밖 하늘 경계에 노닌 지 오래이니
神淸骨欲仙    정신이 맑아지고 뼈는 신선이 되려 하네
行笻萬瀑上    지팡이는 만폭동을 향해 가고
歸夢五臺邊    꿈속에선 오대산으로 돌아가네
南岳來無住    남악에는 와도 머물 곳이 없고
西山去有緣    서산으로 가면 거기엔 인연이 있다
相逢石泉寺    석천사에서 서로 만났는데
語及錦囊篇    말이 어느새 금낭편64)을 이루었네
오운산 속명사65) 지행 상인에게 줌(贈五雲山續命寺智行上人)
九月山中寺    구월산의 절에서
相逢行上人    지행智行 상인을 만났네
懸鶉衣百結    해진 옷 일백 매듭 기워 입고
伴鶴夢三神    학을 벗 삼아 삼신산을 꿈꾸네
同齒殊淸操    같은 연배 중에 특별히 맑은 지조요
高蹤邁濁倫    고상한 자취 탁한 무리와는 거리가 머네
出門揮手別    문을 나와 손 흔들어 이별한 뒤에도
回首自逡巡    고개 돌리며 절로 머뭇거리네
청하 도사를 모시고통천 서운암에 숨어 살 생각을 청하려다 말하지 못했기에 그 뜻을 말하다.(奉淸河道士通川棲雲庵意欲嘉遁有請不得故言志)
東海棲雲寺    동해 서운사에 계셨던
楓潭我祖門    풍담楓潭66)은 우리 조문이시네

009_0083_c_01L洞遠人難到峯高日易西

009_0083_c_02L南臺時一陟隨步散靑藜

009_0083_c_03L別良悅師

009_0083_c_04L
落霞明遠峀殘照曳危岑

009_0083_c_05L澗月開新鏡松風弄晩琴

009_0083_c_06L鶴飜雲外樹猿嘯雨中林

009_0083_c_07L多少傷心處難裁送別吟

009_0083_c_08L新淨庵庵號 [1]

009_0083_c_09L
棟宇新開設丹靑映翠微

009_0083_c_10L水光銅鏡拭山色錦屛圍

009_0083_c_11L壑吐殘霞氣峯含落照暉

009_0083_c_12L客來仙賞足忘却短笻揮

009_0083_c_13L次贈法尙道人

009_0083_c_14L
方外天遊久神淸骨欲仙

009_0083_c_15L行笻萬瀑上歸夢五臺邊

009_0083_c_16L南岳來無住西山去有緣

009_0083_c_17L相逢石泉寺語及錦囊篇

009_0083_c_18L贈五雲山續命寺智行上人

009_0083_c_19L
九月山中寺相逢行上人

009_0083_c_20L懸鶉衣百結伴鶴夢三神

009_0083_c_21L同齒殊淸操高蹤邁濁倫

009_0083_c_22L出門揮手別回首自逡巡

009_0083_c_23L奉淸河道士通川棲雲庵意欲嘉
遁有請不得故言志

009_0083_c_24L
東海棲雲寺楓潭我祖門

009_0084_a_01L金蘭皆影響    금란지교金蘭之交67)는 모두 풍담의 영향이요
龍鳳盡兒孫    용봉龍鳳은 다 그의 아손이라네
遁世終無悶    세상을 피하면 마침내 번뇌가 없을 터인데
趨塵豈養存    세속에서 어찌 양존을 추구하리오
他年要返錫    다른 해에 다시 지팡이 돌릴 때는
恐有勤移文    아마도 간절한 이문68)이 있으리라
가훈을 송별하며(次送可勳)
白日仙山別    대낮에 신선의 산을 이별하고
紅塵苦海征    홍진의 고통 바다로 간다네
人間風雨夢    인간세계에서는 비바람을 꿈꾸고
物外水雲情    세속 밖은 물과 구름의 정이라네
地逈三千界    사는 곳이 속세와 머니 삼천세계 같고
天高九萬程    하늘 높으니 구만리 먼 길이로세
何當舊面目    언제 다시 친구 얼굴을 대하여
相對說平生    서로 마주 앉아 평생 일 이야기하리
희안 대사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希顔大師)
玩愒當今日    흐늘거리며 놀다가 오늘에 이르렀는데
叅承問幾年    참배하고 물은 지 몇 해나 되었는고
庾嶺曾覆鉢    일찍이 대유령大庾嶺69)에서 발우를 엎었고
嵩岳更安禪    숭산에서는 다시 선정에 들었네
身世雲中鶴    몸과 세상은 구름 속의 학이요
襟期雨後天    마음속 기약은 비 온 뒤의 하늘이라
華山一半在    화산에서 일 년의 반을 지내면서
相伴且隨緣    서로 도반 되니 인연을 따름이네
다시 차암암에 노닐며(重遊遮岩庵述懷)
再到曾遊地    전에 놀았던 자리에 다시 오니
居禪慣識名    참선하던 이곳 낯설지 않구나
烟霞雖舊跡    안개와 노을 비록 옛 자취 그대로이나
鳥獸各忘情    새와 짐승은 제각각 정을 잊었구나
缺月窺天白    이지러진 달은 하늘이 밝아 오나 엿보고
交河映地明    합쳐지는 맑은 강은 땅 밑까지 비추네
世間眞火宅    세간은 정말로 불구덩이 집인데
奔走幾勞生    몇 생이나 분주히 괴롭게 살았던가
영담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靈湛上人)
寶月金沙地    보배 달 비치는 금모래 땅에서
相逢識面初    서로 만나서 처음 알게 되었네
道情存目擊    도의 정은 목격에 있고
交契絶親踈    친분 맺음은 친소가 끊어졌네
遊戱三花界    삼화70)의 세계에서 유희하면서
談論七葉書    칠엽71)에서 결집한 경을 담론했네
摩尼照濁水    마니주摩尼珠72)가 흐린 물을 비추니
淸淨至無餘    남김없이 모두가 깨끗해졌네
경규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2수(次贈敬規上人)

009_0084_a_01L金蘭皆影響龍鳳盡兒孫

009_0084_a_02L遁世終無悶趨塵豈養存

009_0084_a_03L他年要返錫恐有勤移文

009_0084_a_04L次送可勲

009_0084_a_05L
白日仙山別紅塵苦海征

009_0084_a_06L人間風雨夢物外水雲情

009_0084_a_07L地逈三千界天高九萬程

009_0084_a_08L何當舊面目相對說平生

009_0084_a_09L次贈希顏大師

009_0084_a_10L
玩愒當今日叅承問幾年

009_0084_a_11L庾嶺曾覆鉢嵩岳更安禪

009_0084_a_12L身世雲中鶴襟期雨後天

009_0084_a_13L華山一半在相伴且隨緣

009_0084_a_14L重遊遮岩庵述懷

009_0084_a_15L
再到曾遊地居禪慣識名

009_0084_a_16L烟霞雖舊跡鳥獸各忘情

009_0084_a_17L缺月窺天白交河映地明

009_0084_a_18L世間眞火宅奔走幾勞生

009_0084_a_19L次贈靈湛上人

009_0084_a_20L
寶月金沙地相逢識面初

009_0084_a_21L道情存目擊交契絕親踈

009_0084_a_22L遊戱三花界談論七葉書

009_0084_a_23L摩尼照濁水淸淨至無餘

009_0084_a_24L次贈敬規上人

009_0084_b_01L[1]
百二南城路    백이십 리 남쪽 성 길을
六環杖錫飛    육환장73) 짚고 달려왔네
里巷行分衛    마을 거리에서 분위74)를 행하고
雲林坐掛衣    구름 덮인 숲 나무에 옷을 걸고 좌선하네
春隨芳草去    봄이라 꽃다운 풀을 따라 가더니
暮逐野雲歸    날 저물어 구름 쫓아 돌아오네
采眞無住着    참을 캐어 집착이 없어야 하리니
千里勿相違    천 리를 가더라도 어기지 말게

[2]
湖海孤雲出    호수와 바다에 한 점 구름 솟아오르고
乾坤獨鳥飛    하늘과 땅 사이를 새 한 마리 날아간다
百年唯一鉢    백 년 동안 오직 발우 한 벌뿐이요
千里只三衣    천 리 머나먼 길에 삼의75)뿐이로다
碧草春山去    봄 동산에 풀이 파릇파릇할 적에 떠났다가
秋風落葉歸    가을바람에 낙엽이 질 때야 돌아왔네
香爐邂逅見    향로봉香爐峰에서 그대와 만나자고 한
勿使後期違    훗날 약속을 제발 어기지 말게
≺겨울날 우거≻의 운을 따라(次冬日寓居韻)
處世身多苦    세속에 있다 보니 몸에 괴로움 많아
還山夢有期    꿈속에서 산으로 돌아갈 기약을 했네
倚松看鶴返    소나무에 기대어 돌아오는 학을 보고
出峀望雲飛    산봉우리 나와서 나는 구름 바라본다
密雪封村逕    쌓인 눈은 마을 길을 가로막고
嚴風折樹枝    사나운 바람 나뭇가지 꺾으니
客囱無與晤    나그네의 창가엔 마주할 사람 없고
殘日照荊扉    스러지는 햇빛만 사립문을 비춘다
내원암76)에 머물며 청허당이 술회한 시에 차운하다(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
亂樹千峯裡    천 봉우리 속엔 나무들 어지러이 서 있고
精廬一壑中    한 골짜기 안에는 정려가 아담하다
空庭照白日    텅 빈 뜰에는 햇볕만 내리쪼이고
靜室入春風    고요한 방엔 봄바람이 들어온다
谷鳥催新語    골짜기 새는 새로운 말 재촉하고
林花嫩雨容    숲속에 꽃은 비 맞은 얼굴 곱구나
無人扣禪寂    고요한 선방 찾는 이 아무도 없고
欲賦韻難工    시를 지어 보려고 하나 시 짓기 어렵구나
청허당 판상의 시운을 따서(次淸虛堂板上韻)
東國一淸虛    동국의 제일 청허당이
西歸八十餘    서방으로 돌아가신 지 팔십여 년이 지났네
法身空寂滅    법신은 텅 비어 고요하건만
陳迹只經書    묵은 흔적은 경서에 남아 있네
雨捲溪聲徹    비 개자 시냇물 소리 사무치고
雲開桂影踈    구름 걷히니 달그림자 성글구나
我來昇丈室    나 여기 와서 방장실에 올라
瞻禮想權輿    예 올리고 권여77)를 생각하네
지장암에서 수주 상인에게 주다(地藏庵贈秀珠上人)

009_0084_b_01L
百二南城路六環杖錫飛

009_0084_b_02L里巷行分衛雲林坐掛衣

009_0084_b_03L春隨芳草去暮逐野雲歸

009_0084_b_04L采眞無住着千里勿相違(一)

009_0084_b_05L湖海孤雲出乾坤獨鳥飛

009_0084_b_06L百年唯一鉢千里只三衣

009_0084_b_07L碧草春山去秋風落葉歸

009_0084_b_08L香爐邂逅見勿使後期違(二)

009_0084_b_09L次冬日寓居韻

009_0084_b_10L
處世身多苦還山夢有期

009_0084_b_11L倚松看鶴返出峀望雲飛

009_0084_b_12L密雪封村逕嚴風折樹枝

009_0084_b_13L客囱無與晤殘日照荊扉

009_0084_b_14L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

009_0084_b_15L
亂樹千峯裡精廬一壑中

009_0084_b_16L空庭照白日靜室入春風

009_0084_b_17L谷鳥催新語林花嫩雨容

009_0084_b_18L無人扣禪寂欲賦韻難工

009_0084_b_19L次淸虛堂板上韻

009_0084_b_20L
東國一淸虛西歸八十餘

009_0084_b_21L法身空寂滅陳迹只經書

009_0084_b_22L雨捲溪聲徹雲開桂影踈

009_0084_b_23L我來昇丈室瞻禮想權輿

009_0084_b_24L地藏庵贈秀珠上人

009_0084_c_01L物外天仙洞    시끄러운 세상 밖의 천선동
山中地藏庵    산 깊은 곳에 지장암78)이 있네
偶逢萍水客    부평처럼 떠도는 나그네를 우연히 만났는데
共是苾蒭男    우린 다 같은 비구이네
壑月通禪觀    골짜기의 달은 선관을 통하고
池蓮妙法談    못물의 연꽃은 묘한 법을 설하네
虎溪還有別    호계에서 다시 이별하게 되면
依舊隔東南    옛날처럼 동쪽 남쪽으로 막히겠지
현암사 구점79)懸巖社口占
上下千尋壁    상하는 천 길 낭떠러지 절벽이요
中開一小庵    그 중간에 작은 암자 하나 지었네
吾知天造化    나는 하늘의 조화로 알았는데
人說佛伽籃    사람들은 부처님 모신 가람이라 말하네
棟宇齊梁古    집 기둥과 처마는 들보와 나란히 오래되었고
丹靑水墨㴠    단청은 수묵에 잠기었네
懸燈已百世    등을 단 지 이미 백 대나 되었으니
居者幾三三    여기 살았던 사람 몇 삼삼80)인고
풍악산 유점사 주지의 체임81)(楓嶽楡岾寺住持遞任)
領盡僧綱紀    승려들 기강을 힘을 다해 다스리신
叢林大住持    총림 큰 절의 덕 높은 주지라네
立功宜退位    공을 세웠으면 자리를 물러남은 당연한 일
存養豈臨危    존양82)에 어찌 위험이 따르겠는가
道德辭周日    도덕은 주나라 태양도 사양하고
絃歌到魯時    칭송하는 노래 노나라 시대인 듯하네
雲泉好嘉遁    구름 덮인 샘 은둔을 아름답게 여기면서
窮谷共躊踟    깊은 골짜기에선 모두들 머뭇거리네
사일 상인에게(贈思日上人)
討䟽談經客    소疏를 토론하고 경을 담론하는 나그네
超今越古才    고금을 뛰어넘은 인재이네
卷舒雲出峀    거두고 펼침은 산봉우리 나오는 구름 같고
眉宇月臨臺    얼굴은 누대에 임한 달 같아라
做業三無漏    하는 일은 삼무루법三無漏法83) 닦는 것이요
忘懷入不財    잊는 것은 여덟 가지 부재84)라네
多君捧佛日    훌륭하여라, 그대 부처님 받드는 날
千載思悠㦲    천년의 생각 유유悠悠해지네
인경 모연 후 은봉으로 돌아와 사람들과 헤어지며(印經募歸隱峯人散口占)
隱隱層峯下    많고 많은 층층 산봉우리 아래에
來尋正落暉    찾아들자 해가 막 떨어졌네
上堂人語少    상당에는 사람의 말수가 적고
方丈篆烟微    방장엔 향 연기만 전서처럼 피어오르네
潤屋財何罄    집을 윤택하게 하는 재물 어찌 비리오마는
資生施亦稀    생활의 기본인 시주물조차 뜸하기만 하네
無由徃生約    왕생의 약속을 찾을 길이 없기에
虗擲短笻歸    부질없이 짧은 지팡이 던지고 돌아왔네

009_0084_c_01L
物外天仙洞山中地藏庵

009_0084_c_02L偶逢萍水客共是苾蒭男

009_0084_c_03L壑月通禪觀池蓮妙法談

009_0084_c_04L虎溪還有別依舊隔東南

009_0084_c_05L懸巖社口占

009_0084_c_06L
上下千尋壁中開一小庵

009_0084_c_07L吾知天造化人說佛伽籃

009_0084_c_08L棟宇齊梁古丹靑水墨㴠

009_0084_c_09L懸燈已百世居者幾三三

009_0084_c_10L楓嶽楡岾寺住持遞任

009_0084_c_11L
領盡僧綱紀叢林大住持

009_0084_c_12L立功宜退位存養豈臨危

009_0084_c_13L道德辭周日絃歌到魯時

009_0084_c_14L雲泉好嘉遁窮谷共躊踟

009_0084_c_15L贈思日上人

009_0084_c_16L
討䟽談經客超今越古才

009_0084_c_17L卷舒雲出峀眉宇月臨臺

009_0084_c_18L做業三無漏忘懷入 [1] 不財

009_0084_c_19L多君捧佛日千載思悠㦲

009_0084_c_20L印經募歸隱峯人散口占

009_0084_c_21L
隱隱層峯下來尋正落暉

009_0084_c_22L上堂人語少方丈篆烟微

009_0084_c_23L潤屋財何罄資生施亦稀

009_0084_c_24L無由徃生約虗擲短笻歸

009_0085_a_01L
향악 보현사에서 제석에 행관 스님을 이별하며(別行觀師香岳普賢寺除夕也)
我欲東歸去    나는 동쪽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其如遠別何    멀리 이별하는 마음이 어떻겠는가
添齡雙鬂雪    나이 더하니 귀밑머리 희어지고
倒腹滿腔霞    배 속을 털어 보니 창자에 노을만 가득하네
遠岫含殘照    먼 산봉우리는 석양빛을 머금었고
空山亂暮鴉    텅 빈 산에는 저녁 까마귀만 어지럽다
地分秦楚隔    사는 곳이 진나라 초나라로 멀리 나누어졌으니
回首杳岩阿    고개 돌려 아득한 바위 언덕만 바라보네
설령대를 읊어 뜻을 말하다(雪嶺臺口號言志)
絶頂人來少    절벽 꼭대기라 찾아오는 사람은 적고
寒雲伴此生    차가운 구름만 이 삶에 동반자라네
空階有鳥跡    텅 빈 뜰에는 새 발자국만 남아 있고
靜室絶塵情    조용한 방에는 세속의 정 끊어진다
六字時時學    육자六字(나무아미타불)를 때에 맞게 배우고
三乘日日行    삼승三乘을 날마다 행한다
百年惟我意    백 년 삶이 오직 내 뜻에 달렸으니
何事苦經營    무슨 일을 괴롭게 경영하랴
유람하는 찬화 스님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賛和遊翫)
物外禪三昧    세속 밖에는 선정 삼매요
途中杖一藜    길 가운데에는 지팡이 하나라네
烟霞寄身世    노을과 안개에 이 몸을 붙이고
山水獵東西    산과 물 따라 동쪽 서쪽 나다닌다
望遠風從虎    멀리 바라보니 바람은 범을 따르고
冲虗鳳出雞    텅 비우니85) 닭 중에 봉황이 되네
嗟余老匏繫    슬프다, 나는 늙어 매달린 표주박이라
恨不共提携    함께 다니지 못하는 게 한스럽구나
묘향산에서(香山偶吟)
窠臼香山底    묘향산 아래의 오두막에서
何人識得渠    어느 누가 그대를 알아주랴
雲藏身不露    몸은 구름에 싸여 숨었고
月入夢初除    달빛이 들어오면 꿈에 잠기네
履踐猿爲伴    발 가는 대로 걸으면 원숭이가 친구 되고
修持鶴起余    선정에 들면 학이 나를 깨우네
焚香與禮拜    분향하고 예배드리는 것 말고는
晨夕更無餘    아침저녁으로 다른 일이 없구나
가훈에게 주다(贈可勳)
逝水光陰轉    흐르는 물처럼 세월은 바뀌고
浮雲世事空    뜬구름처럼 세상일은 부질없다
義天星拱北    의리는 많은 별이 북극성을 끼고 돌듯
心海水朝東    마음은 모든 물이 바다로 흘러들듯
發跡鵝珠月    발심의 자취는 아주86)의 달이요
行尋鶴樹風    수행의 깊음은 학수87)의 가풍이네

009_0085_a_01L別行觀師香岳普賢寺除夕也

009_0085_a_02L
我欲東歸去其如遠別何

009_0085_a_03L添齡雙鬂雪倒腹滿腔霞

009_0085_a_04L遠岫含殘照空山亂暮鴉

009_0085_a_05L地分秦楚隔回首杳岩阿

009_0085_a_06L雪嶺臺口號言志

009_0085_a_07L
絕頂人來少寒雲伴此生

009_0085_a_08L空階有鳥跡靜室絕塵情

009_0085_a_09L六字時時學三乘日日行

009_0085_a_10L百年惟我意何事苦經營

009_0085_a_11L次贈賛和遊翫

009_0085_a_12L
物外禪三昧途中杖一藜

009_0085_a_13L烟霞寄身世山水獵東西

009_0085_a_14L望遠風從虎冲虗鳳出雞

009_0085_a_15L嗟余老匏繫恨不共提携

009_0085_a_16L香山偶吟

009_0085_a_17L
窠臼香山底何人識得渠

009_0085_a_18L雲藏身不露月入夢初除

009_0085_a_19L履踐猿爲伴修持鶴起余

009_0085_a_20L焚香與禮拜晨夕更無餘

009_0085_a_21L贈可勲

009_0085_a_22L
逝水光陰轉浮雲世事空

009_0085_a_23L義天星拱北心海水朝東

009_0085_a_24L發跡鵝珠月行尋鶴樹風

009_0085_b_01L勿令神足下    부디 신족 아래에서
虛躡火途蹤    불길 자취를 헛되이 남기지 말라
법명 신족이 왔기에 감격한 마음에 그 시축의 운을 따라 지어 주다(法明神足之來多有激感之懷爲次軸中韻贈)
爾自南冥至    그대는 남쪽 바다에서 이르렀으니
云鵬怒翼行    말하자면 붕새가 성난 나래 펴고 왔네
栢庭靑黛暗    잣나무 뜰에는 검푸른색이 짙고
松塢白香輕    소나무 언덕에 백향이 가볍구나
東海楓酣月    동해의 단풍잎은 달빛에 취하였고
西川錦濯淸    서천의 비단은 맑은 물에 씻겼구나
藍靑茜絳得    쪽에서 푸른색을 꼭두서니에선 빨간색 얻으니
饒我暮年情    늘그막에 내 마음이 흐뭇하다네
양동양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楊東陽韻)
客自寒山至    한산으로부터 나그네가 왔는데
鈴齋已晩鍾    영재88)엔 이미 저녁 종이 울렸네
孤蹤偏野鶴    외로운 자취는 야학을 짝하는데
滿座盡人龍    자리에 가득 메운 이들 사람 중에 용이로다
去趣榮枯異    거취와 영고는 다르지만
團圝水乳逢    빙 둘러앉음이 물과 우유가 만난 듯하네
欲酬瓊韻贈    옥 같은 운자에 보답하고자 하나
荒句愧踈慵    거친 글귀에 게으름이 부끄럽네
칠언절구七言絶句-29편
선하 대사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善荷大師)
火宅寥寥大法宮  화택에 대법궁이 쓸쓸하니
寂場誰識寂光翁  고요한 도량에 누가 적광옹89)을 알겠는가
安心莫問崧山室  숭산실90)의 안심91)을 묻지 말라
日用圓成豈擊蒙  날마다 쓰는 게 원성인데 어찌 어리석음 일깨우리
세상을 탄식하며 서산 대사의 ≺향로봉≻ 시의 운을 따서(歎世以次西山大師香爐峯韻)
華表誰稱千歲鶴  화표주華表柱92)에 천 살을 누리는 학을 누가 칭송하랴
桃都我願五更雞  나는 도도산桃都山의 오경에 우는 닭93)이 되길 원한다네
幾多衿枕莊周夢  얼마나 많은 사람 금침 속에 장주의 꿈94)을 꾸었으며
寱語凾關狗吠齊  함곡관函谷關 개들이 일제히 짖는다고 누가 잠꼬대를 했는가95)
진사 성완96)의 시 ≺송충이가 솔잎을 먹다≻의 운을 따서(次成進士松蟲食葉韻)
彼何爲者食靑毛  저놈은 어찌 된 물건이기에 푸른 솔잎을 마구 먹어
風減寒聲萬壑濤  바람이 한성을 덜어 온 골짜기에 파도치게 하는가
巢鶴飛來無托處  학은 둥지 찾아왔으나 의탁할 곳이 없어졌고
空餘龍骨拂雲高  허공에 남은 앙상한 가지가 높은 구름을 턴다
청천강에 배를 띄우고 안주와 강서 두 고을 군수와 한자리에서 같은 운으로(晴川江上泛舟安州江西二倅同席韻)

009_0085_b_01L勿令神足下虛躡火途蹤

009_0085_b_02L法明神足之來多有激感之懷爲次
009_0085_b_03L軸中韻贈

009_0085_b_04L
爾自南冥至云鵬怒翼行

009_0085_b_05L栢庭靑黛暗松塢白香輕

009_0085_b_06L東海楓酣月西川錦濯淸

009_0085_b_07L藍靑茜絳得饒我暮年情

009_0085_b_08L次楊東陽韻

009_0085_b_09L
客自寒山至鈴齋已晩鍾

009_0085_b_10L孤蹤偏野鶴滿座盡人龍

009_0085_b_11L去趣榮枯異團圝水乳逢

009_0085_b_12L欲酬瓊韻贈荒句愧踈慵

009_0085_b_13L

009_0085_b_14L七言絕句

009_0085_b_15L次贈善荷大師

009_0085_b_16L
火宅寥寥大法宮寂場誰識寂光翁

009_0085_b_17L安心莫問崧山室日用圓成豈擊蒙

009_0085_b_18L歎世以次西山大師香爐峯韻

009_0085_b_19L
華表誰稱千歲鶴桃都我願五更雞

009_0085_b_20L幾多衿枕莊周夢寱語凾關狗吠齊

009_0085_b_21L次成進士松蟲食葉韻

009_0085_b_22L
彼何爲者食靑毛風減寒聲萬壑濤

009_0085_b_23L巢鶴飛來無托處空餘龍骨拂雲高

009_0085_b_24L晴川江上泛舟安州江西二倅同席

009_0085_c_01L
沙棠一葉兩仙豪  사당97) 일엽편주를 두 신선 호걸과 타고
江上風流艤翠臯  강 위를 바람 따라 흘러 푸른 언덕에 배를 댔네
百勝樓中三變地  삼변지98)의 백승루에서
半山殘照朗吟高  지는 해 반산에 걸리고 시 읊는 소리 낭랑하네
참의 권중경99)의 운을 따라 드리다(次呈權叅議重經韻)
落日曛曛山木蒼  해 떨어진 황혼이라 산과 나무 어렴풋한데
都無外事擾雲房  운방100)을 흔드는 바깥일 전혀 없네
明公玉札驚禪夢  명공101)의 서찰에 선의 꿈 놀라 깨어
手掃金爐爲爇香  금향로를 손수 쓸고 그를 위해 향 사른다
박영의 운을 따라(次朴生韻)
詩場筆陣兩相宜  시 짓는 자리와 시 쓰는 사람 둘이 서로 잘 맞아
戈戟爭鋒百萬師  백만 대군의 과극의 창날이 서로 다투네
恨我愁城窮谷裡  한스러운 일은 외떨어진 산골짜기 수성102)에 사는 내가
靑州從事絶交時  청주종사103)와 교유가 끊어지는 때라네
속 조사단 가영2수(續祖師壇歌詠)
直點禪燈東海傳  선등에 점화하여 동해에 전하니
芬芳一葉正如然  향기로운 꽃 한 잎이 정말로 여연하네
可憐門外奔馳子  가련하다, 문밖에서 분주하게 달리는 사람들아
金玉爭聲夜五天  금과 옥이 다투는 소리에 밤은 이미 오경이다
이상은 서산 대사에 대한 가영이다.(右西山)

萬里鯨波一葉輕  만 리의 큰 파도에 가벼운 일엽편주一葉片舟
三山鶴影月三更  삼경의 달빛에 삼산에 학 그림자 지네
草深門外柴燒絶  잡초 우거진 문밖에 땔나무가 떨어지고
空使行人問去程  행인들은 부질없이 가는 길만 묻는구나
이상은 사명 대사에 대한 가영이다.(右泗溟)
정축년 봄에 무고를 당하여 구인拘引되는 괴로움을 겪고 산사에 돌아온 후 이 수사의 운을 따서(丁丑春有誣引之苦還山後次李秀士韻)
病餘扶杖出庭除  병이 나은 뒤 지팡이 들고 뜰 앞에 나서니
宿鳥投林月上虛  새는 숲속으로 잠자러 가고 허공에 달만 둥그렇네
遙想寓軒吟賞地  우헌에서 시 읊으며 놀던 자리 떠올려 보니
丈夫功業竟何如  장부의 공업이 결국에는 어떠하던가
박 수사를 송별하며2수(次送朴秀士)
[1]
君是靑襟我白衲  그대는 청금104)이요 나는 백납(스님)이라
竺墳華典各尊崇  축분105)과 화전(유서儒書)을 각각 따로 숭상하네
何幸鐥峯名勝地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선봉의 명승지에서
一場淸話耳驚聾  한바탕 맑은 이야기로 귀머거리 귀를 열어 준 거라네

[2]
水雲生計林間客  물과 구름 벗 삼아 살아가는 임간의 나그네요
詩酒風流地上仙  시 읊고 술 마시며 풍류를 즐기는 지상의 신선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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沙棠一葉兩仙豪江上風流艤翠臯

009_0085_c_03L百勝樓中三變地半山殘照朗吟高

009_0085_c_04L次呈權叅議重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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落日曛曛山木蒼都無外事擾雲房

009_0085_c_06L明公玉札驚禪夢手掃金爐爲爇香

009_0085_c_07L次朴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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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場筆陣兩相宜戈戟爭鋒百萬師

009_0085_c_09L恨我愁城窮谷裡靑州從事絕交時

009_0085_c_10L續祖師壇歌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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直點禪燈東海傳芬芳一葉正如然

009_0085_c_12L可憐門外奔馳子金玉爭聲夜五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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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西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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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里鯨波一葉輕三山鶴影月三更

009_0085_c_15L草深門外柴燒絕空使行人問去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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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泗溟

009_0085_c_17L丁丑春有誣引之苦還山後次李秀
009_0085_c_18L士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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病餘扶杖出庭除宿鳥投林月上虛

009_0085_c_20L遙想寓軒吟賞地丈夫功業竟何如

009_0085_c_21L次送朴秀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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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是靑襟我白衲竺墳華典各尊崇

009_0085_c_23L何幸鐥峯名勝地一場淸話耳驚聾(一)

009_0085_c_24L水雲生計林間客詩酒風流地上仙

009_0086_a_01L邂逅鍾山還送別  종산106)에서 만났다가 다시 이별하며 전송하니
勝遊他日勿相愆  다른 날 명승지에서 놀자는 약속 어기지 마시게
이곡을 송별하며(次韻別梨谷)
[1]
夢入三千世路塵  꿈에서 삼천세계 풍진 속에 들어갔다가
偶逢天上謫仙人  우연히 천상에서 귀양 온 선인을 만났네
明朝遠別相思地  내일 아침이면 서로 그리워할 땅으로 멀리 이별하고
夜夜峨嵋月半輪  밤마다 아미산峨嵋山107)에 뜬 반달만 바라볼 테지

[2]
法地靈山兩手分  법지인 영산에서 서로 이별하고
窮陰歲暮雪紛紛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흰 눈만 분분하네
妙香歸去峨嵋洞  묘향산 아미동으로 돌아가서
回首靑雲隔白雲  머리 돌려 보면 푸른 구름과 흰 구름이 가로막으리
도사108) 아헌 원성유에게 차운하여 주다(次呈都事元聖兪亞軒)
雲外高低幾疊山  구름 밖에 높고 낮은 몇 겹의 산이던가
萬重松檜去來間  만 겹의 소나무와 회나무 사이를 오고 가네
綸巾白衲忻相遇  윤건109)과 백납이 서로 만나 기뻐하니
語及烟霞事事閒  이야기가 연하110)에 미치자 일마다 한가하네
설암의 운을 따서(次雪巖韻)
分髓何嫌兩臂專  골수도 나누거늘 두 팔이 온전한데 무엇을 꺼릴 건가
破顔還有萬人傳  빙그레 웃는 그 속에 만 사람에게 전할 게 있다
歸來闊展竿頭步  돌아와서 찰간刹竿 끝에 걸음을 활짝 펴니
澧朗州中孰後先  풍주澧州와 낭주朗州 중에 어느 것이 먼저이고 나중인가
인가는 없고 곳곳마다 산뿐이다(無家處處山)
四瀆烟波萬里山  만 리 산에 네 개의 강111) 안개 물결 일고
一身瓶屨百年閒  이 한 몸은 물병과 짚신으로 백 년 동안 한가롭네
出籠飛鳥人誰縶  새장을 벗어나 날아간 새 어느 누가 잡을까
楚越江淮幾徃還  초楚와 월越의 강수와 회수를 수없이 오고 가네
두견(杜鵑)
楚天明月空山夜  초천에 달 밝고 빈산에 밤 깊은데
啼在深林第幾枝  깊은 숲 몇 가지에서 울음 울고 있는가
聲送曉囱人靜處  새벽 창 고요한 속에 울음소리 보내고
血流春樹落花時  봄 나무에 꽃이 질 때 피를 흘린다
≺약산산성≻의 운을 따서(次藥山山城韻)
藥山形勝穽陘形  약산의 수승한 형상 정형112) 모양인데
鐵作長城石作屏  쇠로 긴 성을 이루고 돌이 병풍 되었네
壯固山河雖魏寶  웅장하고 견고한 산하 비록 위나라 보배이나
文明誰是配奎星  누가 문명을 이 규성에다 비교했나
법상 도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法尙道人)
道人襟韻挾雙淸  도인의 마음씨는 쌍청113)을 겸했으니
半日玄談却有情  반나절 동안 나눈 현담 도리어 정이 있네
浮雲出峀無心跡  산을 나오는 뜬구름의 무심한 자취
天地東西南北程  천지의 동서남북이 그 길이네

009_0086_a_01L邂逅鍾山還送別勝遊他日勿相愆(二)

009_0086_a_02L次韻別梨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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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入三千世路塵偶逢天上謫仙人

009_0086_a_04L明朝遠別相思地夜夜峨嵋月半輪(一)

009_0086_a_05L法地靈山兩手分窮陰歲暮雪紛紛

009_0086_a_06L妙香歸去峨嵋洞回首靑雲隔白雲(二)

009_0086_a_07L次呈都事元聖兪亞軒

009_0086_a_08L
雲外高低幾疊山萬重松檜去來間

009_0086_a_09L綸巾白衲忻相遇語及烟霞事事閒

009_0086_a_10L次雪巖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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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髓何嫌兩臂專破顏還有萬人傳

009_0086_a_12L歸來闊展竿頭步澧朗州中孰後先

009_0086_a_13L無家處處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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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瀆烟波萬里山一身瓶屨百年閒

009_0086_a_15L出籠飛鳥人誰縶楚越江淮幾徃還

009_0086_a_16L杜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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楚天明月空山夜啼在深林第幾枝

009_0086_a_18L聲送曉囱人靜處血流春樹落花時

009_0086_a_19L次藥山山城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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藥山形勝穽陘形鐵作長城石作屏

009_0086_a_21L壯固山河雖魏寶文明誰是配奎星

009_0086_a_22L次贈法尙道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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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人襟韻挾雙淸半日玄談却有情

009_0086_a_24L浮雲出峀無心跡天地東西南北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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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참의를 곽산 우거에서 만나(奉閔叅議郭山寓所)
二十年前香洞別  이십 년 전에 향동에서 이별을 했었는데
一千里外郭山逢  천 리 밖 곽산에서 오늘 다시 만났네
山雲海月情何許  산의 구름과 바다의 달이 얼마나 정겨운가
共是乾坤逆旅蹤  저 모두가 하늘과 땅의 나그네 자취라네
수사 김한창의 운을 따서(次金秀士漢昌韻)
求仙何必訪瀛洲  신선을 찾는데 하필 영주산瀛洲山114)을 찾아가나
登陟牙山萬景收  아산에 올라가면 온갖 절경 거둘 것을
竹院逢僧淸話足  죽원에서 스님과 고상한 이야기 나누면 족한데
浮生半日得閒遊  덧없는 인생이 반나절 한가하게 놀았네
제눌 수좌에게 주다(贈濟訥首坐)
大道圓成不可求  큰 도를 원만하게 성취함에 찾을 게 없거늘
時人外覔謾騎牛  요즘 사람들은 밖에서 찾으려고 부질없이 소를 타네
何如透得州無意  어떡해야 조주趙州의 무無 자 뜻을 터득할꼬
祖意明明百草頭  온갖 풀잎에 조사의 뜻 분명하고 분명하네
각해 스님께 차운하여 주다(次贈覺海師)
北山南岳白雲庵  북산과 남악과 백운암으로
隨處生涯出世男  가는 곳마다 그의 생애는 세속 벗어난 남아로세
邂逅靈長山裡寺  영장산 속 절에서 뜻밖에 만났는데
半囱明月盡淸談  반창 비친 밝은 달밤에 맑은 이야기 다하네
처흠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處欽)
愧我禪林一病梨  부끄러워라, 나는 선림에 병든 배나무인데
羡君文苑百篇詩  부러워라, 그대는 문원서 백 편 시를 짓는구나
同是空門南北客  우린 둘 다 공문의 남북에 있던 객이었는데
祖師傳鉢在誰期  조사의 발우 전할 약속은 누구에게 있는고
거사 김창흡115)의 운을 따서원운을 붙임(次金居士昌翕附原韻)
百里千里萬里路  백 리, 천 리, 만 리의 길이요
東山北山西山層  동쪽 산, 북쪽 산, 서쪽 산이 층층이라
野寺草庵多少刹  야사와 초암 등 많은 사찰에
少年年老老長僧  소년과 나이 든 늙은 스님이 살고 있네

 원운
 脚下東西南北路  다리 밑에는 동서남북의 길이요
 杖頭一萬二千層  지팡이 끝에는 일만 이천 봉 층층이라
 大明天地無家客  대명천지에 집 없는 나그네가
 太白山中有髮僧  태백산 속에 유발승이 되었네
낙성 사람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洛城人)
洛水靑雲關塞月  낙수의 푸른 구름과 관새의 달에
不曾相識豈相親  일찍이 안 적도 없는데 어찌 서로 친하랴
烏山邂逅如前約  오산에서 해후하자는 전의 약속 같으면
自後相逢便故人  이다음에 서로 만나면 곧 친구가 될 것이네
덕준 거사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德峻居士)

009_0086_b_01L奉閔叅議郭山寓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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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十年前香洞別一千里外郭山逢

009_0086_b_03L山雲海月情何許共是乾坤逆旅蹤

009_0086_b_04L次金秀士漢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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求仙何必訪瀛洲登陟牙山萬景收
009_0086_b_06L竹院逢僧淸話足浮生半日得閒遊

009_0086_b_07L贈濟訥首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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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道圓成不可求時人外覔謾騎牛

009_0086_b_09L何如透得州無意祖意明明百草頭

009_0086_b_10L次贈覺海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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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山南岳白雲庵隨處生涯出世男

009_0086_b_12L邂逅靈長山裡寺半囱明月盡淸談

009_0086_b_13L次贈處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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愧我禪林一病梨羡君文苑百篇詩

009_0086_b_15L同是空門南北客祖師傳鉢在誰期

009_0086_b_16L次金居士昌翕附原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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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里千里萬里路東山北山西山層

009_0086_b_18L野寺草庵多少刹少年年老老長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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脚下東西南北路杖頭一萬二千層

009_0086_b_20L大明天地無家客太白山中有髮僧

009_0086_b_21L次贈洛城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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洛水靑雲關塞月不曾相識豈相親

009_0086_b_23L烏山邂逅如前約自後相逢便故人

009_0086_b_24L次贈德峻居士

009_0086_c_01L百丈狂塵浪走容  백 길 광진에 물결처럼 달리는 모습
七年行止斷雲蹤  칠 년 동안 행지에 구름 자취 끊어졌네
不如及早還鄕曲  일찍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래를 불러
六念修行養氣濃  육념116)을 닦아 기운 길러 짙게 하느니만 못하리
유람 온 선비에게 주다(贈遊士)
四海由來弟與兄  온 나라는 옛날부터 모두가 형제인데
一爲山釋一儒生  한 사람은 산중 스님이고 한 사람은 유생이라
相逢逆旅淸談夜  여행길에서 서로 만나 고상한 이야기 나누는데
半是三乘半六經  반은 삼승이요 반은 육경이네117)
관아로 돌아가는 양 수사를 전송하며(送楊秀士歸衙)
白蓮精舍遇淵明  백련정사에서 도연명陶淵明118)을 만나서
相對淸談喜有情  마주하여 청담을 나누니 기쁘고 또 정겨웠네
彭殤榮辱君休說  팽상119)과 영욕 그대는 말하지 말라
浮世何殊夢裡生  덧없는 세상 꿈속의 삶과 무엇이 다르리
풍악산 유점사 산영루의 운을 따서 총섭120) 영순에게 주다(次楓岳楡岾山映樓韻贈摠攝英絢)
白玉岡巒碧玉流  백옥같이 이어진 산봉우리에 벽옥 같은 냇물
黃金佛刹紫金樓  황금 부처님 모신 절에 자금의 누각이라
湖南摠攝關西客  호남 총섭으로 관서에 구경 온 나그네가
八月淸遊數日留  팔월에 정취 있게 놀면서 며칠 머물렀네
봄눈(春雪)
三月年年花滿山  해마다 삼월이면 온 산에 꽃이 만발하는데
紅紅白白間斑斑  붉은색 흰색이 사이사이 섞여 아롱졌네
如何此日非前日  그런데 어째서 오늘은 이전 날과 같지 않고
雪滿千峯萬壑間  천산 만 골짜기에 눈만 가득 쌓였는가
삼오 상인에게 주다3수(次贈三悟上人)
[1]
出水末尼照濁源  물에서 나온 마니주가 흐린 물을 비추는데
眼遮金敎坐庵園  눈앞에 부처님 가르침을 쌓아 두고 암자 동산에 앉아 있네
胷鑑旣能明似鏡  가슴의 거울이 이미 밝기가 맑은 거울처럼 되었거늘
鑄成何用效軒轅  주조하여 무엇에 쓰려고 헌원121)을 본받는가

[2]
飮啄須知一水源  음탁122)은 반드시 한 물의 근원임을 알아야 하나니
經行莫向三花園  부디 경행123)하여 삼화원을 향하지 말라
忘心入覺無餘境  마음을 잊고 깨달아 들어가면 다른 경계 없나니
適越何爲向北轅  월越에 가려 하면서 어찌 북원으로 향하는가

[3]
山河大地問澄源  산과 강과 대지의 맑은 근원을 물어
乞食收衣會給園  음식 빌고 옷 얻어 급원124)에 모인다
勿學磨甎邀作鏡  벽돌 갈아 거울 만드는 법 배우려 하지 말고
打牛方得自移轅  소를 때리는 법 알아야 저절로 수레가 옮겨 가리라125)
칠언율시(七言律)-104편
≺동호십영≻의 운을 따서차천로126)의 원운을 붙임(次韻東湖十詠附原䪨車天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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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丈狂塵浪走容七年行止斷雲蹤

009_0086_c_02L不如及早還鄕曲六念修行養氣濃

009_0086_c_03L贈遊士

009_0086_c_04L
四海由來弟與兄一爲山釋一儒生

009_0086_c_05L相逢逆旅淸談夜半是三乘半六經

009_0086_c_06L送楊秀士歸衙

009_0086_c_07L
白蓮精舍遇淵明相對淸談喜有情

009_0086_c_08L彭殤榮辱君休說浮世何殊夢裡生

009_0086_c_09L次楓岳楡岾山映樓韻贈摠攝英絢

009_0086_c_10L
白玉岡巒碧玉流黃金佛刹紫金樓

009_0086_c_11L湖南摠攝關西客八月淸遊數日留

009_0086_c_12L春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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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年年花滿山紅紅白白間斑斑

009_0086_c_14L如何此日非前日雪滿千峯萬壑間

009_0086_c_15L次贈三悟上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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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水末尼照濁源眼遮金敎坐庵園

009_0086_c_17L胷鑑旣能明似鏡鑄成何用效軒轅(一)

009_0086_c_18L飮啄須知一水源經行莫向三花園

009_0086_c_19L忘心入覺無餘境適越何爲向北轅(二)

009_0086_c_20L山河大地問澄源乞食收衣會給園

009_0086_c_21L勿學磨甎邀作鏡打牛方得自移轅(三)

009_0086_c_22L

009_0086_c_23L七言律

009_0086_c_24L次韻東湖十詠附原䪨車天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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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큰 호수(山下太湖)
東湖湖水水淸平  동호의 호수 물 맑고 잔잔하더니
注海啣山擅異名  바다로 가면서 산을 머금어 기이한 이름 드날리네
廣納百川常混混  온갖 개천 다 받아들여 늘 콸콸 흐르고
虗㴠萬像更盈盈  일체 형상 다 머금어 다시금 찰찰 넘치네
分流畎畝滋禾糓  논밭으로 물 나누어 주어 곡식을 길러 내고
潜畜腥鱗養物生  물속에 사는 고기 등 해산물을 길러 내네
鍾美況兼兼濟意  아름다움 다 갖춘 데다 겸제兼濟까지 갖추었으니
勝遊何羡鑑湖榮  승지에서 노닐 적에 감호127)의 영화 무엇이 부러우랴

 원운
 萬頃汪汪溢岸平  일만 이랑 넓고 깊어 언덕 넘쳐 평평하니
 鑑湖三百敢爭名  감호가 삼백인들 감히 이름 다투랴
 白沙徹瑩淸無底  하얀 모래 밝게 통해 맑아서 밑이 없고
 滄海通波積不盈  푸른 바다 통한 물결 쌓아도 차지 않네
 月透琉璃菱鏡拭  달빛은 유리를 뚫고 모난 거울을 닦고
 風飜鱗甲縠文生  바람은 인갑을 뒤집어 비단 무늬 만든다
 憑軒好作江山主  난간에 기대 보니 강산의 주인 된 게 좋은데
 一曲何須勑賜榮  노래 한 가락에 칙사의 영광이 무슨 필요 있으리
바다 가운데 세 섬(海中三島)
瑤海連雲雲作峯  요해128)는 구름에 닿았고 구름은 산봉우리 만드네
六鰲頭上列芙蓉  여섯 자라 머리 위엔 부용이 벌여 있다
浮空積翠望中望  허공에 쌓인 푸른 더미 볼거리 중에 볼만하고
戞漢層巒重復重  은하에 닿은 층층의 산봉우리 겹치고 또 겹쳤네
丹竈鍊師應服餌  단약 만드는 부엌에선 연사는 선약을 먹고
碧壇仙侶想迎逢  벽단129)에 있는 신선들 맞이하리라
御風何日三淸洞  어느 날 바람 몰고 삼청130)에 오려는가
羽盖翩鸞道氣濃  우개131)를 펄럭이는 난새는 도의 기운 무르익었네

 원운
 仙嶠浮空鼎作峯  선교는 허공에 떠 있고 솥은 산봉우리 만들었는데
 海龍擎出玉芙蓉  바다 용이 옥부용을 받쳐 들고 나온다
 雲生鰲背三千里  구름이 생겨나는 자라 등은 삼천 리인데
 𩿨蹴濤邊一萬重  갈매기가 차는 바다 끝은 일만 겹이 되네
 漢客乘槎何日到  한나라 나그네는 뗏목 타고 어느 날에 올 것이며
 秦童採藥幾時逢  진나라 아이는 약을 캐러 왔다가 몇 번이나 만났던가
 無論江上愁心賦  「강상수심부」132)를 논하지 말라
 自有潘郞活畫濃  반랑133)이 있어 활화134)가 무르익네
명사의 가을 달(明沙秋月)
沙白如霜掌㨾平  서리같이 하얀 모래 손바닥처럼 평평한데
最宜秋月夜來淸  휘영청 가을 달 때맞추어 맑은 빛 띠고 찾아왔네
凉侵星斗天光映  서늘한 기운 북두성 침공하니 하늘빛 영롱하고
影射波濤水色明  그림자 파도에 쏘니 물 색깔 투명하다
神術幻成銀世界  신술로 환상처럼 은세계를 빚어냈고
化翁粧出玉皇京  화옹은 옥황상제의 서울을 단장했네
想應鷗鷺汀洲宿  갈매기 해오라기 이 섬에서 잤나 보다
日出方知飛去聲  날 밝자 날아가는 새소리 듣고 비로소 알았네

 원운
 晴沙如雪望中平  눈처럼 맑은 모래 눈앞에 평평한데
 更印秋光相與淸  가을 달빛 도장 찍어 서로 어울려 맑구나
 灝氣近人天一色  맑은 기운 사람에 근접하니 하늘과 같은 색이요
 餘輝入水鏡同明  남은 빛이 물에 들어 거울처럼 해맑구나

009_0087_a_01L山下太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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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湖湖水水淸平注海啣山擅異名

009_0087_a_03L廣納百川常混混虗㴠萬像更盈盈

009_0087_a_04L分流畎畝滋禾糓潜畜腥鱗養物生

009_0087_a_05L鍾美況兼兼濟意勝遊何羡鑑湖榮

009_0087_a_06L
萬頃汪汪溢岸平鑑湖三百敢爭名

009_0087_a_07L白沙徹瑩淸無底滄海通波積不盈

009_0087_a_08L月透琉璃菱鏡拭風飜鱗甲縠文生

009_0087_a_09L憑軒好作江山主一曲何須勑賜榮

009_0087_a_10L海中三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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瑤海連雲雲作峯六鰲頭上列芙蓉

009_0087_a_12L浮空積翠望中望戞漢層巒重復重

009_0087_a_13L丹竈鍊師應服餌碧壇仙侶想迎逢

009_0087_a_14L御風何日三淸洞羽盖翩鸞道氣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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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嶠浮空鼎作峯海龍擎出玉芙蓉

009_0087_a_16L雲生鰲背三千里𩿨蹴濤邊一萬重

009_0087_a_17L漢客乘槎何日到秦童採藥幾時逢

009_0087_a_18L無論江上愁心賦自有潘郞活畫濃

009_0087_a_19L明沙秋月

009_0087_a_20L
沙白如霜掌㨾平最宜秋月夜來淸

009_0087_a_21L凉侵星斗天光映影射波濤水色明

009_0087_a_22L神術幻成銀世界化翁粧出玉皇京

009_0087_a_23L想應鷗鷺汀洲宿日出方知飛去聲

009_0087_a_24L
晴沙如雪望中平更印秋光相與淸

009_0087_a_25L灝氣近人天一色餘輝入水鏡同明

009_0087_b_01L 初疑佛力開銀界  처음에는 부처의 신력神力으로 은세계 열었나 의심했고
 却道仙家轉玉京  선가에서 옥경135)을 옮겨 왔나 말하기도 했네
 坐失白鷗看不見  흰 갈매기 잃어버려 찾아도 보이지 않더니
 驚飛始覺有哀聲  놀라 날며 구슬피 우는 소리에 비로소 깨어났네
부상136)의 새벽 해(扶桑曉日)
暘谷天雞始鼓翔  양곡에서 하늘 닭이 맨 처음 홰를 치면
扶桑樹上紫霞揚  부상 나무 위에 붉은 안개 휘날린다
火珠湧出乾坤曉  화주137)가 솟아오르니 천지가 밝아지고
赤暈輪囷宇宙光  붉은 햇무리 구불구불138) 퍼지니 우주가 빛나네
動植飛潜皆荷照  동물과 식물, 나는 새와 물고기도 다 빛을 받고
洪纎草物盡傾陽  크고 작은 풀 나무 모두 볕 따라 기운다
旣能如許無私澤  이미 이와 같이 사사로운 혜택은 없으니
何有雲遮暗八荒  어떻게 구름이 가려 팔황139)을 어둡게 하리

 원운
 金雞警曉織烏翔  금계140)가 새벽을 알리고 직오가 날개 치니
 暘谷晨霞啓遠揚  양곡에서 새벽노을 멀리 피어오른다
 海底六龍擎赤暈  바다 밑의 육룡은 태양을 받쳐 들고
 人間萬國仰淸光  인간세계 일만 나라는 맑은 광명 우러른다
 火珠出地明羣物  화주는 땅에서 나와 온갖 사물을 밝히고
 萍實行天合衆陽  평실141)은 하늘을 다니며 모든 별 아우른다
 但使無私容必照  다만 사사로운 마음 없이 포용하여 반드시 비추니
 覆盆誰復怨荒荒  물동이로 덮었다고 어느 누가 어두워짐을 원망하리142)
노주에 내려앉는 기러기(蘆洲落鴈)
鴈正來時九月霜  기러기 날아오면 서리 내리는 구월이지
幾行斜斷下衡陽  몇 차례나 가로질러 형양143) 땅에 내렸나
影過蘆荻江村暮  그림자 갈대밭 지나니 강 마을이 저물어 가고
聲落汀洲別浦長  울음소리 물가에 떨어져 별포에 길게 퍼지네
紅蓼白蘋浮七澤  붉은 여뀌 하얀 마름 칠택144)에 떠 있고
夕陽踈雨過三湘  석양에 가랑비가 삼상145)을 지나가네
高飛路有冥冥闊  높게 날아가는 길 아득히 넓지만
矰繳須能避稻粱  주살에 걸리지 않으려거든 미끼를 피하여라

 원운
 葦荻蕭蕭着戰霜  쓸쓸한 갈대밭에 된서리가 내리고
 驚寒陣翮已隨陽  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 이미 볕을 따르네
 汀洲遠逐金風落  물가 저 멀리 가을바람 따라 내리고
 雲海初辭玉塞長  구름바다 떠나자마자 옥새146)가 길구나
 一一含蘆避矰繳  하나하나 갈대 물고 주살을 피하고
 雙雙呌月向瀟湘  쌍쌍이 달빛에 울부짖으며 소상으로 향한다
 層霄不隔高飛路  탁 트인 하늘은 높이 나는 길을 막지 않지만
 莫作身謀就稻粱  부디 한 몸 꾀하려 미끼 찾아 나서지 마라
해당화 핀 언덕에 졸고 있는 갈매기(棠岸眠𩿨)
棠花𩿨鳥兩相宜  해당화와 갈매기 둘이 서로 어울려서
岸上相從豈有爲  언덕 위에 상종하나 무슨 의도 있겠는가
紅照曜時堅白處  붉은빛 비출 때에 흰빛이 분명해지고
白光輝處妬紅時  흰빛이 비추는 곳엔 붉은빛이 질투한다
臙脂泣露人誰管  연지 머금은 이슬을 어느 누가 엿보며
雪月爭鮮自豈知  눈과 달 밝기 다툼을 어찌 스스로 알리
鳥不飛歸花不語  새는 날지 않고 꽃은 말이 없는데
花將鳥夢夢中隨  꽃은 새의 꿈을 지니고 꿈속에서 따르네


009_0087_b_01L初疑佛力開銀界却道仙家轉玉京

009_0087_b_02L坐失白鷗看不見驚飛始覺有哀聲

009_0087_b_03L扶桑曉日

009_0087_b_04L
暘谷天雞始鼓翔扶桑樹上紫霞揚

009_0087_b_05L火珠湧出乾坤曉赤暈輪囷宇宙光

009_0087_b_06L動植飛潜皆荷照洪纎草物盡傾陽

009_0087_b_07L旣能如許無私澤何有雲遮暗八荒

009_0087_b_08L
金雞警曉織烏翔暘谷晨霞啓遠揚

009_0087_b_09L海底六龍擎赤暈人間萬國仰淸光

009_0087_b_10L火珠出地明羣物萍實行天合衆陽

009_0087_b_11L但使無私容必照覆盆誰復怨荒荒

009_0087_b_12L蘆洲落鴈

009_0087_b_13L
鴈正來時九月霜幾行斜斷下衡陽

009_0087_b_14L影過蘆荻江村暮聲落汀洲別浦長

009_0087_b_15L紅蓼白蘋浮七澤夕陽踈雨過三湘

009_0087_b_16L高飛路有冥冥闊矰繳須能避稻梁

009_0087_b_17L
葦荻蕭蕭着戰霜驚寒陣翮已隨陽

009_0087_b_18L汀洲遠逐金風落雲海初辭玉塞長

009_0087_b_19L一一含蘆避矰繳雙雙呌月向瀟湘

009_0087_b_20L層霄不隔高飛路莫作身謀就稻梁

009_0087_b_21L棠岸眠𩿨

009_0087_b_22L
棠花𩿨鳥兩相宜岸上相從豈有爲

009_0087_b_23L紅照曜時堅白處白光輝處妬紅時

009_0087_b_24L臙脂泣露人誰管雪月爭鮮自豈知

009_0087_b_25L鳥不飛歸花不語花將鳥夢夢中隨

009_0087_c_01L 원운
 煖眠棠岸最相宜  해당화 핀 언덕은 따뜻이 잠자기 제일 좋은 곳
 翂翐寧從意怠爲  느릿느릿 날지만 생각이야 어찌 게으르랴
 萬里長天飛盡處  만 리 긴 하늘 날아서 다하는 곳에
 半䂓斜日去來時  반규의 석양빛이 오고 갈 때이라네
 明沙積雪心同淨  맑은 모래 쌓인 눈이 마음과 함께 깨끗하고
 碧海驚波夢不知  푸른 바다 성난 파도 꿈에서도 모르네
 倘有閒人好𩿨鳥  혹 어떤 한가한 사람이 갈매기를 좋아하면
 忘機能得一生隨  기심 잊을 수 있으리니 일생을 따르리라
남쪽 못에 푸른 연잎(南塘碧荷)
屋南塘水水㴠天  집 남쪽의 연못 그 물빛이 하늘을 담았는데
天下名花孰若蓮  천하의 명화 중에 어느 것이 연꽃만 하랴
擎雨盖傾珠散碎  비를 받친 일산이 기우니 구슬 흩어져 부서지고
冒池衣擺彩團圓  못을 덮은 옷이 흔들리니 영롱하게 아롱지네
根從玉井如船藕  옥정147)에서 나온 뿌리 연뿌리 배와 같고
香發濂溪出濁妍  염계148)에서 나는 향기 탁한 아름다움을 벗어났네
外直中通人莫識  겉은 곧으나 속이 비었음은 아는 이 아무도 없고
花中君子水中仙  꽃 가운데 군자요 물 가운데 신선이다

 원운
 半畝纔偸一片天  반 이랑이 한 조각 하늘을 겨우 훔쳤는데
 鏡中鍾水水鍾蓮  거울 속엔 물이 모이고 물속에는 연꽃이 모이네
 波塵生襪朱花冒  물결 티끌에 버선 생겨 붉은 꽃이 번창하고
 羽盖傾珠碧葉圓  깃 일산이 구슬 기울이니 푸른 잎이 둥글다
 荀令爐燻爭酷烈  순령149)의 화롯불과 혹독한 뜨거움을 다투고
 謝公詩勾鬪嬋妍  사공150)의 시 구절과 고움을 다툰다
 寧知太華峯頭實  태화봉 꼭대기의 그 열매를151)
 入口痾痊便覺仙  먹고 병을 고치고 신선이 된 줄을 어찌 알리
동쪽 울타리에 핀 국화(東籬黃菊)
叢菊重陽若散金  중양절重陽節에 핀 국화 떨기 금을 뿌려 놓은 듯
東籬寂寞絶知音  적막한 동쪽 울타리에 지음마저 끊어졌네
高秋玉露滋佳色  가을 하늘 맑은 이슬 아름다운 색 보태 주고
淸曉嚴霜抱苦心  이른 새벽 된서리에 괴로운 마음 안고 있네
香送野人茅屋底  야인의 초막집 안으로 향기를 보내오고
葉繁寒竹古松陰  싸늘한 대 오래된 소나무 그늘에 잎이 무성하네
掇英汎酒知何意  꽃 따다 술에 띄우는 것 무슨 뜻인지 아는가
爲爾臨風三嗅吟  그대 위해 바람 앞에서 세 번 향기 맡고 마시노라

 원운
 粲粲黃花如散金  산뜻하고 화려한 누런 국화 금을 흩어 놓은 듯
 季鷹千古是知音  계응152)이 천고에 바로 그 지음이라네
 高標受月看眞性  달빛 받은 고상한 풍모에서 참다운 성품을 보고
 勁節凌霜識苦心  서리를 이기는 굳센 절개에서 고심을 안다
 香透踈籬淸徹骨  향기가 성근 울타리 뚫고 시원함이 뼛속에 사무치는데
 葉低寒雨暗生陰  차가운 비에 잎이 늘어져 가만히 그늘 지운다
 掇英泛綠風流在  꽃을 따다가 술에 띄우니 풍류 거기에 있건만
 三逕誰賡晉士吟  삼경153)에 그 누가 진사의 시에 화답하리
설령에 층층으로 된 소나무(雪嶺層松)
雪壓千峯峯萬松  눈 덮인 일천 봉우리엔 일만 그루 소나무가 있는데
松靑雪白影重重  솔은 푸르고 눈은 희어 그림자 겹겹이라
浮空翠壁飜銀壁  허공에 높이 솟은 파란 절벽 은빛으로 바뀌었고
掘地蒼龍變玉龍  땅을 파고든 창룡이 옥룡으로 변했구나

009_0087_c_01L
煖眠棠岸最相宜翂翐寧從意怠爲

009_0087_c_02L萬里長天飛盡處半䂓斜日去來時

009_0087_c_03L明沙積雪心同淨碧海驚波夢不知

009_0087_c_04L倘有閒人好𩿨鳥忘機能得一生隨

009_0087_c_05L南塘碧荷

009_0087_c_06L
屋南塘水水㴠天天下名花孰若蓮

009_0087_c_07L擎雨盖傾珠散碎冒池衣擺彩團圓

009_0087_c_08L根從玉井如船藕香發濂溪出濁妍

009_0087_c_09L外直中通人莫識花中君子水中仙

009_0087_c_10L
半畝纔偸一片天鏡中鍾水水鍾蓮

009_0087_c_11L波塵生襪朱花冒羽盖傾珠碧葉圓

009_0087_c_12L荀令爐燻爭酷烈謝公詩勾鬪嬋妍

009_0087_c_13L寧知太華峯頭實入口痾痊便覺仙

009_0087_c_14L東籬黃菊

009_0087_c_15L
叢菊重陽若散金東籬寂寞絕知音

009_0087_c_16L高秋玉露滋佳色淸曉嚴霜抱苦心

009_0087_c_17L香送野人茅屋底葉繁寒竹古松陰

009_0087_c_18L掇英汎酒知何意爲爾臨風三嗅吟

009_0087_c_19L
粲粲黃花如散金季鷹千古是知音

009_0087_c_20L高標受月看眞性勁節凌霜識苦心

009_0087_c_21L香透踈籬淸徹骨葉低寒雨暗生陰

009_0087_c_22L掇英泛綠風流在三逕誰賡晉士吟

009_0087_c_23L雪嶺層松

009_0087_c_24L
雪壓千峯峯萬松松靑雪白影重重

009_0087_c_25L浮空翠壁飜銀壁掘地蒼龍變玉龍

009_0088_a_01L璧月光生瓊樹蔚  구슬 같은 달빛 나오니 아름다운 나무 울창하고
雄風吹送海濤汹  거센 바람 불어오니 바다의 파도처럼 일렁인다
後彫勁節亭亭立  맨 마지막에 마르는154) 굳은 절개로 우뚝 서 있나니
肯向玄冥也改容  어찌 현명155)을 향해 낯빛을 고치리

