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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19권 - 031_0255_c_01L諸經要集卷第十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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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도세 편집 - 031_0255_c_02L西明寺沙門釋道世 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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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송종부(送終部)[여기에는 아홉 개의 연(緣)이 있음] - 031_0255_c_03L送終部第二十九 此有九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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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술의연(述意緣) -
031_0255_c_04L述意緣 瞻病緣
醫療緣 安置緣
斂念緣 捨命緣
遣送緣 受生緣
祭祠緣
述意緣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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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56_a_02L대체로 삼계(三界)는 멀고도 넓으며 육도(六道)는 번성하게 일어나되 모두가 다 네 가지 요소에 의지하여 서로 도우며 다섯 가지 감관에 의하여 바탕을 이루지 아니함이 없다.
그것이 모이면 몸이 되고 흩어지면 공(空)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바람과 불은 그 성질이 다르고 땅과 물도 그 바탕이 달라서 각기 그 분수에 맞추어 모두 적합한 것을 구하려고 하지만 적합한 것을 구하는 도리[理]는 이미 어려운 일이다.
그런 까닭에 그 조화(調和)가 무너지기는 쉽고 하나의 요소[大]가 조화를 이 루지 않으면 네 개의 요소가 다 같이 손상된다.
가령 땅이라는 요소가 증장하면 그 형체가 꺼멓게 되고 살은 푸르스름하게 멍 이 들며, 그리하여 응어리가 맺히면 쇠처럼 되거나 돌처럼 된다.
만약 땅이라는 요소가 이지러지면 곧 사지(四支)가 연약하여 대부분 반쯤 몸을 잃게 되어 편고(偏枯)1)하게 되거나 비틀어지고 실명하게 되며, 듣는 것을 잃게 된다.
만약 물이라는 요소가 증장하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몸에 화색(華色)이 없으며, 온몸이 늘어지고 황달기가 돌고 얼굴이 참담[慘憺]하며, 종아리에 붉으스레하게 종기가 나고 방광(膀胱)이 팽창하여 급박하게 된다.
만약 물이라는 요소가 크게 손상되면 몸이 말라 뼈대만 튀어나오며, 입술이 마르고 혀가 마르며, 귀가 타고 코가 막히며, 오장(五藏)이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진액(津液)은 밖에서 다 없어지며, 육부(六腑)는 소모되어 스스로 존립하지 못하게 된다.
만약 불이라는 요소가 증장되면 온몸에 번열이 나서 가마솥에 삶기는 것 같고 불에 타듯이 바짝 마르고 열이 나서 옹절(癰癤)ㆍ저종(疽腫)ㆍ창이(瘡痍)가 생겨 곪고 문드러져 피고름이 줄줄 흘러 넘치고 더러운 냄새로 가득 차게 된다.
만약 불이라는 요소가 크게 손상되면 온몸이 파리하게 마르고 육부와 오장이 얼음처럼 냉랭해지며, 삼초(三焦)가 막히고 엉겨 차디 차며, 입은 마치 서리를 머금은 것 같이 되어 더운 여름에 털가죽옷을 껴입어도 아예 더운 줄을 모르며,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고 항상 구역 (嘔逆 : 嘔吐)이 생긴다.
또 바람이라는 요소가 증장하면 숨이 차고 가슴이 막히며, 장부와 위(▼(月+胃))가 막히고 손과 발이 나른하고 힘이 없으며, 온몸이 아프고 마비된다. 만약 바람이라는 요소가 크게 손상되면 몸이 파리하고 수척하며, 움직이기만 하면 피로해지고 숨을 쉬는 것이 억지로 뽑아 내는 것 같으며, 기침이 나오고 트림과 딸꾹질이 나와서 목구멍과 혀가 몹시 긴급해지며, 헛배가 부르고 퉁은 구부러지며, 심장 속은 얼음과 같아지고 목의 힘줄과 목구멍의 맥이 세차게 고통치고 팽창한다.
이와 같은 갖가지 모습은 모두 네 가지 요소가 잠시 증가했거나 줄어들면서 질병이 일어나게 한다. 이미 하나의 요소가 쇠약해지면 곧 세 가지 요소가 다 고통을 받아 점점 바뀌어져서 모두 질병이 걸리게 되어 함께 괴로움을 받게 된 다.
네 개의 요소가 서로 배반하여 육부(六府)2)의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은 진실로 전생에 쌓은 악한 업인(業人) 때문에 이제 와서 괴로운 과보를 당하는 것이다. 남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이 없고 자신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은혜도 베풀 줄 모르고 의리도 없으며, 항상 네 계절[四時]에 따라 필요한 것을 자급(資給)받아 밤낮없이 기르는데도 일찍이 은혜를 갚은 적도 없었고 한편으로라도 이바지하여 받드는 것조차 상실하여 곧 질병의 고통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미 은혜를 베풀 줄 몰랐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부질없이 양육(養育)을 위해 애태우고만 있을 뿐이니, 비록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의복을 더한다 하더라도 끝끝내 똥처럼 더러운 것만 이룩하고 말 것이다.
다만 나아가 사지의 몸을 얻어서 배고픔과 목마름만을 제거하되, 끝내 그대를 위해서 앞으로 나가며 축적(蓄積)하지 못하고 제 마음만 수고롭게 함으로써 도를 구하여 닦는 일을 폐지할 따름이다.
진실로 이 몸뚱이는 거짓되고 괴로운 그릇이요 음(陰 : 五陰)은 곧 술잔이나 병(甁) 같은 것이니, 손상하기는 쉽고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서 그 처지가 물거품과 같다.
네 가지 요소는 부질없고 허망한 것인데도 궁극에는 서로 어기고 배반하며, 오음(五陰)은 그 인연이 임시로 이루어진 것이건만 괴로움과 걱정을 많이 자아 내게 한다.
그런 까닭에 인간 세계에 몸을 받아 이렇게 더럽고 혼탁한 때를 만나게 되었고, 색질[色]을 받아 이 몸뚱이가 되어 이렇게 두렵고 무서운 지경에 살게 되었나니, 깊숙하고 어두운 데는 한량없이 많고 귀신은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으며, 종족은 이보다 더더욱 많아서 풀이나 산가지[籌]로도 분별하지 못한다.
혹은 방에 의지하기도 하고 묘(廟)에 의지하기도 하며, 산악에 달라붙거나 구릉에 달라붙기도 한다. 무릇 심령(心靈)을 지닌 중생이면 모두 다 지기(地祇)의 메아리가 있게 되나니, 정신을 어둡게 만들고 의식과 사려를 혼몽하고 아득하게 하여 심지어는 자나깨나 공포만 많아진다.
바라건대 위태로운 곳에 임하여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으면 세 번의 저울질[三稱]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험난한 곳에 있으면서 편안함을 만난 격이니 어찌 천 번인들 수고롭다고 하겠는가? 원하는 것은 더욱더 신비한 도를 더하고 더 한층 위엄스런 빛을 구족하여 선으로써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서로 괴롭히거나 해치지 말기 바란다. 이 정성스런 말을 기록하면 신험(信驗)의 정조가 있을 것이다. - 031_0255_c_10L夫三界遐曠,六道繁興,莫不皆依四大相資。五根成體,聚則爲身,散則歸空。然風、火性殊,地、水質異,各稱其分,皆欲求適,求適之理旣難,所以調和之,乖爲易忽。一大不調,四大俱損,如地大增,則形體𪒠黑,肌肉靑淤,癥瘕結聚,如鐵如石。若地大虧。則四支尫弱,多失半體,偏枯殘戾,毀明失聽。若水大增,則膚肉虛滿,體無華色,擧身痿黃,神顏慘怛,長腳洪腫,膀光脹急。若水大損,則瘦削骨立,筋現脈沈,脣舌乾燥,耳鼻燋閉,五藏內煎,津液外竭,六府消耗,不能自立。若火大增,則擧體煩鑊,燋熱如燒,癰癤疽腫,瘡痍潰爛,膿血流溢,臭穢競充。若火大損,則四體羸瘠,府藏冰冷,焦隔凝寒,口若含霜,夏暑重裘,未嘗溫慰,食不消化,恒常歐逆。若風大增,則氣滿胸塞,府胃否隔,手足緩弱,四體疼痹。若風大損,則身形羸瘠,氣裁如線,動轉疲乏,引息如抽,咳嗽噫噦,咽舌難急,腹厭背軁,心內若冰,頸筋喉脈,奮作鼓脹。如是種種,皆是四大乍增乍損,致有病疾,旣一大嬰羸,則三大皆苦,展轉皆病,俱生前惱,四大交反,六府難調,良由宿積惡因。今遭苦報,無愧無恥,無恩無義,常隨四時,資給所須,晝夜將養,未曾荷恩,片失供承,便招病苦。旣知無恩,徒勞養育,縱加羙食、華服,終成糞穢,但趣得支身,以除飢渴,終不爲汝,踵前蓄積,以勞我心,廢求修道,寔由身僞苦器。陰是坏甁,易損難持,劇同泡沫,四大浮虛,極相乖反,五陰緣假,多生惱患,所以稟形人世,逢此穢濁之時,受質爲身,居斯怖畏之境,幽冥無量,神鬼恒沙,種族尤多,草籌未辯。或依房依廟,附嶽附丘,凡有含靈,竝皆祇響,致使神爽冥昧,識慮昏茫。至於寤寐,多有恐怖,庶得臨危攝念,無俟三稱,在嶮逢安,寧勞千遍,願增益神道,加足威光,以善利生,無相惱害,誠言可錄,信驗有徵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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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첨병연(瞻病綠) - 031_0256_b_08L瞻病緣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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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56_c_02L오직 평범한 위치에 있는 사람치고 누군들 병이 없겠는가? 과보가 있는 몸이기 때문에 항상 질병에 걸리게 되나니, 혹은 세속을 버리고 출가한 이가 외롭게 다니다가 혼자서 묵을 때가 있기도 하고, 혹은 가난하고 병들고 늙고 연약한 이가 모시거나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도 한데, 그럴 때에 만약 서로 보살펴 주지 않으면 목숨을 장차 어디에 의탁하겠는가?
그러므로『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이 뒤로는 마땅히 병든 사람을 간호해야 하고 병든 사람을 돌보아야 하느니라. 만약 나에게 공양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먼저 병든 사람을 공양하라. 나아가 길에서 다섯 종류 대중으로서 출가한 사람이 병든 사람을 만나면 나 부처는 일곱 대중으로 만들어서 다 그들로 하여금 머물며 간호하게 할 것이니, 만약 그들이 버리고 돌보지 않는다면 모두가 죄를 짓는 것이 되리라.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의 마음이란 큰 자비(慈悲)로써 본체를 삼나니, 나의 말을 따르고 순종하는 것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니라.’”
『승기율(僧祈律)』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길에서 출가한 다섯 종류의 대중으로서 병든 사람을 만나거든 곧 마땅히 탈 것을 찾아서 싣고 와야 하고 법대로 공양해야 하며, 나아가 죽었을 때에도 마땅히 사유(闍維 : 火葬)하여 묻어주어야 하고 버려 두어서는 안 되느니라.
병든 사람이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면 반드시 횡사(橫死)하게 되느니라.
첫째는 요익(饒益)하지 못한 음식인 줄 알면서도 탐내어 먹는 것이요, 둘째는 양을 계산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먹은 음식이 미처 소화되기도 전에 또 먹는 것이요, 넷째는 음식이 아직 소화되지도 않았는데 들추어서 토해내는 것이며, 다섯째는 이미 소화된 것은 마땅히 나와야 하는데도 억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요, 여섯째는 음식을 병세에 따라 먹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병이 들어 먹는 음식에 그 양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며, 아홉째는 지혜가 없는 것이니라.’”[『약사경(藥師經)』같은 데에도 또한 구횡(九橫)3)의 내용이 있는데 그 대의 (大意)를 알 만하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병든 사람을 돌보는 이로서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낫지 않고 병자는 늘 평상이나 이부자리에 누워 있게 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병든 사람을 돌보는 이가 좋은 약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게으르고 용맹스런 마음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늘 성내기를 좋아하고 또한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넷째는 다만 옷과 음식만을 탐하기 때문에 병든 사람을 돌보아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법으로써 공양하지 않기 때문에 또한 병든 사람과 더불어 함께 말을 주고 받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병든 사람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병이 낫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앞의 다섯 가지 법을 뒤집으면 병은 빨리 낫게 된다.]
또 『생경(生經)』에서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사람이 마땅히 질병에 걸린 사람을 돌봐줄 때엔
모든 위험과 액난을 캐어 물어야 하나니
선과 악에는 꼭 보응(報應)이 있는 것이
마치 과일 나무를 심으면 꼭 결실을 얻는 것과 같아서이네.
세존은 곧 아버지가 되고
경법(經去)은 어머니가 되며
함께 배운 사람은 형제가 되나니
이것을 인 (因)하여 해탈할 수 있으리라.
또 『법구유경(法句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현제(賢提)였다.
그 때 어떤 장로(長老) 비구가 오랫동안 병에 걸려 있어 몸이 매우 수척하고 야위었으며 더러운 때가 낀 초췌한 모습으로 현제의 정사(精舍) 안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그를 돌보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부처님께서 오백 명의 비구를 데리고 그 곳으로 가셔서 모든 비구들로 하여금 다 함께 그를 돌보게 하시고 그를 위하여 미음을 쓰게 하셨다.
그런데 모든 비구들은 그 곳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고 다 함께 그를 천대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제석(帝釋)으로 하여금 끓는 물을 가져오게 하여 부처님의 금강수(金剛手)로써 병든 비구의 신체(身體)를 씻어 주셨다.
그러자 조금 뒤에 땅이 진동하며 할연(▼(害+各)然)히 크게 밝아졌으므로 모두들 놀라 숙연해지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국왕ㆍ신하ㆍ백성ㆍ하늘ㆍ용ㆍ귀신 등 무앙수 (無央數)의 중생들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에 가장 존경받는 분이시며 삼계(三界 : 欲界ㆍ色界ㆍ無色界)에서 비교할 수 없으신 분이시며, 도덕(道德)까지 이미 갖추신 분이신데 어찌하여 생각을 굽히시어 병든 비구를 씻어 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국왕과 그 모임에 모인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하신 까닭은 바로 이렇게 곤궁하고 재액이 있는데도 보호해줄 사람이 없는 이들을 위해서이니라. 병들고 수척한 사문과 도인을 공양하고 여러 가난한 이와 고독한 노인들을 공양하게 되면 그 복이 한량없어서 원하는 것이 있으면 뜻대로 되고 마침내는 도를 증득하게 되느니라.’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비구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오랜 세월 동안 병에 시달리고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옛날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악행(惡行)이었습니다. 그의 치정(治政)은 너무도 가혹하고 포악하여 아주 힘센 오백을 거느린 군주(君主)를 시켜 그들로 하여금 사람들을 매질하게 하였습니다. 이 오백을 거느린 거짓 왕은 성을 내어 위협하면서도 사사롭게 춥고 더움[寒暑 : 속과 곁이 다름]이 있었습니다. 만약 매를 맞아야 할 사람이 값진 물건을 싸가지고 와서 그 물건을 얻게 될 경우에는 매질을 가볍게 하고 뇌물을 얻지 못한 사람에게는 매질이 중했으므로 온 나라 백성들이 근심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한 어진 사람이 남의 모함을 당하여 매를 맞게 되었는데, 그가 오백을 거느린 군주에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본래 아무 죄도 허물도 없는데, 남의 모함을 받았으니 부디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자 오백을 거느린 군주는 그가 부처님의 제자라는 말을 듣고 손으로 가볍게 스치기만 하고 그의 몸에 회초리를 대지 않았습니다. 그 후 오백을 거느린 군주는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문으로 온갖 고통을 당했고, 그 뒤에 죄가 소멸되자 다시 축생(畜生)의 세계에 떨어져서 오백여 생 동안 항상 매를 맞다가 죄가 다하여 사람이 되었으나 늘 중병에 걸려 그 고통이 몸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 때의 국왕은 바로 지금의 조달(調達)이요, 오백을 거느린 군주는 바로 지금의 이 비구이며, 그 때의 어진 사람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었습니다.
나는 전생에 그들에게 용서를 받아 채찍이 몸에 닫지 않았으므로 그, 때문에 세존이 되었으면서도 몸소 그들을 씻어준 것입니다.
사람이 선을 짓거나 악을 지으면 그 재앙과 복이 사람을 따르는 법이니, 비록 다시 나고 죽고 하더라도 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어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어질고 착한 사람을 회초리로 매질하거나
죄가 없는 이를 거짓으로 참소하면
그가 받는 재앙은 열 배나 되나니
재앙은 신속하여 용서받을 수 없느니라.
태어날 때마다 혹독한 고통을 받고
형체는 헐어지고 꺾어지게 되며
저절로 병이 들어 시달리게 되고
뜻을 잃고 황홀(恍惚)해지리라.
사람들에게 멸시당하고 비웃음당하며
혹은 관청의 액난(厄難)을 만나
재산은 소모되고 탕진하게 되며
친척들은 이별하여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집과 소유하고 있는 모든 재물은
화재 (火災)를 당하여 모두 타버리고
죽으면 지옥에 들어가리니
이것이 그 열 가지이니라.
그 때 병든 비구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이 게송과 전생의 일을 듣고는 마음 깊이 자책하였으므로 앓던 병이 다 낫고 아라한도(阿羅漢道)까지 증득하였으며, 현제(賢提) 국왕은 목숨을 마칠 때까지 받들어 실천하다가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증득하였다.
또 『선생경(善生經)』에서 말하였다.
“병든 사람을 돌봐주는 사람은 싫어하는 기색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자신에게 물질이 없으면 밖에 나가 구해 와야 하며, 만약 물질을 얻지 못했을 때에는 삼보(三寶)의 물건이라도 빌려서 간병하고 질병이 나은 뒤에는 열 배로 갚아 하느니라.”
또 『오백문사경 (五百門事經)』에서 말하였다.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사람은 병든 사람의 물건을 가져다가 병든 사람만을 위해서 필요한 물건을 공급해야 한다. 병든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은 물건이거나 혹은 물어보았으나 싫다는 생각을 일으킨 물건이면 모두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자신이 가져온 물건이 있으면 꼭 갚아야 하고 갚지 못하면 중죄(重罪)를 범하게 된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병든 사람을 간호하면 다섯 가지 공덕을 얻는다.
