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BJ_H0205_T_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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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1_a_02L월파집月波集월파 태율月波兌律총목차總目次오언절구五言絶句
한가로이 지내며 즉흥으로 짓다(閑居即事)
봄꿈에서 깨어나(春眠覺)
삼가 월저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月渚堂韻)
부록 원운(附元韻)
삼가 상월의 시에 차운하다(敬次霜月韻)
영악의 노숙에게 증정하다(呈靈岳老宿)
비 갠 뒤의 산 경치(雨後山景)
완성의 시에 차운하다【2수】(次玩星韻【二】)
송경의 시에 차운하다(次誦經韻)
낙화의 시에 차운하다(次落花韻)
촉목교의 시에 차운하다(次㯮木橋韻)
무릉의 경치(武陵景)
용담의 시에 차운하다(次龍潭韻)
산 경치(山景)
월궁의 항아(月宮姮娥)
뜰 앞의 작약(庭前藥芍)
월송헌에 부치다(寄月松軒)
궤총 상인에게 주다(贈軌摠上人)
계익 사미에게 주다(贈戒益沙彌)
김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金上舍韵)
용문사龍門寺
김 학사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學士韵)
설연의 시에 차운하다(次設宴韵)
춘설의 시에 차운하다(次春雪韵)
또 별시別詩에 차운하다(又次別韵)
유객의 시에 차운하다(次遊客韵)
산 경치를 즉흥으로 읊다【2수】(即吟山景【二】)
산중의 바람과 해(山中風日)
이 학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李學士韵)
의상암의 시에 차운하다(次義相庵韵)
이별시(別詩)
눈 속의 푸른 솔(雪裡靑松)
가을의 눈(秋雪)
옥玉
금金
달月
대竹
매화梅
칠언절구七言絶句
삼가 청허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淸虛堂韵)
부록 원운(附元韵)
삼가 청월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淸月堂韵)
산 경치(山景)
본부 원님의 행차에 삼가 증정하다(謹呈本府倅行軒下)
다시 수국사에 도착하여 즉흥으로 읊다(重到守國寺即吟)
두견이(杜鵑)
환술을 부리는 사람(幻術人)
삼가 월저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月渚堂韵)
전 생원의 시에 차운하다(次田生員韵)
종사의 활계(宗師活計)
다시 김 수재를 만나 즉흥으로 읊다(再逢金秀才卽吟)
가을 경치(秋景)
한 진사가 부르는 운자에 맞춰 짓다(和韓進士呼韵)
옥체가 편안치 못함을 탄식하며(歎玉體不安)
삼가 이 학사에게 증정하다(謹呈李學士)
산중山中
경활 사미에게 주다(贈敬活沙彌)
도솔암兜率庵
산중즉사山中即事
송림 내원의 시에 차운하다(次松林內院韵)
주인공을 책려하다(策主人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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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1_a_02L月波集
009_0661_a_03L
009_0661_a_04L1)總目次 [2]
009_0661_a_05L五言絕句。三十七篇。
009_0661_a_06L閑居即事。春眠覺。敬次月渚堂韻。
009_0661_a_07L敬次霜月韻。呈靈岳老宿。雨後山
009_0661_a_08L景。次玩星韻二
首 次誦經韻。次落
009_0661_a_09L花韻。次㯮木橋韻。武陵景。次龍
009_0661_a_10L潭韻。山景。月宮姮娥。庭前藥芍。
009_0661_a_11L寄月松軒。贈軌捴上人。贈戒益沙
009_0661_a_12L彌。次金上舍韵。龍門寺。次金學
009_0661_a_13L士韵。次設宴韵。次春雪韵。又次
009_0661_a_14L別韵。次遊客韵。即吟山景二
首 山
009_0661_a_15L中風日。次李學士韵。次義相庵韵。
009_0661_a_16L別詩。雪裡靑松。秋雪。玉。金。月。竹。梅。
009_0661_a_17L七言絕句。三十七篇。
009_0661_a_18L敬次淸虛堂韵。敬次淸月堂韵。山
009_0661_a_19L景。謹呈本府倅行軒下。重到守國
009_0661_a_20L寺即吟。杜䳌。幻術人。敬次月
009_0661_a_21L渚堂韻。次田生員韵。宗師活計。
009_0661_a_22L再逢金秀才即吟。秋景。和韓進士
009_0661_a_23L呼韵。歎玉體不安。謹呈李學士。
009_0661_a_24L山中。贈敬活沙彌。兠率庵。山
009_0661_a_25L中即事。次松林內院韵。策主人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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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1_b_01L본분本分
자회自懷
은부隱夫
삼가 천진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天眞韵)
삼가 은와隱窩, 천진天眞, 보봉寶峰 세 분 선생께 증정하다(謹呈隱天寶三高案)
기성의 경치(箕城景)
삼재가 처음 나뉘다(三才肇判)
불(火)
향산의 보현사(香山普賢寺)
소상팔경의 시에 차운하다(次瀟湘八景韻)
평사낙안平沙落鴈
원포귀범遠浦歸帆
산시청람山市晴嵐
동정추월洞庭秋月
죽사야우竹祠夜雨
산사모종山寺暮鍾
강천모설江天暮雪
어촌낙조漁村落照
향산팔경香山八景
보현범찰普賢梵刹
안심층탑安心層塔
상원용연上院龍淵
단군유적檀君遺跡
향봉추월香峰秋月
만폭층류萬瀑層流
향산운사香山雲舍
무릉선폭武陵仙瀑
등린 상인에게 주다(贈等獜上人)
규 대사에게 주다(贈圭大師)
궤영 대사에게 주다(贈軌永大師)
송암의 선안에 부치다(寄松岩禪案)
천암 대사에게 부치다(寄天岩大師)
오언율시五言律詩
삼가 화은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敬次花隱先生韻)
부록 원운(附元韻)
세상 밖의 도인(物外道人)
삼가 권 도사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權都使韻)
상원의 시에 차운하다(次上院韻)
선비들이 모여서 읊다(儒士會吟)
중국 사신이 읊은 연광정의 시에 차운하다(次唐天使鍊光亭韻)
능허 스님에게 부치다(寄凌虛師)
산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山影樓韻)
침운 스님에게 부치다(寄枕雲師)
백마강 회고시에 차운하다(次白馬江懷古韻)
육승정 시에 차운하다(次六勝亭韻)
향봉의 시에 차운하다(次香峯韻)
병풍 경치의 시에 차운하다(次屏風景韵)
금강산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剛山韻)
한 모임에 같이 거하다(一會同居)
지리산 시에 차운하다(次智異山韻)
산중의 경치(山中景)
상원의 경치(上院景)
풍악의 경치(楓岳景)
지리산의 경치(智異山景)
구월산의 경치(九月山景)
백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百祥樓韵)
원혜 스님에게 주다(贈圓慧師)
천양의 선안에 부치다(寄天陽禪案)
현오에게 주다(贈賢悟)
해월의 강헌에 부치다(寄海月講軒)
휴암의 경안에 부치다(寄鵂巖經案)
영암의 경안에 부치다(寄寧岩經案)
법해 스님과 헤어지며(別法海師)
각혜 스님과 헤어지며(別覺慧師)
몽견 스님과 헤어지며(別夢見師)
최한 사미와 헤어지며(別最閑沙彌)
계철 스님에게 주다(贈桂喆師)
영오 스님과 헤어지며(別靈悟師)
통군정의 시에 차운하다(次統軍亭韻)
뜰의 소나무(庭松)
진여산의 실제암(眞如山實際庵)
국화菊花
목동牧童
칠언율시七言律詩
높은 궤안几案 아래에 삼가 바치다【병서】(謹呈隱窩天眞寶峰三大先生高案下【幷序】)
삼가 은와의 시에 차운하다(謹次隱窩韻)
삼가 천진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天眞韻)
삼가 보봉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寶峰韻)
삼가 환암 법사의 도안에 바치다(謹呈幻庵法師道案)
남파당의 시에 차운하다(次南坡堂韻)
삼성암의 시에 차운하다(次三聖庵韻)
부벽루의 시에 차운하다(次浮碧樓韻)
강선루의 시에 차운하다(次降仙樓韻)
극락전의 시에 차운하다(次極樂殿韻)
진불암의 시에 차운하다(次眞佛庵韵)
은선암의 시에 차운하다(次隱仙庵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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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1_b_01L本分。自懷。隱夫。謹次天眞韵。
009_0661_b_02L謹呈隱天寶三高案。箕城景。三才
009_0661_b_03L肇判。火。香山普賢寺。次瀟湘
009_0661_b_04L八景韻八
首 香山八景八
首 贈等獜上
009_0661_b_05L人。贈圭大師。贈軌永大師。寄松
009_0661_b_06L岩禪案。寄天岩大師。
009_0661_b_07L五言律詩。三十九篇。
009_0661_b_08L敬次花隱先生韻。物外道人。敬次
009_0661_b_09L權都使韻。次上院韻。儒士會吟。
009_0661_b_10L次唐天使鍊光亭韻。寄凌虛師。次
009_0661_b_11L山影樓韻。寄枕雲師。次白馬江懷
009_0661_b_12L古韻。次六勝亭韻。次香峯韻。次
009_0661_b_13L屛風景韻。次金剛山韻。一會同居。
009_0661_b_14L次智異山韻。山中景。上院景。楓
009_0661_b_15L岳景。智異山景。九月山景。次
009_0661_b_16L百祥樓韵。贈圓慧師。寄天陽禪案。
009_0661_b_17L贈賢悟。寄海月講軒。寄鵂巖經案。
009_0661_b_18L寄寧岩經案。別法海師。別覺慧師。
009_0661_b_19L別夢見師。別最閑沙彌。贈桂喆師。
009_0661_b_20L別靈悟師。次統軍亭韻。庭松。眞
009_0661_b_21L如山實際庵。菊花。牧童。
009_0661_b_22L七言律詩。五十。一篇。
009_0661_b_23L謹呈…高案下。謹次隱窩韻。謹次
009_0661_b_24L天眞韻。謹次寶峰韻。謹呈幻庵法
009_0661_b_25L師道案。次南坡堂韻。次三聖庵韻。
009_0661_b_26L次浮碧樓韻。次降仙樓韻。次極樂
009_0661_b_27L殿韵。次眞佛庵韵。次隱仙庵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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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1_c_01L금강산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剛山韻)
영월 스님에게 주다(贈影月師)
오산 김 학사와 헤어지며(別五山金學士)
양열 스님의 장시에 차운하다(次良悅師長韻)
김 학사가 부르는 운에 화하다(和金學士呼韵)
용암의 선안에 올리다(呈龍岩禪案)
오봉사의 시에 차운하다(次五峰寺韻)
보혈사 관해루의 시에 차운하다(次寶穴寺觀海樓韻)
삼가 강 참봉의 도안에 올리다(謹呈康叅奉道案)
향악의 선안에 부치다(寄香岳禪案)
연월의 선안에 부치다(寄淵月禪案)
삼가 순상 대감의 유헌 아래에 올리다(謹呈巡相大監遊軒下)
벽파당과 헤어지며(別碧波堂)
청암당과 헤어지며(別淸巖堂)
누암당과 헤어지며(別陋庵堂)
관 대사의 시에 차운하다(次寬大師韵)
견불암의 시에 차운하다(次見佛庵韻)
벽해 시축의 시에 차운하다(次碧海軸韵)
완성의 강안에 부치다(寄玩星講案)
두일 동지의 죽음을 애도하며(挽斗日同知)
견불암의 경치(見佛庵景)
계익 사미에게 주다(贈戒益沙彌)
추광 대사에게 부치다(寄秋光大師)
남월 장실에게 부치다(寄覽月丈室)
화엄대회(華嚴大會)
인봉당에게 부치다(寄仁峰堂)
산중의 그윽한 회포(山中幽懷)
석암의 시에 차운하다(次石庵韵)
내원암의 시에 차운하다(次內院庵韵)
백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百祥樓韻)
무용당의 지리산 시에 차운하다(次無用堂智異山韻)
비 온 뒤의 가을 경치(雨後秋景)
인 장실에 부치다(寄仁丈室)
선천 청암당에게 부치다(寄宣川淸岩堂)
삼가 본부의 구 사또 합하에게 올리다(謹呈本府具使道閤下)
이 학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李學士韻)
유원 첨사의 정안에 올리다(呈柔院僉使政案)
함양당을 송별하며 차운하다(次送別涵陽堂)
완월의 선안에 부치다(寄翫月禪案)
문文
향산지香山誌
월파의 평생 행적(月波平生行跡)
발跋오언절구五言絶句한가로이 지내며 즉흥으로 짓다(閑居即事)閑坐無他事 한가히 앉아 달리 할 일은 없고
叅詳格外禪 그저 격외의 선만 참구할 따름
萬緣俱寂寞 만 가지 인연 모두 적막해지니
一夢到西天 한 꿈속에서 서천에 도달한다네봄꿈에서 깨어나(春眠覺) -
009_0661_c_01L次金剛山韻。贈影月師。別五山金
009_0661_c_02L學士。次良悅師長韻。和金學士呼
009_0661_c_03L韵。呈龍岩禪案。次五峯寺韻。次
009_0661_c_04L寶穴寺觀海樓韻。謹呈康叅奉道案。
009_0661_c_05L寄香岳禪案。寄淵月禪案。謹呈巡
009_0661_c_06L相大監遊軒下。別碧波堂。別淸巖
009_0661_c_07L堂。別陋庵堂。次寬大師韵。次見
009_0661_c_08L佛庵韻。次碧海軸韵。寄玩星講案。
009_0661_c_09L挽斗日同知。見佛庵景。贈戒益沙
009_0661_c_10L彌。寄秋光大師。寄覽月丈室。華
009_0661_c_11L嚴大會。寄仁峰堂。山中幽懷。次
009_0661_c_12L石庵韵。次內院庵韵。次百祥樓韻。
009_0661_c_13L次無用堂智異山韻。雨後秋景。寄
009_0661_c_14L仁丈室。寄宣川淸岩堂。謹呈本府
009_0661_c_15L具使道閤下。次李學士韻。呈柔院
009_0661_c_16L僉使政案。次送別涵陽堂。寄翫月
009_0661_c_17L禪案。
009_0661_c_18L文。一篇。
009_0661_c_19L香山誌。
009_0661_c_20L月波平生行跡。
009_0661_c_21L
009_0661_c_22L五言絕句
009_0661_c_23L閑居即事
009_0661_c_24L閑坐無他事。叅詳格外禪。
009_0661_c_25L萬緣俱寂寞。一夢到西天。
009_0661_c_26L春眠覺
009_0661_c_27L目次。編者作成補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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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2_a_01L幻夢風塵界 허깨비와 꿈같은 풍진 세상에서
誰能大覺人 누가 능히 크게 깨달은 사람일까
五更春睡罷 오경에 봄꿈에서 깨고 보니
物物摠天眞 만물이 모두 다 천진이로세삼가 월저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月渚堂韻)日月爲雙燭 해와 달은 두 개의 촛불이 되고
乾坤作一廳 하늘과 땅은 하나의 대청이로세
渴飮淸溪水 목마르면 맑은 냇물을 떠 마시며
探看海藏經 해장의 경전1)을 탐구한다오부록 원운(附元韻)古今幾晝夜 옛날과 지금은 며칠간의 밤낮이요
天地一虛廳 하늘과 땅은 하나의 빈 대청이라
日月燈明下 해와 달의 등불이 비치는 아래에서
流觀普眼經 보안의 경전2)을 흘려 보노라삼가 상월의 시에 차운하다(敬次霜月韻)月到松窓外 달은 솔 창 밖에 찾아오고
風來石室邊 바람은 석실 가에 불어오네
夜深人寂寞 밤 깊어 인적도 적막한 이때
無事臥林泉 하릴없이 임천에 누워 있노라영악의 노숙에게 증정하다(呈靈岳老宿)早嫌塵世事 일찌감치 티끌세상 일이 싫어서
象外久潜蹤 세상 밖에 오래도록 자취 숨겼네
夢罷三更月 꿈에서 깨어나니 삼경의 달빛
心惺半夜鍾 한밤중 종소리에 마음이 깨네비 갠 뒤의 산 경치(雨後山景)雨霽龍門夕 비 갠 뒤의 용문의 저녁이요
風淸䲵樹秋 바람 맑은 작수의 가을이라
徘徊仍獨立 배회하며 홀로 서 있노라니
幽興自難收 그윽한 흥을 다잡기 어려워라완성의 시에 차운하다【2수】(次玩星韻【二】)[1]
坐禪叅活句 좌선하며 활구를 참구하다가
乘興聽松琴 흥이 나면 솔바람 소리 들을 뿐
不下紅塵界 홍진 세상에 내려가지 않으니
分明大道心 대도의 마음이 분명하도다
[2]
獨立靑山頂 푸른 산 정상에 홀로 서서
祝君萬歲春 임금님 만세의 봄을 축원하노라
雖云方外客 비록 방외의 객이라 하더라도
何愧近陪臣 측근의 시종신에게 어찌 부끄러우랴송경의 시에 차운하다(次誦經韻)四十九年說 사십구 년의 부처님 설법
隨機淺與深 근기에 따라 얕고 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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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2_a_01L幻夢風塵界。誰能大覺人。
009_0662_a_02L五更春睡罷。物物摠天眞。
009_0662_a_03L敬次月渚堂韻
009_0662_a_04L日月爲雙燭。乾坤作一廳。
009_0662_a_05L渴飮淸溪水。探看海藏經。
009_0662_a_06L附元韻
009_0662_a_07L古今幾畫夜。天地一虛廳。
009_0662_a_08L日月燈明下。流觀普眼經。
009_0662_a_09L敬次霜月韻
009_0662_a_10L月到松窓外。風來石室邊。
009_0662_a_11L夜深人寂寞。無事臥林泉。
009_0662_a_12L呈靈岳老宿
009_0662_a_13L早嫌塵世事。象外久潜蹤。
009_0662_a_14L夢罷三更月。心惺半夜鍾。
009_0662_a_15L雨後山景
009_0662_a_16L雨霽龍門夕。風淸䲵樹秋。
009_0662_a_17L徘徊仍獨立。幽興自難收。
009_0662_a_18L次玩星韻二
009_0662_a_19L坐禪叅活句。乘興聽松琴。
009_0662_a_20L不下紅塵界。分明大道心。(一)
009_0662_a_21L獨立靑山頂。祝君萬歲春。
009_0662_a_22L雖云方外客。何愧近陪臣。(二)
009_0662_a_23L次誦經韻
009_0662_a_24L四十九年說。隨機淺與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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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2_b_01L能知言外旨 말씀 밖의 뜻을 제대로 알면
冥合本眞心 본래의 진심에 계합契合하리라낙화의 시에 차운하다(次落花韻)雨經增地氣 비 온 뒤에 지기는 불어나고
花落減天機 꽃이 짐에 천기는 줄어드네
十日紅春色 열흘 붉었던 봄날의 빛이
因風打竹扉 바람에 날려 사립을 때리네촉목교의 시에 차운하다(次㯮木橋韻)㯮木橋邊過 외나무다리를 지나갈 때
臨危步自輕 위험해도 발걸음이 가벼웠는데
幸蒙神佛力 다행히 신불의 힘을 입어서
渡了意重驚 건너고는 속으로 새삼 놀랐네무릉의 경치(武陵景)夜靜山無動 밤이 고요하니 산은 꼼짝하지 않고
人閑發道情 사람이 한가하니 도의 마음 우러나네
箇中眞勝趣 이 속에 진정 멋진 흥취 있나니
玉瀑散珠聲 옥구슬 부서지는 저 폭포 소리용담의 시에 차운하다(次龍潭韻)雲深寥寂處 구름 깊은 적요한 이곳에
白衲入觀時 백의의 납자가 들어와서는
閑坐無喧動 한가히 앉아서 꼼짝도 하지 않고
叅看栢樹枝 잣나무 가지 보며 화두를 참구하네산 경치(山景)明月東西澗 밝은 달은 동쪽 서쪽 시내에
白雲左右山 흰 구름은 왼쪽 오른쪽 산에
一區無限趣 한 구역의 무한한 이 흥취여
天與此僧閑 하늘이 이 중에게 한가함 주셨네월궁의 항아(月宮姮娥)月殿姮娥女 달나라 궁전 항아 선녀가
人間不下之 인간 세상에 내려오지 않고
守持淸節槪 맑은 절개를 굳게 지키면서
獨宿桂花枝 계수나무 꽃가지에 홀로 잠드네뜰 앞의 작약(庭前藥芍)花枝紅一點 꽃가지에 붉은 점 하나
春色不須多 봄빛이 꼭 많을 필요 없지
莫道無人愛 아끼는 사람 없다 말하지 말라
去來摠手摩 오고 가며 모두들 쓰다듬으니월송헌에 부치다(寄月松軒)入㝎探玄趣 정에 들어 현묘한 의취를 탐구하고
看經解所詮 경을 보며 설해진 내용을 이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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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2_b_01L能知言外旨。冥合本眞心。
009_0662_b_02L次落花韻
009_0662_b_03L雨經增地氣。花落減天機。
009_0662_b_04L十日紅春色。因風打竹扉。
009_0662_b_05L次㯮木橋韻
009_0662_b_06L㯮木橋邊過。臨危步自輕。
009_0662_b_07L幸蒙神佛力。渡了意重驚。
009_0662_b_08L武陵景
009_0662_b_09L夜靜山無動。人閑發道情。
009_0662_b_10L箇中眞勝趣。玉瀑散珠聲。
009_0662_b_11L次龍潭韻
009_0662_b_12L雲深寥寂處。白衲入觀時。
009_0662_b_13L閑坐無喧動。叅看栢樹枝。
009_0662_b_14L山景
009_0662_b_15L明月東西澗。白雲左右山。
009_0662_b_16L一區無限趣。天與此僧閑。
009_0662_b_17L月宮姮娥
009_0662_b_18L月殿姮娥女。人間不下之。
009_0662_b_19L守持淸節槪。獨宿桂花枝。
009_0662_b_20L庭前藥芍
009_0662_b_21L花枝紅一點。春色不須多。
009_0662_b_22L莫道無人愛。去來摠手摩。
009_0662_b_23L寄月松軒
009_0662_b_24L入㝎探玄趣。看經解所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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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2_c_01L淸風明月夜 바람 맑고 달 밝은 밤에는
閑坐梵宮前 범궁 앞에 한가히 앉아 있고궤총 상인에게 주다(贈軌摠上人)性天心月白 성품의 하늘에 마음 달이 환하고
覺海道風凉 깨달음의 바다에 도의 바람 시원하니
閑坐靑山頂 푸른 산 꼭대기에 한가로이 앉아
禪觀獨自香 좌선하며 바라보니 홀로 향기로워계익 사미에게 주다(贈戒益沙彌)少年才已老 소년으로 재주가 이미 노성해서
傳播四隣中 사방 인근에 소문이 자자해라
莫恨爲僧道 승도가 된 것을 한탄하지 말라
猶勝世英雄 세상의 영웅보다 그래도 나으리니김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金上舍韵)獨坐靑山頂 청산 꼭대기에 홀로 앉아서
叅窮一味禪 일미선3)을 끝까지 참구하다가
幸逢金上舍 다행히 김 상사 만난 덕분에
側耳聽玄玄 귀 기울여 청담을 듣게 되었네용문사龍門寺寺號龍門寺 절 이름은 용문사요
山名太白山 산 이름은 태백산이라
寂寥人不見 적요하여 사람은 보이지 않고
鍾送數聲閑 종소리 몇 마디 한가히 전송하네김 학사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學士韵)儒林爲上客 유림에선 상객이요
禪院作高賓 선원에선 귀빈이라
解逅淸談盡 해후하여 청담을 모두 토로하니
新情倍舊親 새 정이 옛 친구보다 갑절이로세설연의 시에 차운하다(次設宴韵)受恩經幾日 무려 며칠이나 은혜를 받고
設宴會千人 일천 인이나 잔치에 모였네
堂上絃歌曲 마루 위에서는 풍악이 울리며
祝君歲萬春 임금님 만수무강을 축원하누나춘설의 시에 차운하다(次春雪韵)玉雪紛紛落 옥가루 눈발이 분분히 떨어지며
靑山盡素容 푸른 산을 모두 하얗게 장식했네
臨畊還降雪 밭갈이할 때 눈이 내리다니
將患失農功 농사 망칠까 앞으로 걱정일세또 별시別詩에 차운하다(又次別韵)仁山智水畔 인자의 산과 지자의 물 근처
覺樹綻花多 깨달음의 나무에 꽃이 많이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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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2_c_01L淸風明月夜。閑坐梵宮前。
009_0662_c_02L贈軌摠上人
009_0662_c_03L性天心月白。覺海道風凉。
009_0662_c_04L閑坐靑山頂。禪觀獨自香。
009_0662_c_05L贈戒益沙彌
009_0662_c_06L少年才已老。傳播四隣中。
009_0662_c_07L莫恨爲僧道。猶勝世英雄。
009_0662_c_08L次金上舍韵
009_0662_c_09L獨坐靑山頂。叅窮一味禪。
009_0662_c_10L幸逢金上舍。側耳聽玄玄。
009_0662_c_11L龍門寺
009_0662_c_12L寺號龍門寺。山名太白山。
009_0662_c_13L寂寥人不見。鍾送數聲閑。
009_0662_c_14L次金學士韵
009_0662_c_15L儒林爲上客。禪院作高賓。
009_0662_c_16L解逅淸談盡。新情倍舊韻。
009_0662_c_17L次設宴韵
009_0662_c_18L受恩經幾日。設宴會千人。
009_0662_c_19L堂上絃歌曲。祝君歲萬春。
009_0662_c_20L次春雪韵
009_0662_c_21L玉雪紛紛落。靑山盡素容。
009_0662_c_22L臨畊還降雪。將患失農功。
009_0662_c_23L又次別韵
