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方廣大莊嚴經卷第十二

ABC_IT_K0111_T_012
009_0630_a_01L방광대장엄경 제12권
009_0630_a_01L方廣大莊嚴經卷第十二

지바하라 한역
송성수 번역
009_0630_a_02L唐天竺三藏地婆訶羅譯

26. 법의 바퀴를 굴리는 품 ②
009_0630_a_03L轉法輪品之二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는 다섯 사람을 교화하여 마치시고서 생각하셨다.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螻迦葉)이 크게 이름이 있고, 5백 제자와 함께 있으면서 국왕이 받들어 섬기며 신하와 백성들이 우러르고 있는데, 내가 거기에 나아가 바른 법으로 가르치리라.’
그리고는 곧 가서 찾자 가섭이 부처님을 보고 영접하며 나와 문안하였다.
‘안온하셨습니까?’
그때에 여래께서는 가섭에게 대답하셨다.
‘병이 없고 만족한 줄 알며 고요하고 맑고 믿음직하니, 바로 안온한 것입니다.’
009_0630_a_04L爾時佛告諸比丘如來化五人竟是念言優樓頻螺迦葉有大名稱五百弟子俱國王奉事臣庶宗仰當詣彼教以正法卽往尋之迦葉見佛迎前問訊善安隱不爾時如來報迦葉言無病知足寂滅淸信是爲安
가섭이 부처님께 청하였다.
‘날이 이미 저물려 하니, 원컨대 사문께서는 여기에서 머무르시고 계실 곳은 뜻대로 하십시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석실(石室)에서 하룻밤 지내고자 합니다.’
가섭은 말하였다.
‘나는 석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 독룡(毒龍)이 있어서 아마 침범할 것입니다.’
세 번까지 말을 하다가, 가섭은 대답하였다.
‘그 속에 머무르든지 마음대로 하십시오.’
009_0630_a_11L迦葉請佛日旣將暮惟願沙門幸留於此隨意所處佛語迦葉欲寄石室止住一宿迦葉言吾不愛室中有毒龍恐相犯耳乃至三語迦葉報言任於中止
009_0630_b_02L그때 여래께서 손발을 씻고 나아가 석실에 들어가서 자리를 깔고 앉자, 용이 곧 성을 내어 몸속에서 연기를 내므로 부처님께서도 연기를 내셨더니, 용이 크게 성을 내어 몸속에서 불을 내는지라 부처님도 불을 내셨으므로, 두 불이 함께 성하여 석실을 태웠는데, 가섭은 밤에 일어나서 석실이 다 타는 것을 보고 놀라 두려워하며 탄식하였다.
‘이 큰 사문이 단정하여 높고 귀하더니 나의 말을 듣지 않다가 불에 해를 당하는구나.’
그리고는 당황하면서 제자들에게 병 하나씩을 들려 물을 길어서 구원하게 하였는데, 모든 병의 물이 다 변하여 불이 되는지라 스승과 제자들은 더욱 두려워하며 모두 말하였다.
‘용의 불이 이 사문을 죽이는구나.’
여래께서는 그때에 신통의 힘으로써 독룡을 제압하여 발우 속에 넣어 두셨느니라.
다음 날 아침에 용을 담은 발우를 가지고 나가자 가섭은 크게 기뻐하며 전에 없던 일이라 괴히 여겼다.
‘이제 이 사문이 다시 살아났구나. 그릇 안에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는 이 독룡을 보니,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미 항복 받고 계율을 받게 하였습니다.’
가섭은 심히 부끄러워하며 제자들을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이 큰 사문이 비록 신통력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얻은 아라한 도만은 못하리라.’
009_0630_a_15L爾時如來洗手足已前入石室敷座而坐龍便瞋怒身中出煙佛亦出煙龍大瞋怒身中出火佛亦出火二火俱熾焚燒石室迦葉夜起見室盡然驚怖歎惜此大沙門端正尊貴不取我語爲火所害遽令弟子人持一甁汲水而救所有甁水悉變爲火師徒益恐皆言龍火殺是沙門如來爾時以神通力制伏毒龍置於鉢中明旦持鉢盛龍而出迦葉大喜怪未曾有今此沙門乃復活耶器中何有見是毒龍佛告迦葉我已伏之令受禁戒迦葉甚慚顧謂弟子是大沙門雖有神力不如我得羅漢道也
그때 여래께서는 가섭이 머무르고 있는 근처의 한 나무 아래 계셨는데, 밤중에 사대천왕 모두가 와서 법을 들었으므로 광명이 매우 성하여 마치 큰 횃불과 같았는지라, 가섭이 밤에 보고, ‘부처님도 불을 섬기는구나’라고 생각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문의 법 중에도 불을 섬기십니까?’
‘섬기지 않습니다. 어제 밤에는 사천왕이 내려와서 법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
그 뒤에 제석이 내려와서 법을 들었으므로 그 광명이 더욱 성한지라, 가섭이 다음 날 다시 사문에게 물었다.
‘역시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섬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석이 와서 법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 뒤에 범왕이 내려와서 법을 들었으므로 그 광명은 더욱더 왕성한지라, 가섭이 다음 날에 또 사문에게 물었다.
‘역시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섬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범왕이 와서 법을 들었을 뿐입니다.’
009_0630_b_08L爾時如來移近迦葉所住之處在一樹下於夜分中四天大王皆來聽法光明甚盛如大火炬迦葉夜見謂佛事火明旦白佛言沙門法中亦事火佛言不也昨夜四天下來聽法其光耳於後帝釋下來聽法其光轉迦葉明日復問沙門亦事火耶不也此是帝釋來聽法耳於後梵王下來聽法其光益盛迦葉明日復沙門亦事火耶佛言不也此是梵王來聽法耳
009_0630_c_02L가섭과 5백 제자들은 세 가지 불을 섬기는데, 아침에 불을 피우려 하였지마는 불이 끝내 붙지 않는지라 괴이쩍어서 스승에게 묻자, 스승은 말하였다.
‘이는 바로 사문의 소행이리라.’
그리고는 함께 와서 부처님께 물었다.
‘우리가 섬기는 바의 불을 피워도 붙지를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피우렵니까? 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불을 곧 붙였느니라.
불을 피운 뒤에 가섭은 불을 껐지만 또 꺼지지 않았다. 5백 제자가 서로 도우며 꺼도 끌 수가 없으므로 각자가 생각하기를, ‘또 이 사문의 소행이리라’ 하고, 함께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불은 이미 피웠는데 이제는 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끄려고 하십니까? 꺼지게 하겠습니다.’
그러자 불은 곧 꺼졌느니라.
009_0630_b_19L迦葉及五百弟子人事三火旦欲然火火終不著怪以問師師言此是沙門所爲故也俱來問佛我所事火然乃不著佛言欲使然耶當令得然卽然矣旣然之後迦葉滅火復不可五百弟子相助滅之亦不能滅自念言復是沙門所爲故也共往問火旣得然今不可滅佛言欲使滅當令得滅火卽滅矣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문이시여, 여기 제가 집에 명하여 놓을 테니 언제나 공양을 하시기를 바라나이다.’
매양 때가 되어 부처님과 함께 가서 그 집에 나아가 잡수기를 청하면,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대가 먼저 가십시오. 뒤에 따라가겠습니다.’
가섭이 떠나가면 부처님께서는 신통의 힘으로써 도리천에 올라가서는 그 하늘의 과일을 동쪽의 불바제(弗婆提)에 가서는 암마륵과(菴摩勒果)를, 남쪽의 염부계(閻浮界)에 가서는 염부(閻浮)의 과일을, 서쪽의 구야니(拘耶尼)에 가서는 하리륵과(呵梨勒果)를, 북쪽의 울단원(鬱單越)에 가서는 저절로 된 멥쌀을 각각 가져다가 발우 가운데 담아서는 공중을 날아서 돌아와 가섭보다 먼저 와서 그 상 위에 앉아 있으면, 가섭은 뒤에 닿아서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문께서는 어느 길로 해서 오셨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였다.
‘그대가 떠난 뒤에 나는 사방을 가고 도리천에 올라가서 이 맛있는 과일과 좋은 밥을 가져왔습니다. 당신도 먹어 보십시오.’
009_0630_c_05L迦葉白佛言惟願沙門恒住於此共修梵行我當勅家常使供養每以日時請佛俱行詣其家食佛言汝可先當隨後至迦葉適去佛以神力上忉利天取彼天果東至弗婆提取菴摩勒果南至閻浮界取閻浮果西至拘耶尼取呵梨勒果北至鬱單越取自然粳米盛置鉢中飛空而還先迦葉至坐其牀上迦葉後到問佛沙門從何道來佛語迦葉汝去之後我往四方及上忉利取是名果及以美飯汝可食之
009_0631_a_02L그때 마가다국(摩伽陀國)의 국왕ㆍ대신ㆍ벼슬아치ㆍ관속ㆍ장자ㆍ거사며 바라문들이 가섭에 나아가서 7일 동안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가섭은 생각하였다.
‘저 큰 사문의 거룩한 덕은 뛰어났고 상호가 더할 나위 없는지라, 뭇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반드시 나를 버리고 그를 받들어 섬기리라. 차라리 이 사문이 7일 동안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부처님께서는 그의 생각을 아시고 숨어서 나타나지 않으셨느니라.
7일이 다 찬 뒤에 가섭은 생각하였다.
‘명절의 모임도 끝이 나고 남아 있는 음식이 매우 많은데, 저 큰 사문께서 지금이라도 만약 오시면 나는 대접을 할 터인데.’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의 뜻을 아시고 홀연히 이르자, 가섭은 놀라고도 기뻐하면서 물었다.
‘여래께서는 7일 동안 무엇 때문에 버리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먼저 생각을 일으키기에 그 때문에 나타나지 아니하였거니와 이제는 그대가 나를 생각하기에 또 왔습니다.’
009_0630_c_17L時摩伽陁國國王大臣吏人官屬者居士婆羅門等當就迦葉爲七日迦葉念言彼大沙門威德巍巍相好無上衆人見者必當捨我而奉事寧此沙門七日之中不來我所知其念隱而不現七日滿已迦葉念節會已訖餘饌甚多彼大沙門今若來者我當飯之佛知其意忽然而迦葉驚喜而問如來七日之中何爲見棄佛言汝先起念是以不現汝相憶故復來耳
그때 가섭의 5백 제자들은 불에게 제사 지내기 위하여 모두가 함께 땔나무를 쪼개려고 저마다 도끼를 들어 올렸는데, 올리면 모두가 내릴 수가 없는지라 당황하여 스승에게 물었으므로 스승은 말하였다.
‘바로 큰 사문의 소행이리라.’
그리고는 곧 가서 부처님께 물었다.
‘나의 제자들이 아까 함께 땔나무를 쪼개려고 저마다 도끼를 올리기만 하면 모두가 내릴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리게 하리라.’
그러자 소리에 맞추어서 곧 내려졌느니라.
내려진 뒤에는 도끼가 모두 땔나무에 붙어서 들어 올릴 수가 없는지라 다시 와서 부처님께 묻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떨어져서 저절로 들어 올리게 하리라.’
