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진제(眞諦)가 번역한 경으로, 『대방등여래장경』ㆍ『부증불감경』과 함께 여래장사상을 설한 경전이다. 이 경은 부증불감경과는 입장을 달리 여래계(如來界)와 관련해서 여래장 사상을 높이고 있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양(梁)나라 때 진제(眞諦, Paramārtha)가 557년 10월에 남강(南康)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2권 7품으로 구성된 이 경의 이름을 『무상의경(無上依經)』이라고 한 것은 오직 여래계(如來界)만이 지극한 의지처(依持處)임을 가리키고자 함에 있다. 여래계란 여래장이지만 여래계와 여래장은 그 입지(立地)가 다르다. 여래계는 여래의 입지에 서고 여래장은 중생의 입지에 선다. 그리고 여래계는 번뇌의 밖에서 초연하고 여래장은 번뇌 속에 감추어져 있다. 여래장은 안으로 관찰하여 스스로 깨달으므로 해서 얻어지는 것이며 여래계는 이에 논리적인 근거를 주고 있다.
제1 「교량공덕품(校量功德品)」에서는 불상을 조성하고 부처님을 공경하는 공덕이 매우 크다고 설한다. 제2 「여래계품(如來界品)」에서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탑을 세워 사리를 공양하는 공덕이 매우 크다고 설하시고, 그 이유는 여래께서는 희유하고 불가사의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 여래께서 경계를 삼으시고 본성을 삼음이 희유하고 불가사의하다는 것은 ‘모든 중생에게 음(陰:5陰)ㆍ계(界:18界)ㆍ입(入:12入)이 있다. 비롯함이 없는 때로부터 서로 잇고 흘러와서 법이 얻은 바가 지극히 밝고 오묘하고 선(善)하다’고 하였다. 중생을 구성하는 음(陰)ㆍ계(界)ㆍ입(入)으로 해서 지극히 오묘하고 선한 법을 얻는다고 한 것은 그 성품의 뜻을 해명하고 이를 법성ㆍ여래성ㆍ진여라고 보는 것이다. 여래장이 불성인 논리적 근거는 다시 대승의 유심사상(唯心思想)을 일으켰고, 중생의 본질인 음ㆍ계ㆍ입 중에서 찾는 것은 논리적 발전이라 하겠다.
제3 「보리품(菩提品)」에서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여래의 위없는 깨달음, 즉 무상 보리에 대해 설하신다. 무상 보리는 자성(自性)ㆍ인연ㆍ혹장(惑障)ㆍ지과(至果)ㆍ작사(作事)ㆍ상섭(相攝)ㆍ행처(行處)ㆍ상주(常住)ㆍ불공(不共)ㆍ불가사유(不可思惟) 등의 10가지 종류와 상응한다. 보리의 자성은 10지(地)와 10바라밀이며, 이치에 따라 출리(出離)의 도를 얻는다. 이러한 경계가 아직 번뇌의 껍질을 없애지 못한 것을 여래장이라 하고, 지극히 청정한 것을 전의(轉依)의 법이라 한다. 제4 「여래공덕품(如來功德品)」에서는 여래의 공덕을 180불공법(不共法)으로 설명하고, 제5 「여래사품(如來事品)」에서는 여래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18가지로 설명한다. 제6 「찬탄품(讚歎品)」에서는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아난이 크게 기뻐하며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한다. 제7 「촉루품(囑累品)」에서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지금까지의 설법을 10가지 법으로 받들 것을 당부하시고, 이 경전의 이름을 무상의(無上依)ㆍ미증유(未曾有)ㆍ섭선법(攝善法)ㆍ청정행(淸淨行)ㆍ행구경(行究竟)이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음ㆍ계ㆍ입에서 여래계와 여래성(如來性)을 보는 사상은 보살계경(菩薩戒經)과 유가론(瑜伽論)에서도 볼 수 있고 후세의 불성론쟁(佛性論諍)에서 특별한 논쟁을 유발시켰다. 따라서 그 출발점이 이 경에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불교 교리의 발달에 한 전기를 마련한 경이 이 경이라고 할 수 있다.
번뇌 밖에서 초연한 여래계를 주장하고 있는 이 경의 번뇌관(煩惱觀)은 심정객진설(心淨客塵說)이다. 즉 ‘이 번뇌는 무력하고 무능하고 근본과 상응하지 않으며 진실의 근본이 없고 의지할 근본적 처소가 없으며 청정한 근본도 없다’고 설하고 있다. 이상을 고조하는 것으로부터 보면 번뇌는 결국 공중의 누각과 같고 한 때의 환상적인 것이며, 이윽고 안개와 이슬이 흩어지듯이 없어질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진실한 의지처가 없는 것이며 그것은 무능하고 무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한 의지처가 없기 때문에 무력하고 무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고 죽게 하는 것은 실로 이 번뇌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이 경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네 가지 작인(作因)에 대한 설명이며, 이를 장애하는 네 가지 미혹에 대한 설명이며, 이를 퇴치함으로 해서 이루게 되는 네 가지 승과(勝果)이다. 또 나아가서 세 가지 중생을 들고 있는데 그것은 생사에 탐착하는 것이고, 대승을 비방하는 것이며, 일천제(一闡提)의 셋이다. 여기서 특히 대승의 비방함을 크게 경계하고 있는 것은 이 경이 대승초기의 경전으로 소승승단(小乘僧團)과의 관계를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