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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545_a_01L불설염라왕오천사자경(佛說閻羅王五天使者經)
송(宋) 사문 혜간(慧簡) 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 급고독원에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듣고 기억하라. 나는 천안(天眼)으로 중생들의 나고 죽음과 나아가는 선악의 세계을 본다. 혹은 추하고 악하며, 혹은 용맹스럽고 굳세며, 혹은 겁내고 약하며, 혹은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혹은 나쁜 세계에 태어나는 것과, 여러 사람이 한 일을 다 분별해 안다. 사람이 몸으로 악을 행하고, 입으로 악을 말하며,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고, 현성을 비방하며, 소견이 사특하고, 행동이 사특하면,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 곧 나쁜 길에 떨어져 지옥에 들어간다. 무릇 사람이 몸으로 선(善)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마음으로 선을 생각하고, 현성을 칭찬하며, 소견이 바르고, 행동이 바르면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곧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난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나는 천안으로 사람이 목숨을 바치고 곧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는 것을 보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천안으로 하늘에서 오는 비가 물에 떨어지는 것을 관찰할 때 한 물거품이 일어나면 한 물거품이 꺼지는 것을 보는 것처럼, 나는 사람이 죽으면 식신(識神)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보는데, 예쁜 얼굴을 가진 사람도 있고 나쁜 얼굴을 가진 사람도 있으며, 용맹스럽고 굳센 사람도 있고 겁 많고 약한 사람도 있으며, 혹은 좋은 곳에 태어나고, 혹은 나쁜 곳에 태어나며, 스스로 났다가 스스로 죽는 것이 물거품과 다름이 없는 것을 보느니라. 또 비유하면 사람이 5색 실로 유리 구슬을 꿰면, 구슬이 깨끗하기 때문에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ㆍ까망의 색실이 모두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사람이 죽어 혼이 나갔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내가 보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또 어두운 밤에 명월주(明月珠)를 궁전 문에 달아 두고, 어떤 사람이 한쪽에 서서, 문으로 드나드는 사람을 관찰하면 그 낱낱이 모두 보이는 것과 같다. 또 높은 다락 위에서 밑에 있는 사람들이 가고 오고 달리고 걷고 앉고 서는 것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는 사람이 죽을 때 혼이 나가 단정하거나 추악하고, 용맹스럽거나 겁약하게 태어나는 것을 보며, 그가 한 행동에 따라 분별하여 아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세상에 있을 때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과 도인을 공경하지 않으며, 인의(仁義)를 행하지 않아 쓸만한 마음이 없으며, 경을 배우지 않고, 뒷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죽어 그 혼이 염라왕의 지옥에 떨어진다. 그러면 그 일을 주관하는 이가 곧 데리고 가서 왕에게 그의 죄를 아뢴다.
‘이 사람은 법답지 않아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문과 도인을 공경하지 않았으며, 인의를 따르지 않아 쓸만한 마음이 없으며, 복덕이 없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본 바가 있을 것이니,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 죄를 벌주소서.’
그러면 염라왕은 먼저 그를 안심시키고 충성되고 바른 말로 다섯 하늘 사자(使者)를 나타내어 묻는다.
‘너는 일찍이 세상 사람이 어린애였을 때 똥오줌 속에 누워 스스로 가누지 못하고, 입으로는 말할 줄을 모르고, 또한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는 대답한다.
‘그런 것을 모두 보았습니다.’
‘너는 너만은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가? 사람의 혼은 그 행을 따라 죽으면 곧 태어나는 것이다. 비록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더라도 마땅히 착한 일을 행하여 스스로 그 몸과 입과 뜻을 단정히 했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방심하고 쾌락에 빠졌는가?’
‘실로 어리석고 어두워 몰랐기 때문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네 스스로 어리석어 악을 지은 것이니, 그것은 부모나 스승ㆍ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죄는 너로 말미암은 것이니, 어떻게 싫다고 하여 그만두어지겠는가? 이제 마땅히 받아야 한다.’
이것을 염라왕이 나타낸 첫째 천사(天使)라 하느니라.
염라왕은 다시 묻는다.
‘네가 사람으로 있을 때에 하늘 사자가 차례로 갔었는데 그것을 알아볼 수 있었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실로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너는 세상의 남자나 여자들이 나이 들어 머리가 희고 이는 빠지며, 약하고 여위며, 꼬부랑 걸음으로 드나들 때에는 지팡이를 짚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보았습니다.’
