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

佛說阿惟越致遮經卷中

ABC_IT_K0135_T_002
010_0208_c_01L불설아유월치차경 중권
010_0208_c_01L佛說阿惟越致遮經卷中

서진 월지 축법호 한역
김두재 번역
010_0208_c_02L 西晉月氏三藏竺法護譯

7. 불환품(不還品)
010_0208_c_03L不還品第七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에 보살에게 불환(不還:阿那含)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는가?
보살은 모든 존재가 곳곳에서 조작되어진 행동을 하지만 이러한 모든 존재를 초월해서 부처님의 밝은 지혜를 체득하고 모든 행업을 덜어 없애며 이러한 것들을 모두 항복받았으므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일체의 법을 깨달았으므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니라.
범부의 경지를 뛰어넘어 세간의 지혜를 버리고 부처님의 밝은 지혜에 들어가 머무름이 없는 경지를 획득하고 모든 법이 평등함을 깨달아 적멸한 세계를 성취하고 범부의 세계에 동요하지 않기 때문에 성인의 도에도 머물지 않고 모든 악한 길을 막느니라.
010_0208_c_04L佛復告阿難何故如來說羙菩薩爲不還乎於是菩薩一切所存處處造行超越諸有而逮佛明蠲除諸行伏此已則不復還所以者何見一切法不有往還超度凡夫捐捨俗慧佛明智獲無所住諸法平夷所以者用致寂界非動凡夫不立聖道塞諸惡路
010_0209_a_02L정욕(情欲)에서 벗어나기를 힘쓰고 모든 음식에 대하여 집착하여 먹지 않으며, 최상의 밝은 경지를 체득하였느니라. 모든 소견을 뽑아버려서 집착하는 것이 없고 모든 사견(邪見)인 예순두 가지 견해를 없애며, 이미 나고 죽음을 초월하여 니원(泥洹:涅槃)을 관찰하였느니라.
무위(無爲)의 경지를 뛰어넘어 모든 생각을 버리고 경적(經籍)도 따르지 않고 악한 세계에 물들은 것을 깨끗이 하며, 교만함을 버리고 스스로 크다는 생각을 갖지 않느니라.
지혜롭지 못하여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근원에서 벗어나고 애욕(愛慾)을 깨뜨려 무너뜨리고 숱한 어둠을 없애며, 탐락(貪樂)을 뽑아버리고 진애(塵埃)를 버리며, 교만과 스스로 방자함 등 이러한 장애를 모두 쉬어서 세간의 지혜를 영원히 여의나니, 그런 까닭에 불승(佛乘)만을 생각하고 성인의 평등한 지혜를 획득하느니라.
보살은 생각을 버리고 애욕의 세계도 버리며, 본래부터 청정한 과거 성현의 적멸한 가르침을 익히나니, 그 지혜는 가장 뛰어나서 여러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바를 나타나게 하려는 생각을 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중생들이 극진히 존경하되 이보다 더함이 없느니라.
보살은 이렇게 모든 생각은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이라는 평등함을 획득하고 나서 일체의 의심 많은 세계를 제거하여 없애느니라.
보살은 이러한 이치를 체득한 뒤에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느니라.”
010_0208_c_12L勉濟情欲於食無食逮上明拔去諸見則無所著無有諸邪六十二見已越生死觀於泥洹踰之無爲釋棄衆想不隨經籍淨垢惡道棄貢高不懷自大出於無黠憂惱之破壞愛欲滅除衆冥拔去貪樂置塵埃憍慢自恣止息斯㝵遠離世故思佛乘等獲聖慧菩薩捐志捨愛欲界則習本淨過去聖滅之志慧無上諸佛所解欲以顯思一切衆生極尊無極爲一切乘此則佛慧薩獲斯諸想無想等除一切狐疑之菩薩逮是則不復還
다시 아난에게 물으셨다.
“저 어떤 사람이 도에 머물지 아니하면 마땅히 이들을 다 어떻게 도에 머물게 해야 하는가. 이것은 곧 깨달음이니 중생들이 그런 것을 밝게 알면 그것이 바로 도에 머무는 것이니라. 능히 이와 같이 깨달으면 중생이라는 생각이 없어지리니, 왜냐 하면 공(空)한 일과 중생 세계는 불가사의하고도 평등한 도의 지혜[道慧]이기 때문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이와 같은 것을 분별하여 알면 곧 중생의 종류는 공한 것이고 청정한 세계의 중생도 공한 것이어서 중생이라는 생각을 멀리 여의기 때문이니라.
일체의 여러 사람도 허공과 특별히 다름이 없어서 이 몸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요 얻을 것도 없으며 머무르는 것도 아니니, 저것은 모두 공하기 때문이니라. 마치 허공의 모양이 공하여 모양이 없는 것과 같아 일체의 생각을 없애서 무념(無念)으로써 도를 성취하고 중생이라는 생각을 덜어 없애느니라.
허공의 모양은 버릴 것도 없고 버리지도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모든 법은 다 평등하고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일체 중생은 버릴 것도 없으며 놓아 버려야 할 것도 없고 평등한 까닭에 얻을 것도 없으니, 이미 얻을 것이 없으므로 오지 않는 것이니라. 이렇게 헤아려 아는 것이 곧 불환(不還)이요, 이렇게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모든 법에 대하여 깨달아 알면 모든 걱정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에 불환(不還)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a_03L又問阿難有人不住於道悉當立之以道是者覺了衆生明爾則道能覺如是則制人想所以者何知於空事人界難議平等道慧所以者何分別若此群黎之種則空淨界人種亦空遠於衆想一切諸人與空無特許不有身不獲不住彼則亦空虛空無空免一切想無念致道蠲除衆生虛空之想無棄不棄所以者何一切諸法皆爲平淨一切衆生而無所捐等於所釋故無所得已不有獲是以不來此者乃計爲之不還有爲無爲於一切法覺了所會越度諸患故謂不還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於是佛頌曰

저것은 생겨나는 것도 없고
작용 있는 행업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나니
모든 머무는 바를 덜어 없애면
이것을 불부환(不復還:阿那含)이라 말하네.
010_0209_a_16L彼則無所生
造行如所處
蠲除諸所住
是謂不復還

가고 옴에 대하여 밝게 알고
일체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머무는 바도 얻지 않으니
그런 까닭에 여기에 돌아오지 않음이라 하느니라.
010_0209_a_18L曉知於往還
不著一切法
所住不可得
是故不還此

저 범부의 행업과
부처님의 가르침은
자연도 아니요 헤아릴 것도 없으니
그런 까닭에 불부환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a_19L其凡夫之行
及佛世雄教
不然無所量
故謂不復還

모든 법은 다시 오는 일이 없고
또한 모든 법은 가는 것도 아니니
가고1) 옴이 없음을 얻으면
이것을 불부환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a_20L諸法無復來
亦不得諸住
以獲無去來
是謂不復還

그 사람은 일찍이 머물지도 않고
세 가지 길에 가지도 않으며
밝은 부처님의 도를 이룩하나니
이것을 곧 불환(不還)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a_22L其人未嘗住
不至于三塗
逮致佛道明
則謂爲不還

결정코 모든 욕심 끊어버리고
음식에 집착하지 않아
보리도를 증득하면
이것을 곧 불환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a_23L決除一切欲
於食而不著
得至於道場
則謂爲不還
010_0209_b_02L
모든 소견으로 행하는 바
예순두 가지 견해를 분별해 알면
저 경계에 떨어지지 않나니
이것을 곧 불환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a_24L衆見之所行
分別六十二
不墮於彼際
則謂爲不還

이 법은 처음과 끝도 없고
이미 모든 두려움도 여의었으며
이 지혜는 여여(如如)하여 본래 없는 것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네.
010_0209_b_03L此法無終始
已捨離諸畏
斯慧如本無
是故不至此

무위적멸(無爲寂滅)에 상응하고
모든 번뇌[塵勞]에 집착하지 않으며
저 모든 생각 제거해 버리나니
이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04L所應無爲寂
不著諸塵勞
逝除彼衆想
是故不詣此

이미 모든 악한 세계를 끊어버리고
숱한 번뇌의 집착 씻어버리며
적연 무위(無爲)의 경지 닦으면
이것을 곧 불부환(不復還)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b_05L已斷諸惡道
洗去衆垢著
學寂然無爲
則謂不復還

저 악한 마왕과
그 관속(官屬)의 무기를 항복받으며
갖가지 생각 영원히 없으니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07L降伏於弊魔
及官屬兵刃
永無有衆念
是故不詣此

어리석음과 근심ㆍ걱정 뽑아버리고
애욕의 뿌리 끊어 없애며
왕성한 탐욕과 음욕 끊어버리니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는다 하네.
010_0209_b_08L挽拔癡憂慼
蠲除愛欲根
斷截盛貪婬
是故不詣此

모든 번뇌를 항복 받아 없애고
수많은 생각 뽑아버리면
구경(究竟)의 높은 지혜에 이르리니
그런 까닭에 불부환(不復還)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b_09L降制諸塵垢
拔去於衆想
究竟至尊慧
故謂不復還

온갖 근심 걱정 떨쳐버리고
교만의 산 깨뜨려 무너뜨리며
5음(陰)을 끊어버릴 생각 가지니
그런 까닭에 불부환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b_11L捐去衆愁慼
破壞於貢高
憶斷於五陰
故謂不復還

불승(佛乘)에 뜻을 두어 광명 밝히니
불승보다 더 높은 것 없네.
애욕의 근심 탐하지 않으면
그런 까닭에 불부환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b_12L志乘得光明
佛乘無有上
不貪愛欲患
故謂不復還

부처님의 복장처(伏藏處)2) 이미 깨달았으니
모든 복장 가운데 제일이어라.
과거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신 바이니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13L已知佛藏處
諸藏中第一
過去佛所辯
是故不詣此

저들은 불승[尊乘]에 머무나니
불승보다 더 높은 것 없다네.
모든 의심 끊어버렸으므로
이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15L彼處於尊乘
佛聖無有上
截去諸狐疑
是故不詣此

수없이 많은 사람 받아들여서
불도(佛道)에 머물게 하고
성인의 궤도에 오르게 하였으니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16L受千無數人
勸立於佛道
以得立聖軌
是故不詣此

공하여 세계 없음을 밝게 깨닫고
중생의 세계도 평등하다는 것 알며
멀리 모든 집착과 생각 여의면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17L曉了空無界
等心於人界
遠離諸著想
是故不詣此

일체 세계를 밝게 깨달으면
법계 또한 이와 같나니
중생은 얻을 수 없는 것임을 깨달아 알면
이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19L曉了一切界
法界亦如是
衆生不可得
是故不詣此

중생의 세계를 깨닫고 나면
허공과 같아 생각할 것 없네.
모든 법 이와 같음을 아니
그런 까닭에 여기에 오지 않느니라.
010_0209_b_20L分別黎民界
虛空無思念
一切法如是
是故不詣此

그 사람은 무심(無心)하여
모든 생각 물리쳐 버렸네.
모든 생각으론 도를 이루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불환(不還)이라고 하느니라.
010_0209_b_21L其人而無心
退除於衆想
諸念不成道
則謂爲不還

아난아, 나는 이런 까닭에
불환(不還:阿那含)에 대하여 찬탄하여 말하였나니
모든 것은 영원히 오지 않고
부처님의 도에 머무느니라.
010_0209_b_23L吾是故阿難
歎說於不還
諸事永不來
得住於佛道
010_0209_c_02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까닭에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보살에게 불환에 대하여 찬탄해 말씀하셨으니, 이것이 훌륭한 방편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라.
010_0209_b_24L佛告阿難是故如來至眞等正覺歎美菩薩爲不還亦當知此爲善權方便也

8. 무착품(無着品)
010_0209_c_04L 阿惟越致遮經無著品第八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보살에게 무착(無着:阿羅漢)에 대하여 찬탄하시고 훌륭하게 여기셨는가?
이 보살은 모든 행업[行]을 소멸하고, 살고 있는 국토에서 떠나며, 모든 부처님께 의지하지 않고 중생들을 해탈시키느니라.
조작함도 없고 번뇌[塵勞]의 때[垢]와 괴로움ㆍ즐거움도 없으며, 색욕(色欲)을 멸하여 없애고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는 까닭에 무착(無着:阿羅漢)이라고 하느니라.
중생은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욕애(欲埃)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탐내지 않음이 이와 같기 때문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침범함과 속임을 버리고 처소에 머무는 일도 없으며, 모든 법은 공(空)한 것이어서 적정(寂靜)하다는 것을 깨달아 알고, 모든 생각을 익히지 않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안정되면 모든 생각이 소멸되고 중생이라고 헤아리지도 않아 집착하는 바를 소멸하며, 모든 법은 공한 것임을 지혜로써 깨달아 집착하는 일이 없고 부처님의 도는 생각할 것이 없다고 알며 불호(不怙:菩提)를 원만하게 성취하면 그것을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전적(典籍:菩提法)을 연설하여 갖가지 번뇌[瑕]를 파괴하며, 과거 세계의 등정각(等正覺)의 가르침과 미래ㆍ현재의 부처님 가르침을 찬탄하고 방일하지 않고 청정하여 더러운 때를 여의며, 오직 조용하고 고요[寂然]함을 논하는 까닭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09_c_05L佛復告阿難何謂如來歎美菩薩爲無著也是菩薩沒一切行離於處土不倚諸佛度脫衆生不有所造塵勞之垢及與苦樂以滅色欲救濟一切故謂爲無著弗得衆生不獲欲埃貪如故謂無著釋去侵欺處無所住一切法空以了寂靜不習衆想諸想以定則除衆思不計有人壞滅所志而智空法得無所著佛道無思具足不怙故謂無著演說典籍破壞衆瑕歎於往古等正覺教當來現在而不放逸淸淨離穢唯論寂然故謂無著
010_0210_a_02L보살대사(菩薩大士)가 모든 사람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부처님 도에 머물게 하고 성인의 길을 구하게 하며, 모든 법에 대하여 흠모하여 집착함이 없게 하고 자비한 마음 원만하게 갖추며 부처님 같은 어짊을 시행하게 하여 영원히 집착하거나 머물지 않게 하나니 그의 자비가 이와 같은 까닭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중생을 교화하여 성취시키되 중생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알며, 끝내는 큰 자비로써 집착하여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밝게 깨달았기 때문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중생을 위하는 까닭에 은혜를 베풀고 도법(道法)을 보되 법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나니, 이와 같이 끊어 없애는 까닭에 무착이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깨달음의 힘[覺力]을 찬양(讚揚)하여 원수(願數)가 있음을 헤아려 머무름 없음을 획득하고 모든 감관을 뽑아 제거하며, 중생을 교화하여 청정한 법을 깨닫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도의(道義:菩提)를 성취하게 하여 영원히 의지하지 않게 하는 까닭에 불착(不着:阿羅漢)이라고 말하느니라.
의지할 것이 없는 처소를 보고 탐하지 않는 몸을 만들며, 온갖 물질에 대하여 의지하지 않고 중생의 모임을 구하되 온갖 물질을 훼손하지 않으며, 유위법(有爲法)은 이와 같이 근본이 없음을 강설하는 까닭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09_c_17L菩薩大士開化諸人立于佛道求聖路者於一切法而無所慕具足慈心行佛之仁永不有處彼慈如此故謂無著化立衆生亦不得人究竟大哀曉了不處故謂無著爲衆生故加恩見道法無法想斷除如此故謂無著讚揚覺力計有願數獲於不住知拔除衆根志化衆生了淸淨法使成道永不有倚故謂不著睹不依處不貪身於諸萬物非有所依求及與衆會不毀萬物講有爲法如是無本故謂無著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노닐지만 가더라도 이를 곳이 없고 본말(本末)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부처님의 거룩하고 존경스런 모습을 보고 도를 깨달았으나 적멸함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의지할 곳이 있지도 않나니 이와 같은 국토를 건립하여 한량없는 국토에 이 모든 나라가 평등하며, 세계에 대하여 조롱하거나 희롱하지도 않고 청정하되 만족하게 여기지 않으며, 복덕의 경지에 머물되 공(空)하여 모든 국토는 없다고 생각하느니라.
물러남이 없는 경지요 여인도 없으며, 모든 번뇌와 수면(睡眠)의 의지를 놓아 버리며, 부처님의 거룩한 국토를 증득하고 음개(陰蓋)의 국토를 없애며, 마군과 그 권속을 항복받고 모든 원수와 적(敵)을 제거하며, 조용하고 고요한 국토에 들어가 감동을 일으켜 변화시키며, 서원이 있는 나라를 세워 나라와 중생을 구원하느니라.
010_0210_a_06L遊諸佛土去無所至不起本末睹佛聖尊覺道無寂故謂無著非有依處立如斯土於無量剎平等諸國不調戲界淸淨不足住福德之域空無諸剎不退轉地無有女人去塵勞睡眠之志得佛聖國除陰蓋降魔官屬去諸怨敵入寂然土感動變化立於願剎土衆求國
보살은 부처님의 위엄과 광명을 원만히 갖추고 머무름이 없는 곳에 머물며, 부처님의 의지를 깨달아 획득하고 청정한 법인(法印)으로 중생을 인가하며, 많은 국가를 안락하게 하고 일체의 영락(瓔珞)같은 보배로 장식하는 일과 수많은 번뇌의 티끌을 제거해 버리나니, 이는 최후의 경지인 작용이 없는 지위[無爲地]에 머무는 이로서 모든 중생들 가운데 가장 존귀하니라.
이와 같은 형상과 미묘한 부처님께서 머무는 곳을 성취하면 모든 법은 공(空)한 것임을 깨달아 도행(道行)을 구족(具足)하는 까닭에 무착(無着:阿羅漢)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0_a_13L菩薩具足之威耀住無所住睹獲佛意淨印印多所安國捨離一切瓔珞寶飾衆垢之瑕究無爲地一切最尊成如是像微妙佛處諸法皆空具足道行謂無著
010_0210_b_02L온갖 즐거움을 다 떨쳐버리고 모든 감관[根]에 대하여 옳게 여기지 않으며, 일체의 법에 대하여 성내거나 노여워하지 않고, 적멸하고 평등한 수레를 타면 그것이 곧 부처님의 지혜이니, 몸과 입과 뜻으로 다함께 최상의 적멸한 경지를 닦으며, 성인의 도를 흠모하여 구하면서도 그 궤적(軌跡)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모든 중생들을 자비로 불쌍히 여기고 마음이란 없는 것이요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무수히 많은 백천억의 중생들에게 권유하고 그들을 교화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큰 도를 머물게 하며, 우매한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불법을 생각하고 모든 중생은 평등한 것임을 깨닫게 하느니라.
수없이 많은 대중을 인도하여 이롭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보리의 마음을 내어 등륜(等倫:이와 비교하여 동등한 것)이 없는 데 머물게 하며, 모든 법은 평등하고 공하여 특별히 다르지 않음을 깨달아 본래 공한 것이요, 지혜도 또한 평등하다고 생각하게 하여 그 생각이 없는 데에 머물게 하느니라.
아라한이 이와 같이 의지할 대상이 없음을 이미 알고 난 뒤에 이와 같이 그 중생들의 반응에 따라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되 모든 이익을 흠모하지 않고 경적(經籍)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감관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여의고 이와 같은 법을 강론하되 영원히 말이 없으며, 여러 곳에서 중생들을 교화하고 제도하되 중생을 제도했다는 생각도 없으며, 중생들을 구원하여 모든 집착을 끊게 하고 몸을 탐하는 생각을 면하게 하고 교만을 초월하게 하며, 모든 법은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되는 것도 아님을 알게 하느니라.
중생들이 온갖 물질의 모양에 집착하면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물질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ㆍ고정관념[思想:想]ㆍ나고 죽는 행업[生死:行]ㆍ인식작용을 무너뜨리지 않게 하고 범부를 동요하지 않으면서 해탈케 하여 불법에 머물게 하되 도적(道迹)에 집착하지 않게 하느니라.
의지하지 않도록 교화하여 정진에 힘쓰게 하고 이로움으로 인도하여 의지하게 하되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게 하며, 힘써 구제하고 권유하여 보살의 마음을 내게 하느니라.
010_0210_a_18L蠲除衆樂諸根不可於一切法不瞋不怒寂平等乘則爲佛慧心同習無上寂慕求聖道不著軌不想思人悲念衆生無心不心化無數億百千人使立大道開示萌使念佛法等諸人物導利無數衆庶黎民令發聖意而無等倫一切諸法均空特異本空慧同立之不想等如是知無所倚已了若此應其衆生而爲說法不慕諸利無倚經籍足離根講法如是永不有言多所化不見度人救於衆生著斷諸事諸貪身超越貢高睹一切法不起不開化群黎萬物之想令不壞色思想生死之識凡夫不動則應解而立佛法著道迹者化之不倚則成除勖導利所依令無佛想則爲勉濟勸發菩薩
집착함이 없는 마음을 넓히고 도에 인연 있는 이를 구원하며 온갖 혼란한 생각과 어리석고 속이는 마음을 여의게 하며 삼매(三昧)를 원만히 갖추고 정의(定意)을 성취하게 하여 갖가지 생각을 품지 않게 하느니라.
삿된 지혜를 없애서 중생들로 하여금 바른 지혜를 깨닫게 하며 성문의 마음을 일으켜 삿된 길[反迹]을 사모하는 이를 교화하고 부모ㆍ처자ㆍ사택(舍宅)ㆍ형제ㆍ자매를 의지하여 은애(恩愛)를 일으키지 않게 하며, 국토와 재색(財色)ㆍ온갖 물질[萬物]에 집착하여 탐구(探究)하는 생각과 번뇌[塵勞]에 전도된 이를 제도하느니라.
온갖 물질에 집착하는 모든 중생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집을 떠나서 적정(寂定)을 닦게 하고 게으름과 하열한 따위의 모든 모습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국토에 들어가서 욕망과 번뇌의 법으로부터 해탈케 하느니라.
010_0210_b_12L弘不念心救道因緣憒亂意離癡狂詐具足三昧成就定不懷衆想拔於邪智令睹正慧發聲聞慕反迹者制倚父母妻子兄弟姊妹令除恩愛度著國土萬物貪求之想塵勞顚倒開化諸著萬物之想慕離於家而爲寂志廢羸劣等脫諸相成入佛土欲垢之
010_0210_c_02L도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고 두 가지 마음을 갖지 않게 하니, 일찍이 이러한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 곧 무위법(無爲法)이요 생사법(生死法)이니라.
아무런 인연할 것 없는데 인연하고 세속의 마음을 도의 뜻이라 하며 보호하여 금지하는 계율을 범하는 이러한 무리들을 인도하여 교화하고, 두 가지 모양이 있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이들로 하여금 그런 마음이 없도록 하며, 모든 근본에서 해탈시키기 때문에 무착(無着:阿羅漢)이라고 말하느니라.
중우(衆祐)와 현성(賢聖)께서는 정진(精進)을 게을리 하고 남자와 여인(女人)으로서 미련하고 총명한 이와 밝고 성스러우며 어둡고 막힌 이러한 이들을 모두 인도하여 이롭게 하고 두 가지 마음을 가지지 않게 하며, 중생들을 구원하여 전진시키기 때문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0_b_20L興發道意心不有二未嘗生念無爲法此生死法因緣無緣道意俗犯戒護禁開化此輩興二相者使其無念度諸根本故曰無著衆祐賢懈怠精進男子女人頑愚聰達聖闇結導利此等令無二心救進衆故曰無著
이 모든 보살은 물러남이 없는 마음을 성취하여 혹 수기[別]를 받더라도 또한 거기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이 모든 보살은 도에 가깝거나 멀거나 간에 이 뜻을 분별해 알아서 두 가지 생각을 내지 않고 성현의 길을 체득하느니라.
다른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반니원(般泥洹:般涅槃)에 이르며, 모든 망상을 여의고 의지하지 않으며, 이 모든 법을 인연해서 중생을 인도하여 교화하고, 이와 같은 자연의 법칙으로 모든 법을 깨달아 알며, 근본이 없는 법을 연설하는 까닭에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0_c_03L是諸菩薩成不退意有受別又復不著斯諸菩薩近道分別此義不生二想得逮聖路不起餘而般泥洹便離發意而不有緣此諸法以開化人如是自然解一切法演無根本故曰無著
그때 부처님께서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佛歎曰