그러자 바로 그때에 들렸느니라.
009_0631_a_05L爾時迦葉五百弟子將欲祀火俱共破薪各各擧斧皆不得下懅而告師師言是大沙門所爲故耳卽往問佛我諸弟子向共破薪各各擧斧皆不得下佛言當下應聲卽下旣下之後斧皆著薪而不可擧復來問佛佛言可去自當擧耳應時卽擧
니련선하(尼連禪河)의 빠른 물살이 세차므로 부처님께서 신통의 힘으로 물을 솟아오르게 하여 사람보다 높게 치솟게 하고는 부처님께서는 그 밑을 가시면서 걸음마다 티끌을 일으키셨다. 가섭이 멀리서 보고 부처님께서 떠내려가실까 두려워서 곧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부처님을 구하려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물을 솟아오르게 해 놓고 그 밑을 가면서 걸을 때마다 티끌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서야 가섭은 부처님을 부르며 말하였다.
‘사문이여, 배에 오르지 않으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합시다.’
그리고는 물속에서 배의 밑바닥으로부터 배로 들어왔는데도 뚫어져 새는 것이 없으므로, 가섭은 다시 말하였다.
‘이 큰 사문이야말로 신통이 신기하기 그지없지만 아직도 나의 아라한 도만은 못하리라.’
009_0631_a_12L尼連禪河遄流箭激佛以神力令水涌起過於人上佛行其下步步生塵迦葉遙望恐佛漂溺卽與弟子乘舩救佛見水涌起佛行其下步步生塵迦葉喚佛沙門欲上舩不佛言甚善卽於水中從舩底入舩無穿漏迦葉復言是大沙門神則神矣猶不如我羅漢道也
009_0631_b_02L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아라한이 아닙니다. 무엇 때문에 높이 떠받들면서 스스로가 아라한이라 일컫습니까?’
그러자 이에 가섭은 마음으로 놀라며 털이 곤두서서 부끄러워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이제 이 큰 성인은 저의 마음까지 아십니다. 오직 원컨대 큰 성인께서는 저를 거두어 주시어 성인의 법 안에서 사문이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미 늙었고 권속도 많이 있으며, 또 국왕과 백성들에게 귀의와 공경을 받고 있는데, 이제 도를 배우려 함은 그 자체가 경솔할 수도 있는 것이니, 마땅히 제자들과 함께 다시 잘 의논하여야 하리다.’
009_0631_a_20L佛語迦葉汝非羅漢何爲貢高自稱羅漢於是迦葉心驚毛豎慚懼稽首今此大聖乃知我心惟願大聖攝受於我在聖法中而爲沙門佛語迦葉汝旣耆舊多有眷屬又爲國王臣民之所歸敬今欲學道其可自輕宜與弟子更熟詳議
그러자 가섭은 말하였다.
‘거룩하옵니다. 성인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그러나 저의 속마음에는 모두 스스로 결정되었사오나 잠시 돌아가서 제자들과 의론은 해야 하겠나이다.’
가섭은 돌아와서 모든 제자들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나는 이미 저 사문의 법을 믿고 알았다. 그가 얻은 도가 바로 참되고 바른 것이다. 나는 이제 귀의할 터인데 너희들의 뜻은 어떠하냐?’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도 따라서 귀의하기를 원하옵니다.’
009_0631_b_03L迦葉言如聖所教然我內心非不自決當還與弟子論耳迦葉還來集諸弟我已信解彼沙門法其所得道是爲眞正我今歸趣汝意云何弟子答我等亦願隨從歸依
이때 가섭은 제자들과 함께 그 옷을 벗어 버리고 불을 섬기는 도구를 가져다 모두 물속에 버리고는 같이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와 제자들은 성인의 법 가운데서 사문이 되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이여.’
그러자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서 모두가 사문이 되었느니라.
009_0631_b_08L是時迦葉與諸弟子釋其衣服取事火具悉棄水俱詣佛所稽首佛足而白佛言及弟子於聖法中願爲沙門佛言來比丘鬚髮自落法服著身皆成沙
가섭의 두 아우에 첫째 분의 이름은 난제(難提)요, 둘째 분의 이름은 가야(伽倻)였는데, 저마다 250명의 제자들이 있었다. 먼저 물가에 머물러 있다가 모든 범지들의 의복과 집물이며 불을 섬기는 도구들이 물을 따라 밑으로 흘러 내려옴을 보고 모두 놀라며 그의 형과 제자들이 남에게 해를 입은 줄 알고 두려워하여 곧 5백의 제자들과 함께 물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형과 제자들이 모두 사문이 되어 있음을 보고 괴이하게 여겨서 물었다.
‘형님은 이제 늙으셔서 나이가 120세요, 지혜가 깊고 아득하여 나라 안이 존경하는 터이며, 저의 뜻에도 형님은 이미 아라한을 증득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이제 깨끗한 업을 버리고 저 사문의 가르침을 받으니, 그 도가 훌륭합니까?’
009_0631_b_13L迦葉二弟一名難提二名伽耶有二百五十弟子先住水邊見諸梵志衣帔什物事火之具隨水下流悉驚愕恐畏其兄及諸門徒爲人所卽與五百弟子泝流而上見兄師徒皆成沙門怪而問曰兄今耆舊年百二十智慧深遠國內遵崇我意言兄已證羅漢今棄淨業斅彼沙門道勝耶
009_0631_c_02L가섭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도는 가장 뛰어났고 그 법은 더할 나위가 없다. 나는 옛날부터 오면서 아직까지 신통과 도력이 부처님과 같은 이를 본 일이 없다. 그 법은 깨끗하여 한량없는 이를 제도하고 세 가지의 일로써 중생을 잘 교화하신다. 첫째가 도의 힘과 신통 변화요, 둘째가 지혜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앎이요, 셋째가 번뇌를 잘 알고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이 그것이니라.
두 아우는 듣고 마음에 공경을 내어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러자 5백의 제자들은 소리를 같이 내어 말하였다.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겠나이다.’
그리고는 머리를 조아리며 사문이 되기를 구하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이여.’
그러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서 모두 사문이 되었느니라.
009_0631_b_21L迦葉答言佛道最優其法無我自昔來未曾見有神通道力與佛等者其法淸淨當度無量能以三事教化衆生一者道力神通變化者智慧知他人心三者善知煩惱應病授藥二弟聞已心生恭敬顧謂弟汝意云何五百弟子同聲發言從師教卽皆稽首求爲沙門佛言來比丘鬚髮自落法服著身皆成沙
그때 여래께서는 천 비구들과 함께 계시다가 바라나에 가셔서 숲 아래 계시면서 제자들을 위하여 혹은 때로는 변화하여 나투시기도 하였고, 혹은 때로는 법을 말씀하시기도 하였고, 혹은 또 계율을 말씀하시기도 하였나니, 부처님의 거룩하심을 보고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었으며, 모두가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009_0631_c_07L爾時如來與千比丘俱往波羅奈國在於林下爲諸弟子或時變現時說法或復說戒睹佛威神莫不欣盡成羅漢
그때 세존께서는 바라나국으로부터 우루빈라가섭의 형제 세 사람과 천의 아라한들과 같이 마가다국에 닿으셨다.
때에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은 말하였다.
‘오래부터 보살이 부처님 도를 이루었고, 큰 몸인 한 길 여섯 자의 순금 빛깔에 서른두 가지 몸매와 여든 가지 뛰어난 모습이며 열 가지 명호를 완전히 갖추시고 지견(知見)을 이미 얻고 다섯 가지 눈[五眼]을 이룩하셨으며, 여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여 얻었고, 범왕ㆍ제석ㆍ사천왕이 모두 받들어 섬긴다 함을 들었는데, 이제 우리나라에 들어오시니 마음이 매우 기쁘다. 나는 본래 부처님이 되시면 제도하겠다고 함께 약속하셨는데 잊으시지는 않고 나의 소원을 따르시는구나.’
그리고는 곧 나라 안에 신칙하여 길을 엄히 하고 깨끗이 하여 왕은 보배 수레를 타고 대신과 백관에게 앞뒤로 인도하고 따르면서 천 수레, 만의 말로 성을 나가 부처님을 맞이하였느니라.
009_0631_c_10L爾時世尊從波羅奈國與優婁頻螺迦葉兄弟三人及千羅漢至摩伽陁時頻婆娑羅王久聞菩薩得成佛巨身丈六紫磨金色三十二相十種好十號具足已得知見成就五眼證獲六通梵釋四王皆悉奉事入我國心甚歡喜吾本共要成佛相乃不忽遺從我所願卽勅國內嚴淨道路王乘寶車大臣百官前後導千乘萬騎出城迎佛
009_0632_a_02L그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근처인 차월림(遮越林)의 큰 나무 아래에서 천 비구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앉아 계셨는데, 왕이 멀리서 부처님을 뵈오니 별 가운데 달과 같고 해가 처음 돋음과 같고 제석과도 같고 범왕이 하늘의 궁전에 있는 것과도 같았으며, 근엄하기가 마치 금산(金山)이 으리으리하고 뛰어남과 같았으므로, 왕은 마음으로 기뻐하며 수레에서 내려 걸어 나아가서는 다섯 가지 위의도 버리고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하고 자기의 그 이름을 일컬으면서 말하였다.
‘오랫동안 높으신 덕을 생각하며 몹시 흠모한 지 오래되었나이다.’
그러자 여래께서는 맑은 음성으로써 왕을 위문하였다.
‘4대(大)가 언제나 편안하셨으며, 인민과 공무를 다스리느라 고단함은 없으셨습니까?’
왕은 말하였다.
‘도움을 받아서 다행히 안온하였나이다.’
그때 빈바사라왕과 여러 신하와 백성들은 모두 가섭이 부처님 곁에 앉아 있음을 보고 생각하였다.
‘가섭은 늙으셨고 뭇 신선들의 우두머리인데, 어찌 도를 버리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야 했을까? 바로 부처님의 스승일까, 부처님의 제자일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뜻을 아시고 게송으로써 가섭에게 물으셨느니라.
009_0631_c_20L爾時世尊近王舍城在遮越林於大樹下千比丘衆圍遶而坐王遙見佛如星中月日初出旣如帝釋亦似梵王處於天儼若金山巍巍超絕王心歡喜下車步進去五威儀稽首禮佛自稱其作如是言久服尊德欽渴積時來卽以梵音慰問王言大王四大常安隱不統理人務無乃勞耶王曰祐幸得安隱爾時頻婆娑羅王及諸臣民咸睹迦葉於佛邊坐心自念言迦葉耆舊衆仙之宗豈應棄道作佛弟子爲是佛師爲師佛乎佛知其意卽以偈頌問迦葉言
그대는 언제나 산천에 제사하고
물ㆍ불ㆍ바람과 해와 달이며
뭇 범천에 귀의하여서
새벽부터 밤중까지 부지런히 노력하여
009_0632_a_10L汝常祀山川
歸依水火風
日月衆梵天
夙夜勤精進