‘너는 너만은 늙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가? 무릇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늙는 법이다. 젊었을 때에 항상 착한 일을 행하며 몸과 입과 뜻을 단정히 하고, 경과 계를 받들어 행했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스스로 방자하였는가?’
‘어리석고 어둡기 때문이었습니다.’
‘네 스스로 어리석어 악을 지은 것이니, 그것은 부모나 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죄는 너로 말미암은 것이니 어떻게 싫다고 하여 그만두어지겠는가? 이제 마땅히 받아야 하느니라.’
이것을 염라왕이 바른 가르침으로 둘째 천사를 나타낸 것이라 하느니라.
염라왕은 다시 묻는다.
‘너는 사람으로 있을 때, 세상의 남자나 여자나 부인들이 병이 들어 온 몸이 아파 앉아도 일어서도 편안하지 않으며, 죽을 날이 가까워 두려움이 핍박하는데, 어떤 의사도 고치지 못하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본 적이 있습니다.’
‘너는 병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가? 사람이 태어나면 다 늙고 병드는 법이다. 몸이 튼튼할 때에 마땅히 착한 일을 힘써 행하며, 경과 계를 받들어 행하고, 몸과 입과 뜻을 단정히 했어야 하거늘, 어찌 스스로 방자하였는가?’
‘어리석고 어둡기 때문이었습니다.’
‘네 스스로 어리석어 악을 지었으니, 그것은 부모나 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그 죄는 너로 말미암은 것이니, 어찌 싫다고 하여 그만두어지겠는가? 이제 마땅히 받아야 하느니라.’
이것을 염라왕이 바른 가르침으로 셋째 천사를 나타낸 것이라 하느니라.
염라왕은 다시 묻는다.
‘너는 사람으로 있을 때, 세상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모두들 그 송장을 묻거나 혹은 버리는데, 하루에서 이레가 지나면, 살이 허물어지고 여우나 삵이나 온갖 새가 모두 달려들어 먹어 치운다. 무릇 사람이 죽으면 몸은 더럽고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본 적이 있습니다.’
‘너는 너만은 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가? 무릇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다 죽는 법이다. 세상에 있을 때에 항상 착한 일을 행하고 몸과 입과 뜻을 단속하며, 경과 계를 받들어 행했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스스로 방자하였는가?’
‘어리석고 어둡기 때문이었습니다.’
‘네가 스스로 악을 지은 것이니, 그것은 부모나 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그 죄는 너로 말미암은 것이니, 싫다고 하여 그만두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제 마땅히 받아야 하느니라.’
이것을 염라왕이 바른 가르침으로 넷째 천사를 나타낸 것이라 하느니라.
염라왕은 다시 묻는다.
‘너는 사람으로 있을 때, 관리가 세상의 더러운 사람이나 나쁜 사람을 잡아 죄를 조사해 적당한 형벌을 줄 때에, 혹은 손발을 끊고, 혹은 코와 귀를 자르며, 날카롭게 쳐서 살갗을 베며, 뜨거운 모래와 끓는 기름을 그 몸에 쏟으며, 싸고 묶어 불에 지지고, 머리를 달아 햇볕에 그을리며, 사지를 잘라 헤치면 지독한 고통이 한꺼번에 닥치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본 적이 있습니다.’
‘너는 너만은 악을 짓고도 풀려 나리라고 생각하였는가? 눈으로 세상의 죄와 복이 분명한 것을 보고도, 어찌하여 몸과 입과 뜻을 잘 단속해 지키며 경과 도를 받들어 행하지 않고, 스스로 쾌락에 빠졌는가?’
‘어리석고 어둡기 때문이었습니다.’
‘너는 스스로 마음을 써서 충성되고 바른 일을 하지 않았으니, 그것은 부모나 임금ㆍ하늘ㆍ사문ㆍ도인의 허물이 아니다. 이제 이 재앙은 반드시 스스로 받아야 한다. 어찌 싫다고 하여 그만두어지겠는가?’
이것을 염라왕이 충성되고 바른 가르침으로, 다섯째 천사를 나타낸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자, 제자들은 다 가르침을 받고 제각기 나아가 예배하였다.
