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阿育王經卷第十 寫

ABC_IT_K1013_T_010
030_0396_a_01L아육왕경 제10권
030_0396_a_01L阿育王經卷第十 寫


양 부남 승가바라 한역
김영률 번역
030_0396_a_02L梁扶南三藏僧伽婆羅 譯


8. 우파급다 제자의 인연품[優波笈多弟子因緣] ②
030_0396_a_03L優波笈多弟子因緣下


13) 나무[樹]의 인연
030_0396_a_04L樹因緣
030_0396_b_01L남천축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불법에 출가를 했으나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에 속박되어 있었다. 그래서 소유(蘇油)를 가지고 몸을 문지르고 또 더운 물을 사용하여 그 몸을 목욕했으며, 갖가지 음식을 가지고 그 몸에 공양했다. 그렇게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에 묶이어 있었기 때문에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나를 위해 설법을 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러다가 마투라국에 우파급다라는 이름의 비구가 있는데, 그는 교화에 있어서는 부처님 제자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고 부처님께서 예언하셨던 제자라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마투라국의 우파급다 처소에 찾아가서 발에 예배하고 말했다.
“대덕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이미 열반하셨습니다. 이제 대덕께서 불사(佛事)를 지으시니 부디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십시오.”
우파급다는 그가 최후신(最後身)이긴 하지만, 자기에 대한 사랑에 묶여 있음을 보았다. 그래서 다시 말했다.
“선남자여, 능히 나의 가르침을 받겠다면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해 주겠다.”
그가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파급다는 그를 데리고 산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신통력을 부려서 산속에 큰 나무를 만들어 놓고 말했다.
“너는 반드시 이 큰 나무에 올라가야 한다.”
그러자 비구는 곧바로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우파급다는 다시 신통력으로 나무 아래에 깊이와 너비가 1천 주(肘)나 되는 큰 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비구에게 또 말했다.
“너는 이제 두 다리를 하나씩 차례로 떼어 놓아라.”
비구는 명령을 받자 즉시 다리를 떼어 놓았다. 그런데 우파급다가 또 다시 말했다.
“이제 한 손을 놓도록 하여라.”
비구가 이번에도 시키는 대로 하였더니 우파급다는 또 말했다.
“또 한 손도 놓아라.”
그러자 비구가 대답했다.
“만약 이 손마저 놓는다면 저는 구덩이에 떨어져 죽을 것입니다.”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저번에 나와 약속하기를, 모든 일을 시키는 대로 하고 가르침을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째서 너는 지금 나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느냐?”
그때에 비구는 몸에 대한 애착이 말끔히 사라져서 손을 놓고 떨어졌다. 그런데 나무와 구덩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하여 우파급다는 그 즉시 설법을 해 주었고, 그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6_a_05L南天竺國有一善男子於佛法出家而於其身爲愛所縛以蘇油摩身用湯水以浴其身以種種飮食供養其身以其於身愛所縛故不得聖道卽便思惟誰能爲我說法聞摩偸羅國有一比丘名優波笈多佛之所記教化弟子中最爲第一乃至往摩偸羅國優波笈多處至已禮足而說言大德佛已涅槃大德應作佛事爲我說法優波笈多見其最後身爲愛所縛又語言善男子能受我教當爲汝說答言如是優波笈多將其入於山中以神通力化作大樹語言當上此大樹是時比丘卽便上樹於樹下化作大坑深廣一千肘又語比丘汝當次第放二腳比丘受教便放腳又復語言令放一手亦便受又語言復放一手比丘答言若復放手便墮坑死優波笈多言我先共約一切受教汝今云何不受我言比丘身愛卽滅放手而墮不見樹是時優波笈多卽爲說法精進思惟得阿羅漢果乃至取籌置石室中

14) 인색한 인연
030_0396_b_06L慳因緣
마투라국에 어떤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하였으나 매우 인색하였고, 그렇게 인색했기 때문에 성인의 도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마땅히 보시를 해야 한다. 너는 지금 출가하였으니 이미 제일가는 물건을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모름지기 다시는 다른 물건을 찾아서는 안 된다. 다만 법에 따라 다른 사람의 공양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음식을 얻은 것이 발우 안에 남아 있으면 마땅히 보시해야 한다. 만약 널리 보시하기가 어렵다면, 음식을 얻는 대로 제일 가까이 앉아 있는 두 사람에게 나누어 보시하도록 하여라.”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으나, 그에게는 인색함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나누어 주려고 하지 않았다.
이때 그 사람 가까이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모두 아라한이었다. 그런데 만 3일이 되는 날 많은 음식을 얻게 되었는데, 그때는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우파급다는 교화하고 설법했으며, 그는 바로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6_b_07L摩偸羅國有善男子於優波笈多處出家而大慳以其慳故不得聖道波笈多語言汝當布施汝今出家得第一物不須復覓餘物又復以法得他供養乃至得飮食入鉢中者當布施若不能廣施隨所得食當分比坐二人至一日二日以有慳故不肯與比坐二人皆阿羅漢至滿三日多得飮食方分二人爾時優波笈多教化說法卽便思惟得阿羅漢乃至取籌置石室中

15) 귀신의 인연
030_0396_b_18L鬼因緣
030_0396_c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했으나 잠자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우파급다는 그에게 설법을 하여, 숲속에 가서 한 나무 아래에서 좌선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 사람은 거기서도 또 잠이 들었다.
그래서 우파급다는 그가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머리가 일곱 개 달린 귀신 하나를 조화술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귀신을 그 사람 바로 앞에서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은 채 공중에 매달려 있도록 하였다.
비구가 그 광경을 보고 놀라서 금방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큰 두려움을 느껴서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의 장소로 돌아왔다.
우파급다는 그에게 다시 좌선하던 곳으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그러자 비구가 아뢰었다.
“화상이시여, 저 숲속에는 머리가 일곱 개 달린 한 귀신이 있습니다. 그것도 제 바로 앞에서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은 채 몸을 허공에 매달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자 우파급다가 말했다.
“비구여, 그런 귀신 따위는 하나도 두려울 것이 없다. 네가 잠을 자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바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만약 비구가 귀신에게 죽음을 당한다면 생사(生死)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만약 수면 때문에 죽음을 받게 되면 그때는 끝도 없는 생사를 헤매야 하느니라.”
그리하여 비구는 바로 좌선하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또 이 귀신을 보게 되었기 때문에 귀신이 두려워서 감히 잠이 들 수가 없었다.
그렇게 비구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6_b_19L爾時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所出家多喜睡眠優波笈多爲其說法將至林中在一樹下坐禪復睡眠優波笈多爲令其畏化作一鬼而有七頭當其前手捉樹枝懸空中比丘見已卽便驚覺生大怖卽從坐起還其本處優波笈多令還坐禪處彼比丘白言和上彼林中有一鬼七頭當我前手捉樹枝懸在空中此甚可畏優波笈多言比丘此鬼不足畏睡眠之心是最可畏比丘爲鬼所殺不入生死若爲睡眠所殺則生死無窮比丘卽還坐禪之復見此鬼畏此鬼故不敢睡眠比丘精進思惟得阿羅漢果乃至取籌置石室中

16) 벌레에게 먹히는 인연
030_0396_c_12L虫食因緣
030_0397_a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하였고 우파급다는 그에게 설법해 주었다.
이때 비구는 정진하고 사유하면서, 이런 마음을 갖고 있었다.
‘나는 오직 수다원과를 얻겠다는 마음으로 방자하거나 안일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악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일곱 번을 천상에 태어나고 일곱 번을 사람 가운데 태어나면서, 사람과 하늘의 즐거움을 받다가 반드시 열반에 들 것이다.’
우파급다가 그의 뜻을 보았기에, 함께 마투라국으로 들어가 집집마다 다니며 걸식을 하였다. 그러다가 전타라(旃陀羅)의 집에 이르렀다. 전타라에게는 수다원과를 얻은 자식이 있었는데 몸에 고약한 병이 생겨, 온 몸뚱이를 벌레들이 파먹고 있었고 입에서는 더러운 냄새가 풍겼다.
우파급다는 제자에게 말했다.
“너는 이 어린 아이를 잘 보아라. 수다원과를 얻었지만 그런데도 이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전타라의 성(姓)으로 태어나
삼계(三界)를 즐겨 집착하였으니
악충(惡蟲)이 몸을 파먹는 것은
마음대로[自在] 하는 것을 좋아하여서라네.

