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根本說一切有部苾芻尼毘奈耶卷第二

ABC_IT_K0892_T_002
022_0431_b_01L
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 제2권
022_0431_b_01L根本說一切有部苾芻尼毘奈耶卷第二


의정 한역
주호찬 번역
022_0431_b_02L三藏法師義淨奉制譯


1) 부정행학처 ②
022_0431_b_03L不淨行學處之餘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가섭파(迦攝波)를 위하여 법요(法要)를 널리 말씀하시어 시교이희(示敎利喜)1)케 하시고는 자리에서 떠나가셨다. 이때 구수(具壽) 마하가섭파(摩訶迦攝波)는 부처님을 따라가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약 부처님께서 앉으시게 되면 나는 이 승가지(僧伽胝)2)를 받들어 포개어서 그것으로 앉을 자리로 쓰시게 해야겠다.’
이때 5백 명의 도둑떼가 흘연히 뒤를 쫓아와서 겁탈하려고 하니 세존께서 그것을 아시고 길옆에 앉고자 하셨다. 그러자 가섭파는 세존 계신 곳으로 가서 빨리 옷을 포개어서 부처님을 위하여 앉을 자리를 받들어 드렸다. 세존께서는 곧 앉으시고 가섭파에게 말씀하셨다.
“이 베[布]로 만든 승가지는 지극히 가볍고 훌륭하며 지극히 부드럽구나.”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옷은 참으로 가볍고도 부드럽습니다. 불쌍히 여기시어 받아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마(麻)로 만든 나의 분소의(糞掃衣)를 입을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가볍고 좋은 옷을 받으소서. 저는 세존께서 주시는 마로 만든 분소의를 입겠습니다.”
세존께서는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으로 받아들이셨다. 이때 가섭파는 이와 같은 차례로 8일 동안에는 아무 것도 얻는 바가 없이 걸식하는 것만 지니게 되었다가 9일 째가 되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022_0431_b_04L爾時薄伽梵爲迦攝波宣暢法要教利喜已從座而去時具壽摩訶迦 攝波隨從佛去作如是念若佛坐時 我當奉此僧伽胝衣疊以充座是時 便有五百群賊隨逐其後欲爲劫奪 世尊知已於路側欲坐時迦攝波往 世尊處速卽疊衣爲佛敷座世尊便 卽命迦攝波曰此布僧伽胝極是 輕妙極是柔軟白言如是世尊此衣 實是輕軟願哀納受世尊告曰汝能 著我麻糞掃衣不答曰唯願世尊哀 愍我故爲受輕衣世尊所賜麻糞掃 衣我當披服是時世尊哀愍爲受迦攝波如是次第於八日中無所證 乞食自持至第九日得阿羅漢果
022_0431_c_01L그때 묘현(妙賢)은 의지할 데도 전혀 없고 세간의 일에도 익숙하지 못하였다. 그저 겉모양만을 보고서 공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마침내 옷을 입지 않는 외도에게 나아가 출가하였다. 용모와 위의가 단정하기로 그이를 따를 사람이 없었기에 외도들은 그이를 보고 모두들 청정하지 못한 마음을 내게 되었다. 비록 지극히 싫어하기는 하였으나 멀리 벗어날 수가 없어서 마침내 그 5백 명의 옷을 입지 않는 외도들이 함께 법답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
묘현이 꾸짖어 말하였다.
“당신들은 이렇게 비루하고 못된 짓을 저지르면서 어떻게 도를 닦는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여자의 몸은 부드러워서 가벼운 욕됨을 받아도 고난(苦難)을 견뎌내지 못하는지라 곧 옷을 입지 않는 외도녀(外道女)들에게 이 일을 알리니, 여인들이 대답했다.
“당신은 큰 스승이신 포랄나(晡剌拏)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그 일을 낱낱이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인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승의 처소로 가서 두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지금 액난을 당하여 매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자비를 베푸시어 은혜로 구제하여 주십시오.”
그가 말하였다.
“나는 이 대중들로부터 공경을 받고 존중을 받으므로 많은 이양(利養)을 얻고 있다. 하지만 만약 그들을 억누르고 하지 못하게 한다면 모두가 흩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면 나의 문도들은 마침내 줄어들고 쇠퇴하게 될 것이니, 그들이 마음대로 하더라도 나는 막을 수 없다.”
이미 은근함을 보자 드디어 니인(泥印)을 행하여 250명의 사람으로 하여금 당번을 서게 하였다. 그러자 이 여인은 근심을 조금 덜게 되었다.
022_0431_b_19L 爾時妙賢旣無所依不閑時務但睹 外相便生敬重遂詣無衣外道而爲 出家此女容儀端正無疋外道旣見 咸生染心雖極厭污不能遠離遂被 五百無衣外道共行非法妙賢罵曰 仁等作此鄙惡之行豈成修道女身 柔軟旣被輕辱受苦難堪卽以其事 告無衣外道女諸女答曰汝可往詣 大師晡剌拏處具述斯事女聞此教 便詣師所禮雙足已作如是言我今 遭厄極受辛苦幸願慈悲曲垂恩濟 彼便報曰我由斯衆恭敬尊重多獲 利養如其制約悉皆分散令我門徒 遂成衰減任隨彼意我不能知旣見 慇懃遂行泥印令二百五十人以爲 番次時此女人稍減憂惱
어느 날 왕사성(王舍城)에는 즐거운 행사가 벌어졌다. 묘현은 이에 알몸을 드러낸 외도들과 함께 한곳에 나아갔다. 그때 가섭파는 왕사성에서 아란야(阿蘭若)의 작은 방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어느 날 초분(初分)에 그가 옷과 발우를 챙겨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묘현과 마주쳤다. 그가 물었다.
“현수(賢首)여, 당신은 요즈음 안락하게 머무르면서 청정한 수행을 닦고 있습니까?”
묘현은 가섭파를 보자 눈에 가득히 눈물을 흘리면서 슬픔에 겨워 몸을 가누지 못하였다. 묘현은 눈물을 삼키면서 말하였다.
“누가 더불어 도반이 되어주며, 어느 곳에서 청정한 수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예전에 제가 당신과 함께 기둥을 한 줄로 세운 큰 집에서 살 때에는 12년 동안 굳게 묘업(妙業)을 닦고 청정한 수행을 엄정하고 정결히 행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넘어서지 않았으며 애초에 물든 마음으로는 손끝 하나도 서로 닿지 않았었는데, 한번 헤어진 뒤로는 그것에서 벗어나서 더러운 무리에 섞여 일삼는 일이란 축생과 다를 바가 없어 출가를 이루지 못하였으니 어찌 청정한 수행을 하였겠습니까?”
022_0431_c_13L其王舍城 有歡會事妙賢乃與露形外道一處 隨行時迦攝波於王舍城在阿蘭若 小室中住於日初分執持衣鉢入城 乞食忽見妙賢問言賢首汝比頗得 安樂而住修淨行不是時妙賢見迦 攝波涕泣盈目悲不自持飮淚言曰 與誰爲伴欲於何處修淨行耶昔我 與仁居一柱觀十二年內堅修妙業 淨行嚴潔始終不踰初無染心以手 相觸一從乖異濫投於此雜穢群聚 事同畜生不成出家何有淨行
022_0432_a_01L그러자 가섭파가 거듭해서 그 까닭을 물었다. 묘현은 마치 자애로운 아버지를 대하듯 지극한 공경으로 일을 알리니,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여인은 전생에 선근(善根)이 있는가, 없는가?’
마음을 거두어 관찰을 한 뒤에 해탈을 할 분(分)과 선근이 있음을 알고서, ‘누가 마땅히 구제해야 할 것인가?’ 하고 생각하다 자기에게 맡겨진 일임을 알고는 그이에게 말했다.
“현수여, 어찌하여 법률을 훌륭하게 말하는 곳으로 출가하지 않는 것이오?”
현수가 대답했다.
“성자(聖者)여, 이 법을 바꾸려고 하지 마십시오.”
가섭파가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현수여, 그런 말을 하지 마시오. 지금 나의 큰 스승께서는 만 가지의 덕을 원만하게 성취하시어 모든 장애를 소멸하셨으니, 참된 복전(福田)이시며 귀의할 곳입니다. 미묘하게 고요하시어 참된 해탈을 증득하셨으니, 어찌 저들의 지극히 하열한 법과 서로 비교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소?”
묘현이 듣고 나서 기뻐하여 따라 나서니, 드디어 묘현을 데리고 가서 대세주(大世主)에게 맡기고는 말하였다.
“성자여, 이 묘현 여인은 수승한 법을 마음으로 기뻐하고 지극히 훌륭한 결심을 하고 있으니 출가하기를 허락할 만합니다.”
그때 대세주는 그의 가르침을 공손히 받아들이고는 곧 그이에게 5의(衣)3) 등의 물건을 주고 여러 계율과 구족계(具足戒)를 주고 나서 말하였다.
“너는 이제 마땅히 부처님의 경계에서 걸식을 하여 몸을 지탱해 나가면서청정한 수행을 잘 닦도록 하여라.”
어느 날 묘현은 초분(初分)에 옷과 발우를 챙겨가지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이 여인은 세상 사람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몸가짐과 외모가 단정하여서 사람들이 그이를 보게 되면 하나같이 찬탄하는 마음을 내었다.
“어찌하여 빼어나게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여인이 아름다움을 저버리고 욕락을 받아들이지 않고서 능히 영화로움을 버리고 출가할 수가 있었을까?”
묘현은 이 말을 듣자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서 그 이후로 다시는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가섭파가 묘현을 만나서 물었다.
“현수여, 편안합니까?”
묘현이 갖추어서 대답하였다. 그는 이야기를 듣고 나자 이렇게 말하였다.
“만약 부처님께서 내가 걸식한 것의 반을 덜어서 묘현에게 주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나는 마땅히 나누어 주겠소.”
022_0432_a_01L時迦 攝波重問其故妙賢致敬猶如慈父 以事白知彼作是念此女頗有宿善 根不斂念觀已知有解脫分善根當濟度知屬於己報言賢首何不於 此善說法律而爲出家答曰聖者令此中還傳印法答言賢首作是說今我大師萬德圓滿滅一切 是眞福田是歸依處微妙寂靜證 眞解脫豈容將彼極下劣法而相比 妙賢聞已歡喜隨行遂將妙賢付 大世主告言聖者此妙賢女心欣勝 極善作意可與出家時大世主敬 受其教卽便與彼五衣等物授諸學 處及近圓已告曰汝今宜可於佛境 界乞食資身善修淨行是時妙賢於 日初分執持衣鉢入城乞食時此女人 儀貌端正人閒希有衆人見時共生 嗟歎何意此女姿態絕倫虛棄年華 不受欲樂能捨榮好而爲出家妙賢 聞已遂生慚恥自是之後不復入城而爲乞食時迦攝波因與相見問曰 賢首得安樂不妙賢具答彼聞說已 作如是語若佛許我乞食減半與妙 賢者我當分與
이렇게 여러 필추[苾蒭]들에게 알리니 필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뜻대로 반을 주도록 하여라.”
존자는 이 말씀을 듣고 나서 자신의 음식의 반을 주어서 먹게 하였다. 그때 토라난타(吐羅難陀) 필추니(苾蒭尼)가 이 일을 보고 업신여기고 비웃는 마음을 내다가 마침내 비방하는 말을 하였다.
“성자 대가섭파는 전에 묘현과 함께 일주관(一柱觀)에서 살면서 12년 동안을 청정하게 범행(梵行)을 수행하더니, 요즘에는 도리어 사사로운 정을 두어서 걸식한 것을 나누어 먹이는구나.”
이때 가섭파는 이 일에 대해서 듣고는 묘현의 처소로 가서 그에게 법요(法要)를 가르쳤다.
“이 일은 마땅히 해야 하고 이 일은 마땅히 해서는 안 되오. 마땅히 마음을 잘 쓰도록 하시오.”
그리고는 그이에게서 떠나갔다. 이때 묘현은 큰 용맹심을 발하여 초저녁에서 늦은 밤까지 바른 생각을 상응시키고 스스로의 마음을 엄하게 채찍질하기를 잠시도 쉬지 않아 곧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무생(無生)의 진리를 깨달은 청정한 여인이 되었다.
022_0432_b_02L白諸苾芻苾芻白佛 佛言隨意與半尊者聞已授其半食 以相拯濟時吐羅難陁尼見斯事已 遂生輕笑謗言聖者大迦攝波先與 妙賢居一柱觀十二年中淨修梵行 乃於今日翻有私情乞食相濟時迦 攝波聞斯事已至妙賢處教其法要 此事應作此不應作宜善用心遂捨 而去是時妙賢發大勇猛於初後夜 正念相應剋責自心無蹔停息卽便 證得阿羅漢果轉成淸淨無生之女
가섭파가 그것을 알고 그이에게 일렀다.
“그대는 지금 나를 선지식으로 하여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모두 마쳤다. 그러니 부처님의 경계에서 걸식을 하여 몸을 지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묘현은 어느 날 초분(初分)에 옷과 발우를 챙겨 가지고서 왕사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을 하였다. 그때에 미생원왕(未生怨王)은 어리석게도 자신의 부친을 살해한 뒤에 크게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 근심에 잠겨 방에 있었다. 비록 갖가지 가무와 음악을 베풀어 보았으나 근심과 고뇌를 풀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대신이 우연히 몸가짐과 외모가 단정하고 얼굴과 자색이 빼어난 묘현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아름다운 여인은 참으로 예사 사람이 아니다. 마땅히 왕에게 진상을 하면 왕의 근심 걱정을 없앨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왕의 방 가까이로 데리고 가서 묘현을 협박하여 억지로 법의를 벗기고 여러 가지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영락을 갖추고 좋은 향을 발라서, 가까이 모시는 시녀로 하여금 왕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게 하였다.
022_0432_b_12L 爾時迦攝波見而告曰汝今由我善 知識故其所作者皆已作訖宜於佛 境界乞食自資是時妙賢於日初分 執持衣鉢入王舍城次第乞食時未 生怨王抂殺其父生大追悔懷憂在 雖有種種鼓樂弦歌無釋愁惱彼大臣遇見妙賢儀貌端正容色殊 便作是念今此美女特異常人可進王冀除憂慼作是念已將近王 强逼妙賢脫去法衣著諸彩服具 備瓔珞塗拭名香令親侍人進至王
022_0432_c_01L이때 미생원왕은 그이의 자태와 용모가 매우 빼어난 것을 보자 곧 근심이 풀렸다. 게다가 묘현의 악업(惡業)이 때마침 성숙되어서 마치 거세게 흐르는 물을 막을 수 없는 것과도 같아졌으므로 마침내 악한 왕에게 억지로 능욕을 당하게 되니, 마치 독화살에 맞아서 큰 근심과 고통이 생긴 것과 같이 되었다.
이때 대세주(大世主)는 15일에 포쇄타(褒灑陀)4) 동일 지역 내의 필추들이 보름마다 모여서 지나간 보름 동안의 행위를 반성하고 죄가 있으면 고백 참회하는 행사로 매월 만월(滿月:30日)과 신월(新月:15日)에 행한다.
를 하려고 두루 필추니[苾蒭尼] 대중을 살펴보니 묘현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定)에 들어서 그이가 왕실 안에 있으면서 큰 고난을 만나서 범상치 않은 능욕을 당하는 것을 관하여 알았다.
필추니들이 물었다.
“성자여, 묘현은 지금 어느 곳에 있기에 혼자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그때 대세주는 곧 연화색(蓮花色) 필추니에게 명하여 말했다.
“네가 마땅히 마음을 거두어 저 묘현을 관하여 보아라.”
말을 듣자마자 관하여 그이가 있는 곳을 알고는 마치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가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필추니 대중 사이에서 사라져, 왕궁 안 높은 누각 위의 허공 가운데에 머물렀다. 그리고 멀리 묘현에게 일렀다.
“자매여, 당신은 이미 모든 번뇌의 마군을 깨뜨렸거늘 어찌하여 큰 신통을 발휘하지 않고 이러한 능욕을 받고 있습니까?”
그리고서 연화색 필추니는 곧 그 신통을 일으키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와 같이 하고 이와 같이 닦아서 속히 마음을 조어하여 신통력을 일으켜야 합니다.”
이때 묘현은 마음을 전일하게 하여 어지러운 마음을 없애니 잠깐 사이에 신족통을 얻어서 속가의 물들인 옷을 입은 채로 허공으로 날아올라 떠나갔다.
연화색 필추니는 곧 묘현과 함께 포살을 하는 처소에 이르니, 열두 명의 필추니가 그이를 보고는 크게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비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참으로 이 궁녀와 함께 같은 장소에서 포살을 할 수 없다.”
대세주가 이 말을 듣고 묘현에게 말했다.
“구수(具壽)여, 마땅히 왕에게 가서 알린 뒤에 먼저 입었던 법복을 입고 빨리 이곳으로 돌아오도록 하시오.”
022_0432_c_01L時未生怨王纔觀此女姿容妙絕 遂釋憂懷復由妙賢惡業時熟如瀑 流水無能止遏遂被惡王强見陵 如中毒箭生大憂苦是時大世主 於十五日欲襃灑陁遍觀尼衆不見 妙賢入定觀知在王宮內遭大辛苦 非常被辱諸尼問言聖者妙賢今何 所在獨不見耶時大世主卽便命彼 蓮花色尼曰汝應斂念觀彼妙賢聞語已觀知所在猶如壯士屈申臂 於尼衆沒王宮中出在高樓上空 中而住遙告妙賢曰姊妹汝已能破 諸煩惱魔何不發起大神通事受斯 陵辱時蓮花色尼便授其法如是應 作如是應修速自調心發起通力時妙賢繫念除亂於須臾閒獲得神 著俗彩衣乘空而去時蓮花色便 共妙賢至長淨處時十二衆苾芻尼 見已生大嫌恥作輕笑言我實不能 與此宮人同處長淨時大世主聞斯 語已告妙賢曰具壽宜往白王著先 法服速還來此
022_0433_a_01L묘현은 곧 신통력으로 왕의 침실에 이르렀고 묘현이 허공 가운데에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니 잠을 자고 있던 왕이 듣고 깨어났다. 그는 곧 크게 놀라고 두려워서 몸에 있는 털이 모두 곤두섰다. 왕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천룡(天龍)이오, 귀신이오?”
그러자 묘현이 허공에서 대답하였다.
“나는 천룡이나 귀신같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부처님의 성문제자 가운데 묘현이라는 필추니일 뿐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자 게송으로 대답했다.
022_0432_c_22L于時妙賢卽乘神通 至王寢處其王猶睡在於空中彈指 作聲王聞覺已便大驚怖身毛皆豎 作如是言汝爲是誰爲天龍耶爲神 鬼耶作是語已是時妙賢空中對曰 我非天龍神鬼等但是大師聲聞衆 中妙賢苾芻尼時王聞已以頌答曰

