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503_T_002
- 045_0241_b_01L조당집 제2권
- 045_0241_b_01L祖堂集卷第二 於卷內西天幷震旦一十七祖已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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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조. 승가난제僧伽難提 존자
실라벌성室羅伐城 사람이며, 종성은 찰리刹利요, 아버지의 이름은 보장엄寶莊嚴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분타리芬陀利이다.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줄 알았고, 분명하게 깨달아서 어머니에게 설법을 해주더니, 라후라 존자에게 법을 받고는 여러 곳을 다니면서 교화를 펴다가 마갈국摩竭國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12세쯤 되어 보이는 동자 하나를 만났는데, 손에 구리 거울을 들고 존자에게 왔다.
이에 존자가 물었다.
“그대는 몇 살인가?”
동자가 대답했다.
“저는 백 살입니다.”
“그대는 매우 어리석구나. 그대는 어려 보이는데, 백 살이라 하니, 이치에 맞지 않는구나.”
“제 나이 백 살이란 것은 그러한 이치가 아닙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저는 존자의 이치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참으로 백 살입니다.”
이에 조사가 말하였다.
“그대는 좋은 기틀이구나.”
동자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1백 년을 살아도 부처님의 기틀을 알지 못하면 하루를 살면서 분명히 알아 깨닫는 것만 못하다’고 하셨습니다.”
존자가 매우 갸륵히 여겨 그가 성인의 바탕임을 알고 물었다.
“그대가 이 거울을 들고 있는 뜻이 무엇인가?”
“모든 부처님들의 크고 둥근 거울은 안팎에 가림이 없습니다.”
이에 두 사람 모두 서로의 마음을 알았고 눈길이 통했다. - 045_0241_b_02L第十七祖僧伽難提尊者,羅伐城人也。剎利姓,父名寶莊嚴,母名芬陁利。纔生解語,分明曉了,爲母說法。旣得羅睺羅法,行化至摩竭國。見一童子,年當十二,手執銅鏡,而來師所。師問曰:“子年幾耶?”子曰:“我當百歲。”師曰:“汝當無智,看汝幼少。”答曰:“我年百歲,非其理也。”子曰:“我不會理,正當百歲。”師曰:“子善機也。”子曰:“佛偈云:‘若人生百歲,不會諸佛機,未若生一日,而得決了之。’”時,尊者敬之,深知是聖。問曰:“汝執此鏡,其意云何?”子曰:“諸佛大圓鏡,內外無瑕翳。兩人同得見,心眼皆相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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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속가 부모가, 자기 아들의 말이 특이함을 보고 곧 출가하게 하니, 조사가 거두어 어느 오래된 절로 데리고 가서 계를 주고 가야사다伽耶舍多라 이름하였다. 그 절 처마 끝에 풍경이 있어 바람에 흔들리면서 소리를 내거늘, 조사가 물었다.
“바람이 우는가, 풍경이 우는가?”
그가 대답했다.
“제 마음이 우는 것일지언정 바람이나 풍경이 우는 것은 아닙니다.”
“바람도 풍경도 아니라 네 마음이라니, 무엇이 네 마음인가?”
“모두가 고요하기 때문이니, 그 어찌 삼매가 아니겠습니까?”
“장하다, 참된 비구야. 부처님들의 이치를 잘 이해하였고, 참된 진리를 잘 설명하였고, 불법의 참 이치를 잘 인식하였다.”
그리하여 법을 전해 주고 게송을 말하였다. - 045_0241_b_13L其舍父母,見子言異,則令出家。師爲度脫,領詣古寺而爲受戒,名曰伽耶舍多。於彼殿角,有一銅鈴被風搖響。師曰:“彼風鳴耶,銅鈴鳴耶?”子曰:“我心鳴耶,非風銅鈴。”師曰:“非風銅鈴,我心誰耶也?”子曰:“俱寂靜故,豈非三昧?”師曰:“善哉,眞比丘!善會諸佛理,善說眞法要,善識諸佛義。”乃命付法,以偈告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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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바탕은 본래 남이 없으나
종자가 떨어져 인연 따라 생겨난다.
인연과 종자가 서로 방해하지 않듯이
꽃과 열매도 그러하니라. -
045_0241_b_19L心地本無生,
因種從緣起,
緣種不相妨,
花菓亦復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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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다가 조사의 게송을 듣고 또 법을 받아서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잘 받아 지녔다. 조사는 법을 전한 뒤에 바로 자리를 떠나 나무 밑으로 가서 왼손을 들어 나뭇가지를 휘어잡고서 이내 열반에 들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 다비를 하고 옮길 수 없어서 본래 있던 자리에 탑을 세워 공양하니,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고, 보배 옷이 내려와 탑 위를 쌌다. 이때가 바로 전한前漢의 제7대 소제昭帝 10년 신유辛酉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1_b_20L伽耶舍多聞師說偈,及受法藏,心生敬重,頂戴受持。師付法已,卽離本座。至樹下立,而擧左手攀其樹枝,尋則滅度。焚其舍利,則在樹側,不可移動。則就本處豎塔供養,諸天散花而雨寶衣,用散塔處。時當此土前漢第七主昭帝十年辛酉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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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난제 존자는
장엄왕의 아들로서
아홉 겹의 성을 넘어
천 리 먼 산에 들었다. -
僧伽難提,
莊嚴王子,
逾城九重,
入山千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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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은 정금井金보다 더하고
이치는 처음과 끝이 분명하였다.
이치로 스승에게 굴복되자
갑자기 자기를 깨닫게 되었네. -
045_0241_b_26L定兪井金,
義班終始,
理屈於師,
忽窮自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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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1_c_01L
제18조. 가야사다伽耶舍多 존자
마갈국摩竭國 사람이며, 성은 울두람鬱頭藍이요, 아버지의 이름은 천개天蓋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방성方聖이다. 나이 12세에 승가난제의 법을 받아교화하러 다니다가 월지국月氏國에 이르러서 불사를 크게 지었는데, 구마라다鳩摩羅多라는 한 바라문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외도의 법을 믿어서 불법을 싫어하였다. 조사가 그 집에 가서 인연의 법을 말해 주고, 또 그 아버지 병의 원인을 말해 주니, 이때 바라문이 조사의 말을 듣고 환희심歡喜心을 내어 출가하기를 원하였다. 이에 조사가 출가시키고 구족계를 주었다. 도과道果를 증득한 뒤에는 법을 전해 주고 게송을 말하였다. - 045_0241_b_27L第十八祖伽耶舍多尊者,摩竭國人。姓鬱頭藍,父名天蓋,母名方聖。年至十二,得僧伽難提法,行化至月氏國,大作佛事。有一波羅門,名曰鳩摩羅多,心信外道,不愛佛法。師至波羅門家,爲說大因緣,又爲說父病因緣。於時波羅門聞師所說而生歡喜,欲求出家。師與出家,受具足戒,令證道果。乃命付法而說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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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가 있고 마음 밭이 있어서
인연으로 싹을 내나니
싹이 나건 싹이 안 나건
인연의 법칙을 방해하지 않도다. -
045_0241_c_06L有種有心地,
因緣能發萌,
於緣不相礙,
當生生不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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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구마라다가 조사의 말을 듣고 마음에 기쁨이 충만하여 몸과 마음이 편안하였다. 조사가 법을 전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으로 몸을 솟구쳐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고 삼매三昧의 ㅂ불로 자신의 몸을 태우니, 무리들이 사리를 주워 탑을 세워 공양하였다. 이때는 중국 전한前漢의 제15대 성제成帝 14년 무신戊申이었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1_c_07L時鳩摩羅多聞師說偈,心生歡喜,當自安樂。師付法已,卽從座起,踊身虛空作十八變,化火三昧,自焚其身。衆拾舍利,起塔供養。時當此土前漢第十五主成帝十四年戊申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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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다 존자가
어려서 불법의 기미를 깨칠 때
손에 보배 거울을 들고
승가난제 조사 앞에 나타났네. -
045_0241_c_11L伽耶舍多,
幼會佛機,
手執寶鏡,
面難提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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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에 걸림이 없고
외형에 이지러짐이 없네.
바람 소리, 방울 소리
내가 아니고 그 누구이던가? -
045_0241_c_12L內外絕翳,
眉目無虧,
風飄鐸韻,
非我是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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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조. 구마라다鳩摩羅多 존자
월지국月氏國 사람이다. 처음에 가야사다를 만나 법을 받았다. 교화하러 다니다가 북천축에 이르렀을 때에 사야다闍夜多라는 대사大士가 발에 기름을 바르고 여러 나라를 다니고 있었는데, 멀리서 가야사다를 보고 달려가서 절을 하고 물었다.
“우리 부모는 언제나 마음으로 정성껏 공양하고 또 불도를 구하는데, 무슨 인연으로 오랫동안 병고에 시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이웃집을 보면 항상 흉악한 짓만을 하고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재앙도 없으니, 이 두 가지 사실은 참으로 모르겠습니다. 바라건대 자비로써 설명해 주십시오.”
존자가 대답하였다.
“업이 과거ㆍ현재ㆍ미래의 3세에 통함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선을 쌓은 집에는 경사가 있고, 악을 쌓은 집에는 재앙이 있느니라.”
이 말을 들은 사야다는 기뻐하여 출가할 뜻을 세우고 조사에게 받아 주기를 간곡히 원하였다. 조사의 허락을 받자마자 도과道果를 증득하니, 조사가 법을 전해 주고, 이에 게송을 말하였다. - 045_0241_c_13L第十九祖鳩摩羅多尊者,月氏國人也。初遇伽耶舍多,得法行化,時至北天。有一大士名闍夜多,而用油塗足。巡遊諸國,遙見伽耶舍多,作禮問:“我家父母心常供養,亦求佛道,未省是何因緣,長縈疾苦。又觀鄰舍常行凶殺,不樂修行,而無所患。此二事實未曉之,唯願慈悲,爲我解說!”尊者云:“業通三世,如影隨形。積善餘慶,積惡餘殃。”聞說歡喜,志願出家,乞師納受。旣攝受已,便獲道果。師乃命付法,而說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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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에는 본래 남[生]이 없지만
구하는 이를 위하여 그렇게 말한다.
법에 얻을 것이 없는데
어찌 결정한다, 결정하지 못한다를 걱정하리오. -
045_0241_c_22L性上本無生,
爲對求人說,
於法旣無得,
何懷決不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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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법을 전한 뒤에 자리에서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어 두 쪽으로 갈라놓으니, 갈라진 곳에서 큰 광명이 나타나 대중을 환하게 비추었는데, 그런 뒤에 열반에 들었다. 이때 이 땅은 왕망王莽이 즉위한 지 18년 임오壬午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1_c_23L師付法已,於座上以爪劙面,各分兩向。當此處分,有大光明。照大衆已,寂然滅度。時當此土王莽則位十八年壬午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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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라다 존자는
심지心志가 굳세어서
스승님의 비결을 듣고서
아버지를 떠나기에 거리낌이 없었다. -
045_0241_c_26L鳩摩羅多,
大常止簷,
蒙師爲訣,
委父無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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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부터 단련할 것이 아닌데
어찌 망치가 필요하겠는가?
한 자리에 홀로 앉았으니
하늘과 인간이 우러러보더라. -
045_0241_c_27L本非鍜鍊,
肯藉鎚鉗,
一榻孤坐,
人天禮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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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2_a_01L
제20조. 사야다闍夜多 존자
북천축국 사람이다.구마라다에게 법을 받고서 교화의 길을 떠나 나열성羅閱城에 이르렀을 때, 바수반두婆修盤頭라는 한 두타頭陀를 만났는데, 하루에 여섯 차례 예불하고,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며, 눕지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서 한 끼니만 먹고 있었다. 그때에 존자가 대중에게 물었다.
“이 두타는 그대들이 보기에 어떠한가?”
대중이 대답했다.
“진실로 불가사의합니다. 항상 범행梵行을 닦고, 눕지 않고 오래 앉으며, 하루에 한 끼니만 먹을 뿐입니다.” - 045_0241_c_28L第二十 祖闍夜多尊者,北天竺國人也。得鳩摩羅多法已,行化至羅閱城,遇一頭陁,名婆修盤頭。六時禮佛,少欲知足;長坐不臥,一食而已。爾時尊者問大衆曰:“此頭陁者,汝見如何?”衆曰:“不可思議。常修梵行。長坐不臥,一食而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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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존자가 말하였다.
“이것이 도道이겠는가?”
대중이 모두 대답했다.
“존자님의 말씀과 같습니다.”
존자가 다시 말하였다.
“이 두타는 오래지 않아서 물러날 것이니, 이는 도와 매우 멀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구하는 바가 있으면 도라고는 할 수 없느니라.”
이에 대중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떠하십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도를 구하지 않지만 목표와 수단을 뒤바꾸지도 않고, 여섯 차례 예불을 하지는 않으나 거만하지도 않으며, 오래 앉아 있지는 않으나 게으름을 부리지도 않으며, 한 끼니만 먹지는 않으나 이것저것 함부로 먹지도 않으며, 만족할 줄을 모르지만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그때에 두타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 045_0242_a_05L師曰:“此是道耶?”衆曰:“誠如尊說。”師曰:“今此頭陁不夂當墮,與道懸遠;心有所求,不名爲道。”衆曰:“師如何?”師曰:“我不求道,亦不顚倒;我不六禮,亦不輕慢;我不長坐,亦不懈怠;我不一食,亦不雜食;我不知足,亦不貪欲。”爾時頭陁聞師所說,心生歡喜,說偈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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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존三昧尊에게 머리를 조아리나니
불도를 구하지도 않고
예불도 않고 교만하지도 않으며
뒤바뀐 생각도 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네. -
045_0242_a_11L稽首三昧尊,
不求於佛道,
不禮亦不慢,
心不生顚倒,
不坐不懈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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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는 하되 좋아하는 바가 없고
찬찬하되 더디지 않고
급하되 초조하지 않으니
내 이제 거룩한 존자를 만났으니
합장하고 스승의 가르침에 의지합니다. -
045_0242_a_12L但食無所好,
雖慢而不遲,
雖急而不燥,
我今遇寶尊,
和南依師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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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가 그의 게송을 듣고 말하였다.
“여래께서 정법안장을 가섭에게 전하셨다. 그렇게 전해지고 전해져서 나에게 이르렀는데, 내 이제 그대에게 전하나니, 그대는 잘 지니어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 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2_a_13L師見說偈已,師告曰:“如來以正法眼付囑迦葉,如是展轉,乃至於我。我今囑汝,汝善護持,勿令斷絕。聽吾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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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떨어지자마자 무생법32)에 계합하여
법계의 성품과 같아진다.
만약 이와 같이 깨칠 수 있다면
현상과 이치를 모두 통달하리라. -
045_0242_a_15L言下合無生,
同於法界性。
若能如是解,
通達事理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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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가 열반에 든 때는 중국 후한 제2대 명제明帝 16년 갑신甲申이었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2_a_16L師入滅時,當此土後漢第二主明帝十六年甲申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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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다 조사가
격조가 높아 옛 모습을 지녔다.
석장은 여섯 고리가 있고
전답은 반 이랑도 없다. -
045_0242_a_18L闍夜多祖,
格高貌古,
錫有六鐶,
田無半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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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떨어지자마자 무생법을 얻으면
어디인들 두루 하지 않으랴?
두 손을 드리우고 옛적으로 돌아가니
저 세계가 이 세계더라. -
045_0242_a_19L言下不生,
何處不普,
垂手入廛,
他方此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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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조. 바수반두婆修盤頭 존자
나열성羅閱城 사람이며, 종성은 비사거毘舍佉요, 아버지의 이름은 광개光蓋요, 어머니의 이름은 엄일嚴一이다. 존자가 사야다闍夜多의 법을 전해 받고 교화하러 다니다가 나제국那提國에 이르러 상자재왕常自在王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데, 하루는 어떤 사자가 급히 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백만의 코끼리 군사가 남쪽으로 쳐들어왔습니다.”
왕이 놀라며 말했다.
“큰일 났구나. 어떻게 적을 물리쳐야 하지?”
이에 조사가 말하였다.
“대왕께서 걱정하지 마시고, 둘째 태자이신 마나라摩拏羅로 하여금 가볍게 할喝을 한 번 하게 하십시오.”
왕이 태자에게 할을 하라 하였고, 태자는 왕의 분부를 받들고서 바로 성 남쪽에 가서 곧 왼손을 들어 배를 두드리며 할喝을 하자, 코끼리 군사가 땅에 넘어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왕이 이런 광경을 보고 매우 감탄하여 태자를 거두어 주기를 조사에게 애원하니, 태자는 곧 출가하여 거룩한 계를 받았다. 그때에 태자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 045_0242_a_20L第二十一祖婆修盤頭尊者,羅閱城人。姓毘舍佉,父名光蓋,母名嚴一。師得闍夜多法,行化至那提國。而共常自在王言論次,有一使者乃奏王曰:“百萬象兵至于南面。”王曰:“此事非少,如何抵歒?”師曰:“大王莫愁,令第二太子摩拏羅輕喝一聲。”大王則命太子喝。太子奉王教詔,卽至城南。便擧左手拍其腹上而喝一聲,象兵倒地,不復更起。王見此事,深自歎訝。願師攝受。度脫出家,命聖受戒。爾時太子偈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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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2_b_01L
백만의 코끼리를 무찌르기 위하여
배를 두드리며 신통을 부리니
일체의 모든 궁전이
남김없이 흔들렸네. -
045_0242_b_01L爲摧百萬象,
鼓腹作神通,
一切諸宮殿,
無不震動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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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방편의 힘을 만나
해탈을 얻었으니
부모님께 머리 숙여 하직하고
애욕의 불길에서 벗어나리라. -
045_0242_b_02L遇師方便力,
而得度脫我,
稽首父母辭,
而出於愛火。
- 그때 조사가 태자를 데리고 유행遊行을 떠나 교화를 펴면서 훌륭한 법의 깃발을 세우고, 이어 법을 전해 주면서 다음의 게송을 말하였다.
- 045_0242_b_03L爾時尊者則領太子遊行化導,建勝法幢,乃命付法,而說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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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도 허깨비도 모두 자재自在한데
어째서 깨닫지 못하는가.
법이 그 가운데 있으니
지금도 아니요 옛날도 아니다. -
045_0242_b_04L泡幻同無㝵,
如何不了悟,
達法在其中,
非今亦非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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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입정入定한 때는 중국 후한後漢의 제5대 양제煬帝 9년 정사丁巳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2_b_05L師入定時,當此土後漢第五主煬帝九年丁巳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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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수반두는
수행할 적에 눕지도 않으면서
온갖 고행을 다 겪었으나
도리어 게으름뱅이가 되었다. -
045_0242_b_07L婆修盤頭,
修行不臥,
雖歷辛懃,
翻成懶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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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인해 달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 화음을 한다네.
거품과 허깨비에 참이 없으니
걱정과 망정에 허물이 없다. -
045_0242_b_08L因指見月,
逢歌指和,
泡幻無眞,
慮情無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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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조. 마나라摩拏羅 존자
나제국那提國 사람이며, 종성은 찰리刹利요, 이름은 대력존大力尊이요, 아버지의 이름은 다만多滿 또는 상자재常自在이다.자세한 것은 『보림전』에 있다. 그때에 조사가 학륵鶴勒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나니, 그대는 잘 지니어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 나의 가르침을 받아라.”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송했다. - 045_0242_b_09L第二十二祖摩拏羅尊者,那提國人。姓剎利帝,名大力尊。父名多滿,亦名常自在。具如寶林傳也 爾時摩拏羅告鶴勒曰:“我今將此正法眼藏用付於汝,汝當守護,無令斷絕,汝受吾教。”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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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온갖 경계를 따라 굴러다니니
구르는 곳마다 참으로 그윽하다.
