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394_T_002
- 037_0945_c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피혁사 하권
- 037_0945_c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皮革事 卷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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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한역
박홍배 번역 - 037_0945_c_02L大唐三藏法師義淨奉制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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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박가범께서는 실라벌성의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구수 오파난타(鄔波難陀)가 출가하여 침상 하나를 받았다. 그 침상은 심하게 부서져서 몸을 움직이면 상에서 곧 소리가 났으며, 침상 위에 누워 있으면 소리가 날까 두려워 감히 옆으로 돌아눕지를 못하였다.
오파난타는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만일 좋은 침상을 얻지 못하면, 나는 나를 오파난타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날이 밝아 아침이 되자 곧 승광왕(勝光王)이 있는 곳으로 갔다. - 037_0945_c_03L爾時薄伽梵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具壽鄔波難陀初始出家,分得一牀,甚是破壞。若動身時,牀便作聲,在牀上臥,不敢轉側,恐畏作聲。鄔波難陀卽作是念:“我若不乞更作好牀者,我則不名鄔波難陀。”至明淸旦,卽往勝光王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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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말하였다.
“어서 오시오. 성자 오파난타여,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그가 임금에게 말하였다.
“제가 비록 누워 잠을 자긴 하나 마음속으로 늘 두렵습니다. 대왕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제가 출가 전에는 여덟 겹으로 된 침상을 깔고 잠을 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출가한 후로는, 이 소하(小夏)에 깨진 침상 하나를 얻어 조금만 부딪쳐도 심하게 소리가 나니 깨질까봐 감히 돌아눕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심히 고통스러운데 어떻게 편안히 잠을 잘 수가 있겠습니까?” - 037_0945_c_10L王言:“善來聖者鄔波難陀!得安隱眠不?”卽告王曰:“我雖眠臥,心常恐怖。大王自知,我未出家,臥八重敷具。今雖出家,爲是小夏,分得一破牀,觸著作聲,不敢轉側,恐畏破壞,甚大辛苦。云何得安穩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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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오파난타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가히 여덟 겹으로 된 침상을 써도 부처님 법에 합당한가?”
그는 곧 임금에게 말하였다.
“그것은 도리에 합당합니다. (계율의) 어느 곳에 부처님께서 여덟 겹으로 된 침상을 깔지 말라고 정한 것이 있습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만일 법에 합당한 것이라면, 내가 지금 줄 것이니 마음대로 가지고 가시오.”
그는 다시 임금을 향하여 아뢰었다.
“저는 국왕이 아닌데 어찌 왕가의 물건을 함부로 가지고 가겠습니까? 임금께서 사람을 시켜 절로 보내주시면 제가 받겠습니다.”
임금은 여덟 사람을 시켜 네 사람은 와구를 마주 들고 네 사람은 침상을 마주 들고 가게 하였다. 오파난타는 기쁘게 미소를 지으면서 뒤를 따랐다. - 037_0945_c_15L王告鄔波難陀曰:“汝可合臥如是八重敷具耶?”便答王曰:“得。雅合其理,何處佛制不許臥八重敷具?”王曰:“若依法者,我今施之,任意將去。”復向王言:“我不是國王,云何我得將王家物去?”王應遣人送將向寺,我當受之。”王與八人,四人舁臥具,四人舁牀。鄔波難陀得已歡笑,隨逐而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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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6_a_01L도중에 여러 속인과 바라문 등이 이 잠자리에 필요한 도구들을 보고 물었다.
“이것은 누구의 것인가?”
여덟 사람이 대답하였다.
“임금께서 주신 것이오.”
사람들이 다시 물었다.
“이 침상을 가지고 가버리면 임금은 어디에서 잠을 자는가?”
오파난타가 대답하였다.
“자기 집에서 자겠지요. 이 잠자리는 나에게 준 것이오.”
이 말을 듣고 모든 속인들이 비웃으며 비난하였다.
“대머리 사문이 이런 와구를 탐내어 가지다니.”
오파난타는 곧 절에 도착하여 땅을 깨끗이 쓸고 소똥을 바르고는 그 침상과 잠자리를 문 옆에 깔아 놓았다. - 037_0946_a_01L路上有諸俗人婆羅門等,見此牀褥,問言:“此是誰物?”答曰:“王與。”又曰:“將此牀去,王於何宿?”鄔波難陀報曰:“於自家宿,此牀褥等是我之許。”諸俗聞已,卽便譏訶:“此禿頭沙門,乃畜如是行欲臥具。”鄔波難陀卽至寺中,掃灑田地,塗瞿摩已,其牀褥等敷在門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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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문에 이르자 오파난타는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침상을 보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보시고 곧 말없이 여리 필추들을 모으시고는, 자리에 앉아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큰 침상에 누워 자는 사람은 모든 과실이 이로부터 일어나게 될 것이니, 지금부터 필추가 만일 높고 큰 침상에 누워 자면 월법죄(越法罪)를 받게 될 것이다.” - 037_0946_a_08L佛來至門所,鄔波難陀見佛來至,歡喜白佛言:“世尊!看我臥牀!看我臥牀!”佛旣見已,便卽默然,集諸苾芻僧伽,就座而坐,告諸苾芻:“若向大牀坐臥者,一切過失,因此而興。自今已後,若苾芻坐臥高大牀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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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자가 부처님과 필추 승가(僧伽)를 집에 청하여 공양을 베풀었는데, 높은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그때 아난다(阿難陀)가 먼저 그 집에 도착하여 그 높은 자리를 보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 높은 자리는 부처님 법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마땅히 거두어 주십시오.”
그 장자가 바로 거두고자 하였는데, 부처님께서 곧 그 집에 도착하여 아시고는 일부러 이렇게 물으셨다.
“아난다야, 네가 이 자리를 거두라고 시켰느냐?”
아난다가 아뢰었다.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은 부처님 법에 어긋나기에 거두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모든 곳에서 높은 자리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만일 속인의 집에서 설법을 할 때나, 승방[毘訶羅] 안에 있으면서 높고 큰 침상에 앉거나 눕는 자는 월법죄를 받는다.” - 037_0946_a_14L有一長者,請佛及苾芻僧伽,於舍供養,敷設高座。時阿難陀先到彼家,見其高座,語長者言:“此之高座,不是應法,當卽除去。”彼正欲除,佛便來至其舍,知而故問:“汝欲作爲?”阿難陀白言:“除去非法牀座。”佛告阿難陀曰:“我非一切處制不許用高牀,若白衣舍開聽。若在毘訶羅內坐臥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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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6_b_01L이때 남방에 한 필추가 있었다. 몸에는 단지 3의(衣)1)만 걸치고서 그 필추는 실라벌성으로 와서 세존께 정례하였는데, 가죽으로 된 와구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오파난타가 이것을 보고 곧 그 뒤를 따라가 찬탄하면서 그가 잠시 쉬기만을 기다렸다가 곧 그에게 구걸을 하였다.
“그대는 걸식하는 필추이니, 이 가죽을 나에게 줄 수 없겠소? 나는 여러 절을 유행하면서 그때마다 이 가죽을 몸에 두르고 탑이 있는 곳을 다니고 성적(聖迹)들을 순례하고자 하오.” - 037_0946_a_22L于時南方有一苾芻,身但三衣,來至室羅筏城,頂禮世尊。有一皮敷具,用以儭身。鄔波難陀見已,卽便隨後慰問讚歎,待彼苾芻蹔停息已,便從彼乞:“汝乞食苾芻,此皮能惠施不?我欲諸寺遊行,每將隨身,經過塔所,巡禮聖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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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곧 대답하였다.
“오파난타여, 내가 지금 그대에게 이 가죽을 주면, 그대는 지금 당장 떠날 수 있겠는가?”
오파난타가 대답하였다.
“나는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대가 주지 않아도 이런 가죽을 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소.”