섬겨 온 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그 마음은 게으르거나 폐지함 없이
네가 받들었던 천지의 신령이
과연 복을 가져다 주더냐.
009_0632_a_12L 事來幾何時
其心無懈廢
汝所奉神祇
寧有致福不

그때 가섭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009_0632_a_13L爾時迦葉以偈答曰

스스로 생각건대 제사 지내 온 지가
이미 80년을 경과하였나이다.
바람과 물과 불과 범천들이며
산천과 해와 달에게
009_0632_a_14L自念祠祀來
已經八十載
風水火梵天
山川及日月

새벽부터 밤중까지 언제나 노력하며
비는 마음 게으르거나 폐지하지 아니하였지만
필경에 얻은 바가 없었사온데
부처님을 만나고서 비로소 편안함을 얻었나이다.
009_0632_a_16L 夙夜常精進
祈心不懈廢
畢竟無所獲
値佛乃得安
009_0632_b_02L
이 게송을 말하여 마치니, 왕과 여러 신하와 나라의 인민들은 비로소 가섭이 부처님의 제자가 된 줄 알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일어나서 아라한으로서의 신통을 나타내어야 하리라.’
그러자 가섭은 즉시 부처님의 분부를 받자마자 허공에 뛰어올라서 몸 위로 불을 내고 몸 아래로 물을 내었으며, 혹은 몸 위로 물을 내었지마는 그 몸은 젖지 아니했고, 혹은 몸 아래로 불을 내었지만 그 몸은 타지 않았으며,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일곱 번 나타났다가 일곱 번 숨었으며, 땅에 들어가기를 물에 들어가듯 하였고, 물을 밟기를 땅 밟듯 하였으며, 수미산을 뚫고 지나갔지만 걸림이 없었고, 부처님 앞의 땅이 서쪽이 가라앉으면 동쪽이 나타나고, 동쪽이 가라앉으면 서쪽이 나타나고, 남쪽이 가라앉으면 북쪽이 나타나고, 북쪽이 가라앉으면 남쪽이 나타났느니라.
변화하기를 다 마치고, 부처님 앞에 돌아와서 길게 무릎 꿇고 합장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바로 제자이옵니다. 부처님은 바로 저의 스승이옵니다.’
그러자 왕과 신하와 백성들은 가섭이 바로 부처님의 제자인 줄 거듭 분명히 알았느니라.
009_0632_a_17L說是偈已王及群臣國中人民乃知迦葉爲佛弟子佛告迦葉汝起宜應現汝羅漢神通迦葉卽時承佛教已踊在虛空身上出火身下出水或身上出水其身不濡或身下出火其身不灼飛行虛空七現七隱入地如水履水如地穿過須彌無所罣㝵於佛前地西沒東現東沒西現南沒北現北沒南現旣變化已還於佛前長跪叉手而白佛言我是弟子佛是我師王及臣民重明迦葉是佛弟子
그때 세존께서는 빈바사라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색(色)은 바로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공(空)이요, 나가 없음[無我]이니,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도 바로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공이요, 나가 없습니다.
색(色)은 덩어리 거품과 같아서 잡을 수가 없으며, 느낌[受]은 물거품과 같아서 오래 있을 수가 없으며, 생각[想]은 파초와 같아서 속이 굳지 못하며, 지어감[行]은 꿈을 꿈과 같아서 허망한 소견이며, 의식[識]은 허깨비와 같아서 뒤바뀜으로 일어나는 것이므로 삼계가 실제가 아니어서 온갖 것이 무상합니다. 대왕이여, 이 나라가 있어 온 지가 얼마나 되었습니까?’
009_0632_b_05L爾時世尊告頻婆娑羅王言大王是無常苦空無我受想行識亦是無常苦空無我色如聚沫不可撮摩如水泡不得久立行如芭蕉中無有想如所夢爲虛妄見識如幻化從顚倒起三界不實一切無常大王此國來爲幾何時
왕은 말하였다.
‘이 나라가 있어 온 지 7백여 대(代)입니다.’
‘다스렸던 왕을 모두 아십니까?’
‘저의 부왕만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간은 잠깐 동안이며 오직 도(道)만 믿을 수 있습니다. 미래의 복을 닦아야 하며 헛되이 지나지 마십시오. 대왕이여, 아셔야 합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비록 부모로 인하여 그 몸이 생기기는 하지마는 부모로 말미암아 그 과보를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선하고 악하고 아름답고 추하고 하는 것은 먼저의 업(業)으로 된 일입니다. 만약 여러 가지 선을 지으면 죽은 뒤에 천상과 인간 안의 시방 부처님 앞에 태어나는 것이요, 만약 여러 가지 악을 지으면 죽은 뒤에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나는 것입니다. 온갖 법은 인연이 합치면 생겼다가 인연이 흩어지면 사라지는 것입니다.
009_0632_b_12L王言有此國來七百餘代所領之王盡識以不答曰吾父耳佛言世閒須臾惟道可恃修來福無爲空過大王當知如人生雖因父母而生其身不由父母招其果報善惡美醜先業所爲若造諸命終之後生天人中十方佛前造諸惡命終之後生於地獄餓鬼一切諸法緣合卽生緣散卽滅
009_0632_c_02L대왕이여, 아셔야 합니다. 무명(無明)은 지어감[行]을 반연하고, 지어감은 의식[識]을 반연하고, 의식은 이름과 색[名色]을 반연하고, 이름과 색은 6처(處:6入)를 반연하고, 6처는 감촉[觸]을 반연하고, 감촉은 느낌[受]을 반연하고, 느낌은 애욕[愛]을 반연하고, 애욕은 취함[取]을 반연하고, 취함은 존재[有]를 반연하고, 존재는 태어남[生]을 반연하고, 태어남은 늙어 죽음[老死]과 근심[憂]과 슬픔[悲]과 괴로움[苦惱]을 반연합니다.
대왕이시여, 무명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지어감이 사라지고, 지어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의식이 사라지고, 의식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이름과 색이 사라지고, 이름과 색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6처가 사라지고, 6처가 사라지기 때문에 곧 감촉이 사라지고, 감촉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느낌이 사라지고, 느낌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애욕이 사라지고, 애욕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취함이 사라지고, 취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존재가 사라지고, 존재가 사라지기 때문에 곧 태어남이 사라지고, 태어남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늙어 죽음이 사라지고, 늙어 죽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 근심ㆍ슬픔ㆍ괴로움이 사라집니다.
대왕이여, 12인연이 다하면 평탄하고 자취가 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으며, 분별이 본래 없어서 법인(法忍)을 얻습니다.’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8만 4천의 하늘과 사람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의 깨끗함을 얻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대중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009_0632_b_20L大王當知無明緣行行緣識識緣名名色緣六處六處緣觸觸緣受緣愛愛緣取取緣有有緣生生緣老死憂悲苦惱大王無明滅故則行滅行滅故則識滅識滅故則名色滅色滅故則六處滅六處滅故則觸滅觸滅故則受滅受滅故則愛滅愛滅故則取滅取滅故則有滅有滅故則生滅生滅故則老死滅老死滅故則憂悲苦惱滅大王十二因緣盡坦然無迹猶如虛空分別本無逮得法忍說是法時八萬四千諸天及人遠塵離垢得法眼淨無央數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그때 빈바사라왕은 법 눈의 깨끗함을 얻고 기뻐하며 부처님께 5계(戒) 받기를 원하자, 대신과 백관이며 나라 안의 인민들이 모두 부처님께 귀의하고 5계를 받았느니라.
계율을 받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엎드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전륜왕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시기에 나는 옛날 먼저 청하여 만약 도를 얻으시면 먼저 제도 받기를 원하였더니, 오늘에 옛 소원 이룩되어 다행히 부처님의 은혜를 입고 도의 자취를 밟게 되었나이다. 나라 일이 많이 바쁘지만 자주 또 친히 받들겠나이다.’
그리고는 왕과 여러 신하들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물러갔느니라.
왕이 궁중에 이르자 여러 신하들은 하례하였다.
‘옛날의 왕들은 모두 부처님을 뵙지 못하셨는데, 유독 대왕만은 여래를 만나게 되셨나이다.’
그러자 왕은 더욱 기뻐하면서 여러 신하들을 위문하였다.
‘경들은 전생의 복으로 이제 다행히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게 됨을 만났습니다.’
그러자 곧 후궁과 비빈(妃嬪)과 채녀들이며 온 나라 백성들에게 명령하여 길이 재계(齋戒)를 닦고 모두 다 법을 받들게 하였느니라.
009_0632_c_11L爾時頻婆娑羅王得法眼淨欣然請佛願受五戒大臣百官國內人民皆悉歸佛亦受五戒旣受戒已卽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世尊乃能棄捨轉輪王位出家爲道我於昔日輒先奉請若得道時願前見度我於今者宿願成滿幸蒙佛恩得履道迹國務殷繁比更親奉王及群臣遶佛三帀辭退而去王至宮已群臣上賀古昔諸王悉不見佛惟獨大王得値如來王益欣喜復慰群臣卿等夙福今幸遇佛出興於世因勅後宮妃嬪婇女及國內人民修齋戒盡令奉法
009_0633_a_02L때에 마가다국에 가란타(迦蘭陀)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와서 아직 정사(精舍)가 없음을 보고 좋은 대나무 동산을 여래께 받들어 올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큰 사랑으로 일체를 가엾이 여기심이 아버지와 같고 어머니와 같으시어 세상의 영화를 버리고 이제 부처님이 되셨사오나 아직 정사가 없기에 제가 대나무 동산을 여래께 바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때에 주원(呪願)하시며 그를 위하여 받으셔서 항상 성인들과 함께 그 안에 노닐면서 계셨느니라.
009_0632_c_24L時摩伽陁國有一長者名迦蘭陁佛入國未有精舍以好竹園奉上如前白佛言世尊大慈憐慜一切如父如母能棄世榮今得成佛未有精我以竹園奉上如來佛時呪願而爲受之恒與聖衆遊處其內
그때 마가다국의 백성들은 번성하여 속된 음악에 빠져서 시끄럽게 부르고 노래하며 춤추기를 밤낮 계속하였었는데, 부처님께서 마침 나라에 들어와서 법의 말로써 교화하셨으므로 재계하고 마음을 닦아서 모두가 속된 음악을 버렸느니라.
부처님의 제자에 사바기(舍婆耆)라는 이가 있었는데, 성에 들어가 걸식할 적에 위의가 법이 있고 걸음걸이가 편안하고 자상한지라, 길에 있는 사람들이 보고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느니라.
때에 사리불이 이 사문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는 도를 배운 지가 오래라 자못 법식을 알건마는 일찍이 이와 같은 사람은 아직 못 보았다. 반드시 특이한 들음이나 위의가 있기에 그러하리라. 시험 삼아 가서 섬기는 바가 무슨 도인가를 물으리라.’
때에 사리불은 비구에게 물었다.
‘그대의 스승이 바로 누구신지 원컨대 그 뜻을 들려주소서.’
그때에 비구는 게송으로써 대답하였느니라.
009_0633_a_07L彼時摩伽陁國人民殷盛耽著俗樂喧呼歌儛不捨晝夜佛適入國化以法言齋戒修心皆捨俗樂佛有弟子名舍婆耆入城分衛威儀有法行步安詳路人見之無不欣悅時舍利弗見此沙門心自念言我學道久頗知法式未曾見有如是之人必有異聞威儀乃爾試往問之所事何道時舍利弗卽問比丘汝師是誰願聞其志爾時比丘以偈答曰

