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문수사리보살이 사리불에게 모든 법은 본래 공(空)하여 얻을 바가 없음을 설하였다. 줄여서 『문수행경』이라고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수(隋)나라 때 사나굴다(闍那崛多, Jñānagupta)가 586년에 장안(長安)의 대흥선사(大興善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문수사리순행경(佛說文殊師利巡行經)』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부처님께서 대비구 5백 명과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계실 때, 문수시리 동진(童眞)보살이 제일 먼저 일어나 차례로 비구들의 방을 두루 돌아보다가 사리불이 삼매에 든 것을 보았다. 나중에 부처님과 모든 비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문수시리보살이 사리불에게 무엇을 의지하여 좌선하는지를 묻자, 사리불은 모든 법을 즐겨 행함을 보고 잊지 않기 위하여 좌선을 하고, 부처님께서 성문과 모든 중생을 위하여 설하신 적정(寂靜)한 법에 의지하여 행한다고 대답한다. 이에 문수시리보살은 모든 법은 얻을 수 없고 법은 본래부터 무(無)인데 어떻게 여래가 실제에 머무르며 법을 설할 수 있는지 묻고, 법이 없기 때문에 여래 또한 없다고 설하자, 5백 명의 비구들은 문수시리보살을 비방하면서 자리를 떴다. 그러자 문수시리보살은 사리불에게 문수 또한 없는 것이라고 설한다. 이때 5백 명의 비구들이 다시 돌아오자, 문수시리보살은 그들에게 법이란 상주(常住)이고 법계이므로 기억함이 없고 생각함이 없으며, 기억이 없고 생각이 없으면 일체의 깨달음이 없고 깨달음 아닌 것도 없다고 하며, 이와 같이 아는 자가 여래의 진정한 성문제자라고 말한다. 문수시리보살의 설법을 들은 비구들 가운데 4백 명이 심해탈(心解脫)을 얻었으나, 나머지 1백 명은 문수를 비방하자 그대로 지옥으로 떨어졌다. 이에 사리불이 문수시리보살을 책망하자,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이 1백 명의 비구들은 그나마 법을 들었기 때문에 미륵이 하생하여 성도한 뒤에 아라한과를 얻게 되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문수시리보살은 사리불에게 단지 말로 설함만이 있을 뿐 얻는 바가 없기 때문에 진실의 경계는 부증불감(不增不減)이라고 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