모든 행업 없애고
존중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하며
모든 말과 가르침 다 버리면
그런 까닭에 무착(無着:阿羅漢)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08L釋除一切行
所尊亦如是
棄捐諸言教
故曰爲無著

모든 진애(塵埃) 뽑아버리고
괴로움과 걱정에서 벗어나며
중생들을 구제하므로
이를 이름하여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0_c_10L鋤捐諸塵埃
度脫動苦患
救濟于衆生
名之曰無著

살펴보면 중생도 얻을 수 없는 것이요
욕망과 때[垢:번뇌]도 또한 그러하며
모든 법도 다 얻을 수 없으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11L察人不可得
欲垢亦如之
諸法無可獲
故曰爲無著

수많은 뒤바뀐 생각 제거하고
마음 다져 의혹 없는 곳에 머물며
모든 법이 공(空)한 것임을 분별해 아니
그러므로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12L蠲去衆顚倒
立心處不惑
分別知法空
可曰爲無著

공의 이치 깨달아 알아서
모든 생각과 집착 없으며
일체의 뒤바뀐 견해 제거해버리면
이를 이름하여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0_c_14L了解知空義
無有諸想著
除去一切顚
號曰爲無著

모든 생각 다 없애고
중생이라는 생각과 악한 생각까지도 소멸하여
마음 속에 삿되고 혼란함이 없으면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0_c_15L捐除一切想
及人衆惡念
心無邪亂意
故曰爲無著

공한 이치 깨달아 의지하지 않으니
부처님의 도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것
더더욱 힘써 크게 정진하나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16L解空無所依
佛道不可量
勖勉大精進
故曰爲無著

경(經)의 인연을 강설하고
담담하고 고요하여 조롱하고 희롱함이 없으며
중생들을 권유하여 도덕 세우면
이것을 이름하여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18L講經所因緣
淡靖無調戲
勸人立道德
與名曰無著

참된 사람 자비를 수행하여
모든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되
중생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깨달아 알면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0_c_19L眞人修行慈
欲令衆生安
勸人不可得
故曰名無著

본래 없는 것인 경적(經籍) 강설하여
중생들에게 은혜 베풀면서도
일찍이 중생이란 생각 하지 않으면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20L本無講經籍
加恩衆生類
未嘗有人想
故曰爲無著

바르고 진실한 근(根)ㆍ역(力)ㆍ각(覺)에 대하여
중생을 위해 밝게 설법해주고
스스로도 이런 지혜 체득하였으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22L正眞根力覺
爲人分別說
己身逮此慧
故曰爲無著

중생들이 적정(寂定) 깨달아
청정한 법으로 보리[道] 이루고
큰 성인의 가르침을 강설하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0_c_23L知人之寂定
淸淨法致道
開演大聖教
故曰爲無著
010_0211_a_02L
모든 물질 믿지 않고
눈 앞에 나타난 물체를 보되
일체는 허공과 같아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고 알면
이것을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0_c_24L不信諸萬物
現目之所睹
一切虛無有
是謂爲無著

모든 부처님 국토에 의지하지 않고
국토에 있을 적엔 인의(仁義) 행하며
평등한 깨달음에 머물면서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강설하느니라.
010_0211_a_03L無倚諸佛土
在國行仁義
平等覺所處
爲衆生講法

진인(眞人)의 바른 가르침 깨달아
볼 게 없음을 관찰하고
성현의 깨달음 자세히 살피면
이것을 무착(無着:阿羅漢)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1_a_04L眞人覺正教
則睹于無見
如諦觀聖覺
是謂爲無著

자연 그대로의 국토를 성취하고
지금 나를 증득하여 깨달으면
최후의 경지엔 본래 비롯함도 없나니
이것을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1_a_05L成就自然國
今我得知之
究竟無本始
是謂爲無著

모든 알음알이 제거해 버리고
마음 속에 성냄과 해칠 생각 없어서
응진(應眞:阿羅漢)과 같아 한스러움 없으면
적연한 도[寂然道:菩提道)를 닦아 성취하리라.
010_0211_a_07L除去諸所知
心不懷瞋害
應眞如無恨
習成寂然道

마음 정해져서 멸하지 않고
고요한 데 머물러 일으킴 없으며
도를 생각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하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1_a_08L定意而不滅
靖泊無所起
念道亦如是
故謂爲無著

인물(人物)에 대하여 더하거나 동요치 않고
중생의 세계에 대해서도 이와 같으며
수많은 중생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알아
그들을 교화하여 도의 이치에 머물게 하네.
010_0211_a_09L人物不增動
衆生界如是
億萌亦普然
化立道之義

중생과 보리의
영원히 생각 없는 데 머물러서
밝은 지혜로 헤아려 평등한 줄 알면
이것을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1_a_11L群生及與道
所處永無念
計慧悉平一
是謂爲無著

평등하여 다른 형상 없으며
모든 법 또한 이와 같나니
마음에 진정 이와 같은 도 깨달으면
그런 까닭에 생각이 없다 말하네.
010_0211_a_12L平等無像類
一切法亦然
心正若如道
故曰無思念

이른 바 응진(應眞:阿羅漢)이란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들 위해 밝게 분별하여 깨우쳐 주되
모든 법 고요하여 의지할 게 없다 말하네.
010_0211_a_13L所謂爲應眞
諸法非所著
能爲人分別
寂爾而無倚

중생 위해 법의 이치 설하되
비록 말은 하나 가르침 없으니
널리 한량없는 중생 제도해도
중생 보고 동요하지 않느니라.
010_0211_a_15L爲人講法義
雖言而無教
普度無量人
見衆不有動

중생이라 해도 얻을 수 없는 것
모든 중생의 집착을 끊어주네.
중생 건져 사견(邪見)을 여의게 하고
모든 중생을 고뇌(苦惱)에서 건져주네.
010_0211_a_16L衆生無可獲
諸民除斷著
拔人離邪見
度衆勤苦惱

모든 법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머무르는 처소도 없고 소멸함도 없네.
중생의 모든 생각 관찰하여
중생들을 곤액(困厄)에서 해탈케 하느니라.
010_0211_a_17L一切法不起
所處亦無滅
睹衆生諸想
脫群民困厄

모든 물질은 늘어나거나 무너지지도 않고
아프고 가려운 느낌도 이와 같으며
고정관념과 인식작용ㆍ나고 죽는 행업에서
제도하는 것도 다름이 없느니라.
010_0211_a_19L無增壞諸色
痛痒亦如是
想識於生死
濟之令無他

현성(賢聖)의 법에도 동요하지 않고
범부(凡夫)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으니
부처님 이치에 머물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무착의 경지에 이르게 하느니라.
010_0211_a_20L不動賢聖法
凡夫亦如斯
立之以佛義
度使志無著

중생들은 과보(果報)에 대한 생각과
연각(緣覺)의 생각을 품고 있으므로
이 생각 초월하여 각의(覺意)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을 위하여 이 법 설하였다네.
010_0211_a_21L衆人懷果想
及緣覺之念
超越於覺意
爲人說此法

도심(道心)을 일으켜
언제나 보시를 의지하며
지계와 인욕도 이와 같이 하므로
그런 까닭에 의지할 대상 아님을 강설했느니라.
010_0211_a_23L以興發道心
常依所布施
戒忍亦如是
故講無所倚

뒤바뀐 견해 깨달아
정진하여 닦고 익혀서
이러한 모든 생각 끊어 없애니,
그런 까닭에 법에 집착하지 말라고 설하느니라.
010_0211_a_24L知解之顚倒
興習於精進
以除斯諸想
故說無著法
010_0211_b_02L
도의(道意)3)의 생각 내거나
삿된 지혜 만약 밝아지면
여기에 의지하지 않으리니
그런 까닭에 집착 없는 법을 설하느니라.
010_0211_b_02L道意之所念
邪智若慧明
於此無所倚
故說無著法

이 법은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약간의 그 무엇도 없음을 깨달아서
이와 같은 법 설하나니
그런 까닭에 무착(無着:阿羅漢)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1_b_04L是法不生念
了別無若干
而說如此法
故說無所著

스스로 자신의 몸 헤아리므로
성문은 이런 생각 많이 하나니
이러한 생각 제거하면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1_b_05L自計己有身
聲聞多所念
以爲除此想
故說無所著

모든 법에 대해 생각함 없고
약간의 그 무엇 없음을 깨달아서
이 근본 없음을 연설하나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1_b_06L諸法非有思
解知不若干
演說斯無根
故曰爲無著

부모와 형제와 아들은
공적(空寂)한 것이건만 있는 것이라 집착하며
나고 죽은 행업을 인정하니
부처님도 이룰 수 없느니라.
010_0211_b_08L父母兄弟子
空寂之所有
則爲生死行
不能成佛道

아내와 자매(姉妹)를 사모하여
의지한 채 허망함에 쏠리므로
이를 의지해선 안 된다고 설하나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1_b_09L慕妻及姊妹
所倚皆歸妄
設其不有依
故名曰無著

나고 죽는 일 만들어 내고
친족에 대한 생각 일으키며
인연 따라 정욕(情欲)을 내어
나의 오랜 벗이라 하네.
010_0211_b_10L造興生死事
則有親族念
見因有情欲
吾宿之友黨

스스로 제 몸을 나라고 인정하면서
숱한 모든 일에 마음 끄달려
분별심 일으키다가 뒤바뀐 생각에 떨어지나니
기필코 마군의 가르침에 머물게 되리.
010_0211_b_12L自念身有我
心馳衆諸事
分別墮顚倒
必則處魔教

나고 죽는 행업과
시종(始終)의 재앙과 환란 다 버리고
니원(泥洹:涅槃)의 덕 찬양하나니
그런 까닭에 무착을 칭찬하여 설하느니라.
010_0211_b_13L棄捐於生死
終始之災患
讚揚泥洹德
故說於無著

번뇌의 때에 대한 법과
흥망성쇠와 다툼을 강설하지만
이 모두는 말소리에 불과할 뿐이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1_b_14L所講勞垢法
興衰及諍訟
斯皆言聲耳
是曰爲無著

중생들은 대부분 이익 다투고
방일하며 온갖 물질 탐하나니
이러한 중생들 구제하려는 까닭에
집착 없는 법을 설하느니라.
010_0211_b_16L衆所多競利
放逸貪萬物
欲救此等類
故說無著法

집을 연모하면서도
마음으론 도 배울 생각 내나니
미련하고 아둔한 생각 이와 같기에
무착을 드러내어 찬양하였네.
010_0211_b_17L戀慕室家者
心念行學道
頑鈍意如斯
顯擧於無著

오직 비천(卑賤)한 법만 보면서
참되고 오묘한 진리는 보지 않으며
갖가지 생각 살피지 않나니
그런 까닭에 해탈시켜 무착의 경지에 이르게 하네.
010_0211_b_18L唯見卑賤法
不睹眞妙義
弗省於衆念
故度至無著

범부의 이치 제거해버리고
오로지 불법만을 흠모하여 정진하면서
중생들의 탐욕을 뽑아 없애니
그런 까닭에 무착이라 하느니라.
010_0211_b_20L除棄凡夫義
專精慕佛法
拔去衆民求
故曰爲無著

만약 선악의 행업을 보고도
이와 같이 많은 법에 집착하나니
한량없는 중생들 이렇기 때문에
구원하여 무착의 경지에 이르게 하네.
010_0211_b_21L若睹善惡行
如是衆數法
無量人亦然
故救放無著

모든 훌륭한 상호 갖추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정진하면서
이와 같은 모양에 집착하지만
어진 이는 여기에서 해탈하였네.
010_0211_b_22L以具諸相好
精進不可計
而倚於此相
仁賢得濟度

모든 부처님의 국토 장엄하고서
존상(尊上)의 법 성취하고는
바른 깨달음의 이익에 의지하나니
해탈하여 무착의 경지에 이르렀네.
010_0211_b_24L莊嚴諸佛土
成就尊上法
依怙覺正利
度之至無著
010_0211_c_02L
무위법(無爲法)의 이치
얻었건 얻지 못했건 간에
이것은 성인의 도를 수행함이니
바른 서원 세울 수 있느니라.
010_0211_c_02L無爲法之義
若得或不獲
斯乃聖道行
則能立正願

계를 지키지 못하느니 범하지 않느니 하거나
방일하느니 지혜롭느니 하면서
어둡고 캄캄하고 연약한 사람이
문득 이 세 가지 일에 집착하느니라.
010_0211_c_03L無戒不睹犯
放逸及智慧
闇昧軟弱人
便著斯三事

중생들 이런 모습에 집착하여
모든 생각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니
약간의 생각이라도 덜어 없애야 하므로
그런 까닭에 집착 없는 법을 설하느니라.
010_0211_c_05L衆生興此相
諸念不可計
蠲除若干意
故說無著法

거룩하고 많은 복전도 생각하고
또한 덕이 없다는 생각도 내어
범인(凡人)의 법을 분별하나니
그런 까닭에 집착 없는 법을 설하느니라
010_0211_c_06L存慕聖衆祐
亦念於無德
分別凡人法
故說無所著

이와 같은 행업 지어서
남자다 여자다 분별하거나
현성(賢聖)이니 범부(凡夫)니 하고 분별하면
이것은 곧 두 가지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010_0211_c_07L以得如是行
男子及女人
賢聖與凡夫
斯則興二心

중생들이 이 두 가지 일을 일으키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행위로서
이 두 가지 사이에 의지하는 까닭에
해탈시켜 무착의 경지에 이르게 하느니라.
010_0211_c_09L人起此二事
愚行之所爲
用倚是二際
故度至無著

흔들림에 이르러서도 물러남이 없고
조작하면서도 짓는 일 없으니
성인의 도에 가까워지게 하려고
이런 마음 일으켜 이런 생각 하게 하였네.
010_0211_c_10L迴動不退轉
興造而不作
欲以近聖道
故興心此念

큰 도를 획득하고서
더 이상 없앨 것 없다는 마음 내지 않네.
마음 속에 항상 이런 생각 품고서
무위(無爲)의 도를 구하느니라.
010_0211_c_11L獲致於大道
不起無所滅
心常懷想著
用求於無爲

그들은 중생을 받아들이니
어진 사람이 우매한 중생을 염려하네.
이런 까닭에 무착이라 말하나니
모든 형상을 구하는 중생 제도한다네.
010_0211_c_13L於彼受衆生
仁人念萌類
以故曰無著
救濟諸求想

