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雜譬喩經卷下

ABC_IT_K1014_T_002
030_0408_a_01L잡비유경 하권
030_0408_a_01L雜譬喩經卷下


실역인명이며 후한록에 수록됨
030_0408_a_02L 失譯人名附後漢錄


15

옛날 계빈국의 어떤 비구는 제자 수백 인을 널리 가르쳐, 그 중에는 네 가지 선정을 얻는 이도 있고 5통(通)을 얻는 이도 있었으며, 수다원이나 아라한을 얻은 이도 있었다.
그때 어떤 안식국(安息國) 사람이 계빈국에 와서 그 비구의 교화가 그와 같은 것을 보고, 믿고 즐겨하는 마음이 생겨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 5통을 얻어 여러 사람 앞에서 신족통(神足通)을 나타내었다.
030_0408_a_03L昔罽賓國中有一比丘廣訓門徒數百餘人中有得四禪者得五通者須陁洹者得阿羅漢者時有安息人到罽賓國見比丘教化如是有信樂心爲作弟子未久之閒成五通行便現神足於衆人前
스승은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비록 5통을 얻었으나 뜻의 맺힘[意結]이 풀리지 않았다. 신족통을 나타냄으로써 스스로 뽐내지 말라.”
그는 곧 스승에게 화를 내고 스승이 시기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고향으로 돌아가 도와 덕을 나타내리라 생각하고 곧 날아서 본국으로 돌아가, 신통으로 안식국왕의 궁전 앞으로 나아갔다.
030_0408_a_09L師告之曰汝雖得五意結未解莫現神足以自貢高也便心恚師謂師妒奇自念曰當還生地現道德耳卽飛到本國詣安息王殿前現神足飛來
왕은 그에게 예배하고 물었다.
“도인은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비구는 대답하였다.
“나는 왕의 나라 사람으로서, 계빈국에 가서 도를 배우고 지금 돌아온 것은, 이 나라를 복되게 하여 생(生)을 받은 은혜를 갚으려는 것입니다.”
030_0408_a_13L王爲作禮而問人是何國人比丘言我王國人詣罽賓國學道今所以還欲福土地報所生恩
왕은 매우 기뻐하여 곧 꿇어앉아 아뢰었다.
“원컨대 도인은 오늘부터 항상 내 궁중에 머물면서 내 공양을 받도록 하소서.”
비구는 승낙하였다.
030_0408_a_16L王大歡喜卽長跪白願道人自從今日常住我宮中受我供養比丘卽可之
왕은 손수 공양을 가지고 오기도 하고, 혹은 그 부인이나 궁녀를 시키기도 하였다.
비구는 곧 어떤 욕심을 가지고 궁녀를 대하였다. 신하들은 그것을 알고 왕에게 아뢰었지마는 왕은 도리어 신하들을 꾸짖었다. 왕이 그를 믿는 것은 날아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030_0408_a_18L王手自供養或使夫人及婇女來比丘便有欲意向靑衣諸臣下知之以白於王王逆呵之王所以不信者本見其飛來故也
030_0408_b_01L오래지 않아 궁녀의 배가 불러 오자 신하들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그 부인을 시켜 조사해 본 뒤에야 그것이 사실인 줄을 알고, 곧 가사를 빼앗고 사람을 시켜 궁문 밖으로 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도인이기 때문에 모진 고초는 주지 않았다.
비구는 궁중에서 쫓겨나자 돌아다니면서, 사람의 물건을 겁탈하는 도적이되어 아무도 당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왕은 그것이 전날의 비구인 줄 모르고 힘센 사람을 모집하여 그를 사로잡아 끌고 와서 보니, 바로 전의 그 비구였다.
030_0408_a_21L未久之閒靑衣腹大諸臣復啓王王以夫人爲驗知其實卽奪法衣遣使令去出宮是道人故不加楚毒比丘出外行作劫人賊無當前者王不知是前比丘募雄士使人生捕將來定是前比丘
왕은 물었다.
“너는 전에 욕심을 범한 것도 잘못인데 왜 또 사람의 물건을 탈취하는가?”
비구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하였다.
“하도 곤궁한데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030_0408_b_05L王問曰汝前犯慾謂爲誤耳何復劫人乎比丘叩頭曰無復餘計故也
“네가 전에 신통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차마 너를 죽이지 않고 용서하는 것이니, 다시는 우리나라 안에서 죄를 범하지 말라.”
이렇게 말하고 놓아 주어 가게 하였다.
030_0408_b_07L王曰我本見汝神足飛來不忍加於汝毒復赦汝勿復犯我界解放令去比丘念曰如行客作生活也卽自衒
비구는 떠돌아다니면서 생활을 구하리라 생각하고, 곧 스스로 재능을 내세워 어떤 백정 집의 품팔이꾼이 되어 소를 잡기도 하고 양을 찌르기도 하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그 뒤에 소 뼈를 쪼개라 시켰더니, 뼈가 튕기어 얼굴에 맞아 보지 못하게 되어 심부름꾼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은 그를 내보내었다.
그러자 그는 깨어진 그릇 하나를 들고 거리를 다니면서 구걸하면서 드디어 천한 사람이 되었다.
030_0408_b_10L有屠家顧使搥牛刺事事皆爲後使打骨逬挑中面壞其眼根無所復見不復中使主人遣令其去於是持一破杅順巷行乞遂成賤人
이와 같이 그는 수년 동안에 여러 번 변하였다.
그의 스승은 도의 눈으로 그가 있는 곳을 알려고 관찰하다가, 안식국 거리에서 구걸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그 제자 중에는 다만 5통만 배우고 괴로움을 끊으려고 하지 않는 이가 5백여 인이 있었다.
스승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준비하라. 우리는 지금 옛날의 그 안식국의 제자를 만나러 같이 가자.”
030_0408_b_14L比丘更變其閒數年師以道眼觀察欲知所在見比丘如此在安息市乞時門徒中但學五通不求斷苦者五百餘人師告之曰汝等速嚴今當共行省往日安息弟子
제자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그의 도와 덕은 반드시 높아졌을 것이다. 그러기에 스승님이 친히 살피러 가는 것이다.”
제자들은 모두 신통을 부려 잠깐 사이에 그의 앞에 가서 섰다. 스승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그 스승의 소리에 대답하였다.
“스승님 오셨습니까?”
“그렇다. 너를 만나러 일부러 왔다.”
030_0408_b_18L弟子皆喜曰彼道德必大茂盛師乃自屈往皆承神足須臾以到住於其前呼其名則答師聲言和上來耶師言爾故來相省
스승은 이어 물었다.
“너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제자는 그 동안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면서, 죄를 범한 것까지 모두 말하였다.
030_0408_b_22L師問曰何緣乃爾弟子具陳本末辯說所犯意
030_0408_c_01L스승은 여러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5통은 견고한 도가 아니므로 믿을 것이 못 되느니라.”
이렇게 말할 때 5백 제자들은 모두 6통(通)을 얻어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고, 그 한 제자만은 부끄러워 말이 없었다.
스승과 제자들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왔다.
030_0408_b_23L師語諸弟子得五通非堅固道也不可恃怙矣說是時五百弟子皆得六通成應眞彼一弟子慚愧無辭師徒一切更還本所