삼계의 괴로움에 들어간
이 불자를 너는 보아라.

이 사람은 이미 도를 얻어서
능히 3악도(惡道)를 덮을 수 있었으나
그러나 방자하고 안일한 까닭에
전타라의 성으로 태어났다.

너는 이런 마음을 내지 말고
마땅히 삼계의 괴로움을 관찰하여
삼계의 괴로움을 벗어나도록 하라.

내가 너를 위해 말하노니
너는 마땅히 정진하여야 하느니라.
해탈을 위해서는 그리 하여야 한다.

살고 죽는 일은 실재하는 일이 아니니
마치 파초(芭蕉)1)의 숲과 같은 것이다.

비구가 물었다.
“이 사람은 어떤 업의 인연[業緣]이 있기에, 수다원과를 얻었으면서도 이러한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까?”
우파급다가 대답했다.
“그는 옛날에 석가모니의 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비구들이 좌선할 때에 유나(維那)를 맡았던 자이다.
당시 비구들 가운데에는 나한이 한 분 있었는데, 그가 이 아이와 같은 못된 병에 걸려서 가려워서 긁느라고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유나가 말했다.
‘벌레가 너의 몸을 파먹기라도 한단 말이냐? 왜 그런 소리를 내느냐?’
그러면서 즉시 나한의 팔을 끌고 나가서 말했다.
‘너는 전타라 방에 들어가 있거라.’
이때 아라한이 유나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정진하여, 생사에 머물면서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그러자 유나는 즉시 그에게 참회하였고, 참회를 마치고는 수다원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혼자서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수다원과를 얻었으니 더 이상 정진할 필요가 없겠다.’
옛날의 그 유나가 바로 지금의 이 어린 아이인 것이다. 그가 나한을 욕하고 그를 끌어내어 전타라의 처소에 들어가게 하였으므로 지금 이런 과보를 얻게 된 것이니라.”
비구는 이러한 사실을 듣고는 마음속 깊이 두려운 생각이 들었기에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여 곧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 우파급다는 다시 전타라의 아들을 교화하였는데, 전타라의 아들은 즉시 욕계(欲界)를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아나함과를 얻었다. 그런 후에 곧 목숨을 마치고 5정거(淨居)2)에 태어났다. 그리하여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6_c_13L爾時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所出家優波笈多爲其說法比丘精進思惟意但爲得須陁洹果不放逸故脫惡道怖七生天上七生人中受人天樂當入涅槃優波笈多見其意共入摩偸羅國次第乞食至旃陁羅舍有旃陁羅子得須陁洹身有惡病一切身體爲虫所食氣臭穢優波笈多語弟子言汝觀小兒須陁洹受如此苦而說偈言生旃陁羅姓 樂著於三有 惡虫食其體爲愛自在故 入於三有苦 汝當見佛子此人已得道 能覆三惡道 以其放逸故生旃陁羅姓 汝莫作此意 當觀三有苦爲脫三有苦 我當爲汝說 汝當作精進爲於解脫故 生死無有實 猶如芭蕉林比丘問言此人以何業緣得須陁洹而受此苦優波笈多答言是其先於釋迦牟尼法中出家衆僧坐禪其爲羅那是時僧中有一羅漢有此惡病搔刮作聲維那語言虫食汝體耶作此聲卽牽臂出而語之言汝入旃陁羅室是時阿羅漢語維那言善男汝當精進莫住生死受苦是維那卽懺悔之懺悔竟得須陁洹果便自念言我已得須陁洹果不復精進維那者是今小兒以罵羅漢及牽其令入旃陁羅處今得此報是時丘聞此事深生怖畏勤修精進卽得阿羅漢果優波笈多復化旃陁羅旃陁羅子卽懕欲界得阿那含果卽便命終生五淨居乃至取籌置石室中

17) 골상(骨想)의 인연
030_0397_a_23L骨想因緣
030_0397_b_01L마투라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하였고, 우파급다는 그에게 부정관(不淨觀)3) 등을 말해주었다.
그리하여 부정관으로써 번뇌를 꺾어 항복시켜 다시 일어나지 않게 되자, 그는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이미 할 일을 다 했으니 더 이상 정진할 필요가 없다.’
그것을 보고 우파급다가 그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마땅히 정진해야한다. 결코 방자하거나 안일해서는 안 된다.”
그가 대답했다.
“저는 이미 할 일을 다 마쳐서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우파급다가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건타라국(乾陀羅國)이지지(地持)라 번역한다통치하는 땅에 사는 착석(鑿石)이라는 이름의 술파는 여인을 보았느냐?
이 여인도 너와 다름없이 스스로 ‘도를 얻었다’고 말했었다. 번뇌를 끊어버리지 못했으면서 스스로 끊었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증상만(增上慢)4)이 된다.
너는 지금 이 여인이 도를 얻었는지 얻지 못했는지 볼 수 있느냐?”
비구가 대답했다.
“저는 볼 수 없습니다. 제가 그 나라에 가서 보겠습니다.”
스승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였다.
그리하여 비구는 건타라국이 통치하는 땅에 이르렀다. 그곳에 마침 토석(土石)이라는 이름의 절이 있기에, 그 절에 들어가서 쉬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마을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이때 술을 파는 그 여인이 비구에게 음식을 주려고 하였다. 그런데 비구가 이 여인을 보고는 그만 음욕 때문에 마음이 바뀌고 말았다. 그래서 자기 발우 안에서 초락(麨酪)을 꺼내 이 여인에게 주었다. 여인이 그것을 보고는 역시 음욕 때문에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서 역시 이빨을 드러내어 웃으면서 생각했다.
‘이 비구는 미처 몸에 닿지도 않고 또 서로 말도 나눠 보지 않았는데 , 벌써 마음이 흔들렸구나.’
그러나 이때 비구는 여인이 웃으면서 드러낸 이빨을 보고는 바로 또 부정관(不淨觀)을 얻었다. 그래서 여인의 몸 전체도 역시 다 백골(白骨)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이렇게 관찰을 마치자 아라한과를 얻었고, 해야 알 일을 다 마치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가 없어서
겉모습의 좋은 색을 보고
문득 탐내고 집착하지만

지혜가 있는 사람은
안의 더러운 색을 보아서
즉시 해탈을 얻는다.

만약 밝음이 없는 자라면[無名]
색에 속박되지만
만약 밝은 지혜가 있는 자라면
색에서 해탈하나니

지금부터 이 몸은
부정(不淨)하다는 생각 버리지 말고
또 이 몸에다
다시 장엄하지 말 것이니
사실대로 몸을 관찰한다면
즉시 해탈을 얻으리라.

