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전은 삼매를 닦으면 달빛이 길을 훤히 비춰주는 것처럼 쉽게 깨달음으로 이를 수 있다는 뜻에서 월등이라 하였다. 부처님께서 월광동자 보살에게 삼매와 그 공덕에 대해 설하신 내용을 담고 있는 대승초기의 경전이다. 산스크리트경명은 Candrapradīpasamādhi Sūtra이고, 티벳어경명은 Ḥphags pa chos thams cad kyi raṅ bshin mñam pa ñid rnam par spros pa tiṅ ṅe ḥdsin gyi rgyal po shes bya ba theg pa chen poḥi mdo이다. 별칭으로 『대방등대집월등경(大方等大集月燈經)』ㆍ『입어대비대방등대집설경(入於大悲大方等大集說經)』ㆍ『삼매왕경(三昧王經)』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고제(高齊)시대에 나련제야사(那連提耶舍, Narendrayaśas)가 557년에 상주(相州)의 천평사(天平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불설월등삼매경』(K-182)ㆍ『불설월등삼매경』(K-183)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0권으로 경의 주요 내용은 부처님이 월광(月光) 동자 보살에게 삼매를 설명하고 그 공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가르쳐 주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서분(序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 등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등삼매경이 다른 경전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점으로서 경문 곳곳에 여러 행으로 이루어진 게송이 나오는데, 모두 60여 수에 이른다.
먼저 제1권에는 설법 배경이 나온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머물 때였다. 비구와 보살 등 여러 대중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때 월광 동자 보살이 부처님에게 바른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 부처님은 월광 동자 보살에게 깨달음을 얻는 방법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삼매를 닦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공덕에 대해서 말해 준다.
제2권에서는 성덕(聖德) 여래와 지용(智勇) 여래에 얽힌 인연 이야기를 통해서 삼매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일찍이 성덕 여래가 머물 던 시절에, 대력(大力)이라는 국왕이 수많은 재물을 공양하면서 1,000년 동안이나 성덕 여래를 잘 받들었다. 하지만 성덕 여래는 국왕에게 말하기를 진정한 선근 공덕은 재물 공양에 있는 것이 아니며 비구로서 삼매를 닦는 데 있다고 가르친다. 그 말을 들은 국왕은 출가하여 삼매 수행에 힘써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 지용 여래가 되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월광 동자는 부처님을 집으로 초청하여 설법을 듣고자 하였다. 부처님이 그 청을 승낙하고 월광 동자의 집으로 가는 길에 여러 가지 신기한 일이 생긴다. 예컨대 굶주린 사람은 배고픔이 없어지고, 눈먼 사람은 눈을 뜨게 되었으며, 귀머거리는 귀가 들리게 되었다는 것 등이다. 부처님의 위신력이 그토록 뛰어났음을 설명한 뒤에, 월광 동자가 부처님에게 법을 청하여 듣는 장면이 전개된다.
제3권에서는 모든 법의 체성이 공(空)이라는 것을 여실하게 아는 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성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처님은 세상 모든 것이 외면상으로는 어떤 실체가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궁극적인 본성은 공한 것이며, 아무런 차별도 없다는 제법(諸法) 무상(無相)의 이치를 가르친다. 그 밖에도 부처님은 월광 동자에게 삼매 수행의 과보에 대해서도 일깨워 주고 있다.
제4권에서는 보살이 닦아야 할 네 가지 법을 설명한다. 즉 보살은 사람들에게 온화한 마음으로 대하며, 남들이 아무리 모욕하여도 참고, 교만한 마음을 갖지 않아야 하며, 어김없이 계율을 지키되 그 과보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그 밖에도 보살은 모름지기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려는 마음을 지녀야 하며, 불법을 재물보다 소중히 여기고, 수행에 힘써야 한다는 것 등이 보살이 닦아야 할 덕목으로 제시된다. 그리고 어떤 왕이 그 아들의 깨우침으로 인하여 출가한 뒤 삼매를 닦아서 마침내 부처가 되었다는 인연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다.
제5권에서는 삼매에 대한 이 경을 소중히 간직하고 부지런히 독송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해설해 주고 그 가르침대로 수행한다면 네 가지 공덕을 얻게 될 것이라 한다. 예컨대 복덕을 얻고, 무한한 지혜를 얻으며 뛰어난 변재(辯才)를 얻게 된다는 것 등이다. 그 밖에도 보살은 진정한 부처님의 모습, 즉 법신을 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법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삼매 수행에 있다고 강조한다.