첫째는 병든 사람이 먹을 수 있는가, 먹을 수 없는가를 알아서 먹을 수 있는 것이면 곧 주는 것이요, 둘째는 병든 사람의 대변과 소변ㆍ침ㆍ토해낸 것에 대하여 싫어하거나 그를 천대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서 음식이나 의복 따위를 위해서 간병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일을 처리하거나 약을 달이는 일은 병이 나을 때까지, 또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병에 걸린 사람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기쁘게 해주는 것이니, 자기 자신의 착한 법도 더욱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 031_0256_b_09L惟居凡位,誰之無病?以有報身,常加疾疹,或有捨俗出家,孤遊獨宿,或有貧病老弱,無人侍衛。若不互看,命將安寄?故四分律:‘佛言:自今以去,應看病人,應作贍病人。若欲供養我者,應先供養病人,乃至路値五衆出家人病,佛制七衆皆令住看,若捨而不看,皆結有罪。故諸佛心者,以大慈悲爲體,隨順我語,卽是佛心也。’如僧祇律云:‘若道逢出家五衆病人,卽應覓車乘馱載,令如法供養。乃至死時,亦應闍維殯埋,不得捨棄病人。有九法成就,必當撗死。一知非饒益,食而貪食,二不知籌量,三內食未消而食,四食未消而摘吐出,五已消應出而强持,六食不隨病,七隨病食而不籌量八懈怠九無慧如藥師經亦有九撗大意可知又增一阿含經云:‘爾時,世尊告諸比丘:若瞻病人,成就五法,不得時差,恒在牀縟。云何爲五?一瞻病之人;不別良藥;二懈怠無勇猛心;三常喜瞋恚,亦好睡眠;四但貪衣食故,瞻視病人;五不以法供養故,亦不與人語談往反是謂瞻病之人成就五法不得時差翻前五法病得速差又生經,世尊以偈讚曰:人當瞻疾病 問訊諸危厄 善惡有報應如種果獲實。 世尊則爲父 經法以爲母同學者兄弟 因是而得度。又法句喩經云:‘昔有一國,名曰賢提。時,有長老比丘,長病委頓,羸瘦垢穢,在賢提精舍中臥,無瞻視者。佛將五百比丘,往到其所,使諸比丘,傳共視之,爲作漿粥,而諸比丘聞其臭處,皆共賤之。佛使帝釋,取其湯水,佛以金剛之手,洗病比丘身體,地尋震動,豁然大明,莫不驚肅。國王、臣、民、天龍、鬼神無央數人,往到佛所,稽首作禮,白佛言:佛爲世尊,三界無比,道德已備,云何屈意,洗病比丘?佛告國王及衆會者言:如來所以出現於世。正爲此窮厄無護者耳。供養病瘦沙門,道人及諸貧窮孤獨老人,其福無量,所願如意,會當得道。王白佛言:今此比丘,宿有何罪;困病積年,療治不差?佛告王曰:往昔有王,名曰惡行,治政嚴暴,使一多力五百主令鞭人,五百假王威怒,私作寒暑。若欲鞭者齎其價,數得物者鞭輕,不得鞭重,擧國患之。有一賢者,爲人所謀,應當得鞭,報五百,言:吾是彿弟子,素無罪過,爲人所抂,願小垂恕。五百聞是佛弟子,輕手過鞭無著身者。五百壽終,墮地獄中,拷掠萬毒,罪滅復出,墮畜生中,恒被撾杖五百餘世,罪畢爲人,常嬰病痛不離身。爾時國王者,今調達是,五百者今此病比丘是。時賢者,今吾身是。吾以前世,爲其所恕,鞭不著身,是故世尊躬爲洗之。人作善惡,殃福隨人,雖更生死,不可得免。於是世尊卽說偈言:撾扙良善 妄讒無罪 其殃十倍災迅無赦。 生受酷痛 形體毀折自然惱病 失意恍惚。 人所輕笑或縣官厄 財產耗盡 親戚離別。舍宅所有 災火焚燒 死入地獄如是爲十。時,病比丘聞佛此偈及宿命事,剋心自責,所患除愈,得阿羅漢道,賢提國王沒命奉行,得須陁洹道。’又善生經云:‘瞻病人不應生厭,若自無物,出外求之,若不得物,貸三寶物,看差已,十倍還之。’又五百問事云:‘看病人將病人物,爲病人供給所須,不問病者,或問起嫌,竝不得用。若已取者應償,不還犯重罪。’又四分律云:‘看病得五功德。一知病人可食不可食,可食便與;二不惡賤病人大小便利唾吐;三有慈愍心,不爲衣食故看;四能經理湯藥,乃至差病若命終;五能爲病人說法歡喜,己身善法增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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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료연(醫療緣) - 031_0257_b_21L醫療緣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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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57_c_02L대체로 사람에게는 사지(四支)와 오장(五藏)이 있다. 한때는 깨어 있고 한때는 잠을 자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정기 (精氣)가 오고 간다.
기운이 흐르면 영혈(榮血)과 위기(衛氣)가 되고 밖으로 드러나면 기색(氣色)이 되며, 발산하면 음성(音聲)이 되나니 이것이 사람의 평상적인 작용이다.
양기[陽]를 쓰면 정(精)이 되고 음(陰)을 쓰면 형상이 되나니, 그것은 사람마다 모두 동일하다. 그것을 상실할 지경에 이르러 더워지면[蒸]열이 생겨나고 막히면 찬 기운이 생겨나며, 맺히면 혹이나 사마귀가 되고 가라앉으면 옹저(癰疽)가 되며, 치달리면 두려워 떨게 되고 다 사라지면 타게 된다.
그런 까닭에 훌륭한 의사는 그것을 침석(針石)으로 인도하고 약을 조제하여 구원하며, 성인은 지극한 덕[至德]4)으로써 화합하고 사람의 일로써 유익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폼에는 고칠 수 있는 질병이 있고 하늘과 땅에는 소멸시킬 수 있는 재앙이 있는 법이다.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 가지 큰 걱정거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풍(風)이 큰 걱정거리가 되고, 둘째는 담(痰)이 큰 걱정거리가 되며, 셋째는 냉(冷)이 큰 걱정거리가 된다.
그러나 세 가지 좋은 약이 있으면 치료할 수 있다. 만약 풍에 걸린 환자라면 소(蘇)가 좋은 약이 되나니 소로써 밥을 지어 먹으면 되고, 만약 담에 걸린 환자라면 꿀이 좋은 약이 되나니 풀로 밥을 지어 먹으면 되며, 만약 냉병에 걸린 환자라면 기름이 좋은 약이 되나니 기름으로 밥을 지어 먹으면 된다.
이것을 세 가지 큰 질환을 세 가지 좋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비구들에게도 세 가지 큰 걱정거리가 있나니, 첫째는 탐욕이요, 둘째는 진에(瞋恚)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이다. 그러나 이것도 세 가지 좋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첫째 만약 탐욕이 일어날 때에는 부정법(不浮法)으로써 다스리되 부정도(不浮道)를 생각하면 되고, 둘째 만약 성냄의 큰 걱정거리가 있으면 자심법(慈心法)으로써 다스리되 자심도(慈心道)를 생각하면 되며, 셋째 만약 어리석음의 큰 걱정거리가 있으면 지혜법(智慧法)으로써 다스리되 인연소기도(因緣所起道)를 생각하면 된다.
이것을 비구에게 이러한 세 가지 큰 걱정거리가 있을 적에 이러한 세 가지 약으로 다스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은 능히 팔만 사천 가지 병의 근본을 제거할 수 있다. 이 팔만 사천 가지는 다 네 가지 병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첫째는 탐냄이요, 둘째는 성냄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이요, 넷째는 세 가지 독(毒)이 등분(等分)된 것이다.
이 네 가지 병은 각각 이만 일천 가지로 나뉘어진다. 부정관(不淨關)5)으로써 탐욕의 이만 일천 가지 번뇌를 제거하고 자비관(慈悲關)6)으로써 진에(瞋恚)의 이만 일천 가지 번뇌를 제거하며, 인연관(因緣關)7)으로써 우치(愚癡)의 이만 일천 가지 번뇌를 제거시키나니, 통틀어 위의 약을 사용하여서 등분으로 만들어진 이만 일천 가지 번뇌를 제거시킨다.
비유하면 마치 보배 구슬이 깜깜하고 어둠을 제거하는 것처럼 반야바라밀도 세 가지 독으로 생겨나는 번뇌를 제거할 수 있다. - 031_0257_b_22L夫人有四支、五藏,一覺一寐,呼吸吐納,精氣往來,流而爲榮衛,暢而爲氣色,發而爲音聲。此人之常數也。陽用其精,陰用其形,人人所同也。及其失也,烝則生熱,否則生寒,結而爲瘤贅,陷而爲癰疽,奔而爲惴,竭而爲焦。故良醫導之以鍼石,救之以藥濟。聖人和之以王德,益之以人事。故體有可愈之病天地有可消之災也如增一阿含經云:‘爾時,世尊告諸比丘:有三大患,云何爲三?一風爲大患,二痰爲大患,三冷爲大患。然有三良藥治。若風患者,蘇爲良藥,及蘇所作飯食。若痰患者,蜜爲良藥,及蜜所作飯食。若冷患者,油爲良藥,及油所作飮食。是謂三大患,有此三藥治。如是比丘,亦有三大患,一貪欲,二瞋恚,三愚癡。然有三良藥治,一若貪欲起時,以不淨法治,及思惟不淨道;二若瞋恚大患者,以慈心法治,及思惟慈心道;三若愚癡大患者,以智慧法治,及因緣所起道。是謂比丘有此三大患,有此三藥治。’又智度論云:‘般若波羅蜜能除八萬四千病根本。此之八萬四千,皆從四病起,一貪,二瞋,三癡,四毒。等分此之四病,各分二萬一千。以不淨觀,除貪欲二萬一千煩惱;以慈悲觀,除瞋恚二萬一千煩惱;以因緣觀,除愚癡二萬一千煩惱。摠用上藥,除等分病二萬一千煩惱。譬如寶珠,能除黑闇,般若波羅蜜,亦能除三毒煩惱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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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안치연(安置緣) - 031_0258_a_08L安置緣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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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58_b_02L대개 들으니 삼계의 집은 곧 사대(四大)의 그릇이요, 육진(六塵)의 경계는 바로 오음(五陰)의 거주처이다.
진실로 허망한 생각으로 헛되이 얽어져서 의혹[惑]과 뒤바뀜[倒]이 번갈아 일어나고 일만 가지 괴로움이 다투어 얽히고 일백 가지 근심이 다 모여 든다. 이제 이미 과보가 익숙해져서 목숨은 바람 앞에 촛불처럼 되었다. 그런데도 중생들이 탐내고 집착하여 죽을 때까지도 깨닫지 못하고 옛 곳에 있으면서 자재 (資財)를 그리워하고 애착하며 권속(眷屬)에 염착하고 있으니, 그것을 저어하여 부처님께서는 처소를 옮기라고 가르치시고 그들로 하여금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여의게 하셨으며, 장차 무상함이 다가올 것을 알아서 마음에 바른 생각을 일으키게 하셨던 것이다.
『승기율 (僧祇律)』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대덕(大德)이 병이 들면 마땅히 밝게 트인 처소로서 가장 좋은 방에다 모시고 도인과 속인으로 하여금 문안하여 그의 선을 본뜨게 해야 한다.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사람은 늘 꼭 향을 사르고 등불을 켜고 향즙(香汁)을 땅에 바르고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접해야 한다.
『서역기환사도(西域祈桓寺圖)』에 의하여 말한다.
“사찰의 서북쪽 모퉁이 햇빛이 없는 곳에 무상원(無常院)을 만들었다. 만약 병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그 곳에 안치하기 위한 것이었기에 당호(堂號)를 무상(無常)이라고 하였다. 그곳은 대부분 싫어하고 등지게 되는 곳이었는데, 그 곳에 가는 이는 매우 많았으나 거기서 되돌아오는 이는 한둘뿐이었기 때문이다.
그 집 안에는 금색으로 도금한 한 구의 입상(立像)을 안치하였는데, 얼굴이 동쪽을 향하고 있었다. 병이 든 사람은 마땅히 불상 앞에 앉아 있게 해야 하나, 만일 기력이 없는 사람은 병든 사람으로 하여금 눕게 하되 얼굴이 서쪽을 향하게 하여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관찰하게 했다. 그 불상의 손 안에는 한 개의 오색(五色)으로 된 비단 번기를 매어 두고 병든 사람으로 하여금 손으로 번기의 끝을 잡고 정토(淨土)에 가서 태어나겠다는 뜻을 짓게 하였다.
앉아 있는 자리에서 비록 대변과 소변을 눈다 하더라도 세존께서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그것을 근원으로 하여 이 땅에서도 본래는 잡되고 더러운 곳이었지만 오히려 신령함이 내려와 굽어 보며 하류(下類)의 중생들을 접인(接引)하는 곳으로 여겼거늘, 하물며 지금은 목숨을 가져다가 부처님께 던지고 있으니 어찌 서로 버릴 수가 있겠는가?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경계인가에 따라 혹은 아미타불(阿彌陀佛)ㆍ미륵불(彌勒佛)ㆍ아촉불(阿閦佛)ㆍ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등의 형상을 만들어 앞의 격식처럼 안치(安置)하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는 공양을 끊이지 않게 하면서 병이 든 사람이 착한 마음을 내게 해야 한다.” - 031_0258_a_09L蓋聞,三界之宅,寔四大之器;六塵之境,是五陰所居。良由妄想虛搆,惑倒交興,致使萬苦爭纏,百憂摠萃。今旣報熟,命臨風燭,然衆生貪著,至死不覺,恐在舊所,戀愛資財,染著眷屬,佛教移處,令生厭離,知無常將至,使興心正念也。如僧祇律云:‘若是大德病者,應在露現,處上好房中,擬道俗問訊生善,瞻病人,每須燒香、燃燈,香汁塗地,供待人客。’依西域祇桓寺圖云:‘寺西北角,日光沒處,爲無常院。若有病者,安置在中,堂號無常,多生厭背,去者極衆,還唯一二。其堂內安置一立像,金色塗者,面向東方,當置病人在像前坐,若無力者,令病人臥,面向西方,觀佛相好。其像手中,繫一五色綵幡,令病人手執幡腳,作往生淨土之意。坐處雖有便利,世尊不以爲惡。原其此土,本是雜穢之處,猶降靈俯接下類群生,況今將命投,佛寧相棄捨,隨病人所樂何境?或作彌陁、彌勒、阿閦、觀音等形,如前安置,燒香散花,供養不絕,生病者善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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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염념연(斂念緣) - 031_0258_b_11L斂念緣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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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58_c_02L대체로 삼계(三界)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요, 오음(五陰)도 다 없는 것이며, 네 가지 전도四倒]와 열 가지 얽매임[十纏]이 함께 서로 화합한 것이다. 모든 것은 마치 번개와 같아서 만 겁(劫)을 잠깐 동안에 물리쳐 버리고 구렁이나 우물에 빠지기 쉬워서 백 년을 손바닥에다가 쓰는 것과 같다.
길이 헷갈려 마침내 멀어지고 길을 잃어 되돌아가지 못하며, 구구한 일곱 자의 몸에 대하여 그것이 거짓됨인 줄 알지 못한다. 귀와 눈 밖의 것은 마침내 저절로 공(空)한 이야기여서 의지할 곳도 없고 구원할 것도 없건만 믿지도 않고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생령(生靈)이 한 번 하직하면 다시 돌아올 기약이 없으나, 그런 까닭에 마음을 어루만져 스스로 헤아리면서 위험에 다달아 생각을 닦도록 하라.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한 것과 같다.
“간병(看病)하는 사람은 마땅히 병든 사람이 먼저 익히고 배운 바를 따라서 찬탄해 주되 그를 헐뜯거나 나무라서 본래 착했던 마음에서 물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
또 『사분율 (四分律)』에서 말하였다.
“병이 든 사람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그로 하여금 기뻐하게 해야 할 것이다.”
또 『비니모론(毘尼母論)』에서 말하였다.
“병든 사람이 간병(看病)하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거나 간병하는 사람이 병든 사람의 뜻을 어기면 모두 죄를 얻는다.”
또 『화엄경(華嚴經)』에서 임종(臨終)할 때 병에 걸린 사람을 위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또 광명을 놓으면 부처님을 뵈었다고 말하나니
그 광명을 목숨을 마치려는 이가 깨달아 알면
염불삼매(念佛三味)로 반드시 부처님을 뵙고
목숨을 마친 뒤에 부처님 앞에 태어나리라.
그로 하여금 임종할 때에 선을 생각하라고 권하고
또 존귀한 형상을 보며 우러러 공경하게 하며
또 다시 권유하여 그로 하여금 부처님께 귀의하게 하면
이로 인하여 부처님의 광명을 볼 수 있으리라.
또 『왕생론(往生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선남자와 선녀인들로서 다섯 가지 생각을 닦아 성취한 사람은 필경(畢竟)에는 안락국토(安樂國士)에 태어날 수 있으며 거기에서 저 아미타불을 뵙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예배하는 것이요, 둘째는 찬탄하는 것이며, 셋째는 서원을 세우는 것이요, 넷째는 관찰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회향(廻向)하는 것이다.”
또 『수원왕생경(隨願往生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보광(普廣)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사배(四輩)의 남자나 여인이 임종하는 날에 시방의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기를 서원하면, 마땅히 먼저 깨끗이 목욕하고 몸에는 깨끗하게 빤 옷을 입고 온갖 이름 있는 향을 피우며,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달고 노래를 불러 삼보를 찬양하며, 존귀한 경전을 독송해야 한다. 그리고 병든 사람을 위해서는 인연과 비유의 훌륭하고 교묘한 말솜씨로써 미묘한 경전의 뜻을 말해주며, 괴롭고 공(空)하여 진실된 것이 아니고, 사대(四大)가 임시로 화합하여 이루어진 형체는 마치 파초(芭蕉)와 같아서 그 속에 실상이 없음을 말해주어야 한다.
또 전광(電光 : 번개 빛)과 같아 오래 머물지 못함을 말해주어야 한다. 그런 까닭에〈색질은 오래도록 선명하지 못하고 장차 무너져 없어지는 데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말하였나니, 정성스레 도를 실천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마음 속으로 원하는 바를 따라 결과를 얻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自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가르치고 난 뒤에 다시 경전과 불상을 모셔다가 병에 걸린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경전의 이름과 불상의 이름을 그에게 말해 주고 보여주면서 그로 하여금 눈을 떠서 보게 하고 그로 하여금 분명하게 깨닫게 하며, 겸하여 덕과 지혜가 있는 사람을 청하여 대승경전을 독송하게 하면서 찬패(讚唄)를 돕고 드날리게 하고 번기와 꽃이 어지러히 떨어지게 하여 그의 눈앞에 완전(婉轉)케 하며, 향기가 그윽하게 하여 항상 코에 맴돌게 하고 언제나 그와 더불어 착한 말만 하며 나쁜 말은 전하지 말라.
임종하려고 할 때에는 대부분 악한 업의 모습이 나타나므로 뜻을 세워 배제(排除)하려 해도 그럴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병든 사람을 보살피는 사람은 특별히 선교방펀(善巧方便)으로 유도하여 그로 하여금 마음과 마음이 상속(相續)하여 찰나(刹那) 동안이라도 머무르지 않게 하며, 이 복의 힘에 의지하여 정토에 가서 태어나야겠다는 마음을 짓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생전에 선을 지었더라도 임종 때에 악한 생각을 하면 곧 악한 세계에 가서 태어나고 생전에 악한 업을 지었더라도 임종할 때에 착한 생각을 하면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된다.”
또 『유마경(維摩經)』에서 말하였다.
“닦았던 복을 기억하고 깨끗한 생활을 생각해야 한다.”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계를 지키는 어떤 중생이 은혜를 구하지도 않는 계율을 깨뜨린 병든 사람에 대하여 마음으로 피곤해 하거나 싫어하지도 않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 보관천(普觀天)에 태어나 오욕(五欲)을 마음대로 누리되 만족할 줄 모른다.” - 031_0258_b_12L夫三界非有,五陰皆無,四倒、十纏共相和合,一切如電。揮萬劫於俄頃,丘井易淪;括百年於抵掌,迷途遂遠。弱喪亡歸,區區七尺,莫知其假。耳目之外,終自空談,靡依靡救,不信不受,生靈一謝,再返無期,所以撫心自測,臨危修念也。如十誦律云:‘看病人應隨病者,先所習學,而讚歎之,不得毀呰,退本善心。’又四分律云:‘爲病人說法,令其歡喜。’又毘尼母論云:‘病人不用看病人語,看病人違病者意,竝得罪。又花嚴經,臨終,爲病人說偈云:又放光明名見佛 彼光覺悟命終者念佛三昧必見佛 命終之後生佛前。令彼臨終勸念善 又示尊像令瞻敬又復勸令歸依佛 因是得成見佛光。又往生論云:‘若善男子善女人,修五念成就者,畢竟得生安樂國土,見彼阿彌陁佛。何等爲五?一者禮拜,二者讚歎,三者作願,四者觀察,五者迴向。’又隨願往生經云:‘佛告普廣菩薩;若四輩男子女人,臨終之日,願生十方佛剎土者,當先洗浴身體,著鮮潔之衣燒衆名香懸繒幡蓋歌讚三寶讀誦尊經。爲病者說因緣譬喩,善巧言詞微妙經義苦空非實四大假合形如芭蕉中無有實,又如電光,不得久停。故云色不久鮮,當歸壞敗。精誠行道,可得度苦,隨心所願,無不獲果。’述曰:如前教已,復將經像,至病人所,題其經名、像名,告語示之,使開目睹見,令其惺悟,兼請有德智人,讀誦大乘,助揚讚唄,幡花亂墜,宛轉目前,香氣氛氳,常注鼻根,恒與善語,勿傳惡言。以臨終時,多有惡業相現,不能立志,排除是故,瞻病之人特須方便,善巧誘訹,使心心相續,剎那不駐。乘此福力,作往生淨土之意。故智度論云:‘從生作善,臨終惡念,便生惡道;從生作惡,臨終善念,而生天上。’又維摩經云:‘憶所修福,念於淨命。’又正法念經云:‘若有衆生持戒之人,於破戒病人,不求恩慧,心不疲厭,供養病人,命終生普觀天,五欲縱逸,不知厭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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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명연(捨命緣) - 031_0259_a_12L捨命緣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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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59_b_02L생각해 보건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독 그릇은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데, 여섯 도적[六賊 : 六根]의 미친 주인이 이것으로 경계를 삼아 모두 집착하고 있으므로 다시는 거슬러 흐를 기약이 없고, 오직 순환(循環)하는 세력만 있을 뿐이다.