16

옛날 어떤 나라는 곡식이 풍성하고 백성이 많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와서 빼앗으려고 하였다. 곧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 왔다.
온 나라가 그것을 알고는 크게 군사를 내되 15세 이상에서 60세 이하까지는 모두 싸우러 가게 되었다.
030_0408_c_04L昔有一國豐熟饒人他國欲來取之卽興兵往國中已知便大發兵十五以上六十已下盡當征行
그때 베 짜는 어떤 사람은 나이 60이 가까웠는데, 그 부인은 아름다워 항상 남편을 업신여겼다. 그러나 남편은 늘 부인을 공경하고 어렵게 여겨 도리어 장부처럼 섬겼다.
남편은 부인에게 말하였다.
“이번에 나라의 명령을 받고 나가게 될 것이니 지금 곧 무기와 양식 담을 그릇을 준비해 주시오.”
030_0408_c_07L時有一人爲織㲲音揲年向六十其婦端正常輕慢夫主壻每敬難丈夫事之壻語婦言今應行被勅自具兵仗及資糧器物願時發遣
부인은 남편에게 닷 되들이 그릇에 양식을 담고, 길이가 한 발 한 자 되는 베 짜는 북[杼] 하나를 주면서 말하였다.
“당신은 이것을 가지고 가서 싸우시오. 다른 물건은 없소. 만일 이 그릇을 깨거나 이 북을 잃어 버리면 당신과 같이 살지 않을 것이오.”
030_0408_c_11L婦與夫一五升器以用盛糧織㲲杼木一枚長丈一尺汝持是行鬪無有餘物也設令破是器失是紵木不復共汝作居家
남편은 작별하고 떠났다. 그러나 적군에게 상할까 걱정은 하지 않고 다만 두 가지 물건을 잘못하여 아내를 잃을까만 두려워하였다.
길에서 적군을 만나 싸우다가 이쪽 군사가 패하여 곧 물러나게 되었다. 그는 북과 그릇 두 가지 물건을 잘못하면 부인을 잃는다고 생각하고, 여러 사람들은 모두 달아나는데 그만은 북을 머리에 이고 혼자서 적을 향해 갔다.
030_0408_c_14L便辭去不念當爲軍所傷害但畏二物差錯失於婦矣道逢彼兵共鬪不如卽退㲲上二物差錯則失婦意衆人皆走便擧執杼著頭上向賊而獨住
적군은 그것을 보고 용맹하다 외치면서 감히 나오지 못하고 모두 물러갔다. 그래서 이 나라 군사는 다시 진을 정돈하고, 힘을 합해 나가 싸워 크게 승리하였다. 그리고 적군은 패하여 거의 흩어져 죽었다.
030_0408_c_19L彼軍見之謂呼勇猛不敢復進卻退於是國軍更得整陣幷力進戰卽大得勝彼軍不如死散略盡
왕은 매우 기뻐하여 공이 있는 이에게 상을 주려 할 때에 여러 사람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저 베 짜는 사람이 가장 공이 많을 것입니다.”
030_0408_c_21L王大歡喜當賞有功衆人白王織㲲者應與上功
030_0409_a_01L왕은 그를 불러 사정을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 큰 군사들을 물리칠 수 있었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사실 나는 무사(武士)가 아닙니다. 내가 군사로 나올 때 집의 아내가 두가지 물건을 주었습니다. 만일 그것을 잃으면 아내가 가버려 가정을 이루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그 두 가지 물건을 보전하려 하였기 때문에 적군을 물리친 것이요, 실은 용맹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030_0408_c_23L王因呼見問其意故汝何緣獨得卻大軍乎對曰實非武士家婦見給從軍二物設當失此二物者則委去不成家居是以分死欲成二因之卻軍實非勇健所致也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비록 아내를 두려워하였으나 결국 나라의 어려움을 구제하였으니, 제일 큰 상을 주어야 할 것이다.”
왕은 곧 그를 대신으로 삼고 보화와 집과 미녀들을 주어 왕을 보좌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그 자손들도 그 복을 이어받아 대대로 전하였다.
030_0409_a_04L王謂諸臣此人本雖畏婦要濟國難當與上功卽拜爲臣賜其寶貨宅舍婇女其次於王子孫承福世世相繫
이것은 세상에 인연으로 얻어지는 것을 나타내 보인 것인데, 부처님은 그것을 끌어와 비유로 삼으셨다.
그 아내가 남편에게 닷 되들이 그릇과 한 발 한 자의 북을 준 것은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5계(戒)와 10선(善)을 가르치신 데 비유한 것이요, 남편에게 두 가지 물건을 굳게 지켜 깨거나 잃지 않아야 같이 산다고 말한 것은, 법을 가져 죽더라도 범하지 않으면 부처님과 함께 도의 집에 오름을 말한 것이며, 이미 적군을 물리치고 다시 상을 받는 것은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현세에서는 원수의 행패가 사라지고 후세에서는 저절로 천당에서 복을 받는 데 비유한 것이니라.
030_0409_a_07L此世閒示現因緣所得佛借以爲喩婦與夫五升器丈一尺杼木者譬佛授弟子五戒十善也屬夫言堅守二物不毀失者可得與吾共居也此謂持法死死不犯者則得與佛俱昇道堂矣旣當得卻軍復見封賞者譬守戒人現世怨家撗對爲之消滅後世受福天堂自然者矣

17

옛날 사위성 안에 부유하고 고귀한 범지가 있어, 재물이 수없이 많고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그러나 삿된 소견에 떨어져 선행을 믿지 않고 쓸데없는 것이라 하였다.
030_0409_a_15L昔舍衛城中有豪貴梵志財富無數聰識明慧然墮邪見不信善謂呼無益
그때 사리불은 도의 눈으로 그를 보고 ‘장자는 전생에 큰 복을 지어 지금 부유하고 고귀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만 먹기만 생각하고 다시는 새로 짓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삼악도로 들어갈 것이니 지금 가서 제도하리라’ 생각하고, 곧 신통으로 그 앞에 가서 발우를 가지고 섰다.
030_0409_a_17L時舍利弗以道眼念是長者宿有大福得爲豪富念食故不復造新必還三塗當往度便現神足當其坐前持鉢而住
030_0409_b_01L그때 범지는 막 앉아 밥을 먹다가 사리불을 보고 매우 화를 내어 문을 열어 놓고 때리고는 손을 씻고 도로 앉아 밥을 먹으면서, 앉으라고도 하지 않고 가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밥을 다 먹고 손을 씻고 양치질하고는, 물을 한 입 머금어다 사리불 발우 안에 토하면서 말하였다.
“이거나 가지고 가라. 보시는 이것뿐이다.”
030_0409_a_20L梵志方坐飮食見舍利弗甚大瞋恚卽推門家撾打與手已還坐食亦不請坐亦不遣去食竟洗手漱口含一口水吐著舍利弗鉢中言持是去施是
“너로 하여금 긴 밤 동안에 한량없는 복을 받게 하리라.”
사리불은 이렇게 말하고 곧 돌아갔다.
장자는 부끄럽고도 두려워 사람을 보내어 그를 찾아보라고 중얼거렸다.
030_0409_b_02L舍利弗言使汝長夜受福無量卽還去長者懅恐行訴言使人尋之
사리불은 그 길로 절에 돌아와 그 물로 진흙을 개어서 부처님께서 거니시는 곳에 바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탐욕이 많은 사람에게서 한 모금의 물을 보시로 받아, 지금 부처님이 거니시는 곳에 발랐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그 위로 거니시어, 저이로 하여금 긴 밤 동안에 한량없는 복을 받게 하여 주소서.”
030_0409_b_03L舍利弗徑還精舍以水和泥泥佛所經行處白佛言彼慳貪見施一口水今用泥佛經行處願佛經行其上使彼長夜受福無量
부처님께서 곧 그 위를 거니시면서 삼매에 드셨다.
장자가 보낸 사람은 이런 사실을 자세히 보고, 장자에게 돌아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윤왕(輪王)의 지위를 버리고 사문이 되어, 발우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밥을 구하는 것은, 탐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요, 중생을 제도하시기 위해서입니다.”
030_0409_b_07L佛卽爲經行三昧長者所遣伺候者具見如是還白長佛所棄輪王位行作沙門持鉢求非有貪求也欲度衆生故耳
그 사람은 제가 본 사실을 자세히 말하였다.
장자는 부처님을 섬기려 하지 않았던 제 마음을 매우 후회하고, 온 집안의 노소를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사과하였다.
“몹시 어리석었습니다. 중한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그 참회를 받으시고 그를 위해 설법하셨다. 그는 의심이 풀리고 번뇌가 없어져, 물러나지 않는 자리[不退轉]를 얻었다.
030_0409_b_10L具以本末說之長者大悔有不事心擧家大小盡詣佛所懺悔謝過愚癡無狀願恕重殃佛爲受自歸爲其說法解結除得不退轉