지금 보건대 법의도 입지 않았고 발우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모습도 필추니와 같지 않고
요염한 음녀와도 같나니
승속이 서로 다른 것을 설명해야 할 것이로다.
022_0433_a_05L現無法衣幷應器
容狀復不似尼形
相貌旣同倡艶女
法俗相違當爲說

이때 묘현의 몸이 허공에서 내려와 사실대로 말해 주었다.
022_0433_a_07L是時妙賢縱身而下以事告曰

대왕께서 이치에 맞지 아니하게 능멸하고 핍박하여
억지로 나에게서 법의와 발우를 빼앗았으니
마땅히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을 돌려주십시오
나는 빨리 돌아가서 포살을 하고자 합니다.
022_0433_a_08L大王非理相陵逼
强奪我鉢幷法衣
宜應見授父母財
我欲速歸爲長淨

이 말을 들은 미생원왕이 기절하여 땅에 쓰러지니 차가운 물을 가지고서 얼굴에 뿌리고서야 비로소 깨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곧 두 발에 예배드리고 사죄한 뒤에 서둘러 발우와 옷을 찾아서 공손히 묘현에게 주었다. 묘현은 의발을 받은 뒤에 곧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가서 여러 필추니 대중들과 함께 포살을 하였다.
022_0433_a_10L 時未生怨王聞是語已悶絕躄地冷水灑面方能醒悟便禮雙足求哀 致謝卽索衣鉢敬授妙賢旣受得已 卽還本處與諸尼衆而爲長淨
022_0433_b_01L이때에 필추니들이 묘현의 일을 가지고서 여러 필추들에게 알리니, 필추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 인연으로써 필추니들을 모으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묻는 것이 있으니, 때에 의거하여 질문을 하시고 알맞은 때가 아니면 질문을 하지 않으시며, 이익되는 점이 있으면 질문을 하시거니와 이익이 되지 않으면 질문을 하지 않으시고, 막힌 것은 열어서 의혹을 없애는 것이었다.
부처님께서 묘현 필추니에게 물으셨다.
“네가 참으로 그렇게 단정하고 엄숙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느냐?”
“실로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너는 쾌락을 느꼈느냐?”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애욕을 멀리 떠났는데 어찌 쾌락을 느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너는 범한 것이 없느니라. 그러나 필추니가 음행을 저지르는 것은 바라시가(波蘿市迦)5)를 범하는 것이니, 소진나(蘇陣那)와 같으니라.
내가 열 가지 이로움을 관하였으니, 자세히 말한 것은 위에서와 같으니라. 내지 바른 법을 드러내어 드날리며 널리 인천(人天)을 이롭게 하여 모든 성문 필추니 제자에게 계율 가운데에서 그 마땅한 학처(學處)를 제정하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022_0433_a_14L 爾時諸苾芻尼以妙賢事告諸苾芻 苾芻白佛世尊以此因緣集苾芻尼 諸佛常法知而故問依時問非時不 有利問非利不問破決隄防爲除 疑惑告妙賢苾芻尼曰汝實作斯不端 嚴事耶白言實爾世尊世尊復問汝受 樂不白言世尊我已離欲豈容受樂 佛言汝今無犯然苾芻尼作不淨行 犯波羅市迦如蘇陣那我觀十利廣 說如上乃至顯揚正法廣利人天諸聲聞苾芻尼弟子於毘奈耶中制 其學處應如是說
“만약 다시 필추니가 필추니들과 함께 같이 계율[學處]을 얻고서 계를 버리지 않고 계에 약해진 것을 스스로 말하지 않고 음행을 저지르거나, 음욕을 일으키거나, 내지 축생과 함께 한다면 이 필추니는 또한 바라시가를 얻은 것이니, 마땅히 함께 머물러서는 안 되느니라.”
022_0433_b_03L若復苾芻尼與諸苾芻尼同得學處 不捨學處學羸不自說作不淨行兩 交會法乃至共傍生此苾芻尼亦得 波羅市迦不應共住
022_0433_c_01L‘만약 다시 필추니’란 다섯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명자(名字)필추니이고, 둘째는 자언(自言) 필추니이며, 셋째는 걸구(乞求) 필추니이고, 넷째는 파번뇌(破煩惱) 필추니이며, 다섯째는 백사갈마(白四羯磨) 필추니이다.
명자 필추니란, 어떤 사람이 이름을 세워서 필추니라고 하였는데 더러 세간 사람들이 함께 그것을 허락하거나, 혹은 필추니의 종족임을 인정하여 그로 인하여 필추니라고 부르게 되는 경우를 일러서 ‘명자 필추니’라고 한다.
무엇이 자언 필추니인가? 어떤 사람이 실제로는 필추니가 아닌데 스스로 ‘나는 필추니다’라고 말을 하거나, 혹은 도적의 마음으로 머무르며 스스로 자신을 필추니라고 일컫는 경우를 ‘자언 필추니’라고 한다.
무엇이 걸구 필추니인가? 여러 속인들에게 항상 구걸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경우를 이름하여 ‘걸구 필추니’라고 한다.
무엇이 파번뇌 필추니인가? 만약 모든 번뇌를 끊어서 지니고 있던 고뇌와 모든 고통스런 과보와 미래의 나고 죽는 일을 모두 잘 알아 근본을 영원히 제거하기를 마치 다라수(多羅樹)의 줄기를 끊어버리듯 하여 불생법(不生法)을 증득한 사람을 이름하여 ‘파번뇌 필추니’라고 한다.
무엇이 백사갈마 근원 필추니[白四羯磨近圓苾蒭尼]인가? 몸에 장애와 어려움이 없으며 작법(作法)이 원만하여 마땅히 꾸짖을 수 없는 사람을 이름하여 갈마필추니라고 한다.
지금 이곳에서 말하는 필추니는 다섯 번째의 뜻을 취한다.
‘다시’라고 말하는 것은 이와 같은 무리가 남아 있음을 말한다.
022_0433_b_07L 若復苾芻尼者有其五種名字苾 芻尼自言苾芻尼乞求苾芻尼 破煩惱苾芻尼白四羯磨苾芻 名字苾芻尼者如人立字名作苾 芻尼或世共許或是苾芻尼種族此喚爲苾芻尼是謂名字苾芻尼何自言苾芻尼若人實非苾芻尼言我是苾芻尼或是賊住等自稱苾 芻尼是謂自言苾芻尼云何乞求苾 芻尼如諸俗人常爲乞求以自活命 是名乞求苾芻尼云何破煩惱苾芻 若能斷諸漏所有燋熱諸苦異熟 未來生死能善了知永除根本如斷 多羅樹頭證不生法是名破煩惱苾 芻尼云何白四羯磨近圓苾芻尼身無障難作法圓滿是不應呵是名 羯磨苾芻尼今此所言苾芻尼義者 意取第五言復者謂更有餘如是流
‘필추니들과 더불어’라는 것은 여러 나머지 필추니 무리와 함께하는 것을 이른다.
022_0433_c_03L與諸苾芻尼者謂共諸餘苾芻尼
‘함께 계율을 얻는다’는 것은 만약 어떤 필추니가 앞서서 구족계를 받은 지 이미 백 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마땅히 배워야 할 일은 이제 막 구족계를 받은 자와 더불어 조금의 차이도 있지 않으며, 만약 이제 막 구족계를 받은 필추니가 마땅히 배워야 할 일은 구족계를 받은 지 백 년이 지난 자와 더불어 경우가 또한 다르지 않은 것이니, 이른바 계율을 잘 지켜서 허물이 없도록 하는 것과 계율을 잘 지키거나 범하는 것이 모두 서로 비슷하게 되는 까닭에 ‘함께 계율을 얻는다’고 하는 것이다.
022_0433_c_04L同得學處者若有先受近圓已經 百歲所應學事與新受者等無有異 若新受近圓所應學事與百歲者事 亦不殊所謂尸羅學處持犯軌儀皆相似而得故名同得學處
‘계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어디까지를 제한해서 계를 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가? 마음이 뒤바뀐 사람이나 미친 사람이나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이나 괴로움에 얽매여 있는 사람이나 귀머거리와 벙어리와 어리석은 사람을 대상으로 계를 버리는 것은 모두 버리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다.
만약 도회지 사람이 변방의 사람에게 도회지 말로 하여 버리면 버리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나, 만약 이해하면 버리는 것이 이루어진다. 만약 변방 사람이 도회지 사람에게 변방의 말로 하거나 도회지 사람이 도회지 사람에게 변방의 말로 하여 버리면 버리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나, 만약 이해하면 버리는 것이 이루어진다. 만약 변방의 사람이 변방 사람에게 도회지 말로 하는 경우도 위에 준하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홀로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홀로 고요하다는 생각을 하거나, 혹은 홀로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홀로 고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거나, 혹은 홀로 고요한 곳에 있지 않으면서 홀로 고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모두 계를 버리는 것이 아니다.
만약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이나 정(定)에 든 사람이나 사람이 아닌 존재[非人]나 하늘 등이나 변화[化]한 것이나 축생이나 여러 형상에게 계를 버리거나, 혹은 때로 시끄럽고 어지럽게 계를 버리거나, 혹은 본성인(本性人)과 함께 있는 것을 살피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버리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022_0433_c_08L 言不捨學處者齊何名爲不捨學處 謂對癲狂心亂痛惱所纏聾瘂癡人 而捨學處皆不名爲捨若中方人對 邊方人作中方語捨不成捨若解成 若邊方人對中方人作邊方語中方人對中方人作邊方語捨不成 若解成捨若邊方人對邊方人作 中方語准上應知若於獨靜處作獨 靜想或於獨靜處作不獨靜想或於 不獨靜處作獨靜想皆非捨學處若對 睡眠入定非人天等變化傍生及諸 形像或時鬧亂或不審共住本性人 皆不成捨
022_0434_a_01L‘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땅히 네 구가 되니, 계를 버린 것은 아니지만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는 경우가 있고, 계를 버렸으나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계를 버리고서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는 경우가 있고, 계를 버리지 않고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무엇을 ‘계를 버린 것은 아니지만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한다’라고 하는가? 어떤 필추니가 마음에 정(情)을 품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환속하고자 하였다. 필추니는 사문의 처소를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이 없고, 사문이 되어서 받는 괴로움이 부끄럽고 싫어져서 여러 필추니의 처소에 나아가 이렇게 말했다.
“대덕께서는 아십니까? 범행(梵行)은 수립되기 어려우며, 고요한 곳에서는 머무르기 어려우며, 혼자서 머무르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산림과 들판에서 좋지 못한 이부자리로 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부모ㆍ형제ㆍ자매와 학업을 가르쳐 준 스승을 그리워합니다. 저는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고 본업에 종사하여 저의 가족이 바라는 바를 이어나가고자 하여 마음이 즐거이 머물지 못합니다.”
만약 필추니가 이와 같이 후회하는 말을 하기는 하지만, ‘저는 계를 버리겠습니다’라고 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였으나 계를 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무엇을 ‘계는 버렸으나,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가? 만약 어떤 필추니가 다른 필추니의 처소에 나아가서 말하기를, “대덕께서는 유념하소서. 저 아무개는 이제 계율을 버리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계율을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혹은 말하기를, “저는 불(佛)ㆍ법(法)ㆍ승(僧)을 버립니다”라고 하거나, 혹은 “저는 경[蘇坦羅]ㆍ율[毘奈耶]ㆍ논[摩咥里迦]을 버립니다”라고 하거나, 혹은 “저는 오바타야(鄔波馱耶)6)와 아차리야(阿遮利耶)7)를 버립니다”라고 하거나 혹은 “제가 사미니인 줄을 아십시오. 저는 속인인 선차반택가(扇侘半擇迦)8)의 딸로서 필추를 더럽혔고,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해쳤으며 아라한을 죽였으며, 화합승단을 깨뜨렸으며, 못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서 피가 나게 하였고, 외도의 딸이며 외도에게 들어가는 여인이며, 도적의 마음으로 머물렀고 다른 마음으로 머물렀으니 함께 머물 수 없는 사람입니다”라고 말을 하거나 내지 “저는 여러 자매들과 함께 법을 같이 하며 범행(梵行)을 함께 하는 데 있어 도반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계는 버렸으나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무엇을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였고 또한 계를 버렸다’라고 하는가? 어떤 필추니가 마음에 돌아보아 사모하는 것이 있고 내지 후회하는 말을 하기를, “저는 계를 버립니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와 같음)…… 또한 저는 도반이 아닙니다”라고 말을 한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였고 또한 계를 버렸다’라고 한다.
무엇을 ‘계를 버리지도 않고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지도 않는다’라고 하는가? 앞에서 보인 상(相)을 없애는 것을 이른다. 이것을 일러 계에 약해진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022_0433_c_21L言學羸不說者應爲四句 有非捨學處學羸而說有捨學處非 學羸而說有捨學處學羸而說有不 捨學處非學羸而說云何非捨學處 學羸而說如有苾芻尼情懷歡戀意 欲還俗於沙門處無愛樂心爲沙門 所苦羞慚厭背詣苾芻尼所作如是 大德知不梵行難立靜處難居一難住難居林野受惡臥具我憶父 母兄弟姊妹受業師主我欲學諸工 巧及營本業於我家族情希紹繼不樂住若苾芻尼雖作如是追悔言 然而不云我捨學處是名學羸而 非捨學處云何有捨學處非學羸 而說如有苾芻尼詣苾芻尼所作如 是言大德存念我某甲今捨學處名捨學處或云我捨佛法僧或云捨蘇呾羅毘奈耶摩咥里迦或云捨鄔波馱耶阿遮利耶或云知我是 求寂女知我是俗人扇侘半擇迦女 污苾芻殺父害母殺阿羅漢破和合 惡心出佛身血是外道女是趣外 道女賊住別住不共住人乃至說云 我於諸姊妹等同法同梵行者非是 伴類是名捨學處非學羸而說云何 學羸而說亦捨學處如有苾芻尼懷顧戀乃至作追悔言而云我捨學 廣說如前乃至非是伴類是名學 羸而說亦捨學處云何不捨學處非 學羸而說謂除前相是謂學羸不說
‘부정행(不淨行)을 짓는다’고 말하는 것은 음행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022_0434_b_04L 言作不淨行者卽是行婬
‘음욕’이라고 말하는 것은 두 모양이 서로 만나는 것을 이르는 것이다.
‘법(法)’이란 이것이 법 아닌 것에 근거한 것을 법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신업(身業)의 행위가 그릇된 것을 ‘저지른다’고 이름한다.
022_0434_b_05L言婬欲者 謂兩相交會法者此據非法名法業行非名作
‘내지 축생과 함께 하는 것’이란 원숭이 같은 것을 이르는 말이다.
乃至共傍生謂獼猴等
‘이것’이란 그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022_0434_b_07L 此者謂指其人
‘필추니’란 필추니성(苾蒭尼性)을 얻은 것을 이르는 것이다. 무엇을 필추니성이라고 하는가? 구족계[近圓]를 받은 것을 이르는 것이다. 무엇을 구족계라 하는가? 백사갈마(白四羯磨)9)를 이르는 것이니, 짓는 일을 법답게 성취하여 장차 열반에 가까워지는 까닭에 근원(近圓)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또한 그 나아가 받을 사람이 원만한 마음으로 구족계를 희구하고 맹세하여 받는 것을 기약하여 마음에 성내고 한스러워하는 마음이 없이, 말로써 드러내어 밝히고 어업(語業)을 드러내어 구경에는 만족하는 까닭에 원구(圓具)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022_0434_b_08L苾芻尼者謂得苾芻 尼性云何苾芻尼性謂受近圓云何 近圓謂白四羯磨於所作事如法成 將近涅槃故名近圓又其進受人 以圓滿心希求具戒要期誓受情無 恚恨以言表白語業彰顯究竟滿足 故名圓具
‘바라시가(波羅市迦)’란 지극히 무거운 죄로서 지극히 싫어해야 한다. 이것은 싫어하여 버려야 하고, 사랑하고 좋아해서는 안 된다. 만약 필추니가 그것을 범하면, 곧 출가한 여인이 아니며 불교에 귀의한 여인이 아니니, 필추니의 몸을 잃고 열반의 성품이 어그러지며 타락하고 무너져 거꾸러지며 남에게 눌려서 구제할 수 없게 된다. 마치 다라수(多羅樹)의 줄기를 꺾은 것과 같아서 다시는 살아날 수 없으며 다시는 움이 터서 크게 자라날 수 없는 까닭에 바라시가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022_0434_b_14L 波羅市迦者是極重罪極可厭惡可嫌棄不可愛樂若苾芻尼纔犯之 卽非沙門女非釋迦女失苾芻尼 乖涅槃性墮落崩倒被他所勝不 可救濟如截多羅樹頭更不復生不 能鬱茂增長廣大故名波羅市迦
022_0434_c_01L‘함께 머물 수 없다’는 말은 이것을 범한 사람은 필추니들과 함께 머물 수 없는 것을 이르니, 포살[褒灑陀]을 하거나, 수의(隨意)10)를 하거나, 단백(單白)11)ㆍ백이(白二)ㆍ백사(白四) 갈마를 하거나 대중에게 일이 있어서 마땅히 열두 종류의 사람을 뽑을 때도 뽑을 수 없다. 또 작법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경우에도 함께 수용되지 않고 이들은 마땅히 물리쳐지니, 이로 말미암아 마땅히 함께 머물 수 없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022_0434_b_20L言不共住者謂此犯人不得與諸苾 芻尼而作共住若襃灑陁若隨意事 若單白白二白四羯磨若衆有事應 差十二種人此非差限若法若食不 共受用是應擯棄由此名爲不應共
여기에서 범한 모양과 그 일은 어떠한가?
此中犯相其事云何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022_0434_c_03L 攝頌曰

세 곳으로 음행을 저지르되
세 곳이 막혔거나 막히지 않았거나
허물어졌거나 허물어지지 않았거나 살았거나 죽었거나
반택가(半擇迦)의 남녀에게 음행을 저지르는 것과
022_0434_c_04L於三處行婬
三瘡隔不隔
壞不壞死活
半擇迦女男

자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음행을 저지르는 것과
혹은 술이나 약을 주어서 음행을 저지르는 것과
핍박을 당하여 음행을 저지르게 된 사람이 쾌락을 느꼈거나 못 느꼈거나
범하는 것이 되고 안 되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022_0434_c_06L見他睡行婬
或與酒藥等
被逼樂不樂
犯不犯應知

