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894_T_009
- 022_0959_b_01L근본설일설체유부목득가 제9권
- 022_0959_b_01L根本說一切有部目得迦卷第九
-
대당 삼장법사 의정 한역
백명성 번역 - 022_0959_b_02L大唐三藏法師義淨奉 制譯
-
4) 네 번째 자섭송(子攝頌) - 022_0959_b_03L第四子攝頌曰:
-
필추는 가죽신에 다섯 가지 동물 기름을 바르지 말 것이며
신심이 깊은 왕과 대신들에게는 계율을 설명해 주도록 하라.
설롱나이십억 필추로 인해 필추들에게 죽을 먹는 것이 허용되었으며
왕이 보시한 밭을 받아서 쓰도록 하였다. - 022_0959_b_04L不用五種脂 隨應爲說戒 因億耳開粥王田衆應受。
-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세존께서는 다섯 종류의 청정치 못한 가죽신은 가지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시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다섯 종류의 청정치 못한 기름을 가죽신에 발랐었다. 그런데 마침 승광왕의 코끼리가 기름기를 맡고는 놀라 날뛰며 달아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그 코끼리를 붙잡지 않았는가?”
이에 대답하기를 “우리들은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필추들이 말하기를 “나는 잡을 수가 있노라” 하였다.
“당신들이 만일 우리를 위해 붙잡아 주신다면, 저희들이 떡과 과일값을 드리겠습니다.”
이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그 코끼리가 있는 곳으로 가서 코끼리를 진정시켰다. 그러자 사람들이 물어 보았다.
“성자여, 당신들께서는 주문을 외울 줄 아시는 것입니까? 코끼리들이 놀라 달아나는 것을 우리들은 막지 못하였는데, 당신들께서는 어떻게 진정시키신 것입니까?”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대답하였다.
“사실 우리들도 주문을 외울 줄은 모릅니다. 우리들은 단지 제일 좋은 코끼리의 기름을 가죽신에 발랐을 뿐입니다.”
이에 사람들이 “성자여, 왕이 코끼리를 불쌍한 사람처럼 좋아하니, 어찌 당신들에게 이익 되는 일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빈정대며 그들을 천하게 여겼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필추들은 제일 좋은 코끼리의 기름을 가죽신에 발라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바르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제일 좋은 코끼리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제일 좋은 말, 사자, 호랑이, 표범의 기름도 모두 발라서는 안 될 것이다.” - 022_0959_b_06L爾時,佛在室羅伐城。如世尊說,有五種不淨皮履,不應持者。時,六衆苾芻用五種不淨脂膏,以塗皮履。時,勝光王象聞脂氣,驚怖逃奔。是時,六衆作如是語:‘君等何不捉持此象?’答曰:‘我不能持。’苾芻報曰:‘我能爲持,仁等若能爲我持者,我今當酬餠果之直。’是時,六衆遂向下風,其象卽住。諸人報曰:‘聖者,仁等解明呪耶?群象驚走,我等不禁,仁等如何遂令象住?’六衆報曰:‘我實不解誦持明呪,我等但以上象脂,用塗皮履。’‘聖者,王之好象若傷損者,豈非仁等作無利事?’共生嫌賤。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汝諸苾芻,不應以上象脂膏,用塗皮履,若有塗者,得惡作罪,上象旣然,上馬、師子及以虎豹悉皆不合。
-
022_0959_c_01L그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捨城)에 계셨다.
빈비사라왕(頻毗娑羅王)이 아난타 존자의 처소에 와서 두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말하였다.
“아난타 존자여, 지금이 바로 설법을 듣고 포쇄타할 때가 아닙니까? 저는 그러한 것들을 들을 수가 있겠지요?”
아난타가 대왕에게 대답하였다.
“포쇄타라고 하는 것은 필추들끼리만 함께 하는 것이요, 속인은 들을 수가 없음을 아셔야 할 것입니다.”
이에 왕이 곧 일어나 가버렸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다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타에게 물어 보셨다.
“어찌하여 왕이 왔다가 법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가버렸는가?”
아난타가 그 일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큰 실수를 하였구나. 아까 왕이 이 계율[波羅底木叉]을 들었더라면 왕은 반드시 곱으로 깊은 믿음과 공경심을 지니게 되었을 것이요, 청정한 믿음이 생겨났다면 최상의 불법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부터 왕과 대신들 가운데 청정한 믿음을 지니고 진심으로 불법 듣기를 원하는 자가 있다면 그들에게 설명해 주라고 허락하겠노라.”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존귀하기는 하나 공경스러운 믿음이 없을 경우, 그러한 사람에게도 설명해 주도록 하고 가난한 사람이라도 그에게 설명해 주도록 하여라. 그러나 가난하면서도 공경스러운 믿음이 없고 진심으로 계율에 대해 듣기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설명해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존자인 설롱나이십억(說籠拏二十億) 필추는 어려서부터 죽을 먹고 자랐는데, 출가한 후로는 죽을 먹지 못해 몸이 야위고 누렇게 떠 기력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일을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타에게 물어 보셨다.
“무슨 이유로 설롱나이십억의 몸이 야위고 누렇게 뜨며 기력이 없는 것이냐?”
아난타 존자가 부처님께 그 이유를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설롱나이십억 필추가 마음대로 죽을 먹도록 허락하노라.”
이에 아난타가 곧 부처님의 말씀을 그 필추에게 다음과 같이 전해 주었다.
“세존께서 그대에게 마음대로 죽을 먹도록 하셨소.”
그가 물어 보았다.
“모든 대중에게 허락하신 것입니까? 저 한 사람에게만 허락하신 것입니까?”
아난타가 대답하였다.
“오직 그대 한 사람에게만 허락하셨소.”
그러자 설롱나이십억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일로 해서 함께 수행하는 여러 사람들이 저를 비웃어 말하기를 ‘너 설롱나이십억이여, 그대는 출가해서 오늘 매우 커다란 소득을 얻었구려. 과거에는 비할 수 없을 만한 거부이더니, 일곱 마리의 코끼리를 버리고 출가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저 묽은 죽이나 구하게 되었으니 말이오’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세존께서 나로 인해 대중들에게도 죽을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저도 따라 먹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설롱나이십억으로 인해서 모든 대중이 다 죽을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노라.”
그때 청정한 믿음이 있는 바라문과 거사들 대부분이 좋은 죽을 가지고 와서 필추들에게 보시하였다. 그리고 영승왕은 부처님이 필추들에게 마음대로 죽을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좋은 밭 천 이랑을 대중에게 보시하였다.
