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일체(一切)의 법이 본래 청정함을 설한다. 줄여서 『정제업장경(淨除業障經)』이라고 한다.
2. 성립과 한역
번역자는 미상이며, 삼진(三秦)시대(350-431)에 번역되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은 존재하지 않는다.
4. 구성과 내용
부처님이 비사리의 암라수원(菴羅樹園)에 있을 때였다. 무구광(無垢光) 비구가 탁발하던 중에 음녀(淫女)의 집에 들어가게 됐다. 음녀는 그를 보고 추잡한 마음을 일으켜 욕사(欲事)를 행하고자 했으나 무구광이 이를 거절했다. 음녀는 그에게 주약(呪藥)이 섞인 음식을 대접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웠다. 무구광은 계를 범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이 일을 문수사리에게 고백했다. 문수사리가 무구광 비구와 함께 부처님을 찾아가 그 일을 고하자, 부처님이 설한다. 그 일은 마음에 범음(犯婬)하고자 함이 있었기 때문이며 결국 마음으로 욕(欲)을 범한 것이다. 마음이 더러우므로 중생이 더러운 것이고, 마음이 청정하므로 중생이 청정한 것이다. 모든 법은 본성이 청정하나, 어리석은 범부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법이 있지 않다는 것을 모르고 망념(妄念)하여 분별을 낳고 3악도(惡道)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헛되이 업장(業障)에 얽매여 마음이 열리지 않는 사람은 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부처님이 이와 같이 설하자, 무구광 비구는 감격하여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다. 그때 모인 대중들이 무구광의 게송을 듣고 보리심을 발하자, 부처님은 무구광을 찬탄하며 장차 부처가 될 것임을 수기하고, 아난에게 중생들이 이 불전을 들으면 일체의 법에 장애가 없게 됨을 얻는다고 설한다. 아난이 일체의 법에 장애가 없음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가르쳐 주기를 청하자, 부처님이 그를 힐난한다. 이에 문수사리가 재차 장애와 장애 없음에 대하여 설해 줄 것을 청하자, 부처님이 설한다. 모든 법이 장애가 없으나 모든 범부는 어리석고 지혜가 적어 스스로 분별하므로, 이런 자에게는 6바라밀과 불(佛), 법(法), 승(僧), 공(空), 무상(無常) 등이 모두 장애이다. 만약 보살이 탐욕(貪欲)‧진에(瞋恚)‧우치(愚癡) 등이 일체법임을 관하고, 5욕(欲)에 애착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면서 욕이 불법이라고 관하면 모든 업장을 정화시킨다. 또한 보살이 일체의 법에 체상(體相)이 없고 근본이 없다는 것을 관하며, 탐욕의 세계가 곧 열반의 세계임을 관하면 모든 업장을 정화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살이 모든 번뇌가 불법임을 관하면 모든 업장을 정화한다. 부처님이 이와 같이 설함을 듣고 문수사리가 보살이 모든 번뇌를 불법으로 관하는 법에 대하여 설법을 청하자, 부처님이 그에게 반문한다. 문수사리는 일체 번뇌가 허공성(虛空性)과 같으므로 생하지도 않고 끊음도 없으며 증득함도 없는 무생인(無生忍)이라고 답한다. 부처님은 문수사리를 칭찬하고 나서 전생의 일을 설한다. 무구광(無垢光) 여래 시절에 용시(勇施)라는 비구가 있었다. 그는 어느 장자의 딸이 자신을 사랑함을 알고 사랑에 빠져서 그녀의 남편이 될 사람을 독살하기 위해 그녀에게 독약을 주었다. 남편될 자가 죽은 것을 안 용시는 죄책감에 괴로워하였다. 비유다라 보살이 그를 보고 연유를 묻자, 용시는 그 일을 고했다. 비유다라 보살은 신통 변화를 부려서 용시에게 보여 주고, 모든 법은 환(幻)과 같으며 법의 본성은 적정(寂靜)하다고 설하자, 용시는 그 설법을 듣고 무생인을 얻었다. 부처님은 문수사리에게 비유다라 보살이 지금의 미륵 보살이며, 용시는 성불하여 서방에 있는 상광(常光)이라는 불토의 보월(寶月) 여래가 되었음을 알리고, 파계(破戒)를 했다 하더라도 무생인을 얻는 것은 3계가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다고 관하기 때문이라고 설하자, 악마가 부처님에게 이 불전을 설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나타나 이 불전을 파순(波旬)으로부터 지킬 것을 약속한다. 끝으로 부처님은 아난에게 이 불전이 모든 법의 근본이므로 잘 받들어 지니고 유포할 것을 당부하고, 불전의 이름을 묻는 아난에게 정제업장(淨諸業障) 혹은 입어제법무장애혜(入於諸法無障碍慧)라고 부르라고 하자, 모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