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te Works of Korean Buddhism

월저당대사집(月渚堂大師集) / 月渚堂大師集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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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저당대사집 하권(月渚堂大師集 下)
소疏-16편
약사회소藥師會疏
운운. 특별히 당금의 주상 전하께서 원량元良1)을 속히 낳아 국조國祚가 영구하기를 바라고, 비바람이 순조롭고 신민臣民들이 이롭고 즐겁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용문산 사나사舍那寺에 나아가 팔방(팔도)의 선류禪流들을 불러 모아 금월 19일에 재를 올리기 시작하여 약 7주야 동안 『약사여래본원공덕경藥師如來本願功德經』2)을 풍송諷誦하고 정근精勤하며 예념禮念하오니, 쌓아 놓은 수승한 공훈으로 복과 이익을 비는 바입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하늘의 도는 높고 밝아서 수상한 변화를 묵묵히 나타내 보이고, 부처님의 자비는 넓고 커서 두려움 없는 방편을 크게 엽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훈수熏修를 다하여 아름다운 이익을 힘입고자 합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열성列聖들이 남겨 준 경사스러운 일로 한 나라의 모의母儀3)가 구오九五의 나는 용을 보니4) 금륜金輪5)의 윤주胤冑가 있게 될 기쁜 일이며, 명리眀离의 학금鶴禁6)을 닫으니 동보銅輔의 원량元良이 모자람을 한탄합니다.
춘궁春宮(세자궁)이 이미 비었으니 보위를 누구에게 맡기겠습니까? 더구나 또 시변時變마저 지극히 괴상하여 바람이 땅을 긁어서 소나무를 뽑아내고, 하늘의 기상도 놀랄 만하여 혜성이 광망光芒을 뿜어내어 북두를 침범하며, 음과 양이 서로 뒤섞이고 하늘과 땅이 거의 교합하지 않습니다.
평화로운 때에도 오히려 정성을 다하고 공경을 다해야 할 것이거늘 어렵고 걱정스러운 때를 만났으니, 어찌 귀명歸命하여 애달픔을 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팔도의 이름난 스님들을 초청하여 7일 동안 향을 사르고 재를 올리는 자리를 열었습니다. 그러고는 맑고 밝은 모습의 약사여래님께 예를 올리고 석장釋藏(불경)의 진문眞文을 번역하며, 49일 동안 등을 켜서 어둡고 깜깜한 곳을 밝혀 의혹을 결단하고, 열두 가지 큰 서원7)으로 중생들이 구하는 일에 감응하여 그들의 마음을 따라 주기를 간절하게 바라오니, 이 정근이 저 각조覺照에 통하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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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03_a_02L月渚堂大師集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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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03_a_05L藥師會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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云云特爲當今主上殿下速誕元良
009_0103_a_07L俾永國祚風調雨順臣民利樂之願
009_0103_a_08L詣於龍門山舍那寺召集八方禪流
009_0103_a_09L以今月十九日起始約七晝夜諷誦
009_0103_a_10L藥師如來本願功德經精勤禮念
009_0103_a_11L集殊勲以乞福利者

009_0103_a_12L
右㑀以乾道高明默示殊常之變佛慈
009_0103_a_13L廣大宏開無畏之權宜罄熏修以資
009_0103_a_14L美利窃念列聖餘慶一國母儀瞻九
009_0103_a_15L五之龍飛喜有金輪之胤胄閉明离之
009_0103_a_16L鶴禁恨乏銅輔之元良春宮旣空寶位
009_0103_a_17L誰托況又時變極恠風括地而拔松
009_0103_a_18L天象可驚彗垂芒而于 [1] 陰陽爲之
009_0103_a_19L相錯天地幾於不交在和平之時
009_0103_a_20L披誠而致敬値艱虞之際盍歸命而求
009_0103_a_21L肆招八路之名緇爲展七日之熏席
009_0103_a_22L於是禮藥師之睟相繙釋藏之眞文
009_0103_a_23L十九明燈燭幽冥而決惑一十二大願
009_0103_a_24L應感求而從心冀此精勤通彼覺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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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바라옵건대 신축생 이씨는 자손을 많이 두고8) 기린의 발은 무성하며,9) 겁석劫石을 쉽게 녹여서 경사스러운 기반을 보전하여 더욱 견고하게 하고, 바다가 뽕밭으로 여러 번 변하는 긴 세월 동안 성력聖曆을 계승하여 길이 새롭게 하시오소서.
정축생 민씨는 연매燕禖10)를 지내어 풍성한 보답을 입고, 웅몽熊夢11)을 꾸고 가상嘉祥을 이루어서 하루속히 원량을 낳아 왕의 기업을 불꽃처럼 융창하게 하여 주소서.
임오생 김씨와 갑자생 조씨는 수명이 참죽나무12) 같아 오래도록 늙지 않고 복을 맡은 별이 길이 밝게 비추어 금지옥엽13)의 연이은 아름다움을 보전하게 하고, 요풍순일堯風舜日의 지극한 다스림을 누리게 하소서.
그런 연후에 또 바라는 것은 모든 관리는 공공共工ㆍ공수반公輸般ㆍ고요皐陶ㆍ설契의 충정처럼 왕을 돕고 공경을 다하며, 모든 백성은 영회榮懷하여 성강成康14)의 풍속처럼 한 번 변하고, 남은 파도의 한 방울은 고통받는 중생들이 다 함께 적시게 되기를 바랍니다.운운
천룡단소天龍壇疏
생령을 도탄에서 호위하는 것은 제석帝釋15)과 범천梵天16) 신중神衆의 중생을 제 몸처럼 똑같이 여기는 자비요, 저부儲副17)의 강생降生을 우러러 바라는 것은 왕의 신민들과 온 나라의 바람입니다. 정성이 이미 거울을 마주했거늘 호응의 현상이 반드시 생겨날 것입니다.
삼가 바라옵나니 대범천왕과 제석천왕과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四天王18)과 밀적금강密迹金剛19) 등 여러 큰 신기神祇들과 여러 지위로 나열해 있는 천궁天宮들이 직접 불지에 이르러서 삼천세계와 시방의 모든 찰토와 온갖 건곤의 칠취七趣20) 중생들과 네 성사聖師21)가 다 조화로 돌아가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고 나라를 보호하는 것이 모두 손바닥 안에 있으며, 요사스러운 것들을 결박하고 흉악한 것을 없애 모두 법도 안에 들어가게 하소서.
돌아보건대 우리나라는 이러한 생성生成을 생각하여 저군儲君의 탄생만을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요, 다음으로 신민들이 편안하고 태평하게 되는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이에 정려精廬(사찰)에 나아가 조촐한 음식을 차려 올리는 것이오니, 층층으로 설치한 밝은 등불은 어둡고 요사함을 비추어 깨뜨리고, 온화하고 아름다운 신기들은 좌우로 분주하게 달리고 있으니, 이러한 정성 담긴 기도가 찰나 간에 감통하게 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주상 전하는 하루속히 원량을 낳으시어 끝없는 경사를 영원토록 누리시고, 국가의 걸음을 거듭 일으켜서 가만히 앉아서 태평한 다스림을 이룩하시옵소서.

009_0103_b_01L伏願辛丑生李氏螽羽蟄蟄麟趾振振
009_0103_b_02L刧石易銷保慶基以益固海田屢變
009_0103_b_03L繼聖曆而長新丁丑生閔氏得蒙燕禖
009_0103_b_04L之豐報獲致熊夢之嘉祥速誕元良
009_0103_b_05L熾昌基業壬午生金氏甲子生趙氏
009_0103_b_06L壽椿不老福辰長明保金枝玉葉之聯
009_0103_b_07L享堯風舜日之致治然後願羣官翼
009_0103_b_08L共輸陶契之忠庶類榮懷一變成
009_0103_b_09L康之俗餘波一滴苦類咸霑云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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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03_b_11L天龍壇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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衛生靈之塗炭釋梵神同體之悲仰儲
009_0103_b_13L副之降生王臣民擧國之願感旣鏡對
009_0103_b_14L應必像生恭惟大梵天王帝釋天王
009_0103_b_15L護世四王密跡金剛等諸大神祗
009_0103_b_16L列天宮身臨佛地三千界十方刹
009_0103_b_17L一乾坤七趣生四聖師皆歸造化
009_0103_b_18L民護國總在掌中縛妖除兇咸入度
009_0103_b_19L顧余邦國念玆生成儲君誕生
009_0103_b_20L所望也臣民安泰更可願也肆就精
009_0103_b_21L聊陳梵采層層燈焰照破昏妖
009_0103_b_22L穆神祗奔馳左右么麽懇禱刹那感
009_0103_b_23L伏願主上殿下速誕元良永膺無
009_0103_b_24L彊之慶重興國步坐致太平之治

009_0103_c_01L또한 화합의 기운이 이르러서 온갖 곡식 다 풍년이 들고 아름다운 교화가 시행되어 사방에 수모를 받는 일이 없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 바라는 것은 각각 저 자신의 몸은 구횡九橫22)은 없어지고 오복23)을 이루며, 복에다 다시 복 받음이 무궁하고, 육극六極24)은 제거되고 백 년의 수를 누리되 해에 해를 더하여 다함이 없기를 바라나이다.운운
야차단소藥叉壇疏
야차(藥叉) 대장이 생령을 구원하겠다는 본래의 서원은 세상이 점점 말세가 되어 갈수록 더욱 깊어지고, 왕대비께서 원사元嗣(세자)를 바라는 지극한 정성은 날이 오래되면 될수록 더욱 간절해집니다. 귀의하는 것이 만약 지극하다면 감응이 어찌 늦어지겠습니까?
그윽이 생각해 보건대 왕의 모의母儀는 나라의 원후元后이십니다. 용루龍樓(궁궐)에 해가 길어 신기神器(임금의 자리)를 보호하여 기울어지지 않게 하고, 학금鶴禁에 이끼가 깊으니 보위를 이을 사람이 그 누구이겠습니까?
게다가 경위가 법도를 잃었으므로 비바람이 때를 어겨서 함께 즐길 처지가 못 되거늘 저 백성들과 더불어 무강無疆을 길이 누리고자 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모든 바람을 불법佛法에 다 기울여 이미 향을 사르고 기원하는 정성을 실어 보냈고, 신기들에게 향과 공양을 베풀고 한창 명감冥感을 구하는 중입니다. 그러니 단풍檀風이 일어나는 곳에 신령이 오시는 모습이 황홀하고 촛불 그림자 빛날 때 거룩한 덕의 음즐陰騭25)을 우러러 바라는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주상 전하는 해와 달보다 더 총명하시고, 그 덕은 건곤乾坤보다 더 뛰어나시며, 하늘로부터 상서로움이 내려 온 나라와 함께 경사스러움을 누리시고, 왕비 전하는 주무실 때 웅비熊羆의 꿈을 꾸시고 성스럽고 어진 사내아이를 잉태하시기 기원하나이다.운운
사부를 천도하는 주야 상중소(薦師父晝夜上中疏)
나무에 바람이 불어 슬픔이 얽히니 저 혼령이 영원히 가심을 사모하고, 물에 달이 비추어 달그림자 나타나니 우리 부처님의 큰 자비를 생각합니다. 그러니 진실로 간절하게 귀의하오면 고통에서 구제하시고 기쁨을 주는 일이 어찌 더디겠습니까?
그윽이 생각해 보건대 아무 영가靈駕시여, 범롱凡籠의 허망한 자취요 욕망의 바다에 덧없는 삶이었습니다. 머리를 깎고 세속을 떠나 참선을 하나 근기가 아직 적정삼매寂靜三昧에 쉬지 못하고, 쑥대같이 흐트러진 마음으로 세속의 간섭을 받으니

009_0103_c_01L氣格而百穀皆登美化行而四方無侮
009_0103_c_02L抑願己身等去九橫而致五福福又福
009_0103_c_03L之無窮除六極而享百年年復年之不
009_0103_c_04L云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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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03_c_06L藥叉壇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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藥叉將救生靈之本願歲愈末而願愈
009_0103_c_08L王大妃求元嗣之至誠日益久而誠
009_0103_c_09L益切歸依若至感應奚遲窃惟王之
009_0103_c_10L母儀國之元后龍樓日永保神器而
009_0103_c_11L不傾鶴禁苔深繼寶位者誰是加以
009_0103_c_12L經緯失度風雨乖時同樂不得其與
009_0103_c_13L永享無彊而何益竭蘄傾於佛法
009_0103_c_14L輸熏誠設香供於神祗方求冥感
009_0103_c_15L風起處怳神靈之來儀燭影光時
009_0103_c_16L聖德之陰騭伏願主上殿下明逾日月
009_0103_c_17L德勝乾坤自天降祥與國同慶王妃
009_0103_c_18L殿下枕成熊羆之夢胎䏕聖賢之男
009_0103_c_19L云云

009_0103_c_20L

009_0103_c_21L薦師父晝夜上中䟽

009_0103_c_22L
風樹纒悲慕彼靈之永逝水月現影
009_0103_c_23L我佛之大慈苟切歸依奚遲拔與
009_0103_c_24L念某靈凡籠妄跡欲海浮生杌髮逃
009_0103_c_25L機未息於寂靜三昧蓬心涉俗

009_0104_a_01L그 업이 육자六疵26)의 번뇌에 영관盈貫27)되었습니다. 나를 낳아 길러 주시느라 고생하셨으니 몇 세대나 같이 키워 온 은애恩愛이며, 나를 인도하여 가르치고 길을 열어 주셨으니 일생 동안 가르치고 보호하여 인도해 주신 자음慈陰이십니다.
기도하는 말에 이르기를 기애耆艾28)의 높은 수명이 되도록 오래 살기를 기원하면서 생을 마치실 때까지 봉양하려고 하였는데, 어쩌다가 갑자기 고황膏肓에 질병이 들어 영원히 이 세상을 하직하셨습니다. 흐르는 빛처럼 빠른 세월을 상심하는 가운데 어느새 칠칠재七七齋(사십구재)가 이르렀으므로 자비로운 가르침에 머리를 두드리고 삼삼례三三禮를 올리며 귀의합니다.
수륙재水陸齋29)의 특별한 과목에 의거하여 천도하는 자리에 향화를 시설하였으며, 포새蒲塞30)의 반찬과 법희의 음식으로 시방의 삼보 높은 분께 공양을 올리고 필추 스님과 정행淨行하는 사람이 아홉 번 비유31)를 들어 설명한 일승법一乘法을 천양闡揚하는 바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자비의 배로 노를 저어 물을 건너고, 지혜의 거울로 어두운 곳을 밝혀 삼계三界의 화택火宅 가운데 천 생 동안 지은 죄장罪障을 영원히 벗어나고, 구품연대 위에서 한량없이 많은 광명을 사무쳐 비추기를 바랍니다.
다음으로 바라는 것은 먼저 돌아가신 운운 가지加持32)의 법에 의지하여 불지견佛知見33)을 얻게 하여 주소서.
또 바라옵건대 제자 등은 모든 재앙이 다 사라지고 장애는 모두 없어지며, 복은 충족하고 지혜는 원만하며, 한 방울의 남은 물결에 온갖 말라 버렸던 것들까지 다 목욕하게 하소서.
삼가 소疏를 올립니다.
해와 달이 번갈아 치달리니 낳아서 길러 준 수고로움의 감정에 영원토록 슬퍼하며, 티끌처럼 많은 세계 항상 머물러 있으니 괴로움에서 건져 주고 즐거움을 주는 사사로움이 어찌 더디겠습니까? 이미 마음속에 정성이 담겨 있으니 가슴속에 간절하고 지극한 정성을 방임할 수 없으며, 감응이 반드시 외면하지 않을 것이니, 큰 자비로 미혹 속에서 건져 주시리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저 영혼은 바로 저의 사부師父이온데 아득한 업의 바다에 몇 이랑 은혜의 물결이었으며, 고단하고 덧없는 인생이 사바세계의 진토塵土에서 한바탕 꿈을 꾸신 것입니다. 일삼아 경영해 온 괴로움과 괴로움의 쌓임으로 이미 유루有漏의 몸을 받았으니, 빠르게 지나가는 생애에서 덧없는 한계를 면하지 못한 것입니다. 저승과 이승이 영원토록 막혀 있으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애통함을 다할 수 없으며, 감응이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으므로 천도할 자리에 물을 뿌려 깨끗이 청소하는 일을 어길 수 없습니다.
수륙재를 올리는 조목조목 가르침에 의거하여 잔나비와 학의 주인34)을 초대하고 지견知見의 향과 지혜의 등불로 저승길 긴긴밤을 비추어 깨뜨리며, 법희의 음식과 선열의 맛으로써 적멸의 방단方壇에 투정鬪飣35)하여 놓았습니다.
아! 슬프다. 한 번 염불하고 한 번 절을 하며 훈수熏修하오니,

009_0104_a_01L盈貫於煩惱六疵生我劬勞幾世同滋
009_0104_a_02L之恩愛導我啓迪一生誘液之慈陰
009_0104_a_03L曰壽耆艾之崇欲以終養遽何疾膏
009_0104_a_04L肓之極永以俄遷傷心日月之流光
009_0104_a_05L七七齋至叩首慈悲之敎乘三三禮歸
009_0104_a_06L依水陸之殊科設香火之薦席蒲塞
009_0104_a_07L法喜食供養十方三寶尊苾蒭僧
009_0104_a_08L淨行人闡揚九喩一乘法伏願慈航利
009_0104_a_09L慧鏡燭幽三界火宅中永脫千生
009_0104_a_10L之罪障九品蓮臺上洞照無量之光
009_0104_a_11L次願先亡云云仗法加持得佛知
009_0104_a_12L抑願弟子等灾消障盡福足慧圓
009_0104_a_13L一滴餘波羣枯等沐謹䟽

009_0104_a_14L
日月交馳永慟劬勞之感塵刹常住
009_0104_a_15L遲拔與之私誠旣由中無任滿腔之丹
009_0104_a_16L應必無外可期拯迷之洪慈念彼靈
009_0104_a_17L寔余師父茫茫業海幾頃恩愛之
009_0104_a_18L波濤孑孑浮生一夢娑婆之塵土經營
009_0104_a_19L苦集旣禀有漏之身倐忽生涯未免無
009_0104_a_20L常之限幽明永隔不盡崩天之痛哀
009_0104_a_21L應有期無違灑地之淨掃依遵水陸之
009_0104_a_22L科敎請命猿鶴之主人知見香智慧燈
009_0104_a_23L照破幽途之長夜法喜食禪悅味鬪飣
009_0104_a_24L寂滅之方壇一念一禮之熏修

009_0104_b_01L십통十通36)과 십안十眼으로 거울처럼 밝게 비추어 살피시리라 생각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부처님의 신통력과 법의 가지로 소소하신 한 분 영혼을 본래 성취했던 면목으로 장엄하고, 묘묘한 열 부류를 초탈하여 올라갈 호정戶庭을 가리켜 점지하여 주옵소서.
그다음으로 바라는 것은 오늘 재를 올리는 사람들은 과보로 받은 목숨 점점 강해지고 경하하는 선물이 답지하게 하여 불초한 품류品類들로 하여금 오래 살고 부귀하며 강녕함을 누릴 수 있게 하여 주시고, 아울러 함께 발원하는 모든 사람도 모두 다 저 상락아정常樂我淨37)을 증득하게 해 주시며, 그지없는 법계의 유식有識 등도 감로의 남은 물방울에 목욕하게 해 달라고 우러러 시방세계 현성賢聖을 마주하여 굽어 한 치만 한 정성을 펼치나이다.
삼가 소를 올립니다.
천선신天仙神의 사물을 이롭게 하는 권형은 이루 다 헤아릴 길이 없사오니 혼백을 쫓고 인도함에 무엇이 어렵겠나이까? 자녀와 아우들은 극락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도하는 정성이 간절하여 끝이 없으니 슬픔을 삼키고 눈물을 가림이 망극하옵니다.
이에 향화를 올리고 귀의하오며, 명계冥界와 양계陽界를 이롭게 하고 구제해 줄 것을 비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건대 저 돌아가신 혼은 저의 가군家君이신데 한낱 물거품 같은 덧없는 삶이라 삼계의 화택에 땔감을 더하여 업의 불길이 치성하니, 어찌 성차性遮38)의 죄흔罪痕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뿌리가 끊어진 우물 위의 등나무를 잡고 있는 신세라 병들고 죽는 고뇌를 면할 길이 없사옵니다. 아득한 황천길이라 당상堂上의 참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기에 외외한 도량에서 명부의 혼령에 올리는 재의 자리를 시설하여 향을 사르고 예배하면서 한 치만큼 작은 단심丹心의 전일한 정성을 다하고 감응으로 달려가고 인연을 따르는 삼부三部 영명靈明의 음즐을 바라나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영가께서는 맹렬한 불꽃 더미 속에서 맑고 시원한 은혜의 바람을 불어 일으키고, 금빛 무더기 가운데에서 보살의 달 같은 용모를 우러러 예배하십시오.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나신 여러 영가의 무리와 겸하여 법계의 외로운 혼령들은 골고루 빠짐없이 묘훈妙勳에 젖어 다 같이 불과佛果를 증득하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바라는 것은 오늘 재를 올리는 사람 등은 오복을 융숭하게 누리고 마침내는 이엄二嚴39)을 증득하기 바라나이다.운운
평양 냇가에서 있었던 수륙재소경오년 3월 3일(平壤川邊水陸疏庚午年三月三日)
대자대비하신 세간해世間解40)께서는 어찌 다만 천상만이 귀의하는 대상이겠습니까?

009_0104_b_01L十通十眼之照鑑伏願佛神力法加持
009_0104_b_02L昭昭一靈脂粉本成之面目杳杳十
009_0104_b_03L1) [7] 指點超昇之戶庭次願齋者等
009_0104_b_04L命稍强慶貺沓至使不肖之品得享
009_0104_b_05L其壽富康寧并同願之人咸證其常樂
009_0104_b_06L我淨無邊法界之有識等沐甘露之餘
009_0104_b_07L仰對十方聖賢俯陳一寸悃愊謹䟽
009_0104_b_08L天仙神利物之權衡叵量追魂導魄也
009_0104_b_09L何難子女弟薦昇之誠懇靡涯啣哀掩
009_0104_b_10L泣也岡 [8] 肆陳香火之依歸以乞冥陽
009_0104_b_11L之利濟念彼逝魄曰予家君一漚浮生
009_0104_b_12L三界火宅薪加業火豈無性遮之罪痕
009_0104_b_13L根斷井藤不免病死之苦惱茫茫泉路
009_0104_b_14L莫返堂上之面眞巍巍道場爲設冥中
009_0104_b_15L之齋席焚香也禮拜也一寸丹心之
009_0104_b_16L專精赴感焉隨緣焉三部靈明之陰
009_0104_b_17L伏願靈駕列焰堆裡鼓吹淸凉之惠
009_0104_b_18L金色聚中禮瞻菩薩之面月與諸先
009_0104_b_19L亡等衆兼及法界孤魂均霑妙勲
009_0104_b_20L證佛果次願齋者等克崇五福終證
009_0104_b_21L二嚴云云

009_0104_b_22L

009_0104_b_23L平壤川邊水陸䟽庚午年三
月三日

009_0104_b_24L
大慈大悲世間解豈但天上之依歸

009_0104_c_01L3월 3일은 천기가 새로우니 냇가에서 수륙재를 펼칠 만합니다. 사성四姓41)의 백성들은 기도를 한 지 오래되었으니, 시방에 현묘한 감응이 곧 나타날 것입니다.
생각해 보건대 우리 서경西京(평양)의 한 나라는 동명왕께서 비롯하여 1천 년 동안 흥망이 계속하여 이어져 왔으니, 어찌 일백 번 전쟁 속에 원한들이 없겠습니까? 아득한 천지에 사시四時의 제향祭饗이 끊어진 지 오래이거늘 더구나 끝없는 법계에 꿈틀거리며 살고 있는 중생들은 돌아 흘러 소용돌이치는 괴로움의 바다 일천 이랑 용솟음치는 물결에 떠돌아다니면서 화택의 당사堂舍에서 즐겁게 장난치며 노는데 독한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것이겠습니까?
온화한 기운은 흩어지고 나쁜 기운만 쌓여 재앙이 거듭 이르러 죽는 사람이 많고 살아남는 사람은 적으니 남은 백성들은 외롭고 고단합니다.
그런 까닭에 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사직社稷과 성황城隍에 제사를 올리는 예를 올리게 되었으며, 또한 부처님의 힘을 입어서 구원할 금산사 법운法雲의 의식에 대한 법규가 있습니다. 일만 집에서 기령奇零42)의 재물을 거두어 삼단에 향화를 개설하였사온데 매끄러운 유리의 금모래 못 위는 세 번 변화한 도량43)이요, 미묘한 연꽃과 패엽의 소리 가운데는 팔음八音44)의 선악仙樂이 흘러나옵니다. 선열의 맛과 법희의 음식으로 백겁 동안 주렸던 창자를 채울 수 있을 것이요, 밝게 빛나는 촛불과 지혜의 등불로 천년 동안 깜깜했던 방의 어둠을 깨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몇몇 단월의 아주 작은 마음의 경건한 정성을 다하오니, 부디 불타님의 밝고 분명한 지혜의 비춤으로 자세히 살펴 주시기 바라나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우리나라와 왕의 복 바다는 길이 흘러서 패강浿江(대동강)을 삼켜 마르지 않게 하고, 이 생민生民들은 수명의 산 높이 솟아 보산寶山을 눌러 더욱 높기를 바라며, 몇백 대 동안 전쟁터에서 죽은 혼령과 사방 경계에 두루 퍼져 있는 번뇌 속에 막힌 넋과 산골짜기 도랑과 강하의 우두머리와 곡식을 심은 밭과 비바람을 주관하는 신과 여덟아홉 가지 요절해 죽은 귀신과 열다섯 종류의 나쁘게 죽은 귀신과 그지없는 유식有識 법계의 함령含靈들로서 끝이 있는 삶을 모두 하직하고는 다시는 요망하고 괴상한 것이 되지 말고 무위無爲의 다스림45)을 같이 즐기면서 영원히 복을 일으키고 상서로움을 일으키게 하여 주소서.
그런 연후에 바라는 것은 수륙재를 설판設辦46)한 크고 작은 단월과 연화緣化47) 비구 각각 등은

009_0104_c_01L月三日天氣新可設川邊之水陸四姓
009_0104_c_02L黔黎之禱久矣十方玄應之感即焉
009_0104_c_03L我西京一邦肇自東明千載興亡衮衮
009_0104_c_04L豈無百戰之煩寃天地茫茫久絕四時
009_0104_c_05L之祭饗況無邊之法界凡有蠢之生民
009_0104_c_06L浮沈苦海之漩流梗飄千頃之湧浪
009_0104_c_07L戱火宅之堂舍蓬勃四方之臭烟和氣
009_0104_c_08L散而厲氣蒸灾眚荐至死者多而生者
009_0104_c_09L餘民孑遺故致有仁心者所憐
009_0104_c_10L稷城隍之奠有禮亦可賴佛力而用救
009_0104_c_11L金山法雲之儀存䂓收拾萬家之奇零
009_0104_c_12L開設三壇之香火滑瑠璃金沙潭上
009_0104_c_13L變道場妙蓮花貝葉聲中八音仙樂
009_0104_c_14L禪悅味法喜食可充百刼之飢腸
009_0104_c_15L明燭智慧燈能破千年之暗室幾檀
009_0104_c_16L越寸寸心之虔懇請佛陀了了智之照
009_0104_c_17L伏願我王國之福海長流呑浿江而
009_0104_c_18L不竭此生民之壽山高峙凌寶山而彌
009_0104_c_19L幾百代戰亡孤魂闔四境煩惱滯魄
009_0104_c_20L岳瀆江河之伯苗稼風雨之神八九種
009_0104_c_21L之夭亡十五類之惡死無邊有識法界
009_0104_c_22L含靈共謝有涯之生更不爲妖爲恠
009_0104_c_23L同樂無爲之治永以興福興祥然後願
009_0104_c_24L水陸設辦大小䄠越與緣化比丘各各
009_0104_c_25L「䫫」疑「類」{編}

009_0105_a_01L자자손손 대대로 그 이름이 용호의 기록부48)에 오르고 생생세세生生世世 하나하나 선불仙佛의 반열에 들어가도록 해 달라고 옥호玉毫를 우러러 마주하옵고 글을 올려 표하나이다.
삼가 소를 올립니다.
생전시왕재소生前十王齋疏
지장보살의 명주明珠는 오랑캐와 한나라 사람을 다 나타내고 명사冥司(명부의 관청)의 업경業鏡49)은 예쁜 사람과 미운 사람을 각각 분간하기에 두 길50)에 밝고 밝으니 한결같은 마음이 간절하고 절실합니다.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범롱凡籠은 새를 가두고 업의 그물은 몸을 얽맵니다.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죄와 몸으로 짓는 세 가지 죄는 스스로 지은 피하기 어려운 것이라 한탄스럽고, 생이 천이요 겁이 만인데 보호해 줄 만한 다른 힘이 모자랍니다. 목숨은 반드시 마치는 날이 있는지라 죽고 난 뒤에 구제해 줄 사람이 없는 어려움보다 덕은 반드시 헤아릴 수가 없는지라 어찌 생전에 귀경歸敬할 부처님이 계신 것의 쉬움만 하겠습니까? 일념一念에는 다름이 없고 육통六通51)은 걸림이 없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북풍도北酆都52)의 냄새나는 독한 연기 더미 속에서는 이날의 작은 인연을 받들고, 서쪽 마제摩提53)의 황금빛 광명 속에서는 저 부처님의 곡진한 제도를 입으며, 온 집안의 권속眷屬들은 장애는 사라지고 복은 자꾸 늘어나며 수명은 길어지고, 온 허공의 생령들은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들으며 도를 증득하게 하소서. 저 허공이 다할지언정 저의 서원은 다함이 없을 것입니다.운운
삼화부 냇가에서 있었던 수륙재소4편(三和府川邊水陸疏四首)
조사참소祖師懺疏
운운. 금월 일 상쾌한 새벽에 새벽 기운은 점점 서늘해지고 보배 달은 허공에 비꼈습니다.
삼가 향과 꽃, 등촉과 맛있는 음식 등 공양드릴 물건을 차려 놓았는데 대들보는 가로 놓이고 기둥은 세로로 섰으며, 옥소리를 떨치고 금종을 쳐 소리를 내면서54) 일일삼삼一一三三의 무진한 뜻으로 교주이신 석가모니불과 서건西乾(인도)의 28대 조사님과 동토東土(중국)의 6대 조사님, 그리고 우리나라

009_0105_a_01L子子孫孫代代名編龍虎之籍
009_0105_a_02L生世世一一位列仙佛之班仰對玉毫
009_0105_a_03L表宣謹䟽

009_0105_a_04L

009_0105_a_05L生前十王齋䟽

009_0105_a_06L
地藏明珠胡漢俱現冥司業鏡姸媸
009_0105_a_07L各分二途昭昭一心切切伏念凡籠
009_0105_a_08L鎩羽業網羅形口四身三恨自作之
009_0105_a_09L難逭生千劫萬乏他力之可加命必
009_0105_a_10L有終與其死後拔濟之無人難也
009_0105_a_11L必叵量曷若生前歸敬之有佛易乎
009_0105_a_12L一念靡他六通無礙伏願北鄷都臭烟
009_0105_a_13L堆裏承此日之微緣西摩提金色光中
009_0105_a_14L蒙彼佛之曲濟闔家眷屬障有消
009_0105_a_15L有增壽有延盡空生靈佛得見法得
009_0105_a_16L道得證彼空有盡我願無窮云云

009_0105_a_17L

009_0105_a_18L三和府川邊水陸疏四首

009_0105_a_19L祖師懺疏

009_0105_a_20L
云云以今月日淸晨晨氣稍凉
009_0105_a_21L月橫空謹列香花燈燭珍食供獻之
009_0105_a_22L梁橫柱立玉振金聲一一三三
009_0105_a_23L無盡意恭敬禮于敎主釋迦牟尼佛
009_0105_a_24L西乾二十八祖東土六代祖及我東

009_0105_b_01L여러 선사님의 진영 앞에 공경을 다하여 예배하면서 겁외劫外에 인간들을 이롭게 하시고 구제해 주시기를 기원하나이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법도 없고 법 아닌 것도 없어서 일정하게 정해진 법이 없다고 한 말은 여래께서 설하신 말씀이요, 업이 있고 업을 짓는 사람도 있다면 어찌 정해진 업이 없다 하겠습니까? 중생들이 그것을 달게 받는 것은 법이 없는데도 오히려 법이 있다고 말한다면, 업이 있어도 본래 업으로 인하여 받을 과보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 조사님께서 전해 준 열반묘심涅槃妙心이며, 곧 중생들이 날마다 쓰고 있는 현세에 이루어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것인데 저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나름대로 말하는 이 신훈新熏55)은 여러 조사님께서 곧바로 전한 말씀이니, 어찌하여 정해져 있는 업장을 다 녹이지 못하며, 어찌하여 재앙의 장애가 있는데 그것을 다 소멸할 수 없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참마懺摩(참회)의 범채梵采를 의지하여 가지加持의 미묘한 구원을 바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길일吉日 양시良時요 바람은 따뜻하고 달도 밝은데 향과 등촉을 엇갈리게 벌여 놓고 차와 과일을 교차하여 진설해 놓고는 한계가 있는 장엄을 빌려 다함없는 법공양法供養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축건竺乾(인도)의 28조사님과 지나支那(중국)의 6대 선사와 동해의 바람과 북산北山의 달에 우산牛山56)의 꿈속의 꿈을 환기하여 당가當家의 태평한 집을 취출吹出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람마다 순전한 즐거움만 있고 근심은 없으며 낱낱이 본래의 것을 성취하여 원만해지며,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며 곳을 따라 때를 따라 업장은 그치고 정신을 기르되 철두철미하게 하여 바깥 마군의 관대管帶57)를 벗어나고 구경究竟에는 자가自家의 생애를 완성하며, 다스리고 있는 땅과 모든 하늘까지도 지혜를 원만하게 구족具足하고 복덕도 풍족하게 갖추며, 꿈틀거리는 온갖 중생들에게는 비증悲增과 지증智增58)을 이루게 하옵소서.
여러 조사님의 진의眞儀를 우러러 바라보옵나니 저희를 불쌍하고 가엾게 여겨 섭수攝受해 주시기를 빌면서 삼가 조심스럽게 소를 올립니다.
밤에 올리는 소(夜上疏)
일체지一切智59)의 지혜는 자신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는 자비의 큰 바다이니, 무소의 달과 코끼리의 우레요, 사생四生의 고고苦苦60)는 자신도 혼미하고 남도 혼미하게 하는 나고 죽음의 깊은 병이니,

009_0105_b_01L諸禪師眞前以祈劫外指示人間利
009_0105_b_02L濟者

009_0105_b_03L
右伏以無法無非法無有㝎法如來可
009_0105_b_04L說底有業有業人豈無㝎業衆生甘
009_0105_b_05L受者無法而尙有法可說則有業而本
009_0105_b_06L無業受報焉是諸祖傳授底湼槃妙心
009_0105_b_07L乃衆生日用之現成受用然本具而自
009_0105_b_08L家不覺肆新熏而諸祖直傳何㝎業而
009_0105_b_09L不盡銷除何禍障而不能殄滅故憑懺
009_0105_b_10L摩之梵采以祈加持之妙拔此者日吉
009_0105_b_11L時良風薰月白香燈互列茶果交陳
009_0105_b_12L假有限之莊嚴化無盡之法供伏願竺
009_0105_b_13L乾四七祖支那二三禪東海風北山
009_0105_b_14L喚起牛山夢中夢吹出當家太平家
009_0105_b_15L人人純樂無憂箇箇本成圓滿着衣喫
009_0105_b_16L隨處隨時息業養神徹頭徹尾
009_0105_b_17L脫其外魔管帶究竟其自家生涯
009_0105_b_18L土普天慧足福足含靈蠢動悲增智
009_0105_b_19L仰瞻列祖眞儀以乞哀憐攝受
009_0105_b_20L

009_0105_b_21L

009_0105_b_22L夜上疏

009_0105_b_23L
一切智智覺自覺他之慈悲海大犀月
009_0105_b_24L象雷四生苦苦迷自迷他之生死病深

009_0105_c_01L부나비의 등불이요 참새의 그물입니다. 나고 죽음의 병고를 면하고자 하면 반드시 괴로움에서 구제하고 즐거움을 주는 자비를 의지해야만 합니다.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시주 등은 흘러가는 물결에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괴로움의 바다에서 나고 죽고 합니다. 백성들이 서 있는 곳은 성인의 교화 가운데 아님이 없으며, 피곤한 백성들의 부르짖음은 이 조채凋瘵(느슨해짐)한 경계를 만나서 질병에 잠기어 자리에 드러누워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낫지 않으며 살귀殺鬼가 몸을 가위눌러 오래도록 기도를 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비는 아들을 잃고 아들은 아버지를 잃어 땅이 갈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하며, 어미가 아이와 이별하고 아이는 어미를 이별하여 거리에서 울부짖고 골목에서 통곡합니다. 그러니 한갓 울음을 삼키고 가슴이 무너져 내려 오열하면서 아무 이익이 없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죽은 이를 천도하여 구제하기 위해 재를 올려 기도하는 적절한 일을 하는 것이 어찌 낫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백 사람의 입이 한마디씩 말을 해서 경영한다면 지옥인들 깨뜨리지 못할 것이며, 사성四姓이 다 함께 발원하여 정성을 모은다면 그 정성이 진실로 어여쁨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마점馬岾의 냇가에 나아가 곧 우산牛山의 부상府上에 만나라회曼那羅會를 건립하였으니, 그 명칭이 수륙무차대재水陸無遮大齋입니다. 『다린니경陀鄰尼經』을 염송하면서 저 부처님 법의 부사의한 힘을 받들고, 대지를 변화시켜 금지金地로 만들고 예토와 찰토를 융통融通하며, 곧 범부의 마음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니 더러운 인연과 깨끗한 인연이 서로 사무쳐 통합니다.
몇 다발의 꽃과 몇 그릇의 음식을 차려 시방세계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를 공양하옵고, 매우 밝은 촛불과 1천 점의 등불로 삼도三途의 깜깜한 밤거리를 비추어 어둠을 깨뜨리며, 선열禪悅의 맛과 법희法喜의 음식으로 오랜 겁 동안의 주리고 목마름을 소멸해 없애 주고, 해탈의 향과 지견知見의 향으로 원만한 법신을 쪼여 나타나게 하나이다. 모든 법의 의로운 하늘이 높은 곳에 조각조각 날아 흩어지는 정성의 노을이요, 중생들의 마음의 물이 맑을 때 둥글고 둥근 그림자를 도장 찍은 깨달음의 달이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선왕先王과 선후先后로서 자리에 나열된 선가仙駕께서는 대광명전 위에서 각제覺帝(부처님)를 이어서 나는 용이 되시고, 봉래산 선궁仙宮에서 천후天后를 폐하고 기린의 발처럼 떨치기61) 바라나이다.
당장 원하는 것은 주상 전하는 주기珠基가 공고鞏固하고 옥력玉曆이 길게 이어지며, 해가 요임금의 계단을 갈아 큰 거리에서 늙고 젊은 사람들이 밭 갈고 우물 파는 노래를 부르고, 봄이 순임금의 전각에 돌아와 풍운의 경사스러움을 임금과 신하가 창하고 화답하게 하소서.
왕비 전하는

009_0105_c_01L蛾燈雀網欲免生死之病苦須憑拔與
009_0105_c_02L之慈悲伏念施主等浮沉逝波生死
009_0105_c_03L苦海烝民之立莫非聖化之中疲氓
009_0105_c_04L之呼値此凋瘵之際沉痾伏枕積時
009_0105_c_05L而不瘳殺鬼魘身禱久而罔効父喪
009_0105_c_06L子喪父地裂天崩母別兒兒別母
009_0105_c_07L街啼巷哭與其徒飮泣而隕咽無益
009_0105_c_08L若爲薦拔以追修有宜百口一談而經
009_0105_c_09L牢不可破四姓同願以聚歛誠實可
009_0105_c_10L即馬岾之川邊乃牛山之府上
009_0105_c_11L建曼那羅會名曰水陸無遮大齋念誦
009_0105_c_12L陁鄰尼經承彼佛法不思議力變大地
009_0105_c_13L作金地穢土與刹土融通即凡心是佛
009_0105_c_14L染緣共淨緣交徹數朶花幾鉢飯
009_0105_c_15L供養十方佛法僧大炬燭千點燈照破
009_0105_c_16L三途昏夜闇禪悅味法喜食歷劫之飢
009_0105_c_17L渴滅除解脫香知見芬圓滿之法身熏
009_0105_c_18L諸法之義天高處片片飛散之誠霞
009_0105_c_19L衆生之心水淸時團團印影之覺月
009_0105_c_20L伏願先王先后列位仙駕大光明殿上
009_0105_c_21L禪覺帝而龍飛蓬萊仙宮中廢天后而
009_0105_c_22L麟振當願主上殿下珠基鞏固玉曆
009_0105_c_23L綿長日碾堯階鑿耕歌康衢老幼
009_0105_c_24L還舜殿風雲慶唱和君臣王妃殿下