만약 필추니가 그 세 곳에서 부정행(不淨行)을 저지르거나, 음욕법(婬欲法)을 행하면 곧 바라시가를 얻는다. 무엇이 세 곳인가? 대소변을 보는 곳과 입이니라.
만약 필추니가 세 종류의 사람과 함께 음욕법을 저질러 세 곳에 넣어 부정행을 지으면 곧 바라시가를 얻는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사람인 남자와 비인(非人)인 남자와 방생(傍生:축생)인 수컷을 이른다. 만약 필추니가 음욕을 저지르려는 마음을 일으켜서 쾌락을 느끼려고 욕망을 따라서 살아 있는 사람인 남자에게 청정하지 못한 뜻을 일으켜 허물어지지 않은 세 곳에 넣으면, 막힌 것이 있는 것으로써 막힌 것이 있는 것을 들이든, 막힌 것이 있는 것으로써 막힌 것이 없는 것을 들이든, 막힌 것이 없는 것으로써 막힌 것이 있는 것을 들이든, 막힌 것이 없는 것으로써 막힌 것이 없는 것을 들이든, 대소변을 보는 곳과 입에 넣는다면 곧 바라시가를 얻는다. 사람인 남자에서와 같이 비인(非人)인 남자와 방생인 수컷에 대하여도 그러함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필추니가 죽은 사람인 남자의 세 곳에 대해 허물어지고 막힌 것 등은 앞에서와 같으니, 넣으면 솔토라저야죄(窣吐羅底也罪)를 얻는다. 사람인 남자에서와 같이 비인(非人)인 남자와 방생의 수컷에게도 그와 같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022_0434_c_07L若苾芻尼於其三處作不淨行行婬 欲法卽得波羅市迦云何三處謂大 小便道及口若苾芻尼共三種人行 婬欲法三處纔入作不淨行卽得波 羅市迦云何爲三謂人男非人男生男若苾芻尼作行欲心爲受樂意 隨順欲念於活人男起染污意入不 壞三瘡以有隔入有隔以有隔入無 以無隔入有隔以無隔入無隔大小便道及口卽得波羅市迦如於 人男如是應知非人男傍生男亦爾 若苾芻尼於死人男三瘡損壞隔等 同前入得窣吐羅底也罪如於人男 如是應知非人男傍生男亦爾
022_0435_a_01L만약 필추니가 잠을 자고 있는 필추에게 부정행을 저질러서 잠을 자던 필추가 처음에도 중간에도 끝에도 깨닫지 못하였고 알지 못하였으며 쾌락을 느끼지 못하였으면 범한 것이 없고, 음행을 저지른 자는 근본죄(根本罪)를 얻는다. 만약 필추니가 잠을 자고 있는 필추의 처소로 갔는데 처음과 중간에는 알았으나 끝에는 알지 못하였다면 범한 것이 없고, 그 음행을 저지른 자는 근본죄를 얻는다. 만약 처음과 중간과 끝에 모두 알기는 하였지만 마음에 쾌락을 느끼지 않았다면 범한 것이 없고, 그 음행을 저지른 자는 근본죄를 얻는다. 만약 처음과 중간과 끝에 모두 알았으며 마음에 쾌락을 느꼈다면 둘 다 근본죄를 얻는다. 필추니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미 이러하거니와 정학녀(正學女)12)와 사미니[求寂女]의 경우에 있어서도 일은 마찬가지이다. 필추와 사미[求寂男]의 경우에 있어서도 그에 준하는 일은 모두 같다.
만약 필추니가 여러 가지 술을 필추에게 주어서 취하게 만들어 부정행을 저지르더라도 취한 필추가 처음과 중간과 끝에 그것을 알았거나 몰랐거나, 쾌락을 느꼈거나 느끼지 못했거나 간에 얻는 죄의 가벼움과 무거움, 범한 것이 되는 것과 범한 것이 되지 않는 것 내지 다른 여러 사람들이 술을 주어서 취하게 만든 경우도 위의 잠을 자는 경우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술에 취한 경우는 이미 이와 같거니와 만약 주술을 쓰거나 약을 써서 그로 하여금 미혹되고 어지럽게 하여서 그 여러 경계에서 부정행을 저지르는 것 내지 다른 여러 사람들이 서로 죄를 얻게 만드는 경우에, 죄를 얻느냐 얻지 않느냐 하는 것은 위에서와 같다.
만약 필추니가 억지로 다른 필추를 핍박하여 함께 부정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핍박을 당한 자가 처음에 넣을 때에 마음으로 쾌락을 느꼈다면 둘 다 멸빈(滅擯)13)을 시킨다. 만약 처음에 넣을 때에는 쾌락을 느끼지 않다가 넣고 난 뒤에 쾌락을 느꼈다면 둘 다 멸빈을 시킨다. 만약 넣을 때에는 쾌락을 느끼지 않고 넣고 나서도 쾌락을 느끼지 않았으나 뺄 때에 쾌락을 느꼈다면 둘 다 멸빈을 시킨다. 핍박을 당한 자가 만약 넣을 때와 이미 넣고 난 뒤와 뺄 때에 쾌락을 느끼지 않았다면 범한 것이 없다. 핍박한 사람은 멸빈을 시킨다. 필추를 핍박한 것처럼 사미나 재가인을 핍박하였거나 그 여타의 여러 일은 앞에 준한다. 만약 필추니들끼리 서로 핍박을 하였다면 위에서와 같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022_0434_c_21L 若苾芻尼於眠睡苾芻行不淨行苾芻於初中後不覺不知及不受樂 無犯行婬者得根本罪若苾芻尼詣 睡苾芻所若初中知後不知無犯行婬者得根本罪若初中後皆知而 無心受樂者無犯其行婬者得根本 若初中後皆知有心受樂者二俱 得根本罪如尼旣爾正學女求寂女 事竝同然苾芻求寂男准事應悉苾芻尼以諸酒與苾芻令醉著作不 淨行而醉苾芻於初中後有知不知 受樂不樂得罪輕重有犯無犯乃至 餘衆與酒令醉如上睡眠廣說如醉 旣爾若以呪術及藥令彼迷亂於彼 諸境作不淨行乃至餘衆互爲得罪 有無如上若苾芻尼强逼他苾芻共 行不淨行若被逼者初入之時作心 受樂二俱滅擯若入時不樂入已樂 二俱滅擯若入時不樂入已不樂出 時樂二俱滅擯若被逼者三時不樂 無犯逼他者滅擯如逼苾芻若逼求 白衣及下餘衆事竝准前若苾芻 尼等互相陵逼如上應知
022_0435_b_01L그때 여러 필추들은 모두 의심을 내어 세존께 청하여 말씀드렸다.
“존자 대가섭파와 묘현은 이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그 업력으로 말미암아 둘 다 욕심이 적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두 사람은 이전에 지은 업을 마땅히 스스로 되돌려 받은 것이니 ……(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음)……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너희들 필추여, 지나간 옛날에 어느 마을에 농부가 살고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밭으로 소를 끌고 가서 밭을 갈고 씨를 뿌렸다. 밥 먹을 때가 되자 농부의 아내는 그를 위하여 밥을 날라다 주고는 틈을 타서 숲으로 가서 땔감을 구하였다. 그때 이 숲속의 나무 아래에 어떤 독각(獨覺)이 머무르고 있었다. 어느 날 그 부인은 숲에 들어가서 땔감을 구하다가 그 독각의 몸과 마음가짐이 고요하고 용모가 단정한 것을 보고는, 곧 그의 발에 예배드리고 우러러 바라보며 앉았다. 농부는 아내가 숲속에서 오래도록 있는 것을 이상히 여겨서 이와 같이 생각했다.
‘아내가 무슨 까닭으로 시간이 오래되었는데도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는 곧 밭가는 데 쓰는 채찍을 가지고 그 숲속으로 갔다. 그는 자기아내가 독각의 앞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이 사람과 함께 법답지 못한 일을 저질렀구려.’
이때에 그 독각은 이 말을 듣자 불쌍하게 여겨 큰 거위왕[大鵝王] 같이 몸을 허공에 솟구쳐서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위로는 불빛을 내고 아래로는 맑은 물을 흐르게 하였다. 농부가 이것을 보고는 깊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 마치 큰 나무가 쓰러지듯 몸을 땅바닥에 내던지고는 무릎 꿇고 합장하여 공경하는 말씀을 드렸다.
‘대성(大聖)이시며 참으로 청정한 분이시여, 큰 자비를 내리시어 저의 공양을 받으소서.’
독각이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허공에서 내려오니, 농부가 말하였다.
‘대사(大士)시여, 제가 어리석은 마음을 품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였으니,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곧 훌륭한 음식을 가져다가 독각을 봉양하고는 발아래에 합장하고 서원(誓願)하였다.
‘제가 못된 생각을 일으킨 것은 모두가 욕심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저희 두 사람은 세세생생 항상 모든 욕심이 적어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너희들 필추여, 너희들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과거에 농부였던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구수(具壽) 가섭파가 바로 그 사람이며, 농부의 처가 바로 묘현이니라.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은 욕심이 적게 되었느니라.
022_0435_a_21L 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尊者 大迦攝波妙賢先作何業由彼業力 二俱少欲佛告諸苾芻而彼二人先 所作業還當自受廣說如餘汝當善 汝等苾芻乃往昔時於聚落中有 農夫住晨朝牽牛向田耕植妻至食 時爲其送食因往林所採取柴薪有獨覺於此林中樹下而住其妻乃 於他日入林採薪見彼獨覺身心寂 靜容色端然卽禮其足瞻仰而坐夫怪遲作如是念妻今何故時久不 卽持耕鞭詣彼林所遂見其婦在 獨覺前告言汝與此人作非法事彼大士聞斯語已爲哀愍故如大鵝 王騰身空界現其神變上發火光下 流淸水農夫見已深生慚愧投身于 地如大樹崩長跪合掌遙致敬言願大聖眞淸淨者降大慈悲受我供 獨覺哀愍從空而下白言大士懷疑慮作非理言願垂容恕卽持上 饌奉施獨覺合掌足下而發誓願起惡念皆由欲心願我二人生生常 得少諸欲染汝等苾芻於意云何時農夫者豈異人乎今具壽迦攝波 其妻卽妙賢是從是以來乃至於 今二俱少欲
022_0435_c_01L 너희들은 다시 들어라.
지나간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큰 부자로 많은 재물이 있었다. 온갖 풀들이 무성한 늦은 봄 어느 날 우거진 숲과 맑은 못에는 꽃과 새가 서로 어울리니, 공작새ㆍ앵무새ㆍ거위ㆍ기러기ㆍ원앙새들의 여러 무리가 서로 섞여서 떼 지어 날며 지저귀고 있었다. 그때 장자는 여러 집안 권속들과 함께 동산에 놀러 나왔다. 당시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시지 않고 독각이 출현하여 있었는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어 보잘것없는 이부자리를 받아도 최상의 복전(福田)이 되었다.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즐겨 머무르고 속세와 교류하지 않으니, 마치 큰 무소가 떼를 벗어나 홀로 있는 것과 같았다. 그 독각이 동산의 한 나무 아래에 앉아 있을 때의 일이다. 그 장자가 아내를 데리고 숲속으로 가서 아내와 음행을 하였는데 색(色)에 빠지고 미혹되어 독각[大士]을 보지 못하였다. 독각은 소리를 듣고 정(定)으로부터 일어났다. 장자는 마침내 독각을 보고는 깊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참회하는 마음을 내어 독각을 위하여 공양을 베풀고는 합장하고 발원하였다.
‘제가 못된 짓을 저지른 것은 모두가 욕심에 탐착하였던 까닭이오니 저의 두 사람은 미래세에 욕심이 적어지는 과보를 얻기를 바랍니다.’
너희들 필추여, 너희들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의 장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구수(具壽) 대가섭파(大迦攝波)가 바로 그 사람이며, 장자의 아내는 바로 묘현(妙賢)이니라. 그때의 발원으로 말미암아 두 사람은 욕심이 적어지게 되었느니라.”
022_0435_c_01L汝等復聽乃往古昔於 聚落中有一長者大富多財後於異 時三春屆節百卉敷榮茂林淸池花 鳥交映孔雀鸚鵡鵝鴈鴛鴦雜類哀 鳴群飛合響長者與諸家眷出遊芳 佛不在世獨覺出現情懷哀愍下臥具爲上福田樂居閑靜不共俗 如大犀牛離群獨住時彼獨覺於 芳園所樹下而坐時彼長者將妻旣 至林中共其行欲爲色荒迷不見大 獨覺聞聲從定而起長者遂見獨 深起羞慚情生悔謝爲設供養合 掌發願我作惡事皆由耽欲願我二 人當來俱得少欲果報汝等苾芻於 意云何昔時長者豈異人乎今具壽 大迦攝波是其妻卽妙賢是由發願 故二俱少欲
022_0436_a_01L여러 필추들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구수 대가섭파와 묘현이 함께 출가한 것은 진정으로 드문 일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금생에만 둘이 같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한 것이 아니라 지나간 옛날에도 그러했느니라.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를 위해 말하리라.
바라닐사성(婆羅痆斯城)에 질그릇을 굽는 한 장인이 있었다. 그 마을에 네 명의 독각이 와서 머무를 곳을 구하였는데, 그 대사(大士)들은 먼저 오기도 하고 나중에 오기도 하며 마을에 이르렀는지라 서로 알지를 못하였다. 그때에 한 독각이 화광정(火光定)에 들었다가 마침내 멀리서 보고는 서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한 사람이 대답했다.
‘당신들은 장병(杖甁)이라는 이름의 왕이 있으며, 다시 그 왕에게는 무량억천의 코끼리 군대가 있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들은 일이 있습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당신은 어떤 일을 인연하여 출가를 하였습니까?’
‘나는 높은 나무 위에 있다가 올빼미가 고기를 가지고 날아오르자 여러 마리의 올빼미들이 그 뒤를 따라가며 서로 싸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올빼미가 고기를 버리고서 한쪽으로 날아가니 다른 여러 올빼미들이 서로 그 고기를 끌어당기며 싸웠습니다. 나는 이 일을 보고 싫어하고 버리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 ≺무엇 때문에 이렇게 이익이 없는 일을 한단 말인가? 모두 다 버리고서 출가를 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435_c_17L諸苾芻曰希有世尊壽大迦攝波及妙賢女二俱出家告諸苾芻非但今生二俱捨俗而爲 出家乃往古昔亦復如是汝等諦聽 我爲汝說於婆羅痆斯城有一陶師 其作坊內有四獨覺來爲求止宿諸大士前後而至互不相知時一獨 覺入火光定遂卽遙見共相問曰今是誰一人答曰仁等頗聞有王名 曰杖甁其王復有無量億千象兵圍 繞不報言曾聞答言我是問曰仁緣 何事而作出家答言我在高樹乃見 鴟鳥持肉而飛群類隨從遞相爭擊 鴟棄其肉而向一邊其餘衆鳥共相 牽掣我見斯事情生厭捨作如是念 ≺何用如此無益之事≻悉皆棄捨而爲 出家復說頌曰