18

옛날 파리불국(波利弗國)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가장 물자가 풍부하고 인민이 번성하여, 진인(眞人)ㆍ신인(神人)에서 밑으로 어질지 못한 아홉 종류에 이르기까지 모두 도덕을 갖추었다. 그리하여 선경(仙經)도 두루 갖추어져 있었으며, 금과 은과 곡식과 비단 등 어느 하나 없는 물건이 없었으므로, 부처님께서도 늘 물건으로 유명한 나라라고 칭찬하셨다.
030_0409_b_14L昔波利弗國比於餘國最豐熾盛眞人神人下至不肖九品皆具道德仙經及流俗書亦復具足金銀穀帛無物不有佛每稱之爲聞物國
그때 96파의 여러 외도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부처님 말씀에 그 나라에는 없는 것이 없다 하니, 우리가 가서 그 나라에 없는 것을 찾자. 그래서 그것으로써 그들의 기운을 꺾고 거짓말로 만들면, 사람들은 반드시 우리를 존경하고 섬길 것이다.”
030_0409_b_18L時諸外道九十六種咸共議曰佛說國無不有當共往求國所無者因此折之令不至誠然後吾等必得敬事
그리하여 범지들은 다시 의논하였다.
“아직 그 나라에 나찰귀신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거기서 그것을 구하면 반드시 내어 놓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의 깨달은 도가 바르지 못한 것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들은 도시와 촌으로 돌아다니며 귀신을 사려 하였으나 아무데도 없었다.
030_0409_b_21L梵志議曰未聞此國有羅剎鬼當故求之必不可得此顯佛證道不政矣遍循行市里求欲買鬼皆無有
030_0409_c_01L범지들은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좋은 계책이라 생각된다.”
천제는 그 범지들의 계책을 알고 곧 내려와 장사꾼으로 변하여, 팔 물건이 있는 것처럼 점방에 있었다.
030_0409_c_01L梵志喜曰謂以得策天帝知之梵志諜計卽便來下化作賈人坐於肆上有如賣物
범지들은 점방을 차례로 둘러 그 점방 앞에 와서 물었다.
“귀신을 파는가?”
“있다. 몇 마리나 사려는가?”
030_0409_c_03L梵志循肆次到其前有鬼賣不天帝言欲得幾頭
범지들은 저희끼리 서로 말하였다.
“저것은 거짓말이다. 어디서 귀신을 얻었기에 몇 마리냐고 묻는가?”
그리고 이어 말하였다.
“두어 마리를 사고자 한다.”
030_0409_c_05L梵志相謂此虛言耳從得鬼賣而言幾頭乎梵志等曰得數頭
천제가 점방 문을 열었을 때에 갑자기 수십 마리 악귀가 나타났다.
범지들은 그것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면서 제각기 마음속으로 부처님은 지극히 참되다는 것을 알고, 모두 부처님께 나아가 귀의하고 말하였다.
“파리국에는 온갖 물건이 다 있지마는 빈 손으로 가는 사람은 한 물건도 얻기 어렵고, 돈만 가지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다.”
030_0409_c_07L天帝便開肆門惡鬼忽有數十頭梵志見之甚大怖懅各各心念知佛至誠皆詣佛自歸言波利國雖衆物普有其空手往者一物叵得財貨買無物不得
이것은 비유를 끌어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내 보이신 것이니, 살운야성(薩芸若城) 안에는 없는 것이 없어서 4등(等)ㆍ6바라밀[度]ㆍ37품(品)이 있지마는, 성문 벽지불에서 위로 부처님에 이르기까지 누구라도 덕행을 닦지 않으면, 이 살운야성 안에서 무엇을 얻고자 바라더라도 얻지 못하는 데에 비유한 것이요, 만일 거룩한 가르침을 받들어 몸과 말과 뜻을 잘 단속하면, 그것은 마치 돈만 있으면 어떤 소원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데에 비유한 것이니라.
030_0409_c_11L借以爲喩此是世閒視現譬薩芸若城其中無所不有四等六度三十七品聲聞辟支上至如來若有人不修德行於薩芸若中望有所獲不可得也若奉聖教撿身口意譬如有貨無願不果矣

19

옛날 천축국 송사(松寺)에 도인 네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 6통(通)을 가지고 있었다.
그 나라에 거사 네 사람이 있어, 그들은 각기 도인 한 사람씩 청하여 항상 공양하였다.
네 도인은 각기 교화를 행하되, 한 사람은 제석천왕에게로 가고, 한 사람은 바다의 용왕에게로 가고, 한 사람은 금시조(金翅鳥)에게로 가고, 한 사람은 인간의 왕에게로 갔다.
030_0409_c_16L昔天竺國有松寺中有四道人皆是六通國中有四居士各請一道人長供養之四道人各行教化一人至天帝釋所一人至海龍王所一人至金翅鳥所一人至人王所
030_0410_a_01L그 네 도인은 공양을 받고, 발우에 남은 것이 있으면 단월들에게 나누어 주어 먹게 하였는데, 온갖 맛을 두루 갖추어 일찍이 보지 못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단월들은 각기 도인들에게 그것을 어디서 얻었는가고 물었다. 도인들은 각기 그 내력을 이야기하였다.
이에 그 네 거사는 각기 한 가지씩 원을 세웠다. 한 사람은 제석천궁에 나기를 원하였고, 한 사람은 바다 가운데 나서 용왕이 되고자 하였으며, 한 사람은 금시조 가운데 나고자 하였고, 한 사람은 인간의 왕자로 나고자 하였다.
030_0409_c_21L於是四道人所受供養鉢中之餘還分檀越食之百味具足所未曾見各問道人所從得此道人卽爲各說本末於是四居士各發一願一人言願生天帝釋宮一人欲生海中作龍一人欲生金翅鳥中一人欲生人王中作子
그들은 목숨을 마치고 모두 네 신왕(神王)으로 태어나 한꺼번에 팔관재(八關齋)를 닦으려 하였다. 그리하여 고요한 곳을 살펴보니 오직 마가다왕의 후원이 고요하였다. 그들은 모두 그 동산으로 가서 각기 나무 밑에 앉아, 자비스런 마음으로 재를 받들고,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여섯 가지 생각을 닦았다.
030_0410_a_04L壽盡皆得往生爲四神王同時有念欲八關遍觀靜處唯摩竭王後園寂寞到園中各坐樹下慈心奉齋行六思念意一日一夜
이튿날 일을 마치고서야 서로 모여 이야기하였다. 마갈왕이 물었다.
“그대들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천왕이다.”
“나는 용왕이다.”
“나는 금시조왕이다.”
“나는 인간의 왕이다.”
030_0410_a_08L明旦事訖乃相就語摩竭王曰卿等何人也一人言我是天王一人言我是龍王一人言我是金翅鳥王一人言我是人王
그들은 제각기 자기 내력을 말하고는 모두 기뻐하였다.
천왕이 갑자기 말하였다.
“우리는 다같이 재를 닦았는데 누구 복이 제일 많은가?”
030_0410_a_11L四人相本末已皆大歡喜天王便言吾等俱誰得福多者
인간의 왕이 말하였다.
“내가 동산 밖에 가까이 있고 싶을 때에는, 음악 소리가 거기까지 환히 들려 거기서 마음을 오로지 할 수 있으니, 내 복이 제일이다.”
다음에는 천왕이 말하였다.
“내가 사는 천상에는 일곱 가지 보배로 된 궁전과 미녀와 온갖 풍류와 의식이 저절로 있지마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멀리 와서 재를 완전히 닦았으니, 내 복이 제일일 것이다.”
030_0410_a_13L人王言曰吾之欲近在園外音樂之響乃徹聞此能於中專心吾福第一天王曰吾之天上七寶宮殿玉女衆妓衣食自然不復想遠來全齋福應第一
다음에는 금시조왕이 말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용을 잡아먹는 것인데, 그 맛은 다섯 가지 즐거움 보다 낫다. 그런데 지금 한 곳에 있어도 털 끝만큼도 나쁜 생각이 없으니, 내 복이 제일이다.”
다음에는 용왕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금시조의 밥으로서 항상 잡아먹힐까 두려워하여 도망쳐 숨는데, 지금은 한 곳에 있으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재를 마쳤으니 내 복이 제일이다.”
030_0410_a_17L金翅王言之所好唯食龍爲美甚於五樂今共一處無有惡念大如毛髮吾福第一龍王曰吾之等類是金翅糧供也恐見食畏怖藏竄今在一處分死全吾福第一
마갈왕이 말하였다.
“내게 지혜로운 신하가 있다. 이름을 피타류(披陀類)라 한다. 이제 그를 청하여 이것을 결정하게 하리라.”
030_0410_a_22L摩竭王曰吾有智臣名披陁類吾當請之使令決義
030_0410_b_01L그는 곧 그를 불러, 그가 오자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피타류는 곧 파랑ㆍ노랑ㆍ하양ㆍ까망 네 가지 비단기를 가져다 공중에 달고, 그 네 왕에게 물었다.
“네 가지 빛깔이 하늘에 있을 때 각기 서로 다릅니까?”
네 왕은 대답하였다.
“그 빛깔은 현저히 다르다.”
030_0410_a_23L卽召已到具語其意披陁類便取靑黃白黑四種之繒懸著空中問於四王四色在空各自異不四王曰異色灼然矣
“비단깃발 그림자가 땅에 있어도 각기 다릅니까?”
“다르지 않다.”
030_0410_b_03L臣曰繒影在地爲異無答曰不異也
신하는 말하였다.
“지금 네 가지 형상이 각기 다른 것은 마치 비단깃발의 빛깔이 다른 것과 같고, 지금 재를 닦는 뜻이 한맛인 것은 마치 땅에 있는 깃발의 그림자가 다르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지금 네 분 왕께서 큰 도의 뜻을 내어 정진하고 자비심으로 재를 닦아 부처가 될 때에는, 그 상이 꼭 같아 여러 가지 모양이 없을 것입니다.”
네 왕은 기뻐하고 도의 눈을 얻었다.
030_0410_b_04L臣言今四種受形各異譬如繒色質不同也今之法齋志趣一味譬如地影無若干也今四尊王發大道意精進慈齋得佛之時相亦一等無若干四王歡喜卽得道眼