009_0106_a_01L덕은 와황媧皇62)보다 더 높고, 어질기는 선후宣后63)를 아우르며, 세자 저하는 거북처럼 만 년의 수명을 누리고 학처럼 천추千秋를 누리소서.
오직 바라옵건대 굶주리고 얼어 죽었거나, 유행성 전염병에 걸려서 죽었거나, 염병에 걸려 죽었거나, 물에 빠져 죽었거나, 불에 타서 죽은 가라앉은 혼령들은 다 함께 상락아정의 낭원閬苑64)과 현포玄圃65)에 추배推排하고, 고독하게 사는 사람과 홀아비와 과부로 사는 사람과 폐질에 걸린 사람, 그리고 밭 갈고 베 짜는 이들의 어린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수부강녕壽富康寧의 태평과 춘풍에 춤을 추게 하여지이다.
또 앓는 소리와 통곡하고 우는 소리는 한결같이 거문고의 노래와 예악의 음악으로 변하게 하고, 근심하고 시름하는 몸과 미워하고 찡그리는 몸은 온순하고 어질며 공손하고 검소한 모습을 십분 이루게 하며, 육축六畜은 번성하고 재물도 불어나며, 오복은 늘어나고 재주와 지혜는 더해지며, 400가지 질병 중에 어느 한 병도 나고 죽는 병의 초제剿除(사라짐)보다 더하지 않음이 없게 하고, 8만 가지 행行 중에 어느 한 가지 행도 원만한 보현행普賢行을 닦지 않음이 없게 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원하는 것은 여러 생 동안의 부모님은 윤회에서 모두 벗어나게 하고, 여러 생 동안의 원수나 친한 이들은 다 함께 귀의하여 해탈하게 하며, 남은 물결 한 방울로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다 적셔 주기 바라면서 삼가 소를 올립니다.
중별소中別䟽
천문天門은 맑게 통하여 28계단의 위아래가 높고 험하며, 지축은 높고 낮아 사오四五로 나뉜 바다와 산이 흐르고 높이 솟아 있습니다. 전단향의 향기가 구불구불 곡식 이삭이 팬 것 같아 구경究竟의 사다리를 오를 듯하고, 양류楊柳의 깨끗함은 구슬이 방울방울 맺혀서 유명幽冥의 길에 닿을 듯합니다. 만일 저 현응玄應66)이 간절하고 절실한 중생들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이 간절한 붉은 정성을 밝고 분명한 성감聖鑑으로서 막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시주님 각각 등은 티끌세상에서 오랫동안 고달픈 삶을 살아온 꿈속 같은 집의 외로운 혼령입니다. 굶주려 배고픈 사람과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시대적 운명의 충극衝剋67)을 만나고, 사상자와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들은 고독한 근심과 시름을 안고 있습니다. 이들을 비유하면 마치 세간에 어리석은 아이들이 물에 빠지거나 불에 탈 지경에 닥치면 급하게 부모를 부르는 것처럼, 고통받고 있는 우리도 죽고 삶에 임해서 어찌 끌어 구제해 주기를 바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마침내 사민四民68)에게서 작은 재물을 모아

009_0106_a_01L德邁媧皇仁並宣后世子邸下龜齡
009_0106_a_02L萬歲鶴筭千秋惟願飢凍死疫癘死
009_0106_a_03L瘟㾮死水火死之沈魂共推排于常樂
009_0106_a_04L我淨之閬苑玄圃孤獨生鰥寡生廢疾
009_0106_a_05L生耕織生之赤子均蹈舞於壽富康寧
009_0106_a_06L之太平春風呻吟聲哭泣聲一變琴歌
009_0106_a_07L禮樂樂憂秋色疾蹙色十成温良恭儉
009_0106_a_08L六畜息貨利息五福增才智增
009_0106_a_09L百病無一病不愈生死病剿除八萬行
009_0106_a_10L無一行不修普賢行圓滿次願多生怙
009_0106_a_11L盡出輪廻累世寃親同歸解脫
009_0106_a_12L餘波一滴苦類咸霑謹䟽

009_0106_a_13L

009_0106_a_14L中別䟽

009_0106_a_15L
天門淸徹廿八之階上下崢嶸地軸
009_0106_a_16L高低四五之分海岳流峙栴檀之芬
009_0106_a_17L裊裊抽穗究竟之梯可攀楊柳之灑
009_0106_a_18L濛雨珠幽冥之路可接若彼之玄應
009_0106_a_19L忒切切凡心如斯之丹懇無閡明明
009_0106_a_20L聖鑑伏念施主各各等塵寰久病
009_0106_a_21L宅孤魂飢饉人疾病人値時命之衝剋
009_0106_a_22L死殤者流離者抱孤獨之憂愁如世癡
009_0106_a_23L孩兒迫水火而疾呼父母況我痛苦
009_0106_a_24L臨死生以盍求提携遂聚四民之涓

009_0106_b_01L수륙재를 지내기 위해 세 단壇(상중하단)을 만들었습니다. 이상 만들어 놓은 세 단 중 상단上壇에는 이미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를 안치하고, 이 높은 분들 앞에 놓인 탁상 앞에는 천선天仙의 신중神衆을 받들어 모셨습니다. 복福ㆍ정淨ㆍ광光ㆍ범梵ㆍ욕欲ㆍ자自ㆍ화化 하늘들의 밝게 빛나는 광명은 아래 세계를 비추고, 토土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ㆍ유幽ㆍ현顯 주인들은 엄숙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내의來儀하였으니, 높고 낮은 모습은 비록 다르나 천인의 이치는 서로 감응할 것입니다.
삼가 생각해 보건대 권형權衡의 조화는 널리 받아들이되 선악을 잘 분별하여 빠뜨리는 일이 없고, 상을 주고 벌을 주는 신비한 공은 크게 포용하되 인과를 잘 살펴 떨어뜨리는 일이 없습니다. 저 유명幽冥 세계의 혼은 암시명용暗施明用의 원한과 억울함을 낱낱이 결단하여 열어 보이고, 이 다른 중생들은 총송묘주塜訟墓註의 얽힌 병폐를 세세하게 분열합니다. 시신의 기운이 다시 이어지는 깊은 고질과 급각살急脚殺69)과 구문鉤紋 같은 유재流災는 속히 성품에 구름 걷히고 정신 맑아지게 되며, 다시 몸은 편안하고 마음은 너그러움을 의지하게 하소서.
그렇게 되면 번뇌를 벗어나고 티끌세계를 초월하여 흰 구름을 타고 제향帝鄕에 이를 것이요,70) 수행하여 전진하고 해탈하여 붉은 연꽃을 밟고 부처님의 국토에 오를 것입니다. 살아 있을 적에도 이미 근심과 고통의 뜨거운 번민이 없었거늘 죽어서 어찌 원수로 마주하는 침심侵尋이 있겠습니까?
홀아비와 과부의 삶과 아비 없고 자식 없는 삶은 각각 지극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예의를 차리는 무리와 농사짓고 밭 가는 무리는 다 함께 태평하게 되기를 바라며, 고통받는 중생과 어두운 세계의 중생은 자비의 물방울에 동등하게 목욕하게 되기를 원합니다.운운
하별소下別䟽
큰 적멸의 광명 가운데에는 본래 오르거나 잠기거나 가고 오는 길이 없고, 하나의 태극이 나뉜 곳에는 음양 변화의 문이 있습니다. 삼재三才가 성립되고 삼독三毒이라는 병이 생겨서 고질痼疾이 낫지 않으므로, 만물을 불어서 만법의 가르침을 일으키신 약왕藥王의 큰 의사가 되셨습니다.
이를 말미암아 보배 그물의 그림자 속에 밝음도 치고 어둠도 치며, 구리 거울 광명 안에는 오랑캐도 오고 한인漢人도 오며, 더러움과 깨끗함이 나뉠 때에도 마음은 본래 깨끗하나니, 곱고 미움을 다투는 곳에선들 밝은 것이 어찌 어두워지겠습니까? 성인으로 하여금

009_0106_b_01L爲設三壇之水陸上來壇上已安
009_0106_b_02L佛法僧尊前至案前爲奉天仙神衆
009_0106_b_03L福淨光梵欲他自化之天耿光下燭
009_0106_b_04L水火風空幽顯神之主肅穆來儀高下
009_0106_b_05L之相雖乖天人之理相感恭惟權衡
009_0106_b_06L之造化廣納辦善惡而無遺賞罰之神
009_0106_b_07L功大包察因果以不墜彼幽魂暗施明
009_0106_b_08L用之寃枉一一決開此餘生塜訟墓
009_0106_b_09L註之病纒細細分裂屍氣復連之沉痼
009_0106_b_10L急脚鉤紋之流灾速得性霽而神淸
009_0106_b_11L依體胖而心曠則出離也超昇也
009_0106_b_12L白雲以至帝鄕修進焉解脫焉踏紅
009_0106_b_13L蓮而登佛刹生旣無憂苦之熱悶死何
009_0106_b_14L有寃對之侵尋鰥寡生孤獨生各得
009_0106_b_15L至樂禮義輩耕織輩同宥太平苦類
009_0106_b_16L迷塗慈冷等沐云云

009_0106_b_17L

009_0106_b_18L下別䟽

009_0106_b_19L
大寂滅光中本無昇沉徃來之路一太
009_0106_b_20L極分處爰有陰陽變化之門立三才而
009_0106_b_21L三毒病生彌留痼疾吹萬物以萬法敎
009_0106_b_22L藥王大醫由是網寶影中明打暗
009_0106_b_23L銅鏡光裏胡來漢來垢淨分時
009_0106_b_24L本淨也妍媸竸處明何昧乎致使聖在

009_0106_c_01L깨달음에 계시면서 달이 천 강물에 떨어지듯 하고, 범부로 하여금 미혹한 데 처해서 바람이 불면 온갖 풀이 쏠리듯 합니다.
이번 병정丙丁 두 해의 흉년과 추위에 굶어 죽고 얼어 죽은 시체가 구렁을 메우고, 무기戊己 양년의 전염병에 요절하여 죽은 이들로 나라를 위태롭게 합니다. 혹은 아비와 아들이 한꺼번에 죽기도 하였고, 혹은 형과 아우가 한꺼번에 죽기도 하여 죽은 시신이 마루를 베고 누웠으며, 남자와 여자가 상복을 입기도 하였고 어린이와 늙은이가 상복을 입기도 하여 그 상복이 온 들을 하얗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백성들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남아 있는 이에게는 단 하나도 남은 것이 없으며, 귀신은 무슨 빌미가 있기에 제사를 올려 경원敬遠하는 것입니까? 산천에 시망柴望71)의 제사를 올리는 것은 옛날부터 시행되었던 행사이니, 수륙재의 분수焚修를 지금 어떻게 폐지하겠습니까?
삼화三和 십실十室의 여러 의견을 묻고, 사성四姓 백인百人의 통일된 말을 규범으로 삼아 마점의 냇가에 자리를 잡고 우산의 경계 위에 나아가 방우方隅에 결계結界72)를 하고 특별히 청정한 도량을 시설하였습니다. 사자가 분신奮迅하고 코끼리가 회선廻旋하니 오덕五德을 지닌 스님들이 구름처럼 모이고, 한나라의 명다茗茶와 오랑캐의 향사香麝에 육미六味의 공양이 변화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만겁 동안 주린 창자를 채우는 것은 법희의 음식이요 선열의 맛이며, 천년의 어두운 방을 깨뜨리는 데는 광명의 촛불이요 지혜의 등입니다. 걸림이 없는 돈이 산처럼 쌓이니 쳐다보면 볼수록 더욱 높아 아무리 받아 써도 다 쓸 수 없고, 막음 없는 곡斛의 음식은 아무리 나누어 주어도 다함이 없어 그 충만함이 그지없습니다. 옥 경쇠를 울리고 금종金鐘을 치니 이때는 바로 가라앉은 혼이 정신을 차려 살펴야 할 시절이요, 강물 속의 달이 비추고 솔바람이 불어오니 이때는 바로 온갖 영가의 본분의 가상家常입니다.
오직 우리 법계의 고금의 일체 세주世主ㆍ열후列侯ㆍ공경公卿ㆍ선석仙釋ㆍ도유道儒ㆍ무의巫醫ㆍ구나驅儺73)ㆍ산악散樂ㆍ영관伶官의 무리와 상고商賈와 박주舶主의 부류들과 타향에서 객사했거나 비명에 일찍 요절한 자와 높고 낮은 남녀와 태胎ㆍ난卵ㆍ습濕ㆍ화化의 사생四生과 깃 달린 새, 털 난 짐승, 비늘 있는 물고기, 갑각류 등의 중생들과 바늘만 한 목구멍에 항아리 배를 한 아귀, 그리고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과 중음계中陰界에 떠도는 의식이 있는 중생들과 모든 유정 등과 중휴衆休74)ㆍ비신飛神ㆍ천상ㆍ인간들은 이 회광반조廻光返照를 잊지 말기를 바라나이다.
금 요령 소리 떨치는 곳에서는 자성을 돌이켜 들어서 원통圓通을 깨닫고 패엽경貝葉經을 뒤척이는 곳에서는 통발은 잊고

009_0106_c_01L悟而月下千江凡處迷而風行萬草
009_0106_c_02L者丙丁之飢凍餓殍塡溝戊己之瘟㾮
009_0106_c_03L夭殤傾國或父子斃或弟兄斃斃尸
009_0106_c_04L枕堂有男女縗有老幼縗縗服縞野
009_0106_c_05L民何辜也餘不孑遺鬼何崇耶祭以
009_0106_c_06L敬遠山川柴望古有行焉水陸焚修
009_0106_c_07L今何廢也諏諮三和十室之異口文軌
009_0106_c_08L四姓百人之一談卜馬岾之川邊即牛
009_0106_c_09L山之境上爲結方隅之界 [1] 設淸淨之
009_0106_c_10L獅奮迅象廻旋五德之僧雲集漢茗
009_0106_c_11L茶胡香麝六味之供化成飽萬刼之飢
009_0106_c_12L腸兮法喜食禪悅味破千年之暗室兮
009_0106_c_13L光明燭智慧燈無礙錢山仰而彌高
009_0106_c_14L可以受用不盡無遮斛食施而不竭
009_0106_c_15L可以充滿無窮玉磬鳴金鍾聲正是沉
009_0106_c_16L魂着眼時節江月照松風吹正是群靈
009_0106_c_17L本分家常惟我法界一切古今世主
009_0106_c_18L [2] 公卿仙釋道儒巫醫驅儺散樂伶
009_0106_c_19L官之軰商賈舶主之流他鄕客死
009_0106_c_20L命夭殤尊卑男女胎卵濕化羽毛鱗
009_0106_c_21L介之生針咽瓮腹之鬼地獄道中
009_0106_c_22L陰界內抱識含靈諸有情等衆休飛神
009_0106_c_23L天上人間莫忘此廻光返照金鈴振處
009_0106_c_24L得返聞以悟圓通貝葉繙時得忘筌而

009_0107_a_01L현묘한 뜻에 계합하며, 작은 티끌처럼 많은 찰해刹海에 유희하는 중생들은 구경의 경지인 보리를 통해 증득하고, 다시 여섯 갈래 세계의 중생들을 건지며, 때때로 도를 이루어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과 함께 곳곳마다 열반의 낙을 누리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원하는 것은 오늘 밤에 단월檀越과 크고 작은 인연을 맺은 분들과 보고 듣고 따라 기뻐하는 이 등은 연액年厄ㆍ월액月厄ㆍ일액日厄은 다 소멸되고 복과 지혜와 만행이 다 원만해지며, 팔고八苦와 삼재三災의 탁하고 악한 것을 영원히 만나지 않고, 육바라밀 만행萬行의 맑은 수행을 배우려 하기를 바라나이다.
자손들은 영화를 누리고 살아 있는 이나 죽은 영혼 모두 제도되어 해탈하며, 위로는 유정천有頂天에 이르고 아래로는 무간지옥에 이르기까지 수륙재의 좋은 인연에 골고루 젖고 금강金剛의 종지種智를 다 획득하기 바라나이다.
오직 바라는 것은 세 갈래 악한 세계 중생과 열 종류의 중생들도 맹렬한 정진으로 알아차리기를 바라면서 삼가 조심스럽게 소를 올립니다.
학도가 함장75)을 천도하는 재의 소(學徒薦凾丈齋疏)
헤매는 온갖 중생들을 인도해서 천지처럼 덮어 주고 실어 주시는 분은 바로 우리 부처님입니다. 어리석은 아이들을 가르쳐서 말과 소에 바지저고리를 입혀 놓은 것과 다르게 해 주신 분이 있으니, 이는 누구의 덕입니까?
가만히 생각하오면 돌아가신 스승님 아무 영가께서는 어린 나이에 머리를 깎고 하루살이 같은 덧없는 인생으로 천도天弢를 무너뜨리고 인질人袠을 풀어 버리고서76) 전단나무 아래에서 훈자熏煮함을 얻고, 노전魯典(유교 경전)을 해박하게 이해하고 축분竺墳(불경)을 연구해서 필추苾蒭의 향 가운데에서 계옥桂玉을 다 쓰시고 말았습니다. 대괴大塊(우주)는 나를 쉬게 하여 완전함으로 돌아가게 하였는데, 고혼孤魂은 무엇을 의탁하여 유명幽冥의 세계로 가셨습니까? 두세 제자의 혈혈孑孑한 지극한 정성으로 사칠재四七齋를 지내는 날에 상상품上上品에 오르시기를 바라나이다.
엎드려 원하옵건대 종을 치고 북을 치는 가운데 돌이켜 듣는 법을 깨닫고 경을 읽어 통달하며, 힐향肹蠁77)의 지경에 보광葆光78)을 돌이켜서 좋은 상호로 몸을 장엄하게 하여지이다.
그다음에 원하는 것은 생도生徒 등은 오상五常79)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법우法雨로 목욕을 하고 배움의 바다에 파도가 일렁이게 하며, 삼환三患80)은 이르지 말고 은혜의 바람으로 빗질해서 복밭이 왕성해지게 하소서. 남은 물결로.운운
부모를 천도하는 소(薦考妣疏)

009_0107_a_01L契玄旨遊戱於微塵刹海徹證其究竟
009_0107_a_02L菩提還度六趣衆生時時成道共與
009_0107_a_03L十方諸佛處處湼槃次願今宵檀越
009_0107_a_04L大小結緣見聞隨喜等年月厄消
009_0107_a_05L智行滿永不逢八苦三灾之濁惡願欲
009_0107_a_06L學六度萬行之淸修子孫榮華存亡度
009_0107_a_07L上至有頂下及無間均霑水陸良
009_0107_a_08L盡獲金剛種智惟願三途十1) [9]
009_0107_a_09L烈承當謹䟽

009_0107_a_10L

009_0107_a_11L學徒薦凾丈齋䟽

009_0107_a_12L
導羣迷而同天地覆載者是我佛也
009_0107_a_13L童蒙以異馬牛襟裾者伊誰德耶窃惟
009_0107_a_14L亡師長某靈駕杌髮齠齡浮生蟪蛄
009_0107_a_15L隳天弢解人袠而獲熏煮於栴檀樹下
009_0107_a_16L詮魯典討竺墳以費桂玉於苾蒭香中
009_0107_a_17L大塊息我而歸全孤魂托何以幽枉
009_0107_a_18L三子孑孑之悃愊四七日上上之淸昇
009_0107_a_19L伏願鍾鼓之中覺返聞而咿唔達耳
009_0107_a_20L蠁之頃回葆光以相好嚴身次願生徒
009_0107_a_21L五常自天沐法雨而波瀾黌海三患
009_0107_a_22L莫至櫛惠風而葳蕤福田餘波云云

009_0107_a_23L

009_0107_a_24L薦考妣䟽

009_0107_b_01L
삼보三寶의 감응이 완전하게 드러나니 흡사 달빛이 물을 뚫은 것 같고, 이친二親(부모)의 은혜는 지극히 소중하니 어떻게 모기 따위가 산을 짊어지는 일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자비한 문을 두드려 명부의 혼령을 천도하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해 보면 먼저 돌아가신 고비考妣(부모)의 영가께서는 아득한 꿈같은 집에서 바람과 티끌 속을 허덕이면서 연세가 80이 되도록 사시면서 비록 인간의 다섯 가지 복을 누리셨으나 삼독三毒의 업장을 쌓으셨으니, 황천 아래로 한 번 돌아감을 어찌 면할 수 있겠습니까? 하루아침에 편찮으시어 몸의 조화를 어기더니 백 년 세월에 영원히 막히고 말았습니다. 어찌하여 나무에 바람이 그치지 않고 갑자기 해로薤露81)가 그다지도 쉽게 말랐단 말입니까? 부질없이 울음을 삼키지만 저승의 놀이를 도울 길이 없으니 이 추모하여 천도하는 일이 효도에 적절할 것입니다.
이에 스님과 속인을 맞아들여 감히 향과香科를 시설하였나니, 한 향로의 한 줄기 향 연기가 피어오르자 천 강물에 달이 갑자기 떨어졌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영가께서는 금천金天 서쪽 밝은 해가 지는 곳에서 옥호玉毫의 광명을 친히 만나 뵈옵고 보배 나무 아래 향기로운 바람이 불 때에 항상 금구金口(부처님 말씀)의 법을 들으시옵소서.
다음으로 원하는 것은 먼저 돌아가신 운운 극락국極樂國에서 몸이 평안하시고 연대蓮臺에 오르시기 바라나이다.
또 원하는 것은 오늘 시주님 자신의 몸 등은 현세에서 오복을 누리는 즐거움이 늘어나고 뒷세상에서는 서방 극락세계에 태어나며, 널리 구거九居82)의 중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큰 수레를 타고 우러러 대하기를.운운
모친을 천도하는 소(薦母王疏)
석장을 떨치고 구슬을 가지고서 중생을 이롭게 하고 근기 따라 호응하는 것은 바로 환희대성歡喜大聖의 방편이요, 선한 이를 상 주고 악한 이를 벌주어서 정성에 따라 안건을 매듭짓는 것은 곧 염라閻羅 열왕列王의 권형입니다. 자애를 드리워서 세 갈래 나쁜 세계 중생들을 오래도록 구제하시는 것은 일천 강물에 박힌 달이요, 자취를 따라서 여섯 갈래 세계의 중생들을 널리 제도하신 것은 시왕전이 별처럼 벌여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화현이 끝이 없고 위엄과 신통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엎드려 생각해 보면 제자는 때를 만났으나 이루지 못하였고, 성선聖善83)께서 영원히 돌아가시고 말았으니, 척기陟屺84)의 슬픔을 감내하기 어려우며 유천籲天85)의 아픔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외로운 촛불은 바람 속에 남은 빛을 돌이키지 못하고, 아득한 밤의 누대는 황천길로 가 버린 넋을 불러오기 어렵습니다. 여러 성인의 위덕을 빌리지 않고서는

009_0107_b_01L
三寶之感頓彰有似蟾光之透水二親
009_0107_b_02L之恩至重那堪蚊背以負山合叩慈扃
009_0107_b_03L用祈冥薦伏念先考妣靈駕茫茫夢宅
009_0107_b_04L役役風塵年尊八旬雖享人間之五福
009_0107_b_05L業畜三毒豈免泉下之一歸一朝違和
009_0107_b_06L百年永隔何樹風之不止忽薤露之易
009_0107_b_07L空飮泣而無補冥遊是追薦而有宜
009_0107_b_08L孝道肆邀緇侶敢設香科一爐烟縷
009_0107_b_09L之纔抽千江月輪之頓落伏願靈駕
009_0107_b_10L金天西白日沒處親覩玉毫之光寶樹
009_0107_b_11L下香風動時恒聞金口之法次願先亡
009_0107_b_12L云云安身樂國着脚蓮臺抑願己身
009_0107_b_13L現增五福之祺後生西刹普及九
009_0107_b_14L居之*䫫 [10] 同乘大車仰對云云

009_0107_b_15L

009_0107_b_16L薦母王䟽

009_0107_b_17L
振錫持珠而利物應機是歡喜大聖之
009_0107_b_18L方便褒善罰惡而據欵結案乃閻羅
009_0107_b_19L列王之權衡垂慈而長救三途千江月
009_0107_b_20L應跡而普度六趣十殿星羅化現
009_0107_b_21L無邊威神莫測伏念弟子遭時不造
009_0107_b_22L聖善長歸難堪陟屺之悲不盡籲天之
009_0107_b_23L熒熒孤燭莫返風裡之餘輝茫茫
009_0107_b_24L夜臺難招泉下之逝魄不借諸聖之

009_0107_c_01L외로운 혼령을 극락에 왕생하게 하기가 어렵나이다.
그러므로 오칠재五七齋 새벽을 맞이하여 삼가 두세 분 선승을 명하여 음식은 세 가지 덕을 지닌 맛으로 진설하고 향로에는 오분五分의 향을 사르면서 작은 정성으로 재를 올리는 바이오니, 거울처럼 밝은 지혜로 두루 살펴 주시옵소서.
엎드려 바라옵건대 괴로움의 바다에 자비의 배이신 큰 성인과 깜깜한 하늘의 밝은 해이신 여러 왕들께서는 자비를 버리지 마시고 간절한 정성을 굽어 밝게 살펴 주소서.
첫 번째는 우리 어머님께서 큰 성인의 은밀한 도움을 입는 것이요, 두 번째는 우리 어머니가 열왕들의 은밀한 가호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근진根塵86)을 깨끗이 씻어 버리고 구예垢穢를 다 벗겨 버리며, 보리의 얼굴에 연지와 분을 바르는 것이 흡사 오래된 화장대와 같고, 조어사調御師의 옷에 솜을 놓아 바느질하는 것이 새로운 보처補處를 더하듯이 하소서. 지극한 정성을 어찌할 수 없으며.운운
어머니를 천도하며 올린 소(薦母上疏)
자비하신 아버지의 매우 심오하고 미묘한 법은 해탈의 문을 널리 여는 것이요, 고애자孤哀子의 간절하게 기도하는 심정은 청승淸昇의 길로 인도하기 위함입니다. 이에 미묘한 천도법회를 시설하고 참다운 자비를 모독冒瀆하옵나이다.
애통하게 생각해 보면 구원九原의 정령은 내 일생의 성선聖善이십니다. 저를 낳으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저를 기르신 은혜가 비록 많으나 제가 운수雲水 간에 승려가 되었으므로 아침저녁으로 보살펴 드리는 예의를 오래도록 빠뜨렸습니다. 고향 마을의 문이 꿈속에 들어오매 상재桑榟의 혼령을 몇 번이나 허비했으며, 뜰 장막의 길이 머니 ≺요아蓼莪≻87) 시만 부질없이 읊었습니다. 삼춘三春의 빛조차 보답하지 못했는데 백 년의 은혜를 영원히 떠나보냈으니, 해로薤露가 어이 그리 쉽게 마르고 말았는지요?
아! 슬프다. 나무에 바람이 그치지 않아 중첩된 황천은 아득해졌고, 저승의 혼령이 의지할 데 없고 괴로움의 바다가 넘실거리는 것을 슬퍼하나니, 우러러 바라옵건대 자비의 배로 건져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삼가 금지金地로 나아가 향기로운 자리를 특별히 펼쳐 놓으니, 법의 음악이 하늘을 뒤흔들고 해조음海潮音이 땅을 진동하며, 참 향이 이끄는 실오라기 같은 연기가 불지佛地의 자비한 구름에 엉기고, 마음의 물 맑은 물결이 의천義天의 깨달음의 달을 잠기게 하였습니다.
엎드려 바라옵나니, 먼저 돌아가신 어머님의 영가는 다섯 가지 장애를 여의고 십신十身88)을 얻게 하여 옥호玉毫의 광명 속에서 흰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009_0107_c_01L威德難使孤魂而徃生肆當五七齋晨
009_0107_c_02L謹命二三禪侶食陳三德之味爐爇五
009_0107_c_03L分之香銖誠所營鑑智即遍伏願苦
009_0107_c_04L海慈航之大聖冥天白日之諸王不捨
009_0107_c_05L慈悲俯鑑悃愊一則我母蒙大聖之密
009_0107_c_06L二則我母荷列王之冥加刷滌根塵
009_0107_c_07L蕩盡垢穢脂粉菩提之面似舊粧臺
009_0107_c_08L針綿調御之衣添新補處無任懇禱
009_0107_c_09L云云

009_0107_c_10L

009_0107_c_11L薦母上䟽

009_0107_c_12L
慈悲父甚深妙法普開解脫之門孤哀
009_0107_c_13L子懇禱之情用導淸昇之路肆設妙會
009_0107_c_14L冒瀆眞慈痛惟九原之精靈曰予一生
009_0107_c_15L之聖善劬勞生我鞠育之恩雖多
009_0107_c_16L水爲僧定省之禮久曠鄕關夢入
009_0107_c_17L費桑梓之魂庭幃路脩空吟蓼莪之詠
009_0107_c_18L三春之輝莫報百年之恩永離何薤露
009_0107_c_19L之易晞嗟樹風之不止重泉渺渺
009_0107_c_20L冥魂之無依苦海洋洋仰慈舟之有濟
009_0107_c_21L恭趍金地特展香筵法樂掀天潮音
009_0107_c_22L震地眞香引縷凝佛地之慈雲心水
009_0107_c_23L澄波涵義天之覺月伏願先妣靈駕
009_0107_c_24L離五障得十身玉毫光中駕白牛之大
009_0107_c_25L「䫫」疑「類」{編}次同

009_0108_a_01L우담발화 그림자 속에서 금산金山 같은 깨끗한 용모에 예를 올리게 하소서.
다음으로 바라는 것은 먼저 돌아가신 운운 발로는 삼유三有(삼계)의 고을을 밟지 않게 하고, 몸은 구품연대 위에 항상 놀게 하여지이다. 또 바라는 것은.운운
생전발원재 상중소生前發願齋上中疏
백옥호白玉毫의 광명 중 일만 팔천의 국토에 법계를 나타내되 작은 것 하나도 빠뜨림이 없으며, 붉은 무궁화 바람 앞에 70년 부처님의 기틀을 잘 닦았으니 어떻게 결료決了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하여 이 세상에서 뛰어난 공을 맺어서 저승에서 평탄한 길을 걸어서 오르지 않으십니까?
엎드려 생각해 보면 제자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는 과거 세상에 지은 업장이 깊어 현생에 지혜의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육자六疵가 생겨 확담廓湛이 막혀 버렸고, 지견이 한바탕 꿈속에 머물러서 사대四大89)가 돌고 부근浮根90)이 흘러 업業이 움직여 화택에 옮겨졌습니다. 무명의 거친 풀은 공덕의 동산에서 해마다 자라나고, 반야의 우거진 숲은 번뇌의 불이 해마다 태웁니다. 삼연三椽91)의 집 안에서 배고프면 밥을 먹고 목마르면 물을 마시니, 한평생 사는 동안 쾌락에 아무 걱정이 없으나 백 년 동안의 끊임없이 흐르는 세월에 세 가지로 짓는 업의 재앙을 면하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이를 말미암아 정수리로 삼귀三歸92)와 오계五戒93)를 받고, 마음으로 옥호玉毫의 금용金容을 생각하지만, 그러나 자가自家에 힘을 얻지 못하였으니 피안(열반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장차 죽은 뒤에 평탄한 길을 닦으려고 해서 살아생전에 법회를 여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근성芹誠94)을 다하여 향과 꽃을 마련하고 포단의 공양을 베풀고 전단향을 사르나니, 이 촌심寸心의 간절한 바람은 저 원경圓鏡의 밝고 밝음이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삼가 생각해 보건대 시방 삼세의 일체 성현께서는 각각 자비한 마음을 움직여 다 함께 거울처럼 밝게 비추어 보시고 증명하여 주시옵소서.
엎드려 원하오니 제자는 현생에서 반주삼매般舟三昧에 들어 두 가지 장엄을 닦음으로 인해서 미래 세계에 미타의 십신을 뵈옵고 결과로 양족兩足(복덕과 지혜)을 증득하며, 널리 법계의 중생들과 함께 다 같이 열반에 돌아가게 하소서.
우러러 대하옵나니.운운
석장을 떨치고 구슬을 가지고서 중생을 제도하겠노라 큰 서원을 하신 분은 오직 환희대성歡喜大聖께서만이 지니고 있는

009_0108_a_01L曇花影裏禮金山之睟容次願先
009_0108_a_02L亡云云足不履於三有鄕中身常遊於
009_0108_a_03L九蓮臺上抑願云云

009_0108_a_04L

009_0108_a_05L生前發願齋上中䟽

009_0108_a_06L
白玉毫光中萬八土顯法界而靡有其
009_0108_a_07L孑遺紅槿花風前七十年善佛機以何
009_0108_a_08L由得決了盍締勝功於此世行登坦途
009_0108_a_09L於隔陰伏念弟子優婆塞夷宿業障深
009_0108_a_10L生慧目暗六疵生而廓湛壅知見留於
009_0108_a_11L夢場四大旋而浮根流業運遷於火宅
009_0108_a_12L無明荒草年年長功德之園般若叢林
009_0108_a_13L歲歲燒煩惱之火三椽下飢飡渴飮
009_0108_a_14L一期快樂無憂百年間日居月諸恐三
009_0108_a_15L業禍殃難逭由是頂受三歸五戒心想
009_0108_a_16L玉毫金容然未得力於自家恐難措足
009_0108_a_17L於彼岸將欲修身後之坦途而爲建生
009_0108_a_18L前之法筵竭芹誠辦香花陳蒲供爇檀
009_0108_a_19L冀此寸心之切切格彼圓鏡之昭昭
009_0108_a_20L恭惟十方三世一切聖賢各運慈悲
009_0108_a_21L垂證鑑伏願弟子現入般舟三昧
009_0108_a_22L修二嚴當見彌陁十身果證兩足
009_0108_a_23L與法界同歸湼槃仰對云云

009_0108_a_24L
振錫持珠而弘願度生惟歡喜大聖之

009_0108_b_01L방편이요, 거울을 달아 놓고 저울로 달아서 죄업의 원인을 미루어 과보를 결정하는 것은 곧 유명幽冥 세계 열왕의 권형이니, 성인의 덕은 생각으로 알아채기가 어렵고 위엄과 신통은 헤아려서 알 길이 없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우바새와 우바이 등은 풍진 속에 한바탕 꿈이요 겁해에 일천 이랑의 물결인데, 스스로 대각大覺의 성중城中에 아비를 버리고 하늘가 노상路上에서 궁색한 아들이 되었습니다. 상천湘川은 아득한데 번뇌의 강 가운데 얼마 동안이나 오르락내리락하였으며, 형악衡岳은 높고 험한데 나니 너니 하는 산 아래 얼마나 오랫동안 비틀거렸던지요.
만겁이나 지나서 인도人道에 태어났으니, 그것은 마치 침개상투針芥相投95)와 같고 삼심三心96)을 내어서 부처님의 현문玄門에 참례하니, 흡사 눈먼 거북이 요행히도 판때기를 만난 것과 같습니다. 날로 반주般舟를 쓸 겨를이 없으니 구품연대에 왕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렵고, 티끌과 모래 같은 번뇌가 그지없으니 어찌 팔난八難에 빠지는 것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 죽고 난 뒤에 고통에서 구원해 주고 즐거움을 줄 사람이 없는 그런 어려움보다는 어찌 살아생전에 공경을 다하여 스스로 힘쓰는 쉬운 일을 하는 것만 하겠습니까? 하물며 한 벌 옷과 한 그릇 밥으로 미미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아마도 편당偏儻이 없으셨던 부모님의 음즐陰騭 덕분일 것입니다. 낳아서 길러 준 것은 건곤乾坤의 덕보다 더 무거운데 은혜를 갚는 일은 작은 물방울과 먼지보다 그 공이 더 작습니다.
과교科敎에 의지하여 포찬蒲饌을 시설하고 미리 닦으며, 성감聖鑑을 우러러 역혈瀝血97)의 정성을 다하여 애원을 드러내 보입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지장地藏 큰 성인과 명부의 십대왕께서는 모두 연민의 정을 드리워 각각 자비의 힘을 써서 특별히 자애로운 거울을 돌이켜 맛있는 음식을 굽어 흠향하소서.
엎드려 원하옵건대 제자 아무개 등은 큰 성인께서 불쌍하고 가엾게 여김을 입고 열왕의 보호와 도움을 입어서 현세에서는 복과 수명이 늘어나고 정신은 너그럽고 몸은 편안하며, 미래 세상에서는 정찰淨刹에 태어나 지혜가 총명하고 마음이 열리게 하여지이다. 비록 9겁의 원한과 허물이 있고 4천 나락가捺落迦(지옥)의 악한 세계에 흘러 들어간다 해도 다행히 오늘의 미묘한 덕을 받들어 8만 바라밀의 법문에 뛰어오르게 하소서. 그런 연후에 꿈틀거리는 사생四生들은 다 애욕의 흐린 물결에서 벗어나고, 아득한 구유九有98)는 모두 선정의 맑은 파도에 들어가게 하여지이다. 무임無任.운운

009_0108_b_01L方便懸鏡擧秤而推因㝎果乃幽冥
009_0108_b_02L列王之權衡聖德難思威神莫測
009_0108_b_03L念優婆塞夷等風塵一夢 [1] 海千波
009_0108_b_04L自捨父於大覺城中作窮子於天涯路
009_0108_b_05L湘川渺渺幾昇沉於煩惱河中衡岳
009_0108_b_06L峩峩久竛竮於我人山下歷萬刼而託
009_0108_b_07L生人道似針芥之相投發三心而叅佛
009_0108_b_08L玄門*䫫 [11] 龜木之幸遇日用般舟之未
009_0108_b_09L難期九蓮之徃生塵沙煩惱之無邊
009_0108_b_10L豈免八難之淪沒與其死後拔與之無
009_0108_b_11L難也曷若生前輸敬之自勉易乎
009_0108_b_12L矧微命一衣一食以扶持盖無儻無偏
009_0108_b_13L之陰騭生成重乾坤之德報効乏涓埃
009_0108_b_14L之功依科敎設蒲饌而預修仰聖鑑
009_0108_b_15L瀝血誠以哀露恭惟地藏大聖冥府十
009_0108_b_16L僉垂憐憫之情各運慈悲之力
009_0108_b_17L回慈鑑俯享珍羞伏願弟子某等
009_0108_b_18L大聖之哀憐荷列王之護佑現增福壽
009_0108_b_19L而神曠體胖當生淨刹而智明心開
009_0108_b_20L縱有九刼之寃愆流入四千捺落迦惡
009_0108_b_21L幸承此日之妙德超登八萬波羅蜜
009_0108_b_22L法門然後蠢蠢四生皆出愛欲之濁浪
009_0108_b_23L茫茫九有盡入禪定之淸波無任云云

009_0108_c_01L
법후 스님을 천도하는 소(薦法吼師疏)
진공眞空의 실제는 긴 하늘 밝은 해의 큰 광명이요, 허깨비 같은 세상의 부생浮生은 한바탕 꿈속에 누런 기장이 겨우 익음입니다. 윤회의 길이 머니 시작 없는 과거로부터 일어났다 사라지는 인연이요, 해탈의 문이 열리니 자비를 버리지 않고 괴로움에서 건져 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입니다. 범부의 마음은 간절하고 절실하며 성인의 지혜는 밝고도 분명합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신원적新圓寂99) 법후法吼 영가는 한바탕 꿈속에 살다 간 덧없는 인생이요, 1천 물결 괴로움의 바다를 떠돌았던 사람입니다. 남섬부주南贍浮洲 홍근화紅槿花 아래에서 무명無明의 술을 한껏 마시고 몹시 취했었고, 서방 백우지白藕池 중에서 자비를 버리지 않은 아버지를 돌아보고 누웠다 일어났다 하였으며, 몇 번이나 오쇠五衰와 팔고八苦의 길에서 대대로 살아왔고, 1천 겁 동안 일승의 사거리 큰길에서 어둡고 아득한 곳을 헤매었던지요. 그런데 어떠한 선근을 함께 심어서 이러한 사문의 지름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까?
동진童眞100)으로 출가하여 이른 나이에 도에 들어가 책궤를 짊어지고 승과에 급제하였으니, 화강花江의 달빛 어린 높은 산꼭대기의 산당山堂이요, 새장에 갇히듯이 몸을 숨겼으니, 오산烏山의 높고 고요한 티끌에 덮인 절구의 확이었습니다. 허물어진 절을 수리하였으니 경시經始가 서로 어긋남을 어찌 꺼리겠으며, 어영부영 흐르는 세월을 보내다 보니 날아가는 탄환처럼 빠른 세월임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나이 팔질八袠이 되어서야 스스로 한계가 있는 인생을 한탄하였으며, 목숨이 삼재三災에 걸려 갑자기 무상의 살귀殺鬼를 만났습니다.
아! 슬프다. 살아생전에 살아갈 계책에 결사結使101)의 재앙에 얽히는 일이 어찌 없겠습니까마는 죽은 뒤에 추모하여 재를 올리는 데에는 수륙재의 과목과 법식의 절차가 있습니다. 지금 칠칠일七七日의 재를 올리는 아침을 당하여 저승과 이승의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큰 재를 개설하였으며, 특별히 삼삼보三三寶의 깨끗한 자리를 펼치고 실상의 미묘한 법을 풍송하고 연설합니다. 몇 가지의 꽃과 몇 그릇의 음식을 영산 큰 법회에 받들어 올리니 낟알 낟알과 잎사귀 잎사귀는 열 손가락의 손톱과 아홉 굽이의 창자이며, 돌아가신 스님의 한 영혼을 위하여 천도하나니 마음과 마음이요 염불과 염불입니다. 느낌은 마치 모습을 마주 대한 듯하니 감응이 틀림없이 살아 있는 형상과 같을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돌아가신 스님의 영가와 먼저 돌아가신 여러 영혼, 그리고 법계의 모든 혼령에 미치기까지 신통神通의 큰 광명장光明藏 속에서 진찰塵刹을 받들어