이것은 곧 보살법이니
아라한의 몸으로 나타나되
그런 인해 법인(法忍)4)을 일으키지 않으며
스스로 무착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1_c_14L是則菩薩法
爲現阿羅漢
因以發法忍
自謂爲無著

아라한의 법 강설하나니
이것은 마땅히 보살이 하는 일
집착 없는 법에 머물면서
최상의 도[無上道]를 증득한다네.
010_0211_c_15L講說羅漢事
斯應爲菩薩
名住無所著
獲致無上道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보살로서 무착행을 하는 일에 대하여 찬탄하셨으니 이것이 곧 훌륭한 방편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하느니라.”
010_0211_c_17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讚歎說菩薩無著亦當知之善權方便也

9. 성문품(聲聞品)
010_0211_c_19L阿惟越致遮經聲聞品第九
010_0212_a_02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에 여래께서 보살이 성문(聲聞)이 되는 것을 빛나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는가?
보살대사(菩薩大士)는 수없이 많아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불법(佛法)을 듣고 경적(經籍)을 분별하게 하기 때문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중생들로 하여금 성현의 도에 대해 듣고 나서 청정하여 방일(放逸)하지 않게 하는 까닭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중생들로 하여금 무위(無爲)의 법을 듣고 편안해 하며 감로(甘露)를 즐기며 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의지(意止)ㆍ의단(意斷) 등 이러한 일들을 원만하게 갖추어 빠르게 도혜(道慧)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1_c_20L佛告阿難何故如來光耀菩薩爲聲聞乎菩薩大士開化無數不可計人令聞佛法分別經籍故謂聲聞使聽聖道淨不放逸故謂聲聞使聽無爲安隱甘露根力覺意意止意斷具足此事速至道慧故謂聲聞
중생들로 하여금 공혜(空慧)를 증득하여 이 몸은 견고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지만 어둡고 우매한 사람들은 꽉 막혀 깨닫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들은 자신의 몸을 탐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모든 법의 경계[入]가 눈에 들어오는 것을 색(色)이라 한다는, 이런 이치를 뚜렷이 관찰하게 하여 불안(佛眼)을 성취하게 하나니, 그 눈은 널리 불가사의한 경계를 보게 되리라. 눈에 의지하는 대상을 여의면 끝내는 이 눈을 일체법을 성취한 눈이라고 하리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2_a_03L令得空慧身無堅固闇昧之人閉塞不解所以者何乃貪己身諸入之事眼存爲色了觀如是則成佛眼其目普見不可思議眼無所倚究竟此目致一切法故謂聲聞
이 모든 법을 헤아리되 소리는 마치 메아리와 같은 것임을 깨닫게 하여 음성에 집착하지 않게 하고 말한 이도 없고 또한 들은 이도 없으며, 냄새에 대해 냄새라고 생각하지 않고 또한 냄새를 맡지도 않나니,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잠을 자다가 꿈 속에서 갖가지 냄새를 맡았지만 이 일을 다시 헤아려 보면 아무런 냄새도 맡지 않은 것과 같나니, 이는 바로 사물에 미혹5)되어 그 생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러한 모든 냄새를 중생들이 맡은 것은, 비유하면 마치 꿈 속의 일과 같아서 견고(堅固)한 것이 아니니라. 이러한 음성을 깨달아 알면 이것을 곧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2_a_08L計此諸法如呼之響莫得著音非有說者亦無聽者無香想香亦不有嗅譬如有人臥出夢中嗅種種香計此無香此則或事思想所爲一切諸香人所嗅者譬若如夢而無堅固解斯音者則謂聲聞
혀에 대한 맛에 있어서도 그 맛 또한 공한 것이니, 마치 고깃덩이가 혀가 된 것과 같아서 혹 지혜로운 이는 이를 깨달아 맛에 미혹되지 않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거품 덩어리와 같아서 모든 논리에서 벗어나므로 비유할 수도 없느니라. 지혜가 밝은 이는 이를 관찰하여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아느니라. 만약 이러한 맛에 대하여 집착하고 생각하는 이는 악한 죄를 짓게 되나니, 여섯 경계를 생각하여 맛에 대한 분별심을 내지 말라. 마음으로 이러한 이치를 깨달아서 생각이 방일하지 않아야 하리니, 만일 이런 이치를 알아서 마음으로 작용이 없음을 생각하며 각각 분별하여 들은 이치를 말하거니와 그 듣는 것까지도 공한 것임을 알면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2_a_13L舌之味味亦復爲空若肉段如爲舌或智者了不爲味惑譬如聚沫以離諸論可爲喩明者觀之知無所有不可得想著味者則致惡罪莫思六界以分別味心則開解意不放逸若知此心想無爲各各分別謂所聽義聞此空故謂聲聞
저 모든 경계[入]의 일들을 밝게 깨달아서 그 들음이 공한 것임을 알고 몸도 스스로 조용하고 고요한 것임을 깨달아 일찍이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일어나는 바를 알지도 못하니, 생겨나는 것도 없고 생겨나지도 않는 것을 성인의 도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또한 듣는 것도 모두 존재하는 것이 없으니, 이 몸은 자연 그대로일 뿐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하는 것도 아님을 깨달아 알기 때문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2_a_20L曉了其諸入之事聽之爲空身自寂然未嘗有生不知所起無生不生則爲聖道故謂聲聞若所聽者皆無所有解身自然不起不滅故謂聲聞
010_0212_b_02L보시(布施)에 대하여 듣고 은혜로써 그 법을 행하는 것이 불가사의하니, 부처님께서도 이 길을 따라서 부처님의 도를 성취하셨느니라.
마음에 보시하는 바가 있으되 그 마음을 보지 않으며 의지(意志) 없음으로써 성인의 지혜를 체득하나니, 왜냐 하면 종자를 심어서 반드시 그 열매를 얻는다지만 그 과실은 또한 존재하는 것이 아니요 과보를 설하는 소리에 불과할 뿐이며, 의식(衣食)의 보시에 대하여 듣고 물질의 보시에 대하여 헤아려 보면 그 보시는 가장 엷을 뿐이기 때문이니라.
모든 희사[捨] 가운데 법시(法施)가 가장 존귀하니, 탐하거나 애석하게 여기지도 말고 보시한다는 생각도 내지 말아야 하느니라.
비록 베푸는 것이 있을지라도 바라는 것이 있어서도 안 되나니, 비유하면 마치 환술로 만든 사람은 마음과 뜻이 없어서 아무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과 같느니라. 수행하여 성취하고자 하면 보시를 한다는 생각은 없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보시를 하고도 희망하는 것이 없으면 도를 수행함이 순조롭기 때문이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2_a_24L聽于布施惠以法行不可思議佛猶此路致於佛道心有所施不自見心以無意志逮得聖慧所以者何如其所種必獲其實亦不有果說果之聲聽衣食施計物之施所與薄耳一切所捨法施爲尊無得貪惜莫懷施想雖有所惠不得悕望譬如幻人無有心意不與想念欲成行者無得想施所以者何施不悕望則順道行故謂聲聞
모든 음성과 일체의 진애(塵埃)를 여의고 전혀 듣는 것도 없으며 모든 유위법을 여의나니, 음성으로써 불법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니라. 모든 음성을 분별하고도 의지하지 않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두 가지 일이 음성을 낼 때 비록 두 가지 일이 있으나 아무것도 존재함이 없으며, 인연이 합해져서 두 가지 일이 있는 것이지만 사람이 법음을 이루는 까닭에 성문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2_b_10L離諸所音一切塵埃都無所聽離諸有爲不可以音聽受佛法分別諸響而無所倚所以者何二事造聲雖有二事則無所有因緣合致則有二事用有人故而致法音故謂聲聞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於是佛頌曰

무앙수(無央數)의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무념법(無念法) 듣도록 하였으니
그런 까닭에 성문(聲聞)이라 말하거니와
이는 곧 용맹한 보살이니라.
010_0212_b_15L使無央數人
聞佛無念法
以故謂聲聞
則勇猛菩薩

적정(寂定:菩提)의 도 듣고
편안해 하고 방일(放逸)하지 않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이 법을 듣게 하나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2_b_17L聞寂定之道
恬靜不放逸
無量人聽法
故謂爲聲聞

담박(澹泊)하고 안온(安穩)함을 듣고
모든 즐거움은 형상이 없다 하나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 하거니와
조용하고 고요하여 작용 없는[無爲] 경지에 이르네.
010_0212_b_18L聽澹泊安隱
諸樂非有像
以故爲聲聞
至寂然無爲

각(覺)ㆍ근(根)ㆍ역(力)의 법 듣고
의지(意止)와 의단(意斷)을 원만히 갖추어
스스로 최후의 경지 이루나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2_b_19L聽于覺根力
具足意止斷
自究竟斯事
故謂爲聲聞

이 몸은 공한 것으로
얻을 수도 없고 견고하지도 않다는 말 듣고도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집착하나니
그런 까닭에 이 몸에 대하여 밝게 알아야 하리라.
010_0212_b_21L聽身所有空
不可得堅固
愚騃之所慕
故當時了體

눈으로 보는 것도 없나니
듣지 못함도 이와 같건만
중생들은 보는 바의 침범을 받아
어둡고 막혀 깨달아 알지 못하네.
010_0212_b_22L其目無所睹
不聽亦如茲
衆生爲見侵
闇塞不了了

만약 불안(佛眼)을 성취하면
평등한 눈6) 불가사의하니
본래 아무것도 없음을 깨달으면
어둡고 우매한 모든 중생 개화할 수 있으리라.
010_0212_b_23L若得成佛眼
等自不可議
致之在本無
開化諸闇昧
010_0212_c_02L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 경(經)전 듣고서
모든 법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깨달으니
이런 까닭으로 명호(名號)를 얻었기에
그 이름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2_c_02L無量人聞經
諸法非有興
此以得名號
稱存于聲聞

저 듣고 받아들임 없는 이치가
메아리와 같음을 깨달으면
말하는 이도 볼 수 없고
듣는 이도 없음을 알리라.
010_0212_c_03L其無所聽受
了之如呼響
不見有說者
亦復無所聞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 이름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듣고 받아들이게 하지만
근본을 헤아려 보면 듣는 것도 없나니
음성에 미혹되지 말아야 하느니라.
010_0212_c_04L所以名聲聞
令衆人聽受
計本不有聞
莫爲音所惑

비유하면 마치 사람이 꿈 속에서
갖가지 향 냄새 맡았지만
황홀하여 얻을 수 없거늘
공한 냄새에 빠진 것과 같느니라.
010_0212_c_06L譬如人寐夢
嗅於無數香
恍惚不可得
遊逸嗅於空

냄새에 대하여 이와 같이 깨달아
일찍이 냄새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거늘
한량없는 사람들이 그 뜻을 잃어버렸으므로
보살이 그들을 인도하여 깨우쳐 주느니라.
010_0212_c_07L了香亦如此
未嘗有嗅香
無量人失志
菩薩令開明

혀를 살펴보아도 의지할 대상 아니니
고깃덩이론 맛을 모르기 때문이네.
가령 고깃덩이가 단맛 안다면
혀도 마땅히 그것을 인식해야만 하리라.
010_0212_c_08L計舌無所猗
肉段不知味
設使肉解甘
舌亦當識之

이 모든 생각은 의지할 게 없으니
좋은 것 생각하면 흉하고 위험하리.
여섯 가지 경계 생각하면 안 되나니
모든 맛의 종류 깨달아 알아야 하네.
010_0212_c_10L無倚此諸想
念美爲凶危
六界不可念
分別諸味種

보살은 매우 용맹스러워
눈으로 보고 분별하여 알며
들음으로 인하여 이룩하나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2_c_11L菩薩大勇猛
目睹分別此
因聽而致之
故曰爲聲聞

스스로 제 몸을 분별해서
이 몸은 자연 그대로 공한 것임을 아나니
이것이 정녕 허무한 것임을 깨달아 알면
나지도 않고 생기게 하는 이도 없음을 알리라.
010_0212_c_12L自分別己體
是則空自然
能了此虛無
則無起不生

만약 일으킴이 없으면
이것은 곧 성현의 도 아는 것이니
중생들로 하여금 법을 듣게 하므로
이것을 성문이라고 하느니라.
010_0212_c_14L若無所興隆
則解此聖道
令群黎聽法
是則謂聲聞

마음 헤아려보면 본래 청정하여
형체도 없고 얻을 수도 없는 것
이것을 중생이라 말하지 말라.
그 이치 깨달으면 성문인 것을.
010_0212_c_15L計心言本淨
無形不可得
是者莫有人
聽此爲聲聞

마치 요술로 만들어낸 것과 같아
멸하여 없어지면 또한 공한 것
만약 갖가지 모습7)을 보고
깨달아 알면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2_c_16L猶如幻化生
滅盡則亦空
若有睹衆想
了之爲聲聞

또 보시법에 대하여 듣게 하나니
법시(法施)는 생각할 수 없이 훌륭한 것이며
이 법은 곧 성인의 길이라서
그대로 따르면 불도(佛道)를 이루리라.
010_0212_c_18L又聽所施與
法施不可念
是軌爲聖路
爾乃成佛道

그 본래의 종자 따라서
열매를 얻음도 이와 같으니
보시는 불가사의한 것이어서
무념대로(無念大道)를 성취하리라.
010_0212_c_19L隨其本所種
獲果亦如之
不可思議施
成大道無念

의식(衣食)을 보시함은 그 복이 엷고
법시만이 가장 뛰어나니
버리되 마음으로 애석해 하지 않으면
이것을 성혜도(聖慧塗:菩提道)라 하느니라.
010_0212_c_20L衣食施薄福
法施爲最廣
未嘗有悁惜
此則聖慧塗

생각 없는 마음 키우고
보시하되 집착하지 않으며
이렇게 은혜를 베푸는 이는
빠른 시간에 부처님 도 성취하리라.
010_0212_c_22L弘無想之心
布施不有著
如是惠施者
疾致成佛道

모든 분별심(分別心) 다 버리면
귀에 들리는 것도 없을 것이요
합해져서 이룩된 모든 물질에서 벗어나리니
그런 까닭에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2_c_23L釋去一切心
計耳無所聞
超度諸合會
故謂爲聲聞
010_0213_a_02L
부름으로 인하여 메아리 생겨나니
그 음성에 집착하지 않으면
중생들 가운데 거룩하고 높은 이 되며
더없이 훌륭한 불법 되리라.
010_0212_c_24L因呼有響應
假使不著音
則於衆聖尊
佛法無有上

모든 중생으로 소리 듣지 않게 하고
일체 것에 의지하지 않게 하며
두 법도 아니요 약간의 그 무엇도 없음을
드러내 설법하면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3_a_03L諸可不聞響
一切而無倚
不二無若干
暢音有聲聞

수많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
그들로 하여금 그 설법 듣게 하여
듣는 것이 메아리와 같음을 깨닫게 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부처님 도 성취하리라.
010_0213_a_04L無數佛演法
令彼聞其音
計所聞如響
樂人成佛道

모든 부처님 국토를 돌아다니면서
듣는 것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평등각(平等覺:佛) 계신 곳 따라
최상이신 세존을 가까이에서 섬기라.
010_0213_a_05L善遊諸佛土
所聞不以亂
平等覺所處
世尊無有上

삼천세계에 들리게 하고
머무는 곳 허공 같으니
중생을 헤아려보면 적멸의 경지에 머문 것과 같고
니원(泥洹:涅槃)의 형체 없음과 같네.
010_0213_a_07L聽千三千世
所住如虛空
計人等猗寂
若泥洹無形

세상 사람은 생각에 집착하고
4대(大:地ㆍ水ㆍ風)에 집착하여 의지하지만
그것은 허공일 뿐
니원과 상념(想念)은 다름 없다네.
010_0213_a_08L世人所著想
計倚有四大
是則爲虛空
泥洹爲想念

모든 종자 이와 같음을 알아
견고한 것이라 생각지 말라.
나고 죽음이 본래 없는 것
번뇌[塵勞]도 멸하여 없앨 것 없네.
010_0213_a_09L解諸種如是
莫得計堅固
本無生死者
不滅盡塵勞

온갖 물질은 최후의 경지 아니요
중생을 살펴보아도 얻을 수 없나니
이 모든 법은 적연(寂然)한 것으로
중생계는 볼 수 있는 것 아니네.
010_0213_a_11L萬物不究竟
計人弗可得
此諸法寂然
未有睹衆界

중생들로 하여금 이 법을 듣게 하여
밤낮으로 그와 같이 수행하게 하면
그들은 온갖 생각 일으키지 않을 것이요
나는 모든 사람 교화하여 듣게 하리라.
010_0213_a_12L令黎民聽此
夙夜亦如之
彼不興衆念
我化諸人聞

중생들로 하여금 이 법을 듣게 하면
그와 같은 사람은 제자 되리라.
들은 법도 들을 대상이 없는 것이니
그런 까닭에 성문을 찬탄하였느니라.
010_0213_a_13L使人得聽法
如此爲弟子
所聞無所聞
故歎曰聲聞

웅인(雄人:世尊)께서 지난 일 기억함은
듣고 받아들인 최상의 법이네.
분별없이 경(經) 보아야 하나니
일체법은 일체법 그대로라네.
010_0213_a_15L雄人念往古
聽受最上法
睹不分別經
一切法一切

보살의 설법은 치우침 없어
이 모임의 중생 구제하고자
중생들 위해 설법하나니
이것을 곧 성문이라 하느니라.
010_0213_a_16L講音無所偏
救度一切會
爲衆人說法
是則爲聲聞

무위(無爲)의 경계 강설하여
청정하여 방일(放逸)하지 않게 하며
말없는 법 자세히 살펴보면
불법 또한 그와 같은 것.
010_0213_a_17L則講無爲界
淸淨不放逸
諦觀無說法
佛法亦如之

법을 관찰함이 멀리 있는 것 아니니
부처님의 강설이 바로 법이요
저 법 또한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의지할 것도 없느니라.
010_0213_a_19L睹法不去遠
佛之所講揚
彼法亦不近
是故無所猗

그런 까닭에 제자에게 강론하여
설법 듣고 이 가르침 따르게 하며
모든 중생에게 권유하고 교화하여
이 설법 듣게 하여라.
010_0213_a_20L所以謂弟子
聽採隨此教
勸化於群黎
斯乃爲聞法

이런 까닭에 아난아,
성문의 교화를 강설했으니
임시로 이름 붙여 제자라 하지만
그는 곧 보살대사(菩薩大士)이니라.
010_0213_a_21L阿難我是故
講說聲聞化
假號曰弟子
則菩薩大士
010_0213_b_02L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보살을 성문(聲聞)이라 찬탄해 말씀하셨으니, 이 이치도 훌륭한 방편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010_0213_a_23L佛告阿難是故如來至眞等正覺歎說菩薩爲聲聞當知是義亦善權方便也