나의 스승은 상호(相好)를 갖추셨고
삼계에서 가장 높으신 이며
5음(陰)과 12인연과
공(空)과 유(有)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009_0633_a_17L吾師具相好
三界爲最尊
五陰十二緣
不住於空有

나는 이제 나이가 아직 적어서
학업이 오히려 깊지 못하여
말로써는 부처님의 모든 공덕을
다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009_0633_a_19L 我今年尚少
學業猶未深
不可以言辭
說佛諸功德
009_0633_b_02L
이 게송을 말하여 마치고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내가 섬기고 있는 스승은 천상과 인간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뛰어나셔서 쌓은 공과 여러 덕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도솔천으로부터 내려와 남염부제에 탄생하시었는데, 처음 탄생하실 때에 능히 시방으로 각각 일곱 걸음씩 가셔서 손을 들고 외치기를,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가장 높고 오직 나만이 가장 뛰어났나니, 삼계의 괴로움은 내가 제도하리라〉라고 하셨으며, 제석과 범왕이며 사천왕들이 다 와서 공양하고 섬겼습니다. 부처님의 공덕이야말로 자세히 진술할 수조차 없습니다.’
때에 사리불은 이 말을 듣고, 어둠 속에서 해의 광명을 보듯 하며 비구에게 말하였다.
‘장하고도 장합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배움을 좋아하여 여덟 살에 스승을 따라서 나이 겨우 열여섯에 다 갖추지 않음이 없어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통달하였다〉고 여겼더니, 이제야 위없이 옳게 깨달은 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참으로 나의 스승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부처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009_0633_a_20L說是偈已告舍利弗我所事師天上人中最尊最勝積功累德不可稱載從兜率天降生閻浮初生之時能於十方各行七步擧手唱言〈天上天下唯我最尊唯我最勝三界苦惱吾當度之〉釋梵四天咸來供事佛之功德不可具述時舍利弗聞此語已如從暗中睹日光明語比丘言善哉善哉吾少好學八歲從師年甫十六靡不該綜自謂爲達今者得値無上正覺眞爲我師汝所言佛今在何處
비구가 대답하였다.
‘지금 가란타 죽원정사(竹園精舍)에 계십니다.’
때에 사리불은 제자들을 데리고 여래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먼저 문안한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에 늘 어리석고 헷갈림만을 밟았더니, 다행히 부처님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원컨대 바른길을 여셔서 사문이 되어 계율을 성취할 수 있게 하소서.’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여.’
그러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서 곧 사문이 되었으며,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니 번뇌가 다하고 뜻이 열리어 아라한이 되어서는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와 같이 배우는 대목건련(大目犍連)은 도를 얻을 때에는 반드시 서로가 가르쳐 주기로 약속하였으므로 이제 거기에 가려 하오니, 원컨대 거룩한 뜻을 받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때인 줄 알아야 하리라.’
009_0633_b_08L比丘答言今在迦蘭陁竹園精舍時舍利弗將諸弟子至如來所稽首禮足前問訊已而白佛言我處長夜恒履愚幸得値佛願開正路得爲沙門成就禁戒佛言善來比丘鬚髮自落法服著身便成沙門佛爲說法漏盡意解得阿羅漢前白佛言世尊我與同學大目犍連要得道時必相開示欲往彼願承聖旨佛言宜知是時
때에 사리불은 왕사성에 들어가 목건련을 방문하여 멀리서 보니, 목건련이 제자들과 함께 거리를 노닐며 다니고 있었느니라.
그때 목건련은 사리불의 형상이 변하여진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무슨 다른 소견이 있기에 용모와 복장이 그러합니까?’
대답하였다.
‘배움에는 일정한 스승이 없고 오직 도만이 있습니다. 법을 구한 지 오래였으나 큰 성인을 만나지 못하였는데, 이제야 만나게 되었으므로 몸과 마음이 온통 기뻐서 일부러 와서 그대를 찾았으니, 법의 맛을 같이 하십시다.’
목건련은 대답하였다.
‘그것은 작은 일이 아니오. 함께 의논해야 하겠소.’
009_0633_b_17L時舍利弗入王舍城訪目揵連遙見目連與諸弟子遊行里巷爾時目連睹舍利弗形狀變改逆而問之有何異見容服乃耳答曰學無常師惟道所在求法積年不遇大聖今者得値身心遍喜故來相求願同法味目連答曰此非小事宜共籌量
009_0633_c_02L사리불은 말하였다.
‘내가 옛날부터 한 일은 그대와 같이 종사한 것이므로 그대가 배운 것은 나도 모두 알고 있으니, 두말할 것도 없소.’
이때 목건련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지혜는 본래 나보다 뛰어났거늘, 이제 가르치는 바가 어찌 잘못이 있겠소?’
이렇게 말하고 나서 사리불을 따라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아뢰었다.
‘큰 성인을 멀리하여 번뇌에 빠져 있었나이다. 이제 친히 받들게 되었사오니, 사문이 되기를 원하옵니다.’
그리고는 곧 물병과 사슴 갖옷이며 지팡이 등의 도구를 버렸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그러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서 곧 사문이 되었으며,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니, 번뇌가 다하고 뜻이 열리어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때에 사리불과 목건련의 250제자들은 모두 출가하게 되었고, 다 아라한을 이루었느니라.
009_0633_b_24L舍利弗言我昔所行與汝從事汝所學者我悉知已請無復言是時目連告舍利弗仁者智慧本踰於我今之所教豈相誤耶作是語已隨舍利弗往詣佛稽首佛足白言違遠大聖沈沒煩今得親奉願爲沙門卽捨澡甁鹿衣杖具佛言善來鬚髮自落法服著身便成沙門佛爲說法漏盡意解得阿羅漢時舍利弗目揵連及二百五十弟子皆得出家盡成羅漢
그때 수단왕은 아들이 도를 얻은 지 6년이 지났음을 듣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몹시 흠모한 지가 오래였으므로 우다이(優陀夷)에게 말하였다.
‘네가 지금 가서 부처님을 청하여 나라에 돌아오되 안부를 물으면서, 〈이별한 지가 열두 해인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슬퍼하며 어쩔 줄 모른다. 한번 서로 만나보기나 하면 곧 다시 살아날 것 같구나〉라고 하여라.’
우다이는 왕의 분부를 받고서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왕의 뜻을 자세히 아뢰고는, 이에 여러 하늘과 범왕이며 제석이 함께 와서 귀의한 것을 보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사문이 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잘 왔도다.’
009_0633_c_11L爾時輸檀王聞子得道已經六年心欣喜欽渴彌積語優陁夷言汝今可往請佛還國問訊起居離別已來十有二載夙夜悲慼不能自已得一相見還如更生憂陁夷受王教已詣佛所稽首佛足具述王意乃睹諸天梵釋咸來歸命而白佛言願爲沙佛言善來
009_0634_a_02L그러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서 곧 사문이 되어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본래 부왕에게 맹세하기를, 〈부처를 이루면 나라에 돌아가서 부모를 제도하리라〉라고 하였는데, 이제 부처의 도를 얻었으므로 본래의 맹세를 어기지 아니하리라.’
그리고는 곧 우다이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먼저 가서 너의 신족을 나타내고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지으며 내가 도를 이루었다는 것을 알리되, 〈제가 오히려 이렇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거룩한 덕이겠습니까?〉라고 하라.’
우다이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든 뒤에 날아가서 본국에 도달하여 가비라성 위의 허공에서 열여덟 가지의 변화를 나타내자, 왕과 신하며 백성들이 놀라며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우다이는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9_0633_c_19L鬚髮自落法服著身便成沙門得阿羅漢道爾時世尊作是思惟本與父王要誓成佛爾乃還國當度父母今得佛道不違本誓卽語優陁夷比丘言汝宜先往顯汝神足作十八變知吾道成弟子尚爾況佛威德優陁夷奉佛教已飛行而往還到本國於迦毘羅城上虛空中現十八變王及臣民莫不驚懼而優陁夷說是偈言