그 올빼미가 고기를 물고 날아갈 때
여러 마리의 올빼미가 서로 싸우는 것을 보았네.
그것을 버리고 나면 편안함을 얻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세속의 영화를 버렸네.
022_0436_a_10L見彼鴟銜肉
衆鳥共交爭
棄之得安寧
是故捨榮位

욕심으로 일어난 마음은 진실함이 없어서
꿈속의 생각이 뒤바뀐 것과 같나니
무소처럼 홀로 걸어서
한쪽에 머물러 있으리.
022_0436_a_12L欲念無眞實
猶如夢想倒
獨步如犀牛
而在一邊住

이어서 두 번째 독각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들은 추면(醜面)이라고 하는 이름의 왕이 있으며, 다시 그 왕에게는 무량억천의 말로 이루어진 군대[馬兵]가 있어서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들은 일이 있습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당신은 무슨 인연으로 출가하였습니까?
‘나는 궁 안에서 무량억천 마리의 병마(兵馬)에게 둘러싸여 있다가 두 마리 수소가 한 마리 암소를 놓고 서로 부딪쳐서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을 보았는데, 한 마리가 뿔이 부러져서 물러났습니다. 나는 그것을 보자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모든 허물과 근심은 탐욕이 근본이 되어 마음을 해치게 되는 것이구나≻ 하고는 깊이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곧 출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436_a_13L 次問第二獨覺曰仁今是誰彼卽答 仁等頗聞有王名曰醜面其王復 有無量億千馬兵圍繞不答曰曾聞 報言我是復問彼曰仁以何緣而作 出家答言我在宮中無量億千兵馬 圍繞見二特牛逐一牸牛共相觝觸 軀體傷損一牛角折退走而去我旣 見已情甚嗟歎而作是念≺諸有過患 貪欲爲本心爲惱害≻深生厭患便卽 出家復說頌曰
022_0436_b_01L
나는 두 마리 수소가 한 마리 암소를 놓고
서로 부딪쳐서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을 보았네.
한 마리의 소가 버리고 떠나면 편안해질 수 있는 것을
유정(有情)들은 항상 욕심을 품는구나.
022_0436_a_23L我見二牛爭一牸
互相觝觸體損傷
一牛捨離得安寧
有情爲欲常懷怖

나는 무소와도 같이 항상 홀로 다니며
한가롭게 넓은 곳에서 편안하게 한쪽 가에 머무르리니
모든 욕망에 끄달리지 아니하여
자재하게 무위처(無爲處)에 도달할 수 있으리.
022_0436_b_02L 我若犀牛恒獨步
閑曠安然住一邊
不爲諸欲之所牽
得至自在無爲處

이어서 세 번째 독각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들은 바라닐사성에 범수(梵授)라고 하는 이름의 왕이 있으며, 다시 그 왕에게는 무량억천의 사람이 있어서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들은 일이 있습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당신은 무슨 인연으로 출가하였습니까?’
‘때는 온갖 풀들이 무성하게 자란 늦은 봄인지라 무성한 숲과 맑은 못에 새와 꽃들이 서로 비치고[交映] 공작ㆍ앵무새ㆍ거위ㆍ기러기ㆍ원앙새들의 여러 무리들이 떼 지어 날고 노래하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궁녀와 시녀[婇女]를 거느리고 군대[四兵衆]의 호위를 받으며 꽃동산으로 나아가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여러 미녀들과 즐겁게 놀면서 맛있는 음식들을 먹다가 피곤해져 누웠습니다. 궁녀들은 제멋대로 꽃과 열매를 욕심내어 내가 잠든 것을 보고는 나무로 다가가 꽃과 과일을 따느라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고 모든 나무를 훼손시켰습니다. 나는 이것을 보고 매우 근심하는 마음이 생겨 탄식을 하였습니다. ≺이 나무들은 조금 전에는 꽃이며 열매, 가지와 잎이 훌륭하고 무성하였는데, 홀연히 시들고 떨어져 순식간에 이 지경이 되어버렸구나. 나의 몸도 그러할 것이니, 이것을 어찌 의심할 수 있으랴≻ 나는 다시 생각하기를, ≺세간에서 하는 말이며 논리들이 한결같이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하는 것이로구나≻라고 하고는 곧 가지고 있던 임금의 자리를 모두 버리고서 출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436_b_04L 次問第三獨覺曰仁今是誰彼卽答 仁等頗聞婆羅痆斯城有王名曰 梵授其王復有無量億千人衆圍繞 答言曾聞報曰我是問曰仁以何 緣而作出家答言我因三春屆節百 卉敷榮茂林淸池花鳥交映孔雀鵝鴈鴛鴦雜類哀鳴群飛合響於一時與宮人婇女嚴四兵衆出遊 芳園隨所周旋與諸美女歡娛嬉戲 飡美飮食疲乏而臥宮人縱逸貪愛 花果見我睡眠詣諸樹邊採花取果 摧殘樹枝悉令毀折我見此已情甚 憂歎此樹向者花果枝葉滋榮鬱茂 忽然凋落一至於此我身亦爾此不 須疑復作是念≺世閒言論皆惱心神卽皆棄捨所有國位而作出家復說 頌曰

나는 온갖 향과 훌륭한 꽃과 나무들이
가지가 부러져서 차마 볼 수 없게 된 것을 보았네.
마땅히 알아야 하니 모든 욕망이란 다 그러한 것
저 무소와 같이 홀로 있어야 하리.
022_0436_b_21L我見衆香妙花樹
枝條毀折不堪觀
當知諸欲悉皆然
如彼犀牛應獨處
022_0436_c_01L
이어서 네 번째 독각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들은 영락성(瓔珞城)에 장승(壯勝)이라는 이름의 왕이 있으며 그에게는 무량억천의 사람들이 있어서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들은 일이 있습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당신은 무슨 인연으로 출가하였습니까?’
‘나는 궁궐 안에서 시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그때에 어떤 시녀가흰 소라껍질로 만든 패옥을 팔에 차고 있었는데 손이 움직일 때마다 그 패옥이 서로 부딪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었습니다. 나는 그 일을 보자 마음에 근심이 생겨서 탄식하였습니다. ≺이것들은 아무 의식도 없는데 서로 부딪쳐서 소리를 내거늘, 하물며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어찌 편안하고 고요할 수 있으랴≻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서로 접촉을 하기에 마음과 의식이 괴롭게 되는구나≻라고 하고서 모두 다 버리고 출가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436_b_23L 次問第四獨覺曰仁爲是誰答言等頗聞於瓔珞城有王名曰壯勝無量億千人衆圍繞不答曰曾聞我是復問曰仁以何緣而作出家 答言我在宮中婇女圍繞時有婇女 臂著白螺貝玔隨動手時其玔相擊 作鬧聲響我見斯事情生憂歎此無 有識互相擊觸遂卽作聲況人共住 豈得安靜然復作是念≺世人祇接竝 惱心識≻悉皆棄捨而作出家復說頌曰

나는 장식으로 찬 조개껍질 팔찌가
서로 부딪쳐서 소리를 내는 것을 보았네.
마땅히 알아야 하니 모든 욕심도 그러하니
들판의 코끼리와 같이 홀로 살아야 하리라.
022_0436_c_10L我見環玔莊嚴臂
互相掁觸出音聲
當知諸欲亦復然
應如野象孤行宿
022_0437_a_01L
이때 질그릇을 굽는 사람이 여러 대사(大士)들이 주고받는 이런 말을 들었다. 그의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성자여, 이 여러 대선(大仙)께서는 모두 국왕의 몸으로서 부귀를 마음대로 누릴 수 있었는데도 영화로운 자리를 버리고 세간의 즐거움을 싫어해 버리고 출가하셨는데, 우리는 무슨 까닭에 출가하지 않는 것인가요?’
그러자 질그릇 굽는 사람의 두 아들이 아버지에게 여쭈었다.
‘만약 출가를 하신다면 누가 저희들을 기르겠습니까?’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아, 근심하지 말라. 나는 너희들이 장성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가를 하겠다.’
이렇게 말을 하고는 질그릇 굽는 사람은 물병을 들고 물 뜨러가는 시늉을 하였다.
아내가 말했다.
‘성자여, 제가 가서 물을 떠드리겠습니다. 어찌 스스로 수고를 하십니까?’
그리고는 아내는 곧 남편에게서 물병을 빼앗아 들고 강이 있는 곳으로 가서 물병을 땅에 놓고 떠나가 출가하였다.
남편은 아내가 출가한다는 말을 듣고는 말했다.
‘내가 때를 놓쳤구나. 이제 집안을 편안히 하여 자식을 양육하는 것이 좋겠다.’
아이들이 점차 장성해지자 그들의 선악과, 능히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시혐해 보았는데, 자신은 소금으로 간을 해서 음식을 먹으면서도 아들에게는 싱거운 음식을 주었으며, 자신은 익은 과일을 먹으면서도 아들에게는 설익은 것을 주었다.
아들이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제가 어찌 간을 한 음식과 잘 익은 과일을 먹고 싶지 않겠습니까? 저에게 싱거운 음식과 익지 않은 과일을 주시니 어떻게 먹겠습니까?’
022_0436_c_12L 是時陶師聞諸大士說斯語已妻告 夫曰聖子此諸大仙皆是國王自在 豪貴棄捨榮位厭離世樂而作出家 我等何故不爲出家陶師二子復白 父言若出家者誰養我等父曰子勿 懷憂待汝長大吾當出家作是語已 陶師持甁佯行取水妻曰聖子我去 取水何自疲勞便奪夫甁自往河所 置甁于地而去出家夫聞婦去失計今可安家養育子息年漸長大 試其善惡能自活不自飡鹽味與子 淡食自喫熟果授兒生者子白父言 我豈不欲飡鹽及以熟果乃與淡生 云何可食
질그릇 굽는 사람은 생각하기를, ≺두 아들이 간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것, 익고 설익은 것을 이미 아니 이제 때가 되었다. 드디어 나도 옛날의 결심을 이룰 수 있겠구나≻ 하고는 곧 출가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예전의 부인을 만났다.
예전의 아내가 말했다.
‘당신은 어린 아이들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버릴 수 있었습니까?’
‘내가 이미 시험 삼아 간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것, 익은 것과 설익은 것을 줘 보았는데 좋고 나쁜 것을 다 잘 아는지라 버리고서 이곳에 온 것이오. 당신이 이미 출가하였고 나 또한 출가하였으니 근심하는 생각을 내지 마시오.’
너희들 필추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과거의 질그릇 굽는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대가섭파가 바로 그 사람이며, 그의 아내는 바로 묘현이니라. 지나간 때에 둘이 같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고, 지금도 또한 그러하니라.”
022_0437_a_03L陶師作念二子已知鹹淡 生熟我今時至可遂先心卽便出家 逢見故二婦曰汝能棄卻食嬭小兒耶 夫曰我已試與鹹淡生熟好惡竝知 方捨來此汝旣出家我亦出家勿生 憂念汝等苾芻於意云何往時陶師 者豈異人乎今大迦攝波是妻卽妙 賢是往時二俱捨俗出家今亦如是
그때 여러 필추들은 다시 부처님께 청하여 말씀드렸다.
“대덕 세존이시여, 묘현은 과거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몸이 금빛이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가 스스로 지은 업을 이제 다시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이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와 같음)…….
또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22_0437_a_10L 時諸苾芻復請佛言大德世尊妙賢 先作何業身爲金色佛告諸苾芻自作業今還自受廣如前說乃至頌曰