10. 연각품(緣覺品)
010_0213_b_03L阿惟越致遮經緣覺品第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까닭에 여래께서는 보살이 연각(緣覺)이라는 것을 선설하셨는가? 이에 보살이 모든 법을 보나니, 무엇을 법을 본다고 말하는가? 모든 법은 공한 것이어서 형상이 없으므로 무너지지 않으며 현재에도 법이 소멸되지 않는 이치를 관찰하여 깨달았으므로 연각이라고 말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의 경적(經籍:法)은 불가사의하나 모든 중생들이 다 니원(泥洹:涅槃)과 같아서 안과 밖도 없고 또한 얻을 수도 없으며, 모든 법은 생겨나거나 소멸되는 것도 아니라고 밝게 깨달아 아느니라.
010_0213_b_04L佛告阿難何故如來頒宣菩薩爲緣覺乎於是菩薩目睹諸法何謂目睹一切法空無有像類而不可壞現在覺觀法不可滅故謂緣覺諸佛經籍不可思議曉了諸萌悉如泥洹無有內外則不可獲一切諸法不起不滅
중생의 본제(本際)는 곧 니원이요 본래 청정하다고 말하지만 그것도 다만 말에 집착하는 것일 뿐, 모든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법을 체득할 수도 없으니 이름지어 부르기는 하지만 말로는 통하게 할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그 말이란 곧 공한 곳이어서 입으로 지껄이기는 하거니와 이미 없는 것을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니라. 모든 법의 본제(本際)가 곧 부처님의 도이므로 분별할 수 없으니, 이렇게 관찰하기 때문에 연각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3_b_10L人之本際則泥洹也所號本淨但著言耳則無所有法不可逮因名演稱語無所達所以者何其言則空口之所說不解已無法本之際佛道之無分別觀斯故曰緣覺
스스로 색음(色陰)을 살펴보아도 그것은 다만 소리일 뿐이요, 이 색음에 대하여 그 물질이 생겨나는 것인가 살펴보지만 그것도 오직 이름을 뿐이니, 말과 음성을 여의고 나면 색음이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느니라.
저 색음은 몸이 아니요 나도 아니니, 왜냐 하면 입으로 이름을 지어 부르고는 있지만 그 말도 또한 공한 것이요 생겨나거나 소멸하지도 않는 것이며 말이란 자연 그대로일 따름이다. 나에 대해서도 집착해서는 안 되니 또한 영구히 보존 할 수도 없는 것인데 더구나 입으로 내뱉는 말이겠느냐?
눈으로 색음(色陰)을 봄으로 인하여 아프고 가려운 수음(受陰)이 일어나거니와 아프고 가려운 수음이 소멸하고 나면 그 이름조차도 존재하지 못할 것이니, 입으로 말하는 것을 따라서 아프고 가려운 수음이라 이름하지만 아프고 가려운 수음은 내 몸도 아니고 나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이른바 아프고 가려운 수음이라고 하는 그 말조차도 공한 것이어서 생겨나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 몸에 집착해서도 안 되니 또한 머무를 곳도 없거늘 더구나 말이겠느냐?
010_0213_b_15L自察色陰但是聲耳此色陰者計於色生唯有名矣以離言聲則無有陰其色陰者無身無我所以者何因口作號所言亦空不起不滅所言自然不著吾我不得久存況口言乎目睹色陰則爲痛痒痛痒陰滅則不有名因口之說號爲痛痒痛痒陰身無我所以者何所謂痛陰其言則空不起不滅言不著身則無所住況於言乎
010_0213_c_02L아프고 가려운 수음에 대하여 깨닫고 나서 상음(想陰)을 관찰하면 상음은 적멸한 것이어서 고정관념이 생길 수 없으니, 상음이라고 하는 것은 다만 이름일 뿐이요 몸도 아니고 나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입으로 상음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조차도 공한 것이어서 생겨나지도 않고 소멸되지도 않는 것을 말로 분별할 따름이니라. 자연에 집착해서도 안 되고 마음에 새겨두는 것도 없어야 하거늘 더구나 말이겠는가?
010_0213_b_24L曉痛痒陰卽觀想陰若寂想陰則無思想想陰號耳無身無我所以者何口之所說思想陰者其言則空不起不滅分別言已不著自然心無所立何況口言
상음에 대하여 관찰하고 나면 나고 죽는 행음(行陰)도 소멸하리니, 행음은 나고 죽는 행업이 없어서 이른바 내 몸도 아니요 나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행음이라고 부르고는 있지만 그 말조차도 공한 것이어서 생겨나거나 소멸하는 것도 아닌데 다만 말에 집착할 뿐이기 때문이니라. 오래도록 보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늘 더구나 입으로 내뱉는 말이겠느냐?
010_0213_c_05L觀想陰已則生死陰已滅行陰則無生死所謂行陰無身無我所以者何所號行陰言其則空不起不滅但著言耳不得久存況口所說
행음을 관찰하고 나면 식음(識陰)이 있으니, 설령 식음이라고 말하더라도 그것은 담연(湛然)하고 적멸(寂滅)한 것이어서, 곧 이 식음은 다만 음(陰)이라는 소리일 뿐이니라.
왜냐 하면 식음이라고 이름지어 부르는 것도 곧 공(空)할 뿐이어서 생겨나지도 소멸되지도 않는 것이니라. 그 말은 자연 그대로여서 머물러 그침이 없거늘 더구나 언설(言說)이겠느냐?
010_0213_c_09L觀行陰已則有識陰假使識陰惔然寂滅則此識但陰聲耳所以者何其號識陰是則空耳不起不滅其言自然無所住止況言說乎
이 5온(陰)은 모두 존재하는 실체가 없는 것이니, 본래 없는 이치를 분별해 깨달았으므로 연각이라고 말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입으로 말하는 것들은 모두가 인연을 상대해서 이루어진 것이니 인연이 없으면 연으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원인을 강설하는 그 말도 말할 것이 없으니, 5음(陰)의 일이 여기에서 집착함이 영원히 다 없어져서 갖가지 인(因)을 짓지 않기 때문에 연각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3_c_13L是五陰者皆無所有分別本無故曰緣覺所以者何斯口之言緣對而致無緣不緣諸因講說有言無言五陰之事於此一切永無所著不造衆因故曰緣覺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於是佛頌曰

눈앞의 모든 법을 보고
모두가 공한 것임을 분별해 알면
모든 물질에 집착하지 않으리니
최후의 경지엔 아무 모양도 없기 때문이니라.
010_0213_c_17L目睹一切法
分別知之空
不著於諸色
究竟莫有相

현전한 이 법을 관찰하여서
공하여 자연 그대로임을 깨달았네.
이것은 담박(澹泊)한 것이어서
그 근원(根源)을 얻을 수 없음을 분별하여 깨달았네.
010_0213_c_19L現在觀此法
解空知自然
分別了澹泊
不可得根源

현전한 법에서 이 이치 획득하여
5음(陰)도 이와 같음을 깨우쳤으니
그것은 곧 평등한 깨달음이요
생각으론 알 수 없는 연각이라네.
010_0213_c_20L現在獲於斯
曉五陰如此
則爲平等覺
緣覺無思念

중생은 다8) 작용 없으니
그 마음 얻을 수 없고.
본제(本際)도 일어남이 없어
청정하여 없는 모습 무사의(無思議:不思議)하네.
010_0213_c_21L衆生志無爲
其心不可獲
本際無有起
淨無無思議

일체 중생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사라짐도 없음을 관찰했으니
모든 법이 동요하거나 일어남이 없으면
이것을 무위(無爲)라 말하느니라.
010_0213_c_23L一切人不起
觀見無所滅
諸法無動興
是謂爲無爲

중생은 모두 니원(泥洹)과 같아
나아갈 바를 성찰(省察)해 보면
중생 없음이 마치 그림자 같아
그런 까닭에 무위라 하느니라.
010_0213_c_24L衆生皆泥洹
省察是所趣
無人猶若影
故曰爲無爲
010_0214_a_02L
이 명칭 쓰지 않아야 하니
중생이 곧 니원이어서
생겨나지도 않으며 소멸되는 것도 없는데
다만 입으로 찬탄하여 말할 뿐이네.
010_0214_a_02L不用是名稱
群黎爲泥洹
不起無所滅
如口所歎詠

감히 말조차도 모두 공(空)한 것이건만
중생들은 말이 공한 줄 알지 못하네.
이런 까닭에 중생들 위해
니원(泥洹:涅槃)법을 설하여 나타냈네.
010_0214_a_04L敢可說悉空
人不解非言
是故爲衆生
示現說泥洹

입으로 내는 모든 말은 거짓이어서
처소도 없고 생각할 것도 없네.
입으로써 훈계하는 말
근본을 구해봐도 얻을 수 없네.
010_0214_a_05L口所發假言
無處亦無念
因口而有訓
求本不可得

음(陰)이란 본제(本際)가 없으니
말로는 나타낼 수 없네.
모든 음성으로 일컫는 말
중생들은 또한 생각할 수 없으리라.
010_0214_a_06L陰不在本際
口言無所顯
諸聲所稱說
人際亦無念

중생과 열반과
본무(本無)와 시제(始際)에 대해
편안함을 얻어 방일함이 없으면
구제받아 돌아갈 곳 있으리라.
010_0214_a_08L一切願泥洹
本無及始際
澹然無放逸
則救有所將

본래 청정하건만 메아리에 집착하나니
중생도 또한 그러하다네.
형체가 없어 공하고 고요하니
본래 청정한 것 마음으론 생각할 수 없네.
010_0214_a_09L本淨遊乎響
衆生亦復然
無形則空寂
本淨無心念

법의 근본이 이와 같은데
거짓으로 이름붙여 찬양하나니
그 근원 얻을 수 없어
그런 까닭에 언설(言說) 생겼네.
010_0214_a_10L法本爲若此
假名而讚揚
其源不可得
所以有言說

아첨하는 일로서
분별해 알지 못하니
그 실제는 공하여 없는 것
중생의 근본 깨달았다네.
010_0214_a_12L不以諛諂事
而可分別解
其際則空無
便了衆生本

그 말은 강설(講說)에 의지하지 않나니
말로는 나타낼 수 없고
모든 중생들도 이와 같나니
중생의 본제(本際)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리.
010_0214_a_13L其言不依講
口言無所顯
諸群黎如此
則不著人本

음(陰)이라고 하는 것도 공한 것
언성(言聲)으론 분별할 수 없나니
그 언설도 또한 이와 같으며
본제[際]도 역시 그러하니라.
010_0214_a_14L所發陰則空
其聲無所別
其說亦如此
而際亦復然

저 본제(本際) 없음도 이와 같아서
깨닫고 나면 생각할 게 없나니
이것이 곧 평등한 도로서
연각(緣覺)의 무사의(無思議:不思議)라네.
010_0214_a_16L其無諦如是
覺已無所念
是則平等道
緣覺無思議

본래의 색음 깨닫고 보면
이 음(陰)은 다만 음성일 뿐이니
이 색음은 적멸(寂滅)한 것이어서
언성조차 있을 수 없네.
010_0214_a_17L覺了於本色
此但陰聲耳
寂滅斯色陰
則無有言聲

자연히 놓아버리면
이것을 형체 없는 것이라 말하리니
나라는 것도 자연 그대로여서
살펴보아도 처한 곳 없네.
010_0214_a_18L自然釋之去
是則曰無形
吾我旣自然
睹之無有處

말로써 음이라 말하거니와
색음은 본래 몸이 아닐세.
그 음성도 모두 공(空)으로 돌아가나니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되는 것도 아니니라.
010_0214_a_20L因言謂之陰
色本不有身
其聲皆歸空
不起亦不滅

입으로 말하는 것은
그 근본 구해봐도 얻을 수 없네.
말이란 어리석음 때문에 생겨나는 것
이를 이름하여 색음이라 하네.
010_0214_a_21L因口而告言
求本不可得
其說因癡興
號之謂色陰

현전한 식음(識陰)을 관찰해보면
모두가 음성일 뿐 존재하는 실체가 없으니
이 음(陰)도 적멸(寂滅)한 것이어서
메아리와 같은 음은 실체가 없네.
010_0214_a_22L現在觀識陰
諸聲無所有
此陰以寂滅
則無有響陰

여기에서 몸을 멀리 여의어야 하니
여의어야 할 몸은 이른바 나라고 하는 것
헤아려보면 모두가 자연 그대로의 공한 것이어서
일찍이 견고하게 머물지 못하느니라.
010_0214_a_24L於此遠離身
所謂吾我者
計已自然空
未嘗有堅住
010_0214_b_02L
입으로 음이라 말하거니와
식음 또한 허공과 같고
입으로 본제를 말하지만 그것도 적멸하여
생겨나는 것도 아니며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네.
010_0214_b_02L口之所緣陰
識陰則虛空
口言本則寂
不起無所滅

가령 게송으로 말한 것이라 해도
살펴보면 모두가 본래 없는 것이건만
지혜롭지 못한 이가 말한 것이니
그러므로 색음에 대해 연설하였네.
010_0214_b_03L若有所頌說
察之悉本無
無黠之所言
故演爲色陰

모든 음은 언설을 여의었나니
한량을 얻을 수 없고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되는 것도 없으며
처소도 없고 결단할 일도 아니라네.
010_0214_b_05L諸音無有說
其限不可得
不起無所滅
無處而不決

번뇌도 침해할 수 없고
또한 모든 법 조작하지도 않으니
고집할 것도 아니요 버릴 것도 없으며
조롱할 것도 아니요 니원(泥洹:菩提)도 아니라네.
010_0214_b_06L無塵勞侵欺
亦不造諸法
不執無所捨
莫調不泥洹

저것은 적멸(寂滅)도 아니요
볼 것이 있는 것도 아니며
즐겁게 베푸는 것도 아니고 욕애(欲埃)도 아니며
게으름도 아니요 정진도 아니니라.
010_0214_b_07L彼亦無寂滅
不有所睹見
不樂施欲埃
不怠不精進

혼란도 아니요 일심(一心)도 아니며
저것은 또한 지킬 계율도 없네.
성취할 만한 물질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마땅히 가져서 금지하리요.
010_0214_b_09L不亂不一心
彼亦無守戒
非物可成就
何故當持禁

다섯 가지 세계는 생각할 대상 아니요
생각 없음도 이와 같나니
두려워할 일도 아니요 두려워할 대상도 없고
해탈도 아니요 속박도 아니니라.
010_0214_b_10L五道非有念
無思亦如斯
不恐無所畏
不脫而不縛

비록 강설하더라도 연설한 것이 없는
이것이 색음이 들어갈 곳이며
일체의 법음(法音)도 그러하여
얻을 게 없으니 말에 집착하지 말라.
010_0214_b_11L雖講無所演
是爲色所入
一切法音然
無獲莫著言

눈앞에 보이는 것을 체득하고 깨달아
다함이 없는 법 설하였나니
이것으로써 삼매(三昧)를 성취하면
모든 음성에 집착하지 않으리라.
010_0214_b_13L現在逮是覺
無盡之法說
以成是三昧
則無諸響聲

눈으로 보고 스스로 이 이치 분별해 알면
언설이 평등하고 여여하다 말하리니
모든 법 또한 이와 같아
말도 없으며 집착할 것도 아니니라.
010_0214_b_14L目自分別此
響之等如稱
諸法亦如是
無言不有著

인연법을 밝게 깨달은 이는
음성이란 아무런 실체가 없음을 아네.
그런 까닭에 평등도(平等道:正覺)라 부르나니
이것을 바로 연각(緣覺)이라 하느니라.
010_0214_b_15L曉了因緣者
知音無所有
故號平等道
是謂爲緣覺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대사(菩薩大士)가 현재 나타나 있는 명(明)과 무명(無明)을 분별하여 알며, 행(行)과 비행(非行), 식(識)과 식이 아닌 것, 색(色)과 색이 아닌 것, 여섯 가지 경계[六入]와 경계가 없는 것, 모든 습(習:觸)과 습이 아닌 것, 아프고 가려운 느낌[痛痒:受]과 아프고 가려운 느낌이 아닌 것, 은애(恩愛)와 은애가 아닌 것, 수(受:取)9)와 사수(捨受), 유(有)와 유가 아닌 것, 생(生)과 생이 아닌 것, 늙고 병들고 죽음의 걱정 등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여서 자세히 살펴보면 본래는 아무것도 없는 것임을 분별하여 알 수 있나니, 이와 같이 관찰하여 깨달았으므로 연각이라고 말하느니라.”
010_0214_b_17L佛告阿難菩薩大士現在分別有明無明是行非行有識不識色與不色六入無入諸習不習痛痒非痛痒愛莫愛不受捨受有與不有生若不老病死患一切自然察之本無是觀者故曰緣覺
그때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於是佛頌曰

현전에 나타나 있는 것이 무혜(無慧:無明)임을 깨달아
일찍이 의지하지 않았기에 밝아졌네.
형상 있음을 성립(成立)시키지 않음이
마치 물 속에 그림자 같네.
010_0214_b_23L現在了無慧
未嘗倚爲明
不成立有形
若如水中影
010_0214_c_02L
설법 듣고 모든 이치 깨달아
일체의 법에 집착하지 않네.
가령 경(經:法)에 의지하지 않으면
이것이 곧 지혜로운 모습이니라.
010_0214_c_02L聰達曉諸義
不著一切法
假使不倚經
是則慧者相

명(明)과 몸[身]은 다르지 않나니
모든 법의 모양에 대하여
이런 인연의 이치 깨달아 알면
그런 까닭에 연각이라 하느니라.
010_0214_c_03L明與身無異
一切諸法相
覺了此緣趣
故曰爲緣覺

몸의 행(行)을 말하지만
그 몸은 조작된 것이 아니니
영원히 안과 밖이 없어서
나고 죽는 몸을 초월하였느니라.
010_0214_c_04L所號身之行
其軀無所造
永不有內外
則超生死體

처음과 끝 파초(芭蕉)와 같아
근본도 없고 모양도 없네.
생겨나는 것도 아니요 소멸되는 것도 아니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과 같느니라.
010_0214_c_06L終始猶芭蕉
非根無有貌
不起莫有滅
等譬如虛空

현전한 법의 이치 깨달아 알면
곧 용맹한 보살이니
그 이름 평등성(平等聖)이라
연각의 무념(無念)과 같느니라.
010_0214_c_07L現在曉了此
則勇猛菩薩
斯號平等聖
緣覺如無念

모든 법을 깨닫고 보면
적멸행[寂行]이 마치 환화(幻化)와 같고
그 식(識)은 자연그대로임을
현전한 법에서 밝게 깨달았으리.
010_0214_c_08L分別一切法
寂行如幻化
其識自然爾
現在曉了之

이 마음 홀연히 깨달아
식(識)과 행(行) 여여함을 알았고
말씀하여 나타내 보인 생각 때문에
모든 법이 공한 것임을 분명히 알았네.
010_0214_c_10L忽然解斯心
知識行如之
諸所道示想
明識諸法空

식(識)이 그러한 줄 분별하고서
모든 법에 집착하지 말지니
이와 같이 법을 안다면
식 또한 환상(幻相)과 같은 것임을 알게 되리라.
010_0214_c_11L分別識其然
一切無所著
了如是法者
知識亦如幻

명색(名色)이라 부르고
몸이라 하는 모든 음성과
갖가지 모양은 공한 것이어서 이룩할 수 없으니
이것을 자연상(自然相)이라 말하네.
010_0214_c_12L所可號名色
身及諸音聲
衆貌空不成
是謂自然相

마음이 6정(情)에 끄달리지만
환화(幻化)와 같아 말할 수 없네.
말로 표현하지만 그것은 음성도 아니며
헤아려보면 자연 그대로의 공한 것이네.
010_0214_c_14L心馳騁六情
如幻化無言
現語非音聲
計自然悉空