009_0108_c_01L薦法吼師䟽

009_0108_c_02L
眞空實際長天白日之大明幻世浮生
009_0108_c_03L一枕黃梁之才熟輪廻路遠無始起滅
009_0108_c_04L之因緣解脫門開不捨慈悲之拔與
009_0108_c_05L凡心切切聖智明明伏念新圓寂法吼
009_0108_c_06L靈駕一夢浮生千波苦海南部洲紅
009_0108_c_07L槿花下痛飮無明酒而酩酊西極方白
009_0108_c_08L藕池中回瞻不捨父而偃仰幾番五衰
009_0108_c_09L八苦之路世世生生千劫一乘四衢之
009_0108_c_10L冥冥杳杳有何善根之同種獲此
009_0108_c_11L沙門之徑登童眞出家蚤歲入道
009_0108_c_12L簦選勝花江月嶠之山堂縶籠藏蹤
009_0108_c_13L烏山高靜之塵臼修崇廢刹豈憚經始
009_0108_c_14L之枝梧荏苒流光不覺跳丸之日月
009_0108_c_15L年登八袠自恨有涯之人生命惹三灾
009_0108_c_16L遽値無常之鬼殺嗚呼生前計活
009_0108_c_17L無結使之殃纒殁後追修爰有水陸之
009_0108_c_18L科式今當七七日之齋旦開設冥陽之
009_0108_c_19L大齋特展三三寶之淨筵諷演實相之
009_0108_c_20L妙法數枝花幾鉢飯奉獻靈山大法會
009_0108_c_21L粒粒焉葉葉焉十指爪九回膓爲薦亡
009_0108_c_22L師一靈魂心心也念念也感若形對
009_0108_c_23L應必像生伏念亡師靈駕洎諸先亡
009_0108_c_24L兼及法界神通大光明藏裏奉塵刹而

009_0109_a_01L유희하고 소요하며, 나고 죽고 하는 괴로움에 윤회하는 길 가운데에서 법계의 모든 중생과 더불어 극락에 왕생하여 안락을 누리기 바라나이다.
다음으로 재를 올리는 사람 등은 태어나는 곳곳마다 삿된 길과 혼미한 길에 들어가지 않게 하고, 태어나는 세상마다 정도正道의 법문을 항상 수행하게 하여 지혜의 종자와 신령한 싹이 전원에 가득하여 점점 자라나고, 복의 터전과 목숨의 자리가 신세와 아우러져서 늘어나고 높아지게 하며, 한 방울 남은 물결로 말라빠진 온갖 중생들을 똑같이 목욕시키기를 바랍니다.
우러러 대각을 생각하오니 작은 정성의 마음을 굽어살펴 주시기를 기원하면서 삼가 소를 올립니다.
밤에 올리는 소(夜上疏)
모든 부처님의 크고 둥근 거울은 본래부터 안팎으로 흠이 없으며, 온갖 중생들의 일곱 갈래 세계의 길은 본디 살고 죽고 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괴로운 세계에서의 윤회를 면하려고 하면 어떻게 원만하게 밝은 큰 자비를 의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엎드려 생각하오면운운 한계가 있는 삶이요, 소리가 없는 죽음입니다. 78년 춘추의 세상일들이 한바탕 꿈속에 외로운 혼과 무엇이 다를 것이며, 8만 1천 번뇌의 진로塵勞가 큰 허공 가운데 미세한 사물과 다름이 없습니다. 생겨나고 사라짐이 없는 가운데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 마치 바다의 물거품과 같고, 고요하고 항상하지 않은 가운데 고요하고 항상함이 흡사 한바탕 꿈에서 깨어난 것과 같습니다. 미혹하면 여섯 갈래 세계를 윤회함이 한계가 없고, 깨닫고 나면 한바탕 꿈이 끝이 있습니다. 깨달음 가운데 미혹함은 더럽고 깨끗한 길이 갈림이요, 중생 가운데의 부처님은 진眞과 망妄의 이치가 하나입니다. 여러 생 동안 지은 죄장罪障을 참회하려고 하면 반드시 시방의 가지加持를 빌려야 할 것입니다.
삼보三寶의 높은 분에게 세 번 두루 예를 올리면 1만 겁의 재앙과 더러운 때의 바람이 그칠 것이요, 한 번 칭양稱揚하고 일심으로 예를 올리면 천 생 동안 복과 지혜가 구름처럼 일어날 것입니다. 대지를 변화시켜 단량壇場을 건립하고 삼보와 삼부三部와 삼도三塗를 두루 공양하고, 긴 강을 휘저어 소락酥酪을 만들어 일상一相과 일미一味와 일법一法을 원만하게 성취함은 곧 세속제世俗諦의 장엄입니다. 미묘한 법의 이취理趣를 성취하였으니, 일과 이치가 서로 사무치고 중생과 부처가 원만하게 융합함입니다. 범부의 마음을 가련하게 여기시어 성인의 지혜로 두루 살펴 주소서.
엎드려 바라옵나니,

009_0109_a_01L遊戱消搖生死苦輪廻途中與法界而
009_0109_a_02L徃生安樂次願齋者等生生不入邪途
009_0109_a_03L迷徑世世常行正道法門智種靈苗
009_0109_a_04L滿田園而滋長福基命位並身世以增
009_0109_a_05L一滴餘波羣枯等沐仰想大覺
009_0109_a_06L達小心謹䟽

009_0109_a_07L

009_0109_a_08L夜上䟽

009_0109_a_09L
諸佛大圓鑑本無內外之瑕羣有七趣
009_0109_a_10L自有存沒之苦欲免輪廻之苦趣
009_0109_a_11L盍憑圓明之大慈伏念云云有涯之生
009_0109_a_12L無聲而死七十八春秋之世事何殊一
009_0109_a_13L夢裡孤魂八萬千煩惱之塵勞無異太
009_0109_a_14L虛中細物無起滅上起滅如海一漚
009_0109_a_15L寂常中寂常若夢一覺迷則六道之輪
009_0109_a_16L廻無際悟則一夢之昇沉有邉悟中之
009_0109_a_17L染淨路分生中之佛眞妄理一
009_0109_a_18L懺多生之罪障須假十方之加持三普
009_0109_a_19L禮三寶尊萬刼之殃垢風止一稱揚一
009_0109_a_20L心禮千生之福慧雲興變大地立壇場
009_0109_a_21L三寶三部三塗之普供攪長河爲酥酪
009_0109_a_22L一相一味一法之圓成即世諦之莊嚴
009_0109_a_23L成妙法之理趣事理交徹生佛圓融
009_0109_a_24L凡情可憐聖智即遍伏願靈駕五濁

009_0109_b_01L영가는 오탁五濁102)의 세상을 오정五淨103)의 세계로 변화시켜 다시는 오취五趣의 오도五途에 돌아오지 않게 하고, 팔식八識의 마음으로 팔공덕이 원만하여 영원히 팔고八苦의 팔사八邪에 들지 않게 하여지이다. 겸하여 법계의 죽은 혼령과 우리 상세上世의 영가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유루有漏에 나아가 무루無漏를 이루게 하니 나무 국자와 조리笊籬가 서로 만안顢頇하지 않고, 소승으로써 대승에 나아가니 자리의 날줄이나 우물의 두레박줄은 똑같이 새끼에서 나온 것입니다.
다음으로 원하는 것은 재를 올리는 사람 등은 오장五障104)을 없애고 오복과 백 가지 복과 천 가지 복을 얻어 다함이 없게 하고, 팔난八難을 여의고 팔지八地와 구지九地와 십지十地에 올라가는 길이 있게 하며, 그지없는 법계에 의식이 있는 함령含靈들에 이르러서는 다 함께 자비의 두루 넓음을 입고 똑같이 희사喜捨의 가지加持를 받들어 모두 윤침淪沈에서 벗어나고 다 같이 정각正覺을 이루게 하소서. 시방의 삼보를 우러러 생각하고 한 치만 한 작은 정성을 펴면서 삼가 소를 올립니다.
축관 스님을 천도하는 소(薦竺寬疏)
부처님의 지혜는 크고 넓어서 삼제三際를 두루하나니 고통에서 구원하고 즐거움을 주는 일이 어찌 더디리오만, 외로운 혼은 아득하여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 모르니 오직 천도재를 올리는 일이 매우 급합니다. 간절하고 간절하게 귀의하오니 밝고 밝으신 감응이 이르리라 생각합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영가께서는운운 부처님 법의 가지加持를 받들어 곧바로 무량광불의 세계로 가서 성현과 함께 유희하고, 부사의한 신통을 완전히 획득하기를 바라나이다.
다음으로 원하는 것은 저희는 살아서는 오복이 늘어나고 미래 세계에서는 구품연대에 오르게 하소서.운운
물에 빠져 죽은 아우를 천도하는 소(薦弟溺亡疏)
나루를 잃은 한 길에서 풍마風魔에 노 잃음을 애통해하고, 법의 바다 천 물결에 밝게 인도하는 뗏목 타기를 바랍니다. 그런 까닭에 도道의 뗏목을 의지하여 깨끗한 곳에 오르도록 그를 위해 천도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저 물에 빠져 죽은 상령爽靈105)은 나의 동기同氣(형제)의 골육입니다. 배풍培風106)의 고통 바다에서 물 위에 뜬 거품 같은 쇠잔한 인생인데 어찌하여 천지는 그대로 두지 않는 것인지요?

009_0109_b_01L世翻成五淨居更不還五趣之五途
009_0109_b_02L識心圓滿八功德永不入八苦之八邪
009_0109_b_03L兼及法界亡魂洎我上世靈駕即有漏
009_0109_b_04L成無漏木杓苽籬不相顢頇以小乘
009_0109_b_05L即大乘席經井索同一綯出次願齋
009_0109_b_06L者等除五障而得五福百福千福無窮
009_0109_b_07L離八難以登八地九地十地有路以至
009_0109_b_08L無邉法界有識含靈共荷慈悲之普廣
009_0109_b_09L同承喜捨之加持盡出淪沉同成等正
009_0109_b_10L仰想十方三寶俯陳一寸微誠謹䟽

009_0109_b_11L

009_0109_b_12L薦竺寬䟽

009_0109_b_13L
佛智恢恢遍三際等拔與之奚遲
009_0109_b_14L魂杳杳向何方惟薦修之是急歸依切
009_0109_b_15L感應昭昭伏願靈駕云云承佛法
009_0109_b_16L之加持直徃無量光佛刹與聖賢而遊
009_0109_b_17L頓獲不思議神通次願己身等
009_0109_b_18L增五福當登九蓮云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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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09_b_20L薦弟溺亡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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迷津一路痛失楫於風魔法海千波
009_0109_b_22L仰乘槎於明導故憑道筏爲薦淸昇
009_0109_b_23L惟彼滯溺之爽靈曰予同氣之骨肉
009_0109_b_24L風苦海浮沫殘生何天地之不遺

009_0109_c_01L이것은 곧 시명時命의 억울한 요절이요, 왕의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음을 슬퍼합니다. 쪼갠 나무에 몸을 의탁하여 저 망망한 서해 바다에 띄우니, 진실로 대운大運은 피할 길이 없고 풍이馮夷107)와 싸우다가 요사夭死하니 이 반생이 아득하고 아득합니다. 멀고 아득한 구천九泉의 귀신이 우는 밤에 이미 상수湘水의 외로운 혼령이 되었으며, 넓고 넓은 만경萬頃의 험난한 파도에 달을 건지려다 세상을 떠난 넋이 되고 말았습니다.
천년天年대로 살다가 죽고 죽은 이는 인간 세상의 팽조彭祖108)와 같은 수명이지만 오히려 인정에 감응이 있고, 바다에 빠져서 죽고 죽은 이는 물 밑의 교연蛟涎이라 어찌 인륜의 의리에 망극하지 않겠습니까? 바람에 파도가 거센 곳에 때로는 밤중에 오오嗷嗷109)하고 곡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하늘이 잔뜩 흐리고 비가 올 때는 슬피 울어 흘러내리는 눈물방울을 얼마나 보태겠습니까? 부질없이 지나간 일을 한탄하나 형수荊樹110)의 꽃은 이미 떨어졌으니, 혼령을 불러 천도하기 위하여 향불을 사르고 법회의 자리를 장차 펴려고 합니다. 명부의 살피심이 매우 밝다 하오니 중생의 정성은 더욱 간절하게 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겁의 바다에 자비의 배를 띄우고 업의 파도에서 가라앉은 넋을 거두어 구품연대로 부르시어 극락의 언덕으로 인도하여 돌아가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삼승三乘의 기별을 주시고 불지에 오르는 사다리를 가리켜 주옵소서.운운
강서 원각암 북신전기江西圓覺庵北宸殿記
아뇩지阿耨池111)의 한 물줄기가 동으로 흘러 그 물결이 오호五湖와 사독四瀆에 보태고, 치성광熾盛光112)의 칠요七耀(북두칠성)와 북극성은 그 빛이 만호萬戶와 천문千門을 비춘다. 업경業鏡은 밝고 밝아서 상을 주고 벌을 줌에 오차가 없으며, 하늘 그물은 넓고 넓어도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러하여 우러러 귀의하는 이는 백복百福과 천복千福을 받아 복 위에 다시 복이 더해지므로 어떤 복이라도 이르지 않음이 없고, 공경을 다해 공양을 올리는 자는 연재年災와 월재月災가 다 소멸하여 재앙과 재앙이 다 소멸하므로 어떤 재앙이든지 다 소멸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서천에서 윤회에 대한 경전을 시설하였으니 옥함 속에 들어 있는 패엽이 그것이요, 동토에서 엄숙한 단량壇場의 예를 올리니 백마와 청룡이 그것이다. 물러나지 않는 법륜은 천추에 항상 구르고 걸림이 없는 광명이 오경의 밤을 길이 밝힌다.

009_0109_c_01L時命之夭枉嗟王事之靡鹽寄刳木而
009_0109_c_02L泛彼西海之洋洋固大運之莫逃
009_0109_c_03L馮夷以夭此半生之杳杳漫漫九泉之
009_0109_c_04L鬼夜已作渡湘之孤魂浩浩萬頃之鯨
009_0109_c_05L翻成捉月之逝魄天年死死人間之
009_0109_c_06L彭壽尙有感於人情海溺亡亡水底之
009_0109_c_07L蛟涎盍罔極於倫義風濤激處或聽
009_0109_c_08L夜哭之嗷嗷天陰雨時幾添悲涙之滴
009_0109_c_09L空追恨而荊樹之花已落欲招薦以
009_0109_c_10L香火之筵當開冥鑑孔昭凡誠益切
009_0109_c_11L伏願拽慈航於刼海收沉魂於業波
009_0109_c_12L以九品蓮臺引歸路於樂岸授以三乘
009_0109_c_13L記莂指佛地之階梯云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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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09_c_16L江西圓覺庵北宸殿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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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耨池一派東流波添於五湖四瀆
009_0109_c_18L盛光七耀北極輝照於萬戶千門業鏡
009_0109_c_19L昭昭而賞罰無差天網恢恢而善惡不
009_0109_c_20L瞻歸者百福千福福又福而無福
009_0109_c_21L不至敬供者年灾月灾灾與灾而有
009_0109_c_22L灾皆消故致西天設輪廻之經玉凾貝
009_0109_c_23L東土肅壇場之禮白馬靑龍不退
009_0109_c_24L之輪常轉千秋無礙之光長明五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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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사는 관우關右의 복된 땅이요 강서江西의 훌륭한 가람이니, 시방세계의 단월이 귀의할 곳이요, 다섯 가지 덕을 지닌 용상龍象들이 살 곳이다. 사시四時로 향불이 코를 치니 복랍세시伏臘歲時113)에 촌 늙은이가 달려가고, 상방上方의 종고鐘鼓가 바람을 읊으니 혼신오야昏晨午夜에 분수焚修114)하러 달려간다.
그 도량이 높고 탁 트인 곳이라 비록 청정하여 흠집이 없으나 봉황이 날아오니 복지福地라는 감응이 있음을 우러른다. 저 노처露處에서 시망柴望을 하는 것이 어찌 성단星壇에서 봉선封禪115)을 하는 것만 하겠는가?
여기에 보은寶訔 대사가 있으니 그 대사는 동국의 이름난 스님이시며, 서산 대사의 적파嫡派로 등계의 장실에 올라 법의 진수를 얻고 의발을 전해 받았으며, 상품의 높은 반열에 올라 후학을 인도하고 선배의 법을 계승하였으며, 공을 관하여 조금씩 나아짐을 웃고 복을 닦아 장엄을 갖춘 것을 부러워하였다. 하늘이 내린 벼슬과 땅이 주는 재물은 다만 이 생애에 집을 윤택하게 할 뿐이나 보시를 행하고 착한 일을 많이 쌓는 것은 곧 미래 세상에 왕생하는 평탄한 길이다. 그런 까닭에 상자에 담아 둔 자기의 재물을 기울이는 것이 내 몸의 털 하나를 뽑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겸하여 다른 사람이 독에 넣어 둔 재물을 모금하는 일은 그 가치가 천금보다 배나 더할 뿐만이 아니다.
강희康熙 6년 정미(1667)에 공역을 시작해서 이듬해 여름이 되어서야 공사를 마쳤으며, 잇따라 단청을 하여 비로소 완성하였으니, 집을 지음에 솜씨를 다 기울였고 채색 단청을 함에 정밀함을 다하였다. 붉은색ㆍ흰색ㆍ푸른색ㆍ노란색 단청에 숲의 얼굴이 오색으로 찬란하고, 기둥과 대들보와 서까래는 산허리에 네 처마를 쏟아부었다.
이에 많은 진영이 회전會躔하였고 많은 성현이 임어臨御하였으며, 천궁의 제석천을 중심으로 삼십이천이 당당하게 늘어서 시위하고 있었고, 지부地府의 명왕은 열여덟의 여러 관리들을 성대하게 배열하였다.
진의眞儀116)도 이미 이러했거니와 좌우의 소목昭穆117)이 정연하니 단신檀信(신도들)은 자연히 손과 발을 놀려 춤을 춘다. 종소리가 바람을 일으키니 많은 귀머거리를 깨우쳐서 도리어 듣게 하고, 촛불 그림자가 달을 비추니 삼정三精118)보다 더 밝아 그 광명을 누른다. 큰 보시를 한 사람은 그 복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이 쌓이고, 작은 인연을 맺은 사람은 진겁 동안 지은 죄가 사라질 것이다.
왼편에는 이 절을 경영한 시말의 줄거리를 쓰고, 오른편에는 공덕을 지은 꽃다운 성명을 나열해 기록한다.

009_0110_a_01L是山寺也關右福地江西勝藍十方
009_0110_a_02L檀越之所歸五德龍象之攸伏四時之
009_0110_a_03L香火撲鼻走村翁於伏臘歲時上方之
009_0110_a_04L鐘鼓吟風赴焚修於昏晨午夜爾其道
009_0110_a_05L場爽塏雖淸淨以無瑕鳳凰來儀仰福
009_0110_a_06L地之有感與其露處之柴望曷若星壇
009_0110_a_07L之禪封爰有寶訔大師東國名緇西
009_0110_a_08L山嫡派登登階之丈室得髓傳衣
009_0110_a_09L上品之高班開來繼徃笑觀空之差勝
009_0110_a_10L羡修福之具嚴天爵地財但此生之潤
009_0110_a_11L行施積慶乃長徃之坦途故傾己
009_0110_a_12L貯箱之財何異於拔我一髮兼募他韞
009_0110_a_13L櫝之寶不啻若價倍千金以康熙六年
009_0110_a_14L丁未歲始役至翌年夏斷手仍以丹靑
009_0110_a_15L以告成結構罄巧彩雘窮精赤白靑
009_0110_a_16L衒五色於林面棟楹樑桷注四簷
009_0110_a_17L於山腰於是羣眞會𨇠衆聖臨御
009_0110_a_18L宮釋帝三十二之列侍堂堂地府冥王
009_0110_a_19L一十八之諸司濟濟眞儀旣爾左昭右
009_0110_a_20L檀信自然手舞足蹈鍾聲引風
009_0110_a_21L羣聾而返聽燭影暎月耿三精而鎭明
009_0110_a_22L作大施者福聚河沙結小緣者罪消
009_0110_a_23L塵刼左序經始之梗槩右列功德之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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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향산 동관음사 법당의 개와 중수기(香山東觀音寺法堂盖瓦重修記)
집을 짓는 데는 지붕을 덮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나니 누가 그 일을 주관할 것인가? 그 공이 집을 짓는 일을 경영하는 것보다 밑돌지 않나니 그 일은 기록할 만한 것이다. 하물며 갈라져서 비가 새는 틈을 다시 막고 기울어진 것을 받치고 무너져 내린 것을 일으키는 것이겠는가?
돌아보건대 이 보문普門 도량은 저 해안을 의지하고 있는 보배의 장소로서 오세신선동五歲神仙洞에는 흰 구름이 만 겹이나 둘러 있고, 칠성진군봉七星眞君峯에는 한 조각 밝은 달이 떠 있다. 맑은 모래와 하얀 돌이 있으니 어찌 보타산寶陀山이 아니며, 옥 같은 나무에 아름다운 꽃이 피니 바로 금선金仙의 세계인 줄 알겠도다.
어느 시대에 이 절을 지었던가? 천추에 두타운월頭陀雲月이요, 지금 향불을 사름은 만고에 도솔강산兜率江山이로다. 다만 이 절을 지은 지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기둥과 추녀가 기울어 넘어갈 지경이었다. 천 간이나 되는 큰 집이니 어찌 바람과 비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만 이랑의 복밭이 거의 풀 나무에 뒤덮인 남은 터가 되었으니, 어찌 세월이 오래되어 그럴 뿐이겠는가? 실은 지붕이 다 썩었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불법이 융성하고 쇠함은 곧 사우寺宇가 흥하냐 폐하냐에 매여 있는 것이다. 기원정사가 급고성 가운데 우뚝 섰을 때 법은 팔제八諦(팔정도)를 굴렸고, 약산동藥山洞 위에 법당이 쓰러졌을 때 선禪은 일지一枝가 꺾였다. 상림의 쓸쓸함을 개탄하였나니 그 누가 계술繼述119)할 것이며, 법문이 영원하게 닫힘을 탄식하나니 어떤 사람이 두드려서 열겠는가? 수석이 광채가 없고 연하가 빛을 잃었다.
이에 충신冲信과 충열冲悅 두 상인이 있었으니, 그들은 자비로 방을 삼고 너그러움으로 옷을 삼았다. 인간세계에 한 번 꿈을 꾸어 천지에 하루살이 같은 몸을 붙였고, 법계에 세 번 태어나 척령鶺鴒120)이 되어 언덕에 있었다. 소리가 서로 호응하고 기운이 서로 구하니 아교와 칠을 합하여 약계約契하고, 한 손을 함께하고 한 눈을 같이하여 서리와 눈을 겪으면서 해를 지내 왔다.
강희 계축년(1673) 봄에 권선勸善121)을 하기 시작해서 갑인년(1674) 여름에 이르러서 마침내 낙성을 알렸다. 나무 베는 소리가 쩡쩡거리니 유루를 바꾸어 무루로 만들고, 권선의 힘 크고 크니 작은 이룸을 빌려 큰 이룸을 모았다. 낡은 집과 무너진 서까래가 옛 모양처럼 일신하였고, 뚫어진 창문과 부서진 벽도 전의 규모보다 백 갑절이나 더하였다.

009_0110_b_01L香山東觀音寺法堂盖瓦重修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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屋莫大於盖覆誰其尸之功不下於經
009_0110_b_03L可爲紀也況又補苴罅漏扶傾起頹
009_0110_b_04L者乎睠玆普門道場猗彼海岸寶地
009_0110_b_05L五歲神仙之洞白雲萬重七星眞君之
009_0110_b_06L明月一片明沙白石豈非寶陀之
009_0110_b_07L玉樹琪花認是金仙之界經營何代
009_0110_b_08L頭陀雲月之千秋香火至今兜率江山
009_0110_b_09L之萬古只緣經始之悠久繄致棟宇之
009_0110_b_10L欹傾廣厦千間安得風雨之大庇福田
009_0110_b_11L萬頃幾爲草木之遺墟豈止歲月之悠
009_0110_b_12L實由盖覆之朽也顧惟佛法之隆替
009_0110_b_13L寔係寺宇之興廢敞祗園於給孤城中
009_0110_b_14L法轉八諦倒法堂於藥山洞上禪摧一
009_0110_b_15L慨桑林之蕭條伊誰繼述嘆法門之
009_0110_b_16L永閉何人擊開水石無光烟霞失色
009_0110_b_17L爰有冲信冲悅兩上人慈悲作室柔忍
009_0110_b_18L爲衣一夢人寰寄蜉蝣於天地三生
009_0110_b_19L法界作鶺鴒而在原聲相應氣相求
009_0110_b_20L合膠漆於約契共一手同一眼歷霜雪
009_0110_b_21L而度年以康熙癸丑春始勸善洎甲寅
009_0110_b_22L終告成伐木丁丁換有漏以作無漏
009_0110_b_23L勸力滸滸假小成而集大成老屋敗椽
009_0110_b_24L一新舊㨾穿囱破壁百倍前䂓功告

009_0110_c_01L공은 전년에 낙성함을 알렸으니 기뻐 날뛰며 축하 잔치를 벌였고, 이로움은 후대에 무앙無央122)하니 명예가 바람결에 퍼뜨려졌다.
아! 슬프다. 기둥 하나가 부러졌는데 많은 들보가 무엇을 의지할 것이며, 여러 장 기와가 깨어져서 큰 집이 거의 무너질 지경이 되었다. 비록 당시의 위대한 광경이 남아 있어서 그 건물들이 웅대하고 화려하다 하더라도 만약 오늘날 보수하여 이룩함이 없다면 무너져 없어지고 말 것이다.
눈앞에 우뚝한 산들이 어찌 당년에만 오로지 아름다웠던 것이겠는가? 나라 안의 총림이 거의 후대에 꽃다운 이름을 전할 터이니, 그 베푸는 은혜는 몇천만 갑절이 될 것이요 그 공덕은 한두 마디 말로는 다 하기 어렵도다. 그러기에 이날의 수고로움과 공로를 대강 진술하여 뒤에 올 귀와 눈에 걸어 두려는 것이다.
청운산 정수암 대비석상 개금불사기(靑雲山淨水庵大悲石像改金記)
상설像設123)의 제도가 우전于闐124)에서 비롯되어 대중소화大中小華에 만연蔓延되어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왔으므로 그 법상法相을 숭상하고 믿는 이가 비록 하나 둘 셋이 아니나 국토가 다름으로 인하여 손가락을 꼽아 보면 선근을 끊은 일천제一闡提125)가 어찌 왕사성王舍城126) 3억의 가옥뿐이겠는가?
부처님께서 진상眞常127)하신 뒤로 무우천자無憂天子128)가 있어 금담金壜을 해내와 해외에 벌여 놓았는데, 지금 정수사淨水寺 석상 대비의 모습이 의희義熙 연간(405~418)에 배를 타고 건너온 것이 아니겠는가?
색상色相이 항상 그대로 금사金沙에 머물러 있었는데 세월이 바뀌면서 그 석상에 도금이 벗겨졌으나 금을 단련하는 기술자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산인 의령義玲이 금을 단련할 줄 알았으니 그는 용모와 기상이 화평하고 단아한 군자 같았다.
무오년(1678) 윤달 봄에 단문檀門(시주)을 하는 사람들과 갑회甲會(갑계)의 주맹主盟이 되어 신심이 깊은 이들과 우호 관계를 맺고 황금을 교역하여 대비상大悲像(관세음보살상) 1구를 도금하기 시작하였더니 경신년(1680) 여름 상칠上七일에 그 공이 완성되었음을 알렸으니, 이것이 일곱 부처님의 조사인 만수曼殊(문수사리)가 3천 불조佛祖에 발원하셨던 그해가 아니겠는가? 무슨 까닭으로 백만억 삼천세계의 칠보129)를 보시한 이와 같은 해에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단 말인가?
객인 내가 그 훌륭한 소리를 듣고 따라 기뻐하는 뜻을 이기지 못해

009_0110_c_01L成於前年 騰歡燕賀利無央於後代
009_0110_c_02L播譽風傳折一柱而衆梁何依
009_0110_c_03L數瓦而鉅屋幾毁雖有當時之偉觀
009_0110_c_04L焉奐焉若無此日之修成敗也壞也
009_0110_c_05L眼前之㟮屼豈專㜫於當年域中之叢
009_0110_c_06L庶流芳於後代其利濟也幾千萬
009_0110_c_07L其功德也難一二言略陳此日之
009_0110_c_08L勤勞以掛後來之耳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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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110_c_10L靑雲山淨水庵大悲石像改金記

009_0110_c_11L
像設之制濫觴于闐蔓延大中小華
009_0110_c_12L而迄今綿綿有崇信其法相者雖非一
009_0110_c_13L二三而以差別國土屈指則其斷善根
009_0110_c_14L一闡提者何翅王舍城三億家㦲佛眞
009_0110_c_15L常後有無憂天子列金壜於海內外
009_0110_c_16L今淨水寺石像大悲容非義熙年浮江
009_0110_c_17L來者乎色相常住金沙歲換而像褪其
009_0110_c_18L鍛金師幾希有山人義玲愷悌君
009_0110_c_19L子也丁戊午閠光春主盟檀門與甲會
009_0110_c_20L結曁信心滿者交易黃金鋈大悲像一
009_0110_c_21L𨈬㳙庚夏上七告厥功德成非七佛祖
009_0110_c_22L曼殊發願於三千佛祖之當年耶何以
009_0110_c_23L百萬億三千界七寶施者得同年而上
009_0110_c_24L下哉客聞其勝而不勝隨喜之志

009_0111_a_01L그 대강의 줄거리를 기록하나니, 나중 사람들로서 보고 듣고 하는 이들이 사실어四實語가 아니라 하여 나를 비방하는 이가 없다면 매우 다행한 일이겠다. 갑회에 대한 내용은 이미 판에 등재하였기 때문에 그 밖에 뜻을 같이한 다른 여러 사람의 이름만 뒤에 나열하여 기록하는 바이다.
삼화 법천사 공양구기三和法泉寺供養具記
경에 이르기를 “보현보살은 공양을 널리 닦되 조금도 피로해하거나 싫증을 내는 일이 없다.”라고 하였다. 또 아미타불의 마흔여덟 가지 큰 서원에 이르기를 “부처님의 공양을 견고하게 하기를 원한다.”라고 하였다.
지금 이 법천사의 공양도 이와 같이 아름다운 뜻에서 발원한 것이다. 부처님을 공양하는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있었던 일이니, 저 법천사는 이른바 공양을 올리는 곳이다.
우산부牛山府의 건방乾方(서북방)에 위치한 곳으로 우명지牛鳴地이다. 석골산石骨山 가운데에 맑은 샘물이 솟아났는데 아무리 길어다 사용해도 마르는 일이 없었다. 이는 이른바 법이 쏟아져 다함이 없듯이 계속해서 솟아나는 샘이다.
법전法殿(법당)은 그 가운데 우뚝 서 있고 동서실東西室과 승선당僧禪堂과 그 남쪽에는 누각이 있는데 근래에 새로 보수한 것으로서 돌을 깎아 기둥을 세웠으며, 그 뜰에는 아주 오래된 탑묘가 있고, 간방艮方(동북방)에는 전각이 하나 있는데 그 전각에는 약사불藥師佛 석상이 모셔져 있다. 생각해 보면 틀림없이 1천 개의 지제支提(탑)를 세울 때 경영했던 것으로서 우산부를 위하여 복과 보호를 빌었던 곳임이 분명한 것 같다.
이 절에서 공양을 베풀려고 하면 반드시 몇 두락의 전답이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아마도 무염사無厭寺의 보시보다 뒤지지 않는 규모였을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점점 내려와 계세季世에 미치자 세상과 함께 도가 서로를 잃고 말아서 인도하고 드날린 사람이 적어 법뇌法雷의 번개가 끊어진 지 오래되었다.
이때 산인 연종蓮宗 스님이 있었으니 그는 연꽃 같은 성품을 타고나서 저절로 깨끗하였으며, 이 법을 널리 펴고 샘물을 솟아나게 하려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급선무라고 여겼다. 그는 이 법천이 갑자기 끊어지게 될 것을 개탄하여 앞장서서 큰 소리로 법공양을 외쳤으니, 그 한 소리에 여러 사람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어 찬성하였다. 이씨가 말하기를 “나 아무는 이와 같이 공양한다.”라고 하고, 김씨도 말하기를 “나 아무는 이와 같이 공양한다.”라고 하였으며, 스님도 이와 같이 하고 사대부도 이와 같이 하였으며, 남자도 여자도 말하기를 “이러이러하게 공양 거리를 장만하겠노라.”라고 하였다.
아무리 큰 땅덩이라 하더라도 한 치만 한 흙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요 티끌이 모여서 산을 이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와 같은 이치를 생각해 볼 만한 것이 있나니, 견고한 공양을 널리 닦음에 있어서

009_0111_a_01L此大槩後之見聞者無以非四實語謗
009_0111_a_02L幸甚甲會者已謄於板故餘諸同
009_0111_a_03L志者開到于后

009_0111_a_04L

009_0111_a_05L三和法泉寺供養具記

009_0111_a_06L
經云普賢菩薩廣修供養無有疲厭
009_0111_a_07L阿彌陁佛六八大願云供佛堅固今法
009_0111_a_08L泉寺之供養出生如是美哉供佛之行
009_0111_a_09L古之今之夫法泉寺所謂供養所也
009_0111_a_10L在牛山府之乾牛鳴地石骨山中淸泉
009_0111_a_11L涌出汲用無竭所謂法乃注無竭之涌
009_0111_a_12L泉也法殿鵝峙於中及東西室僧禪堂
009_0111_a_13L南有樓近新修而伐石樹柱庭有古塔
009_0111_a_14L艮有殿藥師佛石像立也想必峙千
009_0111_a_15L支提時所經始而爲福蔭於府者也
009_0111_a_16L供於寺必有如干結丘壠也想不亞於
009_0111_a_17L施無厭寺而降及季世世與道交相喪
009_0111_a_18L而導敭者少法雷之電絕者久矣有山
009_0111_a_19L人蓮宗師禀蓮性自潔而欲弘法泉涌
009_0111_a_20L爲急務者也慨此法泉之電絕首唱法
009_0111_a_21L供養一聲衆口同音李曰某如是供
009_0111_a_22L金曰某如是供僧如是士如是男曰
009_0111_a_23L女曰如是如是供養具雖大地之一寸
009_0111_a_24L而塵聚成山則尙可想廣修堅固

009_0111_b_01L만분의 일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사람은 비록 가난하고 부유한 차이가 있지만, 모두 마음에 번뇌를 냄이 없이 법답게 보시를 실천할 수 있나니, 이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을 실천하는 것이리라. 이와 같이 한다면 이른바 물질과 힘과 목숨을 보시하는 것에 대하여 걸림 없는 말솜씨로 하나를 심어 열을 내고 백을 심어 천을 낸다고 설한 것에 미치겠느냐고 한 말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으로서 이 한 가지 행을 미루어 넓혀서 일백 가지 행을 실천하되 이와 같은 몇몇 사람의 뽑아 버릴 수 없는 의지를 지님으로 인하여 저 석골산의 샘물을 솟아나게 한다면, 견고한 공양을 널리 닦되 싫어함이 없음은 그 속에 저절로 있게 될 것이다. 포새蒲塞로 음식을 삼았다는 말이 『한서漢書』에 나타나 있다고 들었거늘 그렇다면 지금 왜 돌에 새겨 자손들에게 남겨 주지 않는 것인가?
연蓮 스님이 나보다 먼저 옛날의 도를 계승하였기 때문에 나도 역시 그가 널리 견고하게 공양한 것을 기술하여 뒤에 무진한 공양을 보시하면서도 싫어함이 없는 이를 기다리려 하노라.
드디어 공양게供養偈를 설하나니 다음과 같다.

