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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445_a_01L불설독자경(佛說犢子經)
오(吳) 지겸(支謙) 한역
박혜조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원(祇洹)의 아나빈지아람정사(阿那邠遲阿藍精舍:급고독정사)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풍환(風患)이 있으셔서 우유가 반드시 필요했다. 마침 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바라문(婆羅門) 대부호의 집이 있어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을 보내며 말씀하셨다.
“네가 바라문 집에 가서 우유 좀 얻어 오너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찾아가 이윽고 바라문 집에 도착했다.
바라문이 아난에게 물었다.
“무엇을 구하러 왔습니까?”
아난이 대답했다.
“여래께서 일전부터 풍환이 조금 있으셔서 일부러 저를 보내 우유를 얻어 오게 하셨습니다.”
바라문은 말했다.
“소가 저기에 있으니 직접 가져가십시오.”
아난은 곧 소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한 마리의 암소가 있었는데, 평소에도 성질이 사나워 가까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난은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우리 불법에서는 직접 우유를 채취하지 못하게 한다.’
그때 제석천(帝釋天)이 아난의 생각을 알고는 곧 내려와 바라문의 모습으로 변화하고서 소 곁에 섰다. 아난은 그에게 가서 요청하였다.
“바라문께서 저를 위해 우유를 좀 짜 주십시오.”
그리고 소에게 말했다.
“여래께서 풍환이 조금 있으시다. 네가 우유를 주어 여래께서 이를 복용하시고 차도가 있게 되면, 네가 얻는 복은 한량없어서 가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여래란 분은 하늘 위 하늘 아래의 큰 스승이시다. 늘 자비로운 마음으로 일체 모든 중생들을 염려하시며 일체 고뇌에서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는 분이시다.”
소가 대답했다.
“당신의 손으로 나의 젖을 짠다면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앞의 두 젖에서 우유를 짜 가고, 뒤의 두 젖은 남겨 두어 우리 송아지가 먹게 해주십시오. 우리 송아지가 아침마다 오는데 아직 먹질 못했습니다.”
그때 송아지가 가장자리에 서 있다가 부처님이란 이름을 듣고는 곧 어미 소에게 말했다.
“제 몫의 우유도 가져다 전부 부처님께 드리세요. 부처님이란 분은 하늘 위 하늘 아래의 위대하신 스승으로 만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풀을 뜯어먹고 물을 마셔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전생의 몸부터 지금까지 늘 우유를 마시며 식사를 했는데, 금생에도 소로 태어나 역시 또 우유를 마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간에는 어리석은 자가 너무 많아 헤아릴 수 없는데, 저도 지난 세상에서는 악지식(惡知識)의 가르침을 따라 부처님의 경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소가 되고 말이 되기도 하며 16겁이란 세월을 보냈는데 이제야 부처님 이름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마실 몫까지 모두 부처님께서 잡수시도록 발우를 가득 채워 가셔서 제가 다음 세상에는 지혜롭고 총명해져 부처님처럼 도를 증득하게 해주십시오.”
아난은 우유를 가지고 부처님 처소로 되돌아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그 어미 소와 송아지가 무슨 말을 하더냐?”
아난은 대답했다.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소가 처음에는 매우 사납고 난폭해 가까이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한 바라문이 저를 위해 우유를 짜자 소가 금방 유순하고 착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어미 소와 송아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어미 소의 송아지는 지난 세상에 부처님의 경을 믿지 않은 까닭에 소와 말 가운데 떨어져 16겁이란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지금에야 부처의 이름을 듣고 깨쳐 곧 자비로운 마음으로 우유를 부처에게 보시한 것이니, 그 어미 소의 송아지는 다음 세상에 꼭 미륵불(彌勒佛)의 사문 제자가 되어 대아라한과(大阿羅漢果)를 얻을 것이다.
송아지가 죽은 후에는 마땅히 나를 위해 비단으로 된 깃발과 휘장을 달고 꽃을 흩어 공양할 것이다. 또한 20겁 동안 향을 사르고 경전과 계율을 받아 지닌 후에는 꼭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을 유광(乳光)여래라 할 것이며, 일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케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소는 좋은 마음으로 부처에게 우유를 올린 까닭에 여러 고난을 벗어날 것이며, 후에는 무량한 복의 과보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인연으로써 부처님을 믿지 않을 수 없고, 경전을 독송하지 않을 수 없으며, 불도를 배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널리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게 일러서 대중들이 모두 알게 하셨다. - 011_0445_a_01L佛說犢子經吳月氏優婆塞支謙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洹阿那邠遲阿藍精舍。爾時,佛遇風患,當須牛乳。時,有婆羅門大富,去城不遠。時,佛遣阿難言:‘汝往到婆羅門家,從乞牛乳。阿難受教而往,便至婆羅門家。婆羅門問阿難言:‘來何所求?’阿難言:‘如來向者,小遇風患故,遣我乞牛乳耳。’婆羅門言:‘牛在彼閒,自𤚲取之。’阿難卽往到牛群所,有一牸牛,性常弊惡,無人能近。阿難卽自思惟。我法不應自𤚲取牛乳。爾時,帝釋知阿難所念,卽來化作婆羅門像,在牛邊立。阿難往倩言:‘婆羅門,爲我𤚲取牛乳。’語牛言:‘如來遇小風患,汝與乳湩,令如來服之。差者,汝得福無量,不可稱計。如來者,是天上天下之大師也。當以慈心,憂念一切蠕動之類,欲令度脫一切苦惱。’牛言:‘此手捫摸我乳,一何快耶!前兩乳取去,置後兩乳,用遺我子。我子朝來,未有所食。’爾時,犢子在邊立住,聞有佛名,卽語母言:‘持我乳分,盡用與佛。佛者,天上天下之大師也,甚難得値。我自食草飮水,足得活耳。何以故?我先身以來,常飮乳食,今當生牛身,亦復飮乳。世閒愚癡者甚多無量。我先世時,坐隨惡知識教,不信佛經,使我作牛,作馬,經十六劫,而今乃得聞有佛名。持我所食分,盡用與佛滿器而去,令我後世智慧聰明,得道如佛。’阿難持乳還至佛所。佛問阿難:‘彼牛母子,有何言說?’阿難言:‘大可怪也。牛先甚大弊惡,不可得近,有一婆羅門,爲我𤚲乳牛,卽調善母子共說。’佛言:‘此牛子母,先世時,不信佛經故,墮牛馬中,經十六劫。今乃得悟,聞有佛名,便有慈心,以乳施佛。彼牛母子,後世當爲彌勒佛沙門弟子,得大羅漢。犢子死後,當爲我懸繒幡蓋,散華燒香,受持經戒,過二十劫後,當作佛,名乳光如來,度脫一切。’佛言:‘牛以好善心意,與佛乳故,度諸苦難,後得無量福報,以是因緣,佛不可不信,經不可不讀,道不可不學,普告天上天下,皆悉令知。佛說犢子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