구원겁(久遠劫)을 익혀온 탓에
모든 입처(入處)가 생기나니
그것은 분별 때문에 생긴 습(習:觸)이거니와
자연 그대로여서 공과 같느니라.
010_0214_c_15L久遠來習之
因發諸入處
彼則分別習
名自然如空

습(習)으로 이룩되는 것 다 공한 것이나
생각에 끄달려 갖가지 촉감 일어나니
만일 습이 본래 적연한 것임을 알면
모든 법은 머무르지 않는 것인 줄 알리라.
010_0214_c_16L習以成悉無
遊念起衆更
若曉習本寂
則知法無住

현전한 습이 자연(自然)인 줄 알고
갖가지 감촉[更:觸]이 다 적연한 줄 깨달으면
흉한 죄악 일으키지 않으리니
그런 까닭에 연각이라 하네.
010_0214_c_18L目睹習自然
睹衆更悉寂
不興凶罪殃
故曰爲緣覺

모든 아프고 가려운 수음 깨달아
그것이 공하여 본래 청정한 줄 알면
비유하면 생겨났다 바로 없어지는 거품과 같나니
필경(畢竟)10)엔 공하여 형상이 없음을 알리라.
010_0214_c_19L曉了諸痛痒
皆空如本淨
譬如泡起頃
志敬空無形

갖가지 은애(恩愛) 끊어버리고
집착 없는 법을 따라서
정욕(情欲)이 이미 다 끊어졌나니
그런 까닭에 연각이라 하네.
010_0214_c_20L斷除衆恩愛
則從無著法
情欲已永盡
故曰爲緣覺

느껴도 느끼는 것이 아니요
공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인 줄 알면
형상도 없는데 무엇을 성취하리.
비유하면 마치 아지랑이와 같네.
010_0214_c_22L若受而不受
則空無有有
非形何成就
譬之如野馬

나라는 생각 일으키지 말라.
몸이 생겨나는 것도 이와 같나니
헤아려보면 본래 저절로 생겨난 것이어서
근본도 없고 형체도 없네.
010_0214_c_23L吾無所興想
身生亦如是
計本自然生
無根非有形
010_0215_a_02L
생겨나고 소멸하는 법을 여의면
죽음에 이르러도 두렵지 않고
미래세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으며
일체가 자재(自在)함을 증득하리라.
010_0214_c_24L以離起滅法
則不畏當終
未當復成身
一切得自在

현재에 이 지혜 획득하여
영원히 집착하지 않으면
연각이란 소리 듣고
보살행을 닦게 되리라.
010_0215_a_03L現在獲此慧
永無有著者
又緣覺之音
則造菩薩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러한 까닭에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보살에게 연각을 찬양하셨으니, 마땅히 이것이 곧 훌륭한 방편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께서는 이러한 까닭에 보살대사의 믿음을 지니고 법을 받드는 것과 8등(等)ㆍ도적(道迹:須陀洹)ㆍ왕래(往來:斯陀含)ㆍ불환(不還:阿那含)ㆍ무착(無着:阿羅漢)ㆍ성문(聲聞)ㆍ연각(緣覺)을 찬양한 것이니라.”
010_0215_a_04L佛告阿難如來至眞等正覺以是之讚揚菩薩爲緣覺也亦當知是善權方便如來用是之故光耀菩薩大持信奉法八等道迹往來不還著聲聞緣覺也

11. 석과상품(釋果想品)
010_0215_a_09L阿惟越致遮經釋果想品第十一

현자(賢者) 아난이 게송을 말하였다.
010_0215_a_10L賢者阿難而說偈言

세존께서 연설하신 것처럼
니원(泥洹:涅槃)이란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니
비유하면 허공과 같으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치로써 해탈케 하셨네.
010_0215_a_11L世尊所演
說假號名泥
洹喩之若虛空
度於無所有

비록 강설(講說)이 있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말이 아니니.
모든 부처님께서 훌륭한 방편으로써
종합하여 설법하셨네.
010_0215_a_13L雖有所講
說則非以辭言
諸佛行善權
合集說法耳

그때 아난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중천(天中天:佛)이시여, 세간의 백성들이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때를 따라서 교화하신 이치를 알지 못하여 스스로 속고 있습니다. 여래께서 무슨 까닭에 보살대사의 지신(持信)ㆍ봉법(奉法)에서부터 연각(緣覺)에 이르기까지를 분별하여 말씀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010_0215_a_14L於是阿難說此偈已前白佛言惟天中天其世人民不解如來至眞等正覺隨時之化則自侵欺不了如來何因分別菩薩大士持信奉法至于緣覺也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과거 부처님 때에 공을 쌓고 덕을 쌓았으므로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통하여 속임수에 침해받지 않으리라. 왜냐 하면 모든 법을 밝게 깨달아 알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환상ㆍ꿈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ㆍ물속의 달 그림자와 같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보살대사는 이러한 지혜로서 분별해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침해를 당하지 않고 은근히 여래의 법을 닦아서 정진하되 게을리 하지 않으며 스스로도 속임을 당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010_0215_a_19L世尊告曰若有明者於過去佛積功累德心開意達不見侵欺所以者何曉了諸法譬若幻夢影響野馬水月所以者何菩薩大士分別此慧則不自侵慇懃修學如來之法精進不懈則不自枉佛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於是頌曰
010_0215_b_02L
세존께서 찬탄하시고
찬양하신 거룩한 법
이런 인연 때문에
보살은 용감하게 정진하네.
010_0215_b_02L世尊之所讚
讚揚於聖道
是故之因緣
菩薩行勇猛

지혜도 적고 게으른 이는
이 이치를 잘 알지 못하기에
마땅히 닦고 정진하게 하고자
여래께서 이 이치를 설하셨느니라.
010_0215_b_04L少智懈怠者
不能解此義
故當修精進
如來以此說

수행할 마음 가진 중생 위하여
세존께서 인도하여 교화하고자
이런 지혜로 분별하여 말씀하시니
청정하고 밝은 지혜 얻게 함일세.
010_0215_b_05L道意所遊生
世尊有開化
故分別此慧
淸淨之明哲

저들이 도의 뜻[道意] 안다 해도
지혜롭고 거룩함을 얻을 수 없나니
만약 이런 법 깨닫는다면
마음으로 다섯 가지 일이 공한 것임을 깨달으리라.
010_0215_b_06L彼解道意者
知聖不可獲
若致得知軌
心覺五事空

공하되 공한 것을 알지 못하며
적정(寂定)하여 말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서
일체의 음성 다 제거하나니
그런 까닭에 공한 법을 찬탄하여 말하네.
010_0215_b_08L空者不知空
寂定非不言
悉除一切音
故讚唱空法

허공은 잡아도 잡히지 않고
일찍이 얻을 수도 없었으니
가령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공한 이치야 어찌 모르리.
010_0215_b_09L捉空無所得
未嘗能獲者
假使不可持
則知爲空義

설령 이 다섯 가지를 안다 하여도
공한 지혜를 분명하게 분별한다면
방일하지 않음을 이루어서
곧 스스로 속이지 않으리라.
010_0215_b_10L設有解是五
分別了空慧
成得無放逸
則不自侵欺

그때 오백억 비구가 마음 속으로 믿음 지닐 생각을 굳히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스스로 귀의하면서 똑같은 음성으로 게송을 읊었다.

지금 세존 큰 성인께서
저희들의 모든 의혹 없애주셨고
평등각(平等覺:佛)께서 널리 설하시어
굳은 의지로 큰 도에 머물렀습니다.
010_0215_b_12L爾時五億比丘志懷持信卽從坐起住世尊前叉手自歸異口同音而歌頌曰
今世尊大聖
蠲除諸狐疑
平等覺所宣
志立于大道

또 다른 오억 비구가 이 설법을 듣고 다함께 받들어 행하면서 모두 부처님 앞에 머물러 똑같은 마음으로 게송을 읊었다.

유일하신 세간의 빛이시여.
저희는 이제 의심을 여의었고
거룩한 세존께서 찬탄하셨기에
부처님의 큰 도를 깨쳤습니다.
010_0215_b_17L復有五億比丘聞是之說皆悉奉行悉住佛前等心頌曰
唯世之光耀
吾今離猶豫
聖尊之所歎
分別佛大道

지극한 마음으로 법의 자취 받들어
바른 지혜 얻어 걸림 없으니
도덕은 저절로 이루어지고
시방 중생들 모두 교화되었습니다.
010_0215_b_21L志願奉法迹
正慧無罣㝵
道德自然成
開化諸十方
010_0215_c_02L
또 천억 비구가 8등(等)의 생각을 내어 이 찬탄하는 게송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다함께 게송을 읊었다.

마음 속에 8등의 법 가지니
이제는 의심의 그물 풀어지고
마음에 이미 분명하게 깨달았으니
그 원인은 8등법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010_0215_b_22L復有千億比丘懷八等想聞此歎頌卽從坐起叉手而立俱歌頌曰
志所懷八等
今則釋疑網
心已分別了
所因見八等

또 십억 비구가 도적(道迹: 須陀洹)의 마음을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같은 음성으로 게송을 읊었다.

도사(導師)께서 우리를 깨우쳐서
법의 지혜 획득하게 하였으므로
평등각의 이치 깨달았으니
도적의 법 연설해 주신 탓이옵니다.
010_0215_c_03L 復有十億比丘懷道迹念自從坐起叉手而立同說偈曰導師及吾類
以獲致法明
乃知平等覺
所因演道迹

또 이백오십만 비구가 왕래(往來:斯陀含)의 마음을 품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스스로 귀의하며 같은 목소리로 찬탄하면서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이 본래부터 의지하고 집착했으나
왕래의 마음 품은 뒤로는
오늘에 이르러 영원히 어려움 없고
존망(存亡)에 대해 방일함이 없어졌습니다.
010_0215_c_07L復有二百五十萬比丘志懷往來心則從坐起叉手自歸同歎頌曰我等本依倚
志懷往來心
今日永無難
存亡無放逸

또 오십억 비구가 불환(不還:阿那含)의 생각을 가지고 게송을 읊었다.

가장 높으신 도사(導師)시여,
이제는 조롱과 희론이 없어져
영원히 모든 과보의 생각 버리고
거룩한 도사의 깨달음을 이루었습니다.
010_0215_c_11L復有五十億比丘懷不還想而說頌曰導師尊無上
今日無調戲
永捨諸果想
致聖導光耀

또 삼십오억 비구가 무착(無着:阿羅漢)의 생각을 품고 4선(禪)에 머물러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이제 저는 의심하지 않고
무여법(無餘法:無餘涅槃)을 체득하였습니다.
모든 승(乘)의 평등함을 깨닫고 보니
비유하면 마치 환상[幻]과 같더이다.
010_0215_c_14L復有三十五億比丘懷無著想興立四禪卽從坐起叉手說是偈曰今吾不猶豫
逮致無餘法
解諸乘平等
譬之若如幻

또 오십팔억 비구가 마음 속에 성문의 생각을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저희들이 이 말에 집착하자
세존께선 중생들 제도시킬 마음으로
성문법을 연설하셨으므로
오늘에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010_0215_c_18L復有五十八億比丘意懷聲聞卽從坐起叉手而立則讚偈曰吾等犯斯言
意欲度衆生
所演謂聲聞
今日乃達知
010_0216_a_02L
또 오억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각(緣覺)의 생각을 일으켜 합장하고 서서 같은 마음으로 게송을 읊었다.

오늘 본 현전의 일
연각으로 비롯된 것이나
세존께서 분별하여 말씀하시니
연각의 법 생각으론 헤아릴 수 없사옵니다.
010_0215_c_22L復有五億比丘卽從坐起興緣覺想叉手而立同心頌曰今日乃目睹
緣覺之所因
世尊分別說
緣覺無思想

또 백만 비구니가 도적ㆍ왕래ㆍ불환ㆍ무착과의 생각을 성취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은 평등법을 깨달아
여인의 몸 버리고
각각 부처님 도 이루었으니
마땅히 세상에 제일입니다.
010_0216_a_03L復有百萬比丘尼謂成道迹往來無著果想卽從坐起叉手而立是頌曰吾了平等法
則捨女人身
各各成佛聖
當爲世最上

또 팔백팔십만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가 모두 도적의 생각과 왕래ㆍ불환의 생각을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의 앞에 서서 같은 마음 같은 생각으로 다함께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의 마음과 생각 청정하여
비유하면 마치 유리그릇 같나니
이제사 마땅히 집을 버리고
부처님의 법다운 가르침을 닦았습니다.
010_0216_a_08L復有八百八十萬淸信士淸信女懷道迹想往來不還念卽從坐起手立佛前心同意等俱共頒宣而頌曰吾等念心淨
譬如琉璃器
於是當捨家
興佛之法教

또 육십억해의 많은 저 모든 천인(天人)들이 허공에 머물면서 하늘꽃을 내려 부처님 위에 뿌려 다함께 세존께 공양하고 곧바로 내려와서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은 본래 모든 승(乘)을 생각하였고
과(果)에 대한 생각도 또한 그러했더니
오늘날 영원히 끊어 없애고
무상도(無想道)를 깨달았습니다.
010_0216_a_13L復有六十億姟彼諸天人住于虛空而雨天華散於佛上俱供養世尊叉手立於佛前而歌頌曰吾本懷諸乘
果想亦如是
今日以永除
覺成無上道

12. 항마품(降魔品)
010_0216_a_18L阿惟越致遮經降魔品第十二
010_0216_b_02L
그때 무수한 백천 비구와 사리불(舍利弗)ㆍ목건련(目犍連)ㆍ수보리(須菩提)ㆍ아난률(阿難律)ㆍ이월(離越)ㆍ겁빈노(劫賓奴)등의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세존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이 오늘 성현의 도를 원만히 갖추어 큰 뜻을 어기지 않고 마군의 원한을 항복받아 물리쳤으나, 5역(逆)을 갖추고, 다섯 가지 욕락을 다 갖추었으며, 삿된 소견을 성취하고 바른 소견을 버렸으며, 이미 무수한 만천 사람의 목숨을 해쳤으나, 저희들은 오늘 모두 부처님 도를 성취하여 무여계(無餘界:涅槃界)에 이르고 이미 멸도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010_0216_a_19L于時無數百千比丘——舍利弗目犍連須菩提阿難律離越劫賓奴等——從坐叉手而立白世尊言吾等今日聖道具足不違大意降棄魔怨備究五得悉五樂成就邪見捨離正見等今日已害無數萬千人命悉成佛至無餘界而已滅度時世尊默然
그 대중들 가운데 있던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대중들은 모두 그 모임에 와서 이 말을 듣고 의심을 내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뜻하여 나아가는 의미는 뭘까? 우리의 마음은 깜깜하여 알 수 없다. 아라한 같은 이들도 저런 말을 하는데 하물며 범부(凡夫)이겠는가?’
서 있는 이는 똑바로 서 있었고 앉아 있는 이는 잠자코 앉은 채로 일어나지 못했다.
010_0216_b_03L於是衆中無量百千諸來在會聞此所言而皆狐疑此謂何乎義所趣耶心懷暝然如阿羅漢乃興此言豈況凡夫住者直立坐者默坐不能起立
현자(賢者) 아난이 성존(聖尊:佛)의 뜻을 받들었으므로 무수한 백천 모든 중생들이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알고는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연로하신 분의 말을 듣고 이 모임에 있는 대중들이 모두 의심하고 있습니다. 논란을 벌인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고, 또 불ㆍ세존께서는 왜 잠자코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까?”
010_0216_b_07L賢者阿難承聖尊旨悉知無數百千諸衆心之所念問文殊師利曰聞耆年言會者皆疑不審所論爲何歸趣又佛世尊默然不言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오직 현자 아난이여, 이 경을 불퇴전륜보살(不退轉輪菩薩)의 경지라고 말하나니 이 연로하신 분들이 강설한 것 모두는 불퇴전 보살대사만이 보고 믿음을 낼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010_0216_b_11L文殊師利乃曰唯仁阿難此經名曰『不退轉輪菩薩之地』是耆年等所可講說諸得不退菩薩大士目睹信耳
아난이 또 물었다.
“연로하신 대덕들이 무슨 까닭에 그런 말을 하였습니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이 연로하신 분들은 무상정진불퇴전(無上正眞不退轉)입니까?”
010_0216_b_14L阿難又問耆年何故說此言耶世尊默然此耆年等於無上正眞不退轉也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마땅히 정각(正覺)을 이룬 뒤에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010_0216_b_16L答曰唯然成正覺不復迴還也
010_0216_c_02L문수사리가 현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지혜롭지 못한 행위를 곧 어머니라 하는데 이 모든 사람들은 끝내 숱한 해로움을 다 제거하게 되며, 훌륭한 생각은 없고 정색(情色)만을 탐하여 집착한 것을 곧 아버지라 하는데 착하지 못한 생각을 제거하고 여러 정념(情念)을 멀리하여 무착(無着:阿羅漢)의 경지에 이르고 난 뒤에 범부법(凡夫法)을 버리고 청정하지 못한 생각으로 성속(聖俗)을 구별하는 일을 씻어버리며, 모든 잡념을 깨뜨리고 큰 법은 무너뜨리지 않으며, 여래의 뜻을 일으켜 모든 생각을 제거하며, 일체법에 대하여 마음을 따라가며 생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연로하신 대덕들은 ‘우리들이 오늘 5역(逆)을 다 갖추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거스름에 오고 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로한 대덕들이 말한 ‘다섯 가지 즐거움을 성취했다’는 것에서 그 다섯 가지 즐거움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다 꿈ㆍ허깨비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와 같나니, 이 지혜를 또렷이 깨달아서 결함이 없으면 다섯 가지 즐거움이 됩니다.
왜냐 하면 이런 것들은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그 근원이 없다면 모두 제거해야 하리니, 그래야만 비로소 평등과 호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지혜에 대한 강설을 듣고 곧 법인(法認)을 체득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다섯 가지 즐거움을 원만하게 갖추었다고 말합니다.
010_0216_b_17L文殊師利謂賢者阿難無黠之行則曰其母是諸人究盡除害無善思想貪著情色則爲父除不善想遠諸情念至無著釋凡夫法洗蕩不淨想別聖俗破衆念不壞大法興如來意以除諸於一切法無所從生是故耆年講說此語吾等今日具足五逆所以然逆無往反耆年所言成五樂者其五樂皆如夢幻影響野馬了知此行無缺減則爲五樂所以者何有根本設無其源則爲盡除乃應平講具聖慧卽逮法忍此者名曰五樂備足
연로한 대덕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오늘 바른 견해는 여의고 삿된 견해에 머문다’고 한 것은 모든 법을 보고 모두 삿된 견해에 머물면서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은 거짓되고 허망하여 진실로 존재하는 실체가 모두 없으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엔 아무런 형상이나 모양도 없으며 허(虛)와 실(實), 가고 옴이 다 돌아갈 곳이 없고 획득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 하면 그 근본은 자연 그대로여서 이 모든 법을 살펴보면 다 평등하고 하나이기 때문이니, 여러 가지 법등의 삿된 견해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비구의 무리는 평등하지도 않고 삿됨도 없으니, 왜냐 하면 모든 망상을 여의면 부처님의 거룩한 도를 이룩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깨달음의 법을 획득하여 경의 뜻[經義]에 포만(飽滿)하게 되지만 그 또한 얻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이 모든 비구들이 다함께 말하기를 ‘우리들이 오늘날 삿된 견해는 원만하게 갖추고 바른 견해는 버렸다’고 한 것입니다.
010_0216_c_07L耆年所說吾等今日得離正住邪見睹一切法皆處邪見哉諸法詐妄至誠盡無所有譬之虛非有像貌虛實去來悉無歸趣可將護所以者何其本自然計此諸法則皆平一如諸法等邪見亦然比丘輩非等無邪所以者何以離諸想致佛聖道獲衆覺法飽滿經義而無所得是故阿難是諸比丘悉共說吾等今日具足邪見釋於正見
010_0217_a_02L이 연로하신 대덕들이 ‘오늘 우리들이 무수한 백천 사람의 목숨을 해쳤다’고 한 것은, 그들이 이런 말을 할 때에 헤아릴 수 없이 무수한 천만 사람과 신(神)들이 이 말을 듣고, 모든 법은 마치 환상이나 꿈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와 같음을 깨달아 알고는 중생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나라는 집착을 없앴으며, 수명ㆍ중생이라는 집착도 멀리 여의었으며, 갖가지 덕의 근본을 초월하여 큰 도의 마음을 내지만 그 어떤 종자도 심은 바가 없었습니다.
또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들도 모두 나니, 남이니, 수명이니, 이 몸은 없는 것이니 하는 생각을 버리고 다시는 잠시라도 나고 죽는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나니, 남이니 하는 생각과 다함이 없이 영원하다는 생각을 없애서 아주 다 끊어 남음이 없으며 최후의 경지인 생멸이 없는 법인[不起法忍]을 체득하였으므로 ‘우리들이 오늘날 무수한 백천 사람의 목숨을 해쳤다’는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010_0216_c_16L耆年等所謂今日吾等害無數百千人命說斯語時不可計無數千萬人神聞之諸法譬若如幻夢影響野馬蠲除人想無有吾我遠壽命人超衆德本發大道意無所殖種興修道義及餘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我人壽無身之想不復頻更終始之所以者何無我人想不盡想永盡無餘逮致究竟不起法忍故說此言吾等今日害無數百千人命
이 모든 연로하신 대덕들과 그 권속이 말한 ‘오늘 우리들이 부처님의 도를 체득(逮得)하여 무여의 세계[無餘界:無餘涅槃界]에 이르러 멸도(滅度)의 경지에 든다’고 한 것은 헤아릴 수 없는 억백천의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온갖 번뇌[塵埃]를 다 버리고 그들로 하여금 성현의 도를 획득하게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가 무상전진도(無上正眞道)의 생각을 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할 때에 이들 모두가 생멸이 없는 법인을 체득하였으니, 그런 까닭에 감탄하면서 스스로 게송으로 찬탄해 말하기를 ‘오늘 우리들이 정욕(情欲)을 뽑아버리고 부처님의 도법(道法)을 성취했다’고 한 것입니다.
번뇌의 형상도 없고 남은 더러움까지 모두 없앴으니, 그러므로 말하기를 ‘우리들이 지금 큰 도를 증득하여 무여의 세계[無餘界]에 이르러 멸도(滅度)하였다’고 하였습니다.
010_0217_a_03L斯諸耆年屬者所云今日吾等逮得佛道無餘界而滅度開化無量億百千人命棄衆塵埃令獲聖道所以者何皆發無上正眞道意說此語時悉逮無所從生法忍以故咨嗟自讚頌言今日我類拔去情欲成佛道法無塵勞除有餘穢故謂我輩今獲大道於無餘界而滅度矣
그러므로 이 현자들은 대승(大乘)에 머물러 있으므로 하늘에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오직 어진 분인 아난이여,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가 무상정진도의(無上正眞道意)를 내어 세속의 일을 초월11)하고 그 마음이 청정해져서 세속의 법에 얽매이지 않고 곧 발심하여 모든 이치에서 초월하였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모두 버리고 최후의 경지인 무여계에 들어가 멸도하였으니 아난이여, 이것이 보살승(菩薩乘)을 익히는 것입니다.
보살행을 하는 이는 해[日]를 따라 익히지 않고,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은 해를 따라 기억할 뿐이니, 이들은 밝은 지혜가 없는 이들입니다. 왜냐 하면 가령 해가 진실로 여러 하늘의 궁전에 비추지 않는다면 광명(光明)이란 없을 것이니, 해는 뜨고 지지 않는 것이라서 과거에도 어둠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밤과 낮이 없으므로 고정관념으로 집착할 필요도 없으련만 어리석고 어두운 중생들이 밤이니 낮이니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보살대사는 고요히 큰 도를 닦고 훌륭한 지식을 익히며 마음 속에 낮이다, 밤이다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갖가지 생각을 영원히 끊어버리고 곧 불도(佛道)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010_0217_a_11L是賢者等以在大不願在天惟仁阿難族姓子族姓發無上正眞道意以起俗事其心淸淨不爲俗法之所繫縛乃應發心越一切義道捨諸想究竟經典則無餘界而滅度矣是爲阿難習菩薩乘行菩薩者不習日行愚騃之人隨日念耳非明智者所以者何設無此誠信要御諸天宮殿則無光明便無出過去無晦則無晝夜便不思想冥之人興晝夜念菩薩大士寂修大習善知識無有穹志晝夜想也以者何永除衆念乃致佛道
그때 문수사리가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17_a_23L於是殊師利則說頌曰
010_0217_b_02L
보시할 마음 갖지 아니하고
자신에 애착하여 제 몸이라 고집하나니
저들이 만약 이 마음 끊지 못하면
동요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010_0217_a_24L所謂不懷施
愛己計有身
彼若不斷除
則謂不可搖