 원운
 千仞岡頭萬丈松  천 길 산꼭대기에 만 장의 소나무
 高低積雪壓重重  높고 낮게 쌓인 눈이 겹겹으로 눌러 있다
 擎天偃盖盤銀䳽  하늘 받친 누운 일산 은빛 학이 서리었고
 出壑長身倒玉龍  골짝을 벗어난 긴 몸은 옥룡이 거꾸러진 듯
 月照瓊林淸影散  경림에 달 비추니 맑은 그림자 흩어지고
 風生瑤海怒濤汹  요해에 바람 이니 성난 파도 일렁인다
 歲寒獨立貞心在  세밑 추위에 홀로 서서 곧은 마음 간직하였으니
 肯向靑春作冶容  어찌 푸른 봄을 향해 얼굴 고치는 일 즐겨 하리
비 오는 뜰에 흐드러진 대나무(雨庭亂竹)
猗猗雨裏挻琅玕  아름답구나! 빗속에 늘어진 저 낭간156)
箇箇庭前棨戟攅  하나하나 뜰 앞에 작고 큰 창 세워 놓은 듯
截葉拂雲疑劒拔  잘린 잎이 구름 터니 칼 뽑혔나 의아하고
盤根出地訝龍蟠  얽힌 뿌리 땅 위에 솟으니 용이 서렸나 놀라네
聲傳羌笛風爲奏  소리는 오랑캐 피리 소리 전하듯이 바람에 연주되고
涙帶湘靈露未乾  상령157)을 띤 눈물인지 이슬 마르지 않았네
不改淸陰如待我  시원한 그늘을 고치지 않으니 마치 날 기다리는 듯
此君能保雪霜寒  이 대나무야말로 눈서리 추위에도 견딜 수 있으리라

 원운
 滿庭環侍碧琅玕  뜰 가득히 빙 둘러 시립侍立한 푸른 낭간
 急雨梢殘劔戟攅  소낙비에 쇠잔한 그루터기 칼과 창이 모여 있네
 練實乍垂威鳳食  잠깐 드리운 까만 열매 기품 있는 봉이 먹고
 深根難拔老龍蟠  뽑기 어려운 깊은 뿌리 늙은 용이 서린 듯하네
 律擬嶰谷風猶響  가락은 해곡에 비겨 바람이 오히려 울리고
 涙帶瀟湘露未乾  소상을 띤 눈물인지 이슬 마르지 않았네
 留得月明金鎻碎  달이 밝아 부서지는 금 사슬을 잡아 둘 양이면
 霜枝玉葉影生寒  서리 같은 가지와 옥 잎의 그림자에 찬 기운 나네
≺소상팔경≻의 운을 따서원운은 수록하지 않았다.(次韻瀟湘八景原韻不錄)
동정호의 가을 달(洞庭秋月)
[1]
洞庭湖水十分秋  동정호 푸른 물에 가을이 가득한데
秋月揚輝印碧流  가을 달이 빛을 날려 물속에 도장을 찍었네
皎潔一輪疑玉鏡  희고 맑은 일륜(달)은 옥거울인가 의심케 하고
琉璃千頃即滄洲  유리 같은 일천 이랑 창주158)에 다다른 듯
時鳴散聚驚眠鷺  때로 울며 흩어졌다 모이는 놀라 잠 깬 해오라기
網集東西放棹舟  동쪽 서쪽에서 그물처럼 모여드는 노 없는 배로구나
入夜寒波金踴躍  밤 되자 차가운 금빛 물결 날뛰나니
淸遊喜占岳陽樓  청아한 놀이 기쁘구나 악양루를 차지했네

[2]
金風蕭瑟洞庭秋  금풍159) 솔솔 부는 동정호의 가을에
璧月流輝湘水流  벽월이 빛을 흘려 상수에 흐르네
明透琉璃千萬頃  밝은 빛은 천만 이랑 유리 바다를 뚫고
冷侵蘆荻淺深洲  찬 기운은 얕고 깊은 물가의 갈대에 침투하네
冲融動影東西岸  부드럽게 움직이는 그림자는 동서의 언덕이요
汗漫浮光上下舟  한만160)하게 뜬 빛은 오르내리는 배들이다
皓皓江天皆玉府  넓고 넓은 강 하늘은 모두가 옥부(신선 궁궐)이니
岳陽飜作廣寒樓  악양루岳陽樓161)가 변하여 광한루 되었구나

009_0088_a_01L璧月光生瓊樹蔚雄風吹送海濤汹

009_0088_a_02L後彫勁節亭亭立肯向玄冥也改容

009_0088_a_03L
千仞岡頭萬丈松高低積雪壓重重

009_0088_a_04L擎天偃盖盤銀䳽出壑長身倒玉龍

009_0088_a_05L月照瓊林淸影散風生瑤海怒濤汹

009_0088_a_06L歲寒獨立貞心在肯向靑春作冶容

009_0088_a_07L雨庭亂竹

009_0088_a_08L
猗猗雨裏挻琅玕箇箇庭前棨戟攅

009_0088_a_09L截葉拂雲疑劒拔盤根出地訝龍蟠

009_0088_a_10L聲傳羌笛風爲奏涙帶湘靈露未乾

009_0088_a_11L不改淸陰如待我此君能保雪霜寒

009_0088_a_12L
滿庭環侍碧琅玕急雨梢殘劔戟攅

009_0088_a_13L練實乍垂威鳳食深根難拔老龍蟠

009_0088_a_14L律擬嶰谷風猶響涙帶瀟湘露未乾

009_0088_a_15L留得月明金鎻碎霜枝玉葉影生寒

009_0088_a_16L次韻瀟湘八景原韻不錄

009_0088_a_17L洞庭秋月

009_0088_a_18L
洞庭湖水十分秋秋月揚輝印碧流

009_0088_a_19L皎潔一輪疑玉鏡琉璃千頃即滄洲

009_0088_a_20L時鳴散聚驚眠鷺網集東西放棹舟

009_0088_a_21L入夜寒波金踴躍淸遊喜占岳陽樓(一)

009_0088_a_22L金風蕭瑟洞庭秋璧月流輝湘水流

009_0088_a_23L明透琉璃千萬頃冷侵蘆荻淺深洲

009_0088_a_24L冲融動影東西岸汗漫浮光上下舟

009_0088_a_25L皓皓江天皆玉府岳陽飜作廣寒樓(二)

009_0088_b_01L
소상강의 밤비(瀟湘夜雨)
[1]
鴈賔歸處是瀟湘  나그네 기러기 돌아갈 곳은 바로 소상강이요
夜雨連時蔚翠篁  밤비가 이어질 때 푸른 대는 울창하다
葉打流風秋瑟瑟  부는 바람에 잎이 부딪혀 가을은 쓸쓸하고
枝飜泣露海茫茫  번뜩이는 가지에 이슬이 우니 바다는 망망하다
滴添帝子千年恨  빗방울은 제자162)의 천년 한을 보태고
聲斷孤臣幾寸膓  소리는 외로운 신하 몇 치 창자를 끊는다
回首蒼梧愁欲老  창오163)로 머리 돌리니 시름만 많아지려 하고
斑斑竹上涙痕長  아롱진 반죽164) 위에 눈물 흔적 오래이다

[2]
陰雲接地暗瀟湘  먹구름이 땅에 깔려 어두운 소상이요
冷雨迷天灑竹篁  찬비는 하늘을 헤매다 대나무에 뿌려진다
踈韻亂鳴蘆荻靜  성긴 음향音響 고요한 갈대를 어지러이 울리고
苦聲悽斷海濤茫  괴로운 소리는 아득한 바다 파도 처량하게 끊네
淋漓不盡添波涙  다함없이 내리는 장맛비는 파도 눈물 보태고
欝抑難堪飮恨膓  억울함을 견디지 못해 애끓는 한을 마신다
回首蒼蒼天欲暮  머리 돌리니 창창한 하늘이 저물려고 하고
九疑山接九江長  구의산165)은 긴 구강에 접해 있네
평평한 백사장에 내리는 기러기(平沙落鴈)
[1]
萬里天南豈有家  만 리 하늘 남쪽에 어찌 집이 있으랴
瀟湘江畔洞庭沙  소상의 강가요 동정호의 백사장이로다
來從玉塞雲中遠  옥새로부터 구름 속 먼 길을 왔고
飛過金潭日下斜  금담을 날아 지나니 해 아래로 비끼었다
朝度碧烟浮綠水  아침에는 파란 안개 건너서 푸른 물에 떠 있고
夜隨寒月宿蘆花  밤에는 싸늘한 달을 따라 갈대꽃 속에서 잔다
九疑山下蒼梧北  구의산 아래요 창오의 북쪽인데
身世悠悠自邇遐  유유한 신세 저절로 멀었다 가까웠다 하네

[2]
山下淸江江上沙  산 아래는 맑은 물이요 강가에는 모래밭이라
沙平幾隊本無家  평평한 모래밭 기러기 떼는 본래 집이 없도다
丹楓葉外行行度  단풍잎 밖으로 줄을 지어 건너가고
白浪堆邊陣陣斜  흰 파도 가에 진을 치고 비껴 있네
矰繳避來身世逸  주살을 피해 오니 신세가 편안하고
稻梁謀去羽毛花  미끼 먹을 생각 버리니 우모가 화사하다
湘南潭北隨陽轉  상강 남쪽이요 못물 북쪽으로 볕 따라 옮기니
水國茫茫路欲遐  수국이 아득하여 길이 멀어지려 하네
먼 포구로 돌아가는 배(遠浦歸帆)
[1]
帆影蕭蕭遠浦歸  쓸쓸한 돛배 그림자 먼 포구浦口로 돌아가고
荻花楓葉夕陽微  갈대꽃과 단풍잎은 석양에 희미하네
烟沉海市投禽急  해변 시가지 노을에 잠기니 새들은 급히 날아들고
風亂江鄕落葉飛  강 마을에 바람이 거세지니 낙엽이 흩날린다
濕櫓搖邊紅蓼岸  젖은 노가 흔들리는 바닷가엔 붉은 여뀌 언덕이요
鳴楖軋處綠苔磯  삿대 삐걱대는 곳에는 푸른 이끼 낀 자갈밭이다
白𩿨散盡黃昏雨  흰 갈매기 다 흩어지고 황혼에 비 내리니
認得漁人釣艇稀  틀림없이 고기 잡는 어부의 낚싯배가 드물겠구나

[2]
何處孤舟歸復歸  어느 곳에서 외로운 배가 연이어 돌아오는가
洞庭湖闊望依微  동정호의 호수 넓어 전망이 아득하네

009_0088_b_01L瀟湘夜雨

009_0088_b_02L
鴈賔歸處是瀟湘夜雨連時蔚翠篁

009_0088_b_03L葉打流風秋瑟瑟枝飜泣露海茫茫

009_0088_b_04L滴添帝子千年恨聲斷孤臣幾寸膓

009_0088_b_05L回首蒼梧愁欲老斑斑竹上涙痕長(一)

009_0088_b_06L陰雲接地暗瀟湘冷雨迷天灑竹篁

009_0088_b_07L踈韻亂鳴蘆荻靜苦聲悽斷海濤茫

009_0088_b_08L淋漓不盡添波涙欝抑難堪飮恨膓

009_0088_b_09L回首蒼蒼天欲暮九疑山接九江長(二)

009_0088_b_10L平沙落鴈

009_0088_b_11L
萬里天南豈有家瀟湘江畔洞庭沙

009_0088_b_12L來從玉塞雲中遠飛過金潭日下斜

009_0088_b_13L朝度碧烟浮綠水夜隨寒月宿蘆花

009_0088_b_14L九疑山下蒼梧北身世悠悠自邇遐(一)

009_0088_b_15L山下淸江江上沙沙平幾隊本無家

009_0088_b_16L丹楓葉外行行度白浪堆邊陣陣斜

009_0088_b_17L矰繳避來身世逸稻梁謀去羽毛花

009_0088_b_18L湘南潭北隨陽轉水國茫茫路欲遐(二)

009_0088_b_19L遠浦歸帆

009_0088_b_20L
帆影蕭蕭遠浦歸荻花楓葉夕陽微

009_0088_b_21L烟沉海市投禽急風亂江鄕落葉飛

009_0088_b_22L濕櫓搖邊紅蓼岸鳴楖軋處綠苔磯

009_0088_b_23L白𩿨散盡黃昏雨認得漁人釣艇稀(一)

009_0088_b_24L何處孤舟歸復歸洞庭湖闊望依微

009_0088_c_01L風前點點飄如葉  바람 앞에 점점이 낙엽처럼 나부끼고
鳥外茫茫疾似飛  새는 밖으로 가물가물 나는 듯이 빠르다
帆帶夕陽低柳岸  돛은 석양을 띠고 버드나무 언덕에 나직한데
櫓搖秋影濺苔磯  노는 가을 그림자 흔들어 이끼 낀 자갈에 뿌린다
海門潮退江天暮  해문에 조수 밀려가고 강 하늘이 저무는데
水色蒼蒼鷗鷺稀  물빛이 창창하니 갈매기와 해오라기 드무네
어촌에 지는 해(漁村落照)
[1]
山下長江江上村  산 아래 긴 강 흐르고 강가의 마을이 있어
依依返照照蓬門  멀리 희미한 저녁 해가 봉문을 비춘다
腥烟欲暝雞棲定  비릿한 연기에 땅거미 지자 닭이 홰에 오르고
海市生寒唇吹飜  바닷가 시가지에 찬 기운 생기니 불 부는 입술 들썩인다
紅曳海門光射道  붉은 노을 해문에 끌리니 빛이 길을 쏘고
輪傾天畔影斜痕  하늘 끝에 해 기우니 그림자 흔적 비스듬하다
暮潮舟入荊扉外  저녁 조수에 가시 사립문 밖에 배 들어오고
浦樹陰陰日漸昏  포구 나무 짙은 그늘에 날이 점점 어두워진다

[2]
暮烟生處認漁村  저녁연기 이는 곳에 어촌 마을 있는 줄 알겠고
落照呑紅入海門  지는 해 붉음을 삼키니 해문으로 들어간다
叢芮陰陰寒色暝  떨기 풀 짙은 그늘에 차가운 빛이 어두컴컴해지고
輕帆閃閃夕風飜  가벼운 돛 팔랑팔랑 저녁 바람에 펄럭이네
徃來人少蹊無影  오고 가는 사람 적어 길에는 그림자 없고
星斗光生水透痕  성두에 빛이 생겨 물에 흔적을 남긴다
宿鳥已稀砧杵斷  자려 드는 새 드무니 다듬이질 소리 끊어지고
層波有響月黃昏  층층 파도의 메아리에 황혼에 달이 뜬다
노을 속 절의 저녁 종소리(烟寺暮鍾)
[1]
江上微茫幾點烟  아득한 강가에 몇 점의 노을이 일고
數峯蒼翠夕陽天  푸르스레한 몇몇 봉우리 석양 하늘에 있네
白雲暮處鍾聲落  흰 구름 저문 곳에 종소리 떨어지고
紅樹秋邊暝色連  붉은 나무 가을 끝에 어두운 빛이 이어진다
尋藪鳥投汀柳後  덤불 찾는 새들은 언덕 버드나무에 숨고
化糧僧到洞門前  양식을 화주하는 스님은 동문 앞에 이른다
上方不與下方隔  상방이 하방과 서로 막힌 것 아니니
漁火江楓惱客眠  고깃배 불과 강가 단풍에 길손이 잠을 설치네

[2]
山下長江江上烟  산 아래 긴 강 흐르고 강 위엔 노을 지는데
烟橫山上壓江天  산 위에 가로지른 노을 강 하늘을 누르네
蒼茫鎻斷孱顏隱  아득히 푸르른 빛 닫아걸고 험준한 산으로 숨으니
紫翠崩騰碧玉連  검푸른빛 출렁거려 푸른 옥이 이어진 듯하네
引洞來時寒色外  동구에 들려올 때는 싸늘한 빛 밖이요
到舡鳴處暮雲前  뱃전에 울리는 곳은 저녁 구름 앞이네
也知不遠招提境  사찰이 여기서 멀지 않음을 알겠나니
驚破禪僧定裏眠  선정 속에 잠든 선승을 놀라게 하리라
강가 하늘에 저녁 눈(江天暮雪)
[1]
陰風薄暮洞庭江  찬 바람 부는 초저녁의 동정강에
朔雪崇朝蓬蓽窓  이른 아침에 겨울 눈이 봉필166) 창에 내린다
飛影蝶尋花亂舞  나는 나비 그림자 난만하게 춤추는 꽃을 찾고
怒聲潮送浪相撞  성난 조수는 서로 부딪치는 물결 소리 보낸다

009_0088_c_01L風前點點飄如葉鳥外茫茫疾似飛

009_0088_c_02L帆帶夕陽低柳岸櫓搖秋影濺苔磯

009_0088_c_03L海門潮退江天暮水色蒼蒼鷗鷺稀(二)

009_0088_c_04L漁村落照

009_0088_c_05L
山下長江江上村依依返照照蓬門

009_0088_c_06L腥烟欲暝雞棲定海市生寒唇吹飜

009_0088_c_07L紅曳海門光射道輪傾天畔影斜痕

009_0088_c_08L暮潮舟入荊扉外浦樹陰陰日漸昏(一)

009_0088_c_09L暮烟生處認漁村落照呑紅入海門

009_0088_c_10L叢芮陰陰寒色暝輕帆閃閃夕風飜

009_0088_c_11L徃來人少蹊無影星斗光生水透痕

009_0088_c_12L宿鳥已稀砧杵斷層波有響月黃昏(二)

009_0088_c_13L烟寺暮鍾

009_0088_c_14L
江上微茫幾點烟數峯蒼翠夕陽天

009_0088_c_15L白雲暮處鍾聲落紅樹秋邊暝色連

009_0088_c_16L尋藪鳥投汀柳後化糧僧到洞門前

009_0088_c_17L上方不與下方隔漁火江楓惱客眠(一)

009_0088_c_18L山下長江江上烟烟橫山上壓江天

009_0088_c_19L蒼茫鎻斷孱顏隱紫翠崩騰碧玉連

009_0088_c_20L引洞來時寒色外到舡鳴處暮雲前

009_0088_c_21L也知不遠招提境驚破禪僧定裏眠(二)

009_0088_c_22L江天暮雪

009_0088_c_23L
陰風薄暮洞庭江朔雪崇朝蓬蓽窓

009_0088_c_24L飛影蝶尋花亂舞怒聲潮送浪相撞

009_0089_a_01L寒生水國漁舟獨  찬 기운 생기는 수국엔 홀로 떠가는 고깃배요
凍殺山樊宿鳥雙  얼어 죽을 듯한 산자락에는 한 쌍의 새가 잠들었네
沙口行人堪戰股  사구의 행인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데
典衣安得酒盈缸  어디에 가서 옷을 잡히고 가득 찬 술항아리 얻을 거나

[2]
凍雪茫茫暗九江  얼어붙은 눈밭이 아득하여 구강이 어두워지고
湘天欲暮掩荊窓  상천이 저물려 하여 가시 창문 닫는다
寒侵釣網氷絛折  한기가 고기 그물에 침노해 끈이 얼어 부러지고
冷着吟髭溜穗撞  냉기가 수염에 붙어 고드름이 부딪친다
樹上瓊花光皎皎  나무 위의 구슬 꽃은 광채가 밝고
風前粉蝶影雙雙  바람 앞에 분분한 나비 그림자 쌍쌍이네
此間正似山陰夜  이곳은 정녕 산음의 밤과 같나니
安得劉伶酒滿缸  어디서 유영167)의 가득한 술항아리 얻으랴
산 저자에 비 갠 날의 남기(山市晴嵐)
[1]
行雨晴陰陰復晴  내리던 비가 개더니 흐렸다가 다시 개고
晴嵐未捲捲隨橫  비 갠 날 걷히지 않은 남기嵐氣 비껴 따라 걷히네
橫鋪數里漁村暗  가로지른 가게 몇 리의 어촌이 어두워지더니
暗度千重浦樹輕  어두움 지나자 천 겹의 포구 나무 가벼워지네
輕霧壓江江靄碧  옅은 안개 강 누르니 강 구름이 푸르고
碧雲沈磵磵霞明  푸른 구름 시내에 잠겨 시내 노을 밝아 오네
明滅遠山山市暮  밝음 사라진 먼 산에 산 저자는 저물고
暮天斜斷鴈南行  저문 하늘을 가로질러 기러기 날아간다

[2]
山市迢迢宿雨晴  산골 저자 깊어 가는 밤 장맛비도 개고
滿天嵐氣幾重橫  하늘 가득한 남기는 몇 겹이나 비껴 있나
霏微澤國蒹葭濕  보슬비 내리는 못가 나라 갈대숲이 촉촉하고
搖曳山鄕草木輕  실바람 부는 산마을에 풀과 나무 가벼워라
林照出時濃又淡  숲에서 해가 떠오를 때에는 짙고도 맑은데
水烟低處暗還明  물안개 피어오르는 곳엔 어두웠다 다시 밝네
想應商旅瀟湘岸  소상강 언덕에 떠돌이 장사꾼을 생각해 보면
迷失東西遠近行  동쪽 서쪽 길을 잃고 먼 길을 다니리
정언168) 민창도169)를 모시고 산을 유람하다차운을 붙임(奉閔正言昌道遊山附次韻)
肩輿何處去還來  견여는 어느 곳으로 갔다가 다시 왔는가
洞雨霏霏向晩開  산골 비 보슬보슬 늦은 저녁에야 개었구나
幾疊峯巒新潑黛  몇 겹의 산봉우리는 새로 그린 묵화와 같고
重回澗水漾生苔  거듭거듭 굽이도는 시냇물은 이끼 모양 띠고 있네
窺奇遠入難尋壑  기이한 풍경 보려고 멀리 들어갔으나 골짜기 찾기 어렵고
引興遙臨絶頂臺  흥에 끌려 멀리 나아갔으나 정대가 끊어졌네
病脚不能登彼岸  다리가 피곤하여 저 언덕에 오를 수가 없어서
石壇延佇獨徘佪  석단에 우두커니 서서 홀로 서성인다

 차운次韻
 上人休訝客重來  상인이여, 이 사람 다시 온 걸 이상히 여기지 마소
 襟抱靑山只暫開  가슴에 푸른 산을 안고 다만 잠시 열어 보려고 하네
 靈穴欲窺全截磴  신령한 바위 굴 엿보려 해도 비탈진 절벽 길이 끊어졌고
 古碑難讀半埋苔  이끼에 반쯤 묻힌 오래된 비석은 읽어 보기 어려워라
 逍遙已入天無極  소요하며 이윽고 들어오니 하늘은 끝이 없고
 登陟誰言地有臺  오르고 오르면 그 땅에 누대 있다고 누가 말했나
 當日虎溪三笑處  당일에 호계에서 세 사람이 웃었던 곳
 吟詩未見更徘佪  시만 읊고 보지 못하니 또다시 배회한다

009_0089_a_01L寒生水國漁舟獨凍殺山樊宿鳥雙

009_0089_a_02L沙口行人堪戰股典衣安得酒盈缸(一)

009_0089_a_03L凍雪茫茫暗九江湘天欲暮掩荊窓

009_0089_a_04L寒侵釣網氷絛折冷着吟髭溜穗撞

009_0089_a_05L樹上瓊花光皎皎風前粉蝶影雙雙

009_0089_a_06L此間正似山陰夜安得劉伶酒滿缸(二)

009_0089_a_07L山市晴嵐

009_0089_a_08L
行雨晴陰陰復晴晴嵐未捲捲隨橫

009_0089_a_09L橫鋪數里漁村暗暗度千重浦樹輕

009_0089_a_10L輕霧壓江江靄碧碧雲沈磵磵霞明

009_0089_a_11L明滅遠山山市暮暮天斜斷鴈南行(一)

009_0089_a_12L山市迢迢宿雨晴滿天嵐氣幾重橫

009_0089_a_13L霏微澤國蒹葭濕搖曳山鄕草木輕

009_0089_a_14L林照出時濃又淡水烟低處暗還明

009_0089_a_15L想應商旅瀟湘岸迷失東西遠近行(二)

009_0089_a_16L奉閔正言昌道遊山附次韻

009_0089_a_17L
肩輿何處去還來洞雨霏霏向晩開

009_0089_a_18L幾疊峯巒新潑黛重回澗水漾生苔

009_0089_a_19L窺奇遠入難尋壑引興遙臨絕頂臺

009_0089_a_20L病脚不能登彼岸石壇延佇獨徘佪

009_0089_a_21L
上人休訝客重來襟抱靑山只暫開

009_0089_a_22L靈穴欲窺全截磴古碑難讀半埋苔

009_0089_a_23L逍遙已入天無極登陟誰言地有臺

009_0089_a_24L當日虎溪三笑處吟詩未見更徘佪

009_0089_b_01L
평양 감사 권해170)의 ≺묘향산에 노닐며≻ 운을 따서원운을 붙임(次權西伯遊香山韻附原韻)
妙香花雨正濛濛  묘향산에 꽃비가 한창 몽몽171)한데
西伯乘春藥峀東  평양 감사 봄을 타고 약산 동쪽에 올랐네
檀帝昔年開鑿後  저 옛날 단군檀君께서 나라를 세운 뒤에
棠威此日指揮中  오늘은 당위172)가 지휘하고 있구나
三千法界旌旄列  삼천 법계에는 정모173) 늘어섰고
四十關坊節制雄  사십 관방에는 절제가 웅장하다
收拾滿山烟霧趣  산에 가득한 노을과 안개가 흥취를 거두어서
强題詩勾荅空空  억지로 시를 지어 공공174)으로 화답하네

 원운
 雲雷天地昔鴻濛  예전에 홍몽175)하여 구름 끼고 천둥 치는 천지에
 帝降神人眷海東  천제天帝가 신인을 보내 해동을 돌보셨네
 異跡祗今檀木下  기이한 자취를 남긴 지금의 박달나무 아래에
 荒臺依舊夕陽中  석양 속에 황폐한 누대는 예전과 다름없네
 百川皆會朝宗一  온갖 냇물은 모두 넓은 바다로 모여들고
 衆壑爭趨氣勢雄  많은 골짜기 다투는 추세 그 기세 웅장하다
 向夜風松笙鼓發  밤 되자 솔바람은 젓대 불어 연주하는데
 怳然龍馭下層空  섭섭타, 용어176)는 층공을 내려가네
오은을 생각하며(憶梧隱)
此去京華里幾千  여기서 경화177)까지는 몇 천 리나 되는가
梧村何處訪眞仙  오촌178) 어느 곳에서 참 신선을 찾을꼬
五雲堆裏天應近  오색구름 쌓인 속이라 하늘은 당연히 가깝고
一錫行邊地自偏  한 지팡이 가는 곳에 땅 저절로 가파르네
親炙耿光如在昨  직접 뵈었던 경광179)이 어제 일 같은데
杳茫消息已經年  아득해라 그 소식은 어느새 해를 넘겼네
何由定得南遊日  어떻게 하면 결정코 남방에 노는 날을 얻어
徑叩朱門謁錦筵  주문180)을 두드려 금연에서 뵐거나
감회가 있어 관서 당헌에 올림2수민취도181)가 당시 바깥일로 정소182)한 폐단이 있었다.(有懷上關西棠軒二首閔就道時有外事呈訴之蔽)
[1]
甘棠遺愛想千年  감당183)께서 남긴 은애 천 년토록 생각게 하는데
茅塞塵心訢莫緣  욕심에 막힌 티끌 마음이라 하소연할 인연 없네
鳳粟不勝雞奪食  봉황의 좁쌀을 닭이 빼앗아 먹는 것 견디지 못하고
狸威要假虎雄權  이리의 위엄은 반드시 호랑이의 큰 권세를 빌려야 하네
鵬程萬里歸何晩  붕새가 만 리 먼 길에서 돌아옴은 어이 그리 늦으며
兎窟三廻走且旋  토끼의 굴속은 세 굽이라184) 달리고 또 돈다
洞燭覆盆河決塞  복분185)을 통철하게 밝힘은 물길을 터 주는 듯하고
豁如披霧覩靑天  안개를 시원하게 걷어서 푸른 하늘을 보이시네

[2]
路上蹁蹮三四年  노상에서 떠돌던 삼사 년 동안의 일들이
㝎中心事涉攀緣  선정 중에 들어서도 마음에 자꾸 걸린다
塵機未脫胷生火  속티를 벗지 못해 가슴속에 천불이 나고
丹鼎難調手失權  단정186)을 다루기 어려워 손은 권세를 잃었네
人怪徃來頻出入  가고 오며 자주 드나드는 것 사람들은 괴이하게 여기는데
自憐行李久盤旋  나 자신도 오랫동안 빙빙 떠도는 행리를 가여워 한다
呌閽一訢*誠惶恐  대궐 향해 부르짖는 한 소리가 진실로 황공하오나
訢載生成只祝天  덮어 주고 실어 주며 생성하는 하늘에 빌 뿐이다
평안도백이 이미 과기187)가 되었기에 사례로 올리다(西伯已准瓜期上謝一章)

009_0089_b_01L次權西伯遊香山韻附原韻

009_0089_b_02L
妙香花雨正濛濛西伯乘春藥峀東

009_0089_b_03L檀帝昔年開鑿後棠威此日指揮中

009_0089_b_04L三千法界旌旄列四十關坊節制雄

009_0089_b_05L收拾滿山烟霧趣强題詩勾荅空空

009_0089_b_06L
雲雷天地昔鴻濛帝降神人眷海東

009_0089_b_07L異跡祗今檀木下荒臺依舊夕陽中

009_0089_b_08L百川皆會朝宗一衆壑爭趨氣勢雄

009_0089_b_09L向夜風松笙鼓發怳然龍馭下層空

009_0089_b_10L憶梧隱

009_0089_b_11L
此去京華里幾千梧村何處訪眞仙

009_0089_b_12L五雲堆裏天應近一錫行邊地自偏

009_0089_b_13L親炙耿光如在昨杳茫消息已經年

009_0089_b_14L何由定得南遊日徑叩朱門謁錦筵

009_0089_b_15L有懷上關西棠軒二首閔就道時有外
事呈訴之蔽

009_0089_b_16L
甘棠遺愛想千年茅塞塵心1) [2] 莫緣

009_0089_b_17L鳳粟不勝雞奪食狸威要假虎雄權

009_0089_b_18L鵬程萬里歸何晩兎窟三廻走且旋

009_0089_b_19L洞燭覆盆河決塞豁如披霧覩靑天(一)

009_0089_b_20L路上蹁蹮三四年㝎中心事涉攀緣

009_0089_b_21L塵機未脫胷生火丹鼎難調手失權

009_0089_b_22L人怪徃來頻出入自憐行李久盤旋

009_0089_b_23L呌閽一*訢誠惶恐 [2] 載生成只祝天(二)

009_0089_b_24L西伯已准瓜期上謝一章

009_0089_c_01L按節秦關已准年  진관의 안절188)로서 이미 임기가 찼나니
遐荒庶䫫猥夤緣  하황189)의 서류庶類가 외람되게 인연 맺었네
孑遺民物生安業  고단하게 남은 민물은 생업이 편안하고
早晩山雲管得權  아침저녁으로 산 구름을 관리할 권한을 얻었네
海戍雲微天日照  해수190)에 구름 적으니 하늘에 태양이 비추고
遼原草偃德風旋  요원191)에 덕의 바람 불어와 풀이 눕는다
獲霑雨露偏多幸  우로192)에 젖게 된 일 얼마나 다행인가
幸荷恩私配地天  요행히도 사사롭게 입은 은혜 천지와 맞먹도다
앞의 시운을 따서 평안도 순상 합하에게 올림(次前韻上平安巡相閤下)
妙香山衲出山來  묘향산에 사는 중이 산문山門을 나와
欲徏南溟鵬路開  남명193)을 건너려 하자 붕새 길 열리네
牛嶽攀登天近尺  우악에 오르니 하늘이 지척처럼 가깝고
浿江澌下水如苔  패강194)이 다한 곳에는 물이 이끼와 비슷하다
棠陰遠播光輝日  감당나무 음덕이 널리 퍼지니 햇살처럼 빛나고
錫杖遙尋上下臺  석장 짚고 멀리 찾아 누대를 오르내린다
殘雪東陽街衖路  동쪽 양지의 거리에는 녹다 남은 눈이 있어
爲瞻風化且徘佪  풍화를 우러러보며 배회한다네
남쪽을 유행하려고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철도에 내려가 겨울을 보내고, 강서 서학산에 와서 머물면서 천왕사에 거듭 유람하던 차에, 문득 지난날 한림 홍돈195)을 만나 노닐던 기억이 나서 짓다(欲作南行。而啓行未果。下鐵島過冬。來居江西棲鶴山。而重遊天王寺。忽憶前日逢洪翰林。而共遊偶題。)
奉別秦京擧步初  진경196)에서 봉별하고 첫걸음을 내딛고는
滿江風浪苦何如  강에 가득한 풍랑에 그 고생이 어떠했던가
祁寒鐵島隣蛟室  심한 추위에 철도 섬은 교룡蛟龍의 방과 이웃했고
盛夏江州傍鶴居  한여름의 강주는 학이 사는 곁에 있네
消息無便陳玉府  소식 전할 인편 없어 옥부를 묵히었으니
心懷幾費掃灰書  마음속 회포를 쓰고 지우기에 얼마나 허비했나
行笻偶過牙山寺  지팡이 짚고 우연히 아산사를 지나다가
像想仙遊舊跡餘  신선처럼 노닐던 옛 자취를 떠올려 보네
평양 관아에 있는 상산정의 운을 따서권해의 원운을 붙임(次韻平壤上衙上山亭附元韻權瑎)
不須風景訪崇阿  풍경을 보려고 구태여 높은 언덕 찾을 필요 없으니
即此山亭浿水涯  패수 강가에 있는 산정이 바로 거기인 것을
列岳重重浮翠色  겹겹이 늘어선 산은 푸른빛을 띠었고
長江衮衮漾靑波  끊임없이 흐르는 강 푸른 물결 일렁인다
金城百雉天開府  금성197) 백치198)는 하늘이 연 부府요199)
烟火千村鼎食家  일천 마을에 불 피우는 연기는 밥을 짓는 집이로다
不但甘棠歌勿伐  비단 감당나무 베지 말라는 노래뿐만 아니라
播傳佳詠獨占多  전해지는 아름다운 시 홀로 다 차지했네

 원운
 一片危亭壓曲阿  한 조각 높은 정자 굽이진 언덕 누르고 있는데
 八窓淸覩浩無涯  팔창의 맑은 조망眺望 끝없이 넓구나
 天邊岳出千頭碧  하늘가에 솟은 산에 일천의 봉우리 푸르고
 城上江懸半面波  성 위에 달린 강은 반면이 파도로다

009_0089_c_01L
按節秦關已准年遐荒庶2) [3] 猥夤緣

009_0089_c_02L孑遺民物生安業早晩山雲管得權

009_0089_c_03L海戍雲微天日照遼原草偃德風旋

009_0089_c_04L獲霑雨露偏多幸幸荷恩私配地天

009_0089_c_05L次前韻上平安巡相閤下

009_0089_c_06L
妙香山衲出山來欲徏南溟鵬路開

009_0089_c_07L牛嶽攀登天近尺浿江澌下水如苔

009_0089_c_08L棠陰遠播光輝日錫杖遙尋上下臺

009_0089_c_09L殘雪東陽街衖路爲瞻風化且徘佪

009_0089_c_10L欲作南行而啓行未果下鐵島過
009_0089_c_11L來居江西棲鶴山而重遊天王
009_0089_c_12L忽憶前日逢洪翰林而共遊
009_0089_c_13L偶題

009_0089_c_14L
奉別秦京擧步初滿江風浪苦何如

009_0089_c_15L祁寒鐵島隣蛟室盛夏江州傍鶴居

009_0089_c_16L消息無便陳玉府心懷幾費掃灰書

009_0089_c_17L行笻偶過牙山寺像想仙遊舊跡餘

009_0089_c_18L次韻平壤上衙上山亭附元韻權瑎

009_0089_c_19L
不須風景訪崇阿即此山亭浿水涯

009_0089_c_20L列岳重重浮翠色長江衮衮漾靑波

009_0089_c_21L金城百雉天開府烟火千村鼎食家

009_0089_c_22L不但甘棠歌勿伐播傳佳詠獨占多

009_0089_c_23L
一片危亭壓曲阿八窓淸覩浩無涯

009_0089_c_24L天邊岳出千頭碧城上江懸半面波

009_0089_c_25L「訢」疑「訴」{編}次同「䫫」疑「類」{編}

009_0090_a_01L 日暮平蕪箕子國  저물녘 평평한 잡초밭은 기자의 나라요
 春深喬木乙支家  늦은 봄 교목은 을지문덕乙支文德200) 집이로다
 公餘把酒登臨顧  공사公事 여가에 술을 가지고 올라와서 돌아보니
 此興南樓較孰多  이 흥취가 남루201)에 비교해 어느 쪽이 더 많은가
관서 도백의 ≺향산 가는 길≻에 차운하여(次西伯香山途中口占)
不必天台訪赤城  구태여 천태산 적성202)을 찾을 필요 없어라
香山積翠望中橫  묘향산 겹겹의 푸르름이 눈앞에 가로질러 있는 것을
長林雨過花爭發  긴긴 숲에 비 지나니 꽃이 다투어 피어나고
大野春深草欲平  넓은 들에 봄 깊으니 풀이 질펀해지려 하네
旗影日移雲共拂  깃발 그림자를 해가 옮기니 구름 함께 떨치고
角聲風送鳥和鳴  피리 소리 바람이 보내오니 새가 울어 화답한다
白雲回首丘陵遠  흰 구름에 머리 돌려 보니 구릉이 멀어지고
欲上檀臺問太淸  단대에 오르고파 태청203)에 물어본다
구월산 봉림암의 제호를 따서(次題九月山鳳林庵)
心如墻壁息諸緣  마음은 장벽처럼 하여 모든 인연을 끊고
渴飮瑤京月窟泉  목마르면 요경瑤京의 월굴 샘물 마신다
山號東籬金菊節  산 이름은 동리인데 가을 국화 계절이요204)
庵名西伯玉璜年  암자 이름은 서백205)인데 옥황206)의 해라네
蒙恬卜築防胡地  몽염207)이 성을 쌓아 오랑캐를 막던 땅이요
慧遠勤修結社巓  혜원208)이 수행했던 결사209)의 산마루네
胡蝶莊周都是夢  호랑나비와 장주는 모두가 다 꿈이요
怳然身世若登天  황연한 신세 하늘에 오른 듯하네
설총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雪聰上人)
望裏雲嵐四面收  눈앞에 펼쳐진 구름과 남기嵐氣를 사면에서 거두니
山中蘭若一庭幽  산속에 있는 난야210)의 한 뜰이 그윽하구나
梧桐雨滴三更夜  삼경에 빗방울은 오동나무에 떨어지고
錦繡風披九月秋  가을 구월에 바람은 금수강산에 불어 헤친다
深井聳泉平拭鏡  깊은 우물 솟는 샘물 평평하여 거울을 닦아 놓은 듯
半天明月曲成鉤  반천에 걸린 밝은 달은 굽기가 갈고리 같네
白生虛室人烟寂  빈방 안에 밝음이 생기니 인가 연기 적막하고
心目相將上畫樓  마음과 눈을 데리고 화루에 올라간다
수양산에서 와서 보림암에서 여름을 지내고 가을에 만우로 돌아가는 정욱 상인을 송별하며(送淨旭上人來自首陽過夏寶林秋歸灣右)
六環金錫手中笻  육환211) 금석은 손안의 지팡이요
八路名山脚下蹤  팔로의 이름난 산은 발밑의 자취로다
百一生涯嫌大道  백일의 생애는 큰길을 혐오했고
九三禪悅飽高峯  구삼의 선열은 높은 산에서 배불렀네
圓成顯處云云止  원성이 나타난 곳엔 많은 말이 그치고
方廣明時事事慵  방광이 밝아진 때엔 일마다 게으르다
灣右昔年安立地  만우는 옛날에 안립했던 자리니
把開茅盖叩金鍾  모개를 잡아 열고 금종을 두드려라
우산에서 백양산 운문암의 지휘 스님을 만나, 삼성 뇌건 등 여러 스님의 소식을 두루 듣고 ≺정토사≻의 운을 따라 남은 생각을 부치다(牛山逢白羊山雲門菴僧智輝備諳三省雷健諸大師消息。仍次淨土寺韻。以寄餘懷。)

009_0090_a_01L
日暮平蕪箕子國春深喬木乙支家

009_0090_a_02L公餘把酒登臨顧此興南樓較孰多

009_0090_a_03L次西伯香山途中口占

009_0090_a_04L
不必天台訪赤城香山積翠望中橫

009_0090_a_05L長林雨過花爭發大野春深草欲平

009_0090_a_06L旗影日移雲共拂角聲風送鳥和鳴

009_0090_a_07L白雲回首丘陵遠欲上檀臺問太淸

009_0090_a_08L次題九月山鳳林庵

009_0090_a_09L
心如墻壁息諸緣渴飮瑤京月窟泉

009_0090_a_10L山號東籬金菊節庵名西伯玉璜年

009_0090_a_11L蒙恬卜築防胡地慧遠勤修結社巓

009_0090_a_12L胡蝶莊周都是夢怳然身世若登天

009_0090_a_13L次贈雪聰上人

009_0090_a_14L
望裏雲嵐四面收山中蘭若一庭幽

009_0090_a_15L梧桐雨滴三更夜錦繡風披九月秋

009_0090_a_16L深井聳泉平拭鏡半天明月曲成鉤

009_0090_a_17L白生虛室人烟寂心目相將上畫樓

009_0090_a_18L送淨旭上人來自首陽過夏寶林秋
009_0090_a_19L歸灣右

009_0090_a_20L
六環金錫手中笻八路名山脚下蹤

009_0090_a_21L百一生涯嫌大道九三禪悅飽高峯

009_0090_a_22L圓成顯處云云止方廣明時事事慵

009_0090_a_23L灣右昔年安立地把開茅盖叩金鍾

009_0090_a_24L牛山逢白羊山雲門菴僧智輝備諳

009_0090_b_01L
牛巖得見白巖僧  우암에서 백암사白巖寺 스님을 만났는데
備諗雲門種智能  운문 문중의 지혜와 재능 두루 알려 주었네
道德丘山明鄭重  도덕은 구산212)처럼 밝고도 정중했고
心懷繾綣暗添增  마음속 생각 간절하여 그리움만 더해 간다
炎風雨捲珠林蔚  더운 바람과 비 그치니 주림이 울창하고
塞月光涵錦水澄  변방의 달빛 잠기니 금수가 맑구나
萬里天遊猶未盡  만 리 하늘가 놀이를 아직도 다하지 못해
嶺南歸路欲重登  영남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오르려 한다
또 청원과 지책 두 선인에게 부침(又寄淸遠智策兩禪人)
二妙當時淨土僧  두 스님은 당시에 정토사 스님으로
眞空俗諦兩俱能  진공과 속제213)에 둘 다 능하였네
禪門喚應心常憶  선문에서 부르고 응함에 마음은 항상 생각하고
萍跡浮沉恨轉增  부평 같은 자취 부침으로 한恨만 더 늘어난다
百草春風花錦織  온갖 풀은 봄바람에 비단을 짜고
千江夜月水宮澄  천 강물에 밝은 달은 수궁을 비추는데
何便天地無南北  천지에 남북이 없다면 얼마나 좋으랴
鶴弟雲兄一處登  학 동생과 구름 형이 한곳으로 오를 것을
서울로 돌아가는 용강 사군214) 유구징215)을 송별하며(奉別龍岡柳使君龜徵還京)
鰲山牛嶽一春風  오산도 우악도 다 같이 봄바람인데
草木光輝雨露中  풀과 나무가 비와 이슬 속에 빛을 발한다
鈴閣絃歌欣蹈舞  영각216)에서 거문고 노래로 춤을 출 때
梵輪鍾鼓幸西東  범륜梵輪의 종과 북이 요행히도 가까이 있네
九衢天路朝宗去  아홉 갈래의 하늘 길에서 조종217)으로 가나니
千里關河夢想通  천 리 먼 관하(변방)인지라 꿈에서나 생각이 통하리라
石室朱門從此隔  석실과 주문이 이로부터 막히리니
鳳城回望五雲籠  봉성218)을 돌아보지만 오색구름에 갇혀 있네
영서 의흠이 모습을 바꾼 후 처음으로 만나서(靈瑞義欽變形後初見偶題以示)
山水曾同物外天  산과 물이 일찍이 똑같은 세속을 벗어난 하늘 아래
六時淸磬禮金仙  여섯때 맑은 경쇠 울리며 금선219)께 예 올렸네
爐焚蘭麝燒三業  향로에 난사220)를 사르고 삼업을 태우며
䕯汲寒泉滌萬緣  표주박으로 한천의 물을 길어 온갖 인연 씻어 냈지
恩室我蒙偏近侍  은실에서는 내가 특별하게 가까이 모심을 입었고
法門人說共傳宣  법문에서는 남들이 함께 전해 편다고 말을 하였는데
墨悲絲染胡爲誡  묵비사염221)이 어찌 경계가 되는 말이겠는가
相對無言涕泗漣  서로 마주 대하여 말없이 눈물만 흘리노라
이익주222)의 시운을 따서(次韻示李生益周)
鶉衣鶴影海西東  누더기223)와 학 그림자224)는 바다 동서에 있으나
竺月華風眼底通  천축天竺의 달과 중화中華의 풍속은 눈 밑에서 통하네
今古不能精一貫  지금이나 예전이나 일이관지一以貫之에 정밀할 수 없나니
江山安得換三公  강과 산을 어떻게 삼공225)과 바꿀 수 있겠는가

009_0090_b_01L三省雷健諸大師消息仍次淨土
009_0090_b_02L寺韻以寄餘懷

009_0090_b_03L
牛巖得見白巖僧備諗雲門種智能

009_0090_b_04L道德丘山明鄭重心懷繾綣暗添增

009_0090_b_05L炎風雨捲珠林蔚塞月光涵錦水澄

009_0090_b_06L萬里天遊猶未盡嶺南歸路欲重登

009_0090_b_07L又寄淸遠智策兩禪人

009_0090_b_08L
二妙當時淨土僧眞空俗諦兩俱能

009_0090_b_09L禪門喚應心常憶萍跡浮沉恨轉增

009_0090_b_10L百草春風花錦織千江夜月水宮澄

009_0090_b_11L何便天地無南北鶴弟雲兄一處登

009_0090_b_12L奉別龍岡柳使君龜徵還京

009_0090_b_13L
鰲山牛嶽一春風草木光輝雨露中

009_0090_b_14L鈴閣絃歌欣蹈舞梵輪鍾鼓幸西東

009_0090_b_15L九衢天路朝宗去千里關河夢想通

009_0090_b_16L石室朱門從此隔鳳城回望五雲籠

009_0090_b_17L靈瑞義欽變形後初見偶題以示

009_0090_b_18L
山水曾同物外天六時淸磬禮金仙

009_0090_b_19L爐焚蘭麝燒三業䕯汲寒泉滌萬緣

009_0090_b_20L恩室我蒙偏近侍法門人說共傳宣

009_0090_b_21L墨悲絲染胡爲誡相對無言涕泗漣

009_0090_b_22L次韻示李生益周

009_0090_b_23L
鶉衣鶴影海西東竺月華風眼底通

009_0090_b_24L今古不能精一貫江山安得換三公

009_0090_c_01L杏壇闕里微茫外  행단226)의 궐리227)와는 아득히 먼 밖이요
紫氣凾關指點中  자기228)의 함관은 손가락으로 가리킬 만한 곳이네
邂逅謫仙瓊屑落  귀양 온 신선을 만나자 구슬 가루 떨어지고
桂香風裏又天風  계수나무 향기 바람 속에 또 하늘 바람이 부네
석골산 난야로 돌아가는 연종 대사를 전송하며스님의 고향이다.(次送蓮宗大師歸石骨山蘭若師之故地也)
滄海無邊一粟𨈬  넓고 넓은 푸른 바다에 좁쌀 한 알 같은 이 몸
光陰箭疾逝東隅  화살처럼 빠른 세월에 동우229)가 지나갔네
握拳難遇投針鉢  주먹을 쥐어도230) 침발 던질 곳을 만나기 어려운데
懸命何堪絶紐樞  목숨을 건들 어찌 유추231)가 끊어짐을 감당하겠는가
挫銳饒君能直截  예봉을 꺾는 그대는 넉넉히 직절232)할 수 있는데
謀眞愧我乏良圖  참다움 도모해도 나는 좋은 계책 모자람이 부끄럽네
還山已得安心地  산으로 돌아가면 이미 마음 편안히 할 곳 얻으리니
示火何煩更撥爐  무엇 때문에 불을 보이려고 번거롭게 화로를 헤치랴
성일 신족이 삶을 버린 돌 위에 가서 슬픈 감회를 읊다(行到性一神足捨生石上有感寫哀)
刼石須臾大若針  겁석233)도 잠깐 사이라 크기가 바늘 같고
空中物色不離今  공 가운데 물색이라 지금을 떠난 것이 아니네
浮漚起滅同歸水  물거품은 일어났다 사라지나 모두 물로 돌아가고
幻化昇沉悉在心  환화234)가 오르내리지만 모두 마음속에 있다네
業債相尋持左契  업으로 지은 빚 서로 찾아 좌계235)를 가졌거늘
死魔何爲縱交侵  죽음의 마는 무엇 때문에 번갈아 침노하는가
憂悲苦惱休重說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뇌를 되풀이해 설하지 마라
深醉天眞一切任  천진에 깊이 취해 일체를 맡겼느니라
보성 스님의 운을 따서(次寶晟師韻)
形役長途幾問津  이 몸 고달픈 먼 길에서 몇 번이나 나루를 물었던가
隱身何處脫迷倫  어느 곳에 몸을 숨겨야 미혹한 세계 벗어날까
觀空石室偸閒日  석실에서 공을 관하는 한가한 날이요
得意湖山養性人  호산에서 의기양양한 성품을 기르는 사람이라
名敎自甘安樂地  안락한 곳에서 명교名敎236)를 스스로 달가워하니
寂光誰管覺園春  깨달음의 봄 동산에서 적광을 누가 엿보랴
忘緣已斷槐南夢  인연 잊어 이미 괴안국의 꿈237)을 끊으니
無住生涯出六塵  머무름 없는 생애 육진238)을 벗어났네
차운하여 총탁 스님에게(次韻示揔卓師)
生涯水石荷包容  생애는 물과 돌 연꽃을 포용하고 있는데
地枕天衾鉢一龍  땅의 베개 하늘의 이불과 용 서린 발우 하나라
萬二峯頭曾玩月  일만 이천 봉우리 꼭대기에서 일찍이 달구경 했고
三千路口又瞻風  삼천 리 길 어구에서 또 바람을 바라보았지
逍遙白乘前遊轍  백승으로 전에 놀았던 땅을 소요하면서
指點黃梅舊植松  옛날 심었던 황매와 소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門掩少林觀壁夜  소림의 문을 닫고 벽을 향해 관하는 밤에
祝香爐上瑞烟濃  기도하는 향로에는 상서로운 향 연기가 짙구나
은거하는 소식을 내동에 사는 황 처사 문방에 부침(幽居消遣寄內洞黃處士文房)
功業何須石上銘  공업을 어찌 꼭 돌 위에 새겨야만 하는가
生涯偶得谷中寧  생애가 우연히 골짜기에서 편안하면 되는 것을

009_0090_c_01L杏壇闕里微茫外紫氣凾關指點中

009_0090_c_02L邂逅謫仙瓊屑落桂香風裏又天風

009_0090_c_03L次送蓮宗大師歸石骨山蘭若師之故
地也

009_0090_c_04L
滄海無邊一粟𨈬光陰箭疾逝東隅

009_0090_c_05L握拳難遇投針鉢懸命何堪絕紐樞

009_0090_c_06L挫銳饒君能直截謀眞愧我乏良圖

009_0090_c_07L還山已得安心地示火何煩更撥爐

009_0090_c_08L行到性一神足捨生石上有感寫哀

009_0090_c_09L
刼石須臾大若針空中物色不離今

009_0090_c_10L浮漚起滅同歸水幻化昇沉悉在心

009_0090_c_11L業債相尋持左契死魔何爲縱交侵

009_0090_c_12L憂悲苦惱休重說深醉天眞一切任

009_0090_c_13L次寶晟師韻

009_0090_c_14L
形役長途幾問津隱身何處脫迷倫

009_0090_c_15L觀空石室偸閒日得意湖山養性人

009_0090_c_16L名敎自甘安樂地寂光誰管覺園春

009_0090_c_17L忘緣已斷槐南夢無住生涯出六塵

009_0090_c_18L次韻示揔卓師

009_0090_c_19L
生涯水石荷包容地枕天衾鉢一龍

009_0090_c_20L萬二峯頭曾玩月三千路口又瞻風

009_0090_c_21L逍遙白乘前遊轍指點黃梅舊植松

009_0090_c_22L門掩少林觀壁夜祝香爐上瑞烟濃

009_0090_c_23L幽居消遣寄內洞黃處士文房

009_0090_c_24L
功業何須石上銘生涯偶得谷中寧

009_0091_a_01L桑麻不植非蠶口  뽕나무와 삼을 심지 않았으니 누에 입이 아니요
飮啖袪葷是美馨  먹고 마심에 냄새나는 것 버리니 그것이 향기일세
滿壑寒聲風落響  골짜기에 가득한 찬 소리는 바람이 떨어지는 메아리요
一庭淸影月分形  온 뜰을 메운 맑은 그림자는 달이 몸을 나눈 것이라네
洞深山遠無人到  골짜기 깊고 산길이 머니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어
獨坐蒲團究性靈  혼자서 포단239)에 앉아 성령을 참구하네
정색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2수(次贈精賾上人)
[1]
扶藜遙自妙香還  지팡이 짚고 멀리 묘향산에서 돌아왔나니
半日淸談客裡顏  반나절의 맑은 이야기가 길손의 얼굴이라
巖菊淺香持苦節  바위틈의 국화 스러지는 향기는 굳은 절개를 지녔고
嶺松波響撼鳴灘  산마루의 소나무 울리는 물결은 여울물 소리를 뒤흔드네
蓮池歷歷凝心想  연지가 역력하니 마음에 생각이 어리고
華藏重重縱目看  화장이 중중하니 눈을 놓아 읽어 본다
莫把是非來辨我  시비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분별하라 하지 말라
人間穿鑿不相關  인간의 천착이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네

[2]
跋涉秋風杖錫來  가을바람 맞으며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찾아왔나니
柴荊落日洞門開  사립문에 해가 지자 동문이 열리었네
經文答處曇花發  경문을 답하는 곳에 우담발화240) 피고
詩偈題時玉屑堆  시와 게송 지을 때 옥가루241)가 쌓인다
藝苑重逢桃李樹  예원242)에서 도리의 나무를 거듭 만났고
明堂又得棟樑材  명당243)에 또다시 동량의 재목을 얻었네
堅林末葉千年澤  견실堅實한 숲의 잎사귀들은 천년의 은택이거니
蔭覆兒孫舊業廻  음덕蔭德 입은 아손은 옛 업이 돌아온다
밤에 신기한 꿈을 꾸다가 깨어 시를 지어 기록함(夜有神夢覺而爲題以記)
法界南詢百五城  법계에서 남쪽으로 105성을 순방하고서244)
重溟東涉幾千程  깊은 바다 건너 동으로 몇 천 리나 지났는가
是非海裏浮沉戱  시비의 바닷속에서 부침에 놀아나고
逆順途中坐臥行  역순의 길 가운데 앉고 눕고 하였다네
囓鏃保身誰剩藝  화살을 입에 물고 몸을 보호하니 어찌 재주가 넉넉하며
飛崖罄髓自全生  벼랑에서 뛰어내려 골수는 다했으나 생은 온전하네
歸山冥導成佳夢  산으로 돌아가는 깜깜한 길 인도하는 좋은 꿈 꾸니
知有非人感我情  사람 아닌 신이 나의 뜻에 감동한 줄 알겠구나
용아랑 강제상의 운을 따서(龍衙郞姜濟相韻次)
半生心事入搔頭  반평생 마음의 일이 소두245)에 들어
雲水驅馳鬢已秋  운수로 돌아다니다 어느새 머리가 희었네
磨擦早期超世域  갈고닦아 일찍이 세속 경계 벗어나리라 기약했건만
繼開安得仰高流  잇고 열어 줌에 어찌 높은 이들을 쳐다볼 수 있으랴
金沙海岸三摩鉢  금모래 바다 언덕은 삼마발246)이요
隻鶴孤雲一比丘  외짝 학과 외로운 구름은 하나의 비구이다
爲過龍城干謁夕  용성을 지나다가 외람되게 뵈었던 저녁에
談空說有共淹留  공空과 유有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며 함께 묵었네
또 연환체247) 시를 지어 보여 줌(又以連環體次示)
田衣錫杖打回頭  복전福田의 옷과 석장으로 머리를 돌려 보니
八路叢林四十秋  팔도八道의 총림에서 사십 년을 보냈네

009_0091_a_01L桑麻不植非蠶口飮啖袪葷是美馨

009_0091_a_02L滿壑寒聲風落響一庭淸影月分形

009_0091_a_03L洞深山遠無人到獨坐蒲團究性靈

009_0091_a_04L次贈精賾上人

009_0091_a_05L
扶藜遙自妙香還半日淸談客裡顏

009_0091_a_06L巖菊淺香持苦節嶺松波響撼鳴灘

009_0091_a_07L蓮池歷歷凝心想華藏重重縱目看

009_0091_a_08L莫把是非來辨我人間穿鑿不相關(一)

009_0091_a_09L跋涉秋風杖錫來柴荊落日洞門開

009_0091_a_10L經文答處曇花發詩偈題時玉屑堆

009_0091_a_11L藝苑重逢桃李樹明堂又得棟樑材

009_0091_a_12L堅林末葉千年澤蔭覆兒孫舊業廻(二)

009_0091_a_13L夜有神夢覺而爲題以記

009_0091_a_14L
法界南詢百五城重溟東涉幾千程

009_0091_a_15L是非海裏浮沉戱逆順途中坐臥行

009_0091_a_16L囓鏃保身誰剩藝飛崖罄髓自全生

009_0091_a_17L歸山冥導成佳夢知有非人感我情

009_0091_a_18L龍衙郞姜濟相韻次

009_0091_a_19L
半生心事入搔頭雲水驅馳鬢已秋

009_0091_a_20L磨擦早期超世域繼開安得仰高流

009_0091_a_21L金沙海岸三摩鉢隻鶴孤雲一比丘

009_0091_a_22L爲過龍城干謁夕談空說有共淹留

009_0091_a_23L又以連環體次示

009_0091_a_24L
田衣錫杖打回頭八路叢林四十秋

009_0091_b_01L火發空漚蚊蚋泊  불을 피운 빈 사발에는 모기와 등에가 빠지고
白生虛室吉祥流  텅 빈 방에 밝음이 생겨 길상한 일이 흐르네248)
川拖匹練圍襟帶  냇물은 필련249) 끌어다 옷깃과 띠를 두르고
巾拂烏紗岸壑丘  수건은 오사250)를 털어 언덕과 골짜기를 감쌌네
一臥千岩洞裏社  천암동 속에 있는 절에 한 번 누운 뒤로
土床松食且遲留  토상에서 솔잎을 먹으면서 오래도록 머문다네
적궤자251) 강수일의 시에 화답하여 보여 줌(和示吊詭子姜壽一)
一半華山誰與分  절반의 화산을 누구와 함께 나눌꼬
天衾地枕洞爲門  하늘은 이불이요 땅은 베개며 마을 입구는 문이라네
不逢東馬衣冠過  수레나 말을 탄 의관은 만날 수 없고
惟有階除鳥雀諠  오직 계단 끝에서 지저귀는 새들만 있다네
月射金波䕯自冷  달이 금물결을 쏘니 표주박은 절로 차갑고
香銷瑞篆火猶温  향로에 서전252)이 사라졌으나 오히려 따뜻하다
堆床滿字恒遮眼  책상에 쌓인 가득한 글자는 항상 눈을 가리나니
不覺西岑換夕曛  어느새 서쪽 산봉우리 저녁 빛으로 바뀌었네
또 적궤자의 운을 따서원운을 붙임(又次吊詭子韻附元韵)
世諦紛紛沙復沙  세상일이 분분하여 모래 위의 모래 같은데
此身隨處幾盤蝸  이 몸은 곳을 따라 얼마나 달팽이처럼 맴돌았나
茅茨屋上風雲積  띠로 이은 집 위에는 바람과 구름이 쌓였고
霜雪頭邊歲月多  서리와 눈처럼 흰 머리에서 많은 세월 알겠네
夜壑舟移迷醉夢  밤에 골짜기에 배를 옮기어 꿈에 취해 헤매고
春天日暮眩狂花  봄 하늘에 날 저무니 미친 꽃이 현란하다
明朝後夕恒如此  내일 아침도 다음 날 저녁도 항상 이와 같을 터이니
是是非非奈若何  어지러운 시시비비를 어찌할거나

