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범해선사시집(梵海禪師詩集) / 梵海禪師詩集 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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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유집 보유梵海遺集補遺
두륜산인 각안 환여 지음(頭輪山人 覺岸幻如著)
오언절구五言絶句
완호 조사의 비를 세우다【무오년(1858, 철종 9) 여름】(立玩虎祖師碑【戊午夏】)
喜成今日事       기쁘다 오늘 일을 이루니
玩虎祖師碑       완호 조사의 비석이라
恭爲門中賀       공경히 문중을 위해 축하하니
經綸兩住持       두 분 주지께서 경영하셨네
【호의, 초의 두 선사이다.(縞衣草衣兩禪師)】 
느낌이 일어【경신년(1860, 철종 11) 겨울】(興感【庚申冬】)
昨日三分食       어제는 세 끼 밥을 먹고
今光一炷香       오늘 새벽은 한 줄기 향

010_1110_b_02L梵海禪師詩集 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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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1110_b_04L1)詩(二) [3]

010_1110_b_05L頭輪山 幻如覺岸著

010_1110_b_06L木槵子千念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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形同太極色同烏穿孔貫繩千介餘

010_1110_b_08L齊結春風無伯仲均分秋月有盈虛

010_1110_b_09L幸逢信士成功轉適値齋辰數佛呼

010_1110_b_10L經曰波王煩惱斷持珠行者繼生西

010_1110_b_11L和漢陽安期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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乘時執箒掃中庭不速遊仙問訊停

010_1110_b_13L褰袖閱書分黑白題詩作軸畫丹靑

010_1110_b_14L金山妙契曉饒舌蓮社奇緣暗忘形

010_1110_b_15L筆耕紙地何神力國齋命寫法華經

010_1110_b_16L無說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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寺東庵下大溪邊湧出石間一眼泉

010_1110_b_18L缾上綠楊三際雨碑前緇衲四時仙

010_1110_b_19L殿屎老弱連頭尾偪側兒孫爭後先

010_1110_b_20L無說得名良有以千年𧵓弊恐相傳

010_1110_b_21L贈奉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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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志遊方善友尋韶光滿面有誠心

010_1110_b_23L楞嚴經裏三春老筆削記中九夏深

010_1110_b_24L曾在沃山同井臼今居宗院共溪林

010_1119_b_01L若非蜾蠃事       만일 과라의 일1) 아니면
正是夢黃梁       정히 황량의 꿈2)이로다
강석에서(講席)
翻此三寸舌       이 세 치 혀를 놀려
大誤丈夫兒       크게 장부들 그르치네
忽憶自家事       문득 자신 일 돌이켜 보니
恰如爭栗梨       흡사 밤과 배 다투는 듯3)
원호에 큰 바람이 일다(院湖大風)
風蕩衣冠亂       바람 거세 의관 어지럽고
海飜維楫危       바다 뒤집혀 노가 위태하다
家君送我後       아버님 나를 보낸 후에
應作大端疑       대단히 염려하셨으리
병인년의 원망(丙寅怨)
寺運兼身數       절의 운과 이 몸 운수가
如今大不通       이제껏 크게 형통치 못해
烟消山又寂       안개 걷히고 산 적막한데
日月自西東       해와 달만 동서로 흐른다
제주 대정군 도원리로 가는 도중에【계유년(1873, 고종 10) 여름】(濟州大靜郡桃源里途中【癸酉夏】)
桃源驟雨逢       도원에서 소나기를 만나
對坐衣冠濕       의관 젖은 채 마주 앉았다
雖切燎衣心       옷 간절히 말리고자 하나
枯柴何處拾       마른 나무 어디서 구할까
남원 관왕묘南原關王廟4)
擧義周旋日       의거 일으켜 주선하였고
奉君效節時       임금 섬겨 절개 바쳤네
英精長不變       영령이 길이 변치 않아
兩國亨楢彜       두 나라 제사를 받드네
광한루廣寒樓
行過龍城邑       용성읍을 지나가다
乘風上廣寒       바람결에 광한루에 올랐네
潭紋蓮葉亂       연못 물결에 연잎 어지럽고
壁彩墨花刊       벽에는 채묵화 새겨졌네
가을날 홀로 앉아(秋日獨坐)
搬柴煑露菜       땔감 옮겨 이슬 젖은 채소 삶아
一鉢療枯形       발우 하나로 마른 몸 요기한다
白晝掩扉坐       대낮에 사립문 닫고 앉아 있으니
楓花落滿庭       단풍잎이 떨어져 뜰에 가득하다
은해사 백흥암 무흡 상인을 생각하며(憶銀海寺白興庵武洽上人)
嶺湖千里客       영남과 호남 천리의 나그네가
來叩少微書       와서 소미의 책5)을 물었네

010_1110_c_01L精通學路揚名日我亦重生叩角吟

010_1110_c_02L贈在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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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事無終日又深超然隱跡入叢林

010_1110_c_04L宿緣有會逢明眼前業無虧發道心

010_1110_c_05L面帶春園楊柳色胸藏月夕瑟琴音

010_1110_c_06L可知愚智稍相似末后成不摠在今

010_1110_c_07L贈謹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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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願出家夙有由觀塵延壽渡迷流

010_1110_c_09L戒先經後治身業叅罷行終作濟舟

010_1110_c_10L暮送祐公朝送學君如春旺我如秋

010_1110_c_11L勤叅先覺廣知見克續門風鎭海頭

010_1110_c_12L與賛敏小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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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改形衣亦改心勤修淨業免昇沉

010_1110_c_14L三緘遵守人皆許四序功成自可尋

010_1110_c_15L天地不言生萬物鬼神無跡重千金

010_1110_c_16L行身何必書紳戒奉我心王防外侵

010_1110_c_17L贈東一上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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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超物外卜靑山巖穴松風伴侶閒

010_1110_c_19L散步溪聲忘歲月能呑岳氣耐溫寒

010_1110_c_20L今朝何幸同烟火他日端宜見鳳鸞

010_1110_c_21L萬像東臨生一樹開花落子徧人間

010_1110_c_22L贈翼雲上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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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訪明師幾許年春風更續舊遊緣

010_1110_c_24L「詩二」二字編者補入

010_1119_c_01L去作白興主       가서 백흥암 주인이 되거든
應思此地予       이곳의 나를 생각해 주게나
완도 원동에서 묵다(宿莞島院洞)
當三更渡海       삼경에 바다를 건너서
到彼岸空心       피안 이르니 마음 공활해
臥旅窓成夢       여관에 누워 잠을 청하며
一杯酒點心       한잔 술로 마음을 적시네
진도군 조도【경진년(1880, 고종 17) 여름】(珍島郡鳥島【庚辰夏】)
萬頃無涯上       만경창파 끝없이 넓은데
烟波水鳥浮       연파 위에 물새만 두둥실
雲歸回首望       구름 흐르는 곳 돌아보니
何處是吾州       어디가 나의 고향인고
옥도玉島
如何名玉島       어찌 옥도라 이름했나
玉字自然成       옥 글자 자연히 돼서라네
漁戶一村在       어촌 마을 하나 있으니
彎江以爲城       강을 둘러 성을 삼았네
석남도石南島
絶壁無人道       절벽에 인도가 없어
船通水石南       물길로 석남을 다니네
一村數十戶       한 마을 수십 가구에
族姓但居三       세 개 성씨 모여 사네
가을 목단【일명 당국화】秋牧丹【一名唐菊花】
開花紅紫白       홍색 자주색 흰색 꽃 피어
浥露向陽團       맺힌 이슬 햇빛에 영롱하다
能耐風霜苦       풍상의 괴로움 잘 견디어
名稱秋牧丹       이름이 가을 목단이라네
장미 풀(蘼草)
白露爲霜節       이슬이 서리로 변하는 계절
垣頭蘼艸生       담장에 장미 풀 피어났구나
過冬春亦謝       겨울 지내고 봄도 지나니
季夏尺莖赬       늦여름 한 척 줄기 붉구나
황귤黃橘
刺棘叢中實       가시 더미 속에 열매 맺어
傲霜箇箇黃       서리 견디고 알알이 노랗다
淮丘隨土變       회구에선 토지 따라 변하고6)
楊野滿車香       양주에선 수레 가득 향기롭네7)
선암사 『대각국사집』을 보고 나서【임오년(1882, 고종 19)】(閱仙巖寺大覺國師集【壬午年】)
讓位行僧統       왕위 마다하고 승통을 행하여
朝皇請敎文       중국 찾아가 교문 청했네

010_1111_a_01L百非淨盡眞常露三友磋磨損益圓

010_1111_a_02L鳥擇棲林魚擇水雲浮滄海月浮天

010_1111_a_03L艸深一丈荒庭外何事褰裳采赤蓮

010_1111_a_04L次雲圃李詞伯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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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携諸釋共談空消遣庚炎古寺中

010_1111_a_06L移席月樓林漲綠喫茶花苑椀浮紅

010_1111_a_07L熏陶性理懲愚俗日擊威儀接道通

010_1111_a_08L結社流芳年已久今秋更見舊儒風

010_1111_a_09L居赤蓮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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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十五年往復廻林泉如舊屋將頹

010_1111_a_11L菩提樹綠多歡喜刺棗實紅詑種栽

010_1111_a_12L時得太和春水至歲行旱魃曉星催

010_1111_a_13L秋風蕭瑟寒窓外野客來言貴糓財

010_1111_a_14L挽李松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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煎茶和韻幾多年人謂東坡續舊緣

010_1111_a_16L傾耳更無淸耳語展書反有掩書憐

010_1111_a_17L南方高士歸何處北斗降生向彼天

010_1111_a_18L綠漲佳時虛一座風愁㵎咽但流煙

010_1111_a_19L映山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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映山紅映快年軒移種眞庵碧海園

010_1111_a_21L尋到人皆衣錦語飛來鳥必避燃喧

010_1111_a_22L煎茶未酌開花器掃地無塵坐火團

010_1111_a_23L細雨纔收風不起閒庭自動映周垣

010_1111_a_24L和曹詞伯韻

010_1120_a_01L歸來傳祖印       돌아와 조사의 심인 전하니
自此重玄門       이로부터 진리의 문8) 열렸네
술회 회문述懷回文9)
佛眞古眞佛       부처는 참으로 옛 진불이니
來住久住來       세상에 와서 오래 머무르셨네
鉢空飯空鉢       발우 비어 빈 발우로 공양 받고
回飢腹飢回       주려서 돌아오니 배는 고파 오네
오언율시 五言律
허만택에게 주다【완도 당인리에 거주하다. 을묘년(1855, 철종 6) 겨울】(贈許萬澤【居莞島塘仁里。 乙卯冬。】)
訪我長春洞       나를 장춘동으로 방문하여
優遊半日閒       반나절 한가히 노닐었네
才名稱獨步       재주와 명성 독보적인데
年次小諸班       나이는 여러 동료보다 적구나
愼口金人慕       말을 삼가는 금인10)을 사모하고
速成闕黨看       속히 이룸은 궐당의 동자11) 견주네
三家同一道       삼가의 학문이 같은 도리이니
彼此莫分間       피차를 분간하지 말지어다
침계루枕溪樓
壓鎭大雄殿       대웅전을 압도하듯 우뚝하나
光華不古時       화려한 빛은 예만 못하구나
塔高烟翠壁       탑은 안개 낀 푸른 벽에 높고
樓泛月明池       누각은 달빛 연못에 어리네
山色雲收顯       산색은 구름 걷혀 더욱 밝고
溪聲雨霽隨       시내 소리는 비가 개자 울린다
諸天長奏樂       제천에서 항상 음악 연주하니
百鳥舞高枝       새들은 높은 가지에서 춤춘다
송광사 임경당【을해년(1875, 고종 12)】(松廣寺臨鏡堂【乙亥年】)
獨上三汪閣       나 홀로 삼청각에 올라서
睠言羽化仙       우화한 신선을 생각하노라
白魚溪面躍       흰 물고기 시내에 뛰어오르고
黃鳥洞心穿       꾀꼬리는 골짜기 가로지른다
杖立圈中地       아늑한 곳 지팡이 짚고 서니
鐘鳴物外天       속세 밖 하늘에 종소리 퍼지네
慇懃心事在       은근한 심사 아직 남아 있어
重到未超然       다시 왔으나 초연하지 못하네
초의의 차【무인년(1878, 고종 15)】(草衣茶【戊寅年】)
糓雨初晴日       처음 맑게 갠 곡우 날에
黃芽葉未開       노란 찻잎은 열지 않았네
空鐺精炒世       빈 솥에 정성껏 가려 볶아
密室好乾來       밀실에서 잘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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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曲南風細雨晴鶯飛草綠洞天明

010_1111_b_02L花開小院文翁至酒設初昏燭影生

010_1111_b_03L晤語山中同宿寤吟題席上各詩成

010_1111_b_04L水流葉落人隨老漏泄當今煨芋情

010_1111_b_05L題快年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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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開法宇鎭崗頭虎踞龍盤百谷流

010_1111_b_07L古寺千年回運吉殘僧一鉢卜居幽

010_1111_b_08L淸風吹起東茶興好鳥噪分謾語愁

010_1111_b_09L竭力成功裨補地虛消水火等閒遊

010_1111_b_10L和尹松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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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洞秋凉雨后生高庵鐘落白雲平

010_1111_b_12L詩中傑作淸樓蔭地上仙遊洌澗聲

010_1111_b_13L押韻童頭心自愧臨離眩目路猶橫

010_1111_b_14L靑燈一夜快年閣說罷胸中未盡情

010_1111_b_15L瀛洲十景二首逸

010_1111_b_16L一鹿潭晩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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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挐絕頂鹿潭淸積水年年鏡面平

010_1111_b_18L晩雪流澌恒冷煖神龍變化忽陰晴

010_1111_b_19L仙翁騎鹿恣情去風伯藻紋奉職行

010_1111_b_20L白鹿命名良有以向東漲溢本非生

010_1111_b_21L二瀛室奇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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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下三山在海中瀛洲第一大神通

010_1111_b_23L乾坤開闢爲靈室岳瀆分明起猛風

010_1111_b_24L五百奇巖齊翼軫三千童女訪期松

010_1120_b_01L栢斗方圓印       백두12)로 방원의 인 찍고
竹皮苞裹裁       대 껍질로 싸서 마름하네
嚴藏防外氣       잘 간직해 바깥 기운 막으니
一椀滿香回       한 사발에 향기가 가득하다
학잠 십운學箴十韻
淨理身心已       심신을 청정하게 다스리고 나서
展書端坐看       책을 펴고 바르게 앉아 읽으라
恭從凾丈語       스승의 말씀 공손히 따르고
敬順父王顏       부모의 낯빛 공경히 순응하라
朋友相成德       친구 간에 서로 덕 이루어 주고
弟兄共救難       형제는 함께 어려움을 구하라
好酒伐身斧       좋은 술은 몸을 망치는 도끼요
閒談滅性彈       한담은 성품을 없애는 탄환이다
逢尊回避讓       높은 분 만나면 피해 양보하고
見弱哀憐安       약한 자 가련히 여겨 편안케 하라
手足常精白       손과 발은 항상 정결하게 하며
衣裳每正端       의상은 늘 단정하게 해야 한다
無求長富貴       길이 부귀함을 추구하지 말며
莫恨小貧寒       조금도 춥고 가난함 한하지 말라
孔孟晨昏效       공자와 맹자 조석으로 본받고
孝忠緩急歡       충효를 언제나 기쁘게 행하라
事神勤且畏       귀신은 정성과 외경으로 섬기고
修德廣而寬       덕은 넓고 관대하게 닦으라
如是終如始       이와 같이 시종일관한다면
豈非野草班       어찌 초야의 양반 아니겠는가
남대의 가을 풍경(南臺秋觀)
南臺烟景好       남대의 풍광 좋기도 하여
獨坐亦淸遊       홀로 앉아도 맑게 노닌다
山郭高低匝       산성은 위아래로 둘러 있고
石溪左右流       돌 시내는 좌우로 흐른다
風輕紅葉落       가벼운 바람 붉은 잎 지고
洞闊白雲休       골 넓어 흰 구름 쉬어 간다
一望神機懶       한 번 바라보고 마음 편해져
鳴笻下椒丘       지팡이로 산마루 내려온다
하태도의 윤성문을 보내며(送下台島尹成文)
秋深人亦老       깊어 가는 가을 사람도 늙는데
相對更多情       서로 마주하니 더욱 다정하다
天上祥麟落       천상에서 상서로운 기린 내려왔고
人間威鳳生       인간 세상에 봉황이 태어났네
求師誤入寺       스승 구해 잘못 절에 들어왔다가
反杖喜登程       지팡이 돌려 길 떠나니 기쁘구나
莫恨江山隔       강산 멀리 있다 한하지 말지어다
吳州夜月明       오주에도 저녁달이 밝을 터이니
석왕사로 돌아가는 순성 상인을 보내며(贈順成上人歸釋王寺)

010_1111_c_01L凡蹤難犯仙曹路變化無窮勝異蓬

010_1111_c_02L三正方瀑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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鹿潭水溢向東來流注海中大震雷

010_1111_c_04L全石爲溪千丈瀑正房作窟萬層臺

010_1111_c_05L廬山面目今朝見白練骨髓此地回

010_1111_c_06L古寺遺痕依舊在是非榮辱眼前灰

010_1111_c_07L四荊山日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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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立荊山碧海中須彌寶塔柱天崇