심지어는 한 개의 털을 뽑으면 천하가 다 이롭게 된다고 했는데도 그것을 아껴서 뽑지 않았고 한 술의 밥을 거두어서 다른 사람의 양식을 이어주자는 말에도 아끼고 주지 않았다. 나고 죽음[生死]에 빠지고 막혀 작용이 있는 것을 굳게 집착하고 있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염려하여 눈쌀을 찌푸리셨고 보살들은 이에 대하여 울면서 피눈물을 흘렸다.
가만히 살펴 보건대 세속의 무리들로서 귀하고 권세 있는 이들은 부모의 상을 당하면 대부분 훌륭하게 장례를 치르기 위하여 산 생명을 많이 잡고 친족(親族)들을 모아 들이며, 찾아오는 손님들을 공양하여 대접한다. 그들은 구차스럽게 현재의 훌륭한 것을 구하려고 업인(業因)을 피하지 않고 혹은 밖에서 나무라는 것을 두려워하여 안으로 법을 닦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아버지가 죽으면 여기에 고통을 겹치게 하고 어머니가 죽으면 끓는 물과 숯을 더욱 증가시킨다. 이리하여 삼계(三界)를 완연하게 돌면서 끊임없이 여섯 갈래 세계를 다니나니, 사취(四趣)는 돌아가기는 쉬우나 만 겁이 지나도 인도하기 어렵다. 자모(慈母)의 혼령에 통곡하고 역자(逆子)의 수독(酬毒)을 가엾게 여길 뿐이다.
다만 심한 가뭄이 오래 가면 꼭 단비의 은택을 생각하고 만약 질환의 재앙이 많으면 지극히 훌륭한 의사를 기대할 뿐이다.
생각하건대 이 고비(考妣 : 父母)도 이미 범부이기 때문에 악한 엽이 없다 해도 죄의 원인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니 그 업보는 물리치기 어렵다. 그러니 만약 여러 가지 훌륭한 복을 의지하지 않으면 어찌 즐거운 과보를 증득할 수 있겠는가?
바라건대 그들로 하여금 임종할 때에 이르러서는 시타(屍陀)8)에 들게 하고 장례 도구와 자재(資財)로 아울러 공덕을 닦아 날아다니는 새와 기어다니는 짐승들의 굶주림을 구제하게 하여 장차 다가오는 세상에 부채를 면할 수 있었으면 한다.
『십이품생사경(十二品生死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죽음에는 열두 가지 품류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열두 가지인가?
첫째는 여한이 없는 죽음이니 이른바 아라한으로서 집착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죽음을 건너는 사람이니 이른바 아나함(阿那含)으로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남음이 있는 죽음이니 이른바 사다함(斯陀含)으로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요, 넷째는 죽음을 건너는 것을 배우는 사람이니 이른바 수다원 (須陀洹)으로서 도의 자취를 보는 것이며, 다섯째는 속음이 없는 죽음이니 이른바 여덟 가지가 평등한 사람이요, 여섯째는 환희하며 죽는 것이니 이른바 일심(一心)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일곱째는 자주자주 죽는 사람이나 이른바 나쁜 계율을 행하는 사람이요, 여덟째는 죽음을 후회하는 사람이니 이른바 범부이며, 아홉째는 횡사(橫死)하는 것이니 이른바 고독하고 고통받는 사람이요, 열째는 죽음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것이니 이른바 축생(畜生)을 말하며, 열한째는 타거나 데어서 죽는 것이니 이른바 지옥을 말하고, 열두째는 배고프고 목마르고 죽는 것이니 이른바 아귀(餓鬼)이다.
비구들은 마땅히 분명하게 알아야 하나니, 즉 방일하게 살지 말아야 한다.’”
또 『정토삼매경(淨土三味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사람이 선업이나 악업을 지으면 천상에 태어나거나 지옥에 떨어지는데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엔 저마다 영접하는 사람이 있다. 병이 들어 죽으려고 할 때에 그의 눈으로 와서 영접하는 사람을 직접 보게 되는데, 장차 천상에 가서 태어날 사람이면 하늘 사람이 옷을 가지고 기악을 연주하면서 와서 영접하고, 마땅히 다른 지방에 태어날 사람이면 그의 눈으로 존귀한 사람이 그를 위해 미묘한 말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만일 악한 짓을 하여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면 눈으로 병사(兵士)가 칼과 방패ㆍ큰 창ㆍ작은 창을 가지고 그를 찾아 빙 둘러서는 것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그가 보는 것이 일정하지가 않아 입으로 이루 다 말할 수는 없나니, 제각기 제가 지은 업에 따라 그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하늘은 억울하게 함부로 함이 없고 공평하고 정직하여 두 마음이 없으며, 오직 그가 지은 바를 따라서 하늘의 그물로 그를 다스리게 되는 것이다.
또 『화엄경(華嚴經)』에서 말하였다.
“사람이 죽으려고 할 때엔 중음(中陰)의 모양을 보게 된다. 만약 악한 업을 지은 사람이면 세 갈래 악한 세계에서 고통받는 것을 보게 되고 혹은 염라왕(閻羅王)이 여러 가지 무기를 가지고 와서 붙잡아 가두어 가지고 데리고 가는 것을 보기도 하며, 혹은 고통받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만약 착한 일을 실천한 사람이라면 여러 천상의 궁전에서 기녀(妓女)들이 장엄하게 꾸민 모습으로 재미있게 놀면서 쾌락을 누리는 이와 같은 좋은 일을 보게 된다.
또 『법구유경(法句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부처님께서 기환정사(祈桓精舍)에 계셨을 때였다. 부처님께서 천인(天人)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다. 그 때 어떤 장자가 길 가에 살고 있었는데 재물이 넉넉하여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에게는 오직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나이 스무 살이 되자 처음으로 장가를 들어 아내를 맞이하게 되었다. 장가든 지 채 이레가 되지도 않았을 때 부부는 서로 공경하면서 후원(後園)에 이르렀었다. 때는 마침 상춘(上春) 삼 월이었다. 동산에 나가 구경하고 노는 가운데 그 동산에 한 그루 벗나무가 있었는데 키가 높고 큰 데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다. 신부는 그 꽃을 가지고 싶었으나 아무도 꺾어다 줄 사람이 없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나무에 올라갔는데 마침내 가느다란 가지에 미치자 가지가 부러지면서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온 집안 대소(大小)사람들이 그 아이가 죽은 곳으로 황급히 달려와서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다가 기절하고, 기절했다가 다시 깨어나곤 했으니, 그 말을 들은 사람치고 상심(傷心)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마침내 염(險)하여 관(棺)에 넣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으나, 집에 돌아와서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세존께서 그들의 어리석음을 가없게 여기시어 그곳에 가셔서 문안하셨다. 장자와 집안 대소 사람들은 부처님을 뵙고 비감(悲感)한 마음으로 예배하고 극심한 고통을 자세히 진술하였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울음을 그치고 법을 들어라. 온갖 물질은 덧없는 것이어서 오래도록 보존할 수 없느니라. 태어나면 죽음이 있고 죄와 복이 서로를 쫓는 법이니라.
이 아이는 세 곳에서 그를 위해 통곡하고 울며 괴로워하다 기절하였고, 또 견디지 못해 하였으나 마침내 그는 누구의 아들이며, 누가 또 그의 어버이인가?’
그리고는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목숨은 마치 꽃과 과일 같아서 성숙하게 되면
언제나 떨어지지나 않을까 두려워한다.
이미 이 세상에 태어나면 모두가 고통인 것을
어느 누군들 죽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처음부터 애욕(愛欲)을 좋아하여
포태(胞胎) 안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나
몸을 받고 나면 그 목숨은 번개처럼 빨라
밤낮없이 흘러 멈추기 어렵다네.
이 몸뚱이는 죽음을 위한 물건이고
정신 또한 형상이 없는 법이라서
목숨을 마쳐 죽고 나면 다시 또 태어나지만
죄와 복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느니라.
마치고 다시 시작한 것이 한 세상만이 아니거늘
어리석기 때문에 장구(長久)하기를 바라네.
스스로 지어서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나니
몸은 죽지만 정신은 없어지지 않는다.
장자는 그 게송을 듣고 마음이 놓이고 걱정이 사라져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아이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한창 좋은 나이에 갑자기 요절하였습니까? 오직 바라옵건대 본래 지였던 죄를 말씀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과거 어느 때에 한 어린 아이가 있었다. 그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아름다운 나무 숲속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그 곁에 어떤 사람 세 명이 그 안에서 구경하며 놀고 있었다. 마침 나무 위에 참새가 앉아 있었는데, 어린아이가 그 새를 쏘려고 하자 세 사람이 권유하며 말하였다.
〈만약 참새를 맞출 수 있다면 세상에 가장 씩씩한 아이가 될 것이다.〉
어린아이는 그 말에 기분이 좋아져 활을 당겨 쏘았다. 참새가 화살에 맞아 즉사하자 세 사람이 함께 웃었고. 그를 도와 환희하면서 제각기 떠나갔다. 그 후 나고 죽으면서 여러 겁을 지나는 동안 서로 만나면서 그 죄를 받았다.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복이 있어서 지금 천상에 살고 있고 한 사람은 바닷속에 태어나 용왕으로 화생(化生)하였으며, 한 사람은 바로 오늘날 장자의 몸이니라. 이 어린아이는 앞에는 천상(天上)에 태어나서 그 하늘의 아들이 되었다가 목숨을 마치고 장자의 아들이 되어가지고는 지금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것이다. 그는 곧 바닷속으로 가서 용왕의 아들이 되었겠지만, 그가 태어나는 바로 그 날에 금시조(金翅鳥)왕이 즉시 그를 잡아 먹을 것이다. 그들은 현재까지도 세 곳에서 괴로워하며 슬프게 울고 있으리니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느냐?
전생에 그 어린아이를 도와 기뻐하였기 때문에 이 세 사람은 이와 같은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의 정신은 삼계의
좋고 좋지 못한 세 곳으로 나아가
남몰래 다니면서 잠자코 이르거니와
태어나는 곳마다 메아리의 호응이 있는 것과 같다네.
색계와 욕계와 무색계의
일체는 전생에 지은 업 때문이니
그것은 마치 종자가 본래의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아서
저절로 그 과보가 그림자처럼 따른다네.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하여 마치시자 장자는 마음이 놓였고 크고 작은 가족들이 모두 환희하였으며, 이들 모두는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증득하였다.”
또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중생들에게 이익이 되게 하기 위하여 왕9)이 목숨을 마치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 것은 반드시 다함으로 돌아가나니
높은 곳에 있는 이는 꼭 장차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태어난 사람치고 죽지 않는 이는 없나니
목숨이 있는 것은 다 무상한 것이니라.
중생들은 작용이 있는 곳에 떨어지나니
일체는 다 작용이 있어서
모든 세간에는
늙고 죽지 않는 이가 아무도 없느니라.
중생이란 바로 평범한 법이어서
어느 생(生)이나 할 것 없이 다 결국엔 죽고 말지만
그 지은 업을 따라서
죄와 복의 과보가 있게 마련이다.
악한 업을 지으면 지옥에 떨어지고
착한 업을 지으면 천상에 태어난다.
고상한 행업 때문에 좋은 세상에 태어나면
무루(無漏)의 열반(涅槃)을 증득하리라. - 031_0259_a_13L惟四大毒器,有穢斯充,六賊狂主,是境皆著,無復逆流之期,唯有循環之勢。至如析一毛,以利天下,則吝而弗爲;撤一飡,以續餘糧,則惜而不與。淪滯生死,封執有爲,諸佛爲其斂眉,菩薩於茲泣血。竊見俗徒貴勝,父母喪亡,多造葬儀,廣殺生命,聚集親族,供待人客,茍求現勝,不避業因。或畏外譏,不修內典,所以父亡,於斯重苦,母終偏增湯炭。是以宛轉三界,緜歷六道,四趣易歸,萬劫難啓,痛慈母之幽靈,愍逆子之酬毒。但亢陽如久,必思甘雨之澤,災勵若多,剋待良醫之藥,惟斯考妣。旣是凡夫,能無惡業,罪因不滅,業報難排。若不憑諸勝福,樂果何容得證?庶使臨終發願:令入屍陁葬具、資財,竝修功德,冀濟飛走之飢,得免將來之債也。如十二品生死經云:‘佛言:人死有十二品,何等十二?一曰無餘死者,謂羅漢無所著也。二曰度於死者,謂阿那含不復還也。三曰有餘死者,謂斯陁含往而還也。四曰學度死者,謂須陁洹見道迹也。五曰無欺死者,謂八等人也。六曰歡喜死者,謂行一心也。七曰數數死者,謂惡戒人也。八曰悔死者,謂凡夫也。九曰撗死者,謂孤獨苦也。十曰縛著死者,謂畜生也。十一曰燒灼死者,謂地獄也。十二曰飢渴死者,謂餓鬼也。比丘當曉知是,勿爲放逸也。’又淨土三昧經云:‘若人造善惡,生天墮地獄,臨命終時,各有迎人,病欲死時,眼自見來迎。應生天上者,天人持衣、伎樂來迎;應生他方者,眼見尊人爲說妙言。若爲惡墮地獄者,眼見兵士持刀、楯、矛、戟索圍遶之,所見不同,口不能言,各隨所作,得其果報。天無抂濫,平直無二,隨其所作,天網治之。’又華嚴經云:‘人欲終時,見中陰相。若行惡業者,見三惡受苦,或見閻羅持諸兵杖,囚執將去,或聞苦聲。若行善者,見諸天宮殿,伎女莊嚴,遊戲快樂,如是勝事。’又法句喩經云:‘昔,佛在祇桓精舍,爲天人說法。有一長者,居在路側,財富無數,正有一子。其年二十,新爲娶妻,未滿七日,夫婦相敬,欲至後園,上春三月,看戲園中。有一柰樹,高大好花,婦欲得花,無人取與,夫爲上樹,乃至細枝,枝折墮地死。居家大小,奔走兒所,呼天嗥哭,斷絕復蘇。聞者莫不傷心,棺斂送還,家啼不止。世尊愍傷其愚,往問訊之。長者室家大小見佛,悲感作禮,具陳辛苦。佛語長者:止息聽法。萬物無常,不可久保,生則有死,罪福相追。此兒三處,爲其哭泣,懊惱斷絕,亦復難勝,竟爲誰子,何者爲親?於是世尊卽說偈言:命如華果熟 常恐會零落 已生皆有苦孰能致不死。 從初樂愛欲 可望入胞影受形命如電 晝夜流難止。 是身爲死物精神無形法 作命死復生 罪福不敗亡。終始非一世 從癡愛長久 自從受苦樂身死神不喪。長者聞得,意解忘憂,長跪白佛:此兒宿命,作何罪舋,盛羙之壽,而便中夭?唯願說本所行罪。佛告長者:乃往昔時,有一小兒,持弓箭,入神樹中戲,邊有三人亦在中。看樹上有雀,小兒欲射,三人勸言:若能中雀,世間健兒。小兒羙言,引弓射之,中雀卽死,三人共笑,助之歡喜,而各自去。經歷生死數劫之中,所在相會受罪。三人中,一人有福,今在天上,一人生海中,爲化生龍王,一人今日長者身是。小兒者前生天上,爲天作子,而終墮樹命終,卽生海中,爲龍王作子,卽以生日,金翅鳥王而取食之。今日三處懊惱涕泣,寧可言也。以其前世助其喜故,此三人受報如此。於是世尊卽說偈言:識神造三界 善不善三處 陰行而默至所生如響應。 色欲不色有 一切因宿行如種隨本像 自然報如影。佛說偈已,長者意解,大小歡喜,皆得須陁洹道。’又四分律云:‘爾時,世尊爲利益衆生命終,說偈云:一切要歸盡 高者會當墮 生者無不死有命皆無常。 衆生墮有數 一切皆有爲一切諸世間 無有不老死。 衆生是常法生生皆歸死 隨其所造業 罪福有果報。惡業墮地獄 善業生天上 高行生善道得無漏涅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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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견송연(遣送緣) - 031_0260_b_15L遣送緣第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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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60_c_02L[自述] 나고 죽음이 고리처럼 연이어져 세속의 진리를 여의지 못한다. 비록 또한 출가하여 수승한 도 구하기에 뜻을 둔다고 하더라도 분단(分段)을 버리기 어렵고 변역(變易)을 제거하지도 못하며, 잇따라 삼계를 의지하고 세속을 따라 옮겨 흘러가고 있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에 대하여 모두 안과 밖을 의지하고 있으니, 목숨을 마치려고 하는 날에 안치(安置)하기에 마땅한 곳을 구하는 것과 장례하여 보낼 때의 위의(威儀)에 대해 다음에 자세히 갖추어 말하겠다.
우선 죽은 시체에 대하여 논하면 남쪽과 북쪽에 안치하는 것은 혼백(魂魄)이 같지 않기 때문이니 이제 이에 대하여 간략하게 기술하겠다.
『예기(禮記)』의「예운(禮運)」편에서 말하였다.
“체백(體魄)은 내려가고 지기(知氣)는 위에 있으므로 죽은 사람은 머리를 북쪽으로 두게 하고 살아 있는 사람은 머리를 남쪽으로 눕게 하였다.”
「교특생(郊特生)」10)편에서 말하였다.
“혼(塊)의 기운은 하늘로 돌아가고 형체의 백(魄)은 땅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제사를 지낼 때에는 모든 음양(陰陽)의 이치를 구해야 한다.”
「제의(祭儀)」11)편에 말하였다.
“기운이라는 것은 신(神)의 성대함이요, 혼이라는 것은 귀신의 성대함이다.”
『좌전(左傳)』소공(昭公) 이년(二年)12)에 말하였다.
“자산(子産) 조경자(趙景子)에게 대답하여 말하였다.
‘사람이 났다가 죽어 변화[人生死化]13) 하는 것을 넋[魄]이라고 합니다. 이미 넋이 생기고 난 뒤에 양기가 그 몸에 붙는 것을 혼(塊)이라고 합니다. 물건을 씀에 있어서 정기가 많으면 넋과 혼도 강성해집니다. 그런 까닭에 정(精)이 쌓이고 상(爽)이 쌓여서 신명(神明)에 이르나니, 평범한 남녀[匹夫匹婦]가 비명에 죽음을 당하면 그 혼과 넋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 의지하여 음려(淫厲 : 寃鬼)가 되거늘 더구나 어질고 어진 하늘이겠습니까?”
『회남자(淮南子)』14)에서 말하였다.
“하늘의 기운[天氣]은 혼이 되고 땅의 기운[地氣]은 넋이 된다. 넋이 혼에게 물었다.
‘도(道)에서는 무엇으로써 그 바탕[體]을 삼는가?’
혼이 대답하였다.
‘아마도 형상이 없는 것으로써 바탕을 삼을 것이다.’
넋이 말하였다.
‘형상은 있을 것이다. 만약 형상이 없다면 무엇 때문에 묻겠는가?’
혼이 말하였다.
‘나는 다만 만나는 바가 있을 뿐이다. 아무리 보아도 형상이 없고 들어 보아도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유명(幽冥)이라고 말하나니, 유명이라는 것은 그런 까닭에 도에 비유하지만 그것은 도가 아니다.’
또 물었다.
‘이미 혼과 넋이 별개의 것임을 알았다. 오늘날 세속에서 사람이 죽으면 무엇 때문에 옷을 들고 혼만 부르고 넋은 부르지 않는가?’
대답하였다.
‘혼은 곧 영(靈)이요 넋은 곧 시체이다. 그러므로 예(禮)에서는 처음으로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입고 있던 옷을 가지고 시백(屍魄)의 위에 옮겨 놓고, 혼은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옷을 가지고 가서 혼을 부르면 그 혼은 자기의 옷임을 알고 옷을 찾아 넋에게로 돌아간다. 만약 혼이 넋에게 돌아가면 시체의 입을 막은 솜이 움직이고 만약 혼이 넋에게로 돌아가지 않으면 입을 막은 솜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한 이치로써 말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혼을 부른다고 말하지 넋을 부른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소상복요기(蕭喪服要記)』에서 말하였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그 아비의 장례를 치르자 공자(孔子)가 물었다.