009_0662_c_24L仁山智水畔。覺樹綻花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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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3_a_01L一向明心摘 한결같이 밝은 마음으로 따서
常供我釋迦 항상 우리 부처님께 공양 올리네유객의 시에 차운하다(次遊客韵)昨日龍門客 어제는 용문의 길손이요
今朝鶴樹賓 오늘은 학수의 손님이라
東西南北路 동서남북 어느 길에서나
任運一閑人 운에 맡기는 한가한 사람산 경치를 즉흥으로 읊다【2수】(即吟山景【二】)[1]
鳳舞三淸月 봉황은 삼청의 달에 춤추고
鶴飛五柳風 학은 오류의 바람에 난다
金沙眞寶地 금모래를 깐 보배로운 땅4)에서
僧臥白雲中 중이 흰 구름 속에 눕는다
[2]
山作撑天柱 산은 하늘 받치는 기둥이 되고
洞開出水門 골은 물 흐르는 문을 열어 놓았네
筒中蕭寺在 이 속에 소사5)가 들어 있어서
淸磬遠穿雲 경쇠 소리 멀리 구름을 뚫는다산중의 바람과 해(山中風日)風動江山動 바람이 부니 강산이 움직이고
日明天地明 해가 밝으니 천지가 환하여라
乾坤千萬里 하늘과 땅 사이 천만 리 지역이
風日動兼明 바람과 해에 움직이고 밝아지네이 학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李學士韵)物外騷仙客 세상 밖에 소요하는 신선 나그네가
懶遊玉洞邊 옥류동 주변에서 느긋하게 노니네
詠詩歸去路 시가 읊으면서 돌아가는 길에
渴飮武陵泉 목마르면 무릉의 샘물 마시기를의상암의 시에 차운하다(次義相庵韵)祖師携隻履 조사가 짚신 한 짝 들고 가시어6)
令我別愁長 나의 이별의 슬픔 길게 하는데
寂寞空堂外 적막하게 텅 빈 마루 너머에
百花爛熳香 백화가 난만하게 향기로워라이별시(別詩)日落西峰時 해가 서산에 떨어지는 때
陽關何告曰 양관7)을 어떻게 불러드리리
暗程難作行 길이 어두워서 걷기 어려우니
須待曉明月 새벽의 밝은 달 기다리시도록눈 속의 푸른 솔(雪裡靑松)香岳千年寺 묘향산이라 천년 고찰에
老松立外庭 늙은 솔이 바깥뜰에 서 있네
四時無變態 사계절 그 모습 변함이 없이
雪裡獨靑靑 눈 속에 홀로 푸르고 푸르러라 -
009_0663_a_01L一向明心摘。常供我釋迦。
009_0663_a_02L次遊客韵
009_0663_a_03L昨日龍門客。今朝鶴樹賓。
009_0663_a_04L東西南北路。任運一閑人。
009_0663_a_05L即吟山景二
009_0663_a_06L鳳舞三淸月。鶴飛五柳風。
009_0663_a_07L金沙眞寶地。僧臥白雲中。(一)
009_0663_a_08L山作撑天柱。洞開出水門。
009_0663_a_09L筒中蕭寺在。淸磬遠穿雲。(二)
009_0663_a_10L山中風日
009_0663_a_11L風動江山動。日明天地明。
009_0663_a_12L乾坤千萬里。風日動兼明。
009_0663_a_13L次李學士韵
009_0663_a_14L物外騷仙客。懶遊玉洞邊。
009_0663_a_15L詠詩歸去路。渴飮武陵泉。
009_0663_a_16L次義相庵韵
009_0663_a_17L祖師携隻履。令我別愁長。
009_0663_a_18L寂寞空堂外。百花爛熳香。
009_0663_a_19L別詩
009_0663_a_20L日落西峰時。陽關何告曰。
009_0663_a_21L暗程難作行。須待曉明月。
009_0663_a_22L雪裡靑松
009_0663_a_23L香岳千年寺。老松立外庭。
009_0663_a_24L四時無變態。雪裡獨靑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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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3_b_01L가을의 눈(秋雪)秋夜落寒雪 가을 밤중에 찬 눈이 내려
千林半白黃 일천 숲에 흰색과 노란색이 반반
西君多變化 가을 귀신은 변덕이 하 심하니
何待此天風 북쪽 하늘 바람을 굳이 기다리랴옥玉溫潤德無比 온윤한 그 덕 비할 데 없고
偏生荊岳中 오로지 형산에서만 생산되는데
椘王曾不識 초왕이 일찍이 알아보지 못하고
刖足有何功 발을 베었으니 무슨 공이 있으랴8)금金德比崑山玉 덕이 곤산의 옥에 견주어져
去來富貴家 부귀한 집안에 오고 가면서
能塗千佛面 천불의 얼굴에 바르기도 하고
或作御前花 어전의 꽃잎이 되기도 하고달(月)誰作淸圓鏡 누가 맑고 둥근 거울 만들어
高懸萬丈空 만 길 허공 속에 높이 걸었나
光明無限量 밝은 그 빛이 한량이 없어
遍照十方中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네대(竹)守持淸節槪 맑은 절개를 굳게 지키며
獨立碧山中 푸른 산속에 홀로 서 있네
不受寒霜變 된서리 내려도 변함이 없이
雅音萬古雄 고아한 음색 만고에 웅장하도다매화(梅)獨立靑山頂 푸른 산 정상에 홀로 서서
能開雪裡花 눈 속에 꽃을 잘도 피웠네
千秋無變態 천추에 그 모습 변하지 않고
隱彼紫雲霞 저 보랏빛 운하에 숨어 있구나칠언절구七言絶句삼가 청허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淸虛堂韵)芙蓉門下傳衣鉢 부용의 문하에서 의발을 전해 받고
見性當年聽午鷄 견성할 당년에 한낮의 닭 소리 들었네9)
不世高風揮萬古 불세출의 고풍을 만고에 드날렸으니
淸虛道德孰能齊 청허한 도덕을 누가 능히 견주리오부록 원운10)(附元韵)萬國都城如蟻垤 만국의 도성은 개미 둑과 같고
千家豪傑若醯鷄 천 가의 호걸은 초파리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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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3_b_01L秋雪
009_0663_b_02L秋夜落寒雪。千林半白黃。
009_0663_b_03L西君多變化。何待此 [2] 天風。
009_0663_b_04L玉
009_0663_b_05L温潤德無比。偏生荊岳中。
009_0663_b_06L椘王曾不識。刖足有何功。
009_0663_b_07L金
009_0663_b_08L德比崑山玉。去來富貴家。
009_0663_b_09L能塗千佛面。或作御前花。
009_0663_b_10L月
009_0663_b_11L誰作清圓鏡。高懸萬丈空。
009_0663_b_12L光明無限量。遍照十方中。
009_0663_b_13L竹
009_0663_b_14L守持淸節槪。獨立碧山中。
009_0663_b_15L不受寒霜變。雅音萬古雄。
009_0663_b_16L梅
009_0663_b_17L獨立靑山頂。能開雪裡花。
009_0663_b_18L千秋無變態。隱彼紫雪霞。
009_0663_b_19L
009_0663_b_20L七言絕句
009_0663_b_21L敬次淸虛堂韵
009_0663_b_22L芙蓉門下傳衣鉢。見性當年聽午鷄。
009_0663_b_23L不世高風揮萬古。淸虛道德孰能齊。
009_0663_b_24L附元韵
009_0663_b_25L萬國都城如蟻垤。千家豪傑若醯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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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3_c_01L一窓明月淸虛枕 창가의 명월은 청허의 베개를 비추는데
無限松風韻不齊 끝없는 솔바람은 운이 각기 다르구나삼가 청월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淸月堂韵)大明天地無家客 대명천지에 집 없는 나그네로
踏徧山根與水邊 산뿌리와 물가를 두루 밟았네
歸臥妙香峯上月 묘향산에 돌아와 달 아래 누워
禪經讀罷飮寒泉 선경 읽고 나서 찬 샘물 마시네산 경치(山景)月作金環掛碧天 달은 금가락지 되어 하늘에 걸리고
水爲玉屑落長川 물은 옥가루 되어 냇물에 떨어지네
箇中無限眞風景 이 가운데 한없는 참다운 풍경들을
豈易山人筆下宣 어찌 산인의 붓으로 쉽게 표현하랴본부 원님의 행차에 삼가 증정하다(謹呈本府倅行軒下)幸對淸儀談道處 도를 얘기하는 맑은 자태 대하였고
又聞白雪戞雲歌 구름까지 잇닿는 명곡을 또 들었소
二天閤下論玄久 이틀이나 합하께서 현담을 논하시니
如遇靈山古釋迦 영산의 옛 석가를 만난 듯하오다시 수국사에 도착하여 즉흥으로 읊다(重到守國寺即吟)二十年前曾作主 이십 년 전에는 주인이었는데
重來此日却爲賓 다시 온 오늘은 손님이로세
寺空人散親知少 절은 비고 사람은 없고 친지는 적어
客裡愁情轉倍新 나그네의 수심이 갑절이나 새로워라두견이(杜鵑)前作何緣今作鳥 전생의 무슨 인연으로 지금 새가 되어
含愁抱恨喪精神 시름 안고 한 품고서 정신없이 우는가
血淚山中無用處 산중에서 피눈물 흘려도 소용없으니
不如緘口過殘春 입 닫고 시든 봄 보내느니만 못하리라환술을 부리는 사람(幻術人)逢塲作戱笑傍觀 봉장작희11)하며 구경꾼을 웃기나니
或現高官或小官 고관이 되기도 하고 소관이 되기도 하고
做㒵幻形雖百態 온갖 모양 바꿔 가며 홀린다마는
裡頭一漢弄多般 그 속의 사나이가 재주 부림일 뿐삼가 월저당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月渚堂韵)東西南北淸遊客 동서남북으로 유람하는 나그네라
踏盡名山千萬層 천만층 명산을 모두 답사하였다네
終日探眞歸去路 종일 진경 찾다가 돌아가는 길
騰騰任運一閑僧 등등하게 운에 맡긴 한가한 중이로세전 생원의 시에 차운하다(次田生員韵)我是香山淨界僧 나는 향산의 절간에 있는 중으로서
今爲乞食七家僧 지금은 일곱 집 걸식하는 승려12)인데
幸逢騷客談玄久 다행히 시인 만나 오래 얘기하다 보니
忘却塵緣作道僧 속진俗塵의 인연 잊고 도승이 되었소그려 -
009_0663_c_01L一窓明月淸虛枕。無限松風韻不齊。
009_0663_c_02L敬次淸月堂韵
009_0663_c_03L大明天地無家客。踏徧山根與水邊。
009_0663_c_04L歸臥妙香峯上月。禪經讀罷飮寒泉。
009_0663_c_05L山景
009_0663_c_06L月作金環掛碧天。水爲玉屑落長川。
009_0663_c_07L箇中無限眞風景。豈易山人筆下宣。
009_0663_c_08L謹呈本府倅行軒下
009_0663_c_09L幸對淸儀談道處。又聞白雪戞雲歌。
009_0663_c_10L二天閤下論玄久。如遇靈山古釋迦。
009_0663_c_11L重到守國寺即吟
009_0663_c_12L二十年前曾作主。重來此日却爲賓。
009_0663_c_13L寺空人散親知少。客裡愁情轉倍新。
009_0663_c_14L杜䳌
009_0663_c_15L前作何緣今作鳥。含愁抱恨喪精神。
009_0663_c_16L血涙山中無用處。不如緘口過殘春。
009_0663_c_17L幻術人
009_0663_c_18L逢塲作戱笑傍觀。或現高官或小官。
009_0663_c_19L做㒵幻形雖百態。裡頭一漢弄多般。
009_0663_c_20L敬次月渚堂韵
009_0663_c_21L東西南北淸遊客。踏盡名山千萬層。
009_0663_c_22L終日探眞歸去路。騰騰任運一閑僧。
009_0663_c_23L次田生員韵
009_0663_c_24L我是香山淨界僧。今爲乞食七家僧。
009_0663_c_25L幸逢騷客談玄久。忘却塵緣作道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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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4_a_01L종사의 활계(宗師活計)天爲禪室地爲席 하늘은 선실이고 땅은 방석이요
山作長城石作門 산은 장성이고 바위는 문이로세
中有宗師兼道德 그 안의 종사 도덕을 겸하였으니
應敎神將破魔軍 신장이 마군을 쳐부수게 해야 하리다시 김 수재를 만나 즉흥으로 읊다(再逢金秀才卽吟)白玉仙童去復還 백옥의 선동이 갔다가 또 왔나니
烟霞淨界任心閑 연하의 절간을 한가히 내키는 대로
秦皇漢武皆無見 진시황과 한 무제도 선경을 보지 못했는데
我有何緣遇此山 나는 무슨 인연으로 이 산을 만났는지가을 경치(秋景)金風始到山門靜 가을바람 처음 부는 산문은 고요한데
烟樹蒼蒼晩色濃 내 낀 나무 짙푸르고 저녁노을 짙어라
回頭萬二千峰上 일만 이천 봉우리 위로 머리 돌리니
錦繡秋光照眼紅 금수강산 가을빛이 눈에 붉게 비치네한 진사가 부르는 운자에 맞춰 짓다(和韓進士呼韵)身入香山二十秋 이 몸이 향산에 들어와서 이십 년 동안
龍門深鎻下城遊 용문 깊이 빗장 걸고 성유13)도 내려놓았는데
幸逢上舍論詩久 다행히 상사를 만나 시를 논하다 보니
不覺斜陽已嶺頭 어느새 저녁 햇빛이 산머리에 기울었네옥체가 편안치 못함을 탄식하며(歎玉體不安)玉體方今有病憂 옥체가 바야흐로 병의 근심 있어서
千官百姓捴含愁 관원과 백성들 모두 수심에 잠겼네
山人亦是蒙恩重 산인 역시 막중한 은혜를 입었기에
子午焚香祝萬秋 밤낮으로 향 사르며 만수무강 축원하네삼가 이 학사에게 증정하다(謹呈李學士)獨步海東詩賦客 해동의 시부객 중 독보적인 분이
探眞香岳洞中天 진경을 찾아 향악의 동중천14)에 왔네
舌端能誦千書卷 혀끝으로 천 권의 책 능히 암송하니
無乃重來李謫仙 이 적선15)이 다시 온 것 아닐는지산중山中莫道山中無曆日 산속에 달력이 없다 말하지 마오
花開葉落可知時 꽃이 피고 잎이 지면 때를 아는 걸
不須古聖陰陽術 옛 성현의 음양의 술법도 필요 없나니
自有禪林享壽遲 선림은 원래 수명을 느긋하게 누리니까경활 사미에게 주다(贈敬活沙彌)天然道態是眞人 자연 그대로 도의 모습이 바로 참사람
物外長吟法界春 세상 밖에서 법계의 봄을 항상 읊노라
莫向紅塵紫陌路 붉은 먼지 이는 도성 거리 향하지 말라
恐而誤着喪精神 네가 잘못 밟아 정신 잃을지도 모르니 -
009_0664_a_01L宗師活計
009_0664_a_02L天爲禪室地爲席。山作長城石作門。
009_0664_a_03L中有宗師兼道德。應敎神將破魔軍。
009_0664_a_04L再逢金秀才卽吟
009_0664_a_05L白玉仙童去復還。烟霞淨界任心閑。
009_0664_a_06L秦皇漢武皆無見。我有何緣遇此山。
009_0664_a_07L秋景
009_0664_a_08L金風始到山門靜。烟樹蒼蒼晩色濃。
009_0664_a_09L回頭萬二千峰上。錦繡秋光照眼紅。
009_0664_a_10L和韓進士呼韵
009_0664_a_11L身入香山二十秋。龍門深鎻下城遊。
009_0664_a_12L幸逢上舍論詩久。不覺斜陽已嶺頭。
009_0664_a_13L歎玉體不安
009_0664_a_14L玉體方今有病憂。千官百姓捴含愁。
009_0664_a_15L山人亦是蒙恩重。子午焚香祝萬秋。
009_0664_a_16L謹呈李學士
009_0664_a_17L獨步海東詩賦客。探眞香岳洞中天。
009_0664_a_18L舌端能誦千書卷。無乃重來李謫仙。
009_0664_a_19L山中
009_0664_a_20L莫道山中無曆日。花開葉落可知時。
009_0664_a_21L不須古聖陰陽術。自有禪林享壽遲。
009_0664_a_22L贈敬活沙彌
009_0664_a_23L天然道態是眞人。物外長吟法界春。
009_0664_a_24L莫向紅塵紫陌路。恐而誤着喪精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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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4_b_01L도솔암兜率庵洞裡深藏千玉澗 골짜기 속엔 일천 옥 시내가 숨어 있고
地邊高聳萬圭山 땅 옆엔 일만 옥 봉우리가 솟아 있네
元來是處多靈異 원래 이곳엔 신비한 이적異蹟이 많으니
想必仙翁在此間 분명히 신선이 이 사이에 사는가 봐산중즉사山中即事香岳山堂最寂寥 향악의 산당이 어디보다 적요해서
如登上界坐丹霄 상계에 올라 단소16)에 앉아 있는 듯
忘機入㝎叅禪句 기심機心 잊고 삼매에 들어 선구를 참구하니
百鳥含花戶外朝 새들이 꽃을 물고 문밖에서 문안하네송림 내원의 시에 차운하다(次松林內院韵)曾聞物外貴庵名 세상 밖 귀암의 이름을 일찍이 들었는데
此日登臨瑞草靑 오늘 올라와 굽어보니 서초가 푸르도다
主客相逢論佛道 주객이 서로 만나 불도를 논하다 보니
却忘來路苦尋行 올 적에 고생하며 찾아온 것도 잊었도다주인공을 책려하다(策主人公)出沒四生造惡緣 사생에 출몰하며 악연 만들고
去來三界作深𠎝 삼계를 오가며 심한 허물 짓는구나
堪嗟何日通心理 아 언제나 마음 이치 통달하여
天下周流大道傳 천하에 주류하며 대도를 전할거나본분本分四十九年金口說 사십구 년 동안 금구로 설한 것은
謾將言語洩眞機 그저 언어로 진기를 흘린 것일 뿐
若能坐斷毘盧頂 비로의 정상에 앉아 끊을 수 있다면
佛祖爲師萬古輝 불조의 스승 되어 만고토록 빛나리라자회自懷寂寞禪房任屈伸 적막한 선방에서 굴신을 뜻대로 하며
觀心不染世情塵 마음을 관하니 세상 생각에 물들지 않네
五更靜夜明燈下 오경의 고요한 밤 밝은 등불 아래
祝壽君王萬歲春 군왕 위해 만세의 봄을 축수한다오은부隱夫避喧求靜已多年 소음 피해 고요함 구한 지 어느새 몇 년
渴極自甘飮石泉 갈증 심하면 석천을 스스로 달게 마시네
人間滋味都忘却 인간 세상 재미는 모두 잊어버린 채
高臥靑山紫霧邊 푸른 산 보랏빛 안개 옆에 높이 누웠다오삼가 천진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天眞韵)幸得剡溪玉葉箋 다행히 섬계 옥엽의 종이를 얻어
毫頭巧弄畫山川 붓 끝으로 솜씨 부려 산천을 그렸네
東君造化雖云妙 봄 귀신17)의 조화가 제아무리 묘해도
莫若詩僧筆下天 시승의 붓 아래 천지만은 못하리 -
009_0664_b_01L兜率庵
009_0664_b_02L洞裡深藏千玉澗。地邊高聳萬圭山。
009_0664_b_03L元來是處多靈異。想必仙翁在此間。
009_0664_b_04L山中即事
009_0664_b_05L香岳山堂最寂寥。如登上界坐丹霄。
009_0664_b_06L忘機入㝎叅禪句。百鳥含花戶外朝。
009_0664_b_07L次松林內院韵
009_0664_b_08L曾聞物外貴庵名。此日登臨瑞草靑。
009_0664_b_09L主客相逢論佛道。却忘來路苦尋行。
009_0664_b_10L策主人公
009_0664_b_11L出沒四生造惡緣。去來三界作深𠎝。
009_0664_b_12L堪嗟何日通心理。天下周流大道傳。
009_0664_b_13L本分
009_0664_b_14L四十九年金口說。謾將言語洩眞機。
009_0664_b_15L若能坐斷毘盧頂。佛祖爲師萬古輝。
009_0664_b_16L自懷
009_0664_b_17L寂寞禪房任屈伸。觀心不染世情塵。
009_0664_b_18L五更靜夜明燈下。祝壽君王萬歲春。
009_0664_b_19L隱夫
009_0664_b_20L避喧求靜已多年。渴極自甘飮石泉。
009_0664_b_21L人間滋味都忘却。高臥靑山紫霧邊。
009_0664_b_22L謹次天眞韵
009_0664_b_23L幸得剡溪玉葉箋。毫頭巧弄畫山川。
009_0664_b_24L東君造化雖云妙。莫若詩僧筆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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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4_c_01L삼가 은와隱窩, 천진天眞, 보봉寶峰 세 분 선생께 증정하다(謹呈隱天寶三高案)數千餘載君王地 수천여 년 이어진 군왕의 땅에서
三傑續生萬古賢 삼걸이 계속 나왔으니 만고의 현인이라
僉哲先傳珠玉句 성현이 먼저 전해 준 주옥같은 구절을
欣然披讀仰如天 기쁘게 펼쳐 읽으며 하늘처럼 우러르네기성의 경치(箕城景)箕城奇勝又奇勝 기성은 경치가 기이하고 또 기이해서
聖主明君都復都 성주와 명군이 도읍하고 또 도읍했네
前後遊人知幾許 앞뒤로 유람한 하고많은 사람들이
浪將詩筆畫靈區 시필을 가지고 영험한 땅을 그렸어라삼재가 처음 나뉘다(三才肇判)開闢乾坤子丑時 천지는 자회子會와 축회丑會에 개벽되었는데
其間無長九洲遲 길지 않은 그 사이에 구주가 더디게 나왔다네
人兼萬物生寅會 사람과 만물은 인회에 나왔는데
次第三皇五帝來 삼황과 오제가 차례로 출현했다네불(火)孰能知得八人功 누가 불18)의 공을 제대로 알아주랴
功及十方萬類中 그 공이 시방의 만물에 미쳤는걸
若匪燧皇繩鑽力 수황19)씨가 불을 피우지 않았더라면
古今飢凍死無窮 고금에 한없이 굶고 얼어 죽었으리향산의 보현사(香山普賢寺)峩嵋仙境未曾攀 아미의 선경을 등반하지 못하다가
此日登臨道意閑 오늘 등림하니 도심道心이 한가로워
回首南峯兼北嶂 남쪽 봉우리와 북쪽 봉우리 돌아보니
霧收雲捲待余還 안개와 구름 걷혀 나의 귀환 기다렸군소상팔경의 시에 차운하다(次瀟湘八景韻)평사낙안平沙落鴈萬里江天日欲斜 만 리 강 하늘에 해가 지려 하는데
隨陽群鳥下平沙 석양 따라 새들이 백사장에 내려앉네
依然一陣陰風氣 의연히 한바탕 차가운 바람 기운이
吹送燕山白雪花 연산의 흰 눈꽃을 불어서 보내 주네원포귀범遠浦歸帆吳檣椘帆影重重 오나라 초나라 배 그림자 서로 겹치고
欸乃歸聲帶晩風 돌아오는 뱃노래는 저녁 바람 띠었네
兩岸商家多少婦 양쪽 기슭 상가의 많은 부녀자들이
夕陽遙望問西東 석양 멀리 바라보며 여기저기 물어보네산시청람山市晴嵐雨餘紅旭捲朝寒 비 갠 뒤 붉은 해에 아침 추위 걷히고
婀娜遊絲織似紈 아른아른 아지랑이 흰 깁을 짜 놓은 듯
盡日微風吹不斷 온종일 산들바람 쉬지 않고 불어와
纖纖藹藹絅靑山 여리고 부드럽게 푸른 산을 감싸네 -
009_0664_c_01L謹呈隱天寶三高案
009_0664_c_02L數千餘載君王地。三傑續生萬古賢。
009_0664_c_03L僉哲先傳珠玉句。欣然披讀仰如天。
009_0664_c_04L箕城景
009_0664_c_05L箕城奇勝又奇勝。聖主明君都復都。
009_0664_c_06L前後遊人知幾許。浪將詩筆畫靈區。
009_0664_c_07L三才肇判
009_0664_c_08L開闢乾坤子丑時。其間無長九洲遲。
009_0664_c_09L人兼萬物生寅會。次第三皇五帝來。
009_0664_c_10L火
009_0664_c_11L孰能知得八人功。功及十方萬類中。
009_0664_c_12L若匪燧皇繩鑚力。古今飢凍死無窮。
009_0664_c_13L香山普賢寺
009_0664_c_14L峩嵋仙境未曾攀。此日登臨道意閑。
009_0664_c_15L回首南峯兼北嶂。霧收雲捲待余還。
009_0664_c_16L次瀟湘八景韻
009_0664_c_17L平沙落鴈
009_0664_c_18L萬里江天日欲斜。隨陽群鳥下平沙。
009_0664_c_19L依然一陣陰風氣。吹送燕山白雪花。
009_0664_c_20L遠浦歸帆
009_0664_c_21L吳檣椘帆影重重。欸乃歸聲帶晩風。
009_0664_c_22L兩岸商家多少婦。夕陽遙望問西東。
009_0664_c_23L山市晴嵐
009_0664_c_24L雨餘紅旭捲朝寒。婀娜遊絲織似紈。
009_0664_c_25L盡日微風吹不斷。纎纎藹藹絅靑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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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5_a_01L동정추월洞庭秋月洞庭秋月光無際 동정의 가을 달빛 끝 간 데 없이
萬斛黃金散作濤 만 섬의 황금 흩어져서 넘실거리네
水底魚龍爭出沒 물 밑의 어룡도 다투어 출몰하는 때
一聲漁笛椘天高 어부의 피리 소리 초나라 하늘에 높아라죽사야우竹祠夜雨序屬篁林晩歲秋 절서는 대숲의 만년의 가을인데
長江萬里泛孤舟 장강 만 리에 외로운 배 떠 있네
寒天夜雨風兼冷 찬 하늘 밤비에 바람 불고 차가우니
遠客悽然不勝愁 먼 길 나그네 처연히 시름 금치 못하네산사모종山寺暮鍾洞裡烟霞封又封 골짜기를 연하가 막고 또 막았는데
紅花碧樹滿山濃 붉은 꽃 푸른 나무가 산에 가득 짙어라
徘徊探勝斜陽晩 승경 찾아 배회하니 어느새 저녁나절
禮佛禪僧動暮鍾 예불하는 선승이 저녁 종소리 울리네강천모설江天暮雪遠邇江天暮色遲 원근의 강 하늘에 날이 차츰 저물고
千林黃葉已蘺蘺 일천 숲 누런 잎은 벌써 낙엽 지네
北風吹緊寒人面 북풍이 거세게 불어 얼굴이 차갑더니
雪洒東西嶺上時 동쪽 서쪽 고개 위에 눈발이 흩날리네어촌낙조漁村落照落照拖紅斜柳岸 지는 햇빛 발갛게 버들 언덕 비끼고
一村漁網曝沙汀 한 마을 어망을 모래밭에 말리는 때
淸湘椘竹西岩外 서쪽 바위 밖에는 소상강瀟湘江의 초나라 반죽斑竹
遠近炊烟晩更靑 원근의 밥 짓는 연기 저녁에 더욱 푸르네향산팔경香山八景보현범찰普賢梵刹普賢梵宇接靑空 보현사 전각은 푸른 하늘에 잇닿았고
萬景森羅別界中 일만 경치는 별천지 중에 벌여 있도다
洞水潺潺南浦遠 골물은 졸졸 남포로 멀리 흐르고
松風瑟瑟北山䧺 솔바람은 솔솔 북산까지 웅장해라안심층탑安心層塔安心寺外諸靈塔 안심사 밖에는 여러 영탑들이
屹立層層萬古長 층층이 우뚝 서서 만고토록 전해지네
回首東西萬北嶂 동서남북 봉우리를 머리 돌려 바라보면
風和日暖百花香 바람과 햇빛 온화하여 온갖 꽃이 향기롭네상원용연上院龍淵散珠瀑落作龍潭 흩날리는 구슬이 폭포에 떨어져 용담 만드니
引虎臺高翠壁南 푸른 절벽 남쪽에는 인호대가 드높아라
左右楓岑秋氣晩 좌우의 단풍 산엔 가을 기운 느지막한데
半黃半白又能紺 반은 황색 반은 백색 그리고 감색 -
009_0665_a_01L洞庭秋月
009_0665_a_02L洞庭秋月光無際。萬斛黃金散作濤。
009_0665_a_03L水底魚龍爭出沒。一聲漁笛椘天高。
009_0665_a_04L竹祠夜雨
009_0665_a_05L序屬篁林晩歲秋。長江萬里泛孤舟。
009_0665_a_06L寒天夜雨風兼冷。遠客悽然不勝愁。
009_0665_a_07L山寺暮鍾
009_0665_a_08L洞裡烟霞封又封。紅花碧樹滿山濃。
009_0665_a_09L徘徊探勝斜陽晩。禮佛禪僧動暮鍾。
009_0665_a_10L江天暮雪
009_0665_a_11L遠邇江天暮色遲。千林黃葉已蘺蘺。
009_0665_a_12L北風吹緊寒人面。雪洒東西嶺上時。
009_0665_a_13L漁村落照
009_0665_a_14L落照拖紅斜柳岸。一村漁網曝沙汀。
009_0665_a_15L淸湘椘竹西岩外。遠近炊烟晩更靑。
009_0665_a_16L香山八景
009_0665_a_17L普賢梵刹
009_0665_a_18L普賢梵宇接靑空。萬景森羅別界中。
009_0665_a_19L洞水潺潺南浦遠。松風瑟瑟北山䧺。
009_0665_a_20L安心層塔