이에 필추들은 감히 밭을 받지 않고 이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대중을 위해서이니 밭을 받고, 거기서 수확한 과실은 대중들이 먹도록 하여라.” - 022_0959_c_01L爾時,佛在王舍城。頻毘娑羅王詣具壽阿難陁處,頂禮雙足,白言:‘大德阿難陁,今者豈非聽法之日?復是襃灑陁時,我得聽不?’答言:‘大王,當知襃灑陁者,但是苾芻共所作業,非俗合聽。’王卽起去,然佛世尊知而故,問阿難陁:‘何故王來,而不聽法,卽便起去?’彼卽具答,佛言:‘汝有大失。向者令王得聞此波羅底木叉者,王必倍生深信恭敬,旣生淨信,能爲信首。是故我今聽諸王等及以大臣有淨信心,意樂聞者,應可爲說。’佛言:‘若復有人,雖是尊貴,而無敬信,如此之人,亦應爲說。若有貧人,亦應爲說。若是貧窮兼不敬信,樂欲聞戒,不應爲說。’爾時,佛在王舍城。具壽說籠拏二十億苾芻,從小以粥長養,由出家後遂不得粥,身體羸瘦,痿黃無力。是時,世尊知而故問阿難陁曰:‘何故說籠拏二十億身極痿黃,羸瘦無力?’時,阿難陁以緣白佛,佛言:‘從今聽許說籠拏二十億苾芻,隨意食粥。’時,阿難陁卽傳佛教,告彼苾芻曰:‘世尊開爾,隨意食粥。’彼便報曰:‘爲是摠開大衆,爲我一人?’答曰:‘唯爾一人。’說籠拏二十億曰:‘由此因緣,諸同梵行譏誚於我:汝說籠拏二十億,今者出家,大有所獲,昔在占波巨富無疋,捨七象王,而爲出家,乃於今時,唯求薄粥。世尊,若許因我開,聽大衆食粥,我亦隨食。’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我今因說籠拏二十億爲先首故,聽諸大衆咸悉食粥。’是時,淨信婆羅門居士等,多持好粥,施苾芻等。時,影勝王聞佛聽諸苾芻隨意食粥,王以千畝良田,奉施大衆,諸苾芻不敢受田。以緣白佛,佛言:‘爲僧伽故,應可受田,所收果實,衆應受用。’
-
5) 다섯 번째 자섭송 - 022_0960_a_15L第五子攝頌曰:
-
속인이나 사미 등과는
필추가 합석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합석하더라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 - 022_0960_a_16L俗人求寂等 竝不合同坐 兩學有難緣同處非成過。
-
022_0960_b_01L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우바리 존자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필추들이 속인들과 함께 합석할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합석해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미와는 함께 합석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없다. 사미와 반택가(半擇迦)1), 계율을 어긴 필추니, 오역외도(五逆外道), 취외도(趣外道), 적주(賊住)2), 별주(別住)3), 불공주(不共住)인 사람과는 합석할 수 없으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합석해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
우바리 존자가 또 여쭈어 보았다.
“수학인(授學人)과 함께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 된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라면 임의로 합석할 수는 있다.”
“속인과 함께 같은 평상에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 된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임의로 합석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여러 불공주(不共住)의 사람들과도 모두 합석할 수는 없으나, 부득이한 경우라면 합석하더라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 또 같은 평상에 앉는 경우에 대해서는 앞에서 자세히 말한 바와 같다. 그리고 자리가 반듯하지 못해 불편한 경우에는 앉더라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 - 022_0960_a_18L爾時,佛在室羅伐城。具壽鄔波離請世尊曰:‘凡諸苾芻合與俗人,同褥坐不?’佛言:‘不合。必有難緣,同坐無犯。’復白佛言:‘得與求寂同座坐不?’佛言:‘不合。若與小者及半擇迦污苾芻尼幷犯五逆外道,趣外道者,賊住別住,不共住人等,亦不合同座,必有難緣,同座無犯。’又問:‘得與授學人,同褥坐不?’佛言:‘不應。必有難緣,隨意同坐。’‘得與俗人,同枮牀一處坐不?’佛言:‘不應。必有難緣,隨意同坐。如是乃至不共住人,咸悉不合,必有難緣,同坐無犯。若同牀坐,廣說如前,若屈氈席,以爲障者坐亦無犯。’
-
6) 여섯 번째 자섭송 - 022_0960_b_09L第六子攝頌曰:
-
공양 때에는 상좌라도 그를 일어나게 할 수 없으며 나이에 따라 앉고
공동 소유의 염색 그릇은 앞 사람의 일이 끝난 다음 사용한다.
필추들은 함께 정원을 보호하여야 하며
염색약을 삶느라 영작인의 나무를 때서는 안 된다. - 022_0960_b_10L正作不令起 隨年坐染盆 應共護僧園勿燒營作木。
-
022_0960_c_01L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당시 여러 필추들이 작은 평상 위에 앉아 세탁, 바느질, 발우를 씻는 일들을 하고 있었는데,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그들을 밀쳐 내고 자신이 앉아 그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탁 등의 일을 필추들이 하고 있을 때에, 그들을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일을 못하게 한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가는 곳마다 자신들이 상좌임을 빙자해 다른 필추들을 일어나게 하였는데, 필추들이 일어나지 않으려 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이와 지위에 따라 앉아야 할 것이다.”
세존께서 나이 순서로 앉아야 한다는 말씀이 있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은 다른 필추들이 식사할 때 늦게 도착해서도 그들을 일어나게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필추가 식사하고 있을 때라면, 상좌라도 늦게 와서는 그를 일어나라고 할 수 없다. 일어나게 하는 자는 악작죄를 짓게 되는 것이니, 도착 순서대로 앉아 식사해야 할 것이다.”
우바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식사하고 있을 때에는 상좌라도 그를 일어나게 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식사할 때’라는 한계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소금을 받았거나 식권[食葉]을 받았을 때에는, 모두 일어나게 할 수 없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필추가 식권을 받았을 때에는 그를 일어나게 할 수 없다고 하시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고의로 상좌의 자리로 가서 먼저 식권을 받았다. 그러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고의로 상좌의 자리로 가서 먼저 식권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자는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그러니 여러 필추들은 자리의 순서를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스님 공동 소유의 염색약을 담는 항아리와 여러 그릇들을 어떤 스님이 먼저 가져다 옷을 물들이고 있었는데,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존자여 내 나이가 그대보다 많으니 마땅히 먼저 사용하여야 할 것이요”라고 말하며, 염색약을 쏟아 버리고 강제로 항아리를 빼앗아 사용하여, 그 필추가 그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 공동 소유의 염색약을 삶는 항아리와 그릇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을 때에는 강제로 빼앗아서는 안 된다. 그가 일을 마치기를 기다려 가져가야 할 것이다. 일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강제로 빼앗아 간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염색 그릇을 사용하고 있을 때에는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하시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는 고의로 옷 조각을 물들이며 다른 필추들이 염색 그릇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을 염색하는 것을 염오(染汚)라고 하는데, 고의로 작은 조각을 물들이며 염색 그릇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같은 곳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급고독 장자가 나무 울타리를 만들어 서다림을 둘러싸게 하였는데, 여러 속인들이 나무 울타리를 부서뜨리고 나무들을 도둑질해 갔다. 이에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시켜 나무 울타리를 보호하게 하여라.”
사람을 시켜 나무 울타리를 보호하자 속인들이 나무를 버리고 도망갔는데, 그 나무를 아무도 주워 가지 않아 모두 못 쓰게 되어 버렸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서져 못 쓰게 된 나무는 절의 주방에서 땔나무로 쓰도록 하고, 남은 것은 절일을 맡아 보는 사람[付作人]이 가지도록 하여라.”