가령 백겁이 지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나니
인연이 서로 만날 때
과보를 스스로 되돌려 받느니라.
022_0437_a_13L假令經百劫
所作業不亡
因緣會遇時
果報還自受
022_0437_b_01L
“너희들 필추여, 지나간 과거 91겁(劫) 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비바시(毘婆尸) 여래(如來)ㆍ등정각(等正覺)이라 하며, 10호(號)를 구족하셨느니라. 그때 어떤 왕도(王都)가 있었는데 왕의 이름을 친혜(親慧)라고 하였다. 그가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니, 백성들이 늘어났으며 풍요롭고 안온하였고, 온갖 사기꾼과 도적과 질병이 없었으며, 소와 양과 곡식이 곳곳마다 가득하였다. 왕은 백성들을 걱정하기를, 마치 어린아이 돌보듯이 하였다.
그 비발시(毘鉢尸) 불(佛)ㆍ등정각(等正覺)께서는 62만의 필추들에게 둘러싸여 친혜왕의 도읍에서 멀지 않은 곳의 강가에 머물고 계셨다.
부처님께서 자리에 계실 때에 필추 대중들은 위엄이 높으며 광채가 매우 뛰어났다. 어느 날 비발시여래께서는 인간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교화를 하셨는데, 그리하여 그 부처님께서 앉으셨던 곳에 광채가 사라졌다.
022_0437_a_15L 汝等苾芻乃往古昔九十一劫時佛出世號毘鉢尸如來等正覺十號 具足時有王都王名親慧以法化世 人民熾盛豐樂安隱無無諸詐僞賊盜 疾疫牛羊稻蔗在處充滿王愍黎元 猶如赤子其毘鉢尸佛等正覺與六十 二萬苾芻圍繞去親慧王都不遠河 邊而住佛在座時苾芻大衆威嚴尊 重光彩超絕後於異時毘鉢尸如來 遊行人閒其佛坐處遂無光彩
그때 부처님의 누이가 부왕에게 물었다.
‘대왕이시여, 세존께서는 지금 어느 곳으로 가셨습니까? 제가 뵙고자 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인간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고 계시니, 여러 유정들을 교화하여 제도하시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부왕이시여, 섬부(贍部)의 금을 가지고서 부처님의 형상과 크기가 똑같은 상(像)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러자 왕은 곧 금으로 불상을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앉아 계시던 곳에 두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교화의 인연을 다 마치시고 왕의 도읍으로 되돌아오셨는데, 부처님의 위덕(威德) 때문에 섬부의 금으로 만든 금불상이 드디어 빛과 색을 잃었다. 누이가 이 일을 보고는 몹시 기이하다는 생각을 하여 청정한 신심을 품고 부처님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발원하였다.
‘불세존의 위엄이 있는 광명과 신령스러운 공덕이 이 금불상을 비추어 광채를 없게 하신 것과 같이 지금 이후로는 제가 태어나는 곳마다 몸의 모양과 광명이 부처님의 모양과 비슷하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너희들 필추여, 옛날의 그 여인이 지금의 묘현이니라. 그가 과거에 청정한 마음으로 바른 발원을 하였던 까닭에 태어나는 곳마다 금빛의 몸이 되고 청정하고도 미묘한 광명이 밝게 빛났던 것이니라.
너희들은 다시 보아라. 정성을 다하고 용맹스럽고 날카로우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이 청정하게 계속 이어져 이러한 선근(善根)으로 말미암아 91겁 때에 위로는 복전(福田)이 되고 아래로는 훌륭한 씨앗이 되어 묘한 과보를 받아 지금에 이르도록 끊이지 않아 현재의 과보를 얻었고, 많은 겁 동안에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였던 것이니라.
022_0437_b_02L其時 佛妹啓父王言大王世尊今何處去 我願欲見王曰世尊遊行人閒爲欲 化度諸有情故女言唯願父王以贍 部金隨佛形量作等身像王卽以金 作像置佛坐處佛化緣了迴至王都 佛威德故贍部金像遂失光色妹見 斯事極生奇特心懷淨信於佛足下 長跪合掌遂發願言如佛世尊威光 神德映此金像使無光色從今已後 願我生生之處身相光明與佛相似 汝等苾芻昔時女者今卽妙賢是彼往昔以淸淨心發正願故所生之 處身爲金色淸淨微妙光明赫弈等復觀至誠猛利以不壞心淸淨相 由此善根九十一劫於上福田下 勝種子受妙果報至今不絕幷得現 於多劫中顏容端正
022_0437_c_01L다음으로 여러 필추들이여, 너희들은 다시금 묘현이 일찍이 지은 업과 이 복력으로 말미암아 견줄 데 없이 단정하고 뛰어나며 얼굴과 용모가 금색이 된 것에 대하여 듣도록 하라.
옛날에 바라닐사성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부자로서 많은 재산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항상 음식을 장만하였다가 나를 위하여 사문과 바라문에게 공양하도록 하시오.’
뒷날 어느 때 독각 한 사람이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서 걸식하러 다니다가 장자의 집에 들어왔다. 장자의 아내는 독각의 몸이 단정하지 못한 것을 보고는 음식을 주지 않았다. 음식을 받지 못한 독각이 곧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그 집의 계집종이 보고서 집안으로 들어오시기를 청하고는 부인에게 아뢰었다.
‘주인마님께서는 어찌하여 음식을 베풀지 않으십니까?’
‘지금 이 걸식하는 사람은 몸에 광채가 나지 않는 까닭에 내가 베풀지 않았다.’
‘주인어른께서 몸이 추한 자에게는 음식을 베풀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비록 그런 별도의 말씀은 없으셨지만 내가 주지 않았다.’
계집종은 생각하기를, ‘내가 먹느니 차라리 내가 먹을 몫을 가져다가 올려야겠다’ 하고는 곧 가져다 드렸다. 이때에 독각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고 큰 거위왕과 같이 허공에 올라가서 여러 신통변화를 나타내었다. 그 심부름하는 여인은 그것을 보자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는 발원하였다.
‘존자께서 몸이 추하게 생긴 까닭에 걸식을 하였으나 얻지 못하여 제가 선근을 베풀었사오니, 미래세에는 항상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여 사람들에게 사랑스럽게 보이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때의 왕은 범수(梵授)라 하였는데, 무량 백천의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대사(大士)가 몸을 허공에 올리니, 왕과 신하들이 멀리서 보고 모두가 우러르며 상의하여 말했다.
‘지금 이 대사께서는 누가 베풀어 올린 음식을 받으셨을까?’
왕과 신하들은 보고 나서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7_b_19L復次諸苾芻 汝等更聽妙賢曾所作業由斯福力 獲此無比端正超絕顏容金色昔於 婆羅痆斯城有一長者大富多財其妻曰常辦飮食爲我供養沙門婆 羅門後於異時有一獨覺身心寂靜 而行乞食入長者家妻見獨覺身不 端嚴遂不施食旣不見與便欲出行 其婢見已請卻入宅白夫人曰大家 何爲不施食耶夫人告曰今此乞者 身無光彩故我不施婢言曹主豈有 勅令但是醜者莫施食耶夫人曰無別勅然我不與婢作是念我寧不 以己食分可取奉施卽便持與時獨覺懷哀愍心如大鵝王昇虛空 現諸神變使女見已長跪合掌而 發願言尊者由身醜故乞食不得施善根於當來世常得顏容端正人 所樂見是時有王名曰梵授與無量 百千臣佐圍繞而住大士昇空王衆 遙見悉皆仰觀共相議曰今此大士 受誰施食王衆旣見而說頌曰

지금 이 대사께서는 누구의 집에 가서
빈궁함을 없애고 안락함을 주었으며
위로는 훌륭한 복전이 되고 아래로는 복의 씨앗이 되어
과보가 다함이 없도록 하였는가.
022_0437_c_17L今此大士向誰家
除去貧窮與安樂
於勝上田下福種
能令果報無盡時
022_0438_a_01L
이때 왕은 대사께서 아무개 장자의 집에서 음식을 받으셨다는 말을 들었다.
장자는 이 말을 듣자 곧 집으로 돌아가서 하인이 그 대선(大仙)께 자기 몫의 음식을 드렸다는 말을 듣고는 곧 심부름하는 여인에게 말했다.
‘능히 이런 일을 하였으니, 지금부터 너는 자유의 몸이다. 네 의지대로 살도록 하라. 필요한 물품은 마음대로 가지고 가도 좋다.’
부인은 그 계집종에게 말했다.
‘네가 지은 복을 나에게 주어라.’
그이가 주려고 하지 않자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막대기로 하녀의 머리를 때렸다. 하녀는 결국 죽어서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났고 천상에 태어나자마자 천당(天堂)에 있는 궁전에 광명이 밝게 비추어 두루 비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때에 제석천과 네 명의 보필하는 신하들은 그 여인의 위의가 미묘하고 단정하고 엄정하며 용모가 뛰어난 것을 보고는 모두가 마음이 혼미해져서 제석천에게 말했다.
‘지금 이 미묘한 여인은 지극히 사랑스럽고 좋아할 만하오니 마땅히 바치겠나이다.’
제석천이 말했다.
‘누군들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겠느냐, 모두가 갖고자 할 것이다.’
그때 제석천은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7_c_19L 時王聞是某長者家大士受食長者 聞已便卽歸家聞是家人與此大仙 己分之食卽命使女告言能爲斯事 從今已去任汝自活所須用物隨意 而取夫人告婢汝所福分今可與我 彼不肯與夫人懷瞋以杖打頭卽便 命過得生三十三天纔生天已天堂 宮殿光明赫弈無不照曜是時帝釋 及四輔臣見彼女人微妙端嚴容儀 超絕心皆迷亂啓帝釋言今此妙女 極愛樂者當可與之天帝釋曰誰不 愛樂皆欲得取爾時天帝而說頌曰

나는 지금 마음이 지극히 혼미하니
반듯한 곳인지 구석진 곳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
마음을 써서 생각을 지켜서
겨우 몸을 가눌 수 있을 정도이구나.
022_0438_a_08L我今情極迷
不辨方隅處
用心而守念
僅得且存身

그러자 제석천의 첫 번째 대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8_a_10L 是時天帝第一大臣復說頌曰
천주(天主)께서는 오히려 안온하신 것이오니
이에 대하여 게송을 말한다면
마치 큰 북소리를 듣는 것과 같사오니
욕망의 어지러움이 또한 이와 같나이다.
022_0438_a_11L天主猶安隱
對此說伽他
如聞大鼓聲
欲亂亦如是

두 번째 대신이 말했다.
022_0438_a_13L第二臣曰

마치 막대기로 북을 두드릴 때에
치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처럼
사납게 흐르는 물이 나무를 떠내려가게 하는 것처럼
욕망의 어지러움 또한 이와 같나이다.
022_0438_a_14L如杖擊鼓時
唯打聲轉大
如瀑流漂木
欲亂亦如是

세 번째 대신이 말했다.
022_0438_a_16L 第三臣曰

큰물이 모든 나무를 떠내려가게 하여
서로가 어울려서 잠시도 머무르지 못하고
독사가 눈을 부릅뜬 것처럼
욕망으로 사랑하는 것 또한 이와 같나이다.
022_0438_a_17L大水漂諸木
相交不蹔停
毒蛇張目瞋
欲愛亦如是

네 번째 대신이 말했다.
022_0438_a_19L 第四臣曰

여러분께서는 마음이 편안하고 태평하여
각자 게송을 읊을 수 있겠지만
나는 지금 내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022_0438_a_20L仁等心安泰
能各說伽他
我今自不知
爲死爲是活
022_0438_b_01L
이때 제석천과 여러 신하들은 함께 의논하여 말했다.
‘이 신하는 아름다운 여색에 빠졌으니, 그로 인하여 장차 죽게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마땅히 이 여인으로 하여금 함께 시봉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022_0438_a_22L 是時天帝及諸大臣共相議曰此臣 由耽美色恐命將盡宜以此女共相 供侍
그때에 여러 필추들은 한결같이 의심스러운 것이 있어서 세존께 여쭈었다.
“대덕이시여, 참으로 드믄 일입니다. 무슨 인연으로 단정하고 사랑스러운 그이의 용모와 얼굴로 말미암아 여러 하늘들이 한결같이 미혹되고 어지러워져서 게송을 읊은 것입니까?”
022_0438_b_02L時諸苾芻咸皆有疑請世尊曰 大德甚爲希有以何因緣由彼顏容 端正可愛諸天迷亂皆說伽他
부처님께서는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단지 그때에만 하늘로 하여금 미혹되고 어지럽게 만들어 찬미하는 게송을 말하게 했던 것이 아니라 지나간 옛날에도 그러하였으니,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성읍과 취락의 모든 젊은 남자들이 그곳에서 노래를 불렀느니라.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옛날 어느 한 마을에 장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고 모습과 위의가 매우 뛰어나 아주 사랑스럽고 좋아할 만한 아내가 있었다. 그때에 다섯 명의 젊은이가 그 마을에 왔다가 장자의 아내를 보고는 모두 마음이 물들어 집착하였고 혼미하고 어지러워졌다. 그들은 사람을 시켜서 은밀히 생각하여 청한다는 것과 아무 장소에서 같이 만나고자 한다는 것을 알리게 하였다.
그러자 그 부인은 남편에게 말하였다.
‘여러 젊은이들이 함께 저를 찾아왔습니다. 내가 마땅히 그들을 욕되게 할 것이니 당신께서는 잠자코 계셔서 그들을 부끄럽게 만드십시오.’
그리고서 그들의 심부름꾼에게 말하기를, ‘어두운 밤에 아무 곳에 있는 다근수(多根樹)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시면 내가 곧 가겠습니다’ 하고는, 그 첫 번째 사람에게는 나무의 동쪽 가지를 향하여 앉아 있게 하고, 두 번째 사람에게는 나무의 서쪽 가지를 바라보고 앉아 있게 하며, 세 번째 사람에게는 나무의 남쪽 가지를 바라보고 앉아 있게 하며, 네 번째 사람에게는 나무의 북쪽 가지를 바라보고 앉아 있게 하며,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사람에게는 나무 가운데에 있는 가지를 바라보고 앉아 있게 하되, 각자가 이렇게 하는 일을 알지 못하게 하였다.
사람들은 들은 대로 모두가 나무 근처에 머물러 있었으나 새벽이 되도록 기다려도 부인은 오지 않았다.
그중 한 사람이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8_b_04L佛告 諸苾芻非但彼時令天惑亂而爲美 乃往昔時亦復如是由此女故邑聚落諸少男子皆於彼所而爲歌 汝等諦聽往時於一聚落長者有 顏容端正形儀超絕甚可愛樂五少年因至聚落見長者妻情皆染 著心竝迷亂令使告知私相求及於某處共爲交會時此婦人報夫主 有諸少年共來求我我當辱之當默住令彼羞𧹞報其使曰可於夜 闇向某處多根樹上暫時相待我當 卽至其第一人令向樹東枝上坐告第二人可向西枝次第三人可於 南枝次第四人可在北枝次第五人 坐樹中枝各不相知作此處分諸人 依語皆住樹上至曉相待婦人不來 其中一人而說頌曰