009_0665_a_21L安心寺外諸靈塔。屹立層層萬古長。
009_0665_a_22L回首東西萬北嶂。風和日暖百花香。
009_0665_a_23L上院龍淵
009_0665_a_24L散珠瀑落作龍潭。引虎臺高翠壁南。
009_0665_a_25L左右楓岑秋氣晩。半黃半白又能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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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5_b_01L단군유적檀君遺跡鳳去朝陽餘冷月 봉황이 떠난 조양20)에는 찬 달만 남아 있고
鶴歸遼海鎻寒雲 학이 돌아온 요해21)는 찬 구름으로 막혔네
仙臺有樹春開葉 선대의 나무는 봄에 잎이 피었는데
香閣無人晝掩門 향각엔 사람 없이 낮에도 문 닫혔네향봉추월香峰秋月月照香峰錦繡秋 달 비치는 향봉의 금수의 가을
無窮勝槩筆難收 무궁한 승경을 붓으로 담기 어려워라
千年物外眞消息 천년 세월 흘러온 세상 밖 참소식을
與友同吟玉洞流 벗과 함께 읊어 옥동에 흘려보내노라만폭층류萬瀑層流萬瀑層流玉洞天 만 폭이 층층으로 흐르는 옥동의 세계
人稱世外大靈泉 사람들은 세상 밖 대영천이라 칭하네
曹溪也是原頭水 조계도 바로 여기에서 발원한 물
散出金沙滌衆緣 금모래 흩어 내어 뭇 인연 씻어 주네향산운사香山雲舍香山雲舍劇瀟灑 소쇄하기 그지없는 향산의 운사
細細探看興萬重 세세히 뜯어보면 흥취가 만 겹일세
無限靈區眞勝趣 무한한 영구의 참다운 승취여
難將一筆畫其容 그 모습 붓으로 그려 내기 어려워라무릉선폭武陵仙瀑武陵飛瀑掛長天 긴 하늘에 걸린 무릉의 날리는 폭포여
正是銀河落九天 그야말로 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졌네
千古勝觀誰解道 천고의 멋진 풍경 누가 말할 수 있으리오
謫仙詩思湧如川 적선22)은 시상이 물처럼 솟아나련마는등린 상인에게 주다(贈等獜上人)香岳今朝始見君 향악에서 오늘에야 그대를 보았지만
凌霜道號已曾聞 드높은 법호는 벌써 일찍이 들었다네
雷逢電別歸笻促 벼락처럼 만났다 번개처럼 헤어져 귀로23)를 재촉하니
回首天涯望去雲 하늘 끝에 머리 돌려 가는 구름 바라보네규 대사에게 주다(贈圭大師)久住藥山鍊道光 오래 약산에 머물러 도를 빛나게 단련하고
逍遙法界梵蓮堂 법계의 범련당에서 소요하다가
今來香岳武陵洞 지금 향악 무릉의 동천洞天을 찾아와서
與我同叅選佛塲 나와 함께 선불장24)에 참여하는도다궤영 대사에게 주다(贈軌永大師)英靈才氣獨超雄 영령한 재기 홀로 뛰어난 영웅호걸이
深入靑山鍊道洪 청산에 깊이 들어가 도를 크게 단련했네
筆法文章無與仵 필법과 문장을 감히 겨룰 자 없으니
可望當來播釋宗 앞으로 석가여래 종지를 전파하리라송암의 선안에 부치다(寄松岩禪案) -
009_0665_b_01L檀君遺跡
009_0665_b_02L鳳去朝陽餘冷月。鶴歸遼海鎻寒雲。
009_0665_b_03L仙臺有樹春開葉。香閣無人晝掩門。
009_0665_b_04L香峰秋月
009_0665_b_05L月照香峰錦繡秋。無窮勝槩筆難收。
009_0665_b_06L千年物外眞消息。與友同吟玉洞流。
009_0665_b_07L萬瀑層流
009_0665_b_08L萬瀑層流玉洞天。人稱世外大靈泉。
009_0665_b_09L曹溪也是原頭水。散出金沙滌衆緣。
009_0665_b_10L香山雲舍
009_0665_b_11L香山雲舍劇瀟灑。細細探看興萬重。
009_0665_b_12L無限靈區眞勝趣。難將一筆畫其容。
009_0665_b_13L武陵仙瀑
009_0665_b_14L武陵飛瀑掛長天。正是銀河落九天。
009_0665_b_15L千古勝觀誰解道。謫仙詩思湧如川。
009_0665_b_16L贈等獜上人
009_0665_b_17L香岳今朝始見君。凌霜道號已曾聞。
009_0665_b_18L雷逢電別歸笻促。回首天涯望去雲。
009_0665_b_19L贈圭大師
009_0665_b_20L久住藥山鍊道光。逍遙法界梵蓮堂。
009_0665_b_21L今來香岳武陵洞。與我同叅選佛塲。
009_0665_b_22L贈軌永大師
009_0665_b_23L英靈才氣獨超雄。深入靑山鍊道洪。
009_0665_b_24L筆法文章無與仵。可望當來播釋宗。
009_0665_b_25L寄松岩禪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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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5_c_01L風淸月白最佳節 바람 맑고 달 밝은 가장 좋은 계절에
佛祖雅音誦又遲 불조의 아음을 또 길게 늘여 독송하네
八部龍天常擁護 팔부의 용천25)이 항상 옹호하는 분
凌霜道德孰敢追 고결한 그 도덕을 누가 감히 미치리오천암 대사에게 부치다(寄天岩大師)松風蘿月養精神 송풍과 나월26)로 정신을 기르고
玉洞淸流洗垢塵 옥동의 청류로 때와 먼지 씻어 내네
渴飮靈泉寒衣草 목마르면 영천 마시고 추우면 풀 옷 입고
去來南北覺天眞 남쪽 북쪽 오가면서 천진을 깨우친다네오언율시五言律詩삼가 화은 선생의 시에 차운하다(敬次花隱先生韻)杖尺峩嵋路 아미의 길을 지팡이 짚고
身登選佛塲 몸소 선불장에 올랐나니
性天無熱惱 성품의 하늘은 번뇌가 없고
覺海得淸凉 깨달음의 바다는 청량하도다
菴號千年重 천년토록 중한 암자의 이름이요
山名萬古香 만고에 향기로운 산의 이름이라
何緣來此境 무슨 인연으로 이 경내에 와서
高臥梵蓮堂 범련의 전당에 높이 누워 있는고부록 원운(附元韻)爛熳遊靈境 흥겹게 승경을 유람하다가
尋常過道塲 심상히 도량을 지나게 됐소
氷庵今夜宿 얼음 암자에서 오늘 밤 묵으니
火宅即晨凉 화택도 내일 새벽엔 시원하리라
錦葉空添色 단풍잎은 부질없이 색깔을 더하고
黃花味觴香 국화꽃은 술잔 속에서 향미를 내네
叅禪自有契 참선하며 스스로 계합됨이 있기에
齋坐玩虛堂 빈 당에 단정히 앉아 완미하노라세상 밖의 도인(物外道人)物外淸遊久 세상 밖에서 맑게 노닌 지 오래
仙興腹中傳 신선의 흥취를 뱃속으로 전하네
手回珠百八 손으로 돌리는 염주는 일백팔 개요
足踏界三千 발로 밟는 세계는 삼천이로세
入㝎無前境 선정에 들면 눈앞의 경계가 없어지고
看經解所詮 경전을 보면 설해진 내용이 이해되네
正路如絃直 바른 길이 마치 곧은 활줄 같으니
當生九品蓮 응당 구품의 연대蓮臺27)에 왕생하리라삼가 권 도사의 시에 차운하다(敬次權都使韻)玉堂金馬客 옥당 금마28)의 손님이
來踏梵蓮宮 범련의 궁전을 찾아왔네
洞路橫吹笛 골짜기 길에 피리 소리 비꼈나니
山行懶擧笻 산골 행차에 지팡이 한가히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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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5_c_01L風淸月白最佳節。佛祖雅音誦又遲。
009_0665_c_02L八部龍天常擁護。凌霜道德孰敢追。
009_0665_c_03L寄天岩大師
009_0665_c_04L松風蘿月養精神。玉洞淸流洗垢塵。
009_0665_c_05L渴飮靈泉寒衣草。去來南北覺天眞。
009_0665_c_06L
009_0665_c_07L五言律詩
009_0665_c_08L敬次花隱先生韻
009_0665_c_09L杖尺峩嵋路。身登選佛塲。
009_0665_c_10L性天無熱惱。覺海得淸凉。
009_0665_c_11L菴號千年重。山名萬古香。
009_0665_c_12L何緣來此境。高臥梵蓮堂。
009_0665_c_13L附元韻
009_0665_c_14L爛熳遊靈境。尋常過道塲。
009_0665_c_15L氷庵今夜宿。火宅即晨凉。
009_0665_c_16L錦葉空添色。黃花味觴香。
009_0665_c_17L叅禪自有契。齋坐玩虛堂。
009_0665_c_18L物外道人
009_0665_c_19L物外淸遊久。仙興腹中傳。
009_0665_c_20L手回珠百八。足踏界三千。
009_0665_c_21L入㝎無前境。看經解所詮。
009_0665_c_22L正路如絃直。當生九品蓮。
009_0665_c_23L敬次權都使韻
009_0665_c_24L玉堂金馬客。來踏梵蓮宮。
009_0665_c_25L洞路橫吹笛。山行懶擧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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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6_a_01L淸儀眞道士 맑은 모습은 참으로 도사요
玄態半仙容 현묘한 태도는 반쯤 신선이라
拱手遙瞻望 두 손 맞잡고 멀리 우러러보니
神姿重碧峰 뛰어난 자태가 푸른 산보다 장중하네상원의 시에 차운하다(次上院韻)上院最奇勝 상원의 가장 기이한 경치가
登臨眼忽開 올라 보니 눈앞에 홀연히 열리네
北岺迎雲去 북쪽 산은 구름을 맞으러 가고
南臺引虎來 남쪽 대는 범을 이끌고 오네
山花紅萬點 산야의 꽃들은 일만 점으로 붉고
洞瀑白千廻 골의 폭포는 천 번 휘돌며 희도다
夜半回頭望 한밤중에 머리 돌려 바라보니
天邊露七台 하늘가에 칠대29)가 모습을 드러내네선비들이 모여서 읊다(儒士會吟)鶴樹禪林下 학수 선림의 아래에
方今會衆賢 방금 어진 선비들이 모였네
金公吟月立 김 공은 달을 읊으며 서 있고
崔子誦詩傳 최 자는 시를 외우며 전하누나
習字朝陽後 해가 뜨면 문자를 연습하고
讀書午夜前 한밤중 전에는 글을 읽는다네
幸逢諸碩士 얼마나 다행인가 여러 석사 만나서
握手說玄玄 손을 잡고 현묘한 얘기들을 나누니중국 사신이 읊은 연광정의 시에 차운하다(次唐天使鍊光亭韻)登臨仙閣上 신선 누각 위에 올라 굽어보니
如坐白雲間 마치 흰 구름 사이에 앉은 듯
西引曉星岭 서쪽으로는 효성의 재를 끌어오고
南控九月山 남쪽으로는 구월의 산을 제압하네
錦屏飛鳳鶴 비단 병풍에는 봉과 학이 날고
畫壁列江巒 그림 벽에는 강과 산이 줄지었네
幸遇眞風景 얼마나 다행인가 참풍경 만나
沈吟半日閑 한나절 한가히 이렇게 읊조리니능허 스님에게 부치다(寄凌虛師)天地無邊際 하늘과 땅 가없는 그 사이에
鵬搏萬里程 붕새가 박차고 만 리 길에 올랐어라
眼含秋月影 눈은 추월의 그림자를 머금고
神契水雲情 정신은 수운의 정과 계합했어라
見性桃花色 복사꽃 색깔에 성품을 보았고
惺心擊竹聲 대 맞춘 소리에 마음을 깨우쳤네
去來南北路 남북의 길을 오고 가면서
任運過平生 운에 맡겨 평생을 보낸다네산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山影樓韻)仙樓高且大 선루는 높고 또 크고
風景冠三韓 풍경은 삼한의 으뜸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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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6_a_01L淸儀眞道士。玄態半仙容。
009_0666_a_02L拱手遙瞻望。神姿重碧峰。
009_0666_a_03L次上院韻
009_0666_a_04L上院最奇勝。登臨眼忽開。
009_0666_a_05L北岺迎雲去。南臺引虎來。
009_0666_a_06L山花紅萬點。洞瀑白千廻。
009_0666_a_07L夜半回頭望。天邊露七台。
009_0666_a_08L儒士會吟
009_0666_a_09L鶴樹禪林下。方今會衆賢。
009_0666_a_10L金公吟月立。崔子誦詩傳。
009_0666_a_11L習字朝陽後。讀書午夜前。
009_0666_a_12L幸逢諸碩士。握手說玄玄。
009_0666_a_13L次唐天使鍊光亭韻
009_0666_a_14L登臨仙閣上。如坐白雲間。
009_0666_a_15L西引曉星岺。南控九月山。
009_0666_a_16L錦屏飛鳳鶴。畫壁列江巒。
009_0666_a_17L幸遇眞風景。沈吟半日閑。
009_0666_a_18L寄凌虛師
009_0666_a_19L天地無邊際。鵬搏萬里程。
009_0666_a_20L眼含秋月影。神契水雲情。
009_0666_a_21L見性桃花色。惺心擊竹聲。
009_0666_a_22L去來南北路。任運過平生。
009_0666_a_23L次山影樓韻
009_0666_a_24L仙樓高且大。風景冠三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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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6_b_01L窓外千層岳 창밖에는 천 층의 산악이요
階前十里灘 섬돌 앞에는 십 리의 여울이라
看花成句易 꽃을 보고 시구 만들긴 쉬워도
逢釋和詩難 중을 만나 시를 답하긴 어렵네
終日盤桓久 종일토록 오래 배회하노라니
斜陽老碧巒 석양이 푸른 산에 시드네침운 스님에게 부치다(寄枕雲師)早別春堂路 일찍이 춘당의 길에서 헤어져
仙山寄一身 신선의 산에 한 몸을 기탁했네
洗神香海水 향해의 물로 정신을 씻고
乘興少林春 소림의 봄에 흥을 일으킨다네
鳥作含花伴 새는 꽃을 문 도반이 되고
石爲聽法人 돌은 법을 듣는 사람이 되네
松風蘿月下 송풍과 나월 그 아래에서
頻掃世紅塵 세상의 홍진을 자주 씻노라백마강 회고시에 차운하다(次白馬江懷古韻)古都起遠感 고도에서 먼 감회가 일어나
不覺涕堪流 나도 몰래 눈물을 흘렸네
廢堞遺軍恨 무너진 성가퀴엔 군대의 한이 남아 있고
荒臺剩將羞 황량한 누대에는 장수의 수치가 남았어라
西園花十日 서쪽 동산엔 열흘 피는 꽃이요
東嶺月千秋 동쪽 산에는 천추의 달이로세
俯覩前江水 앞에 흐르는 강물을 굽어보니
空然泛客舟 공연히 나그네의 배가 떠 있네육승정 시에 차운하다(次六勝亭韻)欲覩仙風景 멋진 풍경을 보고 싶어서
身登六勝塘 육승의 누대에 몸소 올랐네
手攀靑柳絮 손은 푸른 버들 솜털을 잡고
足踏白蓮香 발은 흰 연꽃 향기를 밟네
島勢三山泛 삼산이 떠 있는 섬의 형세요
樓容四面粧 사면을 단장한 누각의 모습이라
客中無舊伴 객 가운데 옛 친구가 없어서
沽酒獨傾觴 술을 사서 홀로 잔을 기울이네향봉의 시에 차운하다(次香峯韻)幸借道人槎 다행히 도인의 뗏목 빌려서
登臨踏紫霞 등림하여 자하를 밟았다네
古蹤千箇塔 옛 자취는 천 개의 탑이요
新興萬般花 새 흥취는 만 가지 꽃이로세
白玉層層石 백옥은 층층이 쌓인 바위요
靑山點點蝸 청산은 점점이 찍힌 달팽이라
住笻回首望 지팡이 짚고 머리 돌려 바라보니
日暮暗生嗟 해질 녘에 남몰래 탄식이 나오네병풍 경치의 시에 차운하다(次屏風景韵) -
009_0666_b_01L窓外千層岳。階前十里灘。
009_0666_b_02L看花成句易。逢釋和詩難。
009_0666_b_03L終日盤桓久。斜陽老碧巒。
009_0666_b_04L寄枕雲師
009_0666_b_05L早別春堂路。仙山寄一身。
009_0666_b_06L洗神香海水。乘興少林春。
009_0666_b_07L鳥作含花伴。石爲聽法人。
009_0666_b_08L松風蘿月下。頻掃世紅塵。
009_0666_b_09L次白馬江懷古韻
009_0666_b_10L古都起遠感。不覺涕堪流。
009_0666_b_11L廢堞遺軍恨。荒臺剩將羞。
009_0666_b_12L西園花十日。東嶺月千秋。
009_0666_b_13L俯覩前江水。空然泛客舟。
009_0666_b_14L次六勝亭韻
009_0666_b_15L欲覩仙風景。身登六勝塘。
009_0666_b_16L手攀靑柳絮。足踏白蓮香。
009_0666_b_17L島勢三山泛。樓容四面粧。
009_0666_b_18L客中無舊伴。沽酒獨傾觴。
009_0666_b_19L次香峯韻
009_0666_b_20L幸借道人槎。登臨踏紫霞。
009_0666_b_21L古蹤千箇塔。新興萬般花。
009_0666_b_22L白玉層層石。靑山點點蝸。
009_0666_b_23L住笻回首望。日暮暗生嗟。
009_0666_b_24L次屏風景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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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6_c_01L蓬萊方丈景 봉래와 방장30)의 경치가
屏裡捴收觀 병풍 속에 모두 담겨 있네
春水重重綠 봄날의 물은 겹겹이 푸르고
山花點點班 산야의 꽃은 점점이 아롱졌네
瀑流盤石外 폭포는 반석 밖으로 흐르고
鳥宿茂林間 새는 무성한 숲 사이에 묵네
忘却塵埃事 속진의 일 모두 잊고서
沈吟半日閑 한나절 한가하게 읊조리네금강산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剛山韻)乘興訪仙景 흥에 겨워 선경을 찾으니
山光最絶奇 산 빛이 최고로 기특하네
蓮宮人寂寞 연꽃 궁전에는 사람 자취 적막하고
松嶺月參差 소나무 고개에는 달빛이 들쭉날쭉
露菊垂香葉 이슬 맞은 국화는 향기로운 잎 드리우고
霜楓聳老枝 서리 맞은 단풍은 늙은 가지 솟아 있네
箇中有上客 이 가운데 뛰어난 나그네 있나니
云是大禪師 이르기를 ‘대선사’라 한다네한 모임에 같이 거하다(一會同居)聚會香林洞 향림의 동천에서 모임을 갖고
同修大道心 대도의 마음을 함께 수련하네
燈前鳴玉磬 등불 앞에는 옥 경쇠 울리고
月下聽松琴 달 아래엔 솔 풍금 소리 들리네
西苑花侵面 서쪽 동산 꽃이 얼굴에 스며들고
東臺露滴襟 동쪽 누대 이슬이 소매를 적시네
徘徊禪院外 선원 밖에서 어슬렁거리면서
共詠古仙音 옛 선인의 말씀을 함께 읊조리네지리산 시에 차운하다(次智異山韻)風光無限好 한량없이 좋은 풍광을
詩句豈形容 어떻게 시구로 형용하리오
月出琉璃白 달이 나오니 유리처럼 하얗고
秋深錦繡紅 가을이 깊으니 비단처럼 붉어라
地開千玉瀑 땅이 열어 놓은 일천 옥의 폭포수라면
天作萬圭峰 하늘이 지은 일만 규의 봉우리로세
象外塵緣寂 세계 밖에서 속진의 인연이 적막하니
獨超我海東 우리 해동에서 홀로 뛰어나도다산중의 경치(山中景)乘興訪仙境 흥이 일어 선경을 찾으니
風光冠海東 풍광이 해동에 으뜸이로세
澗聲生玉洞 옥 골짜기에선 냇물 소리 나오고
月影散靑空 푸른 하늘에선 달그림자 흩어지네
入室看眞佛 방에 들어가선 진불을 보고
登山見道翁 산에 올라가선 도옹을 본다네
却忘塵世事 풍진 세상의 일 모두 잊고
寄宿梵宮中 범궁 안에서 머무른다네 -
009_0666_c_01L蓬萊方丈景。屏裡捴收觀。
009_0666_c_02L春水重重綠。山花點點班。
009_0666_c_03L瀑流盤石外。鳥宿茂林間。
009_0666_c_04L忘却塵埃事。沈吟半日閑。
009_0666_c_05L次金剛山韻
009_0666_c_06L乘興訪仙景。山光最絶奇。
009_0666_c_07L蓮宮人寂寞。松嶺月參差。
009_0666_c_08L露菊垂香葉。霜楓聳老枝。
009_0666_c_09L箇中有上客。云是大禪師。
009_0666_c_10L一會同居
009_0666_c_11L聚會香林洞。同修大道心。
009_0666_c_12L燈前鳴玉磬。月下聽松琴。
009_0666_c_13L西苑花侵面。東臺露滴襟。
009_0666_c_14L徘徊禪院外。共詠古仙音。
009_0666_c_15L次智異山韻
009_0666_c_16L風光無限好。詩句豈形容。
009_0666_c_17L月出琉璃白。秋深錦繡紅。
009_0666_c_18L地開千玉瀑。天作萬圭峰。
009_0666_c_19L象外塵緣寂。獨超我海東。
009_0666_c_20L山中景
009_0666_c_21L乘興訪仙境。風光冠海東。
009_0666_c_22L澗聲生玉洞。月影散靑空。
009_0666_c_23L入室看眞佛。登山見道翁。
009_0666_c_24L却忘塵世事。寄宿梵宮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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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7_a_01L상원의 경치(上院景)强上仙丘境 애써 올라온 신선의 구역
風光豈易收 풍광을 어떻게 쉽게 담으리오
岸頭春影散 언덕 위엔 봄 그림자 흩어지고
天末日陽浮 하늘 끝에는 해가 떠 있어라
詩興千層聳 시의 흥치興致는 천 겹으로 솟구치고
道情萬丈悠 도의 마음은 만 길로 유유하도다
探眞歸去路 진경을 찾고서 돌아가는 길
頻聽鶴聲脩 긴 학 울음소리 자주 들리네풍악의 경치(楓岳景)幸陟蓬萊境 다행히 봉래의 경내에 올라서서
風光摠仰攀 풍광을 모두 우러러 부여잡네
蓮宮秋月白 연궁에는 가을 달이 하얗고
香苑菊花闌 향원에는 국화꽃이 흐드러졌네
洞邃禪心淨 골이 깊어서 선의 마음 고요하고
峰高道意閑 산이 높아서 도의 뜻이 한가해라
却忘塵世路 풍진 세상의 길 모두 잊고서
浪詠紫雲間 자운 사이에서 그냥 노래하노라지리산의 경치(智異山景)幸入三淸洞 다행히 들어온 삼청의 동천이여
仙風豈易收 선풍을 어떻게 쉽게 거두리오
星光千岸散 별빛은 일천 언덕에 흩어지고
月影萬岑浮 달그림자는 일만 산에 떠 있네
玉嶂猿聲亂 옥 고개엔 원숭이 소리 어지럽고
松峰鶴夢悠 솔 봉우리엔 학의 꿈 유유해라
壺中天地大 커다란 호로병 속의 천지31)여
落葉是霜秋 낙엽 지니 서리 내리는 가을이로군구월산의 경치(九月山景)玉嶂峭兼白 가파르고 하얀 옥 봉우리여
靈光影佛塲 신령한 빛이 도량에 비치네
風岑猿韻亂 바람 부는 산엔 원숭이 소리 어지럽고
月峽鶴聲凉 달빛 계곡엔 학 울음소리 썰렁하네
香閣名禪室 ‘향각’이라고 이름한 곳은 선실이요
梵宮號講堂 ‘범궁’이라고 부르는 곳은 강당이라
無窮仙景好 한없이 선경의 경치가 좋기에
騷客浪吟長 소객이 그냥 길게 읊조리노라백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百祥樓韵)拂袖上仙境 소매를 떨치며 선경에 오르니
時維九月秋 때는 바야흐로 가을철 구월이라
山頭楓錦亂 산머리엔 단풍 비단이 어지럽고
城底玉波流 성곽 밑에는 옥 물결이 흐르네
不是滕王閣 등왕각32)이라고는 할 수 없어도
也應楊子洲 양자강 물가와는 걸맞다고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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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7_a_01L上院景
009_0667_a_02L强上仙丘境。風光豈易收。
009_0667_a_03L岸頭春影散。天末日陽浮。
009_0667_a_04L詩興千層聳。道情萬丈悠。
009_0667_a_05L探眞歸去路。頻聽鶴聲脩。
009_0667_a_06L楓岳景
009_0667_a_07L幸陟蓬萊境。風光摠仰攀。
009_0667_a_08L蓮宮秋月白。香苑菊花闌。
009_0667_a_09L洞邃禪心淨。峰高道意閑。
009_0667_a_10L却忘塵世路。浪詠紫雲間。
009_0667_a_11L智異山景
009_0667_a_12L幸入三淸洞。仙風豈易收。
009_0667_a_13L星光千岸散。月影萬岑浮。
009_0667_a_14L玉嶂猿聲亂。松峰鶴夢悠。
009_0667_a_15L壺中天地大。落葉是霜秋。
009_0667_a_16L九月山景
009_0667_a_17L玉嶂峭兼白。靈光影佛塲。
009_0667_a_18L風岑猿韻亂。月峽鶴聲凉。
009_0667_a_19L香閣名禪室。梵宮號講堂。
009_0667_a_20L無窮仙景好。騷客浪吟長。
009_0667_a_21L次百祥樓韵
009_0667_a_22L拂袖上仙境。時維九月秋。
009_0667_a_23L山頭楓錦亂。城底玉波流。
009_0667_a_24L不是滕王閣。也應楊子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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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7_b_01L風光眞若此 풍광이 참으로 이와 같기에
遠客却忘愁 먼 길 나그네 문득 시름을 잊도다원혜 스님에게 주다(贈圓慧師)文筆兩兼勝 운문과 산문 양쪽 다 우수하고
做工甚潔精 공부의 깊이도 매우 정결하다네
志高香岳秀 뜻은 빼어난 향악처럼 드높고
心契月波淸 마음은 맑은 월파에 계합하도다
道態超人白 도의 자세는 범인을 초월하여 깨끗하고
詩情出類明 시의 정취는 무리를 벗어나 분명해라
千年蕭寺上 천년이나 오래된 절간 위에서
朗詠佛眞聲 부처의 참소리를 읊조린다네천양의 선안에 부치다(寄天陽禪案)覺樹心花發 깨달음의 나무엔 마음 꽃이 피고
性天道月開 성품의 하늘엔 도의 달이 뜨네
夢遊仙紫府 꿈속에서 선계의 자부33)를 유람하고
惺臥世香臺 깨어나선 세상의 향대에 눕는도다
濟衆無高下 대중을 구제함엔 고하가 없고
坐禪絶徃來 앉아서 참선함엔 왕래를 끊었다
煙霞眞淨界 연하가 참으로 정토세계이기에
朗詠任徘徊 노래하며 마음대로 배회하노라현오에게 주다(贈賢悟)天性抱才氣 천성이 재기를 보듬어서
淸光滿眼開 맑은 빛이 눈 가득 열리네
道骨如寒玉 도골은 차가운 옥돌과 같고
仙香等雪梅 선향은 눈 속의 매화 같아라
手弄王羲筆 손으로는 왕희지王羲之의 붓을 농하고
口吟李白詩 입으로는 이태백李太白의 시를 읊누나
慇懃成淨業 은근히 정업 이루길 부탁하노니
莫墮是兼非 시비의 경계에 떨어지지 마시기를해월의 강헌에 부치다(寄海月講軒)肚裡藏書卷 뱃속에는 서책이 들어 있고
杖頭掛明眼 주장자엔 밝은 눈이 걸렸도다
南天名價重 남쪽 하늘에선 이름값이 중하였고
北海世心輕 북쪽 바다에선 세상 욕심 가벼웠네
開敎生淸響 교학을 열면 청향이 발하고
弄禪出梵聲 선법을 설하면 범성이 나온다네
聽徒稍益進 문도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想必化將成 반드시 교화를 이루게 되리라휴암의 경안에 부치다(寄鵂巖經案)弄筆生龍動 붓을 휘두르면 용이 꿈틀거리고
談玄活句淸 현담을 얘기하면 활구가 청신해라
口吟千佛偈 입으로는 일천 게송을 외우고
眼覩百禪經 눈으로는 일백 선경을 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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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7_b_01L風光眞若此。遠客却忘愁。
