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논은 세친(世親)의 저술로, 30수의 게송을 통해 유식의 이치를 설한다. 산스크리트경명(梵語經名)은 Triṁśikāvijñāptimātratāsiddhi이고,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Sum cu paḥi tshig leḥur byas pa이다. 줄여서 『삽십론(三十論)』·『유식삼십론(唯識三十論)』·『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이라고 하며, 별칭으로 『삼십유식론(三十唯識論)』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唐)나라 때 현장(玄奘)이 648년 6월에 홍복사(弘福寺)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세친의 사후에 친승(親勝)·화변(火辨) 등 10대 논사가 이 논의 주석서를 지었으며, 여러 주석서 가운데 호법(護法) 논사의 것이 가장 존중받는다. 현장이 한역한 『성유식론』 10권은 『유식삼십론송』에 대한 10대 논사의 주석을 호법의 주석을 중심으로 편집한 것이다. 그 밖에 규기(窺基)의 『약석(略釋)』 1권과 명욱(明昱)의 『약의(約意)』 1권 등이 있다. 이역본으로 진제(眞諦)가 한역한 『전식론(轉識論)』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1권으로 구성된 이 논은 세친(世親)의 저술로, 30수의 게송을 통해 유식의 이치를 설한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며, 첫째는 제1송부터 제24송에 이르는 부분으로 유식의 양상을 밝힌다. 둘째는 제25송으로 유식의 본성을 밝힌다. 셋째는 제26송부터 마지막 제30송까지로 수행의 계위를 설하고, 부처의 지위가 존귀하고 높은 것임을 밝힌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첫째 부분은 제1송과 제2송의 전반부에서 유식의 양상을 간략하게 논하면서 아(我)와 법(法)이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식의 전변(轉變)에 의지하는 것이며, 그렇게 전변하는 식〔能變〕에 이숙식(異熟識)과 사량식(思量識)과 요별경식(了別境識)이 있다고 밝힌다. 제2송 후반부터 16송까지는 3가지 능변의 양상을 밝힌다. 제1 능변은 제8식, 즉 아뢰야식이다. 이 식은 이숙(異熟)의 결과, 즉 일체 제법의 종자이다. 이 식의 대상은 집수(執受)와 기세간 즉 처(處)인데, 그 고유한 성능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 식에 상응해서 일어나는 심소는 촉(觸), 작의(作意), 수(受), 상(想), 사(思)로서, 모두 사수(捨受)이다. 이 식은 항상 기능하여 끊임이 없는데 마치 폭류와 같다. 그러나 아라한의 지위에 이르면 그 이름을 잃어버리게 된다. 제2 능변은 제7식인 말나식으로서 제8식에 의지해서 일어나며, 제8식을 대상으로 헤아려 생각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 식은 아치(我癡), 아견(我見), 아만(我慢), 아애(我愛)의 4번뇌와 촉, 작의 등 5변행(遍行)과 도거(掉擧), 혼침(惛沈) 등 8대수혹(大隨惑)과 별경혜(別境慧) 등 18가지에 수반하며, 유부(有覆) 무기(無記)에 속한다. 또한 이 식은 아라한과 멸진정(滅盡定)과 출세도(出世道), 즉 견도(見道)의 지위에 이르면 일어나지 않는다. 제3 능변은 모두 6종으로 구분된다. 그것은 안이비설신의의 6식으로서 6경(境)을 대상으로 하고, 그 대상들을 구분하여 아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 식 자체는 선과 악, 그 어느 것도 아니며, 다만 심소의 성질에 따른다. 그 심소는 변행(遍行), 별경(別境), 선(善), 번뇌(煩惱), 수번뇌(隨煩惱), 부정(不定) 등 51종으로서 고(苦), 낙(樂), 사(捨)의 3수(受)와 상응한다. 이 6식은 근본식, 즉 제8식에 의지한다. 안이비설신의 5식은 인연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 파도가 물에 의존하는 것과 같고, 제6식은 항상 일어난다. 그러나 무상천(無想天)과 무상정(無想定)과 멸진정(滅盡定), 그리고 잠잘 때와 기절했을 때는 일어나지 않는다. 제17송은 일체 유식의 도리를 해명하고, 제18송부터 제24송까지는 유식설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에 답변하며 유식의 구체적인 양상을 밝힌다. 다음으로 둘째 부분인 25송은 앞에서 논한 3능변식이 모두 현상 위에 세워진 것으로 3성 가운데 의타기성에 속하며, 동시에 심식의 실체는 원성실성에 속한다고 밝힌다. 여기서 진여란 진실하고, 여여하고, 항상하여 허망하거나 변이(變移)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이 진여가 유식의 본성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부분은 제26송부터 제30송까지인데, 앞에서 밝힌 유식의 본성과 양상을 깨닫기 위해 2종성(種性)을 갖추고, 5계위(階位)를 거쳐야 한다고 밝힌다. 여기서 5계위란, 자량위(資糧位)·가행위(加行位)·통달위(通達位)·수습위(修習位)·구경위(究竟位)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