여래께서는 매우 희유(希有)하시어
만나게 되기가 어려운 것인데
한량없는 겁 동안에 부지런히 애쓰며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셨네.
009_0634_a_05L如來甚希有
難可得値遇
勤苦無量劫
哀慜諸衆生

본래 보살의 도를 행하여
이제 서원의 만족함을 얻으셨으며
보리수에 앉으시어서
큰 악마를 항복시키셨네.
009_0634_a_07L 本行菩薩道
今得願滿足
坐於菩提樹
降伏大魔怨

생사의 원인을 부수어 무너뜨리며
모든 번뇌를 녹여 없애고
이미 정각(正覺)을 이루시어서
위없는 법을 널리 말씀하셨네.
009_0634_a_08L 破壞生死因
銷滅諸煩惱
已得成正覺
演說無上法

제가 본래 왕의 분부를 받들어
나라에서 나가서 태자를 맞이할 제
왕의 근심과 생각한 지 오래임을
설명하는 말소리가 아주 슬펐습니다.
009_0634_a_09L我本奉王教
出國迎太子
說王愁念久
言辭甚可悲

부처님께서 본래 나신 땅을 생각하여
곧 친족을 뵙겠다고 하셨나니
저는 때에 부처님의 명을 받들어
가비라성에 들어가려 합니다.
009_0634_a_11L 佛顧本生地
尋當見親族
我時承佛命
將入迦毘羅

부처님을 하직한 뒤 신통을 부리어
대왕의 처소에 갑자기 닿아서
변화한 약간의 종류는
마치 깨끗한 연꽃과 같습니다.
009_0634_a_12L 辭佛御神通
忽至大王所
變化若干種
譬如淨蓮花

부왕은 신통 변화를 보고
마음에 크게 두려움 내어
시험 삼아 묻건대 나서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이런 변화 못 보았다 하시네.
009_0634_a_13L父王見神變
心生大恐懼
借問爲所從
未曾睹是變

태자께서 본래 나라를 버림은
도를 구해 중생을 제도하시기 위함이니
한량없는 겁 동안을 부지런히 애쓰시다가
이제야 비로소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009_0634_a_15L 太子本棄國
求道度衆生
勤苦無量劫
今乃得成佛

왕은 이제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마땅히 기뻐하는 마음 내야 하시리다.
나는 남과 죽음을 이미 건너고
왕태자의 심부름꾼 되었습니다.
009_0634_a_16L 王今勿驚懼
宜應悅豫心
我已度生死
爲王太子使

왕은 때에 아들의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를 별 떨어지듯 하면서
저는 그때부터 12년 동안을
근심하고 염려함이 끝없었더니
009_0634_a_17L王時聞子問
淚落如雨星
我自十二年
愁念無窮已

좋은 일이 이를 것을 갑자기 들으매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소생한 것 같소.
내 아들이 나라의 왕위 버리고
도를 이뤘다니 이름이 무엇이오?
009_0634_a_19L 忽聞吉祥至
如人死復蘇
我子捨國位
成道名何等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태자께서 6년 동안을
부지런히 애쓰셔서 도를 이루시고서
명호를 하늘 중의 하늘[天中天]이라 하셨나니
삼계에서 맨 첫째입니다.
009_0634_a_20L 我時答王言
太子經六年
勤苦得成道
號曰天中天
三界最第一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제철에 알맞은 궁전을 지어서
새기고 수놓아서 꾸몄었는데
지금은 어디서 살고 있습니까?
009_0634_a_22L 我子在家時
爲造諸時殿
刻雕陳繢飾
今者何所居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부처님 미묘한 법을 얻으셔서
계신 곳은 편안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언제나 나무 아래 계시지마는
하늘들이 모두 와서 공양합니다.
009_0634_a_23L 我時答王言
佛得微妙法
所處無不安
常在於樹下
諸天來供養
009_0634_b_02L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앉고 눕는 데에 분홍빛 천을 깔아
모두가 화려하게 꾸몇고
부드럽고 연하면서 번지르르했습니다.
009_0634_b_02L 我子在家時
坐臥敷綩綖
皆以綺飾成
柔軟而光澤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하늘의 제석천이 의복을 바치고
용의 비(妃)가 보배 평상을 바쳤는데도
부처님 마음은 좋고 싫음 없으시어
기뻐함과 성냄을 맛볼 수 없나이다.
009_0634_b_03L 我時答王言
天帝貢衣服
龍妃獻寶牀
佛心無美惡
未嘗見喜慍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좋은 찬에 모두가 감미로웠는데
지금 요리하며 모시는 이는
어떤 음식을 베풉니까?
009_0634_b_05L 我子在家時
盛饌衆甘美
今所膳御者
施設何等食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발우를 가지고 걸식을 하시지만
복들은 더하거나 덜함이 없으며
그 보시하는 사람에게 주원(呪願)하여
세계생생에 안온하게 하십니다.
009_0634_b_06L 我時答王言
持鉢從分衛
福衆無增減
呪願彼施人
世世令安隱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잠자리를 언제나 편안하게 하였으며
타고 노래하며 맑은 음악 울려서
그런 뒤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009_0634_b_08L 我子在家時
寢臥常使安
絃歌奏淸音
爾乃從寐起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선정(禪定)은 밝거나 어둠이 아니므로
부처님께서는 잠을 주무심이 없으시며
제석천이 언제나 잘 지켜 주었고
범왕이 와서 도왔습니다.
009_0634_b_09L 我時答王言
禪定非明暗
諸佛無睡眠
帝釋常服膺
梵王來勸助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목욕은 향의 탕으로써 한지라
향기가 자옥하여 집에 가득 찼었는데
지금은 어떠한 향을 쓰고 있습니까?
009_0634_b_11L 我子在家時
澡浴以香湯
芬馥滿室中
今用何等香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8해탈과 3해탈문으로
목욕을 하시어 모든 때를 없애고
마음은 고요하여 근심 고통 없으심이
마치 깨끗한 허공과 같습니다.
009_0634_b_12L 我時答王言
八解三脫門
澡浴除諸垢
心寂無憂惱
猶如淨虛空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여러 가지 향으로 바르고 사른지라
깨끗하여 티끌과 더러움이 없어서
향기가 대단하며 깨끗하였습니다.
009_0634_b_14L 我子在家時
雜香以塗熏
淸淨無塵穢
郁烈而香潔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계(戒)ㆍ정(定)ㆍ혜(慧)며 해탈과
도덕으로써 향을 삼기에
시방의 여덟 가지 어려운[八難] 곳에
자옥하여 이르지 않는 데가 없습니다.
009_0634_b_15L 我時答王言
戒定慧解脫
道德以爲香
十方八難處
普熏無不至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네 가지의 미묘한 보배 평상을
거듭 포개고 자리를 깔았기에
눕고 일어남에 편안하였습니다.
009_0634_b_17L 我子在家時
四種妙寶林
重疊敷茵褥
臥起而安悅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네 가지 선정으로 평상 자리 삼으셔서
등지(等持)로 마음이 자재하시어
번뇌의 진흙에 물들지 않으시고
깨끗하기가 마치 연꽃과 같습니다.
009_0634_b_18L 我時答王言
四禪爲牀座
等持心自在
不染煩惱泥
淸淨如蓮花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병사들이 호위함이 매우 엄숙하였고
출입에 언제나 부축하고 지키어
눈으로 나쁜 것들 안 보였습니다.
009_0634_b_20L 我子在家時
兵衛甚嚴肅
出入常擁護
目不見諸惡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1천2백의 아라한들과
헤아릴 수 없는 여러 보살
모두가 함께 제자가 되어서
좌우에서 공경하며 모시고 있습니다.
009_0634_b_21L 我時答王言
千二百羅漢
菩薩無央數
俱爲弟子衆
左右而恭侍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코끼리와 말과 소며 양과 수레가
돌아다니면서 사방을 가며
뜻을 따라 노닐며 구경하였습니다.
009_0634_b_23L 我子在家時
象馬牛羊車
周旋往四方
隨意而遊觀
009_0634_c_02L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다섯 가지 신통으로 곁 말[驂馬]을 삼고
공중을 나시는 데 걸림이 없으며
온갖 것의 마음을 환히 보시어
유람하되 생사를 뛰어넘으셨습니다.
009_0634_b_24L 我時答王言
五通爲驂駕
飛空無罣礙
洞見一切心
遊踐超生死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기[旌旗]를 들려 호위들을 벌여 세우고
사람들은 여러 가지 병기 지니어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랐습니다.
009_0634_c_03L 我子在家時
旌旗列羽衛
人執諸兵仗
前後爲導從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4등(等)으로 막고 보호하여서
여러 가지 액난을 널리 건지며
은혜와 어짊과 사랑이며 공경의
이것으로써 엄히 보호합니다.
009_0634_c_04L 我時答王言
四等爲防護
普濟衆厄難
恩慧仁愛敬
以此爲嚴衛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쇠와 북으로 앞길을 인도하며
여러 뭇 풍악을 잡혔었기에
보는 이들이 매양 거리에 찼습니다.
009_0634_c_06L 我子在家時
鍾鼓導前路
雜以衆伎樂
觀者每盈衢

저는 때에 왕에게 대답하기를
도의 나무에서 정각을 이루시고
다섯 발다라를 제도했으며
009_0634_c_07L 我時答王言
道樹成正覺
度五跋陁羅

8만 4천의 하늘들이
모두가 이미 법의 눈을 얻었으며
아흔여섯 가지의 외도가
꺾어 물리쳐 귀의하게 했으며
009_0634_c_08L 八萬四千天
皆已得法眼
九十六種道
摧伏而歸命