 원운
 秋聲憀慄集金沙  싸늘한 가을 소리 금모래에 쌓이고
 草屋蕭條少似蝸  쓸쓸한 초옥은 달팽이 집처럼 작네
 高樹有風黃葉落  높은 나무에 바람 부니 누런 낙엽 떨어지고
 靜囱無紙白雲多  고요한 창에 문종이 없으니 흰 구름만 많구나
 遊人帶興山當座  유람하는 사람은 흥을 띠고 산을 대하고 앉아
 韻釋吟詩筆吐花  운석253)이 시를 읊으니 붓이 꽃을 토하는구나
 淸磬一聲塵慮散  맑은 경쇠 한 소리에 티끌 생각 흩어지니
 怳疑身世在無何  황홀해라 이 몸이 무하유향無何有鄕254)에 있는 건 아닌지
칠불사 백승루에서 학산 군수 조정만을 모시고 부르는 운자로 시를 지음(七佛寺百勝樓奉鶴山倅趙正萬呼韻)
一衲翩翩自遠來  가사 자락 날리며 먼 곳에서 왔나니
畫樓高處暮雲開  화루 높다란 곳에 저녁 구름 피어난다
三千野外天連海  삼천 리 들 밖은 하늘과 바다가 잇닿아 있고
十二欄前石作臺  열두 간 난간 앞에는 돌이 누대가 되었구나
短艇搖搖痕玉鏡  작은 돛배 흔들흔들 옥거울에 흔적 남기고
流霞滴滴溢瓊盃  흐르는 노을 방울방울 구슬 잔에 넘친다
靑山白水般般趣  푸른 산과 맑은 물의 여러 가지 흥취가
都入吟中韻語催  시 읊는 속에 다 들어와 운어255)를 재촉한다
붕의 편지를 보고 우연히 쓰다(見鵬書偶題)

009_0091_b_01L火發空漚蚊蚋泊白生虛室吉祥流

009_0091_b_02L川拖匹練圍襟帶巾拂烏紗岸壑丘

009_0091_b_03L一臥千岩洞裏社土床松食且遲留

009_0091_b_04L和示吊詭子姜壽一

009_0091_b_05L
一半華山誰與分天衾地枕洞爲門

009_0091_b_06L不逢東馬衣冠過惟有階除鳥雀諠

009_0091_b_07L月射金波䕯自冷香銷瑞篆火猶温

009_0091_b_08L堆床滿字恒遮眼不覺西岑換夕曛

009_0091_b_09L又次吊詭子韻附元韵

009_0091_b_10L
世諦紛紛沙復沙此身隨處幾盤蝸

009_0091_b_11L茅茨屋上風雲積霜雪頭邊歲月多

009_0091_b_12L夜壑舟移迷醉夢春天日暮眩狂花

009_0091_b_13L明朝後夕恒如此是是非非奈若何

009_0091_b_14L
秋聲憀慄集金沙草屋蕭條少似蝸

009_0091_b_15L高樹有風黃葉落靜囱無紙白雲多

009_0091_b_16L遊人帶興山當座韻釋吟詩筆吐花

009_0091_b_17L淸磬一聲塵慮散怳疑身世在無何

009_0091_b_18L七佛寺百勝樓奉鶴山倅趙正萬
009_0091_b_19L

009_0091_b_20L
一衲翩翩自遠來畫樓高處暮雲開

009_0091_b_21L三千野外天連海十二欄前石作臺

009_0091_b_22L短艇搖搖痕玉鏡流霞滴滴溢瓊盃

009_0091_b_23L靑山白水般般趣都入吟中韻語催

009_0091_b_24L見鵬書偶題

009_0091_c_01L書自天池五月來  천지에서 오월에 편지가 왔나니
桂花時節手封開  계수나무 꽃 피는 시절에 직접 열었네
僧隨百指風雲會  스님은 백지를 따라 풍운처럼 모이고
法轉三乘上下臺  법은 삼승을 굴려 누대를 오르내리리
樂岸金華今掛錫  낙안의 금화에 지팡이를 걸어 놓고
倻山海印㝎浮盃  가야산 해인사에 잔을 띄우리
北溟返翼知何日  어느 때나 북명에서 날개 돌이켜
白鶴峯前卜築催  백학봉 아래에 터 잡기 재촉하리
강서의 조 군수256)를 봉별하며(奉別江西趙)
數向江西邑里來  여러 번 강서 읍으로 내려와
近民堂下手叉開  근민당257) 아래에서 합장하고 맞이했네
瞰臨鳴鶴池如鏡  명학지258)를 굽어보니 거울처럼 맑은데
討說淸川岸作臺  청천강 언덕에 누대 만든 이야기 나누다
百勝樓中詩四韻  백승루 위에서 사운 시를 짓고
九秋風裏酒三盃  가을바람 속에서 술 석 잔을 마신다
我要北上安山路  나는 북으로 안산의 길 오르려
拜別琴軒下錫催  동헌東軒에서 이별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네
강서 군수에게 차운하여 보이다(次示江西倅)
門掩空庭外客稀  문을 닫은 빈 뜰 밖엔 나그네 발길 드물고
夜來明月照囱扉  밤이 되자 밝은 달이 창문을 비춘다
錦牋絶韻吟無盡  금전259)에 절운을 다함없이 읊조리고
鈴閣高軒夢有歸  영각 높은 난간에서 돌아가는 꿈을 꾼다
驚浪逕松添雨冷  물결에 놀란 길가 소나무는 비를 맞아 더욱 차고
傲霜籬菊引風馡  서리에 버틴 울타리 국화는 바람을 끌어 향기롭다
鶴山回首知何許  머리를 돌리나니 학산은 어디쯤에 있는가
千仭崔嵬入紫微  천 길 우뚝 높은 산이 자미궁紫微宮260)에 들어갔네
백록산 환희사의 벽상 운을 따라갑인년 8월 18일에 현종 임금이 승하하셨다.(白鹿山歡喜寺次壁上韻甲寅八月十八日顯宗昇遐)
歡喜名藍白鹿東  백록 동쪽에 환희사歡喜寺란 이름난 절이 있으나
旅遊滋味也難同  나그네 유람하는 자미는 그와 같기 어렵네
囱明箕子當年月  창가 밝은 달은 기자 당년의 달이요
門豁檀君舊國風  활짝 열린 문은 단군 옛 나라의 바람이다
古殿千燈三世照  오래된 법당에 천 개 등은 삼세를 비추고
寒庭一路四衢通  싸늘한 뜰의 외줄기 길은 네거리로 통하였네
時危正値天崩日  위태로운 시대라 정녕 임금이 돌아가신 날을 만나
客慮杞憂兩不窮  나그네 시름과 기우는 두 가지 다 끝이 없네
보현사에서 지리산 연곡사의 형 노스님께2수(普賢寺贈智異山燕谷寺浻老師)
[1]
不惜遊方一杖遙  지팡이 하나로 먼 곳에 유람을 아끼지 않나니
任從身世逐雲飄  마음대로 이 한 몸을 따라 구름 좇아 떠돈다
南城問道驅神馬  남쪽 성으로 도 묻고자 신마를 몰아가고261)
北岳尋眞過斷橋  북쪽 산으로 진인 찾아 단교262)를 건너네
法界一塵猶有隔  법계의 한 티끌에 아직도 막혀 있으나
空門四相已全銷  공문이라 사상263)은 이미 다 사라졌네
普賢寺裏燒香夜  보현사 안에서 향을 사르는 밤에
明月淸談破寂寥  밝은 달빛에 맑은 이야기가 고요를 깨뜨리네


009_0091_c_01L
書自天池五月來桂花時節手封開

009_0091_c_02L僧隨百指風雲會法轉三乘上下臺

009_0091_c_03L樂岸金華今掛錫倻山海印㝎浮盃

009_0091_c_04L北溟返翼知何日白鶴峯前卜築催

009_0091_c_05L奉別江西趙

009_0091_c_06L
數向江西邑里來近民堂下手叉開

009_0091_c_07L瞰臨鳴鶴池如鏡討說淸川岸作臺

009_0091_c_08L百勝樓中詩四韻九秋風裏酒三盃

009_0091_c_09L我要北上安山路拜別琴軒下錫催

009_0091_c_10L次示江西倅

009_0091_c_11L
門掩空庭外客稀夜來明月照囱扉

009_0091_c_12L錦牋絕韻吟無盡鈴閣高軒夢有歸

009_0091_c_13L驚浪逕松添雨冷傲霜籬菊引風馡

009_0091_c_14L鶴山回首知何許千仭崔嵬入紫微

009_0091_c_15L白鹿山歡喜寺次壁上韻甲寅八月十八
日顯宗昇遐

009_0091_c_16L
歡喜名藍白鹿東旅遊滋味也難同

009_0091_c_17L囱明箕子當年月門豁檀君舊國風

009_0091_c_18L古殿千燈三世照寒庭一路四衢通

009_0091_c_19L時危正値天崩日客慮杞憂兩不窮

009_0091_c_20L普賢寺贈智異山燕谷寺浻老師

009_0091_c_21L
不惜遊方一杖遙任從身世逐雲飄

009_0091_c_22L南城問道驅神馬北岳尋眞過斷橋

009_0091_c_23L法界一塵猶有隔空門四相已全銷

009_0091_c_24L普賢寺裏燒香夜明月淸談破寂寥(一)

009_0092_a_01L[2]
衲捲秋雲山海遙  납승衲僧이 가을 구름 걷으며 산해의 먼 길을
地天南北任飄飄  온 천지 남쪽 북쪽으로 표표히 길을 나선다
胷呑日月三淸界  가슴에 해와 달을 품으니 삼청264)의 세계요
氣吐虹霓萬丈橋  기운이 무지개를 토하니 만 길 다리로다
千里客懷關路遠  천 리의 나그네 마음 관서關西의 길이 멀고
五更歸夢旅魂消  오경에 돌아가는 꿈 나그네 혼 녹는구나
相逢愧我隨乾沒  서로 만나 나는 건몰265) 따름을 부끄러워하고
十載林泉伴寂寥  십 년 동안 임천에서 적요와 벗을 한다
묘향산 동관음 선당에서 금강산으로 돌아가는 상능 스님을 전송하며(香山東觀音禪堂送尙能歸金剛山)
十年雲水一麻衣  십 년 동안 운수 생활 한 벌 삼베옷으로
齟齬行裝絶是非  걸맞지 않은 행장에 시비가 끊어졌네
窮巷來尋饒故意  궁항266)을 찾아오니 옛 생각에 흐뭇하고
名區送別惜殘輝  명승지에서 송별하니 지는 해가 아쉽구나
廉纎暮雨羣芳發  보슬보슬 저녁 비에 온갖 꽃이 만발하고
駘蕩陽和遠樹微  화창한 봄날이라 먼 나무들 희미하다
千里蓬山獨歸去  천 리 봉래산蓬萊山에 홀로 돌아가나니
衆香烟月夢依依  중향봉衆香峯의 연월이 꿈속에 아련하리
고성 만경암에서 진사 양만영의 운을 따라(姑城萬景庵次楊進士萬榮韻)
山回石礙路難通  산이 굽이돌고 돌이 막아 길을 통하기 어려워서
援葛捫蘿到梵宮  칡넝쿨과 담쟁이를 부여잡고 범궁267)에 이르렀네
棟宇新修輪奧美  새로 수리한 동우라서 윤환輪奐268)이 아름답고
僧徒舊老俗緣空  덕 높고 연로한 스님들이라 세속 인연 비웠구나
冒寒遠躡韓湘雪  추위를 무릅쓰고 멀리 한상269)의 눈을 밟고
遺世還乘列子風  세속을 버리고 다시 열자270)의 바람을 타네
文遠從來東院侍  문원은 옛날부터 동원(趙州)을 모셨는데
厮禪贏得糞中蟲  시선271) 중에 넉넉히도 똥벌레를 얻었네272)
동양 태수 양현망273)에게 올림(上東陽太守楊顯望)
飽耳休聲願識荊  아름다운 명성 익히 듣고 식형274)을 원하지만
奈如儒釋異枯榮  유생과 승려가 고영275)이 다르니 어찌할꼬
南溟萬里搏鵬翼  남쪽 바다 만 리에서는 붕鵬이 날개를 치고276)
北岳千岩伴鶴鳴  북쪽 산 천암에선 학의 울음 동무한다
關路轉蓬勞跋涉  관로에서 쑥대를 전전하니 발섭277)에 괴로워하고
郡齋披霧謁仁明  군재에서 안개를 헤치고 인명278)을 뵙는다네
孤蹤幸荷嚴丞惠  외로운 이 몸이 다행히 엄승의 은혜를 입어
風雪深山冀養生  바람 불고 눈 덮인 깊은 산에서 양생을 바라네
진사 양만영이 태수를 풍자한 시의 운을 따서(次楊進士萬榮諷太守)
詞林根柢不侵衰  사림의 근저는 침쇠하지 않나니
燦爛文章百世師  찬란한 문장들은 백세의 스승이다
學海回瀾無此日  학해의 물결을 돌렸으니279) 이런 날이 없는데
僊宮折桂有何遲  선궁의 계수나무 꺾음280)이 어이 그리 더딘고
雄才足用三冬史  뛰어난 그 재주는 삼동사에 쓸 만하고
逸韻還嫌七步詩  일운281)은 도리어 칠보시282)도 꺼려 하네
驥足應將千里展  기족283)을 응당 앞으로 천 리에 펼칠 터이니
鴻名豈肎一邦知  큰 명성 어찌 한 나라에만 알려짐을 만족하겠는가

009_0092_a_01L衲捲秋雲山海遙地天南北任飄飄

009_0092_a_02L胷呑日月三淸界氣吐虹霓萬丈橋

009_0092_a_03L千里客懷關路遠五更歸夢旅魂消

009_0092_a_04L相逢愧我隨乾沒十載林泉伴寂寥(二)

009_0092_a_05L香山東觀音禪堂送尙能歸金剛山

009_0092_a_06L
十年雲水一麻衣齟齬行裝絕是非

009_0092_a_07L窮巷來尋饒故意名區送別惜殘輝

009_0092_a_08L廉纎暮雨羣芳發駘蕩陽和遠樹微

009_0092_a_09L千里蓬山獨歸去衆香烟月夢依衣

009_0092_a_10L姑城萬景庵次楊進士萬榮

009_0092_a_11L
山回石礙路難通援葛捫蘿到梵宮

009_0092_a_12L棟宇新修輪奧 [1] 僧徒舊老俗緣空

009_0092_a_13L冒寒遠躡韓湘雪遺世還乘列子風

009_0092_a_14L文遠從來東院侍厮禪贏得糞中蟲

009_0092_a_15L上東陽太守楊顯望

009_0092_a_16L
飽耳休聲願識荊奈如儒釋異枯榮

009_0092_a_17L南溟萬里搏鵬翼北岳千岩伴鶴鳴

009_0092_a_18L關路轉蓬勞跋涉郡齋披霧謁仁明

009_0092_a_19L孤蹤幸荷嚴丞惠風雪深山冀養生

009_0092_a_20L次楊進士萬榮諷太守

009_0092_a_21L
詞林根柢不侵衰燦爛文章百世師

009_0092_a_22L學海回瀾無此日僊宮折桂有何遲

009_0092_a_23L雄才足用三冬史逸韻還嫌七步詩

009_0092_a_24L驥足應將千里展鴻名豈肎一邦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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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사미에게 준 두 편의 시. 하나는 수행의 길을 잃을까 경계하고 대비함이며 다른 하나는 연방으로 돌아가는 길을 가르쳐 줌이다(贈慧眞沙彌二章。其一誡備迷途。其二指歸蓮邦。)
[1]
人間八苦竸驅馳  인간세계에는 팔고가 다투어 치달리나
天上三淸亦五衰  천상의 삼청에도 오쇠284)가 있다네
竟日悠悠忘克己  하루 종일 유유히 사욕을 억제하여 잊으며
終年役役樂營私  해를 마치도록 온 힘을 다해 사사로운 경영을 즐기네
一期事業逢瓶雀  한평생의 사업이란 병 속에 갇힌 새요
千劫輪廻曳尾龜  천겁의 윤회는 꼬리 끄는 거북285)이라
自倒自顚眞可愍  스스로 꺼꾸러지고 엎어지는 것 정말로 불쌍하다
願君叅學勿遲遲  부디 그대는 머뭇거리지 말고 학업을 참구하라

[2]
蓮花淨土樂非輕  연화 정토 세계의 즐거움이 가볍지 않나니
十念彌陁得徃生  아미타불阿彌陀佛 십념286)하여 거기에 태어나라
玉殿瓊樓宜偃息  옥전287)과 경루288)는 편히 쉬기 좋은 곳이요
金沙寶地可經行  황금 모래 보배의 땅은 경행하기 알맞은 곳이다
神通智慧人誰並  신통과 지혜를 어느 누가 다 갖추랴
精進慇懃我克誠  은근히 정진함에 나는 정성을 다한다네
異日西歸遊戱處  다음 날 서방정토에 가서 유희하는 곳에
有何功業不爲榮  어떤 공업이 있어 영화롭지 못하리
종산에 다시 와서 노닐다가 우연히 수사 양만상을 만나 며칠 동안 현담을 나누고 몇 장의 시를 주기에 그 운을 따라 보이다(重遊鍾山偶逢楊秀士來訪數日玄話有贈數章即次示萬祥)
[1]
嘉遁深藏虎豹扃  잘 도망해 호표의 문안에 깊이 숨어서
十年霜刃學磨硎  십 년 동안 서릿발 같은 칼날 가는 법을 배웠네
沉潛欲海人皆醉  탐욕의 바다에 잠기어 사람들 다 취했는데
放曠靈山我獨醒  신령스러운 산에서 거리낌 없이 나 홀로 깨어 있네
白日三淸無夢寐  밝은 날 삼청에는 꿈도 잠도 없으니
紅塵八苦競風霆  붉은 티끌 세계의 팔고는 바람 불고 천둥 친다
忙中豈識閒中景  바쁜 속에서야 한가한 세계의 풍경을 어찌 알리
春入寒林月入欞  한림에 봄이 찾아드니 달빛이 창틈으로 비추네

[2]
名區跌宕外緣删  명승지에서 질탕한 바깥 인연 끊었는데
一點微茫天際山  한 점 아득해라, 하늘 끝에 산이 있네
鶴骨淸宵無夢寐  학의 골격이라 밤에 꿈도 잠도 없는데
猿庭白日足安閒  잔나비 노는 뜰은 대낮에도 편안하고 한가롭네
金沙玉樹眞仙界  황금모래와 옥 같은 나무는 참으로 신선 세계요
壑月巖風是舊顏  골짜기 달과 바위 바람은 바로 옛 얼굴이네
自是林泉人世隔  이로부터 숲과 물이 사람 세상 막고 있으니
不妨時事屬虞艱  시사야 근심과 걱정에 맡겨 둔들 어떠하리
묘향산에서 종악으로 가 홀로 선적을 즐기면서289)(自香山投鍾岳樂獨善寂)
佳山美水任靑藜  좋은 산 아름다운 물을 청려290)에 맡겼나니
海月岩風路不迷  바다의 달과 바위의 바람에 길이 헷갈리지 않네
香岳洞天曾掛錫  묘향산의 동천에 일찍이 지팡이를 걸었는데
鐥峯崖壑此飛梯  선봉의 절벽과 골짜기 여기가 비제291)이네
無心野鶴隨時下  무심한 들 두루미는 수시로 내려앉고
有意山猿到處啼  무슨 심사인지 산 원숭이는 도처에서 울어 대네

009_0092_b_01L贈慧眞沙彌二章其一誡備迷途
009_0092_b_02L其二指歸蓮邦

009_0092_b_03L
人間八苦竸驅馳天上三淸亦五衰

009_0092_b_04L竟日悠悠忘克己終年役役樂營私

009_0092_b_05L一期事業逢瓶雀千劫輪廻曳尾龜

009_0092_b_06L自倒自顚眞可愍願君叅學勿遲遲(一)

009_0092_b_07L蓮花淨土樂非輕十念彌陁得徃生

009_0092_b_08L玉殿瓊樓宜偃息金沙寶地可經行

009_0092_b_09L神通智慧人誰並精進慇懃我克誠

009_0092_b_10L異日西歸遊戱處有何功業不爲榮(二)

009_0092_b_11L重遊鍾山偶逢楊秀士來訪數日玄
009_0092_b_12L話有贈數章即次示萬祥

009_0092_b_13L
嘉遁深藏虎豹扃十年霜刃學磨硎

009_0092_b_14L沉潛欲海人皆醉放曠靈山我獨醒

009_0092_b_15L白日三淸無夢寐紅塵八苦競風霆

009_0092_b_16L忙中豈識閒中景春入寒林月入欞(一)

009_0092_b_17L名區跌宕外緣删一點微茫天際山

009_0092_b_18L鶴骨淸宵無夢寐猿庭白日足安閒

009_0092_b_19L金沙玉樹眞仙界壑月巖風是舊顏

009_0092_b_20L自是林泉人世隔不妨時事屬虞艱(二)

009_0092_b_21L自香山投鍾岳樂獨善寂

009_0092_b_22L
佳山美水任靑藜海月岩風路不迷

009_0092_b_23L香岳洞天曾掛錫鐥峯崖壑此飛梯

009_0092_b_24L無心野鶴隨時下有意山猿到處啼

009_0092_c_01L自是烟霞俱伴侶  이로부터 연기와 노을은 모두 친구가 되겠거니
外人何必苦提携  무엇 때문에 바깥 사람들과 괴롭게 제휴하랴
진사 양만영과 수재 양만상의 양서루에 시를 지어 부치다(寄進士楊萬榮秀才楊萬祥兩書樓下)
半山斜雨獨登臺  반산에 비 흩뿌릴 때 홀로 누대 올라가니
春暮東陽首幾回  늦은 봄에 동양을 몇 번이나 돌아보았던가
佳節每嗟容易過  예사로 지나쳐 버린 좋은 계절을 늘 서러워하고
別愁難禁等閒來  등한히 찾아오는 이별의 시름 금하기 어려워라
風光此日魂先斷  오늘의 이 풍광에 혼이 먼저 끊어지고
詩酒何時眼又開  시와 술은 어느 때나 또다시 눈앞에 펼쳐진다
更有子䂓啼落月  게다가 지는 달밤에 자규마저 울어 대니
聲聲似訴不堪哀  소리마다 호소하는 듯하여 슬픔을 못 견디겠네
보덕사 경하하는 자리에서 군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이서우292)가 용강의 군수로 있다.원운을 붙임(普德寺慶席次主倅韻李瑞雨守龍岡附原韵)
四月龍城梵席開  사월에 용성에서 범석을 열었는데
祝香時爇玉爐灰  기도하기 위해 때때로 사르는 향 옥로에 재가 되네
牛刀幸試三年政  우도293)로 다행히 삼 년 동안 정사政事를 시험했는데
驥足元非百里才  기족은 원래 백리재294)가 아니라네
白日琴堂披道帙  대낮에는 금당295)에서 도가의 책을 펼쳐 읽고
陽春玉牒寄仙臺  양춘에는 옥첩을 선대에 부치노라
我侯不是仁兼愛  우리 군수가 인과 애를 겸하지 않았더라면
安得林中一紙來  어떻게 이 숲에서 보낸 한 통 편지를 받을 수 있으랴

원운
 卧病公堂晩始開  병이 들어 공당을 늦게서야 열었더니
 覊心黯黯似寒灰  갇혀 있는 마음 가물가물 불 꺼진 재와 같네
 前生伏事燃燈佛  전생에 가만히 연등불을 섬겼는데
 現在慙非製錦才  현재는 비단 만드는 재주 못 됨을 부끄러워하노라
 欲趨靑獅板寶座  푸른 사자 달려서 보배 자리를 잡고자 하나
 難騎紫馬上雲臺  붉은 말을 타고 구름 누대 오르기가 어렵네
 叢林老宿如相愛  총림의 덕 높은 스님들 만일 서로 사랑한다면
 幸寄微言一紙來  미묘한 말씀 편지로 써서 보내 주면 다행스럽겠소
이름을 훔치고 형체를 도적질하여 이욕에만 골몰하며, 심지어는 사나운 풍속으로 관습을 이루고 눈을 부릅뜨고 독을 발하며 의기양양하여 금지하기 어렵고, 마침내는 인륜을 어지럽히기에 돌아가기를 생각하며 뜻을 말함2수(有濫號竊形。汨於利欲。至於獷俗成習。瞋目發毒。揚揚難禁。竟至亂倫故。思歸言志。二律)
[1]
同途異轍固紛如  길은 같은데 수레가 다르면 본래 시끄럽거늘
引導何人設鹿車  어떤 사람을 인도하려고 녹거를 장만했나296)
擧世乖張猿裂服  온 세상이 다 어그러져 잔나비는 옷을 찢고
一身飄落鳥栖蘆  이 한 몸은 표락하여 새가 갈대밭에 깃들이네
桀庭決不陳堯語  걸桀의 조정에선 요堯의 말을 해서는 안 되나니
魔穴猶難闡佛書  마군의 굴에서는 오히려 불서를 천양하기 어렵다
鸞鳳本非雞伴侶  난새와 봉황은 본래 닭과는 짝하는 게 아니니
五雲深處欲凌虛  오색구름 짙은 곳에 허공으로 올라가고 싶어라


009_0092_c_01L自是烟霞俱伴侶外人何必苦提携

009_0092_c_02L寄進士楊萬榮秀才楊萬祥兩書樓
009_0092_c_03L

009_0092_c_04L
半山斜雨獨登臺春暮東陽首幾回

009_0092_c_05L佳節每嗟容易過別愁難禁等閒來

009_0092_c_06L風光此日魂先斷詩酒何時眼又開

009_0092_c_07L更有子䂓啼落月聲聲似訴不堪哀

009_0092_c_08L普德寺慶席次主倅韻李瑞雨守龍
009_0092_c_09L
附原韵

009_0092_c_10L
四月龍城梵席開祝香時爇玉爐灰

009_0092_c_11L牛刀幸試三年政驥足元非百里才

009_0092_c_12L白日琴堂披道帙陽春玉牒寄仙臺

009_0092_c_13L我侯不是仁兼愛安得林中一紙來

009_0092_c_14L
卧病公堂晩始開覊心黯黯似寒灰

009_0092_c_15L前生伏事燃燈佛現在慙非製錦才

009_0092_c_16L欲趨靑獅板 [1] 寶座難騎紫馬上雲臺

009_0092_c_17L叢林老宿如相愛幸寄微言一紙來

009_0092_c_18L有濫號竊形汨於利欲至於獷俗
009_0092_c_19L成習瞋目發毒揚揚難禁竟至
009_0092_c_20L亂倫故思歸言志二律

009_0092_c_21L
同途異轍固紛如引導何人設鹿車

009_0092_c_22L擧世乖張猿裂服一身飄落鳥栖蘆

009_0092_c_23L桀庭決不陳堯語魔穴猶難闡佛書

009_0092_c_24L鸞鳳本非雞伴侶五雲深處欲凌虛(一)

009_0093_a_01L[2]
名藍自是鳳龍居  이름난 절은 원래 봉황이나 용이 사는 법인데
法地今成鳥鼠墟  법의 땅이 지금은 박쥐 터가 되었네
萬里飄颻天外鶴  만 리를 펄펄 나는 하늘 밖의 학인데
一年栖止樂中魚  일 년 동안 낙수의 물고기로 살았네
栴檀樹下誰揮確  전단나무 아래로 누가 먼저 달려가나
豺虎羣中尙趦趄  이리와 호랑이 무리 속에서 아직도 머뭇거리네
何處深山離世地  어느 곳 깊은 산이 세상 벗어난 곳인가
秋風遠去錫飛徐  가을바람아 멀리 가라, 지팡이 천천히 날아가게
병진년에 호패가 있었기에 번뇌가 생겨 회포를 써서 태수에게 줌(丙辰年有戶佩故。心有煩惱。仍以述懷呈太守。)
近來心事亂如麻  근래에 심사가 삼대처럼 어지럽나니
時警洶洶柰若何  시국에 놀라 울렁거림을 어찌하리오
安得赤松追辟穀  어찌하면 적송자赤松子297)의 벽곡298)을 따를 수 있을지
謾慚玄道學驅魔  부질없이 현도299)에서 마귀 쫓는 법 배움이 부끄럽소이다
僧名旣已編軍旅  승려의 이름이 이미 군대에 편성되었거늘
禪夢那能繞薜蘿  선禪의 꿈으로 어떻게 벽라300)를 두를 수 있으리
幸荷我侯風化大  다행히 우리 군수의 커다란 풍화를 입었는데
洞天雲雨尙凌摩  동천에는 구름과 비가 아직도 침범하네
계식 도자에게 차운하여 주다석보를 장난으로 풀이하기에 시구에 언급하였다.(次贈戒湜道者解釋譜戱故勾及之)
領得靑州一領衣  청주에게 한 벌 옷을 얻어 받고서
始知今是悔前非  비로소 지금이 옳음을 알아 지난번 잘못을 뉘우쳤다
棚頭弄罷傀儡影  무대 위에서 허수아비 그림자 놀리는 일이 끝나니
路口消殘日月暉  길 입구에 해와 달빛이 다 사라져 쇠잔하구나
千里水雲隨杖錫  천 리의 수운 행각 지팡이를 따르고
一爐香火問精微  한 향로에 향불의 정미를 물어본다
還源本不途中涉  근원으로 돌아가면 본래 길거리 일과는 상관없나니
剋念斯須絶倚依  사념을 극복하고 여기에서 꼭 기대는 일 끊어라
문희 상인에게 차운하여 주다(次贈文喜上人)
安心合道始通方  마음 편히 하고 도에 합하는 방법을 비로소 통했나니
遮莫雲閒與水忙  부디 구름처럼 한가하거나 물처럼 바쁘게 서둘지 말라
長統解言求髣髴  장통301)은 말을 잘 알아 방불하기 구하였는데
子雲何必郤門墻  자운302)은 하필이면 담 밖에서 물리쳤나
鶴長鳬短皆天賦  학의 다리는 길고 오리 다리는 짧은 게 다 하늘이 준 것이요
秋菊春蘭各自香  가을에는 국화 피고 봄에는 난초가 피나 각자 향기롭다네
幸得隨身竿木戱  다행히 간짓대303)를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광대놀이를 하니
世間何處不逢場  이 세간 어느 곳인들 광대놀이 할 마당을 만나지 못하겠는가
강선루에 올라(登降仙樓)
海東名勝降仙樓  해동에 이름난 승경勝景 강선루304)
幾日傾瞻此日遊  얼마나 많은 날을 우러러 사모하다 오늘에야 와 노는가
結搆▼(亻+般)倕知造化  결구한 솜씨 반수305)의 조화인 줄 알겠고
賦詩崔李想風流  시의 문장은 최이306)의 풍류를 생각게 한다
蒼山點點靑螺列  점점이 푸른 산은 푸른 소라를 벌여 놓은 듯하고
碧水溶溶彩鷁浮  흐르는 파란 물은 알록달록한 익조가 떠 있는 듯하네

009_0093_a_01L名藍自是鳳龍居法地今成鳥鼠墟

009_0093_a_02L萬里飄颻天外鶴一年栖止樂 [1] 中魚

009_0093_a_03L栴檀樹下誰揮1) [4] 豺虎羣中尙趦趄

009_0093_a_04L何處深山離世地秋風遠去錫飛徐(二)

009_0093_a_05L丙辰年有戶佩故心有煩惱仍以
009_0093_a_06L述懷呈太守

009_0093_a_07L
近來心事亂如麻時警洶洶柰若何

009_0093_a_08L安得赤松追辟穀謾慚玄道學驅魔

009_0093_a_09L僧名旣已編軍旅禪夢那能繞薜蘿

009_0093_a_10L幸荷我侯風化大洞天雲雨尙凌摩

009_0093_a_11L次贈戒湜道者解釋譜戱
故勾及之

009_0093_a_12L
領得靑州一領衣始知今是悔前非

009_0093_a_13L棚頭弄罷傀儡影路口消殘日月暉

009_0093_a_14L千里水雲隨杖錫一爐香火問精微

009_0093_a_15L還源本不途中涉剋念斯須絕倚依

009_0093_a_16L次贈文喜上人

009_0093_a_17L
安心合道始通方遮莫雲閒與水忙

009_0093_a_18L長統解言求髣髴子雲何必郤門墻

009_0093_a_19L鶴長鳬短皆天賦秋菊春蘭各自香

009_0093_a_20L幸得隨身竿木戱世間何處不逢場

009_0093_a_21L登降仙樓

009_0093_a_22L
海東名勝降仙樓幾日傾瞻此日遊

009_0093_a_23L結搆▼(亻+般)倕知造化賦詩崔李想風流

009_0093_a_24L蒼山點點靑螺列碧水溶溶彩鷁浮

009_0093_b_01L回首夕陽霞鶩外  석양의 노을과 기러기 너머로 고개 돌려 보니
荻花楓葉一般秋  갈대꽃과 단풍잎은 똑같이 가을이네
정암에서 판사 계형을 만났는데 그가 유산시축을 꺼내 보여 주기에 그 시축에서 운을 따서 시를 지어 줌(淨庵逢戒浻判事。出示遊山詩軸。仍次軸中韵以贈。)
眇視彌天釋道安  미천 석도안을 하찮게 보나니
風流懿範篾迦難  풍류와 아름다운 규범이 가난을 업신여기네
煙霞法體紅塵表  연하 속의 법체는 홍진을 벗어났고
水月禪襟白日端  수월307) 속에 선금은 백일의 끝이로다
兩手單力霜彩凜  양손의 한 자루 칼은 서릿발 같은 채색이 늠름하고
雙眉隻眼電光寒  두 눈썹의 외짝 눈은 번개 빛처럼 싸늘하다
歸來萬里通神足  신족통神足通으로 만 리 먼 길 돌아오는데
夢裡江山路屈盤  꿈속에 강과 산은 그 길이 꼬불꼬불하구나
또 판사 계형의 기유에 주다(又贈浻判事紀遊)
行盡三韓數百州  삼한의 수백 고을을 두루 다 돌아다니며
我東山水飽優游  우리 해동의 산수를 실컷 유람하였네
看花帝里靑雲暗  임금 고을의 꽃구경엔 푸른 구름 드리웠고
玩月仙區紫靄浮  신선 구역의 달구경은 붉은 노을 떠 있는 듯
直指伽倻窺海印  직지사直指寺와 가야산 해인사를 구경하고
慶聞彌勒過官洲  경문 미륵사를 들러서 관주를 지나왔다
遼天鶴返江楓晩  요천에 학이 돌아오니 강 단풍이 늦었는데308)
坐說南中作勝遊  남쪽 지방 훌륭했던 유람을 앉아서 이야기하네
용학산 법운암309)에 올라(登龍鶴山法雲庵)
暮投龍岳躡雲梯  저물녘에 용악에 들어가 구름다리 건너가니
積翠嵯峨似會稽  파르라니 깎아지른 듯 회계산會稽山310)을 닮았구나
散木矮松森上下  산목과 왜송이 들쑥날쑥 빽빽하고
危岩矗石競高低  오뚝한 바위와 촉석이 높낮이를 다툰다
一區淨刹身如化  한 구역 깨끗한 절에 이 몸이 화현化現한 듯
萬景奇觀眼欲迷  온갖 기이한 경치에 눈이 희미해진다
回首狄橋龍臥水  적교에서 고개 돌리니 용이 물에 누워 있어
徃來多少踏虹霓  얼마 동안을 오가면서 붉은 무지개를 밟았노라
양산 태수에게 올림(上陽山太守)
晝則經行夜則眠  낮에는 경행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니
定中淸興更翛然  삼매 가운데 맑은 흥취 새삼 소연하구나
條風送雪銀花鋪  바람이 눈을 보내 은꽃을 깔아 주고
桂月披雲玉鏡圓  달이 구름을 헤치니 옥거울이 뚜렷하다
路隔陽山歸去夢  양산으로 가는 길이 막혀 돌아갈 꿈만 꾸고
洞深鍾嶽兩三禪  골 깊은 종악엔 두어 사람 선객禪客만 있네
一年頣養伊誰惠  일 년 동안 이 몸을 이양311)한 것 그 누구의 은혜인가
爲賀仁侯我二天  어진 태수님께 하례하오니 나의 하늘이오이다
추붕 상인에게 줌(贈秋鵬上人)
却慚師子野干鳴  사자가 여우 울음소리 내는 걸 부끄러워하나니
自是狐蹤匪象行  이로부터 여우가 다니는 길을 코끼리는 가지 않는다

009_0093_b_01L回首夕陽霞鶩 [1] 荻花楓葉一般秋

009_0093_b_02L淨庵逢戒浻判事出示遊山詩軸
009_0093_b_03L仍次軸中韵以贈

009_0093_b_04L
眇視彌天釋道安風流懿範篾迦難

009_0093_b_05L煙霞法體紅塵表水月禪襟白日端

009_0093_b_06L兩手單力 [1] 霜彩凜雙眉隻眼電光寒

009_0093_b_07L歸來萬里通神足夢裡江山路屈盤

009_0093_b_08L又贈浻判事紀遊

009_0093_b_09L
行盡三韓數百州我東山水飽優游

009_0093_b_10L看花帝里靑雲暗玩月仙區紫靄浮

009_0093_b_11L直指伽倻窺海印慶聞彌勒過官洲

009_0093_b_12L遼天鶴返江楓晩坐說南中作勝遊

009_0093_b_13L登龍鶴山法雲庵

009_0093_b_14L
暮投龍岳躡雲梯積翠嵯峨似會稽

009_0093_b_15L散木矮松森上下危岩矗石競高低

009_0093_b_16L一區淨刹身如化萬景奇觀眼欲迷

009_0093_b_17L回首狄橋龍臥水徃來多少踏虹霓

009_0093_b_18L上陽山太守

009_0093_b_19L
晝則經行夜則眠定中淸興更翛然

009_0093_b_20L條風送雪銀花鋪桂月披雲玉鏡圓

009_0093_b_21L路隔陽山歸去夢洞深鍾嶽兩三禪

009_0093_b_22L一年頣養伊誰惠爲賀仁侯我二天

009_0093_b_23L贈秋鵬上人

009_0093_b_24L
却慚師子野干鳴自是狐蹤匪象行

009_0093_c_01L世界三千如一髮  삼천세계가 마치 한 오라기 터럭 같고
筌罤八萬卜虛聲  팔만의 전제312)가 헛소리임을 알겠네
乘流刹海波瀾濶  승류의 찰해는 파도가 너무도 높고
戰勝空門指馬爭  전승의 공문은 앞다퉈 말을 가리키는구나313)
獨步栴檀林下路  전단나무 숲 아래를 나 홀로 걸어가나니
到如來地子含生  여래의 자리에 이르면 자네가 함생이로세
원실 대사 청량을 봉별하며2수(奉別圓實大師淸亮)
[1]
龍湖法地後其誰  용호의 법지를 이을 자가 그 누구인가
十載鍾山宴晦時  십 년 동안 종산에서 조용하게 편히 살았네
握麈玄機非語默  불자를 잡은 현기는 말과 침묵 사이에 드러나는 것 아니니
窺鞭道士豈便宜  채찍을 엿보는 도사 노릇 어찌 편의롭겠는가
華風竺月禪三昧  중화의 바람과 천축의 달은 선문의 삼매요
酒肆漁村杖一枝  주막과 어부의 마을은 한 가지의 지팡이라
邂逅二難同掩雪  해후가 둘 다 어려움은 똑같이 눈이 막아서니
却慚蹤跡謾支離  종적이 부질없이 지루함을 부끄러워하네

[2]
無着天親弟與兄  무착과 천친314) 같은 형과 아우가
偶然鍾岳共尋盟  우연히 종악에서 함께 맹세하고 다짐했네
一年同榻然燈話  일 년 동안 같은 책상에서 등불 켜고 이야기 나누었고
千里分裾冒雪行  천 리에 이별하고 눈을 무릅쓰고 돌아다녔네
來去水雲猶異趣  수운처럼 오고 가나 오히려 취미는 다르고
北南天地各聊生  북쪽 남쪽 천지에서 각각 삶을 즐겼네
不堪回首關山路  어찌하리, 관산의 길에 머리 돌릴 적에
時有寒鴉上樹鳴  수시로 갈가마귀만 나무 위에서 울어 대는데
발우를 물리치며 뜻을 말함청량 스님이 발우를 주면서 편양 선사의 발우라고 하기에 언급한다.2수(却其鉢言志淸亮師以鉢贈。稱鞭羊鉢故及之。)
[1]
千二年來鬪諍堅  일천이 년 동안 내려오며 투쟁이 견고하여
競稱臨濟正宗傳  다투어 임제315)의 바른 종지 전한다고 일컫네
兒啼不識錢非葉  우는 아이 달래는 돈이 누런 낙엽인 줄 알지 못하니
牛跡安知筏喩筌  소 발자국 찾음이 어찌 뗏목과 통발의 비유인 줄 알겠는가
香象豈曾遊兎逕  향상이 어떻게 토끼가 다니는 길에서 놀겠는가
短綆難得汲深泉  짧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샘의 물을 길어 올리지 못한다
人道鉢衣將作法  사람들은 의발이 장차 법을 전한다고 말들 하지만
月輪元不落淸川  둥근 달이 원래 맑은 냇물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네

[2]
葱嶺翩翩隻履忙  허위허위 총령을 걸은 외짝 짚신 바빴는데
幾年東國又鞭羊  몇 년이나 지나 동국에 또다시 편양인가
風揚吳越雲飛散  오월에 바람이 불어 구름을 날려 흩어 버리고
水止寒潭月影光  싸늘한 못에 물이 고요하니 달그림자 빛이 난다
執石春池人自得  봄 못에서 돌을 잡고도 사람들은 의기양양해하는데
拈花覺樹我非長  각수에서 꽃을 뽑아 들고도 내가 제일이 아니라 하네
上行已去雞峯遠  상행하여 이미 떠나 계봉이 멀어졌는데
應器誰言密付藏  응기에 은밀히 법을 붙였다고 누가 말했는가
구룡산으로 이사하여2수(移徏九龍山呼韻)
[1]
歲暮龍巖杖錫來  세모에 용암으로 지팡이 짚고 오니
亂山深處洞門開  난산316) 깊은 곳에 골짜기 문이 열렸네
氷凾碧玉千尋澗  얼음은 천 길 시내에 푸른 옥을 담고 있고
石作蓮花百丈䑓  돌은 일백 길 누대에 연꽃을 피웠구나

009_0093_c_01L世界三千如一髮筌罤八萬卜虛聲

009_0093_c_02L乘流刹海波瀾濶戰勝空門指馬爭

009_0093_c_03L獨步栴檀林下路到如來地子含生

009_0093_c_04L奉別圓實大師淸亮

009_0093_c_05L
龍湖法地後其誰十載鍾山宴晦時

009_0093_c_06L握麈玄機非語默窺鞭道士豈便宜

009_0093_c_07L華風竺月禪三昧酒肆漁村杖一枝

009_0093_c_08L邂逅二難同掩雪却慚蹤跡謾支離(一)

009_0093_c_09L無着天親弟與兄偶然鍾岳共尋盟

009_0093_c_10L一年同榻然燈話千里分裾冒雪行

009_0093_c_11L來去水雲猶異趣北南天地各聊生

009_0093_c_12L不堪回首關山路時有寒鴉上樹鳴(二)

009_0093_c_13L却其鉢言志淸亮師以鉢贈
鞭羊鉢故及之二

009_0093_c_14L
千二年來鬪諍堅競稱臨濟正宗傳

009_0093_c_15L兒啼不識錢非葉牛跡安知筏喩筌

009_0093_c_16L香象豈曾遊兎逕短綆難得汲深泉

009_0093_c_17L人道鉢衣將作法月輪元不落淸川(一)

009_0093_c_18L葱嶺翩翩隻履忙幾年東國又鞭羊

009_0093_c_19L風揚吳越雲飛散水止寒潭月影光

009_0093_c_20L執石春池人自得拈花覺樹我非長

009_0093_c_21L上行已去雞峯遠應器誰言密付藏(二)

009_0093_c_22L移徏九龍山呼韻

009_0093_c_23L
歲暮龍巖杖錫來亂山深處洞門開

009_0093_c_24L氷凾碧玉千尋澗石作蓮花百丈䑓

009_0093_c_25L「確」疑「攉」{編}

009_0094_a_01L助發淸機陰壑籟  맑은 기미 조발하니 그늘진 골짜기의 울림이요
獨占春意雪庭梅  봄뜻을 독점하니 눈 쌓인 뜰에 매화로다
已除歲去新正半  이미 묵은해는 가고 새해도 절반이나 지나니
陡覺年光日日催  세월이 날마다 재촉함을 갑자기 깨닫겠구나

[2]
飄然瓶錫雪山來  물병과 지팡이 들고 표연히 설산을 찾아오니
林壑盤紆石逕開  골짜기 숲속에 구불구불 돌길이 열렸구나
玉磬金鍾鳴佛刹  옥 경쇠와 금종이 절에서 울려 오고
桂花松子落仙臺  계수나무 꽃과 솔방울이 선대에 떨어진다
岸容向暖伸眉柳  언덕 얼굴이 해를 향하니 버들의 눈썹이 펴지고
山意衝寒破額梅  산의 뜻이 추위를 찌르니 매화 이마가 터진다
法地風光輸不盡  법지의 풍광을 다 실어 옮기지 못하니
還慚梁客鉢聲催  발우 소리 재촉한 양객317)이 도리어 부끄럽네
경규 스님이 내방하여 선물을 주기에 사례하며(贈敬規見訪有饋以謝)
握別香城節序淹  향성318)에서 작별하고 오랜 세월 지났는데
委尋龍樹問凉炎  용수를 찾아와 안부를 묻는다
忘形道契淸如淡  몸을 잊고 도와 계합하면 맑기가 담박하고
悅口珎羞濁害廉  입에 좋은 맛난 음식은 흐려서 청렴을 해친다
鶴榻對談山月滿  학탑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니 달빛이 가득하고
虎溪相送洞雲纎  호계에서 이별하니 골짝 구름 엷어진다
同風四海爲兄弟  사해에서 같은 가풍으로 형과 아우 되었으니
寄跡江湖且不嫌  강호에 자취 남긴 것 또한 싫어하지 않으리
대운 스님이 자반을 보내왔기에 사례하며(謝大雲師送佐飯底)
一味家常久說梅  일미라 함은 항상 매실을 말해 온 지 오래인데
淸眞活計苦心灰  맑고 참다운 활계로 괴로운 마음 재가 되었다
調羹遮莫傷鹽去  국을 끓일 때 소금이 빠질까 걱정하지 말라
喫飯空敎洗鉢廻  밥을 먹고는 부질없이 발우 씻을 물을 돌리네
打破醬瓶吾拍掌  장병을 때려 부수고 나는 손뼉을 치는데
題封佐盒子懷才  좌합319)을 제봉하는 데는 자네가 재주 있네
探竿不假歸僧便  탐간320)에 돌아가는 스님 편을 빌리지 않나니
爲賀年來具體裁  여러 해 동안 체재 갖추는 그대에게 하례하노라
세상을 경책하여 뜻을 말하다서문이 있었다.8수(警世言志有序八首)
[1]
誰縛明明解脫身  밝고 밝은 해탈한 몸 그 누가 얽어매었나
本無生死亦無人  본래 나고 죽음도 없고 또한 사람이란 것도 없다
末尼出水元非濁  마니摩尼를 물에서 꺼내도 물은 원래 흐려지지 않고
明鏡臨臺豈拂塵  맑은 거울을 누대에 건다고 어찌 먼지가 털어지랴
一髮螺鬟如潑黛  한 올의 나환은 마치 검푸른 먹을 뿌린 듯
幾枝花臉逞工嚬  몇 가지의 꽃다운 얼굴은 찡그리는 얼굴321)조차 즐겁다
自然面目圓成處  자연 그대로의 면목이 원만하게 성취된 곳에
脂粉何勞一着新  어찌 수고롭게 분 바르고 화장하여 새로 고칠 필요있나

[2]
平等圓成箇箇人  사람마다 원만한 성취는 누구나 평등한 일이기에
生涯不歉又淸眞  생애가 부족함이 없고 또 맑고 참답다네
玉壺秋水元明徹  옥호322)와 가을 물은 원래 맑고 투명하건만
金谷瑤臺自比隣  금곡323)과 요대는 스스로 가까이한다
竹祖桐孫枝繼繼  대나무 할아버지와 오동나무 손자는 가지가 이어지고
牛頭馬口語諄諄  소의 머리와 말의 입은 그 말이 순순하다

009_0094_a_01L助發淸機陰壑籟獨占春意雪庭梅

009_0094_a_02L已除歲去新正半陡覺年光日日催(一)

009_0094_a_03L飄然瓶錫雪山來林壑盤紆石逕開

009_0094_a_04L玉磬金鍾鳴佛刹桂花松子落仙臺

009_0094_a_05L岸容向暖伸眉柳山意衝寒破額梅

009_0094_a_06L法地風光輸不盡還慚梁客鉢聲催(二)

009_0094_a_07L贈敬規見訪有饋以謝

009_0094_a_08L
握別香城節序淹委尋龍樹問凉炎

009_0094_a_09L忘形道契淸如淡悅口珎羞濁害廉

009_0094_a_10L鶴榻對談山月滿虎溪相送洞雲纎

009_0094_a_11L同風四海爲兄弟寄跡江湖且不嫌

009_0094_a_12L謝大雲師送佐飯底

009_0094_a_13L
一味家常久說梅淸眞活計苦心灰

009_0094_a_14L調羹遮莫傷鹽去喫飯空敎洗鉢廻

009_0094_a_15L打破醬瓶吾拍掌題封佐盒子懷才

009_0094_a_16L探竿不假歸僧便爲賀年來具體裁

009_0094_a_17L警世言志有序八首

009_0094_a_18L
誰縛明明解脫身本無生死亦無人

009_0094_a_19L末尼出水元非濁明鏡臨臺豈拂塵

009_0094_a_20L一髮螺鬟如潑黛幾枝花臉逞工嚬

009_0094_a_21L自然面目圓成處脂粉何勞一着新(一)

009_0094_a_22L平等圓成箇箇人生涯不歉又淸眞

009_0094_a_23L玉壺秋水元明徹金谷瑤臺自比隣

009_0094_a_24L竹祖桐孫枝繼繼牛頭馬口語諄諄

009_0094_b_01L大方家下無窮地  대방가324) 밑에 끝이 없는 땅에
幾百般啼鳥弄春  몇 백 번이나 새가 울어 봄을 희롱했는가

[3]
格外傳心靈鷲峯  격외의 마음을 전한 영취봉에서
拈花獻笑送淸風  꽃 뽑아 들자 웃음 드려 맑은 바람에 보냈네
西天日月燈千照  서천의 해와 달은 천 등을 밝혔고
東土叢林葉五紅  동토의 총림엔 다섯 잎의 꽃이 피었네325)
嚙鏃機鋒誰捉敗  화살촉을 깨무는 기봉을 어느 누가 잡으랴
窺鞭節度自玲瓏  채찍을 엿보는 절도는 저절로 영롱하다
可憐近歲他家子  가엾어라, 근세의 다른 집안 아이들이여
瞌睡徒勞鬼窟中  귀신의 굴속에서 졸면서 부질없이 괴로워한다

[4]
暮去朝來十二時  하루 열두 시를 저녁에는 갔다가 아침에는 오면서
時時擧覺一團疑  때때로 들어서 한 덩어리 의심을 깨친다
如猫捕鼠飢思食  고양이가 쥐를 잡듯 배고플 때 밥을 생각하듯 하고
似病求醫母憶兒  병든 이가 의사 찾듯 어미가 아이를 그리듯 하네
不是雲門乾屎橛  이것은 운문의 간시궐326)이 아니면
除非百丈野狐狸  아마도 백장의 야호리327)일 것이다
呵呵拍手驚天地  깔깔대고 웃으며 박수를 치니 천하가 놀라고
百草明明活祖師  온갖 풀 끝에 살아 있는 조사의 뜻이 분명하다

[5]
落得叅禪念佛宜  참선을 하지 못한다면 염불이 제격이지
提撕罔間趂時時  끊임없이 이끌고 때때로 나아가네
四生一子恩逾父  사생의 같은 자식이라 그 은혜 아비보다 더하고
兩處同心母憶兒  두 곳 다 같은 마음이라 어미가 아이를 그리워하듯 하네
六八慈悲誠切切  마흔여덟 가지 자비의 서원 그 정성이 간절하고
三千苦惱更遲遲  삼천 가지 고뇌가 또다시 잡아끄는데
盍歸乎去蓮臺路  어찌하여 연대의 길로 가려 하지 않고
七趣奔馳自泣歧  칠취를 달려가며 스스로 갈림길에서 우는가328)

[6]
拔與慈悲自有期  고통에서 구제하고 즐거움을 주는 자비 스스로 기약이 있나니
南無六字佛阿彌  나무아미타불 이 여섯 글자가 그것이라네
蓮花寶樹吾歸土  연꽃이 피어 있고 보배 나무 있는 곳이 내가 돌아갈 국토요
金色玉毫我導師  황금빛 몸에 옥호329)를 지니신 분이 나를 인도할 스승이시다
晝夜時時除妄想  낮과 밤 때때로 부질없는 생각을 없애고
經行步步仰眞儀  경행하는 걸음걸음에 참다운 모습 우러른다
徃生只願臨終日  다만 바라는 건 임종하는 날 극락에 왕생하여
玉殿瓊樓任所之  옥전과 경루를 내 마음대로 다니는 것이라네

[7]
竊形高踞芘蒭壇  형상을 훔쳐 비구의 단에 거만하게 앉아서
卓犖威稜跨葉難  으스대는 위세는 가섭과 아난보다 더하네
虬帙堆床驕說食  책이 가득 쌓인 책상에서 교만하게 맛난 음식이나 논하고
通方在座篾師安  사방으로 통하는 자리에 앉아 편안히 지내는 승려들 깔본다
法門今古襟裾馬  법문에선 고금을 말하지만 가슴속은 말이요
禮義規模懵𢤦頑  예의와 규모에 대해서는 어리석고 미련하다
緃有醍醐何器缺  비록 제호가 있다 하나 그릇이 없는 걸 어이하랴
百年虛喪只僧殘  백 년을 헛되이 보내니 다만 승려들이 쇠잔해질 뿐이네

[8]
丁寧金口苦孜孜  정녕하신 부처님 말씀 부지런히 실천해야 하나니
八萬眞經百世師  팔만 가지 참다운 경전만이 백대의 스승이라네
一大因緣唯徑截  하나의 커다란 인연은 오직 경절문徑截門330)뿐이거니
六塵風境更支離  육진의 풍경이 모두 다 사라진다

009_0094_b_01L大方家下無窮地幾百般啼鳥弄春(二)

009_0094_b_02L格外傳心靈鷲峯拈花獻笑送淸風

009_0094_b_03L西天日月燈千照東土叢林葉五紅

009_0094_b_04L嚙鏃機鋒誰捉敗窺鞭節度自玲瓏

009_0094_b_05L可憐近歲他家子瞌睡徒勞鬼窟中(三)

009_0094_b_06L暮去朝來十二時時時擧覺一團疑

009_0094_b_07L如猫捕鼠飢思食似病求醫母憶兒

009_0094_b_08L不是雲門乾屎橛除非百丈野狐狸

009_0094_b_09L呵呵拍手驚天地百草明明活祖師(四)

009_0094_b_10L落得叅禪念佛宜提撕罔間趨時時

009_0094_b_11L四生一子恩逾父兩處同心母憶兒

009_0094_b_12L六八慈悲誠切切三千苦惱更遲遲

009_0094_b_13L盍歸乎去蓮臺路七趣奔馳自泣歧(五)

009_0094_b_14L拔與慈悲自有期南無六字佛阿彌

009_0094_b_15L蓮花寶樹吾歸土金色玉毫我導師

009_0094_b_16L晝夜時時除妄想經行步步仰眞儀

009_0094_b_17L徃生只願臨終日玉殿瓊樓任所之(六)

009_0094_b_18L竊形高踞芘蒭壇卓犖威稜跨葉難

009_0094_b_19L [1] 帙堆床驕說食通方在座篾師安

009_0094_b_20L法門今古襟裾馬禮義規模懵𢤦頑

009_0094_b_21L緃有醍醐何器缺百年虛喪只僧殘(七)

009_0094_b_22L丁寧金口苦孜孜八萬眞經百世師

009_0094_b_23L一大因緣唯徑截六塵風境更支離

009_0094_c_01L長繩不繫烏催兎  해와 달이 세월 재촉함을 노끈으로 잡아매지 못하나니
減割難銷鳥負龜  덜어 내고 녹이기 어려움이 새가 거북을 업는 격이네 331)
臈月看看三十日  보고 또 보아라, 어느새 섣달 삼십일이 되었나니
縠穿飛雀定泥犂  비단이 뚫어지면 참새가 날아가니 지옥행이 결정된다332)
북도의 여러 명산을 유람하는 형 스님에게 줌(贈浻師遊賞北道諸名山)
萬里春山一畵圖  만 리의 봄 산이 한 폭의 그림 같은데
高低烟景足神驅  높고 낮은 연경333)에 넋 나가기 충분하네
綠羅影裡歸人遠  푸른 비단 같은 그림자 속에 돌아가는 사람 멀고
紅錦光中倦鳥孤  붉은 비단 같은 석양빛에 지친 새 외롭구나
點點羣峯圍塞野  점점이 많은 산은 변방의 들을 둘러 있고
茫茫大海接雲衢  아득히 넓은 바다 구름에 닿아 있네
名區底處爲窠臼  명승지 밑에는 아담한 보금자리
出世間時我亦趍  세간을 벗어날 때 나 여기 오려네
함산에서 이정영334)을 만나(咸山逢李正英)
金天碧海昔同遊  금천335)의 푸른 바다에서 예전에 함께 놀았고
玉樹淸溪九月秋  옥 같은 나무에 맑은 시내인 지금은 가을 구월이네
千里夢魂雲聚散  천 리의 꿈속의 혼은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지고
十年萍跡水沉浮  십 년의 부평초 같은 인생은 물처럼 잠겼다 떠오른다
咸關邂逅依俙面  함관에서 이별한 후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逆旅徘佪繾綣愁  나그네 몸으로 배회하니 못내 잊지 못해 시름한다
明日出城揮手別  내일 성문을 나가 손 흔들며 이별하고 나면
樂民橋外路悠悠  낙민교 밖의 길이 유유하리라
행흡 스님에게 차운하여 주다(次韻贈幸冾)
鳶飛魚躍自無窮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 경지336)는 저절로 그지없나니
聖智難通豈世聦  성인의 지혜로 통하기 어렵다면 어찌 세상의 총명이랴
非干守默兼彈舌  침묵을 지키거나 혀를 차는 일과는 아무 관계 없나니
肎涉揮鞭與執松  채찍을 휘두르고 소나무를 잡는 일337) 어찌 즐겨 간섭하랴
銀漢雨晴中夜月  은한에 비 개니 밤중에 달이 밝고
石壇雲捲九秋風  석단에 구름 걷히니 구월의 가을바람이라
一窓虛靜蓬萊室  텅 빈 창 고요한 봉래산 방에서
枕畔寒溪又塞鴻  베갯머리 찬 시내 소리에 기러기 울어 예네
춘파 시고 중의 운을 따서(次椿坡藁中韻)
東海蓬山別有家  동해의 봉래산에 특별한 집이 있으니
淸眞景物此偏多  맑고 참다운 경물이 여기에만 많구나
高低岳峀尤奇狀  높고 낮은 산봉우리 더욱 기이한 형상이요
遠近琅玕又異花  멀고 가까운 낭간338)에 또 기이한 꽃이로다
千丈萬重岩上石  천 길에 만 겹으로 바위 위에 또 돌이 있고
或濃還淡洞中霞  짙게 깔렸다 옅게 퍼지는 골짝 속의 노을이다
尋師採藥何煩問  찾는 스님 약 캐러 갔는데 어찌 번거롭게 물으리오
松下雲深路不差  소나무 아래 구름 깊어도 길은 어긋나지 않으리
어산339) 응 스님에게 줌(贈應魚山)
性愛潮音喚發機  조수潮水 소리가 일깨워 줌을 좋아하는 성품이라
最宜淸梵薦修儀  맑은 범패로 천도재를 올리는 의식이 제일 어울려

009_0094_c_01L長繩不繫烏催兎減割難銷鳥負龜

009_0094_c_02L臈月看看三十日縠穿飛雀定泥犂(八)

009_0094_c_03L贈浻師遊賞北道諸名山

009_0094_c_04L
萬里春山一畵圖高低烟景足神驅

009_0094_c_05L綠羅影裡歸人遠紅錦光中倦鳥孤

009_0094_c_06L點點羣峯圍塞野茫茫大海接雲衢

009_0094_c_07L名區底處爲窠臼出世間時我亦趍

009_0094_c_08L咸山逢李正英

009_0094_c_09L
金天碧海昔同遊玉樹淸溪九月秋

009_0094_c_10L千里夢魂雲聚散十年萍跡水沉浮

009_0094_c_11L咸關邂逅依俙面逆旅徘佪繾綣愁

009_0094_c_12L明日出城揮手別樂民橋外路悠悠

009_0094_c_13L次韻贈幸冾

009_0094_c_14L
鳶飛魚躍自無窮聖智難通豈世聦

009_0094_c_15L非干守默兼彈舌肎涉揮鞭與執松

009_0094_c_16L銀漢雨晴中夜月石壇雲捲九秋風

009_0094_c_17L一窓虛靜蓬萊室枕畔寒溪又塞鴻

009_0094_c_18L次椿坡藁中韻

009_0094_c_19L
東海蓬山別有家淸眞景物此偏多

009_0094_c_20L高低岳峀尤奇狀遠近琅玕又異花

009_0094_c_21L千丈萬重岩上石或濃還淡洞中霞

009_0094_c_22L尋師採藥何煩問松下雲深路不差

009_0094_c_23L贈應魚山

009_0094_c_24L
性愛潮音喚發機最宜淸梵薦修儀

009_0095_a_01L水落魚山天籟靜  어산에 물이 잦아지니 천뢰340)가 고요하고
雲開鴈塔桂風吹  안탑에 구름이 피어오르니 계풍이 불어오네
瓊樓寶殿花香日  경루와 보전에 향과 꽃을 올리는 날이요
玉振金聲禮念時  옥진과 금성으로 예 올리고 염불하는 때로다
六名高唱西方曉  여섯 명이 소리 높이 창唱하니 서방이 밝아져
能使魔城鬼國歸  악마의 성과 귀신의 나라로 하여금 귀의하게 하는구나
법기와 계방 두 스님에게 줌(次贈法器桂芳二師)
白雲心跡脫榮枯  흰 구름 같은 마음 자취 영고를 벗어 버리고
事業生平狗子無  평생에 개에겐 불성이 없다는 걸로 일삼았네341)
石洞春廻花晩發  석동에 봄이 돌아오니 꽃이 늦게 피고
沙門客到鶴飛孤  사문에 나그네 이르니 학 한 마리 날아오르네
山中幸見烟霞面  산중에서 요행히도 안개와 노을의 진면목을 보고
物外偏憐水月𨈬  세속 밖 수월 같은 몸 사랑하노라
經宿別離情未冾  하룻밤 자고 이별이라 정도 채 풀지 못했는데
不堪林下鳥相呼  숲속 새 서로 부르는 소리에 견디기 어려워라
원명 도인에게 줌(贈圓明道人)
格外同叅豈偶然  격외342)를 같이 참구함이 어찌 우연이랴
拈花密旨遞相傳  염화343)의 비밀한 뜻 서로서로 전해졌네
人能忘指流沙月  손가락을 잊어야344) 유사345)의 달을 볼 수 있고
道自無言少室禪  도는 스스로 말이 없어야 소실선346)을 이루리
千聖一門心即佛  일천 성인의 한 문은 마음이 곧 부처이고
衆生三昧地昇仙  중생의 삼매는 그 자리에서 신선에 오른다네
望洲烏石時時見  섬을 바라보니 오석347)이 때때로 나타나고
江月松風幸莫筌  강가 달과 솔바람은 다행히도 걸림이 없네
복창군348)의 행차 수레를 받들며2수(奉福昌君行軒下)
[1]
宗子維城輔聖君  종친의 아들이요 유성349)으로 성군을 도우니
行藏出處豈云云  행장350)과 출처를 어찌 말로 다하랴
旌旗幾拂燕京雪  정기는 몇 번이나 연경의 눈 속에 휘날렸고
劒佩時鳴紫禁雲  검패351)는 때때로 자금352)의 구름에 울렸다
玩物蓬萊治道術  봉래산에서 사물을 구경하며 도술을 연마하고
觀風嶺海察人文  영해에서 풍경을 관람하며 인문을 살폈네
窮山草木霑餘澤  깊은 산속의 풀과 나무도 남은 은택을 입어
錦繡繁華似向欣  번화한 금수강산도 우러러 기뻐하는 것 같다