진에(瞋恚)에 대해 밝게 깨달아
자연을 두고 생각 일으키지 말라.
성인의 도는 처소가 없기 때문에
그것은 동요하지 않는다네.
010_0217_b_03L分別於瞋恚
自然不生想
聖道以無處
彼則不可動

저들이 어머니[지혜롭지 못한 행위]로 삼는 것은
처음과 끝이 생겨남이 있으니
이 근원 뽑아 없애면
곧 목숨에 대한 집착 없어지리라.
010_0217_b_04L 所可敷母者
終始所由生
拔去此根無
則謂爲害命

아비[情欲에 집착함]를 생각하여 따르지 않고
정욕(情欲)의 법 즐기지 않으면
이들은 본래 공(空)하여 없는 이치 깨달아
마침내 그 뿌리 뽑혀지리라.
010_0217_b_05L不順念爲父
所樂情欲法
是等解本無
究竟莫有根

그들을 교화하여 이 몸 없는 것이라는 데 돌아가게 하고
지혜롭지 못한 이에게 나아갈 길을 밝혀주어
머무름 없다는 말에 동요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지난번에 이런 설법 하였네.
010_0217_b_07L化之歸無身
不知明所趣
不動無所住
向者故說此

닦아야 할 법은 나한법이요
범부법도 또한 그러하니
애욕(愛欲)을 다 없애기 위해
지난번에 이런 설법 하였다네.
010_0217_b_08L所修羅漢法
凡夫法亦然
諸可盡愛欲
向者故說此

유위(有爲)의 생각 크게 일으켜
내 이 몸 자연(自然)임을 살피고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음성(音聲)조차 없는 설법인 것을.
010_0217_b_09L大興有爲想
察吾我自然
諸法無所懷
則無音聲說

여래께서 아시는 바는
예로부터 생각한 것이라는
이런 뿌리 뽑아버리면
생겨나는 곳 없다 말하리라.
010_0217_b_11L如來之所知
古昔之所念
卽拔此根株
則謂無從生

이와 같은 생각과 즐거움 버리면
평등하고 같아서 두 법 없으니
분별하여 이런 이치 밝게 깨달아 알면
이것을 평등교(平等敎)라 말하네.
010_0217_b_12L以捨是想樂
等同而無二
假使曉了斯
則謂平等教

이른바 5욕락(欲樂)
속인들은 이 다섯 가지 찬양하면서
항상하지 않다는 생각 없애버리고
환화(幻化)와 같은 것을 생각하네.
010_0217_b_13L所言五欲樂
俗人讚此五
蠲除非常想
念之如幻化

원만히 갖추어 모자람 없고
애욕의 생각 없는
이러한 무리들 때문에
세존께서 이 앞서 찬탄하셨네.
010_0217_b_15L具足不乏少
則懷愛欲無
以故此等類
世尊前歎之

모든 죄(罪)와 복(福) 분별해 알면
마치 꿈과 같은 것이네.
구경(究竟)엔 생겨난 곳 없으니
밝은 지혜로 이런 이치 깨달아야 하네.
010_0217_b_16L分別諸罪福
譬之若如夢
究竟無從生
其慧曉了斯

삿된 법과 진에(瞋恚)법도 알고 나면
모두가 공적(空寂)하여 견고하지 못한 것을
삿된 소견에 속는 것임을 알면
저것을 분별력 있는 미묘한 지혜라 하리.
010_0217_b_17L識邪瞋恚法
空寂無能固
邪見爲欺哉
彼分別妙智

일체법(一切法)은 실상이 없으니
그런 법을 가까이 말게.
헛된 일에 의지하지 않아야 되나니
모두가 허공 같아 머물지 않네.
010_0217_b_19L一切法不實
莫有近法者
虛事不可倚
如虛空無處

일체법 살펴 널리 깨달아 알면
그런 까닭에 바른 견해 찬탄12)하네.
이 법은 평등한 것이니
밝은 지혜로 바르고 평등함을 깨달아야 하네.
010_0217_b_20L普解睹一切
故難爲正見
此法則平夷
了慧見正等

저 어리석고 몽매한 사람들
중생이라는 생각 일으키면 곧 없애게 해야 하리.
중생이란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는 것
죽는 것도 또한 볼 수 없다네.
010_0217_b_21L厥愚冥之人
起人想則沒
索人不可得
則無有死者

한량없는 중생들 생멸심 일으키면
수명(壽命)에 대한 생각 버리게 하고.
갖가지 생각 없애야 하건만
수명에 집착하면 그 죄 중하네.
010_0217_b_23L無量人起生
則捨壽命想
便以無衆念
計命者罪重

중생이란 생각 덜어 없애고
수명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네.
그런 까닭에 이런 말 하였나니
내가 무수한 중생을 해쳤노라고.
010_0217_b_24L蠲除衆生想
非有計壽念
以故說此言
吾害無數人
010_0217_c_02L
모든 번뇌를 버려라.
법은 호응하는 것도 호응하지 않는 것도 없다네.
도에 형상과 모양이 없음을 알면
무너뜨리거나 없앨 것도 없다네.
010_0217_c_02L捨諸塵勞埃
法無應不應
解道無形貌
則無所壞除

모든 마군의 힘 항복 받고
청정한 도법(道法)을 체득하면
모든 법은 다툼이 없고
생겨나고 소멸됨이 없는 이치 깨닫게 되리.
010_0217_c_04L降伏諸魔力
逮淸淨道法
諸法莫有諍
不起不有滅