010_1111_c_09L扶桑縹緲天光黑暘谷渺溟水鏡紅

010_1111_c_10L轇乾生空明相穩煒煌破夜暗候融

010_1111_c_11L移時徧覆三千界何必登高苦望東

010_1111_c_12L五紗峯落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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薄紗周匝御靑空遙望咸池積水紅

010_1111_c_14L日落餘光反照艶風輕殘色夕陽融

010_1111_c_15L峯峯盡被淡紋繡野野皆飛細霧籠

010_1111_c_16L忽至黃昏蚊陣下喧嘩忘却一輪功

010_1111_c_17L六靑淵夜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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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明夜靜酒肴佳鼓角泛舟發棹歌

010_1111_c_19L瀛海風吹靑淵帆挐山月照白坡沙

010_1111_c_20L子瞻枕上玄裳戞孟德詩中烏鵲呀

010_1111_c_21L樂極生哀賓亦懶盃盤狼藉斗牛斜

010_1111_c_22L七底浦歸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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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蕭瑟海浪全禾北朝天並發船

010_1111_c_24L積水稽天鵬路大虛明近日曉光鮮

010_1111_c_25L浮盃點點歸何處孤帆遲遲到國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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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聞第一義       진리의 말씀 많이 듣고서
隨順自然成       수순하여 자연히 성취하였네
徧歷名山得       명산을 편력하며 터득하고
行叅善友明       좋은 벗 참방하여 밝혔네
足踏淤泥白       진흙을 밟아도 발은 하얗고
眼過翰墨靑       시문을 보면 눈이 푸르구나
一天南北異       하늘 아래 남북은 다르지만
盡是一門庭       모두 한 울타리 한 가족이라
저녁에 돌아오다(暮歸)
險路頻陞降       험한 길 자주 오르내리니
衰年却不閒       노년이 도리어 한가하지 않네
無心雲峀出       무심한 구름 산에서 피어나고
得意鳥巢還       뜻 얻은 새는 둥지로 돌아간다
植杖休林下       지팡이 놓고 숲 아래서 쉬고
荷衣步石間       연꽃 옷으로 돌 사이를 거닌다
周遊山野盡       산과 들을 두루 노닐고 나서
暮向舊林關       저녁에 숲의 옛집으로 향하노라
건제체建除軆13)
建德立名者       덕을 세워 이름을 떨친 이
言念世所稀       생각하면 세상에 드물구나
除却人間事       인간 세상의 일 다 물리치고
幽棲巖下扉       바위 아래 암자에 깃들었네
滿載文武火       세고 약한 불을 지피며
煎茶自慰饑       차를 달여 주린 속 달랜다
平日獨坐臥       평소에 홀로 앉고 누우니
何物觸幻機       무엇이 허망한 마음 건들랴
定公罷我夢       정 공은 나의 꿈을 깨우고
時來做話歸       가끔 얘기 나누고 돌아가네
執着紙墨上       종이와 먹물에만 집착하여
虛消日月輝       헛되이 세월을 보냈구나
破衲掩軆上       해진 납의로 몸뚱이 가리니
天風吹拂揮       하늘 바람이 불어 스치네
危途已自退       위험한 길 이미 물러앉으니
耳門絶是非       귀에는 시비의 소리 끊겼네
成敗不關心       성패도 마음 쓰지 않으니
利害何相違       이해조차 어찌 어기겠는가
收視在心內       보는 것 거두어 마음에 두니
根塵更無依       근진이 다시 기댈 곳 없도다
開眼世界廓       눈 뜨면 세계가 확연히 드러나
氣象正高巍       기상이 참으로 높고 높기만
閉門無餘事       문을 닫으니 다른 일은 없고
白雲任騰圍       백운만 시절 따라 자욱하네
팔음체八音軆14)
金性剛且柔       금의 성품 강하고 부드러우니
竊譬吾行身       적이 나의 처신에 견줄지라

010_1112_a_01L1) [4] 乃一聲驚宿鷺耽羅城外地行仙

010_1112_a_02L八古藪牧馬

010_1112_a_03L
元場三邑轉輪監山馬臨秋閱樴緘

010_1112_a_04L古藪縱行經雨雪芳堤水草夢巉巖

010_1112_a_05L冀北群空伯樂眼漢南充補金谷庵

010_1112_a_06L千年事上君臣分畜牧勤勞報政嚴後二
首逸

010_1112_a_07L頭輪十景前四首逸

010_1112_a_08L五雪裡紅葩

010_1112_a_09L
渾山柏樹四時靑雪裏紅葩映翠屛

010_1112_a_10L世說詩傳鶴頂句佛言經載曼陁名

010_1112_a_11L風輕落地丹羅布月白開心碧玉盈

010_1112_a_12L儘是香油貢大內威光遠透漢陽城

010_1112_a_13L六暮秋楓岳

010_1112_a_14L
造物傳神活畵開渾山秋色錦成堆

010_1112_a_15L烟光縹緲嚴霜墜楓葉繽紛紫雨來

010_1112_a_16L一壑靚莊奇世界千峯削立妙高臺

010_1112_a_17L虎頭何日精靈降布彩如斯曲折回

010_1112_a_18L七佛庵幽僻

010_1112_a_19L
尋眞覓佛更何求庵中靜坐萬思休

010_1112_a_20L雲飛片片浮空界月到悠悠入玉樓

010_1112_a_21L鳥宿池邊無影樹泉流石上不盈溝

010_1112_a_22L山之幽僻山之㝡內院全移此地留

010_1112_a_23L八上院眞境

010_1112_a_24L
境絕巖層萬疊屏花樓咻聒說經聲

010_1121_a_01L石中亦有玉       돌 가운데도 또한 옥이 있으니
聊望此精神       정신도 그와 같기를 바라노라
絲悲用爲戒       실을 슬퍼함15) 훈계로 삼고
岐哭奉如珍       기로의 통곡16) 보배로 받들지니
竹節迎刃解       대 마디가 칼날 맞아 풀어지듯
我願轉法輪       법륜을 굴리길 원하노라
匏繫如不食       걸린 박처럼 먹지 못하면17)
大人應見貧       대인도 응당 가난하게 되리
土有山野異       사는 곳 산과 들이 다르지만
親仁亦善隣       인자 친하고 이웃 사랑하기를
革鼓爭鳴久       가죽 북을 다투어 울리니
懸夢朝暮臻       현고의 꿈이 곧바로 이르리라18)
木火不相期       나무와 불은 함께하지 못하니
會須有成焚       만나면 모름지기 재가 되리라
영산홍映山紅
日暖小園靜       햇살 고요한 작은 뜰에
一叢爛熳開       한 무더기 활짝 피었구나
森羅失色去       온갖 화초도 빛을 잃고
萬像變形來       만물의 모습도 바뀌었네
人臥紅流岸       붉은 시내 언덕에 누우니
月明錦舖臺       달은 비단 누대에 밝구나
盛光盤空界       성대한 빛 허공에 서려서
蜂蝶不飛回       벌과 나비도 돌아가질 않누나
목단화牧丹花
牧丹三四本       목단화 서너 그루
小滿共爭開       소만에 다투어 피었네
白日向陽鐩       대낮엔 햇볕 흠뻑 받고
淸宵承露杯       맑은 밤엔 이슬에 젖는다
香風來觸鼻       향기로운 바람 코에 스미고
嫩態照紅腮       여린 자태 붉은 뺨 비치네
富貴當如此       부귀한 모습 이와 같으니
稱王豈不嵬       참으로 꽃 중의 왕이로다
옥매화玉梅花
雪着不勝重       눈의 무거움을 이기지 못해
風輕俯仰低       가벼운 바람에 낮게 숙였네
雲騰含露宿       구름 속 이슬 머금어 잠들고
玉碎爲霜棲       부서지는 옥빛 서리에 깃든다
落地吳鹽似       땅에 지니 오나라 소금19) 같고
飛空周蝶齊       허공 날리니 장주의 나비20)인 듯
月明星隱夜       달이 밝아 별이 숨은 밤에
踔立百花迷       백화 사이에 서서 헤매노라
저녁 새가 울다(夜鳥鳴)
淸宵倚案坐       맑은 저녁 책상에 기대앉으니
百鳥盡情吟       온갖 새들 다정히 지저귄다

010_1112_b_01L雲歸晴峀僧歸榻月在靑天水在缾

010_1112_b_02L大內降香遙祝壽小蓮建閣久瞻靈

010_1112_b_03L詩豪杖屨間多至收拾風烟掛壁停

010_1112_b_04L九挽日禪院

010_1112_b_05L
一寺雄盤十里東古阿練若白雲封

010_1112_b_06L開窓試玩稽天海執箒難除倒地峯

010_1112_b_07L各轉禪林常住境職攀政院暫過蹤

010_1112_b_08L周回城郭長時鎖任運騰騰做自工

010_1112_b_09L十北庵名區

010_1112_b_10L
凌虛彷彿玉淸樓境絕泉甘別一區

010_1112_b_11L巖面千年雕石佛滄波萬里點漁舟

010_1112_b_12L講聲高振雲間路名姓留傳洛下遊

010_1112_b_13L禹斧無痕雙塔立嵬嵬落落鎭庵頭

010_1112_b_14L贈曹仁祚

010_1112_b_15L
重來問學舊情深忠孝展文字字尋

010_1112_b_16L圓枕頻驚常罷夢彩望盤舞極歡心

010_1112_b_17L親仁乃至終身務積善當知歷劫欽

010_1112_b_18L盡是書生行履事歸家日用勿忘吟

010_1112_b_19L贈處鑑上人

010_1112_b_20L
夢外從緣共對顏猶疑出峀復知還

010_1112_b_21L玉粒▼(艹/卿)前超火宅金刀影裏落紺鬟

010_1112_b_22L鳳舞蛇橫驚世眼雷音獅吼動人寰

010_1112_b_23L我是稀齡君冠歲流年老小勢難攀

010_1112_b_24L奉別劉韋溪

010_1121_b_01L鼎小年豊兆       정소는 풍년 들 조짐이요
軍威世亂侵       군위는 세상 어지러움 닥칠 뜻
畫胡呈夜短       화호는 밤이 짧아짐 나타내고
牧犢戒㪅深       목독은 밤이 깊어 감을 알리네
非但今初夏       올해 초여름뿐만 아니라
隨時奏節音       시절 따라 노래를 불러 준다
【정소, 군위, 화호, 목독은 모두 새 이름이다.(鼎小軍威畵胡牧犢。 皆鳥名也。)】
만일암【병술년(1886, 고종 23)】(挽日庵【丙戌年】)
爲靜自心地       나의 마음 고요히 하고자
遲留挽日菴       만일암에 오래도록 머물렀네
布杉遮老骨       베옷으로 늙은 몸을 가리고
茶藥洗殘痰       차와 약초로 쇠잔한 병 씻는다
海鏡古今一       맑은 바다 예나 지금이나 같고
居隣南北三       이웃은 남과 북에 서너 집뿐
高朋來結夏       높은 벗 찾아와 여름 결제하니
活計最初甘       사는 일이 비로소 달콤하구나
다시 보운각에 들어와【무자년(1888, 고종 25) 봄】(再入寶運閣【戊子春】)
再入寶運閣       다시 보운각에 들어오니
騁過十九春       어느덧 19년 세월 흘렀네
光陰依舊在       시절은 예전 그대로인데
物色到今塵       물색은 이제 티끌 되었네
竹樹迎人喜       대숲은 손님 기쁘게 맞고
香燈見老嚬       향 등은 늙은이 보고 깜박인다
茶爐溫堗坐       차 화로 지피고 온돌에 앉으니
誰謂我家貧       누가 살림 가난하다 하는가
고운 체(題眞簁)
城高難入賊       성벽 높으니 도적 들기 어렵고
綱密未亡魚       그물 촘촘하여 고기 놓치지 않네
酒雨婚家足       신혼집엔 거른 술이 넉넉하고
粉霜祭閣餘       제각에 흰 서리가 가득하네
蟻王無限走       개미들은 한없이 오고 가고
鼷子蝕甘居       생쥐는 단것 갉으며 거처하네
掛壁風吹落       벽에 걸려 있다 바람에 떨어지면
轉輪似戰車       전차 바퀴처럼 굴러가누나
보길도의 서암【경인년(1890, 고종 27)】(甫吉島書巖【庚寅年】)
舟過書岩下       배를 타고 서암 아래 지나니
江流兩岸中       강물은 양안 사이로 흐른다
一言罪不大       한마디의 말 크지 않은 죄로
三黜道無窮       세 번 쫓겨나도21) 도는 무궁하다
石刻今朝事       돌에 오늘날의 일을 새기고
詩吹古國風       시는 옛 국풍22)을 노래하였네
人皆具耳目       사람들 모두 이목 갖추었으니
聞見宋文忠       송나라 문충공23)을 보고 들으리

010_1112_c_01L
一寺過冬復到春熏陶威德自然親

010_1112_c_02L百日營齋攄素志三時致敬盡精神

010_1112_c_03L若不圓成無漏福誰知感應有情身

010_1112_c_04L乍出天台山下路宜爲聖世分憂臣

010_1112_c_05L
祝到鶯花三月春十家釋氏一家親

010_1112_c_06L小誠無實猶無悔大惠不期自不神

010_1112_c_07L洗盡貧寒病廢骨歸成富貴淸平身

010_1112_c_08L烟霞追逐淡淡誼頻夢梵宮說法臣

010_1112_c_09L
右韋溪

010_1112_c_10L贈在允上人

010_1112_c_11L
辭親入道絕鄕關跋草瞻風往復還

010_1112_c_12L臨壇受具溪樓靜負笈從師上院閑

010_1112_c_13L故依爭似針投芥奮發眞同力拔山

010_1112_c_14L古今萬事無心外一杖逍遙水石間

010_1112_c_15L別應河

010_1112_c_16L
一會猶難況再然遠隔山川納履先

010_1112_c_17L展鉢明朝筵幅缺分茶今夕目光圓

010_1112_c_18L纔竪龍杖千峯霽長望羊岐萬壑烟

010_1112_c_19L好去昇堂伸禮罷南方佛法盡心傳

010_1112_c_20L題梵海堂

010_1112_c_21L
造物修成梵海堂中虛外飾但容長

010_1112_c_22L風雖猛利難搖動賊或窺覘未測量

010_1112_c_23L强答疑文還積懼歡迎生客復休粮

010_1112_c_24L「款」疑「欸」{編}

010_1121_c_01L
칠언절구七言絶句
『사기』를 읽고(讀史紀)
窓前讀誦日光催     창 앞에서 독서하니 해도 어느덧 지고
燈下溫尋夢境回     등불 아래 글 뜻 헤아리니 꿈에서 돌아온 듯
漢宋皆亡朋黨事     한나라와 당나라 모두 붕당으로 망했으니
時君自鑑所從來     시대의 임금은 그 유래를 거울삼아야 할 터
수로왕릉을 지나며【갑진년(1844, 헌종 10) 여름】(過首露王陵【甲辰夏】)
駕洛古都在海頭     가락의 옛 도읍 바닷가에 자리하여
卞韓係立幾春秋     변한의 계통을 이은 지 몇 해인가
當年壯麗歸何處     당년의 웅장하고 화려함 어데 가고
惟有平林土一丘     다만 숲과 흙 언덕만 남아 있네
통도사 자장굴의 금개구리24)(通度寺慈藏窟金蛙)
千年古跡金蛙子     금개구리 천년의 옛 자취
百尺懸崖石孔居     높은 벼랑 돌구멍에 거주했네
出入無時眞恠物     출입에 때 없어 참으로 괴물이니
慈藏法力死堪餘     자장 법사는 가셨으나 법력은 남았다네
칠석七夕
夜靜㪅深枕席開     고요하고 깊은 밤 침석에서 일어나니
金風一陣半庭來     가을바람 한 줄기 뜰에 불어온다
促織鳴驚嬾婦夢     귀뚜라미 소리가 여인의 꿈 깨우는데
牽牛星向鵲橋回     견우성은 오작교 향하여 가는구나
어부漁父
踈雨霽天一葉舟     가랑비 걷히자 일엽편주 둥실 띄워
菱波烟月直垂鉤     안개 어린 달빛 물결 낚시를 드리우네
魚兒不食江風起     고기는 물지 않고 강바람만 일어나
欸乃一聲到岸休     뱃노래 부르며 언덕에 닿아 쉬네
【애내는 뱃노래이다. 음은 애내이다.(欸乃棹歌。 音。)】
두륜봉頭輪峰
特有海南萬仞山     해남에 만 길 산 우뚝 솟아
星羅遠岳爭來環     먼 산들 별처럼 둘러 안았네
孤高直透靑空立     고고히 푸른 허공에 바로 서서
方丈蓬萊伯仲間     방장산 봉래산과 백중을 이룬다
바람을 쓰다(題風)
漢軍掩面赴濉水     한나라 군대는 얼굴 가리고 수수에 빠지고25)
唐賊投兵潰鄴城     당나라 도적은 무기 버리고 업성을 달아났네26)
怨雲長亘新安邑     원한의 구름은 항상 신안읍27)에 뻗쳐 있으니
起自沛豐漢月明     패풍28)에서 일어나 한나라의 태평 이루었네
우물의 물고기(井魚)

