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御製緣識幷序 輕

ABC_IT_K1261_T_005
035_1016_c_01L어제연식 제5권


태종 지음
이창섭 번역


순화(淳化) 4년(993) 입춘절(立春節)에
아름다운 빛을 만나 흰 눈 보는 것이 기쁘구나.
상서로운 구름의 경치가 일시에 나타나니
엉킨 정은 짙고 풍성해서 비유하여 말하기 어렵도다.
사람 마음 변하지 아니하나 얼굴 모습 달라져서
하늘을 즐기고 계절에 순응하며 모두가 고개 숙여 기뻐하네.
소에 올라타고 뒤를 치며 곧장 몰고 나가 밭 가니
만물은 이때부터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따뜻한 해 느즈러지고 그림자 점차 길어지니
매화꽃 잿마루 위는 환하게 밝고 맑도다.
해묵은 의식으로 구중궁궐 좁아짐을 기뻐하고
천지의 서기(瑞氣) 속에 막힘없이 통하라고 제사 지낸다.
진풍(眞風)은 크게 퍼지니 색(色)이 무궁하고
권반(卷盤)이 선명하게 이루어져 안배하고 나열하여
내려가 찬란하게 빛나니 태반(太半)이 알맞아서
미리 풍년을 기원하며 이름난 향을 사르네.

정이 얕은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지 말지니,
그대를 끌어 당겨 사악하고 잘못된 곳으로 돌아간다.
그것이 어찌 담담한 교유로 장구함을 얻는 것만 같으랴?
소인은 끝까지 법도가 없느니라.

옥장(玉漿)은 때로는 진액[津]보다 편안하니,
탁 트인 맛이 완전히 백미(百味)보다도 낫다.
입에 가득한 짙은 향기 아울러 저절로 얻게 되어
얼굴 모습 변하고 바뀌어져 진인(眞人)이 되느니라.

자단(紫檀)ㆍ금실[金線]의 홈통 두루 재촉하며
퉁기고 희롱하는 붉은 거문고줄 빙옥(氷玉)을 녹이도다.
손가락 놀리는 법 종래부터 천하에 알려졌는데
뒤집어 이루어서 모두가 승평(昇平)의 가락 속에 들어가네.
이를 세상에 전하는 것은 오음(五音)으로 충분하지만
희이(希夷)의 도(道)를 듣고 백성들의 풍속 변화하도다.
서린 용과 마주보며 오두산(鰲頭山)을 누르고
깊고 미묘한 바람 흩어져 각양각색으로 흐르도다.
장춘원(長春苑) 안에서 반은 술에 취하였는데
따뜻하고 온화한 자연에 오직 머리 돌린다.
소리 높여 가늘게 흐느끼니 물결은 잠잠하고 그윽하여
정을 이기지 못하는 곳 드물더니 문득 이곳에 있네.
운율의 메아리는 차가운 허공의 밝은 달빛 속에 울려 퍼지나
그렇다고 범부의 어리석은 귀를 완전히 씻는 것은 아니다.
신선의 집에서 조율하는 궁상각치우를 부질없이 말하는데
사죽(絲竹:樂器)이 어찌 이것과 비교하여 견줄 만하겠느냐?
온유(溫柔)한 팔은 연약해서 한 쌍이 가벼운데
자리 가득 짙은 향기가 사방에서 일어나니
구슬 주머니를 흔쾌히 파괴하는데 많은 힘이 들지 않네.
봉황이 날개를 펼친 것처럼 좋아서
예전에는 모두가 마음 써서 힘썼는데
몇몇 사람이나 이름 드높여 다 연주할 수 있었던가?
화합한 대중은 거문고와 비파와 똑같아서
교묘하게 정신을 응결하면 남북으로 통한다.
꾀꼬리 교태로운 혀는 꽃다운 향초[菲:香草] 그리워하고
수정(水精) 주렴 밖에는 빛남을 머금고자 하도다.
이 예술은 인간 세계에서 존중해야 할 만한 일
아득하고 족해서 수양버들 빛깔이 의의(依依:못 잊어하는 모습)하도다.

아(雅)ㆍ송(頌)의 글 다행히 풍속을 순화하니
짙은 향기 반드시 방초더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따스하고 온화한 봄날 멀든 가깝든 밭고랑 따라 있으니
봄비는 기름과 같아서 큰 공덕 있도다.

가령 꽃을 만나면 스스로 폭포수에 젖어서 얼게 된다는
이 이야기의 말을 대도(大道) 속에서 살펴라.
위에 앉은 사람 가운데 몇 사람이나 그런 때의 행동을 알겠느냐?
그런 까닭에 나의 마음과는 같지 아니하도다.

달빛과 붉은 불꽃의 그림자는 차이가 없으니
아홉 거리의 아름다운 경관에 생각을 망설이도다.
수레와 말 오고 감에 조금도 걸림이 없지만
몇 사람이 서로 쫓고 몇 사람이 뒤따르는가?
고요한 밤, 하늘의 강은 빛깔이 은(銀)과 같아서
반은 붉은 거리를 안고 반은 봄을 안고 있도다.
해 높이 솟고 저자의 음악이 있는 곳에는
촛불 남아 있고 이슬에 젖어서 향진(香塵:향기)을 동반하네.
밤의 시각을 전하는 높은 소리 재촉하고자 하니
백만 등불의 꽃이 객관(客舘) 속에 열리며
술 취한 미친 노래 집집마다 손님일세.
걷다가 앉았다 기쁘게 즐김을 스스로 재단하지 말지니
지난해의 오늘 저녁도 똑같이 놀았노라.
계수나무 달의 궁전이 부질없이 누각에 기대는데
다시 밤 깊어지자 한기(寒氣) 냉랭함을 느끼며
바람에 흔들리는 오색 등불 정을 따라 흐르네.

윗사람이 아랫사람 장점 알아도 아무도 비웃을 사람 없으니
인연 믿고 기예를 얻으면 곧 앞으로 나아가게 되리라.
의상(衣裳)이란 전도되어 온 것이 아니니
단청(丹靑)에 기대고 의지하여 모두 취해 이루어라.

꽃 사이에 봄새들이 재재거리며 말하고
도(道) 그 가운데 있기에 나의 가슴 움직인다.
붉고 고운 몇 가지 맛이 장구하게 머무는가?
해마다 옛날 그대로 서로 더럽힘을 본다네.

이슬이 천 방울 머금고서 방울방울 떨어지며
허깨비 조화는 아득해서 자취가 없네.
마음이 소중한 것은 한 때[一時] 사이이니
촌음(寸陰)이라도 아낄 만하다.
밝은 근기에 지혜[惠性]가 생기면
덕행이 많아 요익하게 된다.
손바닥에 이어진 용주(龍珠) 거머쥐고
종횡으로 바꾸거나 고치지 아니한다.
덧없는 인생들 눈앞에서
바다가 누런 모래자갈로 변하는데
만 리의 한가로운 구름처럼
하늘이 높아 가로막기 어렵구나.
봄이 오면 다시 가을이 되고
바른 길은 스스로 삿됨과 편벽됨을 없앤다.
욕계가 깊은 것은 다함께 아는데
항하(恒河)가 어찌 완전히 씻어내겠는가?
허공에도 갈림길 있어
사람들 미혹해서 찾는 데 게으르고
그림자 속에 금사다리 걸어놓으니
굳게 지키는 것은 모름지기 하나여야 하느니라.
어리석은 바보는 황홀한 가운데서
소박하고 순후한 바탕으로 돌아간다.
헐뜯고 칭찬하는 일에 부질없이 번뇌하면
종신토록 도리어 불길하리라.
강물은 동쪽으로 쏟아져 흘러가고
자연은 표류하고 넘치는 일이 없다.
아래위로 귀함과 낮음을 세워두고
단정하고 공손하면 어찌 잃을 수 있겠는가?

해마다 버들과 밝은 빛에 계합하여
봄바람이 문득 꽃 피우는 사신(使臣)이 되네.
노란 꾀꼬리 곳곳마다 소리 끊어지지 아니하고
보드라운 잎과 싹에 새롭게 비취빛 생겨나네.

하늘 인연 믿으면 문득 하늘 인연 믿는 것이니
누가 범부며 그 누가 신선인가?
잘못된 마음을 써서 한가롭게 세월을 보내지 말지니,
업에 따른 복의 과보 사납기가 샘물과 같다네.