我願供養出生而  바라옵나니 공양의 마음을 내면서도
面無嗔兮心無染  얼굴에 성냄이 없고 마음에 더러움 없게 하소서
以此供養遍法界  이 공양을 온 법계에 골고루 하여
盡一切刼爲一念  일체 겁이 다하도록 일념이 되게 하소서
念念出生無盡供  생각 생각에 다함없는 공양을 내어
供養十方無疲厭  시방을 다 공양하되 피곤함과 싫어함이 없게 하소서
合掌花兮誠實香  합장은 꽃이요 성실은 향이니
如是出生供養唵  이와 같이 공양의 마음을 내게 하소서. 옴!
유점사 나한전기楡岾寺羅漢殿記
쉰세 분 금선金仙이 내의來儀하니 유점사는 맨 처음 노춘盧偆이 자리를 잡아 지은 때부터 열여섯 분 응진應眞(아라한)의 영이 편안하게 머물러 온 곳인데, 지금에 와서 유표柳杓가 그 궁을 다시 수리하였다. 그런데 어찌하여 전후의 규모가 이다지도 같단 말인가? 진실로 고금의 도가 같다고 말할 만하다.
대개 이 유점사는 곧 우리 승국勝國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중에 제일의 명승지이다. 대하大夏130)의 성인 금선씨가 가위迦衞131)에 강령하셨을 때 왕사성의 9억 백성 중에 성인의 교화를 보고 들은 이들은 셋 가운데 하나도 못 되었다. 큰 성인이 니원泥洹(열반)에 드신 뒤

009_0111_b_01L供之萬一也人雖貧與富有差而俱無
009_0111_b_02L心生惱能行施如法而行難行如是
009_0111_b_03L則所謂施色力命安及無礙辯種一生
009_0111_b_04L種百生千之說乃可信也人能推
009_0111_b_05L擴此一行而行於百行有如斯數人
009_0111_b_06L而不拔之志如彼石骨而泉湧則堅供
009_0111_b_07L之廣修無厭自然在其中也蒲塞爲饌
009_0111_b_08L聞於漢書則今何不書諸石而以貽厥
009_0111_b_09L蓮師能繼先道於古余亦述其廣堅
009_0111_b_10L而以俟無盡供於後之施無厭者也
009_0111_b_11L遂爲說供養偈曰

009_0111_b_12L我願供養出生而面無嗔兮心無染

009_0111_b_13L以此供養遍法界盡一切刼爲一念

009_0111_b_14L念念出生無盡供供養十方無疲厭

009_0111_b_15L合掌花兮誠實香如是出生供養唵

009_0111_b_16L

009_0111_b_17L榆岾寺羅漢殿記

009_0111_b_18L
五十三金仙之來儀榆岾肇自盧偆之
009_0111_b_19L卜宅一十六應眞之妥靈今有柳杓之
009_0111_b_20L修宮云何前後之同揆可謂古今之一
009_0111_b_21L道也盖此榆岾者乃我勝國金剛一萬
009_0111_b_22L二千峯之第一名區也大夏聖金仙氏
009_0111_b_23L之降靈于迦衛也王舍城九億之民
009_0111_b_24L見聞聖化者三之一也大聖泥洹一百

009_0111_c_01L100년간은 만수실리曼殊室利(문수사리)가 있었으니, 그는 여래의 바다처럼 넓은 회상會上에서 택법擇法으로 제일가는 큰 보살이었다. 그가 세웠던 본원本願 중에 불사不捨의 자비가 있었기 때문에 저 인연 없는 중생들까지도 불쌍히 여겨 흥강興降하시어 황금을 거두어 금용金容을 주조하여 만들었으니, 구족한 모습을 성취한 것이 비로소 쉰세 분의 상이었다.
오늘날에 이르러 여전臚傳132)에 이르기를 “인토印土(인도)에서 배를 타고 대월지大月支에 이르러 500여 년 동안 머물다가 다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고성 남쪽에 도착하였는데 아직까지도 금선이 걸어 다녔던 발자국이 남아 있으며, 배가 해안에 엎더졌는데 큰 반타盤陀133) 위에 움푹움푹 발자국이 남아 있으니, 상상하기에는 완연히 귀로 들을수록 허황한 듯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으므로 거짓이 아님이 분명하다. 때는 곧 신라 제2대 임금 남해왕 원년(4년)이다.
그 당시의 군수 노춘이 금선의 발자취를 따라 가시덤불을 헤치고 구령狗嶺을 넘어서 용지龍池를 거슬러 올라가니 느티나무 그림자가 못에 비치고 금선의 가지마다 완연하게 용굴龍窟에 그림자를 머물러 둔 것 같았다. 이에 주문으로 용을 쫓아 버리고 집을 지으니 이것이 바로 이 절의 창시이다.”라고 하였다. 다만 그사이에 흥폐가 되풀이되었으니 옛날부터 있어 온 재앙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뒤로 내려와 청나라에 이르러 병자년(1696) 봄에 대괴大塊가 기운을 토해 내었는데, 여덟 사람134)이 한 번 엿보자 1천 년의 금지金地가 하룻저녁에 불에 타서 빈터만 남고 말았으니, 아방궁의 뜨거운 불꽃이요 동태사의 흐르는 재앙이라. 눈을 들어 보는 사람마다 마음이 상하니 그 참담한 지경을 어찌 괄시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큰 소리로 한 번 외치자 단월(시주)이 같은 목소리를 내었으므로, 상전像殿과 승방이 숲처럼 늘어서고 별처럼 벌여 있으며, 비루飛樓와 용각湧閣이 변화를 이루어 바둑판처럼 펼쳐 있게 되었다. 위대하여라, 성인의 덕이여. 내 어찌 감히 높다 낮다 비교를 하겠는가. 이 시기를 당하여 16성승전聖僧殿(나한전)을 새로 지을 때 내가 그 일의 화주化主가 되었다.
계미년(1703)에 석장을 휘두르며 동서를 휘젓고 돌아다니다가 서도西都(평양) 사람 유표를 만났는데, 그는 그때 통의랑通議郞135)이라는 요직에 있었다. 그는 법계에 마음을 매단 큰 살타薩埵(보리살타)였었다. 그는 다리를 놓고 길을 닦으며, 절을 짓고 탑을 세우는 것이 바로 자기의 직분이라 생각하였다.
학처럼 고개를 빼고 금강산을 한 번 바라보고는 매우 기뻐하면서 크게 희사하여 수백의 돈을 다 보시하면서도 조금도 싫증을 느끼지 않았고, 많은 신자와 더불어 힘을 합하여

009_0111_c_01L年間有曼殊室利如來海會上擇法第
009_0111_c_02L一等之大開士也本願有不捨之悲故
009_0111_c_03L愍其無緣生興降而收金鑄成金容
009_0111_c_04L足相成就者方五十三也迄今臚傳云
009_0111_c_05L自印土浮至大月支住五百餘年
009_0111_c_06L泛海飄至于高城南尙有金仙步地之
009_0111_c_07L船覆于海岸足跡凹凹大盤陀上
009_0111_c_08L像想宛然歷耳似涉誕而目見則不誣
009_0111_c_09L即新羅第二主南解王元年也當其
009_0111_c_10L時守郡主盧春躡仙蹤而披荊榛跨狗
009_0111_c_11L嶺而泝龍池榆樹陰暎金仙枝枝宛如
009_0111_c_12L龍窟之留影也於是呪逐龍而築室
009_0111_c_13L是寺之始也但以興廢襲焉相間
009_0111_c_14L昔之灾不一二而降及淸丙子春
009_0111_c_15L塊噫氣八人一窺千年金地一夕焦墟
009_0111_c_16L阿房烈㷔同泰流灾擧目傷心慘何
009_0111_c_17L恝視乎大呼一聲檀越同音像殿僧
009_0111_c_18L森列星羅飛樓湧閣化成碁布
009_0111_c_19L乎聖德吾何敢上下乎丁此時也
009_0111_c_20L八聖僧殿修剏我化主也癸未歲
009_0111_c_21L錫于東西西都人柳杓身在要門通議
009_0111_c_22L而心懸法界大薩埵也修橋治路
009_0111_c_23L建刹樹塔是渠職也鶴望金剛大喜大
009_0111_c_24L捨數佰錢鈔罄施無厭與衆檀俱并力

009_0112_a_01L공사를 일으키니, 십가운당十架雲堂을 아치전鵝峙殿 동쪽에 짓고 그 전각 안에는 열여섯 분의 진의眞儀를 소목昭穆으로 모셨다. 감우紺宇136)가 높고 넓으며 바라보는 즐거움이 그럴듯하였다.
을유년(1705) 경하庚夏에 손을 놓으니, 아! 감회가 깊구나. 우뚝 높은 그 공덕은 어느 누가 보시한 덕인가? 당년에 처음으로 터를 마련하신 분은 바로 만수보살님이 화현하신 것이요, 오늘의 훌륭하고 장엄한 광경은 여래님이 보낸 사자가 내려와 일으킨 것이 아니겠는가?
아! 슬프도다. 이때의 변화가 가슴속에 경경耿耿137)하도다. 가야산의 해인사와 수양산의 신광사,138) 그리고 여러 곳곳마다의 가람과 산마다의 연야鍊若들이 큰불을 만나 모두 잿더미가 되어 운학雲鶴에 재가 날리니 혼란하고 두려워하며 아침저녁으로 무서워서 벌벌 떠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무덤 사이 나무 밑의 메추라기 같은 삶이 정처 없이 살 때 돌이켜 반성하고 행동을 고치는 것이 바로 나의 업이로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황천皇天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어째서 재앙을 내리지 않는 일이 오래이지 않을까?”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요 매우 깊은 의미가 있는 말이로다.
때는 청나라 병술년(1706) 봄에 기록하다.
법흥사 남루 중수기法興寺南樓重修記
꿈같은 집 속에 허망하고 허깨비 같은 몸이 바람 앞에 털처럼 굴러다니다가 동산 동루에 와서 누워 지내고 있었다. 일유산의 동쪽 법흥루法興樓를 지은 사람은 선운善雲이라 한다. 선운은 회계 출생으로 함께 와서 낙송洛誦139)으로 설하기를 간청하며 말하였다.
“우리 절 남쪽에 누각이 하나 있는데 아주 오래된 것입니다. 그 누각을 지은 이후로 간간이 융성한 때도 있었고 침체된 때도 있었습니다. 그 운이 바뀌어 갔으나 스스로 폐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누가 그것을 주장해서 지켜 나가겠습니까? 그렇다고 이것을 북쪽을 유람하고 서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한정하여 계속해서 지켜 나가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근래에 상湘ㆍ효曉ㆍ약若 세 화상이 간간이 세상에 나와 안거예참회安居禮懺會를 시설하였을 때 사람 중에 용과 같은 이와 스님 중에 코끼리 같은 분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 출생하였으며, 준걸한 선승들이 숲처럼 많고 울창하여 관서의 큰 총림이 되었으니, 오늘날까지도 조계종의 본사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이 절에는 금은자金銀字로 쓴 진경眞經이 넘치도록 비장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비조鼻祖140)가 무학無學141) 왕사王師를 봉할 적에

009_0112_a_01L以興工十架雲堂鵝峙殿東四四眞
009_0112_a_02L昭穆于中紺宇高曠觀樂依俙
009_0112_a_03L乙酉庚夏放手巍峩崇功伊誰施
009_0112_a_04L當年之肇基寔曼殊之化現則此
009_0112_a_05L日之偉觀非如來使之興降乎於戱
009_0112_a_06L此時之變耿耿于懷伽倻之海印首陽
009_0112_a_07L之神光及諸處處伽藍山山鍊若
009_0112_a_08L爲刼燼雲鶴灰飛宜乎洶 [1] 懼而戰慄昏
009_0112_a_09L冢間樹下鶉居無㝎而返省改行
009_0112_a_10L是余之業也古有言曰皇天不愛我乎
009_0112_a_11L何不降㝎之久耶誠哉是言也深有旨
009_0112_a_12L時淸丙戌春記

009_0112_a_13L

009_0112_a_14L法興寺南樓重修記

009_0112_a_15L
夢宅中虛幻身風毛轉而來臥於東山
009_0112_a_16L東之殿日有山之東法興樓纂修人曰
009_0112_a_17L善雲會稽生俱來求洛誦說曰我寺
009_0112_a_18L有南之樓古也經始已還間有隆若
009_0112_a_19L其運轉而不能自止孰主張是北遊
009_0112_a_20L西坐者幢幢何限近有湘曉若三和上
009_0112_a_21L軰間生而設安居禮懺會時人龍僧象
009_0112_a_22L濟濟振振禪俊如林蔚爲關西大叢林
009_0112_a_23L迄今稱曹溪宗本社者以此也藏溢金
009_0112_a_24L銀字眞經我國鼻祖之封無學王師

009_0112_b_01L손수 쓰신 윤지綸旨와 대사에게 폐백으로 내렸던 금란가사와 『화엄경』과 아생牙栍142)과 여덟 대군의 수교手敎와 교화소敎化䟽 등이 비밀스럽게 등함縢凾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또 강월헌江月軒143)께서 직접 심으셨다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외정外庭에 서 있는데, 그 나무의 크기는 열 마리 소를 덮을 수 있고 높이는 여러 길이나 되어 산과 가지런하며, 빽빽한 나무 잎사귀는 사방으로 무성하여 짙은 그늘이 땅에 가득합니다.
아! 슬프다. 이 나무를 어루만져 보면 그 법구와 도량이 만분의 일밖에는 안 되지만 1천 년 뒤 하루아침에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 사람은 가 버리고 산은 텅 비었는데, 상전像殿과 경대經臺와 청심호당淸心戶堂 등은 다 허물어져서 구허丘墟가 되었으니 밤에 학은 원망하고 슬퍼하며, 원숭이도 놀란 지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다만 공왕전空王殿 남쪽에 누각만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그 누각은 우뚝 솟아 웅장하고 화려합니다. 비록 와관각瓦官閣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감상자堪象子나 추지배鶖智軰들이 실컷 놀면서 경전을 잡고 어려운 대목을 물어 돌이 머리를 끄덕이고 꽃비가 내리게 할 때 사용할 만한 곳입니다. 다만 그것을 경영한 지가 세월이 바뀌고 흘러서 붉은색이 흰색으로 모두 퇴색하여 희미해지고, 대들보와 서까래가 휘어지고 부러지고 말았으니, 어떻게 오뚝하게 가만히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바라만 볼 수가 있겠습니까?
지나간 임신년(1692) 봄에 여러 사람이 똑같은 말로 이 누각을 수리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대균大均과 계천繼天, 벽락碧落과 득수得守, 심익心益과 쌍언雙彦, 무학無學과 묘혜妙慧 등 아홉 명의 스님들이 각각 스스로 화주가 되어 모금하였고, 세겸世謙은 단청을 담당하였으며, 뇌영雷英은 금전의 출납과 받아들이고 주는 일을 담당하였고, 현희玄熙 스님은 그 공사를 감독하고 독려하는 일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재물을 모으고 기술자들을 모집하여 을해년(1695) 늦봄에 수리를 마치고 또 단청까지 다 끝냈습니다. 그리고 금년 봄에 대비전주大悲殿主와 더불어 논의하여 낙성식을 하였습니다.”
아! 슬프다. 하나의 누각에 불과하지만 그 공용은 위대하다. 도인을 방문하고 신선을 찾는 이들과 나라를 떠나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과 강과 바다를 유람하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면서 ≺증도가證道歌≻를 부르는 사람과 우주를 관람하고 산하를 열람하면서 흥취를 읊고 회포를 푸는 사람과 손님을 맞이하고 잔치를 열어서 초가楚歌를 부르고 매화시를 짓는 사람 등 모두가 하나같이 이 누각에 와서 의지하면서 그 즐거움을 즐거워하되 스스로 그 즐거움을 즐기고,

009_0112_b_01L灑翰綸旨幣出大師金襴衣華嚴經牙
009_0112_b_02L栍八大君手敎敎化䟽秘在縢凾江月
009_0112_b_03L軒手植銀杏樹兩株立於外庭其大蔽
009_0112_b_04L十牛而高幾丈與山齊密葉扶踈
009_0112_b_05L陰滿地於戱撫此樹而想像其法具道
009_0112_b_06L場之萬一於千載下一旦也人去山
009_0112_b_07L而像殿經臺若淸心戶堂廢爲丘墟
009_0112_b_08L夜鶴怨而哀猿驚者久矣只有空王殿
009_0112_b_09L殿南樓樓之高突兀壯麗雖不及於瓦
009_0112_b_10L官閣而尙可堪象子鶖智軰遊衍執經
009_0112_b_11L問難而石點雨花時爲用也但以其經
009_0112_b_12L營者歲換星移赤白漫漶樑桷撓折
009_0112_b_13L何可兀坐而恝視乎頃者壬申春間
009_0112_b_14L衆口一談曰樓可修曰大均曰繼天
009_0112_b_15L曰碧落曰得守曰心益曰雙彥曰無
009_0112_b_16L曰妙慧等九僧各自募化爲曰世
009_0112_b_17L謙丹靑也曰雷英出內取與也曰玄熙
009_0112_b_18L師監其役而蕫焉鳩材募工而乙亥春
009_0112_b_19L脩葺了又丹靑焉以今年春與大
009_0112_b_20L悲殿主合謀而落成焉一樓之爲用
009_0112_b_21L大矣㦲訪道尋仙者去國懷鄕者
009_0112_b_22L江海涉山川而證道徵歌者觀宇宙閱
009_0112_b_23L山河而逸興幽懷者以至迎賔設筵詠
009_0112_b_24L楚賦梅者一一來凭徏倚焉樂其樂而

009_0112_c_01L사람마다 눈을 붙이고 마음을 달려 그 만족감을 흡족해하되 각각 그 만족감을 흡족해하면서 눈을 치켜뜨고 산보하며, 고요히 앉아 잡념을 끊고 유조遺照하는 무리에 이르기까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온갖 꽃들이 산에 가득하면 색공色空이 눈을 현란하게 하며, 육출六出이 허공을 가득 메우면 부기附棄에 흥취를 달리하나니, 그렇다면 이 누각에 올라서 난간에 기대어 사다리를 거둘 때에는 처음에는 잘 다스려지다가 마지막에는 혼란해져서 지나치게 기이함이 많음에 이르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공을 관하다가 도리어 공에 빠지고, 회포에 붙였다가 도리어 그 회포를 잊고 말 것이니, 시방세계의 극심한 과보로 옮겨 가서 1천 년의 고난을 겪는 일이 다 이 가운데 있을 것이다.
기이한 것을 찾고 뛰어난 광경을 찾아서 널리 다니고 높이 오르는 여러 공들에게 바라는 바이다. 그 나머지 많은 말들은 내가 어찌 감히 붓으로 다 쓸 수 있겠는가?
권사勸詞-16편
『화엄경』 간행에 동참하여 선근을 지으라고 권유하는 글(印華嚴經種善根文)
법계에 살면서 선근을 심지 않을 수가 있겠으며, 불구덩이 집 어두운 길을 어찌 벗어나지 않겠습니까? 이 법지法地가 거칠어진 때를 만나서 어느 누가 재배栽培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대약왕수大藥王樹로서 그 나무의 뿌리가 신령하기 때문입니다.
『화엄경』은 시겁時劫을 융화融和하고 진찰을 혼합하여 갖가지 꽃을 피우고 많고 많은 열매를 맺는 대약왕수이니, 그 나무는 법계의 땅에 서리서리 무진한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러므로 인천의 종류들도 뿌리를 붙일 수 있고, 보리살타의 종류들도 거기에서 뿌리를 배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 또한 선림 가운데 하나의 병든 잎사귀로서 일찍이 법지에 종자를 심었으나 거칠게 버려둔 채 잘 가꾸지 않아 가시덤불이 하늘을 침범하고, 빽빽한 숲이 땅에 우거져서 전단의 가지와 공덕의 잎이 다시는 그늘을 이루고 그림자를 펴지 못해 영원히 선근을 끊고 종자를 버리고 말았으니 감히 굴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대화엄 법문을 인쇄하여 유통함으로써 마침내는 마음자리가 열리게 하려고 합니다. 이는 큰 서원의 종자를 심는 일이니, 그것은 바로 보普와 건乾입니다. 척박한 땅에 메마른 무리가

009_0112_c_01L自樂其樂人人寓目騁懷焉適其適而
009_0112_c_02L各適其適盱衡散步而坐忘遺照軰之
009_0112_c_03L一大助也但千花滿山色空眩目
009_0112_c_04L出彌空附棄異趣則登斯樓而倚闌收
009_0112_c_05L梯時莫不始治卒亂而泰至多奇觀空
009_0112_c_06L返作沉空寓懷飜爲忘懷移十方之劇
009_0112_c_07L歷千祀之苦難都在於此如其搜
009_0112_c_08L奇選勝而闊步高攀者則是所望於群
009_0112_c_09L公也自餘多舌吾何敢筆耕乎

009_0112_c_10L

009_0112_c_11L勸詞

009_0112_c_12L印華嚴經種善根文

009_0112_c_13L
法界善根可不種耶火宅昏塗豈不
009_0112_c_14L離乎當此法地蕪穢之時孰能栽培
009_0112_c_15L其大藥王樹靈根者也華嚴經者
009_0112_c_16L融時劫混刹塵而發種種花結重重果
009_0112_c_17L之大藥王樹盤無盡根於法界土者也
009_0112_c_18L人天種者可托根也菩提薩埵種者
009_0112_c_19L可培根也余亦禪林中一病葉也早下
009_0112_c_20L種於法地而蕪穢不治荊蕀侵天
009_0112_c_21L林蔚地栴壇之枝功德之葉無復成
009_0112_c_22L陰布影而永作斷善根敗種敢不屈㦲
009_0112_c_23L今欲印大華嚴法門出流通而遂開心
009_0112_c_24L樹大願種子曰普與乾剝剝地枯槁

009_0113_a_01L대약왕수 그늘 속에 함께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갖가지 광명의 꽃술 향기와 화대장花臺藏 위에서 유희한다면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경전 가운데 법의 바다에서 함께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고 줄기가 뻗어 나가면 그대는 부러워하지 않겠습니까? 오직 우리 비구들의 향 가운데서 여러 선근을 지닌 무리가 부디 삼보리수三菩提樹의 뿌리를 내린다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표훈사 산영루를 새로 지으며 시주를 권하는 글(表訓寺山映樓新建勸文)
일만 이천 옥수玉岫와 하잠霞岑은 별유천지인 기달산怾怛山144)의 세계요, 89개의 연방蓮房과 난야는 원화元化145)로 만들어진 봉래산의 동천洞天입니다. 표훈사146)는 이미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오는 도량인데 이러한 법지에 산영루山映樓를 어찌 새로 짓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돌아보건대 오직 금강의 신령한 산만이 진실로 해가 뜨는 지역의 명승지입니다. 포개진 언덕과 겹겹으로 이루어진 산에 높고 낮은 흰 구름이 붉은 나무의 그림자 속에 피어오르고, 황금같이 흐르는 물과 옥처럼 쏟아지는 폭포며 깊고 얕은 절벽에 골짜기에는 층층이 바위가 쌓여 있습니다. 푸르고 푸른 잣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 가에는 크고 작은 금선을 모신 사찰이 보일 듯 말 듯하고, 새벽의 종소리와 저녁의 북소리가 둥둥 소리를 내는 곳에 늙고 젊은 사문들이 오고 갑니다.
그 가운데 있는 큰 가람인 표훈사는 신라 문성왕 때로부터 흥했다 폐했다 함이 끊이지 않았으니, 비바람을 겪어 흔들린 것을 몇 번이나 보았으며, 끊임없이 오고 가는 가운데 재촉하는 세월만 오래 보냈습니다.
얼마 전에는 물의 재앙과 불의 재앙에 걸려 잔나비와 두루미의 원망과 놀람을 사기도 하였으나 법당과 스님들이 묵고 있는 요사는 허물어지면 다시 복구되어 도구와 법물이 크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다만 누사樓榭만은 수리하지 못해서 빈객들의 유감이 있었으며, 그런 까닭으로 월사月槎147)나 성초星軺148)가 머뭇거리며, 배회할 곳조차 없어 난감해하고, 난참鸞驂149)과 학가鶴駕150)가 채찍을 멈추고 때로는 강개해합니다. 그러므로 산을 빛내고 물을 아름답게 하기가 어렵고 도리어 숲에 부끄럽고 냇물에 창피할 따름입니다.
이 화주는 승려의 밭에 병이 든 뿌리요 가르침의 바다에 미미한 존재로서 꽃 피는 봄과 달 밝은 가을에

009_0113_a_01L共結根於大藥王樹陰中開花結果
009_0113_a_02L遊戱於種種光明蘂香花臺藏上豈不
009_0113_a_03L快㦲經中劫海同種而生芽擢幹者
009_0113_a_04L子不羡乎惟我苾蒭香中諸善根軰
009_0113_a_05L請植三菩提樹根幸甚

009_0113_a_06L

009_0113_a_07L表訓寺山映樓新建勸文

009_0113_a_08L
萬二千玉岫霞岑別有怾怛之世界
009_0113_a_09L十九蓮房蘭若元化蓬萊之洞天表訓
009_0113_a_10L寺旣舊貫之道場山映樓盍新修於法
009_0113_a_11L顧惟金剛之靈岳實維日域之勝區
009_0113_a_12L疊巘重岡高低白雲紅樹之影裏
009_0113_a_13L流玉注淺深絕壑層岩之谷中翠栢
009_0113_a_14L蒼松鬱鬱林邊大小金刹之隱現
009_0113_a_15L鍾暮鼓鼕鼕響處老少沙門之去來
009_0113_a_16L中有表訓大伽藍粤自新羅文聖代
009_0113_a_17L廢不盡幾見風雨之震凌徃復無窮
009_0113_a_18L長送日月之催御頃罹水火之灾眚
009_0113_a_19L有猿鶴之怨驚佛殿僧寮隨毁隨復
009_0113_a_20L道具法物大備大成只緣樓榭之未修
009_0113_a_21L繄致賔客之有感月槎星軺之弭節
009_0113_a_22L處徘徊鸞驂鶴駕之停鞭有時慷慨
009_0113_a_23L故叵使山輝水媚返贏得澗愧林慚
009_0113_a_24L主緇田病根敎海微物春花秋月

009_0113_b_01L등한히 세월만 흘려보내며, 백마가 싣고 온 경전과 용궁에 간직된 경함을 경황없이 바쁜 가운데 몽매간에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허다한 쟁기를 끌고 고무래를 잡기151)보다는 어찌 배를 접붙이고 복숭아를 심는 사람을 한 번 만남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하나의 큰 인연을 위해 타수唾手152)하고 억만의 단월들에게 그 뜻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뜬구름 같은 부귀 속에서 달팽이 뿔과 같은 공명이라는 것을 깨닫기 바라며, 풀 끝의 이슬 같은 인생은 천지에 여행 온 나그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한 끼의 밥도 반드시 그 덕을 갚아야만 하거늘 어찌 인과의 이단이라고 꺼릴 것이며, 천금을 다 나누어 주면 다시 돌아오는 법이니 저절로 이목의 적지的旨(확실히 앎)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오늘 보시를 실천하시면 다른 때에 윤회가 결정될 것입니다.
넓고 아름다운 큰 집을 금산金山에 환출幻出하고, 우뚝 높이 솟은 누각을 옥동玉洞에서 옮겨 왔습니다. 물에 가까이 있는 누대가 달을 먼저 얻으니 속된 마음의 번뇌를 씻을 수 있으며, 산에 돌아온 도사가 제일 먼저 진인眞人을 찾으니 선부仙府에서 한껏 노닐 수 있을 것입니다.
유점사 시왕상을 조성하기 위한 권유문(楡岾寺十王像造成勸文)
여섯 가지 이름을 지닌 영산에 있는 유점사는 곧 도량 중에 제일이요, 10대 염로閻老(염라)에 숲처럼 벌여 서 있는 것은 바로 명부 열왕의 위엄입니다. 벌여 서 있는 진의眞儀를 조성하려고 하면 반드시 단월의 깨끗한 보시를 빌려야 할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유명幽冥 세계의 큰 성인인 시왕十王과 자비교주慈悲敎主이신 상벌을 주관하시는 명왕께서는 황금 석장을 떨치고 광명을 놓아 굳게 잠겨 있는 지옥의 관문 속에서 생령을 구원하시고, 옥류관玉旒冠을 머리에 쓰고 업경業鏡을 들고는 나하교奈河橋 주변에서 함식含識153)들을 인도하십니다. 온 천하의 칠취七趣 중생은 누구나 다 삶을 버리고 죽음으로 몸을 던지지 않는 이가 없으며, 장악掌握 아래 삼계三界의 포식抱識과 같은 뜻임이 어느 누구인들 다 과보를 띠고 원인을 부르지 않겠습니까? 막대한 생성의 은혜를 갚으려고 하면 그림자 없는 상호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돌아보면 이 대수大壽를 누리시는 성인의 덕을 갚는 이름난 사찰은 신라 시대에 처음으로 지은 도량이며, 쉰세 분의 크고 작은 황금 용모(금 불상)는 축건竺乾(인도)에서 만든 참다운 상이요, 일만 이천 높고 낮은 옥 같은 산봉우리

009_0113_b_01L閒度於荏苒光中馬經龍凾夢寐絕於
009_0113_b_02L倥偬堆裡與其許多番牽犂拽杷
009_0113_b_03L若打一遭接梨種桃故唾手於一大因
009_0113_b_04L爲陳志於億萬檀越浮雲富貴
009_0113_b_05L蝸角之功名草露人生寄逆旅之天地
009_0113_b_06L一飯必酬其德何嫌因果之異端千金
009_0113_b_07L散盡還來自有耳目之的旨捨施須行
009_0113_b_08L於此日輪廻可決於他時當輪奐幻出
009_0113_b_09L於金山突兀移來於玉洞近水樓臺先
009_0113_b_10L得月可滌煩於塵襟歸山道士最尋眞
009_0113_b_11L得遊衍於仙府

009_0113_b_12L

009_0113_b_13L榆岾寺十王像造成勸文

009_0113_b_14L
六名靈山榆岾乃道場之第一十代閻
009_0113_b_15L老森羅是列王之冥威欲塑案列眞儀
009_0113_b_16L須假檀越淨施窃惟幽冥界大聖十王
009_0113_b_17L慈悲敎主賞罰冥王振金錫放光明
009_0113_b_18L生靈於狴牢關內戴玉旒擧業鏡噵含
009_0113_b_19L識於奈河橋邊普率間七趣衆生罔不
009_0113_b_20L捨生投死掌握下三界抱識孰不帶果
009_0113_b_21L招因欲酬莫大之生成爲造無影之相
009_0113_b_22L顧此大壽聖報德之名刹粤自新羅
009_0113_b_23L伐經始之道場五十三大小金容自竺
009_0113_b_24L乾鑄成之眞相萬二千高低玉嶂是蓬

009_0113_c_01L여기 봉래산은 원화로 만들어진 동천입니다. 사람이 많은 것을 총림이라고 하지만 나는 대천세계大千世界를 알고, 도가 왕성함을 법지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제일의 명승지라고 합니다.
다만 한스러운 것은 명부전154)이 텅 비어 있고 오직 염라대왕의 탱화만 걸려 있는 것입니다. 하얀 비단 열 폭의 단청이 그 빛이 퇴색한 것을 한탄하며, 천추의 옥단玉壇에 진의의 상을 봉안할 것을 생각합니다. 옥호玉毫를 지니신 진용眞容은 괴로운 바다에 자비로운 배이신 큰 성인이요, 금관金冠을 쓴 환한 얼굴은 어두운 하늘에 밝은 해와 같은 여러 대왕입니다. 아름답고 훌륭한 내의來儀를 조성하려고 하면 어찌 많고 많은 유익한 준비를 꺼리겠습니까?
마사麻絲155)와 속미粟米는 티끌을 모아 합한 백가百家가 도와준 인연 때문이요, 상호의 위의는 육통六通의 신통력으로 환출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법상法相을 우모寓慕하는 사람은 우러러보면 의탁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요, 불지佛地에 마음을 던진 사람은 복과 경사스러운 일이 무궁할 것입니다.
남부제南浮提 붉은 무궁화 나라에서 오늘 복과 이익을 맺으면 북풍도北鄷都의 검은 연기 속에서 다른 때에 음공陰功을 우러러보게 될 것입니다. 물과 육지에서 향을 사르고 꽃을 공양하며 점안點眼156)을 회향하는 날이요, 살아 있거나 죽은 뒤의 복리福利를 위하여 팔을 태우는 의식을 하면서 참회하는 때입니다.
아! 슬프다. 재앙과 경사는 각각 부류를 따른다는 말은 한 시랑韓侍郞157)의 지극한 논리요, 과보는 저 스스로 지어 다시 받는다고 하는 말은 석가모니 본사님의 참다운 말씀입니다.
평양 정수암 북신전 중창 모연문(平壤淨水庵北辰殿重㓝募緣文
저 문사門駟와 교의橋蟻는 선한 사람이라야 반드시 창성하고, 환작環雀과 주사珠蛇는 미물이지만 은혜를 갚습니다. 세속의 법에도 오히려 나타나는 감응이 있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도에 어찌 신령한 징조가 없겠습니까?
그런 까닭에 칠보를 보시하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복을 얻는다는 말은 곧 『반야경』의 특별한 가르침이요, 팔재八財158)를 쌓아 두지 말고 도를 위해 깨끗하게 보시하라는 말은 『열반경』의 지극한 말씀입니다. 만일 복전에 이익을 구하려고 한다면 어찌 보전寶殿을 수리하고 경영하는 데 보시를 하는 것만 하겠습니까?
하물며 이 북신전北辰殿159)은 천상의 성신들이 임어臨御하는 곳이요, 인간의 수명과 복을 기원하고 비는 곳이니 두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삼청三淸이 위에 있으니

009_0113_c_01L萊元化之洞天人多曰叢林吾知大千
009_0113_c_02L世界道盛爲法地人稱第一名區
009_0113_c_03L恨冥府殿空惟有閻羅㡠掛霜縑十幅
009_0113_c_04L恨丹靑之光銷玉壇千秋想眞儀之
009_0113_c_05L像設玉毫眞容苦海慈航之大聖
009_0113_c_06L冠睟面冥天白日之諸王欲成穆穆之
009_0113_c_07L來儀豈嫌多多之益辦麻絲粟米
009_0113_c_08L合百家之資緣相好威儀幻出六通之
009_0113_c_09L神力則寓慕法相者瞻仰有托投心
009_0113_c_10L佛地者福慶無窮南浮提紅槿花中
009_0113_c_11L結此日之福利北鄷都黑㷔煙裏仰他
009_0113_c_12L時之陰功水陸香花點眼回向之日
009_0113_c_13L亡福利燃臂懺悔之時殃慶各以類
009_0113_c_14L韓侍郞之至論果報還自受用
009_0113_c_15L本師之眞言

009_0113_c_16L

009_0113_c_17L平壤淨水庵北辰殿重㓝募緣文

009_0113_c_18L
述夫門駟橋蟻善人必昌環雀珠𧉮
009_0113_c_19L微物亦報在世法尙有顯應矧佛道豈
009_0113_c_20L無靈徵是以七寶普施而得福恒沙
009_0113_c_21L般若之別敎八財勿畜而設淨爲道
009_0113_c_22L湼槃之極談如欲福田利益之求曷若
009_0113_c_23L寶殿脩營之施況此北辰殿者天上星
009_0113_c_24L辰之所臨御人間壽福之所祈祝三淸

009_0114_a_01L비록 비슷하게 단청을 하더라도 오복은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라 경건한 정성을 간절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단星壇과 두전斗殿(칠성각)은 이미 날로 새롭게 되기를 바라 경영에 열심히 노력하지만 푸른 기와와 붉은 기와는 해가 오래되어 썩고 부서짐을 면하지 못합니다.
아! 슬프다. 향과 꽃을 올려야 할 복지가 거의 가시덤불 우거진 빈터가 되었으니, 위에는 비가 새고 옆은 바람에 무너져서 수선하는 일이 시급한데 동쪽을 바르고 서쪽을 칠을 하여 크고 넓은 집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선행을 권유하는 글을 지어서 계획하는 공을 이루기를 바라는 것이니, 높은 이나 낮은 이,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 어찌 큰 복을 기원함이 없겠습니까? 삼베와 목재, 곡식과 돈을 나누어서 널리 자비를 베푸는 은혜를 베푸소서. 보배를 많이 지녔던 숙근夙根을 깨달아 크나큰 간탐慳貪을 깨뜨리고 보시금을 내어야겠다는 희유한 생각을 내시어 공덕을 넓히고 많이 쌓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영단靈壇의 묵도默禱를 기다리지 않고도 부富와 수壽를 겸할 것이요 자손도 번창할 것이며, 단정丹鼎의 비방祕方을 구하지 않아도 강녕하여 질병이 적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다운 세계에 날아오를 것이니 늙지 않는 신선 따르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요, 법의 보물을 마음대로 쓸 것이니 어찌 그지없는 복만 얻을 뿐이겠습니까? 착한 일을 쌓은 집안에는 틀림없이 경사가 있으리라는 말은 일찍이 유생에게 들은 말이요, 보시를 한 도가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은 그것이 어찌 우연의 진리라 하겠습니까?
치수錙銖160)만 한 재물을 한 번 보시하기를 아끼지 마시고 삼생三生에 과인果因을 맺는다면 감우紺宇는 구름 속에 높이 솟아 북신北辰의 고공高拱을 잔치에서 축하할 것이요, 향과 등이 해처럼 밝아 서경의 대도大都에 개미 떼처럼 달릴 것입니다. 현재 살아 있는 인연만을 논하지 말고 인천의 과보가 될 원인을 세우소서.
축원하는 바는 요명堯蓂의 해가 길어 사민四民은 샘물 파고 밭을 가는 노래를 부르고, 순금舜琴의 바람이 온화해 백공百工이 운성雲星의 경사에 화답하게 하여지이다.
동산사 불상 개금공덕 공양 보시를 권선하는 글(東山寺佛像改金功德供養布施引勸說)
『조상경造像經』161)에 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올라가시어 여름 석 달을 지내면서 어머니(마야부인)를 위하여 설법하였다. 그때 우전왕優塡王162)이 항상 부처님을 목마르게 우러러보았으나 뵐 수가 없자

009_0114_a_01L在上雖髣髴於丹靑五福由中可激切
009_0114_a_02L於虔懇所以星壇斗殿已勤日新而經
009_0114_a_03L碧瓦朱甍未免年久而腐朽咨爾香
009_0114_a_04L火之福地幾乎荊棘之丘墟上雨傍風
009_0114_a_05L修繕之功斯急東塗西抹奐輪之美難
009_0114_a_06L玆將勸善之辞冀遂成功之計
009_0114_a_07L在尊昇 [1] 貴賤寧無介神之祈願分布木
009_0114_a_08L米錢獲藉普慈之惠悟夙根於多寶
009_0114_a_09L破大慳貪發希念於布金弘衆功德
009_0114_a_10L然則不待靈壇之默禱兼富壽而多男
009_0114_a_11L休求丹鼎之秘方庶康寧而少病飛昇
009_0114_a_12L眞界可期從不老之仙運用法珍
009_0114_a_13L啻得無邉之福積善之家有慶甞聞儒
009_0114_a_14L者之談布施之道不差豈曰偶然之理
009_0114_a_15L毋惜錙銖之一擧以結果因於三生
009_0114_a_16L紺宇聳雲燕賀北辰之高拱香燈耀日
009_0114_a_17L蟻奔西京之大都無論生現之緣悉樹
009_0114_a_18L人天之果因祝堯蓂日永四民興鑿耕
009_0114_a_19L之歌舜琴風薰百工和雲星之慶

009_0114_a_20L

009_0114_a_21L東山寺佛像改金功德供養布施引
009_0114_a_22L勸說

009_0114_a_23L
造像經云佛昇忉利天夏三月爲母說
009_0114_a_24L爾時優塡王渴仰不見勑國內巧

009_0114_b_01L그 나라 안의 훌륭한 장인에게 명하여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게 하였다. 비수갈마천毗首羯磨天163)이 장인으로 변화하여 즉시 왕에게 아뢰었다. ‘저의 공작 솜씨가 훌륭하여 세상에서 제일입니다.’ 그러자 왕은 전단나무를 가려 직접 어깨에 메고 와서 하늘의 장인에게 주었다. 하늘 장인이 도끼로 나무를 쪼개자 그 소리가 위로 삼십삼천까지 사무쳐 통하여 부처님의 회중에 이르렀다. 그 때문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그 소리가 미친 곳의 중생으로서 그 소리를 들은 이들은 죄구罪垢와 번뇌가 모두 사라질 수 있게 되었다.”
『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164)에 말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불상에 말하기를 ‘그대는 다음 세상에 크게 불사佛事를 지을 것이니, 내가 멸도한 후에 나의 여러 제자들을 그대에게 부탁하오.’라고 하자, 공중의 화불이 말하기를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면 이 사람은 마음에 염불청정삼매念佛淸淨三昧를 얻으리라.’라고 하였다.”
이것이 곧 불상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말입니다.
『우전왕경優塡王經』에 말하였습니다.
“불상을 조성하는 사람은 대대로 태어나는 생마다 악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고 천상의 사람으로 태어나서 복을 받고 쾌락을 누릴 것이며, 신체는 황금색이요 얼굴 모양은 단정하여 사람들의 사랑과 공경을 받는 대상이 될 것이며, 만약 인간세계에 태어나면 항상 태어날 적마다 제왕이 되거나 대신이나 장자, 어질고 착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부귀를 누리고 존귀하게 될 것이며, 만일 제왕이 되면 왕들 가운데에서도 특별나게 존경을 받을 것이며, 만약 하늘의 왕이 되면 하늘의 왕 가운데에서도 가장 뛰어날 것이며, 훗날 틀림없이 부처님이 될 것이다.”
또 『공덕경功德經』에 말하였습니다.
“불상을 조성한 사람은 미륵부처님의 처음 회상에서 모두 해탈을 얻으리라.” 또 “교범바제憍梵波提는 옛날 소의 몸이 되어 물과 풀을 구하다가 정사를 우측으로 돌았는데, 이로 인하여 부처님의 존귀하신 용모를 뵙고 환희의 마음을 내었다. 이러한 복으로 인하여 지금 해탈을 얻게 되었다.”
이상의 말들이 바로 불상을 조성한 공덕을 언급한 것입니다.
『부법장전付法藏傳』에 말하였습니다.
“대가섭이 옛날에 가난한 여인으로 태어나 불탑 안에 있는 불상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 불상은 금빛이 조금 훼손되어 있었다. 그때 그 가난한 여인은 지니고 있던 황금 구슬을 가지고 금을 다루는 기술자를 찾아가서 그 금 구슬로 이지러진 불상의 얼굴을 장식하게 하였다. 그런 연유로 그는 91겁 동안 온몸이 황금색을 띠어 상호를 구족하였다.”
『화엄경』에 말하였습니다.
“중생들을 널리 구제하는 묘덕 주야신晝夜神이 인지因地165)에 있을 때

009_0114_b_01L匠之人造佛形像有毗首羯磨天化爲
009_0114_b_02L匠者即白王言我能工巧世中爲上
009_0114_b_03L王選栴檀肩自負荷持與天匠操斧
009_0114_b_04L斫木其聲上徹三十三天至佛會中
009_0114_b_05L佛神力故聲所及處衆生聞者罪垢
009_0114_b_06L煩惱皆得消滅觀佛三昧經云佛語
009_0114_b_07L像言汝於來世作大佛事吾滅度後
009_0114_b_08L諸弟子等付囑於汝若有衆生造佛
009_0114_b_09L形像心得念佛淸淨三昧此是造像之
009_0114_b_10L說也優塡王經云作佛像人世世生
009_0114_b_11L不墮惡道天上人中受福快樂
009_0114_b_12L體金色面貌端正人所愛敬若生人
009_0114_b_13L常生帝王大臣長者賢善家子豪富
009_0114_b_14L尊貴若作帝王王中特尊若作天王
009_0114_b_15L天中最勝後當作佛又功德經云
009_0114_b_16L佛像人於彌勒初會皆得解脫又憍
009_0114_b_17L梵波提昔爲牛身追求水草右繞精
009_0114_b_18L因見尊容發歡喜心乘玆福故
009_0114_b_19L得解脫此是造像功德之說也付法藏
009_0114_b_20L傳云大迦葉昔爲貧女覩佛塔中像
009_0114_b_21L金色有少缺毁爾時貧女將金珠
009_0114_b_22L徃詣金師所請餙佛面由是而來
009_0114_b_23L十一刼身皆金色相好具足華嚴經
009_0114_b_24L普救衆生妙德主夜神於因地時

009_0114_c_01L미묘한 눈을 지닌 여인이 되었는데, 보현이 수행을 권유하였기 때문에 불상을 부수고 다시 채색으로 그림을 그리고는 보배로 장엄한 다음 보리심을 내었다. 그런 일이 있던 때부터 내내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았고, 늘 인천의 왕종王種의 종족 가운데 태어났으며, 온갖 상호가 원만하였고 항상 여러 부처님을 뵙고 보현을 친근히 하여 개오함이 성숙하였다.”
『관불삼매경』에 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말을 잘 지니어 널리 제자들에게 알려라.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부처님의 자취를 그려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보게 하여 기뻐하는 마음을 내게 하면, 능히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 동안 나고 죽고 하면서 지었던 죄가 다 소멸되리라.’라고 하였다.”
이상은 불상을 개금하고 선업을 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유경譬喩經』에서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사위성에 사는 어떤 청신녀가 부처님께서 분위分衞166)차 문에 이르자 발우에 밥을 올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주원하셨다. ‘하나를 심으면 열이 생기게 하고, 열을 심으면 백이 생기게 하며, 백을 심으면 천이 생기게 하고 나아가 만을 심으면 억이 생기게 하며, 또 도제道諦를 깨닫게 해 주소서.’ 그러자 불법을 믿지 않던 그의 남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저 니구류尼拘類167) 나무를 보니 그 높이가 얼마나 되던가?’ 그가 대답하였다. ‘높이는 40리요, 해마다 수만 섬의 열매가 떨어집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말이 어찌 그리 과장이 심한가? 작은 겨자만 한 씨를 심어 어떻게 그 높이가 40리나 되고 해마다 만 섬의 열매가 떨어진다고 하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정말 그러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땅은 지각이 없는 것인데도 그 갚음이 그러하거늘, 하물며 기뻐하는 마음으로 한 발우의 밥을 부처에게 올린 것이겠는가? 그 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니라.’ 그들 부부는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 곧 수다원도須陀洹道168)를 얻었다.”
『보장경寶藏經』에 말하였습니다.
“옛날 어떤 왕(악생왕惡生王)이 원림에 나가 놀다가 황금 고양이 한 마리가 서남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땅을 파다가 구리로 된 항아리를 얻었는데, 그 구리 항아리는 석 섬들이였는데, 거기에는 금전이 가득 차 있었다. 다시 더 깊이 파다가 항아리 세 개를 더 얻었으며, 또 그 곁으로 파 들어가서 5리에 이르는 동안 모두 구리 항아리를 얻었다. 그때마다 항아리에는 금전이 가득 차 있었는데 처음 항아리와 다름이 없었다. 그때 왕은 곧바로 가전연迦旃延169)에게 나아가서 그 돈을 얻은 내력을 자세히 이야기하고는 물었다. ‘내가 이것을 쓰려고 하는데 장차 환란이 없겠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왕이 전생에 지은 인因으로 얻은 복의 갚음입니다. 그냥 쓰십시오. 아무 탈도 없을 것입니다. 비바시부처님 때 여러 비구들이 있었는데,

009_0114_c_01L爲妙眼女普賢勸修故壞佛像而復綵
009_0114_c_02L畵以寶莊嚴發菩提心從是而來
009_0114_c_03L墮惡趣 常生人天王種族中衆相圓
009_0114_c_04L滿常見諸佛親近普賢開悟成熟
009_0114_c_05L三昧經又云佛告阿難持我此語
009_0114_c_06L告弟子造佛形像及畵佛跡令人見之
009_0114_c_07L生歡喜心能滅恒河沙劫生死之罪
009_0114_c_08L是佛像改金及勸善之說也譬喩經云
009_0114_c_09L舍衛城中有淸信女佛至分衛飯着
009_0114_c_10L鉢中佛爲呪願種一生十種十生百
009_0114_c_11L種百生千乃至種萬生億得見道諦
009_0114_c_12L其夫不信問佛佛言卿見尼拘留樹
009_0114_c_13L幾許答曰高四十里歲下數萬斛實
009_0114_c_14L佛言汝語何過甚乎種如纖芥高四十
009_0114_c_15L下萬斛子答曰實尒佛言地者無知
009_0114_c_16L其報力爾何況歡喜心持一鉢飯上佛
009_0114_c_17L其福不可稱量夫婦心開意解得須陁
009_0114_c_18L洹道寶藏經云昔有一王遊觀苑林
009_0114_c_19L見一金猫入西南角遣人掘得銅盆
009_0114_c_20L盆受三斛滿中金錢復掘而得三重之
009_0114_c_21L復從傍掘滿五里中盡得銅盆滿
009_0114_c_22L盛金錢如初無異時王即詣迦旃延
009_0114_c_23L所問得錢因用得無患否答言此王福
009_0114_c_24L得用無苦毘婆佛時有諸比丘

009_0115_a_01L그 비구들이 네거리 큰길에서 높고 큰 자리를 시설하고 그 위에 발우를 놓아두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누가 이 단단한 창고에서 돈을 가져다가 이 발우 속에 넣겠느냐?」 그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나무를 팔아 돈 3문文을 얻은 것이 있었는데, 그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그 돈을 모두 발우에 넣고 성심으로 발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을 향해 5리쯤 걸어오면서 걸음마다 기뻐하였습니다. 그때의 그 나무를 팔았던 가난한 사람이 바로 지금의 왕입니다. 왕은 과거에 3전을 보시한 인연으로 세상마다 존귀하였으며, 항상 이와 같이 세 개의 돈 항아리를 얻었고, 5리 동안 걸음마다 기뻐한 인연 때문에 항상 5리 안에 그런 돈이 가득운운.’”
이상은 바로 기뻐하면서 공양을 올리고 보시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혹 어떤 사람이 말하였습니다.
“부처님은 회신灰身으로 종지를 삼고 적멸로 즐거움을 삼는데, 어찌하여 형상을 만들어 시설하고 황금으로 채색하는 것을 일삼는 것입니까?”
대답하였습니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옛 성인이 보본추원報本追遠170)의 도로 백성을 교화하지 않았던가? 그리하여 제사를 올리는 예법에 사당에는 나무로 신주를 만들고, 제사에는 자손을 시동尸童171)으로 삼았습니다. 나무 신주나 자손 시동이 비록 진짜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것이 아니면 무엇을 가지고 마치 살아 계신 듯이 섬기는 정성을 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부처님은 색상은 아니지만 색상을 여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쇠붙이나 나무, 흙이나 돌로 그 상호를 만들어 놓고 공경하고 헐뜯는 사람들에게 죄와 복으로 각각 그 유를 따라 호응함이겠습니까?
아! 슬프다. 마치 청묘淸廟172)에 임하자 저절로 슬프고 마음이 상하여 눈을 들면 감정을 억누르며 마치 살아 계신 듯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 지금 나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자존께서 오래전에 떠나시고 오직 영상만 남겨 저의 교만의 깃발을 인도하고 교화하나니, 여기에서 모름지기 몸을 기울이고 구부려 발에 닿게 함으로써 예의와 공경을 행하기를 마치 참된 위의로 설법하심을 대하듯 해야 합니다.
그런 까닭에 「조상품造像品」에 이르기를 ‘불상을 조성함에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그 사람으로 하여금 바로 효험이 나타나게 한다. 비유하면 위나라의 손경덕孫景德은 관음상을 조성하여 놓고 항시 예배하고 공경을 다하여 섬겼다. 연이어 도적이 침범하여 고문하였는데 칼이 부러져서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운운’라고 하였다.”
이것은 바로 눈으로 징험한 것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지지地志』에 말하였습니다.
“숙녕肅寧 고을 동쪽 20리쯤에 산이 있는데 그 산에 큰 가람이 있었으니 그것이 곧 동산사東山寺이다. 그 절에 오래된 불상 한 구가 있었는데 도금한 색깔이 퇴색하여 거의 지워져서 색의 모습이 아무 모습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바라보아도 그럴싸하다 못 하였고 다가가도 준엄함이 없었다.