그리고 비구는 마투라국의 우파급다 처소로 돌아왔다.
우파급다가 물었다.
“너는 그 여인을 보았느냐?”
대답했다.
“법에 의거하여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7_b_01L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出家優波笈多爲其說不淨觀等不淨觀折伏煩惱令不得起其意已作所作不復精進優波笈多言善男子汝當精進勿作放逸答言已作所作得阿羅漢優波笈多言男子汝見乾陁羅國翻地持治下名爲鑿有酤酒女人不此女人自言得道如汝不異煩惱未斷而自言斷是增上慢汝今觀此女人爲得道不比丘答言我未能見欲向彼國師卽聽之是時比丘至乾陁羅國治下有寺爲土石卽入彼寺消息早起著衣持入聚落乞食是時酤酒女人取食欲與而比丘見此女故婬欲變心便自取鉢中麨酪與此女人女人見之亦婬欲變心而露齒笑是比丘未觸其身又未共語已變其心比丘見其笑露齒卽又得不淨觀乃至觀其身一切皆作白骨作是觀已得阿羅漢果作所作竟而說偈言癡人無知 見外好色 便生貪著有智慧人 見內惡色 卽得解脫若無明者 爲色所縛 若明智者於色解脫 從今此身 莫捨不淨又於此身 莫更莊嚴 以實觀身卽得解脫爾時比丘還摩偸羅國優波笈多處優波笈多問言汝見此女人不答言依法見乃至取籌置石室中

18) 탐욕의 인연
030_0397_c_08L貪因緣
이때 마투라국에 한 장자가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굉장한 거부였으나 뒤에 점점 가난해져서 오직 5백 냥의 은전만 남게 되었다. 그러자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여 수도하고 싶다. 그런데 만약 내가 출가한다면, 이 돈은 뒀다가 탕약(湯藥)과 의복을 사는데 쓰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는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출가하였는데, 매일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금전과 은전을 지키게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우파급다가 말했다.
“선남자여, 출가의 법은 마땅히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을 아는 데[所欲知足] 두어야 한다. 너는 지금 이 5백의 은전을 무엇에 쓰려고 그러는가? 이 물건으로 비구들에게 공양이나 하는 게 좋겠다.”
그러자 비구가 대답했다.
“이 돈은 저의 탕약과 3의(衣)를 살 돈입니다.”
우파급다는 그를 방으로 들어오게 하고 1천 냥의 금전을 조화(造化)로 만들어 놓고 말했다.
“이것이 탕약과 3의(衣)의 값이다. 이것을 너에게 주겠다.”
비구는 이 말을 듣고는 즉시 5백의 은전을 비구들에게 보시하였다.

그러자 우파급다는 그에게 법을 말해주었고, 그 비구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 산가지를 취해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7_c_09L爾時摩偸羅國有一長者初甚巨富後漸漸貧唯有五百銀錢生心念言欲於佛法出家修道若我出家之後須湯藥衣服當用買之乃至往優波笈多所出家日日令給使人守護銀優波笈多言善男子出家之法應少欲知足汝何用是五百銀錢當以此物供養衆僧比丘答言此是我湯藥三衣直優波笈多令其入房化作一千銀錢而語言此是湯藥三衣直當以與汝是比丘聞已卽捨其五百銀錢施與衆僧優波笈多爲其說法是時比丘精進思惟得阿羅漢乃至取籌置石室中

19) 대꼬챙이로 찌르는[箭刷] 인연
030_0397_c_23L箭刷因緣
030_0398_a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하여 수도하였고, 그래서 우파급다는 그에게 설법을 해주었다. 이 비구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수다원과를 얻고 나서 곧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악도를 뒤집어 버렸다. 그러니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그것을 보고 우파급다가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마땅히 정진하여야 하니, 방자하거나 안일해서는 안 된다.”
비구가 대답했다.
“저는 이미 수다원과를 얻었고 악도를 이미 덮어버렸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방일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분명히 일곱 번을 하늘에 태어나고 일곱 번을 사람 가운데에 태어나서, 사람과 하늘의 즐거움을 두루 받은 뒤에 열반할 것입니다.”
우파급다는 그가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 위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와 함께 마투라국으로 들어갔다. 나라 안에서 집집마다 차례대로 걸식하다가 전타라의 집에 이르렀다. 전타라에게는 수다원과를 얻은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의 몸에 악성의 부스럼이 있었다.
의사가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대나무꼬챙이를 가지고 부스럼을 찔러서 피를 내도록 하시오. 그렇게 한 다음에 내가 약을 발라주겠소.”
그 사람은 의사의 말대로 매일 대나무꼬챙이로 자기 몸을 찌르고 있었다.
우파급다가 이 광경을 그의 제자에게 보이고서 말했다.
“선남자여, 수다원을 얻었으면서도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을 너는 보았느냐?”
비구가 대답했다.
“화상이시여, 도대체 무슨 업을 지었기에 저렇게 된 것입니까?”
우파급다가 말했다.
“이 사람은 석가모니 정각(正覺)의 법에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유나(維那)의 직을 맡아 좌선(坐禪)하는 것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비구들 가운데 한 아라한이 좌선하는 곳에 들어가 좌선을 하다가, 몸의 부스럼 때문에 그만 긁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 소리를 듣고 유나가 말했다.
‘대덕이여, 그대는 대나무꼬챙이로 몸을 찌를 것이지, 어째서 이렇게 소리를 냅니까?’
그러면서 그의 손을 끌고 좌선하는 곳에서 내보내면서 말했다.
‘그대는 여기서 비구들을 소란스럽게 하지 말고, 전타라의 집으로 가는 것이 좋겠소.’
그러자 아라한이 대답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정진하시오. 부디 방자하거나 안일하여 생사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십시오.’
유나는 이 말을 듣고는 문득 대덕을 향해 참회했다. 참회를 마치고 즉시 수다원과를 얻었다.
그런데 이때 이 비구가 마음속으로 또 생각하였다.
‘나는 악도를 이미 덮어버렸다. 더 이상 정진할 것이 없다.’”
우파급다가 제자에게 말했다.
“옛날 그 좌선하던 곳에 있던 유나가 바로 이 전타라의 아들이니라.
그가 전생에 아라한에게 ‘너는 어째서 대꼬챙이로 몸을 찌르지 않는가?’ 라고 말했기 때문에 지금 이러한 과보를 받아 대꼬챙이로 자기 몸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또 대덕에게 ‘전타라의 집으로 가시오’라고 말했기 때문에 지금 전타라의 성(姓)으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때 우파급다의 제자는 이 말을 듣고는 마음에 두려움이 생겨, 정진하고 사유하여 곧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 우파급다는 다시 전타라의 아들을 위해 설법을 하였으니, 전타라의 아들은 욕계를 싫어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욕계를 떠나 아나함과를 얻었다. 그리고 즉시 목숨을 마치고 5정거(淨居)에 태어났다. 그리하여 산가지를 취해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8_a_01L爾時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所出家修道優波笈多爲其說法是比丘精進思惟得須陁洹果卽生心念我惡道已覆應作已作波笈多言善男子汝當精進莫作放比丘答言我已得須陁洹果惡道已覆不復放逸我當七生天上七生人中受人天樂然後涅槃優波笈多爲欲令其生怖畏故早起著衣持共入摩偸羅國次第乞食到旃陁羅舍有旃陁羅子得須陁洹身有惡醫師語言汝當取箭刷刷瘡令其血出我當傅藥其人聞已日日常以箭刷刷身優波笈多見已示其弟子善男子汝見須陁洹受此苦不丘答言和上何業所造優波笈多言此人於釋迦牟尼正覺法中出家一比丘作維那監視坐禪於衆僧中有一阿羅漢入禪處坐禪身有瘡疥卽便搔刮是維那語言大德汝何不取箭刷刷身而令作聲又牽其手坐禪處語言汝當往旃陁羅舍莫亂衆僧阿羅漢答言善男子汝當精莫作放逸受生死苦是時維那聞是語已便向大德懺悔懺悔竟卽得須陁洹果是比丘卽生心念我惡道已覆不復精進優波笈多語弟子言先坐禪維那卽此旃陁羅子以其先世語阿羅漢汝何不取箭刷刷身故今日得此果報用箭刷刷身先世又語大德汝往旃陁羅家是故今生旃陁羅姓優波笈多弟子聞此語心生怖畏精進思惟卽得阿羅漢優波笈多復爲旃陁羅子說法陁羅子厭離欲界得阿那含果卽便命終生五淨居乃至取籌置石室中