제6권에서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등의 6바라밀에는 열 가지의 이익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법을 많이 듣고, 다른 사람에게 법을 베풀며, 한적한 곳에 머물러 수행한다면 여러 가지 공덕을 얻게 될 것이라 한다. 예컨대 인색한 마음이 없이 보시를 베푼 공덕으로 언제나 부잣집에 태어나게 되며, 법을 많이 들은 공덕으로 번뇌를 끊어서 마침내 모든 의혹을 떨치고 불법을 믿게 되어 지옥에 떨어지는 일을 면하게 된다는 것 등이다.
제7권에서는 모든 선한 법을 터득하여 신통한 힘을 얻는 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보살이 공의 이치를 깨달아서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신통력을 얻어서 마침내 자유 자재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예를 들어서 말한다. 일찍이 성덕(聖德) 여래가 머물던 때에 안온덕(安穩德)이라는 비구가 있었다. 그 비구는 삼매를 얻고자 불탑을 공양하려고 했으나 그럴 만한 재물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오른팔을 불에 태워서 재물을 대신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비구의 오른팔을 태우던 불에서 찬란한 빛이 나와서 시방 세계를 환히 비추었고 대지가 진동하였다. 모든 사람들과 천신들이 이 광경을 보고 찬탄하자, 안온덕 비구는 그들에게 공의 이치를 말해 준다. 그때 안온덕 비구의 오른팔이 새롭게 되살아나는 신통이 일어나는데, 그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이 불법에 귀의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8권에서는 보살이 삼매를 구하고자 한다면 온갖 고통을 참고 견디며 보시 등의 선근 공덕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처님은 삼매를 얻기 위해서는 재가자나 출가자를 막론하고 계를 잘 지키는 사람을 받들어야 하며, 만약 삼매법을 아는 스승이 병들거나 곤경에 빠졌다면 반드시 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보살행을 실천하다가 극심한 고통을 받거나 곤경에 빠질 수도 있지만, 모든 고통을 참고 견디어야 궁극적인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제9권에서는 용건득왕(勇犍得王)과 선화월(善花月)의 인연 이야기를 통해서 삼매법의 공덕과 인연 과보에 대해서 설명한다. 일찍이 용건득왕은, 설법하기 위해서 성안으로 들어온 선화월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인물임을 시기하여 죽이고 말았다. 7일이 지난 뒤, 시신이 있는 자리로 다시 가 보았더니 선화월의 모습이 조금도 변치 않았다. 그로써 선화월이 깨달음을 얻었던 비구였음을 알게 된 용건득왕은 깊이 참회한 뒤에, 그 시신을 거두어 화장하고 탑을 세웠다. 하지만 이미 지은 죄의 과보는 피할 수 없었기에 용건득왕은 마침내 아비 지옥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곳에서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갖은 고통을 참으면서 수행을 쉬지 않았던 용건득왕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신(前身)이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인과(因果)의 인연담에 덧붙여서 삼매법을 담고 있는 이 경의 공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제10권에서는 신(身)ㆍ구(口)ㆍ의(意), 3업에 대한 계율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보살은 모름지기 열 가지 악한 일을 저지르지 않아야 하며, 청정한 계행(戒行)으로 모든 탐욕을 멀리해야 한다. 신계(身戒)를 잘 지켜서 어김이 없다면 누구든지 일체법에 대한 무한한 지혜를 얻게 된다. 또한 부처님과 같은 32상(相)을 구족하게 되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 등의 3해탈문(解脫門)을 얻을 것이며, 37통분(通分)을 얻게 되고, 갖가지 신통력도 얻게 된다. 그 밖에도 구계(口戒), 의계(意戒) 등 그 각각에 따라 성취하게 되는 여러 가지 공덕을 언급하고 있다. 예컨대 구계를 잘 지킨다면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60가지의 목소리를 얻게 되며, 의계의 경우에는 모든 불법을 터득하여 금강 삼매와 신통력을 얻게 된다는 것 등이다. 요컨대 이 경은 삼매를 통해서 일체 모든 법의 체성(體性)은 평등하고 희론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궁극적인 부처의 과위(果位)에 이를 것을 강조하고 있는 대승 불교 초기의 경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