해가 이제 떠오르고
농부들은 이미 밭 갈러 나갔는데
거짓말을 하고 오지 않았으니
다근수 곁을 떠나는 것이 좋겠구나.
022_0438_b_21L日光今出現
農夫已向田
妄語旣不來
可捨多根樹

두 번째 사람도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8_b_23L 其第二人又說頌曰
022_0438_c_01L
그 아름다운 여인은 반드시 올 것이니
거짓말을 하였을 리가 없다.
어찌하여 이 해는
그렇게도 빨리 떠오르는가?
022_0438_c_01L彼妙者定來
不應爲妄語
何因此日光
急速而出現

세 번째 사람도 마찬가지로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8_c_03L 第三人亦說頌曰

해는 이미 밝게 떠올랐고
농부들은 밭을 갈러 갔는데
우리들은 마치 어리석은 양처럼
나무 옆에서 추워 떨고 있구나.
022_0438_c_04L日光已旭旦
農夫往田業
我等如愚羊
在樹受寒凍

네 번째 사람도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8_c_06L 第四人復說頌曰

지금 이렇게 고통스럽게 된 것은
남의 부인을 구하여 그렇게 된 것이니
우리들은 다 같이 미혹해서
밤새도록 추위에 얼어 죽을 뻔하였구나.
022_0438_c_07L今遭大苦惱
求他婦故然
我等共君迷
夜寒幾凍死

다섯 번째 사람도 게송으로 말했다.
022_0438_c_09L 第五人復說頌曰

우리는 우리의 몸을 걱정하지 아니하고
밤새도록 추위에 고통을 받았는데
다만 가라수(迦囉樹) 나무의
가지가 말라서 다시 살아나지 못할까만을 근심하고 있구나.
022_0438_c_10L我不憂己身
一夜寒受苦
但愁迦囉樹
枝枯不復生

그때 다근수의 신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022_0438_c_12L 于時有多根樹神而說頌曰

당신들은 그저 자신의 몸만을 걱정할 것이지
그 밖의 다른 일은 걱정하지 마시오.
나무는 손상이 있더라도 다시 살아날 기약이 있으나
욕망의 고통은 잠시도 쉴 때가 없는 것이라오.
022_0438_c_13L汝等但憂身
勿憂他外事
樹損有生期
欲苦無停息

너희 모든 필추들은 알아야 한다. 탐욕스런 사람에게는 이와 같은 허물이 있게 되니 헛되이 고통을 받고, 일은 마음대로 이룰 수 없게 되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부지런히 나고 죽는 데서 벗어나기를 구하여 욕망과 허물을 제거해야 하느니라. 그 장자의 아내가 바로 묘현이니, 용모가 단정하였던 까닭에 제석천과 천신(天臣)과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이 미혹되고 뜻이 어지럽도록 만들었던 것인데, 이제 다시 단정하고 얼굴이 아주 아름다우며 사랑하고 좋아할 만하여 보는 자들이 탐착하게 되었느니라.”
022_0438_c_15L 汝諸苾芻當知耽欲之人有如是過 徒受辛苦事不遂心是故勤求出離 生死除欲過患彼長者妻卽妙賢是 由端正故能使帝釋及諸天臣幷聚 落人心迷意亂今復端嚴顏容姝妙 甚可愛樂見者耽著
여러 필추들은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묘현은 이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5백의 외도 가운데로 출가를 하여 그 들에게 핍박과 고통을 당하였습니까?”
022_0438_c_21L時諸苾芻復請 世尊言妙賢先作何業於五百外道 中而爲出家被他逼惱
022_0439_a_01L부처님께서는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가 이전에 업을 짓고 이제 다시 스스로 받은 것이니라.”
자세히 설하시기를 앞에서와 같이 하시고 내지 게송으로 설하셨다.
022_0438_c_23L佛告諸苾芻 彼先作業今還自受廣說如前乃至 說頌
“너희들 필추여,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성 안에는 한 음녀가 있어서 예쁜 용모를 자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남자들은 그이에게 5백 금전을 주어야만 함께 어울릴 수가 있었는데, 그때 한 마을에 사는 5백 명의 사람들이 각자 음녀에게 돈을 보내어 아무 곳에 있는 꽃동산에서 만나기를 청하였다. 음녀는 돈을 받고 약속한 장소로 가는 도중에 왕자를 만났고, 마침내 그에게 머물게 되어 동산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았다. 그 5백 명의 사람들은 약속한 때가 지나자 각자 근심하고 괴로워하였다.
이때 어떤 독각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어 보잘것없는 이부자리를 받아도 최상의 복전이 되었으며, 비고 한가한 곳에 머물고 있었다. 아침 먹을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5백 명의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갔고, 이때 그 사람들은 이 대사(大士)의 몸과 마음이 고요한 것을 보고 각자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가 받들어 베풀었다. 그러자 대사는 곧 여러 신통변화를 나타내었고 ……(자세한 것은 다른 곳에서 말한 것과 같음)…… 합장하고 발원하였다.
‘저희들이 이제 최상의 복전에서 복업을 일으켰으니, 마땅히 이러한 과보를 얻게 하소서. 저 못된 음녀가 돈만 받고 이곳에는 오지 않아 우리 모두로 하여금 고통스런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이가 세속에 있거나, 혹은 출가를 하더라도 저희들이 미래에 항상 그이에게 고통을 주고 저희가 함께 그이에게 법답지 못한 일을 하게 하소서.’
너희 필추들이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지나간 때의 5백 명의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5백 명의 외도가 바로 그들이고, 그때의 음녀가 바로 묘현이니라.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이가 비록 출가를 하였지만 5백 명의 외도들이 항상 그이에게 못되게 굴었던 것이니라.”
022_0439_a_02L 汝諸苾芻乃往古昔於婆羅痆斯城 有一婬女衒色活命若得男子五 百金錢方共交會時有五百同邑義 人各送金錢於婬女處請某芳園共 爲集會婬女得錢往詣期處路逢王 子遂被留連不赴園所彼五百人期 時將過各懷憂惱時有獨覺性懷哀 受下臥具爲上福田住空閑所小食時著衣持鉢詣五百人所時彼 諸人見此大士身心寂然各持美饌 而爲奉施大士卽便昇空現諸神變 廣說如餘乃至合掌發願我等今於 最上福田而興福業當獲此報彼惡 婬女取錢不赴各令我等心生憂惱 從彼在俗或復出家願我當來常相 惱逼共行非法汝諸苾芻於意云何 往時五百人者豈異人乎今五百外 道是其婬女者卽妙賢是由此因緣 彼雖出家五百外道尚行惡逼
022_0439_b_01L여러 필추들이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묘현은 이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아라한과를 증득하고도 다시 미생원왕(未生怨王)에게 억지로 핍박되어 부정한 행을 저지르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예전의 원력 때문이니라.”
“대덕이시여, 그이는 누구의 처소에서 그러한 발원을 하였습니까?”
“지나간 옛날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아내를 얻고서 오래도록 끝내 자식이 없었다.
장자는 생각하였다.
‘이 아내는 아이를 낳지 못하니 별도로 다른 아내를 얻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는 두 번째의 아내를 맞아들였고 그이가 집안으로 들어와 새 아내가 생기자 옛 아내를 잊어버리고는 전처를 업신여기며 후처를 사랑하고 중히 여겼다.
전처가 남편에게 말했다.
‘저는 5계(戒)를 받았습니다.’
남편은 전처가 계율을 지키는 것을 보자 공경하고 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었고, 이에 후처는 질투심이 생겨서 생각하였다.
‘무슨 계교를 써서 계율을 깨뜨리게 할 수 있을까?’
드디어 술을 가져다가 남편에게 마시게 하여 취하게 만들고는 그를 전처의 방으로 들여보냈다. 그때 전처는 잠을 자고 있었는데 남편은 곧 그이를 핍박하여 함께 법답지 못한 일을 저지르게 되었다. 그리고서 남편은 전처에 대하여 매우 나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때 어떤 독각이 아침 먹을 시간이 되어 옷과 발우를 챙겨서 마을에 들어와 걸식을 하다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장자의 아내는 독각의 몸과 마음이고요한 것을 보고는 음식을 가져다가 받들어 베풀었다. 독각은 이 여인을 불쌍히 여긴 까닭에 그이를 위하여 신통변화를 나타내니 부인은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발원하였다.
‘제가 이제 최상의 복전에 지은 복업으로 저로 하여금 미래에는 이 첩을 함부로 하게 하는 신통을 증득하게 하소서. 저는 그이의 청정한 행을 핍박하여 더럽히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너희들 필추여,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옛날의 본 부인이 지금의 미생원왕이며, 그 작은 부인이 지금의 묘현이니 비록 아라한과를 얻기는 하였지만 오히려 그에게 핍박을 당하였느니라.”
022_0439_a_21L時諸 苾芻復請世尊妙賢先作何業證阿 羅漢果復被未生怨王而爲强逼行 不淨行佛言由昔願力大德彼於誰 處發斯願耶佛言乃往昔時有一長 娶妻經久竟無子息長者念曰妻不生可別娶婦迎第二妻旣至家 得新忘舊輕賤前妻愛重後婦妻白夫我受五戒夫見持戒情生敬 後婦生嫉而作是念作何方計令 其破戒遂將酒與夫飮之令醉引其 入房彼婦睡眠夫便强逼共行非法 卽於前婦極生惱恨時有獨覺於小 食時著衣持鉢入聚落中而行乞食 至長者家妻見獨覺身心寂靜持食 奉施獨覺哀愍此女人故爲現神變 婦人長跪合掌發願我今於上福田 所作福業使我當來縱此小婦證得 神通我願强逼污其淨行汝等苾芻 於意云何昔時大妻者今未生怨王 其小婦者今妙賢是雖得阿羅漢 尚被他逼
여러 필추들이 다시 세존께 청하였다.
“대덕이시여, 지금의 묘현은 이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그의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출가를 하게 되어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으며, 밝고 분명한 가운데에서 제일이 되었습니까?”
022_0439_b_19L 時諸苾芻復請世尊大德今此妙賢 先作何業由彼業力於世尊所而爲 出家斷諸煩惱證阿羅漢於明了中 得爲第一
022_0439_c_01L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묘현은 이전에 스스로 지은 업을 이제 다시 스스로 되돌려 받은 것이니라.……(이하 자세히 설한 것은 앞에서와 같음)…….
너희들 필추여, 지나간 옛날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였을 때에 가섭파불(迦攝波佛)께서 계셨다. 묘현은 오파타야(鄔波馱耶)라는 아라한에게 출가하였는데, 그는 지혜와 신통이 제일이었다. 묘현은 죽는 날에 발원을 하였다.