009_0667_b_02L贈圓慧師
009_0667_b_03L文筆兩兼勝。做工甚潔精。
009_0667_b_04L志高香岳秀。心契月波淸。
009_0667_b_05L道態超人白。詩情出類明。
009_0667_b_06L千年蕭寺上。朗詠佛眞聲。
009_0667_b_07L寄天陽禪案
009_0667_b_08L覺樹心花發。性天道月開。
009_0667_b_09L夢遊仙紫府。惺臥世香臺。
009_0667_b_10L濟衆無高下。坐禪絶徃來。
009_0667_b_11L烟霞眞淨界。朗詠任徘徊。
009_0667_b_12L贈賢悟
009_0667_b_13L天性抱才氣。淸光滿眼開。
009_0667_b_14L道骨如寒玉。仙香等雪梅。
009_0667_b_15L手弄王羲筆。口吟李白詩。
009_0667_b_16L慇懃成淨業。莫墮是兼非。
009_0667_b_17L寄海月講軒
009_0667_b_18L肚裡藏書卷。杖頭掛明眼。
009_0667_b_19L南天名價重。北海世心輕。
009_0667_b_20L開敎生淸響。弄禪出梵聲。
009_0667_b_21L聽徒稍益進。想必化將成。
009_0667_b_22L寄鵂巖經案
009_0667_b_23L弄筆生龍動。談玄活句淸。
009_0667_b_24L口吟千佛偈。眼覩百禪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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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7_c_01L秋月添詩興 가을 달은 시의 흥치를 더하고
霜天倍道情 서리 하늘은 도의 마음을 배가하네
優遊香岳裡 향악의 속에서 한가로이 노니는데
行重孰能輕 발걸음이 중해야지 어찌 가벼울 수야영암의 경안에 부치다(寄寧岩經案)香山眞法界 향산이라 참다운 법계에서
閑臥過春秋 한가히 누워 세월을 보내네
心潔三淸洞 마음은 삼청동에서 재계하고
身登萬歲樓 몸은 만세루 위에 오르도다
講經噴玉洒 경을 강하면 옥을 뿜어 뿌리는 듯
論道散珠流 도를 논하면 구슬을 흩어 흘리는 듯
淨行元來重 청정한 행이 원래 중하니
諸天擁護悠 제천이 길이 옹호하리라법해 스님과 헤어지며(別法海師)雷逢還電別 방금 만났다가 금방 헤어지다니
何處再同遊 어느 곳에서 다시 함께 노닐거나
分袂離情促 옷깃 나눠 헤어지는 마음 급하더라도
勸盃恨意悠 잔 권하는 한스러움 유유하도다
孤笻朝露濕 외로운 지팡이 아침 이슬에 젖고
隻影夕陽浮 외그림자 석양에 떠돌아다니리
南北元來▼(尸*鬲) 남과 북이 워낙 떨어졌으니
重尋在幾秋 다시 찾을 날 언제일는지각혜 스님과 헤어지며(別覺慧師)邂逅峩嵋境 아미의 경내에서 해후한 뒤로
問經頻又頻 경전을 자꾸 묻고 또 물었네
同吟香岳月 향악의 달을 함께 읊조렸고
共詠武陵春 무릉의 봄날을 같이 노래했네
玄態壺中客 고요한 자태는 호로병 속의 객이요
淸心物外人 청정한 마음은 세상 밖의 사람이라
今朝離我後 오늘 아침 우리 헤어진 뒤에는
何處更怡神 어느 곳에서 다시 정신을 쉴까몽견 스님과 헤어지며(別夢見師)幸遇桃源洞 다행히 도원의 동천에서 만나
淸談月下頻 달 아래서 청담을 자주 나눴네
道成三際夏 도는 삼제의 여름에 이루었고
詩弄十方春 시는 시방의 봄날을 읊었도다
覺海能釣客 각해에서 낚시질하는 길손이요
禪林懶臥人 선림에 한가히 누운 사람이라
今離香岳路 지금 향악에서 헤어지고 나면
別恨喪精神 이별의 한에 정신을 잃으리라최한 사미와 헤어지며(別最閑沙彌)一夏同留宿 한 철 여름을 함께 유숙하며
登山辦勝遊 산에 올라 멋진 유희 즐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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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7_c_01L秋月添詩興。霜天倍道情。
009_0667_c_02L優遊香岳裡。行重孰能輕。
009_0667_c_03L寄寧岩經案
009_0667_c_04L香山眞法界。閑臥過春秋。
009_0667_c_05L心潔三淸洞。身登萬歲樓。
009_0667_c_06L講經噴玉洒。論道散珠流。
009_0667_c_07L淨行元來重。諸天擁護悠。
009_0667_c_08L別法海師
009_0667_c_09L雷逢還電別。何處再同遊。
009_0667_c_10L分袂離情促。勸盃恨意悠。
009_0667_c_11L孤笻朝露濕。隻影夕陽浮。
009_0667_c_12L南北元來▼(尸*鬲)。重尋在幾秋。
009_0667_c_13L別覺慧師
009_0667_c_14L邂逅峩嵋境。問經頻又頻。
009_0667_c_15L同吟香岳月。共詠武陵春。
009_0667_c_16L玄態壺中客。淸心物外人。
009_0667_c_17L今朝離我後。何處更怡神。
009_0667_c_18L別夢見師
009_0667_c_19L幸遇桃源洞。淸談月下頻。
009_0667_c_20L道成三際夏。詩弄十方春。
009_0667_c_21L覺海能釣客。禪林懶臥人。
009_0667_c_22L今離香岳路。別恨喪精神。
009_0667_c_23L別最閑沙彌
009_0667_c_24L一夏同留宿。登山辦勝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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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8_a_01L告歸心鬱鬱 돌아가겠다니 마음이 우울하고
惜別恨悠悠 헤어지려니 아쉬움 길고 길도다
隻影隨雲散 외그림자는 구름 따라 흩어지고
孤笻帶日浮 외로운 지팡이 햇빛 띠고 떠다니리
波翻人世上 물결 뒤채는 인간 세상 위에
來去是春秋 오고 가는 것은 바로 봄과 가을계철 스님에게 주다(贈桂喆師)學道多深信 도를 배움에 신심이 매우 깊어
朝暮問又頻 아침저녁으로 자주 묻고 또 묻네
經翻霜月夜 서릿달 뜬 밤에는 경을 뒤적이고
心透雪梅春 설매 핀 봄에는 마음을 꿰뚫었네
今作持身客 지금은 자기 몸을 지키는 객이지만
將爲濟世人 앞으로 세상을 구제하는 사람 되리
東西南北路 동서남북 어느 길로 가든 간에
住運養精神 운에 맡기고 정신을 기르기를영오 스님과 헤어지며(別靈悟師)初喜相逢着 처음에 서로 만나 기뻤었는데
又愁送別違 다시 떠나보내려니 시름겨워라
深憂風嶺去 우울하도다 바람재로 떠남이여
長恨石程歸 유감이로다 돌길로 돌아감이여
竹杖山陰擲 대지팡이를 산그늘에 내던지고34)
裟衣日影飛 가사를 해그림자에 휘날리겠지
衲僧行李事 납승의 행리에 관한 일인걸
誰說是兼非 누가 옳으니 그르니 말하리오통군정의 시에 차운하다(次統軍亭韻)遠客他鄕路 먼 나그네가 타향의 길을 갈 때는
只隨杖與瓶 석장錫杖과 정병淨甁만 따를 뿐
朝遊迎使館 아침에는 영사관을 유람하고
暮訪統軍亭 저녁에는 통군정을 방문했네
鴨水千尋綠 압수는 천 길 깊이로 푸르고
胡山萬點靑 호산은 만 점으로 찍혀 푸르네
探眞歸去處 진경 찾고 다시 돌아가는 곳
醉景又無醒 경치에 취해 또 깨어나지 않네뜰의 소나무(庭松)笑彼秦王爵 저 진왕의 벼슬35)이 우스꽝스러워
深山友雪霜 깊은 산에서 눈과 서리 벗 삼았다네
炎天爲傘盖 무더운 날씨에는 일산日傘이 되고
風日作笙簧 바람 불면 생황을 연주한다네
特立持高節 우뚝 서서 높은 절개 지니고서
隱居得大凉 은자가 서늘함을 얻게 한다네
四時無變態 사시에 태도 변하는 일이 없어
嶺上守貞良 언덕 위에서 곧은 지조 지킨다네진여산의 실제암(眞如山實際庵) -
009_0668_a_01L告歸心鬱鬱。惜別恨悠悠。
009_0668_a_02L隻影隨雲散。孤笻帶日浮。
009_0668_a_03L波翻人世上。來去是春秋。
009_0668_a_04L贈桂喆師
009_0668_a_05L學道多深信。朝暮問又頻。
009_0668_a_06L經翻霜月夜。心透雪梅春。
009_0668_a_07L今作持身客。將爲濟世人。
009_0668_a_08L東西南北路。住 [3] 運養精神。
009_0668_a_09L別靈悟師
009_0668_a_10L初喜相逢着。又愁送別違。
009_0668_a_11L深憂風嶺去。長恨石程歸。
009_0668_a_12L竹杖山陰擲。裟衣日影飛。
009_0668_a_13L衲僧行李事。誰說是兼非。
009_0668_a_14L次統軍亭韻
009_0668_a_15L遠客他鄕路。只隨杖與瓶。
009_0668_a_16L朝遊迎使舘。暮訪統軍亭。
009_0668_a_17L鴨水千尋綠。胡山萬點靑。
009_0668_a_18L探眞歸去處。醉景又無醒。
009_0668_a_19L庭松
009_0668_a_20L笑彼秦王爵。深山友雪霜。
009_0668_a_21L炎天爲傘盖。風日作笙簧。
009_0668_a_22L特立持高節。隱居得大凉。
009_0668_a_23L四時無變態。嶺上守貞良。
009_0668_a_24L眞如山實際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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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8_b_01L@山號眞如得 진여를 얻는다는 산의 이름이요
庵名實際尋 실제를 찾는다는 절의 이름이라
溪聲生妙曲 냇물 소리는 미묘한 곡조 연주하고
松韻散淸音 솔바람은 청아한 음률 흩뿌리네
佛獨明三覺 부처님 홀로 삼각36)을 밝히셨고
僧兼悟一心 스님은 겸해서 일심을 깨쳤구나
壺中風景好 호로병 속의 풍경이 좋아서
終日臥仙林 종일토록 선림에 누워 있노라국화菊花點點無增減 점점이 찍혀 증감하는 일도 없이
多在碧山隈 푸른 산모퉁이에 많이 피어 있네
風動花兼動 바람이 불면 꽃들도 움직이고
蜂來蝶亦來 벌이 찾아오면 나비도 날아오네
開笑聲難聽 웃는 소리는 듣기 어려워도
生香味不回 풍기는 향미는 삿되지 않네
神光紅且白 신령스러운 그 빛 붉고 또 희어
探看去重廻 찾아보고 가면서 다시 돌아보네목동牧童村野諸童子 시골 들판의 여러 아동들이
牧牛懶擧鞭 소를 치며 느릿느릿 채찍을 드네
朝尋靑草岸 아침엔 푸른 초원 찾아갔다가
午訪碧林邊 낮에는 푸른 숲가 찾아간다네
旱日探幽地 가문 날엔 으슥한 땅을 고르고
雨時厭濕天 비가 오면 습한 하늘 싫어하네
雙雙鳴短笛 쌍쌍이 짧은 피리 불어 젖히며
來去渡頭烟 나루터 안개 속을 오고 간다네칠언율시七言律詩세 분 큰 선생인 은와와 천진과 보봉의 높은 궤안几案 아래에 삼가 바치다【병서】(謹呈隱窩天眞寶峰三大先生高案下【幷序】)대개 세 분 큰 선생에 대해서는 본디 평소에 알지 못해서 한 번도 찾아뵙지 못하였으니, 너무도 복이 없었던 것을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다행히도 이번에 삼가 내려 주신 시문詩文을 받게 되었는데, 펼쳐서 다 읽기도 전에 눈이 저절로 밝아지고 시흥詩興이 갑절이나 더하였으므로, 환희작약歡喜雀躍하면서37) 기쁜 마음을 금하기 어려웠다.더군다나 혜선慧禪이 돌아와서 존귀한 분들의 말을 전하기를 “다만 유감스러운 것이 있으니, 향악香岳의 승경勝景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이 첫 번째 한이요, -
009_0668_b_01L山號眞如得。庵名實際尋。
009_0668_b_02L溪聲生妙曲。松韻散淸音。
009_0668_b_03L佛獨明三覺。僧兼悟一心。
009_0668_b_04L壺中風景好。終日臥仙林。
009_0668_b_05L菊花
009_0668_b_06L點點無增減。多在碧山隈。
009_0668_b_07L風動花兼動。蜂來蝶亦來。
009_0668_b_08L開笑聲難聽。生香味不回。
009_0668_b_09L神光紅且白。探看去重廻。
009_0668_b_10L牧童
009_0668_b_11L村野諸童子。牧牛懶擧鞭。
009_0668_b_12L朝尋靑草岸。午訪碧林邊。
009_0668_b_13L旱日探幽地。雨時厭濕天。
009_0668_b_14L雙雙鳴短笛。來去渡頭烟。
009_0668_b_15L
009_0668_b_16L七言律詩
009_0668_b_17L謹呈隱窩天眞寶峰三大先生高案
009_0668_b_18L下并序
009_0668_b_19L盖三大先生。素昧平生。而一未奉覲。
009_0668_b_20L其薄福之甚。可勝言哉。幸㦲。乃者
009_0668_b_21L伏承下送之篇章。披讀未了。塵眼自
009_0668_b_22L明。詩興倍加。鰲抃雀躍。喜心難禁。
009_0668_b_23L況且慧禪之歸。敬傅 [4] 僉尊之語曰。惟
009_0668_b_24L所慨者。一以恨未探香岳之勝景。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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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8_c_01L월파月波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이 두 번째 한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는 감사하는 마음을 금치 못하면서 첨앙瞻仰하는 마음이 갑절이나 더하였으나 그저 몽상夢想이나 하며 세월만 보낼 뿐이었다.옛말에 이르기를 “도가 계합契合하면 하늘과 땅처럼 멀어도 함께 처하는 것과 같고, 의취意趣가 다르면 얼굴을 직접 대해도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게 느껴진다.”38)라고 하였다. 만약 도를 깨닫고 이치를 통하여 양쪽의 마음이 서로 계합하면, 어찌 산하山河와 형성形聲의 간격에 구애를 받겠는가. 비록 그렇긴 하지만 “눈빛을 마주치기만 해도 그 속에 도가 들어 있음을 알아차린다.”39)라는 설이 또 대성大聖의 입에서 나왔으므로, 매양 일시에 뵙고 싶은 마음이 바다처럼 깊어 가기만 하였다.그러나 소승은 홀로 향악에 움츠린 채 병들어 늙어 가고, 어진 분들께서는 함께 기성箕城에서 즐기면서 오는 것을 또 멈추고 있으니, 서로 만나기 쉽지 않은 것이 바람난 말과 소도 서로 미치지 못하는 것40)과 같다. 이에 경모景慕하는 마음을 금치 못한 나머지, 불민不敏한 재주로나마 산의 경치를 외람되게 읊으면서 삼가 보내온 시에 차운하여 여러 어진 분들의 궤안几案 아래에 바침으로써 잊지 못하는 심정을 표하였다. 시는 다음과 같다.
太白山中塞鴈歸 태백산 속에서 변방 기러기 돌아가고
秋天明月影雲扉 가을 하늘 밝은 달이 구름 사립 비출 때
武陵玉瀑灌塵目 무릉의 옥폭으로 속진의 눈을 씻어 내고
香岳仙風拂道衣 향악의 선풍으로 도의 옷깃을 휘날리네
有藝靑襟詩興勝 기예 있는 청금41)은 시의 흥치가 뛰어나고
無心白衲眼珠輝 무심한 흰 납의衲衣는 눈동자가 빛나도다
諸君欲翫峩嵋景 여러분이 아미산 경치를 감상하려거든
莫惜明春杖子飛 주저 말고 내년 봄에 지팡이 날리시기를삼가 은와의 시에 차운하다(謹次隱窩韻)遠地高名已飽聞 멀리서 높은 명성을 익히 들었는데
篇章今看也凌雲 시편을 지금 보니 역시 고상해라
志殊雖有尊卑▼(尸*鬲) 뜻이 달라서 존비의 차이가 있다고 해도
道契何存上下分 도가 맞으면 상하의 나뉨이 어찌 있으랴
鷲岑峰前僧繼道 영취산靈鷲山 앞의 승려는 도를 이어받고
尼丘山下士成文 이구산42) 아래 선비는 문장을 이루었네
元來儒釋宗承異 원래 유교와 불교는 숭상함이 달라서
一敬金仙一敬君 하나는 부처를 하나는 임금을 공경한다오삼가 천진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天眞韻)高臥靑山友白雲 청산에 높이 누워 백운과 벗하다가
天眞佳號幸今聞 천진의 아름다운 명성을 다행히 지금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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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8_c_01L以恨不見月波之眞面云。聞來不勝
009_0668_c_02L感謝。倍加瞻仰。而徒費夢想之悠
009_0668_c_03L悠也。且古語云。道契則霄壤共處。
009_0668_c_04L趣異則覿面椘越。若悟道通理。而
009_0668_c_05L兩心相契。則豈爲山河形聲之所▼(尸*鬲)
009_0668_c_06L碍㦲。雖然目擊道存之說。亦出於
009_0668_c_07L大聖之口。則每欲一時奉覲之情。與
009_0668_c_08L海俱深。小釋獨縮香岑而病且老。僉
009_0668_c_09L賢共樂箕城而來又休。相逢未易。如
009_0668_c_10L風馬牛之不相及也。不勝景暮 [5] 之懷。
009_0668_c_11L以不敏之才。濫詠山景。謹次來韻。
009_0668_c_12L而敬呈僉案之下。以表不忘之情焉。
009_0668_c_13L詩曰。
009_0668_c_14L太白山中塞鴈歸。秋天明月影雲扉。
009_0668_c_15L武陵玉瀑灌塵目。香岳仙風拂道衣。
009_0668_c_16L有藝靑襟詩興勝。無心白衲眼珠輝。
009_0668_c_17L諸君欲翫峩嵋景。莫惜明春杖子飛。
009_0668_c_18L謹次隱窩韻
009_0668_c_19L遠地高名已飽聞。篇章今看也凌雲。
009_0668_c_20L志殊雖有尊卑▼(尸*鬲)。道契何存上下分。
009_0668_c_21L鷲岑峰前僧繼道。尼丘山下士成文。
009_0668_c_22L元來儒釋宗承異。一敬金仙一敬君。
009_0668_c_23L謹次天眞韻
009_0668_c_24L高臥靑山友白雲。天眞佳號幸今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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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9_a_01L想應月下究玄理 응당 달 아래서 현묘한 이치를 연구하고
知必燈前讀聖文 필시 등불 앞에서 성인의 글을 읽으리라
僧隱香岑探道靜 승려는 향악에 숨어 도를 조용히 탐구하고
士潜浿水洗塵紛 선비는 패수에 잠겨 세상 먼지를 씻는다네
京城千里頻來徃 경성 천 리 길을 빈번히 가고 오면서
幾許淸詩獻國君 몇 번이나 맑은 시를 임금님께 바쳤을까삼가 보봉의 시에 차운하다(謹次寶峰韻)久踏箕城紫霧雲 기성의 보랏빛 운무를 오래 밟으면서
高名碩德已曾聞 높은 이름 크신 덕을 일찍이 들었네
風傳泛聽驚人句 사람 놀라게 하는 구절을 풍문으로 들었는데
月殿親承泣鬼文 귀신 울리는 시문을 월전에서 받았어라
羨子儒林塵慮靜 부러워라 유림의 그대는 속진의 생각 고요한데
慚吾釋苑世心紛 부끄러워라 석원의 나는 세상 마음이 분분하니
莫言緇素元來隔 승속僧俗이 원래 떨어졌다 말하지 마오
共事明明一聖君 밝고 밝으신 성군을 똑같이 섬기니까삼가 환암 법사의 도안에 바치다(謹呈幻庵法師道案)西山正脉幻庵堂 서산의 정맥 이으신 우리 환암당
屹立高幢處處塲 고당을 우뚝 세워 처처에 도량이라
講罷禪經心月白 선경을 강론하여 마음 달이 환하고
叅窮祖意道芽香 조의를 참구하여 도의 싹이 향기롭네
含花百鳥飛空促 꽃 머금은 새들이 공중을 날아다니고
聽法諸神跪席長 설법 듣는 신들이 자리에 무릎 꿇네
覺海澄澄無熱惱 각해가 맑고 맑아 번뇌가 없는지라
群生出沒得淸凉 중생이 출몰하며 청량함을 얻는다네남파당의 시에 차운하다(次南坡堂韻)禪敎兼通豈有羞 선과 교를 통했으니 어찌 부끄러우랴
靑山綠水去來悠 푸른 산 푸른 물이 유유히 오고 가네
途中却憶靑山主 도중에 청산의 주인 문득 생각하고
家裡不忘紫陌流 집 안에서 자맥43)의 흐름 잊지 않는다네
無孔笛吹三際夏 구멍 없는 피리 부니 삼제가 여름이요
沒絃琴奏十方秋 줄 없는 거문고 타니 시방이 가을이라
乾坤萬里淸遊極 건곤 만 리에 한껏 맑게 노닐면서
隨處生涯得自由 어딜 가나 생애가 자유를 얻는도다삼성암의 시에 차운하다(次三聖庵韻)三聖庵名萬古香 삼성암의 이름이 만고에 향기로워
登臨此日捲雲晴 오늘 등림하니 구름 걷혀 쾌청하네
松琴瑟瑟添詩興 솔 풍금은 슬슬 시흥을 더하고
澗曲潺潺倍道情 시냇물은 졸졸 도정을 북돋우네
入㝎禪僧塵慮靜 선정에 든 선승은 속진의 생각이 고요하고
探眞騷客世心淸 진경 찾는 소객은 세상 욕심 말끔해라
若能了得天眞理 만약 천진의 도리를 제대로 깨닫는다면
鶴唳猿啼摠佛聲 학 눈물, 잔나비 울음 모두 부처의 음성이리부벽루의 시에 차운하다(次浮碧樓韻) -
009_0669_a_01L想應月下究玄理。知必燈前讀聖文。
009_0669_a_02L僧隱香岑探道靜。士潜浿水洗塵紛。
009_0669_a_03L京城千里頻來徃。幾許淸詩獻國君。
009_0669_a_04L謹次寶峰韻
009_0669_a_05L久踏箕城紫霧雲。高名碩德已曾聞。
009_0669_a_06L風傳泛聽驚人句。月殿親承泣鬼文。
009_0669_a_07L羨子儒林塵慮靜。慚吾釋苑世心紛。
009_0669_a_08L莫言緇素元來隔。共事明明一聖君。
009_0669_a_09L謹呈幻庵法師道案
009_0669_a_10L西山正脉幻庵堂。屹立高幢處處塲。
009_0669_a_11L講罷禪經心月白。叅窮祖意道芽香。
009_0669_a_12L含花百鳥飛空促。聽法諸神跪席長。
009_0669_a_13L覺海澄澄無熱惱。群生出沒得淸凉。
009_0669_a_14L次南坡堂韻
009_0669_a_15L禪敎兼通豈有羞。靑山綠水去來悠。
009_0669_a_16L途中却憶靑山主。家裡不忘紫陌流。
009_0669_a_17L無孔笛吹三際夏。沒絃琴奏十方秋。
009_0669_a_18L乾坤萬里淸遊極。隨處生涯得自由。
009_0669_a_19L次三聖庵韻
009_0669_a_20L三聖庵名萬古香。登臨此日捲雲晴。
009_0669_a_21L松琴瑟瑟添詩興。澗曲潺潺倍道情。
009_0669_a_22L入㝎禪僧塵慮靜。探眞騷客世心淸。
009_0669_a_23L若能了得天眞理。鶴唳猿啼摠佛聲。
009_0669_a_24L次浮碧樓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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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9_b_01L鍊光之北有高樓 연광정鍊光亭 북쪽에 자리한 높은 누대
萬景森羅不易收 만 경이 늘어서서 쉽게 거두지 못하겠네
雲外蒼山靑鶴舞 구름 밖 푸른 산엔 푸른 학이 춤추고
窓前大野紫霞浮 창 앞 큰 들판엔 보랏빛 놀이 떠 있네
▼(艹/牧)䒟峰作遊仙岸 모란봉은 신선이 노니는 언덕이 되고
柳木亭爲送客洲 유목정은 손님을 보내는 모래톱이라
箕子檀君今已沒 기자와 단군이 지금 이미 사라져서
許多風物半添愁 허다한 풍물이 시름을 반이나 더하네강선루의 시에 차운하다(次降仙樓韻)千山萬水踏根源 일천 산 일만 물의 근원을 답사하고
此日登樓覺世昏 오늘 누대에 오르니 난세임을 깨닫겠네
地聳仙峰眞淨界 땅이 솟은 선봉은 정토세계요
洞開玉瀑別乾坤 골이 열린 옥폭은 별천지로세
嶂高西北連天末 산은 높아 서북으로 하늘 끝에 잇닿고
溪出東南接海門 내는 흘러 동남으로 바다 입구 이어지네
忘却塵緣探勝久 세상 인연 잊어버리고 승경을 찾다 보니
拖紅落照影花軒 낙조의 붉은 빛이 화헌에 그림자 지네극락전의 시에 차운하다(次極樂殿韻)禪庵高建最仙區 선암이 높이 선 최고의 선경
萬景森羅別界衢 만 경이 삼엄히 벌여 선 별천지
月殿鍾聲驚鶴子 월전의 종소리는 학의 새끼 놀라게 하고
風岑松韻動鸞雛 풍잠의 솔바람은 난새 새끼 일깨우네
無縫塔裡藏靈骨 무봉탑 속에는 영골이 안치되고
息影堂中網寶珠 식영당 안에는 보주가 그물 쳤네
物外乾坤眞勝趣 물외의 건곤이 참으로 멋지기에
舌難盡說筆難圖 혀로도 말 못 하고 붓으로도 못 그리네진불암의 시에 차운하다(次眞佛庵韵)欲覩香山眞佛窩 향산의 진불암을 보고 싶어서
强登最上紫雲阿 가장 높은 자운 언덕에 애써 올랐네
霜天月白琉璃洞 상천의 달님은 유리의 동천에 하얗고
楓嶺秋深錦繡窠 풍령의 가을은 금수의 둥지에 깊어라
刧外春風生瑞草 억겁 너머 봄바람에 상서로운 풀들이 자라나고
壺中夏雨茂仙禾 호로병 속의 여름비에 신선의 벼들이 무성하네
塵寰遠▼(尸*鬲)無喧動 티끌세상 떨어져서 소란함 없으니
朝暮禮叅古釋迦 조석으로 옛 석가를 예배한다네은선암의 시에 차운하다(次隱仙庵韵)隱仙宮靜世緣空 은선궁 고요히 세상 인연 텅 빈 채
常與白雲靑鶴同 항상 흰 구름 푸른 학과 함께한다오
萬瀑洞邊塵慮淨 만폭동 가에는 속진의 생각 말끔하고
頭陁庵外道情濃 두타암 밖에는 도의 마음 진하도다
香爐峰照秋霜月 향로봉 비추는 건 가을의 서릿달
牛跡臺高老碧松 우적대 드높은 건 노쇠한 푸른 솔
澗水潺潺流不絶 시냇물 졸졸졸 끊임없이 흘러가니
探眞騷客洗塵蹤 진경 찾는 소객이 티끌 자취 씻어 내네 -
009_0669_b_01L鍊光之北有高樓。萬景森羅不易收。
009_0669_b_02L雲外蒼山靑鶴舞。窓前大野紫霞浮。
009_0669_b_03L𦱒䒟峰作遊仙岸。柳木亭爲送客洲。
009_0669_b_04L箕子檀君今已沒。許多風物半添愁。
009_0669_b_05L次降仙樓韻
009_0669_b_06L千山萬水踏根源。此日登樓舉世昏。
009_0669_b_07L地聳仙峰眞淨界。洞開玉瀑別乾坤。
009_0669_b_08L嶂高西北連天末。溪出東南接海門。
009_0669_b_09L忘却塵緣探勝久。拖紅落照影花軒。
009_0669_b_10L次極樂殿韻
009_0669_b_11L禪庵高建最仙區。萬景森羅別界衢。
009_0669_b_12L月殿鍾聲敬鶴子。風岑松韻動鸞雛。
009_0669_b_13L無縫塔裡藏靈骨。息影堂中網寶珠。
009_0669_b_14L物外乾坤眞勝趣。舌難盡說筆難圖。
009_0669_b_15L次眞佛庵韵
009_0669_b_16L欲覩香山眞佛窩。强登最上紫雲阿。
009_0669_b_17L霜天月白琉璃洞。楓嶺秋深錦繡窠。
009_0669_b_18L刧外春風生瑞草。壺中夏雨茂仙禾。
009_0669_b_19L塵寰遠▼(尸*鬲)無喧動。朝暮禮叅古釋迦。
009_0669_b_20L次隱仙庵韵
009_0669_b_21L隱仙宮靜世緣空。常與白雲靑鶴同。
009_0669_b_22L萬瀑洞邊塵慮淨。頭陁庵外道情濃。
009_0669_b_23L香爐峰照秋霜月。牛跡臺高老碧松。