흐름에 따라 성품 깨달으면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으리라. -
045_0242_b_13L心隨萬境轉,
轉處實能幽,
隨流認得性,
無喜復無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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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열반에 든 것은 중국 후한後漢의 제9대 환제桓帝 18년 을사乙巳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2_b_14L此師入滅時,當此土後漢第九主桓帝十八年乙巳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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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의 탑으로 코끼리 떼를 무찌른
상자재常自在의 왕자였네.
우레가 겨울잠 자는 벌레 구멍을 흔들듯
삿된 자들이 할 말을 잃었다. -
045_0242_b_16L辯塔降象,
自在王子,
雷震蟄門,
邪師失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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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신통을 신묘하게 사용하여
도풍을 천 리에 떨쳤다.
성색聲色은 항상 참되거늘
어찌하여 귀를 닫는가? -
045_0242_b_17L神運六通,
道風千里,
聲色恒眞,
何須聵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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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조. 학륵鶴勒 존자
월지국 사람이며, 종성은 바라문이요, 아버지의 이름은 천승千勝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금광金光이다.자세한 것은 『보림전』에 있다.
그때에 조사가 사자師子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해 주노니, 그대는 잘 지니고 다른 나라로 가서 교화를 펴되, 그 나라에 난리가 있어 그대에게 형벌이 미칠 것이다. 그대는 나의 가르침을 받고 게송을 들어라.” - 045_0242_b_18L第二十三祖鶴勒尊者,月氏國人。姓婆羅門,父名千勝,母號金光。具如寶林傳也。爾時鶴勒告師子曰:“我今將此正法眼藏用付於汝,汝善護持,外方行化。當國有難,刑在汝身。汝受吾教而聽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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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성품을 깨달을 때에
부사의不思議라 말할 수 있으리.
남김없이 깨쳐서 얻을 바 없으니
얻을 바가 있다면 안다고 할 수 없으리라. -
045_0242_b_22L認得心性時,
可說不思議,
了了無可得,
得時不說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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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열반에 든 때는 중국 후한後漢의 제11대 헌제獻帝 19년 기축己丑이었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2_b_23L此師滅度時,當後漢第十一主獻帝十九年己丑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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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륵 존자는
최상의 덕이라 덕스럽지 않았다.
성정에 따라 자재하였고
하는 말마다 특이하였다. -
045_0242_b_25L尊者鶴勒,
上德不德,
任性縱橫,
發言奇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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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이 하늘과 땅보다 높아
명성이 만국에 자자했다.
머리를 조아려 귀의하나니
조사들의 숲에서 치자나무 꽃이로다. -
045_0242_b_26L功高二儀,
名喧萬國,
稽首歸依,
祖林薝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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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조. 사자師子 존자
중인도 사람이며, 종성은 바라문이다.자세한 것은 『보림전』에 있다.
그때에 조사가 바사사다婆舍斯多에게 말하였다. - 045_0242_b_27L第二十四祖師子尊者,中印土人。姓婆羅門。具如寶林傳也爾時師子告婆舍斯多曰:
- 045_0242_c_01L“여래께서 정법안장을가섭에게 전하셨고, 이렇게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전해져 나에게 이르렀는데, 나는 이제 내가 지니고 있던 이 법과 승가리僧伽梨를 그대에게 맡기노니, 그대는 잘 지켜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2_c_01L如來以正法眼付囑迦葉,如是展轉,乃至於我。我持此法幷僧伽梨衣付囑於汝,汝當護持,無令斷絕,而聽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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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지견을 말한다면
지知와 견見이 모두 마음이다.
마음이 곧 지견이니
지견은 곧 지금과 하나로다. -
045_0242_c_04L正說知見時,
知見俱是心,
當心卽知見,
知見卽于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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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열반[還債]한 때는 중국의 전위前魏 제3대 소제少帝 기묘己卯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2_c_05L此師還債時,當此土前魏第三主少帝己卯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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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존자는
인간과 하늘이 우러러보니
눈 속의 푸른 소나무요
구름 사이로 나는 학이로다. -
045_0242_c_06L師子尊者,
人天仰譽,
雪裏松靑,
雲間鶴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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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론法論의 북소리 울리자마자
법륜法輪의 말을 높이 몰았다.
삿된 무리를 꺾어 무찌르고
진리를 깨달아 왔다 갔도다. -
045_0242_c_07L論鼓纔聲,
法輪高馭,
挫拉邪徒,
悟眞來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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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조. 바사사다婆舍斯多 존자
계빈국罽賓國 사람이며, 종성은 바라문이요, 아버지의 이름은 적행寂行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상안락常安樂이다. 꿈에 신인神人이 보검을 손에 들고 와서 상안락에게 전해 주는 것을 보고 태기가 있었다. 달이 차서 아이를 출산하니 항상 물건을 쥔 듯 왼손을 쥐고 있었다. 이로부터 출가하여 과위를 증득하고 법을 얻은 뒤에는 교화의 길을 떠나 중천축국에 이르러 어리석은 무리들을 많이 교화하였다. 다시 차례대로 유행遊行하여 남인도에 이르니, 득승得勝이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주술만을 숭상하고 불법을 믿지 않았다. 주술사가 왕에게 아뢰었다.
“바사사다는 불법을 모르고 있으니, 바라건대 대왕께서 시험해 보옵소서. 그 사람이 비록 성인이라 자칭하지만 이상한 일을 물어서 대답을 못하면 사자 존자의 법을 이어받은 제자가 아닙니다.” - 045_0242_c_08L第二十五祖婆舍斯多尊者,罽賓國人。姓婆羅門,父名寂行,母號常安樂。夜夢神人手執寶釰付常安樂,因此有孕。滿月產下,其子左手常拳似執物。從此出家,證果得法。行化至中天竺國,廣化群迷。次第遊行至南印土。有一國王,名曰得勝,常崇呪師,不信佛法。呪師奏王:“婆舍斯多不會佛法,請王試之。此人云聖,問其異事。若答不得,則非師子繼承弟子。”
-
대왕에게는 불여밀다不如密多라 이름하는 태자가 있었는데, 왕에게 아뢰었다.
“선왕께서 이 존자를 공양하셨고, 이 존자께서는 큰 위덕이 있으니, 시험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왕이 이를 갈면서 꾸짖고는 태자를 가두었다. 그리고는 존자를 불렀다. 존자가 왕의 앞에 이르니, 왕은 앉으란 말도 않고 전각[殿]을 마주한 채 물었다.
“우리나라에는 삿된 법이 없소. 그대가 배운 것은 무슨 종宗이오?”
조사가 대답했다.
“이 나라에는 삿된 법이 없습니다. 제가 배운 것은 불종佛宗입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벌써 1,200년이요, 스님의 나이 70세인데 무엇을 얻었다는 것이오?”
“석가여래께서 교법을 전하신 뒤로 24대를 거쳤습니다. 제가 지금 배운 것은 사자 존자의 법을 이은 것으로 믿음을 표시하는 옷이 있어 승가리라 하는데, 지금 저의 바랑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는 꺼내어 왕에게 보였다. - 045_0242_c_16L大王有一太子,名不如密多,則向王曰:“今此尊者,先王供養,有大威德,不用試之。”王切齒呵嘖,則囚太子。王乃命師,師則赴命。王不令坐,當殿試語。問曰:“我國之中,無諸邪法。師所學者,當是何宗?”師曰:“此國之內,無諸邪法。我所學者,當是佛宗。”王曰:“佛滅度已千二百年,師今七十,當何得之?”師曰:“自釋迦傳教,歷于二十四人。我今所學,當繼師子尊者法。亦有信衣,名僧伽梨衣,現在囊中,取呈大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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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3_a_01L왕은 법을 전하는 가사를 보았으나 공경하며 믿지 않고, 곧 좌우에게 명하여 불에 태워 시험케 하니, 불이 활활 타올라 광명이 하늘을 뚫고 상서로운 구름이 땅을 뒤덮으며 네 가지 기이한 꽃비가 내려 이상한 향이 감돌았는데, 불이 다 탄 뒤에도 옷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왕은 이런 상서를 보고서야 비로소 발심하고 참회를 구하였다.이 옷은 왕궁 안에 있으며, 탑을 세워 공양하였다. 그때 태자가 깊은 궁에 갇혀 음식을 얻지 못하게 되자 말했다.
“나는 법을 위해서 오늘날 이렇게 굶주리며 고통을 받는 것이다. 어찌하여야 구제를 받겠는가?”
이때에 하늘에서 흰 젖줄을 내리어입에 넣으니 감로와 같이 맛있었다. 이를 먹자 몸이 거뜬하고 건강해졌다. 이에 태자는 말했다.
“내가 만일 이 궁을 벗어난다면 곧 출가하리라.”
왕이 풀어 주라 명하자, 바로 조사에게 의탁하여 출가할 뜻을 말하니, 조사가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일로 출가하려 하시오?”
태자가 대답했다.
“제가 출가하려는 것은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함입니다.” - 045_0242_c_24L王雖見傳法袈裟,心不敬信。則命左右以火驗之,其火熾然,光明貫天,祥雲覆地,而雨四花,異香氣馥,火燼衣存。王睹斯瑞,方乃發心,求哀懺悔。此衣在於王宮起塔供養。時太子被囚深宮,竝不得食。乃云:“我爲法故,今此飢渴,如何存濟?”其時天降白乳入口,味如甘露,食了輕建。乃作是言:“我若出宮,則便出家。”王詔出宮,投師出家。師云:“汝欲出家,當爲何事?”太子曰:“我所出家,不爲其事。”
-
“그대는 하지 않는다 하는데, 무슨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제가 하지 않는다는 일은 세속의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속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세속 일을 하지 않고 부처님 일을 하겠습니다.”
이에 조사가 생각했다.
‘여래께서 큰 자비로써 오늘날 이 태자를 나에게 보내시어 불사를 돕게 하시는구나.’
그리고 조사의 곁에 있게 하니, 출가하여 계를 받고 도를 증득하였다. 그리고 법을 전해 주고 다음의 게송을 말하였다. - 045_0243_a_04L師曰:“汝言不爲,不爲何事?”太子曰:“我所不爲,不爲俗事。”師云:“不爲俗事,當爲何事?”太子曰:“不爲俗事,當爲佛事。”師自念言:“如來以大悲力令此太子助作佛事。”在師左右出家具戒,便證道果,乃命付法,而說偈曰:
-
성인이 지견을 말씀하시니
경계에 마주하여 옳지 않은 것이 없구나.
내가 이제 참 성품을 깨달으니
도道도 없고 이치도 없도다. -
045_0243_a_09L聖人說知見,
當境無非是,
我今悟眞性,
無道亦非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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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열반에 든 것은 동진東晋의 제1대 원제元帝 8년 을유乙酉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3_a_10L此師入滅時,當此土東晉第一主元帝八年乙酉歲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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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사다 존자가
오래전에 반연(攀緣:속계의 굴레)을 여의었건만
조사를 만나지 못해
줄곧 주먹을 펴지 않았네. -
045_0243_a_11L婆舍斯多,
夂離攀緣,
未逢作者,
終不開拳。
-
스승의 의발을 받으니
중생을 제도하는 다리와 나룻배다.
오묘한 지견을
어찌 말을 빌려 표현하리오. -
045_0243_a_12L傳師衣鉢,
度物橋舡,
當心妙見,
豈假言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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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조. 불여밀다不如密多 존자
남인도 국왕의 태자이며, 본래의 이름은 득승得勝이다.자세한 것은 본전(『보림전』)에 있다.
그때에 불여밀다가 반야다라般若多羅에게 말했다.
“내가 지니고 있던 이 법을 그대에게 전하나니, 그대는 잘 지니어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3_a_13L第二十六祖不如密多尊者,南印土國王太子,正名得勝。具如寶林傳也。爾時不如蜜多告般若多羅曰“我持此法用付於汝汝善護持勿令斷絕而聽吾偈言:
-
참 성품이 심지心地에 갈무리되었으니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도다.
인연 따라 중생을 교화하니
방편으로 지혜라 부른다. -
045_0243_a_17L眞性心地藏,
無頭亦無尾,
應緣而化物,
方便呼爲智。
- 조사가 열반에 든 것은 동진東晋의 제9대 효무제孝武帝 무자戊子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3_a_18L此師入滅時,當此土東晉第九主孝武帝戊子歲矣。淨修禪師讚曰:
-
불여밀다는
득승왕得勝王의 태자로 탄생했다.
궁중의 비빈妃嬪을 멀리했고
도행이 드높아 뛰어났다. -
045_0243_a_19L不如密多,
勝王誕慶,
高遠宮嬪,
迥惇道行。
-
불법의 대들보요
국왕과 대신이 우러러보았다.
더럽고 고운 것 환히 비춰 보니
조당의 금거울일세. -
045_0243_a_20L佛法棟梁,
王臣瞻敬,
洞鑑媸姸,
祖堂金鏡。
-
045_0243_b_01L
제27조. 반야다라般若多羅 존자
동인도 사람이며, 종성은 바라문이다. 부모를 모두 잃고 보살로 화현하여 불사를 일으켰다. 불여밀다를 만나 법을 얻고 교화를 펴면서 남천축에까지 이르니, 그 나라의 왕은 찰제리로서 이름은 향지香至였다. 조사가 왕의 재齋에 참석했을 때 다른 성인들은 모두가 경을 읽는데, 조사만은 경을 읽지 않으니, 왕이 물었다.
“어째서 스님은 경을 읽지 않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빈도는 숨을 내쉴 때에 모든 반연을 따르지 않고, 숨을 들이쉴 때에도 온蘊ㆍ계界33)에 머물지 않나니, 항상 이렇게 백천억 권의 경을 읽으니, 한두 권뿐이 아닙니다.”
그때에 대왕이 조사에게 구슬 하나를 바쳤는데, 광채가 찬란하였다.자세한 것은 『보림전』에 있다.
조사가 달마에게 말하였다.
“내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주노니,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3_a_21L第二十七祖般若多羅尊者,東印土人。姓婆羅門。父母俱喪,示化菩薩而作佛事。得不如密多法,行化至南天竺國。國王剎帝利,名香至。師因赴王齋次,諸聖盡轉經,唯有師不轉經。大王問師:“爲什摩不轉經?”師曰:“貧道出息不隨衆緣,入息不居蘊界,常轉如是經,百千萬億卷,非但一卷。”爾時大王賜師一珠,光明耀然。具如寶林傳也。是化般若多羅告達摩曰:“我今將此正法眼藏用付於汝,而聽吾偈曰:
-
마음에서 모든 종자가 나되
현상으로 인하고 또 이치로 인한다.
과만果滿이면 보리가 원만해지리니
꽃이 피듯 세계가 일어난다. -
045_0243_b_02L心地生諸種,
因事復因理,
果滿菩提圓,
花開世界起。
-
조사가 화삼매火三昧에 들어 몸을 태우니, 송宋의 제5대 무제武帝의 효건孝建 4년 정유丁酉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3_b_03L般若多羅化火焚身,時當此土宋第五王武帝孝建四年丁酉歲矣。淨修禪師讚曰:
-
반야다라 존자는
어릴 때의 이름은 영락이다.
부모가 모두 죽으니
동서로 떠다녔도다. -
045_0243_b_05L般若多羅,
幼名瓔珞,
父母淪亡,
東西盤泊。
-
한 번 거북의 털을 깨친 뒤에는
항상 물이 마름을 개탄하였다.
과만果滿의 보리菩提여,
도의 근원이 멀고도 넓도다. -
一曉龜毛,
恒嗟水涸,
果滿菩提,
道源遼廓。
-
제28조. 보리달마菩提達摩 화상
남천축국 향지대왕香至大王의 셋째 태자로서 반야다라의 법을 받았는데, 반야다라가 일러 말했다.
“그대가 지금 나의 법을 받았으나 너무 멀리 교화하러 가지 말고, 내가 열반에 든 지 67년 뒤 동쪽 나라에 가서 법을 크게 베풀라. 그대는 너무 서두르지 말라. 재난이 일어나게 되어 하루아침에 쇠락하게 될 것이니라.”
조사가 물었다.
“제가 그 나라에 가서 교화하면 보살이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그 나라에는 도를 얻을 이가 쌀ㆍ마ㆍ대나무ㆍ갈대같이 많아서 이루 헤아릴 수 없느니라. 내가 열반에 든 지 67년 뒤에 각 학파가 대립하여 이 나라가 위난에 빠질 것이다. 수중문포水中文布34)를 잘 항복시켜라. 그대가 그 나라에 가거든 남쪽에는 머무르지 말라. 그 나라 왕은 불법의 참 이치는 모르고 유위법의 인연 짓기를 즐기어 공덕을 좋아하니, 그대가 그 나라에 가거든 머물지 말고 바로 떠나라. 나의 참언[讖]을 들어라.” - 045_0243_b_06L第二十八祖菩提達摩和尚者,南天竺國香至大王第三太子也。得般若多羅法,般若多羅乃告曰:“汝今得法,亦莫遠化,待吾滅後六十七年,當往震旦大施法藥。汝勿速去,當有難起,衰於日下。”達摩問曰:“我去彼國行化,有菩薩不?”師云:“彼國獲道者如稻麻竹葦,不可稱計。吾滅度後六十七年,各別著人,此國留難,水中文布,自善降之。汝至彼國,南方勿住,彼國天人不見佛理,好作有緣而愛功德。汝至彼國,則出不住。聽吾讖曰:
-
길을 가던 중에 물을 건너서 다시 양羊을 만나니
‘길을 간다’ 함은 온다는 뜻이요, ‘물을 건넌다’ 함은 바다를 건넌다는 뜻이요, ‘다시 양을 만난다’ 함은 낙양洛陽이니, 달마 대사가 남천축국에서 바다를 건너와서 처음에 광주廣州에 이르렀다가 다시 보통普通 8년 정미丁未에 양梁나라에 들어왔다.
혼자서 쓸쓸히 남 몰래 강을 건너리라.
‘혼자’라 함은 동행이 없다는 뜻이요, ‘쓸쓸히’라 함은 서글프다는 뜻이요, ‘남 몰래 강을 건넌다’ 함은 양무제가 큰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얼굴색을 변한 채 말을 하지 않으므로 인연이 맞지 않는 것을 알고 가만히 강을 건너 북쪽 위魏나라로 간다는 뜻이다.
한낮에 코끼리와 말이 애처로운데
‘한낮’이라 함은 서울이요, ‘애처롭다’ 함은 좋다는 뜻이요, ‘코끼리와 말’이라 함은 보지寶志 공公과 부傅 대사大士 두 사람을 뜻한다.
두 그루의 어린 계수나무, 오래도록 번성하리.
‘두 그루’라 함은 두 나무이니, 두 나무는 림林 자를 뜻하며, ‘어린 계수나무’는 젊음≺少≻이니, 곧 소림사이다. 오래도록 번성한다 함은 9년 면벽한 후 세상에 나와 크게 불법을 편다는 뜻이다. -
045_0243_b_16L路行跨水復逢羊,
路行者,來也。跨水者,過海也。復逢羊者,洛陽也。達摩大師從南天竺國過海而未。初到廣州,次普通八年丁來歲入梁國。
獨自恓恓暗渡江,
獨自者,無伴侶也。恓恓者,苦恓也。暗渡江者,梁武帝不悟大理,變容不言,師知 機不契,則潛過江,向北魏國也。
日下可怜雙象馬,
日下者,京都也。可怜者,好。雙象馬者,志公傅大士也。
兩枺懶桂久昌昌。
兩株者,二木也。二木是林字也。懶桂者,少也,則是少林寺也。夂昌昌者,九年面壁而出大行佛法也。
-
달마가 다시 스승에게 물었다.
“이 뒤에는 재난이 더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내가 열반에 든 지 105년 뒤에 작은 난리가 있으리라. 나의 참언[讖]을 들어라.” - 045_0243_b_21L達摩又問師:“此後更有難不?”師云:“吾滅度後一百五年而有小難,聽吾讖曰:
-
마음속은 길하나 겉은 흉하고
‘마음속’이라 함은 주周 자요, ‘겉이 흉하다’ 함은 주周의 무왕이 법도가 없어서 불법을 없앤다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개울 아래 승방 이름이 맞지 않도다.