그때 문수사리가 이 게송 설하기를 마치자 때마침 의심을 품고 있던 오천 명의 중생들이 마음이 열리고 의심이 풀려 큰 광명을 얻었으며, 생멸이 없는 법인(法忍)을 성취하고는 제각기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문수사리에게 공양하여 올리면서 동시에 말하였다.
“바라건대 우리들로 하여금 이 법의 지혜를 이룩하여 이런 설법을 하게하며,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깊은 지혜를 분별하게 하며, 걸리고 막힘이 없어서 어지신 문수사리처럼 되게 해 주십시오.”
010_0217_c_05L時文殊師利說此偈已應時五千懷狐疑者心開意解獲大光明而得具成有起無所從生法忍各取身衣供養奉上文殊師利同時說言願令吾等致是法慧所說若斯開化群黎別深慧無所罣㝵亦如仁者
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를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이것은 참으로 오묘하고 뛰어난 법이로다. 모든 의혹의 그물을 끊어버리고 부처님의 거룩한 진리를 친근하게 하는구나.”
010_0217_c_11L於是世尊讚文殊師利曰善哉善哉斯最妙勝決諸疑網近佛聖籍
아난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문수사리는 무슨 까닭에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지금 세존에게 이와 같은 칭찬을 받습니까?”
010_0217_c_13L賢者阿難前白佛言文殊師利何所開化而今世尊讚之如是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는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중생들을 깨우쳐주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큰 도에 들게 하였고, 모두 이 심오한 경의 이치를 깨닫게 하였기 때문이니라.”
010_0217_c_15L世尊則曰文殊師利誘化無數百千人類令入大道悉解了此深經之義
아난이 다시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물러남이 없는 법륜을 강설하여 성인의 궤도에 들게 하였습니까?”
010_0217_c_17L阿難白曰唯然世尊講不退轉輪入聖軌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아난아. 물러남이 없는 법을 강설하여 큰 도를 일으켰느니라. 왜냐 하면 문수사리는 훌륭한 법우(法友)로서 중생들을 인도하여 이롭게 하였느니라.”
010_0217_c_18L佛言阿難講不退輪興化大道所以者文殊師利則是善友導利群黎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천중천(天中天:佛)이시여, 지금 부처님 앞에 서 있는 이 모든 비구들은 모두 얻음을 지니고 법을 받드는 마음과 8등(等)ㆍ도적(道迹:須陀洹)ㆍ왕래(往來:斯陀含)ㆍ불환(不還:阿那含)ㆍ무착(無着:阿羅漢)ㆍ성문(聲聞)ㆍ연각(緣覺)의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큰 도의 마음을 낸다고 할 수 있습니까?”
010_0217_c_20L難又問唯天中天今此比丘立佛前悉懷持信奉法之念八等道迹不還無著聲聞緣覺之想此輩之類發大道意耶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무리들 중에는 게으르고 약하며 뒤떨어지고 마음이 어두워서 개재(愷悌:精進)의 마음이 없으므로 인도하여 교화하기 어려우니라.
010_0217_c_24L世尊告曰是輩懈廢羸劣心曚無愷悌志難可開化
010_0218_a_02L방만하고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오직 옷과 밥에만 마음을 두며 심오한 법을 배우지 않고 법의 이로움을 흠모하지 않으며, 유위(有爲)의 일과 혼란하고 시끄러운 인연을 일으키고 8등(等)법에 대하여 의심하고 성급하여 편안하지 못하며, 모든 감관이 안정되지 못한 이들도 있으며, 방일하여 마음 속에 교만만 가득하고 제 몸과 수명ㆍ중생에 집착하거나 갖가지 더러움을 버리지 않으며, 계율을 범하고 탐하거나 질투하면서 생각으로 불법을 구하는 이들도 있느니라.
그들은 모두 악한 벗을 따르고 삿된 지혜를 좋아하며 지도무극(智度無極:智慧波羅蜜)을 받들어 갖기를 좋아하지 않고 바깥 경계에 집착하여 재물ㆍ물질ㆍ의식 따위의 즐거움만 탐하며, 예로부터 오늘날까지 일찍 일어나고 밤에 잠자면서 정진을 일삼지 않고 도의 마음을 어겨 잃어버린 자들이니라.
양설(兩舌:이간질)ㆍ악구(惡口)ㆍ거짓말ㆍ기어(綺語)에만 뜻을 두어 그 마음엔 해칠 생각만 가득차 끝내는 다툼만을 일삼으며, 죄복(罪福)만 깊이 믿고 공(空)ㆍ무상(無相)ㆍ불원(不願)의 법은 믿지 않으며, 생멸이 없는 온갖 행(行)을 견제하고 일체법을 무너뜨리려는 그런 생각은 아주 없는 이런 자들을 말하는 것이니라.”
010_0218_a_02L懈不進意在衣食非習深法慕于法興有爲事憒鬧之緣感於八等迷惑卒暴而不安詳諸根不定放逸其心貢高自大志計有身及壽命人不捨衆瑕犯戒貪嫉想求佛法悉從惡友樂于邪智不肯奉受智度無極順從外緣貪利財色衣食之樂古今以來夙興夜寐而不專精進違失道義惡口妄言綺語其志懷害轉共諍重于罪福不信空無相不願之法蠲於衆行不起不滅壞一切法永無有想此之謂也
이때 부처님께서 잠자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010_0218_a_14L於是佛默然無所加
현자(賢者) 아난이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받들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잠자코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까?”
010_0218_a_15L賢者阿難承佛威神問文殊師利何故世尊默而不言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최후 말법시대인 5탁악세(濁惡世)에 이르면 많은 중생들이 이와 같아서 심오한 경을 믿지 않을 것이므로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말씀하시지 않는 것입니다.”
010_0218_a_16L文殊師利報最於後末五濁世時人法如是信深經佛故默然
아난이 또 물었다.
“어떤 중생이 이 법을 믿고 어떤 중생이 믿지 않습니까?”
010_0218_a_18L阿難又問頗有信悉不信乎
“믿을 중생들이 적을 뿐입니다. 아난이여, 비유하면 마치 밝은 지혜를 가진 이는 적고, 우매하고 캄캄한 사람은 많은 것과 같습니다. 왜냐 하면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알지 못하나니, 이와 같아서 아난이여, 그들이 이 법을 들으면 좋아하고 기뻐하는 이는 드물고, 기뻐하지 않는 이만 많기 때문입니다.
설혹 믿는 이가 있다 해도 대중들에게 버림을 받거나 공경 받지 못하리니, 군(郡)ㆍ나라[國]현(縣)ㆍ읍(邑)ㆍ마을[墟聚] 등지에 들어가면 모든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사게 됩니다. 왜냐 하면 숙세에 지은 죄업 때문에 번뇌의 일산[陰蓋]이 가려서 본래의 덕이 얇아졌기 때문입니다.”
010_0218_a_19L答曰信者少耳譬如阿難明智者鮮愚冥人多所以者何樂修行以故不了如是阿難其聞是鮮有好喜多不欣樂設有信者衆棄捐不見恭敬所入郡國縣邑墟諸人忽笑所以者何宿罪由致蓋所覆本功德薄
010_0218_b_02L아난이 또 물었다.
“지난번에 강설한 법에 대하여 믿음을 갖지 않는 이들은 생각이 어디에 있기 때문입니까?”
010_0218_b_02L阿難又問向者講少有信者義何所趣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그런 무리들은 부처님을 저버리고 큰 도를 믿지 않습니다.”
010_0218_b_03L文殊師利答是輩之類則爲捨佛不信大道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부디 연설해 주십시오. 좋아하는 이가 비록 적다 하더라도 그들은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기뻐서 뛸 것입니다.”
010_0218_b_04L難白佛唯願演之樂者雖鮮聞佛所悉當欣踊
그때 세존께서 사방을 두루 살피시더니 갑자기 혀를 내어 삼천대천세계를 다 덮으시고 그 혀끝으로 큰 광명을 뿜어내어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비추셨다.
그때 사부 대중들이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동방의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보니, 모든 불ㆍ세존께서 다함께 이 불퇴전(不退轉) 법륜에 대한 법을 설하고 계셨는데, 그 모임에 있는 이들이 멀리서 설하는 법까지 다 들어 가까이 있는 이와 조금도 차별이 없었다.
010_0218_b_06L爾時世尊周觀四方便出其舌覆三千大千世界因從舌根出大光明照恒沙等剎時四部衆承佛聖旨目睹東方恒沙等國諸佛世尊咸說此法不退轉輪是閒會者悉遙聞之等無差別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부 대중들이 이런 변화를 보고 다 같은 목소리로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불퇴전의 법륜을 높이 숭상하시고 찬탄하시니,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진실로 틀림없다면 저희들이 목격한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ㆍ세존께서 강설하신 이 심오한 경이 조금의 차이도 없을 것이요 특별한 것도 없을 터이니 부처님이시여,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010_0218_b_11L四輩之會睹斯變一切等心異口同音皆白佛言願大聖遵崇所歎不退轉輪如佛所言誠不異吾等目視無量不可思議諸佛世尊講斯深經等無差特唯佛說之
그때 세존께서 혀를 도로 거두어들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혀를 얻겠느냐?”
010_0218_b_16L於是世尊還吶其舌告阿難言厥妄言者寧獲斯舌
아난이 아뢰었다.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지성으로 법을 받들고 바른 이치로 인도하고 교화해서 많은 공덕을 쌓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겁을 지내오면서 큰 지혜를 연이라야 만이 이런 혀를 얻을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하오니 성존(聖尊)이시여, 꼭 설법하여 주시옵소서.
설령 족성자(族姓子)로서 믿고 즐거워하여 배우려는 이가 아무리 적다 하더라도 이 설법을 듣고 나면 그 증명을 목격하고 곧 틀림없이 기뻐하면서 이를 일으켜 폐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010_0218_b_17L阿難啓曰不也天中天奉至誠者開化正義積累功遵無數劫闡于大慧乃致此耳聖尊惟當說之設族姓子有信樂學雖寡鮮聞是說已睹其明證當欣然興之不廢
010_0218_c_02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사부 대중들이 이러한 법을 만나지 못해서 이와 흡사한 경전에 뜻을 두지만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륜(阿須倫:阿須羅)ㆍ건답화(健沓和:健達婆)ㆍ진다라(眞陀羅:緊那羅)ㆍ마후륵(摩睺勒:摩睺羅迦)등이 경적(經籍)을 들으면 물러나지 않고 마땅히 무상정진도최정각(無上正眞道最正覺)의 경지에 이르러, 이 국토에 법의 이치를 강설함이 지금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니라.”
010_0218_b_22L佛告阿難一切四輩未遭斯典志於髣髴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鬼神阿須倫沓和眞陁羅摩睺勒聞是經籍得不退轉當至無上正眞道最正覺而於此土講於法義等無有異如我今也
그때 사부 대중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이 기쁘고 반가워하며 크게 기뻐하여 의심의 그물이 영원히 찢어졌고 모두 손에 꽃과 향을 받들어 부처님 위에 뿌렸다.
모든 여인과 천한 사람들도 보배와 영락(瓔珞)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마음과 뜻을 같이 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날 대성현이신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두 가지 법을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010_0218_c_04L爾時四輩及天鬼神欣然大悅網永裂皆手擎華香共散佛上諸有女人下身寶瓔以散佛上心同意等普白佛言今日大聖如來至眞等正覺乃無二言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정말로 너희들이 말한 것과 같나니, 진실로 다름이 없느니라. 여래는 진정 두 가지 법을 말씀한 것이 아니며 모든 허물이 될 만한 것과 어리석고 몽매한 이들의 탐욕을 없앴느니라. 가령 지혜로써 불ㆍ천중천을 보면 곧 소원대로 얻을 수 있게 되리라.”
010_0218_c_09L佛復告阿難實如所云誠不有異如來所演實無二言除諸瑕疵愚冥之貪假使慧覲佛天中天則獲如願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지혜로써 부처님을 뵙는 것입니까?”
阿難問佛何謂慧覲佛
세존께서 물으셨다.
“너는 알지 못하느냐?”
010_0218_c_12L尊問之汝不解之乎
“어리석은 제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중우(衆祐:佛)이시여!”
010_0218_c_13L答曰不敏安能及之衆祐
중우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어떤 사람이 능인(能仁)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물러남이 없고 부처님 성현의 길을 성취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의 도는 널리 지혜로워서 이익이 있을 뿐 손해란 없으며, 탐심과 성냄ㆍ어리석음을 없애주기 때문인데, 더구나 한 송이 꽃이라도 여래에게 바친 것이겠느냐?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만약 사리(舍利)를 가지고 공양하며 스스로 귀의하면 틀림없이 모두 마음먹은 대로 될 것이니라.”
010_0218_c_14L告曰假使有人聞能仁佛皆不退轉成佛聖路所以者何佛道普慧有益無損除貪豈況一華奉如來乎吾滅度後若持舍利供養自歸悉得如意
아난이 또 여쭈었다.
“정진하여 의심하지 않고 마음을 기울여 바른 경(經)을 들으면 모두 물러남이 없이 마땅히 부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010_0218_c_18L阿難又問精進不疑專心聽經皆不退轉當成佛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능인(能仁:釋迦牟尼)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틀림없이 모두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부처님의 말씀은 틀린 말이요, 두 가지 법을 말씀하신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010_0218_c_19L其有人聞能仁佛皆當逮得無上正覺所以者何設不爾者佛語爲異則有二言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마치 구류(拘類)나무 그늘에서 오백 대의 수레와 오백 명의 사람이 쉬게 되면 모두가 그 나무 그늘의 혜택을 입는 것과 같나니, 그러한 나무도 애초에 씨앗은 컸겠느냐, 작았겠느냐?”
010_0218_c_22L佛問阿難如拘類樹蔭五百車若五百衆處在其下悉荷覆蓋其種大小
“매우 작았을 것입니다.”
答曰甚小
010_0219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구류나무와 같은 것도 그 씨앗은 매우 작았으나 물을 주어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라 그렇게 커졌고 가지와 잎사귀가 퍼져 사방 멀리까지 넓게 덮었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도에 독실하고 성현의 존귀한 이름을 들은 것이겠느냐? 그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서 그 종자는 덕의 근본이 되느니라. 점점 그 행(行)을 닦아 무너지고 썩지 않게 하면 마침내 무상정진(無上正眞)의 도에 이르게 되리라. 왜냐 하면 이 일체의 법은 씨앗을 심는 근본이니 길이 의지하여 머물러서는 안 되느니라. 중생들이란 본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패망하지 않으며 일체법의 종자는 의지할 것이 못된다고 연설하는 것이니라.”
010_0218_c_24L佛言阿難如拘類樹其種小小漑灌時節稍稍長大而布枝葉廣覆四遠況篤佛道聞聖尊名亦當如是斯種德本漸修其行非壞不腐至於無上正眞之道所以者何此一切法殖種之源永非猗住群萌本無故不有敗一切法種無所倚演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은 곧 성현의 본원(本願)입니까? 모든 불ㆍ세존의 도법(道法)은 마땅히 그런 것입니까?”
010_0219_a_08L阿難問佛唯佛說之是聖本願諸佛世尊道法然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내 이름을 들으면 모두 다 물러나지 않고 최상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이룰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 마땅히 그런 것이니라.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의 법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010_0219_a_09L佛言本發意願其聞我名悉不轉退成最正覺諸佛之法皆亦應然所以者何諸佛法等
아난이 또 여쭈었다.
“가령 평등하다면 무엇 때문에 서원합니까?”
010_0219_a_11L阿難又問設使等者何用願乎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대사(菩薩大士)가 이 경 설하는 것을 듣고 가령 원을 일으키거나 혹은 원을 일으키지 않거나 간에 마땅히 증득한 이 법을 들은 것과 같기 때문이니라.”
010_0219_a_12L佛告阿難菩薩大士聞說斯經假使發願或不興願會當證明逮聞是法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옵니다. 이 법은 미묘하여 모든 불ㆍ세존께서 곧 큰 지혜로써 중생들을 열어 교화하셨나이다.”
010_0219_a_14L阿難白佛言未嘗有世尊斯法微妙諸佛世尊乃以大慧開化群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아난아, 모든 깨달으신 분은 크게 밝아서 중생들을 많이 인도하고 교화하여 성인의 뜻을 세워 우리 불국토에 기행천식(蚑行喘息)13)의 종류까지도 불쌍히 여겨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또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시하며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고 일체법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느니라.
보살법을 수행하여 공덕을 많이 쌓고 중생을 구원하고자 심오한 경적(經籍)을 닦아서 마침내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였느니라.”
010_0219_a_16L佛言如是如是阿難諸覺洪明多所開化立于聖旨吾於佛土慈愍蚑行喘息之類不惜身命一切所有施而不悋精進不懈於一切法而無所著行菩薩法積功累德欲救衆生修深經籍乃得佛道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미치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경을 설하시면, 폐마(弊魔)들이 와서 듣고 수행하는 이를 교란하니 않겠습니까? 또한 그들이 덕을 일으키거나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마음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지는 않겠습니까?”
010_0219_a_22L阿難問佛難及世尊今說此經弊魔不來廢亂學者不令興德發于無上正眞道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군은 듣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문수사리의 신통 변화가 있기 때문이니라.”
010_0219_a_24L佛言魔不聞之所以者何文殊師利神足之變也
010_0219_b_02L그때 문수사리가 위신력(威神力)을 거두자 때마침 마왕 파순(波旬)이 멀리 허공에 있다가 불퇴전 법륜을 강설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능인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말씀을 듣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옷자락과 털이 곤두서자 이런 말을 하였다.
“나를 이길 수 있겠구나. 그 힘의 세력으로 보아 나의 세계는 다 공(空)하게 되어 국토를 회복할 수 없겠구나.”
그리고는 근심과 슬픔으로 슬피 우니 초췌하여 매우 늙은 모습이 마치 백 세 남자처럼 쭈그러들었다.
그때 마왕 파순은 제 몸이 이와 같이 변하자 네 부류의 군대14)를 거느리고 삼천대천세계의 각각 다른 마군과 마군의 관속(官屬) 등 여러 하늘을 모아가지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병사들을 엄숙하게 정렬하고 수많은 마군의 위엄으로 보살에게 핍박을 가하니, 마치 그 위세가 부처님이 처음 성불(成佛)하셨을 때와 같았다.
늙은 몸이 지팡이를 짚고 벌벌 떨면서 얼굴은 쭈그러들고 가죽은 늘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네 부류의 군대를 배치하고 허공에 머무른 채 다함께 멀리서 불퇴전 법륜을 설하시는 능인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마음으로 결정하였다.
010_0219_b_02L於是文殊師利卽釋威神時魔波旬遙於虛聞講不退法輪之聲聽能仁佛所說法言心懷恐懼衣毛則豎口說此以得勝我共於力勢以空余界復國土愁憂涕淚老極憔悴譬如百歲男子朽耄時魔波旬體變如此部兵合集三千大千世界各各異魔及魔官屬等類諸天往詣佛所兵仗嚴整衆魔之威逼加菩薩初成佛時現於身老執扙戰痏面皺皮緩置四部兵住於虛空普共遙聞不退轉能仁佛音心悉得定
그러자 마왕은 스스로 자기의 소유(所有)가 아님을 알고 혼자 단신으로 시종도 없이 곧바로 부처님 앞에 나아가 세존께 아뢰었다.
“이제 제 한 몸은 시종도 전혀 없습니다. 또한 파리하게 여위었고 매우 늙어서 지팡이를 짚지 않으면 힘이 없어서 이 몸조차도 지탱할 수 없으며, 제 힘으론 이길 수도 없고, 저의 세계는 모두 공(空)하여 국토가 하나도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큰 자비로 중생들을 모두 슬피 여기시니 또한 저를 어여삐 여겨주십시오.”
010_0219_b_14L時魔自知非我所孤獨一身而無侍從直前詣佛世尊曰今吾一身都無侍從羸瘦老無將扶者又無力勢不能自勝空我界非有國土如來大慈咸哀衆亦可憐我世尊盡度永空吾界無扶我給授水漿
부처님께서 마왕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의 종류는 너무도 많아 불가사의하니라. 가령 모든 부처님이 날마다 성불하여 항하강 모래와 같고 또한 한량없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억백 나술(那術:那由陀) 중생들에게 발심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여도 중생의 종류는 다하지 않으리라.”
010_0219_b_20L佛告魔言人種甚不可思議假使諸佛日日興盛恒沙等發起無量不可稱計億百那術衆生之類人種不盡
010_0219_c_02L마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종류가 비록 많을지라도 지금 저는 혼자입니다. 부릴 사람도 없고 나를 부축해 줄 만한 사람도 없으니, 가령 길을 가다가 갑자기 땅에 걸려 넘어진다 해도 스스로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부디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셔서 저를 즐겁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불쌍히 여기셔서 속히 어루만져 길러주시어 권속들을 일으키게 해주십시오.”
010_0219_b_23L魔白佛言世尊人種雖多今吾孤獨不有徒使無扶接余假令行道忽極躄地能自起願見安撫得歡喜悅唯願世尊哀速撫育使眷屬興
부처님께서 마왕에게 말씀하셨다.
“우선 너는 안심하여라. 이 법을 듣지 않고 믿음을 여읜 이는 모두가 너의 친구이니라.”
010_0219_c_04L佛告魔言自安志不聞斯法離於信者悉是汝
마왕은 곧 기뻤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생각이 떠오르자 이렇게 말하였다.
“내 마땅히 사람들을 교화하여 비록 이 법문을 듣더라도 그들로 하여금 믿고 좋아하지 않게 할 것이며 마음 속에 의혹을 가지게 할 것이다. 이미 그렇게 의혹을 가지면 틀림없이 나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리라.”
010_0219_c_06L魔卽歡喜善心生矣意與口言當化人雖聞是法令不信樂志懷狐已有猶豫必從我教
그때 마왕 파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셔서 큰 자비를 베푸시어 다시 한 번 위로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뛰면서 걱정 근심이 없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지난번에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능인(能仁)의 이름만 들어도 다 물러나지 않고 반드시 무상정진(無上正眞)의 도를 성취한다’ 하셨으니 부디 성현께서는 묵묵히 계시고 이런 법을 널리 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중생들은 법을 들으면 더더욱 정진하여 큰 도를 이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010_0219_c_08L時魔波旬復白佛言惟願加哀弘以大慈重見慰令吾踊躍無有憂慼佛向者講能仁名悉不退轉必當逮成無上正眞之道願聖默然勿宣是旨是群萌黨聞便加精進立于大道
010_0220_a_02L부처님께서 마왕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안심하고 두려운 마음 갖지 마라. 마땅히 중생들로 하여금 도에 대한 생각을 내지 않게 하여 중생의 종류로 남아 있어 사람마다 각기 편안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리라. 물질[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受]ㆍ고정관념[想]ㆍ나고 죽는 행업[行]ㆍ인식작용[識]에서도 동요하지 않게 하리라. 부처님은 마땅히 중생들을 개화하고 인도하여 삿된 소견을 여의지 않게 하고 바른 견해를 세우지 않게 하리라.
예순두 가지 모든 의혹을 여의지 않게 할 것이요, 한 중생도 동요하지 않게 할 것이며, 과거와 미래ㆍ현재를 기억하지 않게 하며 중생을 해치는 일과 살생ㆍ도둑질ㆍ음욕ㆍ질투ㆍ거짓말ㆍ이간질하는 말ㆍ기어(綺語)와 질투ㆍ성냄ㆍ의심을 여의지 않게 하며, 또한 사람들을 권유하여 바른 도에 들게 하지도 않으리라.
사람들을 교화하여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禪定)ㆍ지혜를 닦지 않게 할 것이요, 또한 사람들을 가르쳐서 네 가지 은혜를 받들거나 사람들에게 보시하거나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등의 이익이 되는 일체의 일과 중생을 구제하고 법도에 맞는 행위도 하지 못하게 할 것이며, 중생의 종류를 생각하지 않거나, 부모ㆍ형제ㆍ처자와 아들 딸에 대한 생각이 없거나 친구를 버리게 하거나 밤낮으로 날마다 달마다 또는 한 달 반 달이라도 모든 동요하는 생각이 없는 데에 의지하지 않게 할 터이니 파순아, 너는 안심하라.
내 마땅히 사람들에게 권유하여 그들로 하여금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波羅蜜)의 생각과 큰 도에 대한 의지와 힘[力]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여덟 가지 바른 행(行)ㆍ부처님의 법ㆍ성현 대중과 일체지(一切智)ㆍ도의(道義)에 대한 생각을 없애 중생을 교화하거나 일체의 법에 대하여 조금도 동요하거나 변함이 없게 하리라.”
010_0219_c_13L佛報魔言汝且安心勿得懷懅當令衆生不立道意存於人種人人各安使不動搖不震于色佛當開導不離邪見非立正觀及六十二諸所疑惑一切無動不念過去當來今現在離害群生殺盜婬嫉妄言兩舌惡口綺語及嫉恚疑亦不勸人入于正道亦不化人於布施持戒忍辱精進智慧亦不教人導奉四恩——惠施人愛利人等利一切救濟合度無所猗不想人種無念父母兄弟妻子與男女釋除親友夙夜日月一月月諸動之想波旬且安吾當勸人令除六度無極思想及大道意力無畏根力覺意八正之行佛法聖衆及一切智道義之想化諸群黎於一切法使不動轉
그러자 마왕은 기쁨을 스스로 견디지 못했고 곧 그곳에서 안색(顔色)이 아름다워지고 얼굴과 눈이 빛났으며 부처님 위에 꽃을 뿌리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곧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20_a_07L時魔歡喜不自勝卽於其處顏色窈窕面目光澤華散佛上佛三帀則偈說曰

평등각(平等覺)이신 세존이시여,
제 마음 본래대로 즐겁습니다.
정각(正覺)의 말씀 달라짐이 없으시니
제가 하려는 일 마음대로 될 것입니다.
010_0220_a_09L平等覺世尊
吾心本欣踊
正覺言無特
所造必如意