009_0669_b_24L澗水潺潺流不絕。探眞騷客洗塵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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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9_c_01L금강산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剛山韻)登臨楓岳最高虛 풍악의 가장 높은 곳에 등림하니
東海東頭日出初 동해의 동쪽 끝에 해가 막 떠오르네
萬疊圭峰爲鶴窟 만 첩의 규봉은 학의 굴 되고
千層玉瀑作龍居 천 층의 옥폭은 용의 집 되네
秋深竹戶風聲冷 대 문에 가을 깊으니 바람 소리 썰렁하고
月入松窓桂影踈 솔 창에 달 드니 계수 그림자 성글어라
象外仙區無限趣 세상 밖 선경에 흥취가 무한해서
沈吟終日世緣除 종일 읊노라니 세상 인연 사라지네영월 스님에게 주다(贈影月師)久棲香岳大叢林 향악의 대총림에 오래 몸담았으니
應得淸虛正道心 청허의 정도의 마음을 응당 얻었으리
玉軸金文開耳目 옥축의 금문으로 이목을 열고
靑山綠水洗胸襟 청산녹수로 흉금을 씻는다네
格外禪風雙袖拂 격외의 선의 가풍을 두 소매로 떨치고
壺中眞樂一笻尋 호중의 참다운 낙을 한 지팡이로 찾네
君今欲識無生曲 그대여 지금 무생곡을 알고 싶으면
聽我床頭彈梵琴 내가 침상에서 타는 범금을 들어 보시라오산 김 학사와 헤어지며(別五山金學士)風和日暖最佳節 바람 부드럽고 날씨 따뜻한 가장 좋은 계절에
揖送吾君鶴樹間 우리 학수 사이에서 그대를 읍하고 보내노라
握手臨岐愁萬結 손을 잡고 갈림길에 서니 일만 시름 맺히고
回頭惜別恨千端 머리 돌려 헤어지려니 일천 한이 일어나네
雙眸頻顧三春路 두 눈동자는 삼춘의 길을 자꾸만 돌아보고
隻影孤歸五嶽村 외그림자는 오악의 마을로 외롭게 돌아가네
爲問何時攀桂葉 물어보세 언제나 계수나무 잎을 잡을는지44)
速成功業錦衣還 공업을 일찍 이루어 금의환향하시도록양열 스님의 장시에 차운하다(次良悅師長韻)身登香岳三淸境 향악의 삼청 경내에 몸소 올라와
委訪玄玄世外蹤 현현한 세상 밖 자취를 찾아왔네
地待眞僧開玉洞 땅은 참스님 기다려 옥동을 개방하고
天嫌塵客起雲峰 하늘은 속객俗客 싫어해 운봉을 일으켰네
夕陽能覩松端鶴 석양에는 소나무 끝의 학을 볼 수 있고
夜半復聞月下鍾 한밤중엔 또 달 아래 종소리 들린다오
屹屹仙山無限景 우뚝 서 있는 신선 산의 무한한 이 경치여
弄來弄去意尤濃 그냥 오고 가노라면 뜻이 더욱 깊어지네김 학사가 부르는 운에 화하다(和金學士呼韵)爲問孔門第幾承 물어보세 공문의 몇 번째 제자인가
玄玄道態淨如燈 현현한 도의 모습 조촐하기 등이로세
胷懸法鏡塵緣寂 흉금은 법경을 매달아 속진의 인연 고요하고
意合靈機也慮澄 뜻은 영기에 들어맞아 세상 생각 말끔해라
仁義兼行心海濶 인의를 모두 행해 마음의 바다 널찍하고
詩書并讀學波興 시서를 함께 읽어 배움의 물결 흥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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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69_c_01L次金剛山韻
009_0669_c_02L登臨楓岳最高虛。東海東頭日出初。
009_0669_c_03L萬疊圭峰爲鶴窟。千層玉瀑作龍居。
009_0669_c_04L秋深竹戶風聲冷。月入松窓桂影踈。
009_0669_c_05L象外仙區無限趣。沈吟終日世緣除。
009_0669_c_06L贈影月師
009_0669_c_07L久棲香岳大叢林。應得淸虛正道心。
009_0669_c_08L玉軸金文開耳目。靑山綠水洗胸襟。
009_0669_c_09L格外禪風雙袖拂。壺中眞樂一笻尋。
009_0669_c_10L君今欲識無生曲。聽我床頭彈梵琴。
009_0669_c_11L別五山金學士
009_0669_c_12L風和日暖最佳節。揖送吾君鶴樹間。
009_0669_c_13L握手臨岐愁萬結。回頭惜別恨千端。
009_0669_c_14L雙眸頻顧三春路。隻影孤歸五嶽村。
009_0669_c_15L爲問何時攀桂葉。速成功業錦衣還。
009_0669_c_16L次良悅師長韻
009_0669_c_17L身登香岳三淸境。委訪玄玄世外蹤。
009_0669_c_18L地待眞僧開玉洞。天嫌塵客起雲峰。
009_0669_c_19L夕陽能覩松端鶴。夜半復聞月下鍾。
009_0669_c_20L屹屹仙山無限景。弄來弄去意尤濃。
009_0669_c_21L和金學士呼韵
009_0669_c_22L爲問孔門第幾承。玄玄道態淨如燈。
009_0669_c_23L胷懸法鏡塵緣寂。意合靈機也慮澄。
009_0669_c_24L仁義兼行心海濶。詩書并讀學波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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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0_a_01L相逢莫問西來敎 상봉하면 서래45)의 가르침 물어볼 것도 없나니
君子已知佛法能 군자는 이미 불법을 잘 알고 계시니까용암의 선안에 올리다(呈龍岩禪案)仙儀幸對薩江濱 신선의 자태를 다행히 살수薩水 물가에서 대했나니
道態元非世上人 도의 모습이 원래 세상 사람이 아니로세
碧海千尋龍變化 푸른 바다 천 길에 용이 변화했다 할까
丹霄萬里鶴精神 붉은 하늘 만 리에 학이 정채롭다 할까
松風蘿月澄心慮 송풍나월에 마음 걱정 말끔히 하고
玉洞淸流洗垢塵 옥동 청류에 때와 먼지 씻는다네
物外烟霞寥寂處 세상 밖 연하가 적요한 곳에서
逍遙獨坐養天眞 소요하며 홀로 앉아 천진을 기른다네오봉사의 시에 차운하다(次五峰寺韻)携錫登臨錦繡濃 단풍이 한창일 때 석장 쥐고 올랐더니
金風亂起寺前峯 절 앞산에 갈바람이 어지러이 일어나네
烟霞淨界開禪室 연하의 정토세계에 선실을 열어 놓아
玉洞靈區絶世蹤 옥동의 신령한 구역에 세상 자취 끊어졌네
月峽夜深猿韻冷 월협의 밤 깊으면 원숭이 울음 썰렁하고
龍潭波峻水文溶 용담의 물결 높으면 물보라가 흩날리네
祗園終日探玄久 사원에서 종일 현묘한 이치를 탐구하노라니
禮佛山僧動暮鍾 예불하는 산승이 저녁 종을 울리네보혈사 관해루의 시에 차운하다(次寶穴寺觀海樓韻)初剏寶穴寺何秋 보혈사는 언제 처음 창건하였는고
新建仙樓接海頭 새로 세운 선루가 바다에 접하였네
七嶽群峰雲外出 칠악의 봉우리는 구름 밖에 솟았고
一溪長水眼前流 일계의 긴 냇물은 눈앞에 흐르누나
仰觀北嶺雄千石 북쪽 고개 쳐다보면 웅장한 천 개의 바위
俯看南溟泛萬舟 남쪽 바다 굽어보면 떠 있는 만 척의 배
終日探眞忘世慮 종일 진경 찾으며 세상 걱정 잊다가
浪吟詩句屋薝留 시구 노래하며 처마 밑에 머물도다삼가 강 참봉의 도안에 올리다(謹呈康叅奉道案)世上功名意不甘 세상의 공명은 달갑게 여기지 않고
孝心道德比曾參 효심과 도덕이 증삼에 비길 만해라
萬般才藝藏殷岳 만 가지 재예를 은악에 감추고서
一寸肝膓洗玉潭 한 줌의 간장을 옥담에 씻었어라
法鏡長磨秋桂月 법의 거울을 추계의 달에 언제나 닦아 내고
仙衣懶拂雪梅嵐 신선의 옷을 설매의 남기嵐氣에 한가히 나부끼네
胸中滿飽經書卷 가슴속에 경서를 가득 담고 있으니
師學自知茜絳藍 스승도 자기보다 낫다고 대견해하리라향악의 선안에 부치다(寄香岳禪案)靈靈禀性抱多才 신령한 품성은 많은 재능 간직하고
凛凛風光兩眼開 늠름한 풍광은 두 눈 뜨게 하네
勤讀聖經挑玉燭 경전을 열심히 읽으며 옥촉을 돋우고
懶吟詩句上仙臺 시구를 한가히 읊으며 선대에 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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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0_a_01L相逢莫問西來敎。君子已知佛法能。
009_0670_a_02L呈龍岩禪案
009_0670_a_03L仙儀幸對薩江濱。道態元非世上人。
009_0670_a_04L碧海千尋龍變化。丹霄萬里鶴精神。
009_0670_a_05L松風蘿月澄心慮。玉洞淸流洗垢塵。
009_0670_a_06L物外烟霞寥寂處。逍遙獨坐養天眞。
009_0670_a_07L次五峰寺韻
009_0670_a_08L携錫登臨錦繡濃。金風亂起寺前峯。
009_0670_a_09L烟霞淨界開禪室。玉洞靈區絕世蹤。
009_0670_a_10L月峽夜深猿韻冷。龍潭波峻水文溶。
009_0670_a_11L祗園終日探玄久。禮佛山僧動暮鍾。
009_0670_a_12L次寶穴寺觀海樓韻
009_0670_a_13L初剏寶穴寺何秋。新建仙樓接海頭。
009_0670_a_14L七嶽群峰雲外出。一溪長水眼前流。
009_0670_a_15L仰觀北嶺雄千石。俯看南溟泛萬舟。
009_0670_a_16L終日探眞忘世慮。浪吟詩句屋薝留。
009_0670_a_17L謹呈康叅奉道案
009_0670_a_18L世上功名意不甘。孝心道德比曾參。
009_0670_a_19L萬般才藝藏殷岳。一寸肝膓洗玉潭。
009_0670_a_20L法鏡長磨秋桂月。仙衣懶拂雪梅嵐。
009_0670_a_21L胸中滿飽經書卷。師學自知茜絳藍。
009_0670_a_22L寄香岳禪案
009_0670_a_23L靈靈禀性抱多才。凛凛風光兩眼開。
009_0670_a_24L勤讀聖經挑玉燭。懶吟詩句上仙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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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0_b_01L行高百鳥含花至 수행이 높아 새들이 꽃을 물고 이르고
道大諸天仰德來 도가 커서 제천이 덕을 우러러 찾아오네
物外乾坤眞淨界 세상 밖 건곤이 참으로 정토세계라서
騰騰任運久徘徊 느긋이 운에 맡기고 오래 배회하노라연월의 선안에 부치다(寄淵月禪案)恠君仙氣在眉間 그대의 선기가 미간에 있음이 괴이했는데
開口果知意亦閑 입을 여니 마음도 한가함을 알겠도다
遠繼淸虛眞道統 멀리 청허를 이었으니 참다운 도통이요
近攀咸岳大禪關 가까이 함악을 잡았으니 큰 선관이로다
曆叅知識東西境 동서의 지경으로 선지식 두루 참알하고
求學法門遠邇山 원근의 산으로 법문 구하여 배웠다네
物外乾坤能獨步 물외의 건곤에 능히 혼자서 걷나니
一笻隨處任心安 지팡이 가는 곳 어디나 마음 편안해라삼가 순상 대감의 유헌 아래에 올리다(謹呈巡相大監遊軒下)鶴盖龍旗向翠丘 학과 용의 의장儀章이 푸른 언덕 향하기에
慇懃洒掃寺前樓 정성껏 절 앞의 다락을 물 뿌리고 청소했네
山嫌塵客雲長蔽 산은 속객俗客 싫어해서 구름이 항상 가리고
天爲仙賓雨蹔收 하늘은 귀빈 위해서 비를 잠시 거두었네
忠節三朝君寵極 세 조정에 바친 충절이라 임금의 총애 극진하고
仁風一路衆愁休 한 길 가는 인풍이라 백성의 시름 멈추었네
吹歌弄笛探眞處 노래하고 젓대 불며 참다운 낙 찾는 곳
萬瀑欣然散玉流 만 폭이 흔연히 옥 물줄기 흩뿌리네벽파당과 헤어지며(別碧波堂)相逢即別喜兼悲 만나자마자 헤어지니 기쁘면서 서글퍼
聚散無常不㝎期 모였다 흩어짐은 무상하여 기약 없네
家裡談空稱我主 집에서 공을 말할 땐 나를 주인이라 해도
途中濟衆匪君誰 도중에 대중 구제함은 그대 말고 누구리오
燈前能讀經禪句 등불 앞에서 글 읽나니 교와 선의 구절이요
月下長吟李杜詩 달빛 아래 읊조리나니 이백과 두보의 시구로다
握手臨岐心鬱鬱 손잡고 헤어지려니 울적한 이 마음이여
離程不勝缺然思 떠나는 길에 섭섭한 생각 금할 수 없도다청암당과 헤어지며(別淸巖堂)有意門人今送離 뜻을 둔 문인을 지금 떠나보내려니
金風乍起早秋時 금풍이 언뜻 부는 초가을의 시절이라
陽關一曲飛笻促 이별가46) 한 곡에 날리는 지팡이 다급하고
餞酒三盃擧步遲 송별주 석 잔에 길 떠나기 더디도다
曾聽歸期嚬一面 돌아올 기약에 얼굴 찡그린다 들었는데
今當別限皺雙眉 이별의 한에 지금 이마에 주름이 지누나
臨分却憶難重會 지금 헤어지면 언제나 다시 만날는지
握手浪吟數句詩 손잡으며 부질없이 몇 구의 시 읊조리네누암당과 헤어지며(別陋庵堂)南北元來會亦離 남북은 원래 만나기 또한 어렵지만
去時想必有回時 떠나면 반드시 돌아올 때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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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0_b_01L行高百鳥含花至。道大諸天仰德來。
009_0670_b_02L物外乾坤眞淨界。騰騰任運久徘徊。
009_0670_b_03L寄淵月禪案
009_0670_b_04L恠君仙氣在眉間。開口果知意亦閑。
009_0670_b_05L遠繼淸虛眞道統。近攀咸岳大禪關。
009_0670_b_06L曆叅知識東西境。求學法門遠邇山。
009_0670_b_07L物外乾坤能獨步。一笻隨處任心安。
009_0670_b_08L謹呈巡相大覽遊軒下
009_0670_b_09L鶴盖龍旗向翠丘。慇懃洒掃寺前樓。
009_0670_b_10L山嫌塵客雲長蔽。天爲仙賓雨蹔收。
009_0670_b_11L忠節三朝君寵極。仁風一路衆愁休。
009_0670_b_12L吹歌弄笛探眞處。萬瀑欣然散玉流。
009_0670_b_13L別碧波堂
009_0670_b_14L相逢即別喜兼悲。聚散無常不㝎期。
009_0670_b_15L家裡談空稱我主。途中濟衆匪君誰。
009_0670_b_16L燈前能讀經禪句。月下長吟李杜詩。
009_0670_b_17L握手臨岐心鬱鬱。離程不勝缺然思。
009_0670_b_18L別淸巖堂
009_0670_b_19L有意門人今送離。金風乍起早秋時。
009_0670_b_20L陽關一曲飛笻促。餞酒三盃擧步遲。
009_0670_b_21L曾聽歸期嚬一面。今當別限皺雙眉。
009_0670_b_22L臨分却憶難重會。握手浪吟數句詩。
009_0670_b_23L別陋庵堂
009_0670_b_24L南北元來會亦離。去時想必有回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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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0_c_01L竹杖徐揮秋日晩 죽장을 가을날 저녁에 천천히 휘젓고
道衣懶拂夕陽遲 도의를 석양에 늦게 한가로이 떨치네
凛凛仙姿凝兩眼 늠름한 신선의 자세는 두 눈빛에 모여 있고
堂堂道態露雙眉 당당한 도인의 자태는 두 미간에 드러났네
心情密密難堪別 울적한 이 심정 이별을 참을 수 없어
勸酒三盃又詠詩 석 잔 술을 권하며 또 시를 노래하네관 대사의 시에 차운하다(次寬大師韵)幸遇飄然物外仙 표연히 물외의 신선 다행히 만났나니
堂堂道態出雲邊 당당한 도의 자태 구름 가에 나왔어라
我留西岳輕西岳 나는 서악에 머물며 서악을 가볍게 보는데
君向此天重北天 그대는 북천 향하며 북천을 중하게 보누나
竹杖高飛朝日露 죽장은 아침 이슬에 높이 드날리고
衲衣頻拂夕陽烟 납의는 석양 연기에 빈번히 흩날리리
雷逢電別武陵後 무릉에서 금세 만나 금세 헤어진 뒤
再到佳期在幾年 다시 올 아름다운 기약은 어느 해일거나견불암의 시에 차운하다(次見佛庵韻)武陵仙境願來尋 무릉 선경을 소원대로 찾아와서
百道飛泉洗我襟 백 갈래 폭포수로 내 가슴 씻네
蘿月松風吹復照 나월과 송풍이 불고 또 비추고
琪花瑤草紫兼深 기화와 요초가 붉고 또 무성하네
庵鍾落落驚人夢 종소리는 덩덩 사람 꿈을 깨워 주고
澗水潺潺滌世心 시냇물은 졸졸 세상 마음 씻어 주네
象外香山無限趣 세상 밖 향산의 끝없는 정취가
捴收白衲口頭音 백납이 읊는 소리에 모두 들어오네벽해 시축의 시에 차운하다(次碧海軸韵)大覺世尊遠後孫 대각세존의 먼 후손이
周流天下建宗門 천하를 주류하며 종문을 세웠네
禪觀覷破無縫塔 선의 관법이 간파한 무봉탑이요
敎月照明不畫軒 교의 달빛이 조명한 불화헌이라
仁義兼行心海闊 인의를 겸행하는 마음의 바다 드넓고
人天并化舌波翻 인천을 교화하는 혀의 물결 번득이네
峩嵋銀色普賢寺 아미산 은빛 속의 보현사에서는
常說華嚴法界言 항상 화엄법계의 말을 설한다오완성의 강안에 부치다(寄玩星講案)袖拂塵緣修淨業 속진의 인연 뿌리치고 정업을 닦으며
或登楓岳或峩嵋 풍악에도 오르고 아미에도 오른다네
洗神玉洞千溪水 옥동의 일천 시냇물로 정신을 씻고
濯足武陵萬瀑池 무릉의 일만 폭포수로 발을 씻는다오
開敎對機宣妙法 교문으로 근기에 맞춰 묘법을 펼쳐 내고
叅禪看栢折高枝 참선으로 잣나무 보며 가지를 꺾는다네
去來南北探玄趣 남북을 오가며 현묘한 이치 찾고
處處講塲大化之 곳곳의 강장에서 크게 교화한다네두일 동지의 죽음을 애도하며(挽斗日同知) -
009_0670_c_01L竹杖徐揮秋日晩。道衣懶拂夕陽遲。
009_0670_c_02L凛凛仙姿凝兩眼。堂堂道態露雙眉。
009_0670_c_03L心情密密難堪別。勸酒三盃又詠詩。
009_0670_c_04L次寬大師韵
009_0670_c_05L幸遇飄然物外仙。堂堂道態出雲邊。
009_0670_c_06L我留西岳輕西岳。君向此 [6] 天重北天。
009_0670_c_07L竹杖高飛朝日露。衲衣頻拂夕陽烟。
009_0670_c_08L雷逢電別武陵後。再到佳期在幾年。
009_0670_c_09L次見佛庵韻
009_0670_c_10L武陵仙境願來尋。百道飛泉洗我襟。
009_0670_c_11L蘿月松風吹復照。琪花瑤草紫兼深。
009_0670_c_12L庵鍾落落驚人夢。澗水潺潺滌世心。
009_0670_c_13L象外香山無限趣。捴收白衲口頭音。
009_0670_c_14L次碧海軸韵
009_0670_c_15L大覺世尊遠後孫。周流天下建宗門。
009_0670_c_16L禪觀覷破無縫塔。敎月照明不畫軒。
009_0670_c_17L仁義兼行心海闊。人天并化舌波翻。
009_0670_c_18L峩嵋銀色普賢寺。常說華嚴法界言。
009_0670_c_19L寄玩星講案
009_0670_c_20L袖拂塵緣修淨業。或登楓岳或峩嵋。
009_0670_c_21L洗神玉洞千溪水。濯足武陵萬瀑池。
009_0670_c_22L開敎對機宣妙法。叅禪看栢折高枝。
009_0670_c_23L去來南北探玄趣。處處講塲大化之。
009_0670_c_24L挽斗日同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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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1_a_01L浮雲起滅本無宲 부운이 기멸함은 본래 허망한 것
生死去來亦復然 생사와 거래 또한 이와 같은 것
八十春光如閃電 팔십 년의 춘광도 마치 번갯불과 같고
百千活計似飛烟 백천의 활계도 흡사 날리는 연기로세
香岑長念三尊佛 향악에서 항상 삼존의 부처를 염했으니
淨土已開九品蓮 정토에서 이미 구품의 연대蓮臺47)에 올랐으리
先到西方誰問我 먼저 서방에 도착해서 누가 나를 알아볼까
答云追至不多年 몇 년 안 되어 따라갈 테니 걱정 마시기를견불암의 경치(見佛庵景)武陵仙境獨超閑 무릉의 선경 중에 유독 초한한 곳
蕭洒禪庵在此間 소쇄한 선암이 이 사이에 있다네
月色和雲延夜白 달빛은 구름과 뒤섞여 하얗게 밤을 지새우고
鍾聲帶露促更寒 종소리는 이슬 띠고 차갑게 밤 시간 재촉하네
瀑波碎玉東西澗 폭포수는 동서 시내에 옥처럼 부서지고
花影點紅左右山 꽃 그림자는 좌우 산에 붉게 점 찍었네
是地元來眞勝處 이 지역은 원래 참으로 뛰어난 승경으로
塵寰遠隔萬重關 만 겹의 관문으로 속세와 멀리 떨어졌네계익 사미에게 주다(贈戒益沙彌)汝出新安奇勝處 그대는 신안의 기막힌 승지 출신으로
英靈才氣獨超人 영령한 재기가 홀로 남보다 뛰어났네
尼丘曾學三綱道 이구산의 삼강의 도리를 일찍 배우고
鷲嶺今看五敎眞 영취산의 오교의 진수를 지금 살피는구나
落落詩聲驚地鬼 낙락한 시의 명성은 땅 귀신을 놀라게 하고
嵬嵬賦格動天神 외외한 부의 격조는 하늘 신을 감동케 하네
春秋未滿弱冠歲 나이는 아직 약관도 되지 않았는데
不世高名遠邇伸 세상에 드문 고명이 원근에 파다하네추광 대사에게 부치다(寄秋光大師)早入空門追佛蹤 공문에 일찍 들어와 부처의 자취 좇으며
白雲靑鶴共相從 흰 구름 푸른 학과 서로 따라 노닐었네
㒵形髣髴霜天月 형상은 서리 낀 하늘의 달과 방불하고
節操依俙雪嶺松 절조는 눈 덮인 고개의 솔과 흡사해라
竹杖歸時人可惜 죽장이 돌아갈 때에 사람들이 애석해하고
裟衣拂處鬼堪恭 옷깃을 떨치는 곳은 귀신이 공경한다네
何緣逢着烟霞界 무슨 인연으로 연하의 세계에서 만나
同臥禪林聽梵鍾 함께 선림에 누워 범종 소리 듣는가남월 장실에게 부치다(寄覽月丈室)邂逅淸談綠水濱 푸른 물가에서 만나 청담을 나누니
是知物外一閑人 세상 밖의 한가한 사람임을 알겠네
忘機入㝎心通理 기심機心 잊고 정에 들어 이치를 통달하고
遮眼看經妙入神 눈가림으로 경을 보며 신묘함에 들어갔네48)
羨子空門踈世態 부러워라 그대의 공문은 세태가 소원한데
愧余籌室惹風塵 부끄럽네 나의 주실은 풍진을 야기하니
相逢握手論玄處 상봉하여 손을 잡고 현담을 나누는 곳
物物頭頭箇箇眞 두두물물 삼라만상이 낱낱이 참이로세 -
009_0671_a_01L浮雲起滅本無宲。生死去來亦復然。
009_0671_a_02L八十春光如閃電。百千活計似飛烟。
009_0671_a_03L香岑長念三尊佛。淨土已開九品蓮。
009_0671_a_04L先到西方誰問我。答云追至不多年。
009_0671_a_05L見佛庵景
009_0671_a_06L武陵仙境獨超閑。蕭洒禪庵在此間。
009_0671_a_07L月色和雲延夜白。鍾聲帶露促更寒。
009_0671_a_08L瀑波碎玉東西澗。花影點紅左右山。
009_0671_a_09L是地元來眞勝處。塵寰遠隔萬重關。
009_0671_a_10L贈戒益沙彌
009_0671_a_11L汝出新安奇勝處。英靈才氣獨超人。
009_0671_a_12L尼丘曾學三綱道。鷲嶺今看五敎眞。
009_0671_a_13L落落詩聲驚地鬼。嵬嵬賦格動天神。
009_0671_a_14L春秋未滿弱冠歲。不世高名遠邇伸。
009_0671_a_15L寄秋光大師
009_0671_a_16L早入空門追佛蹤。白雲靑鶴共相從。
009_0671_a_17L㒵形髣髴霜天月。節操依俙雪嶺松。
009_0671_a_18L竹杖歸時人可惜。裟衣拂處鬼堪恭。
009_0671_a_19L何緣逢着烟霞界。同臥禪林聽梵鍾。
009_0671_a_20L寄覽月丈室
009_0671_a_21L邂逅淸談綠水濵。是知物外一閑人。
009_0671_a_22L忘機入㝎心通理。遮眼看經妙入神。
009_0671_a_23L羨子空門踈世態。愧余籌室惹風塵。
009_0671_a_24L相逢握手論玄處。物物頭頭箇箇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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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1_b_01L화엄대회(華嚴大會)南北同叅大會催 남북이 동참하여 대회를 개최했나니
欲知法界一靈臺 법계가 하나의 영대임을 알려 주려고
妙香仙境諸神護 묘향의 선경은 여러 신들이 옹호하고
水月禪堂四衆來 수월의 선당엔 사부대중이 모였어라
重會賓庵欣意發 빈암에 다시 회합하니 기쁜 마음 발하고
再聞雪曲喜眉開 설곡을 재차 들으니 미간이 활짝 펴지네
人天七處華嚴地 인천 칠처49)의 화엄을 설한 곳에
無限春風散玉梅 무한한 춘풍이 옥매를 흩날리네인봉당에게 부치다(寄仁峰堂)早入空門脫世緣 일찍 공문에 들어 세상 인연 떨치고
長觀格外祖師禪 격외의 조사선을 언제나 참구했네
心塵細滌曹溪水 마음 티끌은 조계의 물에 말끔히 씻고
道月高明法界天 도의 달은 법계의 하늘에 높이 밝아라
詩句朗吟祗樹下 시구를 기수의 아래에서 낭랑히 읊조리고
聖經勤讀玉燈前 성경을 옥등의 앞에서 부지런히 읽는다네
平生不踏紅塵路 평생토록 홍진 세상의 길을 밟지 않고
閑臥靑山九點烟 청산의 아홉 점 연기50) 속에 한가히 누웠어라산중의 그윽한 회포(山中幽懷)浮雲世事都忘却 뜬구름 세상일 모조리 망각하고
棄在山林養一身 산림에 버려두어 한 몸을 기르도다
樹碧是知逢九夏 나무가 푸르니 구하를 만남을 알겠고
花紅可識遇三春 꽃이 붉으니 삼춘을 만남을 알겠도다
雲深石逕難逢客 구름 깊은 돌길에도 객 만나기 어렵고
月鎻松窓罕見人 달빛 막은 솔 창에도 사람 보기 드물도다
渴飮淸泉寒衣草 목마르면 물 마시고 추우면 풀 옷 입고
禪庵高臥絶喧庵 선암에 높이 누워 시끄러움 피하도다석암의 시에 차운하다(次石庵韵)師在香岑薩水濱 스님은 묘향산 살수 물가에 있을 적에
幾年兜率養精神 몇 년이나 도솔에서 정신을 길렀던가
仙山秋月明三慧 선산의 추월 아래 삼혜가 밝아졌고
法界春風長十身 법계의 춘풍 속에 십신이 길러졌지
竹杖高飛探聖境 죽장을 높이 날려 성인의 경지 찾았고
裟衣頻拂覔天眞 사의를 자주 떨쳐 천진을 찾았다오
大慈普被群生類 큰 자비심이 중생에 널리 입혀지고
聽法諸僧盡脫塵 법을 듣는 승려 모두 진세塵世를 초탈하리내원암의 시에 차운하다(次內院庵韵)一庵蕭洒碧空懸 암자 하나 소쇄하게 창공에 걸렸나니
白衲天然絶食烟 납승은 천연히 밥 짓는 연기 끊었다오
瑞草生庭眞勝境 서초가 뜰에 나니 참으로 승경이요
琪花落地是丹田 기화가 땅에 지니 이곳이 단전이라
瞻星望月修心子 별 보고 달을 보며 마음을 수련하고
奉燭明燈禮佛仙 촛불 쥐고 등불 밝혀 불선에 예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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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1_b_01L華嚴大會
009_0671_b_02L南北同叅大會催。欲知法界一靈臺。
009_0671_b_03L妙香仙境諸神護。水月禪堂四衆來。
009_0671_b_04L重會賓庵欣意發。再聞雪曲喜眉開。
009_0671_b_05L人天七處華嚴地。無限春風散玉梅。
009_0671_b_06L寄仁峰堂
009_0671_b_07L早入空門脫世緣。長觀格外禪師禪。
009_0671_b_08L心塵細滌曹溪水。道月高明法界天。
009_0671_b_09L詩句朗吟祗樹下。聖經勤讀玉燈前。
009_0671_b_10L平生不踏紅塵路。閑臥靑山九點烟。
009_0671_b_11L山中幽懷
009_0671_b_12L浮雲世事都忘却。棄在山林養一身。
009_0671_b_13L樹碧是知逢九夏。花紅可識遇三春。
009_0671_b_14L雲深石逕難逢客。月鎻松窓罕見人。
009_0671_b_15L渴飮淸泉寒衣草。禪庵高臥絕喧庵。
009_0671_b_16L次石庵韵