그가 오파난타에게 말하였다.
“만일 그렇다면 나는 지금 이 가죽을 그대에게 주지 않겠소.”
그가 이 말을 듣고 성이 나서 가만히 있다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승광대왕에게는 바탁(婆吒)이라는 소를 돌보는 사람이 있다. 그는 곧 나의 옛 친구로서 그에게는 가죽이 있을 것이니, 내가 달라고 부탁하면 줄 것이다.’
이런 생각을 마치고는 곧 그곳으로 갔다.
그때는 초봄에 가까웠고 어미 소는 얼룩송아지를 낳았는데 매우 사랑스러웠다. 오파난타가 손으로 송아지를 어루만지니 곧 송아지 가죽에 대해 욕심이 생겼다. - 037_0946_b_05L彼卽報言:“鄔波難陀!我今與汝,汝能去不?”鄔波難陀報曰:“然我有力,能辦此皮,不足爲難。”告鄔波難陀曰:“若如是者,我今不與汝皮。”彼聞是語心生瞋,默爾而住,便作是念:“勝光大王看牛之人名曰婆咤,彼卽是我先來知識,彼中有皮,我求乞,定得無疑。”作是念已往詣其所。正屬春初,牛生斑犢甚爲可愛,鄔波難陀卽以手摩犢身便生愛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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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탁이 이것을 보고 오파난타에게 말하였다.
“성자여, 우유가 필요합니까?”
오파난타가 대답하였다.
“우유는 필요가 없네. 이 송아지 가죽을 보니 매우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 만일 이 가죽을 얻어 와구로 사용한다면 만족스럽게 몸에 두르고 편안히 길을 갈 수가 있겠네.”
바탁이 대답하였다.
“성자여, 그럼 돌아가 계십시오.”
오파난타가 생각하기를, ‘이미 나의 뜻을 알았구나’하고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바탁은 곧 사람을 시켜 그 송아지를 잡아 가죽을 벗겨 오파난타에게 보냈다.
그 사람은 보내주겠다는 말에 의하여 어미 소 앞에서 송아지를 잡아 가죽을 벗겨 오파난타에게 보내려고 하였는데, 어미 소가 어린 송아지의 가죽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새끼에 대한 애절한 마음으로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가죽 심부름을 맡은 사람이 가죽을 가지고 서다림에 도착하여 그 절 안으로 들어가니, 어미 소는 절 문 밖에 서 있었다. - 037_0946_b_14L婆咤見已,語鄔波難陀曰:“聖者!須牛乳耶?”答言:“不須,見此犢皮,我甚愛樂。若得此皮爲敷具者,足以支身,安隱行道。”婆咤報言:“聖者!且歸。已知我意。”去未夂閒,婆咤卽令人殺犢剝皮,送與鄔波難陀。彼人依語,對牛母前,殺犢剝皮,將皮送與鄔波難陀。然而犢母見將皮去,愛念子故,作聲大喚隨逐而去。其送皮人將皮往詣逝多林,到已入寺,牛母在於門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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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6_c_01L세존께서 이 소를 보시고 그 까닭을 이미 아시고는 일부러 아난에게 물으셨다.
“이 소는 무엇 때문에 저렇듯 오랫동안 문밖에 서서 울고 있는 것이냐?”
그때 아난다가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오파난타가 송아지를 죽여 그 가죽으로 와구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송아지는 저 소가 낳았는데 새끼에 대한 애절한 마음 때문에 새끼의 가죽을 따라와서 저렇게 문밖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생각을 하셨다.
‘잘못은 그 가죽 때문이다.’
그리고는 곧 필추 승가들이 모인 곳으로 가 자리에 앉으셔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 037_0946_c_01L世尊見此牛已,知而故問阿難陀曰:“此牛何故夂立門外作聲?”時阿難陀白言:“大德!由鄔波難陀殺犢取皮,用爲敷具。其犢乃是此牛生,犢子母由愛念子故,隨逐兒皮,在於門外。”爾時世尊便作是念:“過患已起,由彼皮故。”卽往苾芻僧伽衆中,就座而坐,告諸苾芻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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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난타는 어리석고 무지하여 가죽을 썼기 때문에 사문의 법이 아닌 짓을 하였다.
이런 까닭에 여러 필추들은 이제부터 다시는 가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니, 만일 가죽을 사용하는 사람은 월법죄를 받는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필추들은 마땅히 가죽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시 다른 어떤 장자가 부처님과 필추 승가를 초청하여 자기 집에서 공양을 베푸는데, 가죽을 사용하여 앉는 자리를 준비하였다.
이것에 대해서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모든 곳에서 가죽은 절대로 쓰지 말라.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나는, 속가에서는 좌구[坐]를 사용하는 것은 허락하되, 와구[臥]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승방에 있을 때는 가죽으로 된 좌구와 와구를 사용하지 말라. 만일 가죽으로 된 와구를 사용하면 월법죄를 받는다.” - 037_0946_c_08L“鄔波難陀愚癡無智,爲用皮故,作非沙門法。是故諸苾芻,從今已後,更不得用皮。若用皮者,得越法罪。”如世尊說:“苾芻不應用皮。”有異長者,請佛及苾芻僧伽就家設供,還復用皮而爲座物。乃至佛告阿難陀:“不應一切處制皮,是故我開俗家應坐,不應用臥。若在毘訶羅,竝不應坐臥。若受用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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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구수 필린다바차(畢隣陀婆蹉)는 출가한 이래 늘 몸에 병이 있었다. 권속들이 와서 그 필추의 설법을 듣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어떤 장자가 자신의 처에게 말하였다.
“지금 성자 필린다바차가 우리를 위하여 설법을 하였는데, 달기가 순 꿀과 같아서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소.”
그의 처가 대답하였다.
“당신은 과보가 성숙하였으니,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면 묘법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남편은 말하였다.
“당신은 왜 설법을 들으러 가지 않는 것이오?”
부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부끄러워서 가서 그의 설법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만일 성자께서 여기에 오셔서 설법을 해 주신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 037_0946_c_16L緣在王舍城,爾時具壽畢鄰陁婆蹉,從出家已來,身常有病。眷屬來者,皆爲說法而去。旣至家中,復爲妻說:“今聖者畢鄰陀婆蹉爲我說法,甜羙猶如淳蜜,無可棄者。”其妻答曰:“汝果報成熟,遇佛出世,得聞妙法。”夫曰:“汝何故不聽?”答曰:“爲有羞故,不能往彼聽法。若得聖者來此爲說,甚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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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7_a_01L그때 남편은 곧 필린다바차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성자여, 저는 성자의 설법을 듣고 이익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저의 아내는 부인이라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까닭에 여기에 와서 설법을 들을 수 없으나, 성자의 설법을 매우 듣고자 합니다. 만일 성자께서 덕을 내리셔서 자비를 베푸셔서 저의 집에 오셔서 설법을 하시면, 저의 아내가 바야흐로 법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구수 필린다바차가 말하였다.
“나는 출가한 이래로 늘 몸에 병이 있다네. 그래서 가지 못할 것 같네.”
그 사람이 말하였다.
“성자여 저희들이 가마와 가마를 들 시자를 보내겠습니다.”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하락하지 않으실 것이네.” - 037_0947_a_01L時夫卽往畢鄰陀婆蹉所,白言:“聖者!我蒙說法,利益無量。妻是婦人,有懷羞故,不能來此聽法,甚樂聞法。若聖者降德,慈悲爲說,婦人方得聞法。”時具壽畢鄰陀婆蹉告曰:“我出家已來,身常有病,不能往至。”彼人白言:“聖者!我等作侍者舁去。”荅曰:“世尊未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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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을 어느 필추에게 말하니, 그 필추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나는 여러 필추들이 늙고 병이 들었을 경우에는 가마를 타는 것을 허락해야겠다.’