009_0115_a_01L四衢道設大高座置鉢其上而作是
009_0115_a_02L誰人能於堅牢藏中若擧錢財
009_0115_a_03L此鉢中有賣薪人得三文錢聞此言
009_0115_a_04L生歡喜心捨着鉢中誠心發願
009_0115_a_05L舍五里步步歡喜其賣薪人今王是
009_0115_a_06L緣施三錢世世尊貴常得如是三
009_0115_a_07L重盆錢五里歡故常滿五里云云
009_0115_a_08L是歡喜供養布施之說也或曰佛者以
009_0115_a_09L灰身爲宗寂滅爲樂奚以像設金彩爲
009_0115_a_10L曰子不見古聖人敎民報本追遠
009_0115_a_11L之道乎而於祭祀之禮庙則以木爲主
009_0115_a_12L祭則以孫爲尸木與孫雖非其眞而非
009_0115_a_13L無以致其如在之誠也況佛非色相
009_0115_a_14L而不離色相故以金木土石設相而敬
009_0115_a_15L毁之人罪福各以*䫫 [12] 如臨淸庙
009_0115_a_16L自然悲傷擧目摧感如在不疑今我
009_0115_a_17L亦爾慈尊久謝惟留影像導我慢幢
009_0115_a_18L是須傾屈接足而行禮敬如對眞儀
009_0115_a_19L故造像品云造像心誠使人立驗
009_0115_a_20L魏孫景德造觀音像禮敬連犯賊拷刀
009_0115_a_21L奏免云云此是目驗不疑之說也
009_0115_a_22L地志云肅寧治東二十里許山有大伽
009_0115_a_23L即此東山寺也寺有古像一𨈬
009_0115_a_24L金殆盡色相無相望之不似就之無

009_0115_b_01L그래서 내가 개금불사로 다시 보수하려고 하니, 그것은 성인을 직접 대한 듯한 정성을 다하기 위함이었다.”
『시경』에 이르기를 “다른 산의 돌을 가지고 이 옥을 다듬을 수 있다.”173)라고 하였으니, 바라건대 여러 어지신 분과 군자들이시여, 불씨의 경전과 논서의 말씀을 자기 집에 옥을 다듬는 도구로 삼아서 선업을 갈고닦는다면 자기 자신에게는 온윤溫潤의 덕이 있게 될 것이요, 그리하여 연성連城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니, 그것은 낱낱이 『공덕경』에 설한 바와 같을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여러분은 모두 거울처럼 비추어 보십시오. 이로 인하여 받들어 기원하옵나니, 우리 왕실의 복산福山은 높게 솟아 여덟 기둥과 나란히 하늘을 받치고, 이 후문候門의 법해法海는 편안하게 흘러 (무열뇌지無熱惱池의) 네 입구에서 쏟아져 땅을 두루 돌도록 하여지이다.
봉은사 법당 불상을 조성하기 위한 권선문(奉恩寺法堂佛像勸文)
봉은사 법당의 불상을 조성하기 위하여 화주 아무는 합장하고 백만억 단부檀府에 절하고 아룁니다.
“대희大喜와 대사大捨로 많이 보시하고 크게 보시를 하십시오.”
혹자가 말하였습니다.
“너희 절의 불상이야 조성되거나 조성되지 못하거나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나 아무는 거듭 아뢰어 말하였습니다.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고 냇물이 마르면 골짜기가 텅 빈다는 말을 그대는 듣지 못했습니까? 이와 같이 부처님의 상相이 없으면 중생들이 복을 빌 데가 없습니다.”
그러자 또 말하였습니다.
“불교의 도는 회멸灰滅로 근본이념을 삼습니다. 더구나 또 하나의 원본源本은 고요해서 아무 형상이 없는 것입니다. 온갖 법이 이를 바탕으로 비롯되어 형상이 있게 됩니다. 형상이 있으면 속俗이니 속은 형상을 집착해서 지말적인 것을 쫓습니다. 형체가 없으면 진眞이니 진은 형체가 없어서 근본에 합하는 것입니다. 그대는 어찌하여 근본을 버리고 지말을 구하며, 진을 모르고 속에 빠집니까?”
내가 말하였습니다.
“아! 슬픈 일이로다. 그대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려. 근본인 진은 흔적이 없으나 연기에는 차별이 있으며, 법신은 모습이 없으나 화신의 모습으로 중생들에게 보이나니,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도리천으로 올라가시자 우전왕이 전단나무로 형상을 조각했던 것입니다. 한나라가 서방의 가르침을 구할 때 섭등葉騰이 하얀 비단에 불상을 그려 진晉ㆍ송ㆍ제ㆍ양ㆍ당ㆍ송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우리 승국勝國은 유교와 불교를 병행하여 그렇게 숭상해 왔습니다. 그러자 안으로는 왕도에 힘입어서

009_0115_b_01L予欲改金重修以致如對之誠也
009_0115_b_02L詩云他山之石可以攻玉願諸仁人君
009_0115_b_03L以佛氏經論之說爲自家攻玉之具
009_0115_b_04L而琢磨善業則自有温潤之德而致得
009_0115_b_05L連城之價一一如功德經之所說也
009_0115_b_06L惟僉鑑因玆奉祝我王室之福山高峙
009_0115_b_07L並八柱而衝霄此候門之法海安流
009_0115_b_08L四口而匝地

009_0115_b_09L

009_0115_b_10L奉恩寺法堂佛像勸文

009_0115_b_11L
奉恩寺法堂佛相化主某合掌拜達于
009_0115_b_12L百萬億檀府曰大喜大捨大施大施
009_0115_b_13L或曰爾寺之佛相成不成於我不管
009_0115_b_14L白曰君不聞乎唇缺則齒寒川竭則
009_0115_b_15L谷虛佛不相則生不福也曰佛道灰滅
009_0115_b_16L爲本況又一源本寂而無形萬法資
009_0115_b_17L始而有相有相則俗俗則執相以逐
009_0115_b_18L無形則眞眞則罔形而合本汝何
009_0115_b_19L棄本而求末昧眞而耽俗耶曰噫君知
009_0115_b_20L一而不知二也本眞無跡而緣起有差
009_0115_b_21L法身無相以化儀示生故佛昇忉利
009_0115_b_22L而于闐栴檀木雕漢求西敎以葉騰白
009_0115_b_23L㲲像設至于晋宋齊梁唐宋及我勝國
009_0115_b_24L儒佛並行其來尙矣內資王道而國

009_0115_c_01L나라가 잘 다스려졌고 백성들이 편안해졌으며, 밖으로는 부처님의 덕을 빌려서 복이 불어나고 수명이 갑절이나 늘었습니다. 그러므로 신라와 고려 시대 사이에는 100보에 절 하나가 있었고 10보에 탑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조선 태조께서는 매우 어진 마음으로 나라를 새로 세웠으나 전통을 드리워 깎지 않았으니, 지난 왕조가 남겨 준 업적을 계속 이어서 사찰을 짓고 승려에게 도첩度牒174)을 주어 어느 세대에나 그런 일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선왕의 능침陵寢에 도문度門을 열고 선종과 교종 두 종파에 승과를 설치하였으니, 무릇 머리를 깎은 무리로서 그 승과에 급제한 이에게는 대선大禪과 중덕中德의 직급을 하사하였습니다. 그러자 기수祇樹는 금지金枝와 더불어 빛을 드날렸고, 자비의 비는 덕의 물에 보태어 편안하게 흘러내렸습니다. 칠중七衆은 우러러 공경하였고 사민四民은 함께 즐거워하였으니, 은은隱隱한 상고시대의 교화요 희희熙熙한 태평스러운 봄입니다. 이것이 먼저 봉은사와 봉선사 두 절을 기내圻內에 세우고, 다음으로 사산四山과 팔로八路(팔도)에 크고 작은 사찰을 짓게 된 까닭입니다.
아! 슬프다. 불행하게도 기사년 가을에 8인이 한 번 엿보고 삼불三佛이 양존兩尊하였으나 승려가 살던 곳은 가시덤불로 아롱지고 새와 짐승이 초창怊悵하여 사방으로 치달렸습니다.운운
이러한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혹자가 말하였습니다.
“그만두시오. 그대의 집안일은 말하지 마시오.”
하고는 또 말하였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사내 부처와 계집 부처가 각각 법의 자리에 머무르는 것이다.운운 너희 불상佛相은 곧 너희 불상이요, 우리 속인은 바로 우리 속인일 뿐이다. 무엇 때문에 번거롭게 지나간 옛날 일들을 끌어와서 백성의 귀를 어지럽게 하는가? 수고롭게 혀를 두드리지 말라. 나는 듣고 싶지 않다.”
내가 말하였습니다.
“『주역』에 이르기를 ‘진실로 적합한 인물이 아니면 이러한 도는 헛되이 행해지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수행하는 사람과 속인이 천지 가운데에서 함께 행하는 것은 역시 물과 불이 그릇을 달리하여 맛을 이루는 것처럼 덕이 같기 때문이요, 수레바퀴가 형상을 달리하여 멀리 달려가듯이 덕이 같기 때문입니다. 천지의 폐색閉塞으로 인하여 만물이 생성하고, 세속제의 장엄을 빌려 부처님의 공덕을 이루나니, 그렇다면 속담에 ‘동쪽 벽을 허물어다가 서쪽 울타리를 받친다.’라고 한 말과 같은 경우입니다. 그대는 어찌하여 비루하고 인색한 정만 지니고 있고 자비한 적선은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까?

009_0115_c_01L治民奠外假佛德以植福培壽故致
009_0115_c_02L羅麗代間百步一刹十步一塔逮于我
009_0115_c_03L朝太祖深仁創業垂統而不剗前朝
009_0115_c_04L之餘績繼繼承承而創寺度僧無世
009_0115_c_05L無之闢度門於先王之陵寢設僧科
009_0115_c_06L於禪敎之兩宗凡髠首之隷業中選者
009_0115_c_07L賜大禪中德祗樹與金枝而揚輝慈雨
009_0115_c_08L添德水而安流七衆仰戴四民同樂
009_0115_c_09L隱隱上古之化熙熙太平之春此所以
009_0115_c_10L先峙奉恩奉先兩寺於圻內次設四山
009_0115_c_11L八路之大小刹者也不幸己巳年秋
009_0115_c_12L八人一窺三佛兩存僧處班荊鳥獸
009_0115_c_13L怊悵而四走云云言未畢也或者曰
009_0115_c_14L止止不須說爾家言曰山是山水是
009_0115_c_15L男佛女佛各住法位云云爾之佛
009_0115_c_16L即爾之佛相我等俗人是我等俗
009_0115_c_17L何以煩引前古之事以惑民聽耶
009_0115_c_18L毋勞鼓舌我不欲聞曰易曰苟非其人
009_0115_c_19L道不虛行道俗叅行乎天地之中者
009_0115_c_20L猶水火異器而成味也同德輪轅異象
009_0115_c_21L而致遠也同功故致因天地閉塞
009_0115_c_22L萬物生成假世諦莊嚴而成佛功德
009_0115_c_23L則諺所謂破東壁而扶西籬者也君何
009_0115_c_24L有鄙悋之情而不欲學慈悲之積善耶

009_0116_a_01L
억담臆談은 이제 그만두고 옛날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서 어진 사람이 듣고 밝게 헤아리기를 바랍니다.
대개 전단나무로 불상을 새기고 자광紫光의 황금으로 불상을 장엄함으로부터 만수사曼殊師의 불상을 주조하여 만든 것과 항원왕降怨王이 부처님을 맞이한 일과 바사닉波斯匿175)이 부처님을 공양한 일과 수달다須達多176)가 황금을 털어 부처님께 보시한 일과 오장왕烏長王이 왕위를 물려주고 부처님께 귀의한 일과 유유민劉遺民이 동림東林에서 부처님께 맹세한 일과 백태보白太保가 향산香山에서 부처님을 찬양한 일과 배진공裵晉公177)이 화성사化城寺를 세운 일과 왕형공王荊公178)이 보녕사保寧寺를 지은 일 등이 다 바로 왕공王公과 거경鉅卿들로서 자신의 녹봉을 내놓고 가산家産을 희사하면서까지 숭상하였으니, 이러한 긍당긍구肎堂肎搆179)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고 또한 두루 다 아는 사실입니다.
만약 금세의 무리들이 옛날 저분들을 가리켜 눈먼 속인이나 어리석은 백성이 하는 짓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지혜와 식력識力이 있다고 자부하여 저들을 비방하면서 배격한다면, 어찌 옛날의 달사達士가 오늘날의 속류보다 못하단 말이겠습니까?”
혹자는 “네네, 그렇습니다.”라고 하면서 다시 말하였습니다.
“속어俗語(속담)에 이르기를 ‘등에 업힌 아이의 말도 무시하여 듣지 말라.’고 하였으니, 말이 뒤섞인 듯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진리가 있으니 내가 어찌 감히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고는 합장하고 손을 모아 말하였습니다.
“한량없는 공덕과 다함없는 공덕에 귀의합니다.”
이에 아무 화주는 이마를 조아리고 합장한 손을 이마에 대고 땅에 엎드려 절을 하며 말하였습니다.
“선원璿源180)은 땅처럼 오래 이어져 사해四海와 같이 편안하게 흐르고, 옥력玉曆181)은 하늘처럼 길어 해와 달을 아우른 것처럼 그 수명도 그와 가지런하게 하소서.”
영명사 보현왕전을 개건하기 위한 모연문(永明寺普現王殿開建募緣文)
계경契經182)에 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염라 천자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보현왕여래普賢王如來는 미래 세상에 마땅히 부처가 되어 열 가지 명호를 구족할 것이요, 나라 이름은 화엄이라 할 것이며, 보살들이 그 나라에 가득 찰 것이다.운운’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보솔普率183) 사이 폭원幅員184) 안에서는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보현왕여래님께서 형상으로 나타나시고 영상을 머물러 두시리니 그게 바로 화엄국토입니다. 그 국토 안에 가득 채워진 인민이

009_0116_a_01L且置臆談枚擧古說以望仁人之聽
009_0116_a_02L瑩也盖自栴檀木之刻佛紫光金之餙
009_0116_a_03L曼殊師之鑄佛降怨王之迎佛
009_0116_a_04L斯匿之供佛須達多之側金施佛烏長
009_0116_a_05L王之讓位投佛劉遺民之東林誓佛
009_0116_a_06L太保之香山讃佛裵晋公之立化城寺
009_0116_a_07L王荊公之營保寧寺莫不皆是王公鉅
009_0116_a_08L而捐己俸捨家產以是崇是尙
009_0116_a_09L堂肎搆不可悉數而周知也若今世之
009_0116_a_10L流軰指以爲盲俗蚩氓之所爲自逞其
009_0116_a_11L有智且識力詆以排斡之豈古之達士
009_0116_a_12L不如今之流俗乎或者唯唯曰俗語曰
009_0116_a_13L負兒言勿背聽言似雜糅而亦自有理
009_0116_a_14L吾何敢不信乎合掌攅手曰南無無量
009_0116_a_15L功德無盡功德乎於是也化主稽顙膜
009_0116_a_16L拜曰璿源地久等四海而安流玉曆
009_0116_a_17L天長並兩曜而齊壽

009_0116_a_18L

009_0116_a_19L永明寺普現王殿開建募緣文

009_0116_a_20L
契經中佛授閻羅天子之記曰普現王
009_0116_a_21L如來於未來世當得作佛十號具足
009_0116_a_22L國名華嚴菩薩充滿云云則今普率間
009_0116_a_23L幅員之內在在處處普現王如來現形
009_0116_a_24L留影地定是華嚴國土國土中充滿人

009_0116_b_01L어느 누가 화엄국을 가득 채운 모든 보살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내가 보현왕여래가 임어臨御하실 곳을 개척하려고 하는 것은 그를 받들어 모시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요잡繞匝하고 귀의하여 몸을 던질 장소를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니, 이른바 ‘어른을 위하여 회초리를 꺾어다 드린다.’185)라고 한 것과 같은 경우라 할 것입니다.
이 영명사186)는 비록 야찰野刹이지만 보살이 충만한 화엄국 안에 있는 절입니다. 그렇다면 보살이 충만한 성안에서, 불천佛天187)에 마음을 기울이고 황금 땅에서 요족繞足188)하는 이들이 바위 위를 흐르는 시냇가나 마당 구석 자리에 어깨를 마주 비비고 그림자가 서로 얽히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보현왕의 도량을 여는 일을 추진하는 것은 천지에 마음을 기울이고 요족하는 이들은 이른바 공거蛩蚷189)처럼 서로 따르고 훈호塤箎(형제자매)처럼 서로 호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디 우리 화엄국에 충만한 모든 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 받고 받들어 실천한다면 천만다행한 일이 될 것입니다.
평양 지장사 자씨전을 보수 중창하기 위한 권선문(平壤紙塲寺慈氏殿修創勸文)
“들으니 저 선장禪藏(선을 설한 경) 중에 게송이 있는데, 그 내용이 ‘천백억으로 몸을 나누어 때때로 여러 사람에게 보인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느 부처님의 말씀인가?”
선경禪經을 공부하는 사람이 말하였습니다.
“남북조시대에 송나라 장정자長汀子(布袋)의 말입니다. 그렇다면 장정자는 누구인가? 이른바 그는 제4천天 내원위內院位에 계시는 자씨불慈氏佛(미륵)이 화현하신 몸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게송의 첫 구절에 이르기를 ‘미륵이시여, 참다운 미륵이시여.’라고 하였으니, 장정자는 바로 미륵의 화현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선을 공부한 그 사람이 전하는 말이 틀림없는 사실로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미륵불전은 서도西都(평양)의 서쪽 공북문 밖에 있는 기묘산 아래 넓은 들 가운데 있고, 그 곁에 쌍석선雙石扇이 있는데 그 높이가 3길쯤 됩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그것은 대자본碓子本(방아확)이다.”라고 하고, 혹자는 말하기를 “그것은 선장기船檣機(돛대)를 두는 틀이다.”라고 말하니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찰간구刹竿臼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알고 있는가 하면, 서도의 땅은 다만 인자하고 어진 이만이 사는 고도古都일 뿐 아니라 또한 부처님의 찰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009_0116_b_01L孰非華嚴國充滿之諸菩薩乎今者
009_0116_b_02L余欲開拓普現王如來臨御處使其願
009_0116_b_03L頂戴者右繞足而歸投有所所謂爲長
009_0116_b_04L者折枝之*䫫 [13] 此永明寺雖云野刹
009_0116_b_05L而在於菩薩充滿之華嚴國中則滿城
009_0116_b_06L中傾心佛天繞足金地者肩磨影織於
009_0116_b_07L巖磎庭隅也今此開普現王道場之擧
009_0116_b_08L於傾心繞足之天地者非所謂蛩蚷相
009_0116_b_09L隨塤箎相應乎惟我華嚴國充滿諸菩
009_0116_b_10L信受佛說而奉行千萬幸甚

009_0116_b_11L

009_0116_b_12L平壤紙塲寺慈氏殿修創勸文

009_0116_b_13L
聞夫禪藏中有偈曰分身千百億時時
009_0116_b_14L示諸人是何佛所說也業禪經者曰
009_0116_b_15L南北朝時宋國長汀子之所說也然則
009_0116_b_16L長汀子誰所謂第四天內院位慈氏佛
009_0116_b_17L之化現身也故其偈之初句云彌勒眞
009_0116_b_18L彌勒長汀子是彌勒之化現號也業禪
009_0116_b_19L者之傳必也無疑今彌勒佛殿在於
009_0116_b_20L西都之西拱北門外箕墓山下大野中
009_0116_b_21L傍有雙石扇高三丈許人云碓子本
009_0116_b_22L或云船檣機未知孰是而吾以爲刹竿
009_0116_b_23L臼也何以知之西都之地不但是仁
009_0116_b_24L賢之古都也亦佛之刹土也東刻三佛

009_0116_c_01L동쪽에는 맑게 흐르는 냇가 암벽 위에 세 구의 불상이 새겨져 있고, 남쪽에는 법수교法水橋 머리에 존승당尊勝幢이 서 있으며, 북쪽에는 기린굴麒麟窟 곁에 영명사가 세워져 있고, 서쪽에는 지장사 일주문 밖에 찰간구가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가람의 기지基址와 지제支提의 표치標幟가 곳곳에 있고 이 하나뿐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시에 나라의 터를 잡고 성을 쌓아서 나라 안에 복을 비는 영역을 시설하였을 터이니, 그 경영의 규모를 상상해 보면 제 생각이 그다지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 지장사 옛터에 있는 입석 불상은 저 가주嘉州190)의 불상과 비슷하니, 이것은 이른바 ‘몸을 나누어 여러 사람에게 보인다.’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바람 불고 서리 내리는 한데서 천고에 우뚝 서 있으면서도 이끼가 끼지 않았으니,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의 음즐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마을 노인과 사녀社女가 향을 사르고 재공齋供을 올리는 일이 세시와 복랍에 끊임없이 분주하게 거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바람과 비만 겨우 가릴 뿐 지은 지 너무 오랜 세월을 지냈는지라 염우廉隅191)가 기울어지고 무너져 내렸으니, 기도하고 비는 이들이 괄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나의 한 치만 한 작은 마음으로 처음에 개척했던 사람의 뜻을 계술繼述하여 저승과 이승의 복리福利를 일으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오직 바라건대 억億에만 그치지 않는 우리의 많은 단월께서는 뜻을 해치는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는 길을 닦는다면 오늘 허리에 두르고 있던 10만의 돈이 비록 학을 타는 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때에 틀림없이 그 공이 삼천세계에 가득 채워서 오히려 용화삼회龍華三會는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가전迦典에서 나온 것이니 감히 힘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예념문』 1천 권을 간행하기 위한 권선문(禮念文一千卷印出勸文)
조균朝菌192)의 일출로 나는 무상귀無常鬼가 도래함을 알거니와 밤 골짜기에 배를 옮겨 놓은들 누가 힘센 사람이 와서 지고 갈 줄 알겠습니까? 거거居居193)한 저 구거九居의 무리요, 겁겁에 몇 천 겁의 삶입니까? 만일 괴로움의 윤회를 면하려고 하면 감히 좋은 인도를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생각해 보건대 우리 중생들은 나루를 잃어버린 떠돌이요,

009_0116_c_01L像於淸流壁上南立尊勝幢於法水橋
009_0116_c_02L北設永明寺於麒麟窟側西樹刹竿
009_0116_c_03L臼於紙場寺門外以至伽藍之基址
009_0116_c_04L提之標幟處處非一則當時之奠國築
009_0116_c_05L而設資福於域中者之經營䂓模
009_0116_c_06L像其萬一於鄙懷也今紙場寺舊址
009_0116_c_07L立石佛像而彷彿于彼嘉州像也非所
009_0116_c_08L謂分身示諸人者乎露地風霜屹立千
009_0116_c_09L而苔蘚不生陰騭於冥冥中者不忒
009_0116_c_10L肆以村翁社女之齋供香火犇犇走走
009_0116_c_11L於歲時伏臘也但以風雨有庇而經始
009_0116_c_12L歲久廉隅傾頹則禱禳者之所不可恝
009_0116_c_13L視者也余以一寸心繼述其開拓者之
009_0116_c_14L而興福利於幽顯也惟我不億檀越
009_0116_c_15L毋惜損志之財以脩入聖之道則此日
009_0116_c_16L之腰纒十萬雖未必鶴騎之一人他時
009_0116_c_17L之功滿三千尙可期龍華之三會言出
009_0116_c_18L迦典敢不勗諸

009_0116_c_19L

009_0116_c_20L禮念文一千卷印出勸文

009_0116_c_21L
朝菌日出吾知無常鬼之到來夜壑舟
009_0116_c_22L誰識有力者之負去居居彼九居之
009_0116_c_23L*䫫*䫫 [14] 劫劫幾千劫之生生如欲免其
009_0116_c_24L苦輪敢不于其善噵惟我衆生等迷津

009_0117_a_01L괴로움의 바다에 빠진 영靈입니다. 불성은 항상 알아 저절로 밝고 밝은데 먼 길을 기어서 자주 나아갑니다. 깜깜한 칠통 속에서 무명주를 훔쳐 마시고 깨어나지 못하며, 안락한 마을 속에서 (아들은) 버리지 않는 아버지를 등지고 돌아가기를 잊습니다. 인천의 길에서 몸을 쏘는 여섯 벌194)을 몰라보고, 나고 죽음의 바퀴 가운데 등 넝쿨을 갉는 두 마리 쥐를 두려워합니다.
광명의 종자를 어느 해가 되어야 마음의 밭에 심을 것입니까? 첨복薝蔔 숲의 향기를 이 생에서 얻어 콧구멍에 쏘이게 되었습니다. 300회의 연설을 서방의 성인으로부터 듣고, 마흔여덟 가지 서원을 가지고 남주南洲의 하열한 사람들을 불쌍하게 생각합니다. 공덕의 구름은 어느 산이나 이고 있지 않은 산이 없고, 청량한 달은 물마다 다 머금고 있습니다. 황금의 팔은 밤낮으로 항상 펴시지만 오직 도인에게만 허락하여 맡기시고, 백옥의 털은 고금에 어둡지 않으나 정녕 좁은 길에서 서로 만나는 일을 당합니다.
나는 『예념왕생문禮念徃生文』 1천 권을 인쇄 출간하려 하노니, 수용하는 물건을 탐하는 그대들은 모쪼록 다소간 희사하여 보시를 하십시오.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아내와 자식과 골육 중에 어느 누가 당신의 목숨을 대신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직접 맞이하는 곳에서는 행원行願의 인연 때문에 떠나지 않고 그대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과거에도 왕생하였고 지금도 왕생하며 미래에도 왕생할 것입니다. 1천 수레가 바퀴를 모으되 스스로 발원하고 다른 사람도 발원하며 모든 사람이 발원하여 온갖 선으로 함께 돌아갑시다.
안양국으로 가는 사다리를 오르고자 하면 예념하는 공덕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구경에 서방 극락세계로 가는 데에는 다른 길이 없으니, 맨 처음 한 걸음부터 반드시 함께 발을 내디딥시다. 온갖 사람들이 다 희망하는 이 빙회氷懷에 한 번 금낙金諾195)을 드리우소서. 왕실 기반이 공고함은 무량수불께서 누리는 수명과 같게 하시고 불자들의 귀의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수의 일체가 다 귀의하게 하여지이다.
설암자 탑명 교화문(雪巖子塔銘敎化文
왕대旺大한 사람으로서 선각자가 되어 죽고 나면, 석분石墳을 봉하고 비명과 뇌문銇文을 새기나니 이러한 예를 본받는 것이요, 미구微具한 몸이 뒤에 태어난 사람이 되어 추모하고 숭상받게 되면, 스스로의 힘을 내고 여럿이 계책을 모으는 것도 또한 이러한 예이며,

009_0117_a_01L浪子苦海潜靈佛性常知自明明
009_0117_a_02L途匍匐數趣趣黑漆桶裡盜飮無明酒
009_0117_a_03L而不醒安樂鄕中迷背不捨父而忘返
009_0117_a_04L人天路上昧螫身之六蜂生死輪中
009_0117_a_05L怕咬藤之二鼠光明種子自何年落下
009_0117_a_06L心田薝蔔林香得此生熏灸鼻孔
009_0117_a_07L百會之演暢聞西方聖人六八願以提
009_0117_a_08L愍南洲劣軰功德雲無山不戴
009_0117_a_09L凉月有水皆含黃金臂晝夜常伸惟許
009_0117_a_10L道人獨委白玉毫古今不昧正當狹路
009_0117_a_11L相逢禮念徃生文我欲印出一千卷
009_0117_a_12L饕受用物君須捨施多少間命欲終時
009_0117_a_13L妻兒骨肉有誰替汝佛自迎處行願
009_0117_a_14L因緣不離噵君已徃生今徃生當徃生
009_0117_a_15L千車合轍自發願他發願衆發願萬善
009_0117_a_16L同歸欲登安養階梯無過禮念功德
009_0117_a_17L究竟西方無異路最初一步須共行
009_0117_a_18L望氷懷一垂金諾王基鞏固無量壽
009_0117_a_19L佛齊年佛子歸依恒河沙數一切

009_0117_a_20L

009_0117_a_21L雪巖子塔銘敎化文

009_0117_a_22L
旺大漢而爲先覺者物故則封石墳鐫
009_0117_a_23L銘銇自是例也微具體而作後生者追
009_0117_a_24L則出自力合衆謀亦是例也積資

009_0117_b_01L자재를 쌓아서 집을 윤택하게 하는 사람으로서 은혜를 거두면 위로는 교화를 돕고 아래로는 사람들을 이롭게 하나니 이 모두가 다 이러한 예입니다.
방금 설암자雪岩子가 호남 낙안의 징광사196)에서 세상을 떠나 소리 없는 화삼매火三昧에 들 때에는 황금 뼈가 비등하고 신령한 불꽃이 번쩍거리며 빛났으니, 그의 운손雲孫들이 청북淸北197)의 묘향산 비로봉 밑에 모시고는 진심을 드러내 보이는 정성과 경건함을 다하여 사칠일四七日 동안 기도를 드렸더니 초사初四에 황금 광명이 밝게 빛나더니 사리(設利) 5매가 금옥金玉을 울리는 소리를 내었으며, 숲과 산봉우리도 하례를 드리고 잔나비와 학들도 기뻐 날뛰었습니다.
이때를 당하여 일찍이 머무셨던 곳에 석탑을 세우고 천년토록 그 빛을 드리우고자 하나니, 이것이 모두 문하 사람들이 예전에 행하였던 예를 의지한 것입니다.
만일 선善을 좋아하고 보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가 있으시다면 그 풍문을 들으시고 바람에 풀이 한쪽으로 쏠리듯 할 것이요, 이 글을 밝히 살펴보고 나면 메아리가 호응하듯 하리니, 이것도 역시 예에 의지하여 시행하는 것일 따름입니다.
법흥사 『염송집』 개간문(法興寺拈頌集開刊文
“하늘에 드리운 날개는 양의 뿔을 빌려서 허공을 능멸하고198) 소를 공격하는 등에는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서 해를 쫓는다.199)”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으로 인하여 일을 이룬다는 것은 비록 조나라 협객의 장담이지만, 작은 물이 모여 큰 개천을 이룬다는 말은 바로 치로治老의 아름다운 말입니다. 일이 이미 이러하거늘 이치가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 절은 해동의 정람精藍이요, 관우關右의 법찰입니다. 제나라와 양나라 형식의 동우棟宇는 기사굴산耆闍崛山 천추의 운월雲月이요, 용상 대덕들이 계신 총림은 나란타 몇 년의 종고鐘鼓입니다. 세 분 화상께서 머무셨던 법지法地에 도의 기물이 아직까지 남아 있고, 오탁五濁 세상의 인정이 박한 혼란한 때에는 용과 뱀이 뒤섞였습니다. 성상星霜(해)이 옮겨지고 사물이 바뀌었으니, 어떻게 자주 겪는 삼재三災를 면할 수 있겠으며, 인걸은 가고 산은 비었으니 두 마리 호랑이가 와서 보호함을 보지 못하겠습니다. 선종의 본찰이 다 허물어져서 척박한 땅의 텅 빈 숲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금경金經과 수경繡經은 당시 산처럼 쌓였던 것이 아닌데, 야로野老와 왕로王老로서 누가 다시 오늘날의 과의科儀200)가 되겠습니까?
이때 아산牙山 대사가 계셨으니

009_0117_b_01L財而能潤屋者輟惠則上佑化下利人
009_0117_b_02L皆是例也方今雪岩子物故於湖南之
009_0117_b_03L樂安澄光寺中入無聲火三昧之際
009_0117_b_04L骨飛騰靈焰熠燿雲孫軰舁入於淸北
009_0117_b_05L之妙香毗盧峯下瀝血誠虔祈四七日
009_0117_b_06L之初四金光洞燭設利五枚鏗鏘林巒
009_0117_b_07L騰賀猿鶴雀躍方當奠石墳於曾栖遲
009_0117_b_08L欲垂耀於千祀是皆門下人之依例
009_0117_b_09L儻有樂善好施者則聞其風而草偃
009_0117_b_10L燭斯文而響應是亦依例而施行也

009_0117_b_11L

009_0117_b_12L法興寺拈頌集開刊文

009_0117_b_13L
垂天之翼假羊角而凌虛搏牛之䖟
009_0117_b_14L附驥尾以逐日因人成事雖趙客之壯
009_0117_b_15L水到渠成是治老之綺語事旣如
009_0117_b_16L理何不然是寺也海東精藍關右
009_0117_b_17L法刹齊梁棟宇耆闍崛之雲月千秋
009_0117_b_18L象叢林那爛陀之鍾鼓幾祀三和尙蹴
009_0117_b_19L踏之法地道物尙存五濁世澆漓之亂
009_0117_b_20L龍蛇混雜 星移物換豈免三灾之
009_0117_b_21L屢遷人去山空不見二虎之來護
009_0117_b_22L料禪宗之本刹獘爲愽地之空林金經
009_0117_b_23L繡經不是當時之山積 野老王老
009_0117_b_24L復此日之科儀爰有牙山大師實爲空

009_0117_c_01L그 대사는 진실로 공문의 노장으로서 연궁난야蓮宮蘭若를 동쪽 서쪽 두 산에 크게 지으셨으니, 덕호德號의 명칭이 다소 총림의 법석에 두루 알려졌는데 대방광大方廣의 불사가 다 금기襟期201)에 두루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인각印刻하려고 하는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은 1,700칙則으로 이루어진 조사님들의 기봉機鋒으로서 혹은 염제拈提202)요 혹은 상당上堂203)이며 혹은 보설普說204)입니다. 49년 동안 석가모니부처님의 부인符印인데, 패궐敗闕이라 말하기도 하고 금종擒縱이라 말하기도 하며 가요歌謠라 말하기도 합니다. 다만 선교문禪敎門의 봉호蓬蒿(쑥대 : 초라한 집)를 반연하여 유통분流通分의 옹체擁滯(꽉 막힘)를 이루었습니다. 납승이 강론하는 자리에서 몇 번이나 손을 이마에 대고 해수명공海秀明公을 멀리 바라보았으며, 참선하는 학도들이 몸을 굽혀 발돋움하고 서서 목을 길게 빼고 작가대한作家大漢을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온 절 안의 모든 스님이 이구동성으로 말하였습니다.
“태초의 진경塵經이 비록 8만으로 헤아리기 어려우나 고덕의 금축金軸은 오히려 이삼二三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8인人(火)이 한번 엿보매 판은 반쯤이나 타서 탈인脫印되고 말았는데 10년 동안 세 번이나 인쇄하려고 생각하였지만 입으로 배꼽을 무는 것처럼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학의 동생과 구름의 형은 모두 유성처럼 날아가고 구름처럼 흩어졌으며, 금단金壇과 조우藻宇는 곧 기와처럼 부서지고 얼음처럼 녹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에게 무슨 백천 겁의 연애涓埃205)가 있어서 이 8만 문의 법불을 만났는데, 삼승과 오계는 비록 젊은 나이에 귓가를 스쳐 지나갔을 뿐이요, 사기四棄206)와 칠차七遮207)는 오히려 구수龜壽(오랜 세월)에 바람처럼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공경스럽습니다. 기연機緣이 맞닿으니 마치 전봉箭鋒을 세운 것 같고, 갑자기 사우師友가 서로 만나매 바늘과 개자가 섞인 듯합니다. 해인海印의 개사開士(보살)는 5품위의 높은 반열이요, 월저 노스님은 사해 중생의 산우山友입니다. 다만 방가邦家의 법지를 인연하여 눈먼 거북이 판목을 만나는 희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말법 시대의 유통은 저 두 사람이 해야 할 가문의 임무요, 남아 있는 경전을 계술繼述하는 것은 우리 중생들의 인연입니다. 격외의 선의 진리는 눈먼 당나귀208)의 멸각滅却을 훔친 것이요, 순후順後의 생활은 붉은 살덩어리 위에 차배差排(안배)를 얻은 것입니다. 허리에 찬 10만의 돈에 어찌 이익과 손해의 차별이 없겠습니까? 삼생三生(전생ㆍ금생ㆍ후생)의 입으로 먹는 음식은 오히려 상과 벌의 수과殊科가 있습니다.