‘개울 아래 승방’이라 함은 중국 사투리에 승방, 즉 절을 읍邑이라 하는데, 개울 아래라 하니 옹邕이 된다. 후주 문제文帝의 성은 우문宇文이요, 이름은 태옹泰邕이다. ‘맞지 않는다’ 함은 그가 불법을 도태시킬 것을 예언한 것이다.
독룡毒龍을 만났으므로 무자武子를 낳았고
‘독룡’은 무제의 아버지를 예언한 것이요, ‘무자’는 아들인 무제가 탄생하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갑자기 작은 쥐를 만나니 적막함 끝이 없다.
‘작은 쥐’는 경자庚子이니, 주 무제가 경자년에 죽은 것을 말한다. ‘적막함 끝이 없다’ 하는 것은 모두 사라져 없어짐을 예언한 것이다. -
045_0243_b_23L心中雖吉外頭凶,
心中者,周字也。外頭凶者,周王無道滅佛法也。川下僧房名不中。
川下僧房者,俗號僧房爲邑,川下邑爲邕字也。後周文帝姓宇文,名泰邕。不中者,後周沙汰滅佛法。爲遇毒龍生武子,
毒龍者,武帝父王也,生武子者,生武帝也。忽逢小鼠寂無窮。
小鼠者,庚子也,周武帝庚子崩寂。無窮者,盡滅無也。
-
045_0243_c_01L
또 물었다.
“그 뒤에 또 재난이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내가 죽은 지 106년에 작은 난리가 일어나 부자의 대를 이을 것이나 이 역시 길지 않아 1, 2, 3, 5년 동안이리라. 이 일이 지나고 나면 누군가가 그의 뜻을 알 것이어서 내가 더는 밝힐 수 없어 간략하게 참언하노라.” - 045_0243_b_27L又問:“此後更有難不?”師云:“吾滅度後一百六年有小難,父子相連,亦當不久,作一二三五歲。當此事過,以有人見其意,吾不能明,略與讖曰:
-
길 위에서 갑자기 깊은 웅덩이를 만나고
‘길 위’라 함은 이李 자요, ‘깊은 웅덩이’라 함은 연淵 자이니, 당 고조의 성은 이씨요, 이름은 연임을 예언한 것이다.
우연히 범을 보았는데, 또다시 돼지를 만났네.
‘우연히 범을 본다’ 함은 당 고조가 무인戊寅에 등극하리라는 예언이요, ‘또다시 돼지를 만났다’ 함은 해亥이니, 고조가 정해년丁亥年에 죽으리라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조그마한 송아지가 뿔은 있으나
‘조그마한 송아지’라 함은 전에 도사였던 태사령 부혁傅奕이니, 그는 전부터 황건당黃巾黨에 가담해 있으면서 고조高祖 무덕武德 4년 9월에 왕에게 불법을 폐지하기를 청하는 11조의 표를 올렸다. 그 내용을 대략 추리면, “석씨의 경전은 나라를 해치고 집안을 파괴하며,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으니, 바라건대 오랑캐의 부처와 삿된 교법을 천축으로 되쫓아 주시고, 사문들을 모두 세속으로 보내시면 나라가 편안하고 도교와 유교가 퍼질 것입니다” 한 것인데, 고조가 부혁의 주청을 받아들여 조칙을 내리고 사문들에게 묻되, “부모가 주신 수발鬚髮을 버리고 군신과 화려한 옷을 버려서 마음에 무슨 이로움이 되겠는가? 이해利害의 두 측면에서 잘 설명하여 보라” 하거늘, 이때에 임琳 법사가 표를 올려 진정함으로써 5년을 연기하였다가 고조가 죽고, 태종이 등극하자 다시 불법이 일어났다. 자세한 것은 별전別傳에 있다. ‘뿔이 있다’ 함은 들이받아도 손해가 없다는 뜻이다.
청계에서 용이 나오매 모두 패배하리라.
‘청계’라 함은 산 이름이요, ‘용’이라 함은 임 법사가 법을 보호하는 용으로서 부혁 따위의 삿된 소견의 무리들을 모두 굴복시킨다는 것이다. -
045_0243_c_02L路上忽逢深處水,
路上者,李字也。深水者,淵字也。唐高祖神堯皇帝,姓李名淵也。
等閑見虎又逢猪,
等閑見虎者,寅也。唐高祖戊寅年登位也。又逢豬者,亥也。高祖丁亥年崩。
小小牛兒雖有角,
小小牛兒者,高祖武德四年九月日,有前道士太史今博弈,先是黃巾黨,其所習遂上表廢佛法,事十有一條,大略而云:‘釋經是損國破家,未聞益世。請胡佛邪教退還天竺。凡是沙門放歸桑梓,則國家昌泰,李孔教行矣。’高祖納弈奏書,乃下詔問諸沙門曰:‘棄父母鬢髮。去君臣花服,利在何間?益在何情?損益二宜,請動妙釋。’時有琳法師上表得延五年。高祖崩,太宗登位,再興佛法矣。具如別傳。言半角者,正當挃觸而無害卽是。
淸溪龍出摠須輸。
淸溪者,山名也。龍者,琳法師護法之龍,能今博弈等邪見之徒摠須伏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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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그 뒤에는 성인이 나오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숲 밑에서 어떤 사람이 도를 얻고 보리菩提에 계합하리라. 나의 참언을 들어라.” - 045_0243_c_10L又問師:於此後有聖人出不?”師云:“林下見有一人,當得於道,亦契菩提。聽吾讖曰:
-
진단震旦은 넓으나 다른 길이 없으니
‘진단’은 당唐나라를 뜻한다. ‘다른 길이 없다’ 함은 오직 한마음의 법이 있을 뿐이란 뜻이니, 남악 회양 대사의 교화 방법이 그러했다.
조카와 손자들의 발을 빌려서 다니게 되리라.
‘조카와 손자’라 함은 요즈음의 법을 전하는 제자들이다.
황금 닭이 한 알의 쌀을 물어 올 줄 알아서
‘황금 닭’은 금주金州 땅을 뜻하니, 회양 선사가 금주 사람인 것을 예언한 것이고, ‘한 알의 쌀’이라 함은 도일道一을 뜻하니, 강서에 있는 마조의 이름이 도일인 것을 예언한 것이다.
시방의 나한羅漢들께 공양드린다.
회양 화상이 도일에게 법을 전해 주었기 때문에 ‘시방의 나한들께 공양드린다’ 한 것이고, ‘시방’이라 함은 마조 도일이 한주漢州 시방현十方縣 나한사羅漢寺에서 출가한 스님임을 뜻한다. -
045_0243_c_12L震旦雖闊無別路,
震旦者,唐國也。無別路者,唯有一心之法,讓大師化導如此也。
要假姪孫腳下行,
姪孫者,今時傳法弟子也。
金雞解銜一顆米,
金雞者,金州也。讓師是金州人也。一顆米者,意取道一,江西馬祖名道一。
供養十方羅漢僧。
讓和尚付法與道一,故言供養。十方者,馬和尚是漢州十方縣羅漢寺出家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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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게는 동문수학한 사형 한 분이 있었으니, 이름은 불대선佛大先이었다. 이 불대선은 본시 불타발타라佛䭾跋陀羅 삼장의 제자였는데, 불타발타라에게는 또 나련야사那連耶舍라는 제자가 있어 남천축에서 크게 교화를 펴다가 후에 중국에 왔다. 동위東魏의 고권高勸, 업도鄴都에서 만천의萬天懿라는 우바새에게 5계戒를 주고 『존승경尊勝經』 1부를 번역해 내었다. 만천의가 물었다.
“그 천축에도 교법을 전하는 보살이 있었습니까?”
나련야사가 대답했다.
“서천의 27조사께서 모두가 이 법을 말씀하셨는데, 반야다라라 하시는 분에게도 보리달마라는 제자가 있어서 이곳으로 오셨으니, 곧 후위後魏의 제8대 왕, 휘諱는 후詡의 태화太和 10년이었다. 다시 낙양의 소림사로 가서 교화한 지 9년 만에 열반에 드시니, 지금부터 15년 전이니라.”
다시 물었다.
“이 조사의 뒤를 이을 이가 있겠습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3_c_16L達摩大師同學兄名佛大先,此佛大先是佛馱跋陁羅三藏之弟子。佛馱跋多羅復有弟子名那連耶舍,於南天大化,後來此土東魏高勸鄴都,與五戒優婆塞萬天懿譯出『梵本尊勝經』一部。萬天懿問:“彼天有菩薩傳教不?”那連耶舍荅曰:“西天諸祖二十七師悉說此法,名般若多羅。亦有弟子,名菩提達摩。至此土後魏第八帝諱詡大和十年,至于洛陽。少林寺化導,至九年示滅,經于一十五年矣。”又問:“此師後有人能繼不?”三藏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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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거룩함이 이제 예에 감춰지니
‘높고 거룩하다’ 함은 묘한 지혜요, ‘예’라 함은 혜가慧可 대사가 본래 가지고 있던 묘하고 높은 성품이니, 그 성품이 번뇌에 가려 나타나지 못하므로 ‘감춰졌다’ 하였다.
팔이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팔’이라 함은 손이니, 혜가 대사가 법을 구하기 위해 팔을 끊는 것을 예언한 것이다.
용이 온 뒤에야 비로소 보배를 얻고
‘용이 온다’ 함은 초조가 서쪽에서 온다는 뜻이요, ‘비로소 보배를 얻는다’ 함은 2조가 법을 전해 받는다는 뜻이다.
물건을 받고는 두 번 다시 그 이름을 싫어한다.
‘받는다’ 함은 혜惠를 뜻하니, 본래 이름이 신광神光이던 것을 달마를 만나 본래 이름을 싫어하여 혜가라 고친다는 뜻이다. -
045_0243_c_25L尊勝今藏古,
尊勝者,妙智也。古者,可大師。本有妙高之性,性被煩惱覆之,未現了,故言藏也。
無肱亦有肱,
肱者,手也。可大師求法斷臂也。
龍來方受寶,
龍來者,初祖西來也。方受寶者,二祖傳法。
捧物復嫌名。
捧者,惠也。本名神光,復遇達摩,嫌之改名,言爲惠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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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었다.
“그 뒤에는 누가 대를 잇겠습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3_c_28L又問:“此後誰當繼此耶?”三藏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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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4_a_01L
처음부터 이름을 알리지 않더니
제3대 왕이 후주를 다스리던 기묘년己卯年에 한 거사가 있었는데, 나이도 밝히지 않고 자기의 성명도 밝히지 않았으므로 ‘이름을 알리지 않는다’ 하였다.
풍병에 의하여 명성이 더욱 날렸다.
‘풍병’이라 함은 3조가 풍병이 있음을 말하고, ‘명성을 날렸다’ 함은 제방에서 풍병 있음을 모두 알게 된 까닭에 ‘명성을 날렸다’ 한다.
사람이 와도 만나기를 꺼려 하니
3조가 풍병을 앓을 때의 모습이다.
흰 보배가 애초에는 평범하다.
‘흰 보배’는 옥玉이니 구슬 옥변에 제祭 자를 쓰면 찬璨 자가 되니, 3조의 이름이 승찬僧璨 대사이다. -
045_0244_a_01L初首不稱名,
後周第三主己卯之歲,有一居士不說年歲,不稱姓名,故言不稱名。
風狂又有聲,
風狂者,三祖有風病。有聲者,遠近皆知有病,故言有聲也。
人來不喜見,
人來不喜,見患風之形狀。
白寶初平平。
白寶者,玉也。玉邊作祭,璨也。三祖名名璨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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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그 스님 뒤에 계승할 사람이 더 있습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4_a_04L又問:“此師後更有人繼不?”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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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서 스스로 걸림 없음을 구하니
나이는 14세요, 이름은 도신道信인 한 사미가 와서 절을 하고 묻기를 “화상이여, 저에게 해탈의 법문을 보여 주십시오” 하였으므로 ‘걸림 없음을 구한다’ 하였다.
스승이 나에게 노끈 없음을 전했네.
‘스승’은 3조요, ‘나에게 노끈 없다’ 함은 “아무도 너를 속박하는 이가 없다”는 뜻으로 바로 해탈이다.
길에서 스님을 만나 절을 하고
‘길’이라 함은 도道요, ‘절을 한다’ 함은 믿음≺信≻이니, 4조 도신道信 대사의 이름이다.
발밑에서 여섯 가지로 나뉜다.
‘발밑’이라 함은 문하이니, 4조 밑에서 한 종파가 따로 생겼다.35) ‘여섯 가지’라 함은 우두 법융 이하의 여섯 조사36)를 말한다. -
045_0244_a_05L起自求無㝵,
有一沙彌年十四,名道信。來禮拜問:‘唯願 和尚教某甲解脫法門。’故言求無礙。
師傳我沒繩,
師者,三祖也。我沒繩者,旣無人縛汝,卽是解脫。
路上逢僧禮,
路上者,道也。禮者,信也。四祖大師名道信。
腳下六枝分。
腳下者,門下也。四祖下撗出一宗。六枝者,牛頭、融禪師等六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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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이 조사의 뒤를 누가 계승합니까?”
삼장이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4_a_09L又問:“此師後更有人繼不?”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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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과 4에 전혀 나[我]가 없어서
‘3과 4’는 7이니, 5조가 7세에 4조 도신 대사를 만나 무아의 경지를 얻고 출가한 것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마음의 법을 받는다.
‘강을 사이에 둔다’ 함은 5조가 신주新州의 기수군蘄水郡에서 4조의 법을 받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존귀한 칭호는 모든 한량을 초월하고
‘한량을 초월한다’ 함은 홍弘 자의 뜻이다.
성낼 일 당하여도 화를 내지 않도다.
‘화를 내지 않는다’ 함은 참음≺忍≻이니, 위의 것과 합하면 홍인弘忍이 된다. -
045_0244_a_10L三四全無我,
三四者,七也。五祖七歲遇道信大師。無人我出家也。
隔水受心燈,
隔水者,五祖於新州蘄水郡得傳四祖心印,故言受心燈。
尊號過諸量,
過量者,弘字也。
逢嗔不起憎。
不起者,忍字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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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이 조사 뒤에 누가 있습니까?”
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4_a_12L又問:“此師後誰能繼之?”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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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받쳐 들었으나 언제 받쳐 든 적이 있으리오.
‘받쳐 든다’ 함은 은혜 혜惠 자이다.
부지런하다고도 하고 부지런하지 못하다고도 한다.
‘부지런하다’ 함은 능할 능能이니, 6조의 이름이다.
네 구절의 게송 하나만을 써서
‘네 구절의 게송 하나만을 쓴다’ 함은 신수 화상이 네 구절의 게송을 바치니, 혜능 화상도 네 구절의 게송을 바쳤기 때문에 4구게句偈라 한다.
서전瑞田 사람을 대항하였다.
‘서전 사람’이라 함은 신수 화상이 남양南陽의 가화현嘉禾縣 서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045_0244_a_13L捧物何曾捧,
捧者,惠字。
言懃又不懃,
懃者,能也。六祖名能。
唯書四句偈,
唯書四句偈者,神秀和尚呈四句偈,惠能和尚亦呈四句偈,故言四句偈。
將對瑞田人。
瑞田人者,神秀和尚南陽嘉禾縣瑞田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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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었다.
“이 조사 뒤에 법을 밝히는 자는 그 뒤를 잇습니까?”
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4_a_16L又問:“此師後明其法者能繼之不?”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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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일을 잘 갈무리하고
‘갈무리한다’ 함은 품을 회懷 자이니, 회양懷讓 화상을 가리킨다.
한강漢江 가를 향해 말한다.
‘말한다’ 함은 설법이요, ‘한강 가’라 함은 마조 대사가 한주漢州 사람인데, 마조가 부처의 마음 바탕을 물으니, 회양 화상이 도일道一에게 말해 주리라는 뜻이다.
호수의 물결에서 달을 건져
‘호수의 물결’이라 함은 조계曹溪요, ‘달을 건지다’ 함은 얻는다는 뜻이니, 회양 대사가 6조에게서 법을 얻는다는 뜻이다.
장차 2ㆍ3의 사람을 비추어 준다.
‘2ㆍ3’이라 함은 6이니, 회양 화상에게 법을 얻는 제자가 여섯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섯 사람은 다음과 같다. 도일道一은 마음을 얻었고, 지달智達은 눈을 얻었고, 상호常浩는 눈썹을 얻었고, 신조神照는 코를 얻었고, 탄연坦然은 귀를 얻었고, 엄준嚴峻은 혀를 얻었다. -
045_0244_a_17L心裏能藏事,
能藏者,懷;則懷讓也。
說向漢江濱,
說向者,說法也。漢江濱者,馬大師漢州人也。馬大師求佛心印,讓和尚說向道一也。
湖波探水月,
湖波者,曹溪也。探水月者,得也。讓大師於六祖身邊得傳心印。
將照二三人。
二三者,六。讓大師傳法弟子六人。言六人者,一道一得心,二智達得眼,三常浩得眉,四神照得鼻,五坦然得耳,六嚴峻得舌。是爲六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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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 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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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귀한 말씀을 알아듣고는
‘알아듣는다’ 함은 마조가 회양에게서 법어를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이향離鄕37)에서 날마다 퍼뜨린다.
‘이향’이라 함은 남방이요, ‘날마다’라 함은 창昌 자요, ‘퍼뜨린다’ 함은 편다는 뜻이니, 마조가 법을 얻고는 홍주洪州의 남창사南昌寺로 돌아와서 법을 폈기 때문이다.
양梁으로 옮기니 길이 가깝다.
‘양’은 양군梁郡이요, ‘길이 가깝다’ 함은 홍주의 관찰사觀察使 노원路遠이 대사를 호주虎州의 남강현南康縣으로 오기를 청하매 갔다가 다시 홍주洪州의 개원사開元寺로 옮겨 들어갔으므로 한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온 천하를 다니는 무리들일세.
‘나≺余≻’라 함은 나 아我 자이니, 마조 대사에게 20년 동안 도를 얻은 이가 천만이어서 천하에 두루 퍼졌으므로 ‘천하를 다니는 무리들’이라 했다. -
045_0244_a_21L領得珍勤語,
領得者,馬大師於讓大師處領語也。
离鄕日日敷,
离鄕者,南方也。日日者,昌字也。敷者,演也。馬大師歸至洪州南昌寺敷演大教是也。
移梁來近路,
移梁者,梁都也。近路者,洪州觀察使姓路,遂請大師自虎州南康縣移入洪州開元寺,故言來近路。
余筭腳天徒。
余者,我字也。從馬大師二十年外,有契道者千萬,遍行天下。故言腳天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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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4_a_25L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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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艮地에서 현묘한 종지를 내니
‘간지’는 동북쪽이니, 신수 화상이 5조에게서 따로 한 가닥의 법을 받아 북쪽에서 스스로 한 종파를 제창한 것이다.
통존通尊은 뛰어나고도[媚] 존귀하다.
‘통존’이라 함은 신수 대사의 시호가 대통大通이었기 때문이요, ‘미媚’는 수秀와 같은 뜻이고, 또한 ‘존귀하다’ 함은 그가 세 임금의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존귀하다’ 한 것이다.
어깨를 나란히 한 이가 3ㆍ9 종족이요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함은 도반이요, ‘3ㆍ9’라 함은 열두 사람이니, 그의 도반이 열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발밑에서 한 가닥이 나뉘었다.