‘어떻게 혼의(魂衣)를 시설하셨습니까?’
애공이 말하였다.
‘혼의(魂衣)는 백도(伯桃) 때에 생겨난 것입니다. 백도가 형산(荊山) 아래를 지나가다가 길에서 친구 양각(羊角)의 얼어 죽은 시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슬퍼하며 가서 그 시체를 맞이하였는데 혼신(魂神)이 추위에 떨고 있을 것을 불쌍히 여긴 끝에 일부러 혼의를 다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생전에 수놓은 비단옷을 입으셨었고 죽어서도 옷을 입고 계셨는데, 무엇 때문에 옷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물었다.
“어째서 반드시 번기[幡]위에 그의 성명(姓名)을 써야 합니까?”
대답하였다.
“번기의 혼을 불러서 그 마른 땅에 안치하는 것이다. 혼은 제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이름을 찾아서 깜깜한 방으로 들어가고 넋에게 의탁하기도 한다. 혹은 죵실(重直龍反室)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죵(重)이란 겹친다는 뜻이다. 중첩되게 안에다 제사 음식을 갖추어 두나니, 이는 살아 있는 이와 죽은 이가 각각 다르고 밝고 어두운 것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귀신은 어두운 곳에서 음식을 먹고 살아 있는 사람은 밝은 데에서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겹으로 만든 거제(籧蒢)로써 그 음식거리를 싸서 골방 안에 두는 것이니, 이는 신지(神地)에 안치하기 위함이다.
서역의 장례법에 의하면 장례를 치르는 법에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물에 떠내려 보내는 것이요, 둘째는 불에 태우는 것이며, 셋째는 땅 속에 묻는 것이요, 넷째는 숲 속에 버리는 것이다.
『오분율(五分律)』에서 말하였다.
“만약 불에 태울 때에는 돌 위에 시체를 올려놓아야 하고 풀이나 흙 위에서 태워서는 안 된다. 그 까닭은 벌레가 상하게 될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사분율 (四分律)』에서 말하였다.
“여래 (如來)와 전륜성왕(轉輪聖王) 두 사람만은 모두 화장(火葬)을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앞에 네 가지 장례법을 통상적으로 따르면 된다.
『오분율』에서 말하였다.
“시체는 마땅히 땅에 묻어야 한다.”[이것은 왕법(王法)에 몸을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여름에 시체를 태우면 벌레들을 상하게 될까 염려되기 때문에 시체를 땅에 묻게 한 것이다. 그 밖에 물이나 숲 속에 버리는 것은 논란하지 않았다.]
『사분율』과『오백문사(五白問事)』에서 말하였다.
“만약 여래의 탑묘(塔廟)를 보거나 다섯 가지 대중으로서 출가한 사람의 무덤이나 탑을 보았을 때에는 자기보다 위이면 다 살았을 때의 나이와 법랍(法臘)의 선후에 따라 예를 베풀면 된다.
만약 모든 속인들이 출가한 사람의 무덤이나 탑을 보았을 적에는 크고 작은 이를 가릴 것 없이 모두 꼭 공경하고 예배해야 한다.
[自述] 이미 이러한 것들을 알았다. 모든 도인(道人)이나 속인들로서 만약 사승(師僧)이나 부모가 죽은 관을 알현하기 위해 외부에서 조문하러 온 사람이 죽은 사람보다 아래이면 그 시신이 있는 곳으로 가서 평상법대로 예를 올린 뒤에 먼저 상주[孝子]가 있는 곳에 이르러 묵묵히 위로하고 조문한 다음에 대덕(大德)의 처소에 이르러 애통한 심정을 갖추어 말하고 조문하며 절하면 된다.
또한 어리석은 속인이 함부로 법교(法敎)를 행하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까지도 가르치며 부모ㆍ작은아버지ㆍ큰아버지ㆍ존친(尊親)의 망령에게 예를 올리지 않고 입으로 말하기를 “나는 이미 계율을 받았고 그들은 귀신이 되었으니, 예를 올리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 계율을 깨뜨릴까 두렵기 때문이다.”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일은 성인의 뜻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무지(無知)한 죄만을 초래하는 것이다.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사승(師僧) 등은 나의 법신(法身)을 길러 주셨고 부모와 작은아버지ㆍ큰아버지 등은 나의 생신 (生身 : 肉身)을 길러주셨으니, 이 분들에 의지하여 젖을 먹고 장대해지고 성인이 되었다. 이런 은덕(恩德)을 생각하면 하늘처럼 끝이 없어 보답하기란 어렵고 몇 겁(劫)을 지내도록 그 은혜를 갚아야 하겠거늘 어찌 일생만으로 사례할 수 있겠는가?
은혜를 공경하여 간직하지 않고 도리어 업신여기는 마음을 낸다면 뒤를 따르는 비루한 범부라 하겠거늘 어찌 효자라고 하겠는가?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지극하신 성인이건만 그래도 몸소 돌아가신 부왕(父王)의 시체를 부축하여 보내셨거늘 하물며 하천하고 어리석은 범부로서 태만(怠慢)한 마음을 내서야 되겠는가?
그러므로『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였다.
“은혜를 아는 것은 대비(大悲)의 근본이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축생보다 더 심하다.”
또 『정반왕니원경(淨飯王泥洹經)』에서 말하였다.
“백정왕(白淨王)이 사이국(舍夷國 : 舍衛國)에 있으면서 병이 위독하여 죽으려고 할 때 세존과 난타(難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으므로 여기서부터 거리가 오십 유순(由旬)이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세존께서 영취산(靈鷲山)에 계실 때에 천이(天耳)로써 부왕이 생각하는 소리를 멀리에서 들으시고 곧 아난 등과 함께 허공을 타고 부왕에게 이르러 손으로 왕의 이마를 만지시면서 왕을 위로하고 나서 왕을 위하여『마하바라본생경(摩訶波羅本生經)』을 설하셨다. 왕은 그 경을 듣고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증득하였으며, 왕은 부처님의 손을 잡아당겨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부처님께서 또 법을 설하시자, 부왕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그러다가 무상(無常)이 닥쳐와서 목숨이 다하고 기운이 끊어져서 갑자기 후세(後世)로 나아갔다.
그래서 사유(闍維 : 茶毘)하려고 할 적에 부처님께서는 난타 동과 함께 시체의 머리 앞에 엄숙하고 공손한 모습으로 서 계셨고 아난(阿難)과 나운(羅雲)은 죽은 이의 발 뒤에 서 있었다.
아난타가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나니 저로 하여금 백부(伯父)의 관(棺)을 메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나운도 또 아뢰었다.
‘바리옵나니 부디 저로 하여금 조왕(祖王)의 관을 메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그들을 위로하며 말씀하셨다.
‘미래 세계의 세상 사람들은 모두 흉악하고 포악하여 부모가 길러주신 은혜를 갚지 않을 것이다. 이 불효(不孝)한 중생들을 위하여 교화하는 법을 시설하기 위해서라도 여래가 몸소 부왕의 관을 메려고 하느니라.’
그러자 즉시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일체의 숱한 산들은 짧은 시간에 솟아올랐다가 잠겼다 하기를 마치 물 위의 배가 출렁이는 것과 같이 하였다.
그 때 모든 하늘과 용신(龍神)들이 다 와서 장례에 참예하였고 소리 높여 슬피 울었다. 사천왕(四天王)도 귀신 억백천 무리를 데리고 와서 다 함께 상여를 들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미래세계에 부모에게 불효하려는 이들을 위하여 큰 자비로써 몸소 부왕의 관을 메시겠다고 하신 것입니까?’
사왕천도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우리들은 바로 부처님의 제자로서 부처님으로부터 법을 듣고 수다원(須陀洹)을 증득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마땅히 부왕의 관을 메어야만 합니다.’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부왕의 관을 메도록 허락하시자 곧 변하여 사람이 되었다. 일체 인민들치고 울지 않는 이가 없었으니, 세존께서는 몸소 자신의 손으로 향로를 들고 앞에 서서 묘소로 나아 가셨다. 그리고 천 명의 아라한으로 하여금 큰 바닷가 늪지대로 가서 우두전단향(午頭旃檀香)과 갖가지 향나무를 가져오게 하여 그것으로 불을 피우게 하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괴롭고 공(空)하고 무상하기가 마치 허깨비와 같고 물 속에 달과 같으며 거울 속에 비치는 영상과 같느니라.’
시신이 타서 이미 다하자 그 때 모든 왕들은 각각 오백 개의 병에 우유를 담아가지고 그것으로써 불을 껐다. 불이 꺼진 뒤에는 다투어 함께 뼈를 거두어 금강함(金剛函)에 넣고 곧 그 위에 탑을 세우고서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담고 그 탑묘에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왕이신 정반왕께서는 청정한 사람이라서 정거천(淨居天)에 태어나셨다.’”
또 『불모니원경(佛母泥洹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의 이모님이신 대애도(大愛道)비구니는 부처님께서 후에 마땅히 멸도 하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먼저 멸도하시려고 제근녀(除饉女) 오백 명과 함께[제근녀는 곧 비구니를 말한다. 강승회(康僧會)가『법경경(法鏡經)』의 주석에서 말하기를 “범부는 육진(六塵)을 탐하여 물든다. 그것이 마치 배고픈 사람이 음식을 탐 하여 싫어할 줄 모르는 것과 같다. 성인은 탐욕을 끊고 육진의 기근(飢饉)을 끊기 때문에 출가한 비구니를 제근이라고 말한다”고 하였다.]손으로 부처님의 발을 어루만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는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리고는 신족(神足)의 덕을 나타내어 저절로 자리에서 사라져 동쪽으로부터 와서 허공 중에 있으면서 열여덟 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냈다. 팔방(八方)과 상하에서도 또한 그와 같이 하면서 큰 광명을 놓아 모든 깜깜한 곳을 비추고 위로는 모든 하늘까지 밝게 비추었다. 그리고 오백 명의 제근녀들은 변화로 다 함께 불에 타 한꺼번에 먼저 니원(泥洹 : 涅槃)에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이가(理家)들에게 권유하여 오백 개의 상여를 만들게 하고 참깨 기름과 향ㆍ꽃과 갖가지 재목으로 오백 명의 제근녀를 장사 지내고 참다운 기악과 바른 음악으로 공양하였다.
일체의 범부와 성인들은 그것을 보고 슬피 울지 않는 이가 없었고, 사유를 마치자 사리(舍利)를 받쳐 들고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그 때 사방에서 각각 이백오십 명의 응진(應眞 : 阿羅漢)이 신족(神足)으로 날아 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사리가 있는 곳에 이르러 천 명의 비구들과 함께 자리에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를 가져다가 발우에 담아 내 손 위에 올려 놓아라.’
아난이 명하신 대로 하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리는 본래 더러운 몸으로서 흉악하고 어리석으며 사악하고 포악하며 질투와 음모로써 도를 부수고 덕을 깨뜨렸었다. 그러나 이제 어머니는 구제되어 장부의 행위를 일으켜 응진도(應眞道 : 阿羅漢道)를 획득하시고서 영(靈)을 옮겨 갑자기 없어졌으니 어찌 장하지 아니하냐?’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칙명을 내려 탑묘(塔廟)를 세우고 공양하라 하셨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와 나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대애도의 몸을 모시고 오너라. 내가 마땅히 몸소 공양해야 하겠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사천왕 등이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부디 원하옵건대 스스로 정신을 피로하게 하지 마십시오. 저희들이 마땅히 공양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왜냐 하면 부모는 자식을 낳고 많은 이익을 주셨기 때문이다. 길러 주신 은혜가 막중하고 젖을 먹이고 품에 안으셨으니 꼭 그 은혜를 갚아야 하며, 갚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 과거와 미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님들께서도 먼저 멸도를 취하셨으며, 모든 부처님께서도 다 몸소 사유한 사리를 공양하셨느니라.’
그 때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모든 귀신들을 시켜 전단림(旃檀林)으로 가서 전단나무를 가져오게 하여 넓은 들판 사이에 이르러 부처님께서 몸소 상여의 한쪽 다리를 들고 난타가 다른 한쪽 다리를 들고 또 나운이 다른 한쪽 다리를 들고 아난이 마지막 한쪽 다리를 듣고서 허공을 날아 무덤 사이에 이르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스스로 전단나무를 가져다가 대애도의 폼 위에 올려 놓으신 다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탑을 세우고 공양해야 할 네 사람이 있으니, 그 첫째는 부처님이요, 둘째는 벽지불(辟支佛)이며, 셋째는 누(漏)가 다한 아라한이요, 넷째는 전륜성왕이다. 이들은 모두 열 가지 선행으로써 중생을 교화했느니라.’
그 때 인민들은 곧 사리를 가져다가 각각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 의하면 이러하다.
“애도(愛道)는 부처님의 이모로서 곧 난타(難陀)의 친어머님이시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사부(四部) 제자들 중에서 도를 증득한 맨 앞사람과 맨 뒷사람을 간략하게 말하면 우선 여덟 사람을 열거할 수 있다.
비구 중에서 맨 처음 득도한 사람은 구린(拘隣)비구이니 능히 교화를 잘 하였고 위의(威儀)를 잃지 않았다. 맨 마지막에 득도한 사람은 수발타라(須跋陀羅)이니, 그는 득도하던 날 바로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다.
비구니 중에서 맨 처음 득도한 이는 대애도(大愛道)비구니이고, 맨 마지막에 득도한 사람은 다라구이국(陀羅俱夷國)비구니이다.
우바새(優婆塞) 중에 맨 먼저 득도한 이는 상객남(商客男)이요, 맨 마지막에 득도한 이는 구이나마라(俱夷那摩羅)이다.
우바이(優婆夷) 중에서 맨 먼저 득도한 이는 난파녀(難婆女)이고 맨 마지막으로 득도한 이는 남(藍)우바이이다.” - 031_0260_b_16L述曰:生死連環,不離俗諦,雖復出家志求勝道,分段難捨,變易未除,仍依三界,隨俗遷流。至於存亡,皆依內外,臨終之日,安置得所,葬送威儀,具存下說。且論亡屍,安置南北,魂魄不同,今此略述。禮記禮運曰:‘體魄則降,知氣在上,死者北首,生者南向。’郊特生曰:‘魂氣歸於天,形魄歸於地,故祭求諸陰陽之義。’祭義曰:‘氣也者神之盛,魂也者鬼之盛。’左傳昭二年子產對趙景子曰人生死化曰魄。旣生魄,陽曰魂。用物精多則魂魄强。是以有精爽,至於神明,疋夫疋婦强死,其魂魄猶能憑依於人,以爲淫厲,況良霄乎?’淮南子曰:‘天氣爲魂,地氣爲魄。魄問於魂曰:道何以爲體?魂曰:以無有形乎?魄曰:有形也。若也無有,何而問也?魂曰:吾直有所遇之耳。視之無形,聽之無聲,謂之幽冥。幽冥者所以喩道,而非道也。’問曰:旣知魂與魄別,今時俗亡,何故以衣喚魂,不云喚魄?答曰:魂是靈,魄是屍。故禮以初亡之時,以己所著之衣,將向屍魄之上,以魂外出故。將衣喚魂,魂識己衣,尋衣歸魄。若魂歸於魄,則屍口纊動。若魂不歸於魄,則口纊不動。以理而言,故云招魂,不言喚魄。故蕭喪服要記曰:‘魯哀公葬其父,孔子問曰:寧設魂衣乎?哀公曰:魂衣起伯桃。伯桃荊山之下,道逢寒死友人羊角,哀往迎其屍,愍魂神之寒,故改作魂衣,吾父生服錦繡,死于衣被,何用衣爲?’問曰:何須幡上書其姓名?答曰:幡招魂,置其乾地,以魂識其名,尋名入於闇室,亦投之於魄,或入於重直龍反室重者重徒用反也以重之內具安祭食,以存亡各別,明闇不同。故鬼神闇食,生人明食。故重用蘧蒢,裹其食具,以安重內,置其神地也。依如西域,葬法有四,一水漂,二火焚,三土埋,四施林。五分律云:‘若火燒時,安在石上,不得草土上,恐傷虫故。’四分律云:‘如來、輪王二人悉火葬,餘人通前五分律云屍應埋之此謂王法不許施身復恐夏燒殺虫故令埋之自外無難水林亦得依四分律及五百問事云,若見如來塔廟及見五衆出家人冢塔,大於已者,皆須展轉,依生時年臈,而設禮。若一切白衣見出家人冢塔,不簡大小,皆須敬禮。述曰:旣知此諸道俗等,若見師僧、父母亡柩,外人弔來,小於亡者,至其屍所,如常設禮已,先至孝子所,默慰弔之。後至大德所,具展哀情,弔而拜之。亦見愚癡白衣妄行法教,展轉教他,不聽禮父母、叔伯、尊親亡靈,口云:我旣受戒,彼爲鬼神,故不合禮,恐破戒故,此不會聖意,反招無知之罪。伏惟師僧等長養我法身,父母、叔伯等長養我生身,依斯乳哺、長大成人,思此恩德,昊天難報,歷劫酬恩,豈一生能謝?不存敬恩,反起慢墯,繼踵鄙夫,何成孝子?故世尊極聖,尚自躬扶亡父屍送,況下凡愚,輒生怠慢?故涅槃經云:‘知恩者,大悲之本;不知恩者,甚於畜生。’又淨飯王泥洹經云:‘白淨王在舍夷國,病篤將終,思見世尊及難陁等。世尊在王舍城耆闍崛山中,去此懸遠,五十由旬。世尊在靈鷲山,天耳遙聞父思憶聲,卽共阿難等,乘空而至,以手摩王額上,慰勞王已,爲王說摩訶波羅本生經。王聞得阿那含果,王捉佛手,捧置心上,佛又說法,得阿羅漢果,無常對至,命盡氣絕,忽就後世,至闍維時。佛共難陁等,喪頭前肅恭而立,阿難、羅雲在喪足後。阿難陁長跪白佛言:唯願聽我擔伯父棺。羅雲復言:唯願聽我擔祖王棺。世尊慰言:當來世人皆凶暴,不報父母育養之恩,爲是不孝衆生,設其化法,故如來躬欲擔於父王之棺。卽時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一切衆山頗俄涌沒,如水上舩。爾時,一切諸天、龍、神,皆來赴喪,擧聲啼哭,四天王將鬼神億百千衆,皆共輿喪,白佛言:佛爲當來諸不孝父母者,故以大慈悲,親欲自身擔父王棺。四王俱白佛言:我等是佛弟子,從佛聞法,得須陁洹。以是之故,我曹宜擔父王之棺。佛聽四王擔父王棺,卽變爲人。一切人民莫不啼泣。世尊躬自手執香鑪,在前行詣於墓所,令千羅漢,往大海渚上,取牛頭旃檀種種香木,以火焚之。佛言:苦空無常,猶如幻化,水月、鏡像。燒身旣竟,爾時,諸王各持五百甁乳,以用滅火,滅火之後,競共收骨,盛置金剛函,卽於其上,便共起塔,懸繒幡蓋,供養塔廟。佛告衆會:父王淨飯,是淸淨人,生淨居天。’又佛母泥洹經云:‘大愛道比丘尼,卽是佛姨母,不忍見佛後當滅度,欲先滅度與除饉女五百人卽是比丘尼也康僧會注法鏡經云凡夫貪染六塵猶餓夫貪飯不知厭足令聖人斷貪除六情飢饉故號出家尼爲除饉也以手摩佛足,遶佛三帀,稽首而去。現神足德,於自座沒,從東方來,在虛空中,作十八變,八方上下,亦復如是。放大光明,以照諸冥,上曜諸天。五百除饉變化俱然,同前泥洹。佛勸理家,作五百輿牀、麻油、香華、種種梓材,事各五百,眞伎正音,當以供養,一切凡聖睹之,莫不哀泣。闍維畢,捧舍利,詣佛所。於是四方各二百五十應眞神足飛來,稽首佛足,至舍利所,千比丘俱皆就坐。佛告阿難:取舍利,盛之以鉢,著吾手中。阿難如命。佛告諸比丘:斯舍利本是穢身,凶愚惡暴,嫉妒陰謀,敗道壞德,今母能拔,與丈夫行,獲應眞道,遷靈卒無,何其健哉?勅令興廟供養。’又增一阿含經云:‘佛告阿難陁、羅雲:汝等輿大愛道身,我當親自供養。爾時,釋提桓因、四天王等,前白佛言:唯願勿自勞神,我等自當供養。佛言:止止。所以然者,父母生子,多有所益,長養恩重,乳餔懷抱,要當報恩,不得不報。過去、未來諸佛,母先取滅度,諸佛皆自供養闍維舍利也。時,毘沙門天王使諸鬼神,往栴檀林,取旃檀薪,至曠野之間。佛躬自擧牀一腳,難陁擧一腳,羅雲擧一腳,阿難擧一腳,飛在虛空,往至塚間。爾時,佛自取旃檀木,著大愛道身上,佛言:有四人應起塔供養。一者佛,二者辟支佛,三者漏盡阿羅漢,四者轉輪聖王,皆以十善化物。爾時人民卽取舍利,各起塔供養。’依雜阿含經,愛道姨母,卽是難陁親母也。又增一阿含經云:‘四部弟子中,略取前後者,且列八人。比丘中最初得道者,如拘鄰比丘,善能勸化,不失威儀。最後得道者,如須跋陁羅。臨得道日,入般涅槃。比丘尼中,最初得道者,如大愛道尼,最後得道者,如陁羅俱夷國尼。優婆塞中,最初得道者,如商客男,最後得道者,如俱夷那摩羅。優婆夷中,初得道者,難婆女,最後得道者,如藍優婆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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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수생연(受生緣) - 031_0262_b_23L受生緣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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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62_c_02L대체로 태어나면 여덟 가지 인식작용이 부지(扶持)하고 죽으면 사대(四大)가 흩어진다. 빠르기도 하다. 백 년이란 세월이 훌쩍 가버려 끝내는 마멸(摩滅)로 돌아가고 삼계(三界)를 순환(循環)하면서 벙벙 돌아 멈추지 않는구나.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였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마침이 있나니, 이미 생겨났으면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말한 성인의 가르침은 헛되지 않으니, 눈으로 보고 예의를 올려야 한다. 그런 까닭에 이 연(緣)에서는 대략 여섯 가지 문(門)을 들어 기술하겠다.