20

옛날 어떤 부자 거사가 두 아들을 두고 병을 얻어 죽게 되었을 때 큰 아들에게 부탁하였다.
“네 아우는 아직 어려 아무것도 모른다. 이제는 너에게 맡기니 너는 잘 보살펴 떨거나 굶주리게 하지 말라.”
두 부자는 슬프게 이별하고 마침내 아버지는 죽었다.
030_0410_b_09L昔有富迦羅越有兩子父得病臨困囑大兒曰汝弟幼小未有所知今以累汝善營濟之勿使飢寒父子悲訣於是遂亡
그 뒤에 그 아내는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 아우가 이제 조금 자라면 반드시 우리집을 시끄럽게 하여, 우리가 가진 물건은 다 나누어야 할 것인데, 왜 자라기 전에 없애 버리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그 형이 듣지 않았으나, 그 아내가 자꾸 청하자 부득이 그 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030_0410_b_13L後時婦語其夫曰君弟小長當嬈君家所有之物皆當分之其未大何不除遣兄始不肯數語不已兄便隨之
그리하여 아우를 데리고 성을 나가 깊숙한 무덤 사이에 이르러, 잣나무에 붙들어 매었으나 차마 제 손으로 죽일 수는 없어 호랑이나 악귀가 해치기를 바라면서 아우에게 말하였다.
“네가 자주 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너를 여기 두는 것이니 전날에 잘못을 생각하라.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오리라.”
그는 그를 버려 두고 거기서 떠났다.
030_0410_b_16L將弟出城詣深塚閒著柏樹不忍手殺欲使虎狼惡鬼害語弟曰汝數犯我使汝在此宿昔思過明日當相迎便捨之去
조금 있다가 해가 저물어 솔개ㆍ독수리ㆍ여우ㆍ삵괭이 따위가 와서 부르짖었다. 아우는 몹시 무서웠으나 호소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나는 지금 한량없이 곤란하고 무서운데, 이 3계(界) 안의 누가 과연 자비스런 마음으로 나의 귀의를 받아 주겠는가?”
030_0410_b_19L須臾日鴟雕狐狸所在鳴呼弟大怖懅無所歸告卽仰天歎息曰三界之中寧有慈仁受自歸乎今日困厄懷怖無
030_0410_c_01L그때 부처님은 그가 구해 주기를 바라는 것을 보시고, 바로 앉아 삼매에 들어 큰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 이름은 제명(除冥)으로서 그 무덤 사이를 비추어 곧 환하여졌다.
다음에 또 한 광명을 놓으시니 이름은 해박(解縛)으로서, 그 광명이 아이 있는 곳에 이르자 결박이 늦추어져 몸이 아프지 않았다.
그 다음에 한 광명을 놓으시니 이름은 포만일체(飽滿一切)로서, 그 아이가 광명을 보고는 다시는 배고프지 않았다.
030_0410_b_23L於是如來睹彼求救正坐三昧放大光明名曰除冥照塚閒卽時大明次放一光名曰解縛光至兒所縛卽緩身不復痛次放一光名曰飽滿一切兒見光明卽不復飢
이에 부처님은 그 광명을 따라 그 곳에 가셔서, 손수 그 결박을 풀어 주시고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고 싶으냐?”
“저는 지금 부처님처럼 부처가 되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그리고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030_0410_c_04L於是如來尋光詣彼使手自解縛而告之曰欲何所趣乎兒白言願我作佛脫一切厄如佛今日卽發無上正眞道意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여러 가지 바른 도를 말씀하셨다.
그는 일어나지 않는 법인不起法印]를 얻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 형은 비록 나쁜 생각으로 효도를 어기고 저를 해쳤지마는, 저는 그로 말미암아 부처님을 뵙고 생사의 괴로움을 끊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갚으러 가겠습니다.”
030_0410_c_07L佛爲說法若干正要逮得不起法忍白佛言我兄雖有惡念違孝害我因此得見佛斷生死苦欲往報恩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착하다, 때를 알아 하라.”
그는 곧 신통으로 형의 집으로 날아갔다.
030_0410_c_10L佛言善哉知是時便以神足飛往兄家
그 형수는 그를 보고 부끄러워하여 볼 낯이 없었다.
그는 곧 형에게 말하였다.
“비록 나쁜 아내의 말을 듣고 나를 무덤 사이에다 묶어 두었지마는, 나는 그 인연으로 지금 도를 얻었으니, 이것은 다 형님의 은혜입니다.”
그는 형수를 위해 설법하여, 형수는 곧 수다원을 얻었다.
030_0410_c_11L兄婦見之慚懼無顏卽語兄曰雖用惡妻之言縛我著塚閒因緣是事今日得道皆兄恩也爲兄嫂說法便得須陁洹

21

옛날 부처님이 계셨다.
제석천왕이 자주 내려와 거룩한 세 분을 공양할 때에,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것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왜냐 하면, 그의 본래 원은 다만 빈궁한 사람을 제도하려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천제는 거짓 방편으로 그 부인과 함께 내려와 가난한 집의 노파가 되어 거칠은 초옥 밑에 살았다.
030_0410_c_14L昔佛在天王釋數下供養三尊唯摩訶迦葉獨不肯受何以故本願但欲度貧窮人故於是天帝作權方便人俱下作貧家公嫗弊草屋下
그때 마하가섭은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천제 노파는 그를 맞이하여 예배하고, 말하였다.
“제가 춥고 배고픕니다. 그렇지만 거친 음식이나마 받아 주기를 원합니다.”
가섭은 승낙하였다.
030_0410_c_18L時摩訶迦葉入城分衛天帝公嫗迎爲作自說寒貧願受麤食迦葉可之
그는 가섭의 발우에 감로(甘露)를 가득 담아, 빛깔은 추악하게 하였지마는 그 음식은 온갖 맛을 갖추어, 막 입에 대자 향기와 단맛은 세상에서 뛰어났다.
가섭은 삼매에 들어 관찰하여 비로소 그가 천제인 줄을 알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복은 그처럼 훌륭하거늘, 왜 만족할 줄을 모르는가?”
030_0410_c_20L迦葉鉢盛滿甘露使形色麤惡其實而百味方擧宮香甘非常卽三昧觀乃知天帝迦葉言卿之福祚巍巍乃何以故不厭足耶
030_0411_a_01L천제는 대답하였다.
“거룩한 세 분의 복의 갚음은 한량없이 매우 풍족합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입니다.”
030_0411_a_01L天帝報言三尊福報甚豐無量是以智者未常厭足也