009_0671_b_17L師在香岑薩水濱。幾年兜率養精神。
009_0671_b_18L仙山秋月明三慧。法界春風長十身。
009_0671_b_19L竹杖高飛探聖境。裟衣頻拂覔天眞。
009_0671_b_20L大慈普被群生類。聽法諸僧盡脫塵。
009_0671_b_21L次內院庵韵
009_0671_b_22L一庵蕭洒碧空懸。白衲天然絕食烟。
009_0671_b_23L瑞草生庭眞勝境。琪花落地是丹田。
009_0671_b_24L瞻星望月修心子。奉燭明燈禮佛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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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1_c_01L這裡淸風禪學在 이 속의 맑은 바람에 선학이 들어 있나니
西來衣鉢此應傳 달마의 의발을 이곳에 응당 전하리라백상루의 시에 차운하다(次百祥樓韻)密城西畔建高樓 밀성의 서쪽에 세워진 높은 누대
勝趣奇觀不易收 뛰어난 경치를 담아내기 쉽지 않네
林近窓前扳樹葉 숲 가까운 창 앞에서 나뭇잎을 거머쥐고
水流軒下唾魚頭 물 흐르는 집 아래에서 어두에 침을 뱉네
南看大野連千屋 남쪽에 보이는 큰 들판은 일천 가옥 이어지고
西望滄波泛萬舟 서쪽에 보이는 푸른 물결은 일만 배를 띄웠네
象外風光未曾見 일찍이 보지 못했던 세상 밖의 풍광이여
那知此日翫仙洲 오늘 신선의 섬을 감상할 줄 알았으랴무용당의 지리산 시에 차운하다(次無用堂智異山韻)象外風光無限景 세상 밖 풍광의 끝없는 경치를
筆難模寫舌難云 붓으로도 혀로도 표현하기 어려워라
千重樹裡藏銀瀑 일천 겹 숲속에는 은 폭포가 숨어 있고
萬仞峰頭鎻玉雲 일만 길 봉우리는 옥 구름이 가렸어라
谷口粧花山有色 골 어귀를 꽃이 단장해 산이 색색으로 피어나고
淵心搖月水成文 못 중심에 달이 흔들려 물이 무늬 이루네
奇觀勝趣誰能說 기막힌 경치와 정취를 어떻게 설명하랴
欲與親朋一半分 친붕과 더불어 반절씩 나눠 갖고 싶네비 온 뒤의 가을 경치(雨後秋景)雨霽秋天雲散盡 구름 모두 흩어진 비 갠 가을 하늘
森羅萬景最奇觀 삼라만상 중에 제일 멋있는 경치로세
溪聲彷彿雷霆吼 냇물 소리는 우레가 우는 것과 방불하고
山色依俙錦繡斑 산 빛깔은 알록달록 금수와 흡사하네
捲箔松軒簷影泠 발을 걷으니 송헌에 처마 그림자 차갑고
開牎石室壑風寒 창문을 여니 석실에 골바람 썰렁해라
無窮勝槩眞如此 무궁한 승경이 진정 이와 같기에
終日沉吟意自閑 종일 읊조리며 뜻이 절로 한가하네인 장실에 부치다(寄仁丈室)幻虛堂裡有明人 환허당 안에 밝은 사람 있나니
文筆兼全出類賓 시와 문을 겸전하여 출중하여라
碎玉詩聲驚地鬼 옥이 깨지는 시의 소리는 땅 귀신을 놀라게 하고
凌霜道態動天神 서리에도 꿋꿋한 도의 자태는 천신을 감동시키네
節凝靈岳千峯外 절조는 영악의 천봉 밖에 엉겨 있고
心滌銀河萬里濱 마음은 은하의 만 리 물가에서 씻네
獨步乾坤閑自在 천지에 독보하며 한가로이 자재하니
想應菩薩再來身 아마도 보살이 다시 화생하셨나 봐선천 청암당에게 부치다(寄宣川淸岩堂)萬行熏修覺海邊 깨달음의 해변에서 만행하며 수행했나니
無心道態似雲烟 무심한 도의 자태는 구름과 연기인 듯
叅禪可透三關路 참선하면 삼관의 길을 뚫을 수 있고
念佛應攀九品蓮 염불하면 구품의 연대蓮臺51)에 응당 오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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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1_c_01L這裡淸風禪學在。西來衣鉢此應傳。
009_0671_c_02L次百祥樓韻
009_0671_c_03L密城西畔建高樓。勝趣奇觀不易收。
009_0671_c_04L林近窓前扳樹葉。水流軒下唾魚頭。
009_0671_c_05L南看大野連千屋。西望滄波泛萬舟。
009_0671_c_06L象外風光未曾見。那知此日翫仙洲。
009_0671_c_07L次無用堂智異山韻
009_0671_c_08L象外風光無限景。筆難模寫舌難云。
009_0671_c_09L千重樹裡藏銀瀑。萬仞峰頭鎻玉雲。
009_0671_c_10L谷口粧花山有色。淵心搖月水成文。
009_0671_c_11L奇觀勝趣誰能說。欲與親朋一半分。
009_0671_c_12L雨後秋景
009_0671_c_13L雨霽秋天雲散盡。森羅萬景最奇觀。
009_0671_c_14L溪聲彷彿雷霆吼。山色依俙錦繡斑。
009_0671_c_15L捲箔松軒簷影泠。開牎石室壑風寒。
009_0671_c_16L無窮勝槩眞如此。終日沉吟意自閑。
009_0671_c_17L寄仁丈室
009_0671_c_18L幻虛堂裡有明人。文筆兼全出類賓。
009_0671_c_19L碎玉詩聲驚地鬼。凌霜道態動天神。
009_0671_c_20L節凝靈岳千峯外。心滌銀河萬里濱。
009_0671_c_21L獨步乾坤閑自在。想應菩薩再來身。
009_0671_c_22L寄宣川淸岩堂
009_0671_c_23L萬行熏修覺海邊。無心道態似雲烟。
009_0671_c_24L叅禪可透三關路。念佛應攀九品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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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2_a_01L法鏡長磨靈鷲月 법의 거울은 영취의 달에 언제나 갈고
布衫頻滌趙州泉 베적삼은 조주의 샘물에 자주 씻는다네52)
高風凛凛超凡輩 높은 풍도가 늠름하여 범인을 뛰어넘었으니
濟世何疑化未全 세상 건지는 교화가 온전치 않을까 무어 의심하랴삼가 본부의 구 사또 합하에게 올리다(謹呈本府具使道閤下)東君造化初開節 봄 귀신53)의 조화가 막 열리는 시절에
遙望藥山仙府邊 약산의 선부 쪽을 멀리 바라보네
曉夜焚香明月下 새벽과 밤엔 명월 아래 향을 사르고
晨昏祝壽玉燈前 아침과 저녁엔 옥등 앞에 축수한다오
萬民咸戴新恩厚 만백성 모두가 새로운 은혜를 떠받드는데
一釋何違大化全 일개 중이 어찌 온전한 대화大化를 어기리요
未及正朝僧禮次 정조에 찾아뵙고 예를 차리지 못하는 것은
只緣風病久來纒 단지 풍병이 오래도록 몸을 휘감고 있어서이 학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李學士韻)白頭一脉作龍門 백두의 한 줄기가 용문을 이루었나니
鶴樹婆娑影畫軒 학수가 한들한들 화헌에 그림자 지네
山上祗園崇佛院 산 위의 기원은 부처 받드는 사원이요
洞中聚落避秦村 골 안의 취락은 진나라 피한 마을54)일세
叅玄釋坐雲邊榻 진리 찾는 중은 구름 가 탑상에 앉아 있고
炊飯僧提月下盆 밥 짓는 중은 달 아래 단지를 잡고 있네
奇勝風光無限好 기막힌 이 풍광이 무한히 좋으니
是知此處別乾坤 이곳이 별천지임을 바로 알겠도다유원 첨사의 정안에 올리다(呈柔院僉使政案)目擊道存情已深 목격도존55)의 마음이 이미 깊으니
可知治政抱仁心 인자한 마음의 정치임을 알겠도다
㒵形彷彿崑山玉 모습은 곤산의 옥과 방불하고
節操依俙麗水金 절조는 여수의 금과 흡사해라
我聽雖非鍾子聽 나의 귀는 비록 자기子期56)의 귀가 아닐지라도
君琴必是伯牙琴 그대의 거문고는 필시 백아의 거문고이리라
無何爲送門人計 문인을 어떻게 보낼 계책이 없기에
只待其時寄二音 단지 때를 기다리며 두 수를 부치노라함양당을 송별하며 차운하다(次送別涵陽堂)龍門此日分岐路 용문에서 오늘 갈림길에서 헤어지면
更待何時續斷絃 다시 어느 때나 끊어 버린 줄 이을거나
我發心華應子後 내가 심화를 발함은 응당 그대의 뒤요
君開道眼必吾先 그대가 도안을 뜸은 필시 나의 앞이리라
對人看客行恩重 사람 대하고 길손을 봄에 은혜를 중히 행하고
觸境逢緣守節堅 경계 대하고 인연 만남에 절조를 굳게 지키네
將謂百年同住計 장차 백 년 세월 함께 머물려 하였는데
那知一夕各離筵 어찌 하룻밤에 각각 헤어질 줄 알았으랴완월의 선안에 부치다(寄翫月禪案)初逢幻夢法幢下 환몽의 법당 아래에서 처음 만나고
再遇虎岩禪室中 호암의 선실 속에서 재차 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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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2_a_01L法鏡長磨靈鷲月。布衫頻滌趙州泉。
009_0672_a_02L高風凛凛超凡軰。濟世何疑化未全。
009_0672_a_03L謹呈本府具使道閤下
009_0672_a_04L東君造化初開節。遙望藥山仙府邊。
009_0672_a_05L曉夜焚香明月下。晨昏祝壽玉燈前。
009_0672_a_06L萬民咸戴新恩厚。一釋何違大化全。
009_0672_a_07L未及正朝僧禮次。只綠風病久來纒。
009_0672_a_08L次李學士韻
009_0672_a_09L白頭一脉作龍門。鶴樹婆娑影畫軒。
009_0672_a_10L山上祗園崇佛院。洞中聚落避秦村。
009_0672_a_11L叅玄釋坐雲邊榻。炊飯僧提月下盆。
009_0672_a_12L奇勝風光無限好。是知此處別乾坤。
009_0672_a_13L呈柔院僉使政案
009_0672_a_14L目擊道存情已深。可知治政抱仁心。
009_0672_a_15L㒵形彷彿崑山玉。節操依俙麗水金。
009_0672_a_16L我聽雖非鍾子聽。君琴必是伯牙琴。
009_0672_a_17L無何爲送門人計。只待其時寄二音。
009_0672_a_18L次送別涵陽堂
009_0672_a_19L龍門此日分岐路。更待何時續斷絃。
009_0672_a_20L我發心華應子後。君開道眼必吾先。
009_0672_a_21L對人看客行恩重。觸境逢緣守節堅。
009_0672_a_22L將謂百年同住計。那知一夕各離筵。
009_0672_a_23L寄翫月禪案
009_0672_a_24L初逢幻夢法幢下。再遇虎岩禪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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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2_b_01L南地共叅諸善友 남지에선 선우들을 함께 방문했고
北山同悟一眞空 북산에선 진공을 더불어 깨우쳤네
我栖香岳年衰老 나는 향악에 거하며 나이 늙고 쇠하고
君處月峯化盛雄 그대는 월봉에 처하여 교화가 성대해라
彼此歸源應不遠 피차 근원에 돌아감이 머지않을 텐데
對顔難㝎恨無窮 얼굴 보기 어려우니 그 한이 끝없어라문文향산지香山誌백두白頭의 일맥一脉이 질펀하게 층층이 흘러내려 오다가, 우리 동국東國의 지경地境에 이르러서 겹겹이 높게 치솟아 장백長白과 설한雪寒과 검산檢山 등의 산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또 층층이 흘러내려 오다가 드높이 일어나서 풍악楓岳과 오대五臺와 지리智異 등의 산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 맥이 마침내 해중海中으로 들어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그중에서 풍악과 오대와 지리의 승경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모두 귀로 듣고 눈으로 본 가운데에 들어 있으니, 한 사람의 붓을 가지고 죄다 기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또 장백산長白山에서 서쪽으로 분출分出한 일맥이 층층이 흘러내려 오다가, 영원寧遠의 지경地境에 이르러서 높이 치솟아 괘산掛山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또 층층이 흘러내려 오다가 영희寧熙(영원寧遠과 희천熙川) 양 읍兩邑의 사이에 이르러서 돌연히 높이 일어나 하나의 큰 영산靈山을 이루었으니, 그 이름을 ‘묘향妙香’이라 하고 ‘태백太白’이라 하고 ‘아미峩嵋’라고 한다. 산에 향나무가 많아서 겨울에도 푸르러 변함없기 때문에 ‘묘향’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그 나머지 두 개의 이름에 대해서는 허정虛靜 노사老師가 지은 광문廣文 중에 분명하게 자세히 기록되었으므로, 여기에서는 다시 설명하지 않는다.이 중에서 만약 일만 이천 봉一萬二千峯의 기승奇勝과 팔만 구 암자八萬九庵子의 존망存亡을 논한다면 모두 서술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략 봉만峯巒과 사암寺菴 중에서 가장 승경인 곳을 들어 기록하고 평해서 뒷사람에게 보이려 한다.봉만을 가지고 논한다면, 비로봉毘盧峯이 가운데에 앉아서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서쪽 가까이에 향로봉香爐峰이 있으니, -
009_0672_b_01L南地共叅諸善友。北山同悟一眞空。
009_0672_b_02L我栖香岳年衰老。君處月峯化盛雄。
009_0672_b_03L彼此歸源應不遠。對顏難㝎恨無窮。
009_0672_b_04L
009_0672_b_05L1)文 [3]
009_0672_b_06L香山誌
009_0672_b_07L夫白頭一脉。磅磗層落而流來。至於
009_0672_b_08L我東國之境。層層高聳。而爲長白雪
009_0672_b_09L寒檢山等岭。而自此又層落流走高起。
009_0672_b_10L而爲楓岳五臺智異等山。而其脉終入
009_0672_b_11L海中。不知去處。而其中楓岳五臺智
009_0672_b_12L異之勝景。盡在於耳目者之所聞見。非
009_0672_b_13L一人之筆下盡記也。又自長白岺西向
009_0672_b_14L分出一脉。層層流落。至寧遠境。高
009_0672_b_15L聳而爲掛山。自此又層落流來。至寧
009_0672_b_16L熙兩邑之間。突然高起而作一大靈岳。
009_0672_b_17L名曰妙香。曰太白。曰峩嵋也。山多
009_0672_b_18L香木。而冬靑而不變。故稱謂之妙香
009_0672_b_19L也。其餘二名。虛靜老所撰廣文中。昭
009_0672_b_20L昭詳記。故此不復說焉。箇中若論萬
009_0672_b_21L二千峯之奇勝。與八萬九菴之存破。則
009_0672_b_22L難以盡叙。故畧擧峯巒寺菴之最勝者
009_0672_b_23L而記評。示諸將來云爾。以峯巒論之
009_0672_b_24L則毘盧峯。中坐爲主。而西近有香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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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2_c_01L바로 비로毘盧를 위해 향을 사르며 공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꿈에 나는 봉황 좇아 푸른 언덕 올라가서, 만 리 멀리 아득히 머리 돌려 바라보니, 하늘에 잇닿은 묘향산의 선녀들이, 밥 짓고 차를 달여 옥황에게 바치누나.(夢逐飛鸞上碧岡。 回頭萬里遠蒼茫。 接天香嶂仙娥輩。 炊飯點茶獻玉皇。)”라고 하였다.여기에서 서쪽으로 20리 지점에 법왕봉法王峯이 있으니, 바로 마하대법왕摩訶大法王이 중생을 위해 설법하며 교화하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노래하기를 “부처는 원래 이름이 법왕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선의 도량을 베푸나니, 아미산 은색의 연화세계에, 중생을 교화하려 법당을 세웠다네.(佛是元來號法王。 隨時隨處設禪塲。 峨嵋銀色蓮花界。 敎化衆生建梵堂。)”라고 하였다.또 비로봉에서 동남쪽으로 설령봉雪嶺峰에 이르는데, 그 중간의 20리쯤 지점에 석가釋迦·미륵彌勒·칠성七星·관음觀音·지장地藏·나한羅漢 등의 봉우리가 차례차례 옆으로 줄지어 있다. 그 가운데에는 돌부리들이 솟아 있고 석간수가 졸졸 흐르며, 향기로운 구름과 보랏빛 안개가 봉우리마다 어지러이 일어나고, 학鶴의 눈물과 원숭이의 울음소리가 대臺마다 다투어 나오니, 이 사이의 뛰어난 경치는 언어로 형용하기가 어렵다.이에 비로봉에 올라 시를 읊기를 “다행히 비로의 가장 수승殊勝한 언덕에 오르니, 마치 하늘 나라 옥경에 올라 노니는 듯. 죽장 날려 한가히 걸으며 진경을 찾는 곳, 낙엽과 서릿바람의 만세의 가을일세. 멀리 임금께 조회하는 은교57)의 길을 바라보고, 살수에서 물고기 낚는 갈고리를 굽어보네. 만 리 청공 밖으로 머리 돌리니, 아득히 황학루가 눈으로 보이는 듯.(幸陟毘盧最勝丘。 如升上界玉京遊。 飛笻懶步尋眞處。 落葉霜風晩歲秋。 遙望銀橋朝帝路。 俯看薩水釣魚鉤。 回頭萬里靑空外。 目覩依俙黃鶴樓。)”이라고 하였다.설령봉에서 동쪽으로 20리쯤 되는 지점에 양수령兩水岺이 있으니, 바로 덕천군德川郡을 왕래하는 통로에 해당하는 곳이다. 남쪽으로 10리를 가면 증봉甑峯이 있는데, 이곳은 바로 모양이 시루와 같아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서쪽으로 10리를 가면 문필봉文筆峯이 있는데, 이곳은 바로 내원內院에 은근히 절을 하면서 문재文才가 많이 나오는 길조吉兆를 표상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얻었다.서쪽으로 10리쯤에 아육봉阿育峯이 있다. 옛날 아육왕阿育王이 세존世尊의 사리舍利 8곡斛 4두斗를 받들고 8만 주라국周羅國(소국小國)에 분포分布하며 탑塔에 안치할 적에 -
009_0672_c_01L峰。即爲毘盧燒香獻供之狀也。詩曰。
009_0672_c_02L夢逐飛鸞上碧岡。回頭萬里遠蒼茫。接
009_0672_c_03L天香嶂仙娥軰。炊飯點茶獻玉皇。自
009_0672_c_04L此西向二十里。有法王峯。即摩訶大
009_0672_c_05L法王。爲衆生說法敎化之狀也。頌曰。
009_0672_c_06L佛是元來號法王。隨時隨處設禪塲。峨
009_0672_c_07L嵋銀色蓮花界。敎化衆生建梵堂。又
009_0672_c_08L自毘盧峯東南向。至雪岺峰。而中間
009_0672_c_09L二十里許。有釋迦彌勒七星觀音地藏
009_0672_c_10L羅漢等峰。次次橫列。而其中石角崢
009_0672_c_11L嶸。澗水潺潺。而香雲紫霧。亂起於
009_0672_c_12L峯峯。鶴唳猿啼。爭出於臺臺。而其
009_0672_c_13L間勝槩。難可形言也。上毘盧峯詠詩曰。
009_0672_c_14L幸陟毘盧最勝丘。如升上界玉京遊。飛
009_0672_c_15L笻懶步尋眞處。落葉霜風晩歲秋。遙
009_0672_c_16L望銀橋朝帝路。俯看薩水釣魚鉤。回
009_0672_c_17L頭萬里靑空外。目覩依俙黃鶴樓。自
009_0672_c_18L雪岺峯東向。二十里許。有兩水岺。即
009_0672_c_19L德川郡徃來通路之處也。南向十里。有
009_0672_c_20L甑峯。即從形得名也。西向十里。有
009_0672_c_21L文筆峯。爲內院慇懃揖向。以表文才
009_0672_c_22L多出之吉兆。故名焉。向西十里許。有
009_0672_c_23L阿育峯。昔阿育王。奉世尊舍利八斛
009_0672_c_24L四斗。分布安塔於八萬周羅國之時。一
009_0672_c_25L「文」一字。編者補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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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3_a_01L한 개를 이곳에 가지고 와서 금탑金塔에 넣어 이 봉우리에 깊이 보관하였기 때문에 ‘아육阿育’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니, 여기도 산중의 하나의 큰 수승한 영적靈跡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아육이 부처의 영골을 탑에 봉안하며, 8만 주라국에 성대히 쌓을 적에, 한 개를 향악 정상에 가지고 와서, 험준한 아미에 깊이 간직했네.(阿育安塔佛靈骨。 八萬周羅國勝峙。 一箇持來香岳頂。 深藏峭峻上峨嵋。)”라고 하였다.서쪽 편에 탁기봉卓旗峰이 있는데, 이곳은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앉아 있는 곳으로서, 장군將軍이 하마下馬하는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탁기’라고 명명한 것이다. 서쪽으로 10리쯤 가면 탐밀探密과 굉확宏廓의 두 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은 바로 두 분 조사祖師가 처음 보현사普賢寺를 창건할 적에 왕래하며 유숙한 곳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얻었다.사암을 가지고 논한다면, 비로의 남쪽 40리 지점에 상비로암上毘盧菴이 있다. 그리고 동쪽 편에 대臺가 있는데 그 형태가 수미산須彌山과 같기 때문에 ‘수미대須彌臺’라고 칭하고, 서쪽 1리에 청량대淸凉臺가 있는데 세상의 번뇌가 이르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또 서쪽으로 1리에 중비로암中毘盧菴이 있고 이 부근에 대臺가 있는데, 층층으로 높이 솟은 형상이 마치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58)의 모습과 같으므로 ‘백운白雲’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서북쪽으로 10리에 삼성대三聖臺가 있는데, 이곳은 바로 옛날에 세 분 성인聖人이 수도修道하고 견성見性한 곳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얻었다.또 동남쪽으로 20리 지점에 하비로암下毘盧菴이 있는데, 여기는 어디보다도 가장 소쇄蕭洒한 곳이다. 서북쪽으로 5리를 가면 석벽石壁 사이에 보련대寶蓮臺가 있는데, 여기는 바로 선화자禪和子가 기도하여 효험을 얻은 곳이다. 남쪽으로 10리를 가면 설령雪嶺 아래에 수도암修道菴이 있다. 또 남쪽으로 5리를 가면 의상암義湘庵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옛날 의상 조사義湘祖師가 안거安居하여 천신天神의 공양을 받은 곳이다. 또 남쪽으로 10리를 가면 천수암天授菴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옛날 편양 선사鞭羊禪師가 강경講經하며 교화하던 곳이다. 그런데 거의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으니 애석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
009_0673_a_01L介持來此處。入金塔而深藏此峰。故
009_0673_a_02L得名阿育也。此亦山中之一大最勝靈
009_0673_a_03L跡也。詩曰。阿育安塔佛靈骨。八萬周
009_0673_a_04L羅國勝峙。一箇持來香岳頂。深藏峭
009_0673_a_05L峻上峨嵋。西邊有卓旗峰。此則普賢
009_0673_a_06L坐地。爲將軍下馬形。故名謂之卓旗
009_0673_a_07L也。西去十里許。有探密宏廓二峯。即
009_0673_a_08L二祖師。初剏普賢之時。徃來留宿之
009_0673_a_09L處。故名焉。以寺菴論之。則毘盧之
009_0673_a_10L南四十里。有上毘盧菴。東邊有𡋛。其
009_0673_a_11L形如須彌山之態。故稱謂之須彌臺。西
009_0673_a_12L向一里。有淸凉𡋛。世之熱惱不到之
009_0673_a_13L處。故名焉。西向一里。有中毘盧菴。
009_0673_a_14L此畔有𡋛。層層高聳之狀。如夏雲多
009_0673_a_15L奇峰之態。故得名白雲也。西此 [7] 向十
009_0673_a_16L里。有三聖𡋛。即昔三聖人。修道見
009_0673_a_17L性之處。故名焉。又東南向二十里。有
009_0673_a_18L下毘盧菴。最極蕭洒。而西北向五里
009_0673_a_19L石壁間。有寶蓮𡋛。即禪和子祈禱得
009_0673_a_20L功之處也。南向十里雪岺之下。有修
009_0673_a_21L道菴。南去五里。有義湘庵。即古義
009_0673_a_22L湘祖師安居。受天供之處也。南去十
009_0673_a_23L里。有天授菴。即古鞭羊禪師講經敎
009_0673_a_24L化之處。而幾至毁破之境。則可不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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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3_b_01L서북쪽으로 10리 지점에 내원암內院菴이 있는데, ‘향산운사香山雲舍’라는 네 글자의 편액扁額은 퇴계 선생退溪先生의 친필이라고 한다. 서쪽 편에 청허각淸虛閣이 있는데, 청허 선사淸虛禪師의 진영眞影을 탁자 위에 봉안하였고, 그 다음으로 문하門下의 여러 종사宗師들의 진영을 차례로 좌우에 잇따라 걸어 놓고 경배하고 있다.기암괴석奇岩恠石이 좌우에 층지어 서 있고, 기화요초琪花瑤草가 앞뒤로 무성하니, 이 역시 산중의 가장 수승한 난야蘭若이다. 이에 삼가 청허淸虛의 시에 차운하기를 “향악 산속의 다함이 없는 흥취여, 적요한 한밤중에 금계59) 소리 들리네. 높은 산 운사의 삼경의 달이여, 길고 짧은 종소리 음향이 같지 않네.(香岳山中無盡興。 寂寥夜半聽金雞。 最嵬雲舍三更月。 長短鍾聲響不齊。)”라고 하였다.동북쪽으로 20보 지점에 사리각舍利閣이 있는데, 이곳은 바로 세존世尊 팔상八相의 족자를 탁자 위에 봉안한 곳이다. 뒤뜰에 또 세존의 사리탑舍利塔 1좌座를 봉안하였다. 그 옆에 세운 비는 청허淸虛 노사老師가 지은 것으로, 세존의 사리를 이곳의 탑에 봉안한 옛 자취를 기록하였으니, 이 역시 산중의 매우 큰 영적靈跡이다.서쪽 편에 원효암元曉菴이 있으니, 여기는 바로 옛날 원효 조사元曉祖師가 안거한 곳이다. 서남쪽으로 30보 지점에 있는 금강굴金剛窟은 소쇄하기 그지없으니 도인道人이 거하는 곳이다. 서쪽으로 산 하나를 넘으면 영원靈原·영신靈神·아난阿難·가섭迦葉의 봉우리가 나오는데, 그곳의 두타頭陀·은선隱仙 등 사암이 무너진 것이 이미 오래되어, 단지 터만 남았을 뿐 초목만 무성하니 어찌 비참하지 않은가. 아난봉阿難峯의 남쪽 반석盤石 위에 크고 작은 우적牛跡이 있으므로 그곳을 우적대牛跡臺라고 부른다.향로봉香爐峰의 골짜기 물이 옥동玉洞 층암層岩의 위에 날려 떨어지니, 그 이름을 만폭동萬瀑洞이라고 한다. 고시古詩에서 “날리며 곧장 내려오는 삼천 척의 물줄기여, 어쩌면 공중의 은하수가 떨어지는 건 아닐는지.(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60)라고 한 것은, 대개 이를 가리켜 말한 것일 게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