‘나의 스승께서 가섭파부처님의 법 가운데에서 지혜가 제일이신 것과 같이 제가 큰 스승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출현하신 세상을 만나 출가를 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저에게 지혜제일이라는 수기를 주게 되시기를 바라나이다.’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예전에 발원을 한 필추니가 바로 묘현이니라.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금 나를 만나서 지혜제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니라.”
022_0439_b_23L佛告諸苾芻妙賢先自作 業今還自受廣說如前 汝等苾芻乃往古昔人壽二萬歲時 有迦攝波佛妙賢於彼而爲出家鄔波馱耶是阿羅漢利智神通最爲 第一是時妙賢臨終之日而發願言 如我親教師於迦攝波佛法中利智 第一願我値彼大師釋迦牟尼佛出 現世時得爲出家亦授我記利智第 汝諸苾芻於意云何昔發願尼者 今妙賢是由此因緣今得遇我利智 第一
그때 여러 필추들은 다시 세존께 청하였다.
“구수 가섭파는 일찍이 어떤 업을 지었기에 그 업으로 말미암아 부귀한 가문에 태어나서 쓰는 것이 풍족하였으며, 얼굴과 용모가 단정하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이미 천 번이나 섬부주(贍部洲)에 태어났고, 그와 같이 동쪽과 서쪽과 북쪽의 4대주(大洲)에 태어났으며, 하나하나에서 각각 천 번을 지나서 태어났으며, 사천왕(四天王)으로부터 6욕천(欲天) 내지 광음천(光音天)이 다하도록 각각 천 번을 거쳐서 태어났습니까? 그리고 그는 어떻게 지금에는 세존을 만나서 수행을 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한 것입니까?”
022_0439_c_11L時諸苾芻復請世尊具壽迦攝 波曾作何業由彼業故生富貴家受 用豐足顏貌端正人所樂觀已曾千 度生贍部洲如是東西北洲一一各 經千度受生從四天王盡六欲天乃 至光音天各經千生今遇世尊出家 修行斷諸煩惱證阿羅漢
022_0440_a_01L“너희들 필추여, 이 가섭파가 지은 업의 과보가 성숙해진 것이니라.……(이하 자세한 것은 앞에서와 같음)……과보를 스스로 되돌려 받은 것이니라.
너희들 필추여, 지나간 과거에 바라닐사(婆羅痆斯)의 왕의 이름이 범수(梵授)였는데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다. 이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고요한 처소가 있어서 꽃과 숲이 무성하여 매우 사랑하고 즐길 만하였다. 그곳에 어떤 선인(仙人)이 살고 있었는데, 깊이 자비스러운 생각을 품고 중생을 불쌍히 여겨서 항상 이익되게 할 것을 구하였다. 그는 5백 명의 선인들과 함께 이곳에 거주하였다. 당시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시지 않고 독각이 출현하여 항상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어 보잘것없는 이부자리를 받아도 최상의 복전(福田)이 되었으니, 선인들이 있는 곳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초암(草庵)을 짓고 머물러 있었다.
022_0439_c_17L汝等苾芻 此迦攝波所造之業果報成熟廣說 如前乃至果報還自受汝等苾芻往過去於婆羅痆斯王名梵授以法 化世去城不遠有寂靜處花林鬱茂甚可愛樂有仙人居止深懷慈念愍有情常求利益俱與五百仙人居 住於此佛不在世獨覺出現常懷慈 愍受下臥具爲上福田去仙不遠作 草菴住
어느 날 대사(大士)는 아침을 먹을 때가 되어 옷과 발우를 챙겨서 성으로 들어가 걸식을 하였는데 차례로 걸식하기를 마치고는 곧 허공에 올라갔다. 왕이 신하들과 조회를 하고 있다가 문득 대사가 허공에 올라가 있는 것을 보고는 경건한 마음으로 정례(頂禮)를 하였다. 왕은 어디에 머무르시는가를 묻고 좋은 음식을 마련하여 올린 후에 매일 세 때에 독각의 처소에 갔다.
그때 어떤 동자가 선인들에게 의지하여 살았는데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이 대사(大士)께서는 고행을 성취하시어 매일같이 국왕이 세 때에 찾아가 예를 드리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는 또한 매일같이 세 때에 독각의 처소에 나아갔다. 또 다른 어느 날 대사가 발우를 가지고 북구로주(北拘盧洲)에 가서 저절로 자란 메벼로 지은 밥을 발우에 가득 채워서 돌아오니 향기가 선인들이 머무는 숲까지 널리 퍼졌다.
그 동자는 독각의 처소에 이르러 말하였다.
‘대사께서는 어느 곳에서 이 음식을 얻어 오셨습니까?’
독각은 그에게 말해 주었다.
‘북구로주에서 얻어 왔느니라.’
동자는 이 말을 듣자 극히 청정한 신심을 내어 독각에게 청하였다.
‘대선(大仙)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내일도 음식을 받으소서.
그러자 곧 그 청을 받아들였다.
어느 날 여러 선인들은 모두 뿌리와 열매로 식사를 하고 난 뒤에 전부 먹을 것을 찾아 나섰는데 동자를 남겨두어서 처소를 지키게 하였다. 그때 동자는 이른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피[稗] 한 되를 가져다가 우유로 끓여서 한 그릇 가득 채워서 그것을 가지고서 독각에게 받들어 올렸다. 독각은 모두 먹고 나서 동자를 위하여 신통변화를 나타내었다.……(이하 갖추어 말씀하신 것은 앞에서와 같음)…….
그는 합장하고 발원하여 말했다.
‘저의 복업으로 제가 태어나는 곳마다 큰 부귀를 얻고 위의와 용모가 단정하며 얼굴빛이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즐겨보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022_0440_a_03L是時大士於小食時著衣持 鉢入城乞食次第乞已便昇虛空與臣佐朝集而住遂見大士昇於空 中虔心頂禮王問住處嚴辦好食持 將奉施每日三時往獨覺所時有童 子依止仙住而作是念今此大士苦 行成就每日三時國王參禮作是念 日亦三時詣獨覺處又於他日大 士持鉢往北拘盧洲乞自然粳米飯 滿鉢而還香氣普熏仙住林所其仙 童子至獨覺所白言大士尊於何處 得此食來獨覺報曰從北拘盧洲童聞已極生淨信請獨覺言唯願大 哀愍我故明日受食便受其請諸仙衆皆食根果悉行求覓唯留童 子令看處所于時童子晨朝早起稗米一升以乳煮熟滿盛一器將奉獨 獨覺食已爲現神變具說如前乃至 合掌而發願言願我福業所生之處 得大富貴容儀端正顏色雅麗衆人 樂觀
022_0440_b_01L그 이후로 천 번을 섬부주에서 태어났으며, 동쪽과 서쪽과 북쪽의 대주(大洲)에서도 각각 천 번씩 태어났으며, 사천왕으로부터 6욕천 내지 광음천이 다하도록 각각 천 번씩 태어났으며, 또한 부처님을 만날 수 있기를 원하였기에 지금 수승한 과보를 얻게 되었느니라.
너희들은 부지런히 닦아서 방일하지 말아야 한다. 너희들 필추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동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대가섭파가 바로 그 동자이니라. 예전에 독각에게 공양을 드리고 발원한 것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큰 부자로 재산이 많고 훌륭하며 귀하게 되었느니라.
너희들 필추여,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내가 항상 말하는 것이니라.”
022_0440_a_23L從是之後千度已於贍部洲生 東西北洲各生千度從四天王盡六 欲天乃至光音天各經千度又願得 逢大師今獲勝果汝等應修勿爲放 汝等苾芻於意云何其仙童者豈 異人乎今大迦攝波是由昔供養獨 覺發願所生之處大富多財尊勝豪 汝諸苾芻由是義故我常宣說
그때 여러 필추들은 다시 세존께 청하였다.
“구수 대가섭파는 이전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그 업력(業力)으로 말미암아 세존께서 수기(授記)하여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욕심이 적고 만족한 줄을 알아서 즐거이 고요한 데에 머물며 항상 두타행(頭陀行)을 하는 데에 가장 뛰어나다’고 하게 되셨습니까?”
022_0440_b_07L諸苾芻復請世尊具壽大迦攝波先 作何業彼由業力世尊記云於佛教 中少欲知足樂住閑靜常行杜多最 爲第一
022_0440_c_01L부처님께서는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섭파가 지은 업의 과보가 성숙하여 스스로 되돌려 받게 된 것이니라.
너희들 필추여, 과거에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였던 시절에 가섭파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 부처님께서 교화하는 가운데 어떤 사람이 출가하였는데, 그의 친교사(親敎師)는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아서 항상 두타행을 행하고 즐거이 고요한 곳에 머물러 그 부처님께서 수기하시기를 두타제일[杜多第一]이라고 하셨다. 그의 출가제자는 임종할 때 이렇게 발원하였다.
‘나의 친교사께서 가섭파부처님의 불법 가운데에서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아서 즐거이 고요한 곳에 머물러 두타제일로 이 부처님께서 수기를 해 주신 것과 같이 다음 세상에 인간의 수명이 백 세인 시절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거든 그 부처님을 만나서 출가하여 또한 나에게 수기하시기를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아는 두타제일이라고 수기하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너희들 필추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가섭파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에 출가하여 바른 원을 발원한 사람이 지금의 가섭파 필추이니, 나 또한 그가 나의 가르침 가운데에서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아는 두타제일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022_0440_b_11L佛告諸苾芻迦攝波所造之 果報成熟還須自受汝等苾芻去人壽二萬歲時迦攝波佛出現於 彼佛教中有人出家其親教師少 欲知足常行杜多樂住閑靜彼佛記 爲杜多第一彼出家弟子臨終之日 而發願言如我親教師於迦攝波佛 法中少欲知足樂住空閑杜多第一 此佛授記當來之世人壽百歲有釋 迦牟尼佛出現世閒値彼大師而爲 出家亦授記我少欲知足杜多第一 汝等苾芻於意云何迦攝波佛教中 出家發正願者今迦攝波苾芻是亦說彼於我教中少欲知足杜多第
여러 필추들은 다시 세존께 청하였다.
“구수 대가섭파는 이전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그 업력으로 말미암아 설령 술 취한 코끼리가 있더라도 존자를 보게 되면 곧 깨어나게 됩니까?”
022_0440_c_02L時諸苾芻復請世尊具壽大迦攝 波先作何業由斯業力若有醉象見 尊者時卽便醒悟
부처님께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이 가섭파는 5백 생 동안 항상 출가하여 일찍이 나쁜 죄를 범한 일이 없었기에 이러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를 보는 자는 공경하게 되느니라.”
022_0440_c_04L佛告諸苾芻此迦 攝波五百生中常爲出家而不曾犯 惡作之罪由是因緣見者恭敬
앞의 일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攝前頌曰