20) 친정(親情)의 인연
030_0398_b_14L親情因緣
030_0398_c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장자가 있었다.
그 장자가 아이를 낳았는데 한 살 때에 그만 죽어 버렸다.
그리고 그 아이가 다시 다른 장자의 집에 태어났는데, 두 살 때에 또 죽어 버렸다. 그 아이가 다시 다른 장자의 집에 또 태어났는데, 세 살 때에 또 그만 죽어 버렸다. 그 아이는 이와 같이 네 군데, 다섯 군데, 여섯 군데, 일곱 군데에서 거듭 태어났고, 일곱 번째에 태어나서 나이가 일곱 살에 이르렀다.
그때에 어떤 산적이 이 어린 아이를 납치하여 산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우파급다가 사유해 보고 이 중생이 최후신(最後身)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를 거두어 제도하기 위하여 산속으로 가서 결가부(結跏趺)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는 네 종류의 군사 즉 상병(象兵)과 마병(馬兵)과 거병(車兵)과 보병(步兵)을 조화로 만들어 놓았다.
그 산적이 두려운 마음에 우파급다의 처소로 찾아가자, 우파급다는 즉시 신통을 거두고 그에게 설법하였다. 그 산적은 설법을 듣고 네 가지 진제(眞諦)5)를 알게 되어, 불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수도하게 되었다. 그리고 즉시 어린 아이를 우파급다에게 돌려주었다.
우파급다는 그 아이를 출가하게 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였으며, 어린 아이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렇게 과(果)를 얻은 다음에는 혼자서 사유하여, 자기 부모가 크게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부모가 계시는 곳으로 돌아가서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부모는 아이가 돌아온 것을 보고는 크게 환희심을 내었다. 나한인 이 어린 아이는 그 자리에서 부모를 위해 설법하였으며, 그리하여 수다원과를 얻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여섯 번째의 부모가 계시는 곳에 가서 아뢰었다.
“아버님 어머님,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바로 당신들의 아들입니다. 당신들은 옛날의 저의 부모이십니다. 저는 당신들의 양육을 받다가 여섯 살이 되었을 때에 죽었습니다.”
부모는 그 말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했다. 그는 또 즉시 부모를 위해 설법하여 수다원과를 얻게 하였다.
이와 같이 다섯 번째, 네 번째, 세 번째, 두 번째, 그리고 또 첫 번째의 부모에게까지 모두 찾아가서 설법을 하여 교화하고 수다원과를 얻게 했다.
그리고 산가지를 집어서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8_b_15L爾時摩偸羅國有一長者生一兒歲便死復生一長者家二歲便死生一長者家三歲便死如是四處六處七處於第七處生至年七歲有劫抄將是小兒入於山中優波笈多思惟見此衆生最後爲攝受故往至山中結跏趺坐化作四種馬車步#彼劫畏故#往優波笈多所波笈多卽攝神通爲其說法彼劫聞見四眞諦於佛法中出家修道以小兒與優波笈多優波笈多令其出家說法教化小兒精進思惟得阿羅漢果旣得果已卽自思惟見其父母生大苦惱還父母處說言父母莫生苦惱是時父母見其兒還生歡喜羅漢小兒卽爲父母說法乃至令得須陁洹果復往第六父母處父母莫生憂惱我是汝子汝先所汝所長養至六歲而死父母聞之心大歡喜卽爲父母說法得須陁洹如是第五第四第三第二乃至第一父母悉爲說法教化得須陁洹果乃至取籌置石室中

21) 강(江)의 인연
030_0398_c_15L江因緣
030_0399_a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하였고, 우파급다는 그에게 설법을 해주었다. 그는 정진하고 수행하여 곧 세간의 4선(禪)6)을 얻게 되었다. 초선정(初禪定)을 얻고는 수다원의 생각을 내었고, 제2선(第二禪)7)을 얻고는 사다함의 생각을 내었으며, 제3선(第三禪)8)을 얻고는 아나함의 생각을 내었고, 제4선(第四禪)9)
을 얻고는 아라한의 생각을 내었다. 그리고 다시는 더 정진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파급다가 그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마땅히 정진해야 한다. 그렇게 방자하고 안일해서는 안 되느니라.”
제자가 대답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이미 끝내어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그러자 우파급다는 방편으로 교화하기 위해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중천축국(中天竺國)에 가도록 하여라.”
비구는 곧바로 떠났다. 우파급다는 신통력으로 5백 명의 상인을 만들어서 그가 길을 가는 중에 함께 산속을 걸어가게 하였다. 그리고 다시 또 신통력으로 5백 명의 산적을 만들어, 산적들이 와서 상인을 죽이게 했다.
비구는 산적이 죽이러 오는 것을 보고는 크게 두려움이 일어났다. 그래서 곧 혼자서 생각하였다.
‘나는 나한(羅漢)이 아니구나. 만약 나한이라면 마땅히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아마도 아나함(阿那含)인 모양이다.’
그 상인들 가운데 장자의 딸이 하나 있었는데, 다른 동행을 모두 잃어버리고 혼자가 되었다.
여인은 비구를 보자 발에 예배하고는 곧 비구에게 말했다.
“성인(聖人)이시여, 지금 부디 저를 데리고 가주십시오.”
비구가 말했다.
“세존께서는 ‘홀로 한 여인과 함께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계를 정하셨습니다. 그러니 그대는 지금부터 나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마치 멀리서 사자를 바라보는 것처럼 하며 나를 따라 오십시오.”
그러자 우파급다는 다시 신통으로 큰 강을 만들어 놓았다.
비구는 강을 건너기 위해 강의 하류 쪽에서 물속에 들어가 있었는데, 여인 역시 강을 건너기 위해 강의 상류에 있었다.
그런데 이 여인이 강의 중간에서 물에 잠기려고 하는 것을 보고 비구는 즉시 생각했다.
‘세존께서는 만약 어떤 여인이 물에 빠져 죽으려 하는 것을 보았을 때는 그 여인을 잡고 구출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이미 허락하셨다.’
이런 생각을 하고 즉시 여인을 잡아서 구출했다. 그런데 여인을 잡아서 구출하고 나니 문득 욕심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또 다시 생각했다.
‘나는 아나함도 아니구나. 아나함이라면 욕심이 있을 수 없다. 나는 아마도 사다함이거나 수다원일 뿐이겠다.’
그리고 이 여인을 데리고 언덕 위에 이르렀는데, 또 문득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모든 계(戒)를 버리고 이 여인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이때 우파급다는 즉시 신통을 버리고 그의 앞에 서서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아라한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때 비구는 즉시 우파급다를 향해 참회하였으며, 우파급다는 그에게 설법을 해 주었다. 비구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취해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8_c_16L爾時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所出家優波笈多爲其說法進修行卽得世閒四禪得初禪定須陁洹想得第二禪生斯陁含想第三禪生阿那含想得第四禪生阿羅漢想不復精進優波笈多言善男汝當精進莫作放逸弟子答言所作已辨得阿羅漢果優波笈多方便教化言善男子汝可往中天竺比丘便往優波笈多於其中路作五百賈客共遊山中復化作五百劫賊來殺賈客比丘見劫欲來殺之大怖畏卽自思惟我非羅漢若是羅不應怖畏我當是阿那含於賈客中有一長者女失伴無侶女人見比卽禮其足便語比丘聖人今者將我去比丘語言世尊有制不得獨與一女人同路行汝今去我如師子遠以隨我行優波笈多復化作大是比丘入水欲渡江而在水下人亦渡江而在水上比丘見此女人在江中將欲沒卽便思惟世尊已聽若見女人水中欲死牽出無罪思惟卽便牽出牽出之後便起欲心復思惟我非是阿那含阿那含者有欲心我應是斯陁含須陁洹乃至將女人上岸便作思惟我於今者捨一切戒與此女人爲居優波笈多卽攝神通在其前立語言善男子汝是阿羅漢耶是時比丘卽向優波笈多懺悔優波笈多爲其說法比丘精進思惟卽得阿羅漢果乃至取籌置石室中

22) 깨달음의 인연
030_0399_b_03L覺因緣
030_0399_c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가업(家業)을 맡아 다스리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저의 출가를 허락해 주십시오.”
우파급다는 그의 출가를 받아 주고 그에게 설법을 한 뒤에, 산에 들어가 좌선을 하도록 시켰다. 비구는 가르침을 받아 즉시 산속에 들어갔고, 한 나무 아래에 결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이 비구가 출가하기 전에 그에게는 용모가 어여쁜 부인이 있었는데, 그는 좌선할 때마다 그 부인을 생각했다.
그래서 우파급다는 조화로 그 부인을 만들어 그의 앞에 세웠다.
그러자 그 비구가 보고는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왔소?”
여인이 대답했다.
“당신이 부르기에 제가 왔습니다.”
비구가 말했다.
“나는 여기에 앉아서 아무 말도 한 적이 없소. 그런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불렀다고 하시오?”
여인이 대답했다.
“당신은 각관(覺觀)으로써 저를 부르셨습니다. 말로 부른 것은 아닙니다.”
그 여인은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부끄러움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입과 마음이 그것입니다.
이 두 종류 가운데에
마음의 부끄러움이 으뜸입니다.