신수 화상 밑에 각기 종지가 나뉘어 남북의 차이가 생겼다. -
045_0244_a_26L艮地生玄旨,
艮地者,東北也。神秀和尚從五祖下,傳一枝法在北,自爲立宗旨也。
通尊媚亦尊,
通尊者,謚號大通禪師也。媚者,秀也。亦尊者,三帝所尊敬,故亦尊也。
比肩三九族,
比肩者,同學也。三九族者,十二人也。秀大師同學十二人。
足下一有分 。
從秀和尚足下各分宗旨,南北有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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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다음과 같이 참언으로 말하였다. - 045_0244_b_01L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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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4_b_01L
신령함이 모여서 하늘의 은총을 부끄러이 여기니
‘신령함’이란 신神이요, ‘모은다’ 함은 회會요, ‘부끄러이 여긴다’ 함은 하荷요, ‘하늘의 은혜’라 함은 택澤이니, 신회 대사가 탑경塔京 하택사에서 살았다.
생호生互가 2ㆍ6 사람이라.
‘생호生互’라 함은 스승과 제자요, ‘2ㆍ6 사람’이라 함은 신회 대사의 제자가 열두 사람임을 말한다.
법 안에 아무런 냄새도 맛도 없었으나
‘법 안’이라 함은 불법佛法이니, 신회 대사가 부처님 지견의 깊은 법을 전한다는 것이다. ‘냄새가 없다’ 함은 북종 신수 대사의 제자인 보적이 서울에서 경과 교법을 성대히 펴니, 이때에는 조계의 종지가 아직 퍼지지 않았으므로 ‘아무런 냄새도 맛도 없었다’ 하였다.
돌 위에 공훈이 있도다.
‘돌 위’라 함은 신수 대사의 제자가 남종의 비석을 갈아 버리고서 신수를 6조로 세우려 했는데, 하늘의 뜻이 따르지 않아 어쩌지 못했는데, 나중에 신회 대사가 나와서 다시 세우니, 그러므로 ‘공훈이 있다’ 하였다. -
045_0244_b_02L靈集愧天恩,
靈者,神;集者,會也。愧者,荷也;天恩者,澤也。神會大師住洛京荷澤寺。
生互二六人,
生互者,師資也。二六者,會大師弟子十二人也。
法中無氣味,
法中者,佛法也。會大師傳佛知見甚深法也。無氣味者,緣北宗秀大師弟子普寂於京盛行,通其經教;當此之時,曹溪宗旨於彼未盛行,故言無氣味也。
石上有功勳。
石上者,秀大師弟子磨卻南宗碑,神秀欲爲六代,何其天之不從,乃得會大師再立實錄,故有功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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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 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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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호랑이 새끼였지만
인종印宗 법사가 본래는 소승이었으니, 호랑이 새끼에 비유되지 결국 사자가 아니다.
돌이켜서 사자후를 이루었네.
‘돌이킨다’ 함은 바뀐다는 뜻이니, 소승을 돌이켜서 대승이 된다는 말이다. 인종 법사가 6조에게 참례參禮하고는 곧 상승上乘의 도리를 깨달아 ‘사자후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관가에서 마령馬嶺에게 봉하니
‘봉한다’ 함은 인印이라는 뜻이요, ‘마령’이라 함은 종宗이니, 인종 법사는 일찍이 경전을 강의하는 법사였다.
동상同詳이 33인이었네.
‘동상’이라 함은 함께 배우는 사람이니, 6조의 제자는 상잠祥岑 등 33인이었다. 상잠은 협산峽山에서 살았었다. -
045_0244_b_07L本是大虫男,
印宗法師本是小乘,喩如大虫不是師子。
迴成師子談,
迴者傳也,迴小作大。印宗法師禮六祖便悟上乘,是成師子吼。
官家封馬嶺,
封者印也,馬嶺者宗也。印宗曾爲講經法師也。
同詳三十三。
同詳者同學也。六祖弟子祥岑等三十三人,祥禪師住於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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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 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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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여자가 인륜人倫을 벗어나고
‘여덟 여자’는 안安 자요, ‘인륜을 벗어났다’ 함은 국사國師가 된다는 뜻이다.
여덟이 혼인을 끊었다.
‘여덟’이라 함은 안安 자요, ‘혼인을 끊었다’ 함은 안安의 도제徒弟들은 법을 잇기가 어려우리라는 뜻이다.
썩은 평상에 여섯째 다리를 붙이니
‘썩은 평상’이라 함은 노老 자요, ‘여섯 다리’라 함은 측천則天과 중종中宗과 등등騰騰과 탄연坦然과 원적圓寂이 155년을 살았는데, 파조타破竈墮 화상이 여섯 번째로 이 숭산嵩山에서 살았으니, 여섯째 다리가 된다.
마음의 조사가 대중 가운데 가장 존귀하다.
‘마음의 조사’라 함은 성姓이니, 안安 화상이 불교 이치를 확연히 깨닫고 국사가 되었으므로 무리 가운데 ‘존귀하다’ 하였다. -
045_0244_b_10L八女出人倫,
八女者,安字也,出人倫者,爲國師也。
八箇絕婚姻,
八箇者,安字。絕婚姻者,安徒難爲紹繼之。
朽牀添六腳,
杇牀者,老字也。六腳者,則天中宗,騰騰坦然圓寂百五十五年住世。破竈墮和尚六住嵩山,是爲六腳也。
心祖衆中尊。
心祖者,姓也。安和尚頓悟佛理爲國師,故衆中尊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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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 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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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개[走戊]가 천자와 이웃하고
‘달리는 개’라 함은 월越 자니, 충忠 국사가 월주越州 사람이기 때문이다. ‘천자와 이웃한다’ 함은 국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거위와 새 출신이라.
‘거위’라 함은 아주鵝州이니, 지금의 월주越州이다. ‘새≺鳥≻’는 명학현鳴鶴縣이니, 지금의 제기현諸曁縣이다. 국사가 태어난 곳이다.
두 하늘이 비록 감개하였으나
‘두 하늘’이라 함은 숙종肅宗과 대종代宗인데, ‘감개하다’ 함은 두 황제가 예경하고 스승으로 삼았다는 말이다.
셋이 모두가 입적하여 티끌조차 남음이 없다.
‘셋’이라 함은 두 황제와 국사가 모두 입적했다는 말이다. -
045_0244_b_14L走戊與朝鄰,
走戊者,越字。忠國師是越州人也。與朝鄰者,爲國師。
鵝烏子出身,
鵝者,鵝州也,今越州是。烏者鳴鶴縣也,今諸曁縣是。國師生此縣也。
二天雖有感,
二天者,肅宗、代宗二帝也。有感者,帝禮爲師也。
三化寂無塵。
三化寂無塵者,二帝與國師俱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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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이 또 참언으로 말하였다. - 三藏又讖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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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다고 말하나 언제 적은 일이 있었으며
희希 자를 뜻한다.
흐른다 말하나 다시금 흐르지 않음일세.
천遷 자를 뜻한다.
만약 풀이 그 윗부분을 뽑히면
돌≺石頭≻에는 풀이 없었다.
3ㆍ4가 문중을 이어 수행하리라.
법을 전하는 제자들의 수효이니, 정확히 말하면 마땅히 열일곱이 문중을 이어서 수행한다 해야 한다. -
045_0244_b_18L說小何曾小,
希字是也。
言流又不流,
遷字是也。
草若除其首,
石頭無草。
三四繼門修。
傳法弟子人數。准其傳法人數,應云「十七繼門修」也。
-
그때에 나련야사那連耶舍가 이런 참언을 마치고, 다시 만천의萬天懿에게 말했다.
“이제 이 나라에서 내가 죽은 뒤 280년이 되면 거룩한 국왕이 나서 삼보를 극진히 공경하고, 그 이전의 여러 성현들도 모두 세상에 나서 미혹한 무리들을 모두 교화하매 그 수효가 천백억이 될 것이다. 그 후에 법을 얻는 이는 모두가 한 스승으로 인하여 큰 이익을 일으키고 감로의 문을 열 것이다. 그 우두머리가 되는 이는 보리달마이리라.” - 045_0244_b_20L爾時那連耶舍說此讖已,告萬天懿云:“今此國吾滅後二百八十年中,有大國王善敬三寶,此前諸賢悉出于世,化導群品約有千百億,後所得法,只因一師,興大饒益,開甘露門,能爲首者當菩提達摩焉。”
-
045_0244_c_01L그때에 달마 화상이 바다를 지나 동쪽으로 온 지 3년이 지났다. 양梁의 보통普通 8년 정미丁未 9월 21일에 광주廣州에 이르자, 자사刺史인 소앙蕭昂이 마중을 나왔다가 10월 1일에 무제武帝에게 알렸는데, 이듬해 정월 보름에 이르러서야 왕이 몸소 연(輦:천자가 타는 수레)을 타고 나와 대사를 청해 대궐로 모셔다가 공양을 올렸다. 그때에 지공志公 화상이 고좌사高座寺의 수축을 감독하고 있었는데, 주지 영관靈觀에게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영관靈觀이라는데 진짜 영관靈觀인가?”
주지가 대답했다.
“예, 그저 화상께서 지시해 주시기만 바랄 뿐입니다.”
지공이 말했다
“서천에서 대승 보살이 이 땅에 들어오실 것이다. 만약 그대가 믿지 못하겠거든 나의 참언을 들어라.” - 045_0244_b_24L爾時達摩和尚泛海東來,經于三載。梁普通八年丁未之歲九月二十一日至於廣州上舶。刺史嘯昂出迎,奏聞梁帝。十月一日而至上元,武帝親駕車輦,迎請大師昇殿供養。是時志公和尚監修高座寺,彼謂寺主僧靈觀曰:“汝名靈觀,實靈觀不?”靈觀曰:“唯願和尚指示。”志公曰:“從西天有大乘菩薩而入此國。汝若不信,聽吾讖曰:
-
우러러 두 문을 관찰하고
‘우러러본다’ 함은 하늘≺霄≻이요, ‘두 문’이라 함은 양梁이니, 양梁의 소황제蕭皇帝이다.
허리를 굽혀 갈고리를 집는다.
‘허리를 굽힌다’ 함은 십十 자요, ‘갈고리’라 함은 월月 자이니, 10월에 도착한다는 뜻이다.
아홉 까마귀를 다 쏘았는데
‘아홉 까마귀’라 함은 일日 자요, ‘다 쏘았다’ 함은 29이니, 그믐날≺月盡≻이다.
오직 하나만이 남아 있다.
‘하나’라 함은 10월 1일이니, 통틀어 말하자면 초조가 10월 1일에 도착한다는 뜻이다.
이르렀으나 오래 있지 않았으니
양나라에 19일 동안 머물렀다가 강을 건너 북으로 떠났으므로 ‘오래 있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칼을 빌려야 할 일이 있겠구나.
인의仁義를 끊는다는 뜻이다.
용을 만나도 머물지 않고
초조가 무제를 만났으므로 ‘용을 만났다’ 하고, 초조의 말이 무제의 뜻에 맞지 않았으므로 ‘머물지 않았다’ 한다.
물을 건너 도망을 친다.
강을 건너 위魏로 갔다. -
045_0244_c_03L仰觀兩扇,
仰觀者,霄也。兩扇者,梁也。蕭梁帝是。
低腰捻鉤,
低腰捻者,十字也;鉤者,月字也。十月到也。
九烏射盡,
九烏者,日也;射盡者,二十九也,月盡。
唯有一頭,
一頭者,十月初一日。總言初祖十月一日到也。至則不久,
在梁國十九日,便過江北。故言不夂。
要假須刀,
斷仁義也。
逢龍不住,
初祖見武帝,故言逢龍。祖師所答不稱帝意,便過江,故言不住。
過水則逃。
過江入魏。
-
그때 영관이 지필紙筆을 갖추어 기록해 두었었다.
그때 무제가 물었다.
“어떤 것이 성제聖諦의 제일의第一義입니까?”
달마 조사가 대답했다.
“텅 비어 성聖이랄 것이 없습니다.”
“짐을 대하고 있는 그대는 누구입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무제가 다시 물었다.
“짐이 즉위한 지 14년 동안 사람을 제도하고 절을 짓고 경을 쓰고 불상을 조성했는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공덕이 없습니다.”
무제가 말했다.
“어째서 공덕이 없습니까?”
조사가 말했다.
“이는 인천人天의 작은 과보요, 유루有漏의 원인이어서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선인善因이 있다고 하나 실상實相이 아닙니다.” - 045_0244_c_08L爾時靈觀則以紙茟錄于記之。爾時武帝問:“如何是聖諦第一義?”師曰:“廓然無聖。”帝曰:“對朕者誰?”師曰:“不識。”又問:“朕自登九五已來,度人造寺,寫經造像,有何功德?”師曰:“無功德。”帝曰:“何以無功德?”師曰:“此是人天小果。有漏之因,如影隨形。雖有善因,非是實相。”
-
무제가 물었다.
“어떤 것이 진실한 공덕입니까?”
조사가 말했다.
“청정한 지혜는 오묘하고 원만圓滿해서 본체가 절로 공적하니, 이런 공덕은 세상일로는 구할 수 없습니다.”
무제는 달마 조사의 말뜻을 알지 못하여 얼굴을 붉힌 채 말이 없었다. 달마는 그 해 10월 19일에 인연이 맞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알고 몰래 강을 건너 북쪽의 위魏나라로 들어갔다.
지공志公이 특별히 무제에게 와서 물었다.
“듣건대 서역에서 스님이 왔다는데,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무제가 대답했다.
“어제 강을 건너 위나라로 갔소.”
지공이 말했다.
“폐하께서는 보아도 보지 못하셨고, 만나도 만나지 못하셨습니다.”
양무제가 물었다.
“그게 누구였던가요?”
지공이 대답했다.
“그는 부처의 심인心印을 전하는 관음觀音 대사大士이십니다.”
무제가 이내 한탄하면서 말했다.
“보아도 보지 못했고, 만나도 만나지 못했도다.”
그리고는 곧 중사中使 조광문趙光文을 그곳으로 보내 모셔 오게 하였는데, 이에 지공이 말했다.
“조광문뿐 아니라 온 나라 사람이 다 가서 청해도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 045_0244_c_13L武帝問:“如何是實功德?”師曰:“淨智妙圓,體自空寂,如是功德,不以世求。”武帝不了達摩所言,變容不言。達摩其年十月十九日,自知機不契,則潛過江北,入于魏邦。志公特至帝所問曰:“我聞西天僧至,今在何所?”梁武帝曰:“昨日送過江向魏。”志公云:“陛下見之不見,逢之不逢。”梁武帝問曰:“此是何人?”志公對曰:“此是傳佛心印觀音大士。”武帝乃恨之曰:“見之不見,逢之不逢。”卽發中使趙光文往彼取之。志公云:“非但趙光文一人,闔國取亦不迴。”
-
045_0245_a_01L
조사가 동경東京에 이른 뒤에 신광神光이란 스님이 있었다. 예전에는 낙중洛中에서 오래도록 노장老莊의 학문을 익히다가 나이 40을 넘어 조사를 만나 스승으로 섬겼다. 소림사小林寺까지 따라오면서 항상 조사에게 법을 물었으나 조사는 전혀 말을 해주지 않았다. 또 스스로 한탄하였다.
‘옛사람은 법을 구하기 위해 뼈를 깨고 골수를 꺼내고 피를 뽑아 성상聖像을 그리고, 머리채를 풀고 진창에 엎드리며, 벼랑에 몸을 던지고, 주린 범에게 몸을 주었다. 옛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는 무엇을 아끼랴?’
때는 태화太和 10년 12월 9일, 법을 구하기 위해 선 채로 밤을 샜는데, 내린 눈이 허리까지 쌓였다. 날이 밝자 조사가 이를 보고 물었다.
“네가 눈 속에 서서 무엇을 구하고 있었느냐?”
신광이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말했다.
“오직 화상께서 감로의 문을 여시어 뭇 중생을 널리 제도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사가 말했다.
“부처님들의 위없는 보리는 여러 겁을 수행해야 하는데, 너는 작은 뜻으로 큰 법을 구하려 하니, 애초부터 얻을 수 없는 것이다.” - 045_0244_c_23L大師自到東京。有一僧名神光,昔在洛中久傳莊老。年逾四十,得遇大師,禮事爲師。從至小林寺。每問於師,師竝不言說。又自歎曰:“古人求法,敲骨取髓,刺血圖像,布髮掩泥,投崖飼虎。古尚如此,我何惜焉?”時大和十年十二月九日,爲求法故,立經干夜,雪乃齊腰。天明師見問曰:“汝在雪中立,有如何所求耶?”神光悲啼泣淚而言:“唯願和尚開甘露門,廣度群品。”師云:“諸佛無上菩提,遠劫修行。汝以小意而求大法,終不能得。”
-
신광이 이 말을 듣고, 곧 날카로운 칼을 뽑아 자기의 왼팔을 끊어서 조사 앞에 놓으니, 조사가 말했다.
“부처님과 보살님들이 법을 구할 적엔 몸을 몸으로 삼지 않고 목숨을 목숨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네가 이제 팔을 끊었으니 법을 구할 만하구나.”
마침내 신광이라는 이름을 고쳐서 혜가惠可라 했다.
혜가가 말했다.
“화상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마음을 가져오너라.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리라.”
혜가가 말했다.
“마음을 찾아도 끝내 찾을 수 없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찾아지면 어찌 그것이 너의 마음이겠느냐? 벌써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느니라.”
달마 조사가 혜가에게 말했다.
“그대를 위해 마음을 이미 편안하게 해주었는데, 그대는 이제 보이는가?”
혜가가 말씀 끝에 크게 깨닫고 화상에게 말했다.
“오늘에야 모든 법이 본래부터 공적하고, 오늘에야 보리가 멀리 있지 않은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보살은 생각을 움직이지 않고 살반야薩般若38)의 바다에 이르고, 생각을 움직이지 않고 열반의 언덕에 오릅니다.” - 045_0245_a_04L神光聞是語已,則取利刀自斷左臂,置於師前。師語神光云:“諸佛菩薩求法,不以身爲身,不以命爲命。汝雖斷臂求法,亦可在。”遂改神光名爲惠可。又問:“請和尚安心?”師曰:“將心來,與汝安心。”進曰“覓心了不可得。”師曰:“覓得豈是汝心?與汝安心竟。”達摩語惠可曰:“爲汝安心竟,汝今見不?”惠可言下大悟。惠可白和尚:“今日乃知一切諸法本來空寂;今日乃知菩提不遠。是故菩薩不動念而至薩般若海;不動念而登涅槃岸。”
-
조사가 말했다.
“그렇다, 그렇다.”
혜가가 계속 말했다.
“화상이시여, 이 법을 문자로 기록할 수 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나의 법은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하므로 문자를 세우지 않느니라.”
조사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
“세 사람이 나의 법을 얻었으니, 하나는 나의 골수를 얻었고, 하나는 나의 뼈를 얻었고, 하나는 나의 살을 얻었다. 나의 골수를 얻은 이는 혜가요, 나의 뼈를 얻은 이는 도육道育39)이요, 나의 살을 얻은 이는 총지總持 비구니40)이다. 나의 법이 6대를 지나서는 법 전할 사람이 쇠퇴하게 되리라.” - 045_0245_a_13L師云:“如是,如是。”惠可進曰:“和尚此法有文字記錄不?”達摩曰:“我法以心傳心,不立文字”大師語諸人言:“有三人得我法。一人得我髓,一人得我骨,一人得我肉。得我髓者惠可,得我骨者道育,得我肉者尼摠持。我法至六代,陵遲傳法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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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가가 말했다.
“어째서 제6대에는 법 전할 사람이 쇠퇴해집니까?”
“삿된 법이 다투어 일어나서 바른 법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니, 나에게 가사袈裟 한 벌 있는데, 그대에게 전해 주리라.”
혜가가 말했다.
“법은 이미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져 문자조차 쓰지 않거늘 이 가사로 무엇 하겠습니까?”
조사가 말했다.
