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전은 공(空)사상을 설한 경전이다. 문수사리가 여러 보살들에게 보살행이란 집착이 없는 것이며 모든 것은 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사세(阿闍世) 왕에게 모든 것은 본래 실재하지 않으므로 얻을 것 또한 없으며, 이러한 공의 이치를 깨달으면 모든 의심과 욕망, 번뇌가 사라진다고 설하고 참회를 강조한다. 산스크리트경명은 Ajātaśatrukaukṛtyavinodana Sūtra이고, 티벳어경명은 Ḥphags pa ma skyes dgraḥi ḥgyod pa bsal ba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이다.
2. 성립과 한역
서진(西晋)시대에 축법호(竺法護, Dharmarakṣa)가 287년에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미증유정법경』ㆍ『방발경(佛說放鉢經)』ㆍ『아사세왕경(佛說阿闍世王經)』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전체 3권 13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경의 제1 정사품(正士品)의 정사란 보살의 다른 이름이며 여러 보살들이 부처의 지혜에 대하여 논의하는 내용이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독수리봉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연수(軟首) 동진(童眞) 보살 즉 문수사리는 그 산의 다른 등성이에서 25명의 보살들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부처의 지혜를 알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하였다. 이에 마지막으로 발언한 연수 동진 보살은 보살행을 설명하고 보살행이란 집착이 없는 것임을 설한다. 제2 화불품(化佛品)에서 연수 동진 보살은 신통으로 부처를 만들어 공의 교리를 설하게 한다. 제3 거발품(擧鉢品)에서는 모든 것이 공이라는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에 동요하는 보살들을 보고, 발우를 비유하여 흔들림 없이 불법을 닦아야 함을 설한다. 제4 유동품(幼童品)에서는 세 아이의 비유를 들어 소승을 버리고 대승을 믿을 것을 설한다. 제5 무오아품(無吾我品)에서는 왕권을 뺏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일에 대하여 괴로워하는 아사세왕에게 연수 보살이, 세상 모든 것은 일정한 모습이 없다는 공을 알면 모든 것이 없음으로 행하는 것도 없다고 설한다. 제6 총지품(摠持品)의 총지란 모든 것이 일정한 모습이 없고 얻을 것이 없다는 이치를 알고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공의 이치를 알면 온갖 고통을 없앨 수 있다. 제7 삼장품(三藏品)은 성문장, 연각장, 보살장을 말한다. 성문과 연각은 자신들의 것만 배우나, 보살은 성문과 연각의 것을 다 배워 알며, 그들을 깨달음에 들게 하므로 오직 보살장만이 있음을 설한다. 제8 불퇴전륜품(不退轉輪品)은 보살의 설법을 들은 사람이 모두 진리로 돌아가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설한다. 이러한 불퇴전륜은 공을 깨닫는 것이다. 제9 변동품(變動品)은 신통력에 의한 변화를 말한다. 연수 동진 보살이 아사세왕의 공양을 받기 위해, 많은 보살들과 함께 왕궁에 도착한다. 이에 미처 준비를 못한 왕이 당황하자, 신통력을 부려 그릇과 음식을 장만하고 자리를 마련한다. 식사가 끝난 후, 음식이 조금도 줄지 않은 것에 대해 왕이 이상히 여기자, 원래부터 없었다는 공을 설하여 왕의 의심을 풀어 주고자 한다. 제10 결의품(決疑品)에서는 왕에게 모든 것은 본래 실재하지 않으므로 얻을 것 또한 없다는 공의 이치를 설하여, 이러한 공의 이치를 알면 모든 의심이 사라지고, 어떠한 욕망도, 바라는 것도, 번뇌도 없어질 것임을 설한다. 제11 심본정품(心本淨品)은 사람의 마음이 본래 깨끗함을 설한다.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는 비유와 신통력으로 꼭두각시 아들이 꼭두각시 어머니를 죽이는 비유를 들어 과거의 마음, 현재의 마음, 미래의 마음이 모두 공함을 설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죽인 자라 하더라도, 부처님 앞에 참회하고 수행하면 스님이 될 수 있음을 설한다. 제12 월수수결품(月首受決品)에서는 아사세왕의 아들 월수가 부처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는다. 부처님은 월수가 불도를 닦고 부처의 사리를 잘 섬기겠다고 다짐하자 앞으로 그가 보살행을 닦아 부처가 될 것임을 설한다. 제13 촉루품(囑累品)에서 부처님은 미륵 보살과 제석천, 아난 등에게 이 불전을 잘 보존하고 널리 전하게 할 것을 당부한다.
이상과 같이 이 불전은 공을 강조하기 위해 결집된 경이다. 문수 보살이 여기서 보여 주는 다양한 신통 또한 본래 없다는 공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