생각을 마치고 곧 여러 필추를 모으시고 대증 가운데에 자리를 펴고 앉으시고는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해서라면, 마땅히 가마를 타도 된다.”
이때 6중 필추가 대중 가운데 있었는데,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구수 필린다바차가 가마를 타고 많은 시자들이 에워싼 가운데 범지(梵志) 장자의 집으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
6중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여러 가지 화려한 채색의 그림을 그린 보배 수레를 타고 네거리를 다니며 속가에 드나들었다. 아울러 그렇게 다니면서 모든 사람들을 업신여김이 마치 초목이 앞뒤를 돌아보지 않는 것과 같았다. - 037_0947_a_08L以緣白苾芻,苾芻白佛。佛作是念:“我爲諸苾芻老病故,聽乘輿。”卽集苾芻僧伽,衆中就座而坐,告諸苾芻曰:“從今已往,有利益故當乘輿。”是時六衆苾芻亦在衆中,如世尊說:“聽具壽畢鄰陀婆蹉乘輿。”及諸侍者圍繞,往梵志長者家。六衆聞已,卽作種種妙好彩畫寶輿乘之,街衢而行,往詣俗家,幷及出入,輕欺諸人,喩如草木,不顧前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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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바라문 장자가 물었다.
“성자여, 왜 그렇게 화려한 수레를 타고 다니는가?”
필린다바차가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타는 것을 허락하셨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다 이 일을 꾸짖으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너희 사문들은 욕심대로 하여도 되는가?”
이때 여러 필추들이 그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이여, 이미 과실이 있으니 마땅히 수레를 타지 말라. 다만 두 종류의 사연이 있는 사람은 타는 것을 허락하니 무엇이 둘인가? 첫째는 병이 들어 약한 사람이거나, 둘째는 늙고 병든 사람이다. 이러한 사연이 있는 사람은 내가 마땅히 허락한다. 만일 아무런 사연도 없이 수레를 타는 자는 월법죄를 받는다.” - 037_0947_a_17L婆羅門長者而問曰:“聖者!何故乘騎?”答曰:“世尊許乘。”時諸人等咸悉譏嫌而作是說:“汝等沙門,爲慾所逼。”時諸苾芻以緣白佛,世尊告曰:“汝諸苾芻,已有此過,不應乘騎。有二種緣聽許。云何爲二?一者瘦弱、二者老病。有此緣者,我當聽許。若無緣乘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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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7_b_01L이때 어떤 필추가 인간 세상에 유행을 하며 길을 기다가 강을 만났는데, 손에는 의발을 쥐고 있어서 마음대로 헤엄쳐 물을 건너갈 수 없었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하나하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은 마땅히 헤엄치는 것을 배우라.”
그때 여러 필추들은 부처님께서 헤엄쳐서 물 건너는 법을 배우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그때 6중 필추는 아시다(阿市多) 강을 자주 헤엄쳐 왕래하였는데, 어느 날 어떤 거사녀(居士女)가 강변에 이르러 배가 없어 건너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번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 037_0947_b_01L時有苾芻,遊行人閒,在路逢水,不能自持衣鉢浮渡。時諸苾芻具緣白佛,世尊告曰:“汝等苾芻,應習學浮。”時諸苾芻,聞佛世尊聽學浮渡水。于時六衆苾芻,於市多河,浮渡來去。後有居士女,至於河邊,無舡可渡,夂住煩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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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6중 필추들은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내가 마땅히 건네주리다.”
그리하여 그 여자는 이들이 출가한 사람임을 보고 믿고서 함께 강을 건넜다. 그런데 6중 필추는 물 가운데에서 여자의 몸을 이리저리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저쪽 언덕에 이르러서 다시 여자에게 말했다.
“돌아갈 때도 우리가 또 건네주리다.”
그때 그 여인이 말하였다.
“너희 대머리 중이여, 매우 음흉하고 악독한 성질을 가지고 있구나. 나의 지아비도 함부로 나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지 않는데, 하물며 너희들이 그런단 말이냐?”
그녀는 이렇게 꾸짖고 욕을 하였다. - 037_0947_b_07L時六衆苾芻告彼女曰:“我當渡汝。”然諸女等,見是出家之人,便卽信委,共渡河水,遂於水中,摩觸女身所有支節,渡到彼岸,復告女曰:“迴來,我還渡汝。”時彼女人告言:“汝之禿人,甚懷奸惡之性。我之夫主,由故不觸我身支節,況汝。”卽便譏嫌罵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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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이런 과오가 일어난 것은 여자의 몸을 어루만진 데서 생긴 것이니, 나는 지금 여러 필추에게 법을 만들어 여자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여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시고 여러 필추를 모아 말씀하셨다.
“6중 필추는 어리석은 사람들인지라 세간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 사문의 법이 아닌 짓들을 하여 순리를 따르지 않고 비리와 부정으로 여인의 몸을 만졌다.
너희들은 지금 이후로는 여인의 몸을 만지지 말 것이며, 만일 몸을 만지는 자는 월법죄를 받는다.” - 037_0947_b_13L時諸苾芻以緣白佛,佛作是念:“若諸患起,皆由摩觸女身。我今制諸苾芻,勿得觸女人身。”作是念已,集諸苾芻,告言:“六衆苾芻癡人!多種有漏處,作非沙門法,不隨順事,非理不淨觸女人身分。汝等從今已後,不得觸女人身分。若觸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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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7_c_01L세존께서 필추들은 여인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제정하셨다.
그때 어떤 성주(城主)가 늘 경치가 좋은 동산과 연못을 사랑하여 처자와 권속을 거느리고 의복을 치장하고는 동산에 나갔는데, 무리 중에 한 여인이 병을 들고 강가에 나가 병에 물을 담으려고 하였다.
그때 또 어느 필추가 강가에서 벌레를 관찰하며 물을 거르고 있었다. 여인은 필추가 물을 담고 있는 강변을 보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곧 멀리 떠나가서 비좁고 험한 곳에서 물을 길었다. 그런데 물병에 물이 차서 들어 올리려고 하다가 여인은 그만 발을 잘못 디뎌 물에 빠져 표류하게 되었다.
이때 그 필추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존께서 가르침을 정하시기를 여자의 몸에는 손을 대지 말라고 하셨고, 만일 몸에 손을 대는 사람은 월법죄를 받는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그 필추는 여인을 구하지 않고 그대로 버리고 떠나버렸다. - 037_0947_b_20L世尊已制苾芻不應觸女人者,時有城主,常愛勝地園苑池沼,將妻子眷屬,衣服嚴飾,往詣園苑。衆中有一女人,持甁詣河取水。復有苾芻,河邊濾水觀虫。女人羞恥,見苾芻取水路邊,卽便遠去,於嶮窄處而取其水。甁水旣滿,方欲擧之,其女腳跌墮水,被水所漂。時此苾芻便作是念:“世尊制學,不得觸著女人身分。若觸著者,得越法罪。”時彼苾芻棄而不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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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가족들은 물 길어 오는 시간이 늦어지자 이상히 여겨 서로 그 여인을 본 사람이 있는지 묻고 찾다가 그 필추에게 물었다.
“혹시 한 여인이 물병에 물을 긷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소?”
필추가 대답하였다.
“물에 빠져 표류하고 있는 것을 보았소.”
그들이 말하였다.
“성자들은 유정(有情)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물을 거를 때에도 작은 벌레라도 있는지 보는데, 지금 여인이 물에 빠진 것을 보고도 어찌 버리고 구해주지 않았단 말인가?”
필추가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여자의 몸에 손을 내지 말라고 하셨네.”