“안으로는 법인法印을 전하여 마음을 깨쳤음을 인증하고, 겉으로는 가사를 전하여 종지宗旨를 확정토록 한다. 비록 그러하나 가사는 법에 관계가 없고, 법 또한 가사와는 관계가 없다. 이는 3세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서로서로 수기授記하시던 것이다. 나 이제 가사를 전하여 그 신표를 삼아 후세에 법을 전하는 자로 하여금 법에 근원이 있음을 알게 하고, 도를 배우는 자로 하여금 종지를 알 수 있게 하여 중생의 의혹을 끊게 하리라.” - 045_0245_a_18L惠可進曰:“ 何故第六代陵遲傳法之人?”達摩云:“爲邪法競興,亂於正法。我有一領袈裟,傳授與汝。”惠可白和尚曰:“法旣以心傳心,復無文字,用此袈裟何爲?”大師云:“內授法印,以契證心;外傳袈裟,以定宗旨。雖則袈裟不在法上,法亦不在袈裟,於中三世諸佛通相授記。我今以袈裟亦表其信,令後代傳法者有稟承,學道者得知宗旨。斷衆生疑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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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가가 정례頂禮41)하여 받들고, 가까이에서 9년 동안 섬기되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조사가 말했다.
“여래께서 정법안장과 가사를 대가섭에게 전하셨고, 이렇게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전하여 나에게 이르렀다. 내 이제 그대에게 부촉하나니, 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5_a_25L惠可便頂禮,親事九年,晝夜不離左右。達摩大師乃而告曰:如來以淨法眼幷袈裟付囑大迦葉,如是展轉乃至於我。我今付囑汝,汝聽吾偈曰:
-
내가 본래 이 땅에 온 뜻은
교법을 전해 미혹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이다.
한 꽃에 다섯 잎이 피니42)
열매는 저절로 맺으리. -
045_0245_a_28L吾本來此土,
傳教救迷情,
一花開五葉,
結菓自然成。
-
045_0245_b_01L
조사가 법을 전한 뒤에 다시혜가에게 말했다.
“내가 이 땅에 온 뒤에 여섯 차례나 사람들에 의해 독살될 뻔하였으나43) 모두 집어냈는데, 이제 한 차례는 더 이상 집어내지 않으려 하나니, 나는 이미 사람을 만나 법을 전했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달마가 구름 같은 대중을 이끌고 우문禹門의 천성사千聖寺로 가서 사흘을 머물렀다. 이때 그 고을의 태수인 양연楊衍이 조사에게 물었다.
“서천의 다섯 나라에서는 스승의 법을 이어받고는 조사라 한다는데,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그 뜻이 무엇입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부처님의 심법을 밝히매 한 치 어긋남이 없고, 해(解:교리)와 행(行:실천수행)이 서로 상응相應하는 자를 조사라 합니다.” - 045_0245_b_01L師付法已,又告惠可曰:“吾自到此土,六度被人下藥,我皆拈出。今此一度,更不拈出,吾已得人付法。”爾時達摩領衆雲往禹門千聖寺,止得三日。時有期城太守楊衍問師曰:“西國五天,師承爲祖,未曉此意,其義云何?”師曰:“明佛心宗,寸無差悞,行解相應,名之曰祖。”
-
다시 물었다.
“그 한 종류뿐인가요, 또 다른 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반드시 타심통에 밝고, 고금을 통달하고, 유무有無를 싫어하지 않고, 또한 집착하지도 않아서 어리석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으며, 미혹하지도 않고 깨닫지도 않나니, 이렇게 아는 이를 또한 조사라 합니다.”
양연이 다시 말했다.
“제자는 오랫동안 악업惡業에 끄달려서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공경히 섬기지 못하고, 조그마한 지혜에 사로잡혀 꼼짝달싹 못하여, 어리석고 미혹된 채로 도를 깨닫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바라옵건대 스승께서는 대도大道를 지시해 주십시오. 부처의 마음을 통달하고 수행하고 마음 쓰는 이를 어째서 법의 조사라 합니까?”
조사가 게송으로 대답했다. - 045_0245_b_07L又問曰:“唯此一等,更有別耶?”師答曰:“須明他心,知其古今;不厭有無,亦非取故;不賢不愚,無迷無悟,若能是解,亦名爲祖。”楊衍又問曰:“弟子久在惡業。不近知識,勤生恭敬,被小智慧而生纏縛,卻成愚惑,不得悟道而致於此。伏願師指示大道,通達佛心,修行用心。何名法祖?”師以偈答曰:
-
악을 보아도 미운 생각이 없고
선을 보아도 부지런히 닦지 않는다.
어리석음을 버리고 어진 이를 따르지 않고
미혹을 등지고 깨달음을 향하려 하지도 않는다. -
045_0245_b_13L亦不睹惡而生嫌,
亦不觀善而勤措,
亦不捨愚而近賢,
亦不拋迷而就悟。
-
대도를 깨달음에 한량없고
부처의 마음을 통달하여 법도를 넘어섰네.
범부도 성인도 뒤따르지 않고
초연한 이를 일러 조사라 한다. -
045_0245_b_14L達大道兮過量,
通佛心兮出度,
不與凡聖同躔,
超然名之曰祖。
-
양연이 절을 하고 말했다.
“바라건대 화상께서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시면서 중생들을 교화해 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나는 간다. 오래 머무를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나를 장애로 여겨 항상 미워한다.”
양연이 그게 누구인지 물어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스승이여, 그가 누군지 알도록 지시해 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내가 차라리 갈지언정 끝내 밝힐 수는 없으니, 이 사람을 해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대가 만일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나의 참언을 들어라.” - 045_0245_b_16L楊衍作禮:“唯願和尚久住世間,化導群品!”師曰:“吾則去矣,不宜久停。人多致患,常疾於我。”楊衍而問:“是何人也?願師指示,當爲知之。”師曰:“吾寧往矣,終不明焉,恐損此人。汝若要委,聽吾讖曰:
-
강의 뗏목 옥 물결을 헤치고
‘강’이라 함은 흐른다≺流≻는 뜻이요, ‘뗏목’이라 함은 버틴다≺支≻는 뜻이요, ‘옥 물결’이라 함은 삼장三藏이니, 결론적으로 말하면 보리류지 삼장을 이르는 말이다.
횃불이 금 족쇄를 연다.
‘횃불’은 빛난다≺光≻는 뜻이요, ‘연다’ 함은 통統 자의 뜻이요, ‘금 족쇄’는 독약이란 뜻이다.
다섯 입이 같이 가는데
‘다섯 입’이라 함은 나≺吾≻라는 뜻이요, ‘같이 간다’ 함은 나와 함께 불법을 펴다가 질투하는 마음을 내어 싸운다는 뜻이다.
90에는 너와 내가 없다.
‘90’이라 함은 마침 졸卆 자요, ‘너와 내가 없다’ 함은 피아彼我로 대립하는 내가 없게 된다는 뜻이다. -
045_0245_b_20L江槎分玉浪,
江者流也,槎者支也。玉浪者三藏。總言流支三藏也。
管炬閞金鎖,
管炬者光也。閞者統也,金鎖者毒藥。
五口相共行,
五口者吾字也,相共行者與吾爭行佛法,生嫉法心。
九十無彼我。
九十者卒字也,無彼我者無彼此之我也。
-
045_0245_c_01L
양연이 절을 하고 말했다.
“잠시 스승님을 하직하니, 바라건대 법체를 잘 보중하소서.”
이때는 후위後魏의 여덟째 임금인 효명제孝明帝의 태화太和 19년, 열반에 든 해의 나이는 150이요, 장사는 웅이산熊耳山의 오판吳坂에 지냈고, 무제가 소명 태자에게 칙명을 내려 제문을 짓게 했다.
입적한 지 3년 만에 위魏의 사신인 송운宋雲이라는 이가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달마 대사를 만났는데, 그는 손에 신 한 짝만을 들고 가면서 송운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나라 천자가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
송운이 위에 도착해 보니, 과연 왕은 이미 승하하였다. 이 사실을 후위後魏의 아홉째 왕인 효장제孝莊帝에게 주청하여 바로 탑을 열어 보니, 신 한 짝만이 남아 있기에 곧 그것을 가지고 소림사로 돌아와서 공양했다.무제 스스로 조사의 비문을 지었고, 대종代宗황제는 원각圓覺 대사란 시호를 내렸고, 칙명으로 공관空觀의 탑이라 하였다.
위나라의 병진丙辰에 입적하고 나서 지금의 임자(壬子, 952)에 이르기까지 413년이 된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5_b_23L楊衍而作禮曰:“且辭尊長,願善保慶!”時後魏第八主孝明帝大和十九年入涅槃,壽齡一百五十,葬在熊耳吳坂也,武帝勅昭明太子而述祭文。滅度後三年,魏使時有宋雲西嶺爲使,卻廻逢見達摩手攜隻履,語宋雲曰:“汝國天子已崩。”宋雲到魏,果王已崩。遂聞奏後魏第九主孝莊帝,乃開塔唯見一隻履,卻取歸少林寺供養。因武帝自製師碑文。代宗皇帝謚號圓覺大師,勅空觀之塔。自魏丙辰之歲遷化,迄今壬子歲,得四百一十三年矣。淨修禪師讚曰:
-
보리달마는
무위無爲의 도道로 교화하셨네.
9년을 소실산에 있으면서
6대의 종사를 배출했네. -
045_0245_c_04L菩提達摩,
化道無爲,
九年少室,
六葉宗師。
-
웅이산에서 입적의 모습 보이더니
신 한 짝 들고 서천으로 돌아갔네.
양의 황제는 알아듣지 못하고
혜가는 의발을 전해 받았네. -
045_0245_c_05L示滅熊耳,
隻履西歸,
梁天不廌,
惠可傳衣。
-
제29조. 혜가慧可 선사
선사는 무뢰武牢 사람이며, 성은 희姬씨이다. 아버지 적寂은 당초 아들이 없어서 그 부인과 생각하기를 ‘우리는 지극히 선한 가문인데도 자식이 없으니 참으로 슬프구나. 어느 성현께서 굽어 보살펴 주시려나’ 했는데, 후위의 여섯째 왕인 효문제孝文帝 영의永宜 15년 정월 초하루 저녁에 광명이 온 집안에 두루 하는 상서가 나타난 뒤로 태기가 있어 아들을 낳아 이름을 광광光光이라 하였다. 나이 15세에 9경經을 통달해 외웠고, 30세가 되자 용문龍門의 향산사香山寺로 가서 보정寶靜 선사를 섬기면서 항상 정定과 혜慧를 닦았다. 출가한 후에는 동경東京의 영화사永和寺로 가서 구족계를 받았고, 32세가 되자 다시 향산사로 돌아와서 스승을 섬겼는데, 다시 또 8년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고요한 밤에 한 신인神人을 보았는데, 그가 광에게 말했다.
“과위를 받으려 하면서 어찌 여기에 머물러 있는가? 남쪽으로 가야 도道에 가까워지리라.”
본래의 이름은 광광인데, 신인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았으므로 신광神光이라 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나 밤이 되자 갑자기 머리가 찢어지는 듯이 아파서 그 스승이 뜸을 뜨려 했는데, 공중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이는 뼈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 예사 고통이 아니니라.”
스승이 곧 그만두었다. 마침내 전의 이상한 신을 본 사실을 스승인 보정에게 이야기하니, 보정이 말했다.
“반드시 상서祥瑞일 것이다. 네 정수리가 달라졌으니 옛날의 머리가 아니다. 5봉이 옥 수레에 내려앉은 듯 그 모습이 기이하구나.” - 045_0245_c_06L第二十九祖師慧可禪師者,是武窂人也,姬氏。父寂,初無其子,共室念言:“我今至善家而無慧子,深自歎羡,何聖加衛!”時後魏第六主孝文帝永宜十五年正月一日,夜現光明,遍于一宅。因茲有孕,產子,名曰光光。年十五,九經通誦。至年三十,往龍門香山寺,事寶靜禪師,常修定慧。旣出家已,至東京永和寺具戒。年三十二,卻步香山,侍省尊長。又經八載,忽於夜靜見一神人而謂光曰:“當欲受果,何於此住,不南往乎而近於道?”本名曰光光,因見神現故,號爲神光。至於第二夜,忽然頭痛如裂。其師欲與炙之,空中有聲報云:“且莫,且莫!此是換骨,非常痛焉。”師卽便止;遂說前事見神之由,以白寶靜。寶靜曰:“必是吉祥也。汝頂變矣,非昔首焉。五峯垂墜玉軫,其相異矣。”
-
그리하여 스승을 하직하고 남쪽으로 갔다. 달마를 만나 상승上乘의 법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달마가 말했다.
“일진一眞의 법을 모두 가졌으니 잘 지키어 끊이지 않게 하라. 그대에게 신의(信衣:가사)를 전하나니 각기 표시하는 바가 있느니라.”
혜가가 말했다.
“무엇을 표시합니까?”
달마가 대답했다.
“안으로는 심인心印을 전하여 마음을 깨쳤음을 증명하고, 겉으로는 가사를 받아서 종지를 확정하나니 착오가 없기 위한 것이다. 내가 입적한 뒤 2백 년 동안 이 가사가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법이 온 누리에 퍼질 것이니, 도에 밝은 이는 많아도 도를 행하는 이는 적을 것이며, 이치를 말하는 이는 많아도 진리를 통한 이는 적을 것이다. 그 뒤로는 도를 얻은 이가 천만 명에 가까울 것이다. 그대가 도를 펼 때에 늦게 배우기 시작한 이를 가벼이 여기지 말라. 이 사람이 뜻을 돌리면 반드시 보리를 얻을 것이다. 초심初心 보살은 부처님의 공덕과 동등하리라.” - 045_0245_c_21L遂辭師南行,得遇達摩,豁悟上乘。師乃云:“一眞之法,盡可有矣,汝善守護,勿令斷絕。汝傳信衣,各有所表。”慧可曰:“有何所表?”達摩曰:“內傳心印,以契證心;外受袈裟,而定宗旨,不錯謬故。吾滅度後二百年中,此袈裟不傳。法周沙界,明道者多,行道者少;說理者多,通理者少。於後得道,還近千萬。汝所行道,勿輕末學。此人廻志,便獲菩提,初心菩薩,與佛功等。”
-
045_0246_a_01L이때 혜가 대사가 법을 부촉 받고서널리 선전하고 유포하여 뭇 유정有情들을 제도하였다. 천평天平 연간에 이르러 후주後周의 제2주主인 효민왕孝閔王 기묘己卯 해에 한 거사가 나이와 계절을 말하지 않은 지 14년 만에 조사(혜가)에게 와서 절을 하고 성명도 밝히지 않은 채 말했다.
“제자는 풍병[風疾]을 앓고 있으니, 화상이시여, 제자를 참회하게 해주십시오.”
조사가 대답했다.
“그대가 죄를 가지고 오면, 죄를 참회하게 해주리라.”
거사가 말했다.
“죄를 찾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내 지금 그대를 참회하게 하였다. 그대는 그저 불ㆍ법ㆍ승 삼보에 의지하기만 하라.”
거사가 다시 말했다.
“화상만 뵈면 승보임을 알겠으나 세간에서 어떤 것이 부처이며, 무엇을 법이라 합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마음이 부처요, 이 마음이 곧 법이니, 법과 부처는 둘이 아니니라. 그대는 알겠는가?”
거사가 말했다.
“오늘에야 비로소 죄의 성품이 안에도 밖에도 중간에도 있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마음이 그렇듯이 법과 부처가 둘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조사는 그가 법기法器인 줄을 알고 곧 머리를 깎아 주면서 말했다.
“그대는 승보이니 승찬僧璨이라는 이름이 적합하구나.”
그리고 구족계를 받게 하고서 일러 말했다.
“여래께서 대법안을 가섭에게 주셨고, 그렇게 점차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전하여 나에게 이르렀는데, 내가 이제 이 법안을 그대에게 주고 아울러 가사를 주어서 법의 신표로 삼노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5_c_28L爾時可大師得付法已,廣宣流布,度諸有情。於天平年中,後周第二主孝閔己夘之歲,有一居士,不說年幾,候有十四,及至禮師,不稱姓名,云:“弟子身患風疾,請和尚爲弟子懺悔。”師云:“汝將罪來,爲汝懺悔。”居士曰:“覓罪不可見。”師云:“我今爲汝懺悔竟,汝今宜依佛法僧寶。”居士問:“但見和尚則知是僧,未審世間何者是佛?云何爲法?師云:“是心是佛,是心是法,法佛無二,汝知之乎?”居士曰:“今日始知,罪性不在內外中間,如其心然,法佛無二也。”師知是法器而與剃髮,云:“汝是僧寶,宜名僧璨。”亦受具戒,師告曰:“如來以大法眼付囑迦葉,如是展轉乃至於我。我今將此法眼付囑於汝,幷賜袈裟以爲法信。汝聽吾偈曰:
-
본래 땅이 있었기에
그 땅을 인해 종자가 꽃을 피운다.
본래 종자가 없다면
꽃 또한 필 수 없다. -
045_0246_a_13L本來緣有地,
因地種花生,
本來無有種,
花亦不能生。
-
이 게송을 다 말하고는 승찬에게 말하였다.
“나는 업도鄴都로 가서 묵은 빚을 갚으리라.”
그리고는 훌쩍 업도로 떠나서 중생을 교화하기를 34년 동안 혹은 저잣거리 어디서나 인연에 따르고, 혹은 남의 심부름을 하되 일이 끝나면 곧 업도로 돌아가니, 지혜 있는 이들이 매양 권했다.
“화상은 덕이 높으신 분이시니 남의 심부름은 하지 마십시오.”
조사가 말했다.
“내 스스로 마음을 조복調伏시키기 위한 것이지 다른 일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오.”
이때 변화辯和 법사라는 이가 업도鄴都 관할에 있는 성城인 안현安縣의 광구사匡救寺에서 『열반경』을 강하고 있었는데, 그때 조사가 그 절에 이르러 설법하니, 조사가 설법하는 곳에는 모인 대중이 많았으나 법사의 강석에는 사람이 적었다. 그러자 변화 법사는 조사를 시기하여 현령인 적중간翟仲侃에게 가서 “사견邪見을 가진 저 사람이 나의 강석을 무너뜨렸습니다” 하고 모함하니, 적중간은 사실을 자세히 알지 못하여 도리에 맞지 않게 손상을 입혀 죽게 하였다. 자주磁州 도양현塗陽縣 동북쪽으로 70리쯤에 장사지내니, 세수 107세였다.
이렇게 멸도함을 보인 때는 수隋의 첫째 임금인 문제文帝의 개황開皇 13년 계축년癸丑年이었다.
당唐의 내공봉內供奉 사문인 법림法琳이 비문을 지었고, 덕종德宗 황제가 대홍大弘 선사라는 시호를 내렸으며, 탑호를 대화大和라 하였다. 수隋의 계축癸丑에 입적하고 나서 지금 당唐의 보대保大 10년 임자壬子에 이르기까지 359년이 된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6_a_14L說此偈已,告璨曰:“吾往鄴都還債。”便去彼所,化導群生,得三十四年。或在城市,隨處任緣;或爲人所使,事畢卻還。彼所有智者,每勸之曰:“和尚是高人,莫與他所使。”師云:“我自調心,非閞他事。”時有辯和法師,於鄴都管城安縣匡救寺講『涅槃經』。是時大師至彼寺門說法,集衆頗多。法師講下人少。辯和怪於師,遂往縣令瞿仲侃說之:“彼邪見道人,打破講席。”瞿令不委事由,非理損害而終。葬在磁州塗陽東北七十餘里。壽齡一百七歲,示于時滅,當隋第一主文帝開皇十三年癸丑之歲。唐內供奉沙門法琳撰碑文,德宗皇帝謚號大弘禪師大和之塔。自隋癸丑歲遷化,迄今唐保大十年壬子歲,得三百五十九年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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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조사44)인 큰 학자는
지조가 굳고 단단하였다.
마음은 3승乘을 꿰뚫고
이마는 오악보다 훌륭했다. -
045_0246_a_27L二祖碩學,
操爲堅礭,
心貫三乘,
頂奇五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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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에 하나뿐인 기린麒麟이요
인간 세상의 붕새로다.
