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전은 가난하지만 불법에 귀의하여 탐심(貪心)을 없앤 수뢰(須賴)가 보살행(菩薩行)을 보임으로써 파사닉왕을 교화하는 과정을 통하여 보살의 행을 설한 경전이다.
2. 성립과 한역
전량(前涼)시대에 지시륜(支施崙)이 373년에 양주(涼州)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알려진 주석서는 없다. 고려대장경에 들어 있지 않은 이역본으로 조위(曹魏) 시대 때(A.D. 258) 백연(白延)이 번역한 『불설수뢰경(佛說須賴經』(T-328)과 『대보적경(大寶積經)』의 제27 「선순보살회(善順菩薩會)」가 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전체 1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경의 내용을 보면 부처님이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머무를 때, 사위성에는 수뢰라는 이름의 가난한 자가 있었다. 그는 3존(尊)에 귀의하여 계(戒)를 받들어 지니고 10선(善)을 닦아 행하며 4등심(等心)으로 구제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제석천은 수뢰가 국왕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서 공경을 받으며, 부처님을 자주 찾아가 법을 청함을 알고 장차 수뢰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그를 시험하기로 작정하였다.
제석천은 여러 사람으로 변화하여 그를 해치겠다고 위협하고, 금은으로써 그가 탐심을 내도록 하였으며, 진주를 가지고 와서 그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유혹하기도 하고, 기녀들을 보내어 그가 음욕을 탐하게 하려 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제석천은 3계(界)를 제도하고자 하는 수뢰의 진심을 알고 크게 감복하였다.
어느 날 수뢰는 성안을 거닐다가 보배를 얻었다. 그가 제일 가난한 자에게 그 보배를 주겠다고 하자, 장자들이 몰려와 보배를 서로 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수뢰는 제일 가난한 자는 파사닉왕이므로 당연히 왕에게 보배를 주어야 한다고 하며 왕을 찾아갔다. 수뢰가 자초지종을 왕에게 설명하고 명월주(明月珠)를 주려 하자, 왕은 자신이 가난하고 수뢰가 부자인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수뢰는 부처님만이 그것을 증명할 수 있으므로 부처님을 청하자고 제안하였다.
이때 대지가 진동하며 부처님이 많은 대중을 거느리고 나타났다. 수뢰는 부처님에게 예를 갖춘 후 왕의 요구에 대하여 설법을 청했다. 부처님이 왕은 재물이 많아 부유하나 수뢰는 요의(要義)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왕의 부(富)는 수뢰의 부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하자, 파사닉왕은 자신의 나라에 수뢰 같은 큰 법을 지닌 부호가 있으므로 자신에게는 복이 있다고 하면서 크게 기뻐하며 탐욕을 버리고 억울한 자들을 풀어 주었다. 설법을 청하는 수뢰에게 부처님은 믿고 즐거워하며 기뻐하고 공경하여야 부처를 볼 수 있다는 것 등의 설법을 하고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갔다.
파사닉왕이 수뢰가 부처님께 갈 때 함께 가자고 청하자, 수뢰는 왕에게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부처님께 가도록 하라고 이르고, 보살과 대중은 화합하여 서로 따르는 자이므로 보살은 6바라밀 등으로 대중을 교화해야 함을 왕에게 설했다. 수뢰에 대하여 묻는 아난에게 수뢰가 장차 세존왕(世尊王)이란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한 후에 수뢰의 공덕을 칭찬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파사닉왕은 자신의 재보를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부처님 제자에게 바치고, 또 하나는 백성들에게 보시하고 다른 하나는 관청에 두겠다고 하면서 왕위도 태자에게 물려주고 출가를 하여 최상 정진도(正眞道)를 얻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이때 함께 있던 모든 대중들이 왕의 서원을 듣고 보리심을 내어 출가를 결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