나는 일찍이 나에게도 똑같이 무쇠가 있다고 들었나니,
아홉 번 불에 달구어야 비로소 눈과 같은 얼음을 이루어
오색이 정정(精晶)하여 해와 달처럼 빛난다.
풍상(風霜)은 늠름하여 기세가 치열하고
새로 갈아 놓은 칼날 위는 북두칠성의 문채이니
누가 감히 그 칼날 앞에서 구름같이 포진(布陣)하겠나?
어둡고 어두운 허공을 뚫으니 도깨비가 두려워하고
삿된 마군과 교묘한 속임수는 모두 소멸하여
차가운 광채 이르는 곳에는 귀신도 시름한다.
하늘과 땅을 포효하자 한 조각 가을이니
용천검(龍泉劒)이여, 용천검이여,
나의 나날 물결같이 흐르는데
태평하고 일 없어서 칼집 속에 거두어들이도다.

5악(惡)과 탐진(貪瞋)은 모두 스스로 일으킨 것,
높고 깊은 바다와 산악도 오히려 다하겠지만,
무명(無明)의 일어남은 한 때[一時] 사이에 있으니
얼굴을 마주해도 천만 리나 떨어진 것 같구나.

술 한 잔의 깊고 깊은 정으로는
난간에 기대서 멀리 바라보기에는 부족하다.
푸른 풀은 초록색이고 눈을 드니 아지랑이니,
날아가는 술잔 찬란하고 버들가지 흔들리어
마치 춘풍곡(春風曲)에 춤추는 것과 같구나.
잎사귀 부드럽게 벌어지니 새싹이 두루 싹트고
간 곳마다 꽃다운 향초(香草), 찾아도 얻지 못하는데
요염하고 고운 빛은 누구 위해 흐르는가?
꾀꼬리가 문 꽃잎이 사람들 머리 위에 떨어지니
세간의 만사 가지 치듯 정리하기 어렵구나.
음악을 보내오는 누대(樓臺)의 소리 멀리멀리 퍼지며
끊어졌다 이어지는 높고 낮은 소리 갔다간 다시 되돌아온다.
드물고 성긴 안개 자욱한 곳에 소나무 가지 누워 있고
따뜻하고 온화한 생각 성 밖에 가득하네.
제비는 푸른 버들가지 스쳐가고
따뜻한 날엔 붉은 담장의 빽빽함이 갑절로 더한데
조용히 한가롭게 펼쳐지는 들새들의 아침이여.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소요를 취하지 못하여
그 마음이 마치 불타는 것 같도다.
헛되게 보낸 세월 문득 꿈과 같아서
인연 따라 다 어둠 속을 향해 녹아들도다.

봄의 세 계절 중 이월(二月)은 한 모양으로 같아서
푸른 버들 높고 높이 바람에 춤출 줄 아네.
연못의 물은 비 온 후 담연히 맑고
복숭아꽃 비로소 붉은 꽃잎 반쯤 열렸네.
반쯤 열린 붉은 꽃 밝은 하늘에 빛나고
새로 제비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꾀꼬리 또한 날아오도다.

임금 은혜 소중하고 사람마음 소중하니,
각각 장차 무엇에 쓸지 알지 못하지만
두 가지 일을 사량(思量)함은 일반적인 정일세.
현명함과 어리석음, 근심과 즐거움은 모두 서로 발길을 잇고
대도(大道)는 시비(是非)하는 마음을 보지 않으니
명리(名利)에 얽힌 시끄러운 생각 한낮 꿈과 같고
조짐의 인연은 적고 어두워서 주선(周旋)함이 부끄럽다.
까마귀 둥지에서 닭이 봉황 낳는 일 아직 믿지 않으니,
이 이치는 얕은 취지로 깊은 말을 궁구함이라.
말같이 날뛰는 생각을 능히 조복할 수 있어야 방종함이 없어지니
가시밭 너무 천해도 멋대로 거칠고
조[粟]와 보리[麥]의 본바탕 그를 따라 옮겨가니
범부가 어찌 자가(自家)의 몸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눈 뜨고 있어도 소경 같아서 비웃음을 살 만하구나.
난세(亂世)에 태어나서 태평한 세상 만나
정권을 장악해서 종횡(縱橫)하니 누가 송(頌)을 기념하겠나?
착한 생각 가없음으로 들어가니 미워도 고통을 모르겠구나.
위대하도다. 글이여,
도(道)는 남훈(南薰)1)과 합치하고
육의(六義)를 포함했으며
삼분(三墳)2)을 훤하게 궁구하네.
한편으로 조화에 통하여
성문(聲聞)의 변화를 살폈으나
그 의범(懿範:모범)을 드리움은
만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도(道)는 커서 희이(希夷)하니
그래서 이를 노래로 부르고
분발한 사람들에게 무리지어
번갈아 가며 서로 뒤를 쫓는다.
풍소(風騷)3)를 잃지 아니하고
천 년에 한 번 만난 시대에서
척당(倜儻)4)한 연혁(沿革)에 따라
크게 잠규(箴規)5)를 열었노라.

도를 체득한 앞 시대의 현인들
예악(禮樂)을 우선으로 삼아서
종횡으로 편안하게 즐기고
말을 하면 자연스러웠다.
많이 알고 사물에 박식해서
글과 도덕을 마음으로 그리워하였으니
누가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우주는 바뀌면서 변천한다네.

연이어 큰 재목이 나와서
오묘한 도를 보고 스스로 여니
삼교(三敎)에 능통하고
백행(百行)이 함께 왔다.
진종(眞宗)에서 사념이 일어나면
손뼉을 치며 기뻐할 만하였고
식업(識業)의 민첩함은
담론(談論)으로 풍성하였다.

조화는 평등하고 가지런해서
높고 낮음을 나누지 않는다.
신비하고 빛나는 재주와 지혜
바다와 멧부리는 슬퍼하도다.
희대의 보배가 되어
동서에서 생각을 거론하니
터럭 끝의 만상에서
미친 헷갈림이 담박하고 평탄해졌노라.