만약 마음의 인식이 없다면
곧 입의 언설도 없으니까요.

그러자 우파급다는 신통력을 거두고 본래의 몸으로 회복하여 그의 앞에 서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네가 그 여인을
보는 것을 즐기지 않아서
보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생각도 곧 없어질 것이다.

만약 네가 욕심을 버린다면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니
마치 사람이 토해낸 것을
다시 먹으려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우파급다는 다시 법을 말해주었다.
그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화상께서는 실상을 보시어
이미 저를 교화했으며
저는 그것을 공경했으므로
성인의 도를 얻었나이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9_b_04L爾時摩偸羅國有一長者兒典領家未經幾時而白父母聽我出家至優波笈多與其出家卽爲說法入山坐禪比丘受教卽入山中在一樹下結跏趺坐是比丘未出家時婦端正及其坐禪思惟其婦優波笈多化作其婦以住其前比丘見已而語之言汝何故來女人答言汝喚我來比丘語言我在此坐未曾出言云何喚汝女人答言汝以覺觀喚我非是發言彼女人卽說偈言慚愧有二種 謂口及與心 於此二種中心慚愧爲最 若無有心覺 則無口言說乃至優波笈多還攝神力復其本身在其前住而說偈言若汝不樂 觀彼女人 若不欲見則不思惟 若汝捨欲 不應當樂譬如人吐 不復欲食優波笈多更爲說法精進思惟得阿羅漢果便說偈言和上見實 已教化我 我敬彼故卽得聖道乃至取籌置石室中

23) 방우(放牛)의 인연
030_0399_c_03L放牛因緣
우파급다가 중천축국으로 가고 있었는데, 길을 가는 도중에 5백 명의 소치는 목동들을 만나게 되었다. 5백 명의 소치는 목동들이 우파급다를 보고는 바로 그의 처소로 찾아왔다.
우파급다는 즉시 그들에게 설법을 해주었다. 그들은 법을 들어 4제(諦)를 얻게 되자 곧 소를 우파급다에게 보시하고 즉시 그곳에서 출가하여 수도했다. 우파급다가 그들에게 설법을 해주자 모두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9_c_04L爾時優波笈多欲往中天竺國於其中路有五百放牛人五百放牛人見優波笈多便到其所優波笈多卽爲說法旣聞法已得見四諦便以牛施優波笈多卽於其所出家修道波笈多爲其說法皆得阿羅漢果至取籌置石室中

24) 화인(化人)의 인연
030_0399_c_11L化人因緣
030_0400_a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다.
그는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하여 수도했고, 우파급다는 그에게 설법을 해주었다. 그는 법을 듣고 나서 세간의 4선(禪)을 얻게 되었다. 그리하여 초선정(初禪定)에서는 수다원과의 생각을 내었고, 제2선정에서는 사다함과의 생각을 내었고, 제3선정에서는 아나함과의 생각을 내었으며, 제4선정에서는 아라한과의 생각을 내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며 다시는 정진하지 않았다.
그것을 보고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마땅히 정진해야 한다. 그렇게 게으름을 부려서는 안 된다.”
비구가 대답했다.
“저는 이미 할 일을 다 마쳤으며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우파급다는 그에게 산속에 들어가 좌선을 하도록 일러 놓고, 다시 신통 변화로 비구가 되어서 그와 함께 좌선하며 그의 자문역할을 하게 되었다.
신통 변화한 비구가 그에게 선법(禪法)을 가르친 다음에 또 물었다.
“누가 너를 출가시켰느냐? 너의 스승은 누구신가?”
비구가 대답했다.
“우파급다가 바로 저의 스승이신데, 그분이 저를 출가시켰습니다.”
변화한 비구가 말했다.
“너는 참 큰 공덕을 지었나 보구나. 우파급다는 무상불(無相佛)이신데 그런 분을 스승으로 삼을 수 있었다니.”
그리고 다시 물었다.
“너는 무슨 경을 읽었느냐?”
“수다라(修多羅)경(經)와 비니(毘尼)율(律)와 마득륵가(摩得勒伽)10)율본(律本)이라 번역한다를 읽었습니다.”
“불법 가운데 얻은 것이 있느냐?”
비구가 대답했다.
“저는 수다원과와 그리고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변화한 사람이 또 물었다.
“너는 어떠한 도를 얻었느냐?”
비구가 대답했다.
“세상의 도[世道]를 얻었습니다.”
변화한 사람이 말했다.
“네가 얻은 것은 그저 세제(世諦)11)
의 도일 뿐이다. 너는 성인(聖人)의 법은 얻지 못한 것이다.”
비구가 이 말을 듣고는 깊이 근심하고 고민하면서, 곧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화상에게 아뢰었다.
“저는 그저 범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화상께서 마땅히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십시오.”
우파급다는 즉시 그에게 설법해 주었으며, 그 비구는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취해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399_c_12L爾時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所出家修道優波笈多爲其說旣聞法已得世閒四禪於初禪定生須陁洹果想於二禪定生斯陁含果想於三禪定生阿那含果想於四禪定生阿羅漢果想我已作所作便生懈怠不復精進優波笈多言當精進莫作放逸比丘答言我已作所作乃至得阿羅漢果優波笈多教其入山坐禪復化作比丘共其坐禪令其諮受化比丘教其禪法又問誰爲汝出家和上是誰比丘答言優波笈多是我和上爲我出家化比丘言汝大功德得優波笈多無相佛爲汝作師復問汝讀誦何經爲修多羅毘尼摩得勒伽翻律本於佛法有所得不比丘答言我得須陁洹果乃至阿羅漢果化人又問汝以何道得丘答言以世道得化人言汝所得者是世諦道汝未得聖法比丘聞已生憂惱便往優波笈多所白和上言我故是凡夫和上當爲我說法優波笈多卽爲說法彼比丘精進思惟卽得阿羅漢果乃至取籌置石室中

