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상월대사시집(霜月大師詩集) / 霜月大師詩集

ABC_BJ_H0201_T_002

009_0592_b_02L
상월대사시집霜月大師詩集
상월 새봉霜月璽篈
총목차總目次
오언절구五言絶句 9편
파근사의 용추에서 봄에 읊다(波根龍湫春詠)
승평 부사께 드리다(呈昇平衙門)
회포를 풀어 읊다(述懷)
홍 처사 시축의 운을 따라 짓다(次洪處士軸韵)
솔바람은 밤에 거문고를 울리네(松風鳴夜絃)
용담 조관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龍潭慥冠大師)
귀청 대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歸淸大師)
삼가 도암 선생의 시운을 따라 짓다(謹次陶庵先生韵)
철언 사미에게 지어 주다(贈徹彥沙彌)
육언절구六言絶句 1편
선산의 전붕 화상에게 부치다(寄仙山典朋和尙)
칠언절구七言絶句 13편
회포를 풀어 쓰다(書懷)
삼가 남악 대화상의 진영을 제재로 삼아 짓다(謹題南岳大和尙影子)
사진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寫眞)
승평 사또께 드리다(呈昇平倅)
초임 도인에게 지어 주다(贈椘任道人)
상률 동자가 구하기에 답하다(賽尙栗童子之求)
삼가 『청허집』의 시운을 따라 짓다(謹次淸虛集韵)
남파 수안 장형에게 드리다(呈南坡秀眼丈兄)
죽와 문 처사의 시운을 받들어 따라 짓다(奉次竹窩文處士韵)
회포를 풀어 쓰다(書懷)
소 처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蘇處士韵)
차운하여 해암 감홍 대사에게 주다(次贈海巖感洪大師)
회포를 풀어 쓰다(書懷)
오언율시五言律詩 6편
법우 정하 대사 시축의 운을 따라 짓다(次法雨㝎遐大師軸韵)
차운하여 성혜 상인에게 주다(次贈性慧上人)
차운하여 석준 장로와 작별하다(次別碩俊長老)
묘학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妙學上人)
붓을 달려 용악 성우 대사의 조소 운을 따라 짓다(走次龍岳性宇大師調所韵)
주초 상인 시축의 운을 따라 짓다【장두체를 본받다.】(次住初上人軸韵【效藏頭軆】)
칠언율시七言律詩 55편
순창 책실 정 공의 시 ≺객지에서 새해를 맞이하다≻를 따라 짓다(次淳昌册室鄭公客中逢歲韵)
축계 상인에게 부치다(寄竺桂上人)
석연 상인을 기다리며 짓다(待釋然上人)
섭인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攝印上人)

009_0592_b_02L霜月大師詩集

009_0592_b_03L

009_0592_b_04L1)總目次 [NaN]

009_0592_b_05L
五言絕句 九篇

009_0592_b_06L
波根龍湫春詠呈昇平衙門述懷
009_0592_b_07L次洪處士軸韵松風鳴夜絃贈龍
009_0592_b_08L潭慥冠大師次歸淸大師謹次陶
009_0592_b_09L庵先生韵贈徹彥沙彌

009_0592_b_10L
六言絕句 一篇

009_0592_b_11L
寄仙山典朋和尙

009_0592_b_12L
七言絕句 十三篇

009_0592_b_13L
書懷謹題南岳大和尙影子題寫
009_0592_b_14L呈昇平倅贈楚任道人
009_0592_b_15L尙栗童子之求謹次淸虛集韵
009_0592_b_16L南坡秀眼丈兄奉次竹窩文處士韵
009_0592_b_17L書懷次蘇處士韵次贈海巖感洪
009_0592_b_18L大師書懷

009_0592_b_19L
五言律 六篇

009_0592_b_20L
次法雨定遐大師軸韵次贈性慧上
009_0592_b_21L次別碩俊長老贈妙學上人
009_0592_b_22L走次龍岳性宇大師調所韵次住初
009_0592_b_23L上人軸韵

009_0592_b_24L
七言律 五十五篇

009_0592_b_25L
次淳昌册室鄭公客中逢歲韵寄竺
009_0592_b_26L桂上人待釋然上人贈攝印上人

009_0592_c_01L득유 상인이 구하기에 답하다(賽得裕上人之求)
제야에 탄식하다(除夜歎)
축계 사미에게 장난삼아 지어 주다(戱贈竺桂沙彌)
삼가 차운하여 금강산으로 떠나는 남곡 대사를 송별하다(謹次送南谷大師金剛行)
동악을 대신하여 승평 사또와 이별하는 시를 짓다(代東岳別昇平倅)
돌아가신 설암 대화상의 제하당 시운을 삼가 따라 짓다【제하당은 동리산 혜철암에 있다.】(謹次先雪巖大和尙霽霞堂韵【霽霞堂在桐裡山慧徹庵】)
우연히 태천의 서재에서 함흥 천불산 사미를 만나 서툰 시를 읊어서 주다(偶逢咸興千佛山沙彌於泰川書齋拙吟贈之)
용담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龍潭韵)
묘향산으로 가시는 월파 태눌 어른을 송별하다(送月波泰訥丈之妙香山)
외당숙 유풍헌을 애도하다(挽外堂叔兪風憲)
금파 장실에 시를 써서 남기다(留題金波室)
차운하여 용담에게 부치다(次寄龍潭)
정미년 2월 22일 밤에 벽송암 조실에 앉아 회포를 써서 용담에게 보이다(丁未二月念二日夜坐碧松祖室書懷示龍潭)
또 앞 시의 운을 따라 써서 주다(又次前韵以贈)
회포를 펴서 생질 김세귀에게 보이다(述懷示甥侄金世龜)
축계와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竺桂)
실명과 왈명을 대신하여 축계를 송별하다(代實明曰明送竺桂)
차운하여 원민 대사에게 주다(次贈圓旻大師)
차운하여 풍악산의 보인 대사에게 답하다(次賽楓岳寶印大師)
운월 숙민 대사와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雲月淑慜大師)
서헌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瑞憲上人)
금화산 상원암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金華山上院庵)
차운하여 묘향산으로 떠나는 설순 대사를 송별하다(次送雪淳大師妙香之行)
삼가 월화 대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敬次月華大師韵)
황악 우징 대사와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黃岳雨澄大師)
삼가 무용 대화상을 애도하다(謹挽無用大和尙)
설월 두오 대사에게 부치다(寄雪月杜五大師)
봉성의 책실 김 공께 드리다(呈鳳城册室金公)
용담과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龍潭)
또 기다렸으나 용담이 오지 않다(又待龍潭不至)
지월 담정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智月湛淨大師)
개활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開活上人)
회운 지민 대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이때 가뭄 뒤에 비가 온 것을 함련에서 사용했다.】(次晦雲志愍大師【時旱餘得雨。頷聯用事。】)
선암사 향로암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仙巖寺香爐庵)
승평 부사에게 올리다(上昇平衙門)
설월 두오 대사에게 부치다(寄雪月杜五大師)
평안도 병사 장 공【봉소】께 올리다(上平安兵使張公【奉紹】)
태진 상인에게 답하다(賽泰震上人)
만선 어른의 시운을 따라 짓다【사계절로써 말하다.】 (次萬善丈韵【用四時語】)
경월 근원 대사에게 답하다(賽敬月謹遠大師)
묘향산 보현사 극락암의 영자각을 새로 짓기 위한 모연게(妙香山普賢寺極樂庵影子閣新建募緣偈)
설송 장로에게 드리다(呈雪松長老)
복천사 유산객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福泉遊山客韵)
여왕 대사가 구하기에 답하다(賽礪王大師之求)
대광산 용문사로 가는 응운 징오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應雲憕旿大師赴大光山龍門)
벽송암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碧松庵)
불국사의 귀은과 도태 두 스님과 이별하며 짓다(別佛國寺歸隱道泰兩大師)
차운하여 영회 사미에게 주다(次贈影廻沙彌)
축계에게 지어 주다(贈竺桂)
삼가 표충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謹次表忠祠韵)

009_0592_c_01L賽得裕上人之求除夜歎戱贈竺
009_0592_c_02L桂沙彌謹次送南谷大師金剛行
009_0592_c_03L東岳別昇平倅謹次…霽霞堂韵
009_0592_c_04L逢咸興…拙吟贈之次龍潭韵
009_0592_c_05L月波泰訥丈之妙香山挽外堂叔兪
009_0592_c_06L風憲留題金波室次寄龍潭
009_0592_c_07L未二月…龍潭又次前韵以贈
009_0592_c_08L懷示甥侄金世龜贈別竺桂代實
009_0592_c_09L明曰明送竺桂次贈圓旻大師
009_0592_c_10L賽楓岳寶印大師贈別雲月淑慜大
009_0592_c_11L贈瑞憲上人題金華山上院庵
009_0592_c_12L次送雪淳大師妙香之行敬次月華
009_0592_c_13L大師韵贈別黃岳雨澄大師謹挽
009_0592_c_14L無用大和尙寄雪月杜五大師
009_0592_c_15L鳳城册室金公贈別龍潭又待龍
009_0592_c_16L潭不至贈智月湛淨大師贈開活
009_0592_c_17L上人次晦雲愍大師題仙巖寺
009_0592_c_18L香爐庵上昇平衙門寄雪月杜五
009_0592_c_19L大師上平安兵使張公賽泰震上
009_0592_c_20L次萬善丈韵賽敬月謹遠大師
009_0592_c_21L妙香山…募緣偈呈雪松長老
009_0592_c_22L福泉遊山客韵賽礪王大師之求
009_0592_c_23L應雲憕旿大師赴大光山龍門題碧
009_0592_c_24L松庵別佛國寺歸隱道泰兩大師
009_0592_c_25L贈影廻沙彌贈竺桂謹次表忠祠
009_0592_c_26L目次編者作成補入

009_0593_a_01L청암 혜연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靑巖慧衍大師)
상월선사행적霜月先師行蹟
발문(跋)
오언절구五言絶句 9편
파근사18)의 용추에서 봄에 읊다(波根龍湫春詠)
澗合無絃瑟    흘러드는 시냇물은 줄 없는 거문고요
山明不畫屏    밝은 산은 그리지 않은 병풍이라
有懷千古事    아득히 먼 천고의 일을 회고하면서
獨立小沙汀    홀로 작은 모래 물가에 섰노라
승평19) 부사께 드리다(呈昇平衙門)
四海文章富    사해의 문장은 넉넉도 하고
彌天道德貧    미천의 도덕은 빈곤하지만20)
寂寥林下寺    고요한 숲 아래 이 절에서
何幸話心眞    참마음을 얘기하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회포를 풀어 읊다(述懷)
禪叅南岳月    참선은 남악21)의 달이요
敎說雪巖風    교설은 설암22)의 가풍이다
二處無他意    이 두 곳 내 마음 변함없이
終身禮事同    종신토록 예를 다해 함께 섬기리
홍 처사 시축의 운을 따라 짓다(次洪處士軸韵)
人間無住着    인간 세상엔 머무름 없이
物外閒來去    세상 밖에서 한가로이 오고 가노라
明月幾千溪    밝은 달은 몇천 시내에 어려 있나
白雲無㝎處    흰 구름은 정처 없이 흘러만 가네
솔바람은 밤에 거문고를 울리네(松風鳴夜絃)
澗瑟誰彈曲    시냇물은 누가 곡조를 타는 것일까
松琴自奏絃    솔 거문고는 제 스스로 연주하네
鍾期何處在    종자기23)는 어디에 있나
惟有月當天    오직 달만이 하늘에 떠 있네
용담 조관24)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龍潭慥冠大師)
衆人鳴法皷    뭇사람이 법고를 울리는데
何後又何先    누가 먼저이고 또 누가 나중인가
獨臥深庵裡    홀로 깊은 암자에 누워서
閑吟草色鮮    한가로이 신선한 풀빛을 읊조리네
귀청 대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歸淸大師)
雙笻住路上    쌍지팡이 길 위에 머물고
一鉢洗溪間    발우 하나 흐르는 시냇물에 씻네

009_0593_a_01L贈靑巖慧衍大師

009_0593_a_02L
霜月先師行蹟

009_0593_a_03L

009_0593_a_04L五言絕句九首

009_0593_a_05L波根龍湫春詠

009_0593_a_06L
澗合無絃瑟山明不畫屏

009_0593_a_07L有懷千古事獨立小沙汀

009_0593_a_08L呈昇平衙門

009_0593_a_09L
四海文章富彌天道德貧

009_0593_a_10L寂寥林下寺何幸話心眞

009_0593_a_11L述懷

009_0593_a_12L
禪叅南岳月敎說雪巖風

009_0593_a_13L二處無他意終身禮事同

009_0593_a_14L次洪處士軸韵

009_0593_a_15L
人間無住着物外閒來去

009_0593_a_16L明月幾千溪白雲無㝎處

009_0593_a_17L松風鳴夜絃

009_0593_a_18L
澗瑟誰彈曲松琴自奏絃

009_0593_a_19L鍾期何處在惟有月當天

009_0593_a_20L贈龍潭慥冠大師

009_0593_a_21L
衆人鳴法皷何後又何先

009_0593_a_22L獨臥深庵裡閑吟草色鮮

009_0593_a_23L次歸淸大師

009_0593_a_24L
雙笻住路上一鉢洗溪間

009_0593_b_01L我坐心非坐    내 몸은 앉았어도 마음은 앉음 아니니
師還意豈還    스님은 돌아가셨어도 어찌 마음까지 가셨겠소
삼가 도암 선생의 시운을 따라 짓다(謹次陶庵先生韵)
智水連天外    지혜의 물은 하늘 밖에 이어졌고
詩城屹海東    시의 성은 해동에서 우뚝 솟았다
一朝歸寂寞    하루아침에 적막한 곳으로 돌아가시니
山野動悲風    산야에 슬픈 바람이 격동한다
철언 사미에게 지어 주다(贈徹彥沙彌)
一別波根寺    파근사에서 한번 이별했는데
重尋動樂山    동락산으로 다시 찾아왔네
道心猶未熟    도의 마음 아직 익지 못하여
愁喜在其間    슬픔 기쁨이 그 사이에 있구나
육언절구六言絶句 1편
선산의 전붕 화상에게 부치다(寄仙山典朋和尙)
卽今南海爲鳥   지금은 남쪽 바다의 새 되었지만
前日北溟有魚   지난날엔 북쪽 바다의 곤어25)였지
水擊三千海濶   삼천리 드넓은 바닷물을 치고 올라가
風搏九萬天虛   바람 타고 구만리 넓은 하늘 날아갔지
칠언절구七言絶句 13편
회포를 풀어 쓰다(書懷)
日月爲燈燈不盡  해와 달이 등불 되니 그 등불 다함이 없고
乾坤作屋屋無邉  하늘땅이 집이 되니 그 집 가이없네
此身隨處生涯足  이 몸 가는 곳마다 생애가 풍족하니
飢食松花渴飮泉  주리면 송화 먹고 목마르면 샘물 마시네
삼가 남악 대화상의 진영을 제재로 삼아 짓다(謹題南岳大和尙影子)
見影何殊見本形  진영 뵘이 본모습 뵘과 무엇이 다르랴
怳如開口說無生  황홀하여 마치 입을 열어 무생을 설하는 듯하다
和尙法門高北岳  화상의 법문은 북악만큼 높은데
幾人因悟㝎盤星  몇 명이나 이로 인해 정반성을 깨달았을까26)
사진27)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寫眞)
形隨影子影隨形  형체는 그림자를 따르고 그림자는 형체를 따르니
假實皆從假實生  거짓28)과 참이 모두 거짓과 참으로부터 생긴다
卽假實知無假實  참과 거짓에 나아가 참과 거짓 없음을 알게 되면
不須吾佛見明星  우리 부처님 새벽별 본 것29)도 필요치 않으리라
승평 사또께 드리다(呈昇平倅)