봄빛 짙은 봄이니, 경관이 아름답고 곱구나.
훈풍(薰風)은 따뜻하고 윤기 나며 만물은 화려하고 선명하다.
상림(上林)에 맺힌 꽃은 향기와 연무(煙霧)에 섞이고
버들 꽃 눌러서 가볍고 연약하기 솜과 같구나.
나라 안엔 운수가 열려 태평세월 되었고
문무(文武)는 정교해야 모든 기예가 완벽하다.
그림자 희롱하는 말[馬]은 교만해서 끌어당겨 굴레 씌우기 어렵고
구자국(龜玆國)의 음운은 청아하게 하늘에 고루 퍼지니
신선의 장의(仗儀)를 안배하여 친히 스스로 기록한다.
번개같이 구르는 성구(星毬)가 와서 앞으로 나아가며 몰고 가니
현묘함 중에서 가장 묘한 것이 그 현묘함을 얻었네.
다시 중요한 것은 사람 앞에서 행동거지가 비단 같아서
신발 신고 적삼 입고 띠를 묶고서 둘로 나누어 가고
7보(寶)의 채찍을 머리 위에 받들어 내전에 올리니
온 담장 안이 평평하도다. 궁전 안의 구장(毬場)6)이여.
국악(國樂)을 조율하니 매우 쟁쟁하게 울리는구나.
하늘을 흔들며 끓어오르는 굉원고(轟黿鼓) 소리
순박함으로 돌아가 순수하고 성실한 몇몇 심부름꾼[星]
허리 숙여 몸 돌리고, 굽어보고 우러러보니, 느긋한 심정 기쁘구나.
천지의 해와 달이 모두 광명을 펴고
용마(龍馬)는 배회하면서 얼마나 달렸던고.
생생한 광휘 부러워할 만하니 비로소 고삐 드리워준다.
비단 고삐와 붉은 실, 금 허리띠
고삐에 단 말방울은 흰 마노[瑪珂]와 허리에 두른 것은 수정(水精) 안장
오색구름이 모이고 학이 가마가 되어서
아가씨 가슴에 안은 새로운 모양 매우 풍아(風雅)하도다.
동서에서 서로 바라보며 두주(頭籌)7)를 축하하고
환호하며 금 섬돌 아래서 춤추도다.
오래된 누각 문을 격하여 시신(侍臣)들에게 알려서
마구간 안에서 길들인 좋은 말 가려내게 하였더니
자색 기운이 빙빙 돌면서 월장마(月仗馬) 가려낸다.
거친 쑥대 모두 제거되어 평탄하기 손바닥 같아
씩씩하게 빨리 달려가니 아로새긴 등(鐙)8) 가볍구나.
우레 같은 소리로 소리쳐 부르니 허공에서 메아리치며 마중하며,
갑자기 북두칠성 회전하면서 함께 빛나고 빠른데
또한 눈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사람 동작과 같았다.
학문의 현묘함은 신(神)과 통한 것 같았고
봉황의 날개에 갈무리한 구슬 어찌 쉽게 떨어지겠는가?
곁가지 바로 치니 많은 문이 있었기에
몸을 비스듬히 하여 애써서 가볍게 두드려 열었다.
나는 한가하게 되었기 때문에 저절로 소송(訴訟)이 멈추었고
손과 상대하여 임시로 서로 누각을 가설하니
깊이는 전쟁으로 높은 전공 세운 것과 같았다.
필마로 종횡하며 근각(筋脚:힘줄과 다리)에 빙자하니
외로운 별 멀리 솟아나서 인간세계 향해 날아가네.
구름이 열리면서 서기 어린 하늘 맑게 탁 트이고
노상 세 가지 계략에 골몰하는 부자(父子)의 왕손(王孫)
제일류(第一流)의 소리로 높이 외침이 좋구나.
비단 깃발 들어 올리니 음향이 청량(淸亮)하였고
환호하는 소리는 십주(十洲)를 흔들었다.
나란히 붉은 뜰에서 절하니 옥섬돌이 즐비하고
향기는 안개 따라 흩어지면서 오두산(鰲頭山)을 누르고
달려가 치며 반열과 합세하여
공봉(供奉)하는 내신(內臣) 옆에 있으니
상서로운 노을 맑고 넓게 퍼지고 맑은 바람 엄숙히 일어나며
어연(御筵)이 열린 곳에는 봄빛이 떠오른다.
악기(樂器)의 가락은 높아서 매우 잘 어울리고
배우들은 차례로 마음 써서 손뼉을 친다.
어려운 가운데서 가장 어려운 사람들은 크게 부러워하였는데
이어서 잠시 와서 옥전(玉殿)에 임하였다.
정원의 꽃은 바야흐로 무성해서 거듭 따뜻하고 온화한데
특별히 모인 뭇 신하들은 넓은 연회 열었으며
넓은 연회가 처음 열리니 해는 더디고 또 더디다.
때로 단술 마시니 붉은 색 얼굴에 가득한데
장차 백성을 길러서 두루 남 다른 은혜 입게 하니
준수한 사자 용상(龍象)을 뿜어내어 향기가 흩어진다.
사방의 국경에는 무기의 정벌(征伐) 쉬게 하고
한가한 마음 갖고 극히 두려워하는 견융(犬戎)9)을 찾아가리라.
보지 못하였는가? 목단은 담백하여 눈처럼 하얗고
때리는 공[毬]은 묘하도다, 지결(指訣:요결) 많아서
흡사 병기(兵機)를 전개하여 지모(智謀)를 펼치는 것과 같도다.
바람같이 도는 두 대열(隊列)이 매우 기이하고 절묘해서
오랑캐들과 싸우면서 다투어 뒤쫓고 앞을 향해 쳐들어간다.
별은 높은 데서 떨어지며 서로 걸고 당기니
그 소리 사대부와 평민들의 수많은 집에 전해지네.
장엄하고 성대한 무리가 빛나고 화려하며
사람 따라 교졸(巧拙)하니 나의 뜻에 통쾌하고
환호하는 소리 땅을 흔드니, 높은 대(臺)에서도 반드시 화답하리라.
나는 인연이 적고 엷어서 밝은 임금이 아니나
광채 있는 풍속을 찾아 법도를 이루게 하였노라.
저 좌우에 있는 사람이 모두 미친 마음임을 웃나니,
글[文]하는 신하, 싸우는 장수는 비 오듯 많은데
진리의 붓을 닦아 지녔기 때문에 의심이 없도다.
먼 황무지를 위엄으로 다스리며 신무(神武)를 쓰니
동료 군사 얼굴에 가득한 것은 향기로운 먼지일세.
변방 하나 얻고 잃은 일로 선대의 도움을 망가트리니
일과 글이 혼연히 화(化)해서 패도(覇道) 원만하지 않으니
희(姬)씨 주(周)나라가 점친 세상 바야흐로 헤아리게 되었노라.
말하지 말라. 날아가는 기러기 떨어뜨리고 한 쌍의 붕새를 쏘았다고.
중원(中原)의 난리 고요해졌고 오랑캐 무리 평정하였노라.
황천(皇天)은 오직 수다라(修多羅)만을 섬기지 않지만,
인연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내가 어찌 하겠는가?
위에는 천당 있고 아래는 지옥 있으니
분명히 보리를 심은 곳에 쌀은 생겨나지 않는다.

남쪽으로 왔다가 북쪽으로 가는 데 시절이 없고
거동을 일으켜서 머리 들어 올리니 머리카락 눈같이 날린다.
그날엔 봄과 이별하였건만 오늘은 가을이니,
상강(湘江)의 갯벌 위에는 옛날의 밝은 달 비추고 있네.

구족한 범부
무엇을 행하고 무엇에 집착하나?
고요히 천태산(天台山)은 잠겨 있고
높은 것은 숭악(崇岳)임을 알았노라.
구속받고 미혹한 심정은
인천(人天)의 즐거움을 여의고
성스러운 경계의 지란(芝蘭)은
명산에서 약을 캐고
잣을 씹고 솔잎 먹으며
맑은 정신으로 탁한 것 제거하니
입에 들어오는 짙은 향기
바람은 온화하여 이슬을 머금는다.
호방하고 트일 수 있는 것은
천 년의 학이니
그 유래 살피고 취하여
스스로 얽매이지 말라.
통부(洞府)에는 도원(桃源)이 있으며
구름 누각을 조화로 이루고
위에는 봉황 있고
아래 물에는 물고기 뛰어오른다.
본래 자연 따라 이룩되는 것이니
어찌 도모하고 헤아릴 필요 있겠는가?

봄바람 부는 푸른 들녘 천지에 두루하니
마르고 썩은 것 점차로 붉은 해 따라 고와지네.
세계를 포함하는 비와 이슬 새롭고
동쪽 교외[東郊]에 화창하게 펼쳐진 꽃다운 향초
아지랑이 속에 펴놓은 버들 부드럽게 흔들린다.
물을 떨치며 시절이 옮겨감은 표표한 심정이니
그만두자. 말하지 아니하리라. 옛날과 지금과 미래
바다와 산악은 깊고 높기가 천만 리로다.

붉고 밝은 햇빛 크게 꽃과 풀에 비추니
경원(瓊苑)10)에는 다투어 노느라고 서울[帝里]이 시끄럽다.
보마(寶馬)와 향거(香車)는 갔다간 다시 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기뻐해 마지않는가?
금명수(金明水)11)위에는 신선의 섬 떠 있고
화가(畵舸)의 용주(龍舟)는 시끄럽고 바쁘다.
세상은 편안하고 청정하며 증험 또한 그와 같으니,
늙은이는 어린이 손잡고, 젊은이는 늙은이를 따라가며
둘레에는 연기와 구름이고 강둑에는 수양버들이니
비단같이 아름다워서 길이 끊어지지 아니하네.
오곡은 풍년들고 사시(四時)는 순탄하며
억조(億兆)의 백성은 노래 부르며 걱정스런 탄식이 끊어지니
평안함이 넘치는 꽃다운 숲 아래를
한 번 보기만 하여도 천만의 값으로 갚기 어렵다.
태평성대를 들음은 음악의 소리 속에 있고
즐비한 집들 봉(封)할 수 있으니 백성들은 스스로 교화되도다.

항상 청정함을 생각하니 세상물정 한가롭고
멀리 하늘의 평등을 인지하며 나는 관문(關門)을 두드리네.
현담(玄談)을 말하지 말지니, 이 사람이 곧 현담이고
구의산(九疑山)12)엔 봉황새 날고 학이 잠잔다.

건곤(乾坤)의 운전(運轉)은 늘 그러한 일이지만,
사람은 의지하고 어김이 있어서 스스로 짧고 길다네.
자기도 모르게 삶을 탐내면 몸 밖의 괴로움 생기니,
틈 사이를 지나가는 말처럼 백 년의 세월은 빠르다.