25) 머무는 곳을 즐겨하지 않는 인연
030_0400_a_13L不樂住處因緣
030_0400_b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다.
그가 가업을 맡아 다스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음속으로 출가하려는 생각을 하였기에 부모에게 아뢰었다.
“저의 출가 수도를 허락해 주십시오.”
부모가 대답했다.
“우리에게 다른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너 하나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너는 어째서 우리를 버리고 출가하려고 하는가?”
아들은 부모의 말을 듣고 마음으로 근심하고 고민하면서, 6일 동안 밥을 먹지 않았다.
그러자 부모는 그의 출가를 들어주면서 말했다.
“너는 출가를 한 뒤에도 반드시 우리를 자주 찾아와야 한다.”
아들이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아들은 즉시 우파급다의 처소에 가서 출가했다. 출가를 하고나서 생각하였다.
‘지난번에 부모님께 한 약속이 있다. 출가한 뒤로도 반드시 자주 부모를 찾아뵙기로 했었다.’
그래서 화상에게 아뢰고는 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갔다.
한편 그의 옛날 아내는 원통해하고 번민하면서, 남편이 떠난 뒤로 더 이상 몸을 꾸미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비구가 그 아내를 보고 말했다.
“나는 계(戒)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오겠소.”
그리고는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도착한 다음 발에 예배하고 말했다.
“화상이시여, 오로지 한 마음으로 저는 계를 버리고 저의 본집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우파급다가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잠시만 기다려라. 나는 너의 뜻을 알아야겠다. 너의 뜻이 확실히 그런지 확인한 뒤에는 계를 버려도 좋다.”
그래서 우파급다는 그에게 다시 마투라국으로 가라고 해 놓고, 신통 변화로 그의 부인의 죽은 시체를 네 사람이 들고 그 나라에서 나오게 했다.
마침 비구가 부모를 뵙기 위해 돌아오다가 도중에서 죽은 시체가 나오는 것을 보게 되자, 시체를 지고 있는 자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들은 대답했다.
“어떤 장자의 아들인 아무개라는 사람이 출가를 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부인이 원통해하며 고민하다가 그만 죽고 말았지요. 우리는 지금 그를 옮겨서 시타림(尸陀林)12)에 갖다 두려고 합니다.”
비구는 그 말을 듣고 그들을 따라가서 아내의 몸을 보려고 하였다. 우파급다는 신통 변화로 그 시신에서 많은 벌레와 피가 나오게 만들었다. 비구는 이런 모습을 보고 나서 부정관(不淨觀)에 들어갔고, 사유하고 정진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렇게 이미 할 일을 마치고는 우파급다의 처소로 가서 그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였다. 그러자 우파급다가 말했다.
“너는 부인을 보았느냐?”
비구가 대답했다.
“법에 의거하여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400_a_14L爾時摩偸羅國有一長者子典領家未經幾時心念欲出家白其父母聽我出家修道父母答言我無有兒唯有汝耳我今未死云何捨我出家是兒聞父母言心生憂惱乃至六日不食是時父母聽其出家而語言出家已當數看我答言如是卽便往至優波笈多所出家出家竟念言與父母有約出家之後當數看父母白和上言往父母處是其先妻爲其懊惱不復嚴飾比丘見之語言我當捨戒還家又往優波笈多處至已足說言和上一心我欲捨戒還我本優波笈多言善男子汝莫作此思且待少時我欲知汝意令汝意滿後可捨戒復令其往摩偸羅國化其婦死四人擔之從彼國出是時比丘還看父母而於中路見死尸出問擔尸者此是何人彼人答言有一長者兒某甲新出家是其婦爲其懊惱而我今移之置尸陁林比丘聞之便隨其去欲見其身優波笈多化此死尸多出虫血比丘見已入不淨觀惟精進得阿羅漢果已作所作往優波笈多處頂禮其足優波笈多言見婦不答言依法而見乃至取籌置石室中

26) 석장(錫杖)의 인연
030_0400_b_18L錫杖因緣
030_0400_c_01L이때 마투라국에 한 선남자가 있었는데, 우파급다의 처소에 출가했다.
우파급다는 그를 위해 설법했다. 그는 법을 듣고 나서 세간의 네 가지 선(禪)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비구는 생각하였다.
‘나는 해야 할 일을 이미 다 했다. 이제 더 이상 정진할 것이 없다.’
그래서 우파급다가 말했다.
“선남자여, 너는 마땅히 정진해야 한다. 그렇게 방자하고 안일해서는 안 된다.”
비구가 대답했다.
“화상이시여, 저는 이미 할 일을 다 하였고 아라한과도 얻었습니다.”
그러자 화상은 그로 하여금 일찍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챙겨서 석장(錫杖)을 잡게 하고, 비구들의 맨 앞에 세운 다음 나라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이때에 5백 명의 우바새(優婆塞)들이 모두 음식을 들고서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비구는 이 광경을 보고는 남들이 자기를 존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말하였다.
“나는 공덕이 수승(殊勝)한 사람이다“
그렇게 문득 아만심을 일으키고 나서는 곧 다시 생각하였다.
‘나는 나한이 아니로구나. 내가 만약 아라한이라면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는 오만함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화상의 처소로 가서 화상에게 아뢰었다.
“저는 성인의 도를 얻지 못했습니다. 마땅히 법을 설해 주십시오.”
우파급다는 곧 설법을 해 주었으며, 비구는 사유하여 곧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가져다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400_b_19L是時摩偸羅國有一善男子於優波笈多所出家優波笈多爲其說法聞法已得世閒四禪比丘念言我所作已作不復精進優波笈多言善男汝當精進莫作放逸答言和上已作所作得阿羅漢果和上令其執錫杖早起著衣持鉢往衆僧前然後入國是時有五百優婆塞皆持飮食隨其後行比丘見已知他重之謂言己是勝功德人便起我慢復更思惟我非羅漢阿羅漢者無有我我所慢乃至往和上處白和上言我未得聖當爲說法優波笈多卽爲說法丘思惟卽得阿羅漢果乃至取籌置石室中

27) 선견(善見)의 인연
030_0400_c_11L善見因緣
030_0401_a_01L이때 계빈국에는 선견(善見)이라는 이름의 비구가 하나 있었는데, 세간의 4선(禪)을 얻고 용왕(龍王)의 존귀함을 받고 있었다.
그때 마침 계빈국에는 가뭄이 들어 비가 오지 않았는데, 모든 대중들은 이 비구에게 비가 오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우파급다는 생각하였다.
‘선견을 교화하려고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그래서 우파급다는 방편으로 교화하기 위해 1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했다.
외도(外道)가 날씨를 점쳐 보고는 대중들에게 말했다.
“12년이 지나야만 비로소 비가 올 것이다.”
대중들은 이 말을 듣고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우파급다의 처소로 찾아가서 비가 오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러자 우파급다가 말했다.
“나는 비가 내리도록 청할 수가 없소. 계빈국에 선견이라는 이름의 비구가 있으니 당신들은 그에게 가서 빌어보시오.”
그래서 마투라국의 대중들은 사신을 선견의 처소로 보내어 비가 오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선견은 네 가지 선의 신통을 얻었으므로 신통력으로 마투라국으로 갔다. 그러자 대중들은 그에게 비를 오게 해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선견은 즉시 비를 내리게 하였는데, 온 염부제 땅에 빗물이 가득 차게 만들었다.
염부제 사람들은 이 홍수를 걱정하면서도 한편 마음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견 비구는 이러한 큰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으니, 우파급다보다 훌륭하구나.’
선견이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마투라국을 떠나갈 때에, 우파급다가 적은 숫자의 사람을 거느리고 마투라국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선견 비구는 자신을 따르는 자가 많고 우파급다를 따르는 자가 적은 것을 보고는, 문득 거만한 마음이 생겨났다. 그래서 다시 생각했다.
‘나는 나한이 아니로구나. 내가 만약 아라한이라면 이런 거만한 마음이 있을 수 없다.’
그 즉시 선견은 우파급다의 처소로 찾아갔고, 도착해서는 그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하고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셨습니다. 지금은 대덕께서 불사를 짓고 계시니,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십시오.”
우파급다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계를 너는 바르게 수호하지 않았다. 네 스스로 나보다 훌륭하다고 하면서 교만심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어느 곳에서 하신 설법 중에, 비구에게 비오기를 청하면 들어주라고 말씀하셨던가?”
그리고 우파급다는 그를 위해 설법해 주었고, 비구는 법을 듣고 사유하고 정진하여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리고는 산가지를 석실 안에 놓았다.
030_0400_c_12L爾時罽賓國有一比丘名善見得世閒四禪龍王所貴罽賓國炎旱無雨一切大衆請此比丘欲令降雨優波笈多思惟欲化善見今正是時優波笈多方便教化令十二年無雨外道見相語大衆言過十二年乃當有雨大衆聞此言而生憂惱往優波笈多請令降雨優波笈多言我不當請罽賓國有一比丘名善見汝可求摩偸羅國大衆遣使至善見所請其求雨善見得四禪神通以神通力往摩偸羅國乃至大衆請其求雨善見卽爲降雨滿閻浮提地閻浮提人患此大水大衆心謂善見比丘降此大雨勝優波笈多是時善見多人隨從出摩偸羅國優波笈多少人隨從入摩偸羅國善見比丘見其自身隨從者多見優波笈多隨從者便生慢心復思惟言我非羅漢羅漢者無有慢心卽往優波笈多所至已禮足而白言佛已涅槃大德今作佛事爲我說法優波笈多言佛所說戒汝不正守護自謂勝我而生憍佛處處說聽比丘請雨乃至優波笈多爲其說法比丘聞法思惟精進得阿羅漢果乃至取籌置石室中