009_0593_b_01L我坐心非坐師還意豈還

009_0593_b_02L謹次陶庵先生韵

009_0593_b_03L
智水連天外詩城屹海東

009_0593_b_04L一朝歸寂寞山野動悲風

009_0593_b_05L贈徹彥沙彌

009_0593_b_06L
一別波根寺重尋動樂山

009_0593_b_07L道心猶未熟愁喜在其間

009_0593_b_08L

009_0593_b_09L六言絕句一首

009_0593_b_10L寄仙山典朋和尙

009_0593_b_11L
卽今南海爲鳥前日北溟有魚

009_0593_b_12L水擊三千海濶風搏九萬天虛

009_0593_b_13L

009_0593_b_14L七言絕句十三首

009_0593_b_15L書懷

009_0593_b_16L
日月爲燈燈不盡乾坤作屋屋無邉

009_0593_b_17L此身隨處生涯足飢食松花渴飮泉

009_0593_b_18L謹題南岳大和尙影子

009_0593_b_19L
見影何殊見本形怳如開口說無生

009_0593_b_20L和尙法門高北岳幾人因悟㝎盤星

009_0593_b_21L題寫眞

009_0593_b_22L
形隨影子影隨形假實皆從假實生

009_0593_b_23L卽假實知無假實不須吾佛見明星

009_0593_b_24L呈昇平倅

009_0593_c_01L貧家一母養諸子  가난한 집 한 어미가 여러 자식 키우자니
諸子窮疲一母悲  자식들이 굶어 여위어 어미가 슬퍼합니다
諸子死生存一母  자식들의 죽고 삶이 한 어미에 달렸는데
使渠誰飽又誰飢  누군 배불리고 누군 굶주리게 하겠습니까
초임 도인에게 지어 주다(贈椘任道人)
太白同居非偶然  태백산에서 함께 삶이 우연 아닌데
圓通再見覺前緣  원통암에서 다시 보니 전생 인연임을 알겠네
箇中深意明何處  이 가운데 깊은 뜻 어느 곳에 분명한가
半夜晴空朗月懸  한밤중 맑은 하늘 밝은 달이 걸렸구나
상률 동자가 구하기에 답하다(賽尙栗童子之求)
童子何心三乞句  동자는 무슨 맘으로 세 번이나 시구를 구하나
老僧無興不成詩  노승은 흥이 없어 시가 써지지 않는다네
緇衣他日眞疑作  훗날 중이 되어 참된 의문 일으켜
問我禪窓答一時  나의 선실 찾아오면 한꺼번에 답해 주리
삼가 『청허집』30)의 시운을 따라 짓다(謹次淸虛集韵)
芙蓉一朶花開樹  한 송이 부용꽃이 나무에 피었으니
誰解石人聽木鷄  누가 알리오 돌사람이 나무 닭 소리 듣는 것을
雨後淸虛秋滿月  비 온 뒤 맑은 가을 하늘 보름달 밝았으니
分明椘漢與燕齊  초한과 연제 땅이 분명히 보이도다
남파 수안 장형에게 드리다(呈南坡秀眼丈兄)
一別頭流南岳月  두류산31) 남악의 달 아래 한번 이별하고서
重逢三十八䄵秋  38년 흐른 이 가을날 다시 만났습니다
無那靑春俱白髮  우리 청춘 모두 백발돼 버린 것 어찌하리오
客窓悲喜揔難收  나그네 길 슬픔 기쁨 모두 거두기 어렵구료
죽와 문 처사의 시운을 받들어 따라 짓다(奉次竹窩文處士韵)
採彼湘江竹一叢  저 소상강 대 한 떨기 꺾어서
十秊藏在白雲中  10년 동안 흰 구름 속 감춰 놓았다가
如今送入騷仙手  지금 시선詩仙의 손에 보내 주니
認得蓬萊徹骨風  봉래산의 뼈에 사무치는 바람을 알겠네
회포를 풀어 쓰다(書懷)
道無私我我常私  도는 내게 사사로움 없으나 내가 항상 사사로울 뿐이고
境不痴人人自痴  경계는 어리석게 하잖으나 사람이 제냥 어리석어 진다네
冥合八風俱靜處  팔풍32)이 모두 고요해진 곳에 명합해야만
可爲三界獨尊師  삼계에 홀로 높은 스승이 될 수 있으리
소 처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蘇處士韵)
不繫孤雲世外蹤  걸림 없는 외론 구름으로 세상 밖 다니다
仙巖寺裡幸相逢  선암사에서 다행히도 서로 만났네
可憐別後三春夢  가련하다 이별 후엔 석 달 봄의 꿈속에서
每繞花開洞上峰  매번 화개동 위 산봉우리를 맴돌겠지
차운하여 해암 감홍 대사에게 주다(次贈海巖感洪大師)

009_0593_c_01L
貧家一母養諸子諸子窮疲一母悲

009_0593_c_02L諸子死生存一母使渠誰飽又誰飢

009_0593_c_03L贈椘任道人

009_0593_c_04L
太白同居非偶然圓通再見覺前緣

009_0593_c_05L箇中深意明何處半夜晴空朗月懸

009_0593_c_06L賽尙栗童子之求

009_0593_c_07L
童子何心三乞句老僧無興不成詩

009_0593_c_08L緇衣他日眞疑作問我禪窓答一時

009_0593_c_09L謹次淸虛集韵

009_0593_c_10L
芙蓉一朶花開樹誰解石人聽木鷄

009_0593_c_11L雨後淸虛秋滿月分明椘漢與燕齊

009_0593_c_12L呈南坡秀眼丈兄

009_0593_c_13L
一別頭流南岳月重逢三十八䄵秋

009_0593_c_14L無那靑春俱白髮客窓悲喜揔難收

009_0593_c_15L奉次竹窩文處士韵

009_0593_c_16L
採彼湘江竹一叢十秊藏在白雲中

009_0593_c_17L如今送入騷仙手認得蓬萊徹骨風

009_0593_c_18L書懷

009_0593_c_19L
道無私我我常私境不痴人人自痴

009_0593_c_20L冥合八風俱靜處可爲三界獨尊師

009_0593_c_21L次蘇處士韵

009_0593_c_22L
不繫孤雲世外蹤仙巖寺裡幸相逢

009_0593_c_23L可憐別後三春夢每繞花開洞上峰

009_0593_c_24L次贈海巖感洪大師

009_0594_a_01L
靑年旣作看經客  청춘에 이미 경전 보는 승이 되었는데
更莫如何又若何  다시 어찌할꼬 하잖으니 어찌하겠는가33)
修道雪山惟六歲  설산에서 수도하심 오직 6년34)이시니
成功不在誦書多  공부 이룸은 책 많이 외움에 있지 않다네
회포를 풀어 쓰다(書懷)
昨聽彌陁丈室言  어제 미타사 방장 스님 말씀 들으니
金波入洞問寒暄  금파가 절에 와서 안부 여쭸다 하네
夜來思切終無寐  밤새도록 애절한 맘 끝내 잠 못 든 채
葉墜踈林月上軒  성긴 숲엔 낙엽 지고 달은 처마 위에 올랐네
오언율시五言律詩 6편
법우 정하 대사 시축의 운을 따라 짓다(次法雨㝎遐大師軸韵)
大名聞已久    크신 명성 들은 지 이미 오래인데
眞面見今年    진면목을 금년에야 보게 되었네
敎月天心現    교의 달은 하늘 한가운데 나타났고
禪燈海外傳    선의 등불은 바다 밖으로 전해졌네
曾霑甘露水    일찍이 감로수35)에 젖었고
又結雜華緣    또 『잡화』36)의 인연을 맺었지
況入文殊界    하물며 문수보살37) 경계에 들었는데
何吟李白篇    어찌 이백의 시편을 읊조리리오
차운하여 성혜 상인에게 주다(次贈性慧上人)
夢虛師已覺    꿈 허망한 줄 스님 이미 깨달았으나
秊老我猶迷    나이만 먹은 난 아직도 미혹하다
白雪春將至    흰 눈 속에서도 봄은 장차 오려는데
靑山日欲低    청산엔 해가 지려 하는구나
歸雲從上下    가는 구름은 위아래 따라 떠가고
流水任東西    흐르는 물은 동서에 맡겨 흐른다
百十城南路    110성38) 찾아가는 남쪽 길에
行裝杖一藜    행장은 명아주 지팡이 하나 짚었네
차운하여 석준 장로와 작별하다(次別碩俊長老)
識面雖無數    아는 사람 무수히 많다 해도
知音獨有君    내 맘 아는 이 오직 그대뿐
心明眞樂月    밝은 마음은 참 즐거움의 달이요
衲白吉祥雲    흰 납의는 길상스런 구름이라
庾嶺梅將發    유령39)엔 매화꽃 막 피려 할 텐데
曺山日欲曛    조산40)엔 해가 지려 하는구나
臨歧非惜別    갈래길에선 이별을 아쉬워 말아야지
別意故紛紛    헤어지는 마음이란 본디 심란하니까
묘학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妙學上人)
結夏香山洞    묘향산 골짜기서 하안거를 지냈고
棲冬白鶴庵    백학암에서 함께 겨울 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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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年旣作看經客更莫如何又若何

009_0594_a_02L修道雪山惟六歲成功不在誦書多

009_0594_a_03L書懷

009_0594_a_04L
昨聽彌陁丈室言金波入洞問寒暄

009_0594_a_05L夜來思切終無寐葉墜踈林月上軒

009_0594_a_06L

009_0594_a_07L五言律六首

009_0594_a_08L次法雨㝎遐大師軸韵

009_0594_a_09L
大名聞已久眞面見今年

009_0594_a_10L敎月天心現禪燈海外傳

009_0594_a_11L曾霑甘露水又結雜華緣

009_0594_a_12L況入文殊界何吟李白篇

009_0594_a_13L次贈性慧上人

009_0594_a_14L
夢虛師已覺秊老我猶迷

009_0594_a_15L白雪春將至靑山日欲低

009_0594_a_16L歸雲從上下流水任東西

009_0594_a_17L百十城南路行裝杖一藜

009_0594_a_18L次別碩俊長老

009_0594_a_19L
識面雖無數知音獨有君

009_0594_a_20L心明眞樂月衲白吉祥雲

009_0594_a_21L庾嶺梅將發曺山日欲曛

009_0594_a_22L臨歧非惜別別意故紛紛

009_0594_a_23L贈妙學上人

009_0594_a_24L
結夏香山洞棲冬白鶴庵

009_0594_b_01L愁銷逢熟面    익숙한 얼굴 보니 시름이 녹고
喜發打淸談    정담을 나누니 기쁨이 피어난다
衲白雲生峀    흰 납의는 묏부리서 나는 구름이요
心明月印潭    밝은 마음은 못에 찍힌 달이로다
雜華香裡坐    잡화의 향기 속에 앉아서
覺海衆同叅    각해의 대중과 함께하네
붓을 달려 용악 성우 대사의 조소 운을 따라 짓다(走次龍岳性宇大師調所韵)
休言口味酸    세상살이 입맛 쓰다 말하지 말라
處熱膝猶寒    끓는 방에 앉았어도 무릎 외려 차다네
未能穿石髓    아직 석수41)도 뚫지 못했는데
何望服仙丹    어찌 신선의 단약 복용하길 바라랴
有德身多苦    덕 있어도 육신에는 괴로움 많고
無親意却安    친한 이 없어 마음 차라리 편안하다
至誠看佛敎    지성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살펴보면
多得百秊懽    한평생 즐거움을 넉넉히 누릴 수 있다네
주초 상인 시축의 운을 따라 짓다【장두체42)를 본받다.】(次住初上人軸韵【效藏頭軆】)
戱靑山綠水頭   청산녹수에서 노니노라니
頭物物興悠悠   두두물물에 흥취가 유유히 일어나네
悠宕路探何樂   아득히 넓은 길에서 무슨 즐거움 찾는가
樂仙區絶此愁   즐겁디 즐건 신선 세계 이 몸 시름 끊어 주는데
意或昏春一夢   시름겨운 맘 간혹 봄 한 꿈에 현혹되지만
魂還白月三秋   꿈속 혼은 가을날 밝은 달 아래 돌아가네
風瑞石尋吾跡   갈바람 부는 서석산에 나의 자취 찾아보면
似浮雲共鶴遊   내 자취 뜬구름같이 학과 노닐고 있겠지
칠언율시七言律詩 55편
순창 책실43) 정 공의 시 ≺객지에서 새해를 맞이하다≻를 따라 짓다(次淳昌册室鄭公客中逢歲韵)
夜深燈灺不成睡  밤 깊도록 등불 환히 잠 못 이룬 채
早是新秊遞舊秊  아침이면 묵은해가 새해로 바뀔 테지
庭竹影寒殘月下  뜨락의 대 그림자 새벽달 아래 차고
嶺梅香繞曉雲邉  고개 위 매화 향기 새벽 구름 가를 감도네
離親已失三綱義  부모를 떠났으니 이미 삼강44)은 잃었고
覺佛猶迷一味禪  불법을 알았으나 아직도 일미선은 알지 못한다
客裡難堪添一臈  나그네 신세 섣달그믐 견디기 어려운데
澗聲何事又涓涓  시냇물 소리는 무슨 일로 또 졸졸거리나
축계 상인에게 부치다(寄竺桂上人)
出山何速入山遲  출산은 어찌 그리 급하고 입산은 더딘가
步月看雲日夜悲  달 아래 거닐거나 구름 보며 밤낮 슬펐노라
花落檻前微雨後  가랑비 내린 뒤 꽃은 난간 앞에 떨어지고
鳥啼林下晩風時  저녁 바람 불 때 새는 숲속에서 지저귀네
談經石榻今逢爾  경전 담론하던 석탑만 지금 만날 뿐
問法松壇更有誰  법을 묻던 솔 법단엔 또 누가 있겠는가