009_0117_c_01L門老匠蓮宮蘭若大纂修於東西兩山
009_0117_c_02L德號名稱等徧知於多小叢席大方廣
009_0117_c_03L之佛事周遍咸於襟期今欲刻拈頌集
009_0117_c_04L千七百則祖師機鋒或拈提或上
009_0117_c_05L或普說四十九年釋迦符印曰敗
009_0117_c_06L曰擒縱曰歌謠只緣禪敎門之蓬蒿
009_0117_c_07L繄致流通分之擁滯衲僧講席幾斫
009_0117_c_08L額於海秀明公叅禪學徒枉延佇於作
009_0117_c_09L家大漢今者闔寺僉釋異口同聲曰
009_0117_c_10L太初塵經雖叵量於八萬古德金軸
009_0117_c_11L尙不亞於二三不幸八人一窺板半燒
009_0117_c_12L而脫印十載三思刻不得以噬臍
009_0117_c_13L弟雲兄盡星飛而雲散金壇藻宇
009_0117_c_14L瓦解而氷消我等有何百千刼之涓埃
009_0117_c_15L値此八萬門之法佛三乘五戒雖歷耳
009_0117_c_16L於早年四棄七遮猶過風於龜壽
009_0117_c_17L哉機緣交激若柱箭鋒率爾師友投逢
009_0117_c_18L似混針芥海印開士五品位之高班
009_0117_c_19L月渚老師四海生之山友只緣邦家之
009_0117_c_20L法地得値龜木之戱游末法流通
009_0117_c_21L兩人之家務殘經繼述我衆生之因緣
009_0117_c_22L格外禪詮偸瞎驢邊滅却順後生活
009_0117_c_23L得肉團上差排十萬腰纒豈無潤損之
009_0117_c_24L差別三生口食尙有賞罰之殊科

009_0118_a_01L
“천금을 모두 흩으면 다시 돌아온다.”라는 말은 이한림李翰林209)의 뛰어난 시의 내용이요, “한 개의 털도 헛되이 뽑지 않겠다.”라는 말은 양주楊朱210)의 용렬한 생각입니다. 오른쪽의 촛불은 교화하는 도사의 훌륭한 문장이요, 왼쪽의 서명署名은 큰 단월의 보시 목록입니다. 그런즉 자그마한 보시도 합성하면 티끌 재물이 억이 될 뿐만이 아니요, 기궐剞劂211)을 이룩한 공은 산과 바다처럼 높고 넓으니 이러한 불사보다 더 큰 것은 없습니다. 여러 조사님의 면목이 그림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으나 오나라 왕의 붓끝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요, 당시 사람들의 각근(다리, 발걸음)이 걸음마다 등등하나 보현보살의 털구멍을 들어 올리지 못합니다.
공덕이 끝이 없으니 찬탄으로 다할 수 없고, 이로움과 기쁨이 한계가 없으니 미래의 시간까지도 다할 것입니다. 상외象外의 참다운 기틀은 이 눈앞에 있으며, 삼매가 현재에 이루어짐은 이 조그만 인연에 의한 것입니다.
저희들의 훌륭한 결과를 비옵나니 요임금의 하늘이 장구함은 봄 하늘과 함께 동일한 색깔이요, 부처님의 해가 밝음은 밝은 해와 더불어 똑같이 비추게 하소서. 사해에는 파도가 없어지고 삼산三山에는 열악列岳이 되어지이다.
염불책 1천 권을 인출하기 위한 권선문(念佛册一千卷印出勸詞)
心佛與衆生    마음의 부처와 중생은
平等無偏圓    평등하여 편원이 없네
無量相好光    한량없이 많은 상호의 광명
遍照於大千    대천세계를 골고루 비추네
大千一法界    대천세계 하나의 법계에
寂滅常樂然    적멸하여 항상 즐겁네
哀哉佛衆生    슬프구나! 부처님의 중생들
不覺煩惱緣    번뇌의 인연을 깨닫지 못하네
劫劫沒苦海    겁마다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浮沉生死漩    나고 죽음의 소용돌이에 부침하나니
地獄餓鬼傍    지옥과 아귀와 방생傍生(축생)과
非天人天仙    비천과 사람과 천선이네
我佛大慈悲    우리 부처님 큰 자비로
來儀兜率天    도솔천에서 내려오셨네
八萬四千法    8만 4천 가지 가르침을
四十九年宣    49년 동안 선설宣說하셨다
西方念佛法    서방에는 염불법이요
東土最上禪    동토에는 최상선이라
佛號無量壽    부처님의 명호는 무량수이고
金池九品蓮    금지의 구품연대라네
無慮十念成    생각이 없는 십념을 이룸에
不二一路絃    둘이 아닌 하나의 길이 곧구나
古今無佛人    고금에 부처만 한 사람 없나니
十地超三賢    십지와 삼현을 초월하셨네

009_0118_a_01L金散復來李翰林之勝咏一毛不空拔
009_0118_a_02L楊子朱之劣懷右燭化噵師之善文
009_0118_a_03L署大檀越之施目則么麽捨施合成
009_0118_a_04L億塵財剞劂成功山海莫大佛事
009_0118_a_05L祖面目昭昭於畫不成吳王筆頭當人
009_0118_a_06L脚跟騰騰於步不擡普賢毛孔功德無
009_0118_a_07L歎莫能盡利喜不際盡未來時
009_0118_a_08L外眞機在此目前三昧現成仍此微
009_0118_a_09L祝我勝果堯天長共春天一色
009_0118_a_10L日明與白日同照四海無波三山列岳

009_0118_a_11L

009_0118_a_12L念佛册一千卷印出勸詞

009_0118_a_13L
心佛與衆生平等無偏圓

009_0118_a_14L無量相好光遍照於大千

009_0118_a_15L大千一法界寂滅常樂然

009_0118_a_16L哀哉佛衆生不覺煩惱緣

009_0118_a_17L劫劫沒苦海浮沉生死漩

009_0118_a_18L地獄餓鬼傍非天人天仙

009_0118_a_19L我佛大慈悲來儀兜率天

009_0118_a_20L八萬四千法四十九年宣

009_0118_a_21L西方念佛法東土最上禪

009_0118_a_22L佛號無量壽金池九品蓮

009_0118_a_23L無慮十念成不二一路絃

009_0118_a_24L古今無佛人十地超三賢

009_0118_b_01L方便種種說    방편으로 갖가지 설법을 하셨는데
禮念徃生篇    그중에 예념왕생편이다
我今剞劂已    내가 지금 목판에 글자 새기기를 마치고
欲印千卷傳    1천 권을 인쇄하여 전하려고 합니다
願我志善人    바라건대 우리 중에 선에 뜻을 둔 사람들
走馬宜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하소서
勿惜一二金    한두 푼의 금전을 아끼지 마소
何須十萬錢    어찌 꼭 10만의 돈만을 바라겠는가
登彼無上道    저 위없는 도에 올라가기 위해
推排竸後先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어 밀고 당겨 보세
行願同修學    행원을 다 같이 닦고 배워서
正覺心乾乾    정각의 마음에 멈춤 없이 나아가세
陶朱鉅慳輩    도주212)처럼 매우 인색한 무리들
業黑還可憐    악한 업 짓는 일이 가련하구나
呼出主人翁    주인옹을 불러내어
乘彼大願船    저 큰 서원誓願의 배를 타소서
汪洋大覺海    끝없이 넓은 대각의 바다
一瞬千里便    눈 깜짝할 사이에 천 리를 가네
淸淨妙法身    청정하고 미묘한 법신
太虛齊壽肩    수명은 태허와 나란히 하네
常宴又堂照    늘 편안하고 또 항상 비추며
一滴具百川    한 방울 물이 모여 백 냇물 이루네
衆生心是佛    중생의 마음이 곧 부처이니
樂土長蹁躚    극락국토 길이 돌아다니리
또(又)
樂刹何非願    극락세계 가는 게 어찌 소원이 아니랴만
苦輪何是長    고해의 윤회 왜 이다지도 길단 말인가
金仙何苦口    금선은 어찌 입이 쓰도록 설법하였으며
窮子何荒唐    궁자는 왜 이다지도 황당한가
我已刻念法    나는 이미 염법 새기기를 마치고
欲印傳千光    그것을 인쇄하여 천광을 전하려 하네
塵財豈鄙悋    티끌 같은 재물을 어찌 아끼랴
善根宜塒芳    선근을 꽃피움이 마땅한 일이리라
萬派歸智海    만 갈래 물이 지혜의 바다로 돌아가고
千差一金剛    일천 차별도 금강에 하나 되리
耽耳倘不聽    귀 기울여 듣거나 혹 듣지 않는 이들
布策須細詳    포책을 반드시 자세하게 해야 하리
또(又)
六字沒文碑    문비가 없는 여섯 글자를
何人洗耳聽    어느 누가 귀를 씻고 들을거나
人言欲徃生    사람들은 극락에 가고 싶다 말하지만
衆行皆貪情    온갖 행실은 다 탐내는 마음뿐이네
我刻念文畢    나는 이미 염불문念佛文 새기기를 마치고
欲印千卷經    1천 권의 경전을 인쇄하려고 하네
紙地如寸金    종이의 바탕은 촌금과 같나니
錢鈔誰大行    전초213)를 누가 크게 보시할꼬

009_0118_b_01L方便種種說禮念徃生篇

009_0118_b_02L我今剞劂已欲印千卷傳

009_0118_b_03L願我志善人走馬宜加鞭

009_0118_b_04L勿惜一二金何須十萬錢

009_0118_b_05L登彼無上道推排競後先

009_0118_b_06L行願同修學正覺心乾乾

009_0118_b_07L陶朱鉅慳輩業黑還可憐

009_0118_b_08L呼出主人翁乘彼大願船

009_0118_b_09L汪洋大覺海一瞬千里便

009_0118_b_10L淸淨妙法身太虛齊壽肩

009_0118_b_11L常寂又堂照一滴具百川

009_0118_b_12L衆生心是佛樂土長蹁蹮

009_0118_b_13L

009_0118_b_14L
樂刹何非願苦輪何是長

009_0118_b_15L金仙何苦口窮子何荒唐

009_0118_b_16L我已刻念法欲印傳千光

009_0118_b_17L塵財豈鄙悋善根宜塒芳

009_0118_b_18L萬派歸智海千差一金剛

009_0118_b_19L耽耳倘不聽布策須細詳

009_0118_b_20L

009_0118_b_21L
六字沒文碑何人洗耳聽

009_0118_b_22L人言欲徃生衆行皆貪情

009_0118_b_23L我刻念文畢欲印千卷經

009_0118_b_24L紙地如寸金錢鈔誰大行

009_0118_c_01L爲報諸檀越    여러 시주님께 알려 드리나니
不捨喜捨名    희사의 이름을 버리지 마소
只願蛩炬同    다만 바라는 건 공거와 함께
徃生安樂城    극락의 성에 왕생하는 것이네
용천사 승당을 짓기 위한 권선문(龍岡華藏寺大法堂重創勸文)
필추승 아무는 용천사214) 법당 단청 겸 부처님의 탱화 불사를 위한 화주입니다.
때로는 물을 건너고 산을 오르면서 분주하게 다니고, 혹은 주州를 유행하고 현縣을 찾아다니며, 거리를 누비고 저자를 지나면서 마을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동네에 이르기도 하면서 개구리로 변화하고 파리가 발을 비비듯이 하며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이렇게 설명을 하였습니다.
“대저 인생이란 풀 끝에 이슬과 같고 부귀는 뜬구름과 같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살생과 도둑질을 따르다가 근원을 잃어버리며, 진실로 음욕을 탐하다가 자성自性을 잃어버립니까? 혹은 나뭇단을 훔쳤다가 발을 태우기도 하였고, 혹은 채소 단을 취했다가 종이 되기도 하였으며, 옥문獄門에 자취를 의탁하여 뼈가 변하도록 남을 비방한 죄를 받기도 하고, 동산에 있는 나무에 정신을 의탁하여 살을 베어 시주의 은혜를 갚기도 하나니, 지은 업은 백 겁을 지나도 잊지 못하고 과보는 스스로 원한과 빚을 받게 됩니다.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고 땅을 치더라도 뒤따를 수 없으며, 쓸개를 쪼개어 내고 간을 도려내도 미칠 바가 아닙니다. 부모가 백 개의 몸을 지녔다 하더라도 죄를 대신할 수 없고, 친지나 빈객들이 사방에서 달려오더라도 구원할 수 없으며, 뇌물을 아무리 많이 쌓아 올려도 헛되이 벌여 놓은 것이니, 좌우에서 가슴을 친들 어찌 도움이 되겠습니까? 환락으로 즐기고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것이 어찌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벗들과 권속들을 어찌 믿겠습니까?
아침에는 성대한 덕을 지닌 이가 되어 넓은 행랑에서 노래하며 쉬다가 저녁에는 상자殤子215)가 되어 무덤 속에서 서럽게 웁니다. 이런 일은 이 사람에게만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도 혹시 해당할까 염려되나니, 만일 백 년의 목숨이 다하고 비록 만 겁이 지난다 해도 도망하기 어렵습니다. 이 말은 맹랑한 말이 아니라 장경藏經의 가르침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런 까닭에 『화엄경』에 말하였습니다.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최후의 찰나에 일체의 감각기관은 모두 흩어져 무너지고, 모든 친속은 모두 다 떠나게 되며, 일체 위엄과 세력은 모두 다 물러가고 잃어져서, 정승이나 대신이나 궁성 안팎의 코끼리ㆍ말ㆍ수레와 창고에 감추어 둔 진귀한 보배, 이와 같은 일체 것들이 어느 것 하나도 다시는 따라오지 않는다.”

009_0118_c_01L爲報諸檀越不捨喜捨名

009_0118_c_02L只願蛩炬同徃生安樂城

009_0118_c_03L

009_0118_c_04L涌泉寺僧堂修建勸文

009_0118_c_05L
苾蒭僧某涌泉寺法堂丹靑兼㡠佛化
009_0118_c_06L主也或涉水登山而走或遊州獵縣而
009_0118_c_07L穿街越市投閈戾里蛙化蠅手
009_0118_c_08L諭戶說曰大抵人生草露富貴浮雲
009_0118_c_09L夫何循殺盜而迷源固貪婬以失性
009_0118_c_10L侵束薪而燃足或取把菜而作奴托迹
009_0118_c_11L圜扉變骨受謗人之罰寄神園木割肉
009_0118_c_12L酬施主之恩業不忘於百劫報自受於
009_0118_c_13L寃債號天扣地莫以追破膽摧肝非所
009_0118_c_14L父母百身以莫贖親賔四馳而不救
009_0118_c_15L貨賂委積而空陳左右撫膺以無輔
009_0118_c_16L娛美樂者爲何在乎朋友眷屬等
009_0118_c_17L何恃乎朝爲盛德唱息於長廊夕爲
009_0118_c_18L殤子哀慟於幽房匪斯人之獨有
009_0118_c_19L余身之或當倘百年之命盡縱萬劫而
009_0118_c_20L難逃言非孟浪語出藏敎故華嚴經
009_0118_c_21L臨命終時最後刹那一切諸根
009_0118_c_22L皆散壞一切親屬悉皆捨離一切威
009_0118_c_23L悉皆退失輔相大臣宮城內外
009_0118_c_24L馬車乘珍寶伏藏 如是一切無復相

009_0119_a_01L
『무상경無常經』에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권속들이 모두 떠나고 나면 재산이야 멋대로 남들이 가져가지만 스스로 지은 선근만 있으면 험한 길을 가는 데 양식으로 넉넉하리라.”
이렇게 말하였으니, 바라건대 여러 믿음 있는 시주님들은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고 과거의 일을 깨닫고 지금의 일을 깨달으며, 선근으로써 염불을 하여 비록 사소한 물건이라 하더라도 적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리하여 아무 교원橋院에 선근을 심고, 아무 법불法佛에 큰 복을 심어서 현생에서는 음비陰庇216)를 베풀고, 다가올 세계에 평탄한 길을 닦으려 한다면, 위에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설한 말을 어찌 믿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믿었으면 이해해야 하고 이해했으면 실천을 해야 하며, 실천을 하면 얻을 것이요 얻으면 들어갈 것이며, 들어가면 증득할 것이요 증득하면 부처가 될 것입니다. 금을 단련하여 용액으로 만든다는 말은 다만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입니다.
그 단청과 족자에 그린 불상에 대한 권선勸善의 말에 대하여 무엇 때문에 혀를 두드려 한쪽 모서리를 들어 세 모서리를 깨닫게 하는 지혜를 수고롭게 하겠습니까?
용강 화장사 큰 법당을 중창하기 위한 권선문(龍岡華藏寺大法堂重創勸文)
한 번이 음이면 다음은 양이 되는 것은 곧 천도의 변함없는 진리이고, 한 번 흥하면 한 번 폐하는 것은 바로 인간 세상의 자연적인 진리입니다. 이치가 진실로 이러하거니 일이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지금 저 화장사는 오산烏山의 간역艮域(동북방)이요 범찰의 이궁离宮217)입니다. 소나무 숲길과 향기로운 부엌은 청량한 승지를 생각하게 하고, 들에 핀 꽃과 넝쿨풀은 잡초가 무성하여 거칠고 지저분한 황폐한 언덕이 된 지 오래입니다. 앵무새 놀던 숲과 학이 놀던 숲은 하나같이 쓸쓸하고 훼손되었으니, 살고 있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몇 번이나 머뭇거리면서 개탄하여 마지않습니다. 나우산懶牛山의 온갖 새들은 보이지 않고, 각화림覺華林의 이공二空(인공과 법공)은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얼마 전 경운慶雲이라는 아사리가 이런 상계像季의 때에 태어나 그 품성이 저절로 자비하였습니다. 동쪽 벽을 바르고 서쪽을 칠하여 여기 육화六和218)의 승당을 지었지만,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것처럼 아직까지 삼신三身을 모실 불전이 없습니다.
뜰은 텅 비었는데 솔도파窣屠波(탑)만이 백일삼청白日三淸에 우뚝 솟아 있고, 구름이 모이는데 갈마타竭摩陀219)가 청산만취靑山萬翠에 귀의합니다.
용흥전을 다시 세우니 이미 옛날처럼 되었으며,

009_0119_a_01L無常經云眷屬皆捨去財貨任他
009_0119_a_02L但持自善根險道充食粮願諸檀
009_0119_a_03L聞一知十悟徃覺今以善根爲念
009_0119_a_04L雖這些而勿以爲少種善根於某橋院
009_0119_a_05L樹慶福於某法佛以施陰庇於現生
009_0119_a_06L修坦途於來程則右行苦口之說詎不
009_0119_a_07L信乎信則解解則行行則得得則入
009_0119_a_08L入則證證則佛矣點金成汁之說
009_0119_a_09L此而已其丹靑㡠佛之說何勞鼓舌於
009_0119_a_10L擧一隅而反三隅之智乎

009_0119_a_11L

009_0119_a_12L龍岡華藏寺大法堂重創勸文

009_0119_a_13L
一陰一陽乃天道之常也曰興曰廢
009_0119_a_14L是人世之自然理固如斯事何不爾
009_0119_a_15L今夫華藏寺在烏山之艮域爲梵刹之
009_0119_a_16L离宮松道香厨想淸凉之勝地野花
009_0119_a_17L蔓草久蕪穢之荒丘鸚林鶴林一蕭瑟
009_0119_a_18L而摧殘居者過者幾蹰躇而慨嘆不見
009_0119_a_19L懶牛山之百鳥難逢覺華林之二空
009_0119_a_20L有慶雲阿闍梨生當像季之時禀自慈
009_0119_a_21L悲之性東塗西抹爰結六和之僧堂
009_0119_a_22L缺齒寒尙欠三身之佛殿庭空窣屠波
009_0119_a_23L之突兀白日三淸雲集竭摩陁之歸依
009_0119_a_24L靑山萬翠龍興殿之復設旣有昔時

009_0119_b_01L봉곡산이 거듭 열리니 그때가 바로 오늘과 같습니다. 나는 듯한 누각에 솟아오르는 듯한 전각은 비교해 보면 경산徑山과 방불하고, 광대한 보시 풍성한 공은 우러러보면 단부檀府에 잇따라 너풀거립니다.
그러므로 털 하나도 뽑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백 개의 발이 달린 곤충은 엎더지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을 징험할 수 있을 겁니다. 천지처럼 장구하여 그 공은 현우賢于 장자가 절을 세웠던 것220)보다 뒤지지 않을 것이며, 태어나 오거나 죽어서 감에 그 덕은 수달 장자가 보시를 행한 것221)보다 더 향기가 있을 것입니다.
아! 슬프다. “천금을 모두 흩으면 다시 돌아온다.”라는 말은 이한림의 뛰어난 시의 내용이요, “한 끼의 밥도 반드시 그 덕을 갚아야 한다.”222)라는 말은 한회음韓淮陰223)의 격언입니다. 부디 빙함氷銜224)을 적어 함께 금낙金諾 드리워 주시기 바랍니다.
이 공덕으로써 저 강릉岡陵을 축원하나니, 우리 왕실의 역산歷山은 높이 솟아 수미산이 뭇 산봉우리에 비켜 있는 것과 같게 하고, 이 법문의 덕 바다는 길이 흘러 바다가 온갖 갈래의 물이 모여드는 것처럼 하여지이다.
발跋-2편
『화엄경』과 『법화경』을 인출하는 발문(印華嚴經法華經跋)
사천하四天下에 티끌 수만큼 많은 품品과 800만 아촉바阿閦婆225)의 게송은 곧 이른바 불꽃처럼 성한 설법이요 간단없는 설법이니, 어찌 오탁악세五濁惡世의 평범하고 박약한 땅의 방촌만 한 마음으로 헤아려 알 길이 있겠습니까? 8만 겁 동안 받아 지니나 넓은 바닷물처럼 많은 먹물로도 한 문장의 이치를 베낄 수 없다는 말은 진실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근을 무너뜨리고 사견에 빠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부처님께서는 싫어하여 버리는 일이 전혀 없으시니, 그렇다면 비록 부처님을 헐뜯고 비방하며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훈습하여 견고한 종자를 이루는 것이, 마치 생맹生盲226)이 밝은 햇빛 아래에서 생업을 힘쓰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시며 배를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계경契經 장중藏中에 “4구 게송을 베껴 쓰는 사람이 있으면, 삼천세계에 가득한 일곱 가지 보배를 보시한다 해도 사타沙陀의 만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하얀 종이에 인쇄하여 경전을 만드는 것이 비록 대지의 한 티끌이요 새가 발로 허공을 밟는 것 같지만, 그래도 그것은 천지의 한 방울 물로 백천 가지 맛을 다 알기를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009_0119_b_01L鳳曲山之重開正當今日飛樓湧殿
009_0119_b_02L擬彷彿於徑山廣施豐功仰聯翩於檀
009_0119_b_03L莫取一毫之不拔可驗百足之不僵
009_0119_b_04L地久天長功不墜於賢于建刹生來死
009_0119_b_05L德有馨於須達行檀千金散盡
009_0119_b_06L還來李翰林之勝詠一飯必酬其德
009_0119_b_07L韓淮陰之格言幸署氷銜同垂金諾
009_0119_b_08L以此功德祝彼岡陵我王室之曆山高
009_0119_b_09L等彌山之1)▼(衤+黃) [15] 落羣峯此法門之德
009_0119_b_10L海長流類醎海之朝宗萬派

009_0119_b_11L

009_0119_b_12L

009_0119_b_13L印華嚴經法華經跋

009_0119_b_14L
四天下塵數品八百萬阿閦婆偈即所
009_0119_b_15L謂熾然說無間說也豈濁惡世凡愽地
009_0119_b_16L之方寸心所能測也八萬刼之受持
009_0119_b_17L海量墨不能寫一文義者良有以也
009_0119_b_18L壞善根溺邪見者佛皆無厭捨則雖毁
009_0119_b_19L謗不信而熏成堅種猶生盲之處日
009_0119_b_20L辦業偃鼠之飮河滿腹也故契經藏中
009_0119_b_21L有書寫四句偈者滿三千七寶之施
009_0119_b_22L及於沙陁之萬一則此紙素之印成經
009_0119_b_23L雖大地之一塵鳥足之履空猶天
009_0119_b_24L地一滴知百千味庶可期也況出現

009_0119_c_01L하물며 『금강경』에서 비유를 들어 말씀 따라 기뻐하면서 전교轉敎한 50사람의 공덕에 대하여 부처님께서 금구로 진실한 말씀을 직접 선설하신 것이겠습니까?
나는 풍담楓潭227)의 문하생으로 거의 20여 년 동안 수업을 받았는데, 풍담 선사는 우리 동방의 크게 깨달으신 스님입니다. 서산西山(휴정休靜)의 법종法宗인 편양鞭羊(언기彦機)의 입실을 얻어 온갖 장경과 연부淵部를 열람하고 연구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가장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원돈圓頓의 상승上乘뿐이었습니다.
나도 또한 그 나머지를 듣고 최상승의 법문을 침잠하여 완미하고는 스승을 이어서 여러 법회에서 선설하여 천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마음속에 큰 서원을 발하여 말하기를 “저의 서원은 온 법계와 허공계와 중생계의 모든 중생들과 함께 비로장毗盧藏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놀고 싶습니다. 그러나 배나 뗏목이 없으면 그 끝을 바라볼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해 봄에 평안도와 황해도를 번갈아 돌아다니면서 수강遂江ㆍ평자平慈ㆍ순삼順三ㆍ상서祥瑞ㆍ황곡黃谷 가운데 뜻이 같은 사람을 찾았는데 스님과 속인이 무려 1천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권유하여 원교圓敎ㆍ돈교頓敎ㆍ시교始敎ㆍ종교終敎 1,100여 권을 인쇄하여 베 보자기에 싸고 상자에 담아서 마침내 명산의 큰스님들께 골고루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보는 놈을 보고 듣는 놈을 듣는 이들로 하여금 큰 바다에 잠류潛流하는 이익을 입어 법안이 이지러짐이 없는 도를 얻게 하였습니다. 그러한즉 승복과 풀 옷을 입은 이들은 하나하나 해당海幢비구와 비목선인毘目仙人처럼 되고, 고행을 하고 정지精持하는 사람들은 낱낱이 약왕藥王보살과 불경不輕보살처럼 되며, 심지어 동남과 동녀들은 무구無垢에 현주玄珠를 바치고 법계에 참다운 법우를 참방하며, 온 대지는 널리 빛나는 영산이 되고 미래제未來際가 다하도록 광대하게 항상 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신常身은 물물마다 나타나고 근본은 티끌마다에 옮겨 가며, 법마다 항상 머물고 세계마다 원융하여 중중무진한 장애가 없는 법계에 자재하게 유희하는 것이 바로 내가 뜻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공덕으로 엎드려 바라옵건대 성상께서는 만세를 누리시고 후비께서는 천추를 누리시며,

009_0119_c_01L金剛之喩隨喜轉敎五十人功德佛金
009_0119_c_02L口四實語親宣乎余受業於楓潭門下
009_0119_c_03L幾二十餘禩也楓潭盖吾東方大覺
009_0119_c_04L師也得西山法宗於鞭羊之室羣藏淵
009_0119_c_05L罔不硏攬而最所留意者唯圓頓
009_0119_c_06L上乘也余亦得聞其緖餘而沉潜玩味
009_0119_c_07L於最上乘門繼而闡揚宣說者數處會
009_0119_c_08L遂發弘誓願于方寸中曰我願與盡
009_0119_c_09L法界虛空界之衆生界者欲共游泳於
009_0119_c_10L毗盧藏海也而非舟栰則得望其涯涘
009_0119_c_11L是年春遂跋涉於平黃二道之交
009_0119_c_12L江平慈順三祥瑞黃谷中覔同志者
009_0119_c_13L白無慮千有餘人勸印圓頓始終敎千
009_0119_c_14L百餘卷裏布入樻遂流傳於名山鉅衲
009_0119_c_15L而使見見聞聞者蒙大海潜流之益
009_0119_c_16L法眼無缺之道則蒙緇衣草者一一海
009_0119_c_17L幢毘目苦行精持者箇箇藥王不輕
009_0119_c_18L至於童男女等獻玄珠於無垢叅眞友
009_0119_c_19L於法界盡大地普光靈山窮未來廣大
009_0119_c_20L常行而現常身於物物轉根本於塵
009_0119_c_21L法法常住刹刹圓融自在遊戱於
009_0119_c_22L重重無障礙法界是余之所志也
009_0119_c_23L此功德伏願聖上萬歲后妃千秋
009_0119_c_24L「▼(衤+黃)」疑「橫」{編}

009_0120_a_01L사ㆍ농ㆍ공ㆍ상은 깊은 골짜기에서 벗어나 높은 나무로 옮겨 가고,228) 태ㆍ난ㆍ습ㆍ화는 삿됨에서 돌아와 바른 데로 들어가며, 삼한의 팔도는 요순의 천지를 이루고 시방 삼세는 온통 보현보살의 해탈의 경계에 들어가게 하소서.
호남 능가사에서 간행한 『염송설화』 발문(湖南楞迦寺拈頌說話繡梓跋)
일대의 설법과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한 것229)에서 1,700칙에 이르기까지는 옛사람이 우는 아이 달래려 만들어 낸 돈을 안분眼糞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부처님과 조사님들이 염롱拈弄을 시설施設하여 통발과 그물을 분별하게 한 것은 토저土苴230)인가? 노추鑪錘231)인가? 이른바 뗏목에 비유한 말이 깊은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구담씨가 철선을 타고 삼고三苦232)의 바다에 가르침의 그물을 칠 때 고금의 작자들이 외짝 손을 내어 춤추듯 노를 저어 제각기 배를 몰아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방의 운손雲孫들이 키를 잡아 서로 부르고 서로 외치면서 거듭 벼리(그물코를 꿴 굵은 줄)를 정리하여 검은 풍랑 속으로 그 그물을 던져 물고기와 용, 새우와 게가 한 그물에 걸려서 그것을 건져 올렸으니, 마음을 씀이 어쩌면 저렇게도 애써 노력하여 이와 같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렀던가?
지금 설암자雪巖子(추붕秋鵬)가 남쪽으로 가서 호남 지방을 유람하면서 구곡龜谷(각운覺雲)의 한 토막 이야기를 능가사 도방道傍에 끈을 맺어 주어서 수직繡織으로 만들어 보려고 하였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 사주 상헌尙軒과 상기尙機가 혜현慧玄 큰 개사와 더불어 설암자의 뜻을 계승하여 선수繕修(수선, 보수)의 공을 마치게 되었다.
만일 구담의 그물 속에서 나롱羅籠(비단 주머니)을 받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이와 같이 산을 기울어지게 하고 바닷물을 다 말릴 수 있을 것이며, 흐린 것을 몰아내고 맑은 것을 드날려서233) 구인九仞234)의 산을 성취할 수 있었겠는가?
만일 저 깊은 못과 높은 언덕 같은 이치를 보고 조수를 희롱하고 몸을 뒤쳐 한 번 도약한다면 이는 이른바 그물을 뚫은 고기라 할 것이다. 비록 그러나 필경에 무엇으로써 먹이를 삼을 것인가? 네가 그물을 찢고 나오기를 기다려 너에게 말하리라. 돌咄도 또한 누두漏逗235)이니라.
비명碑銘-3편

009_0120_a_01L農工商出幽遷喬胎卵濕化回邪入
009_0120_a_02L由三韓八道致堯舜乾坤盡十方
009_0120_a_03L三世入普賢解脫境界也

009_0120_a_04L

009_0120_a_05L湖南楞迦寺拈頌說話繡梓䟦

009_0120_a_06L
一代說三處傳至於千七百則古人喚
009_0120_a_07L作止啼錢換眼糞則諸佛祖施設拈弄
009_0120_a_08L底差別筌罤土苴耶鑪錘耶所謂如
009_0120_a_09L筏喩者深有以也然則瞿曇氏駕鐵船
009_0120_a_10L撒敎網於三苦海中古今作者出隻手
009_0120_a_11L舞棹呈撓一一操藁把拖我東之雲孫
009_0120_a_12L比相喚相呼而重整綱投其網於黑風
009_0120_a_13L浪中魚龍蝦蠏一羅而撈摝的何其用
009_0120_a_14L意之勤勞至於若是之至也今有雪巖
009_0120_a_15L子之南遊湖中也龜谷之一絡索欲結
009_0120_a_16L紐於楞迦道傍而繡織焉臘促而未
009_0120_a_17L寺主尙軒若尙機與慧玄大開士能繼
009_0120_a_18L雪志而繕修功終焉如非受羅籠於瞿
009_0120_a_19L曇網中則何能若是其山海可傾渴
009_0120_a_20L而激濁揚淸成九仞乎如有其視淵若
009_0120_a_21L而弄潮底飜身一躍則是可謂透網
009_0120_a_22L鱗也雖然畢竟以何爲食待汝裂網出
009_0120_a_23L向汝道亦漏逗也

009_0120_a_24L

009_0120_a_25L1)碑銘

009_0120_b_01L
선불당 비명과 그 서문(選佛堂碑銘并序)
대사의 휘는 의숭義崇이고 자는 자중自中이다. 학자들은 모두 그를 ‘선불選佛 대사’라고 불렀다.
세속의 성은 윤尹씨로 파평군坡平君 윤암尹巖의 제11대손이다. 고조부 길창吉昌은 생원236)이었고, 증조부 삼인三仁은 참봉237)이었으며, 조부 현玄은 학생238)이었고, 아버지 언彦은 진사였으며, 어머니는 김金씨이니 성천成川 권權의 딸이다.
대사는 만력萬曆 33년 을사(1605) 3월 초칠일 인시(오전 3~5시)에 태어났는데, 나면서부터 기품이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으며 일찍부터 출세할 의지가 있었다.
지학志學(15세)의 나이에 성징性澄에게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다. 처음에는 보웅普雄 스님의 문에 놀았고, 다음에는 허백虛白(명조明照)을 따라 수년 동안 학문을 익혔다. 허백이 의승장義僧將에 임명되자 대사는 묘향산에서 무위의 생활을 하려는 뜻이 간절하여 자리를 옮겨 편양을 찾아가 뵈옵고 그 문하에서 30여 년을 공부한 다음 입실 상족이 되었다.
그 뒤로 풍담 스님과 청엄淸嚴 스님 등 여러 장로를 두루 참알하였으며, 도술을 이미 성취하고 덕이 안에 가득해지자 여러 선자가 모두 그의 울타리 안에서 유학하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대사는 종사라는 명칭을 쓰지 않았다.
마침내 담담한 경지에서 노닐고 막막한 세계에 기를 맞추어 세상과 더불어 살면서도 세속을 잊고 지냈다. 그러므로 대청大淸과 언진彦眞은 모두 스님이 아름답게 은둔하는 곳이 되었으니, 이야말로 이른바 대은자大隱者가 아니겠는가?
강희 기유년(1669) 7월 초칠일 오시(오전 11시~오후 1시)에 갑자기 혼탁한 세상이 싫어져서 진봉산 굴봉에서 앉으신 채로 세상을 버리시니, 득년得年(향년)이 갑자주甲子周에서 5년이 더하였다. 다비를 하여 금골金骨(사리) 세 개를 얻어 영대靈臺 남쪽 산기슭에 석분石墳을 만들어 봉안하니 곧 그 이듬해 여름이었다.
아! 슬프다. 대사는 의도儀度가 아름답고 재국才局이 풍부하였으며, 언론言論과 풍지風旨239)가 침착하고 여유 있어 볼만하였다. 성품이 이양頤養240)을 좋아하였고 마음은 천유天遊241)를 얻었으나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는 것을 꺼려 청익請益242)하면 심하다고 할 정도로 거절하였다.
그런 까닭에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몸소 실천하고 이행하는 실속은 이와 같아 세상에 드문 일이었으니, 여래의 사자임이 분명하다. 명銘의 내용은 이러하다.

嶽降斯人     산신이 내려와 이 사람 되었나니
頴脫迷塵     미혹한 세속을 멀리 벗어났도다
淸淨自性     그의 자성은 맑고 깨끗하였고

009_0120_b_01L選佛堂碑銘并序

009_0120_b_02L
大師諱義崇字自中學者稱爲選佛大
009_0120_b_03L世姓尹坡平君巖之第十一世孫也
009_0120_b_04L高祖吉昌生員曾祖三仁叅奉祖玄
009_0120_b_05L學生考彥進妣金氏成川權之女也
009_0120_b_06L萬曆三十三年乙巳三月初七日寅時生
009_0120_b_07L生而氣禀異凡早有出世之志志學之
009_0120_b_08L從性澄剃染初遊普雄之門次從
009_0120_b_09L虛白而學數年虛白有義僧將之擧
009_0120_b_10L志切無爲於妙香山轉叅鞭羊遊者三
009_0120_b_11L十餘年爲入室上足曆叅楓潭淸嚴諸
009_0120_b_12L長老道術旣成德充於內故諸禪者
009_0120_b_13L願遊蕃而師不稱宗師名遂遊淡合漠
009_0120_b_14L而與世相忘大淸彥眞皆師所嘉遯也
009_0120_b_15L非所謂大隱者乎康熙己酉七月初七
009_0120_b_16L日午時忽厭濁世坐化於秦封山窟
009_0120_b_17L得年甲子周而五餘茶毘得金骨三
009_0120_b_18L藏石墳於靈臺南麓即翌年夏也
009_0120_b_19L大師美儀度富才局言論風旨
009_0120_b_20L綽可觀而性好頤養心得天遊而患
009_0120_b_21L爲人師請益者甚拒所以不見知於世
009_0120_b_22L而其履踐之實有如斯間世者爲如來
009_0120_b_23L使允矣夫其銘曰

009_0120_b_24L嶽降斯人頴脫迷塵淸淨自性

009_0120_c_01L幻化空身     부질없는 몸뚱이는 환화幻化로 여겼네
苦海慈舟     고통의 바다에 자비의 배요
昏衢寶燭     어두운 거리에 보배 촛불이었네
凡楚一轍     범초凡楚도 궤도를 같이했거니
生佛俱寂     부처와 중생이 다 같이 적멸하도다
寂而常照     고요하면서도 항상 비추고 있거니
不滅不生     사라지지도 않고 태어나지도 않네
萬古天地     만고의 하늘과 땅 사이에
一點靈明     한 점의 신령한 밝음일세
동산사 설암 대사 비명과 그 서문(東山寺雪巖碑銘并序)
묘향산의 큰 비구의 법명은 추붕秋鵬이다. 호남의 징광사에서 세상을 떠났으니, 그때의 연세는 56세이시다.
화삼매火三昧(다비)에 드시자 서쪽 방향에 놓아둔 물그릇에 뼈가 들어 있었는데, 그 제자 도일道一이 모시고 산문 아래로 들어가 비로자나부처님께 빌어 사리 네 매를 얻었다. 한 매는 산문 안에 모셨고 나머지 세 매는 남쪽에서 일찍이 계셨던 곳에 탑을 세우고 봉안하기 위하여 우숙于肅의 동쪽 산을 지나다가 또다시 빌지도 않았는데 유골 속에서 사리 한 매를 더 얻었다.
그의 제자 낙하落霞가 온 절의 스님들과 함께 절 동쪽에 탑을 세우고 인하여 비갈碑碣을 세우고 이렇게 기록하였다.
“추붕 스님은 스스로 호를 지어 이르기를 설암雪巖이라고 하였다. 씨족은 원주原州 김金씨이고 아버지는 응소應素이며 어머니는 진산晉山 장張씨이다. 삼등三登 창동倉洞에서 태어났으니, 그때는 곧 순치順治 8년 신묘(1651) 8월 27일 자시(오후 11시~오전 1시)였다.
10세에 종안宗眼 스님에게 나아가 법흥사에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으며, 벽계 구이碧溪九二 대사의 문에서 법을 받았다. 자학字學243)을 연마할 때는 처음 한 번 들으면 곧바로 외워서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영리하다고 칭찬이 자자하였다.
그 뒤에 나랑 같이 학업을 연마한 지 10여 년 동안 글방의 바다에 여유롭게 놀면서 뗏목의 교학과 진리의 선학을 두루 섭렵하여 거의 다 연구하였으며, 운어韻語(시)를 두찬杜撰244)함에 이르기까지 하였고, 삼매에 드는 것도 능숙하게 잘하였으므로 사람들이 석문의 종사로 추대하였다.
스님은 의지를 단련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인재를 뽑아 쓰는 일에도 귀찮아하지 않았으므로 그를 따라 학문을 연마하려는 이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임오년(1702) 봄에 호남 지방을 유행하실 때는 가시는 총림의 강석마다 명성이 널리 알려진 이들까지도 줄을 서서 몰려들었다. 수행인과 이야기하고 속인들을 만나 이야기하되 놀리는 칼날이 여유롭고 넓어서 이문異門이면서도 산수와 학을 좋아하는 이들이 일변하였으므로

009_0120_c_01L幻化空身苦海慈舟昏衢寶燭

009_0120_c_02L凡楚一轍生佛俱寂寂而常照

009_0120_c_03L不滅不生萬古天地一點靈明

009_0120_c_04L

009_0120_c_05L東山寺雪巖碑銘并序

009_0120_c_06L
香山大比丘名曰秋鵬沒于湖南澄光
009_0120_c_07L年五十六火三昧時骨在于西水器中
009_0120_c_08L其弟子道一持入于山之下毗盧乞舍
009_0120_c_09L利得四枚一寘于山中三分塔欲峙于
009_0120_c_10L南中曾遊地經由于肅之東山又一枚
009_0120_c_11L不乞而得於骨中其弟子落霞與闔寺
009_0120_c_12L俱爲樹塔於寺之東仍立碣書之曰
009_0120_c_13L自號曰雪巖族原州金父應素母晋
009_0120_c_14L山張氏落地于三登倉洞即順治八年
009_0120_c_15L辛卯八月二十七日子時也十歲投宗
009_0120_c_16L薙草於法興禀法於碧溪九二大師
009_0120_c_17L字學之初聽則誦不遺一字人皆
009_0120_c_18L曰伶俐仍與余從遊者十餘年優游黌
009_0120_c_19L敎筏禪詮該涉殆遍 至於杜撰韻
009_0120_c_20L三昧亦能之人推爲釋門宗師
009_0120_c_21L志匪懈汲引不倦從學者多歸之
009_0120_c_22L午春遊湖南所至叢席名可名者坌集
009_0120_c_23L談眞涉俗游刃恢恢異門之善水鶴者
009_0120_c_24L「碑銘」編者補入

009_0121_a_01L그 당시의 선비들이나 세속을 떠난 스님들이 풍화를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병술년(1706) 7월 금화金華에 이르렀을 때 작은 질병이 있더니 점점 위독해지자 경계하는 게송을 남기시고 세상을 떠나셨으니, 그때는 곧 8월 초오일 해시(오후 9~11시)였다.
그 사람에 그 행실인데 화장해서 골분으로 변화할 때 아래위가 모두 황금빛이었고 사리 또한 그러하였으니, 아! 존경할 만한 일이로다. 그러므로 게송으로 명을 지어 대신하노라.