[2]
碧海蓬萊別有天  벽해의 봉래산에 별유천지別有天地353)가 있으니
三淸白日降眞仙  밝은 날에 삼청에서 참 신선이 내려왔다
五雲影裡飜旌旆  오색구름 그림자 속에 깃발이 펄럭이고
萬瀑聲中雜管絃  일만 폭포 소리 가운데 관현이 섞여 있다
重疊玉峯齊上下  겹겹이 쌓인 옥 봉우리 위아래가 가지런하고
紅黃錦葉競嬋娟  붉고 누런 비단 잎은 곱고 예쁨을 다툰다
紫霞深處金壇上  자주색 노을 깊은 곳 금단354)에 올라
一酌瓊漿醉百年  한 잔의 경장瓊醬355)으로 백 년 동안 취하리라
홍 감사의 ≺금강산을 유람하며≻ 운을 따서(次洪監司遊金剛山韻)
玉節遙臨楓岳山  먼 곳에서 옥절이 풍악산에 다다르니
厖眉鶴骨出林間  방미356)와 학골357)이 숲속에 나와 맞네

009_0095_a_01L水落魚山天籟靜雲開鴈塔桂風吹

009_0095_a_02L瓊樓寶殿花香日玉振金聲禮念時

009_0095_a_03L六名高唱西方曉能使魔城鬼國歸

009_0095_a_04L次贈法器桂芳二師

009_0095_a_05L
白雲心跡脫榮枯事業生平狗子無

009_0095_a_06L石洞春廻花晩發沙門客到鶴飛孤

009_0095_a_07L山中幸見烟霞面物外偏憐水月𨈬

009_0095_a_08L經宿別離情未冾不堪林下鳥相呼

009_0095_a_09L贈圓明道人

009_0095_a_10L
格外同叅豈偶然拈花密旨遞相傳

009_0095_a_11L人能忘指流沙月道自無言少室禪

009_0095_a_12L千聖一門心即佛衆生三昧地昇仙

009_0095_a_13L望洲烏石時時見江月松風幸莫筌

009_0095_a_14L奉福昌君行軒下

009_0095_a_15L
宗子維城輔聖君行藏出處豈云云

009_0095_a_16L旌旗幾拂燕京雪劒佩時鳴紫禁雲

009_0095_a_17L玩物蓬萊治道術觀風嶺海察人文

009_0095_a_18L窮山草木霑餘澤錦繡繁華似向欣(一)

009_0095_a_19L碧海蓬萊別有天三淸白日降眞仙

009_0095_a_20L五雲影裡飜旌旆萬瀑聲中雜管絃

009_0095_a_21L重疊玉峯齊上下紅黃錦葉競嬋娟

009_0095_a_22L紫霞深處金壇上一酌瓊漿醉百年(二)

009_0095_a_23L次洪監司遊金剛山韻

009_0095_a_24L
玉節遙臨楓岳山厖眉鶴骨出林間

009_0095_b_01L笛聲透石丹霞洞  붉은 노을의 골짜기에 피리 소리가 돌을 뚫고
旗影飜風碧水灣  푸른 물의 물가에는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九月秋光吟裏苦  구월의 가을 경치 시로 읊기 난감하고
三淸白日夢中閑  삼청의 밝은 해는 꿈속에 한가롭다
歸來萬二千峯頂  일만 이천 봉우리 꼭대기 돌아오니
汗漫天遊幸可攀  한만천유358)에 잡고 오를 게 있어 다행이다
유점사 주지 성탄의 시운을 따서2수(次楡岾寺住持韻性坦)
[1]
詩法成家此一時  시 짓는 법 가풍 이룬 이 한때에
文光千丈見於斯  천 길 문장의 광채를 여기에서 보겠구나
金生麗水四知足  금이 여수에서 나오니 사지359)가 충분하고
璞出荊山三獻宜  옥이 형산에서 나오니 세 번 바침이 마땅하다360)
擲地淸聲驚俗耳  땅에 던지면 맑은 소리가 속인의 귀를 놀라게 하고
談天綺語瀉風期  하늘에 이야기하면 아름다운 말이 풍기361)를 쏟는다
偏師尙可長城攻  편사362)로도 오히려 장성을 공격할 만하고
戰藝騷壇價不虧  전예363)는 소단364)에서 그 가치 영원하리

[2]
振領提綱幸及時  요령을 떨치고 벼리를 제시함이 다행히 때에 맞아
薰誠點爇祝螽斯  정성을 다하여 향을 사르고 종사365)를 기원한다
三雷殿震叢林靜  법당에는 삼뢰366)가 진동하나 총림은 조용하며
萬歲山呼聖化宜  만세를 부르는 산문에 성군의 덕화德化가 마땅하다
玉燭恒調民樂業  옥촉이 항상 비추니 백성들의 업이 즐겁고
金甌永奠孰愆期  금구367)엔 영원히 제물 올려 누구 허물 기약하나
風霜十載翹松鶴  십 년의 바람과 서리 속에 학교송鶴翹松368)이여
雨露天恩亦不虧  비와 이슬 같은 천은天恩도 없어지지 않으리라
수택 스님에게 주다(贈水澤師)
水到成渠觸處通  물 모여 개천 이루어 닿는 곳마다 통하며
方圓隨器用無窮  네모지든 둥글든 그릇 따라 쓰임이 무궁하네
魚龍筆下爲仁澤  어룡의 붓 아래선 어진 은택이 되고
楊柳枝邊洒惠風  버드나무 가지 끝에선 은혜 바람 시원하네
大地群萠誰不沐  대지에 온갖 새싹 적시지 않는 것 하나도 없고
普天諸聖亦咸蒙  넓은 하늘 모든 성인도 다 은혜 입었네
滔滔日夜朝宗去  밤낮없이 도도하게 조종으로 흘러내려
萬派千溪東海中  만 갈래 천 냇물이 동해로 들어가네
풍담 스님 비음기碑陰記369)의 시운을 따서2수(次楓潭碑陰韵)
[1]
茜絳藍靑我未知  꼭두서니의 붉은색과 쪽의 푸른색을 내가 알지 못하나
鉢針鋒箭大師其  발침과 봉전은 대사가 바로 그런 인물이네
厥中精一堯傳舜  그 가운데 정일370)은 요堯가 순舜에게 전한 것이요
絃上峩洋白遇期  거문고 줄에 아양371)은 백아가 종자기를 만남이라
靈岳破顏云孰是  영악의 활짝 웃었던 사람과 같은 이는 그 누구이며372)
杏壇鏗瑟定阿誰  행단에서 비파를 내려놓은 이는 또 누구인가373)
斯文道在天何喪  사문374)의 도가 있으니 하늘이 어찌 없앨 것인가
千載金仙授法衣  천년의 금선이 법의를 주셨느니라

[2]
猗彼汾津大覺師  아름답구나, 저 분진375)의 크게 깨달으신 스님으로
末尼照水正如之  마니주摩尼珠가 흐린 물을 비춰 맑힘과 정녕 같으시네
價高十二欺隣國  십이의 높은 가격은 이웃 나라를 속이고
光射三千透八維  삼천을 쏘는 광명은 팔유376)를 통하네

009_0095_b_01L笛聲透石丹霞洞旗影飜風碧水灣

009_0095_b_02L九月秋光吟裏苦三淸白日夢中閑

009_0095_b_03L歸來萬二千峯頂汗漫天遊幸可攀

009_0095_b_04L次榆岾寺住持韻性坦二

009_0095_b_05L
詩法成家此一時文光千丈見於斯

009_0095_b_06L金生麗水四知足璞出荊山三獻宜

009_0095_b_07L擲地淸聲驚俗耳談天綺語瀉風期

009_0095_b_08L偏師尙可長城攻戰藝騷壇價不虧(一)

009_0095_b_09L振領提綱幸及時薰誠點爇祝螽斯

009_0095_b_10L三雷殿震叢林靜萬歲山呼聖化宜

009_0095_b_11L玉燭恒調民樂業金甌永奠孰愆期

009_0095_b_12L風霜十載翹松鶴雨露天恩亦不虧(二)

009_0095_b_13L贈水澤師

009_0095_b_14L
水到成渠觸處通方圓隨器用無窮

009_0095_b_15L魚龍筆下爲仁澤楊柳枝邊洒惠風

009_0095_b_16L大地群萠誰不沐普天諸聖亦咸蒙

009_0095_b_17L滔滔日夜朝宗去萬派千溪東海中

009_0095_b_18L次楓潭碑陰韵

009_0095_b_19L
茜絳藍靑我未知鉢針鋒箭大師其

009_0095_b_20L厥中精一堯傳舜絃上峩洋白遇期

009_0095_b_21L靈岳破顏云孰是杏壇鏗瑟定阿誰

009_0095_b_22L斯文道在天何喪千載金仙授法衣(一)

009_0095_b_23L猗彼汾津大覺師末尼照水正如之

009_0095_b_24L價高十二欺隣國光射三千透八維

009_0095_c_01L衆衲傾葵忘珍域  해바라기처럼 기우는 많은 스님들 진역을 잊고
群魔食葚得慈悲  오디 먹은 온갖 마귀들 자비를 얻었네377)
豐碑樹塔渾餘事  비석과 탑을 세우는 일은 모두 부질없는 일이니
道德偏憐擧世知  기꺼워라, 대사의 도덕은 온 세상이 다 안다네
진사 이사상378)의 ≺은신거≻의 운을 따서(次李進士士常隱新居韻)
一帶淸湖萬頃沙  맑은 호수 일대에는 만 이랑의 모래밭
依依岸柳拂晴霞  휘늘어진 언덕의 버들에 비 그친 뒤 노을이라
江楓漁火姑蘇寺  강 단풍에 고깃배는 고소사의 풍경이요
苦竹黃蘆湓浦家  고죽(참대)과 누런 갈대 분포 마을 풍경이라
靑草渡邊舟不繫  풀이 푸른 나룻가엔 배를 대지 않았고
白𩿨洲上水無涯  갈매기 나는 섬에 물이 끝이 없도다
群賢日集因長詠  많은 현인賢人 날로 모여 오래도록 시 읊으니
過者還疑晋永和  지나가는 나그네들 진영화379)인가 의심하네
서방380) 강수일의 운을 따서 회답하다(次姜書房壽一韻回示)
龍城一別已周年  용성에서 이별한 지 어느새 일주년이 지났는데
鴈信三秋恨未傳  이 가을에 안부 편지 전하지 못한 것이 한이로다
別語丁寧猶在耳  이별할 때 정녕한 말 아직 귀에 남아 있고
離懷繾綣謾成纒  보낸 마음 못 잊어 함이 부질없이 쌓여 간다
江雲渭樹春天外  강 구름과 물가의 나무는 봄 하늘의 밖이요
漢水烏山夜夢邊  한수와 오산은 꿈속에 아련하다
安得西州布惠日  어떻게 하면 서주에서 은혜 베푸는 날을 만나
一軒風月共留連  난간에서 바람과 달빛에 함께 머무를 수 있을까
아헌 강제상에게 부침(寄姜亞軒濟相)
追憶龍衙累日淹  용아에서 여러 날 묵었던 일을 추억하면서
望宸樓下幾攀瞻  망신루 아래서 몇 번이나 우러러보았던가
洞庭春裏閑愁遣  동정의 봄 속에 한가롭게 시름을 보내고
翰墨林邊漫興添  한묵381)의 숲에는 부질없는 흥만 더한다
京國若爲禪夢入  경국이 만일 선의 꿈으로 들어온다면
洞天猶想惠風恬  동천382)은 오히려 은혜 바람 편안함을 생각할 텐데
江湖散跡相忘久  강호에서 이별하고 서로 잊은 지 오래
南鴈來時北鯉潜  남쪽 기러기 올 때 북쪽 잉어는 물에 잠기리
설암 추붕 스님의 생 마침을 애도함2수(挽雪岩秋鵬捨生)
[1]
生何勝也死何忙  삶은 어이 그리 훌륭하고 죽음은 어이 그리 바쁜고
五十餘年石火光  오십여 년 세월이 부싯돌 불빛같이 빠르구나
文字鋪張猶夢寱  문자를 늘어놓는 것도 오히려 잠꼬대 같은 것
門徒聚會亦蜣螂  문도들 모여듦이 강랑383)과 같구나
西山嫡派名宗匠  서산의 적파로 유명한 종장이었으며
南國孤魂去杳茫  남쪽 나라 외로운 혼 아득히 먼 길로 떠나셨네
起滅浮雲人不識  부운 같은 인생의 죽고 삶 아무도 모르고
存亡老少說非常  삶과 죽음은 늙건 젊건 일정한 게 아니라네

[2]
生餘五十世間逃  나서부터 오십여 년을 세상 피해 도망했는데
何處眞鄕訪列曹  어느 곳 진향에서 열조를 찾으시나
碧落蒼蒼天路遠  푸른 하늘 아득하여 하늘 길이 먼데
黃泉渺渺奈河滔  황천은 아득하고 나하384)는 넘실거리네

009_0095_c_01L衆衲傾葵忘珍域群魔食葚得慈悲

009_0095_c_02L豐碑樹塔渾餘事道德偏憐擧世知(二)

009_0095_c_03L次李進士士常隱新居韻

009_0095_c_04L
一帶淸湖萬頃沙依依岸柳拂晴霞

009_0095_c_05L江楓漁火姑蘇寺苦竹黃蘆湓浦家

009_0095_c_06L靑草渡邊舟不繫白𩿨洲上水無涯

009_0095_c_07L群賢日集因長詠過者還疑晋永和

009_0095_c_08L次姜書房壽一韻回示

009_0095_c_09L
龍城一別已周年鴈信三秋恨未傳

009_0095_c_10L別語丁寧猶在耳離懷繾綣謾成纒

009_0095_c_11L江雲渭樹春天外漢水烏山夜夢邊

009_0095_c_12L安得西州布惠日一軒風月共留連

009_0095_c_13L寄姜亞軒濟相

009_0095_c_14L
追憶龍衙累日淹望宸樓下幾攀瞻

009_0095_c_15L洞庭春裏閑愁遣翰墨林邊漫興添

009_0095_c_16L京國若爲禪夢入洞天猶想惠風恬

009_0095_c_17L江湖散跡相忘久南鴈來時北鯉潜

009_0095_c_18L挽雪岩秋鵬捨生

009_0095_c_19L
生何勝也死何忙五十餘年石火光

009_0095_c_20L文字鋪張猶夢寱門徒聚會亦蜣螂

009_0095_c_21L西山嫡派名宗匠南國孤魂去杳茫

009_0095_c_22L起滅浮雲人不識存亡老少說非常(一)

009_0095_c_23L生餘五十世間逃何處眞鄕訪列曹

009_0095_c_24L碧落蒼蒼天路遠黃泉渺渺奈河滔

009_0096_a_01L脩途夢宅靈無住  먼 길 몽택에는 영혼이 머물지 않는다 하니
上品蓮臺步不勞  상품의 연대를 걸음은 고달프지 않으리
樂岸金華歸永寂  낙안의 금화에 적멸로 돌아가니
雪晴雲散北風高  눈이 그치고 구름은 걷히나 북쪽 바람만 거세구나
월계 상인에게 줌(贈月桂上人)
東谷初昇白玉盤  동쪽 골짜기에 처음 떠오르는 백옥 쟁반
轉磨銀漢自團團  은하수에 갈고 갈려 저절로 둥글어졌구나
光流金母瑤池宴  광명은 금모385)의 요지연386)에 흐르고
影射湘妃寶瑟彈  그림자는 상비387)가 타는 보배 거문고를 쏜다
靜練澄江明到底  정련이 강물을 맑혀 바닥까지 투명하고
凝華凍陸氣生寒  응화가 땅을 얼려 찬 기운이 나온다
休言斫却月中桂  달 속에 계수나무 찍어 낸다 말하지 말라
今古淸輝鎭一般  밝게 빛남은 예나 지금이나 늘 일반이라네
뜰 앞 소나무(庭松)
著書誰種此庭邊  글을 짓는 어느 누가 이 뜰 가에 심었는가
樹老龍鱗月幾年  늙은 나무 용 비늘은 몇 년 세월 흘렀는가
密葉森森雷雨日  빽빽한 잎은 우레 치고 비 오는 날 더욱 무성하고
寒枝落落雪霜天  찬 가지는 눈서리 내리는 날 더욱 낙락388)하도다
鶴翹露滴枝飜後  학교송鶴翹松의 이슬방울은 가지 뒤집힌 뒤요
僧看門開雪滿前  문을 열고 스님이 내다봄은 눈 쌓이기 전이었네
最好月明風拂夜  가장 좋은 때는 달 밝고 바람 떨치는 밤인데
一疑溟浪一牙絃  혹은 파도 소리인가 혹은 거문고 소리인가 의심하네
강서 이등귀의 시운을 따서(次李江西登龜韻)
萬壽何期北斗盃  만수를 어찌 북두의 잔에 기대하리
退休江谷得徘佪  강 골짜기에 물러나 쉬니 배회할 수 있구나
登龜寺裡人誰共  등귀사389) 안에서 그 누구와 같이할꼬
鳴鶴池邊我獨來  명학지390) 둘레를 나 혼자 돌아다니네
冒雪花開香滿路  눈을 무릅쓰고 핀 꽃 그 향기가 길에 가득하고
凌霜桂發日臨臺  서리를 견디고 피어난 계수나무 해가 누대에 이르렀네
秋懷不耐猶搖落  떨어지는 낙엽에 가을 생각 견디지 못하나니
鴈叫衡陽向暮哀  형양으로 가는 기러기 소리 저물 무렵 애절하네
시운을 따서 감회를 읊음(感懷次韻)
居在蓮臺第幾層  연대의 몇째 층에 살고 있는가
風流欲斷海雲僧  풍류욕을 끊은 해운 스님이라
空門二十天門逈  이십 년 공문의 생활에 천문이 멀고
刹海三千性海澄  삼천 찰해에 성품 바다 맑아라
鹿野俱輪通八諦  녹야원鹿野苑의 구륜391)은 팔제392)를 통하고
鷲岩身子會諸乘  취암의 신자393)는 모든 승乘을 깨달았네
二三四七東西土  서천西天의 28조사祖師와 동토東土의 6조사가
出沒何煩火裡氷  어찌 번거롭게 불 속의 얼음처럼 나왔다 사라졌나
성 장실에게 차운하여 보이다2수(晟丈室次示)
[1]
劒閣西川數載遊  검각 서쪽 개천에서 여러 해를 놀았고
壁經虬藏好風流  벽경394)과 규장395)의 풍류를 좋아했네

009_0096_a_01L脩途夢宅靈無住上品蓮臺步不勞

009_0096_a_02L樂岸金華歸永寂雪晴雲散北風高(二)

009_0096_a_03L贈月桂上人

009_0096_a_04L
東谷初昇白玉盤轉磨銀漢自團團

009_0096_a_05L光流金母瑤池宴影射湘妃寶瑟彈

009_0096_a_06L靜練澄江明到底凝華凍陸氣生寒

009_0096_a_07L休言斫却月中桂今古淸輝鎭一般

009_0096_a_08L庭松

009_0096_a_09L
著書誰種此庭邊樹老龍鱗月幾年

009_0096_a_10L密葉森森雷雨日寒枝落落雪霜天

009_0096_a_11L鶴翹露滴枝飜後僧看門開雪滿前

009_0096_a_12L最好月明風拂夜一疑溟浪一牙絃

009_0096_a_13L次李江西登龜韻

009_0096_a_14L
萬壽何期北斗盃退休江谷得徘佪

009_0096_a_15L登龜寺裡人誰共鳴鶴池邊我獨來

009_0096_a_16L冒雪花開香滿路凌霜桂發日臨臺

009_0096_a_17L秋懷不耐猶搖落鴈叫衡陽向暮哀

009_0096_a_18L感懷次韻

009_0096_a_19L
居在蓮臺第幾層風流欲斷海雲僧

009_0096_a_20L空門二十天門逈刹海三千性海澄

009_0096_a_21L鹿野俱輪通八諦鷲岩身子會諸乘

009_0096_a_22L二三四七東西土出沒何煩火裡氷

009_0096_a_23L晟丈室次示

009_0096_a_24L
劒閣西川數載遊壁經虬藏好風流

009_0096_b_01L尼山日月囊中括  이산396)의 해와 달을 주머니 속에 긁어 넣고
印土乾坤掌上收  인토의 하늘과 땅을 손바닥에 거두었네
白鶴仙蹤誰管領  흰 두루미와 신선 종적 누가 맡아 관리할까
靑萍身世絶悲憂  푸른 부평초 같은 신세 슬픔과 걱정이 끊어졌네
天長地久無何有  천지가 장구한 무하유향에
雨施雲行出沒頭  비와 구름 시행施行하여 나왔다간 사라지네

[2]
南華仙子逍遙遊  남화선자(莊子)가 소요하며 노니나니
鷽鳩鯤鵬大小流  학鷽과 구鳩와 곤鯤과 붕鵬 크고 작은 부류들
冥山窮髮越郢國  명산 궁발397)과 월영의 나라요398)
凡楚彭殤誰可收  범초399)와 팽상을 누가 가히 거두리
大塊噫時萬竅怒  대괴가 탄식할 때 일만 구멍이 성을 내고400)
濟厲調刀哀樂憂  거센 바람이 그침과 만물의 움직임401)에 애락을 근심한다
倐忽歸來混沌死  숙倏과 홀忽이 돌아오자 혼돈이 죽었나니402)
道術天下雀烏頭  천하의 도술은 오작烏雀의 머리로다
일현 대사에게 줌(贈一玄大師)
大比丘中上大人  큰 비구들 중에 최상의 대인이니
麴多尊者伏波旬  국다 존자403)는 파순404)의 항복 받았지
隨時隨處塵塵界  티끌 같은 세계에서 때를 따르고 곳을 따르며
利己利他物物新  자신도 이롭고 남에게 이익 주니 사물마다 새롭다
困睡飢飡稱樂事  고달프면 잠을 자고 배고프면 먹는 것 즐거운 일이요
拈柴擇菜合良辰  나무하고 나물 캐며 계절 따라 맞춰 사네
忘心已得安心法  마음 잊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법을 이미 터득했고
出世無餘處世眞  세상을 벗어나 남음 없으니 세상살이 진실하네
쌍해 스님의 죽음을 애도함(挽雙海師)
生平一面豈無緣  평생에 한 번 만났다 하여 어찌 인연이 없다 하리
死別千秋兩杳然  죽음으로 이별하고 보니 우리 둘 묘연하구려
雨替涙垂流入海  눈물 대신 비가 쏟아져 바다로 흘러들고
雲添恨積蔽於天  쌓인 한에 구름 더해 하늘을 가리네
九原何處魂歸去  구원405) 어디로 그대의 혼 돌아갔나
三昧光中眼欲穿  삼매의 광명 속에 눈이 열리려 하네
已矣灰飛烟滅後  끝이로구나 재 되어 날아가 사라진 뒤에
鳥啼人笑草芊芊  새는 지저귀고 사람은 웃으며 풀만 더부룩하구나
물놀이하는 여러 생도에게 보여 줌(示水浴諸生)
客到寒岩得坐忘  손님의 몸으로 찬 바위에 이르러 좌망406)하니
謫仙來降勝遊長  신선이 귀양으로 내려와 훌륭한 놀이가 오래구나
高談雅論丹房奧  고상하고 청아한 담론에 단방407)이 그윽하고
脫粟明羹淨侍傍  탈속408)과 멀건 국으로 정시409)가 곁에 있다
沂浴詠歸精一趣  기수에 목욕하고 시 읊으며 돌아가는 정일한 흥취요
壁觀心跡水雲鄕  벽을 향해 마음 자취 관하는 수운의 마을이다
別有竿頭移轉日  특별히 백 자 간짓대(竿木) 끝으로 옮겨 가는 날에
朗山澧水儘翺翔  낭산과 풍수에 마음껏 비상하리
오산 아래에서 청안 스님을 만나 시운을 따서 줌청안이 운파 준의 회하에 있었기 때문에 첫 구에 언급하였다.(烏山下逢淸眼次贈眼在雲坡俊會故初勾及之)
雲坡會下下山來  운파의 회하에 있다가 산문을 내려왔기에
烏石峯前目擊開  오석봉 앞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009_0096_b_01L尼山日月囊中括印土乾坤掌上收
009_0096_b_02L白鶴仙蹤誰管領靑萍身世絕悲憂

009_0096_b_03L天長地久無何有雨施雲行出沒頭(一)

009_0096_b_04L南華仙子逍遙遊鷽鳩鯤鵬大小流

009_0096_b_05L冥山窮髮越郢國凡楚彭殤誰可收

009_0096_b_06L大塊噫時萬竅怒濟厲調刀 [1] 哀樂憂

009_0096_b_07L倐忽歸來混沌死道術天下雀烏頭(二)

009_0096_b_08L贈一玄大師

009_0096_b_09L
大比丘中上大人麴多尊者伏波旬

009_0096_b_10L隨時隨處塵塵界利己利他物物新

009_0096_b_11L困睡飢飡稱樂事拈柴擇菜合良辰

009_0096_b_12L忘心已得安心法出世無餘處世眞

009_0096_b_13L挽雙海師

009_0096_b_14L
生平一面豈無緣死別千秋兩杳然

009_0096_b_15L雨替涙垂流入海雲添恨積蔽於天

009_0096_b_16L九原何處魂歸去三昧光中眼欲穿

009_0096_b_17L已矣灰飛烟滅後鳥啼人笑草芊芊

009_0096_b_18L示水浴諸生

009_0096_b_19L
客到寒岩得坐忘謫仙來降勝遊長

009_0096_b_20L高談雅論丹房奧脫粟明羹淨侍傍

009_0096_b_21L沂浴詠歸精一趣壁觀心跡水雲鄕

009_0096_b_22L別有竿頭移轉日朗山澧水儘翺翔

009_0096_b_23L烏山下逢淸眼次贈眼在雲坡俊會
故初勾及之

009_0096_b_24L
雲坡會下下山來烏石峯前目擊開

009_0096_c_01L象外玄機空撮影  형상 밖의 현기는 허공 그림자를 모으는 것이요
環中道契鏡臨臺  환중의 도계는 경대鏡臺에 임하는 것이다
蘧廬幻世邯鄲枕  허깨비 세상에 거려410)는 한단의 꿈411)이요
逆旅淸談酩酊盃  나그네의 청아한 이야기에 명정412)의 잔이로다
海月江雲無盡意  바닷가의 달과 강가 구름의 끝없는 뜻을
匆匆不盡別離催  바빠서 다 이야기하지 못하고 이별을 재촉한다
고향 산문으로 돌아가는 빈발암 청민 스님을 송별하며(次別賓鉢淸敏師歸故山)
二千年後轉蕭條  이천 년의 뒤인지라 점점 소조蕭條해지니
綉襖人誰九品袍  비단 저고리 입은 그 누가 구품 도포 입으랴
雪岳千重空潦倒  천 겹 설악에서 부질없이 늙어 버렸고
天地萬里飽逍遙  만 리 천지를 실컷 돌아다니며 구경했네
浮休幻世龜藏殼  허깨비 세상에 부휴함이 거북이 껍질에 숨은 것 같나니
多少沙門鳥擇巢  얼마나 많은 사문이 새처럼 둥지를 가려 앉을까
積雨乍晴空宇宙  장맛비가 잠깐 개자 하늘이 탁 트이니
此時行李自陶陶  이때의 행리는 저절로 도도하다
안락와에서 뜻을 말함2수(安樂窩言志)
[1]
大藥樹王無盡根  무진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대약수왕은
分枝摺榦衆香尊  가지가 나누어지고 줄기가 우뚝하여 향 가운데 제일이다
瑤池西注白雲遏  요지의 못물이 쏟아져 내리니 흰 구름이 가리고
雪嶺南顚噫氣喧  설령의 남쪽 꼭대기에 숨 쉬는 기운이 시끄럽다
蘭若揭扁眞佛影  난야에 걸린 편액扁額 참 부처의 그림자요
淸虛遺照化翁痕  청허가 남긴 광명 화옹의 흔적이라
我要結社期終老  내가 바라는 건 결사하여 죽기를 기약함이니
安樂金仙主伴魂  안락국 금선의 짝이 되는 혼일레라

[2]
祖庭麗季海棠根  고려 말 조정의 해당화 뿌리로서
貽厥徽猷衆所尊  아름다운 법 남겨 주어 많은 사람이 존중했네
從古翠松枝影重  오래된 짙푸른 소나무는 가지 그림자가 무겁고
至今蒼檜葉聲喧  지금의 파란 노송나무는 잎사귀 소리가 시끄럽다
江梅五月▣還落  강 마을 매화는 5월이면 ▣▣ 다시 떨어지는데
杌木何年散作痕  나무 그루터기에선 어느 해에 남긴 흔적 흩어지나
東院西邊靑黛栢  동원의 서쪽 가 푸른 잣나무여
少林來意趙州魂  소림에 오신 뜻이요 조주의 혼일레라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고달파함(年荒民困)
年荒莫甚早嚴霜  흉년이 너무도 심한 데다 서리마저 일찍 내렸으니
人事踈狂口點粧  사람의 일은 소광413)하고 구점414)만 화려하다
靑面凍梨啼暮巷  언 배처럼 새파란 얼굴로 날 저문 거리에서 통곡하고
赤身寒粟戰朝陽  발가벗은 채 추위에 소름 돋아 아침볕에 오들오들 떤다
官還私逋催鞭扑  관에선 환곡 갚으라, 사포415)를 독촉하며 채찍질하고
市奪行攙寇路檣  시전에는 약탈과 자행이 잦고 도둑은 담을 길처럼 드나드네
民曰餞行爲跖利  백성들이 말하길 전행416)을 척리417)로 삼으니
老天何以辨雌黃  하늘418)이 무엇으로써 시비419)를 밝힐 수 있으리
처관 학도에게 차운하여 줌(贈處寬學道次韻)
裂袪塵網得優游  번뇌의 그물을 찢어 없애 버리고 한가하게 노니니
揭厲沉浮學海幽  깊고 얕음에 따라 게려420)하는 배움의 바다 그윽하다

009_0096_c_01L象外玄機空撮影環中道契鏡臨臺

009_0096_c_02L蘧廬幻世邯鄲枕逆旅淸談酩酊盃

009_0096_c_03L海月江雲無盡意匆匆不盡別離催

009_0096_c_04L次別賔鉢淸敏師歸故山

009_0096_c_05L
二千年後轉蕭條綉襖人誰九品袍

009_0096_c_06L雪岳千重空潦倒天地萬里飽逍遙

009_0096_c_07L浮休幻世龜藏殼多少沙門鳥擇巢

009_0096_c_08L積雨乍晴空宇宙此時行李自陶陶

009_0096_c_09L安樂窩言志

009_0096_c_10L
大藥樹王無盡根分枝摺榦衆香尊

009_0096_c_11L瑤池西注白雲遏雪嶺南顚噫氣喧

009_0096_c_12L蘭若揭扁眞佛影淸虛遺照化翁痕

009_0096_c_13L我要結社期終老安樂金仙主伴魂(一)

009_0096_c_14L祖庭麗季海棠根貽厥徽猷衆所尊

009_0096_c_15L從古翠松枝影重至今蒼檜葉聲喧

009_0096_c_16L江梅五月□還落杌木何年散作痕

009_0096_c_17L東院西邊靑黛栢少林來意趙州魂(二)

009_0096_c_18L年荒民困

009_0096_c_19L
年荒莫甚早嚴霜人事踈狂口點粧

009_0096_c_20L靑面凍梨啼暮巷赤身寒粟戰朝陽

009_0096_c_21L官還私逋催鞭扑市奪行攙寇路檣

009_0096_c_22L民曰餞行爲跖利老天何以辨雌黃

009_0096_c_23L贈處寬學道次韻

009_0096_c_24L
裂袪塵網得優游揭厲沉浮學海幽

009_0097_a_01L樹志楓柯銷日月  단풍나무 가지 아래 뜻 세우고 날과 달을 보내고
安禪樾渚度春秋  나무 그늘 늪에서 선정에 들어 봄과 가을 지낸다
靈源深處要搖尾  신령한 근원 깊은 곳에선 꼬리를 흔들면서 구하고
識浪起時解出頭  알음알이 물결이 일 때는 머리를 내밀 줄 안다
奪取驪龍頷下寶  여룡의 턱 아래에 있는 여의주를 뺏어다가
與民同樂檀金洲  단금주421)에서 인민들과 함께 즐기리라
돌아가는 연초 스님을 송별하며2수(次送演初師還歸)
[1]
無着何爲五頂遊  무착은 무엇 때문에 오정에서 놀았던가
均提邂逅境淸幽  균제422)를 만난 뒤에 경계境界 맑고 아늑했네
金剛窟裡誰三宿  금강굴 속에서 어느 누가 삼 일 밤을 잤으며
雲水途中想幾秋  운수 행각 떠돈 날이 몇 가을이나 지났는가
竿木在身能再躂  간짓대를 몸에 지녔으니 다시 광대놀음 할 수 있고
粥箆隨手讓千頭  죽비를 손에 들었으니 천 사람을 꾸짖는다
忘𨈬百十知聞未  몸을 잊고 백십을 지냈단 말 들어 알고 있는가
久視春風問祖洲  봄바람에 구시423)하는 법을 조주에게 물어보라

[2]
只願羣眞汗漫遊  여러 진인眞人들과 한만하게 놀기를 바랐더니
蘂珠宮裏飽奇幽  예주궁424) 안에서 기이한 경치 맘껏 구경했네
洪崖拍手知何歲  홍애425)에서 박수 친 게 어느 해이며
夾嶺分燈㝎甚秋  협령에서 등을 나눔 어느 가을이던가
相應氣聲求卦說  기운과 소리가 서로 호응함에 괘설을 구하였고
同條生死想岩頭  한 가지에서 나고 죽음에 암두를 생각한다
浮沉有似東流水  부침은 흡사 동쪽으로 흐르는 물과 같은데
靑草岸邊白鷺洲  백로주의 언덕 가엔 풀만 푸르구나
한휘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贈漢輝上人)
忘身法界善財遊  선재동자 몸을 잊고 법계를 유람터니
水色山光古路幽  물의 빛과 산의 풍광은 옛길에 그윽하다
無縫塔開金一國  무봉탑426)이 열리니 온 나라가 황금빛이요
不香花發月千秋  불향화427)가 피어나니 천추의 달이로다
長沙消息三春意  장사의 소식은 삼춘의 뜻이요
龐老機關百草頭  방노의 기관은 백초의 끝이로다
掩勝潜奇收拾後  기승奇勝을 거두어 감추어서 수습한 뒤에
四生爲子宅南洲  사생을 아들 삼아 남주에 살려네
서산 대사의 ≺산영루≻ 운을 따서428)(次西山大師山映樓韻)
壓水飛虹地亦慳  나는 무지개 물을 누르니 땅도 또한 아까운 경치고
凌波傑閣冠東韓  높은 누각이 파도를 깔보니 동한에 으뜸이라
三淸玉瑟風前竹  바람 앞의 댓잎 소리는 삼청의 옥비파 소리요
一曲瑤琴月下灘  달빛 아래 여울물 소리는 요금429) 타는 한 곡조라
雲錦春花多富貴  구름 비단에 봄꽃이라 부귀가 넉넉하고
楓酣秋影匪艱難  붉은 단풍 가을 그림자에 가난함이 없구나
紫霞深處淸溪上  자주색 노을 깊은 곳은 맑은 시내 위인데
曲曲欄干對翠巒  난간은 굽이굽이 푸른 산을 마주했네
서현 스님이 와서 신 방백이 가을에 순방한다고 말해 주며 나의 시를 묻기에 근체시430)를 보여 주다(瑞顯來說申方伯秋巡。有問余之詩故。以近體吟留。)

009_0097_a_01L樹志楓柯銷日月安禪樾渚度春秋

009_0097_a_02L靈源深處要搖尾識浪起時解出頭

009_0097_a_03L奪取驪龍頜下寶與民同樂檀金洲

009_0097_a_04L次送演初師還歸

009_0097_a_05L
無着何爲五頂遊均提邂逅境淸幽

009_0097_a_06L金剛窟裡誰三宿雲水途中想幾秋

009_0097_a_07L竿木在身能再躂粥箆隨手讓千頭

009_0097_a_08L忘𨈬百十知聞未久視春風問祖洲(一)

009_0097_a_09L只願羣眞汗漫遊蘂珠宮裏飽奇幽

009_0097_a_10L洪崖拍手知何歲夾嶺分燈㝎甚秋

009_0097_a_11L相應氣聲求卦說同條生死想岩頭

009_0097_a_12L浮沉有似東流水靑草岸邊白鷺洲(二)

009_0097_a_13L次贈漢輝上人

009_0097_a_14L
忘身法界善財遊水色山光古路幽

009_0097_a_15L無縫塔開金一國不香花發月千秋

009_0097_a_16L長沙消息三春意龐老機關百草頭

009_0097_a_17L掩勝潜奇收拾後四生爲子宅南洲

009_0097_a_18L次西山大師山映樓韻

009_0097_a_19L
壓水飛虹地亦慳凌波傑閣冠東韓

009_0097_a_20L三淸玉瑟風前竹一曲瑤琴月下灘

009_0097_a_21L雲錦春花多富貴楓酣秋影匪艱難

009_0097_a_22L紫霞深處淸溪上曲曲欄干對翠巒

009_0097_a_23L瑞顯來說申方伯秋巡有問余之
009_0097_a_24L詩故以近體吟留

009_0097_b_01L學海微蹤井底蛙  배움 바다에 미미한 자취가 우물 안의 개구리요
蟄居巖穴送年華  바위 굴 속에 틀어박혀 살면서 세월만 보낸다
風流禮樂猶墻面  풍류나 예악은 아직도 담 보듯이 하나니
文武衣冠豈望涯  문무의 의관을 어찌 끝자락이나마 바라리오
鳳節巡遊峯萬二  봉황 부절符節이 일만 이천 봉을 유람하러 온다하니
仙槎汗漫地星河  신선의 뗏목이 한만하게 성하를 떠다닌다
嗟余十載翹松鶴  아! 슬프다, 나는 십 년 동안 소나무에 깃든 학이라
愧負甘棠頌德歌  감당의 송덕가를 저버림이 부끄럽소
이정빈이 주 수재에게 준 시운을 따서(次韻李庭馪贈朱秀才)
簪笏難期此百齡  잠홀431)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 백령이라
客行飄若水中萍  나그네 행각이 마치 물 위에 떠다니는 부평초 같다
幾驚桑榟愁邊夢  상재432)의 시름 끝에 꿈에서 몇 번이나 놀랐는가
遍倚乾坤路上亭  천지의 길가마다 정자에 두루 의지하였네
零落旅懷頭欲白  영락한 나그네 회포에 머리는 희어지려 하고
翦裁詩興眼含靑  시흥을 다듬는 눈은 푸른빛을 머금었네
出門天地何身世  산문을 나서니 이 천지에 어떠한 신세인고
回首咸關海色冥  고개 돌려 보니 함관에는 바다 빛이 어둡구나
준기 대사에게 부침(寄俊機大師)
名區何處曳霞裾  명승지 어느 곳에서 노을 낀 옷자락을 끄는가
荏苒星霜十載餘  차츰차츰 흘러가는 세월이 십 년이나 지났구나
風月豈曾天地異  바람과 달이야 언제 온 천지에 달랐던 적 있었으랴만
山河猶自北南踈  산과 강은 오히려 북쪽과 남쪽이 소원하네
相思幾夜莊生蝶  서로 그리워 몇 밤이나 장주莊周의 나비가 되었던가433)
各忘千江惠子魚  각각 잊어버리니 혜자의 물고기가 되도다434)
幸有蓬壺尋舊約  다행히 봉호435)에서 있었던 옛 약속을 찾아서
不妨收卷好歸歟  모든 것 다 거두어 좋게 돌아감이 해롭지 않으리
내원암에 머물며 청허당이 술회한 시에 차운하여(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
淸虛丈室寄逍遙  청허의 방장실에 소요하며 사나니
陳迹依俙恨未消  묵은 흔적이 어렴풋하여 한이 사라지지 않네
擲石誰爭傳法鉢  돌을 던지며 법 전하는 발우를 누구와 다투었던가
跨溪空踏度驢橋  시내에 걸쳐 있는 허공을 밟으며 여교를 건너노라
壁間遺照餘殘墨  벽 틈으로 햇빛이 들어와 남은 먹물 비추고
藏裡眞經引汲瓢  창고 속에 진경을 표주박으로 당긴다
門逕草深人罕遇  풀 우거진 문 앞 작은 길엔 사람 만나기 드물고
謾將家曲答漁樵  부질없이 집안 노래 가지고 어초436)에 답한다
향운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韻贈香雲上人)
圓缺何嫌上下弦  상현달 하현달의 둥글고 이지러짐 무슨 상관이랴
卷舒行止任天然  거두고 폄과 행하고 그침을 천연에 맡겼네
光明藏裡凡同聖  광명장 속에선 범부와 성인이 똑같고
石火人間海變田  부싯돌 불빛 같은 인생은 바다가 뽕밭으로 변했다네
風雨隔時千劫月  비와 바람에 막힐 때엔 천겁의 달이요
水雲深處一壺天  물과 구름 깊은 곳은 하나의 호천437)이라
栴檀樹裏沉香閣  전단나무 숲속의 침향각에서
誰與歡呼混沌前  누구와 더불어 혼돈 이전을 환호할까

009_0097_b_01L
學海微蹤井底蛙蟄居巖穴送年華

009_0097_b_02L風流禮樂猶墻面文武衣冠豈望涯

009_0097_b_03L鳳節巡遊峯萬二仙槎汗漫地星河

009_0097_b_04L嗟余十載翹松鶴愧負甘棠頌德歌

009_0097_b_05L次韻李庭馪贈朱秀才

009_0097_b_06L
簪笏難期此百齡客行飄若水中萍

009_0097_b_07L幾驚桑榟愁邊夢遍倚乾坤路上亭

009_0097_b_08L零落旅懷頭欲白翦裁詩興眼含靑

009_0097_b_09L出門天地何身世回首咸關海色冥

009_0097_b_10L寄俊機大師

009_0097_b_11L
名區何處曳霞裾荏苒星霜十載餘

009_0097_b_12L風月豈曾天地異山河猶自北南踈

009_0097_b_13L相思幾夜莊生蝶各忘千江惠子魚

009_0097_b_14L幸有蓬壺尋舊約不妨收卷好歸歟

009_0097_b_15L次韻居內院淸虛堂述懷

009_0097_b_16L
淸虛丈室寄逍遙陳迹依俙恨未消

009_0097_b_17L擲石誰爭傳法鉢跨溪空踏度驢橋

009_0097_b_18L壁間遺照餘殘墨藏裡眞經引汲瓢

009_0097_b_19L門逕草深人罕遇謾將家曲答漁樵

009_0097_b_20L次韻贈香雲上人

009_0097_b_21L
圓缺何嫌上下弦卷舒行止任天然

009_0097_b_22L光明藏裡凡同聖石火人間海變田

009_0097_b_23L風雨隔時千劫月水雲深處一壺天

009_0097_b_24L栴檀樹裏沉香閣誰與歡呼混沌前

009_0097_c_01L
처인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贈處忍上人)
夢裡紛紜寄此生  어지러운 꿈속에 이 한 생을 부쳤나니
人間苦海逝波傾  고통 바다의 인간들 가는 곳마다 위태롭네
栖遲物外山千疊  세속을 벗어난 곳에 깃들여 사니 산은 천 겹이요
寂寞林中鳥一聲  적막한 숲속에는 한마디 새소리뿐이로다
踈雨過來秋日暮  성긴 비 지나가자 가을 해가 저물어 가고
遠風吹送曉鍾鳴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새벽 종소리를 보내온다
玉溪水紅塵斷   푸른 옥 같은 시냇물은 홍진을 끊고
高臥前楹睡自醒  기둥 앞에 높이 누운 잠 절로 깨었네
암자에 올라 풍열 스님의 시운을 따서(上庵次豐悅韻)
百年身世付南柯  백 년의 이 신세를 남가에 붙였으니
隨處生涯四海家  가는 곳마다 이 생애는 사해가 내 집이다
香積馬山愁裡徃  마산의 향적을 시름 속에서 가고
寶林牛岳夢中過  우악의 보림은 꿈속에 지나왔네
逆蹊杖躡穿苔逕  길을 거슬러 지팡이 짚고 오르니 이끼 길이 뚫리고
臨海舟行涉綠沙  바다로 가서 배를 띄우니 푸른 모래를 건너간다
乘興去來行樂耳  흥을 타고 오고 가며 행락할 뿐이거니
楊朱何泣路歧多  양주는 어이하여 갈림길 많다 울었던가
영적암에 이르러 초겨울 그믐에 우연히 쓰다(到靈寂庵初冬晦日偶題)
法門徒弟自東南  법문의 도제들이 동쪽과 서쪽에서
麏集神光寺上庵  신광사 상암에 노루처럼 모였네
講道談禪靈寂室  영적실에서 도를 강하고 선을 담론하며
焚香扣磬暮朝叅  향 사르고 경쇠 치면서 아침저녁으로 참례한다
䗫精桂魄從圓缺  두꺼비 정기와 계수나무 넋438)은 둥글었다 기울었다
盃毒弓虵混吐含  술잔에 궁사의 독 토할까 마실까 헷갈린다439)
世味酸嚴唇舌澁  세상의 맛이 너무 시어 혀와 입술이 깔깔한데
水雲何處卜精籃  물과 구름 어느 곳에 정갈한 사찰을 지을거나
형익 상인에게 차운하여 줌(次贈浻益上人)
我佛遙傳極樂方  우리 부처님 멀리서 극락 가는 방법 전하셨는데
導師名曰壽無量  도사의 명호가 수무량440)이라 하셨네
蓮花叢裡金山聳  연꽃 떨기 속에 금산이 우뚝 솟아 있고
列樹陰中寶葉芳  줄 늘어선 나무 그늘 속에 보배 잎새 꽃다워라
九品位階登次第  아홉 품계 위계441)를 차례차례 올라가니
六時天樂放明光  온종일 하늘 음악에 밝은 광명 방사放射하네
南洲劣軰如誠切  남섬부주 하열한 무리 정성이 간절하면
頃刻超生寂滅常  잠시간에 항상 불변하는 적멸에 뛰어오르리
염불게의 운을 따서 진익 사미에게 줌4수(念佛偈次贈振翼沙彌)
[1]
彌陁國土十方欽  아미타불 국토를 시방세계 중생들이 흠모하니
八苦千魔何有侵  팔고와 일천 마군魔軍 어떻게 침노하랴
濁世羣迷葵仰感  오탁 세계 미혹한 중생 한결같은 우러름을 감응하고
眞身導士鏡光臨  진신의 도사께서 밝은 거울처럼 비춰 보네

009_0097_c_01L次贈處忍上人

009_0097_c_02L
夢裡紛紜寄此生人間苦海逝波傾

009_0097_c_03L栖遲物外山千疊寂寞林中鳥一聲

009_0097_c_04L踈雨過來秋日暮遠風吹送曉鍾鳴

009_0097_c_05L1)玉溪水紅塵斷 [5] 高臥前楹睡自醒

009_0097_c_06L上庵次豐悅韻

009_0097_c_07L
百年身世付南柯隨處生涯四海家

009_0097_c_08L香積馬山愁裡徃寶林牛岳夢中過

009_0097_c_09L逆蹊杖躡穿苔逕臨海舟行涉綠沙

009_0097_c_10L乘興去來行樂耳楊朱何泣路歧多

009_0097_c_11L到靈寂庵初冬晦日偶題

009_0097_c_12L
法門徒弟自東南麏集神光寺上庵

009_0097_c_13L講道談禪靈寂室焚香扣磬暮朝叅

009_0097_c_14L䗫精桂魄從圓缺盃毒弓虵混吐含

009_0097_c_15L世味酸嚴唇舌澁水雲何處卜精籃

009_0097_c_16L次贈浻益上人

009_0097_c_17L
我佛遙傳極樂方導師名曰壽無量

009_0097_c_18L蓮花叢裡金山聳列樹陰中寶葉芳

009_0097_c_19L九品位階登次第六時天樂放明光

009_0097_c_20L南洲劣軰如誠切頃刻超生寂滅常

009_0097_c_21L念佛偈次贈振翼沙彌

009_0097_c_22L
彌陁國土十方欽八苦千魔何有侵

009_0097_c_23L濁世羣迷葵仰感眞身導士鏡光臨

009_0097_c_24L此句中疑有脫字{編}

009_0098_a_01L花間衆鳥音宣法  꽃 사이의 온갖 새는 법의 말씀을 선양하고
池底流沙水注金  못 밑에 흐르는 모래 황금을 물처럼 쏟아 낸다
寶網瓊林風動樂  보배 그물 옥 수풀이 바람에 움직여 음악을 연주하고
百千三昧自生心  백천 가지 삼매가 마음속에 저절로 생기네

[2]
弘深願力世皆欽  크고 깊은 원력을 온 세상이 흠모하나니
極樂西方苦不侵  서방의 극락세계는 괴로움이 침범하지 못한다
十念功成無退轉  십념의 공 이룩하여 물러남이 없으니
九枝花發忽登臨  아홉 가지 꽃이 피어 갑자기 올라가 노니리라
盈聦樂奏聲聲雅  귀에 가득한 음악 연주 소리마다 청아하고
襯足蓮生步步金  연꽃 나와 발 받치니 걸음마다 황금이라
無量光聲皆演法  무량광의 음성이 모두 법을 연설하니
有何塵影撓禪心  어떻게 번뇌의 그림자가 선의 마음 흔들겠나

[3]
龍天呵護鬼神欽  천룡天龍이 보호하고 귀신들도 흠모하나니
極樂元無苦害侵  극락에는 원래 괴로움이 침노하는 일 없다네
列樹陰濃宜憇息  늘어선 나무의 짙은 그늘 편히 쉬기 적절하고
層樓閣勝可登臨  층층의 좋은 누각은 올라가 놀기 좋구나
網重光裡人如王  겹겹이 둘러친 그물 광명 속에 사람들 옥과 같고
天雨花時地湧金  하늘에서 꽃비 내릴 때는 땅에서 황금 솟네
六八願深慈濟大  마흔여덟 가지 깊은 서원 큰 자비로 중생을 건지시니
衆生無一不歸心  마음으로 귀의하지 않는 중생 하나도 없네

[4]
十聖諸賢孰不欽  십성과 모든 현인 누군들 흠앙하지 않으리
三灾五怖本無侵  삼재442)와 오포443)도 본래 침범하지 못하네
冥觀十二時中念  하루 십이시 중에 가만히 관념觀念하고
立地三千界外臨  선 자리에서 삼천세계 바깥까지 다다른다
離相有形毫白玉  모양을 여읜 형상이 있나니 백옥의 터럭444)이요
寂光常照色眞金  고요 속에 광명이 항상 비추는 진금의 빛이시다
八功德水蓮花上  팔공덕의 물445) 위에 연꽃이 피어 있고
無量光身是自心  무량광의 몸은 바로 자신의 마음이라
봄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읊던 시가 우연히 생각나서(偶憶春間在囚時口號)
踈而不漏網恢恢  성글지만 새어 나가지 못하는 그물이 넓고 넓더니
湯德欽㦲一面開  공경스러워라 탕왕의 덕이여, 한 면에 열어 놓았네446)
欲渡黃河舟楫大  황하를 건너려면 배와 노가 커야 하고
將登白雪惠風來  백설에 오르려면 혜풍이 불어와야 한다
三春倐過花凋鬂  삼춘이 빨리 지나가니 꽃이 머리에서 시들고
九里生還夢有催  구리에 살아 돌아오니447) 꿈에 재촉 있었네
夕點朝焚呼萬壽  아침저녁 등 밝히고 향을 살라 만수를 기원하니
獸鑪噴出瑞烟堆  수로448)에서 뿜어 나오는 상서로운 연기가 싸이네
잡저雜著-12편
영성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靈性師韵)
佛是生心佛    부처는 바로 중생 마음의 부처이니
生非佛心生    중생은 부처님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生心佛相應    중생의 마음에 부처가 상응하나니
非佛亦非生    부처도 아니요 부처 아님도 아니라네

009_0098_a_01L花間衆鳥音宣法池底流沙水注金

009_0098_a_02L寶網瓊林風動樂百千三昧自生心(一)

009_0098_a_03L弘深願力世皆欽極樂西方苦不侵

009_0098_a_04L十念功成無退轉九枝花發忽發臨

009_0098_a_05L盈聦樂奏聲聲雅襯足蓮生步步金

009_0098_a_06L無量光聲皆演法有何塵影撓禪心(二)

009_0098_a_07L龍天呵護鬼神欽極樂元無苦害侵

009_0098_a_08L列樹陰濃宜憇息層樓閣勝可登臨

009_0098_a_09L網重光裡人如王 [1] 天雨花時地湧金

009_0098_a_10L六八願深慈濟大衆生無一不歸心(三)

009_0098_a_11L十聖諸賢孰不欽三灾五怖本無侵

009_0098_a_12L冥觀十二時中念立地三千界外臨

009_0098_a_13L離相有形毫白玉寂光常照色眞金

009_0098_a_14L八功德水蓮花上無量光身是自心(四)

009_0098_a_15L偶憶春間在囚時口號

009_0098_a_16L
踈而不漏網恢恢湯德欽㦲一面開

009_0098_a_17L欲渡黃河舟楫大將登白雪惠風來

009_0098_a_18L三春倐過花凋鬂九里生還夢有催

009_0098_a_19L夕點朝焚呼萬壽獸鑪噴出瑞烟堆

009_0098_a_20L

009_0098_a_21L雜著

009_0098_a_22L次靈性師韵

009_0098_a_23L
佛是生心佛生非佛心生

009_0098_a_24L生心佛相應非佛亦非生

009_0098_b_01L
산중사시사(山中四時詞)
봄(春)
晴旭遲遲翠山塢  맑은 해는 푸른 산의 마을에 더디 떠오르고
林花處處飛紅雨  숲속 곳곳에 핀 꽃들은 붉은 비를 날린다
洞房蘿幌襲春寒  동방449)에 비단 휘장 봄 추위 스며들고
博山烟飄香一縷  박산450)에 나부끼는 한 올의 연기 향기롭다
幽人睡罷據枯梧  깊숙이 사는 사람 잠에서 깨 마른 오동나무에 기대고451)
玉甌屢引瓊醍醐  옥 사발을 여러 번 당겨 맛있는 제호452)를 마시노라
斜捲重簾白日靜  비스듬히 걷은 겹주렴에 대낮에도 고요하고
雙雙乳鷰墮泥塗  쌍쌍의 제비 새끼가 진창길에 떨어지네
萋萋碧草已滿地  무성한 푸른 풀은 이미 땅에 가득하고
園中萬物生佳致  동산 속 온갖 사물 아름다운 운치 내네
岩前花笑洩天機  바위 앞에 핀 꽃은 천기를 누설하고
百草明明活底意  온갖 풀 밝고 밝게 파릇파릇 돋아나네
春山消息屬長沙  봄 산의 소식은 장사에 부치고
節物風光繞禪家  계절의 풍광은 선가에 둘러 있네
沉吟盡日倚樹下  온종일 시 읊다가 나무 아래 기대고 있으니
好鳥嚶嚶風日和  아름다운 새들이 지저귀고 바람과 햇볕 온화하네
여름(夏)
蒼苔滿地樹陰薄  푸른 이끼 온 땅에 가득하고 나무 그늘은 엷은데
石枕藤床敝梵閣  등나무 평상에 돌을 베고 누웠으니 범각이 드높구나
汗凝肩袒七斤衫  어깨에 벗어 멘 일곱 근 장삼453)에 땀이 배고
呼風團扇搖雲幕  단선454)이 바람 불어 구름 같은 장막 흔들리누나
瑤池開滿九蓮花  요지에는 구연화가 가득 피어 있고
日轉重簾林影斜  겹주렴에 해가 옮겨 오니 숲 그림자 비끼었네
雕樑晝永燕引子  조량455)에 해가 길고 제비는 새끼를 불러오는데
藥欄無人蜂報衙  약란456)에 사람 없으니 벌이 일 시작을 알리네
補衲慵來午睡重  누더기 옷 꿰매다가 고달파서 낮잠이 깊었는데
薦厨出入啣花鳳  봉황은 꽃을 물고 천주457)에 드나드네
金牛堂上木魚鳴  금우당 위에 목어458)가 울어
驚起莊周化蝶夢  장주의 나비 꿈에서 놀라 일어났네
南詢法伴結同舟  남쪽에서 법을 묻던 도반들이 같은 배를 매어
采采曇花歸渡頭  화려한 우담발화 나루 머리로 돌아오네
無端回首夕陽外  무단히 석양 밖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數峯微茫炎雨休  여러 산봉우리 아련한데 여름비가 그쳤네
가을(秋)
蓮宮秋逼寒宵永  연궁에 가을 닥치니 차가운 밤 길기만 하고
玉露珠林梵唄冷  옥로에 젖은 주림 범패 소리 냉랭하다
星壇月落夜將闌  성단459)에 달이 떨어지고 밤이 깊어지니
碧篆香殘低燭影  푸른 향 연기 잦아들고 촛불 그림자 낮아지네
鍾鳴玉漏響丁東  옥루에 종 울리니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天外驚寒報塞鴻  하늘 밖에선 추위에 놀란 변방 기러기가 운다
杲杲寒日出東嶺  아침에 떠오르는 싸늘한 해 동쪽 산마루를 나오고
風飜錦繡楓林紅  바람 불어 비단을 번뜩이니 단풍 숲이 붉구나