- 019_0545_a_01L佛說閻羅王五天使者經宋沙門慧簡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狐獨園。佛告諸比丘:‘善聽,以置心中。我以天眼,徹見衆人生死所趣善惡之道,或有醜惡,或有勇强,或有怯弱,或生善道,或生惡道。凡人所作爲皆分別知之,人身行惡,口言惡,心念惡,謗訕賢聖,見邪行邪,其人壽終,便墮惡道,入泥犂中。凡人身行善,口言善,心念善,稱譽賢聖,見正行正,其人壽終,便生天上人閒。如是比丘,我以天眼,見人終便生天上人閒。如是比丘,我以天眼,觀天雨墮水中,見一泡興、一泡滅。我見人死識神出生,有好色者,有惡色者,有勇强者,有怯弱者,或生善處,或生苦處,自生自死,如水泡無異。復譬如人以五綵縷貫瑠璃珠,用珠淨故,縷色靑黃赤白黑,悉現分明。我見人死魂神出生,亦如是。又如冥夜以明月珠懸著宮門,有人住一面,觀門中出入者皆一一見之又如居高樓上,望見下人往者、來者、走者、步者、坐者、立者,我見人死時魂神出生,端正醜惡,勇强怯弱,如所施行分別知之。’佛告諸比丘:‘人生在世閒時,不孝父母,不敬沙門道人,不行仁義無可用心,不學經戒,不畏後世者,其人身死魂神,當墮閻王地獄,主者輒持行,白王言:其過惡,此人非法不孝父母,不敬沙門道人,不隨仁義無可用心,無有福德,不恐畏死,當有所見唯大王處其罰。如是閻王常先安徐,以忠正語,爲現五天使者,而問言:汝本不見世閒人始爲嬰兒時,僵臥屎尿,不能自護,口不知言語,亦不知好惡者耶?人言:已見皆有是。王言:汝自謂獨不如是耶?人神從行,終卽有生,雖尚未見,常當爲善,自端其身,端其口,端其意,奈何放心快志?人言:實愚暗不知故耳。王曰:汝自以愚癡作惡,非是父母、師長、君天、沙門道人過也,罪自由汝,豈得以不樂故止乎?今當受之,是爲閻王現第一天使。閻王復問:子爲人時,天使者次第到,寧能覺不?人言:實不覺知。王曰:汝不見世閒丈夫母人,年老時髮白齒墮,羸瘦僂步,起居拄杖?人言:有是。王曰:汝謂獨可得不老,凡人已生法皆當老,曼其强壯常當爲善,端身口心奉行經戒,奈何自放恣?人言:愚暗故耳。王曰汝自以愚癡作惡非是父母君天、沙門道人過也,罪自由汝,豈得以不樂故止乎?今當受之,是爲閻王正教現第二天使。閻王復問曰:子爲人時,豈不見世閒男女婦人疾病者,軀體苦痛,坐起不安,命近憂促,衆醫不能復治?人言:有是。王曰:汝謂可得不病耶?人生旣老法皆當病,曼身强健,當勉爲善,奉行經戒,端身口意,奈何自放恣?人言:愚闇故耳。王曰:汝自以愚癡作惡,非父母、君天、沙門道人過也,罪自由汝,豈得以不樂故止乎?今當受之,是爲閻王正教現第三天使。閻王復問曰:子爲人時,豈不見世閒諸死亡者,或藏其屍,或棄捐之,一日至七日,肌肉壞敗,狐貍百鳥,皆就食之,凡人已死,身惡腐爛?人言:有是。王曰:汝謂獨可得不死耶?凡人已生法皆當死,曼在世閒常爲善,勅身口意奉行經戒,奈何自放恣?人言:愚闇故耳。王曰:汝自作惡,非是父母、君天、沙門道人過也,罪自由汝,不得以不樂故止,今當受之。是爲閻王正教現第四天使。閻王復問曰:子爲人時,獨不見世閒弊人惡子,爲吏所捕取,案罪所應刑法加之,或斷手足,或削鼻耳,銳掠治刓刻肌膚,熱沙沸膏,燒灌其形,裹薀火燎懸頭日炙,屠割支解,毒痛參幷?人言:有是。王曰:汝謂爲惡獨可得解耶,眼見世閒罪福分明,何不守善勅身口意奉行經道云何自快心人言愚闇故耳。王曰:汝自用心,作不忠正,非是父母、君天、沙門道人過也,今是殃罪要當自受,豈得以不樂故止耶?是爲閻王忠正之教現第五天使者。’佛說已,諸弟子皆受教誡,各前作禮。佛說閻羅王五天使者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