009_0594_b_01L愁銷逢熟面喜發打淸談

009_0594_b_02L衲白雲生峀心明月印潭

009_0594_b_03L雜華香裡坐覺海衆同叅

009_0594_b_04L走次龍岳性宇大師調所韵

009_0594_b_05L
休言口味酸處熱膝猶寒

009_0594_b_06L未能穿石髓何望服仙丹

009_0594_b_07L有德身多苦無親意却安

009_0594_b_08L至誠看佛敎多得百秊懽

009_0594_b_09L次住初上人軸韵效藏
頭軆

009_0594_b_10L
戱靑山綠水頭頭物物興悠悠

009_0594_b_11L悠宕路探何樂樂仙區絕此愁

009_0594_b_12L意或昏春一夢魂還白月三秋

009_0594_b_13L風瑞石尋吾跡似浮雲共鶴遊

009_0594_b_14L

009_0594_b_15L七言律五十五首

009_0594_b_16L次淳昌册室鄭公客中逢歲韵

009_0594_b_17L
夜深燈灺不成睡早是新秊遞舊秊

009_0594_b_18L庭竹影寒殘月下嶺梅香繞曉雲邉

009_0594_b_19L離親已失三綱義覺佛猶迷一味禪

009_0594_b_20L客裡難堪添一臈澗聲何事又涓涓

009_0594_b_21L寄竺桂上人

009_0594_b_22L
出山何速入山遲步月看雲日夜悲

009_0594_b_23L花落檻前微雨後鳥啼林下晩風時

009_0594_b_24L談經石榻今逢爾問法松壇更有誰

009_0594_c_01L悄悵異人來苦晩  슬프구나 이인은 참으로 늦게도 오니
雜華天地負佳期  천지에 온갖 꽃 피었는데 좋은 기약 저버리나
석연 상인을 기다리며 짓다(待釋然上人)
秋山海月夜天明  가을 산과 바다에 달 떠 밤하늘이 밝으니
夢遠更深憶有情  꿈에도 멀고 깊어 그리운 정만 기억나네
流水晩風凉雨歇  흐르는 물 저녁 바람에 서늘한 비 그치고
白雲浮石瑞香生  흰 구름 뜬 바위에 상서로운 향기 생기네
悠悠路隔東西別  아득히 길은 막혀 동서로 갈라져 있어
心懷老少迎    답답한 심정에 아무나 반긴다
留去各分殘日落  머물고 떠남 각기 나뉘매 석양은 지고
吟樓獨望感虛盈  다락서 시 읊으며 홀로 바라보매 차고 빔45)이 느꺼워라
섭인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攝印上人)
勑辭幻夢講經堂  환몽46) 스님 강경당을 삼가 떠나서
遠訪觀音說法塲  멀리 관음보살 설법하는 곳 찾아갔구나
覺海波淸千里月  각해의 물결은 천 리의 달빛 아래 맑고
禪林葉醉九秋霜  선림의 나뭇잎은 가을 서리에 취해 있다
求仙不必遊方丈  신선 되려 반드시 방장산 갈 것 아니요
學佛何須入竗香  부처 배움에 어찌 꼭 묘향산 가야만 하랴
天下最高無等頂  천하 최고 이 무등산 꼭대기
還霑甘雨道胎長  여기 돌아와 단비 적시면 도태가 자라나리
득유 상인이 구하기에 답하다(賽得裕上人之求)
扣我柴扉未半秊  나의 사립문 두드린 지 반년도 채 안 되어
金剛一卷已終篇  『금강경』 한 권을 이미 마쳤네
心忘四相超經旨  마음은 사상47) 잊어 경전의 뜻 뛰어넘었고
理合三空謝世緣  이치는 삼공48)에 합하여 세상 인연 끊었네
求法正宜消惱苦  법 구함엔 마땅히 번뇌가 사라져야 하고
望鄕休務占方便  고향 그림엔 방편 찾는 데 힘쓰지 말라
海東仙界▼(合/土)巖勝  이 해동의 선계에는 대와 바위 수승하니
共上頭流般若船  우리 함께 두류산 반야봉에 올라나 보세
제야에 탄식하다(除夜歎)
古庵今夜禮瞿曇  옛 암자에서 오늘밤 부처님께 예배하니
百感交時恨弗堪  온갖 감회 교차함에 회한을 견딜 수 없네
送舊靑山雲左右  묵은해 보내는 청산엔 좌우에 구름 어렸고
迎新白雪水東南  신년 맞는 백설당49)엔 동남으로 물 흐른다
空門廣濶何曾入  넓디넓은 이 불문에 어찌 일찍 들어왔던가
斯道艱難獨備諳  우리 도의 고달픔을 홀로 잘 알고 있네
昨日伊摩明日又  어제는 그렇고 내일 또 그러하리니
爲僧自愧位登三  승려 되어 부끄럽구나 지위는 세 번째 올랐는데
축계 사미에게 장난삼아 지어 주다(戱贈竺桂沙彌)
天西竺桂海東馨  서천축의 계수나무 해동에 향기로운데
況又秋霜月下庭  더욱 또 가을서리 달빛 어린 뜰에 있어서랴
誰信古今根自固  누가 믿으랴 고금에 뿌리 절로 굳센 것을
我知冬夏葉常靑  난 알지 여름 겨울 잎이 항상 푸르름을

009_0594_c_01L悄悵異人來苦晩雜華天地負佳期

009_0594_c_02L待釋然上人

009_0594_c_03L
秋山海月夜天明夢遠更深憶有情

009_0594_c_04L流水晩風凉雨歇白雲浮石瑞香生

009_0594_c_05L悠悠路隔東西別𣡸𣡸心懷老少迎

009_0594_c_06L留去各分殘日落吟樓獨望感虛盈

009_0594_c_07L贈攝印上人

009_0594_c_08L
勑辭幻夢講經堂遠訪觀音說法塲

009_0594_c_09L覺海波淸千里月禪林葉醉九秋霜

009_0594_c_10L求仙不必遊方丈學佛何須入竗香

009_0594_c_11L天下最高無等頂還霑甘雨道胎長

009_0594_c_12L賽得裕上人之求

009_0594_c_13L
扣我柴扉未半秊金剛一卷已終篇

009_0594_c_14L心忘四相超經旨理合三空謝世緣

009_0594_c_15L求法正宜消惱苦望鄕休務占方便

009_0594_c_16L海東仙界𡋛巖勝共上頭流般若船

009_0594_c_17L除夜歎

009_0594_c_18L
古庵今夜禮瞿曇百感交時恨弗堪

009_0594_c_19L送舊靑山雲左右迎新白雪水東南

009_0594_c_20L空門廣濶何曾入斯道艱難獨備諳

009_0594_c_21L昨日伊摩明日又爲僧自愧位登三

009_0594_c_22L戱贈竺桂沙彌

009_0594_c_23L
天西竺桂海東馨況又秋霜月下庭

009_0594_c_24L誰信古今根自固我知冬夏葉常靑

009_0595_a_01L閒花爛熳隣僧榻  한가로운 꽃은 이웃 스님 평상에 흐드러졌고
瘦影婆娑送客亭  수척한 그림자는 손 보내는 정자에 너울거린다
雨後微凉除熱惱  비 온 뒤 서늘함이 뜨거운 번뇌 씻어 주니
也宜端坐索禪經  마땅히 단정히 앉아 선경50)을 찾아야 하리
삼가 차운하여 금강산으로 떠나는 남곡 대사를 송별하다(謹次送南谷大師金剛行)
獨向金剛渺渺程  홀로 금강산 가시는 길 아득도 한데
杖頭先繞雪山情  주장자 머리엔 먼저 설산51)의 마음 둘렀다
已悟春風蝴蝶夢  이미 봄바람에 나비의 꿈 깨달았거니
何嫌淸夜杜䳌聲  어찌 맑은 밤 두견새 울음소리에 마음 쓰랴
寂寂澗琴雲裡奏  고요히 시내 거문고 구름 속에서 울리고
依依松瑟月中聽  아련히 솔 비파 소리 달 속에서 들리리
此行定見曇無竭  이번 가면 반드시 담무갈보살52)을 보게 되리니
說法壇前海岳傾  설법하는 단 앞으로 바다와 산이 예배하리라
동악을 대신하여 승평 사또와 이별하는 시를 짓다(代東岳別昇平倅)
治此江南幾喚仙  강남 땅 다스리며 몇 번이나 신선을 부르셨소
訟庭無事奏琴絃  송사 분쟁 일없으니 거문고나 타셨겠지요
碑爲路上行人口  송덕비는 길 가는 행인의 입이요53)
餞是谷中老叟錢  전별금은 골짜기 속 노인의 엽전입니다
昨夜山中吟好月  어젯밤 산중에선 고운 달을 읊었는데
今朝門外起愁煙  오늘 아침 문 밖에는 슬픈 연기 일어납니다
山僧久在仁風裡  산승도 어진 다스림 속 오래 있었기에
獨立東林倍黯然  동림에 홀로 서니 더욱더 우울합니다
돌아가신 설암 대화상의 제하당 시운을 삼가 따라 짓다【제하당은 동리산 혜철암에 있다.】(謹次先雪巖大和尙霽霞堂韵【霽霞堂在桐裡山慧徹庵】)
國老初開說法園  나라 어른 설법원을 처음 여신 후
四時香火耳孫分  사철 향불은 칠대손이 맡아 올리네
靈峰崷崒尋常見  영봉은 우뚝 높아 항상 보이고
藥水潺湲日夜聞  약수는 졸졸 소리 밤낮으로 들린다
幽壑霽霞生曉月  깊은 골짝 노을 걷히자 새벽달 솟고
古巖晴雪爛春雲  옛 바위 눈이 개자 봄 구름이 선명하다
吾行再宿千秊寺  이 천년 사찰 와서 이틀 밤 자고 나니
盪盡人間萬慮紛  인간 세상 온갖 시름 모두 다 사라지네
우연히 태천의 서재에서 함흥 천불산 사미를 만나 서툰 시를 읊어서 주다(偶逢咸興千佛山沙彌於泰川書齋拙吟贈之)
有一沙彌雲水蹤  구름과 물의 자취 한 사미를
偶然今夕忽相逢  우연히 오늘 저녁 문득 만났네
湖南渺渺山千疊  호남 아득히 산은 천 겹이요
嶺北悠悠路萬重  영북 유유히 길은 만 겹이다
新面有緣看霽月  새 얼굴 인연 있어 개인 달 바라보고
古齋無寐聽秋蛩  옛 서재서 잠 못 들어 가을벌레 소리 듣는다
爾歸爾處我歸我  너는 네 갈 곳 나는 내 갈 곳 가련마는
獨怪心懷亂似蓬  유독 쑥대같이 어지런 맘 이상도 하여라

009_0595_a_01L閒花爛熳隣僧榻瘦影婆娑送客亭

009_0595_a_02L雨後微凉除熱惱也宜端坐索禪經

009_0595_a_03L謹次送南谷大師金剛行

009_0595_a_04L
獨向金剛渺渺程杖頭先繞雪山情

009_0595_a_05L已悟春風蝴蝶夢何嫌淸夜杜䳌聲

009_0595_a_06L寂寂澗琴雲裡奏依依松瑟月中聽

009_0595_a_07L此行定見曇無竭說法壇前海岳傾

009_0595_a_08L代東岳別昇平倅

009_0595_a_09L
治此江南幾喚仙訟庭無事奏琴絃

009_0595_a_10L碑爲路上行人口餞是谷中老叟錢

009_0595_a_11L昨夜山中吟好月今朝門外起愁煙

009_0595_a_12L山僧久在仁風裡獨立東林倍黯然

009_0595_a_13L謹次先雪巖大和尙霽霞堂韵霽霞
堂在
009_0595_a_14L桐裡山
慧徹庵

009_0595_a_15L
國老初開說法園四時香火耳孫分

009_0595_a_16L靈峰崷崒尋常見藥水潺湲日夜聞

009_0595_a_17L幽壑霽霞生曉月古巖晴雪爛春雲

009_0595_a_18L吾行再宿千秊寺盪盡人間萬慮紛

009_0595_a_19L偶逢咸興千佛山沙彌於泰川書齋
009_0595_a_20L拙吟贈之

009_0595_a_21L
有一沙彌雲水蹤偶然今夕忽相逢

009_0595_a_22L湖南渺渺山千疊嶺北悠悠路萬重

009_0595_a_23L新面有緣看霽月古齋無寐聽秋蛩

009_0595_a_24L爾歸爾處我歸我獨怪心懷亂似蓬

009_0595_b_01L
용담54)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龍潭韵)
退隱曹溪寂寞濱  조계산 적막한 물가에 물러나 숨어서
首回眞樂古臺頻  오래된 진락대55)로 머리 자주 돌린다
三淸幾翫壺中景  삼청56)에서 호중경57)을 몇 번이나 즐기었나
四美稀看格外人  사미58) 갖춘 격외인을 드물게 보겠네
羨爾金能鎔大冶  부럽구나 너의 금은 큰 풀무에서 단련되었는데
慨吾禪未伏邪神  슬프다 나의 선은 귀신 항복 못 받았네
從今認得幽居味  이제 숨어 사는 맛을 알았거니
磬落雲端月欲晨  경쇠 소리 구름 끝에 떨어지고 날이 밝으려 하네
묘향산으로 가시는 월파 태눌 어른을 송별하다(送月波泰訥丈之妙香山)
昨夜秋聲落葉分  어젯밤 낙엽 지는 가을 소리 분명터니
今朝別語忽相聞  오늘 아침 가신다는 말씀 문득 들었습니다
人誰浪咏臨窓月  그 누가 부질없이 창가에 뜬 달 읊었던가요
雨自寒霑出峀雲  비는 절로 산봉우리 솟는 구름 차게 적십니다
山疊北關麟獨去  산 첩첩 북관으로 기린은 홀로 떠나고
水重南海鴈無群  물 겹겹 남해로 기러기 외로이 날아갑니다
妙香仙界知何處  묘향산 신선 세계는 그 어디런가요
到後松壇夢想紛  이르신 뒤 솔 법단이 꿈에 어른거릴 겁니다
외당숙 유풍헌을 애도하다(挽外堂叔兪風憲)
人間叔侄情誰重  인간 세상 숙질 간 정 누가 중히 여기랴
海內兪孫姓不同  해내에 유씨 손씨59) 성도 다른데
慷慨一家門不大  슬프다 가문이 크지 못하고
吁嗟二子學猶蒙  아! 두 아들은 배움이 아직 어리다
時看月鶴飛紅葉  때론 달밤에 학이 단풍 위 나는 것 보고
或賞仙巖聳碧空  간혹 신선 바위 푸른 하늘에 솟은 모습 감상했지
秊未六旬今永隔  예순도 채 안 되어 이제 영영 이별이라니
萬般愁緖亂秋風  온갖 시름들이 가을바람에 어지럽구나
금파 장실에 시를 써서 남기다(留題金波室)
來時不見去時同  올 때도 못 보고 갈 때도 보지 못해
事旣相違意未通  일이 서로 어긋나니 마음도 못 통했네
巖下泉聲愁裡冷  바위 밑 샘물 소린 시름 속에 싸늘해지고
樹頭雲影望中籠  나무 끝 구름 그림자 보는 중에 감싸오네
樵歌唱晩歸深壑  저물녘 나무꾼 노래 깊은 골짜기로 돌아오고
鴈陣驚寒落遠空  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 먼 하늘로 사라진다
此後心談何處是  이후로는 마음속 깊은 얘기 어디서 하나
但看西嶺夕陽紅  서쪽 고갯마루 붉은 저녁 해만 바라본다네
차운하여 용담에게 부치다(次寄龍潭)
嶺湖人事幾多荒  영호남의 인물들 얼마나 많이 돌아가셨나
夜夜相思意匪遑  밤마다 그리워 마음은 경황없다
緣此禪心迷栢樹  이 때문에 선심은 잣나무60)에 미혹한데
況乎詩句效羔羊  하물며 시구가 고양61)을 본받겠는가
一天空濶星河沒  텅 비어 넓은 하늘 별들도 사라진 채
兩地蒼茫道路長  두 곳은 아득히도 길이 멀어라