22

옛날 외국에 한 송사(松寺)가 있어, 거기에는 항상 백여 명의 승려가 공부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 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진하며 경전에 밝은 어떤 우바이는, 날마다 한 사문씩 청하여 공양하였다. 그래서 스님들은 각기 차례를 따라, 처음에서 끝까지 돌고는 다시 시작하였다. 그 우바이는 거기 가는 이에게 경전의 뜻을 물었기 때문에 제 공부가 적은 것을 숨기는 사람은 거기 가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030_0411_a_03L昔外國有一松寺中恒有衆僧百餘人共於中止學有一優婆夷精進明去寺不遠日飯一沙門衆僧自相差次從頭至竟周而復始其有往者優婆夷輒從問經義自隱學淺者每不喜往
마하로(摩訶盧)라는 사문은 늦게 승려가 되어 하나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도 차례가 되어 거기 가는데 걸음이 느려 제 때에 가지 못하였다.
우바이는 그를 맞이하여 말하였다.
“장로님은 연로하시고 걸음이 조용하시므로 반드시 큰 지혜가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030_0411_a_09L有一沙門摩訶盧晚作沙門一無所知次應往食行道遲遲卻不時至優婆夷逢見之此長宿年老行步庠序
그는 더욱 기뻐하면서 좋은 음식으로 공양하고는, 높은 자리를 만들고 설법하게 하였다.
도인은 자리에 올랐으나 실로 아는 것이 없어 자기 사정을 말하였다.“사람이 어리석어 아는 것이 없어서 진실로 괴롭습니다.”
030_0411_a_12L謂是大智慧益用歡喜作好食畢施高座欲令說法道人上座實無所知自陳體中言人愚無知實苦
우바이는 생각하였다.
‘어리석어 아는 것이 없음은 곧 열두 가지 인연의 근본으로서, 그 때문에 생사가 끊어지지 않고 온갖 고뇌를 가지고 온다. 그러므로 매우 괴롭다고 말한 것이다.’
이렇게 되풀이해 생각하다가 곧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우바이는 곧 일어나 털담요를 가져다 도인에게 주려고 창고로 갔다. 도인은 곧 그 자리에서 내려와 그 곳을 떠나 절에 돌아갔다.
030_0411_a_15L優婆夷聞是便思惟之愚無所知則是十二因緣本是生死不絕致諸苦惱是故言甚苦思惟反覆卽得須陁洹道便起開藏室欲取㲲布施道人道人便下座捨去還於精舍
우바이는 돌아와 보았으나 도인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 문 안을 바라보았지마는 그래도 볼 수 없었다. 참으로 도를 얻어 신통으로 날아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030_0411_a_19L優婆夷出不知道人處爲所在門中望亦復不見眞謂爲得道神足飛去
030_0411_b_01L우바이는 흰 담요를 가지고 절에 가서 도인을 찾았다. 도인은 쫓아와 부르는가 겁이 나서 방에 들어가 문을 걸었다.
그 스승은 6통(通)을 얻었으므로 쫓아오는 이를 보고 어떤 죄를 범한 일이나 있는가 생각하다가, 곧 삼매에 들어 우바이가 수다원의 도를 얻은 줄 알고 마하로를 불러 빨리 나와 그 보시를 받게 하고, 사정을 이야기하자 마하로도 기뻐하고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030_0411_a_22L優婆夷便持白㲲衣詣精舍求道人道人恐追呼入房閉戶藏其師以得六通見有追者謂有所犯卽定意觀知優婆夷得須陁洹道呼摩呵盧令出受施師爲說本末摩呵盧歡喜得須陁洹道

23

옛날 어떤 노모가 외아들을 두었는데 병을 얻어 죽었다. 노모는 아들 시체를 묘지에 가져다 놓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면서 생각하였다.
‘다만 아들 하나가 있어 이 늙은 몸을 의탁하려 하였는데, 그만 나를 버리고 죽었으니 나는 어떻게 살까?’
그리하여 돌아가지 않고 한 곳에서 같이 죽으려고 4, 5일 동안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030_0411_b_04L昔有老母唯有一子得病命終載著塚閒停尸哀慼不能自勝念曰正有一子當以備老而捨我死吾用活爲遂不復歸便欲倂命一處不飯不食已四五日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5백 비구를 데리고 그 묘지로 가셨다. 노모는 멀리서 부처님의 위신의 광명이 환한 것을 보고 제 정신이 들어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예배하고 뒤로 물러나 섰다.
부처님께서 노모에게 말씀하셨다.
“이 묘지에서 무엇을 하시오?”
노모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하나 있던 외동아들이 나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그것을 사랑하는 정이 간절하여 이 한 곳에서 같이 죽으려고 합니다.”
030_0411_b_09L佛以知見將五百比丘詣塚閒老母遙見佛來威神之光弈弈寤醉醒前趣佛作禮卻住佛告母爲塚閒耶白言世尊唯有一子捨我終亡愛之情切欲共死在一處
“그 아들을 도로 살리고 싶으시오?”
노모는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실로 그러합니다.”
030_0411_b_13L佛告老母欲令子活不耶母喜實爾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향불을 구해 오시오. 내가 축원하여 그 아들을 도로 살게 하리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런데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의 불을 얻어 와야 합니다.”
030_0411_b_14L佛言索好香火來吾當呪願令子更重告老母宜得不死家火
이에 노모는 불을 찾아 두루 다니면서 사람을 만나면 먼저 물었다.
“지금까지 당신 집에 죽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선조 때부터 모두 죽어 갔습니다.”
묻는 집마다 대답은 다 이와 같았다. 그래서 수십 집을 다녔지마는 불을 구하기는 어림도 없었다.
030_0411_b_16L於是老母便行索火見人先問汝家前後頗有死者未答曰言先祖以來皆死過所問之家辭皆如是以經數十家不敢取火
그는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불을 찾아 두루 다녔지마는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헛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천지가 열린 뒤로 한 번 나서 죽지 않은 이는 없다. 그러나 나서는 살기를 구하는 것은 기뻐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노모는 왜 미혹하여 아들을 따라 죽으려 하는가?”
030_0411_b_20L便還佛所白言世尊遍行求火無有不死家是以空還佛告老天地開闢以來無生不終之者者求活亦復可憙母何迷索隨子死
030_0411_c_01L노모는 곧 마음으로 깨달아 덧없음의 이치를 알았다.
부처님은 그로 인해 자세히 설법하시어 그는 곧 수다원의 도를 얻고, 그 묘지에서 구경하던 수천 사람도 다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내었다.
030_0411_b_23L意便解寤識無常理佛因爲廣說法老母卽得須陁洹道塚閒觀者無數千人皆發無上正眞道意

24

옛날 왕사성에는 사람이 많고 물자가 풍족하여, 아홉 종류의 사람들이 각기 따로 살아 섞이지 않았다.
그런데 따로이 일억(一億)이라는 마을이 있어서 1억의 재물을 가진 부자가 거기 들어가 살았다.
그때 어떤 거사가 꼭 거기 들어가서 살고자 하여, 곧 살림을 살기 시작하였다. 몸을 괴롭히고 아껴 쓰면서 온갖 방법을 다하여, 수십 년 동안에 재물이 9천만은 되었지만 1억이 차지 못하였다.
그는 병으로 매우 위독하여 스스로 살아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에게는 나이 7, 8세 되는 아들이 있었다.
030_0411_c_03L昔王舍城中人民多豐饒九品異居不相雜錯別有一億里有一億財者便入中時有居士規欲居中便行治苦身節用廣諸方計數十年中九十萬數未滿一億得病甚篤自知不濟
그는 아내에게 부탁하였다.
“우리 아들이 자라거든 재물을 맡기고 살림을 늘리게 하시오. 그래서 1억이 차거든 꼭 거기 가서 살아 내가 살았을 때의 원을 풀게 하시오.”
이 말을 마치고 죽었다.
030_0411_c_08L有一子年七八歲囑語其妻曰吾子小大付與財物令廣治生使足滿一必居其中全吾生存之願矣言竟終亡
장사를 치른 뒤에 그 어머니는 아들을 데리고 창고에 들어가 그 보물을 보이면서 말하였다.
“네 아버지께서는, 네가 자라면 재물을 천만을 더 늘려 1억을 채워 저 억리(億里)에 가서 살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아들은 대답하였다.
“꼭 자라기를 기다릴 것이 없습니다. 빨리 제게 살림을 맡기고 일찍부터 같이 살도록 하십시오.”
어머니는 곧 아들에게 살림을 맡겼다.
030_0411_c_12L喪送事畢將子入示其寶物有遺教須汝長大具一十萬足滿一居億里中子報母言何必須大便可付我早共居之母卽付之
이에 그 아들은 재물과 보배로 거룩한 세 분에게 공양하고 가난한 이에게 널리 보시하여, 반 년 동안에 재물이 다 떨어졌다. 그래서 어머니는 걱정하면서 그 아들의 하는 짓을 괴상히 여겼다.
얼마 후에 아이는 중병을 얻어 드디어 죽었다. 그 어머니는 이미 재물을 잃었는데, 또 아들까지 어린 채로 죽으니 그 애통함이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030_0411_c_15L於是童子以財物珍寶供養三尊施與貧乏者半年之中財物盡了其母愁惱怪子所作童子未幾身得重病遂便喪亡其母旣失物子又幼喪憂愁憶之
030_0412_a_01L그 성 중에 큰 부자가 있었는데 80을 살도록 아들이 없었다. 그 아이는 그 집의 첫째 부인의 아들이 되어 열 달이 차서 다시 태어났다. 얼굴은 단정하고 또 지혜롭고 총명하여 스스로 전생의 일을 알았다. 그래서 어머니가 안고 젖을 먹여도 입을 다물고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모가 안아 길러도 또한 그와 같았다.
그 아이의 먼저 어머니가 갓난아기가 그렇다는 소문을 듣고, 그 집에 가서 보고 사랑하여 안자마자 아기는 울면서 입을 열고 먹을 것을 찾았다. 장자는 매우 기뻐하여 중한 값을 주고 아기를 기르게 하였다.
030_0411_c_19L有最富者八十居而無子姓於是童子往生其家爲第一婦作子滿十月端正聰明自識宿命母自抱乳確不肯食靑衣抱養亦復如是兒前母聞生子如是偶往看見愛之卽抱嗚開口求食長者大喜重雇其價使養護子
장자는 그 부인과 의논하였다.
“우리 아기가 다른 사람이 안으면 젖을 먹으려 하지 않더니 저 부인이 안으면 매우 기뻐하오. 저이를 맞아들여 첩으로 삼고 우리 아기를 기르게 하면 어떻겠소?”
부인은 허락하고 곧 예(禮)로써 맞아들여, 따로 집을 짓고 재물을 나누어 모자라는 것이 없게 하였다.
030_0412_a_03L長者便與夫人議曰吾少子他人抱養不肯飮食此婦抱撮兒輒歡喜吾今欲往迎取以爲小妻養視吾子爲可爾不夫人聽之便以禮娉迎來別作屋宅分財給與無所乏短
아기가 갑자기 그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나를 모르시겠습니까?”
어머니는 매우 놀라면서 말하였다.
“모르겠다.”
030_0412_a_08L兒便語母爲相識不母大怖懅而言不相識
“나는 바로 어머님의 전생의 아들입니다. 어머님의 9천만을 보시하여 지금 함께 와서 80억의 주인이 되어 힘들이지 않고 먹으니 이 복이 어떻습니까?”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였다.
030_0412_a_09L兒白母言我是母之前取母九十萬分用布施今共來作八十億主不勞力而食福爲何如耶母聞是言且悲且喜
그 아이는 자라나 대승의 도로써 일억 리(一億里)를 교화하였으니, 그러므로 이른바 ‘억천을 내어 한 마을이 한집이 되도록 도로써 보시하여 편안하게 하였다’ 하니, 보살이 들어가는 곳은 이와 같으니라.
030_0412_a_12L其兒長大化一億里爲摩訶衍道故謂正便億千出一邑里能爲室舍安諸施以道薩所入如是