010_1113_a_01L捲簾獨坐蜂窓下萬壽香燃祝漢陽

010_1113_a_02L廉客張裨將金學官共和

010_1113_a_03L
駐馬南方地盡頭夷然半日做淸遊

010_1113_a_04L千峯春氣開懷潤百道泉聲洗耳流

010_1113_a_05L蕭寺新緣閒展鉢詩家舊格苦吟樓

010_1113_a_06L應多盛慮無間暇藕孔山川萬事休

010_1113_a_07L法翰上人

010_1113_a_08L
身捿講舍學能仁爲報爺孃莫大恩

010_1113_a_09L第一燃香朝暮祝殷勤入室死生詢

010_1113_a_10L行叅靑眼宗師席歸依華顚養育尊

010_1113_a_11L何必多聞名望得肯從兼濟法王臣

010_1113_a_12L讚儀上人

010_1113_a_13L
聞聲欲見已多年今始來儀有宿緣

010_1113_a_14L挽日高朋長在目赤蓮益友暫留筵

010_1113_a_15L盖頭昇座先師榻擧手按摩後學巓

010_1113_a_16L九曲洞中秋夜月曹溪山頂自高懸

010_1113_a_17L說法華經

010_1113_a_18L
妙法蓮華說八年會三歸一度人天

010_1113_a_19L比斤退席皆增慢龍女獻珠是宿緣

010_1113_a_20L授記聲聞能事畢囑累菩薩永流通

010_1113_a_21L安居寒際間開演半月餘風到此全

010_1113_a_22L讀維摩經

010_1113_a_23L
毘耶城裡一高廬問疾行來三萬餘

010_1113_a_24L積佛香供禪悅味燈王寶座法空虛

010_1122_a_01L
錦作梭兮織水遊     비단빛 북이 되어 이리저리 유영하고
又爲玉尺自沈浮     다시 옥빛 자가 되어 저절로 부침한다
已知太昊結綱罟     이미 태호씨29)가 그물 엮음 알았으니
豈怯太公垂直鉤     태공30)의 곧은 낚싯바늘이 두려우랴
김여종을 조롱하다【해남에 거주한다.】(嘲金汝鍾【居海南】)
徧歷江山到佛天     강산을 편력하다 부처님 세계 이르러
閒看水石步雲邊     한가히 수석 보며 구름 가 산보하네
偏慕富春遁世事     참으로 부춘에 은둔한 일31) 사모하여
共隣猿鶴枕山眠     잔나비와 학 이웃 삼아 산에서 잠든다
태평화【기유년(1849, 헌종 15)】(太平花【己酉年】)
未開黃鴨啄江蓮     노란 꽃봉오리 붉은 연꽃 쪼니
風靜淸香滿洞天     바람 자고 맑은 향기 골에 가득
現代聖君明日月     이제 성군께서 일월처럼 밝으시니
太平消息動山川     태평 소식이 산천을 진동하누나
봉선화鳳仙花
庭心已種數三叢     뜰에 몇 떨기 심어 놓았더니
暖日嫩開白與紅     따스한 날 희고 붉은 꽃 피었네
鳳凰步處冠冠似     봉황이 걸을 때 벼슬과 유사하고
蝴蝶連枝翊翊同     가지에 붙은 호접 날개와 같구나
금낭화錦囊花
葉與牧丹兄弟是     잎은 목단과 형제 사이요
花同鳳首自他非     꽃은 봉황 머리와 비슷해
錦囊滿掛靑龍架     금낭화 푸른 시렁 만개하니
蜂蝶日中爲市歸     대낮에도 나비들이 붐비네
청허집【신해년(1851, 철종 2)】(淸虛集【辛亥年】)
鳳城路覺午雞音     봉성의 길 정오의 닭 소리에 깨쳐
龍榻敢呈墨竹吟     임금의 책상에 묵죽시 바쳤네32)
用盡江山無限景     강산의 한없는 풍경을 다 쓰셨으니
難將淺見辨高深     천견으로 높고 깊음 헤아리기 어렵네
간신론諫臣論
諫議待時禁自口     간의대부 때를 기다리며 입을 닫으니
文公勵世彰人咎     문공이 세상 격려하려 남의 허물 드러냈네
吾知唐代諫臣論     알괘라 당나라의 간신론33)
遠責古今尸位友     고금의 무위도식하는 자 책망코자
『가어』에서 실궁 이야기34)를 보고(見家語失弓)
楚王但謂楚人弓     초왕은 다만 초인의 활이라 말했건만
魯聖命云天下弓     공자는 천하 사람의 활이라 불렀네
蒙恬久執山東武     몽염35)은 산동의 무력을 오래 잡았건만
忍見焚書不用弓     차마 분서36)를 보고도 활을 쓰지 않았네
집닭【임자년(1852, 철종 3)】(家鷄【壬子年】)

010_1113_b_01L維摩默對文殊悟天女神通舍利沮

010_1113_b_02L證校諸師叅席在堪嗟豈不察譌書

010_1113_b_03L訪北庵

010_1113_b_04L
草綠林深日影斜橫安略彴險危多

010_1113_b_05L巖頭鳥語親如舊溪下花飛薄似紗

010_1113_b_06L獨訪孤居歡喜在潛思衆院苦勞加

010_1113_b_07L堪嗟年邁人情重掩汗尋來共喫茶

010_1113_b_08L贈天祐

010_1113_b_09L
早覺淸虛解脫塵威儀法相煥然新

010_1113_b_10L摩山秀氣鐘仁者化祖流風印上人

010_1113_b_11L有福包才修廣劫多聞勤學在靑春

010_1113_b_12L安閒作主難成事第一初心猛鍊神

010_1113_b_13L次謹煥軸韻

010_1113_b_14L
圓頂方袍佛賜名四恩義重一身輕

010_1113_b_15L開襟胸納鴻濛氣轉卷心通曈曨明

010_1113_b_16L誓履南宗臨濟跡期揚北岳懶翁聲

010_1113_b_17L周遊匠席叅商罷歸臥古丘所願成

010_1113_b_18L次謹浩軸韻

010_1113_b_19L
歸宿先知發軔初當機不讓講堂居

010_1113_b_20L聞法將營三乘法讀書欲盡五車書

010_1113_b_21L喫飯休言分好惡交人莫作見親疎

010_1113_b_22L我自勤工登寶座阿誰緣木可求魚

010_1113_b_23L次尹海皐韻

010_1113_b_24L
出入儒鄕七十春修身奉國守天眞

010_1122_b_01L
天烏啼罷日輪光     천오37)의 울음 그치고 태양이 밝은데
秋月何山怨楚鄕     가을 달 어느 산에서 초향을 원망하나38)
關法至嚴鳴客出     관문의 법이 엄해 닭 소리에 길손을 보내니
孟甞伴此闢門行     맹상군39)이 이를 짝하여 관문 열고 떠났네
산 꿩(山雉)
畏鷹出沒碧山陰     매가 두려워 푸른 산그늘 출몰하니
五色羽化似翰音     오색의 깃털은 닭과 비슷하구나
偶然鼎上一聲雊     우연히 솥 위에서 한 번 길게 울어40)
能令武丁發道心     무정41)의 도심을 일으켜 주었네
주장자拄杖子
䓁閒掛壁如無用     한가히 벽에 걸려 쓸모없는 듯
又況埋塵歲月深     게다가 먼지에 덮여 세월은 깊었다
若得開堂普說日     개당하여 보설42)하는 날 되면
縱橫偏正復昇沈     편정43)을 종횡으로 구사하리라
동리사 필연 상인을 이별하며【기유년(1849, 헌종 15) 봄】(別桐裏寺弼演上人【己酉春】)
邂逅相逢桐裏春     동리사의 봄날에 우연히 만나
一杯還作路中人     한 잔 술 마시고 다시 나그네 되었네
動靜皆生分別意     동정 간에 모두 분별의 뜻 일어나니
莫將世事起心塵     세상일로 마음에 티끌 일으키지 말라
만일암 잡영【4수】(挽日庵雜咏【四首】)
[1]
和尙應元移我志     응원 화상이 나의 뜻 움직여
今年四月守空庵     금년 4월부터 빈 암자 지켰네
以心形役奚惆悵     마음이 몸에 부려진들 무어 슬프랴44)
與世推移任苦甘     달고 씀은 세상의 추이에 맡기나니

[2]
書記手携和尙酒     서기가 화상의 술을 지니고 와서
臨軒酬酢半壼傾     창 앞에 수작하며 반 단지 들이켜네
曾知沈醉非人理     흠뻑 취함 사람의 도리가 아니지만
以待吾徒謝舊情     나의 벗 옛정에 보답하기 위함일세

[3]
一春失守瓦成泐     봄 한철 지키지 못해 기와가 헐어
幾化鴛鴦自欲飛     몇 번이나 원앙 되어 날아갈 듯
改繕回看空費力     수선하고 돌아보니 힘만 낭비할 뿐
昆吾善巧向何歸     곤오의 좋은 솜씨는 어디로 갔나
【곤오씨가 처음 기와를 만들었다.(昆吾氏始造瓦)】
[4]
食不兼珎衣不重     먹는 것도 진미 없고 옷도 한 벌뿐
囊無合米竈無烟     쌀 주머니 텅 비어 부엌엔 연기 없네
圖生五月糶新糓     삶을 도모하려 5월에 새 곡식 파니45)
百口依持難上天     절 식구 살림 꾸리기 참으로 어렵구나
김내열에게 화답하다【6수】(和金乃烈【六首】)
[1]
詩仙訪到古禪家     시선이 옛 선객의 집을 방문하니
序屬庚炎恨老花     시절은 복더위라 시든 꽃 한스럽네
論難漢書看日側     한서46)를 논란하다 해도 기울어
共談皓月更分茶     밝은 달빛에 담소하며 차를 나눈다


010_1113_c_01L家門純美天垂慶氣宇淸虛岳降神

010_1113_c_02L物外托情逢必樂塲中減壽恨應新

010_1113_c_03L高軒不入瓊琚贈開玩凌天更詑人(一)

010_1113_c_04L百年笻不出長春高榻深山自養眞

010_1113_c_05L覺海圓通悟道述水天明月霽精神

010_1113_c_06L九宵秋色鴈邊逈一朶紅蓮火裡新

010_1113_c_07L杖虎鉢龍曾未信今看此老即其人(二)

010_1113_c_08L次崔石痴韻

010_1113_c_09L
路隔京鄕對榻新浮家泛宅冒風塵

010_1113_c_10L向洛心深離旌義看山意重入長春

010_1113_c_11L千里行裝如夢覺浹旬旅舍作僧隣

010_1113_c_12L本是鷄林同一出誰知皮裡葆天眞

010_1113_c_13L
愁緖無端對雨新垂垂白髮老風塵

010_1113_c_14L山門客趂空花節村肆罇傾竹葉春

010_1113_c_15L歲熟稻粱渾入圃洞深僧俗自爲隣

010_1113_c_16L蓮花寶榻觀音佛默坐儼然頓悟眞

010_1113_c_17L
右石痴

010_1113_c_18L和水相李公容觀韻

010_1113_c_19L
營車邑馬入斜陽九月楓林九曲長

010_1113_c_20L日暮客尋三寶處燃明僧語二層堂

010_1113_c_21L超遊物外仙緣重醉臥樓頭鶴髮蒼

010_1113_c_22L皷角聲中忘夜久更深片月掛東方

010_1113_c_23L
菊花楓葉過重陽交映山光秋日長

010_1113_c_24L御墨恩隆大芚寺禪宗義重表忠堂

010_1113_c_25L長春洞口霜林赤九曲橋頭柏樹蒼

010_1122_c_01L[2]
身穿葛布臥空山     칡베 걸치고 빈산에 누우니
猿鶴松風歲月閒     원숭이와 학 솔바람에 세월이 한가하다
鳥引新雛三度哺     새는 새끼 이끌어 먹이 먹이고
雲興古道一條還     구름은 일어 옛길로 돌아온다

[3]
難成午睡感詩情     시정 느끼니 낮잠 이루기 어려워
獨樂蜩螗㵎底鳴     홀로 시냇가 매미 소리 즐긴다
出望戶庭深寂寞     뜰을 바라보니 참으로 적막한데
天雲雨意鎖巖屛     비 머금은 구름은 바위 병풍 감싼다

[4]
終日無人長閉門     종일 인적 없어 항상 문을 닫노니
階花笑笑欲相言     계단의 꽃은 웃으며 말하는 듯
山陰地僻淸凉又     산 북쪽 궁벽져 더욱 청량한데
一杖逍遙巡菜園     지팡이로 소요하며 채소밭 살핀다

[5]
離亭回首長相思     이별의 정자 돌아보며 늘 그리나니
海上暮雲膓斷時     바닷가 저녁 구름에 애가 끊는구나
萬木秋聲窓外動     온 숲의 가을바람 창밖에 부는데
跫音忽感掩扉遲     발자국 소리에 사립문 더디 닫는다

[6]
槐木不知幾甲生     느티나무는 몇 해나 되었는가
雄盤一壑拂天長     골짜기에 서려 하늘에 닿을 듯
想應鴈塔三韓物     안탑이 삼국시대에 세워졌으니
閱盡一千五百霜     아마도 천오백 년은 지났으리라
추분秋分
前之夏至日漸短     하지 후엔 해가 점차 짧아지고
後之冬至日漸長     동지 후엔 해가 점점 길어져
平均晝夜秋分節     주야가 고루 나뉜 추분절에
坎离卯酉正四方     감리묘유47)가 사방을 바로잡는다
김운옹 선생께 화답하다【해남에 거주한다. 계묘년(1843, 헌종 9) 가을】(和金雲翁先生【居海南。 癸卯秋。】)
名聞八域儒林老     명성이 천하에 쟁쟁한 유림의 원로
一杖逍遙半世閒     지팡이 하나로 반평생 소요하였네
滿瓶秋酒三㪅醉     병 가득한 가을 술 삼경에 취하여
就臥同床頹玉山     함께 침상에서 옥산처럼 쓰러지네48)
원운(附原韻)
後覺覺於先覺覺     후각이 선각의 깨달음 깨쳐
一身閒似鶴閒閒     신세는 학처럼 한가하구나
閒談談罷夜同寐     한담 마치고 함께 침상 누우니
月在靑天雲在山     달은 청천에 구름은 산에 있네
눈길을 가다(雪中行)
天雨白花頭上積     하늘에 흰 꽃 내려 머리에 쌓이니
非時蝴蝶欲探香     때아닌 나비가 향기를 찾누나
衣裳變作銀金甲     의상은 은빛 갑옷으로 변하여
不對軍兵股戰行     적을 대하지 않아도 떨며 걷는다
남미륵암 잡영【3수, 정사년(1857, 철종 8)】(南彌勒雜詠【三首。 丁巳。】)
[1]
再入空庵四月天     4월의 하늘 다시 빈 암자 들어와
開門綠草滿檻前     문을 여니 난간 앞에 푸른 풀 가득

010_1114_a_01L寧可無詩有難盡下車行遍殿三方

010_1114_a_02L
右水相

010_1114_a_03L
行尋蘭若踏斜陽一逕如絲十里長

010_1114_a_04L基奠千年開法宇水流九曲抱禪堂

010_1114_a_05L霜染茂林全壑錦烟凝寒樹暮山蒼

010_1114_a_06L此世欲修來世路專心懺悔是良方

010_1114_a_07L
右可山

010_1114_a_08L唱和水相圭泰南庵拈韻

010_1114_a_09L
楓林脫落萬松靑水相來臨活畵屏

010_1114_a_10L深寂齋僧鳴磬榻赤蓮題軸咏詩亭

010_1114_a_11L雲飛巖壑天將雨酒引淸軒性欲醒

010_1114_a_12L九月烟光蕭瑟盡頭輪山色了無形(一)

010_1114_a_13L念佛三師極老年低聲細細到窻邊

010_1114_a_14L燈明茶罷勤懷玉秋晩夜深豈聽鵑

010_1114_a_15L漢將謀圖安定漢燕人心在向歸燕

010_1114_a_16L携笻披暗尋巢處來不來之一夢傳(二)

010_1114_a_17L
楓葉蕭蕭栢滿靑崚𡾓石确四圍屏

010_1114_a_18L秋天欲雨風臨殿午飯催僧日正亭

010_1114_a_19L芚寺避喧因訪寂蓮庵留醉更謀醒

010_1114_a_20L豈徒節度渾忘已到此園頭不覺形

010_1114_a_21L
右水相

010_1114_a_22L
長春洞色貫秋靑山自成村石自屏

010_1114_a_23L午鐘才訖僧收鉢朝茗初香客下亭

010_1114_a_24L流水如斯恒不盡酣楓相映未全醒

010_1114_a_25L幸隨節度風流地敢賦逍遙却忘形

010_1123_a_01L相看大笑揮麈坐     서로 크게 웃고 주미49) 흔들며 앉으니
數箇山禽迎客先     몇 마리 산새가 손님을 먼저 맞는다

[2]
巖屛彌勒幾千年     바위의 미륵 몇 천 년 세월인가
屹立齊天梵相圓     하늘에 우뚝 서서 모습이 원만하네
閱盡雲間多歲月     구름 사이 수많은 세월을 겪어서
風磨雨打又苔錢     풍우에 깎이고 이끼에 아롱졌네

[3]
秋夜三更月色明     가을밤 삼경에 달빛이 밝으니
大千世界一般明     대천세계가 이처럼 환하구나
安得胷襟無罣碍     어찌하면 흉금에 막힘이 없어
吾家經典悉能明     우리의 마음까지 모두 밝힐까
강동의 사정(江東沙亭)
行盡江村到渡頭     강촌을 지나 나루터에 이르니
風翻白浪岸無舟     바람에 흰 물결 언덕엔 배도 없네
沙亭三宿歸期杳     사정에서 사흘 묵어 돌아갈 날 아득한데
一帶烟波惹客愁     한 줄기 연파가 나그네 시름 돋운다
꽃 언덕의 잡영【6수】(花塢雜咏【六首】)
[1]
牧丹花向靑春發     푸른 봄날에 목단화 피어나
紅錦帳中綠葉紋     붉은 비단 장막에 푸른 잎 무늬
富貴得名濂溪老     부귀의 명성 염계50)에게 얻었으니
可知世上是花君     세상의 꽃 중에 군왕임을 알겠네