009_0595_b_01L次龍潭韵

009_0595_b_02L
退隱曹溪寂寞濱首回眞樂古臺頻

009_0595_b_03L三淸幾翫壺中景四美稀看格外人

009_0595_b_04L羨爾金能鎔大冶慨吾禪未伏邪神

009_0595_b_05L從今認得幽居味磬落雲端月欲晨

009_0595_b_06L送月波泰訥丈之妙香山

009_0595_b_07L
昨夜秋聲落葉分今朝別語忽相聞

009_0595_b_08L人誰浪咏臨窓月雨自寒霑出峀雲

009_0595_b_09L山疊北關麟獨去水重南海鴈無群

009_0595_b_10L妙香仙界知何處到後松壇夢想紛

009_0595_b_11L挽外堂叔兪風憲

009_0595_b_12L
人間叔侄情誰重海內兪孫姓不同

009_0595_b_13L慷慨一家門不大吁嗟二子學猶蒙

009_0595_b_14L時看月鶴飛紅葉或賞仙巖聳碧空

009_0595_b_15L秊未六旬今永隔萬般愁緖亂秋風

009_0595_b_16L留題金波室

009_0595_b_17L
來時不見去時同事旣相違意未通

009_0595_b_18L巖下泉聲愁裡冷樹頭雲影望中籠

009_0595_b_19L樵歌唱晩歸深壑鴈陣驚寒落遠空

009_0595_b_20L此後心談何處是但看西嶺夕陽紅

009_0595_b_21L次寄龍潭

009_0595_b_22L
嶺湖人事幾多荒夜夜相思意匪遑

009_0595_b_23L緣此禪心迷栢樹況乎詩句效羔羊

009_0595_b_24L一天空濶星河沒兩地蒼茫道路長

009_0595_c_01L夢越頭流山又水  꿈속에서 두류산 넘고 또 물 건너가서
碧松凉月入咸陽  벽송암62) 맑은 달 뜬 함양으로 들어간다네
정미년 2월 22일 밤에 벽송암 조실에 앉아 회포를 써서 용담에게 보이다(丁未二月念二日夜坐碧松祖室書懷示龍潭)
瞿曇大戒孰能持  부처님의 큰 계율 누가 능히 지키나
識法沙彌出海湄  불법 아는 사미가 바닷가에 나타났네
獃漢守株長待兎  미련한 놈은 그루터기 지키며 토끼만 기다리는데
金毛出窟亦稱獅  금모 사자 굴 나오니 역시 사자다웁다
心如滿月千江現  마음은 천 강에 나타난 보름달이요
跡似良驥萬里追  자취는 만 리를 달리는 천리마 같다
他日化城應作主  이후에 응당 화성63)의 주인 되리니
救人還勝越人醫  사람 구제함이 편작64)보다 수승하리라
또 앞 시의 운을 따라 써서 주다(又次前韵以贈)
西風八月月圓中  가을바람 부는 8월 둥그런 달 떴는데
別意難終夜亦終  이별의 정 끝없어라 밤도 끝나 가네
百里途中何日返  백 리 길 가는 도중 어느 날 돌아와서
七言詩下此心通  칠언시를 지어서 이 마음 통해 볼까
鴉含暮色歸深壑  저녁 빛 머금은 가마귀 깊은 골짝 돌아가고
鴈帶秋光落遠空  가을빛 띤 기러기 먼 하늘로 사라진다
速理行裝還法界  빨리 행장 꾸려 법계로 돌아가서
大乘乘上話圓融  대승의 수레 위에서 원융을 이야기하자
회포를 펴서 생질 김세귀에게 보이다(述懷示甥侄金世龜)
身遊一片仙巖寺  몸은 이 한 곳 선암사서 노닐지만
夢想千秋月鶴亭  꿈속에선 천추의 월학정을 생각한다
霜後幾看新竹綠  서리 후 몇 번이나 새로 난 대 푸르름 보았던가
雪中惟對古松靑  눈 속에선 오직 늙은 솔의 청청함 마주한다
嗟吾老去難成卷  나 늙어 책 쓰기 어려워 서글픈데
愛爾年來易閱經  그댄 요즘 경전 잘 읽어 어여쁘구나
鹿苑尼山雖異路  녹야원65)과 니구산66)이 비록 길은 다르나
天然大道共門庭  천연대도는 들어가는 대문이 모두 같다네
축계와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竺桂)
孟春風日尙凄凄  초봄의 날씨라 아직도 싸늘한데
我住江東爾歸西  나 강동에 머물고 너는 서쪽으로 가네
獨鶴無情隨處舞  외론 학은 생각 없이 곳곳에서 춤추는데
飢烏有意向人啼  주린 가마귄 뜻이 있어 사람 향해 우는구나
曺溪此夜山千疊  오늘 밤 조계산엔 산 천첩 막혔는데
佛岬何年手共携  어느 해 불갑사67)서 두 손 마주 잡을까
古曲峨洋知者少  백아의 옛 곡조 아는 이 없어
愁看嶺外白雲低  고개 너머 낮게 뜬 백운만 시름겹게 보노라
실명과 왈명을 대신하여 축계를 송별하다(代實明曰明送竺桂)
世間愁喜送兼迎  세간의 시름 기쁨 보내면서 맞이하고
溪水東流草又生  시냇물은 동쪽 흐르고 풀은 또 자라네

009_0595_c_01L夢越頭流山又水碧松凉月入咸陽

009_0595_c_02L丁未二月念二日夜坐碧松祖室書
009_0595_c_03L懷示龍潭

009_0595_c_04L
瞿曇大戒孰能持識法沙彌出海湄

009_0595_c_05L獃漢守株長待兎金毛出窟亦稱獅

009_0595_c_06L心如滿月千江現跡似良驥萬里追

009_0595_c_07L他日化城應作主救人還勝越人醫

009_0595_c_08L又次前韵以贈

009_0595_c_09L
西風八月月圓中別意難終夜亦終

009_0595_c_10L百里途中何日返七言詩下此心通

009_0595_c_11L鴉含暮色歸深壑鴈帶秋光落遠空

009_0595_c_12L速理行裝還法界大乘乘上話圓融

009_0595_c_13L述懷示甥侄金世龜

009_0595_c_14L
身遊一片仙巖寺夢想千秋月鶴亭

009_0595_c_15L霜後幾看新竹綠雪中惟對古松靑

009_0595_c_16L嗟吾老去難成卷愛爾年來易閱經

009_0595_c_17L鹿苑尼山雖異路天然大道共門庭

009_0595_c_18L贈別竺桂

009_0595_c_19L
孟春風日尙凄凄我住江東爾歸西

009_0595_c_20L獨鶴無情隨處舞飢烏有意向人啼

009_0595_c_21L曺溪此夜山千疊佛岬何年手共携

009_0595_c_22L古曲峨洋知者少愁看嶺外白雲低

009_0595_c_23L代實明曰明送竺桂

009_0595_c_24L
世間愁喜送兼迎溪水東流草又生

009_0596_a_01L別去晨朝殘雪散  떠나갈 새벽에는 남은 눈 흩어질 텐데
淹留今夜一燈明  머뭇거리는 오늘 밤 한 등불이 밝구나
南方二月梨花發  남방에는 2월의 배꽃이 필 게고
西竺千年桂樹榮  서축에는 천년의 계수나무 우거졌겠지
遙想龍門高且遠  멀리서 생각하니 용문사는 높고도 먼데
一笻今日若爲行  한 지팡이 짚고서 오늘 너는 떠나는구나
차운하여 원민 대사에게 주다(次贈圓旻大師)
海東誰是識經人  해동에서 그 누가 경전 아는 사람인가
師乃江西行道者  바로 강서의 행도자 스님이시라네
拳放光明幾擇眞  광명을 말고 놓아 몇 번이나 참을 가려냈던가
王稱歌利曾忘我  악왕 가리68) 칭찬하며 일찍이 나를 잊었다
雜華紅樹賞三春  잡화 꽃 붉게 피어 석 달 봄을 즐겼고
甘露淸流霑九夏  감로수 맑게 흘러 온 여름을 적시었네
一鉢生涯北復南  발우 하나뿐인 생애 남북으로 오가면서
百年無限塵緣謝  이 한평생 한량없는 속세 인연 끊었다네
차운하여 풍악산의 보인 대사에게 답하다(次賽楓岳寶印大師)
物外何山是舊遊  물외 어느 산이 옛적 놀던 곳이던가
金剛自有雨花樓  금강산엔 예전부터 우화루가 있었지
千峯吐白宵兼晝  1만 2천 봉 흰빛 토해 밤인데도 낮 같고
萬瀑生凉夏是秋  만폭동은 서늘하여 여름에도 가을이다
隱神臺上有仙景  은신대 위엔 선계의 경치 있고
斷髮嶺頭無世愁  단발령 머리엔 세상의 시름일랑 없다
橋下百川同入海  백천교 밑 냇물 모두 바다로 들어가는데
四輪廻處意悠悠  사륜왕69) 돌아올 곳 생각하니 아득하구나
운월 숙민 대사와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雲月淑慜大師)
世間何處語支離  세상 어느 곳을 지루하다 하겠는가
此日靈源去住時  오늘 영원사에서 그대를 작별하네
方丈一庵南臥我  방장산 한 암자 남쪽에 나는 머물고
妙香千里北歸師  묘향산 천 리 북쪽으로 스님은 돌아가시네
杜䳌啼送三春恨  두견새 울음 속 보내니 봄 내내 한스러울 게고
蝴蝶魂飛幾夜思  나비같이 혼이 날아 몇 밤을 그리워하겠는가
庾外梅花落已盡  유령70) 저 밖 매화는 이미 다 져 버렸으리니
臨風只贈有情詩  바람 맞으며 다정한 시만 지어 줄 뿐이네
서헌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瑞憲上人)
塵緣幾滌龍潭水  속세 인연을 용담 못물에 거의 씻었으니
道意偏高智異山  도의 의지가 지리산에서 유달리 높네
禮佛夜鋪孤月榻  예불하는 밤엔 외론 달빛 아래 평상을 폈고
看經晝閉五雲關  간경하는 낮엔 오색구름 관문을 닫았지
誰知信篤燒香閣  소향각의 두터운 믿음 그 누가 알리오
自覺誠深說法壇  설법단의 정성 깊음 스스로 깨달았지
此日靈源分去住  오늘 이 영원사서 우리 서로 헤어지면
更逢何處解愁顏  어디서 또 만나 시름겨운 얼굴 풀겠는가
금화산 상원암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金華山上院庵)

009_0596_a_01L別去晨朝殘雪散淹留今夜一燈明

009_0596_a_02L南方二月梨花發西竺千年桂樹榮

009_0596_a_03L遙想龍門高且遠一笻今日若爲行

009_0596_a_04L次贈圓旻大師

009_0596_a_05L
海東誰是識經人師乃江西行道者

009_0596_a_06L拳放光明幾擇眞王稱歌利曾忘我

009_0596_a_07L雜華紅樹賞三春甘露淸流霑九夏

009_0596_a_08L一鉢生涯北復南百年無限塵緣謝

009_0596_a_09L次賽楓岳寶印大師

009_0596_a_10L
物外何山是舊遊金剛自有雨花樓

009_0596_a_11L千峯吐白宵兼晝萬瀑生凉夏是秋

009_0596_a_12L隱神臺上有仙景斷髮嶺頭無世愁

009_0596_a_13L橋下百川同入海四輪廻處意悠悠

009_0596_a_14L贈別雲月淑慜大師

009_0596_a_15L
世間何處語支離此日靈源去住時

009_0596_a_16L方丈一庵南臥我妙香千里北歸師

009_0596_a_17L杜䳌啼送三春恨蝴蝶魂飛幾夜思

009_0596_a_18L庾外梅花落已盡臨風只贈有情詩

009_0596_a_19L贈瑞憲上人

009_0596_a_20L
塵緣幾滌龍潭水道意偏高智異山

009_0596_a_21L禮佛夜鋪孤月榻看經晝閉五雲關

009_0596_a_22L誰知信篤燒香閣自覺誠深說法壇

009_0596_a_23L此日靈源分去住更逢何處解愁顏

009_0596_a_24L題金華山上院庵

009_0596_b_01L
上院高開俯碧湫  상원암 우뚝 솟아 푸른 못 굽어보는데
登臨滌盡十年愁  올라오니 10년 시름 모조리 씻겨 주네
長天九萬頭邊近  구만리 먼 하늘이 머리 가에 가깝고
大地三千眼底浮  삼천대천세계가 눈 아래 떠 있다
玉磬聲寒明月榻  옥 같은 경쇠 소리 달빛 어린 평상에 차고
金爐香濕白雲樓  금향로의 향 연기 백운루에 스며든다
留連剩得無生樂  머물면 무생의 즐거움을 덤으로 얻으리니
不必緱山羽化遊  꼭 구산에서 신선되어 노닐 필요 없네71)
차운하여 묘향산으로 떠나는 설순 대사를 송별하다(次送雪淳大師妙香之行)
可堪千里一笻還  천 리 길을 한 지팡이로 어찌 돌아가시려나
水濶山高道路難  물 넓고 산 높아서 가는 길이 험난한데
暮峽雲深迷遠樹  저문 골짝엔 구름 깊어 먼 나무 아련하고
春城雨過動微寒  봄 성엔 비 지난 뒤 서늘한 기운 도는구나
南天此日重分手  남쪽 하늘에서 오늘 또 이별하게 되니
北地何年更破顏  북쪽 땅 어느 해에 다시 만나 웃어 볼까
欲瀉滿腔多少恨  가슴 가득 쌓인 한 쏟아 내고파
離亭强挽酒盃寬  이별의 정자에서 큰 술잔만 애써 당기네
삼가 월화 대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敬次月華大師韵)
地隔難傳一紙封  땅이 막혀 편지 한 통 전하기 어렵고
因緣無計對音容  인연은 얼굴 마주할 계책도 없네
三更夢罷風生壑  한밤중 꿈을 깨니 바람은 골짜기에 불고
五夜懷深月上峰  밤새도록 회포 깊어 달이 봉우리에 올랐네
湖左此時傷遠別  호서에서 이 시각 먼 이별을 상심하거니
嶺南何處與相從  영남 어느 곳서 우리 서로 함께하리오
歲寒不改知誰在  세한에도 변치 않음 누구인지 알겠거니
笑殺春花雪裡松  봄꽃 비웃는 눈 속의 소나무일세
황악 우징 대사와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黃岳雨澄大師)
頭流此日忽成離  두류산서 오늘 문득 이별하게 되니
正是千山雨歇時  바로 온 산에 비 그친 무렵이네
嶺樹枯枝蟬噪急  고개 위 마른 나뭇가지에 매미 울음 급하고
庭花細朶蝶廻遲  뜨락의 가는 꽃송이엔 나비 느릿 맴돈다
浮沉有數吾偏感  영고성쇠 운수 있음 나 더욱 느꺼웁고
聚散無常爾亦知  이합취산 무상함은 그대도 알고 있으리
遙想石窓晴夜半  멀리 생각건대 석창에서 맑은 한밤중
吟詩見月㝎相思  시 읊으며 달을 볼 때 진정 그리울걸세
삼가 무용 대화상을 애도하다(謹挽無用大和尙)
宗門不覺法雷停  종문에 어느새 법뢰72) 멈추어
一朶拈花此日零  한 송이 손에 든 연꽃 오늘 떨어졌네
後代兒孫無所托  후대의 자손들은 의탁할 곳 없게 됐고
即今禪侶絶由聽  지금의 선자들은 들을 데가 끊어졌네
曺溪山色含新恨  조계산의 산 빛은 새로운 한 머금었고
水石亭光減舊馨  수석정의 풍광엔 옛 향기 희미해졌다
生死雖知雲起滅  나고 죽음이 뜬구름임을 알고 있다만
臨風哀涙灑空庭  바람 맞으며 슬픈 눈물만 빈 뜰에 뿌리네