25

옛날 외국에 어떤 사람이 백전초(白氈草)를 많이 심었는데, 만일 때가 지나도록 거두지 않으면 빛을 잃어 좋지 못하게 되었다.
그때 어떤 큰 상인은 밤낮으로 부지런히 공을 들여 거의 쉴 때가 없었다. 주인은 일꾼들이 부지런히 일한다 하여, 맛있는 고기국과 밥을 준비하였다.
030_0412_a_15L昔外國有人多種白㲲草若過時不失色不好至時大雇客晨夜兼功略不得息主人以作人勤苦大爲作好肉羹故飯
그 국이 끓게 되었을 때에 향기가 사방에 풍기었다. 마침 늙은 솔개 한 마리가 발톱으로 똥을 움켜쥐고 그 위로 날다가 그 국에 바로 떨어뜨렸다. 요리사는 그것을 보고 곧 집어내려 하였으나 똥은 이내 다 풀리고 말았다. 요리사는 ‘국을 새로 끓이려 하나 때가 이미 늦었다. 그렇다고 더러운 것이 들어 있는 음식을 사람들에게 먹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조그만 똥이 전체의 맛을 못쓰게 하지는 못할 것이니 사람들에게 먹일 수 있다. 다만 나는 먹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였다.
030_0412_a_19L時羹欲熟香氣四聞一老鴟當其上飛爪擭糞正墮著羹廚士見之卽欲斷取卽消散盡人念曰欲更作羹時節已晩欲持食人中有不淨計此少糞不足敗味食人但自當不噉耳
030_0412_b_01L손님들이 모두 와서 벌려 앉자, 그는 밥과 국을 돌렸다. 손님들은 모두 먹었지만, 요리사는 배가 고프면서도 그 국을 먹지 않았다. 손님들은 요리사를 불러, 좋은 고기를 가져다 먹으라고 하였다. 요리사는 그 더러운 것을 알면서도 손님들의 인심을 잃을까 걱정하여 억지로 삼켰지마는 맛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030_0412_b_01L客皆來坐飯斟客作旣廚且飢食之其羹客呼廚士人取好肉以噉之廚士知不淨失人意强咽呑之不以爲味也
부처님은 이것을 비유로 끌어와 말씀하셨다.
“삼계의 중생들이 아름다운 빛깔의 욕심에서 벗어나려 하면서도, 더러운 것을 보지 않고 자꾸 홀리어 빠지는 것은, 마치 굶주린 사람이 그 맛있는 국을 먹는 것과 같고, 큰 대사(大士) 보살이 생사에 들어가 일부러 빛깔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마는, 깨끗하지 않고 맛있지 않으며 즐겁지 않음을 자세히 아는 것은, 마치 그 요리사가 억지로 그 고기를 먹어 삼키면서도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030_0412_b_04L佛借以爲喩三界衆生脫美色慾莫睹不展轉惑沈猶於飢夫食美羹者薩大士入生死教現受色具了不淨不甘不樂若廚士强食其肉呑而咽不味者矣

26

옛날 아난이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할 때에, 고도(蠱道: 푸닥거리 또는 술법)를 부리는 집 딸이 밖에 나가 물을 긷다가, 아난의 단정한 얼굴을 보고 탐욕을 내어 그 어머니에게 돌아가 말하였다.
“밖에 구담의 제자가 있습니다. 나를 위해 붙들어 주십시오.”
그 어미는 곧 그가 받드는 귀신들을 불러 아난을 유혹하게 하였다. 아난은 저도 모르게 그 집으로 이끌려 갔다.
030_0412_b_09L昔者阿難入城分衛時蠱道家女行汲水見阿難端正有慾意向還語母言外有瞿曇弟子爲我致之母便召所奉鬼使惑阿難不覺忽到其家
그때 그 어미는 아난에게 말하였다.
“이제 내 딸을 줄 것이니 다시는 가지 말라.”
아난은 대답하였다.
“나는 그 말을 따를 수 없다.”
030_0412_b_13L時蠱道母語阿難曰今以女相施復得去也阿難報我不隨其語
그 어미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아난에게 말하였다.
“이 불구덩이로 들어가겠는가, 내 딸을 가지겠는가?”
아난은 두려운 마음뿐이었다.
부처님은 곧 손을 펴 멀리서 아난의 머리를 어루만지셨다.
그 집의 귀신들은 부처님의 손이 공중에서 오는 것을 보고 위신이 한량없다 하여 모두 달아나면서, 잘못하여 그 어미를 불구덩이에 밀어 넣었다. 그 어미는 몸을 데었으나 조금 뒤에 살아나게 되었다. 그리고 아난도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030_0412_b_15L蠱母作一火坑謂阿難言寧就火焚寧就我女阿難恐怖一心佛卽申手遙摩阿難頭蠱道家鬼見佛手在空中來威神無量皆奔波走過撥蠱母著火坑中身體燋爛旣且然得濟阿難卽時得還佛所
그 뒤에 그 어미는 귀신들을 불러 모으고 꾸짖었다.
“너희들은 구담 제자는 유혹하지 못하고 왜 나를 불구덩이에 밀어 넣었는가?”
030_0412_b_21L後時蠱道母還召鬼神而責數汝等不能轉瞿曇弟子使惑何因推我著火坑中
030_0412_c_01L귀신들은 대답하였다.
“우리는 옛날 파순(波旬)과 함께 80억 무리를 모아, 패다라(貝多羅) 나무 밑으로 가서 보살[부처님]을 해치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보살은 손으로 땅을 가리켰는데 그 손은 곱고 길어 만(鞔)과 같았고, 손바닥에는 천 개의 바퀴 무늬가 있어서 위신이 한량없었습니다. 80억 무리들은 모두 놀라 쓰러지면서 제 얼굴로 돌아가지 못하였는데, 지금 다시 여기서 만나니 우리는 진실로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거기 있지 못하고 모두 도망친 것입니다.
우리 귀신들도 떳떳한 법이 있습니다. 만일 다니면서 사람을 해치려 하다가 그것이 들어맞지 않으면, 곧 스스로 해를 본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왜 나를 꾸짖습니까?”
고도를 부리는 여인도 그제야 부처님의 거룩하심을 알고, 곧 3보(寶)에 귀의하여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030_0412_b_23L鬼神答曰吾昔與波旬合八十億衆詣貝多羅樹欲壞菩薩菩薩以手指地其手纖長合掌內外握千輻輪威神無量八十億衆皆顚倒墮不得復形今復申來吾等實迮怖是以散走不當住也我等鬼神自常儀若行中人不中便自害想亦久知何所責吾蠱道母乃知佛爲尊卽三自歸得須陁洹道