[2]
葵花灼灼夏初開     해바라기 환하게 초여름에 피어나서
一落一開老少催     한 잎 두 잎 피고 지며 노소를 재촉하네
朝日竿頭含口笑     아침 해 높이 뜨면 웃음을 머금더니
夕陽庭際俛首哀     석양빛 뜰에선 고개 숙여 슬퍼하네

[3]
一畝芎藭澆水養     궁궁 한 이랑을 물 뿌려 기르니
軟芽風動正芬芳     바람결에 여린 싹 참으로 향기롭네
曾爲屈子衣裳後     일찍이 굴원의 의상이 된 후로51)
天下咸知萬古祥     천하가 만고의 길상임을 알았노라

[4]
太平花發夏山庭     여름 산속의 뜰에 태평화 피어나서
昨似鴨頭今似瓶     어제는 오리 머리 오늘은 물병인 듯
阮嘯長吹聲不起     완적52)의 휘파람에도 일어나지 않으니
淸香直觸見無形     맑은 향기 젖지만 보아도 모습 없네

[5]
菊花晩節傲霜雪     늦가을 국화는 서리와 눈을 경시하니
泛酒淸香寒骨徹     술에 띄워 맑은 향이 차갑게 스민다
葉落秋山新月出     잎 지는 가을 산에 초승달 떠오르면
籬邊可待陶靖節     울타리 곁에서 도연명을 기다린다

[6]
佛頭花白佛頭如     하얀 불두화는 부처님 머리 비슷해
三界諸天護碧虛     삼계의 제천이 허공에서 보호하네
月朗乾坤森雪岳     천지에 달빛 밝고 설악이 삼엄한데
風吹艸木動雲車     바람이 초목에 불어 운거53)가 움직이네
박우곡에게 화답하다【임술년(1862, 철종 13)】(和朴愚谷【壬戌年】)
詞林杖屨訪山堤     문단 원로의 발걸음 산사를 찾으니
秋雨支離路亦泥     가을비 오래 내려 길 또한 질척하다
一宿淸談猶未了     하룻밤의 맑은 얘기 마치기도 전에
更成三笑夢魂迷     삼소의 이별 이루니 꿈만 아득하네

010_1114_b_01L
右竹農 [7]

010_1114_b_02L
適來正値雨晴時宿鳥相呼南北離

010_1114_b_03L九曲爭流歸海止千峯竸秀接天期

010_1114_b_04L山中做語儒風敎節下爲民政化垂

010_1114_b_05L一軸安名相送罷吳州見月幸想思(三)

010_1114_b_06L日吉辰良反哺烏飛來飛去繞三隅

010_1114_b_07L趙州三問拈茶話百丈重興脫野狐

010_1114_b_08L鐵鉞霜風吹玉樹精神皓月曜氷壼

010_1114_b_09L庵中自有治營客夢裡忠情走漢都(四)

010_1114_b_10L巖路傾危款款行登臨物色盡含情

010_1114_b_11L一堂坐佛香烟碧萬里收雲水鏡明

010_1114_b_12L衲子侍笻言異跡山靈奉職送秋聲

010_1114_b_13L停車駐節思何事今日逍遙願適成(五)

010_1114_b_14L奉和水相韻

010_1114_b_15L
八旬法眼尙全靑白首叨陪詩酒屛

010_1114_b_16L符印尙留宗通院心神長在伏波亭

010_1114_b_17L瓊琚閏色沈還發蔬筍枯膓醉忽醒

010_1114_b_18L盡力拈題詞意拙書呈政案愧皺形

010_1114_b_19L次題雲潭長老潭韻

010_1114_b_20L
耽羅耆老送雲潭筆鐵詩珠降鹿潭

010_1114_b_21L千里魚書傳梵海兩南龍鉢繼蓮潭

010_1114_b_22L行叅柏樹停湖月坐設閼伽召石潭

010_1114_b_23L爲祝山堂香火掌精進不覺夜潭潭

010_1114_b_24L贈洪波上人

010_1123_b_01L
홍해의 객점에서 묵다【무진년(1868, 고종 5)】(宿洪海店【戊辰年】)
逆風冒雨來洪海     비바람 무릅쓰며 홍해에 도착하니
路斷行人日欲西     길에 행인 끊기고 해도 서쪽에
說盡客愁因以宿     나그네 시름 이야기하며 묵으니
邯鄲枕上夢雙溪     한단의 베개54)에서 쌍계사 꿈꾼다
상주의 침산 이 처사에게 주다(贈尙州枕山李處士)
尺布行裝何所有     자그만 행장에 무엇이 들어 있나
金剛一卷自家珍     『금강경』 한 권만이 자신의 보배라
龐公事業君曾得     방 거사의 사업을 일찍 얻었으니
應是維摩小化身     아마도 유마의 작은 화신이리라
제주에 들어가다【계유년(1873, 고종 10)】(入濟州)
【癸酉年】 已聞濟域壯樓臺     일찍 제주의 누대 웅장하다 들었는데
雪滿雙鬢今始來     이제 귀밑머리 다 세어 비로소 왔노라
城郭依然高氏國     성곽은 의연히 옛 고씨의 나라인데
臨風一望漢雲開     바람결에 바라보니 한라산 구름 걷히네
애월진의 명천에서 목욕하다(浴涯月鎭明泉)
涯月鎭前石築團     애월진 앞의 둥근 돌 축대
湧泉苦熱觸身寒     샘이 솟아 고열을 차게 씻는다
洗盡江村塵垢了     강촌의 티끌을 다 씻고서
振衣更着換新顏     옷 털어 입으니 면목이 새롭다
대정 산방굴사(大靜山房窟寺)
山房窟裡鞠躬立     산방굴 속에 예를 올리고 서니
水落盈槽古寺痕     구유에 가득한 물 옛 절의 자취라
莫道蓮壇無佛像     연단에 불상 없다고 이르지 말라
眞身圓滿亘長春     진신은 원만해 장춘동까지 뻗었으니
금강산 마하연【갑술년(1874, 고종 11)】(金剛山摩訶衍【甲戌年】)
行過丈雪夕陽還     눈길을 헤치고 석양에 돌아오니
大乘高庵鎭此山     높은 대승암 이 산에 우뚝하다
法起眞身親見了     법기의 진신을 친견하고 나서
更叅知識一宵間     다시 하룻밤 선지식 참례하였네
경기도 덕사의 용암 화상(京畿德寺庸庵和尙)
水落山中興國寺     수락산 속의 흥국사로
爲叅庸老自南來     용암을 참배하려 남에서 왔다네
慈悲滿室熏餘地     자비의 향기 장실에 가득하여
千里行人兩眼開     천 리 길 나그네 두 눈이 뜨이네
백련사 만경루(白蓮社萬景樓)
三十年前入此樓     30년 전 이 누각에 들어와서
主賓同會鼓歌遊     주인과 손이 함께 노래하며 놀았지
如今物色非如古     이제는 물색이 옛날과 달라서
萬景無顏萬德愁     쇠락한 만경루 많은 스님 시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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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道重興自可知何人生此寧馨兒

010_1114_c_02L金風掃地仙朋至寶雨充天寂洞泥

010_1114_c_03L長夜坐燈還覺爽小時對客復愁遲

010_1114_c_04L黑龍解夏初相遇歸去昇州見月思

010_1114_c_05L次崔石痴

010_1114_c_06L
偏小道場偏小墟搆庵雖小世無如

010_1114_c_07L簾踈海月光窺枕簷短山雲影襲裾

010_1114_c_08L難耐晨寒仍誦佛未堪朝晩又看書

010_1114_c_09L世人莫道貧寒事此是神仙處士居

010_1114_c_10L贈錫幸上人

010_1114_c_11L
都呑故紙向窓前無事閒人是少年

010_1114_c_12L竹杖周遊天下雪芒鞋投宿灶生烟

010_1114_c_13L圓應會上潭龍聽深寂庵中石虎眠

010_1114_c_14L今我機緣齊聖壽幸觀物外獨超然

010_1114_c_15L唱和閔公

010_1114_c_16L
高賓濟濟聚仙樓九曲浪風汗漫遊

010_1114_c_17L草綠楊花鶯語滑雲收雨霽石川流

010_1114_c_18L西山忠義傳芚寺南土封疆近麥秋

010_1114_c_19L將軍對坐逍遙境塵中思慮一時休

010_1114_c_20L遺敬元

010_1114_c_21L
月岳崔嵬受氣良神機脫酒早遊方

010_1114_c_22L山含玉璞因工寶水處眞龍奉帝王

010_1114_c_23L智慧初從文學大聲名復順孝仁長

010_1114_c_24L吾傳戒律兼詩律緩急德中然後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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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백파 선생과 함께 북대에 오르다【을해년(1875, 고종 12)】(共申白坡先生登北臺【乙亥年】)
巖路欹斜欵欵行     비탈진 바윗길을 천천히 거닐며
登臨俯仰萬峰晴     올라서 바라보니 만산이 맑구나
松風爭奏無絃曲     솔바람은 다투어 무현곡55) 연주해
遙引仙軺向赤城     신선 수레 멀리 적성56)으로 인도하네
금도에서 묵다【경진년(1880, 고종 17)】(宿金島【庚辰年】)
天作水城路不通     하늘이 물의 성벽 지어 길이 통하지 않아
孤村漁火照窓紅     외딴 마을 고깃배 불만 창에 붉게 비친다
誦聲淸落三更枕     글 읽는 소리 삼경의 침상에 맑게 들리니
認是丁公舊遺風     이는 정 공57)의 옛 유풍임을 알겠구나
처서날 가뭄 끝에 비가 오다【신사년(1881, 고종 18)】(處暑旱雨【辛巳年】)
處暑生凉喜雨斜     처서의 서늘한 기운에 비가 반가워
聞蟬獨坐落階花     홀로 매미 듣노라니 계단에 꽃이 진다
廬山美跡誰能續     여산의 아름다운 자취58) 뉘라 이을런가
不見來遊古佛家     옛 부처님의 집 찾아오는 사람 없구나
김용에게 보이다(示金龍)
海山梅雨故人來     해산의 매우59)에 벗이 찾아와
遺我尺書午眠開     편지를 전하니 낮잠이 깨는구나
百鳥含花窺戶語     새들은 꽃잎 물고 문 앞에 지저귀는데
石麟底事聚雲臺     돌 기린60)은 어인 일로 운대에 모였나
초의 장로가 그린 ≺십팔나한도≻에 쓰다【갑신년(1884, 고종 21)】(題草衣長老畵十八羅漢圖【甲申年】)
聲聞證得阿羅漢     성문이 아라한과를 증득하시니
住世應供大福田     세상 머무는 응공은 큰 복전일세
坡翁作頌夷華重     파옹61)이 지은 게송 천하에 무겁고
草衣寫眞歲月傳     초의의 그림은 오랜 세월 전해지리
『사십이장경』과 『유교경』 2경의 합부에 쓰다(題章敎二經合部)
四十二章說最初     『사십이장경』은 최초에 설하신 것
臨終遺敎戒前車     임종 땐 『유교경』으로 앞 수레 경계했네
中間所轉無文字     중간엔 문자 없이 법륜을 굴리시니
畢竟發明歸一如     필경 일진여로 귀결하는 도리 밝히신 것
「사십이장경 과평」에 쓰다(題四十二經科評)
佛言二字每章存     불언이란 두 글자 매 장마다 있으니
一闕所然我自論     하나 빠진 이유를 내가 스스로 논하였네
序氏註家皆不說     서문과 주를 쓴 이도 말하지 않았고
刊場筆落未詳溫     편찬한 곳도 빠뜨려 자세하지 못했다
「유교경 과평」에 쓰다(題遺敎經科評)
序正流通大節明     서분 정종분 유통분의 큰 마디 밝혔으니
許多汝等比丘聲     ‘너희 비구들이여’ 수없이 하신 말씀
鳳山註釋端如柝     봉산의 주석이 대를 쪼갠 듯 바르니
務使吾人易解評     우리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과평하셨네

010_1115_a_01L遺仁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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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佛出家是芥緣多生種德講眞詮

010_1115_a_03L銖衣拂拭雲中鶴藜杖鏗鏘地上仙

010_1115_a_04L一口能呑西海水三終 [8] 盡閱北藏篇

010_1115_a_05L心期寶殿棟樑特受授空門法印傳

010_1115_a_06L送仁正驅烏沙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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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千里特來尋年淺驅烏慕道深

010_1115_a_08L梵海歸舟空載月隱山入客滿藏林

010_1115_a_09L雲峯淸徹乾坤眼藥水洒沾世界襟

010_1115_a_10L去謁恩堂消息罷圓成事業振潮音

010_1115_a_11L與順和行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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叅禪念佛種因緣十二時中作福田

010_1115_a_13L遙訪金剛明哲跡近親智異老錐筵

010_1115_a_14L昨非今是隱山晩懺舊悔新願覺先

010_1115_a_15L竊顧人間迷路事深思高擧莫怨天

010_1115_a_16L次金晩翠贈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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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學精神雨霽峯千山萬水盡朝宗

010_1115_a_18L文傳海外多狂簡道至湖南得睟容

010_1115_a_19L寄序雲潭時一閱棲身茅屋酒三鍾

010_1115_a_20L隣居難步空頭擧必與同心坐撫松

010_1115_a_21L謹次朴蘆河贈韻

010_1115_a_22L
雖處世間非世間呑霞服氣却輪還

010_1115_a_23L鄕中積學忘寒暑物外托情樂水山

010_1115_a_24L李老詩筒三界鎭奇翁道樹一生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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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책문 과평」에 쓰다(題警策文科評)
俯視群生過患多     중생을 굽어살피니 잘못과 환난 많아
流垂戒訓切磋磨     훈계를 드리워 절차탁마하게 하셨네
人皆汨沒文章句     사람들은 문장의 구절에만 골몰하니
不覺心非自判科     그릇됨 깨닫지 못하고 과판62)하였네
『삼경 합부 과기』 회향(三經合部科記回向)
章經遺敎策兼三     『사십이장경』 『유교경』 『경책문』의 세 책자를
科判評論隨難談     과판하고 평론하여 난해구 따라 논의했네
願此功雲興法雨     원컨대 공덕의 구름이 법우를 일으켜
能令衆苦一時甘     중생들의 괴로움이 기쁨으로 되기를
허소치 ≺괴석도≻에 쓰다【병술년(1886, 고종 23)】(題許小痴恠石圖)
【丙戌年】痴老筆端生怪石     소치 늙은이 붓끝에 괴석이 생기니
有何造化物形多     무슨 조화 있어 형태가 이리 많은가
若非太上須彌塔     만일 하늘 높은 수미탑이 아니라면
正是嵩山影達摩     정히 숭산 달마의 진영이리라
금월 화상을 애도하다【무자년(1888, 고종 25)】(挽錦月和尙【戊子年】)
秋月精神何處歸     가을 달빛 같은 정신 어디로 가셨나
山中老德自今稀     산중에 원로 스님 이제는 드물겠네
獨立靈壇呈禮罷     홀로 영단에 서서 예를 마치고 나니
幽明永隔淚沾衣     이승과 저승 영원한 이별에 눈물 적시네
남파 화상을 애도하다(挽南坡和尙)
一里居生竹馬朋     한마을에 태어나고 자란 죽마고우
同房井臼鵠眉僧     선방에서 함께 생활한 흰 눈썹 스님
今朝自覺長春夢     오늘 스스로 장춘의 꿈에서 깨어나니
可笑扶搖北海鵬     우습다 바람 타고 나는 북해의 붕새63)
장남사에게 화답하다(和張藍史)
詞林杖屨夏初尋     시인의 발걸음 초여름에 찾아 주니
說盡從來暗想心     가만히 그리웠던 마음을 얘기한다
共對庭花移日影     뜰의 꽃 마주 보며 해 그림자 옮기니
東山蓮社舊情深     동산 백련사의 옛정이 깊기만 하다
원운(附原韻)
日當半午始來尋     정오가 되어 비로소 찾아와
茶罷相論一片心     차 마시며 한 조각 마음 얘기한다
詳問人間經歷事     세상의 겪은 일 자세히 묻노니
但知碧水白雲深     푸른 시내와 흰 구름만 깊도다
재윤 사미에게 사위의64)의 송을 주다(贈在允沙彌四威儀頌)
[1]
行此金田往復時     이 사찰에 왕복하며 오갈 적에
先賢所履險夷思     선현이 행한 여러 자취 생각하라
晨香夕火勤精進     조석으로 향화 사르며 정진하여
克念工夫盡一期     극념의 공부65) 한 번에 마칠지니


010_1115_b_01L河陽不棄雲遊客胎韻遙投石竹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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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人空寂遠人間孤鶴秋雲同往還

010_1115_b_03L近世遠公住廬岳何年初祖入嵩山

010_1115_b_04L地零一舍音相閡 崦踞中峰路莫攀

010_1115_b_05L萬壑松陰如水裏白頭竪拂門常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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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蘆河

