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6바라밀 하나하나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4처(處)ㆍ4무량(無量)ㆍ무생인(無生忍) 등에 대해 논한다. 인도의 유명한 대승 논사인 용수(龍樹)가 지은 게송과 그것에 대한 자재(自在)비구의 해설이 합해져 있다.
2. 성립과 한역
전체 6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논서는 수(隋)나라 때 인도 출신의 달마급다(達磨笈多)가 609년에 동경(東京)의 상림원(上林園)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용수가 지은 게송은 전체 6권 중에서 제1권에 여섯 개 송, 제2권에 1개 송, 제3권에 27개 송, 제4권에 45개 송, 제5권에 42개 송, 제6권에 45개 송 등 총 166개의 게송이 실려 있다. 주요 내용은 반야바라밀을 비롯하여 여러 바라밀과 4무량(無量) 등이다.
먼저 6바라밀에 대해서 설명한다. 6바라밀 중에서도 반야바라밀은 모든 보살을 낳는 어머니와 같으며, 모든 부처의 어머니라 하였다. 그와 같이 반야바라밀은 보살 수행과 깨달음을 성취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따라서 반야바라밀을 닦지 않고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 시(施)ㆍ계(戒)ㆍ인(忍)ㆍ진(進)ㆍ정(定) 등 나머지 다섯 바라밀이 모두 반야바라밀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보살이 닦아야 할 첫 번째 수행 덕목은 바로 반야바라밀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 시(施)바라밀은 재시(財施)와 법시(法施), 두 가지로 나뉜다. 재시는 다시 공식(共識)과 불공식(不共識) 두 가지로 나뉘고, 법시는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 두 경우로 구분된다. 보시바라밀이란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물질적인 재물 보시뿐 아니라 정신적인 불법을 남에게 베풀어 가르쳐 주는 것도 포함된다.
시라(尸羅)바라밀 즉 지계바라밀의 경우에는 몸과 말과 뜻, 3업에 대한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계층의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계율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보살의 계율만이 최상의 깨달음으로 이끄는 길이 된다는 것이다.
찬제바라밀, 즉 인욕바라밀이란 보살이 몸과 마음으로 받는 온갖 고통을 참고 견디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살은 설령 자신의 사지와 신체 일부, 머리까지 잘리는 육체적 고통에 직면해서도 마땅히 참아야 하며, 온갖 욕설이나 비방 등의 정신적 고통에도 끄떡하지 않고 참아야 한다.
비리야바라밀, 즉 정진(精進)바라밀은 보살이 불도를 닦아나가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며, 상세한 내용으로서 32가지를 거론하고 있다.
선나(禪那)바라밀, 즉 선정바라밀은 정신을 집중하여 산란하지 않도록 깊은 명상에 드는 것을 말한다. 보살은 제1선(禪)에서 제4선에 이르도록 선정을 수행함으로써 지혜를 얻어 중생을 구제해야 한다. 그 밖에도 불취실(不取實)선ㆍ불착미(不着味)선ㆍ파산(破散)선 등, 16가지의 선정바라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또한 이와 같은 6바라밀 외에도 방편(方便)ㆍ원(願)ㆍ역(力)ㆍ지(智) 등의 4바라밀에 대한 말도 덧붙이고 있다. 보살은 방편선교(善巧)바라밀, 즉 교묘한 수단과 방법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것이다. 원바라밀은 보살이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정법을 지키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깨달음을 얻게 하겠다는 등의 10가지 서원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역바라밀은 보살이 복보생력(福報生力)ㆍ신통력(神通力)ㆍ신력(信力)ㆍ정진력(精進力)ㆍ염력(念力)ㆍ삼마제력(三摩提力)ㆍ반야력(般若力) 등을 성취하여 불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지바라밀은 보살이란 모름지기 세간의 모든 지식, 즉 서(書)ㆍ논(論)ㆍ산수(算數) 등을 비롯하여 온갖 것을 다 터득해야 하며, 그러한 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지혜까지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6바라밀에 대한 논의에 이어서 모든 보리(菩提)의 자량(資糧)은 4처(處)로 함축된다고 한다. 4처란 실처(實處)ㆍ사처(捨處)ㆍ적처(寂處)ㆍ지처(智處) 등이다. 여기서 실처란 곧 지계바라밀이 해당되며, 사처는 보시바라밀, 적처는 선정바라밀과 인욕바라밀, 지처는 반야바라밀이 해당된다. 그리고 나머지 정진바라밀은 이러한 4처 모두에 해당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대승 보살의 수행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4무량(無量) 즉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보살은 무생인(無生忍)을 얻어야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한다. 무생인이란 세상 모든 것이 공한 것이라는 이치를 터득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다 불생(不生)ㆍ불멸(不滅)의 이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생겨남도 없고 소멸함도 없는 법이다. 보살은 그와 같이 깨달아서 물러섬이 없는 지혜를 완성해야 한다. 이와 같은 보살의 수행은 간단히 3해탈문(解脫門)으로 요약된다. 즉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이 바로 3해탈문이다.
본 논서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대승 보살의 우위성이다. 대승 보살은 비록 첫 단계에 들어선 보살일지라도 중생을 위해서 닦는 복덕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러한 보살을 비방하거나 공경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 죄과를 피할 수 없다고 한다. 보살이란 열반의 즐거움을 알지만 열반을 취하지 않으며, 윤회의 고통을 알지만 윤회를 버리지 않고 중생과 더불어 수행을 쌓아간다는 데 그 고유한 의의가 있다. 보살의 목적은 일체 중생의 구제에 있다. 중생의 구제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으며, 모든 명예와 이득을 탐내지 않고, 오로지 정법만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이들이 바로 보살이라는 점이 논서 전반에 걸쳐서 상세히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