그 첫 번째 문은 목숨을 마칠 때에 임하는 태도이다.
몸이 차가운지 따뜻한지를 검사하여 그 선과 악을 증험해 보면 미래의 과보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러므로『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이 유정(有情)은 물질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다. 임시로 목숨을 지니게 된 것은 크건 작건 간에 다 똑같고 죽을 때는 통상 단번에 죽거나 점차로 죽는다고 모든 스승들이 서로 전하고 있다. 착한 짓을 한 사람은 아래로부터 찬 기운이 닿기 시작하여 배꼽에까지 이르고, 그 이상은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나중에 다 없어지게 된다. 그런 사람은 곧 인간 세계에 태어나며, 만약 얼굴[頭面]에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나중에 그 기운이 다하면 곧 천도(天道)에 태어난다.
만약 악한 짓을 한 사람이면 이와 서로 반대이니, 위에서부터 허리까지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나중에 사라지는 이는 귀신의 세계에 태어나며, 허리에서부터 무릎까지 따뜻한 기운이 있다가 나중에 사라지게 되면 축생(畜生)의 세계에 태어나고, 무릎 이하 다리 끝까지 다 사라진 이는 지옥의 세계에 태어난다.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이 열반에 들면 혹은 심장 부위에 따뜻한 기운이 있기도 하고 더러는 정수리에 따뜻한 기운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유가론』에서 말하였다.
“갈라람(羯羅藍)의 뜻은 맨처음에 의탁하는 곳이어서 곧 육심(肉心)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의식이 이곳에 가장 먼저 의탁하여 생겨나나니, 그래서 이곳을 가장 나중에 버리게 된다.”
이를 해석하여 말한다.
『유가론』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착한 업을 지으면 위에 태어나기 때문에 아래로부터 점점 버리기 시작하여 육심에 이르고 나중에 가서야 비로소 위에까지 다 버리게 되며, 악한 업을 지은 사람은 아래에 태어나기 때문에 먼저 위에서부터 버리기 시작하여 육심에 이른 뒤에야 비로소 아래까지 다 버린다는 뜻이다.”
『구사론(俱舍論)』에 의거하여 말한다.
“만약 사람이 금방 죽었으면 몸 어느 부분에서 의식이 단멸(斷滅)하는가?
만약 일시(一時)에 몸이 죽으면 감각기관과 함께 의식도 일시에 다 사라지지만, 만약 사람이 차례로 죽게 되면 다음 게송에서 말한 것과 같다.
차례로 죽는 것은 다리에서 배꼽15)으로
그리고 심장에서 의식이 끊어지는데
하인(下人)은 하늘에 나지 못한다.
이 논 중에서 해석하여 말하였다.
‘만약 사람으로서 틀림없이 악한 세상에 태어날 사람이거나 인간 세계에 태어날 이와 같은 사람은 차례로 죽으며, 아라한 같은 사람은 심장에서부터 의식이 단절된다. 어떤 다른 부파에서는 머리에서부터 끊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왜냐 하면 몸의 감관이 이곳에서 의식과 함께 소멸되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이 금방 죽으면 이 몸의 감각기관은 뜨거운 돌과 물이 점점 식어가듯이 다리 언저리에서부터 차례로 식어간다.’
해석하여 말한다.
“『구사론(俱舍論)』은 소승(小乘)의 이치를 기술하였기 때문에 ‘몸은 이들 처소에서부터 의식과 함께 소멸한다’고 하였으나 만약 대승(大乘)에 의거하면 ‘몸의 감각기관은 이들 곳에서부터 본식(本識)과 함께 소멸한다’고 하였다.”
두 번째는 생(生)을 받는 방법이다.
『구사론』에 의하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가서 이르는 곳이 바로 마땅히 태어나게 될 세계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생긴 중음(中陰)인 중생이 전생 업의 세력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안근(眼根)은 비록 가장 먼 곳에 머물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장차 태어나야 할 곳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부모가 될 사람이 그 가운데에서 변이(變異 : 性交)의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만약 변화하여 남자가 될 사람이면 그 어머니에 대하여 곧 남자의 자격으로서 음심(淫心)을 일으키고, 만약 변화하여 여자가 될 사람이면 그 아버지에 대하여 곧 여인의 자격으로서 음욕의 마음을 일으킨다.
뒤바뀐 이러한 마음으로 성을 내면 이 가운데 있던 중생은 두 가지 뒤바뀐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가 애욕의 장난치는 곳을 찾는다. 그는 애욕으로 즐기는 곳을 찾아 자신이 태어날 곳으로 가서 아버지의 정액이 흘러 들어가면 이것은 곧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여 즐거워하나니, 이 때에 부정(不淨 : 淨液)이 이미 태(胎)의 처소에 이르러 환희하면서 그대로 거기에 의탁하여 생겨난다.
이 찰나(刹那)로부터 이 중생은 오음(五陰)이 화합하여 견실(堅實)해지고 중유(中有)의 오음은 즉시 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이 되어야 비로소 생(生)을 받았다고 말한다.
만약 태 안의 것이 사내아이라면 어머니의 왼쪽 옆구리에 의지하여 얼굴은 어머니를 향하여 밖을 둥지고 걸터 앉고 만약 태 안의 것이 여자 아이라면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에 의지하여 얼굴을 어머니의 옆구리를 향하여 등지고 머무르며, 만약 사내도 아니고 여아도 아닐 경우에는 어머니의 태 안에서 되고 싶은 한 종류를 따라 의탁하여 생겨난다. 머무르는 것도 또한 이와 같이 한다.
중유(中有)는 남자나 여자와는 달라서 모두 감각기관을 구족함이 없기 때문에 혹은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간에 어머니의 태에 생을 의탁하여 머무르고 있다가 나중에 태 안에 있으면서 점점 자라나서는 혹 황문(黃門)이 되기도 한다. 가령 태생(胎生)과 난생(卵生)이 두 생으로 생(生)을 의탁하는 도리는 이와 같다.
만약 중생이 습기를 받아 태어나고자 하면 그는 향기를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태어날 곳에 이르게 된다. 이 향기는 혹은 깨끗하기도 하고 혹은 깨끗하지 않기도 하니, 그것은 전생의 업을 따르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화생(化生)이면 처소를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태어날 곳에 이르게 된다.
만약 이와 같이 그러하다면 지옥으로 가는 중생은 어찌 그곳을 좋아해서 태어나는가?
그것은 마음이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중생은 찬 바람과 찬 비를 맞이하게 되어 그것이 몸에 닿으면 괴로워하다가 지옥의 불이 맹렬하게 타올라 치성한 모습을 보고는 그것을 사랑하게 되어 따뜻한 감촉을 얻고자 일부러 그곳으로 가서 들어가게 된다.
또 몸에 따뜻한 바람을 받아 빛과 불꽃 동에 구워지면서 너무 아파 참기 어려워하다가 한랭(寒冷)지옥의 서늘한 기운을 보고는 차가운 것이 몸에 닿는 것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어 일부러 그곳으로 가서 들어간다.
태생 (胎生)과 난생(卵生), 이 두 생은 부모가 변이(變異)하는 일에 대하여 자신이 태어날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습생(濕生)과 화생(化生), 이 두 생은 그렇지 않고 적백(赤白)에 의탁하여 몸이 된다. 그러므로 이런 변화는 없다.
습생은 다만 향기만을 사랑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제가 태어날 곳에 이르는데 전생 업의 선하고 악함을 따라 좋아하는 향기에 저절로 깨끗하고 더러움이 있을 뿐이다.
화생(化生)은 다만 의지할 처소만을 좋아할 뿐이다. 지옥이 비록 고통을 받는 처소이기는 하나 그러나 죄인은 좋아하고 또한 사랑하는 곳을 얻게 되어 그 가운데에서 생을 받는 것이다.
왜냐 하면 사랑하지 않으면 생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논(論)에서 말하였다.
“지나간 옛날에 지었던 것이 있으면 이와 같은 것을 느껴 태어나게 되나니, 자신의 이와 같은 자리[位]를 보면 즐겁게 여기는 것이다. 저 중생들도 또한 그러할 것으로 보는데 그런 까닭에 그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 모든 스승들도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이 서른 살이었을 때에 살생의 업을 행하였는데, 중생들을 그물로 잡았다고 하자. 그 일을 할 때에는 반드시 동반자가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 업으로 지옥의 생(生)을 감당해야 하지만, 훗날 중음신으로 있을 동안에도 제 자신이 옛날 나이 서른 살이었을 적에 그물로 산 목숨을 잡았을 때와 똑같은 언행과 지위를 보게 되고, 또 옛날의 친구들도 옛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지옥을 볼 때에도 옛날 강호(江湖)에서 본 여러 벗들과 같은 이들이기에 서로 끌어당기면서 함께 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를 인연하여 변화를 일으켜 곧 그 안에서 생을 받게 된다.
그러다 나중에서야 옛날에 지었던 업이 비록 많기는 했어도 기필코 이 한 가지 업으로 인해 이끌리어 지옥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혹은 나이 스무 살 때에 이런 업을 지었거나 혹은 서른 살 때에 이런 업을 지었거나 간에 뒷날 중음신으로 있을 동안에는 자신의 붐이 옛날에 업을 지었을 당시 젊고 늙음과 같이 지옥의 중생을 볼 적에도 모두 자기의 나이와 같아서 그 나이가 서로 비슷함을 보게 되므로 이 중생들에 대하여 변화했다는 마음을 일으키면서 곧 그곳으로 나아가게 되며, 그런 뒤에 이 애욕 때문에 생을 받는 것이다.”
경부(經部)의 논사(論師)들이 이러한 해석을 한 것이다.
또 『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생활에 있어 복이 잃은 사람은 장차 하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된다. 그는 죽을 때에나 태 안에 들어갈 때 곧 갖가지 어지럽고 혼란한 소리를 듣게 되고, 또 자신의 망견(妄見)으로 총림 (叢林)ㆍ대나무ㆍ갈대ㆍ노적 (蘆荻) 따위의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만약 복이 많은 사람은 장차 존귀한 집안에 태어난다. 그는 그 때 곧 스스로 적정(寂靜)하고 미묘(美妙)하여 마음에 맞는 음성을 듣게 되고, 또 자신의 망견으로 궁전에 오르는 등 마음에 흡족한 모습을 보게 된다.
또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사람이 죽으려 할 때에 삿된 견해의 마음을 일으키면 이 사람은 과거의 착하지 못한 일이 원인이 되고 삿된 견해가 연(緣)이 된다. 그러므로 그는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어떤 논사가 말하였다.
‘일체의 착하지 못한 일은 모두가 다 지옥으로 가는 원인이 되지만, 이 착하지 않은 것 외의 일로써 축생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아귀의 세계에 태어나기도 한다.’”
또 전생의 업이 왕성하기 때문에 중생의 세계에 떨어지는데, 그것은 마치 음욕이 왕성한 까닭에 비둘기ㆍ참새ㆍ원앙 따위로 태어나고 성을 내는 것이 왕성하기 때문에 도마뱀ㆍ독사ㆍ전갈 따위로 태어나며, 어리석음이 왕성하기 때문에 돼지ㆍ양ㆍ조개 따위로 태어나고 교만함이 왕성하기 때문에 사자ㆍ호랑이ㆍ이리 따위로 태어나며, 들뜸과 장난이 왕성하기 때문에 원숭이 중에 태어나고 간탐과 질투가 왕성하기 때문에 굶주린 개로 태어나는 것과 같다.
만약 그 중에서도 조그마한 선행을 하였거나 다른 복이 있으면 비록 축생 세계에 태어난다 하더라도 미미한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몸과 입의 두 가지 업이 비록 마음이 주(主)가 되기는 하나 저 입으로 지은 업 때문에 과보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남에게 욕설을 하고 경솔하게 행동하되 마치 원숭이처럼 하였으면 곧 원숭이의 세계에 태어나고, 만약 “탐내고 사납기가 마치 까마귀와 같다”고 말했거나 “말하는 것이 마치 개짖는 소리와 같다”고 하거나 “미련하기가 마치 돼지나 양 같다”고 하거나 “소리가 마치 나귀 우는 소리와 같다”고 하거나 “다니는 모습이 마치 낙타와 같다”고 하거나 “스스로 뽐내는 것이 마치 코끼리와 같다”고 하거나 “악하기가 마치 미쳐 날뛰는 소와 같다”고 하거나 “음탕하기가 마치 참새와 같다”고 하거나 “겁 많은 것이 마치 고양이나 살쾡이 같다”고 하거나 “아첨하는 모습이 마치 여우와 같다”고 하면, 이와 같은 모든 악은 구업 (口業)을 따라 과보를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삼독(三毒)이 근본이 되기 때문이니, 삼독 중에 애욕을 탐하는 것이 가장 중하다. 그것은 마치 삼베의 한쪽 끝을 잡아당기면 나머지가 다 딸려 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애욕을 끊지 않고 사랑하면 함께 생한다.”
그런 까닭에 네 종류의 중생[四生 : 胎ㆍ卵ㆍ濕ㆍ化)은 다 애욕으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것이니, “마치 음욕이 많으면 참새로 태어나는 것과 같고, 맛을 많이 탐하면 측간 가운데 생을 받는다”고 말한 것과 같다.
또 애욕 때문에 난생과 태생이 되고 향기와 맛을 탐하기 때문에 습생을 받는 것이니, 그 사랑하는 바를 따르기 때문이다. 또 은중(殷重)한 업을 일으키면 화생(化生)을 받지만 만약 은중한 마음으로 죄업(罪業) 행하기를 좋아하면 죽을 때에 망령되이 지옥을 보고 그 곳에서 화생의 몸을 받으며, 만약 은중하게 복을 받으면 천상 세계에 가서 화생한다.
그러므로『성론(成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나무 뿌리를 뽑아내지 않으면 그 나무는 오히려 소생하듯이, 탐욕의 뿌리를 뽑아내지 않으면 괴로움의 나무는 늘 존재하게 된다.”
또 『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어떻게 하여 내가 생기는가? 애욕이 간단없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쓸모 없는 논리에 집착한 것이 그 원인이 되어 이미 훈습(薰習)되었기 때문이요, 깨끗하고 깨끗하지 못한 업이 원인이 되어 이미 훈습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지할 본체는 이 두 가지 원인의 우세한 세력 때문에 종자를 따르나니, 곧 이 종자 가운데 이숙(異熟)이 있어서 간단없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죽을 때에는 마치 저울의 두 끝이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결국에는 똑같아지는 것처럼 이 가운데에서 반드시 모든 감각기관을 원만하게 갖추게 된다.
악한 업을 지은 이가 얻게 되는 중유(中有)는 검은 양의 빛깔과 같고 혹은 깜깜한 밤의 빛깔과 같으며, 선한 업을 지은 이는 흰 옷의 빛깔과 같고 맑게 개인 밤의 빛깔과 같다.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이 중유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구족하고 있는데, 그것은 금강(金剛) 등도 장애하지 못한다. 수미산(須彌山) 아래의 금강 가운데에 두꺼비[蝦蟆]가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생을 받는 중유는 아주 미세한 물질이라서 금강도 장애하지 못한다. 천안(天眼)을 지닌 사람만이 이 일을 볼 수 있다.”
다시 들었던 일을 들어 증명하면 일찍이 어떤 사람에게 들었던 말인데, 쇠를 달구어서 뜨겁게 한 뒤에 그것을 깨뜨려 보았더니 거기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수명의 길고 짧은 일이다.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생이 결정되지 않고 다른 곳에 살고 있을 적에는 이 세계 가운데에서 모두 생을 받을 수 있다.
비유하면 마치 소는 여름철에 애욕의 일을 많이 하고 개는 가을철에 많이 하며, 곰은 겨울철에 많이 하고 말은 봄철에 많이 하며, 야간(野干) 등은 어느 때나 애욕의 일[欲事 : 交尾]을 많이 하는 것과 같다.
이 때에 이 중생들은 마땅히 소에게로 가서 태어나야 할 것이나 만약 여름철이 아니면 야간에게로 가서 태어나며, 만약 개의 세계에 태어나야 할 터이나 제 철이 아니면 야간의 세계에 태어나는 것과 같다.
또 구사론(俱舍)의 소승(小乘) 대사들에게 네 가지 해석이 있는데, 동일하지가 않다.
첫 번째 설(說)에서는 지극히 짧은 시간에 죽고 나면 곧 오음을 받아 태어난다고 한다.
두 번째 설에서는 칠 일 동안만 머무를 수 있고, 이레가 꽉 차고 나면 중유로 있으면서 시절에 아무 제한이 없다고 한다.
세 번째 설에서는 사십구 일 동안 머무를 수 있고 태어날 연(緣)이 미처 갖추어지지 않았으면 죽은 뒤에 다시 받되 또한 시절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네 번째 설에서는 생을 받을 인연을 따르되 나아가 겁(劫)이 지나도록 머물러 있으면서 목숨을 마치지 않는다고 한다.
다섯 번째 설에서는『유가론(瑜伽論)』에 의거하여 말했다.
“만약 아직 태어날 인연을 얻지 못하면 이레가 다하도록 머무르다가 죽어서 다시 태어나되 나아가 칠칠일(七七日 : 四十九日)이 되도록 죽고 남[死生]을 받으며 그 이후는 결정코 태어날 인연을 얻는다.”
이것은 앞의 네 가지 경우와는 다 같지 않다.
네 번째는 신통력의 더디고 빠름에 대해서이다.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이 중음(中陰)이 허공을 떠돌아 다니면서 떠나가는 것이 마치 사람이 목숨을 버리는 것처럼 마땅히 한량없는 세계 밖에 이르러서 생을 받아야 할 경우 잠깐 사이에 곧 그곳에 이르게 된다.
이승(二乘)의 신통력으로는 미처 하나의 세계도 벗어나지 못할 시간인데도 중음신은 벌써 한량없이 많은 세계 밖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아무리 부처님의 신통력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차단하여 그로 하여금 가서 태어나지 못하게 할 수 없나니, 이렇게 다른 세계에 가서 머물 수 있는 것은 그가 지은 업력(業力) 때문에 이미 가서 태어날 곳이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통의 수승함을 논하자면 뛰어난 범부는 이승의 신통조차도 억누를 수 있다.
『바사론(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신통의 우세하기는 부의 신속한 신통도 억누를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서로 보는 견해가 같지 않다는 것이다.