28) 사봉(寺封)의 인연
030_0401_a_15L寺封因緣
030_0401_b_01L이때 우파급다가 마투라국에 세운 절은 하나가 아니라 수백 개나 되었다.
당시 마투라국의 왕은 이름을 진다가(眞多柯)라고 하였는데, 신심이 없어서 비구들과 급사(給事)와 단월(檀越)들을 많이 괴롭혔다.
그래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비구들과 급사의 단월들이 우파급다의 처소로 찾아가서 이와 같은 일을 말했다.
우파급다는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사신을 보내어 아육왕에게 아뢴다면 아마도 아육왕은 화를 내어 반드시 그를 해치게 될 것이다. 마땅히 내가 직접 가야겠다.’
우파급다는 신통력으로써 눈 깜짝할 사이에 나치파치 절에서 홀연히 사라져서 즉시 파다리불다(波多利弗多)13)중화자수(重花子樹)라 번역한다성(城)의 계사(鷄寺)에 도착했다.
아육왕은 우파급다가 온다는 말을 듣고 국경(國境)을 수리하고 향화(香花)와 기악(伎樂) 등 갖가지로 장엄한 다음, 모든 대신들과 온 나라의 백성들을 데리고 나가서 우파급다를 영접했다.
그리고 우파급다가 도착하자 그의 발에 예배하고 공경하며 합장하여 말했다.
“대덕이시여, 무슨 일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우파급다는 대답했다.
“제가 까닭이 있어서 왕을 찾아 왔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무슨 까닭이십니까?”
대덕이 대답했다.
“대왕께서는 이미 불법을 널리 펴시었으니, 마투라국에 세워진 절이 한 둘이 아니라 백이나 되는 수[百數]에 이릅니다. 그러나 저 나라를 다스리는 진다가왕은 신심이 없기 때문에 불법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왕께서는 마땅히 그로 하여금 불법을 수호하도록 해 주십시오.”
그러자 아육왕은 즉시 성호(成護)라는 이름의 대신에게 칙명을 내렸다.
“너는 사람을 보내 어서 빨리 그 왕을 죽이도록 하라.”
우파급다가 즉시 왕에게 아뢰었다.
“그 왕을 죽이지는 마십시오. 왕께서는 마땅히 교칙(敎勅)을 내려 지금부터 다시는 불법을 어지럽히지 않도록만 해 주십시오.”
아육왕은 손수 글을 쓰고 치아로 봉인하여 나찰(羅刹)의 손에 쥐어 주었다. 나찰은 글을 받들고 한 생각 사이에 금방 그 나라에 이르렀다. 진다가왕은 두 손을 높이 들고 아육왕의 글을 받아서 읽었다. 편지를 다 읽고 나서는 북을 쳐서 모든 국민들에게 이렇게 알렸다.
“지금 이후로는 불법을 어지럽게 해서는 안 된다.”
그때 아육왕은 우파급다에게 물었다.
“어느 절이 겁탈과 소란을 당했습니까?”
우파급다가 대답했다.
“나치파치 절입니다.”
아육왕은 손수 글을 쓰고 치아로 그것을 봉인하여 우파급다에게 주어서, 한 나라를 봉(封)하여 이 절에 공급하게 했다. 그리고 아육왕은 갖가지 공양을 베풀었는데, 우파급다는 공양을 받고나자 즉시 계사에서 홀연히 사라져 나치파치 절로 돌아왔다.
030_0401_a_16L爾時優波笈多於摩偸羅國起寺壹乃至百數摩偸羅國王名眞多無有信心惱亂衆僧及給事檀無量衆僧及給事檀越往至優波笈多所說如是事優波笈多思惟若我遣使白阿育王恐阿育王瞋當害之我當自往優波笈多以神通力如瞬眼頃於那哆婆哆寺忽然不現卽到波多利弗多翻重花子樹城鷄阿育王聞優波笈多來修治國香花伎樂種種莊嚴與諸大臣及國人民悉皆往迎優波笈多至已禮恭敬合掌說言大德何故來此故來王處王復問言有何事故德答言大王已弘廣佛法於摩偸羅國起寺非一乃至百數彼國王眞多柯王領彼國無有信心惱亂佛法王當令其守護佛法阿育王卽勅大臣名曰成護汝可使人急殺彼王優波笈多卽白王言莫殺彼王王當教勅從今以去莫復惱亂佛法阿育王自手作書以牙印之授羅剎手羅剎奉書一念之頃卽至彼國眞多柯王頂受讀誦旣讀誦竟擊鼓宣令一切國人從今以往不得惱亂佛法阿育王問優波笈多彼何等寺爲偸劫所亂優波笈多答言那哆婆哆寺阿育王自手作書以牙印之與優波笈多以一國封供給此寺阿育王設種種供養優波笈多受供養竟卽於鷄寺忽然不見還那哆婆哆寺
030_0401_c_01L
29) 치징가(郗徵柯)14)의 인연
030_0401_c_01L郗徵柯因緣
030_0402_a_01L이때 우파급다는 사유해 보았다.
‘치징가가 태어났는가, 태어나지 않았는가?’
그리하여 그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음을 알았다.
이때부터 우파급다는 매일 그 부모가 사는 곳으로 찾아갔다. 어떤 날은 많은 비구들과 함께 그 집에 갔고, 또 다른 날에는 두 명의 비구를 데리고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파급다가 혼자서 그 부모를 찾아 갔다. 장자는 우파급다가 혼자서 집으로 찾아온 것을 보고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물었다.
“성인이시여, 어찌하여 따르는 제자가 하나도 없습니까?”
장로가 대답했다.
“나는 제자가 없습니다.”
장자가 아뢰었다.
“저는 집에서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므로 출가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아들을 낳으면 마땅히 대덕에게 바쳐 제자가 되게 하겠습니다.”
드디어 장자가 아들을 낳았으나, 오래 살지 못하고 곧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다시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났으나 역시 또 죽고 말았다. 그러다 다시 세 번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 이름을 치징가라 하였다. 그리고 즉시 우파급다에게 바쳐서 출가하게 했다.
우파급다는 그를 출가시키고 구족계를 주었다. 그는 제1갈마(第一羯磨)에서는 수다원과를 얻었고, 또 제4갈마에서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이때 우파급다는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교화할 자를 모두 교화하여 이미 모든 일을 마쳤다. 길이가 18주(肘)나 되고 너비가 12주인 이 석실에는 4촌(寸)짜리 산가지가 이미 가득 찼다. 나는 이제 열반에 들어도 되리라.’
우파급다는 이런 생각을 하고서는 곧 법장을 치징가에게 부촉하며 말했다.
“선남자여, 세존께서는 법장을 마하가섭에게 부촉하시고 열반에 드셨으며, 마하가섭은 법장을 아난에게 부촉하시고 열반에 드셨으며, 아난은 법장을 말전지에게 부촉하시고 열반에 드셨으며, 말전지는 법장을 나의 화상(和尙)에게 부촉하시고 열반에 드셨으며, 나의 화상은 법장을 나에게 부촉하시고 열반에 드셨다. 나도 이제 열반에 들고자 하니, 이 법장을 마땅히 네가 수호하도록 하여라.”
그렇게 말한 다음 7일이 지난 후에 우파급다는 열반에 들었다.
그때에 모든 천인(天人)들은 일체의 염부제 사람들이 이 소식을 알 수 있도록 두루 알렸다. 그리하여 십만 명이나 되는 아라한이 모였고, 학인과 정진하는 범부(凡夫)와 비구와 재가신자[白衣] 등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이 모였다.
우파급다는 열반할 시간이 되자 신통력으로 몸을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리고는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며, 걷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다가 화삼매(火三昧)에 들었다.
그가 삼매에 들어가자 갖가지 색, 즉 청색과 황색과 적색과 백색이 그의 몸에서 나왔다. 또 몸 위에서 물이 솟아나면 몸 아래에서는 불이 솟아났으며, 몸 아래에서 물이 솟아나면 몸 위에서 불이 솟아나기도 했다.
그리고 나아가 갖가지 신통력으로써 모든 동학(同學)과 모든 사람과 하늘로 하여금 큰 환희심을 내고 깨달음을 얻게 하였다.
그런 다음 즉시 열반에 들었는데, 마치 물이 불을 꺼버리는 것과도 같았다. 그래서 이제까지 모인 산가지를 태워서 그의 몸을 화장[闍維]하였고, 또 탑을 세워 갖가지로 공양하였다. 우파급다가 열반에 들 때에 일천의 아라한들도 역시 목숨을 버리고 열반에 들었다. 그리고 치징가도 법장을 수호하고 나서 또한 열반에 들었다. 그렇게 우파급다의 인연은 끝났다.