팔을 끊고 눈 위에 섰으니
혼연히 하나 되어 외롭지 않다. -
045_0246_a_28L天上麒麟,
人間鸑鷟,
斷臂立雪,
混而不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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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6_b_01L
제30조. 승찬僧璨 선사
제30조 승찬은 수隋나라 때의 3조이며, 어디 사람인지도 알 수 없고, 성도 이름도 모른다. 혜가 대사를 만나 심법을 얻은 뒤에는 대중을 많이 모아 놓고 정법正法을 두루 폈다. 모임 가운데 한 사미가 있었는데, 나이는 겨우 14세이고, 이름은 도신道信이라 했다. 조사에게 와서 절을 하고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의 마음입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그대는 지금 무슨 마음인가?”
대답하여 말했다.
“저는 지금 마음이 없습니다[無心].”
“그대도 마음이 없거늘 부처님께서 무슨 마음이 있겠느냐?”
다시 물었다.
“화상께서 저에게 해탈법문을 가르쳐 주시기를 오직 바랄 뿐입니다.”
조사가 대답했다.
“누가 그대를 속박했는가?”
대답하여 말했다.
“아무도 속박한 이가 없습니다.”
“아무도 속박한 이가 없다면 그대가 바로 해탈한 사람인데, 어찌하여 다시 더 해탈을 구하는가?”
도신道信이 말끝에 크게 깨닫고, 조사의 곁에 8, 9년 있은 후에 길주吉州에 가서 구족계를 받고 돌아와 다시 조사를 뵈니, 조사가 법을 전해 줄 것을 선언하고 다음의 게송을 말하였다. - 045_0246_b_01L第三十祖僧璨者,卽是大隋三祖。不知何許人,不得姓字。遇可大師,得付心法。大集群品。普雨正法,會中有一沙彌,年始十四,名道信,來禮師而問師曰:“如何是佛心?”師答曰:“汝今是什摩心?”對曰:“我今無心。”師曰:“汝旣無心,佛豈有心耶?”又問:“唯願和尚教某甲解脫法門。”師云:“誰人縛汝?”對曰:“無人縛。”師云:“旣無人縛汝,卽是解脫,何須更求解脫?”道信言下大悟,在師左右八九年間。後於吉州具戒,卻歸省覲於師。師命付法而說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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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종자는 땅에 의지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땅속의 종자에서 꽃이 핀다.
아무도 씨를 뿌리는 이가 없으면
꽃과 종자 모두 생길 수 없도다. -
045_0246_b_11L花種雖因地,
從地種花生,
若無人下種,
花種盡無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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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수隋의 둘째 임금인 양제煬帝의 대업大業 2년 병인丙寅 해에 입적한 뒤 지금의 당 보대保大 10년 임자壬子까지는 340년이 된다. 대명大明의 효황제孝皇帝가 지경智鏡 선사라는 시호를 내렸고, 탑호를 각적覺寂이라 하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6_b_12L師自隋第二主煬帝大業二年丙寅歲遷化,迄今唐保大十年壬子歲,得三百四十年矣。大明孝皇帝謚號智鏡禪師覺寂之塔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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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대사여,
법왕의 참 아드님이다.
하시는 말씀은 깊고 그윽하고
마음에는 너와 내가 없다. -
045_0246_b_15L三祖大師,
法王眞子,
語出幽微,
心無彼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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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산 속에 거처하고
혹은 도시에서 살았다.
땅으로 인해 꽃이 피니
전단 향기가 바람에 실려 퍼졌다. -
或處山林,
或居廓市,
因地花生,
栴檀旖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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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조. 도신道信 대사
화상은 당唐나라에서 4조가 되며, 성은 사마司馬씨이다. 본시 하내河內에서 살다가 기주蘄州의 광제廣濟에서 성장하였다. 승찬 대사의 법을 이어받은 뒤 뜻밖에 황매黃梅의 길에서 한 어린이를 만났는데, 나이는 일곱 살 정도였고, 말하는 것이 특이하였다.
조사가 물었다.
“네 성이 무엇인가?”
동자가 대답했다.
“성姓은 있으나 예사로운 성이 아닙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게 무슨 성이더냐?”
동자가 대답했다.
“불성佛性입니다.”
조사가 말했다.
“너는 성이 없단 말이냐?”
동자가 대답했다.
“그 성은 공空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조사가 좌우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 아이가 예사롭지 않으니, 내가 멸도한 지 20년 뒤에 크게 불사를 이루리라.”
동자가 물었다.
“여러 성인들은 무엇에서 증득합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텅 비고도 텅 비었느니라.”
“그러면 성이랄 것이 없겠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여전히 사람의 티가 남았구나.”
조사가 이어 법을 전해 주고, 다음의 게송을 주었다. - 045_0246_b_16L第三十一祖道信和尚者,卽唐土四祖。姓司馬氏,本居河內,邁止蘄州,廣濟之所育也。得璨大師心印之後,忽於黃梅路上見一小兒,年七歲,所出言異。師乃問子何姓,子答曰:“姓非常姓。”師曰:“是何姓?”子答:“是佛性。”師曰:“汝勿姓也。”子答曰:“其姓空故。”師謂左右曰:“此子非凡,吾滅度二十年中,大作佛事。”子問曰:“諸聖從何而證?”師云:“廓然,廓然。”子曰:“與摩則無聖去也。”師曰:“猶有這人紋綵在。”師乃付法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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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종자는 나는 성품이 있으니
땅으로 인해 꽃의 성품이 나거니와
큰 연이 이 성품에 계합하면
나되 난다는 생각이 없다. -
045_0246_b_25L花種有生性,
因地花性生,
大緣與性合,
當生不生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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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6_c_01L
조사가 법을 다 전한 때가 고종高宗 영휘永徽 2년 경술庚戌의 윤 9월 4일이었는데, 조용히 열반에 드니, 세수 72세였다. 장사 지낸 지 3년 되는 해 4월 8일에 탑문이 까닭 없이 저절로 열렸는데, 용모 단정함이 생존 시와 조금도 다름없었다. 이로부터 문인들이 다시는 탑을 닫지 않았다.
대력大歷 연간에 이르러 대종代宗이 대의大醫 선사라 시호를 내렸고, 탑호를 자운慈雲이라 하였다. 중서령中書令45)이자 태자 빈객인 양양공襄陽公 두정륜杜正倫이 비문을 지었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6_b_26L師付法已,時當高宗永徽二年庚戌之歲,閏九月四日,掩然而滅。壽年七十二,葬後三年四月八日,塔門無故自開。容貌端然,無異常日。自茲已後,門人更不取閉。至大歷年中,代宗謚號大醫禪師慈雲之塔。中書令太子賓客襄陽公杜正倫撰碑文。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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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는 14세에
스승에 의해 해탈을 얻었다.
세간에 있으면서 도와 함께하니
자비를 일으킴 넓고 깊었다. -
四祖十四,
因師解脫,
處世道流,
興慈量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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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쇠퇴가 영원히 끊겼고
시작과 마지막이 아득히 사라졌다.
열매는 적고 꽃이 많은 세상에서
홍인이 그의 의발을 전해 받았다. -
045_0246_c_04L永絕彫榮,
迥祛始末,
菓少花多,
忍傳衣鉢。
-
제32조. 홍인弘忍 화상
화상은 당나라에서 5조이며, 성은 주周씨이고, 본시 여남汝南에서 살다가 남쪽인 기주蘄州 황매黃梅에 옮겨 살았다. 태어난 지 7년째에 출가하여 도신道信 대사를 섬겼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두 번 묻는 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그를 임신했을 때 빛이 나서 하늘을 관통했고, 항상 이상한 향냄새를 맡고는 몸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이윽고 태어나니, 그 형색이 단엄端嚴하여 관상쟁이가 보고 말하였다.
“이 아이는 일곱 가지 대인大人의 상相이 부족하여 부처님보다는 못합니다.”
그때 노盧 행자行者라는 이가 있었는데, 나이 32세에 영남嶺南으로부터 와서 조사를 친견하였다.
조사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으며, 무슨 일로 왔는가?”
노 행자가 대답했다.
“신주新州에서 왔는데 부처되기를 바랍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대는 영남 사람이라 불성이 없느니라.”
노 행자가 말했다.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불성에는 남북이 없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대는 무슨 공덕을 짓겠는가?”
행자가 대답했다.
“힘껏 돌을 지고 방아를 찧어 스승과 스님들께 공양할까 합니다.” - 045_0246_c_05L第三十二祖弘忍和尚,卽唐土五祖也。姓周氏,本居汝南,遷止蘄州。黃梅誕生,七歲出家,事信大師。幼而聰敏,事不再問。母懷之時,發光通霄,每聞異香,身體安泰,後乃生育。形貌端嚴,哲者觀之,云:“此子闕七種大人之相,不及佛也。”時有盧行者,年三十二,從嶺南來,禮覲大師。大師問:“汝從何方而來。有何所求。”行者對曰:“從新州來,來求作佛。”師云:“汝嶺南人,無佛性也。”行者云:“人則有南北,佛性無南北。”師云:“汝作何功德?”行者,對云:“願竭力抱石,舂米供養師僧。”
-
조사가 바로 허락하니, 하룻밤 하루 낮에 쌀 열두 섬을 찧으면서 한결같이 시봉하여 8개월이 지나자, 행자가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대도大道의 근원입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그대는 속인이거늘 나에게 그것을 물어 무엇 하려 하는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세속제[世諦]에는 승속僧俗이 있으나, 도道에 어찌 승속이 있겠습니까?”
조사가 말했다.
“그대가 만일 그렇게 안다면 절대 남에게서 찾으려 하지 마라.”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밖에서 얻을 것이 아닙니다.”
조사가 대답했다.
“안에서 찾는다 해도 옳지 못하느니라.”
조사가 입멸하기 직전에 대중에게 고했다.
“바른 법은 듣기 어렵고, 거룩한 모임은 만나기 어려운데 여러분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내 곁에 있었으니, 만약 깨친 바가 있거든 말해 보라. 나의 말만 기억하지 말라. 내가 증명해 주리라.”
그때 대중 가운데 신수神秀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조사가 누차 훈고訓告하는 말을 듣고 곧 붓을 들어 벽에다 다음과 같은 게송을 썼다. - 045_0246_c_15L師便許之。於一日一夜舂得一十二石米,首末親事。經八箇餘月,行者又問曰:“如何是大道之源?”師曰:“汝是俗人,問我此事作什摩?”對曰:“世諦卽有僧俗,道豈㝵人耶?”師曰:“汝若如此,莫從人覓。”進曰:“與摩卽不從外得。”師曰:“內亦非。”大師臨遷化時,告衆云:“正法難聞,盛會希逢。是你諸人如許多時在我身邊,若有見處各呈所見,莫記吾語,我與你證明。”時衆中有神秀,聞師頻訓告,遂揮毫於壁。書偈曰:
-
몸은 보리수菩提樹요
마음은 밝은 거울틀이다.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
먼지가 끼지 않게 하라. -
045_0246_c_24L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懃拂拭,
莫使有塵埃。
-
045_0247_a_01L
조사가 이 게송을 보고 이내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분이 만일 이 게송에 의지해 수행하면 해탈을 얻게 되리라.”
뭇 대중이 모두 이 게송을 외웠는데, 한 동자가 방앗간 곁에서 외우자, 행자가 물었다.
“무엇을 외우시오?”
동자가 대답했다.
“행자님은 모르시는가요? 제1 상좌께서 게송을 지으셔서 조사께 바쳤는데,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일 이 게송에 의지해 수행하면 해탈을 얻게 되리라’ 하셨습니다.”
행자가 말했다.
“동자여, 나는 문자를 알지 못하니, 그대는 나에게 한 번 더 외워 주시오.나도 듣고서 부처님의 회상에 태어나고 싶습니다.”
이때 강주江州 별가別駕인 장일용張日用이란 이가 회중會中에 있었는데, 행자를 위하여 높은 소리로 게송을 외우니, 행자는 곧 장일용에게 청했다.
“나를 대신해서 게송 하나를 받아 써 주시오. 나에게도 졸작이 하나 있습니다.”
이에 장일용이 그를 위해 게송을 써 주니 다음과 같다. - 045_0246_c_25L師見此偈,乃告衆曰:“是你諸人,若依此偈修行而得解脫。”衆僧摠念此偈。有一童子碓坊裏念此偈。行者曰:“念什摩?”童子曰:“行者未知,第一座造偈呈師,大師曰:‘若依此偈修行而得解脫。’行者曰:“某甲不識文字,請兄與吾念看,我聞願生佛會。”有一江州別駕張日用,爲行者高聲誦偈。行者卻請張日用:“與我書偈,某甲有一个拙見。”其張日用與他書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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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보리수菩提樹가 아니요
마음 거울 또한 틀이 아니다.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어디에 먼지가 끼랴. -
045_0247_a_04L身非菩提樹,
心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有塵埃?
-
이때 조사가 다시 가서 보고 지워 버리고는 온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띠었다. 칭찬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훌륭함을 인정하였다.
조사는 또 방앗간으로 가서 행자에게 물었다.
“수고하는구나. 행자야, 쌀이 익었느냐?”
행자가 대답했다.
“쌀이 익은 지는 오랩니다만 아직 아무도 까부르지 못했을 뿐입니다.”
조사가 말했다.
“3경이 되거든 오거라.”
행자가 대답을 하고, 3경이 되자 조사의 처소로 가니, 조사가 그의 이름을 혜능慧能으로 바꾸어 주고, 그날 바로 가사를 전하여 법의 신표信表로 삼게 하니, 마치 석가모니불께서 미륵에게 수기授記를 주시는 것과 같았다.
조사가 게송을 말했다. - 045_0247_a_05L時大師復往觀之,揮卻了,擧顏微笑,亦不讚賞,心自詮勝。師又去碓坊,便問行者:“不易行者,米還熟也未?”對曰:“米熟久矣,只是未有人簸。”師云:“三更則至。”行者便唱喏。至三更,行者來大師處。大師與他改名,號爲慧能。當時便傳袈裟以爲法信,如釋迦牟尼授彌勒記矣。大師便偈曰:
-
유정이 와서 씨를 뿌리니
땅으로 인해 다시 열매가 난다.
무정無情이면 종자가 없고
성품이 없으면 남[生]도 없구나. -
045_0247_a_12L有情來下種,
因地果還生,
無情旣無種,
無性亦無生。
-
행자는 게송을 듣고 기뻐하면서 가르침을 받아 지니고 행하였다. 조사가 다시 말했다.
“내가 3년 뒤에는 열반에 들 것이다. 그대는 당분간 법을 펴지 말라. 그대에게 손상이 있을 것이다.”
행자가 여쭈었다.
“어디로 가야 환난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회懷를 만나면 멈추고, 회會를 만나면 숨어라.”회懷는 주州요, 회會는 현縣이다.
행자가 다시 물었다.
“이 가사는 계속 전하리까?”
조사가 대답했다.
“후대에는 도를 얻는 이가 항하의 모래 같으리라. 이제 이 신표信表의 옷은 그대에게서 멈추라. 왜냐하면 달마達摩 대사께서 이 옷을 전하신 뜻은 사람들이 믿지 않을까 해서 신표로 삼으신 것이니, 법을 듣는 일이 어찌 옷에 달렸겠는가? 만일 이 옷을 계속 전하면 생명을 해치게 될까 걱정이다. 이 옷을 받은 이는 목숨이 한낱 실 끝에 매달린 것 같을 것이다. 더구나 달마 대사께서도 말씀하시기를 ‘한 꽃에 다섯 잎이 퍼져 열매가 저절로 맺으리라’ 하셨으니, 이는 이 땅에서 그대까지가 다섯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인가하신 말씀이다. 또 반야다라般若多羅께서 말씀하시기를 ‘열매가 가득하니 보리가 원만하고, 꽃이 피니 세계가 일어난다’ 하셨으니, 이 두 구절도 역시 지금의 법의法衣가 그대에게 이르러서는 남에게 전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인가하신 것이니라.” - 045_0247_a_13L行者聞偈歡喜,受教奉行。師又告云:“吾三年方入滅度,汝且莫行化,當損於汝。”行者云:“當往何處而堪避難?”師云:逢懷則止,遇會且藏。”懷則州,四則縣。又問:“此衣傳不?”師云:“後代之人,得道者恒河沙。今此信衣,至汝則住。何以故?達摩大師付囑此衣,恐人不信而表聞。法豈在衣乎?若傳此衣,恐損於物。受此衣者,命若縣絲。況達摩云:‘一花開五葉,結菓自然成。’是印此土與汝五人。般若多羅云:‘菓滿菩提圓,花開世界起。”此兩句亦印今時法衣至汝不合付與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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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가 분부를 받들고 곧 조사를 하직하니, 조사가 곧장 강가로 가서 조그마한 나룻배에 올라 손수 노를 잡았다. 행자가 말했다.
“제가 노를 잡겠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대는 날 귀찮게 하지 마라. 내가 만일 버티지 못하면 내가 그대에게 부탁하면 되고, 그대가 만일 버티지 못하면 그대가 나에게 부탁하면 된다.”
강을 다 건너고서 행자에게 말했다.
“잘 가거라.”
행자는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는데, 조사는 절로 돌아와 사흘이 지나도록 설법을 전혀 하지 않았다. 나흘째 되는 날 대중이 물었다.
“스승의 법을 누가 전해 받았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나의 법은 이미 영남嶺南으로 떠났다.”
신수神秀가 물었다.
“누가 법을 얻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능能이란 자가 얻었다.” - 045_0247_a_22L行者奉教,便辭大師。大師遂到江邊,昇小舡子。師自把櫓,行者曰:“厶甲把櫓。”師云:“你莫鬧!我若稱斷,是你囑我;你若稱斷,我則囑你。”過江了,向行者,云:“你好去。”其行者迆邐取向南方矣。師經于三日都不說法。至第四日,衆人問曰:“師法嗣何人?”師云:“吾法已往嶺南。”神秀便問:“何人得之?”師云:“能者則得。”
-
045_0247_b_01L대중이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보니, 행자가 보이지 않은 지 며칠이나 되었다.
‘아마도 그가 법을 전해 받아 갔을 것이다.’
그때 7백 명 대중이 함께 노 행자의 뒤를 쫓았는데, 대중 가운데 혜명慧明이라는 한 스님이 맨 먼저 대유령大庾嶺까지 쫓아갔다. 가서 보니, 의발은 있는데 행자는 보이지 않았다. 혜명 상좌가 가까이 가서 손으로 의발을 들려 하였으나 의발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자기의 힘이 부족함을 깨닫고 바로 산으로 들어가서 행자를 찾아다녔는데, 높은 곳에서 멀리 행자가 돌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행자 역시 멀리서 혜명 상좌를 보고, 이내 자기의 의발을 빼앗으러 온 줄을 알고 말했다.
“화상께서 지금 나에게 의발을 주셨는데, 내가 굳이 사양했으나 두세 번 거듭 받으라 하시기에 받지 않을 수 없어서 가지고 오기는 했으나 지금 저 고갯마루에 있으니, 상좌가 원한다면 가져가시오.”
혜명 상좌가 말했다.
“의발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다만 불법을 위해 왔습니다. 행자께서 5조를 하직할 때 5조께서 어떤 밀어密語나 밀의密意가 있으셨는지요?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 045_0247_b_01L衆人良夂思惟,不見行者數日,恐是將法去也。當時七百餘人,一齊趁盧行者,衆中有一僧,號爲慧明,趁得大庾嶺上,見衣鉢不見行者。其上坐便近前,以手提之,衣鉢不動,便委得自力薄,則入山覓行者,高處望見行者在石上坐。行者遙見明上座,便知來奪我衣鉢,則云:“和尚分付衣鉢,某甲苦辭不受。再三請傳持,不可不受。雖則將來,現在嶺頭。上座若要,便請將去。”明上座云:“不爲衣鉢,特爲佛法來。不知行者辭五祖時有何密語密意,願爲我說!”
-
행자가 상좌의 마음이 간절함을 보고 곧 그에게 말했다.