009_0673_b_01L乎。西北向十里。有內院菴。額曰香
009_0673_b_02L山雲舍四字。退溪先生親筆云也。西
009_0673_b_03L邊有淸虛閣。淸虛禪師眞影。奉安于
009_0673_b_04L卓上。而其次門下諸宗師眞影。次次
009_0673_b_05L鱗掛于左右。而尊敬之處也。奇岩恠
009_0673_b_06L石。層立於左右。琪花瑤草。茂盛於
009_0673_b_07L前後。則此亦山中最勝之蘭若也。敬
009_0673_b_08L次淸虛詩曰。香岳山中無盡興。寂寥
009_0673_b_09L夜半聽金雞。最嵬雲舍三更月。長短
009_0673_b_10L鍾聲響不齊。東北二十武。有舍利閣。
009_0673_b_11L即世尊八相幀。奉安于卓上。而後庭
009_0673_b_12L又奉安于世尊舍利塔一座。而其傍立
009_0673_b_13L碑。則淸虛老所撰世尊舍利。此處安
009_0673_b_14L塔之古跡也。此亦山中之最大靈跡也。
009_0673_b_15L西邊有元曉菴。即古元曉祖師安居之
009_0673_b_16L處也。西南三十武。金剛窟最極蕭洒。
009_0673_b_17L而道人之所居也。西踰一岑。則靈原
009_0673_b_18L靈神阿難迦葉峯。頭陁隱仙等菴。破
009_0673_b_19L毁已久。但有其基。而草木生長。則
009_0673_b_20L豈不悲慘㦲。阿難之南盤石上。有大
009_0673_b_21L小牛跡。名曰牛跡臺也。香爐峰洞水。
009_0673_b_22L飛落於玉洞層岩之上。名曰萬瀑洞也。
009_0673_b_23L古詩所謂飛流直下三千尺。疑是銀河
009_0673_b_24L落九天者。盖指此而言也。詩曰。萬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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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3_c_01L“만 폭이 옥동의 하늘에 층층이 떨어지니, 흩어진 구슬이 백운 가에 날려 떨어지네. 귀로를 문득 잊고 멀리 쳐다보니, 물빛이 청량하여 세상 인연 씻어 주네.(萬瀑層流玉洞天。 散珠飛落白雲邊。 却忘歸路遙瞻望。 水色淸凉滌世緣。)”라고 하였다.남쪽으로 산 하나를 넘으면 단군대檀君臺가 있는데, 암자는 텅 빈 지 이미 오래되어 족히 볼 만한 것이 없고, 대臺 역시 황폐해진 지 오래되어 볼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느지막이 석장 쥐고 선경을 찾아오니, 꽃은 단구에 지고 땅에선 문필文筆이 솟았어라. 녹수는 시름 품고 동학을 흘러가고, 청산은 한을 안고 연운에 갇혔어라. 선대엔 나무 있어 봄에 잎이 피건마는, 향각엔 사람 없어 낮에도 문 닫았네. 석양에 머리 돌려 옛일을 생각하니, 슬픈 생각 참을 수 없어 뜻이 분분하여라.(晩來携錫訪靈境。 花落丹丘地聳文。 綠水含愁流洞壑。 靑山抱恨鎻烟雲。 仙臺有樹春開葉。 香閣無人晝掩門。 回首夕陽思古事。 慘懷難忍意紛紛。)”라고 하였다.남쪽으로 7리를 가면 화장암華藏菴이 있다. 그 북쪽에 혜미굴慧尾窟이 있는데, 여기는 십육나한十六羅漢의 존상尊像을 그 안에 봉안奉安하고 기도하는 곳이다. 동쪽으로 산 하나를 넘으면 무주암無住菴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집착 없는 도인이 안거하는 곳이다. 그 동쪽에 무릉폭武陵瀑이 있어서 반석 위에 층으로 떨어지는데, 이 또한 기승奇勝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무릉의 풍경이 좋아서, 시인이 시심을 일으키네. 적막하게 인적은 없고, 들리는 것은 폭포 소리뿐.(武陵風景好。 騷客起詩情。 寂寞無人跡。 唯聞落瀑聲。)”이라고 하였다.북쪽으로 2리를 가면 상선암上仙菴과 경성당敬聖堂이 있는데, 무너진 것이 이미 오래되어 더 이상 볼 만한 것이 없다. 성인의 옛 자취가 이로부터 사라지게 되었으니 애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남쪽으로 2리 지점에 견불암見佛庵이 있는데, 무릉武陵 폭포의 물이 졸졸 흘러 동구洞口로 나가고, 한 길 되는 호암虎岩이 웅장하게 하늘가에 높이 솟았으니, 이 역시 기승인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세상 밖 암자가 창공에 기대 있어, 등림하여 감상하니 흥치가 무궁해라. 무릉의 폭포수가 층층이 떨어지고, 향악의 봉우리가 점점이 웅장하네.(物外仙菴倚碧空。 登臨探勝興無窮。 武陵仙瀑層層落。 香岳奇峰點點雄。)”라고 하였다.또 서쪽으로 2리 지점에 불지암佛智菴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운봉 선사雲峯禪師가 입적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불▣61)은 삼제의 여름에 언제나 밝고, -
009_0673_c_01L層流玉洞天。散珠飛落白雲邊。却忘
009_0673_c_02L歸路遙瞻望。水色淸凉滌世緣。南踰
009_0673_c_03L一岺。有檀君臺。菴則空虛已久。無
009_0673_c_04L足可觀。臺則荒廢年深。亦無可觀。詩
009_0673_c_05L曰。晩來携錫訪靈境。花落丹丘地聳文。
009_0673_c_06L綠水含愁流洞壑。靑山抱恨鎻烟雲。仙
009_0673_c_07L臺有樹春開葉。香閣無人晝掩門。回
009_0673_c_08L首夕陽思古事。慘懷難忍意紛紛。南
009_0673_c_09L向七里。有華藏菴。其北有慧尾窟。十
009_0673_c_10L六羅漢尊像。奉安于中。而祈禱之處
009_0673_c_11L也。東踰一岺。有無住菴。即無着道
009_0673_c_12L人安居之處也。其東有武陵瀑。層落
009_0673_c_13L於盤石之上。而亦可奇勝之處也。詩
009_0673_c_14L曰。武陵風景好。騷客起詩情。寂寞無
009_0673_c_15L人跡。唯聞落瀑聲。北去二里。有上
009_0673_c_16L仙菴敬聖堂。破毁已久。無復可觀。則
009_0673_c_17L聖人之古跡。自此泯沒。可不惜乎。南
009_0673_c_18L向二里。有見佛庵。武陵瀑水。潺潺
009_0673_c_19L流出於洞口。一丈虎岩。雄雄高聳於
009_0673_c_20L天邊。此亦奇勝之處也。詩曰。物外仙
009_0673_c_21L菴倚碧空。登臨探勝興無窮。武陵仙
009_0673_c_22L瀑層層落。香岳奇峰點點雄。又西向
009_0673_c_23L二里。有佛智菴。即古雲峯禪師入寂
009_0673_c_24L之處也。詩曰。佛長 [8] 明三際夏。神光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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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4_a_01L신광은 시방의 봄에 능히 비치네. 오고 가는 형상은 생하고 멸해도, 상주하는 법신은 만고토록 참되도다.(佛▣長明三際夏。 神光能照十方春。 去來形影雖生滅。 常住法身萬古眞。)”라고 하였다.동북쪽으로 2리를 가면 사봉암四峰菴이 있고, 그 북쪽에 오봉암五峰菴이 있다. 서쪽으로 산 하나를 넘어가면 칠엽암七葉菴이 있는데, 최고로 정결淨潔한 곳이다. 서쪽 편에 완허당玩虛堂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옛날 완허 선사玩虛禪師의 진영을 봉안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단군대 아래 선경이 있나니, 하늘이 선문의 불도량을 만들었네. 해가 산머리에 비치니 처마 그림자 따뜻하고, 바람이 골 어귀에 차니 냇물 소리 서늘하네. 봄이 계곡 밑에 져도 산은 오히려 푸르고, 꽃이 못 가운데 지니 물은 절로 향기롭네. 속진의 인연 잊고 승경을 찾다가, 쓸쓸히 옛 불당에 홀로 앉아 있네.(檀君臺下有仙境。 天作禪門佛道塲。 日照山頭簷影暖。 風寒谷口澗聲凉。 春殘壑底山猶碧。 花落潭心水自香。 忘却塵緣探勝景。 悄然獨坐古僧堂。)”라고 하였다.서남쪽으로 2리 지점에 내보현內普賢이 있는데, 이는 본사本寺와 상응해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 서쪽 모퉁이에 운파당雲坡堂이 있는데, 바로 운파 선사雲坡禪師의 진영을 봉안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운파 법조는 홀로 뛰어나신 웅걸, 선禪과 교敎를 남과 북에 아울러 전하였네. 도통은 멀리 임제의 뒤를 계승하고, 당간 세워 동과 서를 모두 교화했네.(雲坡法祖獨超雄。 禪敎兼傳南北中。 道統遠承臨濟後。 建幢開化并西東。)”라고 하였다.서쪽으로 산 하나를 넘으면 조원암祖院菴이 있는데, 바로 33조사祖師의 영정影幀을 봉안한 곳이다. 서북쪽으로 3리를 가면 불영대佛影臺가 있는데, 바로 옛날 허백 선사虛白禪師가 불법을 크게 선양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허백은 원래 대장으로 칭해지신 분, 공을 일국에 드높이 홀로 드날렸어라. 삼혼과 칠백은 비록 오르내려도, 출중한 그 충성은 만고에 영원하리라.(虛白元來稱大將。 功高一國獨騰揚。 三魂七魄雖升降。 出類忠誠萬古長。)”라고 하였다.그 북쪽에 자성自性과 견성見性의 두 암자가 있다. 여기에서 서북쪽으로 7리를 가면 상원암上院菴이 있으며, 남쪽으로는 인호대引虎臺가 있고 동쪽으로 인근에 용각석龍角石이 있는데, 역시 경치가 기이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상원에 등림하니 늦은 서릿가을, 무궁한 승개를 붓으로 담기 어려워라. 구슬 부서져 폭포로 져도 마음은 오히려 상쾌하고,62) 인호대 높아서 기분도 둥둥 뜨려 하네.(登臨上院晩霜秋。 無窮勝槩筆難收。 散珠瀑落心猶夾。 引虎臺高氣欲浮。)”라고 하였다.서남쪽으로 쇠사다리를 잡고 내려가 10리쯤 가면 안심사安心寺가 있는데, -
009_0674_a_01L照十方春。去來形影雖生滅。常住法
009_0674_a_02L身萬古眞。東北向二里。有四峰菴。其
009_0674_a_03L北有五峯菴。西踰一岺。有七葉菴。最
009_0674_a_04L極淨潔。而西邊有玩虛堂。即古玩虛
009_0674_a_05L禪師眞影奉安之處也。詩曰檀君臺下
009_0674_a_06L有仙境。天作禪門佛道塲。日照山頭
009_0674_a_07L簷影暖。風寒谷口澗聲凉。春殘壑底
009_0674_a_08L山猶碧。花落潭心水自香。忘却塵緣
009_0674_a_09L探勝景。悄然獨坐古僧堂。西萬二里。
009_0674_a_10L有內普賢。與本寺相應立號也。其西
009_0674_a_11L隅有雲坡堂。即雲坡禪師眞影奉安之
009_0674_a_12L處也。詩曰。雲坡法祖獨超雄。禪敎兼
009_0674_a_13L傳南北中。道統遠承臨濟後。建幢開
009_0674_a_14L化并西東。西踰一嶺。有祖院菴。即卅
009_0674_a_15L三祖師幀奉安之處也。西北向三里。有
009_0674_a_16L佛影臺。即古虛白禪師大揚之處也。詩
009_0674_a_17L曰。虛白元來稱大將。功高一國獨騰揚。
009_0674_a_18L三魂七魄雖升降。出類忠誠萬古長。其
009_0674_a_19L北自性見性二菴存焉。自此西北向七
009_0674_a_20L里。有上院菴。南有引虎臺。東隣龍
009_0674_a_21L角石。亦奇勝之處也。詩曰。登臨上院
009_0674_a_22L晩霜秋。無窮勝槩筆難收。散珠瀑落
009_0674_a_23L心猶夾 [9] 。引虎臺高氣欲浮。西南向攀
009_0674_a_24L鐵索而下十里。有安心寺。東畔西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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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4_b_01L동쪽에 서산西山·나옹懶翁·운봉雲峰·월저月渚 등 여러 대종사大宗師의 탑비塔碑가 상하층上下層으로 겹겹이 좌우에 줄지어 서 있으니, 여기는 바로 고금古今의 종사宗師의 영적靈跡이 보존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옛사람이 이곳에 가람을 세워, 북봉을 위주로 하고 남쪽을 향하였네. 층으로 세운 동쪽 편의 여러 보탑들이여, 모두 석덕의 신령스런 감실이로세.(昔人此地建伽籃。 爲主北峰向且南。 層立東邊諸寶塔。 是皆碩德衆靈龕。)”라고 하였다.서쪽으로 1리 지점에 내사자항內獅子項이 있고, 또 서쪽으로 5리 지점에 외사자항外獅子項이 있으며, 내사자항에서 시내를 건너면 계조암繼祖菴이 있다. 서쪽 기슭에는 소년탑少年塔을 세웠고, 남쪽 기슭에는 여러 대종사의 탑비가 겹겹으로 층지어 서 있는데, 이곳은 월저 화상月渚和尙이 입적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탐밀봉 앞에 큰 사암이 있나니, 뛰어난 경치와 정취는 말로 하기 어렵네. 기거하는 스님들 모두 마음 밝힌 객으로서, 길 잃은 사람에게 지남이 된다네.(探密峯前有大菴。 奇觀勝趣舌難談。 居僧盡是明心客。 迷道人邊作指南。)”라고 하였다.남쪽으로 2리 지점에 백운암白雲菴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옛날 영암 선사靈岩禪師가 강경하고 교화한 곳이며, 또 진영을 봉안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영암은 벽산 중에 가장 중하신 분, 거대한 모습 천연으로 홀로 웅장하네. 우스워라 진왕의 채찍63)도 미치지 못하나니, 지금까지 천 년토록 동방에 그림자 머무네.(靈岩最重碧山中。 巨態天然獨自雄。 笑彼秦王鞭不及。 至今千載影留東。)”라고 하였다.그 남쪽에 미타암彌陀庵이 있는데, 평소에 비구니比丘尼가 거처하는 곳이다. 남쪽으로 5리 지점에 부압암浮鴨庵과 은신굴隱身窟이 있는데, 텅 빈 지 이미 오래되어 족히 볼 만한 것이 없다. 동쪽으로 산 하나를 넘으면 남정암南正菴이 있다. 서쪽 편에는 운봉당雲峰堂이 있는데, 여기는 운봉 선사雲峰禪師가 식영息影(은거)한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운봉이 홀로 일만 봉우리 중에 솟구쳤으니, 우뚝하여 천추토록 최대의 웅걸이로세. 하우가 산을 뚫고 길을 내던 날, 그 도끼 잠시 쉬고 동방에 숨었다오.(雲峯獨出萬岑中。 嶷嶷千秋最大雄。 夏禹度山通道日。 能超其斧隱於東。)”라고 하였다.동쪽으로 몇 리를 가면 천주석天柱石이 서 있는데, 하늘이 무너질까 염려해서 미리 세운 것이니, 이는 기국杞國의 근심64)과 같다고 하겠다. 여기에서 북쪽으로 가다가 시내를 건너면 보현사가 있는데, 여기는 바로 탐밀探密과 굉확宏廓 두 조사가 창건한 곳으로서, -
009_0674_b_01L懶翁雲峰月渚等諸大宗師之塔碑。上
009_0674_b_02L下層重重列立於左右。則此是古今宗
009_0674_b_03L師之靈跡留藏之處也。詩曰。昔人此地
009_0674_b_04L建伽籃。爲主北峰向且南。層立東邊
009_0674_b_05L諸寶塔。是皆碩德衆靈龕。西向一里。
009_0674_b_06L有內獅子項。又西向五里。有外獅子
009_0674_b_07L項。自內獅子越溪。有繼祖菴。西麓
009_0674_b_08L立少年塔。南麓諸大宗師之塔碑。重
009_0674_b_09L重層立。而月渚和尙入之處也。詩
009_0674_b_10L曰。探密峯前有大菴。奇觀勝趣舌難談。
009_0674_b_11L居僧盡是明心客。迷道人邊作指南。南
009_0674_b_12L向二里。有白雲菴。即古靈岩禪師講
009_0674_b_13L經敎化之處也。而亦眞影奉安之所也。
009_0674_b_14L詩曰。靈岩最重碧山中。巨態天然獨自
009_0674_b_15L雄。笑彼秦王鞭不及。至今千載影留
009_0674_b_16L東。其南有彌陁庵。素尼僧之所居也。
009_0674_b_17L南向五里。有浮鴨庵隱身窟。空虛已
009_0674_b_18L久。無足可觀也。東踰一岺。有南正
009_0674_b_19L菴。西邊有雲峰堂。雲峯禪師息影之
009_0674_b_20L處也。詩曰。雲峯獨出萬岑中。嶷嶷千
009_0674_b_21L秋最大雄。夏禹度山通道日。能超其
009_0674_b_22L斧隱於東。東向數里。有立天柱石。恐
009_0674_b_23L天崩而預柱。此同杞國之憂也。自此
009_0674_b_24L北向越溪。有普賢寺。即探密宏廓。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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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4_c_01L보현보살이 상주하며 설법한다고 한다.대웅전大雄殿은 7칸으로 확락廓落하고 소쇄하며, 불보살佛菩薩의 존상尊相을 탁자 위에 안치하였는데, 혹은 앉고 혹은 서서 자용慈容이 매우 신묘하고 금색이 휘황하기 때문에 신심 깊은 단월檀越이 갑절이나 더 첨앙瞻仰을 한다. 섬돌 아래에는 십구 층 석탑이 홀로 우뚝 서 있으며, 동쪽에는 동상실東上室이 있고 서쪽에는 서상실西上室이 있다.심검尋劒과 수월水月의 양 당兩堂이 좌우에 짝지어 서 있는데 정결하고 소쇄하다. 그리고 그 남쪽에 만세루萬歲樓가 있는데, 높고 넓으며 툭 터진 형세가 우리 동방에서 유독 으뜸으로 칭해진다. 만세루 앞에는 십이 층 석탑이 서 있다. 수월水月의 서쪽에 명부전冥府殿이 있는데, 명부冥府의 위엄이 매우 엄숙해서 감히 쳐다보지 못한다.남쪽으로 20보를 가면 삼보각三寶閣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향산香山의 예문禮門으로서 총섭摠攝이 좌정坐定하여 다스림을 펴는 곳이다. 그 남쪽에 명월당明月堂이 있고 그 동쪽에 천왕문天王門이 있는데, 사천왕四天王이 좌우에 줄지어 앉아 위엄과 신령함이 무섭기 때문에 감히 똑바로 보지 못한다.남쪽으로 해탈문解脫門이 있으니, 문수文殊와 보현普賢이 이곳을 출입한다. 그 남쪽에 서산西山과 나옹懶翁의 두 비碑가 서 있고, 남쪽으로 영청각迎請閣이 있다. 그 남쪽에 조계문曹溪門이 있는데, 금사장군禁邪將軍이 칼을 휘두르며 짝지어 서 있으니, 어떻게 삿된 귀신이 청정한 세계를 침입할 수 있겠는가.동쪽 편에 해회당海會堂이 있는데, 여기는 모든 길에서 온 시인과 묵객墨客이 처음 산문山門에 들어와서 뜻대로 유숙留宿하는 휴게소이다. 동쪽으로 30보 지점에 다보전多寶殿이 있다. 또 북쪽으로 30보를 가면 낙산전洛山殿이 있는데, 탁자 위에 관음존상觀音尊像을 안치하였으며, 어떤 때는 신통神通하여 광채를 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다행히 보현사에 오르니, 풍광이 해동에 으뜸이로세. 단애에는 영초가 우거지고, -
009_0674_c_01L祖師初剏。而普賢菩薩常住說法云云
009_0674_c_02L也。大雄殿七間。廓落蕭洒。而佛菩
009_0674_c_03L薩尊相。安于卓上。而或坐或立。而
009_0674_c_04L慈谷甚妙。金色晃曜。信心檀越。倍
009_0674_c_05L加瞻仰而已。階下十九層石塔。巋然
009_0674_c_06L獨立。而東有東上室。西有西上室。尋
009_0674_c_07L劒水月兩堂。左右對立。淨潔蕭洒 1)而
009_0674_c_08L其南有萬歲樓。高廣廓落之狀。獨甲于
009_0674_c_09L吾東方云也。樓前有十二層石塔立焉。
009_0674_c_10L水月之西。有冥府殿。冥府之嚴威甚
009_0674_c_11L肅。不敢仰視也。南向二十武。有三
009_0674_c_12L寶閣。即香山禮門。摠攝坐㝎布政之處
009_0674_c_13L也。其南有明月堂。其東有天王門。四
009_0674_c_14L天王列坐左右。威靈可畏。不敢直視
009_0674_c_15L也。向南有解脫門。文殊普賢出入也。
009_0674_c_16L其南西山懶翁二碑立焉。向南有迎請
009_0674_c_17L閣。其南有曹溪門。禁邪將軍揮劒對立。
009_0674_c_18L則有何邪鬼侵淨界乎。東邊有海會堂。
009_0674_c_19L八路騷人墨客。初入山門。任意留宿之
009_0674_c_20L歇所也。東向三十武。有多寶殿。又北
009_0674_c_21L去三十武。有洛山殿。卓上安于觀音
009_0674_c_22L尊像。而或時神通放光云也。詩曰。幸
009_0674_c_23L陟普賢寺。風光冠海東。丹崖靈草茂。
009_0674_c_24L「而其…天子」一張缺落{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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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5_a_01L벽곡에는 자하가 자욱해라. 만학은 냇물 소리가 웅장하고, 천봉은 바위 모습이 우람하네. 선원 밖을 배회하노라니, 붉은 꽃 지는 것이 아쉬워라.(幸陟普賢寺。 風光冠海東。 丹崖靈草茂。 碧谷紫霞濃。 萬壑溪聲壯。 千峯石勢雄。 徘徊禪院外。 可惜落花紅。)”라고 하였다.그 동쪽에 대장전大藏殿이 있으니,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을 안장安藏한 곳이다. 그 동쪽에 영산전靈山殿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33조사와 십육나한의 정상幀像을 봉안하고 향을 사르며 공양하는 곳이다.그 동쪽에 극락전極樂殿과 동서東西의 영당影堂이 있다. 이곳은 월저月渚·설암雪岩 등 여러 대종사의 진영을 동서로 나누어 걸어 놓고 분향焚香하며 경례敬禮하는 곳이다. 그래서 시를 짓기를 “선암이 그윽하고 고요하니, 특별히 신령스러운 구역이라. 꽃 그림자는 봄 언덕에 붉고, 종소리는 여름 우레처럼 진동하네. 절의 승려는 수월과 같고, 산의 경치는 천태보다 낫도다. 무한히 풍광이 좋기에, 시인이 가고 또 온다네.(禪菴幽且靜。 別是最靈隈。 花影紅春岸。 鍾聲動夏雷。 寺僧同水月。 山景勝天台。 無限風光好。 詩人去復回。)”라고 하였다.북쪽에는 풍담탑楓潭塔이 있고 남쪽은 금강金剛의 물을 둘렀다. 동쪽으로 2리를 가면 국진굴國盡窟이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옛날 금金나라 천자天子 등의 상像을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이상 기록한 것은 단지 내산內山의 가장 좋은 경치만을 서술한 것이다. 내산문內山門의 세세한 내용과 외산문外山門의 승경에 대해서는 이백李白의 시문으로도 다 표현하지 못하고, 장승요張僧繇의 화필畫筆로도 다 그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 기록하지 않고 그냥 놔두어 뒷사람을 기다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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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675_a_01L碧谷紫霞濃。萬壑溪聲壯。千峯石勢
009_0675_a_02L雄。徘徊禪院外。可惜落花紅。其東有
009_0675_a_03L大藏殿。八萬大藏經安藏之處也。其
009_0675_a_04L東有靈山殿。即卅三祖師十六羅漢幀
009_0675_a_05L像。奉安于中。而燒香供養之處也。其
009_0675_a_06L東有極樂殿東西影堂。月渚雪岩諸大
009_0675_a_07L宗師之眞影。分掛東西。而焚香敬禮
009_0675_a_08L之處也。詩曰。禪菴幽且靜。別是最靈
009_0675_a_09L隈。花影紅春岸。鍾聲動夏雷。寺僧同
009_0675_a_10L水月。山景勝天台。無限風光好。詩
009_0675_a_11L人去復回。北有楓潭塔。而南帶金剛
009_0675_a_12L水也。向東二里。有國盡窟。即古金
009_0675_a_13L天子 [4] 等像。尙今存焉。上來所記。但
009_0675_a_14L叙內山最勝之景而已。內山門之細細。
009_0675_a_15L外山門之勝劣。李白詩而難盡。僧繇
009_0675_a_16L筆而難畫。故不慧於是不記而闕之。
009_0675_a_17L以待來者焉。
009_0675_a_18L
- 1)해장海藏의 경전 : 바닷속 용궁龍宮에 보관된 경전이라는 뜻으로 『華嚴經』을 가리킨다. 용수龍樹가 용궁에 들어가서 『華嚴經』을 가지고 왔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당唐나라 법장法藏의 『華嚴經傳記』 권1에 의하면, 불타가 입멸入滅하고 7백 년쯤 뒤에 용수가 용궁에서 『華嚴經』의 3본本을 보았는데, 상上과 중中 2본은 분량이 엄청나게 많아서 수지受持할 수 없었기 때문에 10만 게偈 48품品의 하본下本만 암송하여 인도에 전파했다고 한다. 그래서 『華嚴經』을 ‘용경龍經’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 2)보안普眼의 경전 : 보안법문普眼法門을 설한 경전이라는 뜻으로, 『華嚴經』을 가리킨다.