009_0596_b_01L
上院高開俯碧湫登臨滌盡十年愁

009_0596_b_02L長天九萬頭邊近大地三千眼底浮

009_0596_b_03L玉磬聲寒明月榻金爐香濕白雲樓

009_0596_b_04L留連剩得無生樂不必緱山羽化遊

009_0596_b_05L次送雪淳大師妙香之行

009_0596_b_06L
可堪千里一笻還水濶山高道路難

009_0596_b_07L暮峽雲深迷遠樹春城雨過動微寒

009_0596_b_08L南天此日重分手北地何年更破顏

009_0596_b_09L欲瀉滿腔多少恨離亭强挽酒盃寬

009_0596_b_10L敬次月華大師韵

009_0596_b_11L
地隔難傳一紙封因緣無計對音容

009_0596_b_12L三更夢罷風生壑五夜懷深月上峰

009_0596_b_13L湖左此時傷遠別嶺南何處與相從

009_0596_b_14L歲寒不改知誰在笑殺春花雪裡松

009_0596_b_15L贈別黃岳1) [NaN] 澄大師

009_0596_b_16L
頭流此日忽成離正是千山雨歇時

009_0596_b_17L嶺樹枯枝蟬噪急庭花細朶蝶廻遲

009_0596_b_18L浮沉有數吾偏感聚散無常爾亦知

009_0596_b_19L遙想石窓晴夜半吟詩見月㝎相思

009_0596_b_20L謹挽無用大和尙

009_0596_b_21L
宗門不覺法雷停一朶拈花此日零

009_0596_b_22L後代兒孫無所托即今禪侶絕由聽

009_0596_b_23L曺溪山色含新恨水石亭光減舊馨

009_0596_b_24L生死雖知雲起滅臨風哀涙灑空庭

009_0596_c_01L
설월 두오 대사에게 부치다(寄雪月杜五大師)
南來久與故人違  남쪽 와서 오래도록 벗과 멀어진 채
東望頭流舊路微  동으로 두류산 바라보니 옛길이 희미하다
桐岳雨中門獨閉  동악산 빗속에서 홀로 문 닫으니
蓮臺花下客言歸  연대 꽃 아래 나그네는 돌아가네
離心日逝如流水  이별한 심정 날은 흐르는 물같이 가 버린다만
回首天長共落暉  먼 하늘로 머리 돌리면 지는 해는 함께 보겠지
春夏幾勞傷昔別  봄여름 그 얼마나 옛 이별 슬퍼하였나
靑山欲暮自沾衣  청산에 해 지려 하면 절로 옷깃 적신다오
봉성의 책실73) 김 공께 드리다(呈鳳城册室金公)
來自鳳城明月路  봉성74)의 달 밝은 명월로에서 와서
登臨方丈白雲峰  방장산의 흰 구름 낀 백운봉에 오르셨네
詩香碧砌花千片  시 향기는 푸른 섬돌 위 1천 조각의 꽃이요
語冷踈林竹萬叢  청량한 시어는 성긴 숲의 1만 떨기 대나무로다
紅影日飜秋樹岸  붉은 그림자는 햇빛에 번득이는 가을의 언덕이요
寒聲風送夕陽鍾  찬 소리는 바람에 실려 오는 석양의 종소리로다
重逢又得瓊琚句  다시 만나 또 보배로운 시구 얻었는데
却愧山僧和未工  졸렬한 산승의 화답시가 부끄럽구료
용담과 이별하며 지어 주다(贈別龍潭)
吾知久住令人賤  오래 머물면 사람 천하게 됨을 내 알기에
四載頭流散一群  두류산 4년살이 한 무리를 해산했네
鴻鴈不堪愁裡聽  기러기 울음 시름 속에 듣기 어려운데
鍾期況是客中分  더욱이 종자기는 떠날 길손 중에 있네
一笻携處靑山遠  한 지팡이 끄는 곳에 청산은 멀고
孤舘歸時白雪紛  외론 여관 돌아갈 때 흰 눈 펄펄 날리겠지
倘有他年重到意  혹 이담에 다시 올 맘 있다면
秋霜月下拂孤雲  가을 달 아래 외론 구름 떨치며 오게나
또 기다렸으나 용담이 오지 않다(又待龍潭不至)
九秋無計笑談開  가을 내내 담소할 계획도 없이
年少知音竟未回  나이 어린 지음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네
楓葉錦鋪行道石  단풍잎은 경행하던 돌길에 깔리고
菊花香洩誦經臺  국화 향기는 경 외던 대에 스며든다
窓殘夜月人何處  창엔 밤 달 지는데 그대는 어디 있는가
簾捲秋風鴈復來  갈바람에 주렴 말리니 기러긴 돌아오는데
咫尺寥寥消息斷  주위는 고요하게 소식 끊겼으니
寸心勞結不成灰  이 마음 답답하기만 한 채 풀리지 않네
지월 담정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智月湛淨大師)
頭流鷰谷禮文殊  두류산 연곡사에서 문수보살 예배하곤
物外烟霞道氣腴  물외의 안개 노을에 도의 기운 살쪘으리
答問當千仍百了  물음에 답함은 천백을 감당하고
除疑擧一反三隅  의심을 없앰은 하나 보아 모두를 알 만하네

009_0596_c_01L寄雪月杜五大師

009_0596_c_02L
南來久與故人違東望頭流舊路微

009_0596_c_03L桐岳雨中門獨閉蓮臺花下客言歸

009_0596_c_04L離心日逝如流水回首天長共落暉

009_0596_c_05L春夏幾勞傷昔別靑山欲暮自沾衣

009_0596_c_06L呈鳳城册室金公

009_0596_c_07L
來自鳳城明月路登臨方丈白雲峰

009_0596_c_08L詩香碧砌花千片語冷踈林竹萬叢

009_0596_c_09L紅影日飜秋樹岸寒聲風送夕陽鍾

009_0596_c_10L重逢又得瓊琚句却愧山僧和未工

009_0596_c_11L贈別龍潭

009_0596_c_12L
吾知久住令人賤四載頭流散一群

009_0596_c_13L鴻鴈不堪愁裡聽鍾期況是客中分

009_0596_c_14L一笻携處靑山遠孤舘歸時白雪紛

009_0596_c_15L倘有他年重到意秋霜月下拂孤雲

009_0596_c_16L又待龍潭不至

009_0596_c_17L
九秋無計笑談開年少知音竟未回

009_0596_c_18L楓葉錦鋪行道石菊花香洩誦經臺

009_0596_c_19L窓殘夜月人何處簾捲秋風鴈復來

009_0596_c_20L咫尺寥寥消息斷寸心勞結不成灰

009_0596_c_21L贈智月湛淨大師

009_0596_c_22L
頭流鷰谷禮文殊物外烟霞道氣腴

009_0596_c_23L答問當千仍百了除疑擧一反三隅

009_0596_c_24L「雨」或可讀「兩」{編}

009_0597_a_01L充膓只在靑松葉  배 속 채우긴 오직 푸른 솔잎에 있거늘
執器何須碧玉盂  그릇으로 어찌 푸른 옥 술잔을 바라리오
慚我十年徒長爾  부끄럽구나! 나 10년 세월 나이만 먹어
愧無慧劔海龍屠  바다 용 무찌를 지혜의 검 없음이
개활 상인에게 지어 주다(贈開活上人)
上人根性大聦明  상인의 근성 몹시도 총명해서
手把仙經道氣生  손에 선경 잡으면 도의 기운 생기겠네
已笑隋侯珠按劒  이미 칼 어루만질 수후의 구슬75) 비웃었는데
何須和氏璧連城  어찌 성과 맞바꿀 화씨의 구슬76)을 바라리오
心淸壑月前身影  골짜기 달이 전신의 그림자인 듯 마음 맑고
夢覺樓鐘半夜聲  종루의 종 한밤중에 울릴 때 꿈을 깨리
愧我十秊叅講席  부끄럽구나 나 10년 강석에 참여했지만
世間名利有餘情  세간 명리에 아직 남은 정 있음이
회운 지민 대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이때 가뭄 뒤에 비가 온 것을 함련에서 사용했다.】 (次晦雲志愍大師【時旱餘得雨。頷聯用事。】)
叅尋四遠幾年周  사방 멀리 스승 찾아 몇 년이나 돌아다녔나
萬丈禪河滌世愁  만 길 깊은 선의 강물에 세상 시름 씻었네
久旱今逢甘雨灑  오랜 가뭄 오늘 단비를 만났고
晩晴相對白雲收  저녁에 비 개자 구름 말끔 걷히었네
長沙獨去三春意  장사 스님77) 홀로 가심은 화창한 봄기운이요
龐老孤關百草頭  방 거사78) 뛰어난 수완은 온갖 풀잎에 분명하네
掩勝潜奇歸古路  수승함 덮고 기이함 숨겨 옛길 돌아가니
興深凉月海山秋  맑은 달 흥취 깊고 바다 산엔 가을이네
선암사 향로암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仙巖寺香爐庵)
偷閒半日到仙鄕  한나절 틈을 내어 신선 마을 도착하니
玉磬寒聲動上方  옥 경쇠 맑은 소리 절간에 울리네
仰見靑天雲杳漠  올려 보니 푸른 하늘 구름 아득히 흘러가고
俯看滄海水汪洋  내려 보니 퍼런 바닷물 질펀히 퍼져 있네
從知物外煙霞富  알겠거니 물외의 안개 노을 풍부함을
更覺壺中歲月長  새삼 깨달았네 병 속79) 세월 장구함을
塵慮暗隨群動寂  세상 근심이란 어리석게 무리 행동 따라서라
却忘歸路坐禪堂  돌아갈 길 잊고서 선당에 앉았네
승평 부사에게 올리다(上昇平衙門)
使君承命下車後  사또께서 어명 받아 수레에서 내리신 후
百里昇平事事宜  백 리의 승평 고을 일마다 마땅합니다
千載喚仙亭得主  천년의 환선정은 주인 얻었고
衆人行路口成碑  길 가는 뭇사람 말이 송덕비 되었습니다80)
明年麥喜歧雙穗  내년에도 두 이삭 달린 보리81) 기뻐할 게고
暮夜金慚退四知  어둔 밤에도 사지82)에 부끄러워 황금 물리치시리
惠化仁風吹不盡  은혜로운 교화 어진 다스림 끝이 없으니
白雲林下亦無爲  흰 구름 숲 아래서 또한 할 일 없으시리다
설월 두오 대사에게 부치다(寄雪月杜五大師)
南北嶺湖四載間  영호남 남북으로 헤어진 지 4년인데
雪窓凉月未能攀  눈 내린 창밖 맑은 달을 아직 잡지 못했네

