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선학입문(禪學入門) / 書禪學入門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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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입문 후기
선에는 두 종이 있으니, 천태와 달마이다. 달마선達磨禪은 마음이 곧 부처라는 종지를 가리켜 상근기의 돈오를 인가한다. 따라서 이름과 형상을 쓸어 없애고 자취를 남기지 않으니,

010_0926_c_25L書禪學入門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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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有兩宗曰天台曰達磨達磨指即心
010_0926_c_27L即佛之旨印上根之頓悟故掃除名相

010_0927_a_01L진실로 그런 사람이 아니면 계합하기가 어렵다. 천태선天台禪은 불성에 악이 갖춰져 있다는 의리를 세워 중생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문을 열고 길을 넓혀 그 방향을 정해 주니, 인식능력만 있다면 반드시 귀결처를 알 수 있다. 이로써 살펴본다면 달마선의 종지는 준엄하다 할 수 있고 천태선의 의리는 원만하다 할 수 있으니, 불법을 천명함에 있어 어느 하나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세간에서 달마선을 위주로 하는 자는 형상에 집착한다며 천태를 배척하고, 천태선을 위주로 하는 자는 악법을 모른다며 달마를 배척해 양쪽 종도가 서로 다툼을 그치지 않았고, 결국은 모두 본래의 종지와 본래의 의리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참된 불자가 있다는 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게 되었으니, 어찌 옳은 일이라 하겠는가.
무릇 선이니 악이니 하는 것은 큰 깨달음 가운데서 허망하게 생긴 분별이요, 언설만 있을 뿐 본래 공적한 것이니, 이를 집착해 불성이라 여겨서도 안 되고 이를 집착해 불성이 아니라고 여겨서도 안 된다. 만약 불성이라 여긴다면 이는 중생으로 하여금 허망을 오인해 진실이라 여기게 하는 것이니, 끝내 본래의 면목을 알지 못한 채 미혹에 빠질 것이다. 만일 불성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이는 중생으로 하여금 허망을 버리고 진실을 구하게 하는 것이니, 부처는 분별이 없는 자라 하며 수행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따라서 이 두 가지 모두 부처의 종자를 단절시키고 소멸시킬 우려가 있다. 그래서 달마는 마음이 곧 부처라는 종지를 가리켜 진실은 허망이 아님을 드러내고, 천태는 불성에 악이 갖춰져 있다는 의리를 세워 허망이 곧 진실임을 밝혔던 것이다. 과연 그 종도들이 이것을 본다면 어찌 용렬하게 싸움을 일삼겠는가.
천태에서 수행하는 방편은 지관止觀으로 종을 삼고 호흡(息)과 색色으로 문을 삼으니, 사선·팔정이 그 안에 포섭된다. 이는 임시로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지, 이것으로 궁극의 법칙을 삼는 것은 아니다. 깊이 연구한 자는 그렇다는 것을 충분히 알 것이다. 달마는 벽관壁觀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는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쳤으니, 그 의도가 천태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달마도 적임자가 없을 땐 자신의 뜻을 오로지 주장하지 않고 병에 따라 치료하는 약을 사용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지금의 학자들은 어느 종인지 따질 필요 없이 그저 양종의 근본 바탕을 궁구해 도달해야 옳다.
월창 거사가 찬술한 이 『선학입문』은 천태 대사의 『선바라밀』을 요약하여 초학자들의 지침서로 만든 것이다. 김병룡 군이 이 책을 보고서 기뻐하고는 자타에게 모두 이롭게 하고자 인쇄하고 장차 이를 배포하려고 하면서 나 역시 함께 기뻐해 줄 사람이라 여겨 굳이 한마디 해 달라고 청하였다.

010_0927_a_01L而不留迹苟非其人難乎契矣天台立
010_0927_a_02L佛性具惡之義示衆生之可修故開廣門
010_0927_a_03L而定其方若含識者必知歸矣此以
010_0927_a_04L觀之達磨之旨可謂峻絕矣天台之義
010_0927_a_05L可謂圓滿矣在闡佛法中不可闕一
010_0927_a_06L之主達磨者斥天台以着相主天台者
010_0927_a_07L斥達磨以不知惡法兩宗之徒相諍不已
010_0927_a_08L終皆失本旨本義以至今日不復聞有眞
010_0927_a_09L佛子惡乎可也夫曰善曰惡大覺中妄
010_0927_a_10L生分別但有言說本來空寂不可執以
010_0927_a_11L爲佛性亦不可執以爲非佛性若以爲佛
010_0927_a_12L是使衆生認妄爲眞終不知本來面
010_0927_a_13L目而沉迷若以爲非佛性是使衆生
010_0927_a_14L妄求眞必以佛爲無分而不修幷有斷滅
010_0927_a_15L佛種之慮矣故達磨指即佛之旨顯眞非
010_0927_a_16L天台立具惡之義明妄即眞也果其
010_0927_a_17L宗徒有見乎此何庸諍爲天台所修方
010_0927_a_18L便以止觀爲宗息色爲門四禪八定
010_0927_a_19L在其中是假之調心非以此爲極則也
010_0927_a_20L深究者可知其然達磨以壁觀敎人安
010_0927_a_21L意趣與天台無殊然則達磨不得其
010_0927_a_22L不專主其旨用隨病對治之藥明矣
010_0927_a_23L今之學者不必問宗之彼此但當究到兩
010_0927_a_24L宗之本地可也此月窓居士所撰禪學入
010_0927_a_25L删略天台之禪波羅蜜以作初學之指
010_0927_a_26L南也金君秉龍見而悅之欲自他俱利
010_0927_a_27L印而將施之以余亦隨喜者固請述一言

010_0927_b_01L내가 이를 사양할 수 없어 외람됨을 잊고 일찍이 스승들에게 들었던 것을 책 끝머리에 적는다.
무오년(1918) 오월(榴月) 하순(下浣)에 학인 오철호吳徹浩 삼가 쓰다.

010_0927_b_01L余辭之不得忘其僭越以曾聞之師者
010_0927_b_02L書之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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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午榴月下浣學人吳徹浩謹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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