009_0098_b_01L山中四時詞

009_0098_b_02L

009_0098_b_03L
晴旭遲遲翠山塢林花處處飛紅雨

009_0098_b_04L洞房蘿幌襲春寒博山烟飄香一縷

009_0098_b_05L幽人睡罷據枯梧玉甌屢引瓊醍醐

009_0098_b_06L斜捲重簾白日靜雙雙乳鷰墮泥塗

009_0098_b_07L萋萋碧草已滿地園中萬物生佳致

009_0098_b_08L岩前花笑洩天機百草明明活底意

009_0098_b_09L春山消息屬長沙節物風光繞禪家

009_0098_b_10L沉吟盡日倚樹下好鳥嚶嚶風日和

009_0098_b_11L

009_0098_b_12L
蒼苔滿地樹陰薄石枕藤床敝 [1] 梵閣

009_0098_b_13L汗凝肩袒七斤衫呼風團扇搖雲幕

009_0098_b_14L瑤池開滿九蓮花日轉重簾林影斜

009_0098_b_15L雕樑晝永燕引子藥欄無人蜂報衙

009_0098_b_16L補衲慵來午睡重薦厨出入啣花鳳

009_0098_b_17L金牛堂上木魚鳴驚起莊周化蝶夢

009_0098_b_18L南詢法伴結同舟采采曇花歸渡頭

009_0098_b_19L無端回首夕陽外數峯微茫炎雨休

009_0098_b_20L

009_0098_b_21L
蓮宮秋逼寒宵永玉露珠林梵唄冷

009_0098_b_22L星壇月落夜將闌碧篆香殘低燭影

009_0098_b_23L鍾鳴玉漏響丁東天外驚寒報塞鴻

009_0098_b_24L杲杲寒日出東嶺風飜錦繡楓林紅

009_0098_c_01L然雲燒樹火旗展  구름이 타고 나무에 불붙어 불 깃발이 펼쳐지니
恰似乾坤九火轉  흡사 온 천지에 구화가 구르는 듯하다
是時凉風一陣來  이때에 서늘한 바람 일진이 불어오니
千巖萬壑彤雲捲  천 바위 만 골짜기에 붉은 구름 걷힌다
傾厓木落瘦生山  기울어진 절벽에 낙엽 떨어지니 산이 여위어 가고
天蒼猿呌溪水潺  푸른 하늘에 원숭이 울부짖고 시냇물은 잔잔하네
山家何處白酒熟  산속 집 어느 곳에 백주460)가 익었는가
籬外霜繁巖菊斑  울타리 밖에 서리 잦으니 바위의 국화가 아롱지네
겨울(冬)
寒岩冷徹夜淸肅  차가운 바위 냉기가 사무치고 밤은 맑고 조용한데
萬竅翏翏怒風木  일만 구멍에선 씽씽 불고 바람에 나무가 성낸다
積素凝華曙輝微  눈 쌓이고 얼음 얼어 새벽빛이 희미한데
光添銀燭晃朝旭  은 촛불에 빛 보태니 아침 해가 찬란하다
形開凍枕布衣寒  언 베개에 몸 누이니 삼베옷이 싸늘하고
鶴警松梢仙夢殘  소나무 가지에 학 놀라니 신선 꿈이 쇠잔하다
珊珊玉磬拜竺聖  쨍그랑쨍그랑 옥 경쇠 소리에 축성께 절을 하고
六銖香爇金仙壇  금선의 단상에 육수461)의 향을 피우노라
歌吟白雪屢呵筆  백설을 노래하며 읊다가 자주 붓을 꾸짖는데
絶調韻非三五七  절조의 운은 삼오칠언三五七言462)이 아니로다
乘興何須訪剡溪  흥이 인다고 어찌 꼭 섬계463)를 찾을까
沉冥雪囱迎歲律  눈 내린 창 어둠이 깔릴 적 세율464)을 맞이하네
飢飡渴飮自安心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밥 먹으니 저절로 마음 편하거늘
立雪何須問少林  눈 속에 서서 어찌 꼭 소림(달마 대사)에 물으리오465)
巡簷忽憶工部道  처마 밑을 돌면서 공부(두보)의 도를 생각하고
冷蕋踈枝半不禁  얼어붙은 성긴 가지가 반쯤은 웃음을 못 참네466)
묘향산 은봉에서 보덕굴 자징 대사에게 부침(香山隱峯寄普德窟自澄大師)
隱峯山水最奇絶  은봉의 산수 가장 기이하고 절묘한데
我初聞之雪峯說  나는 설봉의 그 말을 처음으로 들었네
白崖靑壁寶月界  하얀 벼랑 푸른 절벽은 보월의 세계요
芙蓉數朶雲外出  부용화 몇 떨기가 구름 밖에 나와 있네
幽庵寥閴絶人煙  깊은 곳의 암자가 고요하여 인가 연기 끊어졌으니
可以逃世安禪窟  세상을 피하여 편안히 참선에 들 만한 굴이로다
八月來遊幸偶爾  팔월에 놀러 왔다가 요행히 이 풍경 만나니
斗覺奇觀難爲匹  기이한 장관 이에 맞설 곳 없음 새삼 느끼네
是時秋風欲向晩  이때 가을바람에 날도 저물어 가려 하는데
酣楓黛栢何蓊鬱  붉은 단풍에 푸른 잣나무 어쩜 저리 울창한가
寺在峯頭千萬仞  천만 길 산봉우리 꼭대기에 절이 있는데
路轉山腰三百曲  산허리를 두른 길이 삼백 굽이나 되는구나
琮琤石瀨瀉一道  옥 같은 돌 위를 흐르는 물 한 길로 쏟아지고
錦繡峯雲衒五色  비단 같은 산 구름은 오색을 머금었네
商風朔氣正凜凜  가을바람에 겨울 기운 정말로 늠름하니
六月猶寒衣不葛  유월에도 오히려 추워 갈포를 입지 못하네
鬼秘神慳不能窺  귀신도 감추고 아껴서 엿볼 수 없고
閑倚松根夢瀛渤  한가롭게 솔뿌리를 의지해 영발467)을 꿈꾸네
洞天石扇入杳冥  동천의 석선468)으로 묘명한 곳 들어가니
琪花瑤草多品秩  기화요초469) 그 가짓수도 다양하게 많구나

009_0098_c_01L然雲燒樹火旗展恰似乾坤九火轉

009_0098_c_02L是時凉風一陣來千巖萬壑彤雲捲

009_0098_c_03L傾厓木落瘦生山天蒼猿呌溪水潺

009_0098_c_04L山家何處白酒熟籬外霜繁巖菊斑

009_0098_c_05L

009_0098_c_06L
寒岩冷徹夜淸肅萬竅翏翏怒風木

009_0098_c_07L積素凝華曙輝微光添銀燭晃朝旭

009_0098_c_08L形開凍枕布衣寒鶴警松梢仙夢殘

009_0098_c_09L珊珊玉磬拜竺聖六銖香爇金仙壇

009_0098_c_10L歌吟白雪屢呵筆絕調韻非三五七

009_0098_c_11L乘興何須訪剡溪沉冥雪囱迎歲律

009_0098_c_12L飢飡渴飮自安心立雪何須問少林

009_0098_c_13L巡簷忽憶工部道冷蕋 [2] 踈枝半不禁

009_0098_c_14L香山隱峯寄普德窟自澄大師

009_0098_c_15L
隱峯山水最奇絕我初聞之雪峯說

009_0098_c_16L白崖靑壁寶月界芙蓉數朶雲外出

009_0098_c_17L幽庵寥閴絕人煙可以逃世安禪窟

009_0098_c_18L八月來遊幸偶爾斗覺奇觀難爲匹

009_0098_c_19L是時秋風欲向晩酣楓黛栢何蓊鬱

009_0098_c_20L寺在峯頭千萬仞路轉山腰三百曲

009_0098_c_21L琮琤石瀨瀉一道錦繡峯雲衒五色

009_0098_c_22L商風朔氣正凛凛六月猶寒衣不葛

009_0098_c_23L鬼秘神慳不能窺閑倚松根夢瀛渤

009_0098_c_24L洞天石扇入杳冥琪花瑤草多品秩

009_0099_a_01L風馬鸞車列如麻  풍마가 끄는 난거470)가 삼대처럼 늘어섰고
異狀奇容殊怳惚  특이한 형상에 기묘한 용모가 더욱 황홀하구나
水光雲氣莾蒼間  물 색깔과 구름 기운 아득한 이 사이에
御風銖衣飛九節  바람을 모는 수의471)가 구절472)에 날린다
洞門篁逕殊豁險  동문의 대숲 길이 유달리 험한 곳으로 통했는데
松風澗水度萬壑  소나무 바람에 시냇물 온갖 골짜기를 지나가네
歸來心魄忽蕩漾  돌아오는 길에 마음과 혼이 갑자기 확 트이는데
形開月落秋山寂  환하게 밝던 달이 떨어지니 가을 산이 고요하네
恨我塵緣未盡磨  나는 티끌 인연을 다 없애지 못한 걸 한스러워하나니
仙凡從此雲泥隔  신선과 범인이 이로부터 운니473)처럼 멀어져 있구나
人言我樂我不樂  남들은 나의 즐거움과 즐겁지 않음을 말하지만
滿面風埃塵土汨  얼굴에 가득한 풍애474) 진토에 묻혀 있다
此日徐飛隱峯杖  오늘은 천천히 은봉으로 날아가려 하노니
俶裝前途來促膝  채비를 차리니 앞길이 무릎 앞에 다가온다
重遊舊地經一宿  예전에 왔던 곳을 다시 와서 하룻밤 지내니
洗淸平生胸火熱  평생에 쌓인 가슴속의 불길 말끔하게 씻어 냈다
木食雲衣從此始  나무뿌리 먹고 구름옷 입는 일 이로부터 시작이라
始與上人盟泉石  비로소 상인과 더불어 천석에 맹세했네
洞房燈燭夜已闌  동방의 등촉 밤이 이미 깊었건만
爲寫新懷聊放筆  새로운 회포 모두 다 쏟아 내고 비로소 붓을 놓네
조정 대사에게 줌(贈祖挺大師)
像季世云徂    상계475)의 세상이 갔다고 말하는데
何人無量壽    어떤 사람이 한량없는 수명을 누리는가
貪狼結六媒    탐욕의 이리 육매476)를 맺고
嗔虎嗜三受    성냄의 호랑이가 삼수477)를 즐긴다
荊棘丈餘深    가시덤불이 열 자도 넘도록 깊으니
棟樑材何秀    동량의 재목 어디서 빼어나리
經營大厦成    큰 집을 경영하여 이룩하고 나니
廕庇千群聚    덮어 보호함에 일천 무리 모였구나
深契得心傳    깊이 계합하여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忘筌始受授    통발을 잊어버리고 비로소 주고받네
是曰祖挺生    이를 일러 조정생이라 하나니
挽廻正法住    바른 법을 당겨 돌이켜 머물게 하네
茫茫匝地徒    아득하여라, 땅을 휩쓰는 무리들
終日東西走    종일토록 동서로 분주하게 치달리네
我亦在途中    나도 역시 저 길 속에 있나니
曳尾龜相友    꼬리 끄는 거북과 벗하네
거오 강수일에게 차운하여 부침(次韻寄據梧姜壽一)
孤山一域絶纎埃  한 구역 외딴 산에 티끌 먼지가 끊어졌는데
屋上靑松庭下梧  지붕 위엔 푸른 솔이요 뜰 아래는 오동나무로다
束高峯前少人行  속고봉 앞에는 다니는 사람이 적고
尋劒堂中成佛圖  심검당 안에는 성불도가 있다
鶴弟雲兄同聚會  학과 구름 형제 되어 한자리에 모였으니
道人有道山不孤  도인에게 도가 있어 산이 외롭지 않네
況復地主王佐才  더구나 그곳 땅 주인은 왕을 도울 재주이니
才與伊周反三隅  이윤伊尹478)ㆍ주공周公479) 같은 재능 삼우반三隅反480)이네

009_0099_a_01L風馬鸞車列如麻異狀奇容殊怳惚

009_0099_a_02L水光雲氣莾蒼間御風銖衣飛九節

009_0099_a_03L洞門篁逕殊豁險松風澗水度萬壑

009_0099_a_04L歸來心魄忽蕩漾形開月落秋山寂

009_0099_a_05L恨我塵緣未盡磨仙凡從此雪泥隔

009_0099_a_06L人言我樂我不樂滿面風埃塵土汨

009_0099_a_07L此日徐飛隱峯杖俶裝前途來促膝

009_0099_a_08L重遊舊地經一宿洗淸平生胸火熱

009_0099_a_09L木食雲衣從此始始與上人盟泉石

009_0099_a_10L洞房燈燭夜已闌爲寫新懷聊放筆

009_0099_a_11L贈祖挺大師

009_0099_a_12L
像季世云徂何人無量壽

009_0099_a_13L貪狼結六媒嗔虎嗜三受

009_0099_a_14L荊棘丈餘深棟樑材何秀

009_0099_a_15L經營大厦成廕庇千群聚

009_0099_a_16L深契得心傳忘筌始受授

009_0099_a_17L是曰祖挺生挽廻正法住

009_0099_a_18L茫茫匝地徒終日東西走

009_0099_a_19L我亦在途中曳尾龜相友

009_0099_a_20L次韻寄據梧姜壽一

009_0099_a_21L
孤山一域絕纎埃屋上靑松庭下梧

009_0099_a_22L束高峯前少人行尋劒堂中成佛圖

009_0099_a_23L鶴弟雲兄同聚會道人有道山不孤

009_0099_a_24L況復地主王佐才才與伊周反三隅

009_0099_b_01L金聲玉振振善鳴  금성옥진481)으로 좋은 울음을 떨치고
百里分憂蘇民癯  백 리의 고을에 분우482)가 병든 백성 살렸네
芝蘭寶樹繼大材  지초와 난초 같은 보배 나무로 큰 재목을 이어서
蚤歲鴻名喧八區  젊은 나이에 큰 명성을 팔도에 드날렸네
逸氣猶嫌天地寬  일기483)는 오히려 천지의 너그러움도 부러워하고
風襟月抱無煩紆  바람과 달을 품을 만한 도량이라 번거롭게 얽히는 일 없네
孤山孤絶前後同  고산484)처럼 고절하여 앞과 뒤가 똑같거늘
蘇子尋僧盍徃乎  소자485)가 스님을 찾았듯 어찌하여 가지 않는가
踈踈微雲歲暮天  세모의 하늘에 엷은 구름 드문드문 떠 있고
半聳吟肩藜杖扶  명아주 지팡이 짚고 시 읊으며 반쪽 어깨 으쓱인다
物外燒丹慣後劫  세상 밖에서 단약丹藥 구움은 뒷세상의 준비요
山中鍊業通前途  산속에서 도업道業을 연마함은 앞길을 통함이다
經山堂中叅政昇  경산의 당중에서 정승을 참구하고
栢樹庭前頌崎嶇  잣나무 뜰 앞에서 기구486)를 노래한다
登臨彼岸展遐眺  저 언덕에 올라가니 멀리 조망이 펼쳐지고
雪滿千山氷滿湖  온 산에는 눈이 가득 호수에는 얼음이 가득하네
絲絃耳飫樂還繁  현악 연주 실컷 들으면 음악이 도리어 번잡하고
梵韶心思濁中珠  범패 음악 심사하면 탁수濁水 속의 마니주라
出塵高標豈易得  티끌을 벗어나는 높은 목표 어찌 쉽게 얻으리오
餘子紛紛雲水徒  다른 이들은 분분한 운수의 무리이다
白雪高吟和者誰  백설을 고상하게 읊으니 화답할 이 누구인고
金爾重與大愚夫  김이중과 대우부라네
愚夫自是愚且老  우부는 이로부터 어리석고 또한 늙었나니
龜縮盎中擁襜褕  동이 속에 움츠린 거북이 첨유487)를 안고 있네
淸眞佳境獲噉蔗  맑고 참된 아름다운 경계를 담자488)할 수 있으며
坐看濸桑知有無  앉아서 창상滄桑489)을 보니 유무를 알겠노라
是時玄英一陽節  이 시기는 일양490)이 처음 생긴 현영491)의 계절이라
迷天六出凝氷壺  하늘에서 헤매는 육출492)이 얼음 항아리에 엉기었네
數日金沙共遊衍  여러 날을 금모래 밭에서 함께 노닐었고
三山仙債同歡娛  삼산의 신선 빚493)을 같이 즐기었다
隴梅衝寒欲放春  언덕의 매화는 추위에 부딪혀 봄기운 뿜어내려 하고
楢酒發釀美可㪺  술 통자의 술은 잘 빚어져 걸러 마시기 썩 좋다
温温笑語一堂上  온화한 이야기와 웃음소리 온 집 안에 가득하니
惠勤如對東坡蘇  마치 혜근이 소동파를 대하는 듯하다
從此年年去來人  이로부터 해마다 오고 가는 사람들
說破此事應踟蹰  이 일을 다 이야기하곤 주저하며 못 떠나리
김수 이중에게 차운하여 사례로 부침(次謝寄金秀而重)
頃徃孤山山上刹  지난번 고산 산꼭대기 사찰에 갔을 때에
剝啄雲扉謁據梧  구름문을 두드려 벗겨 내고 거오 선생494)을 뵈었지
據梧高才早愽雅  거오의 뛰어난 재능은 일찍부터 박아495)하여
左有經書右畵圖  왼편에는 경서요 오른편엔 화도가 있었네
架揷牙籖詩鋪滿  서가에 꽂힌 아첨496)에는 시포가 가득하고
談霏玉屑聲價孤  옥가루처럼 쏟아 내는 이야기는 성가가 고고하다
汪洋萬頃莾空濶  일만 이랑의 큰 바다는 텅 비고 넓어 아득하며
逕庭千里無方隅  천 리의 뜰 앞에 작은 길은 모퉁이가 없다
仁風吹萬草木欣  인의 바람이 불어오니 풀과 나무 기뻐하고
德馨四遠聞寰區  사방 멀리 덕의 소리 온 천하에 들리었네

009_0099_b_01L金聲玉振振善鳴百里分憂蘇民癯

009_0099_b_02L芝蘭寶樹繼大材蚤歲鴻名喧八區

009_0099_b_03L逸氣猶嫌天地寬風襟月抱無煩紆

009_0099_b_04L孤山孤絕前後同蘇子尋僧盍徃乎

009_0099_b_05L踈踈微雲歲暮天半聳吟肩藜杖扶

009_0099_b_06L物外燒丹慣後劫山中鍊業通前途

009_0099_b_07L經山堂中叅政昇栢樹庭前頌崎嶇

009_0099_b_08L登臨彼岸展遐眺雪滿千山氷滿湖

009_0099_b_09L絲絃耳飫樂還繁梵韶心思濁中珠

009_0099_b_10L出塵高標豈易得餘子紛紛雲水徒

009_0099_b_11L白雪高吟和者誰金爾重與大愚夫

009_0099_b_12L愚夫自是愚且老龜縮盎中擁襜褕

009_0099_b_13L淸眞佳境獲噉蔗坐看濸 [1] 桑知有無

009_0099_b_14L是時玄英一陽節迷天六出凝氷壺

009_0099_b_15L數日金沙共遊衍三山仙債同歡娛

009_0099_b_16L隴梅衝寒欲放春楢酒發釀美可㪺

009_0099_b_17L温温笑語一堂上惠勤如對東坡蘇

009_0099_b_18L從此年年去來人說破此事應踟蹰

009_0099_b_19L次謝寄金秀而重

009_0099_b_20L
頃徃孤山山上刹剝啄雲扉謁據梧

009_0099_b_21L據梧高才早愽雅左有經書右畵圖

009_0099_b_22L架揷牙籖詩鋪滿談霏玉屑聲價孤

009_0099_b_23L汪洋萬頃莾空濶逕庭千里無方隅

009_0099_b_24L仁風吹萬草木欣德馨四遠聞寰區

009_0099_c_01L與遊者誰兩金生  그와 함께 노니는 이 누구인가? 두 김생이라
德水龍村山澤癯  덕의 물 용 마을에 산과 늪이 여위었네
海內名聲偃衆草  온 나라에 퍼진 명성 온갖 풀이 한쪽으로 쏠리고497)
寰中道樞無煩紆  우주 안의 도추498)는 번거로운 얽힘이 없다
賔主風流影響隨  손님과 주인의 풍류는 그림자와 메아리처럼 따르니
登臨酬唱盍徃乎  높은 산에 올라 시를 주고받거니 어찌 가지 않겠는가
招呼猿鶴守孤庵  잔나비와 학을 불러 외딴 암자를 지키라 하고
犖确山逕行笻扶  울퉁불퉁한 험한 산길을 지팡이 짚고 걸어간다
山高萬仞仰彌高  산은 높아 만 길이라 쳐다볼수록 더욱 높고
路指三淸難進途  길은 삼청을 가리키나 나아가기 어렵구나
馬峙巖巒轉嵂崒  마치는 바위로 된 산이라 갈수록 험난하고
鰲山迢遞誠崎嶇  오산은 아득히 멀어서 진실로 기구하다
崎嶇出入俯仰中  기구한 길 드나들며 우러러보고 굽어보는 가운데
雪滿江山氷滿湖  강과 산에는 눈이 가득하고 호수에는 얼음이 가득하다
孤園咫尺祗樹圍  급고독원給孤獨園499) 지척에는 기수가 둘러 있고
閬風森列神仙徒  낭풍500)에는 신선의 무리가 빽빽하게 벌여 있네
獜角鳳觜世莫知  기린 뿔과 봉황의 부리를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詩豪酒聖皆丈夫  시의 호걸 술의 성인은 모두가 장부이네
四海高名振英聲  사해에 높은 이름 영성을 떨치었으니
彌天是誰僧寶珠  미천은 그 누구인고? 승가의 보주라네
三仙鼎坐較敲推  세 신선이 솥발처럼 앉아서 고퇴501)를 견주는데
一愚忝厠談有無  한 어리석은 이는 곁에서 유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數日雲房共遊戱  여러 날 운방에서 다 함께 유희하면서
三生仙債同歡娛  세 사람이 신선 빚을 함께 즐기었다
是時風饕又雪虐  이때에 바람은 세차게 부는 데다 눈보라조차 심하니
乾坤皓皓迷蓬壺  새하얀 하늘과 땅이라 봉호인가 헷갈린다
寂滅淸談啓玉齒  적멸 속 맑은 이야기에 옥 같은 이 드러내고
銷搖逸興金盃㪺  사그라져 가는 일흥을 금잔으로 풀고 있네
耀日銀花映玲瓏  햇빛에 반짝이는 은꽃이 영롱하게 비치고
折綿寒威襲襜褕  솜을 찢는 차가운 위엄은 첨유에 엄습한다
已到何嫌登福地  이미 이르러 복지에 오른 것을 어찌 꺼리랴
重遊預約飮屠蘇  다시 만나 놀기로 예약하고 도소주屠蘇酒502)를 마시네
安得長繩繫白日  어떻게 하면 단단한 노끈으로 밝은 해를 잡아맬 수 있으랴
一世如是同踟蹰  한 세상을 이와 같이 떠나지 않고 함께 놀았으면
유거잡영 - 소동파의 뇌주 팔운을 따서(幽居雜詠次東坡雷州八韵)
[1]
蠟屐靑丘路    납극503)으로 청구로504)를 다니다가
歸來三百州    돌아와서 보니 삼백주를 거쳤구나
優游野僧家    야승505)의 집에서 한가롭게 놀았으니
眞趣尾粘頭    처음부터 끝까지 참다운 흥취였네
世事是筌罤    세상의 일은 바로 전제이니
調伏水牯牛    수고우506)를 길들이고 항복받아라
只這一着子    다만 돌 하나를 놓는 데 달렸나니
何須萬戶侯    만호후를 무엇에 쓰리

[2]
苦海波千頃    괴로움의 바다 천 이랑 물결에
眞源深幾許    참 근원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
雲雨多翻覆    구름과 비는 번복이 심하고
霜露度寒暑    서리와 이슬은 추위와 더위를 건넌다

009_0099_c_01L與遊者誰兩金生德水龍村山澤癯

009_0099_c_02L海內名聲偃衆草寰中道樞無煩紆

009_0099_c_03L賔主風流影響隨登臨酬唱盍徃乎

009_0099_c_04L招呼猿鶴守孤庵犖确山逕行笻扶

009_0099_c_05L山高萬仞仰彌高路指三淸難進途

009_0099_c_06L馬峙巖巒轉嵂崒鰲山迢遞誠崎嶇

009_0099_c_07L崎嶇出入俯仰中雪滿江山氷滿湖

009_0099_c_08L孤園咫尺祗樹圍閬風森列神仙徒

009_0099_c_09L獜角鳳觜世莫知詩豪酒聖皆丈夫

009_0099_c_10L四海高名振英聲彌天是誰僧寶珠

009_0099_c_11L三仙鼎坐較敲推一愚忝厠談有無

009_0099_c_12L數日雲房共遊戱三生仙債同歡娛

009_0099_c_13L是時風饕又雪虐乾坤皓皓迷蓬壺

009_0099_c_14L寂滅淸談啓玉齒銷搖逸興金盃㪺

009_0099_c_15L耀日銀花映玲瓏折綿寒威襲襜褕

009_0099_c_16L已到何嫌登福地重遊預約飮屠蘇

009_0099_c_17L安得長繩繫白日一世如是同踟蹰

009_0099_c_18L幽居雜詠次東坡雷州八韵

009_0099_c_19L
蠟屐靑丘路歸來三百州

009_0099_c_20L優游野僧家眞趣尾粘頭

009_0099_c_21L世事是筌罤調伏水牯牛

009_0099_c_22L只這一着子何須萬戶侯(一)

009_0099_c_23L苦海波千頃眞源深幾許

009_0099_c_24L雲雨多翻覆霜露度寒暑

009_0100_a_01L合爪仰金山    합장을 하고 금산金山을 우러르고
虔心馳樂土    경건한 마음으로 낙토에 달려간다
時値風月魔    때마침 바람과 달의 마군을 만나
失却烟霧務    연기와 안개가 임무를 잃는다

[3]
幽居少經過    그윽한 삶이라 하는 일이 적어
默默對層岑    묵묵히 층층 봉우리만 마주한다
松竹色相好    소나무와 대나무는 빛깔 잘 어울리고
山水峩洋琴    산과 물은 아양 뜯는 거문고이네
沒韵詩誰和    운자가 없으니 시에 어떻게 화답할꼬
不濕茶自斟    너무 젖지 않은 차를 스스로 마신다507)
坐看天日暮    저물어 가는 해를 앉아서 바라보니
雙雙鳥投林    새들은 쌍쌍이 숲으로 날아드네

[4]
廣莫無何有    광막한 무하유에서
消搖方外遊    세상 밖을 소요하며 노닌다
不沉又不擧    잠기지도 않고 또 들뜨지도 않으며
無喜亦無憂    기쁠 것도 없고 역시 근심도 없다
達心處三昧    마음을 깨달으려 삼매에 들고
觀佛離五求    부처님 뵈려고 오구508)를 여읜다
三萬六千日    삼만 육천 날을
隨緣好淹留    인연 따라 잘 살아간다

[5]
獨坐一靈臺    영대에 홀로 앉아서
不採三山藥    삼신산의 약도 캐지 않는다
明明本解脫    명명한 본래의 해탈이요
寂寂阿練若    적적한 아련야509)라네
近體詩偶吟    근체시로 우음 시를 읊고
洗心茶自酌    마음 씻는 차를 스스로 잔질한다
臘盡歲將除    섣달이 다 가고 한 해가 저물려 하니
春來花灼灼    봄이 오면 꽃들이 울긋불긋 피겠지

[6]
可笑滑介叔    우습구나, 저 골개숙510)이여
撒沙何區區    모래 뿌리기에 어찌 그리 구구한고
守株枉待兎    나무 그루터기 지키며 부질없이 토끼를 기다리고
迷筌安得魚    통발을 잃어버리고 어찌 고기를 잡을꼬
空寂忘懷也    텅 비우고 고요한 데서 생각을 잊었으니
何殊死獦狙    죽은 승냥이와 늑대나 무엇이 다르랴
一路直如絃    유일한 길이 마치 활줄처럼 곧나니
長安坦坦途    장안으로 통하는 평탄한 길이라네

[7]
讓賢擧世稱    어진 이에게 양보하여 온 세상이 칭송한 이는
泰伯兼虞仲    태백과 우중이었네511)
黃帝與蚩尤    황제와 치우는
何以干戈動    어이하여 창과 칼을 동원했나512)
功名一髮輕    공명은 한 올 터럭처럼 가볍고
道德千鈞重    도덕은 천 균만큼 무겁다
北風時拂面    때때로 북풍이 얼굴을 때려
擎起周公夢    주공을 꿈꾸다 놀라 깨난다

[8]
誅茅亂山側    난산 옆의 띠를 베고
索居而離群    대중을 떠나 삭거513)하네

009_0100_a_01L合爪仰金山虔心馳樂土

009_0100_a_02L時値風月魔失却烟霧務(二)

009_0100_a_03L幽居少經過默默對層岑

009_0100_a_04L松竹色相好山水峩洋琴

009_0100_a_05L沒韵詩誰和不濕茶自斟

009_0100_a_06L坐看天日暮雙雙鳥投林(三)

009_0100_a_07L廣莫無何有消搖方外遊

009_0100_a_08L不沉又不擧無喜亦無憂

009_0100_a_09L達心處三昧觀佛離五求

009_0100_a_10L三萬六千日隨緣好淹留(四)

009_0100_a_11L獨坐一靈臺不採三山藥

009_0100_a_12L明明本解脫寂寂阿練若

009_0100_a_13L近體詩偶吟洗心茶自酌

009_0100_a_14L臘盡歲將除春來花灼灼(五)

009_0100_a_15L可笑滑介叔撒沙何區區

009_0100_a_16L守株枉待兎迷筌安得魚

009_0100_a_17L空寂忘懷也何殊死獦狙

009_0100_a_18L一路直如絃長安坦坦途(六)

009_0100_a_19L讓賢擧世稱泰伯兼虞仲

009_0100_a_20L黃帝與蚩尤何以干戈動

009_0100_a_21L功名一髮輕道德千鈞重

009_0100_a_22L北風時拂面擎起周公夢(七)

009_0100_a_23L誅茅亂山側索居而離群

009_0100_b_01L卷舒本無心    거두고 폄에는 본래 무심하나니
飄飄出峀雲    구름이 나풀나풀 산머리에 나온다
多愁不憂貧    시름이 많아도 가난은 걱정하지 않고
長醉豈爲醺    오래 취한다고 어찌 기분 좋기 위함이랴
獨陪黃卷聖    홀로 성인인 황권514)을 모시고
補袞朝天君    보곤515)으로서 천군께 조회하네
또 팔운 시의 운을 따서(又次八韵)
[1]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腰纒十萬貫    허리에 십만 관의 돈을 두르고
騎鶴上楊州    학을 타고 양주로 오르는 것을516)
乃是繁華子    그들은 바로 번화자517)들로서
安知雪吹頭    어찌 눈이 머리에 내릴 줄을 알았으랴
不學一法子    유일한 법을 배우지 못하는 이들은
何異襟裾牛    치마와 저고리 입힌 소와 무엇이 다르랴
虛生又浪死    헛된 삶이요 또한 물결 같은 죽음이거늘
紛紛公與侯    허덕거리며 사는 저 공후公侯들이여

[2]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滄海變桑田    푸른 바다가 변해서 뽕밭이 되는 것을518)
萬事皆如許    온갖 일들이 다 그러하다네
秋菊與春蘭    가을에 피는 국화와 봄에 피는 난초는
酷寒又炎暑    혹독한 추위와 찌는 듯한 더위를 겪는다네
昨日世上人    어제는 이 세상 사람이었는데
今朝松下土    오늘 아침엔 소나무 아래 흙이 되었네
不如學眞訣    참다운 법을 배워 널리 펴는 것을
弘法自家務    자신이 힘쓸 일로 삼느니만 못하네

[3]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東海蓬萊山    동쪽 바닷가에 있는 봉래산
一萬二千岑    일만 이천 봉우리를
雪月瀉玉溪    하얀 달은 옥계에 쏟아지고
風松秦瑤琴    솔바람 소리 진秦나라 요금인 것을
草食飢來餐    배고프면 풀뿌리를 캐어 먹고
山茶渴即斟    목마르면 산의 차를 끓여 마시네
兀然無事坐    아무 일 없이 오뚝하게 앉았으니
春廻花滿林    봄이 돌아오면 숲에는 꽃이 가득하리

[4]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北溟有鵾鵬    북쪽 바다에 곤과 붕이 있어
萬里逍遙遊    만 리를 소요하며 노니는 것을519)
鷽鳩搶榆榜    비둘기는 느릅나무에 모여 앉아서
圖南還自憂    남쪽으로 가려는 붕을 도리어 근심한다520)
彼美靑春子    저 아름다운 청춘 아이들이여
營營何所求    허덕이며 경영하여 무엇을 구하려는고
所求在一身    구하려고 하는 것 제 한 몸뿐이건만
一身且遲留    그 한 몸인들 또한 오래 머물 수 있겠나

[5]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呂政皇帝日    여정521)이 황제가 되었던 날
枉求不死藥    헛되이 불사약을 구했던 일을
阿房象天閣    천각을 본떠서 아방궁522)을 지었으니
壯懷誰我若    그 웅장한 회포 어느 누가 그와 같으랴
北築萬里城    북쪽에 만리장성을 쌓아
防胡謾斟酌    부질없이 오랑캐를 막으려고 생각했네

009_0100_b_01L卷舒本無心飄飄出峀雲

009_0100_b_02L多愁不憂貧長醉豈爲醺

009_0100_b_03L獨陪黃卷聖補袞朝天君(八)

009_0100_b_04L又次八韵

009_0100_b_05L
君不見腰纒十萬貫騎鶴上楊州

009_0100_b_06L乃是繁華子安知雪吹頭

009_0100_b_07L不學一法子何異襟裾牛

009_0100_b_08L虛生又浪死紛紛公與侯(一)

009_0100_b_09L又不見滄海變桑田萬事皆如許

009_0100_b_10L秋菊與春蘭酷寒又炎暑

009_0100_b_11L昨日世上人今朝松下土

009_0100_b_12L不如學眞訣弘法自家務(二)

009_0100_b_13L又不見東海蓬萊山一萬二千岑

009_0100_b_14L雪月瀉玉溪風松秦瑤琴

009_0100_b_15L草食飢來餐山茶渴即斟

009_0100_b_16L兀然無事坐春廻花滿林(三)

009_0100_b_17L又不見北溟有鵾鵬萬里逍遙遊

009_0100_b_18L鷽鳩搶榆榜圖南還自憂

009_0100_b_19L彼美靑春子營營何所求

009_0100_b_20L所求在一身一身且遲留(四)

009_0100_b_21L又不見呂政皇帝日枉求不死藥

009_0100_b_22L阿房象天閣壯懷誰我若

009_0100_b_23L北築萬里城防胡謾斟酌

009_0100_c_01L不日鮑車忙    얼마 안 가서 포차가 바빴고
驪山鬼火灼    여산에는 귀신불이 반짝였다

[6]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馮驩在傳舍    풍환은 전사에 있으면서
終日何區區    종일토록 무슨 일로 구구했던가
千古買人笑    천고에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면서
坐嘆食無魚    앉아서 밥상에 고기 없음을 탄식했네523)
朝三暮四耳    아침에 세 개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준다 하여
遽發怒衆狙    성급하게 여러 원숭이를 성나게 했네
商山四皓老    상산사호524) 노인들은
出入何通途    들고 날 때 어느 길로 통했던가

[7]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匡合天下侯    천하의 제후들을 바르게 통합한 이로
齊人稱管仲    제나라 사람들은 관중525)을 칭송했다
不叅仲尼徒    중니526)의 제자로 참예하지 않았고
曾西怫然動    증서527)는 발끈 화를 내었다
利名分毫末    명리名利는 털끝처럼 지극히 작고
仁義丘山重    인의는 구산처럼 무겁다
頹然臥草堂    맥없이 느른하게 초당에 누워
紛紜是大夢    어지러운 일들로 허황한 꿈을 꾼다

[8]
又不見      또 보지 못했는가
四七與二三    서천의 이십팔조와 동토의 여섯 조사께서
一人傳不羣    한 사람에게만 전하고 많이 전하지 않은 것을
世間出世間    이 세간과 출세간에
虛名掛浮雲    헛된 이름을 뜬구름에 걸었구나
大覺正徧知    대각께선 바르게 두루 아시는데
衆生千日醺    중생들은 천 날 동안 늘 취해 있네
出入無窮門    무궁한 문에 드나드는 이는
軒軒我與君    우뚝한 그대와 나일진저
천암사 동자들의 모임(千岩社童子會)
[1]
福城東塔半千叢  복성 동쪽에 있는 탑은 오백 년 총림이니
善子南行第一空  선남자의 남행에 제일공528)이라네
沙聚戱嬉從巧倩  모래 장난 소꿉장난 아기자기 귀여운데
布囊分裂競雌雄  베주머니 찢어서 나누어 줌은 자웅을 다투었다
焚膏繼晷螢囱苦  기름을 태워 밝음을 이음은 반딧불 창가의 괴로움이요
達曙窮年雪榻工  밤을 새우고 해가 다 가도록 눈빛 어린 책상에서 공부했다
納納乾坤無盡藏  두루 포함하는 건곤은 다함이 없는 창고요
重重山水不私風  겹겹이 이루어진 산과 물은 사사롭지 않은 풍도이다
國淸寺裡千岩下  국청사 가운데 저 천암의 아래에서
看取寒山拾得同  한산 습득과 동일함을 보고 알았네

[2]
衆藝門前童子叢  중예문 앞에 동자들 모임이 있는데
聚沙汀上塔層空  모래 쌓인 모래톱 위에 층탑이 허공에 들어 있다
始知至道非多字  비로소 지극한 도는 많은 글자에 있지 않음을 알겠고
方信群蒙是大雄  처음으로 어린아이들이 바로 대웅임을 믿겠네
曉起擎拳從磬折  새벽에 일어나면 손 모아 경쇠 소리 따라 허리를 굽히고
日移叉手做鴻工  해가 조금 옮겨 가면 합장을 하고 큰 공부에 열중한다
唔咿誰識衆生說  글 읽는 소리가 중생들의 말인 줄 그 누가 알랴
書契吾聞太古風  서계529)는 내가 들으니 태고의 풍도라 하네
明州布帒提携處  명주의 포대 화상530)이 부호하여 이끌어 주던 곳에
遊戱何人影響同  유희하는 어느 누가 그 영향과 같을거나

009_0100_c_01L不日鮑車忙驪山鬼火灼(五)

009_0100_c_02L又不見馮驩在傳舍終日何區區

009_0100_c_03L千古買人笑坐嘆食無魚

009_0100_c_04L朝三暮四耳遽發怒衆狙

009_0100_c_05L商山四皓老出入何通途(六)

009_0100_c_06L又不見匡合天下侯齊人稱管仲

009_0100_c_07L不叅仲尼徒曾西怫然動

009_0100_c_08L利名分毫末仁義丘山重

009_0100_c_09L頹然臥草堂紛紜是大夢(七)

009_0100_c_10L又不聞四七與二三一人傳不羣

009_0100_c_11L世間出世間虛名掛浮雲

009_0100_c_12L大覺正徧知衆生千日醺

009_0100_c_13L出入無窮門軒軒我與君(八)

009_0100_c_14L千岩社童子會

009_0100_c_15L
福城東塔半千叢善子南行第一空

009_0100_c_16L沙聚戱嬉從巧倩布囊分裂競雌雄

009_0100_c_17L焚膏繼晷螢囱苦達曙窮年雪榻工

009_0100_c_18L納納乾坤無盡藏重重山水不私風

009_0100_c_19L國淸寺裡千岩下看取寒山拾得同

009_0100_c_20L衆藝門前童子叢聚沙汀上塔層空

009_0100_c_21L始知至道非多字方信群蒙是大雄

009_0100_c_22L曉起擎拳從磬折日移叉手做鴻工

009_0100_c_23L唔咿誰識衆生說書契吾聞太古風

009_0100_c_24L明州布帒提携處遊戱何人影響同

009_0101_a_01L
기성(평양)으로 돌아가는 의현 스님을 송별함(送義玄師歸箕城)
箕城遠客春獨歸  멀리 기성에서 온 손이 봄에 혼자 돌아간다네
芳草東風又細雨  꽃다운 풀에 봄바람 솔솔 부는데 가랑비마저 내리네
陌頭楊柳欝金枝  둔덕 머리 버드나무와 울금 가지를 꺾어
折取贈送關西路  관서로 가는 그대에게 선물로 증정한다
關西路幾千里   관서로 가는 길이 여기서 몇 천 리인가
遙望楚天天欲暮  멀리 초나라 하늘을 바라보니 날이 저물려 한다
殷勤爲報去善爲  은근히 부탁하노니 그대 잘 가시었다가
來時好道猶如故  올 때에도 예전처럼 그대로라고 좋은 말 전해 주소
새해 전날 밤 덕담으로 축원함(分歲德談祝願)
본사本寺
총림을 절제節制하고 산문을 위호衞護하는 통가대부通嘉大夫로서 자수동동紫綬銅童인 주지 화상 아무 보체保體는 호령을 발하여 시행하되 성화星火와 같이 빠르게 시행되기를 바랍니다.
상전像殿(법당)과 경대經臺에 등불을 켜고 향을 사르며, 저녁에는 북을 치고 아침에는 종을 치며, 공양을 올리고 예배하는 지전知殿531) 법사 아무 보체는 세 가지로 지은 업이 청정해지고 하루 육시六時를 경건하게 공경을 다하도록 해 주기를 바랍니다.
보고하는 편지와 서목書目, 그리고 통문通文532)과 패자牌字533)와 오고 가는 편지, 글씨와 그 밖에 모든 문서를 담당한 상방上方(주지실)의 기실記室534) 아무 보체는 종이를 펼치고 붓을 달릴 때 문장에 가점加點535)하는 일이 없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당甘棠의 세류細柳536)와 백 리쯤 되는 고을의 오두五斗537)와 열부列符와 영종營從(시종), 공수供需538)와 지대支對(손님 접대)를 담당한 수승首僧의 임무를 관장하는 아무 보체는 손님을 맞아들이고 전송해 보내는 일에 백천 가지로 길상한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각 요사채 또는 조용한 방에서 편안하게 앉아서 마음을 맑히고 위와 아래의 대중을 거두어 보살피며 자황紫黃의 진퇴를 담당한 각 방의 요주寮主인 아무 보체는 상벌을 분명히 하고 하나를 징계하여 일백을 경계하도록 해 주기를 바랍니다.
방료房寮를 청소하고 온갖 무너진 곳을 수리해 일으키며 천만 촌락에 살고 있는 대중에게 권선하여 함께 극락으로 돌아가게 하는 소임을 맡은 화주539) 선사 아무 보체는 선한 법의 문으로 중생들을 거두어서

009_0101_a_01L送義玄師歸箕城

009_0101_a_02L
箕城遠客春獨歸芳草東風又細雨

009_0101_a_03L陌頭楊柳欝金枝折取贈送關西路

009_0101_a_04L關西路幾千里遙望楚天天欲暮

009_0101_a_05L殷勤爲報去善爲來時好道猶如故

009_0101_a_06L分歲德談祝願

009_0101_a_07L本寺

009_0101_a_08L
叢林節制衛護山門通嘉大夫紫綬
009_0101_a_09L銅童住持和尙
保体發號施令
009_0101_a_10L飛火急

009_0101_a_11L
像殿經臺點燈然香暮鼓晨鍾供養
009_0101_a_12L禮拜知殿法師
保体三業淸淨
009_0101_a_13L時虔恭

009_0101_a_14L
報狀書目通文牌字徃來尺牘翰墨
009_0101_a_15L文書上方記室
保体拂紙走筆
009_0101_a_16L不加點

009_0101_a_17L
甘棠細柳百里五斗列符營從供需
009_0101_a_18L支對首僧掌務
保体迎來送去
009_0101_a_19L吉千祥

009_0101_a_20L
各寮靜室燕坐淸心攝衆上下進退
009_0101_a_21L紫黃各房寮主
保体賞罰分明
009_0101_a_22L一誡百

009_0101_a_23L
房寮洒掃百廢俱興千村萬落衆善
009_0101_a_24L同歸化主禪師
保体攝善法門

009_0101_b_01L크게 인도하는 스승이 되게 해 주기를 바랍니다.
사암 통용寺庵通用
괴로움의 바다에는 자비의 배이고 깨달음의 길에는 황금 노끈540)이며 용 같은 의리와 호랑이 같은 엄격한 계율로 종지를 부호扶護하고 교학을 세우는 조실祖室 법사 아무 보체는 도가 높고 덕이 많아 귀신들도 흠모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은 형상 밖에 통하고 도력은 황중黃中을 계합하여 이취理趣를 거듭 펴고 정안正眼을 결택하는 중실中室의 대사 아무 보체는 정법안장正法眼藏541)으로 물결을 되돌려서 기강을 바로잡게 하기를 바랍니다.
비야리성毗耶離城에서 침묵했던 유마힐維摩詰 거사와 같이, 마갈제국磨竭提國에서 관문을 닫고 수행하셨던 석가모니와 같이 바른 영令을 높이 끌어 일으키고 요긴한 나루를 앉아서 결단하는 동당東堂의 선덕禪德 아무 보체는 삼관三關542)을 뚫고 나가 화살촉이 지나간 뒤의 한 화살이 되기를 바랍니다.543)
취모검吹毛劍544)을 거꾸로 잡고 법령을 온전하게 끌어 일으키며 콧구멍으로 기운을 내고 산악을 안렬安列하는 서당西堂의 선덕 아무 보체는 부처님의 부촉을 받아 교화의 문을 열어 크게 베풀어 주기를 바랍니다.
잣나무 장림杖林545)에서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소나무 잎을 먹으며 화두를 자세히 참구하느라 먹고 자는 것도 잊다가 때로는 부질없이 수고만 하는 무심한 도인 아무 보체는 칠통漆桶546)을 쳐부수고 백천 가지 삼매를 깨달아 마치기를 바랍니다.
백련대白蓮臺(극락세계)를 생각하면서 손에는 맑은 구슬(염주)을 굴리며 여섯 자의 법문과 염불삼매에 드는 극락 사문 아무 보체는 법계의 모든 중생과 함께 왕생극락하기를 바랍니다.
『화엄경』과 『법화경』, 사교四敎와 사집四集과 『전등록』과 『선문염송』을 횡설수설하며 지묵삼매紙墨三昧에 드는 경론의 학자 아무 보체는 문자의 계박을 풀고 자신의 갈등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부낭浮囊547) 같은 간절한 의지와 꽃을 꿰듯이 마음을 통하여 오명五明548)으로 사방을 호위하고 먼저 깨달은 사람이 뒷사람을 깨우치는

009_0101_b_01L大噵師

009_0101_b_02L寺庵通用

009_0101_b_03L
苦海慈舟覺路金繩義龍律虎扶宗
009_0101_b_04L樹敎祖室法師
保体道高德重
009_0101_b_05L仰神欽

009_0101_b_06L
心通象外道契黃中重宣理趣決擇
009_0101_b_07L正眼中室大師
保体正法眼藏
009_0101_b_08L瀾正綱

009_0101_b_09L
杜口毘耶掩關摩竭高提正令坐斷
009_0101_b_10L要津東堂禪德
保体透出三關
009_0101_b_11L後一鏃

009_0101_b_12L
倒握吹毛全提法令鼻孔出氣安山
009_0101_b_13L列岳西堂禪德
保体受佛付囑
009_0101_b_14L施門開

009_0101_b_15L
栢樹杖林草衣松食叅詳廢忘時或
009_0101_b_16L徒勞無心道人
保体撞破漆桶
009_0101_b_17L了千當

009_0101_b_18L
心想白蓮手挑明珠六字法門三昧
009_0101_b_19L念佛極樂沙門
保体法界含靈
009_0101_b_20L生九品

009_0101_b_21L
華嚴法華敎集傳拈橫說竪說紙墨
009_0101_b_22L三昧 經論學者
保體領破文繫
009_0101_b_23L我葛藤

009_0101_b_24L
浮囊志切貫花心通五明四圍先覺

009_0101_c_01L상행上行의 도제徒弟 아무 보체는 선법과 율장으로 대법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10년 동안 절을 감독 관리하여 총림의 백장으로서 언어로 사람들을 이끌고 승가의 기강을 건립하는 유나維那549) 판사判事 아무 보체는 윗사람을 받들어 섬기고 아랫사람을 도와 이롭게 해서 옛 가풍과 법도를 이어 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연화대에 주야 육시로 예를 올리고 박산博山 향로에 오분향五分香550)을 피우며 녹야원의 상종霜鐘551)을 울리고 계봉雞峯의 설발雪髮인 지전知殿 상인 아무 보체는 부처님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세 바퀴를 돌고 시방의 삼보에 신례信禮하기를 바랍니다.
남해의 해조음 같고 어산에서 옥 같은 소리를 떨치는 범패의 청아한 소리로 모든 사람이 즐겨 듣게 하는 분수도사焚修噵師 아무 보체는 삼업三業을 경건하고 공손하게 하며 일음一音의 원만한 음성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크게 치고 작게 치며, 살리는 종을 치고 죽이는 종을 치며, 와관瓦官에서 무릎을 갈기고 풍교楓橋에 배를 대는 종두상인鍾頭上人 아무 보체는 잠을 깨워 귀경歸敬을 재촉하고 이근원통耳根圓通으로 반문자성返聞自性하기를 바랍니다.
상간上間과 하간下間을 부지런히 오고 가면서 나무를 하고 나물을 뜯으며, 낱낱이 빠짐없이 널리 두루 청하는 일을 담당한 청소사문請召沙門 아무 보체는 만수曼殊(문수)가 법연法筵의 용상龍象 대덕들에게 청하여 알리기를 바랍니다.
죽비로 등을 두드리고 백십의 낭간琅玕으로 참다운 기미를 조발助發하고, 수마睡魔를 쫓아내는 간당사미看堂沙彌 아무 보체는 정진에 잡된 것이 섞이는 일이 없게 하고, 불퇴전不退轉552)의 경지에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청전淸田의 광채553)요 단하丹霞를 접대하며554) 국사의 부름에 세 번 응답하며555) 화림華林 선사의 이공二空556)의 일처럼 집사근시執事近侍 아무 보체는 종사를 잘 보필하여 좌우로 부지런히 오고 가기를 바랍니다.

009_0101_c_01L覺後上行徒弟
保體禪法律藏
009_0101_c_02L大法師

009_0101_c_03L
監寺十年叢林百丈言語該人建立
009_0101_c_04L僧綱維那判事
保體上承下利
009_0101_c_05L古風猷

009_0101_c_06L
蓮花六時博山五分鹿苑霜鐘雞峯
009_0101_c_07L雪髮 知殿上人
保體右繞三匝
009_0101_c_08L禮十方

009_0101_c_09L
南海潮音魚山玉振梵唄淸雅諸人
009_0101_c_10L樂聞焚修噵師
保體三業虔恭
009_0101_c_11L音圓音

009_0101_c_12L
大扣小扣殺槌活槌瓦官劈膝楓橋
009_0101_c_13L到舡鍾頭上人
1) [6] 起催歸圓通返
009_0101_c_14L

009_0101_c_15L
上間下間進前退後拈柴擇菜一一
009_0101_c_16L普請請召沙門
保體曼殊白槌
009_0101_c_17L筵龍象

009_0101_c_18L
背觸竹箆百十琅玕助發眞機驅除
009_0101_c_19L睡魔看堂沙彌
保體精無雜糅
009_0101_c_20L不退轉

009_0101_c_21L
光彩靑 [2] 接待丹霞國師三應華林
009_0101_c_22L二空執事近侍
保體輔弼宗師
009_0101_c_23L去右來

009_0101_c_24L「喚」上疑有脫「保體」{編}

009_0102_a_01L
교리交梨와 화조火棗557)와 은행과 금도金桃를 선원仙源558)에서 따다가 경주瓊廚(薦瓊之廚)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과두조화果頭造化 아무 보체는 알알이 환단還丹559)을 만들되 윤이 나고 힘 있는 모양과 아주 흡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만두와 증편과 박탁䬪飥과 호병胡餠으로 손가락을 빠는 어린아이와 어느 마음에 점을 찍으려 하느냐는 할멈의 방편560)을 짓는 조병병두造餠餠頭 아무 보체는 운문雲門의 활계活計로 부처님과 조사님을 초월하기 바랍니다.
금우金牛 화상의 조화561)와 향적香積 세계의 성대한 변화처럼 위로는 사성四聖께 공양하고 아래로는 삼도三塗를 먹여 살리는 반두운증飯頭雲蒸 아무 보체는 여섯 가지 맛이 지니는 세 가지 덕으로 법희法喜와 선열禪悅을 맛보게 하기를 바랍니다.
양자강의 물을 길어다 돌솥에서 차를 끓여 내어 조주처럼 차 마시기를 권유하여 장주의 꿈에서 돌아오게 하는 다두비구茶頭比丘 아무 보체는 근심 어린 신선의 번뇌를 없애 주고 서암瑞巖처럼 불러 깨치게 하기를 바랍니다.
텃밭에서 채소를 뜯어다 밑 없는 광주리에 담아 일육一六562)의 맑은 샘물을 떠다가 휘저어 소금과 장을 만들어 내는 갱두선화羹頭禪和 아무 보체는 혀끝에 눈을 갖추고 있어 국을 마셔 보지 않고도 국 맛을 알아차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수양산의 고사리563)와 진주鎭州의 무564)를 재를 넘는 구름처럼 잘게 썰고 연못의 달처럼 곱고 얇게 썰어 반찬을 만드는 숙두필추熟頭苾蒭565 아무 보체는 격식을 초월한 밥상에 좋은 음식을 공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뿌리가 없는 채소와 흙이 없는 동산에 비가 내리지 않아도 물에 젖고 봄이 아니어도 싹이 터서 밤을 이어 뿌리를 내리는 아무 보체는 법수法水에 흠뻑 젖어 보리菩提가 자라기를 바랍니다.
명화明花가 찬란하게 피고 층층이 보배 일산으로 덮어 봄은 단 가운데 피어나고 그림자는 허공 밖에 추어올리는 안배와 준비를 맡은 도인 아무 보체는 화보華報(꽃)와 과보果報(열매) 그리고 온갖 선으로 장엄되기를 바랍니다.

009_0102_a_01L
交梨火棗銀杏金桃摘取仙源化出
009_0102_a_02L瓊厨果頭造化
保體還丹顆顆
009_0102_a_03L同油油

009_0102_a_04L
饅頭䭔子䬪飥胡餅癡兒舐指婆子
009_0102_a_05L點心造餅餅頭
保體雲門活計
009_0102_a_06L佛越祖

009_0102_a_07L
金牛造化香積變盛上供四聖下給
009_0102_a_08L三塗飯頭雲蒸
保體六味三德
009_0102_a_09L喜禪悅

009_0102_a_10L
汲水楊江烹將石鼎趙州勸喫莊周
009_0102_a_11L夢廻茶頭比丘
保體騷仙散悶
009_0102_a_12L巖喚醒

009_0102_a_13L
家園菜物沒底籃盛一六明水亂後
009_0102_a_14L鹽醬羹頭禪和
保體舌頭具眼
009_0102_a_15L不濕羹

009_0102_a_16L
首陽薇蕨鎭州蘿葍細切嶺雲薄批
009_0102_a_17L潭月熟頭苾蒭
保體出格盤排
009_0102_a_18L好供養

009_0102_a_19L
無根菜子沒土家園不雨浸灌非春
009_0102_a_20L抽芽連夜生根
保體法水霑潤
009_0102_a_21L提滋長

009_0102_a_22L
灼灼明花層層寶盖春發壇中影拂
009_0102_a_23L空外排備道人
保體華報果報
009_0102_a_24L善莊嚴

009_0102_b_01L
『천자문』을 통해서 올바르게 살고 『십팔사략十八史略』을 인생의 등불로 삼는 유동儒童과 이동吏童과 글씨를 배우는 어린아이와 글자를 배우는 어린아이의 장로長老와 사장師長 아무 보체는 아침저녁으로 초달草撻하여 맑고 탁한 일에 성현처럼 되게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릇마다 다 금이라 단련하고 단련하여 백 번을 단련하며, 본래 밝았던 것을 밝히고 밝히며 처음부터 드러났던 것을 나타내고 나타내려고 하는 불식문인拂拭門人 아무 보체는 밝고 분명하게 비추어 대원경지大圓鏡智566)를 이루기 바랍니다.
월굴月窟567)에서 구슬을 받들고 요천瑤泉568)에서 구슬을 씻듯이, 때와 더러운 것을 씻어 내고 미묘한 촉감과 밝음을 펼치는 수관화상水觀和尙 아무 보체는 주수삼매呪水三昧로 법신이 청정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진봉秦封(소나무)을 꺾어 취하고 규로潙爐를 깊이 파헤치며 삼경(밤 11시~새벽 1시) 깜깜한 밤에 어두운 거리에 하나의 횃불이 되고 노주露柱569)에 방광放光하는 아무 보체는 어두운 곳이면 비추어 주지 않음이 없는 큰 광명의 창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날과 달이 해를 재촉하고 지옥에서 겁을 논하며, 명계冥界와 양계陽界에서 온갖 괴로움을 겪는 중생들에게 재물과 법 등을 베푸는 화초화승花草化僧 아무 보체는 모든 고초를 불쌍히 여기고 가엾게 생각하여 자비로 널리 제도하기를 바랍니다.
재물의 골짜기에 출납出內하며 권소劵䟽의 기록에 주력하기 위하여 중산中山570)에서 토끼를 잡으러 달리고 묵지墨池571)에서 물고기가 튀어나오게 하는572) 운주기실運籌記室 아무 보체는 문장의 근원은 삼협三峽의 물이 거꾸로 쏟아지듯573) 하여 귀신이 울고 바람이 놀라게 하기를 바랍니다.
상판上判574)과 하판下判,575) 사할四喝576)과 팔방八棒,577) 불사佛事와 법사法事에 바람처럼 따르고 구름처럼 따르는 결판판수決判判帥 아무 보체는 넓은 문을 원만하게 통하여 팔八 자로 활짝 열게 되기를 바랍니다.
상행上行과 중행中行의 일체 만사를 차례차례 절제하여 바람이 불면 풀이 한쪽으로 눕는 것과 같게 하는 호령도감號令都監 아무 보체는 불문의 기둥과 주초와 같아서 불사를 잘 건립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009_0102_b_01L
千字居正史略剪燈儒童吏童筆學
009_0102_b_02L字學老長師長
保體草撻晨昏
009_0102_b_03L濁聖賢

009_0102_b_04L
器器皆金鍊鍊百鍊本明明明始現
009_0102_b_05L現現拂拭門人
保體了了照明
009_0102_b_06L圓鏡智

009_0102_b_07L
月窟承珠瑤泉漱玉滌垢蕩穢妙觸
009_0102_b_08L宣明水觀和尙
保體呪水三昧
009_0102_b_09L淨法身

009_0102_b_10L
折取秦封深撥潙爐三更黑月一炬
009_0102_b_11L昏衢露柱放光
保體無幽不燭
009_0102_b_12L光明藏

009_0102_b_13L
日月催年淤泥論刼冥陽衆苦財法
009_0102_b_14L等施花草化僧
保體凡楚哀憐
009_0102_b_15L悲普度

009_0102_b_16L
出內財谷注記券䟽中山兎走墨池
009_0102_b_17L魚飛運籌記室
保体詞源倒峽
009_0102_b_18L鬼驚風

009_0102_b_19L
上判下判四喝八棒佛事法事風從
009_0102_b_20L雲從決判判帥
保體圓通普門
009_0102_b_21L字打開

009_0102_b_22L
上行中行一切萬事次第節制風行
009_0102_b_23L草偃號令都監
保體桑門柱石
009_0102_b_24L立佛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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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되와 홉으로 되어 헤아리고 나순籮唇과 발도跳와 상중하를 두루 공양하되 재시財施와 법시法施, 이 두 가지를 공평하게 골고루 보시하는 전좌典座578) 아무 보체는 법희의 자량資糧을 원만하게 갖추어 충만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섯 가지 업무를 지휘하고 온갖 일을 통관統管하여 권형權衡을 장악하고 방편으로 조화를 이루는 도대별좌都大別座 아무 보체는 일체의 무루無漏를 증득하여 온갖 선善으로 함께 돌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뜰 장막을 벗어나서 운수雲水에 들어가되, 혹은 부역賦役을 피해 도망하기도 하고 혹은 입신양명을 기대하기도 하는 글자를 배우는 어린아이 아무 보체는 예의를 알게 하여 큰 비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불법의 도량 가운데에서 승려와 속인이 모일 때에 안팎을 청소하고 자리를 펴고 방석을 깔았다 거두었다 하는 진색산인陳色山人 아무 보체는 진생陳生이 상탑牀榻을 시설한 것처럼 백장이 자리를 걷은 것579)처럼 하기를 바랍니다.
단우檀牛와 수고우水牯牛, 필마弼馬와 양구良驅로 뿔이 나고 가죽을 둘러쓰며 쟁기를 끌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마왕馬王과 우왕牛王 각각 등 보체는 천 리에 바람을 쫓고 오제五帝와 자웅을 다투게 되기를 바랍니다.
조역祖域에서 베고 구원하며 허정虛精에서 사로잡고 놓아주며 등봉鄧峰에서 밥을 먹고 당상唐相에서 사물을 해치며 집집마다 밤에 사냥하는 얼룩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는 속히 업보를 벗어나 호단毫端을 돌출하기 바랍니다.
임종게臨終偈
浮雲自體本來空  뜬구름은 그 실체가 본래 없는 것
本來空是太虛空  본래 공한 것은 바로 광대한 허공이라네
太虛空中雲起滅  허공 속에서 구름이 일고 사라지나니
起滅無從本來空  일고 사라짐 어디서 오나 본디 공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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斗量升合籮唇𨁝跳上中下供財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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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施平均典座
保體法喜資粮
009_0102_c_03L足充滿