그때 여섯 명의 나쁜 필추가 절일을 맡아 보는 사람이 쓰려는 나무를 쪼개어 염색약을 삶는 데 사용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은 절일을 맡아 보는 사람의 잡목을 염색약을 삶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니, 그리하는 자가 있다면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 022_0960_b_12L爾時,佛在室羅伐城。時,諸苾芻坐小牀座,作浣染縫衣,治鉢等事。是時,六衆苾芻推起自坐,令他廢闕。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浣染等時,苾芻正作,不應令起,遣他起者,得惡作罪。’六衆苾芻凡所至處,自恃上座,排他令起。時,彼苾芻不肯爲起,以緣白佛,佛言:‘應隨年次依位而坐。’如世尊說,隨年坐者,六衆苾芻見他食時,自在後至,遂令他起。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彼苾芻正食之時,上座後來,不令小起,令他起者,得惡作罪,可隨處坐食。’具壽鄔波離白佛言:‘如世尊說,正食苾芻,不應令起,不知齊何名食時。’佛言:‘下至受鹽,或受食葉,皆不合起。’如世尊說,苾芻受食,不應起者。六衆苾芻向上座處,故先受食。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不應先往上座頭坐,故爲受食,作者得惡作罪。’凡諸苾芻應善知座次,僧伽所有貯染汁瓨及諸盆器。有一苾芻,先取染衣,六衆苾芻作如是言:‘具壽,我年長大,先合用之。’瀉卻染汁强奪將用,令彼苾芻,事便廢闕。以緣白佛,佛言:‘但是僧伽煮染之器及以染盆,他正用時,不應强奪,事訖方取,未了取者,咸得惡作。’如世尊說,染器污時,不應取者。是時,六衆纔染片衣,故令汁污,意留染器,妨彼受用。佛言:‘若摠以衣內染色中,方名染污,不應少物故作留㝵,如有犯者,咸得惡作。’緣處同前。時,給孤獨長者作其木柵,圍逝多林。時,諸俗人毀破木柵,盜將草木。苾芻以緣白佛,佛言:‘令人遮護。’旣令遮護棄木逃去,無人採拾,咸悉爛壞。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壞無用者,可入僧廚,以充薪用,餘堪用者,取付作人。’時,六衆苾芻隨其營作,所堪用木,竝破燒壞,以充煮染。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苾芻,不應燒營作人要須雜木,如有犯者,得惡作罪。’
-
7) 일곱 번째 자섭송 - 022_0961_a_07L第七子攝頌曰:
-
장자가 보시한 물건은
그에게 물어 보고 보관 사용하도록 한다.
선당(禪堂)에서는 다른 필추를 일어나게 하지 말고
절에 들어갈 때에는 먼저 몸을 씻도록 한다. - 022_0961_a_08L長者所施物 問已應留擧 隨處莫廢他洗身方入寺。
-
022_0961_b_01L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당시 급고독 장자가 세존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지금 서다림을 꾸미어 다시 스님 대중에게 보시하고자 합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뜻대로 하시오.”
이에 장자는 서다림 안에 있는 나무 가운데 남성수(男聲樹)에는 남자의 의복을 만들어 꾸미고, 여성수(女聲樹)에는 여인의 복장을 만들어 꾸미었으며, 심지어 절 뜰 안의 산보하는 곳과 욕실 안, 중식당(衆食堂), 공병당(供病堂), 상식당(常食堂) 등을 모두 그에 맞게 꾸며 스님 대중에게 보시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의복들을 받고 어찌할지 몰라 부처님께 여쭈어 보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에게 물어 보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장자에게 가서 물어 보니, 장자가 대답하였다.
“보시한 장소의 물건들은 그곳에 소속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남ㆍ여성수로부터 절 안에 두루 퍼져 있는 의복들은 장소에 따라 각각 상자 속에 보관하였다가 사용하도록 하여라. 뒤에 서다림 안의 사람들이 대회를 열면 각각의 장소에 있는 것으로 전처럼 엄숙하게 꾸미어야 할 것이니, 담벽에 있는 것으로는 벽을 꾸미고, 온난당(溫煖堂)에 있는 것으로는 땔나무를 마련해 연료를 충당하여야 할 것이며, 욕실에 있는 것으로는 세욕(洗浴)하는 데 공급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저수당(貯水堂)에 있는 것으로는 대중들이 일정한 때와 수시[時非時]로 먹는 물을 공급하고, 공병당(供病堂)에 있는 것으로는 좋은 음식을 공급하여야 할 것이다. 가까운 사원이나 누각의 처마 앞, 산책하는 곳이나 【문】주변에 있는 것은 그 곳의 스님[現前僧]들이 나누어 갖고 절의 뜰 안에 있는 것은 사방승용(四方僧用)4)으로 삼도록 하여라.”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의혹을 끊고 고요히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선당(禪堂)을 만들어 여러 선한 수행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그 선당에 와서 ‘우리들은 나이가 많은 필추들이다’라고 하며, 필추들을 일어나게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당에서 나이가 많다고 하여 다른 필추들을 일으켜 움직이게 하여서는 안 된다. 만일 일어나게 하는 자가 있다면 월법죄를 짓게 되는 것이니라.”
그리고 필추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산책을 하러 가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그 사이를 틈타 그 자리에 앉아 다른 필추들이 참선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 필추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거기에 앉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필추들은 산책을 하려 하거든 먼저 띠나 옷을 앉았던 자리에 놔두고 떠나도록 하여라.”
어떤 필추가 절의 복도 기둥에 가죽신을 털었다. 여러 필추들이 이를 보고 부끄러운 짓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길을 가며 지켜야 할 법도를 내 지금 정해 주겠노라. 필추들이 길을 가다가 절에 들어가려 할 때에는 먼저 물이 있는 곳에 가서 옷과 발우를 내려놓고 옷을 턴 다음 몸과 손발을 씻어 먼지를 없앤다. 그리고 물병을 깨끗이 씻은 다음 해진 천으로 가죽신을 닦고 옷을 펼쳐 자세히 살펴본 후에 천천히 절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여라.” - 022_0961_a_10L爾時,佛在室羅伐城。時,給孤獨長者請世尊曰:‘佛聽許者,我今更欲以逝多林,重施僧伽。’佛告長者:‘隨意應作。’時,彼長者於逝多林內所有樹木,是男聲者,則爲男子衣服,而嚴飾之,女聲樹者,作女人服,而爲嚴飾,乃至寺中庭經行處,門屋下、浴室內、衆食堂、供病堂、常食堂,悉皆如是爲嚴飾已,捨與僧伽。時,諸苾芻得此衣服,不知云何。以緣白佛,佛言:‘應問長者。’旣往問已,長者答曰:‘隨所施處,物應屬彼。’佛言:‘是男女聲樹乃至遍寺所有衣服,隨其處所,各以箱篋藏擧。若於後時,逝多林內人作大會,還隨其處,准前嚴飾,在牆壁者,應將畫壁,若在溫煖堂,應買薪以充然用,在浴室者,供洗浴事,在貯水堂者,以充大衆,時非時漿用。若在供病堂,應與作美膳供養,或時近院,或復樓閣簷前,經行處或近門邊,現前僧應分。若寺中庭內者,屬四方僧用。’時,諸苾芻作斷惑,禪堂靜慮之處,修諸善品。是時,六衆來至此堂,喚他令起云:‘我耆年。’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不應於此而作隨年,令他苾芻,輒爲起動。若令起者咸得越法罪。’時,諸苾芻從座而起,蹔去經行,六衆遂來,坐其座處,令他廢事。佛言:‘他先坐處,不應輒坐。汝等苾芻欲經行時,先以綺帶,或僧腳欹,留安坐處,然後經行。’復有苾芻,於廊庭柱,打拍皮鞋,有餘苾芻,見而嫌恥。以緣白佛,佛言:‘道行軌式,我今當制,凡諸苾芻道路行時,欲須入寺,隨有水處,安置衣鉢,抖擻衣已,次浴身體,下至手足,洗灌塵垢,添淨水甁,方以破布,拂拭皮鞋。然後披衣容儀詳審,徐行入寺。’
-
022_0961_c_01L
8) 여덟 번째 자섭송 - 022_0961_c_01L第八子攝頌曰
-
공동 소유의 머리 깎는 칼과 족집게는
사용한 후 제 것처럼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소변이나 대변을 다 본 후에는
화장실에 오래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 022_0961_c_02L剃刀幷鑷子 用竟不應留 便利若了時無宜室中住。
-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머리 깎는 칼과 족집게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고 하시자,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스님 공동 소유의 머리 깎는 칼과 족집게를 가져다가 머리를 깎은 다음 그것들을 반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뒤에 내가 다시 쓰려고 한다” 고 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이여, 공동의 칼을 사용한 후, 제 것처럼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칼뿐만 아니라 족집게, 손칼, 승족물(承足物)도 역시 그리하여야 할 것이니라.”