- 3)일미선一味禪 : 순일무잡純一無雜한 최상승선最上乘禪이라는 뜻으로, 화두話頭를 참구하는 조사선祖師禪을 가리킨다. 반면에 여래선如來禪은 ‘오미선五味禪’이라고 하여 폄하한다.
- 4)금모래를 깐 보배로운 땅 : 사원을 일컫는다. 인도印度 사위성舍衛城의 수달 장자須達長者가 석가釋迦의 설법說法을 듣고 매우 경모敬慕한 나머지 정사精舍를 세워 주려고 기타 태자祇陀太子의 원림園林을 구매하려고 하자, 태자가 장난삼아서 “금모래를 이 땅에 가득 깔면 팔겠다.”라고 하였다. 이에 수달 장자가 집에 있는 황금을 코끼리에 싣고 와서 그 땅에 가득 깔자, 태자가 감동하여 그 땅을 매도하는 한편 자기도 원중園中의 임목林木을 희사하여 마침내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건립했다는 기원포금祇園布金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大唐西域記』 권6.
- 5)소사蕭寺 : 사원을 가리킨다. 양 무제梁武帝 소연蕭衍이 절을 짓고 나서 소자운蕭子雲을 시켜 비백飛白의 서체書體로 자기의 성씨인 ‘소蕭’ 자를 크게 써서 붙이게 한 고사에서 유래한다.
- 6)조사祖師가 짚신∼들고 가시어 : 고승高僧의 죽음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의상이 세상을 떠나서 지금 만나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인 달마達磨가 죽은 지 3년 뒤에, 위魏나라 송운宋雲이 총령蔥嶺에서 달마를 만났는데, 그때 그가 짚신 한 짝만을 들고 서천西天으로 가더라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五燈會元』 「東土祖師 初祖菩提達磨大師」.
- 7)양관陽關 : 양관삼첩陽關三疊의 준말로, 송별의 노래를 가리킨다. 당唐나라 왕유王維의 절창絶唱인 〈送元二使安西〉라는 시의 “위성의 아침 비에 길 먼지 말끔히 씻기고, 객사 주위의 버들가지는 더욱 푸르게 단장했네. 그대여 이별의 술 한 잔 더 마시게나. 서쪽 양관 나가면 벗 만나기 어려우리니.(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것인데, 이 시를 뒤에 악부樂府로 만들어 부르면서 반복하여 노래하였기 때문에 ‘양관삼첩’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위성곡渭城曲’이라고도 한다.
- 8)온윤溫潤한 그∼공이 있으랴 : 춘추春秋 시대 초楚나라 사람 변화卞和가 형산荊山에서 박옥璞玉을 얻어 여왕厲王에게 바쳤는데, 여왕은 잘못 판정한 옥인玉人의 말만 믿고서 왕을 속인다는 죄목으로 그의 왼발을 베었고, 무왕武王도 알아보지 못한 채 가짜라고 의심하며 그의 오른발을 베었다. 그 뒤 문왕文王이 즉위하자 변화가 박옥을 안고서 사흘 밤낮을 피눈물을 흘리며 슬피 우니, 문왕이 옥인에게 다시 조사하여 가공하게 한 결과, 천하제일의 보배인 화씨벽和氏璧을 얻게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韓非子』 「和氏」.
- 9)견성見性할 당년에∼소리 들었네 : 서산西山 청허 휴정淸虛休靜의 오도송悟道頌이라 할 〈過鳳城聞午雞〉라는 제목의 시에 “머리가 희지 마음이 희지 않다고, 옛사람이 일찍이 누설하였지. 지금 닭 소리 한번 듣고서, 장부의 할 일을 모두 마쳤도다.(髮白非心白。 古人曾漏洩。 今聽一聲雞。 丈夫能事畢。)”라는 시와 “홀연히 나의 집 소식을 얻고 보니, 모든 것이 단지 이러할 따름. 천 개 만 개 금보장이 있어도, 원래 하나의 빈 종이일 뿐.(忽得自家底。 頭頭只此爾。 萬千金寶藏。 元是一空紙。)”이라는 두 수가 실려 있다. 이 시는 『淸虛集』 권2에 나온다. 머리가 희지 운운의 고사는 다음과 같다. 인도 불교의 제3조인 상나화수商那和修가 우바국다優波毱多에게 나이를 물으니 17세라고 하였다. 이에 “너의 몸이 17세냐, 성이 17세냐?(汝身十七。 性十七邪。)”라고 하니, 우바국다가 “스님이 이미 백발인데, 머리카락이 흰 것입니까, 마음이 흰 것입니까?(師髮已白。 爲髮白邪。 心白邪。)”라고 반문하였다. 상나화수가 “나는 단지 머리카락이 흰 것이지, 마음이 흰 것이 아니다.(我但髮白。 非心白耳。)”라고 하니, 우바국다가 “저는 몸이 17세이지, 성이 17세가 아닙니다.(我身十七。 非性十七也。)”라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듣고는 상나화수가 그의 법기法器를 인정하고는 제자로 받아들여 의발衣鉢을 전했다고 한다. 『五燈會元』 권1 「三祖商那和修尊者」.
- 10)『淸虛集』 권3에 나오는 시. 제목은 〈登香爐峯〉이다.
- 11)봉장작희逢場作戲 : 어디에서나 유희를 펼친다는 뜻으로, 자유자재로 임기응변하는 것을 말한다. “장대를 가지고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유희를 펼친다.(竿木隨身。 逢場作戱。)”라는 선가禪家의 말이 있다. 『景德傳燈錄』 「道一禪師」.
- 12)일곱 집 걸식하는 승려 : 부처가 제정한 걸식하는 법 중, 하루 중에 반드시 일곱 집을 한계로 하여 그 이상은 음식을 구걸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탐욕을 절제하게 한 조목이 들어 있다. 『寶雲經』 권8.
- 13)성유城遊 : 백 성百城의 유람 즉 도를 구하기 위해 각처의 선지식善知識을 찾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구도 보살求道菩薩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처음에 문수보살文殊菩薩을 찾아갔다가 다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남쪽으로 여행하여 110성城의 선지식 53인을 찾아다니며 법문을 구한 결과 마침내 미진수微塵數의 삼매문三昧門에 들어섰다는 『華嚴經』 「入法界品」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 14)동중천洞中天 : 신선이 산다고 하는 명산 승경勝景을 말한다.
- 15)이 적선李謫仙 : 이백李白의 별칭이다. 당 현종唐玄宗 때 태자빈객太子賓客 하지장賀知章이 장안長安 자극궁紫極宮에서 이백을 처음 만났을 때 이백을 ‘적선인謫仙人’ 즉 ‘귀양 온 신선’이라고 부르면서 허리에 찬 금 거북을 풀어 둘이서 함께 실컷 술을 마신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李太白集』 권22 「對酒憶賀監」.
- 16)단소丹霄 : 선인仙人이 거처하는 구소九霄 중의 하나이다. 참고로 구소는 다음과 같다. 신소神霄·청소靑霄·벽소碧霄·단소丹霄·경소景霄·옥소玉霄·낭소琅霄·자소紫霄·태소太霄이다.
- 17)봄 귀신(東君) : 봄을 주관하는 신神이라는 뜻의 시적인 표현이다. 봄은 동방東方과 청색靑色으로 대표되기 때문에 ‘동제東帝·동황東皇·청황靑皇·청제靑帝’라고도 한다.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시에 “병들고 나니 어떤 일도 한가함보다는 못한데, 동군이 깃발 거두고 돌아감 또 보겠네.(病餘萬事不如閑。 又見東君卷旆還。)”라는 구절이 있다. 『牧隱藁』 권21 「柳巷樓上」.
- 18)불(八人) : 팔인八人은 ‘불 화火’의 파자破字이다.
- 19)수황燧皇 : 수인씨燧人氏로, 불을 처음으로 만들어 낸 전설상의 인물이다.
- 20)조양朝陽 : 해 뜨는 동산이라는 말이다. 『詩經』 「大雅」 〈卷阿〉에 “봉황새가 우네, 저 높은 언덕에서. 오동나무 자라네, 해 뜨는 저 동산에서. 무성한 오동나무 숲과 봉황새 소리 어울리네.(鳳凰鳴矣。 于彼高岡。 梧桐生矣。 于彼朝陽。 菶菶萋萋。 雝雝喈喈。)”라는 말이 나온다.
- 21)요해遼海 : 요동遼東의 바다라는 말이다. 요동 사람 정령위丁令威가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서 천 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화표주華表柱에 내려앉았다는 요동학遼東鶴의 전설이 있다. 『搜神後記』 권1.
- 22)적선謫仙 : 귀양 온 신선이라는 뜻으로, 이태백李太白을 가리킨다. 주 15 참조.
- 23)귀로(歸筇) : 원문의 ‘공筇’은 ‘비공飛筇’의 준말로, ‘비석飛錫’과 같은 말이다. 석장을 짚고 날아다닌다는 뜻으로, 승려나 도사가 순례하러 돌아다님을 이른다.
- 24)선불장選佛場 : 불당佛堂이나 불사佛寺를 가리키는 말이다. 당唐나라 때 천연 선사天然禪師가 과거를 보러 장안長安으로 가는 길에 선승禪僧을 만나 “관리를 뽑는 곳(選官場)이 부처를 뽑는 곳(選佛場)만 못하다.”라는 말을 듣고 출가하여 선승이 되었다고 한다. 『江城名蹟』 권3 「證今」.
- 25)팔부八部의 용천龍天 :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여덟 신장神將들로, 즉 천天, 용龍, 야차夜叉,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건달바乾闥婆,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의 팔 신八神을 가리키는데, 이 가운데서 천과 용이 으뜸이므로 특히 ‘팔부 용천’이라 한 것이다.
- 26)나월蘿月 : 담쟁이덩굴 사이로 바라보이는 달.
- 27)구품九品의 연대蓮臺 : 아미타불의 서방정토西方淨土를 말한다. 그곳에는 상·중·하에 다시 상·중·하로 나뉘는 아홉 단계의 등급이 있는데, 세상을 떠나 극락極樂에 왕생할 적에 각자 행한 업보業報에 따라 거기에 맞는 등급의 낙을 얻게 된다고 한다.
- 28)옥당 금마玉堂金馬 : ‘옥당’은 홍문관의 별칭이고, ‘금마’는 금마문의 준말로 한림학사가 임금의 조서를 기다리는 곳이다. 보통 조정의 화려한 내직內職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 29)칠대七台 : 미상.
- 30)봉래蓬萊와 방장方丈 :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瀛洲山을 통틀어 ‘삼신산三神山’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을 본떠 우리나라의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이라 이르기도 한다.
- 31)호로병 속의 천지 : ‘별천지別天地’라는 뜻으로, 선경仙境을 말한다. 후한後漢의 술사術士 비장방費長房이 시장에서 약을 파는 선인仙人 호공壺公을 따라 그의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그 안에 일월日月이 걸려 있고 신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으므로, 그 고대광실 안에서 맛좋은 술과 음식을 실컷 먹고 나왔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後漢書』 권82 하 「費長房傳」, 『神仙傳』 「壺公」.
- 32)등왕각滕王閣 : 중국 당唐나라 태종의 아우 등왕滕王 이원영李元嬰이 세운 누각.
- 33)자부紫府 : 도교에서 신선이 사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진晉나라 갈홍葛洪의 『抱朴子』에, “하늘 나라에 이르면 먼저 자부를 지나게 된다.”라고 하였다.
- 34)대지팡이를 산그늘에 내던지고 : 후한後漢의 술사術士 비장방費長房이 호공壺公에게 얻은 대나무 지팡이를 타고 하늘을 날아 고향에 돌아온 뒤에 그 지팡이를 갈파葛坡 언덕 속에다 던졌더니 순식간에 용으로 변해 사라졌다는 전설을 인용한 듯하다. 『後漢書』 「方術傳」 하 〈費長房〉.
- 35)진왕秦王의 벼슬 : 오대부송五大夫松의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진시황秦始皇이 태산泰山에 올라가 봉선封禪의 제사를 올리고 돌아올 적에 홀연히 폭풍우를 만나 소나무 아래로 피했는데, 그 소나무가 공을 세웠다고 하여 오대부五大夫의 관직에 봉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秦始皇本紀」.
- 36)삼각三覺 : 자신이 깨닫는 자각自覺, 남을 깨닫게 하는 각타覺他, 지행知行이 일치하는 각행원만覺行圓滿을 가리킨다.
- 37)환희작약歡喜雀躍하면서 : 원문의 ‘오변鰲抃’은 몹시 기뻐 손뼉을 치고 춤을 추면서 하는 축하를 말한다. 『楚辭』 「天門」에서 “자라가 산을 이고 손뼉을 치니 어떻게 안정될 수 있겠는가.(鰲戴山抃。 何以安之。)”라고 한 데서 나왔다.
- 38)도道가 계합契合하면∼멀게 느껴진다 : 남송南宋의 선승禪僧 대혜 종고大慧宗杲(1089∼1163)가 인용한 말인데, 그의 문집인 『大慧普覺禪師語錄』 권27 〈答夏運使〉에 나온다.
- 39)눈빛을 마주치기만∼있음을 알아차린다 : 서로 만나서 말없이 쳐다보는 그 순간에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지기知己의 관계가 되는 것을 말하는데, 『莊子』 「田子方」에 “그런 사람들은 언뜻 눈빛을 마주치기만 해도 그 속에 도가 들어 있음을 알아차린다.(若夫人者。 目擊而道存。)”라는 말이 나온다.
- 40)바람난 말과∼못하는 것 :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만나지 못하는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春秋左氏傳』 희공僖公 4년에 “그대는 북해에 있고, 나는 남해에 있으니, 바람난 말과 소도 서로 미치지 못하는 거리이다.(君處北海。 寡人處南海。 唯是風馬牛不相及也。)”라는 말이 나온다.
- 41)청금靑襟 : 청금靑衿과 같은 말로, 유학자儒學者의 별칭이다. 『詩經』 「鄭風」 〈子衿〉에 “푸르고 푸른 그대의 옷깃이여, 길고 긴 나의 마음이로다.(靑靑子衿。 悠悠我心。)”라는 말이 나오는데, 『毛傳』에 “청금은 푸른 깃이니, 학자가 입는 것이다.(靑衿。 靑領也。 學子之所服。)”라고 하였다.
- 42)이구산尼丘山 : 공자孔子가 태어난 산동山東 곡부曲阜의 산 이름이다. 공자의 부모가 이곳에서 기도하여 공자를 낳았다(禱於尼丘得孔子)는 기록이 『史記』 「孔子世家」에 나온다. 그래서 공자의 이름을 ‘구丘’라 하고, 자字를 ‘중니仲尼’로 했다고 한다.
- 43)자맥紫陌 : 도성의 큰길, 또는 도읍지의 성 밖 교외의 큰길을 의미하는데, 여기에서는 번잡한 속세를 가리킨다.
- 44)계수나무 잎을 잡을는지 : 과거 급제를 비유한 말이다. 진 무제晉武帝 때 극선郤詵이 현량 대책賢良對策에서 장원壯元을 하고는, 소감을 묻는 무제의 질문에 “계수나무 숲의 가지 하나를 꺾고, 곤륜산의 옥돌 한 조각을 주운 것과 같습니다.(桂林之一枝。 崑山之片玉。)”라고 답변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晉書』 권52 「郤詵傳」.
- 45)서래西來 :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의 준말로, 달마達磨가 서쪽 인도에서 중국에 건너와 불법佛法을 전한 진의眞意가 무엇인지를 묻는 선종의 화두이다. 어떤 승려가 당唐나라의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에게 이 화두를 거론하여 묻자,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라고 대답한 고사가 유명하다. 『聯燈會要』 권6 「趙州從諗」.
- 46)이별가(陽關) : 주 7 참조.
- 47)구품九品의 연대蓮臺 : 주 27 참조.
- 48)눈가림으로 경을∼신묘함에 들어갔네 : 당唐나라 선승禪僧 약산 유엄藥山惟儼이 불경을 보고 있을(看經) 적에, 어떤 승려가 묻기를 “화상께선 남에겐 불경을 보지 못하게 하시면서 혼자서는 왜 불경을 보십니까?(和尙尋常不許人看經。 爲什麽却自看。)” 하고 묻자, “나는 그저 눈가림용으로 볼 따름이다.(我只圖遮眼)”라고 대답하였는데, 그 승려가 다시 “저도 화상을 본받고 싶은데 되겠습니까?(某甲學和尙還得也無。)” 하자, “그대라면 쇠가죽도 뚫어 볼 수 있을 것이다.(若是汝牛皮也須看透。)”라고 대답한 일화가 전한다. 『景德傳燈錄』 권14.
- 49)칠처七處 : 부처가 『華嚴經』을 설했다는 일곱 곳을 말한다. 『新譯華嚴經』에서는 일곱 곳에서의 아홉 차례 법회라는 뜻의 ‘칠처구회七處九會’를 말하고, 『舊譯華嚴經』에서는 ‘칠처팔회七處八會’를 이야기하는데, 참고로 ‘칠처七處’는 보리장菩提場·보광명전普光明殿·도리천忉利天·야마천夜摩天·도솔천兜率天·타화천他化天·서다림逝多林 등이다.
- 50)아홉 점 연기 : 하늘에서 구주九州를 내려다보면 마치 연기 아홉 점이 엉겨 있는 것처럼 작게 보인다는 뜻으로 표현한 말이다. 당唐나라 이하李賀의 시 〈夢天〉에 “중국을 멀리 바라보니 아홉 점의 연기요, 한 웅덩이 바닷물도 한 잔 쏟아부은 듯.(遙望齊州九點煙。 一泓海水杯中瀉。)”이라는 말이 나온다. 『昌谷集』 권1, 『全唐詩』 권390.
- 51)구품九品의 연대蓮臺 : 주 27 참조.
- 52)베적삼은 조주의∼자주 씻는다네 :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나 화두를 잊지 않고 챙기며 지내고 있다는 말이다. 당唐나라의 고승高僧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에게 어떤 승려가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 겁니까?(萬法歸一。 一歸何處。)”라고 물으니, 조주가 “내가 청주에 있을 적에 베적삼 한 벌을 만들었는데, 그 무게가 일곱 근이더라.(我在靑州。 作一領布衫。 重七斤。)”라고 답한 화두가 『碧巖錄』 제45칙則에 나온다.
- 53)봄 귀신(東君) : 주 17 참조.
- 54)진秦나라 피한 마을 : 무릉도원武陵桃源과 같은 낙원이라는 말이다. 진晉나라 때 무릉武陵의 어부가 복숭아꽃이 떠내려오는 물줄기를 따라 계속 올라가 보니 포악한 진秦나라 시대에 난리를 피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선경仙境 속에 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며칠간 머물다가 돌아온 뒤에 다시 찾아가 보려고 하였지만 길을 잃어 실패했다는 이른바 무릉도원의 이야기가 도연명陶淵明의 「桃花源記」에 나온다.
- 55)목격도존目擊道存 : 눈빛만 마주쳐도 상대의 마음을 아는 것을 말한다. 주 39 참조.
- 56)자기子期 : 종자기鍾子期의 준말이다. 춘추春秋 시대 거문고의 명인 백아伯牙가 높은 산에 뜻을 두고 연주를 하면, 친구인 종자기가 그 음악 소리를 듣고는 “멋지다. 마치 태산처럼 높기도 하구나.(善哉。 峩峩兮若泰山。)”라고 평하였고,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연주를 하면 “멋지구나. 마치 강하처럼 넘실대는구나.(善哉。 洋洋兮若江河。)”라고 평하였는데, 종자기가 죽고 나서는 백아가 더 이상 세상에 지음知音이 없다고 탄식하며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린(斷絃) 고사가 전한다. 『列子』 「湯問」, 『呂氏春秋』 「本味」.
- 57)은교銀橋 : 나공원羅公遠이라는 당唐나라 도사道士가 현종玄宗을 월궁月宮에 데려가기 위해 공중에 지팡이를 던져서 만들었다는 다리 이름으로, ‘은하수’를 가리킨다. 현종이 그와 함께 월궁에 올라가서 선녀들의 춤을 구경하고 ≺霓裳羽衣曲≻을 들은 뒤에 돌아왔다고 한다. 전촉前蜀 두광정杜光庭이 지은 『神仙感遇傳』에 이 전설이 나온다.
- 58)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 :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가 많다는 뜻으로, 도잠陶潛의 시 〈四時〉의 승구承句에 나온다. 『陶靖節集』 권3.
- 59)금계金雞 : 전설상의 황금 닭으로, 이 닭이 부상扶桑의 산 위에서 한 번 크게 울면 천하의 닭이 모두 따라 울면서 새벽이 밝아 온다고 한다. 『神異經』, 『東荒經』.
- 60)날리며 곧장∼건 아닐는지 : 이백李白의 시 〈望廬山瀑布〉 중 둘째 수에 나오는 장쾌한 표현이다. 『李太白集』 권20.
- 61)원문 자체에 누락된 글자가 있다.
- 62)구슬 부서져∼오히려 상쾌하고 : 대본에는 ‘散珠瀑落心猶夾’으로 되어 있으나, 저본에 의거하여 ‘夾’을 ‘快’로 바로잡아 번역하였다.
- 63)진왕秦王의 채찍 : 진시황秦始皇의 석교石橋에 대한 전설을 인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진시황이 동해東海에 바윗돌로 징검다리를 놓아 바다를 건너가서 해가 뜨는 곳을 보려고 하자, 신인神人이 바위를 바다로 몰고 가면서 빨리 가지 않으면 채찍질을 하였으므로 바윗돌이 모두 피를 흘리며 붉게 변했다는 이야기가 진晉나라 복심伏深의 『三齊略記』에 나온다.
- 64)기국杞國의 근심 : 옛날 기杞나라의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天地崩墮) 자기 몸을 의지할 곳이 없게 된다 하여 침식寢食을 폐하고 걱정을 했다는 기국우천杞國憂天의 고사를 말한다. 『列子』 「天瑞」.
- 1)目次。編者作成補入。
- 1)「文」一字。編者補入。
- 1)「而其…天子」一張缺落{甲}。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이상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