009_0102_c_04L
指揮六務統管萬事掌握權衡方便
009_0102_c_05L造化都大別座
保體一切無漏
009_0102_c_06L善同歸

009_0102_c_07L
出於庭幃入於雲水或逃賦役或期
009_0102_c_08L立揚字學童蒙
保體可知禮也
009_0102_c_09L大比丘

009_0102_c_10L
佛法場中緇素會時洒掃內外展卷
009_0102_c_11L鋪陳陳色山人
保體陳生設榻
009_0102_c_12L丈卷席

009_0102_c_13L
檀牛水牯弼馬良駒戴角披毛牽犂
009_0102_c_14L負重馬王牛王
保體千里追風
009_0102_c_15L帝爭雄

009_0102_c_16L
祖域斬救虛精擒縱喫食鄧峯害物
009_0102_c_17L唐相家家夜獵斑猫黑猫速離業報
009_0102_c_18L突出毫端

009_0102_c_19L臨終偈

009_0102_c_20L
浮雲自體本來空本來空是太虛空

009_0102_c_21L太虛空中雲起滅起滅無從本來空
  1. 1)참의參議 : 조선 시대 육조六曹에 소속된 정3품 당상관직.
  2. 2)권중경權重經(1642~1728) :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안동. 자는 도일道, 호는 정묵당靜默堂ㆍ손재巽齋. 영의정을 지낸 권대운權大運의 손자이다. 숙종 15년(1689) 증광문과增廣文科에 병과로 급제하였고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하였다. 이듬해 사서司書에 임명되고, 교리ㆍ헌납ㆍ이조좌랑을 거쳐 숙종 17년(1691) 수찬ㆍ이조정랑에 임명되었으며, 이듬해 사간ㆍ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이어서 대사성에 승진하였다가 숙종 20년(1694) 이조참의가 되었다. 이해 그를 등용한 민암閔闇 등이 실각한 갑술옥사甲戌獄事가 일어나 관직이 삭탈되고 전라도 옥구현沃溝縣 고군산도古群山島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되었다. 숙종 34년(1708) 전리田里에 방귀放歸된 후 경종 원년(1721)에 풀려났으며, 이듬해 전라도 관찰사에 기용되었다. 경종 3년(1723) 함경도 관찰사를 지냈으며 다음 해 형조참의에 임명되었다. 영조 4년(1728)에 조카 이인좌李麟佐가 난을 일으키자 자살하였다. 문집에 『靜默堂集』이 있다.
  3. 3)보산진保山鎭 : 조선 시대 대동강 하류에 있었던 군진軍鎭이다.
  4. 4)조사의 뜻(祖意) : 불도를 전할 때 언어나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바로 이심전심以心傳心하는 종지宗旨, 곧 선종禪宗의 종지를 조의祖意라고 한다. 조사의祖師意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부처님 말씀에 따라서 세운 종지, 곧 화엄종ㆍ천태종 등의 뜻을 교의敎意라고 한다.
  5. 5)소 모는 법(打牛) : 남악 회양南嶽懷讓이 마조 도일馬祖道一에게 “비유하면 수레에다 소를 매서 끌게 하는데 수레가 가지 않거든 소를 때려야 하겠는가, 수레를 때려야 하겠는가?(比牛駕車。車若不行。打牛卽是。打車卽是。)”라고 하여 선의 깨우침을 알린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6. 6)성해性海 : 진여眞如의 이성理性이 깊고 넓음을 바다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불덕佛德이 원만히 구비된 경지이다.
  7. 7)묵적墨翟(B.C. 475?~B.C. 390?) :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사상가인 묵자墨子의 본명. 당시의 어수선한 혼란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겸애兼愛와 교상리交相利 등을 주장하였으며, 그의 이러한 사상은 이후 묵가墨家라는 하나의 학풍을 형성하였다.
  8. 8)묵적은 하얀~걸 슬퍼했고 : 묵자의 “깨끗한 하얀 실이 새까맣게 물드는 것을 슬퍼하였다.(墨悲絲染)”라는 말은 사람의 본성이 본래 실처럼 흰 바탕이지만 실이 검게 물들면 다시 희어질 수 없는 것과 같이, 그릇되고 나쁜 습관에 빠져들어 마침내 참된 본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슬퍼한다는 뜻이다.
  9. 9)양주楊朱(B.C. 440?~B.C. 360?) :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존칭으로 양자楊子라고도 한다. 위아설爲我說을 제창하여 묵가와 함께 세력을 떨쳤으나 상세한 것은 분명하지 않다. 맹자孟子의 평에 의하면 자신의 터럭 하나를 뽑아 천하에 이익이 된다 해도 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자기중심주의자로, 세계의 문제보다 개인적ㆍ내면적 문제를 중시하는 장자莊子 등의 사상과 유연類緣 관계가 있다. 자기중심 사상의 요점은 생명 존중은 물론 나아가 감각적 욕망의 해방과도 관계가 있다.
  10. 10)양주는 갈림길에서 통곡하고 울었지 : 양자가 갈림길에 서서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있음을 보고, 사람의 근본은 같으나 그 결과는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행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고 울었다는 고사를 인용한 말이다.
  11. 11)지리支離 : 지리소支離疏의 준말. 지리소는 장자가 꾸며 낸 인물로, 몸은 비록 불편해도 정신은 충실하게 유지하면서 국가의 명에 시달림을 받지 않는 자유인의 비유로 곧잘 쓰인다. 『莊子』 「人間世」에 “꼽추인 지리소는 국가에서 무사를 동원할 적에도 활개를 치고 다니며 큰 공사를 일으킬 적에도 병신이라고 제외되는데, 병자에게 곡식을 나누어 줄 때면 으레 3종鍾의 곡식과 열 다발의 땔나무를 받곤 하였다.”라는 말이 나온다.
  12. 12)나는 용을~하는 이요 : 『莊子』 「列禦寇」에 “주평만朱泙漫이 지리익支離益에게서 용을 잡는 기술을 배우느라 천금이나 되는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였다. 마침내 3년 만에 그 기술을 완전히 터득했으나 그것을 써먹을 길이 없었다.”라고 하였다. 기술만 높고 쓸 곳이 없는 것을 말한다.
  13. 13)그대는 호랑이를~자질 아니라 : 『後漢書』 「馬援傳」에 후한의 마원馬援이 조카인 엄돈嚴敦을 훈계하면서, “고니를 그리다 보면 오리와 비슷하게라도 되겠지만, 호랑이를 잘못 그리면 거꾸로 개처럼 되기 십상이다.(刻鵠不成尙類鶩。畫虎不成反類狗。)”라고 한 고사가 전한다. 고원高遠한 일을 이루려고 기대하다가는 끝내 이루기 어려움을 비유한 것이다. 이 시에서는 상대방이 학문과 기예가 뜻대로 성취되리라는 덕담으로 해석된다.
  14. 14)삼신산(三山) :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蓬萊山ㆍ방장산方丈山ㆍ영주산瀛洲山을 말한다. 이 산들은 발해渤海 바다 가운데에 있는데 신선들이 살고 불사약不死藥이 있으며, 새와 짐승이 모두 희고 황금으로 지어진 궁궐이 있다고 한다.
  15. 15)남쪽 바다~리의 붕새(鵬)로세 : 『莊子』 「逍遙遊」에 나오는 말이다.
  16. 16)오경五更 : 하룻밤을 초경初更ㆍ이경二更ㆍ삼경三更ㆍ사경四更ㆍ오경의 다섯으로 나누었을 때의 다섯째 부분.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를 말한다.
  17. 17)이월에 피는 꽃인가 의심했네 : 두목杜牧의 시 ≺山行≻에 “수레 멎고 앉아서 석양의 단풍 감상하노니, 단풍 든 잎새가 이월 꽃보다 더 붉구나.(停車坐愛楓林晚。霜葉紅於二月花。)”라는 구절이 있다.
  18. 18)「보안경普眼經」 : 『圓覺經』 「普眼章」을 말한다. 이 장은 보살이나 말세의 중생들이 여래의 청정한 원각圓覺을 얻으려면 계율을 철저히 지키고 항상 정진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과 몸과 마음이 무성無性인 이치 등을 가르치며, 아我와 법法이 공空함과 『華嚴經』에서 말하는 이사무애理事無礙 등을 설하고 있다.
  19. 19)원효元曉(617~686) : 신라 때 고승. 속성은 설薛씨이고, 설총薛聰의 아버지이다.
  20. 20)의상義湘(625~702) : 신라 때 고승. 우리나라 화엄종의 개조이다.
  21. 21)금천金天 : 가을 하늘 또는 서쪽 하늘을 이르는 말이다.
  22. 22)고려 말기의~분 화상 : 백운 경한白雲景閑ㆍ태고 보우太古普愚ㆍ나옹 혜근懶翁慧勤을 말한다.
  23. 23)금륜金輪 : 금륜보金輪寶ㆍ윤보輪寶ㆍ윤輪이라고도 한다. 전륜왕 칠보七寶의 하나. 전륜왕이 즉위할 때 동방에 나타나 광명을 놓으면서 왕에게 와서 그 다스림을 돕는다는 하늘의 금강륜보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국왕을 의미한다.
  24. 24)구고九臯 : 구고에 대하여 주자朱子는 “고臯는 못 속의 물이니, 그 물이 넘쳐흘러 구덩이가 만들어져서 밖으로부터 아홉 굽이를 돌아온 것이니 그 깊고 먼 것을 비유한 것이다.(臯。澤中水。溢出所爲坎。從外數至九。喩深遠也。)”라고 풀이하였고, 송나라 때의 복씨는 “연못의 굽이진 것을 고라 하는데, 『초사楚辭』의 주를 보라.(濮氏曰澤曲曰皐。見楚辭註。)”라고 하였으나 두 설명 모두 구九에 대한 숫자의 해설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고, 『釋文』에서는 “한시에서 말하는 구고는 아홉 굽이진 연못이다.(釋文曰漢詩云九皐。九折之澤。)”라고 하였다. 위의 세 설명을 종합해 볼 때 구고는 ‘아홉 굽이진 늪’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5. 25)후조後彫 : 『論語』 「子罕」의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송백이 그 푸른빛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세한歲寒은 어지러운 세상을, 송백松柏은 절조를 상실하지 않은 군자를 비유한다.
  26. 26)운손雲孫 : 원래는 먼 자손을 뜻하는 말로 자기부터 제7대가 잉손仍孫이고, 잉손의 아들 곧 제8대 자손이 운손이다. 여기에서는 이 그림을 그린 이금남의 호인 듯하다.
  27. 27)사선정四仙亭 : 강원도 고성군 삼일포三日浦의 작은 섬에 있는 정자. 고려 충숙왕 때 강원도 존무사存撫使 박숙정朴淑貞이 세웠다고 전한다. 삼일포라는 이름은 영랑永郞ㆍ술랑述郞ㆍ안상安祥ㆍ남석행南石行 등 신라의 사선四仙이 3일 동안 이곳에서 놀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28. 28)네 신선(四仙) : 신라 때의 네 국선國仙 영랑ㆍ술랑ㆍ안상ㆍ남석행을 말한다.
  29. 29)서도西都 : 지금의 평양을 이르는 말. 고려 광종 때 수도 개경을 황도皇都로 개칭하고 서경西京 즉 평양을 서도라고 하였다.
  30. 30)교목喬木 : 가지가 무성하게 뻗고 줄기가 굵으며 곧게 자란 큰 나무. 우뚝 솟은 오래된 나무를 일컫기도 한다.
  31. 31)수재秀才 : 머리가 좋고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예전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남자를 높여 이르던 말이기도 하다.
  32. 32)수사洙泗 : 노나라의 수수洙水와 사수泗水라는 두 강을 말한다. 공자가 이 두 강 사이에서 학당을 열고 제자들을 가르친 데서 공자의 학學 또는 그 학통을 가리킨다. 수사학洙泗學은 공자의 가르침과 그 학통, 즉 공맹의 학인 유학을 이른다.
  33. 33)주자朱子 : 송나라 때 유학자 주희朱熹(1130~1200)의 존칭. 자는 원회元晦ㆍ중회仲晦, 호는 회암晦庵ㆍ회옹晦翁ㆍ운곡산인雲谷山人ㆍ창주병수滄洲病叟ㆍ둔옹遯翁. 복건성 우계尤溪 출생이다. 막내아들 주재朱在가 그의 유언을 수록하여 편찬한 『朱文公文集』 100권, 속집 11권, 별집 10권이 있으며, 여정덕黎靖德이 문인과의 평생 문답을 수록하여 편찬한 『朱子語類』 140권이 있다.
  34. 34)기자箕子 : 전설상의 기자조선箕子朝鮮을 세운 시조. 이름은 서여胥餘 또는 수유須臾라고 한다.
  35. 35)귀녕歸寧 : 시집간 딸이 친정집에 가서 문안하는 것을 가리킨다. 『詩經』 「周南」 ≺葛覃≻에 “돌아가서 부모를 문안하리라.(歸寧父母)”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36. 36)동정洞庭의 봄 : 동정춘洞庭春은 동정춘색洞庭春色의 준말로, 맛 좋기로 유명한 동정산에서 나는 귤로 빚은 술을 말한다. 혹은 그 귤을 말하기도 한다. 소식蘇軾의 시 ≺洞庭春色≻ 서문에 “安定郡王以黃甘釀酒。謂之洞庭春色。色香味三絶。”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37. 37)만사挽詞 : 죽은 사람을 슬퍼하여 지은 글. 만사輓詞로도 쓰며 만장挽章(輓章ㆍ挽丈)이라고도 한다.
  38. 38)한단邯鄲의 꿈 : 인간의 부귀영화나 인생의 영고성쇠榮枯盛衰가 다 꿈같이 부질없음을 비유하는 말. 노생盧生이 한단의 장터에서 도사 여옹呂翁의 베개를 베고 잠들어 있는 동안 일생의 경력을 모두 꿈꾼 고사에서 나온 말로, 인간 일생의 영고성쇠는 한바탕 꿈에 지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이다.
  39. 39)적벽赤壁 : 후한 건안建安 13년(208)에 조조曹操의 대군이 장강을 따라 동으로 내려와 오나라를 공격하자, 오나라 장수 주유周瑜가 유비劉備와 합세하여 화공火攻을 써서 겨우 3만의 군사로 이곳에서 격파하였다. 암벽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적벽이라 한다.
  40. 40)아성牙城 : ① 주장主將이 거처하는 성. ② 어느 부류의 세력이 자리 잡고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지를 비유하는 말.
  41. 41)궁宮ㆍ상商ㆍ각角 : 음악의 기본 음률인 오음五音, 즉 궁宮ㆍ상商ㆍ각角ㆍ치徵ㆍ우羽를 말한다.
  42. 42)비比ㆍ부賦ㆍ흥興 : 비는 비유법比喩法, 부는 직서법直敍法, 흥은 일종의 상상想像 혹은 연상법聯想法을 말한다.
  43. 43)고화膏火 : 불에 구운 맛있는 고기. 『莊子』 「人間世」에 “산의 나무는 유용하기 때문에 스스로 해를 당하고, 기름은 불이 붙기 때문에 스스로 저를 태운다.(山木自寇也。膏火自煎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轉하여 사람이 재능이나 번뇌로 인하여 스스로 괴로움을 당하는 것을 비유한다.
  44. 44)높은 산(孱顔) : 잔안孱顔은 산이 높고 험준하게 솟아 있는 모양을 말한다.
  45. 45)백업白業 : 선업善業을 일컫는 말이나 여기에서는 백수白手의 의미로 쓰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스님 자신을 가리킨다.
  46. 46)『황정경黃庭經』 : 도가道家의 양생법養生法을 기술한 책.
  47. 47)이천二天 : 또 다른 하늘이라는 뜻으로 큰 은인을 일컫는 말. 사람은 항상 천은天恩을 입고 사는데, 하늘 이외에 다시 인간의 은혜가 있음을 의미한다. 후한 순제 때 소장蘇章이 기주 자사冀州刺史가 되었는데, 그 친구 청하 태수淸河太守가 탐장貪藏한 사실을 조사할 때 태수에게 술을 청해 마시며 매우 좋은 기색으로 하였다. 태수가 기뻐하여 말하기를 “남들은 한 하늘이 있는데 나는 두 하늘이 있다.”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48. 48)양만영楊萬榮 : 조선 숙종 때 문과에 급제하여 예조좌랑ㆍ결성현감 등을 지냈다. 덕산에 살았고 효행이 지극하여 정문旌門이 세워졌다.
  49. 49)곤붕鯤鵬 : 『莊子』에서 인용한 말로 뜻이 큰 것을 비유한다.
  50. 50)설령대雪嶺臺 : 묘향산 설령대를 말한다. 조선 후기 가사歌辭인 ≺香山錄≻에 나온다.
  51. 51)부처의 종자(佛種) : 불종佛種은 불종성佛種性이라고도 한다. 부처가 될 수 있는 소질과 가능성, 잠재력 등을 말하며, 모든 중생이 본디 갖추고 있는 부처의 성품이다.
  52. 52)땅이 좁으니~춤을 추고 : 한나라 문제文帝가 궁중에서 왕들을 모아 연회를 하며 즐거워서 춤을 추는데, 장사왕長沙王이 춤이 서툴러 소매를 조금 돌리고 말았다. 문제가 까닭을 물으니 장사왕이 “땅이 좁아서 소매를 마음대로 돌릴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문제는 다시 몇 고을을 더 봉해 주었다.
  53. 53)모공찰毛孔刹 : 터럭 구멍의 불국토. 『華嚴經』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는 여러 선지식으로부터 각각 하나씩의 해탈문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보현普賢보살을 만나 보현의 모공찰로 들어가는데 그것이 법계에 들어간다는 입법계이다.
  54. 54)조사석趙師錫(1632~1693) : 본관은 양주. 자는 공거公擧, 호는 만회晩悔 또는 만휴晩休, 시호는 충헌忠憲. 현종 원년(1660)에 진사가 되고, 현종 3년(1662)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검열檢閱ㆍ봉교奉敎ㆍ정언正言ㆍ사서司書ㆍ이조정랑을 거쳐 황해도와 강원도, 경기도 등의 관찰사를 역임하였다. 숙종 6년(1680)에 예조판서가 되고, 숙종 13년(1687) 이조판서를 거쳐 우의정에 승진하였다. 그때 김만중金萬重이 장희빈張禧嬪의 어머니와의 오랜 연문戀聞을 왕에게 알렸으나 도리어 김만중이 처벌되었다. 이듬해 좌의정이 되어 그가 동평군東平君 항杭의 가까운 친척인데도 동평군을 논하고 처벌받은 박세채朴世采와 남구만南九萬 등을 변호하여 왕의 노여움을 사기도 하였다. 숙종 15년(1689) 돈녕부영사敦寧府領事에 올랐으나 그다음 해 왕세자 책봉 하례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성固城에 유배되어 2년 뒤 죽었다.
  55. 55)형운衡雲이 걷히니 : 형산衡山의 구름이 걷혀 분명히 보인다는 뜻으로, 성심誠心이 마귀의 장애를 잘 없앤다는 뜻이다.
  56. 56)삼소三笑는 호계虎溪의 이별이요 : 진성유陳聖兪의 『廬山記』에 나오는 말로, 여산에 살고 있던 동진의 학승 혜원慧遠 법사는 일찍이 산문 밖으로 나가는 호계의 다리를 건너지 않으리라 다짐한 바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옛 친구인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의 방문을 받고 두 사람이 돌아갈 때 이들을 전송하여 서로 이야기하면서 가다가 모르는 사이에 호계의 다리를 지나쳐 버리고는, 이 일을 두 벗에게 말하고 세 사람이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었다. 이것을 세상에서 호계삼소虎溪三笑라 한다.
  57. 57)등왕각滕王閣 : 등왕滕王에 봉해진 당나라 고조의 아들 이원영李元嬰이 홍주洪州의 도독都督으로 있을 때 세운 누각이다. 왕발王勃의 「滕王閣序」가 유명한데, 그 마지막 구에 “한 글자로 똑같이 부賦 하니 네 운韻의 시가 이루어졌도다.(一言均賦四韻俱成)”라고 하며 칠언절구를 노래하였다.
  58. 58)사숙私淑 : 존경하는 사람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는 없으나 그 사람의 도道나 학문을 본으로 삼고 배우는 것을 이르는 말. 사私는 절竊, 즉 ‘남몰래 마음속으로’라는 뜻이고, 숙淑은 선善을 말한다. 『孟子』 「離婁」에 “맹자가 말하기를 ‘나는 공자님의 제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나는 공자의 가르침을 사람들을 통해 사숙하였다.’(孟子曰。予未得爲。孔子徒也。予私淑諸人。)”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59. 59)사해四海의 고명한~닦는 일가一家라 : 사해는 습착치習鑿齒, 미천彌天은 진晉나라 도안道安을 말한다. 도안이 양양養陽에 있을 적에 재사才士 습착치가 와서 “나는 사해 습착치요.(四海習鑿齒)”라고 하니, 도안이 “나는 미천 석도안이오.(彌天釋道安)”라고 하였다. 이 고사를 빗대어 시적 대상을 높인 표현이다.
  60. 60)두수斗水 : 미천하고 곤궁한 사람을 구원해 주는 것을 비유한 말. 『莊子』 「外物」에 “주周(장자)가 어제 오는데 도중에서 누가 부르는 자가 있기에 뒤를 돌아보니, 수레바퀴 자국의 괸 물속에 붕어가 있었다.……그 붕어가 말하기를 ‘나는 동해東海의 파신波臣인데, 당신이 두승斗升의 물로써 나를 좀 살려 주지 않겠느냐?’고 하였다.”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61. 61)연하煙霞의 고질痼疾 : 자연을 매우 사랑하는 것이 마치 고치지 못할 병이 든 것과 같음을 뜻하는 말. 『唐書』에 의하면 당나라 전유암田游巖이 벼슬을 마다하고 깊은 산속에 은거隱居하였는데 고종이 친히 방문하여 편안하냐고 물으니, “신臣은 산수를 사랑하고 저녁 안개와 노을을 좋아함이 고질병이 되었습니다.(臣所謂泉石膏肓。煙霞痼疾者也。)”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62. 62)삼상三常 : 의복ㆍ음식ㆍ수면을 말한다. 『緇門警訓』 「潙山大圓禪師警策」에 “몸가짐을 엄히 하되 세 가지 상주물은 부족한 듯하게 하라.(進道嚴身。三常不足。)”라고 하였다.
  63. 63)팔부八部의 신장神將 : 불법을 지키는 여덟 수호신. 천룡팔부天龍八部ㆍ용신팔부龍神八部라고도 한다. 천天(ⓢ Deva)ㆍ용龍ㆍ야차夜叉(ⓢ Yaksa)ㆍ건달바乾達婆(ⓢ Gandharva)ㆍ아수라阿修羅(ⓢ Asura)ㆍ가루라迦樓羅(ⓢ Garuda)ㆍ긴나라緊那羅(ⓢ Kimnara)ㆍ마후라가摩睺羅伽(ⓢ Mahoraga). 이 천룡팔부중은 『法華經』 등 대승경전에 많이 나오며 사천왕四天王에 소속되어 있다.
  64. 64)금낭편錦囊篇 : 당나라 시인 이장길李長吉은 놀러 나갈 때 반드시 아이종에게 비단 주머니를 들고 따르게 한 뒤 시를 지어 그 주머니 속에 넣었는데, 저녁에 돌아와서 보면 주머니에 시가 가득하였다는 데서 인용한 말로 아름다운 시를 많이 지었다는 의미이다.
  65. 65)속명사續命寺 : 황해도 서흥군 오운산에 있는 사찰. 신라 법흥왕 15년(528) 4월에 아도阿道 화상이 창건하였다고 하나 그 근거는 정확하지 않다.
  66. 66)풍담楓潭 : 조선 중기의 선승. 법명은 의심義諶(1592~1665)이고, 풍담은 법호이다. 속성은 유柳씨, 본관은 문화文化이며, 경기도 통진 출신이다. 현종 6년(1665) 3월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서 입적하였는데 안색이 살아 있을 때와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제자는 500명이 넘었고, 이름이 알려진 70명의 제자 중 정원淨源ㆍ설제雪齊ㆍ도안道安ㆍ명찰明察ㆍ자징自澄ㆍ도정道正ㆍ법징法澄ㆍ장륙莊六 등은 종지宗旨를 선양하여 각각 일파를 이루었다.
  67. 67)금란지교金蘭之交 : 친구 사이의 매우 두터운 교분을 뜻하는 말로, 『周易』 「繫辭 上」에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니 그 예리함이 쇠를 끊는다. 마음을 같이하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二人同心。其利斷金。同心之言。其臭如蘭。)”라고 한 대목에서 유래한다.
  68. 68)이문移文 : 관부 문서의 하나로 격문檄文과 더불어 어떤 대상을 성토하는 글이다. 남제南齊 때 주옹周顒이 일찍이 남경의 북산北山에 은거하다가 조정의 부름을 받고 해염현령海鹽縣令이 되었는데, 그 후 임기를 마치고 조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북산에 들르려고 하였다. 이때 북산에 은거하고 있던 공치규孔稚圭가 주옹의 변절을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북산 신령의 이름을 가탁假託하고 관청의 이문을 본떠서 「北山移文」을 지어 그로 하여금 다시는 북산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전하여 은거하려는 계책을 의미한다.
  69. 69)대유령大庾嶺 : 신수神秀의 무리가 의발을 빼앗으러 쫓아오자 육조 혜능慧能 대사가 발우를 바위 위에 엎어 놓았다고 하는 고개.
  70. 70)삼화三花 : 인도에 서식하는 패다수貝多樹를 말한다. 패다수는 1년에 꽃이 세 번 피므로 삼화수三花樹라 부른다. 이 나무의 잎으로 불경을 썼기 때문에 삼화의 세계란 곧 불교의 세계를 뜻한다.
  71. 71)칠엽七葉 : 부처님 입멸 후에 1차 결집을 했던 칠엽굴七葉窟을 말한다. 이에서 불교 경전을 의미하는 말로도 쓰인다.
  72. 72)마니주摩尼珠 : 마니는 ⓢ mai의 음사. 주옥珠玉의 총칭. 보주寶珠. 주옥은 악을 제거하고 흐린 물을 맑게 하며, 재난을 피하는 덕이 있다고 한다.
  73. 73)육환장六環杖 : 석장錫杖(ⓢ khakkhara)의 다른 이름. 육환금석六環金錫. 비구가 지니고 다니는 열여덟 가지 물건 중 하나로 긴 막대기의 일종이다. 장두杖頭에 여섯 개의 고리가 달려 있어 붙은 이름인데, 여섯 개의 고리는 육도六道에 윤회하는 중생을 상징한다.
  74. 74)분위分衞 : ⓢ piṇḍapāta. 빈다파다賓茶波多ㆍ빈다파저가賓茶波底迦라고도 음역하고, 탁발托鉢ㆍ걸식乞食ㆍ단타團墮라 번역한다. 십이두타행의 하나로, 수도하는 이가 날마다 남의 집 문전에 가서 옷과 밥을 얻는 일을 말한다.
  75. 75)삼의三衣 : 불가의 세 가지 가사袈裟. 즉 대의大衣ㆍ오조五條ㆍ칠조七條 세 가지 옷을 말한다.
  76. 76)내원암內院庵 : 평안북도 영변군 묘향산에 있던 절. 내원사라고도 한다.
  77. 77)권여權輿 : 권權은 저울대, 여輿는 수레 바탕을 뜻하는 말로, 저울을 만들 때는 저울대부터 만들고 수레를 만들 때는 수레 바탕부터 만든다는 뜻에서 사물의 시초, 기원, 창시를 의미한다.
  78. 78)지장암地藏庵 : 강원도 금강산에 있던 절인 듯하다.
  79. 79)구점口占 : 초고草稿를 만들지 않고 즉석에서 글귀를 입으로 남에게 전수하는 일.
  80. 80)몇 삼삼(幾三三) : 우두牛頭 문하의 항주杭州 무착 문희無著文喜가 오대산 화엄사 금강굴에서 문수文殊의 화신인 노인과 문답하던 중 전삼삼 후삼삼前三三後三三이라 말하였다. 이때 삼삼三三이라는 것은 보통의 수가 아니라 유한의 수량을 초월한 무한의 수를 말한다.
  81. 81)체임遞任 : 정해진 임기가 차서 그 직책을 바꿈. 체직遞職과 같은 말이다.
  82. 82)존양存養 : 존심양성存心養性의 준말로, 본심本心을 보존하고 정성正性을 배양한다는 뜻. 『孟子』 「盡心 上」에 “본심을 보존하고 정성을 배양하는 것은 하늘을 섬긴 것이다.(存其心。養其性。所以事天也。)”라고 하였다.
  83. 83)삼무루법三無漏法 : 삼무루학三無漏學이라고도 한다. 계戒ㆍ정定ㆍ혜慧를 흐르고 새어 나감이 없이 닦아 가는 것을 말한다. 법계체성法界體性을 지키지 못하고 망령된 생각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공부에 세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곧 계율과 선정과 지혜가 그것이다. 이것을 삼학三學이라고도 한다. 이 세 가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고 서로 통하고 같이 이어진 것이다.
  84. 84)여덟 가지 부재不財 : 선정을 방해하는 근심(憂)ㆍ괴로움(苦)ㆍ기쁨(喜)ㆍ즐거움(樂)ㆍ심尋ㆍ사伺ㆍ내쉬는 숨(出息)ㆍ들이쉬는 숨(入息)을 재물에 비유해서 한 말이다. 팔재환八災患이라고도 한다.
  85. 85)텅 비우니(冲虗) : 충허冲虗는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것, 혹은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되는 것을 뜻한다.
  86. 86)아주鵝珠 : 어떤 비구가 보석 가는 집에 걸식하러 갔는데, 마침 그 집의 주인이 왕의 명으로 값진 보석을 갈고 있었다. 잠시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집에서 기르는 거위가 돌아다니다 보석을 먹어 버렸다. 주인이 자리에 돌아와 보석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는 걸식 온 비구를 의심하고 문책하였다. 비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있을 뿐이었다. 그가 본 대로 말하면 거위는 당장 죽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주인은 그 비구를 결박해 놓고 훔친 보석을 내놓으라고 몽둥이로 마구 갈겼다. 상처에서 피가 방울방울 떨어지자 곁에 있던 거위가 흘린 피를 먹으려고 가까이 다가섰다. 주인은 홧김에 거위를 발로 차 죽이고 말았다. 비구는 이를 안타까워하며 그제야 사실대로 말하였다. 주인은 눈물을 흘리며 참회하고 진심으로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이때부터 이 비구를 아주비구라고 불렀다. 『大莊嚴論經』.
  87. 87)학수鶴樹 : 부처님이 열반한 인도 북부 구시나가라성에 있던 사라쌍수의 별칭이다. 부처님께서 구시나가라성의 서북쪽으로 흐르는 발제하跋提河 언덕에 있던 사라수 여덟 그루가 둘씩 마주 서 있는 사이에 자리를 깔게 하고 열반에 드니 그 숲이 하얗게 변한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학림鶴林이라고도 한다.
  88. 88)영재鈴齋 : 주지가 머무는 재사齋舍.
  89. 89)적광옹寂光翁 : 적광정토寂光淨土의 부처님, 즉 적광여래寂光如來를 말한다. 밀교에서는 대일여래大日如來라고 한다.
  90. 90)숭산실嵩山室 : 숭산嵩山은 달마 대사가 9년 동안 면벽面壁했던 곳이며, 실室은 그 선실禪室이었던 암굴이다.
  91. 91)안심安心 : 달마 대사가 9년 동안 면벽한 안심입명처安心立命處를 의미한다.
  92. 92)화표주華表柱 : 무덤 앞 양쪽에 세우는 한 쌍의 돌기둥. 돌 받침 위에 팔각 기둥을 세우고 맨 위에 둥근 머리를 얹는다. 『搜神後記』 권1에 “요동遼東 사람 정영위丁令威가 신선이 되고 나서 천 년 만에 학으로 변해 다시 고향을 찾아와서는 요동 성문의 화표주 위에 내려앉았는데, 소년 하나가 활을 쏘려 하자 허공으로 날아 올라가 배회하면서 ‘옛날 정영위가 한 마리 새가 되어, 집 떠난 지 천 년 만에 이제 처음 돌아왔소. 성곽은 의구한데 사람은 모두 바뀌었나니, 신선술 왜 안 배우고 무덤만 이리도 즐비한고.(有鳥有鳥丁令威。去家千年今始歸。城郭如故人民非。何不學仙冢纍纍。)’라고 탄식하고는 사라졌다는 전설이 전한다.”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93. 93)도도산桃都山의 오경에 우는 닭 : 도도산은 『玄中記』에 “동남쪽에 도도산桃都山이 있고, 위에는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도도桃都라고 부르며, 나뭇가지가 3천 리에 걸쳐 뻗어 있다. 위에는 하늘을 나는 천계天鷄가 있어 해가 처음 떠서 이 나무를 비추면 그 새가 운다. 그 새가 울면 천하에 모든 닭이 따라서 운다.”라고 하였다. 『藝文類聚』에는 “닭은 양陽을 상징하는 남방의 동물이다. 화양火陽은 만물을 동하게 하여 불꽃이 솟는다. 그러므로 해가 뜨면 닭이 우니 자연히 날이 밝아 온다.”라고 하였다.
  94. 94)장주莊周의 꿈 :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날아다녔다. 그는 꿈이 깬 다음 원래 자신은 인간이었는데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원래 나비인 자신이 꿈속에서 인간이 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고심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95. 95)함곡관函谷關 개들이~잠꼬대를 했는가 : 전국시대 제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이 진秦나라에 구류되어 죽게 되었는데, 그의 식객食客 한 사람이 궁중의 창고에 기어들어 호백구狐白裘를 훔쳐 와서는 왕이 총애하는 궁녀에게 뇌물로 주고 풀려났다. 말을 달려 도망가다가 밤중에 함곡관에 이르러 나가지 못할 때, 또 다른 식객 하나가 닭 울음소리를 내어 다른 닭들이 따라서 일제히 울자 문지기가 날이 새는 줄로 알고 문을 열어 주어 위기를 모면하였다. 『史記』 권75 「孟嘗君傳」 참조.
  96. 96)성완成琬(1639~?) : 본관은 창녕. 자는 백규伯圭, 호는 취허翠虛. 아버지는 성후룡成後龍이다. 현종 7년(1666) 병오 식년시式年試에 진사 2등 8위로 합격하였다. 시로 이름이 있었다. 일찍이 통신사 제술관製述官으로 일본에 다녀왔고 관직이 찰방에 이르렀다. 문집으로 『翠虛集』이 있다.
  97. 97)사당沙棠 : 곤륜산에 있는 나무 이름으로 신선의 배를 만드는 재목이다. 이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물에 빠져도 몸이 둥둥 뜬다고 한다. 이백李白의 시에 “목란나무 상앗대를 걸친 사당나무 배에(木蘭之沙棠舟)”라는 구절이 있다.
  98. 98)삼변지三變地 : 삼변정토三變淨土를 말한다. 『法華經』 「寶塔品」에 나온다. 시방세계에서 찾아오는 화신불化身佛을 수용하기 위해 부처님께서 세 번에 걸쳐 국토를 청정하게 하고 늘린 사실을 가리킨다.
  99. 99)권중경權重經 : 주 2 참조.
  100. 100)운방雲房 : ① 구름이 끼는 높은 집. 도사道士 또는 스님들이 거처하는 방. ② 사찰의 요사채.
  101. 101)명공明公 : 높은 벼슬아치를 높여 부르는 말. 명예와 지위가 있는 사람에 대한 존칭.
  102. 102)수성愁城 : 걱정되고 고민스러운 처지. 고민스러운 상태에 빠진 것을 말한다.
  103. 103)청주종사靑州從事 : 좋지 못한 술은 평원독우平原督郵라 하고 좋은 술을 청주종사라 한다. 평원에 격현鬲縣이 있고 청주에 제현齊縣이 있는데, 좋지 못한 술은 가슴(膈)에서 오르내리고 좋은 술은 배꼽(臍)까지 내려간다는 뜻으로 옛 선비들 사이에서 은어로 쓰이던 말이다.
  104. 104)청금靑襟 : 청금靑衿과 같은 뜻. 청색의 옷. 본디 주나라 때 학자의 복장인데, 조선 시대 성균관에 입학한 생원生員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였다.
  105. 105)축분竺墳 : 불경佛經. 축竺은 천축天竺(인도), 분墳은 유래가 오래된 책(古書)을 말한다.
  106. 106)종산鍾山 : 곤륜산의 별칭. 섬서陝西에 있는 높은 산으로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아 설산雪山이라고도 한다. 신선 서왕모西王母가 이곳에서 산다고 하여 신선 세계의 대명사로 쓴다.
  107. 107)아미산峨嵋山 : 송나라의 소식蘇軾이 호주湖州에서 귀양살이할 때 그곳 하남성 겹현郟縣에 있는 아미산이 고향 촉蜀에 있는 아미산과 닮았다 하여 작은 아미산이라 이름을 붙이고, 그 아미산을 그리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서로 그리워함을 의미한다.
  108. 108)도사都事 : 조선 시대에 벼슬아치의 감찰과 규탄을 맡아보던 종5품 벼슬. 충훈부忠勳府ㆍ의빈부儀賓府ㆍ의금부義禁府ㆍ개성부開城府ㆍ중추부中樞府에 각각 한 명씩, 충익부忠翊府에는 두 명, 오위도총부五衞都摠府에는 네 명을 두었다. 또한 각 도에도 도사를 두었는데, 관찰사와 함께 지방을 순력하고 규찰하는 임무를 담당하였다.
  109. 109)윤건綸巾 : 흰 베로 만든 두건. 옛날 은자隱者나 풍류인들이 썼다고 한다. 진晉나라 도연명이 백륜건白綸巾을 쓰고 지냈다고 한다.
  110. 110)연하煙霞 : 고요하고 아름다운 산수의 경치.
  111. 111)네 개의 강(四瀆) : 중국의 4대 강을 가리키는 말로 양자강揚子江ㆍ제수濟水ㆍ황하黃河ㆍ회수淮水를 말한다. 오악五岳(숭산嵩山ㆍ태산泰山ㆍ항산恒山ㆍ화산華山ㆍ형산衡山)과 함께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112. 112)정형穽陘 : 우뚝 솟은 산세로 가운데가 움푹한 부뚜막 모양의 지형.
  113. 113)쌍청雙淸 : 마음가짐과 하는 일이 다 깨끗함.
  114. 114)영주산瀛洲山 : 발해 가운데에 있다고 하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 여기에는 신선들이 살며 불사약不死藥이 자란다고 한다. 제주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115. 115)김창흡金昌翕(1653~1722) : 조선 후기의 학자. 기사환국 때 아버지가 사사되자 형인 창집ㆍ창협과 함께 은거하였다. 후에 관직이 내려졌으나 모두 사양하였다.
  116. 116)육념六念 : 육념법六念法ㆍ육수념六隨念이라고도 한다. ① 염불念佛-부처님은 십호十號를 구비하고 대자대비한 광명을 놓으며 신통이 무량하여 중생의 고苦를 구제하니, 나도 부처님과 같기를 염원念願함, ② 염법念法-여래의 설하신 법은 큰 공덕이 있어서 중생에게 좋은 약이 되니, 나도 이를 증득하여 중생에게 베풀고자 염원함, ③ 염승念僧-스님들은 여래의 제자로서 무루법無漏法을 얻고 계戒ㆍ정定ㆍ혜慧를 갖추어 세간의 좋은 복전福田이 되니, 나도 승행을 닦으려고 염원함, ④ 염계念戒-모든 금계禁戒는 큰 세력이 있어서 중생이 착하지 아니함을 제하니, 나도 정진하여 계를 호지護持하려고 염원함, ⑤ 염시念施-보시행은 큰 공덕이 있어서 중생의 간탐중병慳貪重病을 제하니, 나도 보시하여 중생을 섭수攝收하려고 염원함, ⑥ 염천念天-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의 하늘들이 자연히 쾌락을 받음은 일찍 지계하고 보시하는 선근善根을 닦은 연유이니, 나도 공덕을 쌓아서 저 하늘에 나려고 염원함. 사람이 이 육념을 닦으면 마음에 선정을 얻어 열반에 이르게 된다.
  117. 117)반은 삼승三乘이요 반은 육경六經이네 : 삼승은 불경, 불교 이야기를 뜻하고, 육경은 유가의 경전(『詩經』ㆍ『書經』ㆍ『禮記』ㆍ『樂記』ㆍ『易經』ㆍ『春秋』)을 말한다.
  118. 118)도연명陶淵明(365~427) : 동진의 시인. 이름은 잠潛, 호는 오류선생五柳先生. 연명은 자이다. 심양尋陽 시상柴桑 사람이다. 전원과 술을 벗 삼아 살아간 중국의 유명한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사부辭賦 ≺歸去來辭≻ 외에 「五柳先生傳」ㆍ「桃花源記」 등의 산문이 있다.
  119. 119)팽상彭殤 : 팽조彭祖와 상殤. 팽조는 상고시대에 800살을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이며, 상은 미성년으로 죽은 것을 말하는데, 16~19세에 죽으면 장상長殤, 12~15세에 죽으면 중상中殤, 8~11세에 죽으면 하상下殤, 7세 이하에 죽으면 복服이 없는 상이라고 한다. 『儀禮』 「喪服傳」 註.
  120. 120)총섭摠攝 : 고려ㆍ조선 시대 승려의 직책.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말에 나옹懶翁이 선교도총섭禪敎都摠攝을 지낸 기록이 있다.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이다. 명종 21년(1566)에 선교양종禪敎兩宗을 폐지하면서 판사직判事職도 없어졌다가 선조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팔도에 각 두 명씩 총섭을 새로 두었다.
  121. 121)헌원軒轅 :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인 헌원씨軒轅氏를 말한다. 성은 공손公孫이며 헌원은 이름이다. 삼황오제의 하나로 문명을 발전시켰으며 도교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122. 122)음탁飮啄 : 새가 물을 마시고 먹이를 쪼아 댄다는 뜻으로, 사람이 음식을 먹고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123. 123)경행經行 : 승려가 좌선 중에 졸음이 오거나 피로할 때 심신을 가다듬기 위하여 경문을 외면서 일정한 장소를 조용히 걷는 행보. 움직이면서 하기 때문에 행선行禪이라고도 한다.
  124. 124)급원給園 :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준말. ‘기수’는 절이 자리하고 있는 숲의 주인이던 기타祇陀태자의 이름을 딴 것이며, ‘급고독’은 재물을 내어 이 절을 세운 급고독(수달다須達多의 별명) 장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25. 125)벽돌 갈아~옮겨 가리라 : 부처가 되기 위해 좌선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마조 도일 앞에서 남악 회양이 벽돌을 들어 바위에 갈았다. 도일이 이유를 묻자 회양은 거울을 만든다고 하였다. 도일이 “벽돌을 간다고 어찌 거울이 되겠습니까?”라고 하자, “벽돌을 갈아서 거울을 만들지 못하거늘, 어찌 좌선을 하여 부처를 이루겠는가? 소가 수레를 몰고 가는 것과 같으니, 수레가 가지 않으면 수레를 때려야 옳은가, 소를 때려야 옳은가?”라고 하였다. 『景德傳燈錄』 권5.
  126. 126)차천로車天輅(1556~1615) :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인. 본관은 연안. 자는 복원復元, 호는 오산五山ㆍ난우蘭嵎ㆍ귤실橘室ㆍ청묘거사淸妙居士. 개성 출신으로 식軾의 아들이고 운로雲輅의 형이다. 삼부자 모두가 일대에 이름 높은 문사였고, 세인들로부터 ‘삼소三蘇’라 불렸다. 서경덕徐敬德의 문인으로 선조 10년(1577) 문과에 급제하여 개성교수開城敎授를 지냈다. 선조 19년(1586) 과거 부정 사건에 관계되어 명천明川에 유배되었다가, 선조 21년(1588) 문재文才가 있어 용서되어 이듬해 통신사 황윤길黃允吉을 따라 일본에 다녀왔다. 문장에 뛰어나 선조가 명나라에 보내는 대부분의 외교문서를 전담하게 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명나라에 원군을 청하는 서한도 썼다. 문명文名이 명나라에까지 떨쳐 동방문사東方文士라는 칭호를 받았으며, 봉상시판관奉常寺判官을 거쳐 선조 34년(1601) 교리가 되어 교정청校正廳의 관직을 겸임하였고, 광해군 때 봉상시첨정奉常寺僉正을 지냈다.
  127. 127)감호鑑湖 : 절강성에 있는 호수 이름. 경호鏡湖ㆍ장호長湖 등으로도 불린다. 당나라 현종 때 비서감祕書監을 지낸 시인 하지장賀知章이 만년에 도사道士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갈 적에 현종이 감호의 섬계剡溪 한 굽이를 하사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128. 128)요해瑤海 : 달밤의 하늘. 옥같이 푸른 하늘의 비유.
  129. 129)벽단碧壇 : 하늘에 있는 단壇.
  130. 130)삼청三淸 : 도교에서 말하는 천상 세계로, 신선이 살고 있다는 궁의 이름. 삼동三洞의 교주가 사는 최고의 선경仙境인 옥청경玉淸境ㆍ상청경上淸境ㆍ태청경太淸境의 세 선경을 말한다. 또한 도교의 삼신三神인 옥청원시천존玉淸元始天尊ㆍ상청령보도군上淸靈寶道君ㆍ태청태상로군太淸太上老君을 말하기도 한다.
  131. 131)우개羽蓋 : 신선이 타는 수레. 혹은 깃털로 장식한 수레 덮개.
  132. 132)「강상수심부江上愁心賦」 : 당나라 때 문인 장열張說이 지은 시부.
  133. 133)반랑潘郞 : 진晉나라 반악潘岳을 가리킨다. 무제武帝가 적전籍田에 임하여 친히 밭을 갈 때 「籍田賦」를 지어 천하에 문명을 떨쳤다. 『晉書』 권55.
  134. 134)활화活畫 : ① 살아 있는 것 같은 그림. ② 그림같이 아름다운 경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35. 135)옥경玉京 : 백옥경白玉京의 준말. 도교에서 말하는 천제天帝의 거소居所인데 보통 황제의 도성을 가리킨다.
  136. 136)부상扶桑 : 동해의 해가 뜨는 곳에 있다는 신령스러운 나무(神木), 또는 그것이 있다는 곳. 『山海經』 「海外東經」에 “양곡暘谷에 부상이 있으니 열 해(日)가 멱 감는 곳이다.”라고 하였고, 『十洲記』에는 “부상은 푸른 바다 가운데 있으니 키가 몇천 길이요, 둘레가 천여 아름인데 해 뜨는 곳이다.”라고 하였으며, 『淮南子』 「天文訓」에는 “해가 양곡暘谷에서 돋아 함지咸池에서 목욕을 하고 부상에서 솟는다.”라고 하였다.
  137. 137)화주火珠 : 원래는 볼록렌즈를 화주라 하는데, 여기에서는 태양을 화주로 비유하였다.
  138. 138)구불구불(輪囷) : 윤균輪囷은 높고 큰 모양 또는 구부러진 모양을 말하는데, 햇살이 구불구불하게 비쳐 나가는 모습을 상징한 말인 듯하다.
  139. 139)팔황八荒 : 팔八은 동ㆍ동남ㆍ남ㆍ서남ㆍ서ㆍ서북ㆍ북ㆍ북동의 여덟 방향을 말한다. 황荒은 아주 먼 땅이라는 뜻이다.
  140. 140)금계金雞 : 동해 바다에 부상扶桑이라는 나무가 있고 해가 그 가지에서 떠오르는데 그때 금계가 운다고 한다.
  141. 141)평실萍實 : 수초水草의 열매인데, 옛날 초왕楚王이 강을 건너다가 평실을 얻었는바, 크기는 말(斗)만 하고 붉기는 태양과 같았으며, 먹어 보니 꿀처럼 달았다는 고사가 있다. 태양의 다른 이름으로 쓰기도 한다.
  142. 142)물동이로 덮었다고(覆盆)~어두워짐을 원망하리 : 복분覆盆은 엎어 놓은 동이라는 말로, 성군의 밝은 빛을 받지 못한 채 깜깜한 어둠 속에 놓여 억울하게 되었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표현이다. 『抱朴子』 「辨問」에 “일월도 비치지 않는 곳이 있고, 성인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찌 이 때문에 성인의 일을 비난하고 신선이 없다고 할 수야 있겠는가. 이는 삼광三光이 복분의 내부를 비추지 못한다고 책망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143. 143)형양衡陽 : 중국 형산衡山 남쪽 즉 형양에 회안봉回雁峯이 있는데, 이곳을 기점으로 해서 기러기들이 남북으로 왕래하며 이동한다고 한다. 참고로 왕발의 「滕王閣序」에 “기러기의 군진이 추위에 놀라, 형양 물굽이에 소리가 끊어졌네.(雁陣驚寒。聲斷衡陽之浦。)”라는 표현이 있다.
  144. 144)칠택七澤 : 초나라 땅의 여러 호수. 여기서는 사방의 못이라는 의미이다.
  145. 145)삼상三湘 : 호남성 임상현臨湘縣에 있는 동정호로 흘러드는 강 이름들을 말한다. 보통 상湘은 ‘삶는다, 끓인다’라는 뜻으로 강의 물줄기가 격류를 이루며 급히 흐르는 상수湘水(湘江)를 일컫는다. 상수는 동정호로 흘러드는 남쪽의 강줄기 중 가장 크고 길다. 삼상은 소상瀟湘ㆍ증상烝湘ㆍ원상沅湘을 말하는데, 소상은 소수瀟水가 호남성 영원현寧遠縣에서 발원하여 상수로 흘러드는 강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증상은 증수烝水가 호남성 형양현衡陽縣에서 발원하여 상수와 만나 흐르는 강인 데서, 원상은 동정호로 흘러드는 원수沅水와 상수가 만나 흐르는 강인 데서 이렇게 부른다.
  146. 146)옥새玉塞 : 감숙성 돈황敦煌 서북쪽에 있던 옥문관玉門關의 별칭. 장안長安에서 서쪽으로 3,600리 떨어진 돈황군敦煌郡에 있었으며, 한나라 때 중원에서 서역西域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147. 147)옥정玉井 : 중국 오악五岳의 하나인 화산華山 꼭대기에 있는 못 이름이다. 이 못에는 1천 잎의 연꽃이 피는데, 그 뿌리를 복용하면 우화등선羽化登仙한다는 전설이 있다.
  148. 148)염계濂溪 : 북송의 유학자인 주돈이周敦頤(1017~1073)를 가리킨다. 자는 무숙茂叔이며 염계는 호이다. 여산廬山에 은거하며 집 근처의 시내에 고향에 있는 염계의 이름을 붙여 세상에서 그를 ‘염계 선생’이라 불렀다. 저서로 『太極圖說』과 『通書』, 산문으로 「愛蓮說」 등이 있다.
  149. 149)순령荀令 : 상서령尙書令을 지낸 후한 순욱荀彧의 별칭.
  150. 150)사공謝公 : 남조 송나라의 시인 사영운謝靈運(385~433)을 말한다. 진晉나라 명장名將 사현謝玄의 손자이며 강락공康樂公의 작위를 얻었다. 문제 때 시중侍中에 이르렀으나 참언讒言에 의해 죽었다. 그의 청신한 시풍은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불교에도 조예가 깊었다.
  151. 151)태화봉太華峯 꼭대기의 그 열매를 : 한유韓愈의 ≺古意≻에 “태화봉 꼭대기에 옥정의 연이 있으니 10장이나 되는 연꽃이 마치 배와 같도다.(太華峯頭玉井蓮。開花十丈藕如船。)”라고 한 데서 인용한 구절이다.
  152. 152)계응季鷹 : 진晉나라 장한張翰의 자. 제왕齊王 경冏에게 벼슬하여 동조연東曹掾으로 있다가,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불현듯 고향의 고채菰菜와 순챗국, 농어회가 생각나 관직을 그만두고 돌아갔다는 고사가 전한다. 『晉書』 권92.
  153. 153)삼경三逕 : 뜰의 세 갈래 작은 길. 한나라 때 은사隱士 장후蔣詡가 뜰에 소나무(松)와 국화(菊), 대나무(竹)를 심어 놓고 구중求仲ㆍ양중羊仲과 교유하며 고요하게 노닐었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漢書』 권72 「蔣詡傳」.
  154. 154)맨 마지막에 마르는(後彫) : 후조後彫는 늦게 시든다는 말이다. 다른 것은 모두 시들어 떨어져도 소나무와 노송나무만은 시들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論語』 「子罕」에 “공자가 이르기를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노송나무가 시들어 떨어지지 않음을 안다.(子曰。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라는 말이 나온다.
  155. 155)현명玄冥 : 전욱顓頊의 신하로 바람과 바다의 신. 곤鯤이라는 물고기의 변신. 손에 저울추를 들고 겨울을 관장한다고 한다.
  156. 156)낭간琅玕 : 중국에서 나는 경옥硬玉의 한 가지. 어두운 녹색 또는 청백색이 나는 반투명한 아름다운 돌로, 예부터 장식에 많이 쓰인다. 아름다운 대나무를 칭하기도 한다.
  157. 157)상령湘靈 : 요임금의 두 딸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일컫는다. 모두 순임금에게 시집갔는데 순임금이 창오蒼梧에서 죽게 되자 상수湘水 길을 따라 뒤쫓아 가면서 통곡을 그치지 않아 눈에서 피가 흘렀다고 한다. 피눈물이 대나무 위로 흘러서 대나무에 얼룩얼룩한 반점이 물들었는데, 이 대나무를 상비죽湘妃竹 또는 소상반죽이라 부른다.
  158. 158)창주滄洲 : 삼국시대 위나라 완적阮籍의 “창주를 굽어보며 지백에게 사례하고, 기산에 올라 허유에게 절을 한다.(臨滄洲而謝支伯。登箕山以揖許由。)”라는 글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후 산수 좋은 은사隱士의 거처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159. 159)금풍金風 : 사시四時를 오행五行에 대비하면 봄은 목木, 여름은 화火, 가을은 금金, 겨울은 수水에 해당하므로 금풍은 가을바람을 말한다.
  160. 160)한만汗漫 : 되는대로 내버려 두고 등한함.
  161. 161)악양루岳陽樓 : 호남성 악양岳陽에 있는 누각으로 중국 고대 4대 명루名樓 중 하나이다. 동쪽으로는 파릉산巴陵山이 있고 서쪽으로 동정호와 접해 있다. 악양고성岳陽古城의 서문 위에 있다. 삼국시대 동오東吳의 대장 노숙魯肅이 이곳에서 수군을 훈련하기 위해 열군루閱軍樓를 지었다.
  162. 162)제자帝子 : 요임금의 딸 상부인湘夫人을 말한다. 고대에는 ‘자子’를 남녀에 통용하였다.
  163. 163)창오蒼梧 : 순임금을 장사 지낸 곳으로, 지하에 묻힌 성군聖君을 뜻한다. 순임금이 39년 동안 황제의 자리에 있다가 남쪽을 순수巡狩하던 중 창오의 들판에서 죽은 고사가 전해진다. 『史記』 「五帝本紀」.
  164. 164)반죽斑竹 : 순임금이 창오의 들판에서 죽은 뒤 그의 두 왕비 아황과 여영이 사모하는 정을 억누르지 못해 서로 통곡하면서 상수에 빠져 죽었는데, 그때 흘린 눈물이 대나무 위에 떨어지면서 얼룩이 져 반죽이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述異記』.
  165. 165)구의산九疑山 : 호남성 영원현 남쪽에 있는 주명朱明ㆍ석성石城ㆍ석루石樓ㆍ아황娥皇ㆍ순원舜源ㆍ여영女英ㆍ소소蕭韶ㆍ계림桂林ㆍ자림梓林 등 아홉 봉우리의 산으로, 모두 모양이 같게 생겨서 보는 사람이 누구나 어느 봉이 어느 봉인지 어리둥절하여 의심을 내게 되므로 구의九疑라 이름하였다고 한다. 창오산蒼梧山이라고도 하는데, 옛날 순임금의 무덤이 있다 하며 옆에 소상강瀟湘江이 있다.
  166. 166)봉필蓬蓽 : 봉호蓬戶와 필문蓽門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집 혹은 그 생활을 비유하는 말.
  167. 167)유영劉伶 : 진晉나라 때 시인. 자는 백륜白倫.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으로 장자의 사상을 실천하였으며, 술을 좋아하여 ≺酒德頌≻을 짓기도 하였다.
  168. 168)정언正言 : 조선 시대 사간원에 속했던 정6품 벼슬.
  169. 169)민창도閔昌道(1654~?) :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사회士會, 호는 화은化隱. 숙종 4년(1678)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하고 이듬해 문과중시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정언正言ㆍ헌납獻納ㆍ부교리副校理 등을 지내고, 숙종 15년(1689) 홍문록弘文錄에 올랐다. 숙종 16년(1690) 사가독서하고 이조좌랑과 승지, 경상도 관찰사를 역임한 뒤 숙종 19년(1693) 대사성이 되었다. 경종 2년(1722) 신임사화辛壬士禍로 장수에 유배되었다. 문장과 글씨에 능하여 곽산의 개원사開元寺 불량비佛糧碑, 영변의 보현사普賢寺 월저대사비문月渚大師碑文 등을 찬하였다.
  170. 170)권해權瑎(1639~1704) : 본관은 안동. 자는 개옥皆玉, 호는 남곡南谷. 호조판서 대재大載의 아들이다. 현종 6년(1665) 정시문과庭試文科에 응시하여 병과로 급제하였다. 저서에 『魯論註解』ㆍ『士範三十五篇』ㆍ『義經辨疑』가 있고 문집으로 『南谷集』 등이 있다.
  171. 171)몽몽濛濛 : 먼지ㆍ비ㆍ안개ㆍ연기 따위가 자욱한 모양.
  172. 172)당위棠威 : 『詩經』 「國風」 ≺甘棠≻에 “무성한 팥배나무를 자르지도 베지도 마라. 소백님이 멈추신 곳이라네. 무성한 팥배나무를 자르지도 꺾지도 마라. 소백님이 머무신 곳이라네.(蔽芾甘棠。勿翦勿伐。召伯所茇。蔽芾甘棠。勿翦勿敗。召伯所憩。)”라고 하였다. 이 시는 소공昭公이 백성을 위하여 일하다가 감당나무 아래에서 쉬었으니 그 나무를 건드리지 말라는 내용으로, 덕치德治의 관리 소공에 대한 백성들의 애정과 존경심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여기서는 평양 감사의 치덕을 감당에 비유하여 팥배나무의 위엄으로 말한 것이다.
  173. 173)정모旌旄 : 의장儀杖인 정절旌節과 모절旄節을 아울러 이르는 말.
  174. 174)공공空空 : 십팔공十八空의 하나로, 육근六根 등의 내신內身과 육경六境 등의 외경外境과 거기 의지한 아我ㆍ아소我所는 모두 실체가 없으며 자성自性이 없는 공한 것인데, 그 공도 또한 공한 것이므로 집착할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175. 175)홍몽鴻濛 : 홍鴻은 크다, 몽濛은 어둡다는 뜻으로 홍몽은 매우 어두운 것을 말한다.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있어 온 천지의 원기 혹은 그와 같은 혼돈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나 하늘을 뜻하기도 한다.
  176. 176)용어龍馭 : 천자나 높은 관리가 타고 다니는 수레.
  177. 177)경화京華 : 번화한 서울을 일컫는 말.
  178. 178)오촌梧村 : 봉황은 오동나무에 깃들인다는 말에서 신선이 사는 마을을 뜻한다.
  179. 179)경광耿光 : ① 밝은 빛. ② 덕이 성盛한 모양의 비유. ③ 빛나는 위엄威嚴.
  180. 180)주문朱門 : 붉은 칠을 한 문이라는 뜻으로, 지위가 높은 벼슬아치의 집을 비유해서 이르는 말. 관청을 말하기도 한다.
  181. 181)민취도閔就道(1633~1698) : 본관은 여흥. 자는 정숙正叔. 숙종 때 좌의정을 지낸 민희閔熙의 아들이며,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를 지낸 청백리 강백년姜栢年의 사위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덕행을 갖추었다. 숙종 원년(1675)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한 후 홍문록에 오르고, 수찬ㆍ교리ㆍ헌납ㆍ이조좌랑 등을 거쳐 동부승지와 대사간을 지냈다. 숙종 19년(1693) 청차사행淸差使行 박창한朴昌漢을 수행하여 청나라에 다녀오는 등 외교 분야에도 업적을 남겼다. 청나라에서 귀국하여 형조판서에 올랐다.
  182. 182)정소呈訴 : 소장訴狀ㆍ고장告狀ㆍ소지所志 따위를 관청에 제출하는 것. 때때로 임금의 행차 앞에서 제출하기도 하였다는 기록도 보인다.
  183. 183)감당甘棠 : 어진 관리가 훌륭한 정사를 베풀어 백성에게 은택을 끼쳤다는 뜻. 옛날 소백召伯이 남국南國을 순행하면서 문왕文王의 교화를 펼 때 감당나무 아래 머물렀는데, 그 뒤에 백성이 그 은덕을 잊지 못하여 차마 나무를 베지 못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詩經』 「召南」 참조. 여기에서는 관서 도백을 말한다.
  184. 184)토끼의 굴속은 세 굽이라 : 『戰國策』 「齊策」에 “토끼가 뜻밖의 환난을 피하기 위하여 세 개의 탈출구를 미리 파 놓는다.”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185. 185)복분覆盆 : 근거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하소연할 곳 없는 억울한 심정을 말한다.
  186. 186)단정丹鼎 : 신선이 먹는 단약丹藥을 달이는 솥. 「瑯環記」에 “천년 묵은 거북이 봉래산 아래 신을 찾아와서 단정 씻은 물을 마시면, 곧 날개가 돋쳐 변화무쌍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187. 187)과기瓜期 : 참외가 익을 시기라는 뜻으로, 어떤 직무를 띠고 멀리 나가 있던 벼슬아치가 임기가 만료되는 시기, 부임하였다가 교대하는 시기를 말한다. 『左傳』 「莊公」 8년 조에 “제후가 연칭과 관지보를 규구로 보내어 지키게 하면서 ‘외가 익을 때 보내니 명년 외가 익을 때 교대시키겠다.’(齊侯。使連稱管至父。戍葵丘。瓜時而往曰。及瓜而代。)”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다.
  188. 188)안절按節 : 조선 시대 임시 외관직으로, 한 방면을 맡아서 다스리는 관찰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직책이다.
  189. 189)하황遐荒 : 왕성王城에서 멀리 떨어진 오랑캐의 땅. 여기서는 도성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을 말한다.
  190. 190)해수海戍 : 바닷가의 수자리.
  191. 191)요원遼原 : 요의 들판. 조선과 중국 사이의 요동벌.
  192. 192)우로雨露 : 비와 이슬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지위 높은 관리의 은혜를 비유하는 말.
  193. 193)남명南溟 : 『莊子』 「逍遙遊」에 “붕새가 남명으로 옮기려고 할 적에 물결이 3천 리를 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구만리 상공으로 높이 떠 날아간다.(鵬之徙於南溟也。水擊三千里。搏扶搖而上者九萬里。)”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194. 194)패강浿江 : 대동강의 옛 이름.
  195. 195)홍돈洪墩(1654~?) : 본관은 남양南陽. 자는 승기承基, 호는 오은梧隱. 숙종 5년(1679) 식년시式年試 진사에 1등 4위로 급제하였다.