죽지 아니하는 북을 울리매
그 소리 삼천계(三千界)에 사무쳤으며
열어 주며 모두를 밝게 알게 하시니
온갖 것 모두가 기뻐합니다.
009_0634_c_09L鳴於不死鼓
其音徹三千
啓受皆明悟
一切咸欣悅

내 아들은 어떠한 나라의 임금이며
국경의 넓이는 얼마가 되고
거느리는 사람은 몇 사람이며
모두가 돌아와서 항복합니까.
009_0634_c_11L 我子王何國
提封爲廣狹
所化幾何人
悉當歸伏不

부처님께서는 삼천세계를 거느리시어
모든 중생들을 지도하신데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수가
이익을 받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009_0634_c_12L 佛領三千界
化導諸群生
十方不可數
靡不蒙饒益

내 아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정사를 결단하며 나의 교화 도왔고
권하며 지도함은 예절로써 하였으며
받들고 따르며 어김이 없었습니다.
009_0634_c_13L我子在家時
聽政助吾化
勸導以禮節
奉順莫敢違

부처님께서는 모든 법의 공함을 깨달아
네 가지 뒤바뀜을 버려 버렸고
돌아와 조복되지 않는 것이 없어서
고요하여 할 일이 없으십니다.
009_0634_c_15L 佛悟諸法空
捨於四顚倒
無不歸伏者
寂靜無爲業

불법에는 사랑함과 미워함이 없으며
온갖 것 모두가 통달하여서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게 되므로
이익을 받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009_0634_c_16L 佛法無愛憎
一切皆通達
化及諸衆生
無不蒙饒益

설령 어떤 한 사람에게
그 사람의 머리가 한량이 없고
한 머리에 혀가 한량없으며
그 혀에 무궁한 변재 있다 한다면
009_0634_c_17L假使有一人
其人無量首
一首無量舌
舌有無窮辯

항하 모래만큼 많은 이와 같은 사람이
항하 모래만큼 많은 겁 동안에
부처님의 한 가지의 공덕만을 찬탄해도
오히려 다하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반딧불 같은 저쯤이야
어찌 능히 햇빛을 말하겠습니까.
009_0634_c_19L 如此恒沙人
以恒沙劫數
歎佛一功德
猶尚不能盡
況我如螢燭
何能演日光
009_0635_a_02L
때에 수단왕은 이 게송을 듣고 나서 찬탄하였다.
‘장하구나, 아사타 선인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그리고는 우다이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오려고 하십니까?’
우다이는 말하였다.
‘지금부터 7일 후에 도착하실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여러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부처님을 영접하되, 인도하고 따르는 의식을 전륜왕의 법으로 해야겠소. 먼저 맡은 이들에게 명령하여 길을 평탄하게 하고 치워서 향수를 땅에 뿌리고 비단 번기와 일산을 걸고 갖가지로 꾸며서 그 해야 할 것을 다하면 나는 성 밖의 40리까지 나가서 여래를 받들어 영접하겠소.’
009_0634_c_21L時輸檀王聞此偈已歎言善哉阿斯陁仙言無虛妄問優陁夷佛欲來不優陁夷言卻後七日如來當至王聞是語歡喜踊躍語諸大臣吾當迎佛導從儀式法轉輪王先勅所司平除道路香水灑地懸繒幡蓋種種嚴飾盡其所宜我當出城四十里外奉迎如來
그러자 우다이는 말하였다.
‘본디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고 와서 왕에게 아뢰었으니, 이제는 부처님께 몹시 흠모한 지가 오래며 여래 만나기를 원하셨다는 왕의 뜻을 말씀드리겠으며, 아울러 온 백성 모두가 복을 바라고 있었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좋습니다. 빨리 부처님 만나기를 원합니다.’
때에 우다이는 돌아가 부처님께 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왕과 나라의 사람들이 날짜를 헤아리며 부처님 만나뵙기를 원하였나이다. 저는 이미 왕에게 이르기를, 〈지금부터 7일 후에 세존께서는 오시리라〉고 하였사옵니다.’
009_0635_a_06L優陁夷言本承佛教來報大王今請向佛說王之意欽渴積年願睹如來幷及萬姓咸希福祐王言善哉願速見佛時優陁夷還至佛所稽首佛足而白佛言世尊王及國人計日度時願得見佛我已告王卻後七日世尊當至
그때 여래께서는 7일이 다 되자 제자들과 함께 옷과 발우를 정돈하여 지니고 위의도 차분하게 가비라성을 향하시니, 범왕ㆍ제석ㆍ사천왕이 부처님께서 본국에 돌아가신다 함을 듣고 모두 와서 인도하고 따랐는데, 범왕은 오른편에서 모시고 제석은 왼편에서 모시고 사천왕들은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랐느니라.
여러 하늘과 용과 신들은 꽃과 향이며 풍악으로써 공양하였고, 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을 길 곁에 죽 벌여 놓았으며, 하늘에서는 향수를 비처럼 내려 땅에 뿌리는 등 여래께서 가시려 하자 먼저 상서로운 조짐이 나타났고, 시방세계와 3천의 국토는 여섯 번 진동하였고, 온갖 마른나무에서는 다시 꽃과 잎이 생겼으며, 바짝 마른 시내에서는 저절로 샘이 흘렀느니라.
왕은 상서로운 조짐을 보고 나서 여래 석가 성바지와 대신이며 백관들에게 칙명하여 번기와 일산을 엄숙하게 지니고 향을 사르며 꽃을 뿌리고 뭇 풍악을 잡히면서 부처님을 맞이하게 하였느니라.
009_0635_a_12L爾時如來到七日已與諸弟子整持衣鉢威儀詳序向迦毘羅城梵釋四王聞佛還國皆來導從梵王侍右釋侍左四王諸天前後導從諸天龍神花香伎樂而以供散寶幢幡蓋羅列道側天雨香水以灑於地如來欲行先現瑞相十方世界三千國土六反震動一切枯樹還生花葉竭涸溪㵎自然流泉王見瑞已勅諸釋種大臣百官嚴持幡蓋燒香散花作衆伎樂而以迎佛
009_0635_b_02L왕은 멀리서 대중에 계시는 부처님을 보자, 별 가운데 달과 같고 해가 처음 돋을 때와 같고 나무에 꽃이 핀 것과 같았는데, 큰 몸은 한 길 여섯 자에 단정하고 엄숙하기가 아주 더하였느니라.
이미 부처님을 만나자 슬픔과 기쁨이 엇섞이며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말하였다.
‘세존이여, 이별한 지 오랜 만에 이제 서로가 만나게 되었구나.’
대신과 백관들이며 모든 인민들은 모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을 따라서 성으로 들어갔느니라.
009_0635_a_23L王遙見佛處於大衆星中月如日初出如樹開花巨身丈六端嚴熾盛旣見佛已悲喜交集首作禮而白佛言世尊離別多年今得相見大臣百官一切人民皆稽首禮隨佛入城
그때 세존의 발이 성 문지방을 넘어서자 땅이 크게 진동하였고 하늘에서는 아름다운 꽃을 비처럼 내리며 악기는 저절로 울렸나니, 장님은 볼 수 있게 되었고, 귀머거리는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앉은뱅이는 걸을 수 있게 되었고, 병든 이는 낫게 되었고, 벙어리는 말을 하였고, 미치광이는 바른 정신을 얻었고, 곱사등이는 펼 수 있게 되었고, 독은 저절로 녹아졌느니라.
날짐승ㆍ길짐승이 서로 화답하는 그 소리는 맑고 고왔으며, 고리 모양의 패옥은 서로 부딪쳐서 모두 음향을 내었고, 보배 광에는 저절로 뭇 보배가 나타났으며, 다른 마음을 품은 이들은 모두 함께 화합하였고, 일체 중생들은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었으며, 차츰차츰 서로가 보되 아버지인 듯이 어머니인 듯이 형인 듯이 아우인 듯이 여겼고, 아들인 듯이 제 몸인 듯이 여겼으며, 지옥은 쉬었고, 아귀는 배불렀고, 축생은 몸을 버려서 인간ㆍ천상에 태어나게 되었느니라.
009_0635_b_05L爾時世尊足踰門閫地爲大動天雨妙花樂器自鳴盲者得視聾者得聽躄者能行病者得愈瘂者能言狂者得正傴者得伸毒害自銷禽獸相和其聲淸亮環珮相觸皆悉流響珍藏自然衆寶出現苞匿異心皆共和合一切衆生無婬怒癡展轉相視如父如母如兄如弟如子如身地獄休息餓鬼飽滿畜生捨身當生人天
부왕은 부처님의 거대한 몸을 보시매 한 길 여섯 자의 자마금(紫磨金)의 빛깔이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고 금산(金山)과도 같았으며, 범왕ㆍ제석ㆍ사천왕이 모두 받들어 모시고 있음도 보았으며, 여러 비구들은 일찍이 외도로서 오랫동안 고행을 닦은지라 형체가 파리하였는데 몸소 가까이서 모시어 따르고 있음이 마치 까마귀들이 자마금의 산에 있는 것과 같이 보였으므로 여래의 덕을 나타낼 수조차 없었느니라.
이어 국내에서 뛰어나고 귀한 석가 성바지에게 칙명하여 얼굴 모습이 단정한 이로서 5백 인을 선발하여 사문이 되게 하고서 부처님의 좌우에 모시게 하니, 마치 금시조가 수미산에 있는 것과 같았고, 마니주가 수정 그릇에 놓임과 같았느니라.
009_0635_b_14L父王睹佛巨身丈六紫磨金色如星中月亦如金山梵釋四王皆悉奉侍見諸比丘曾爲外道久修苦行形體羸劣親近侍從猶如黑烏在紫金山不能顯發如來之德便勅國內豪貴釋種顏貌端正選五百人度爲沙門侍佛左右如金翅鳥在須彌山如摩尼珠置水精器
009_0635_c_02L부처님의 아우 난다(難陀) 역시 사문이 되었으므로, 난다의 종인 우바리(優波離)는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사람 몸은 얻기 어렵고 부처님 법은 만나기 어려운지라 모든 높고 귀한 이들도 모두 세상의 영화를 버리거늘 제 몸같이 천한 몸이 무엇을 탐내고 즐겨하리까. 오직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구제하시어 사문이 되게 허락하시옵소서.’
그러자 부처님께서 ‘잘 왔도다, 비구야’ 하시니,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져 사문이 되었으며, 비구들 가운데서 줄을 따라 앉았느니라.
난다는 뒤에 이르러서 차례로 절을 하다가 우바리에게 도달하여서는 중지하고 절하지 않으면서 생각하였다.
‘이는 나의 집 종이었으므로 절할 것이 없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난다에게 말씀하였다.
부처님 법은 바다와 같아서 온 시냇물을 용납한다. 네 흐름[四流]이 돌아와서 모두 하나의 맛이 되느니라. 계율의 앞과 뒤를 의거할지언정 귀하고 천함에는 있지 않다. 4대(大)가 합한 것을 거짓 이름지어 몸이라 하며, 그 속은 비고 고요하여 본래 나가 없는 것이니, 성인의 법을 생각해야 하고 교만을 내지 말라.’
그때에 난다는 젠 체하는 떠받듦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어서 우바리에게 절을 했는데, 이에 대지가 그를 위하여 진동하였느니라.
009_0635_b_22L佛弟難陁亦爲沙門難陁所使名優波離前白佛言世尊人身難得佛法難遇諸尊貴者皆棄世榮我身卑賤何所貪樂惟佛慈悲願見救度許爲沙門佛言善來比丘鬚髮自落法服著身便成沙門在比丘中隨例而坐難陁後至次第作禮到優波離卽止不禮心自念言是我家僕不當設禮爾時世尊告難陁言佛法如海容納百川四流歸之皆同一味據戒前後不在貴賤四大合故假名爲身於中空寂本無吾我當思聖法勿生憍慢爾時難陁去自貢高執心卑下禮優波離於是大地爲之震動
때에 부처님께서 궁전으로 들어가 전각 위에 앉으시니, 왕과 신하며 백성들이 날마다 온갖 맛있는 음식으로 공양하였으며,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어 수없는 무리들을 제도하셨느니라.
야수다라는 라후라를 데리고 왔는데, 나이 이미 일곱 살이었다. 부처님께 와서는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우러러보면서 문안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랫동안 모셔 받들지 못하였고 공양하여 드리지 못하였나이다.’
그 권속들은 모두가 의심이 있었나니, 태자가 나라를 떠난 지 12년인데,어디서 아이를 배어다 라후라를 낳았는가 하는 것이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부왕과 여러 신하들에게 말씀하셨다.
‘야수다라는 절개를 지켰고 곧고 깨끗하여 흠이 없습니다. 만약 믿지 않으신다면 이제 증거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009_0635_c_12L時佛入宮坐於殿上王及臣庶日日供養百種甘饌佛爲說法度無數衆耶輸陁羅攜羅睺羅年已七歲來至佛所稽首佛足瞻對問訊而白佛言久違侍奉曠廢供養諸釋眷屬皆有疑心太子去國十有二載何從懷孕生羅睺羅佛告父王及諸群臣耶輸陁羅守節貞白無瑕疵也若不信者今當取證
009_0636_a_02L그때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변화시켜 모두가 부처님과 똑같게 하여 상호며 광명이 조금도 차이가 없이 하셨는데, 때에 야수다라는 가락지를 라후라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너의 아버지의 것이다. 이것을 가져다 드려라.’
라후라가 가락지를 받아 가지고 똑바로 나아가서 부처님께 바치자, 왕과 여러 신하들은 모두 함께 기뻐하면서 찬탄하였다.
‘장하구나, 라후라야말로 참으로 부처님의 아들이로다.’
그때 세존께서 왕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니, 즉시 도를 얻으셨고, 여러 신하와 온 백성이며, 후궁과 채녀들은 모두 계법(戒法)을 받들어 맑은 행을 깨끗이 닦았나니, 이때 나라 안은 안정되었고, 온 나라들은 와서 하례(賀禮)하였느니라.
009_0635_c_21L爾時世尊化諸比丘皆悉如佛相好光明等旡差異時耶輸陁羅卽以指環與羅睺羅而語之言汝父者以此與之羅睺羅持取指環直前奉佛王及群臣咸皆歡喜歎言善哉羅睺眞是佛子爾時世尊爲王說法卽時得道群臣萬姓後宮婇女咸奉戒法淨修梵行是時國內安靜萬邦來賀