『구사론』에 의거하면 이러하다.
“만약 같은 세계에 태어날 중음이면 반드시 서로가 본다고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천안(天眼)을 지니고 있고 가장 청정(淸淨)하다면, 이 사람은 제일가는 세계의 지혜로운 중생이어서 이 사람도 또한 그가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만약 과보로 천안을 얻었다면 볼 수 없나니, 그것은 가장 미세하기 때문이다.”
살바다부(薩婆多部)에서 말하였다.
“만약 똑같이 인간 세계 가운데에서 생을 받을 사람은 인간 세계의 중음(中陰)과 똑같으므로 서로가 볼 수 있으나, 이런 이치는 결정된 것이어서 그 밖의 다른 세계의 중음은 볼 수 없다. 만약 어떤 사람이 수행하여 천안통(天眼通)을 증득했으면 이 천안통은 곧 도류(道類)로서 중음의 빛깔을 볼 수 있지만 만약 과보로 증득한 천안통이면 중음의 빛깔을 볼 수 없나니, 그 중음의 빛깔이 다른 빛깔보다 미세하기 때문이다.”
정량부(正量部)에 의하면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늘 세계의 중음은 다섯 갈래 세계에 있는 중음의 빛깔을 다 볼 수 있지만 인간 세계의 중음은 네 세계는 볼 수 있으나 하늘 세계의 중음만은 볼 수 없나니, 그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례로 바로 앞의 세계까지는 볼 수 없으며, 나아가 지옥 세계의 중음에 이르면 앞의 네 갈래 세계의 중음은 볼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되나니, 그것은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지옥의 중음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여섯 번째는 몸의 양(量)이 크고 작음이다.
『구사론』에서 말하였다.
“몸의 크기가 예닐곱 살 되는 어린아이만 하고 아는 지식이나 총명하고 영리하기도 그 정도이다. 보살이 중음신으로 있으면 조금 병든 사람에게 크고 작은 모습이 모두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비록 중음신으로 있다고 하더라도 막 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면서 일만 구지(俱胝) 염부주(剡浮洲)를 두루 비출 수 있다.” - 031_0262_b_24L夫生則八識扶持,死則四大離散。迅矣百齡,終歸磨滅,循環三界,迴轉靡停。故經曰:‘有始必終,旣生則滅。’聖教不虛,目睹交臂,所以於此緣中,略述六門。第一門中臨命終時,撿身冷熱,驗其善惡,具知來報。故瑜伽論云:‘此有情者非色非心,假爲命者,大小皆同,死通漸頓。諸師相傳,造善之人,從下冷觸,至臍已上,煖氣後盡,卽生人中。若至頭面,熱氣後盡,卽生天道。若造惡者,與此相違,從上至腰,熱後盡者,生於鬼趣,從腰至膝,熱氣盡者,生於畜生,從膝已下乃至腳盡,生地獄中。無學之人入涅槃者,或在心煖,或在頂也。’然瑜伽論云:‘羯羅藍義,最初託處,卽名肉心,如是識於此處,最初託生,卽從此處,最後捨命。釋云:依瑜伽論,由造善生上故,從下漸捨,至肉心後,方說上捨。由造惡生下故,先從上捨,至肉心後,從下捨也。’依俱舍論云,若人正死,於何身分中,意識斷滅?若一時身死,根共意識,一時俱滅,若人次第死。此中偈曰:次第死腳齊 於心意識斷 下人天不生。論中釋曰:若人必往惡道受生,及人道,如此人等次第,於阿羅漢,此人於心、意識斷絕,有餘部說於頭上。何以故?身根於此等處,與意識俱滅故。若人正死,此身根如熱石水,漸漸縮減,於腳等處,次第而滅。釋云俱舍論述小乘義故云:身死於此等處,與意識俱滅。若依大乘,身根於此等處,與本識俱滅也。第二受生方法者,依俱舍論云,爲行至應生道處故,起此中陰,衆生由宿業勢力,所生眼根,雖住最遠處,能見應生處,於中見父母變異事。若變成男,於母卽起男人欲心,若變成女,於父卽起女人欲心倒。此心起瞋,此中有衆生,由二起顚倒心,故求欲戲往至生處,是卽樂得屬己。是時,不淨已至胎處,卽生歡喜,仍託彼生,從此剎那,是衆生五陰和合堅實,中有五陰卽滅,如此方說受生。若胎是男,依母左脅,面向母背蹲坐,若胎是女,依母右脅,面向母脅而住。若胎非男非女,隨欲類託生,住亦如此,無有中有異,於男女皆具根故。是故或男或女,託生而住。後時在胎中增長,或作黃門,若託生胎、卵二生,道理如此。若衆生欲受濕生,愛樂香故,至生處,此香或淨或不淨,隨宿業故。若是化生,愛樂處所故,至生處。如是若爾,地獄衆生,云何生樂處所?由心顚倒故。此衆生見寒風冷雨觸惱身,見地獄火猛熾盛可愛,欲得煖觸,故往入彼。復見身爲熱風光,及火焰等所炙,苦痛難忍,見寒冷地獄淸涼,愛樂冷觸,故往入彼。胎、卵二生,於父母變異事生處,濕、化二生,不由託赤白爲身,故無此變。濕生但愛著香故,至所生處。隨業善惡,所愛之香,自有淨穢。化生但愛所依之處,地獄雖是苦處,然罪人樂,亦得愛處,於中受生。何以故?非愛不受生故。論云:如往昔造作,能感如此生,樂見身是如此位,見彼衆生亦爾,是故往彼。先舊諸師,作如此說:若衆生年三十時。行殺生業,網捕衆生,行此事時,必有伴類,此業能感地獄生。後於中陰中,見自身如昔年三十行絅捕時,故言位。又見昔伴與昔不差,見地獄時,如昔見江湖諸伴,類等相牽,共入其中,緣此起變,卽於中受生。後解昔所造業雖多,必以一業,牽地獄生。或於年二十時,作此業,或三十時,作此業,後於中陰中,見自身如昔作業少老,見地獄衆生,竝如己年時,年時旣相似,於此衆生起變,卽往就彼。由此愛故受生。依經部師,作如此釋。又瑜伽論云:‘若居薄福者,當生下賤家。彼於死時及入胎時,便聞種種紛亂之聲,及自妄見,入於叢林,竹、葦、蘆、荻等中。若多福者,當生尊貴家。彼於爾時,便自聞有寂靜、羙妙、可意音聲,及自妄見,昇宮殿等,可意相見。’又俱舍論云:‘若人臨終,起邪見心,是人以先不善爲因,邪見爲緣,故墮地獄。有論師言:一切不善,皆是地獄因,此不善之餘,生畜生餓鬼中。又往業盛故,墮畜生中,如婬欲盛故,生於鴿、雀、鴛鴦之中。瞋恚盛故,生於蚖蝮蛇蝎中;愚癡盛故,生猪羊蚌蛤中;憍慢盛故,生於師子、虎狼中;掉戲盛故,生獼猴中;慳嫉盛故,生餓狗中。若有少分施善餘福,雖生畜生,於中微樂。身、口二業,雖由心爲主,然其口業受報者多。如罵人輕躁,喩如獼猴,卽生猴中。若言貪悷如鳥,語如狗吠,騃如猪羊,聲如驢鳴,行如駱駝,自高如象,惡如逸牛,婬如鳥雀,怯如猫狸,諂如野狐。如是諸惡,隨口受報。然由三毒爲本,三毒之中,貪愛爲重,如捉布一頭,餘則盡隨。’故智度論云:‘若不斷愛,愛則同生,是故四生皆由愛起。如說多欲生鳥雀中,多貪味故,廁中受生。又愛欲故,卵生、胎生,貪香味故,受濕生。隨其所愛故,起殷重業,則受化生。若殷重心樂行罪業,死時妄見地獄,受其化生。若殷重受福,上界化生。’故成論云:‘如樹根不拔,其樹猶生,貪根不拔,苦樹常在。’又瑜伽論云:‘云何生我愛?無間已生故,無始樂著戲論因,已熏習故,淨不淨業因,已熏習故,彼所依體,由二種因,增上力故。從種子,卽於是處中,有異熟,無間得生。死時如稱兩頭,低昂時等,而此中必具諸根。造惡業者,所得中有如黑羺光,或陰暗夜。作善業者,如白衣光,或晴明夜。’俱舍論云:‘此中有具足五根,金剛等所不能礙。須彌山下金剛中,有蝦蟆,於中受生,中有細色金剛,不能礙之。有天眼者,能見此事,更擧所聞事,證曾聞人說,燒鐵令熱,破之見虫。’第三壽量長短者,俱舍論云:‘若不定生,處於餘處。此道中皆得受生,譬如牛於夏時,欲事偏多,狗於秋時,熊於冬時,馬於春時,野干等欲事無時。是時,此衆生應生牛中,若非夏時,則生野牛中,若應生狗中,非時則生野干中。’又俱舍,小乘師有四釋不同。一說促時死已,卽受陰生;二說得住七七日,滿已處中有,不限時節;三說得住四十九日,生緣未具,死已更受,亦不限時節;四說隨受生緣,乃至經劫住,不命終。第五依瑜伽論云,若未得生緣,極七日住,死而復生,乃至七七日受死生,自此已後,決得生緣。此與前四,皆不同也。第四通力遲速者,俱舍論云:‘此中陰遊空而去,如人捨命,應至無量世界外受生,俄頃卽到,二乘通力未出一世界,中陰已至無量世界外,縱佛神力,亦不得能遮,令不往生,得住餘道,以業力定故。論通勝者,據勝凡夫二乘神通。’婆沙論云:‘神足勝者,據佛神通速也。’第五互見不同者,依俱舍論云:‘若同生道中陰,定互相見。若人有天眼最淸淨,是一道慧類,此人亦得見彼生。若報得天眼,則不能見,以最細故。’如薩婆多部云,若同於人道中受生同,是人道中陰,互得相見,此義爲定,不能見餘道中陰。若人修得天眼,此天眼則是道類,能見中陰色。若報得天眼,則不能見中陰色,中陰色細餘色故。依正量部云,天道中陰,備能見五道中陰色,人道中陰,能見四道,除天道中陰,非其所能見。如是次第除前,乃至地獄道中陰,除前四道中陰,非其所見,唯見地獄道中陰。第六身量大小者,俱舍論云:‘身量如六七歲小兒,而識解聰利,菩薩在中陰,如圓滿少病人,具大小相。是故雖在中陰,正欲入胎,而能遍照萬俱胝剡浮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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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사연(祭祠緣) - 031_0265_a_07L祭祠緣第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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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_0265_b_02L가만히 듣건대 금이나 옥은 다른 보물이나 사람에게 있어서는 모두가 보배요, 불교와 유교의 다른 이치도 멀고 가까운 사람이 다 함께 따르나니, 어찌 꼭 공자[尼]16)가 제 나라에서 태어났다 하여 곧 스승으로 삼고자 할 것이며, 부처님께서 먼 나라에 살고 있다고 하여 마음 속으로 버릴 생각을 하겠는가?
일의 절박함을 견디지 못해 문득 어리석은 견해를 진술하지만 옳고 그른 이치에 대해서야 감히 스스로 독단할 수는 없다.
옛날에 공구(孔丘)가 다니던 사당은 천 년의 규모요, 석가(釋迦)께서 다니셨던 사찰은 만대(萬代)의 신령스런 탑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형상을 보고 생각을 극복하고 형상을 바라보고 마음을 귀의함으로써 스승을 공경하고 임금에게 충성케 하는 것은 그 이치가 마찬가지이다.
정란(丁蘭)이 속대(束帶)하고 나무로 만든 어머님 형상을 효도로써 섬긴 것과 같은 일이요, 무진(無盡)이 영낙[瓔]을 풀어 다보불탑(多寶佛塔)에 받들어 올린 것과 같은 경우이다.
아득히 먼 옛날을 살피고 막막하게 청진(淸塵)을 생각하며 이미 발자취를 이어 숲을 이룩한 것도 이 이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또 『예경(禮)』을 상고하여 말하면 이러하다.
“천자(天子)는 일곱 대까지 제사를 지내고[七廟]제후는 다섯 대까지 제사 지내며, 대부(大夫)와 경사(卿士)는 각각의 계급이 있다. 그래서 하늘은 신(神)이라 하여 원구(圓丘)에서 제사를 지내고 땅을 기(祇)라 하여 방택(方澤)에서 제사를 지내며, 사람은 귀(鬼)라 하여 종묘(宗廟)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용귀(龍鬼)가 비를 내리는 노고와 소[牛畜]가 쟁기를 끄는 효용에 대해선 혹은 마을 저자거리에 형상을 만들어 세우고 그 모습을 성문(城門)에 세우거늘 어찌 천상과 천하의 삼계(三界)대사이시며, 이 세계와 저 세계의 사생(四生)의 자부(慈父)로서 그 위엄과 덕은 만억 중생이 따르는 바요, 풍속과 교화는 백령(百靈)의 본보기가 되는 것에 있어서야 두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착한 사람의 회향은 온갖 갈래의 지류(支流)가 넓은 바다로 돌아가는 것과 같고 큰 광명이 포섭하여 받아들이는 것은 해와 달이 온갖 별을 이끄는 것과 같다. 월지(月支)에서 그림자를 남기고 나갈(那竭)에서 몸을 불살라 얻은 사리가 두루 퍼져서 기환(祇桓)에서 드디어 그 형상이 만들어졌다. 성인과 현인이 이 경복(景福 : 큰 복)에 의지하니, 혹은 존중하고 혹은 귀하게 여기면서 여기에서 편안함 얻기를 바라고 있다.”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모든 인민들이 살고 있는 집[舍宅]에는 모두 귀신이 있어서 빈 자리가 없다.
거리ㆍ골목ㆍ길ㆍ밭두둑 길ㆍ푸줏간ㆍ시장ㆍ가게와 온갖 산 속 무덤에도 다 귀신이 있어서 조금도 비어 있는 곳이 없다. 모든 귀신들은 다 의지하는 바를 따라서 곧 그 이름이 있게 된다.
가령 사람이 처음 날 때부터 다 귀신이 그를 따라다니면서 그를 옹호하며, 만약 사람이 죽으려고 할 때에는 귀신이 정기(精氣)를 거두어 들인다.
열 가지 악을 실천한 사람은 천이건 백이건 다 한 신 (神)이 보호하고, 열 가지 선을 실천한 사람은 마치 백천 사람이 국왕을 모시고 호위하듯이 그를 호위 하고 모신다.”
또 『시방비유경 (十方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천상이나 천하의 귀신들은 당장 닥치거나 앞으로 다가올 사람의 수명과 죄복(罪福)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을 살려낼 수도 없고 죽일 수도 없으며, 또 사람들을 부귀(富貴)하게 하거나 빈천(貧賤)하게 할 수도 없다. 다만 남을 시켜서 악을 짓거나 살생을 범하게 할 뿐이다. 사람이 쇠모(衰耗)해질 때를 틈타서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가지고 그에게 재앙과 복을 이야기해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에게 와서 제사를 지내게 할 뿐이다.”[그러므로 부질없이 귀선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현세의 복을 구하려고 해도 그 힘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보요경(普曜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가섭(迦葉)이 게송으로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스스로 생각해 보면 제사를 지내온 지
이미 팔십 년이 지났네.
바람ㆍ물ㆍ불의 신과
해ㆍ달ㆍ산ㆍ냇물의 신 받들기를
밤이건 낮이건 게을리하거나 폐하지 않고
마음 속에는 다른 생각 없었지만
끝끝내 얻은 것 아무것도 없고
부처님을 만나고야 곧 일들이 편안해졌네.”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바라문이 있었는데, 사당의 하늘신을 섬겨 밤낮으로 받들어 모셨다.
그러자 천신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을 구하느냐?’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저는 지금 이 천사(天祀)의 주인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천신이 말하였다.
‘저기에 소 떼가 있다. 너는 그 중 맨 앞에 가는 놈에게 물어보라.
곧 천신의 말대로 가서 그 소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지금 어떠하냐? 고통스러우냐, 즐거우냐?’
소가 곧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너무도 괴롭다. 가시는 나의 양쪽 갈비를 찌르고 시목(柴木)은 뒤틀려서 척추가 다 부서졌다. 그런데도 멍에를 메고 무거운 짐을 싣고 끌고 다니며 잠시도 휴식할 때가 없다.’
또 물었다.
‘너는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소의 폼을 받았느냐?’
소가 대답하였다.
‘나는 천사의 주인이었을 때 스스로 방자하게 내 마음대로 천사의 물건을 썼다가 목숨을 마치고는 소가 되어 지금 이런 고뇌를 받고 있다.’
이 말을 듣고 그는 곧 천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천신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지금도 천주(天主)가 되고 싶으냐?’
바라문(婆羅門)이 말하였다.
‘제가 이 사실을 관찰해보니 이젠 정말로 천사의 주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천신이 말하였다.
‘사람들은 선과 악을 행하여 스스로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러자 바라문은 잘못을 뉘우치고 곧바로 온갖 선행을 닦고 전생의 악을 고쳤다.”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노인이 있었는데 그의 집은 큰 부자였다. 이 노인은 갑자기 고기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거짓 방편을 써서 밭가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면서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우리 가업(家業)으로 큰 부자가 된 이유는 이 나무신의 은혜와 복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너희들은 마땅히 저 양떼들 중에 양 하나를 잡아서 제사를 지내야 할 것이다.’
그 때 여러 아들들은 아버지의 분부를 받들어 조금 후에 양을 잡아 이 나무 신에게 기도하고 정성을 드리기 위해 곧바로 나무 아래에 천사(天祀)를 짓고 제사를 지냈다.
그의 아버지가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지은 업에 쫓겨 자기 집 양의 무리에 환생하게 되었다. 그 때 그 아들들이 나무의 신에게 제사 지낼 때가 되자 곧 한 마리 양을 붙잡았는데, 우연히 그의 아버지[후]를 붙들어 죽이려고 하였다.
양은 곧 ‘매에 매에’하고 울다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이 나무에 무슨 신령함이 있겠느냐? 내가 과거에는 고기가 먹고 싶어서 너희들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도록 하여 너희들과 함께 이 고기를 같이 먹은 적이 있었다. 이제 그 죄갚음을 나 홀로 먼저 당하게 되었구나.’
그 때 마침 어떤 아라한이 우연히 밥을 얻으려고 그 집에 이르렀다가 그들의 죽은 아버지가 양의 폼을 받은 것을 보고 곧 그 양의 주인에게 도안(道眼)을 빌려주어 스스로 관찰하게 하였다. 그들은 마침내 그 양이 자기 아버지임을 알고 마음속에 괴로움이 생겨 곧 니무 신을 파괴하고서 잘못을 뉘우치고 복을 닦아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았다.”
또 『우바새계경(優婆塞械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아들이 착한 법을 닦으면 아버지가 착하지 않은 일을 하더라도 아들이 선을 닦음으로 인하여 그의 아버지는 세 갈래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 고했다.
그러나 그 뜻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업이 부자(父子) 간에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아버지가 죽고 난 뒤에 아귀(餓鬼)의 세계에 떨어졌을 때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복을 벌면 장차 그 아비는 천상에 태어 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천상에 태어나더라도 그는 인간 세계의 물건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그는 천상(天上)에서 뛰어나고 절묘한 보배를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또 지옥에 떨어져서도 온갖 고뇌를 받기 때문에 생각하고 기억할 겨를이 없으니, 그런 까닭에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축생이나 인간 세계에서도 그 일은 또한 그러하다. 만약 그렇다면 무슨 까닭에 유독 아귀만 명복을 벌어주면 복을 얻을 수가 있는가? 그것은 본래 가지고 있는 애욕ㆍ탐욕ㆍ간탐ㆍ인색함 때문에 아귀에 떨어졌고, 이미 아귀가 되었으면 늘 본래의 잘못을 뉘우치고 명복 얻기를 사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명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가 지은 업 때문에 다른 세계에 태어나고 그 나머지 권속들이 아귀의 세계에 떨어졌으면 그들도 다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아귀를 위하여 복덕을 지으라고 권유해야 하느니라.[『政法念經)』의 내용도 그 대의는 역시 이와 같다.]
만약 사당에 제사를 지내면 누가 그것을 받는가? 그 사당이 있는 곳을 따라서 받는 이가 있게 된다. 가령 나무 숲 가까이에 있으면 나무신이 받고 집ㆍ강ㆍ우물ㆍ숲ㆍ언덕 등도 역시 이와 같다.