이 말을 들고 그들은 필추를 비난하였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죽을 재난이 있으면 그를 구해주도록 하고, 만일 스스로 구제할 수 있어서 놓으라고 말하면 곧 놓으라.” - 037_0947_c_06L家人怪遲,尋後相覓,問苾芻曰:“見一女人持甁取水不?”答曰:“我見墮河被水漂去。”白言:“聖者!爲愍有情,每於水中觀小虫,今見女人被溺,豈合棄捨而不救之。”苾芻告曰:“世尊不許觸女人身。”聞是語已,便卽譏嫌。時諸苾芻以緣白佛,世尊告曰:“若有死難,須可救之。若能自濟,云放卽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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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여러 필추들이 여인의 몸을 붙잡을 때에 곧 염심(染心)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여자를 잡을 때 마땅히 그대들의 어머니와 같이 생각하고 자매와 같이 생각하여 구해주라.”
구출된 사람이 있었는데 곤고(困苦)하여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래 언덕 위에 얼굴을 엎드려 눕혀 놓아라.”
이때 필추들이 단지 엎드려 눕혀 두기만 하고 버리고 떠나서, 드디어 까마귀와 독수리 및 야간(野干)에게 씹어 먹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버리고 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마땅히 옆에서 지켜야 한다.”
필추가 몸 가까이에서 수호하다가 곧 염심(染心)이 일어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까이에 있는 것은 옳지 못하다. 때에 따라서는 마음으로 지켜주어라.”
필추가 지켜주고 있다가 공양 때를 놓쳐 밥을 못 먹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가 지켜주다가 밥을 먹을 때가 되면 소나 양치는 사람에게 지켜달라고 부탁을 하고 떠나고, 밥을 먹고 돌아와서는 다시 지켜서 그 사람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아야 한다.” - 037_0947_c_14L時諸苾芻執捉之時,乃生染心,佛言:“汝執於女,當觀如母、如女、姊妹等想,救渡令出。”有救得者,被溺旣困,不能省悟,佛言:“於沙堆上,覆面而臥。”時苾芻等但覆面臥著棄去,遂被烏鷲野干噉嚼,佛言:“不應棄著而去,當須守護。”苾芻守護,近在身傍便生染心,佛言:“不應近住,隨時念護。”苾芻爲守護故,過時不食,佛言:“苾芻食時欲至,見牧牛羊人,告令守護。食已,復須頻看,知其死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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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8_a_01L이때 6중 필추가 아시다(阿市多) 강변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처럼 어떤 장자의 집에서 기르는 소가 강을 건너가고 있었다.
이때 6중 필추는 각기 젖소의 꼬리를 잡고 강을 건너갔는데, 이로 인하여 그 소는 드디어 우유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장자가 소치는 사람을 꾸짖으니 소치는 사람은 앞의 사실을 모두 장자에게 말하였고, 드디어 장자는 필추들을 비방하였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이로 인하여 여러 필추들을 모으고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소꼬리를 잡고 물을 건너가는 것은 옳지 않다. 만일 이것을 범하는 사람은 월법죄를 받는다.”
세존께서 법을 정하시되 소꼬리를 잡고 강을 건너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하셨다. - 037_0948_a_01L時六衆苾芻,於阿市多河邊洗浴,有異長者家牛,常法渡河。是時六衆各捉乳牛尾,渡河來去,因茲牛遂乳絕。長者訶責牧牛之人,其人以事具述,長者譏訶。時諸苾芻以緣白佛,佛以此緣集諸苾芻,告言:“汝等不應執捉牛尾渡河。若犯者,得越法罪。”世尊旣制:“不應執牛尾渡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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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에 많은 필추들이 강물을 건너가려고 하였으나, 강에 배와 뗏목이 없어서 건너갈 수 없었다. 이 일을 인연으로 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붙잡고 의지하여 강을 건너갈 수 있는 것에 다섯 가지가 있다. 이른바 코끼리와 말과 송아지와 묘우(貓牛)2)와 부낭(浮囊)3)이 그것이다.”
이때 6중 필추는 곧 여러 가지로 치장을 한 장부와 부인의 모습을 그린 부낭으로 강을 건너갔다.
바라문[梵志] 거사들이 서로 말하였다.
“이게 무슨 도리인가?”
6중 필추가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셨다.” - 037_0948_a_09L時有衆多苾芻,當欲渡水,河無舡筏,不能得渡。以是因緣,往白世尊,佛告諸苾芻:“汝等當知,有五種可執而渡,所謂象、馬、犢牛、猫牛、及以浮囊。”是時六衆苾芻,卽作種種嚴飾,畫丈夫婦人形浮囊而渡。梵志居士皆相謂言:“是何道理?”答曰:“世尊許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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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범지 거사들이 모두 이 일을 비방하였다.
“대머리 사문이 염욕(染欲)으로 저런 짓을 하다니….”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여러 필추들은 여러 가지 종류로 채색하여 장부와 여인의 그림을 그린 부낭으로 강을 건너가지 말라. 마땅히 두 가지 부낭만 허용할 것이니 하나는 갈색이며, 하나는 작은 부낭이다.”
세존께서 설법을 하신 바로 그때 어떤 필추가 오는 길에 검은 뱀을 보고는 “장자를 보았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는 마땅히 나무 신을 신어야 한다.” - 037_0948_a_16L時婆羅門居士等皆作譏嫌:“此禿沙門,染欲所逼。”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汝諸苾芻!不應以種種彩畫丈夫女人形渡河。當置二種浮囊:一爲褐色,二爲小者。”世尊正說法之時,有苾芻來,路見黑蛇,云:“見長者。”佛言:“苾芻應著木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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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8_b_01L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급고독(給孤獨) 장자는 훌륭한 새 집을 지어서 그 집을 여러 가지 그림으로 장식하고, 필추들을 초청하여 여기에서 설법과 아울러 경전도 독송하게 하였다. 식후에 편히 쉴 때는 의복을 수선하기를 청하고 또한 가지가지의 사자좌도 마련하였다.
그때 그 설법하는 곳에 한 필추가 나무 신을 신고 와서 그 땅을 밟아 땅에 자국을 내어 구덩이가 생겼다. 급고독 장자는 날이 밝아 아침이 되자 세존께 예배드리러 갔다가, 곧 그 땅을 보니 나무 신을 신어 땅을 밟아 구덩이가 생겨 있었다. - 037_0948_a_23L緣在室羅筏城,時給孤長者造勝新堂,以種種彩畫嚴飾,爲請苾芻,於此說法幷讀誦經,食後宴息,修造衣服,亦安置種種師子之座。其說法處,時有苾芻著木履來,於其地上踏地令損。給孤獨長者淸旦往禮世尊,乃見其地木履踏作坑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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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성자시여, 임금과 4병(兵)이 여기에 와서 머물렀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렇지 않소. 어떤 필추가 나무 신을 신고 땅을 밟아 훼손시킨 것이오.”
장자가 이 일을 비방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나무 신을 신으면 절 땅을 훼손시키게 되니 지금부터 이후로는 나무 신을 비축하지 말라. 만일 비축하는 자는 월법죄를 받는다.” - 037_0948_b_06L問言:“聖者!王及四兵來此宿耶?”答言:“不爾。然由苾芻著其木履,遂踏地損。”長者譏嫌,佛言:“汝等著於木履而損寺地。從今已去不應畜木履。若畜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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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추가 석 달 동안 속가에서 안거를 하면서 가죽신이 다 떨어져 신을 수가 없었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속가에 있을 때에는 나무 신을 신어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이때 신심이 많은 장자와 바라문이 나무 신을 여러 필추들에게 보시하였으나, 필추들은 기쁘게 받지 않았다.
장자는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는 외도(外道)가 복밭[福田]이 되었으나,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신 후부터는 그대들이 복밭이 되었습니다. 저를 불쌍히 생각하시고 받아주십시오.”
이때 여러 필추가 부처님께 이 사연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받으라. 받아서 뒷간 옆에 두고 사용하여라.”