그때 마왕 파순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곧 천궁(天宮)으로 돌아가 모든 권속들과 함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스스로 즐기며 다시는 근심 걱정을 하지 않고 큰 뜻을 내었다.
010_0220_a_11L於是魔波旬說此偈已卽還天宮諸眷屬五樂自娛不復憂慼發大意
세존께서 이 「항마품(降魔品)」을 설하실 때에 삼천대천찰토(三千大千刹土)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마왕의 위덕(威德)으로 이 땅이 크게 진동합니까?”
010_0220_a_14L世尊說此降魔品時三千大千剎土六種震動阿難白佛今魔威德地大動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항마품」을 설할 때에 육만 사천 사람이 생멸이 없는 법인[不起法忍]을 얻었기 때문이니라.”
010_0220_a_16L佛言講是降魔品時六萬四千人得不起法忍
아난이 또 여쭈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010_0220_a_17L阿難又問寧有狐疑不了者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난번에 이것을 보고 모두 의심을 하여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들은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어느 곳으로 돌아가야 할까?’하며 모두가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010_0220_a_18L世尊曰向者見此悉懷疑心各念言余以聞之此語何謂所歸乎不復相見
010_0220_b_02L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빨리 이 모임에 온 중생들을 위하여 큰 광명(光明)을 나타내시어 그 의심의 그물을 풀어주십시오. 여래께서 마왕을 위하여 말씀하시기를 ‘파순아, 안심하라. 내가 중생들을 교화하여 도에 머물지 않게 할 것이요. 또한 중생 세계에 동요가 없게 하여 도에 대한 생각을 가지지 않게 할 것이요, 지혜에 의지하지 않게 할 것이며, 삿된 소견을 버리지 않게 하고 바른 견해에 머물지 않게 하리라. 예순두 가지 의혹에서 옮겨가지 않게 하고 또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생각을 없게 하리라.
살생ㆍ도둑질ㆍ탐욕ㆍ음욕ㆍ거짓말ㆍ기어(綺語)ㆍ이간질하는 말ㆍ악한 말과 질투ㆍ성냄ㆍ의심을 여의지 않게 할 것이요, 중생들로 하여금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를 닦지 않게 할 것이며, 부모ㆍ형제ㆍ처자를 따르지 않게 하고 밤낮 없이 혹은 한 달이나 반 달이라도 이 중생의 생각에 대하여 조금의 동요도 없게 하리라.
중생들로 하여금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과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불법(佛法)ㆍ성현 대중과 일체지(一切智)를 받들지 않게 하여 조금도 변화해 옮겨가지 않게 하리니, 파순아, 너는 안심하라. 내 마땅히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이치에 동요하지 않게 할 것이요, 행(行)에 머물지 않게 할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그 원인을 말씀해 주셔서 속히 분별할 수 있게 하여 이 모임에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의혹이 남지 않게 하시고 마음이 열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후세에 변두리의 여러 나라에서도 거룩한 광명을 만나고 바른 법을 받아 굳게 지켜 읽고 외워서 다시는 의심하여 망설이지 말게 해 주십시오.”
010_0220_a_20L阿難白佛惟願世速爲衆會現大光明決其疑網以如來爲魔說之波旬且安吾化群黎使不住道於是衆生界而不動搖不發道意無倚智慧不捨邪見不處正觀於六十二疑而不轉移亦無去現在之想非離殺盜貪婬妄言兩舌惡口及嫉恚疑令不施與精進一心智慧不順父母兄弟無有晝夜一月半月離是衆想亦非動搖令不奉六度無極及無所畏根力覺意佛法聖衆幷一切智使不轉移波旬且安吾當開化一切衆生使不動義不立於行唯然世尊所因講斯速分別之使此會者無餘疑結心開意解及於後世邊地諸國遭値聖明稟受經典持諷誦讀勿復猶豫
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010_0220_b_13L爾時世尊則說頌曰

성인의 도는 머무는 곳 없고
지혜의 자취도 일정한 처소 없나니
이러한 큰 이치 강설할 때에
중생들이 이해하여 행동에 옮겼네.
010_0220_b_14L聖道無所住
慧軌非有處
說此大義時
人解及應造

길[塗:菩提道]과 일체 중생은
두 가지 법 아니요 머무는 곳도 없네.
부처님께서 이런 이치 설하시니
이제 머무는 곳 없음을 깨달았네.
010_0220_b_16L塗及一切人
無二不有處
佛以是故說
今覺非有處

중생은 본래 움직이는 것 아니요
사람의 종류 또한 마찬가지인 것을
일체법은 형상이 없으니
궁극에 이르러도 얻을 수 없다네.
010_0220_b_17L莫能動衆生
人種亦如之
一切不有形
至竟無所獲

중생의 종류 모두 공한 것
사람의 세계도 불가사의하네.
저들은 모두 생각이 없어
일체혜(一切慧:一切智) 밝게 아네.
010_0220_b_18L群黎類皆空
人界不可思
彼則普無念
曉了一切慧

중생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인데
임시로 이름붙여 신명(身命)이라 하나니
4대(大:地ㆍ水ㆍ火ㆍ風)가 어우러져 이루어진 것
이것은 적멸하고 공한 것이네.
010_0220_b_20L衆人不可動
假名曰身命
四大而合成
此滅度空寂

5음(陰:色ㆍ受ㆍ想ㆍ行ㆍ識)이 공한 줄 알면
자연 동요하지 않고
멸도(滅度)도 얻을 수 없으니
모두가 변하지 않는 것일세.
010_0220_b_21L分別五陰空
自然不有動
滅度不可獲
設摠而不移

모두 음(陰) 멈추어 진동함 없고
나라는 것조차 없는 것임을 분명히 알라.
형체 여의면 조용하고 고요하여 공하니
끝까지 집착하지 않아야 하리라.
010_0220_b_22L陰止無所震
曉了不吾我
離形寂然空
究竟非有著

몸과 5음은 동일한 것
감관과 그 작용 또한 마찬가지라네.
행위 없음을 행하면
모든 음 허공과 같네.
010_0220_b_24L身與五陰同
衰行亦如之
無行以爲行
諸陰猶虛空
010_0220_c_02L
이른바 적정(寂定)의 세계는
일어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나니
이러한 모든 음(陰)ㆍ개(蓋)ㆍ입(入)은
기울거나 변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02L所謂寂定界
不起亦不生
斯諸陰蓋入
未能傾轉者

내 몸이다 나다라고 하는 것
이 법은 동요함이 없으니
오히려 집착할 것도 없는데 어찌 동요하리.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하셨네.
010_0220_c_03L計己身吾我
其法莫搖者
尚不獲曷震
故佛說此言

중생들은 속임에 침해받지 않나니
그 근본 헤아려보아 얻을 수 없는 것을
체득하여 무심(無心)해지면
자연 그대로여서 얻을 수 없네.
010_0220_c_05L衆生不侵欺
計本不可得
逮之而無心
自然不可獲

모든 소견을 말한다면
예순두 가지 견해 있네.
아무것도 없어 자연 그대로임이 이와 같아서
마치 물 속의 달과 같다네.
010_0220_c_06L所可云諸見
凡有六十二
無自然如斯
猶如水中月

저 예순두 가지 소견
비유하면 마치 그림자와 같네.
형상 여의어 나 없는 이치 깨달으면
자연히 동요하지 않으리.
010_0220_c_07L其六十二見
譬之若如影
離有形無我
自然不動震

과거ㆍ미래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도 이와 같으니
모든 모양은 머물러 있는 곳 없어
비유하면 마치 아지랑이와 같네.
010_0220_c_09L過去當來想
現在亦如之
諸想無處所
譬之如野馬

이 법은 공(空)한 것이라 생각 없으니
중생을 헤아려보아도 얻을 수 없고
모든 중생도 머무는 곳 없어
동요(動搖)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10L是法空無念
計人不可得
諸衆生無處
則不可動搖

어떤 중생이 살생을 좋아하면
그로 인해 나고 죽는 크고 넓은 들판에 들어가고
멸도(滅度)에 뜻을 두면
그런 까닭에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11L其人喜殺生
由入大曠野
立志於滅度
故不可動搖

비록 중생이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것도 존재하는 것 아니니
날마다 헤아려보아도 얻을 수 없어
동요하지 않는다 말하네.
010_0220_c_13L雖轉於衆生
彼則無所有
計日不可得
則曰而不動

도에 과거가 있다고 말하지만
일찍이 생겨난 적이 없으니
부처님께선 그 이치 깨달아 알므로
중생은 동요하지 않는다 말하셨네.
010_0220_c_14L說道有過去
未嘗有生者
佛以了故說
人而不可動

가령 살생을 한 이라 하더라도
법시(法施)는 무사의(無思議:不思議)하여
마침내 도혜(道慧)를 성취하리니
그는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15L假使殺生者
法施無思議
以乃成道慧
彼則不可動

이른바 사음(邪婬) 범한 이라도
애욕(愛欲) 얻을 수 없네.
그런 까닭에 분별하여 설하였나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17L所謂邪婬者
愛欲無可得
以故分別說
彼則不可動

저 망언(妄言)의 법을
일으키는 자를 해탈케 하기 위해
정진하여 홀로 높은 이 되었으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18L其妄言之法
起者不有脫
精進而獨尊
彼則不可動

이간하는 말과 악한 말과
거짓말도 이와 같나니
일체의 가르침 관찰해 보면
환상과 같아 형체가 없네.
010_0220_c_19L兩舌及惡口
讒言亦如是
觀一切諸誨
如幻如無形

모든 것 머무는 곳 없어
의지할 것 되지 못하리라.
모든 음(陰) 메아리 같아
존재하는 실체 없는 것임을 기억하라.
010_0220_c_21L皆無有處所
不可有所倚
諸陰譬如響
其念莫有者

이른바 보시할 마음이 없어
자신에 집착하여 몸이라 생각하나
성인의 도는 머무는 곳 없으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0_c_22L所謂不懷施
愛己計有身
聖道以無處
彼則不可動

진에(瞋恚)에 대하여 분별해 알되
자연임을 알아 생각 일으키지 말라.
저것을 만약 끊지 못하면
동요하지 않는다고 말하리라.
010_0220_c_23L分別於瞋恚
自然不生想
彼若不可斷
則謂不可搖
010_0221_a_02L
온갖 삿된 견해 밝게 깨달아
바른 법 받들어 닦으면
모든 말 초월할 수 있으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1_a_02L曉了衆邪見
奉修於正法
超度諸有言
彼則不可動

지혜를 권장하고 도와서
일체를 진실로 청정케 하고
물질과 재물에 집착하는 이 불쌍히 여겨
갖가지 죄악 덜어 없애네.
010_0221_a_03L離勸助智慧
一切寶淸淨
愍哀著色財
蠲捨衆惡罪

삿된 견해로 지키는 계율을
버려 성인의 도에서 멀어졌으니
지혜 일으키지 않고
바르고 참다움 구하지 않네.
010_0221_a_04L所見及奉戒
捨遠於聖道
智慧不興此
莫求於正眞

외도[異學]들 삿된 마음 품고
모든 인욕(忍辱) 외면하면서
평등한 도 구하는 것과 같다 하고
무위(無爲)법을 의지하지도 않네.
010_0221_a_06L異學懷邪心
斯外諸忍辱
等求平等道
不倚於無爲

세 가지 일로 정진하라고
외도들은 분명 설하네.
그들은 성인의 지혜에 귀의하지 않는 것이
밝은 지혜의 행위라 말하네.
010_0221_a_07L精進于三事
異道之明說
是不歸聖慧
此謂明智行

흔히 삼매 닦으며
모든 생각에 의존하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찬탄하지 않으시고
또한 저들에게 권유하여 돕지 않으시네.
010_0221_a_08L多修於三昧
倚一切諸想
非佛之所歎
亦不勸助彼

애욕의 번뇌
명철(明哲)하다 말하지 않으나
갖가지 생각 일으키지 않는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네.
010_0221_a_10L愛欲之瑕痏
非明哲之稱
得不興衆想
佛慧不可量

보살의 행(行)은 용맹하여
중생들을 거두어들이지도 않나니.
곧 이 이치 설법하시되
비록 받아들인다 해도 동요함이 없네.
010_0221_a_11L菩薩行勇猛
攝取衆生類
則爲說此義
雖受無所動

중생의 생각 없애 고요히 하고
보리심(菩提心)을 내나니
도의(道意:菩提)는 일으키는 것 없으므로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1_a_12L寂除衆生想
則發菩薩意
道意無所起
彼則不可動

부모와 형제라는 생각과
자매와 아들 딸을 생각하지만
이 모든 것 환상과 같나니
저들은 여기에도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1_a_14L思父母兄弟
姊妹及男女
一切猶如幻
彼則不可動

일체의 저 모든 생각
헤아려보면 실체 없나니
중생법도 모두 공(空)하므로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1_a_15L一切是諸念
計之無所有
群黎法悉空
彼則不可動

만일 낮과 밤의 생각이나
한 달이나 반 달이라는 생각
이런 모든 생각은
비유하면 아지랑이나 물 속의 달과 같다네.
010_0221_a_16L其夙夜之想
一月十五日
一切除想念
譬如野馬水

보시하고 계율 지키며
인욕과 정진의 생각
이러한 모든 생각들
이 모든 생각에 동요하지 않으리라.
010_0221_a_18L布施奉禁戒
忍辱精進想
一切於此念
是諸想不動

정의(定意:선정)로 닦는 지혜는
보살의 도력(道力)이니
두려움 없는 자신감 닦아
모든 허망한 생각 제거해 없애라.
010_0221_a_19L定意之智慧
菩薩之道力
修於無所畏
釋除諸妄念

각의(覺意)와 사도(思道)는
망념 버리고 성현의 법 사모하네.
밝은 지혜는 일찍이 동요하지 않고
모든 생각과 의혹 일으키지 않네.
010_0221_a_20L覺意及思道
免去聖軌慕
明智未嘗動
不爲諸想惑

부처님 법 구하는 것과
이와 같은 온갖 성현의 생각은
약간의 어떤 생각도 없는 것인데
언행(言行)으로 생긴 동요이니라.
010_0221_a_22L佛法之所求
如此衆聖想
無有若干念
言行之所動

부처님의 지혜는 걸림 없으니
도의 생각으로 의지하는 것은
곧 부처님의 도와
불가사의 한 불 성현을 멀리하는 것이네.
010_0221_a_23L佛慧無罣㝵
道想之所依
則爲遠佛道
佛聖非思議
010_0221_b_02L
부처님께서「화마품(化魔品)」을 분명하게 설하실 때에 십억 중생들이 의심의 그물을 무너뜨려 없애고 크게 밝은 지혜 성취했으며 생멸 없는 법인을 체득하였다. 법인을 증득한 뒤에 일체 중생은 같은 마음으로 이런 게송을 설하였다.
010_0221_a_24L佛分別說化魔品時十億之衆壞除疑網成就大明逮不起法忍得法忍一切同心說此偈言

큰 도 이루신 존성(尊聖)이시여,
부처님의 법은 생각으론 알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대사이시여,
도에 힘쓰시고 모든 의심 끊으셨네.
010_0221_b_04L弘道之尊聖
佛軌忽無思
爲吾等大師
道勖斷狐疑

일체를 밝게 비추고
부처님의 밝은 도에 머물게 하시니
그 광명 시방을 두루 비추어
억천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010_0221_b_06L具一切光明
使住佛明道
其耀照十方
目睹億千佛

갖가지 법의 근원 널리 보이시어
물질에 집착하지 않게 하시니
세존의 은혜를 입어
저희들의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나이다.
010_0221_b_07L普見衆庶元
於色無所著
蒙世尊之恩
吾等法眼淨

그때 백억 중생들이 각기 입었던 옷을 벗어 부처님의 위를 덮어 큰 성인에게 공양하고 찬탄하며 말하였다.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이 법문을 듣게 하소서. 그리하여 밝은 광명을 원만히 갖추고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게 하여 주소서.”
010_0221_b_08L爾時百億人衆各脫身衣以覆佛上供養大聖則歎斯言令一切人逮聞此法光明具足所願必獲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마왕을 인도하고 교화하는 경(經)을 듣고 받아 지녀 외우거나 독송하면 어떤 복을 얻나이까?”
010_0221_b_11L阿難白佛其有聞是開化魔經受持諷誦爲得何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복은 매우 크고 넓으리라.”
佛言其福大浩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어떤 것을 크고 넓다고 합니까?”
010_0221_b_13L阿難復問何謂爲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이 아침에 백 부처님을 공양하고 아침 해가 뜰 때와 한밤중이나 한낮에 각각 백 불ㆍ세존을 공양하며, 하루 낮 하룻밤 가운데 도합 육백 부처님을 공양하며 모두 편안하게 하고 올바른 것을 따르되 이와 같이 하면서 천 년을 채운다면 그 복은 많겠느냐, 적겠느냐?”
010_0221_b_14L佛言若善男子善女人則旦供養百佛日中晡時人定夜半天曉肅各各供養百佛世尊一日一夜中合六百佛一切所安隨其所宜如此比像具足千歲其福多少
아난이 말하였다.
“그 복은 매우 많고도 많을 것입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010_0221_b_18L阿難言大多大多天中天不可爲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마왕에게 설법하는 경을 분별하여 듣고 믿고 받아서 의심하지 않으면 그 덕은 저것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니라.”
010_0221_b_19L佛言使是分別魔經受信不疑德過於彼
佛說阿惟越致遮經卷中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주(住)’자로 되어 있는데 문맥의 흐름으로 보아 ‘왕(往)’자로 풀이해야 더 뜻에 맞을 듯하며,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 본과 궁(宮)본에는 ‘주(住)’자가 왕(往)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2. 2)흙에 묻힌 보장(寶藏)이란 뜻으로 쓰인다. 가난한 집에 복장(伏藏)이 있었으나 이것을 알지 못하여 곤궁하게 살던 가난한 이에게 이것을 알려 주어 부자가 되게 하는 것처럼 모든 중생이 불성(佛性)을 갖추고 있으면 서로 3계(界)에 유랑하는 것을 불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깨닫게 된다는 것에 비유함.
  3. 3)무상도(無上道:최상의 도)를 구하는 마음. 즉 보리심(菩提心)을 말한다.
  4. 4)지금까지 믿기 어려웠던 이치를 잘 받아들이고 의혹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4제(諦)의 이치를 관하여 인가(認可)하는 것을 법인(法忍)이라 한다. 이 인가에 의하여 점점 의혹을 여의었을 적에 일어나는 4제의 진리를 비추어 보는 지혜를 법지(法智)라 하는데, 법인은 법지를 증득하기 전에 일어나는 인가결정(忍可決定)하는 마음.
  5. 5)고려대장경 원문에는 ‘혹(或)’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문맥으로 보아 ‘미혹하다[惑]’는 말로 풀이해야 할 것 같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 ‘혹(或)’은 ‘혹(惑)’으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6. 6)고려대장경 원문엔 ‘자(自)’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상 통하지 않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송ㆍ원ㆍ명본과 궁(宮)본에 ‘자(自)’가 ‘목(目)’자로 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의미가 통하도록 하기 위하여 ‘눈’으로 풀이하였다.
  7. 7)고려대장경 원문엔 ‘상(想)’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로 보아 ‘모습[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도 “송ㆍ원ㆍ명ㆍ궁 네 본에는 ‘상(想)’이 ‘상(相)’으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8. 8)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지(志)’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가 서로 통하지 않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 세 본에는 ‘지(志)’자가 ‘실(悉)’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 말을 따랐다.
  9. 9)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불수(不受)’로 되어 있으나 의미의 흐름으로 보아 ‘수(受)’가 되어야 할 것 같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ㆍ궁(宮) 네 본에 모두 ‘불수(不受)’는 소수(所受)‘로 되어 있다”고 하였기에 역자도 이를 그대로 따랐다.
  10. 10)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지경(至敬)’으로 되어 있는데 의미상 ‘지경(至竟)’ 또는 ‘필경(畢竟)’이라야 의미가 통하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ㆍ궁 네 책에 모두 ‘지경(志敬)’은 ‘지경(至竟)’이라고 되어 있다”고 하였기에 역자는 필경으로 번역하였다. 지경(至竟)은 필경(畢竟)의 의미임.
  11. 11)고려대장경 원본에는 ‘기(起)’자로 되어 있으나 의미상 뜻이 통하지 않고 또한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원ㆍ명ㆍ궁 네 책에 모두 ‘기(起)’는 ‘초(超)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12. 12)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난(難)’으로 되어 있으나 의미가 통하지 않고,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元)ㆍ궁(宮) 두 책에 ‘난(難)’은 ‘탄(歎)’으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13. 13)발이 달린 동물로서 머리를 쳐들고 천천히 걸으며, 호흡이 급하거나 빠르다는 뜻으로 곤충이나 동물을 총칭하는 말.
  14. 14)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다닐 때 따라다니는 네 가지 병기, 즉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