여섯 명의 나쁜 필추들이 소변실에 들어가 볼 일을 다 본 다음에도 그대로 거기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가려 하면, “들어오지 마라. 내가 조금 있다 다시 소변을 볼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그들이 이렇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소변을 다 보았으면 오래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오래 머물러 있는 자는 악작죄를 짓는 것이다. 대변을 보는 곳에서도 그렇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역시 같은 죄를 짓는 것이니라.” - 022_0961_c_04L如世尊說剃刀鑷子應隨畜者。六衆苾芻自取僧伽剃刀鑷子,剃髮旣竟,他取不還,報云:‘後時,我更須用。’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汝等苾芻用衆刀訖,不應便留,用刀旣然石鑷、刀子及承足物,應知亦爾。’六衆苾芻入小便室事旣了已仍住室中餘人欲入而故遮止。告言:‘莫入。我當在後,更擬小便。’故惱於他,令生嫌恥。以緣白佛,佛言:‘小便若了,不應久住,更停住者,得惡作罪。於大便處,故惱他人,得罪亦爾。’
-
9) 아홉 번째 자섭송 - 022_0961_c_15L第九子攝頌曰:
-
여래의 머리털과 손톱을 모신 탑 주변을
성스러운 자취로써 장엄하게 하고
흐린 물은 정도에 맞춰 마시고
짠물은 구별해서 마시도록 할 것이다. - 022_0961_c_16L窣睹波圍繞 廣陳諸聖迹 濁水隨應飮若醎分別知。
-
022_0962_a_01L
그때 급고독 장자가 세존께 말씀드렸다.
“저는 여래의 머리털과 손톱을 모시는 탑 주변을 장엄하게 했으면 합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뜻대로 하도록 하시오.”
장자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처음 도사다천(覩史多天)5)에서 내려와 섬부(贍部)에 태어나시어 중생들을 교화하고 열반에 드시기까지 부처님의 전생(前生)과 성스러운 자취를 마음대로 만들어 놓도록 하시오.”
당시 여러 필추들이 길을 따라 가다가 흐린 물을 보고는 의심이 나 먹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에 얼굴이 비쳐질 정도면 먹어도 된다. 다른 사람이 먹으라고 준 물이 매우 탁해서 얼굴이 비쳐지지 않을 정도라면, 갈득가(羯得迦)의 열매나 포도를 넣어 맑게 하거나 보릿가루를 넣어 맑게 하도록 하여라.”
그러자 필추들이 보릿가루를 뿌려 넣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릿가루를 물과 섞어 둥글게 뭉쳐 넣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짠물을 의심스러워하며 마시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을 만한 짠맛이면 받아먹도록 하고, 먹지 못할 정도면 걸러 내고 먹으면 될 것이니,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의심하지 말라.” - 022_0961_c_18L爾時,給孤獨長者請世尊曰:‘我於如來髮爪窣睹波處,欲爲莊嚴,若佛聽者,我當營造。’佛告長者:‘隨意應作。’長者不知云何而作。佛言:‘始從睹史多天,下生贍部,化導有情乃至涅槃,本生聖迹,隨意應作。’時,諸苾芻隨路而去,見有水渾,生疑不飮。佛言:‘水中見面,應可飮用,若不見面,須人授飮,如極渾者,應取羯得迦果、葡萄果,投中待淸,或可以麨而內水中。’諸苾芻便投散麨。佛言:‘宜應以水,作團投之。’時,有醎水生疑不飮。佛言:‘若堪作鹽用受而方飮,若不堪者,自取而飮,勿致疑惑。’
-
10) 열 번째 자섭송 - 022_0962_a_08L第十子攝頌曰:
-
밥알과 낙(酪) 등에 의해 물이 오염되는 것은 아니니
병을 깨끗이 씻는다면 물을 받아도 된다.
발을 씻고 필추가 알고 있어야 할 다섯 종류의 항아리
그리고 입을 깨끗이 했다는 말뜻을 설명하였네.
물이 부족하면 나뭇잎으로 받아 마시고, 병에 입을 대고 마시지 말 것이며
다의(多疑)라는 존자는 발우에 물을 붓는 것을 의심하였다.
식량을 들고 강물을 건너는 방법을 얘기하고
발우를 겹쳐 놓아도 허물이 되지 않음을 말하였네.
발우를 씻을 적에는 온 마음을 쏟아야 하며
타인이 발우를 겹쳐 놓았을 때는 이유를 물어 보아야 할 것이네.
음식을 교환하고 식량을 가지고 다니는 일 등은
모두 어려운 처지가 아니면 해서는 안 될 것이네. - 022_0962_a_09L飯酪等非污 亦可內甁中 洗足五種瓨齊何名口淨。 葉手承注口 多疑流鉢中擧糧持渡河 縱觸非成過。 洗鉢應用心他觸問方受 換食持糧等 無難竝還遮。
-
022_0962_b_01L
그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에 계셨다.
당시 바라문과 거사들이 서다림에서 멀지 않은 방원(芳園)에서 함께 잔치를 하고 남은 음식을 우물 속에 버렸었다. 여러 필추들이 물을 길어 비단으로 물을 걸러 보니 비단에 밥알들이 있었다. 필추들이 의심스러워 사용하지 못하고 물 항아리에 담아 두려고 하여도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이를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 때문에 깨끗하지 않다고 할 수 없고 걸렀다면 깨끗한 것이니, 물을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또 여러 필추들이 못에서 물을 긷다 보니 어떤 사람이 소와 유를 담았던 항아리[酥油瓨]와 낙병(酪甁)을 씻고 있었고, 어떤 필추가 기름기 묻은 발우를 손으로 닦아 기름기가 물 위에 둥둥 떠 있었고, 낙병 속의 찌꺼기 조각들이 물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이에 필추들이 의심스러워 그 물을 쓰지 못하고,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들이 물을 깨끗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 거른다면 깨끗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하도 죄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필추들이 길을 가다가 물을 얻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두레박으로 물을 긷는 곳에 이르러 물을 길으려 하다가 깨끗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긷지 않아서 매우 고생을 하였다. 그 후 절에 들어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물은 길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먼저 잘 살펴보고 입으로 헹군 다음에는 마음대로 마실 수가 있는 것이다.”
혹 정해진 때가 아닌지라 마시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해진 때가 아니어도 마실 수 있느니라.”
항아리에 저장하지 않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장해도 되느니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길을 가다가 물을 얻을 수가 없었는데, 벼랑 사이의 샘물을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마시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살펴보고 마셔야 할 것이니라.”