그리고는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 037_0948_b_10L苾芻三月居家安居,皮履爛壞。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在俗家,著木履無犯。”時有信心長者婆羅門,布施木履與諸苾芻,皆不肯受,咸云:“佛未出時,外道爲福田。佛已出現。仁等是爲福田,愍我故受。”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應受,受已置廁邊用。”攝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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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잎과 부들 잎과 새끼줄로 만든 신발
구지(俱胝:億耳)를 보호하기 위하여 허락하노라.
일찍이 남의 가죽신을 빼앗아 신고 가죽을 빼앗아
몸에 장식하며 착용하고 두르고 하는구나. -
037_0948_b_17L竹葉蒲繩履,
俱胝爲護開;
曾著奪皮嚴,
安帶重幷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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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8_c_01L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필추들은 나무 신을 신을 수 없으니, 마땅히 대나무 잎을 따서 신을 만들어라.”
여러 필추가 대나무 잎으로 만든 신을 신자, 곧 걱정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후부터 대나무 잎으로 엮은 신을 비축하지 말고, 마땅히 부들 잎으로 역은 신을 신어라.”
부들 잎으로 엮은 신을 신으니, 도리어 걱정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부들 잎으로 엮은 신을 비축하지 말고, 너희 필추들은 새끼줄로 엮은 신을 신어라.”
새끼줄로 엮은 신을 신으니, 도리어 걱정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새끼줄로 엮은 신을 비축해서는 안 된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풍종(風腫)으로 양쪽 넓적다리가 병이 들어 고통이 심하였으며, 그 염증 때문에 고름이 흘러 가죽신이 온통 썩어 들어갔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이여, 만일 양쪽 넓적다리에 풍종을 앓고 있을 때는, 마땅히 새끼줄로 엮은 신을 신도록 하고 의심을 내지 말라.” - 037_0948_b_19L佛告諸苾芻:“不得用木履,當取竹葉作履。”諸苾芻著竹葉履,乃生過患,佛告諸苾芻:“從今已後,不得畜竹葉履,當著蒲履。”還生過患。佛告諸苾芻:“不得畜蒲履。汝等苾芻,當著繩履。”還生過患,佛告諸苾芻:“不得畜繩履。”時諸苾芻乃患風腫,兩䏶有病,苦痛所逼,當以水淋,皮履摠爛。時諸苾芻以緣白佛,世尊告曰:“汝諸苾芻,若患兩腿風腫者,當可著繩履,勿生疑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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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구지이(俱胝耳) 동자의 몸은 부드럽고 윤택하였으니, 전생의 업보가 성숙한 까닭이었다. 발밑에 금색 털이 있었는데, 길이가 손가락으로 네 뼘 길이였다.
이때 6중 필추가 이것을 보고 서로 말하였다.
“이 동자는 마치 생소(生酥)가 병에 가득 찬 것과 같은데, 지금 불가에 출가하여 무슨 물건이 될 수 있을까?”
동자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즐겁지 않아, 곧 아난다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의 발에 예배하고 말했다.
“존자여, 어떻게 하면 부지런히 삼마지(三摩地:三昧)를 닦을 수 있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구수여, 부처님의 말씀대로 경행(經行)을 하는 것이 좋겠네.”
그는 곧 심마사나(深摩舍那)4)의 경행하는 곳으로 가서 경행을 하였다. - 037_0948_c_06L爾時俱胝耳童子,身體柔濡,昔時業報成熟故,乃於足下有金毛,長四指。于時六衆苾芻見已,共相謂曰:“此之童子,猶如生酥滿甁,今於佛教中出家,能作何物?”童子聞已,心生不喜,卽往阿難陀所,禮足已白言:“尊者!云何一向勤求行三摩地?”答言:“具壽!如佛所言:‘經行最勝。’卽往深摩舍那,料理經行之地,於中經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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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9_a_01L그런데 경행을 너무 많이 한 까닭에 발밑의 네 뼘 되는 털이 다 벗어졌고, 두 발은 찢겨져 피가 땅에 흘러내렸다. 그 모습이 마치 양을 죽인 것 같았으며, 그가 이로부터 저기로 가면 까마귀가 뒤에서 먹을 것을 찾을 지경이었다.
제불(諸佛)의 상법(常法)에, 아직 열반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는 때때로 강가에 가서 유행을 한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이런 까닭에 세존께서도 이곳에 유행하셨고, 더 나아가 억이(億耳)도 이곳에 머물면서 유행하는 것이었다.
세존께서 억이가 유행하는 곳을 보시고 그가 피를 흘린 것도 아시면서 일부러 아난다에게 물었다.
“이곳은 어느 필추가 부지런히 삼마지를 수행하던 곳인가?”
이때 구수 아난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곳은 억이가 경행하던 곳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나는 지금 억이에게 한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을 것을 허락한다. 두 겹, 세 겹으로 된 것은 신지 말며, 만일 밑바닥이 떨어지면 꿰매어 신으라.” - 037_0948_c_15L經行多故,足下四指金毛,竝已脫落,雙足硏破,血流於地,狀若屠羊,從此向彼,烏尋後食。諸佛常法,未入涅槃,時時往詣河邊遊行,如見所說。是故世尊遊行此處,乃至億耳住處。世尊見億耳經行之處皆有血流,知而故問阿難陀曰:“是何苾芻,一向勤求勝三摩地?”時具壽阿難陀白佛言:“此是億耳經行之處。”佛言:“阿難陀!我今許億耳著一重底革屣,不得著兩重、三重,若底破當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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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구수 아난다는 곧 억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구수여, 부처님께서 한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으라고 하셨네. 두 겹, 세 겹으로 된 것은 신지 말며, 밑바닥이 만일 떨어지면 마땅히 기워서 편안하게 신고서 복덕을 수행하라고 하셨네.”
억이가 아난다에게 말했다.
“성자여, 세존께서 모든 필추들이 다 신도록 허락하셨습니까, 아니면 저만 신도록 하셨습니까?”
이때 아난다가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그대가 경행을 할 때 발에서 피가 흘러내린 것을 보시고, 그대에게만 신으라고 하셨네.”
억이가 말했다.
“구수여, 누가 감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겠습니까? 그러나 저 혼자만 신게 하면 범행을 닦는 다른 필추들이 말하기를, ‘우리가 부모와 모든 권속을 버리고 많은 보배와 재물과 궁전 등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출가하였는데, 어찌 억이 혼자에게만 가죽신을 신게 하는가?’라고 할 것이니, 만일 세존께서 모든 필추 승가도 다 신게 하시면 저도 가르치신 대로 신을 것이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저 혼자는 감히 신지 않겠습니다.” - 037_0949_a_02L爾時具壽阿難陁卽詣億耳處,告言:“具壽!佛許著一重革屣,不得著兩重三重,底若穿破當須補著,爲著安穩,修行福德。”白言:“聖者!世尊摠許諸苾芻著,爲復獨令我著耶?”時阿難陀告曰:“世尊!見汝經行時,腳下流血,獨令汝著。”億耳白言:“具壽!誰敢違佛所教?然且獨令我著,自餘梵行見者說言:‘我棄捨家主及諸眷屬、多財珍寶宮殿,一切悉捨而爲出家,獨許著革屣。’若世尊許諸苾芻僧伽摠着者,我亦依教著;如其不然,獨不敢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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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9_b_01L아난다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가서 이 사실을 모두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모든 필추 승가에게 한 겹의 가죽신을 신을 것을 허락한다. 두 겹, 세 겹의 것은 신지 말며 만일 떨어지거든 기워서 신으라.”
이때 구수 아난다는 모든 필추 승가를 모아놓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모든 필추에게 한 겹의 가죽신을 신을 것을 허락하셨소. 두 겹, 세 겹은 신지 말며, 만일 떨어지면 기워서 신도록 하라고 하셨소.”