010_1115_b_07L寄千雅士

010_1115_b_08L
夏初枉屈病僧居攄盡生平舊誼餘

010_1115_b_09L無心要仕陞銓座不棄朽株寄憲書

010_1115_b_10L人歸茶歇思民隱夜靜風微詠月虛

010_1115_b_11L薔薇室外庭空處短錫鏗鏘即是余

010_1115_b_12L挽曹萬戶

010_1115_b_13L
敦睦家風甲沃州如何捐舘使人愁

010_1115_b_14L同生嘉慶庚辰歲永訣湖南癸巳秋

010_1115_b_15L月暮靑山休牧嘯雲橫碧海隱漁舟

010_1115_b_16L開門投筆遙吟挽悽愴鮫珠兩眼流

010_1115_b_17L贈晦光長老

010_1115_b_18L
並生一國舊因緣況値同門甲午年

010_1115_b_19L行盡江目收面目訪叅儒釋證方圓

010_1115_b_20L囊中穎與缾中露席上珎兼火上蓮

010_1115_b_21L晦跡韜名光自現波翁鈯斧可人傳

010_1115_b_22L挽月如禪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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昨春奉別九溪頭寤寐馳神瑞洞遊

010_1115_b_24L委席音聞來性覺薦靈主事送雙修

010_1124_b_01L[2]
住此人間過隙駒     인간 세상에 머무름 순식간이라
無常老病正難逋     무상한 생로병사 피하기 어렵도다
河皺無由醫藥救     주름살66)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고
朝花暮落可嗚呼     아침의 꽃도 저녁에 지니 애닯도다

[3]
坐此蒲團問幾年     포단에 앉아 수행한 지 몇 해인가
光陰不住古今然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쉼 없구나
喫糝啜菽安身處     거친 밥 콩나물국으로 안신처 찾아
望彼先賢守性天     저 선현 우러러 본래 성품 지키라

[4]
臥此山房萬事休     이 산방에 누워 만사를 그치니
從前所作盡成愁     종전에 지은 일 모두가 시름일세
寒風吹起靑山夢     차가운 바람은 청산의 꿈 일으키고
頂上白雲咽萬秋     정상의 흰 구름 가을을 알리도다
영산홍과 생지황의 빠진 구절을 채우다【족의 음은 주이다. 첫 구는 김하서67)가 지었고 다음 구절은 윤고산68)이 화답했다.】(足映山紅生地黃落句【足音注。 頭句金河西作。 次句尹孤山和。】)
映山紅映斜陽裏     영산홍은 석양 가운데 비치고
生地黃生細雨中     생지황은 가랑비에 싹이 트네
今古無人加一韻     고금에 한 구절 덧붙이는 이 없어
山僧自意補其空     산승이 자의로 빈 곳을 채운다네
경상도 진해를 지나며(過慶尙鎭海)
斯吾派系分宗地     이곳은 나의 계파가 나뉜 곳
散落康津三四世     강진에 흩어져 서너 세대 지났네
借問崔家何處居     최씨의 집안은 어디인가 물으니
老農遙指那邊里     늙은 농부 저 먼 마을 가리키네
하동 칠불암河東七佛菴
七佛來看無七佛     칠불암 와서 보니 칠불은 없고
新羅王子化神仙     신라의 왕자만 신선이 되었네
興亡信跡何人說     흥망의 미더운 자취 뉘라 말할까
默坐亞房證舊緣     아자방 묵좌하여 옛 인연 헤아리네
은진 관촉사(恩津觀燭)
般若明山天地動     반야의 밝은 산 천지를 진동하니
奇巖踴出此山中     기암이 이 산중에 용출하였네
明公法眼雕成佛     명공의 법안으로 미륵불 조각하니
壯大靈通鎭海東     장대하고 영통함이 해동의 으뜸이라
능주 운주동綾州運舟洞
一行打點補三千     일행69)이 점지하여 삼천 곳 비보하고
烟起成功裨五百     연기 선사70) 공덕 이루어 오백 년을 도왔네
藥師殿下水空流     약사전 아래 시내는 덧없이 흐르는데
佛塔何年調血脉     불탑은 어느 해에 혈맥을 조절하였나
【일행은 중국의 선사이고, 연기는 조선의 선사이다.(一行支那禪師。 烟起朝鮮禪師。)】


010_1115_c_01L禪林自此無疑問敎海從今不遠流

010_1115_c_02L我且龍鍾難一步化蝴栩栩百齊樓

010_1115_c_03L挽靑霞長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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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十四年閒自在逍遙遊歷海東天

010_1115_c_05L遮身衣乃靑州布說法辭維白傘文

010_1115_c_06L世事無心淸淨住經書有意暮朝宣

010_1115_c_07L松琴㵎瑟何時節任運騰騰向九蓮

010_1115_c_08L別林南皐田松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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尋眞客到洞天明一椀茶筵好景生

010_1115_c_10L墨雨飛添前世硯林風觸發舊時情

010_1115_c_11L靑衣在座緣業重白首叅詩眼界淸

010_1115_c_12L草綠雲深收軸去東山三笑自然成

010_1115_c_13L快年閣庭映山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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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從碧海舊庄移歲久春多溢院籬

010_1115_c_15L淸晨浥露低頭謝亭午揚靈映壁彌

010_1115_c_16L火輪動地蜂蝶懼錦鋪亘天燕雀疑

010_1115_c_17L金公五歲人來問老木開花始信知

010_1115_c_18L謹次曹視察使遊山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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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軒行過寺門前越涉江山詔令傳

010_1115_c_20L騎馬分憂沿國惱停車聽訟見民憐

010_1115_c_21L一宵來夢成歸夢千里南天拱北天

010_1115_c_22L棨戟遙臨巖壑動遐氓到此拜諸賢

010_1115_c_23L贈朴梅溪

010_1115_c_24L
萱堂侍暇務書農負笈聞師孔佛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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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언율시(七言律)
두륜산월가【정미년(1847, 헌종 13)】(頭輪山月歌【丁未年】)
頭輪山月到中天     두륜산 달이 하늘 가운데 이르니
壼裏乾坤鶴樹連     신선세계가 학림에 이어져 있구나
矗矗群峯雲外揷     뭇 봉우리는 구름 밖에 우뚝 솟고
涓涓雙㵎石間懸     흐르는 두 시내 돌 사이 떨어지네
書牕明白燈添色     서창에 밝아 등불의 빛을 더하고
客枕圓盈眼小眠     길손 침상에 또렷해 잠 못 드나니
秋夜空庭人語寂     가을밤 빈 뜰에 인적도 고요한데
誰持玉鏡下淸泉     누가 옥거울을 맑은 샘에 드리웠나
진도의 봉화대(島峯火)
迢迢海上暮雲中     멀고 먼 바닷가 저녁 구름 가운데
一穗火輪轉半空     둥근 불덩이 한 개가 허공을 맴도네
影落碧波河伯電     벽파진에 지는 그림자는 하백71)의 빛
烟橫尖察雨師虹     첨찰산에 빗긴 연기는 우사72)의 무지개
鳴梁消息千秋報     명량의 승전 소식은 천추에 전해지고
忠武精神萬里通     충무공의 정신은 만리에 통하나니
女鬼日城前後隔     여귀산과 일성산이 전후로 떨어져 있어
三方並峙奏膚公     세 방향에 우뚝 솟아 큰 공73)을 이루었네
【벽파는 나루 이름이고 첨찰은 산 이름이다. 명량은 포구 이름이고 여귀와 일성은 모두 산 이름이다.(碧波津名。 尖察山名。 鳴梁浦名。 女鬼日城俱山名。)】
훤초74)【일명 의남, 또는 망우초라고도 한다.】(萱草【一名宜男。 一名忘憂。】)
微風吹動北堂春     미풍이 불어와 북당의 봄 깨우니
萬物渾蒙雨露恩     만물이 모두 비와 이슬의 은혜 입는다
玉股倚天貞烈古     옥빛 줄기 하늘 기대 정렬이 예스럽고
錦冠投地德容新     비단 관을 땅에 드리워 덕용이 새롭다
佩家便覺宜男子     집에 걸면 문득 아들 원하는 줄 깨닫고
種處已知忘憂人     심으면 근심 잊으려는 사람임을 알겠네
莫道叢中凡草例     무더기 이룬 범상한 풀과 견주지 말라
凌空自直逈無隣     허공에 곧게 솟아 고고하여 짝이 없구나
도갑사 대운 상인을 보내며(送道岬寺大雲上人)
今日送君月出山     오늘 월출산으로 그댈 보내니
雪風吹起白衣寒     눈바람 불어 흰 옷이 차갑구나
胸燃三月秦宮火     가슴엔 진궁의 석 달 불길이 타고75)
眼見四銖漢帝錢     눈은 한무제의 사수전76)을 보는 듯
破鏡一聲南北向     서로 갈리어 남과 북으로 향하니
傾杯數行去留分     몇 잔 술 들고서 가고 머무름 나뉜다
歸家莫效王孫事     집에 가면 왕손의 일77) 본받지 말라
花發庭心鴈尺天     뜰에 꽃 피면 기러기 높이 날리라
장흥 보림사【신해년(1851, 철종 2)】(長興寶林寺【辛亥年】)
尋師初步意先傾     스승 찾는 첫걸음 뜻 먼저 기울고
洞府寬閒使眼驚     넓고 한가한 골짜기에 눈이 놀란다

010_1116_a_01L三餘學足銘心讀一字恩深誓志通

010_1116_a_02L梅溪瀰漫文詞浩鹿野圓盈蔀屋豐

010_1116_a_03L衣冠飮食忠良外緩急閒忙念孟宗

010_1116_a_04L和趙杏綻尹白隱月夜韻

010_1116_a_05L
茶罷古談皓月生洞天一望白雲平

010_1116_a_06L薄言國事忘蚊苦奬贊農形厭蟇聲

010_1116_a_07L樓靜夜深山暑退風來人散寢燈橫

010_1116_a_08L文章道學俱叅坐高枕良宵覺有情

010_1116_a_09L和崔裕齋金小雲金米舫

010_1116_a_10L
憑欄並坐古談長世慮却忘到夕陽

010_1116_a_11L詩酒半盃移席醉琪花數朶滿庭香

010_1116_a_12L煙雲供養人高眼樹木莊嚴佛道場

010_1116_a_13L收拾山中多少氣朗吟金地老春光

010_1116_a_14L思行英

010_1116_a_15L
曉起不聞贊唄聲食時難見勸供情

010_1116_a_16L錦袈掛在雙龍架襆鉢收藏數帖屛

010_1116_a_17L晩臥何須勤頌呪浪遊肯可早瞻星

010_1116_a_18L人稱復到吾無信展卷点茶每踐形

010_1116_a_19L次題延淳軸

010_1116_a_20L
山明水秀講師宜負笈登途一見期

010_1116_a_21L氣宇春堤芳艸勝靈臺夏峀瑞雲奇

010_1116_a_22L攤書背誦輪峰月得韻擬吟翠室詩

010_1116_a_23L虛往實歸今古讚蓮公法嗣捨君誰

010_1116_a_24L次泰愚上人韻

010_1125_a_01L大寂大雄新舊號     대적전과 대웅전은 신구의 호칭이요
溪南溪北主賓形     시내 남쪽과 북쪽은 빈주의 형세로다
龍王擧尾蜿蜒走     용왕은 꼬리 들어 꿈틀대며 달리고
獅子低頭哮吼聲     사자는 고개를 낮추어 포효하는 소리
飽喫冽泉因向宿     차가운 샘물 배불리 마시고 묵으니
精神廫霩夢難成     정신이 맑아 꿈도 이루기 어렵구나
두륜산의 비전(頭輪山碑殿)
一國名賢叅也否     나라의 명현들을 참배하였느냐
試看九曲洞浮圖     한번 구곡동의 부도를 볼지어다
龜碑載籍千秋顧     비석에 새긴 글 천년을 돌아보고
鵠塔胎珠萬歲癯     곡탑은 구슬 품고 만년을 깎였다
立地摠將金甲帥     땅에 우뚝 서니 금갑 이끄는 장수요
擎天主宰玉衡樞     하늘을 떠받치니 옥형78)의 지도리
西山左右苔衣石     서산 대사의 좌우 이끼 낀 비석들이
打化東方子弟愚     동방의 어리석은 젊은이들 교화한다
진도 김용은을 보내다【갑인년(1854, 철종 5)】(送島金龍殷【甲寅年】)
魚遊學海嶺湖南     영호남 학문의 바다에 노닐더니
可愛來尋古佛龕     사랑스럽게도 옛 불전 찾아왔네
一榻講終吟傑句     강연이 끝나자 빼어난 시구 읊고
三時茶罷做玄談     삼시에 차 마시며 현담을 나누네
立春節至立秋節     입춘 시절부터 입추에 이르기까지
彌勒菴從挽日菴     미륵암에서 만일암을 오고 갔다네
龜木情懷難再得     귀목79)의 정회 다시 얻기 어려워
星辰曉散㪅昏森     새벽별처럼 헤어지니 마음 아득키만
삼가 만일암 초의 선사 운을 차하다【을묘년(1855, 철종 6) 여름】(謹次挽日庵艸衣師韻【乙卯夏】)
四月孤庵獨自行     4월의 외로운 암자 홀로 가 보니
埋塵古記感人情     먼지 덮인 옛 기문에 느끼는 마음
花依本母爭妍發     꽃은 뿌리 의지해 아름답게 피고
鳥引新雛欲哺鳴     새는 새끼 불러 먹이려 지저귄다
屋後蓮峯靑凛凛     지붕 뒤 연봉은 푸르러 늠름하고
庭前鵠塔白亭亭     뜰 앞의 곡탑은 하얗게 우뚝 섰다
高圍山郭雄回抱     높은 산성 주위를 웅장하게 안았는데
調御丈夫坐翠屛     부처님은 푸른 벼랑에 앉아 계시네
공북대【남미륵암 북쪽에 있다.】(拱北臺【在南彌勒北】)
拱北一臺高麓在     공북대는 높은 산기슭에 있으니
欲看景物日來遊     풍경을 보려고 날마다 와 노닌다
谷雲朝散千峯秀     골 구름 개인 아침 천봉이 빼어나고
山雨夜來萬壑流     저녁에 내린 산비에 만학이 흐른다
浮海片帆呈遠勢     바다에 돛단배 하나 멀리 보이는데
落虛淸鼓帶孤愁     허공 퍼지는 맑은 북소리 시름겹구나
林風拂拂禽聲寂     숲 바람 불어 새소리도 고요해지니
世事悠悠盡欲休     세상일 유유하여 모두 그치고자 하네
진남대【남미륵암 남쪽에 있다.】(鎭南臺【在南彌勒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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虎隱堂前嫩桂英收霞月色半空淸

010_1116_b_02L古聖遺書昏眼鏡世利高談熱盌鳴

010_1116_b_03L一柄毫端蛇畫動三更榥下短檠明

010_1116_b_04L文房四友稍饒足如救頭燃必大成

010_1116_b_05L贈志運上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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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有儒僧各有宗曹溪山秀御靑空

010_1116_b_07L再傳法印藏家裏廾載春光滿眼中

010_1116_b_08L孝念偏多情念少才名益寡德名崇

010_1116_b_09L常平志願有雙運先覺餘風在我躬

010_1116_b_10L和金松南霖雨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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霖雨溪雲浹日飛開窓海瘴過沾衣

010_1116_b_12L千林蕭瑟鐘聲亂萬瀑喧豗鳥語稀

010_1116_b_13L古寺香煙樓外起諸天夜色夢中暉

010_1116_b_14L長流九曲人蹤滅遠客停驂恨不歸

010_1116_b_15L送綺紋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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履歷經筵理事通春光滿地百花紅

010_1116_b_17L拈香祝聖天高北點燭看文月出東

010_1116_b_18L在在報恩修孝道生生逢佛免愚籠

010_1116_b_19L每思先哲功成跡夕惕朝詢克始終

010_1116_b_20L再居古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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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室重來十一年應眞如古屋如前

010_1116_b_22L燒香不手因衰老禮拜代身恐倒顚

010_1116_b_23L對客終朝無氣力看書送日有方圓

010_1116_b_24L家童執事溫淸在月氏慈雲覆洞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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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方絶足一方行     세 방향 끊기고 한길만 갈 수 있어
可坐遊人幾十名     유람객 수십 명이 앉을 수 있다네
上院人來眞佛語     상원암 사람 진불암에 와 얘기하고
金剛鳥向海臨鳴     금강산의 새도 해림원에 와 지저귄다
岩屛彌勒威容晬     바위 병풍엔 미륵의 위용이 빛나고
苔壁精藍物色淸     이끼 벽 가람의 물색도 맑고 맑기만
吾愛幽閒重會客     내 유한함 사랑하여 거듭 손님 만나
有情座上說無情     유정의 자리에서 무정을 얘기한다
해남 군수 이동루, 책실 정유상과 북암에 올라 함께 화답하다(海南倅李東樓册室丁維桑登北庵共和)
路嶮菴高客到稀     험한 길 암자 높아 오는 길손 드문데
憑欄遠見碧山暉     난간 기대어 멀리 푸른 산빛을 본다
淸磬透烟林外落     맑은 경쇠 소리 안개 뚫고 숲 밖에 퍼지고
幽禽移樹塔邊飛     그윽한 새는 나무 옮겨 탑 가에 날도다
竹帶凉陰垂玉枕     대나무는 옥침에 서늘한 그늘 드리우고
松含霽氣拂麻衣     소나무는 맑은 기운으로 삼베옷 스치네
南極瀛洲何處是     남녘 끝 영주는 어느 곳에 있는가
晩江孤帆待風歸     저녁 강 돛배 하나 바람 받으며 오누나