009_0597_a_01L充膓只在靑松葉執器何須碧玉盂

009_0597_a_02L慚我十年徒長爾愧無慧劔海龍屠

009_0597_a_03L贈開活上人

009_0597_a_04L
上人根性大聦明手把仙經道氣生

009_0597_a_05L已笑隋侯珠按劒何須和氏璧連城

009_0597_a_06L心淸壑月前身影夢覺樓鐘半夜聲

009_0597_a_07L愧我十秊叅講席世間名利有餘情

009_0597_a_08L次晦雲志愍大師時旱餘得雨
頷聯用事

009_0597_a_09L
叅尋四遠幾年周萬丈禪河滌世愁

009_0597_a_10L久旱今逢甘雨灑晩晴相對白雲收

009_0597_a_11L長沙獨去三春意龐老孤關百草頭

009_0597_a_12L掩勝潜奇歸古路興深凉月海山秋

009_0597_a_13L題仙巖寺香爐庵

009_0597_a_14L
偷閒半日到仙鄕玉磬寒聲動上方

009_0597_a_15L仰見靑天雲杳漠俯看滄海水汪洋

009_0597_a_16L從知物外煙霞富更覺壺中歲月長

009_0597_a_17L塵慮暗隨群動寂却忘歸路坐禪堂

009_0597_a_18L上昇平衙門

009_0597_a_19L
使君承命下車後百里昇平事事宜

009_0597_a_20L千載喚仙亭得主衆人行路口成碑

009_0597_a_21L明年麥喜歧雙穗暮夜金慚退四知

009_0597_a_22L惠化仁風吹不盡白雲林下亦無爲

009_0597_a_23L寄雪月杜五大師

009_0597_a_24L
南北嶺湖四載間雪窓凉月未能攀

009_0597_b_01L夏雲曾翫蓬萊島  여름 구름 일찍이 봉래섬에서 즐겼는데
春雨獨霑大白山  봄비는 홀로 태백산에서 적신다오
道契誰知千里近  도 깨치면 천 리 길도 가까운 줄 어찌 알리오
心平自覺一身閑  마음 편하면 한 몸 한가함을 절로 알게 되네
逢人莫說歸時晩  사람 만나면 돌아올 때 늦었다고 말하지 말라
夜夜家鄕夢徃還  밤마다 고향은 꿈속에서 갔다 오나니
평안도 병사83) 장 공【봉소】께 올리다(上平安兵使張公【奉紹】)
手攀天桂上靑雲  천상의 계수나무 잡아 청운에 올랐으니84)
不世榮名遍耳聞  불세출의 영화 명성 두루 들려옵니다
捧日心常懸北闕  해 받드는 마음은 항상 대궐에 걸어 두고
護邊仁亦及西軍  변방 수호의 어짊 또한 서쪽 군대에 미칩니다
騷人祿薄多無位  시인은 복이 박해 지위 없는 이 많고
烈士功高少有文  열사는 공 높으나 글재주는 적은데
李杜篇章韓信鉞  이백 두보 시문에다 한신85)의 부월 지녀
一身雙美獨超群  한 몸에 겹친 미덕 홀로 출중하십니다
태진 상인에게 답하다(賽泰震上人)
自從相見白雲間  흰 구름 사이에서 우리 서로 만난 뒤
離別常多會聚難  이별은 항상 잦고 모이긴 어려워
兩度逢迎南與北  겨우 두 번 남쪽과 북쪽에서 만나고선
數年隔濶水兼山  몇 년이나 드넓은 강과 산에 가로막혔던가
食松生計長時富  솔잎 먹는 생계는 언제나 넉넉하고
伴鶴行裝萬事閒  학 벗 삼는 행장은 만사가 한가로운데
千里故園今日返  천 리 고향 오늘에야 돌아오니
妙香仙界闢禪關  묘향산 선계가 선의 관문 열어 주네
만선 어른의 시운을 따라 짓다【사계절로써 말하다.】(次萬善丈韵【用四時語】)
威音古佛未生前  위음고불도 나기 전부터
大道無言本自然  대도는 말이 없이 본래 절로 그러하다
花發上林飛下地  꽃은 상림86)에 피었다 땅으로 날려 떨어지고
月昇東海落西天  달은 동해에서 솟아 서쪽 하늘로 진다
鴈知秋社歸南紀  기러기는 가을 제사87) 아는지 남쪽 돌아가고
鷰別春巢向北邊  제비는 봄 둥지 작별하고 북변 향한다
此是昆盧眞面目  이것이 바로 비로자나88)의 진면목이거니
豈將文字更求玄  어찌 문자를 가지고 또 현묘함을 구할 건가
경월 근원 대사에게 답하다(賽敬月謹遠大師)
錫飛仙壑穿明月  신선 골짝 석장 날리며 밝은 달을 뚫고
衲拂龍山襲紫霞  용산에 납의 떨치니 보랏빛 노을 젖어든다
方丈幾分香積飯  방장산에서 몇 번이나 향적반89) 나눠 먹었나
道林相勸趙州茶  도림사에서 조주의 차를 서로 권했지
蓮花淨土凝眞念  극락정토 진심으로 염하였고
貝樹高枝賞雜華  패다라 높은 가지 잡화를 감상했지
法界因緣來有自  법계의 인연은 유래가 있으니
淸霄白日興無涯  맑은 하늘에 밝은 해 일어남이 끝이 없도다
묘향산 보현사 극락암의 영자각을 새로 짓기 위한 모연게90)(妙香山普賢寺極樂庵影子閣新建募緣偈)

009_0597_b_01L夏雲曾翫蓬萊島春雨獨霑大白山

009_0597_b_02L道契誰知千里近心平自覺一身閑

009_0597_b_03L逢人莫說歸時晩夜夜家鄕夢徃還

009_0597_b_04L上平安兵使張公奉紹

009_0597_b_05L
手攀天桂上靑雲不世榮名遍耳聞

009_0597_b_06L捧日心常懸北闕護邊仁亦及西軍

009_0597_b_07L騷人祿薄多無位烈士功高少有文

009_0597_b_08L李杜篇章韓信銊一身雙美獨超群

009_0597_b_09L賽泰震上人

009_0597_b_10L
自從相見白雲間離別常多會聚難

009_0597_b_11L兩度逢迎南與北數年隔濶水兼山

009_0597_b_12L食松生計長時富伴鶴行裝萬事閒

009_0597_b_13L千里故園今日返妙香仙界闢禪關

009_0597_b_14L次萬善丈韵用四
時語

009_0597_b_15L
威音古佛未生前大道無言本自然

009_0597_b_16L花發上林飛下地月昇東海落西天

009_0597_b_17L鴈知秋社歸南紀鷰別春巢向北邊

009_0597_b_18L此是1) [1] 盧眞面目豈將文字更求玄

009_0597_b_19L賽敬月謹遠大師

009_0597_b_20L
錫飛仙壑穿明月衲拂龍山襲紫霞

009_0597_b_21L方丈幾分香積飯道林相勸趙州茶

009_0597_b_22L蓮花淨土凝眞念貝樹高枝賞雜華

009_0597_b_23L法界因緣來有自淸霄白日興無涯

009_0597_b_24L妙香山普賢寺極樂庵影子閣新建

009_0597_c_01L
太白山中寺普賢  태백산 중의 절 보현사
新開大厦爇香烟  큰 집 새로 열어 향 연기 자욱하다
堂名極樂期何土  당 이름 극락인데 어느 땅을 기약하랴
佛號彌陁仰彼緣  부처는 아미타불 피안의 인연을 우러르네
西掛雪巖眞影後  서쪽으로 설암 화상 진영 걸고 돌아서서
東瞻月渚畫形先  동쪽으로 월저 대사 진영을 바라보리
元來衆勺同成海  원래 뭇사람 숟갈 모여 바다 되거니
伏願檀那施穀錢  원하건대 시주님들 곡식과 돈 베푸소서
설송 장로에게 드리다(呈雪松長老)
自別先師化翠微  스승91)께서 푸른 산기운 되어 떠나가신 뒤
兩南雲水幾年違  남녘 땅92)의 운수를 몇 년이나 멀리하셨던가요
湖添夏雨魚兒出  여름비에 불은 호수엔 물고기가 뛰놀고
嶺老霜風鴈子飛  서리 바람에 쇠한 재엔 기러기 날아오지요
月白武陵吹笛洞  달은 무릉의 취적동에 밝게 비치고
烟深華寺影堂扉  안개는 동화사 영당93) 문에 자욱합니다
洛東江月心相照  낙동강에 뜬 달이 마음 서로 비춰 줄 테니
愁解西山落日歸  서산 지는 해에 시름 풀고 돌아가소서
복천사 유산객의 시운을 따라 짓다(次福泉遊山客韵)
文士相逢數甚多  문사들과 빈번하게 만나다 보니
大抵儒敎貶禪家  대개 유교에서는 우리 선가를 폄하하네
盡走蟾宮攀桂樹  모두들 분주히 달 속 계수나무 잡으려 하고94)
還嫌鷲嶺賞蓮華  영축산의 연꽃 감상 외려 꺼리네
獨使道澄情    홀로 도를 맑히려니 마음 답답하더니
忽逢韓子意嘉嘉  문득 시인95)을 만나니 마음이 즐겁구나
暮春花下無知己  저문 봄 꽃 핀 아래 알아줄 사람 없다만
轉咏新詩興反加  새 시 지어 읊으니 흥은 되려 더해지네
여왕 대사가 구하기에 답하다(賽礪王大師之求)
運屬春風得地天  운수는 춘풍에 맡겨 천지를 얻었고
燒香洗鉢好山川  향 사르고 발우 씻으니 산천이 좋아라
松壇境靜心歸佛  솔 단 경계 조용하니 마음은 부처로 돌아가고
月榻神淸骨欲仙  달 아래 탑상에선 정신 맑아 신선이 되겠구려
求法幾看經八萬  법 구하려 몇 번이나 팔만대장경 읽었으며
尋師徧踏界三千  스승 찾아 삼천대천세계 두루 돌아다녔나
錦鱗魚躍東西海  금린어는 동서의 바다에서 뛰어놀거니
不向雙溪更執筌  쌍계 향해 다시는 통발 잡지 마시게
대광산 용문사로 가는 응운 징오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應雲憕旿大師赴大光山龍門)
嶺南生計不須金  영남의 살림살이 물질은 풍족할 테니
只在吾師學海深  다만 우리 스님 학문 깊으면 된다네
女巫雖嫌男覡樂  무녀는 박수 풍악 싫어하겠지만
乳兒應識老婆心  젖먹이는 응당 노파 마음을 알리라

009_0597_c_01L募緣偈

009_0597_c_02L
太白山中寺普賢新開大廈爇香烟

009_0597_c_03L堂名極樂期何土佛號彌陁仰彼緣

009_0597_c_04L西掛雪巖眞影後東瞻月渚畫形先

009_0597_c_05L元來衆勺同成海伏願檀那施穀錢

009_0597_c_06L呈雪松長老

009_0597_c_07L
自別先師化翠微兩南雲水幾年違

009_0597_c_08L湖添夏雨魚兒出嶺老霜風鴈子飛

009_0597_c_09L月白武陵吹笛洞烟深華寺影堂扉

009_0597_c_10L洛東江月心相照愁解西山落日歸

009_0597_c_11L次福泉遊山客韵

009_0597_c_12L
文士相逢數甚多大抵儒敎貶禪家

009_0597_c_13L盡走蟾宮攀桂樹還嫌鷲嶺賞蓮華

009_0597_c_14L獨使道澄情𣡸𣡸忽逢韓子意嘉嘉

009_0597_c_15L暮春花下無知己轉咏新詩興反加

009_0597_c_16L賽礪王大師之求

009_0597_c_17L
運屬春風得地天燒香洗鉢好山川

009_0597_c_18L松壇境靜心歸佛月榻神淸骨欲仙

009_0597_c_19L求法幾看經八萬尋師徧踏界三千

009_0597_c_20L錦鱗魚躍東西海不向雙溪更執筌

009_0597_c_21L贈應雲憕旿大師赴大光山龍門

009_0597_c_22L
嶺南生計不須金只在吾師學海深

009_0597_c_23L女巫雖嫌男覡樂乳兒應識老婆心

009_0597_c_24L「昆」疑「毘」{編}

009_0598_a_01L千年敎月從王舍  천년의 교의 달은 왕사성96)에서 비춰 오고
六代禪風自少林  육조97)의 선의 바람 소림사98)에서 불어왔지
三會一塲緣有宿  세 번 대법회99)의 숙세 인연 있으니
伯牙琴上久知音  그대는 백아 거문고의 오랜 지음이로다
벽송암100)을 제재로 삼아 짓다(題碧松庵)
方丈之庵眞寶界  방장산의 이 암자 참으로 보배로운 경계
暫時棲息遠塵勞  잠시 머물러 쉬노라니 온갖 번뇌 멀어진다
川憂海渴長年注  바다 마를까 시냇물은 긴 세월 흘러가고
山畏天傾萬丈高  하늘 무너질까 산은 만 길이나 높이 솟았다
栢樹風淸禪語定  잣나무에 바람 맑으니 선어가 고요하고
蓮池月皎客吟騷  연꽃 못에 달 밝으니 나그네 시 읊느라 분주하다
壺中自有無窮興  병 속 세상101)엔 절로 무궁한 흥취 있는데
豈羨功名一世豪  어찌 일세 호걸의 큰 공명을 부러워하랴
불국사의 귀은과 도태 두 스님과 이별하며 짓다(別佛國寺歸隱道泰兩大師)
覲親行李乃人情  근친102) 가는 일은 곧 사람의 정이거니
鄕在東都是舊京  고향은 동도에 있으니 바로 옛 도읍지라
衲拂歸雲隨野鶴  납의는 들판 학 따라 돌아가는 구름 떨치고
笻飛曉月下江城  지팡이는 강가 성에 지는 새벽달에 날린다
千年佛國何時到  천년의 불국사엔 언제 도착하려나
萬樹秪林十日程  만수의 기림사103)는 10일 여정이라네
趨謁故園三老後  고향의 세 어른104)을 찾아뵌 후엔
更尋方丈扣巖扃  다시 방장산 찾아와 바위문 두드리겠지
차운하여 영회 사미에게 주다(次贈影廻沙彌)
兩處同居夏又秋  두 곳서 여름 가을 함께 사는 동안
金臺却勝碧松遊  금대암105)이 도리어 벽송암의 노닒보다 좋았지
花開玉洞千年寺  꽃은 옥동의 천년사에 만발했고
月照靑山半夜樓  달은 청산의 반야루를 환히 비추었지
師實有詩還有興  스님은 실로 시 잘 짓고 흥취도 있으나
我唯無病亦無愁  난 겨우 병과 시름이 없을 뿐이라네
仙壇共飽淸凉散  신선단에서 함께 청량산을 포식했으니
祗在西江萬里舟  다만 서강 만 리 가는 배를 타면 된다네
축계에게 지어 주다(贈竺桂)
大會纔成入此山  대회106)가 성사되자마자 이 산으로 들어와
居然住着一年間  꿈쩍 않고 1년간을 머물러 있었네
談經九夏人皆聽  여름 내내 경전 담론 사람들 모두 들었고
結制三冬事可觀  석 달 겨울 안거는 볼 만했지
或到無憂開喜目  누가 와도 근심 없이 기쁜 눈 뜨고
數來仙助解愁顏  자주 와서 도와주어 시름 풀어 주었지
今朝向彼龍門去  오늘 아침 저 용문사로 떠나고 나면今
爲我誰敲月下關  날 위해 그 누가 달 아래 문 두드리리오
삼가 표충사의 시운을 따라 짓다(謹次表忠祠韵)
㝎亂當年領義兵  국난 평정할 그 당시는 의병을 거느렸고
優遊兩國一身榮  두 나라를 오고 가며 한 몸 영예로웠지

009_0598_a_01L千年敎月從王舍六代禪風自少林

009_0598_a_02L三會一塲緣有宿伯牙琴上久知音

009_0598_a_03L題碧松庵

009_0598_a_04L
方丈之庵眞寶界暫時棲息遠塵勞

009_0598_a_05L川憂海渴長年注山畏天傾萬丈高

009_0598_a_06L栢樹風淸禪語定蓮池月皎客吟騷

009_0598_a_07L壺中自有無窮興豈羨功名一世豪

009_0598_a_08L別佛國寺歸隱道泰兩大師

009_0598_a_09L
覲親行李乃人情鄕在東都是舊京

009_0598_a_10L衲拂歸雲隨野鶴笻飛曉月下江城

009_0598_a_11L千年佛國何時到萬樹秪林十日程

009_0598_a_12L趨謁故園三老後更尋方丈扣巖扃

009_0598_a_13L次贈影廻沙彌

009_0598_a_14L
兩處同居夏又秋金臺却勝碧松遊

009_0598_a_15L花開玉洞千年寺月照靑山半夜樓

009_0598_a_16L師實有詩還有興我唯無病亦無愁

009_0598_a_17L仙壇共飽淸凉散祗在西江萬里舟

009_0598_a_18L贈竺桂

009_0598_a_19L
大會纔成入此山居然住着一年間

009_0598_a_20L談經九夏人皆聽結制三冬事可觀

009_0598_a_21L或到無憂開喜目數來仙助解愁顏

009_0598_a_22L今朝向彼龍門去爲我誰敲月下關

009_0598_a_23L謹次表忠祠韵

009_0598_a_24L
㝎亂當年領義兵優遊兩國一身榮

009_0598_b_01L行慈念佛眞修道  자비 행함과 염불이야 참된 수도이지만
棄義忘君不忍情  의리 버리고 임금 잊음은 차마 못할 일
保此朝鮮留幻跡  우리 조선 보호하려 허깨비 자취 남겼고
交他日本顯高名  저 일본과 교섭하며 높은 명성 드러냈네107)
西山一脉垂何處  서산 대사 그 한 법맥 어느 곳에 드리웠나
風息四溟霽月明  바람 자니 바다에 개인 달이 밝도다
청암 혜연 대사에게 지어 주다(贈靑巖慧衍大師)
甲戌年春賞雜華  갑술년 봄 잡화를 상찬할 때108)
靑巖助會事居多  청암이 대회 일을 거의 도와주었지
未答情書愁不盡  정다운 편지 답장 못해 근심 그지없었는데
幸逢眞面喜無涯  다행히 얼굴 보며 만나니 이 기쁨 한량없다
雙溪水滿仙茶足  쌍계사엔 물 좋고 신선 차도 풍족한데
七佛風來客興加  칠불암109)의 바람 불어와 나그네 흥 더해지네
遙向洛東江上去  멀리 낙동강 위쪽 향해 떠나가면서
臨分休問意如何  이별할 땐 심정이 어떠냐고 묻지를 마라