대장부로다. 문무(文武)를 겸하였고
군자는 능히 어질어 진실과 용서가 잠복해 있다.
억지로 밝힘은 주선(周旋)을 다하는 것이 아니니,
눈에 가득 진여(眞如)라도 스스로 취하지 아니한다.
석 달 봄꽃과 풀, 바야흐로 분방하여
발작(發作)으로 어리석고 헷갈리니 나도 미치겠구나.
도덕을 닦아 오며 오랫동안 끊어지지 아니하였고
구름은 용을 따라 변하면서 전개할 줄 안다네.
바다 물결은 끝없는 백천(百川)의 물
두텁고 무겁고 높고 깊음은 비교하여 견주기 어렵도다.
지금도 옛날도 미래도 세계는 넓었고
선한 행위 듣는 것이 기쁘고 악은 수치로 삼아
배와 수레에 이익이 있어서 편리하게 나루로 통한다.
어려운 일 짐작하고 헤아려서 날로 새롭게 하고
나의 마음 교화에 부지런함을 웃지 말지니
귀한 임금이 되었지만 몸을 높이지는 않노라.
함께 산봉우리 우뚝하게 높은 것을 사랑하고
번뇌 속에서도 항상 급한 마음 이겨낸다.
선왕(先王)의 전교(典敎)가 나의 스승이라
서로 으뜸으로 삼으니 후세의 법칙이 될 수 있다.
세상 밖에 소요하니 즐거움이 밝고 밝으며
소나무, 참죽나무로 길이 만 년의 기반을 길러내고
하늘로 치솟는 붕새를 인용하면 뱁새와 등에가 성을 낸다.
봉황이 어찌 제비나 참새들과 더불어 기약하겠나?
심원(心猿)과 의마(意馬)13)는 반드시 스스로 묶어두라.
이 말의 이치 또한 같지 않아서
치우친 학문과 삿된 지식은 흡사 허공과 같고
해와 달은 정명(貞明)하여 한가롭게 세월을 녹인다.
아첨하면서 뜻[旨]에 순종한다면 찾아온 사정을 살펴볼지니,
눈먼 소경은 바쁘고 바빠도 걸어갈 수 없도다.
어버이를 가까이 하고, 벗을 사랑하고, 자애(慈愛)하고, 돈독할지니,
범부의 말과 속인의 태도는 부질없이 몸을 얽매이게 하느니라.

세상 밖에 소요하는 일, 한 번도 포기하지 아니하였고
염송(念誦)하며 때로는 옥경(玉磬)을 지니고 두드려 본다.
비록 단(壇)에 임하지는 아니하였으나 깊이 발원하였고
몽혼(夢魂) 중에도 항상 큰 신선의 깨우침을 기억하도다.

산에 사니 성시(城市)에서는 사람 만나는 일 드물고
세상을 오시(傲視)하여 이름 높아도 세상 먼지에 섞여 살도다.
눈에 가득한 연기와 노을을 항상 반려로 삼으니
비로소 알았노라. 추위와 더위가 봄으로 바뀐다는 것을.

청결하고 경건하게 옥황상제께 제사 드리며
교의(郊儀)를 크게 마련하니 세상이 태평하도다.
인심(人心)이 수긍하고 기뻐해서 일을 맡아 교화하니
예악(禮樂)을 함께 닦아 옛 제도에 의거하네.
큰 복을 밝게 비추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수많은 관리는 의젓하고 슬기롭게 구름길에 오르고
일양(一陽)이 처음 열리면서 인풍(仁風)을 따뜻하게 하니
나의 운(運)은 오직 고르더라도 치우쳐 퍼지네.
도덕의 공(功)에서는 부끄러운 심정 마지않으니
아직도 구중궁궐 속에서 썩은 것을 취함 같아서
한 번도 하루를 귀하고 존귀하게 행동하지 아니하였다.
창생들을 생각하고 위무하니 모두가 적자(赤子)여서
호위와 의장(儀仗)의 깃발이 꽃으로 대오(隊伍)를 이루고
즐겁고 화목하게 백성들은 태평해서 함께 천개(闡開)하도다.
태평한 세월 이어감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만 리 산하를 손바닥 안에서 비추어 본다.

다리 병 앓는 법사는 달려갈 줄 모르고
소년의 마음은 모두 화류(花柳)를 사랑한다.
어찌 알리오. 도의 맛은 오히려 말이 없는 것을.
때로 얻는 채소의 향기가 모두 술보다 뛰어나다.

사물 밖에서 소요함을 세상에서 서로 전하니
멀리 청허함을 바라보니 하늘처럼 파랗구나.
정진 수행에도 보응이 없다고 말하지 말지니
금생에 문득 예전 인연 만나게 된다.

무릇 바둑의 묘수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종횡으로 자재해야 능히 소식(消息)할 수 있느니라.
작은 이익 탐내지 아니하고 멀리까지 베풀며
행동거지는 평온해서 사랑의 힘을 구한다.
굽힐 것은 굽혀야 하고, 곧을 것은 곧아야 하며
마디를 치고 비스듬히 날아서 조짐을 헤아리지 못하고
생각을 바꾸어 고요히 생각해서 일시(一時) 사이니
때에 임하여 취하고 버리면 방편 다가온다.
자기의 강장(疆場:전쟁터) 굳게 하고 오사(五思)를 죽여서
교만하거나 겁내지 말고 항상 삼가면서 조심하라.
세력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도 얼굴빛 변하지 말고
암암리에 기전(機篆)을 마련해서 갑절이나 고아한 절개로
항상 자신을 굳히고 지키는 것이 가장 강한 수가 되고
더욱 좋은 것은 한가하게 마음 먼저 억누르는 일이로다.

수담(手談)으로 승부한다면 그 지혜와 친근하고
자취 여미고 창날 갈무리해도 자제하지 못한다.
오만한 마음으로 인해 탐내는 마음 일어나서
남의 이로(理路)를 침범하는 것은 깊은 계책 없는 일이다.
왜 악착같이 작은 일에 구애받고, 왜 막히고 지체하는가?
도모한 일이 너무 용이하였기 때문이니,
험준한 지세만 믿고 느릅나무 버드나무 있는 곳은 등한한 듯하구나.
다시 겁자(劫子) 뒤집으면 속히 죽음이 찾아온다.
남을 속임을 나타나지 못하게 하려면 마음 먼저 진실해야 하고
앞사람 실패한 국세(局勢)와 상대하여 항거한다.
이미 죽은 것을 다시 메우려고 손 따라 바둑알 내려놓는
동몽(童蒙)들의 서툰 격조 일반적인 기예로다.
십주(十洲)의 궁전 있는 바다는 끝없이 넓고
하늘 위와 인간 세계에서 이를 볼 수 있도다.
바람 길이[風袤:가로 세로의 길이] 긴 허공은 맑은 경계이니
범부가 생각을 일으킨다면 아마도 크게 어려우리라.

부처님의 천백억 화신은
본래 진실하니
달리고 달리는 번뇌가 노여움을 풀지는 않네.
나는 말할 수 없어서
예전 법을 따라가다가 오히려 새로움을 알았노라.

설날의 형통한 경사는 이날로부터 생기니,
만물이 모두 새롭고, 이롭고, 정숙하고, 길하여
옛것을 보내고 봄을 맞이함에 하룻밤 사이에 찾아왔네.
삼원(三元:天ㆍ地ㆍ人)을 우두머리로 삼아서 많은 정(情)을 얻으니
만물이 몰래 모여들어 모두가 태평하다.
현묘한 조화가 밝게 드러나 하늘이 덮개가 되고
기온은 온화하고 날씨가 화창해서 음양이 조화하네.
연마하고 정비하고 메우니, 밝은 시대임을 알게 되고,
밝은 시대임을 알았음이여, 형정(刑政)을 노래하도다.
왕도를 크게 베푸니 수많은 관리들이 성대하고
땅에 맡겨 의식(儀式)을 베푸니 사방에서 찾아온다.
옷에 찬 패물의 댕그랑 소리 말로 다하지 못하고
공극(拱極)14)하는 마음은 문(文)과 무(武)로서
천지를 투명하게 걸러내어 고금에 빛나도다.
붉은 봉황 찾아와서 구중궁궐에 나타나고
우리 조정 큰 운(運)은 또한 만나기 어려운 일
현묘한 선물에 감응해 통하니 비교할 시대가 없도다.
오채(五彩)의 정화(精華)도 이로부터 비롯하여
오색(五色)을 높이 삼킨 해와 달이 밝아서
온갖 하천이 모두 조류의 바닷물로 돌아가도다.

무명(無名)의 대도(大道)는 그 기(氣)가 웅대하고
일월(日月)은 뚜렷하게 밝아 성인의 공덕 나타낸다.
뜬세상의 명예를 펴고 말면서 잘 갖는 일도
또한 천상 세계가 인간 세계 속에 있는 것과 같도다.

성인의 경계인 동부(洞府) 안의 하늘을 소요하니
오색구름이 대도의 신선을 갈무리하네.
7보로 장식된 은빛 세계에서
옥 같은 사람들은 모두가 착한 마음의 터전 지니고 있네.