27

옛날 어느 바닷가에 수목(樹木)이 있었고, 그 수십 리에 5백여 마리의 원숭이가 있었다.
그때 그 바다 위에 물거품 무더기가 있는데 높이는 수십 발이요, 모양은 설산 같았다. 그것은 조수를 따라와서 바닷가에 머물러 있었다.
030_0412_c_08L昔者海邊有樹木數十里中有獼猴五百餘頭時海水上有聚沫高數十丈像如雪山隨潮而來住於岸邊
원숭이들은 그것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 저 산위에 올라가서 이리저리 뛰놀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 한 마리 원숭이가 그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물 밑에 빠졌다. 여러 원숭이들은 그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겼다.
“저 물거품산 속은 한량없이 즐거운가보다. 그러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고는 모두 다투어 그 거품 무더기에 뛰어들었다가 한꺼번에 빠져 죽었다.
030_0412_c_11L獼猴見自相與語吾等上是山頭西遊戲不亦樂乎時一獼猴便上頭徑下沒水底衆獼猴見怪久不出沫山中快樂無極是以不來皆競踊跳入沫聚中一時溺死
부처님은 이것을 비유로 끌어와 말씀하셨다.
“바다란 생사의 바다를 이름이요, 거품산이란 5음(陰)의 몸[身]을 말한 것이며, 원숭이란 사람의 마음을 가리킨 것이다. 이 5음(陰)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지 못하고 어리석게도 애욕에 집착한다. 그로부터 생사의 바다에 빠져 나올 기약이 없다.”
그러므로 유마힐(維摩詰)도 이렇게 말하였다.
“이 몸은 물거품덩이와 같은 것인데, 목욕시키고 억지로 참고 견딘다.”
030_0412_c_16L佛借以爲喩海者謂生死海也沫山者五陰身也獼猴者人識神也不知五陰無所有愛欲癡著從是沒生死海莫有出期故維摩詰言是身如聚沫澡浴强忍

28

옛날 수달(須達)이 일곱 번 가난하였는데, 최후의 가난이 가장 심하여 한 푼도 없었다.
마침 쓰레기 속에서 나무 말[木斗] 하나를 얻었는데, 그것은 바로 전단으로 시장에 나가 팔아 쌀 너 말을 얻었다. 그는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한 말로 밥을 지으시오. 나는 가서 나물을 구해 오겠소.”
030_0412_c_20L昔長者須達七貧後貧最劇乃無一後糞壤中得一木斗其實栴檀市賣之得米四斗語婦曰倂炊一斗吾當索菜茹還
030_0413_a_01L그때 부처님께서는 ‘수달을 구제하여 그 복이 다시 생기게 하리라’고 생각하셨다.
밥이 막 되었을 때에 사리불이 갔다. 그 부인은 사리불을 보고 매우 기뻐하여 한 말 밥을 모두 발우에 쏟아 주었다.
030_0413_a_01L時佛念曰當度須達令福更生炊米方熟舍利弗往婦見歡喜一斗米飯悉投著鉢中
다시 한 말 밥이 막 되었을 때에 목련이 갔다. 부인은 기뻐하면서 또 모두 주었다.
다시 한 말 밥이 되었을 때에 가섭이 갔다. 부인은 또 모두 주었다.
030_0413_a_03L更炊一斗方熟目連復往亦歡喜與之復炊一斗迦葉復往亦復與之
마침 한 말 쌀이 남아 그것으로 밥이 막 되었을 때에 부처님께서 몸소 가셨다. 부인은 생각하였다.
‘요새 양식이 떨어져 남은 것이 없고 지금 이 쌀이 있을 뿐이다. 부처님께서 몸소 오셨으니 혹 죄가 모두 끝나고 장차 복이 생기려는 것인가?’
그리하여 부인은 한 말 밥을 모두 부처님께 드렸다.
030_0413_a_05L適有一斗尋復炊熟如來自往婦自念言閒日乏糧莫有降者今有是米如來躬顧得無罪畢福將欲生者哉一斗米飯盡施如來
부처님께서 친히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죄가 멸하고 복이 생기리라.”
수달이 돌아오자 그 부인은 꾸중을 들을까 두려워하여 남편에게 물었다.
“만일 지금 부처님이 오시고 또 사리불과 목련과 가섭이 모두 오셔서 음식을 구하신다면 집에 있는 쌀을 다 드려야 하겠지요?”
030_0413_a_09L佛口呪願罪滅福生從今日始須達尋歸婦恐其恚便問曰今佛來及舍利弗目連迦葉盡來求家中所有米當與不耶
남편은 대답하였다.
“다 드려야지. 복밭[福田]은 만나기 어려운데, 혹 그 분들이 오신다면 큰 다행이겠소.”
“아까 너 말 쌀을 모두 다 드렸습니다.”
남편은 매우 기뻐하면서 남은 밥물을 부부끼리 나누어 마셨다.
030_0413_a_12L答曰當與田難遭若來求者是爲値遇婦言四斗米吾盡用矣夫大歡喜餘有飯汁公嫗共飮之
조금 지낸 뒤에 여러 방을 두루 다녀 보배, 진기한 보물과 곡식과 비단 들이 저절로 가득 차 있어서 과거와 같은 부자가 되었다.
수달은 매우 기뻐 뛰면서, 그것은 부처님의 자비인 것을 알고, 다시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남김없이 모두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니, 그들은 모두 도의 자취를 얻었다.
030_0413_a_15L須臾彷徉諸室珍寶倉穀疋帛自然實滿如往時當富也須達踊躍知佛愍念更請佛及僧供養盡空佛爲說法皆得道迹

29

옛날 어떤 장자의 아들이 새로 부인을 맞이하여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였다.
한 번은 그 남편이 부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부엌에 가서 포도주를 가지고 와서 같이 마십시다.”
부인은 가서 술독을 열다가 자기 그림자가 술독 안에 있는 것을 보고는, 매우 화를 내었다.
030_0413_a_18L昔有長者子新迎婦甚相愛敬語婦言卿入廚中取蒲桃酒來共飮婦往開瓮自見身影在此瓮中更有女人大恚
030_0413_b_01L그녀는 돌아와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부인을 술독 안에 감추어 두고 왜 또 나를 맞이하였습니까?”
남편은 몸소 부엌에 들어가 술독을 열고 자기 그림자를 보고는 부인에게 화를 내면서, 남자를 감추어 두었다고 말하였다.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화를 내면서 자기 말이 맞다고 하였다.
030_0413_a_22L還語夫言汝自有婦藏著瓮中復迎我爲夫自得入廚視之開瓮見己身影逆恚其婦謂藏男子二人更相忿恚各自呼實
마침 장자의 아들과 평소부터 매우 친한 어떤 범지가 우연히 지나다가, 두 부부가 서로 다투는 것을 보고 그 까닭을 물어 보고는, 그도 가서 살피다가 제 그림자를 보았다.
“자네는 친한 친구를 독 안에 감추어 두고 겉으로 싸우는가?”
그리고는 장자를 원망하면서 곧 그를 버리고 떠났다.
030_0413_b_02L有一梵志與此長者子素情親厚遇與相見夫婦鬪問其所由復往視之亦見身影恚恨長者自有親厚藏瓮中陽共鬪乎卽便捨去
다시 장자가 받드는 어떤 비구니가 그들이 그렇게 싸운다는 말을 듣고 가서 술독 속에 있는 비구니를 보고는, 또 화를 내면서 가 버렸다.
조금 뒤에 어떤 도인이 가서 보고, 그것이 모두 그림자인 것을 알고는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고 미혹하여 공(空)을 실(實)이라 생각하는구나.”
030_0413_b_06L復有一比丘尼長者所奉聞其所諍如是便往視中有比丘尼亦恚捨去須臾有道人亦往視之知爲是影耳喟然歎曰人愚惑以空爲實也
그리하여 그 부인을 불러 같이 들어가 보고 말했다.
“내가 부인을 위하여 독 속의 사람을 내어 보이리라.”
그는 큰 돌을 가져다 술독을 때려 부수어 아무것도 없이 만들었다.
그들 부부는 그것은 틀림없이 자기 그림자였던 것을 알고 제각기 부끄러워하였다.
비구는 그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법을 설명하여, 그 부부는 모두 아유월치(阿惟越致)를 얻었다.
030_0413_b_10L呼婦共入視之道人曰吾當爲汝出瓮中人取一大石打壞瓮酒盡了無所有二人意解知定身影各懷慚愧比丘爲說諸要法言夫婦共得阿惟越致
부처님께서 이것을 비유로 하시어 말씀하셨다.
“그림자를 보고 싸우는 것은 삼계의 사람들이 5음(陰)과 4대(大)의 괴롭고 공한 몸임을 알지 못하고 3독(毒)으로 생사가 끊어지지 않는데 비유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은 모두 몸이 없는 이치를 얻었다.
030_0413_b_14L佛以爲喩見影鬪者譬三界人不識五陰四大身三毒生死不絕佛說是時數千人皆得無身之決也