대중 가운데서 한 마하라(摩訶羅)5) 출가인이 가죽신을 신고 경행하는 곳으로 향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면전을 떠나라.”
이 말을 마치고는 곧 모든 필추 승가를 모으시고 말씀하셨다.
“내가 만일 세속에 있을 때는 가죽신을 신고 와서 나를 만나보아도 되지만, 만일 내가 홀로 다른 곳에서 필추 성문과 대중 가운데 있을 때는 가죽신을 신고 와서 나를 만날 수 없다.” - 037_0949_a_14L阿難往詣佛所,具以事白,佛告阿難陀:“從今已去,許諸苾芻僧伽,摠著一重革屣,不得著兩重三重,若破者當補著。”時具壽阿難陁,集諸苾芻僧伽,白言:“佛許諸苾芻著一重皮屣,不得著兩重三重,若破當補著。”其中有一摩訶羅出家人,著屣向經行處,世尊告曰:“離我面前。”說是語已,卽集諸苾芻僧伽,告曰:“我若在俗閒,得著革屣見我。若獨在餘處,苾芻聲聞衆中,不得著革屣而來見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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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하였다.
어떤 필추가 발을 씻는데 물병이 깨졌다. 그래서 그는 깨끗한 물을 담아놓는 단지의 물을 퍼서 발을 씻고는, 다시 입에 가득 물을 머금고 마치 전갈과 같이 걸어갔다.
그때 6중 필추가 보고서 이런 말을 하였다.
“음악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춤을 추는가?”
6중 필추가 곧 입으로 음악 소리를 내니, 다른 필추들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희롱을 하는가?”
6중 필추가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어찌 이 필추가 음악 소리도 없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가?” - 037_0949_b_02L如佛所說,別有苾芻欲洗足時,其水甁破,遂於淨盆中洗足已,復以口滿含水,猶如蝎行。時六衆苾芻見,作如是言:“不聞音聲,而作舞耶?”六衆苾芻便卽口和音聲。有餘苾芻作是言:“汝等何故作掉戲耶?”六衆答曰:“汝豈不見此苾芻無別音聲而作舞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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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가지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물으시고는 더 나아가 마하라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하였느냐?”
필추가 아뢰었다.
“와구(臥具)가 더러워질까봐 그랬습니다.”
이때 세존께서 모든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와구를 깨끗하게 쓰기 위해 이와 같이 하였다면 허물이 없느니라. 나는 지금 모든 필추들에게 와구를 청결히 하기 위하여 응당 한 겹의 가죽신을 신는 것을 허락한다. 그러나 두 겹, 세 겹은 안 되며 뚫어져 구멍이 나면 마땅히 기워서 신으라.” - 037_0949_b_08L時諸苾芻以緣白佛。世尊知而故問,乃至佛告摩訶羅苾芻:“汝作何思念而作是事?”苾芻白言:“爲欲免污臥具故。”爾時世尊告諸苾芻曰:“若爲護臥具故,作如是者,而無過咎。我今聽諸苾芻,爲護臥具故,應著一重革屣,不著兩重三重,若穿穴應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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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실 때였다.
이때 한 걸식 필추가 있었는데, 어떤 장자가 이 필추를 깊이 공경하며 따랐다. 그 필추는 맨발로 새벽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지니고 실라벌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는데, 가죽신을 신지 않아 발이 찢어지고 갈라진 것을 장자가 보고 말했다.
“성자여, 가죽신이 없어서 신지 않으신 것입니까?”
필추가 대답하였다.
“어진이여, 나는 가죽신이 없습니다.”
장자가 다시 말했다.
“저와 같이 가죽신을 만드는 집에 가서 발의 크기를 재고 가죽신을 만들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이 필추는 곧 함께 가죽신을 만드는 집으로 갔다.
장자가 신발 만드는 사람에게 말하였다.
“현수여, 이 출가인의 발을 재어 한 겹의 가죽신을 만들어 드리십시오.” - 037_0949_b_15L緣在室羅筏城,時有一乞食苾芻。別有長者,於斯苾芻深生敬信。于時苾芻跣足,辰時著衣持鉢,入室羅筏城乞食。旣不著革屣,長者見其腳有劈裂,白言:“聖者!可無革屣著耶?”答言:“賢首!我無革屣。”復白言:“聖者!共往皮作家,量腳大小,爲作革屣。”然此苾芻,卽共往至皮作之家,報曰:“賢首!可量度此出家人腳,裁一量革屣奉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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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49_c_01L가죽신을 만드는 사람은 즉시 발을 재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사문 석자는 말로써 값을 치르니, 나는 신을 만드는 기간을 멀리 잡아야겠다. 신 값을 받을 수가 없으니까.’
이때 여러 필추들은 모두 한 겹의 가죽신을 신었는데, 그 걸식 필추는 여러 번 가죽신 집에 갔으나 신을 찾지 못하여서 다시는 가지 않았다.
그 후 그 신심 있는 장자가 걸식 필추를 보니 아직도 가죽신을 신지 않았기에 그에게 물었다.
“왜 가죽신을 신지 않으셨습니까?”
필추가 대답하였다.
“아직 찾지를 못하였습니다.”
그때 장자는 그 필추와 함께 곧 가죽신 집으로 가서 가죽신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한 겹으로 된 가죽신은 없고 여러 겹으로 된 가죽신은 많이 있으니 마음대로 골라 가져가십시오.”
그 걸식 필추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 037_0949_c_01L其皮作人卽量腳已,便作是念:“此沙門釋子,以言科稅。我若爲作,須共遠期,不得卽索價直。”爾時諸苾芻,皆作一重皮革屣著。其乞食苾芻,頻往皮作家,索不得,更不能去。於後彼信心長者,見乞食苾芻猶故不著革屣,問言:“何故不著革屣?”答曰:“未得。”是時長者卽共苾芻往皮作家,索革屣。彼人答曰:“無一重革屣,有多重者,任意將去。”其乞食苾芻報言:“佛不許著多重皮革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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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말하였다.
“일단 이 신을 가지고 머물고 계시는 곳으로 가셔서 갈라서 한 겹만 남기십시오.”
그 필추는 그 신발을 가지고 머무는 곳으로 와서 잠시 앉아 신발을 가르고자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오셔서 보시고, 제불의 상법을 아시면서도 일부러 물으셨다.
“너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그가 곧 모든 것을 대답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같은 일은 하지 말라.”
세존께서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이 신심 있는 바라문 장자나 거사 등은 나의 성문 제자에게 여러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시주하니, 나는 마땅히 신을 것을 허락하여야 되겠다.’ - 037_0949_c_11L長者白言:“但且將往住處,坼留一重。”彼卽受,將至於住處,纔坐欲坼,于時世尊來見,諸佛常法知而故問,乃至告言:“汝作何事?”彼便具答,佛言:“莫作如是。”世尊復作是念:“此信心婆羅門長者居士等,於我聲聞弟子,多施重皮革屣,我應開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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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50_a_01L이런 생각을 하시고 여러 필추 승가를 모아 말씀하셨다.
“지금 어떤 장자가 필추에게 여러 겹으로 만든 가죽신을 시주하였는데, 그 필추는 이것을 갈라서 한 겹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나는 이 일로 인하여 지금 필추들에게 허락하나니, 만일 어떤 장자가 여러 겹으로 된 가죽신을 이미 신고 와서 필추에게 시주하면 받아서 신으라.”
이때 구수 우파리(優波離)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부처님께서는 거사가 일찍이 신었던 여러 겹의 가죽신을 받는 것을 허락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을 거사가 일찍이 신었던 것이라고 하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거사가 일찍이 신고 다니되 일곱 걸음이나 여덟 걸음쯤 걸어 다닌 것이라면, 이것을 일찍이 신었던 신발이라고 한다.” - 037_0949_c_18L作是念已,集諸苾芻僧伽,告言:“今有長者,施苾芻多重革屣,彼苾芻欲坼作一重。我因此事,今許苾芻,若有長者,多重革屣曾已著來,施苾芻者,受取而著。”時具壽優波離白佛言:“大德!如佛所說:‘聽取居士曾著多重革屣。’不知云何名居士曾受用者?”佛言:“若居士曾著經行七步八步者,是名曾受用革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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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광엄성(廣嚴城)에 계신 때의 일이다.