山門雲鎖客來稀     산문이 구름에 덮여 오는 이 드물어
只得高樓照夕暉     높은 누각에 석양빛만 비치누나
香霧皆從上方宿     향기로운 안개는 상방에 자욱하고
好禽纔向下林飛     좋은 새 비로소 숲 아래 나는구나
尙傳巖上將軍跡     아직도 바위에 장군의 자취 전하고
閒掛架頭老衲衣     시렁엔 노승의 납의 한가히 걸렸네
蕩滌胸襟消世慮     흉금을 씻어 속세의 생각 없어지니
塵間如夢頓忘歸     세상일 꿈만 같아 돌아가길 잊었네
【이동루李東樓】

寺在雲間俗客稀     구름 사이 사찰에 속객이 드물어
危欄獨有入斜暉     높은 난간만 홀로 석양빛에 젖었네
千尋峯影窓前倒     천 길 산 그림자 창 앞에 드리우고
萬里波光眼外飛     만리 물결 빛은 눈 밖에 일렁인다
滿壑浮嵐迷去鳥     골 가득 이내에 가는 새 길을 잃고
深林無雨翠沾衣     깊은 숲 비 없어도 푸른빛 옷에 젖는다
烟消茶罷鐘聲歇     안개 걷히고 차 파하자 종소리도 그쳐
惟見中宵白月歸     한밤중에 흰 달만 돌아가는구나
【정유상丁維桑】
철선 화상을 애도하다(挽鐵船和尙)
示跡人間還歛跡     인간 세상에 자취 보이셨다 거두시니
兒孫共向哭天涯     자손들은 먼 하늘 보며 통곡한다
雲歸圓澤三生石     구름은 원택의 삼생의 돌80)에 돌아가고
月照達摩一隻鞋     달은 달마의 한쪽 신발81)에 비친다
桅苑笑溪烟羃羃     치자 뜰 호계엔 안개가 자욱하고
梅巢詩徑鳥喈喈     매화 둥지 시 읊던 길엔 새들만 우나니
南方鉅手從今遠     남방의 큰 스님 이제 멀리 가시고
柏樹婆娑蔭落階     잣나무 그늘만 쓸쓸히 계단에 드리웠네

010_1116_c_01L逢朴處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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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客淸高氣宇新冠山生長寓耽津

010_1116_c_03L寶林佛事精勤首光玉頭阤弟子親

010_1116_c_04L龐蘊後身誰可覺維摩前行代知眞

010_1116_c_05L曾聞未見於今恨始信道存目擊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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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1116_c_07L古風長篇

010_1116_c_08L三衣歌縞衣荷衣草衣

010_1116_c_09L
春風忽憶自己爲專仗三衣善指揮

010_1116_c_10L試將門下所得見濫述世上嘆德辭

010_1116_c_11L赤壁秋夜向南飛翔彼千仞覽德輝

010_1116_c_12L雖處衆緇自不緇示其不變常白衣

010_1116_c_13L一生所好與世違脫然逾城投佛依

010_1116_c_14L駕風一葦任性去披烟採荷徧身幃

010_1116_c_15L開花錦城三鄕曲結實塞琴九曲春

010_1116_c_16L欲避名聲架三椽石田編草遮一身

010_1116_c_17L幾多南方州五十三衣嵬嵬壓諸山

010_1116_c_18L地靈好德產仁者天公爲物點可人

010_1116_c_19L當時賢俊處處緣一衣二衣往往縮

010_1116_c_20L當時賢俊見利欣惟獨三衣見利恧

010_1116_c_21L嗟余好佛生苦晩何幸得遊三衣臺

010_1116_c_22L衣我食我十九年戒我禪我成津材

010_1116_c_23L瞻在前忽在後人不可入空自來

010_1116_c_24L窮益堅老益壯紅白斑爛錦屛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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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황사 상수암美黃寺上岫菴
上頭古閣具新容     윗자락 옛 누각 새 모습 갖추니
借問何人作大功     묻노라 누가 이 큰 공덕 지었나
玉鏡平開沈日海     옥빛 거울 잔잔히 열려 해가 지고
錦屛齊列柱天峯     비단 병풍 나란히 하늘 지탱하네
無風奔走騎神虎     바람도 없는데 호랑이 타고 달리고
不雨飛騰畵棟龍     비 내리지 않는데 들보의 용이 난다
恐浼世間名字垢     세간의 명성에 더럽힐까 저어하여
一區蘭若白雲封     흰 구름이 난야를 자욱이 덮었네
성도암成道菴
成道菴開大嶺頭     성도암이 큰 고갯마루에 열리니
巖屛時勝穴泉流     사철 빼어난 바위 병풍과 흐르는 샘
瀛洲萬里呈靑勢     만리 먼 영주의 푸른빛 보이고
淸海一江泛白舟     청해의 강물엔 흰 배가 떠다니네
古木凌空雲掛拂     고목은 허공에 솟아 구름 걸려 있고
新鉤懸壁客登由     새 고리 벽에 걸려 길손 잡고 오르네
久居不見人間事     오래 거처하며 인간사를 잊었나니
花發知春葉落秋     꽃 피면 봄 되고 낙엽 지면 가을이라
【영주는 제주요, 청해는 완도이다.(瀛洲濟州。 淸海莞島。)】
진주 촉석루晋州矗石樓
營南江水向東流     진영 남쪽 강물은 동으로 흐르는데
矗石穹窿影落洲     촉석루 둥근 그림자 모래톱 어리네
嶺湖勝境知何處     영호남의 빼어난 곳 어디인가
郡國名區見此樓     고을의 명승을 이 누각에서 보노라
歌聲高出龍兒舞     노랫소리 높이 올려 용이 춤추고
將氣超浮海耉愁     장군의 기세 허공에 떠 왜구가 시름하네82)
晉陽一域人民樂     진양의 온 고을 백성이 즐거워하니
更把餘懷竟日遊     다시 여흥을 잡아 해 지도록 노니네
제주를 건너려고 배를 띄우다(渡濟州放船)
子夜登船放大洋     한밤중 배에 올라 큰 바다에 나서
流觀四面浩茫茫     사면을 바라보니 망망하기만 하구나
鳥飛碧落何年下     푸른 하늘 나는 새는 언제나 내려올까
魚躍紅波百尺長     붉은 파도 뛰는 물고기 크기가 백 척일세
余鼠看看亭午失     여서도를 바라보다 정오도 지나가고
瀛洲指指夕陽當     영주를 가리키니 석양이 되었구나
鷦鷂始得鵬溟路     뱁새가 비로소 붕새의 길 지나오니
死不恨兮生不忘     죽어도 한 없고 살아서도 잊지 못하리
제주 관덕정濟州觀德亭
千里鯨波大抱危     천리 큰 파도 한 아름 높은데
登臨觀德雨晴時     비 갠 후 관덕정에 올라 본다
枳城將氣襟中介     지성의 장수 기운 흉금에 가득하고
漢岫仙風面上吹     한라산 신선 바람 얼굴에 불어오네

010_1117_a_01L得瓜興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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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過友居得一瓜步步看看心自佳

010_1117_a_03L顏色何其多初見新物欲獻爺

010_1117_a_04L此去鄕庭隔海遠安得縮地到大家

010_1117_a_05L明天若留欲落日兩江船程應不遐

010_1117_a_06L產業淸閑多子孫玉山將頹無齒牙

010_1117_a_07L半壼濁酒軟飽後小圃雨過手種花

010_1117_a_08L言言依禮無不敬事事行詩思無邪

010_1117_a_09L二道幷世共不負分送一兒繼釋迦

010_1117_a_10L年年一杖叩山扃寺寺胡僧爭送茶

010_1117_a_11L於今古道老不經遊臺飮泉繞紫霞

010_1117_a_12L嗟余未辦儒與道尙可下口論夷華

010_1117_a_13L把茅盖頭依松望太行孤雲望中遮

010_1117_a_14L負米信同貧富也墮橘何異古今耶

010_1117_a_15L日暮靑山夕陽裡心隨風馳身未拖

010_1117_a_16L此日此時空自送回頭庭檜愧烏鴉

010_1117_a_17L奉獻三寶小退來喚兒出外把與他

010_1117_a_18L貫碑浮屠

010_1117_a_19L
淸虛楓潭連月渚雪巖霜月又碧虛

010_1117_a_20L華岳珍峯與龍谷雪峯撫松更樂西

010_1117_a_21L靑蓮虛白且虛靜喚惺虎巖及蓮潭

010_1117_a_22L萬化應星有智月靈谷懸解亦龜巖

010_1117_a_23L燕海月坡也定月羊岳義庵乃白華

010_1117_a_24L涵月白蓮即玩虎中峯靈松秀蓮坡

010_1126_a_01L勝地今晨尋正法     명승지의 오늘 아침 정법을 찾나니
亂山何處見安期     어지러운 산 어디서 안기생83) 만날까
耽羅一片高王月     탐라국 고씨 왕국 한 조각 달빛에
忽憶鄕關旅夢遲     문득 고향 그리워 나그네 꿈 더디네
직산 홍경사稷山弘慶寺
王朝古刹有遺墟     왕조의 고찰 옛터만 남았는데
壯麗當時第一居     웅장하고 화려함은 당시에 으뜸
崔子撰碑明月照     최자의 비문84)에 밝은 달 비치고
白公額筆鐵蛇餘     백 공의 편액85)은 철 뱀이 달리는 듯
井流春到花紅塢     봄이면 샘 흘러 언덕의 꽃이 붉고
塔屹秋深鴈唳虛     깊은 가을 우뚝한 탑 기러기 운다네
地下靈魂何泰臥     지하의 영혼은 편안히 잠들었는지
行人尙感淚沾書     나그네 흐르는 눈물 책을 적신다
전주 견훤성(全州甄萱城)
龍興古地慶雲浮     용이 흥기한 옛 땅 경운86)이 흐르니
五十三官統一收     53관을 하나로 통일을 거두었네87)
百濟崗巒春草綠     백제의 멧부리에 봄풀이 푸르고
三韓城郭水空流     삼한의 성곽에 시냇물만 흐른다
繁華物色驚人目     번화한 물색에 사람의 눈 놀라고
輪奐樓臺解客愁     화려한 누대에 나그네 시름 풀린다
日晩風斜啼野鳥     해 질 무렵 부는 바람에 들새 우는데
沛豐舘下感回頭     패풍의 객관88) 아래 고개를 돌린다
동복 물염정同福勿染亭
翼然飛閣在江皐     나는 듯 누각이 강 언덕에 있으니
應是朝官退隱陶     아마도 조정의 관료 은거지인 듯
斷岸雲歸花影倒     언덕에 구름 걷혀 꽃 그림자 비치고
浮家夢覺鳳笙高     덧없는 꿈 깨니 피리 소리 높구나
樂山樂水還知止     산과 물 좋아하여 그칠 곳 알았나니
勿染勿言豈醉醪     물들지 않고 말 없어 어찌 술 취하랴
跡似禪曹淸淨理     자취는 선객의 청정한 이치와 같으니
徘徊吟咏暫忘勞     거닐고 음영하며 잠시 피로를 잊노라
남고사 만경대南固寺萬景臺
崚嶒石确路縱橫     높이 솟은 돌부리에 종횡으로 뻗은 길
萬景昭森遺世情     만경이 펼쳐지니 속세의 정을 잊었네
爲國千年營佛寺     나라 위해 천년의 불사를 경영하고
禦邊一日築山城     변방 지키려 하루에 산성 축조했네
曾望乾坤箕後遠     먼 하늘 바라보니 기자의 후손 멀고
更思殿宇李先生     다시 전각의 이 선생을 그리워하네
白衲黃冠雲水客     흰 납의와 황관 쓴 운수의 나그네가
心香遙祝漢陽京     마음의 향 피워 멀리 임금님 축원하네
강진 백련사【만덕사】康津白蓮社【萬德寺】
長年洗染未全灰     오랫동안 속세의 때 닦았으나 온전치 않아
欲看趙詩獨自來     조의루89)의 시 보려고 홀로 찾아왔도다

010_1117_b_01L道庵虎巖得月海銀巖草衣況聖珠

010_1117_b_02L雲巖綠坡是碧海靜巖無染實冥眞

010_1117_b_03L白雪南海後鐵船五十一塔十三碑

010_1117_b_04L人物歌

010_1117_b_05L
述人物之才能兮傳機緣於後來

010_1117_b_06L隱途聽之茫昧兮現目擊於崔嵬

010_1117_b_07L銀巖師之設講兮老退院而刅恢

010_1117_b_08L緣何公之預修兮生薦福而塵財

010_1117_b_09L願鐵牛之斗升兮路設奠而做詼

010_1117_b_10L倣雪谷之抃蹈兮庭容衆而成雷

010_1117_b_11L聞袖龍之高風兮忘遠近而追陪

010_1117_b_12L慕縞衣之祭禮兮無自他而始開

010_1117_b_13L問制作於宗匠兮捨草衣而何回

010_1117_b_14L學書寫於師傅兮偭鐵船而誰魁

010_1117_b_15L得律師之嚴淨兮號性潭謂鏡臺

010_1117_b_16L指禪家之隨順兮稱聞庵曰死灰

010_1117_b_17L製芰荷而爲衣兮采白蓮而錦腮

010_1117_b_18L御象犀而作舟兮浮烟波而月皚

010_1117_b_19L錦溪注於月淵兮萬波起而優哉

010_1117_b_20L雪巖牧於石虎兮金波匝而玉堆

010_1117_b_21L退淵生於翠蓮兮開錦城而弄瑰

010_1117_b_22L花城得於銀谷兮玩慈月而賞梅

010_1117_b_23L寶雲興於豐广兮虎隱中而含枚

010_1117_b_24L默和吟於隱峯兮碧海繞而背鮐

010_1126_b_01L鶴立蛇橫金生筆     학이 서고 뱀이 빗겨 가니 김 생의 붓이요
香雲瑞氣白蓮開     향기로운 구름과 서기에 백련이 열렸도다
仙舟泛海秦童過     신선의 배 바다에 뜨니 진나라 동자 지나가고
鳳彩紋山蜀錦堆     봉황의 채색 산에 아로새기니 촉금이 쌓였네
萬樹烟深山日暮     온 숲에 안개 자욱하고 산의 해도 저무는데
客從何處曳笻回     나그네 홀로 어디서 와서 지팡이 끌고 가는고
『범해유집』 보유 끝