30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어떤 큰 부자가 있었다. 식구는 여섯이요, 종들과 금ㆍ은의 보물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함께 거리에서 걸식하다가 과거 인연으로 그 집 문에 이르셨다. 부모와 아이들과 며느리와 손자들은 기뻐 뛰면서 부처님을 청하여 자리에 앉으시도록 하였다.
방 안에는 모두 양탄자가 깔려 있고, 보시하는 음식 그릇은 금ㆍ은ㆍ유리였다.
030_0413_b_17L佛在世時有大富家食口六人奴婢金銀珍寶不可稱數佛與阿難街里分衛過宿因緣家佛到其門父母妻婦孫息踊躍歡喜請佛入坐中但氍氀布施食器皆以金銀琉璃
아난은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사람은 본래 어떤 공덕을 지었기에 이런 큰 부자가 되었습니까?”
030_0413_b_22L阿難長跪白佛此人本有何功德自致大富
030_0413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과거 세상에서 흉년을 만났을 때, 집은 빈궁하였고 초목은 모두 가뭄에 말랐으므로 물가에 나가 풀을 캐어다 그것을 먹고 목숨을 이어갔었다.
풀국이 막 끓었을 때 밖에서 어떤 도인이 걸식하였다. 나가서 그가 사문임을 보고 부모가 ‘내 몫을 나누어 주라’ 말하였다.
030_0413_c_01L佛語阿難此人上世時値飢餓之世家中貧窮草木枯旱唯詣水遍採取用係命作羹適熟外有道人分衛出見沙門父母便言以我分與
아들과 손자들은 각기 제 몫을 나누어 부모에게 드려 자시게 하였다. 그리고 그 여섯 사람들은 각각 그 도인을 하루씩 받들기로 뜻을 내었다. 그러나 집이 가난하여 그 도인에게 올릴 것이 없음을 한탄하였다.
그 복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천상과 인간에 나서 항상 편안하고 재물이 풍족하였으며, 똑같이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세상마다 같이 인연을 지어 지금 또 만나게 되었느니라.
부모와 아들과 노소들은 모두 한꺼번에 다섯 가지 계율을 받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곧 천상에 나서 한량없이 복을 받았다.”
030_0413_c_05L兒子孫息各自以分讓父母令食六人一時發意各一日食唯恨家莫無以上道人者緣此之福得生天上人中常得安隱豐饒財物以其發心同等故世世共作因緣今重相値父母兒子大小一時悉受五戒命終卽生天上受福無量

31

옛날 어떤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매우 빈궁하여 나무 파는 것으로 업을 삼았다.
마침 4월 8일이 되어 비구들이 절에서 불상(佛像)을 목욕시킬 때, 석가모니부처님도 거기 계시면서 유나가 되시었다.
030_0413_c_11L昔者有三人各爾貧窮但行賣樵爲時四月八日衆比丘於寺中灌像釋迦文佛時亦在其中作維那
그들 세 사람은 절 앞을 지나다가 그날 불상을 목욕시킨다는 말을 듣고, 바로 들어가 보고는 각기 마음을 내어, 똑같이 돈 한 냥씩을 불상 앞에 놓고 마음으로 발원하였다.
‘나는 후세에 재물이 풍족하여 다시는 이런 가난을 만나지 않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큰 부잣집에 나게 하소서. 그리고 오직 아들 하나를 두어 자란 뒤에는 부처님 제자가 되고, 항상 천상과 인간에 나게 하소서.’
030_0413_c_14L人過寺前聞今日灌像便入視之人各共發意等持一錢著像前各祈心願一人言使我後世饒財寶莫復令値此貧命終得在大富家生唯有一子年過長大作佛弟子常生天上人中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지작사(知作師)가 되어 모든 사람의 병을 고쳐 주고 많은 물건을 얻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기역(耆域)의 집에 태어나 의술을 밝게 알아서 어떤 병도 고치지 못할 것이 없으며, 또 천상이나 인간에 나되 항상 큰 부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
030_0413_c_20L一人言使我知作師主治一切人病使我大得物命盡生耆域家知醫方治病莫不愈者亦復生天上人中恒大富樂
030_0414_a_01L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후세에 오래 살아 목숨이 짧지 않고, 뒤에는 24천상에 나서 60겁 동안 살게 하여 주소서.’
030_0413_c_23L一人言使我後世長壽莫令短命後生二十四天上壽六十劫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세 사람은 각기 한 가지씩 소원을 가졌기 때문에 세상마다 한량없는 복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그 세 사람은 모두 제자가 되어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030_0414_a_02L佛言爾三人各有一願世世得福無量今此三人皆爲我作弟子阿羅漢道

32

세상 사람이 바다에 나아가 보물을 캘 때에는 일곱 가지 어려움이 있다.
첫째는 사방에서 큰 바람이 한꺼번에 일어나 배를 뒤엎는 것이요, 둘째는 배 안이 깨져 물이 새는 것이며, 셋째는 사람이 물에 떨어져 다 죽게 되었다가 겨우 언덕에 오르는 것이요, 넷째는 두 마리 용이 언덕에 올라와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것이며, 다섯째는 평지에 나왔으나 세 마리 독사가 쫓아와 잡아먹으려는 것이요, 여섯째는 땅에 뜨거운 모래가 있어서 사람이 그 위를 달려가면 다리를 태우는 것이며, 일곱째는 우러러도 해와 달이 보이지 않고 항상 어두워 동ㆍ서를 알 수 없는 것이니, 이것들은 매우 큰 어려움이다.
030_0414_a_04L世閒人入海採寶有七難一者四面大風同時起吹船令顚倒二者船中欲壞而漏三者人欲墮水死乃得上四者二龍上岸欲噉之五者得平三毒蛇逐欲噉六者地有熱沙行其上爛人腳七者仰視不見日月常冥不知東西甚大難也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였다.
“너희들에게도 일곱 가지 일이 있다. 첫째, 사방에서 큰 바람이 일어난다는 것은 생ㆍ노ㆍ병ㆍ사를 말하는 것이요, 둘째, 배가 샌다는 것은 6정(情)이 한량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셋째, 물에 떨어져 죽게 된다는 것은 악마에게 잡히는 것을 말하는 것이요, 넷째, 두 마리 용이 언덕에 올라와 잡아먹으려 한다는 것은 저 세월이 우리 목숨을 먹는 것이며, 다섯째, 평지의 세 마리 독사라는 것은 사람의 몸 가운데 있는 세 가지 독이요, 여섯째, 뜨거운 모래가 다리를 태운다는 것은 지옥의 불을 말하는 것이며, 일곱째, 우러러도 해와 달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죄를 받는 곳이 어둡고 아득하여 나올 기약이 없다는 것이니라.”
030_0414_a_11L佛告諸弟若曹亦有此七事一者四面大風謂生老病死二者六情所受無限譬船漏三者墮水欲死謂爲魔所得四者二龍上岸噉者謂日月食命者平地三毒蛇者謂人身中三毒者熱沙剝爛其腳謂地獄中火七者仰視不見日月者謂受罪之處窈窈冥冥無有出期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이 말뜻을 알아 그것들과 어울리지 말라. 이 여섯 가지 일을 부지런히 수행하면 해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030_0414_a_19L佛語諸弟子當識是莫與此會勤行六事可得解脫
雜譬喩經卷下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