중양절(重陽節:9月 9日) 아름다운 계절, 국화 귀중하도다.
아름다운 모습은 황금과 같고 잎은 푸른 초록색일세.
울타리 지나 마을 옆에 일렬로 늘어서서는
가을 하늘에 피어 있으니 상서로운 모습이로다.
발걸음 끌고 높은 곳에 오르면 매우 기이한 볼거리라
이 거동을 높은 하늘에 심었으면 하고 상상해 본다.
멋대로 정(情)으로 캐고 꺾어서 손 안에 교차하니
소매 가득히 얽히고 설킨 향기 흩어지지 않는다.
날마다 날아다니던 꾀꼬리, 왜 늙었다고 떠났는가?
모여서 무리 이루면 높은 정자 빛내는 국화를 보거라.
원하건대, 눈앞을 향해서 자세히 우러러볼지니
구슬 머금은 이슬 빛, 아마도 무가(無價)의 보배리라.
새벽 일찍 반쯤 핀 꽃봉오리는 더 좋으니
바람이 흔들면서 가고 머물면 문득 얻기 어렵다.
맑은 서리 아직 땅에 깔리지 아니하면 흰 구름으로 바꾸어지니
기쁨 또한 보통이 아니어서 생각은 남북으로 달린다.
버들 강둑 연기 속에 가라앉아 푸른 물과 섞일 때
홀로 그대를 오늘 아침에 보아도 부족하구나.
호탕하게 노니는 시간이 봄보다 뛰어나
분수에 따른 미친 마음은 구속됨이 없도다.

마음은 밝은 거울 같아서 섬세하고 미묘함을 비추어 보고
대도(大道) 가운데는 옳고 그름[是非]이 없다.
먼지 닦아낸 높은 기둥의 누각
하늘의 해와 달에는 빛나는 광명 있도다.

도경(道經)을 염송하며 무위(無爲)를 믿으니
맑고 고요한 현묘한 말씀을 스스로 잘 간직하네.
고행(苦行)과 정수(精修)에도 마음이 게으르지 않아서
진액(津液) 삼키며 떠나가지 않으면 재계할 때를 지나치네.

태평한 세월의 일 없는 정월 보름에
악기[絲竹]와 노랫소리가 다시 싹트네.
비 내린 후에도 가장 청명(晴明)하여
지난해와 달라서 올해는 특별하네.
늙으면 생각이 노는 데 있지 않고
항상 삼광(三光:해, 달, 별)이 훤하게 밝은 것에 부끄러워하노라.
천문(千門)ㆍ만호(萬戶)가 즐겁게 떠드는데
그 가운데 젊은 사람들 별헐(鼈歇)15)함이 없고
궁성 앞거리의 붉은 불꽃은 선명한 별처럼 깔려서
빛나게 타오르는 인간 세계에 밝은 달 한가롭다.
상원(上元:정월 보름)의 시절에는 모두가 서로 그리워하며
황도(皇都)의 안에는 모든 집에 등불이 켜지고
생(笙)과 노래 소리 있는 곳엔 함께 증명하고 일컬어
어깨에 걸고 발밑에 엎드리는 얼마나 많은 계층 있는가?
가벼운 티끌과 안개 거두어진 밝은 달빛 가운데
수레를 타고 구름같이 가는데 오경(五更)의 밤바람이 부네.
의기(意氣)는 모두 멀리 젊은 사람이 얻고
구장(九臟)에서 울려나오는 목메는 흐느낌도 음악 소리 같네.

나무로 만든 사람이여, 돌 소[石牛] 탄 사람 잡지 말지니,
바다가 뽕밭으로 변해도 짐짓 알지 못한다.
땅을 갈고 벼 심어도 끝내 이는 허망한 일.
진공(眞空)과 서로 짝을 이루어야 다시 의심 없도다.

봄을 만나 한 잔 술을 하니
온갖 꽃이 양지(陽地) 향해 피었네.
배꽃을 보니 매화꽃과 비슷한데
해의 광명을 맞이하여 빛이 난다.
연한 버들은 맑은 바람 당겨오고
꾀꼬리 소리 높은 대(臺)에 불어온다.

역양산(嶧陽山)에서 전해온 것
이름하여 동육율(桐六律)이라 부르는데,
서로 오음(五音) 가운데서 비롯하여
칠진(七軫)의 거문고 줄의 조율도 모두 이 뜻이니,
자세히 살펴서 즐기면 역시 허공과 같으리라.
맑은 가을 적정(寂靜)한데 초당(草堂) 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는 나로 하여금 근심에 잠겨 신음하게 하고
그윽한 난초는 여름의 운치이고 겨울밤은 길구나.
잠시 대도(大道)가 고인(古人)의 마음과 합치하니
남풍(南風)의 노래 지어 창생(蒼生)들을 다스린 역사 있기에
비로소 요임금의 교화가 넓고 총명하였음을 알았노라.
처음 탄 곡조가 끝나려 하자 소리가 옮겨가니
슬픈 바람 가을 생각에 다시 서로 상대하니
까마귀 울고 자고새 이별하는 가락, 어찌 그다지도 처량한가?
오직 끊어졌다 이어지는 소리 들으면서 바쁘게 손을 휘젓고
천천히 이끌어 와 비바람 급하게 재촉하니
한천(寒泉)의 묘한 물방울에서 짙은 향기 흩어지네.

식(識)의 성품이 낮고 범속한 탓에 알지 못하고
좋은 일 널리 알려도 도리어 아니라 하네.
가련하다. 이런 무리가 인간 세상에 살고 있어서
거역의 악한 길 구하며 참된 선한 길엔 의지하지 않네.

봉래산(蓬萊山)엔 따로 동부 속에 하늘이 있어서
상서로운 구름이 흔들리며 꼬리를 끄는데 오색이 선명하다.
범인이 항상 이를 수 있는 곳이 아니므로
정진 수행과 요체의 진실은 마음을 전일(專一)하는 데 있다.

한가위 팔월 상서로운 바람 두루 불어오고
우쭐한 상륜(象輪)은 구름 위에 노닐며 돌아다닌다.
맑은 경계에 잠깐 동안 옥경(玉京:皇道)을 비추어 보니
일시에 궁궐들이 은전(銀殿)이 되었도다.
밤은 고요하고 달빛은 차가워서 반은 누각에 기대니
주렴의 휘장 뚫고 들어오는 달빛 연(練)16)같이 하얗다.
경치가 무르익고 느긋한데 이슬의 차가움을 더하고
엷은 향기 아름다운 얼굴 정(情) 따라 완상(玩賞)한다.
누각의 높고 낮음이 없어서 모두가 일반인데
상쾌한 기운 하늘에 두루함이 싸락눈과 같도다.
천가(千家) 만가(萬家)가 모두 천유(天維)17)와 같고
누(漏:時刻) 길어 밤 더욱 깊어지자, 비로소 보는 일 그만두었네.

황아(黃芽)의 약이 성취되자 금단(金丹)을 이루고
그 이치는 『참동계(參同契)』18)와 더불어 일반이었네.
이처럼 먼저 공행(功行)의 힘을 구하면
홍진(紅塵) 속에서 보고 알아차리기가 참으로 어려우리라.

현원(玄元)의 일기(一氣)는 서로 넘치지 않으니,
맑고 고요한 경치 남아 있다면 의마(意馬)에 재갈 물린다.
대은(大隱)은 저자 가게에 살면서 작은 길을 미혹하고
절대적으로 높은 정상에는 흰 구름 암자 있네.

모란꽃의 깊은 붉은색이 옅어지니
차마 금 칼을 손에 잡고 가지 위를 자르니
새벽부터 머금은 이슬은 만 꾸러미에 향기를 풍기니,
보는 사람은 다 심정이 전전(展轉)한다.
번화(繁華)한 그림 속은 모두가 유약(柔弱)하고
빽빽한 잎 서로 교차하여 번쩍번쩍 빛나는 광채 열린다.
붉은 난간도 또 다른 한 곳의 봄
호랑나비 유유히 날아서 한가로이 스스로 즐기도다.
아름다운 하늘 온화한 날에 햇빛 더디고 더딘데
지난 일 계량해도 뒤따르는 생각 싫지 아니하고
정원 안에 보내오는 바람은 왔다간 다시 가고
활연(豁然)히 일어난 감회로 시절의 변이를 깨달았네.