두 사람은 모두 욕심이 적어
함께 참된 범행을 닦았기에
항상 부귀한 집에 태어났나니
욕심이 적은 것이 제일이니라.
022_0440_c_06L二人俱少欲
共修眞梵行
常生富貴家
少欲最第一
根本說一切有部苾芻尼毘奈耶卷第二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설법의 네 가지 방법을 말한다. 시(示)는 법을 보여줌, 교(敎)는 가르쳐서 깨우쳐 줌, 이(利)는 가르쳐 이끌어서 이익되게 함, 희(喜)는 실천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여 기쁘게 함이다.
  2. 2)승가리(僧伽梨)라고도 한다. 범어 saṃghāṭī의 음역. 3의(衣)의 하나로 중의(重衣)ㆍ합의(合衣)라 번역하고 대의(大衣)라고도 한다. 설법할 때나 마을에 나가 걸식할 때 입는다.
  3. 3)필추의 3의(衣)에 부견의(覆肩衣)와 궐수라의(厥修羅衣)를 더한 것으로 필추니가 갖춰야 할 옷이다. 3의에 승기지(僧祇支)와 부견의를 더한 것이라고도 한다.
  4. 4)포살(布薩)을 말하는 것으로 포쇄타(布灑他)ㆍ포살타바(布薩陀婆)ㆍ포쇄타(褒灑陀)ㆍ오보사타(烏逋沙他)ㆍ장정(長淨)ㆍ마양(馬養)ㆍ정주(淨住)ㆍ근주(近住)ㆍ공주(共住)ㆍ재(齋)라고 번역하고 설계(說戒)라고도 한다.
  5. 5)바라이(波羅夷)를 말하며 바라이(波羅移)ㆍ바라시가(波羅市迦)ㆍ바라사이가(波羅闍已迦)ㆍ타승(他勝)ㆍ극악(極惡)ㆍ무여(無餘)ㆍ단두(斷頭)ㆍ타승처(他勝處)라 번역한다. 6취계(聚戒)의 하나. 계율 가운데 가장 엄하게 제지한 것. 이 중죄를 범한 사람은 승려로서의 생명이 없어지고 자격을 잃는 것이라 하며 승중에서 쫓겨나 함께 살지 못하며, 길이 불법 가운데서 버림을 받아 죽은 뒤에는 아비지옥에 떨어진다고 하는 극히 악한 죄이다. 필추에게는 살생(殺生)ㆍ투도(偸盜)ㆍ사음(邪婬)ㆍ망어(妄語)의 네 가지가 있어 ‘4바라이’라 하고, 필추니는 여기에 마촉(摩觸)ㆍ8사성중(事成重)ㆍ복장타중죄(覆障他重罪)ㆍ수순피격필추(隨順被擊比丘)의 네 가지를 더하여 여덟 가지가 되므로 ‘8바라이’라 한다.
  6. 6)친교사(親敎師) 또는 화상(和尙)의 음사어이다. 어린 제자가 항상 시봉하면서 글을 배우는 스승이다.
  7. 7)아사리(阿闍梨)의 새로운 칭호로서 궤범사(軌範師)라 번역하고, 이는 능히 제자들을 법식대로 지도한다는 뜻을 지녔다.
  8. 8)5종 반택가의 하나. 반택가는 남근불구(男根不具)의 총명이다.
  9. 9)일백삼갈마(一白三羯磨)라고도 쓴다. 대중 가운데서 일을 할 때에 특히 수계(授戒)와 같은 중요한 일에는 대중을 모으고 먼저 그 일의 경위를 자세히 말하는 것을 백(白)이라 하고, 이어서 세 번 그 가부를 물어 결정하는 것을 삼갈마(三羯磨)라 한다. 곧 한 번 아뢰고, 세 번 갈마하는 것을 합하여 백사갈마라 한다. 이는 작법(作法) 가운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10. 10)안거가 끝나는 날에 행하는 작법(作法)의 이름. 자자(自恣)라고도 한다.
  11. 11)백일(百一)이라고도 한다. 가장 가벼운 보통의 갈마로, 한 번 승가 대중에 고하는 것만으로 참회가 성립되는 것이다.
  12. 12)출가 5중의 하나. 식차마나니(式叉摩那尼)의 번역어로서, 학계녀(學戒女)ㆍ학법녀(學法女) 등이라고 한다. 사미니가 성년이 되어 구족계를 받으려 할 때 2년간 따로 6법(法)을 배우게 하여 임신의 여부와 인내력을 시험해 보는 기간의 여자 출가자를 일컫는다.
  13. 13)필추가 중대한 죄를 범하고도 뉘우치는 마음이 없을 때, 승적을 삭제하여 환속시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