혹 정해진 때가 아니라 의심스러워하며 마시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해진 때가 아니라도 마셔야 할 것이니라.”
물 항아리에 담지 않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담아도 되느니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황톳물을 보고서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마시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이 흐리다 하더라도 살펴보고 마음대로 마시도록 하여라.”
혹 정해진 때가 아니라고 마시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해진 때건 아니건 마시더라도 죄가 되지 않으며, 항아리에 담아 두더라도 죄가 되진 않는다.”
필추들이 길을 가다가 물주머니 속의 물에 낙(酪) 찌꺼기가 있는 것을 보고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마시지 아니하였다. 그리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해진 때건 아니건 마음대로 마시도록 하여라.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급하고 어려운 때에 한하여 내가 허락한 것은 어려운 때가 지나면 모두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당시 많은 필추들이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다 소를 기르는 곳에 이르러 물을 찾아보았으나 얻을 수가 없었다. 이에 낙장(酪漿)으로 발을 씻으려 하다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이 없는 곳에서 낙장을 주거든 그것으로 발을 씻어야 할 것이니라.”
그때 필추들이 다시 소를 치는 사람에게 가서 항아리나 물그릇을 빌려 물을 담으려 하였는데, 빌린 병이 소(酥)와 유(油)를 담았던 병이라 의심스러워 그만두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은 응당 다섯 종류의 항아리나 그릇을 알고 있어야 하느니라. 첫째는 대변기(大便器)요, 둘째는 소변기요, 셋째는 주기(酒器)요, 넷째는 유강(油瓨)이요, 다섯째는 소강(酥瓨)이다. 앞의 세 그릇에는 물건을 담아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니, 설사 오랜만에 담았다 하더라도 버려야 할 것이다. 뒤의 두 항아리는 불에 그슬리거나 소금기 있는 흙이나 소의 똥으로 깨끗이 닦아야 할 것이니, 항아리를 깨끗이 닦은 다음에는 물을 담아 둘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해진 때건 아니건 마음대로 마시도록 하여라.”
그때 어떤 필추가 수시로 마시는 음료수를 마시다가 목구멍 속의 기름기가 섞여 나오자 악작죄를 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입술과 입 안을 헹구도록 하여라. 입 안을 헹군 다음에는 음료수를 마실 수가 있느니라.”
세존께 입 안을 깨끗이 씻으라고 하신지라, 여러 필추들이 소금기 있는 흙으로 입술을 문지르다가 살갗이 찢어지게 되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소의 똥6)으로 입술과 입을 깨끗이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우바리가 세존께 여쭈어 보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입을 깨끗이 하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여야 깨끗하게 했다 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더러운 입을 어떻게 깨끗이 하는가 하면, 말린 깨끗한 소의 똥을 비벼 으깬 것이나 조두(澡豆)7)에 물을 타서 입술을 닦아 음식의 기름기를 없앤 다음에, 손으로 물을 받아 두세 번 입을 헹구도록 하여라. 그러면 깨끗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여러 필추들이여, 먹거나 마실 적에는 언제나 이렇게 하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먹거나 마실 때에 모두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어떤 필추가 수시로 손으로 병을 쥐어 입에 대고 물을 마시다가 병에 들어 있던 개미에게 물리는 일이 있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을 입에 대고 물을 마시지 말라.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입을 헹군 다음 병의 물을 부어 손으로 받아 마시도록 하여라. 그리고 필추들은 성군지롱(盛君持籠)을 만들도록 하여라.”
그때 필추들이 성군지롱을 어떤 것으로 만들어야 할지 몰랐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무판자나 벽돌로 물병 입구를 막아 벌레를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라.”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손과 입을 씻은 다음 물을 마시라고 하셨는데, 길을 가다보니 물이 부족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뭇잎으로 받아 마시도록 하여라.”
그러나 푸른 잎을 보면서도 아무도 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누렇게 말라 버린 낙엽을 가져다 물을 마시도록 하여라.”
혹 낙엽도 구하지 못하게 되자 가지에 붙은 잎으로 물을 받아먹기도 하였는데, 가지와 잎이 붙어 있어 잎을 구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조용한 곳에 가서 입을 깨끗이 씻은 다음에, 병을 입에 대고 마음껏 마시도록 하여라.”
그리고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여러 가지 사항을 허락해 주었다.
힐리발저(頡離跋底) 존자는 어느 곳에서든지 의심스러워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래서 당시의 사람들이 모두 그를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런 힐리발저가 병의 물을 아래로 붓는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다른 사람이 물을 계속 발우 속으로 붓는다면, 어찌 죄에 저촉되지 않으리요?’
이에 물을 받지 않았다. 그러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흐르는 물건은 모두 아래로 향하게 마련이며 위로 향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물을 받아 써야 할 것이니 의심하지 말라. 죄가 되지 않느니라. 우유와 낙(酪) 등도 모두 이에 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니 의심하지 말라.”
당시 필추들이 여러 상인들과 함께 길을 가고 있었는데 사미들로 하여금 길 양식을 가지고 따라오게 하였다. 잠시 쉬었다가 떠나려 할 때 사미가 필추들에게 말하기를 “우리를 위해 짐을 들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러나 필추들이 들어 주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사미가 필추들에게 “우리를 위해 짐을 내려 주십시오”라고 하자, 필추들이 의심스러워하며 내려 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내려 주어야 할 것이다.”
그 뒤 사미가 식량을 갖고 길을 가다가 짐이 무거워 피곤한지라 다시 필추에게 말하기를 “식량을 좀 들고 가시지요, 제가 잠시 쉬어야 하겠습니다”라고 하였으나, 필추들이 그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짐을 끈으로 묶어 사미로 하여금 끈을 잡게 한다면 짐을 지고서도 쉬게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다가 필추가 마침내 의심하기를 ‘내가 손을 놓는다면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먹더라도 모두 죄가 되지는 않느니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상인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도적들이 상인을 기습하자 사미는 가지고 있던 식량을 버리고 도망갔고, 필추 역시 식량을 버려두고 달아났다. 뒤에 필추가 시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가서 그 식량을 갖고 오도록 하여라.”
사미가 대답하였다.
“지금 도적들이 저를 죽이게끔 하시려는 것입니까? 저는 갈 수 없으니 당신 스스로 가져오십시오.”
그러자 필추 역시 가서 가져오지 못하였다.
그때 식량이 부족해 돌아다니기를 그만두고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스스로 가져와야 할 것이니라.”
필추가 스스로 가져와서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못하였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응당 먹어도 될 것이니, 죄가 되지는 않느니라.”
당시 어떤 필추가 사미에게 식량을 지우고 강물을 건너려고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사미에게 ‘네가 나를 위해 식량을 지고 스스로 건널 수 있겠느냐?’고 물어 보아라. 사미가 대답하기를 ‘저 혼자나 건너지 식량을 가지고 갈 힘은 없습니다’라고 하면, 필추가 드는 것을 도와 강을 건너게 하여라. 그러나 사미가 만일 ‘힘이 없어 저 혼자도 건너지 못할 것 같은데 어떻게 식량을 가지고 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할 경우라면, 필추가 사미와 길 식량을 함께 들고 갈 수 있으면 좋을 것이요, 그렇지 못한다면 먼저 식량을 건네 놓고 사미를 건네주도록 하여라.”