묘한 손길로 타는 거문고는 구속됨이 없으니
이를 알고 수련하면 오음(五音)이 충족된다.
먼저 부침(浮沈)을 가려내면 돌아가는 곳이 있게 되고
줄[絃] 머리의 제도는 서로 재촉하라.
왼손으로 눌렀다 튀길 때 음란과 삿됨은 금물이고
오른손 배회(徘徊)하는 모습은 눈여겨 볼 만하다.
하늘을 법도로 삼고, 땅을 상징으로 삼아서
복희(伏羲)씨가 만든 법이 마음과 계합한다.
먼저 세상 이치를 밝혀 그 진리를 나타내고
육률(六律)이 궁상각치우와 합치하니, 그 소리 새가 우는 것과 같다.
이로부터 교화 입어 선현들이 사모하였고
탁함을 맑게 하고 맑음을 드높여서 기쁨과 노여움 소화하니
태소(太素)19)의 어진 풍조 가고 머무는 사이에
원화(元和)한 기운이 모두 널리 퍼졌다.
나는 봉황은 하늘에 있어도 헤아릴 수 없고
크고 작은 용의 읊조림은 힘을 들이지 않는다.
울림의 감응 들었을 때 거기에 자연(自然)이 있고
행동거지는 편안하고 자상해서 아담하게 꾸밀 수 있었네.
남풍(南風:시경의 편명)의 노래에서 정치와 풍속의 교화를 생각하고
순종과 평등으로 높고 낮음이 없어서
순박한 기풍 서로 전해 지금 다시 일어났다.
도덕 속에 소요함은 후세의 종주에 버금가니
손가락은 곧아야 하고 손바닥은 뒤집어야 하며
잘 어루만지고 안배해서 자른 듯이 고르고
오고 가는 소리 취함은 현묘하고 또 현묘하도다.
문무(文武)를 아울러 떨치면서 정(情)이 전전(展轉)하는데
예전에서 지금까지 천만 번을 타왔으나
몇 사람이나 통달하여 묘하고 두루하였던가?
광릉산(廣陵散)20) 가락 좋아서 충분히 신선의 발자취 될 수 있고
아무도 십팔 고조 이룰 수 없었으니, 정중히 모실 만하다.
정중히 할 만하다고? 어찌 그렇게도 시원한가?
기량에 의지하고 기대면 능히 그 운치 자극할 수 있으니
가볍게 끌어 올려 무겁게 치면서 두루 사이사이를 고리로 연결하고
이어진 것 줄이고 아래쪽을 가려서 경미(輕微)하게 누른다.
백아(伯牙)가 탔을 때는 얼마나 아름다웠는가?
도도히 흐르는 물과 같았으니
비슷한 사례(事例) 연구하여 발꿈치의 시원함을 얻는다.
영릉(零陵)의 계사(戒思)는 비교하고 견줄 곳 없어
펼친 뜻 신비하고 온화하나 느릿하게 사물을 풍자하였고
유연한 품위로 성품을 다스려서 감추고 숨긴 것 없다.
창룡(蒼龍)21)에 춤추는 학, 땅 위에서 낮게 나는 것이 아니니
사치를 막고 욕망을 멈추게 하면 모두가 서로 즐거워한다.

어루만지며 타는 소리가 서로 이끌어
아울러 오음(五音)을 가려낼 수 있도다.
생각에 잠겨 간절하게 품위를 구가하고
구절(句節)의 법도를 다시 읊조림에 더한다.
조이고 느슨한 거문고 줄 속에서 의심의 정(情)을 얻고
가리키는 법은 깊고 정밀하여
영명[英]하고 한가롭고 고아하고 담박하여
세상길에 시달린 마음 멈추고 쉬게 하네.