  196. 196)진경秦京 : 본래는 진秦나라 서울 장안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평양을 가리킨다.
  197. 197)금성金城 : 쇠로 만든 성이라는 뜻으로, 산하가 요새지要塞地로 되어 견고함을 말한다. 『漢書』 「蒯通傳」에 “모두 쇠로 만든 성과 끓는 못이 되어 공격할 수 없다.(皆爲金城湯池。不可攻也。)”라고 하였다.
  198. 198)백치百雉 : ① 길이 300장丈인 성城의 담(墻). 1치는 길이가 3장, 높이가 1장이다. ② 성 위의 조그마한 담(女墻)을 치雉라 한다. 『文選』 「鮑照蕪城賦」.
  199. 199)금성金城 백치百雉는~연 부府요 : 평양성을 둘러싼 성벽이 장엄함을 묘사한 것이다.
  200. 200)을지문덕乙支文德 : 고구려 영양왕 23년(612) 수나라의 우중문于仲文과 우문술宇文述이 113만여 명의 수륙水陸 양군으로 고구려를 침범하였을 때 살수薩水(지금의 청천강)에서 수나라의 후군後軍을 무찔러 대승한 인물이다. 침착 대담하고 지략과 무용에 뛰어났으며 시문詩文에도 능하였다.
  201. 201)남루南樓 : 유루庾樓라고도 한다. 진晉나라 유량庾亮이 자사刺史로 나가 무창武昌을 다스릴 적에, 달 밝은 밤에 부하들이 풍월을 즐기고 있는 남루에 올라가서 자리를 함께하며 마음껏 회포를 풀었던 고사가 있다. 『世說新語』 「容止」.
  202. 202)적성赤城 : 절강성 천태산天台山 남쪽에 있는 산으로, 토석의 색깔이 붉고 모양이 성첩城堞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文選』에 수록된 손작孫綽의 「遊天台山賦」에 “적성의 노을을 들어서 표지를 세운다.(赤城霞擧而建標)”라고 하였다.
  203. 203)태청太淸 :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신선 세계로 삼청三淸 중의 하나이다. 공중으로 40리를 올라가면 그곳이 태청이라 하는데, 선경 또는 하늘을 뜻한다.
  204. 204)산 이름은~국화 계절이요 : 도연명의 시 ≺飮酒≻에 “동쪽 울 아래에서 국화꽃을 따다가,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노라.(採菊東籬下。悠然見南山。)”라는 구절이 있다. 동리東籬라는 지명에서 도연명의 시를 연상한 것이다.
  205. 205)서백西伯 : 서쪽 제후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주나라 무왕의 아버지인 문왕을 가리킨다. 이름이 희창姬昌이었기 때문에 서백창西伯昌이라고도 불렸다.
  206. 206)옥황玉璜 : 강태공姜太公이 위수渭水에서 물고기를 낚는데 곧은 낚시를 썼으니 물고기가 잡힐 리 없었고, 옥황을 하나 낚아 얻었는데 글이 있기를 “주나라가 천하를 얻는다.”라고 쓰여 있었다.
  207. 207)몽염蒙恬(?~B.C. 209) : 진秦나라의 장군. 대장군을 지낸 몽무蒙武의 아들이다. B.C. 221년 제나라를 멸망시킬 때 큰 공을 세웠다. B.C. 215년 흉노匈奴 정벌 때 활약이 컸으며 이듬해 만리장성을 완성하였다. 북쪽 변경을 경비하는 총사령관으로서 상군上郡(섬서성 부시현膚施縣)에 주둔하였다. 시황제始皇帝가 죽자 환관 조고趙高와 승상 이사李斯의 흉계로 투옥되어 자살하였다.
  208. 208)혜원慧遠 : 염불 결사結社인 백련사白蓮社의 개조. 속성은 가賈씨, 시호는 변각辨覺ㆍ원오圓悟. 산서성 영무寧武 출생. 여산廬山에 살았기 때문에 여산 혜원廬山慧遠이라고 불러, 수나라 때 지론종地論宗의 학장學匠인 정영사淨影寺의 혜원과 구별한다. 장안에 온 구마라습鳩摩羅什과 불교 교의에 대하여 문답하고, 불자는 제왕을 예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沙門不敬王者論』을 저술하여 국가권력에도 저항하였다. 또 승가바제僧伽婆提에게 청하여 『阿毘曇心論』과 『三法度論』을 재번역하게 하고, 담마류지曇摩流支로 하여금 『十誦律』을 완역하게 하는 등 중국 불교를 학문적으로 확립하였다.
  209. 209)결사結社 :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사회적인 결합 관계를 맺음, 또는 그 단체.
  210. 210)난야蘭若 : 아란야阿蘭若의 준말. 공한처空閒處를 말한다. 한가롭고 고요하여 비구들이 수행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211. 211)육환六環 : 승려가 짚는, 고리가 여섯 개 달린 지팡이.
  212. 212)구산丘山 : 진晉나라 때 고승 축도생竺道生이 호구산虎丘山에서 돌멩이를 모아 놓고 『涅槃經』을 강의하며 ‘실유불성悉有佛性’의 법문을 펼치자, 돌멩이들이 부처의 본의本意에 맞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는 일화가 전한다. 『蓮社高賢傳』 「道生法師」 참조. 여기서는 축도생을 이르는 말이다.
  213. 213)진공眞空과 속제俗諦 : 진공은 불교의 이치이고 속제는 세속의 진리이다.
  214. 214)사군使君 :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나라 밖이나 지방에 온 사신使臣의 경칭. 군수나 현령 등 지방관을 지칭하기도 한다.
  215. 215)유구징柳龜徵(1649~1713) :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문화文化. 자는 중구仲久. 조선 초 개국원종공신으로 우의정을 지낸 유관柳寬의 9대손이며, 현감을 지낸 유운뢰柳霣賚의 아들이다. 숙종 4년(1678) 사마시司馬試에서 진사 3등으로 합격하고, 숙종 6년(1680) 별시문과別試文科에서 병과로 급제하여 좌랑을 거친 뒤 부사에 이르렀다. 평생 경사經史를 두루 섭렵하고 학문에 몰두하였다. 성품이 청렴 강직하여 말단 지위에 있을 때도 뇌물을 들고 귀현貴顯의 집에 출입하는 것을 남부끄럽게 여겼다. 이를 들은 같은 종문宗門의 상국相國 유상운柳相運이 그를 한번 만나기를 청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도리어 칭찬을 들었다. 네 읍의 수령을 역임할 때 한결같이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자세로 임하여 치적이 많았다. 그 뒤 관계와 인연을 끊고 빈부득실貧富得失에 초월하였다.
  216. 216)영각鈴閣 : 한림원翰林院 혹은 장수나 지방 장관이 집무하는 곳. 영헌鈴軒과 같은 말로 지방 수령이 집무하는 관청.
  217. 217)조종朝宗 : 물이 바다로 모이는 것처럼 제후들이 천자에게로 향하는 것을 말한다. 『書經』 「禹貢」에 “강수와 한수는 흘러 흘러 바다로 모여든다.(江漢朝宗于海)”라고 하였고, 『詩經』 「小雅」 ≺沔水≻에 “넘쳐흐르는 저 강물이여, 바다로 흘러드는구나.(沔彼流水。朝宗于海。)”라고 하여 천하의 모든 물이 바다로 모이는 것을 말하였는데, 뒤에는 이를 빌려 봄에 제후가 천자를 뵙는 것을 조朝, 여름에 뵙는 것을 종宗이라 하였다.
  218. 218)봉성鳳城 : 장안의 이칭으로, 제도帝都 즉 나라의 수도를 가리킨다.
  219. 219)금선金仙 : 대각금선大覺金仙의 준말로 부처님을 가리킨다. 요즘 시대에는 불상佛像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220. 220)난사蘭麝 : 난초와 사향이라는 뜻으로, 향기가 짙은 좋은 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양귀비의 몸에서 그 향이 풍겼다고 한다.
  221. 221)묵비사염墨悲絲染 : 춘추전국시대 사상가인 노나라 묵적墨翟의 말로, 사람은 습관에 따라 성性이 선하게도 악하게도 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묵적이 일찍이 실에 물들이는 것을 보고 울며 말하기를 “푸른 물감을 쓰면 실이 푸르러지고, 누런 물감을 쓰면 실이 누레지나니,……물들이는 일을 신중히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染於蒼則蒼。染於黃則黃。所入者變。其色亦變。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故染不可不愼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墨子』 「所染」.
  222. 222)이익주李益周 : 미상.
  223. 223)누더기(鶉衣) : 순의鶉衣는 메추라기의 옷차림이라는 뜻으로, 군데군데 기운 해진 옷 또는 남루한 옷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스님 자신을 가리킨다.
  224. 224)학 그림자 : 선비 이익주를 말한다.
  225. 225)삼공三公 : ① 고려 시대 태위太尉ㆍ사도司徒ㆍ사공司空의 총칭으로 정1품 벼슬. 조선 시대 영의정ㆍ좌의정ㆍ우의정의 총칭으로 정1품 벼슬. ② 주나라의 관제官制. 왕을 보좌하여 군사와 정치의 대권을 쥔 최고의 관원으로 태사太師ㆍ태부太傅ㆍ태보太保를 말한다.
  226. 226)행단杏壇 : 학문을 닦는 곳.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치던 유지遺址를 일컫는 말에서 유래한다. 그 유지는 산동성 곡부현曲阜縣의 성묘聖廟 앞에 있다. 『莊子』 「漁父」에 “공자는 행단 위에 앉고 제자들은 그 곁에서 글을 읽었다.(孔子休坐乎杏壇之上。弟子讀書。)”라고 하였다.
  227. 227)궐리闕里 : 공자가 태어난 마을로 산동성 곡부현 성안에 있는데, 뒤에 이곳에 궐리사闕里祠라는 사당을 세웠다. 수사洙泗(수수洙水와 사수泗水) 사이에 있다.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친 곳으로 곧 공자를 가리킨다.
  228. 228)자기紫氣 : 서기瑞氣와 같은 의미로 성덕聖德이 있는 사람을 비유한 말. 옛날에 함곡관령函谷關令 윤희尹喜가 누각에 올라, 자기가 서쪽으로 뻗친 것을 보고는 성인이 그곳을 지나갈 줄 알고 있었는데, 과연 예측한 날짜에 노자老子가 그곳을 지나갔다는 데서 온 말이다. 『列山傳』에 “산해관에서 윤희가 바라보니 자기紫氣가 관 위에 어려 있었는데 과연 노자가 청우靑牛를 타고 그곳을 지나갔다.”라는 ‘동래자기東來紫氣’의 고사가 실려 있다.
  229. 229)동우東隅 : 동쪽 모퉁이라는 뜻인데, 해가 거기에서 뜨므로 아침이라는 뜻이 되었다. 또 시작이나 처음 또는 소년 시기를 비유하기도 한다.
  230. 230)주먹을 쥐어도(握拳) : 『禪門拈頌』 제5권 160칙 「展手」에 “어떤 스님이 마조馬祖에게 또 묻기를 ‘부처와 도의 거리는 얼마나 됩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도는 손을 편 것 같고, 부처는 주먹을 쥔 것 같으니라.’(又問佛與道相去多少。答云道如展手。佛似握拳。)”라고 하였다.
  231. 231)유추紐樞 : 추뉴樞紐. 문지도리와 인끈. 사물의 관건이나 서로 연결된 사물의 중심 부분을 비유하는 말이다.
  232. 232)직절直截 : 곧바로 헤아려 판단함.
  233. 233)겁석劫石 : 불교에서는 보통 연월일로써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시간을 겁劫으로 나타낸다. 겁석이란 둘레가 40리나 되는 돌을 하늘 사람이 무게 3수銖밖에 안 되는 옷으로 100년마다 한 번씩 스쳐 그 돌이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234. 234)환화幻化 : 실체가 없는 것을 현재에 있는 것같이 환술로 만들어 내는 것. 우주 만물이 환상처럼 변화하는 것을 말하기도 하니 곧 생사生死를 비유한 말이다.
  235. 235)좌계左契 : 채권자와 채무자가 각기 반쪽씩 갖는 채권 증서의 왼쪽 반으로 채권자가 가지는 쪽. 곧 채권 증서나 어음을 말한다. 『老子』 제78장에 “큰 원한을 풀었다 하더라도 반드시 앙금은 남는 법이니라. 그런데도 잘 해결된 것처럼 생각하고 안심할 수 있겠느냐? 그래서 성인은 채권으로 사람을 핍박하지 않느니라. 덕이 있는 이는 문서를 맡고, 덕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지 빚을 받아 낸다. 하늘의 도는 특별히 친한 것이 없이, 언제나 착한 사람과 함께한다.(和大怨。必有餘怨。安可以爲善。是以聖人執左契。而不責於人。有德司契。無德司徹。天道無親。常與善人。)”라고 하였다.
  236. 236)명교名敎 : 지켜야 할 인륜의 명분을 가르침, 또는 그런 가르침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른다.
  237. 237)괴안국의 꿈(槐南夢) : 괴안국槐安國의 남가일몽南柯一夢. 당나라 9대 황제인 덕종(재위 780~804) 때 광릉廣陵 땅에 사는 순우분淳于棼이라는 사람이 술에 취해 집 앞의 큰 홰나무 밑에서 잠이 들었다가 괴안국 왕의 재상이 되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난 순우분은 꿈이 하도 이상해서 홰나무 뿌리 부분을 살펴보니 과연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을 더듬어 나아가자 넓은 공간에 수많은 개미 무리가 두 마리의 왕개미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그곳이 괴안국이었다.
  238. 238)육진六塵 : 육식六識의 여섯 가지 대상 경계. 즉 빛깔(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닿아지는 대상(觸)ㆍ사고의 대상(法). 그것들이 본래의 청정한 마음을 더럽히므로 진塵이라 한다. 육경六境과 같다.
  239. 239)포단蒲團 : 여러해살이풀인 부들로 둥글게 엮어 만들어서 깔고 앉는 방석. 승려가 좌선할 때 쓰기도 한다.
  240. 240)우담발화(曇花) : ⓢ uḍmbara. 우담발라優曇跋羅ㆍ우담바라優曇婆羅 등이라고도 한다. 불교 경전에서 여래如來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 꽃이 핀다는 상상의 식물로, 3천 년에 한 번 꽃이 핀다고 하며 이 때문에 매우 드물고 희귀한 일을 비유할 때 쓰인다. 작은 활엽수로 잎은 긴 타원형이며 열매는 여러 개가 모여 맺힌다고 한다.
  241. 241)옥가루(玉屑) : 설법이 옥가루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을 비유하거나 매우 잘 지은 주옥같은 시와 글을 말한다. 여기서는 후자에 해당한다.
  242. 242)예원藝苑 : 저술하는 일을 담당하거나 서책을 간수하는 곳으로, 홍문관과 예문관 따위를 가리킨다.
  243. 243)명당明堂 : 주나라 천자가 제후에게 조회를 받고 제왕이 정교政敎를 밝히는 장소. 『孟子』 「梁惠王」.
  244. 244)법계法界에서 남쪽으로 105성을 순방하고서 : 『華嚴經』 전체 39품 가운데 마지막 품인 「入法界品」에서 선재동자가 53인의 선지식善知識을 찾아가는 과정을 설해 놓은 것이다. 한편 본문에서는 선재동자가 105성을 순방했다고 하였지만 보통 110성을 순방한 것으로 본다.
  245. 245)소두搔頭 : 머리를 긁는다는 뜻으로, 그리움이나 번뇌 따위로 마음이 괴로운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다. 『詩經』 「邶風」 ≺靜女≻에 “사랑하되 만나지 못하여 머리 긁으며 머뭇거리도다.(愛而不見。搔首踟躕。)”라고 하였다.
  246. 246)삼마발三摩鉢 : ⓢ samāpatti. 등지等至라 번역한다. 선정(定)의 다른 이름이며, 삼마발저三摩鉢底 또는 삼마발제三摩鉢提(三摩拔提)라고도 한다. 정定을 등지라 함은 등等은 정력定力에 의하여 혼침惛沈ㆍ도거掉擧의 번뇌를 여의고 마음이 평정하며, 정력이 이런 상태에 이르게 하므로 지至라 한다.
  247. 247)연환체連環體 : 시의 마지막 구절을 다음 시의 첫 구절로 하여 짓는 시를 말한다. 이 시에서는 제1구의 끝 자인 ‘두頭’ 자에서 ‘팔八’ 자를 떼어 제2구의 첫 자로 하고, 제2구의 끝 자인 ‘추秋’ 자에서 ‘화火’ 자를 떼어 제3구의 첫 자로 한 것이다. 다음 구도 이와 같다. 고리처럼 이어졌으므로 연환체라 하며, 다음 구의 첫 자가 위의 구 끝 자에 감추어져 있으므로 장두체藏頭體라고도 한다.
  248. 248)텅 빈~일이 흐르네 : 『莊子』 「人間世」에 “저 텅 빈 경지를 보니 빈방에 밝음이 생겨 길상한 일이 모여 쌓인다.(瞻彼闋者。虛室生白。吉祥止止。)”라고 한 말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249. 249)필련匹練 : 한 필의 누인 비단, 또는 하얗게 빛이 바랜 한 필의 백포白布.
  250. 250)오사烏紗 : 검은 깁. 오사모烏紗帽와 같은 말로 한적한 생활을 상징한다. 『南史』 「梁豫章王綜傳」에 “종綜이 형주荊州에 있으면서 항상 평복 차림으로 미행을 했는데, 오사포烏紗布로 모자를 만들어 쓰고서 밤이면 나다녔다.”라고 하였다.
  251. 251)적궤자吊詭子 : 적궤吊詭는 지극히 이상한 말,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끼 같은 말을 뜻한다. 『莊子』 「齊物論」에 “구丘와 너는 모두 꿈속에 있으며, 내가 너에게 이처럼 꿈이라고 말하는 것도 꿈이다. 이러한 말을 ‘적궤’라 한다.”라고 하였다.
  252. 252)서전瑞篆 : 향을 피울 때 연기가 구불구불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전자篆字 같다고 하여 붙여진 말이다.
  253. 253)운석韻釋 : 시를 짓는 승려.
  254. 254)무하유향無何有鄕 : 장자가 말한 어떠한 인위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낙토樂土. 무위無爲의 빈 경지로 장자가 그리워하던 이상향을 말한다. 『莊子』 「應帝王」에 “이 세계 밖으로 나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노닐며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살려 한다.(以出六極之外。而遊無何有之鄕。以處壙垠之野。)”라고 하였다.
  255. 255)운어韻語 : 압운押韻의 어구.
  256. 256)조 군수 : 본 문집의 시 ≺금구 군수에게 올림(上金溝倅)≻에 “그의 형 조근趙根은 일찍이 관서의 강서江西 군수였다.”라는 부제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에서의 조趙는 강서 군수인 조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257. 257)근민당近民堂 : 고을 원이 정사를 보는 동헌東軒을 근민당이라 불렀다.
  258. 258)명학지鳴鶴池 : 평안남도 강서군 강서읍에 있는 못. 원래는 연당미륵지連塘彌勒池였는데 그곳의 군수를 지낸 조근이 명학지라고 개명하였다.
  259. 259)금전錦牋 : 이별에 즈음해 전별시를 적는 시축詩軸을 말한다.
  260. 260)자미궁紫微宮 : 태미원太微垣ㆍ천시원天市垣과 더불어 삼원궁三垣宮의 하나. 천제天帝가 거처한다는 북두성 북쪽에 있는 별자리를 가리키며 천자의 대궐을 비유하기도 한다.
  261. 261)남쪽 성으로~신마神馬를 몰아가고 : 『華嚴經』 「入法界品」에 선재동자가 남방을 유행하여 53명의 선지식에게 참문參問하였다는 말에서 인용한 시구이다.
  262. 262)단교斷橋 : 끊어진 다리. 적이 넘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중간 부분을 끊어 버린 다리.
  263. 263)사상四相 : 생멸 변화하는 네 가지 양상. 곧 생겨남(生)ㆍ머무름(住)ㆍ변화함(異)ㆍ사라짐(滅).
  264. 264)삼청三淸 : 도교에서 말하는 천상 세계로, 신선이 살고 있다는 궁의 이름. 주 130 참조.
  265. 265)건몰乾沒 : ① 요행히 이익을 취함. 남의 물건을 빼앗음. ② 물을 말려 없애듯이 관아官衙에서 백성의 재물을 마구 몰수함.
  266. 266)궁항窮巷 : 좁고 으슥하고 쓸쓸한 뒷골목 또는 외딴 벽촌.
  267. 267)범궁梵宮 : 원래는 범천梵天의 궁전을 말하나 여기서는 깨끗한 암자라는 말로 쓰였다.
  268. 268)윤환輪奐 : 집이 크고 넓으며 아름다움.
  269. 269)한상韓湘 : 당나라 때 대문장가 한유의 종손從孫으로서 도술道術에 심취하여 선인仙人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續仙傳』에 “한상이 도술을 좋아하며 세상일에 얽매이지 않았는데, 언젠가 흙을 모으고 화분을 뒤집자 바로 꽃이 피면서 꽃잎 위에 ‘구름은 진나라 고개를 가로질러 가는데 집은 어디에 있는가? 남관에 눈보라 치니 말이 가려 하지 않네.(雲橫秦嶺家何在。雪擁藍關馬不前。)’라는 시구가 나타나게 하였다. 한유가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뒤에 조주潮州로 좌천되어 가면서 중도에 눈보라를 만났는데, 이때 한상이 눈을 무릅쓰고 찾아왔기에 그곳의 지명을 물어보니 바로 남관이었다.”라고 하였다.
  270. 270)열자列子 : 전국시대 도가의 사상가로서 전설적인 인물. 이름은 어구禦寇. B.C. 400년경 정鄭나라에 살았다고 전하나 『史記』에는 그 전기가 보이지 않고 『莊子』 「逍遙遊」에 “열자는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았다.”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장자가 허구로 가정한 인물로 추정된다.
  271. 271)시선廝禪 : ① 스승과 제자가 선법禪法을 서로 문답하면서 겨룸. 시廝는 ‘서로’라는 뜻. ② 사가師家와 학인學人이 서로 의론하고 문답함.
  272. 272)똥벌레를 얻었네 : 『禪門拈頌』 제12권 439칙 「鬪劣」에 “조주趙州가 일찍이 그의 시자 문원文遠과 토론할 때 투열鬪劣(열등한 입장을 골라서 발언하는 토론) 형식을 할지언정 투승鬪勝(수승한 위치에 서서 하는 발언)을 하지 않기로 하고 이긴 쪽이 호떡을 내야 한다 하니, 시자가 말하였다. ‘화상께서 정의를 세우십시오.’ 그러자 선사가 말하였다. ‘나는 한 마리의 당나귀 같다.’ 시자가 말하였다. ‘저는 말고삐 같습니다.’ 선사가 말하였다. ‘나는 당나귀 똥 같으니라.’ 시자가 말하였다. ‘저는 똥 속의 벌레 같습니다.’(趙州。嘗與侍者文遠。論議。鬪劣不鬪勝。勝者。輸餬餠。遠云。請和尙立義。師云。我似一頭驢。遠云。我似驢紂。師云。我似驢糞。遠云。我似糞中蟲。)”라고 하였다.
  273. 273)양현망楊顯望(1633~?) : 현종 10년(1669) 별시문과에 갑과甲科로 장원급제하였다.
  274. 274)식형識荊 : 한 시대의 모든 사람이 우러르고 사모하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말. 형주荊州는 당나라 현종 때 형주 자사를 지낸 한조종韓朝宗을 말하는데, 평소에 숨은 인재를 발탁하기를 좋아하여 최종지崔宗之ㆍ엄무嚴武 등을 조정에 천거하였으므로 당시의 선비들이 그의 인정을 받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한조종이 형주 자사일 때 이백이 그에게 보낸 편지에 “살아서 만호후萬戶侯에 봉해질 것이 아니라 다만 한 번 한 형주를 알기를 원한다.(生不用封萬戶侯。但願一識韓荊州。)”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古文眞寶 後集』 「與韓荊州書」.
  275. 275)고영枯榮 : 고枯는 세속을 버리고 고행하며 사는 것을 말하고, 영榮은 입신양명하여 영달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276. 276)남쪽 바다~날개를 치고 : 『莊子』 「逍遙遊」에 “붕새가 남명으로 옮기려고 할 적에 물결이 3천 리를 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구만리 상공으로 높이 날아간다.(鵬之徙於南溟也。水擊三千里。搏扶搖而上者九萬里。)”라고 하였다.
  277. 277)발섭跋涉 :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먼 길을 수고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278. 278)인명仁明 : 어질고 명철하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태수 양현망을 가리킨다.
  279. 279)물결을 돌렸으니(回瀾) : 회란回瀾은 ‘회광란장백천回狂瀾障百川’에서 나온 말로, 미친 듯이 함부로 흐르는 물결을 정상으로 돌리고, 모든 내를 다스려 동쪽으로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세태의 변천을 바로잡고 좋지 못한 유행을 막는다는 뜻으로 전용하기도 한다.
  280. 280)계수나무 꺾음(折桂) : 절계折桂는 계수나무 가지를 꺾는다는 뜻으로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비유한다.
  281. 281)일운逸韻 : 세속의 경지를 벗어난 뛰어나게 아름다운 시.
  282. 282)칠보시七步詩 : 삼국시대 위나라의 조식曹植이 지은 시. 조식은 문재文才가 뛰어났는데, 이것을 시기한 형 문제文帝(曹丕)는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에 시를 짓게 하고 만일 못 지으면 죽이려고 하였으나 그는 과연 일곱 걸음 동안에 “콩대로 불을 지펴 콩을 볶으니, 콩알이 솥 안에서 서글피 우네. 본디 한 뿌리에서 생겨났거늘, 어찌하여 무참히 볶아 대는지.(煮豆燃豆箕。豆在釜中泣。本是同根生。相煎何大急。)”라는 ≺燃豆詩≻를 지었다. 문사文思가 민첩한 것을 뜻한다. 『世說新語』 「文學」.
  283. 283)기족驥足 : 준마의 말발굽이라는 뜻으로, 전하여 재주나 지략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킨다.
  284. 284)오쇠五衰 : 천인天人의 복락이 다하여 죽으려 할 때 나타나는 다섯 가지 쇠하여지는 모양. 아무리 천인이라 할지라도 유한한 생명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죽음의 고통은 지옥의 고통보다 16배 더 크다고 한다. 천인에게 임종의 순간이 다가오면 다섯 가지 증세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 증세도 작은 증세와 큰 증세로 나눈다. 작은 증세는 슬픈 소리를 내고, 몸에서 광택이 흐려지고, 목욕할 때 물방울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고, 눈꼬리가 실룩거리는 등의 다섯 가지이다. 큰 증세는 머리 위의 꽃이 시들고, 겨드랑이 밑에서 땀이 나고, 옷에 때가 묻어 더러워지고, 몸의 위광威光을 잃고, 지금까지 낙樂에 만족하지 않고 더한 낙을 구하는 등의 다섯 가지이다.
  285. 285)꼬리 끄는 거북(曳尾龜) : 『莊子』 「秋水」에 “장자가 복수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초나라 임금이 대부 두 명을 보내 말을 전하였다. ‘번거로우시겠지만 나라의 정치를 맡아 주시기 바랍니다.’ 장자가 낚싯대를 든 채 돌아보지도 않고 말하였다. ‘듣자 하니 초나라에는 신령스러운 거북이 있는데 죽은 지 이미 3천 년이 지났다고 하더이다. 임금은 이것을 비단에 싸서 상자에 넣어 묘당廟堂에 모셔 놓았다는데, 이 거북으로 말하자면, 죽어서 뼈만 남기어 존귀하게 되고 싶어 하겠소,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어 하겠소?’ ‘그야 살아서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어 하겠지요.’ ‘그렇다면 가시오. 나는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고 다니며 살 터이니.’(莊子釣於濮水。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曰。願以境內累矣。莊子持竿不顧曰。吾聞楚有神龜。死已三千歲矣。王以巾笥而藏之廟堂之上。此龜者。寧其死爲留骨而貴乎。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二大夫曰。寧生而曳尾塗中。莊子曰。往矣。吾將曳尾於塗中。)”라고 하였다. 이 내용은 점을 치는 데 사용되어 죽은 다음에 묘당에 소중하게 받들어지기보다는 진흙땅에서 천하게 꼬리를 끌며 살지라도 살아 있는 것이 낫다는 비유이다.
  286. 286)십념十念 : 10은 가득 찬 숫자이며 끝맺는 숫자이다. 그러므로 열 번 염불한다는 것은 몸과 말과 생각의 삼업三業을 다 기울여 빈틈없이 염불하는 것을 말한다.
  287. 287)옥전玉殿 : 원래는 옥으로 꾸민 아름다운 궁전을 말하나 여기에서는 법당을 의미하는 말인 듯하다.
  288. 288)경루瓊樓 : 선경에 있다는 구슬로 장식한 누대樓臺를 이르는데, 여기에서는 사찰에 지어진 누각을 가리킨다.
  289. 289)홀로 선적善寂을 즐기면서 : 『妙法蓮華經』 「譬喩品」에 “만일 중생이 부처님을 따라 세존의 법을 듣고 믿어 받아들여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연혜를 구하며, 홀로 선적을 즐기고 모든 법의 인연을 깊이 알면, 이 이름이 벽지불승이니라.(若有衆生。從佛世尊。聞法信受。慇懃精進求自然慧。樂獨善寂。深知諸法因緣。是名辟支佛乘。)”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홀로 선적을 즐긴다’는 것은 세상의 영향을 받지 않음을 말한다. ‘적寂’은 쓸쓸하다는 뜻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니, 보통 인간은 세상의 영향을 받아서 남이 칭찬하면 우쭐하고 남이 욕하면 낙심하는데 그러한 것을 떠난 상태를 적이라고 한다.
  290. 290)청려靑藜 : 명아줏대로 만든 지팡이.
  291. 291)비제飛梯 : 운제雲梯와 같은 뜻으로서 높은 사다리를 말한다.
  292. 292)이서우李瑞雨(1633~?) :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우계羽溪. 자는 윤보潤甫, 호는 송곡松谷. 이경항李慶恒의 아들이다. 숙종 원년(1675) 문장에 재주가 있다 하여 허목許穆의 추천을 받았다. 같은 해 정언正言이 되어 인조반정 이후 대북 가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청직淸職에 올랐다. 서인 송시열宋時烈의 예론과 그것을 따르는 김수항金壽恒을 공격하였으며, 7월에는 대신을 공격하는 이수경李壽慶을 두호하다 파직되었다. 이듬해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남인으로 생활하다 숙종 6년(1680) 경신환국庚申換局 때 서인의 공격을 받아 유배되었으나 숙종 15년(1689)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남인이 정권을 잡자 병조참의로 등용되었다. 그 뒤 김수항 등 서인을 공격하였으며, 인현왕후 축출 때 승지로 있으면서 숙종의 뜻을 받들었다. 숙종 17년(1691) 함경도 관찰사로 나갔다가 인삼에 대한 행정 처리를 잘못하여 삭직되었다. 이듬해 목내선睦來善이 문장으로 천거하여 예문관 제학이 되었으며, 그 이듬해 황해도 관찰사로 나갔다. 숙종 20년(1694) 갑술환국甲戌換局이 일어나자 삭출되었다가 숙종 23년(1697)에 풀려났다. 그해 남인을 등용하는 정책을 펴던 최석정崔錫鼎에게 청백함을 인정받아 왕이 서용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현직에 나아가지는 못하였다.
  293. 293)우도牛刀 : 무성武城 고을을 잘 다스리던 자유子游에게 공자가 농담으로 “닭 잡는 데에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리오.(割鷄焉用牛刀)”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지방관으로 선정을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論語』 「陽貨」.
  294. 294)백리재百里才 : 한 고을을 맡아 다스리기에 적당한 자질의 소유자를 말한다. 『三國志』 「龐統傳」에 “방사원龐士元(사원士元은 방통龐統의 자)은 백리재가 아니다. 그에게 치중治中 별가別駕의 소임을 맡겨야만 천리마처럼 치달릴 수 있게 될 것이다.(龐士元。非百里才也。使處治中。別駕之任。始當展其驥足耳。)”라고 하였다.
  295. 295)금당琴堂 : 선정善政을 베푸는 수령의 청사라는 뜻이다. 『呂氏春秋』 「察賢」에 “(공자의 제자인) 복자천宓子賤이 선보재單父宰가 되어 선보單父를 다스릴 때 거문고(琴)만 타고 몸은 당堂 아래를 내려가지 않고도 선보가 잘 다스려졌다.”라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296. 296)어떤 사람을~녹거鹿車를 장만했나 : 『法華經』 「譬喩品」 ‘火宅喩’에서, 어느 장자長者가 불이 붙고 있는 집 안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뛰놀고 있는 아이들을 구하려고 문밖에 양거羊車ㆍ녹거鹿車ㆍ우거牛車가 있으니 나오라고 소리쳐서, 아이들이 문밖으로 뛰어나온 것을 보고 모두 꼭 같은 대백우거大白牛車를 주었다고 하였다.
  297. 297)적송자赤松子 : 상고시대의 신선 이름으로, 여러 서책에 나오는 사적事蹟이 서로 다르다. 적송자赤誦子 또는 적자여赤子輿라고도 한다. 『史記』 「留侯世家」에 “장량張良이 ‘이제 세 치의 혀로써 제왕의 스승이 되어 만호萬戶를 봉작받고 지위가 열후에 올랐으니, 이는 포의布衣의 영광이 극에 이르렀다. 나는 이에 만족할 뿐이고, 다만 원하는 바는 인간의 일을 버리고 적송자를 따라 노는 것이다.’라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있다.
  298. 298)벽곡辟穀 : 도술의 하나로 곡식을 먹지 않고 솔잎ㆍ대추ㆍ밤 등을 조금씩 먹고 사는 방법. 『論衡』 「道虛」에 “세상에서는 곡식을 먹지 않는 이를 도술하는 사람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299. 299)현도玄道 : 노장학老莊學을 말한다. 『道德經』 1장에 “현묘한 가운데 또 현묘함을 온갖 미묘한 문(玄之又玄。衆妙之門。)”이라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300. 300)벽라薜蘿 : 담쟁이나 칡덩굴 따위 또는 칡덩굴로 짠 베를 가리킨다. 전하여 은자隱者 또는 은자의 의복을 말한다.
  301. 301)장통長統 : 중장통仲長統(179~220)을 말한다. 자는 공리公理. 산양군山陽郡 고평高平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문사文辭에 능하였으며, 직언直言을 즐겨 당시 사람들이 광생狂生이라 부를 정도로 비판 정신이 투철하였다. 저서로 『昌言』 34편 10여만 어語가 있었다고 하나 전하지 않으며, 겨우 『後漢書』에 「理亂」ㆍ「損益」ㆍ「法誡」의 세 편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 밖에 몇 개의 일문逸文이 여러 저서에 인용되어 있는데, 왕충王充ㆍ왕부王符 등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당시의 사상과 사회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또 자신의 호방하고 원대한 뜻을 표현하여 “백 가지 생각이 무슨 필요 있으랴, 지극한 요체는 내 마음속에 있는걸. 시름일랑 하늘 위로 날려 보내고, 근심일랑 땅속에 파묻어 두리.(百慮何爲。至要在我。寄愁天上。埋憂地下。)”라고 읊은 시가 있다.
  302. 302)자운子雲 : 한나라 성제成帝 때 사람으로, 이름은 양웅揚雄이며 성도成都에 살았다. 사람됨이 소탈하였으며, 젊어서부터 문장을 잘하여 이름을 떨쳤고, 임금의 부름을 받아 「甘泉」ㆍ「河東」ㆍ「長楊」 등을 지어 올리기도 하였다. 학문을 좋아하여 『揚子法言』ㆍ『太玄經』 등 많은 저서를 남겼는데, 내용이 아주 심오하였다. 『漢書』 권87 「揚雄傳」.
  303. 303)간짓대(竿木) : 당나라 사람들이 연극하는 데 쓰던 길이 세 자쯤 되는 막대기. 꼭두각시를 놀리는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막대기이다. 『禪門拈頌』 제7권 208칙 「圓相」에 “지해 본일智海本逸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어 말하기를 ‘간짓대 하나를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넓은 마당을 만나면 연극을 한다 하리라.’(智海逸。上堂擧此話云。可謂竿木隨身。逢場作戲。)”라고 한 대목이 있다.
  304. 304)강선루降仙樓 : 평안남도 성천군에 있던 누정. 고려 충혜왕 복위 4년(1343)에 창건되었으나 불타 없어지고, 조선 영조 44년(1768)에 개축하였으나 1951년 6ㆍ25전쟁 중에 파괴되었다. 조선 시대 성천객사成川客舍인 동명관東明館의 부속 건물로 중국 사신을 맞기 위한 연회장으로 사용하였다.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제32호이다.
  305. 305)반수倕 : 반은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사람 공수반公輸般이고, 수倕는 황제黃帝 때 사람 공수工倕로 모두 솜씨가 매우 뛰어난 목수이다. 공수반은 공수반公輸班 또는 공공共工이라고도 한다. 반은 반般과 반班으로 통용한다.
  306. 306)최이崔李 : 당나라 때 시인인 최융崔融과 이교李嶠를 가리킨다.
  307. 307)수월水月 : 물속에 비친 달이라는 뜻으로 운수납자雲水衲子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308. 308)요천遼天에 학이~단풍이 늦었는데 : 고사에 ‘학상요천鶴上遼天’이라는 말이 있는데, 『搜神後記』에 “정령위丁令威는 요동 사람인데 영허산靈虛山에서 도道를 배우고 학으로 변신하여 요동으로 돌아와서 공중에 배회하며 ‘새여, 새여, 정령위는 집 떠난 지 천 년 만에 이제 돌아왔네. 성곽은 그대론데 사람은 아니로다. 어찌 신선을 배우지 않고 무덤만 쌓여 있나.’라 하였다.”라고 되어 있다.
  309. 309)법운암法雲庵 : 현재 평양특별시 만경대구역 용봉리, 옛 지명으로는 대동군 용산면 용봉리 용악산龍岳山에 있는 절이다.
  310. 310)회계산會稽山 : 절강성 소흥紹興 남동쪽에 있는 명산. 오나라 왕 부차夫差가 월나라 왕 구천勾踐을 포위한 곳.
  311. 311)이양頤養 : 이신양성頥神養性의 준말로, 마음을 올곧게 가다듬어 참된 고요함의 자리에 모아서 흔들림 없는 고요함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312. 312)전제筌罤 : 전筌은 고기를 잡는 통발이고 제罤는 토끼를 잡는 올무이다. 이 말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方便이며, 통발과 올무는 결국 고기와 토끼는 아니듯이, 언설言說은 진리를 말할 것이로되 끝내 진리가 아니므로 진리를 구하려면 언설을 잊어야 한다는 뜻이다. 『莊子』 「外物」에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것이나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어야 하고, 올무는 토끼를 잡는 것이나 토끼를 잡고 나면 올무는 잊어야 하며, 말은 뜻을 나타내는 것이나 뜻을 얻고 나면 말을 잊어야 한다.(筌者。所以在魚。得魚而忘筌。蹄者。所以在兎。得兎而忘蹄。言者。所以在意。得意而忘言。)”라고 하였다. ‘제蹄’와 ‘제罤’는 같은 의미로 쓰였다.
  313. 313)말을 가리키는구나(指馬) : 지마指馬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준말로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의미이다. 간사한 꾀로 윗사람을 농락하고 아랫사람을 겁주어 멋대로 권세를 휘두르는 것을 말하는데, 진秦나라의 환관 조고趙高가 이세황제二世皇帝 호해胡亥에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속인 고사에서 유래한다. 위압적으로 남에게 잘못을 밀어붙여 끝까지 속이려 하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314. 314)무착無着과 천친天親 : 인도 대승불교의 유명한 논사들이다. 천친은 무착의 아우로 세친世親이라고도 하는데, 형 무착의 권유로 대승에 귀의하여 크게 이름을 드날렸다.
  315. 315)임제臨濟(?~867) : 법명은 의현義玄. 속성은 형邢씨이며, 산동성 남화南華 출신이다. 출가 초기에는 교학敎學에 몰두하였다. 그러나 뒤에 교학이 세상의 고통을 일시적으로 치료하는 약이요, 불법의 근본 자리를 탐구하는 하나의 언구言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고는 일시에 배운 것을 다 던져 버린 뒤에 참선을 시작하였다. 조주 종심趙州從諶과는 고향이 같을 뿐 아니라 당나라 말기라는 격변의 시대를 산 동시대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같은 산동 사람이지만 북방인北方人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스님은 조주가 아닌 임제이다. 조주는 오히려 온화한 남방인南方人의 기질에 가깝다. 그 때문에 조주의 선법을 여성적이라 한다면 임제의 선법은 남성적이며, 조주의 선법을 언설적言說的이라 한다면 임제의 선법은 행동적이고, 조주의 선법을 섬세하다고 한다면 임제의 선법은 거칠며, 조주를 기지機智의 인간이라고 한다면 임제는 우직愚直의 인간이다. 후대의 선종은 대개 스님을 개조로 하는 임제종을 말한다.
  316. 316)난산亂山 : 높낮이가 들쭉날쭉 어지러이 솟은 산의 모습.
  317. 317)양객梁客 : 양나라의 소문염蕭文琰을 가리킨다. 남조의 제나라 때 경릉왕竟陵王 소자량蕭子良이 우희虞羲ㆍ구국빈丘國賓ㆍ소문염 등의 학사學士들을 모아 놓고 초가 1치 탈 동안에 시 짓는 놀이를 하였는데, 소문염이 시간이 너무 길다고 하면서 바리때를 쳐서 울리는 소리가 그치는 사이에 시를 짓는 것으로 하고는 그사이에 즉시 시를 지었다고 한다. 『南史』 권59 「王僧儒列傳」.
  318. 318)향성香城 : 『般若經』에서 설한 법용法涌보살의 주처住處. 상제常啼보살이 이곳에서 몸을 희생하여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를 구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묘향산을 말하거나 아니면 스님이 거주하던 곳을 향성에 비유하여 말한 것으로 보인다.
  319. 319)좌합佐盒 : 자반을 담은 그릇.
  320. 320)탐간探竿 : 막대기로 물의 깊이를 저울질하는 것. 원래는 어부가 물고기를 잡을 때 막대기에 깃을 달아 유인하는 것을 말하는데, 선가에서 제자의 기량을 시험하는 것의 비유로도 쓰인다.
  321. 321)찡그리는 얼굴(工嚬) : 공빈工嚬은 당나라 사람 여향呂向의 ‘교소공빈巧笑工嚬’에서 나온 말로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말한다.
  322. 322)옥호玉壺 : 물을 담는 옥병인데, 깨끗한 인품을 뜻한다.
  323. 323)금곡金谷 : 하남성 낙양시洛陽市 서북쪽에 있는 땅 이름. 진晉나라 무제 때 부자 석숭石崇이 그곳에 호화로운 별장(金谷園)을 만들어 놓고 호사를 누렸다고 한다.
  324. 324)대방가大方家 : 문장이나 학술이 뛰어난 사람.
  325. 325)동토의 총림엔~꽃이 피었네 : 『傳燈錄』에서 달마 대사가 “내가 동토東土에 와서 법을 전함으로 미혹迷惑됨을 풀어 주매, 마치 한 송이 연꽃에 다섯 송이가 핀 것 같은 결과가 자연히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한 말에서 연유하며, 육조 혜능惠能의 법계가 위앙종ㆍ임제종ㆍ조동종ㆍ운문종ㆍ법안종의 오종五宗으로 나뉘어 꽃피운 것을 말한다.
  326. 326)간시궐乾屎橛 : 똥 말리는 막대기라는 말. 『禪門拈頌』 제25권 1078칙 「乾屎橛」에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묻기를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하자, 선사가 대답하기를 ‘똥 말리는 막대기니라.’라고 하였다.(雲門。因僧問。如何是佛。師云。乾屎橛。)”라고 하였다.
  327. 327)야호리野狐狸 : 불락불매不落不昧의 공안. 백장타야호신화百丈墮野狐身話라고도 한다. 『禪門拈頌』 제6권 184칙 「野狐」에 “백장 선사가 상당上堂할 때마다 한 노인이 법을 듣고는 대중을 따라 같이 나가곤 하였다. 하루는 법을 듣고도 가지 않기에 백장이 묻기를 ‘당신은 누구냐?’ 하니, 노인이 ‘제가 과거 가섭불일 때 이 산에서 살았는데 그때 어떤 학인이 묻기를 「크게 수행한 사람도 다시 인과에 떨어집니까?」 하기에, 제가 대답하기를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기에 여우의 몸을 받았습니다. 바라건대 화상께서 저를 대신하여 한마디 해 주십시오.’ 하였다.(百丈。每日上堂。常有一老人。聽法。隨衆散去。一日。不去。師乃問。立者何人。老人云。某甲。於過去迦葉佛時。曾住此山。有學人。問大修行底人。還落因果也無。對云。不落因果。墮在野狐身。今請和尙。代一轉語。)”라고 하였다.
  328. 328)칠취七趣를 달려가며~갈림길에서 우는가 : 옛날에 양주楊朱가 선과 악의 분기점에서 악의 길을 향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슬퍼하여 눈물을 흘렸던 ‘양주읍기楊朱泣歧’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329. 329)옥호玉毫 : 삼십이상三十二相의 하나.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
  330. 330)경절문徑截門 : 불교에서 수선修禪할 때 단계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진제眞諦를 터득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지름길의 수행문修行門.
  331. 331)덜어 내고~업는 격이네. : 『初發心自警文』에 “세간의 소란을 버리고 저 진리의 세계로 오르는 데는 계율을 지키는 것이 좋은 사다리가 되나니, 그러므로 계행을 깨뜨리고 남의 복밭이 된다는 것은 마치 날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등에 업고 하늘을 나는 격이라 자신의 죄업을 녹이지 못하면 남의 죄업을 녹여 줄 수 없나니 계행 없이 어찌 다른 이의 공양을 받으리오?(棄世間喧。乘空天上。戒爲善梯。是故。破戒。爲他福田。如折翼鳥。負龜翔空。自罪。未脫。他罪。不贖。然豈無戒行。受他供給。)”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332. 332)지옥행이 결정된다(定泥犂) : 이리泥犂는 나락가那落迦(ⓢ naraka, niraya)의 준말. 지옥의 하나.
  333. 333)연경烟景 : ① 구름이나 연기 따위가 한가로이 어리어 있는 아름다운 경치. ② 아지랑이나 이내 따위가 아물거리는 아름다운 봄의 경치.
  334. 334)이정영李正英(1616~1686) : 조선 숙종 때의 문신. 본관은 전주. 자는 자수子修, 호는 서곡西谷, 시호는 효간孝簡. 글씨를 잘 썼는데 특히 전서篆書와 주서籒書에 뛰어났다. 글씨로는 해남의 「李舜臣鳴梁大捷碑」와 통진의 「閔箕神道碑」 등이 있다.
  335. 335)금천金天 : 음력 7월을 달리 부르는 말. 가을은 오행五行에서 금金에 속하기 때문에 금천이라고 한다.
  336. 336)솔개 날고~뛰는 경지(鳶飛魚躍) : 하늘에는 솔개가 날고 못에는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현상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다르지만 관통하는 원리는 하나인 자연 만물의 이치, 천지조화의 묘용妙用을 말한다. 『詩經』 「大雅」 ≺旱麓≻에 “솔개 날아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못에서 뛰네.(鳶飛戾天。魚躍于淵。)”라는 구절이 나온다.
  337. 337)채찍을 휘두르고~잡는 일 : 『緇門警訓』 「傳禪觀法」에 “큰 가르침이 이미 널리 퍼지자 영명한 무리가 나누어 강의하는데, 주석을 단 이는 그 글자의 의미를 자랑하고 과목을 나눈 이는 그 구분 지음을 만족하게 여기며 총채를 움켜잡고 소나무 가지를 흔들지만 단지 임기응변의 묘미만을 숭상할 뿐이요, 어지러운 것을 풀고 날카로운 것을 꺾음에 오직 그 지혜와 칼날과 논술의 날카로운 기세만을 들여다볼 뿐,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모두 잊어버리고 문자에서 벗어나 여의기를 구하지 않는다.(以大敎旣敷。群英分講。註之者。矜其辭義。科之者。逞其區分。執搖松。但尙其乘機應變。解紛挫銳。唯觀其智刃辭鋒。都忘所詮。不求出離。)”라고 한 데서 인용한 구절이다.
  338. 338)낭간琅玕 : 주 156 참조.
  339. 339)어산魚山 : 원래는 범패 수도장의 발상지를 말하나 여기에서는 범패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340. 340)천뢰天籟 : 하늘의 피리 소리라는 뜻으로, 자연의 소리를 말한다. 『莊子』 「齊物論」에 “너는 사람의 피리 소리는 들었으나 땅의 피리 소리는 듣지 못했고, 너는 땅의 피리 소리는 들었을지라도 하늘의 피리 소리는 듣지 못했을 것이다.(汝聞人籟而未聞地籟。汝聞地籟而未聞天籟夫。)”라고 하였다.
  341. 341)평생에 개에겐~걸로 일삼았네 : 『禪門拈頌』 제12권 417칙 「佛性」에 “조주에게 어떤 스님이 묻기를 ‘개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선사가 ‘있다.’고 대답하였다.……다시 어떤 스님이 묻기를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선사가 대답하기를 ‘없다.’고 하였다.(趙州。因僧問。狗子還有佛性也無。師云有。……又有僧問。狗子還有佛性也無。師云無。)”라고 한 데서 조주의 ‘무無’ 자 화두가 성행하게 되었다.
  342. 342)격외格外 : 선禪으로 통칭되는 불교의 수행 실천 방법이 중국에 와서 남북조시대 보리달마菩提達磨에 의해 정착되고, 당나라 때 육조 혜능에 의해 확립된 이른바 조사선祖師禪을 일컫는 말.
  343. 343)염화拈花 : 선종에서 선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전해진 이야기. 『大梵天王問佛決疑經』에 최초로 나타나 있다. 석가모니가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법좌에 올라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자 모두가 무슨 뜻인지를 몰라 망연하였는데, 대가섭大迦葉만이 부처의 참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이에 석가모니는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과 열반묘심涅槃妙心이 있으니 이를 대가섭에게 부촉咐囑하노라.”라고 하였다. 이 내용은 한국 선종에서 화두의 하나로 깊이 연구되었다. 교종에 대항하여 선 수행의 길을 제시하였으며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뜻을 표현한 것이다.
  344. 344)손가락을 잊어야(忘指) : 손가락만 보고 가리키는 달은 보지 못함을 경계하는 말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달을 보고 나서는 잊어버려야 한다는 말.
  345. 345)유사流沙 : 하천에서 물에 밀려 흘러내리는 모래.
  346. 346)소실선少室禪 : 달마선達磨禪을 말한다. 달마 대사가 소림굴에서 9년 동안 면벽하여 수행하였으므로 소실선이라 말한 것이다.
  347. 347)오석烏石 : 바탕이 단단하지 않고 빛이 검은 유리 광택이 나는 바윗돌. 비석ㆍ도장ㆍ기물ㆍ장식품 따위를 만드는 데 쓴다.
  348. 348)복창군福昌君(?~1680) : 이름은 정楨, 인조의 손자, 인평대군麟坪大君의 장남이다. 일찍이 진하겸사은사進賀兼謝恩使로 청나라에 다녀왔고, 숙종 6년(1680) 경신환국 때 아우 복선군福善君이 남인 허견許堅 등의 추대를 받고 역모를 꾀한다는 서인의 과격파 김석주金錫胄 등의 무고로 복선군ㆍ복평군福平君 두 아우와 함께 유배 끝에 사사賜死되었다.
  349. 349)유성維城 : 왕족이라는 뜻. 『詩經』 「大雅」에 “임금의 적자嫡子가 성처럼 굳세도다.(宗子維城)”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350. 350)행장行藏 : 용사행장用舍行藏의 준말로, 뜻을 얻어 세상에 도를 행하고 물러나 은거하는 것을 말한다. 『論語』 「述而」에 “써 주면 도를 행하고 버리면 도를 간직한 채 숨는 그 일을 오직 안회顔回 너와 나만이 할 수가 있다.(用之則行。舍之則藏。惟我與爾有是夫。)”라고 한 공자의 말에서 유래한다.
  351. 351)검패劒佩 : 칼과 옥패玉佩.
  352. 352)자금紫禁 : 자미원紫微垣에 속하는 궁금宮禁, 즉 천자가 거처하는 곳인 자금성.
  353. 353)별유천지別有天地 : 별세계別世界. 속세와는 매우 다른 좋은 세계. 별천지. 별건곤.
  354. 354)금단金壇 : 신선의 거처 또는 선경.
  355. 355)경장瓊醬 : 장생불사長生不死하면서 아무 걱정이 없이 편안히 지낼 수 있다는 선약仙藥.
  356. 356)방미厖眉 : 방厖은 ‘섞이다’라는 뜻으로, 방미는 흑백이 섞인 눈썹을 말한다. 백모白毛가 섞인 눈썹, 노인의 눈썹. 전하여 노인을 가리킨다.
  357. 357)학골鶴骨 : 신선의 풍채.
  358. 358)한만천유汗漫天遊 : 속세를 초월한 신선의 유람. 옛날 노오盧敖가 북해에서 노닐다가 이인異人인 약사若士를 만나 함께 벗으로 노닐자고 청하자, 약사가 이에 응답하기를 “당신은 중주中州의 사람이다.……나는 구해九垓 밖에서 한만汗漫과 만날 약속이 되어 있으니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라고 하고는 곧바로 구름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구해는 구천九天을 말한다. 『淮南子』 「道應訓」.
  359. 359)사지四知 : 넷이 안다는 뜻.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말이다. 후한의 양진楊震이 형주 자사荊州刺史로 부임했을 때 왕밀王密이 밤중에 찾아와 아무도 알 사람이 없다면서 금 열 근을 바치려 하자 “첫째 하늘이 알고, 둘째 땅이 알고, 셋째 내가 알고, 넷째 자네가 안다.”라고 하며 받지 않았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여기에서는 온 천하가 다 아는 일이라는 의미인 듯하다.
  360. 360)옥이 형산荊山에서~바침이 마땅하다 : 형박삼헌荊璞三獻의 고사.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사람 변화卞和가 형산에서 박옥璞玉을 얻어 여왕厲王에게 드리니 왕이 속인다 하여 그의 왼발을 잘랐다.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또 드리니 또 속인다 하여 그의 오른발을 잘랐다. 문왕文王이 서자 이에 박옥을 안고 형산 아래에서 울거늘 왕이 사람을 시켜 물으니, 그가 말하되 “신臣이 발 잘린 것을 서러워함이 아니오라, 보옥을 돌이라 일컫고 곧은 선비를 속임꾼이라 하니 그래서 서러워하나이다.”라고 하자 왕이 사람을 시켜 그 박옥을 쪼개니 과연 그 속에 옥이 있었다.
  361. 361)풍기風期 : 신임 또는 우의. 계절이 바뀌면 그 계절에 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달라지는 것을 기약할 수 있다는 뜻으로,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어긋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행동을 하는 사이를 뜻한다.
  362. 362)편사偏師 : 대규모 병력이 아닌 일부 병력의 군대를 이르는 말.
  363. 363)전예戰藝 : 조선 시대에 서당에서 연중행사로 하던 글짓기 경쟁으로 거접巨接 또는 접接이라고도 한다. 여름철에 정자亭子ㆍ누대樓臺ㆍ산사山寺 등에 모여 시부詩賦 등을 지어 실력을 겨루었는데, 고려 시대의 12도徒가 절간을 빌려 하과夏課를 한 데서 비롯되었다. 조선 시대에도 사학四學ㆍ향교鄕校 등 관학官學은 물론 서당 등 사숙私塾에서도 성행하였다. 이 행사는 대체로 음력 6월을 전후하여 열렸는데, 향중鄕中의 명유名儒ㆍ노사老士를 초대한 가운데 개접례開接禮라는 잔치를 연 다음, 동접東接ㆍ서접西接 등으로 편을 갈라 제목을 내놓고 겨루었으므로 이를 전예戰藝라고 하였다.
  364. 364)소단騷壇 : 시단詩壇을 말한다.
  365. 365)종사螽斯 : 종사는 메뚜기인데 한 번에 99개의 알을 낳는다 하여 왕후王后가 궁녀들과 화목하여 자손이 많음을 비유한 말이다. 『詩經』 「周南」 ≺螽斯≻에 “수많은 메뚜기들이 화목하게 모였네. 그대의 자손들도 대대로 번성하리라.(螽斯羽。詵詵兮。宜爾子孫。振振兮。)”라고 하였다.
  366. 366)삼뢰三雷 : 소용騷聳을 달리 이르는 말. 삼삭대엽三數大葉(한국의 전통 성악곡인 가곡)을 뇌성처럼 부르는 곡이라는 뜻에서 이르는 말이다.
  367. 367)금구金甌 : 금으로 만든 단지. 술잔의 미칭. 국토가 견고함을 비유한다.
  368. 368)학교송鶴翹松 : 소나무의 일종. 한악韓偓의 시에 “학교송을 등나무가 휘휘 감아 죽이누나.(野藤纏殺鶴翹松)”라고 하였다.
  369. 369)비음기碑陰記 : 비석 뒷면에 기록하는 글.
  370. 370)정일精一 : 정일집중精一執中의 준말. 순수한 일념으로 중도中道를 지키는 것. 『書經』 「大禹謨」에 나오는 말로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나라를 전하면서 말하기를,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약하니 순수한 일념으로 중도를 지켜야 할 것이다.(人心惟危。道心惟微。惟精惟一。允執厥中。)”라고 하였다.
  371. 371)아양峩洋 : 「아양곡峩洋曲」의 준말. 옛날에 백아伯牙가 탔다고 하는 악곡이다. 『列子』 「湯問」에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탔고 종자기鍾子期는 소리를 잘 들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서 뜻이 높은 산에 있으면 종자기가 말하기를, ‘좋구나, 아아峨峨하기가 태산과 같구나.(峨峨兮若泰山)’ 하였고, 뜻이 흐르는 물에 있으면 종자기가 말하기를, ‘좋구나 양양洋洋하기가 강하와 같구나.(洋洋兮若江河)’ 하였다. 그 후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372. 372)영악靈岳의 활짝~그 누구이며 : 영악은 영산靈山을 말하며, ‘활짝 웃었다’는 말은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꽃을 뽑아 들자 가섭이 미소 지은 일을 말한 것으로서 ‘누가 가섭과 같은 인물인가?’라는 말이다.
  373. 373)행단杏壇에서 비파를~또 누구인가 : 행단은 공자가 그 제자를 가르치던 은행나무 단을 말한다. 이에서 유래하여 학문을 닦는 곳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비파를 내려놓았다(鏗瑟)’는 말은 『論語』 「先進」에 나오는 말로, 공자가 증점曾點에게 자기 뜻을 말해 보라고 했을 때, 증점이 대답하기 위해 타던 비파를 땅에 놓은 것(鏗爾舍瑟)을 가리키는 것으로, ‘증점과 같은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말이다.
  374. 374)사문斯文 : 사문은 원래 이 글, 이 학문, 이 도道라는 의미로, 유교의 학문ㆍ도의ㆍ문화 또는 유학자 즉 선비를 말하나 여기에서는 불문佛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375. 375)분진汾津 : 통진通津의 옛 지명인 듯하다.
  376. 376)팔유八維 : 하늘, 또는 동서남북 사방과 네 간방間方을 합한 팔방.
  377. 377)오디 먹은~자비를 얻었네 : 『詩經』 「魯頌」 ≺泮水≻에 “훨훨 나는 저 올빼미 반궁의 숲에 모여 앉아 우리 뽕나무 오디 먹고 우리 좋은 소리를 마음에 새긴다. 잘못을 깨달은 저 회수의 오랑캐들 찾아와 보배를 바치네.(翩彼飛鴞。集于泮林。食我桑葚。懷我好音。憬彼淮夷。來獻其琛。)”라고 하였는데, 그 주註에 이르기를 “회수 지역의 오랑캐들이 노나라 제후의 교화를 받아 악한 마음을 바꾸어 찾아와 온갖 보배를 바치는데, 마치 올빼미가 오디를 먹고 그 울음소리가 아름답게 변하는 것과 같다. 이 시는 비유로 처음에 교화를 따르지 않다가 마침내는 교화를 따라 착하게 변화함을 비유한 시이다.(註云。淮夷被魯侯之化。變惡來獻。如飛鴞之食葚變音。比初不從化者。從化爲善也。)”라고 하였다.