당시 여러 필추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않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먹어야 할 것이니, 죄가 되지는 않느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필추는 발우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한 필추가 발우를 닦다가 깨진 곳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죄를 짓지 않았나 두려워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성을 들여 두 번 세 번 깨끗이 닦는다면, 설사 깨진 곳이 있더라도 죄가 되지 않느니라.”
또 어떤 필추가 발우를 닦다가 깨진 틈새에 밥알이 끼어 있는 것을 보고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않고,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풀로 끄집어내어 물로 세 번 헹군 다음에 마음대로 먹도록 하여라.”
또 어떤 필추가 과거에 불에 그슬렸던 발우에 뜨거운 즙을 담자 기름기가 위에 뜬 채 엉켜 있었다. 그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않고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위의 기름기를 떠내고 먹도록 하여라.”
또 어떤 필추가 닦은 발우를 한 곳에 놓아두었는데, 3일째 되던 날 다시 닦다가 그만 깨뜨리고 말았다. 그는 문득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발우를 태우려다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닦은 다음에 그것으로 먹도록 하여라.”
또 어떤 필추가 걸식을 하고 돌아와 발우를 두고 나갔는데, 다른 필추가 역시 걸식을 하고 돌아와 자신의 발우를 앞의 필추 발우 위에 두었다. 그러자 앞의 필추가 의심스러워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받아서 먹을 것이요, 아무도 없다면 위의 음식을 들어내고 먹으면 죄가 되지는 않는다. - 022_0962_a_13L爾時,佛在室羅伐城。時,有婆羅門及諸居士,於逝多林,相去不遠,芳園之內,共爲宴會,有諸殘食棄在井中。時,諸苾芻欲取水用,以羅濾漉,於水羅中,見有飯粒,苾芻生疑不用,幷貯水瓨,亦生疑念。以緣白佛,佛言:‘不由彼緣,便成不淨,濾卽成淨,不應棄水。’又諸苾芻池中取水,遂見有人洗酥油瓨,及以酪甁,復有苾芻,手執膩鉢,亦於此洗,膩浮水上,漂汎而住,酪甁餘滓,片片下沈。時,彼苾芻疑不敢用。以緣白佛,佛言:‘非彼能令水成不淨,濾卽是淨,用之無犯。’時,諸苾芻隨路行時,水極難得,至汲水輪所欲取其水,心疑不淨,因此闕事,極生疲苦,方入寺中。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可取其水,先應觀察澡漱口已,隨意而飮。’或在非時,亦不敢飮。佛言:‘非時亦飮。’不貯甁中。佛言:‘應貯。’時,諸苾芻於道行時,無水可得,崩崖泉水,疑不敢飮。以緣白佛,佛言:‘應觀而飮。’或於非時,疑不敢飮。佛言:‘非時應飮。’不敢添甁。佛言:‘應添。’時,諸苾芻見黃潦水,疑不敢飮。佛言:‘縱令水濁觀之隨飮。’或在非時,亦不敢飮。佛言:‘時與非時,飮用無犯,添貯甁中,亦皆無犯。’於行路時,見皮囊貯水有其酪片,疑不敢飮。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時與非時,隨意飮用。汝等苾芻,於急難時,我所開者,若無難時,竝應遮止,若更用者,咸得惡作罪。’時,有衆多苾芻,遊行人閒至牛營處,求水不得,彼以酪漿,用充洗足,生疑不用。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無水之處,若與酪漿,應持洗足。’時,彼復往牧牛人處,從借甁器,欲將取水,苾芻借得酥油之甁,疑不敢用,事有闕乏。佛言:‘汝等苾芻,應知有五種瓨器,一者大便器,二者小便器,三者酒器,四者油瓨,五者酥瓨前之三器,不應貯物。設令貯者,遠可棄之,後之二瓨應以火燒,或以鹵土,或用牛糞淨洗,瓨則成淨,可用貯水,時與非時,隨意飮用。’時,有苾芻飮非時漿,喉中膩氣,遂卽變出,生惡作心。世尊告曰:‘先淨洗手,次漱脣口,旣漱口已,方可飮漿。’如世尊說淨漱口者。時,諸苾芻便用鹵土,以揩脣吻,因卽皴裂。佛言:‘應用牛糞淨洗脣口。’鄔波離白佛言:‘如世尊說應淨口者,齊何名淨?’佛言:‘有染之口,此亦何能令成無染?應以乾淨牛糞,撚之令碎,或以澡豆和水揩脣,除食膩氣,復以兩三掬水再三漱口,卽名爲淨。凡諸苾芻,若飮若噉時與非時,竝應如是,然後方飮,如不爾者,隨飮隨咽,咸惡作罪。’復有苾芻,於非時中,以手捉甁,向口注水,蟻先入甁,出便被螫。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不應以甁注口飮水,先淨洗手,及淨漱口,方注甁水,手承而飮。’又復苾芻,應作盛君持籠。時,彼不知以何物作。佛言:‘應用版木,或以塼石,安置水甁,不令虫入。’如世尊說先淨漱手方飮水者,道路行時,有少許水。佛言:‘可於葉中飮。’見是靑葉,無人摘授。佛言:‘枯黃落葉,自取飮水。’或時落葉求亦不得,就枝以葉,承水飮用,或連條葉,轉更難求。佛言:‘應就屛處,淨漱口已,以甁注口,隨意而飮。’其開遮事,廣說如前。時,具壽頡離跋底隨在何處,生疑惑心。是故時人遂共號爲多疑頡離跋底,見彼甁水流注下時,生如是念:他人瀉水,連注鉢中,豈非惡觸?遂便不受。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凡諸流物皆悉向下,不能向上,此應受用,勿生疑惑,竝皆無犯。如是乳、酪、漿等,准此應知。’乃至佛言:‘勿生疑惑。’時,有苾芻共諸商旅,隨路而行,令諸求寂持其路糧,在後而來,蹔停欲去,告苾芻曰:‘爲我擎擧。’時,諸苾芻不敢擎擧。以緣白佛,佛言:‘應爲擎擧,彼復告言:‘爲我擎下。’苾芻生疑,不與擎下。佛言:‘應與擎下。’後時,求寂持其道糧,隨路而去,負重疲困,復白苾芻:‘蹔爲持去,我當歇息。’苾芻不肯。佛言:‘可以繩繫,令求寂執繩。’可爲擎持,令其蹔息,後遂生疑:我自手解。遂不敢食。佛言:‘食皆無犯。’時,諸苾芻與諸商旅,同路而去,忽被强賊,劫奪商人,求寂持糧棄之而走。時,諸苾芻不取路糧,亦棄而去。彼於後時,告求寂曰:‘汝今可去,取彼路糧。’求寂答曰:‘今欲令賊殺我耶?我不能去,仁可自取。’苾芻生疑,亦不往取,路糧旣乏,遂闕行途。以緣白佛,佛言:‘宜應自取。’旣自持來,生疑不食。諸苾芻以緣白佛,佛言:‘應食無犯。’時,有苾芻令求寂持路糧,欲渡河水,不知云何。佛言:‘應問求寂:汝能爲我,持糧幷自渡不?答言:我但自渡,無力持糧。苾芻應助擎持渡河,求寂若言:無力自渡,豈暇持糧?苾芻若能擎彼求寂幷持路糧者善,若不爾者,先渡其糧,後擎求寂。’時,諸苾芻生疑不食。以緣白佛,佛言:‘應食無犯。’如世尊言苾芻於鉢中食,有一苾芻,洗鉢時見有破處,恐有所犯。佛言:‘應可用心,再三淨洗,設有破處,此亦無犯。’復有苾芻,洗鉢時於彼隙中,見有飯粒,疑不用食。以緣白佛佛言:‘應以草莛摘去,將水三灌,隨情受用。’復有苾芻,用舊熏鉢,盛熱汁時,遂便膩出浮上凝住,生疑不食。以緣白佛,佛言:‘應去上膩,宜可食之。’復有苾芻,旣洗鉢已,置於一處,至第三日,而更洗用,遂卽破壞,彼便生疑,鉢燒未熟。以緣白佛,佛言:‘洗而應食。’復有苾芻,乞食歸來,置鉢而出,更有苾芻,亦乞食來,卽便以鉢,置彼鉢上。時,苾芻見已生疑。以緣白佛,佛言:‘若有授食人,受而方食,必若無人,掠去上食,食便非犯。’
-
022_0964_a_01L또 어떤 필추가 걸식을 하고 돌아와 발우를 두고 나갔는데 속인이 와서 발우의 음식에 손을 대었을 때는, 그에게 ‘너는 이 음식에 대해 바라는 마음이 있느냐?’라고 물어 보아, 그가 ‘파리나 풀잎을 떼어 내려고 하였다’고 하면 음식을 받아먹을 것이요, ‘바라는 마음이 있어 손을 대었다’고 한다면 그에게 나누어 주고 먹어야 할 것이다.”