전적으로 체단(體段) 없는 것이 제일 약하니
열 손가락 벌려서 들어 보면 더욱 착잡하다.
오음(五音)을 가려내지 아니하고 손에 맡겨 타는데
사람 앞에서 가볍게 이해하고서 스스로 즐겁다 한다.
거문고 줄 조절하지 아니하고, 손도 씻지 아니하며
다시 아울러 손가락 밑에 다른 어떤 도리도 없다.
읊조림이 법도를 잃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데
손잡고 공연히 서로 궁상각치우 말하고 있네.
마땅히 느리게 타야 할 곳에서 도리어 급하게 타니
어리석고 몽매한 사람의 쉼 없이 애쓰는 모양이 우습구나.
수련하고 지키는 엄한 법도도 매우 어려우니
이로 인해 소쇄(瀟灑)한 마음속에서 나옴을 알게 되어서
쉽게 어루만지면서 어찌하여 허둥지둥 바쁜가?
전도(顚倒)되어 오고 가고 곧 바로 늙음에 이른다.
또한 사람들의 가르침 수치로 여겨서 도리어 노여움 생기면
헛되게 세월만 보내면서 아직도 말은 잘한다.
총명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가리키는 법을 알겠나?
그래도 졸속한 견해로 성률(聲律)이 막혀도
아침 내내 역시 스스로 즐긴다.
먼지에 더럽혀진 거문고 장식하지 않아도
세월만 헛되게 건너가니
함께 지음(知音)의 말을 두려워하며
거문고 탈 수 있다면 잘못된 곳 없앨 수 있으리라.
035_1016_c_01L御製緣識幷序 輕朕聞法門不二非賢聖無以皆通淸淨自然非智慧無以長夊經文妙覺識種緣深誦華嚴而性海分演菩提而眞修實行慈悲喜捨法相周圓窮究化無絕其虛妄塗平而無滯礙去人我而順陰陽夫佛理者思極無涯遠譯東流之志行方便調御西域之民莫不登寂涓深利益眞際恒沙喩於千界彼岸混於一法廣博談曲善能破於昏衢靈光照耀豈較量乎深化導應機善惡隨緣子將興無爲之大教力救蒼生之福業以日繼時因果必從常以百姓心而爲恢張一切而行利益聖人之教未得美矣天子之風未得用矣千古以降迄千今來寰字廓淸民舒泰豈敢因循上天垂莫大之履地有詠歌之樂恬澹以虛無而惟在念禮讓以明祀其可交修泊乎由秉示信迺心眞而亘南方發願興懷慶雲高而連北斗隨意迴向盡爲法界之人睹情逍遙變成華胥之國三輪淨而離塵垢契神淸十善暢而違無生慈爲忍辱成功無間光炟赫於無邊邇遠益明觀群生於掌內燃慧燈於無極之際香散雲騰持寶剎於煩惱之中詮深妙用方知定力眞如猛以從心去住自由妄想求虛而逐影謾作迷情之津安湛然色相以妄閑類聚煙蘿疾嚴灌頂歸依諦信紀作序六御製緣識卷第五淳化四年立春節喜遇韶光看白祥雲景象一時星凝情靄都比難說人心不變顏容別樂天順敍皆胥悅土牛擊後便驅耕萬物從茲萌芽發麗日遲遲影漸長梅花嶺上明皎潔歡抃陳儀隘九重坤瑞氣祀融泄眞風大布色無窮卷盤鮮盛排羅列降興煥耀太半預祈豐捻名香熱淺情之人莫共語引爾回邪非處爭似淡交得久長小人終是無規矩玉漿時復燕於津通暢全勝百味滿口馨香兼自得顏容改變作眞人紫檀金線槽徧蹙撥弄朱絃敲永指法從來天下聞飜成盡入昇平曲傅之世上五音足希夷道聽化民俗盤龍面對壓鼇頭玄微風散萬般流長春菀內半酣酒陽和自態低廻首聲高細咽浪潛幽勝情處稀還有韻響寒空明月裏亦非滌蕩几愚耳謾說仙家調宮絲竹那堪將比擬溫柔腕軟一雙輕滿坐馨香來四起珠囊快破無多力好似鳳皇張羽翼昔時皆㧾用心勞幾許名揚彈盡得和合象同琴與瑟凝神巧炒通南北嬌舌急戀芳菲水精簾外欲舍輝此藝人間堪可重杏花楊柳色依依雅頌文章順化風馨香不必在芳叢陽和遠近隨四畝春雨如膏有大功如花遇雨濕瀧涷審此言談大道中吐上幾人知擧措故然不與我心同月光紅焰影參差九衢麗景意躕車馬往來殊無礙幾人相逐幾人隨天河夜靜色如銀半擁紅街半擁春山高市邑絃管處燭殘露濕伴香塵傅更漏唱欲將催百萬橙花焰裏開醉酒狂歌家家客坐歡娛莫自裁去年今久一般遊桂樹蟾宮慢欹樓更深漸覺寒氣雲搖五色順情流上短下長人莫笑信緣披得便前行衣裳不是顚來倒憑仗丹靑畫取成花間春鳥語喈喈道在其中動我懷紅豔幾味長夊住年年依萬看相坄露含千滴瀝幻化杳無迹心重一間寸陰堪可惜明根生惠性德行多饒益掌握驪龍珠蹤橫不攺易浮生在眼前海變黃沙磧萬里似閑雲天高難障隔春來又復秋正自銷邪僻慾界共知深恒河蕩滌虛空有路歧人迷慵去覓影裏架金梯堅持湏是一愚癡恍惚返朴歸淳質毀譽謾勞煩終身還不吉河水注東流自然無漂溢上下立尊卑端恭何得失年年柳與韶光契春風便作開花使黃鶯到處不絕聲嫩葉芽新生翡翠信天緣便信天緣那是凡夫那是仙勿抂用心閑過曰業隨福報猛如泉我曾聞昆吾有鐵九鍊方成沐似五彩精晶耀日月風霜凛凛甚威烈新磨刃上七星文誰敢鋒前布陣雲黯黯凌空魑魅怕銷盡邪寶幷詭詐寒光到處鬼神愁哮吼乾坤一片秋龍泉劍龍泉劍我月似波流昇平無事匣中收五惡貪嗔皆自起高深海嶽猶窮矣無明發在一時間對面如同千萬里酒一杯深深情不足倚檻迢迢靑草緣擧目煙飛匀灼灼柳搖似春風曲葉嫩舒張芽徧拆觸處芳尋未得妭姸豔豔爲誰流鶯銜花墜落人頭世間萬事難裁翦送樓臺聲遠遠斷續高低去復來疏霧郁松枝偃暄和思滿郊燕拂緣楊梢䁔日倍添紅果密從容閑披野禽朝凡愚不取自逍遙其奈心如似大燒虛過光陰還似夢隨緣盡向暗中銷三春二月一樣同翠柳峨峨解舞風池水湛然經雨後桃花始覺半開紅半開紅麗天輝新未歸鶯亦飛君恩重人心重未知各各將何用思量二事一般情賢愚憂樂皆相大道不見是非心名利囂塵如幻夢朕緣寡昧愧周旋未信鴉巢鷄生鳳此理言淺究深言意馬能調祛恣縱荊棘太賤仼從荒粟麥本體隨他種凡夫豈料自家身眼如盲堪笑弄生於亂世遇時平掌握蹤橫誰紀頌善念八無邊惡不知痛大矣哉文道合南熏包含六義洞究三墳傍通造化察變聲聞垂其懿範萬一之分道泰希夷乃詠歌之群材奮發奏相追風騷不失千載一時倜儻沿革大啓箴規體道前賢禮樂爲先蹤橫逸豫發自然多知博物文德心懸孰能若此宇宙推遷繼出宏材睹奧自開揣摩言教行俱來眞宗起思撫掌堪咍識業之敏談論熙造化等齊不分高低神茟才智獄凄凄稀代爲寶擧意東西毫端萬象沃蕩狂迷春色春兮景媚姸薰風暖潤物華上林花結和香霧絮壓輕輕軟似緜寰中運啓大平年文武須精百㙯全弄影馬驕難控勒龜茲韻雅奏鈞天仙仗儀排親自注電轉星毬來進御玄之最妙得其玄重人前擧止措靴衫束帶兩分行七寶鞭擎呈內庫一坦平兮殿毬國樂調兮甚鏘洋掀天沸渭轟鼉鼓返朴純誠斅三皇折旋俯仰擡情悅乾坤日月盡舒光龍馬徘徊多步驟生獰堪羡困垂繮繡䪌紅絛金蹀躞鑾鈐珂珮水精裝雲慶集鶴爲鴐短袍新樣甚風雅東西相望賀頭籌歡呼蹈舞金階隔宿閤門宣侍臣廏中令棟馴良馬紫氣盤旋分月仗庭蕪盡去平如掌趫捷雄雄鏤鐙輕雷聲唱噉迎空響俄然斗轉俱輝霍亦非駭目猶人作學之玄妙似通神翼藏珠豈易落傍捎正擊有多門鈄身用力輕敲斫我因閑暇自對手臨時相架閣深似交鋒立戰功匹馬蹤橫藉筋腳孤星遠逬向人飛雲開瑞色天淸廓打三籌父子王孫苐一流聲高唱好繡旗擧響亮歡聲動十洲齊拜彤庭王砌香隨霧散壓鼇頭奔馳擊班供奉內臣側祥煙澹蕩儼淸風御筵開處浮春色絃管調高甚諧排優次弟用心拍難中最難人健羡困卽蹔來臨玉殿苑花方盛重暄和持會群臣開廣宴廣宴初硌日遲遲時飮醲醪紅滿面唯將煦育徧覃恩狻猊噴褭龍香散塞偃戈征將閑喪膽犬戎尋不見牡丹澹兮白如雪打毬妙兮多指似展兵機演智謀風旋兩隊甚奇絕每爭競逐向前衝星高隕墜相鉤拽聲傅士庶萬千家濟濟鏘鏘耀輝華從人巧拙快子意歡呼動地臺交加我緣寡薄非明主禮樂風俗成規矩笑他左右盡狂心臣戰將多如雨修持管筆故無疑威攝遐荒用神武僚宰滿面是香一邊得失虧先補事書混化霸丕圖姬周卜世方爲數休言落鴈射雙雕中原靜亂平胡虜皇天不事但多羅莫道無緣奈我何上有天堂下地獄分明種來不生禾南來北去無時節擧翅擡頭飛似雪當曰離春今曰秋湘江浦上舊明月具足凡夫何行何著靜鎖天台知嵩嶽拘東迷情人天離樂聖境芝蘭名山採藥啖柏飡松淸神去入口馨香風和露嚼可以放曠千年之鶴審取來由勿自繫縛有桃源化成雲閣上有鳳皇下水魚躍本從自然豈用啚度春風緣野徧天地枯朽漸隨紅日世界包含雨露新東郊舒暢芳菲媚煙波柳嫩搖拂水時遷蕩颺情巳矣不言往昔與今來海嶽高深千萬里朱明日盛殘花卉瓊菀爭遊諠帝寶馬香車去復來幾許人心歡不巳金明水上浮仙島畫舸龍舟非草草世寧淸靜驗如然老者攜小少隨老匼帀煙雲揚柳岸羅綺蹤橫長不斷五穀豐登順四時兆歌謠絕愁嘆康哉闐咽芳林下一看難酬千萬賈升平聽在樂聲比屋可封民自化常思淸淨世情閑遙認天平我扣關莫道玄談此子是鳳飛鶴宿九疑山乾坤運轉是尋