정법(正法)은 항상 머물러서
오랜 세월 멸하지 않으리니
탑은 사리를 간직하여
또한 이렇게 머물 것이리라.

사람들은 법을 지니며
아끼고 기뻐함이 끝이 없으리니
영원히 머물고 멸하지 않음도
역시 이와 같으리라.

아육왕의 인연으로부터 우파급다가 열반에 들기까지에, 나라 밖으로 다니면서 지은 게송이 무려 3천 1백이나 되고 지금 지은 게송이 32자(字)이다. 그리고 제자는 28인(人)이었다.
030_0401_c_02L爾時優波笈多思惟郗徵柯爲生已見其未生從此日日往其父母處一日與多比丘往其家一日與二比丘往其家復別日獨往是時長者見優波笈多獨來其舍問言聖人何故無有弟子隨從長老答言我無弟子長者白言我樂在家不樂出家若我生兒當與大德爲弟子是時長者生兒未久而便命終第二兒生又復命乃至第三兒生名郗徵柯卽與優波笈多令其出家優波笈多爲其出家與受具足於第一羯磨得須陁洹乃至第四羯磨得阿羅漢果波笈多思惟我應化者悉已化竟石室長十八肘廣十二肘四寸籌已滿我今當入涅槃是時優波笈多作是念已便以法藏付郗徵柯說言男子世尊法藏付摩訶迦葉入般涅摩訶迦葉法藏付阿難入涅槃難以法藏付末田地入涅槃末田地以法藏付和上入涅槃和上以法藏付我我今欲入涅槃此法藏汝當守乃至卻後七日優波笈多當入涅諸天人遍告一切閻浮提人知有十萬阿羅漢和合學人及精進凡夫比丘白衣等無量無數優波笈多涅槃時至以神通力身昇虛空種種神變行入火三昧入三昧有種種色從其身出上出水身下出火身下出水身上出乃至以種種神力令諸同學及諸人天生大歡喜心得開解卽入涅槃如水滅火卽以此籌闍維其身乃至起塔種種供養優波笈多入涅槃時復有一千羅漢捨命入涅槃乃至郗徵柯守護法藏竟復入涅槃優波笈多因緣竟正法常住 多時不滅 塔持舍利亦如是住 是人持法 愛樂無窮常住不滅 亦復如是從阿育王因緣乃至優波笈多入涅槃外國凡三千一百偈偈三十二字弟子二十八人阿育王經卷第十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파초는 바나나와 비슷한 열대 식물로, 불교에서는 사물의 실체가 없다는 점을 비유하는 데 사용된다. 바나나 나무의 껍질을 벗기면 아무 것도 없다는 데에서 연유한다.
  2. 2)5정거천(淨居天)을 줄여서 말한 것으로, 5정거는 불환과(不還果)를 성취한 성자(聖者)가 태어나는 5천(天)을 가리킨다. 무번천(無煩天), 무열천(無熱天), 선현천(善現天), 선견천(善見天), 색구경천(色究竟天) 등 다섯 곳으로서, 색계(色界)의 제4선천(第四禪天)에 속하는 8천 중 다섯 천을 말한다.
  3. 3)5정심관(停心觀)의 하나로, 몸이 깨끗하지 못함을 관함으로써 탐심(貪心)을 버리는 수행을 말한다. 자신의 몸이 깨끗하지 못함을 관하는 방법으로써 9상(想)이 있다.
  4. 4)증상만(增上慢)이란 교만에 빠져 우쭐거리는 것. 스스로 잘났다는 생각에 빠져 있는 것. 깨달음을 얻지 못했는데도 그것을 얻었다고 생각하여 뽐내는 것을 말한다. 과대 망상증. 교만심이 과도한 자이다.
  5. 5)4진제(眞諦)란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라는 말로, 4제(諦)의 원말이다.
  6. 6)3계(界) 중에서 욕계(欲界)의 번뇌를 모두 벗어나서 색계(色界)에 나게 되는 네 단계의 선정을 4선(禪)이라고 하는데, 초선(初禪)ㆍ제2선ㆍ제3선ㆍ제4선 등을 말한다.
  7. 7)제2선은 4선정(禪定) 중 제2 단계를 말한다. 초선(初禪)의 상태에서 각(覺)과 관(觀)을 버리며 얻게 되는 단계로서, 내정(內淨)ㆍ희(喜)ㆍ낙(樂)ㆍ일심(一心) 등의 네 가지를 성취한다.
  8. 8)제3선은 4선정(禪定) 중 제3 단계를 말한다. 제2선(禪)의 상태에서 희(喜)를 버리면 얻게 되는 단계로서, 사(捨)ㆍ염(念)ㆍ혜(慧)ㆍ낙(樂)ㆍ일심(一心) 등 다섯 가지를 성취한다.
  9. 9)제4선은 4선정(禪定) 중 제4 단계를 말하는데, 제3선(禪)의 상태에서 낙(樂)을 버리게 되면 얻게 되는 단계로서, 불고불낙(不苦不樂), 사(捨)ㆍ염(念)ㆍ일심(一心) 등 네 가지를 성취한다.
  10. 10)범어 마트리카의 음역으로, 계법(戒法)의 요의로서 논장(論藏) 즉 율모(律母)를 뜻한다.
  11. 11)진제(眞諦)와 속제(俗諦)라는 두 가지 진실을 2제(諦)로 부르는데, 진제는 궁극적인 입장에서 본 진리이며 속제는 세속적인 입장에서 본 진리이다. 진제는 승의제(勝義諦), 제일의제(第一義諦)라고도 불리고, 속제는 세제(世諦), 세속제라고도 불린다. 제(諦)는 변함이 없는 명료한 진리, 진실을 가리킨다.
  12. 12)고대 인도의 마가다국 왕사성의 북쪽 지역에 있었던 시체 처리 장소인데, 그 숲이 깊고 써늘하였기 때문에 한림(寒林)이라고 번역하였다. 시타림(屍陀林), 혹은 시타림(尸陀林)이라고 쓴다.
  13. 13)앞에 나온 파타리불다성(波吒利弗多城)과 같다. 범어 pataliputra의 음역으로, 의역하면 화씨성(華氏城)이라고 한다. 파타리자성(波吒釐子城)이라고도 한다.
  14. 14)치징가(郗徵柯)는 앞에서 치징가(絺徵柯)라고 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