당시 어떤 필추가 걸식을 하고 돌아와 발우를 한 곳에 두었는데, 어떤 사미가 걸식을 하고 돌아와 발우의 밥을 덜어 필추의 발우에다 넣어 두었다. 이에 필추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음식을 먹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에 넣은 밥은 많으면 덜어내고 마음대로 먹도록 하여라.”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필추들이 길을 갈 적에는 식량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하셨는데, 속인이나 사미가 없을 때에 대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시주에게 가지고 가라고 권해야 할 것이나, 시주도 없을 경우에는 스스로 가지고 갈 것이다.”
그 후 속인을 만나서는 서로 바꾸어 먹었는데, 바꿀 적에는 꼭 양분하지는 않고 속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일부분을 가지라”고 하였다. 그가 받고서는 필추에게 말하기를 “너는 나의 음식을 갖고 나는 너의 부분을 가져 서로 바꾸어 먹으니, 이것은 또한 얻기 어려운 일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 번째 날에는 음식을 끊고 다음 날 주는 사람이 있거든 받아먹도록 하고, 주는 자가 없거든 스스로 한 주먹 정도를 먹도록 하며, 셋째 날에도 주는 사람이 없거든 두 주먹 정도를 먹도록 한다. 넷째 날이 되어서도 주는 사람이 없거든 스스로 마음대로 배불리 먹어도 죄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후 길 양식이 모두 떨어졌는데, 길가에 떨어진 과일을 보게 되었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집어서 깨끗이 씻은 다음 먹어야 할 것이다. 만일 정인(淨人)8)이 없거든, 깨끗하게 하지 못하더라도 받아서 먹어야 할 것이다.”
주는 자도 없을 경우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스스로 집어 먹되 가장 깨끗한 세계를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먹어야 할 것이다.”
또 나무의 과일이 익었으나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였을 경우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스스로 나무 위로 올라가 가지를 흔들어 떨어뜨려서 먹어야 할 것이니라.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위에서 허락한 일들은 모두 어려운 경우에 한해서 허락된 것이니, 어려운 처지에서 벗어나서는 모두 그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어기는 자가 있다면 모두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 022_0963_c_18L復有苾芻,乞食旣還,置鉢而出,有俗人來,遂便觸著,應可問言:‘爾於此食有希望耶?’若言我見有蠅,或見草葉,拂令去者,應受而食。若言有希望心,爲斯觸者,應可分與,受而方食。時,有苾芻乞食來已,安鉢一處。復有求寂,乞食後至,便持鉢飯,置苾芻鉢中,苾芻生疑,遂便斷食。佛言:‘鉢著飯處,應可多除,隨意而食。’如世尊說,凡諸苾芻若道行時,應持糧者。旣無俗人,又無求寂。佛言:‘應勸施主。’施主亦無,應自持去,後見俗人,共換而食,換處亦無,分爲兩分,告俗人曰:‘汝取一分。’彼旣入手,應告彼曰:‘汝取我食,我取汝分。’換易而食,此復難求。以緣白佛,佛言:‘於第一日,應須絕食,若至明日,如有授人,受取而食,若無授者,自取一彪,拳許而食。至第三日,還無授者,食二彪拳,至第四日,復無授人,隨情自取,飽食無犯。’於後路糧罄盡,見有熟果墮地。佛言:‘應取作淨,受已而食,若淨人難得者,設不作淨,受已應食。’授者亦無。佛言:‘應可自取。’作北洲想,持心而食,樹上果熟,未落地者。佛言:‘應自上樹搖振令墮,自取而食。汝諸苾芻,如上開者,竝爲難緣,若無難時,皆悉制斷,若有違者,咸得惡作罪。’
-
4. 별문(別門) 네 번째 총섭송 - 022_0964_a_22L目得迦別門第四摠攝頌曰:
-
022_0964_b_01L
왕이 보시한 밭은 소작을 주어 돌보게 하고
결격 사유가 있는 사람은 모임에서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지 못한다.
스님 공동의 침구에서 알몸으로 자서는 안 되며
한 곳에 보시한 물건을 다른 곳의 필추가 거저먹어서는 안 된다.
스님 공동 소유의 옷에는 시주의 이름을 적어 두고
죽은 사람의 옷을 보시하면 받아야 할 것이며
사탕수수는 필추니ㆍ사미의 몫을 똑같이 할 것이며
약차(藥叉)가 바친 과일은 불로 청정케 해서 먹고
내의[裙]가 더럽혀졌을 경우를 대비해 보조 내의를 가지고 다니도록 할 것이다. - 022_0964_a_23L與田分不應 赤體定物施 僧衣字還往甘蔗果容裙。
- 1) 첫 번째 자섭송①
- 022_0964_b_02L第一子攝頌曰:
-
왕이 보시한 밭은 속인에게 경작시켜 돌보게 하고
수레나 배로 소출을 운반할 때는 서로 도와야 할 것이다.
소락이나 약을 달일 때 정인이 없으면 필추가 살펴야 할 것이며
까마귀나 파리가 더럽힌 음식은 먹어도 될 것이다.
네 곳의 큰 탑에 바치라고 한 것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며
두 필추 사이에 다툼이 있으면 욕심이 적은 쪽을 믿어야 한다. - 022_0964_b_03L與田分相助 車船沸自取 烏嘴蠅無慚制底信少欲。
-
그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원에 계셨다.
당시 영승대왕이 천 이랑의 밭을 스님 대중에게 보시하였는데, 필추들이 곡식을 거둬 먹기만 하고 밭을 돌보지 않아 좋은 밭에 온통 잡초만 무성하였다. 영승대왕이 성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그 곳을 둘러보고 물어 보았다.
“이곳은 누구의 밭인데 잡초만 무성한가?”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이곳은 대왕께서 스님들에게 보시한 천 이랑의 밭입니다. 그런데 저들이 밭의 곡식만 거두어 먹고 돌보지 않아 이렇게 황폐해졌습니다.”