27. 부탁하여 맡기는 품[囑累品]
009_0636_a_06L囑累品第二十七

그때 세존께서는 정거천과 난다(難陀)와 소난다(蘇難陀) 등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로서 처음 도솔 천궁으로부터 내려와 남염부제에 태어났고, 출가하여 악마를 항복 받으며 법의 바퀴를 굴리기에 이르기까지 너희 하늘들은 모두가 도와주었다. 이제 또 나에게 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대엄경전(大嚴經典)의 보살이 한 일과 여래의 경계며 자재한 신통으로 유희하는 일들을 연설하기를 청하였으니, 너희들이 만약 잘 받아 지니어 읽고 외워서 다른 이들에게 말하면, 나의 이 법인(法印)은 더욱더 넓어지게 되리라.
만약 보살승의 사람이 이 경전 말함을 들으면 반드시 크게 기뻐하며 전에 없던 일을 얻을 것이며, 굳건한 정신의 마음을 일으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리니 그러므로 너희들의 복덕이야말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느니라.
009_0636_a_07L爾時世尊告淨居天難陁蘇難陁等菩薩始從兜率下生閻浮乃至出家降伏魔怨轉于法輪汝等諸天悉贊助今復請我利益世尊演說如斯大嚴經典菩薩所行如來境界在神通遊戲之事汝等若能受持讀誦爲他說者我此法印當得增廣菩薩乘人聞說此經必大歡喜得未曾有發起堅固精進之心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汝等福德無量不可稱計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경전을 듣게 되어 합장하고 믿어 받들면, 그 사람은 장차 여덟 가지의 공덕을 얻으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 공덕이냐 하면, 첫째는 단정하여 빛깔이 곱고, 둘째는 세력이 강하고 왕성하며, 셋째는 마음이 깨달아 통달하고, 넷째는 변재를 얻으며, 다섯째는 모든 선정을 얻고, 여섯째는 지혜가 밝고 환하며, 일곱째는 출가하여 자못 뛰어나고, 여덟째는 권속들이 강하고 왕성한 것이니라.
009_0636_a_18L若有善男子善女人得聞是經合掌信受其人當獲八種功德何等爲八一者端正好色二者力勢强盛三者心悟通達四者逮得辯才五者獲諸禪定六者智惠明了七者出家殊勝八者眷屬强盛
009_0636_b_02L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러한 경전 듣기를 좋아하여 설법하는 스승을 위해 높은 자리를 깔아 두면, 몸을 바꿔서 장차 여덟 가지의 앉을 곳을 얻으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 앉을 곳이냐 하면, 첫째는 장자가 앉을 곳이요, 둘째는 거사가 앉을 곳이요, 셋째는 전륜왕이 앉을 곳이요, 넷째는 호세(護世:사천왕)가 앉을 곳이요, 다섯째는 제석천이 앉을 곳이요, 여섯째는 범왕이 앉을 곳이요, 일곱째는 보살이 보리를 얻을 때에 앉을 곳이요, 여덟째는 여래께서 바른 법의 바퀴를 굴리실 때에 앉을 곳이 그것이다.
009_0636_a_24L若有善男子善女人願樂欲聞如是等經與說法師敷置高座轉身當得八種坐處何等爲八一者長者坐處二者居士坐處三者輪王坐處四者護世坐處五者帝釋坐處六者梵王坐處七者菩薩得菩提時所坐之處八者如來轉正法輪所坐之處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경전을 듣게 되면 여덟 가지의 깨끗한 말[八淨語]을 얻으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 깨끗한 말이냐 하면, 첫째는 말과 행동이 서로 응하여 어기거나 다툼이 없는 일이요, 둘째는 하는 말이 대중을 억눌러서 따르고 받들게 되는 일이요, 셋째는 하는 말이 부드러워서 거칠지 않는 일이요, 넷째는 하는 말이 온화하고 아름다워서 중생을 거두어 주는 일이요, 다섯째는 소리가 가릉빙가와 같아서 중생을 기뻐하게 하는 일이요, 여섯째는 소리가 성한 우레와 같아서 외도를 꺾고 복종시키는 일이요, 일곱째는 맑은 소리[梵音聲]를 얻어서 세간을 뛰어넘는 일이요, 여덟째는 부처님의 음성을 얻어서 중생들의 근기에 알맞은 일이 그것이니라.
009_0636_b_08L若有善男子善女人得聞是經稱揚讚美是人當得八種淨語何等爲八一者言行相應無違諍故二者所言伏衆可遵承故三者所言柔軟不麤獷故四者所言和美攝衆生故五者聲如迦陵頻伽悅樂衆生故六者聲如殷雷摧伏外道故七者得梵音聲超過世閒故八者得佛音聲應衆生根故
009_0636_c_02L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경전을 쓰고 베껴서 사방에 유통하면, 그 사람은 여덟 가지의 공덕장(功德藏)이 있으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 공덕장이냐 하면, 첫째는 염장(念藏)이니 잊어버림이 없기 때문이며, 둘째는 혜장(惠藏)이니 모든 법의 형상을 잘 분별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지장(智藏)이니 모든 경전의 이치를 환히 알 수 있기 때문이며, 넷째는 다라니장(陀羅尼藏)이니 들었던 것은 모두 잘 지니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변장(辯藏)이니 중생들의 기뻐하는 마음을 잘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며, 여섯째는 바른 말법을 얻는 장[得正法藏]이니 부처님 법을 수호하기 때문이여, 일곱째는 보리심장(菩提心藏)이니 3보의 종자를 끊지 않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수행장(修行藏)이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기 때문이니라.
009_0636_b_17L若有善男子善女人書寫此經流通四方其人當有八功德藏何等爲八一者念藏無忘失故二者惠藏善能分別諸法相故三者智藏能了諸經義故四者陁羅尼藏所聞皆能持故五者辯藏能發衆生歡喜心故六者得正法藏守護佛法故七者菩提心不斷三寶種故八者修行藏得無生法忍故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경전을 읽고 외워서 글귀의 이치를 받아 지녀 잊어버리지 아니하면, 그 사람은 여덟 가지 원만함[八圓滿]을 얻으리라. 첫째는 보시의 원만함이니 인색함이 없기 때문이요, 둘째는 계율의 원만함이니 서원을 완전히 갖추게 되기 때문이요, 셋째는 들은 것이 많음[多聞]의 원만함이니 집착 없는 지혜를 얻기 때문이요, 넷째는 사마타(奢摩他)의 원만함이니 온갖 삼매가 앞에 나타나기 때문이요, 다섯째는 비발사나(毘鉢舍那)의 원만함이니 3명(明)이 구족하기 때문이요, 여섯째는 복덕의 원만함이니 서른두 가지 몸매와 여든 가지 모습을 두루 갖추어서 부처님 국토를 깨끗하게 하기 때문이요, 일곱째는 묘한 지혜의 원만함이니 중생들이 지니고 있는 뜻의 즐거움을 따라 두루 갖출 수 있기 때문이요, 여덟째는 크게 가엾이 여김의 원만함이니 중생을 성숙시키되 고달픔이 없기 때문이니라.
009_0636_c_03L若有善男子善女人讀誦此經受持句義不忘失者其人當得八種圓滿一者施圓滿無慳悋故二者戒圓滿得願具足故三者多聞圓滿得無著智故四者奢摩他圓滿一切三昧現前故五者毘鉢舍那圓滿具足三明六者福德圓滿具足三十二相十種好淨佛土故七者妙智圓滿諸衆生所有意樂得具足故八者大悲圓滿成熟衆生無勞倦故
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생각하기를, ‘어떻게 하면 일체 중생들을 이 법문에 들어가게 할까?’라고 한 뒤에 사람들을 위하여 연설하면, 이 선근 때문에 여덟 가지의 넓고 큰 복덕을 얻게 되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의 넓고 큰 복덕이냐 하면, 첫째는 전륜성왕의 복덕이요, 둘째는 호세천왕(護世天王)의 복덕이요, 셋째는 제석천의 복덕이요, 넷째는 야마천왕의 복덕이요, 다섯째는 도솔천왕의 복덕이요, 여섯째는 화락천왕의 복덕이요, 일곱째는 타화자재천왕의 복덕이요, 여덟째는 대범천왕 내지 여래께서 지니신 복덕이니라.
009_0636_c_13L若有善男子善女人發如是念云何當令一切衆生入此法門作是念已爲人演說以此善根當得八種廣大福德何等爲八一者轉輪聖王福德二者護世天王福德三者帝釋福德四者夜摩天王福德五者兜率天王福德六者化樂天王福德七者他化自在天王福德八者大梵天王乃至如來所有福德