葱嶺西歸     총령에서 서쪽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草履一隻     짚신 한 짝을 남기셨는데
雪巖南化     설암이 남쪽에서 세상을 떠나신 뒤엔
花情五結     화정花情(사리) 다섯 매가 맺혔구나
童眞出有     동진童眞으로 세속을 떠나서
去入寥廓     세상 버리고 요확寥廓으로 들어갔네
誘掖忘罷     인도하고 도와주는 일에 그침이 없어
橫說竪說     이렇게도 설하고 저렇게도 설하셨네
香山十載     십 년 동안 묘향산에 살 때는
草木含榮     풀과 나무들도 영화를 머금었는데
金華一訣     금화에서 한 번 작별하고 나니
雲霞失色     구름과 노을도 빛을 잃었네
東山之石立兀兀  동산의 바위는 우뚝우뚝 솟아 있고
西海之波流洋洋  서해의 파도는 넘실넘실 일렁이네
竺風吹兮華月明  천축의 바람 불어오고 화하華夏의 달 밝은데
雪山之雪茫茫   설산의 하얀 눈은 망망하구나
但願春風入我室  다만 바라는 건 봄바람이 내 방에 들어와
杜鵑啼切百花香  두견 울음 간절하고 백화는 향기롭네
어떤 스님이 진영을 그려 찬탄하는 글을 구하기에 즉시 붓을 뽑아 쓰다(有僧畫眞求讃即拔筆走題)
大夢誰覺     커다란 꿈을 누가 깨는가
浮生我知     덧없는 생임을 나는 아노라
金松禱日     금강산 송림에서 기도하는 날이요
鳳峀鳴時     봉명산鳳鳴山에서 울음 울 때이네
崑洞春深     곤륜동崑侖洞에 봄은 깊은데
香岩歲暮     향암에 해가 저무는구나
晝裏無聲     그림 속엔 아무 소리도 없으니
名前寓慕     이름 앞에 그리움을 붙인다
藏身露影     드러난 진영에 몸을 숨겼으니
孰云眞乎     그 누가 진眞이라 말하겠는가
出生入死     태어날 땐 나왔다가 죽어서는 들어가니
乃吾友于     그분은 곧 나와 형제지간이라네
周歟蝶歟     장주莊周이던가, 호접胡蝶이던가
天雨庭水     마당 가 물에 비가 내린다
水流雨止     물은 흐르고 비는 그쳤으니
法住法位     법의 자리에 법이 머무네
둘째 연구聯句는 금강산 소나무 숲에서 기도하여 대사를 낳았다는 말이다. 대사가 태어난 산의 이름이 봉명산이며, 금강산 서운암栖雲庵은 곤륜동에 있다. 11세를 금金이라 하고 20세를 관冠이라 한다.

『월저당대사집』 하권 마침
발문
문장을 짓는 일은 진실로 우리 가문의 여사餘事이다. 그러나 당나라와 송나라 사이에

009_0121_a_01L一變當世之士出世之緇罔不趨風
009_0121_a_02L丙戌七月抵金華有微疾而彌留
009_0121_a_03L戒偈云終即八月初五日亥時也以之
009_0121_a_04L人也之行也而火化骨分時上下爲
009_0121_a_05L金色舍利亦如之可尙矣偈以代
009_0121_a_06L銘曰

009_0121_a_07L葱嶺西歸草履一隻雪巖南化

009_0121_a_08L花情五結童眞出有去入寥廓

009_0121_a_09L誘掖忘罷橫說竪說香山十載

009_0121_a_10L草木含榮金華一訣雲霞失色

009_0121_a_11L東山之石立兀兀西海之波流洋洋

009_0121_a_12L竺風吹兮華月明雪山之雪茫茫

009_0121_a_13L但願春風入我室杜鵑啼切百花香

009_0121_a_14L

009_0121_a_15L有僧畫眞求讃即拔筆走題

009_0121_a_16L
大夢誰覺浮生我知金松禱日鳳峀
009_0121_a_17L鳴時崑洞春深香岩歲暮畫裏無聲
009_0121_a_18L名前寓慕藏身露影孰云眞乎出生
009_0121_a_19L入死乃吾友于周歟蝶歟天雨庭水
009_0121_a_20L水流雨止法住法位二聯金剛松林禱生
地山名鳳鳴也金剛栖
009_0121_a_21L在崑侖洞
一歲金二十冠

009_0121_a_22L
月渚堂大師集下卷終

009_0121_a_23L
009_0121_a_24L
文章之作固吾門之餘事然自唐宋間

009_0121_b_01L고승들의 시집이 세상에 많이 유행하였으니 이 또한 숭상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혹은 부도浮屠(불도를 닦는 일)를 전업으로 하면서 거기에 정밀하지 못한 이는 도리어 문장의 흐름에 휩쓸려 스스로 방일한 사람이 있고, 유교와 불교를 아울러 바탕으로 삼아 도행이 높고 깨끗한 이에 이르러서는 전고에 찾아보아도 듣기 어려운 일이다.
선사의 휘는 도안道安이요 호는 월저月渚이며, 기도箕都(평양) 출신이다. 신장은 일곱 자이고 풍채는 엄숙하고 중후하여 바라보면 마치 태산과 교악喬岳 같으며, 가까이 다가가면 따뜻한 바람과 촉촉한 비와 같았다.
어린 나이가 끝날 무렵(12, 13세 때인 듯함) 종산鍾山의 천신天信 법사에게 나아가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었으며 또한 계를 받았다. 장성해서는 풍담 대사를 찾아가 참학하여 삼교를 해박하게 달통하였으며, 최상승까지 높이 깨달았으니, 융명融明하고 간충簡冲한 기상은 조계와 임제의 맥을 바로 이었으며, 심법心法을 설하고 성性을 이야기하는 미묘함은 나옹 선사나 서산 대사의 지취보다 못하지 않았다.
대사는 항상 화엄법계華嚴法界에 생각을 머물러 두었으니 청량 국사淸凉國師245)와 비슷하였으며, 늘 사람들에게 염불하여 극락에 왕생하기를 권유하였으니 여산廬山 혜원慧遠 공과 닮았다.
대사는 명산을 두루 돌아다니며 유람하면서 지팡이를 머무는 곳에서는 여러 차례 화엄해회華嚴海會를 열곤 하였다. 혹은 상당上堂 법회를 하기도 하였고, 때로는 시중示衆 법회를 열기도 하였는데, 선禪을 말하기도 하고 교敎를 말하기도 하였으며, 유교를 말하기도 하고 불교를 말하기도 하여 가로 들고 거꾸로 쓰며, 융화하여 하나로 만들어 걸림이 없었으므로 그 한계를 헤아려 알 길이 없다. 그리하여 비록 명망이 있는 스님이나 큰선비라 하더라도 스님의 명망을 듣고 바라보아 감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아, 법랍法臘이 더욱 높아질수록 도도 더욱 풍족해졌으며, 명성이 저절로 중해질수록 덕도 저절로 높아만 갔다. 법의 깃발은 수미산보다 더 높고 지혜의 물은 큰 바다보다 더 깊었다.
부처님의 해를 받들어 돌이켜 비추니 그 빛이 고금에 드날렸고, 깜깜한 밤에 조사의 등불을 전하니 광명이 천지에 빛났다. 조계와 임제의 가풍과 나옹 선사와 서산 대사의 의지가 여기에 이르러서 더욱 크게 분명해졌다. 그러니 저 문장가라는 명성에 낭탁浪託하여 본업을 정밀하게 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에 비교하면 그 거리가 어찌 백만 유순246)뿐이겠는가?
그 밖에 태어나고 돌아가시고 할 때의 상서로운 조짐이라든가 특이한 일들과 사리와 영아靈牙의 흔적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행장에 실려 있기에 여기에서는 기록하지 않는다.
선사께서는 저술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다른 사람들과 주고받은 시문이 자못 많았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문인들이 찬록撰錄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열에 여덟아홉은 잃어버리고 다만 말년의 유고 약간 수를 모아서 상편과 하편으로 편집하고 간행하여 세상에 유포하는 것이지만,

009_0121_b_01L高僧詩集行于世斯亦不可不尙已
009_0121_b_02L有業浮屠未精者返託文章之流以自
009_0121_b_03L至如儒釋兼資道行高潔求之前古
009_0121_b_04L罕聞焉先師諱道安號月渚箕都人
009_0121_b_05L身長七尺風彩嚴重望之如泰山
009_0121_b_06L喬岳就之如熏風潤雨盖自童斷
009_0121_b_07L鍾山天信法師剃染受經戒及壯
009_0121_b_08L叅楓潭大師愽通三敎超悟上乘
009_0121_b_09L融明簡冲之氣直紹曹溪臨濟之脉
009_0121_b_10L說心說性之妙不亞於懶翁西山之旨也
009_0121_b_11L恒留意華嚴法界1) [16] 淸凉國師常勸
009_0121_b_12L人念佛徃生依俙廬山遠公遍遊名山
009_0121_b_13L住錫之場屢設華嚴海會或上堂
009_0121_b_14L示衆禪也敎也儒焉釋焉橫拈倒用
009_0121_b_15L融會無礙莫窮其涯涘矣雖名緇鉅儒
009_0121_b_16L無不望風而服▼(口+(臤/酉))臘益高而道益豐
009_0121_b_17L自重而德自邵法幢高於須彌智水深
009_0121_b_18L於巨海奉佛日而回照輝騰古今傳祖
009_0121_b_19L燈於昏夜光赫乾坤曹溪臨濟之風
009_0121_b_20L翁西山之旨至此而益弘明矣其較諸
009_0121_b_21L浪託文章之名未精本業者相去奚啻
009_0121_b_22L百萬由旬㦲其他誕滅之瑞異舍利靈
009_0121_b_23L牙之跡多載行裝此不書之先師不
009_0121_b_24L喜著述因與人徃復詩文頗多而亦不
009_0121_b_25L許門人之撰錄十失八九但▼(扌+䴢)拾末年
009_0121_b_26L遺稿若干首編爲上下篇刊行于世

009_0121_c_01L이것은 태산에 비해 털끝만 할 뿐이다.
그러나 또한 이것으로써 선사의 순수한 지조와 행실, 박식한 학문과 올바른 입도入道에 대하여 대강이나마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다 이를 모범으로 삼아 전하고 전하여 없어지지 않을 것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문인 향해 연종香海蓮宗은 머리를 조아리고 삼가 발문을 쓰다.
청나라 정유년(1717) 가을 7월 성회일星會日(7일).
강희 56년(1717) 정유 7월 일 내원암에서 판각한 것을 보현사에 옮겨 보관하다.
문인 금하는 삼가 쓰다.
모연을 주관한 제자들의 명단 : 승익, 각해, 선행, 대유, 법혜, 계정.
각공刻工 : 별훈, 정익.

009_0121_c_01L泰山毫芒耳然亦以此槩見先師操履
009_0121_c_02L之醇學問之愽入道之正則人皆以
009_0121_c_03L爲模範而傳於不朽也無疑矣門人香
009_0121_c_04L海蓮宗稽首謹跋

