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정토감주(淨土紺珠) / 例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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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例言)
하나. 내전內典에서 숫자를 기록한 책으로 『삼장법수三藏法數』31)가 있는데 찾아서 나열한 것이 자못 광대하다. 그러나 이 편編은 정토 법문에 관계된 말로서 숫자에 속한 것만을 취하여 지었다.
하나. 정토 법문은 광산匡山32)이 크게 밝힌 뒤로 역대의 가장 뛰어난 여러 선인善人이 그 발자취를 이어 연창하여 논論이 있고 문文이 있으며 전傳ㆍ녹錄ㆍ소疏ㆍ초鈔가 있으며 시가詩歌와 게찬偈讚이 있다. 각기 발휘함이 있으나 이 책은 처음으로 숫자에 따라 모은 것으로 권질卷帙이 얼마 안 되지만 육도六度(육바라밀)의 온갖 수행을 포괄하고 구족하고 있다.
하나. 1부터 10까지 자세함과 간략함이 같지 않더라도 모두 나열했으나 10 이상의 수는 보는 대로 기록하여 48에 이르러 그쳤다. 그 밖에 믿음ㆍ수행ㆍ발원 세 가지 문에 절실하지 않은 것은 대체로 그냥 놓아두고 기록하지 않았다.
하나. 선禪과 정토는 문門을 나누고 깃발을 세워 서로 미워하고 헐뜯으니

011_0827_a_10L例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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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典紀數之書有三藏法數搜羅頗
011_0827_a_13L而此編則秪取淨土法門中句語屬
011_0827_a_14L數者撰成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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淨土法門自匡山大闡以後歷代諸
011_0827_a_16L上善人繼躅唱演有論有文有傳錄
011_0827_a_17L疏鈔有詩歌偈讃各有發揮而此則
011_0827_a_18L剏以數彙卷帙無幾六度萬行包括
011_0827_a_19L具足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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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一至十雖廣略不齊皆可臚列
011_0827_a_21L而十外之數隨見隨記至四十八而止
011_0827_a_22L其餘不切於信行願三門者槩置不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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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淨分門立幟交惡相疵盖不識歸

011_0827_b_01L근원으로 돌아가면 둘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또 참념參念33)과 지관止觀의 법은 정定과 혜慧를 둘 다 닦으니 선과 정토에 어찌 다름이 있겠는가? 이 편은 참념과 지관의 두 가지 문에 대해 특별히 상세함을 더해 밝혀서 수행자가 오직 정토를 기약하든 선을 기약하든 함께 적광寂光34)을 증득하게 하고자 하여 그렇게 말한 것이다.
하나. 당나라 장연공張燕公 열說은 사소한 일까지 모두 알았지만 기억력이 없어서 괴로워했다. 어떤 나그네가 한 감색 구슬을 주었는데 손바닥에 잡고 있으면 지나간 일이 명료하게 떠올랐기 때문에 기사주記事珠라고 하였다. 지금 이 잊지 않는다는 뜻을 취하여 이름으로 삼는다.
하나. 스스로 학문이 적음을 돌아보고 게다가 감추어진 것은 거두어들이지 못하여, 주워 모은 것이 넓지 못하니 많은 것을 빼먹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완벽한 것을 짓는 데에 이르러서는 후세의 박학하고 고아한 여러 현명한 이들을 기다릴 뿐이다.

011_0827_b_01L元之無二也而且叅念止觀之法
011_0827_b_02L慧雙修則禪淨何甞有異此編於叅觀
011_0827_b_03L二門特加詳明欲使行者惟期曰淨
011_0827_b_04L曰禪同證寂光云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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唐張燕公說少事淹貫苦無記性
011_0827_b_06L有客贈一紺色珠執握在掌已過瞭然
011_0827_b_07L故曰記事珠今取此勿忘之義命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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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顧寡謏且藏弆無徵捃摭不廣
011_0827_b_10L未免漏萬之誚至於賛成全璧庸俟後
011_0827_b_11L之博雅諸賢云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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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1)『삼장법수三藏法數』 : 갖추어서 『大明三藏法數』라고 한다. 전체 50권으로 명나라 일여一如 등이 지었다. 1419년 왕명으로 대장경 중에서 법수의 명목과 이에 따른 해석을 모아 종류별로 배열한 책으로 ‘일심一心’에서 ‘팔만사천법문八萬四千法門’까지 천6백여 명목名目이 실려 있다.
  2. 32)광산匡山 : 동진東晉 때의 스님 혜원慧遠(334~416)을 달리 일컫는 이름. 본래 산 이름이었으나 혜원이 이 산의 동림사東林寺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이 산은 본래 남장산南障山이라 하였다. 주 무왕 때 광속匡續이란 사람이 초가집(草廬)을 짓고 살았는데 위열왕 때 조정에 나아간 후 집만 남았고 이후 이 산을 여산廬山 또는 광산이라 하였다. 따라서 혜원을 여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3. 33)참념參念 : 참구염불參究念佛을 가리킨다. 간화선의 일종으로 염불과 관련된 내용을 공안으로 삼아 이를 들고 참구하여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
  4. 34)적광寂光 : 번뇌를 끊고 적정寂靜한 자리에서 발하는 진지광명眞智光明을 말한다. 상적광토常寂光土를 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