009_0598_b_01L行慈念佛眞修道棄義忘君不忍情

009_0598_b_02L保此朝鮮留幻跡交他日本顯高名

009_0598_b_03L西山一脉垂何處風息因溟霽月明

009_0598_b_04L贈靑巖慧衍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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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戌年春賞雜華靑巖助會事居多

009_0598_b_06L未答情書愁不盡幸逢眞面喜無涯

009_0598_b_07L雙溪水滿仙茶足七佛風來客興加

009_0598_b_08L遙向洛東江上去臨分休問意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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霜月大師詩集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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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8)파근사 : 전북 남원시 지리산에 있던 사찰이다. 용추는 폭포 아래의 웅덩이이다.
  2. 19)승평昇平 : 전남 순천順天의 옛 이름으로 승주昇州라고도 한다. 아문衙門은 관아의 총칭이다. 조선 시대의 행정 구역은 순천도호부順天都護府로, 관원으로는 부사府使를 파견하였다.
  3. 20)사해四海의 문장은~도덕은 빈곤하지만 : 사해와 미천彌天은 재사才士와 고승을 가리키는 말이니, 사해는 승평 부사를, 미천은 승려인 상월 자신을 가리킨다. 진晉나라 때의 고승 도안道安이 형주에서 문장가인 습착치習鑿齒를 만났을 때 도안이 “나는 미천 석도안이오.” 하자, 습착치가 “나는 사해 습착치요.”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 『진서晉書』 82권 「습착치열전」.
  4. 21)남악南岳(?~1732) : 태우泰宇의 법호이다. 설암 추붕의 제자로서 상월 새봉과는 동문이나 상월이 그로부터 선의 일깨움을 크게 입었다 한다. 금산金山에 부도와 비가 있다. 제자로는 재초在初·응상應祥·팔오八悟 등이 있으며, 저술로는 『남악집』 1책이 전한다.
  5. 22)설암雪巖(1651~1706) : 조선 중기의 승려 추붕秋鵬의 법호이다. 속성은 김씨金氏이고, 본관은 강동江東이다. 10세 때 원주 법흥사法興寺로 출가하여 종안宗眼의 제자가 된 뒤 구이九二에게 경론을 배웠다. 교선敎禪 양종에 통달하고 시문에 능했으며, 여러 사찰을 순방하며 강의했다. 위의威儀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계행戒行이 청정했고, 사람을 대할 때 귀천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대흥사의 백설당白雪堂에서 화엄학을 강의했는데, 그때의 『화엄강회록華嚴講會錄』이 대흥사에 전한다. 저서로 『설암잡저雪巖雜著』·『선원제전집도서과평』·『묘향산지妙香山誌』 등이 있다.
  6. 23)종자기鍾子期 : 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으로 백아伯牙의 지음知音이다. 백아가 연주하는 거문고 소리를 들으면 그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진 것을 한탄하여 거문고의 줄을 끊어 버렸다고 한다.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나온다.
  7. 24)용담 조관龍潭慥冠(1700~1762) : 조관의 호가 용담이다. 자는 무회無懷, 속성은 김씨, 본관은 남원南原으로 편양문파鞭羊門派의 고승이다. 1718년(숙종 44) 상흡尙洽에게 출가하고, 취간就侃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1721년(경종 1) 화엄사華嚴寺 상월霜月의 문하에서 수업하였고, 1723년부터 영호남의 고승을 찾아다니며 불심을 더하였다. 지리산 견성암見性庵에서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읽고 깨달음을 얻은 뒤, 1732년(영조 8) 지리산에 가은암佳隱庵을 짓고 수도 생활을 원하였으나 승려들의 간청에 의해 『선문염송禪門拈頌』과 원돈교圓頓敎를 요지로 20여 년간 여러 절에서 설법 활동을 펼쳤다. 1749년 상월의 의발을 이어받았으며, 1762년 실상사實相寺에서 입적하였다.
  8. 25)곤어鯤魚 : 곤鵾. 전설상의 북쪽 바다(北溟)에 사는 거대한 물고기로, 고상하고 뜻이 원대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장자』 「소요유」에서, 북명의 곤어는 그 크기가 몇 천 리인지 모르는데 새로 변하여 붕새가 되니, 그 등이 몇천 리인지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9. 26)정반성㝎盤星을 깨달았을까 : 정반성을 깨닫는 것은 근본 자성의 깨달음을 의미한다. 정반성은 저울 눈금(盤星) 중에서 그 기점이 되는 제일 첫째 눈금으로서 표준, 기준점을 의미한다.
  10. 27)사진寫眞 : 진영眞影을 말한다.
  11. 28)거짓(假) : 가假는 진眞, 실實에 대응되는 말로서 실체가 없는 것을 가리키며, 혹은 허虛, 권權, 방편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12. 29)새벽별 본 것 : 석가모니의 성도成道를 말한 것이다. 석존이 38세 되던 해 12월 8일, 마갈타국의 니련선하 강에서 6년 고행 끝에 이 강에서 목욕하고 강을 건너 불타가야로 가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동틀 무렵 새벽별을 보고 깨쳤다고 한다.
  13. 30)『청허집淸虛集』 : 청허 휴정淸虛休靜(1520~1604)의 문집이다. 휴정은 조선 중기의 승려로 승군장僧軍將이었다. 본관은 완산完山, 속성은 최씨崔氏, 자는 현응玄應, 호는 청허淸虛 또는 서산西山이며, 안주安州 출생이다. 1534년 지리산에 입산하여 일선一禪에게 구족계를 받고 부용 영관芙蓉靈觀의 법을 계승했다. 임진왜란 때 73세의 노구로 왕명에 따라 팔도십육종도총섭이 되어 승병僧兵을 모집하여 한양 수복에 공을 세웠다. 1594년 제자 유정惟政에게 승병을 맡기고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서 여생을 보냈다. 묘향산 안심사安心寺와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부도가 서고, 해남海南 표충사表忠祠 등에 배향되었다. 편저에 『선교석禪敎釋』·『선교결禪敎訣』·『삼가귀감三家龜鑑』·『심법요心法要』 등이 있다.
  14. 31)두류산頭流山 : 지리산의 이명이다.
  15. 32)팔풍八風 : 수행자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여덟 가지 장애. 즉 이利·쇠衰·훼毁·예譽·칭稱·기譏·고苦·낙樂을 말한다.
  16. 33)어찌할꼬 하잖으니 어찌하겠는가 :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에 실린 공자의 말씀을 인용한 것이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고 말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가 없을 뿐이다.(不曰如之何如之何者。 吾未如之何也已矣。 )” 이는 깊이 생각하고 살펴서 처해야 하며, 이와 같이 하지 않고 함부로 행한다면 성인이라도 어찌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17. 34)설산에서 수도하심 오직 6년 : 석가모니의 수행을 가리킨다. 그러나 사실은 석가모니 전생의 수행이다.
  18. 35)감로수甘露水 : 감로는 불사不死, 천주天酒로 번역된다. 천신들의 음료, 또는 하늘에서 내리는 단 이슬이라는 뜻으로서 부처님의 교법이 중생을 잘 제도하는 것을 비유한다.
  19. 36)『잡화雜華』 : 『화엄경』을 가리킨다.
  20. 37)문수보살 : 대승보살 가운데 하나로서 지혜가 뛰어난 공덕을 의미한다. 석가모니불의 보처로서 왼쪽에 위치해 있으며 지혜를 맡고 있다. 이 보살은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돕기 위하여 일시적인 권현으로 보살의 지위에 있는 것이다. 전설적으로 중국의 산서성 오대산에 1만 보살과 함께 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오대산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21. 38)110성 :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법을 구하기 위해 남방을 편력하면서 110성의 53선지식을 찾아다닌 것을 말한다.
  22. 39)유령庾嶺 : 대유령大庾嶺으로, 중국의 오령五嶺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의 강서성江西省 대여大余와 광동성廣東省 남웅南雄 사이에 있어 영남嶺南으로 통하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하였다. 언덕 위에는 매화나무가 많이 있어 매령梅嶺으로도 불린다. 여기서는 문경의 조령鳥嶺을 가리킨다.
  23. 40)조산曺山 : 조계산曹溪山을 가리킨다.
  24. 41)석수石髓 : 돌 속의 진액津液으로, 먹으면 장생불사하여 신선이 된다고 한다. 『신선전神仙傳』에 의하면,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왕렬王烈이 태항산太行山에 갔는데, 바위가 쪼개지면서 그 속에서 골수骨髓 같은 푸른 진액이 나왔으므로 그것을 환약으로 만들어 복용해서 장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25. 42)장두체藏頭軆 : 잡체시의 하나이다. 앞 구절의 끝 자를 파자하여 다음 구의 첫 자로 삼아 고리처럼 연결해 나가는 체제이다. 구의 첫 자가 윗구절의 끝 자에 감추어져 있으므로 장두체라고 한다. 여기서는 앞 구절의 끝 자를 뒷구절의 앞에 한 자 감추어 놓은 형식을 취하였다.
  26. 43)책실冊室 : 조선 시대 고을 수령의 비서 일을 맡아 보던 사람으로, 관제官制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사사로이 임용하였다. 책방冊房, 책객冊客이라고도 하였다.
  27. 44)삼강三綱 : 유교에서의 세 가지 기본 강령綱領으로 군위신강君爲臣綱·부위자강父爲子綱·부위부강夫爲婦綱을 말한다.
  28. 45)차고 빔(虛盈) : 영허盈虛는 가득 차고 비는 모양으로 변화 발전하는 모습, 시운의 변화를 말한다.
  29. 46)환몽幻夢 : 조선 시대의 승려 굉활宏闊(1680~1741)의 법호法號이다. 굉활은 속성이 안씨安氏, 본관은 밀성密城이다. 13세에 추붕秋鵬에게 출가하여 여러 종장宗匠 밑에서 도道를 닦았고, 만년에는 도안道安의 법문法門에서 배웠다. 휴정休靜의 심법心法을 전수하여 서방西方의 대선사大禪師라는 칭호를 받았다. 황주 도관사에서 입적하였다.
  30. 47)사상四相 : 여기서는 『금강경』에 의거하여 아상我相·인상人相·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者相을 가리킨다. 중생이 그 심신의 개체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집착하는 네 가지 상을 말한다.
  31. 48)삼공三空 : 인공人空·법공法空·구공俱空을 말한다.
  32. 49)백설당白雪堂 : 전남 해남군 두륜산의 대흥사에 백설당이 있다. 상월 대사는 대흥사 13종사의 한 사람이다.
  33. 50)선경禪經 : 선정에 관한 경전. 『좌선삼매경坐禪三昧經』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인도의 승가라찰이 지었으며, 구마라집이 한역하였다. 대승의 선관禪觀을 말한 책으로서 『좌선삼매경문경坐禪三昧境門經』·『아란야습선법阿蘭若習禪法』·『보살선법경菩薩禪法經』·『선법요禪法要』라고도 한다.
  34. 51)설산雪山 : 인도 히말라야 산의 옛 이름이다. 석존이 과거세에 보살도를 닦을 때 설산에서 수행하였는데, 이때의 이름으로 설산동자, 설산대사라고 한다. 설산동자는 나찰로 변신한 제석천의 반 게를 듣기 위해 몸을 던졌다.
  35. 52)담무갈보살曇無竭菩薩 : ⓢ Dharmodgata의 음역이다. 『신화엄경新華嚴經』 권45 「보살주처품菩薩住處品」에 나오는 보살로, “동북쪽 바다 가운데에 금강산이 있는데, 그곳에서 담무갈보살이 1만 2천 보살과 함께 항상 반야를 설법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보통 법기보살法起菩薩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영산靈山인 금강산에 거한다고 한다.
  36. 53)송덕비는 길~행인의 입이요 : 칭송하는 말이다. 만구성비萬口成碑, 즉 만 사람의 입이 비를 세운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칭찬하는 것은 마치 송덕비頌德碑를 세우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명심보감』에서 “훌륭한 이름을 어찌 큰 돌에 새기려 하는가? 길 가는 행인의 입이 돌에 새기는 것보다 나으리라.(大名豈有鐫頑石。 路上行人。 口勝碑。 )” 하였다.
  37. 54)용담龍潭 : 상월 대사의 의발을 받은 제자이다. 본문 주 24 참조.
  38. 55)진락대眞樂臺 : 조계산 송광사의 국사전 위에 있는 대이다.
  39. 56)삼청三淸 : 도교의 성수숭배星宿崇拜와 관련하여 하늘 위에 있는 별들의 세계를 옥청玉淸과 상청上淸, 태청太淸으로 나누고 이를 삼청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신선들이 사는 천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40. 57)호중경壺中景 : 도가의 용어로 선경仙境, 또는 승경勝景을 의미한다. 신선 장신張申이 항상 병 하나를 허리에 달고 다니는데, 천지天地로 화해서 그 가운데서 해와 달이 떴고, 밤이면 그 안에 들어가 잤다고 한다.
  41. 58)사미四美 : 네 가지 아름다운 일을 말하는데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인仁·의義·충忠·신信으로 보인다. 용담은 출가승이면서도 유학을 공부하여 유불儒彿에 밝았다.
  42. 59)손씨孫氏 : 상월 대사의 속성이 손씨이다.
  43. 60)잣나무(栢樹) : 화두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를 말하는데, 화두, 불법의 대의를 의미하는 것 같다.
  44. 61)고양羔羊 : 고羔는 어린 양을, 양羊은 큰 양을 일컫는다. 주周나라 때 대부大夫들이 양가죽 옷을 입었던 것에 비유하여 검소하고 정직한 벼슬아치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시경詩經』 「소남召南」의 시 ≺고양≻에 “양가죽을 흰 실 다섯 타래로 꾸몄네. 관아에서 퇴근하니, 그 모습 당당하고 여유 있네.(羔羊之皮。 素絲五紽。 退食自公。 委蛇委蛇。)”라고 하여, 대부들이 문왕文王의 교화를 입어 검소하고 정직한 것을 칭송했다. 청렴하고 절조가 있는 사대부를 기리는 말로 쓰인다.