010_1117_c_01L萬日會之緣化兮悔庵休而月䤂

010_1117_c_02L表忠祠之關鑰兮富仁退而應該

010_1117_c_03L坐學堂而講經兮普濟老而山頹

010_1117_c_04L差住持而辦事兮聖奎健而年催

010_1117_c_05L錦江海淵月現兮玩菱坡而盤桓

010_1117_c_06L戒學萬法休歇兮建德庵而考槃

010_1117_c_07L無爲住於眞佛兮福庵從而佩蘭

010_1117_c_08L浦雲散於鷄龍兮禮庵遵而飛鸞

010_1117_c_09L兩壽高於鏡月兮脊令飛而在原

010_1117_c_10L雙雲興於恕庵兮藾桂昌而蔭關

010_1117_c_11L雲起滅於龍坡兮東方化而西乾

010_1117_c_12L春光和於金潭兮傍月昇而辰韓

010_1117_c_13L彼浩然之氣像兮靑霞橫於禪觀

010_1117_c_14L吁化運之時節兮雪虛圉於錦幱

010_1117_c_15L南坡隱於南臺兮獨守關而安居

010_1117_c_16L月坡吟於月樓兮爭請席而登壇

010_1117_c_17L諸山向於蓮舟兮要問津而觀瀾

010_1117_c_18L游魚聚於梵海兮但窺涯而慮瞞

010_1117_c_19L龍潭隣於菊潭兮同敬庵而能官

010_1117_c_20L鶴峯貞於理庵兮種泥蓮而明爛

010_1117_c_21L禹學老於維那兮傳信札而玉盤

010_1117_c_22L敏欣行於住持兮得允煥而文翰

010_1117_c_23L永欣永之大夫兮長兒孫而漫漫

010_1117_c_24L敏信默之主張兮執權綱而寬寬

010_1118_a_01L三山秀於海際兮孔李釋之衣冠

010_1118_a_02L三咸茂於阮堂兮晋齊梁之綺紈

010_1118_a_03L坐三綱之僧首兮律文閒而堪難

010_1118_a_04L弄四友之記書兮欣安定而轉丸

010_1118_a_05L瞻高風之飄颻兮雲律衍而遊看

010_1118_a_06L掌急流之激湍兮仁閒能而揮汗

010_1118_a_07L銳氣多於車載兮看其始而難殫

010_1118_a_08L筆路涉於羊歧兮畏人誚而削繁

010_1118_a_09L山水歌

010_1118_a_10L
山嶻㠔於泬寥兮分祖孫而逶迤

010_1118_a_11L水潺湲於谽谺兮派淸濁而滲灕

010_1118_a_12L萬丈高於懸崖兮飛鳥息而齎咨

010_1118_a_13L千里望於尖巓兮雄州杳而希夷

010_1118_a_14L金剛巖之壓谷兮閱萬歲而鎡基

010_1118_a_15L長春洞之滿翠兮跨四時而葳蕤

010_1118_a_16L㵎流注於磐淵兮照岸花而紅脂

010_1118_a_17L吐鯉老於潭底兮見月鉤而畏危

010_1118_a_18L石帆立於楫後兮船行水而張維

010_1118_a_19L葉經藏於臺前兮牛臥丘而嚼䶗

010_1118_a_20L虎蹲踞而反顧兮狗臥眠於莎墀

010_1118_a_21L屛周圍而復開兮幄覆盖而嘉期

010_1118_a_22L孤泉溢於半夜兮將泉隱而旺衰

010_1118_a_23L雲橋橫於雙崖兮虹橋墮而運萎

010_1118_a_24L萬瀑瀉於龍池兮千巖秀而虎踑

010_1118_b_01L千佛坐於地心兮五香爇而烟垂

010_1118_b_02L四聖興於羅麗兮塔高低而永思

010_1118_b_03L三師享於春秋兮院降登而從祠

010_1118_b_04L山勢雄於南方兮九曲鎖而扊扅

010_1118_b_05L寺風振於東國兮四門開而推移

010_1118_b_06L山水入於詩句兮鐵船幷而草衣

010_1118_b_07L形局現於議論兮洌水係而松坡

010_1118_b_08L松鬱鬱於雨雪兮五任掌而禁枝

010_1118_b_09L栢葱葱於林薄兮三星監而拒私

010_1118_b_10L掛默言之禪牌兮四山會而解疑

010_1118_b_11L說文字之敎理兮八域來而秉彜

010_1118_b_12L石井開於十一兮禳回祿之遠窺

010_1118_b_13L宗師住於十二兮標道場之先知

010_1118_b_14L楓葉濃於菊秋兮烟光凝而逞奇

010_1118_b_15L柳絮飛於番風兮綠陰肥而恣姿

010_1118_b_16L嶺脊壯世贔屭兮怒起伏而參差

010_1118_b_17L泉源流其浩淼兮沸騰驤而喧豗

010_1118_b_18L望西笑於湖上兮洛驛住而題詩

010_1118_b_19L照南極於海外兮濟星停而祝釐

010_1118_b_20L前人咏而後咏兮風光惱於佳時

010_1118_b_21L嘵鐘鳴而夕鳴兮世事催於迅雷

010_1118_b_22L路崎嶇而高低兮閣道起於丹崕

010_1118_b_23L雲羃䍥而聚散兮奇峯多於翠微

010_1118_b_24L碧浪起於谷風兮淸香徧而馡馡

010_1118_c_01L琅玕落於太虛兮塞粟生而凄凄

010_1118_c_02L白山秀於雪令兮珠玉堆而東西

010_1118_c_03L碧海移於雨際兮波濤湧而高低

010_1118_c_04L鵝殿連於蠭房兮鴛鴦飛而追隨

010_1118_c_05L鵠塔點於龍尾兮虹霓亘而奔馳

010_1118_c_06L經臺傾而綠苔兮麋鹿遊於蘭階

010_1118_c_07L戒壇墟而紅塵兮烏鳥巢於鳳楣

010_1118_c_08L龍馬庵之成壞兮石假山而泐池

010_1118_c_09L快年閣之設建兮竹猗林而欑籬

010_1118_c_10L委露積於上下兮鎭內外而盈虧

010_1118_c_11L鳴玉㵎於左右兮分龍虎而滯遲

010_1118_c_12L覽險夷而編文兮婆娑舞於帷丌

010_1118_c_13L收怪奇而聚訟兮徘徊歌於歧逵

010_1118_c_14L茶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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攤書久坐精神小茶情暴發勢難禁