常人有依違自短長不覺貪生身外昔如駒過隙百年光大丈夫兮兼文武君子能仁潛喜强明非是盡周旋滿眼眞如不自取三春花卉正芬芳發作癡迷我也狂道德脩來長不斷雲從龍變解舒張海浪無涯百川水厚重高深難比擬今古猶來世界寬聞爲善惡爲恥舟車有利便通津斟量難事日其新勿笑我心孜孜貴爲人主不尊身共愛巓峯高岌岌煩惱之中常急急先王典教是吾師可以相宗後法則逍遙物外樂熙熙松椿長養萬年基鵬翥引他鷦蝱怒鳳皇爭與燕雀期猿意馬湏自縛斯言之理還不若僻學邪聞似虛空日月貞明閑銷阿諛順旨察來情瞽者悤悤不可行親親友愛慈敦穆凡言俗態謾纏縈逍遙物外未曾拋念誦時將玉磬敲雖不臨壇深發願夢魂常憶大仙教居山城市罕逢人傲世名高混世塵滿目煙霞常作伴方知寒暑易爲春淸潔恭虔禋上帝郊儀大設康哉人心胥悅化來司禮樂咸修依古制景福照明何擧措千官儼雅登雲路一陽初啓煦仁風我運唯楊均徧布道德功慚情不巳常如取朽九重裏未曾一日貴爲尊念蒼生皆赤子羽衛旌旛花作隊雍熙民泰俱闤闠承平豈足盡言萬里山河觀掌內患腳法師不解走少年心盡愛花柳爭知道味卻無言時得茶香全勝酒逍遙物外世相傅遠望淸虛碧似天莫道精修無報應今生便見舊時緣凡棋妙手不可得蹤橫自在能消不貪小利遠施張擧措安詳求愛力曲須曲直須直打節斜飛防不測潛思靜慮一時間取捨臨時萬便逼牢巳彊場殺三思不驕不怯常翼翼勢輸他勿動色闇設機籌倍雅飾恒持自固最爲强尤宜閑暇心先抑手談勝負觀其智斂迹藏鋒不自傲慢因從貪上虧侵他理路無深計何齷齪何凝滯率爾啚謀太容易恃嶮揄楊似等閑更翻劫子速求斃欺他不見心先喜祗對前人失局勢巳死更塡隨手下童蒙拙格一般藝十洲宮殿海漫漫天上人間是可觀風褭長空淸境界凡夫興念大應難如來千百億化身本是眞驅驅煩惱不解嗔我不能談說沿奮卻知新元正享慶從此日萬物咸新利貞送奮迎春一夜來三元爲首衆情得萬彙潛瑧俱是泰玄化昭彰天作蓋氣和玉燭調陰陽磨礱整頓知明代知明代歌刑政道恢張千官盛仼土陳儀四遠來衣珮鏘鏘言不盡拱極之心文與武坤澄濾煥今古丹鳳來儀見九重我朝丕運還難遇感通玄貺時無五穀精華從茲始五色高呑日月明百川盡歸潮宗水無名大道氣雄雄日月昭明顯聖功舒卷好將浮世譽亦同天上在人中逍遙聖境洞中天五色雲藏大道仙七寶裝成銀世界玉人皆是善心田重陽佳莭菊花貴娿娜如金葉靑傍蘺傍落一蔢䓾發在秋天爲祥瑞引步登高甚奇見想此儀形植霄漢恣情採折手中叉滿䄂冠簪香不散日飛黃鳥何老訝看取叢叢光臺榭願細觀瞻向眼前珠露色應無價好是侵晨半開坼風搖去住還難得淸霜未布轉白喜亦非常意南北柳岸煙沈和水淥獨爾今朝看不足倏忽時間勝於春隨分狂心無垉束心如明鑑照纖微大道之中沒是非拂拭塵唉高挂閣天邊日月有光輝道經念誦信無爲淸靜玄言好自持苦行精修心不倦嚥津往往過齋時承平無事上元莭絲竹歌聲更互自從雨後最晴明不似往年今歲別老來無意在遨遊常愧三光明皎潔千門萬戶樂諠諠就中年少無龜歇天街紅焰布群星晃煬人間鬪明月上元時郞皆相慕皇都城裏萬家笙歌有處共誇稱架肩疊足幾許層輕塵霧斂月明中車騎雲軿五夜風意氣盡隨年少得九衢塡咽樂聲同木人莫把石牛騎海變桑田故不知耕地種禾終是妄眞空相偶更無疑逢春酒一杯百卉向陽開梨花看似梅光揚迎日彩嫩柳引淸黃鳥聲吹臺嶧陽之山傅名曰桐六律相沿五音中七軫絃調皆是意審詳悞則亦如空淸秋寂靜華堂深聽之令我思沈吟幽蘭裏韻冬夜永且合大道古人心舜製南風治莙生知堯化廣聰明初彈將了移聲去悲風秋思對臾牙烏啼別鶴何凄秖聞斷續手揮忙慢引來催急風雨寒泉妙滴散馨香識性低凡故不知宣傅好事卻爲非可憐此輩居人世逆惡求眞善不衣蓬萊別有洞中天搖曳祥雲五色鮮不是凡人常到處精修要實在心專中秋八月祥風遍慢上東輪雲遊淸境將開照玉京一時宮闕爲銀殿夜靜寒光半欹樓穿入簾帷白如練景致融怡露添寒薄茶佳客隨情翫無問高下盡一般爽氣周天如雪霰千家萬家仰天維永更深方罷看黃芽藥就成金丹理與參同契一般切是先求功行力塵內見識應難玄元一氣不相監淸靜如存意馬銜大隱居廛迷小道絕巓頂上白雲巖牡丹花深紅淺忍杷金刀枝上翦侵晨含露萬苞香見者無非情轉繁華影裏皆柔弱密葉交加開爍朱欄別是一般春蛺蝶修颺閑自樂麗天和日景遲遲思量往事不堪追風送園中來又去豁然興感競移時妙手彈琴無向束知之修錸五音先辨浮沈有指歸絃頭制度相催促左手抑揚禁淫邪右手徘徊堪瞻矚法於天象於地伏羲所造與心契先明理世見其眞六律含徽聲嘹唳從茲化被先賢慕激濁揚淸消喜怒太素仁風去住間和之氣皆徧布飛鳳在天不可惻大小龍吟不費力響應聽時有自擧措安詳能雅飾南風思政民俗化順從平等無高下淳朴相傅今復興逍遙道德後宗亞指要直掌溳反善柎安棑齊似翦取聲來往玄更玄振兼文武情展轉古與今來千萬弄幾人通達能妙用陵散好足仙蹤胡笳十八堪鄭重堪鄭重何淸切依憑技倆能撥刺輕挑重打善間鉤連蠲掄下輕微伯牙彈時如何美汪汪洋洋似流水類例硏究得剛柔壞陵身思無比擬敍志神和慢調#修身治性藏幽隱蒼龍鶴舞自雉飛防奢止欲皆相準拊弄聲相引兼能辨五音沈思調品句度更加吟緊慢絃中得疑情指法深精英閑雅澹停歇世途心全無體叚弟一弱十指乖張時更五音不辨信手彈薄會人前言自樂絃不調手不洗更兼指下無道理吟爲失度故不知把手空搖說宮徵合彈慢處卻彈急愚蒙堪笑情兀兀修持嚴潔甚難哉罔知瀟灑心中出容易撫之何草草來倒去直至老又恥人教卻生嗔虛度時光猶言好不聰人豈解指法故然無拙見閑聲律終朝亦自娛塵涘琴不日月歲蕭疏怕共知音說彈好破除卽製緣識卷苐五甲辰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
  1. 1)『남풍(南風)』 노래를 가리킨다. 순(舜) 임금이 지었다고 전해지는데, 가사 중에 “남풍의 은혜로움이여, 우리 백성의 걱정을 해결할 수 있도다”가 있다.
  2. 2)전설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삼황(三皇)의 서적이라고 한다.
  3. 3)시문(詩文)을 지으며 노는 풍류를 말한다.
  4. 4)뜻이 크고 기개가 높은 것을 이른다.
  5. 5)경계하고 삼갈 법도를 말한다.
  6. 6)예전 공을 만들어 치고 차는 놀이마당을 뜻한다.
  7. 7)연초(年初)의 계획을 말한다.
  8. 8)말을 탈 때 디디고 올라가는 제구(制具)를 말한다.
  9. 9)중국의 은(殷)나라 시대 및 춘추 시대에 산시성 부근에 살던 서융(西戎)의 일족이다.
  10. 10)경림원(瓊林苑). 송(宋) 태종(太宗)이 개설한 금명지(金明池) 옆의 동산이다.
  11. 11)금명지(金明池). 송대(宋代) 수도(首都) 개봉(開封) 서교문(西郊門) 서북(西北)에 있던 못. 주위 약 9리(里)에 이른다.
  12. 12)중국(中國) 호남성(湖南省) 영릉현(零陵縣)에 있는 산이다.
  13. 13)우리 생각은 고요히 가라앉지 못하고 말처럼 이리저리 분주히 달리기 때문에 ‘의마’라고 부른다. 심원(心猿)도 마찬가지의 뜻으로 마음이 원숭이처럼 이리저리 날뛰는 것이다.
  14. 14)두 손을 마주잡고 북극성(北極星)을 모심. 사방(四方)의 인민(人民)이 천자(天子)에게 복종하는 것을 뜻한다.
  15. 15)자라처럼 엎드려 움직이지 않고 쉬는 것을 뜻한다.
  16. 16)무명ㆍ모시 따위를 표백하여 말린 천이다.
  17. 17)하늘이 이루어지는 근본.
  18. 18)위(魏) 백양(伯陽)이 저술한 『주역(周易)』을 기초로 한 도가(道家)의 기본 경전이다.
  19. 19)천지개벽 이전의 혼돈하던 시기를 말한다.
  20. 20)거문고의 곡명(曲名). 삼국시대(三國時代) 위(魏)나라 혜강(嵆康)이 이 곡조를 연주하였으나 비밀로 하여 사람들에게 전수하지 아니하였다. 그 후 참언(䜛言)으로 해를 입어 형장(刑場)에 임하게 되자 거문고를 찾아 이 곡을 타고서 “광릉산(廣陵散)은 이제 끊어졌다”고 하였다.
  21. 21)고대(古代) 하늘의 이십팔수(二十八宿) 가운데 동방(東方) 칠수(七宿)의 총칭(總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