이때 이 성 안에서는 여러 가지의 가죽신을 만들었다. 이때 걸을 때에 혹은 기기이이(棄棄爾爾)의 소리가 나기도 하고, 혹은 시시이이(是是爾爾) 소리가 나기도 하며, 그 가죽신의 모양도 혹은 양의 뿔처럼 된 것도 있고, 혹은 보리수(菩堤樹) 모양처럼 된 것도 있었으며, 여러 가지로 채색하고 장엄하여 값은 금전 다섯 닢이나 되었다.
이때 6중 필추가 사람들이 신고 있는 신을 보고 곧 자기의 가죽신을 버리고서 다른 사람의 신을 밟고 그 사람을 넘어뜨리고서 강제로 빼앗으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시주한 이 가죽신의 인연으로 원컨대 그대는 내세에 늘 보배로 된 신발을 신으며 천당에 태어나 쾌락을 얻으시라.”
이때 바라문 거사들이 모두 혐오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생겨 함께 비난하고 비웃었으며, 사방의 먼 곳까지 사문 석자가 강제로 다른 사람의 신을 빼앗았다는 소문이 들렸다. - 037_0950_a_03L緣在廣嚴城。爾時於此城中,造種種革屣著,時或作棄棄你你聲,或作是是你你聲。其革屣樣,或作羊角形、或作菩提樹形,以種種綵色莊嚴,價直五金錢。是時六衆苾芻見人著時,便自棄己革屣,卽以腳踏彼人屣已,推倒强奪,作如是言:“所施革屣,願你當來常著寶屣,天堂快樂。”時婆羅門居士等皆生嫌恥,咸共譏笑,四遠皆聞:“沙門釋子,强奪人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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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어떤 바라문이 비싼 값을 주고 가죽신 하나를 사고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의 사위가 오면 마땅히 신도록 주어야겠다.’
얼마 되지 않아 사위가 왔다. 그는 먼 길을 오느라 피곤했기 때문에 좀 쉬었다가 먼저 목욕을 하고 몸에 향을 바르고 여러 가지 보배를 달고서 밥을 먹었다. 장자는 사위에게 가죽신을 주면서 말하였다.
“내가 큰맘 먹고 이 신을 산 것이니 자네는 마땅히 잘 간직할 것이며, 사문 석자에게 빼앗기지 말도록 하게.”
날이 밝아오자 그 사위는 가죽신을 신고 거리에 나갔다가, 곧 걸식 필추가 아침 일찍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차례로 걸식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필추를 보고서 마음속으로 의심을 품고 다른 집으로 피하여 들어갔으나 필추는 또 걸식을 하기 위하여 그 집으로 들어오니, 그 사람이 그곳에서 나와 다른 집으로 가고자 하다가 말하였다. - 037_0950_a_13L時有婆羅門,便以貴價買革屣一量,作如是念:“我之女壻來時當以與著。”未夂之閒女夫便至,路乏息已,先與洗浴塗香,著諸瓔珞。食已與此革履,告言:“子!我用大功,作得此屣,汝當守護,勿被沙門釋子奪將。”旣至明日,其女壻著此革屣出往街衢,乃見乞食苾芻,於辰朝著衣持鉢次第乞食。彼見苾芻心懷疑慮,入一別家,乞食次入彼家。其人從彼處出,欲向餘家,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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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50_b_01L“성자시여, 무슨 인연으로 내 뒤를 따라 오는 것입니까? 나는 절대로 가죽신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필추는 대답하였다.
“현수여, 나는 먹을 것을 구하는 것이지, 그대의 가죽신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오.”
이때 여러 필추가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께서는 이런 생각을 하셨다.
‘지금의 이 잘못은 장식을 한 가죽신 때문이다.’
세손께서는 여러 필추를 모으시고 말씀하셨다.
“6중 필추가 다른 사람이 신고 있는 좋은 가죽신을 보고 강제로 빼앗아 여러 바라문 거사들이 다 같이 혐오하고 비난한다. 이런 까닭으로 필추는 비단으로 치장한 가죽신을 신지 말라. 만일 신는 사람이 있으면 월법죄를 받는다.” - 037_0950_a_23L“聖者!因何隨我後來?我終不與革屣。”苾芻答曰:“賢首!我自乞食,不覓汝革屣。”時諸苾芻以緣白佛,爾時世尊作是念:“今起過患,斯由嚴飾革屣。”世尊集諸苾芻告言:“六衆苾芻,見他著好革屣,强從他奪,諸婆羅門居士咸悉譏嫌。是故苾芻,不應著如是綵飾革屣。若著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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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부처님께서 가죽신을 신는 것을 허락하시자, 이때 여러 필추들은 가죽신에 발이 마찰되어 발에 상처가 나 곪기도 하였다.
필추들이 걸식을 할 때 바라문 거사가 이것을 보고서는 이런 말을 하였다.
“성자의 발은 못된 까마귀가 상처를 내서 그렇습니까?”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지 않소. 이것은 가죽신에 자꾸 마찰이 되어 상처가 난 것이오.”
“왜 가죽 끈이 달린 신을 신지 않습니까?”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소.”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가죽 끈이 달린 신을 신는 것을 허락한다.” - 037_0950_b_07L緣在室羅筏城,聽著皮鞋。時諸苾芻爲於皮鞋磨腳瘡。乞食之時,婆羅門居士見,作如是言:“聖者!腳被老烏所傷耶?”報言:“不爾,是皮鞋磨損。”“何不著其長帶?”答言:“世尊未許。”時諸苾芻以緣白佛,佛告諸苾芻:“聽著皮帶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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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여러 필추들은 취봉산(鷲峯山)에 올라갔는데 어떤 필추가 엄지발가락에 상처가 난 채로 성 안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바라문 거사들이 앞과 같이 문답하였고, 부처님께서는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는 것을 허락하셨다.
그러나 하산을 할 때 또 발꿈치가 탈이 나니 이에 부처님께서는 양쪽 신발 속에 못 쓰는 헝겊을 대서 신으라고 말씀하시고는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 037_0950_b_13L緣在王舍城,爾時諸苾芻登鷲峯山。時有苾芻,於腳大指乃有瘡生,入城乞食。婆羅門居士等,問答如前。佛開許著重鞋。下山之時,又損腳跟,乃至佛開兩邊著替儭。攝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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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혜(菴鞋)6)와 가죽신[靴鞋]을 신으라.
부라(富羅)7)는 한설(寒雪)이 있는 곳에서는 신도록 하고
사냥꾼이 주는 곰의 가죽은 받아라.
신을 꿰매는 송곳과 칼은 가져도 좋다. -
037_0950_b_18L菴鞋及靴鞋,
富羅寒雪開;
獵師施熊皮,
綴屣畜錐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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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50_c_01L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실 때의 일이다. 그때 장맛비가 와서 여러 필추들이 풀로 엮은 신발을 신고 걸식을 하러 갔다. 그러자 그 필추들의 발에 모두 땀띠가 나기 시작했는데 그 모양이 마치 겨자씨와 같았다.
그때 바라문 거사들이 물었다.
“성자여 무엇 때문에 발에 이런 땀띠가 났습니까?”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풀로 만든 신을 신었더니 이렇게 되었소.”
이때 바라문 등이 물었다.
“성자여, 무엇 때문에 옹두혜(𦃽頭鞋)8)를 신지 않으십니까?”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아직 허락하지 않으셨소.”