009_0121_c_05L
時淸丁酉秋七月星會日也

009_0121_c_06L
009_0121_c_07L
康熙五十六年丁酉七月刻于內院
009_0121_c_08L移鎭于普賢寺

009_0121_c_09L門人錦霞謹書

009_0121_c_10L募幹親弟秩勝益覺海善行大裕
009_0121_c_11L戒定

009_0121_c_12L刻工別訓淨益

009_0121_c_13L「佛」疑「彿」{編}
  1. 1)원량元良 : 황태자나 왕세자 또는 다음 임금으로 지정된 이를 달리 이르는 말.
  2. 2)『약사여래본원공덕경藥師如來本願功德經』 : 수나라 양제煬帝 때(616) 달마급다達磨笈多(ⓢ Dharmagupta)가 동경東京의 상림원上林園에서 번역하였다. 줄여서 『藥師本願經』이라 하며, 별칭으로 『藥師如來本願經』이라고도 한다. 약사여래의 본원과 그 공덕을 설한 경으로, 약사여래를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그 명호를 외우면 십이대원에 따라서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복을 받게 된다고 설한다.
  3. 3)모의母儀 : 어머니로서 갖추어야 할 도리.
  4. 4)구오九五의 나는 용을 보니 : 『周易』 제1괘인 건위천乾爲天의 아래에서 다섯 번째 양효陽爻를 설명한 내용에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면 이롭다.(飛龍在天。利見大人。)”라는 말이 나온다. 나는 용이란 임금을 말한다.
  5. 5)금륜金輪 : 전륜왕이 지니고 있다는 칠보七寶의 하나로, 전륜왕이 즉위할 때 동방에 나타나 광명을 놓으면서 왕에게 와서 그 다스림을 돕는다는 하늘의 금강륜보를 말한다. 여기서는 국왕을 가리킨다.
  6. 6)학금鶴禁 : 본래 중국 황태자가 거처하는 궁전을 가리키나 우리나라의 왕세자가 거처하는 궁궐을 말하기도 한다.
  7. 7)열두 가지 큰 서원(十二大願) : 동쪽에 있는 불국토인 정유리국淨瑠璃國에 머물고 있는 약사여래가 수행할 때 세운 열두 가지 큰 서원. ① 광명이 밝게 비추게 해 달라는 큰 서원(光明照曜大願), ② 몸이 유리처럼 맑게 해 달라는 큰 서원(身如瑠璃大願), ③ 받아 씀이 다함없기를 바라는 큰 서원(受用無盡大願), ④ 대승에 안립하기를 바라는 큰 서원(大乘安立大願), ⑤ 삼취정계를 원만하게 갖추기를 바라는 큰 서원(三聚具定大願), ⑥ 제근이 원만하게 구족하기를 바라는 큰 서원(諸根具足大願), ⑦ 온갖 질병이 다 없어지기를 바라는 큰 서원(衆患悉除大願), ⑧ 여자의 몸이 변하여 남자로 되기를 바라는 큰 서원(轉女成男大願), ⑨ 바른 견해를 안립하게 되기를 바라는 큰 서원(安立正見大願), ⑩ 얽매임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큰 서원(繫縛解脫大願), ⑪ 기근에서 벗어나 안락하게 되기를 바라는 큰 서원(饑饉安樂大願), ⑫ 의복이 풍족하게 되기를 바라는 큰 서원(衣服嚴具大願).
  8. 8)자손을 많이 두고(螽羽蟄蟄) : 종우螽羽는 종사우螽斯羽의 준말로 메뚜기를 말하고 칩칩蟄蟄은 많은 모양이다. 메뚜기는 한 번에 99개의 알을 낳는다고 하여 왕후가 궁녀들과 화목하여 자손이 많음을 비유한 말이다. 『詩經』 「周南」 ≺螽斯≻에 “수많은 메뚜기가 화목하게 모였네. 그대의 자손들도 대대로 번성하리라.(螽斯羽。詵詵兮。宜爾子孫。振振兮。)”라고 하였다.
  9. 9)기린의 발은 무성하며(麟趾振振) : 인지麟趾는 기린의 발이라는 뜻이고 진진振振은 번창하다는 의미이다. 『詩經』 「周南」 ≺麟之趾≻에 “기린의 발이여, 번창한 공후의 자제들이로다. 아 기린이여.(麟之趾。振振公子。于嗟麟兮。)”라고 하였다. 주나라 문왕이 후비后妃의 덕으로 자손이 많고 현명했다는 것을 노래한 시인데, 인후仁厚한 후비를 살아 있는 풀은 절대로 밟지 않는다는 인수仁獸 즉 기린에 비유한 것이다.
  10. 10)연매燕禖 : 제비가 찾아오는 따뜻한 봄날에 제왕이 아들을 얻기 위해 올리는 제사. 『禮記』 「月令」.
  11. 11)웅몽熊夢 : 아들을 낳을 태몽으로 꾼 곰 꿈. 곰은 힘이 세고 양陽에 속하는 짐승이므로 남자의 비유로 쓰인다.
  12. 12)참죽나무(椿) : 아주 오래 사는 나무라 하여 장수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莊子』 「逍遙遊」에 “상고시대에 대춘이라는 나무가 있었는데, 8천 년을 봄으로 삼고 8천 년을 가을로 삼나니 이렇게 아주 오래 산다.(上古有大椿者。以八千歲爲春。八千歲爲秋。此大年也。)”라고 하였다.
  13. 13)금지옥엽金枝玉葉 : 임금의 자손을 귀하게 부르는 표현이다.
  14. 14)성강成康 : 천하가 태평하던 주나라 성왕成王과 강왕康王의 시대. 정치를 잘하여 천하태평을 도모하여 이끈다는 뜻이다.
  15. 15)제석帝釋 : 도리천忉利天의 제왕.
  16. 16)범천梵天 : 색계色界 초선천初禪天의 제3천의 왕.
  17. 17)저부儲副 : 왕세자.
  18. 18)사천왕四天王 : 지국천持國天ㆍ증장천增長天ㆍ광목천廣目天ㆍ다문천多聞天의 왕王을 말한다. 수미산 밑의 사방 사주 즉 동해 동승신주東勝身洲ㆍ서우화주西牛貨洲ㆍ남섬부주南贍浮洲ㆍ북구로주北俱盧洲를 수호하는 하늘이고 후세에 수미산의 사방을 지키는 신이라고 여겨 왔다. 사천왕은 위로 제석천을 받들고 밑으로는 팔부중을 거느린다.
  19. 19)밀적금강密迹金剛 : 손에 금강저金剛杵라는 무기를 쥐고 항상 불법을 호위하는 야차신의 우두머리로서, 부처님의 비밀스러운 사적은 모두 듣겠다는 서원을 세웠으므로 밀적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보통 사찰의 금강문 왼쪽에 있는 밀적금강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 20)칠취七趣 : 지옥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인간ㆍ신선ㆍ천상天上ㆍ아수라阿修羅 등의 세계를 일컫는 말.
  21. 21)네 성사聖師 : 성문聲聞ㆍ연각緣覺ㆍ보살菩薩ㆍ불佛을 말한다.
  22. 22)구횡九橫 : 비명으로 죽는 것에는 아홉 가지가 있다. 『九橫死經』의 설은 ① 먹지 못할 밥을 먹음, ② 음식의 양을 조절하지 않음, ③ 먹어 보지 못한 것을 먹음, ④ 소화되기도 전에 또 먹음, ⑤ 억지로 대소변을 참음, ⑥ 제정된 규모를 지키지 않음, ⑦ 악한 벗을 가까이함, ⑧ 때아닌 때에 시정市井에 들어감, ⑨ 피할 것을 피하지 않음 등이다. 『藥師經』의 설은 ① 병에 걸렸을 때 좋은 의사나 좋은 약이 없음, ② 국법에 저촉되어 사형당함, ③ 주색에 빠져 헛것에서 정기를 빼앗김, ④ 불에 타는 것, ⑤ 물에 빠짐, ⑥ 사나운 짐승에게 먹힘, ⑦ 절벽에서 떨어져 죽음, ⑧ 독약ㆍ저주 등에 해를 입음, ⑨ 기갈로 죽음 등이다.
  23. 23)오복五福 : 다섯 가지 복으로 장수ㆍ부귀ㆍ건강과 호덕好德ㆍ고종명考終命을 말한다. 『書經』 「洪範」.
  24. 24)육극六極 : 매우 불길하게 여기는 여섯 가지 일. 변사變死와 요사夭死, 질병(疾), 근심(憂), 가난함(貧), 악함, 허약함(弱)을 이른다. 하늘의 뜻을 받들어 선을 행하는 사람은 오복을 받지만 하늘의 뜻을 어기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육극을 받는다고 한다.
  25. 25)음즐陰騭 : 『書經』 「洪範」에 “오직 하늘이 백성들을 가만히 돕는다.(惟天陰騭下民)”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26. 26)육자六疵 : 육경六境과 같은 뜻.
  27. 27)영관盈貫 : 돈꿰미에 돈을 가득히 꿴다는 뜻으로, 죄가 크거나 거듭 죄를 지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28. 28)기애耆艾 : 노인을 말한다. 『禮記』 「曲禮」에 “50세가 되면 애艾라고 하며 관청과 정치에 참여하고, 60세가 되면 기耆라 하여 남에게 일을 시킬 수 있다.(五十曰艾。服官政。六十曰耆。指使。)”라고 한 데서 유래된 말이다.
  29. 29)수륙재水陸齋 : 수륙회水陸會ㆍ수륙무차평등재의水陸無遮平等齋儀ㆍ국행수륙대재國行水陸大齋라고도 한다.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외로운 영혼과 아귀를 달래며 위로하기 위하여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 의식이다.
  30. 30)포새蒲塞 :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식물食物인 이포찬伊蒲饌을 말한다.
  31. 31)아홉 번 비유(九喩) : 『法華經』에서 든 아홉 가지 비유로 ① 허수아비(幻), ② 아지랑이, ③ 물속의 달, ④ 허공, ⑤ 메아리, ⑥ 건달바乾闥婆(신기루), ⑦ 꿈, ⑧ 그림자, ⑨ 거울 속의 그림자를 말한다.
  32. 32)가지加持 : 부처님의 가피력을 입어 병ㆍ재난ㆍ부정ㆍ불길 등을 없애기 위하여 수행하는 기도법.
  33. 33)불지견佛知見 : 제법실상의 이치를 깨닫고, 비춰 보는 부처님의 지혜. 모든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는 까닭은 중생으로 하여금 이 불지견을 얻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을 얻게 하는 데에는 개開ㆍ시示ㆍ오悟ㆍ입入의 차례가 있다. 처음 십주위十住位에서 1분分의 무명無明을 끊고 작은 지견을 얻는 것을 개불지견開佛知見이라 하고, 십지十地의 마지막 위에서 무명을 완전히 끊고 지견이 원명圓明한 것을 입불지견入佛知見이라 한다.
  34. 34)잔나비와 학의 주인 : 스님을 말한다.
  35. 35)투정鬪飣 : 금수禽獸와 화초 모양으로 만든 오색 떡을 높이 괴는 것을 말한다.
  36. 36)십통十通 : ① 남의 마음을 잘 아는 지혜의 신통(善知他心智神通), ② 걸림 없는 천안 지혜의 신통(無礙淸淨天眼智通), ③ 지나간 일을 아는 지혜의 신통(知過去際劫宿住智神通), ④ 오는 세월이 끝날 때까지의 겁을 아는 지혜의 신통(知盡未來際劫智神通), ⑤ 걸림 없이 청정한 하늘 귀로 듣는 지혜의 신통(無礙淸淨天耳智神通), ⑥ 자체 성품이 없고 동작이 없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이르는 지혜의 신통(住無體性無動作往一切佛剎智神通), ⑦ 모든 말을 잘 분별하는 지혜의 신통(善分別一切言辭智神通), ⑧ 무수한 육신을 성취하는 지혜의 신통(無數色身智神通), ⑨ 온갖 법을 아는 지혜의 신통(一切法智神通), ⑩ 온갖 법이 사라져 없어지는 삼매에 들어가는 지혜의 신통(一切法滅盡三昧智神通).
  37. 37)상락아정常樂我淨 : 열반의 사덕四德. ① 상常-열반의 경지는 생멸 변천함이 없는 덕, ② 낙樂-생사의 고통을 여의어 무위無爲 안락한 덕, ③ 아我-망집妄執의 아我를 여의고 팔대자재八大自在가 있는 진아眞我, ④ 정淨-번뇌의 더러움을 여의어 담연청정湛然淸淨한 덕.
  38. 38)성차性遮 : 성죄性罪와 차죄遮罪. 성죄는 부처님께서 계율로써 금지하지 않더라도 그 일 자체가 도덕에 위반되어 저절로 죄악이 되는 것으로, 살생ㆍ도둑질ㆍ음행ㆍ거짓말 따위를 말한다. 차죄는 그 자체는 죄악이 아니지만 그로 인하여 성죄를 유발하는 행위로, 술 마시는 일, 분 바르는 일, 노래 부르고 춤추는 일, 때아닌 때에 먹는 일 등을 말한다.
  39. 39)이엄二嚴 : 복과 지혜 두 가지로 장엄한다는 뜻.
  40. 40)세간해世間解 : 여래십호의 하나로, 부처님은 세간의 모든 일과 이치를 잘 안다는 의미의 말이다.
  41. 41)사성四姓 : 원래는 고대 인도의 바라문婆羅門ㆍ찰제리刹帝利ㆍ폐사吠舍ㆍ수다라首陀羅 네 가지 계급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사士ㆍ농農ㆍ공工ㆍ상商의 네 부류를 말한다.
  42. 42)기령奇零 : 일정한 정수整數에 차지 않는 수를 뜻하는 말.
  43. 43)세 번 변화한 도량 : 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도량을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정화하며, 향이나 꽃 따위를 삼보님께 올려 장식한 도량을 말한다. 석존께서도 『法華經』 「見寶塔品」을 설하실 때, 다보불多寶佛에 공양하기 위해 시방분신十方分身인 제불을 보청普請하시면서 세 번에 걸쳐 예토穢土인 사바를 정토로 변화시키셨으니 이를 삼변토전三變土田 혹은 삼변토정三變土淨이라 한다.
  44. 44)팔음八音 : 악기를 만드는 여덟 가지 재료, 즉 금金ㆍ석石ㆍ사絲ㆍ죽竹ㆍ포匏ㆍ토土ㆍ혁革ㆍ목木에 따라 나눈 여덟 가지 악기의 소리. 금종金鍾ㆍ경쇠(石磬)ㆍ질나발(土塤)ㆍ북(革)ㆍ현악기(絲 : 琴瑟)ㆍ지어(木 : 枳敔)ㆍ저(匏 : 笙)ㆍ관악기(竹 : 管) 소리 등이다. 팔음이 조화되면 봉황이 온다고 한다.
  45. 45)무위無爲의 다스림 : 인위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꾀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잘 다스림.
  46. 46)설판設辦 : 불사나 법회를 베풀기 위해 봉사나 비용을 담당함.
  47. 47)연화緣化 : 권화勸化와 같다. 법을 들을 인연이 있는 이를 권하여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48. 48)용호의 기록부(龍虎籍) : 조선 시대 문과와 무과에 합격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했던 장부.
  49. 49)업경業鏡 : 명부의 길 어귀에 있다는 거울. 여기에 비추어 보면 중생이 생전에 지은 행업이 나타난다고 한다.
  50. 50)두 길(二途) : 저승의 길과 이승의 길. 또는 천상의 길과 지옥의 길.
  51. 51)육통六通 : 여섯 가지 신통력. 불보살이 가지고 있는 초인적인 능력. 신족통神足通ㆍ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누진통漏盡通을 말한다.
  52. 52)북풍도北酆都 : 풍도는 풍도옥酆都獄이라고도 한다. 도가에서 지옥을 이르는 말. 풍도가 북쪽에 있다고 해서 이렇게 부른 듯하다.
  53. 53)마제摩提 : 수마제須摩提(ⓢ sukhāvatī)의 준말. 안락국安樂國ㆍ극락極樂이라 번역한다. 아미타불이 계시는 청정한 국토를 말한다.
  54. 54)옥소리를 떨치고~소리를 내면서 : 옥진금성玉振金聲은 『孟子』 「萬章」에 “공자 같은 이를 집대성한 이라고 하는데, 집대성했다는 것은 금속 소리를 울려 낸 데다가 옥소리를 떨쳐 낸 것이니, 금속 소리를 울려 낸다는 것은 조리 있게 시작하는 것을 말하고, 옥소리를 떨쳐 낸다는 것은 조리 있게 끝맺는다는 것이다.(孔子之謂集大成。集大成也者。金聲而玉振之也。金聲也者。始條理也。玉振之也者。終條理也。)”라고 한 것을 가리킨다.
  55. 55)신훈新熏 : 어떤 중생이나 다 저절로 갖추어진 본래면목本來面目은 부처님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이것을 본각本覺이라 한다. 그러나 무명의 업장業障이 두꺼운 중생은 부처님이나 보살의 교화를 받아 발심發心하고 부지런히 닦아 비로소 크게 깨친 뒤 불과를 새로 맺게 된다. 이것을 시각始覺이라 하는데, 시각을 이루는 수단 방법이 새로 닦는 것, 곧 신훈이다.
  56. 56)우산牛山 : 산동성에 있는 산 이름으로, 제나라 경공景公이 인생이 짧은 것을 한탄하면서 울었다는 산이다. 『晏子春秋』 「諫上十七」에 “제나라 경공이 우산에서 노닐다가 북쪽으로 국성國城을 바라보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기를 ‘만약 이대로 가다가 죽으면 어쩌겠는가?’라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57. 57)관대管帶 : 관管은 뜻을 알아서 잊지 않는 것이고 대帶는 몸에 붙어 떠나지 않는 것으로, 몸과 마음으로 보호하고 지녀 잊지 않는 것을 말한다.
  58. 58)비증悲增과 지증智增 : 보리심을 발하는 사람에게는 비증과 지증이 있다. 비증은 먼저 모든 중생을 구원하고 나서 나중에 불도를 이루겠다고 서원하는 것이고, 지증은 먼저 성불하고 나서 나중에 중생을 제도하려고 하는 것이다.
  59. 59)일체지一切智 : 삼지三智의 하나. 일체 제법의 총상總相을 개괄적으로 아는 지혜. 천태天台에서는 성문聲聞ㆍ연각緣覺의 지혜라 하고, 구사俱舍에서는 부처님의 지혜라 한다.
  60. 60)고고苦苦 : 삼고三苦의 하나. 질병ㆍ기아 등의 괴로움에서 생기는 심신의 고뇌를 말한다.
  61. 61)기린의 발처럼 떨치기(麟振) : 주 9 참조.
  62. 62)와황媧皇 : 중국 신화에 나오는 여와女蝸를 말한다. 상체는 여자, 하체는 뱀으로 나오며 복희씨伏犧氏의 아내로 인류의 어머니로 칭송받는다. 오색 돌을 주워 터진 하늘을 꿰맸다는 전설이 있고, 『禮記』 「明堂位」에 “여와가 생황笙簧을 만들었다.”라는 기록이 있으며, 조식曹植의 「洛神賦」에 “풍이가 북을 치고, 여와가 노래를 부른다.(馮夷鳴鼓。女媧淸歌。)”라는 대목이 나온다.
  63. 63)선후宣后 : 북송의 선인태후宣仁太后를 말한다. 손자인 철종이 어린 나이에 제위에 올라 수렴청정을 하였는데, 온 세상을 고무鼓舞하여 당시에 ‘여중요순女中堯舜’이라 하였다고 한다.
  64. 64)낭원閬苑 : 신선이 거주하는 곳. 허작許碏의 시에 “낭원의 꽃 앞에서 술에 취하여 서왕모의 구하상 그릇 엎질렀네. 여러 신선 손뼉 치며 경박함을 나무라니, 인간으로 귀양 보내어 술 미치광이 만들었구나.(閬苑花前是醉鄕。踏飜王母九霞觴。群仙拍手嫌輕薄。謫向人間作酒狂。)”라고 하였다. 『神仙傳』.
  65. 65)현포玄圃 : 곤륜산崑崙山 위에 신선이 산다는 곳.
  66. 66)현응玄應 : 부처의 마음을 중생이 느껴 서로 융합한다는 뜻으로, 유현幽玄한 신불神佛의 감응을 이르는 말.
  67. 67)충극衝剋 : 음양오행설 중에서 지지地支가 방위方位를 짝할 때 서로 저촉되는 것을 충沖(衝)이라 한다. 자子(北)와 오午(南)는 충沖이고, 인寅(東)과 신申(西)은 충沖이다. 천간天干으로 오행을 짝할 때 서로 누르는 것을 극剋이라 한다. 갑甲(木)은 戊(土)를 극하고, 병丙(火)은 庚(金)을 극한다고 한다. 『三命通會』에서는 “세월이 운명을 충극하는 자는 길하고, 운명이 세월을 충극하는 자는 흉하다.(歲衝剋運者吉。運衝剋歲者凶。)”라고 하였다.
  68. 68)사민四民 : ① 사士ㆍ농農ㆍ공工ㆍ상商의 네 가지 신분이나 계급의 백성. ② 온 백성.
  69. 69)급각살急脚殺 : 낭떠러지 같은 데서 떨어져 다리를 크게 다치거나, 관절염 혹은 신경통으로 고생하게 되는 살이다.
  70. 70)흰 구름을~이를 것이요 : 『莊子』 「天地」에 “저 백운을 타고 제향에서 놀리라.(乘彼白雲。遊乎帝鄕。)”라고 하였다.
  71. 71)시망柴望 : 산천에 올리는 제사. 『禮記』 「王制」에 “시망으로 산천에 제사를 올린다.(柴而望祀山川)”라는 말이 나오며, 『書經』 「舜典」에 “그해 2월에는 동쪽으로 순행하시어 태산에 이르러 제사를 모시고 차례로 산천에 제사를 지낸다.(歲二月。東巡守。至于岱宗。柴望秩于山川。)”라고 하였다.
  72. 72)결계結界 : 마군魔軍의 장난을 없애기 위하여 인명법印明法에 따라 제정한 도량의 구역. 밀교密敎에서 쓰는 법으로, 주로 도량의 정결을 그 목적으로 한다.
  73. 73)구나驅儺 : 세모歲暮에 역귀疫鬼를 몰아내는 의식.
  74. 74)중휴衆休 : 휴休ㆍ구咎ㆍ정精ㆍ명明 등 기상氣象의 나쁜 조짐들을 이르는 말.
  75. 75)함장凾丈 : 선생을 가리킨다.
  76. 76)천도天弢를 무너뜨리고~풀어 버리고서 : 여기서 천도天弢는 하늘 주머니라는 말로,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하늘 주머니에서 노는 것과 같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 구절은 천륜과 인륜의 인연과 구속을 벗어났다는 의미로 보인다.
  77. 77)힐향肹蠁 : 떼 지어 나는 작은 벌레. 전轉하여 사물이 성하게 일어나는 모양.
  78. 78)보광葆光 : 『莊子』 「齊物論」에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아서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는 것을 보광이라 일컫는다.(酌焉而不竭。而不知其所由來。此之謂葆光。)”라고 하였다.
  79. 79)오상五常 : 유학에서는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ㆍ신信의 다섯 가지 덕을 말한다. 또는 부자유친ㆍ군신유의ㆍ부부유별ㆍ장유유서ㆍ붕우유신의 오륜五倫을 가리킨다. 아버지는 의리로, 어머니는 자애로, 형은 우애로, 아우는 공경으로, 자식은 효도로 대해야 하는 마땅한 길을 말하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출가자나 재가자 모두 지켜야 하는 다섯 가지 계율, 곧 오계五戒를 말한다. 살생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행淫行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이다.
  80. 80)삼환三患 : 병ㆍ늙음ㆍ죽음을 말한다.
  81. 81)해로薤露 : 사람이 죽었을 때 부르는 만가挽歌를 말한다. 『古今注』에 “해로는 사람이 죽었을 때 부르는 소리이다. 전횡田橫의 문인門人에게서 나왔는데, 전횡이 자살하자 문인들이 슬퍼하여 그를 위해 비가悲歌를 지은 것으로, 사람의 목숨이 풀잎의 이슬방울같이 쉽게 사라지는 것을 노래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82. 82)구거九居 : 구유정거九有情居의 준말로 구중생거九衆生居라고도 한다. 삼계三界 오취五趣 중에서 유정有情들이 머무는 아홉 곳의 거처를 가리킨다.
  83. 83)성선聖善 : 모친의 덕을 이른다. 『詩經』 「邶風」 ≺凱風≻에 “어머니는 성스럽고 착하시나 우리가 착한 사람 없구나.(母氏聖善。我無令人。)”라고 하였다.
  84. 84)척기陟屺 : 『詩經』 「魏風」 ≺陟岵≻에 “저 산에 올라 어머니를 생각한다.(陟彼屺兮。瞻望母兮。)”라고 하였다.
  85. 85)유천籲天 : 『書經』 「泰誓」에 “신하는 붕당을 지어 거만하며 권세로 협박하다 서로 공멸하니, 허물 없는 사람들은 하늘에 죄 없다 부르짖는데 악덕이 드러나 소문이 나네.(臣下化之朋家作仇。脅權相滅。無辜籲天。穢德彰聞。)”라고 하였다.
  86. 86)근진根塵 : 육근六根과 육진六塵. 육근은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여섯 가지 근원으로서 인식 주체인 인간의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를 말하고, 육진은 육경六境이라고도 하는데 인식 대상인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에서 일어나는 여섯 가지 욕정欲情을 말한다.
  87. 87)≺요아蓼莪≻ : 『詩經』 「小雅」에 나오는, 효자가 부모의 봉양을 뜻대로 하지 못하여 슬퍼하는 정을 읊은 시. “저 장대한 풀을 쑥인 줄 알았더니, 쑥이 아니고 다른 풀일세. 불쌍하신 우리 부모님, 나를 낳으시느라 수고하셨네.(蓼蓼者莪。匪莪伊蒿。哀哀父母。生我劬勞。)”
  88. 88)십신十身 : 부처님이 중생을 교화할 때 중생의 근기根機에 맞게 열 가지로 몸을 나타내 보이는 것. 부처의 경지에 가면 모든 생활이 이타적 자비행慈悲行으로 실현된다. 부처님이 열 가지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이다.
  89. 89)사대四大 : 육신을 이루고 있는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 네 가지 원소. 몸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90. 90)부근浮根 :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보통의 눈ㆍ귀ㆍ코 따위의 감각기관. 부근扶根이라고도 쓴다.
  91. 91)삼연三椽 : 삼연모옥三椽茅屋의 준말로, 서까래 세 개를 걸친 작은 띳집을 말한다.
  92. 92)삼귀三歸 : 삼귀의三歸依ㆍ삼자귀三自歸ㆍ삼귀계三歸戒라고도 한다. 불문에 처음 귀의할 때 하는 의식. 불ㆍ법ㆍ승에 귀의함을 말한다.
  93. 93)오계五戒 : 불교도이면 재가자나 출가자 모두가 지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 규범. ① 살생하지 말 것(不殺生), ② 도둑질하지 말 것(不偸盜), ③ 음행을 하지 말 것(不邪淫), ④ 거짓말을 하지 말 것(不妄語), ⑤ 술을 마시지 말 것(不飮酒).
  94. 94)근성芹誠 : 정성을 다하여 바치는 마음. 근芹은 미나리라는 뜻으로, 충성스러운 농부가 임금에게 향기로운 미나리를 바쳤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95. 95)침개상투針芥相投 : 하늘 꼭대기에서 떨어뜨린 바늘이 땅 위에 있는 작은 겨자씨에 꽂히는 것을 말한다.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로서 맹귀우목盲龜遇木과 같은 말이다.
  96. 96)삼심三心 :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마음. 지성심至誠心ㆍ심심深心ㆍ회향발원심回向發願心인데 이 세 가지를 다 갖추면 정토에 왕생한다고 한다.
  97. 97)역혈瀝血 : 진심을 드러내 보이는 일.
  98. 98)구유九有 : 삼계三界를 아홉 종류로 나눈 것.
  99. 99)신원적新圓寂 : 새로 원적圓寂(입적)한 영혼이라는 뜻으로, 갓 죽은 이의 재를 지낼 때 쓰는 용어이다.
  100. 100)동진童眞 : 아직 삭발하지 않은 어린아이. 천진난만한 천성을 지닌 동자童子. 사미沙彌.
  101. 101)결사結使 : 번뇌의 다른 이름. 번뇌는 몸과 마음을 속박하고 괴로움의 결과를 짓는 것이므로 결結이라 하고, 중생을 따라다니며 마구 몰아대어 강요하고 부리므로 사使라고 한다. 구결九結과 십사十使가 있다.
  102. 102)오탁五濁 : 말세에 발생하는 피하기 어려운 사회적ㆍ정신적ㆍ생리적인 다섯 가지 좋지 않은 일들. ① 전쟁ㆍ질병ㆍ기근 등이 많이 일어나며 시대적인 환경과 사회가 혼탁해지는 겁탁劫濁, ② 그릇된 사상이나 견해가 무성하여 세상이 혼란하고 흐려지는 견탁見濁, ③ 여러 번뇌가 극성스럽게 일어나 중생을 흐리게 하고 악덕이 넘쳐흐르게 하는 번뇌탁煩惱濁, ④ 인간의 마음이 둔해지고 몸이 약해지며 중생의 자질이 저하되는 중생탁衆生濁, ⑤ 인간의 수명이 짧아지는 명탁命濁.
  103. 103)오정五淨 : ① 겁정劫淨-전쟁ㆍ기근ㆍ질병이 제거되고 물질이 풍요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세상, ② 견정見淨-청정한 견해를 지녀 삿된 견해가 발을 못 붙이는 세상, ③ 번뇌정煩惱淨-욕심ㆍ성냄ㆍ어리석음의 번뇌로 괴로움을 받지 않는 세상, ④ 중생정衆生淨-모든 중생이 자비심ㆍ수회심ㆍ평정심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세상, ⑤ 명정命淨-불국토의 사람은 수명이 지극히 긴 세상.
  104. 104)오장五障 : 보살이 수도修道하는 데 장애가 되는 다섯 가지 장애. 곧 악도장惡道障ㆍ빈궁장貧窮障ㆍ여신장女身障ㆍ형잔장形殘障ㆍ희망장喜忘障이다.
  105. 105)상령爽靈 : 「太微靈書」에 “사람에게 삼혼이 있는데 첫째는 상령이고, 둘째는 태광이며, 셋째는 유정이다.(人有三魂。一曰爽靈。二曰台光。三曰幽精。)”라고 하였으며, 소식蘇軾의 ≺芙蓉城詩≻에 “밤에 하늘 문이 열리니 상령이 날아간다.(天門夜開飛爽靈)”라는 시구가 있다.
  106. 106)배풍培風 : 겹겹으로 두껍게 쌓인 바람. 바람을 탄다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莊子』 「逍遙遊」에 “붕새가 남쪽 바다로 날아가려면 하늘로 구만리를 올라가 이 배풍을 타야 갈 수 있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107. 107)풍이馮夷 : 물을 맡은 신(水神)의 이름으로, 곧 하백河伯을 이른다. 빙이氷夷ㆍ풍수馮修라고도 한다. 『史記』 「司馬相如傳」에 “영와로 하여금 거문고를 타게 하니 풍이가 춤을 추었다.(使靈媧鼓瑟而舞馮夷)”라는 글이 보인다.
  108. 108)팽조彭祖 : 성姓은 전錢, 이름은 갱鏗으로 요임금의 신하. 800세를 살았다고 한다.
  109. 109)오오嗷嗷 : 시끄럽게 우는 소리.
  110. 110)형수荊樹 : 가시나무 숲이라는 뜻으로, 형제간에 함께 살아온 곳을 말한다. 옛날에 어떤 형제가 갑자기 헤어지게 되었는데, 문밖에 가시나무 세 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고는 탄식하기를 “나무들도 함께 모여 즐겁게 사는데, 하물며 우리가 갈라서야 하겠는가.”라고 하고는 다시 화목하게 지냈다고 한다. 『孝子傳』.
  111. 111)아뇩지阿耨池 : 아뇩달지阿耨達池의 준말. 염부주閻浮洲의 4대하인 긍가ㆍ신도ㆍ박추ㆍ사다의 근원으로서 설산의 북쪽, 향취산의 남쪽에 있다.
  112. 112)치성광熾盛光 : 북두칠성의 주불主佛로 모시는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를 말한다.
  113. 113)복랍세시伏臘歲時 : 여름의 복伏과 섣달의 납향臘享을 말하는데, 복은 한여름이고 납은 깊은 겨울이므로 여름 제사(夏祭)와 겨울 제사(臘祭)를 말하는 것으로 통용된다. 또는 삼복三伏과 납일臘日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114. 114)분수焚修 : 부처님 앞에 향불을 피우고 도를 닦거나 재를 올림.
  115. 115)봉선封禪 : 옛적에 제왕이 천하가 태평한 공을 이루면 태산泰山에 올라가서 하늘에 제사하고 옥첩玉牒을 땅에 봉하는데, 이것을 봉선이라 한다.
  116. 116)진의眞儀 : 부처나 보살 또는 조사의 진영을 높여 이르는 말.
  117. 117)소목昭穆 : 종묘나 사당에 조상의 신주를 모시는 차례. 왼쪽 줄을 소昭라 하고, 오른쪽 줄을 목穆이라 한다.
  118. 118)삼정三精 : 해와 달, 별을 말한다. 『後漢書』 「光武帝紀贊」에 “구현에 회오리바람이 일고 삼정은 안개가 끼어 깜깜하였다.(九縣飆廻三精霧塞)”라고 하였다.
  119. 119)계술繼述 : 선왕先王의 뜻과 사업을 계승하여 수행하는 것. 효자가 선세先世의 업적을 잘 계승하는 것을 말한다. 『中庸』에 “무릇 효도란 선세의 뜻과 일을 잘 계술하는 것이다.(夫孝者。善繼人之志。善述人之事者也。)”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120. 120)척령鶺鴒 : 『詩經』 「小雅」 ≺常棣≻에 “척령이 언덕에 있으니 형제가 급난을 구한다.(脊令在原。兄弟急難。)”라고 한 구절에서 유래한 말로, 형제를 뜻한다. 척령脊令은 할미새로, 척령鶺鴒과 같다.
  121. 121)권선勸善 : 착한 일을 권함. 절에 기부하라고 권고하는 것을 말한다.
  122. 122)무앙無央 : 무궁無窮과 같은 뜻이다. 곽거병霍去病의 ≺琴歌≻에 “국가가 편안하니 즐거움이 끝이 없도다.(國家安寧。樂無央兮。)”라고 하였다.
  123. 123)상설像設 : 예배를 위해 설치하는 불보살상 등 조각상과 불사를 위한 각종 설비.
  124. 124)우전于闐 : ⓢ Kustana. 우전于塡ㆍ우치于寘ㆍ우둔于遁 또는 계단谿丹ㆍ굴단屈丹ㆍ구살단나瞿薩旦那ㆍ홀탄忽炭이라고도 하며, 지금의 중국 신강성 화전 지역이다.
  125. 125)일천제一闡提 : ⓢ icchantika. 일천제가一闡提伽ㆍ일천저가一闡底柯ㆍ일천저가一闡底迦ㆍ일전가一顚迦라고도 하며, 줄여서 천제闡提라고 한다. 단선근斷善根ㆍ신불구족信不具足이라 번역한다. 욕구를 끊지 못한 이로서 선근이 조금도 없어서 깨달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자. 즉 성불하지 못하는 원인을 가진 이를 가리킨다.
  126. 126)왕사성王舍城 : 중인도 마가다국의 수도. 지금의 인도 비하르주 라즈기르가 그 옛터라고 하며 이곳에는 불교에 관한 유적이 많다.
  127. 127)진상眞常 : 진실되고 항상 존재한다는 말로 여여如如와 그 의미가 비슷하다.
  128. 128)무우천자無憂天子 : 중인도 마가다국 마우리아 왕조의 제3대 왕인 아육왕阿育王(ⓢ Aśoka, 재위 B.C. 269~B.C. 232년경)의 번역 이름. 무우왕無憂王이라고도 하며, 아수가왕阿輸柯王ㆍ아서가왕阿恕伽王 등으로 음역한다. 전다라급다왕旃陀羅笈多王의 손자이며, 빈두사라왕賓頭沙羅王의 아들이다. 불법에 귀의하여 8만 4천 기의 불탑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129. 129)칠보七寶 : 금金ㆍ은銀ㆍ유리琉璃ㆍ파려頗黎ㆍ차거硨磲ㆍ적주赤珠ㆍ마노瑪瑙 등의 일곱 가지 보배.
  130. 130)대하大夏 : 한나라 때 서역 지방에 있던 고대 국가. 수도는 남시성藍市城이다.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발흐를 중심으로 했던 나라로, 종전에는 박트리아 왕국으로 보는 설이 유력했으나 최근에는 B.C. 2세기에 박트리아 왕국을 멸한 이란계 유목민 토하라의 음역으로 보는 설이 지배적이다.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의 하나이며, 흉노의 혁련발발赫連勃勃이 후진을 배반하고 세운 나라이다. 자칭 대하천왕大夏天王이라 하고 섬서성 서북부와 감숙성 동북부, 내몽고의 오르도스를 영유하였다. 3대 25년 만에 토욕혼에게 멸망하였다.
  131. 131)가위迦衞 : 현재 네팔의 타라이 지방에 해당한다. 가비라迦毘羅 선인이 이곳에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석가모니 생존 시에 사위국舍衞國에 멸망하였다.
  132. 132)여전臚傳 : 위의 말을 아래로 전달하는 일. 전려傳臚라고도 한다.
  133. 133)반타盤陀 : 바위의 모양이 편평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134. 134)여덟 사람(八人) : 팔인八人은 ‘火’의 파자破字로 불을 의인화한 것이다.
  135. 135)통의랑通議郞 : 조선 시대 문관의 정5품 토관직.
  136. 136)감우紺宇 : 승려가 불상을 모시고 불도를 닦으며 교법을 펴는 집. 곧 불사佛寺를 말한다.
  137. 137)경경耿耿 : ① 잠이 오지 않는 모양. ② 빛나는 모양.
  138. 138)신광사神光寺 : 황해도 해주에 있는 사찰. 전해 오는 말에 따르면 원나라 순제順帝가 제위에 오르기 전 귀양 갈 때 이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 후 부처님의 도움으로 제위에 오르게 되었다 하여 순제는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신광사에 많은 재물을 내렸다고 한다.
  139. 139)낙송洛誦 : 글을 되풀이하여 소리 내어 읽음.
  140. 140)비조鼻祖 : 태아가 생길 때 코가 가장 먼저 형상을 이룬다는 것에서, 세상이 주목할 만한 중요한 일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나 모든 사물의 시초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시조ㆍ원조ㆍ창시자를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조선 태조 이성계李成桂를 이른다.
  141. 141)무학無學 :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승려. 법명은 자초自超(1327~1405)이고, 무학은 법호이다. 속성은 박朴씨이며 삼기 사람이다. 태조 7년(1398) 늙음을 핑계로 하직하고 용문사ㆍ회암사ㆍ금강산ㆍ진불암 등으로 다니다가 태종 5년(1405) 4월 금장암에서 나이 79세, 법랍 61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서산西山 대사가 지은 『釋王寺記』에는 태조가 왕이 되기 전에 설봉산 토굴에서 무학을 만나 꿈 해석을 하고, 이 자리에 절을 짓고 3년 기한으로 오백성재五百聖齋를 베풀라 하므로 태조가 그곳에 석왕사를 짓고 그대로 하였다고 한다.
  142. 142)아생牙栍 : 상아로 만든 생栍이다. 생이란 점을 치거나 강경講經을 하기 위하여 글귀를 적어 통에 꽂아 두는 대쪽들을 말한다. 이 대쪽을 뽑아 거기에 적힌 글귀를 보고 점을 치기도 하였고, 강경할 때 강생講生이 이 대쪽을 뽑아서 그 글귀에 따른 장 또는 편을 암송하였다. 순우리말로는 찌라 한다.
  143. 143)강월헌江月軒 : 고려 말의 승려인 혜근惠勤(1320~1376)의 당호. 혜근의 처음 이름은 원혜元惠, 호는 나옹懶翁이며, 속성은 아牙씨이고 영해寧海 사람이다. 이색李穡이 글을 지어 세운 비碑와 부도浮屠가 회암사에 있다.
  144. 144)기달산怾怛山 : 금강산의 다른 이름. 천축 삼장天竺三藏,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 역譯 『大方廣佛華嚴經』 권29 「菩薩住處品」에 “네 큰 바다 가운데 보살들이 사는 곳이 있는데, 이름은 지달枳怛로서 과거에 모든 보살이 거기 살았고, 현재에는 담무갈이라는 보살이 거기 살면서 2천 보살을 권속으로 두고 항상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다.(四大海中。有菩薩住處。名枳怛。過去諸菩薩。常於中住。彼現有菩薩。名曇無竭。有萬二千菩薩眷屬。常爲說法。)”라고 하였다.
  145. 145)원화元化 : 천지의 조화.
  146. 146)표훈사表訓寺 : 강원도 회양군 내금강면 장연리 금강산에 있는 절. 신라 진평왕 20년(598)에 백제의 관륵觀勒이 융운隆雲과 함께 창건하고 정양사라 이름하였다. 문무왕 15년(675)에 신림神琳ㆍ표훈表訓ㆍ능인能仁 등이 중수하고 신림사라 고쳤다가 3년 뒤 다시 표훈사라 하였다.
  147. 147)월사月槎 : 팔월사八月槎의 준말. 한나라 때 장건張騫이 8월에 뗏목을 타고 황하를 건너 서역에 사신으로 간 일이 있었으므로 뒤에 전하여 사신의 임무를 띤 고관이나 지방관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148. 148)성초星軺 : 봉명사신奉命使臣의 수레이다. 고대에 제왕의 사자를 성사星使라고 불렀다는 데서 사자가 타는 수레를 말하며, 사자의 별칭으로도 쓰였다.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에 “아침 바람 불어와 거리에 가득하니 역기와 성초가 다 빨리 달리누나.(早風吹土滿長街。驛騎星軺盡疾驅。)”라고 하였다.
  149. 149)난참鸞驂 : 신선이 타는 수레를 말한다.
  150. 150)학가鶴駕 : 왕세자가 대궐 밖으로 나가는 일을 말한다. 『列仙傳』 「王子喬」에 “왕자교는 바로 주나라 영왕靈王의 태자 진晉인데, 일찍이 흰 학을 타고 가 구씨산緱氏山에 머물렀다.”라고 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후대에는 태자의 거가車駕를 학가라고 하였다.
  151. 151)허다한 쟁기를~고무래를 잡기(牽犂拽杷) : 『禪門拈頌』 권30 1404칙 「牽犁」에 “구봉은 보습을 끌고, 양기는 고무래를 잡는다.(九峰牽犁。楊歧拽杷。)”라는 내용이 나온다.
  152. 152)타수唾手 : 손에 침을 뱉는다는 뜻으로, 기운을 내서 일을 다시 시작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53. 153)함식含識 : 중생을 말한다. 참 성품을 잃어버리고 망령된 온갖 생각들이 분주하게 일어났다 꺼졌다 하기 때문에 육도六途를 윤회하면서 낳다 죽었다 하는 무리로, 유정有情ㆍ함령含靈ㆍ함식ㆍ군생群生ㆍ군맹群萌ㆍ군품群品 등 여러 가지 말로 표현된다.
  154. 154)명부전冥府殿 : 지장보살地藏菩薩을 주로 삼고 십대왕十大王을 모신 절 안의 불전을 이른다. 심판관인 시왕十王을 모시고 있다고 해서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혹은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시고 있다고 해서 지장전地藏殿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불전은 대개 삼존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명부전도 마찬가지이다. 본존인 지장보살은 지장 삼존으로 좌우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을 협시로 둔다. 그리고 그 좌우에 명부 시왕을 앉힌다. 시왕상 앞에는 시봉을 드는 동자상 10구를 안치하며 이 외에도 판관判官 2구, 녹사錄事 2구, 장군 2구 등 모두 29구의 존상尊像을 갖춘다.
  155. 155)마사麻絲 : 삼 껍질에서 뽑아낸 실.
  156. 156)점안點眼 : 부처님을 모신 뒤에 경을 독송하면서 불상의 눈에 동자를 그려 넣는 의식을 말한다.
  157. 157)한 시랑韓侍郞 : 당나라 때 문인 한유韓愈를 말한다. 한유는 만년에 이부시랑吏部侍郞을 지냈다.
  158. 158)팔재八財 : ① 밭ㆍ집ㆍ꽃밭ㆍ나무숲(田宅園林), ② 생물의 종자를 심어 가꾸는 것(種植生種), ③ 곡식과 비단을 쌓아 놓는 것(貯積穀帛), ④ 짐승을 기르거나 머슴이나 종을 두는 것(畜養人僕), ⑤ 새나 짐승을 가두어 놓고 기르는 것(養繫禽獸), ⑥ 돈이나 보물 같은 귀중한 물건(錢寶貴物), ⑦ 짐승의 털로 만든 침구와 가마솥(氈褥釜鑊), ⑧ 상아나 금으로 꾸민 상과 모든 사람이 귀중하게 여기는 물건(象金飾床及諸重物)을 말한다.
  159. 159)북신전北辰殿 : 칠성각七星閣과 같은 의미이다. 우리나라 절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칠성각은 사람의 수명을 관리하는 신이라 믿어 온 북두칠성을 신격화해 봉안한 곳이다. 한국 불교의 토착화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160. 160)치수錙銖 : 옛날에 저울의 눈금을 측정하던 단위의 이름인데, 6수銖를 1치錙라 하므로 경미輕微한 것을 비유한다. 『禮記』에 “비록 그 나라를 나누어서 녹을 준다 해도 치수와 같이 여긴다.(雖分國。如錙銖。)”라는 내용이 나온다.
  161. 161)『조상경造像經』 : 『祖上功德經』ㆍ『觀佛三昧經』ㆍ『諸經要集』ㆍ『法苑』ㆍ『西域記』 등에서 불보살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의식과 절차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의례서. 제2권에 해당하는 「諸佛菩薩腹臧壇儀式」에서는 불상 봉안법과 방위 등의 체계를 비롯하여 오경五鏡ㆍ오약五藥ㆍ오향五香ㆍ오곡五穀ㆍ오보병五寶甁ㆍ오공양五供養을 열거하고, 이어서 복장腹藏을 넣는 방법을 오색채五色彩ㆍ오색사五色絲ㆍ오색화五色花ㆍ오보리수엽五菩提樹葉ㆍ오길상초五吉祥草ㆍ오산개五傘蓋의 순서로 설명하였다.
  162. 162)우전왕優塡王 : 우전優塡(于塡)은 ⓢ Udayana의 음역. 올다연나왕嗢陀演那王ㆍ오다연나왕隖陀衍那王ㆍ우다연왕優陀延王ㆍ우다야왕優陀耶王이라고도 하며, 출애왕出愛王ㆍ일자왕日子王이라 번역한다. 교상미국憍賞彌國의 왕. 왕후의 권유로 석가모니에게 귀의하여 불교의 외호자가 되었으며, 인도에서 최초로 불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163. 163)비수갈마천毗首羯磨天 : 제석천의 신하로 공작工作을 맡은 신.
  164. 164)『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 : 『佛說觀佛三昧海經』을 말한다. 이 경의 제6권 「觀四威儀品」에 나오는 내용이다. 남북조시대 송나라 때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 Buddhabhadra)가 420년에서 423년 사이에 양주楊州 도량사道場寺에서 번역하였다. 줄여서 『觀佛經』ㆍ『觀佛三昧經』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가비라국迦毘羅國 니구루타尼拘樓陀 숲에서 부왕과 이모를 위하여 관불삼매에 들어 해탈을 얻은 것을 가르치신 것이다.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관하는 법과 그 공덕을 설한 경전으로 모두 12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65. 165)인지因地 : 성불하기 위하여 수행하는 지위. 이에 비하여 부처님의 지위는 과지果地ㆍ과상果上이라 한다.
  166. 166)분위分衞 : ⓢ piṇḍapāta. 빈다파다賓茶波多ㆍ빈다파저가賓茶波底迦라고도 음역하고, 탁발托鉢ㆍ걸식乞食ㆍ단타團墮라 번역한다. 십이두타행의 하나로, 수도하는 이가 날마다 남의 집 문전에 가서 옷과 밥을 얻는 일을 말한다.
  167. 167)니구류尼拘類 : ⓢ nyagrodha. 열대 지역이 산지인 교목의 이름.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열대의 폭염을 피하기에 좋은 그늘을 제공한다.
  168. 168)수다원도須陀洹道 : 성문사과聲聞四果의 하나. 예류과預流果로서 무루도無漏道에 처음 참례하여 들어간 지위.
  169. 169)가전연迦旃延 : ⓢ Kātyāyana. 마하카차야나(ⓢ Mahākātyāyana)ㆍ대가전연ㆍ마하가전연이라고도 한다. 불교 이론에 박람하였으며 석가모니의 십대제자 중 논의제일論議第一로 불린다. 중인도 서부에 자리 잡은 아반티국에서 왕사王師의 아들로 태어났다. 왕명으로 부처님을 모시러 갔다가 설법을 듣고 감동해 출가하였다. 가계는 크샤트리아 계급으로 아반티국의 악생왕惡生王을 보필하고 있었으며, 뛰어난 언설과 변재로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중생 교화에 힘썼다.
  170. 170)보본추원報本追遠 : 보본報本은 근본에 보답한다는 뜻이고 추원追遠은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제사에 정성을 다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 것을 말한다.
  171. 171)시동尸童 : 제사를 지낼 때 신을 대신하는 아이. 후세에는 화상畫像을 썼다.
  172. 172)청묘淸廟 : 청정한 사당이라는 뜻으로 태묘太廟 즉 종묘宗廟 혹은 그곳에서 연주하는 악장樂章을 가리킨다. 『詩經』 「周頌」 ≺淸廟≻에 “아, 심원한 청묘 엄숙하고 화평하며 밝은 공경과 제후이다.(於穆淸廟。肅雝顯相。)”라고 하였는데, 이 시는 주공周公이 백관을 거느리고 문왕의 사당에 제사할 때 올린 시이다.
  173. 173)다른 산의~수 있다 : 『詩經』 「小雅」 ≺鶴鳴≻이라는 시에 나오는 말이다.
  174. 174)도첩度牒 : 도패度牌라고도 한다. 고려ㆍ조선 시대에 새로 승려가 된 사람에게 발급하던 신분증명서. 승려가 죽거나 환속하면 국가에 반납하게 되어 있었다. 이 제도는 납세의무를 버리는 일과 장정이 함부로 승려가 되는 것을 막아 군정을 비롯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실시하였다. 당나라에서 전래되어 고려 말부터 시행하였으며, 조선 시대에는 억불책으로 더욱 강화하였다. 고려 시대에는 포布 50필을 바치면 발급하여 주었으며, 조선 시대에는 송경 시험誦經試驗에 합격한 자는 정포正布 20필, 양반 자제는 100필, 서인은 150필, 천인은 200필을 바쳐야 발급해 주었다.
  175. 175)바사닉波斯匿 : 중인도 사위국의 왕. 어려서 북인도의 덕차시라국德叉尸羅國에 가서 공부하였다. 왕이 된 뒤에는 정치를 잘하여 가시국迦尸國도 그의 지배를 받았다. 그의 아들 기타祇陀태자는 신하 수달다와 함께 힘을 모아 기원정사를 지어 부처님께 바쳤다. 바사닉왕도 불법을 독실하게 믿어 외호하는 일을 맡았다. 부처님과 생일이 같고, 부처님께서 성도하시던 해(B.C. 589)에 왕위에 올랐다.
  176. 176)수달다須達多 : ⓢ Sudatta. 석가모니에게 귀의했던 사위성의 장자. 빈궁한 이를 돕는 데 헌신하였기 때문에 급고독給孤獨 장자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기타태자가 소유하고 있던 원림苑林을 구입하여 기수급고독원을 지어 부처님께 헌납한 것으로 유명하다.
  177. 177)배진공裵晉公 : 당나라 때 재상을 지낸 배도裵度(765~839)를 말한다. 자는 중립中立, 시호는 문충文忠. 산서성 출생이다. 시인 백낙천白樂天과 자기의 별장인 녹야당綠野堂에서 함께 풍류를 즐겼다.
  178. 178)왕형공王荊公 : 송나라 때 문필가이자 정치인인 왕안석王安石(1021~1086)을 가리킨다. 자는 개보介甫, 호는 반산半山, 형공은 봉호封號이다. 문필가이자 시인으로서 뛰어난 산문과 서정시를 남겨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며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북송의 6대 황제인 신종(재위 1067~1085)에게 발탁되어 신법新法이라 불리는 청묘법靑苗法ㆍ모역법募役法ㆍ시역법市易法ㆍ보갑법保甲法ㆍ보마법保馬法 등의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한 개혁적 정치 사상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179. 179)긍당긍구肎堂肎搆 : 아비가 어떤 일을 시작하고 자식이 이를 이음.
  180. 180)선원璿源 :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임금의 집안을 이르는 말.
  181. 181)옥력玉曆 : 책력冊曆의 별칭.
  182. 182)계경契經 : 위로는 진리에, 아래로는 중생의 마음에 부합한다는 뜻으로, 불경을 달리 이르는 말.
  183. 183)보솔普率 : “넓은 하늘(普天) 아래 다스리고 있는 땅(率土)의 백성들이 모두 황제의 백성이다.”라고 한 말에서 따온 말이다.
  184. 184)폭원幅員 : 국토의 면적을 이른다.
  185. 185)어른을 위하여~꺾어다 드린다 : 『孟子』 「梁惠王」에 나오는 말이다.
  186. 186)영명사永明寺 : 고려 시대 서경에 있던 사찰. 광개토왕이 세운 구사九寺 중의 하나라는 설이 있다. 조선 시대에 와서는 선교양종 36본사의 하나가 되었다. 이 절의 팔각오층석탑이 유명하다.
  187. 187)불천佛天 : 부처님을 높여 이르는 말.
  188. 188)요족繞足 : 고대 인도에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던 한 방식이다.
  189. 189)공거蛩蚷 : 공공蛩蛩과 거허距虛. 이 둘은 전설상의 짐승으로 서로 비슷하고 항상 함께 다닌다고 한다. 일설에는 한 짐승이라고도 한다. 『山海經』 「海外北經」에 “북해北海에 흰 짐승이 있는데 모양이 말과 같고 이름을 공공蛩蛩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곽박郭璞의 주注에 인용된 장읍張揖의 말에는 “공공은 푸른빛의 말과 같은 짐승이요, 거허는 노새와 같은데 조금 작다.”라고 하였다.
  190. 190)가주嘉州 : 평안북도 박천군 가산면嘉山面과 양가면兩嘉面 지역의 고려 시대 행정구역 이름.
  191. 191)염우廉隅 : 집을 지을 때 토대가 되는 사각의 돋움을 말한다. 흙 또는 돌로 사각이 살아나도록 만든다.
  192. 192)조균朝菌 : 아침에 생겼다가 저녁에 스러지는 버섯. 덧없이 짧은 목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93. 193)거거居居 : 나쁜 마음을 품고 서로 친하지 않은 모양.
  194. 194)여섯 벌(六蜂) : 여섯 감각기관, 즉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뜻을 말한다.
  195. 195)금낙金諾 : 계포일낙季布一諾을 말한다. 계포가 한 번 한 약속이라는 뜻으로, 초나라 장수인 계포가 자신이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는 데서 절대로 틀림없는 승낙을 이르는 말이다.
  196. 196)징광사澄光寺 : 전라남도 승주군 금화산에 있던 절.
  197. 197)청북淸北 : 청천강 북쪽이라는 뜻으로, 옛날 평안도 청천강 이북의 땅을 이른다.
  198. 198)하늘에 드리운~허공을 능멸하고 : 『莊子』 「逍遙遊」에 “날개는 하늘을 드리운 구름과 같아서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양의 뿔을 흔들며 구만리나 솟아오른다.(翼若垂天之雲。搏扶搖羊角而上者九萬里。)”라고 한 데서 응용한 말이다.
  199. 199)소를 공격하는~해를 쫓는다 : 『史記』의 주석서인 『索隱』에 “쉬파리가 천리마의 꼬리에 붙어서 천 리에 이를 수 있다.(蒼蠅。附驥尾而致千里。)”라는 말에서 인용한 것이다.
  200. 200)과의科儀 : 과科는 그 종교에서 지켜야 할 중요 규정, 의儀는 의례儀禮를 말한다.
  201. 201)금기襟期 : 가슴에 깊이 품은 회포懷抱를 말한다.
  202. 202)염제拈提 : 옛사람이 학인學人을 깨달음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준 문제인 고칙古則을 해석하고 비평하는 일. 염고拈古와 같은 말이다.
  203. 203)상당上堂 : 상법당上法堂. 선종의 장로나 주지가 법당 강단에 올라가 설법하는 것을 말한다.
  204. 204)보설普說 : 선종의 절에서 대중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함. 또는 그 설법.
  205. 205)연애涓埃 : 물방울과 티끌. 곧 아주 하찮은 일이나 썩 작은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206. 206)사기四棄 : 승니僧尼로서 지켜야 할 계율 가운데 가장 중대한 것 네 가지. 이 계를 범하면 승려의 자격을 잃는다. ① 대음계大婬戒는 부정행계不淨行戒ㆍ비범행계非梵行戒ㆍ부정행학처不淨行學處라고도 하니, 온갖 음란한 행위를 금제한 것, ② 대도계大盜戒는 불여취계不與取戒ㆍ투도계偸盜戒ㆍ취학처取學處라고도 하니, 온갖 소유주가 있는 줄 알면서 훔치는 것을 금제한 것. 물物로는 삼보물三寶物ㆍ인물人物ㆍ비축물非畜物을 말한다, ③ 대살계大殺戒는 살인계殺人戒ㆍ단인명학처斷人命學處라고도 하니, 승려가 제 손으로나 남을 시켜서 죽이는 것을 금제한 것, ④ 대망어계大妄語戒는 망설과인법계妄說過人法戒ㆍ망어자득상인법학처妄語自得上人法學處라고도 하니, 이양利養을 얻기 위하여 스스로 성인이라 하며 성법聖法을 얻었노라고 속이는 것을 금제한 것.
  207. 207)칠차七遮 : 차遮는 성도聖道를 막는 것. 바른 이치를 어기므로 칠역죄七逆罪라고도 한다. ① 부처님 몸에 피를 내게 한 것, ② 아버지를 죽이는 것, ③ 어머니를 죽이는 것, ④ 화상和尙을 죽이는 것, ⑤ 아사리阿闍梨를 죽이는 것, ⑥ 갈마전법륜승羯磨轉法輪僧을 파하는 것, ⑦ 성인을 죽이는 것.
  208. 208)격외格外의 선의~눈먼 당나귀 : 『禪門拈頌』 16권 제635칙 「正法」을 참조할 것. 눈먼 나귀는 임제臨濟의 원주院主인 삼성三聖을 이르는 말이다.
  209. 209)이한림李翰林 : 당나라 현종 때 한림공봉翰林供奉을 지낸 이백李白을 가리킨다. 이백의 ≺將進酒≻에 “하늘이 나라는 재목을 내고 쓸모 있어 하였으리니, 천금을 모두 흩으면 다시 돌아온다네.(天生我材必有用。千金散盡還復來。)”라는 구절이 있다.
  210. 210)양주楊朱 :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위아설爲我說을 주장하여 자신의 털 하나를 뽑으면 천하가 태평해진다 하여도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한다. 『孟子』 「盡心」.
  211. 211)기궐剞劂 : 인쇄할 목적으로 나무 판에 글자를 새김.
  212. 212)도주陶朱 : 월왕越王 구천句踐의 신하였던 범여范蠡.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후에 산동山東의 도陶에 가서 도주공陶朱公이라고 자칭하고 많은 재산을 모았다. 화식貨殖에 재능이 뛰어나 세 번 천금을 모았다고 한다.
  213. 213)전초錢鈔 : 쇠돈과 종이돈을 아울러 이르는 말.
  214. 214)용천사涌泉寺 : 평안남도 용강군 오신면 내덕리 용천산에 있는 절. 조선 영조 11년(1735)에 세운 불량답비佛粮畓碑가 있다.
  215. 215)상자殤子 : 20세 이전에 죽은 아들.
  216. 216)음비陰庇 :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비호하고 감싸 줌.
  217. 217)이궁离宮 : 제왕이 출행할 때 머무는 궁전. 또는 태자궁. 여기서는 도량의 의미로 쓰였다.
  218. 218)육화六和 : 육화경六和敬과 같은 뜻이다. 보살이 중생과 화경和敬하여 같이하는 데에는 여섯 가지가 있다. ① 동계화경同戒和敬-같이 계품戒品을 가지고 화동애경和同愛敬하는 것, ② 동견화경同見和敬-같은 종종의 견해에 주住하여 화동애경하는 것, ③ 동행화경同行和敬-같이 갖가지의 행을 닦아 화동애경하는 것, ④ 신자화경身慈和敬, ⑤ 구자화경口慈和敬, ⑥ 의자화경意慈和敬. 신자화경ㆍ구자화경ㆍ의자화경은 신身ㆍ구口ㆍ의意의 삼업으로 대자의 행을 하여 화동애경하는 것이다.
  219. 219)갈마타竭摩陀 : 사찰에서 승려들의 규율 등을 맡은 책임자이며, 사찰 안의 사무적인 일을 총괄하여 맡아보는 직책이다.
  220. 220)천지처럼 장구하여~세웠던 것 : 『禪門拈頌』 제1권 26칙 「布髮」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221. 221)수달須達 장자가~행한 것 : 수달 장자가 숲에 황금을 깔고 기타태자의 원림園林을 사서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지었던 일을 말한다.
  222. 222)한 끼의~갚아야 한다 : 한신韓信이 빨래하는 노파에게 밥 한 그릇을 얻어먹었는데, 뒤에 성공하여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보답하였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史記』 「韓信傳」.
  223. 223)한회음韓淮陰 : 한신을 말한다. 한신은 한나라의 명장으로 유방劉邦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다음 그 공로로 초왕楚王에 봉해졌으나 뒤에 회음후淮陰侯로 강봉되었다. 국사國士는 온 나라가 추앙하는 선비라는 뜻인데, 소하蕭何는 일찍이 한신을 칭찬하여 둘도 없는 국사라 하였다. 『史記』 「淮陰侯傳」.
  224. 224)빙함氷銜 : 청현淸顯한 직함을 말한다.
  225. 225)아촉바阿閦婆 : ① 수천조 또는 수천만의 수. ② 부처님의 이름. 동방에 선쾌정토善快淨土를 세우고 설법하는 부처. 서방의 아미타불에 대비된다.
  226. 226)생맹生盲 :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일체물상一切物像을 볼 수 없는 맹인. 번뇌와 악업의 세계에 잠겨 있는 범부에 비유하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227. 227)풍담楓潭 : 조선 중기의 선승. 법명은 의심義諶(1592~1665)이고, 풍담은 법호이다. 속성은 유柳씨, 본관은 문화文化이며, 경기도 통진 출신이다. 현종 6년(1665) 3월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서 입적하였는데 안색이 살아 있을 때와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제자는 500명이 넘었고, 이름이 알려진 70명의 제자 중 정원淨源ㆍ설제雪齊ㆍ도안道安ㆍ명찰明察ㆍ자징自澄ㆍ도정道正ㆍ법징法澄ㆍ장륙莊六 등은 종지宗旨를 선양하여 각각 일파를 이루었다.
  228. 228)깊은 골짜기에서~옮겨 가고 : 『詩經』 「小雅」 ≺伐木≻에 “깊은 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로 옮겨 가네.(出自幽谷。遷于喬木。)”라는 구절이 있는데, 낮은 벼슬에서 높은 벼슬로 옮겨진 것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229. 229)세 곳에서~전한 것(三處傳) : 삼처전심三處傳心. 선종에서 말하는, 세존이 세 곳에서 가섭에게 마음을 전한 일을 가리킨다. ① 영산회상의 염화미소拈花微笑, ② 다자탑多子塔 앞에서 자리를 나눈 것, ③ 쌍림雙林의 관棺 속에서 발을 내민 것을 말한다. 전하여 말이나 글을 떠나 바로 마음을 가르쳐 대번에 부처가 되게 하는 선법과 같은 것을 이르기도 한다.
  230. 230)토저土苴 : 쓰레기 같은 글. 혹은 자기를 낮추는 겸양의 말.
  231. 231)노추鑪錘 : 도공陶工이 옹기를 만들고 단공鍛工이 금속을 녹여 부어 그릇을 만든다는 뜻의 도주陶鑄와 같은 말이다. 유준劉峻의 글에 “백공이 조각하여 온갖 물건을 만들어 낸다(雕刻百工。鑪錘萬物。)”라는 말이 나온다.
  232. 232)삼고三苦 : 세 가지 고통. ① 고고苦苦-몸은 고苦의 연緣에서 생겨 온갖 고통을 받는 것, ② 괴고壞苦-자기 뜻에 애착을 느끼던 것이 괴멸하는 때 받는 고통, ③ 행고行苦-세간 모든 현상의 변화가 끝이 없는 것.
  233. 233)흐린 것을~것을 드날려서 : 격탁양청激濁揚淸은 탁한 물을 내보내고 맑은 물을 끌어들인다는 뜻으로, 악을 미워하고 선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234. 234)구인九仞 : 아홉 길 높이의 산을 의미한다. 『書經』 「旅獒」에 “구인의 산을 만드는 데에 완성 단계에서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도 일을 다 이루지 못한다.(爲山九仞之功虧一簣)”라고 한 데서 인용한 말로, 끝마무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일이 허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235. 235)누두漏逗 : 허점 또는 노쇠하다는 의미이다.
  236. 236)생원生員 : 조선 시대 소과小科의 종장終場에 합격한 사람. 또는 나이 많은 선비를 대접하는 뜻으로 그 성 밑에 붙여 부르던 말.
  237. 237)참봉參奉 : 조선 시대 각 관청에 소속된 종9품 벼슬.
  238. 238)학생學生 : 벼슬하지 않고 죽은 사람의 명정ㆍ지방紙榜ㆍ신주神主 등에 쓰는 존칭.
  239. 239)풍지風旨 : 분명하게 표현되지는 않았으나 분위기나 암시 또는 소문으로 나타나는 특정인의 의도나 속마음.
  240. 240)이양頤養 : 이신양성頥神養性의 준말로, 마음을 올곧게 가다듬어 참된 고요함의 자리에 모아서 흔들림 없는 고즈넉함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241. 241)천유天遊 : 『莊子』 「外物」에 “사람의 몸에는 텅 빈 공간이 있고 마음은 그 속에서 천유한다. 마음에 천유가 없으면 육착이 서로 빼앗을 것이다.(胞有重閬。心有天遊。心無天遊。則六鑿相攘。)”라고 한 데서 나온 말로서, 정신이 세속을 초탈하여 자연 속에 노니는 것을 뜻한다.
  242. 242)청익請益 : 『論語』 「子路」에 “자로가 정사에 관하여 물으니 공자께서 이르시기를 ‘앞장서서 실천하고 수고를 아끼지 말라.’라고 하였다. 더 청하니 이르시기를 ‘게으르지 말아야 하느니라.’라고 하였다.(子路。問政。子曰。先之勞之。請益曰無倦。)”라고 한 데서 온 말로, 후대에 가르침을 청한다는 뜻으로 제자가 되기를 간청하는 말로 쓰인다.
  243. 243)자학字學 : 글자의 근원과 원리, 음과 뜻 등을 연구하는 학문.
  244. 244)두찬杜撰 : 두묵杜默이라는 사람이 어느 날 좋은 시상이 떠오르기에 지필을 꺼내 시를 한 수 지었는데, 운율이 맞지 않는 데가 여러 군데 있었다. 이에서 일을 함에 있어 격에 잘 맞지 않는 것을 두찬이라 일컫게 되었다. 다만 여기서는 겸손의 뜻으로 사용된 듯하다.
  245. 245)청량 국사淸凉國師 : 화엄종 제4대조 징관澄觀 대사를 말한다. 화엄보살華嚴菩薩이라 부르기도 한다. 실천을 중히 여겨 『五蘊觀』ㆍ『十二因緣觀』ㆍ『三聖圓融觀』 등을 저술하였다. 후세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제자로는 규봉 종밀圭峰宗密 등이 있다.
  246. 246)유순由旬 : 유사나踰闍那ㆍ유선나踰繕那ㆍ유연由延이라고도 한다. 고대 인도에서 이수里數를 잰 단위로 대유순 80리, 중유순 60리, 소유순 40리 세 가지 설이 있다. 제왕이 하루에 행군하는 거리 혹은 소달구지로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를 1유순이라 하며, 약 11~15km라는 설과 또 다른 설들이 있다.
  1. 1)「䫫」疑「類」{編}。
  2. 1)「䫫」疑「類」{編}次同。
  3. 1)「▼(衤+黃)」疑「橫」{編}。
  4. 1)「碑銘」編者補入。
  5. 1)「佛」疑「彿」{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