  378. 378)이사상李士常 : 이원형李元亨의 아들이며, 이문학관吏文學官을 지냈다.
  379. 379)진영화晉永和 : 진晉나라 목제穆帝 영화永和 9년(353) 3월 3일에 당시의 명사名士 41명이 난정蘭亭에 모여서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워 계연禊宴을 베풀고 시를 읊으며 노닐었던 것을 말한다.
  380. 380)서방書房 : 벼슬이 없는 사람을 그 성과 아울러서 부르는 말.
  381. 381)한묵翰墨 : 문한文翰과 필묵筆墨이라는 뜻으로, 글을 짓거나 쓰는 것을 말한다.
  382. 382)동천洞天 : 도가의 용어로, 골짜기 안에 따로 있는 별천지라는 뜻으로 신선이 사는 세계를 가리킨다.
  383. 383)강랑蜣螂 : 풍뎅잇과에 속하는 곤충. 쇠똥구리. 말똥구리.
  384. 384)나하奈河 : 사람이 죽으면 두 번째로 다다르는 곳이 초강왕전初江王殿이다. 죽은 뒤 27일 되는 날에는 반드시 이 왕궁에 당도하는데 이 왕궁의 본당은 나하라고 하는 큰 강의 기슭에 있고, 초강왕은 죽은 사람이 나하를 건너는 것을 관리한다고 한다. 죽은 사람이 왕궁 본당까지 가려면 세 가지 길 중 한 길을 따라 나하를 건너가야만 한다. 이 강의 상류는 얕은 여울물이 굽이치고, 중류에는 다리가 놓여 있으며, 하류는 수심이 깊을 뿐 아니라 물살이 세고 험난하다. 죽은 사람의 죄업이 무거우냐 가벼우냐에 따라 각각 다른 장소에서 이 강을 건너게 된다. 본당에 닿으면 생전의 죄업을 심판받는데 가벼우면 좋은 길로, 무거우면 나쁜 길로 끌려간다.
  385. 385)금모金母 : 선녀仙女인 서왕모를 지칭하는 말.
  386. 386)요지연瑤池宴 : 요지는 곤륜산 꼭대기에 있다는 신화 속의 못 이름으로, 서왕모가 자신의 거처인 이곳에서 주나라 목왕穆王을 영접하여 연회를 베풀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穆天子傳』 권3.
  387. 387)상비湘妃 : 순임금의 두 비妃인 아황과 여영이 순임금이 남순南巡하다가 창오산에서 죽자, 소상강을 건너지 못하고 슬피 울다가 마침내 이 물에 빠져 죽어 상수湘水의 신이 되었다는 전설에 의한 것으로 상군湘君이라고도 한다.
  388. 388)낙락落落 : ① 쓸쓸한 모양. ② 단단한 모양. ③ 높이 뛰어난 모양.
  389. 389)등귀사登龜寺 : 평안남도 강서군 무학산에 있던 절. 등고사登高寺라고도 한다.
  390. 390)명학지鳴鶴池 : 주 258 참조.
  391. 391)구륜俱輪 : 아야교진여阿若驕陳如(ⓢ Ajñāta-kauṇdinya)의 줄인 음역. 교진여憍陳如ㆍ교진나憍陳那ㆍ거륜居倫ㆍ거린居隣ㆍ구륜拘輪ㆍ구린拘隣ㆍ구린俱隣이라고도 한다. 본제本際라 번역한다. 석가모니의 제자로 5비구 중 한 사람이다.
  392. 392)팔제八諦 : 팔정도八正道 즉 정견正見ㆍ정사유正思惟ㆍ정어正語ㆍ정업正業ㆍ정명正命ㆍ정정진正精進ㆍ정념正念ㆍ정정正定을 말한다.
  393. 393)신자身子 : 사리불舍利弗(ⓢ Śāriputra)의 번역. 석가모니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으로 석가모니보다 나이가 많았으며 먼저 세상을 떠났다. 갖가지 지식에 해박하고 통찰력이 빼어나 제자들 가운데 으뜸으로 꼽혔으며, 지혜제일智慧第一 또는 법왕자法王子라고 불렸다.
  394. 394)벽경壁經 : 『書經』의 고본古本. 진시황이 서적을 모두 불사를 때 없어진 것을 한나라 때 복생伏生이 입으로 외워 전하였는데, 뒤에 노나라 공왕 때 공자의 옛집 벽 속에서 발견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395. 395)규장虬藏 : 용수보살이 바다의 용궁에 들어가 비장祕藏한 대승경전을 가지고 나왔다 하여 불경을 규장으로 표현한 듯하다.
  396. 396)이산尼山 : 이구산尼丘山의 준말로 산동성 곡부현 동남쪽에 있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이 어머니 안顔씨와 함께 이구산에서 기도하여 공자를 얻었으므로 이름을 구丘라 하고, 자를 중니仲尼라 하였다. 『史記』 「孔子世家」.
  397. 397)궁발窮髮 : 극북極北의 불모지를 가리킨다. 땅에게는 초목이 모발이 되는데, 북방은 추운 지방이라서 초목이 자라지 않으므로 궁발이라고 한다.
  398. 398)명산冥山 궁발과 월영越郢의 나라요 : 이 시구는 반대쪽으로 가면 갈수록 다른 반대쪽과는 그만큼 더 멀어짐을 말한 것이다. 남쪽으로 가는 자가 초나라의 수도인 영郢까지 오고 나면 아무리 북쪽을 바라보아도 극북에 자리한 명산이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명산으로부터 너무 멀리 가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莊子』 「天運」.
  399. 399)범초凡楚 : 춘추시대 강대국인 초楚나라와 그의 속국인 범凡나라를 합해서 부르는 말. 『莊子』 「田子方」에 “초왕이 범나라 왕과 함께 앉았을 때 초왕의 좌우에서 ‘범나라는 망한다.’고 말하자, 범나라 왕이 말하기를 ‘우리 범나라가 망한다 해도 나 자신의 존재를 잃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초나라가 존재하는 것도 결국 존재하는 것이 되지 못하니, 이것으로 본다면 범나라가 애당초 망한 것이 아니요, 초나라도 애당초 존재한 것이 아니다.’라 하였다.(楚王。與凡君坐。少焉。楚王左右曰。凡亡者三。凡君曰。凡之亡也。不足以喪吾存。夫凡之亡不足以喪吾存。則楚之存不足以存存。由是觀之。則凡未始亡而楚未始存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원뜻은 존망存亡의 진리를 판정하기 어려움을 말한 것인데, 여기서는 강자와 약자, 나아가 온 세상의 뜻으로 쓰였다.
  400. 400)대괴大塊가 탄식할~성을 내고 : 『莊子』 「齊物論」에 “거대한 흙덩어리가 기운을 내뿜나니, 그 이름을 바람이라 한다. 이것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만, 일단 일어났다 하면 1만 개의 빈 구멍들이 성내어 울부짖기 시작한다.(夫大塊噫氣。其名爲風。是唯無作。作則萬竅怒呺。)”라고 한 구절에서 인용한 말이다.
  401. 401)만물의 움직임(調刁) : 조조調刁는 조조지조조調調之刁刁의 준말. 『莊子』 「齊物論」에 “거센 바람이 그치고 나면 소리 나는 모든 구멍이 텅 비어 있지만 만물이 흔들리는 것을 보지 못하는가?(厲風濟。則衆竅爲虛。而獨不見之調調之刁刁乎。)”라고 하였는데, 곽상郭象의 주注에 “조조調調와 조조刁刁는 움직이는 모양이다.(動搖貌也)”라고 하였다.
  402. 402)숙倏과 홀忽이~혼돈混沌이 죽었나니 : 『莊子』 「應帝王」에 “남해의 임금은 숙儵이고, 북해의 임금은 홀忽이며, 중앙의 임금이 혼돈인데, 숙과 홀이 혼돈의 땅에서 만나 혼돈이 매우 잘 대접하였다. 숙과 홀이 혼돈의 덕을 갚으려 꾀하여 가로되, 사람은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쉬는데, 이분은 없으니 시험하여 뚫어 주자고 하고 날마다 한 구멍을 뚫으니 7일 만에 혼돈이 죽었다.(南海之帝爲儵。北海之帝爲忽。中央之帝爲混沌。儵與忽。時相與遇於混沌之地。混沌。待之甚善。儵與忽。謀報混沌之德曰。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此獨無有。嘗試鑿之。日鑿一竅。七日而混沌死。)”라고 하였다.
  403. 403)국다 존자麴多尊者 : 인도 제4대 존자인 우바국다 존자를 가리킨다. 일곱 살에 출가하여 스무 살에 상나화수商那和修에게서 구족계를 받았다. 교화한 이가 셀 수 없이 많아서, 한 사람 제도할 때마다 나뭇가지 하나씩을 석실에 넣었는데 가로세로 각각 36자, 24자인 석실에 나뭇가지가 가득하였다고 한다.
  404. 404)파순波旬 : 부처님과 그의 제자들의 수행을 방해한 마왕魔王의 이름. 악마는 보통 석가모니가 수도할 때 많이 나타났으나 이 악마는 부처가 된 후에 나타났다. 거대한 코끼리인 상왕象王으로 변하기도 하고 큰 뱀의 왕으로 변하기도 한다. 때로는 어린 소녀나 젊은 처녀로 변하기도 하고, 유부녀나 노파로 변신하여 수행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제자 중에서는 특히 비구니에게 접근하여 유혹하거나 협박한다. 부처는 이에 대해 ‘내 마음은 고요하도다’라고 하여 유혹을 뿌리쳤다.
  405. 405)구원九原 : 구천九天과 같은 말이다. 구천은 하늘을 아홉 개의 방위로 나누어 이르는 말이다. 중앙은 균천均天, 동쪽은 창천蒼天, 북동쪽은 변천變天, 북쪽은 현천玄天, 북서쪽은 유천幽天, 서쪽은 호천昊天, 남서쪽은 주천朱天, 남쪽은 염천炎天, 남동쪽은 양천陽天이다.
  406. 406)좌망坐忘 : 고요히 앉아 잡념을 끊음. 도가에서 추구하는 수양으로, 앉아서 상대와 나에 대한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현실의 모든 것을 잊는 것을 말한다. 사물과 자기의 존재를 다 잊어버리고 담담하게 아무런 상념이 없는 정신세계를 말한다. 『莊子』 「大宗師」에 “안회가 말하였다. ‘저는 좌망하게 되었습니다.’ 중니가 놀라서 물었다. ‘무엇을 좌망이라고 하느냐?’ 안회가 대답하였다. ‘손발이나 몸이라는 것을 잊고 귀나 눈의 작용을 물리쳐서 형체를 떠나서 지식을 버리고 저 위대한 도와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을 좌망이라 합니다.’(曰回坐忘矣。仲尼蹴然曰。何謂坐忘。顔回曰。墮肢體。黜聰明。離形去知。同於大通。此謂坐忘。)”라고 하였다.
  407. 407)단방丹房 : 도가에서 단약을 굽는 장소를 말한다.
  408. 408)탈속脫粟 : 탈속반脫粟飯의 준말. 겨우 껍질만 벗긴 쌀, 즉 현미로 지은 밥을 말하는데, 거칠고 변변찮은 음식을 의미한다. 안영晏嬰이 늘 이것을 먹었다고 한다. 『晏子』 「雜下」.
  409. 409)정시淨侍 : 삭발하고 물들인 옷을 입어 승려가 된 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西域記』에 이르기를 “1부를 강설하면 지사知事를 면제하고, 2부를 강독하면 토방과 가구를 더해 주며, 3부를 강설하면 시자侍者를 보내어 공경히 받들게 하고, 4부를 강설하면 정인淨人을 보내 주며, 5부를 강설하면 가마 타는 것을 허락한다 하였으니 승려가 되면 청정을 위하여 시중을 들어 주는 까닭에 정시라 일컫는다.(講一部則免知事。講二部則加土房資具。講三部則差侍者祗承。講四部則給淨人。講五部則許乘輿。謂爲僧者。爲淸淨給侍故。云淨侍。)”라고 하였다.
  410. 410)거려籧廬 : 객관客館을 말하는데, 한 번 자고 지나가면 그만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비유한다.
  411. 411)한단의 꿈(邯鄲枕) : 인간의 부귀영화나 인생의 영고성쇠가 다 꿈같이 부질없음을 비유하는 말. 한단몽邯鄲夢ㆍ한단지침邯鄲之枕ㆍ한단몽침邯鄲夢枕ㆍ노생지몽盧生之夢ㆍ황량지몽黃粱之夢ㆍ일취지몽一炊之夢 등으로도 쓴다. 노생盧生이 한단의 장터에서 도사 여옹呂翁의 베개를 베고 잠들어 있는 동안 일생의 경력을 모두 꿈꾼 고사에서 나온 말로, 인간 일생의 영고성쇠는 한바탕 꿈에 지나지 않음을 비유한다.
  412. 412)명정酩酊 :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술에 몹시 취함.
  413. 413)소광疎狂 : 덜렁대며 상규常規에 벗어나는 일. 상식에 어긋나는 일.
  414. 414)구점口點 : 초고草稿를 만들지 않고 즉석에서 글귀를 입으로 남에게 전수하는 일. 여기서는 가난을 구제한다는 말만 무성한 것을 말하는 듯하다.
  415. 415)사포私逋 : 개인적으로 체납된 빚.
  416. 416)전행餞行 : 길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는 것. 여기서는 관리들이 임지를 떠날 때 전별餞別하며 걷는 사례의 폐단을 말한다.
  417. 417)척리跖利 : 옛날 노나라 도적 도척盜跖처럼 개인의 이익만을 위함.
  418. 418)하늘(老天) : 하늘도 명천明天과 노천老天이 있다 하였다.
  419. 419)시비(雌黃) : 자황雌黃은 비소와 유황의 화합물이다. 옛날 중국에서 오기誤記의 정정에 자황을 쓴 일이 있은 뒤부터 시문의 첨삭이나 변론의 시비를 일컫는다.
  420. 420)게려揭厲 : 『詩經』 「邶風」 ≺匏有苦葉≻에 “깊으면 옷 입은 채로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너네.(深則厲。淺則揭。)”라고 하였다.
  421. 421)단금주檀金洲 : 『大智度論』 제35권 「釋習相應品」 제3의 1에 “‘염부제閻浮提’라 한 것에서 ‘염부閻浮’는 나무의 이름이며, 그 숲은 무성한데 이 나무는 숲속에서 가장 크다. ‘제提’는 대륙(洲)을 말하는데 이 대륙 위에 이 나무숲이 있고 이 숲속에 강이 있으며, 그 밑바닥은 금모래가 깔려 있어서 염부단금이라 부른다. 염부나무 때문에 염부주라 부르며, 이 대륙에는 500의 작은 섬들이 빙 둘러 있는데 통틀어서 염부제라 한다.(閻浮提者。閻浮。樹名。其林茂盛。此樹。於林中最大。提。名爲洲。此洲上。有此樹林。林中。有河。底有金沙。名爲閻浮檀金。以閻浮樹故。名爲閻浮洲。此洲。有五百小洲。圍繞。通名閻浮提。)”라고 하였다. 그런 까닭에 염부주閻浮洲를 단금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422. 422)균제均提 : 바라문의 아들. 일곱 살에 사리불에게 출가한 뒤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고, 스님의 은혜를 생각하여 종신토록 사미沙彌로 시봉하였다.
  423. 423)구시久視 : 장생구시長生久視의 준말. 원래는 『老子』 「守道」에 나오는 말이다. 도교에서의 수행법으로, 나고 죽음을 해탈하기 위하여 단전을 오래도록 관하여 선천의 기를 축적하는 법을 말한다. 보통 장생구시 네 글자를 불로장생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시視를 활活로 보아 불로장생, 즉 생명의 극한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인데 이는 잘못된 것인 듯하다.
  424. 424)예주궁蕊珠宮 : 원래는 도교 경전에 나오는 전설상의 선궁仙宮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절을 뜻하는 듯하다.
  425. 425)홍애洪崖 : 서산西山에 있는 큰 절벽을 말하는데, 여기에 은거했던 상고上古의 선인仙人 홍애선생을 일컫기도 한다.
  426. 426)무봉탑無縫塔 : 이음새가 없는 탑으로 진리를 상징한다. 『禪門拈頌』 제4권 146칙 「無縫」에 “혜충慧忠 국사에게 숙종 황제가 물었다. ‘스님께서 백 년 뒤 열반에 드시면 무엇을 해 드리리까?’ 국사가 말하였다. ‘나를 위해 무봉탑을 세워 주시오.’(忠國師。因肅宗帝問。百年後。所須何物。師云。與老僧作箇無縫塔。)”라고 하였다.
  427. 427)불향화不香花 : 눈을 일컫는 말. 눈이 오면 풍년이 든다 해서 눈을 서화瑞花라 부르기도 하고, 또 향기가 없는 꽃이라 해서 불향화라고도 하며, 아름다운 티끌 같다고 해서 옥진玉塵이라고도 하였다.
  428. 428)『淸虛堂集』 ≺次金剛山山映樓板上韻≻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귀신이 응당 아낄 그림 같은 고루, 벽 위의 시문도 모두 유柳와 한韓이로세. 달빛 띤 구선은 천 길 솟은 소나무요, 수풀 너머 울리는 비파는 여울물 한 소리. 산중의 낙이 세상의 낙보다 낫고, 세상길 험난함이 촉도보다 더하도다. 금강의 진면목을 알고 싶으신가, 흰 구름 무더기 속 줄지은 봉우리로세.(高樓如畫鬼應慳。壁上風騷柳與韓。帶月癯仙千丈檜。隔林鳴瑟一聲灘。山間樂勝人間樂。世道難於蜀道難。欲識金剛眞面目。白雲堆裏列峯巒。)”
  429. 429)요금瑤琴 : 옥으로 장식한 거문고, 곧 거문고의 미칭이다.
  430. 430)근체시近體詩 : 한시의 한 체제. 고체시古體詩와 상대되며, 절구絶句ㆍ율시律詩ㆍ배율排律의 세 종류가 있다. 당나라 때 시의 형식이 갖추어졌으며, 고체시보다 작품상의 규칙이 엄격하여 구수句數의 제약은 물론 음수율과 글자 수가 제한되고 음위율音位律인 압운법押韻法, 음성률音聲律인 평측법平仄法 등이 일정하며 대우對偶의 구성 방식도 규칙성을 띤다.
  431. 431)잠홀簪笏 : 잠簪은 잠필簪筆로 관冠에 꽂던 붓을 말하고, 홀笏은 조회 때 신하가 가지는 수판手板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그 내용을 거기에 기록하여 잊어버릴 것에 대비하는 용도로 쓰였다. 곧 벼슬살이하는 것을 뜻한다.
  432. 432)상재桑梓 : 뽕나무와 가래나무라는 뜻으로, 본래 공경해야 할 물건을 말했으나 뒤에는 향리鄕里에 대한 칭호로 사용하게 되었다. 『詩經』 「小雅」 ≺小弁≻에 “뽕나무와 가래나무를 반드시 공경해야 한다.(維桑與梓。必恭敬止。)”라고 하였는데, 이는 부모가 생전에 누에를 치고 재목으로 쓰는 이 나무들을 담 아래에 심어 자손에게 생계의 방편이 되게 하였으므로 자손들이 부모의 유물인 이 나무들에 공경한다는 의미를 붙였다. 전轉하여 부모의 유업遺業이 있는 고향을 가리키게 되었다. 여기서는 고향의 어버이를 생각한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433. 433)몇 밤이나~나비가 되었던가 : 옛날에 장주莊周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는데, 자신이 장주인 줄도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얼마 뒤에 깨어나니 바로 장주였다. 이에 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속에서 장주가 된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莊子』 「齊物論」. 여기에서는 꿈을 여러 번 꾸었다는 말인 듯하다.
  434. 434)혜자惠子의 물고기가 되도다 : 『莊子』 「秋水」에 “장자와 혜자가 호량에서 노닐 적에 물속에서 물고기가 노는 것을 보다가 장자가 ‘물고기가 매우 즐거워하는구나.’ 하니, 혜자가 말하기를 ‘자네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단 말인가?’ 하니, 장자가 대답하기를 ‘자네는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를 줄을 아는가?’라고 하였다.(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莊子曰。儵魚出遊從容。是魚之樂也。惠子曰。子非魚。安知魚之樂。莊子曰。子非我。安知我不知魚之樂。)”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435. 435)봉호蓬壺 : 바닷속에 있다는, 신선들이 사는 산인 봉래산蓬萊山을 말한다. 『拾遺記』 「高辛」에 “삼호三壺는 바로 바닷속에 있는 세 산으로, 첫째는 방호方壺인데 이는 방장산方丈山이고, 둘째는 봉호인데 이는 봉래산이고, 셋째는 영호瀛壺인데 이는 영주산瀛洲山으로, 모양이 마치 술병과 같이 생겼다.”라고 하였다.
  436. 436)어초漁樵 : 고기잡이와 나무꾼, 곧 초야草野의 서민을 뜻한다.
  437. 437)호천壺天 : 선경仙境이나 승경勝境을 말한다. 동한 때 비장방費長房이 시장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었는데, 시중에 어떤 노인이 약을 팔면서 가게 앞에 술병(壺) 하나를 걸어 놓고 시장이 파하자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비장방이 누각 위에서 그 모습을 보고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다음 날 그 노인에게 가서 노인과 함께 그 술 단지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옥당玉堂이 있었으며 그 안에서 좋은 술과 기름진 안주가 끊임없이 나왔다. 이에 둘이 함께 마시고는 취해서 나왔다고 한다. 『後漢書』 권82 「方術傳」 ≺費長房≻.
  438. 438)두꺼비 정기와 계수나무 넋(䗫精桂魄) : 달을 말한다.
  439. 439)술잔에 궁사弓蛇의~마실까 헷갈린다 : 『晉書』 「樂廣傳」에 “진晉의 악광樂廣이 친한 친구가 오랫동안 오지 않다가 다시 왔다. 광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전에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실 때 잔 가운데 뱀이 있는 것을 보고 마음에 대단히 싫었으므로 마시고 난 뒤에 병이 들었다.’고 하였다. 그 당시 하남河南 청사廳事 벽 위에 뱀 모양을 그려서 칠한 각궁角弓이 걸려 있었다. 광이 생각하기를 ‘술잔 가운데 뱀이란 곧 각궁의 그림자였을 것이다.’ 하고, 다시 전의 장소에 술을 차려 놓고 손에게 이르기를 ‘술잔에 다시 보이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전에 보던 것과 똑같다.’ 하였다. 광이 그 까닭을 말하니 친구가 의심이 풀려 오래된 병이 나았다.”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이다.
  440. 440)수무량壽無量 : 아미타부처님을 이르는 말. 아미타는 한량없다는 뜻인데 여기에는 무량수無量壽와 무량광無量光의 뜻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아미타불은 한량없는 목숨과 광명을 지닌 부처님이라는 말이다. 또한 무량광은 지혜를 상징하고, 무량수는 자비를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441. 441)아홉 품계 위계 : 불교의 일파인 정토교淨土敎에서 나눈 9등의 계위階位. 상上ㆍ중中ㆍ하下에 각각 상품上品ㆍ중품中品ㆍ하품下品의 세 개 품위品位가 있어 상상품ㆍ상중품ㆍ상하품, 중상품ㆍ중중품ㆍ중하품, 하상품ㆍ하중품ㆍ하하품 등으로 구분한다.
  442. 442)삼재三災 : 인도에서 세월을 계산할 때 산수로 미칠 수 없는 긴 세월을 겁劫이라 하는데, 그 겁말劫末에 일어나는 세 가지 재해를 말한다. 도병재刀兵災ㆍ질병재疾病災ㆍ기근재饑饉災의 소삼재와 화재火災ㆍ수재水災ㆍ풍재風災의 대삼재가 있다.
  443. 443)오포五怖 : 오공포五恐怖ㆍ오포외五怖畏ㆍ오외五畏라고도 한다. 아직 진리를 체득하지 못한 이가 품는 다섯 가지 두려움을 말한다. ① 살지 못할까 두려워함(不活畏), ② 악한 이름이 퍼질까 두려워함(惡名畏), ③ 죽음의 두려움(死畏), ④ 나쁜 세계에 태어날까 두려워함(惡道畏), ⑤ 대중들의 위엄과 덕망을 두려워함(大衆威德畏).
  444. 444)백옥白玉의 터럭 :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이라고도 한다. 부처님의 삼십이상 가운데 하나로 양쪽 눈썹 사이에 난 흰 터럭. 무량세계에 비친다고 하며 부처뿐 아니라 보살상에도 있을 수 있다. 이 터럭은 오른쪽으로 말려 있고 빛을 발하며, 부드럽고 눈처럼 희다고 한다.
  445. 445)팔공덕八功德의 물 :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추고 있는 물. 여덟 가지 공덕은 경에 따라 차이가 있다. ① 『稱讚淨土經』에는 고요하고 깨끗함, 차고 맑은 것, 맛이 단 것, 입에 부드러운 것, 윤택한 것, 편안하고 화평한 것, 기갈 등의 한량없는 근심을 없애 주는 것, 여러 근根을 잘 길러 주는 것이라 하였고, ② 『俱舍論』에는 달고, 차고, 부드럽고, 가볍고, 깨끗하고, 냄새가 없고, 마실 때 목이 상하는 일이 없고, 마시고 나서 배탈 나는 일이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446. 446)탕왕의 덕이여~열어 놓았네 : 『史記』 「殷本紀」에 “湯出見野張網四面。祝曰自天下四方皆入吾網。湯曰嘻盡之矣。乃去其三面。祝曰欲左左欲右右。不用命乃入吾網。諸侯聞之。曰湯德至矣及禽獸。”라고 하였다.
  447. 447)구리九里에 살아 돌아오니 : 구리는 구리산九里山이다. 현재 강소성 서주徐州에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초한전쟁楚漢戰爭 때 한신韓信이 구리산 앞에 진을 치고 십면에 매복하여 지략으로 항우項羽의 목숨을 취하였다고 한다. 전하여 꾀와 지략을 말한다.
  448. 448)수로獸鑪 : 동물 모양의 청동 향로.
  449. 449)동방洞房 : 깊숙한 데에 있는 방.
  450. 450)박산博山 : 향로의 이름인 박산로博山爐를 말한다.
  451. 451)마른 오동나무에 기대고(據枯梧) :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피곤해진 머리를 쉬는 것을 말한다. 전국시대의 변론가인 혜시惠施가 사람들과 치열하게 토론을 벌인 뒤에 지친 몸을 휴식하는 모습을 ‘마른 오동나무 궤안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다.(據枯梧而暝)’라고 표현한 대목이 있다. 『莊子』 「德充符」.
  452. 452)제호醍醐 : 정제한 우유를 말하나, 여기서는 미주美酒를 가리킨다.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將歸一絶詩≻에 “다시금 집의 술이 봄 맞아서 익는 것이 가련하니, 한 동이의 제호가 나오기를 기다리네.(更憐家醞迎春熟。一瓮醍醐待我歸。)”라고 하였다.
  453. 453)일곱 근 장삼(七斤衫) : 『禪門拈頌集』 408칙 「萬法」에 “조주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지만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선사가 말하였다. ‘내가 청주에서 베 장삼 하나를 지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이더라.’(趙州。因僧問。萬法。歸一。一歸何處。師云。我在靑州。作一領布衫。重七斤。)”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454. 454)단선團扇 : 깁이나 종이로 만든 둥근 모양의 부채. 오색五色이나 알록달록한 색이 있고, 모양에 따라 동엽선桐葉扇ㆍ연엽선蓮葉扇ㆍ연화선蓮花扇ㆍ초엽선蕉葉扇 등이 있으며, 남자들이 집에 있을 때 이것을 부쳤다고 한다.
  455. 455)조량雕樑 : 아로새긴 대들보.
  456. 456)약란藥欄 : 약초를 심은 약초밭의 난간. 일설에는 작약이 난간을 에워싸고 있다는 뜻의 작약의 난간이라 하고, 약藥 또한 난欄의 의미로서 단순히 난간의 뜻이라는 설도 있다.
  457. 457)천주薦厨 : 풀 주방. 화초가 우거진 초원을 비유하는 말인 듯하다.
  458. 458)목어木魚 : 불사佛事에 쓰이는 사물 중 하나로,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진 법구法具. 모든 어패류의 영혼을 위해서 이 목어를 두드린다. 봉 두 개로 치며 저녁에는 홈이 넓은 곳부터 좁은 데로 치는데, 저녁에는 아홉 머리를 내리고 아침에는 아홉 머리를 올린다. 사물을 다루는 데는 아침과 저녁이 각각 다르다. 아침에는 운판을 치고 목어를 올리고 홍고북을 올린 다음 범종을 28번 올리며, 저녁에는 범종을 먼저 33번 치고 홍고북을 올리고 목어를 친 다음 운판을 맨 끝에 친다.
  459. 459)성단星壇 : 도교에서 일월성신日月星辰에 제사를 올리기 위하여 설치한 단.
  460. 460)백주白酒 : 찹쌀을 찐 다음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술. 서울 지방에서 주로 담그는 흰 빛깔의 술로 합주合酒라고도 한다. 『東國歲時記』ㆍ『林園經濟志』ㆍ『東國李相國集』ㆍ『山林經濟』 등에 백주에 대하여 기록되어 있다.
  461. 461)육수六銖 : 4분의 1냥兩. 수銖는 고대의 중량 단위로 24수가 1냥이 된다.
  462. 462)삼오칠언三五七言 : 시의 별체別體로서 당나라 시인 이백이 일찍이 세 자, 다섯 자, 일곱 자로 된 육구시六句詩를 지어 ‘삼오칠언’이라 제題하였다. “가을바람 시원도 하고, 가을 달 밝기도 하여라. 낙엽은 모였다 다시 흩어지고, 갈까마귀는 나무에 앉았다 다시 놀래어 나는구나. 서로 생각하니 어느 날에나 만나 볼까? 이때 이 밤 심정 가누기 어렵네.(秋風淸。秋月明。落葉聚還散。寒鴉棲復驚。相思知見知何日。此時此夜難爲情。)”라고 하였는데 바로 이 시의 체를 따른 것이다.
  463. 463)섬계剡溪 : 진晉나라 때 은사隱士인 대규戴逵의 집이 있던 곳. 절강성의 조아강曹娥江 상류에 있다. 산음山陰에 살던 왕휘지王徽之가 눈 내리는 겨울 달밤에 혼자서 시를 읊다가 친구인 대규가 보고 싶어 배를 몰고 섬계로 향했는데, 대문까지 갔으나 하룻밤 새 흥이 다하여 되돌아왔다는 고사가 있다.
  464. 464)세율歲律 : 세시歲時와 같다. 춘하추동처럼 순서대로 구조화되어 있는 한 해의 질서, 한 해의 체계, 한 해의 짜임새 등의 개념이다. 번역할 때는 그냥 ‘해’라고만 해도 된다. 짜여 있는 시간적 질서 체계를 염두에 두고 ‘해’를 말한 것이다.
  465. 465)눈 속에~소림少林에 물으리오 : 선종 제2조인 혜가慧可가 40세에 숭산 소림사에 보리달마를 찾아가서 눈 속에 앉아 가르침을 구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자, 왼팔을 끊어 그 굳은 뜻을 보여 마침내 허락을 받고 크게 깨달았던 고사에 빗댄 것이다.
  466. 466)처마 밑을~못 참네 : 두보杜甫의 시에 “추녀 밑을 돌며 매화 찾아 웃음을 함께하려 하니, 싸늘한 꽃술 성긴 가지 반쯤은 웃음을 못 참는 듯.(巡簷索共梅花笑。冷蘂疎枝半不禁。)”이라는 표현이 있다. 『杜少陵詩集』 권21 ≺舍弟觀赴籃田取妻子到江陵喜寄≻.
  467. 467)영발瀛渤 : 발해渤海.
  468. 468)석선石扇 : 부채 모양의 바위.
  469. 469)기화요초琪花瑤草 : 옥같이 고운 풀에 핀 구슬같이 아름다운 꽃.
  470. 470)난거鸞車 : 순임금이 타던 수레.
  471. 471)수의銖衣 : 선인仙人이 입는 옷. 수銖는 극히 작은 단위의 중량을 말한다.
  472. 472)구절九節 : 1년 가운데 9월의 계절을 이르는 말.
  473. 473)운니雲泥 : 하늘에 있는 구름과 땅에 있는 진흙이라는 뜻으로 천지의 차差, 즉 차이가 현격함을 이르는 말이다. 지위가 서로 크게 다르거나 살고 있는 곳이 서로 멀리 떨어진 것을 비유한다.
  474. 474)풍애風埃 : ① 바람과 티끌. ② 세상에 일어나는 어지러운 일. 풍진風塵과 같은 말.
  475. 475)상계像季 : 삼시三時의 하나. 부처님이 멸도한 후 1천 년(정법시正法時)을 지내고, 다음 1천 년 동안을 상법시像法時라 하니, 정법시와 비슷하게 수행한다는 뜻이다. 곧 상계는 상법 1천 년 동안의 말기末期를 말한다. 또는 상법과 계법 시대라 하여 계법은 말법과 같다고도 한다.
  476. 476)육매六媒 :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말한다. 『愣嚴經』 제4권에 “네 앞에 나타난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의 여섯 감각기관이 해로운 매개가 되어 스스로 가보를 겁략한다.(汝現前。眼耳鼻舌及與身心。六爲賊媒。自劫家寶。)”라고 하였다.
  477. 477)삼수三受 : 세 가지 감각. 고수苦受ㆍ낙수樂受ㆍ사수捨受. ① 고수-외계의 접촉에 의하여 몸과 마음에 받는 괴로운 감각, ② 낙수-바깥 경계와 접촉하여 즐거움을 느끼는 감각, ③ 사수-고수와 낙수에 속하지 않은 감각. 곧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 수受는 바깥 경계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478. 478)이윤伊尹 : 은나라 탕왕 때 현신賢臣. 이름은 지摯. 탕왕을 도와 하나라 걸왕을 멸망시키고 재상이 되었다. 탕왕이 죽은 뒤에 그의 손자 태갑太甲이 탕왕의 제도를 파괴하자 동궁桐宮으로 축출하였다가 3년이 지나자 맞아들여 복위시키고 고향으로 물러났다. 『書經』.
  479. 479)주공周公 : 이름은 단旦. 주 왕조를 세운 문왕의 아들이며 무왕의 동생이다. 무왕과 무왕의 아들인 성왕成王을 도와 주 왕조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480. 480)삼우반三隅反 : 네 모퉁이가 있는 물건의 한 모퉁이를 들어서 나머지 세 모퉁이를 유추하여 알아내는 것을 이르는 말로, 학문에 매우 힘쓰는 것을 비유한다. 공자가 “한 귀퉁이(一隅)를 가르쳐 주거든 그가 삼우로 미루어서 돌려 생각하지 못하면 반복해서 말해 주지 않았다.(擧一隅不以三隅反。則不復也。)”라고 하였다. 『論語』 「述而」.
  481. 481)금성옥진金聲玉振 : 맹자가 공자의 덕德을 음악에 비하여 찬양한 말이다. 『孟子』 「萬章」에 “공자 같은 이를 집대성한 이라고 하는데, 집대성했다는 것은 금속 소리를 울려 낸 데다가 옥 소리를 떨쳐 낸 것이니, 금속 소리를 울려 낸다는 것은 조리 있게 시작하는 것을 말하고, 옥 소리를 떨쳐 낸다는 것은 조리 있게 끝맺는다는 것이다.(孔子之謂集大成。集大成也者。金聲而玉振之也。金聲也者。始條理也。玉振之也者。終條理也。)”라고 한 데서 인용한 글이다. 여기에서 금은 종鍾, 성은 선宣, 옥은 경磬, 진은 수收를 의미한다. 팔음八音을 합주할 때 먼저 종을 쳐서 그 소리를 베풀고 마지막에 경을 쳐서 그 운을 거두어 주악을 끝냄을 말하는데, 전하여 지덕智德이 갖추어 있음을 비유한다.
  482. 482)분우分優 : 지방 관리를 이르는 말.
  483. 483)일기逸氣 : 세속을 초탈한 청수한 기운.
  484. 484)고산孤山 : 송나라 때 은사隱士인 임포林逋를 가리킨다. 그가 서호西湖의 고산에 집을 짓고 은거하면서 학 두 마리를 길렀는데, 놓아두면 창공을 날다가 다시 우리로 돌아오곤 하였다. 그는 항상 거룻배를 타고 서호에 떠다녔으므로 혹 그가 없을 때 손님이 찾아오면 동자가 나와서 학의 우리만 열어 놓았다. 그러면 그는 학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서 손님이 찾아왔음을 알고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고 한다. 『宋史』 「林逋傳」.
  485. 485)소자蘇子 : 동파東坡 소식蘇軾을 가리킨다.
  486. 486)기구崎嶇 : ① 산이 가파르고 험한 모양. ② 삶이 순조롭지 못하고 온갖 어려움을 겪는 상태에 있음. ③ 기험崎險함.
  487. 487)첨유襜褕 : ① 정조복正朝服이 아닌 단의單衣를 말함. ② 무릎을 가리기 위하여 허리 아래로 늘이는 장방형의 천(蔽膝). ③ 쾌자快子(直裾)를 말함. 쾌자는 소매가 없고 등솔기가 허리까지 트인 옛 전투복이다. 근래에는 복건과 함께 명절이나 돌에 어린아이가 입는다. 『說文』에 “쾌자(直裾)를 첨유라고 한다(直裾。謂之襜褕。)”라고 하였다.
  488. 488)담자噉蔗 : 진晉나라 고장강顧長康이 감자甘蔗를 꼬리에서부터 먹어 들어가며,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489. 489)창상滄桑 : 창해滄海가 뽕나무밭(桑田)으로 바뀌는 것과 같은 세상의 엄청난 변화.
  490. 490)일양一陽 : 양陽은 처음 생긴다는 뜻으로, 남지일양생南至一陽生은 동지(남지는 동지의 별칭)에 양이 처음 생긴다는 말이다. 1년 12개월을 양월陽月과 음월陰月로 나누어 동짓달은 일양, 섣달은 이양, 정월은 삼양, 2월은 사양, 3월은 오양, 4월은 육양, 5월은 일음一陰, 6월은 이음, 7월은 삼음, 8월은 사음, 9월은 오음, 10월은 육음월이라고 하였다.
  491. 491)현영玄英 : 겨울의 별칭.
  492. 492)육출六出 : 눈(雪)의 별칭. 다른 꽃은 꽃잎이 다섯인데 눈은 여섯 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493. 493)신선 빚(仙債) : 남에게 시를 지어 주어 보답해야 할 빚이라는 의미로 쓰인 듯하다. 『蘇東坡詩集』 ≺與胡祠部游法華山≻에 “이번 유람 기념하는 새로운 시를 짓지 않는다면, 산속의 청정한 빚을 지게 될까 두렵도다.(不將新句紀玆游。恐負山中淸淨債。)”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응용한 시구인 듯하다.
  494. 494)거오據梧 선생 : 거오는 강수일의 호이다. 바로 앞에 ≺거오 강수일에게 차운하여 부침(次韻寄據梧姜【壽一】)≻이라는 시가 있다.
  495. 495)박아博雅 : 학식이 넓고 성품이 단아하다는 뜻.
  496. 496)아첨牙籖 : 댓가지로 만든 죽간竹簡과 같은 의미.
  497. 497)온갖 풀이 한쪽으로 쏠리고 : 『論語』 「顔淵」에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이라. 풀 위에 바람이 지나가면 반드시 바람에 쏠리어 따르게 마련이다.(君子之德風。小人之德草。草上之風。必偃。)”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498. 498)도추道樞 : 『莊子』 「齊物論」에 “저것과 이것의 대립이 그치는 것을 도추道樞라고 한다. 도추라야 비로소 환중을 얻고 환중을 얻어야 무궁한 변화에 호응할 수 있으니, 옳다는 것도 하나의 무궁한 것이며 그르다는 것도 또한 하나의 무궁한 것이다.(彼是莫得基偶。謂之道樞。樞始得其環中。而應无窮。是一無窮。非亦一窮。)”라고 한 말에서 나온 것이다.
  499. 499)급고독원給孤獨園 :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줄인 음역. 이는 기타祈陀태자의 동산에 급고독(수달다의 별명) 장자가 지은 승원이라는 뜻인데, 급고독 장자란 고독한 이들에게 보시를 많이 한 부자라는 뜻이다. 석가 45년의 교화 기간 중 가장 오랜 기간 머문 곳이다. 석가와 출가한 승려들이 설법하고 수도할 수 있도록 수달다가 건립하여 기증하였다. 7층의 대가람으로 자못 웅장하였다고 하는데, 당나라 현장玄奘이 그곳을 순례하던 때는 이미 황폐되어 있었다고 전한다. 그곳의 죽림정사竹林精舍와 함께 2대 정사로 일컬어졌다.
  500. 500)낭풍閬風 : 곤륜산 꼭대기의 이름. 이곳에 선녀인 서왕모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501. 501)고퇴敲推 : 퇴고推敲. 시문의 자구字句를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는 일.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과거를 보려고 경사京師에 나귀를 타고 가다가 시를 지었는데 “달 아래에서 중은 문을 민다.(僧推月下門)”라는 글귀를 얻고는 퇴推 자를 고敲 자로 고칠까 망설이며 결정하지 못하였다. 마침내 한유韓愈에게 물으니, 한유는 “고敲 자가 퇴推 자보다 좋다.”라고 하였다. 『唐詩紀事』 권40.
  502. 502)도소주屠蘇酒 : 사기邪氣를 물리치고 오래 산다 하여 설날 아침 차례를 마치고 세찬歲饌과 함께 마시는 찬술. 도라지ㆍ방풍ㆍ산초ㆍ육계를 넣어 빚는다.
  503. 503)납극蠟屐 : 밀랍을 칠하여 광택이 나게 한 나막신. 남조 송나라 때 사영운이 산에 오를 적에는 반드시 나막신을 신고 다녔다고 한다. 『晉書』 「阮孚傳」에 “동진 때 조약祖約은 재물을 좋아하고 완부阮孚는 신(屐)을 좋아하여, 둘 다 누累가 되는 일이기는 하나 누가 좋고 나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어떤 이가 조약의 집에 가 보니 조약은 마침 돈을 세고 있다가 손이 이르자 세던 돈을 농 뒤로 치우고 몸을 기울여 가리면서 매우 부자연스러운 표정이었고, 완부의 집에 가 보니 그는 마침 나막신에 밀을 칠하다가 스스로 탄식하기를 “내 일생에 이 신을 얼마나 더 신을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며 기색이 자약하였으니, 여기에서 비로소 승부가 판가름 났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504. 504)청구로靑丘路 : 청구靑丘는 동국東國을 가리킨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일컫던 말이다.
  505. 505)야승野僧 : ① 시골 중. ② 절에서 살면서 불도를 닦고 실천하며 포교하는 사람. 본래는 그러한 단체를 일컫던 말임. ③ 미개한 승려라는 뜻으로, 승려가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1인칭 대명사.
  506. 506)수고우水牯牛 : 검은 암소 혹은 거세한 물소. 참다운 사람의 진성眞性 또는 진기眞氣에 비유한 말인 듯하다. 수水는 북방에 해당하고 북방의 색은 흑색이라 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 수고우는 선천의 기氣를 뜻한다. 『禪門拈頌』 제7권 246칙 「順世」에 “조주가 남전南泉에게 ‘유有를 안 사람은 죽은 뒤에 어디로 갑니까?’ 하니, 남전이 ‘앞산 시주한 집에 수고우가 되어 가리라.’라고 하였다. 조주가 ‘가르쳐 주심에 감사합니다.’라고 하니, 남전이 ‘어젯밤 삼경에 달이 창에 비쳤더라.’라고 하였다.”라고 되어 있다.
  507. 507)너무 젖지~스스로 마신다 : 강희안姜希顔(1417~1464)이 지은 『養花小錄』에 “모든 찻잎에는 먼지가 잘 앉으니 수건으로 자주 닦아 주어 광택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갈무리할 때는 차나무의 가지나 잎이 다른 물건에 닿지 않게 하고 춥지도 덥지도 않게 해야 하며, 또한 사람의 훈기나 화기에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물을 줄 때는 너무 젖지도 마르지도 않게 하고 뙤약볕을 쬐지 않도록 해야 한다.(茶葉喜着塵埃。數用布子淨刷。務令光膩。收藏勿使枝葉接着他物。寒暖亦宜得中。亦勿近人火氣。澆之不濕不燥。勿曝畏日。)”라고 하였다.
  508. 508)오구五求 : 인간의 다섯 가지 근본 욕망. 눈ㆍ귀ㆍ코ㆍ혀ㆍ피부의 오관이 그 대상인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닿는 것에 대해 일으키는 욕망. 또는 재욕財欲ㆍ색욕色欲ㆍ식욕食欲ㆍ명예욕名譽欲ㆍ수면욕睡眠欲을 이르기도 한다.
  509. 509)아련야阿練若 : ⓢ araṇya. 아란야阿蘭若ㆍ아란나阿蘭那ㆍ아란야가阿蘭若迦ㆍ난야蘭若ㆍ아란양阿蘭攘이라고도 하고, 무쟁성無諍聲ㆍ적정처寂靜處ㆍ원리처遠離處라고 번역한다. 삼림이나 숲속을 뜻하며 출가한 수행자가 머무는 곳을 통칭한다. 수행하기에 적당한 한적한 곳으로서 삼림이나 넓은 들, 모래사장 등을 가리키며, 보통 촌락에서 1구로사拘盧舍(약 4리 또는 600보)나 반 구로사쯤 떨어진 곳에 있다.
  510. 510)골개숙滑介叔 : 『莊子』에 나오는 가상 인물로 요즘 말로 하면 ‘개그맨’이라고 할 수 있다. 『莊子』 「外篇」 ≺至樂≻에 “지리숙과 골개숙이 명백의 언덕과 곤륜산의 틈인 황제가 전에 노닐다 쉬던 곳을 구경 갔다.(支離叔與滑介叔。觀於冥伯之丘。崑崙之虛。黃帝之所休。)”라고 하였다.
  511. 511)어진 이에게~태백泰伯과 우중虞仲이었네 : 고공단보古公亶父에게는 맏이인 태백과 둘째인 우중 그리고 태강太姜이 낳은 막내 계력季歷 이렇게 세 아들이 있었는데, 계력이 장차 서백西伯이 될 창昌을 낳자 그 창이 성덕이 있음을 알고는 계력에게 제위를 전할 뜻을 비쳤으므로, 태백과 우중이 아버지의 뜻을 알아차리고 형만荊蠻으로 망명하여 살면서 막내 계력에게 제위를 양보하였다. 『史記』 「周本紀」.
  512. 512)황제黃帝와 치우蚩尤는~칼을 동원했나 : 사마천司馬遷(B.C. 145?~B.C. 86?)이 쓴 『史記』 「五帝本紀」에는 “황제는 소전少典의 아들로 성은 공손公孫이요 이름은 헌원軒轅이다. 헌원이라는 이름은 수레와 수레 끌채라는 뜻으로 그가 수레를 발명했다는 신화와 관련 있다.……황제가 동쪽으로 진출하여 염제炎帝(신농씨神農氏)를 물리치고 연맹을 결성하였으며, 구려족九黎族의 우두머리이던 치우와 탁록㵠鹿에서 싸워 이긴 뒤 염제를 대신하여 연맹의 우두머리가 되었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황제와 관련된 신화는 문헌에 따라 전승되는 내용에 차이가 있다.
  513. 513)삭거索居 : 사람을 피하여 한적한 곳을 찾아서 삶.
  514. 514)황권黃卷 : 책을 달리 이르는 말. 옛날에 좀이 슬지 않도록 황벽나무의 즙을 짜서 서책에 발랐던 데서 유래한다.
  515. 515)보곤補袞 : 곤직袞職은 임금의 직책으로, 보곤은 임금의 결점을 바로잡아 나간다는 뜻. 『詩經』 「大雅」 ≺烝民≻에 “곤직에 궐실이 있으면 중산보가 메워 나간다.(袞職有闕。維仲山甫補之。)”라고 하였다.
  516. 516)허리에 십만~오르는 것을 : 『淵鑑類函』 「鶴」에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의 소원을 이야기하였다. 어떤 사람은 양주 자사楊洲刺史가 되고 싶다고 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자도 있었으며, 어떤 사람은 학을 타고 하늘을 훨훨 날고 싶다고도 하였는데, 맨 마지막 사람은 나는 허리에 10만 관의 돈을 두르고 학을 타고 양주로 가서 자사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있다. 양주학楊州鶴은 모든 욕망을 한 몸에 모으려고 함을 비유한 말이다.
  517. 517)번화자繁華子 : 얼굴빛이 꽃같이 아름다운 사람, 또는 부귀하고 영달榮達한 사람.
  518. 518)푸른 바다가~되는 것을 : 『神仙傳』 「王遠傳」에 “마고麻姑라는 선녀가 왕원王遠에게 말하기를 ‘그대를 만나 본 이후로 동해 바다가 세 번이나 뽕나무밭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라고 하였다.
  519. 519)북쪽 바다에~노니는 것을 : 『莊子』 「逍遙遊」에 “북쪽 바다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은 곤이다.……그 물고기가 변해 새가 되는데 새의 이름은 붕이다.……붕이 남쪽 바다로 옮겨 가려고 할 적에 물결이 3천 리를 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구만리 상공으로 높이 떠 날아간다.(北溟有魚。其名爲鯤。……化而爲鳥。其名爲鵬。……鵬之徙於南溟也。水擊三千里。搏扶搖而上者九萬里。)”라고 하였다.
  520. 520)비둘기는 느릅나무에~도리어 근심한다 : 『莊子』 「逍遙遊」에 “붕이 남쪽으로 날아가려 하자 매미와 비둘기가 붕을 비웃으면서 말하기를 ‘우리는 훌쩍 날아 느릅나무까지만 오르려 해도 때로는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곤 하는데, 어찌하여 구만리나 솟구쳐 남쪽으로 가는고?’(圖南。蜩與鷽鳩笑之曰。我決起而飛。搶楡枋而止。時則不至而控於地而已矣。奚以之九萬里而南爲。)”라고 하였다.
  521. 521)여정呂政 : 진시황을 말한다.
  522. 522)아방궁阿房宮 : 진시황이 세운 화려한 궁전.
  523. 523)풍환은 전사에~없음을 탄식했네 : 『戰國策』 「齊策」에 “전국시대 제나라 맹상군孟嘗君의 식객食客인 풍환馮驩이 대접에 불만을 품고는 장협長鋏(장검)에 기탁하여 노래를 부르며 뜻을 표현하자, 맹상군이 몇 번이나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라고 하는 고사가 전한다.
  524. 524)상산사호商山四皓 : 진시황 때 세상의 어지러움을 피하여 상산商山에 들어가 숨은 네 은사, 즉 하황공夏黃公ㆍ기리계綺里季ㆍ동원공東園公ㆍ녹리선생甪里先生을 말한다.
  525. 525)관중管仲 :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桓公을 도와 부국강병책을 써서 이적夷狄을 물리치고 주나라 왕실을 높이면서 천하를 일광一匡했던 명신名臣. 『史記』 권62.
  526. 526)중니仲尼 : 공자의 자.
  527. 527)증서曾西 : 공자의 제자인 증삼曾參(曾子)의 아들.
  528. 528)제일공第一空 : 제일의공第一義空의 준말. 십팔공十八空의 하나. 진실공眞實空ㆍ진경공眞境空이라고도 한다. 대승의 열반을 말한다. 대승에서는 제법의 제1 원리인 열반은 소승에서 말하는 편진단공偏眞但空이 아니고, 공한 것까지도 공한 중도실상中道實相의 공이므로 제일의공이라 한다.
  529. 529)서계書契 : 문자를 말한다. 태곳적 중국에는 문자가 없어서 노끈으로 매듭을 맺어 정령政令의 부호로 삼다가, 복희씨伏羲氏가 제왕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周易』 「繫辭」.
  530. 530)포대布帒 화상 : 포대布袋 화상으로 쓰기도 한다. 이름은 계차契此이고, 명주明州 봉화현奉化縣 사람이다. 후량 정명 2년(916) 3월에 명주 악림사嶽林寺 동쪽 행랑 밑 반석에 단정히 앉아서 “미륵 참 미륵이여, 천백억의 몸으로 나누어, 때때로 세속 사람들에게 보이나, 세속 사람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더라.(彌勒眞彌勒。分身百千億。時時示時人。時人自不識。)”라는 게송을 남기고 죽었다. 그때 사람들은 포대 화상을 미륵보살의 화현이라 하여 그 모양을 그려서 존경하여 받드는 사람이 많았다 한다.
  531. 531)지전知殿 : 전주殿主. 선종에서 불전을 소제하고 향과 등의 불전에 대한 일체를 맡은 소임. 흔히 지전持殿이라고 쓰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부전副殿이라고도 하며, 대웅전이나 다른 법당을 맡은 이를 노전爐殿 스님이라고 하여 큰방 불단을 맡은 부전과 구별한다.
  532. 532)통문通文 : 여러 성명을 적어 차례로 돌려 보는 통지문.
  533. 533)패자牌字 : 공서의 직인 따위가 찍혀 있는 문서류. 패지牌旨ㆍ패자牌子라고도 한다. 지위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전하는 문서를 뜻하기도 한다.
  534. 534)기실記室 : 선사禪寺에서 산문의 일에 대한 서류 따위를 만드는 소임, 곧 서기書記.
  535. 535)가점加點 : 문서의 틀린 부분을 고치는 것.
  536. 536)세류細柳 : 세류장군細柳將軍의 준말. 원래는 한나라의 주아부周亞夫 즉 주발周勃 장군을 말한다. 여기서는 군기를 엄히 다스리는 명장이라는 의미로 승려들의 기강을 엄격하게 관장한 직책을 말한다.
  537. 537)오두五斗 : 동진의 시인 도연명이 팽택현彭澤縣의 현령이 되었다가, 독우督郵가 팽택현에 왔을 때 아전이 의당 큰 띠를 띠고 독우를 뵈어야 한다고 하므로, 도연명이 탄식하기를 “내가 오두미五斗米 때문에 허리를 굽혀 향리鄕里의 소인小人을 섬길 수 없다.”라고 하고는, 즉시 인끈을 풀어 던지고 팽택현을 떠나 버렸던 데서 온 말이다. 『晉書』 권84. 여기서는 작은 고을의 수령이라는 의미로 절의 주지를 말한 것 같다.
  538. 538)공수供需 : 절에서 손님에게 무료로 접대하는 음식.
  539. 539)화주化主 : 인가나 거리를 다니면서 여러 사람에게 시주를 얻어 오거나 법연法緣을 맺어 주고 사찰에서 사용할 비용을 마련하는 소임.
  540. 540)황금 노끈(金繩) : 이구국離垢國에서는 길의 양쪽에 황금으로 된 노끈을 쳐서 한계를 삼았다는 데서 온 말.
  541. 541)정법안장正法眼藏 : 청정법안淸淨法眼이라고도 하며, 선가에서는 이로써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심인心印을 삼는다. 원래 이 말은 바른 법은 눈에 감추어져 있다 하여 바른 수행을 하는 데 있어서 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한다.
  542. 542)삼관三關 : 불도를 깨닫는 세 가지 관문.
  543. 543)삼관三關을 뚫고~되기를 바랍니다. : 『禪門拈頌』 제21권 915칙 「一鏃」의 ‘설두 중현雪竇重顯의 송頌’에 “가엾다. 한 활촉이 세 관문을 깨뜨리니 또렷또렷 분명한 것 화살 뒤의 길이로다.(可憐一鏃破三關。的的分明箭後路。)”라는 구절이 있다.
  544. 544)취모검吹毛劍 : 매우 날카로운 칼로서 칼날에 털을 얹고 불면 끊길 정도라고 한다.
  545. 545)장림杖林 : 마가다국의 왕사성 외곽에 있는 숲의 이름. 신슬지림申瑟知林ㆍ차월림遮越林ㆍ사사림祠祀林이라고도 한다.
  546. 546)칠통漆桶 : 중생의 마음은 무명無明에 덮여 검고 어둡기가 옻을 담은 통 속과 같다는 의미이다.
  547. 547)부낭浮囊 : 헤엄을 칠 때 몸이 잘 뜨게 하는 기구. 고무나 방수포로 만들어 바람을 넣는다.
  548. 548)오명五明 : 오신통五神通을 말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공부하고 행함으로써 갖추게 되는 다섯 가지 불가사의하고 자유자재한 능력이다. ① 신족통神足通-마음대로 갈 수 있고 변할 수 있는 능력, ② 천안통天眼通-모든 것을 막힘없이 꿰뚫어 환히 볼 수 있는 능력, ③ 천이통天耳通-모든 소리를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능력, ④ 타심통他心通-남의 마음속을 아는 능력, ⑤ 숙명통宿命通-나와 남의 전생을 아는 능력.
  549. 549)유나維那 : 유維는 강유綱維, 나那는 범어 갈마타나羯磨陀那의 준말로서 사찰에서 승려들의 규율 등을 맡은 책임자이며 사찰 안의 사무를 총괄하여 맡아보는 직책이다.
  550. 550)오분향五分香 : 최고의 깨달음에 이른 사람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공덕을 향에 비유한 것. 곧 계향戒香ㆍ정향定香ㆍ혜향慧香ㆍ해탈향解脫香ㆍ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을 말한다.
  551. 551)상종霜鐘 : 고대 중국의 지리서인 『山海經』에 “풍산에 아홉 개의 종이 있는데 매년 첫서리가 오면 종이 스스로 울려서 이를 상종霜鐘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이 시에서는 동성상응同聲相應ㆍ동기상응同氣相應의 의미로 쓰였다.
  552. 552)불퇴전不退轉 : 한 번 도달한 수양의 계단으로부터 뒤로 물러나거나, 수행을 퇴폐하는 일이 없는 것.
  553. 553)청전淸田의 광채 : 『禪門拈頌』 제12권 405칙 「金剛」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554. 554)단하丹霞를 접대하며 : 『禪門拈頌』 제9권 322칙 「在則」에 “본연 거사가 염하기를, 단하는 손님으로서 지나치게 거칠었고 탐원耽源(시자)은 접대에 너무나 소홀하였다.(本然居士拈。丹霞。爲客大惡。耽源。接待疎荒。)”라고 하였다.
  555. 555)국사의 부름에~번 응답하며 : 『禪門拈頌』 제4권 130칙 「三喚」에 “남양 혜충南陽慧忠 국사가 어느 날 시자를 부르자 시자가 대답을 하였다. 이와 같이 세 차례 불렀는데 세 차례 모두 대답하였다.(忠國師。一日喚侍者。侍者應喏。如是三喚。侍者三應。)”라고 하였다.
  556. 556)화림華林 선사의 이공二空 : 『禪門拈頌』 제8권 302칙 「大空」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이공은 대공大空과 소공小空을 말한다.
  557. 557)교리交梨와 화조火棗 : 교리와 화조는 신선이 먹는 과일 즉 선약仙藥으로, 전하여 신선이 도를 얻었음을 뜻한다.
  558. 558)선원仙源 : 신선이 거주한다는 지역. 무릉도원武陵桃源과 같은 선경仙境을 말한다.
  559. 559)환단還丹 : 구환단九還丹의 준말로 아홉 차례 달인 단약. 이를 먹으면 신선이 된다고 한다.
  560. 560)만두와 증편과~할멈의 방편 : 『五燈會元』 「鼎州 德山宣鑑禪師」 조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561. 561)금우金牛 화상의 조화 : 『禪門拈頌』 제8권 281칙 「將飯」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562. 562)일육一六 : 일一은 계수癸水이고 육六은 임수壬水이다.
  563. 563)수양산의 고사리 : 백이伯夷는 은나라 때 고죽군孤竹君의 아들인데,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치자 이를 간하였고, 무왕이 천하를 차지함에 이르러서는 아우 숙제叔齊와 함께 의리상 주나라 곡식을 먹을 수 없다 하여 수양산首陽山으로 들어가 고사리만 캐 먹다가 굶어 죽었다는 고사에서 인용한 말.
  564. 564)진주의 무(鎭州蘿葍) : 『禪門拈頌』 제11권 409칙 「蘿蔔」에 “조주에게 어떤 스님이 묻기를 ‘화상께서는 남전을 친견하셨다는데 사실입니까?’라고 하자, 선사가 말하기를 ‘진주에서 큰 무가 나느니라.’(趙州。因僧問。承聞和尙親見南泉。是否。師云。鎭州。出大蘿蔔頭。)”라고 하였다.
  565. 566)대원경지大圓鏡智 : 유식唯識에서 사지四智 중 하나. 유루有漏의 제8식을 통해서 얻는 무루無漏의 지혜로서, 만덕萬德을 원만하게 구족하여 모든 법을 깨달아 안 것을 말한다. 불과佛果에 이르렀을 때 얻게 되는 지혜이다. 이것은 거울에 한 점의 티끌도 없이 삼라만상이 그대로 비추어 모자람이 없는 것과 같이, 원만하고 분명한 지혜이므로 대원경지라고 한다. 불과에서 처음으로 얻는 지혜이며 일체종지一切種智라고도 한다. 대일여래가 갖추고 있는 오지五智 중의 하나이다.
  566. 567)월굴月窟 : 전설에서 달이 나오고 들어가고 한다는 굴로 서쪽에 있다고 한다. 극서極西 지역을 가리킨다. 소강절邵康節의 시에 “건괘乾卦가 손괘巽卦를 만나면 월굴이요, 곤괘坤卦가 진괘震卦를 만나면 천근天根이다.”라고 하였고, 주자朱子의 「邵康節贊」에 “손으로 월굴을 더듬고 발은 천근을 밟았도다.(手探月窟。足躡天根。)”라고 하였는데, 이는 『周易』의 이치를 알았다는 뜻이다. 단오는 5월 5일인데 5월은 건상손하乾上巽下인 구괘姤卦로서 음효陰爻가 처음 생기므로 월굴이라고 말한 것이다. 『周易』 「總目」.
  567. 568)요천瑤泉 : 맑고 깨끗한 샘.
  568. 569)노주露柱 : 겉으로 드러나 있는 기둥.
  569. 570)중산中山 : 옛날 중국에서 품질 좋은 붓을 생산하던 곳.
  570. 571)묵지墨池 : 벼루의 복판에 오목하게 만들어 물을 담고 먹을 가는 곳. 왕희지王羲之가 연못가에서 글씨 공부를 하자 못물이 검어졌다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571. 572)중산中山에서 토끼를~튀어나오게 하는 : 『古文眞寶』에 수록된 이백의 ≺草書歌行≻에 “먹물로 이룬 연못에 북해의 대어大魚가 튀어나올 듯, 붓 끝은 닳아져서 중산의 토끼 다 죽을 지경이라.(墨池飛出北溟魚。筆鋒殺盡中山兎。)”라고 하였다.
  572. 573)삼협三峽의 물이 거꾸로 쏟아지듯(倒峽) : 두보의 시에 “시의 수원水源은 삼협 물을 거꾸로 한 듯”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삼협은 양자강 상류의 물이 급하게 흐르는 곳이다.
  573. 574)상판上判 : 절 큰방의 윗목. 굴뚝 쪽 1면을 말한다. 벽에는 오관五觀이라 써 붙이며 손님이 앉는 곳이다.
  574. 575)하판下判 : 절 큰방의 부엌 쪽에 있는 자리. 벽에는 삼함三緘이라 써 붙이며 주인이 앉는 곳이다.
  575. 576)사할四喝 : 네 가지 할喝. ① 금강왕의 보검과 같고(金剛王寶劒), ② 땅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자와 같으며(踞地獅子), ③ 물고기 잡는 탐간영초探竿影草 같고, ④ 간혹 일할의 작용을 이루지 않을 때가 있는 것(非一喝不作一喝用).
  576. 577)팔방八棒 : 여덟 가지 방棒. ① 조사의 영을 내려서 깊은 이치로 돌아가게 하는 방망이질(觸令返玄棒), ② 헛된 생각을 닥치는 대로 없애 올바른 이치를 따르게 하는 방망이질(接掃從正棒), ③ 깊은 이치라도 내치고 올바른 이치라도 깎아내리는 방망이질(靠玄傷正棒), ④ 모질게 질책하는 방망이질(苦責罰棒). 이 네 가지는 모두 벌을 주는 방망이질이니 ‘벌방罰棒’이다. ⑤ 종지에 어긋남이 없으므로 상으로 때려 주는 방망이질(順宗旨賞棒)은 ‘상방賞棒’이고, ⑥ 헛된 것과 참된 것이 뒤섞여 있으니 이것을 가려 주는 방망이질(有虛實辨棒)은 ‘변방辨棒’이며, ⑦ 눈먼 도리깨처럼 함부로 휘두르는 방망이질(盲枷瞎棒)은 사리에 어두워서 눈이 먼 ‘할방喝棒’이며, ⑧ 범부이든 성인이든 모든 지견을 몽땅 쓸어 내는 방망이질(掃除凡聖正棒)이야말로 올바른 이치를 드러내는 ‘정방正棒’이다.
  577. 578)전좌典座 : 선원 대중의 좌구와 침구, 음식 등을 관장하는 직책.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별좌別座라고 한다.
  578. 579)백장百丈이 자리를 걷은 것 : 『禪門拈頌』 제5권 178칙 「捲席」에 “백장이 마조馬祖 대사께서 법상法牀에 올라 양구良久하는 것을 보자 나아가서 배석拜席을 걷으니, 마조가 법상에서 내려와 방장으로 돌아갔다.(百丈。因馬大師陞座良久。師出捲拜席。祖下座歸方丈。)”라고 하였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訢」疑「訴」{編}次同。
  3. 2)「䫫」疑「類」{編}。
  4. 1)「確」疑「攉」{編}。
  5. 1)此句中疑有脫字{編}。
  6. 1)「喚」上疑有脫「保體」{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