이 사람은 제사를 지낸 뒤에 또한 복덕을 얻게 된다.
왜냐 하면 그 제사를 받는 이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였기 때문이니, 이렇게 제사를 지낸 복덕으로 그의 몸과 재물을 보호해 준다. 그러나 만약 살생을 하여 사당에 제사를 지내고 얻은 복은 그 이치가 그러하지 못하다.
왜냐 하면 세상 사람이 이란(伊蘭)의 씨앗을 심어 전단(旃檀)나무가 나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생의 목숨을 끊고서 어떻게 복덕을 얻겠는가?
만약 제사를 지내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향ㆍ꽃ㆍ우유ㆍ낙(酪)ㆍ소(蘇)ㆍ과일 등을 써야 한다. 죽은 사람을 위하여 명복을 벌어주는 데에는 세 때[時]가 있으니, 몸에는 정월(正月)이요 여름에는 오월(五月)이며, 가을에는 구월(九月)이다.
또 집이나 방ㆍ침구ㆍ탕약ㆍ원림(園林)ㆍ못ㆍ우물과 소ㆍ양ㆍ코끼리ㆍ말 등 갖가지 생활용품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시할 경우, 그렇게 보시한 뒤에 목숨을 마치고 나면 이 사람의 복덕은 보시한 물건을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난 뒤나 가까운 시일에 복덕이 항상 생긴다.
이 복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느니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목숨을 마친 뒤에는 그것이 다 없어진다〉고 하나, 그 뜻은 그럴 리가 없느니라.
왜냐 하면 물건이 파괴되어 쓰지 못하게 된 것은 두 때 사이에 사라지고 목숨이 다할 때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출가한 사람이 속가에 있는 사람을 본받아 해마다 절일(節日)에 음식을 버리는 것은 세간법을 따르는 것이므로 진실이 아니다. 이것은 또한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믿기 때문이다.
만약 집안에 간직하고 있는 좋고 나쁜 것을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보시하면 그것을 일체시(一切施)라고 말하고, 만약 자기 몸에 지니고 있거나 처자(妻子)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들을 남에게 보시하면 이것을 부사의시(不思議施)라고 이름한다.’”
또 『바사론(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아귀를 위해 복을 지으면 아귀는 그 음식을 얻고 또한 몸이 더욱 불어나고 냄새를 맡으면 향내를 얻고 나쁜 빛깔도 다 좋은 빛깔로 변한다.”
또 경전에서 말하였다.
“모든 귀신들이 먹는 것이 같지 않다. 어떤 귀신은 고름을 먹기도 하고 어떤 귀신은 똥을 먹기도 한다. 이들은 보시를 얻고 나면 이 모든 것을 가장 절묘한 색깔과 맛으로 변화시킨다. 만약 귀신이 다른 곳에서 태어나더라도 친히 보시를 받을 때에는 그 귀신은 업의 힘으로 멀리서 그것을 알고 기쁜 마음을 낸다. 만약 속가에 돌아와 있으면서 괴로운 과보를 받을 때라도 친히 보시를 받으면 귀신도 친히 보고 기쁨을 낸다.”
또 『바사론』에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법에 맞지 않게 재물을 구하거나 재물을 얻었을 때에 그 재물을 탐하고 아끼기 때문에 자기의 권속들에게도 오히려 주고 싶은 마음이 없거늘 더구나 다른 사람이겠는가?
남에게 보시할 마음이 없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아귀의 세계에 떨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만약 그 집 부근에 있는 깨끗하지 못한 변소 같은 곳에 머물게 되면 모든 친척과 이웃들이 고뇌(苦惱)하는 마음을 내어 이와 같은 생각을 한다.
‘저 사람은 재물을 저만큼 모아 쌓아 두고도 스스로 쓰지도 않고 또 남에게 보시하지도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고뇌에 빠지기 때문에 그 음식을 보시하려고 하여 모든 권속과 친우(親友)ㆍ지식(知識)ㆍ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 등을 청하여 그 음식을 보시하면, 그 때 아귀(餓鬼)는 직접 스스로 그것을 보고 권속들의 재물에 대하여 자기의 소유라는 생각을 내고 또 이와 같이 생각한다.
‘이 재물은 내가 전에 모아서 쌓아두었던 것인데 지금 남들에게 보시하는구나.’
그리고는 마음으로 크게 환희하면서 복전(福田)의 처소에 대하여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낸다. 그러나 만약 다른 세계에 태어나면 대부분 힘을 얻지 못한다. 가령 죽은 사람이 이 복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를 위해 선행을 닦으면 스스로 큰 이익을 얻나니, 마치 자비를 일으켜 스스로 늘 복을 얻는 것과 같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자비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들을 염려하여 그들로 하여금 쾌락(快樂)을 얻게 하면 중생들이 비록 얻은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은 그 복을 많이 얻는다. 만약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비록 천상에 태어나거나 성인이 되었더라도 도리어 의복과 음식이 모자라게 되리라.”
그러므로『우바새계경(優婆塞械經)』에서 말하였다.
“계율을 잘 지켜서 비록 아라한이 되었어도 배고픈 괴로움을 막지 못하나, 만약 보시 행하기를 좋아하면 비록 귀신이나 축생의 세계에 떨어져도 늘 배 부르고 부족한 것이 없을 것이다.”
또 『미증유경(未曾有經)』에서 말하였다.
“어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우리 아버지인 선왕은 외도를 받들어 섬겨서 항상 보시를 실천하변서 범천(梵天)의 복을 구했습니다. 이와 같이 한 공덕으로는 어떤 하늘에 태어납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전왕(前王)은 그 과보로 지금 지옥에 있습니다. 왜냐 하면 훌륭한 시기를 만나지 못하고 좋은 벗을 만나지 못했으며, 좋은 방편도 없었으므로 비록 공덕을 닦았지만 죄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보시를 한 공덕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뒤에 죄를 마치고 나면 그 때야 비로소 복을 받게 될 것이니라. 복을 닦는 것은 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선제(先帝)대왕께서는 다섯 가지 악한 업이 있었기에 지옥에 태어났습니다.
첫째는 오만하고 질투하며 폐악하여 일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곧바로 회초리로 매질하고 벌하면서 인욕(忍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보물과 재산을 탐내고 사랑하여 일의 판단이 공평하지 못해서 천하로 하여금 원한을 품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이리저리 다니면서 사냥을 하며 기뻐한 것이니, 인민(人民)들을 괴롭게 하고 고달프게 하였으며 중생들이 가장 사랑하는 목숨을 상하거나 해쳤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여색에 빠져 집착하는 것이니, 새 것을 얻으면 옛 것을 싫어하면서 어루만져 대접함이 공평하지 못하여 원한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계율을 깨뜨린 것입니다.
이 글로 증명할 수 있으니, 그러므로 알아야 한다. 삿된 것을 섬겨 복을 닦는 다는 것은 선과 악은 항상 달라서 괴로움과 즐거움 두 가지 과보는 서로 섞이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영리한 근기와 많이 들음으로써 삼보(三寶)를 바르게 믿었는데 어찌 괴로움의 과보를 초래하겠는가?”
또 『유무삼매경(有無三昧境)』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사람으로서 도를 구하고 선정(禪定)에 안주(安住)하려면 먼저 꼭 잡념부터 끊어야 한다. 사람이 이 세간에 태어나 도를 증득하지 못하는 까닭은 다만 앉아서 생각하되 더러운 잡념이 많기 때문이다. 한 생각이 오면 한 생각이 가니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팔억 사천만 생각이 일어나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쉬 질 않는다. 한 번 선을 생각한 사람은 또한 선한 과보를 얻고, 한 번 악한 것을 생각한 사람은 그 또한 악한 과보를 받는다. 그것은 마치 메아리가 소리를 따라 호응하는 것과 같고 그림자가 형상을 따라 나타나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선하고 악한 것과 죄와 복은 각각 다른 것이니라.’”
또 『중아함경(中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죽은 사람을 위하여 제사를 지내 음식을 보시하면, 아귀에 태어난 이는 그 음식을 얻어 먹을 수는 있겠으나 다른 세계에 태어난 중생들은 제외되어 얻어 먹지 못하나니, 그것은 저마다 먹고 살아가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친족으로서 아귀의 세계에 태어나지 못한 이는 다만 보시하면 그것은 보시한 사람만이 그 복을 얻고 나아가 시주(施主)가 여섯 갈래 세계에 태어났을 때에도 보시하는 물건이 항상 따른다. 계율을 잘 지켰기 때문에 비록 사람의 몸을 얻긴 하겠지만 반드시 다른 복으로 도와주는 과보가 있어야 하느니라.”
또 『왕생경(往生經)』에서 말하였다.
“죽은 뒤에 그 죽은 이를 위하여 복을 지으면 죽은 사람은 그 복의 칠분의 하나를 얻고 나머지는 현재 복을 벌어 주는 이에게 속한다.”
또 『관정경(灌頂經)』에서 말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산이나 들로 전송하여 그곳에 무덤을 만들고 탑을 세운다면 죽은 사람의 정기와 영혼은 거기에 살고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거기에 있기도 하고 혹은 있지 않기도 하느니라. 만약 사람이 살아 있었을 때 선근(善根)을 짓지 않고 삼보(三寶)를 알지도 못했었으나 그래도 악한 짓을 하지 않았다면 선으로 받을 복도 없고 악으로 받을 재앙도 없으며 선지식(善知識)이 그를 위하여 복을 닦아주는 일도 없으면, 이 때문에 정혼(精魂)이 그 무덤이나 탑 속에 있나니 그것은 그 혼령이 아무데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곳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혹 그가 전생에 어떤 세상에 살았을 적에 복과 선을 크게 닦고 부지런히 도를 실천하면 혹은 천상에 태어나 삼십삼천 안에서 복을 받으며, 혹은 인간 세계의 부호(富豪) 집안에 태어나서 그가 가는 곳마다 자연 마음대로 모든 것이 생기나니 그 또한 있지 않는 것이요, 혹은 그가 전생에서 살았을 적에 삿된 도에 기도하고 제사를 지냈거나 참되고 비른 것을 믿지 않고 나쁜 직업으로 스스로 생활하면서 아첨하고 거짓말하며 남을 속였으므로 아귀나 축생의 세계에 떨어져서 온갖 고통을 갖추어 받거나 지옥을 두루 돌아다니면 그 때문에 무덤이나 탑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또 있지 않는 경우를 말하자면 혹은 다섯 가지 곡식의 경우 곡식의 뼈대가 아직 썩어 문드러지지 않았을 때에는 미세한 영(靈)이 있다가 그 뼈대가 다 썩어 문드러지면 이 영은 곧 사라져서 아무런 기세(氣勢)가 없게 된다. 그리하여 사람을 위하여 온갖 화도 복도 지을 수 없다. 영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을 때라 하더라도 혹 고향의 친한 사람으로서 목숨을 마친 사람이 세상에서 아무런 복이 없거나 또는 삿되고 아첨만 일삼으면 마땅히 귀신 세계에 떨어지고, 혹은 나무나 잡된 물건의 정기[精]가 되어 받을 만한 하늘의 복도 없고 지옥에서도 거두어 주지 않으면 비록 세간을 버렸더라도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을 떠돌아 다니게 된다. 그들에게는 이미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을 두렵게 하고 충동하여 온갖 변괴(變怪)를 지어 사람의 마음을 선동한다.
혹 요망한 도깨비나 삿된 스승에게 의지하는 것으로써 복이 된다 하고 온갖 복을 찾아 오래 살기를 얻으려 하며, 어리석고 삿된 소견으로 생물을 잡아 제사 지내다가 죽어서는 지옥ㆍ아귀ㆍ축생 세계에 떨어져 벗어날 기약조차 없거늘 삼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만약 어떤 사람이 목숨을 마치는 날에는 마땅히 향을 피우고 등불을 늘 켜두어 밝히며, 탑사(塔寺) 가운데 찰간(刹竿) 위에 표시하고 명과번(命過幡)을 달고 존귀한 경전을 읽으면서 삼철일 (三七日)을 마쳐야 한다.
왜냐 하면 목숨을 마친 사람은 중음(中陰)으로 있으면서 그 몸이 어린아이 같고 죄와 복이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마땅히 그를 위하여 복을 닦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죽은 이의 생신(生神)이 시방의 한량없는 찰토(刹土)에 태어나게 되기를 원하면 이 공덕을 이어 틀림없이 왕생(往生)할 것이다.
죽은 이가 세상에 있었을 적에 만약 죄와 허물이 있어서 꼭 여덟 가지 환난에 떨어질 처지라 하더라도 번기와 등의 공덕으로써 반드시 해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선(善)한 서원이 있으면 마땅히 부모에게 태어날 것이나, 다른 세계에 있게 되어 빨리 태어날 수 없는 처지라도 번기와 등의 공덕으로써 모두 빨리 태어날 것이며 머물러 있어야 하는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만약 태어남을 얻고 난 뒤에는 마땅히 사람이 되는데 복덕이 있는 아들로 태어나 삿된 귀신들이 틈을 엿볼 수 없게 되고 그 종족도 또한 호강(豪强)할 것이니, 그런 까닭에 복과 선이 되는 번기와 동의 공덕을 닦아야 하느니라.
또 만약 네 부류의 남녀(男女)로서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나 또는 이미 목숨을 마친 뒤에 그가 죽은 날 누런 번기를 찰간 꼭대기에 달아서 죽은 이로 하여금 복덕을 얻게 하고, 팔난(八難)의 고통을 여의게 하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깨끗한 국토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번기와 일산을 공양하면 마음 속에 원하는 바를 따라 마침내 보리를 이룩하게 한다. 번기가 바람을 따라 움직여 모두 파손되고 다하여 마침내 작은 먼지로 되어버리면 바람이 그 작은 먼지를 불어 날리어 그 복은 한량없이 많게 될 것이다.
번기가 한 번 펄럭일 때 전륜왕(轉輪王)의 자리와 나아가 티끌처럼 많은 작은 왕의 자리까지 불어버리면 그 과보는 한량없이 많을 것이다. 사십구 일 동안 온갖 유명(幽冥)을 비추고 만약 고통받는 중생이 있으면 그 광명의 힘을 입어 다 서로들 보게 될 것이다. 이 복덕을 연(緣)하여 저 중생들을 구제하여 다 휴식(休息)을 얻게 할 것이니라.’
또 『정도삼매경(淨度三味經)』에서 말하였다.
“팔왕일(八王日)에는 모든 천제석(天帝釋)의 진신(鎭臣) 서른두 사람과 사진대왕(四鎭大王)과 목숨을 맡은 관리[司命]와 기록을 맡은 관리[司錄]와 오라(五羅)대왕과 여덟 왕의 사자가 다 나와 덮여진 그의 행업을 찾기 위하여 사방에 포고령을 내린다.
또 네 왕이 보름날과 그믐날에 아뢰는 백성들이 행한 선과 악을 조사하며 지옥의 왕도 또한 보신(輔臣)과 작은 왕들을 보내고 그들은 동시에 함께 나와 죄가 있으면 곧 기록하곤 한다.
먼저 여덟 왕의 재일(齋日)에는 죄를 범해도 복의 힘이 강하므로 구원을 받아 안온해지고 다른 복의 힘을 벌지 않아도 용서를 받는다. 뒤의 재일에 이르러 중한 죄를 범한 수효가 많으면 수명이 감해지거나 이름을 기록하였다가 꼭 죽인다.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어느 때라고 적어 지옥에 내려주면, 그 지옥에서는 그 문서를 받들어 곧 지옥 귀신에게 보내 그 이름을 기록하여 지니게 한다. 지옥 귀신은 자비가 없어 죽을 날이 오기도 전에 강제로 재촉하여 악을 짓게 하고 그의 목숨을 앗아가며 복이 많은 이는 그 수명을 더욱 늘려준다.
하늘은 선신(善神)을 보내 그의 몸을 보호하여 비록 지옥에 내려보내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죄명을 없애어 죽음을 제거하여 결정코 살게 하며 그는 나중에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또 『관불삼매경(觀佛三昧境)』에서 말하였다.
“그 때 광야(曠野)의 귀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항상 사람을 물어 먹는데 이제 살생하지 말라 하시니 그러면 장차 저는 무엇을 먹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귀왕(鬼王)에게 타이르셨다.
‘너는 단지 살생만은 하지 말라. 내가 내 제자들에게 경계하여 항상 너에게 먹을 것을 베풀어 주고, 나아가 법이 멸하는 지경에 이르더라도 나에게 힘이 있기 때문에 너로 하여금 늘 배가 부르도록 하리라.’
귀왕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오계(五械)를 받았다.”
그러므로『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였다.
“여러 성문(聲聞) 제자들을 시켜 중생들에게 먹을 먹을 것을 내어 주고 광야의 귀신들을 구제하게 하였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귀신은 사람들로부터 음식을 조금 얻으면 곧 그것을 변화시켜 많게 만들어 귀신들을 배불리 먹인다.”
또 『비유경(譬喩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阿難)과 함께 강가에 이르러 거닐고 계셨다. 그러다가 오백 명의 아귀들이 노래를 부르며 가는 것을 보셨고 또 수백 명의 좋은 사람들이 울면서 지나가는 것을 보셨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귀신은 무엇 때문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울면서 다닙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아귀 집안의 아이들과 친속(親屬)들은 그들을 위해 복을 지어 해탈을 얻었다. 그런 까닭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들의 집안 아이들과 친속들은 오직 살생만 하고 어느 한 사람도 복을 짓지 않다가 훗날、큰 불이 그들을 핍박하였다. 그런 까닭에 울면서 다니느니라.’
또 『숙원과보경(宿願果報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바라문 부부 두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에겐 자식이 없었다. 재물은 풍부하여 헤아릴 수 없이 많았는데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제각기 서로를 보고 말하였다.
‘우리 각자 꼭 돈을 삼켰다가 저승가는 길에 자량(資糧)으로 삼읍시다.’
그런데 그 나라 풍속엔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지 않고 다만 나무 밑에 그대로 놓아두곤 하였다. 그들은 저마다 돈 오십 전을 삼켰었는데 시체가 썩어 문드러지자 그 시체에서 돈이 나왔다.
그 나라에 어떤 현인 한 사람이 있었는데 길을 가다가 이것을 보고 불쌍하게 여겨 눈물을 철철 흘리며 그들의 간탐에 대하여 매우 상심해했다.
그리하여 그 돈을 가지고 그들의 복을 벌어주기 위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했고 그 돈을 다 써서 음식을 장만하여 부처님 앞에 공양을 올리고 주문을 외우며 발원을 하였다.
그 때 인색했던 바라문 부부는 아귀로 있으면서 고통을 받다가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되어 사배(四輩)17) 사종승이란 부처님이나 독각(獨覺)처럼 스스로 도를 깨달은 승도사문(勝道沙門), 사리불과 같이 법을 말하여 도를 보이는 시도사문(示道沙門), 아난과 같이 계ㆍ정ㆍ혜 삼학으로 목숨을 삼는 명도사문(命道沙門), 죄가 많은 비구인 오도사문(汚道沙門)을 말한다.
를 초청했다. 천상에 태어난 이 부부는 곧 천안(天眼)을 얻어 그 사실을 알고는 복을 짓기 위하여 천상에서 내려와 변화로 나이 젊은 사람이 되어 단월 (檀越)을 도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주방의 나이 젊은 사람이야말로 정말 참다운 단월이로구나.’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자 그들은 곧 도적(道跡 : 須陀洹)을 증득하였고, 어진 이도 또한 도적을 증득하였으며, 대중 스님들도 기뻐하였고 모두들 천상에 태어났다.”
또 『백유경(百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상인들이 있었다. 그 상인들은 큰 바다로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길을 인도할 사람이 필요하였다. 그리하여 곧 함께 길을 인도할 사람 하나를 구하여 서로 데리고 길을 떠났는데 넓은 들판에 이르렀을 때 어떤 천사(天寺)를 만나게 되었다. 이 천사는 꼭 거기에 사람을 죽여 제사를 올리고 나서야 지나갈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 때 여러 상인들은 함께 생각을 말하였다.
‘우리는 똑같이 친한 사이인데 어떻게 죽일 수가 있겠는가? 오직 이 길잡이를 죽여 제사를 지낼 수밖에 없겠구나.’