  45. 62)벽송암碧松庵 : 경남 함양군 지리산에 있던 사찰이다. 1520년 벽송이 초암草庵을 짓고, 뒤에 증축하여 큰 가람을 이루었는데, 한국전쟁 때 불에 탔다.
  46. 63)화성化城 : 『법화경』의 일곱 가지 비유의 하나이다. 여러 사람이 보배가 있는 목적지로 가는 중 피로하므로 지도자가 계교를 내어 신통력으로 임시로 큰 성을 나타내서 여기가 보배 있는 곳이라 하여 사람들을 잠시 쉬게 한 후, 이를 없애 버리고 진짜 보배가 있는 곳에 이르게 하였다. 이 화성은 방편교의 깨달음에, 보배가 있는 곳은 진실교의 깨달음에 비유한 것이다. 여기서는 세상을 가리킨다.
  47. 64)편작扁鵲 : 원문의 월인越人은 편작의 이름이다. 편작은 기원전 6세기경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명의로, 성은 진秦이다. 젊어서 장상군長桑君이라는 의술에 능한 사람을 만나 약방藥方의 구전과 의서를 물려받아 그 묘결을 터득하고 명의가 되었으나, 그를 시기한 진晉나라 태의령太醫令의 흉계로 암살을 당하였다.
  48. 65)녹야원鹿野苑 : 석존이 득도得道한 후 최초로 설법한 장소로서, 불교 4대 성지聖地의 하나이다. 선인주처녹야원仙人住處鹿野苑이라고 하는데, 신도들이 모이고 사슴이 방목되어 있는 원림園林이란 뜻이다.
  49. 66)니구산(尼山) : 니산尼山은 니구산으로 현재 산동성山東省 곡부현曲阜縣 동남쪽에 있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이 안씨顔氏와 함께 니구산에 기도하여 공자를 얻었으므로 이름을 구丘라 하고, 자를 중니仲尼라 하였다 한다.
  50. 67)불갑사佛甲寺 :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모악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 때 창건되었고, 고려 때 이달충李達衷이 지은 각진 국사覺眞國師의 비가 있다. 일명 불갑사佛岬寺다.
  51. 68)가리歌利 : ⓢ Kali의 음역이며, 가리迦利·가리哥利·갈리羯利·가람부迦藍浮라고도 쓴다. 투쟁鬪諍이라 번역하는데, 악생무도왕惡生無道王이다. 석존이 과거세에 인욕 선인忍辱仙人이 되어 수도할 때에 석존의 팔다리를 끊었다고 하는 극악무도한 임금이다.
  52. 69)사륜왕四輪王 : 전륜왕轉輪王, 곧 윤왕輪王으로서 네 명이 있다. 금륜왕金輪王·은륜왕銀輪王·동륜왕銅輪王·철륜왕鐵輪王을 말한다. 전륜왕은 수미산須彌山 둘레의 사천하四天下, 곧 사주四洲의 세계를 통솔하는 대왕이다. 금륜왕은 수미 사주四洲를 다스리고, 은륜왕은 동·남·서 삼주三洲를 다스리고, 동륜왕은 동·남 이주二洲를 다스리고, 철륜왕은 남녘 염부제閻浮提 일주一洲를 다스린다고 한다.
  53. 70)유령庾嶺 : 본문 주 39 참조.
  54. 71)춘추시대 주나라 영왕靈王의 태자 왕자교王子喬는 왕에게 직간을 하다가 서인庶人으로 폐출되었다. 생황을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내었는데, 이수伊水와 낙수洛水 사이에서 노닐다가 도사 부구공浮丘公을 따라 숭산嵩山에 들어가 30여 년간 선도仙道를 닦아 신선이 되었다. 그 후 칠월 칠석날에 구산緱山 정상에 백학을 타고 내려와서 산 아래 가족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는 며칠 뒤에 백학을 타고 승천하였다고 한다. 구산은 하남성 언사현偃師縣에 있다. 『열선전列仙傳』 「왕자교王子喬」.
  55. 72)법뢰法雷 : 중생의 무명을 깨뜨리는 부처님의 설법을 비유한 말로서, 천둥이 울리면 만물이 깨어나듯이 중생들이 미망의 잠에서 깨어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무용 대화상을 가리키고 있다.
  56. 73)책실冊室 : 본문 주 43 참조.
  57. 74)봉성鳳城 : 전남 구례求禮의 옛 이름이다.
  58. 75)수후의 구슬(隋侯之珠) : 옛날 한동漢東의 제후인 수후가 길을 가던 중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뱀을 보고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다. 며칠 후 뱀 한 마리가 빛나는 구슬 명월주明月珠를 물고 와서 은혜에 보답하여 그에게 주었다고 한다. 『사기史記』 「노중련魯仲連·추양열전鄒陽列傳」에서 “신이 듣건대 명월의 구슬과 야광의 벽璧을 길에 있는 사람에게 던져 주면 칼자루를 잡고 흘겨보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59. 76)화씨의 구슬(連城璧) : 연성벽連城璧은 화씨벽和氏璧을 말한다. 또는 지극히 귀중한 물건을 뜻하기도 한다. 진 소왕秦昭王이 조趙나라의 혜문왕惠文王에게 화씨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15개 성과 바꾸자고 제의했던 데서 나왔다.
  60. 77)장사 스님 : 장사長沙는 중국의 지명으로 현재 호남성湖南省 지역인데, 여기서는 장사의 녹원사鹿苑寺의 경잠景岑 스님을 가리킨다. 『벽암록碧巖錄』 제36칙에, 장사 스님이 산에 유람을 갔다가 돌아오자, 수좌가 “어디 다녀오십니까?” 하니, “산을 유람하고 오는 길이다.” 하였다. 수좌가 “어디까지 다녀오셨습니까?” 하니, “처음엔 향기로운 풀을 따라갔다가 지는 꽃을 따라서 돌아왔다.” 하였다. 수좌가 “아주 봄날 같군요.” 하니, “아무렴, 가을날 이슬방울이 연꽃에 맺힌 때보다야 낫지.” 하였다.
  61. 78)방 거사(龐老) : 방 거사龐居士는 당나라 때의 거사로 당대의 선지식이다. 그의 가족들도 모두 깨달은 도인들이었다. 『방거사어록』에, 방 거사가 딸 영조靈照에게 “밝고 밝은 온갖 풀잎 끝에 밝고 밝은 조사의 뜻이 있다.(明明百草頭。 明明祖師意。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영조가 대뜸 욕설을 퍼부었다. 방 거사가 재차 물으니, 영조가 “밝고 밝은 온갖 풀잎 끝에 밝고 밝은 조사의 뜻이 있다.”라고 하였다. 『벽암록』 제42칙에는 방 거사가 선객들을 응대한 데 대해 송에서 “방 노인의 기관은 잡을 수 없어라.(龐老機關沒可把)”라고 하였다. 기관은 학인을 지도하는 수완을 말한다.
  62. 79)병 속 : 본문 주 57 참조.
  63. 80)길 가는~송덕비頌德碑 되었습니다 : 사또를 칭송한 말이다. 본문 주 53 참조.
  64. 81)두 이삭 달린 보리 : 맥수양기麥秀兩歧를 말한다. 보리 이삭이 양 갈래로 되어 수확이 두 배로 된다는 뜻이다.
  65. 82)사지四知 : 비밀은 숨겨 두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남을 뜻한다. 후한의 양진楊震이 동래 태수東萊太守로 있을 때 창읍昌邑의 현령 왕밀王密이 밤에 찾아와 뇌물로 금 10근을 선사하며 “아무도 모른다.”라고 하자,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데, 어찌 모른다 하는가.(天知地知我知子知。 何謂無知。)” 하며 돌려보냈다는 데서 나왔다.
  66. 83)병사兵使 :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를 말한다. 조선조 때 각 지방에서 병마를 통솔 지휘하던 종2품 무관이다.
  67. 84)천상의 계수나무~청운에 올랐으니 :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라서 입신양명하게 된 것을 말한다.
  68. 85)한신韓信 : 기원전 231~기원전 196. 한나라 초의 무장으로 유방劉邦을 도와 한나라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진秦나라 말의 난세에 항량項梁과 항우項羽를 섬겼지만 중용되지 않자 한왕漢王 유방의 군에 참가했다. 소하蕭何에게 인정을 받아 해하垓下의 싸움에 이르기까지 한군을 지휘하여 크게 공을 세움으로써 제왕齊王, 이어 초왕楚王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차차 밀려나 회음후淮陰侯로 격하되었고, 여후呂后의 부하에게 참살당했다.
  69. 86)상림上林 : 상림원上林苑을 말한다. 중국 장안 서쪽에 있던 한漢나라의 정원으로, 진시황秦始皇이 창설하고 한무제漢武帝가 확장 수리하였는데, 이곳에 진시황이 아방궁阿房宮을 지었다. 진기한 새와 짐승, 여러 가지 꽃과 기이한 풀을 모았으며, 황제는 가을과 겨울철에 사냥을 했다. 여기서는 정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70. 87)가을 제사(秋社) : 사직社稷에 지내는 가을 제사이다.
  71. 88)비로자나 : ⓢ Vairocana의 음역이며, 광명변조光明遍照로 번역한다. 석가의 진신眞身을 높여 부르는 칭호로 비로사나불毘盧舍那佛·노자나불·자나불이라고도 한다. 산스크리트로 ‘태양’이라는 뜻인데, 불지佛智의 광대무변함을 상징하는 화엄종의 본존불이다. 무량겁해無量劫海에 공덕을 쌓아 정각正覺을 성취하고, 연화장蓮華藏세계에 살면서 대광명을 발하여 법계를 두루 비춘다고 한다.
  72. 89)향적반香積飯 : 유마힐이 향적여래로부터 얻어서 대중에게 공양한 밥이다. 향적香積은 부처님의 이름으로서 『유마경維摩經』 「향적품香積品」에서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이 중향衆香이고, 부처님의 이름은 향적인데, 그 나라의 법의 향기가 사방 무량세계에 두루 흐른다.” 했다.
  73. 90)모연게募緣偈 : 모연募緣을 권하는 게송이다. 모연은 불상이나 불당, 탑을 건립할 때 금품을 보시하도록 권하고 의뢰해서 인연 있는 사람을 모으는 것을 말하는데, 권선勸善·권진勸進·봉가奉加라고도 한다.
  74. 91)스승(先師) : 선사先師는 돌아가신 스승으로, 상월 대사의 스승인 설암 추붕雪岩秋鵬(1651~1706) 선사를 가리키는 것 같다.
  75. 92)남녘 땅(兩南) : 양남兩南은 호남과 영남 지방을 말한다.
  76. 93)영당影堂 : 진영을 모셔 둔 곳이다.
  77. 94)달 속~잡으려 하고 : 달 속 계수나무를 꺾는다는 것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말한다.
  78. 95)시인(韓子) : 한자韓子는 여기서 한유韓愈(768~824)를 가리키는 것 같다. 즉 유학자 시인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유는 당나라의 문학자이며 사상가로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이며, 자는 퇴지退之,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시인으로서 중당中唐 시단의 한 흐름을 형성하며, 맹교·가도 등의 시인들을 배출하였고, 특히 고문을 주창하였다. 불교를 배척하여 헌종 황제가 불골佛骨을 모신 것에 대해 간언한 「불골을 논하는 표(諫迎佛骨表)」를 올려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좌천되었다가 이듬해 소환되었다. 유학이 침체되어 가던 시기에 유학을 숭상하여 송대 이후의 도학道學의 선구자가 되었다. 문집으로 『창려선생집昌黎先生集』 등이 있다.
  79. 96)왕사성王舍城 : 석존釋尊 시대에 인도 중부 지방에 있었던 마가다국의 수도이다. 기원전 540년, 불멸佛滅 직후에 이 성 밖에서 불전佛典의 제1차 결집結集이 있었다. 지금의 파트나(Patna) 시 남방 비하르(Bihar) 지방의 라지기르(Rajgir)는 그 유지遺趾이다.
  80. 97)육조 : 혜능慧能(638~713) 대사를 가리킨다. 중국 선종의 제6조로서 육조 대사六祖大師로 불린다. 속성은 노씨盧氏이고, 시호는 대감 선사大鑑禪師이며, 남해南海 신흥新興 출생이다. 선불교의 대표적 계통으로 발전한 남종선을 창시하였다.
  81. 98)소림사少林寺 : 중국 하남성 등봉현登封縣 서북 소실산少室山 북쪽 기슭에 있다. 북위北魏 태화太和 19년(495)에 창건되었다. 효창孝昌 3년(527) 천축天竺의 승려 달마達摩가 이곳에서 처음 선종禪宗을 전파하면서 중국 선종의 조정祖庭으로 불린다. 당나라 때는 이곳 승려들이 무술을 배워 이세민李世民의 천하 쟁취를 도왔다. 이로 인해 소림권법이 널리 퍼졌다. 사내에 달마면벽동達摩面壁洞, 석탑, 비각碑刻 등 당시의 문물이 남아 있다.
  82. 99)세 번 대법회(三會) : 삼회三會는 부처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세 차례의 법회를 열어 설법을 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의 여러 부처들이 세 번의 대설법회를 행하였고, 미래엔 미륵불이 또한 세 번의 대설법회를 열어 중생을 교화할 것이라고 한다.
  83. 100)벽송암碧松庵 : 본문 주 62 참조.
  84. 101)병 속 세상(壺中) : 본문 주 57 참조.
  85. 102)근친覲親 : 고향에 돌아가 어버이를 뵈는 것을 말한다.
  86. 103)기림사秪林寺 : 경북 경주시 함월산含月山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천축국의 승려 광유光有가 창건하여 임정사林井寺라고 했는데, 그 뒤 원효元曉가 중창하여 머물면서 기림사로 개명改名하였다.
  87. 104)세 어른(三老) : 삼로三老는 지역의 장로로서 그 지역 주민의 교화를 맡은 사람이다. 노인으로서 삼덕三德을 아는 사람으로, 삼덕은 직直·강剛·유柔를 말한다.
  88. 105)금대암金臺庵 :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가흥리 지리산에 있는 사찰이다.
  89. 106)대회 : 1754년(영조 30) 선암사에서 개최한 화엄대회를 말한다.
  90. 107)국난 평정할~명성 드러냈네 : 사명당四溟堂 유정惟政의 공적을 말한 것이다. 서산 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의 제자로서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혁혁한 공을 세웠고, 전후에는 일본에 파견되어 외교적 능력을 발휘한 것을 가리킨다.
  91. 108)갑술년 봄~상찬할 때 : 1754년 상월 대사가 선암사에서 화엄대회를 개최한 것을 가리킨다.
  92. 109)칠불암七佛庵 : 경남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 지리산의 사찰. 쌍계사에 달린 암자로, 유명한 선원禪院이다. 45년(신라 유리왕 22) 옥보고玉寶高 선인仙人이 창건하고 가락국 수로왕의 제4자에서 제10자까지의 7왕자가 성불한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옛 이름은 운수원雲水院이며, 아자방亞字房이 있다. 폐허가 된 것을 1978년에 복구하였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雨」或可讀「兩」{編}。
  3. 1)「昆」疑「毘」{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