왕이 물었다.
“스님 대중들은 속인들에게 나누어 주어 돌보게 하지 않았단 말인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나누어 주어 돌보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속인에게 나눠 주어 소출이 있게 하여라.”
그러자 필추들이 밭에서 나오는 곡식을 모두 경작하는 사람들에게 주고 자신은 조금도 갖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법(王法)에 따라 소작료를 받도록 하여라.”
이에 필추들이 소작료를 받게 되었는데, 소작인들이 자신의 몫만 챙기고 나머지 곡식은 그대로 버려두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절의 몫을 가져다주고 자신들의 몫을 갖도록 하여라.”
그 뒤 곡식을 운반하다가 도적들에게 빼앗기는 일이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잘 호위하여 도적들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하여라.”
스님들의 몫을 실은 수레가 절에 들어서려다 그만 기우뚱거리며 넘어지게 되어 스님들을 불러 도와 달라고 하였다. 그때 필추들이 그것이 승거(僧車)임을 알고는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다. - 022_0964_b_05L爾時,佛在王舍城竹林園中。時,影勝大王以千畝田,施與僧伽。時,諸苾芻雖常食噉,捨而不問,遂使良田,竝生茅荻。時,影勝王因自出遊,見而問曰:‘此是誰田,竝生茅荻?’大臣答曰:‘此是大王以千畝田,奉施聖衆,彼收田實,不爲修理,由此荒廢。’王曰:‘豈可僧伽不與他分?’答曰:‘不與。’諸苾芻聞,以緣白佛,佛言:‘應與俗人,作其分數。’時,諸苾芻所有田穀竝與耕人,不自取分。佛言:‘應准王法取分。’卽便取分,然諸作人旣得己分,棄穀而去。佛言:‘應運稻穀,令入寺中。’時,諸作人先持自分,後持寺分。佛言:‘先持寺分,己分方持。’雖後運來,賊還偸竊。佛言:‘應須掌護,勿令賊盜,般運入時,唯載僧分,車欲傾覆,喚諸苾芻,願見相助。’時,諸苾芻見是僧車,便不敢觸。’
-
022_0964_c_01L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도와주어야 한다.”
병든 필추가 길을 따라 가고 있었는데, 수레를 몰던 사람이 그 필추에게 말하였다.
“스님, 이 수레를 타고 가시지요.”
그러나 그 필추는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레의 앞턱 가로나무[軾] 자리만 피한다면 수레를 타고 가더라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
또 배에 물건을 싣고 운반하다가 배가 낮은 곳에 부딪히게 되자 선장이 말하였다.
“스님들, 우리를 도와 배를 밀어 주십시오.”
그때 여러 필추들은 그것이 승선(僧船)인지라 서로 도우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연히 도와서 밀어 주어야 할 것이다.”
당시 필추들은 육로로 가고 있었는데 매우 피곤하였다. 이에 선주가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함께 배를 타고 가시지요.”
그러나 필추들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의 키가 있는 곳에만 제외하곤 마음대로 배를 탈 수가 있느니라.”
언젠가 짐꾼이 짐을 지고 가다가 잠깐 멈춰 쉬고자 하여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잠시 쉬고자 하니 잠시 짐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나 필추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내려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내려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어떤 짐꾼이 도중에 피곤하여 잠시 멈춰 쉬고자 하여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저를 위해 짐을 들어 주시어 잠시 피로를 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필추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그 말을 들어 주지 않고,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끈으로 짐을 묶고 그 끈을 잡는 방법으로 짐을 들고 있도록 하여라.”
당시 도적이 습격하자 필추와 짐꾼들이 짐을 버리고 달아났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가서 짐을 가지고 와야 할 것이다.”
필추들이 누가 가서 가져와야 좋을지 모르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속인을 보내야 할 것이나, 속인이 없으면 사미를 보내도록 하여라. 사미도 없으면 필추가 가서 가져오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먹지 못하고,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먹어도 죄가 되지 않느니라.”9)
스님 공동 소유의 솥에 불을 때다가 그 속에 있는 소(酥)ㆍ낙(酪)이 부글부글 끊어 흘러넘치는데 정인(淨人)이 없어 다 쏟아지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때에는 정인을 떠나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부득이한 일이 있어 나갔다면, 필추가 곧 땔나무를 아궁이에서 빼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계속 끊으면 국자로 저어 가라앉혀야 할 것이다. 약을 달일 때 약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그것 역시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이다. 너희 여러 필추들이여, 내가 어려운 일을 당해 부득이해서 허락한 것들은 어려운 일이 없을 때에는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는 자가 있다면 모두 악작죄를 짓는 것이니라.” - 022_0964_b_23L佛言:‘此應相助。’有病苾芻,隨路而去,御車之人,告苾芻曰:‘聖者,可乘此車。’苾芻生疑,而不敢乘。佛言:‘但避車軾,乘去無犯。’又復以船運載其物,船旣突淺,船師告曰:‘聖者,願見相助,共我推船。’時,諸苾芻以是僧船,不敢相助。佛言:‘應可助推。’時,諸苾芻陸路而去,極生疲困。是時,船主告苾芻言:‘可共乘船。’時,諸苾芻疑不敢上。佛言:‘除其拖處,隨意乘船。’或時以擔,而摙其分,欲蹔停息,告苾芻曰:‘我欲歇息,蹔來下擔。’苾芻生疑,不敢爲下。佛言:‘應可爲下。’復有擔人,中途疲困,欲求止息,告苾芻曰:‘爲我擎擔,蹔解疲勞。’彼諸苾芻疑不爲擧。以緣白佛,佛言:‘以繩繫擔,令持繩已,方爲擧擔。’或時半路,棄擔而逃。時,有賊來,收擔將去。佛言:‘應可持行。’苾芻不知遣誰將去。佛言:‘應遣俗人,此若無者,可令求寂,此亦無者,苾芻收取。’諸苾芻等疑不敢食。由自手觸,以緣白佛,佛言:‘應食無犯。’僧祇釜鑊然火旣多,於中酥酪,沸騰出外,淨人若無恐虛損棄。佛言:‘此時淨人不應令去,必有要緣,須出外者。苾芻卽應抽卻薪火,沸仍不止。‘應以杓攪,若煮藥時,藥沸騰上,類此應知。汝諸苾芻,我爲難緣所開許者,於無難時,竝應制斷,若有行者,咸得惡作。’根本說一切有部目得迦卷第九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 1)남근(男根)이 온전하지 않은 자를 말한다.
- 2)불법을 훼손할 마음으로 출가한 자를 말한다.
- 3)죄를 지어 따로 거처하며 근신하고 있는 필추를 말한다.
- 4)승가 전체 소유의 물건으로 이것은 다른 데서 오는 필추에게 공양하기 위해 쓰인다.
- 5)수미산 꼭대기에서 12만 유순 되는 곳에 있다는 천계(天界)로서 7보로 된 궁전이 있고 한량없는 하늘 사람이 살고 있다. 도솔천이라고도 한다.
- 6)인도의 풍속에서는 소의 똥[牛糞]을 가장 청정한 것이라 하여 정물(淨物)로 사용한다.
- 7)필추의 18물 중 하나. 녹두, 팥 따위를 갈아서 만든 가루비누이다.
- 8)절에 있으면서 스님들을 받들어 섬기는 속인을 말한다.
- 9)이 문단에는 탈오(脫誤)나 착간(錯簡)이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