그리고는 곧 길잡이를 죽여 제사를 지냈다. 하늘 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난 뒤에 길을 가다가 길을 잃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라 극심한 고생을 하다가 다 죽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법해(法海)에 들어가 보배를 취해 오려거든 먼저 꼭 선행 (善行)을 닦고 그것으로 길잡이를 삼아야만 하느니라. 그런데도 선행을 헐어 깨뜨리고 나고 죽음의 황량한 벌판에서 영영 벗어날 기약조차 없이 세 갈래 악한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고통 받음이 길고도 멀구나.
그것이 마치도 저 상인들이 장차 바다로 나아가려고 하면서도 그 길잡이를 죽여 버리고 나루를 잃어 끝내는 고생하다가 죽고 마는 것과 같느니라.”
게송을 읊는다.
고당(高堂)은 진실로 여행하는 사람을 맞는 곳이요
마음 속에 품은 업의 이치는 항상 서로 끌어당기네.
옥갑(玉匣)은 바로 관(觀)에 맡기고
금대(金臺)도 더 이상 늘리지 말게.
상두 노래[挽聲]는 길을 따라 멀어져만 가고
송자의 그림자[蘿影]는 소나무에 걸려 있네.
어찌 열 가지 생각[十念]18)에 머무를 수 있으랴.
오직 네 가지 연(緣)만을 따라야 하네.
환공(幻工)이 같고 다름을 교묘하게 만들어
변화하고 희롱하며 많은 폼 만들 적에
어리석은 세속 사람 나니 남이니 다투거늘
어느 누군들 또한 진실이라고 말하지 않으리.
그릇된 사람은 오래 가고 견고하리라고 의심하나
깨달은 사람은 허깨비요 나그네임을 안다네.
승침(升沈)과 고락(苦樂)이 이미 다르거늘
부질없이 푸른 하늘에 제사 지내며 곡(哭)을 하겠는가. -
031_0265_a_08L竊聞,金玉異珍,在人共寶;玄儒別義,遐邇同遵,豈必死生自國,便欲師之?佛處遠邦,有心捐棄,不勝事切,輒陳愚見是非之理,不敢自專。昔,孔丘辭逝廟,千載之規摹;釋迦言往寺,萬代之靈塔。欲使見形剋念,面像歸心,敬師忠主,其義一也。至如丁蘭束帶,孝事木母之形;無盡解瓔,奉承多寶佛塔。眇尋曠古,邈想淸塵,旣踵成林,於理不越。又案禮經云,天子七廟,諸侯五廟,大夫卿士各有階級。故天曰神,祭天於圓丘;地曰祇,祭地於方澤;人曰鬼,祭之於宗廟。’龍、鬼降雨之勞,牛畜挽犂之效,由或立形村市、樹像、城門,豈況天上天下三界大師,此方、他方四生慈父,威德爲萬億所遵,風化爲百靈之範?故善人迴向,若群流之歸溟壑;大光攝受,如兩曜之伴衆星。自月支遺影,那竭灰身,舍利遍流,祇桓遂造,乃聖乃賢,憑茲景福,或尊或貴,冀此獲安者矣。如長阿含經云:‘一切人民所居舍宅,皆有鬼神,無有空者。街巷、道陌、屠膾市肆及諸山塚,皆有鬼神,無有空處。凡諸鬼神皆隨所依,卽以爲名。若人初生,皆有鬼神隨逐擁護。若人欲死,鬼收精氣。行十惡人,若百若千,共一神護,行十善者,猶如國王,以百千人,而侍衛之。’又十方譬喩經云:‘天上天下鬼神,知人壽命、罪、福、當至、未至、不能活人、不能殺人、不能使人、富貴、貧賤。但欲使人,作惡犯殺,因人衰耗,而狂亂之,語其禍福。令人向欲得設祠祀耳故知空祭鬼神欲求現福難可得力也又普曜經:‘於時,迦葉以偈報佛:自念祠祀來 已歷八十年 奉風水火神日月諸山川。 夙夜不懈廢 心中無他念至竟無所獲値佛乃安寧。’又雜寶藏經云:‘昔日,有一婆羅門,事廟室天,晝夜奉事,天卽問言:汝求何等?婆羅門言:我今求作此天祀主。天言:彼有群牛,汝問最前行者。卽如天語,往問彼牛:汝今何似爲苦爲樂?牛卽答言:極爲大苦。刺刺兩肋,柴戾脊破,駕挽載重,無休息時。復問言:汝以何緣,受是牛形?牛答之言:我是天祀主,自恣極意,用天祀物,命終作牛,受是苦惱。聞是語已,卽還天所。天卽問言:汝今欲得作天主不?婆羅門言:我觀此事,實不敢作。天言:人行善惡,自得其報。婆羅門悔過,卽修諸善,改往前惡。’又雜寶藏經云:‘昔有老公,其家巨富,而此老公思得肉食,詭作方便,指田頭樹,語諸子言:令我家業所以諧富,由此樹神恩福。故爾今日,汝等宜可群中取羊,以用祭祀。時,諸子等承父教勅,尋卽殺羊,禱賽此樹,卽於下立天祀舍。其父後時,壽盡命終,行業所追,還生己家羊群之中。時,値諸子欲祀神樹,便取一羊,遇得其父,將欲殺之,羊便咽咽笑而言曰:而此樹者,有何神靈?我於往時,爲思肉故,妄使汝祀,皆共汝等,同食此肉,今償殃罪,獨先當之。時,有羅漢,遇到乞食,見其亡父受於羊身,卽借主人道眼,令自觀察,乃知其父,心懷懊惱,卽壞樹神,悔過修福,不復殺生。’又優婆塞戒經云:‘佛言:或有說言:子修善法,父作不善,因子修善,令父不墮三惡道者。是義不然。何以故?身、口、意業,各別異故。若父喪已,墮餓鬼中,子爲追福,當知卽得。若生天中,都不思念人中之物。何以故?天上成就勝妙寶故。若入地獄,受諸苦惱,不睱思念,是故不得。畜生、人中,亦復如是。若謂餓鬼何緣獨得?以其本有愛、貪、慳、悋,故墮餓鬼,旣爲餓鬼,常悔本過,思念欲得,是故得之。若所爲者生餘道中,其餘眷屬墮餓鬼者,皆悉得之。是故智者應爲餓鬼勸作福德正法念經大意亦同若有祠祀,誰是受者?隨其祠處,而爲受者。若近樹林,則樹神受,舍、河、泉、井、山林、堆阜,亦復如是,是人祀已,亦得福德。何以故?令彼受者,生喜心故。是祀福德,能護身財。若說殺生祠祀得福,是義不然。何以故?不見世人種伊蘭子,生栴檀樹,斷衆生命,而得福德。若欲祠者,當用香華、乳酪、蘇果,爲亡追福,則有三時,春時正月,夏時五月,秋時九月。若以房舍、臥具、湯藥、園林、池井、牛羊、象馬、種種資生,布施於他,施已命終,是人福德,隨所施物,住用久近,福德常生,是福追人,如影隨形。或有說言終已便失,是義不然。何以故?物壞不用,二時中失,非命盡失。若出家人效在家人,歲節之日,棄飮食者,隨世法故,非眞實也。亦信世法、出世法故,若能隨家所有好惡,常樂施者,名一切施。若以身分及以妻子所重之物,施於人者,是則名爲不思議施。’又婆沙論云:‘爲餓鬼作福,鬼得飮食,亦增益身,臭者得香,惡色得好色。又經云:如諸鬼等所食不同,或膿或糞,得是施已,一切變成上妙色味。若鬼異處受生,親爲施時,彼鬼業力,遙知生喜。若還在家受苦報者,親爲施者,鬼自親見生喜。’又婆沙論云:‘有人不如法求財,及其得時,以慳惜故,於己眷屬,尚無心與,況復餘人?以無施心故,身壞命終,墮餓鬼中。若在本舍邊,不淨糞穢廁溷中住,諸親里等生苦惱心,作如是念:彼積聚財,自不受用,又不施人,以苦惱故,欲施其食,請諸眷屬、親友、知識、沙門、婆羅門,施其飮食。爾時,餓鬼親自見之,於眷屬財物,生己有想,作如是念:如此財物,我所積聚,今施與人,心大歡喜,於福田所生信敬心,若生餘道,多不得力,縱令亡人,不得此福,故爲修善,自得大利,如似起慈,自常獲福。’又智度論云:‘如慈心念諸衆生,令得快樂,衆生雖無所得,念者大得其福。若不樂施,縱生天得聖,還乏衣食。故優婆塞戒經云:持戒雖得羅漢,不遮飢苦。若樂行施,雖墮鬼畜,常飽無乏。’又未曾有經云:‘有王白佛言:我父先王奉事外道,常行布施,求梵天福,如斯功德,生何天耶?佛告王曰:前王果報,今在地獄。所以者何?不値善時,不遇善友,無善方便,雖修功德,不得免罪。布施之功,亦無失也。後罪畢時,方當受福。當知修福不與罪合。先帝大王有五種惡業,生地獄中。一者傲慢姤弊,事無麤細,便起鞭罰,不忍辱故。二者貪愛寶貨,斷事不平,致令天下懷怨恨故。三者遊獵嬉戲,苦困人民,傷害衆生所愛命故。四者耽著女色,得新厭舊,撫接不平,致怨恨故。五者破戒。以此文證故,知事邪修福,善惡恒別,苦樂兩報,不相雜亂。何況利根、多聞,正信三寶,而招苦報?’又惟無三昧經云:‘佛告阿難:善男子,人求道安禪,先當斷念。人生世間,所以不得道者,但坐思想,穢念多故。一念來一念去,一日一宿有八億四千萬念,念念不息。一善念者,亦得善果報,一惡念者,亦得惡果報,如響應聲,如影隨形。是故善惡罪福各別。’又中阿含經云:‘若爲死人,布施祭祀者,若生入餓鬼中者得食,除餘趣不得,由各有活命食故。若親族不生中者,但施自得其福,乃至施主生六趣中,施物常隨,以持戒故,雖得人身,必須餘福助報。’又往生經云:‘亡後作福,死者七分獲一餘者屬現造者又灌頂經云:‘阿難問佛言:若人命終,送著山野,造立墳塔,是人精魂在中以不?佛言:亦在亦不在。若人生時,不造善根,不識三寶,而不爲惡,無善受福,無惡受殃,無善知識,爲其修福,是以精魂在塚塔中,未有去處。是故言在。或其前生在世之時,大修福善,精勤行道,或生天上三十三天,在中受福,或生人閒豪姓之家,到處自然,隨意所生。又不在者,或其前生在世之時,然禱祀邪道,不信眞正,邪命自活,謟僞欺人,墮在餓鬼、畜生之中,備受衆苦,經歷地獄,故言不在塚塔中也。或不在者,或是五穀之穀骨未朽爛時,故有微靈,骨若糜爛,此靈卽滅,無有氣勢,亦不能爲人作諸禍福。靈未滅時,或是鄕親命終之人,在世無福,又行邪謟,應墮鬼神,或爲樹木、雜物之精,無天福可受,地獄不攝,縱捨世間,浮遊人村,旣其無食,恐動於人,作諸變怪,扇動人心。或有魃魅邪師,以倚爲福,覓諸福祐,欲得長生,愚癡邪見,殺生祠祀,死入地獄、餓鬼、畜生,無有出時,可不愼之?又若人命終之日,當爲燒香、然燈續明,於塔寺中,表剎之上,懸命過幡,轉讀尊經,竟三七日。所以然者,命終之人,在中陰中,身如小兒,罪福未定,應爲修福,願亡者生神,使生十方無量剎土,承此功德,必得往生。亡者在世#若有罪愆,應墮八難,以幡燈功德,必得解脫。若有善願應生,父母在於異方,不得疾生,以幡、燈功德,皆得疾生,無復留難。若得生已,當爲人作福德之子,不爲邪鬼之所得便,種族豪强。是故應修福善幡、燈功德。又若四輩男女,若臨終時,若已命過,是其亡日,造作黃幡,懸著剎上,使獲福德,離八難苦,得生十方諸佛淨土,幡蓋供養,隨心所願,至成菩提,幡隨風轉,破碎都盡,至成微塵,風吹微塵,其福無量。幡一轉時轉輪王位,乃至吹塵小王之位,其報無量,燈四十九照諸幽冥,苦痛衆生,蒙此光明,皆得相見,緣此福德,拔彼衆生,皆得休息。’又淨度三昧經云:‘八王日:諸天帝釋鎭臣三十二人,四鎭大王司命司錄,五羅大王八王使者,盡出四布,覆行復隨,四王十五日,三十日,所奏案挍人民立行善惡,地獄王亦遣輔臣小王,同時俱出,有罪卽記。前齋八王日:犯過,福强有救,安隱無他,用福原赦。到後齋日,重犯罪數多者,減壽條名,剋死歲月日時,關下地獄,地獄承文書,卽遣獄鬼,持名錄名,獄鬼無慈,死日未到,强催作惡,令命促盡,福多者增壽益筭,天遣善神,營護其身,移下地獄,拔除罪名,除死定生,後生天上。’又觀佛三昧經云:‘爾時,曠野鬼神白佛言:我恒噉人,今者不殺,當食何物?佛勅鬼王:汝但不殺,我勅弟子,常施汝食,乃至法滅,以我力故,令汝飽滿。鬼王聞喜,受佛五戒。’故涅槃經云:‘制諸聲聞弟子,出衆生食,濟野鬼神。’又智度論云:‘鬼神得人少許飮食,卽能變使多,令得充足。’又譬喩經云:‘佛與阿難到河邊行,見五百餓鬼歌吟而行,復見數百好人啼哭而過。阿難問佛:鬼何以歌儛,人何以啼哭?佛答阿難:餓鬼家兒子、親屬,爲其作福,行得解脫,是以歌儛;好人家兒子、親屬,唯爲殺害,無有與作福之者,後大火逼之,是以啼哭也。’又宿願果報經云:‘昔有婆羅門夫婦二人,無有兒子,財富無數,臨壽終時,自相謂言:各當呑錢,以爲資糧。其國俗法,死者不埋,但著樹下。各呑五十金錢,身爛錢出。國中有一賢者,行見愍之,泫然流淚,傷其慳貪,取爲設福,請佛及僧,盡用供辦,擎飯佛前,稱名呪願,時慳夫婦,受餓鬼苦,卽生天上,爲請四輩。時,生天上者,卽得天眼,知爲作福,從天下來,化作年少,佐助檀越。佛言:此廚間年少,是眞檀越。佛爲說法,卽得道迹,賢者亦得道迹,衆僧歡喜,皆得生天。’又百喩經云:‘昔有賈客,欲入大海,要須導師,卽共求覓,得一導師,相將發引,至曠野中,有一天寺,當須人祀,然後得過。於是衆賈共思量言:我等盡親,如何可殺?唯此導師中用祀天。卽殺導師,以用祭祀。祀天已竟,迷失道路,不知所趣,窮困死盡。一切世人,亦復如是。欲入法海,取其珍寶,當修善行,以爲導師,毀破善行,生死曠路,永無出期,經歷三塗,受苦長遠,如彼商賈,將入大海,殺其導者,迷失津濟,終致困死。’頌曰:高堂信逆旅 懷業理常牽 玉匣方委觀金臺不復延。 挽聲隨徑遠 蘿影帶松懸詎能留十念 唯應逐四緣。 幻工作同異變弄巧多身 愚俗諍人我 誰復非謂眞。謬者疑久固 達者知幻賓 升沈苦樂異徒祭哭倉天。
諸經要集卷第十九
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 1)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어느 한쪽을 쓰지 못하게 된 반신불수(半身不隨)의 사람.
- 2)담(胆)ㆍ위 (胃)ㆍ대장(大腸)ㆍ소장(小腸)ㆍ방광(膀胱)ㆍ삼초(三焦)를 말한다.
- 3)『약사경(藥師經)』에서 말하는 아홉 가지 횡사로는 첫째 병에 걸렸을 때 좋은 의사나 좋은 약이 없는 것, 둘째 국법에 저촉되어 사형당하는 것, 셋째 주색에 빠져 헛것에게 정기를 빼앗기는 것, 넷째 불에 타는 것, 다섯째 물에 빠지는 것, 여섯째 사나운 짐승에 잡아먹히는 것, 일곱째 절벽에 떨어져 죽는 것, 여덟째 독약ㆍ저주 등에 해를 입는 것, 아홉째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죽는 것 등이다.
- 4)고려대장경 본원에는 이 부분이 ‘왕(王)’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의미상 잘 맞지 않고,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본과 궁(宮)본에는 모두 ‘왕(王)’자가 ‘지 (至)’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 5)다섯 가지 정심관(停心觀) 가운데 하나. 탐욕을 다스리기 위하여 육신(肉身)의 부정한 모습을 관찰하는 것.
- 6)다섯 가지 정심관 가운데 하나. 성냄이 많은 사람이 일체 중생을 관하고 자비심을 일으켜 성냄을 없애기 위하여 수행하는 관법.
- 7)다섯 가지 정심관 가운데 하나. 또는 연기관(緣起觀)이라고도 한다. 어리석음이 많은 사람이 닦는 관법으로 열두 가지 인연이 삼세에 인과상속(因果相續)하는 도리를 관하여 우치를 제거하는 관법.
- 8)범어로는 Śitavana. 시타림(尸陀林) 또는 시타벌나(尸陀伐那)라고도 음역한다. 번역하여 한림(寒林)이라 하며,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 북쪽 문에 있는 숲을 말함. 본래는 성 안에 살던 사람의 시체를 내다버렸던 공동 묘지와 같은 것이었는데 뒤에 죄인들을 살게 하였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금방 죽은 사람을 위하여 설법하고 염불하는 것을 시타림한다고 하였다.
- 9)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왕(王)’이라는 글자가 본래 없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궁 (宮)본에는 이곳에 ‘왕(王)’자가 더 있다”고 하였으므로 독자들의 역자도 이를 따라 왕이 라는 말을 덧붙여 번역하였다.
- 10)이것도『예기(禮記)』편명의 하나이다.
- 11)『예기』편명의 하나.
- 12)『좌전』소공 2년이라고 한 것은 잘못된 기록인 듯하다. 이 내용은 본래 『좌전』에는 소공 7년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二)’ 자가 ‘칠(七)’자의 오류이거나 아니면『춘추좌전』에 소공편을 제1에서부터 제7까지로 나누고 있는데 소공 7년은 제이(第二)에 해당하므로 소공 2년이 아닌 제2라는 뜻일 수도 있다.
- 13)『춘추화전(春秋左傳)』의 본문에는 ‘인생사화(人生死化)’로 되어 있지 않고 ‘인생시화(人生始化)’로 되어 있다. 그 뜻은 ‘사람이 생겨날 때 제일 먼저 생겨나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뜻이 더 의미에 부합하는 것 같으나 우선 원문대로 번역하고 독자의 참조를 위해 각주로 처리하였다.
- 14)책 이름. 스물한 권으로 되어 있으며 전한(前漢)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막하(幕 下)의 제자들에게 명하여 각각 그 도(道)를 강론(講論)시켜 만든 책. 책 이름은 애초에『회남홍열(淮南鴻烈)』이라 하였는데, 뒤에 이 이름으로 바꾸었다. 사상은 도가(道家) 사상의 색이 짙다.
- 15)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이 부분이 ‘제(齊)’자로 되어 있다. 이것이 ‘배꼽 제(臍)’자와 서로 통해 쓴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의미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ㆍ원ㆍ명본과 궁본에는 모두 ‘제(齊)’자가 ‘제(臍)’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랐다.
- 16)‘니(尼)’자는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사(死)’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죽을 사’자로는 해석하여 문맥을 잇기가 어렵고 더구나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명(明)본에는 ‘사(死)’자가 ‘니(尼)’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 17)사중(四衆) 또는 사종승(四種僧)을 말함. 사중이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또는 비구ㆍ버구니ㆍ사미ㆍ사미니를 말하는 경우와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그 자리에 있던 대 중의 시종(始終)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눈 발기중(發起衆)ㆍ당기중(當機衆)ㆍ영향중(影響衆)ㆍ결연중(結緣衆)을 말한다.
- 18)염불(念佛)ㆍ염법(念法)ㆍ염중(念衆)ㆍ염계(念戒)ㆍ염시(念施)ㆍ염천(念天)ㆍ염휴식(念休息)ㆍ염안반(念安般)ㆍ염신(念身)ㆍ염사(念死)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