“생각을 차분하게 하고 사념을 가라앉혀 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말라. 바로 그렇게 생각이 일어나지 않을 때에 나에게 명 상좌의 본래의 면목을 돌려주시오.”
혜명 상좌가 다시 물었다.
“밀어와 밀의가 위에서 말씀하신 그것뿐입니까, 아니면 그 밖에 다른 뜻이 있습니까?”
“내가 이제 그대에게 분명하게 말했으니 비밀이 아니다. 만일 그대가 자기의 면목을 스스로 얻으면 비밀은 도리어 그대에게 있느니라.”
상좌가 행자에게 물었다.
“황매黃梅 화상의 회상에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습니까?”
행자가 대답했다.
“화상께서 내가 신수神秀 상좌의 게송에 대답한 것을 보시고서 내가 문 안에 들었음을 아셨고, 그래서 곧 혜능惠能이라 인가하시되 ‘신수神秀는 문 밖에 있으나 너는 문 안에 들어와 앉아서 옷을 입었다. 후일 스스로 알게 되겠지만 이 의발은 예전부터 반드시 적합한 사람을 만나야 전하는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전하니, 너는 반드시 힘써 노력하되 앞으로 10여 년은 이 교법을 펴지 말라. 난리가 일어날 것이다. 그때가 지난 뒤에 어리석은 사람들을 잘 교화하라’ 하셨느니라. 내가 다시 묻기를 ‘어디로 가야 그 난리를 피하겠습니까?’ 하니, 대답하시되 ‘회懷를 만나면 멈추고, 회會를 만나면 숨어라’ 하셨느니라.” - 045_0247_b_10L行者見上座心意苦切,便向他說:“靜思靜慮,不思善不思惡,正與摩思不生時,還我本來明上座面目來。”上座又問:“上來密語密意,只有這个,爲當更有意旨?”行者云:“我今明明與汝說,則是不密。汝若自得自己面目,密卻在汝。”上座問:“行者在黃梅和尚處意旨如何?”行者曰:“和尚看我對秀上座偈,則知我入門意,則印惠能:‘秀在門外,汝得入門,得坐被衣。向後自看,此衣鉢從上來分付,切須得人。我今分付汝,汝須努力將去。十有餘年勿弘吾教,當有難起。過此已後,善誘迷人。”又問:“當往何處而堪避難?”師云:“逢懷則止,遇會且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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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이 다시 말했다.
“제가 비록 황매黃梅에서 머리는 깎았으나 실로 종승宗乘의 면목은 얻지 못했었는데, 이제 행자의 가르침을 받아 들어갈 곳을 알았사오니, 마치 사람이 물을 마시매 차가운지 따뜻한지 스스로 아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행자께서 이 혜명의 스승이십니다.”
그리고는 곧 도명道明이라 이름을 고치니, 행자가 말했다.
“그대가 그렇듯이 나도 그렇다. 그대와 함께 황매에 있었으니, 다를 것이 없다. 스스로 잘 지키고 간직하라.”
도명道明이 말했다.
“행자께서는 속히 영남을 향해 떠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뒤에서 많은 스님들이 행자의 뒤를 쫓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명이 다시 물었다.
“저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행자가 말했다.
“몽蒙46)을 만나거든 머물러라[住]. 표表47)를 만나면 끝나리라.” - 045_0247_b_21L慧明云:“某甲雖在黃梅剃髮,實不得宗乘面目。今蒙行者指授,也有入處,如人飮水冷䁔自知。從今向後,行者卽是慧明師,今便改名,號爲道明。”行者便云:“汝若如是,我亦如是,與汝同在黃梅不異,自當護持。”道明云:“行者好與速向嶺南,在後大有僧來趁行者。”道明又問:“宜往何處?”行者云:“遇蒙則住,逢袁卽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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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7_c_01L도명이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행자를 하직하고, 곧 북쪽으로 길을 돌려 건주虔州에 이르렀다. 그때에 과연 50여 명의 스님들이 행자를 찾아오고 있기에도명이 보고 그들에게 말했다.
“대유령大庾嶺 마루, 회화진懷化鎭에서 5~6일 동안 기다렸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었고, 또 여러 성문들과 나루터에서 북쪽을 향해 행자의 행방을 찾았으나 모두들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되돌아갔고, 도명은 혼자서 여산廬山의 포수대布水臺로 갔다. 3년 뒤에 다시 몽산蒙山으로 가서 수행하는데, 무릇 납자가 찾아오면 모두를 영남의 6조에게 보냈다. 지금도 몽산에는 영탑靈塔이 남아 있다.
조사가 법을 전한 뒤 고종高宗 24년 임신壬申 2월 16일에 입적하니, 춘추春秋 74세요, 대종代宗이 대만大滿 선사라 시호하고, 탑은 법우法雨라 하였다. 상원上元의 임신壬申에 입적한 뒤로 지금의 당 보대保大 10년 임자壬子까지는 280년이 된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7_b_28L道明敬仰之止辭行者,便迴向北去。至于虔州,果然見五十餘僧來尋盧行者。道明向衆云:“大庾嶺頭懷化鎭五六日尋候,兼問諸門津竝向北尋覓行者,言不見此色。”諸人卻廻。道明獨往盧山布水臺。經三年後,歸蒙山修行。凡徒弟盡教過嶺南六祖處,只今蒙山靈塔現在。大師付法後,高宗在位二十四年壬申之歲,二月十六日滅度,春秋七十四。代宗謚號大滿禪師法雨之塔。自上元壬申歲遷化,迄今唐保大十年壬子歲,得二百八十年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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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는 7세 때부터
언어 이전의 소식을 깨쳤네.
돌 소가 안개를 토하고
나무 말이 연기를 머금는다. -
045_0247_c_10L五祖七歲,
洞達言前,
石牛吐霧,
木馬含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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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언제나 고요하고
이理와 사事가 모두 현묘하다.
정情도 없고 종자種子도 없으니
천년 만년 영원하도다. -
身心恒寂,
理事俱玄,
無情無種,
千年萬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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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조. 혜능惠能 화상
화상은 당나라에서의 제6조이며, 속성은 노盧씨요, 신주新州 사람이다. 아버지의 이름은 행도行瑫로서, 본적[貫鄕]은 범양氾陽이었으나 나중에 신주新州로 옮겨 왔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편모슬하에서 고생하며 가난하게 살았고, 혜능惠能은 저자에서 나무를 팔아 살림을 꾸려 나갔다.
어느 날 나무를 팔고 있는데, 성은 안安씨요, 이름은 도성道誠이라는 손님이 우연히 찾아와서 혜능에게 나무를 사려 했는데, 그 값이 넉넉해서 나무를 팔고 그의 가게까지 배달해 주었더니, 도성이 나무 값을 주었다. 혜능이 나무 값을 받아 가지고 막 문을 나서려는데, 문득 도성이 외우는 『금강경金剛經』 소리를 듣고 바로 마음이 활짝 열려 깨달았다.
이에 혜능이 물었다.
“나리, 이게 무슨 경입니까?”
도성이 대답했다.
“이는 『금강경』이다.”
“어디에서 그 경전을 얻어 읽으셨습니까?”
“나는 기주蘄州의 황매현黃梅縣 동쪽에 있는 풍모산馮母山에 가서 제5조 홍인弘忍 대사께 예배하고 왔는데, 아직도 그 산에서 설법하고 계신다. 문인들이 천 명이 넘는데 내가 거기서 들으니, 대사께서 승속僧俗에게 권하시기를 이 경을 받아 지니면 곧장 견성見性을 하고 성불하리라 하셨다.” - 045_0247_c_11L第三十三祖惠能和尚,卽唐土六祖。俗姓盧,新州人也。父名行瑫,本貫氾陽,移居新州。父早亡,母親在孤。艱辛貧乏,能市買柴供給。偶一日買柴次,有客姓安名道誠,欲賣能柴,其價相當。送將至店,道誠與他柴價錢。惠能得錢,卻出門前,忽聞道誠念『金剛經』。惠能亦聞,心開便悟。惠能遂問:“郞官此是何經?”道誠云:“此是『金剛經』。”惠能云:“從何而來,讀此經典?”道誠云:“我於蘄州黃梅縣東馮母山禮拜第五祖弘忍大師,今現在彼山說法,門人一千餘衆,我於此處聽受。大師勸道俗,受持此經,卽得見性,直了成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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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8_a_01L혜능이 이 말을 들으니, 숙업宿業의 인연이 깊었는지 도성이 혜능에게 황매산에 가서 5조에게 예배하라고 권했다. 그러자 혜능이 대답했다.
“늙으신 어머니가 계시는데 집이 가난하여 보양할 길이 없으니, 어떻게 노모를 버리겠습니까? 더구나 아무도 도와줄 이가 없습니다.”
도성이 은전 백 냥을 주어 어머니의 의식衣食에 쓰게 하면서 혜능에게 빨리 5조에게 가서 예배하라 하였다.
혜능이 그 돈을 받아 노모의 시중에 쓰도록 안배해서 부탁을 하고는 곧 어머니에게 하직하고 한 달이 안 되어서 황매현 동쪽의 풍모산에 이르러 5조에게 예배하니, 5조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무엇을 구하러 왔는가?”
혜능이 대답했다.
“저는 신주에서 부처가 되기 위해 왔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대 같은 영남 사람에게 불성佛性은 없다.”
혜능이 대답했다.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지만 불성에는 남북이 없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신주는 사냥하는 오랑캐 땅인데 어찌 불성이 있겠는가?”
혜능이 대답했다.
“여래장如來藏의 성품은 개미에게까지 두루 미치거늘 어찌 오랑캐에게만 없다 하겠습니까?” - 045_0247_c_22L惠能聞說,宿業有緣。其時道誠勸惠能往黃梅山禮拜五祖,惠能報云:“緣有老母家乏欠闕,如何拋母無人供給?”其道誠遂與惠能銀一百兩,以充老母衣糧,便令惠能往去禮拜五祖大師。惠能領得其銀分付安排老母訖,便辭母親。不經一月餘日,則到黃梅縣東馮母山。禮拜五祖,五祖問:“汝從何方而來?有何所求?”惠能云:“從新州來,來求作佛。”師云:“汝嶺南人,無佛性也。”對云:“人卽有南北,佛性卽無南北。”師曰:“新州乃獵獠,寧有佛性耶?”對曰:“如來藏性遍於螻蟻,豈獨於獦獠而無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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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말했다.
“너에게 이미 불성이 있다면 어찌 나의 뜻을 구하는 게냐?”
그리고는 그의 말을 기특하게 여겨 다시는 묻지 않았다. 이 일로부터 심인心印을 얻어 의발과 법을 받고는 스승[慈容]48)의 곁을 떠나 사회四會와 회집懷集49) 사이에 4년간 숨어 살았다.
의봉儀鳳 원년 정월 8일에 이르러 조사는 남해현南海縣의 제지사制旨寺에서 인종印宗을 만났는데, 인종이 절에서 나와 영접해서 절로 모시고 들어가 자리에 앉혔다.
인종은 원래 경론을 강講하는 강사였다. 어느 날 마침 경을 강론하고 있는데, 비바람이 세차게 일어 깃발이 펄럭이니, 법사가 대중에게 물었다.
“바람이 움직이는가, 깃발이 움직이는가?”
어떤 이는 바람이 움직인다 하고, 어떤 이는 깃발이 움직인다 하여 제각기 다투다가 강주講主에게 와서 증명해 주기를 바랐는데, 강주가 매듭을 짓지 못하고 오히려 행자에게 매듭을 지어 주기를 청하자, 행자가 말했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강주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무엇이 움직이는가?”
행자가 대답했다.
“그대들의 마음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로부터 인종이 상석을 피해 자리에 앉았다. - 045_0248_a_04L師云:“汝旣有佛性,何求我意旨?”深奇其言,不復更問。自此得之心印。旣承衣法,遂辭慈容。後隱四會懷集之間,首尾四年。至儀鳳元年正月八日,南海縣制旨寺遇印宗。印宗出寺迎接歸寺裏安下。印宗是講經論僧也。有一日正講經,風雨猛動。見其幡動,法師問衆:“風動也,幡動也?”一个云風動。一个云幡動。各自相爭,就講主證明。講主斷不得,卻請行者斷。行者云:“不是風動,不是幡動。”講主云:“是什摩物動?”行者云:“仁者自心動從。”此印宗廻席座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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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15일에 머리를 깎고, 2월 8일 법성사法性寺에서 지광智光에게 부탁하여 비구계를 받으니, 그 계단戒壇은 원래 송 때의 구나발마求那跋摩 삼장이 세운 것인데, 그가 일찍이 말하기를 “후일 육신肉身 보살이 여기서 계를 받을 것이다” 한 곳이다. 양梁나라 말기에 진제眞諦 삼장이 계단 옆에다 보리수菩提樹 한 그루를 심고 말하기를 “120년 후에 육신 보살이 이 나무 밑에서 설법을 하리라” 하였는데, 과연 조사가 이 나무 밑에서 무상승無上乘의 법을 연설하게 되었다.
이듬해 2월 3일에 제지사를 떠나 조계曹溪의 보림사寶林寺로 가서 설법하고 도를 펴서 한량없는 대중을 제도하되, 한맛의 법 비[法雨]로써 학도學徒들을 두루 적셔 주었다. 신표信表의 가사는 전하지 않았으나 마음의 구슬을 분명하게 전해 주니, 도를 얻은 이가 항하의 모래 같아서 제방에 두루 가득했고 뭇별처럼 퍼져갔다. - 045_0248_a_14L正月十五日剃頭,二月八日於法性寺請智光律師受戒。戒壇是宋朝求那跋摩三藏之所置也。嘗云:“後有肉身菩薩於此受戒。”梁末有眞諦三藏於壇邊種菩提樹,云:“一百二十年,有肉身菩薩於此樹下說法。”師果然於此樹下演無上乘。至明年二月三日便辭,去曹溪寶林寺說法化道,度無量衆。師以一味法雨普潤學徒,信衣不傳,心珠洞付。得道之者若恒河沙,遍滿諸方,落落星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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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8_b_01L그때 신룡神龍 원년 정월 15일에 측천효화則天孝和 황제가 대사에게 칙명으로 말하였다.
“짐이 성심으로 도를 흠모하고 간절히 선문禪門을 사모하므로 여러 산문의 여러 선사들을 궁중의 도량에 모으니, 수秀와 안安50) 두 대덕이 좌중에서 으뜸이었소. 짐이 매양 법을 물으면 재차 사양하여 말하기를 ‘남방에 능能 화상이라는 이가 있는데, 홍인弘忍 대사의 수기授記를 받았고, 달마達摩의 의발을 신표信表로 받았으며, 최상승의 법을 모두 깨달았고, 불성佛性을 분명하게 보았는데, 이제 소주韶州의 조계산曹溪山에서 중생들에게 마음이 곧 부처라는 법을 보여 깨우치고 있습니다’ 하였소.
짐이 듣건대 여래께서 마음의 법을 마하가섭에게 전하셨고, 그렇게 다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전하여 달마에게 이르러 그 가르침이 동토東土에 전해져서 대대로 이어져 지금껏 끊이지 않고 있다 하였소.대사께서 이미 법을 받으셨고, 또 믿음을 상징하는 가사가 있다 하시니, 서울로 오셔서 교화를 베풀어 승속僧俗이 귀의하게 하고, 천상과 인간이 우러러보게 하시오. 그러므로 이제 중사中使인 설간薛簡을 보내어 영접하니, 바라건대 대사께서는 빨리 왕림하여 주시기를 바라오.” - 045_0248_a_22L時神龍元年正月十五日,則天孝和皇帝詔大師云:“朕虔誠慕道,渴仰禪門。詔諸山禪師集內道場,安秀二德最爲僧首。朕每諮求法,再三辭推,云:‘南方有能和尚,受忍大師記,傳達摩衣爲信,頓悟上乘,明見佛性。今居韶州曹溪山,示悟衆生卽心是佛。’朕聞:如來以心之法付囑摩訶迦葉,如是相傳,至於達摩。教被東土,代代相承,至今不絕。師旣稟受,幷有信衣,可赴京師設化。緇俗歸依,天人瞻仰。故發遣中使薛簡迎師,願早降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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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다음과 같이 표를 올렸다.
“사문 혜능은 변방邊方에서 태어나 성장해서 도를 흠모하다가 송구스럽게도 홍인 대사에게 여래의 심인心印과 서천西天의 의발을 전해 받고, 동산東山의 불심을 이었습니다.
이에 또 천은天恩51)을 엎드려 받자와 중사인 설간을 보내시어 저를 대궐로 들라 하시나 혜능은 오래 산 속에서 살았고, 나이를 먹어 풍질에 걸렸습니다.
폐하께서는 덕으로 만물을 감싸시고, 도道가 온 나라에 미치고 있으며, 창생蒼生을 양육하시고, 백성들을 인자하게 어루만지시니, 은혜가 천하에 가득하시고, 불문[釋門]을 흠모하신다 하니, 혜능으로 하여금 산에서 살면서 병을 고치고 도업道業을 닦아 위로 황제 폐하의 은혜와 여러 왕태자의 은혜를 갚도록 용서해 주시기 바라와 삼가 표를 올리나이다. 석혜능釋慧能은 머리를 조아려 아룁니다.”
이때 중사 설간이 조사에게 말했다.
“서울에 계신 여러 대덕들은 사람들에게 가르치시기를 좌선坐禪을 해야 비로소 도를 얻는다 합니다.”
조사가 대답했다.
“마음에 의해서 도를 깨닫는 것이지 어찌 앉는 데 있겠는가? 그러므로 경52)에서 말하기를 ‘누군가가 말하되 여래가 온다거나 간다거나 앉는다거나 눕는다 하면, 그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자로서 내가 말한 뜻을 알지 못한 것이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여래라 함은 오는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기 때문에 여래라 하느니라’ 하였고, 또 말하기를 ‘모든 법이 공하므로 여래라 하니, 필경에는 얻을 수 없고 증득할 수도 없다’ 하였거늘, 하물며 앉는 것이겠는가?” - 045_0248_b_03L大師表曰:“沙門惠能生自邊方,長而慕道。叨承忍大師付如來心印。傳西國衣鉢,受東山佛心,伏奉天恩,發中使薛簡詔惠能入內。惠能夂處山林,年邁風疾。陛下德包物外道,貫萬邦育、養蒼生,仁慈黎庶,恩旨彌天,欽仰釋門。恕惠能居山養疾,修持道業。上答皇恩及諸王太子。謹奉表陳謝以聞。釋沙門惠能頓首頓首謹言。”時中使薛簡啓師云:“京城禪師大德教人要假坐禪,然方得道。”師云:“由心悟道,豈在坐也?故經云:‘若有人言如來若來若去,若坐若臥,是人行邪道,不解我所說義。’如來者,無所從來,亦無所去,故名如來。諸法空故卽是如來,畢竟無得無證,豈況坐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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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간이 말했다.
“제자가 대궐에 가면 성상께서 반드시 하문하실 터이니, 바라건대 화상께서 마음의 요체要體를 일러 주시어 성상과 서울의 여러 도를 배우는 이들에게 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마치 한 등불이 백천 등불을 비추면 어둡던 등불이 모두 밝아져서 밝음과 밝음이 다함이 없는 것 같게 하소서.”
조사가 말했다.
“도에는 밝음과 어두움이 없다. 밝음과 어두움이란 서로 갈마드는 것이다. 밝고 밝음이 다함이 없다는 것 또한 다함이 있는 것이니, 상대해서 이루어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시기를 ‘법은 견줄 곳이 없나니,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하셨느니라.”
설간이 다시 말했다.
“밝음은 지혜에 견주고, 어두움은 번뇌에 견줄 수 있으니, 도를 배우는 사람이 지혜로써 생사의 번뇌를 비추지 않으면 어찌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번뇌가 곧 보리이니 둘도 아니고 다름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혜로써 번뇌를 비춘다는 것은 2승(乘:소승)들의 견해다. 지혜가 있는 이는 애초부터 그리하지 않느니라.”