세존께서 필추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모든 필추들에게 옹두혜 신는 것을 허락한다.”
어느 때 실라벌성의 큰 길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서 필추들이 그 길을 가노라면 복사뼈에 상처가 나곤 하였다.
바라문 거사들이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죽신 신는 것을 허락한다.” - 037_0950_b_20L緣在室羅筏城。時屬霖雨,諸苾芻等著靑草鞋,便往乞食,苾芻腳上悉生疿子如芥子顆。時婆羅門居士等皆問:“聖者!何故腳上如是瘡耶?”答曰:“由其草鞋,遂令如此。”時婆羅門等白言:“聖者!何爲不著𦃽頭鞋耶?”荅曰:“佛未許著。”世尊集苾芻,告言:“從今已後,聽諸苾芻著𦃽頭鞋。”時室羅筏城,於街衢生草長盛,苾芻行時,腳踝被瘡。婆羅門居士等,乃至佛言:“聽著靴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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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생(惡生) 태자가 어리석음 때문에 겁비라성(劫比羅城)의 여러 석가의 종족들을 죽였다. 이때 성 안에서는 서쪽으로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고 혹은 니파라(泥婆羅:지금의 네팔)로 가는 사람도 있었는데, 니파라로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구수 아난다의 권속이었다.
뒷날 실라벌성의 상인이 여러 화물을 가지고 니파라로 갔더니, 석가의 종족들이 상인을 보고 말하였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고통과 핍박을 받고 있는데, 아난다 성자는 왜 여기에 와서 우리를 돌보지 않는가?”
그때 여러 상인들은 한마음으로 생각하였다가, 장사가 다 끝나고 실라벌성으로 돌아가서 아난다에게 갖추어 말했다.
“성자의 권속들이 니파라에 있는데, 이와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성자 아난다는 여러 상인들로부터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슬퍼하며 곧 니파라국으로 떠났다. 그 나라는 눈보라와 추위가 극심하여 아난다는 손과 발이 얼어터진 채 실라벌성으로 되돌아왔다. - 037_0950_c_07L惡生太子以迷癡故,殺劫比羅城諸釋種。時城中或有走向西者,或有投泥婆羅。入泥婆羅者,皆是具壽阿難陀眷屬。後室羅筏城商人,持諸貨物向泥婆羅,釋種見商人已,問曰:“我今遭斯困苦逼,阿難陁聖者豈不來此看我等耶?”時諸商人一心憶念,交易旣了,還至室羅筏城,具報阿難陁聖者,眷屬在泥婆羅,作如是言。聖者阿難陀,於諸商人聞是語已,情懷愴然,卽往泥婆羅國。國極寒雪,阿難陁手腳劈裂,迴還室羅筏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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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951_a_01L여러 필추들이 이것을 보고 물었다.
“아난다여, 그대의 손발이 옛날에는 부드럽고 곱기가 마치 혀와 같았는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 갈라졌습니까?”
아난다가 대답하였다.
“니파라국 가까이에 설산(雪山)이 있는데, 그곳에서 불어온 눈보라와 강추위 때문에 지금 나의 손발이 이렇게 된 것이오.”
또다시 물었다.
“그대의 권속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아난다가 대답하였다.
“그들은 부라(富羅)를 신고 있습니다.”
또다시 물었다.
“그대는 왜 부라를 신지 않았습니까?”
아난다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아직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눈보라와 강추위가 있는 곳에서는 마땅히 부라를 신으라.” - 037_0950_c_19L諸苾芻見已,問言:“阿難陁!汝先手腳柔耎,由如於舌,因何如是劈裂?”答言:“泥婆羅國,地近雪山。由風雪故,令我腳手如是。”又問:“汝之眷屬,於彼云何存活?”報言:“彼著富羅。”又問:“汝何故不著?”報言:“佛未許著。”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有寒雪處應著富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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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구수 오바리가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눈보라와 강추위가 있는 곳에서는 부라를 신으라고 하셨는데, 어느 곳이 눈보라와 강추위가 있는 곳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에 물을 가득 담아 놓았을 때 그것이 얼면, 그곳은 눈보라나 강추위가 있는 곳이니라.”
또 어떤 한 사냥꾼이 필추가 있는 곳에서 매우 깨끗한 신심을 내었다. 그때 사냥꾼은 곰 가죽을 하나 얻고는 곧 가지고 가서 시주하니 필추가 받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이곳에 오셔서 이미 알고 계시면서 일부러 아난다에게 물으셨다.
“사냥꾼이 무엇 때문에 필추를 따라다니는가?”
아난다가 다시 그 필추에게 묻고 나서, 그 사연을 알고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드문 사냥꾼이로다. 그러나 청정한 신심을 내기는 했지만, 천 가지 종류로 교화를 하더라도 끝내 살생하는 업을 그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곰의 가죽을 갖도록 허락한다.”
필추는 그것을 불당(佛堂)의 문짝 밑에 두고서 그 위에 편안히 앉기도 하고, 혹은 다리 곁에 두어 눈을 밝게 하기도 하며, 아울러 치질도 고쳤다. - 037_0951_a_03L時具壽鄔波離白世尊曰:“如佛所說:‘有雪寒處,應著富羅。’何者是寒雪國?”佛言:“椀中盛水凍者、是寒雪處。”復有一獵師,於苾芻處深生淨信。是時獵師獲一熊皮,便將奉施,苾芻不取。佛因到彼,佛卽知而故問阿難陁曰:“獵師何故隨逐苾芻而行?”阿難陁復問彼苾芻,知已以緣白佛,佛言:“希有獵師,發淸信心,縱令千種教化,終不肯息殺生之業,是故聽受熊皮。”受已,於佛堂門扇下,安坐上,或於腳邊,能令明眼,幷療痔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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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느 한 필추가 가죽신의 밑바닥이 뚫어져 가죽신 집으로 고치고자 갔더니 주인이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필추는 마침내 그를 찾기로 하였다.
어떤 필추가 말하였다.
“그대는 왜 스스로 꿰매어 신지 않는가?”
대답하였다.
“나는 잘 꿰맬 줄 알지만,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들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꿰맬 줄 알거든 외진 곳으로 가서 스스로 가죽신을 꿰매 신도록 하여라.”
허락을 받고는 곧 그 필추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구수여, 세존께서 스스로 꿰매 신으라고 허락하셨네.”
필추가 대답하였다.
“송곳과 칼, 그리고 가죽으로 된 노끈이 있어야 합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가지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필추들에게 송곳과 칼과 가죽으로 된 노끈과 실을 갖는 것을 허락한다. 아울러 이것은 법을 어긴 것이 아니다.” -
037_0951_a_14L時有一苾芻,皮屣底穿,將詣皮作家,令其科理,經夂不還,遂乃從索。有異苾芻報曰:“汝何不自縫?”答言:“我雖善解,然世尊未許。”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有解者,應於屛處自縫皮鞋。”旣蒙開許,卽往彼苾芻處,報言:“具壽!世尊已許自縫綴。”報曰:“須得錐刀,及皮條等。”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聽諸苾芻蓄其錐刀,皮條及線,竝皆無犯。”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皮革事 卷下
丁未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승단에서 개인의 소유로 허가된 세 가지 종류의 의복. 곧 대의(大衣)와 두 개의 상의(上衣)이다.
- 2)배를 멈추게 하기 위하여 밧줄에 매어 물속에 넣는 철 닻이다.
- 3)물에 빠지지 않고 뜨게 하기 위하여 몸에 지니는 주머니이다.
- 4)시체를 버리는 장소. 즉 시다림을 말한다.
- 5)늙었거나 바보스런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 6)쑥 등의 풀로 엮은 신발이다.
- 7)목면 등을 가죽과 합하여 장식한 단화(短靴)이다.
- 8)풀 등을 많이 섞어 엮은 신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