009_0637_a_02L만약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경전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거스르지 아니하면, 이 사람은 여덟 가지의 깨끗한 마음을 얻게 되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의 깨끗한 마음이냐 하면, 첫째는 크게 사랑스런 마음을 얻는 것이니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며, 둘째는 크게 슬픈 마음을 얻는 것이니 중생들의 괴로움을 뽑아 주기 때문이며, 셋째는 크게 기쁜 마음을 얻는 것이니 중생들의 근심과 괴로움을 없애 주기 때문이며, 넷째는 크게 평정한 마음을 얻는 것이니 중생들의 나태함과 성냄을 없애 주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4선정 마음을 얻는 것이니 욕계 가운데서 마음이 자재하기 때문이며, 여섯째는 4정(定)의 마음을 얻는 것이니 무색계에서 마음이 자재하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서 부처님 국토를 오가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모든 번뇌를 능히 끊어서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를 얻었기 때문이니라.
009_0636_c_22L若有善男子善女人聞此經典信心不逆是人當得八種淨心何等爲八一者得大慈心與衆生樂故二者得大悲心拔衆生苦故三者得大喜心滅衆生憂惱故四者得大捨心滅衆生貪恚故五者得四禪心於欲界中心自在故六者得四定心於無色界心自在故七者得五神通往來佛土八者能斷諸漏得首楞嚴三昧故
만약 국토와 성과 읍이며 마을이 있는 곳에 이 경전이 있으면, 그곳은 여덟 가지 두려움[八種畏]을 여읜 줄 알아야 하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 두려움을 여읜 것인가 하면, 첫째는 적국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둘째는 도적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셋째는 나쁜 짐승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넷째는 굶주림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다섯째는 소송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여섯째는 전투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일곱째는 야차의 두려움을 여의었으며, 여덟째는 온갖 두려움을 여의었느니라.
009_0637_a_08L若國土城邑聚落所在之處有此經當知其處離八種畏何等爲八者離敵國畏二者離賊盜畏三者離惡獸畏四者離飢饉畏五者離諍訟六者離戰鬪畏七者離夜叉畏者離一切怖畏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바로 여래에게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ㆍ걸림없는 변재[無礙辯才]로써 1겁 동안을 밤낮 언제나 이 경전의 공덕을 말하게 하여도 다 말할 수는 없느니라.
만약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받아 지니어 읽고 외우며 쓰고 베끼고 풀이하면, 이 사람이 느는 공덕 또한 다 말할 수 없는 줄 알아야 하리라.”
009_0637_a_14L汝等當知正使如來以戒ㆍ定ㆍ慧ㆍ解脫ㆍ解脫知見無㝵辯才於一劫中日夜常說此經功德亦不能盡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受持讀誦書寫解說當知是人所得功德亦不可盡
그때 세존께서는 미륵 보살마하살과 마하가섭과 장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수없는 백천억 겁 동안에 부처님 도를 닦아 익혀서 이제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되었고,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이 경전을 말하였으며, 이와 같은 경전을 그대들에게 부탁하노니, 그대들은 받아 지녀서 널리 펴고 유포하라.”
009_0637_a_19L爾時世尊告彌勒菩薩摩訶薩及大迦葉長老阿難言我於無數百千億劫修習佛道今得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爲欲利益諸衆生故演說此經如是等經付囑於汝汝等受持廣宣流布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重說偈言
009_0637_b_02L
나는 부처 눈[佛眼]으로써 자세히 살피어
모든 중생들을 다 보는데
가령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다 사리불과 같게 하고
009_0637_b_02L我以佛眼觀
盡見諸衆生
假使諸衆生
皆如舍利弗

어떤 사람이 억 겁 동안에
가지가지 향과 꽃과
의복과 침구 등을 가지고
이와 같은 이들에게 공양하여서
얻어지는 모든 공덕은
하루 밤낮 동안에 한 벽지불에게
공양하는 것보다 못하느니라.
009_0637_b_04L 有人於億劫
以種種香花
衣服臥具等
供養如是衆
所獲諸功德
不如一日夜
供一辟支佛

가령 모든 세간으로 하여금
다 벽지불과 같게 하고
어떤 사람이 억 겁 동안에
가지가지 향과 꽃과
의복과 침구 등을 가지고
009_0637_b_06L 假使諸世閒
皆如辟支佛
有人於億劫
以種種香花
衣服臥具等

이와 같은 이들에게 공양하여서
얻어지는 모든 공덕은
깨끗한 마음으로써 나무불(南無佛)이라고
한 번 일컫는 것보다 못하느니라.
009_0637_b_08L 供養如是衆
所獲諸功德
不如以淨心
一稱南無佛

가령 모든 세간으로 하여금
모두 부처님 세존과 같게 하고
어떤 사람이 억 겁 동안에
가지가지 향과 꽃과
의복과 침구 등을 가지고
009_0637_b_09L 假使諸世閒
皆如佛世尊
有人於億劫
以種種香花
衣服臥具等

모든 여래께 공양하여서
얻어지는 모든 공덕은
어느 한 사람이
능히 밤과 낮 동안에
이 경전을 읽고 외움보다 못하느니라.
009_0637_b_11L 供養諸如來
所獲諸功德
不如有一人
能於日夜中
讀誦此經典

어떤 한 사람이 셀 수 없는
백천만억 겁을 경과하면서
가지가지 향과 꽃과
의복과 침구 등을 가지고
009_0637_b_12L若人過無數
百千萬億劫
以種種香花
衣服臥具等

앞에서 말함과 같은
수 없는 성문들과
모든 벽지불이며
저 모든 여래를 공양하여서
얻어지는 모든 공덕은
009_0637_b_14L 供養如前說
無數聲聞衆
一切辟支佛
及彼諸如來
所獲諸功德

어느 한 사람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나아가 네 글귀 게송을 분별하여서
남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못하느니라.
009_0637_b_15L不如有一人
受持此經典
乃至四句偈
分別爲他說

내가 말한 바의 모든 경전 중에서
이 경전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나니
일체의 여래께서는
모두가 이 경전으로부터 나오셨느니라.
009_0637_b_17L 我所說諸經
此經爲最勝
一切諸如來
皆從此經出

이 경전이 머무르고 있는 곳은
바로 여래께서 계시는 것이 되며
만약 쓰고 베끼고 받아 지니어
곳곳에 널리 유포하여서
하나의 글귀를 연설할 수 있으면
009_0637_b_18L 是經所住處
卽爲有如來
若有書寫持
處處廣流布
卽能演一句

겁을 지나도록 다함이 없는
복과 지혜가 저절로 장엄되어
가득 차서 큰 바다와 같이 되리라.
009_0637_b_20L 歷劫無窮盡
福惠自莊嚴
盈滿如大海

만약 이 경전을 듣는 이가
마땅히 언제나 닦고 익히면
그 공덕이야말로 한량없으리.
009_0637_b_21L 若聞是經者
應當常修習
功德無有量
009_0637_c_02L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미륵 보살마하살과 마하가섭과 장로 아난과 정거천들과 마혜수라며 여러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여 믿어 받고 받들어 행하였다.
009_0637_b_22L佛說此經已彌勒菩薩摩訶薩大迦葉長老阿難淨居諸天摩醯首羅諸天夜叉乾闥婆阿修羅迦婁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皆大歡信受奉行
方廣大莊嚴經卷第十二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