설간이 물었다.
“어떤 것이 대승인의 견해입니까?” - 045_0248_b_16L薛簡曰:“弟子至天庭,聖人必問。伏願和尚指受心要,傳奏聖人及京城學道者。譬如一燈照百千燈,冥者皆明,明明無盡。”師云:“道無明闇,明闇是代謝之義。明明無盡,亦是有盡,相待立名故。經云:‘法無有比,無相待故。’”薛簡曰:“明譬智慧,闇喩煩惱。學道之人若不用智慧照生死煩惱,何得出離?”師云:“煩惱卽是菩提,無二無別故。以智慧照煩惱者,是二乘人見解;有智之人終不如此。”薛簡曰:“何者,是大乘人見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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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8_c_01L조사가 말했다.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기를 ‘밝음과 어두움을 범부는 둘이라 보지만 지혜로운 이는 그 성품이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하였으니, 다르지 않은 성품이 바로 참된 성품이니, 범부에게 있어서도 줄지 않고, 성인에게 있어서도 늘지 않고, 번뇌에 머물면서도 어지럽지 않고, 선정에 있어서도 고요하지 않다. 단절하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으며, 감도 아니고 옴도 아니요, 중간과 안팎에 있지도 않으며,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 성상性相이 항상 머물러 영원히 변하지 않으므로 도라 한다.”
설간이 말했다.
“조사께서도 불생불멸不生不滅을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외도外道가 말하는 불생불멸과 어떻게 다릅니까?”
“외도가 말하는 불생불멸은 생으로써 멸을 멈추려 하니, 멸해도 여전히 멸함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불생불멸은 본래부터 나지 않아서 이제도 멸하는 것이 아니니, 그러기에 외도와 같지 않다. 중사中使가 마음자리를 깨치고자 하면 일체의 선과 악을 모두 생각하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 바탕이 조용해지고 항상 고요하며 묘한 작용이 항하의 모래 같으리라.” - 045_0248_b_24L師云:“『涅槃經』云:‘明與無明,凡夫見二。’智者了達其性無別。無別之性卽是實性。處凡不減,在聖不增。住煩惱而不亂,居禪定而不寂。不斷不常,不來不去,不在中間及其內外。不生不滅,性相常住,恒而不變,名之曰道。”簡曰:“師也說不生不滅,何異外道說不生不滅?”師云:“外道說不生不滅,將生止滅,滅猶不滅。我說不生不滅,本自無生,今亦無滅,所以不同外道。中使欲得心要,一切善惡都莫思量,自然得入心體,湛然常寂,妙用恒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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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설간이 조사의 설법을 듣고 활짝[豁然] 깨닫고는 거듭거듭 조사에게 절을 한 뒤에 말했다.
“제자가 오늘에야 비로소 불성佛性은 본래부터 있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지난날에는 퍽이나 멀다고 여겼었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지극한 도는 멀지 않으니 행하는 것 바로 그것임을 알았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열반은 멀지 않아서 눈에 띄는 것이 모두가 보리임을 알았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불성은 선과 악을 생각지 않으며, 생각도 없고 분별도 없고, 짓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으며, 머물지도 않고 함도 없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불성은 항상하여 변치 않고, 모든 경계에 끄달리지 않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 045_0248_c_05L時薛簡聞師所說,豁然便悟。禮師數拜曰:“弟子今日始知佛性本自有之。昔日將謂太遠,今日始知至道不遙,行之卽是。今日始知涅槃不遠,觸目菩提。今日始知佛性不念善惡,無思無慮,無造無作,無住無爲。今日始知佛性常而不變易,不被諸境所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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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사가 조사에게 예를 다해 하직하고 표를 가지고 서울로 가니, 신룡神龍 원년 5월 8일이었다. 나중에 9월 3일에 이르러 회답으로 조서가 내려졌다.
“대사께서 늙음과 병을 핑계로 짐을 위해 도를 닦겠다 하니, 나라의 복전福田이로다. 대사는 마치 정명淨名53)이 병을 핑계하여 금속金粟54)여래의 후신으로서 거룩한 가르침을 펴고, 모든 부처님들의 마음을 전하여 불이법不二法을 말하되, 비야리[毘耶]에서 입을 다무니, 성문은 꾸지람을 듣고 보살은 하직하고 물러난 것과 같소이다. 대사께서도 그러하셔서 설간이 대사의 가르침을 전해 줌으로써 여래의 지견知見을 받들게 되어 온갖 선과 악을 모두 생각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의 본체에 들어 적적하고 항상 조용하며, 묘한 작용이 항하의 모래 같음을 알게 하셨소이다.
짐이 전세에 선善을 쌓아 경사가 있음이던가, 숙세에 복된 인연을 심은 공덕인가. 대사께서 세상에 나심을 만나 최상의 불심을 활짝 깨치게 되니, 짐은 첫째로 대사의 은혜에 감사하여 받들어 수행해서 영원히 쇠퇴하는 일이 없게 하리라. 삼가 마납磨納 가사 한 벌과 금 발우 한 벌로써 대사께 공양하오.” - 045_0248_c_11L中使禮辭大師,遂持表至京,時當神龍元年五月八日。後至九月三日,迴詔曰:“師辭老病。爲朕修道,國之福田。師若淨名託疾,金粟闡弘大教,傳諸佛心,談不二之法,杜口毘耶,聲聞被呵,菩薩辭退,師若如此。薛簡傳師指教,受如來知見,一切善惡都莫思惟,自然得入心體,湛然常寂,妙用恒沙。朕積善餘慶,宿種福因。値師之出世,頓悟上乘佛心第一。朕感荷師恩,頂戴修行,永永不朽。奉磨納袈裟一領,金鉢一口,供養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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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9_a_01L그 뒤에 사액寺額을 중흥사重興寺라 칙명으로 하사하고, 또 신주新州의 옛 집을 국은사國恩寺로 다시 짓게 하였다.
조사가 매양 여러 선지식들에게 말했다.
“여러분의 자심自心이 부처이니, 더 이상 의심치 말라. 밖에서는 한 물건도 따로 세워질 수 있는 것이 없다. 근본 마음에서 만 가지 모든 법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기를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멸하면 갖가지 법이 멸한다’ 하였다. 그대들은 모름지기 일상삼매一相三昧와 일행삼매一行三昧를 알아야 한다. 일상삼매라 함은, 모든 곳에서 형상에 머무르지 않고, 그 형상에 대하여 미움도 사랑도 없으며, 취하지도 버리지도 않으며, 이익을 생각지도 않고 흩어져 없어짐을 생각지도 않고, 저절로 안락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상삼매라 한다.
일행삼매라 함은, 모든 곳에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눕는 것 모두가 하나의 직심直心이고, 바로 그대로가 도량道場이며, 그대로가 정토淨土인 것이다. 이것을 일행삼매라 한다.
마치 땅의 종자가 모든 것을 함장含藏하는 것과 같이 마음의 삼매도 그러하다.내가 설법하는 것은 마치 비를 내리는 것 같고, 그대들에게 불성佛性이 있는 것은 땅 속에 씨앗이 있는 것 같으니, 만일 법 비[法雨]를 만나면 제각기 자랄 것이다.
나의 말을 믿는 이는 반드시 보리를 이룰 것이요, 나를 의지해서 수행하는 이는 반드시 거룩한 과위를 얻을 것이다. 내가 이제 이 의발을 전하지 않으려는 것은 대중이 믿어 마음에 의혹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마음의 요법을 두루 전하나니, 제각기 힘에 따라 교화를 펴라.
옛날에 나의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의 뒤로부터는 이 가사를 받은 이는 생명이 위태로우리라’ 하셨으니, 나는 도로써 교화할지언정 그대들에게 손상이 되는 일은 않겠다. 그대들은 내 법을 받았으니 나의 게송을 들어라.” - 045_0248_c_20L其後勅下賜寺額重興寺及新州古宅造國恩寺。師每告諸善知識曰:“汝等諸人自心是佛,更莫孤疑。外無一物而能建立,皆是本心生萬種法。故經云:‘心生卽種種法生,心滅卽種種法滅。’汝等須達一相三昧,一行三昧。一相三昧者,於一切處而不住相,於彼相中不生憎愛,不取不捨,不念利益,不念散壞,自然安樂,故因此名爲一相三昧。一行三昧者,於一切處行住坐臥,皆一直心,卽是道場,卽是淨土。此之名爲一行三昧。如地有種能含藏故,心相三昧亦復如是。我說法時猶如普雨,汝有佛性如地中種,若遇法雨,各得滋長。取吾語者,決證菩提;依吾行者,定證聖果。吾今不傳此衣者,以爲衆信心不疑惑,普付心要,各隨所化。昔吾師有言,從吾後若受此衣,命如懸絲。吾以道化,不可損汝。汝受吾法,聽吾偈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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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心地에 모든 종자를 머금었다가
단비에 모두 싹이 돋는다.
꽃의 마음을 갑자기 깨닫고 나면
보리의 열매는 자연히 맺으리. -
045_0249_a_07L心地含諸種,
普雨悉皆生,
頓悟花情已,
菩提果自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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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는 게송을 읊고 대중들에게 말했다.
“그 성품은 둘이 없고 그 마음도 그렇다. 그 도는 청정하고 여러 형상 또한 없다. 그대들은 그 마음이 깨끗하다거나 텅 비었다고 보지 말라. 이 마음은 본래 깨끗하지만 또한 잡을 수는 없다. 그대들은 제각기 노력하되 인연을 따라 잘들 가거라.”
어떤 사람이 물었다.
“황매黃梅의 뜻을 누가 얻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불법을 아는 이가 얻었느니라.”
스님이 말했다.
“화상께서는 얻으셨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나는 얻지 않았다.”
“화상께서는 어째서 얻지 않으십니까?”
조사가 말했다.
“나는 불법을 알지 못하느니라.” - 045_0249_a_08L師說此偈已,乃告衆曰:“其性無二,其心亦然。其道淸淨,亦無諸相。汝莫觀淨及空其心,此心本淨,亦無可取。汝各努力,隨緣好去。”有人問曰:“黃梅意旨何人得?”師云:“會佛法者得。”僧曰:“和尚還得也無?”師云:“我不得。”僧曰:“和尚爲什摩不得?”師云:“我不會佛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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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운法雲 대사가 이 이야기를 듣고 용화龍花 선사에게 물었다.
“불법에 무슨 허물이 있기에 조사께서 알려고 하지 않으시는가?”
용화가 되물었다.
“위로 향하는 사람[向上人]의 몫으로 무슨 일을 해야 마땅하겠습니까?”
다시 물었다.
“위로 향하는 사람의 일이란 어떤 것인가?”
용화 선사가 대답했다.
“하늘이 등을 돌리고 땅이 뒤집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용화가 법운 대사에게 되물었더니, 법운이 대답했다.
“눈에 낀 백태 하나 없애지 못하면서 아무 데나 나서는구나.”
용화가 다시 물었다.
“백태를 없앤 사람은 위로 향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까?”
법운 대사가 말했다.
“옆으로 자건 바로 자건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조사가 어떤 스님을 보자 불자拂子를 들어 세우고 말했다.
“아직도 보이는가?”
스님이 대답했다.
“보입니다.”
조사가 뒤로 던지고 말했다.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보입니다.”
조사가 말했다.
“몸 앞에서 보이는가, 몸 뒤에서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볼 때에는 앞뒤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에 조사가 말했다.
“그렇다, 그렇다. 이것이 묘공삼매妙空三昧니라.” - 045_0249_a_13L雲大師拈問龍花:“佛法有何過,祖師不肯會?”花云:“向上人分上合作摩生?”進曰:“向上人事如何?”花云:“天反地覆。”龍花卻問雲大師,大師云:“一翳不除,出身無路。”進曰:“除得一翳底人還稱得向上人也無?”雲大師云:“墴眠直臥有何妨?”六祖見僧,豎起拂子云:“還見摩?”對云:“見。”祖師拋向背後云:“見摩?”對云:“見。”師云:“身前見,身後見?”對云:“見時不說前後。”師云:“如是,如是。此是妙空三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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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들어 초경招慶에게 물었다.
“조계曹溪가 불자를 들어 세운 뜻이 무엇입니까?”
초경이 대답했다.
“누군가가 그대에게 갑자기 표주박 자루를 돌린다면 그대는 어찌하겠는가?”
그 스님이 귀를 가리고 “화상이시여” 하니, 초경이 곧바로 그를 때렸다.
그때 조사가 세상에 머물면서 설법한 지 40년 선천先天 원년 7월 6일에 갑자기 제자들에게 분부하여 신주新州의 옛집에 탑을 하나 세우게 하더니, 2년 7월 1일에 문인들에게 하직을 고하였다.
“나는 가야겠다. 신주로 돌아갈 것이다.”
대중들이 승속僧俗을 막론하고 슬피 울면서 조사를 만류했으나, 조사가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
“모든 부처님들도 세상에 나오셨다가 열반에 드시는 각자의 숙명을 어기지 않으셨다. 하물며 나는 아직 변역생사變易生死도 불가능하니, 분단생사分段生死55)의 과보가 이르는 것은 필연적인 일, 당연히 있을 곳이 있을 따름이다.” - 045_0249_a_21L有人拈問招慶:“曹溪豎起拂子意旨如何?”慶云:“忽有人迴杓柄到,汝作摩生?”學人掩耳云:“和尚。”慶便打之。爾時大師住世說法四十年。先天元年七月六日,忽然命弟子於新州故宅建塔一所。二年七月一日,別諸門人:“吾當進途歸新州矣。”大衆緇俗啼泣留連大師。大師不納曰:“諸佛出世現般涅槃,尚不能違其宿命,況吾未能變易,分段之報必然之至,當有所在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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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_0249_b_01L문인들이 물었다.
“스님께서 신주로 돌아가시면 언제 돌아오시겠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잎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가니, 돌아올 때에는 말이 없느니라.”
다시 물었다.
“법은 누구에게 전하십니까?”
조사가 말했다.
“도가 있는 이가 얻고, 마음이 없는 이가 얻느니라.”
그리고 또 말했다.
“내가 열반에 든 지 70년쯤 뒤에 두 보살이 동쪽으로부터 올 터이다. 하나는 재가在家 보살로서 함께 세상에 나타나 교화를 펴다가 나의 가람伽藍을 중수重修하고 나의 종지宗旨를 다시 세우리라.”
이 말을 마치고 바로 신주의 국은사國恩寺로 가서 공양을 들고 가사를 입자, 곧 이상한 향기가 방 안에 가득하고 흰 무지개가 땅에 퍼지더니, 갑자기 천화遷化하였다.
때는 8월 3일, 춘추는 76세이니, 선천先天 2년이었다. 달마達摩 대사가 전한 가사 한 벌은 7조條의 굴순포屈眴布로서 푸르고 검은 빛이었고, 푸른 비단으로 안을 받친 것이었으며, 또 발우 한 벌이 있었다.
중종中宗이 대감大鑑 선사라 시호를 내렸고, 탑호塔號를 원화영조元和靈照라 하였다. 계축癸丑에 천화한 뒤로 지금의 당 보대保大 10년 임자壬子까지는 239년이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 045_0249_b_01L門人問師:“師歸新州,早晩卻迴?”師云:“葉落歸根,來時無口。”問:“其法付誰?”師云:“有道者得,無心者得。”又曰:“吾滅度後七十年末,有二菩薩從東而來,一在家菩薩,同出興化,重修我伽藍,再建我宗旨。”師言訖,便往新州國恩寺。飯食訖,敷坐被衣,俄然異香滿室,白虹屬地,奄而遷化,八月三日矣。春秋七十六。當先天二年,達摩大師傳袈裟一領,是七條屈眴布,靑黑色碧絹爲裏,幷鉢一口。中宗勅謚大鑑禪師元和靈照之塔。癸丑歲遷化,迄今唐保大十年壬子歲,得二百三十九年矣。淨修禪師讚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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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황매산에 가서
바른 뜻을 받아 남으로 왔다.
깃발이 흔들리는 이치로 인해
법의 우레를 크게 떨쳤다. -
045_0249_b_11L師造黃梅,
得旨南來,
奚因幡義,
大震法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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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道明은 만났지만
신수神秀는 한 걸음 늦게 돌아왔다.
의발은 전하지 않았지만
천하에는 꽃이 만발했다. -
045_0249_b_12L道明遭遇,
神秀遲迴,
衣雖不付,
天下花開。
祖堂集卷第二
- 32)생멸生滅을 떠난 진여眞如의 이치를 말한다.
- 33)인간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구성요소와 구체적인 인간의 심신心身을 주관과 객관의 입장에서 대상對象으로 파악할 때, 불교에서는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한다. 즉 5온薀ㆍ12처處ㆍ18계界이다.
- 34)물속에서 문채文彩가 퍼진다는 뜻. 이 말은 보리류지菩提流支의 ‘류지流支’의 뜻을 빗대어 한 말이다. 보리류지는 달마의 명성이 퍼지는 것을 꺼려 모함한 자이다.
- 35)우두牛頭 법융法融이 개창한 우두종牛頭宗을 말한다.
- 36)우두 법융, 우두 지암知巖, 우두 혜방慧方, 우두 혜충慧忠, 금주金州 법지法指, 우두 지위智威를 말한다.
- 37)8괘卦 가운데 리離, 즉 남방을 뜻한다.
- 38)범어 sarvaja의 음역. 살바야薩婆若라고도 하며, 일체지一切智로 번역된다. 일체 법을 증득하는 지혜이며, 그 지혜의 넓음을 바다에 비유하였다.
- 39)달마의 전법 제자로서 수대隋代 사람이다. 혜가와 함께 달마를 만나 섬기기를 4~5년 하자 달마가 벽관壁觀ㆍ보원행報怨行ㆍ수연행隨緣行ㆍ무소구행無所求行ㆍ선법행禪法行을 가르쳤다.
- 40)양무제의 딸로 속가에서의 성姓은 소蕭씨이고, 이름은 명련明練, 호는 총지總持이다. 달마를 섬겨 수행하여 심인心印을 받았다.
- 41)무릎을 꿇어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존경하는 사람의 발밑에 머리를 대는, 가장 공경하는 뜻으로 하는 절이다.
- 42)달마가 중국에 전한 선법禪法이 6조 혜능의 법계法系에 위앙종潙仰宗ㆍ임제종臨濟宗ㆍ조동종曹洞宗ㆍ운문종雲門宗ㆍ법안종法眼宗 5家가 일어난 것을 말한다.
- 43)보리류지와 광통 법사 등이 음식 속에 독약을 넣어 죽이려 했던 것을 말한다.
- 44)혜가를 일컫는다. 달마를 초조라 하고, 혜가를 2조라 한다.
- 45)당唐ㆍ송宋 시대의 기무機務ㆍ조서詔書ㆍ민정民政을 맡은 중앙 관청인 중서성中書省의 장관.
- 46)지명地名으로, 몽산蒙山을 가리킨다.
- 47)지명으로, 표주表州를 가리킨다.
- 48)자용慈容은 스승의 자비스러운 얼굴을 뜻하는 말로 스승을 의미한다.
- 49)사회四會는 지금의 광서성에 속하는 지명이고, 회집懷集은 광동성廣東省에 속하는 현縣이다.
- 50)신수神秀 대사와 혜안慧安 국사를 말한다.
- 51)황제의 은덕을 말한다.
- 52)『금강반야바라밀경』 참조.
- 53)유마 거사.
- 54)유마 거사가 과거세에 이미 성불하여 금속여래라는 부처님이었다고 한다. 『벽암록』 4권 참조.
- 55)변역생사란 삼계三界에 생사하는 몸을 여읜 뒤로 성불하기까지의 성자聖者가 받는 삼계 밖의 생사를 가리키는 말이고, 분단생사란 6도道로 윤회하는 범부들의 생사, 즉 한정된 수명과 신체를 받아 윤회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