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1. 개요
이 경은 잡장(雜藏)으로부터 나온 부처님의 여러 숙연(宿緣)을 설한다. 모두 열 가지 숙연을 설하므로 십연경(十緣經), 엄계숙연경(嚴誡宿緣經)이라고도 부른다. 이 불전의 내용은 본생담에 속하는 것이지만, 그 내용은 다른 본생담과는 매우 다르다. 일반적으로 본생담은 주로 부처님이 가지고 있는 복덕의 원인과 이유를 전생에 쌓은 선근의 과보로 설명하는 것이지만, 이 불전은 부처님이 현세에서 받는 여러 가지 재앙과 근심을 모두 전생의 악업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 전생에 지은 열 가지 악업을 열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불전은 부처님의 재앙과 근심에 대한 전생의 악업담으로 이어져 있는데, 이와 같은 것은 아직 그 예가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이 불전에 소개되어 있는 일화는 다른 불전에서 부분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후한(後漢)시대에 강맹상(康孟詳)이 194년에서 199년 사이에 낙양(洛陽)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내용 없음.
4. 구성과 내용
제1 불설손다리숙연경(佛說孫陀利宿緣經) : 부처님께서 한때 여러 비구와 함께 아누대천(阿耨大泉)에 계셨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의 물음에 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 바라내성(波羅㮈城) 안에 정안(淨眼)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녹상(鹿相)이라는 음탕한 여인을 죽이고는 그 죄를 어떤 도사에게 뒤집어 씌웠는데, 도사가 장차 형을 받게 되자 자수하여 죽임을 당했다. 정안은 지금의 내 몸이고 녹상은 곧 손다리이다. 내가 지금 부처를 이루었어도 손다리의 비방을 받는 것은 이와 같은 전생의 인연에 의한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세 가지 신행(身行)과 네 가지 구행(口行)과 세 가지 의행(意行)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제2 불설사미발숙연경(佛說奢彌跋宿緣經) : 부처님께서 같은 곳에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91겁(劫) 전에 연여달(延如達)이라는 브라만이 있었다. 그는 다른 브라만의 부인인 정음(淨音)이 한 벽지불(辟支佛)을 잘 공양하는 것을 보고는 질투하여, 그가 음욕심이 있다고 비방하였다. 연여달은 지금의 내 몸이고 정음은 곧 사미발(奢彌跋)이다. 지금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도 사미발의 비방을 받는 것은 곧 이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세 가지 신행과 네 가지 구행과 세 가지 의행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제3 불설두통숙연경(佛說頭痛宿緣經) : 부처님께서 다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저 비루륵왕(毗樓勒王)이 석가족을 토벌할 때 내가 두통을 얻은 것은, 내가 옛날 네 살일 때 물고기를 때려서 죽게 한 숙연 때문이다.
제4 불설골절번동인연경(佛說骨節煩疼因緣經) : 부처님께서 다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한 장자가 있었다. 그는 번번이 병에 걸려 한 의사가 이를 치료했으나, 끝내 그 공덕을 갚지 않았다. 그 의사는 화가 나서 마침내 장자의 아들을 독약으로 죽게 하였다. 그 의사는 지금의 내 몸이고, 장자의 아들은 지바달도(地婆達兜)이다. 그 인연으로 나는 골절로 고통 받는 것이다.
제5 불설배통숙연경(佛說背痛宿緣經)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나열기성(羅閱祇城)에 브라만과 찰제리(刹帝利)의 두 역사(力士)가 있었다. 찰제리 역사가 번번이 승리를 양보했으나 브라만 역사가 그 공덕을 갚지 않자, 마침내 브라만 역사의 등을 꺾어 그를 죽였다. 지금의 내 몸이 찰제리 역사이고 지바달도는 브라만 역사이다. 내가 등에 통증이 있음은 그와 같은 숙연 때문이다.
제6 불설목창자각인연경(佛說木槍刺脚因緣經)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부처가 금강(金剛)과 같은 몸을 얻었다고 하나 목창에 의해 다리를 베이게 되는 것은, 옛날 500 명의 상인과 바다에 있으면서 목창으로 다른 상인의 다리를 벤 인연 때문이다.
제7 불설지바달도척석연경(佛說地婆達兜擲石緣經) : 부처님께서 아누대천에 계실 때,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지바달도가 나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옛날 내가 수마제(須摩提)라고 부를 때, 재욕(財欲) 때문에 동생 수사사(修邪舍)를 돌로 때려 죽인 숙연 때문이다. 그 수마제는 곧 지금의 나이고 수사사는 지바달도이다.
제8 불설바라문녀전사방불연경(佛說婆羅門女栴沙謗佛緣經)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내가 브라만의 딸 전사(栴沙)로부터 비방을 받는 것은, 옛날 내가 상환(常歡) 비구였을 때 번뇌를 아직 없애지 못하여, 6통(通) 신족(神足)의 무승(無勝) 비구가 한 장자의 부인과 서로 정을 통한다고 비방한 숙연에 의한 것이다.
제9 불설식마맥숙연경(佛說食馬麥宿緣經)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 병든 비구가 맛있는 음식을 얻은 것을 질투한 숙연에 의해, 지금 비란(毗蘭) 마을에서 90일 동안 마맥(馬麥)을 먹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부처를 이루었다고 해도 숙세에 남아 있는 재앙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제10 불설고행숙연경(佛說苦行宿緣經)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등정각(等正覺)을 성취함에 즈음해서 6년의 고행을 했던 것은, 옛날 내가 화만(火鬘)이라는 브라만의 아들이었을 때, 호희(護喜)라는 한 친구가 가섭불(迦葉佛)을 존경함을 비방하여, “이 대머리 사문에게 무슨 불도(佛道)가 있겠느냐?”라고 욕했던 숙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설하시자 사리불과 500명의 나한들을 비롯하여 대룡(大龍)과 귀신 등이 모두 기뻐하면서 봉행하였다.