010_1118_c_16L花發井面溫且甘㪺罐擁爐取湯音

010_1118_c_17L一二三沸淸香浮四五六椀微汗泚

010_1118_c_18L桑▼(艹/守)茶經覺今是玉泉茶歌知大軆

010_1118_c_19L寶林禽舌輸營府花開珍品貢殿陛

010_1118_c_20L咸務土產南方奇康海製作北京啓

010_1118_c_21L心累消磨一時盡神光淨明半日增

010_1118_c_22L睡魔戰退起眼花食氣放下開心膺

010_1118_c_23L苦利停除曾經驗寒感解毒又通明

010_1118_c_24L孔夫子廟叅神酌釋迦氏堂供養精

010_1119_a_01L瑞石槍旗因仁試白羊舌觜從神傾

010_1119_a_02L德龍龍團絕交濶月出出來阻信輕

010_1119_a_03L中孚舊居已成丘离峯捿山方安缾

010_1119_a_04L調和如法無爲室穩藏依古禮庵帡

010_1119_a_05L無論好否南坡癖不讓多寡靈湖情

010_1119_a_06L細看流俗嗜者多不下唐宋諸聖賢

010_1119_a_07L禪家遺風趙老話見得眞味霽山先

010_1119_a_08L挽日工了玩月夜茗供吹籥煎相牽

010_1119_a_09L正笥彥銍臘日取聖學汲泉呼太蓮

010_1119_a_10L萬病千愁都消遣任性逍遙如金仙

010_1119_a_11L經湯譜記及論頌一星燒送無邊天

010_1119_a_12L如何奇正力書與我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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梵海禪師詩集 第二卷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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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과라蜾蠃의 일 : 『詩經』 「小雅」 ≺小宛≻에 “뽕나무 벌레의 새끼를 나나니벌이 등에 업었도다.(螟蛉有子。 蜾蠃負之。)”라는 구절이 있다. 중국 옛사람은 나나니벌이 뽕나무 벌레를 데려다가 키우면 나나니벌로 변한다고 믿었다. 여기에서는 덧없이 변화함을 일컫는다.
  2. 2)황량黃梁의 꿈 : 당唐의 이필李泌이 지은 「黃梁夢」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 한단邯鄲의 나그네였던 노생盧生은 허술한 단갈短褐을 입고 푸른 망아지를 타고 다녔는데, 하루는 도자道者인 여옹呂翁을 만나 자신의 곤궁한 신세를 한탄하였더니, 여옹은 주머니에서 베개 하나를 꺼내 주면서 “이것을 베고 자면 자네는 마음대로 부귀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노생은 그대로 하였더니 과연 꿈속에 온갖 부귀공명을 누렸다. 깨어나 보니, 자신이 자기 전에 주인이 누른 기장(黃梁)으로 떡을 찌고 있었는데 아직 다 익지 못하였다. 노생이 하도 허무해서 이상스레 여기자 여옹은 “세상일이 모두 이 꿈과 같다.”라고 하였다.
  3. 3)밤과 배 다투는 듯 : 어린아이같이 유치하다는 뜻이다.
  4. 4)관왕묘關王廟 : 조선 선조 32년(1599)에 남원부南原府 동문 밖에 창건하였다가 숙종 42년(1716)에 박내정朴乃貞에 의해 동문 성안으로 이전하였다. 그 후 영조 17년(1741)에 남원 부사로 와 있던 허린許燐이 현재의 위치로 옮겨 놓았다. 관왕묘란 중국 삼국시대의 명장 관운장關雲長을 향사享祠하는 곳이다. 관운장을 향사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부터이다. 우리나라에 원병으로 왔던 명明나라 군대가 왜군과 싸움을 하던 중 밤이 되자 하늘에서 수천의 신병이 나타나 왜군을 물리쳤는데 그 장군이 관운장이었다고 한다. 현재 관왕묘에는 흙으로 빚은 관우의 소상塑像을 봉안하고, 춘추로 향사하고 있다. 맞배지붕으로 된 한식 목조 기와로 되어 있으며 관왕묘 창건비가 있다.
  5. 5)소미少微의 책 : 『通鑑節要』. 목판본으로 50권 15책, 국립 중앙도서관 소장. 강지江贄의 호를 덧붙여 일명 『少微通鑑』이라고도 한다. 송나라 강지가 편찬한 것을 1237년 강연江淵이 간행하였다. 『資治通鑑』은 294권 100책에 이르는 거질巨帙로, B.C. 403년(주周 위열왕威烈王 23)부터 959년(후주後周 현덕顯德 6)까지 1362년간의 중국 역사를 편년체編年體로 엮은 통사通史이다. 이 책은 권수가 너무 방대하여 열람하는 데 난점이 있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선정하여 만든 책으로 주자朱子의 『資治通鑑綱目』, 원추袁樞의 『通鑑記事本末』 등 많은 책이 나왔는데, 이 책도 바로 이 중의 하나이다.
  6. 6)토지 따라 변하고 : 귤화위지橘化爲枳 또는 남귤북지南橘北枳란 옛말이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은 같은 사람이라도 환경이 다르면 다르게 성장한다는 의미이다.
  7. 7)수레 가득 향기롭네 : 중국 고대 우禹임금이 홍수를 다스리고 나서 구주九州를 정하고 공물을 바치게 하였는데 양주揚州 지역에서는 노란 귤을 바치게 하였다. 『書經』 「禹貢」.
  8. 8)진리의 문 : 원문은 ‘重玄門’이다. 『道德經』에 “현묘하고 현묘하니 온갖 오묘한 이치의 문이다.(玄之又玄。 衆妙之門。)”라는 구절이 있다.
  9. 9)회문回文 : 거꾸로 읽어도 똑같은 시가 되는 것을 말한다.
  10. 10)금인金人 : 말을 몹시 삼간다는 의미이다. 공자가 주周나라에 가서 태묘太廟를 보니 태묘의 오른쪽 계단 곁에 금인이 있는데, 그 입을 세 번 봉하였고 그 등에는 “옛날에 말을 삼간 사람이다.(古之愼言人也)”라고 새겨져 있었다. 『說苑』 「敬愼」.
  11. 11)궐당闕黨의 동자 : 『論語』 「憲問」에 나오는 이야기다. 궐당의 동자가 공자의 명을 전달하거늘 어떤 사람이 묻기를, “학문이 진보된 자입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으며 선생과 나란히 걷는 것을 보니 학문의 진보를 구하는 자가 아니라 빨리 이루고자 하는 자이다.(闕黨童子將命。 或問之曰。 益者與。 子曰。 吾見其居於位也。 見其與先生幷行也。 非求益者也。 欲速成者也。)”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는 학문의 진전이 빠르다는 뜻으로 쓰였다.
  12. 12)백두栢斗 : 잣나무로 만든 다리미 종류인데, 불에 달구어 표시를 하는 것이다.
  13. 13)건제체建除體 : 시체詩體의 이름. 중국 남조 송의 포조鮑照가 시작했다. 구의 첫 글자에 건제 12신의 이름을 붙이는 방법. 이 시에서 각 구의 첫 글자인 ‘건建·제除·만滿·평平·정定·집執·파破·위危·성成·수收·개開·폐閉’가 12신의 이름이다.
  14. 14)팔음체八音軆 : ‘금석사죽포토혁목金石絲竹匏土革木’ 여덟 가지 종류의 악기 이름으로 시를 지은 것이니, 스님이 문자로 유희한 것이다.
  15. 15)실을 슬퍼함 : 『墨子』 「所染」에 “묵자가 실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파란색이 되기도 하고 노란색이 되기도 하니 물감에 따라서 색도 또한 변하는구나.’(子墨子見染絲者。 而歎曰。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라고 하였다.
  16. 16)기로岐路의 통곡 : 『列子』 「說符」에 나오는 다기망양多岐亡羊이란 고사를 차용하였다. 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서 그 무리를 다 동원하고 다시 양자의 종까지 동원하여 찾으려 하였다. 이에 양자가 묻기를, “한 마리 양을 잃고 찾으러 가는 사람이 어찌 이렇게 많은가?”라고 하자 그가 말하기를,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찾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양자가 “양을 찾았는가?”라고 묻자 “잃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양자가 다시 “어째서 잃었는가?”라고 하자, 그가 말하기를 “갈림길 속에 다시 갈림길이 있어 나는 어디로 가고 양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기에 돌아오고 말았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심도자心都子가 말하기를 “대도大道는 갈림길이 많아 양을 잃고 학자는 방도方道가 많아 생명을 잃는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17. 17)걸린 박처럼 먹지 못하면 : 진晉나라 대부大夫 조간자趙簡子의 가신으로서 반란을 일으킨 필힐佛肹이 공자를 부르자 공자는 가려고 했다. 하지만 자로子路가 반대하자 군자는 불선인不善人 가운데 던져지더라도 그들에게 동화되지 않고 그들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뒤웅박은 먹지 못할 식물이므로 한곳에 매여 있지만 나는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 동서남북으로 갈 수 있기에 한곳에 매여 있을 수 없다.(吾豈匏瓜也哉。 焉能繫而不食。)”라고 말했다. 『論語』 「陽貨」.
  18. 18)현고懸鼓의 꿈이 곧바로 이르리라 : 해가 장차 질 때의 모습이 현고와 같다. 이때 이 해를 보고 일상관日想觀을 닦는다. 여기에서는 인생의 황혼이 이른다는 뜻인 듯하다.
  19. 19)오吳나라 소금 : 오나라 땅에서 생산되는 소금이 가장 희고 깨끗하였으므로 최상품의 소금을 오염吳鹽이라고 일컬었는데, 깨끗한 눈에 자주 견준다. 이백李白의 시 ≺梁園吟≻에 “오나라 소금이 꽃처럼 쌓였는데 백설보다도 더 깨끗하다.(吳鹽如花皎白雪)”라는 표현이 나온다.(『李太白集』) 여기에서는 하얗게 떨어지는 매화꽃이 오나라의 깨끗한 소금 빛깔이라는 뜻이다.
  20. 20)장주의 나비 : 『莊子』 「齊物論」에 “언젠가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잘 날아다니며 유쾌하여 장주인 것은 알지도 못하였다. 조금 뒤에 잠을 깨고 보니 엄연히 장주라는 인간이었다. 모르겠구나,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가 꿈속에서 장주가 된 것인가. 하지만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분명히 구분이 있을 것이니, 이것을 일러 물화物化라고 한다.(昔者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則蘧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라는 유명한 ‘호접몽胡蝶夢’의 이야기가 나온다.
  21. 21)세 번 쫓겨나도 : 유하혜柳下惠는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이다. 『論語』 「微子」에 의하면, 유하혜가 사사士師가 되었다가 세 번을 쫓겨나자 어떤 이가 말하기를, “‘그대는 이 나라를 떠날 수 없는가?’라고 하니 유하혜가 대답하기를, ‘도를 곧게 하여 사람을 섬기면 어디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겠으며, 도를 굽혀서 사람을 섬기려면 왜 꼭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는가.’(柳下惠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라고 하였다.
  22. 22)국풍國風 : 『詩經』의 「國風」을 말하는데, 국풍은 제후들의 나라에서 채집한 민가民歌로 이루어져 있다.
  23. 23)송宋나라 문충공文忠公 : 구양수의 시호가 문충공이다.
  24. 24)통도사 자장굴의 금개구리 : 자장 율사慈裝律師가 통도사를 창건하기 전 자장암에 머무를 때 거북 모양의 등에 눈과 입가에 금줄을 한 개구리가 나타났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겨울이 되자 개구리들을 걱정한 자장 율사가 암벽을 손가락으로 뚫어 살 곳을 마련해 주고는 ‘금와보살金蛙菩薩’이란 수기를 내려 주어 세세생생토록 자장암을 지키도록 하였다. 그 후로 이 개구리는 ‘금와보살’로, 암혈은 ‘금와석굴金蛙石窟’로 불리게 되었다.
  25. 25)한漢나라 군대는~수수濉水(睢水)에 빠지고 : 한나라 고조高祖가 수수에서 항우項羽에게 크게 패하여 10만 명의 군사가 죽으니 수수가 흐르지 못하였으며 고조도 초楚나라 군사에게 완전히 포위 당해 위급한 형편에 놓이게 되었는데, 마침 대풍大風이 불어 나무가 뽑히고 사석砂石이 나는 틈을 타서 도망하여 죽음을 모면했다는 고사이다.
  26. 26)당唐나라 도적은~업성鄴城을 달아났네 : 당나라 현종玄宗 때 안록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켜서 파죽지세로 장안으로 진격하였다. 당나라 토벌군인 곽자의郭子儀와 이광필李光弼이 군대를 거느리고 업성에서 안록산의 군대와 대치하였는데 갑자기 심한 바람이 몰아쳐서 앞을 분간할 수 없게 되자 적군이 달아났다.
  27. 27)신안읍 : 옛날 신안성이 있던 곳으로 항우가 진의 군사 20만 명을 무찌른 적이 있다.
  28. 28)패풍沛豊 : 한 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이 처음 군사를 일으킨 곳으로서, 후대에 제왕의 고향을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고조가 천하를 평정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大風歌≻를 지어 노래했다. 『史記』.
  29. 29)태호씨太昊氏 : 복희伏羲.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 또는 신神. 3황 5제 중 중국 최고의 제왕으로 친다. ‘복희’라는 이름은 『易經』 「繫辭傳」의 복희가 팔괘八卦를 처음 만들고, 그물을 발명하여 어획·수렵의 방법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30. 30)태공太公 : 본명은 강상姜尙이다. 그의 선조가 여呂나라에 봉하여졌으므로 여상呂尙이라 불렸고, 태공망太公望이라고 불렀지만 강태공姜太公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周나라 문왕文王이 수렵을 나갔다가 반계磻溪에서 낚시하던 태공을 만나서 스승으로 삼았는데, 낚시할 때에 그의 바늘이 반듯했다고 한다. 문왕의 아들 무왕武王을 도와 상商나라 주왕紂王을 멸망시키고 천하를 평정하였으며 그 공으로 제齊나라 제후에 봉해져 그 시조가 되었다.
  31. 31)부춘富春에 은둔한 일 : 엄광嚴光은 자字가 자릉子陵으로, 후한後漢 때의 은사隱士이다. 광무제光武帝와 어려서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그는 광무제가 천자가 되자 자취를 감추고 은거하였는데, 광무제가 찾아내서 간의대부諫議大夫에 제수했으나 나오지 않고 부춘산富春山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을 마쳤다. 『後漢書』.
  32. 32)임금의 책상에 묵죽시墨竹詩 바쳤네 : 청허 휴정이 선조대왕의 묵죽 그림에 올린 시가 있다. “瀟湘一枝竹。 聖主筆頭生。 山僧香爇虎。 葉葉帶秋聲。”
  33. 33)당나라의 간신론諫臣論 : 당 덕종唐德宗 때 간의대부諫議大夫 양성陽城이 국정國政에 대해서 제대로 직간直諫을 올리지 않자 한문공韓文公(한유)이 「爭臣論」을 써서 비판하면서 간관諫官의 도리에 대해서 말하였다.
  34. 34)실궁失弓 이야기 : 초楚나라 공왕共王이 나가 놀다가 활을 잃었다. 좌우가 찾아보기를 청하니, 왕이 “그만두라. 초인楚人이 잃은 활을 초인이 얻었으리니 또 찾아 무엇하리오.”라고 하였다. 여기에 대해서 공자는 말하기를, “사람이 잃은 활을 사람이 얻었으면 그만이다.”라고 하여 공왕의 도량이 작음을 비판했다.
  35. 35)몽염蒙恬(?~B.C. 209) : 진秦나라의 장군. B.C. 221년 제齊나라를 멸망시킬 때 큰 공을 세웠다. B.C. 215년 흉노 정벌 때 활약이 컸으며, 이듬해 만리장성을 완성하였다. 북쪽 변경을 경비하는 총사령관으로서 상군上郡(섬서성陝西省 부시현膚施縣)에 주둔하였다. 시황제始皇帝가 죽자, 환관 조고趙高와 승상丞相 이사李斯의 흉계로 투옥되어 자살하였다.
  36. 36)분서焚書 : 분서갱유焚書坑儒. 진나라 승상 이사가 주장한 탄압책으로, 실용 서적을 제외한 모든 사상서를 불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하였다. 포악한 정치를 일컫는다.
  37. 37)천오天烏 : 삼족오三足烏. 고대 신화에 나오는, 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
  38. 38)초향楚鄕을 원망하나 : 초나라 항우項羽가 천하를 잃고 마지막으로 계명산鷄鳴山에서 한漢나라 군대와 싸우려고 진을 쳤을 때 가을 달이 한없이 밝자 장량張良이 옥퉁소를 불어 항우의 부하 8천 명이 고향 생각에 젖어 있을 무렵 한나라 군대가 진격하여 격파시켰다.
  39. 39)맹상군孟嘗君(?~B.C. 279?) : 성명은 전문田文. 맹상군은 시호 또는 봉호封號라고도 한다. 선왕宣王의 서제庶弟인 아버지의 뒤를 이은 다음, 많은 식객食客들을 거느렸다. 진나라 소양왕昭襄王의 초빙을 받아 진나라에 들어갔으나 의심을 받아 살해될 위기에 처했다. 맹상군이 진왕의 애첩에게 구원을 요청하니 호백구를 요구하였다. 맹상군은 좀도둑질을 잘하는 식객을 시켜서 진나라 창고 안에 있는 호백구를 훔쳐 애첩에게 바치고 풀려났다. 그러나 진왕이 후회하고 다시 잡으려고 하였다. 맹상군이 국경의 관문에 이르자 문이 닫혀 나갈 수 없었다. 진나라 법에 닭이 울어야 관문을 열었으니, 식객 중에 닭 소리를 잘 흉내 내는 자가 닭 울음소리를 냈고 다른 닭도 따라 울어서 관문이 열리자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것이 ‘계명구도鷄鳴狗盜’의 고사이다.
  40. 40)솥 위에서~길게 울어 : 무정武丁이 탕湯임금에게 제사를 지낸 다음날에 꿩이 솥 위로 올라가 운 일이 있었다. 현신 조기祖己가 이 일을 계기로 무정에게 덕을 닦고 바른 정치를 행하라고 간언하니 은殷나라가 중흥되었다.
  41. 41)무정武丁 : 이름은 소昭. 상조商朝 제23대 국왕. 재위 시기는 약 B.C. 1250~1192년으로 추정. 반경盤庚의 조카이며 부친은 소을小乙임. 섬서陝西 북서부, 산서山西 북부 및 내몽고 서부에 거주하던 고대 북방 민족의 하나인 귀방鬼方을 정벌하였고, 현신賢臣 부열傅說을 재상으로 임명하여 은나라를 중흥시켰다.
  42. 42)보설普說 : 선사禪寺에서 대중大衆을 모아 놓고 하는 설법을 말한다.
  43. 43)편정偏正 : 조동종曹洞宗의 편정오위설偏正五位說. 중국의 동산 양개洞山良介 스님이 제창한 편정오위설을 말한다. 정중편正中偏·편중정偏中正·정중래正中來·편중지偏中至·겸중도兼中到 등의 오위에 조산 본적曹山本寂이 주註를 덧붙임으로써 조동종의 중심 사상이 되었다.
  44. 44)마음이 몸에~무어 슬프랴 : 도연명陶淵明의 ≺歸去來辭≻에 “이미 스스로 마음은 몸의 부림을 받게 하였으니 어찌 근심하며 홀로 슬퍼할 것 있으랴.(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라는 구절이 있다.
  45. 45)5월에 새 곡식 파니 : 만당晩唐 시인 섭이중聶夷中의 시 ≺傷田家≻에 “2월에는 앞으로 나올 비단을 미리 팔고, 5월이면 추수를 담보로 양식을 빌린다.(二月賣新絲。 五月糶新穀。)”라는 시구가 있다. 2월에 돈을 꾸어서 관청에 세금으로 바치고 여름에 누에를 길러 생사生絲로 갚으니 이는 2월에 미리 생사를 판 격이 되고 5월에 돈을 꾸어서 관청에 바치고 가을에 수확하여 갚으니 이는 5월에 미리 곡식을 판 것과 같은 것이다.
  46. 46)한서漢書 : 중국 후한後漢 시대의 역사가 반고班固가 저술한 기전체紀傳體의 역사서이다. 12제기帝紀·8표表·10지志·70열전列傳의 전 100권으로 이루어졌다. 『前漢書』 또는 『西漢書』라고도 한다. 『史記』와 더불어 중국 사학사상史學史上 대표적인 저작이다. 한무제漢武帝에서 끊긴 사마천司馬遷의 『史記』의 뒤를 이은 정사正史로 여겨지므로 ‘두 번째의 정사’라 하기도 한다.
  47. 47)감리묘유坎离卯酉 : 묘卯는 해의 문이 되어 태양太陽이 발생하는 곳이요, 유酉는 달의 문으로 태음太陰이 생성되는 곳이다. 해와 달이 이곳으로 출입할 뿐 아니라, 크게는 천지의 만물이 비록 인寅에서 시작하지만 묘에 이르러 더욱 열리고, 만물이 술戌에서 닫히기 시작하지만 유에 이르러 이미 문이 닫히는 것이다. 『周易』의 감리는 곧 묘유에 해당되어 천지의 공용功用을 이루는 것이다. 또한 감은 정북방, 리는 정남방, 묘는 정동방, 유는 정서방이다. 추분에는 해가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넘어가니 십자형으로 보면 동서남북이 각을 이룬다는 말이다.
  48. 48)옥산玉山처럼 쓰러지네 : 진晉나라 혜강嵇康의 자태가 마치 외로운 소나무가 홀로 선 것처럼 빼어나 그가 술이 취해서 넘어지면 옥으로 된 산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 『世說新語』 「容止」.
  49. 49)주미麈尾 : 진나라 왕연王衍이 옥 손잡이(玉柄)에 고라니 꼬리털(麈尾)을 매단 불자拂子를 항상 손에 들고서 청담淸談을 펼쳤다는 고사가 있다. 『世說新語』 「容止」.
  50. 50)염계濂溪 : 주돈이周敦頤(1017~1073). 자字는 무숙茂叔, 호는 염계, 도주道州 출생. 지방관으로서 각지에서 공적을 세운 후 만년에는 여산廬山 기슭의 염계서당濂溪書堂에 은퇴하였기 때문에 염계 선생이라 불렀다. 도가 사상道家思想의 영향을 받고 새로운 유교 이론을 창시하였다. 저서에는 『太極圖說』·『通書』가 있으며, ≺愛蓮說≻에서 모란을 꽃 중에 부귀한 것이라고 하였다. 정호程顥·정이程頤 형제를 가르쳤기 때문에 도학道學(송대宋代 신유학新儒學)의 개조라고 칭하였다.
  51. 51)궁궁芎藭 한~된 후로 : 굴원은 초楚나라의 대부로, 참소를 받아 쫓겨났는데 여러 가지 향초로 자기의 옷을 장식하여 고결한 마음을 나타냈다. 궁궁은 향초香草의 일종이다.
  52. 52)완적阮籍(210~263) : 자는 사종嗣宗, 진류陳留 출생. 아버지는 후한後漢 말의 명사이자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인 완우阮瑀이다. 혜강嵆康과 함께 죽림칠현竹林七賢의 중심 인물이다. 휘파람을 잘 불었으며 거문고의 명인이었다. 대표작인 시 ≺詠懷≻ 85수는 자기의 내면세계를 제재로 하여 원초적인 노장 사상老莊思想을 추구한 작품이다.
  53. 53)운거雲車 : 신선의 수레를 말한다.
  54. 54)한단邯鄲의 베개 : 주 2 참조. 여기에서는 타향이라는 뜻이다.
  55. 55)무현곡無絃曲 : 현絃이 없는 거문고의 곡조라는 뜻으로 자연의 소리를 말한다. 여기에선 솔바람 소리.
  56. 56)적성赤城 : 신선들이 사는 곳이다.
  57. 57)정 공丁公 : 정약용인 듯하다.
  58. 58)여산廬山의 아름다운 자취 : 진晉나라의 고승 혜원惠遠이 여산의 동림사東林寺에서 도연명陶淵明, 육수정陸修靜 등과 함께 백련결사白蓮結社를 맺었다.
  59. 59)매우梅雨 : 황매우黃梅雨. 매실이 익을 무렵 내리는 비로, 보통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에 걸쳐 내리는 장맛비를 말한다.
  60. 60)돌 기린 : ‘천상석기린天上石麒麟’이라는 말로 훌륭한 사람을 가리킨다.
  61. 61)파옹坡翁 : 그림에 게송을 쓴 인물로 소동파 혹은 백파 긍선白坡亘璇일 가능성이 있으나 자세치 않다. 질정을 바란다.
  62. 62)과판科判 : 부처님 일대 교법의 내용을 판단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대승과 소승으로 나누며, 그 깊고 얕음을 따져서 체계를 세우는 것. 천태종에서 쓰는 말로, 보통은 교상판석敎相判釋이라 한다.
  63. 63)북해의 붕鵬새 : 『莊子』 「逍遙遊」에 붕새는 유월의 바람을 타고 9만 리 하늘 위를 날아오른다고 하였다.
  64. 64)사위의四威儀 : ‘행주좌와行住坐臥’의 네 글자로 시를 지은 것이다.
  65. 65)극념克念의 공부 : 『書經』에 “능히 생각하면 지혜롭게 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게 된다.(克念作聖。 亡念作狂。)”라는 말이 있다.
  66. 66)주름살 : 원문은 ‘河皺’.
  67. 67)김하서金河西 : 김인후金麟厚(1510~1560). 본관은 울산, 자字는 후지厚之, 호는 하서·담재澹齋, 시호는 문정文正. 1510년 전라도 장성현 대맥동리에서 출생하였다.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1540년 문과에 합격하고 1543년 홍문관 박사 겸 세자시강원 설서를 역임하여 당시 세자였던 인종을 가르쳤다. 인종이 즉위하여 8개월 만에 사망하고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고향으로 돌아가 성리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만 정진하였다.
  68. 68)윤고산尹孤山 : 윤선도尹善道(1587~1671).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 본관은 해남海南, 자는 약이約而, 호는 고산, 시호는 충헌忠憲. 1612년(광해군 4) 진사가 되었다. 치열한 당쟁으로 일생을 거의 벽지의 유배지에서 보냈으나, 경사에 해박하고 의약·복서·음양·지리에도 통하였으며, 특히 시조에 뛰어나 정철의 가사와 더불어 조선조 시가문학에서 쌍벽을 이루었다.
  69. 69)일행一行(683~727) : 당唐나라 때의 밀교 승려이자 천문학자. 724년에 역법 개편 작업을 시작하여 역법에 『周易』의 형이상학을 결부시킨 『大衍曆』을 완성시켰다. 이 역법에 의하여 계산된 태음력은 그의 사후인 729년부터 전국에 배포되었다.
  70. 70)연기烟起 선사 : 도선 국사(827~898)의 호이다. 신라 후기의 승려로 우리나라 풍수지리설의 시조. 자는 옥룡자玉龍子.
  71. 71)하백河伯 : 황하黃河의 신神을 말한다.
  72. 72)우사雨師 : 비를 관장하는 신이다.
  73. 73)큰 공 : 『詩經』 「小雅」 ≺六月≻에 “험윤을 정벌하여 큰 공을 바치다.(薄伐玁狁。 以奏膚公。)”라는 구절이 있는데 주注에 부膚는 대大, 공公은 공功이라 하였다.
  74. 74)훤초萱草 : 원추리. 옛사람들이 어머니의 풀이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북당에 계신다 하여 북당춘北堂春이라 하였다. 원추리는 또한 근심을 잊는 풀이라고 하였다.
  75. 75)진궁秦宮의 석~불길이 타고 : 진秦나라가 멸망할 때에 항우項羽가 진나라 수도 함양咸陽에 불을 질렀는데 석 달을 연이어 탔다고 한다.
  76. 76)한무제漢武帝의 사수전四銖錢 : 사수전은 화폐 이름이다. 눈이 크고 둥글다는 뜻이다.
  77. 77)왕손王孫의 일 : 당唐나라 왕유王維의 시에 “봄풀은 해마다 푸른데 왕손은 돌아오지 않네.(春草年年綠。 王孫歸不歸。)”라는 구절이 있다. 왕손은 상대방을 높여서 부르는 말이다.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는 왕손을 본받지 말라는 뜻이다.
  78. 78)옥형玉衡 : ① 옥으로 만든 천문 관측기, ② 북두칠성의 다섯째 별. 여기에서는 두 번째 뜻이다.
  79. 79)귀목龜木 : 맹귀우목盲龜遇木. 『涅槃經』에 있는 이야기. 사람의 몸을 받아 세상에 나거나, 불법을 만나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을 비유한 말. 눈먼 거북이가 바다에서 백 년마다 한 번씩 물 위에 나오는데 우연히 구멍 뚫린 나무로 머리가 나온다는 말로,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한 말이다.
  80. 80)원택의 삼생의 돌 : 당唐나라 때 승려 원택圓澤과 그의 벗 이원李源 간의 인연을 항주杭州 천축사天竺寺 뒷산의 돌에 빗대어 말한 것이다. 전생의 숙연宿緣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81. 81)달마의 한쪽 신발 : 달마 대사가 입적한 후에 송운宋雲이 황제의 사신으로 서역에 다녀오다가 손에 한쪽 신발만을 쥐고 서역으로 돌아가는 달마를 만났다. 송운이 황제에게 아뢰어 황제가 달마의 관을 열어 보게 하니, 신발 하나만 남아 있고 달마 선사의 몸은 없었다고 한다.
  82. 82)왜구가 시름하네 : 원문의 ‘海耈’는 해구海寇 혹은 해구海鷗의 잘못인 듯하다. 또는 해구라는 바다 생물일 수도 있다. 문맥으로는 왜구가 적절하여 그렇게 번역했다.
  83. 83)안기생安期生 : 중국 고대의 신선 이름이다.
  84. 84)최자崔子의 비문 : 고려 시대의 화강석 석비. 1021년(현종 12)에 창건한 봉선 홍경사 경내에 세운 사적비로, 현존하는 석비 중 가장 완미完美한 형태이다. 귀부龜趺와 이수螭首를 갖추어 비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비문은 해서楷書로서 당시의 석유碩儒로 이름이 높았던 최충崔沖이 찬撰하고 백현례白玄禮가 쓴 것이다. 이 절을 창건한 5년 후인 1026년에 세웠다.
  85. 85)백 공의 편액 : 백현례인 듯하다. 고려 초기의 서예가로 벼슬은 국자승國子丞을 지냈다. 해서楷書의 고려 제1인자로 추장推奬되었으며, 필법은 정결·근엄하였다. 작품으로 ≺弘慶寺開創碑文≻을 썼다.
  86. 86)경운慶雲 : 상서로운 오색의 구름으로 왕자王者의 서기瑞氣를 나타낸다.
  87. 87)53관을 하나로 통일을 거두었네 : 이성계에 의해 조선 왕조 전국의 53군현이 하나로 통합되었다고 비유한 것이다.
  88. 88)패풍沛豊의 객관 : 전주의 객사客舍를 말한다. 조선 왕조가 발생하였다 하여 전주를 풍패豊沛에 비유하는데, 전주 객사에는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 표액되어 있다.
  89. 89)조의루趙倚樓 : 당나라 시인 조하趙嘏의 별칭이다. 그의 시 가운데 “긴 피리 소리 들으며 누각에 기대었네.(長笛一聲人倚樓)”라는 구절을 두목杜牧이 너무도 좋아하여 조의루라고 불렀던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1. 1)「詩二」二字。編者補入。
  2. 1)「款」疑「欸」{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